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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웨어러블 투명 QLED를 제작' 성공 2017 MRS (Materials Research Society, 재료 및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회) , '최우수 포스터상' 수상 해외대학에서 박사후 연구과정(Post Doc), 학계나 삼성과 같은 업계에서 차세대 기술을 개발의 꿈 서울대 공대에서 박사과정 중인 김동찬 연구자(화학생물공학부 김대형 교수연구실)는 2017년 11월 27일부터 2017년 12월 1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17 MRS (Materials Research Society, 재료 및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회) 에 포스터 발표 부문으로 참가하여, 최우수 포스터 상(Best Poster Awards)을 받았다. 김 연구자의 연구주제는 “투명한 웨어러블 양자점(퀀텀 닷, Quantum dot) 발광 소자 개발”이다. 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현재 TV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시장은 유기물을 사용한 LED, 즉 OLED가 선도하고 있다. OLED TV는 기존의 LCD TV와 비교하였을 때 더 사실적인 색감과 낮은 소비전력, 그리고 플렉서블 타입으로 제작하기 용이한 점 등 수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OLED에도 몇 가지 한계 및 문제점 들이 있어, 삼성 등 디스플레이 선도 업계들은 OLE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양자점을 사용한 LED (Quantum Dot LED, 줄여서 QLED)를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자점, 즉 퀀텀 닷이란 약 10 나노미터 크기의 무기 반도체 나노물질을 뜻하는 용어로서, 매우 뛰어난 광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광 소자에 사용할 물질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아직은 연구단계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QLED를 사용한 TV가 상용화되어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한편, 투명한 디스플레이는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다. 빛이 나오는 화면을 투명하게 만들게 되면, 투명한 TV나 자동차 앞 유리 디스플레이 그리고, 스마트 안경 등 영화에 나오던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되며, 더욱 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더불어, 이러한 화면을 웨어러블한 형태로 제작하게 되면 휘어지거나 늘어나는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더욱 활용도가 늘어나게 된다. 위는 투명한 웨어러블 QLED의 모습이다. 왼쪽 꽃사진을 보면 불이 켜지지 않았을 때는 굉장히 투명하다가, 불이 켜지면 나비모양으로 밝게 빛나게 된다. 오른쪽 사진은 피부 위에 부착한 웨어러블 형태의 QLED 모습. 역시 불이 켜지지 않았을 때 (왼쪽 아래 작은 사진)는 피부가 그대로 보이다가 불이 켜지면 별 모양으로 밝게 빛나는 것으로, 인위적으로 구겨도 빛이 난다. 김 연구자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김대형,현택환 교수의 지도를 받아 투명한 QLED를 연구하였고, 뛰어난 성능을 가진 투명한 QLED를 개발한 후 이를 머리카락 두께의 약 30분의 1인 3 마이크로미터 의 두께로 만들어 피부에 부착하는 등 웨어러블한 투명 QLED를 제작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김 연구자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2017, 1703279. https://doi.org/10.1002/adma.201703279) 에 발표되었다. 이같은연구 성과는 디스플레이 분야에 크게 활용될 수 있으며, QLED는 OLE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투명한 디스플레이 역시 창문이나 안경, 자동차 앞유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으며, 이를 매우 얇게 만들어 웨어러블 타입으로 제작하게 되면 활용 분야가 더욱많아질 것으로예상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017 MRS에 포스터 부문으로 제출하여,심사위원들의 심사 끝에 Best Poster Awards 를 받게 되었다. 김 연구자는 어려부터 수학 및 과학에 흥미를 느껴 장래에 과학자의 꿈을 가졌다. 현재도 그 꿈에 변함이 없으며, 학부는 KAIST에서 수학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이며, 점차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는 중이다. 박사과정이후에는 해외대학에서 박사후연구과정(Post Doc)을 거쳐 학계나 삼성과 같은전자회사에입사하여 차세대 기술 개발 연구를 꿈꾸고있는 기대되는 젊은 과학도이다.
오늘은 아침 온도가 많이 내려간다. 감기 조심해야겠다. 새해 3일째 되는 날이다. 모든 교육가족이 향기롭고 기운차고 행복한 나날이 되길 기원해 본다. 좋은 선생님? 분별력이 있는 선생님이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분별할 줄 알아야 학생들에게 선악을 분별하도록 가르칠 수 있다. 선을 보면 반길 줄 알고 악을 보면 피할줄 아는 이는분별력 있는 좋은 선생님이 된다. "악(惡)을보거든 뱀을본듯피하게하시고 선(善)을보거든꽃을본듯반기게하소서" 녕무사이가빈이언정 막유사이가부라,차라리 나쁜 일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일이 없으면서 집이 부유하지 말라. 이 말씀을 기억에 담아두면 분별력이이 상실하지 않게 된다. 준비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유비무환이다. 준비가 되어 있으면 환란이 없다. 우비가 준비되어 있으면 비를 막을 수가 있다. 병기를 정비하는 일은 수령의 직책이다. 교사의 직책은 늘 준비하는 것이다. 방학이라고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신학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든든해진다.교단에서 수치를 면하게 된다. 학생들의 질문은 갈수록 예리해진다. 방패가 잘 준비되지 않으면 수치를 당하게 되고 부끄러움을 면할 수 없다. 그러기에 하루도 준비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황금 개의 해 무술년(戊戌年)이 시작되었다. 지난해 모든 사람은 각자 꿈을 갖고 노력해 왔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처음과의 비교로 흡족함보다는 부족함과 실망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심상의 출발은 모두 서두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다시 시작된 새해 모두에게는 각자 바라는 꿈이 있다. 그러나 그 바람을 다 이룰 수는 없다. 꿈이라고 여겨지는 생각 속에 완벽한 자신은 쉽게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은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화된다. 어릴 때는 추상적이고 더 많은 가능성이 있는 일을 정한다. 하지만 성장과 더불어 현실을 알수록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한 목표에 몰입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도달도가 낮으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조급함을 물어 속도경쟁에 휩싸여 스스로 혼란을 초래하고 만다. 이럴 때 돌아봐야 할 것이 빠른 것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하여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를 짚어 보아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꿈은 완성되기가 쉽지 않다. 어려운 목표일수록 더더욱 마찬가지다. 그러나 성공한 모든 사람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좌절하더라도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성공한 내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빠른 시간보다는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에 대해 성급해 하고 이루어진 성과에 쉽게 낙담하고 만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말이 우리말의 ‘천천히 돌아가라’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라틴어의 ‘페스티나 렌테 (festina lente)’이다. 이 말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입버릇처럼 즐겨한 말로 느긋하고 여유 있게 하라는 신조를 나타낸 말이다.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여유를 갖되 시간을 지키고, 급하게 하되 주도면밀해야 한다는 뜻으로 실제 ‘렌테’는 ‘계획적인 끈기를 가진 주도 면밀함’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삶에 있어 서두름과 비교는 언제나 낭패를 가져온다. 만약 어떤 과목을 잘하고 싶다면, 내가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을 것을 믿고 기초부터 차분히 튼튼하게 다져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남들의 완성된 모습만 보고 그 과정은 간과한 채 속단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탓한다. 나는 천재가 아니야 너무 쉽게 남과의 비교에서 자신을 불신하고 자신의 노력이 너무 가치 없어 보여 지레 포기해버리는 쪽으로 합리화한다. 모두가 천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불가능하다. 천재라면 좋을 것이란 생각 대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완성해 가는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자랑할 만하지 않겠는가?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크고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함께 크고 원대한 꿈은 개인의 노력과 함께 굵어져 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꿈을 이루길 원하는 모습은 비단 아이에게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의 이룸 과정에서 어른들도 좌절과 포기, 재출발의 노력을 수없이 반복 한다. 만약 부모가 이런 모습을 보며 준다면 당연히 자녀들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즐거움과 깨달음을 전달 받을 것이다. 다시 새해 첫날 가졌던 소망을 열어보자. 지난 해 이루지 못한 일들이 있어도 나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그 목표가 정당한 것이라면 올해 다시 시작하면 된다. 꿈을 이룰 완벽한 나는 기초부터 튼튼한 노력에서 시작됨을 기억하며 페스티나 렌테 festina lente)를 되새겨 보자. 나를 완성시킴에 있어서는 그 조급함을 천천히 해야 한다. 나는 힘이 센 강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뇌가 뛰어난 천재도 아닙니다. 날마다 새롭게 변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입니다. ‘Change(변화)’의 g를 c로 바꿔보십시오. ‘Chance(기회)'가 되지 않습니까? 변화 속에 반드시 기회가 숨어있다고 빌 게이츠는 말했다. 꿈을 이룬 남들의 좋은 습관을 하루라도 빨리 갖겠다고 서둘러서도 안 된다. 나를 완성하는 것에 대해서 조바심을 내지 말고 천천히 기초부터 다져가야 함이 새해를 시작하는 약속이 아닐까?
'선생님 덕분에 망설임 없이 교직을 향해 달려' 40여년 세월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달려온 류제경 교장(영광초등학교)이 2017년 전남도교육감이 시상하는 '전남교육상'을 수상하였다. 류 교장은 교육현장에서 땀 흘린 학생지도는 물론 교과교육 연구회, 수업장학요원, 각종 강의와 컨설팅, 교수학습 자료와 장학자료 집필 등의 활동으로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실수업 개선에 공헌하였다. 또한, 교육장 등 학교현장 지원을 우선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교육행정을 펼치고 교육가족,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교육청 평가 등에서 수상하는 등 그 공적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글로벌 시대를 주도할 경쟁력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창의적이고, 특색있는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편성 운영으로 학교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수상 등 공교육의 질을 향상에 힘썼다. 한편으로, 교육현장의 교수 학습 방법 개선 및 전문성 제고를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강의 및 컨설팅, 연구학교 운영, 자기 연찬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수행하여 ‘전국 세로토닌 교육상’을 수상하고 전남수업우수교사제(JET) 신설을 통한 현장 수업의 질 향상에 노력한 성과는 전남교육의 질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교육상수상 소감을 묻자 "교단에서의 저는 참으로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이 행운의 출발이었습니다. 그 선생님 덕분에 망설임 없이 교직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교직에 들어와 좋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이 저의 두 번째 행운이었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교단에서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교단일기도 쓸 수 있었고, 제 자신을 갈무리할 수 있는 많은 꿈도 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운이 좋은 사람임을 확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관리자가 되어서 좋은 직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 항상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방향을 잃으려 할 때 등불이 되어 주었습니다.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저의 교육 소신과 철학의 일단을 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분들의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제 교단을 회고하는 시점에서 전남의 교육자로서 영광스럽기 그지없는 전남교육상을 받았습니다. 기쁨보다는 송구함이 앞서는 것은 부족함이 많았던 제 교직생활의 그림자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육감님을 비롯한 전남교육가족 모두의 사랑과 격려가 제겐 너무 과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 소감을 쓰는 저의 마음은 사마천의 사기(諫逐客書)에 나오는 ‘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의 글귀처럼 전남교육의 밭에 한 줌의 흙과 한줄기 가느다란 도랑물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일에 전념하겠다는 다짐으로 수상의 무거운 짐을 다소 덜고자 합니다. 뜻깊은 전남교육상의 영예를 교직에의 길을 걷도록 한 마음을 심어주신 선생님, 보람차고 행복한 교단일기를 쓰도록 가르침을 주신 선배님들, 그리고 그동안 아름다운 교육의 탑을 쌓는 데 저와 힘을 함께 해 주셨던 사랑하는 교육가족 모두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자 합니다." 광주교육대학교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법정대학을 거쳐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진학 등 배움의 끈을 이어갔다. 흑산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출발한 류 교장은 6개 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과, 전라남도교육과학연구원 파견교사, 고흥교육지원청 장학사, 곡성중앙초등학교 교감, 도교육청 장학사, 봉황초등학교 교장, 도교육청 장학관과 고흥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다양한 교육행정 경력을 쌓았다. 학위 논문으로 '탐구 논리에 따른 수업이 사회과 기능이 발달에 미치는 영향'(한국교원대 대학원 석사)이 있으며, 저서로 '사회과 탐구수업의 논리(공저)'를 출판하였으며, 현재 영광초등학교에 재직 중이며, 올 2월말로 마치고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 가요대상⋅연기대상⋅연예대상이 황금시간대를 장식한 연말 TV였다. 그런 가운데 지상파와 종편 TV가 특선영화를 방송해 관심이 쏠렸다. KBS 1TV '역린', EBS '설국열차', JTBC '밀정', TV조선 '군도-민란의 시대'와 '히말라야' 등이다. 새해 첫날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EBS), '패딩턴'(KBS 2TV)이 전파를 탔다. 극장으로 달려가 연말대전을 치르고 있는 ‘강철비’⋅‘신과 함께-죄와 벌’⋅‘1987’ 등 신작 영화 관람에 동참하지 못했다면 꿩 대신 닭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중 눈길이 가는 건 ‘밀정’이다. 지난 해 10월 4일 추석특선으로 방송한지 3개월 만에 다시 소환(달리 말하면 재탕)되어서다. ‘밀정’은 2016년 9월 7일 개봉, 위 영화들중 가장 최신작이기도 하다. ‘밀정’(감독 김지운)의 관객 수는 750만 457명이다. 손익분기점 420만 명을 훌쩍 넘겼으니 흥행성공작이다. 극장을 찾은 관객 수만 거론한 것이니 IPTV, VOD, DVD 등 수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 직배사인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처음으로 제작⋅배급한 한국영화여서 썩 신나는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재탕질이라 폄하만 할 일이 아닌 이유이다. ‘밀정’은 1920년대 일제 침략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이 점은 일제 침략기를 다룬 또 한 편의 흥행영화가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2015년 7월 22일 개봉한 ‘암살’부터 2017년까지 ‘해어화’만 빼고 ‘동주’⋅‘귀향’⋅‘아가씨’⋅‘덕혜옹주’⋅‘밀정’⋅‘박열’ 등 일제 침략기를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들이 차례로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천만영화가 된 ‘암살’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일제침략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의 흥행실패를 깬 점이 그것이다. ‘암살’ 이전 흥행실패작들은 ‘라듸오 데이즈’⋅‘모던보이’⋅‘기담’⋅‘YMCA야구단’⋅‘청연’⋅‘아나키스트’⋅‘원스 어폰 어 타임’⋅‘마이웨이’⋅‘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등이다. 다만 2008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만이 668만 명 넘게 관객을 동원했을 뿐이다. 특히 2011년 12월 21일 개봉한 ‘마이웨이’가 순제작비만 280억 원으로 그때까지 한국 영화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임에도 고작 214만 명 관객에 그친 쪽박사건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앞으로 일제침략기 배경 영화 제작이 어려울 것이란 확실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암살’이 그 점을 박살내버린 셈이 됐다. 이후 2016년 2월 개봉한 ‘동주’⋅‘귀향’이 흥행성공했고, ‘아가씨’⋅‘덕혜옹주’를 거쳐 밀정’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는 2017년에도 마찬가지였다. 6월 28일 개봉한 ‘박열’이 그것이다.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려 손익분기점을 넘기진 못했지만, 7월 26일 개봉한 ‘군함도’의 관객 수도 자그만치 695만 명이 넘는다. ‘밀정’은 1923년 이른바 ‘황옥경부 폭탄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역사적 인물인 의열단장 김원봉이 정채산(이병헌)으로 잠깐 등장하기도 한다. 비교적 긴 140분 상영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이끄는 것은 황옥으로 나오는 이정출(송강호)과 의열단원 김우진(공유)이다. 그들이 상해에서 폭탄을 열차로 운반해오고, 마침내 터뜨리는 이야기가 제법 숨가쁘게 펼쳐진다. 이정출은 “윗놈들이 나라 팔아먹은” 시대를 살았음직한 정체가 뚜렷치 않은 인물을 표상한다. 이정출은 김우진을 비롯한 의열단원과 조선인이면서 ‘왜놈’으로 사는 하시모토(엄태구)나 의열단원이면서 밀정 노릇을 하다 김우진에게 척살되는 조회령(신성록)처럼 색이 분명치 않은 인물이다. 굳이 말하자면 회색분자다. 그것은 식민지 백성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조선총독부 경부로 살다보니 의열단원 김장옥(박희순)의 권총 자살을 보게 된다. 호형호제하는 김우진과 그의 동료 연계순(한지민)을 고문해야 하는 지경에 빠지기도 한다. 이정출 마음 깊은 곳에 조국이, 동포애가 살아 꿈틀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천만영화 ‘암살’보다 뭔가 덜 통쾌하긴 하지만,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서운 것 아니겠냐”던 정채산의 이정출에 대한 믿음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우린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열단장 정채산의 독립에의 의지가 뚜렷히 다가오기도 한다. 그렇게 일제 침략기를 산 그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 아닌가? 진지하고 묵직한 메시지 못지 않게 미장센도 나무랄데 없다. 인력거⋅자동차⋅건물 등 1920년대 경성 거리라든가 은근히 긴박감을 갖게 하는 열차 재현이 그렇다. 기와지붕을 빠른 걸음으로 오가는 추격전, 열차와 경성역 앞에서의 총격전 등 실감나는 액션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말을 반만 해도 잘 알아듣네” 같은 유머감각 역시 톡톡히 감초 역할을 해낸다. 약간 의아스러운 점도 있다. 이정출의 ‘상해작전’ 행보다. 하시모토는 수하들을 데리고 있는데, 왜 이정출은 부하 없이 혼자 움직이는지 의문이 인다. 새벽에 이정출⋅김우진⋅정채산이 만나 아침식사 겸한 술을 마신다. 큼지막한 술독을 다 비울 정도의 음주인데, 그러고도 바로 밤낚시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엄재엽)은 1월 2일(화) 문경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우리 청 및 점촌도서관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아 새해 다짐식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신규 및 전입자 임용장 수여식을 갖고 새해 다짐식을 통해 직원 간 새해인사를 서로 교환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폭넓은 대화를 나누고 힘차게 한 해를 다짐했다. 문경교육지원청 엄재엽 교육장은“지난 한 해 동안 전 직원들의 노력으로 많은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고 올해도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참된 배움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행복한 인재육성을 위한 문경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모두가 솔선수범해 주기를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동산제 주인공은 나야 나" '학부모회 수익금, 장학금으로 본교에 기탁' 전남 순천동산여중(교장 조창영)은 12월 29일(금) 오전 9시부터 제 24회 '동산제'로 2017년도를 마무리를 하였다. 학생들이 정성을 들여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치는 축제가 되었다. 방과후 수업을 통하여 익힌 통키타 연주는 학생들의 재능 발굴과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려주는 좋은 공연이었다. 학생회는 물론 학부모회(회장 김선임)참여도 열성적이었다. 학부모회(회장 김선임)는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여 수익금을 이 학교 발전을 위한 장학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2017년 12월 29일 현재. 서령고에 사회 각계각층에서 장학금 및 발전기금이 연달아 답지하고 있다. 서령고총동문회와 지역민들의 서령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연일 이어져 12월말 현재 약 9,700여만 원이 모여 인재양성과 학교 발전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안홍길(서령고 28회) 변호사가 발전기금으로 500만원을, 송인복(서령고 29회) 연합환경 사장이 장학금 200만원을, 재경서령중고총동문회가 도서구입기금으로 220만원과 장학금으로 200만원을 기탁했으며, 서령고총동문회에서 장학금 100만원을, 재전서령고동문회가 132만원을, 박종욱 서산시육상협회장이 서령고 카누부 후원에 써달라며 150만원을 기탁했다. 이는 서령고 한승택 교장선생님의 투철한 교육관과 미래를 내다보는 현명한 판단력으로 연일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교육적 성과를 거두고 있고, 특히 올해 수시모집에서 김민성·조의행 군이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인류학과와 화학교육과에 각각 합격하고 또한 우수한 대학에 많이 합격한 것도 큰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학교 경영평가에서 서령고가 1등급을 받는 등 경영실적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성금을 기탁한 졸업생들도 모교의 빛나는 실적에 크게 고무되어 있으며 아울러 서령고가 명문학교를 넘어 언제든 달려와 포근히 안길 수 있는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그런 학교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봉사하는 삶, 살고 싶어요 내가 먼저 멋진 사람이 되어야 방학중 '자기주도학습 습관' 길렀다 '교장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것들'명심 연말을 맞이하여 좋은 소식과 좋지 못한 소식들이 수 없이 스쳐간다. 24일 저녁 광양여중에서 3년을 지켜본 한 학생의 아버지께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서울대(기계공학과)를 비롯하여 고려대, 한양대, GIST에 수시로 최종 합격을 하였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이 학생이라고 다른 학생과 특별히 큰 차이가 난 것은 아니다. 그는 입학식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순서에서"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학교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잘 해 장래의 꿈이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고 선언한 바 있다. 5월에는 이 학생에게 '너도 장래에 어른이 된다면'이라는 편지를 써 전달하였다. 이 편지를 받고 스승의 날 전날인 5월 14일에 답신이 왔다. 3학년이 되었지만 그는 장차 장래 무엇이 될지는 정확하게 못 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에 관심이 커서 교사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교사가 되면 더 큰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될 것 같고, 제가 의사, 기업가와 같은 꿈을 꾸면, 만약에 되지 못했을 때 바로 포기해 버릴 것 같거든요. 하지만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지는 몰라도 교장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은게 저의 목표입니다"라며 꿈 정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신도 "더욱더 열심히 하여 내가 먼저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장 선생님 덕분에 더 그 이상에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교장 선생님의 관심이 가끔은 귀찮아질 때도 있지만 1학년 때부터 쭉 저에 대한 눈길을 한번도 때어주지 않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교장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것들 잊지 않고 항상 명심할께요. 교장 선생님께 스승의 날을 축하드립니다."라면서 편지를 맺고 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활을 하여 학습습관도 매우 바람직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그날 배운 것을 그날 바로 복습하고 집에 가서 훓어본다'는 것이다. 재학중 이 학생은 삼성꿈장학금을 받았고 방학중에는 삼성드림클래스 캠프에도 다녀와 덕분에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젊음의 특권은 도전이요, 나이듬의 특징은 사려 깊음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젊음의 시간을 지나 나이든 과정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 여러 가지 것들을 도전해 보고 성취를 느끼며, 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후회하기 쉽다. 11월 27일 저녁 오랫만에 기획한 가족여행으로 인천공항을 떠나 태국 휴양지 푸켓에 도착하여 일정이 시작되었다. 헤아려보니 온 가족이 이렇게 만나 여행을 한 것은 1998년 2월 귀국을 앞두고 1월에 홋카이도 엥가루를 간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동안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갔고 나는 나대로 나의 직장을 따라 살아가는 시간이었다. 좀처럼 모이기가 쉽지는 않지만 실행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에 아들은 일본에서 중국을 거쳐 푸켓 휴양지에 오느라 꽤나 많은 시간이소요되었다. 푸켓의 고급 휴양지에는 각국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특히 러시아에서 온 휴양객들도 많아 보였다. 가까운 곳에 바다와 수영장,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한 곳에서 가능하였다. 사흘째는하루 일정을 잡아 정글탐험이라는 관광프로그램을 신청하여 우거진 정글 숲에 들어갔다. 아들은 먼저 일본으로 돌아가고 6살인 손자와 사위, 그리고 나의 정글 탐험 도전이 시작되었다. 다른 관광객들도 팀을 이뤄 참가하였는데 우리 팀은 가장 어린 손자와 가장 나이 먹은 내가 젊은이들과 한데 어울려 탐험이 시작된 것이다.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푸켓의 정글 안에는 다양한 체험 코스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었다. 때로는 어떤 코스에서 두려움도 느낄만 하지만 손자 녀석이 겁없이 즐기는 것을 보면 이러한 경험이 한 번은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직 나의 생명 전체를 밧줄에 맡기고 정글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한 코스씩 진행되었다. 상당한 거리의 외줄타기는 물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모험을 하는 가운데 몸은 땀에 젖었지만 시설들을 자세히 관찰하여 보았다. 제품은 모두가 독일제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만큼 이곳에서도 독일 제품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가끔 한국 현대차도 볼 수 있었지만 자동차의 대부분이 일본 토요타 자동차였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한국교총과 서울SK나이츠 농구단이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국 교육가족과 함께 농구경기를 단체 관람하는 ‘Special Day’ 행사를 개최했다.이날은 서울SK나이츠와 안양KGC의 대결로 체육관에는 교원, 학생 등 1000여 명이 자리해 무료로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 전에는 신청자 중 14명을 선정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벤트가 마련됐고 하윤수 교총 회장의 시투 후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 후에는 30명을 선정해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순서도 이어졌다. 경기를 관람한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골이 터질 때마다 환호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이번 행사는 지난해 2월 체결된 교총-SK나이츠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초청행사를 통해 화합의 장 및 회원들의 소속감과 복지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교원을 비롯해 학생과 학교 단체관람은 2019년 2월 20일까지 입장권의 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작년 이맘때쯤(2016년 12월)에 ‘판도라’라는 영화가 개봉되어 대박이 난 일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탄핵 사건과 함께 경주 지진 그리고 원전을 둘러싼 위기감이 맞물려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 ‘판도라’는 대재앙으로 번역하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이 말은 모든(pan)과 선물(dora)의 합성어입니다. 판도라는 제우스가 여러 신들이 준 능력들을 종합하여 창조한 최초의 여인의 이름입니다. 예를 들면 아프로디테가 준 아름다움, 헤르메스가 준 언어사용 능력, 아폴론이 준 음악과 지혜의 능력같은 것들을 선물로 받아 제우스는 ‘판도라’라는 여인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판도라는 신들의 종합선물세트 정도로 이해하면 무난할 것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판도라가 재앙의 상징으로 쓰이게 된 것은 판도라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호기심 때문에 판도라가 연 상자때문이며, 이후로 이 상자는 ‘판도라의 상자’로 일컬어집니다. 그러니까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는 말은 기아, 질병, 전쟁, 질투, 시기와 같은 상자 속에 갇혀 있던 온갖 재앙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과 같이 예기치 않았던 일련의 나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해에 일어난 사건과 사고를 회고해 보면 정말이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한 느낌, 어떤 점에서는 영화 ‘판도라’의 수준에 가까운 아수라장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1년 내내 이제 그만 두려나 할 때쯤이면 폭죽놀이하듯 터지는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쟁가능성의 고조에서부터, 자고나면 터지는 정치인들의 비리와 비리 정치인들의 검찰 소환에 이어, 최근에는 포항의 대지진과 사상 초유의 수능시험 연기에 이르기까지 연속된 일들을 보면서, 아마 전국을 휩쓰는 전란이 있었던 때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서야 합니다. 판도라가 놀라 상자를 닫을 때에 맨 마지막에 남았던 것이 바로 ‘희망’입니다. 혹자는 희망의 길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희망을 말하는 것은 굴러 떨어질 수밖에 없는 돌을 다시 언덕 위로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적인 삶을 강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인간은 아무리 절망적인 역경에 처하더라도 살아있는 동안 희망을 버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절망의 순간에 희망을 말하는 널리 알려진 경구로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무심기하면 나이든 분들은 잘 아는 ‘이용’이라는 가수가 부른 ‘서울’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을지로에는 감나무를 심어보자’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저는 이 노래 제목이 ‘서울’이 아니라 ‘서울의 꿈’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노래의 성격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저는 여기에 나오는 서울을 교육으로, 종로나 을지로를 초등학교나 중학교로, 또 어떤 단어는 학생이나 교실로 바꾼다면 이 노래는 ‘교육의 꿈’을 아주 잘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또 교육학자로서 저는 그런 학교와 교육이 한국사회에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후렴구에 해당하는 한 부분을 개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아아아 우리의 교육(서울) 우리의 교육(서울)/ 교실(거리)마다 푸른 꿈이 넘쳐흐르는/ 아름다운 학교(서울)를 사랑하리라~.” 장기적으로 볼 때 절망의 시대에 희망을 찾는 최선의 길은 본질에 충실한 교육에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 의미에 충실할 때에 교육은 인재, 재목이 될 ‘사람나무’를 기르는 일이며, 자라나는 세대에게 종합선물을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듯이 꿈을 혼자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얼른 보기에는 허황된 것으로 보이는 꿈도 모두가 함께 꾸고 노력하게 되면 희망의 빛이 되며, 결국에는 현실이 되는 법입니다. 새해 아침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나라의 장래를 짊어질 사람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으로, 보다 충실한 교육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교육이 이 나라의 희망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신년 설날, 일출을 보러 새벽부터 정동진으로 달리던 추억이 생각나는 계절. 1월은 소한과 대한이 있어 산천이 꽁꽁 얼어붙지만 그래도 겨울 휴가를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인 때다. 전국의 모든 학교는 방학 중이어서 거의 휴교의 상태다. 하지만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보충학습 때문에 방학이래야 2주 남짓밖에 쉬지 못하고 수업을 하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겨울방학은 우리에게 삶의 위안과 안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간 미루어왔던 일, 가족과의 국내 또는 해외여행이라든지 밀린 숙제 아니면 독서를 하며 재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학교는 한가하지만은 않다.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준비 해야 하고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각종 공문서에 회의까지 참석해야 한다. 최근에는 무슨 연수가 그리 많은지 툭하면 출장을 나가야 한다. 방학이라 해도 맘 편하게 쉬지 못하는 현실이다. 또한 졸업식을 앞둔 담당부서에서는 식순을 점검하고 기획하느라 바빠지는 때다. 신년도 업무가 바뀐 선생도 마찬가지, 자리를 이동하고 업무 인수인계와 마무리로 패닉에 빠진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초지식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이다. 향후 15년 뒤에는 첨단 로봇과 나노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상현실이 들어와 영화에서 보던 일들이 일상이 된다. 지식생태계의 대변환이 일어나고 많은 직업이 사라지게 된다. 인성교육이 더욱 필요하게 되고, 교육 콘텐츠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AI와 인간이 공존하게 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이 오히려 재난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아시아 국가 최초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를 도입했다. 이는 ‘국제학위과정’을 말하는데 지금과 같은 정답을 찾는 객관식 교육으로는 미래지향적인 창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우리나라 교사도 이에 발맞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보면 예전보다 선생님의 근무여건이 좋아졌음에도 체감하는 피로도가 높다. 이는 행정중심의 불필요한 일처리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아직도 교육청은 학교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몇 년 치 서류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렇듯 낡은 관행을 떨치고 교사에게 실질적인 미래를 준비시켜야 실질적인 ‘4차 교육혁명’이 일어날 텐데 아쉽다. 바칼로레아 교육을 언급했듯 앞으로의 수업은 바뀌어야만 한다. 따라서 학교의 현장,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수업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학생활동 중심’이고 ‘하브루타’이며 ‘거꾸로 교실’이다. 하브루타는 ‘짝지어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을 말한다. 유대인은 오랫동안 가정과 학교는 물론 회당에서까지 ‘질문과 대화와 토론’으로 지혜를 모아왔다. 유대인이 정치계, 법조계, 경제계, 금융계, 언론계, 예술계, 학계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기저에 이러한 교육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이 직접 ‘말하고, 설명하고, 토론하는’ 이 교육 방법은 학생의 자발적인 학습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수업 집중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사고력, 논리력, 비판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소통력, 인간관계 등 파생되는 다양한 효과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강의식 교육을 고집만 해서는 안 된다. ‘하브루타’는 원격직무연수에 참여하여 공부할 수 있는데, 하브루타를 연구한 교사의 수업을 통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다. 아니면 『하브루타로 교육하라』(전성수 지음, 예담friend 출판)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그다음 추천하고 싶은 기법으로 ‘거꾸로 수업’이다. 익히 알고 있을 ‘거꾸로 교실’도 지쳐가는 학생과 교사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수업 기술이다. 존 버그만(Jon Bergmann)과 애론 샘즈(Aaron Sams)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거꾸로 교실’은 수업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사가 제작한 영상을 통해 학생 스스로 완전학습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교육 실험이었다. 나아가 이 동영상 프로젝트가 과목이나 초·중등을 초월한 매우 의미있는 기법이라는 게 실제로 수업을 하고 있는 경험자들을 통해 확인됐다. 이 ‘거꾸로 교실’ 역시 원격직무연수로 수강할 수 있다. 또한 바쁜 교사 라면 책(『거꾸로 교실』 존 버그만, 애론 샘즈 지음, 에듀니티 출판)을 통해서도 실전에 유용한 기법을 배울 수 있다. 1월의 기나긴 방학을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이 아마도 집에서 공부하는 원격직무연수일 것이다. 연수의 종류도 많고 많지만, 각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연수가 있고, 교육부가 인정한 기관에서 하는 연수가 있다. 유료와 무료가 있으나 알차고 중요한 연수는 학점까지 인정하므로 비용에 신경 쓰지 말고 ‘자산’의 개념으로 수강하길 바란다. 안전이 중요한 화두가 된 요즘, 대한적십자사에서 재난안전교육과 응급처치법, 심폐 소생술, 안전지도사 과정을 운영한다. ‘안전교육’은 모든 교사에게 15시간 이수의 필수적인 연수이므로 꼭 이수하길 바란다. 그리고 유사한 연수로는 전기안전문화 연수, 지진안전 연수가 있으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배울 수 있다. 또한 교수-학습 클리닉 연수와 교과별 직무연수가 서울대학교 연수원을 비롯하여 각 대학 연수원에서 개강하고 있다. ‘체 육교과연구회’에서도 휘닉스 평창에서 스키와 스노보드에 대한 연수를 진행중이다. 첨언하면, 한국교원대학교에서는 수업혁신을 위한 ‘배움중심 수업’의 연수일정을 잡고 있다. 기간은 1월 1일부터 3월 31까지로 ‘수업나눔’과 ‘수업성찰’을 통한 ‘배움중심 수업’의 현장 적용력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앞서 말했듯 4차 산업혁명에 따른 ‘SW(소프트웨어)교육’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과거의 단순 원리의 이해가 아닌 정보적 사고와 산업의 융합을 겨냥한 교육과정이다. 미래는 SW가 활약하는 세상이 될 것이므로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도 활발히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밖에 충남교육청에서는 ‘다문화 교육’ 직무연수를 진행하고 있고, 부산교육청은 ‘사이버 한국사 과정’, 서울교육청을 ‘안전교육’, 대구광역시는 ‘교직 스트레스 치유’ 과정을 개설중이다. 이러한 여러 직무연수는 각 시·도별 교육청 홈페이지의 메뉴판을 이용하여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외에도 교육부 인가의 ‘사제동행 한국교총 원격교육연수원’이 신규로 개설한 연수 과정을 보면, ‘창의, 융합, 진로를 키우는 교과통합 SW교육’과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수업설계(종합편)’이 눈에 띈다. 또, ‘한국교원연수원’의 개설한 과정인 설민석의 ‘한국사 능력검정시험’과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 교육의 기적’을 이곳에서 수강할 수 있다.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세계문화체험’도 4학점 60시간으로 1월 초에 개강한다. ‘프로젝트 수업, 교실수업을개선하다’, ‘학생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코칭 리더십’ 등도 개설되어 있어 적절히 수강할수 있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 1월의 희망찬 새해맞이를 빛축제와 함께하면 어떨까. 부산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가 1월 초까지 계속되고, 해운대에서는 ‘해운대라꼬 빛축제’, 아침고요수목원에서는 ‘오색별빛정원전’, 파주에서는 ‘파주프로방스 별빛축제’가 1월의 밤을 영롱하게 수놓는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별빛 속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행복하랴.
“교사도 모르고 학생도 모르고, 처음엔 몹시 답답하고 힘들었죠. 그래도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살리는 좋은 제도라는 생각에서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교육현장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보완할 점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교사들 업무 부담이 많고 자칫하다간 교육대란을 초래할 수도 있고요.”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로 선정돼 1년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온 서울 한서고등학교 김 상래 교무부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학생들의 미래가 걸려 있는 교육정책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교육 브랜드로 꼽히는 고교학점제는 오는 2022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2019년부터 개방형 교육과정을 실시, 고교학점제의 조기 정착을 거들고 나섰다. “학생들을 이해시키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교육과정이 뭔지, 필수이수단위가 뭔지 모르는 학생들은 교육과정 편성표를 받아보곤 어안이 벙벙한 눈치였어요. 솔직히 교사들도 교육과정은 완전히 알지는 못하잖아요. 그래서 매일 교직 원 회의를 하다시피 했어요. 연수도 많이 하고요.” 김 부장은 학생들에게 교육과정을 왜 선택해야 하는지, 어떻게 선택하는지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선듯 배울 과목을 고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교사들이 직접 나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막상 수강신청을 받자 특정 교과로 학생들이 몰리고 교과 개설 요구가 100여 개에 이르는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수학과 같은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고 쉬운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특히 두드러졌다. 사회나 과학 영역에서는 선택과목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이 나와 조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학생들을 설득해 겨우 겨우 교사들과 수급을 맞춰 학급을 편성할 수 있었다. 문제는 시간표였다. 만약 교사들이 수기로 시간표를 짜야 했다면 당장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시간표는 난제 중의 난제였다. “우리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준비돼 다행이었지만 종전처럼 시간표를 짰다가는 난리가 날 겁니다. 어렵사리 시간표를 만들었다 해도 그것이 정확하다는 보장이 없을 거고요.” 김 부장은 “시간표야말로 교육부나 교육청이 나서서 정교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학교에 보급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늘었다. 그는 “선택과목이 늘어나면서 교사들의 수업부담이 커진 데다 부수적인 행정업무까지 계산하면 업무강도는 견디기 힘든 수준에 이른다”고 털어놨다. 예컨대 5단위 ‘국어’를 학교 지정 2단위, 학생 선택 3단위로 각각 편성했다면 가르치는 과목이 두 개가 돼 담당교사의 수업부담은 산술적으로 두 배가 된다는 계산이다. 2학년과 3학년 등 동시에 담당하는 교사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김 부장은 “수업 준비와 교재연구, 평가에 이르기까지 고교학점제는 교사들에게 상상 이상의 부담을 안겨 줄 가능성이 높은데 교육당국은 이 부분을 쉽게 여기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평가는 예민합니다. 대학입시가 걸려 있으니 학생들은 단 1점에도 사생결단이죠. 고교학점제로 업무 강도는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는데 수행평가, 과정중심 평가 등등 해야 할 일은 너무 많고요. 기존 인력으로는 어림없습니다.”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인 탓에 교과목 선택이 정부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엇나가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시범운영 과정에서 학생들이 대학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찾거나 내신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을 일반 학생들이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수강신청을 해 놓고도 입시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교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대입전략에 따라 학생들이 이리저리 쏠리는 현상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고교학점제는 유명무실해질 겁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고교생들의 교과 선택에서 또래집단의 영향력은 두드러졌다고 한다. 교과목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낯설음이 친구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인 것으로 김 부장은 풀이했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일견 교사에 대한 평가로 비춰져 교사들을 곤혹스럽게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 영, 수 담당교사는 그래도 괜찮지만 한두 명의 교사가 가르치는 과목에 서는 교사의 능력과 상관없이 학생들 선호에 따른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교사의 수업시수를 줄이는 대신 다른 교사의 수업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난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수업이 줄어든 교사에게 창체활동을 맡기거나 별도의 교육활동을 신설하는 고육책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 부장은 고교학점제 실시 이후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교과 교사들의 위기감과 자괴감은 매우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이 2019년부터 개방형 교육과정을 전면 실시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서 공부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단 한 차례 예행연습도 없이 모든 학교에 적용하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왜 그렇게 조급해 하는지 모르겠어요. 학생선택제 한 번 안 해보고 단박에 전면 실시라는 무리수를 두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커요. 조만간 인근 학교 교사들과 이 문제로 모임을 갖는데 다들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정부가 강사 인력풀을 확대,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김 부장은 썩 미덥지 못한 눈치다. “강사 구하기가 쉬운 줄 아세요? 정작 사람을 쓰려고 하면 없어요. 학교들이 얼마나 애를 먹는데요. 그나마 서울은 견딜만 하겠지만 지방은 정말 힘들 겁니다.” 그러면서 강사들에게 시험 출제와 채점 등 평가 과정을 맡겨야 하는지도 고 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분들이 한 시간에 1만 7천원의 수당을 받아요. 그런데 이것 은 수업에 대한 대가이지 평가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수업을 했으니까 평가도 당신 책임이다’ 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논리가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고교학점제를 시범운영하면서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녀의 진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했다. 학생들 역시 스스로 배울 과목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진로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모습 을 보인 것도 고무적이라고 했다. “학생들에게 정말 듣고 싶은 과목을 재미있게 공부했다는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어요. 그런 바람을 고교학점제가 어느 정도 구현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능성과 방향을 믿 고 노력하면 보람도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고교학점제가 잠자는 교실을 깨우는 고교 교육 변혁의 모멘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요즈음 학교에서 교사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생활지도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의 일탈적 행동 속도는 선생님의 지도력을 항상 앞지른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에는 교사 중심의 생활지도로 선생님들의 위상과 권위가 높았지만 이제는 학생의 인권을 존중해 주는 학생 중심의 생활 지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학생과 교사 간 이해 의 폭이 점차 달라짐으로써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생과 사회의 시선도 예전과는 너무나 많이 달라 졌다. 선생님에 대한 공경과 존중은 커녕 잔소리가 듣기 싫다고 복도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교실로 와서 선생님의 입에다가 발사해 버린 경우도 있고, 선생님 바로 앞에서 “OO, X같네”라는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뱉어 버리기도 한다. 선생 님의 멱살을 잡고 달려드는 학생,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을 손찌검하는 학생, 선생님과 말싸움하는 학생은 부지기수다. 더 심한 경우 반성문이나 진술서를 적으라고 하면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도망가거나, 유서를 쓰고 자살한다고 위 협하는 학생도 있다. 학생들의 이런 불손하고 거친 행동이 만연하고, 음주와 흡연 등의 일탈도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가정의 붕괴로 인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학생들은 밤거리 또는 PC방에서 밤을 새우다가 학교에 와서는 잠만 잘 뿐이다.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에 물든 이들은 적절한 교육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학교에서 하루하루 시간을 때우고 있다. 이렇게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학생들의 일탈적 행동과 학부모들의 거친 항의와 반발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와 이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 사회의 모습은 교사들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린다. 교내 봉사에 “학원가야 한다” 툴툴… 교사가 더 스트레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는 어떻게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 질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는 예전과 다르게 학생들의 말에 귀기울여주는 개별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학생 지도 차원에서도 체벌과 억압 대신 이해와 공감의 방법 으로 선진화되며 인권 친화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이러한 교육적 방법의 하나로 징계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학교에서의 징계는 「초· 중등교육법」 제18조, 동법 시행령 제31조와 학교에서 제정한 학생선도 규정에 의해 선도위원회라는 학교 자체 기구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학생 인권을 존중하며, 학생의 평소 품행, 행위의 동기, 과정 등을 참작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 징계제도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교육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을 보다 올바르게 선도하자는 목적으로 이루어 지며, 주로 교권 침해, 수업 방해, 음주, 흡연, 절도, 근태불량(무단 지각, 조퇴, 결석 등), 시험 부정행위, 불건전한 이성 교제 등 학교폭력을 제외한 다양한 사안을 다루고 있다. 학교에서 조치를 내리고 있는 ‘학교 내의 봉사’는 보통 10일 이내로 하고 조회시간, 방과 후, 점심시간 등을 이용하거나 수업의 일부를 제한하여 봉사를 하게 하는데, 최근에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라는 교육청의 권고로 거의 방과 후 1~2시간동안 봉사하게 한다. 문제는 학교 내 봉사를 시키려 해도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예전같이 화장실 청소를 시킬 수도 없고, 창틀이나 복도 벽 닦기를 시키면 마구잡이로 걸레질을 해 놓아서 오히려 주변이 더 지저분해진다. 잡초 뽑기 등 조금이라도 힘든 것을 시키면 빈둥거리다가 학원에 가야 한다면서 짜증을 낸다. 오히려 이런 아이들 뒤를 따라다니면서 임장지도하는 선생님들이 더 스트레스 받는다. 학교 밖 사회봉사 역시 고민거리다. 원칙이야 학생을 지역 행정기관, 사회복지관 등에 위탁하여 전일제로 사회봉사를 하게 하는 것인데, 무슨 특별한 교육적 사명감이 있는 봉사기관이나 단체가 아니면 그런 학생들을 받아주는 곳이 많지 않 다. 학생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렵게 봉사기관을 찾았다고 해도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이 봉사기관에 가서 또 그곳의 지도 선생님과 다툼을 벌이고 나면, 봉사기관으로부터 다음부터는 받지 않겠다는 통보가 온다. 일부 아이들은 사회봉사 명령이 귀찮고 힘들다며 차라리 출석정지를 시켜달라고 한다. 어차피 학교 안 나오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생각한다. 즉, 징계에 대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특별교육이수는 10일 이상 교육감이 설치, 운영하는 교육기관에서 위탁교육을 이수하게 하는 것인데, 무용지물에 가깝고 사장된 징계제도의 한 부분이다. 특별 교육기관을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사 찾았다 할지라도 학생의 위탁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교의 징계 날짜에 맞춰 기다리고 있다가 교육해줄 기관을 찾기 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위탁교육기관 마땅찮고 생활기록부 기재도 안 먹혀 출석정지는 현재 초·중학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인데, 출석정지를 받을 정도의 학생들은 주로 가정에서도 소외된 학생으로 누군가의 돌봄과 치유가 필요한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보호 장치가 없는 출석정지를 내려 봐야 학생 들은 속으로 ‘잘됐다. 학교 가기 싫었는데’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 게 학생 스스로 반성과 자기성찰의 시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사고결석이 잦은 아이에게 출석정지를 내리면 이는 자칫 학업중단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말 로 생활지도가 어려운 위기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출석정지도 의미가 없다. 학교에서는 이와 같은 징계 조치를 통해 학생들의 행동에 긍정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지만, 요즘 중학생들은 이러한 징계 조치에 대해 겁을 먹고 행동을 조심한다거나, 자기반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다. 학부모들도 처음에는 긴장하는 듯하지만 징계 조치가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아 학생의 진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을 알고나면 선도위원회 참석을 요청해도 회사 일이나 이런 저런 핑계로 출석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생만 덩그러니 앉은 채 진행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청소년기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하고 지도하려면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손발을 맞추어 삼위일체가 되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가정에서는 이미 밥상머리 교육이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고, 가정에서부터 잘못 교육된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지도가 상당히 어렵다. 징계 대상인 학생들의 부모와 상담을 해보면 ‘가정에서부터 학생들의 기본 생활교육이 잘못됐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 사회는 이제 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역 사회의 돌봄센터 같은 곳을 중심으로 부적응, 비행 학생들을 돌봐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을 단위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고, 징계 조치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전 문성이나 재정적 인프라가 매우 미흡하기 때문에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문제 학생 ‘학교장 추천 전학’ 검토해 볼 만 이러한 징계 조치의 교육적 목적을 잘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면, 먼저 학생을 위해 초·중학교의 ‘학교장 추천 전학 조치’가 가능하도록 교육적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도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고 학부모들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학은 학생의 주소지 이전으 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용이하지 않다. 실제적 효과가 있는 방안임에도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것이다. 학교장 추천 전학은 의무교육 대상자의 학업을 중단시키는 것보다는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해 부적응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의미가 있다. 혹시라도 학교에서 골치 아픈 학생들을 솎아 내는 방법으 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요즘은 정보망이 잘 발달되어 있고 절차 하나하나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악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또 교육청 징계조정위원 회에 재심을 청구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사회봉사 이상의 징계에 대해서는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여 그 학생의 기록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낙인을 찍자는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의 행동 특성을 이력 관리하여, 학생의 개인적 특성을 이해하는 생활지 도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학생들과 보호자들도 학생의 건전한 학교생활에 관심과 경각심을 가지고 징계 조치에 대한 반성과 자제력을 길러, 같은 사안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심하게 될 것이다. 세번째로 보호자의 책무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사안 사후 처리와 동일 하게 학생의 보호자도 법에 의해서 학생 생활지도 교육 등을 받게 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 기본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과 관련해서는 학생 들 간 사소한 시비로 싸움이 일어난 것까지도 엄격하게 처리하고 보호자 의무까지 특별 교육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학생과 상습적 절도, 음주 등 이러한 중대한 잘못을 하는 학생 사안에 대해서 학생에게만 책임을 지게 한다면 이는 보호자의 의무에 대해 교육적 외면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네 번째로 특별교육이수를 적극적으로 활성화(대안학교 설립 및 징계 조치로서 의무교육 이행)해야 한다. 공교육 시스템에서 지도할 수 없는 특별한 학생들은 보다 사려 깊은 돌봄과 심리적 치유가 필요하다. 예민하고 위험한 시기의 청소년들 에게는 적절한 맞춤식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의 질과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가 떠안아야 할 책임의 몫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예산을 확보하고, 전문가를 보내 미래의 국가를 책임질 청소년의 교육과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한 명이라도 교육적으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국가가 책임을 질 때 비로소 교육의 품격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 현장과 교육청에서는 학생 사안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교사와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지금의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생활지도부, 생활상 담부와 같이 학생 사안을 담당하는 부서 근무를 기피한다. 그러다 보니 새 학년이 되면 새롭게 전입 온 남자 교사나 처음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신규 교사에게 생활부 업무를 거의 반강제적으로 맡게 한다. 이는 교육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신규 장학 사나 연차가 낮은 장학사들이 주로 골치 아픈 학생생활 관련 업무를 맡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니 학교나 교육청의 생활부 관련 선생님들이 자주 자리를 이동해 학생 생활지도의 노하우나 원활한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학생과 보호자 로부터 계속 악성 민원에 시달리게 되어 이중으로 힘들어진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학교마다 생활지도 담당 교감직을 추가로 배치하거나, 생활지도 수석교사, 또는 생활지도 전문교사를 양성 위촉하여 학생지도의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이 해결되고 학생들에게 보다 더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질 때 학교 교육은 보다 선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체벌이 금지된 후에도 학생들은 다양한 원인과 방식으로 학교공동체 생활과 학급 운영, 수업 운영을 방해하는 등 학칙을 위반하거나 따돌림, 괴롭힘 등 학교폭력 사안을 일으키곤 한다. 이에 대해 학교는 「초·중등교육법」과 법 시행령에 따라 제정된 학칙의 선도 규정에 따라 선도위원회를 개최하거나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대책법’)」과 법 시행령에 명시된 절차, 규정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를 개최한다. 이어 해당 학생들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 지속성, 반성 및 화해 정도 등에 따라 양형하여 단계적으로 징계처분하고 동시에 조치 이수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강제한다. 그러나 학생 징계 및 조치 이행 후속 작업, 이의 제기 절차, 뒤따르는 공문서처리 등의 과중한 일련의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이미 많은 업무 담당 교사들은 심한 좌절을 겪고 있으며 심각한 건강 위협을 받기도 한다. 또한 학교는 민원에 시달린다. 게다가 그 징계 조치의 효과도 미미하다는 점에서 교사로서 좌절과 소진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면 생활지도 업무를 피하려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징계 조치 종료 후 생활태도가 변했는지 물음에 ‘잘 모르겠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말하거나, ‘청소만 했다’, ‘생활태도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됐다’, ‘학교 안 가니까 좋았다’고 대답하는 학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학교가 무의미한 처벌을 지속해 왔음을 시사한다. 물론 불이익이 따르는 처벌 회피 (박성혁 외, 2009)를 위해 ‘재발 가능성’은 감소한다. 그러나 반대로 행정심판 및 소송으로 강력반발 (한유경, 2012)하는 경향성은 더 높아졌다. 따라서 학생 징계제도가 교육적으로 의미있고 현실적으로 정교하게 정비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학교와 교사, 학생의 피로는 가중되고 학교 교육의 질을 위협 할 수 있다. 물리적 교육 환경 개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법적, 제도적 기반의 환경 조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학생 징계제도의 법률적 기초와 문제 제기 초·중등학생 징계제도는 두 개의 법률 기초 아래 이뤄진다. 우선 「초·중등교육 법」 제18조에 규정된 학교장의 법적 조치로서,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법 시행령 제31조 ①항의 각 호에 해당하는 징계를 말하며 단계적으로 학교 내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1회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퇴학 처분(의무교육 해당자 제외)이 있다. 퇴학처분을 하기 전 가정학습이나 숙려(熟廬) 제도를 두고 있고, 퇴학처분이 결정되면 대안학교나 학업 지속 가능한 수단을 안내 하도록 하고 있다. 다음은 「학교폭력대책법」 제12조에 따라 자치위원회가 법 제17조와 같이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 교육을 위하여 가해학생에 대해 결정한 1호부터 9호까지의 조치를 학교장이 합법적 권위를 가지고 내리는 징계처분이다. 즉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1호),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협박 및 보복 행위의 금지(2호), 학교에서의 봉사(3호), 사회봉사(4호),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5호),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 퇴학처분(9호)을 말한다. 과거 징계처분에 있어 적법 절차 원칙은 퇴학처분같이 학생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가 클수록 엄격하게 요구되었고 학교 내 봉사 같은 가벼운 처분에 대해서는 비교적 간략했다(조석훈, 1996). 그러나 2012년 「학교폭력 종합대책」 시행 이후 학교폭력 사안으로 징계 조치를 받은 사실이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순간 부터 학교장의 징계 조치에 대한 법률적 심판을 제기하면서 모든 징계 절차는 극도로 중시되고 있다. 절차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내용은 「초·중등교육 법」 제18조 제2항, 「학교폭력대책법」 제17조 제5항에 규정되어 있다. 즉 해당 학생 (가해학생) 또는 학부모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같은 규정은 헌법상 적법 절차 원칙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 외에 「학교폭력대책법」 제17조 제7 항에서 징계 조치 결과와 내용을 고지하고 재심 등 이의 제기 절차를 안내하는 것도 절차 준수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적법 절차를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징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위법한 처분으로 판결된다(오영표, 2008). 전학(자치위 처분)이나 퇴학처분(자치위·선도위처분)을 받은 학생·학부모가 학교장의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판단되면 시도학생징계조정위원 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3항), 재심 결정에 불복할 경우 재심 결정을 취소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초·중등교육법」 제31조, 「학교폭력대책법」 제17조 제7항). 또한 재심이나 행정심판과 무관하게 학교장을 상대로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오영표, 2008). 이처럼 두 개의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및 「학생생활기록부 기재에 관한 훈령」 의 틀 안에서 시행되는 현재의 학생 징계제도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헌법과 인권 가치를 구현하는 엄정한 법률에 기반을 둔 적절한 절차 준수, 체벌 금지, 공정한 의견 진술의 기회 제공, 조치 결과·내용 고지와 이의신청 절차 고지의 의무, 퇴학 조치 시 필수 안내사항 규정, 피해자 보호, 양형 판단 시 화해·반성의 정도 고려, 교육감과 학교 및 교사의 책무성(은폐·축소자 징계), 가해자 조치의 엄정 성과 무관용 원칙(생활기록부 기재 및 삭제 절차 엄정성, 가해자 전학 조치 후 피해자 재학중인 학교 전입·진학 금지 등),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분쟁 조정 역할 (「학교폭력대책법」 제12조 제2항과 제18조) 등 갖출 것은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학교는 징계제도 운영 과정에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교육을 고민할 여력이 떨어지며 아무도 업무를 맡으려 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절차주의와 서류, 민원으로 교육과 선도의 기능 감소 2012년 학교폭력 종합대책은 피해자 보호와 회복,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선도 조치,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을 특히 강조했다. 따라서 징계 조치에 이르는 모든 절차는 법에 근거하여 엄정하고 관련 서류는 치밀해야 하며 가해자 조치사항은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었고 삭제 절차 또한 엄정하고 사안조사 과정은 인권을 존중하도록 했다. 그리고 학교·교사는 은폐·축소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학교폭력으로 의심되는 모든 사안을 위원회에 넘길 것인지를 조사해야 했다. 그 결과 학교폭력 발생이 가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정작 학교는 무관용적 엄벌주의, 절차 지상주 의, 그 속에서 학생·학부모의 반발과 송사(訟事), 민원 등으로 피폐해지고 있다. 학교폭력 외의 학생 사안(수업 방해, 절도, 도박, 흡연, 불손한 행동, 품위 손상 등) 역시 조사와 선도위원회 조치, 이행 관리 등의 업무는 지속된다. 그래도 조치 결과가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으므로 학부모와 학생의 저항이 크지 않아 교사의 심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개념이 광범위한 ‘학교폭력’ 사안은 전담기구 신고부터 조사, 자치위원회 개최, 처분 결과 통지, 처분에 따른 조치 이행 작업 및 관리, 가해자 측 다수의 반발과 이의 제기, 행정심판 및 소송 등의 기나긴 법률적 대응까지 그 절차와 서류작업이 엄청난 심리적 스트레스 대한 사과나 관계·신뢰 회복의 기회 역시 사라지게 된다. 즉, 교사가 교육 전문가 답게 효과적인 징계 방안을 고려할 만한 기회나 이유를 못 찾게 된다. 따라서 학교폭력 신고가 되어도 학교폭력 전담기구나 담임교사, 학교장이 피해 없음과 사과, 온전한 화해를 확인했다면 은폐나 축소 의혹으로 몰고 가지 않도록 담임 종결제도나 학교장 종결제도를 법률적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자의 회복 측면에서 법률적으로도 미비한 부분이 있다. 즉 가해자의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 신뢰 회복, 관계 회복을 통한 피해자의 온전 한 회복을 지원하는 교육적, 회복적 노력을 인정하거나 강제하는 법률 규정이 없다 는 점이다. 실제로 피· 가해자 간 화해가 신속히, 온전히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굳이 자치위원회를 개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런데 법대로 개최되면 가해자는 1호 서면사과 조치를 받더라도 생활기록부 기재를 막기 위하여 소를 제기한다. 온전한 화해가 확인되면 법원에서는 조치를 취소할지도 모른다. 누가 이기든 지든 이게 무슨 배움터인가라고 하는 자괴감이 든다.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들은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이 있으면 피해자는 금방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상황이면 자치위원회 개최는 완전히 불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정한 회복과 가해자의 반성·선도를 위해, 엄중한 법률에 구속되어 학교폭력 사안 은폐·축소 의혹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필사의 노력으로 사안을 처리하는 학교의 회복을 위해 법률적으로 회복적 (restorative) 관점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교의 교육 기능을 높이고 피해자의 온전한 회복, 가해자의 반성과 선도를 촉진할 획기적인 절차와 교육의 역할을 법령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 징계에 관한 재량권의 한계를 판단하는 데 교육적 고려에 의한 특수성을 참작한다면, ‘교육상 필요’의 의미를 ‘교육·연구의 정상적 운영’, ‘학교 질서유지’, ‘학생 품행지도’ 세 가지로 보는 견해(조석훈· 김용, 2007)가 있다. 이제는 ‘학교 질서유지’를 ‘학교의 평화 회복’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회복의 관점을 법령화하면, 징계 사유와 학생 특성을 고려하고 교육적으로 피해자의 회복을 돕고 가해자의 반성과 자각, 선도를 촉진하는 ‘적합한’ 징계 방안이나 교육 이수 방안을 강구하는 환경을 조 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에 따르면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 사안 조사를 담당하는 역할도 교원이, 가해학생 조치를 내리는 의결기구에 넘기는 역할도 교원이, 학생의 입장을 일부 대변하는 역할도 교원이, 의결기구에서 가해학생 조치(처벌) 수준을 결정하는 역할도 자치위에 교원이 책임교사로 들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를 형사사건에 적용해 볼 때 경찰, 검사, 변호사, 판사의 역할을 모두 학교와 교원이 담당하는 것이다. 업무 경감의 수준에 비해 과도한 자치로 인한 업무 부담은 학교를 계속 법률적 쟁송이나 피폐한 배움터로 버려두는 것이다. 따라서 작은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화해, 회복, 교육의 역할을 학교가 담당하도록 하고, 심각한 피해 사안은 교육청 단위 자치위원회가 담당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개선해도 학교나 교원의 업무는 획기적으로 감소되지 않겠지만 전향적으로 검토하면 좋겠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을 바로잡아 건전한 시민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은 세계 어느 나라든 공통된 관심사다. 위법행위에 대한 다양한 징계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것은 재교육을 통해 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토록 하는 것이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이 교육부 의뢰를 받아 정책 연구과제로 작성한 학생징계 및 재입학제도 개선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각자 나름의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인격적이 고 신중하게 징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의무교육 대상자에 대한 징계제도는 그 기본 이념이 우리나라와 거의 유사하다. 즉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초·중학생에 대해서는 퇴학처분을 하지 않는다. 의무교육 대상자 중에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은 장기 결석으로 처리하는데, 그 기준은 연간 30일 이상이다. 독일은 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의무교육기간은 대체로 9~10년이다. 학생 징계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주별로 마련하고 있는데, 규정상으로는 타교 전학이나 퇴학뿐 아니라 각 주정부 교육부 산하 모든 학교로부터의 퇴학 같은 매우 강력한 조치도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고 그보다는 철저한 유급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의무교육기간은 대체로 16세까지이다. 학생이 폭행, 파괴, 술·담배, 무기 소지 등의 행위를 하면 교장은 지역 교육위원회에 정학이나 퇴학을 상신할 수 있고, 위원회에서는 청문회를 거쳐 결정한다. 공립학교에서 퇴학될 경우는 공립학교에 다니는 것이 영구적으로 거부되는 것이나, 사립학교의 경우는 퇴학 후 1년이 지나면 재입학을 진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학생징계 때 인격적 모욕을 주지 않는 데 중점을 둔다. 정학과 퇴학처분을 할 때도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고, 특히 퇴학처분의 경우 철저한 대안 교육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와 징계제도 유사한 일본… 심각한 학력 부진도 퇴학 사유 구체적으로 보면 일본의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므로 징계로서의 퇴학 제도는 없다. 따라서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는 장기 결석으로 처리하고 있다. 장기 결석은 연간 30일 이상의 결석을 말한다. 다만 고등학교에서는 출석정지와 퇴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후쿠오카시립고등학교 규칙에 의하면 고등학생의 징계는 훈계, 정학 및 퇴학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퇴학처분을 하는 경우는 즉시 관할 교육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출석정지에 대해서는 ‘학교장은 전염병이나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학생, 혹은 성행이 불량한 학생이 있는 경우에는 교육에 지장을 줄 경우가 있으므로 보호자에게 학생 본인의 출석정지를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근거 규정을 두고 시행하고 있다. 또 퇴학처분 기준은 ▲성행이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자 ▲학력이 부진해 진보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하지 않는 자 ▲학교질서를 문란하게 하며 그 외 학생으로서 신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자 등으로 범위를 설정해 놓고 있다. 심각한 학력 부진을 퇴학 사유로 꼽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독일, 문제행동보다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징계 결정 독일은 철저한 교육자치제를 운용하기 때문에 주마다 관련 법규가 다르다. 교육 기관 운영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각 주의 공통적인 부분만 살펴본다면 우선 학생징계는 개인의 문제행동 자체 보다는 타인에게 피해가 되거나 집단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주는가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에 대한 징계처분은 주로 교육적 선도방안의 일환으로 이뤄지며 관련 통계도 개인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는다. 철저한 비공개가 원칙이다. 체벌도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또 학생징계는 원칙적으로 교내 생활에 국한하고 있으며 모든 교육적 제재 조치는 학교장 책임 아래 학교 급별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독일 바이에른 주의 학생징계는 구두 경고부터 퇴학까지 10단계로 구성돼 있다. 담임교사 견책 → 학교장 견책 → 학급 이동 → 교과수업 격리 → 단기 정학 → 장기 정학 → 타교 전학 → 퇴학 경고 → 퇴학의 순이다.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는 담임교사의 서면 견책이다. 담임교사는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견책 사실을 통보하고 문서화된 공문을 해당 학부모에게 발송한다. 다음 단계는 학교장의 서면 견책으로 담임교사의 징계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한단계 강도를 높여 교장이 나서는 것이다. 견책 다음으로는 학급 이동이 있다. 주로 학생들 간 문제를 야기하면 학교장이 문제를 일으킨 학생을 타 학급으로 이동조치 시킨다. 이어 특정 교과목 수업을 일정 기간 듣지 못하게 하는 교과목 격리와 그 다음으로 우리의 유기정학에 해당하는 3~6일간 수업 금지 징계 조치가 내려진다. 수업 금지 단계 이후에는 2주에서 4주간의 정학 처분이라는 중징계가 따른다. 다만 정학 처분은 교사회의 의결을 거쳐 신중하게 처리되며 10학년 이상에게만 적용된다. 9학년까지는 정학 처분이 없다. 정학 처분 이후에도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는 다면 다음 단계는 타교 전학으로서 우리의 강제전학과 유사한 개념이다. 가장 무거운 징계인 퇴학은 직전에 ‘퇴학 경고’라는 단계를 거친다. 무작정 퇴학시키기보 다는 한 차례 경고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같은 교육부 산하에 모든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하는 퇴학 조치다. 퇴학처분을 받은 학생은 재활기 관이나 소년원으로 가게 된다. 미국, 마약· 무기 소지엔 중징계… 학생 청문절차 중시 방어권 보호 미국에서는 무기 소지와 마약 등 약물복용 사실이 적발되면 무거운 징계가 내려진다. 주마다 조금씩 기준은 다르지만 대체로 공통된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 교육청의 규정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징계를 받는 행위는 단순 폭행부터 무기 소지까지 다양하다. 가장 가벼운 처분은 담임교사의 훈계 및 상담이다. 그 다음 단계는 방과 후에 학교에 남도록 하는 벌이다. 이때는 반드시 사전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일정 기간 스포츠 클럽 등 모든 학생활동을 정지하는 벌도 있다. 위법 행위 정도가 심하면 교장이 학부모와 상담을 통해 학생을 일정 기간 근신시키는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 면학분위기를 저해하거나 파괴적인 행위를 한 경우에는 교사가 그 학생을 교실로부터 추방하는 징계를 한다. 대체수업이란 벌도 있다. 학생을 일정 기간 정규수업에서 제외시켜 제한된 감독 아래 수업 받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 미국에서는 학교에 신고하지 않고 무단으로 학교에 들어갔다면 일반인은 물론 학생도 불법침입자로 간주돼 처벌을 받는다. 정학이나 퇴학과 같은 중징계는 어떻게 이뤄질까? 우선 다른 학생에게 폭행, 희롱 또는 부당한 행위로 신체적 부상을 입힌 학생은 10일의 정학을 받게 되며 퇴학 이 상신된다. 파괴적 또는 부당한 행위도 징계 대상이다. 수업을 방해하거나 불순종, 반항, 또는 교직원의 권위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행위 등은 교장의 지시에 따라 징계를 받는다. 술, 담배, 마약과 같은 금지된 물질을 소지하거나 흡입한 경우에도 무거운 처벌이 따른다. 술이나 알코올 맥주를 마신 경우 5~10일간 정학 처분이 취해진다. 이 기간 동안 학생은 일체의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없으며 학부모도 학생과 함께 예방교육을 받아야 한다. 사후 조치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판단되면 학교 측은 학생에 대한 처벌을 정학 대신 ‘유고 결석’으로 처리하고 보충 과제를 제공, 학업 결손을 보완 할 수 있게 해준다. 흡연은 적발 횟수에 따라 징계처분이 단계적이다. 처음 적발되면 금연 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받게 한다. 그럼에도 또 흡연으로 적발되면 경찰에 신고한 뒤 시민법 위반 사실을 통보한다. 흡연으로 세 번 이상 규칙을 위반하면 정학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마리화나를 포함한 통제 물질을 학교에 가져오면 교장은 10일간의 정학 처분을 내리고 교육위원회에 퇴학을 상신한다.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정학 처분 및 퇴학 상신과 관련해서는 교육위원회에 청문회를 열어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를 거친다는 점이다. 학교 재산을 파손하거나 이를 유발하려는 행위도 징계 대상이 된다. 이 경우 학교 측은 해당 학생을 경찰에 신고하고 학부모에게는 파손된 부분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무기를 가지고 학교에 온 학생이 적발되면 1년 이상의 퇴학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이 역시 교육위원회가 청문절차를 거쳐 징계 수위를 낮추거나 퇴학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 정학 이상의 중징계처분에서는 공정하고 신중한 심리 절차를 중시하는 미국 사회의 특징을 보여주는 사례다. 영국, 퇴학생 보호에 적극… 한 번 실수로는 정학· 퇴학 금지 영국의 학생징계는 굴욕감을 주거나 체면을 잃게 하는 처벌을 금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징계의 종류도 ▲교실에서 나가기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동참 시키지 않기 ▲방과 후 학교에 남기 ▲운동경기나 학교 나들이 제외 ▲특정 수업 및 동료 그룹 제외 ▲추가 숙제 내주기 ▲학교에 유용한 일 수행하기 등이 있다. 무거운 처벌인 정학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학생이 학교 규율을 위반하는 심각한 행동을 했을 때, 학교 징계 벌들을 다 시도했는데도 효과가 없을 때, 그리고 문제 학생을 학교에 남겨두었을 때 동료 학생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됐을 때로 국한하고 있다. 정학 결정은 학교장만이 할 수 있으며 최장 45일까지 가능하다. 다만 교육당국은 정학 기간이 길수록 학생들의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기간을 최소화해 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은 단 한 번의 실수로 학생이 정학이나 퇴학을 당하지 않도록 금지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퇴학당한 학생의 보호에 더 적극성을 띠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국은 퇴학생을 받아주는 학교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 학교교육에서 이들을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지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다시 입학한 학생이 또다시 퇴학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 여건에 맞는 전일제 수업 등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일제 수업은 정상적인 교육과정과 달리 상담이나 시민교육 등 학생들의 나쁜 행동을 교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문제 학생들에게 파트타임 교육을 실시하면 오히려 학생들에 대한 감독 시간이 줄어 청소년 범죄가 늘어난다는 판단에 따라 전일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자녀가 갑자기 고열을 동반한 감기에 걸렸다. 당신이 부모라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의 부모는 우선 아이를 업고 병원에 갈 것이며,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바이러스로부터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주사나 약을 처방받아 감기를 다스릴 것이다. 꼭 필요한 시기의 적당한 주사와 약은 아이의 열이 내리고 상태를 호전시킨다. 아픈 아이의 몸이 더 이상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러나 지나친 주사와 약의 남용은 오히려 내성을 생기게 해 다음에는 더욱 독한 처방을 해야만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꼭 필요한 곳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고 무엇보다 앞으로 감기 바이러스가 침범 하지 않도록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면역력을 높이는것이 근본적 대책이 돼야 한다. 해열제보다 면역력 높이는 학생징계 방안 강구를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징계 조치 중 학교폭력에 대한 가해학생 조치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학생을 선도하기 위한 조치는 9가지(의무교육과정인 초·중학교는 8가지)이다. 학교폭력은 피해학 생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징계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처벌 대상이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안의 경중이나 그 성격에 따라 처벌의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고 교육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은 2012년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진다. 2004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이 제정되었지만 실제 법률이 만들어진 시기에는 의식을 깨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지금처럼 쉽게 언급되는 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1년 겨울 대구 중학생의 안타까운 죽음과 함께 수면 아래에 있던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더이상은 학교의 자정능력을 믿고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 2012년 2월 정부 차원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발표와 함께 학교폭력예방법이 대폭 개정됐다. 개정된 흐름은 학교폭력의 범위 확대,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 강화, 부모와 교원에 대한 책무성 강화 등 여러 내 용이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처벌 중심으로 변화 했다는 것이고 또한 그 수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처벌 위주의 학교폭력예방대책의 변화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지만 학생, 학부모, 교사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인식하게 하고, 더 나아가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감기에 걸린 아이에게 즉각적으로 필요한 응급조치를 적절히 내린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하지만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최근 들어 강한 징계 중심의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는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학교폭력의 개념이 넓은 상태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일률적으로 사안 처리를 하다 보니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건전한 사회 구성원을 육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학교폭력예방법이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분쟁을 야기하며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니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가 사법기관인지 교육기관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모든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도록 되어있으며, 학교폭력 사안으로 인정되면 가해학생은 선도 조치를 받아야 한다. 학교에서 흔히 일어나는 상호 간의 가벼운 말다툼에 대해서도 학교에서는 무조건적으로 학교폭력 사안으로 간주하여 의무적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야 하며, 이 경우 양쪽 모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되어 아무리 경미한 다툼이었다 하더라도 학교폭력에 대한 조치가 내려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조치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지침에 따라 세 개의 영역(학적 특기사항, 출결 특기사항,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에 입력되어 학생의 학교생활과 인성 정도를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척도인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학교는 사법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고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들은 궁극적으로 교육적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성장기 학생이 한번 저지른 실수가 더군다나 그것이 경미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 자료가 되어 향후 인생의 진로에 불이익을 받게 한다면, 이것은 낙인효과 이상의 가혹한 제재가 될 것이다. 학생에 대 한 조치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처벌에 목적이 아닌 가해 학생의 반성과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예방법 17조에 가해학생 조치에 대해 좀 더 상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해학생 조치 중 1호인 서면사과 처분은 다른 조치와 달리 불이행시 강제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규정이 없으며, 헌법에서 명시된 개인의 양심의 자유에 의해 거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관련 판례를 살펴보면 “서면사과 처분은 다른 처분들과 달리 불이행시 강제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판단에 따라 서면사과를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양심을 유지·보존할 수 있으므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즉,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유명무실한 조치라는 점이다. 둘째, 가해학생 조치 중 2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6호 출석정지, 7호 학급교체, 8호 전학 조치의 공통점은 대표적인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가해학생을 피해학생으로부터 격리하는 조치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가 ‘피해학생 보호’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조치임에는 분명하지만 학교폭력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도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무조건적으로 격리시켜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 대한 미안함이나 반성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하고 있다. 셋째, 가해학생 조치 3호 학교 내 봉사와 4호 사회봉사 처분은 봉사를 통해 본인의 행동을 반성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교육적인 접근임에는 분명하다. 활동을 하는 동안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고 생각해 볼 수 있다면 더없이 금상첨화다. 그러나 이 조치는 피해학생에 대한 반성 부분이 빠져있다. 가해학생 입장에서는 본인의 잘 못에 대한 벌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끝났다는 보상 심리가 작용하고, 그에 반해 피해학생은 여전히 사과를 받거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되어 버린다. 가장 중요한 과정인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피해학생의 정서적 상처 회복을 돕고 재발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제공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이전에 발생한 학교폭력에 대한 피해학생의 후유증을 얼마만큼 치유할 수 있으며, 또한 예방적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남기며 법안이 만들어진 취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었으면 한다. 가해학생의 모든 조치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학교 현장에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것이 궁극적인 바람이지만, 자칫 학교폭력예방법의 취지 자체를 무색케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미한 조치로 볼 수 있는 피해학생 에 대한 서면사과,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처분만이라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의무를 없애기를 바란다. 기재 의무를 없애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기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위의 조치를 받은 가해학생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학생의 상처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 로 노력하는 경우 기재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해학생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학생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재심이나 불복절차 역시 많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미한 사안에 대해 담임종결 또는 학교장종결 필요 각각의 학교에서 비슷한 사안을 전혀 다른 조치로 내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학교폭력 사안을 몇 개의 방법으로 통일시켜야 한다는 발상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형평성을 강조한 강한 처벌만으로는 학교폭력을 없앨 수 없으므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상황에 알맞은 조치를 내리는 것이 필 요하다. 그 조치를 내리는 과정 역시 밖으로 보이는 사안의 성격에 따라 똑같이 진행하기보다는 학교에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당사자들 간의 ‘대화’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피해학생의 신체적 상처뿐 아니라 정신적인 상처까지 치유하고, 가해학생 역시 피해 학생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폭력행위 재발을 막는 근본적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학교 폭력사안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 사이의 관계나 사안을 잘 알고 있는 담임교사에게 조정 권한을 법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법적으로는 보장되지는 않았지만 2012년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된 직후 ‘담임종결 사안처리’라는 것이 존재했다. 담임이 종결할 수 있는 사안과 없는 사안의 구분과 담임종결 사안 처리 에 대한 매뉴얼 등이 교육부에서 연수나 자료를 통해 공식화됐다.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강화된 시기에도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학교폭력 사안을 처벌의 관점에서만 처리할 수 없음을 알고 그 대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내에 단 2곳(38쪽, 52쪽)에 담임교사 또는 학교장 자체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이름으로 담겨 있을 뿐 어떠한 지침이나 처리 방법이 제공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현재는 담임교사 또는 학교장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사안 처리는 이름만 있을 뿐 실제로 처리할 수 없는 방법이며, 만약 자 체해결로 처리했을 경우 모든 책임은 학교장이나 담임교사 또는 업무 담당자가 짊어져야 하는 입장이다. 과연 학생들 사이의 크고 작은 모든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간주하고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정말로 믿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학교 현장에서 담임이 종결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 처리하는 매뉴얼 등을 제공해서 경미한 사안에 대해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의 가해학생에게 강한 벌을 통해 학교폭력을 없앨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본인의 잘못을 일깨워주고 상처를 준 피해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줘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선도조치가 개선돼야만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인사란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다. 아니, 세상에 인사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살아가며 경우에 맞게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만약 내가 인사를 하고 상대가 내 인사를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였는지, 상대방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계가 있다면 우리들 모두는 놀랄 것이다. 아니, 나는 그런 뜻이 아닌 인사였는데, 그걸 저 사람은 저렇게 기분 나쁘게 받아들 였단 말이야. 아니, 내 인사가 저렇게 건방진 느낌을 주었다는 거야. 아니, 나는 진정을 담아서 말했는데 저 친구에게는 시큰둥 하게 들렸단 말이야. 등등 이렇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검증해 볼 수도 있다. 근자에 모임에서 받았던 인사 중에 완벽하게 만족스러웠던 인사가 얼마나 되는지를 헤아려 보라. 나라는 존재가 진정으로 미덥게 존중받으면서, 동시에 상대의 인간적 덕성이 자연스럽게 와닿는 그런 인사를 얼마나 받았었는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인사는 이게 문제이고, 저 인사는 저게 문제이고 등등 인사 흠을 잡으려면 한도 끝도 없음을 바로 나 자신의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사를 하고도 인사의 효과는커녕 오히려 욕을 먹는 사람이 많다. 하나마나한 인사를 해서 ‘영혼이 없는 인사’라는 핀잔을 듣는다. 인사하는 속내가 너무 뻔히 비쳐 보여서 얄미울 때도 있다. 인사를 너무 이익 추구 전략으로 하면 인사말만 번지레하기 쉽다. 상대도 금방 간파한다. 나를 인성 나쁜 사람으로 파악한다. 내가 약은 만큼 상대도 약다. 인사에 안해도 좋을 말을 해서 다시 사과 인사를 하는 경우는 안타깝다. 상황과 맥락에 맞지 않는 인사를 해서 상대는 물론이고 주위를 민망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인사 능력은 그 사람의 ‘사회화(socialization) 능력’과 비례한다. 인사를 잘하면 이미 그는 ‘사회화’의 능력과 수준이 경지에 달한 것이다. 누가 어느 정도 ‘사회화’되었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이 지금까지 ‘교육받은 능력’을 대변하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인사 능력으로 어린이들과 청소년의 사회화 지표 같은 것을 개발해 볼 수도 있을 것 이다. 인사는 상대가 나의 사람됨을 테스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은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갑자기 인사가 조심스러워지고 부담스러워진다면 응당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찍이 20여 년 전에 국립국어연구원과 조선일보사가 공동으로 펴낸 우리말의 예절 : 화법의 실제와 표준은 총 430여 페이지 분량의 책인데, 인사말 화법에 관한 것이 거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인사 제대로 잘 하기가 정말 쉽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인사를 할 때, 이런 경우는 이런 인사말, 저런 경우는 저런 인사말을 쓴다는 것을 안다고 인사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인사말에는 그 인사말을 쓰는 사회의 오묘하고 그윽한 문화의 결(texture)이 알게 모르게 다 스며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좋은 인사의 본질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인사말을 듣는 상대방이 기분 좋아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다. 그냥 비행기를 태우고 아첨의 인사를 해서 기분 좋게 하는 것은 삼류의 인사이다. 상대는 그 자리에서는 잠시 기분 좋아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인사를 들은 상대는 집에 가서 비판한다. “그 사람 너무 가벼워서 못 쓰겠어. 미더운 데가 없어.” 이렇게 되면 인사는 내 인격만 손상된 채, 안 하니만 못한 인사가 된다. 인사는 인사하는 쪽의 인간적 덕성도 함께 묻어 난다. 그러니 쉽지 않다. 물론 인사 받는 사람의 덕성이 자연스럽게 환기될 수 있으면 그것은 좋은 인사이다. 이런 데에 신경 쓰지 않고,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인사말이 있다. 이 인사말은 구태여 내 쪽에서 먼저 하지 않아도 된다. 상대가 무어라고 내게 안부를 묻거나 하면, 그 대답이 되는 말씀의 앞머리에 살짝 얹어서 말을 하면 된다. 그것은 ‘덕분에’라는 말이다. ‘덕분에’는 어떤 인사말에 사용해도 조금도 손해 볼 일이 없는 말이다.인사나 대화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손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그간에 이 말을 그저 습관적인 상투어처럼 쓰게 되어서, 이 말의 깊은 속뜻을 음미해 볼 여지가 없었다. 정말 괜찮은 말이라면 그 뜻을 다시 살펴보아 좀 더 진정성 있는 말로 재탄생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냥 상투어로 방치하지 말고 말이다. 나를 괜찮은 인간 존재로 만들어 주는 말의 힘이, 바로 이 ‘덕분에’라는 말에 깊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말 ‘덕분에’의 힘에 애착을 가지고, 이 말을 각성하여 쓰다 보면, 우리의 덕성(德性)도 고양되리라 생각한다. 아니, 그게 바로 이 말의 힘이다. ‘덕분에’는 ‘덕분(德分)’이라는 한자어에 보조사 ‘에’가 붙어서 된 말이다. 실제로 ‘덕분’이라는 말은 홀로 쓰이기보다는 ‘에’가 붙어서, 즉 ‘덕분에’라는 말로 한 덩어리를 이루어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어에서는 거의 그렇다. ‘덕분’이라는 말의 사전적인 뜻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일컫는다. 그러므로 ‘덕분에’라는 말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때문에’라는 뜻이 되는 것이다. ‘덕분’이라는 말의 동의어는 ‘혜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혜택’이라는 말은 그 의미가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데 비해서 ‘덕분’이라는 말은 왠지 막연하고 덜 구체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혜택’은 눈에 보이게 구체적으로 도움받은 내용이 있어야 쓰는 말처럼 인식된다. 반면에 ‘덕분’은 눈에 안 보이는 도움이나 은혜까지도 모두 포함이 되는 것처럼 인식된다. 스승이나 선배로부터 받은 인격적 영향이나, 도덕적 가르침 같은 것은 혜택이라기보다는 덕분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니까 차원으로 보면 ‘덕분’이 ‘혜택’보다는 한 차원 더 높은 경지에 있는 은혜라 할 수 있다. ‘덕분에’는 인사 대화에서 많이 쓰인다. 이를테면 이런 경우이다. “그 동안 공부 잘하고 건강하게 지냈는가?”라고 윗사람이 안부를 물었을 때, “덕분에요”라고 하거나, “네, 선생님 덕분이에요”라고 대답하는 것 이다. 친구 사이라도 마찬가지이다. “방학 때 여행 간다더니 잘 다녀왔어?” “응, 덕분에 잘 다녀왔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도움을 받은 일이 없더라도 “덕분에”라고 답하는 데에 이 말의 숨은 덕성이 있다. 평상시 상대가 내게 보여주는 일반적인 관심과 배려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고 은혜가 된다는 인식을 보여 주는 것이니, 어디에나 감사가 충만한 심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내가 너에게 해 준 것이 없는데 무슨 ‘내 덕분에’란 말이야. 만약 누가 이렇게 따진다면 그는 참으로 인간관계의 핵심을, 눈에 보이는 이익과 손해의 관계로만 파악하는 사람이다. 내 형편과 처지에 그냥 일반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의 은혜를 느끼고 너의 고마움을 느낀다. 이런 마음을 담아내는 인사가 바로 ‘덕분에’인 것이다. ‘덕분에’에 들어 있는 ‘덕(德)’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인사법에서 상대가 지닌 덕을 예찬하고, 그 덕이 나에게까지 미쳐서 나를 이롭게 한다는 인식(‘덕분에’ 인식)은 아름답다. ‘덕의 이념’이 우리 일상의 생활문화로 와 있음을 이 말이 입증한다. 맹자가 양나라 혜왕을 만났을 때, 왕이 맹자에게 묻는다. 그대여 어찌하면 ‘이익 (利)’을 구할 수 있겠는가. 맹자가 대답한다. 왕이시여, 어찌하여 하필이면 ‘이익(利)’을 말하십니까. 이는 사서(四書)의 하나인 ‘맹자(孟子)’ 첫 페이지 첫 구절에 나오는 내용이다. 맹자는 나라 다스리는 근본 이치를 이(利)에서 찾는 왕을 설득한다. 나라 다스리는 중심이 이(利)가 아니고 덕(德)에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맹자의 철학이다. ‘덕분에’도 이런 덕의 철학에서부터 발효된 우리의 인간관계 인식론이고, 인간관계에서 덕을 중시하는 우리의 대화철학이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을 주고 받는다. SNS(소셜 미디어)로 진화된 수많은 종류의 카드와 연하장이 오간다. 그 안에는 각기 구체적인 인사의 내용이 적히겠지만, 상대의 복을 빌어주고, 상대 덕분에 나도 잘 지낸다는 뜻을 전하도록 하자. ‘너로 인해 내가 행복하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 ‘덕분에’를 마음껏 말하고 전하자. 사실 우리 모두는 상호 ‘덕분에’의 관계로 산다. 누구의 덕으로 사는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우리 모두는 모르는 그 누군가의 덕분으로 산다. 만물의 살아가는 원리와 구조도 다 ‘덕분에’의 관계와 구조로 되어 있다. 생태주의 섭리가 이런 것 아니겠는가.
늦가을부터 겨울에 산에 오르다 보면 유난히 붉은 열매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청미래덩굴, 찔레꽃 열매를 비롯해 팥배나무, 백당나무 열매 등이 모두 빨간색이다. 이들 열매들이 붉은 것은 사람들 보기 좋으라는 것이 아니라 새들의 눈길을 끌려는 목적이다. 새들이 이 열매를 먹으면 과육은 소화가 되지만 씨는 배설하게 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나무 들이 씨를 멀리 퍼트리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청미래덩굴 열매는 전국 어느 산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 혹시 이름을 몰랐더라도 지름 1㎝ 정도 크기로 동그랗고 반들반들한 빨간 열매 사진을 보면 많이 본 열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현기영의 중편소설 ‘순이삼촌’에는 이 청미래덩굴이 나온다. 소설을 읽기 전엔 순이삼촌이 당연히 남자인 줄 알았다. 책을 읽어보니 순이삼촌은 화자의 먼 친척인 아주머니였다. 제주도에서는 아저씨, 아주머니를 구분하지 않고, 촌수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흔히 ‘삼촌’이라 부른다고 한다. 순이삼촌은 4·3사건의 연장선상에서 마을에 학살이 있을 때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물이었다. 소설엔 당시 참상이 충격적일 정도로 자세히 나와 있다. 중산간 마을 주민들은 ‘밤에는 부락 출신 공비들이 나타나 입산하지 않은 자는 반동이라고 대창으로 찔러 죽이고, 낮에는 함덕리의 순경들이 스리쿼터를 타고와 도피자 검속을 하니’ 낮이나 밤이나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고, 할 수 없이 한라산 굴속으로 숨기도 했다. 행방을 모르는 남편 때문에 모진 고문을 당했던 순이삼촌도 따라 올라갔다. 솥도 져나르고 이불도 가져갔다. 밥을 지을 때 연기가 나면 발각될까 봐 연기 안 나는 청미래덩굴로 불을 땠다. 청미래덩굴은 비에도 젖지 않아 땔감으로는 십상이었다. 잠은 밥 짓고 난 잉걸불 위에 굵은 나무때기를 얼기설기 얹어 침상처럼 만들고 그 위에서 잤다. 하필 순이삼촌이 오누이 자식을 데려가기 위해 산에서 내려온 날, 군인들이 갑자기 마을 사람들을 국민학교에 모이라고 했다. 군경 가족만 제외한 다음, 50~60명씩 옴팡밭으로 몰고가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순이삼촌은 이때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당시 충격 때문에 신경쇠약 증세를 안고 살다 결국 자살하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제주 4·3사건을 처음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로, 1978년에 나왔다. 4·3사건 중에서도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희생자가 많은 ‘북촌사건’을 다루고 있다. 1949년 1월 17일 제주 조천읍 북촌리에서 육지에서 온 군인 2명이 무장대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 한다. 이에 흥분한 군인들이 마을 주민들을 모이게 한 다음 소설에서처럼 50~60명 단위로 끌고가 총살한 사건이다. ‘북촌사건’의 현장인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라는 곳에는 소설 ‘순이삼촌’의 문학비와 희생자 위령비를 세워놓은 기념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제주 출신인 현기영은 ‘순이삼촌’ 외에도 장편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 ‘바람 타는 섬’ 등 제주도 역사와 4·3사건 전후에 발생한 비극에 대한 소설을 주로 썼다. 소설에서 청미래덩굴이 비중 있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비와 군경을 피해 한라산 굴속으로 피신한 ‘도피자’들이 밥을 지을 때 연기를 내지 않기 위해 쓴 나무여서 어느 정도 상징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 죄 없는데도 잔뜩 겁을 먹고 주위를 살피며 밥을 짓는 도피자들 모습이 눈에 선하다. 청미래덩굴처럼 불을 지펴도 연기가 나지 않기로 유명한 나무로 싸리나무가 있고, 때죽나무, 붉나무도 연기가 적게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는 빨치산 정하섭이 찾아왔을 때 여주인공 소화가 연기가 나지 않도록 싸리나무로 불을 지피는 장면이 나온다. 동학 농민들도 일본군과 관군을 피해 도망다닐 때 청미래덩굴, 싸리나무로 밥을 지었을 것이다. 눈 내린 숲 속을 지켰던, 빨간 열매 청미래덩굴은 어느 숲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 어릴 적 고향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한 사나흘 눈이 내리면 새들이 먹이를 찾아 마을을 기웃거렸고, 그러면 동네 아이들까지 꿩 몰이를 시작했다. 꿩은 두세 번 몰이를 당하면 기운이 빠져 더 이상 날지 못하고 눈 속에 머리를 박았다. 그걸 덮치면 꿩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기척을 느낀 꿩이 다시 사력을 다해 날거나 달아나면 허사였다. 꿩을 놓쳤을 때마다 허탈하게 주위를 둘러볼때 눈에 띈 것이 청미래덩굴의 붉은 열매였다. 그래서 지금도 고향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나무이고 언제 보아도 고향 친구처럼 반갑다. 빨간 열매가 먹음직스러워 입에 넣으면 맥없이 퍼석퍼석하다. 보기와 다르게 먹을 것은 없는 열매였다. 어릴 적 청미래덩굴 열매가 덜 익어 연두색일 때 먹어보기도 했다. 연두색일 땐 물기가 많지만 신맛이 강해 뱉어낼 수밖에 없었다. 갈고리 같은 작은 가시가 여기저기 사납게 나 있어서 지날 때 주의하지 않으면 생채기가 생길 수 있다. 잎 모양은 둥글둥글한 원형에 가깝지만, 끝이 뾰족하고 반질거린다. 잎겨드랑이에 달리는 덩굴손으로 다른 식물들을 붙잡으며 자란다. 덩굴손이 두 갈래로 갈라져 꼬불거리며 자라는 모습이 귀엽다. 봄에 연한 녹색과 노란색이 섞인 작은 꽃들이 둥그렇게 핀다. 청미래덩굴은 경기도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 전라도에서는 맹감나무 혹은 명감나무라고 불렀다. 그래서 경상도에서는 청미래 잎으로 싸서 찐 떡을 망개떡이라 부른다. 떡장수가 밤에 “망개~떡”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바로 그 떡이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 잎의 향이 배어들면서 상큼한 맛이 나고, 여름에도 잘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남 의령이 망개떡으로 유명하다. 청미래덩굴과 비슷하게 생긴 식물로 청가시덩굴이 있다. 청가시덩굴도 숲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둘 다 가시가 있고, 잎과 꽃도 비슷하다. 둥글게 휘어지는 나란히 맥을 가진 것도 같다. 그러나 청미래덩굴 잎은 반질거리며 동그란데 비해 청가시덩굴 잎은 계란형에 가깝고 가장자리가 구불거린다. 열매를 보면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청미래 덩굴은 빨간색이지만, 청가시덩굴은 검은색에 가까운 열매가 달린다. 청가시덩굴은 개 체수는 많은데 암수 딴그루이고 수나무들이 많아 열매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청가시덩 굴과 비슷한데, 줄기에 가시가 없는 민청가시덩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