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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01 나는 ‘선생을 한다’라는 표현이 좋다. 이렇게 말하면 왠지 ‘선생 직분’에 대한 가치가 생기는 듯하다. 옛날 선생님과 요즘 선생님의 근무 생태와 조건도 많이 달라졌다. 어떤 분들은 그래도 옛날에 선생하기가 좋았다고도 하고, 어떤 분들은 옛날의 환경 여건에서는 선생하기가 힘들었다고도 한다. 내 경험상 옛날 선생의 정신적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학교 공납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납부를 독려하는 일이었다. 의무교육은 초등학교까지였으므로 중학교부터는 돈을 내야 했다. 독려는 또 그럭저럭한다고 치더라도, 끝내 공납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너 내일부터는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말해 줘야 하는 일은 참 괴로웠다. 내가 근무한 J 여자중학교는 가난한 아이들이 많았다. 우리 반 70명 중 20여 명 정도는 공납금 내기에 어려움이 늘 있었고, 그중 5~6명 정도는 중도에 학업을 그만두어야 했다. 공납금 독려와 미납자 처리가 학교행정의 한 부분인 것은 맞지만, 그 방법이 참 마뜩하지 않았다. 내 초임지의 교장선생님은 월요일 교직원 조례에서 전교 45개 학급의 공납금 납부 실적표를 막대그래프로 제시하고, 그걸 짚어 가며 실적이 부진한 반을 골라내었다. 공납금 이외에 육성회비라는 것도 있었는데, 그것은 아예 담임이 거두어서 행정실에 가져다 내었다. 그런데 새로 교장선생님이 부임해 오셨다. 최옥려 교장선생님, 그 당시로는 드문, 여자 교장이셨다. 이분은 일단 공납금 납부기한을 넘긴 아이들을 행정실로 보내게 하고, 행정실장이 그 납부를 독려하게 했다. 교사가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마침내 더는 어쩔 수 없는 최종기한이 오면, 즉 너는 내일부터 학교에 올 수 없다는 통고를 해야 하는 날이 오면, 최옥려 교장선생님은 해당 학생들을 교장실로 보내달라고 했다. 내일부터 학교에 나올 수 없다는 통고는 담임의 일이 아니라, 학교행정의 책임자인 교장의 책무라고 했다. 미납 학생들에게 규정을 설명하고 학교에 더는 올 수 없음을 교장으로서 알리는데, 교장선생님인들 어찌 괴롭지 않았겠는가. 망연하고 절망감에 빠진 아이들에게 무어라 교육적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그 말씀에 무언가 새로운 동기를 품게 된 아이들도 있었으리라. 그런 다음, 그래도 정말 학교에 오고 싶은 아이들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런 학생은 학교도서실로 와서 자습으로 공부하게 했다. 그렇게 하는 아이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런 사태에서도 도서실로 일주일 넘게 나오는 아이들은 어떤 방책으로든 공납금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최 교장선생님은 애를 썼다. 1975년 기준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중학교 진학률이 77.2%였으니, 나라의 가난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회색의 우울을 심었는지를 알 수 있다. 02 내가 오래 교유해 온 C 교수의 이야기이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이 갑자기 기울었다. 의기가 소침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공납금을 낼 수 없게 되어 학교에 오지 말라는 통고를 받고, 혼자 도서실에서 자습해야 하는 날들도 있었다. 한참 예민한 청소년기를 우울과 절망감 속에서 학업중단 위기를 일상으로 겪으면서, C는 학업동기가 떨어졌다. 총명하고 지적능력이 뛰어났던 C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포자기의 심정이 생기면서 성적이 금방 바닥으로 떨어졌다. 담임선생님이 C를 불렀다. 선생님은 C의 의지박약과 학업부진을 꾸짖으며 회초리를 들었다. C는 한때 선생님의 진로 질문에 명문 A대학을 가겠노라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막연한 포부가 아니라, 나름 단단한 각오였었다. 지금 선생님은 꼴찌에 가까운 C의 성적표를 내어놓고는 다시금 C에게 확인한다. 지금도 명문 A대학을 목표로 두고 있느냐? C는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C에게 눈을 맞춘 다음에 이렇게 말한다. “네가 A대학에 들어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C는 선생님의 이 말, 한 마디가 회초리보다 더 아팠다. ‘내 손에 장을 지진다’라는 말은 관용어이다. 본인의 주장과 생각이 틀림없다고 호언장담할 때 쓰는 말이다. 손톱에 불을 달아서 그 불로 장을 지지게 될 때의 고통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인데, 그런 고통을 겪더라도 자기 생각이 옳다는 것을 다짐하듯 확언할 때 쓰는 말이다. C는 담임선생님의 이 말이 자신에 대한 믿음을 몽땅 철수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네까짓 게 그러면 그렇지, 이만한 역경도 못 이기는 못난이였구나. 내가 너를 잘못 보았구나. 선생님이 자기를 그렇게만 알 것 같았다. 오기(傲氣)가 생겼다. 선생님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선생님이 저를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확인시켜 드릴 겁니다. 한편으로는 가벼운 복수의 마음도 들었다. 목표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선생님! 이제 손가락으로 장을 지지세요,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C는 분을 내어서 노력했다. 오기가 작동한 것이다. C는 그 후 몇 차례 계속해서 성적 진보상을 받았다. 그리고는 마침내 명문 A대학에 보란 듯이 합격하였다. 선생님은 이렇게 될 결과를 내다보고 “네가 A대학에 들어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라고 했을까. 아니면 정말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성이 없음을 알고 냉정하게 주제 파악을 하라고 한 말일까. 그 마음에 들어가 보지 않았으므로 알 수는 없다. 그런데 뒷날 나는 EBS에서 근무하면서, 강의 출연차 오시는 그 선생님을 가까이서 느껴볼 기회가 있었다. 나의 직관과 촉을 다 동원하여 판단한다면, 선생님은 C를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해서 이런 극약 처방을 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선생님은 C를 알아도 너무 잘 알았다고나 할까. 이런 판단은 뒤에 내가 대학 선생으로 와서 알게 된 이현복(李賢馥) 교수님의 경험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때 고등학교 교사를 했던 이 교수님이 가르친 제자가 있는데, 알고 보니 나의 지인이었다. 이 교수님은 학업을 등한히 하고 크고 작은 일탈을 일삼던 제자(나의 지인)에게 “네가 대학을 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라고 했단다. 이 말을 들은 나의 지인도 C와 비슷한 심리적 궤적을 겪으면서 동기를 새롭게 만들었다. 담임선생님의 이 비관적 예언으로부터 도망가려고 분발했다. 물론 그는 소망한 A대학에 합격했고, 뒤에 통일교육 전문가가 되었다. 내가 이 교수님에게 물었다. “교수님, 그 친구(나의 지인)가 이 교수님 말씀을 듣고, 낙담했으면 어쩔 뻔했어요?” “내가 알고 있었지. 그 친구 ‘오기’를 역이용했지. 나는 그 녀석 A대학에 합격할 줄 알았어.” 03 ‘동기의 심리학’은 동기의 발생을 여러 관점에서 제시한다. 행동주의적 관점을 중시하는 학자들은 환경이 유인하는 욕망(자극)이 동기를 만든다고 본다. 신경적 관점에서는 인간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됨으로써, 어떤 동기가 출현한다고 본다. 문화적 관점에서는 집단이나 조직 또는 국가 등이 동기를 생기게 한다고 본다. 진화적 관점은 유전자와 유전적 재능이 동기 생성의 원천이라고 본다. 정신분석적 관점은 무의식 세계에 새겨진 어떤 요인이 동기를 만든다고 본다. 이들과는 좀 다른 차원에서 동기 생성을 보는 관점도 있다2. 즉 자신이 기대하는 목표나 가치가 어떤 기회를 만나 새롭게 환기될 때, 바로 그때 동기가 생성된다고 보는 ‘인지적 관점’도 있다. 기회란 반드시 좋게 작용하는 기회만을 뜻하진 않는다. 가령 “네가 만약 명문대학을 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라는 담임선생님의 폭언에 가까운 비관적 예언도 C에게는 동기를 만드는 어떤 기회로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간 죽어 있었던 나의 기대나 가치가, 나에 대한 신뢰를 접는 듯한 담임선생님의 비관적 예언을 듣는 순간 새로운 동기로 각성이 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을 잘 인지하고, 또 상황과 환경을 인지함으로써 생기는 동기이다. 그래서 ‘앎(인지)’이 중요한 것이다. 또 C는 자신의 인간다운 성장을 조성하는 데에 눈을 뜸으로써 동기를 강화한다. 이처럼 인본주의적 관점에서도 동기는 생성한다. 오기의 사전적인 뜻은 부정적이다. 능력이 안 되는데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 또는 잘난 체하며 거만을 피우는 기운 등으로 풀이한다. 그러나 인간의 현실 마음에서 ‘오기’는 꼭 그런 작용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상황은 불리하지만, 지지 않고 싸우겠다는 마음을 ‘나쁜 오기’로 일괄 재단할 수는 없다. 오기 안에는 동기를 발효시키는 오묘한 힘이 들어 있다. 문제는 누가 이 섬세한 심리기제를 발견하고, 이 ‘오기’를 ‘동기’ 쪽으로 건너오도록 건드려 줄 수 있는가. 학생을 오래 깊이 사랑하는 선생이라야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분이 ‘진짜 선생(Great Teacher)’이다.
들어가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가 2022년 5월 3일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그중 교육분야 국정과제는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 더 큰 대학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등 5개(81번-85번)이다. 교육분야 국정과제 총평의 준거로는 교육분야 과제의 큰 방향이 옳은지에 대한 방향성, 방향성에 비춰본 구체 과제들의 타당성, 그리고 꼭 포함되어 있어야 할 과제가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포괄성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준거에 따라 총평을 할 때 총평자의 주관적인 관점에만 의존하면 개인의 철학과 식견에 따라 총평 결과가 크게 달라지고, 총평자의 관점을 정당화할 근거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국정과제를, 시대의 흐름에 비춰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미래사회의 모습과 미래사회 구현을 위한 미래교육의 모습에 비춰보는 것이다. 국회미래연구원(2021.12)은 2021년 9월, 국민이 원하는 미래사회를 파악하고자 3,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202명이 참여한 숙의토론형 공론조사도 실시했다. 이를 위해 2020년 11월에 국가적 차원의 중장기적 아젠더를 발굴하고, 미래 이슈를 검토할 국가중장기아젠더위원회를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로 설치하였다. 이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누적된 갈등, 다가올 미래 의제를 바탕으로 13개 분야 설문을 구성하였다. 이 글에서는 집필자의 식견과 동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총평의 준거로 삼는다. 교육분야 국정과제 분석 교육분야 국정과제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유·초·중등교육 분야와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 분야로 나눠 분석한다. 그리고 지면의 한계를 핑계로 핵심적인 것 몇 가지만 짚어보고자 한다. 1. 유·초·중등교육 분야 첫 번째로 제시된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의 주요내용에는 디지털 인재 양성, 교원 SW·AI역량 제고, 초·중등 SW·AI교육 필수화, 디지털 교육격차 해소, 디지털 인재 양성 인프라 구축, 민관협력 강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첫 번째 과제에는 인공지능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정책들로서 기본방향은 잘 잡혀 있다. 다음으로 제시된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에는 대입제도 개편, 교육과정 개편, AI기반 기초학력 제고, 융합인재 양성, 사교육 경감 및 학습격차 완화, 학습·경력관리 플랫폼 구축 등 초·중등 부문 교육관련 주요정책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첫 번째와 두 번째 과제에서 모두 ‘인재’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교육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의 수단으로 본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육분야 국정과제이니 미래사회에 대한 큰 그림, 그러한 큰 그림에 비추어 학교가 길러내야 할 인간상, 그러한 인간상을 전제로 하면서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디지털역량을 비롯한 다양한 역량을 제시하는 보완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고소득이 아니라 여유를 추구하는 국민의 비중도 45.3%나 되므로(한국행정학회, 2021),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의 관점만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을 중시하는 다원가치의 시대를 염두에 두며, 교육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교육의 블랙홀인 대입과 관련해서는 입시비리전담부서 설치와 더불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입제도개선위원회를 국가교육위원회 산하에 설치하는 등의 획기적인 정책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이 위원회는 대입 관련 국민대토론회 개최 및 의견 수렴, 기초자료 조사 및 생성 등의 연구, 미래형 대입제도 제시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다양한 학교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과 김병준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이 4월 28일에 발표한 학교교육 다양화를 위한 ‘교육자유특구’ 시범운영안 등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는 정책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개인과 단체의 참여를 보장하는 과정을 거쳐 수정·보완해가길 기대한다.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에는 유보통합, 초등 전일제 교육, 교육 사각지대 해소, 교원업무 경감, 평생학습 기회 보장 등이 제시되어 있다. 여러 정책 중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유보통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핵심은 유치원과 보육기관의 교원양성, 사립 유치원의 교사 처우개선 등이 될 것이다. 유보통합에서 나아가 유치원 무상교육 혹은 유치원 공교육화에 대해서도 중장기계획 마련이 필요하다. 이 과제에 포함되어 있는 수석교사제도 확대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므로, 반드시 이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교사들이 공감하는 정책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 분야 고등교육 분야와 관련해서는 ‘더 큰 대학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을 기본방향으로 내걸었다. 핵심과제는 대학규제 개혁, 학사제도 유연화, 대학중심의 창업 생태계 구축, 부실·한계대학 개선 등이다. 인수위의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지균특위원회)가 2022년 4월 27일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비전’에 따르면 정부 주도의 획일적 평가를 중단하고, 현재의 사업별 대학지원을 포괄적 지원으로 전환한다. 이는 입법이 필요 없는 정책으로, 대학 자율성 강화라는 큰 흐름에도 부합하고, 대학들도 원하던 바여서 대학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시도를 기획재정부가 반대해왔으므로, 그 반대를 무마할 책무성 확보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한계대학 개선을 위해서는 자발적 구조개선을 촉진하도록 「사립대학의 구조개선지원 특별법」(가칭)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는 입법이 필요한데 한계 사립대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입법 시도가 야당 반대로 무산되었던 것을 고려할 때, 야당과 사립대교수연합회 및 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 등과의 깊은 논의를 통해 그들이 우려하는 바를 담아낼 수 있어야 이 법의 제정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거대 야당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집단의 이해가 상충하고, 다양한 관점을 반영해야 하는 국정과제는 야당 및 관련 집단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구현 및 착근이 가능할 것이다. 교육부 관료의 국립대 사무국장 파견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국립대 총장이 직접 사무국장을 임용토록 하는 정책은 교육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찬성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제도가 가져왔던 효과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한 보완책 마련도 동시에 필요하다. 학사제도 유연화 정책으로는 일반대학의 온라인 학사과정, 학·석·박사과정 통합, 학·석사 패스트트랙,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등 학생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 운영지원 등을 제시하였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의미 있는 정책들이다. ‘창업교육거점대학’과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정책은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응하는 제대로 된 지원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대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방대에 대한 행·재정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위임하고, 지자체·지방대·지역산업체 등이 참여하는 ‘지역고등교육위원회’(가칭)를 설치한다는 안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지역인재 투자협약제도’를 도입해 대학·교육청·지역산업과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이 제도로 인해 심화될 수 있는 지역 간 고등교육 격차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일부를 지방대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다. 이 정책은 법을 바꿔야 하는데 거대 야당이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정과제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는 고등교육재정난 해소를 위한 국가 차원의 특별지원책 마련과 고등교육 무상화를 위한 논의, 과잉 고등교육기관 정리에 필요한 특별재원 마련,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고등교육기관 지역 안배 등이 있다. 평생교육과 관련해서는 대학을 중심으로 산학협력과 평생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확대, 순환형 대학 평생교육으로 지역밀착형 평생직업교육 강화,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 기능강화 등의 정책이 포함되었다. 또한 전 국민의 평생 역량개발을 위한 혁신방안 수립(2022) 및 평생교육바우처 지원대상을 전 국민까지 단계적 확대 검토(∼2027), 이를 위한 성인의 학습·자격·진로 등 경력관리를 위한 ‘(가칭)온국민평생배움터’ 구축 정책이 제시되었다. 100세 시대 도래를 염두에 둔 체계적인 평생학습지원 중장기계획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향후 밟아야 할 절차 현행 절차에 따르면, 국정과제가 과연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지를 검증할 기간이 충분하지 않고, 참여하는 사람도 집권당과 집권당의 이념을 같이하는 일부 전문가로 국한되다 보니, 비록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지만 많은 한계를 갖게 된다. 독재시절에는 정치권과 엘리트 관료가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하더라도 국민들의 저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의 참여의식이 높아졌고, 계층 간·집단 간 갈등도 심각해진 현재 상황에서는, 반드시 국민들의 관심을 제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제시된 국정과제 중 사회적 이견이 크게 표출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당과 행정부처 등 정치적 대표, 노사와 지역 등 사회적 대표, 계층·연령·성별·직업 등에 따른 국민의 대표 등이 참여하고 논의하여 자신의 삶과 관련된 문제로서 열정과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국회미래연구원, 2021: 150). 인도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수상 선출 후 공약에 의거하여, 6개월간 국회에서의 논의를 거쳐 여야 합의 형태의 국가발전5개년계획을 발표한다고 한다.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통해 합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국회는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행정부는 제도적 기반 및 예산 확보방안을 마련할 때, 야당이나 국민들의 반대 및 갈등을 줄여 보다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분야의 경우에는 2022년 7월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므로,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 안건과 추가 안건 등에 대해서는 동 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심을 제고하는 역할을 하도록 절차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교육분야 국정과제를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수정·보완하여 집행한다면, 설령 정권이 바뀌어도 그 국정과제는 우리 사회와 교육의 미래를 밝히는 정책으로서의 생명력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한민국 교육가족의 한 사람으로 신임 대통령을 통해 교육 때문에 겪었던 재난 수준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윤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교육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의지를 밝혔다.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공정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이 취임사에서도 다시 언급된 것이다. ‘미래’와 ‘공정’이 윤석열 대통령의 교육에 대한 핵심 키워드가 아닌가 한다. 그러면 윤석열 정부가 생각하는 공정한 교육이란 과연 무엇일까? 지난 5월 3일 발표된 110대 국정과제에 그 일단이 제시되기도 하였고, 교육부의 교육정책으로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교육정책으로 실현될 ‘공정한 교육’을 통해 우리 국민이 국가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믿고 신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교육을 실천하고 고민한 교육자로서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두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공정한 교육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두 가지 제언 우선 공정한 교육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교육 관련 법과 규정에 들어있는 정신과 가치를 교육기관과 모든 교육자들이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항상 교육문제를 꼬리에서만 찾고 있기 때문에 늘 교육에 대한 변화와 개혁을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지역마다 또 시기별로 교육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는 교육 관련 법률의 가치와 정신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근본이 되는 상위 법체제 안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 사회, 글로벌화된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제시하고 있고, 비교적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공교육이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최상위 법은 「헌법」 제31조이다. 제31조는 6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조항 하나하나를 충실하게 준수하려는 노력이 공정한 교육의 첫 걸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법」 제3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헌법」의 이 조항 중 뒷부분에 있는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에 치우쳐 그 앞에 있는 ‘능력에 따라’의 교육적 가치와 이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였다. 지난 정부에서 균등한 교육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 방점을 두었다고 한다면, 윤석열 정부에서 우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능력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교육’의 측면이다. 더욱 글로벌화되고 세계를 선도하는 초(超)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능력에 따른 개별화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미래인재를 길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우리의 교육과 관련된 법률 중에서 가장 포괄적·전문적으로 교육을 규정하고 있는 법이 「교육기본법」이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다음과 같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대한민국의 공교육기관인 유·초·중·고·대학은 이러한 「교육기본법」에 나타난 정신과 가치를 교육목표에 반영해야 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위대한 교육적 가치 그리고 민주국가 발전을 위한 봉사,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려고 하는 미래지향적 글로벌 마인드를 학교현장에서 얼마나 구현하고 있는지 새 정부는 냉정하게 살피고, 함께 이루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공정한 교육을 논할 때 대학입시의 공정성만을 다루어서는 안 되며, 우리나라 교육기관에서 길러내려고 하는 인간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국가와 교육기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길러 내야할 인재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국가의 국민이 아니라, 선진국이 되어 있고 선진국들을 선도하는 세계 속의 한국인 ‘K 세계인’을 육성해야 한다. 공정한 교육을 위해 구현해야 할 것에는 학생·학부모에 대한 교육기관의 책무성도 빼놓을 수 없다. 공교육기관들은 시행하고 있는 교육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가의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한 국가교육과정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공교육기관은 유아를 위한 누리교육과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초·중·고등학교에 적용되는 2022 교육과정이라는 국가교육과정으로 교육활동 하도록 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학교는 교육과정적 차원에서 정의를 내린다면 ‘국가교육과정의 기준에 의거하여 지역과 학교 실정에 맞는 학교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곳’이다. 국가교육과정체제를 통하여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든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각급학교에서 그리고 각 학년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서까지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그리고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에는 학년별·과목별로 도달해야 할 목표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학년별로 가르쳐야할 내용과 평가방법까지 안내되어 있지만, 각 학년별로 제시된 최저기준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없고, 미도달자에 대한 공교육기관에서의 보완 프로그램도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부에서도 그리고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도 학생들이 교육과정상 도달해야 할 성취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성취수준이 낮은 학생이나 학부모가 당당히 요구할 만한데 오히려 위축이 되어 학교에 그 책임을 제대로 묻지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는 모자란 공부를 보완하기 위해 또는 더 잘 배우기 위해 학원으로, 개인교습으로, 학교밖에서 그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불공정 중에 가장 큰 불공정이 아닐까 한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문화적인 삶의 기회를 누리도록 하기 위해 국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학교에서 배워야 할 또는 배운 내용을 다시 배우기 위해 많은 예산을 사교육에 투입하는 이중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빨리 해결해야 할 불공정한 교육의 단면이 아닌가 한다.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사교육을 막을 수 있다는 당연한 원리를 외면하고 다른 곳에서 길을 찾으려 하니 해결되지 않고 사교육비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공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공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우리의 공교육기관이 학생들에게 시행하는 교육과정과 교육결과에 대한 책무성을 높이는 것이다. 학생들이 한 학기를 보내면서 선생님으로부터 몇 번의 학습상담을 받았는지, 숙제에 대해서 몇 번의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았는지, 학교가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부모와 얼마나 회의와 상담을 했는지, 그리고 학습장애가 있거나 학습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어떤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등 공교육 교육서비스의 질에 대한 책무성을 꼼꼼히 물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문제는 아주 심각하다. 고등학교 교육은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하든, 직업생활을 하든, 성인사회로 진입하기 전 마지막 교육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학계 고교든, 직업계 고교든 졸업을 하는 시점에서 성인사회에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갖추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성인사회에 진입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2/3 출석만 하면 도달해야 할 최저 수준이 되든 말든 관계없이 진급도 하고, 진학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무책임한 교육시스템이 어떤 제재도 도전받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제대로 배우질 않아 대학에서 고교 수준의 교육을 해야 하고, 특성화고에서 배워야 할 기능과 기술을 제대로 배우질 않아 회사에서 다시 가르쳐야하는 비능률·불공정 관행이 이제는 끝나야 할 것이다. 공정한 교육의 출발은 근본이 되는 법 정신 구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교육을 규정하고 법의 정신과 가치를 충실하게 지켜 교육방향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무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교복도 무상으로 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제대로 습득하여 내면화가 되었는지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공정한 교육의 모습이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문제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 무엇이 공정한 교육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대학입시 등 지엽적인 것에서가 아니라 법의 정신과 가치에서, 우리나라 교육기관의 책무성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공정한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닌가 한다. 교육에서도 무지갯빛이 펼쳐지길 새 정부에 기대한다.
서울 양천구 중앙로 양명초등학교는 이르면 올 2학기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에듀테크에 기반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한다. 태블릿을 이용하여 디지털교과서로 수업하고, 맞춤형 교육도 이뤄진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이나 과학수업도 3D로 쉽게 이해하고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다양한 교육활동이 펼쳐진다. 올 여름방학동안 모든 교실이 AI 중점교실로 새롭게 단장되면 칠판과 분필 대신 전자칠판과 마우스가, 교실중심의 강의식 수업 대신 인터넷공간에서 개별화학습이 선보일 예정이다. 학교 측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좀 더 일찍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취지에서 결단을 내렸다. “‘현재가 미래를 선택한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가 닥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 모든 것의 기본은 정보화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우리가 미래교육을 선도해 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김기홍 교장의 결단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코로나19를 맞으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남들보다 일찍 준비한 디지털 기반 교육 덕에 갑작스러운 원격수업 전환에도 동요 없이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디지털 기술과 문화예술의 만남을 통한 감성교육 그로부터 3년 여가 지난 지금, 양명초는 학년군별 중심의 AI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수업은 학교에 마련된 ‘신나는 AI교실’을 활용해 실습 위주로 실시한다. 정규교과수업 및 방과후수업에 AI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학년별 수준에 맞는 교육이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1~2학년은 언플러그드 코딩, 3~4학년 메타스쿨, 5학년 AI 인공지능 챗봇, 6학년 원탑 사물인터넷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 측은 에듀테크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시스템이 구축되면 AI를 활용한 융합교육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 교장은 “이전에도 융합교육이 시도되긴 했지만 좋은 취지와는 달리 정보 인프라 등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데다 사회적 인식부족과 교사들 역량 또한 아쉬운 부분이 있어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메타버스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융합교육을 양명에서 실천에 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기술과 문화예술의 만남을 통한 감성교육도 양명초가 추구하는 교육목표 중 하나다. 실제 이 학교는 문·예·체 교육이 그 어느 학교보다 활발하다. 독서교육과 1인 1악기 교육, 1인 1체육 교육 등이 학년군 중심으로 실시된다. 먼저 인문교육은 독서기반 프로젝트, 토의·토론 글쓰기수업이 중심이다. 학년별 발달단계에 맞는 영역을 선정해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학습한 내용을 발표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예컨대 1학년은 독서 기본습관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춘 ‘독서, 참 좋다’를, 2학년은 ‘신나는 독서나라’, 3학년 ‘배우고, 나누고, 성장해요’ 등으로 진행된다. 4학년은 ‘나를 찾아가는 독서여행’, 5학년 ‘다독다독 꿈읽기’, 6학년 ‘독서 만만세’ 등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교육은 ‘1인 1악기 교육’이 특징이다. 주로 음악수업과 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끼를 펼치는 교육이 실시된다. 학년말이면 학교 곳곳에서 음악회나 버스킹이 열린다. 버스킹은 특히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코로나 때문에 중단됐는데 올 2학기부터는 가능할 전망이다. 원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학교에 마련된 공간에서 30분간 자신만의 버스킹 무대를 연출할 수 있다. 1인 1악기 교육은 1~2학년 칼림바, 3~4학년 우쿨렐레, 5~6학년 기타를 각각 배우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이뿐 아니다. 우리 전통음악을 잊지 않도록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악교육도 실시한다. 음악교육에 필요한 악기들은 학교에 모두 비치돼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악기 구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졸업할 때쯤이면 대부분 학생들이 능숙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학교 측은 자신했다. 체육교육 역시 학생 누구나 한 가지 운동 종목은 확실히 익히는 ‘1인 1체육’이 목표다. 예술교육처럼 학년군별로 진행되는데 스포츠클럽 및 유관기관과 연계한 스포츠교실 운영이 특징이다. 1~2학년은 몸의 균형감각과 유연성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는 발레를, 3~4학년은 방송댄스를 통해 리듬감과 표현력을 기른다. 5학년 체육종목은 펜싱이다.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펜싱 장비 및 도복은 모두 학교에 비치돼 있다. 6학년은 특정 종목을 정하지 않은 종합체육수업을 진행한다. 스포츠클럽활동은 주로 플로어볼이다. 학생들의 체력향상과 협동심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처음 시도된 양명의회 양명초엔 또 ‘양명의회’라고 불리는 어린이국회가 있다. 전교어린이회 대신 실제 국회처럼 조직을 구성,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의장·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도 있다. 상임위원회는 원하는 학생들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예컨대 홍보위원회는 학교 홍보 유튜브를 만들고, 인권위원회는 학생인권보장을 위해 활동한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학생들 스스로 의견을 모으고 그들이 결정하고 직접 실천에 옮긴다는 점이다. 학생회가 의견을 제시하면 학교가 검토해서 반영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실제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학교 측이 교문에 플래카드를 내걸 계획이었으나, 양명의회에서 ‘전시성 예산낭비’라며 제동을 거는 바람에 없었던 일이 됐다. 양명의회는 올해 처음 시도됐다. 처음이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교육이라는 게 학교 측의 생각이다. 최영환 교감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 자체가 교과서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산 교육”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982년 개교, 올해로 40년을 맞는 양명초. 하지만 외관부터 교실환경까지 산뜻하고 쾌적하다. 학교 측이 지속적으로 추진한 공간재구조화 사업의 결실이다. 대표적인 게 사각지대 활용. 오래된 건물일수록 활용도가 떨어지는 틈새공간이 많다. 하지만 양명초는 이를 학생들의 흥미와 교육을 동시에 잡는 알짜 공간으로 바꿔가고 있다. 실제로 교실과 교실을 잇는 긴 복도 양옆으로 수생식물들이 놓여있다. 자세히 보니 화분 하나하나에 학년과 이름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다. 학생들에게 화분을 분양하고 가꾸도록 한 것이다. 도회적 이미지 물씬한 콘크리트 복도에 늘어선 녹색 수생식물들, 숲길을 걷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와 더불어 틈새공간엔 사격연습을 할 수 있는 실내 사격장과 게임장은 물론 캠핑공간을 설치할 계획이다. 저학년 학생들이 좋아하는 동굴 체험장도 만들어진다. 학교 외곽으로는 둘레길이 조성되고 있다. 직선의 학교길을 굽이굽이 즐거움이 있는 산책로로 바꾼다는 것이다. 최 교감은 “교정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어, 꽃 둘레길과 나무 둘레길 등으로 테마형 둘레길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기구인지 놀이기구인지 구분이 불분명한 놀이터 시설은 동화 속 마을처럼 꾸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학교가 달라지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좋아한다. 지난해 학교평가단이 방문했을 때 일이다. 학생들에게 “교장선생님이 왜 좋으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해 주는 교장선생님”이라는 대답이 아이들 입에서 나왔다. 김 교장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생활하는 학교를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그 한마디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고 했다. 택배 아저씨로 불리는 교장선생님 김 교장은 학교에서 ‘택배 아저씨’로 불린다. 학교에 도착하는 택배를 교장이 직접 각 교실로 배달한다. 공짜는 아니다. 한 건당 배달료로 500원을 받는다. 그 돈을 모아 교사들에게 커피를 한 잔씩 쏜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렇게라도 해서 교사들과 조금이라도 소통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에서다. 처음엔 교장선생님 택배가 다소 부담스러웠던 교사들도 진심을 이해한 다음부터는 흔쾌히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는 또 자격증 백화점이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만 147개에 이른다. “무엇이든 배우는 게 즐거워 도전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격증 수집가처럼 돼 버렸다”라고 웃었다. 자격증뿐 아니다. 김 교장은 대학원만 5군데를 다녔다. 전공을 바꿔가며, 대학을 바꿔가며 공부한다. 공부하는 것처럼 즐거운 게 없다고 했다.
압구정에는 다 계획이 있다 (임여정 지음, 살림 펴냄, 284쪽, 1만4,500원) 현직 초등교사이자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두 아이 엄마의 시선이 서로 교차한다. 저자는 교사이자 엄마로서 바라본 ‘압구정의 육아’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영·유아 사교육 관련 정보를 실용적으로 전달하면서, 그 현상에 대한 진단도 잊지 않는다. 아이를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해준다.
생활지도는 고통스럽다. ‘힘들다’는 표현으로는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담아낼 수 없다. 대부분 아이들은 상식선에서 행동하며 교사의 지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상식선을 넘는 몇몇 아이들은 교실분위기를 흐려놓으며, 교사들과 힘겨루기를 한다. ‘일당백’, ‘골칫덩어리’의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잠이라도 자주면 고마울 지경이다. 지도를 한다고 말을 듣는 것도 아니고, 혼낸다고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왠지 기분 나쁘게 하는, 말을 먼저 걸기도 싫은, 차라리 학교에 오지 않았으면 좋을, 이 녀석들과 어떻게 일 년을 버텨야 할까? 6월,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이 녀석들과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해보자. 왜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 “나, ○○○ 담임이야.” 한 마디로 상황이 종료되는 반이 있다. 나도 일 년이면 2~3명씩 만난다. 선도위원회가 열리기 전, 상담실에 온 아이들은 잔뜩 날이 선 채 내 앞에 앉는다. ‘귀찮으니까, 빨리 해치웁시다’라는 표정으로 상담실 구석구석을 힐끔거릴 뿐,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나를 힘겹게 하는 ‘비자발 상담자’. 마음을 굳게 먹고 이야기를 시도한다. “넌, 왜 이렇게 까지 되었니? 언제부터 이랬니?” 다짜고짜 ‘훅’ 들어온 질문에 ‘뭐라는 거야?’라는 경계의 눈빛으로 나를 째려본다. 나 역시 ‘뭐, 어쩌라고’라는 눈빛으로 제압하며 맞선다. “아니, 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잖아. 뭔가 이유가 있겠지. 그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인성지도부에서도 아무 말 못 했잖아. 혼만 나고. 지금 해봐. 네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너의 이야기.” “얘기하면 뭐 달라져요?”라며 귀찮아하는 아이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마주한다. 먼저 말을 할 때까지. 상담실에는 ‘비자발적’으로 왔지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발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이야기가 나온다. 정적을 깨고 아이가 묻는다. “상담 안 해요? 끝난 거예요? 가도 돼요?” “끝나긴, 시작도 안 했는데. 나는 네 얘기가 듣고 싶은데, 네가 말을 안 하니까, 기다리는 거지. 너, 나한테 잔소리 들으려고 여기 온 거 아니잖아? 뭐, 잔소리해줘? 그런 거 듣고 싶어?” 어이없다는 듯, 나를 힐끔 보고는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안타깝고 안쓰러운, 외롭고 힘겨웠을, 두렵고 공포스러웠을, 분하고 억울했을 이야기들을. 이런저런 추가질문을 하면서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언제나 그렇듯, 원인제공자는 대부분 자녀에게 강압적·폭력적이거나 반대로 관심이 없는 부모님이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아직 어려서 어쩔 수 없이 집에 있어야 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지긋지긋한 집을 떠나 ‘비슷한 상황’의 패거리들과 몰려다니며 놀다 보니, 그냥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다. 크게 죄책감도 없다. 아빠 혹은 엄마만 아니었다면 자기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테니까. 여전히 자신을 힘들게 하는 부모님과 관계개선할 마음도 없다. 학교생활은 그럭저럭 괜찮다. 집보다 낫다. 적어도 학교에서는 자기를 만만하게 보면서 함부로 대하지는 않으니까.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규칙을 어기며,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편하고 좋다. 자기보다 힘이 더 센 선생님 수업시간엔 잠을 자면 그만이고, 만만한 선생님 수업시간엔 멋대로 행동한다. 이렇게 사는 자신이 한심할 때도 있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망한 인생이고, 별로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내가 달라져봤자 나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그래서 괜한 노력을 하기보다 그냥 이렇게 살기를 선택한다. 적어도 지금 현재는 즐겁고 재밌으니까.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크게 기질적 반항행동과 우울성 반항행동 두 가지로 구분된다. 우울성 반항행동은 교육현장에서 지도가 가능하지만, 기질적 반항행동은 교육적 훈육으로 지도하고 상담을 한다고 해도 좋아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 과감하게 병원으로 연계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또 다른 문제상황을 막을 수 있다. 청소년 비행도 심하면 ‘병’이다 기질적 반항은 뇌신경계의 원인으로 나타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강압적 태도와 정서적 학대(방임 등) 등 고통스러운 상황에 장시간 노출되면 인간의 뇌는 ‘슬프고도 놀랍게도’ 스스로를 변형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뇌(변연계와 해마), 공포반응과 관련된 뇌(편도), 사회적인 인지나 보상과 관련된 뇌(안와전두피질)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채, 전 생애에 걸쳐 후유증을 남긴다. 감정에 무감각해지고, 충동성이 강해지며, 걸핏하면 화를 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난폭한 행동을 하는 등 비행으로 치닫는다. 특히 사춘기 시작과 맞물려 남학생은 10세~12세, 즉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때 그 증상이 확연히 드러나며, 여학생은 14~16세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진다.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 중엔 행동도 행동이지만, 인격자체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학생도 있다. 약한 아이를 괴롭히며 즐거워하고, 충동적으로 폭력적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며, 교사를 조롱하듯 대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행동은 사춘기 반항으로 보기에는 선을 넘는 행위이다. 그런 학생들은 이미 뇌기능이 변형된 기질적 반항일 가능성이 크다. 기질적 반항은 교육적 영역이 아니다. 아무리 훈화지도를 해도 별 소용이 없다. 기질적 반항은 적극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 뇌가 완전히 성숙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더 큰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병원연계가 어렵다는 점이다. 본교의 경우, 선도위원회에서 학생의 병원치료 및 상담치료 3회 이상을 사회봉사와 함께 권고한다. 부모는 학생을 졸업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기 때문에 큰 마찰 없이 병원으로 연계시킬 수 있다. ‘선’ 넘는 아이들의 기준 기질적 반항인지 아닌지는 상담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그 기준을 살펴보자. 우선 초등학교 고학년, 즉 13세 이전부터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지각을 하거나 학교를 빼먹는 날도 빈번해진다. 밤늦게 집에 들어가거나, 자주 외박을 한다. 부모의 전화를 의도적으로 받지 않고, 귀가시간을 통제하는 부모와 마찰이 심해진다. 단순히 짜증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부모에게 욕설을 하거나 심한 경우 몸싸움까지 한다. 자해를 하는 등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시작한 나이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무단지각·무단조퇴·무단결석이 잦았고, 가출이 있었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기준은 음주·거짓말·절도·폭력·성행위·규칙위반 등 공격적 성향의 비행을 반복하는 것이다. 약한 아이를 괴롭히고, 신체적 공격을 자주 하며, 금품을 요구하기도 한다. 어른에게 욕설을 하고, 반항적이며, 적대적이다. 특히 자기보다 작고 약한 사람에게 더욱 난폭하다. 마지막 기준은 충동적·습관적으로 나타내는 분노감정이다.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거나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을 때, 타인이 자신에게 뭔가 잘못했을 때 화를 참을 수 없어 분노를 폭발시킨다. 흔히 다혈질이라고 부르는 성격과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다혈질은 빨리빨리 하고 싶어서, 성급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하지만 그 흥분을 자신 혹은 주변 사람의 제지로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선’ 넘는 아이들은 통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화를 내며, 주변에 있는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상대방에게 거친 말·폭력을 쓰기도 한다. 통제가 가능하냐,가능하지 않느냐가 핵심이다. ‘마음 둘 곳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 우울성 반항은 정서적 원인으로 나타난다. 마음속에 쌓인 감정의 응어리가 문제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의 또 다른 형태인 셈이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우울증을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상담과정에서 나타난 부모와의 관계, 환경적 상황, 어린 시절 트라우마 등을 통해 현재 아이의 행동이 이해되곤 한다. 이 아이들은 비록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있지만, 인격적 문제까지 나타나지는 않는다. 우울성 반항은 교육적 훈화와 상담으로 좋아질 수 있다(물론 우울 정도에 따라 병원으로 연계해야 할 때도 있다). 상담과정에서 살펴보면 아이들은 여러 이유로 부모와 골이 깊어지고 사이가 나빠지면서 중학교 무렵부터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부모님이 너무 합리적이고 냉정하거나, 엄격하고 무서운 경우, 부모의 감정과 기분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일관되지 않게 대하는 경우, 부모가 자주 싸우거나 아이에게 분풀이하는 경우 등 집과 가정에 애착을 느끼지 못하고 멀어지게 된다. 마음 둘 곳이 없어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내일은 없는 것’처럼 오늘을 즐긴다. 그렇게라도 해야 그나마 슬프지 않으니까, 그 순간만큼이라도 고통을 잊을 수 있으니까.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는 아이들이다. 손 내밀어 줄,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는 ‘어른’이 있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살펴보자. 이탈된 경로를 다시 바로 잡는 방법 경로를 이탈하면 내비게이션이 ‘띵띵띵’하면서 새로운 경로를 찾아준다. 조금 돌아가기는 하지만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방황도 마찬가지다. ‘망한 것’이 아니라 ‘헤매고 있을 뿐’이다. 어떤 경우에는 그 경험이 오히려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때도 있다. 아직 기회는 있다. 학교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다시 길을 찾으면 된다. ● 지도방법❶ _ 상황을 이해하는 것과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상담뿐만 아니라 아이와의 대화 첫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이해와 인정이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잘못된 행동을 무조건 야단치기보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왜 이렇게 까지 되었는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상황이 이해된다고 행동까지 이해해서는 안 된다. 자칫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정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 앞에서 부모는 폭력적인 행동을 선택했고,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에 아이는 문제행동을 선택했을 뿐이다. 다음과 같이 상황과 행동을 따로 분리시켜 아이에게 전달하고, 문제행동 역시 자신이 선택한 하나의 방법이었음을 알려줘야 한다. “애쓰며 사느라 고생했네. 그렇게라도 안 했으면, 어찌 버텼을까? 살기 위해 선택한 너의 방법이었구나.”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음을 인정해주는 것만큼 큰 위로는 없다. 위로받은 마음은 빗장을 푸는 훌륭한 열쇠가 된다. ● 지도방법❷ _ 부모를 이해하라고 하지 말자 아이들이 쏟아내는 주된 이야기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서운함·분노감 등이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부모님에게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 보인다. 먹고사느라 바빴을 것이고, 아이의 버릇을 고쳐야 했을 것이고, 아이가 말을 안 들었을 것이고, 오늘따라 언짢은 일이 많아서 감정주체가 안 되었을 것이고…. 수십, 수백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부모의 잘못된 행동까지 이해해야 할까? 개인적인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라고 모든 행동을 이해할 필요는 없어. 이해하는 순간, 너도 그렇게 행동할지도 몰라. 잘못하면 때려도 되고, 기분 나쁘면 욕해도 되고, 그래도 되는 거잖아.” 나를 힘들게 하는 부모님을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마음의 짐을 덜게 해준다. 부모를 미워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을 ‘나쁜 아이’로 인식하며,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대신 부모님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려주는 것은 필요하다. 먹고 사느라 바쁘셔서 널 돌볼 시간이 없으셨구나, 늦게 오고 거짓말하는 너의 버릇을 고치고 싶으셨나 보구나. 그래야 이후 부모와의 관계개선을 시도할 수 있다. ● 지도방법❸ _ 다른 결과를 가져올 다른 선택을 찾아보기 상황은 여전히 똑같더라도, 선택의 폭이 좁았던 ‘어렸을 때의 나’와 고등학생이 된 ‘지금의 나’는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다르다. 충분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땐 어려서 네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많지 않았겠지. 아마 너의 선택이 최선의 방법이었을 거야. 적어도 친구들과 즐거웠잖아. 지금은 어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부모님 핑계만 대며 너의 행동을 합리화한다면, 너는 앞으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 어때? 지금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서둘러 진로상담을 계획한다. 늦지 않았다. 설령 늦었어도 괜찮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성장된 모습일 테니. “늦었지. 하지만 지금이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이야. 어때? 한번 해볼래?”
어느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교권보호 연수를 진행한 어떤 강사의 실제 이야기이다. 한창 연수를 진행하던 중에 갑자기 한 학생이 질문이 있다며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는 불쾌하다는 듯이 강사에게 물었다. “선생님, 매번 저희한테 교권연수를 하시는데, 선생님들에게 학생인권에 대해서도 연수해요?” 강사는 요즘 아이들 참 당돌하다고 느끼면서도 나쁘게만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모두 중요하고, 상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위해 학생은 교권을, 교원은 학생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학교에서의 학생인권문제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교사의 직접체벌 사례이다. 교사의 직접체벌 사례 수업 종이 울렸는데도 학생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늘 수업에 2~3분씩 늦는 학생들이었다. 이번엔 따끔하게 혼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선생님은 늦게 들어온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호통을 치며, 학생들의 팔을 멍이 들 정도로 세게 꼬집었다. 체벌은 교육을 목적으로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주는 것이다. 체벌에는 도구나 신체 등으로 학생의 신체에 직접 고통을 주는 ‘직접체벌’과 벌을 주어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주는 ‘간접체벌’로 나눌 수 있다. ● 법령에 명시적으로 금지된 직접체벌 학교에서의 직접체벌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아래와 같이 명시적으로 금하고 있다. ■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학생의 징계 등) ⑧학교의 장은 법 제1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지도를 할 때에는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하되, 도구·신체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 예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 체벌도 가능했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2011년 개정되면서 이러한 예외 부분이 삭제되었고, 지금은 예외 없이 직접체벌이 금지되고 있다. ● 직접체벌·욕설 등의 지도행위가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금지된 지도행위도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 있을까? 과거 대법원은 직접체벌·욕설 등의 지도행위를 정당행위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를 아래와 같이 제시한 바 있다. ■ 대법원 2001도5380 판결 등 학생에 대한 폭행·욕설에 해당하는 지도행위는 ①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교정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②다른 교육적 수단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하였던 경우로서 ③그 방법과 정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던 경우에만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직접체벌도 위 3가지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각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심리하기 때문에 실제 사례에서 정당행위가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다. 다음은 교사의 간접체벌 사례이다. 교사의 간접체벌 사례 [사례] 새학년을 맞아 당삼장 선생님은 학생들과 약속을 했다. 과제를 하지 않거나 수업 중 자는 학생은 팔굽혀 펴기를 최초 50회부터 위반 차수에 따라 10회씩 늘려하기로 했다. 모든 학생들이 동의하므로 선생님은 이에 따라 지도행위를 했다. ● 견해가 대립하고 있는 간접체벌 학교에서 팔굽혀 펴기·손들기·오리걸음·엎드려뻗쳐 등과 같은 간접체벌이 허용되는가? 이에 대한 견해가 대립하면서 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규정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먼저 허용론자들은 위 규정에서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훈계 등의 지도행위를 할 수 있지만, 도구·신체 등을 이용한 직접체벌만을 특정하여 금지하고 있으므로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간접체벌은 허용된 지도행위라고 본다. 반면 금지론자들은 위 규정은 간접체벌의 허용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우리나라가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의하면 간접체벌이 금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시·도에서는 조례에서 직접·간접 구별 없이 모든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용론자들은 학생인권조례에 간접체벌을 금지하는 부분은 간접체벌을 허용하는 위 법령에 반하므로 규범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본다. 반면 금지론자들은 이 부분 역시 법령 안에서의 자치법규로서 그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논의를 정리하면 먼저 법령상 간접체벌이 명시적으로 금지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시·도에서는 조례의 효력이 없다고 확인될 때까지는 간접체벌이 금지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반면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시·도에서는 학칙에 따라 이뤄지는 간접체벌은 사실상 허용되어왔다. 다만 주의할 것은 이때에도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간접체벌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동학대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특히 아동복지권은 아동 본인 내지 법정대리인의 처분 승낙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 사례(울산지방법원 2019. 6. 14. 선고 2019노255 판결)가 있으므로 학생이나 보호자가 간접체벌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발달을 해치는 과도한 간접체벌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양심의 자유 [사례] 선생님의 지도에 화가 난 학생이 선생님 앞에서 의자를 던져 공공기물을 파손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사안이 발생하자 학교는 학생이 선생님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그 시간에 교무실에서 선생님과 반 학생들에게 사과하는 글을 작성토록 강제했다. 모든 국민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여기서 보호되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두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한 마음의 소리’이다. 그것이 다수의 사고나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바람직한 가치체계에 기초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양심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과하고 싶지 않은 학생에게 사과를 강제한다면 비록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 할지라도 양심의 자유에 반할 소지가 크다. 일찍이 헌법재판소도 사죄광고에 대하여 ‘사죄할 의사가 없음에도 사죄를 강요하는 것은 인간 양심의 왜곡·굴절이고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 형성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1항에서도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1호)’조치는 다른 조치와 달리 가해학생이 이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더라도 추가 선도조치를 할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양심의 자유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구분하여 사과를 강제하지 않고 잘못한 학생에게 사과하는 법을 지도하거나 사과를 권고하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의 자유 침해는 강제성이 있어서 인간 내면의 윤리적 확신과 이에 반하는 외부적 요구가 서로 회피할 수 없이 충돌하는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과를 지도하고 권고하는데 강제성을 두지 않는다면, 적법한 지도행위에 해당하며 양심의 자유 침해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충남 부여의 작은 시골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학생 수가 20명을 살짝 넘지만 1908년에 개교해 100년이 넘는 전통 있는 학교다. 2021년 9월 부임하면서 제일 먼저 고민했던 것은 ‘코로나-19’라는 핑계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운영 방향이었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에 자연을 체험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연 체험 기회 주려 시작 3학년 과학과 ‘나비의 한살이’ 단원은 나비를 통해 자연 생태계를 이해하고 생명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는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이다. 반드시 체험적 경험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운영되는 교육과정은 극히 일부분에 국한돼 오히려 확산적 사고의 접근을 방해하는 면이 있었다. 그래서 나비뿐만 아니라 고사리와 이끼, 버섯 등 교육과정에 나오는 생물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학교에 체험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동안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생태체험학습장을 설계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먹이의 공급이었다. 나비는 극편식을 하는 곤충으로 5종의 나비를 기르려면 5종의 먹이 식물과 2종 이상의 꿀식물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작은 샘터도 필요하다. 먹이 식물을 제대로 가꾸려면 숲과 평지의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이런 여러 사항을 고려해 체험장을 완성했다. 나비들은 2월 말이면 출현하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함께 나비를 채집하며 나비도 종류마다 나타나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아갔다. 흰나비가 나타나면 무조건 배추흰나비를 외치던 아이들이 나비마다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분류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나비를 잡는 활동을 무척 재미있어했다. 중간놀이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몇 개 없는 나비 포획망을 서로 차지하고 밖으로 나갔다. 아직 뱀이나 벌은 출현하지 않는 시기여서 돌부리만 조심하도록 주의를 줬다. 그런데 아이들이 나비만 잡아서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 주민들의 걱정과 원성도 함께 가져왔다. 나비를 잡는다고 마늘밭을 무시로 들어가고, 담장을 넘는다는 소리가 따라왔다. 조회 시간에 아이들에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삶의 방식도 알아가는 아이들 “나비를 잡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목적을 이룬들 과연 떳떳할까? 얘들아! 어떤 일을 할 때 그 과정이 공정하거나 떳떳하지 못하면 목적을 이루지 않는 게 더 낫다. 완전히 그 목적을 포기하라는 건 아니다. 분명 공정한 과정을 거쳐 그 목적을 이룰 방법이 반드시 있단다.” 아이들은 참 착하기도 하다. 더이상 주변 분들의 걱정하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체험학습장을 가꾸며 나비마다 먹이 식물이 다를뿐 아니라 등장 시기와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처음에 몇 마리 잡아넣은 나비들이 지금은 자연번식을 해서 체험학습장이 온통 나비다.
경기 수원 매현초등학교(교장 홍난영)는 5월 23~27일 일주일 간위(Wee)클래스에서 친구사랑주간을 운영했다. 솔리언또래상담동아리 학생들은 아침맞이 활동을 통해 “친구야 사랑해“를 외치며 폭력없는 행복학교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으며, 인형탈을 쓴 교직원들은 등굣길 아이들에게 다가가반갑게 인사하고하이파이브하며 아이들을 힘껏 응원했다. ‘친구명언 보물찾기’는 행복 매현숲에 숨겨진 친구에 대한 명언이 쓰여 있는 종이(보물)을 찾아서 손으로 긁으면 행운의 선물이 당첨되는 이벤트였다. 보물 속에 담겨진 명언을 보면서 소중한 친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실시했던 이번 행사에 많은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여했다. 보물을 발견한 3학년 학생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있는 학교숲, 연못, 텃밭 등에 숨겨진 보물을 친구와 함께 찾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어요”라고 하면서 위클래스에서 이런 행사를 자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창체활동시간을 이용해 친구의 장점 찾기, 친구 탐구 보고서 만들기, 사행시 짓기 등, 다양한 친구 사랑 활동을 하면서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사랑주간 위(Wee)클래스 행사’를 통해 모두가 함께 폭력없는 행복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자 했으며, 교사들은 학교폭력예방에 더욱 힘써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경기 화서초등학교(교장류영순)는5월3일~4일 2일간 체육관과 운동장에서 학년군별 어린이날 기념 운동회를 실시했다. 이번 운동회는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학년군별로 진행됐으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학생들은 학년별로 팀을 짜서 팀 별로 색아대를 차고,깃발 옮기기,파도타기,볼풀공 던지기,에어바운스,전략줄다리기,계주 등에 청팀,홍팀으로 나누어 참여하며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운동회에 참여한5학년 학생은“바깥 활동을 많이 못하는 와중에 웃음과 추억이 가득한 운동회가 열려서 열심히 참여했고,친구들과 함께 줄다리기를 할 때는 우리가 하나 되는 느낌이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류영순 교장은“어린이날100주년 기념하여 우리 학생들이 서로 응원하며 신나게 달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며“내년에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어 운동회 학부모,지역사회 주민이 함께 하는 지역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화서초등학교(교장류영순)가 26~27일 양일 간 '제 1회 화서초 버스킹’을 열었다. 화서초 버스킹은 최가윤학생자치회장의 선거공약으로, 학생들이 즐겁게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한 달에 한 번 점심시간에 학생자치회에서 진행한다. 학생 뿐만 아니라 교사도 신청 가능하며, 자신이 원하는 춤, 노래 등의 공연을 펼치며 공연자와 관람자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것이 본 행사의 취지다. 기획부터 홍보, 준비, 안전 관리, 정리 등 모든 과정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원래 하루 진행 예정이었으나, 공연참가 희망자가 많아 이틀 간 이어졌다. 공연은 2학년 이은서 학생의 '비타민-쎄쎄쎄' 댄스 공연으로 시작해, 4학년 김보석 등 4명학생의 태권도 시범 공연, 5학년 전성은 학생의 '볼빨간 사춘기-25' 노래 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특히 4학년 송영미, 이은승, 최지현, 음예서, 이시연 학생의 'IVE-Love dive' 댄스 공연과, 5학년 윤예은, 정예은, 최은서 학생의 'IVE-Eleven' 댄스 공연에 대한반응이 뜨거웠다. 학생과 이웃주민, 교직원등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 후 여유롭게 공연을 관람했다. 김미경 화서초 교사는“코로나로 잃었던활기를되찾은 것 같고학교가 더 행복한 학교가 된느낌”이라고 말했다. 댄스공연에 참가한 윤예은 학생은 "장래희망이 아이돌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꿈을 직접 체험해본것 같아 기쁘다"라고 밝혔다.
학교법인 동래학원은 30일 법인 산하 우창회관에서 개교 127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백종헌 국회의원을 비롯한 내빈 50여 명과 학생 500여 명이 참석해 애국·애족·애향의 건학이념을 되새기고,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 인재 양성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오늘날의 힘든 교육 환경 속에서도 교육자로서의 자긍심과 투철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참된 교육의 길을 지켜 오신 선생님들의 노고에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나라의 교육과 미래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잃지 마시고 성의를 다하여 헌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학생들에게는 "여러분들은 우리 동래학원의 현재요, 미래이며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라며 "학생의 본분은 배움에 있음을 잊지 말고 도도히 흐르는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고, 여러분들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뜻을 헤아리며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어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래학원은 1895년 호주 장로교 여자전도부가 부산 좌천동에 세운 '사립일신여학교'로 시작했다. 1940년 일제 신사 참배를 거부했다가 강제 폐교됐으나, 초대 오태환 이사장 등이 동래학원 전신인 구산학원 재단을 세워 경영권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교육에 힘써왔다. 현재는 산하에 동래여고, 부산예고, 동래여중, 부산예중, 동래초등학교 및 병설유치원 등 6개 학교에 3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세종교총(회장 남윤제)은 28일 세종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제2회 세종교총회장기 교원배구대회’ 개막식(사진)을 개최하고첫날 경기를 진행했다. '새로운 회복! 성장하는 세종교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세종교총이 주관한이번 대회는 지역의 17개 학교에서 8개팀, 120명이 선수로 참여해 폐막식이 열리는 7월 9일까지리그전으로 운영된다. 개막식에는 이기종 시·도교총협의회장, 박충서 한국교육신문사장, 정미자 세종시초등교장협의회장 등 20여 명의 내빈 외에도 출전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교육가족 등이 참석해 배구대회 개최를 축하하고 열띤 응원전도 펼쳤다. 세종시 교육감 후보자들과 한국교총 회장 후보자들은 경기장 밖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대회 열기를 더했다. 남윤제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던 지난 2년 동안 학교 현장은 그 어느 곳보다 힘들었다”고 회상하면서 “오로지 학생의 안전과 교육만을 생각하며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해 헌신해주신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일상 회복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교총 회장 취임 후 5개월 동안 회원복지 업무협약 체결, 소식지 발간, 등산, 드론연수, 배구대회, 교육현장 고충해소 활동 등으로 회원 수가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세종교총을 믿고 동행해준 모든 회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구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승패를 떠나 한 명의 선수도 부상 없이 모두가 경기를 즐기는 세종교육 화합의 한마당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마을 냇터에 빨래하는 순이 뒷마을 목동들 피리 소리 그리운 고향 그리운 친구 정든 내 고향 집이 그리워지네~’ 지금으로부터 52년 전 여름 1969년 6월, 딸 부잣집으로 소문난 우리 집 5자매가 엄마와 함께 전라북도 옥구군 교육청 가족합창대회에서 불렀던 노래 중 하나다. 당시 개정국민학교(현 개정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나는 지금도 언니들과 만나면 자연스럽게 화음을 맞추며 이 노래를 부르곤 한다. 그때 큰언니는 결혼하여 만삭의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올랐고 둘째 언니는 고등학교 3학년 셋째 언니는 중학교 3학년 넷째 언니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우리 가족은 음악에 대한 애정이 커 평소에도 전축을 틀어놓고 노래를 즐겨 부르곤 했었다. 그즈음,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리던 소병룡 선생님께서 우리 가족의 노래 사랑을 알아봐 주시고 가족합창대회에 출전을 권하셨다. 유난히 큰 눈으로 우리를 보며 열정적으로 지휘하셨고 우리는 선생님의 작은 가르침 하나하나를 열심히 배우며 연습했다. 그때 선생님의 입 모양을 보며 똑같이 하려고 노력했던 난, 입이 살짝 삐뚤어지기까지 했는데 이를 보고 있던 친구들이 깔깔거리며 놀려 댔었다. 우리는 이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고 지금은 흔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주 귀했던, 상품으로 받은 파란 플라스틱 쌀통은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무려 30여 년 동안 애지중지하셨던 물건이었다. 6학년 담임이 된 선생님께서는 방과 후 풍금을 치며 동요를 지도해 주신 후에 "배고프지~ 밥 먹자" 하시며 네모난 양은 도시락을 꺼내 젓가락으로 반을 가른 후 밥을 챙겨주셨다. 선생님 도시락 위에 얹혀 있었던 유난히 노란 빛깔의 계란프라이도 떠오른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 밥을 챙겨 주려고 일부러 도시락통에 밥을 꾹꾹 눌러 담아오셨던 것 같다. 그렇게 노래를 연습하던 중, 전주에서 열린 독창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너무 떨려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모를 정도였다. 등수 안에 들지 못해 아쉬워하던 내게 "덕정아, 풍금으로 반주하다가 처음 피아노를 치니 잘 안되더라. 나도 엄청 떨었어"라고 너스레를 떨며 어린 나를 달래 주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도 추석 즈음이면, 선생님과 함께 불렀던 잊지 못할 노래가 생각난다. 보름달 둥근 달 동산 위에 떠올라 어둡던 마을이 대낮처럼 환해요. 초가집 지붕에 새하얀 박꽃이 활짝들 피어서 달구경 가지요~’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올해도 안녕하신지 궁금해하곤 한다. 선생님 밑에서 즐거운 음악과 함께 초등학교를 마친 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합창부 솔로를 도맡았던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서울로 전학했다. 잉크로 펜글씨를 쓰던 시절, 쭈욱 써왔던 일기장에 실수로 잉크 한 통을 모두 쏟아 일기장을 못 쓰게 된 일이 있었는데 이를 어떻게 아셨는지 예쁜 새 일기장을 선물로 보내 주셨던 기억이 있다. 훌쩍 커버린 옛 학생에게도 소중한 선물을 보내주신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셨다. 유년 시절에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란 나는 당연히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984년 고등학교 과학 교사로 교직에 들어선 후 MRA 청소년단체를 창단하여 음악과 함께하는 Sing-Out 활동을 해오던 중 2000년 중학교로 발령을 받으면서부터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으로 즐겨 했던 요들송과 작은 악기 연주를 장애 학생들과 함께했으며 이는 내가 통합교육에 관심 갖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졸졸졸졸 흐르는 요로레잇디오 레잇디오 레잇두리리 산골짜기 찾아서 요로레잇디오 레잇디오 레잇두리리~’처음에는 쑥스러워 소리를 내지 못하던 학생들이 조금씩 자기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며 더욱 신바람이 났다. 이 소식을 들으신 소병룡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구족화가가 그린 그림엽서를 잔뜩 보내주셨다. 학생들에게 도움말을 주고 싶을 때마다 이 엽서를 활용하곤 했다. 그렇게 음악으로 한마음이 된 학생들과 경로당, 양로원에서 요들송 봉사활동을 할 때는 내가 교직에 있는 동안 가장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다. 이렇게 학생들과 함께하는 음악 활동을 통해 보람있는 교직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선생님께서 내게 베푸신 음악을 통한 교육과 그 안에 내재한 학생들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 그리고 사제 간의 교감이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선생님을 닮아가고 싶었고 또 닮아가고 있었다. 그동안 서울에 올라오셔도 바쁜 나를 배려해 굳이 만나려 하지 않고 내려가시기 직전에야 안부를 전하시던 선생님께서 20여 년 전 어느 날, 서울에 출장을 온다며 연락을 주셨다. 반가운 기별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선생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오랜 기간 뵙지 못하였기에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했다. 문 앞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는 동안 설레고 떨리기까지 했다. 정년을 앞두셨던 때라 내가 기억하는 청년 시절 선생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세월과 함께 달라진 선생님의 그때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켠이 먹먹해진다. 선생님을 어떻게 모셔야 할 지 고민하다가 노래 부르시는 모습이 그리워 노래방에 가시자 했더니 무척 좋아하셨다. 춤추고 노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당시 마흔이 다 되어가는 우리에게 발성법을 알려주시고 발음 교정도 해주셨다. 우리도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열심히 따라 불렀던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 준비를 하던 중 능숙하지 못한 동영상 작업으로 개학이 걱정될 정도로 힘들어하던 나는, 2021년 2월 손 글씨 주소가 적힌 선생님의 반가운 편지를 받았다. 세 가지 후회, 반드시 소유해야 할 세 가지, 세 가지 목표, 세 가지 복, 인간을 감동시키는 세 가지, 내가 진정 사랑해야 할 세 사람, 살아가는데 가장 가치 있는 세 가지, 성공적인 사람을 만들어 주는 세 가지, 실패하는 사람을 만들어 주는 세 가지. 여든을 넘기긴 선생님께서 제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을 A4용지에 빼곡히 적어 보내주신 삶의 세 가지라는 내용이다. 이 편지를 읽고 가슴이 뭉클하여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특히 세 가지 복에 관한 내용, ‘첫째,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 둘째,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한다. 셋째, 배우자를 잘 만나야 한다.’라는 글귀가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힘들어하는 나의 모습을 마치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계신 것 같아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2021년 9월 부모님 성묘길에 개정초등학교에 들렀다. 교문의 위치가 바뀌어 있었고 엄마와 함께 손잡고 달리다 넘어진 그렇게 커 보이던 학교 운동장이 매우 작아 보였다. 밴드부 활동으로 멜로디언을 연주하며 운동회 시작을 알렸던 구령대가 저렇게 낮았던가, 선생님과 노래 불렀던 교실은 어디쯤일까, 추억을 더듬어 학교를 둘러보다 보니 선생님이 더욱 보고 싶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연락 드렸더니 "내가 요즘 숨도 차고 귀도 잘 안 들린다" 하시며 예전보다 통화를 힘들어하시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당시 태중이었던 큰 조카와 여전히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언니들이 모두 모여 선생님의 풍금 반주에 맞춰 노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천금 같은 소중한 말씀을 편지로 보내주시는 우리 선생님, 선생님과 다시 한 번 선구자를 열창할 수 있을까요? 저도 어느새 정년을 일 년 정도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늘 선생님 같기를 다짐하며 남은 기간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소중한 인연, 우리의 영원한 멘토 소병룡 선생님! ----------------------------------------------------------------------------------- [수상 소감]사표(師表), 소병룡 선생님 ‘선생님의 선생님’이라는 교단 수기 주제를 보는 순간, 어린 시절 소병룡 선생님이 떠올라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누렇게 변한 국민학교 앨범을 꺼내어 선생님의 얼굴을 다시 보는 순간 오래전 함께 했던 선생님과의 시간이 물밀 듯이 떠올랐습니다. 오랜 인연의 사이사이에 소중하게 놓여있는 선생님과의 추억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며 이 수기를 쓰는 동안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소병룡 선생님은 저에게 사제지간을 넘어서 가족과 같은 정을 나누었던 분이셨습니다. 선생님의 교육관이 부모님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처럼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선생님을 평생 한 분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여느 학생에게나 주어지는 행운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교육신문에 실린 이 수기를 품고 선생님을 찾아뵐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벅찹니다. 교사 생활을 해온 지 어언 38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교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보람차게 교육활동을 해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소병룡 선생님께서 베풀어 주신 참된 교육에 대한 진심 어린 열정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교직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선생님께서 몸소 가르쳐주신 ‘3정(진정, 열정, 다정)’을 실천하는 교사가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수기를 준비하며, 잠시 잊고 있던 선생님과의 추억들을 함께 떠올려주고 그 시절 노래들을 부르며 같이 울고 웃어준 언니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며칠 전에 아이 학교에 갔다 왔어요. 학교폭력 때문에요.” “왜요?” “지난달에 아이들끼리 다퉈서 아이들이랑 부모끼리 화해하고 지나간 일인데, 학교폭력 실태조사 서술형 문항에 응답이 있어서 다시 상담하고 왔어요.” 이미 해결된 일로 아이의 학교에 다녀왔다는 동료 선생님의 한 마디에 학부모님들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학교폭력 실태조사 후속 조치 때문에 담임선생님들이 생활지도로 끝낸 학급에서의 일도 다시 상담하고 사안 처리를 하고 있거든요. 어떤 학교는 건수가 너무 많아서 담임선생님들까지 사안 조사를 하고 계세요. 10건이 넘어가면 학교폭력 책임교사 혼자서는 도저히 처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학급에서 화해를 마친 아이들 간의 사소한 다툼도, 정식으로 조사하고 하나의 사안으로 처리하려고 하니 서류작업이 많아져요. 서류작업이야 시간을 투자해서 하면 되지만 문제는 상담이에요. 상담하는 과정에서 들려오는 온갖 짜증을 몸으로 받아내야 하니까요. ‘왜 이미 지난 일을 가지고 일을 키우느냐? 당신 뭐 하는 사람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부터 사소한 일로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를 요구하겠다.’라며 큰 소리를 내는 경우까지. 상담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극과 극이에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만큼요. 아이들끼리 화해한 일까지 다시 한번 조사를 하며 마음을 뒤집어 놓는 덕분에 학교폭력 책임교사도 담임선생님들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더 안타까운 것은 초등학교의 경우, 아이들이 실태조사 문항에 써 놓은 응답이 아주 사소하다는 데 있어요. 그래서 사안을 처리하다 보면 참 어이없어요. ‘00가 저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기분이 나빴어요.’ 놀이터에서 누가 소리를 질렀다고 기분이 나빠서 학교폭력이라는 아이. 요즘에는 장난이라도 기분이 나쁘면 학교폭력이라고 교육하는 덕분에 그것도 학교폭력이 되어버려요. 생활지도로 끝날법한 일이 실태조사 서술형 문항에 써 놓았다고 학교폭력이 되어버리는 셈이에요. 피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아이를 상담하고 나서 상대방 아이와 상담하려고 하면 상대방 학부모님은 목소리를 높여요. “아니, 그런 게 학교폭력이에요? 우리 아이도 걔한테 얼마나 당했는데요. 우리도 똑같이 학교폭력으로 걸어버릴 거예요!!” 그래서 작은 일 하나가 커다란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해요. 지침을 지키기 위해서 절차대로 일을 처리하면 그에 따라서 부작용을 감내해야 해요. 작년에는 후속 조치를 했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사안을 복잡하게 조사하지는 않았는데 올해는 왜 일 처리가 달라져 버린 걸까요? 학교 일을 하다 보면 점점 업무가 벌크업 된다는 것을 느껴요. 보디빌딩 선수가 열심히 운동해서 근육을 늘려가듯이 업무도 스스로 운동하나 봐요. 학교폭력 업무 처리도 해마다 달라지고 해야 할 것이 많아져요. 생활기록부도 점점 복잡해져요. 교과 학습발달상황, 특기 상황을 하나 입력하려고 해도 해마다 업무는 늘어가고 마음은 답답해져요. 그뿐인가요? 들어야 할 연수는 왜 그렇게 많은지 이제는 다 세지도 못하겠어요. 손가락 열 개보다도 많은 연수. 수업 끝나고 연수 듣느라 교재연구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어요. 업무하고 연수를 듣느라 시간이 다 가 버리니까요. 업무 지침을 내리기 전에 현장의 의견을 들어보고 개선점을 찾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선생님들도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요.
경기 하남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는 작년에 이어 하남형 미래학교 「꿈트리」를 기반으로 한 미래수업을 운영중이다. 미래 수업은 4차 산업 기술(가상현실, 3D프린팅, 코딩 등)을 활용한 학생주도 프로젝트 활동으로 우리 마을의 자원(망월천)을 활용하여 삶과 연계한 배움을 실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그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그 중 물은 모든 생명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이다. 또한 하남지역의 미래세대인 망월초 학생들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환경교육을 하기 위해 우리 동네 하천인 망월천을 주제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수업은 5학년 10개 학급, 6학년 10개 학급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1학기 망월천 생태교육을 통해 망월천에 대해 알아보고 2학기 4차 산업기술 가상현실을 이용해 미래의 망월천의 모습을 상상하여 꾸며보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1학기 교육에서는 망월천 지형을 살펴보는 활동에서 나아가 망월천 현장 탐사를 통해 망월천에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을 직접 관찰할 뿐 아니라 하남시청 환경정책과의 협조하에 산소용적량 실험을 하여 망월천의 수질 오염도까지 측정해 보는 활동을 했다. 또한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의 보고서를 정리해 2학기에 실시할 미래의 망월천 모습을 가상 현실 공간에 꾸며보는 활동 준비도마쳤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망월초 학생들은 마을에 대한 관심을 키움과 동시에 환경을 아끼고 보호하는 환경 감수성을 발달시키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 하남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는 5월 16~19일 전 학급에서 학부모 공개수업을 실시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다수의 학부모가 작년과 동일한 방식을 희망하여 ZOOM을 통한 비대면 수업 참관으로 이루어졌다. 1학년은 여름철 날씨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부채 만들기를 주제로 여름 통합교과 수업을 했다. 여름철 날씨의 특징과 사람들의 생활 모습에 대해 아는 것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고,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발표했다. 여름철 날씨와 생활 모습 등을 창의적으로 표현하여 나만의 부채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2학년은 봄의 모습과 느낌을 창의적으로 표현하기를 주제로 봄 통합교과 수업을 했다. 우리 학교 화단의 다양한 봄꽃들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혀보았으며, 봄과 관련하여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만화, 동시와 글 등 다양하게 표현하고 게시했다. 3학년은 책의 내용을 알아보고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누기를 주제로 국어 독서단원 수업을 했다. 학급에서 정한 온책의 내용에 대한 골든벨 퀴즈를 풀어보고, 책의 주제에 대한 생각을 발표했다. 4학년은 자신의 상상한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려주기를 주제로 국어 수업을 했다. 모둠에서 정한 사진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상상해서 차례대로 이어가며 이야기를 만들고 발표하였으며, 다른 모둠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5학년은 내 인생 최고의 책을 소개하기를 주제로 국어 수업을 했다. 자신이 읽었던 책 중 친구들에게 가장 소개하고픈 책의 제목, 줄거리, 추천하는 이유와 추천 대상을소개서로 작성해발표했다. 6학년은 문학 작품 속 인물 소개하기를 주제로 국어 수업을 했다. 문학 작품 속의 인물이 추구하는 가치가 드러나도록 소개서를 작성하고, 소개서를 발표하고 학생 각자의 삶과 연결지어 이야기를 나눴다. 과학, 체육, 영어 전담 교과 및 보건, 통합학급도 공개 수업을 했다. 이 중 통합학급 자람반에서는 ‘씨앗 세알 심었더니’ 그림책을 함께 읽은 후 꾸며주는 말을 넣어 작은 책을 만들어 보고, 노래 가사말을 바꾸어보며 학생들의 향상된 국어 실력을 발휘했다. ZOOM을 통해 수업을 참관한 4학년 학부모는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며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니 뿌듯했다.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처럼 서로 의사소통하며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 그간 아이들의 기본교육을 위해 애쓰셨을 교장, 교감, 담임선생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번 학부모 공개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고 생활하는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교육현장과 가족의 소통을 이끌어 내어 공감을 이루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더 나아가 교사의 수업 전문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 지역 초등학교 A교사는 방과후학교 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은 부침을 겪었다. “담당해보면 왜 다들 꺼리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인력 채용과 민원 대응, 구성원 간의 갈등 조정, 방과후강사의 파업 시 대체 투입까지 업무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A교사는 “교사 본연의 역할인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모든 걸 학교에 돌리는 게 맞는지 묻고 싶어요. 학교에 학원 역할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방과후학교와 돌봄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야 한다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근 학교를 운영 주체로 명시한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주환 국민의힘의원이 각각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이야기다. 한국교총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의 주체를 학교로 법제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사교육과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해소해야 함은 당연하나 이를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 무분별하게 떠넘기다 보니 정작 학교는 교육 본연의 활동이 위축되고 노무갈등의 장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방과후학교와 돌봄은 학교의 본질적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교총의 입장이다. 교총은 “방과후학교는 저렴한 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에서, 돌봄은 맞벌이 부부의 보육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그런데도 두 법안은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사교육 대안으로 접근할 뿐, 학교와 교원에게 관성처럼 떠넘기는 부분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 교원들도 “사교육 경감을 목적으로 한 방과후학교 운영의 주체를 학교로 법에 명시하는 것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부산 지역 초등학교 B교사는 “방과후학교는 현재 학교에서 교육활동의 하나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정규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선택형 수익자 부담사업의 운영 주체를 학교로 명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공교육 정상화’와 모순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교총이 전국 초·중·고 교원 28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행정업무 경감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현장 교원들의 인식이 그대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업무는 교사 담당 업무여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교총은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 연구 결과, 초등 정규수업 외 방과후학교·돌봄 활동이 사교육보다도 아동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진은 그 이유로 초등 정규수업 외 방과후학교·돌봄 활동은 학년이 올라가도 똑같은 프로그램이 반복되거나 강사가 바뀌면 이전 프로그램과의 연속성이 끊기는 등 물적·인적 자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활동들을 총괄하고 학교는 그 틀 내에서 수강 모집 안내, 공간 제공에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교총은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경우 총력 저지 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교총은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을 일방적으로 학교와 교원에게 떠넘기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은 지자체가 주민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도록 법·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같은요구에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측은 27일 해당 법안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교총에 전달했다.
등교가 정상화하면서 학교 안전사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학교 안전사고 보상지원 시스템에 접수된 학교 안전사고는 1만 115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1만 529건)보다 625건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개학이 연기됐던 2020년 1분기(3074건)와 비교하면 3.6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급별로 사고 발생 시간을 살펴보면, 유치원에서는 일반수업(342건, 26.3%) 시간에 사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고, 방과후 교실(245건, 17.2%)이 뒤를 이었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주로 체육 시간에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의 32.4%인 1096건이 체육 시간에 집중됐고, 중·고등학교에서도 전체 안전사고의 46.1%인 2936건이 체육 시간에 발생했다. 안전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활동은 학교급별로 달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주로 장난이나 놀이, 보행·주행 등 일상 활동 중에 사고가 일어났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축구나 농구 등 구기 활동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비율이 높았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올해 1학기부터 전국 모든 학교가 정상 등교를 실시함에 따라 안전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2년간 대면 교육활동이 축소된 점을 감안해 2019년 2분기 사고통계 데이터를 토대로 주요 사고유형을 분석한 결과, 현장 체험학습, 체육대회 등 학교행사가 집중된 2분기에 안전사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훈 학교안전공제중앙회 통계정보팀장은 “학교급별 학교 안전사고 추이를 분석해보면, 분기별로 사고 발생 비율이 높은 시간과 활동 유형은 매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상황에 따른 예방수칙을 숙지하고 사전 안전교육을 실시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학교 안전사고는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로서 학생·교직원·교육활동 참여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피해를 주는 사고나 질병을 뜻한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학교안전법 제2조제4호에 따라 학교 안전사고 보상제도를 운영한다. 교육과정 또는 학교장의 계획, 관리·감독에 따라 행해지는 수업·특별활동 등의 활동과 통상적인 등·하굣길에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 보상한다. 학교 안전사고 처리에 대한 안내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콜센터(1588-4900)에서 받을 수 있다.
경기 하남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는 5월~6월 학교로 찾아오는 문화예술 공연 관람 행사를 진행 중이다. 망월초는 미래시민·생태생명·미디어리터러시·문화예술 영역의 네 가지 감성을 키우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품격있는 미래 인재육성을 목표로, 이번 행사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1, 2학년은 동화작가이자 샌드아트 공연기획자인 이범재 작가를 초청해 샌드아트·감성동화 공연을 체험했다. 1학년은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를, 2학년은 강아지똥 이야기와 작가의 창작동화로 구성된 샌드아트 공연을 관람했다. 동화에 어울리는 다양한 음악과 작가의 음성으로 들려주는 샌드아트 공연을 접한 어린이들은 힘껏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3학년 학생들은 뮤지컬 ‘환상도서관’을 통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토끼,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 동화 속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책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 함께 춤을 추고 선물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4, 5학년은 ‘진조크루’ 공연단이 펼치는 비보이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기를 통해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화려한 비보이 공연 중간중간에 펼쳐지는 꿈과 진로에 대한 강연을 듣게 될 것이다. 6학년은 연극 ‘드립소년단’을 통해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다. 무선컨트롤러를 통해 연극의 다음 장면을 선택하며 능동적으로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가 방탄소년단과 K팝에 열광하고, 한국 영화 ‘기생충’과 배우 윤여정 씨가 아카데미 시상을 받는 쾌거가 이어졌다. 세계 문화의 중심축은 돌고 돌아 이제 대한민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한류 열풍이 계속되도록 미래 인재들의 문화감수성을 키워나가는 것이 교육의 몫이 될 것이다.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이 씨앗이 되어 훗날 망월초 학생들이 한류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