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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들어가며 오늘날 지구촌은 더욱 가까워지고 밀접하게 연결되어 상호의존성·불확실성·불평 등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전 지구적인 문제가 곧 내 삶의 문제이며, 동시에 나의 문제가 곧 전 지구적 문제라는 점을 체감하였다. 빈곤과 기아, 기후변화, 사회·경제적 불평등, 차별 등의 글로벌 사회문제들이 내 삶과 동떨어진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였다. 이에 많은 사람이 이러한 문제해결과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과 연대가 중요하고, 개인에게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공감하였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공동의 문제를 상호존중과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해결하기 위한 교육적 실천이 필수적이며,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교육적 가치와 세계적 상황을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지에 대한 관점으로 세계시민교육의 의미와 필요성, 실천 중심의 세계시민교육을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시민교육의 이해 세계시민교육은 2012년 9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글로벌교육우선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 선언’과 함께 제시된 세 가지 우선순위 중의 하나인 ‘세계시민성의 함양’을 통해 국제사회의 주요 교육담론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2015년 9월 UN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선언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 같은 해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한 ‘유네스코 교육 2030’에서 연이어 세계시민교육이 핵심주제로 포함되면서 이와 관련된 국제적 공조와 실천적 의지가 확산되었다.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려우며 국제이해교육·평화교육·지속가능발전교육·개발교육·시민교육·다문화교육·인권교육 등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기관, 각종 NGO 및 시민단체에서 다양한 교육적 논의를 통해 진화하고 수렴된 형태의 포괄적 개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조대훈 등이(2018) 정의한 ‘세계화-다문화시대를 살고 있는 학습자가 단일국가에 기반을 둔 시민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역-국가-지구촌 차원에서 능동적인 주체로서 전 세계가 당면한 공동의 위기상황과 문제 등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해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관용적이고, 포용적이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시민교육’으로 하였다. 세계시민교육은 다양한 주제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다층적이고 다면적이다. 인권교육·평화교육·지속가능발전교육·국제이해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여 다른 분야에 적용된 다양한 개념과 방법론을 활용하며, 이를 각 지역의 공동체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UNESCO, 2015). 세계시민교육과 전통적 시민교육의 주요 차이점은 표 1과 같으며, 박환보(2020)의 연구에 의한 세계시민교육 영역은 표 2와 같다.[PART VIEW]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 세계시민교육은 개인이 국가·문화·인종·종교·언어 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세계적인 문제들에 대해 책임과 역할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이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목적·지향·대상·주체성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논의해 볼 수 있다. 첫째, 세계시민교육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이다. 인권·평화·사회정의와 같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는 교육으로 가치 지향적인 교육이다. 전 지구적으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정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하는 교육으로서 의의가 있다. 둘째, 세계시민교육은 글로벌 시민사회의 책임감 있는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책무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시민의식 함양을 지향한다. 세계화는 빈곤·환경문제·테러·전염병 등과 같이 어느 한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전 지구적 문제의 급속한 확산을 초래하였다.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가 스스로 지역사회부터 전 지구적 문제까지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셋째, 세계시민교육은 전 지구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정체성과 소속감을 갖게 한다. 이러한 세계시민교육의 기저에는 민족이나 국가 같은 특정 공동체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하여 국경을 넘어선 인적·물적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국가 간의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이 심화되었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은 인종·종교·국적은 다르더라도 지구공동체 일원으로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다. 넷째,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의 행동·참여·실천 및 주체성을 강조하는 교육이다.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를 수동적인 수용자로 보는 것이 아닌 능동적인 교육주체로 학습자가 더 나은 세상과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지식과 내용 이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는 다르게 참여와 실천지향적인 교육이다. 또한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교육으로 평생학습의 측면에서 다면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이다. 실천 중심 세계시민교육의 활성화 방안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 행동, 실천에 대한 참여, 실제 세계에서 행동과 참여 등을 강조하고, 세계시민성에 ‘대해’ 배우는 교육을 넘어 세계시민성의 실천을 ‘통해’ 배우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2015). 따라서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세계시민교육은 지식 및 인지적 기능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학습자들의 생활 속에서 이들의 주체성과 자발성을 강조하며 더 나은 지구촌과 세계를 만들기 위한 참여의 방식을 기반으로 하는 실천 중심의 교육이 더욱 요구될 것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행동 및 실천에 참여하는 행동 능력을 기르기 위한 세계시민교육 활성화 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세계시민교육 주제 편성 교육과정 운영 실천 중심 세계시민교육 주제는 교육과정에 편성하여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교과에서의 융합적인 프로젝트, 주제통합 학습, 교과 외 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한 학습, 지역과 함께하는 현장학습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교과 간 연계수업, 교내 행사, 시수 확보 등이 필수적이다. 또한 주제를 경험해 보고 여러 상황과 그 주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볼 수 있도록 구체적 정보나 상황과 연계한 활동 중심 내용이 되도록 구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공동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 반영 및 학생주도성 프로젝트를 구안, 적용할 수 있다. 나. 학습자 주도성 교육 최근 OECD가 미래교육과 교육혁신에 대한 담론 중 학생 주도성, 학습자 주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습자 주도성은 학생들이 자신의 성장을 위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하고 학습 및 실행하는 주도적 능력 및 성향을 의미한다. 세계시민교육은 의미 있는 경험과 활동을 고려하여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교육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학습자에 초점을 두고 학습자 주도성을 발휘하는 과정을 기획단계부터 하게 되면 시민성에 대한 경험을 스스로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학습하게 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기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 학교구성원 전체의 인식 공유 및 지지 실천 중심 세계시민교육이 교과 및 비교과 차원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학교구성원들 간 공감대를 형성하여 협력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공동체는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 및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외부활동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를 위한 학교구성원 간의 협의·협조가 필요하며, 학교장의 동의와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나가며 4차 산업혁명, 디지털기술 발달, 팬데믹 경험 등 현재 우리 교육은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치를 지향하고 그 가치를 중심으로 실천과 경험으로 펼쳐나가는 세계시민교육은 내용과 방법면 그리고 지향점에 있어서 ‘교육’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본다.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는 학습자의 자질을 인지적 학습자, 사회정의적 학습자, 실천적 학습자이다. 생각(Think)하고, 공감(Share)하며, 행동(Act)하는 학습내용과 방법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촉진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협력을 북돋는 가치관과 사회적·감성적 역량을 키워야할 것이다. 이제 우리 학생들이 삶의 맥락 안에서 정의와 평화, 지속가능한 세상을 향한 지역, 국가·세계적 차원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사람으로서 지구촌 문제를 상호협력하여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학생의 선험적인 지식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난 후, 학교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숙제처럼 남겨졌다. 그것은 바로 기초학력보장에 대한 문제이다. 학교에 갈 수 없고, 보편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결손과 결핍이 생겨났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결핍과 결손이 저소득 계층 등 사회적 취약층에 더욱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교는 그들의 학업결손을 보충하여 채워주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라는 효능감을 키워주기 위해 여러 가지 방면으로 SMART하게 노력하고 있다. 준비하기(Setting) _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 기초학력의 첫 단추는 3월 진단활동에서 시작한다. 올해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으로 진단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컨설팅 연수를 실시하였다. 기초학력 추적 시스템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향상도를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학부모는 객관화된 수치를 보고 기초학력평가와 앞으로 학교에서 하는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갖는다. 관리하기(Management) _ 방과후 자기주도반, 1·2학년 협력강사 본교는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1·2학년 기초학력 협력강사 수업을 진행하고, 방과후 기초학력 미도달학생들을 모아 ‘자기주도반’을 진행한다. 방과후 자기주도반의 경우 운영이 다소 어렵다. 수업을 마치면 어느 누구나 집에 가거나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만약 교사에게 ‘너는 업무를 못하니까 16시 30분까지 근무하고, 두 시간 동안 근무를 더 하고 가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까무러치게 싫을 것이다. 이에 방과후수업의 경우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공부하더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유인책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학생들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편의점을 떠올렸고, ‘NH(논현)25’라는 편의점 개념의 간식코너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 자기주도반에 우선 온다!’라는 목표를 두고, 공부하고 편의점에서 간식을 먹는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PART VIEW] 도움주기(Assistance) _ 점프업·키다리샘 점프업과 키다리샘 프로그램을 모든 교사가 운영하고 있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교사의 기꺼운 도움이 필요하다. 다수:1이 아닌, 소규모 혹은 1:1의 밀착지도가 필요하다. 이에 본교에서는 모든 교사가 점프업 혹은 키다리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키다리샘의 경우 연간 100시간을 혼자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담임교사와 교과교사가 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강남서초학습도움센터에서 오는 공문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학습상담을 통해 기초학력학생들의 심리·정서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방학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별 카드를 만들어 강사와 사전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필수이다. 방학 중 이루어지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수업에 학생들을 파악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전 협의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관계맺기(Relationship) _ 두드림학교 기초학력 결손의 문제는 단순히 학업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가정에서 충족되지 못한 결핍이 심리·정서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이것이 학업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초학력 원인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두드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다각적인 지원을 위해 특수교사·보건교사가 포함된 두드림팀을 구성한 후, ‘통합 사례관리 카드’를 제작·활용하고 있다. 두드림학교 대상자 10명 중 대부분 학생은 상담센터와 병원을 연계하여 지원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의 경우 학부모 협조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보람도 있다. 학교에 자주 빠지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5학년, 양○○)을 위한 ‘디지털 드로잉수업(2022.11.23.(화)~, 10차시)’을 실시했던 일이다. 그림 그리는 데 특출난 재능을 가진 학생이었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배우면 학교에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고, 결과도 좋았다. 기술 활용하기(Technology) _ 인공지능 마중물 프로그램, 리더스 아이 본교는 인공지능 마중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초학력 미도달학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튜터를 보급하여 기초학력 향상을 꾀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 협의를 통해 9명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고, 학교 여분으로 두 대를 대여하였다. LMS를 이용해서 학생들의 진도율을 체크하고, 공부패턴을 알아보며, 학습관리를 한다. 학습진행이 안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마중물 캠프’를 진행하여 학생들의 학습을 독려하고, 자기주도 공부방법을 조금씩 습관화하도록 하였다. 더불어 문해력 증진방법 중 하나로 ‘리더스 아이’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리더스 아이는 노트북에 따로 부착된 카메라가 독자(讀者)의 시선을 따라가며 독서습관을 분석하고 진단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들은 읽는 시선이 일정하지 못하고, 읽는 속도 역시 문제가 있었다. 학업성취가 좋은 학생들은 시선처리가 좋고, 읽는 속도도 좋았다. 이 프로그램이 좋은 것은 학부모에게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여 학교나 교사가 학생에게 하는 지도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SMART한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정리하며 약 17년 전, 풋풋한 신규시절의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학습부진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라는 이야기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라는 이야기의 학교 버전인 셈이다. 저 우스갯소리는 잘 가르쳐도 표가 안 나고, 성과도 없으니, 해도 소용없다는 교사로서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해된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정도로 시간은 흘렀고, 시대도 바뀌었다. 누군가 교육계의 영웅으로 짜잔 나타나 ‘기초학력 미도달학생을 내가 다 구제하겠다’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정도 예산과 인력이 들어가니 기초학력 결손문제는 당연히 해결될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막대한 예산과 에너지가 투입되는 기초학력사업으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이고, 학생들에게 남겨지는 것은 무엇일까? 교사에게는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다’라는 목표의식 혹은 ‘나라님이 구제할 수 있어’라는 희망일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우리는 너희를 포기하지 않는다’, ‘도움을 받으면 너희도 할 수 있는 거야’, ‘너희의 속도로 나가면 돼’, ‘힘내자!’라는 무언(無言)의 지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무한한 관심·사랑·가르침으로 기초학력 결손을 채워주시는 선생님들과 더디지만 꾸준하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자신의 속도로 발전하는 학생들을 응원한다. 학교는 SMART한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학습에 기반이 되는 언어·수리·디지털 소양 등을 기초소양으로 강조하고 있다. ‘더 나은 미래, 모두를 위한 교육’을 표방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보면,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및 기초소양 함양 강화를 위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전환교육 및 민주시민교육 전 교과에 반영’과 ‘미래세대 핵심역량으로 디지털 기초소양 강화 및 정보교육 확대’를 가장 먼저 제시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이 2015년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불과 몇 년 만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언급되며, 이에 대한 관심과 적용은 일선 학교까지 다다랐다. 이에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는 디지털 사회와 디지털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소양교육이자, 디지털 환경에서의 협력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삶 속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디지털 (시민)역량을 함양하는 인천 디지털 문해력 교육을 지향, 그 교육내용 영역을 표 1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소양 함양을 위해 2022학년도부터 중학교 신입생들에게는 학생 개인용 노트북 컴퓨터가 주어졌다. 노트북을 활용한 교육활동을 학교교육과정 안에서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는 모든 교과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PART VIEW] 사서교사로서 대부분의 수업은 구성주의적 접근방식에 기반한다. 따라서 정보문제 해결과정에 근거하여 워싱턴대학 교수인 아이젠버그와 사서교사인 버코비츠가 공동 설계했던 Big6 모델을 자주 사용한다. 정보 리터러시 모델 중 하나인 Big6 모델은 정보문제 해결, 메타인지 및 비계, 구성주의, 탐구기반 학습, 교육과정 통합, 협력교육 모델로 활용 가능한 특징이 있으며, 표 2와 같이 정보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활동을 6개의 주요단계와 2개의 하위단계로 구성하고 있다. 수업의 실제 ‘인천 디지털 문해력 교육’의 내용영역을 고려하고, ‘Big6 모델’을 적용하여 학생들과 책을 고르고, 함께 읽고, 나누고, 정보와 생각을 정리하고, 결과물을 만들고 발표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수업유형: 동아리활동 ● 학교급/학년: 중 1~3학년 ● 학습자 특성: 독서 동아리 학생 30명, 1학년의 경우 정보교과에서의 ‘정보’ 1시간, ‘주제 선택’ 1시간(주당 2시간 디지털 소양교육 진행) ● 학습목표: (책을 골라 함께 읽고, 생각을 정리하여) 저자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 ● 수업 인프라: 도서관 내 AP 구축, 학생 개인 휴대폰 및 노트북 사용 ● 인천 디지털 문해력 내용체계 해당 영역 1단계 _ 수업구안하기 - 함께 읽기로 생각을 나누는 탐구과정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책의 주제와 관련한 가치 및 태도를 기를 수 있으며, 일련의 과정 중 디지털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구성했다. - 환경 관련 청소년 소설 사마아를 읽고 ▲정보탐색·분석·종합·평가를 통한 소통(생각과 생각을 나누고), ▲협업 및 공유하기(함께 정보를 다루고 종합 발표하여 나누는 과정), ▲저자에게 쓴 국어 편지 평가하기(인공지능 번역기로 번역하기에 적절한 문장), ▲파파고 번역기를 사용하여 프랑스어로 번역한 편지를 패들렛에 올리기 등을 통해 일상에서 적용 실천할 수 있는 디지털 학습경험을 제공하였다. - 수업운영은 월 1회 3시간 블록타임, 다양한 매체 접하기, 정보탐색에 있어 비판적사고를 바탕으로 분석하여 스스로 판단 선택하기, 그것에 근거하여 적절한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 수업평가는 웹상에서 실천해야 할 유의점과 저작권법을 지키고,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평가하였으며, 최종 발표 때 잘한 부분을 관찰 및 기록을 통한 과정평가로 진행했다. 2단계 _ 준비하기(수업 전) - 수업진행 2~3주 전 사마아 도서를 배포하여, 책 표지를 보고 어떤 내용의 책인지 상상하게 하였다. - 도서 배포 후 학생들의 독서 진행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독려하였다. 3단계 _ 도입 - [교사] 여러분 사마아 어떻게 읽으셨나요? [학생] 각자의 생각을 발표(친구들의 발표 경청·공감 및 색다른 생각에 대하여 메모) 4단계 _ 전개 - [교사] 책을 읽으며 생긴 질문·의문이 있다면 발표해 봅시다. [학생] 정리한 질문을 발표, 함께 질문들에 대한 답 찾기 - [교사] 오늘 여러분이 나눈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학생] ‘책 속에서, 웹 검색으로, 저자를 만나, 서로의 생각 나눔으로 찾을 수 있다…’ 등 여러 의견 나열 - [교사] (흥미유발)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를 만나는 것이겠죠? 저자 인터뷰 영상을 찾아서 핵심적인 부분만 짧게 제공한다(https://youtu.be/NbMZKNbuTzw). 해당 영상을 어떻게 찾았는지 소개한다(책의 판권기에 있는 원서명·원저자명을 이용 검색). [학생] 음성과 자막이 프랑스어로만 제공되어 학생들이 더 궁금하고 답답해함. - [교사] 저자를 만나는 여러 방법이 있겠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만나기만 하면 여러분의 궁금증이 풀릴까요?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요? [학생] 가능한 여러 방법 발표 [교사] (발표 중 편지를 쓰는 방법이 나오면) 편지를 쓰면 답장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답장이 올지 궁금하니까 프랑스어로 편지를 써봅시다. 프랑스어로 편지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번역기를 쓴다는 답이 나올 때까지 유도 질문)? [교사] 번역기를 쓰기 위해서 먼저 국어로 편지를 써야 합니다. 그런데 번역이 잘 될까요? 어떤 번역기를 써야 할까요? 어떻게 쓰면 번역이 잘 될까요? 장문으로 쓸까요? 단문으로 쓸까요? 번역이 잘 되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있을까요(단문이 유리함을 시연)? 혹시 장문이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쉼표로 구와 절을 적절히 구분)? 국어로 쓴 편지가 잘 쓰였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까요(맞춤법 검사기 활용 안내)? 번역의 품질을 확인할 방법은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한국어→프랑스어→한국어’로 번역하여 교차 확인방법 설명 및 시연)? - [학생] 워드프로세서로 편지 쓰기, 맞춤법 검사기로 검토, 필요에 따라 국어로 쓴 편지 수정, 국어로 쓴 편지를 파파고 번역기 이용하여 번역, 교차 확인하여 번역 품질 평가(환류), 국어로 쓴 편지를 다듬고 고쳐서 다시 번역 및 확인 반복, 완성 후 패들렛에 올리기 - [교사] 출판사에 저자의 이메일 문의했으나 구할 수 없어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서 저자를 찾아 인스타그램 DM(Direct Message)으로 연락, 학생들이 사마아를 읽었고, 편지 써서 모은 패들렛 주소 전달, 저자와 번역가의 답신을 받음(그림 1.2 참조). - Big6를 통해 과정을 살펴보면, ‘과제 정의, 정보탐색전략, 검색과 정보 찾기, 정보이용 분석 추출, 종합 제작(표현), 평가’의 과정을 오가는 반복이 있다. ‘①어떤 내용으로 편지를 쓸지 생각하고, ② 책을 비롯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하는 등 정보원을 선택하고, ③정보원 안에서 정보를 찾고, ④적합한 정보를 추출하여, ⑤결과물인 편지를 작성, ⑥발표 평가’한다(그림 3 참조). 이후 번역기를 사용하여 결과물을 만들 때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 [학생] 패들렛에 공유한 결과물 및 과정에 대하여 발표. 친구들의 발표를 경청하고, 칭찬할 점을 찾아 칭찬을 한다. 5단계 _ 마무리 - [교사] 학생들의 정보문제 해결과정에 대하여 칭찬하고, 나아져야 할 부분에 대하여 조언한다. - [학생] 일련의 정보활용과정에 대하여 정리(친구들의 제작 결과물 및 발표에서 배울 점 생각해 보고, 스스로의 과제 해결과정도 평가하는 짧은 기록)하면서 마무리 과제(숙제)를 한다. 수업 후 소감 디지털 네이티브인 지금 10대들은 디지털역량이 뛰어나다. 여기에 더하여 정보와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 정보의 탐색부터 종합 평가까지 모든 단계에서 소통과 공유, 협업을 강조하고, 그 과정을 교사와 학생이 서로 함께하며 공존·성장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있어 컴퓨터보다 휴대폰 이용에 더욱 능숙했기에 가능하면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자료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찾아 연구하고, 생각을 나누며, 협업하여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하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아쉬웠던 점은 학생의 번역문을 완벽하게 검토해 줄 수 없었던 것이다. 교사 역시 번역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를 함께 사용하며 단문의 경우 ‘파파고’의 번역 품질이 구글 번역보다 조금 더 나은 듯 느껴졌다. 수업 개선 및 응용을 위한 아이디어 ① 정보탐색과정 기록하기: 정보 중 쓸 것은 쓰고 버릴 것은 버린 것에 대한 이유 기록하기 ② 탐색과정에서 신뢰하게 된 정보원은 저장 혹은 기억하고 활용하기 ③ 발표 경청 및 칭찬하기 기록 시 스스로의 발표에 대한 기록도 남기게 할 것. ④ 타인의 결과물과 발표에 대하여 칭찬할 부분을 찾았다면, 자신의 발표에 대해서는 중점을 둔 부분 특히 잘 전달한 내용과 방법 등에 대하여 스스로를 칭찬하는 기회도 제시(+@ 자신의 발표를 녹음하여 다시 듣고 평가하기) ⑤ 이후 다른 학생들의 독서 흥미 유발을 위해 ‘사마아’ 사막탈출게임 진행 질문이 많았던 내용 및 TIP ① 핸드폰으로 편집해도 될까요? : 거의 비슷하지만 메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고, 컴퓨터에서 편집하는 것이 핸드폰보다 쉽습니다. ② 맞춤법 검사 꼭 해야 하나요? : 번역 오류를 방지할 수 있으니 맞춤법 검사를 해봅시다.
“교실에 보조교사 한 명 더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과 교사가 필요로 하는 핵심기능만 모아놓아 사용하기 편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숙제검사 등 업무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이제는 ‘칼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직 초등교사가 만든 학습관리 웹 도구 ‘다했니’를 사용해 본 교사들이 인터넷에 올린 댓글들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지원 서울풍성초등학교 교사(사진). 올해 교직 8년 차인 최 교사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실시하던 당시 SNS 등으로 과제검사를 하다 ‘이렇게 불편하게 생활해야 하나’ 싶어 직접 온라인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온라인수업이 진행됐지만 과제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점검할 수가 없더라고요. 패들렛·카카오톡·네이버 밴드 등을 사용했는데 모두 SNS 성격이다 보니 피드가 자꾸 내려가 학생별로 과제를 확인하기 어려웠어요. 선생님들이 화면을 열어놓고 수기로 A4 용지에다 과제 피드백을 정리했죠. 밖에서는 미래교육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교실에서는 여전히 아날로그였어요.” 최 교사는 카톡이나 기타 학급 SNS의 경우, 아무래도 학부모를 중심으로 기획·개발된 도구들이다 보니 오히려 업무가 가중되는 느낌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로부터 2년. 2022년 5월 출시된 교사용 ‘다했니’와 학생용 ‘다했어요’는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첫선을 보인 지 1년 만에 교사 회원 2만 8천 명, 학생 회원 34만 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다. 출시 1년 만에 교사 2만 8천 명, 학생 34만 명 가입 ‘다했니’는 학생과 교사가 일대일 소통을 하고, 학습을 관리할 수 있는 웹 기반 도구이다. 구글 클래스룸과 유사하지만, 현장교사들이 사용하기 쉽고 간편하다. 기존 에듀테크 제품들의 복잡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걷어내고 꼭 필요한 기능만 담았다. 그러다 보니 최신 디지털문화와 거리가 있는 5060세대들도 거뜬히 사용한다. 구조는 심플하지만, 효과는 만점이다. 출시 1년 만에 2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데에는 직접 써본 교사들의 입소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다했니’는 교사가 과제를 제시하고, 수업하고, 피드백하고 기록하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덜어준다. 이를테면 숙제검사의 경우 교사 컴퓨터에 학급 학생들의 숙제 수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한눈에 나타난다. 주황색은 아직 미제출인 학생, 분홍색은 숙제를 제출한 학생, 회색은 숙제검사가 완료된 학생 식으로 학생 개개인의 상황을 즉각 알 수 있다. 아직 숙제를 안 한 학생에게는 ‘푸시 버튼’을 클릭, 학생이나 학부모 핸드폰으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깜빡 잊고 숙제를 못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참 잘했어요’와 같은 교사의 피드백도 수월하다, 공책에 일일이 적어주는 대신 ‘다했니’ 프로그램을 통해 빠르고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다. 교사들은 “손 필기로 피드백할 때보다 시간은 단축되고 평가글은 더 자세하게 써 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저장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과세특 작성에도 큰 도움을 준다.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주고 다시 받는 일도 마찬가지. 학생별로 조사할 것이 많다 보니 유인물을 걷어 정리하는 데에도 상당한 품이 든다. 하지만 ‘다했니’의 알림장 기능을 사용하면 이런 수고를 모두 덜 수 있다. 교사들 사이에 ‘칼퇴(정시퇴근) 프로그램’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학생용 앱 ‘다했어요’의 경우, 복잡한 가입절차를 생략하고 교사가 제공한 초대코드를 학생이 입력만 하면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게이미피케이션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용 보상을 주는 ‘쿠키’라는 기능도 생성했다. 일정량의 쿠키를 모으면 물물교환이나 학급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교사마다 다양한 사례가 나올 정도로 활용도가 좋다. 결과는 성공이었지만 기획에서부터 개발, 출시까지 험로의 연속이었다. 20대 후반 여교사가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에듀테크 제품들과 맞서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무모해 보였다. 게다가 그는 학교에서 전산실무사를 가장 많이 찾는 교사로 꼽힐 정도로 컴퓨터엔 어두운 사람. 코딩조차 못 했다.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래밍 등 기술적인 영역은 외부업체에 의뢰했다. 대신 기획과 설계는 자신이 직접 했다. 밤이고 낮이고 틈나는 대로 기획의도를 담은 웹 설계도를 그렸다. 주말과 방학도 잊었다. 2년 치를 모으면 수천 장에 이를 것이라고 최 교사는 귀띔했다. 더 큰 문제는 경비였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외주업체에 지불하는 제작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난 2년간 투자한 제작비만 어림잡아 1억 5천여만 원 정도. 교직생활하면서 모은 전 재산을 쏟아부었고 그것도 모자라 부모님을 설득해 지원받았다. “남들 안 하는 일을 왜 네가…”라는 걱정의 말도 있었지만, 한번 마음먹으면 끝장을 보는 딸아이 성격을 알기에 이내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줬다. 드디어 지난 2022년 5월 ‘다했니’를 출시했다. 프로그램은 자신 있었지만, 문제는 어떻게 알리느냐였다. 교사커뮤니티를 비롯 각종 사이트와 SNS에 홍보했다.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무료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장삿속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 상처도 받았다. 다행히 현장교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간편하면서도 학습관리에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쏟아지자, 초·중·고 할 것 없이 퍼져 나갔다. 동네 태권도장, 필라테스 학원, 심지어 어르신 대상 야학까지 컴퓨터에 ‘다했니’를 깔았다. 특히 40대 이상 교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최 교사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대별 사용자는 2030이 68%, 4050은 32%쯤 된다. 한 60대 교사는 에듀테크에 적응하지 못해 명예퇴직을 고민하던 중 ‘다했니’를 만난 뒤 정년까지 근무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다했니’는 무료다.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다. 반면 서버 관리비 등은 오롯이 최 교사 몫이다. 그는 한 달 월급 대부분이 운영비로 지출된다고 한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서버 관리비가 늘어나는 구조여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을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광고나 후원 제의가 제법 많이 들어오지만 일체 거절한다. 아직은 상업성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까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어서 비교육적 요소가 들어갈까 우려해 흔한 배너광고도 싣지 않는다. 경제적 한계 때문에 영원히 무료로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하는 데까지 버텨볼 생각이다. 이유가 궁금했다. “‘다했니’는 20대의 모든 것을 바쳐 만들었죠. 자식 같은 존재예요.” 그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무상으로 제공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했니’가 널리 알려지고 많은 교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실제 그는 지난해 교육당국에 이 같은 뜻을 전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학교 일 소홀히 말고 업무에 집중하라는 핀잔만 들었다”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앞으로의 계획이요? 완성도를 더 높여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죠.” 동서양을 막론하고 학습의 본질은 같은 것이기에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프로그램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예쁜 가방을 살 때보다 새로운 걸 연구하고 창조할 때 살아있다는 희열을 느껴요. 비록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지만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기회비용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교사는 ‘다했니’와 함께하는 지금, 지갑은 비어가고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확실히 더 풍요롭다고 했다.
고교학점제 논의와 맞물려 고등학교의 성취평가제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미 2019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진로선택과목은 석차등급을 제공하지 않고, 과목별 성취도(A~E)와 함께 원점수·과목평균 및 성취수준별 학생비율로 학생성적을 산출하고 있다. 또한 고교학점제가 완전 도입되는 2025년 고1부터는 전면 개정된 교육과정 적용과 더불어 일반선택과목 또한 성취평가제로 전환되고, 성취평가제 대입 반영 범위가 전과목으로 확대되는 등 중등학교의 평가체제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 교육부, 2018). 중등교원이나 학생·학부모 등 당사자가 아니라면 낯설 수 있는 ‘성취평가제’라는 용어는 2011년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에서 정책적으로 도입된 평가용어로, 소위 상대평가로 알려진 서열에 의한 상대등급 산출방식과 대비되는 평가방식이다. 교육과정에 기초한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에 따라 90% 이상의 성취율을 달성할 경우 A, 80% 이상이면 B 등의 5단계 성취등급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성취기준의 90% 혹은 80% 이상 달성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지필평가 및 수행평가 결과를 100점 만점으로 가중합산한 각 교과의 기말점수를 기준으로 각 등급에 해당하는 분할점수(예: 90점 이상 A)를 달성할 경우 해당 등급을 부여한다. 다른 학생의 점수와 관계없이 자신이 획득한 점수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는 소위 ‘절대평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단위학교별로 분할점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 따라 80점 이상에 A를 부여할 수도, 90점 이상에 A를 부여할 수도 있다. 성취평가제가 학생들 간 무한경쟁을 탈피하여 적성과 소질에 따른 다양한 교육과정을 선택하고 운영하는데 적합한 평가방식이라는 주장은 바로 이 ‘절대평가’의 특성에 기인한다. 적어도 학교 내에서 학생들은 다른 학생과 경쟁할 필요도, 과목선택에 따른 상대등급 획득의 유불리를 고민할 필요도 없으므로 보다 유연한 교육과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교육학에서 준거참조평가로 불리는 이 절대평가 방식은 규준참조평가라 불리는 상대평가 방식에 비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많은 장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성취평가제를 통해 준거참조평가(절대평가)의 본질적 장점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그리고 학생의 발달을 돕고 역량을 정확히 판단하여 선발과 배치에 활용한다는 평가의 두 가지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고교학점제의 본격 도입이 목전에 이른 지금, 학교와 우리 사회는 성취평가제의 도입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특정 점수 이상이면 모든 학생이 같은 등급이라는 형식적 요소에 매몰되지 말고, 준거참조평가로서의 성취평가제 본질에 충실한 평가가 구현되어야 한다.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하는 성취평가제는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의 확인 및 (필요한 경우) 재구성→ 성취기준과 평가기준 분석을 통한 평가요소 선정→ 평가요소를 반영한 평가도구 제작→ 분할점수 설정 등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성취기준에 따른 성취수준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성취평가 결과 B등급이라는 것은 단순히 학교가 정해놓은 분할점수 기준(예컨대 80점 이상 90점 미만)을 획득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해당 학생이 해당 교과에서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떤 부분에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진단적 정보까지 포함한 것이어야 한다. 성취평가 결과의 활용방식 또한 이러한 진단적 정보의 활용을 통한 교수·학습 개선이 평가의 본질을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준거참조평가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성취기준의 재구성, 단위학교별 평가요소 및 분할점수 설정 등과 같이 교사의 교육과정 및 평가 전문성을 보장하여 책임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들은 손쉽게 높은 등급을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또 평가결과는 교사와 학교에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압력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소위 성적 부풀리기 예방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능력수준을 가진 학생은 어느 학교에서 평가를 받든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이 공정의 원칙에 부합한다.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소위 성적 부풀리기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 성취평가제로 인한 성적 부풀리기 모니터링 결과 ‘대체로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성취평가제가 고등학교에서 상대등급제와 병기되고, 대입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성취평가 결과에 이해당사자들이 아직은 민감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문제는 성적 부풀리기를 모니터링한다고는 하지만, 명확하게 성적 부풀리기를 한 것인지 아닌지,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판단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점검하는 하나의 방법은 학교들이 공통으로 치른 시험결과와 각 학교의 성취평가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가 공통으로 치르는 시험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한다. 수능시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학교 혹은 개인별 결과를 내신과 연계시켜야 하는데 이는 사회·정서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쉽지 않은 문제이다. 판단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성적 부풀리기’를 모니터링한다는 것이며, 모니터링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2025년에 선택과목이 성취평가제로 전환되면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성취등급의 학교 간 비교가능성, 즉 학교 내 절대평가인지 학교 간 비교가 가능한 성취기준을 사용한 평가인지에 대한 공개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앞서 동일한 능력수준에 대한 동일한 평가를 논의한 바 있는데, 이러한 원칙은 모든 학교가 동일한 성취기준 적용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학교들의 교육환경이나 재학생들의 학습여건 등이 다른 상황에서, 그리고 이를 고려한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및 수업에 대한 평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학교 간 동일 성취기준 적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심지어 교육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학생들의 학업성취가 노력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더욱 그러하다. 특히 실제로는 대부분의 학생이 듣고 있는 일반선택과목, 더 나아가 공통과목에서의 성취평가제 적용과 관련해서는 학교 간 성취기준 차이 및 이에 따른 성취수준별 비율 차이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컨대 ‘국가교육과정에 규정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우리학교에서 A등급 받을 수 있는 학생은 5%도 채 되지 않을 텐데, 이 경우 아이들의 상실감과 열패감은 어떻게 할 것이며, 이것이 과연 교육적 처사인지’를 우려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충분히 이해되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A등급을 어느 학교에서든 상위 20% 정도의 학생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성취평가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완화된 학교 내 상대평가와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의 상대등급은 학교 내에서의 상대평가를 전제로 하고 있었으므로, 그 결과가 수능등급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문제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성취평가제 등급은 국가교육과정에 규정된 성취수준에 기반한 것이므로, 비록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대부분의 학생이 수강하는 과목에서의 학교 간 비교가능성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학교의 상황과 학생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당위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이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거쳐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 과정 없이 제도가 시행되고, 그 결과가 대학입시에 그대로 활용된다면 언젠가는 또다시 우리 사회가 공정성의 문제로 큰 혼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입학사정관제 시행 초기에 발생한 문제들로 우리 사회가 겪은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취평가제가 대학에서의 학생선발과 연결된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대학은 고등학교를 믿고 A는 모두 똑같은 A라고 판단하면 되는 것인가? 블라인드 평가상황에서 학교가 어떤 내용을 어떤 수준으로 가르쳤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으며, 학과별로 권장하는 특정 과목을 듣지 않았을 경우 학교가 제공하지 않은 것인지, 제공했는데도 학생이 듣지 않은 것인지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더 나아가 이렇게 많은 정보를 판단할 만한 입학사정관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는 것인가? 본격 시행이 목전에 다가왔음에도 이러한 질문들에 아직 명확한 답변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은 ‘고등학교 내신=대학입학을 위한 평정자료’라는 관점에, 교사들은 ‘난이도 조절을 통해 각 등급의 비율을 적정히 유지하는 것’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론 미국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젊은 성인에 비해 마약 및 처방약 등을 처음 접했을 때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성장기 10대들의 뇌는 성인과 비교했을 때 중독의 영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독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즉 어린 나이에 실험적으로 마약류를 사용할수록 훗날 마약류 중독 가능성은 더 커진다. 또한 청소년은 마약류 남용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직접적인 손상을 입으며, 다른 범죄를 촉진하고 그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10대 청소년들의 마약류 문제와 관련된 정신·신체적 건강상태는 표 1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최근 경찰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류중독재활센터에 의뢰하는 10대 청소년의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5월 현재 20여 명이 중독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 사례들을 보면 ▲마약류 이외의 문제로 소년원에 갔다가 마약류 구입방법을 배워 사용한 사례, ▲불법 도박사이트에 넘쳐나는 불법 마약광고를 보고 마약을 접한 사례, ▲마약류 문제로 퇴학·전학 조치되었고 전학 간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마약류 문제를 전파한 사례, ▲해외 친척집에서 성장하다가 귀국했지만, 한국에서 그 나라의 젊은이와 계속 접촉하면서 마약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례, ▲초등학교 때 조기유학해서 다양한 마약류 문제를 일으킨 사례,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고 중고사이트에 다이어트약을 구한다고 올려서 적발된 사례, ▲가출한 딸이 가출팸에 들어가면서 마약류를 접한 사례, ▲학생이 불법 마약류를 소지하고 있지만 상담사가 이를 공론화하기 어려워한 사례 등 매우 다양하다. 청소년 마약접촉 경로 불법 마약류를 접하는 첫 요인은 호기심이다. 청소년기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성숙해 가는 시기로, 정체성에 대한 혼란, 감정적 어려움, 반항과 방황 그리고 비행이나 마약류 문제에 빠질 수 있다. 대검찰청은 19세 이하 마약류사범이 급증하는 이유로 스마트폰 이용 보편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돼 호기심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마약 판매자들은 합법적인 물질임을 가장하거나,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거나, ‘기분이 좋아진다’, ‘돈이 되는 사업이다’는 광고로 청소년들을 꾀며 마약을 권장한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청소년들은 어둠의 경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도 있다고 보인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체적 우울감·불안감 등이 커지면서 마약 취약층이 늘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언택트 환경 속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마약 관련 영상에 접할 수 있게 되는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증가하는 청소년 누아르 콘텐츠(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 범죄 혹은 스릴러 영화)도 청소년 마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청소년 마약류 실태 가. 남용하는 마약류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마약류에는 불법 마약류부터 의료용 마약류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로는 ADHD 치료제와 살 빼는 약(나비약), 졸피뎀 등 수면제류, 펜타닐등 마약성 진통제까지 폭넓다.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치료목적으로 병의원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처벌받지 않지만, 처방받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받거나, 다른 사람의 명의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법적 처벌대상이 된다. 불법 마약류로는 케타민·엑스터시·대마(액상대마)·필로폰·합성대마 등 다양하고, 새로운 불법 마약류들이 인터넷 공간에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물질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이런 물질에는 호기심도 갖지 않고 접근하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 청소년 마약 복용 실태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이 평생 동안 기분 변화나 환각 등의 경험, 과도한 살 빼기 등을 목적으로 환각흡입물질을 비롯해 각성제·필로폰·마약·신경안정제 등을 섭취한 비율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0.7%를 나타냈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0.4%에서 0.6% 사이를 보였으며, 2020년의 경우 0.8%였다. 이를 토대로 2022년도 중·고등학생 266만 명 중 약 2만 1천 명의 학생들이 마약류 등 약물남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9세 이하 청소년들은 481명으로 비율은 2.6%였다. 2017년 119명에 비해 5년 사이에 4배 증가하였다. 또한 젊은 층의 마약류사범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박성수 세명대 교수가 추정한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범 암수율 28.57배를적용하면, 1만 6천여 명의 10대들이 불법 마약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해외의 대처방법 및 예방효과 미국에서는 정부가 마약류 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배부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효과가 입증된 이런 예방프로그램을 채택하여 활용하고 있다8. 최근에는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 남용이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남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의 색상 및 모양까지도 교육내용에 포함시켜 다른 물질들과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한 모든 학교는 마약류 중독 응급치료제인 날록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직원을 교육시키고 있다. 유엔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마약퇴치 주제를 ‘듣기를 먼저 하자-아동과 청소년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시키는 첫걸음(Listen First-Listening to children and youth is the first step to help them grow healthy and safe)’으로 정하여 캠페인을 전개했다. UN의 2018년도 세계마약퇴치의 날 자료에 따르면, ‘아동이 어린 나이에 약물을 사용하면 할수록 훗날 약물에 의존될 가능성은 더 커진다. 따뜻한 보살핌으로 청소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것이 청소년에게 기술과 기회를 제공한다. 청소년을 행복과 원상회복력을 갖도록 과학에 근거한 예방을 지원해야 한다. 가족에게 양육 기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사회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21살에 처방 의약품의 비의료적 사용사례를 2/3 예방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원상회복력을 갖춘 아동과 지지적인 환경은 긍정적인 가족·학교·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예방에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30배를 절약하게 된다. 즉 사회적 비용과 건강관리 비용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학교 기반 효과적인 약물예방프로그램에 1달러 투자하면 18달러를 절약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예방에 1달러를 쓰면 미래의 건강과 사회적 및 범죄 비용에서 적어도 10달러는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효과적인 예방프로그램 가족·학교·지역사회에 작동하는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예방전략은 소외되고 가난한 청소년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인기로 성장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게 하였다. UN이 개발한 국제약물예방표준에 따르면, 긍정적인 성과를 낸 개입 및 정책은 ▲개인기술 및 사회기술 향상, ▲일련의 구조화된 세션으로 제공, ▲숙련된 교사나 진행자에 의해 제공, ▲세션은 주로 상호작용,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약물에 대한 접근 및 활용 가능성을 줄이거나 제거하고, 처벌보다는 상담·치료 및 기타 건강 케어 그리고 심리·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코로나19가 학생들에게 학력저하 문제만을 초래했다고? 기초체력 저하도 시급하다! 3년 동안 자의가 아닌 강제로 외부활동을 못하게 된 아이들은 어느덧 ‘집콕’ 생활에 익숙해졌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여가시간은 게임과 유튜브 시청으로 보내는 것이 일상. 운동장에서 뛰며 친구들과 부딪히고 땀 흘렸던 기억은 잊은 지 오래다. 이에 교육당국에서도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일깨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전교생이 참여하는 ‘0교시 운동시간’을 운영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줄넘기는 기본이고, 축구·농구·탁구·티볼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뛰어노는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 이른바 ‘아침 체인지’로 불리는 운동시간은 참여학교 신청이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학교체육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등교시간 자율화에 맞춰 ‘등굣길 아침운동’을 활성화했다. 각 학교에서 스포츠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건강체력교실, 학급·학년별 아침운동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2018년 이후 중단된 ‘경기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도 부활해 전국대회와 연계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맞는 2023년 여름. 아이들의 몸속 깊숙이 숨어버린 운동 세포들을 깨워줘야 할 때다. 최근 스포츠를 소재로 개봉한 한국 영화 3편을 소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도 있어 메시지가 전하는 울림이 더욱 묵직하다. 꼴찌 부산중앙고의 반전 실화 다룬 리바운드 ‘신이 내린 꿀팔자, 윤종신이 임보(임시보호)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남자,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장항준 감독이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본업인 영화감독으로 복귀해 리바운드를 들고 돌아왔다. 리바운드는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단 6명의 선수로 출전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농구 명문 부산중앙고에 부임한 공익근무요원 신임 코치 강양현(임재홍)이 부임한다. 목표는 전국고교농구대회 출전.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가 무너진 부산중앙고의 몰수패라는 치욕적인 결과에 학교는 농구부 해체를 논의한다. 하지만 고교농구 MVP 출신 강양현 코치는 영광스러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김민), 농구 열정만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안치호)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펼치는 불가능한 도전. 과연 ‘리바운드’라는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리바운드의 여러 장점 중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농구 경기 장면들이다. 캐스팅 과정을 몇 주 동안 진행하면서 수백 명의 배우를 봐왔던 장항준 감독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농구 실력’으로 정했다. 부산중앙고 6명의 선수를 포함해 대부분의 배우가 농구는 기본적으로 잘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실화의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모델이 되는 선수와의 싱크로율을 중요하게 봤다. 어떤 배우는 실제 선수의 체중에 맞추기 위해 10kg을 증량했고, 캐스팅된 배우들은 실제 선수와 만나면서 부산사투리와 농구 경기시 습관들을 세세하게 체크했다. 관객이 알아채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장 감독을 포함해 리바운드 배우와 스태프들이 이 영화를 대하는 자세의 문제였다. 더불어 농구 경기 규칙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즐길 수 있도록 현 아나운서와 해설위원으로 구성된 중계진의 현장감 넘치는 멘트를 더했다. 현역 선수가 영화를 봐도 ‘아, 이 플레이 정말 좋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슬땀을 흘리며 만든 리바운드. 그래서일까. 한국 농구 역대 최장신 센터이자 NBA 경력을 자랑하는 하승진 전 농구선수는 리바운드를 보고 나서 “미쳤다.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농구 경기가 정말 ‘리얼’하다”라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사실 이들이 전국고교농구대회에서 8일 동안 일궈낸 이야기는 ‘기적’으로 불리며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되었다. 실화라는 점에서 더 ‘피를 끓게 만들었다’라고 고백한 장항준 감독은, 기획단계부터 개봉까지 무려 11년이란 시간을 인내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한국 농구 영화의 길을 개척해 냈다. 한때 선수였지만 꿈을 접은 스물다섯 청년 코치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변방의 여섯 소년의 이야기에서, 불가능하다는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홈리스풋볼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대표팀 실화 다룬 드림 “집은 없고요, 꿈은 있습니다!” 선수생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소울리스’ 축구 선수 홍대(박서준)는 계획도 의지도 없던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으로 재능기부에 나선다. 여기에 ‘열정리스’ 현실파 PD 소민(아이유)이 다큐 제작으로 합류한다.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노숙인들이 택견인지 축구인지 헷갈리는 실력으로 환장할 팀워크를 보여준다. 포기할 틈도 없이 월드컵 출전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드림은 소울리스 감독, 열정리스 PD, 오합지졸 홈리스 국대팀이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0년 홈리스 풋볼 월드컵에 한국팀이 처음 출전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병헌 감독은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의 도움으로 수많은 노숙인을 실제로 만나 사연을 취재했다. 가정불화, IMF로 인한 실직, 사업 실패…. 이를 바탕으로 영화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단, 홈리스 풋볼 월드컵 경기 내용은 100% 실제 내용을 그대로 썼다. 이병헌 감독은 사실 데뷔작인 스물(2015)보다 드림 시나리오를 먼저 썼다. 하지만 ‘노숙인이 축구를 한다고? 집을 못 구하는 것도 재미없는데 축구를 해?’라는 편견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제작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다른 영화를 먼저 찍게 된 것. 이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감동적이고 꼭 필요한, 전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에 10년간 시나리오를 묵혀두면서도 계속해서 도전했다. 결국 이 감독의 뚝심은 아이유라는 톱스타 캐스팅으로 이어지며 한층 더 사이즈를 키운 영화로 탄생하게 되었다. 극한직업(2019)으로 천만 감독에 등극했던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은 드림에서도 여전하다. 영화 초반부에 대충대충 팀을 지도하려는 홍대와 어떻게든 감동과 눈물을 쥐어짜 내려는 소민이 맞붙으며 벌이는 ‘티키타카’ 장면은 그중에서도 백미다. 10대에 가수로 데뷔해 가요계의 큰 기둥으로 자리 잡은 후 연기자로 영역을 확장 중인 아이유는 이 장면에 대해 “감독님이 세세하게 디렉팅을 해주셨어요. 미친 사람처럼 웃고 있는데, 눈은 웃지 않고 입만 웃고 있으면 좋겠다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기에 이병헌 사단으로 불리는 조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홈리스 풋볼 월드컵을 통해 한 번 더 일어서려는 의지를 다지는 모습들은 기어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리바운드 등 다른 스포츠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스포츠는 승리가 목표잖아요. 왜, 어떻게 승리하는 것에 대한 목적을 보여주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영화들이 많은데요. 드림은 조금 뒤처진 곳에서 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승리, 1승, 한 골보다는 우리도 경기장 안에 있다, 그리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느낌인 거죠. 노숙인들이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려고 했기에 여기에 차별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드림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혹시 낙오하더라도 경기장 안에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직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잖아요. 배우들도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다. “네 인생이 달렸어. 10초 안에” 스프린터 어린 시절 TV에서 보던 올림픽 경기 중 단연 인기종목은 ‘100m 달리기’였다. ‘인간 탄환’, ‘마의 9초 벽’,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등등의 수식어로 언론에도 자주 보도가 되었다. 누가 우승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경기를 보던 내내 조마조마했던 마음만은 여전히 기억난다. 아마도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서 단 10초 만에 모든 결과가 결정된다는 점이 어린 나이에도 크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단거리 육상에 인생을 빗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스프린터(최승연 감독)가 주인공이다.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 당시 예매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한때 한국 신기록을 두 번이나 갈아치웠지만, 지금은 소속도 없이 홀로 훈련을 이어가며 전성기를 지나 선수로서 내리막길에 접어든 30대 현수(박성일).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약물에 손을 대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20대 정호(송덕호), 육상부 해체 위기에 놓인 10대 유망주 준서(임지호)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챕터별로 나뉘어 퍼즐처럼 진행되다가 영화 말미에서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진다. 스프린터는 앞서 소개한 두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 갑자기 등장한 갈림길로 고민하는 세 선수의 이야기는 우리 인생과 닮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데뷔작 수색역(2016)에서 아무도 편들어 주지 않는 청춘들의 아픔을 섬세한 연출로 풀어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최승연 감독은 스프린터에서 “우리 일상과 아주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작은 규모의 영화지만 스포츠라는 장르적인 재미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부담 없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할 이야기들이 많은, 그런 영화가 되면 좋겠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스프린터의 백미는 다름 아닌 대사다. “육상해서 뭐 하니?”, “나도 전국 1등도 해 보고, 금메달도 따보고, 국가대표도 되어 봤어. 그런데 다 우울하게 끝나”, “아, 내가 예전에 여기 다 씹어먹었는데”, “네 인생이 달렸어, 10초 안에”, “내가 유망주 소리도 들어봤지만 결국 정규직 자리 하나 하려고 이러고 산다고, 끝에는 다 울면서 끝난다고”, “저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해 볼게요….” 최 감독은 “대단한 고민을 하고 쓴 대사가 아닌데, 이 대사들에 관객들이 많이 이입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썼는데, 아마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영화 후반부에 “넌 최선을 다했어”, “지금까지 한 것만 해도 잘한 거야”라는 대사들에서 관객들은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고 감동을 느끼게 된다. 영화 스프린터 속 세 명의 선수에게 시간이 흐르며 나이가 들고, 기록은 점점 나빠지고, 잘 달리는 후배들은 계속 생겨난다. 노력은 시간을 배신하지 않는데, 영화에서 이들의 노력은 보상받지 못한다.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들, 어쩌면 구조적인 문제인 것은 아닐까? 최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의 마지막 말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겪는, 자연스러운 일 같아요. 영화에서 달리기로 표현했지만요, 달리기에서는 몸이 중요하니 남보다 잘 달리고 더 어린 친구들이 나오는 건 당연한 거죠. 영화에서는 현수·정호·지호가 각자의 자리에서 했던 선택과 그걸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른 거고요. 손흥민도 박지성도 언제까지 경기장 안을 누빌 수 없는 거잖아요. 공부를 잘하고 똑똑한 사람의 머리도 언젠가는 굳어가겠죠. 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한 장의 그림을 잊지 못한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딱 보기에도 첩첩산중인 험난하고 깊은 산과 큰 나무로 둘러싸여진 고립된 집. 집에서 시작된 길은 다리로 이어지지만, 돌더미에 가로막혀 있다. 단절된 길 때문에 가지 못한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강물에는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다. 잘 그린 풍경화 속에는 현실이 어떻게 아이의 꿈을 빼앗아 갔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심리적 정보, 풍경화구성법 풍경화구성법은 종이에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이라는 열 가지 항목으로 풍경화를 완성하는 미술치료기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내면세계가 도화지에 펼쳐지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내면세계는 더욱 구체화된다. 풍경화구성법의 최대 장점은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던져준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그린 그림에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심리적 정보를 하나둘 꺼내놓는다. 풍경화구성법은 이전에 소개했던 심리검사보다 실시방법이 조금 복잡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물론 전문적인 해석까지는 무리가 있지만,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풍경화구성법은 내용이 다소 많기 때문에 여러 번에 나누어 설명한다. 이번 호에서는 실시방법과 풍경화 구성요소 중 강·산에 대해서 살펴본다. ● 준비물과 실시방법 - 준비물: A4 용지(8절지 도화지 가능), 사인펜·색연필 혹은 크레파스 - 실시방법 ① A4 용지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테두리를 그린 후, 필기구와 함께 제시한다. ② 다음 지시사항에 따라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지금부터 풍경화를 그릴 거예요. 그림을 잘 그리거나 못 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을 차례대로 불러드리면, 생각나는 대로 편안하게 그려주시면 됩니다.” ③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을 순서대로 불러준다. “먼저 강을 그려주세요” “자, 강을 다 그리셨으면, 다음은 산을 그려주세요.” …(중략)… “자, 마지막으로 돌입니다. 돌을 그려주세요.” ※ 10가지 항목은 한꺼번에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 순서대로 제시해야 한다. ※ “강은 어떤 크기로 그리나요? 호수를 그려도 되나요?”, “동물은 몇 마리 그리나요?” 등의 질문에 “떠오르는 대로 그리시면 됩니다”라고 한다. 최대한 자신에게 떠오른 이미지 그대로를 표현하도록 한다. ④ 10가지 항목을 모두 그리면, 다음과 같은 지시문을 이야기한다. “제시한 항목으로만 풍경화를 그렸기 때문에, 뭔가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더 그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나만 더 추가해서 그릴 수 있습니다.” ⑤ 추가항목까지 모두 그렸다면, 색칠하도록 한다. “다 그렸다면, 색칠을 해주세요.” ⑥ 색칠까지 모두 끝났다면, 그림에 대한 질문을 한다. ※ 필자는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주지 않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한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도 있지만, 색칠하면서 답변을 동시에 하면 더욱 무의식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기 때문에 내면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한다. 이렇게 발문한다. “다 그렸다면, 지금부터 색칠을 해주세요. 색칠하는 동안 그림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림을 그렸듯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 말이 되는지, 앞뒤 문장이 연결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떠오르는 대로 말해주세요.” ● 풍경화구성법 순서와 채색의 중요성 풍경구성기법은 구성요소를 순서대로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공개한다면, 계획된 구도로 풍경화를 그리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기법의 목적은 ‘잘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각각의 구성요소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즉 ‘강·산’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진 공간과 각각의 요소를 이어 줄 ‘길’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그림검사하면 떠오르는 ‘HTP’, 즉 ‘집·나무·사람’을 어디에 배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실시방법에서 제시된 것처럼 반드시 순서대로 하나씩 제시해야 한다. 채색 또한 중요하다. 유난히 산에 집착해서 덧칠하기도 하고, 특정 항목에만 색을 칠하지 않기도 한다. 산은 작고 강은 크게 그렸지만, 강은 연하게 칠하고 산은 진하게 덧칠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색칠에는 심리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색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줘도 좋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해도 된다. 모든 그림검사가 그렇지만 풍경화구성법 역시 기계적인 해석을 피하고, 풍경화가 주는 전체적인 느낌과 그림에 담겨있는 이야기 등을 서로 이야기 나누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미 그럼 이제부터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물어보면 좋은 질문이 무엇이고, 그 질문이 왜 필요하며, 각각의 구성요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1. 강 강은 무의식 세계를 의미한다. 무의식 세계는 자동적으로 나오는 습관적 행동(사고) 패턴이다. 만약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방식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면 대인관계능력과 적응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문제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전까지 계속 반복하며 실패경험을 쌓는다는 것이다. 강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무의식 세계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강은 얼마나 넓고 큰 강이니? - 이 강을 건널 수 있니? 건너면 무엇이 있니? - 이 강은 깨끗하니? 어느 정도로 깨끗한 강이니? ● 종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강 아이들은 엄청 큰 강을 그리고도 작다고 하고, 작게 그리고도 큰 강이라고 한다. 따라서 강의 크기와 깊이는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강은 대부분 그림 2처럼 종이 하단에 1/4가량의 크기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림 3처럼 종이의 2/3가량을 차지하게 그리는 경우도 있다. 풍경화에 필요한 구성요소 10가지를 차례로 불러준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제시된 강을 종이의 절반 혹은 2/3 이상 차지하게 그렸다면,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으로 살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을 개선하려면 우선 알아차리고, 수정을 다짐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강이 과하게 크다면 행동(사고) 패턴을 살펴보고, 더 효과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으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 건널 수 없는 강 강을 건널 수 있는지도 의미가 있다. 강에 다리를 그려 넣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리지 않는다. 하지만 ‘강을 건널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이 얕아서 건널 수 있어요’, ‘강 위쪽에 다리가 있어요’ 등의 답을 한다. 물론 건널 수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 다리는 대부분 길과 이어진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다음 호의 ‘길’ 구성요소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강을 건너면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고, 강을 건너면 또 다른 마을이 나온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 마을에 가고 싶은지, 가기 싫다면 왜 가기 싫은지 등의 추가 질문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화해도 좋다. ● 강가에 쌓아 올린 돌 강가에 정성스럽게 돌을 쌓아놓는 경우도 많다. 이는 무의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의지, 즉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아주 강박적이거나, 높게 쌓여있거나, 크기가 매우 크지 않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오히려 자신을 지키는 힘으로 볼 수 있어 적당한 경계는 건강한 정서상태로 볼 수 있다. 그림 4와 그림 5는 모두 강에 돌을 쌓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심지어 그림 5는 길이 강 앞에서 끊어진 것도 모자라 돌로 막아놓았다. ● 물고기가 죽어있는 더러운 강 대부분 아이는 물고기가 살고, 물에 들어가서 놀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한다. 하지만 간혹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 때문에 더러워서 악취가 나고 강가에 핀 꽃들도 모두 죽어있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물의 맑기를 통해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2. 산 산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장애물, 즉 극복해야 할 어려움을 시사한다. 그래서 산은 얼마나 높은지, 뾰족한지 완만한지, 올라갈 수 있는지 여부, 위험한 동물이 사는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이 중요하다. 또한 산의 정상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는지, 올라가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묻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얼마나 높은 산이니?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산이니? 끝까지 올라가 봤니? 그럼 올라가 본 사람은 있니? 왜 넌 안 올라갔니? - 위험한(무서운) 산이니? 왜 위험하니(무섭니)? - 이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니? ● 위험한 산, 접근할 수 없는 산 대부분은 등산이 가능한 평범한 산이라고 답한다. 정상까지 올라가 봤다는 답도 많고,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했다는 대답도 종종 있다. 문제는 산 자체가 위험한 경우이다. 그림 7의 왼쪽 산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이라서 아예 돌로 출입을 봉쇄했다. 오른쪽 산은 꽃이 만발했지만, 사실은 무서운 늑대가 산다. 뿐만 아니라 강에는 식인 물고기까지 살고 있다. 아이들은 곧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놀고 있다. 그림 8처럼 산 정상이 암벽으로 되어 있어 일반인은 올라가지 못하고, 전문장비를 갖춰야만 올라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1. 산이나 강에 배치되는 동물·꽃·돌은 산을 그릴 때 그려지기보다는 ‘동물·꽃·돌’을 그리는 8·9·10 순서에서 등장한다. 자기 삶에 장애물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외부요인인 동물·꽃·돌을 첨가하면서 회피하거나 지금의 행동을 합리화하곤 한다. 처음에 소개한 그림 1처럼 깊고 험한 산이라서 오르지 못한다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포기상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오를 수 있는 산인지, 정상까지 올라가 봤는지, 왜 오를 수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문제해결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자신의 노력 정도에 따라 크기와 수확량이 달라지는 ‘밭’과 산·강·밭·집 등을 연결시켜주는 ‘길’에 대해서 살펴본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1.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2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3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4.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5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6.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7.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8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교 외곽부터 시작되어 복도까지.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 설치된 CCTV는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외부의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생활지도 영역, 학생들 사이에 발생한 학교폭력 문제까지 활용되고, 갈수록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23년 4월 발표된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는 학교폭력 조기 감지체계 구축이라는 계획하에 교내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신속 감지를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CCTV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목표가 들어있다. CCTV에 의한 초상권,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은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 학교 내 CCTV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렇게 설치된 CCTV의 관리 책임이 개별학교에 부여된다는 점이다. 이미 CCTV는 교내에서 학교폭력이 벌어졌을 때 학생과 보호자가 가장 먼저 찾는 자료가 되었고, 경찰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잘잘못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학생과 학부모 측에게 객관적인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영상을 제공하여 다툼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고 싶겠지만, 촬영된 영상이 한쪽에게만 유리한 것이어서 마치 공개가 일방의 편을 드는 것 같아 꺼려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 CCTV 공개로 불리하게 된 쪽에서 개인정보가 침해되었다며 학교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CCTV가 학교에 설치되어 있고, 자동으로 영상이 촬영된다는 점에서 학교가 촬영된 영상을 보관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문이 없지만, 이렇게 촬영된 CCTV 영상을 외부에 제공할 수 있는지, 가능한 범위와 제공을 위한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많이들 궁금해한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폭력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학생 측이나 수사기관 등에서 요청하였을 때와 관련한 법령과 업무처리 요령을 준비해 봤다. CCTV 영상 공개와 관련한 다양한 규정들 학교에서 CCTV로 촬영된 영상과 관련하여 업무처리를 곤란해하는 이유는 관련된 법령과 지침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정확한 정보를 찾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법」부터 시작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과도 밀접하게 관련되고, 이러한 법률 외에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표준 개인정보 보호지침,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 교육부의 개인정보 보호지침,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마련해 둔 개인정보 보호지침 또는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관리 방침 등 다수의 규정이 난립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대부분큰 틀에서는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디테일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학교가 혼란스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CCTV는 ‘영상정보처리기’로 불리며, 설치와 운영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고(「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 예컨대 임의로 비추는 부분을 조정하거나 녹음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촬영된 영상 역시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보호된다. 한편 촬영된 CCTV 영상은 공공기관이 직무상 취득하여 관리하는 영상물이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 적용되는데, 이 법은 정보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비공개 대상 정보를 별도로 규정하여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공개를 제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정보공개법」 제9조). CCTV에 촬영된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한가? 학교폭력 상황이 담긴 CCTV에는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 외에도 상대방 학생이 촬영되어 있고, 옆에서 구경하거나 지나가는 다른 학생들은 물론 교원 등의 모습이 담긴다.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에게 본인의 영상을 제공해 줄 수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모습도 촬영되어 있으니 그들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만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개인정보 보호법」은 공공기관(사립학교 포함)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3호),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특정한 조건하에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규정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 이러한 제3자 제공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정보주체(영상에 촬영된 사람)의 동의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CCTV 영상에는 주변에 있던 다수의 사람이 찍히고, 이들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조차 없거나, 일일이 이들의 동의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법」은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또는 공공기관이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등에는 동의와 무관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였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제1항 제2호).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근거가 되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에 학교폭력 사안의 조사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한 사실확인과 상담이 필요하며, 이는 법에 근거한 학교의 소관 업무이다. 또한 각급 학교에 CCTV를 설치하고 촬영하는 목적은 다소간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학생의 안전사고나 학교폭력예방 등의 이유이고, 이를 위해 영상이 수집된다. 이러한 사실들을 조합하면 CCTV 영상에 공개를 요청하는 학생 측 외에 다른 사람의 모습이 촬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촬영된 자들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더욱이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정보에 대하여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정보공개법」제3조). 또보유한 정보 중 개인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더라도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다목), 촬영된 자들의 동의 없는 공개가 충분히 가능하다. CCTV 영상의 공개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하지만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CCTV 영상을 반드시 공개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CCTV 영상을 관련 학생 측에게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분쟁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CCTV 영상은 객관적인 사실을 담은 영상이지만, 그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사람인지라 보는 사람의 주관이 강력하게 개입된다. 영상 전체가 아닌 특정 부분을 강조하거나, 사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각자에게 유리한 대로 판단하기도 하고, 주변에 있던 학생들 역시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하거나, 상황을 모르고 지나가던 교원의 모습을 보고 학교폭력을 방임한다며 트집을 잡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예상된다면 학교는 CCTV 영상을 비공개할 수도 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 사안에 관하여 외부로 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을 비밀로 정하고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 같은 법 시행령 제33조 제3호). 정보공개 청구를 한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이 나온다는 점에서 이들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CCTV 영상 공개를 거부할 수도 있는 것이다(「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한편 CCTV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더라도, 공개 방법이 영상파일 사본을 교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파일의 사본이 제공된다면 학생이나 보호자를 통해 본래의 목적 외로 사용될 우려가 크고, 이를 이용하여 추가적인 학교폭력 등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하는 측에게 사본 파일을 교부하기 보다는 일시와 장소를 정해 해당 영상을 함께 확인하며 열람하는 방식을 권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모자이크해서 제공해야 할까? 학교가 CCTV 영상을 제3자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하였을 때, 관련 학생 측에서 다른 사람들을 모자이크하여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학교는 이러한 요청에 따라야 할까? 먼저 「정보공개법」은 공개 대상 정보에 비공개 대상 정보가 혼합되어 있으면 이를 분리할 수 있는 경우 분리하여 공개하여야 한다고 하므로(「정보공개법」 제14조), 모자이크 처리를 통해 요청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는 녹화된 영상이 자동적으로 모자이크 처리되는 것이 아니고,편집기술을 가진 자가 수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은 원본 자료를 편집하여 새로운 동영상을 ‘생성’하는 것이므로, 위에서 말하는 ‘분리’와 다르다는 취지로 판결하였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두25729 판결 참조). 즉 모자이크를 통한 공개에 응할 의무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학교에서 정보공개 청구자의 요청에 따라 모자이크 처리하여 제공하는 것도 가능은 하다. 이를 위해 소요된 비용은 실비의 범위에서 공개를 요청한 자가 부담하게 할 수 있다(「정보공개법」 제17조 제1항). CCTV 영상을 제공하는 절차는? 앞서 설명한 내용을 잘 숙지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학교폭력으로 인해 흥분된 상태의 학생과 보호자가 CCTV 영상을 제공해달라며 학교로 찾아왔을 때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먼저 학교폭력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의 존재 여부 확인, 자녀 외에 다른 사람들이 촬영된 부분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판단하는 절차가 있고, 이를 통해 공개·비공개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설명한 후, 행정실에 비치된 정보공개 청구서를 작성하도록 안내한다. 이때 정보공개 청구서의 ‘청구내용’ 부분에는 요청하는 CCTV의 설치장소, 확인하고 싶은 시간이나 상황, 요청하는 사유 등을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공개 방법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열람·시청 부분을 선택하도록 권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정보공개 청구서가 접수되면 학교는 청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공개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부득이한 경우 10일 범위에서 연장 가능), 판단 결과 공개로 결정한다면 그로부터 10일 이내에 공개일시, 공개장소 등을 명시하여 통지하면 된다. 만일 비공개로 결정한 때에는 비공개 사유 등을 명시하여 통지한다. 경찰이 제공을 요청한다면? 근래에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외에도 학교폭력을 경찰에 신고하여 진행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경찰에서 학교로 CCTV 영상 등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해 오기도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이렇게 수사를 위해 개인정보와 같은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 수사기관은 공사단체에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199조), 학교에서 경찰에 CCTV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때 역시 촬영된 자들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이럴 때는 경찰에 공문을 통해 제출 요청을 할 것을 요청하고, 해당 공문에 대한 회신으로 제공하는 편이 적절하다.
정부가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 회복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당국이 농촌행을 독려하고 나서 청년층의 실망감은 더 커지고 있다. 광둥성이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보내 풀뿌리 간부·자원봉사자로 일하게 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농촌으로 가는 것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절 마오쩌둥이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는 취지로 지식인과 학생들을 강제로 농촌으로 대거 보냈던 '하방(下放)'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취업난이 심화할 때마다 젊은이들의 귀향과 농촌 구직활동 독려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런 문제로 애국주의에 열광했던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초 공산당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공청단원은 7358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2000명이 감소했다. 주력군인 학생단원(4016만3000명)이 전년보다 8.3% 급감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실업과 취업난 문제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분노하게 되면 당국에 큰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힌리치 재단의 전문가 앨릭스 카프리는 중앙통신사에 “백지 시위가 의미하는 것은 중국의 도시에서 분출된 분노”라며 “잘 교육받은 청년층이 들고일어난다면 공산당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불법 도박이 10대 청소년에게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청소년 불법도박: 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사기나 절도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발제를 맡은 오세라비 작가는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과 대화를 해보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는 청소년 가운데 절반가량은 자신이 중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도 알고 단도박을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오 작가는 최근 3년간 80여 명의 도박 관련 청소년을 대면, 비대면으로 면담하는 등 청소년 불법 온라인 도박 실태를 연구해오고 있다. 오 작가는 “2022년부터 전국 초·중·고에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연 2회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실제적인 법·제도 정비와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 방안에 대해서는 ▲불법온라인사행산업특별법 제정▲ 정부 차원의 아동·청소년 헬프존 운영 ▲청소년 전담 도박중독 상담가 확충 ▲청소년도박중독치료소 운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토론자들도 청소년 불법도박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며, 강력한 처벌을 담은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오명근 법무법인 내일 변호사는 “도박을 하다가 잡히더라도 입건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19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 도박으로 2, 3번 걸리더라도 부모에게 보호처분을 맡기는 정도로 끝날 때가 많다”며 “청소년 도박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지만 법적으로 사실상 방치하는 수준”이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어 “도박 근절을 위해서는 치료가 병행돼야 하는데 아직 치료감호나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조치는 미흡한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도 촉구했다. 김대현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대표는 “학생들은 군중심리가 강해 1~2명이 도박을 하다보면 친구 여럿이 하게 되고, 도박 빚 해결이나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서 성인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범죄에 노출되게 된다”며 “단순 도박으로 시작해 도박중독이 되고 결국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하게 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침과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를 개최한 정경희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청소년 불법 도박은 단순히 개인의 중독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아동과 청소년이 중범죄로 빠지게 하는 범죄 입문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해 실효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액의 코인을 보유하고, 국회 회의 중 이를 거래해 논란이 되고 있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교육위원회 배정과 관련해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임 철회를 촉구했다. 이태규 국회 교육위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해 당 소속 교육위원들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을 깔보고 국회 스스로 국민 신뢰를 당에 떨어뜨린 것”이라며 “당연히 진실을 가르쳐야 하고 불법과 편법, 거짓과 위선, 부도덕과 불공정, 반칙과 특권을 가르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고 반문한 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선악 기준과 가치관에 혼란을 줄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결단도 촉구했다. 민주당이 김 의원 교육위 보임을 고집한다면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강행 처리 때처럼 언제든지 교육위에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는 의석 구조를 갖게 되는 점을 문제삼았다. 국민의힘 교육위원들은 “아무리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이라지만 (김 의원의 교육위 보임에) 야당 교육위원들도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이 직접 나서서 김 의원 교육위원 제척을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이태규 간사는 ‘교육위 보이콧’ 등 후속 조치와 관련해 “여러 가지 방법을 할 수 있지만 그 부분은 당 지도부와 교육위가 의견을 모아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을 비롯한 기자회견 참석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해 해외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 대신 의장실 조경호 정무수석비서관에게 회견문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조경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장이 김남국 문제를 윤리특별위원회에만 맡길 게 아니라 빠른 시일 내에 국민 목소리를 들어서 (의원직) 제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사보임 아니라 사임을 해야 한다. 영원히 정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선학교에서 학교폭력 업무담당자를 책임교사라고 하며, 책임교사는 학폭 사안이 신고되면, 최소 2주에서 최대 3주 이내에 사안을 조사한다. 이후 학폭 전담기구에서 학교장 자체 해결 요건 4가지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다. 책임교사는 관련 학생, 목격 학생, 보호자들에게 사실확인서를 받고, 관련된 사안에 대해 각종 공문을 생산하게 된다. 업무 노하우 쌓을 시스템 구축해야 이러한 학폭업무는 교사들의 기피업무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매년 업무분장 시기만 되면, 학생부장과 학교폭력 책임교사가 정해지지 않아 업무분장 발표를 미루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공립학교에서는 저경력 교사, 복직교사, 신규교사 등이 담당하고, 중등학교의 절반 가까이는 기간제교사가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매우 열악하고, 학폭 업무담당자의 고충이 심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9년, 2020년에 3년 임기의 학폭 전담 장학사를 선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교사로 전직 후 복귀했고, 올해 9월에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후 경기도교육청은 2021년부터 5년 임기의 전문전형으로 학폭 전담 장학사 선발로 변경하면서, 이들에게 교감 자격을 부여했다. 다만 기존 3년 임기 장학사들은 교감 승진이 아닌 평교사로 복귀하게 된다. 문제는 교육지원청별로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5명 내외의 학폭 업무담당 장학사가 업무를 하고 있으며, 이중 학폭 임기 장학사는 1명이 배치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장학사들은 학폭업무를 맡아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을 하고 다른 업무로 배치가 되는 상황이다. 교육청 학폭업무 담당자는 다양한 학폭 사안과 민원에 대응해야 하지만, 잦은 담당자 교체가 원활한 업무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학폭 임기 장학사들의 업무 경험에 대한 노하우가 전직 후 사장되는 부분이 안타까운 지점이다. 임기 장학사의 경험이 지속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의 변경이 요구된다. 현재 공립학교는 학폭 기여에 대한 가산점 제도가 운영 중에 있지만, 사립교원이나 기간제 교사는 받을 수 없는 가산점이다. 공립학교 승진가산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점수지만, 승진을 앞둔 고경력 교사가 꼭 받아야 하는 점수로 변질됐다. 또 책임교사에 대한 수업시수 경감 대책이 발표됐지만, 경감된 시수를 대체할 시간강사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전담교사‧장학사 처우개선 필요해 교사가 오롯이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에 전념해야 하지만, 사안이 발생하면 업무담당자는 업무에 허덕이게 되고, 사안 처리에만 매몰되는 구조로 공교육이 붕괴되는 지점이 발생한다. 가령, 책임교사가 담임업무를 맡게 되면, 사안을 조사하는 3주 동안은 학급을 제대로 보살필 수 없다. 또한 교육지원청 학폭 장학사가 수시로 바뀌어 경험치는 전수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구조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경험이 많은 인력을 등용하고, 학교현장에서 갈등 중재와 관계 회복을 위한 시스템의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
교원전문직 단체인 한국교총이 현장과 접점을 넓혀 교원들이 원하는 것을 정부 정책에 녹여내는 것 또한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이에 교총은 유·초·중·고 현장과의 정책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 기계공고를 시작으로 경기 세교유치원‧성복초, 서울 신서중‧불암고 등 현장 교사들과 만나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보통합, 늘봄 문제 등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지혜와 솔루션을 찾기 위함이었다. 교총이 진행한 현장 방문 결과 정부 정책과 현장과의 간극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보통합과 늘봄 학교에 대한 근거 없는 괴담에 대한 진위 여부는 물론이고, 지원 대책에 대한 정보 부족을 하소연했다. 정부가 괴소문의 근거를 찾아 적극 해소함으로써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객관적 정보를 바로바로 제공할 필요성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을 8시로 앞당겨야 하는 데 따른 담당 교사 배치와 교육과정 재조정의 어려움, 물가상승에 턱없이 부족한 통학 차량비 책정으로 인해 계속된 조달 실패, 특수 원아 학생 지원인력(공익요원 등) 전문성 문제 등 정부의 지원과 보완 요구가 쏟아졌다. 인력‧시설 부족, 교권문제 등 하소연 정책과 현장 틈 교원 목소리로 메꿔야 초등 늘봄에 대해서는 전담 인력의 배치가 가장 시급했다. 설령, 방과후 늘봄 시간의 연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동의하더라도, 별도의 전담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 장관이 밝힌 비교과교사 트랙은 더더욱 아니다. 실제 수업하고, 생활지도가 가능한 정규 교원의 증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천 명에 가까운 교원정원을 줄일 계획이지만, 학군지로 유명한 신서중은 한 학급의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다. 급식실도 없는 등 매우 열악하다. 조그만 운동장에 4~5학급이 체육수업을 하다 보니 마치 지방의 5일장 같다. 정부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급식실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고교학점제 운영 우수 학교로 유명한 불암고의 경우, 교사들은 학생들의 선택과목에 맞춰 2~3과목씩 초인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수업시수가 크게 늘었다. 교장 선생님은 고교학점제 운영을 전담할 ‘교육과정 전담교사’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이들 모든 학교 교원들은 한결같이 교권 문제를 제기했다. 부문별한 아동복지법 위반 고발, 악성 민원으로 교원들의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부모 전화번호가 휴대전화에 뜨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린다고 호소한다. 땅에 떨어진 교권 속에서 쏟아지는 정부 정책을 따라가기에만도 모든 것이 벅차다. 정부 정책이 현장에 바로 안착할 순 없다. 제아무리 상향식 정책이라 한들 현장과의 틈은 생기기 마련이다. 하물며, 정권의 공약이나 사회적 요구에 따라 강행되는 정책은 오죽하겠는가. 문제는 이 벌어진 틈을 얼마나 제대로 메꾸느냐다. 몇몇 전문가 중심이 아닌 현장 교사가 주류가 되는 담론과 솔루션을 담아내야 한다. 교육청의 시범·선도학교 중심으로만 소통하는 것은 자칫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필요하다면, 교육부 장관은 전문직 단체인 교총과 함께 가감 없이 교육 현장과 소통하고, 정책의 간극을 바로바로 메꾸는 모습이 필요할 때다.
선생님에게 옆 반 선생님은 어떤 의미인가요? 경쟁자인가요, 협력자인가요. 오늘은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때때로 돋보이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내가 제일 잘하고 싶고 학부모에게도 학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교사가 되고 싶어 하지요. 우리 반만 하는 것. 우리 반만 특별히 더 하는 것들을 선호하는 분이 있습니다. 교사별 교육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혼자만 돋보이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있지요. 학습지를 다른 선생님과 공유하면 어떨까요? 학습지를 인쇄할 때 옆 반 것도 챙기면 어떨까요? 동료를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면 교직 생활 내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교원평가를 스스로 상대평가로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서로 더 힘들어지는 지름길이랄까요. 함께 나아가는 협력자 제게는 옆 반 선생님이 늘 협력자였습니다. 제가 부장을 맡았을 때도, 아닐 때도 옆 반 선생님의 역할은 무척 컸습니다. 부장을 맡지 않았을 때는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학년 부장 선생님을 중심으로 같은 학년이 함께 나아가면 큰 민원이 생기지 않았어요. 모든 반이 상향 평준화할 때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최고였습니다. ‘튀지 마’, ‘하지 마’보다 ‘우리 같이 해보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선생님마다 교육 철학이 다르고 기자재 사용 능력, 학생 지도 능력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 경제교육을 진행할 때 옆 반 선생님들의 참여를 이끄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동 학년 선생님 모두 저보다 연배가 높고 기존에 하던 교사 교육 과정도 충분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반만 경제교육을 하면서 인정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같이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지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수업을 지원했습니다. 준비한 학습지와 영상 링크를 보내드리고 아이들과 함께해볼 수 있도록 유도했어요.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료 선생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학급관리가 되지 않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는 반의 담임선생님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죠. 그 반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 오후 시간과 퇴근 후 시간까지 모두 써버리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분의 상황을 이해하고 나니 도움을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개인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교사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소리는 교직을 잘 모르는 외부의 소리였으면 해요. 우리끼리는 서로 다독이면 좋겠습니다. 동료와의 관계가 힘들고,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왜 이렇게 이 사람과 관계가 힘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동료 의식 갖기 저는 동학년 체제에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 결국 우리 학교와 교육이 인정받는 길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한 학년 부장님이 “어차피 이야기해도 안 들을 거예요. 다 큰 어른인데, 기분만 나빠하지 않을까요?”라며 신규 선생님을 지도하는 것조차 꺼리는 모습을 본 적 있습니다. 신규 선생님도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협의하면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무작정 “이렇게 하세요”가 아닌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말로 말이지요. 동학년은 함께 교육하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나와 동시대를 살면서 힘든 교육 현장을 함께 지키는 사람들이죠. 경쟁자로 생각하기보다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윤석열 정부가 올해 초 4대 교육개혁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거대 야당’의 높은 벽 앞에서 시동조차 못 걸고 있다. 정부가 내건 교육개혁 입법 추진은 ‘교육자유특구’ 근거 법령 마련, 대학 개혁을 위한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개정 등이다. 지난달에는 교육부가 늘봄학교의 안정적 운영 등을 위해 하반기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골리앗 같은 ‘거야’ 앞에서 정부의 개혁 입법은 쉽지 않다.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법사위 심사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은 이미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1일 현재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은 총 10건으로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법안이다. 21대 국회가 시작된 2020년부터 현 정부의 출범 전까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1998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 거부권은 총 16회 행사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 7회, 노무현 전 대통령이 6회 기록이 역대 1·2위였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1년 만에 기록이 경신됐다. 추후 본회의 직회부 법안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이 단독 처리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식의 반복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야당간 ‘강 대 강’ 공방이 계속되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간호법이 폐기됐다. 이런 문제로 법 제·개정을 수반한 개혁 과제는 내년 총선 전까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이 그 행렬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법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재정 부담, 도덕적 해이, 대학 미진학 청년이나 기타 취약계층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법안 통과를 반대해왔다. 지난 4월 17일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었으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참여로 무력화됐다. 민 의원은 안건조정위 참여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했다. 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보통합(유아교육, 보육 통합)’으로 유아교육기관의 재편이 추진되는 가운데, 교육계는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명칭을 변경하는 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는 요지부동이다. 지난해부터 국회에서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 개정안 등 교육 현장이 요구하는 개혁 방안도 볼모 신세나 마찬가지다. 개정안에는 교권침해 학생과 피해교원 분리, 교권침해 교권보호위 처분내용 학생부 기록,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지역교육청 이관 등이 담겼다. 모두 교육 현장에서 시급하게 요구되는 개혁 방안이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학생부 기록’ 등을 반대하며 처리를 보류하고 있다.
디지털교육 경험에 인프라까지 갖춘 AI교육 선도학교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하자는 공감대 형성, 연구 바람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구 기획·참여… '보텀업' 사례 “오늘은 우리나라 국토를 축소해 만든 지도를 이용해 ‘방 탈출 게임’을 해볼 거예요.” 지난달 31일 오후 1시 10분 경기 부평초의 한 교실. ‘우리 국토의 자연환경’를 알아보는 사회 수업이 한창이었다. 방 탈출 게임을 한다는 담임 심훈철 교사의 말에 5학년 3반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심 교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젭’을 이용해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활동을 구성했다. 산지, 하천, 평야 등 지형의 특징과 지형에 따른 생활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야 미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86인치 ‘전자칠판’에는 우리나라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글 어스’ 위성사진이 띄워졌다. “오, 찾았다!” “어디? 어디?” 학생들은 각자 앞에 놓인 ‘크롬북’으로 메타버스 세상에 접속해 방 탈출 단서를 찾는 데 열심이었다. 먼저 미션을 끝낸 학생들은 주변 친구 곁으로 다가가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고,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교사의 질문에도 너나 할 것 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교실은 내내 활기로 가득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에는 여기저기서 요청이 쇄도했다. “선생님, 다음에도 여기서 수업하면 안 돼요?” 이곳은 지난달 문을 연 ‘미래교실’이다. LG전자와 구글이 디지털 인재 교육을 위해 조성한 국내 1호 미래교실이다. 미래교실에는 칠판과 교과서, 연필, 공책이 없다. 그 자리를 전자칠판과 크롬북, 로봇 클로이, 인공지능 로봇 알버트가 대신한다. 교사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수업의 큰 장점으로 ‘몰입’을 꼽았다. 심 교사는 “교사가 주도하는 강의식 수업보다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우리 반 학생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쉬는 시간에도 크롬북 해도 돼요?’ 수업이 끝났는데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건, 재미있다는 거예요. 과거에 수업하다 보면, 아이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잦았어요. 이제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죠.” 전통적인 수업의 물리적인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발표나 모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학생도 평소 익숙한 디지털 기기와 협업 도구를 이용해 부담 없이 친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심 교사는 “소통 방식을 달리했을 뿐인데, 그동안 몰랐던 아이들의 재능이나 능력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평초는 소프트웨어교육 선도학교이자 디지털교육 선도학교이기도 하다. 그동안 쌓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AI교육 선도학교에도 선정됐다. 김향녀 교장은 “디지털교육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선생님들의 의지가 주효했다”고 귀띔했다. “교육 기반이 마련돼 있으니, 인프라까지 갖추면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겠다는 선생님들의 기대가 있었어요. 이왕이면 AI교육 선도학교도 지원해보자고 적극적으로 나서셨고요. 덕분에 행운을 얻었죠. 선생님들이 미래 교육 안내자로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부평초는 미래교실 조성을 계기로 수업 연구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학년별로 운영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 외에 미래교실 TF팀을 구성해 수업 활용법을 고민하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수 모임도 연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사례, 디지털 도구 활용법 등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동료들과 나누고 함께 연구한다. 학교를 찾은 이날도 ▲로봇 클로이 사용법(최수아 교사) ▲메타버스 활용 수업 사례(이찬민 교사) ▲모디 로봇 교구 활용법(강유경 교사) ▲교육 현장 속 스마트팜(박준모 교사)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눔 연수가 열렸고, 교사 30여 명이 참석했다. 교무부장 이찬민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라며 “수업 연구로 바빠지기는 했지만, 학교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교실 첫 사례이다 보니, 부담이 있었어요. 공간을 만드는 데만 그치면 안 되니까요.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교사마다 관심 분야와 잘하는 영역이 다르잖아요. 각자 공부하고 알게 된 것들을 연수를 통해 서로 나누고 있어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교사는 “아무리 좋은 교육 방법도 충분한 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학교마다 다른 여건과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부평초는 미래교실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 사례를 관심 있는 학교, 교사들과 나눌 계획이다. 심 교사는 “구성원들이 ‘보텀업’ 방식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 학교의 사례를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고교학점제 현장 안착하려면? 교실 부족, 교사 수급에 발목 잡혀 수능-내신 평가 불협화음도 문제 제도 안착하려면 시스템 구축부터 오는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사 증원부터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사 1인당 수업 시수도 30% 정도는 낮춰야 학생·학부모의 수업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한국교총은 지난달25일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서울 불암고에서 현장 교원 간담회를 갖고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제언을 들었다. 불암고는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대비 수업 및 학교 운영 혁신방안 연구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한홍열 교장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돼 이른 시일 안에 안착하려면 고교학점제 교육 과정을 전담하는 인력을 따로 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면서 교육 과정을 편성하고 시간표 시뮬레이션까지, 업무가 많아 부하가 걸릴 정도”라며 “학생 수가 감소했다고 교사를 줄이다가는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도 전에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능과 내신의 불협화음이 심각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수능은 일부 과목을 제외하면 등급을 나누는 상대평가인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부터 전문 교과(선택 교과)는 절대평가, 공통 교과는 상대평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재준 수석교사는 “이렇게 되면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부딪히는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평가에 대한 가이드도 없어서 학교마다 내신이 다 다르게 나온다”고 말했다.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 수가 늘면서 교사 수급도 쉽지 않다고 했다. 교육 과정을 담당하는 김태완 교사는 “학생 선택에 따라 교사 수급이 매년 바뀌기 때문에 교사 한 명이 담당할 수 있는 과목 모두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러 학년에 걸쳐서 여러 과목을 가르치다 보니 교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교사 수급이 어려운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공유 교육과정’을 꼽지만, 이 또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송현우 교무부장 교사는 “인근 3개 학교와 함께 공유 캠퍼스라는 명칭으로 공유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과 중에 학교를 이동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순실 교감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물었을 때 명확하게 말하는 아이가 반에서 두세 명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양점순 2학년 부장교사도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데, 진로를 강요받고 있다’, ‘선택이 부담스럽다’라고 말하는 1학년 학생이 적지 않다”면서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 없이 입학하자마자 선택에 내몰리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교장은 “고교학점제가 안착하려면 교사들이 양질의 수업,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을 만드는 게 먼저”라며 “교사 1인당 평균 수업 시수를 30% 정도 줄이고, 수업 연구할 시간을 확보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수업 만족도도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