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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설 대목 극장가 영화대전의 승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팬서’였다. ‘블랙팬서’가 3월 1일 현재 동원한 관객 수는 493만 9127명이다. 2월 28일 ‘궁합’⋅‘리틀 포레스트’ 등 신작이 가세했지만, 500만 돌파에 이어 그 이상의 성적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한국영화 경쟁작들은 초라한 성적을 냈다. 그나마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시리즈 3탄까지 제작⋅개봉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 242만 명을 넘기며 선전했지만, 손익분기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한 ‘골든 슬럼버’는 겨우 136만 명을 넘긴 수준이다. 지난 해 10월 교통사고로 요절한 김주혁의 유작 ‘흥부’는 41만 명에 그쳤다. 너무 싱거운 결과라 할까. 아예 맥을 못춘 한국영화부진이라 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설 대목을 노린 개봉(1월 17일)은 아니지만, 한 달 넘게 이어진 상영으로 관객몰이에 성공한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이 눈길을 끈다. 제작비 58억 원에 손익분기점이 210만 명쯤이니 대박은 아니어도 흥행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2018년 신인감독의 입봉작이 일군 첫 흥행영화로 기록되었다. 2018년 1~2월 개봉작 전체로 봐도 제1호 흥행작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의 흥행은, 그러나 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1급기밀’에 대한 무관심처럼 대중의 영화를 고르는 탁월한 심리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 할까. 무엇보다도 ‘그것만이 내 세상’은 기시감이 있는 영화다. 새로울게 없는 영화라는 뜻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조정석⋅도경수 주연의 ‘형’(2016)이 떠올랐으니까. ‘그것만이 내 세상’은 미국 나이로 38세인 김조하(이병헌)가 17년 만에 어머니 주인숙(윤여정)을 만나 동생 오진태(박정민)와 사는 이야기다. 그런데 어머니는 시한부고, 아버지가 다른 동생은 서번트 증후군(자폐증과 천재성을 동시에 지닌 것)을 앓고 있다. 결국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조하는 졸지에 진태의 보호자가 된다. 그런 조하의 기구한 삶에는 폭력 가장이 원흉으로 또아릴 틀고 있다. 그러니까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집을 나간 어머니 등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온 조하가 세상과 친해진 것이다. 감독이 방점을 둔 것은 폭력 가장이라는 사회문제가 아니라 그로 인해 절단난 가족의 복원이다. 쓸쓸하면서도 뭔가 훈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한가율(한지민)이 진태의 음악성을 알아보는 과정도 감동적이다. 특히 2층으로 올라가던 가율이 진태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내려와 그랑 나란히 앉아서 합주하는 모습이 그렇다. 교통사고 이후 끊었던 피아노 연주를 다시 시작할 만큼 가율이 진태의 음악성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린 장면이다. 피아노 연주 소리를 들으며 콧등이 시큰하기는 영화나 현실에서든 아마 처음이지 싶다. 사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너무 영화 같은 이야기에 픽 웃음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일상성을 토대로 하면서도 비현실적 결구가 펼쳐져서다. 가령 진태의 성대한 피아노 연주회가 그렇다. 경연대회에서 떨어진 진태의 음악성을 알아본 가율이 재력가인 할머니(문숙)를 움직여 성사된 것인데, 과연 그런 일이 현실에서 가능할까하는 의문을 안겨준다. 진태가 공연에 나선 과정도 의아하다. 엄마는 입원중이고 형도 출국하려 하는 등 그들 도움을 받지 못하는데, 멀쑥한 정장에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주인집 딸로 고교생인 수정(최리)이 추근대거나 질척할 정도로 진태와 함께 있는 것도 그렇다. 진태 뿌리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는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흥행의 일등공신은 배우들이 아닐까 싶다. 우선 ‘편도’란 말도 못알아듣는 퇴물 복서 조하 역의 이병헌이다. 가발로 보이는 헤어스타일인데, 어쩌면 그렇게 옷차림이나 언행과 잘 어울리는지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내부자들’이나 ‘마스터’에서의 강한 모습이 사라지고 없는 이병헌이다. ‘남한산성’의 흥행실패 부담을 훌훌 털어냈을 법하다. 신인이나 다름없는 박정민도 만만치 않다. 박정민은 서번트 증후군의 진태를 그야말로 진태답게 보여준다. 특히 6개월간 하루 6시간씩 연습하여 대역이나 CG가 아닌 실제 피아노 연주로 영화촬영에 임했다니, 그 노력이 가상하다. 흑백영화 ‘동주’에서 행동하는 독립운동가로 오히려 윤동주를 돋보이게 한 송몽규를 잊게한 박정민의 실연(實演)이다.
지난 주말에 모처럼 전남을 다녀왔다. 전남 담양은 청정 고장으로 대나무 향기가 가득한 죽녹원과 일렬로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길이 아름다운 곳이다. 또한 그곳에는 많은 관광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담양 우표박물관은 특별히 볼만하다. 담양 우표박물관은 2015년 3월에 개관한 박물관으로 우리나라 우표의 시초라고 할 수 있 문위우표(1884년 발행)부터 시대와 국가 및 주제별로 잘 전시되어 있다. 우표뿐 아니라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 지금부터 담양 우표박물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우표는 정보 기술의 발달로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어 안타까운데 그런 면에서 담양 우표박물관은 정말 귀중한 학습장이다. 나상국, 이진하 부부가 평생을 모아온 우표를 전시해 놓았는데 마침 필자가 방문한 날은 이진하 관장이 직접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우표는 신호연 등과 같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우표의 형태는 1840년 5월 6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만든 것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는 1884년 홍영식이 발행했다고 한다. 제1전시관에는 문위우표가 전시되어 있다. 문위우표를 시작으로1946년에 발행된 해방 기념우표, 1948년에 발행된 헌법공포우표 등 역사와 연관이 깊은 우표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학, 만화, 캐릭터, 스포츠 등 주제별로 구분된 우표들도 관람할 수 있다. 조선 우표라고 불리는 북한 우표도 눈길을 끌었는데, 이 모든 우표가 40년 넘게 민간인 부부가 수집한 우표라는 것이 놀라웠다. 제1전시관 전시물 중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캐릭터우표라고 한다. 캐릭터우표는 2011년부터 시작해 해마다 2월~3월에 발행되는 기간 한정 우표이다. 특히 2011년 2월 22일에 발행된 뽀로로우표는 우체국에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마침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한 동계올림픽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시회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17일 동안 진행되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우표, 밴쿠버 동계올림픽우표, 김연아 피겨스케이팅우표, 세계 동계스포츠우표 등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우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진하 관장은 우표를 통해 동계스포츠의 역사적 의미와 스포츠 정신을 되새기고자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한다. 담양 우표박물관은 특별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손 편지’ 쓰기이다. 컴퓨터의 발달로 사라져가는 우표를 활용하여 옛 추억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손 편지를 써서 박물관 내의 우체통에 넣으면 편지가 배달되는 형식이다. 두 번째는 ‘에코백 만들기와 우표 만들기’로 다양한 판화기법으로 귀여운 미니 에코백을 만들고 우표 전시를 통해 시대적 특성을 참고해 자신만의 우표를 만들 수 있다. 세 번째는 ‘특별한 우표 만들기’로 기념사진을 가져오면 자신만의 특별한 우표를 만들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월요일~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장의 설명을 직접 듣고 싶은 분들은 점심시간을 피해 방문하면 된다. 우표박물관은 우표에 관한 뜻깊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3월의 따뜻한 봄날에 맞춰 담양 우표박물관으로 떠나보시길 바란다. ▲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인 5문우표(왼쪽)와 10문우표
경북 문경공고(교장 함종환)는 지난달 23일 경주더케이호텔에서경상북도교육청 주관으로 실시한 “글로벌 현장학습 2017 성과보고회 및 2018 사업설명회”자리에 이영우 교육감을 비롯하여 경상북도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 교장선생님과 지도교사, 학생 및 학부모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진행한 행사에 자리를 함께하였다. 본교는 글로벌 현장학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술 강국의 선진 기술습득 및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제공으로 취업역량제고와 글로벌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성장동력, 전략산업분야 등 국제경쟁력을 갖춘 맞춤형 전문 기술․기능 인재양성으로 매력적인 특성화고를 육성하고자 “기술로! 세계로!! 미래로!!!” 라는 케치플레이즈(슬로건)으로 글로벌(호주)용접 현장학습 및 취업을 호주국립폴리텍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글로벌 산업체 수요에 맞춘 직업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학습동기 부여 및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여,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체 수요에 부응하는 현장적합성 높은 직업교육 프로그램의 적극 참여와 글로벌 시대 적응할 수 있는 국제적 시민을 위한 다양한 인성교육중심 실천수업을 통해 2017 대한민국 미래교육 박람회 참가학교 및 우수학교에 선정되어 교육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함으로써 명실 공히 문경공고는 학생들의 꿈을 디자인(Design)하여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BEST 특성화고로 주목받게 되었다. 함종환 교장은 본교가 2017 대한민국 미래교육박람회 참가학교 선정과 우수학교 교육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하고 2017 학업중단 예방 우수학교에 선정되어 경상북도교육청 교육감으로부터 우수상과 표창패 수상과 더불어 2018 글로벌 호주국립 멜브른폴리텍대학교와 연계한 Certificate Ⅲ 용접교육과정에 본교 기계과 학생2명이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모든 교직원이 학생 다양한 인성교육과 외국어교육을 위해 함께 노력한 결과이며, 향후 본교가 글로벌 BEST 특성화고로 자리메김하기 위해서는 경북교육청과 학교운영위원회, 동창회, 유관기관 등을 비롯하여 지역사회의 성원이 필요하며“모든 구성원이 다함께 Go Together”하자고 힘주어 말하였다.
아픔과 눈물, 가족의 소중함 일깨워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 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설 연휴에 가족과 함께 보기에 딱 좋은 영화였다. 가족 영화였지만 가족이라 부르기 힘든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아팠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자식(조하)을 버리고 목숨을 버리려다 살아난 엄마 인숙(윤여정)의 삶은 아픔 그 자체다. 남편에게 시도 때도 없이 구타 당하는 엄마를 보며 두려움에 떨던 아들 조하(이병헌)는 주먹 세계에 이름을 날린다. 그것도 잠시 오갈 데 없는 그의 딱한 처지는 우연히 엄마를 만나면서 정착 아닌 정착을 한다. 자기를 버린 엄마를 중오하고 쌀쌀맞게 대한다. 그 엄마가 중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엄마 인숙은 죽음을 준비하러 떠나면서도 조하를 속인다. 마지막 생일 파티 중 한 달만 동생 진태(박정민)를챙겨달라는 엄마의 부탁을 받고 동생을 맡게 된 조하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동생에게 피아노를 잘 치는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동생 진태는 누구에게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다.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재현해내는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아이다. 그런 동생을 위해 경연대회에 나가서 상금을 타려고 출전하게 된다. 진태는 관중들을 웃기면서도 놀라운 연주를 선보여 대상을 탈 줄 알았다. 결과는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연주장에는 진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한지민)가 진태의 연주를 보고 감동한다. 우여곡절 끝에 진태는 한지민의 도움을 받아 큰 무대에 서는 영광을 안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 마음을 열어가며 진짜 형제가 되어가는 ‘조하’, ‘진태’의 변화와 그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엄마 ‘인숙’의 모습은 가족의 정이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가정폭력과 가출, 장애아, 중병에 시달리는 가족, 불안정한 수입으로 생계가 힘든 가족사 속에 이중삼중으로 고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 아팠다. 우리 시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으니. 연주 중인 진태의 모습 서번트증후군을 지닌 진태의 연주가 단순한 연기가 아닌 실제 연주라는 사실이가장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대역을 쓰지 않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진태의 모습은 정말 감동을 안겼다. 어쩌면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한 나의 꿈이었기에 더욱 몰입하며 진태의 피아노 선율에 깊이 빠졌는지도 모른다. 한 편의 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회를 감상하는 보너스까지 안겨준 영화의 감동. 죽음을 눈앞에 둔 어머니 인숙은 진태의 연주장을 찾아와 감격의 눈물을 짓는다. 그리고 아픈 이승의 삶을 접는다. 두 아들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은 작가의 계획에 없었다. 그날 영화관에 있던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눈물을 닦느라 바빴다. 아프디 아픈 주인공들이 살아남기 위해 삶과 투쟁하듯 살아내는 모습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이었고 인간승리를 향해가는 모습을 보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았기 때문이리라. 영화의 제목처럼, 엄마 인숙에게는 자식만이 내 세상이었다. 그것이 이 땅의 부모들의 비원일 것이다. 엄마와 동생을 두고 떠나지 못하는 조하도 가족만이 그의 세상이었으리라. 험한 세상에서 착하기만 한 진태에게는 피아노만이 내 세상이다. 엄마와 함께.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우리 학교 천사반 아이들이 생각나서 더 슬펐다. 착하기만한 아이들, 누구를 원망하거나 해코지 할 줄 모르는 천사들이 초등학교를 마치고 졸업을 했지만 그들의 삶이 걱정되어서다. 시골 학교라서 학생 수는 적지만 영화 속의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한 부모 가정이거나 조손 가정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으며 커 가고 있는 현실이 영화 밖으로 나와도 엄연히 존재한다. 아프고 힘든 세상의 아이들이, 가정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힘들게 살아가는 아픈 사람들에게도 영화에서처럼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좋겠다. 날마다 '미투 운동'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 징후로 보여서 다행이다. 2018년에는 아픈 사람들을 더 챙기는 세상, 힘든 아이들을 한 번 더 돌봐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가상의 영화 한 편이 주는 울림이 생각보다 컸다. 보름 만에 반추해서 쓰게 할 만큼 강렬했으니. 이 영화는 내게도 숙제를 안겼다. 무엇만이 내 세상인지! 올해는 그 길을 찾아서 떠나야 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요즘 읽은 책 가운데, 오래도록 생각의 그늘을 드리우게 하는 책이 있다. 시대의 소음(The Noise of Time)이라는 책이 그러하다. 세계적인 전기 작가 줄리안 반스(Julian Barns)가 소련 체제하의 천재 작곡가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 1906~1975)의 생애를 소설 방식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나는 이 책과 더불어 참으로 오랜만에 ‘자유’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은 ‘자유’라는 주제를 인간존재·이데올로기·예술·권력 등의 주제들과 서로 맞물리게 하면서, 인간의 의미·자유의 의미를 다성적(多聲的) 울림으로 빚어낸다. 이 책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쇼스타코비치)는 세 시간 동안 아파트 승강기 옆에 내내 서 있었다. 줄담배를 다섯 대 피웠고, 마음은 어지러웠다. 아파트에서 의자를 가져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의자가 있더라도 초조해서 서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앉아서 승강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이상하게 보일 테니까.” 도대체 이 장면은 무엇인가. 왜 주인공은 이렇게 밤마다 마치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가방을 챙겨 들고 아파트 승강기 옆에서 오랜 시간 서 있는가. 떠나지도 않으면서 매일 밤 이러고 있단 말인가. 작가인 줄리안 반스(Julian Barns)는 워낙 생략과 비약 그리고 도치 기법을 많이 사용하여 독자들에게 사태를 바로 보여주지 않고 점진적으로 드러나도록 이야기를 구성한다. 그래서 내가 쉽사리 알아차리지 못한 점이 없지도 않으리라.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주인공 쇼스타코비치가 고통스럽고 두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쇼스타코비치는 음악 천재이다. 독재자 스탈린 정권의 눈 밖에 난 그는 음악활동을 금지당하면서, 이제는 언제 끌려가서 처벌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 처한다. 자유가 사라진 스탈린 치하의 소련은 무자비한 폭력과 공포의 숙청을 이어나간다. 쇼스타코비치의 친구와 동료 음악가들도 하나씩 끌려갔다. 그는 자신에게도 그런 운명이 닥쳐오는 것을 예감한다. 밤에 집 안에 들이닥친 기관원들에게 자다가 끌려가는 모습을 가족이나 친지에게 보이기 싫어서, 본인이 모든 행장을 준비하여 아파트 승강기 옆에서 자신을 잡으러 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당시 체포와 호송은 밤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쇼스타코비치는 1936년에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작곡했다. 그런데 이 작품이 당의 사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형식주의 예술관에 빠졌다고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에서 두 차례나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이런 비판 분위기에서 당시 소련에서는 600명 이상의 작가·예술가들이 수용소로 쫓겨 가거나 피의 숙청을 당하던 시대였다. 그 후로 쇼스타코비치는 스스로도 “공포의 노예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듬해 제5번 교향곡 혁명을 발표하고, 이 작품이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담았다고 평가받음으로써, 그는 당의 비판을 수용하고 잘못된 태도를 교정했다고 인정받았다(소음의 시대, 265쪽 참조). 공산당으로부터 평생 비난과 환대를 동시에 받았던 그는 마치 두 줄 타기 광대와도 같은 이중성을 그 내부에 가졌는지 모른다. 살아남기 위해 권력 앞에서 비겁하기도 하고, 환대를 해 주면 그들을 위해 영웅의 가면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쇼스타코비치의 내면이 끊임없이 어떤 이중성에 시달리는 것을 예리하게 추적한다. 스탈린 시대 말기 소련은 쇼스타코비치의 사상 개조를 위해서, 그에게 사상 재교육 겸 감시 멘토(mento)에 해당하는 트로신이라는 인물을 보내어 같이 있게 한다. 트로신과 쇼스타코비치의 대화 장면 하나를 작가는 이렇게 표현한다. 트로신 동무와의 정중하고 따분하면서 기만적인 대화는 계속되었다. 어느 날 오후 트로신이 쇼스타코비치에게 물었다. “몇 년 전 스탈린 원수가 당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얘기가 사실입니까?” “예, 사실입니다.” “스탈린은 정말 위대한 분이군요! 온 나랏일을 다 보살펴야 하고, 모든 일을 다처리해야 하는데 쇼스타코비치에 대해서 까지 알고 계시다니 말입니다. 세상의 절반을 지배하시면서도 당신에게 시간을 내어주시는군요!” “예, 예, 정말 놀랍지요.” 그는 열성을 보이는 척하며 맞장구를 쳤다. 트로신이 말했다. “당신이 유명한 작곡가인 줄은 알고 있습니다만, 우리 위대한 지도자와 비교한다면 당신은 어떤 분일까요?” “위대하신 지도자에 비하면 저는 벌레지요. 벌레입니다.” “예, 바로 그겁니다. 당신은 진짜로 벌레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당신은 건전한 자기비판의식을 갖게 된 듯해서 다행입니다.” 자유가 말살당한 황량한 풍경을 볼 수 있다. 굴종의 극한이 따로 있겠는가. 이 책을 소개할 때 어김없이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영웅이 되기보다 비겁하기가 더 어려웠다.” 쇼스타코비치 내면의 독백을 임팩트 있게 표현한 말이다. 읽으면서 실감하게 된다. ‘자유’의 유의어를 사전에서 찾으면 ‘자재(自在, 속박이나 장애 없이 저절로 마음대로 존재하는 것)’ 또는 ‘자적(自適, 아무 속박을 받지 않고 마음껏 누리고 도달하는 것)’ 등으로 되어 있다. 도를 깨친 부처님이나 신선의 경지가 연상된다. 모순 가득한 인간 존재의 조건에서 비추어 보면 도저히 이르지 못할 이상의 경지로 보이기도 한다. ‘자유’의 반의어로는 ‘구속(拘束)’, ‘속박(束縛)’ 등이 있다. ‘붙잡아서 꽁꽁 묶어 놓는다’는 뜻이다. 신체가 묶여 있는 상태를 자유의 반대 개념으로 잡아서, ‘자유’의 반의어로 사용해 온 것이라 생각된다. ‘자유’란 말 안에 내재하는 깊고 오묘한 이상적 가치를 생각하면, 이런 반의어들이 ‘자유’란 말의 파트너가 되기에는 무언가 함량이 모자란다는 생각도 든다. 현실에서 ‘자유’를 망가뜨리는 공적은 ‘폭력’이다. 폭력에 휘둘리면서 자유를 구가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폭력이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자유는 충분히 망가진다. 폭력 앞에 놓인 사람의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그것때문에 자신이 비겁해지고 나약해지는 것, 이것만으로도 자유는 설 자리가 없다. 쇼스타코비치가 겪었던 부자유는 제도와 이념과 체제가 개인에게 가해 온 이를테면 위로부터의 폭력이다. 그가 겪었던 대로 우리 존재를 두려움과 불안과 비겁으로 몰아넣는 것은 자유의 적이다. 이런 부자유를 몰고 오는 양태가 오늘날 열린 체제의 사회에도 있다. 그것은 ‘옆으로부터 오는 폭력’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흔히 목도하는, 한 개인에 대한 악성 댓글은 폭력의 일종이다. 악성 댓글은 무조건 상대를 감정으로 정죄하고 그에게 항변의 기회를 합리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민재판에 비유된다. 당사자의 자유의사 표명 자체를 초토화 시킨다. 대개는 조절되지 않는 분노와 저주와 욕설과 인격살인이 횡행한다. 집단 히스테리의 모습도 비친다. 악성 댓글들로 인해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댓글은 원래 대화를 살리려고 만든 소통의 장치이지 않은가. 악성 댓글은 가장 반대화적(反對話的)인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악성 댓글에 시달린 사람은 받은 상처와 두려움으로 자신을 변명할 의욕조차 상실한다. 그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비겁해진다. 스스로를 굴욕의 감방에 가둔다. 쇼스타코비치가 자신을 감독하는 자에게 “나는 벌레 같은 존재이다”고 말하는 대목이 바로 그러하다. 이런 소통 생태를 가진 사회는 자유가 조금씩 망가져 가는 사회이다. 집단 광기의 협박과 욕설로 얼룩지는 소통 행태는 일찍이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생기는 댓글 폭력은 수평관계에서 생겨나는 폭력이다. 수직의 권력 관계에서 생기는 폭력과는 성질이 다르다. 그러나 자유를 위협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또한 ‘시대의 소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진정한 소통의 자유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 필요하다. 오래 잊고 지냈던 ‘자유의 이상’을 새롭게 각성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자유의 이상적 구경(究竟)을 마음에 품어 본다. 자유가 활기 있게 숨 쉬는 사회는 불평이 없다.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적다. 비교에 눈이 멀어서 스스로 우울의 짐을 지고 사는 사람도 적다. 자유란 단순히 억압받지 않는 것, 그 이상의 무엇을 가지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된 3월이다. 겨우내 얼어있던 계곡물이 강으로 바다로 용솟음치며 격하게 흘러가듯 학교현장 이곳저곳에서도 활력이 넘친다. 하지만 교사나 학생의 마음 한편에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교육정책에 대한 경계심도 감출 수가 없다. 교육부가 정책 변화를 이미 예고한 탓도 있지만 지난 수십 년간 정권이 바뀌면 교육정 책도 바뀌는 것을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출범한지 10개월째 접어들었다. 그동안 추진한 정책들의 공과를 평가하기에는 다소 짧은 기간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의 진면목을 다 보여 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새 학기를 기점으로 그동안 누군가의 손에서 담금질해왔던 교육 정책을 내놓고 학교현장과 국민을 대상으로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의 기조는 무엇이며 또 추진할 대표적인 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에서 ‘교육의 국가 책임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당선 뒤 인수위원회를 대신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도 국정과제로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을 내걸었다. 단어의 배열위치만 다를 뿐이지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메시지가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공약은 이전 정부의 그것과 비교하면 매우이하다. ‘입시지옥 해소 인간중심 교육개혁(김영삼 정부)’ ‘지식혁명의 주도와 인성교 육을 바탕으로 한 전인교육(김대중 정부)’ ‘자율과 다양성을 통한 희망의 교육(노무현 정부)’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명박 정부)’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만들기(박근혜 정부)’와 같은 공약은 시대적 흐름을 압축한 핵심 키워드를 통해 비전을 제시하거나, 국민생활에 고통을 주는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었다. 인간중심, 지식혁명 주도,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전인교육, 희망의 교육, 행복교육과 같은 것이 전자의 예라면 입시지옥 해소, 사교육 절반과 같은 것이 후자의 예에 속한다. 이것은 현 정부가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것과도 대비된다. 김대중 정부는 전인교육을, 노무현 정부는 희망의 교육을 내세웠기 때문에 듣기만 해도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정부는 ‘○○교육’이라는 방향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이라는 블랙홀과 같은 거대한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을 하겠다’ 또는 ‘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되지만 ‘그 모든 것을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하면 불분명한, 다분히 선언적인 것이 되고 만다.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의 내용은 무엇인가 이런 점을 인식해서인지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2017.7)했다. 이들은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도 6개 분야로 구분, 30여 개의 세부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여기에 나열된 정책이나 사업은 그동안 현안으로 다루었던 거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어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슬로건과 정책이 따로 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부도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의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성을 느낀 듯하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교육부 업무 계획(2018.1.31.)에 따르면 2018년도 업무를 5개의 항목(혁신·미래·도전·책임·소통)으로 나누면서 ‘책임’ 항목을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 확대’로 의미 부여를 했다. 이것은 대선공약과 인수위 에서 제시한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와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과 의미상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교육부가 사실상 이 방향으로 국가책임의 범위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내용도 ‘유아부터 대학까지 교육비 국가부담 확대’ ‘대입 기회균형선발 의무화’ ‘기초학력 보장 종합 안전망 확충’ ‘저소득·취약계층 교육기회 적극 보장’ ‘평생교육 바우처 신설’ 등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부여에 무게를 두고 있어 좀 더 분명해졌다는 감을 준다. 그러나 의미를 명확화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책임진다는 교육의 범위도 좁아진 것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현장과 함께하는 정책이어야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어린이집 누리과정 전액 국고지원, 외고·자사고 학생우선 선발제 폐지와 같이 현 정부가 야당이었을 때부터 주창해 왔던 것에는 주저함이 없었지만, 수능개편, 유치원·어린이집 영어교육 금지와 같은 것은 학부모 등의 여론에 떠밀려 후퇴한 바 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교육부 장관은 2018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교육정책을 추진하겠다”며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정책의 논의과정에서 부터 필연적으로 파열음이 생겨날 것이다. 또한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을 우선해야지 국민을 참여시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8월에 발표 예정인 대입제도 개편방안 등의 정책은 우리 교육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전문가 우선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출범 10개월을 넘긴 현 정부, 명칭이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이든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 확대든 간에 제시한 교육정책 대부분이 2018년을 기점으로 표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교직사회 내부의 협력과 협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만 교단의 안정과 국민 생활 전반에 주는 충격도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일반 輿論이 아닌 집권 여당의 與論, 어머니가 중심인 학부모의 女論에 끌려가지 않고 교육만을 중심에 놓고 순항하기를 바라는 것이 3월 신학기를 맞은 학교현장의 바람이고, 교원들의 바람이다.
새학기를 맞아 사람들은 저마다 계획을 세우고 각오를 다짐한다. 그런데 매번 맞이 하는 새학기이지만 올해는 과거와 다르게 더 분주해지고 걱정이 앞선다. 점점 예측하 기 어려워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등장하고 사회가 변화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 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현재보다 더 큰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청소년 들에게 미래를 대비하여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려면 어떤 역량을 가르쳐야 할까? 협력적 문제해결력과 우리나라 학생의 특성 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인 PISA는 참여국의 만 15세 학생을 대상 으로 현대 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활용능력을 평가한다. PISA가 측정하는 주요 핵심 평가영역은 읽기·수학·과학 영역이지만 그 밖에도 미래 사회를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특정한 역량을 주기별로 평가하고 있다. 기술과 사회 전반의 급격한 변화가 지식과 정보의 양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고 기존의 교육방식으로는 이러한 지식을 모두 전달해주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PISA 2003 은 첫 번째 혁신평가영역으로 문제해결력을 평가했다. 처음에는 학교 교육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결 짓기 어려운 내용과 관련한 실생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후 PISA 2012에서는 컴퓨터 기반 평가에 의한 문제해결력 평가가 시행되었는데 학생들의 응답 에 따라 컴퓨터가 적절하게 문제해결과 관련된 피드백을 주어 학생이 컴퓨터와 상호 작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였다. 이후 PISA 2015에서는 21세기에 학 생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 중 하나인 협동성과 의사소통역량을 강조한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했다. PISA 2015 협력적 문제해결력의 결과는 2017년 11월 29일 발표되었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협력적 문제해결력 점수는 538점으로 32개 OECD 참여국 중 2~5위, 기타 경제협력 파트너를 포함한 전체 51개 참여국 중 3~7위로 나타났다. 이는 PISA 2015의 과학·수학·읽기 점수를 바탕으로 예측한 기대 점수보다 오히려 20점이 높은 것이어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협력을 통해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매우 뛰어남을 보여줬다. 다만 2003년과 2012년에 시행되었던 개인적 문제해결력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중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협력적 문제해결력의 순위는 한 단계 낮아졌다. PISA 2015에서는 협력적 문제해결력에 대한 인지적 평가 외에도 협동성과 관련된 개인의 정의적 특성을 자기보고식 설문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은 다 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정도가 OECD 평균과 유사했으며 팀워크를 중시하는 정도는 OECD 평균보다 높았다. 협력적 문제해결력의 결과와 관련된 우리나라 학생 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협력적 문제해결력은 상대적으로 여학생이 잘한다 PISA 2015 협력적 문제해결력 척도에서는 학생들의 성취 수준을 5단계로 구분하는 데, 최저수준인 ‘1수준 미만’부터, 1수준, 2수준, 3수준, 4수준으로 구분한다. 이 중 1수준 미만과 1수준을 기초 수준에 이르지 못한 하위 수준으로 구분하는데 OECD 참여국 학 생의 28.1%가 이에 해당하지만 우리나라의 하위 수준 학생 비율은 12.9%로 OECD 평 균과 비교하여 매우 낮다(표 1 참조). 전체 참여국 중 우리나라 보다 하위수준의 학 생 비율이 적은 국가는 싱가포르(11.4%)와 일본(10.1%)뿐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상위 수준에 해당하는 4수준 학생의 비율이 10.4%로 최상위 수 준의 비율을 기준으로 전체 참여국의 순위를 매기면 12위가 되어 우리나라 학생의 최상위 수준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우리나라보다 최상위 성취수준의 비율이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21.4%), 뉴질랜드(15.8%), 캐나다(15.7%), 호주(15.3%) 등으로 주로 영 어를 상용어로 사용하는 국가가 많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하위수준 비율이 적은 것 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최상위 수준의 비율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원인을 살펴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여학생들의 협력적 문제해결력 평균점수는 556점으로 남학생의 523점 보다 33점이 높았다(표 2 참조). OECD 평균적으로도 여학생의 점수가 남학생보 다 29점이 높았는데 우리나라는 성별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차이 는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비언어적 신호를 더 잘 받아들이고 관계에 집중하는 경향 이 있어 상호작용이 필요한 협력적인 행동에 적합하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Hall and Matsumoto, 2004)로 설명할 수 있다. 남학생은 팀워크, 여학생은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PISA 2015 협력적 문제해결력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얼마 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와 팀워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표 3. 우리나라 학생들의 95%는 자신이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설문 조사에 참여한 55개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반면 ‘나는 반 친구 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답한 비율은 82%로 OECD 평균 88%보다 낮 게 나타나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경쟁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녀 학생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팀워크를 존중하며 여학생의 경우는 관계를 보다 존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OECD 평균에서도 동일하게 나타 나는 현상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반 친구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답 한 비율이 다른 나라에서는 여학생이 높게 나타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남학생이 더 높게 응답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학생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한편 으로는 강한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팀워크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학생들은 ‘혼자 하는 것보다 팀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답한 비율이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높았으며 특히,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팀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남의 말을 잘 들어주거나 팀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은 개인이 책임을 지고 홀로 나서기보다는 남의 말을 듣고 따라 하거나 큰 무리에 속해 있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의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능력은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국민 모두가 국정의 전 과정에 참여하고 공론과 합의에 기초하여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시민의 자질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협력적 문제해결력이 높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상위 수준에서의 협력적 문제해결력이 부족하고 남학생이 상대적으로 협력적 문제해결력이 낮은 부분에 대해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근 ‘스타들이 외국의 낯선 땅에서 식당을 개업한다’는 소재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작년에 방영했을 때에도 보는 내내 가슴이 설레었던 기억이 있어, 올해도 빼놓지 않고 잘 챙겨 봤다. ‘나와 상관없는 삶에 이토록 열광할까’ 헛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출연진들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던 것 같다. 요리사도 아닌 연예인들이 잠시 운영하는 식당이니 서툴고 실수가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하는 내내 마음이 편했다. 특히 스페인의 작고 예쁜 마을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볼 때는 심장이 크게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내가 늘 꿈꿔오던 삶의 한 장면 같았기 때문이다. 좋은 직장 다니면서 엄살떤다고? 20대부터 시작된 나의 교직생활. 수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유로웠던 기억’은 거의 없다. 아침이면 직장인 누구나 겪는 출근전쟁을 치렀고, 하루 종일 수업 과 잡무로 화장실조차 갈 시간이 없을 때가 많았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여유롭게 즐길 점심시간도 교사에겐 ‘틈’이 없다. 음식냄새와 함께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며 급식지도를 끝내고 나면 ‘인스턴트 커피 한잔의 여유’도 사치스럽다. 교사에게도 분명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하건만, 쉬는 시간마저도 교무실을 점령한 아이들의 온갖 사연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특히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이 쏟아놓는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에 나름대로 세워둔 계획과 일정이 차질을 빚기 일쑤다. 여학생들의 감정싸움은 끊이지 않고, 남학생들은 하루에도 몇 명씩 아프거나 다치고 싸워서 온다. 교무실을 안 방 드나들 듯하며 친구의 잘못을 이르는 아이들도 있다. 그럴 때는 귀를 열고 말을 잘 들어줘야 한다. 순간적인 센스를 발휘해서 모두가 상처받지 않도록, 중용을 지키는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다행히 쉬는 시간에 일이 마무리될 때도 있지만, 가끔은 종소리와 함께 서둘러 아이들을 돌려보 낼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넋이 나간 채로 수업에 들어가기도 한다. 몸은 교실에, 정신은 여전히 그 사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로 말이다. 아침 일찍 학교 안으로 들어가고 나면 퇴근할 때가 되어서야 바깥 공기를 쐬고 햇살이 가장 아름다운 봄과 가을이 어땠는지 느끼지도 못한 채 덥거나 추운 방학을 맞이한다. 친구들은 이런 나에게 “대충해! 교사는 일찍 끝나고 방학때 놀면서도 월급이 다 나오는데 왜 엄살이야”라는 말을 건네곤 한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맞는 말도 아니다. 신학기증후군, 교사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연륜이 쌓이면 여유있는 교직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자신을 돌보며, 은퇴한 선배교사처럼 아름답게 인생을 가꿀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삶은 더 여 유가 없게 느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봄·가을의 햇살과 풍경이 어땠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것은 바쁜 일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여유가 없는 나의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3월이 되면 잔뜩 밀린 숙제를 몰아서 하는 학생처럼 쉬는 날에도 마음이 무겁다. 뭔가에 쫓기는 기분이 들면서 불안한 마음에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직장인들이 일요일 저녁부터 받는 ‘출근 스트레스’를 교사는 3월 신학기에 한 번 더 크게 겪는 셈이다. 신학기가 되면 학생들을 찾아오는 ‘신학기증후군’은 교사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3월이면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심하면 두통·복통·구토를 동반하는 신체적 증상까지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을 교사는 신학기를 준비하는 2월부터 겪는다. 가벼운 스트레스로 오히려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하는 교사부터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는 교사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 교사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일부 교사는 울렁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소화불량이나 두통을 달고 살기도 한다. 신학기에 맡을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무난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걱정스러운 바람 등이 결국 정신적·신체적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트라우마로 다가오는 비상식적인 학부모와 부적응 학생 교사들의 신학기증후군은 업무나 새롭게 바뀐 환경에서 오기도 하고, 경험에서 나오는 트라우마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몇 년 전 담임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우리 반에 소위 말하는 기가 센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몰려 있었다. 게다가 학교생활에 전혀 흥미가 없는 학생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학생은 개학 첫날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집을 나갔다. 나는 3월부터 경찰차를 타고 그 학생을 찾아다녀야 했다. 학부모는 아이를 찾을 의지가 없었다. 다만 자녀의 정보는 주고 싶었는지 간혹 늦은 시간이나 주말에 자녀가 어디에 있는지 전화로 알려주고는 했다. 학생은 SNS를 통해 ‘부모가 자신을 때린다’며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해왔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때마다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결국 자작 극으로 밝혀지면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학생을 찾기 위해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시내의 모든 PC방을 돌아다닌 적도 있었다. 극적인 추격전 끝에 찾아낸 학생에게 밥을 먹이고, 차비도 손에 쥐어 주었지만 그때뿐이었다. 그 학생은 출석일수를 계산하며 간헐적으로 등교를 하지 않았다. 학교 밖에서 일으킨 문제를 학 교까지 끌고 들어왔으며, 아이에게 관심이 없는 학부모는 이따금씩 “담임교사 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협박전화까지 일삼았다. 3월 학부모상담주간에는 네 명의 학부모가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 명은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고 앉아서 “면담은 앞으로 천천히 하죠”라며 위아래로 훑어보고 갔는데, 결국 1년 내내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 학부모는 얼마 전 현재의 담임교사를 찾아와 교무실에서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또 다른 학부모는 교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양해도 구하지 않고 학교관리 자와 전화통화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했다. “나 ○○선생님(관리자)하고 아주 친한데, 평교사하고는 별로 말 섞을 일은 없을 것 같네요”라는 말과 함께 자리에 서 일어났다. 그 학부모는 다른 교사에게 “선생님은 왜 나한테 인사를 똑바로 안 해요?”라며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겨준 적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한 학생이 교무실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하자 담임교사가 이를 꾸짖었다. 그러자 그 학부모는 “담임교사 때문에 아이가 자살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아이와 함께 번갈아 억지를 부리는 전화를 했다. “혹시 돈 을 달라는 뜻이라면 경찰서로 가자”는 말이 나오고서야 그 담임교사는 억지 전화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담임교사 면담을 와서는 “선생은 얼마 벌어요? 난 하루에 100만 원을 버는 사람인데. 내가 그걸 포기하고 여기와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건지 들어나 봅시다”라는 말을 던진 후, 마치 감시자와 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가 갔다. 강렬했던 이런 기억들은 결국 무난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졌고, 걱정으로 다가왔다. 학기 초에는 가뜩이나 업무가 많은데 개성 넘치는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교사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으니 우울증까지 호소하는 교사가 생겨날 정도이다. 모든 새로운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3월 교사는 신학기가 되면 마라토너가 된다. 긴장된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을 때는 ‘장거리 달리기를 위해 체력 안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차례 난관에 부딪히면서 힘을 소진한다. 처음 세웠던 계획은 무산되고 에너지도 바닥났지만 마지막까지 있는 힘을 다해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 이렇게 마라톤 같은 한 학기를 보내고 나면 체력은 완전히 소진된다. 모든 교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20년 전보다 지금이 신학기 스트레스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손으로 잉크를 밀어 시험지를 찍어냈 던 시절보다 기계나 교구가 편리해졌고, 학생 수도 적어졌으며, 교육행정실무사도 도움을 주고 있지만 왜 교사에게는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것인지. 방학이라고 계속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연수도 들어야 하고 학교생활기록 부도 정독해야 한다. 학교에서 집으로 장소만 옮겨져 마치 재택근무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교과 내용 재구성과 평가계획에 대한 생각,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 운영계획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편하지도 않다. 학교생활기록부나 평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징계를 피할 수 없고, 열정과 열심히 하는 자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이 무겁다. 벌써 2018학년도 신학기가 되었다. 늘 그렇듯 책상 위에는 업무 관련 문서들이 늘어나고, 수업을 갔다 오면 그사이 수십 개의 부재중 메신저가 노트북 화면 전체를 장악한다. 마치 무대 위의 뮤지컬을 보듯 다양한 캐릭터의 학생과 학부 모도 등장한다. 불안하고 힘들지만 3월에는 모든 새로운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학기증후군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교사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는 이 한마디를 건네 본다. 오늘이 있기에 은퇴 후 햇살 좋은 바닷가나 한적하고 예쁜 시골길도 걸을 수 있고, 여유롭게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2월은 한 해를 마무리 짓는 달이기도 하거니 와 동시에 전출입으로 어수선한 시기이다. 각 시·도교육청의 인사규정을 보면 한 학교의 근무주기는 대체로 4년 정도이다. 전보는 전보가 산점을 토대로 학교를 선정·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교사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전보 희망’이 전적으로 반영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자신이 희망한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나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학교로 옮겨간다는 것만으로도 여러가지 걱정이 앞서는데, 본인이 희망한 학교가 아니라면 그 스트레스는 상당히 커진다. 게다가 옮겨 간 학교의 문화와 잘 맞지 않는다면 ‘외딴 섬’처럼 소외감까지 밀려온다. 학교 부적응으로 스트레스 받는 전입교사들 전입교사들은 학교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전입 초기 학교생활이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생소한 학교 환경에서 오는 예기치 않은 다양한 형태의 스트레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학생들과의 수업, 동료교사들과의 관계, 업무와 건강 등 학교생활 곳곳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흥미를 잃은 학교생활은 교사의 열정을 식히고, 식은 열정만큼 업무는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입교사들은 자기의 고충을 털어놓을 마땅한 곳이 없다. 특히 저경력 교사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전입 시 부적응으로 어떤 교사는 휴직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교사는 수시로 병가와 함께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도 봤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가된다. 모든게 서투른 전입교사들에게는 학교 구성원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다음 사례를 통해 전입교사들의 흔히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를 살펴보자. # 사례 1 _ 전보는 성적순? 전보 대상이 된 A 교사는 다음 근무지 학교를 선정하느라 고심하고 있었다. A 교사는 집 주변의 S 학교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주변의 말을 들어보니 S 학교는 많은 교사가 선호하는 학교였다. 교감은 A 교사에게 “그 학교는 경합지이니 다 른 학교를 지원하라”고 권했다. 교감이 추천한 학교들은 대체로 통근 거리가 먼 학교들이거나 개성이 강한 교 사들이 많은 학교였다. 동료교사들은 어디를 가도 학교는 다 마찬가지라며 결국은 자기 하기 나름 아니겠냐고 위로를 했다. A 교사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전보는 성적순’이었고, 별로 신뢰할 수 없는 근무성적 때문에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속이 상했다. 2월 중순쯤 인사발령이 났고, A 교사는 발령 난 학교로 부임인사를 갔다. 시 외곽의 오래된 학교였는데 그를 맞이하는 교사들 표정도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A 교사는 근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어떻게 이 학교에서 4년을 근무해야 할지 아득한 생각이 들었다. # 사례 2 _ 내 허물만 보던 교장선생님 B 교사는 스스로를 매우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새로 발령 난 학교의 교장과는 전에 교감으로 함께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인연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교감은 B 교사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안 든다고 늘 잔소리를 했었다. B 교사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교감과 헤어져 근무했던 기간은 참으로 행복했었다. 그런데 새롭게 발령을 받은 학교가 하필이면 예전 그 교감이 공모교장으로 있는 학교였다. 부임 첫날부터 B 교사는 곱지 않은 시선을 느껴야 했다. B 교사는 새로운 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흥미를 잃었고, 급기야 그 결과는 엉뚱한 행동으로 표출됐다. 그때마다 교장의 질책은 더해졌다. 교장은 직원회의 석상에서 B 교사를 공개적으로 질책하기도 했고, 학부모들에게도 그의 허물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학급담임을 맡을 수 없는 교사로 낙인 찍혔고, 마침내 부적격교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강제 전출 당했다. B 교사는 그 학교에서의 근무를 ‘악몽’으로 표현했다. 그는 근무하는 내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 # 사례 3 _ 근무와 양육은 병행이 안 될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C 교사는 집과 멀리 떨어진 학교로 배정받았 다. 세 살이 된 딸아이를 매일 아침 출근길에 어린이집에 데려다줘야 하는 C 교사는 걱정이 앞섰다. 이번에 발령난 학교는 어린이집과 다소 먼 거리에 있었지만, 아이가 그동안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이집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교통상황에 따라 출근시간이 다소 지체되는 경우가 생겼다. 그때마다 교문 앞에는 교감이 서 있었다. 게을러 보이는 C 교사가 달가울 리 없는 교감은 “아침마다 늦네요. 그 반 아이들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어떻게 할 겁니 까. 이제 막 전입을 해 오셔서 이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잘 모르는 모양인데, 학부모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라며 자주 지적했다. 그때마다 딸아이를 데려다주고 오느라 늦었다는 말도 못한 채 혼자 마음을 졸였다. 동학년 교사들에게조차 눈치가 보였고, 교실에 들어서면 반 아이들에게 괜히 미안하기도 했다. 사실 1교시 전이라 수업에는 지장이 없으나, 심리적 부담은 피할 수 없었다. 업무상 교무실에 들어설 때는 괜히 교감 눈치를 살피게 돼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우리 반 아이들을 위해서 내 아이의 어린이 집을 바꿔야 하나’하는 자괴감에 빠져들기도 했다. ‘이러니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했다. ‘왜 하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발령을 냈을까’ 하며 인사담당자를 원망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스트레스는 점차 쌓여 갔고 마침내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어 틈만 있으면 병가를 내거나 조퇴를 하게 됐다. # 사례 4 _ 내가 교사인가? 행정사무원인가? 전입교사는 학년이나 업무를 임의로 배정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 교사들의 배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D 교사는 새 학교에서 고학년과 함께 업무량이 상당히 많은 일을 맡게 됐다. 하루 종일 수업 준비하랴 업무 챙기랴 정신이 없었다. 전임 학교 동료교사들을 만나면 하소연부터 늘어놓을 정도였다. 그런데 신기한 건 수업이 다소 부실해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업무를 잘못 챙기거나 보고 시점을 놓치면 교무실에서 어김없이 질책이나 독촉이 왔다. D 교사는 그런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수업보다 업무가 우선이라니. 처음에는 그래도 내가 할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D 교사는 자기가 교사인지 행정사무원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참다못해 학교 측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업무배정에서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해명을 들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D 교사는 업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급박할 때는 학생들에게 자습을 시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D 교사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고, 그 심리적 부담은 생각보다 컸다. 스스로 교사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전입교사들의 사정에 무신경한 학교가 야속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사례 5 _ 모든 선생님의 요구를 들어줄 순 없어요 E 교사는 이번 학기에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3·4학년군을 대상으로 대학원 졸업 논문을 쓰기로 계획했다. 그래서 교감에게 학년 배정에서 이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E 교사는 6학년에 배정됐다. 6학년 배정에 대해 사전에 이야기들은 바가 없어 난감했다. 대학원 논문을 위해 겨울방학 때부터 준비한 3·4학년군 교육과정 분석과 교육과정 재구성 자료들, 시안으로 작성해 놓은 수업안 등이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 자신의 입장을 밝혔음에도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다른 학년으로 배정한 학교가 야속했다. 게다가 E 교사는 작은 체구에 여린 성격이라서 주로 중학년을 위주로 담임을 맡았던 탓에 6학년은 처음이었다. 교내 인사 발표를 하던 날, 교감으로부터 인사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있었지만 모든 교사의 희망을 수용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전부였다. 개별 교사들에 대한 속 깊은 배려는 없었다. 그런데도 학교의 결정이니 잘 부 탁한다는 말은 빼놓지 않았다. ‘그럼 내 부탁은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탁’이라는 말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음에 화가 치밀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6학년은 기피 학년이라 기존 교사가 아무도 희망하지 않았고, 할 수 없이 전입교사에게 6학년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전에 원하지 않은 학년 배정에 대해 의사를 물어야 하지 않았을까? 논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실제로 수업안을 작성하고 수업을 해봐야 하는 논문의 속성상 도무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E 교사는 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대학원 논문과 6학년 교육과정 연구에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 둘이 서로 연계가 된다면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텐데' 하는 생각에 아쉬움과 서운함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새 학년도가 되면 교실·학생·교사·학부모 등 학교가 새롭게 변하는 ‘하나의 전환점’이 된다. 새로운 학기에 설레기도 하지만, 기존의 방식을 일부라도 바꿔야 한다는 의미에서 두렵기도 하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 운영을 해야 하는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들 역시 신학년도 출발은 늘 엄청난 심적 부담과 함께 시작된다. 교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학교 관리자가 원만한 학교 운영을 위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대상은 교사다. 교사들과 학교를 잘 운영하고 싶은데, ‘교사들 마음’과 ‘관리자 마음’이 같지는 않기에 서로 서운한 마음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갈등이 불거 지고, 더러는 학교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의 책임으로 여겨져 스트레스를 받는다. 업무분장 발표하자 교사들 투덜투덜 _ 새 학년도에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이 업 무분장이다. 나름대로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업무분장을 했는데, 막상 교 무회의에서 발표하고 나면 불만들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담당 교사가 주어진 업 무를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버티면 관리자 입장은 난처하다. 불만을 나타낸 교사 의 의견을 들어주자니, 누군가는 그가 못하겠다는 업무를 맡아야 한다. 그렇다고 못 하겠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떠 맡기자니 효율성이 떨어질까 걱정이 앞선다. 업무분장을 다시 짜자니 이미 발표된 내용대로 해당 업무 준비를 해온 교사 들에게도 못할 짓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커진다. 불만이 있는 교사를 타일러 볼까? 다른 교사에게 업무를 바꿔줄 수 없는지 부탁할까? 원점에서 다시 편성할 테니 기다리라고 할까? 처음부터 한 사람씩 “이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봐 가면서 업 무분장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자책도 든다. 마음 한구석에는 인사권은 관리자의 고유 권한이니 ‘하라면 해야지’라는 식의 비민주적인 태도로 밀어붙여 볼까 하는 유혹도 슬며시 자리 잡는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그래서 신학년도 업무분장을 발표하는 날은 ‘어떤 업무를 배정받을까’ 긴장하는 교사 못지않게 관리자들도 긴장한다. 그리고 발표 직후 교사들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학년 배정의 고충 _ 학년 배정 문제도 쉽지 않다. 모 든 사람이 똑같은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듯 모든 교사가 다 똑같은 지도 능력 을 갖춘 것은 아니다. 어떤 교사는 전천후라서 저·중·고학년 어디에 놓아도 학급 운영 및 학년 내에서의 협력관계 등을 잘 소화한다. 반면에 언제 어디서 건 불안감을 주는 교사도 있다. A 교사는 도저히 고학년 지도가 불가능하다 고 판단돼 저학년이나 중학년으로 배정했다. 그랬더니 다른 교사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A 교사는 고학년을 한 번도 안 맡는데 자기는 또다시 고학년을 맡 아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지는 것이다. 학교 관리자로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교마다 어려운 학년은 몇 점, 쉬운 학년은 몇 점 등 학년별로 점수를 정하고 그 누적 점수로 학년 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묘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교사가 학교마다 한두 명씩은 존재하기 때문에 관리 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몇 학교에서는 관리자 의견을 일 체 배제하고 교사들끼리 학년 배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교사들끼리의 불만을 없애준다’는 점에서는 좋을지 모르나 최적의 학년 배정이 될 가능성은 적다. 손발이 척척 맞는 교사들끼리 한 학년에 몰려가 버리면, 남은 교사들 끼리 다른 학년에 배정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교장·교감만 애타는 일 중의 하나가 학년 배정이다. 학교에서 동학년 간 협조 체제는 매우 중요하다. 어떤 교사는 동학년 교사들과 보조를 잘 맞추지 못해 교사들이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 일 때가 있다. 새 학년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삐걱거리는 말이 교무실로 들려오면 관리자는 난처하게 된다. 동학년 간에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또 다른 어려움이 생긴다. 호불호 정도의 단순한 이유라면 그럭저럭 참고 견디라고 하겠지만, 근무태도 등 심각한 문제 때문이라면 학교 교육 전체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예견할 수 없는 인사 ... 교장도 노심초사 _ 무엇보다도 난처한 상황은 ‘담임 교체’ 이다. 담임 배정을 할 때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 거나 뜻밖의 신체적 변화로 부득이하게 담임을 교체해야 할 상황이 있다. 해당 교사의 입장에서는 건강이나 임신 등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신학기 초에 새 담임을 다시 배정해야 하는 학교는 여간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해당 반 학생들이 겪어야 할 피해가 적지 않을 테고, 학부모의 민원도 예상되며, 누구에게 담임을 부탁해야 할지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미리 예견하고 담임 배정이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인사라는 게 모든 것을 예측해서 할 수는 없기에 쉽지 않은 일이다. 학년 초만 되면 이런저런 일로 노심초사하는 게 관리자의 숙명이다. 신규교사들이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당당히 교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시기도 대부분 신학년도인 3월이다. 청운의 꿈을 안고 교직을 시작하는 신규교사들은 대부분 열정이 넘치고 무슨 일이든지 적극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어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전입교사는 이전 학교에서의 활동상황이 꼬리표처럼 따라오고, 주변 동료의 평가를 통해 어느 정도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학교에서도 그의 장단점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신규교사는 그 교사의 성향을 알 수 없기에 그들이 신학기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학습지도나 학교 업무는 가르치면 되지만, 사람 의 본질적 성향은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어서 ‘어떤 방향으로 튈지’ 불안하다. 게다가 잘 가르치고 지도하면 훌륭한 교사가 될 사람을 첫 직장에서의 잘못된 만남으로 교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관리자는 신규교사들의 지도 관리에 각별한 신경이 쓰인다. 학부모 임원 구성, 빈익빈 부익부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학부모와의 관계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단체는 신 학년도에 새로 임원진을 구성한다. 어떤 학교는 임원진을 할 학부모가 넘치고, 어떤 학교는 그 반대로 모두가 기피하기도 한다. 학교운영위원회·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각종 청소년단체 후원회·녹색어머니회 등 임원진을 서로 하겠다는 학교에서는 그 선발 과정이 엄정하고 공정 해야 한다. 그래서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조심스레 운영한다. 하지만 임원을 맡겠다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더 난처하다. 학교에서 적임자를 섭외하고 영입해야 하는데, 그 일은 대부분 관리자의 몫이다. 이처럼 신학년도에는 각종 학부모단체의 구성, 임원진 편성 등이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학부모단체 구성을 앞둔 때에는 제발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뿐이다. 날이 갈수록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학교 일에 협조하는 학부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학구에 따라서는 녹색어머니회 구성이 어려워 녹색어머니 배정을 거의 강제로 했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학교에서 학부모 활동은 대부분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활동들이다. 혹자는 ‘학부모도 교사와 같이 학교 교육의 한 축으로 활동하는 것이 좋고, 또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다’라며 교과서에 나올 법한 주장을 한다. 물론 존경스러울 정도로 학교 일에 봉사적인 학부모도 있지만, 예전처럼 많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자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교 일에 협조하는 학 부모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년 초만 되면 학부모단체 구성으로 마음을 졸이게 된다. 교장도 교사처럼 신학기 스트레스가 심하다 학교의 주인공은 학생이다. 학생이 없으면 학교도 존재할 이유가 없다. 많은 교사의 바람이 있다면 가르치는 학생들이 항상 열심히 배우고, 행실이 모범적이며, 활기찬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교사들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 감정조절이 안 돼 폭력적이거나 교사에게까지 폭력성을 보이는 학생, 장애가 있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람은커녕 비난만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교사들은 속칭 ‘문제 학생’을 피하고 싶어 한다. 관리자 입장에서도 이 부분은 몹시 신경이 쓰인다. 친구들과 다투지는 않는지, 교사는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학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수시로 관심을 기울인다. 천만다행으로 담임교사와 학생 간 코드가 잘 맞아서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학년 초, 교원들이라면 누구나 조금은 두근거리는 설렘과 동시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시작한다. 학교 관리자도 똑같이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고충을 안고 학교를 관리한다. 때로는 조정자가 돼 개성이 강한 젊은 교사들과 중견 교사들 간의 조화시켜야 하고, 학교를 가장 민주적이고 교육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 매년 맞는 새 학기지만 이맘때면 언제나 학교는 나에게 새로운 축복이면서 동시에 시험대가 된다.
새 학년과 입학 시즌을 맞으면 어김없이 ‘신학기증후군’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소아청소년 정신과 문을 두드린다.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선생님에 대한 두려움으로 부모와 떨어지지 못한 채 등교를 거부하는 어린 초등학생부터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워 새 학년을 두려워하는 청소년들까지 다양한 소아청소년들이 병원을 찾는다. 이렇게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이 신학기증후군에 시달린다면, 아이들과 부대끼며 교육의 최일선에서 수업과 행정업무까지 담당해야 하는 교사들 역시 스트레스가 더욱 심할 수밖에 없 다. 특히 순환근무제도로 새롭게 학교를 옮기게 되는 경우, 교사들은 새로운 학교시스템과 상사·동료간 인간관계까지 많은 부분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에 시 달리게 된다. 실제로 최근에는 이러한 스트레스로 상담과 치료를 원하는 교사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단지 경험이 부족하거나 개인적인 자질의 문제가 아니다. 혁신 학교와 같은 새로운 학교시스템과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교직 환경, 과거와 다른 사제관계 등 다양한 요인에서 도움이 필요한 교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교육현장에서 접한 선생님들은 초·중·고 가릴 것 없이 어려움과 무력감을 표현하고 있었다. 2013년 OE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사들의 직업만족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교사 중에는 다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교직을 택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40%로 조사대상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이러한 만족도 저하는 자기효능감과 자율성의 저하로 인한 심리적 요인과 관련이 깊다. 문제는 이러한 불만족감이 지속될 경우 ‘적응장애’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혐오반응, 호흡곤란 그리고 탈진증후군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은 스트레스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과정 자체가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트레스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시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실수를 줄여줌으로써 심리적으로 자긍심과 자기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심리적 타격이 크다. 그리고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적응장애로 발전하게 된다. 적응장애의 증상은 상당히 광범위하다. 대표적인 몇 가지 증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인지적인 증상이다. 인지적 증상이란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혐오반응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출근을 앞두고 잠자리에 들거나, 학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며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인지적인 증상을 의심 할 만하다. 두 번째로 광범위한 증상은 신체증상이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이 곤란하고, 심계항진부터 두통이나 소화불량까지 다양한 증상으로 표현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여러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데, 만약 초기 검진에서 ‘신체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는다면 심리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증상은 만성피로를 동반한 ‘탈진증후군(burn-out syndrome)’이다. 일반적으로 만성피로란 충분한 휴식을 했는데도 회복되지 않는 신체 상태를 통칭한다.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탈진증후군은 저강도의 스트레스가 계속될 때 주로 나타난다.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동반하며,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심할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환된다. 미국에서는 ‘교사들에게서 광범위하게 발생한 탈진증후군이 과도한 업무·부족한 교사 인원·지나친 책임감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경우도 있다(교육의 위기, Barry A.Farber, 박학사).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 적응장애와 탈진증후군에 관한 정확한 연구와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다만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보면 상담과 정신치료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으로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우울증 단계로 발전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이들은 정상적인 교직수행이 어려워지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성공적인 적응을 위한 스트레스 관리법 일단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단기 스트레스와 같은 해결 가능한 문제와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구분하는 과정이다.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까지도 과도한 책임감을 갖고 접근하면, 오히려 자기효능감이 떨어지고 자책감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는 스트레스에 따른 접근방법을 달리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면 도움이 된다. 다음 단계로는 내담자의 증상에 따른 접근방법이다. 급성 스트레스로 우울·불안 증상이 나타나거나, 직장에 대한 공포와 불면 등으로 고통을 받는다면 경중에 따라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직장 스트레스로 가정에서 배우자나 가족과의 문제가 발생 할 경우 가족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적응문제로 인한 어려움들을 해소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상담을 받겠다는 의지가 문제해결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길 바란다. 단순하게 생활하도록 노력한다 _ 학기 초 전보 등으로 인해 직장의 변화나 업무 변화가 있을 경우, 완전히 적응하기 전까지 본인의 생활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 다. 새로운 시작이나 시도를 하기 보다는 자신이 최대한 편안하게 느끼는 일정 대로 생활하는 규칙(routine)이 필요하다. 이러한 적응상의 노력은 궤도를 바꾼 기차가 새로운 궤도에 적응하기 전까지 속도를 줄이며 적응하는 과정과 같은 이치다. 건전하게 즐기고 건강하게 쉬자 _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음주와 흡연을 가장 쉬운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고 반복적인 음주나 회식은 오히려 만성피로와 같은 스트레스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면이나 종일 누워 지내는 것과 같은 수동적인 휴식은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 분해를 늦춰 다음날 피로도와 허무감을 높이기도 한다. 잠시라도 외부활동을 통해 몸을 움직이는 능동적인 휴식(active-rest)이 필요하다 나 혼자 해결하려는 태도는 금물 _ 비록 본인이 책임을 지고 있는 업무일지라도 주변 도움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요청할 수 있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 가 있다. ‘내가 맡은 일은 내가 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은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해결할 수 없거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오히려 조직 전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도움을 얻을 형편이 아니라면 조언이라도 받아 해결한다는 열린 마음이 업무에 대한 나의 강박과 불안을 줄여준다. 저녁이 있는 삶 _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란 현대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종의 숙명이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업무를 밖으로 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휴식은 업무를 효율적이고 영속적으로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도 교문을 나서면서 학교일을 잊어버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교직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핵심적인 업무이므로 학교를 나오는 순간 복잡한 생각을 비워 버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_ 적응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실패하거나 내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고, 나도 내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다면 정신과적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그동안 간과했던 상황 속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의외로 쉽게 찾을 수도 있다. 또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더라도 내 문제를 남과 함께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는 과정만으로도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있다.
알파고-리(Lee)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알파고-마스터(Master)에 이어 알파 고-제로(Zero)가 공개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알파고-제로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승 1패를 기록한 ‘알파고-리’에게 100:0의 압승을 거뒀다. 개발사가 발표한 논문 Mastering the game of Go without human knowledge에 따르면 알파고-리가 ‘딥러닝’ 및 ‘강화 학습법’을 사용했다면 알파고 제로는 정석이나 기보 등의 어떠한 사전 지식도 없는 백지(zero)상태에서 바둑의 기본 규칙과 알고리즘만을 가지고 혼자서 바둑을 두며 데이터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학습하면서 역량을 키워나갔다. 알파고 제로는 학습을 시작한 지 36시간 만에 알파고-리의 수준에 도달하였고, 3일 만에 알파고-리에게 승리를 거두었으며, 40일 만에 최신 버전인 알파고-마스터를 물리치는 수준에 도달했다.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및 전기 사용량에서도 알파고 리의 1/12 수준에 불과했다. 백지상태에서 독학으로 시작한 알파고-제로는 불과 1년 만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창의성까지 발휘하게 되었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인류의 상상력·창의력·언어능력·추리력 등과 같은 지성을 추월하게 되었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소피아 신드롬’의 경고, 감성에 집중하라 최근에는 소피아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의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에서 제작한 ‘소피아’는 여배우 오드리 헵번을 모델로 62가지 표정을 활용하여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알파고-제로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학습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탑재되어 있다. 대화를 많이 하면 할수록 상대방의 표정을 읽어내는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눈에는 고해상도의 카메라 렌즈가 장착되어 있으며 귀에는 구글의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되어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알파고 제로와 소피아의 공통점은 한 번 학습한 지식체계는 기억에서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인류는 망각의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감정 영역에 의해서 설명이 가능해진다. 인공지능은 부정적이거나, 슬프고 아픈 사연 등이 단지 정보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파괴되질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정보를 너무 많이 접하게 되면 마음과 감정을 상하게 되고, 결국 몸의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점이 바로 인공지능과 인간을 구분할 수 있는 차이인 것이다. 알파고 제로와 소피아라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지식과 정보 기반의 기억력 경쟁에서 인간은 완패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기억력에 기반을 둔 인간의 인지능력은 인공지능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차별화할 수 있는 인간의 강점은 무엇일까?’란 의문이 생기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마음과 감정영 역인 것이다. 다른 말로는 의식(consciousness)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지식을 대신할 대안, ‘소프트 스킬(soft skills)’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교육은 지식의 기억과 측정에 여전히 큰 비중을 두고 있어, 교원양성기관이 추구하는 교사의 자질과 적성도 학습지도라는 관점에서 전통적인 교수·학습에 비중을 두고 있다. 스스로 학습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지식 기반의 교육패러다임에 대한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데, 지식(knowledge intelligence)을 대신할 대안으로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을 들 수 있다. 서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킬의 개념이 동양에서는 기능·기술·숙련 등과 같은 단어로 표현된다. 스킬은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능숙하게 해내는데 필요한 능력’으로 여기에서 능력은 타고난 소질뿐만 아니라 의도적인 훈련·체험·실습 등을 통해 후천적으로 체득된 실행능력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스킬에 관한 사전적 의미를 요약해보면 표 1과 같다. 스킬의 유형은 경제학·교육학 등과 같은 활용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제시하고 있는 유형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위키피디아 사전에서는 스킬을 ‘labor skills, life skills, people skills, social skills, soft skills, hard skills, mastering skills, human potential approach to skills’의 8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Labor skills는 대장장이·전기기사·목공·석공·제빵사·양조공 등과 같은 숙련된 기술자들이 생산 현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인 수준의 스킬을 의미하며, Life skills는 개인이 생활 속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용되는 스킬로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체득하거나 교육을 통해 학습된다. People skills는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면서 정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Social skills는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촉진시켜주는 스킬을 의미하는데, 사회 규범과의 관계가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방식으로 끊임없이 창조되어 소통되고 변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스킬을 학습하는 과정을 사회화(socializa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Soft skills는 대인관계와 소통 관련 소셜 스킬·성격특성과 특질·태도·직업적성·감 성지능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소개하고 있다. Hard skills는 특정 임무나 상황과 관련된 스킬로 소프트 스킬과는 달리 측정이 용이하고, Mastering skills는 특정한 스킬 세트를 완벽하게 수행해낼 수 있는 능력으로 10,000시간 이상의 훈련 과정을 통해 체득할 수 있는 스킬을 의미한다. 리차드 넬슨 볼즈(Richard Nelson Bolles)는 자신의 저서 너의 낙하산은 무슨 색일까?(What Color is your parachute?)에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스킬을 전이 가능한 스킬(functional or transferable skills), 전문 지식 관련 스킬 (special knowledge skills), 자기관리 관련 스킬(self-management skills or traits)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는데 소프트 스킬은 자기관리 관련 스킬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연두색 암술, 연한 보라색 수술에다 꽃술 주변을 빙 둘러싼 초록색 깔때기. 변산바람꽃의 특징이다. 2월 중순 전남 여수 향일암 근처는 육지에선 가장 먼저 변산바람꽃이 피는 곳이다. 다래 덩굴을 치우며 자갈밭 샛길을 좀 오르면 만날 수 있다. 낙엽 사이로 올라온 10㎝ 정도 줄기 끝에 하얀 꽃이 하나씩 피어 있다. 곳곳에 두세 송이씩 널려 있고, 십여 송이가 무더기로 피어 있는 곳도 있다.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은 복수초와 함께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일반인에게는 좀 낯설 수 있지만,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에겐 익숙한 꽃이다. 수줍은 듯 꽃봉오리에 연한 분홍빛이 도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이 꽃을 ‘변산 아씨’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 꽃은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2~3월에 핀다. 그래서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새해 첫 꽃 산행(山行) 대상은 변산바람꽃인 경우가 많다. 변산 바람꽃 사진을 올리며 새해 첫 ‘알현’의 기쁨을 담은 표현을 덧붙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요즘은 이름이 좀 알려지면 야생화도 금방 수목원이나 공원에서 볼 수 있는데 변산바람꽃은 아직도 산에, 그것도 좀 깊은 산에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꽃이다. 이순원의 소설 은비령에 바람꽃이 나온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소설을 읽지 않았다. 이순원 스타일을 대략 알기에 그 스타일과 바람꽃이 결합 하면 과연 어떨까 하는 기대를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얼마 전 참지 못하고 소설을 읽고 말았다. 소설은 아주 느린 사랑 이야기였다. 주인공은 죽은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 젊은 시절 한계령 부근 ‘은비령’이란 곳에서 함께 고시 공부를 하던 친구의 아내였다. 그녀는 ‘한 손으로 핸드백을 고쳐 매며 휙 하고 머리를 뒤로 젖히는’ 모습이 바람꽃 같은 여자였다. 주인공은 그녀와 만나는 약속 장소로 가다 죽은 친구를 떠올리고 길을 돌려 은비령으로 향하고, 다음날 그녀도 눈길을 헤치고 은비령으로 온다. 은비령 근처엔 바람꽃이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참, 어제 말하던 무슨 꽃이라는 게 이게 아닌?” 은자당 주인은 버섯 한 편에 따로 신문지로 말아둔 들꽃을 펼쳤다. 아직 꽃은 피지않고 꽃대만 올라온 바람꽃이었다. “맞습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오늘 낮에 눈 녹는 끝에 석이라도 더러 눈에 띄나 하고 우풍재 쪽으로 갔다가 보고 파왔잔. 그래 무슨 꽃이라고 핸?” “바람꽃입니다. 전에 군에 있을 때 딱 한 번 봤는데, 나중에 이 사람을 만났을 때 그랬습니다. 이 사람 처음 본 느낌이 이 꽃 같다고.” 죽은 친구 아내라 두 사람의 사랑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사랑 이야기가 바람꽃을 배경으로 느리게 느리게 펼쳐지고 있다. 설악산 한계령 부근에서 피는 바람꽃이라면 변산바람꽃 아니면 너도바람꽃일 것이다. 소설엔 그냥 바람꽃이라고 했는데, ‘여름에 피는 바람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꽃이 구체적으로 변산바람꽃이나 너도바람 꽃으로 표현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냥 바람꽃은 7~8월 설악산 중청휴게소에서 대청봉 오르는 길에서 볼 수 있다.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바람꽃을 담으면 초보자도 거의 작품 수준의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스물다섯 살 생일을 맞은 ‘미스 바람꽃’,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은 1993년에야 세상에 알려진 신종(新種)이다. 그래서 이 꽃에 대한 신비감도 좀 남아 있다. 여기에다 변산바람꽃이라는 낭만적 이름, 우리나라 특산종이라는 사실까지 아우러져 어느새 초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초봄에 반드시 만나고 싶어하는 야생화다. 더구나 비교적 단순한 다른 바람꽃과 달리 꽃 구조도 적당하게 호기심을 자극할 만큼 특이하다.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잎 다섯 장은 사실 꽃받침이고, 꽃술 주변을 둘러싼 깔때기 모양 기관 열 개 안팎은 퇴화한 꽃잎이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꽃 이름은 전북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해서 붙었다. 옛날엔 식물 조사를 4 월 정도에야 시작했기 때문에 2월에 피기 시작해 3월이면 다 져버리는 변산바람꽃을 잘 몰랐다. 그 후 해안가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2월 말이나 3월 초부터는 수리산(경기도 군포) 등 수도권 산에서도 볼 수 있다. 풍도(경기도 안산)에 있는 변산바람꽃은 따로 풍도바람꽃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자라는 지역에 따라 꽃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1993년 전북대 선병윤 교수가 변산바람꽃을 신종으로 발표하자 “놓쳤다”고 아쉬워 하는 식물학자가 많았다. 그즈음 이미 이 꽃의 존재를 알고 있는 학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도 한글에서 “너도바람꽃과 비슷한데 좀 이상하다 생각만 하는 사이에 몇 년이 흘러버렸다. 마음만 있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교훈을 준 풀이기도 하다”고 했다. 바람꽃 종류의 속명(屬名)은 대개 ‘아네모네(Anemone)’인데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이다(변산바람꽃은 너도바람꽃속). 바람꽃 종류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가냘프게 흔들린다. 그래서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변산바람꽃 등 바람꽃 종류는 대개 이른 봄에 꽃을 피워 번식을 마치고 주변 나무들의 잎이 나기 전에 광합성을 해서 덩이뿌리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하는 생활사를 가졌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가는 부지런한 식물인 것이다. 변산바람꽃을 시작으로 너도바람꽃, 꽃대 하나에 여러 송이가 달리는 만주바람꽃, 비교적 꽃이 큰 꿩의바람꽃, 꽃대에 한 송이만 피는 홀아비바람꽃, 꽃이 노란 회리바람꽃 등이 봄에 피고, 8월에 설악산에서 피는 그냥 바람꽃까지 우리나라에 바람꽃은 10여 종이 있다. 이 중 변산바람꽃이 제일 예쁘다는 사람이 많다. 변산바람꽃이 ‘미스 바람꽃’인 셈이다. 이처럼 신종 등록 을 생일로 치면 올해 스물다섯 살인 변산바람꽃은 꽃도 예쁘고 스토리도 많다. 대개 변산바람꽃과 세트로 등장하는 꽃이 복수초(福壽草)다. 피는 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향일암 일대에서도 유난히 크고 선명한 복수초를 볼 수 있다. 눈이 내렸을 때 피어 있는 복수초는 야생화 마니아들이 꼭 한번 사진에 담고 싶은 장면이다. 변산바람꽃이 피면 봄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이제부터 추위는 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라고 할 수 있다. 변산바람꽃을 시작으로 올해도 펼쳐질 야생화 향연을 생각하니 가슴설렌다.
금리 인상은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얼마 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6년 5개월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 은행(FED)도 기준금리를 슬금슬금 올린다. 바야흐로 금리인상의 시대다. 이제 시중 은행들은 오른 기준금리(1.5%)를 바탕으로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를 맞춰가게 된다. 우리 일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은행이 시중의 돈을 거둬 들인다는 뜻이다. ‘금리(이자율)’가 올라가면 일단 이자 부담이 커진다. 그러면 대출을 받는 사람이 줄어든다. 경제에서 대출은 곧 투자를 의미하는데,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거나 미용실을 차리거나 중소기업이 신규 라인을 증설하는 것. 이들 모두가 투자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비용이 커지고 그래서 투자가 줄어든다. 경기를 이렇게 의도적으로 조금 무겁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금리인상’이다. 돈의 유통속도가 빨라진다 그렇다면 경기를 왜 무겁게 할까? 경기부양을 해도 시원찮을 것 같은데…. 경기가 좋아지거나 너무 급상승하면 돈의 유통속도(V)가 빨라진다. 돈의 유통속도가 빨라지거나 시중에 공급된 돈의 양(M)이 많아지면 화폐 가격(P)이 여지없이 내려간다(시장에 배추 공급이 늘면 배춧값이 떨어지는 것과 똑같다). 이를 ‘물가가 오른다’고 표현한다. 돈의 값이 내려가는 것이다. 이 경우 돈을 쥔 모든 시장참여자가 손해를 본다. 금리를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시중에 유통된 돈의 양을 조절해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이다. 중앙은행(한국은행)의 존재 이유도 이 때문이다. 흔히 돈을 찍어내는 곳으 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은행법 1조는 이렇듯 ‘물가안정’이다. 경기 상승 폭을 보여주는 실업률과 물가인상률 결국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돈의 유통속도를 조절해 시장에서 돈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경기가 좋을 때나 상승곡선을 탔을 때 중앙은행은 이렇게 ‘금리 인상’ 카드를 빼들어 경기상승의 속도를 조절한다. 그럼 경기가 좋다는 것은 어떻게 판단할까? 보통 실업률과 물가인상률을 보고 결정한다. 미국은 실업률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때 10% 이상 치솟았지만 지금은 4% 수준까지 떨어졌다. 경기가 뚜렷하게 좋아졌 다. 반면 물가인상률은 목표치 2%에 약간 못 미친다. 하지만 워낙 실업률 성적표가 좋 다 보니 이제 경기가 과열될까 봐 금리를 슬금슬금 올린다. “미국만큼 이자 줄 테니 떠나지 마세요” 그럼 우리 한국은행(BOK)은 미국처럼 실업률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왜 기준금리를 올렸을까? 분명 실업률이나 물가인상률이 미국만 못하다. 경기회복이 더디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올해(2018년) 3%를 웃도는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어느 정도 경기회복 초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또 하나 미국이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리면 달러가 미국으로 회귀한다. 돈은 늘 이자율이 높은 곳으로 향하기 마련이니까. 예컨대 한국에 들어와 있는 달러 투자금이 갑자기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도 미국과 어느 정도는 기준금리 수준을 맞추는 게 좋다. 경기 급등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금리인상’ 보통 금리가 인상되면 이제 돈은 은행으로 향한다(이자를 더 주니까).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에서 돈이 빠져 은행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정부는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거나, 증시가 급등하면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를 빼든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에 돈이 너무 풀려서 이런 이론도 썩 들어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중의 돈을 흡 수하고, 지나치게 경기가 급등하는 것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전히 ‘금리인상’뿐이다. 가계부채 1,400조 원 시대. 이렇게 금리가 올라가면 무엇보다 주택대출을 받은 가구가 힘들어진다. 우리 가계대출의 70%가량이 여전히 변동금리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출이자율이 급격히 오를 분위기는 아니다. 미국 연준(FED)은 2001년 무역센터 테러가 터지고 경기가 급락하자 서둘러 금리를 6.5%에서 1%로 끌어내렸다(시장에 돈을 빠르게 풀었다). 이후 2005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자 서둘러 다시 5%까지 끌어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둘러 금리를 크게 올리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려면 경기가 진짜 ‘그뤠잇’하게 좋아야 한다. 누가 봐도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것을 걱정하긴 이르다. 다만 금리가 오른 만큼 분명 대출가구의 부담은 늘어나고, 이는 또 소비감소로 이어진다. 중앙은행이나 정부는 이를 염두에 두고 금리를 조정한다. 참고로 미국 연준은 2018년 올 한해 3~4번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 기준금리가 대략 2.5% 가량. 그럼 올해(2018년) 말에는 지금보다 내 대출이자가 1%P 정도 더 오른다. 그만큼 지갑이 빠듯해진다. ‘금리인상’ 시대는 세계 경제가 건강을 회복해 퇴원할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에 반가운 신호다. 하지만 기존 대출의 짐은 더 무거워진다. ‘금리인상’에는 이제 대출을 더 어렵게 여기고, 자산 시장 투자도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무거운 뜻이 숨어있다.
스포츠가 나라 상황과 별개로 움직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올림픽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히틀러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했다. 한국의 경우 한일 국교 수립이 임박한 상황 에서 참가가 결정된 1964년 도쿄 올림픽이 국내 여론을 뒤흔들어 놓 았다. 이 올림픽은 일본에게도 중요했는데, 일본은 도쿄 올림픽 마지막 경기로 마라톤이 아니라 일본의 전략 종목인 여자 배구를 배치했다. 소련과의 결승전은 66.8%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주최 측으로선 다행스럽게도 일본팀이 소련팀을 3:0으로 완파했다. 88올림픽에서 소련을 응원했던 사람들 88올림픽은 그 자체로 냉전 구도의 축소판이었다. 전두환 정권이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전 세계에 홍보하겠다는 목적을 숨기지 않고 여러 가지 노력을 경주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당시 남한 내에서 활동하던 공산주의자들의 노력이다. 애초 올림픽 개최 자체를 극렬히 반대하던 남한 내 공산주의자들은 점점 ‘현실론’으로 전략을 수정해 나갔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세계가 아니라 소련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에 ‘메시지’를 전하려 했던 것이다. 마침 남자농구 준결승전에서 미국팀과 소련팀이 맞붙는 빅 매치가 성사된다. 일반 국민들조차 묘한 반미감정을 갖고 있던 터라 한국인들은 실제로도 소련 팀을 응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공산주의 운동권 세력은 다만 그 응원의 목소리를 한 군데로 규합해 폭발력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면 될 정도였다. 결국 ‘소련을 응원하는 한국’의 그림을 전 세계로 송출하는 작업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한 가지 반전은 오히려 이 작업이 ‘소련 붕괴’에 일조했다는 점이다(황성준 ‘유령과의 역사투쟁’ 참고). 소련인들은 본인들을 응원하는 한국인의 행동에서 고마움을 느낀 게 아니라, 분명 미 제국주의 체제에서 신음하고 있어야 할 한국인들의 건강함과 당당함에 쇼크를 받았다. TV 화면이 보여주는 한국의 모습 또한 발전되고 청결했다. 소련에 대한 한국의 열렬한 응원은 오히려 소련인들로 하여금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의문을 싹틔우는 계기로 작용했다. 공산주의 지도자들이 말한 자유와 풍요는 소련이 아니라 ‘미국의 식민지’ 한국에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달라진 ‘국가대표’의 의미 지긋지긋한 가난이 극복되면서 스포츠는 ‘울분과 설움을 해소하는 도구’보다는 다른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2002년 한일 월드컵만 해도 이미 한국인들은 4강 진출을 하나의 축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후 피겨 김연아와 수영 박태환은 더 이상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들 스스로의 자아실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들이닥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구성’ 사건은 미묘한 온도로 다가온다. 한 가지 특기할 만 한 점은 국내 정치판에서 이른바 ‘혁신세력’을 자칭하며 정권까지 잡은 현 정부가 이 해프닝에서만큼은 구세대의 정서를 대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 88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며 소련팀을 응원했던 이들이 어느덧 ‘어른’이 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올림픽을 체제 선전장으로 바라보는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다. ‘386세대’라는 말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주요 구성원들은 이번 올림픽을 자신들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남북한 평화국면’의 선전장으로 활용하려 했다. 그들 입장에서는 이것이야말로 대학생 때부터 꿈꿨던 목표가 이뤄지는 ‘자아실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의 밑그림은 의외로 직접 땀을 흘리는 선수들의 반발에 덜미를 잡혔다. 생각보다 너무 거센 반발이 나오자 정부는 진심으로 당황한 것처럼 보인다. 이들의 머릿속에서는 아직까지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가의 지시를 받는 존재처 럼 보일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세대의 선수들에게 있어 국가대표(國家代表)라는 말의 의미는 더 이상 ‘나라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정당 당한 경쟁을 거쳐 국가를 대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이 경쟁의 마지막에 타국의 국가대표들과 후회 없는 한판승부를 벌이는 것은 그동안 국가대표 선수들이 나라 안에서 꺾어온 경쟁자들을 위한 마지막 예 의이기도 한 것이다. 누가 ‘적폐’를 말하는가 죽을 고생을 해가며 경쟁의 정점까지 올라왔더니 느닷없이 ‘평화사절단’ 역할을 하라는 건 (아마도 남북통일의 필요성조차 의문시할 가능성이 높은) 어린 세대의 선수들에게는 불공정 그 자체인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적폐청산을 부르짖으며 집권한 정부가 올림픽을 정치의 도구로 활용하는 ‘적폐’를 요구하는 이 아이러니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88올림픽 때의 소련 응원이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온 것처럼, 이번 평창 올림픽의 ‘평화 연출’ 역시 애초 기획의도와는 다른 효과를 낼지도 모를 일이다. 부디 선수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박탈감보다는 성취감을 느끼길, 각자의 인생에서 빛나는 순간들을 간직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지난 2월호에 게재된 많은 수업과 업무에 쌓인 일본의 교원 - 돌파구는 없는가를 읽고, 업무가 많아진 이유 중 하나로 지적한 부카츠(部活)가 궁금하다는 독자가 많았다. 우리말로 ‘부(部, 클럽) 활동’을 의미하는 부카츠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일본만의 독특한 학교문화이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부카츠가 학교생활의 일부이며 자녀의 참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개선의 목소리도 높다. 부카츠가 학생에 대한 일본교원 의 헌신과 열정을 상징하는 거울이지만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하게 한 족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월호에서는 부카츠가 활성화된 원인과 법적인 지위 등을 알아보고 긍정적인 면 뒤에 숨겨져 있는, 일본 교원들의 애환과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소개하기 로 한다. 대중화된 부카츠 ‘중학생 90%, 고등학생 70% 참가’ 부카츠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부(部)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단체 활동이다. 부는 학생회나 학생자치회 소속이며 활동은 공익적이어야 한다. 부는 크게 운동계열과 문화 계열로 나눠지는데 운동계열은 구기계·무예계·격투기계·야외활동계·기타로 나눠진다. 또 각각의 계(系) 속에 세세한 종목들이 속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야구·테니스·탁구부는 운동계열에 속하며 그중에서도 공으로 하는 운동의 집합인 구기계 중의 한 종목이 되는 것이다(운동계열 → 구기계 → 야구종목). 문화계열도 예술·예능계, 학술·사회계, 기술·산업계, 교류·사상계로 나눠지며 그 안에 수많은 부들이 들어간다. 학교에 따라 가입이 의무적인 사례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부카츠를 강제할 권한은 없다. 그렇지만 일본 중학생의 약 90%, 고등학생의 70%가 참가하고 있어 부카츠는 중·고교에서는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초등과 중등에 따라 부카츠의 성격은 약간 다르다. 초등학교는 대개 6교시에 교실별로 나눠하고, 교사가 주도하기 때문에 클럽활동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중·고등학교에서는 부카츠가 교과외활동이다. 지도교사(일본어로는 顧問이라 한다)의 지도 하에 주로 방과후 등에 학생이 자발적·자주적으로 진행하며 운영비는 학생회 예산에 서 지급한다. 이런 이유로 보통 부카츠라고 하면 중·고등학교의 것을 말한다. 이러한 부카츠는 처음부터 활성화된 것이 아니고 역사와 함께 점점 확대되어 왔다. 부카츠의 원형은 메이지(明治)시대에 생겼다. 그러나 당시의 그것은 학생들이 여가를 즐기는 정도였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부카츠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몇 가지 요인이 겹쳐지면서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활성화됐다. 와세다대학의 나카자와 아츠시(中澤篤史) 교수는 부카츠가 현재와 같이 비대하게 된 원인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전후 혼란기에 부카츠를 통해 학생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기를 수 있다는 믿음과 기대였다. 단순히 놀게 하는 것이 아닌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 두 번째는 1964년 도쿄올림픽이다. 올림픽 전에는 유망 엘리트 선수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데 부카츠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올림픽 후에는 운동에 소질이 없는 학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면서 학생 참여가 급증했다. 세 번째는 1980년대 문제가 된 학교폭력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불량학생이 부카츠에 참여해 완전히 변했다는 미담이 확대되자 참여자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부카츠의 목적이 같은 취미나 기호를 가진 학생들이 집단을 이뤄 무언가를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찾는 것이지만 그것을 넘어 전국대회에 나가 우수한 성적을 노리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 휴일도 없이 혹독한 훈련을 하기도 하는 데, 부카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대개 이 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다. 애매한 부카츠의 법적인 지위 ‘의무는 아니지만 학교의 업무’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중학생의 약 90%, 고등학생의 약 70%가 부카츠에 참가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교원의 약 90%가 부카츠 지도교사를 맡고 있다. 심지어 교원 전체가 지도교사를 맡는 것을 의무로 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학생과 교원의 생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카츠가 법적인 면에서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법률체계에서 부카츠는 대단히 애매한 위치에 있다. 교육관련 법률 체계가 헌법 → 교육기본법 → 학교교육법 → 학교교육법 시행령 → 학교교육법 시행규칙으로 이어지지만 어디에도 부카츠에 관한 것이 없다. 법령상으로는 ‘부카츠를 하라’고 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 근거는 시행규칙보다 훨씬 아래인 「학습지도요령」에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부카츠’가 무엇이라는 정의만 내렸지 하라고 명령하지는 않는다. ‘학교 교육활동의 일환으로서 스포츠나 문화·학문 등에 흥미와 관심을 가진 학생이 교직원의 지도하에 주로 방과후 등에서 자발적·자주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스포츠나 문화, 과학 등에 친숙하게 만들어 학습의욕의 향상이나 책임감·연대감의 함양 등에 이바지하게 하는 것에 있고, 학교 교육의 일환으로서 교육과정과의 관련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을 뿐이다. 문장 그대로 해석하면 부카츠는 ‘학생이 하고 싶어서 자발적·자주적으로 하는 활동’이며 ‘교과과정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가 꼭 할 필요가 없다'는 정도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일정 학생 이상이 설치를 요구하면 학교가 판단해서 설정하기 때문에 ‘학교의 업무가 아니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그래서 일본의 교원들은 부카츠가 의무나 필수는 아니지만, 학교의 업무라는 인식을 관행적으로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일본의 중앙교육심의회에서도 교사의 업무를 줄이기 위한 긴급조치에서 ‘각 학교가 부카츠를 설치·운영하는 것은 법령상의 의무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대 부분 중·고등학교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지도교사를 맡아야 한다’면서 ‘실시한다면 학교 교육의 일환이기 때문에 학교의 업무다’라고 했다. 종합하면 ‘의무나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가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게 된다면 학교 교육 의 일환이기 때문에 학교의 업무가 된다’는 복잡한 정의가 내려지게 된 것이다. 지도교사의 애환 ‘설날에도 나가야 하나’ 부카츠가 학생의 자아실현이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교사에게는 신체적·시간적으로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 부카츠에는 일본어로 고문(顧問)이 라고 하는 지도교사가 배정되는데, 지명되면 부카츠가 교육과정 외라고 해도 거부 하기가 어렵다. 가쿠슈인대학 나가누마 유타카(長沼豊) 교수는 「부카츠 지도교사 와 일하는 방식개혁」이라는 기사(NHK 홈페이지, 2017.2.9.)에서 중학교 야구부 지도교사를 맡게 된 초임교사의 목소리를 실었는데, “매일하는 수업 시작 전의 아침 연습과 방과후 연습 지도를 위해 평일은 저녁 11시가 넘어 집에 들어간다. 매일 15 시간 근무한다. 토·일요일도 하루종일 부카츠에 매달리기 때문에 월요일에는 쓰러 질 것 같다”고 말했다고 썼다. 나가누마 교수는 지도교사를 이렇게 장시간 근무하게 한 원인을 세 가지로 들었는데 첫째, 부카츠가 교육과정 외의 활동이라 정규과 정보다 오히려 활동시간을 임의로 늘리기 쉽다는 것이다. 둘째, 학부모나 사회의 요구를 잘 받아주기 때문이다. “전에 선생님은 더욱더 자상하게 지도해 주셨다”든지 “대회에 우승하기 위해서 옆의 학교는 더욱더 오래 연습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교사는 ‘학생을 위해서라면’이라는 가치관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장시간 근무를 ‘스스로’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부카츠에서 활약한 학생이 전국대회에 우승도 하고 올림픽에도 나가기 때문에 학부모나 사회의 요구에 쉽게 ‘못한다’고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교직사회의 풍토다. ‘부카츠 지도는 당연하다’ ‘잔업도 당연하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지도교사를 안 하겠다고 말할 할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서 한국의 설 연휴에 해당하는 일본의 오쇼가츠야스미(お正月休み)에도 나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도교사의 고민 ‘보상은 제로, 책임은 막강’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부카츠는 교육과정 외이며 학생들의 자발적·자주적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교사를 맡아도 잔업수당이 ‘제로’다. 교육과정 외이기 때문에 평일 초과근무를 인정하는 항목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토·일요일이나 법정 공휴일의 경우는 4시간 이상 근무에 3천 엔 조금 넘을 정도의 수당만 지급된다. 2 최저임금보다 못한 수당을 받으면서 토·일요일에도 사생활을 버리고 본업인 수업도 아닌 것에 헌신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의 부담은 생소한 분야의 부카츠를 새로 마스터해야 하는 것이다. 전근 간 학교에서 낮선 부카츠의 지도교사를 맡게 된다면 미경 험자인 지도교사가 이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지도하게 된다. 이런 경우 관련 자료나 책·비디오 등을 사비로 사서 공부해야 하며 다른 학교 교원에게 지도방법도 배워야 한다. 이래저래 교원의 부담과 피로는 더 커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교원의 부담감은 학부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법령해석을 통해 부카츠가 학교의 업무가 아니라고 결정된다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교사에 따라 지도교사를 맡는 것을 거부할 명분은 가질 수 있지만 수락한 교사에게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학교와 관계 없는 일을 개인이 좋아서 자원봉사로 한 셈이 되기 때문에 사고라도 나면 불리하게 된다. 교사가 과로사하거나 병이 들어도 개인 책임이기 때문에 공무상 재해로도 인정받지 못하게 되며 토·일요일이나 법정 공휴일의 수당도 중지된다. 교사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한 일에 공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과 교사의 생활을 지키자' ... 부카츠 개선 요구 봇물 역사가 오래되고 이미 일본인의 일상 속에 녹아있는 부카츠의 긍정적인 효과를 부인하고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하지만 장시간의 연습, 혹사, 반복되는 사망사건, 지도교사에 의한 체벌이나 폭언, 동료학생끼리의 이지메, 휴일근무에 피폐해진 교사 등 어두운 면(블랙 부카츠)에 대한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의 생명과 교사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카츠의 개선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부카츠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제언을 하기 위해 일본부 카츠학회가 발족되었으며(2017.3.12)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문부과학성도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긴급대책(2017.12.26.)에서 부카 츠의 운영과 체제정비, 활동시간에 대한 기준설정과 지도교사의 부담경감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분야의 연구가인 나가누마 유타카(長沼豊) 교수는 개선안으로 한 달에 3일(10일, 20일, 30일)을 학생과 교원이 부카츠를 쉴 것과 지도교사를 내부와 외부가 맡을 수 있게 해 지도교사의 부담을 덜어 줄 것, 그리고 교사의 피로감을 극대화시키는 평일 저녁 이후와 토·일요일, 법정 공휴일은 학교가 아닌 지역사회가 맡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부카츠는 학생이 좋아하는 부를 골라 들어가 동료와 선후배들과 어울리며 이런 저런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준비하면서 시행착오도 겪지만 이러한 과정 자체가 장차 사회에 나가서도 남에게 의지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훈련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지도교사가 이런 과정을 조율하고 직접 준비까지 하는 등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원래의 목적도 훼손되고 교사 자신의 일도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부카츠의 문제도 ‘너무 열심히 하려는’ 교사 스스로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너무 요구하는’ 학부모와 사회의 자성이 없다면 풀리기 어려운 과제로 남을 것이다.
이제 막 교직 생활의 첫발을 디딘 새내기 교사 여러분, 여러분은 그토록 원하고 바랐던 교사의 꿈을 성취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교사가 되었습니다. 먼저 같은 대한민국의 교육 동지로서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교사란 무엇인가? 교육대학교를 다닐 때 교사란 무엇인가? 가르친다는 것의 보람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내 자신에게 끊임없이 제기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남자가 초등교사가 뭐야’라는 식의 자기비하와 열등감 때문에 수많은 방황과 갈등을 겪었답니다. 초등교사를 탈피해보려고 대학시절에는 행정고시준비도 해보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기업체 입사시험도 보았습니다. 교육대학이라는 학력이 못마땅해서 두 곳의 대학원에서 공부를 해보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었지요. 30세의 늦은 나이에 군대를 마치고 첫 발령을 받은 곳은 작은 시골 초등학교였습니다. 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6학급의 학교에서 교직생활의 첫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초등교사에 대한 온통 불평불만으로 가득했던 당시였기 에 교직 생활이 순탄할 리 없었습니다. 햇병아리 교사로서 온갖 말썽이란 말썽은 다 일으켰고 교장·교감의 주의도 많이 받았답니다. 반바지만 입고 체육수업을 했던 일, 육상훈련 도중에 아이들을 체벌하여 항의전화를 받았던 일, 사택에서 만 취하여 교감 이불에 실례했던 일 등 ‘문제 교사’로 낙인찍혔답니다. 다시는 그런 행동들을 하지 않겠다는 사유서도 여러 번 썼지요. 이러한 방황과 갈등 속에 서 ‘내가 정말 교사로서의 자질이 없구나’라고 생각되어 삶을 거의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가치관을 변화시킨 구세주와 같은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같은 학교에 큰 형님뻘 되는 선생님은 언제나 학교에 일찍 오셔서 운동장의 휴지를 줍고 아이들에게는 늘 웃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가르치셨는데 그분께서는 저의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틈만 나면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끊임없는 사랑과 정성 덕분에 일 년이 다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비로소 교사로서의 소명의식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길 교직생활을 시작한 지도 벌써 27년이 지났습니다. 요즈음은 첫 발령을 받았을 때의 정열과 사랑이 많이 식은 것 같습니다. 교직경력이 쌓이면서 웬만한 일에는 담담해지고 큰 감동을 하지 못하는 저 자신을 볼 때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이 제는 오랜 교직경력이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그동안의 잃어버린 시간 을 보상받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제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아빠 같고 삼촌 같은 부드럽고 편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새내기 교사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여러분들은 저의 시행 착오를 교훈 삼아 저와 같이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토가 비좁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양질의 교육을 통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여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과 제가 그러한 막중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줄탁동 시’라는 말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병아리 부리질과 어미 닭 부리질이 같은 순간에 이루어질 때 비로소 병아리는 어둠을 뚫고 밝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듯이 교사와 학생의 인격적인 만남과 충분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삼라만상이 다 그러하듯 우리들의 삶도 인연이란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그러나 빈틈없이 치밀한 그 끈을 우리들은 ‘인연’이라 부릅니다. 교사들은 끊임없이 인연을 맺으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줄탁동시는 사제지간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비유적으로 알려주는, 교사들이 꼭 명심해야 할 인생의 교훈이 되는 말이지요. 따스한 햇살이 가득하고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의 기운을 느끼며 오늘도 아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새싹과 같지요.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면 못할 게 없습니다. 동반의 체온으로 서로를 따뜻하게 데워가면서 오래오래 함께해야 할 소중한 인연입니다. 저도 벌써 지천명이라는 나이가 되었답니다. 100세 인생이라는데 이제는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하기 위한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완성해 갈 작정입니다. 부부교사인 저에게도 작년에 또 다른 교육가족이 생겼습니다. 큰아들도 교사가 된 것입니다. 교직 생활의 첫 학기를 방황과 갈등을 시작한 저였기에 아들만큼은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고 싶어 출근 첫날부터 입이 닳도록 잔소리를 했습니다. 아마 잘 해내리라 확신합니다. 새내기 교사 여러분, 교사는 동시대의 대변인이라 할 정도로 그 책임이 막중한 사람들입니다.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미치는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교직생활의 첫 학기를 시작하는 새내기 교사 여러분 들이 앞으로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의 맹활약하기를 기대하면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생명이 세상을 엿보고 향기를 장전하는 계절이 3월이다. 3·1절 다음날, 모든 학교에서 입학식을 한다. 예전 같으면 운동장에서 줄을 서서 했을 입학식. 요즘은 강당이나 실내 체육관에서 온풍기를 틀어놓고 한다.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엄마들이 뒤편에 모여 아이를 대견하게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부모의 참석은 줄어들고 아이들 스스로 가방을 메고 입학식을 한다. 그리고 곧장 오리엔테이션을 하거나 수업 모드로 들어간다. 새로운 세상의 시작 입학식, 무엇보다 중심은 학생 입학식은 모든 교사가 업무분장에 따라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 담당 부서에서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내 일처럼 솔선해야 한다. 요즘은 일을 맡겨도 투덜거리거나 대충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이렇듯 희생정신 없는 교사는 단순한 급여생활자일 뿐이다. 입학식 진행에 있어서 교장·교감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여주어야 한다. 더러 주객이 전도되어 내빈 소개나 형식적인 학교 요람, 알맹이 없는 축사만 읽어간다면 이것은 무능력의 소산이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찾아오는 정치인이 있으면 교장이 과감하게 거절해야 한다. 무엇보다 찾아온 아이와 학부모에게 모든 교사는 최대한의 친절과 미소로 맞이해야 할 것이다. 오리엔테이션은 하루 정도가 적당하다. 학교에 대한 설립이념·역사·교훈·교가 등 학교 구성원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것들을 가르쳐야 한다. 주요 부장이 필요한 부분을 잘 안내하겠지만 그중에서 교무부와 학생부의 역할이 크다. 특히 학생부는 학교의 제반 규칙을 잘 설명하여 성실한 생활을 하도록 서약문을 받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그리고 교무실과 행정실·보건실·남녀 화장실 등 시설의 위치를 알려주고, 중·고등학생의 경우 ‘공부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에 대해 강의를 하면 좋을 것이다. 가급적 전문가를 초빙하면 집중도가 높다. 입학식과 더불어 3월에는 학교운영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운영위원 중 특히 학부모 위원이나 지역위원은 신중하게 선출하되 가급적 협조적이고 봉사정신이 있는 분을 모셔야 한다. 더러 나서기 좋아하고 정치적인 사람이 위원을 하거나 자기 자녀 챙겨주려고 나선 부모가 위원이 되면 불편한 일들이 생긴다. 그래서 순수하게 학교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위원장 역시 회의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호방한 카리스마와 덕망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학급은 모든 것을 새롭게 신학년의 담임은 모든 것을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 ‘예년에 했으니까 올해도 그냥 하면 되겠지’하는 발상은 위험하다. 초심으로 돌아가 학사일정에 맞추어 학급운영을 구상해야 한다. 그중 최우선 과제가 교실환경 꾸미기와 학생 파악이다. 우선 담임이 걸레를 들고 바닥 청소와 낙서를 지워야 한다. 수리할 곳이 있으면 행정실에 요청하고 솔선하여 게시물과 급훈 같은 액자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가훈이 그렇듯, 급훈 역시 담임의 교육적 가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좋겠다. 어렵고 추상적이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말을 카피하는 것은 성의가 없다. 벽시계와 달력, 거울 그리고 작은 소품나 그림을 준비하여 아늑하게 환경을 꾸미면 아이들의 정서도 한결 밝아진다. 이런 것들이 귀찮아서 예전 그대로의 공간만 제공한다면 아이들도 선인장처럼 삭막하게 자란다. 아울러 학급생활 규칙을 제정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름다운 학급을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인데 서로가 배려하고 존중하며 도덕적인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장과 임원을 선출할 때는 입후보자가 과반수를 넘을 때까지 재투표를 해야 한다. 더러 여러 명이 출마해서 과반을 획득하지 못했는데 반장으로 정하면 께름칙하다. 표결로 후보자를 압축하여 과반의 득표를 얻은 아이가 반장이 되도록 하고, 부반장은 따로 투표하여 선출해야 한다. 간혹 반장 선거에서 떨어진 2순위 아이를 부반장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것이다. 반장은 리더십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공부도 어느 정도 해줘야 한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여 반장을 시키면 실망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머지 학예부·봉사부·미화부·체육부 등 필요한 임원을 배정하면 학급이 구조적으로 내실 있게 된다. 책걸상은 실명제로 이름을 붙여주는 게 좋다. 이름 밑에는 좌우명을 쓰게 하여 항시 자신의 신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낫다. 아이들의 생활 중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쓰레기 버리는 문제를 비롯해 욕설·복장불량·지각·핸드폰 중독일 것이다. 이러한 것은 학급 내규를 정하고 약속을 지키도록 관리해야 한다. 인성은 저절로 형성되는 게 아니다. 절차탁마(切磋琢磨)해야 보석이 되고 예술품도 되는 것이다. ‘해치우기 위한 상담’ 아닌 인격적 만남 아이와 상담을 할 때에는 미리 기초자료를 받아두는 게 필요하다. 기초자료에 대한 양식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어서 필요한 부분을 편집하여 사용할 수 있다. 그중 ‘담임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란을 만들면 아이가 자신의 고민을 말할 수 있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요즘은 이혼이나 별거 가정도 늘고, 경제적으로 소외된 아이도 많으므로 교사가 애정 어린 눈길로 찾지 않으면 아이는 그늘 속에서 다른 돌파구를 찾게 된다. 상담은 일회성이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아이에게 상담이란 표현보다 ‘만남(미팅)’, ‘대화’처럼 정감 어린 표현으로 만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교사와의 상담을 형식적 각본이라고 단정하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에게 만남의 시간을 미리 알려주고 학원 가는 시간을 조정해 오후에 대화하면 좋을 것이다. 담임이 퇴근 후에 남는 것을 피곤하게 여겨 점심시간에 아이와 상담하는 것은 정말이지 ‘해치우기 위한 상담’이지 ‘인격적 만남’은 아닐 것이다. 또한 교무실에서 옆사람이 들리게 대화하고 성적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생각이 부족한 상담이다. 상담은 편안한 자리, 별도의 공간에서 담임이 끓여준 녹차나 음료를 함께 하며 ‘나를 존중해주는구나’ 하는 느낌이 일어나야 진정한 만남이 된다. 담임은 아이의 또 다른 보호자이다. 학생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하여 교실을 둘러보아야 한다. 주로 누가 아침 일찍 등교하는지 살피고 격려하며 필요하면 빗자루를 들고 청소도 할 줄 알아야 진정한 스승이다. 조회를 할 때에는 중요한 사항 전달과 지각생을 파악하고 아이들에게 밝은 미소로 마무리해야 한다. 더러 지각한 아이가 있더라도 벌금을 걷어 학급비로 쓰거나 벌칙으로 청소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담임은 점심을 조금 늦게 먹더라도 교실에 들러 급식을 안 먹는 아이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또는 교실에서 공을 차는 녀석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담임이 할 일이다. 3월은 꽃샘추위가 도사리고 있는 달이다. 교육청에서 쏟아지는 문서도 많아 부장과 계원들은 바쁘고 담임은 담임대로 바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수업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결코 교실 수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자율학습을 시키거나 수업에 늦게 들어가서도 안 된다. 더욱이 고등학교는 8일 모의고사가 기다리고 있다. 숨 막히는 출발이다. 커피 한 잔 내리면서 교사로 임명되기 전을 생각해 보라. 우리는 아직 젊고 할 일 많은 선생 아닌가!
아이들은 누구나 사춘기가 되면 짜증이 많아지고, 반항적 행동을 하며, 친구들과 자주 다툰다. 순종적이기보다는 반항적이고, 올곧게 나가기보다는 삐딱하게 엇나간다. 어쩌면 십 대 청춘들의 특권이자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춘기 반항’이라기엔 조금 ‘도’가 지나친 아이들이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 르겠는 아이들. 교육자로서의 한계와 회의까지 느끼게 하는 이 아이들은 사실 사춘기가 아니라 품행장애라는 ‘병’에 걸린 상태일 수 있다. 품행장애는 사춘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문제행동이 아니라 뇌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한 학교에 적어도 한두 명은 꼭 있는, 제발 우리 반에 배정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빌게 되는 ‘품행장애 학생’에 관해 살펴본다. 사춘기 VS 품행장애 품행장애는 일반적으로 남학생은 10세에서 12세 즉, 초등학교 5~6학년 때 시작되며 중학교 때 최고조에 이른다. 여학생은 14~16세 즉, 중학생 때 나타나기 시작해서 고등 학교 1학년까지 이어진다. 흔히 말하는 ‘중2병’이 나타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증상 역시 어른들에게 반항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고, 우울한 경향을 나타내며, 성적이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등 ‘사춘기 증상’과 유사하다. 그래서 ‘사춘기가 왔나 보다’ 혹은 ‘드디어 중2병이 시작된 게로구나’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 어서 시간이 지나 ‘철들기’만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품행장애는 사춘기 증상과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따라서 ‘사춘기’로 봐주기에는 좀 과하다 싶다면, 1학년 때는 안 그랬던 학생이 어느 순간부터 폭력적이고 반항적으로 변했다면, 별문제 없이 학교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무단결석이 잦아졌다면, 툭하면 친구들에게 시비를 걸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품행장애를 한 번 의심해 봐야한다. 물론 섣불리 품행장애라는 꼬리표를 달아줘서는 안 된다.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성장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품행장애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이 아니다. 오히려 치료시기를 놓친 채 오랜 기간 아이를 방치한다면 부모와 자식, 교사와 학생, 또래관계, 사회생활 등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상담기관이나 병원과 연계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사춘기와 구별되는 품행장애의 특징 ● 품행장애의 초기 단계 _ 늦은 귀가는 모든 문제의 시작이다 일단 품행장애의 첫 증상은 ‘늦은 귀가 시간’이다. 품행장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13세 이전 즉, 초등학교 때부터 허락 없이 밤늦게 집에 들어오거나, 외박·가출을 했으며, 무단지각·조퇴는 물론 무단결석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본인은 그저 더 놀고 싶었을 뿐인데 이를 자주 지적받고 야단을 맞으면 ‘화’가 난다. 야단맞기 싫어 시작한 거짓말은 자신을 더 곤란에 빠지게 한다. ‘화난 마음’이 ‘충동성’과 만나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듯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규칙을 일부러 어기며, 공부와는 담을 쌓는다. 자기만 보면 잔소리하는 부모를 피해 집을 나와 버리고, 입만 열면 ‘교칙위반’을 말하는 학교 따위는 싫어진다. 어른들의 말은 ‘불(화난 마음)’에 기름을 붓는 격이 돼서 ‘분노 감정’이 끓어오른다. 그래서 가출을 하고 무단결석을 한다.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면서 상황은 점점 심각해진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늦은 귀가’인 셈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무단지각·무단조퇴·무단결석이 잦은 학생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무단결석 자체만 혼내기보다는 상담을 통해 원인을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Wee클래스나 병원과 연계하여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 품행장애의 중간 단계 _ 분노감정이 충동적·습관적으로 나타난다 품행장애가 진행되면 충동으로 인한 분노감정을 습관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아이들은 늘 가슴 속에 ‘화난 감정’을 담고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차분하다가도 교사의 사소한 지적에 ‘분노 감정’을 표현한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채 아무 거리낌 없이 욕설을 하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며, 책상을 걷어차는 등 행동이 거칠어지고 공격적인 모습을 자주 반복적으로 나타낸다. 가출 과 무단결석은 더욱 잦아지고, 또래관계는 수평적이라기보다 수직적으로 이뤄진다. 세상의 불만은 죄다 가진 아이처럼 툭하면 시비를 걸고, 싸움을 일으킨다. 자신이 피해자인 듯 씩씩거리며 분노 감정을 폭발시킨다. 특히 남학생은 또래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반항행동과 일탈행동을 더욱 심하게 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거센 분노 표출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빈도가 많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쟤가 다혈질이라서 그렇다’며 성격 문제로 여기고 방치한다는 점이 다. 그러나 다혈질 성격이라고 해서 모두가 분을 못 이겨 밖으로 뛰쳐나가고, 폭 력적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우리 반 학생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반항적이거나 폭력적이라면, 성격적 차원이 아니라 품행장애를 한번 의심해 봐야 한다. 만약 다음 다섯 가지 항목에 해당되는 학생이 있다면 전문적인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다. □ 성격이 급하거나 흥분을 잘하고, 본인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는 적이 여러 번 있다. □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어른과 논쟁을 자주 한다. □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고 여겨 억울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 화가 나면 주변의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상대방에게 거친 말과 폭력을 쓴다. □ 이렇게 해도 분이 쉽게 풀리지 않으면 울음을 터뜨리거나 자해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품행장애의 마지막 단계 _ 신체적 잔혹함 마지막 특징은 ‘잔인함’이다.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중학생들의 폭력사건이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품행장애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폭주하게 된다. 신체적으로 잔혹함을 보이며, 무기를 사용하고, 파괴와 침입을 막무가내로 하는 범죄 행동을 보인다. 특히 품행장애는 공감능력 이 매우 떨어진다. 감정과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상대방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면서도 ‘상대방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다. 그 저 자신의 현재 감정에 충실하게 행동할 뿐이다. 그래서 이들은 무자비하게 동급생을 때리면서도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 이처럼 품행장애를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개인의 인생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삶, 나아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학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교사와 학교관계자들의 관심과 병원으로의 연계는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품행장애 원인과 치료 그렇다면 품행장애는 왜 생기는 것일까? 모든 심리적 문제가 그렇듯이 품행 장애 역시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뇌 기능 변화가 품행장애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힘을 얻고 있다. 청소년기는 심리·정서적인 발달과 함께 폭발적인 뇌 발달이 이뤄진다. 이때 ‘감정이나 충동을 관장하는 뇌(대뇌변연계)’가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고 합리적 판단을 하도록 돕는 전두엽’ 보다 먼저 발달한다. 결국 혼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당장의 충동과 욕구, 감정을 참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이 삐뚤어졌거나 반항심 때문이 아니라 아직도 뇌가 발달하는 중이라서 그렇다. 일반적으로 전두엽은 만 18세가 돼야 성숙한다. ‘어른’이 되었음을 증명하는 ‘주민등록증 발급’ 시기와 동일하다. 그래서 이 무렵이 되면 아이들이 ‘철’이 든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도 엉망진창으로 생활하던 녀석이 취업을 준비하고, 이제까지의 자기 행동을 반성하며 ‘새 사람’으로 탄생하는 기적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기 이전에 부모의 강압적 태도와 잘못된 육아방법·무질서한 가정환경·학대·왕따경험 등 부정적인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되면 전두엽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한다. 품행장애를 지닌 아이들 역시 마음의 상처가 오롯 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실제 품행장애 청소년의 40% 정도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인터넷 중독,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다른 마음의 병도 같이 가 지고 있다. 따라서 품행장애 학생의 경우 전두엽을 활성화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담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품행장애 학생 돕기 학교에서 품행장애 학생을 돕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병원과의 연계이다. 품행장애는 전두엽 비활성화로 인해 나타나는 병이다. 스스로의 의지나 조언만으로는 증상을 해결할 수 없다. 과감하게 병원에 의뢰하여 적절하게 개입해야 한다. 병원 연계는 학생의 치료뿐만 아니라 부모가 학생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에 동참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의사의 말 한마디’가 부모를 움직이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병원으로 연계하기 위해 부모를 설득하는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본교의 경우에는 학생을 처벌하는 선도위원회에서 학생의 병원치료를 조건으로 제시하여 큰 마찰 없이 병원과 연계 시킨다. 선도위원회가 열리지 않는 학생의 경우에는 상담교사가 부모상담을 통해 ‘뇌 발달과정’을 설명한다. “○○이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전두엽이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서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를 하면 학생이 차분해지고, 학업성적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하면 부모님이 안심한다. 품행장애 상담하기 두 번째는 정서적 어루만짐 즉, 상담이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잘못된 행동상 황만으로 무조건 야단을 칠 것이 아니라,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따뜻하게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아이들도 처음부터 ‘괴물’의 모습은 아니었기에 마음을 비우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예쁨이 보인다. 하지만 말이 쉽지 보통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것이 ‘예쁘기’까지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아이는 마음이 아프다. 예쁜 아이다’라고 주문을 걸다보면 어느 순간 예뻐 보인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뭐가 중요하랴. 상담교사가 예쁘게 보니까 그런지 학생이 실제 예쁜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자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관찰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스며들면서 그 아이가 마음으로 들어온다. 아마 ‘교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면 모두 그렇게 할 수 있다.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저 찬찬히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 아이의 하소연에 귀 기울여주면 된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팁이 필요하다. Tip ❶ _ 말싸움은 백전백패, 페널티를 부여하자 학교에서 가장 골치 아픈 품행장애 학생은 머리가 좋고, 자존감도 평균 이상이며,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경우이다. 이 아이들은 비록 건강한 자존감이 아닐지라도 ‘피해자를 자신이 조정할 수 있다’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머리도 잘 돌아가서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며 말솜씨도 좋다. 이런 학생들과의 말싸움은 백전백패이다. 절대 이길 수가 없다. 따라서 이들의 감정이나 진실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대신 페널티를 부여하여 손해가 날 수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저 아이를 힘들게 하지마”가 아니라 “너 이런 행동을 했구나. 안타깝지만 이걸 해야겠네”라는 식으로 말이다. 본교의 경우에는 교사 지시에 불응할 경우 방과후에 명심보감 5장을 써야 한다. 이를 또 불응할 경우 전 교사에게 배꼽인사를 하며 ‘단정한 용의복장 확인서’에 사인을 받아와야 한다. 아이들이 지독히 싫어하는 행동을 페널티로 부과함으로써 행동을 수정해야 한다. 물론 이것도 불응할 경우 출석정지 처벌 후 기간 내내 교내 청소를 시킨다. 학생들이 고개를 절로 흔들 정도이다. 그래서 본교에서는 교사 지시에 불응하는 일이 거의 없다. Tip ❶ _ 팩트만 이야기하기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품행장애 학생들에게는 명확한 팩트만 가지고 말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덫에 걸리고 만다. 예를 들어 “네가 그렇게 행 동하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겠니?”가 아니라 ‘네가 그런 행동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네가 가서 그 아이를 때렸느냐, 때리지 않았느냐’ 등의 객관적 사실만을 이야기해야 한다. 만약 학생이 인정한다면 페널티를 부과한다. Tip ❸ _ 사고 안 친 날 칭찬하기 ‘무사고 날’ 칭찬을 하면 사고를 치려다가도 안칠 수 있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사고를 치던 학생일지라도 사람인지라 잠깐 얌전하게 있을 때가 있다. 이 처럼 사고를 안 친 날 칭찬을 하는 것이다. “어머, 우리 ○○이가 오늘은 제법 의젓하네. 무슨 좋은 일 있어?”라고 언급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진정된다. 조심해야 할 것은 “네가 웬일이니, 얌전히 있고”처럼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투는 삼가야 한다. 또한 구체적일수록 효과가 크다. 예를 들면 “우리 ○○이가 오늘은 한 번도 안 혼났다며? 기특해라. 어떻게 그럴 수 있었니?”라며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긍정적 상황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모든 행동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이 학생들에게 보이는 공통적인 장점은 ‘리더십’이다. 의사에게 칼을 쥐여주면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되지만, 조직폭력배에게 칼을 쥐여주면 생명을 죽이는 도구가 되는 것처럼 리더십 역시 마찬가지 이다. 이들은 가진 리더십은 아직 긍정적 리더십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 리더십은 교육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둔다면 생명을 살리지는 못할지언정 적어도 생명을 죽이는 도구로 쓰이는 것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교사가 ‘번아웃’되지 않는 선에서 올해도 파이팅이다.
2018년 1월 1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청탁금지법 시행령)을 개정하였습니다. 주요 개정사항은 국·공립학교 교원들의 외부강의 등 사례금 상한액이 사립학교교원과 동등하게 조정(확대)되고, 선물·경조사비의 가액범위가 농수산업 및 화훼농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정되었으며, 기타 외부강의의 사전 신고사항 등이 합리적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아울러 2018년 1월 18일 「공무원 보수규정」의 개정을 통하여 유·초·중·고 교원의 보수가 2.6% 인상되며, 기타 보수 및 수당 등에서도 개정사항이 있습니다. 이번호에서는 이와 같이 선생님께서 교직생활을 이어가시면서 꼭 살펴보셔야 할 청탁금지법 시행령 및 보수·수당 관련 개정 사항에 대하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2018.1.17)사항 주요내용 1. 외부강의 등 사례금 상한액 조정 (청탁금지법 시행령 별표 2) 2. 선물‧ 경조사비의 가액범위 조정 (청탁금지법 시행령 별표 1) ◦ 농수산물 선물의 개념 - 농수산물 : 농업, 어업활동으로부터 생산되는 산물(축산물·임산물 포함) - 농수산가공품 : 농수산물을 주된 원료·재료(50% 초과)로 하여 가공한 제품 ◦ 농수산물, 농수산가공품 (예시) ◦ 예외적으로 유가증권(상품권 등)의 제공이 가능한 경우 (예시) 3. 기타 행정사항의 보완 (청탁금지법 시행령 제26조, 제42조) 2018년 교육공무원 보수‧ 수당 관련 개정 주요내용 1. 2018년도 교육공무원 보수 2.6% 인상 2. 전문상담(순회)교사 특수업무수당 가산금 신설 : 2만 원 3.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수당이 민간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 ○ 육아휴직 대신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공무원의 경우 단축된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지급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수당 지급률을 월봉급액의 60% → 80% (하한 50만 원 ~ 상한 150만 원)로 상향 ※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2018.1.1시행)으로 민·관 형평성 유지 4. 육아휴직 관련 시간선택제 전환 활성화 ○ 육아휴직을 대체하는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 경력 있는 자가 신규임용 등에 따른 초임호봉획정시 셋째자녀부터 3년 범위 경력 전부에 대해 호봉획정 5. 금품‧ 향응수수 또는 성관련 비위로 징계처분 받은 공무원 호봉 승급제한 가산기간을 3개월 → 6개월로 변경 ○ 강등·정직 18개월, 감봉 12개월, 견책 6개월 + (종전)3개월 가산 → (개정)6개월 가산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농수산물 선물에는 축산물, 임산물 선물도 포함되나요? A 농수산물 선물에는 농산물, 수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 임산물도 포함됩니다. ※ 관련 법령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농수산물’이란 다음 각 목의 농산물과 수산물을 말한다. 가. 농산물 :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3조제6호가목의 농산물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농업’이란 농작물재배업, 축산업, 임업 및 이들과 관련된 산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6. ‘농수산물’이란 다음 각 목의 것을 말한다. 가. 농산물 : 농업활동으로 생산되는 산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Q 직무 관련 공무원에게 농수산물 선물과 그 외 선물을 함께 줄 경우 얼마까지 가능한가요? A 사교 의례 목적으로 농수산물 선물과 그 외 선물을 함께 주는 경우 합산하여 10만 원까지 줄 수 있지만, 그 외 선 물은 5만 원을 넘어서는 안 됩니다. ※ 7만 원짜리 일반 선물과 3만 원짜리 농수산물 선물을 함께 주는 것은 일반 선물 가액범위 5만 원을 초과하므로 안 됩니다. Q 출판기념회, 승진 등을 축하하는 화환이나 꽃 화분 선물은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요? A화환이나 꽃 화분은 농수산물 선물에 해당하며,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농수산물 선물은 10만 원까지 받 을 수 있습니다. Q 직무 관련 있는 동료 교원에게 5만 원 범위 내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로 줄 수 있나요? A원활한 직무수행, 사교 의례 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선물의 범위에서 상품권 등의 유가증권은 제외되었으므로 5만 원 이하라 하더라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 예외적으로 상품권 등 유가증권 제공이 가능한 경우 (예시) • 법 적용대상이 아닌 민간기업 임직원이나 일반 시민등에게 주는 상품권 • 직무 관련이 없는 공직자등에게 주는 100만 원 이하의 상품권 • 공공기관이 소속 공직자에게 지급하거나 상급 공직자가 위로 격려 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에게 주는 상품권 • 다른 법령 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주는 상품권 Q 알고 지내던 동료교원(공무원)이 부친상을 당했습니다. 조의금과 화환을 함께 주고 싶은데 얼마까지 가능한가요? A직무 관련이 있다면 부조 목적의 조의금은 5만 원, 화환 조화는 10만 원까지 줄 수 있습니다. 부조 목적으로 조의 금과 화환을 함께 주는 경우에는 합산하여 10만 원까지 줄 수 있지만, 조의금은 5만 원을 넘어서는 안 됩니다. ※ 조의금 5만 원과 5만 원짜리 화환을 함께 주거나, 조의금 3만 원과 7만 원짜리 화환을 함께 주는 것은 가능하나, 조의금 7만 원과 3만 원짜리 화환을 주는 것은 안 됩니다. Q 각급 학교 교직원과 학교법인 언론사 임직원이 외부강의 등을 하면 최대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각급 학교 교직원과 학교법인 언론사 임직원은 시간당 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Q 외부강의 등 사전 신고를 할 때는 사례금이 얼마인지 몰라 이를 제외하고 신고를 했는데 나중에 이를 알게된 경우 언제까지 보완하면 되나요? A사례금이 얼마인지 안 날부터 5일 이내에 신고하면 됩니다. Q 시행령이 개정되면 학부모나 학생 등이 담당 교사에게 가액범위 안의 선물을 줄 수 있나요? A시행령이 개정되더라도 공직자의 직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면 현재와 같이 일체의 음식물,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없습니다. ※ 다만, 스승의 날 학생대표 등(학생회장, 학급 반장 등 공식적인 대표가 아니더라도 학생 중 누구라도 대표 가능)이 공개적으로 교사에게 주는 카네이션․ 꽃은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선물입니다. Q 장학사(장학관)나 연구사(연구관)에게 적용되는 외부강의 등 사례금 상한액은 얼마인가요? A장학사(장학관)나 연구사(연구관)의 경우에는 1시간당 40만 원, 1시간을 초과할 경우 60만 원까지 사례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조정된 외부강의 등 사례금의 상한액 100만 원은 국·공·사립 각급학교의 장과 교직원 및 학교법인의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