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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제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화 된 가운데 교육 거버넌스 재정립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명칭은 다르지만 국가교육위원회 형태의 기구 설치와 교육부 폐지 또는 축소, 역할 재정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다.이와 관련해 한국교육학회가 19일 토론회를 여는 등 교육계도 논의가 활발하고 일부에서는 구체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단체들의 방안은 현장성이 결여된 채, 조직 이기적 경향이 강해 교육 거버넌스 재정립 방향 설정에 혼란만 주고 있다.국가교육위 설치는 한국교총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온 과제다. 정권 교체 때마다 교육정책도 바뀌어 학교현장의 혼란이 반복되고 교육력 저하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또 교육에 정치논리가 개입하면서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 중립성도 크게 훼손돼 온 게 현실이다.이에 교총은 지난달 23일 대선 공약 기자회견을 통해 범정부적 국가교육위 설치를 다시 제안했다. 국가교육위를 특별법에 의거해 설치하고 국가 장기 교육발전계획, 주요 교육정책 결정사항, 사회적 갈등 요소가 있는 정책 사안 등을 심의·의결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구성은 결정과정의 신속성을 위해 20명 내외로 하되, 전문성이 높은 초·중등·대학교원, 교육행정전문가 등을 위원으로 하자는 주장도 담았다. 동시에 교육부 폐지론, 축소론에는 분명히 반대했다. 현 교육 위기는 교육부의 기능과 역할 미흡보다는 임기 내 성과에 급급해 탈현장 교육정책을 밀어붙인 정권 탓이 더 크기 때문이다.따라서 교육부는 존치하되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중앙부처로서 국가교육위가 수립한 장기계획에 대해 중앙정부가 중·단기 정책을 기획·집행하는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시·도별로 상이하게 추진되는 교육정책을 국가 수준에서 조율하고 통합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올바른 교육자치를 실현하고 우리 교육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교육부의 존재는 중요하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연일 나쁨을 기록하면서 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야외수업 금지 기준이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적정 수준의 통일기준 마련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교육부 미세먼지 업무담당자 교육자료에 따르면 야외수업 자제 적용기준을 기존 미세먼지(PM10) 예비주의보 이상(100㎍/㎥이상)단계에서 전 단계인 나쁨 (81~150㎍/㎥) 단계부터 조치하도록 강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서울시교육청은 10일 학교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보통(31~80㎍/㎥)단계에서도 야외수업을 자제할 수 있도록 일선 학교에 권고했다. 느슨한 한국 기준보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맞췄다고 강조했다. 교육 당국 간 엇박자가 나면서 교육 현장은 혼란을 겪었다. 더욱이 현장의 비판이 이어지자 교육부는 미세먼지 대응 실무를 맡고 있는 시‧도교육청의 기준에 따르라고 안내한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 기준은 참고만 하고 새로 나온 교육부 기준을 가급적 따르겠다”고 밝혀 또 한 번 혼선을 빚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18일 논평을 내고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간 기준이 달라 학교 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지역별로 동일지역 내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달라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보다 정교한 기준과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학생 건강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계획된 수업을 중단하는 것도 학사일정 등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며 “야외수업을 대체할 시설이나 교육과정도 부족한 상황에서 일선 학교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은 보다 정교하게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은 21~22일 광양공설운동장과 실내체육관에서 ‘2017 전남과학축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함께 즐기고 누리고 나누는 행복한 과학여행, 도약하는 전남과학!’이며, 전남도교육청과 전라남도가 주최하고, 전남과학교원연구회인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관하며, 광양시, 한국과학창의재단 등이 후원하고 있다. 이번 축전은 손으로 직접 만들고 몸으로 체험하는 활동 위주의 프로그램들로 구성됐으며, 과학 재능기부 나눔 차원에서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부스와 특별 초대된 학생과학 동아리 나눔 봉사단 등이 함께 참여해 소통과 나눔의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탐구마을, 창의마을, 융합마을, 소통마을, 전국마을, 나눔마을의 6가지 테마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특별프로그램이 많아 유치원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과학탐구마당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드론 비행 경진대회가 실시, ▲과학탐구활동보고서 쓰기 대회 ▲ 물리 골드버그 창의경연대회 ▲가족과 함께하는 과학상자 창의경연대회 ▲화학실험을 이용한 창의경연대회 등을 마련해 온가족이 소통하며 가족애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해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4년제 일반대와 전문대가 통폐합할 때 전문대의 입학정원 최소 의무감축 비율이 축소된다. 또 전문대학 입학정원의 일부만 일반대에 통폐합되는 부분통합도 가능하도록 추진된다. 교육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 입법예고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대학간 통폐합을 활성화 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 방안의 후속조치인 셈이다. 세부내용에 따르면 일반대와 전문대가 통폐합할 때 전문대학의 입학정원 최소 의무감축 비율이 현행 60%에서 55%로 완화된다. 다만 수업연한이 3년인 과의 경우 현행 40%이상에서 35%이상으로, 4년인 과는 20%이상에서 15%이상으로 축소된다. 또 편제 정원 기준 1000명 미만의 소규모 전문대학이 폐합되는 경우 전문대 입학 정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전문대 입학정원 3분의 2 이상이 일반대학에 통합되고 전문대의 학과 일부가 존치되는 ‘부분 통합’도 새로운 통폐합 유형으로 신설된다. 통폐합 대상이 되는 대학 범위도 확대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에 따른 기능대학과 ‘평생교육법’에 따른 전공대학도 일반대와 통폐합이 가능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번 개정안을 다음달 30일까지 입법예고해 의견수렴을 하고, 법제처 심의 등을 거쳐 올 하반기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대학 간 통폐합은 총 13건이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대학 간 통폐합이 더 늘어나고 상생의 구조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찰이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교원들이 하굣길 스쿨존에서 교통 안전 지도를 해달라고 강화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적인 공문 전달체계를 지키지 않은데다 내용 또한 방과후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선 교원들의 설명이다. 19일 서울의 한 경찰서는 관내 학교에 ‘어린이 안전을 위한 하교시간대 선생님의 교통안전관리 강화 방안 통보’ 공문을 보냈다. 스쿨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등하교 시간대에 경찰관뿐만 아니라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 등이 활동하고 있으나 대상 학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선생님들도 교문 바깥쪽까지 나와서 하교지도를 해달라는 요구였다. 이미 지난해 11월 경찰청에서 교육부와 협의를 했고, 시·도교육청으로는 공문이 하달됐다는 설명과 함께 경찰서에서 작성한 교통안전지도까지 상세하게 첨부했다. 교육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의 공문이 하교시간대 교통사고 사망자 위험군 학교로 분류된 전국 5312개 학교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설명대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경찰청과 전국 위험군 학교에서 하교지도를 강화하기로 협의했고, 11월 22일 시‧도교육청에 해당 내용을 포함한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협의 내용 자체가 방과후학교나 돌봄교실 등 다양한 오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학교 현장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초등 교감은 “학생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학교나 교사가 교육적인 책임이 있지만 등교와는 달리 저학년과 고학년,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 등으로 인해 하교시간이 각각 다른 점을 생각할 때 하교지도는 오후 내내 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등 교장 출신의 한 장학관도 “교육부가 하교지도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경찰과 협의한 것 같다”며 “등교시간 대에는 녹색어머니회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하교는 집중시간대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특성 상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사업과 연계할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예산 지원이나 신청자 부족 등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학교 안팎에서 학생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스쿨존의 법적근거가 도로교통법에 있다는 점에서 경찰이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며 “학교와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일이 학교 담장을 경계로 할 수는 없지만 대책없이 교사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김 본부장은 “교육부가 학교 현실을 잘 모른 채 경찰과 협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문 전달 체계와 표현 형식의 문제는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관련 공문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공문을 접수한 사실은 있으나 등하교 지도와 관련한 사항은 일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판단한데다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해 일선 학교에는 이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복지사업 확대를 위해 교육재정을 확충하고 안정적인 재정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지방교육복지재정은 8조2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7조2800억 원, 2014년 7조7800억 원에 비해 꾸준히 증가한 추세다. 그러나 다문화나 탈북 자녀 교육지원, 특수교육 예산 등 취약계층 지원비는 2013년 2조4000억 원에서 2014년 2조2800억 원, 2015년 2조2000억 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지난 2012년 4만6954명에서 2015년 8만2536명, 탈북 학생 수가 2012년 1922명에서 2015년 2475명으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감소폭은 액면가보다 훨씬 커진다. 전체 교육복지 예산의 증가에도 정작 취약계층 지원이 오히려 줄어든 이유는 누리과정,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누리과정은 2012년 1조6049억 원에서 2016년 4조382억 원으로 4년 새 2.5배 이상 증가했다. 무상급식은 올해 2조9420억 원이 책정돼 있어 지난 2012년 1조9450억 원에서 1조 원 정도 증가했다. 결국 교육 복지의 대상과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정 확보에 실패하면서 취약 계층의 복지가 더 후퇴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교육계와 정치권은 교부금의 교부율을 인상하고 교육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동철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20.27%에 머문 내국세분 교부율을 1~2%포인트 정도 인상해 추가 재정지원이 있어야 복지 사업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교부율을 연차별로 25%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교육세와 지방교육세를 직접세로 전환하고 국내총생산의 4% 초반대인 교육재정을 6% 수준으로 설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제19대 대선공약 과제로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제안했다. ◇유아교육 국가책임보장제 실현 교육부가 기초생활수급 대상 학생 2%미만 학교와 10%이상 학교의 학업성취도평가 점수를 비교한 결과, 초교에서는 영어와 수학의 평균점수 차이가 4.4점, 1.71점이었으나 고교에서는 각각 29.39점, 28.51점으로 벌어졌다. 학습 결손이 상위 학교 단계로 올라갈수록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아 단계부터 학습 결손을 막아야 하지만 이때부터 소득에 따른 양극화가 시작된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평균 학부모 부담금은 연 260만6280원으로 민간 어린이집 평균인 63만4476원의 4배다. 국공립유치원은 13만7376원으로 낮지만 치열한 경쟁률 때문에 들어가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가정의 52.9%는 민간 어린이집, 16%는 사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반면 500만 원 이상 가구는 42.3%가 사립유치원, 27.1%만 민간 어린이집을 이용한다. 엄미선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공립유치원 수용률은 24.2%로 OECD평균(68.6%)의 1/3에도 못 미치고 단설유치원은 공립유치원 중에서도 6.5%에 불과하다"며 "유아교육의 국가책임제를 강화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부모 부담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도 "유아발달에 최적화된 단설 유치원을 중심으로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 설치해야 한다"며 "만0~2세는 보건복지부, 만 3~5세는 교육부로 유보 통합을 실현해 누리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문화·탈북 학생 교육 지원 2016년 현재 초중고교에 재학하는 다문화 학생은 9만9186명이다. 학령인구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다문화학생은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중도입국 학생이 늘고 있어 6000여 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출생 다문화 학생들보다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어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한다. 서울연구원이 다문화학생 688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구사능력을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출생한 다문화학생은 85%가 ‘한국인만큼 구사한다’고 응답한 반면 중도입국학생은 33.5%에 불과했다. 학업중단을 고려한 경우도 중도입국학생이 한국 출생 학생보다 1.7배 높게 나타났다. 탈북 학생도 2008년 687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517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언어 구사뿐만 아니라 다른 체제, 문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생의 경우 2.9% (전체 0.6%), 고교생은 7.3%(전체 1.3%)로 일반 학생보다 다섯 배 정도 높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의 주문이다. 교총은 "탈북학생, 다문화학생에 대한 언어 교육과 학습지원을 강화하고 실용적인 직업 훈련과 교육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교총은 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특수교사 충원도 요구했다. 현재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율은 65.9%에 그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의 상담, 진로 지원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법률을 제정할 것도 제안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39만여 명 중 70% 정도가 소재지 파악조차 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데다 소년범 중 학교 밖 청소년 비율이 43.7%(2014년)에 이르고 있어서다.
‘교육은 최선의 복지다.’ 교육이 자아실현과 행복추구, 계층이동, 사회통합의 ‘희망사다리’이자 최고의 투자라는 명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각종 지표들은 갈수록 ‘수저 계급론’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교육복지법 제정 등 특단의 취약계층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아버지의 소득 계층이 하위 50%에 속한 경우 자녀가 대졸자이면 고졸자에 비해 부자(父子)간 소득계층 상승 확률이 19∼32% 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진영 부연구위원은 "학력 상승이 소득 하위 계층의 소득 상향을 촉진시킨다는 것은 여전히 교육이 계층 이동 사다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교육 지원이나 대학 진학률이 달라진다는 것이 현실적 문제다. 교육부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월평균 교육비는 5만원인 반면 월평균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는 52만원에 달했다. 민인식 경희대 교수와 최필선 건국대 교수가 2004년 당시 중3 학생 2000명을 10년 간 추적 조사해 발표한 논문 ‘한국 세대 간 사회계층 이동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진학률이 소득 상위 20% 가정은 68.7%인 반면 하위 20%는 30.4%에 그쳤다. 특히 다문화나 탈북 학생은 문화와 언어 차이, 사회적 편견 등으로 대학 진학은커녕 학교 부적응, 높은 학업중단율 속에 방치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3분의 1은 수업 내용을 이해 못하고 학업중단율도 중학생(1.08%)의 경우 일반 중학생(0.33%)의 3배가 넘는다. 탈북학생의 학업중단율도 일반 학생의 3배다. 사정이 이런데도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예산은 지난 2013년 2조 4000억 원에서 2015년 2조 2000억 원으로 되레 줄었다. 누리과정,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에 밀린 탓이다. 또 다문화나 탈북 학생 등의 교육지원 사업비가 특별교부금으로 지원돼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보통 특별교부금은 3년 이내의 국가시책사업으로 제한하는데 반해 이들에 대한 지원이 이미 7년 이상 유지된 터라 언제 끊길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육취약계층 학생을 위한 실질적 평등, 결과의 평등 구현을 목표로 교육이 희망 사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복지지원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며 "교육복지 정책의 목표를 담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구체적 사업을 규율하는 성격의 법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책을 추진토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제7회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2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비제의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국악, 피아노, 타악 공연 등으로 약 90여 분간 진행된 연주회는 1000여 명의 관람객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는 인천혜광학교의 시각장애 재학생, 동문,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돼 음악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참여를 높이고 사회적 인식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봄이 점점 익어간다. 연두색 잎이 눈을 호강시킨다. 마음을 유쾌케 한다. 잎이 꽃처럼 노랗게 물들이는 사철나무도 있다. 봄을 닮아가나 보다. 봄은 새 마음을 준다. 봄은 새 힘을 준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달려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자연의 신비함 속에서 새 힘과 용기를 얻어 매일의 삶을 기쁨으로 이겨내기 바란다. 오늘 아침에는 친절의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지난 수요일 목동에 있는 한 병원에 병문안을 갔다. 인천에서 버스를 타고 또 지하철을 타고 그리고 또 버스를 탔다. 목적지에 잘 도착했다. 내린 곳이 병원 앞이라 돌아갈 때는 반대편에서 버스를 타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길을 건넜다. 버스 타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아들 같은 한 젊은 청년에게 물었다. 너무 친절했다. 몇 십 미터 걸어가서 다음 가는 길을 가르쳐 주었다. 가보니 타고자 하는 시내버스가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 청년의 친절을 가슴에 저축해뒀다. 필요할 때 나도 사용해야지. 일본의 100세 할머니의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두어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라 그게 연금보다 낫단다.” 저축한 것이 많으면 필요할 때 꺼내어 사용할 수 있으니 좋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친절을 가르치면 좋겠다. 가장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말이다.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도 가르쳐 보자. 짐을 들고 가는 어르신들을 보면 그 짐을 대신 져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학생 키워보자. 작은 친절이라도 저축하도록 교육시켜 보자. 얼마 전 호주머니에서 1000원이 떨어진 것을 한 젊은 아가씨가 와서 돈이 떨어졌다고 했다. 감사를 올렸다. 마음속에 저축해뒀다. 친절을 실천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우리 모두가 그러하도록 잘 지도하면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친절을 저축해서 힘들 때 찾아 쓰고 쓸쓸할 때 찾아 쓰고 기회가 주어지면 찾아 쓰면 참 좋겠다. 친절을 교육하는 친절의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경북 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엄재엽)은 2017학년도 과학주간을 맞아 4월 19일 문경학생교육관 및 동성초등학교에서 관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제35회 경상북도청소년과학탐구대회 시 예선대회(기계공학, 항공우주, 융합과학)를 개최했다.이는 4월 17일(월)부터 4월 21일(금)까지 일주일간 펼쳐지는 2017학년도 문경교육지원청 과학주간 셋째 날 행사로,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과 과학에 대한 관심과 탐구력 증진에 목적이 있다. 초·학교 학교별 예선을 거친 76팀 175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기계공학, 항공우주, 융합과학 등 3개 종목에서 과학적 기량과 소양을 겨뤘다. 남병훈문경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은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됨을 기쁘게 생각하며 과학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경교육지원청은 엄정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입상자들을 선정해 경북도대회에 추천하고 미래를 향한 무한한 꿈과 희망을 주는 과학교육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경북 자천초등학교(교장 윤동주)는 지난 4월 5일부터 26일까지 한 달 간 매주 수요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푸름이 이동 환경교실을 운영 중이다. 푸름이 이동환경교실은 환경부와 환경보전협회에서 운영하는 방문형 눈높이 환경교육으로 지구온난화, 태양광 발전, 천연가스 이용 등 친환경 녹색성장과 관련하여, 이동식 차량이 학교에 직접 방문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자천초는 2016년부터 유네스코 협력학교로서 지역 기반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오리장림 체험 일지쓰기, 1박 2일 생태놀이 체험학습 운영 등 학생들의 흥미나 호기심과 관련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 및 학부모의 큰 호응을 얻고있다. 이번 푸름이 이동 환경 교실은 지난해 1회성 프로그램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확대 운영되고 있다. 환경 레크레이션, 생태일지 작성, 식물 가꾸기 체험, 동식물 체험 등을 학년에 맞게 구성하고, 본교 교사 및 프로그램 운영 강사 3명이 협의하며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흥미에 맞춘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보현분교장 이해섭 학생(5학년)은 "교실에서 배우던 식물이나 환경을 직접 교실 밖으로 나와서 체험할 수 있어서 재미있고, 강당에서 이루어지는 지구볼 온난화 체험이나, 방문차량의 다양한 프로그램 또 학교 숲에서 소풍처럼 친구들과 모여앉아서 생태일지를 적다보면 주변 환경이 더 소중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동주 교장은 “체험형 환경교육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오감을 발달시킬 수 있고, 내가 아닌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바른 인성을 가꾸는데 교육적 의미가 크다”며 “주변 환경이 숲과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적인 장점을 더욱 활용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알아갈 수 있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자천초등학교(교장 윤동주)는 지난 4월 20일 경북도교육청이 주관하는 ‘2017 녹색학교가꾸기’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녹색 학교 가꾸기 사업은 학생활동중심 인성교육과 관련한 교육감 공약사업 중 하나다. 환경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학생의 정서순화와 힐링을 위한 학교 내 녹색공간을 마련함으로써 교과서와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던 활동을 교실 밖으로 확대해 생동감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도내 초·중·고교 중 8개 학교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자천초는 이번 공모사업을 위해 교육과정 분석과 교원, 학부모 협의를 거쳐 학교 숲속 쉼터, 학생들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숲속 오솔길 및 보현산 야생화 동산 조성 등 학생들과 지역민의 정서와 힐링을 위한 공간 마련에 관한 아이디어를 모았으며, 교내 마을도서관 주변에 나무와 생각이 자라는 독서 공간, 또 생태연못 및 녹색환경 학습장 개선 사업 등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필요한 체험 시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학교 숲에서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공연', '야생화 동산에서 나누는 동시 암송대회', 야생화 그리기 대회 및 보현산 ECO 스쿨 자연탐구대회 등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체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윤동주 교장은 "학교가 위치해 있는 보현산은 산림청 선정 우리나라 100대 야생화 명소로 523종의 야생화가 피어나는 곳"이라며 "특히 환경부지정 멸종 위기 2급 식물인 매화마름과 망개나무도가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아이들에게 소중한 환경을 바르게 지켜나가도록 가르치는 교육 활동이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유네스코협력학교로서 진행해온 환경교육을 더욱 확대해 학생들이 생태환경의 소중함과 친환경 녹색성장의 의미를 체험을 통해 배움으로써 바른 가치관 형성과 고운 심성을 기르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부서 특색사업으로 '양심우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천 시에 우산을 준비 못한 학생들이 이용하고, 익일 반납하는 제도이다. 필요한 경우 우산을 가져가고 다음날 제자리에 놓으면 된다. 등교 이후 갑자기 비가 내릴 경우에만 운영하고 비가 그치면 운영하지 않는다. 야간자습 끝나기 직전에 중앙 현관에 비치하고 학생들은 자유롭게 우산을 가져가면 된다. 제목 그대로 학생들 양심에 맡긴다.
1968년 7월 어느 날 여름 방학을 일주일가량 남긴 우리 6학년 교실 풍경은 여늬 날과 조금도 다름없습니다. 아침 아홉 시에 시작한 수업이 오후 4시가 되어서 해가 설풋이 기울었지만, 끝날 줄을 모릅니다. 오늘은 산수시험을 봐서 자기 목표 점수를 넘지 못한 사람은 운동장을 열 바퀴 돌기로 약속을 한 날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쉴 시간이 되어도 한 문제라도 더 풀어 보느라고 나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때의 6학년들은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중학교라도 3 : 1이 넘는 경쟁을 해야 하는 중학교 시험을 보아서 입학을 하여야 했기 때문에 요즘의 고3학생들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젊은 선생님의 무서울 만큼 엄한 지도를 받으면서 날마다 교과서를 외우고 문제 지를 몇 장씩 풀어서 그 틀린 문제를 공책에 옮겨 적으면서 다시 외우는 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부해야 입학시험을 잘 치를 수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5월 15일 스승의 날 행사를 치르고 나서 바로 그날 저녁부터 학교 교실에서 잠을 자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침 9시부터 정식 시간이 시작되었지만, 사실은 8시가 되면 벌써 공부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약 40분 정도 쉴 시간을 주고서는 오후 5시가 되도록 잠시 화장실에 다녀올 시간을 제외하면 밖에 나가는 것조차 허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후 5시에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에 오게 하였지만 너무 먼 곳에 사는 아이들이 힘이 들어서 얼마 후에는 아주 아침에 도시락을 두 개 싸 가지고 와서 점심과 저녁을 먹고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공부를 하였습니다. 이 때 우리 학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시골 학교여서 각자가 자기 앞에 조그만 호롱불'석유등'을 놓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밤 11시까지 외우고 또 외우는 공부는 지칠 줄 모르는 아이들이라도 너무 힘들어서 11시가 되면 저절로 떨어져 잠이 들곤 했습니다. 물론 처음 며칠은 잠자라고 하면 킥킥거리고 장난을 치는 아이들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지친 아이들이 잠을 안자면 낮에 졸다가 선생님께 혼이 나기도 하여서 밤에 잠을 자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벌써 두 달 가까이 교실에서 밤낮 없는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점점 싫증을 느끼고 한 둘이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 때는 중학교에 진학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런 고생을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포기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날씨는 섭씨 30도를 넘은 기온이 오후가 되어도 좀 채 식을 줄을 모르고 들판을 건너오는 바람도 시원한 기운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날씨가 가물어서 너무 오래 비가오지 않아 달구어진 들판에서는 더운 김만 올라오나 봅니다. 오후 네 시경이면 날씨가 보통 때는 벌써 시원하게 느낄 만한 시간이었지만 이날을 유난히 더워서 열어 놓은 창문으로 더운 김이 확확 끼쳐오고 있었습니다. 그 때 길 건너가게집 앞의 도로에서“아이스 케키 ! 아이스 케키 !”하는 아이스 케키(요즘의 아이스 바처럼 생긴 얼음과자)를 파는 아이의 외침이 들려 왔습니다. 이 때는 아이스 케키를 구두닦이 통보다 좀 큰 통에 담아 가지고 매고 다니면서 팔았었습니다. “선생님, 저기 아이스 케키 장사하는 아이가 박성호 인데요.” 누군가가 이렇게 선생님께 일러 바쳤습니다. 아마도 이웃 마을에 사는 친구 경재였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금방 호랑이 같이 변하셔서 “뭐야 ? 박성호라고 ? 그 녀석 부모님은 어떻게든 가르쳐 보겠다고 공부만 하면 대학까지 라도 보내겠다고 하시는데 공부는 하지 않고 아이스 케키 장사를 시작했단 말이냐?” “야 ! 경재, 그리고 반장 병규 빨리 가서 잡아 가지고 데려 와 !” 같은 마을에 사는 경재와 반장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벌써 교실 문을 나설 정도로 빨리 달려 나갔습니다. 이 무렵 우리 고장에서는 모두 가난했기 때문에 중학교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중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가정이 반 이상이었고, 또 중학교에 가려고 하여도 시험에 떨어져서 못 가는 아이도 있어서 전체의 약 1/3 정도만이 중학교에 진학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반에서 가장 부잣집의 아들인 박성호는 중학교에 갈만한 성적이 안 되어서 부모님들은 늘 걱정을 하시고, 선생님께 특별히 부탁을 한다는 말씀을 드리기까지 하여서 선생님도 늘 관심을 가지고 더 주의를 주어 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 공부를 하지 않고 어디 도망쳐 버려서 찾고 야단이 났었는데, 엉뚱하게 아이스 케키 통을 둘러매고 장사를 나선 것입니다. 잠시 후에 경재가 달려 와서는 소리칩니다. “선생님, 성호가 안 오려고 버티고 뒹굴어서 못 데려 오겠어요.” 이 말을 들으신 선생님은 곧 학급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기운이 센 기영이를 불러서 “야 ! 안기영, 가서 끌고 와.” 하고, 말씀을 하시자 공부하기 싫어서 눈치만 살피고 있던 기영이가 스프링이 튀듯 뛰어 나갔습니다. 선생님은 그 보습을 보면서“기영이가 궁둥이가 근질거려서 어떻게 참고 앉아 있었던 거야. 나가라니까 저렇게 신바람이 나서 번개 같이 뛰어 나가는데.....”하시면서 웃으십니다. 아이들도 잠시 머리를 식히면서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운동장에는 경재가 성호의 케키 통을 둘러매고 기영이가 성호를 껴안고 밀면서 교실을 향하여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창 너머로 그 모습을 보면서 낄낄거리기도 하고, 무어라고 떠들면서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성호는 교실 문 앞에 와서 다시 한 번 기를 쓰고 안 들어오려고 문지방을 붙들고 버티면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박성호 ! 이제 이 교실에 안 들어 올 거야? 지금 안 들어오면 아주 이 교실에는 못 들어오는 거야. 어떻게 할 거야. 교실에 들어와서 꾸중 듣고, 매를 맞더라도 학교를 다닐 거야. 아주 달아나서 학교를 그만 둘 거야? 기영이 놔 줘. 스스로 결정하게....” 선생님이 꾸지람을 하시자 성호는 울음을 그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곁눈질을 하면서 선생님의 눈치를 살핍니다. “빨리 결정 해 ! 너 때문에 지금 한 시간은 손해가 났어. 지금 50명이 한 시간이면 50 시 간이야. 너 혼자는 이틀을 잠을 안자고 보충을 해주어야 해. 알겠어?” 선생님의 호령이 떨어지자, 성호는 슬금슬금 교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선생님은 성호를 교탁 앞에 세우시면서 “자 ! 오늘은 성호가 여러분의 친구로 여기 온 게 아니라, 아이스 케키 장사로 온 것입니다. 자 여러분, 여러분의 불쌍한 친구 성호를 위해서 우리가 아이스 케키를 사 주어야 하겠지요.” 선생님의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다는 듯이 몇 몇 아이들이 힘찬 소리로 “예 !” 하고 소리쳤습니다. 선생님은 성호를 교탁이 가리지 않은 쪽으로 세우고, “자, 여기 친구들이 너의 아이스 케키를 모두 사 주기로 하였으니 고맙지? 그렇지만 너는 아직 친구들에게 아이스 케키를 사라는 말을 하지 않았거든 그러니까 여기서 아까 저기 길거리를 다니면서 외치듯이 힘차게 아이스 케키를 세 번 외치도록 한다. 어서 !” 선생님의 호령에 성호는 다시 기가 죽어 고개만 숙이고 있고, 같은 반의 친구가 어려운 꼴을 당한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다는 듯이 여학생 몇 명은 책상 밑으로 고개를 숙이고 숨어서 킥킥거리고 있습니다. 남자 친구들은 성호가 어떻게 할까 지켜보면서 비웃음을 보냅니다. 다른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중학교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보내주겠다는데도 공부를 하기 싫어서 중학교를 못 간다는 친구를 보면서 부러움과 미움이 겹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아마 선생님도 이런 사정을 알기 때문에 성호에게 이렇게 혼을 내주시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긴 본래 성호의 성격이 활달하지 못해서 앞에 나오면 말을 잘 못하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벌을 받는 일이고, 더구나 아이들 앞에서 아이스 케키를 사라고 외치라니 성호도 힘이 들것입니다. 아마 나라고 하더라도 그 소리가 목구멍에서 나올 리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은 커다란 매를 들면서 “지금까지 팔았으면서 여기서는 왜 못해. 그렇게 말 도 못하고 짊어지고만 다니면 누가 사 주겠어. 큰 소리로 외쳐야 하는 거 아냐.” 하고 때릴 듯이 하시자 성호는 몸을 움츠리면서 “아이스 케키 ” 하고 소리를 내었지만, 앞에 앉은 아이들이 겨우 들을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소리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누가 사러 오겠어? 더 큰소리로 !” 하시자 성호는 자기를 때리시는 줄 알고 목을 잔뜩 움츠리고 주저앉듯 하였습니다. “안 때릴게. 넌 이번에 아주 큰 공부를 하는 거야. 남 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일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거든. 더구나 물건을 팔아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 그러니까 멀리 갈 것 없이 여기서 큰 소리로 외치면 여기 있는 것을 모두 선생님이 사 줄 거니까 어서 해 봐.” 하고 다시 독촉을 하자, 성호는 용기를 내어서 조금 큰 소리로 “아이스 케키 !” 하고 소리 쳤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더 큰 소리로 하라고 하셨고 “아이스 케키 !” 이번에는 제법 큰 소리로 소리쳤습니다. 책상 밑으로 들어간 여자아이들이 못 참겠다는 듯이 킥킥거리자, 다음 번 소리는 다시 적어 졌습니다. 선생님의 호령을 듣고서야 두 번 더 큰 소리로 “아이스 케키 !” “아이스 케키 !” 를 외치고서야 성호는 자신의 자리로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은 아이스 케키를 모두 하나씩 먹으라고 통을 열었습니다. 우리 반의 아이들이 모두 하나씩 먹고도 몇 개가 남았습니다. 선생님은 통을 매고 교실을 나서시면서 “나도 아이스 케키 장사를 나가야지. 제자 덕분에 이것도 매어 보겠구나.” 하시면서 교무실로 가셨습니다. 우리들은 성호 덕분에 한 시간은 쉬게 되었고, 공부 시간에 아이스 케키까지 먹게 되어서 신바람이 났습니다. 익살스런 영래가 “야 ! 박성호 ! 날마다 짊어지고 와. 그럼 우린 날마다 케키 먹을 거 아니냐?” 하자 아이들은 “와아 !” 하고, 합창을 하면서 웃음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말썽꾸러기 성호는 공부 시간에 도망을 쳐서 아이스 케키를 파는 짓은 물론 말썽을 부리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좋은 중학교는 아니더라도 면내에 있는 사립 중학교에 합격을 하여 중학생이 되었고 고등학교까지 마칠 수 있었으니, 아이스 케키 장사는 아주 잘 한 셈이었습니다.
충남 서산시청(농업지원기술센터)에서는 4월 21일 서령고 은행나무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무료로 나눠줬다. 이번 행사는 행복밥상 실천학교 운영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됐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단체급식의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으로 농업경쟁력 제고, 농업·농촌 가치 확산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됐다. 학생들은 나누어준 삼색컵밥 및 음료를 받아 맛있게 먹었다. 행복밥상은 서산시내에서 서령고가 유일하게 공모에 당첨돼 시행했다.
4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 31일 구속⋅수감에 이어 마침내 기소됐다.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어 사저로 돌아갔을 때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던 박 전 대통령 말대로 그것이 구속⋅수감에서의 재판으로 가려질지 새삼 관심을 끈다. 아마 자신의 무죄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2017년 2월 15일 개봉한 ‘재심’(감독 김태윤)은 바로 진실 밝히기를 다룬 영화이다. 진실에 목말라 하는 일반대중의 욕구가 반영되었는지 ‘재심’은 242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손익분기점이 160만 명쯤으로 알려졌으니 대박은 아닐망정 흥행 성공작인 셈이다. ‘재심’의 흥행이 반갑고 다행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영화하면 시간 죽이기나 오락용 카타르시스가 대세이기 십상인데, 진실과 정의를 앞세운 작품으로도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세상이 요지경이고 똥통이고 아수라장이어도 진실과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이니까 ‘재심’의 흥행이 흐뭇하기만 하다. ‘재심’은 2000년 8월 10일 익산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15세 소년 최군이 범인으로 몰려 10년 옥살이를 마치고 풀려났다. 물론 그게 다가 아니다. 2013년 4월 최군이 최씨가 되어 그 아내의 설득으로 재심을 청구해 2016년 11월 무죄를 받아냈다. 실제로 박준영 변호사가 이룬 쾌거이다. 먼저 진실과 정의에 집중 내지 천착해온 김태윤 감독에게 찬사부터 보내고 싶다. 무슨 말이냐고? 김감독은 이미 2014년 ‘또 하나의 약속’이란 실화영화로 진실과 정의를 영화 전편에 내세운 바 있다. 기업 투자 없는 어려운 제작에 스크린 감소 따위 개봉 외압까지 겪고도 연이어 실화 소재 ‘재심’을 연출했으니 그럴 수밖에. 2시간 가까이 펼쳐지는 영화는 의외로 무겁거나 딱딱하지 않다. ‘의외로’라고 말한 것은 법정영화로 흐를 기본적 패턴이 잠재함을 배제하지 못한 때문이다. 말할 나위 없이 짝퉁 살인범 이야기의 실화를 극적으로 잘 버무려낸 감독의 연출 덕분이다. 물론 변호사 준영(정우)과 소년범 현우(강하늘)의 연기 앙상블도 한몫한다. 글쎄, 다른 관객들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배경이 된 2000년, 2013년 그때까지도 경찰의 그런 조사가 자행되었나 하는 점이 놀랍다. 김영삼 문민정부 때부터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시절 엄존했던 고문으로 인한 범인 조작하기 따위는 없어진 게 아닌가 하는 민주시민 의식의 성숙함을 머쓱하게 하는 장면이라 할까. 법의 정의 문제는 가장 관객들 시선을 붙잡은 요인이 아닐까 싶다. 요컨대 “진짜로 사람 보호하려고 만든 것” 대 “가진 놈들이 자기 이익 보호하려고 만든 게 법”이다. 이것은 “사람답게 살려면 돈이 필요한 거야”와 “사람답게 살려면 누명을 벗겨줘야” 하는 두 변호사 창환(이동휘)과 현우의 충돌로 극대화되기도 한다. ‘해꼬지’를 ‘해고지’라 하는 오류는 있지만 “빵은 아무나 가냐. 우리가 보내줘야 가지” 하는 담당 형사가 내지른 말은 은근히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준다. “변호사가 이렇게 생겼고만요. 싸게 박수쳐!” 하는 현우 엄마(김해숙)를 비롯한 시골 아줌마들 장면도 찡한 기분으로 다가온다. 누가 뭐라해도 ‘재심’은 크게 흠잡을 것 없는 영화이다.
지난 4월 19일 KBS 대선후보토론회를 보면서 토론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국가의 최고위층이며 대내외적으로 가장 막중한 위치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의 토론이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사회자 없이 토론을 하고 보니 중구난방이 되었고 상대방의 흠집을 잡아내려는 이전투구의 모습은 보는 내내 민망했다. 아무리 자료없는 민낯의 토론이라 할지라도 사전에 전략을 세웠을 것이고 치밀한 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엇이 전략이며 무엇을 준비했는지 알 수 없는 모습만 보여줬다. 학력이나 이력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었다. 스탠딩 토론에 대한 기대와 달리 한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되는 것이라든지, 흠집을 내기 위한 것, 전전전(前前前) 정권에 대한 질문이나 구태의연한 북한 질문에 매몰된 토론은 식상하고 피로했다. 답변을 노골적으로 회피하는 모습, 개그를 하거나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답변도 민망했다. 이도저도아닌 답변, 애매모호하게 비껴가려는 답변도 명료하지 못해 실망스러웠다. 모두 표를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도 없었고 비전을 제시한 명료한 답변도 없었다. 국가의 원수가 되고자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의 생각을 뛰어넘는 고도의 질문이나 답변이 있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JTBC 비정상회담(이하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패널들의 논리적인 토론은 그런 의미에서 한번쯤 상기해야 할 일이다. 사전적으로 토론이란 찬성과 반대의 의견으로 나뉘어 서로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근거를 들어 자기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말하기이다. 비정상회담의 토론은 이에 합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떤 주제를 제시하고 찬반으로 나누어 논증적 의견을 제시하면 다른 나라 대표가 논리적 근거에 기반한 반론과 함께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논증이란 객관적인 자료에 바탕을 두고 사고력, 논리력, 분석력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만 가능하다.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패널들이 방송 전에 사전준비를 하거나 편집으로 정선해 방송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토론교육과 에세이쓰기 교육을 통해 초등학교때부터 논리적인 수사를 사용하게 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우리나라는 교육과정 밖에서 ‘다독권장’으로 독서교육을 하고 있으나 그들은 교육과정안에서 심층적인 독서교육으로 논증적인 사고기반을 마련한다. 따라서 그들은 논리적 사고가 익숙하다. 대선후보자들의 토론은 토론이라기보다 일방적인 자기주장이거나 물고 늘어지기, 딴지걸기였다. 토론의 언어는 객관적이고 명료해야 하며 논리적인 설득력을 갖추어야 한다. 토론에서 개그를 하려 한다거나 어물쩡 넘어가려고 하거나 답변을 회피하는 일은 부적절하다. 억지논리나 타당하지 못한 단순한 문장의 질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답답함을 느끼거나 실망을 하거나 조롱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않겠는가. ‘과연 대통령후보답다’고 할만 한 장면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은 토론이 없었던 우리교육을 되돌아보게 한다. 예능의 요소를 제거하고 비정상회담의 토론방식을 취하면 후보자들의 의견과 생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진행자가 주제를 주고 각자 자료없이, 유치한 ‘상대방까기’를 배제하고 자신의 정책을 발표하게 한 뒤 이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과 설득력있는 답변을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사회자가 날카롭고 타당한 주제를 제시하고 엇나가는 후보에 대한 중재역할을 함으로써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일지라도 후보자들의 토론에 임하는 자세나 양식이 변하겠는가. 문득 교육계의 당면사안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거나 학교로 전송된 공문의 내용을 모르던 교장들이 생각난다. “공문을 안보셨습니까?” 하고 물으면 “그런 공문이 왔어요?” 라고 했다. 모르면 답변이 부실해진다. 대선후보자들의 국가의 경영 전반에 대한 ‘앎’은 필수 아닌가? 아는 자의 질문이나 답변은 명료하고 선명하며 설득력 있을 것이다. 어쩌면 표가 결정하는 선거의 딜레마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전국민과 학생들이 시청하는 대선토론은 그에 버금가는 귀감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비정상들보다 못한 토론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지만, 정작 어떤 게임을 하는지,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런 정보도 없이 게임 등 새로운 매체에 능숙한 아이들을 못하게 막는 건 부작용만 낳을 수 있습니다."17일 출범한 게임문화포럼의 게임이용자문화분과장을 맡은 도영임 KAIST 교수는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자녀에 대한 통제에 앞서 게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도 교수는 "교사나 학부모는 게임을 '게임'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 생각하지만, 게임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장르도 다양하지만, 같은 장르에도 기획자의 의도에 따라 이용자들이 게임 안에서 갖게 되는 목표나 역할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어떤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게임을 나쁘다고만 하면 당연히 반발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실제로 게임 유저가 추구하는 가치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도 교수는 이를 6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우선 '자기 성장형'은 성장과 성취에 집중한다. 이 때문에 게임을 일종의 과제처럼 여기고 성취가 부족하면 열등감을 느끼기 쉽다. '관계 지향형'은 대화와 소통이 주요 관심사다.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원하므로 과도한 책임에는 부담을 느낀다. '사회적 공헌형'은 공동체 활동에 주목하며 사회적 책임과 배려·공감 등의 가치를 중시한다.또한 '자기 표현형'은 남에게 멋지게 보이고 유행을 만들어 전파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자기 만족을 추구하느라 규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고립 일탈형'은 게임에만 몰입하며 관심을 끌기 위해 타인을 괴롭히기도 한다. 이런 유형은 현실세계에서도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회적 이득형'은 게임 내에서 돈, 아이템, 사회적 권력을 추구한다. 사회적 책임은지지 않으려 하고, 기회 획득을 위해 규칙을 어기는 모습도 보인다.도 교수는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용 행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게임에 대해 꾸준히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해보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대신 간접 체험 기회를 최대한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그는 또 "요즘 아이들에게 게임은 이미 현실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성세대에게 산과 들, 골목이 놀이터였다면, 요즘 세대에게는 게임 속 공간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서다.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함께 탐험하고 공연 등 문화예술활동도 즐기는 아이들에게 게임은 더 이상 가상공간이 아닌 하나의 중요한 현실공간인 것이다.이왕이면 실제 공간에서 그런 활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는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실생활을 들여다보라고 조언했다. 여성가족부가 2016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균 여가시간은 4시간 33분이고, 이 중 TV시청이 1시간 3분, 게임은 45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 교수는 "이마저도 계속 이어지는 시간이 아니라 자투리 시간을 전부 합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가용 시간은 더욱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게임을 중독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반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게임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적은데다 최근엔 캐주얼한 스마트폰 게임이 대세를 이뤄 중독성도 낮아진 상황"이라며 "과몰입군 중 상당수는 일상생활 자체가 무너져 있어, 게임을 막아도 다른 데 중독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게임과몰입 종합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중 게임과몰입군은 2012년 0.8%에서 2015년 0.7%로 소폭 감소한 반면, 선용(善用)군은 동기간 5.4%에서 11.7%로 증가했다.그는 또 "아이들 중 상당수는 게임이 재밌어서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여가 활용 방법이 없어서"라며 "정말 원하는 활동을 찾아 지원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TV시청(59.5%), 게임·인터넷 등(48.5%), 휴식활동(42.5%)으로 여가를 보내지만, 향후 희망 활동으로는 관광(50%), 문화예술관람(46.9%), 취미·자기개발활동(39.8%)를 꼽았다. 게임·인터넷을 희망한 응답자는 16.9%에 불과했다. 도 교수는 "게임을 못하게 해서 얻는 게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게임은 그 자체로서 이미 주요 산업일 뿐 아니라 2차 창작물을 통해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는 핵심 콘텐츠라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기성세대의 문법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통제한다면 아이의 미래를 제약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사회가 게임 활용 능력을 의미하는 '게임리터러시 1.0'과 비판적 이해와 창조적 생산 능력을 의미하는 '게임리터러시 2.0'을 넘어 게임과 연결된 현실 세계의 역학과 디지털 문화를 전체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게임리터러시 3.0’의 능력을 요구하는 단계에 들어서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게임리터러시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선 아이의 행동에 대한 객관적 접근이 필요한데, 부모가 자녀 문제에 대해 이런 시각을 갖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에서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학자들이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부의 기능을 국가차원의 교육정책 개발과 현장 지원 중심으로 개편하고 교육현장의 자율권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한국교육학회는 1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교육 거버넌스의 거시적 통찰과 교육부의 역할’을 주제로 2017년 1차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했다.이날 발표자로 나선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학습능력을 요하는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교육관리가 적합하지 않다"며 "정책 입안, 기획·평가의 거시적 업무는 교육부에서 담당하고 일선 교육현장에서 집행·실행되는 업무는 시·도교육청과 단위학교가 담당하는 조직의 기능적 재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교육부가 수행해야 할 역할로는 △국가차원의 교육혁신 전략과 정책 개발 △전국 교육 현황에 대한 조사·연구 △고등교육 정책 △국제교류 △국가차원의 교육 질 관리를 위한 평가 △통일과 국민통합을 위한 교육과정·교과서 관련 업무 △민주시민 교육 △교원양성·채용·연수 △국가차원의 평생교육진흥 등을 제시했다.신 교수는 "창의적 교육, 창의적 문화 창조는 규제와 간섭 통제를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며 "자율성, 자발성, 창의성을 촉진하는 교육문화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토론자들도 같은 맥락의 의견을 제시했다.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교육정책의 잦은 변경, 보수와 진보의 갈등 등 정책 실패현상은 국가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한 '정부실패'에 기인한다"며 "정부개입은 공동가치구현과 갈등 조정에 한정하고 교육주체의 자율적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중앙정부의 권한을 단순히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것은 관주도 교육행정체제의 주체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며 "학교가 교육활동과 운영의 주체로서 자율적인 기관의 위상과 기능을 가지도록 법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학교장의 권한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법을 제안했다.정부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1948년 이후 70년 간 61차례의 정부 조직 개편이 있었지만 행정 개혁 성과는 미미했다는 이유다. 따라서 대대적 개편보다는 부처 내의 국이나 과를 개편하는 일본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정일환 대구가톨릭대 교수도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바탕으로 한 엄격한 통제와 관료적 규제로 인해 획일화·경직화·비효율화 등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단위학교의 자유재량권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