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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요즘 유치원에서 교육 교정을 살펴보면 그 양상이 마치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립 유치원에 아이가 다닐 경우 아침 8시에 또는 9시에 순회하는 학원 버스를 타고 집을 떠난다. 어린 꼬맹이가 귀가하는 시간이 오후 두 시가 넘고, 심지어는 4시가 되어야 방과후학교가 끝난다. 그러다 보니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오후 5시가 된다. 놀 틈이 없이 숙제를 하고 잠을 자야할 정도로 아이의 일과가 학업으로 얼룩져 있는 느낌이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에서는 아이들이 이미 유치원에서 한글을 알고 왔다고 가정하고 글을 가르치는 경향이 짙다는 항간의 떠도는 말도 거짓은 아닌 듯 하다. 유치원 한글 교육 덧글 정도인가 며칠 전 모 교육청에 전화를 하여 유치원 교육과정에 대하여 여쭈어 보았다. 유치원에서는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금지돼 있는 것이 아니라, 한글 쓰기 공부까지는 못하도록 돼 있다고 한다. 흥미 있게 읽기 정도에 그치는 수업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 유치원에서는 쓰기공부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고, 한 발 더 나아가 학부모의 관심을 더욱 부채질이나 하듯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립 유치원에 입학하면 자연적으로 한글을 다 읽어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경향도 있다. 사교육을 유치원에서 더욱 부채질이나 하듯, 유치원에서 방과후학교가 더욱 기성을 부려 유치원 정규 교육 과정을 마치고, 바로 이어져 방과후학교 수업을 하고, 이어서 더 배움을 필요로 하는 학부모의 자녀를 위한 교육 시간이 마련돼 있다. 이렇게 볼 때 유치원에서 배움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5시가 넘어야 귀가를 하니, 이것이 유치원아이를 위해서 정상적인 학습과정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변화도 빠르다. 그러기에 빠른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에 따다갈 수 있는 아이들의 지능도 예전과는 다르다. 높은 지능에 빠르게 변하되어 가는 시대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방법만을 고수할 것은 아니다. 유치원 교육과정에서는 이미 알게 모르게 한글 교육을 학부모나 학원 측에서나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유치원에서는 “한글 교육은 안 한다” “못 한다”하는 사문화된 교육법규를 이용하는 듯 하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은 이제 바뀌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예전에 유치원에서 한글 교육 시작해야 한다고 하는 글을 쓴 후 유치원 교사인지 모르나 덧글에서 유치원 교육에서 한글을 가르치면 안 된다고 하는 조언을 받곤 했다. 그 후 여러 번 유치원을 다녀왔고, 또 교육청에 유치원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유치원 한글 교육에 대해 알아 보았다. 결국 현재 유치원 교육에서는 한글 교육은 보편화되어 있는 실정이고, 또 학원은 한글 교육을 부채질하여 학부모로 하여금 한글 교육을 아이에게 시키게끔 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면 한글은 이미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하는 말을 학원가에서는 흘러 나온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안 학부모로서는 아이를 유치원에서 한글 교육을 시키도록 학원 측에 종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학원에서는 학부모를 핑계삼아 한글 교육을 하게 된다는 등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교묘한 교육계의 먹이사슬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한글 교육 유치원 교육 과정에 보편화시켜야 지금 한글 교육에 대하여 교육부에서나 교육청에서나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한글 교육을 유치원에서 엄격하게 금지시키고자 하니, 개인 과외를 통해 한글 교육을 받은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같이 초등학교에서 공부를 시켜야 하는 교사로서는 수업을 이끌어 가는데 여간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어려움을 알고 있는 교사로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워밍업을 한 달 간이나 하면서 학교에 적응하는 기간을 갖게 한 후에 기초 한글 교육을 한다는 것은 학원이 발달돼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이미 입학하기 전에 워밍업을 다 마친 아이들에게는 눈 감고 아웅하는 식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교사로서는 워밍업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시간을 소비하는 꼴이 되어 다수를 위한 수업을 진행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게 된다. 따라서 보편화되어 있는 상황으로까지 변해버린 현실에서 유치원 교육과정을 단순히 인성을 위한 초보로만 다루기에는 이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돼 버렸다. 유치원에서 한글 교육은 초등학교 선행학습으로 시작되어야만 옳다고 본다. 사교육이 무서워 유치원 한글 교육을 막을 경우 결국은 가난한 집안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그것이 누적되어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면 그 책임은 누구 져야만 할까?
고려 광종(973년) 때 창건된 청평사(춘천시 북산면 청평1리)는 소양호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오봉산 기슭에 있어 댐이 생긴 후 더 유명해진 사찰이다. 승용차를 이용해 오음리를 거쳐 배후령을 넘으면 오봉산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청평사는 배로 10여 분 걸리는 섬 속의 절이다. 그래서 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 연인들은 당연히 소양호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 1시간 간격으로 출항하는 배를 이용하면 각종 교통편을 갈아타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지난 13일 찾아간 청평사 초입부터 자연 그대로 눈이 쌓여 있는 계곡이 맞이한다. 매표소 바로 전에 '공주와 상사뱀 전설비'가 있다. 중국 당나라에 공주를 사모하다 죽임을 당한 젊은이가 뱀으로 환생해 공주의 몸을 휘감고 떨어지질 않아 불공을 드리러 다녔는데, 이곳 청평사에 오자 벼락을 맞아 죽어 몸에서 떨어졌다. 이때 세운 석탑이 구성폭포 위에 있는 삼층석탑(강원도 문화재자료 8호)이다. 매표소를 지나면서 만나는 큰 바위가 거북바위다. 전체적인 모습에서는 거북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지만 아랫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거북이 모습이 떠오른다. 혹 거북이 모양이 아니면 어떤가?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7m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이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가 있다. 겨울이지만 계곡과 어우러진 주변의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폭포 바로 곁에서 자연의 풍치를 마음껏 누리는 것도 좋다. 폭포를 지나면 오봉산의 옛 이름인 경운산이 물 위에 그림자처럼 떠오른다고 해서 이름 붙였다는 청평사 영지를 만난다. 계곡물을 끌어들여 오봉산을 비치게 하였다는 이 못은 청평사에서 은거하던 이자현이 만든 정원으로 사다리꼴 모양의 못 안에 3개의 큰 돌을 배치해 입체적인 변화감을 준다. 청평사는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겨울철은 눈이 쌓여 있는 계곡과 맑은 물, 조용한 산사가 어우러져 찾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는 수령이 250년이 넘었다. 청평사의 입구인 회전문은 보물 제164호로 앞면 3칸, 옆면 1칸의 건물로 앞면의 가운데 1칸이 넓게 드나드는 통로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하고 있다. 회전문 뒤로 보이는 오봉산의 풍경도 아름답다. 이외에도 현재 청평사에는 대웅전, 경운루, 관음전, 범종루 등 여러 부속건물이 있다. [Tip 자료] * 유람선 이용 : 왕복도선료 4000원, 관광지 입장료 1000원, 문화재관람료 1300원, 주차료 4000원 * 자가용 이용 : 관광지 입장료 1000원, 문화재관람료 1300원, 주차료 2000원
내륙의 바다라는 소양호는 동양 최대의 사력댐인 소양강댐의 축조로 만들어졌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고려시대 사찰 청평사, 아름다운 바위가 많은 오봉산, 물맛이 좋은 추곡약수터와도 가깝다.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면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소양강댐이다. 댐 선착장에서 청평사와 양구행 여객선, 관광유람선을 운항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승지가 되었다. 또 향어, 송어 등 어종이 풍부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승용차는 댐 아래에 주차시키고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기념탑이 우뚝 서있는 댐 정상 주변에 주차장이 있으나 넓지 않고 주말에는 진입이 금지된다. 댐 정상에는 식당과 기념품가게 등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댐 정상에서 하류의 물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댐 하류에서는 물안개가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놓느라 분주하다. 소양강댐에서 춘천시내로 향하다보면 호수로 둘러싸인 춘천을 왜 호반 도시라고 하는지 이해가 간다. 강줄기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소양강 처녀 노래비’가 나타나고 바로 앞 물위에 떠있는 조형물도 아름답다. 춘천의 자랑 중 하나가 공지천이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공지천 주위에는 조각공원ㆍ분수대ㆍ보트장 등 놀이공간이 있고, 6.25 동란에 참전해 11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한 이디오피아의 참전기념비와 참전기념관이 있다. 공지천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카페 이디오피아다. 보트장 옆에 있는 이디오피아는 유명 인사나 연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고, 춘천 주변에서 군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렸던 곳이다. 초창기는 이디오피아에서 직접 수입한 원두커피를 사용했고, 이디오피아에서 온 국빈이나 대사관 직원들이 자주 찾을 만큼 주인 내외가 민간외교를 했으며, 황제의 초청을 받아 수차례 이디오피아를 방문하며 지금까지 교류를 하고 있대서 더 유명해진 곳이다. 이디오피아에서 바라보면 의암호에 둘러싸여 있는 중도가 멀리 바라보인다. 이디오피아 주변은 야경이 더 아름답다.
오후에 접어들자 햇빛은 더욱 투명해 졌다. 창문으로 바라 뵈는 저 쪽 아파트 담장으로 밝은 겨울햇살이 환하게 쬐여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나는 또 운동을 하러 나갈 참이다. 지난 봄 사이클을 본격적으로 타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경주용 자전거를 새로 구입하고 헬멧과 사이클용 안경 등 몇 가지 장비를 갖추었다. 들꽃들이 무더기무더기 피어있던 봄 길을 달리며 부드러운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기도 하고, 5월 하순엔 탐스러운 아카시아 꽃길을 달리며 그 꽃잎을 따서 입에 넣고 꾸역꾸역 씹으며 동심에 젖기도 했다. 진달래꽃과 더불어 아카시아꽃은 어렸을 적에 많이 따먹었던 꽃이다. 한여름에 접어들었을 때도 나는 그 뙤약볕 속을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렸었다. 더위는 피한다고 피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조금만 더우면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를 돌려대는 것보다는 그 더위에 몸을 내 맡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나는 터득했다. 조금만 더우면 덥다고 투덜거리며 냉장고 문을 여닫고 바닷가나 계곡으로 피서여행 떠날 생각을 하기 보다는 땀이 줄줄 흐르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그 열기에 내맡기는 것이 나의 피서법이다. 그래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나는 자전거를 타고 들녘을 달렸다. 오히려 인적 드문 곳에선 웃통을 다 벗어 붙이고 잔등을 새카맣게 태우며 뙤약볕 속 들녘을 달렸다. 가을에도 나의 들녘 사랑은 여전했다. 황금빛으로 변해가는 들녘, 길가엔 코스모스가 긴 행렬을 이루어 피어있고 해바라기가 가을 하늘 아래 탐스럽게 피어 고향의 운치를 자아내기도 했다. 봄, 여름, 가을이 지나 이젠 한겨울이 찾아왔다. 폭설이 내려 들녘을 하얗게 덮더니 지금은 강추위가 몰아쳐 살을 에일 듯이 바람이 맵다. 상당한 비용을 들여 상하의 겨울용 사이클 복장을 준비하니 완벽하다. 아무리 추워도 얼마든지 나설 수가 있다. 코끝이 시려 자전거포에 가 3만원을 주고 코와 입 가리개를 구입했다. 그것을 목에 두르고 헬멧을 쓰고 거울을 보니 저 이라크의 무장단체 알카에다 조직원처럼 눈만 반짝거린다. 설마 나를 알카에다의 조직원으로 보랴. 아니 복면을 한 은행 강도로 보기야 할 것인가. 나는 자전거를 끌고 아파트를 나선다. 경비아저씨가 늘 하는 인사를 건넨다. 운동 나가시는군요. 나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버스 정류장을 지나 채 5분도 안 돼 장수천 둑길로 들어선다. 10여분만 더 달려 나가면 거기 드넓은 벌판이 사시사철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소래까지 이어지는 긴 자전거도로가 있고 왼쪽으로 접어들면 꼬불꼬불 이어지는 운치 있는 농로를 만난다. 농로라고 해도 자전거 두 대가 다닐 수 있을 만큼 포장이 돼 있어 자전거타기엔 일품이다. 지난여름 장마 땐 이 논배미에도 홍수가 났었다. 논두렁이 모두 물에 잠겨 거대한 저수지를 이루었었다. 그 저수지 같은 물에 물오리들만 무심하게 헤엄을 쳤었다. 몸에선 벌써 열이 난다. 구부러진 논길을 휘 한 바퀴 돌아 갈대 무성한 갯벌길로 접어든다. 갯벌이래야 지금은 바닷물길이 끊겨 육지로 변한지 오래되어 인천시 남동구가 수도권 해양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염전이 남아 있어 인부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소금을 만들고 있었다. 이젠 이 갯벌을 가로 질러 길게 6차선 도로가 개설 중에 있어 염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여기저기 무너지거나 불에 탄 소금창고만이 옛 자취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 갈대 우거진 벌판에 5월이면 개구리들이 목청을 돋구어 합창을 하고, 때론 장끼란 놈이 푸드득 하고 코앞에서 날아오르기도 한다. 봄엔 이따금 뻐꾸기가 날아와 자지러지게 울기도 하는 것은 아마 제 새끼를 키워줄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이 들녘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뻐꾸기는 탁란(托卵)이라 하여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부화시킨다지 않는가. 높이 떠서 꼼짝도 않고 지상을 응시하던 황조롱이가 갑자기 몸을 내리꽂아 들쥐 한 마리를 낚아채 오른다. 들녘엔 온통 겨울햇살이 지천이다. 추수가 끝난 논바닥엔 까치와 멧비둘기가 정답게 모이를 쪼고, 지난 5월 향내를 진동시키며 탐스럽게 꽃을 피우던 길가 아카시아 나무는 앙상한 알몸으로 긴긴 겨울잠에 빠져 있다. 이제 막 시흥 앞 벌판으로 접어들려는데 저만치 논바닥에 거뭇한 물체가 보인다. 저것이 무엇일까. 자전거를 세워놓고 들어가 보니 죽은 너구리다. 그 놈의 몸을 젖히고 살펴보니 목덜미에 피가 엉겨 있다. 누군가의 총에 맞고 도망을 가다가 이 논바닥에서 기진하여 죽은 게 틀림없다. 누구의 소행일까. 한번은 어둑어둑해서 늦게 자전거를 타는데 온 몸을 누더기로 위장을 하고, 겨울 오리를 잡기 위해 오리의 잠자리였던 물 논배미 옆에 잠복하고 있던 밀렵꾼을 보고는 혀를 찼던 일이 있다. 개중엔 그런 무신경의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죽은 너구리를 논바닥에 놓아두고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오래 전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이었다. 나보다 다서 살 위인 사촌형이 연을 날리다가 연줄이 끊어졌다. 멀리 아주 멀리 연을 찾으러 갔다가 눈구덩이 속에 죽어 있는 동물 사체를 발견했다고 했다. 개 같기도 하고 늑대 같기도 한데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촌형은 그 죽은 동물을 안간힘을 다하여 어깨에 메고 집에까지 왔다. 집 마당에 갖다 놓았는데 어른들이 보더니 그것이 늑대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개처럼 생긴 커다란 회갈색의 동물의 사체. 아마 내장을 모두 발라내고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삶아 갖은 양념을 해서 동네 청년들이 먹었을 것이다. 너무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희미한데 아마 그랬을 것이다. 겨울햇살은 아직도 들녘에 밝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핸드폰의 진동이 전해져온다. 자전거를 세우고 전화를 받는다. K다. 선생님, 선생님 하며 나를 따르는 K. 옛날 시골학교 교사로 가 있을 때의 제자다. 이십여 년이 지나 다시 만나 이제는 벗처럼 말동무하며 지내고 있다. 솔직담백하고 쾌활한 성격이 평생 친구로 지내도 한없이 좋기만 할 제자 겸 벗인 것이다. 이런 일 저런 일 아무 구김살 없이 허심탄회하게 심중을 털어놓기도 하고 나의 의견을 구하기도 하는 착한 친구다.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이 추위에 운동을 하느냐며 놀라는 기색이더니 점심을 한 번 내겠단다. 그러마고 나는 쾌히 승낙하였다. 만난 지도 오래 되었으니 한 번 만나보고도 싶다. 전화를 끊고 다시 투명한 겨울햇살 속으로 미끄러져 간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길목엔 커다란 웅덩이가 있다. 지금은 물이 얼어붙고 갈대와 잡초가 이리저리 쓰러져 얽혀 있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물닭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금 쯤 그 물닭들은 어디로 가서 겨울을 나고 있을까. 어린 물병아리들이 쪼르르 헤엄을 치다가 사람의 기척만 보이면 물속으로 순식간에 숨어들곤 했었는데, 지금은 윙윙 한겨울 찬바람만 얼음 위를 내달리고 있다. 저만치 인근엔 청룡저수지가 있다. 이곳은 학교 운동장 스무 배는 되는 큰 저수지로 사시사철 낚시꾼들로 붐비는 곳이다. 겨울에도 어김없이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을 볼 수 있는데 요새는 아니다. 저수지가 꽝꽝 얼었기 때문이다. 나는 또 자전거를 저수지 둑에 세우고 조심조심 들어가 얼음의 두께를 확인한다. 끄떡없다. 나는 점점 가운데로 들어간다. 얼음은 두껍게 얼어 있었다. 이럴 때 썰매라도 있다면, 아니 막내딸을 데리고 와 신나게 미끄럼을 타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와 핸드폰이 유일한 오락거리요, 학원 다니느라고 찌든 요즘 아이들이 가여워진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저 자연 속에서 뛰놀며 건강한 심신을 다질 수 있을까? 저수지 둑에는 3개의 오두막이 있다. 라면을 끓여주고 음료수를 파는 집이다. 한 채는 문을 걸어 잠그었다. 봄이 오길 기다리며 어디선가 겨울을 나고 있을 것이다. 벌서 두어 시간이 지났다. 일제가 소금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었다는 부인교(富仁橋)에 가서 잠시 쉬었다가 들어가야겠다. 갯고랑 위에 놓인 부인교에 이르니 갯고랑으로 밀물이 밀려들어온다. 지난 5월에는 이 다리 위에서 낚시꾼들이 팔뚝만한 숭어를 여러 마리씩 건저 올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겨울 오리들이 차가운 물속에서 자맥질을 하며 먹이 찾기에 분주하다. 저 오리들은 어떻게 그 조그만 몸뚱어리로 차가운 물속에서 먹이를 구하며 혹한을 견디는 것일까. 새삼 자연의 경이로움에 숙연해진다. 다리 위에서 한동안 오리들의 자맥질을 보다가,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을 구경하다가 생태공원의 쉼터로 간다. 거기엔 벤치가 있고 음료수 자판기가 있다. 200원으로 율무차 한 잔을 뽑아든다. 따뜻한 율무차가 목을 축인다. 오늘이 1월 22일, 동지가 지난지도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다. 이제 머지않아 입춘도 다가오리라. 차를 마시며 잠시 쉬다가 다시 돌아오는 길에도 해는 아직 한 뼘이나 남았다.
2007학년도 인천광역시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이 1.24일 인천구월초등학교를 비롯한 210개 초등학교에서 일제히 있었다.금년도 인천지역 초등학교 신입생은 34,168명으로 지난해 33,490명보다 670여명이 늘어났다. 구월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나누어준 학교안내 책자를 호기심 어린눈으 로 바라보고 있다.
인천용현남초등학교(교장 허근남)는 지난 1.16일부터 22일까지 11명의 학생과 학부모 대표 1명, 지도교사 4명으로 구성된 ICT국제교류 대표단이자매학교인 중국 천진시 당고구 실험학교를 방문해 중국 문화체험의 기회를 가져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용현남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ICT국제교류 사업으로 중국 천진시 자매학교 학생들의 가정에서 홈스테이 시작으로 양국간에 답방 형식으로 중국 가정 문화를 몸소 체험과 중국 학생에게는 한국문화 이해와 발전상을 보여 주는 등 중국 천진시 당고구 실험학교 대표 학생들과 인천용현남초등학교 대표 학생들이 중국 전통 종이 공예, 전통 춤, 전통 음악 등의 문화교류 공동수업을 하였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환영 만찬을 통해 중국의 음식 문화, 식사 예절을 배우고 한국 학생들과 중국 학생들의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학생들이 중국 문화 체험을 하는 동안 교사들은 ICT활용 국제교류 활성화 방안을 협의하는 등 체험을 통한 국제교류 활동을 펼쳤으며 오는 7월에는 중국 천진시 자매학교 방문단을 초청 3박 4일간 용현남초등학교에서 한-중 공동수업과 한국 문화 체험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북청도교육청이 15일 도교육청에서 열린 ‘2006 교육활동 실적 우수 교육청 및 학교에 대한 시상식’에서 ‘사고촉진 학습장면 제공을 위한 창의성 신장 방안’ 프로그램으로 최우수 교육 프로그램 인증 ‘골든 리본상’을 수상했다. ‘골든 리본상’은 미국 내 우수학교에게 주어지는 ‘블루 리본상’을 본뜬 것으로, 각 지역교육청과 초·중·고교 가운데 지난 한 해 동안 교육현안 문제해결에 기여했거나 우수 교육사례를 실천한 기관에 주는 상으로 도교육청이 올해 첫 제정했다. 청도교육청의 ‘사고촉진 학습장면 제공을 위한 창의성 신장 방안’은 창의성 수업연구 지원단 조직 운영(교사, 교감, 교장지원단)과 창의성 신장 교수․학습 도움센터 구축 운영(동학년, 동교과 교사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창의성 사고촉진 프로그램 개발 활용 중심의 다양한 연수 활동 등을 실천한 것이다. 특히 ‘창의성 교육, 이렇게 지도합시다!’라는 주제로 실시한 초등 교사들의 학년별 워크숍은 창의성 교육 우수 실천사례의 발표 중심으로 이뤄져, 다양한 창의성 교육방법 적용을 일반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도교육청은 또 ‘수업 명인제’를 도입하고 교실수업개선 연구교사들의 수업 공개를 3회 이상 실시하는 등 창의성 교육을 위한 마인드 조성에 앞장섰다. 이배식 교육장은 “청도교육청은 좋은 선생님 좋은 교육을 위한 연구풍토를 조성하고, 교육 수요자가 만족하는 지원행정과 친절서비스 구현에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에 도교육청으로부터 최우수 지역교육청으로 인정받은 것은 그동안 학교와 교육청이 하나 되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청도교육청 이외에 ‘골든 리본상’을 수상한 학교는 다음과 같다. △초-포항중앙, 포항장흥, 개령, 월곡, 일직, 해평, 영주남부, 외남, 화북, 모서, 하양, 압량, 일월청기분교장, 성주중앙, 벽진, 수륜, 내성, 남양(18교) △중-부계, 옥산, 입암, 풍각중각북분교장, 상운(5교) △고-안동, 김천여자(2교)
올해 신학기부터 초ㆍ중등 학교장은 주5일 수업제 실시 등과 관련한 수업일수를 일부 줄일 경우 관할 교육청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4일 초ㆍ중등 교육에 관한 지방자치단체 및 단위학교의 자율권, 책무성을 확대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부분 개정안이 이달 23일 국무회의에서 심의ㆍ확정됨에 따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르면 29일 공포된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천재ㆍ지변, 주5일 수업제 실시, 연구학교ㆍ자율학교 운영 등과 관련한 단위학교의 연간수업일수 감축 권한을 학교장에게 넘기고 기존의 관할교육청의 사전 승인 절차를 없앴다. 단위학교의 학교장이 교사 및 학부모의 의견 수렴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각급 학교의 실정에 맞게 연간 수업일수(220일 이상)를 10분의 1 범위 안에서 감축할 수 있도록 하되 학년도 개시 30일 전에 이를 관할 교육청에 보고토록 변경한 것. 개정안은 또 초등학교 취학아동 조사와 전년도 취학유예자 현황, 관내 취학아동 현황 등 명부작성에 필요한 사항을 결정해온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이양토록 했다.
충북도내에서 교원평가 시범학교에 모두 39개 학교가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11개 지역교육청별로 초.중학교 각 1개교씩과 3개 고교 등 모두 25개 학교를 교원평가 시범학교로 선정키로 하고 23일 신청을 마감한 결과 초등학교 20개교, 중학교 13개교, 고등학교 6개교가 각각 신청했다. 이 가운데 초등.중학교는 11개 교육청별로 1-3개교가 포함돼 있다. 도교육청은 신청한 학교에 대해 심사를 벌인 뒤 2월말께 대상학교를 확정할 계획인데 최종 선정된 학교에는 1천만원씩의 운영비를 지원해 줄 계획이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영동군 학산초등학교와 음성군 대소중학교, 충주시 충원고등학교 등 3개 학교가 교육부 지정 교원평가 시범학교로 지정받은 바 있다. 한편 교원평가제 도입을 확대하려는 도교육청과 이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전교조 충북지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긴 방학동안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사실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어 우리 반 26명의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하다보니 재미있는 일들도 많다. 손자에게 전화를 바꿔주며 방학동안에 전화한 것을 고마워하는 할머니에게 훈훈한 인정을 발견한다. 방학동안의 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며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는지를 물어오는 아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대뜸 ‘왜 전화했어요?’라고 반문하는 아이에게 예절교육이 부족했음을 실감한다. 이것저것 물어보다 ‘선생님, 똥마려워서 지금 전화 끊을 게요’라고 말하는 귀염둥이의 순진함에 웃음보도 터뜨린다. 감기나 복통 등으로 고생한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주 잘 놀고 있다니 다행이다. 방학과제도 성실히 수행하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교육활동에도 참석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매스컴에 의하면 초등학생들마저 선행학습에 시달리는 게 교육현실이다. 어쩌면 방학도 없는 도회지의 아이들과 달리 실컷 놀고 있는 우리 반 아이들이 행복하다. 전화를 하면서 아이들은 ‘어떤 것을 고통스러워하고, 어떤 것에서 기쁨을 누릴까?’를 생각했다. 아이들은 부지런히 활동하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신체적인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부시간에도 자투리 시간을 만들어 밖으로 내보내면 환호성을 지르는 게 아이들이다. 노는 것을 바라보면 즐거움을 주체 못할 정도로 정말 신이난다. 그런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느라 놀 시간이 없다면 불행한 일이다. 물론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는 어린이들은 예외다. 하지만 조금만 통제를 해도 갑갑해하는 아이들이 부모의 욕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방학도 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해봐라. 특목고 등 소위 일류 학교를 가기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아이들의 의도와 무관하다는 것도 문제다. 가끔은 아이들이 제 마음대로 놀게 해줘야 창의력도 키워진다. 공부를 잘하고, 용돈을 많이 받고, 좋은 선물을 받으면 아이들은 기뻐할 것이다. 공부를 조금 못해도, 공부안하고 놀아도, 컴퓨터만 해도 이해해주는 어른들이 있으면 아이들은 더 좋아할 것이다. 아이들은 자식과 부모, 아이와 어른 간에 소통이 이뤄지는 것을 좋아한다.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끼리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같이 놀아줄 친구가 가장 소중하다. 학교폭력도 소통이 단절된대서 생긴 문제다. 친구끼리, 선후배간에 뜻이 잘 통하고 오해가 없다면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면서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행동에 제약도 받는다. 놀고 싶을 때 다 놀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면서 살 수도 없다 그래서 욕심을 부린다. 욕망을 통제하면서 조화롭게 살려면 기다림과 느림의 철학을 실천하는 것도 좋다. 때가 되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도 많다. 당장 어떤 결과를 얻어내려고 동동거리면 지나친 욕심이 일을 그르친다. 그래서 기다림의 교육이 필요하다. 천천히 가면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남보다 앞서가기 위해 조급하게 서두르면 여유가 없어 일을 그르친다. 그래서 느림의 교육이 필요하다. 자기 자식에게만은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게 부모마음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이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부유한집 아이는 부모의 구속에, 가난한 집 아이는 상대적인 박탈감에 고통스러워한다면 사회적인 문제다. 부유한집 아이나 가난한집 아이나 다같이 행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같이 놀아줄 수 있는 친구들을 많이 만들게 해야 한다. 같이 신나게 놀고, 마음을 터놓고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에 근무하는 동안이나마 아이들이 다같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주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
인천 작전초교(교장 장동현) ‘5총사’가 일을 냈다. 바로 주인공이 송지수(5학년),신동현(4학년)·동혁(3학년) 형제와, 황상훈(4학년), 조건(2학년)학생 등이며 이들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나눔신문 공모전’에서 초등부 최고상인 으뜸나눔상 수상자로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엄마들과 함께 구립양로원 나눔의 집에서 청소하고 요리하면서 느낀 점을 썼어요. 적십자사 주최의 사랑나눔김장을 하면서 손이 꽁꽁 얼어 고생했어요. 김장은 잘 담가요. 전날 깍두기 만드는 연습까지 했으니까요.” 송지수 학생의 자랑이다. 상훈학생은 “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직접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파를 까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고 특히 계란 부침개를 할 때는 혹시나 망칠 까봐 진땀을 흘렸다고. 또 동현학생은 3년 동안 새벽에 우유를 배달하며 모은 용돈을 꽃동네에 보낼 만큼 소문난 ‘봉사쟁이’다. 인천서부교육청 이웃사랑 실천사례에서 금상도 받았다. 형들에게 ‘천방지축’ 소리를 듣는 막내 조건 학생도 “1년 동안 저금한 돼지저금통을 털어 할머니께 떡을 해 드렸다”고 말했다. 작전초등학교 RCY단원들인 이들은 적십자사에서 개최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봉사정신을 배우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즐거웠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정말로 봉사하는 어린이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하였다. 또한 이번 수상의 일부를 적십자사에 특별회비로 기부하며 다시 한번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기로 하였다.
화천에서 화천수력발전소를 지나 양구방향으로 달리다보면 ‘평화의 댐 22㎞’를 알리는 이정표가 길가에 서있다. 이곳에서 해산령의 아흔아홉 구비길이 시작된다. 태고의 신비를 펼쳐놓은 멋진 풍광에 감탄하면서 ‘최북단 최고봉 최장터널’이라는 해산터널을 지나면 화천읍 동촌리 애막골 일대에 조성된 평화의 댐이 나타난다. 남북이 이념으로 대립하던 시절에는 위정자들이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때 북한이 금강산댐을 건설한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성금을 모아 완공한 대규모 댐이 평화의 댐이다. 이상기온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우 홍수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올해는 국제연합 창립일인 10월24일에 맞춰 평화의 종이 이곳에 설치된다. 60여개 분쟁 국가에서 사용된 탄피를 기증 받아 만들어지는 평화의 종은 무게가 무려 37.5톤이나 된다. 평화광장 앞에 세계의 종 야외전시장과 기념관 등도 건설된다. 차도로 이용하는 댐정상전망대나 쉼터로 제격인 댐하류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잘 정비되어 있는 수변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깊은 계곡 양지 녘에/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이름 모를 비목이여/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가곡 ‘비목’의 탄생지와 가깝기에 이곳에 비목공원이 있다. 1960년대 중반 초급장교였던 한명희씨가 백암산 계곡의 잡초 속에서 이끼 낀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만난다. 녹슨 철모와 이끼 덮인 돌무덤이 훗날 한명희씨에 의해 ‘비목’의 가사가 되었고, 장일남씨가 곡을 붙여 현재에 이르렀다. ‘비목노래비’ 앞에서 가사를 되새겨 보노라면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젊은이들이 떠올라 안타깝다. 비목공원에는 기념탑과 철조망을 두른 언덕 안에 녹슨 철모를 얹은 나무 십자가가 서있어 민족의 비극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주차장 앞에 있는 물문화관에 들리면 전시물과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다.
인천북부교육청(교육장 윤낙영)에서는 1.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겨울방학을 맞은 북부교육청 관내 20개 초등학교의 특수교육대상 학생 50명과 형제·자매 20명, 학부모 50명 등 120명을 대상으로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가족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겨울방학 동안 교육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적은 특수교육대상학생에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하여 이들의 자신감과 사회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으며, 특수교육대상학생의 형제, 자매 및 부모님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함께하는 화목한 시간을 가짐으로서 이들 가정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자 기획되었다. 특히 1.22일에는‘형제자매와 함께하는 초코렛 만들기’, 1.23일에는 ‘엄마와 함께하는 한지공예’, 1.24일은 ‘형제자매와 함께하는 미술치료’, 1.25일은 ‘엄마와 함께하는 특수체육’등 특수교육대상학생과 가족이 함께하는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가족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길초등학교 장애학생의 형제는 “방학동안 엄마랑 동생이랑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엄마랑 용희(가명)랑 함께 초코렛을 만드니 너무 좋고 특히 용희(가명)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같이 즐거워진다”며 행복해하였다. 정갑순 특수교육지원센터장은 담당교사들에게 “방학기간 중 참여할 프로그램이 적은 특수교육대상학생과 방학동안 이들을 돌봐야 할 가족을 위해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활동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학기 중에는 하지 못했던 다양하고 즐거운 가족지원 프로그램을 통하여 장애학생과 이들의 형제자매 및 학부모님께서 초코렛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방학 중 가족지원 프로그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앞으로도 북부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는 특수교육대상학생과 이들 가족에게 다양한 가족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서 이들 가족의 정서적 지원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면서 여고생들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는 비율이 1970년대 20%대에서 2005년 80%대로 급상승했다. 또 평생학습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평생학습 기회는 고학력자에 집중돼 있는 등 학력별 양극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런 내용의 각종 인적자원 관련 통계를 담은 '국가인적자원개발 백서'를 23일 발간했다. ◇여성 대학 진학률 ↑ =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하는 여성의 비율은 1970년 28.6%에 그쳤으나 2005년에는 80.8%로 급상승했다. 여성의 초등→중학교 진학률, 중학교→고등학교 진학률 역시 1970년 각각 56.5%, 68.8%에서 2005년 99.9%, 99.8%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여성 대졸자 비율도 1970년에는 1.6%(남성 8.5%)에 그쳤으나 2005년엔 24.2%(남성 31.6%)로 증가했다. 여성 4명 중 1명이 대학생이 된 셈이다. 남녀 전체로 봤을 때 초졸 이하 학력자는 1970년 73.4%에서 2005년 16.9%로 줄어든 반면 대졸 이상 학력자는 1970년 4.9%에서 2005년 27.8%로 증가했다. 정부의 공교육비 총액은 1970년 1천440억원이던 것이 2005년 49조5천250억원으로 무려 343배 늘었다. ◇평생학습 참여율 학력차 커 = 2004년 기준으로 평생학습 참여율(한해 동안 한번이라도 평생학습에 참여한 비율)은 초졸 이하 학력자 5.0%, 중졸자 9.1%, 고졸자 18.7%, 대졸 이상자 42.6%로 학력별 차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학습 기회를 늘리기 위해 학력인정 기관 확대 등 정부가 각종 제도를 마련하고는 있지만 평생학습 혜택이 여전히 고학력자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학력별 경제활동 참가율 역시 2005년 기준으로 초졸 이하 44.6%, 중졸 45.9%, 고졸 65.6%, 전문대졸 77.9%, 대졸 이상 77.6%로 집계돼 조기에 일터에서 퇴출되는 비율이 '가방 끈 길이'에 따라 차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ㆍ초등 취학률 OECD 중 최하위 = 2002년 우리나라 3~4세 유아의 인구대비 취학률은 1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119.7%, 이탈리아 103.0%, 뉴질랜드 86.8%, 덴마크 86.9%, 영국 81.2%, 독일 80.3%, 일본 78.1% 등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5~14세 아동의 취학률 역시 우리나라는 92.7%로 포르투갈 106.0%, 프랑스 101.1%, 일본 100.8%, 뉴질랜드 99.5%, 호주ㆍ네덜란드 99.3% 등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유치원 취학률만 통계에 들어가 있고 어린이집 등 기타 교육기관 통계는 빠졌기 때문에 취학률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GDP 대비 공교육비는 200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8.2%로 OECD 국가들 중 1위였고 공교육비의 민간부담률 역시 3.4%로 가장 높았다.
대구시교육청이 2005년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아침독서 10분운동’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이 21일 발표한 ‘2006년 대구학생 독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관내 학생의 연간 독서량은 초등학생 104.5권, 중학생 35.6권, 고등학생 21.3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해 국립중앙도서관이 국민독서실에서 나타난 전국 초등학생 평균보다 2.2배 많으며 중학생도 1.7배, 고등학생도 1.4배 높은 수치다. 이같은 성과는 지난 2년간 시교육청이 추진한 ‘아침독서 10분운동’의 결과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조사에 응한 학생의 80% 이상이 아침독서 10분 운동 시간에 읽은 책을 다른 시간에도 읽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22.7%는 아침독서가 일상독서로 연계되는 빈도가 잦다고 응답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48.7%의 학생들은 아침독서 10분운동이 지속되길 희망했으며 70%이상은 10분인 아침독서 시간을 연장해줄 것을 희망해 참가학생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분야별 독서 경향 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은 동화(27.6%), 만화(23.2%)를, 중학생(39.6%)과 고등학생(51.8%)은 모두 일반소설을 선호했으며 번역서와 외국저자에 대한 선호도가 전반적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대구시교육청이 계명대 문헌정보학과 김종성 교수팀에게 의뢰해 작성된 것으로 지난 해 11월 20일부터 열흘 간 대구시내 초·중·고 31개교 2865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국교총 직능조직인 초-중등교사회(회장 초등 김장현, 중등 김병선)는 16일, 교총 회의실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2007년 사업 계획과 조직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초중등교사회는 올 2월까지 교사회가 구성되지 않은 시도 지역의 조직을 재건하고 회세 확장 및 현안 과제에 대한 교사회의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사회는 이와 함께 조직 정비가 마무리되는 2월 말 경 ‘교총 회세 확장을 위한 교사회의 역할’을 주제로워크숍을 갖기로 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한국교총, 한국스카우트연맹이 공동 주최한 '나눔 신문 공모전' 최종 수상자가 발표됐다. 인천작전초(송지수 외 4명)와 동덕여중(나소진 외 4명)이 각각 초등부와 중등부 으뜸 나눔상을 차지했다. 단체상은 고양상탄초, 고양한수초, 서울 대원중, 서울사대 부속고가 각각 차지했으며 지도교사상은 고양대화초 정재은 교사와 서울 동도중 정뎍윤 교사에게 돌아갔다. 나눔 신문 공모전은 나눔의 중요성과 의미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 만18세 이하 청소년들이 나눔 실천 사례나 신문 잡지에 보도된 내용을 이용해 직접 신문을 만들도록 한 것. 수상자 전원에게 상장이 수여되며, 으뜸 나눔 상을 차지한 모둠 학생들에게는 2월 중 유니세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할 기회도 주어진다. 전체 수상자명단은 유니세프 홈페이지(www.unice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고교생 가운데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읽기ㆍ쓰기ㆍ셈하기를 못하는 인원이 최근 수년간 500명(읽기ㆍ쓰기ㆍ기초수학 3개 영역 중복인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매년 실시하는 기초학력진단평가 결과 2006년 전체 고등학생 중 488명이 '기초학습 부진아'로 분류됐고 2005년에는 505명, 2004년에는 480명의 고등학생이 기초학습 부진아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중학생이 5천845명이나 기초학습 부진아로 조사됐고 초등학생(4∼6학년)도 1만2천662명이 기초학력진단평가 평균점을 넘지 못했다가 작년 12월 재평가에서 9천192명이 기초학습 부진아에서 벗어났다. 재작년에 특별지도가 필요한 학생수는 초등학생 1만2천839명, 중학생 5천880명, 고등학생 505명에 달했고 2004년에는 초등학생 1만4천366명, 중학생 6천84명, 고등학생 480명에 이르렀다. 매년 재평가에서 초ㆍ중등학생 기초학습 부진아 70% 가량과 90%에 육박하는 고등학생 기초학습 부진아가 대상 인원에서 제외되고 있으나 전체 인원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기초학습 부진아는 매년 초등학생 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초학력진단평가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학생을 분류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초학년진단평가를 보면 읽기 문제 중에는 '뾰족하다ㆍ동그랗다ㆍ납작하다' 등의 낱말과 제시된 그림을 선으로 잇는 문제부터 글과 그림을 주고 괄호 안에 들어갈 낱말을 맞히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쓰기는 낱말 받아쓰기부터 '개미야, 힘들지 않니( ), 너도 쉬렴'의 괄호 안 문장 부호 고르기, 제시한 글의 문장 중간에 들어갈 낱말 쓰기 등이 출제됐고 기초수학은 세자릿수 덧셈부터 두자릿수 곱셈, 그림보고 정사각형 찾기, 시계보고 시각 맞히기 등이 문제로 나왔다. 초등학교 고학년생 뿐 아니라 중ㆍ고등학생 중에도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읽기ㆍ쓰기ㆍ셈하기를 못하는 학생이 발생하는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글자와 수 개념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준 이상의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초ㆍ중학생도 아니고 고등학생이 기초적인 읽기ㆍ쓰기ㆍ셈하기를 못한다는 것은 정말 문제다. 학교에서 교사 책임지도제와 대학생 멘토링 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기초를 제대로 잡아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쇠고기 값과 돼지고기 값이 전세계에서 최고 비싼 나라가 우리나라다.내가 조사한 것이 아니고 방송뉴스에서 발표한 것이니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전세계에서 최고로 비싸다고 하니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최상품 대접을 받는가 싶기도 하고 뭐가 잘못 되어서 시장원리에 왕따를 당한 산물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최고로 비싸다고 하니까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맛도 또한 최고일 것 같은 느낌이들고 그래도 국산고기에 최고의 대접을 하는 우리 스스로 경의를 표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 저녁에는 고기와는 상관없는누룽지를끓여 먹었다.그러고 보니 오늟의누룽지는쌀 괴롭히기 마지막 장을 장식한 셈이다. 쌀 괴롭히기는아침부터 시작된다.아침에그리많지 않은 쌀을 떠서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소비가 되지 않는다. 식구가모두가아주 조금 먹거나 안먹거나 해서 밥이 남는다.그대로 보온밥속에서 저녁까지 보관된다. 쌀은 전기 고문을 당하며 저녁까지 참았지만 저녁이 지나도 밥으로 계속남는다.할 수 없이 밥솥 코드를뺀다. 쌀은 찬밥덩이로남아 어느새 찬밥은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린다.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골처럼돼지나 강아지를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쌀을 버리면 죄 받는 다더라. 할 수 없이 커다란 후라이펜을 꺼낸다, 그 후라이판에 물을 약간 붓고 밥덩이를 얇게 펴서미지근한 불로 데우면 약3-4시간의 시련 끝에 누룽지 모양이 된다. 그정도 괴롭혔으면 됐지, 오늘 저녁에 그 누룽지를 또 괴롭혔다. 팔팔 끓는 물에 그렇게 만들어진 누룽지를 넣고 또 한참을 끓였다.쌀 괴롭히는 냄새는 고소하기도 하지만, 도대체 몇번을괴롭히는 것인가? 그렇게 괴롭힘을 당한 쌀이 정녕 내몸을 위해 보약이 되어 줄 것 같지가 않다. 솥에 밥을 지어서 뜨끈뜨끈한 쌀밥을 푹푹 퍼 먹고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서 먹으며 가족 모두가 행복했던 옛시절도 있었다. 식당에 가서 봐도 공기밥을 시켜 먹는 사람도 드물지만 시키더라도 절반 정도 먹고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소갈비, 돼지갈비를 배불리 먹고 난 후 입가심 격으로 밥을 먹는 경우도 있다. 쌀은 민족의 혼이 담긴 전래의 곡식이지만 우리집부터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찬밥대접을 받는 것이 우리나라 쌀이 되어버렸다. 지난해부터FTA 협상이니 뭐니시끄럽기도 하지만 우선 우리쌀을좀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는생각, 그래서국산쌀이 세계에서 최고로 비싸다는 말을 들어보면 좋겠는데, 우리 가족에게 먼저 하는 말이다.
준치가시. 책 표지엔 붓글씨체로 커다랗게 '준치가시'가 쓰여 있다. 그리고 그 밑엔 자신의 몸길이의 삼분의 일 정도나 되는 커다란 눈망울을 한 호기심 가득한 모습의 귀여운 물고기 한 마리가 자리 잡고 있다. 표지를 보다가 첫 장을 펼치면 '어, 이게 뭐야?'하는 반문을 하게 된다. 옅은 파랑과 보랏빛 수초 위로 아주 작은 녀석이 눈망울만 멀뚱히 뜬 채 어디인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 면을 자세히, 정말 아주 자세히 살펴보면 짧은 글귀가 쓰여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준치는 옛날엔 가시 없던 고기." 백석 시인의 '준치가시'란 시를 모르는 어린이나 어른들은 정말 '이게 뭐야?'하는 반문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작은 웃음과 함께 하나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준치'라는 고기가 가시가 생기게 되었는가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그럼 '준치가시'란 시의 맛을 잠깐 보자. 준치는 옛날엔 / 가시 없던 고기. 준치는 가시가 / 부러웠네. 언제나 언제나 / 가시가 부러웠네. 준치는 어느 날 / 생각다 못해 고기들이 모인 데로 / 찾아갔네. 큰 고기, 작은 고기, / 푸른 고기, 붉은 고기. 고기들이 모일 데로 / 찾아갔네. 고기들을 찾아가 / 준치는 말했네. 가시를 하나씩만 / 꽂아달라고. 고기들은 준치를 / 반겨 맞으며 준치가 달라는 / 가시 주었네. 저마끔 가시들을 / 꽂아주었네. (중략) 그러나 고기들의 / 아름다운 마음! 가시 없던 준치에게 / 가시를 더 주려 달아나는 준치의 / 꼬리를 따르며 그 꼬리에 자꾸만 / 가시를 꽂았네. 그 꼬리에 자꾸만 / 가시를 꽂았네. 이때부터 준치는 / 가시 많은 고기, 꼬리에 더욱이 / 가시 많은 고기. 준치를 먹을 땐 / *나물지 말자. 가시가 많다고 / 나물지 말자. 크고 작은 고기들의 / 아름다운 마음인 준치가시를 / 나물지 말자. 시를 읽어보면 준치라는 고기가 왜 가시가 많이 있는지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가시가 없던 준치가 가시 있는 고기를 부러워하여 가시가 많은 고기들을 찾아가서 가시를 얻게 됐다는 내용이다. 어느 정도 가시를 얻은 준치가 고기의 무리로부터 벗어나려 하자 다른 고기들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준치를 따라가며 꼬리에 가시를 꽂아주고, 꽂아주어 지금 준치엔 가시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꼬리에. 그러면서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준치를 먹을 때 가시가 많다고 나물지 말자고'. 헌데 가만히 살펴보면 '준치가시'란 시는 하나의 이야기 구조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본래 가시 없던 고기인 준치가 어떻게 해서 많은 가시를 지닌 고기가 되었는지를. 그건 백석이란 시인이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 즉 준치가 가시가 많아진 유래담을 시로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는 일종의 '동화시'라 할 수 있다. 그런 시에 화가 김세현의 민화 같은 단순하면서도 질박한 그림이 곁들어져 조금은 익살스런 느낌을 들게 한다. 특히 가시 없는 준치에게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반가운, 호기심 많은 표정을 하고 가시를 나눠주는 장면에선 절로 미소를 돌게 한다. 또 역동적인 그림과 시의 여백 속에서 독자는 잔잔한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이 책의 맛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시에 그림이 어우러진 얇은 책이지만 엄마와 아이들 간에는 많은 질문들이 오고 갈 수 있다. 준치에 얽힌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가시가 없는 준치가 왜 가시를 원했는가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가시가 많이 생긴 준치는 행복했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눠볼 수도 있다. 그림 동화시집 준치가시는 유아의 어린 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함께 읽으며 상상력도 넓히고,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한 책이다. 따라서 아이 혼자 보고 덮기보다는 엄마나, 아빠가 함께 읽고 작은 생각들을 나누며 읽으면 더없이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