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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꿈나무 선수 동계합숙 훈련 몽골 유소년 대표 초청 합숙 훈련 학교 스포츠 활성화로 지속적 선수 육성 필요 감기 환자 돌보는 등 서종옥 내과 원장 보살핌 올해는 유난히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씨 속에서 포근한 환경 덕분에 순천에는 전국에서 전지훈련을 온 유도 선수들이 순천팔마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진행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출발점이 1월의 집중 훈련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도꿈나무 선수한국대표단(감독 심광석)은 1월 21일부터 2월 4일까지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으면서 대한민국 유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유망주들이다. 꿈나무 선수단은 야간에는 개인 학습을 하며, 훈련이 없는 주말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을 비롯한 순천지역의 문화 관련 시설을 돌아보며 흥미로은 시간을 갖고 있다. 심광석 감독은 "순천에서 이같은 훈련을 하면서 숙박시설과 음식도 좋고, 서울, 경기 지역보다 5도 정도는 따뜻하여 훈련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훈련장인 체육관 내부는 온도가 좀 더 높아야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편, 이곳에는 전남체육회와 순천시체육회가 몽골의 유소년 유도대표 10명과 지도자 4명을 초청하여 함께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감기환자가 발생하기도 하였으나 순천시의사회 소속 서종옥 내과 원장은 감기에 걸린 선수들을 치료하고 돌보아 주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하였다는 미담이다.이들은 연습을 마치고 쇼핑과 순천지역 관광 명소를 안내받고 2월 2일 귀국할 예정이며, 스포츠를 통한 국제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시체육회 유도회(회장 심상진)에 의하면 이번 동계훈련에 용인대를 비롯하여 세한대와 전국 초중고 학생 선수 532명이순천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한편, 장래 유도 발전을 위하여 묻자 전남유도회 김양호(도유도회 전무이사)감독은 "유도를 배우고 있는 선수층이두터워야 하나 고등학교 수준에서 일본 고등학생들의 10분의 1 수준으로선수 부족을 겪고 있다.일본처럼 특별활동을 통한 학교 스포츠에서 지속적으로 선수 육성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3일에 1명꼴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나라가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 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0년 이상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학업 및 입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학생의 숫자는 20여 년 전부터 3일에 1명꼴을 웃돈다. 자살예방교육을 위해 가정· 학교· 사회가 관심 가져야 학생들이 3일에 1명꼴로 자살을 한다면 이는 분명히 초대형 사건임이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죽음준비교육이나 대책은 예나 지금이나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현재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무려 6조 5천억 원 정도이다. 그런데 정부의 자살 방지 관련 예산은 50 억 원도 되지 않는다. 사회경제적 비용을 따지자면 차라리 자살예방을 위한 죽음교육(death education)을 학교 내외에서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영국 속담에 ‘예방의 1온스는 치료의 1파운드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 문제로 인 한 자살이든 사회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든 관계없이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 국가가 자살방지를 위한 적극적 의지만 있다면, 행·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한다면 확실히 자살률을 줄일 수 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자살예방사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지원금이 너무 적다는 사실이다. 10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의 자살예방시스템을 갖춰 온 일본은 자살예방사업이 안정 화된 지금에도 한 해 3천억 원 이상을 지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자살국가임 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살방지 관련 정부지원금이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자살에 대한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자료 또한 태부족이다. 때문에 자살 원인의 80%가 우울증이라고 추론할 뿐, 제대로 된 원인도 모르는 실정이다. 20여 년 전, 한 해 자살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았던 핀란드 정부는 자살과 관련된 전국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한 결과,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 다. 우리도 전국적 규모의 자살 관련 통계조사를 정밀하게 실시하고,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한 자살예방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한다면 분명히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를 앞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청소년들의 자살로 인한 사회 적 손실은 막대하다. 가정·학교·사회가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살예방교육을 해 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에 관해 가르치는 것은 곧 산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 법정 스님은 청소년층의 자살에 대해 “자살하는 당사자에게는 죽을 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허락받은 세월을 반납하고 도중에서 뛰어내릴 만한 이유가 그 당사자한테는 있을 겁니다. 그 러나 목숨을 끊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살은 혼자서 죽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과 친지들과 이웃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깁니다. 현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은 무엇이든지 그 자리에서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 기다릴 줄을 모릅니다. 사각 컴퓨터와 인터넷 앞에서 모든 것을 즉석에서 확인하는 조급한 습관 때문에 이런 현상이 오지 않는가 생각이 됩니다”라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분석을 한 바 있다. 많은 죽음 학자들은 ‘죽음에 관해 가르치는 것은 곧 산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며, 죽음에 관한 교육은 죽음의 막연한 공포를 제거함으로써 삶에 대한 인간의 존경심과 환희를 고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더 이상 죽음의 문제를 교육 영역에서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의 사회 및 교육제도 속에서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죽음에 관한 교육은 일종의 예방교육적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죽음에 대해 관심을 두는 실존주의자들은 죽음을 삶 속에 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죽음 없는 실존은 없으며, 죽음의식이 없는 실존이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죽음의 의식이 있기에 삶의 긴장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삶에의 열정도 그만큼 강렬해질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기에 삶에 대한 의미가 더욱 새로워지고 강렬해지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죽 음을 의식화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특히 ‘죽음이란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인 양 도외시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의식화 교육이 예방교육적 차원에서 더욱더 필요하다고 본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예전 같으면 집집마다 대문에 붙여 봄이 왔음을 알리던 글귀. 지금은 추억이 되어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이 한 구절은 언제나 따스한 조상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 2월 4일 입춘을 끼고 대부분 학교는 개학을 한다. 그리고 자투리 시간을 보내며 종업식과 졸업식을 준비한다. 어수선하기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는 그동안 정들었던 제자들과 이별연습을 하고 마지막 정리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냥 저희들끼리 떠들고 웃는다. 다음 학년은 누구랑 몇 반일지, 담임은 누구일지에 귀를 모은다. 교사도 나름의 학년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신학년을 계획하기에 바빠진다. 종업식이나 졸업식에는 성장의 의미가 담겨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성숙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이라든지 신경숙의 ‘외딴방’,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같은 소설 얘기를 해도 좋고, 인간미 넘쳐나는 고전 영화 한 편을 보여줘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최근 화두가 되는 첨단과학과 미래의 세계에 대한 자료를 보여줘도 좋겠다. 그래도 남는 시간이 있다면 부모님에게 또는 선생님에게 지난해를 정리하며 편 지쓰기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요즘 졸업식에는 정말이지 ‘석별의 정’이 없다. 일부 학교에서는 졸업을 축제 한마당과 접목하여 흥겹게 기획하기도 한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겠지만 졸업을 해방구처럼 생 각하여 무분별하게 행동하는 잘못은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간혹 중고등학교 졸업을 보면 무슨 억압에서 벗어난 것처럼 일탈적인 행동이 더러 있어왔고 뒤풀이 역시 눈살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모름지기 졸업식은 스승에 감사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다짐하는 자리 아니겠는가. 따라서 졸업식을 기획하는 교무부에서는 취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엄숙한 졸업식이 되도록 동료 교사와 협력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담당교사는 동분서주 바쁜데 어떤 교사는 한가하게 잡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교무실에 앉아 인터넷만 뒤적이는 교사가 있어서도 안될 것이다. 학교 행사에는 모두가 주인이므로 함께 돕고, 학생과 학부모 에 석별과 축하의 인사를 나눠야 한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이 떠나면 텅 빈 교실에서 선생은 비로소 고독한 자아가 된다. 물론 이별과 만남이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이때만큼은 빈자리가 무엇인지, 외로움이 무엇인지 새롭게 체감한다. 말썽꾸러기가 앉았던 의자, 온갖 녀석의 손때 묻은 책상, 벽에 남긴 누군가의 낙서, 사물함에 남겨진 실내화 등 그 흔적을 손으로 만지며 남몰래 아 파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그렇게 졸업식이 지나면 새로운 학년, 담임 그리고 업무분장이 발표되고 비로소 2018 학년도가 시작된다. 그와 동시에 교사의 자리 이동도 시작된다. 책상에 놓인 책과 사물을 정리하고 옮겨야 한다. 더러 불필요하게 많은 책과 자료를 매년 싸들고 옮기는 선생이 있는데, 제발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버리고 버려도 쌓이는 게 교사들의 잡동사니 아닌가. 버려야 맑은 정신으로 새 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업무 인수인계를 할 때에는 빠진 자료가 없이 챙겨야 하고 친절하게 안내해줘야 한다. 종이 문서와 파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인계하는 것이 내면이 아름다운 교사이다. 아울러 남은 봄방학을 또 하나의 휴가로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설령 방학이라 하더라도 내 업무를 파악하고 계획하는 작업을 미리 해놓길 바란다. 급훈도 새롭게 고민하고 교재연구도 미리미리 해서 실력 없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 반장 선출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청소 당번은 어떻게 정하고, 좌석배치는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 해마다 같은 방식의 매너리즘을 고집하다가 무기력증에 빠져 명퇴를 생각하지 말고 항상 자신을 채찍질해야 존경받는 참된 교사가 된다. 자신이 담임이라면 학급에 미리 들어가 커튼을 손질하고 유리창 틀과 바닥도 청소한다면 페스탈로치 그 이상 아닐까. 아름다운 교사는 행동하는 실천가이어야만 한다. 특히 수업방식에 대한 성찰은 호되게 고민해야 한다. 수업시간마다 노트북 하나만 덜렁 들고 교실에 들어가는 교사의 뒷모습처럼 쓸쓸한 것은 없다. 낡은 주입식, 강의식 방식이 필요한 단계가 있지만 거꾸로 교실, 하브루타와 같은 수업방식을 어떻게 하면 효과 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요즘에는 국내외 인터넷에 다양한 자료들이 탑재 되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수업에 필요한 자료들로 학습지도안을 충실이 꾸밀 수 있다. 금년에도 산업계를 비롯해서 계속될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시작된 이 한 마디가 인터넷 이후 최대의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물리적, 디지털,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상상을 초월하는 융복합적 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다. AI 로봇이 우리와 함께 하며 사물인터넷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드론으로 물건을 주고받으며 첨단 3D로 신체조직을 복제하고 복잡한 기계를 대량 생산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또한 ‘노동의 종말’도 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그늘진 고민이 있고, 교육이 선도하며 변해야 하는 당위가 있다. 현재의 교육과정이 과연 가공할 세계에 부합하는가를 확인하고, 교육감은 미래예측시스템을 가동하여 학생에게 필요한 윤리와 첨단과학의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윤리는 어쩌면 첨단기술사회에서 백신과 같으므로 과학기술이 자칫 재앙이 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윤리의 칩(chip)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교과목에 대한 이해 역시 융합적으로 구성하고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한 나노 바이오나 빅데이터, 드론, 로봇 등에 대한 교육을 수시로 행해야 한다. 수업혁명은 교실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학습자 중심수업으로 틀을 바꾸고 수업의 개인화, 멀티미디어 활용, 토론식, 체험활동, 협업학습으로 아이에게 핵심역량을 키워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소 토론과 질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도록 교사가 배려해야 한다. 그저 급여와 성과급만 기다리는 교사라면 차라리 교사 자격증을 찢는 게 낫다. 그래서 경희대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책 한 권을 소개한다. 교육공학자 류태호가 집필한 4차 산업혁명, 교육이 희망이다, 그리고 EBS에서 나온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대혁명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2월의 캘린더가 뜯겨져나가고, 남은 아쉬움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에 봄기운을 덧칠해 본다. 혹여 끝나가는 겨울이 아쉽다면 ‘양평빙어축제’에 들러 은빛 투명한 은총을 이마에 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아니면 ‘남이섬 눈사람 축제’나 제주도의 ‘탐라입춘굿놀이’ 로 한해의 풍년을 기원해 보는 것도 좋겠다. 과거로 돌아가 시간사냥을 하고 싶다면 민속촌의 ‘민속초등학교’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시절의 장난감과 불량식품과 함께 ‘연탄 차고 도망치기’, ‘벨 누르고 도망치기’를 해 봄직하다. 그리하여 입춘대길의 상서로운 기운이 모든 교사에 희망의 뿌리로 자라길 기대해본다.
몇 해 전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보건교사가 면담을 신청했다. 평상시 교육경력도 많고, 항상 친절한 모습과 큰누이처럼 다정하신 모습을 보이시는 분이시다. 또한 남편도 인근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왠지 친근감이 들었다. 상담실에 앉자마자 눈물을 보이며, 성과급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교육경력과 나이도 학교에서 제일 많은데 성과급을 B등급 받았다며 너무 서운하고 창피하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고 안쓰러운 모습이다. 교원들을 향한 ‘조삼모사’ 국가교육정책, 교원성과급전국시대 송나라 때 원숭이를 좋아하여 많은 원숭이를 키우고 있는 저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살림이 어려워지자 원숭이들의 식량을 줄이기 위하여 한 가지 꾀를 내었다. 원숭이들을 모아 놓고 “아침에 세 개의 도토리를 주고 저녁에는 네 개를 주겠다” 하자, 원숭이들이 저녁보다 아침에 적게 받으면 배가 고파서 생활할 수 없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그럼 아침에 한 개 더 주어서 네 개주고 저녁에는 세 개를 주겠다”고 했더니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다. 살림이 어려워져서 전체적으로는 먹이가 줄어들었지만, 아침에 한 개 더 먹는다는 생각때문에 적어진 먹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원숭이들의 불만을 무마시켰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고사이다. 교원성과급이 교원들을 향한 조삼모사식의 국가교육정책 실현을 위한 또 다른 방편이 아닐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등을 일등이라 하지 못하고 숨죽여야 하는 교원성과급교원성과급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사조 속에서 IMF라는 국가경제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성과중심의 국가정책으로 도입되었다. 학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 연결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곳이다. 일 년 동안의 학생 개개인의 성장은 개인의 몫이라기보다는 몇 년간의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순간순간에 발현된다. 학교에 담임교사·부장교사·영양교사·상담교사·사서교사·보건교사 그리고 관리자인 교장·교감과 행정실 주무관·행정공무직 등 다양한 인적 구성원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경쟁사회 논리에 맞춰 성과중심평가를 통한 줄 세우기를 강요받고 있다. 성과지표를 만들고, 평가하고, 줄 세우기를 하는 학교관리자와 이해 당사자인 교사들도 모두 난감하다. 최고 등급을 맞은 교사는 선배교사와 동료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 때문에, 최하등급을 맞은 교사는 가족과 주변인에 대한 창피함과 자괴감 때문에 공개를 못하고 있다. 교원들에게 성과급이 지급되는 달은 우울한 교무실이 되고 있다. 어느 조직사회가 일등을 일등이라 말하지 못한 채 죄인처럼 숨죽이며 지내는가? 물건을 파는 종합상사의 영업사원이라면 막대그래프 속에서 웃으며 많은 성과급과 축하를 받지만 교원들은 그렇게 하질 못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이다. 올해 이룬 일 년의 성과는 자기 혼자 이룬 성과가 아닌 교사·학생·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까지 포함하여 수년에 걸쳐서 노력한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불만을 호소하는 후배교사, 서운함을 토로하는 선배교사학교는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학교이어야 한다. 교사들의 정량평가를 위한 성과지표를 만들기 위해 거의 모든 학교에서는 10차례 이상의 위원회를 개최한다. 연령·직급·교육 경력·학년·교사직렬을 고려한 성과급심사위원회 구성부터 난항이다. 한정된 위원회 숫자에 맞춰 구성하다 보니, 소외되는 소수직렬 교사나 학년에서의 이의제기가 있으면 다시 위원회 구성부터 논의해야 하는 과정은 애교에 불과하다. 정량평가를 위한 세부논의를 시작하면 합의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회의의 연속이다. 국회가 파행되고, 노사협의가 결렬되는 이유를 짐작할 만도 하다. 교원성과급이 도입되기 전에는 수업시간이 적은 비담임교사는 업무를 많이 하고, 업무난이도가 적은 교사는 업무 개수를 더 맡았으며, 생활지도가 어려운 학생은 담임교사의 업무와 학급의 학생 수를 고려하여 배정하였으나, 이러한 모습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성과중심의 입시경쟁 속에서 자라온 젊은 세대의 교사들은 어려운 업무인 컴퓨터·생활지도 등을 맡고 있는데도 성과급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불만을 호소한다. 고경력 교사들도 서운하기는 마찬가지다. 경험 속에서 학생지도가 이루어지고, 보이지 않은 잠재적인 교육과정이 학생 교육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예전에는 교육경력을 고려한 성과등급에 이의제기가 없었는데 요즘 젊은 교사들은 욕심이 많다며 섭섭함을 토로한다. 선후배 교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학생 생활지도나 수업에 관해 서로 이야기하는 존경하고 존중받은 교무실 분위기가 아니라 성과를 매개로 하는 성과등급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획일화·정형화된 교육현장으로 역주행시키는 교원성과급새 정부는 지방분권을 강조하며 학교의 자율경영체제를 점차 확대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자율경쟁을 빙자한 성과주의 사회는 결국 새로운 획일주의로 가는 지름길이라 볼 수 있다. 교원평가 성과지표 중 하나인 상담실적을 예로 들어보자. 정량평가에서 인정되는 학생상담실적은 학기 중에 그것도 학교계획에 근거한 상담실적만 인정되고 있다. SNS를 활용한 카톡·페이스북·개인방송 등의 활동과 주말 또는 야간에 하는 전화를 통한 상담은 인정 되지 않는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논리인가? 또 SNS를 통한 홍보실적은 어떻게 누적할 것인가? 이러한 혼란 상황은 학교마다 상이한 성과지표들을 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사들은 성과급과 개인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성과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양한 활동을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며, 교직 사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량화된 성과기준에 따라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교육활동이 정착될 것이다. 유치원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 국가수준의 누리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유치원에서는 3~5세 유아들에게 유치원 실정에 맞춰 4~5시간의 교육과정운영을 권장했다. 그러나 교육 지원청에서 유치원교사들의 성과지표에 누리과정 운영시간을 포함하면서 상한 시간을 5시간으로 제시하자 거의 모든 유치원교사는 상대적인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오후 2시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성장단계에 있는 어린 원아들에게도 신체정신발달 단계상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으며, 교사들은 미뤄진 행정업무처리 때문에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악순환을 겪었다. 2018년에는 근무평정과 연계된 제도로 인해 병설 유치원별 성과등급을 정할 수 있지만, 지난해까지는 교육지원청에서 병설유치원 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성과등급을 정했기 때문에 교육지원청의 위촉장·표창 등을 받기 위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교원성과금이 통제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과등급 보다 격려금 형식 상여금 바람직이학교관리자인 교장·교감의 성과지표도 마찬가지다. 성과지표는 교육지원청의 성과상여 금심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학교로 통보되며, 관리자들의 평가자료로 활용된다. 모교육청 성과지표 중에 교원연수지표 상한 시간이 120시간인 곳이 있었다. 그 결과 일부 학교의 교육공무직인 행정실무사는 관리자의 원격연수를 대리 수강하느라 더 많이 바빠졌다고 한다. 정직과 신뢰를 가르치는 학교에서 요령과 편법을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성과상여금 지급의 목적은 협력과 경쟁을 통한 교육의 질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현장에서는 협력을 위한 ‘소통’보다는 ‘경쟁’을, ‘배려’보다는 ‘내가 많이 그리고 먼저’를, ‘봉사’보다는 ‘성과지표에 따른 업무’를 강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자는 최고의 가르침은 부지유지(不知有之), 차선은 친이예지(親而譽之), 다음은 외지(畏之), 마지막으로 모지(侮之)라 하였다. 통치자의 최고 선(善)은 있는 듯 없는 듯 백성이 스스로 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상(償)과 벌(罰)로서 백성들을 우매하게 하는 통치가 차선책이고 가장 하책이 협박과 모멸감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총리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 모두발언(2017.7.19.)에서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무한경쟁과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존중과 배려, 협력과 소통이 가득한 교육으로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실현을 약속하고 있다. 교육활동 결과로 교원 개개인을 평가하는 성과위주의 교원성과상여금제도는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교육현장의 또 다른 폐해이며, 조속히 보완 폐지되어야 할 제도이다. 성과상여금은 성과위주의 지급방법이 아닌 지난 일 년 동안의 노고에 따른 격려 형태의 상여금으로의 전환되어야 한다.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에서 우수한 교사가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의 보상방법을 찾아보면 될 것이다. 또한 국가교육정책 업무수행 난이도에 따른 성과지표는 자발성에 근거한 교육운동의 새로운 혁신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은 끝판에 진경(眞境)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운동경기이다. 결국은 경기의 끝판, 그걸 보려고 관 중이 몰려드는 것이다. 경기 과정의 치열함도, 감동의 연출도, 선전 분투의 미덕도, 그 경기의 끝판과 더불어서 비로소 그 참 의미가 드러나는 것이다. 끝판이 중요하기로는 ‘잔치’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성대하고 휘황찬란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잔치의 끝판이 싸움판이 되어버렸다면 말이다. 그런 잔치는 안하기만 못하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감동적 사랑은 끝판에 드러난다. 1926년 발간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집 님의 침묵에는 모두 88편의 시가 실려 있다. 그 88편의 첫 작품이‘님의 침묵’이고 맨 마지막 작품이 ‘사랑의 끝판’이다. 첫머리 작품은 ‘부재하는 님’을 향한 슬픔과 그리움을 나타내고, 맨 끝의 작품 ‘사랑의 끝판’은 ‘돌아오는 님을 맞는 벅찬 기쁨’을 토로한다. 이 시집이 담은 시 정신의 총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님의 침묵’만 보아서는 안 된다. 맨 끝에 있는 ‘사랑의 끝판’을 함께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만해가 말하는 님과의 사랑, 그 사랑의 진경은 ‘사랑의 끝판’에서 더 절절하고 여실하다. 생각해 보면 아무리 순정으로 시작한 사랑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어찌어찌하여 치정(癡情)으로 끝판을 보인다면, 앞에 놓였던 순정의 이야기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랑이 감동을 줄 리 없다. 끝판은 이렇듯 중요하다. 영화를 보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끝판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은 영화관으로 간다. 끝판은 보지 말라고 한다면 누가 영화관을 찾아가겠는가.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의 끝판은 아마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될 것이다. 끝없이 바깥 세계로 나가기만 하는 여행은 영원한 미완성의 여행이다. 여행은 마침내 돌아오는 끝판을 가짐으로써 그 여행이 어떤 의미를 드리우는지 우리는 깨닫는다. 우리가 어느 순간 골몰하고 어느 순간 열심을 다하는 것도 끝판의 미학을 완성하기 위함이다. 유종지미(有終 之美)란 말이 바로 그런 뜻 아니겠는가. 끝판의 아름다움이 그 일 전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것 아니겠는가. 비판의 끝판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끝판이 중요하다는 것이 인간사 모든 일의 법칙이라면, 비판도 끝판이 중요하다. 비판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비판은 인간 이성을 바탕으로 사리의 올바름을 추구하는 정신 활동이다. 이처럼 ‘비판’은 일종의 ‘덕목’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학교는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고, 동서양의 철인(哲人)들은 ‘비판을 실천으로 행할 것’을 가르쳐 왔다. 비판이 ‘의미 있는 실천’이 되려면 비판도 그 끝판이 중요하다. 우리들 개개인에게서 나타나는 비판 행위의 끝판은 대개 두 가지 양태이다. 하나는 그 비판에서 ‘나’는 빠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비판에서 ‘나’도 포함시키는 것이다. ‘나’가 빠지는 경우를 들여다보라. 비판 을 확장하면서 나의 비분강개(悲憤慷慨)는 하늘을 뚫을 듯 치솟아, 나는 정의감 넘치는 심판자가 되지는 않는가. 그리하여 그 누군가를 심판하고 정죄(定罪)하는 자가 되어 분노의 화염을 퍼붓고 있지는 않는가. 오로지 나의 의로움을 만끽하면서 그 누구를 통쾌하게 징벌하고 있지는 않는가. ‘나’도 포함되는 경우를 들여다보라. 비판을 내 안에서 심화시키면서, 비판의 중간 과정에서는 깨닫지 못했던 어떤 통찰이 일어나지 않는가. 비판의 끝판에 이르러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도록 나를 이끌어 가지는 않는가. 그리하여 이 비판 안에 나 자신도 들어있음을 깨닫게 되지는 않는가. 이 비판 안에서 나에 대한 투명한 성찰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지는 않는가. 비로소 비판은 말이 아니라 윤리적 실천임을 발견하게 되지는 않는가. 나는 후자가 옳다고 본다. 더구나 교육에서는 그러하다. 마땅히 성숙한 비판은 그 비판에 기꺼이 ‘나’도 포함되어야 한다. 내가 무언가 비판을 하고 있지만, 그 비판이 내게로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 비판은 비판이 아니다. 그런 비판일수록 감정에 지배되기 쉽다. 비판이 감정이 지배되면 그 때 비판은 ‘감정의 배설’에 지나지 않는다. 한번 지르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 배설은 그렇게 끝나지만은 않는다. 잠시 후련한 기분을 느낄 사이도 없이 내가 퍼부은 모욕 못지않은 모욕을 이번에는 내가 뒤집어쓴다. 이것이 우리의 일상 소통 생태이다. 우리가 인터넷에 악성 댓글로 해대는 비뚤어진 비판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가볍고 가벼워서 그래서 아예 책임의식 같은 것을 동반할 기본 장치마저도 주어지지 않는 비판의 플랫폼이 요즘의 악성 댓글 비판이다. 악플이 악플을 낳고 그 모욕에 분노하면서 더 센 악플을 날리는 모습이 인터넷 악성 댓글의 민낯 아니겠는가. 내 악플에 대한 남의 악플에 모욕을 느끼기 이전에,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러고 있는 나’를 내 스스로 혐오하는 씁쓸한 자기 모독을 먼저 느낄 것이다. 사실 악성 댓글을 비판이라고 끼워주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다. 다르게 말하면 ‘소통 복지’가 망가진 사회이다. 나는 소통 의사가 있어도 이런 댓글 판에는 들어가 참여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슈가 중요해도 소통을 포기한다. 소통 환경도 일종의 복지 개념으로 보아서 개선해야 한다면 이 는 분명히 ‘소통 복지’의 인프라를 망가뜨 리는 행위이다. 악성 댓글도 비판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비판의 윤리 측면에서 볼 때 비판의 축에 들 수도 없는 것이지만, 그 걸로 비판의 주인인 양 우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민낯이라 할 수 있다. 모욕의 가래침을 상대의 얼굴에 뱉어대고 동물적 희열을 느끼는 저급한 복수심의 적나라한 모습의 인터넷 악성 댓글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애초부터 이성(理性)이라곤 없었던 양, ‘뚜껑 열린 광기’로 치졸한 감정의 소모전을 무한히 펼치는 곳이 악성 댓글의 공간이다. 이를 정치적 힘의 근거로 이용하려는 작태가 생겨나면서 악성 댓글은 세상을 오염시킨다. 특정한 인물을 겁박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이들 모두가 ‘진정한 비판을 죽이는 사회’에 톡톡히 기여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비판은 그 자체로 정의인 양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거슬러 올라가기로 말하면 정치권력이 부 도덕한 데서, 그것을 비판하는 데서, 비판은 절대선인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거세고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람은 의로운 사람처럼 인정받았다. 그런 비판이 사회적 공감을 얻어서 실제적인 권력을 얻기도 한 다. 민주사회에서 있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비판은 그 자체가 현실적 선택과 책무를 져야 한다. 그 비판이 추구한 바가 구체적 현실이 되기도 하고, 그 비판이 권력의 중심으로 이동되기도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기 책임이 발생한다. 알다시피 현실 참여에서는 절대선 또는 절대 덕성으로서의 비판은 없다. 비판은 또 다른 비판과 상호삼투(相互 滲 透)되면서, 서로 지양(止揚)되면서, 보다 나은 대안을 찾아나가는 것에 그 긍정의 기능이 있는 것이다. ‘상호삼투’니 ‘상호지양’이니 하는 추상적인 말의 실체는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비판과 다른 비판이 만나는 과정에 서 각기 자기비판을 겸허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아니 각기 자기비판을 통해서 ‘상 호삼투’니 ‘상호지양’이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비판이 정치적 스킬의 일종이 되면서, 비판을 쇼하듯이, 보여주기 위해서 비판을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 비판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아이들을 비판의 끝판에서 무엇을 생각하게 할 것인가. 이념의 호위 무사를 만드는 것이 비판 교육의 할 일은 아니다. ‘비판하는 자기’를 보게 해야 한다. 나는 이 비판에서 자유로 운가. 그걸 보게 해야 한다. 적어도 교육은 그러해야 한다. 자기비판을 상정하지 않는 비판은 비판이 아니다. 비판의 윤리란 무 엇이겠는가. 그 비판 안에 자신도 반드시 포함시켜는 것, 그리고 자신을 그 비판의 끝판에다 두는 것이 비판의 원리다. 한때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 개개인의 사회적 책무를 감당하게 하는 화두로써 전 국민에게 감화를 주었던 ‘내 탓이오’ 운동 이 바로 이것 아니겠는가. 나를 비판하는 데에 이르게 함으로써 비로소 비판은 성숙하게 그리고 윤리적으로 완성된다. 비판의 끝판은 그러해야 한다.
야생화 좋아하는 것을 아는 주위 사람들이 가끔 “겨울에는 무슨 꽃을 보러 다녀?”라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겨우살이”라고 말하고 있다. 겨울 산에서 긴 망원렌즈를 갖고 나무 위를 향해 셔터를 누르는 사람이 있으면 겨우살이 보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눈이 내린 직후이고 하늘도 파란 날에 겨우살이를 담는 것은 꽃쟁이 들의 로망 중 하나다. 겨우살이는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숙주 나무에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는 반(半)기생식물이다. 기본적으로 얌체 같은 식물이다. 겨우살이의 이같이 얄미운 점을 잘 드러낸 소설이 방현석 소설집 랍스터를 먹는 시간에 있는 겨우살이(1996년 작)다. 주인공 서 선생은 전교조 탈퇴각서를 쓰고 복직한 고3 교사다. 그런데 가난한 제자의 진학지도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누이가 운전자 과실로 교통사 고를 당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런데 가해자는 사죄도 하지 않고 ‘법대로’ 만을 외치는 뻔뻔함을 보인다. 가해자 아파트에 찾아가는 길에 주인공은 얼핏 까치둥지를 겨우살이로 착각하는데, 어린 시절 누이와 겨우살이에 얽힌 추억이 있었다. 겨울 산기슭은 군락 하는 참나무와 상수리나무들로 온통 갈회색이었다. 그 갈회색 앙상한 가지 사이에 작은 광주리만한 크기로 피어난 황록색 잎과 노란 열매를 보고 나는 누이에게 물었다. “저 까치집은 왜 파랗고 노래?”“저건 까치집이 아니고 나무줄기와 잎사귀, 열매야.”“왜 다른 상수리나무는 잎이 달리지 않았는데 저것만 달렸어?”“저건 상수리나무 잎이 아냐. 겨우살이야.”(…중략…)”예쁘니?”“응.”“그렇지만 겨우살이는 나쁜 나무야.” “왜?”“겨우살이는 다른 나무들처럼 땅에서 물을 빨아 먹지 않고 다른 나무에 뿌리를 내려서 저 나무들의 물과 양분을 빼앗아 먹고 살거든. 봐라. 저 상수리나무가 얼마나 아프겠니?”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런 겨우살이에 꽃쟁이들은 왜 열광하는 것일까. 겨우살이는 상록성이라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있지만 다른 계절엔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숙주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겨울에 돋보 이는 나무여서 생겼을 것이다. 꽃이 없는 겨울에 겨우살이가 유일하게 주목할 만한 식물인 셈이다. 겨우살이는 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마구 채취해 웬만한 산에서는 흔적도 찾기 힘들다. 국립공원이나 높은 산이나 가야 겨우 볼 수 있다. 심지어 겨우살 이를 따기 위해 참나무를 베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니 일부 사람들의 몰지각함은 한이 없는 것 같다. 국립공원에서도 눈높이에서는 볼 수 없고 높은 나뭇가지에만 남아 있다. 그래서 겨우살이를 보려면 망원경이나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이처럼 보기 어렵지만, 초점 이 제대로 맞아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열매 사진을 보면 숨이 멎을 듯 기쁘다. 겨우살이는 사람들에게 좀처럼 거리를 주지 않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겨울 식물계의 팜파탈(femme fatale)이다. 겨울 식물계 팜파탈 ‘겨우살이’정읍 내장산은 지리산, 덕유산과 함께 겨우살이가 많은 곳이다. 내장산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겨우살이가 달린 나무들을 볼 수 있다. 한 나무에 10여 개 있는 경우도 있다. 내장사에서 갈라지는 백련암 코스든 금선계곡 코스든 겨우살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내장산엔 겨우살이와 함께 열매가 빨간 붉은겨우살이(추천명은 붉은겨울살이)도 살고 있다. 좀 붉은 기가 있다 싶은 겨우살이를 망원렌즈로 당겨보면 어김없이 붉은겨우살이였다. 붉은겨우살이는 주로 내장산 이남에서 볼 수 있다. 겨우살이와 붉은겨우살이가 함께 살고 있는 나무도 많았다. 1982년 발표한 윤후명 소설 둔황의 사랑에 조선시대 탈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금옥’이라는 기생과 그녀를 사랑한 한 사내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 중 ‘그녀(금옥)의 어머니는 두 눈이 겨우살이 열매처럼 빨갛게 익어 있었는데…’라는 대목이 있다. ‘(남편이 죽어) 지나치게 울어서 그렇게 되었는지 독기가 뻗쳐 그렇게 되었는지 아무도 알 길이 없었다’로 이어진다. 윤후명은 야생화에 조예가 깊은 작가로 유명하다. 1982년에 나온 소설에 붉은겨우살이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작가는 일찍이 1980년대 남쪽에서 붉은겨우살이 열매를 관찰했음이 분명하다. 높은 산에 가면 꼬리겨우살이도 볼 수 있다. 어느 해 겨울 태백산에 갔을 때였다. 산 입구에서 500m 정도 올라갔을 때 같이 간 일행이 갑자기 “와~” 하는 탄성을 터트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초봄 생강나무 꽃이 핀 듯 꼬리겨우살이 열매가 노랗게 노랗게 무리 지어 달려 있었다. 꼬리겨우살이는 낙엽성이라 겨울에는 잎이 다 떨어지고 열매만 남아 있다. 겨우살이 열매는 연한 노란색이고 대개 1~3개씩 모여 달리지만, 꼬리겨우살이 열매는 샛노랗고 열매가 꼬리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 점이 다르다. 꼬리겨우살이는 겨우살이에 비해 드문 편이다. 동백나무·감탕나무 등에 기생하는 동백나무겨우살이, 참나무는 물론 동백나무·후박나무 등에도 기생하는 참나무겨우살이도 꼭 한번 보고 싶다. 땅에 떨어진 겨우살이 열매를 먹어보니 달짝지근했다. 열매는 끈적끈적한 과육으로 채워져 있는데, 겨우살이 번식과 관련이 있다. 달콤한 겨우살이 열매는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다. 새가 열매를 먹고 배설할 때도 끈끈한 성분이 남아 있다. 이 성분 때문에 씨앗이 나뭇가지에 달라붙을 수 있다. 나무와는 기생하는 악연이지만, 새와는 먹이를 주고 번식에서 도움을 받는 공생관계인 셈이다. 서양에는 크리스마스 때 초록색 잎과 하얀 열매가 달린 겨우살이(미슬토)를 현관 안쪽 문 위에 걸어 놓는 풍습이 있다. 이 겨우살이 아래 서 있는 이성에게는 키스를 해도 된다고 한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도 이와 관련한 얘기가 나온다. 겨우살이는 겨울 산의 보석일까, 얌체인 ‘나쁜 나무’일까? 야생화 전문가인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한 기고에서 “겨우살이는 착한 식물인지 나쁜 식물인지 모르겠다”며 “다만 식물을 아주 조금 알면서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투자에 대해 유통되는 것 중 가장 흔한 착각은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그만큼 잃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이 아니다. 주식으로 예를 들어보자. 어떤 회사의 주식이 100 원에서 한 달 만에 200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하자. 투자자 A는 100원에 사서 130원에 팔았다. B는 130원에 사서 160원에 팔았다. C는 160원에 사서 200원에 팔았다. A, B, C 모두 돈을 벌었고 ‘누군가 돈을 번 만큼 잃은’ 사람은 없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 모두가 돈을 잃는 상황도 가능하다(물론 주가가 올라도 누군가 돈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누군가 돈을 번 만큼’ 잃는 건 아니다). 욕망의 역사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그만큼 잃어야 한다’는 말은 전체 시장의 크기가 고정돼 있다는 가정 하에서만 참이다. 예를 들어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노름판이라면 누군가 돈을 벌면 그만큼 잃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본시장은 그렇지 않다. 시가총액이라는 이름의 전체 ‘판’이 실시간으로 그 크기를 바꾸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는 비정기적으로 투자 광풍이 불어 닥치곤 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의 닷컴 열풍이 있다. 2000년 3월 코스닥 지수는 무려 2,952.50까지 올라갔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스닥 지수는 이때 기록의 근처까지도 못 가고 있다(2018년 1월 초 현재 800 안팎). 당시 의 투자 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다 한국인들은 돌연 ‘로또’에 꽂혔다. 2003년 출시된 로또는 구매자가 번호를 스스로 정해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매력과 어마어마한 당첨금의 유혹에 힘입어 판매 첫 해에만 3조 8,031억 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다음에 당첨될 번호를 알려 주겠다는 선지자가 전국 곳곳에서 출현했고, 1등·2등 당첨자가 나온 판매처는 ‘명당’으로 이름을 날렸다. 투자 열풍이 너무 심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심층취재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동 안 잠잠해졌나 싶더니만 이제는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의 가상화폐가 나타나 새로운 광풍 을 만들고 있다.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의 아사리판 비트코인의 원리는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일단 암호화폐·가상화폐라는 말부터가 그렇다. 화폐라면 그야말로 ‘돈’이라는 말인데 비트 코인으로 지금 뭘 살 수 있지? 도대체 이 안에 무슨 내재적인 가치가 들어있는 거지? 사실 알고 보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동전과 지폐에도 내재적인 가치는 없다. 그냥 자석에 안 붙는 금속과 ‘한국은행’이라는 말이 적혀 있는 종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비철금속과 종이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가 화폐의 가치를 보증해 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처음 출현했을 때 많은 사람은 이 가상화폐가 ‘믿음’을 획득할 수 없을 거라고 봤다. 아직까지도 누군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보증해 줄 수 있는 주체는 없다. 그럼에도 우연과 필연이 덧입혀진 수년의 시간이 지나 비트코인은 어마어마한 욕망이 넘실거리는 투자의 대상이 됐다. 이 정도로 판이 커지면 기존 화폐를 비트코인이 대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만약 각국의 화폐를 비트코인이 대체한다면 그때 부터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더 이상 해외여행을 할 때 환전을 할 필요도 없어지겠지만, 통화정책을 누가 어떻게 주도해야 하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한 푼 두 푼 모으다 보면 부자가 될까? 이미 시작된 비트코인 광풍이 정말 화폐혁명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얼떨결에 전 세계 가상화폐 투자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아사리판 그 자체 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와 통화정책의 미래에 관심있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다. 그저 이 가상화폐에 ‘진짜 화폐’를 투자했다가 크게 한몫 벌어보고자 하는 욕망이 넘실댈 뿐이다. 인터넷의 보급에 포르노가 큰 역할을 담당했던 것처럼 ‘가상화폐 아사리판’이 비트코인의 확산과 정착을 앞당기는 보루가 될지 어떨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권위를 도전받은 정부로서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겠지만,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지나친 규제 일변도의 입장으로 응답한다면 언젠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분명한 건 우리 중 누구도 ‘한 푼 두 푼 모으다 보면 부자가 된다’는 말을 믿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로또 얘기로 돌아가면, 모든 사람이 비트코인에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로또 역시 은근한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2017년 로또 판매금액은 2003년 광풍 시기의 판매금액을 넘어설 확률이 매우 높다. 물가가 상승한 탓도 있겠지만 15년 전 ‘광풍’ 당시의 판매금액에 아무렇지도 않게 도달해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성실함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부자 부모를 만나 상속을 받거나, 그게 아니면 어떤 계기로 크게 ‘한 방’을 터뜨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이제 일반인의 상식이다. 비트코인 투자에 상당수의 고등학생이 뛰어들었다는 사실은 미래세대의 가치관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확률을 높여 놓는다. 화폐는 가상이지만 그 안에 깃든 우리의 욕망은 진짜다. 소처럼 일만 하는 ‘스튜핏’이 되기보다는 노력없이 큰 돈을 버는 ‘그뤠잇’한 상황 속에서 ‘욜로’하고 싶은 우리들 앞에 2018년의 시간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갈라파고스로 가는 우리의 길은 특히나 멀고, 험하고 복잡했다. 거리로 따지면 사실 에콰도르의 키토에서 비행기 만 한 번 타면 되는 정도였지만 갈라파고스 여행의 필수 코스 격인 섬을 둘러보는 교통수단 요금과 환경보전금 명목으로 내야 하는 1인당 10만 원 정도의 섬 입장료, 그리고 투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요트 투어비를 합하니 가난한 배낭 여행자가 부담하기엔 감히 넘보지 못할 커다란 장벽과도 같은 금액이 산정되었다. 일주일간 둘이 함께 갈라파고스에 다녀올 비용이라면 여권에 웬만한 국가 하나의 방문 도장도 찍을 수 있을 정도이니 고민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무리 큰마음 먹고 세계 여행을 떠나왔다고 해도 그 큰돈을 덜컥 내고 다녀올 만큼 배짱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이었다. 갈라파고스 여행의 핵심, 요트 투어 우리는 몇 날 며칠을 고민 후 포트폴리오를 담은 노트북을 들고 갈라파고스 투어를 운영하는 요트 회사의 본사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왜? 맨땅에 헤딩하듯 현지의 요트 회사들과 부딪친 요지는 간단했다. “나는 한국의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다. 당신의 회사에서 운영하는 갈라파고스 투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멋지게 사진으로 담아주겠다. 그러니 요트에 두 자리만 만들어 달라.” 사실 이 밑도 끝도 없는 제안서를 들고 서 만리타국의 요트 회사에 수차례 방문하며 거절을 당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다섯 번째 프레젠테이션을 시도한 회사에서 마침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알키펠(Alquipel)’을 만난 건 갈라파고스 제도에 들어선 다음 날이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그 늠름한 모습과 수려하고 고급스러운 외양이 여행자의 가슴을 마구 흥분 시켰다. 각 섬마다 각기 다른 종의 동물들 이 살고 있는 갈라파고스에서 다양한 동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트.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스노클링에 지 친 몸을 달래기도 하며, 햇살 좋은 날에는 갑판 위에서 선탠이라는 호사도 누리고, 그렇게 놀다가 놀다 지쳐 잠자리에 들면 알키펠은 유유히 바다를 흐르며 다른 섬으 로 이동한다. 그리고 아침잠에서 깨어 작은 창문의 커튼을 젖히면 어김없이 새로운 섬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말 그대로 매일매일 다른 아침 풍경을 선사해주는 매 력덩어리 ‘알키펠’이다. 섬 위에 올라선 이방인들을 가장 먼저 반긴 건 물개 가족이었다.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뒤척거리는 새끼 물개와 그 한가로운 물놀이를 흐뭇하게 바 라보는 엄마 물개. 평온한 물개 가족의 시간을 방해할까 봐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물개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 러고 보니 우리를 신경 안 쓰는 동물들은 물개 가족뿐만이 아니었다. 어제 본 육지 거북이들도 낯선 이들의 방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식사에만 열중하는 모습에 오히려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들이 더 머쓱해 하기도 했다. “저기 봐~ ‘블루풋 부비’야.” 드디어 찾았다. 말간 하늘빛으로 뒤덮인 발을 가지고 있는,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새. 저 멀리 블루풋 부비 두 마리가 엉거주춤 커다란 발을 들고 뒤뚱거리며 걷고 있었다. “저건 부비 댄스라는 거예요. 지금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엉거주춤한 동작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양발을 한번씩 들었다 놓으면서 커다란 날갯짓을 펄 럭이고, 그 뒤에 울음소리를 애절하게 한 번 그리고 다시 발걸음, 날갯짓, 울음. 댄스라고 하기에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댄스라 부르고 사랑 고백이라고 이해하니 수줍은 소년의 마음과 같은 어색한 동작들이 오히려 아름답게 보인다. 수컷의 구애를 바라보며 갸웃거리던 암컷이 이내 부리를 마주친다. ‘쉿!’ 한 손가락을 치켜들어 입술에 조용히 댄 여행 동료의 시선 끝에는 오렌지 빛 깔로 채색된 이구아나가 서 있었다.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는 당당한 자태에 이끌려 슬며시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를 의식한 듯 살며시 포즈를 취하는 듯하다. 덕분에 친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듯 이구아나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뒤 돌아서 살포시 걸음을 옮기는 동료의 뒤로 믿지 못할 그림이 그려졌다. 부비새와 이구아나가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 걷는 게 아닌가?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나 선 아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미소를 머금은 듯한 표정으로 사람의 뒤를 따라 걷는 그들의 모습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이렇게 함께 거닐 수가 있구나!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곳,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놀라웠던 모습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이언트 거북이나 펭귄들과의 조우가 아니었다. 그들과의 만남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인간을 보고 전혀 놀라지 않는 동물들의 반응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이를 대하듯, 또 하나의 거대한 동물 친구들을 만난 것처럼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은 우리를 거리낌없이 반겼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날아 가지 않는 새들, 물속에서 수영을 하면 어느새 다가와 함께 물장구를 치며 노는 물개들과의 물놀이는 갈라파고스에서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자 색다른 감정의 교류였다. 항상 좋은 모습의 인간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던 동물들은 그 어떤 사람들을 만나도 친구로 받아들인다. 공존 이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오늘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곳, 갈라파고스야말로 인간과 동물이 함께 만들어 온 지상낙원이다. 세단어로 알아보는 에콰도르 1. 적도 에콰도르는 ‘적도’라는 뜻이다. 실제로 키토에서 북쪽으로 22km 지점에 1735년에 세운 적도 기념비(Mitad del Mundo)가 존재한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정확한 적도는 이곳이 아닌 기념 비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자칫 적도 코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갈라파고스 제도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 제도로 에콰도르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000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군도는 해류 세 개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해양 생물들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으며,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준 섬으로도 유명하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 본토와 사차는 1 시간이다. 3. 갈라파고스 가는 길 인천공항에서 에콰도르의 키토 또는 과야킬로 가는 직항편은 없으며, 미국을 거쳐야 한다. 키토에서 갈라파고스 제도까지는 주 5회(목·토 제외), 과야킬에서는 매일 취항한다. 약 2시간 전후로 소요된다.
다섯 살의 아이가 아침부터 할머니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이가 읽어달라는 책은 라푼젤. 그날따라 몸이 아픈 할머니는 모로 돌아누워 “그려 나중에 하자”, “그만 하면 됐다” 얘기하는데 아이는 계속해서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이혼 후 집을 나간 어 머니와 돈 벌러 집을 떠난 아버지.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쯤 집을 찾아 아이를 잠시 보고 다시 떠나기를 반복하고, 늙은 몸으로 그나마 아이를 돌보던 할머니는 요즘 들어 자꾸 몸 이 아프다며 드러눕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는 오늘도 라푼젤을 읽어달라고 조르고 또 조른다. 그리고 그 책은 어제도 여러 번 읽어주었던 바로 그 책이다. 왜 이 아이는 같은 동화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조를까? 왜 이 아이는 같은 동화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조르고 있을까? 왜 할머니가 아플 때는 더 절박하게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걸까? 어느 아동 분석사례에서 나온 이 이야기는 동화가 아이들에게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이들이 동화 속에서 어떤 환상을 보고 싶어 하는지, 어떤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후에 분석결과를 통해 아이가 가지고 있는 공포가 전형적인 ‘유기공포’이며, 누군가 자신을 구원해 줄 구원자를 너무도 애절하게 찾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실제로 아이는 엄마와 아빠를 모두 잃고 난 뒤(아이의 심리 속에서 아버지는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니었다) 오로지 할머니 한 분을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아플 때마다 또 다시 버려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고, 그 순간 그 공포를 이겨내는 방편 으로 라푼젤을 선택한 것이다. 빛이 들지 않는 높은 첨탑(아이는 지하 단칸방에 살고 있었다)에 갇혀 있는 라푼젤, 그 라푼젤에게 다가와 밝은 세상으로 구해내는 왕자. 그리고 행복해지는 라푼젤…. 아이는 자신에게도 이렇게 ‘영원히’ 구해줄 누군가가 다가오기를 기다렸고, 그것을 확신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책을 주문처럼 읽는 것이었다. 물론 글을 읽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계속해서 읽어달라고 조르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주문이다. ‘좋아질 거야’, ‘괜찮아질 거야’, ‘행복해질 거야’ 라고 외우듯 같은 동화를 반복해 선택함으로써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불안을 달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너무 가슴 아픈 사례지만 왜 학령기 이전의 아이들이 특히 같은 동화책을 반복해서 보는지, 반복해서 찾는지를 알려주는 매우 좋은 근거가 되는 케이스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동화는 이런 기능을 갖는다. 무엇보다 언어로 자기를 완전히 표현할 수 없는 어린 나이일수록 드러낼 수 없는 무의식, ‘말해질 수 없는’ 트라우마, 깊은 소망 등을 이렇게 동화를 ‘선택함으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그럼 어른들은 어떨까? 그럼 어른들은 무엇으로 자신의 무의식, 트라우마, 소망 등을 드러낼까? 그것은 바로 ‘꿈’이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특정한 동화에 반응하고 그 속에서 자극을 깨워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른이 자신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첫 번째 방편은 ‘꿈’이다. 우리가 프로이트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도 바로 이 ‘꿈’인데, 그 이유는 사람의 꿈을 해석한다는 것, 분석한다는 것이 마치 동굴 속에 숨겨진 암호를 풀어내는 것처럼 설레고 매력적인 일이어서 누구나 관심을 두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다만 피분석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꿈이 해석 ‘당한다’ 싶으면 약간은 두려움까지 느끼는 게 사실인데 이는 자신도 모르는 자신이 ‘얘기된다’, ‘드러난다’는 것에 대한 일차적 불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꿈’ 분석을 통해서는 바로 그런 개인의 깊이 숨겨진 것, 억압된 것, 오래된 소망 등이 드러나는 게 사실이다. 이게 무의식이다. 그럼 꿈을 분석하는 중요한 ‘틀’은 무엇일까? 무엇을 통해 꿈 분석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바로 ‘상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상징’의 영어표현이 명사로서의 ‘symbol’이 아 니라(일대일 대응방식이 아니라) 형용사인 ‘symbolic’이라는 것. ‘상징의, 상징하는, 기호적인’ 즉, 상징적인 ‘방식’으로 꿈 분석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접근해 볼 한 가지가 있다. 아이들이 읽는 전래동화 역시 대체로 이 무수한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앞서 여러 경우에서 살핀 것처럼 동화 속에는 각 시대와 문화를 반영한 그리고 때로는 모든 문화권에서 통용될 만한(집단무의식) 상징들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꿈과 동화는 묘한 상동성을 갖는다. 그리고 ‘꿈의 아버지’ 프로이트는 일찍이 이 부분에 주목한다. 의사이기도 했던 프로이트는 처음엔 최면술 등을 통해 사람의 무의식에 접근해 보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면서 이후 본격적인 꿈 분석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난 환자들의 많은 수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데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하나의 상징처럼 사용하는 것을 알아챈다. 결국 오랜 시간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이 버무려지고, 첨삭되고, 갈무리되면서 만들어진 전래동화 속의 상징들이 사람의 꿈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덕분에 동화를 분석하는 것은 또 하나의 꿈을 분석하는 것과 같은 효과와 결과를 낳는다. 그럼 창작동화는 읽히지 말아야 할까? 그러나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동화나 한국의 전래동화처럼 ‘전래돼 온’ 동화와 창작동화는 다르다는 것. 오랜 시간 일종의 퇴적물처럼 쌓이고 쌓여온 전래동화는 사람들의 풍습과 관습, 집단무의식 등이 깊이 새겨져 있지만 창작동화는 작가 1인에 의해 창작되다 보니(간혹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하는 집단 창작물도 있다) 이런 상징성을 찾는 문제에서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예로 들 수 있는 동화가 ‘안데르센 동화’다. 덴마크 출신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미운 오리 새끼, 눈 의 여왕, 엄지 아가씨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많은 동화를 ‘창작’한 작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작품들은 유난히 ‘슬픈 결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성냥팔이 소녀와 인어공주이다. 유난히 어렵고 불우했던 그의 어린 시절을 투영하는 동화들 이라는 뒷얘기가 나오고 있을 만큼 안데르센 몇몇 동화는 매우 비극적이다. 그런데 1800년대 비슷한 시기에 민담에 구전되던 이야기를 채록해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나온 그림동화는 비극적인 결말의 이야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구전과 창작의 차이다. 물론 동화로 옮겨지지 못한 더 많은 구전 민담들 가운데 슬픈 결말을 갖는 것도 상당수있겠지만 최소한 ‘아이들을 위한’ 동화에서는 그런 비극적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정신분석적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옳다. 실제로 그림동화를 보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던 주인공이 ‘반드시’ 그 어려움을 극복해 결국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결말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의도적인 모호한 시대성(옛날 옛적에~), 구체화되지 않는 지명(어떤 마을에~) 그리고 늘 행복한 결말은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고민과 ‘언어화되지 못하는’ 아이들의 무의식 속 상처를 받쳐주는 일종의 안전매트와 같은 것이다. 그런 동화를 읽고 들으며 아이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앞서 라푼젤을 듣고 또 들으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귀가를 꿈꿨던 아이처럼 말이다. 그럼 창작동화는 읽히지 말아야 할까? 물론 잘 구분해서 읽히면 된다. 다만 가능하면 6세 이전까지는(오이디푸스 기간) 더 신중을 기해 아이들의 동화를 고를 필요는 있다.
교원의 일을 줄여주기 위한 일본정부의 시도 1월 6일자 도쿄신문(東京新聞)은 기후(岐阜)시 교육위원회가 교원의 장시간 근무를 시정하기 위해 초·중학교 교원의 여름휴가를 16일 연속해서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에는 학교의 문을 닫고 일직은 물론 교원대상 회의나 연수 개최도 못하게 하고 학부모가 긴급연락을 원할 때도 시교육위원회 직원이 전용 휴대전화로 대응한다. 방과 후 클럽(부)별 특별활동을 의미하는 부카츠(部活, 부활동)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시교육위원회는 “교원을 확실하게 쉬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일본이 교원의 장시간 근무 해소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교육부격인 문부과학성이 2017년 6월 중앙교육심의회에 「새로운 시대의 교육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학교지 도·운영체제의 구축을 위한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종합적인 방책에 대하여」 라는 긴 이름의 자문을 요청했고 그 중간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12월 26일,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업무의 역할분담과 적정화, 수업준비, 학습평가나 성적처리 등 여러 내용이 담긴 이 대책에서는 교원이 연차로 장기휴가를 갈 수 있게 일정기간 학교의 문을 닫으라(學校閉廳日)는 것도 있다. 기후시 교육위원회는 문부 과학성의 긴급대책에 맞춰 장기휴업기간을 설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의 반응은 방학에 학교 문을 닫는다해도 2학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화된 장시간 근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변화의 물고를 튼 것은 사실인 듯하다. 이렇게 일본정부가 일하는 방식개혁을 들고 나온 이유는 교원의 업무를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일본의 교원은 업무를 얼마나 많이 하고 있으며 그렇게 많아진 원인은 무엇인가. 또한 일본교원이 가진 업무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 정부대책 에 대한 학교현장의 반응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일본교원의 업무가 늘어난 이유 문부과학성의 「교원근무 실태조사(2016)」에는 일본 초등교원의 57.8%, 중학교 교원 의 74.1%가 주 6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집에서 하는 주 5시간의 잔업 포함). 「노동력조사(2016)」에 의하면 주 60시간 이상 근무가 국가공무원이 8.7%, 제조업이 8.3%, 비교적 근무시간이 많은 음식점도 28.4% 정도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다. 주 8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비율도 초등교원이 2.7%, 중학교 교원은 15.8%로 나타났는데, 주 80시간 근무는 한 달 동안 잔업을 평균 160시간 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일본의 교원이 장시간 근무가 많은 것에 대해 교육연구가인 세노오 마사토시 (妹尾昌俊)는 ‘어째서 일본의 교사는 바쁜 것인가’ 라는 그의 글에서 “지난 10여 년간 IT는 발달했고 정부나 교육위원회 등도 학교현장의 부담경함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근무시간은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진단하면서 이렇게된 원인에는 많은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대표적인 3가지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일본교원이 장시간 근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그렇게 하면 학생들에게 좋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기 때문이다. 「교원근무 실태조사」 에 따르면 많은 수의 일본교원은 평일의 시간외와 토·일요일 근무를 통해 학생들의 숙제 체크와 의견달기, 보충학습, 모의시험 감독, 부카츠 지도, 학교행사 참여 등은 물론 수업준비, 급식이나 청소지도 등과 같은 일상적인 학생지도에도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교원들은 이러 한 일들이 학생에게 좋고 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만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초· 중등 교원의 97∼98%가 자신의 업무가 학생들의 성장에 관계가 있다고 대답했는데, 이런 이유로 교원은 일의 양과 종류도 늘려온 것이다. 교원의 생각이 이렇다 보니 정부나 교육위원회 등이 아무리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주창해도 좀처럼 개선이 안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학교와 교원이 ‘전에부터 해 온 것은 안전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다. 학교교육은 기업과 같은 조직체와는 달리 아이들인 학생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하고 있던 업무를 그만두거나 바꿀 경우 그들에게 악영향을 주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례와 전통을 깨려하지 않고, 새로운 실험도 쉽지 않다. 그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전에서부터 해오던 일을 그대 로 따라서 하는 편이 무난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세 번째 이유는 ‘교원 스스로의 분발’이다. 앞에 열거한 두 가지는 넓게 해석하면 학교와 교원의 의식과 관행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면 세 번째는 교원 스스로가 어쩔 수 없이 분발 하는 것이라고도 해석될 수 있다. 학부모나 지역사회가 학교와 교원이 더 많은 것을 해주길 기대하면서 헌신과 희생을 은근히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필요하다고 생각 되는 교육활동이나 부카츠를 폐지하려고 하면 “한 명의 아이라도 원하는 것이라면 해야 하지 않나요” 라든가, “그럼 그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하나요, 가련하지 않나요” 등등의 하소연과 선처를 바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이런 연유로 교원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교원 의 분발로 이런저런 교육활동을 늘리거나 유지해온 것이다. 교육당국도 일정부분 학교나 교원의 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한 분발에 기대여 왔다고 할 수도 있다. 수업과 업무의 연속인 일본의 학교 일본의 초· 중학교는 빠듯한 교원 수로 운영되고 지원인력도 적기 때문에 수업시수가 많다. 초등학교는 자신의 수업이 26코마(コマ)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의 비율이 40.9%다. 26코마라면 4일은 5시간, 1일은 6시간 수업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코마와 코마 사이에 수업이 비는 시간이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빠듯하며 설령 나온다 하더라도 수업준비, 숙제검사와 의견쓰기 등과 같은 각종 업무를 해야 하거나 회의에 들 어가게 된다. 수업이 전부 끝나도 부카츠 등이 남아있다. 일상의 업무중에도 교재구입이나 발주, 사무처리, 웹사이트 등을 통한 학교홍보, 학교 납입금의 징수, 학내순시와 안전 점검, 건강보건지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조사·통계에 대한 회신을 해야 하며 전입·전출 학생 처리와 가정방문 등도 업무로 남아있다. 한편 대외적인 일도 있는데, 지역의 이런저다 보니 교원이 업무를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일본의 공립학교는 평일에 하는 잔업에 대해서는 수당이 나오지 않는다. 교육당국으로서는 교원이 평일에 잔업을 해도 예산의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이해관계와 학교와 교원이 처한 상황이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혀 교원의 업무만 가중되어 왔던 것이다. 업무를 줄인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가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긴급대책」 은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위한 세부내용을 제시하는 한편 예산반영 내역도 함께 내놓았다. 큰 방향은 학교나 교원이 맡은 업무의 명확화를 통해 업무를 적정하게 분담시키고 현재 관행처럼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마무리되면 학교의 조직운영체제를 효율적인 업무를 해나갈 수 있는 쪽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밑그림도 제시했다. 이번 긴급대책 중에 교원들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것이 바로 근무시간에 대한 조치다. 교원의 근무시간은 후생노동성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이 시작하는 시각(始業)과 끝나는 시각(終業)을 철저히 했다. 등하교 시각의 설정이나 부카츠, 학교의 여러 행사나 회 의를 할 때도 교원에게 적정한 휴식시간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시간외 근무의 한도를 원 칙적으로 월 45시간, 연간 360시간으로 제시하면서 이의 준수를 위해 시간외 근무를 명할 수 있는 요건도 엄격히 했다. 피치 못해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근무를 하게 할 경우에도 정규근무시간에서 휴식시간을 주어 보충하게 했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좋은 조치를 내놓는다 해도 이것이 교원업무 경감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교원의 의식변화도 같이 가 줘야 한다. 세노오 마사토시(妹尾昌俊)는 당사자인 교원이 변하지 않으면 장시간 근무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학생에게 좋으니까, 앞에서 했던 것이니까 라고만 하지 말라”고 했다. 대신 진짜 학교에 필요한 업무를 나열하고 그중에서 어느 업무를 우선할 것인가를 취사선택해야 하며 학 교교육에서 그동안 해왔던 업무라 할지라도 그것을 교원이 꼭 해야 하는가도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일본의 교원은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습성이 있는데, 너무 열심히만 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변하는 않는 교원의 의식 - 꿈을 이뤘다 필자가 한일교육연구발표회에서 만난 일본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은 자신은 교직에 만족하지만 자녀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업무가 많아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고 해서 많이 놀랐다. 그렇다면 일본의 교원은 많은 수업과 업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가를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을 했다. 일본의 교원들은 선생님이 된 것을 어릴 때부터 소망했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꿈을 실현한다는 마음가 짐으로 교직에 임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간절히 소망했던 꿈이 선생님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같은 교단에 선 선생님이지만 단순히 교사로 취직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꿈을 이뤘다고 느끼는 것의 차이는 클 것이다. 문부과학성의 이번 긴급조치는 일본이라는 국가의 성격상 발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지역 교육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제도화하고 점검하면서 하나하나 실행해 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교원의 의식도 변할지는 의문이다. 오랫동안 소망했던, 선생님이 되고자 했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의식이 정부가 하라고 한다고 해서 바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부모와 일반인들이 교원의 장시간 근무를 ‘당연하다’고 보는 시각은 상당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안녕하세요, 충북여자고등학교 학생기자단 대표 정유진입니다. 최근 충북여고(박용만 교장선생님)에서는 1학년 목련인들이 우리 사회의 이웃에게 나눔과 도움을 실천 할 수 있는 ‘지역 경제 살리GO! 나눔 프로젝트’를 실시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주제로 본교 기자단은 본 행사의 취지와 활동에 대하여 취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 니다. 실천하는 나눔 우리학교는 본래 사회의 발전과 학생들의 나눔과 봉사에 관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 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 및 단체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기부와 베풂에 대한 실천, 그리고 나눔의 감성을 기르기 위해 진행 되었는데요. 어려운 이웃과 지역 사회,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공동체 의식을 마련하고자 실시됐습니다. 학생들은 이 작은 실천을 통해 사회에 큰 기여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깨닫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 었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1학년 대표 김은지 학생과 먼저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Q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활동이 이루 어졌나요? A우선 이번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나눔의 실천’을 가장 큰 목표로 설정했어요. 학급 구성원들이 협력하여 학생 전체가 지역 사회의 소외계층과 도움이 필요한 기관을 대상으로 하여 직접 도움을 주고 베풀며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활동의 취지였죠. 이에 따라 학급 단위로 학교에서 1인당 제공된 나눔 지원금과 금액의 30%는 학생들의 기부금을 반영한 예산을 기반으로 예상 기부 물품 구매 계획안을 제출했어요. 이 모든 물품 구매는 제공된 재래시장 상품권을 바탕으로 하기에 재래시장에서 구입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Q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한 효과는 무엇이었나요? A끼친 영향과 지역 사회에 대한 영향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눠져요. 우리 목련인들은 학급 전체의 활동 참여로 인해 협동력을 기르고, 작은 실천을 통해서 이런 큰 나눔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죠. 활동 과정에서 얻은 보람과 기쁨을 통하여 기부 활동의 참된 의미를 느꼈어요. 학교 학생들의 작은 나눔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러 단체와 기관에 전해져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어요.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여 작은 행복을 전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기회가 됐죠. 작게나마 사회의 발전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돕고 사는 건강한 사회 1학년 학생 대표 김은지 학생의 인터뷰에서 지역 경제 살리기 나눔 프로젝트의 기본적 취지와 이루고자한 목표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충북여고에서는 학교 자체에서 학생들을 위해 외부 기관과 연계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학생들의 나눔 의식을 기르고 학생들의 배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 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이루어짐에 따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충북여고에서 학생들을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교장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Q이러한 일상 속 기부의 작은 실천을 통하여 목련인들이 배우기를 바라시는 점이 무엇인 가요? A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가까운 곳에 어려 운 이웃들이 많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 다. 저는 이번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서 나눔과 베풂에 대한 사유와 실천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이기적이고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어려운 이웃과 소외된 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것들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좀 더 밝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발전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Q외부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기부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무엇인가요? A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더라도 혼자 살아갈 수는 없겠죠. 누구나 서로 관계를 맺으며 돕고 사는 세상이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학교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우리 사회에 서 충북여고가 홀로 떨어진 무인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 관계기관과 협력하면서 작지만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협력의 길을 모색할 때 우리 학생들의 마음속에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리라고 믿습니다. 이번 행사가 나와 이웃을 돌아보고 지역 사회,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를 이해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Q나눔을 실천하는 목련인들에게 앞으로 바라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과거 우리나라의 교육은 지나친 경쟁과 가시적인 성과 위주의 주지적인 교육이 주를 이루어왔습니다. 학교 내의 개인과 개인 간의 지나친 경쟁과 서열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지다 보니 옆자리의 친구가 미래를 위 한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학교장으로서 저는 ‘지역경제 살리GO! 나눔 프로젝트’를 통하여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삶의 태도를 배양하여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번 ‘지역경제 살리GO! 나눔 프로젝트’를 취재하며 기부와 나눔의 실천으로 더욱 성장해나가는 목련인들에 대하여 더 잘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목련인들이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성숙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가 학교 현장에서 지속되어, 기부를 통해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을 실천하는 생활이 정착 되기를 기대합니다.
선생님이 일반적으로 인지하는 경력은 개인의 호봉경력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교직생활 과정에서는 경력의 종별이 매우 다양합니다. 호봉경력은 대학원 졸업, 일반 사기업 근무경력 등 유사경력을 모두 반영한 것이고, 교육경력은 순수하게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한 경력을 뜻합니다. 그 외에도 교육행정경력, 재직경력, 교육연구경력, 기타 다양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경력은 경력 산정의 목적에 따라 인정되는 내용이 각각 다르며, 구체적인 인정내용은 각 경력의 근거가 되는 법령에 따라 해석됩니다. 2월호에서는 선생님이 종종 질의하는 각각의 경력에 대한 법령상 근 거와 경력 산정 내용에 대하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교육공무원의 각종 경력에 대한 구분 Tip 본인이 원하는 경력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 경력으로 표현할 경우, 선생님이 원하는 내용의 경력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요구되는 경력(승진, 훈·포장, 원로교사수당산정, 호봉승급의 목적 등)인지를 확인한 후 찾으면 원하는 경력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 본인이 원하는 경력에 대하여는 근거법령도 알고 있다면 법령 개정에 따라 달라지는 경력사항을 보다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시교육청에서 2017년도 1급정교사 자격연수 대상 선정시 임용전 군경력도 교육경력으로 포함시켜서 실제 교육경력이 3년 미만인 자도 연수대상으로 선정하면서 3년이 넘은 사람은 연수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교육경력은 「교원자격검정령」 제8조에 따라 “중등학교 교원의 자격이 있는 자로서 ... 학습자를 전임으로 교육한 경력”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음에도 군경력을 교육경력으로 인정하여 1급정교사 자격연수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요? A「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6조(연수의 종류와 과정) 제3항에 따른 1급정교사 취득을 위한 자격연수의 대상자 선발에 대해서는 동 규정 시행규칙 제4조(연수 대상자의 선발) 제2호에 따라 “...「초·중등교육법」 별표 1 또는 별표 2에 따른 교육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관할 교육장 또는 학교의 장의 추천을 받아 관할 교육감이 지명한다”고 되어있음에 따라 “중등학교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 중 3년이상의 교육경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 니다. 또한 교육경력은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별표 1에 따라 “각급학교 교장·교감 또는 교사(전임강사 이상의 대학교원 및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학력이 인정되는 사회교육시설에서 동등급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한 경력을 포함)의 경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교육공무원 인사실무-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교원(2016.5, 교육부 교원정책과)’에서도 교육경력은 “각급학교 교장·교감 또는 교사의 경력”(101p)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임용전 군경력은 교육경력이 아닌 기타경력에 해당함(107p)’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종합하여 볼 때, OO시교육청에서 추진한 ‘2017년도 (정)교사 자격연수 운영 계획’상 임용전 군경력을 교육경력으로 포함하여 교육경력 3년 미만인 교원을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관계법령 및 지침의 해석상 착오로 보입니다. 이에 OO시교육청 담당 장학관에 시정 요청을 하였으며, OO시교육청에서는 교육경력 3년이 넘은 사람 중 연수지명을 받지 못한 사람을 전원 연수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Q 퇴직포상을 위한 재직경력에 의무병으로 복무한 군 경력과 대학 조교로 근무한 경력도 포함되나요? A퇴직포상을 위한 재직경력 산정은 교원으로 근무한 경력(사립학교 교원으로 초·중등 62세, 대학교원 65세까지 재직한 기간 산입) +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력 + 군인(병역의무복무기간 포함)으로 근무한 경력을 합산합니다. 이에 따라 병역의무복무기간은 퇴직포상을 위한 재직경력 산정에 포함하며, 대학 조교로 근무한 경력은 제외됩니다. Q 육아휴직시 휴직기간이 승진경력에 전기간이 다 반영되나요? A육아휴직기간 중 승진경력의 산정에는 전 기간이 반영되며, 승급경력(호봉인정경력)에는 첫째자녀 최초 1년, 셋째 이후 자녀 휴직 전기간이 반영됩니다. Q 육아휴직기간 중에 연금은 전부 납입을 했는데 육아휴직기간도 재직기간에 포함되나요? A육아휴직을 포함한 병역휴직, 공무상질병휴직, 고용휴직, 노조전임자휴직, 법정의무휴직은 휴직 전기간을 연금산정을 위한 기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배움중심 거꾸로 수업이란?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의 큰 틀은 ‘교실에서 이루어지던 수업과 학습활동은 집에서 하고, 집에서 하던 숙제는 교실수업시간에 한다’ 이다. 교사가 다음 시간에 배워야 할 수업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웹에 올려놓으면, 학생들은 집에서 각자 예습을 한 후 수업시간 초반에는 동영상과 관련된 부분을 질문한다. 이를 통해 잘 모르는 내용을 해결한 후 학생 중심의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과제를 통해 서로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시간을 동영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학생중심활동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거꾸로 수업은 교실수업에서 새롭고 유용한 학생중심수업을 위해 또는 그에 따른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한다. 즉, 어떤 학습자 중심 활동 수업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수업설계를 해야 한다. 거꾸로 수업 이렇게 했어요! ▶ 학기 초 교육과정 분석을 통한 거꾸로 수업 선택하기 모든 단원과 모든 차시를 거꾸로 수업으로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거꾸로 수업을 적용하여 바람직한 학습활동을 기대할 수 있는 과목·단원·차시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 학교 행사를 거꾸로 수업으로 의미있게 진행하기 더불어 학교 행사도 거꾸로 수업과 연계할 수 있다. 학기 초 제일 먼저 받아보는 것이 학교 행사 일정표이다. 이러한 일정표를 받아보면 ‘수업은 언제하지?’라는 고민이 든다. 그러나 학교의 행사도 학생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이다. 따라서 학교 행사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구경’의 활동이 되지 않도록 Pre-Class를 준비한다면 더 알찬 행사가 진행될 수 있다. [표 1] 임피초등학교 춘하추동 행사 일정(예시) [표 2] 춘하추동 ‘칠석’ 행사 연계 거꾸로 수업 흐름도 [PART VIEW] ▶ [Pre-Class] _ 거꾸로 수업 설계하기 ❶ 교사와 학생의 거꾸로 수업 준비 요소 ❷ 수업흐름도 만들기 ‘다음 날 수업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라는 대목에서 거꾸로의 핵심을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거꾸로 수업의 핵심은 동영상 제작하기가 아니라 학생의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수업흐름도’이다. ‘학생이 이 수업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그러기 위한 효과적인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를 구성하는 수업흐름도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의 지도 시간 즉, 강의 시간을 본 수업 시간에서 뺏기 때문에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으로 40분을 채울 수 없다. 40분 동안 아이들이 어떤 활동을 통해 어떤 배움을 일으킬 수 있는지 수업의 흐름을 미리 생각하자. ❸ 디지털 콘텐츠 제작하기(5~8분) - 수업 동영상(스마트폰 촬영, 비디오 촬영, 트래커, EBS, 기존자료) - 한 장 혹은 몇 장의 사진(본 수업의 이슈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의 사진) - 디지털 플래시 카드, 스마트기기의 앱, 앱 사용 유인물 또는 가입방법 - PPT 문서 자체, 유인물 ❹ 디지털 콘텐츠 배포하기 - YouTube에 미등록, 다음 팟 등으로 수업 동영상 / 링크 복사해서 배포하기 - QR코드, 유인물로 배포하기 - Band, 카카오톡, 학급홈페이지 등에 거꾸로 수업 콘텐츠 주소 배포하기 ❺ Pre-Class 학습하기 - 교사가 제시한 Pre-Class 수업자료를 통해 학습하기 - 거꾸로공책 / Band 댓글 등 학습한 내용 간단하게 요약, 기록하기 ※ 교사에게 질문할 내용을 기록하면 좋다. ▶ [In-Class와와 After-Class 연계] 거꾸로 수업 활동하기 ❶ 내용 질문하고 답변하기 - 디딤 영상의 내용을 다시 설명하거나 강의하려 하지 않는다. - Pre-Class 내용에서 의문이 있거나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고 답변한다. - 짧은 시간에 집중력 있게 질문과 답변을 반복한다. 수업에 관계된 심화 질문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기도 한다. - Pre-Class 학습을 하지 못한 학생은 학교의 기기와 시설을 이용하게 한다.(이어폰 지참 필수,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사전 안내, 규칙 안내) ❷ [In-Class] 와 [After-Class] 강의를 빼고 나니 학생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러한 활동이 더 의미가 생길 수 있도록 교과를 배우는 이유와 삶과 배움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것임을 알 수 있도록 수업의 흐름을 작성했다. 거꾸로 수업의 학생중심배움을 통해 학생들이 우리 삶과 사람의 다양한 철학과 향기를 느끼기를 바란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내가 항상 올바르게 가르치고 있는지, 학생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치고 있는지, 학생의 삶과 배움이 연결되게 가르치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나를 따르는 학생들이 있기에 내가 내딛는 발자국에 신중해야 하고,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동원해 끊임없이 배우는 책임을 지고 살아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나로 인해 특정 과목이 싫어지는 학생이 없도록, 나로 인해 삶과 배움이 분리되는 학생이 없도록 오늘도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
미국 교육부는 카터 대통령에 의해 창설(1979)된 이래 지금까지 연방정부 수준의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부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교육부의 주요 임무는 교육 기회의 평등성을 보장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업성취 수준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 교육부의 연간 예산은 약 680억 달러 정도 되는데 이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8조 원 정도로 연방정부 예산 규모 면에서 네 번째로 많은 부서다(Fiscal Year 2018 Budget of the U.S. Government,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2017.5.23.). 그런데 지난 40여 년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교육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면서 종단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오고 있다. 부연설명하자면 현 트럼프 행정부의 교육정책은 오바마 행정부가 기획하고 그에 따른 예산을 확보하였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대통령이 추진하고 집행하게 될 교육정책과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교육정책은 특별히 문제가 있지 않은 한 반대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그 기조가 유지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되어 기획되고 추진된 교육정책들이 5년 주기로 지어졌다 사라지는 바닷가 모래성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정부 예산에서 교육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1위까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그 주된 원인이 마치 ‘교장승진제도’에 있는 것처럼 최근의 교육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정권따라 교육정책 뒤죽박죽 어떠한 정책이나 제도도 이해 당사자들이나 국민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때문에 중요한 정책을 수립하거나 의사결정을 할 때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다수결을 적용하여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교총에서 전국 초·중·고 재직 교원 1,6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1.1%가 교장공모제 확대를 반대한다고 조사되었다. 만일 표본의 대표성과 표준오차를 신뢰할 수 있다면 ‘교장공모제의 확대 적용 정책’은 원점에서부터 신중하게 다시 검토해보거나 이해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방식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가 있어 개선안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이 정책을 환영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의 의견을 비교 분석해보면 [표 1]과 같다. 찬성하는 단체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소지한 교사는 누구나 교장 후보가 될 수 있다’와 ‘자격보다는 실력 있는 교사에게 교장직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반대하는 단체는 ‘국민들의 교육권 훼손’, ‘검증 절차의 불합리성과 비민주성’, ‘학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그리고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베이스의 훼손’ 등으로 요약된다. [표 1]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한 찬반 의견 이 대립하는 단체들의 의견을 비교 분석해보면 몇 가지 쟁점이 형성된다. 첫 번째로는 제도와 의식의 대립이며, 다음으로는 자격과 실력의 대립이다. 기존 제도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제왕적 교장을 양산하였기 때문에 학교 현장이 피폐하게 되었는지, 아니면 학교 구성원들의 의식 수준 등과 같은 다른 요인은 없었는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장으로서의 실력과 자격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명확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 [표 1]에 제시된 찬성하는 단체의 주장대로라면 ‘자격’과 ‘실력’은 모두 ‘15년 이상의 근무 경력’으로 정의되는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반면 반대하는 단체가 주장하는 ‘교육감 눈치만 살피는 교직풍토 조성’이나 ‘코드·보은·낙하산 인사’ 등과 같은 문제는 그동안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면확대를 바라보는 의심의 눈길 두 번째 쟁점인 교장 후보자의 ‘자격’과 ‘실력’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을 살펴보면, 경기도가 시행하고 있는 교감승진후보자 규정의 경우 20년 이상의 경력(70점), 다면평가에 의한 근무성적(100점), 연수참여성적(27점), 연구실적(3점), 그리고 ‘도서벽지 및 농·어촌 학교 근무경력’ 등과 같은 가산점(14점)으로 가중치가 주어져 합산된다. 그리고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하는 규정은 위의 항목들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제도는 지난 60여 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와 문제점들을 개선하면서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개선해왔다. 따라서 자격에 명시된 이러한 항목들을 ‘자격’이라 정의할 수 있으며, 이 항목들에서 후보자들이 획득한 점수를 ‘실력’이라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찬성하는 단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력을 제외한 다른 모든 항목의 가중치를 제로(0)로 하겠다는 논리인데, 이것이 개선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찬성하는 단체들의 입장에서 15년 이상의 근무경력을 핵심적인 실력으로 정의하고자 할 경우, 기존 제도에서 경력 가중치를 높이고 다른 항목들의 가중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을 추진한다면 예기치 않은 시행 착오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이라는 단일 항목을 자격과 실력으로 동일시하여 밀어붙이는 정책은 그 이면에 ‘불합리한 의도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국민들의 의혹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표 2]는 제도와 의식 수준을 각각 상·중·하로 구분하여 분할표를 만든 것으로 원문자는 수준의 서열척도 성격을 갖는다. 독일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상’ 수준의 훌륭한 제도가 아닐지라도 교육이나 경제 시스템들이 ‘신뢰’라는 높은 의식 수준(①, ②, ③)에 의해 잘 굴러가고 있는 반면, 우수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일지라도 의식 수준이 낮을 경우(⑦)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우며, 설령 작동하더라도 그 효과의 크기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표 3]은 위에 언급한 첫 번째 쟁점인 자격과 실력의 분할표이다. 2개 이상의 항목들로 구성된 자격과 각 항목에서 획득한 점수에 해당하는 실력을 각각 상·중·하로 구분하였다. 대한민국 교육을 위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자격과 실력 모두에서 적어도 중 이상의 조합(①, ②)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자격과 실력 중에서 적어도 하나 이상이 하인 것들의 조합(④, ⑤)이다. 후자의 경우 ‘자격’과 ‘실력’이 없으면서 ‘실천’도 없이 ‘말’만 많은 교장이 탄생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교육현장은 더욱더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교원 정책의 핵심은 신뢰… 모두 공감할 교장 임용제 마련을 미국의 플로리다와 위스콘신주, 그리고 초·중·고등학교 교장 협의회(NASSP NAESP)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장의 리더십 기준’을 요약해보면 실천성과 효율성을 전제로 ‘미래지향적인 통찰력’, ‘학습지도 능력’, ‘학습 공동체의 운영 능력’, ‘조직 활성화 역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합리적이고 협력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운영능력’으로 압축된다. 따라서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반대 단체들이 주장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검증절차나 제도의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현행 제도의 가중치를 조절해나가는 합리성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가는 길임을 다시 한 번 신중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래사회와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학적 통찰력과 대응능력, 경험치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 등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교장의 자격·실력·리더십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병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본 경험이 있다면 자리가 날 듯한 곳에 자리했지만, 끝까지 자리에 앉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고 말았던 경험을 한두 번쯤은 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마침 자리가 났나 싶었는데, 옆에 서 있던 사람이 슬그머니 앉아 버리는 바람에 스스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좌절에 빠진 경험도 있을 것이다. 옆에 서 있던 사람과의 무언의 약속이 깨지면서 그 이후로는 옆 사람을 계속 경계하게 된다. 최근의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 추진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불씨가 될 수 있다. 30여 년을 기다렸는데, 무자격자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상상을 해보라. 좌절과 반감은 어떤 위로로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무자격자를 교장으로 임용함으로써 교장 임용 방식을 다양화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이바지하겠다고 하지만 속내는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것은 진영논리를 교장임용에도 적용하여 입맛에 맞는 교장들을 대거 임용하겠다는 것이다. 보은·코드 인사로 교육계를 뒤흔드는 사상 초유의 정책을 그 흔한 의견수렴조차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진영논리로 무자격교장을 임용하는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교장 자격에 대해서는 자격증은 물론이고 자격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젊은 교장을 임용하더라도 그 자격과 절차가 엄격하여 우리처럼 교육경력 15년만을 요구하는 무자격교장공모제와는 확연히 다르다. 학교경영자인 교장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행정지식 및 능력 등 모든 조건을 따진다. 사전에 철저한 교육과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이런 자격요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교장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교장 권한 무력화를 바라나?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은 첫째, 단위학교 책임경영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 임용이다. 둘째,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학교장을 임용하여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단위학교 교육력 향상이다. 셋째,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임용함으로써 수요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공교육 활성화 토대 마련 등이다(2018.3.1. 교장공모제 시행계획, 서울시교육청). 과연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지 기존의 교장임용제도를 통해 임용된 교장들과 교장공모제의 목적과의 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단위학교 책임경영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 임용’에서 단위학교 책임경영은 학교장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육부나 교육청의 문제이다. 교장 역량이 부족하여 단위학교 책임경영이 안 되는 것이 아니 다. 특히 오랜 경험과 식견을 가진 교장들의 전문성이 부족해서라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규제와 제재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은 교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음 목적은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학교장을 임용하여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단위학교 교육력 향상’인데 공모제 교장들의 공통점은 권한도, 책임도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공모제 교장이 임용된 학교의 이야기를 인용하면 민주화를 외치면서 교장의 권한을 무력화시키고, 교직원회의나 각종 위원회에서 정해진 것을 무조건 따르라고 강요하는 일들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학교장의 권한과 책임을 무력화시키는 형태의 학교운영 모습이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 역시 현재의 교장임용제도로 임용된 교장들의 문제는 아니다. 도리어 공모제로 임용된 교장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목적으로 제시된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임용함으로써 수요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공교육 활성화 토대 마련’도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현재의 교장임용제도 아래서도 학부모나 학생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의견수렴 방법 등을 조금 더 정비한다면 이는 쉬운 일에 해당한다. 인기투표, 소신 경영할 수 있을까? 무자격교장공모제는 이런 현실을 모두 무시하고 자격 없는 교장을 임용한다는 것인데, 자격도 없는 교장이 무슨 일을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학부모와 학생, 지역사회에 눈도장을 찍어야 교장으로 임용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학교 교육보다는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행 승진제도 하에서의 교장은 오랫동안 경험을 쌓고 학교장으로서 다양한 지식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임용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자격교장을 임용한다고 공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또한 해당 학교 구성원들이 선택해 준 교장이 자신의 소신 있는 교육철학을 펼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위에 제시된 목적달성보다는 교장의 권한을 무력화하여 입맛에 맞는 교장을 임용하겠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본다. 진영논리를 앞세워서 특정 노조 출신의 교장을 양산하여 학교 교육도 이념의 장으로 무장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교육대학·사범대학이나 교직과정이 설치된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무사히 졸업해야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것이 1차 관문이다. 교사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교사가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과 절차 중 하나라도 거치지 않으면 교단에 설수 없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교사 임용제도이다. 이렇게 교사로 임용되어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구와 경험, 그리고 노력이 따라야 비로소 존경받는 교사가 될 수 있다. 만일 일부 교사들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자격증없는 교사를 다른 루트를 통해 임용할 수는 없다. 법을 바꾸면 된다는 주장을 할 수 도 있지만 이미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수많은 교·사대 출신 예비교사들과 재학생들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 자격증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교사를 임용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렇듯 교사도 안 되는데 교장은 된다는 논리는 더욱더 설득력이 없다. 이미 임용루트가 있어 수요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음에도, 공급루트에만 무자격교장공모제를 끼워 넣는 것은 기존 교장들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의구심만 더할 뿐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교감은 경력 20년, 교장은 경력 15년 교직에 입직하여 15년 정도 지나면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낄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승진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교사들이 더 많다. 오로지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있을까에 전념하게 되어 교사로서 신나는 시기이다. 다시 말해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여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완성해 가는 시기이다. 보통 5년까지는 수업을 재미로 하고, 그 후 5년은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또 그 후 5년은 근근이 버티는 시기라고 한다. 15년이 지나면 교직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어느 정도 쌓았기 때문에 완성의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매진할 때이다. 이른바 중견교사의 대열에 합류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중책을 맡기에는 조금 부족함을 느끼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무자격교장공모제에 너도나도 지원하게 된다면 교육력 저하라는 결정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 교감연수대상자로 선발되기 위한 최소한의 경력을 20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감연수 후 교장자격연수를 받기 위해서는 그로부터 시·도마다 다소 다르긴 하겠지만 적어도 5~6년은 지나야 한다. 최종 교장으로 임용되는 시기는 거의 30년을 교직에 몸담았을 때 가능한 것이다. 겨우 15년의 경력을 가진 무자격교장이 임용된다면 오랫동안 경험을 쌓고 전문성을 길러온 교장후보자들은 좌절감과 패배감에 젖어 들 것이다. 교장임용의 다양화를 내걸고 있지만 기존의 교장임용제도에 대한 문제가 무엇이고, 현재 학교장들의 무능함이 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근거가 필요하다. 근본을 무시하고 특정 논리만을 내세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하나의 구실일 뿐이다. 논리는 없고 구실만 있다 무자격교장공모제에 명함을 내밀기 위해서는 특정 노조의 협조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실제로 지난 국정감사에서 나타났듯이 진영논리에 의한 특정 노조 출신의 무자격교장 임용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일부 시·도에서는 특정 노조 출신이 100%였다. 결국 무자격교장공모제의 확대는 교사들 간의 이념 논쟁은 물론 학교 교육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 교장 임용을 두고 불신과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으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능력보다는 불필요한 인기관리를 통해 이미지를 쇄신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을 살릴 수 없게 된다. 학교가 정치판이 되어 진영논리에 휘말릴 뿐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외면할 수 있다. 현재 교장임용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력과 근무성적평정 점수가 절대적으로 승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등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교장으로 임용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바로잡을 개선안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교사들의 지지를 받는 개선안은 중임평가를 내실화하자는 것이다. 평가를 해서 중임을 허가한다고는 하지만 형식적인 평가결과를 믿는 교사들은 많지 않다. 만일 8년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중임평가에 대한 다양한 기준을 설정하여 믿을 수 있게 하면 된다. 현재의 교장임용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검증되지 않은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확대하는 것은 이미 교장공모제 도입으로 교사들의 교장 승진이 더욱더 묘연해진 상황에서 최상의 대안은 아니다. 임기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행 교장공모제의 결정적인 결함이라고 본다면 자격이 있는 교장공모제도 폐지되어야 한다. 이를 유지한다면 공모교장으로 재직한 기간도 교장임기(4년+4년)에 넣어야 한다. 이 방안은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도 답보상태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렇게 하면 교장 승진자들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더 다양한 교장들의 임용이 가능하게 되어 굳이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확대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만이 다양한 교장의 임용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확대한다고 해도 결국은 특정 노조에 몸담은 교사 중 극히 일부만이 무자격교장이 될 수 있을 뿐이다. 특정 노조 교사들 사이에 또 다른 위화감이 조성될 수도 있다. 목적 달성도 못 하고 교육계를 뒤흔드는 오류를 범할 뿐이다. 공모 교장 재직 기간 교장 임기 반영 검토해 볼 만 교장임용제도를 한꺼번에 바꾼다는 것은 교육계의 판을 바꾸는 것이다. 다른 분야라면 혁신적인 제도 도입으로 위기를 탈출할 수도 있지만 교육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제도 도입은 학생이라는 특수한 집단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길 수 있어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단순히 젊고 유능한 교장, 교장임용의 다양화를 위한 것이라면 설득력은 더욱 떨어진다. 도리어 누군가 혹은 특정 집단을 위한 제도라는 의구심만 키울 뿐이다. 교육제도는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검증된 제도만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는 무조건 철회되어야 한다. 항공기의 기장은 자격이 없고, 부기장만 자격이 있다면 그 비행이 제대로 될 리 없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가 교장공모제 확대 개선안을 발표해 조용하던 학교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현행 교장공모제는 교장 결원이 있는 학교에서 공모교장을 희망할 때 학교운영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시·도교육청에 신청하고 이들 학교 중에서 시·도교육감이 지정하게 되어있다. 그중에서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평교사가 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로서 대상을 자율학교의 15%로 재한해 왔다. 이번 교장공모제 개선안의 주요 핵심은 15%로 제한했던 내부형 교장 비율의 전면 폐지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행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2조6항에 제시된 ‘교육감은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신청한 학교 중 15%의 범위에서 학교를 정해야 한다’ 는 규정을 완전히 삭제하자는 안이다. 한 마디로 ‘평교사 교장’ 임용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현장의 많은 교원은 한결같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그간 성실히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자기 성장을 위해 연구해온 교사, 학교의 궂은일이나 힘든 일을 도맡아온 교사, 벽지나 낙도 같은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온 교사들에겐 하루아침에 승진 기회를 박탈하는 청천벽력 같은 불공정한 처사이다. 뿐만 아니라 결원학교 교장의 1/3 ~ 2/3 범위 내에서 지정하던 공모교장 비율도 시·도교육감의 재량에 맡긴다는 것도 있다. 결국 앞으로는 초빙형과 내부형으로만 교장 임용이 가능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교장 임용은 교육감 의지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이 된다. 특정 노조 보은인사…논란 불 보듯 교장공모제는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 도입되어, 교장 임용의 다양화 차원에서 능력있는 교장을 공모함으로써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실시한다는 것이 취지였다. 그러나 도입 취지와는 달리 교장 임기 연장의 수단이 되거나 무자격공모제는 특정 노조 출신에 대한 보은 인사로 활용되는 등 많은 문제를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이번 개선안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나 개선이 아니라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은 특정 노조를 위한 정치색 짙은 교육개악이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무자격교장의 양산으로 교육의 중대성을 잊은 무책임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교육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하나의 교육정책이나 제도는 성급한 혁신적 변화보다는 신중한 점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교원승진 규정은 모든 교원에게 공정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번 개선안은 현장 교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교육부의 일방적인 정책발표여서 학교 현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교장에게는 교원들로 하여금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도록 그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책무가 있다. 이러한 교육철학은 오랜 교육 경험과 높은 도덕성, 그리고 미래사회를 예견할 수 있는 예지력과 판단력에서 나오므로 교장 자격에는 엄격한 자질과 교육적인 소양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무리 젊고 유능한 교사라 하더라도 교육경력과 경험이 부족하면, 학교경영에 더 많은 오류나 과오를 범하기 쉽다. 학교장의 학교경영에서의 과오나 실수는 일반 행정과는 달리 곧바로 교육 대상인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학교구성원인 교원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의 삶까지 장기간에 걸쳐 깊고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장은 일반 CEO와는 달리 국가가 인정하는 교장자격증으로 검증하고 교육적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 개선안을 보면 내부형 교장의 공모 자격은 교직경력 15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교장공모 신청 시의 제출된 서류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방법이 없어 그야말로 학부모 학교운영위원들에겐 깜깜히 인기투표에 지나지 않는다. 교원위원 또한 개인적 소신보다는 같은 학교나 동문 등 정실에 이끌리기 쉬워 공모 후 교원 간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요인으로 내부형 공모교장은 대개 당해 학교 교사가 교장으로 선정되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교장이 되기위해 사전 물밑 작업과 같은 학교구성원 간의 보이지 않은 알력이나 경쟁으로 자칫 선거판이 되기 쉽고, 교장 승진 후에도 같은 평교사에서 ‘교장’이라는 상승된 호칭에 대한 거부감과 어색함, 그리고 교감과의 갈등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수십 년 노력이 한순간 배신감으로 이번 개선안의 직접적인 피해는 바로 승진을 앞둔 수많은 ‘예비교장’들이다. 이들의 실망감과 허탈감은 너무나 크다. 그간 승진을 위해 수년간 차근차근 준비해 온 많은 노력과 희생들이 한순간에 배신감과 상실감으로 바뀐 것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교원승진규정 개정안은 일정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적용하는 유예기간이 있었으나 이번 개선안은 단 6개월이다 보니 이에 대한 반발감도 크다. 한 교사가 교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수십 년의 교직경력과 보직 경험, 연수, 그리고 교원 간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자격연수를 받게 된다. 그만큼 교육의 중대성을 고려한 과정이고 절차다. 그래서 이들은 다년간 교직 생활의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견디어 내며, 학교 교육을 위해 헌신해 오고 있다. 만약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교육부 안이 시행되면 산간벽지, 농·산·어촌 교육은 누가 하겠으며, 학교의 온갖 힘든 일에 누가 희생하고 봉사하겠는가? 뿐만이 아니다. 무자격교장의 확산은 보직교사의 기피는 물론 인기영합주의 교사, 교육감 눈치만 살피는 교사로 확산되어 특정 노조에 앞 다투어 줄을 서는 등 학교조직 와해와 함께 정상적 학교운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교원은 타 공무원보다 직위가 단순하다. 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하기까지 대략 교직경력 25년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다시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각종 승진 가산점 준비를 위해 몇 년씩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하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이렇게 오랫동안 승진을 준비하고 기다려온 교원들이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쓸쓸하게 교단을 떠나는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무자격교장공모제의 전면 확대는 교단안정과 학교조직의 근간을 완전히 무너뜨려 무력화하는 행위이다. 교직은 전문직이다. 반드시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무자격교장으로 영혼 없는 교육을 하겠다는 말인가? 무자격교장은 경험과 자질 부족으로 정상적으로 학교경영을 할 수 없는 무면허 운전자와 같은 사람이다. 면허 없는 운전은 불법인 동시에 운전을 하면 범법자가 된다. 진정으로 미래 교육을 생각하고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행복을 간절히 원한다면 무자격교장에게 학교경영을 맡길 수 없지 않 은가? 무자격교장으로 학교갈등 만들어선 안돼 무자격교장을 앞장서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앞 다투어 이를 양산하겠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선량한 학생들의 피해는 누가 어떻게 보상한단 말인가? 교육부는 이 제도가 가져올 폐해를 보다 신중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 학교는 무자격교장의 훈련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더 이상 학교갈등을 만들어도 안 되는 것이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이미 진보 교육감의 코드·보은인사, 특정 노조 출신 교장 만들기로 전락한 불공정한 제도가 되었다. 지금까지 시행해온 내부형 공모교장의 71%가 특정노조 출신이라는 점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일선 학교에서는 이미 교육청에서 ‘내정된 교장 자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부형 교장은 모두 특정 노조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정 노조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교감경력도 없이 교사에서 교장 자리로 오르는 것은 우리 교원 정서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내부형 교장공모는 별다른 노력과 준비 없이 공모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로또’와 다름없다. 이런 승진 대박을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마는 지금처럼 특정 노조 출신이 아닌 교사들이 승진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니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교장공모제 개선안은 특정 노조를 위한 정치적 정책이고, 학교 현장을 흔드는 교육 적폐라는 인식도 많다. 뿐만아니라 이번 개선안은 행정적으로 중시해야 할 절차마저도 무시한 탁상행정으로 학교 현장은 혼란해 하고 있다. 개선안의 출발이 졸속이다 보니 현장교사들의 생각과 너무 다르다. 사전에 현장교사의 충분한 의견수렴이나 공청회 한 번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행되는 정책이나 제도라는 점에서 현장교사들의 반발이 크다. 더 한심한 일은 이번 시안 역시 언론에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나서, 몇 주가 지난 뒤에서야 학교 현장의 의견을 뒤늦게 서둘러 묻고, 공문을 받은 즉시 보고하라는 졸속 관료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정말 절차적 행정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인지 묻고 싶다. 좋은 학교는 교원들이 상호존중하고 학교업무에 솔선수범하는 분위기에서 형성된다. 그래야 좋은 학교, 효율적인 학교경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학교문화 형성에는 교장의 교육적 경험과 실천적 교육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교사들은 교장의 직위와 권한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교장의 다양한 교육경험과 경륜에서 배우고 닮아가는 것이다. 학생 역시도 교장의 모습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보고 배운다. 교육적 경험이나 경력만큼 큰 울림을 주는 교훈은 없다. 교육정책과 제도는 교원 누구에게나 공정성과 공평함을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좋은 교육제도나 행정은 학교 현장을 중시하고 교원들의 의견을 기초로 만들어진 후 시행될 때 지지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좋은 제도의 결과도 얻을 수 있다. 아무나 교장을 할 수는 없다. 자격 없는 교장은 더욱 그렇다. 교장은 학생들로부터의 존경뿐만 아니라 교직원의 지지와 구성원 간의 존중감이 함께 어우러져야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고 좋은 교육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래서 무자격이 아니라 오랜 경륜을 갖춘 학교경영자의 자질을 갖출 때 보다 좋은 ‘교육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 미래교실의 패러다임 인공지능 시대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을 길러내는 교사는 세상을, 학교를, 교실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할까?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암기식 학습방법은 과연 계속 유효한 것일까? 미래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미래학자들은 하나같이 이전의 학습방식인 지식전달중심의 학습을 탈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학습방법은 객관적 지식을 외워서 정답 중심의 일제식 시험을 치르는 ‘자기 생각은 필요가 없는 공부’ 였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제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능력과 태도이다. 이것이 곧 미래핵심역량이다. 20여 년 전, OECD에서 처음 발표한 미래핵심역량은 도구사용능력· 이질집단과의 상 호작용·자율적 행동능력이다. 또한 미국 기업가들이 선정한 네 가지 핵심역량 즉, 21세 기 사회적 기술이라 불리는 4C는 의사소통(Communication)·협업(Collaboration)·창의력 (Creativity)·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이다. 이미 미국 이외 유럽 등 많은 선진국에 서는 4C를 기르는 역량기반중심의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2012년 교육청 및 학교 단위에서 자유롭게 핵심역량을 선정하도록 했으나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는 처음으로 국가 수준의 핵심역량 여섯 가지를 선정하여 제시했다([표] 참조). 21세기 미래교실에서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다뤄야 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융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제상황에 대한 도전, 인내심과 자기조절력,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도와주며,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발휘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이다. 이러한 능력들은 기존의 지식중심수업만으로는 기를 수 없으며, 실생활과 유사한 문제상황을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면서 스스로 익혀야 한다. 따라서 우리 교실은 이제 학생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교실로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교사의 가르침에 대한 철학이 바뀌고, 수업의 방향과 방법이 바뀌어야 가능할 것이다. 거꾸로 교실의 철학, 비움과 채움 4차 산업혁명 시대, 학생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교실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할 것은 교사의 가르침에 대한 철학이다. 과거의 학교 교육은 사회를 살아가면 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지식을 융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와 사람들과 공감·소통·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실’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기존의 강의식 수업을 조금은 바꿀 필요가 있다. 강의식 수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은 교사이다. 학생들은 수동적인 자세
2018학년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적용된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학생 교육을 위해서다. 왜 이러한 교육과정의 변화가 필요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미래사회 인재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탈산업사회·지식정보화사회에 걸맞은 인재 즉, ‘많은 것을 아는’ 지식 축적을 위한 인재가 아닌 ‘새로운 상황에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선도할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 요소는 과감히 축소하고, 자기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주도록 국가수준의 개정 교육과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학교도 변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의 대비나 준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교육과정 형식만 바꾸거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해야 할 교육 변화의 중심은 교사와 학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고 지지해야 할 학부모의 인식 변화 역시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할 교육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이제까지 학생들의 학습은 진도 나가기 식의 학습, 배움과 삶이 연계되지 못한 학습으로 인해 눈치 보는 공부, 자존감이 낮은 공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교육은 진도에 급급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의 ‘진정한 이해’를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수행과제를 제시하며,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기르기 위한 수업을 위해 어떻게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야 할까?’, ‘사회과 교사로서 학생들의 진정한 배움과 이해를 위해 어떤 역량과제를 던져 주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연간 지도계획을 수립하면서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비판적 사고력과 의사소통능력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고전을 읽고 그 독서 내용을 바탕으로 ‘쟁점 중심의 법정 토론’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먼저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학생들과 ‘포셔의 재판은 정당한가?’를 주제로 원고와 피고로 나눠 토론 수업을 진행해 봤다. 재판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피고 측이 당연히 유리할 줄 알았지만, 깊은 독서를 바탕으로 자신이 읽은 부분을 인용하면서 책을 들고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하던 학생의 모습에서 놀랄 만한 열정과 배움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었고 모두가 감동하는 수업으로 남게 되었다.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주제를 정해서 자기주도적역량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해결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 교육의 나아가야 할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되었다. 물론 ‘수능’이라는 한계로 매시간 이러한 수업 진행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능시험도 서술형으로 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최근 주요 상위권 대학의 수시면접에서 토론을 통해 학생 역량을 평가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업의 확산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PART VIEW] ‘법과 정치’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다음은 호손의 주홍글씨 작품을 읽고 ‘여주인공 헤스터가 받은 형벌은 정당한가?’ 라는 법정 주제로 토론 수업을 진행한 ‘법과 정치’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이다. ▶ 법정 토론 수업 과정① 개인별로 법적 쟁점 중 토론하고 싶은 주제 하나를 선택② 같은 주제를 선택한 학생끼리 모여 민사사건의 원고나 피고의 역할, 형사사건의 검사, 변호사 역할 배정③ 각자 맡은 사건을 교과서, 참고자료를 활용하여 원고/검사, 피고/변호사 변론문(토론 개요표) 작성④ 법정 토론 순서대로 짝끼리 전체 학생 앞에서 상호 주장 및 질의응답 진행⑤ 1:1 법정 토론 후 전체 배심원 학생과 토론(질의응답-토론평가표 활용)⑥ 배심원 학생의 토론평가(소크라티브 앱 사용), 교사의 피드백과 정리 ▶ 연간지도계획에 따른 개인별 법정토론 주제 ▶ 교과서에 근거한 법정 발표 토론 주제 ▶ 수업공개 지도안 ▶ 수업과정안 ※ 소크라티브 앱을 통한 동료 평가(http://www.socrative.com/)• 소크라티브 사이트 접속하여 PC 사용 가능. 스마트폰·태블릿 등 각종 디바이스 사용 가능• 객관식, 참·거짓, 주관식 문항 작성 가능• 참가자는 룸넘버를 치고 입장, 이름은 필요 없음. 그래서 숫자만 체크됨(무기명투표 가능)• 문제가 직접 주어지고, 객관식 번호만 있는 게 아니라 문항을 적어 넣을 수 있음• 형성평가 가능. 각종 테스트 가능. 문항 제출 및 저장·관리 가능• 전체적 틀은 영어로만 가능하지만, 문항은 한글로 출제 가능• 평가 및 평가 후 확인, 결과 및 통계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한 이러한 평가 및 결과 확인을 한눈에 그리고 편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음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오래된 학습법이다. 난해한 ‘토라 와 토라에 대한 해설서이자 토론집인 ‘탈무드’를 사람들이 익히고 학습하는 토의·토론형 학습법이다. 지금도 이스라엘 도서관인 ‘예시바’에서는 1,000명 정도가 한꺼번에 하브루타 방법으로 토론을 한다. 또한 유대인의 가정교육법이기도 하다. 하브루타 학습법의 핵심은 두 사람, 많게는 서너 사람이 서로 질문하고 대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짝과 함께 찾아 나가고, 자기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숙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1:1 방식으로 진행되는 ‘짝 대화’는 하브루타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단체로 이루어지는 토의나 토론에서는 발언 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참여자가 얼마든지 침묵할 수 있지만, ‘짝 대화’는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진행하는 것이기에 누구도 소외될 수 없는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브루타 수업을 적용한다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든 학생이 수업 내용을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학습하는 ‘배움중심수업’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필자가 수업에 알맞게 변형하여 적용한 ‘나의 하브루타 수업’은 매 차시 수업의 도입·전개·정리 등 모든 과정에 서 진행된다. 배움과 나눔의 과정은? ▶ 수업 전 활동 일단 전체 교육과정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수업디자인을 할 것인가’를 계획해야 한다. 교육내용에 따라 개별형 자기주도학습형으로 짤 것인지, 하브루타형으로 짝끼리 질문하 면서 대답하도록 할 것인지, 모둠활동형으로 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의 중심에는 언제나 학생중심, 활동중심이 있어야 한다. 즉,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무엇을 활동하게 할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학생들이 활동을 하는 중간중간 교사가 어떻게 학습지원을 할 것인지 세밀하게 계획을 짜야 한다. 실험할 때는 어떤 준비물이 필요한지, 교사가 질문을 준비해 줄 것인지, 학생이 직접 질문을 만들고 서로 대답하게 할지 등 교육내용을 보고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학생들이 작성하게 될 활동지는 전시학습 확인·하브루타 활동·모둠활동·인터뷰카드 (수업정리방법)를 포함시켜 1차시에 한 장의 분량이 되도록 제작한다. 하브루타 활동은 A·B 학생이 질문에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교과서만으로도 짝과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해당 학습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활동지 구성을 꼼꼼히 해야 한다. 짝 편성·모둠편성은 교사가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며 공들여 짜 놓아야 일 년 내내 효율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포트폴리오 평가와 논술평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미리 알려주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PART VIEW] ▶ 수업의 도입 하브루타 • 1단계 _ 전시학습 확인 : 핵심 키워드로 전시학습 확인 전시학습 확인은 ‘하브루타’로 시작한다. “여러분, 지난 시간에 배운 광합성작용이 어떻게 일어난다고 했지요?”라는 지식확인형 질문이 아닌 “지난 시간에 무엇을 배웠는지 짝과 함께 1분간 대화 후에 발표를 해보도록 해요”라고 질문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해 내도록 유도하면서, 단어 수준의 키워드라도 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분 후 손을 드는 5명 정도의 학생에게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의 키워 드를 떠오르는 대로 말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광합성’, ‘호흡’ 등 한 단어로 시작하지만 교 사가 그 단어를 기본으로 퀴즈형식의 질문으로 구체화해서 다시 던지면 점차 단어에 살 을 붙여 완성된 긴 문장으로 전시학습 내용을 말하게 된다. 교사는 이를 통해 학생들이 전시학습 내용 중 어떤 내용을 선택적으로 강렬하게 인식 했는지, 어떤 구조로 머릿속에 자리 잡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전시학습 내용 중 중요한 부분임에도 학생들 머릿속에서 각인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교사는 추가 설 명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 그렇게 학습자의 스키마(Schema)를 중심에 두고 학습내용을 보완하면 학습내용이 기억에 남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 2단계 _ 동기유발 : 발표 없이 궁금증만 남겨놓자 동기유발은 사진 자료나 동영상으로 짧게 하거나 e-Book에 있는 플래시 자료를 열어 서 보여준다. 교사는 “장대를 사용하면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라 며 핵심질문만 한다. 이때 학생은 생각만 하게 하고 발표를 시키지는 않는다. 자칫 학원 에서 미리 배워온 학생의 독무대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에 게 궁금증만 남겨놓으면 된다. “수업을 진행한 후에는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라고 하면 서 말이다. • 3단계 _ 학습목표 제시 : 초성게임으로 학습목표 제시 학습목표를 제시할 때 역시 하브루타 방식을 사용한다. 학습목표를 확인하고 인지하 는 과정에 모든 학생이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오늘 수업 목표는 ○○○입니다”라 고 일방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참여형 질문으로 학생들이 직접 교과서에서 찾아 대답하 게 한다. 예를 들어 ‘(ㄱㅎㅅ)과 (ㅎㅎ)의 관계를 알 수 있다(답 : 광합성과 호흡의 관계를 알 수 있다)’와 같이 초성게임으로 판서를 해 놓는다. 필자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교과서 에서 퀴즈의 정답을 찾을 때, 학생들의 번호가 적힌 룰렛을 돌려서 발표할 학생을 지정한 다. 의외로 학생들은 긍정적인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인 참여가 일어난다. 학습목표를 찾은 뒤에는 그것과 관련된 세 가지 질문, ‘광합성이란 무엇일까요?’, ‘호흡 이란 무엇일까요?’, ‘광합성과 호흡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를 판서한다. 또한 1분의 시간을 주고 포스트잇에 질문을 만들어보게 하고, 모둠별로 4절지 종이에 붙이게 하는 방 법도 학습내용에 대해 학생의 관심을 끌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수업의 전개 하브루타의 방법 5가지 ▶ 하브루타 수업모형 ❶ _ 질문제시형 학생들이 짝을 지어 교과서 등의 학습자료를 스스로 탐색하면서 활동지를 스스로 해 결해 나가는 방법이다. 교사가 교과 내용에 대한 설명 없이 바로 학생들이 짝을 지어 활 동할 수도 있고, 약간의 설명을 한 후 하브루타를 시작할 수도 있다. 수업내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조절하면 된다. 학생들은 활동지에 적혀있는 5~7문제 정도를 서로 대화하며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습 내용을 파악하고, 토의와 토론을 하며 이해를 깊이 할 수 있다. 활동지 안에는 아이들이 자기 생각만 적는 게 아니라, 함께 학습한 짝의 생각도 적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분해 줘 야 한다. 자기 생각만 적게 하면 토의와 토론을 하지 않고 자기 답만 적는 개인별 자기주 도학습형 수업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활동지 뒷면에는 마치 문제집처럼 학습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식· 단답식· 서술 식· 논술식 등 다양한 방식의 문항을 제시한다. 학생들은 짝과 함께 토의와 토론을 한 것 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들에게 놀라기도 한다. 그러나 질문을 교사가 제시하기 때문에 진정한 하브루타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하브루타는 학습자가 직접 질문을 만 들어 대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 가르치기 하브루타 수업모형’ 과 ‘모둠 하브루타 수업모형’을 만들게 되었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❷ _ 친구 가르치기 짝과 함께 교과서를 먼저 읽은 후, 학습내용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3분 정도 각자 자 신이 정한 부분만 공부하고,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짝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활동지에 는 간단하게 메모할 수 있도록 하여 설명하면서 핵심단어를 적어 보도록 한다. 설명이 끝나면 서로에게 잘 설명했는지, 친구의 설명을 잘 들었는지 질문을 만들어 보게 하고, 대화하면서 해결하도록 한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 4 ❸ _ 모둠활동형 가장 좋은 수업모형은 ‘학생이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따른 수업모 형이다. 질문이 제시되지 않은 활동지를 배부하고, 교과서나 텍스트를 읽으면서 직접 질 문을 만들어 적어보도록 한다. 먼저 각자 개인별 질문을 하나씩 만들어서 활동지에 적는다. 다음으로 모둠원들의 질문을 보고 토의를 통해 가장 좋은 질문을 ‘모둠별 BEST 질문’을 선정하여 적는다. 모든 모 둠은 자신의 모둠이 뽑은 ‘BEST 질문’을 모둠판에 기록하여 칠판에 부착한다. 전체 학생 들은 모둠판을 보면서 각자의 활동지에 질문을 순서대로 적으면서 짝과 토의· 토론하면 서 문제를 해결한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❹ _ 꼬리질문형 학생들 수준이 높은 경우에는 꼬리에 꼬리는 무는 질문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사가 ‘지구 내부 조사를 어떻게 할까?’라는 주제를 알려주면, 짝끼리 ‘지구 내부는 어떤 상태일 까?’라는 질문을 만들고, 질문에 질문을 연결한 꼬리질문 즉, ‘어떤 상태를 알려면 지구 내 부로 들어가야 할 텐데 지구 속까지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땅을 파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몇 m나 팔 수 있을까?’, ‘지구 내부를 조사하려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등의 꼬리질문을 통해 텍스트의 핵심내용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다. 활동 지는 꼬리질문을 연속적으로 만들면서 대답할 수 있는 형태로 꾸민다. 교사는 뒷장에 핵 심질문 칸을 활동지에 만들어 시간이 지난 후에 핵심질문으로 ‘지구 내부를 조사하는 직 접적인 방법과 간접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을 판서해주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토의와 토론을 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이때 대답을 하는 학생에게는 발표점수를 준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❺ _ 찬반 하브루타 찬반토론이 가능한 경우에 사용하는 모형이다. 짝과 함께 찬성-반대로 토론을 한다면 다음에는 반대-찬성으로 토론을 하는 것이다. 이때 근거를 들어 토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짝 토론이 끝나면 두 모둠이 만나서 모둠토론을 진행한다. ▶ 수업의 정리 하브루타 수업정리 방법으로는 ‘인터뷰 카드’를 활용한다. 인터뷰 카드는 활동지의 맨 마지막에 배치한다. 짝과 함께 각자 오늘의 중요 단어 3개씩을 뽑아 적고 그 이유를 인터뷰해서 적 게 하거나, 학습내용에 대해 궁금한 질문을 적고 서로 대답하고 생각을 나눈 뒤 그 내용 을 적게 하기도 한다. 수업정리를 반드시 교사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학생들 스스로 정리 하게 하는 것이다.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 교사는 학생들이 짝활동, 모둠활동을 할 때 기존의 모둠활동 관리보다 훨씬 유심히 관 찰해야 한다. 학생들의 소통을 잘 듣고 있다가 막혀있는 부분이 생기면 즉시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짝지어 공부하다가 서로 생각이 다르거나, 사실 판별 을 해 주어야 할 때가 있다면 주저 없이 교사를 찾도록 안내해야 한다. 활동지에 ‘선생님 설명을 듣고 해결하기’라는 멘트를 넣어두면 효과적이다. 개념이나 핵심 내용이 좀 어렵 거나 복잡한 경우, 교사가 확실하고 자세히 짚어줄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활동지에 이런 멘트가 있으면, 중요내용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사의 강의 를 기다리게 된다. ▶ 평가는 이렇게! 수업이 마무리될 때 교사가 활동지를 모두 걷어서 활동지 전체를 채점하고 돌려주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수업이 모호성으로 끝이 나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적어놓은 답이 맞 는지 매우 궁금해한다. 사실 모호성으로 수업을 끝내는 것은 매우 찜찜해서 교사의 역할 을 다 하지 못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모호성이야말로 학생들의 ‘자기 생각 만 들기’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교사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한두 명만이 답을 발표한 다면 다른 학생들은 누군가가 알려주는 답을 적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늘 수업이 끝나면 활동지를 채점하여 오개념을 파악하고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맞았는지 틀렸는지 채점을 하고, 짝과 대화하며 학습한 것을 기입 하는 부분은 질문에 대한 답이 제대로 있는지, 좋은 질문을 만들었는지 등 미리 정해 놓 은 기준에 따라 활동지를 채점한다. 이렇게 해야 학생들이 그날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 해했는지, 틀리게 알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이 점수를 수행평가에 포함시 켜 진정한 ‘과정중심평가’를 실천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 활동지를 보면 학습자가 수업시 간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수업과정을 학습자 자율에 맡기더 라도 학습자가 얼마나 제대로 학습했느냐 하는 부분을 관리하고 피드백해야 하는 책임 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교도서관 안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많지만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보자고 유도하면 대부분 같은 답을 한다. “재미없어요.”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책 읽기의 재미를 아직 느끼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즐거움을 알게 해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책 읽기를 게임처럼 즐겁게 할 수 없을까?’ 게임처럼 아이들이 책읽기에도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책 읽기 수업을 게임 수업으로 하면 책을 읽는 데 지루해하지 않고 많은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낄 것이란 큰 기대를 하며 교실 수업으로 개인 독서 골든벨 수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개인 서바이벌 형식의 수업을 할 경우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아이들이 생겨났고, 읽기의 수준 차이도 커, 책을 선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좀 더 고민 끝에 발전시킨 것이 독서 골든벨 모둠수업이다.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 설계 모둠활동을 하게 되면 책 읽기를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함께 하게 되고, 같은 모둠 구성원은 서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며 모든 아이가 끝까지 수업에 참여 할 수 있다.[PART VIEW]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 설계 2학년을 대상으로 1차시부터 3차시까지는 교과수록도서 중 3권을 선정하여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내용 요약 및 감상 그리기 등의 다양한 독후 활동을 실시했다. 4차시는 독서 퀴즈 만들기 활동지를 제시하고 아이들이 모두 독서 퀴즈를 만들도록 했다. 모둠별로 책을 3권씩 제공하여 서로 바꿔 읽어보며 개인적으로 책 1권당 1문제 이상 씩 만들도록 했다. 모둠활동을 하다보면 잘하는 친구에게 의지하여 활동을 안 하려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문제 만들기 활동지를 개인별 1장씩 나누어 주고, 모둠 학습이지만 문제는 각자 만들도록 했다. 각자에게 책임을 부여하여 모두 다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열심히집중하여 문제를 만들고, 태도가 바른 모둠에는 문제 추첨 우선권을 주기로 했더니 더욱 아이들이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다. 문제를 다 만들고 난 뒤 같은 모둠친구들과 문제를 공유하도록 했다. 다음시간, 모둠 독서 골든벨이라는 목표가 있어서인지 아이들은 책을 두 번째 읽어볼 때에도 지루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자세히 집중하여 읽는 모습을 보였다. 5차시는 모둠 독서 골든벨을 실시했다. 모둠 독서 골든벨을 시작하기 전에 규칙을 설명해준 뒤 모든 모둠에 동등하게 10점씩 부여하고 시작했더니 아이들의 참여 의욕이 더욱 높아졌다. 문제는 아이들이 만든 문제와 선생님이 만든 문제를 PPT로 만들어 제시하 고 추첨기로 추첨하여 나온 번호의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점수는 사탕으로 대 신했다. 문제 난이도에 따라서 사탕의 개수를 1~3개로 지정해 주었고 문제를 맞힐 경우 문제에 제시된 수만큼의 사탕을 받아가거나 혹은 못 맞힐 경우는 사탕을 다시 반납하는 형태로 실시했다. 대체로 문제를 쉽게 하여 아이들이 성취감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문제를 다 풀 고 난 뒤 각 모둠이 획득한 사탕은 같은 모둠 구성원들과 나누어 먹으며 모든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선정도서에 따라 저학년부터 고학년 까지 모든 학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이다. 특히 고학년은 과학, 역사, 사회 등 교과수업시간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독서퀴즈 수업의 도서로 선정하여 즐겁게 수업할 수 있다. 문제 의 난이도를 조절하여 쉬운 문제를 많이 제시하면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아진다. 또한 문제를 만든 아이의 이름을 공개하면 아이들이 더욱 즐거워한다. 저학년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은 모든 아이들의 활동 참여, 책 읽는 즐거움 느끼기에 목적을 두어 실시하면 아이들이 책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얻게 될 수 있다. 좀 더 나아가 친구와 서로 책 내용을 이야기하고 답을 의논하며 소통하고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책읽기는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의 꿈의 싹을 잘 자라게 해주는 영양분 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바로 독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책 읽 는 재미를 느끼는 즐거운 경험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