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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호기심으로 도전하면 '일본 여행의 꿈' 실현 '고교, 대학생'이면 가능 2017 일본주간을 맞이해 순천대 우석홀에서 오후 2시부터 나가미네 야스마사(주 한국 일본국특명전권대사)씨 특별 강연이 있었다. 이번 특강은 '오늘날의 한일관계와 문화교류의 역할'에 대한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강연 직후 'COOL JAPAN 리포터 임명식' 도 있었다.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은 일본정부가 실시하는 청소년교류사업, 즉, ‘JENESYS 2017’의 일환으로 일본을 방문할 한국 청년을 모집한다. 선발된 학생은 ‘Cool Japan 리포터’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며, 보고 느낀 일본의 매력을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한국에 발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단, 영남지역과 제주지역에 거주하거나, 해당 지역에 위치한 학교 재학자에 관해서는 주부산일본총영사관과 주제주일본총영사관이 따로 청소년교류 사업을 관할하고 있으므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된다. 2017 Cool Japan 리포터 서류접수는 대학생이 2017년 11월 13일~28일, 고등학생은 11월 20일~12월 5일이다. 응모 방법은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다운받아 작성하면 된다. 에세이와 자기소개서 및 설문조사를 함께 제출해야 하며, 모집인원은 70명 내외(대학생 약 30명, 고등학생 약 40명)을 선발하게 된다. 에세이 테마는 '내가 생각하는 일본의 매력' 에 대해서 자유롭게 서술한 것으로 분량은 A4용지 1장 이내로(1500자 내외), 언어는 한국어 또는 일본어이다. 2017 Cool Japan 리포터로 선발된 자는 대학생은 2018년 1월 23일~2월 1일(예정) 9박 10일 간, 고등학생은 2018년 2월 20일~3월 1일예정) 9박 10일 간 일본 방문 프로그램에 참가할 기회가 제공된다. 일본 방문 후 직접 보고 느낀 일본의 매력과 방문 감상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며, 귀국 후 온라인 및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일본 방문에 대한 소감과 자신이 발견한 일본의 매력 등에 대해 알리는 역할을 하며, 일본 왕복 항공권, 일본 국내 숙박비·교통비·식비 등은 일본 정부가 부담한다. 지금까지 호기심으로만 바라보았다면 이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일본에 직접 가보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에세이를 쓰는 연습과 일본어 공부를 한다면 일본 여행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가지고 도전해 보기를 권장한다.
충남 서산 서령고는 2017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으로 1일 오후 2시 전국 단위의 지진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다음달 3일까지 실시되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일환으로 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을 비롯 전국의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과 일부 민간기관 등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초고층 건물 내에서의 대피방법을 익혔다. 훈련은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을 반영해 민방위 경보와 사전 차량통제 없이 라디오 방송으로 진행됐다. 라디오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간 방송됐다. 대피훈련 후에는 지진 행동 요령,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법 등 안전 교육도 병행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대피장소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므로 학생들은 이번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충남 서산 서령고는 ‘통일한국 나의 사명’이란 주제로 2학년 120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2017학년도 통일안보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안보교육은 국내외적으로 안보상황이 심각한 상태에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호국 안보 정신을 일깨우고자 황상목 안보 전문 강사를 초청해 진행했다. 교육 내용은 남북한의 첨예한 대치상황과 북한의 핵문제, 6.25가 일어난 과정, 북한의 지리, 통일한국의 미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학생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으로 진행됐다. 교육에 참여한 서령고 전정호 학생은 “우리나라와 북한은 분단된 채로 살아가면서 여러 방면에서 많은 차이가 나고 생각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병과 애국 열사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의 무진장한 자원과 남한의 기술력이 접목되어 부강한 국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통일 안보교육은 학생들이 6.25에 대해 올바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됐고 통일의 필요성 또한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10월의 마지막 날, 인천신현초는 특별한 운동회를 열었다. 다름 아닌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만드는 ‘쓰레기 제로(zero) 운동회’. 쓰레기 한 점 없는 깨끗한 운동회로 환경교육의 의미까지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진행했다.임동균 교장은 “많은 행사들이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을 많이 봐 왔다”며 “함께 협력해 깨끗한 행사를 치르는 경험을 나누고, 이것이 삶에 내면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고 밝혔다.학교는 이번 행사를 위해 무엇보다 학생 사전교육을 충실히 했다.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고, 전교생에게 생수도 1병씩 제공해 쓰레기 발생 요인을 원천 봉쇄했다. 가정통신문으로 이런 의미와 취지를 알렸고, 이에 공감한 학부모들도 음료를 따로 준비하지 않는 일에 동참했다.운동회 날, 스스로 정한 약속을 지킨 교육가족들의 노력으로 운동장은 열기로 가득했을 뿐, 종이 한 조각, 캔 한 개 찾아볼 수 없었다. 배아영 전교어린이회장은 “친구들과 동생들이 모두 깨끗한 운동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학교는 이번 운동회를 계기로 앞으로도 각종 행사는 물론 평소 생활에서 쓰레기 없는 깨끗한 학교 만들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10월은 축제의 달이다. 많은 사람들이 들로 산으로 축제를 찾아 여행을 했다. 10월의 마지막 밤에 순천시 행복리더들은 시민을 위한 "행복마실 가을 음악회"시간을 엮었다. 이 행사는 재능기부를 통해 공감하고 나누면서 배려하는 행복한 도시의 주인공들이다. 4인의 기타 연주는 노련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면서 가을 밤의 정취를 깊게 했다. 우유를 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고, 꽃을 보는 사람보다 심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들의 삶이다. '받는 자 보다 주는 자가 더 복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들로 평상시 순천시에서 재능 기부를 통해 양노원 공연을 하는 등, 시민을 즐겁게 하는 사람들이다. 이같은 봉사와 나눔이 있기에 순천은 행복도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다수의 시민들이 공감하면서 조례호수공원의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보내 가을 음악회는 모세환 행복리더의 사회로 7시부터 시작해 10월의 마지막 밤 노래를 부르자 어느 덧 9시 반이 넘어서 막을 내려야 했다. 이렇게2017년의 시월은 시원한 바람 속에 아름다운 음악을 싣고 떠난 것이다.
한국교총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회원 감사 이벤트를 실시한다. 교총 회원 377명을 추첨해 키자니아 어린이 반일권(70명), 부산 아쿠아리움(70명), EBS리틀소시움(70명), 서울랜드 빅5 4인 가족권(20명), 스타벅스 음료쿠폰(70명), 로션(70명), 영양크림(70명), 향초세트(7명)를 제공한다. 오는 17일까지 교총복지플러스 홈페이지(www.kftaplus.com)에서 7가지 상품 중 한 개를 선택한 뒤 ‘교총과 관련된 추억담’, ‘한국교총 창립 70주년 축하메시지’, ‘한국교총 미래 100년을 위한 제언’ 중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글을 남기면 된다. 당첨자는 23일 창립기념일에 문자메시지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계획이다.
11월 첫날이다.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탐스럽게 익은 감을 보며 울긋불긋 단풍을 보면서 아침 출근을 하는 선생님은 감사의 노래가 나올 것 같다. 좋은 선생님? 자신에게 묻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일일삼성이란 말이 있다. 하루에 세 가지를 살핀다는 말이다. 공자의 제자 중 자기반성을 잘하는 이가 있다. 그가 바로 증자다. 증자는 자기반성을 위해 세 가지를 자신에게 물었다. 첫째가 다른 사람을 위해 계획하고 정성을 다했나? 학생들을 위해 계획하고 정성을 다했나?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계획하였으며 학생들에게 계획한 바를 정성껏 잘 가르쳤나? 이렇게 물어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면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될 것이고 고쳐나갈 것이다. 둘째가 친구와 사귐에 있어 믿음이 있는가? 친구에게 신뢰를 잃으면 이 땅 위에서 설 자리가 없다. 선생님은 학생들과 관계 속에서 혹시 신뢰를 잃지 않았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친구와의 사귐에서 믿음이 중요함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훌륭한 선생님이 된다. 셋째가 스승에게 무언가를 배웠다면 익히려고 했던가? 가르치는 선생님은 언제나 배우는 제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배우지 않고는 가르칠 수가 없다. 가르칠 내용이 없으면 교사로서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선생님이 각종 전공 서적을 통해 배웠다면 그것을 익히려고 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날마다 배움에서 떠나지 않게 되고 학생들에게도 배운 것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를 시켜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애들이 나를 모델로 삼고 있으면 좋은 선생님이 된다. 선생님은 영향력이 보통인보다 몇 배나 된다. 피교육자 앞에서 교육자가 서 있는 그 때, 단 한 마디의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50% 이상의 내용이 전달이 된다고 한다. 이는 선생님의 영향력이 대단할 뿐 아니라 선생님의 행동이 애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때문에 선생님은 언제나 애들이 선생님을 본보기로 삼고 모델로 삼고자 하면 그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 된다. 특히 인성교육일 때 그렇다. 인성교육은 말로써 하는 것이 아니다. 애들은 가르치는 내용을 다 안다.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 모든 면에 본을 보이는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다. 애들 입에서 만약 본받을 선생님이 없다,라는 말이 나오면 큰일 난다. 그러면 선생님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된다. 나는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 일거수일투족 선생님 닮고 싶다는 말이 애들 입에서 나오면 그 선생님은 행복하다.
가을의 향기가 가득한 인천첨단초(교장 김미향)는 10월 9일~27일 ‘첨단이 학교 사랑 주간’으로 정해 학생, 학부모, 교사가 교육활동 속에서 배움, 어울림, 감성을 함께 느끼고 자축할 수 있는 다양하고 이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2017년 3월 1일 인천 송도 신도시 첨단지구에 개교한 인천첨단초는 너른 복도, 홀식으로 구성된 중앙 계단의 채광, 학생 중심의 동아리실,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유연하게 구성 가능한 책걸상, 건물 채색 등 미래형 학교로 건축되었으며 세계시민교육을 학교 중점 교육활동으로 정해 세계 속의 나를 알고 꿈을 키워가는 학생 상을 표방했다.학부모 교육기부 및 기부 부스 마련 이번 학교 사랑 주간에는 학부모 교육기부 활동으로 전교생이 새로 개관한 학교 도서관(첨단 꿈터: 학생들 공모로 지정한 이름) 및 미술실에서 자신이 읽었던 책의 내용을 생각하며 핀버튼 제작, 우리가 만드는 우리학교라는 주제로 에코백을 만드는 체험활동을 해 새로 생긴 도서관 및 학교에 대해 좀 더 친근함을 느끼고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 및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개교기념행사 당일에는 1층 중앙홀에서 첨단 가족들과 함께 이웃을 위해 서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첨단 기부 부스(도서 및 헌옷기부) 행사를 진행해 모든 것이 풍요로운 요즘을 살고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키워주고, 나누는 것이 곧 함께 느낄 수 있는 기쁨임을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첨단 오케스트라 등굣길 음악회 여름에 결성된 ‘첨단 오케스트라’는 매주 아침 8시에 파트별 연습을 꾸준히 한 결과 학교사랑주간에 등굣길 음악회를 2번 실시했다. 이번 등굣길 음악회에서는 학생들에게 위풍당당 행진곡 등 친근한 클래식 4곡을 연주해 악기 연주의 경쾌함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겹고 신나게 했다. 등굣길에 신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한 학생들은 걸음을 멈춰 큰 박수로 호응해줬으며 연주자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다. 이번 음악회를 관람한 학생은 "음악회는 강당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등굣길에 신나는 음악 연주를 직접 들으니 저절로 흥이 나고 교과서에서 본 악기에 대한 설명도 해줘 악기 이름을 다 알게 됐다"고 말했다.첨단꿈터 개관식 개교기념행사 당일은 10월 27일(금) 오전 10시 본관 2층 ‘첨단 꿈터’에서 도서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교육청 및 지역사회 내빈, 교직원, 학부모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인천첨단초 학교 도서관 ‘첨단 꿈터’는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이전의 신설학교에 비해서는 빠르게 개관했다. 수도권 내 학교 및 네이버 도서관 등의 우수 도서관 사례를 벤치마킹해 학생 중심의 친근한 도서관 인테리어 등을 통해 분위기를 밝고 쾌적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다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책을 구비하고 인근 연수도서관 등의 도서를 기증 받아 놨다. 학생들은 “첨단 꿈터는 도서관이 아니라 카페나 놀이공간처럼 너무 예쁘게 바뀌었다”며 “교실과 도서관이 가까워 쉬는 시간에도 책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공개수업, 개교기념행사, 1인 1악기 연주, 학교사랑 걷기 행사 개교 기념 당일에는 각 교실과 특별실 그리고 중앙홀 등에서 학부모 공개수업과 학습발표회 및 학교사랑 작품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공개수업과 학습발표회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해 한 날에 실시하며 학생별로 공연에 참여하는 시간을 늘렸다. 각 교실에서 자녀들의 수업 모습을 참관한 학부모님들은 이어 개교기념식, 교기 전달, 케이크 커팅식, 합창 및 학년별 1인 1악기(오카리나, 하모니카, 우쿨렐레) 합주 등 학생들의 다양한 공연과 전시된 학습 산출물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학교 건물 홀 등 곳곳에는 학교사랑 주간 동안 각 학급에서 만들었던 작품을 전시했다. 입체작품과 평면작품이 골고루 전시돼 일 년간의 결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또한 개교기념행사 당일 저녁 첨단이 학교사랑 걷기행사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 320 여명이 참석해 학교 인근 공원 등을 함께 걷고 학교사랑 미션을 해결함으로써 가족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김영채 학생(6학년)은 “부모님이 보시는 곳에서 수업도 하고 공연을 해서 떨리기도 했지만 즐거웠다”며 “우리 학교 생활모습을 부모님들께서 보실 수 있고 개교기념행사까지 학부모님들과 같이 해서 더욱 알차고 뜻깊은 행사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김미향 교장은 "첨단이 학교사랑주간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함께 자축하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애교심을 키우고 학부모님의 건강한 참여를 권장해 학부모가 학교 밖 민원인이 아니라, 학교 안의 주체로 참여할 때 오해는 이해로 바로잡히고, 학교교육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학교 교육에 대해 주체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해 함께 만들어가는 첨단 교육공동체를 지향함으로써 미래 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학생의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사회가 도전받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아마도 비인간화 현상이라는 문제일 것이다. 즉, 현대사회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인간성이 점차로 마멸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은 타인을 하나의 인격적 주체로 대하는 데 점점 더 인색해지고 있다. 인간화 교육은 인간적인 교사에 의해 이뤄진다 더 큰 문제는 사회의 비인간화 현상에 교육이 편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의 본래적 사명이 ‘사람임(Menschsein)’을 ‘사람됨(Menschwerden)’으로 이끄는 일이라고 본다면, 이러한 교육현상은 미래사회를 더욱더 불투명하게 하는 촉진요인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교육에 대한 인간주의적인 접근은 꾸준히 고조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교사와 학생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인간학적 접근’을 강조하는 경향이 돋보인다. 이러한 관계가 자주 교육 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는 학생의 인간성(사람됨)은 인간적인 교사의 인간적인 교육방법에 의해 계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교육내용이 아무리 인간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성이 결여된 교사에 의해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가르쳐진다면 학생들은 결국 비인간적인 ‘어떤 것’을 학습하게 된다. 그러기에 교사와 학생 간의 참된 관계는 교육내용에 선행한다고 볼 수 있다. 실존철학자인 볼노(O. F. Bollnow)의 “만남은 교육 교육에 선행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도적 동반자 관계일 때 인간적 만남이 가능하다 그러면 바람직한 교사·학생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를 들자면 ‘구도적 동반자(求道的 同伴者)’ 관계를 들 수 있다. 이 관계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우열적 상하관계로 보지 않고 진리와 삶 앞에 적나라하게 서있는 동등한 구도자의 관계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실존철학자인 부버(M. Buber)가 말하는 우정의 관계이기도 하다. 이때 교사가 학생이 되기도 하며, 학생이 교사가 되기도 한다. 진리와 삶 앞에서는 교사가 교사이기를 그치고, 학생은 학생이기를 그치는 데서 인간적인 ‘만남’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삶과 진리 앞에 교사와 학생이 동등한 구도자적 인간으로 마주 설 때 ‘만남’이 가능한 것이다. 인도의 성자 ‘썬다 싱’의 이야기에 나오는 다음의 예화를 검토해 보자. 눈 내리는 추운 겨울날 나그네가 길을 떠났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눈 덮인 히말라야 산길을 넘어야 했다. 계곡을 가다 보니 웬 나그네 하나가 추위로 눈 위에 쓰러져 있었다. 1) 이 나그네는 망설였다. 쓰러진 나그네를 보살피거나 업고 가다가 지체하면 자기마저도 동사(凍死)할 것이라는 생각에 못 본 체하고 지나쳤다. 결국 이 나그네도 얼마 못 가 추위로 동사(凍死)하고 말았다(「나-그것」의 비인격적 관계의 결말). 2) 이 나그네는 쓰러진 나그네를 업고 목적지를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이마에 구슬 같은 땀이 흘렀으며, 등에서는 따스한 체온이 발(發)하여 업힌 나그네의 가슴으로 전달되어 언 몸을 녹여 주었다. 결국 둘 다 살았다(「나-너」의 인격적 관계의 결말). 위 예에서 보듯이 1)의 나그네는 삶과 진리 앞에 떳떳이 맞서지 못했기에 결국 공멸(共滅)하고 말았지만, 떳떳이 맞선 2)의 나그네는 공생(共生)을 하게 된 것이다. 즉, 1)에서는 ‘너도 죽고 나도 죽었지만(lose-lose)’, 2)에서는 ‘너도 살고 나도 산 것(win-win)’이다. 진흙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진흙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 인간적인 삶의 정석인 것이 다. 이처럼 교사도 학생의 실존적 삶에 뛰어들어 동참해야 학생을 건질 수 있다. 교사도 학생의 실존적 삶에 뛰어들어 동참해야 한다 현대사회가 지나치게 비인간적으로 치닫는 것은 정말 비극적인 상황이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쓰러진 나그네처럼 항상 진리와 삶의 문제로 방황하며 고뇌한다. 교사는 이러한 학생 들을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동붕동행적(同朋同行的) 자세, 다시 말해 구도적 동반자 관계를 견지해야 한다. 이 같은 교사의 길은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교직을 성직(聖職)에 비유했던 것이다.
노란 은행잎이 갓길을 적시고 국화까지 가세해 마지막 색채를 쏟아부으면 11월이다. 문득 남이섬이라도 찾아 추억을 한 움큼 날리며 강변 너머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수능이 기다리고 있는 11월, 이상하리만큼 이때만 되면 추위가 밀어닥치고 서리조차 내린다. 그래서인지 긴장된 학생과 학부모의 표정에서 우리의 마음도 애잔함을 떨칠 수 없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필두로 길고 긴 추석 연휴를 누려서인지 11월의 학교 일정에는 그다지 여유로움이 묻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초등학교의 경우, 학예회나 축제를 하는 학교가 더러 있으며 겨울을 앞두고 불조심 강조 주간을 보내기도 한다. 학예회는 토론이나 문화예술 발표를 혼합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끼를 이끌어내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예체능 위주로 이루어지는 행사인데, 어느 학교는 체육에 중점을 두어 ‘스포츠 홀릭데이’를 하기도 하고, 음악에 포커스를 맞춘 학교는 ‘1인 1악기 음악 발표회’를, 미술 교과에 중점을 둔 학교에서는 각종 그리기 대회에서 입상한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 학생이 주체가 되는 행사일지라도 교사의 섬세한 아이디어와 부지런한 손길이 필요한 일들이다. 그리고 인성 주간, 생명존중 주간, 아동학대 예방 주간 등을 설정하여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가르치는 학교가 있으며, 나눔과 배려를 위한 친구사랑 주간을 실시하는 곳도 많다. 그밖에 응급처치 교육, 정보올림피아드를 실시하기도 하고,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을 하여 부모가 자녀의 교실수업 모습을 관찰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전에 비하면 정말 열린 교육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일부 학교이지만 16일인 수능시험 당일을 재량휴업일로 쉬는 학교도 있다. 11월에 초등학생들에게 권장할 만한 시험 정보를 소개하면, ‘한국 어문회’에서 주관하는 ‘전국한자능력 검정시험’이 10월 31일까지 접수해서 11월 25일에 시험을 치른다. 그리고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시행하는 ‘정보기술자격(ITQ)’ 시험은 11월 11일에 치러진다. 또한 세계 최대 어학 평가 기관인 ETS의 ‘TOEIC 브리지’는 10월 23일에 접수 마감해서 11월 5일에 시험을 치른다. 초등학생을 위한 TOEIC 브리지는 일상생활에 관련된 기초 영어실력을 측정하는데 Listening score, Reading score, Total score와 functions, grammar, listening skills, vocabulary에 대한 평가 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을 준다. 자세한 내용은 ‘http://exam.ybmnet.co.kr/tbridge/index.asp’에서 확인하면 좋겠다. 아울러 EBS와 TOSEL이 주관하는 ‘TOSEL’은 10월 24일까지 접수 마감하여 11월 18일에 치러진다. 초등학생이라면 pre-STARTER, STARTER, BASIC 과정에 응시하면 적당하다. 자세한 내용 역시 TOSEL 홈페이지 ‘http://www.tosel.org/index’에 접속하여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중학교의 주요일정을 살펴보자. 중학교는 11월 둘째주 정도에 3학년을 대상으로 기말고사를 치르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성적 처리가 빠를수록 고입 내신 성적도 빨리 산출되므로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에게 신속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어 유익하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진학홍보 주간과 진학설명회 날을 정하여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학교의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한다. 따라서 중학교 교사는 새로 바뀌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훗날 학생의 장래에 유리한 지 판단하고 있어야 한다. 즉, 자사고 폐지가 가시화되고 대학 입시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에는 먼저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형태, 동아리 등 전반을 파악하고 상담해 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중학교 3학년 시험이 끝난 11월 말 경에 학부모 상담 주간을 갖는 학교가 많다. 학부모와 상담을 할 때는 대입전형에 대한 기본은 알고 있어야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가장 유리한 학교가 어느 학교인지 설명해 줄 수 있다. 무턱대고 어느 학교가 명문고이니까 그 학교에 가라는 식의 설명은 학생의 미래를 생각하면 자칫 위험할 수 있다. 부연하면 해당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다양한지, 수업은 하부르타식이나 학생 발표형으로 하는지, 동아리는 다양하게 개설되어 진로에 맞는 활동이 가능한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밖의 다른 일정을 살펴보면, 다문화교육, 평화 통일 안보교육, 학생인권교육, 사이버 중독 예방교육등이 예정되어 있다. 사실 이런저런 교육이 다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인성교육일 것이다. 얼마 전 발생한 여중생의 집단 폭행 사건과 같은 폭력이 재발되지 않도록 학교에서 고민하고, 반 윤리적 사회에 휩쓸리는 부모들도 반성해야 한다. 11월의 입학설명회를 찾아보면, 4일에 ‘한민고등학교’의 2차 입학설명회가 있고 ‘서울관광고등학교’는 11일에 있다.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의 원서 접수는 11월 3일부터 8일까지 이루어지고, 용인‘외대부속고등학교’는 11월 7일에서 9일까지 온라인 접수가 진행 된다. 그리고 나머지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 설명회는 각 학교별로 11월 초에 진행한다. 이어 고등학교의 학사일정을 살펴보자. 고등학교를 언급하면 피곤함과 긴장감이 묻어난다. 바로 16일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이착륙 소음을 낼 수 없는 수능시험일이기 때문이다. 15일이면 각 학교별로 출정식을 한다. 이때의 출정식은 비장함이 느껴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수능시험 최저 조건에 관련 없는 학생들은 그냥 산만하게 굴기도 한다. 고3 담임들은 이러한 아이들에게조차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어 예비소집에 가서 대략적인 고사실의 위치를 확인하고 배부받은 수험생 유의 사항을 꼼꼼히 읽고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 수험표 분실 사건과 고사장 입실 지각사태이다. 이런 경우가 꼭 몇 명씩은 나온다. 그렇게 강조했건만, 웃어넘기기에는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아울러 시험은 8시 40분에 시작할지라도 최소 8시 10분 이전까지는 입실해야 한다. 당부에 당부를 더 한다면,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을 절대 소지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처럼 고가의 스마트폰을 소지한 경우 감독교사에게 맡기는 것이 못 미더워 몰래 지니고 있 다가 다른 아이가 신고라도 하면 가차없이 퇴실 조치 당하게 된다. 그밖에 전자시계, 전자사전, 전자계산기,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스마트워치·스마트센서 등 모든 전자기기는 걸리면 부정행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학사일정으로 돌아가자. 고3은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를 치른다. 그리고 1, 2학년은 22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게 된다. 학기말이라고 하여 어수선해지기 쉬우나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음을 항상 일깨워 주어야 한다. 3학년은 그렇게 끝나지만 1, 2학년은 할 일이 그래도 남아있다. 교내 인문논술대회, 영어말하기 대회, UCC 대회를 하는 학교도 있고, 10월에 체험학습 을 못한 학년은 11월을 이용하여 체험학습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안전사고에 유념해야 한다. 94일 동안 진행되는 4년제 대학 수시전형 역시 지루하게 12월 초까지 진행된다. 전문 대학 2차 수시전형은 11월 7일부터 11월 21일에 마감된다. 이렇게 학교의 시간은 한 굽이를 넘어가는데, 세상은 제 나름대로 피고 진다. 전남 화순에서는 11월 말까지 국화꽃축제가 열린다. 그리고 함평군에서도 ‘천억 송이 국화꽃의 향연’이 열린다고 한다. 대구 수목원에서도 11일까지 국화축제를 한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 올해가 지나면 또 덧없이 나이 한 살 먹을 뿐. 가르친다는 것이 자꾸 서툴러지는 느낌의 시대에 모두 힘내시기를!
현재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1수업 2교사제, 협력 수업, 학습도우미 등의 이름으로 1수업 2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1수업 2교사제는 학술적으로 코티칭(co-teaching)과 팀티칭(team teaching)의 개념과 유사하다. 각 교육청에서 운영되는 1수업 2교사제는 각기 다른 목적과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1수업에 2명의 교사가 투입되어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대부분 수업(담임)교사와 협력교 사가 모든 학생을 한 교실에서 함께 지도하는 일반 수업 모델, 협력교사가 전체 수업 중 일부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개별 수업 모델, 그리고 협력교사가 일부 학생을 분리된 공간에서 별도로 지도하는 특별수업 모델의 유형을 갖고 있었다. 적용 교과목의 경우,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어 기초학력 보장이 어려운 과목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청별로 차이는 있었으나, 대부분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교과목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예산 및 협력교사 구인의 어려움으로 모든 교과목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1수업 2교사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협력교사의 채용은 학교 단위에서 실시되고 있다. 1수업 2교사제가 운영되는 모든 교육청에서 협력교사의 채용은 학교장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예산은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채용의 형태는 주당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강사 형태로 이루어졌으며, 급여는 1만원 안팎의 시급과 약간의 교통비 정도가 지급되고 있었다. 협력교사의 자격조건은 교육청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교사자격증 소지자, 관련 학위 소지자 등으로 제한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대학 졸업자 이상이면 허용하는 교육청도 있었다. 학업성취도는 물론 교사 전문성 신장에도 효과 1수업 2교사제의 효과는 거시적으로는 2명의 교사 간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1수업 2교사제의 효과를 미시적으 로 본다면 수업 현장에서의 효과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교사의 협력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다양한 선행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1수업 2교사제 효과로는 우선 교사 협력을 통한 정보 교류 및 학습의 기회가 있다. 이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과도 연계가 되며, 더 나아가 새로운 정보를 창출할 수도 있다(Maier, 2010; O'Day, 2002; Pedder, James MacBeath, 2005). 또한, 교사 협력은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으로 자기효능감 및 집단효능감 향상, 직무만족도 증가, 교육 실천의 개선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Goddard, Tschannen-Moran, 2007; Grimmett Crehan, 1992; Levin Marcus, 2010). 수업 현장에서의 효과도 의미있다. 초·중등 교육에서 보고된 32개의 질적 연구를 메타분석한 Scruggs와 Mastropieri, McDuffie(2007)의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은 코티칭을 통해 전문성 향상에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전문성 향상은 교사들의 동기나 직업 만족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Villa et al., 2008). 그리고 코티칭을 통해 교사가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수 내용이 양적, 질적으로 증가하게 되어 학생들의 학습 가능성이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가 발견되었다(Roth et al., 2004). 한편, 우리나라의 선행연구에서도 1수업 2교사제에 대한 효과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교에서의 1수업 2교사제에 대한 성과를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조건 마련이다. 협력교사들은 학업의욕이 부족하거나 학습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학생들을 정서적으로 배려하고, 긍정적 동기화를 통해 학습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둘째는 교사의 인식 변화이다. 교사들은 1수업 2교사제를 통해 고립과 단절에서 벗어나 소통하고 다양한 협력 및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셋째는 수업혁신을 위한 모색이다. 교사와 협력 교사는 상호 협력하여 최적의 수업 모델을 적용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를 함으로써 새로운 수업을 위한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협업 방법 등에 대한 상시 지원 필요 실제로 현재 일부 교육청에서 운영되는 1수업 2교사제를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효과와 제한점이 관찰됐다. 먼저, 1수업 2교사제의 효과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는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행 초기 협력교사와의 수업으로 인한 학생의 ‘낙인효과’를 우려했으나,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는 학습부진 교과에 대한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수업(담임)교사 또한 협력교사가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파악하고 그 학생들을 집중 지도하여, 전체적으로는 효과적인 수업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교사들은 특히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에 효과가 있고, 수학, 영어 등의 교과목에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또한, 수업에서의 효과뿐만 아니라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습태도 및 생활지도에도 1수업 2교사제가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시행 기간이 짧고 운영에 대한 여러 부분이 학교 단위에 맡겨져 있어 많은 제한점도 보였다. 우선 협력교사의 역할에 대한 모호함이다. 협력교사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역할을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호함이 있었다. 학교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협력 교사의 역할은 수업(담임)교사의 재량으로 결정되었다. 두 번째로 파악된 공통적인 제한점은 시간의 부족이다. 예컨대 협력교사는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채용되어 1일 2~3시간의 근무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수업(담임)교사와 협력교사는 2시간의 수업을 함께 운영하며, 수업에 필요한 수업계획 수립 및 평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또한, 협력교사가 주 5일을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사정에 따라서 주 4일 또는 3일을 근무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업 준비, 계획 및 학생 평가를 위한 논의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는 협력교사의 신분 및 처우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즉, 강사의 신분으로 시간당 1만원 안팎의 급여로는 전문성을 가진 교사를 구하기 어렵고 교육 청의 자체 예산으로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또 한 가지 제한점으로 파악된 것은 1수업 2교사제의 현장 적용을 위한 지원 부족이다. 1수업 2교사제의 목적과 취지는 학교 단위와 교사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수업 (담임)교사와 협력교사의 협력 및 협업 방법에 대한 지원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수준에서의 연수는 진행하고 있으나, 대부분 1회성으로 협력교사의 개념에 초점을 두고 있다. 1수업 2교사제가 수업혁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상시적인 지원 체제가 필요해 보인다. 전통적 교직문화 극복, 협력교사 질 제고가 관건 1수업 2교사제가 일부 학교 수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기도 하지만, 효과성 및 교사의 인식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그 이유는 1수업 2교사제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첫째, 문화적 측면이다. 1수업 2교사제는 전통적인 교직문화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전통적으로 교사는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업무(교수-학습 활동)를 수행한다. 때문에 교사의 업무 수행이 비밀처럼 남겨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Hoy Miskel, 2008; Kyriakides, 2005; Lortie,1972), 이러한 교직문화를 ‘달걀판’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성은 교직이 갖는 전문성 때문이기도 하다 (Hoy Miskel, 2008). 교과지식, 교수-학습, 학생 평가 등의 수업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은 교사에게 가장 강조되는 부분으로, 교사 개인의 교육철학 및 신념을 바탕으로 한 교사 고유의 전문성이다. 1수업 2교사제로 한 교실에서 2명의 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이러한 교사의 전문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따라서 1수업 2교사제가 전통적인 교직문화와 상충되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김송은, 2013; 임정아, 2015). 이는 그 동안 1수업 2교사제와 관련된 연구가 주로 특수교육 영역과 외국어교육 영역에서 이루진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김영미, 2007; 박옥희, 2015; 박소영, 신형기, 2007; 박해진 외, 2005; 임아름, 강훈식, 2012; 최승숙, 2007). 담임교사와 특수교사, 교과 교사와 원어민 강사와의 협력 수업은 그 필요성과 당위성이 인정되고 있는 반면, 일반적인 교과 수업에서의 협력교사의 활용은 쉽게 받아 들여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김은영· 신면경, 2016). 역할과 책임의 모호성, 운영의 미숙, 행정업무의 부담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누군가에게 수업을 공개하는 수준의 문제 또는 같이 일해야 하는 부담감만의 문제가 아니다. 즉, 개별적으로 또는 독립적으로 교수-학습 활동을 하는 것에 익숙하고 그것이 당연한 문화에서는 1수업 2교사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교사 간 협력이 어렵다. 이는 1수업 2교사제의 도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고, 특히 학교 내에 교사 상호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교직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제도적 측면에서의 쟁점은 협력교사의 신분 및 자격과 관련된다. 협력교사의 신분과 자격의 결정은 협력교사의 업무 범위를 어느 수준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일부 교육청에서 운영되고 있는 1수업 2교사제 하에서의 협력교사는 시간제 강사의 신분이기 때문에 정규 교사와의 충분 한 협력이 제한적이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 및 수업 진행에 있어서도 정규 교사에 비해 매우 낮은 위상을 가지며, 책임감 높은 역할 수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현재 1수업 2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는 교육청에서 정한 자격요건은 교사자격증 소지자에 한정하지 않고, 관련 학과 전공 졸업자, 대학 졸업자까지 확대해 놓고 있다. 이는 교사자격증 소지자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적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질 높은 협력교사 구인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협력교사의 안정된 신분 유지와 높은 자격 기준은 교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즉, 학생을 대상으로 교수-학습 활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1수업 2교사제를 통해 수업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지금과 같은 시간제 강사의 신분과 최소한의 자격 조건으로는 협력교사와 함께하는 교육과정 재구성 및 수업 혁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협력교사의 역할은 학습부진 학생 등에 대한 지원 및 관리 정도로 제한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대로 협력교사의 안정된 신분 유지와 자격의 질 관리를 위해서는 상당한 추가 예산 소요를 감당해야 하며,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당면하게 된다. 위원회 구성해 현장의 공감 얻어야 1수업 2교사제가 현장에서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수업(담임) 교사와 협력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는 교사 중심의 수업이 아닌 학생 중심의 수업이 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 스스로 수업 내용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협력교사가 배움이 부족하거나 뒤처지는 학생에게 도움을 준다면 수업 내용의 전달 및 이해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고, 협력교사의 역할 또한 수업 내에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1수업 2교사제가 수업 현장에 의미있게 적용되기 위해서 수업(담임)교사와 협력교사간 상호 이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를 위해 수업 (담임)교사와 협력교사간 교육관 내지는 교육철학의 사전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교사에 따라 지니고 있는 교육관 또는 교육철학이 상이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수업에서 서로 다른 교육관 또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서로 다른 교육관 또는 교육철학은 그대로 수업에 투영되어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계획-실행-평가 방법 등에서도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 기존 수업에서는 한 교사가 수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한 후 수업 내용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실시하여 학생들에게 그 결과를 피드백하였다. 그러므로 1수업 2교사제 하에서도 수업(담임)교사와 협력교사가 일치하는 수업계획-실행-평가 방법을 미리 준비하여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수업 시간 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돌발 상황 또는 문제에 수업(담임)교사와 협력교사가 직면했을 경우, 그 대처 방법에 있어서도 두 교사간 일관성이 필요하다. 만약 두 교사간 돌발 상황 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이 상이할 경우, 학생들은 어느 교사의 대처 방법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혼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성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협력교사의 경우, 수업(담임)교사보다 수업 관련 다양한 활동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연수, 평가 등을 통한 제도적 방식으로 전문성을 신장하는 것도 의미 있을 수 있으나, 교사 스스로 자신의 전문성을 신장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고려할 부분이 많다. 협력교사가 수업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업(담임)교사와의 업무 경계, 즉, 역할에 대한 기준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협력교사의 업무를 수업(담임)교사의 업무와 구분해 협력교사의 수업 내 역할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고, 둘째, 두 교사 간 업무 충돌로 인해 발생 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수업 2교사제를 어느 과목에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교과목의 특성에 따라서는 교사 1인의 수업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모든 수업에서 1수업 2교사제를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1수업 2교사제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과목을 대상으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하겠다. 협력교사의 신분을 정규직으로 할 것인지, 비정규직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계의 합의도 선행되어야 한다. 정규직으로 할 경우, 교원 양성 및 수급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교육재정 부담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으로 할 경우, 현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에 위배될 수 있기에 신중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기도 하다. 1수업 2교사제는 학교 현장의 수업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는 제도이면서, 학교 내 인력 구조 또한 변화시킬 수 있다. 즉, 학교의 조직문화 혁신의 제도인 것이다. 학교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 또 혁신의 노력이 단위학교에 연착륙하기 위해서 교원의 협조는 반드시 필요하고 동시에 그들의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1수업 2교사제를 지원함과 동시에 학교 조직문화 혁신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가칭 ‘1수업 2교사제 지원·협력 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관련 전문가, 교원, 정부 대표 등으로 구성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의 주요 역할은 제도가 현장에 무리없이 시행되기 위한 제반 조건 탐색 및 이에 대한 검토, 관련자 및 집단의 의견 수렴, 필요시 관련 연구 제안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수업 2교사제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2017년 4월 18일 박경미 국회의원과 김상곤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등장했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수학처럼 학력 차가 큰 교과목에 보조교사를 투입하여 수업 중에 학생을 지도한다는 개념이다. 보조교사 인력은 정교사, 시간강사, 예비교사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약 1,000명 규모의 시간강사를 배치하면 연간 62억 원이 든다고 한다. 1수업 2교사제를 하는 이유는 대략 3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수준별 수업이나 방과후 교육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수준별 수업이나 방과후교육이 낙인 효과를 가져오는 문제가 있고, 효과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교실 안에서 개별 학생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법이라는 이유다. 둘째, 학급 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학급 당 인원을 줄이는 것은 하드웨어를 고치는 것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데 비해 1수업 2교사제는 수업의 질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다. 셋째,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공공 일자리 81만 개 창출의 하나로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시범 사업은 비정규직이지만 시범 사업 이후는 정규직 교원 정원을 확보함으로써 신규 교원 임용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력 격차 해소 효과 적을 것 1수업 2교사제는 일단 시범 사업 단계를 거친다고 하지만 이미 일반화를 전제로 추진된다고 봐야 한다. 아직 그 형태가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드러난 정보를 토대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모델 자체의 효과성 문제다. 가장 일반적이라 할 수 있는 수업 중 개별 지원의 모델을 생각해보자. 담임교사와 대등한 수준의 전문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간강사를 전제로 하는 1수업 2교사제에서 가능한 것은 교수-지원 유형이다. 그 중에서도 개별 지원 모델과 특별 지원 모델이 있는데 협력교사제에서는 낙인 효과 방지를 명목으로 가능하면 수업 중 지원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을 생각해보자. 주당 3시간 정도 국어 시간에 보조 교사가 들어와서 수업 중에 옆에서 도와주는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가? 수업 중간에 개별 학생에게 개입할 기회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개인 과제나 모둠 활동을 하거나 하는 수업 방식에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도 있겠지만 모든 수업이 그러한 형태로 진행된다고 보기 어렵다. 예상해보면 40분 수업 중에 개별 지원이 필요한 학생 3~4명에게 보조교사가 개입하여 도울 수 있는 시간은 개인당 5분정도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기존 수업과 맞추면서 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개인의 수준과 필요에 맞지 않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학습이라는 목표와 학급 내에서의 현재 수업과의 연결성이라는 조건이 잘 맞아떨어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면 보조교사의 역할이 애매해질 수 있다. 보조교사가 수업 태도가 산만한 학생들을 제지하는 정도의 역할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수업 중간중간에 잠깐씩 개입하여 해결할 정도의 어려움이라면 기존의 수업을 조금만 더 개별화된 교수-학습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보조 교사의 도움이 대단히 필요한 수업도 있을 수 있다. 실습과 같은 경우는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논의되는 것은 학력의 격차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것을 위해서 1수업 2교사제 모델은 적합한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마디로 1수업 2교사제는 수업 중에 담임교사의 보조 업무 정도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도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라면 보다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한 학생일 것이다. 이 경우 특별 지원의 형태로 별도의 시공간에서 집중 지원을 하는 형태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1수업 2교사제 취지를 보면 낙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수업 중 지원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한 것인가? 한 교실 안에서 특정 학생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 되레 낙인 효과를 주지 않을까? 오히려 더 두드러지게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표시나지 않게 특별 지원’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이다. 초등 전학년 확대에 연간 3,700억원 소요 셋째, 이 모델이 일반화될 때의 문제다.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지 추산해 볼 필요가 있다. 국회 박경미 의원실의 설명 자료를 보면 1,000명을 배치하는 데 62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간강사를 기준으로 주당 14시간, 연간 26주, 연봉 620만 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2학급당 1명을 배치하여 국어와 수학 시간에 들어간다는 개념이다. 이 모델이 전체 학교에 일반화된다면 초등학교만 대상으로 할 때 약 6,000개 초등학교, 12만 개 학급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 중에서 1개 학년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어림잡아 2만 개 학급이 되고, 2개 학급 당 1명 기준으로 보면 1만 명이 필요하다. 6개 학년에 모두 적용될 경우 6만 명이 필요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기능을 하는 협력교사를 초등학교 2학년에만 배치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도 필요할 수 있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필요가 생길 수 있다. 학력의 격차 문제는 전 학년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초등 전 학년에 배치한다면 약 3,7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물론 이 정도의 예산을 들여서 학습부진 문제가 충분히 해결된다면 고비용이라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합당하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그 정도의 예산을 투입했을 때 다른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와 비교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전 학년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초등학교 2학년에만 투입하는 것 자체도 재고해봐야 한다. 따라서 1수업 2교사제는 학습부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매우 제한적인 효과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당장 규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은 1수업 2교사제가 청년 실업을 해소한다는 목표와 결합되어 일단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 방점이 찍힌 듯하다. 그렇게 될 경우 실제 학습부진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수업 중 담임교사의 업무보조 정도의 역할을 위해 상당한 예산을 허비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 교사 증원과 관련된 일자리 문제다. 박경미 의원실은 1수업 2교사제가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방식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시범 사업 기간에는 강사 등을 활용하지만 이후 필요 수요를 산정해서 정교사 정원을 확보하여 신규 교원 임용을 늘리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설명은 성립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연간 인건비 620만 원의 보조교사에 의한 시범 사업의 결과를 정규직 교사에 대입하는 것은 기본 전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규직 교사의 역할과 보조교사의 역할은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될 것이고 예산도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보조교사 사업이 효과가 있다고 해서 정규직 교사를 증원해 보조교사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1수업 2교사제는 시간강사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사업이고, 일반화된다고 해도 시간강 사를 늘리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또 이 시범사업이 정규직 교사의 증원을 위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정규직 교사 증원을 위한 근거가 되기 위해서는 정규직 교사가 필요한 일을 가지고 시범 사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정규직 교사의 증원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것은 헛된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다섯째, 1수업 2교사제가 적용되는 교과에 대한 문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협력교사제는 국어와 수학에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근원적으로 교육과정 자체의 문제를 그대로 두고 접근하는 시각이 들어있다. 수학의 경우 교육 과정의 난이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이미 널리 제기되었다. 이로 인해 일명 ‘수포자’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교육과정 자체의 문제를 개혁 하여 일반 수업으로도 충분히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지, 그 문제를 그대로 두고 보조교사를 투입하는 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수도꼭지를 열어 둔 채 물을 퍼내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물론 1수업 2교사제가 현행 교육과정의 난이도 문제를 그대로 두자는 의도는 아니겠지만 읽기에 따라서는 그것이 수학 교과 등 교육과정의 문제를 기정사실화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초등학교 2학년에 배치되는 보조교사 정도로 학습부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초등 전 학년에 보조교사를 배치해도 수포자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일자리 창출용 1수업 2교사제는 곤란 1수업 2교사제 시범 사업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방과후교육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모델로서의 의미는 충분히 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앞으로 일반화를 위한 모델 창출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조교사 모델로만 시범 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학습지원전문교사를 포함한 중층적 지원 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학습부진학생의 숫자가 많은 학교의 경우 더 많은 전문교사가 필요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앞선 핀란드의 사례를 참조할 수 있다. 핀란드는 약 30~40%의 학생들이 지원 대상이라고 한다. 핀란드 학교의 특별 지원교사의 배치 기준을 참조하면 어느 정도의 예상이 가능할 것 이다. 한국의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현장의 실험이 필요할 것이다.
2009년도에 한 교실에 3명의 교사가 함께 하고 있었던 사립 초등학교 3학년 수학 수업 장면을 관찰한 적이 있었다. 교사가 전반적인 학습 내용을 설명한 후,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2명의 교사가 그룹별 지도를 하고, 나머지 한명의 교사는 교실 뒤편에서 학생들의 과제 수행 결과를 채점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장면이었다. 아무도 수업에서 제외되지 않는 완벽한 수업 장면을 보며 필자의 머릿속엔 두 가지 생각이 대립했다. “일반화시킬 수 없는 너무 이상적인 모습이다.” vs. “내 아이가 이러한 수업을 받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국가 교육정책은 공교육 혁신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공교육 혁신이 내포하는 의미도 넓을 뿐만 아니라 공교육 혁신을 위한 접근 방법도 포괄적이기 때문에 ‘왜 꼭 1수업 2교사제여야 하는지,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문제가 우선이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 논란의 폭은 넓어지고 의견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의견이 다양해지면 복잡한 문제로만 인식되어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최근 학습부진학생들의 성장을 관찰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수업 관찰, 학생 면담, 교사 면담, 학부모 면담, 그리고 몇 가지 검사들이 병행되며, 향후 4년간의 성장을 관찰 기록할 계획이다. 연구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등교부터 하교할 때까지 학습부진학생들의 학교 일과를 함께 체험하는 과정도 이루어진다. 조사 과정에서 학습부진학생들은 대부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몰라서 공부를 안 하고, 안 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이다. 가장 걱정되는 점은 안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무기력 그 자체다. 그래서 그들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중 쉬는 시간, 점심시간, 체육시간만 기다리며 하루를 버텨낸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니 방과후에 남겨져 나머지 공부를 하게 된다. 수업 시간을 버텨내느라 힘들었는데 오후에도 또 버텨내야 하는 고역을 치른다. 이러한 학습부진 현상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기에 정부를 중심으로 이들을 지도·지원하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이런 점에서 1수업 2교사제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안전망을 보다 견고히 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고 여겨진다. 현재 1수업 2교사제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조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짐작건대 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는 정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한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1수업 2교사제의 논란은 2교사의 역할과 자격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만약 일부의 예측대로 2교사가 비정규직 형태의 강사일 경우 이에 따르는 행정업무와 책임소재는 정규 교원에게 부과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단 비정규직 양산의 문제뿐만 아니라 안 그래도 수업 외의 잡무 때문에 수업 준비 시 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교사들의 애로사항을 고려할 때 2교사는 자격을 갖춘 정규 교원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쉽게 귀결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교원수급 정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인력수급 계획과 예산운용의 가능성부터 검토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일단 2교사는 정규 교원이어야 한다는 기본 전제를 깔고 가능한 형태를 고민하면 다음과 같은 2교사의 형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교과전담교사와 같은 형태로 2교사에게 역할 부여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해당 과목과 시수 배분에 대해서는 단위 학교의 재량적 운영이 가능한 전담 교사를 배치하는 교육청 차원의 인력 배분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둘째, 임용고시를 통과한 미발령 대기자들에게 2교사 역할 부여하는 방안이다. 여기에는 시·도별로 다른 여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셋째, 첫 발령받은 신규 교원들에게 일정 기간(6개월~1년) 동안 2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신규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교·사대 예비교사들에게 2교사의 역할 부여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 경우 학생의 신분으로써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범위와 한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몇 가지의 전제를 공유함으로써 문제를 초점화한다고 할지라도 1수업 2 교사제의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을 문제로 여겨진다. 따라서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시작점을 교실 수업 속 학습부진학생에게 두고 2교사의 역할과 가능한 대상을 서로 교차 접목하여 모형을 만든 후, 실제 적용 가능성과 문제점을 하나씩 타진 할 때 보다 의미 있는 방향으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수업 2교사의 운영 목적에 대한 견해 차이 이를 근거로 할 때 1수업 2교사제는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수업 내 지원의 형태로 시작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며, 이후 발전된 모형이 거듭될 때 수업 방법에 대한 변화로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반대로 수업 방법 변화 및 수업 혁신이 1수업 2교사제의 1차 목적이 된다면 의도한 정책의 효과를 충분 히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울러 소규모 모둠활동의 활용 정도, 프로젝트 수업의 활용 정도, 수업에서의 ICT 활용 정도를 1수업 2교사제의 효과성으로 살펴본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소규모 모둠활동은 대다수의 교실수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형태임을 감안하면 자칫 1수업 2교사제를 실시할 때 수업 방법에서의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는 또 다른 부담을 교사들에게 안겨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수업을 바꾸기 위 한 1수업 2교사제라고 한다면, 1수업 2교사제가 아니더라도 수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은 산재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무엇을 위한 1수업 2교사제인가?’에 대한 본질과 취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학생의 변화’나 적어도 ‘학생의 반응’을 통해 1수업 2교사제의 효과성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최근 관찰한 중학교 1학년 수학 수업에서는 각의 의미와 표시 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맞꼭지각을 이해하기 위해 색종이에 두 개의 직선을 교차하여 그린 후 맞꼭지각을 서로 맞춰보는 활동이었는데, 교사가 활동에 대해 분명히 설명했으나 학생들은 무엇을 잘라서 어떻게 맞춰보는 것인가에 대해 모르는 것뿐만 아니라 관심도 없어 보였다. 관찰자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에서만 학생들의 활동을 일부 도와주었다. 대단한 역할은 아니었으나 이 정도의 도움이라도 제공될 수 있다면 수업 내에서 학습부진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에 ‘의미’를 갖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1수업 2교사제는 역할과 자격 조건에서 파생되는 복잡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1수업 2교사제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목적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학생과 교사 모두를 ‘지원’하는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 이다.
“음주운전이란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드리게 되어 사죄의 마음으로 반성합니다. 향후 본인은 얼마간 무면허 상태이기 때문에, 본인의 차량은 수리해서 팔고, 집에서 근무지까지 멀기는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로 출퇴근을 병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무면허 운전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는 이와 같이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지 않고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가정에서는 아내와 자녀로부터 존경받는 가장이 되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판사님께서 이러한 형편을 고려하시어 선처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인터넷 포털 검색에서 ‘반성문’을 치고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반성문 양식과 예문’을 올려놓은 사이트들이 있었다. 위에 소개한 글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사람이 법원의 판사에게 제출한 반성문인데, 인터넷에 있는 예시 글의 일부를 옮겨와 본 것이다. 물론 전문을 다 받아 가려면 유료이다. 이런 식으로 돈을 내고서라도 반성문 양식과 예문을 구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반성문 장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음주운전 사고는 분명 잘못된 것이기에 재판에서 처벌까지 받게 되었다. 그러하니 반성문 아니라 더한 것을 제출해서라도 처벌을 경감하고 싶은 입장일 것이다. 그런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이렇게 반성문을, 자신의 마음을 담아 직접 쓰지 않고, 인터넷에서 구입하여 편리하게 제출하려는 데 대해서는 전폭적인 신뢰를 주기 어렵다. 반성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판사들도 이런 반성문 제출 풍조를 알까. 검색창에 들어 간 김에 반성문 관련 사이트를 더 뒤져 보았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반성문들의 사례가 즐비했다. 남편이 아내에게 잦은 음주를 반성하는 반성문, 남편이 아내에게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서 반성하는 반성문, 아내가 남편에게 홈쇼핑 과잉을 반성하는 반성문 등은 흔히 있을수 있는 반성 형태로 보였다. 부모가 자녀에게 심한 말을 한 것을 반성하는 반성문, 엄마가 아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반성하는 반성문 등은 부모의 반성이라는 점이 특이했다. 옛날 같으면 없었던 반성 양태이다. 학원에 빠진 것에 대해 부모에게 반성하는 반성문, 자녀가 부모에게 실언한 것에 대해 반성하는 반성문, 시험 부정을 모의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는 반성문 등은 이전에도 보아왔던 것이다. 매우 구체적인 정황을 반영한 것으로, 시아버님의 제사를 잊은 아내가 남편에게 반성하는 반성문, 부모님께 부부싸움을 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는 반성문까지도 있었다. 거듭 말하지만 이들 반성문 양식과 예시 글은 모두 돈을 내어야 다운받을 수 있다. 반성문을 사고팔고 하다니, 직접 쓰지 않고 돈 주고 사서 반성문을 제출한 데 대한 반성문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니, 그것조차도 인터넷에서 돈을 내고 다운받아서 제출하려나. 그렇구나. 반성을 가시적 행동으로 보일 때는 반성문이라는 형식이 있었지! 새삼 다시 알았다. 나는 언제 반성문을 썼던가. 초등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자신의 반성을 우리에게 가끔 보여주셨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반성문을 자주 써내도록 하셨다. 사관후보생 훈련 때는 ‘수양록’을 적어야 했는데, 무언가 반성을 요구하는 기제가 들어 있었다. 쫓기듯 써내는 반성문에는 정작 ‘반성’이 없다. 그래서 현실의 반성문은 자칫 상투적으로 흐르기 쉽다. 인터넷에서 돈 내고 다운받는 반성문도 상투성을 면하기 어렵다. 반성과 반성문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아니, 서로 배반할 수도 있다. 인터넷에는 학생들이 선생님께 제출하는 반성문의 양식도 있었다. ‘반성문’이란 표제를 쓰지 않고, ‘선생님께 들려드리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된 양식이다. 이 반성문 양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본인이 했던 일을 적는다.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왜 했는지를 적도록 한다. 둘째, 이 일과 관련해서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일’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적도록 한다. 그리고 셋째, 선생님 말씀을 적고 선생님 도장을 받고, 부모님 말씀을 적고 부모님 도장을 받도록 하는 양식이다. 반성을 일단 행동으로 옮기면 마음에 품었던 원래의 반성적 사유(思惟)대로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생각과 달리 현실에서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사이에서 조정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반성하는 마음은 없었는데 닥친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자니 반성하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게 의외로 많다고 한다. 관계가 복잡다단하고, 손해와 이익이 민감하게 오가는 사회에서는 ‘반성하는 마음’과 ‘반성 행동’이 다르게 갈 때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앞에서 본 법원 판사에게 제출한 반성문이 그 예이다. 반성의 본질은 무엇인가. 반성은 본질적으로 ‘내적 성찰’이다. 반성은 사고(思考)의 차원에서 보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독립된 사고 범주이다. 일찍이 ‘반성적 사고(reflective thinking)’라는 용어가 있지 않았는가. 그래서 철학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반성’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반성은 인간이 자신과 세계를 다시 더 깊이 돌아보려는 철학적 성찰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철학적 성찰로서의 반성은 우리에게 도덕적 안목을 갖게 한다. 반성은 ‘도덕적 사고’의한 양태이기도 한 것이다. 진실로 존재론적 고뇌가 진지하게 묻어나는 반성이 ‘훼손되지 않은 반성’의 원형이다. 바깥으로 보여주는 ‘반성의 기술’에 집착하면 그때부터 반성의 본질이 훼손된다. ‘정치적 수사’로 전락한 정치인들의 반성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목격하는가. 이미 변질화되어 의미도 없고 표정도 없는 반성은 또 얼마나 많은가. 밖으로 보여주는 반성, 행동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반성, 이것에 대한 반성, 즉 재고(再考)가 필요하다. 교육에서도 반성을 무슨 행동 도식처럼 강조할 일은 아니다. 반성의 생명은 자발성이다. 먼저 자발성을 일깨워 주는 반성의 교육적 맥락(context)를 살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반성이 점차 사라지는 세태이다. 반성이라는 것이 낡은 유물처럼 보일 수도 있다. 생각해 보면 근대 국가주의나 계몽주의 이데올로기 시절에는 반성도 넘쳐났다. 애국심이 있는지를 반성하고, 국산품을 애용하는지를 반성하고, 심지어 물자를 얼마나 아껴 쓰는지에 대해서 일상으로 반성하게 하던 시절도 있었다. 스스로 생겨나는 반성이라기보다는 제도가 요구하는 반성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사회가 인민들에게 생활 습관처럼요구하는 ‘자아비판’은 제도화되어 강제되는 반성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과거 우리가 감당했던 반성은 무언가 억눌려서 해야 했던, ‘억지스러운 고백’ 같은 것이기도 했다. 반성은 더러 정죄(定罪) 받는 의식(儀式)으로서 다가왔었다. 반성과 처벌이 늘 같은 묶음으로 붙어 다녔다. 그러다 보니 반성은 각자의 내부 검열 기제로 따라다니면서, 겉으로 안 보이게 안으로 습관화되기도 했다. 물론 이런 것을 온당한 ‘반성’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아무튼 반성이 사라져 가고 있다. 후련해야 할 터인데,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반성을 감당해 보지도 못한 채, 반성이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이 점이 아쉽고 안타깝다. ‘반성’이 빠져나간 자리를 ‘자랑’이 점령한다. 이런 변화를 억압에서 자유로 나아가는, 시대정신인 양 말하기도 하지만, 마냥 수긍하기는 어렵다. 반성은 내가 나의 내면과 대면하는 것이고, 자랑은 나를 타자 쪽으로 드러내어 보이는 것이다. ‘진짜의 나’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가짜의 나’를 연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을 법하다. 비판의 담론은 넘치는데, 반성의 담론은 현저히 줄었다. 남을 들여다보면서 온갖 결점을 찾는 데는 선수가 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나의 결점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럽다. 스스로 심판자의 자리에서 남들을 정죄하기 바쁘다. 내가 그러는 동안 남들 또한 나를 향해서 정죄 할 것이다. 반성은 결코 한낱 시대정신에 머물지않는다. 반성은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 자기 반성을 몰가치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설사 지식이 많다고 해도, 그는 천박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사회 또한 마찬가지이다. 반성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는 경박하다. ‘타자 비판’을 과시하며 ‘나 잘난 맛’을 즐기며 흐르는 데로 흐른다. 마침내 서슴 없는 ‘독한 비방’까지도 지적 허영으로 소비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비방 사회’가 바로 우리 곁에 있다.
가을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중에서 여뀌를 빼놓을 수 없다. 이삭 모양 꽃대에 붉은색 꽃이 좁쌀처럼 촘촘히 달려 있는 것이 여뀌 무리다. 냇가 등 습지는 단연 여뀌들 세상이고, 산기슭이나 도심 공터에서도 여뀌 무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을은 여뀌의 계절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여뀌는 흔하디 흔해서 사람들이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꽃이다. 그저 잡초려니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도 여뀌는 너무 흔하면서도 복잡하기만 하다며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꽃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예쁜 모습을 포착하면 담는 정도의 꽃이다. 다른 꽃들은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도 많고 얘깃거리도 많은데 여뀌는 그런 것도 거의 없다. 여뀌는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피고 지는 꽃이다. 더구나 소도 먹지 않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식물이라는 인식도 퍼져 있다. 논밭에도 무성하게 자라는 경우가 많아 농사꾼에게는 귀찮은 잡초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읽다 보면 ‘여뀌 꽃대 부러지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10권짜리 대하소설인 이 작품 2권에만 여뀌에 대한 묘사가 세 번 등장하고 있다. “강모는 망설이는 강실이의 팔을 잡으며, 제가 먼저 후원 쪽으로 난 샛문으로 몸을 돌렸다. 강실이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선다. 그 주춤하는 기척에 오히려 강모는 잡은 팔에 힘을 주어 당긴다. 텃밭을 지나 명아주 여뀌가 우거진 곳까지는 한 울타리 안이나 마찬가지였다.” 4권과 6권에도 다시 여뀌가 등장한다. “강수는 죽은 후에, 그토록 그리었으나 이웃 마을 둔덕 너머 아느실 최문으로 시집 간 진예 대신, 깨끗하게 살다 죽었다는 어느 먼 곳의 처녀 혼백을 맞이하여 굿을 하고 명혼을 치르었다. 그리고 강실이는 그 명혼의 신랑과 신부가 허수아비 몸을 불빛 아래 누일 때 명아주 여뀌가 제 등 밑에서 부러지는 소리를 아프게 들었다.” 강실이와 강모의 애증관계는 이 소설의 기본 뼈대 중 하나다. 강모는 효원과 혼례를 치르지만 정을 붙이지 못하다 연모하던 사촌동생 강실이를 범한다. 그 장소가 명아주와 여뀌가 무성한 텃밭이었다. 그래서 강실이가 이 장면을 회상할 때마다 ‘여뀌 꽃대 부러지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왜 많은 풀 중에서 하필 여뀌가 자주 등장할까 궁금했었다. 소설의 배경은 전북 남원 사매면 서도리의 노봉마을이다. 남원을 가로지르는 강은 요천(蓼川)이고, ‘요’ 자가 ‘여뀌 요’ 자라는 것을 알면서 그 궁금증이 풀렸다. 요천은 여뀌꽃이 만발한 모습이 아름답다고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여뀌꽃이 만발했으면 이런 이름까지 얻었을까. 요천에 여뀌가 만발하니 요천 주변에 있는 소설 배경 마을도 당연히 여뀌가 흔했을 것 이다. 소설에서 여뀌와 늘 함께 등장하는 명아주도 흔하디 흔한 잡초의 하나다. ‘혼불’의 배경인 남원 노봉마을은 작가 아버지의 고향으로, 최명희가 어렸을 적 많이 간 곳이다. 남원시는 노봉마을을 ‘혼불마을’로 지정하고, 이곳에 ‘혼불문학관’을 지었다. 문학관 내부에는 작가 최명희의 집필실 재현장과 인월댁 베짜기 체험 시설이 있고, 혼례식 장면, 강모 강실 소꿉놀이 장면, 효원의 흡월정(吸月精) 장면, 청암부인 장례식 장면, 액 막이 연날리기 장면 등도 재현해 놓았다. 재작년 혼불문학관에 다녀오는 길에 요천에 내려가 보았다. 강변 정비 사업을 대규모로 한 데다 달뿌리풀 등이 번성해 여뀌가 자랄 공간은 많이 줄어들어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곳곳에서 전체가 붉게 물든 채 열매를 맺어가는 여뀌 무리를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쁜 여뀌 … 6월부터 가을까지 붉은 향연 여뀌는 마디풀과에 속하는 일년생 풀이다. 주로 습지나 시냇가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데 키는 40~80㎝ 정도로, 6월부터 가을까지 가지 끝에 이삭 모양의 붉은색 꽃이 달린다. 잘 보면 수수한 시골 아낙네같이 예쁜 꽃이다. 꽃이 피기 전에는 빨간 좁쌀을 붙여 놓은 것 같다가 분홍빛의 작은 꽃들이 차례로 피는 것이 너무 곱다. 다만 꽃이 워낙 작기 때문에 자세히 보아야 볼 수 있다. 황대권은 ‘야생초 편지’에서 여뀌는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참 예쁜 꽃이라고 했다. 그런데 워낙 무더기로 나니까 그저 귀찮은 풀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고마리, 부레옥잠 등과 함께 수질을 정화하는 고마운 식물이기도 하다. 예전에 아이들은 여뀌를 짓찧어 냇물에 풀었다. 그러면 물고기들이 맥을 못추어 천천히 움직일 때 물고기를 빨리 건져 올리곤 했다. 김주영의 소설 ‘홍어’에도 짓이긴 여뀌를 개울에 풀어 붕어와 피라미들을 잡는 이야기가 나온다. 잎을 씹으면 매운맛이 나 영어 이름은 ‘Water pepper’다. 여뀌 종류는 개여뀌, 가시여뀌, 기생여뀌 등 30가지가 넘는 데다, 구분 포인트도 모호해 정확한 이름을 알기가 쉽지 않다. 야생화 고수들도 여뀌 분류에는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개여뀌다. 밭가나 숲에서 군락을 이룬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대개 ‘개’ 자가 붙으면 본래 것보다 쓸모가 없거나 볼품이 없다는 뜻인데, 개여뀌는 여뀌의 매운 맛이 나지 않는다. 그냥 여뀌는 끝부분에 분홍색을 띠는 연녹색 꽃이 꽃대에 성글게 달리는데 개여뀌는 붉은색 꽃이 촘촘히 달린다. 여뀌 중 가장 화려한 것은 단연 기생여뀌다. 꽃색깔도 진한 붉은색인 데다 아주 향긋한 냄새가 나서 기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자잘한 붉은 꽃이 드문드문 달리는 이삭여뀌, 가시 같은 털이 많은 가시여뀌, 꽃이 제법 커서 여뀌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 흰꽃여뀌 등도 그나마 특징이 뚜렷해 구분하기 쉬운 여뀌들이다. 여뀌라는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꽃이 붉고 그 맛도 매워서 귀신을 쫓는다는 뜻의 역귀(逆鬼)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견해, 꽃대에 작은 꽃이 줄줄이 얽혀 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견해 등이 있다. 여뀌와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고마리와 쪽이 있다. 고마리는 잎이 마치 서양 방패 모양으로 생겨 쉽게 구분할 수 있고, 여뀌처럼 물을 정화하는 기능도 있다. 쪽은 잎을 쪽빛 물감을 들이는 원료로 사용하는 식물이다. 쪽과 여뀌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꽃은 쪽이 여뀌보다 화려하고, 쪽은 잎이 주름이져 약간 울퉁불퉁한 반면 여뀌는 잎이 매끈하다. 그냥 자연 상태이면 여뀌로, 재배하는 것이라면 쪽으로 구분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그녀, 아내의 이야기 남편에게는 제2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뉴욕에 입성했다. 군대 제대 후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채 달랑 100만 원을 손에 쥐고 뉴욕으로 떠나 3년을 버틴 이야기, 난 이걸 백 번도 넘게 들었다. 돈이 없어 하루 한 끼로 때우고, 정기 승차권 한 장으로 여러 명의 친구들과 돌려써야만 했던 궁핍했던 유학 시절의 이야기 말이다. 올랜도에서 신나게 논 후 뉴욕으로 향하는 18시 간의 버스 안에서 그의 회상은 최고조에 달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반발심 때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함께 그려나가고 싶은 우리의 하얀 도화지에 완성된 그림이 먼 저 그려져 있어 샘이 났던 것 같다. 도착 첫 날, 화려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그려 넣으려 무지개색 펜을 딱 들었는데, “아! 그건 여기 이미 다 그려져 있어!” 하며 날 안내하는 T군. 여행에서 느끼는 나의 즐거움 중에는 호기심 어린 T군의 눈을 보는 것과 열정 적으로 누르는 그의 셔터 소리를 듣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게 빠져버린 뉴욕 여행은 그저 싱겁게만 느껴졌다. 일주일이 지나고, 함께 캐나다로 단풍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다가 가자고 자꾸 미루는 남편이 야속했다. “헤어져! 찢어지자고!” 우리는 일심동체, 영원한 합체를 약속한 부부지만 여행중 보고 싶은 게 다른 날엔 한 명은 미술관으로 한 명은 공원을 향해 등을 맞대고 ‘찌이익’ 분리가 되기도 했었다. 혹은 아픈 남편을 호스텔에 혼자 두고 당일치기 섬 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고···. 하지만 이번엔 일주일 이상의 긴 여정이 될 예정이므로 T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말 혼자 다녀올 수 있겠어?” 걱정스레 묻는 T군에게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답했다. 다음 날 새벽, 배낭 하나 달랑 메고 T군과 함께 뉴욕의 펜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한인 타운의 음식점을 제 외하면 T군과 함께한 첫 관광지인 셈이다. 연신 “혼자 잘 갈 수 있겠느냐” 물으며 울상인 T군과는 달리 난 드디어 캐나다의 단풍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히죽히죽 웃음이 났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나는 기차에서, T군은 플랫폼에서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그렇게 우리는 멀어져 갔다. 그, 남편의 이야기 “겨울에는 추워서, 봄에는 나른해서, 여름에는 더워서 늘어져 있잖아. 당신은 일 년에 딱 두 달, 9월이랑 10월에만 생기가 도는 사람 같아!” 이런저런 이유로 일 년 내내 골골대는 나를 놀려대는 N양의 말처럼 난 오직 가을에만 에너지가 넘치는, 가을 남자다. 이런 날 두고 N양이 캐나다의 가을 속으로 떠났다. 사실 나도 캐나다의 단풍을 보고 싶었다. 가을 햇살에 버무려진 영롱한 붉은 단풍나무의 향연. 국기에 빨간 단풍잎을 새겨 넣을 만큼 단풍이 아름다운 나라, 캐나다가 아닌가! 다만 엉덩이가 무거워 졌을 뿐이다. 친구들과의 해후 속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훈훈한 우정이 나의 몸을 뉴욕에 고정시켜버렸다. 그런 나를 두고 정말로 N양이 홀로 떠났다. ‘아, 어쩌지? 지금이라도 따라갈까? 며칠도 안 돼 뒤따라가면 좀 없어 보이려나?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따라왔 다고 할까? 이건 너무 신파적인데···. 당신 혼자 보내고 나니 걱정이 돼 따라왔다고 해야겠다. 그게 좋겠다!’ “오빠, 캐나다. 진짜 아름다워.” 혼자 떠난 지 3일 만에 N양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서운하게도 너무 밝았다. “당신 혼자 보내고 불안해서 안 되겠다. 오빠도 갈 테니 토론토에서 만나!” 일단 마음을 먹고 나니 모든 게 일사천리였다. 뉴욕의 친구들에게 잠시만 안녕을 고하고, 오후에 바로 출발해 10시간을 밤새 달렸다. 토론토의 아침, 햇살이 싱그러운 길드 파크(Guild park)에서 며칠간 못 보았던 N양의 싱그러운 미소를 마주할 수 있었다. 헤어질 때처럼, 다시 만날 때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멋진 해후를 한 우리는 공원 산책을 나섰다. N양은 내 팔짱을 꼭 낀 채 입가에 한가득 웃음을 머금었다. 하지만 난 N양을 만난 기쁨을 표현할 겨를이 없었다. 캐나다의 가을에 온 정신이 빼앗겨버렸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수화기 너머 N양의 탄성으로만 듣던 단풍국에 입성한 난 이토록 아름다운 단풍국이 실존하는 나라라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단풍잎으로 가득 메워진 산책길은 레드카펫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고, 하늘 천장을 뒤덮은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햇살 들이 낙엽 위에서 별빛처럼 반짝였다. 한 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의 소리가 구름 위를 걷는 듯 부드러웠고, 노란 별, 빨간 별, 갈색 별들이 발걸음에 맞추어 춤추 듯 날아다녔다. 두 팔을 벌려 가을 햇살을 온몸으로 맞이하던 N양이 걸음을 멈추더니 저만치 쌓인 낙엽 위에 몸을 뉘었다. 붉은 잎들로 수 놓아진 푹신한 침대 위에 누운 듯 편안한 표정의 N양 옆에 나도 누워 보았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진한 낙옆 향이 코끝에 떠 돈다.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햇살이 내 두 눈을 간지럽힌다. 바람 소리마저 숨죽인 정적, 그 고요함이 한없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가끔 나도 혼자하는 여행을 상상해 보곤 한다. 옆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오롯이 나만의 시간 속에 머무를 수 있 다는 게 참으로 달콤해 보였다. 하지만 오늘 같이 황홀한 순간, 정작 내가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공유할 수 있는 이가 곁에 없다면, 나는 쓸쓸함에 사무쳐 괴로워할 것임을 안다. 사실 외로움을 많이 타기에 내게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 더 맞다. 아름다운 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두 배로 더 아름답다. 단풍색이 스며든 붉고 노란 시간 속을 한참 거닐자 하늘 빛깔의 푸르름이 한아름 펼쳐졌다. 길이 끝나는 곳, 절벽 아래로 하늘처럼 깊고 맑은 호수가 펼쳐졌다. 끝을 알 수 없는 호수 저편, 바다처럼 진하고 시린 하늘이 이어졌다. 붉은색에 익숙해져 버린 시야를 뒤덮은 푸른 향연에 눈앞이 어지럽다. “도시 속에 공원이 있는 게 아니라 공원속에 도시가 있어.” 그랬다. N양의 말처럼 길드 파크를 포함하여 토론토 곳곳의 공원들은 대부분 도시 속에 있는 작은 공원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했다. 이 거대한 대자연 속에 캐나다가 있고, 우리가 있다. 온 세상을 붉은 물결로 물들인 가을날도, 손을 맞잡고 함께 서 있는 우리의 관계도 한없이 지속되 었으면 좋겠다. 세단어로 알아보는 캐나다 1. 단풍 캐나다의 단풍은 국기로도 상징될 만큼 유명하다. 현재 캐나다의 국기는 1965년에 채택된 형태다. 단풍이 캐나다의 상징이 된 것은 프랑스계 이주민들이 캐나다에 정착하면서인데, 추운 캐나다의 날씨를 이겨내고 혹한에 맞서는 모습을 고고한 단풍나무에 빗대었다는 설이 있다. 아름다울 뿐 아니라 웅장한 맛이 있는 캐나다의 단풍은 보통 10월 초에 시작하여 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2. 메이플 시럽 캐나다에서 단풍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로 메이플 시럽이다. 메이플 시럽이란 단풍나무의 작은 구멍에서 채취한 진액을 일컫는데, 캐나다 동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메이플 시럽의 양이 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거대하다. 메이플 시럽의 종류는 농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농도는 끓이는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높은 온도에 서 끓일수록 농도가 짙어진다. 농도가 옅은 메이플 시럽은 시럽 자체로 뿌려 먹고, 농도가 짙은 메이플 시럽은 베이킹할 때 주로 사용된다. 3. 토론토 가는 길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에서 매일 직항이 운행된다. 직항으로 12시간 45분이 소요된다.
11월 23일 7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교총)는 1947년에 창립된 우리나라 최대·최고 교원단체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전국 10,000여 개의 학교분회와 190개의 시·군·구교총, 17개 시·도교총, 각종 직능단체를 아우르는 중앙단체이며 ‘교직관을 전문직’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직관’과 차별되는 단체다. 굴곡진 대한민국의 현대사만큼이나 교총 70년 역사도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지만 교육전문가들도 현재의 교육관련 법과 제도, 교원의 보수와 수당·후생복지와 관련된 것들의 역사를 추적해보면 교총의 손을 거친 것이 대부분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교원의 예우와 교권보호를 강화한 교원지위법 제정,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가능하게 한 교육세 신설과 교육재정 GDP 5% 확보, 학교교육 정상화를 이끌어낸 중학교 무시험 입학제도 도입 등이 대표적이며 교원의 후생복지 증대와 관련된 것은 사립교원의 연금제도 신설을 비롯해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교총의 현재 심정을 표현한다면 ‘갈 길은 아직 먼데 벌써 날은 저물고’라고 할 수 있다. ‘현장의 교육부’로서 우리나라 교육 역사를 만들어 왔지만 50만 현장교원과 회원은 교총이 더 분발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루를 쉬면 이틀을 달려가야 할 운명의 단체인 교총에게 그야말로 갈 길은 멀고 지는 해는 아쉽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선도자가 가지는 중압감도 교총을 자극하는 요소이다.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추적자의 존재는 선도자를 항상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총은 광복 이후 미개척지이거나 황무지와 같았던 대한민국의 교육을 밑바탕부터 다지며 이끌어 오는 데 있어 선도자의 역할을 해왔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늘 따라다니던 위기의 순간마다 교총은 과감한 혁신으로 제2, 제3의 도약을 이끌어냈던 저력있는 단체다. 이번에 고희(古稀)를 맞은 교총 앞에 놓인 것도 분발과 자기혁신에 대한 회원의 요구인데 그것은 교총이 미래 100년을 향해 다시 힘차게 달려가라는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글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교총의 현주소를 학교현장의 눈으로 살펴보고 미래 100년을 향한 과제를 모색하는 데 있다. 현장의 교육부로 불리는 교총 교총의 뿌리는 당연히 ‘학교현장’에 있다. 학교현장이라는 거대한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힘인 교심(敎心)이 바로 교총 힘의 원천인 셈인데, 일부에서는 교총 70년 의 역사가 ‘일방적인 정부정책(top-down)에 맞서 학교현장중심의 정책(bottom-up)을 실현하기 위해 달려온 기록’이라고 평하면서 교총을 현장의 교육부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장의 교육부란 이 명칭은 현장의 여론을 정책화하고 이를 정부와 국회·정당 등 정책 결정권자를 대상으로 실현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현장의 교원들과 철저하게 현장의 관점에서 이끌어 나가는 것을 함축한 용어인데, 중앙정부에는 교육부가 있지만 학교현장에는 교총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회원들이 붙인 것이다. 교육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떠나서도 학교 현장은 교총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다. 전국 50만 교원과 회원의 희노애락이 일어나는 삶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교총이 「가르칠 맛 나는 학교! 선생님이 행복해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학교를 선생님이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려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러한 현장중시는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난 70년 동안 교총이 정책과 조직운영 전반을 통해 지속해 왔다는 것은 현장교원의 목소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만난 회원 중 상당수는 한국교총에 애정과 친근감을 표시했다. 충남의 한 여 회원은 “70년대 말에 교직에 들어올 때부터 줄곧 교총회원이다”라고 하면서 “교직생활을 하면서 교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산업시찰이었는데, “당시 교총의 초청으로 시골교사가 서울을 처음 방문했고 산업시설 시찰을 통해 견문도 많이 넓혔다”면서 지금도 교총하면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다른 한 회원은 “교총이 발행했던 월간 새교실이 자신의 교직멘토였다”면서 “수업준비나 계획서를 작성할 때면 디테일한 부분이나 궁금한 것에 대해 일종의 갈증 같은 것을 느꼈는 데 그때마다 새교실을 보며 해소했다”며 고마워했다.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현직 교장인 회원은 교총이 주도했던 1998년의 교원정년단축반대 여의도 전국교육자총궐기 대회를 먼저 꺼내면서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그때의 벅찬 감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고 했다. 자신은 당시 30대였기 때문에 정년 단축은 남의 이야기였지만, 전국교육자총궐기대회에 참석한 7만이 넘는 교원들의 노도와 같은 물결 속에서 함께 정년 단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시가행진도 하면서 내가 교육자라는 아이덴티티와 교총회원으로서의 소속감도 느꼈다면서 “그날을 계기로 교사로서의 각오도 다지고 적극적인 교총맨이 되었다”고 했다. 한편 최근 한국교총이 기간제 교사·강사 정규직 전환문제 대처를 보면서 “우리를 대변하는 선배 선생님들의 단체라는 인상을 받았다”는 의견을 밝히는 교대, 사대 재학생도 많이 있었다. 교총은 현장중심의 활동을 통해 수많은 미래의 교육 지도자를 발굴하여 육성하는 일종의 사관학교 역할도 했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교육계 인사를 만나면 자신이 교총회원이라는 것과 교총의 이런저런 활동에 참여하거나, 하고 있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교총의 정책 형성과 해결 과정, 조직 활동에 참여하 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안목과 교육자로서의 품성을 기르게 되었고 또 대내외의 다양한 인사와의 교류를 통해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가지게 되면서 교육계의 지도적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 회원 중 한 사람은 “교총 회원이 된다는 것은 교육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는 증명서와 같았으며 교직의 선후배와 동료로서 교직의 전문성 신장과 교육발전에 힘을 모으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며 의미를 부여 했다. 흔들리는 학교현장, 교총에게는 시련 그러나 진보와 보수 정권이 이어서 집권한 지난 20여 년의 세월 동안 교총의 기반이자 뿌리조직인 학교현장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교원단체 활동에 예전과 같은 열정과 관심을 보이지 않는 교원들이 늘어나고 있 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데는 학교현장의 다양한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교총에 1차적인 원인과 책임이 있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시대환경적인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교원의 업무가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수업과 수업준비 외에 각종 회의와 운영회 운영, 학부모 응대, 민원성 업무와 같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계속 늘어나 다른 것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현장에서 교총의 활동 입지도 좁아지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이 단체 저 단체 모두 가입하지 않는 소위 무적 교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제도적인 맹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는 데, 굳이 교원단체에 가입하지 않아도 정책의 성과나 혜택은 회원 비회원 구분없이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담임 수당 2만원이 올랐는데, 교총이 교육부, 국회·정당, 인사혁신처 등을 대상으로 한 끈질긴 활동의 결과지만 혜택은 회원 비회원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돌아간 것이 한 예이다. 특히 신규 교원을 비롯한 젊은 교원은 어떤 교원단체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교원단체의 유지와 발전에 상당한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세 번째는 교육감 직선제의 도입으로 특정 이념의 교육감이 있는 시·도는 교총활동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원의 신분은 국가공무원이지만 인사와 재정 등 막강한 권력을 가진 교육감의 정책을 정면에서 반박한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 교육감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교총회원 손들어 보라”고 하면서 교총 힘빼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요인이 겹치고 쌓여 학교현장이 흔들리면서 교총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문제나 교원의 다양한 요구들은 정부나 국회·정당을 움직여야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교총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전략적 인내심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과 교원이 개인화, 파편화되어가는 것은 결국 교직사회의 힘만 빠지게 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교총이 70년간 전력을 다해 구축해온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향상이라는 교원 안전망이 어느 정도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하자 학교현장이 교총의 절실함을 잘 느끼지 못하는 현상도 교총 활동 약화에 한 몫하고 있다. 교총 미래 100년을 향한 과제 이 시점에서 교총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학교현장의 신뢰이며 이것을 얻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기혁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을 일신하고 선도자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한다면 교총 미래 100년도 현장의 박수 속에서 맞게 될 것이다. 그러면 조직을 어떻게 일신할 것인가. 학교 현장의 의견을 종합하면, 첫 번째가 회원 참여 조직으로의 일대 혁신이었다. 교총회원은 자신이 교총회원이라는 의식, 다른 말로 하면 교총에 대한 소속감이 없거나 있어도 매우 낮다. 이것은 회비만 냈지 교총의 활동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면 단위 소규모 학교에서 근무하는 회원이 농어촌학교 활성화를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해서는 “교총회원 35년 만에 처음으로 교총회관에 와봤다”면서 감격해 했고, 군 단위 지역교총에서 사무장을 맡아 봉사하던 젊은 회원은 “일을 하면서 교총에 반했다”면서 “누가 물으면 교총과 결혼했다고 한다”고 말해서 주위를 놀라게 한 적도 있다. 회원참여 조직으로 전환된다면 앞의 사례처럼 교총의 활성화와 회원 의식의 강화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두 번째 가 젊은 교원의 회원 확보였다. 교총은 사실과 달리 교장, 교감 관리직들의 단체라는 오해 때문에 젊은 회원의 확보가 쉽지 않다. 그러나 교총 안에서 젊은 교사들이 들끓는다 면다른 젊은 교사도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조직만의 일신으로는 학교현장의 교심(敎心)을 이끌어올 수는 없기 때문에 학교현장 밀착형 정책의 지속적인 개발과 이의 실현으로 회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하윤수 제36대 교총회장이 취임 후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원지위법 개정 법률안을 좋은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현실 안주를 버리고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교총이 70년의 역사와 성과가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라”면서 “경쟁력은 오랜 기간 성공과 실패, 위기의 극복과정에서 축적한 경 험 위에 지속적인 자기혁신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총은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갈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교원단체”라면서, “앞으로 30년 후인 교총이 100년을 맞이하는 그날까지 교총호(敎總號)가 순항하기를 바라는 것이 교육계의 한결같은 심정이다”고 응원했다.
나는 미신과 주술을 모른다 순자의 천론(天論)편 서두를 보면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주역점을 잘 아는 자는 주역점을 치지 않는다.” 정말 주역을 잘 아는 이는, 주역이 제시하는 건강한 상식을 아는 이는, 그걸 바탕으로 세상을 살지 따로 점을 쳐서 그걸 믿고 의지하고 집착한 채 살지 않는다는 말이죠. 사실 순자는 원래 운명론, 미신, 주술적 인식을 매우 싫어했는데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은 천론(天論)편의 서두입니다. 천행유상( 天行有常 ) 하늘의 운행에는 한결같은 법도가 있으니 불위요존( 不爲堯存 ) 불위걸망( 不爲桀亡 ) 요임금 때문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요, 걸임금 때문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응지이치즉길( 應之以治則吉 ) 응지이난즉흉( 應之以亂則凶 ) 다스림으로 응하면 길하고 어지러움으로 응하면 흉하다 강본이절용( 彊本而節用 ), 즉천불능빈( 則天不能貧 ) 양비이동시( 養備而動時 ), 즉천불능병( 則天不能病 ) 근본에 힘쓰고 물자를 아껴 쓰면, 하늘이라도 가난하게 할 수 없고 준비를 잘하고 때맞게 움직이면, 하늘이라도 병들게 할 수 없다.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하늘이 감동 했다, 하늘이 화와 복을 내린다.” 고대 동아시아인들은 하늘에 어떤 종교적 감정과 가치관을 투영해서 보았고 사실 지금도 우리는 거기서 자유롭지 않은데 이는 순자가 한 말입니다. 하늘은 그 자체의 질서로 돌아가는 객관적 조건 내지 자연일 뿐이 며 인간은 그 조건에 응해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하면 하늘도 어쩔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다스림으로 응하고 근본에 힘쓰며 물자를 아껴 쓰면 마음속에 하늘을 뫼시든 안 뫼시든 잘 살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순자는 주술, 미신적 사고를 싫어했습니다. 인간의 일은 인간이 알아서 하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길흉과 치란은 인간과 또 인간 집단의 노력 여부에 달린 것이 니 주술, 미신적 사고와 인습에서 벗어나라는 위대한 선언인데요, 그게 바로 순자의 합리주의며 인본주의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합리주의, 인본주의라고 하고 넘어가기엔 좀 아쉽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도 교육자 순자, 스승 순자와 연관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관상 좋은 것보다 행동 규범이 우선이다 “사람의 관상을 보는 이는 옛사람들에게도 없었고 학자들도 얘기하지 않았다. 예전에 고포자경(姑布子卿)이란 이가 있었고 양나라에 당거(唐擧)라는 이가 있어서 사람의 형상과 안색을 보고 그의 길흉과 화복을 알아낸다고 했다. 세상에서는 이것을 칭송하지만 옛사람들에게도 없었고 학 자들도 얘기하지 않은 일이다.” “외형이 비록 나쁘다 하더라도 마음과 행동 규범만 훌륭하다면 군자가 되는 데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다. 외형이 비록 훌륭 하다고 하더라도 마음과 행동 규범이 나쁘면 소인이 되는 데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다.” 관상 같은 것, 얼굴 보고 사람이 잘될 것이다 못될 것이다 판정하는 그런 것 믿지 말라고 하는 순자입니다. 춘추전국시대는 인력 수요가 컸던 때라 사람을 잘 가려 뽑아 관리로 삼아야 했는데 그때부터 관상이란 게 시작되었나 봅니다. 사실 우리도 취업이나 승진에 관상을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예전에는 더했겠지요. 하지만 순자는 ‘신경 쓸 것 없다, 무시해도 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순자가 스승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실 순자의 이런 태도는 사상적 라이벌인 묵가 무리를 의식해서 그런 감도 있습니다. 묵자의 제자들이 유가 내부에 있던 운명주의, 숙명주의를 강하게 공격했지요. 세상의 어지러움은 공자가 살았던 시대보다 심해지는데 종사 공자께서 주장한 대로 인(仁), 의(義), 덕(德)을 실천해도 세상은 알아주지 않고 구세를 실천할 길은 막막하고, 그러다 보니 패배적 운명주의와 비관적 숙명주의가 유자들 내에 많았는데 그걸 묵가가 지적했지요. 철저히 공자 사상의 약점을 메꿔 진화시키려고 했던 순자는 유가 내부의 그런 비합리적 요소나 운명주의를 모두 털어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교육자로서 자의식이 강했고 그게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제가 누군가를 가르치고 누군가를 지도한다면 저부터도 그러겠습니다. “사주가 나쁘다고 해도 신경 쓰지 마라. 관상 그런 것 무시해라. 집안 환경 안 좋아도 상관없다. 설사 장애가 있어도 괜찮다.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 라고 할 것입니다. 사실 순자의 합리주의와 인본주의 신념은 결국 독려와 격려를 위한 겁니다. 그가 철저히 주술적 사고와 미신을 멀리하려고 한 것은 교육자로서 기본을 지키기 위한 것이 었습니다. “관상을 보는 것은 마음을 논하는 것만 못하고 마음을 논하는 것은 행동 규범을 잘 가리는 것만 못하다. 형상은 마음만은 못하 고 마음은 행동 규범만은 못하다.” 비상(非相)편에서 순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관상 좋은 것이 마음가짐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가짐 좋은 것이 몸가짐 바른 것만 못하다는 말인데 전형적인 교육자의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준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지만 둔한 말도 열 배의 노력과 시간을 들이면 준마를 따라잡을 수 있다. 하지만 무궁한 것을 추구하고 끝없는 것을 추구하려 한다면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끓어지도록 애써도 평생토 록 미치지 못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목표가 되는 곳이 있다면 천 리가 비록 멀다고는 하더라도 혹은 늦다고 하고 혹은 빠르기도 하며 혹은 앞서기도 하고 혹은 뒤처지기도 하겠지만 어찌 그곳에 도달하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수신(修身)편에서 순자가 한 말입니다. 둔한 말도 준마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꾸준해야 한다는 것이죠. 열 배의 노력도 마다하지 않아야 따라잡을 수 있고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력 이전에 목표가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순자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수원을 막고 물길을 달리 낸다면 장강이나 황 하도 말라붙게 된다고 말이죠. 또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갔다 하면 여섯 말의 준마가 수레를 끈다 해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없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준마(駿馬)와 둔마(鈍馬)는 순자답게 예시와 비유로 설명을 했는데 순자는 더 나아가 자라 이야기를 합니다. “반 걸음씩 걸으면 절름발이 자라라 하더라도 천 리를 갈 수 있다.” 자라, 그것도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갈 수 있답니다. 규보불휴파별천리( 蹞 步不休跛鼈千里) 유명한 말인데, 더 줄여서 사자성어로 파별천리(跛鼈千里)라고도 합니다. 열심히 배우고 배운 것을 부지런히 노력하면 누구든 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인데 순자 텍스트를 보면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 가능하다’ 라고 이렇게 독려하고 격려하는 말들이 많이도 나옵니다. 역시나 교육자라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중요한 건 배우는 사람의 노력과 실천이지요. “갈 길이 비록 가깝다 하더라도 가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다. 일이 비록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룩되지 않는다.” 수신편에서 한 말인데 가야 합니다, 그리고 해야 합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고 작은 것이라도 행해야지요. 과소평가된 순자의 철학과 사상 순자하면 대중들에게 성악설의 아이콘입니다. 순자하면 대뜸 성악설을 말하는 학생들이 아주 많죠. 그래서 인간을 부정적으로 비관적으로 본 인물로 아는 사람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 순자의 철학과 사상까지도 과소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정작 텍스트를 펼쳐보면 인간에 대한 신뢰와 긍정이 넘쳐 납니다.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 는 믿음이죠. 신뢰고 낙관입니다. 얼마든지 거듭나고 훌륭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믿음, 최소한 배움의 뜻을 가진 학생들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말일 겁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낙관, 긍정이 없다면 어느 누가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고 믿겠습니까? 학생에 대한 믿음이 없는데 부지런히 격려하고 독려하는 교육자가 있을 수 있을까요? 군사정권 시절, 우리가 고도성장하던 시절에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 는 식의 레토릭이 아닙니다. 늘 수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충실하게 사례와 비유를 만들고 찾아 학생들을 가르쳐왔으며 미신과 주술을 거부한 합리주의와 인본주의를 고집하는 교육자의 철학인 것이죠. 자. 이쯤 되면 성악설의 순자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기억해야하지 않을까요. 천하는 어두워 알지 못하고 밝은 세상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봐 시름만이 끝이 없구나. 천 년이면 반드시 세상이 뒤바뀐다는 것은 옛날부터의 법도이니 제자들아 학문에 힘쓰고 있으면 하늘은 그것을 잊지 않으리니 성인께서 두 손 모아 기다리는 때가 곧 올 것이네. 부(賦)편에 실린 시입니다. 제자백가 사상가 중 유일하게 제자들에게 최후의 당부, 유언을 남겨둔 사람인데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순자는 스승이며, 선생이고 교육자입니다.
“여기서 한 사람이라도 살믄 우리가 이기는 거여~.” 영화 군함도의 명대사 중 하나다. 일제가 저지른 대표적 만행으로 꼽히는 조선인 강제 징용의 상징 군함도. 우리민족의 한과 피와 눈물로 쓰여진 아픈 역사의 현장을 지난 8월 서울 동원중학교 학생들이 찾았다. 학생 21명과 인솔교사 5명이 함께한 이번 군함도 탐방은 동원중학교의 특색사업인 ‘창의 융합적 독서활동을 통한 역사 바로알기’ 일환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이 독서활동을 하고 책 내용과 관련 된 곳을 직접 찾아봄으로써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살아있는 체험교육을 구현한 것이다. 실제로 군함도 탐방은 동원중학교가 소설 군함도의 한수산 작가와 학생들 간 ‘작가와 만남’ 행사를 가진 것이 계기가 됐다. 정덕채 교장은 “독서체험 여행을 통해 독서와 독후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고력과 비판력을 향상시키고, 바른 역사인식을 갖춘 미래세대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앱의 활용과 현장체험을 연계한 독서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교과 융합적 활동을 폭넓게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군함도 탐방기사는 동원중학교 박예인(2학년), 이경빈(3학년) 학생이 작성했다. 지난 8월 9일, 나가사키에는 비가 내렸다. 이날 우리는 군함도에서 조선인 원폭 피해자에 대한 추도식 행사에 참여했다. 이 추도식은 평화공원에서 이루어지는 일본 정부의 공식 추도식과는 별개로 일본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조선인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다. 아침 8시로 예정된 추도식 행사를 위해 우리는 6시부터 일어나 서둘러 길을 나섰다. 비까지 세차게 내려서 도로는 혼잡했고 차는 느리게 이동했다. 결국 시간에 맞추기 위해 거의 뛰다시피 빨리 걸어 현장에 도착했다. 숨찬 가슴을 진정하며 돌아보니, 조선인 원폭 희생자를 기리는 추도비는 길가 작은 공원의 모퉁이에 세워져 있었고 추도식을 위해 15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 단체가 함께 진행한 추도식에서 일본인 시민운동가는 아리랑과 고향의 봄 같은 한국 노래를 대금으로 연주해 주었다. 비 오는 아침의 조용한 공원에서 울려 퍼지는 우리의 민요와 노래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우리는 줄지어선 일본인과 한국인 참배객들과 함께 조선인 원폭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평안과 안식을 기원하며 차례로 추도비 앞에 헌화를 했다. 이어 자원봉사자 기무라 히데토 씨를 만나 평화공원 내에 있는 원폭기념관으로 이동했다. 기무라 씨는 시민단체 ‘나가사키 재일 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 자들의 사연을 일본 사회에 알리는 한편 생존자들의 사연을 듣기 위해 한국말을 배울 만큼 열정이 대단한 분이었다. 원폭기념관 입구에서 우리는 피폭 때 멈춘 괘종시계 바늘과 피폭으로 녹아내린 철탑 구조물을 마주했다. 기념관에서는 많은 사진과 물품을 통해 당시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폭의 피해 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폭음과 열선, 방사능을 동반하는 원폭으로 당시의 나가사키에 거주했던 사람들이 겪은 고통이 상상 이상으로 커서 놀랐다. 하지만 전시 내용을 볼수록 전쟁을 일으킨 일본인들이 스스로를 원폭의 피해자라고 외치면서 가해자라는 점을 감추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기무라 씨는 서툰 우리말로 “전시관에 적혀 있는 조선인 피폭자 수치가 지나치게 축소되었다”며 “역사적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반드시 기억하고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우리에게 강조했다. 평화공원 안의 대규모 기념관을 나온 우리는 광장을 지나 좁은 골목길 위쪽 작은 주택 앞에 섰다. 그곳은 시민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원폭기념관이었다. 앞서 보았던 원폭기념관이 일본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원폭의 참상과 일본의 피해에 충실한 내용이었다면 이곳의 전시물들은 나가사키 인근 탄광과 군함도에서 강제 노역을 당했거나 피폭으로 숨졌던 조선인들에 대한 기록과 모습들을 전하고 있었다. 제국주의 일본이 피해를 끼쳤던 역사적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민간인들에게 가해졌던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행위를 담은 자료들도 있었다. 기무라 씨는 “원폭의 피해자 중에는 조선인 희생자도 있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가르치는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나는 일본인이 되는 것보다 양심을 지키는 인간이고 싶어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셋째 날인 8월 11일에는 군함도 자료관 관람 및 군함도 방문을 했다. 먼저 군함도 자료관부터 보았는데, 그곳에서는 군함도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 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각종 전시물과 사진, 영상, 모형제작이 되어 있어서 군함도의 현재의 외형적 특징과 과거에 어떠한 건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곳 자료관 역시 군함도에서 일어난 조선인에 대한 억압과 비인간적 처우는 철저히 감춘 채 근대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홍보하고 당시 일본인들의 경제적 생활수준이 높았음을 선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오후에는 드디어 군함도를 보러가게 되었다. 군함도까지는 배를 타고 나가사키- 다카시마 섬-군함도 순서로 약 1시간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출항 때부터 약간씩 배의 출렁임이 느껴지더니 결국 파도가 높아 접안을 못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와 우리는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배가 군함도 주변을 선회하는 동안 회색 콘크리트의 차갑고 우울한 색깔이 마음을 눌렀다. 비록 땅에 발을 내딛진 못했지만 소설 속 인물들이 살았던 배경을 실제로 보며 비교 할 수는 있었기에 유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군함도에 담긴 아픈 역사를 바르게 알고 이를 알리기 위해서 역사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가사키의 거리를 걸었던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이제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여행들은 그 기억이 옅어진다. 하지만 소설 군함도를 읽고 떠났던 이번 여행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다. 우리는 이 독서여행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와 올바른 역사의식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 과거는 기억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 다짐의 끝에서 우리는 인간애의 실천과 평화의 실현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만날 수 있었다.
“저는 올해 발령받은 신규교사로,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6교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안전교육을 TV로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반 여학생이 화장품을 바르고 있기에 저는 그 화장품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학생은 화장품을 파우치에 넣더니 ‘그런적 없다’며 발뺌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서너 차례 대화가 오가면서 실랑이를 좀 벌이다 제가 가방을 검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그 여학생이 ‘아 이 XX! 빡치네’ 라고 말하며 책상을 발로 차고는 교실을 나가 버렸습니다.” 이것은 어느 신규교사가 털어놓은 얘기이다. 이와 같은 도발적 대화는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중학교에서 많이 발생한다. 수업시간에 이루어진 다음 대화들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중3 교실 영어 수업시간 "왜 겉옷을 입고 있니? 벗어라.” “추워서 입었는데요.” “창문은 다 열려 있고 선풍기는 틀어져 있고 밑에는 반바지를 입었으면서 춥다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리냐?” “아침에 오려고 하는데 긴 바지를 못 찾아서 그냥 반바지를 입었는데요.” “그러니까 네가 잘못한 거야. 긴 바지를 입고 와야지. 외투는 겨울에 추울 때 입는 거지, 지금처럼 하복에 입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왜 말이 안 돼요?” “교칙에 어긋나니까 그런 거지, 그걸 몰라서 묻는 거야?” “교칙에 추우면 외투 입어도 된다고 되어 있는데요.” 중2 교실 과학 수업시간 “저기 뒤에 성민(가명)이! 문제는 다 풀고 자는 거냐?” 성민이가 부스스 일어나서 학습지 문제를 푸는 척한다. 그런데 바로 뒤이어 앞쪽에 앉아 있던 희철(가명)이가 갑자기 겉옷을 꺼내 머리에 감싸고 본격적으로 자려는 동작을 취한다. “희철아! 너 뭐하는 거야?” “자려고 하는데요.” “학습지 풀라는데 자다니 말이 되니?” “선생님이 ‘문제는 다 풀고 자는 거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로 봐서 문제 다 풀면 자도 된다는 뜻 아니에요?” “그건, 자는 건 안 좋지만 그래도 학습지를 풀고 자는 건 그나마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이지. 어쨌든 수업시간에 자는 건 안 좋은 행동이잖니!” “그러니까요. 그나마 나은 걸 선택하는 것이잖아요.” 이런 상황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교사 모두에게 익숙한 장면들이다. 학생 본인이 잘못한 것을, 혹은 자신의 주장이 억측인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굳이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잘못하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그러고는 교사의 말 중에서 자기가 공격하기 쉬운 포인트를 골라 그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파고 든다. 그러다가 자기가 불리해지면 모르쇠 전략으로 나오니 교사들이 학생들을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이런 영양가 없는 대화가 오고가다보면 결국에는, 같은 학생 편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서도 ‘어이없다’는 식의 탄식과 비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모 교사는 이러한 아이들의 언동을 일컬어 본인이 바보인 듯한, 혹은 이상한 학생인양 발언을 계속함으로써 교사가 어이없도록 상황을 전개시켜, 추후에는 아예 자신의 행동에 대해 교사가 참견하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마치 군대의 고문관처럼 보이도록 의도적인 행동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이와 같은 아이들의 도발적인 대화를 가만히 지켜보면 기실 그럴듯해 보인다. 왜냐하면 저런 부류 의 아이들은 교사의 말을 거의 대부분 잘 안 듣는 편이다. 그런데 선생님의 말씀 중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나오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 자신의 행동을 실행에 옮기기 때문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그들의 목적을 찾을 수 있다면야 최선이겠으나, 그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문제 되는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대화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 표면적인 이유만이라도 파악할 수 있다면 문제해 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다. 요즘의 아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달리 타인에게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교육을 받았고 그런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침묵은 금이다’, ‘잘난 척하면 재수 없다’라는 식으로 의식화된 기성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데 능숙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자기 중심적인 아동기의 특성, 과잉행동을 하기 마련인 청소년기의 특성과 연결되어 위와 같 은 상황이 발생하게한 개연성도 있다. 또 하나의 요인으로 우울증적인 요소를 들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상당수의 아동·청소년들은 우울증, 기분부전증 혹은 우울증적인 질병 요소를 한두가지씩 안고 있다. 청소년기의 우울증은 가면우울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울증은 주지하다시피 행복을 훔쳐가는 도둑, 마음의 감기 등 여러 가지 별칭으로 불리며 우리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다. 또 하나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불행을 자기 주변의 특정인 때문이라고 단정지어 생각한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가면우울증에 걸려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자신의 우울을 가면 뒤에 꼭꼭 숨긴 채로, 가정·학교에서 친구·교사·가족에게 비수와 같은 말을 꽂으면서 자신의 우울과 화를 표출하는 것이다. 자신을 불행하도록 만든 대상 중 하나가 교사로 특정 지어지면 이러한 행동이 더욱 극대화되기도 한다. 물론 부모가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교사도 하루아침에 우울증에 걸린 아이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과도한 의사표현, 화 또는 우울을 표출하는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대부분의 화는 집·사회·친구들·자기 자신 등 교사 이외의 세계에게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점을 명심하자. 물론 아주 드물게는 교사 본인에게서 비롯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과잉 행동, 화, 우울은 마치 용암을 분출하기 직전의 활화산처럼 웅크리고 있다. 학생들의 화를 잘 이해하고 다루는 교사라면 학생들의 활화산을 휴화산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학생들의 화를 자극하는 교사라면 결국 교실 안에서 화산은 폭발하고 말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화를 식힐(cooling down) 수 있을까? 1. 교사들의 기본 마음가짐 나 때문에, 나를 향해 화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사실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것이 사실이다. 2. 10개 단어 이내의 짧은 말을 이용하라 지나치게 긴 설교나 훈계는 아이의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가능하면 짧게 훈계하라. 남학생의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 3. 검투사의 법칙을 잊지 마라 학생들이 교실에서 화를 내면서 선생님과 말다툼을 하게 되면 나머지 학생들은 모두 두 검투사의 싸움에 흥미를 기울이는 구경꾼이 되어 버린다(O. Christensen). 수업 후에 둘이 만나서 대결을 시도하든지, 애정 어린 상담을 해보라. 교실에서 격정적인 대화가 이미 몇 차례 오갔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 바로 대화를 멈추고 수업 후에(경우에 따라서는 즉시) 교무실로 불러서 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4. 물타기 기법을 활용하라 학생들이 수업 중에 언어적으로 공격을 했을 때 최상의 전략은 물타기 기법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동의하라, 그리고 수업을 계속 진행하라 어떤 학생이 선생님 수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 “그럴지도 모르지. 자, 이제 수업을 계속 하자.” 라고 대처하라. 2) 주제를 바꾸어라 어떤 학생이 “선생님, 어제 국가대표 축구 보셨어요?”라고 묻는다면, “그 경기는 모두 봤지? 그런데 오늘 날씨가 참 좋구나. 자, 이제 수업을 시작해 보자.” 라고 대처하라. 3) 이해를 구하라 어떤 학생이 “선생님 숙제는 싫어요.” 라고 한다면 “숙제는 꼭 해야 돼.” 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는 최소한의 숙제를 요구한단다. 모두 이해해 줄 수 있겠지?” 라고 대처하라. 4) 무관한 문제는 피해 가라 어떤 학생이 선생님이 편견을 갖고 수업을 가르친다고 화를 내면서 수업 이외의 주제를 건드리면, “그것은 너의 개인적인 의견 같은데, 따로 이야기할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오늘은 전체를 위한 수업을 진행하자.” 라고 대처하라. 5. 화가 폭발했다면 타임아웃(time-out)을 시행하라 만일 학생이 부글부글하던 화를 폭발시켰다면 타임아웃을 선언하라. 그리고 타임아웃을 실행하라. 타임아웃은 초등학생에게는 15분 미만이 좋고 중등학생은 15~30분 사이가 좋다. 교실 밖의 지정된 장소에 가서 먼저 기다리게 하라. 엄중하게 타임아웃을 선언하고, 교무실, 상담실, 성찰실, 보건실 등에 가서 선생님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게 하라. 타임아웃을 하는 동안 아주 간단한 과제를 줄 수도 있다. 6. 학생이 교사를 향해 욕설을 했을 때 놀라지 마라 학생들의 문화 속에서 욕설은 흔하다. 교사를 향해서 욕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렇다고 그것이 용서될 일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곧바로 평정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학생이 흥분한 상태이므로 회장으로 하여금 학생 보호 인력, 상담교사, 교감 등을 불러 아이를 분리·배치하고 생활교육부 등의 지시·조사를 받도록 하라. 또 하나의 조언으로 고장난 음반 전략이 있다. 일명 “내 지시가 네 말보다 우선이다”라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수업시간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에 소개한다. “민국(가명)이, 선생님이 그러면 벌받는다고 두 번이나 말했는데, 계속 돌아다니네. 뒤에 가서 차렷하고 서 있거라.” “선생님은 왜 저만 가지고 그러세요?” “뒤에 가서 서 있으라고 했어요.” “불공평해요.” “뒤에 가서 서 있으라고 했어요.” “아까 지희(가명)는 떠들었는데 벌 안 주셨잖아요.” “뒤에 가서 서 있으라고 했어요.” “싫어요, 안 나갈 거예요.” 이 시점에서 교사는 고장난 음반 전략을 멈추어야 한다. 민국이는 새로운 방해 행동을 보이고 있으므로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민국아!, 네가 선택하거라. 교실 뒤로 가든지, 아니면 지킴이 선생님 오시게 해서 성찰실로 가든지···.” 필자는 학생들이 아무리 화를 유발하고 도발적인 대화로 나를 공격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으려 애쓴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때, 나의 모토는 ‘화는 1년에 한 번만 내자’이다. 그러다 보면 사실 1년에 한 번도 화를 내지 않게 된다. 물론 분명 화가 나는 상황이 닥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효과적이다. 1. 학생이 나를 화나게 할 때 화나는 상황이 닥쳤다고 해서 너무 자주 화를 내는 것도 교사의 정신 건강을 해롭게 한다. 2. 화내기 전에 화가 나려고 함을 말하라 지금 막 화가 난다면, 화내는 것을 잠깐 멈추고 잠시 쉬면서 여유 시간(cooling time)을 가지라. 3. 화내기 전 확인부터 무엇이든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학생이 왜 그와 같은 행동을 했는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대부분 아이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돌출 행동을 한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살펴 봐야 한다. 4. 아이들의 화에 낚이지 말자 나(교사)에게 화를 내더라도 나 때문에 화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전문가에 의하면 실제 대부분의 사례에서 교사 때문에 화가 난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부모나 친구와의 갈등 상황과 연계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의 화가 폭발했다 면 아이를 격리(time out)시키고, 화를 차분하게 식힐 여유를 가진 후, 교무실 등에서 차분하게 얘기를 나눈다. 1:30(교실)보다는 30:1(교무실)이 훨씬 유리할 테니까. 또한 아이들은 자기 편 관중이 없으면 그다지 싸울 의욕이 없다고 한다(O. Christensen의 검투사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