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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신학기와 함께 이전비의 지급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교원이 부임의 명에 따라 새로운 근무지역으로 전출돼 이사할 경우 이사비용과 가족(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으로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의 여비를 「공무원 여비 규정」 제19조 내지 제21조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전비 및 가족여비의 지급기준과 지급액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비 ◎ 지급대상- 부임의 명에 따라 구임지에서 신임지로 거주지와 이사화물을 이전한 교원 ※ 부임의 명 : 전보·파견·신규임용 등에 의해 새로 임용된 직위 소재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 구임지에서 신임지로 가지 않더라도 이전비를 지급하는 경우① 구임지가 아닌 지역의 거주지에서 신임지로 이전 : 부임의 명에 따라 신임지에서 근무하기 위해 이전한다는 것이 명백한 경우② 구임지에서 신임지가 아닌 인근지역으로 이전 : 신임지가 아닌 인근지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유(자녀교육, 경제사정, 배우자 직장 등)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③ 구임지가 아닌 지역의 거주지에서 신임지가 아닌 인근지역으로 이전 : ①과 ②의 조건을 충족 하는 경우- 지급제외 대상 : 동일 시·군 및 섬 안에서 이사하는 경우 ◎ 신청조건- 구임지에서 신임지로의 이사- 부임의 명을 받은 다음날부터 1년 이내의 이사- 이사일 다음날부터 6개월 이내의 신청 ◎ 구비서류- 주민등록등(초)본(거주지의 변경 확인), 국내여비(가족여비·이전비) 지급신청서, 이사화물 운송 명세(이동구간·이동거리·운송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 ※ 이사화물 운송명세는 일반적으로 이사견적서(이동구간·거리 포함)와 세금계산서(카드결제 영수증 등)를 제출하면 되며 간이영수증은 불인정 ◎ 지급액 기준 가족여비 ◎ 지급대상- 이전비 지급대상인 교원의 가족 :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직계비속(자녀, 손자, 증손자)으로 생계를 같이 하는 사람 ◎ 신청조건- 구임지에서 신임지로의 이사- 부임의 명을 받은 다음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가족의 이전- 이사일 다음날부터 6개월 이내의 신청 ◎ 신청 구비서류- 주민등록등(초)본, 국내여비(가족여비·이전비) 지급신청서, 운임과 숙박비의 사용명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 지급액 기준 ※ 전임지가 아닌 지역에서 가족을 불러오는 경우, 전임지에서 신임지로 이전하는 경우에 지급하는 금액 범위 내에서 지급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경기도 안산시에서 경기도 의정부시로 전보 발령을 받았는데 이전비를 지원받을 수 있나요?A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전비의 지급대상은 「공무원 여비 규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지급하며, 동일 시·군 및 동일 도서지역내 이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임의 명에 따라 거주지와 이사화물을 이전하는 공무원에게 지급합니다. 따라서 경기도 안산시에서 경기도 의정부시로 이전하는 경우 근무하는 시가 바뀌는 경우로서 이전비 지급대상이 됩니다. Q신규교사로 발령받았습니다. 현재 사는 곳은 경북 지역인데, 부산에 있는 학교로 발령받은 경우에도 이전비를 지원받을 수 있나요?A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전비는 「공무원 여비 규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전임지에서 신임지로 부임의 명을 받은 공무원에게 지급하는데, 부임의 명이란 전보·파견·신규임용 등의 행위를 통칭하는 것으로 신규발령을 받는 선생님께서도 이전비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Q이번에 신규로 임용됐는데, 교육청으로 발령 받았습니다. 이 경우도 이전비를 신청할 수 있습니까?A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전비는 학교로 발령받는 것뿐 아니라 교육청, 교육지원청, 연수원, 기타 공공기관에 현재 거주하는 지역과 시·군(도서 포함)를 달리하는 지역으로 발령받을 경우, 「공무원 여비 규정」 제19조 제1항에 따라 모두 신청이 가능합니다. Q이전비는 어디로 신청을 하면 되나요?A이전비는 신임지, 즉 새로 부임 받는 기관으로 지급을 신청하시면 됩니다. 학교의 경우 새로 부임 받은 학교행정실에 이전비 신청을 하시면 관련 서류양식을 안내해 줄 것이며 그에 맞춰 신청하시면 됩니다. Q이전비 신청을 할 때 본인이 이사화물을 직접 옮기면 이전비를 못 받나요? 그리고 이사하는 용달아저씨가 간이영수증을 주신다는데 이걸로도 이전비를 받을 수 있을까요?A이전비의 지급은 실비, 즉 이사화물의 이전에 따라 발생한 비용을 보전하는 성격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직접 이사화물을 옮기는 경우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전비의 지급이 불가합니다. 아울러 간이영수증은 증빙자료로 부적절하며, 이동구간, 이동거리, 운송비, 사다리차 또는 승강기 이용료(이용할 경우) 등이 나타나있는 증빙자료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위의 사항이 명시된 이사견적서와 세금계산서를 모두 받아두시면 됩니다. Q이전에 따른 가족여비도 지급이 되나요? 이전 시 가족여비의 지원에 필요한 서류는 어떤 것이 있나요?A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① 같이 이전하는 경우와 ② 이전 후에 가족을 불러오는 경우 모두 지급 가능합니다. 가족여비를 신청하고자 할 때는 「공무원 여비 규정」 제21조에 따라 가족여비는 부임의 명을 받은 다음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가족이 이전하고, 이전한 다음날부터 6개월 이내에 신청을 해야 지급받으실 수 있습니다.이전 시 가족여비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거주지의 변경, 운임과 숙박비의 사용명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거주지의 변경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등(초)본과 숙박비용과 교통비(철도, 선박, 항공, 자동차 운임 등) 영수증을 준비해야 하며, 신청하는 기관에서 제공하는 국내여비(가족여비·이전비) 지급신청서를 양식에 따라 작성 후 제출하시면 됩니다.
논어가 논어인 이유 지난 시간에 스승 공자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최초로 ‘사제’라는 인간관계의 모형을 만든 사람이라는 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요. 네, 공자는 사제관계를 만든 사람, 스승입니다. 그런 교육자 공자가 생각하는 제자의 존재란 무엇이었을까요? 아니면 그가 원하는 제자의 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와 제자들의 대화를 보면 그의 제자상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런데 그에 앞서 텍스트의 이름부터 이야기해 보고 싶네요. 묵자, 맹자, 장자, 순자 등 우리가 흔히 고대 중국의 고전이라는 제자백가 시대 텍스트는 대부분 특정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관자나 한비자도 그렇고요. 그런데 유독 논어만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도덕경도 있지 않냐 할 수 있지만, 도덕경은 노자로 많이 부르기도 하고 그 이전에 노자 자체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설도 있어 경우가 다릅니다. 하지만 공자는 엄연히 실존인물이고 논어라는 텍스트는 공자라는 사람의 사상을 오롯이 담고 있는데도,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논어의 뜻은 뭘까요? 한자 그대로 보시면 됩니다. 논(論)하고 어(語)한 책입니다. 인(仁)이란 가치에 대해서 논했고, 군자란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군자가 될 수 있는지, 군자의 인격상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했고, 예란 무엇이고 음악이란 시란 무엇이며 왜 배워야 하는지 논했죠. 또 그것들에 대해 어(語)한, 말씀하신 책이지요. 스승의 이름, 특정 사상가의 이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논하고 어한 것들, 말의 편린들을 제자들의 기억에서 끄집어내 편집한 책이 바로 논어입니다. 제 생각에는 제자들이 굳이 스승의 이름으로 경전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논어라는 이름만으로 충분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논(論)보다는 어(語)라는 글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어(語)를 그냥 언어라는 말과 같이 쓰는 ‘말씀 어’라는 글자로 알고 있지요. 그런데 사실 어(語)에는 그냥 ‘말하다’는 의미를 넘어 ‘답하다(reply)’라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그러니 논어는 공자가 단순히 ‘논’하고 ‘어’한 게 아니라 논하고, 답을 하고, 누군가의 말에 반응했던 상황을 채록한 것입니다. 일방소통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의 텍스트라는 거지요. 사실 그렇습니다. 논어에는 공자만이 아니라 제자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단순한 조연, 카메오, 엑스트라 정도가 아니라 자기 색을 충분히 드러내고 자기 이야기를 분명히 하는 경우가 많지요. 공자의 발언들은 그들의 말에 대한 반응과 답변인 경우가 많고요. 자왈(子曰),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로 시작하지 않는 부분도 많고 그렇게 시작해도 공자의 말에 제자들이 그냥 “예, 알겠습니다” 하고 심심하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그들 역시 반응을 하고 반박도 하며 때론 대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공자가 거기에 다시 반응하고 반박합니다. 그렇게 철저히 쌍방향 소통의 어록을 담은 텍스트이기에 논어는 ‘공자’가 아니라 ‘논어’가 된 걸 수도 있습니다. 정말 ‘논’하고 ‘어’한 책인 거죠. 주고받은 것을 기록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쟤는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다.” 공자가 일방적으로 ‘어’한 것도 아니고 제자들이 ‘어’하고 서로에게 반응하면서 논어란 텍스트가 만들어진 것은 사실 스승 공자가 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스승이 이렇다면 이런 줄 알아’가 아니라 제자들이 입을 열고 말을 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쌍방향 소통이 일어나 제자들이 조연 이상의 조연으로 등장하는 텍스트가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는 겁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안회는 나를 돕는 사람이 아니구나, 내 말에 찬성하지 않는 바가 없으니.” 공자가 선진편 4장에서 늘 자신의 말에 ‘예(yes)’ 하고 고개만 끄덕이는 제자 안회에게 한 말입니다. 보통 안연이라고도 하는 안회는 참 얌전한 청년이었죠. 물론 단순히 고개만 끄덕인 것은 아닙니다. 공자는 안회를 보고 위정편 9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종일 안회와 함께 이야기하였으나 회가 나의 말을 어기지 않는 것이 마치 바보 같아 보였다. 그러나 그가 물러난 후 그 사생활을 살펴보니 그대로 행하고 있더라. 회는 정녕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정말 조신한 청년이었던 거지요. 스승의 말에 늘 고개를 끄덕이고 스승에게서 배운 것을 일상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 어쩌면 우리 동양 사회에서 이상적인 제자의 상으로 많이 이야기하는 모습 아닐까요? 사실 나이 많으신 어른들은 적잖이 순하다는 정도를 넘어 순종적인 제자를 좋아하잖아요. 하지만 공자는 제자의 그런 모습을 싫어했습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죠. 분명히 자신의 말에 확실히 반응하지 않는 제자의 태도를 문제 삼았고 도움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공자는 반박도 하고, 자기 생각도 말하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종종 공야장편 26장 선진편 16장에서처럼 ‘나 어려워하지 말고 너희 생각을 이야기해 보려무나’라고 멍석도 깔아줬지요. 공자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교학상장’이라는 동반성장 가르침이란 것은 무엇일까요? 강의를 자주 하다 보니 가르침은 확대이고 심화학습 과정인 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을 가르치고 타인에게 내가 가진 것을 이해시키려 골몰하는 과정에서 이미 알던 지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하나라도 더 일러주고 싶다 보니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면서 지식이 확장되는 것이지요. 그뿐만 아니라 때론 나의 지식과 그 근거를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검토해보는 깊은 지적 성찰까지 하게 됩니다. 이런 일은 특히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에 의해 촉발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자극을 주는 질문자가 고마운 것이고요. 가르치는 사람 따로 있고, 가르침을 받는 사람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서로 같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좀 어려운 말을 쓰자면 교육과 가르침은 변증법적인 상호관계라 생각합니다. 그런 관계를 통해 서로의 지식이 확대되고 깊어지면서 성찰하고 지혜의 세계로 조금이라도 다가가는 게 교육과 가르침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기에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도 있고요. 상장(相長), 같이 성장해야죠. 그런데 그 교학상장, 동반성장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우선은 가르치는 사람의 노력과 준비가 중요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겠지요.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합니다. 질문하고, 용기 있게 지적도 하고, 반론도 펼쳐야지 않겠습니까? 안회처럼 묵묵부답으로 있으면 교학상장, 변증법적 동반 성장은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가 안회의 수동적인 모습에 못마땅했던 게 아닌가 싶네요. 여언(與言) 자공이 말했다. “가난해도 아첨함이 없으며 부유해도 교만함이 없으면 어떠하나이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가난을 의식하지 않고 인간적인 삶의 길을 찾아 만족하고, 부자는 돈을 의식하지 않고 겸손한 삶에 마음 쓴다면 더욱 좋겠지.” 다시 자공이 여쭈었다. “시경에 ‘옥이나 상아를 자른 다음 금강석으로 갈 듯이 조각한 다음 숫돌로 갈 듯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방금 말씀으로 그 말의 뜻을 알았습니다.” 선생께서 말씀하시길 “사야, 이제 너와 같이 시를 말할 수 있겠구나. 지난 것을 말하자, 올 것을 아는구나.” 제자가 묻고 의견을 말하자 답을 하는 스승이 제자의 경지를 인정하면서 칭찬을 하고. 이게 바로 공자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공자가 제자의 수준을 인정하며 ‘너와 같이 이제 시를 말할만하다’고 할 때 여언(與言)이라고 했습니다. 여(與)는 ‘같이’라는 뜻으로 같이 말할 수 있게 되었음을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그렇게 공자는 제자와 ‘여언’하기를 바랐나 봅니다. 또 ‘여언’의 수준까지 제자들이 올라오길 바랐나 봅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에 자공이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함이 없는 삶의 자세가 어떠하냐’고 물으니 공자가 ‘가(可)’라고 합니다. 괜찮다는 말이지만 정말 괜찮아 보이나요? 바로 뒤에 ‘하지만’이라면서 말을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지요? 그게 괜찮기는 하지만 거기에서 머물러선 안 된다는 거지요. 여기에서 ‘수우미양가’의 ‘가’가 나왔습니다. 네, 논어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선거’라는 말도 그렇고, ‘입실’이라는 말도 그렇고, 논어에서 기원한 말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수우미양가’의 ‘가’입니다. 공자는 팔일편 8장에서 자공이라는 제자 말고도 상(商) 또는 자하라는 제자에게도 ‘여언’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자하가 여쭈었다. “시에 ‘방긋 웃는 웃음에 입 맵시가 아름답고, 아름다운 눈동자에 눈매가 고우니 흰 바탕에 고운 채색이로다’라고 하는데 무엇을 말함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그림을 그릴 때 색칠을 한 후에야 바탕이 살아난다는 말이다.” 자하가 다시 말하기를 “예법이라는 것이 있은 후에 사람의 바탕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이군요.”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나를 일으켜주는 이는 우리 상이구나. 이제 더불어서 같이 시를 말할만하겠구나.” 제자가 자신의 말을 분명히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더욱 또렷하게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내자 공자가 ‘나를 일으켜 주는구나’라고 하지요. 제자의 반응, 적극적인 참여가 나를 가르쳐 주어 기쁘다는 말이지요. 그 제자에게 공자는 이제 나와 더불어서 시를 말할만하다고 합니다. 자공처럼 나와 더불어 이야기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인정한 거지요. 공자는 시를 매우 중시했습니다. 시를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배운 시를 통해 관계를 살찌우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야 ‘군자’라는 인격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공자가 자공과 자하에게 나와 더불어 시를 말할만하다고 칭찬한 것입니다. 제자와 더불어 이야기하고 싶은, 그래서 나를 세워주기를 바라는 스승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 그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로서 공자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 부분이고 또 늘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가르치는 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논어를 보면 제자의 수준, 학문 성숙의 단계를 네 단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가 입문(入門)입니다. 스승의 문하에 들어오는 거지요. 두 번째는 승당(升堂)입니다. 당 위에 올라서는 거지요. 세 번째는 바로 입실(入室)입니다. 스승의 방에 들어와 스승의 가르침을 직접 옆에서 받는 겁니다. 마지막이 바로 뭘까요? 전 여언(與言)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승과 같이 더불어 이야기하는, 스승을 자극하고 일으켜 세우고 동반성장의 파트너가 되는. 스승 공자가 제자에게 가장 바란 것은 그 학문 성숙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 서두에 던진 질문, 공자가 생각하는 제자의 상에 대한 답이 나온 듯하지요.
1971년은 신해년이었다. 1911년생인 북한의 주석 김일성이 회갑을 맞이한 해였고, 그가 회갑 잔치를 서울에서 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어린 학생들을 불안하게 했던 바로 그해였다. 이해에는 대한민국 역사에 기억될만한 몇 가지 사건과 사고가 이어졌다. 경기도 광주시(현 성남시) 철거민 단지에서 1만여 명이 대규모 소요를 일으켰고, 남북적십자사 대표가 분단 후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으며, 실미도에서 훈련받던 특수부대원들이 버스를 탈취해 서울로 진입했던 이른바 실미도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해 성탄절에는 서울 도심의 대연각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163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라밖에서는 우리가 중공으로 부르던 오랑캐 나라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고, 자유중국으로 부르던 우방 대만이 유엔에서 퇴출당했는가 하면, 독재자 이디 아민이 쿠데타로 우간다의 정권을 장악했고, 바레인과 카타르 등이 독립했다. 핑퐁외교로 미국과 중국이 다가서며 냉전이 완화되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대통령 댁의 자녀교육 무엇보다도 큰 사건은 이해 4월 27일에 있었던 제7대 대통령선거였다. 1963년과 1967년, 두 번의 선거에서 대통령 당선과 연임에 성공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둘째 임기 중반인 1969년 10월 21일, 삼선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재임을 세 번까지 가능하게 했다. 개정헌법에 따라 1971년 4월 27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박정희 후보는 서울, 경기에서 야당의 김대중 후보에게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에서의 압도적 승리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우리 정치에 지역감정이 뿌리내린 해였다. 다사다난한 1971년을 여는 새교육 신년호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육영수 여사와 단독 인터뷰 - 청와대의 가정교육’이었다.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특별 배려로 기자 두 명이 청와대를 방문해 청와대 가정교육의 이모저모를 보고 들을 흥미로운 기회를 가졌다. 당시 대통령 댁 자녀는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2학년에 진급 예정이었던 첫째 박근혜, 경기여자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둘째 박근령, 그리고 중학교 입학을 앞둔 막내 박지만이었다. 육 여사는 이 자리에서 자녀교육에 관한 몇 가지 뚜렷한 원칙과 소신을 피력했다. 그가 첫째로 강조한 덕목은 자율성과 책임감이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자칫하면 의존심이 길러질까 우려해 적어도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을 가장 주요한 지표로 삼아 교육한다고 강조했다. 일상의 언어생활, 예의범절 하나하나까지도 세심하게 관심을 쓰고 있는 육 여사의 모습에 기자들은 감탄하고 있었다. 둘째로 중시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었다. “자녀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가르치기보다는 평소 어른들이 모범된 생활을 하면 우리 자녀들은 은연중 그에 따르게 마련이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며 특히 당시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언어가 거칠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아름다운 말 속에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다는 것을 어린아이들에게 일깨워주는 동시에 우리글을 아끼고 가꾸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어려서부터 길러줘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셋째 강조점은 교우관계였다. 친구는 때에 따라 부모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세 자녀에게 되도록 편협한 교우관계는 피하도록 주의를 시키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누구하고든지 친구가 될 수 있는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하도록 당부하지요. 그리고 친구 사이라도 금전 문제만은 분명히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어려서부터 금전출납부를 사용하도록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하고 있다. 대선을 3개월 앞둔 영부인 미담 이 인터뷰에서는 세 자녀 중 특히 큰딸에 대한 기대와 신뢰감이 잘 드러났다. 비록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평소 문학서적을 중심으로 각 분야에 걸쳐 독서를 즐긴다는 것,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모두가 사려 깊고 신중해져서 엄마의 가장 이해 깊은 말벗이 돼주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음악 감상을 취미로 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했다. 엄마가 본 근혜 양의 단점은 외출을 별로 즐기지 않는 생활습관 정도였다.둘째 근령 양은 당시 경기여고 1학년생이었다. 언니와는 달리 매우 활달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가끔 친구 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청와대로 친구들을 초대해 즐겁게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공부보다 피아노를 치고 음악 감상하는 것을 좋아해 엄마의 꾸중을 받기도 하는 딸이었다. 후일 취미에 따라 서울대학교 작곡과에 진학한다. 셋째 지만 군은 누나들을 닮아서인지 음악을 즐겨 듣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그림에도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세 자녀 중 누구도 가정교사의 지도를 따로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육 여사는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지만 군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 시기에 입학 전형이 무시험 전형으로 바뀜으로써 세간의 비난이 있었다. 인터뷰의 마지막에는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육 여사의 따듯한 마음이 소개됐다. 하나는 그가 나서서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당시 지만 군이 다니던 초등학교 수십 명 결식아동의 배고픔을 해결해줬다는 미담이었다. 다른 하나는 며칠 전에 서울 시내 모 여교사가 임신 7개월의 무거운 몸으로 통근하다가 버스 속에서 숨졌다는 기사를 읽고 퍽 마음이 아팠다는 측은지심 이야기였다. 박봉으로 생활에 쪼들리고 있는 많은 교사에게 위로를 표시하는 모습도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인터뷰 기사는 7대 대통령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실렸다. 대통령 가족의 평범한 일상과 영부인의 따듯한 마음이 독자들에게 적잖이 다가갔을 것이다. 국가가 원하는 교육, 국가가 원하는 교육자 박정희 후보는 선거에 당선돼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새 임기의 시작과 함께 새마을운동이 요란하게 등장했다. 자조, 자립, 협동의 정신으로 낙후한 농촌을 근대화하자는 운동이었다. 이미 1950년대에 시작된 지역사회개발운동의 변형이었다. 교육자와 학교의 참여가 요구됐고, 이 또한 1950년대의 지역사회학교 건설 운동과 닮은 모습이었다. 유일한 차이는 그때보다 교육 당국의 요구가 더 강해져 거국적 운동으로 자리 잡은 것이었다. 교육자는 새마을운동의 지도자가 돼야 했고, 학교는 지역 새마을운동의 중심이 돼야 했다. 1972년에 들어서자 거의 매호 새마을교육 특집이 실리기 시작했다. 저명한 교육학자가 나서서 ‘교육자는 새마을 지도자’가 돼야 하고, ‘새마을 지도자는 또한 교육자’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유형진, ‘교육자로서의 새마을 지도자 역할’, 1972년 4월호). 1972년 4월호를 보면,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새마을교육 특집에 이어 게재된 제롬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을 소개하는 글은 마치 외계에서 온 편지글처럼 낯설게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1972년 6~8월호에는 주체적 민족사관과 국사교육을 강조하는 글들이 연이어 게재됐다. 강진철, 한영우, 김용덕 등이 필자로 참여해 국적 있는 교육을 강조했다. 1972년 8월호에는 국사교육강화위원회에서 제출한 ‘각급 학교에 있어서 국사교육 강화를 위한 국사 교육과정의 구조적 개정방안’이 게재됐다. 대학에서도 국사를 교양필수과목으로 하는 것을 포함한 이 방안은 결국 1974년의 국사교과서 국정화로 이어졌다. 이후 국사교과서는 2010년까지 국정 체제를 유지한다. 이런 흐름의 귀결은 1972년 10월에 선포된 유신이었다. ‘국내외의 어려운 정세에 대처하고 다가오는 남북통일의 대과업을 달성하자’는 명분으로 선언된 10월 유신은 1970년대 정치적 혼란의 출발점이 됐고, 1980년대까지 이어진 군부독재의 뿌리가 됐다. 국가가 강조하는 교육의 좌표는 민족 우선의 국적 있는 교육과 번영 우선의 새마을교육뿐이었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광풍 속에서도 일반 국민들은 일류 고등학교와 일류 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한 교육전쟁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재수는 필수고 삼수는 선택이었다. 대학은 반정부 시위와 휴교령으로 수업일수를 채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고, 학문의 자유는 헌법 조문에서만 간신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1970년대는 이렇듯 정치뿐 아니라 교육의 영역에도 지도자의 선의와는 반대로 어둠이 가득한 시대였다. 어두운 세상, 부모들의 교육적 열망은 그저 열망일 뿐 그 자녀들은 그들 나름의 세상을 향해 힘겹게 달려가고 있었다.
유채꽃과 왕벚나무꽃이 만개하는 4월! 영국의 시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 주리라’ 한 그 상징은 무엇일까. 재생과 함께 불안한 예언이 깔린 엘리엇의 시구처럼 4월은 만우절로 시작해 역설적인 사건이 많은 달이다. 제주 4·3사건, 세월호, 4·19 혁명 만우절이 지나면 곧 3일이다. 제주 4·3사건이 있던 날이다. 소설 ‘순이 삼촌’과 함께 내용을 소개하는 훈화를 해도 좋을 것이다. 이념과 사상이 이토록 오랫동안 뿌리 깊은 상처를 남기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 무서운 것은 인간의 이념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용서와 화해만이 해결의 방법임을 알려준다면 아이들도 새삼 새로운 안목을 얻을 것이다. 이어서 4월이면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 있다. 세월호 침몰이다. 246명의 경기 단원고등학교 학생을 포함해 304명이 생을 마감한 4월 16일, 슬픈 그 날은 올해 기독교의 부활절과 같은 날이다. 죽음과 부활, 과연 그 청춘들은 하늘에서 새롭게 부활할 것인가. 우연한 일치인지 타이타닉호도 4월 15일 침몰했다. 당시 사망자 대부분도 세월호 탑승자들처럼 ‘갑판 아래 그대로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연치고는 역사가 반복되는 느낌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세월호 사건이 있던 날을 ‘국민안전의 날’로 만들고 화재 및 지진 시 대피요령 매뉴얼을 만들었다. 사후약방문이라 할까. 아직 그 여파가 남아 있는 올해 4월이면 학교에서는 ‘세월호’ 관련 추념식을 할 수도 있겠다. 학생회 주관으로 리본 달기와 편지쓰기 등을 진행할 수도 있다. 등굣길에 이런저런 행사를 하면 철없는 아이들도 이때만큼은 숙연한 자세로 세상을 인식한다. 철부지에서 성숙한 시민의 표정을 갖춘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4·19 혁명이 일어난 19일이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특별한 훈화 없이 이날을 지나쳐 버리는데, 담임이나 사회과 교사들은 이날에 남다른 의미를 둬야 한다. 최근 우리의 정치광장만 봐도 불의가 정의를 농락하는 시대에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바른 역사가 필요한지, 가치관의 중심을 어떻게 잡아가야 하는지 깨우쳐 줘야 할 것이다. 그날, 그 어린 마산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왜 교사들의 만류에도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선생님께서는 평소 우리에게 정의를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왜 침묵하십니까” 하며 분연히 떨쳐 일어나던 아이들을 회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리다. 바다에서 김주열의 시신이 떠오르고, 민주주의가 유린당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줘야 한다. 학교에서 정의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해주지 못하면 아이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작금 보는 것처럼 불의에 야합하는 모리배가 될 것이다. 희망을 심어주는 상담 중요한 사건만 있는 달은 아니다. 4월의 학사일정을 달력에 표시해두고 준비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 상담주간으로 상담을 시작한다. 학생을 담당한 지 얼마 안 돼 자료가 부족하고 아직 시험도 치르지 않아 성적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할지라도 상담은 만남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대부분 교사는 성적상담을 주된 내용으로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성적 여하를 떠나 편안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부모의 교육관이나 아이의 환경 등을 들어볼 수 있다. 상담이 꼭 공부에만 매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바른 인성을 갖고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남다른 특기나 재능이 있다면 아낌없이 그 능력을 칭찬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학부모를 기분 좋게 해주는 상담은 아이에게도 희망을 심어준다. 혹 가정결손이 있거나 말 못한 고민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애긍의 마음으로 학부모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이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외부활동은 교육적 효과에 초점을 화단에서 개나리꽃이 노랗게 물드는 4월. 초등학교에서는 체험활동이나 답사, 수련활동을 간다. 체험활동을 기획할 때는 가급적 교육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놀이공원이나 야외로 나가 바깥바람이나 쐬고 오는 정도라면 체험활동이라고 하기엔 남는 게 없다. 요즘은 실질적인 과학실험을 하거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박물관에 가서 미리 내준 과제를 조사해 제출하도록 하거나 생태체험을 해도 좋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동안에 학생들이 스마트폰 게임에 몰두하거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것에 치중하지 않도록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자연 생태와의 교감을 하도록 강조해주면 좋다. 특히 교사는 학생 안전에 신경을 쓰면서 현장에 학생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교사끼리 따로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외부활동에는 진로 탐색이나 동아리 활동도 있다. 특히 동아리 활동은 미리 학교에서 다양한 부서를 개설하고 학생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신청하게 도와야 하는데 그냥 형식적인 동아리로 구성돼 매우 식상한 경우도 있다. 요즘에는 로봇이나 드론 동아리, 과학실험 동아리들을 갖추고 과학의 달에 즈음해 외부 강사를 초빙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은 동아리를 개설해야 한다. 연이은 각종 평가 챙겨야 4월에는 신학기에 처음 치르는 시험도 있다. 초등학교라면 수시평가가 있겠고, 고등학교는 영어 듣기평가, 전국연합학력평가, 1차 지필 평가가 4월 중순부터 말까지 몰려 있다. 아마 담임교사는 성적에 관한 욕심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훈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냥 ‘공부 열심히 해라’가 아니라 ‘공부는 인생에 대한 예의’라는 점을 일깨우며, 그동안 역경을 극복하고 큰 뜻을 이룬 사례를 들려주면 동기유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어느 판사의 어린 시절. 가난한 시골에서 십리 길을 걸어 통학했다는데, 아침마다 어머니가 등굣길을 배웅하면서 몰래 날달걀을 주더란다. 하나밖에 없으니 가면서 동생들 몰래 먹으라고. 그런데 그 달걀은 겨울철임에도 늘 따뜻한 것이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나중에 보니 차가운 달걀을 어머니가 가슴에 품고 있다가 꺼내주는 것이었다. 아이가 그 사실을 알고 눈물 흘리며 꼭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고, 그래서 판사가 됐다는 얘기. 지금 들어도 가슴 찡한 얘기다. 아이들을 위한 훈화도 이처럼 진정성과 감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중·고등학교에서는 지필 평가에 따른 성적관리협의회를 할 것이다. 이때는 지필 평가와 수행평가의 비율과 기준안을 잘 고려해 만들어야 한다. 시험에 대한 문항제작 기준도 신뢰성 있게 잘 만들어야 한다. 상위권과 중·하위권을 위한 변별력도 조정해야 하는데, 작년에 출제했던 것을 짜깁기하거나 시중 출판사의 문제를 낸다든지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공들여서 직접 문항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은 부모도 학력이 높아서 문제를 보면 교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판가름한다. 따라서 좀 노련한 문항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상호 존중의 회식문화 그리고 더운 날이 많은 4월이면 중·고등학교에서는 동복을 벗고 춘추복을 혼용한다. 이때 학생들의 복장이 많이 어수선해지는데 학교에서 ‘교복 물려주기’ 사업을 한다면 성장기에 교복이 작아진 학생에게는 선배들이 남겨둔 교복을 물려 입히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남학생들의 경우 옷을 지저분하게 입지 않도록 하고, ‘아이돌’ 의상처럼 변형시켜 입지 않도록 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고’가 있어서는 안 된다. 항상 공평하게 같은 목소리로 지도해야 학교가 바로 선다. 아직 학급 환경정리가 덜 된 학급이 있다면, 환경미화를 청결과 단순함에 초점을 맞춰 해야 한다. 무당집처럼 알록달록 산만하게 할 필요는 없다. 저학년의 경우라면 생명과 생태의 소중함을 알게끔 화분과 어항을 비치해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게시판을 중심으로 한 정보전달에 치중해야 한다. 다양한 진로 분야, 입시 정보, 학습 게시물을 비치해 꾸며줘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교실 청결이다. 차분하고 깨끗한 교실에 들어가면 수업에 열의가 생기면서 아이들 모두가 예뻐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제 학년회식이 남았는데, 회식문화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가족개념으로 선후배를 넘어 형제처럼 뭉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건강식으로 식사하고 귀가하는 다소 실리적인 경향이 많다. 장단점이 있지만 세태의 변화를 어쩔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상호 존중하며, 서로 조언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면 그 행복의 몫은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르침의 보람이다.
굳이 “한 사람의 충실성과 가치는 독서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그 이상으로 무엇을 읽는가가 중요하다(매슈 아널드)”, “누구든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을 한 시간 동안 읽는다면 반드시 더 나은 존재가 되고, 더 행복해질 것이다(존 러벅)”,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르네 데카르트)”는 말을 상기할 필요는 없다. 독서의 중요성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삶은 곧 경험이고 인간은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다.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미래로 가는 문도 넓어진다. 문제는 인간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앞서간 사람들의 수많은 경험을 담은 책은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주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의 양식이자 지혜의 샘물인 책은 그래서 청소년의 지적 성장에 최고의 보약이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이 독서를 권하지 않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오로지 입시가 모든 교육적 가치를 삼켜버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인한 기계적 학습에 매몰되다 보니 독서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 국민 독서실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교생의 독서량은 월 0.7권, 연간 8.9권으로 집계됐다. 입시에 찌들어 마음의 양식으로 한 달에 책 한 권도 채 읽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일그러진 현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서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최근 대학입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 전형의 핵심평가 자료인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교생의 경우 총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는 해당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기록하는데 그중에 독서의 동기, 과정, 영향 등을 정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독서활동상황이 비교과 항목 가운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학은 학문하는 곳으로 아무래도 학문적 자질을 평가하는 데 독서활동만큼 유용한 자료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수업시간에도 교과 내용과 연관된 폭넓은 독서활동이 심화학습으로 추가되고 있고, 획일적으로 문제풀이에 치중하는 자율학습시간에도 양서(良書)를 손에 든 학생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게 됐다. 학생부에 기록하는 독서활동상황은 학생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담당 교사가 읽고 그 내용을 요약해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성된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는 만약 학생이 책을 읽지 않고 인터넷에서 독후감을 베껴서 제출하면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사실상 거짓 기록을 하는 셈이 되고 만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사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진행 과정에서 걸러지고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대부분 1단계에서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같은 자료를 토대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에 2단계에서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이때 면접 과정에서 독서의 사실 여부를 묻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어 학생부 기록을 위해 거짓 독서 내용을 제출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도 근래 들어 중식과 석식을 마친 학생들이 여가를 이용해 책을 읽거나 빌리기 위해 도서관으로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도입으로 공교육 현장에 나타난 긍정적 현상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독서의 활성화일 것이다. 수업에서도 교사 중심으로 진행되던 획일적 수업이 학생중심의 탐구와 발표 수업으로 변화하면서 배경지식을 확장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독서활동이 강화되고 있기도 하다. 또 창의적 체험활동의 동아리나 진로활동에서도 연구 과제를 정해놓고 내용 이해와 더불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관련 도서를 읽고 그 내용을 활용해 결과를 도출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삼십 년 가까이 고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필자도 비록 대입 전형의 일환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책을 읽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교육의 정체성을 되찾은 것 같아 마음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교육부가 2017학년도 학생부 기재요령을 발표하면서 가까스로 살아나던 독서활동이 위축될 상황에 놓이게 됐다. 독서활동상황에 독서 관심분야, 읽은 책, 특이사항 등 독서성향과 이력을 기재할 수 있었던 것이 책 제목과 저자로 한정해 이력만 기재하도록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최대 입력 가능 글자 수도 공통 1000자에서 500자로, 과목별 500자에서 250자로 줄었다. 책 제목과 저자만 적게 되면 학생들이 독후감을 작성할 필요가 없어지고 독서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교사가 학생의 독서활동을 직접 관찰하고 독서성향을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과 교사의 업무부담이 높아 이를 완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발표 내용을 보면 애초 독서활동의 신뢰성에 의문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과 교사의 업무부담 완화를 위해서라면 독서활동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용인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제 막 교육현장에 자리 잡고 있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안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생부 기록을 제한하기보다는 오히려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결과만 기록하는 학생부는 객관식 시험과 다를 바 없다. 특히 독서는 개인의 성향과 관심 등 학문적 자질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독서활동상황 기록의 제한은 교사의 편의를 따르다 결국 학생부 종합전형 자체의 취지를 훼손하는 개악과 다름이 없다. 성공하는 사람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평소 독서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 독서로 인한 효과는 단시일 내에 나타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습관처럼 쌓이고 쌓여 내공이 다져진 후에야 비로소 효과가 나타난다. 마치 콩나물을 키우는 원리와 같다. 콩에 물을 주면 그 물은 대부분 흘러내리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싹이 트고 뿌리를 내려 콩나물이 되는 것처럼, 독서는 책장을 넘기는 습관이 쌓이고 쌓여 내면이 살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독서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그 독서 습관은 스스로 터득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고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다져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부 독서활동 기록 제한을 재고하는 것이 맞고 오히려 지금보다 더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파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가적으로 정말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국가는 대혼란에 빠졌다. 국민들은 대규모 촛불과 태극기 시위대로 분열돼 극렬하게 대립했다. 우리 자녀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불행한 국가적 사태지만 모든 국민에게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기 바란다. 이제는 60일의 짧은 일정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역대 최악의 여건 속에서 5월 9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출마의 뜻을 비친 사람은 30명에 이른다. 이들 중 20여 명은 국민들이 전혀 후보감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떨어진 대통령직의 위신이 이들로 인해 더 우스운 자리로 전락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든, 더 큰 걱정은 난립한 후보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合從連橫)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급조한 공약들을 남발한다는 데 있다.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서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정책이랍시고 발표하는 것을 책임 있는 공약이라 할 수는 없다. 사회 분야마다 기대하는 대통령상은 다르다. 경제 대통령, 안보 대통령, 문화 대통령 등등. 교육계도 교육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옳은 주장이고 당연히 해야 할 주장이다. 그런데 교육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인가? 교육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교육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대통령, 사교육과 같은 고질적인 교육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대통령, 4차 산업사회에 맞는 교육체제를 구축하는 대통령, 아니면 국민들에게 교육적인 모범을 보여주는 대통령? 지금의 후보자 중에 이 중 하나의 모습이라도 5년 임기 중에 제대로 보여줄 사람이 있는가? 우리 정치 풍토에서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은 허구다. 대통령을 ‘자리’로 탐하는 정치인에게 교육은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일 뿐이다. 이들에게 백 년 교육의 비전을 기대하고 그 짧은 임기에 실행까지 해주기 바라는 것은 하루살이에게 10일간의 장기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교육계는 감이 안 되는 후보자들이 졸속으로 만들어서 그럴듯하게 포장해 내보이는 교육 공약(空約)들을 경계해야 한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약속한 교육 공약들은 지키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총리실과 교육부에서 실천의 과정과 결과를 분기별, 연도별로 반드시 챙긴다. 대통령의 치적에 대한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교육 공약들이 국민들의 표를 낚기 위한 인기영합주의적인 것이거나 설익은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잘못된 공약도 공약이다. 따라서 정부는 실천 여부를 평가하고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망가진 5년간 교육의 악영향은 50년이 지난 후에야 나타날 수 있다. 대통령 후보자는 교육 공약을 급하게 만들어 내놓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보다는 차라리 교육에 관한 자신의 철학, 문제의식, 교육 관련 실적 그리고 자녀 교육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보여주기 바란다. 그리고 교육계에 다음과 같이 천명하는 것이다. “짧은 기간에 설익은 교육 공약을 만드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에 불과합니다. 선생님의 임기는 대통령보다 5~6배는 깁니다. 그러니 제가 비워놓은 공약은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채워주십시오!”
국어 시간에 교실 안이 시끌벅적 ‘호호, 하하’ 학생들의 움직임으로 활발하다. ‘완득이와 함께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진로융합주제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시간에는 자신의 적성을 알고 친구의 적성도 찾아 주는 활동으로 59가지 적성카드 스티커로 서로의 적성을 찾아 붙여주느라 분주하다. 소설 속 주인공 완득이는 다문화 가정에서 사회적 약자인 난쟁이 아버지와 가난하게 살며 꿈을 가지지 못한 학교의 부적응 학생이다. 그런 완득이가 격투기 선수가 될 꿈을 키워가게 되고 집을 나갔던 엄마가 돌아오면서 다시 희망을 찾아 일어서는 과정이 소설 속에서 그려진다. 학생들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자신의 적성을 찾아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탐색하는 학생활동 중심 수업에 참여하는 중이다. 이렇게 교과 수업과 함께 그에 따른 진로 탐색 과정을 연계해 학생활동 중심 수업으로 진행하는 수업모형이 학교 현장에서 퍼지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학생 참여형 수업과 진로 탐색을 위한 융합수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진로 탐색이 전부가 아니다 2016년 1월 21일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앞서 교육부는 2013~2015년 시범운영을 한 42개 연구학교와 2437개 희망학교, 42개 일반학교의 교육적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학생·교사·학부모 12만 1979명이었다. 학생은 ‘다양한 활동으로 공부하는 재미와 친구 사이도 좋아졌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연구학교 학생의 만족도는 일반학교에 비해 1.9배 상승했다. 교사도 ‘동료 사이의 소통이 좋아졌고 가르치는 보람이 높다’며 만족도가 일반학교에 비해 1.6배 상승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실제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부모 집단이 ‘자녀와의 대화가 많아졌고, 자녀의 학습태도 변화에도 만족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일반학교에 비해 만족도가 2.8배 상승한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근거로 2016학년도부터 3200여 개에 달하는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지 1년을 맞은 이 시점에 다시 한 번 자유학기제의 교육적 의미를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의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의 부담은 덜어내고 진로 탐색과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진로 탐색과 체험활동이 전부가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 자유학기제 온라인정보시스템의 설명을 보면 이 점이 좀 더 분명해지는데 “자유학기제에서 자유의 의미는 시험부담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하며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현할 수 있도록 토론, 실습과 같은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토론, 실습 등으로 유연하고 자유롭게 학생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학기란 의미다. 사실 ‘시험부담으로부터의 자유’라는 말도, 지필 정기고사를 말하는 것일 뿐이다. 자유학기 동안 지필 정기고사는 치르지 않으나, 대신 과정평가로 학생들의 활동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게 되고, 비교과 영역으로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까지 된다. 관건은 토론, 실습 등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활용한 학생 중심 수업과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과정 평가다. 다시 말해, 교실수업과 평가제도의 개선이 자유학기제의 핵심이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진로를 탐색하고 다양한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기주도적 학습이 이뤄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말하자면 그간 비판받아온 강의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개선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찾고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다가선 학교의 자유 자유학기는 오전에는 기본교과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자율과정으로 주제선택 활동, 진로 탐색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 등으로 교육과정을 170시간 이상 편성해 운영된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학교별로 4가지 영역 중 어느 한 부분을 선택해 운영하기도 했으나, 전면 시행을 하면서 여러 결과를 종합해 자율과정 편성을 각 학교 여건에 맞게 맞춤형으로 혼합해 운영해도 무방하게 됐다. 주제선택 활동은 학생의 흥미나 관심사에 맞는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학생 중심의 인문사회·탐구·교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진로 탐색 활동은 학생이 적성과 소질을 탐색하면서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진로교육을 하는 활동이다. 예술·체육 활동은 다양하고 내실 있는 예술·체육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소질과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다.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공통된 관심사를 기반으로 조직·운영된 학생 자치활동의 활성화와 특기적성 개발을 위한 활동이 중점적 내용이다. 이런 활동을 각 학교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혼합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할 수 있게 돼, 사실 학생만 자유를 얻은 것이 아니라 학교도 교육과정 운영의 자유를 더 확보한 셈이 된다. 교사의 수업 개선 열정 확산 자유학기제의 수업은 기본교과 시간에서 1단위씩 내려 자율과정으로 편성하다 보니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수적인 요건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5단위였던 국어수업을 4단위 안에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교과서를 전반적으로 핵심성취기준에 따라 재구성하고, 교실수업 방법 개선을 교과별로 협의해 필수학습요소에 따른 기초학습내용 완전학습과 교과 핵심성취기준, 진도, 주제 등을 정한다. 이 과정에서 타 교과와 협의해 융합수업을 마련하기도 한다. 지필고사가 없지만 학생의 성장·발달에 초점을 둔 과정중심 평가로 학생이 자유학기제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에 발표수업, 조별 프로젝트, 토론·토의 수업 등을 진행하면서 학생의 성장 과정과 학업성취도를 기록해 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교사는 기존보다 더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명분이 생겼고, 재구성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교사에게는 교육과정 재구성의 전문성이 더 요구됐지만, 교과서를 빼놓지 않고 진도 안에 다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을 벗어나 교육과정 재구성과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활용할 자유가 생긴 것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학교 현장은 어느 때보다도 교사들의 수업 개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바람직한 수업 자료나 결과가 많이 산출되면서 자유학기제뿐 아니라 일반학기 전반에 강의식 수업이 아닌 학생참여형 활동 수업의 열기가 번지고 있다. 확산하는 자유학기제 효과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은 교실 내의 변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먼저, 연구하는 교직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교사들의 자유학기제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교사 연수가 정부의 지원으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런 연수들은 그 내용 자체도 교사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됐으나, 교사 간 수업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교수·학습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수업을 연구하고 실현하는 열린 분위기가 조성된 점이 더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다음으로, 학부모와 지역의 교육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교육부는 2016학년도 2학기에 전국 4만 2370개 진로체험처와 8만 7556개 프로그램을 확보해 자유학기제 운영을 지원했다. 시·도교육청과 단위학교별로도 학생들의 체험 효율성을 위해 학부모 봉사단을 구성해 학교활동을 지원했다. 이렇게 지역 네트워크를 통한 자유학기제 진로체험처와 진로체험 봉사단 발굴을 지원한 결과 학교와 지역사회, 학부모가 공동으로 학교교육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게 됐다. 지역 인프라를 활용하다 보니 학교 교육활동의 범위도 늘어났다. 자유학기제의 가장 큰 핵심은 학생 각자의 꿈과 끼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실수업과 평가를 개선하는 데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교과 내용과 연계한 진로융합 수업 등을 통해 진로교육까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 연구하는 교사, 학교 자율성 존중 필요 자유학기제는 지필 평가 대신 과정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과정평가와 함께 수반된 수업의 변화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소통, 공감 능력,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문제해결력 등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바람직한 교육 방법을 도입하고 공유하는 기회가 됐다. 지난날의 강의 위주의 수업과 주입식, 암기식 교육은 4차 산업혁명이 몰려오는 지금, 급변하는 시대를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자유학기제가 우리에게 던져 준 핵심은 ‘학생 중심의 교육’에 있다. 그러므로 자유학기제를 통해 다양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자유학기의 성과가 한 학기만의 특별한 체험에 그치지 않고 중·고교 과정 전체와 맞물릴 수 있도록 현시대에 맞는 교육정책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학기를 토대로 진로, 동아리 활동 등을 연계해 학생들의 진로설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생활동 중심 수업과 과정중심의 평가 등 교실수업을 개선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외부 강사의 일회성 연수가 아닌, 교사 스스로 교실수업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갖고 전문적 학습연구동아리를 만들어 공유하며 연구해 갈 필요가 있다. 교육 당국도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가 중·고등학교 6년 중 한 학기에 국한된다는 것은 너무 아쉽다. 중학교 1학년에만 시행하고 다시 5년 6개월 동안 기존 방식의 교육을 받는 생활로 돌아간다면 과연 자유학기제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본교 1학년 학생의 말이 “선생님, 내년에 2학년 올라가면 수업이 재미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일반학기 연계 정책이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내년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중학교에 도입된다. 개정 교육과정은 과정중심 평가와 진로 탐색 부분을 강조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미래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런 교육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유학기제의 장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의 장점이 일반학기에도 이어져 교육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가져오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자유학기제로 만난 꿈이 ‘꿈 너머 꿈으로’ 날개를 달고 교육 현장 깊숙이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
부산 북구의 신도시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용수중학교는 30학급의 대규모 학교로 우수한 학생, 교육에 관심이 매우 많은 학부모로 구성돼 있다. 불안감과 함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2013학년도부터 자유학기제 운영을 시작했다. 다음 해 어느 정도 정착되기 시작했고, 2015학년도에는 완전히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행사·체험 대신 다양한 선택활동 교사들은 안정적으로 자유학기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학교는 1학년 담임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교사들이 자유학기를 두려워하지 않자 가장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능력 있는 교사들이 1학년 담임을 먼저 지원하게 됐다. 3년간 연속적으로 자유학기 연구학교를 운영했기에 자유학기에 대한 이해와 관련 프로그램 진행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축적됐다. 그러면서 좋았던 점은 더 발전시키고 좋지 않았던 점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관리자의 포용력과 결단력도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사 간의 끈끈한 정이 쌓이고 서로 불만을 말하기보다는 의논하면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학교 분위기도 3년간 자유학기를 운영한 큰 효과라 볼 수 있다. 3년쯤 되니 지나친 행사 위주의 프로그램은 정리했고 외부 체험 행사는 2학년과 3학년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진로체험의 수는 줄이고 1학기에 이뤄지는 1학년 수련회를 2학기에 시도하는 등 학사 일정이 교과 수업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조율했다.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진로 프로그램 운영 시수 확보에 부담을 줄이고, 10개 반에 16과목 정도 만들어 한 과목에 학생 수를 20명 이내로 줄여 체험 위주의 주제선택 프로그램을 새로 편성했다. 예술·스포츠 선택 프로그램도 8개 선택해 진행하게 됐다. 학생들도 3개 학년이 모두 자유학기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고르게 갖게 돼 자유학기 운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학부모들도 자유학기를 즐기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부모 진로코치, 수석교사가 운영하는 학부모 동아리, 우리 마을 진로체험, 직업인 체험 등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학부모 참여가 능동적, 긍정적으로 이뤄졌다. 핵심은 결국 수업과 평가 개선 그러나 연구학교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단연코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다. 학교와 교사가 끝없는 노력을 해야 했지만, 그 결과 진정한 자유학기를 즐기게 되는 학생활동 위주의 수업이 활성화됐다.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행착오와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용수중학교의 자유학기 교육과정은 학생 중심(Student Oriented), 주제 중심(Subject Oriented), 선택 중심(Selection Oriented), 자기주도(Self-Directed)의 4S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4S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면서 핵심성취기준에 근거한 수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교과 간 융합수업이나 블록타임제를 활용하기도 했다. 6개 교과에 걸친 블록타임제 운영은 활동 중심 수업 및 과정 중심 평가를 가능하게 했고, 수업개선을 통한 미래역량 강화에 기여했다. 핵심성취기준 중심의 학생활동 위주의 수업 활성화와 수시로 이뤄지는 과정 중심 평가로 학습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많이 감소했고, 이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교사 역량 강화가 성공의 전제 돌이켜보면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먼저 교사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했다. 이를 위해 학교는 재정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연수를 시행했다. 교사도 수업과 평가 개선을 위해 밤잠을 설쳐가면서 연구하고 컨설팅도 받으며 미래역량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정체돼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끝없이 연구하며 노력하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찾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학생들도 과목별 참여활동 중심 수업으로 스스로 꿈을 찾아갈 능력을 배양했다. 직업과 진로 교과 시간에 다양한 적성진단 도구를 활용해 자기 이해 능력을 신장시키고 진로 탐색과 미래설계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동시에 다양한 자율 선택활동을 운영했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활동 프로그램 내용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제 빛깔을 점차 찾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관리자와 학부모 협조도 필수 그리고 교사와 학생만이 학교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 마인드의 관리자, 학교의 재정적 지원, 적극적이면서 긍정적인 학부모의 협조가 있었기에 성공적인 자유학기 운영이 가능했다. 특히 용수중학교는 중산층 중심의 학교 환경을 갖고 있어 자유학기 학부모 교육을 통해 자녀의 진로지도 역량 강화에 주력했다. 광범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발굴과 활용은 ‘롤 모델 탐색의 날’, ‘진로 탐색의 날’, ‘길 마중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선택활동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진로 탐색 활동을 가능하게 해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참여 동기를 부여했다.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첫해가 지났다. 긍정적인 취지와 우수사례만 주목하면 한없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 첫걸음을 뗀 지금의 상태에서는 보완할 점도, 개선할 점도 많이 남아있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우선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자유학기제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목표로 도입됐다.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행복교육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다. 자유학기제는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려 하기보다는 먼저 먼바다를 꿈꾸게 하라’는 말을 실천하며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하고 싶으며, 무엇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꿈꾼다. 무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을 참되고 유능한 인간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 자유학기제는 교육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를 위해 교육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변화된 것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 교육의 변화는 곧 학교의 교육력과 역량 강화다. 핵심성취기준을 토대로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울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하고, 프로젝트 수업 등 창의적 문제해결력 신장을 목표로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 혁신을 이루고, 지필 고사에 매몰되지 않은 과정 평가로 진정한 배움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교사는 수업모형 개발과 수업개선 연구에 매진하고, 연수와 수업사례 공유도 늘어났다. 지역과 연계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하는 지역교육 생태계 조성이 이뤄진 것도 학교의 역량이 강화된 부분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교육 주체들 간의 소통과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됐고,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자 학생들도 자기주도적 탐색이 가능하게 됐다. 필연적으로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유연화, 교수·학습 방법의 다양화, 평가방법의 변화를 통한 학교교육과정 개선이 있어야 했고, 다양한 학생 수요 기반의 참여·활동형 프로그램의 확대는 단위학교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가능케 했다. 교사와 학교 역량 지속 강화 필요 자유학기제가 비교적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아직 과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학교교육과정이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학교여건과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데, 아직은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에 한계가 있는 학교도 많이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해 다 함께 참여하는 학교 운영 체제가 기능해야 한다는 선결 과제도 있다. 단위학교의 여건과 학생들의 관심사를 고려한 선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질적이고 유용한 프로그램 운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은 물론 역량도 더 강화돼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릴 운영 방안이 필요한 학교도 아직은 많다. 특히 수업 개선에서 학생 참여 중심의 다양한 교수·학습 모형과 방법의 구안이 필요하다. 일부 우수한 교사들만 성공하는 자유학기제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교과 역량을 반영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진로·인성 관련 요소를 추출한 후 진로 탐색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교사 연수와 연구도 더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강의 중심, 전달 중심의 일방적인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교실 수업 개선에 대한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는 핵심성취기준 기반의 수업 효율화를 위해 토론, 문제 해결, 의사소통을 통한 수업 방식을 활성화해야 한다. 도덕, 기술·가정, 예술·체육은 실험·실습·체험학습을 강화하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개인 또는 조별 프로젝트 학습을 확대해야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생 참여형 수업도 확대하고, 수업과 연계된 과정 중심 평가 방법을 모든 교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해야 한다. 평가 결과가 학생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에 기록된 사항을 활용하는 노력도 더 필요하다. 아직 전면 시행 1년밖에 안 돼 부족한 자유학기제에 대한 인식도 환기해야 교사는 물론 학부모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자유학기제가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 지도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든다. 2013년 5월 발표한 교육부의 계획에 따르면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중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정책이다. 이런 기조하에 그동안 자유학기제는 수많은 교사의 노력과 함께 4년간 꾸준히 확산돼 왔다. 2013학년도 2학기에 42개 연구학교에서 시범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4학년도에는 80개 연구학교와 731개의 희망학교가 자유학기를 운영했다. 2015학년도에는 희망학교의 수가 2551개교로 늘었다. 당초 교육부의 목표보다 희망학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에 힘입어 2016학년도부터 3200여개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 첫해, 학생과 교사들은 어떤 경험을 했을까? 시험이 없어진 교실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교사들이 보고한 수업 우수 사례들에서 자유학기 중 학생과 교사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생, 교사 모두 만족도 증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2016학년도 자유학기제 운영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자유학기제를 경험하기 이전과 비교해 자유학기제 이후 교사와 학생 모두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했다. 5점 척도로 학생은 3.82에서 3.96으로 0.14점, 교사는 3.89에서 4.12로 0.23점 증가했다. (그래픽 참조) 특히 학생의 학교생활 행복감이나 수업 참여와 같은 하위 영역에서 만족도가 각각 0.14, 0.15점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끌어내지 못해 ‘잠자는 교실’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학교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교사 설문 결과에서도, 교육과정 및 수업이나 교사 역량과 같은 하위 영역에서 만족도가 각각 0.27, 0.19점 등 상당한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자유학기를 경험하면서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전문성 신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교사의 헌신으로 수업과 평가 혁신 자유학기제가 학교에 가져온 변화들을 얘기할 때,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진로 체험 활동과 같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이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학생의 학습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이는 대단히 중요한 변화이다. 그러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덧붙이는 ‘더하기’ 방식의 변화 외에 더 중요한 변화가 있다. 자유학기 수업에서 교사들은 혁신적인 수업과 평가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교과 프로그램을 다른 차원으로 변모시켰다. 이를 앞서의 ‘더하기 방식’의 변화와 비교해서 말하면 ‘곱하기 방식’의 변화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간한 ‘자유학기제 과정 중심 평가·기록 자료집’에 소개된 자유학기제 수업 사례를 보면 ‘찰흙으로 신라 시대 토우를 빚는 역사 시간’, ‘직접 제작한 게임을 통해 이온식을 배우는 과학 시간’ 등과 같이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해 효과적인 학습이 이뤄지게 하는 수업들이 보인다. 또한 교사에 의한 관찰 평가 이외에도 학생들의 자기성찰평가나 동료평가 등을 통해 학습 과정 중에 발생한 학생의 다양한 성취들을 평가하려는 시도가 자유학기제 평가의 주된 모습이다. 기존의 것을 유지하면서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을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수업 자체를 혁신하는 ‘곱하기 방식’의 변화는 교사들의 높은 수준의 교수 역량과 헌신 없이는 나타나기 힘든 변화다. ‘더하기 방식’의 변화는 학교생활 일부를 변화시켰지만, 교사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곱하기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학교생활 전체를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있었기에, 앞서 소개한 만족도 조사 결과와 같이,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향상됐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학교에서 더 행복하게 생활하게 됐고, 교사들 역시 전문직업인으로서 더욱 성장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됐다. 자유학기와 일반학기와의 연계 한국교육개발원의 ‘자유학기제 운영 개선 방안 연구’를 보면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2016학년도에는 전면 시행 외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시도가 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자유학기에서 이뤄진 변화를 일반학기에서도 지속시키려는 ‘연계 학기’ 운영을 연구하는 학교들이 등장한 것이다. 연계 학기를 연구하는 학교가 등장한 것은 학교 현장에서 자유학기 이후에도 변화된 수업 방식을 유지하려는 선생님들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유학기를 통해 ‘곱하기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교사들은 수업방법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생기고 자신감이 증가했다. 또한, 새로운 수업방법에 익숙해진 학생들의 반응과 요구를 교사의 입장에서 외면하기 힘들기도 했다. 그 결과 자유학기에서 나타난 ‘곱하기 방식’의 변화가 일반학기로 확산됐다. 자유학기제가 기존의 교육과정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더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됐다면 ‘연계 학기’ 아이디어는 교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유학년제 논의까지 대두 자유학기제를 통해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증가하고 그 성과가 확산되는 데에는 교사들에 의한 ‘곱하기 방식’의 변화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므로 자유학기제를 정착·확산하기 위한 노력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촉발된 ‘곱하기 방식’의 변화 노력을 교사들이 지속하고, 다른 학기로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촉진 요소들을 조성하고 저해 요소들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가 2월 28일 발표한 ‘정부 부처 간 협업으로 학생의 꿈과 끼를 찾는 자유학기제 내실화 추진’ 보도자료를 보면 2017학년도에는 ‘연계 학기’를 시범 운영하는 연구·시범학교가 406개로 확대됐고, 자유학기를 두 학기 이상으로 확대하는 자유학년제도 논의되고 있다. 이런 확산 방안들을 통해 교사들이 ‘곱하기 방식’의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교실 수업 환경이 구축되길 기대한다.
1983년 방송평론가로 데뷔했으니 어언 35년째다. 그 장구한 세월 내내 중간부터 보기 시작한 드라마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집필을 전제로 사전에 미리 작정한 맞춤형 시청을 해와서다. 미리 작정하지 않았어도 처음부터 보기 시작했으면 끝까지 보고나서 비평하는 것이 나름 드라마 시청 패턴이라 할까. 3월 30일 끝난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제7회부터 보기 시작한 경우다. 1월 25일 SBS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와 동시에 방송을 시작한 영향이 컸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이런저런 피해를 당한 ‘사임당’은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었다. ‘김과장’ 따위는 경쟁조차 안될 것이라는 그런 분위기였다. 아니나다를까 첫 방송에서 ‘김과장’은 시청률 7.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15.6%의 ‘사임당’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과장’이 5회 만에 첫 방송 시청률의 두 배인 15.5%를 기록한 것. ‘사임당’은 초반 기세와 달리 5회에서 10.7%로 주저앉았다. 그야말로 역전의 승부가 난 것이다. 이후 여기저기 신문에서 ‘김과장’ 소식을 볼 수 있었다. 평론가로서 그런 소식에 무심할 수 없었다. 그렇게 ‘김과장’을 챙겨보기 시작했지만, 본방사수 드라마는 여전히 ‘사임당’이었다. 마지막회만 빼고 이를테면 매주 토요일 재방송을 본 ‘김과장’인 셈이다. ‘김과장’ 평균 시청률은 15.9%다. 엄청 대박은 아니지만, ‘사이다 같은 재미’의 오피스 드라마로 각광을 받은 듯하다. 사실 최순실 국겅농단사건으로 인한 박근혜대통령 파면정국이 아니었으면 ‘김과장’은 그저 그런 오피스 드라마였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끝난 SBS ‘피고인’이 그렇듯 ‘김과장’에서 다루는 재벌의 잔혹사 역시 만만치 않다. 검사가 아니라 짓밟히기 십상인 일개 회사원들에 의해 재벌이 응징된다는 점에서 대리만족됐을 것 같다. 이런 장면은 또 어떤가. 마지막회에서 박회장(박영규)이 “민주주의 검찰이 아닙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에 이은 청소부장(황영희)의 “염병하네”까지 최순실 흉내 패러디는 시의성이 다소 떨어지긴 할망정 마침내 박근혜 구속이 이루어지는 탄핵정국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역시 사이다 재미의 위력으로 다가올 법하다. ‘윗선’ 묘사 역시 은근히 재미를 준다. 일선 검사가 비리를 색출, 재벌 검거에 들어가도 그것을 막는 ‘윗대가리’ 행태 꼬집기가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함으로 다가온다. 간간이 날리는 한 방도 마찬가지다. 가령 “이 나라는 생선을 맡길 데가 없어요. 다 고양이야.” 같은 식이다. 그런 김과장(남궁민) 멘트가 확 와닿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꼼꼼히 들여다보면 재벌 응징 등 모든 것이 장난같기만 하다. 침바른 손으로 찜하며 서이사(이준호) 얼굴에 대는 김과장 모드라든가 “내가 형광등이냐? 꺼지게.” 같은 유머감각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거의 전 인물이 희화되어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살인이나 납치, 살인교사와 테러조차 장난으로 보이는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와 다른 문제도 있다. 서이사의 갑작스런 착한 인간되기가 그것이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김과장과 협동하며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이른바 ‘남남케미’ 역시 좀 뜬금없어 보여 징그럽기까지 하다. 지금은 없어진 대검 중수부가 여러 번 나오니 도대체 박근혜 구속이 이루어지는 탄핵정국 연장선에서의 이야기인지 아리송하다. 제7회 ‘비츨’(빛을)이나 제11회 ‘비즐’(빚을)을 모두 ’비슬‘로 발음하는 김과장은 오히려 애교로 봐줄만하다. 두 달 동안 많은 멀쩡한 사람들이 검찰조사를 민간인 김과장이 옆방에서 TV로 지켜보는 등 진짜 말 안 되는 비현실적 황당전개에 ’사이다 같은 재미‘를 느끼며 열렬히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이 땅의 사회현실이 어쩐지 씁쓸하게 느껴져서다.
2019학년부터 일반고에서도 저소득층 학생을 일정비율 이상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이 도입된다.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지역 명문고가 주 대상이다. 또 특성화고 선발방식은 내신 중심에서 적성과 소질 중심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27일 "대다수 학생이 진학하는 일반고에서 사회통합전형이 시행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일수록 저소득층 학생 비율이 낮게 나타나는 등 소득 수준에 따라 일반고 진학이 결정되고 있다"며 "교육격차 해소방안의 후속조치와 자유학기제 성과 확산을 위해 ‘고교 입시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회통합전형은 고교 입학정원의 일정비율을 사회적 취약계층에 할당하는 제도로 국가보훈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이 대상이다. 2010년부터 자사고와 특목고는 입학정원의 20% 이상을 기회균등·사회다양성전형을 통해 선발해야 하는 의무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제도 안착을 위해 교육부는 우선 2018학년도 대전과 전남 비평준화지역 일반고 57개교, 특성화고 50개교를 대상으로 학교별 정원의 5%이내를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게 할 계획이다. 대상학교의 입학정원 1만5094명 중 754명이 이 전형을 통해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교육부는 중학교 단계의 자유학기제가 안착단계에 있지만 고교 선발이 여전히 내신여서 소질과 적성의 반영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고교 선발방식의 변화도 추진한다. 시범적으로 전남의 47개 특성화고등학교와 경남의 2개 일반고, 3개 특성화고가 직업희망과 역량평가 등을 포함한 전형을 실시한다. 또 이미 소질과 적성 위주의 미래인재전형을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2019학년도까지 이 전형을 전 특성화고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권·정부에 휘둘려온 교육을 바로 잡기 위해 교육계는 정치에 흔들림 없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오랜 숙원 과제로 제기해왔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국가교육위 설치가 화두로 떠오른 것도 그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범정부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대선 공약으로 요구했다. 이는 교총이 지난 2001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 온 과제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특별법으로 범정부적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 장기 교육계획을 기획하고 중요 정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그동안 대통령 자문기구 형태로만 운영해왔던 교육위원회를 특별법 제정을 통해 범정부적 기구로 위상을 부여하고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복안이다. 1985년부터 7차례에 걸쳐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교육개혁기구를 구성, 운영해 왔지만 설치 근거가 대통령령에 그쳐 결정권자의 의지에 따라 기구의 영향력이 좌우돼 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조차도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특별법을 통해 국가교육위원회의 안정적 운영 체제를 구축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위원의 임기는 7년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단일 정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위원회는 20명으로 조직하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 관련 경력을 15년 이상 가진 교원이나 교육행정 전문가로 할 것을 요구했다. 구성은 대통령과 국회, 시도교육감협의회, 일정 요건을 갖춘 교원단체, 전국적 조직을 둔 학부모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고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단기적, 대증적 현안에 매몰된 행정가 중심 교육정책에서 벗어나 장기적 안목을 갖고 다양한 교육 구성원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또 위원회 사무기구는 교육부 인사로만 구성하지 않고 관계부처 실무진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교육 문제 해결과 미래 교육비전 설정은 교육부뿐만 아니라 범정부·범사회 차원의 협의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위원회에서 제시한 교육정책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려면 예산, 인사 등의 권한을 가진 타 부처의 협력도 절실하다. 실제로 김영삼 정부의 교육개혁위원회는 12개 관계부처 장관의 참여를 의무화한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정책 추진에 힘을 얻었다는 평가다. 국가교육위 설치는 현재 대선 후보들도 공약으로 내걸고 있고 학계, 시민사회단체들도 공감하고 있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지난달 22일 국가교육위원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차원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이에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 교사와 학부모, 여야 정치권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매년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토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서도 독립적 국가교육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희규 신라대 교수는 "청와대와 집권당이 가지고 있는 정책 독점권을 완화하려면 기존의 대통령 직속이나 교육부 심의·자문 기구로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며 "국가차원의 독립기구로 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금융통화위원회처럼 별개의 국가기구로 독립성을 유지하고 협치의 관점에서 다양한 집단에게 추천권을 주되 정쟁의 장이 되지 않도록 엄격한 전문성 기준을 법에 명기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 장관을 비상임위원으로 임명해 의제를 다룰 때부터 참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교육부와 별도의 합의제 행정기관을 설치한다면 위원의 임기는 대통령의 임기보다 긴 6~7년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장기적 안목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중장기 교육계획, 교육과정, 무상교육정책 등 특별 사무에 대해 의결하도록 하고 행정부가 집행한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대학 체육특기자입학 재학생의 부실한 학사관리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관련자와 대학에 대한 엄정한 처분과 함께 엄격한 학사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행정처분을 관행적으로 방기했다는 책임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또 급격한 학사관리 강화로 인한 체육특기생의 경기력 저하와 엘리트 체육의 위축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체육특기자 재학생 100명이상 대학 17개교에서 학칙위반, 공·사문서 위조 등 광범위한 부정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례별로는 학사경고를 3회 이상 받고도 '총장 결재', '학생 이익 우선' 등의 이유로 제적을 하지 않은 학생이 394명, 프로구단 입단자에 대한 출석인정·성적부여가 427명, 시험·과제물 대리 응시 13명 등 총 1100여 명의 교수와 학생이 학사부정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이들에 대해 위반정도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고 체육특기생 학사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대학에는 기관경고 및 행정처분, 학생에게는 학점취소, 교수에 대한 징계요구 등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병구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장은 "불가피했던 경우는 주의나 경고를 통해 각성을 촉구하는 수준이겠지만 의도성이 있거나 고의·중과실의 경우는 강력한 징계 조치를 할 것"이라며 "관련자 징계와 함께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에 대한 제도 개선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검토하고 있는 개선방안에는 체육특기자 입학비리와 부실한 학사운영 학교 운동부에 대해서는 대회 출전금지 또는 제한을 하고, 관련자들은 최대 영구 제명까지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스포츠총장협의회 수준에서 지켜지고 있는 일정 성적 미만 학생에 대한 출전제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교육부 방침에 대해 학교와 체육계는 부정한 방법으로 체육특기생을 관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이 명백히 책임을 져야 하지만 교육부도 그동안 사실상 묵인해 왔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A고교 체육교사는 "체육특기생의 학사경고 3회 이상 미제적 사례는 2008년 이후 급격히 줄어 2012년 이후로는 한 건도 발생하고 있지 않은데 굳이 1996년부터 조사해 394건이나 된다고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효가 지나 장시호도 졸업취소를 못했던 것처럼 처분을 내리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교육부가 알고 있으면서도 숫자를 부풀려 대학에 그 책임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국체대 B 교수는 "체육특기생들의 국제대회 국위선양이나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 학교와 교육당국이 그간 배려하던 것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본다"며 "처벌위주의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차분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3월 30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통해 서산시청 자원순환과 김혜화, 양준호 씨를 초청, 두 시간 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자원순환학교 환경교육을 실시했다. 강사는 ‘분리수거의 소중함’이란 주제를 통해 사람들의 잘못된 쓰레기 처리 방식과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가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키거나 바다에 쓰레기섬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연의 순환 특강에서 음료수 캔 하나만 재활용해도 형광등 하나를 28시간 동안 킬 수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번 강의를 통해 잘못된 분리수거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으며 버려도 되는 것과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분리수거만 잘 하더라도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느낄 수 있는 환경문제의 부담감을 많이 떨칠 수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교과서는 뗄 수 없는 동반자였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농담 한마디까지 주의 깊게 들어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교과서 내용을 근거로 시험에 출제했다. 선생님의 말씀을 한 마디라도 빠뜨리지 않고 잘 기록했느냐가 좋은 성적을 받는 관건이었다. 교과서에 정성을 들이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으리라는 미신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교과서를 포장지로 싸고 예쁜 스티커를 붙였던 기억도 있다. 지금의 교과서는 삽화가 많이 있고 색상과 디자인도 세련됐지만 당시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교과서에 들이는 공과 함께 성적이 우수한 선배의 책을 빌려서 밑줄을 쳤거나 학습에 단서 하나라도 남겼으면 그것을 중심으로 공부를해 장학금을 받기도 했었다. 대학에 진학만하면 교과서와의 인연이 끝날 줄 알았는데 교사가 되니 교과서는 영원한 동반자가 됐다. 국제개발협력과 물 사랑 관련 교재를 만드는 일에 참여해보니 교과서를 만든 분들의 고생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즈음 아이들은 교과서를 잊어버려도 신경 쓰지 않고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배가 바다를 항해할 때 등대가 필요하듯이 교과서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학생들이 교과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높은 학업 성취를 할 수 있도록 잘 조력하는 교사가 돼야겠다.
어제 수원예총 석수현 사무국장과 통화가 있었다. 용무는 오는 4월 4일 개강하는 ‘제20기 수원예술학교’에 관한 일이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수강생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며 홍보를 부탁하기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얼마 전 수강생 모집 문자도 보았는데 수료자를 대상으로도 홍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수원예총이 주관하는 수원예술학교 19기 수료자다. 작년 가을부터 석 달 동안 12주에 걸쳐 예술 입문과정을 개근하며 마쳤다. 그뿐 아니다. 내 수첩에는 명강의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수료 후 아쉬운 점은 이렇게 좋은 강의가 수원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매주 화요일 오전에 열려 직장 가진 사람은 곤란하다. 그러나 이 학교가 은퇴자나 주부들의 필수코스가 됐으면 한다. 석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예술에 관심은 높으나 어렵게 생각하고 섣부르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예술에 입문하는 것을 수원예총에서 도와드리려고 이 학교를 여는 것이다. 수원 예총 산하의 여러 단체가 아우르고 있는 장르를 강의에서 모두 다룬다. 예술 맛보기에 아주 좋은 기회다. 또 비용도 아주 저렴하다. 강사진도 매우 우수하다”며 시민들의 적극 참여를 기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학교를 이미 마친 수강생들의 경험이다. 나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내 이야기의 결론은 이 학교 과정이 예술 입문 프로그램으로 교양인이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내용으로 구성돼있어 입교하면 ‘탁월한 선택’,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되니 꼭 수강하라는 것이다. 이 학교 강사진은 수원예총 산하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이다. 대학 교수도 있고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작가, 예술인 들이다. 이들은 수원예총 산한 미술협회, 문인협회, 음악협회, 연예예술협회, 무용협회, 국악협회, 사진작가협회, 연극협회 소속이다. 그러니까 강의를 통해서 현재 이 분야를 움직이는 예술계 동향을 알 수 있다. 예술인들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첫 강의를 한이재복 교수다. 주제가 ‘예술에 입문하며’였는데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유희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예술이 탄생했다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인상주의, 후기 인상파, 자유주의, 원시주의, 야수파, 입체파 등의 작가를 이야기 하는데 내가 이렇게 무식한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서양미술을 이해하는 기초적인 배경 설명도 들었다. 이것 뿐 아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태리 민요 카프아 작곡의 ‘오! 솔레 미오’를 이태리 원어로 불러보았다. 이태리어는 모르지만 멜로디는 알고 있다. 그래서 오페라단장의 강의를 듣고 시범창을 듣고 악보를 보면서 불렀던 것이다. “께벨라 꼬자 나유르 나 다에 쏘레 나 리아 세레나도 뽀나템 뻬스타” 물론 학창시절에 배웠던 한국어로 번역된 가사로도 불렀다. 강사로 나온 연극배우로부터는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공연된 ‘해후’ 대본을 받았다. 남자 수강생은 정조 역할을 하고 여자 수강생은 혜경궁 홍씨 역할을 맡았다. 그냥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면서 대사를 연습하는데 수강생들끼리 역할을 바꾸어가며 하는데 짧은 시간 연극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잠깐이었지만 마치 내가 ‘해후’ 연극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수강기간 중에 수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이론과 실제를 접목하는 순간이다. 또 이 학교를 마치면 수원예총에서 문화행사를 문자로 알려준다. 문화예술에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유료도 있지만 초대권도 수시로 나와 공연 관람 후 보람을 느끼게 한다. 작년 제14회 수원합창의 밤에서는 합창의 진수를 맛보았다. 작년 19기의 경우 수강생 회원들의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강의 종료 후 ‘세계의 포크댄스’를 배우고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비록 포크댄스를 10분 정도 즐겼지만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수강생들과 점심도 함께 하는 시간을 여러 번 가졌다. 시간 맞추어 강의만 듣고 귀가하는 것보다 이렇게 자생적인 모임을 가지니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어 출석률도 높아지고 인간적 만남으로 이어졌다. 다시 한 번 시민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수원예총이 주관하는 수원예술학교 입교를 하시라고. 각 예술분야 12회의 특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것을 거치고 나면 최소한의 예술 교양인은 될 수 있다고. 은퇴자와 주부들에게 이 학교 입교를 적극 권유하고 싶다. 문의전화는 031-257-2966(수원예총 사무국)이다.
교육감 따라 정책·복지 제각각…지역간 교원 처우 차이 불가피 "초중등교육 완전 이양 안될 말, 교육부 폐지 아닌 통합, 조정役해야"국가교육위 설치와 관련해 초중등교육을 시도교육청에 완전 이관해야 한다는 ‘교육부 해체론’이 대선주자에 이어 일부 교육감 진영에서까지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시도 교육 격차 심화와 정치장화, 교원 지방직화에 따른 사기저하 등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높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수립한 정책에 대한 집행, 행정지원과 고등교육 업무를 맡고 시도교육청은 유초중등교육 정책 집행을 총괄하도록 하자"며 교육부의 단계적 해체를 주장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안희정 후보도 유초중등 교육을 시도교육청에 완전 이양하는 공약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나아가 교육부 해체 공약을 냈다. 그러나 교육계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무엇보다 교육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교육과정, 교과서, 교사 임용 등 어느 범위까지 권한을 넘긴다는 건지 구체성 없이 추상적으로만 논의되고 있다"며 "중앙의 기준 없이 시도교육청에 재정운영권을 넘길 경우 지역에 따라 예산을 우선 편성하는 사업에 차이가 생기고 교육 목표도 지역에 따라 제각기 설정되면서 학생들이 충족해야 할 교육 수준, 목표에도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지금은 교육부가 낙후된 지역에 대해 예산을 더 배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교육 불균형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책임질 중앙부처가 없어지면 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이 교육부화 돼 학교 자율성을 더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듯이 시도교육청이 교육부를 대신해 정책 결정권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져 학교 단위의 자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미 9시 등교제나 고교 석식 금지 논란, 연구학교 신청 거부, 야간 자율학습 폐지 등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법적 사안마저 교육감의 정책방향대로 강행돼 왔다는 것이다. 김성열 교수도 "교육부 권한이 교육청으로 모두 넘어가면 교육청이 제2의 교육부 같이 운영되면서 학교 자치는 외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원 지방직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교원의 지방직화로 이어져 재정 여건이 좋은 곳은 우수 교사를 채용하기 위해 특별 수당을 주는 등 지역 간 교원 처우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이것이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마다 교원 간 급여 차이가 큰 미국의 사례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정화 한국학교교육연구원 이사장은 "국가직에서 지방직이 되면 교육감에 따라 인사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신분상 불안정을 더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구 한국교총 연구지원본부장은 "교육부 축소, 폐지는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주별로 다른 학력 기준이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연방정부가 공통핵심기준을 개발하고 있고 중국도 중앙교육부가 중심이 돼 도농 교육격차 해소, 교사 인사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교육의 국가 책임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중앙부처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용 청주교대 교수는 "초중등 교육에 관한 일차적 책임을 교육감에게 부여하더라도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 설정,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교육 기회 형평성 확보, 전국적 견지에서 정책 평가와 결과 환류 등은 교육부가 담당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경력 5년차가 되던 해에 근무했던 학교 교장선생님은 전문직 출신의 스마트한 분이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공문서 내용도 중요시 했지만 형식도 깐깐히 따지는 분으로 칸 하나 띄우는 문제, 글자 한 자도 지적하는 분이었습니다. ‘그까짓 글자 한 자 틀린 게 뭐 중요하다고…. 내용이 중요하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경력이 짧아 공문 쓸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르쳐 주면 그 때만 알고 시간이 지나면 또 잊어버리고…. 그러다보니 공문 쓸 때마다 교장선생님께 불려가는 일이 되풀이됐고 투덜거렸던 기억이 납니다.공문서는 학교 업무 처리를 위해 대내외적으로 발송‧수신하는 공식적인 문서기 때문에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새내기 선생님, 공문서 조금만 알면 신뢰받는 선생님이 될 수 있답니다.행정업무운영 편람(행정자치부, 2016)을 참고해 제시합니다. 좋은 공문서란 무엇보다 정확, 간결, 명료하며 알기 쉽게 표현돼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6하 원칙(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을 염두에 두고 작성합니다. 또한 어문 규범을 준수해 한글로 작성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써야 합니다. 숫자, 날짜, 시간, 금액 표시는 표1을 참고해주세요. 문서의 내용이 하나의 항목만 있는 경우에는 항목기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둘 이상의 항목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땐 다음의 순서로 합니다.(표2) 항목번호는 필요에 따라 하위항목에서 특수기호(□, ○, -, ◦, ․)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규칙 제4조제3항)은 그 문서의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간단하고 명확하게 기재해야합니다. 또 관련 근거, 공문서 대호 연월일을 명확하게 표기해야 합니다. 예시 1. 관련 : 00교육지원청 경영지원과-3678(2016.03.21.)호 (×) 1. 관련 : 00교육지원청 경영지원과-3678(2016. 3. 21.)호 (○)문서에 서식·유가증권·참고서류, 그 밖의 문서나 물품이 첨부되는 때(규칙 제4조제4항)에는 본문이 끝난 줄 다음에 ‘붙임’의 표시를 하고 첨부물의 명칭과 수량을 쓰되, 첨부물이 두 가지 이상인 때에는 항목을 구분해 표시합니다. 예시 붙임 1. 서식승인 목록 1부. 2. 승인서식 2부.∨∨끝.(본문)………………………………… 주시기 바랍니다. 붙임∨∨1.∨○○○계획서 1부. 2.∨○○○서류 1부.∨∨끝. ☞ 기안문에 첨부되는 계산서·통계표·도표 등 작성 상의 책임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첨부물에는 그 여백에 작성자를 표시해야 함(규칙 제6조제2항) 표지공문 마지막에는 더 이상의 내용 없음의 ‘끝.’을 반드시 표기하며 문서의 ‘끝’ 표시(규칙 제4조제3항)는 본문 내용의 마지막 글자에서 한 글자(2타) 띄우고 ‘끝’ 표시를 합니다. 예시 …… 주시기 바랍니다.∨∨끝. 본문 또는 붙임 표시문이 오른쪽 한계선에서 끝났을 경우에는 그 다음 줄의 왼쪽 한계선에서 한 글자(2타) 띄우고 ‘끝’ 표시를 합니다. 예시 (본문 내용) ………………………………… 주시기 바랍니다. ∨∨끝. 본문이 표로 끝나는데표의 마지막 칸까지 작성되는 경우 표 아래 왼쪽 한계선에서 한 글자 띄우고 ‘끝’ 표시를 합니다. 응시번호 성 명 생년월일 주 소 10 김○○ 1980. 3. 8. 서울시 종로구 ○○로 12 21 박○○ 1982. 5. 1. 부산시 서구 ○○로 5 ∨∨끝. 표의 중간에서 기재사항이 끝나는 경우는 ‘끝’ 표시를 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작성된 칸의 다음 칸에 ‘이하 빈칸’ 표시를 하면 됩니다. 응시번호 성 명 생년월일 주 소 10 김○○ 1980. 3. 8. 서울시 종로구 ○○로 12 이하 빈칸 새내기 선생님, 절차와 형식이 준수된 문서는 학교의 대외적 신뢰와 품위를 높인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공문서 작성과 관련된 자료를 더 알고 싶으면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자료찾기-기타자료-‘한눈에 알아보는 공문서 바로 쓰기’ 검색)와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정책자료-간행물-‘2016 행정업무운영 편람’ 검색)를 참고하세요. 공동기획
경북 자천초등학교가 국립민속국악원의 '2017 즐거운 국악소풍' 체험사업에 참가 학교로 선정(전국 13개교 한)됐다. 즐거운 국악소풍 프로그램은 산간오지나 도서벽지의 문화소외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소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문화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국악문화를 많이 접하기 어려운 6개도(전북, 전남, 충북, 충남, 경북, 경남)의 소외 농어촌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해 더욱 의미가 깊다. 자천초는 오는 5월 본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2017 즐거운 국악소풍’은 1박2일 동안 광한루원, 항공우주천문대 등 남원 일원 문화탐방과 국악공연관람, 난타와 강강술래 강습 등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엄선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윤동주 교장은 "이번 국악소풍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활발한 동서문화교류의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