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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통상적으로 우리에게 교육이란 ‘많은 지식을 머리에 채워서 평가 점수를 잘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핀란드와 독일 교육은 달랐다. 일단 교육의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었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심이었다. 즉, 교육이란 학생 스스로 좋아하는 것, 행복한 순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예는 과학의 역사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 창조적 파괴, 과학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다 16세 소년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빛을 같은 속도로 따라가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당연히 빛도 정지하여 보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뉴턴 역학으로는 가능한 ‘멈춤 빛’은 진동하지 않는 전자기파를 의미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전자기학(電磁氣學)과는 충돌한다.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이 아닌 극한 상황까 지 설정하여 두 이론 간의 대칭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1905년, 26세가 된 아인슈타인은 수많은 실패와 고뇌 속에서 소년 시절에 품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된다. ‘관측자의 운동과는 관계없이 모든 관찰자 에게 빛의 속도가 일정하게 관찰된다’는 대담한 가정이다. 관찰자의 운동과 관계없이 일정한 값으로 빛의 속도가 측정되기 위해서는 운동하는 시계의 시간은 느려지고, 측정자는 이동 방향으로 축소된다는 결과를 도출한다. 또한 전자파인 빛의 속도를 돌파할 수 없기에 질량을 가진 모든 운동하는 사물의 질량은 증가 하여, 결국 그 유명한 ‘질량은 에너지와 등가’라는 법칙이 나온 것이다. 그 당시 거의 동일한 업적을 이룬 로렌츠(Lorentz)와 피츠제럴드(FitzGerald) 는 에테르를 구하기 위해 전자기이론만을 파고들었다. 그들은 젊은 아인슈타인보다 훨씬 뛰어난 수학적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법칙의 적용 범위를 영 역의 경계상황까지 끌고 가는 ‘사고실험’을 수반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더 넓은 영역인 특수 상대성이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뚜렷한 목표 없이 이미 규격화된 이전의 이론들을 비판 없이 무조건 학습하라고 하지는 않는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 중·고등학교의 기초과학교육은 객관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기존의 법칙들을 암기하 고 적용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 예를 들면 오늘날 대부분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는 과학을 비역사적인 방식으로 가르친다. 교과서에는 각 자연과학분야의 주요 아이디어들이 최대한 간편한 형태로 제시될 뿐, 그 발견이 있기까지의 우여곡절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서양 과학의 뿌리가 되는 플라톤 학파의 필연성 논리는 ‘첫 번째 상위체계는 두 번째 하위체계를 전제로 한다’이다. 과학의 체계가 역사적 흐름 속에서 각 학문의 체계를 형성해 왔음을 의미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혁명적이라 해도 어느 시대의 과학 사상사 흐름을 완전히 삭제한다면 지금의 과학적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다. ‘창조적 사고’의 부화 기간은 길다 우리는 실제적인 창의력과 갈등하는 경우 학교제도만 탓하곤 한다. ‘창조적 파괴와 구성’ 기능을 가진 아인슈타인의 창의적 사고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부화 기간을 필요로 했다. 또한 아인슈타인은 특허국 하위 공무원 시절의 업무를 통해 누구나 동일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시간의 절대성과 동시성을 의심하게 됐다. 그의 사고는 소년 시절과 대학 생활을 거쳐, 사회생활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보면, 한국의 학업 순위는 계속 하락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은 1위였는데 2015년에는 5 위 아래로 밀렸다. 최상위권 비율이 감소한 반면,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최하위권 비율은 증가했고 학생의 흥미도는 OECD 평균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PISA 2015 Results, OECD, 2016.12.6) 특히 한국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는 학년이 갈수록 점점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도 교양과정에서 인문사회계 학생들은 물론 이공계 학생들조차 과학을 논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흥미 있는 과학적 사실을 소개해도 감탄보다는 세파에 시달린 어른들처럼 부질없는 것으로 여긴다.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다. 대학에 들어온 이상 ‘주어진 의무’로 어쩔 수 없이 과학 학습에 임할 뿐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과학적 태도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고대 신화의 시시포스에게 부여한 형벌처럼 아무런 의미 없이 학생들에게 똑같은 바위를 계속해서 굴리게 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묻고 성찰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흥미를 향상시키기 위해 단기적이고 표면적인 방법으로만 이끌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학교육은 경쟁은 있지만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선택과 필요에 의해 물흐르 듯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과학교육을 보면 무작정 실험·실습을 하고 교실 토론을 하면 ‘구성주의적 사고’가 생겨나고, 갑자기 과학자처럼 태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과학을 잘 응용할 수 있는 단기적인 학습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것이 평생 공부를 해도 즐거운 주제’ 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과학에 대한 단순 지식과 시험 점수만 높은 소위 만들어진 영재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재료들을 즐겁게 굴려 언덕 위로 올리는 참된 인재가 우리 기초과학교육에 필요하다. 과학적 소양, 세상을 천연색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 또한 과학교육은 장기적으로 계통적인 과학 사상사 속에서 시대정신에 알맞은 과학적 세계관 교육이 이뤄져야 기초과학교육이 산다. 왜냐하면 과학 사상사와 과학적 세계관에는 근대의 양적세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 는 현대의 다양한 질적인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과학의 시대에 과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면 마치 세상을 천연색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흑백으로 보는 것과 같다. 때문에 기초과학적 소양은 문·이과 구분을 떠나서 민주시민으로서 공통적으로 가져야 된다. 우리나라 과학교육도 과학 시대의 소양교육인 기초과학교육과정을 축소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적어도 이전 방식의 기초과학교육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초연결·가상현실 등 의 새로운 과학기술이 쏟아지면서 세계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누군 가 대신할 수 있다면,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 을까? 과학 교사로서 찾은 뻔한 정답, 학생 참여 수업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과 생명공학혁명으로 이어진 변화와 발전 은 유례없는 속도로 현재 진행 중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전공학·인공지능·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 이 시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교육이 아 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학기술의 ‘방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에 대한 학문 적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기초 소양을 함양하며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른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입시를 눈앞에 둔 수많은 수험생은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지식을 암기하고 정답을 찾는 문제 풀이에 매달리고 있다. 제시된 교육과정 목표가 학교에서 이뤄지는 실제 교육으로 이어질 수는 없는 것일까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된다. 지금 당장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수업과 이상적인 목표를 가진 수업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고민하다 과학 교사로 서 내가 찾은 답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이었다. 하브루타·생체모방·3D 프린터 수업을 통해 학생이 주인공인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 하브루타 수업 교사가 잘 구조화해서 전달하는 지식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 로 사고하며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을 하고자 ‘하브루타’를 적용했다. 하브루타 (havruta)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으로, 능동적이고 탐구적인 대화를 통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교수-학습 방법이다. 생명윤리를 예로 들면, “과학자들이 생명윤리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고, 법 준수에 대한 토론을 이어감으로써 생명윤리법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어떠한 가치를 당위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도록 하면서 생명 윤 리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하브루타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림책’을 소재로 생물 다양성, 인간과 생물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생명과 자연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그림책 이빨 사냥꾼(조원희, 이야기꽃, 2014)을 꺼내놓으면 대부분 웃는다. “코끼리 나오는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림책에 대한 질문을 만들고, 대답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거치고 나면 그림책이 단순히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고정관념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 생체모방기술 적용 수업 교수-학습방법 면에서 좋았던 것이 ‘하브루타’였다면, 내용 측면에서 추천할 만한 것은 ‘생체모방기술’이다. 생체모방(Biomimicry)이란 ‘생명’을 뜻하는 그리스어 Bios와 ‘모방하다’는 의미의 Mimesis가 결합한 용어로, 자연의 탁월한 원리를 모방한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모방을 학습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해 생체모방기술로 적용하는 활동을 통해 융합적 사고 을 바탕으로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다. 새로운 생체모방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실제 경험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보통 동물원을 견학하면 많은 학생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별로 볼 것이 없다며 더 이상 집중해서 관찰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물의 특성을 바탕으로 생체모방 아이디어를 도출하자는 사전 수업이 진행된 후 자연사 박물관을 견학하면서 학생들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생물의 특성을 파악하여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 생물을 관찰하는 모습을 보였고,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생체모방 아이디어가 쏟 아져 나왔다. 맹목적인 견학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없지만, 하고자 하는 방향이 있는 경우 학생들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 3D 프린터 활용 수업 최근 과학기술 중 하나인 ‘3D 프린터 활용 수업’은 많은 학생에게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수업이다. 쉽게 접할 수 없는 3D 프린터 수업에 대부분의 학생이 즐겁게 참여했다.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이 상상하는 이미지를 입 체적으로 그려보고 프린터를 통해 출력하는 과정에서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자동차·건축물·부속품·생활용품 등등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모델링하고, 출력하면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처음 모델링할 때는 단순한 모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꽤 복잡한 디자인도 잘 해내는 학생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뒷심이 부족한 새로운 수업방법, 해결책은? 그러나 하브루타·생체모방·3D 프린터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추구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한다’기보다는 교사의 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신기한 일회성 수업, 그 이상이 아니라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새로운 교수-학습법을 적용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호기심을 보였지만 수업 이후에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공룡에 관심이 많아 지질연구원에서 전시 해설을 하던 학생은 3D 프린터로 공룡 모형을 출력하여 화석을 비교 설명하는 데 활용했다.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3D 프린터로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새로운 기술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묻게 됐다. 새로운 기기를 다루는 기술을 넘어 ‘방향’에 대한 생각이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 얼마 전, 일본의 KOZU 고등학교로 과학교사 해외학술시찰을 다녀왔다. 20 명이 넘는 노벨과학상을 배출한 일본에서는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KOZU 고등학교에서 본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강의식 수업이었다. 처음에는 다소 의아했고 무성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교사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우리나라와 확연히 다른 점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 개개인의 꿈이 확실했고 부모와 교사로부터 그 꿈을 인정받고 있었다. 꿈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많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자신의 꿈을 위해 수업시간에 스스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이 많은 우리나라 학생들 에게 교사로서 학습 동기를 늘 부여해야 했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찾아다녀야 하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학생들 스스로 필요를 느끼고 참여 의지가 있는 상태에서 중요한 것은 교수- 학습방법이 아니었다. 외적 동기가 아니라 내적 동기에 의해 교실에 자리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강의식·토론식·실험·실습 등 어떤 형태이든 수업 주제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면 되는 것이지,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활동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여유와 하고 싶은 것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현재 근무하는 과학실 한쪽에는 ‘생각하는 과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문구가 붙어있는 작은 과학도서관이 있다. 교사 한 명이 줄 수 있는 영향력은 한계가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많은 세계를 탐색하며 방향성을 찾고 과학적 사고력을 기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한 공간이다. 빅데이터에 관한 책이 아니라 과학 고전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고자 하며, 얇은 그림 책을 읽더라도 질문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며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할 수 있어요. 문제는, 그걸 원하냐는 거죠?(If you want to do it, you can do it. The question is, do you want to do it?).’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힘을 쏟으면 불가능한 일은 없어요(Energy rightly applied and directed will accomplish anything).’ 19세기 말 활약했던 넬리 블라이(Nellie Bly)가 했던 말이 2018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학생들 개개인의 생각이 중요시되고, 질문이 살아 있는 수업,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수업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힘을 쏟으면 불가능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다시금 새겨 본다.
기술 분야의 혁명이 개인의 삶과 일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능력은 무엇일까? 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호주 등 15개국 370여개 기업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복합문제해결능력(complex-problem solving skills)’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WEF, 2016).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복합문제해결능력 복합문제해결능력은 복잡하고 현실적인 환경에서 새롭고 확실하게 정의되거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의미한다. 복합문제해 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굳건한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이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및 해결책의 영향을 받는 다른 요소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최상의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 요구된다. 복합문제해결능력을 교실 수업에서 가르치고자 할 때 부딪치는 문제는 ‘교실 환경에서 제시되는 문제 상황과 현실 세계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 상황이 질적 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문제해결교육에 사용되는 문제 상황은 ‘구조적이고 잘 정의된’ 반면, 실제 생활의 문제는 종종 ‘비구조적’이다. 따라서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문제들을 바탕으로 이를 구조화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가는 과학교육이 초·중등학교 교육에서 더욱 강조돼야 함을 알 수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과학교육과정에서 함양해야 할 핵심역량으로 과학적 사고력·과학적 탐구능력·과학적 문제해결력·과학적 의사소통능력·과학적 참여와 평생학습능력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같은 능력이 비단 과학수업시간만을 통해서 길러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과학교육에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테크놀로지)을 도입해 학습자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역 량을 강화하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복합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 도록 하는 교수-학습의 변화가 요구된다. 기술중심주의 vs 사람중심주의 일반적으로 테크놀로지를 교육에 적용하고자 할 때는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새로운 기술을 그대로 교육에 접목하고자 하는 기술중심주의적 접근과 사람의 학습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중심주의가 그것이다. 테크놀로지를 교육에 활용한다고 하면 먼저 기술중심주의적인 접근을 생각하기 쉽다. 이런 접근법은 새로운 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그것을 쫓아가며 교수-학습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그 효용성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하여 사람중심주의적 관점에서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경우는 출현하는 테크놀로지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사람의 학습 원리에 적용하기 때문에 기술중심주의적 접근이 갖고 있는 비판을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기술-테크놀로지가 활용되는 앞으로의 과학교육 교수법은 테크놀로지 그 자체보다는 증강현실(AR) 기술이나 로봇, 또는 인공지능기술(AI)을 인간의 학습 원리에 따라 활용하면서 실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학습 자들의 복합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용돼야 한다. 물론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교수-학습 과정에서 ‘기술 때문에’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배제되는 것 이 아니라 오히려 교사의 능력을 증강시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교과서나 ICT를 교육에 적용하다 보면 컴퓨터와 학습자만 남고 교사는 뒷전으로 소외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복합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사는 교수-학습 과정의 중요 참여자가 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되어 온 ICT 기반 교육은 그 같은 점에 있어서 미흡했다. 또한 테크놀로지 기반 교수-학습체제를 연구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큰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ICT를 활용하여 교수-학습 과정에서 교사의 능력을 증강시키도록 하자는 것 이다. ICT 활용 개인별 맞춤 교육, 교사의 능력을 증강시키다 교육현장에는 다양한 과학교육 교수법이 존재한다. 그리고 교사에게 가장 중 요한 것은 아마도 학습자들이 얼마만큼 교육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학생들은 배움을 통해 과학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탐구하며, 실제 상황에서의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교사가 수십 명을 대상으로 하는 교실 수업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잘 이해 하고 따라오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만약 교사가 ICT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학습자의 진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교사의 강의·학습자의 탐구·교사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면 교사는 학습자들이 수업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적시에 파악하고 지도할 수 있게 될 것 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업시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해서 제공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개발되어온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로는 많은 한계가 있다. 디지털 티칭 플랫폼 (Digital Teaching Platform: DTP) 은 교실 수업에서 실시간 학습자 분석을 통하여 교사의 교수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고, 학습자와 교수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교육체제이다. DTP는 교수 설계자가 학습자들의 능력에 따라 콘텐츠를 쉽게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평균 이상·보통·평균 이하 등 학습자 수준에 따라 제공되는 콘 텐츠의 난이도가 다르며, 교사는 콘텐츠 관리 기능으로 자신의 수업을 학습자 들의 상황에 맞춰 손쉽게 제공할 수 있다. 학습자들은 수업에서 제공되는 콘텐 츠를 기반으로 학습하며, 그 과정에 대한 평가가 실시간으로 이뤄져서 교사에게 제시된다. 교사는 그 결과를 가지고 학습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DTP가 기존의 디지털 교과서나 이러닝 콘텐츠 등과 다른 점은 실시간으로 학습자의 성취도를 교사에게 알려 준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수업을 위 한 콘텐츠가 DTP 환경에서 만들어진다면 교사는 실시간으로 학습자들을 도울 수 있다. 교사는 학생으로부터 권위와 교사의 중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학습자들은 실시간으로 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개인별 맞춤 교육이 테크 놀로지뿐만 아니라 교사를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을 사용해 본 교사들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특이한 점이 나타난다. 그림 2에서 보듯이 모든 교사는 DTP를 이용할 때 다양한 교수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실험에 적용된 모든 과목에서 동일하게 답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교육과정에서 과학적 원리나 보다 덜 구조화된 문제를 DTP로 제시하고, 문제 해결과정을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함으로써 학생들에게는 개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교사들은 학습자들의 역량에 따른 맞춤형 교수를 지향할 수 있을 것이다. 유사한 디지털 학습 플랫폼으로는 웹기반 탐구과학환경(WISE)이 있다. WISE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를 이용한 탐구학습과 교육을 위한 플 랫폼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짝을 지어 학습하고, 교사의 지원을 받으면서 온라 인으로 안내를 받는다. 추가적으로 WISE 소프트웨어는 지식 통합 프레임워크에 의해 알려진 탐구활동의 설계를 지원한다. WISE 라이브러리에는 교실에서 시험하고 지원되는 유닛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화학반응·광합성·글로 벌 기후변화 같은 주제들로 각 유닛마다 5일에서 10일 분량의 활동들로 구성되 어 있다. WISE는 상호작용적이며 다양한 피드백이 제공되는 유닛들과 사용이 쉽고 확장 가능한 저작 환경·탐구 교수법을 위한 도구들 및 지식통합 프레임워크를 포함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하여 학습자들은 지식통합의 한 가지 패턴인 ‘아이디어 이끌어내기·아이디어 더하기·아이디어 구별하기·아이디어 정리하기’라는 4가지 프로세스를 따라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복합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소프트 스킬은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이다. 지난 호에서는 인공지능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인류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스킬의 개념을 소개하였는데, 이번 호에서는 인간의 감성 영역과 관련성이 높은 소프트 스킬 의 개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교육은 ‘인간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라고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다. 20세기까지의 교육활동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의 기억력에 비중을 두는 지필평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왔다. 그래서인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가 공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으 로 표현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 우리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습된 지식이나 정보를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라는 의미의 소프트 스킬이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 스킬이 인공지능시대 교육의 핵심역량 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표현해주는 자료가 있어 소개하면 그림 1과 같다. X축은 지식 기반의 정보를 표현하는 축으로 인지(intelligence)라 표현하기로 하고, Y축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오감을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각성(alertness)을 감성이라 표현하였다. 먼저 X축을 비교해보면 알파고 제로나 소피아와 같은 인공지능 이 인류(humans)를 이미 앞질렀음을 보여주고 있고, Y축과 관련된 감성 영역에서는 인류·반려동물·식물·스마트폰의 Siri·인공지능의 순으로 인류의 경쟁력이 아직까지는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프트 스킬은 미래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이다 경험과 체험을 강조하는 학습활동에서는 인지적(Cognitive)·정서적(Affective)·심 동적(Psychomotor)으로 구분하여 행동목표를 제시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스킬과 의 관계를 정리해보면 그림 2와 같다. 신체적 역량(A)은 신체의 손이나 발 등과 같은 운동기관이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 성향의 강약에 따라 정서적 역량과 인지적 역량의 연계 아래 이루어지는 의식적 행동(④+⑥+7)과 그러하지 않은 무의식적 행동(①)으로 구분하였다. 정서적 역량(B)은 자신의 내면에 주관적으로 내재된 채 표현되지 않는 태도나 생각들을 잠재적 정서(②)로, 그리고 인지 및 신체적 역량과 연관되어 밖으로 표현되는 것들을 표현적 정서(④+⑤+7)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인지적 역량(C)은 간접적으로 습득한 지식이나 지혜를 이론적 인지(③)와 직접적인 체험이나 실습과 이를 수반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와 함께 형성되는 경험적 인지(⑤+⑥+7) 로 각각 구분하였다. 일반적으로 스킬이라 함은 신체적·정서적·인지적 역량들 사이의 공통변량 전체 (④+⑤+⑥+7)로 정의할 수 있으며, 소프트 스킬은 이들 중에서 인지적 역량과 정서 적 역량의 공통변량(⑤+7)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리고 인지적 역량과 신체적 역량의 공통변량(⑥+7)을 하드 스킬로 개념화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킬에서 가장 중요 한 영역은 세 가지 핵심역량의 공통변량인 7영역이라 할 수 있으며, 소프트 스킬 에서는 ⑤가, 하드 스킬에서는 ⑥이 각각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순수 변량 영역에 해당된다. 다시말해 인지하고 있는 지식이나 습득된 정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나 의지를 갖추고 있긴 하지만 아직 실행하지 않은 상황이라 가정한다면 이 두 영역의 공통변 량(⑤+⑦)은 소프트 스킬이라 정의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지식을 바탕으로 차질 없이 실행해 냈다고 가정할 경우, 이 두 영역의 공통변량(⑥+⑦)은 하드 스킬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킬(skills)과 관련된 한글 표기로는 기능·기술·숙련·재주·솜씨·기예·노작·역량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중에서 대표적인 기능과 기술의 개념적 관련성 또한 그림 2에 제시하였다. 일반적으로 기능이라 함은 ‘육체적·정신적 작업을 정확하고 손쉽게 해주는 기술상의 재능’으로 정의하고, 기술은 ‘과학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자연 의 사물을 인간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이라 정의한다. 위계적으로 기능은 기술의 하위 요인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그림 2에 제시한 바와 같이, 기능은 신체적 역량과 주관성이 강한 정서적 역량의 공통변량(④+⑦)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기 술은 신체적인 역량과 객관성 및 합리성이 강한 인지적 역량의 공통변량(⑥+⑦)과 관련성이 있다. 예컨대 자신이 느끼고 있는 정서적 역량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재주나 능력을 기능이라고 한다면, 과학적 사실이나 지식 등과 같은 인지적 역량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낼 수 있는 능력을 기술 이라 규정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술과 하드 스킬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의 꿈 실현하는 실용 스킬 교육 필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선진국들의 교육 쟁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교육현장에 서 스킬(skills) 학습을 강화할 것인가?”였다. 미국의 교육부는 스킬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에 민·관·학 공동으로 21세기 교육위원회(P21; The Partnership for 21 century skills)를 설립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이들은 오늘날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는 가장 적절하면서도 유용하며 적용 가능한 스킬들을 엄선하기 위해 출범했다. 아울러 20세기와는 달리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이 체득해 야 할 스킬들이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기본적인 발상에서 이 운동 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스킬 중심의 활동이 학교와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이 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스킬의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으며, 교과내 또는 교과간 내용을 교차 융·복합(cross-disciplinary)시켜 학습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교사 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의 입시체제가 여전히 신체적 및 정서적 역량보다는 인지적 역량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역량들과 스킬의 관계 및 경계가 명확하게 규정되질 않아 교사들의 교차 융·복합 스킬을 강화시키고 교육과정 을 개선하는 데 있어 한계를 느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교육패러다임이 지식에서 스킬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논쟁의 시발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그림 2와 같 은 ‘교육에서의 핵심역량과 스킬의 관계 모형’을 개발하여 제시하게 되었다. 특히 경 험과 체험을 강조하는 교과의 경우 다른 교과에 비해 스킬과 관련된 학습내용이 대부 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각 학문 영역별로 단원별·차시별 핵심역량을 스킬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 로 하는 실용 스킬들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학습 여건을 마련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그리고 그림 2에 제시된 관계모형에서 신체적·정서적·인지적 역량들 사이의 공 통변량(④+⑤+⑥+7)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수전략을 수립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들 중에서도 정서적 및 인지적 역량이 신체적 역량 안으로 확대되어 궁극적으로는 7번 영역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모색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소프트 스킬은 선언하고 정의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하드 스킬에 비해 객관성이 다 소 떨어지며, 측정의 일관성과 안정성 또한 낮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평가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소프트 스킬을 통해 인성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인성과 관련된 용어에는 ‘선천적으로 결정된 정서적 또는 인지적 경향성’으로 정의 할 수 있는 기질(temperature),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개인의 일상적인 행동 유형’ 의 의미를 갖는 인격(personality),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자아 동조적이면서 합리화된 행동 유형’으로 설명되는 성격(character) 등이 있는데, 여기에서 인성이라 함은 인격과 성격이 융합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선천성이, 인성은 자신의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후천성이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소프트 스킬은 기질보다 인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부연설명하자면 소프트 스킬은 개인이 삶을 영위하거나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인성요소를 후천적으로 보완해주는 교량적 역할을 수행한다. 인성과 소프트 스킬의 관계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면 그림 3과 같다.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을 읽다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노란 동백꽃’이 나오는 것이다. 거지반 집에 다 내려와서 나는 호드기 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 산기슭에 널려 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 그 틈에 끼어 앉아서 점순이가 청승맞게시리 호드기를 불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도 더 놀란 것은 고 앞에서 또 푸드득 푸드득 하고 들리는 닭의 횃소리다. 필연코 요년이 나의 약을 올리느라고 또 닭을 집어내다가 내가 내려올 길목에다 쌈을 시켜 놓고….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 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첫 번째는 남자 주인공이 산에서 나무를 해 내려오는데 점순이가 호드기(버들피리) 를 불면서 닭쌈을 붙이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이고, 두 번째는 마지막 부분으로 점순 이가 남자 주인공을 떠밀어 동백꽃 속으로 쓰러지는 장면이다. 동백꽃은 붉은색이 대 부분이고 어쩌다 흰색이 있는 정도다. 그런데 김유정은 왜 노란 동백꽃이라고 했을까. 김유정이 잘못 묘사한 것일까. 아니면 김유정 고향인 강원도에는 노란색 동백꽃이 있는 것일까. 노란 동백꽃? 정체는 생강나무꽃 답은 둘 다 아니고, 김유정이 말한 ‘동백’은 일반적인 상록수 ‘동백나무’가 아니다.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동백나무는 강원도에서 ‘생강나무’를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 다. 김유정은 강원도 춘천 사람이다. 강원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생강나무를 ‘동백나무’ 또는 ‘동박나무’로 불렀다고 한다. 대중가요 ‘소양강 처녀’의 2절은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 돌아와 주신다고 맹세하고 떠나셨죠’로 시작한다. 여기서 나오는 동백꽃 도 생강나무꽃을 가리키는 것이다. 붉은 꽃이 피는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생강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동백기름 대신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로 부른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최근에야 알려졌다. 그래서 1990년대까지도 김유정의 소설집 표지를 붉은색 동백꽃으로 그린 출판사가 있었다. 김유정 고향마을에 조성해 놓은 김유정문 학촌 전시관에도 표지에 붉은 동백꽃을 그려놓은 김유정 책이 두 권이나 있었다. 생강나무는 잎을 비비거나 가지를 자르면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생강나무 꽃이 필 때면 특유의 향기가 퍼지기 때문에 근처에 생강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는 바로 생강 냄새 를 가리키는 것이다. 생강이 아주 귀하던 시절에는 이 나뭇잎을 가루로 만들어 생강 대신 쓰기도 했다. 생강나무는 가을에는 동물 발바닥 모양으로 생긴 잎이 샛노란 빛깔로 물들어 붉게 물든 가을 산에 포인트를 준다. 열매는 처음에는 초록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했다가 늦가을엔 다시 검은색으로 변하는 등 색깔이 세 번 변한다. 까맣게 익은 열매와 노랗게 물든 잎이 어울려 보기 좋다. 김유정문학촌 근처 능선길은 온통 노란 물결 ‘동백꽃’은 김유정이 죽기 1년 전인 1936년 발표한 작품이다. 마름과 소작인으로 다른 계층에 속하는 사춘기 남녀가 ‘노란 동백꽃’ 피는 농촌을 배경으로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그렸다. 눈치 없는 남자 주인공이 점순이의 애정 표시를 알아차리지 못해 당하는 갖가지 곤욕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 둘째 딸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동백꽃’을 읽고 점순이의 애정 표시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 점순이가 자꾸 수탉을 데려와 남자 주인공네 닭과 싸움을 붙이며 못살게 구는지, 왜 자꾸 감자 같은 것을 주면서 거절하면 화를 내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엄마 아빠에게 묻기까지 해서 우리는 마주 보고 웃으며 “좀 크면 알 거다”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더니 어느 날 빙긋이 웃으며 “왜 점순이가 ‘나’를 못살게 굴었는지 이제 알겠어요”라고 했다. 소설 마지 막 부분에 둘이 동백꽃 속으로 넘어지는 장면도 “처음에는 그냥 손을 잘못 짚어 넘어 지는 줄 알았어요”고 해서 한바탕 웃은 일이 있다. 김유정의 고향이자 소설 ‘동백꽃’의 배경 마을인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에는 김유정문학촌이 있다. 고증을 거쳐 김유정 생가를 복원해 놓았고, 마당에는 ‘동백 꽃’에서 점순이가 닭싸움을 붙이는 장면을 조각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둘째 딸은 이 에 많이 심어놓은 생강나무를 보더니 “여기로 넘어졌으면 아팠겠다”고 했다. 내 생각에도 개나리라면 몰라도 생강나무는 나뭇가지에 꽃이 피기 때문에 꽃 속에 ‘폭 파묻혀 버렸다’는 표현을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실레마을을 감싸고 있는 금병산(652m)은 곳곳이 김유정 작품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기리기 위해 금병산에는 ‘봄봄길’, ‘만무방길’ 같이 김유정의 작품 이름을 따서 만든 등산로가 있다. 산 정상에서 춘천 시내를 내려다보며 내려가는 길이 ‘동백꽃길’ 이다. 능선길에서는 생강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생강나무와 비슷한 꽃, 산수유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초봄, 비슷한 시기에 생강나무와 비슷한 꽃이 피는 나무 가 있다. 산수유도 생강나무처럼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다. 그래서 둘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초보자들은 멀리서 보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 나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전혀 다른 나무다.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이고 산수유는 층층 나무과로 과도 다르다. 가까이 가보면 생강나무는 줄기에 딱 붙어 짧은 꽃들이 뭉쳐 피지만, 산수유는 긴 꽃자루 끝에 노란 꽃이 하나씩 핀 것이 모여있는 형태인 것을 볼 수 있다. 색깔도 산수유가 샛노란 색인 반면 생강나무는 연두색이 약간 들어간 노란색으로 좀 달라 고수들은 멀리서도 구분할 수 있다. 또 생강나무는 줄기가 비교적 매끈 하지만 산수유 줄기는 껍질이 벗겨져 지저분해 보인다. 꽃 필 때가 지나면 두 나무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나중에 잎이 나는 것을 보면, 산수유 잎은 긴 타원형이지만, 생강나무 잎은 동물 발바닥 모양이다. 가을에 생강나 무는 동그란 까만 열매가 열리고 산수유는 타원형인 빨간 열매가 열리는 점도 다르다. 생강나무는 산에서 자생하고, 산수유는 대부분 사람이 심는 것이기 때문에 산에서 만나는 것은 생강나무, 공원 등 사람이 가꾼 곳에 있는 나무는 산수유라고 봐도 거의 틀리지 않을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거나 궁리하는 것을 숙려((熟慮)라 한다. 너무 성급하거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후회를 막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숙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혼 숙려제도, 투자자 숙려제도, 학업중단 숙려제도에도 숙려라는 말이 사용된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국민 참여 정책숙려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교육당국은 이미 답을 정해놓은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불통’ 지적과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정책숙려제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교육부는 정책숙려제의 우수사례로 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들고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고리 5·6호기 공론화와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다. 교육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이자 각자의 가치와 의견이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또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합의나 설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만큼 향후 제도 운영에 있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정책의제 형성 과정에서 교육부가 선호하거나 친정부적 단체의 의견만 반영할 경우 ‘무늬만 여론 수렴’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 정책 추진의 근거, 타당성 마련 차원의 절차적 민주성 담보 도구로 전락시켜서도 안 된다. 또한 국민과 교육현장의 여론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 참여 정책숙려제 선정위원회’, ‘시민정책참여단’ 구성에 있어 균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끝으로 교육정책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학교현장의 교원과 교총 등 교원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정책의 현장성과 전문성, 지속성은 여기에 달려 있다. 교육부는 정책숙려제를 국정과제 등 이미 정해진 정책을 추진하거나 특정 세력의 주장을 정책화하는 도구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는 진정한 민의의 수렴, 합의의 통로가 되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이 주도한 정부 개헌안이 지난주 공식 발의됐다. 현행 헌법이 1987년에 만들어진 점을 감안하면 거의 30년 만에 새로운 개헌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 동안 개헌에 대한 필요성이나 구체적인 개헌 내용 등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 일정과 정당, 국회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번번이 좌절돼 온 게 사실이다. 이번 개헌안에는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에 대한 내용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발의된 내용 중에는 교육현실을 고려하지 않거나 정작 필요한 내용은 빠져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교원에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고3 학생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 그것이다. 원칙적으로 기본권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교실에서 구현된다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자칫 파업 등 단체행동의 결과는 곧바로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과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낮은 정치문화와 의식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권을 고3에게 부여하는 것은 현실 정치가 그대로 교실로 들어와 교육의 정치장화가 불 보듯 뻔하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도 이 부분을 헌법 개정 내용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오히려 학생의 수업권을 적극 보호하고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권’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로 인해 기본적인 교육활동, 학생 생활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에서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한 미래 인재 육성은 요원한 일이다. 교육현장은 이번 개헌을 계기로 교육을 교육답게 하고, 미래 교육의 가치와 비전이 제시되길 고대하고 있다. 그 초석을 놓는 일이 바로 헌법에 교권을 명시하는 일이다. 국회와 정부는 교육계의 요구와 바람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적극 반영해야 한다.
6·13 교육감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에도 시·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진영의 건곤일척이 예상되는데 양쪽 모두 단일화에 진통이다. 문득 현장에서는 교육감의 권한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기를 쓰는가 하는 의문에 부딪히게 된다. 일단 교육감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 편성 권한을 갖는다. 대한민국 총 예산이 429조원인데 비해 경기도교육청 단일 예산이 약 14조 3700억 원임을 감안하면 가히 욕심을 낼만한 자리다. 이념·포퓰리즘에 현혹되면 안 돼 각종 조례안 작성과 규칙 제정, 교육기관의 설치·이전 및 폐지와 교육과정 운영의 권한도 갖는다. 아울러 소속 국가공무원의 인사관리를 총괄한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그 누가 무소불위의 교육감 자리를 쉽게 포기할 것인가. 물론 교육을 올바르게 잡아나가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을 터다. 하지만 권력의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의도가 더 많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래야 자신에 충성을 한 측근들에게 한 자리씩 내어주고 지지해준 단체에게도 보답할 기회를 갖게 된다. 나아가 4년 동안 예산권과 인사권을 쥐고 흔들며 교육계를 길들일 수 있고 이슈만 잘 잡으면 정치권에서의 러브콜도 받을 수 있다. 이래서 인간 오욕칠정 가운데 권력욕은 떨치기 힘들다는 것인가.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먹잇감으로 결코 전락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는 교육위원과 학교운영위원에 의한 간선제로 치러지던 선거가 2010년도부터는 직선제로 바뀌었다. 이전 간선제가 위원들의 대표성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의 직선제 또한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다는 게 문제다. 즉, 주민들의 교육감 선거에 대한 낮은 관심, 그리고 정치적 중립에 대한 혼동이다. 그러다보니 ‘진보’나 ‘혁신’이란 용어를 내세우면 그 위력에 현혹된 이들에 의해 어부지리 당선되는 사례가 있었다.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이 아닌 ‘진보’의 완장으로 무책임한 공약을 내세우며 당선된 사례를 우리는 분명 지난 선거에서 봐 왔다. 정말이지 교육감은 적어도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자주성 즉, 오랜 교육경력과 행정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통섭의 관점에서 교육 현안을 겸손하고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을 것 아닌가. 후보 자질·역량 살펴 선택해야 그럼에도 많은 유권자가 유·초·중·고에 대한 이해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그저 ‘교수’ 출신 또는 ‘정치권’ 출신을 그냥 찍는다는 게 문제다. 이는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대다수의 신문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 사설을 실었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학식과 덕망은 물론 오랫동안 교육계에 헌신해 온 사람이 교육감이 돼야 한다. 군대도 야전에서 산전수전 겪은 사람이 참모총장이 돼야 하는 것처럼 교육도 통찰력과 안목이 있어야 한다. 교육의 기본적인 독도법(讀圖法)을 모르는 이가 어떻게 교육을 진두지휘할 것인가. 이렇듯 시류에 편승한 이들이 교육의 퇴보를 가져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병들고 잠들지 않으면 등을 땅에 닿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로 하루를 천일처럼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어느 날부턴가 아픈 곳이 늘어 여태껏 최선을 다해 살아 온 날들에 대한 훈장쯤으로 여겼었다. 내 나이 50을 목전에 둔 시기였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사는 건 불행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병세가 깊어져 끌려가듯 병원에 가보니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렵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향 풍산에서 출세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와 ‘돈의 노예’, ‘일의 노예’로 살아온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주경야독 하며 전문대학까지 마쳤지만 장사 밑천을 모을 길이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 참전을 자원하게 됐고, 목숨 걸고 벌어온 종자돈으로 목표는 이뤘지만 건강을 잃었던 것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일까 생각하면서 내가 꿈꾸던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또 그토록 원하던 음악공부도 시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26년간 171개국을 오지만을 탐험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아마추어 테너로 무대에 올라서는 기쁨도 누리고 있다. 지금도 일 년에 300일은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행을 한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겪었기에 떠나기 전에 유서를 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가 지뢰를 밟은 적이 있고, 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 떼의 습격을 받는가하면 아마존에서는 야영 중 재규어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 ‘不經一事면 不長一智’라 했다. 한 가지 경험에서 한 가지 지혜를 얻게 된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한 것이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눈으로 하는 독서는 쉽게 잊히지만 ‘발로 하는 독서’는 오래간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때는 60세까지 해보자는 목표였다. 그게 다시 70세, 그리고 지금은 80세를 향하고 있다. ‘길 위의 움직이는 학교’를 다닐수록 내 마음과 육체는 더 맑아지고 건강해짐을 느낀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떠난 여행이 내게는 거짓말처럼 ‘치유’를 선물했다. 나는 전국을 다니며 강연할 때 요즘 유행하는 버킷리스트를 쓰지 말라고 한다. 그것을 쓸 시간에 행동하라, ‘Do it now’를 외치며 다닌다. 많은 것을 시도하다 보면 실수와 시련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 얻게 되는 성숙이야 말로 참 된 지혜라고 믿는다. 여행은 ‘발로 하는 독서’다 ‘나’를 더 큰 ‘환경’에 던지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일이다. 우물 안 개구리만큼 불행한 인생은 없다. 아이들 교육은 모두의 숙제다. 나는 그 해답을 여행에서 찾는다. 우물 밖으로 나가는 길만 잘 안내해 주면 나머지는 아이들이 훌륭히 해 낸다. 내 나이 76세 ‘청년’이다. 작은 배낭 둘러메고 발길 닿는 데로 나서는 일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패키지 ‘관광’조차 버거워진 친구들이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 만날 사람들에 대한 궁금함에 여전히 가슴이 떨린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내 모습’을 찾게 될까? 그것이 너무 궁금해 오늘도 짐을 꾸린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우와~!” “우리가 이겼다!” 29일 오전 11시 충남 서산 서림초. 2층의 한 교실에서 학생들의 함성이 들렸다. 소리를 따라 다다른 곳에는 ‘VR(가상현실) 스포츠실’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하얀 스크린에 등장하는 동물을 공으로 맞추면서 점수를 올렸다. 남학생, 여학생으로 팀을 나눠 ‘누가 더 잘하나’ 겨루고 있었다. 낙지, 펭귄, 돌고래 등 낱말도 배우고 체육 활동도 하는 일석이조 수업이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질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학년 표해린 양은 “공으로 맞히는 게 재미있다”며, 정현우 군은 “또 하고 싶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완옥 담임교사는 “VR 스포츠실에 가자고 하면 함성부터 지른다”면서 “국어 시간이라서 낱말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서림초의 VR 스포츠실은 지난달 5일 문을 열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최첨단 기술을 말한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스포츠 과학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체험형 스포츠 통합 플랫폼. 실내에 설치된 화면과 움직임을 인식하는 전방위 카메라를 통해 화면에 나타나는 목표를 공으로 맞히거나 화면 속의 신체 동작을 따라할 수 있다. 위험요소가 없는 환경에서 학생들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교과융합, 융합교육, 스포츠놀이 등 다섯 가지 테마의 프로그램 52종을 체험할 수 있다. 교사가 교과목과 학년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수업을 운영하면 된다. 김장청 교감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4학급이 일주일에 한 번씩 이곳을 이용한다”면서 “개학 이후로 비어있던 적이 없다”고 귀띔했다. 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학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서림초는 VR 스포츠실 덕분에 걱정을 덜었다. 황영수 교사는 “실외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야구, 축구, 양궁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무척 좋아한다”면서 “수업에 대한 흥미도 높이고 교과 연계도 가능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주기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데 드는 비용(유지비)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김장청 교감은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수업이 활성화 되려면 지속적인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림초의 VR 스포츠실은 서산시의 지원으로 조성됐다. 프로그램 업데이트 비용 또한 서산시가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서림초처럼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운영하는 학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달 26일 초등생들이 안전하고 재미있게 학교 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현실(VR) 스포츠실’을 전국 178개 학교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2015년부터 ‘청소년 스포츠 통합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고, 2016년에는 서울옥수초에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최초로 보급했다. 지난해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전국 10개 초등학교에서 시범 운영했다.
드디어 목련꽃이 피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 읽노라는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놓치기 싫은 계절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주말을 맞이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선생님? 동기를 부여해 주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시력은 있되 비전이 없는 사람은 가장 불행하다고 말한 이가 바로 유명한 헬런 켈러다. 애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이 성취의 길로 나가는 것이다. 비전이 없으면 성취의 길로 나갈 수가 없다. 비전이 없고 꿈이 없고 목표가 없고 목적이 없다면 성취의 길로 나아갈 수 없다.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넘어질 수밖에 없다. 성취을 말해주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성취에 대한 이야기를 선생님들은 종종 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애들은 성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이도 있지만 자기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다. 성취 자체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성취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공하면 왕따 당한다. 외로워진다. 왜 힘들어 성공의 길로 걸어야 하나? 부담스럽다. 잘못하면 망하는데, 하면서 성공의 길 자체를 거부한다. 외로움 속에 사느니 군중 속에 평범하게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지도자의 길을 걸을 수가 없다. 성취하면 더 많은 희생이 강요되고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에 싫어한다. 학교에서 상위 성적을 받았을 때 그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헌신이 몇 배로 요구된다. 이것 자체가 싫은 것이다. 늘 책상에만 앉아 있어야 하고 남을 의식해야 하고 경쟁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 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기 헌신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이 또한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성공이 필요 없다, 이대로가 좋다. 공부를 꼭 해야 하나, 하면서 성공의 길을 걷기를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성공이 귀한 것임을 깨닫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노력 없이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기 헌신 없이 이루어지는 것도 또한 없다.
주연배우 고현정(최자혜 역)의 중도하차로 소동을 빚었던 SBS드라마스페셜 ‘리턴’이 지난 22일 종영했다. 원래 32부작(옛 16부작)이 오히려 2회 늘어나 34회로 막을 내린 것. 주연배우 중도하차 소동과 함께 평창 동계 올림픽 중계방송 관계로 3차례나 결방하는 등 파행을 빚었지만, 5회부터 두 자릿수에 오른 시청률은 크게 변동이 없었다. 박진희가 최자혜로 본격 등장한 17회 시청률은 12.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다. 이후 종영까지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인기몰이였다. 최종회 시청률 16.7%를 찍는 순항이었다. 드라마 시청에 미치는 주연배우의 영향력이 미미한 방증이라 할만하다. 결국 중도하차한 고현정만 패자로 남게된 셈이라 할까. ‘리턴’은 한 마디로 변호사 최자혜의 복수극이다. 19년 전 교통사고 당했지만, 아직 살아있는 딸을 바다에 던져 죽게한 재벌 2세 4인방을 향한 복수다. 이런 요약은, 그러나 박진희 출연 이후 최종회까지 보고서야 가능해진다. 고현정 출연 방송에는 없던 최자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져서다. 초반 전개에 대해 일종의 배신감을 느낄 정도다. 가령 박진희가 최자혜로 본격 등장한 17회를 보자. 최자혜는 어린 나이에 죽은 딸에게 헌화하고 슈퍼 앞에 앉아 한숨 짓는다. 루즈 칠하고, 등의 흉터, 밥먹는 장면 등 마치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로 보일 만큼 이전 내용과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한 모습이다. 재벌 2세들의 살인까지를 포함한 일탈과 만행묘사로 공분(公憤)을 이끌어낸 이전의 보는 재미가 상쇄되는 결과가 됐다. 어쨌든 그런 범행에도 불구하고 ‘촉법소년’이라 벌을 받지 않은 그들은 30대 중반 어른이 된 지금 역시 개망나니다. 태하그룹 본부장이지만 후계자 강인호(박기웅), 유망 기업 나모 대표 오태석(신성록), 거대 사학재벌 아들이자 신학대학 교수이기도 한 김학범(봉태규), 국내 최대 종합병원장 아들이며 의사인 서준희(윤종훈)가 그들이다. 드라마 인기와 함께 악벤져스(악인+어벤져스)라는 별명을 얻은 그들은 타고날 때부터 엄청난 부를 지닌 금수저들이다. 그들의 일탈과 만행은 첫 방송부터 내내 이어진다. 그들은 친구 아내와 화장실에서 키스 이상의 관계로 놀아난다. 비키니 차림의 여자들을 내기에 걸고, 반항하자 유리컵으로 머릴 내려친다. 자신의 스포츠카를 추월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돈을 주며 따귀 한 대만 맞으라고 한다. 그런 식이다. 그 표현 수위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인 경고를 받고 시청자 사과를 해야할 만큼 세다. 아이러니칼하게도 그것이 높은 인기에 견인차 역할을 했지 싶다. 재벌 2세 갑질의 대명사로 통하는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저리 가라 할 만큼 가장 악랄한 캐릭터는 응당 김학범이다. 정확히 말하면 분노조절 장애환자 김학범을 박진감 넘치게 보여준 봉태규의 연기라 할 수 있다. 나름 건질 것도 있어 보인다. 준희의 자수나 자살 시도, 나아가 김학범 죽이기가 그렇다. 우선 죄짓고도 잘 사는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보여준다. 법을 잘아는 변호사인 최자혜의 대한민국 사법정의에 대한 불신 및 범행도 꽤 시사점이 있다. 결국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더러운 세상에서 약자들이 겪는 고통과 불행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가 너무 복잡해 난삽할 지경이다. 살인사건을 앞세운 스릴러 방식의 전개지만, 쓸데 없는 장면으로 긴장감 조성하기도 좀 아니지 싶다. 가령 햇살요양원(2월 1일 방송) 에피소드를 보자. 독고영(이진욱) 형사와 최자혜가 적이 아닌데도 미행하다 공격당한다. 일개 변호사가 독고영을 공격하고 앰블런스로 달아나는 괴한을 쫓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의아스러운 대목도 있다. 독고영이 사무실에서 나머지 독극물 1병을 찾아냈고, 법정에서 증언까지 했는데도 김정수(오대환)가 면회온 최자혜에게 그 용도를 묻고 있다. 그걸로 바다에 투신⋅자살까지 하고 있으니 의아하다고 할 수밖에. 의아스러운 게 더 있다. 어떻게 19년 전 판사(김명수)가 지금 재판에서도 같은 사람인지…. 대사에도 공과(功過)가 뚜렷하다. “변기 같은 여자”, “할 줄 아는게 속 뒤집는 일밖에 없는”, “머리라는 걸 거쳐서 하는게 말이야” 등이 공(功)이라면 과(過)는 박진주(윤주희)가 살쪘다는 소리에 주방으로 간 금나라(정은채)를 향해 날린 ‘삐졌나’(2월 28일)와 엑스트라가 내뱉는 ‘플랭카드’(3월 15일) 정도이다. 각각 ‘삐쳤나’와 ‘플래카드’로 발음해야 맞다.
수필가 김한호의 일곱 번째 저서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해야지》범우사에서 출간 수필가이며 문학평론가인 김한호 박사가 일곱 번째 저서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에세이집을 ‘범우사’에서 발간하였다. 이 책은 2015년 2월말 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직한 이후에 발표한 에세이와 칼럼을 주제별로 구성하였다. 그는 에세이를 통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좀 더 아름답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인간과 더불어 모든 동식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서로 사랑하며 인간답게 살기를 바라고 있다.” 문단활동으로 1994년 『한국수필』에 수필로, 2001년 『문학춘추』에 평론으로 등단하였다. 그는 수필과 수필 평론을 주로 쓰며, 신문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등단작가 및 문학상 심사위원을 하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등 10여 개 문학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광주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문학상으로는 대한민국공무원문학상, 전남문학상, 올해의 작품상, 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그동안 발간 저서로 김소월 시 연구인 『슬픈 시인의 노래』, 에세이집 『춤추는 꽃』, 문학 연구서 『백조 문학의 이해』, 칼럼집 『행복한 삶을 위하여』, 산문집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수필 평론집 『수필의 이론과 창작』과 광주ㆍ전남 현대문학사를 대학 교수들과 공동으로 집필한 『광주ㆍ전남 문학통사』가 있다. 중견작가인 김한호는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식견을 수필 작품으로 형상화하여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좋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신변잡기 생활수필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가미한 문학수필로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성 회복을 위한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한 문학성이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한호 작가는 1952년 광양 출생으로 국립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육군 대위 전역 후, 전남대 교육대학원을 수료하고 경상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전라남도교육청 장학사, 중ㆍ고등학교 교감과 교장을 두루 거치며, 홍조 근정훈장을 받고 정년퇴직하였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한국교총이 추진 중인 전국 교원 청원운동의 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초중등 교원들은 물론 예비 교원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교총은 지난달 23일 헌법에 교권을 명시하고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등 ‘교권 3법’의 개정과 차등 성과급 폐지, 교원평가 전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전국 교원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무너진 교권을 세우고 교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을 바로 잡아 학교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청원운동을 반기는 분위기다. 주우철 인천원당초 교사는 “교권 회복을 위한 논의가 교육계 안팎으로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장 교원들이 가장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청원 과제는 주요 교육 현안 해결을 독려하는 부분일 겁니다. 그러나 헌법에 교권을 명시하거나 교권 침해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원지위법을 개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에 교권을 명시하는 것은 교육 현안 과제 해결과 교원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정회록 서울고명초 교사도 이번 청원운동을 통해 교원지위법이 하루빨리 개정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최근 주변에서 학부모에 의해 교권을 침해당한 사건을 접했기 때문이다. 그는 “교사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어떻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교원지위법은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게 돕는 법”이라고 했다. 또 “교사들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맴돌지 않고 국회와 청와대, 사회 전체에 전해져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전곡초는 교원 모두가 동참했다. 여기에 교육공무직원들까지 힘을 보탰다. 김태훈 교사는 “평소 학교에서 교사의 수업권과 교권 문제를 구성원들과 자주 논의하곤 한다”면서 “청원운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경남자동차고 등 교원 30~40명이 서명한 학교도 곳곳이다. 예비 교원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박상헌(대구교대 4학년) 씨는 “교권이 더 이상 추락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헌법에 교권이 명시되면 교단에 섰을 때 자신감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한승우(대구교대 4학년) 씨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교권 문제가 더욱 와 닿았다”고 했다. 이어 “학생의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교사의 인권도 보장돼야 균형이 이뤄질 수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청원운동에 참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청원 참여 동의서에 성명과 지역을 기재해 팩스로 한국교총에 보내거나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에 접속, ‘교원 청원운동에 참여해주세요’를 클릭해 참여하면 된다. 기간은 오는 20일까지다. 헌법 제26조 제1항 및 청원법에 따라 교원을 포함한 국민 누구나 청원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Q. 아직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입니다. 미혼시절에는 교사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 결혼 후 자녀 계획을 세우다보니 이젠 재테크도 신경을 써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특히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바심이 들다가도 섣불리 투자를 했다 자칫 큰돈을 잃을까 걱정돼 망설이게 됩니다. 어떤 식으로 투자를 하면 좋을지 알고 싶습니다. 늦춰진 생애주기…길어진 노년 이제 더 이상 부모세대 삶의 궤적이 인생의 참조사항이 되지 않는다. 20대에 사회에 진출하고 결혼과 자녀를 출산하던 생애주기는 불과 한 세대 만에 10년이나 지체돼 이제는 30대가 돼야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는 게 일반적인 시대가 됐다.20대 중반에 경제활동을 시작하고 60세 무렵에 은퇴해 15~20여년 노후생활을 하는 부모 세대에 비해 요즘 세대는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나이가 더 늦어지고, 평균수명도 늘어나 노년기가 훨씬 길어졌다. 최근 법적 정년이 연장됐지만 부모세대의 은퇴연령과 비슷한 60세다. 결국 경제활동 기간은 줄고, 은퇴 이후의 삶은 훨씬 길어진 셈이다. 게다가 늦춰진 생애주기로 노후를 자녀에게 의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은퇴 이전에 자녀에 대한 교육과 양육 책임을 다 끝낼 수 있으면 다행이다. 경제활동 기간이 줄고 은퇴 이후의 노년기가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에 있어서 일하며 벌어서 쓰는 기간이 짧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불안정해지는 일자리를 감안하면 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복리의 마법과 투자의 함정 소득이 불안정해지고 기간도 짧아지다보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테크 열풍은 세계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으며 다수의 실패자를 낳았다. 장밋빛 환상에 취해 위험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낙관적인 맹신은 투기로 변질되기 쉽다. 요행히 성공을 거뒀더라도 그 작은 행운이 도리어 더 큰 불행을 불러오는 것이 투기의 법칙이다. 위험성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투자를 저축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는 저축과는 엄연히 다른 경제적 행위다.투자의 유용성을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복리의 마법이다. 복리란 이자에 이자가 붙는 것을 말한다. 저축을 하면 보통 원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는데 이것을 단리라 한다. 100만원을 10% 이율로 저축했을 때 단리로 3년간 저축하면 3년 후 원리금은 130만원(원금 100만원+10만원 이자*3년)이지만, 복리로 저축하면 133만원이 된다.(원금 100만원+1년차 이자 10만원+2년차 이자 11만원+3년차 이자 12만원) 복리와 단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큰 차이를 낳는다. 원금 100만원에 이자율이 10%라고 가정할 때, 40년이 지나면 복리와 단리의 원리금 차이는 무려 4000만원이 넘는다.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일찍 시작해 장기간 하라고 한다. 하지만 복리의 마법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하나는 물가 상승률이다. 40년 동안 4000만원까지 커진 이익의 대부분은 물가상승으로 현금가치가 많이 상쇄될 수밖에 없다. 즉 지금의 4000만원 보다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원리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흔히, 종자돈 1억원을 모아 30년간 물가상승률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수익을 내면, 예를 들어 연 10%씩 수익을 내면 30년 후 17억원이 넘는 자산을 가지게 된다며 투자의 유용성을 과장해 설명하곤 한다.평범한 사람이 종자돈 1억원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30년 동안 한 푼도 꺼내 쓰지 않고 투자에만 묶어 두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현실은 집도 마련해야하고, 자녀도 가르쳐야 하고, 예기치 못한 의료비나 생활고를 해결해야만 한다. 또한 복리는 수익이 불어나는 속도만큼 손실이 발생했을 때 손해 금액도 크다. 10년 차에 -10%의 손실이 발생한다면 10만원이 아닌 26만원을 손해 보는 것이다. 결국 복리의 마법을 누리려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익률로 꾸준히 수익을 내며 자산을 묶어둬야 한다는 얘기다.삶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 평균적인 수입보다 큰돈을 모은다는 점에서 저축과 투자는 일견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저축은 쓰기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는 반면, 투자는 부를 늘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물론 17억원을 모아 노후를 편안히 보내는데 쓰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17억원까지 자산을 늘리기 위해선 중간에 투자금을 절대 꺼내 써선 안 된다. 인생이 머릿속에서 그리는 것처럼, 벌고 모으고 불리는 평면적인 것이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삶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조율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매우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돈을 모으고 쓰고 불리는 것도 필요하다.때문에 투자를 통해 얼마를 모을까보다는 내 인생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더 우선돼야 한다. 생애주기별로 어떤 인생 과제들이 있을까?20~30대의 최대 과제는 ‘독립’이다. 직업을 갖고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이며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정을 꾸리게 된다. 경제활동이 막 시작된 시기이기 때문에 소득은 적은 편이지만 부양에 따른 의무도 적어 상대적으로 저축여력이 높다. 이 시기의 자산형성은 투자가 아닌 저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기초 자산일 수도 있고 투자를 위한 종자돈일 수도 있는 이 자산은 일해서 번 돈을 쓰지 않고 모아야 가장 빨리, 확실하게 모을 수 있다. 또 이 시기에는 향후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직업의 전문성과 경력 개발을 위한 투자가 재테크보다 더 중요하다. 본격적인 투자보다는 종자돈을 마련하면서 투자 관련 지식과 정보들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40~50대는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자 가족 부양이라는 큰 과제로 여러 목돈을 쓸 일이 발생한다. 소득이 안정적으로 증가하지만 지출도 크게 늘어 저축여력이 감소하기 쉽다. 내 집 마련이나 저축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산이 형성되고 확대된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도 가능하다. 저축을 통해 필수자금을 마련하고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균형 잡힌 재무계획이 중요한 시기다.60대가 넘으면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게 된다. 부양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줄면서 사회참여와 자기만족을 위한 일이 가능해진다. 소득은 감소하고 자녀 부양의 의무도 덜어지면서 지출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80세 이후에는 노후의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이때 쓸 돈을 남겨놓는 것이 필요하다. 노년기가 길어진 만큼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자산을 재분배하고, 소득원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사례자의 경우 이제 막 독립된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로, 비교적 저축여력이 풍부하지만 내 집 마련과 자녀 출산이라는 큰 과제를 앞둔 만큼 투자보다는 저축으로 쓸 돈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다. 고정 지출과 필수지출을 포함한 생활비를 제외하고 출산 전까지 소득의 40% 가량을 내 집 마련과 출산자금, 집안경조사와 같은 목적자금을 위해 저축하도록 한다.출산으로 맞벌이가 중단되는 기간은 저축을 줄이고, 복직 후 저축계획을 다시 조정하면 된다. 비정기적인 수입은 경조사와 자동차 보험 같은 비정기 지출과 여행이나 생활편의용품 구입과 같은 선택소비에 사용하고, 남는 돈으로 투자 공부를 해 봐도 좋다. 연간 200~3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데 경기전망과 산업동향, 관심 있는 회사에 대한 꾸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병행하며 펀드나 주식에 투자해 향후 여유자금으로 장기투자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은 안정적인 주거라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일임과 동시에 가장 큰 투자이기도 한만큼 자녀 진학, 거주 편의성과 함께 투자가치를 고려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은퇴 이후에는 주택연금과 같이 집을 통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충북교총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도교육청과 직속기관 파견교사로 인해 학교 현장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충북교총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도교육청이 본청과 직속기관에 파견교사를 해마다 늘리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동료교사들의 업무 가중, 순회 교사와 기간제 교사 확대 등 학생 교육과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학교 교육을 지원해야 할 도교육청이 파견교사를 확대해 학교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그동안 강조해 온 ‘현장중심 교육현장’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파견교사를 학교로 되돌려 보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교총에 따르면 도내 파견교사는 2016년 상반기 61명, 하반기 74명 수준에서 지난해 상반기 69명, 하반기 85명으로 늘었다. 올 1학기에는 109명이 파견돼 예년 동기에 비해 대폭 늘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충북의 경우 학생 체험과 관련한 기관이 많아 현장 경험이 있는 교사 발령 수요가 많다”며 “현장 교원 파견으로 인한 공백은 대부분 정규 교원으로 배치하고 있어 일각의 우려처럼 기간제, 순회교사 활용으로 인한 교육 질 저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견교사의 경우 국제교육원 26명, 특수교육원 8명, 진로교육원 7명, 유아교육진흥원 5명, 학생교육문화원 2명, 영재교육원 2명, 교육과학연구원 4명 등이 배치돼 학생 교육활동을 담당하도록 업무분장이 돼있다. 하지만 본청 24명 등 나머지 파견교사는 비교육활동에서 사실상 행정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교총은 “교육부 파견규정이나 교육부 시달 내용, 감사원 감사결과 처분과 충북교총과의 교섭 등을 고려할 때 교사의 행정기관 파견은 최소화 돼야 한다”며 “학생을 위하고 각 규정과 방침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교사를 학교로 돌려보내고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미세먼지 불안에 학교 현장 및 학부모들의 대책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각 시‧도교육청들이 공기 정화설비 보급 등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전체 학교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27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 내 공기정화 설비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전국 초‧중‧고교의 공기정화 시설 설치율(학급수 기준)은 20.47%에 불과하다. 학교 5곳 중 4곳은 미세먼지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는 셈이다.하지만 교육청의 대응은 미미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9억23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단설유치원 21곳과 초등 돌봄교실에 우선적으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로 했을 뿐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9822개 공사립유치원 공기청정기 임대 예산 47억 원을 편성했지만 올해는 아직 별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지난해 53억원을 책정했지만 40억원 이상 삭감돼 초등 1, 2학년 교실에만 우선 보급했다.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4월 중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기기를 어떤 규모로 보급할 것인지, 예산 확보 방안은 무엇인지 검토 중이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추경 177억 원을 투입, 도로변이나 산업지역, 공사현장 주변 지역 660여 개 초등교에 공기정화장치를 시범 설치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학교는 이런 시설이 없다.교육부는 지난달 20일 김병욱 의원이 주최한 ‘깨끗한 학교 실내 공기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교실 내 미세먼지와 공기정화장치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조영민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교실 내 공기정화장치를 가동하면 미세먼지가 30% 가량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단일 공기청정기보다는 환기장치, 습식형 청정기, 창문형 필터 등 복합적으로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할 경우 미세먼지는 최대 70%, 초미세먼지는 4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조 교수는 단순 공기청정기 확대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교실에 특화된 사양의 공기청정기 개발 및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실은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보다 활동량도 많고 수업활동도 다양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먼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까지 단일 기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학생들이 없을 때보다 있을 때 정화장치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는 “여러 업무와 수업으로 바쁜 교사들이 청정기나 환기장치를 수시로 조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향후에는 학생들의 움직임이나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기기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모든 교실에 똑같은 청정기를 보급하기보다 학교 위치와 주변 환경, 교실 높이, 교실 구조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기기를 보급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윤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기청정기만 설치한 교실과 환기설비를 설치한 교실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공기청정기만 설치한 교실은 기계 가동 시 이산화탄소 농도가 1915ppm, 미가동시 1586ppm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환기설비를 설치한 경우 가동 시 859ppm, 미가동 시에는 2651ppm로 큰 차이가 났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3000ppm을 넘어갈 경우 두통,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오고 장시간 노출 시 건강을 해칠 수 있다.이 연구위원은 “단일 공기청정기로는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다른 문제들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며 “환기설비도 같이 설치해야 전반적인 실내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교육부가 국민 관심이 높은 정책이나 발표 후 심각한 갈등이 예상되는 정책에 대해 미리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는 ‘국민참여 정책 숙려제’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제도 시행 발표 전인 25일 첫 번째 의제선정위원회를 열고 신현석 고려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12명의 위원 구성을 마쳤다. 또 올 상반기 중으로 학생부 기재사항 신뢰도 제고방안, 하반기에는 학교폭력 대책 개선방안, 유치원 활동 개선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 제도나 기관과의 역할 중복, 당초 목표와 달리 위원 구성이나 첫 번째 의제 선정 등에서 보여준 폐쇄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책 숙려제는 기본적으로 ▲안건 발굴 ▲선정위원회 심의 ▲소통계획 수립 ▲국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최종 정책결정을 하는 5단계로 진행된다. 안건이 정해지면 의견수렴방안을 포함해 소통계획을 발표하고 국민이 직접 토론 등을 통해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한 뒤 최종안이 결정되면 이를 정부에 권고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교육부는 소통누리집인 ‘온-교육’ 등을 정비하고, 청와대 국민소통 등에도 관심을 갖고 여론의 추이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최성부 교육부 혁신행정담당관은 “방안을 확정하기 전에 많은 국민이 참여해 논의할 수 있도록 4월 중으로 구체적인 정책 숙려제 운영방안을 정리해 소통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정책 숙려제 대상 정책 방안의 관련 자료를 ‘온-교육’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정책 숙려제를 통해 정책결정 과정에 국민이 적극 참여하면서 의사 결정 프로세스 혁신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면피용 운영, 편파 위원 구성 등 본격화 전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현행 정책결정 과정에서도 의견수렴이 보장돼 있다는 점에서 소통의 창구가 아니라 소통의 방식이 문제라는 우려다. 특히 오락가락 행보로 정책 숙려제 도입의 결정적 계기가 된 수능 영어 절대평가나 유치원 방과후 영어 특별활동 여부는 현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여론을 수렴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중요한 정책 마련을 미뤄놓은 국가교육회의와의 정책의제 설정에 대한 역할분담 정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총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교육부의 국민참여 정책숙려제가 ‘무늬만 숙려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그동안의 정부 정책 결정과정의 문제는 소통이나 여론수렴 부족보다는 여론을 균형적으로,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사전에 정해진 결정사항을 밀어붙인 데서 기인했다”며 “현재도 법적으로 입법예고 제도가 있고 중차대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가교육회의도 있는데 시간과 절차가 복잡한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행·재정적 낭비”라고 설명했다. 또 교총은 “정책의 현장성과 전문성,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대표성을 가진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해야 하는데 이런 기본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선정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현장 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교원단체는 아예 배제 돼 있는 데다 학부모단체 인사도 중립적이라 보기 어려울만큼 균형과 공정성, 대표성이 결여 돼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2명의 선정위원은 교육부, 교육청 공무원 4명, 정부산하 연구기관 연구원 2명, 대학교수 3명, 학부모 2명에 교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현장의 의견을 세밀하게 듣겠다면서 정작 의제 선정위원회에는 교사가 1명밖에 없고, 18만 교원단체에는 사전에 아무런 소통도 없었다”며 “도대체 누구와 소통하려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경기 소안초(학교장 장수열)는 29일 학부모단체 회원들을 초청하여 함께 교내 크린데이 행사로 쓰레기 줍기와 계단 청소 그리고 꽃 모종 심기를 하였다. 소안초는 20학급의 소규모 학급이지만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명문초등학교로 지역사회에서 자리메김하고 있다. 특히 이 날 행사는 지난 해 새로 부임한 장수열 교장선생님의 아이디어로 학부모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만큼 학교도 사랑하고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한 이경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은"학교 주변과 계단 청소를 하면서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는데 학부모로서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라고 했고 박찬정 학부모회장은 앞으로 이런 행사가 좀 더 자주있었으면 좋겠다며 "오늘 저희들이 잠깐 흘린 땀과 수고로 인하여 우리 아이들이 활짝 핀 꽃을 보며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소안초는 최근 5년동안 학교폭력이 없는 안전한 학교로 주변 학교들이 부러워하고 있으며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삼위일체가 되어 행복한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남 순천상공회의소(회장 김종욱)는 3월 중 순천시 CEO와 Leader를 위한 인문학 강좌에서 '2018 국내외 경제 이슈와 대응 전략' 을 주제로 신세돈 교수(숙명여대 경제학부)를 초빙하여 실시하였다. 신 교수는 역대 한국경제의 발전 과정에서 위기 발생과 이를 극복한 과정을 시대별로 설명하면서 정치 지도자가 경제 정책 담당자로 누구를 기용하였는가에 따라 그 길이 달라졌다는 것을 증거하였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5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야말로 위기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 한국의 환율 변화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현재 환율을 잘 아는 정책 담당자가 대통령 주변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문제는 독감이 걸리기 전에 예방주사가 필요한데 그것을 잘 모르고 있다. 신 강사는 오늘 아침 모 신문에''한 치 앞이 안 보이는 한국경제'라는 칼럼을 통하여최저임금 인상-52시간 근로단축에 美금리인상 겹쳐 韓銀 진퇴양난, 한미 FTA가 규모 5, 6급 충격이면 8, 9급 재앙은 美中 무역전쟁이며, 북핵 폐기 北-美협상 실패할 경우 美 무력제재 촉발할 우려 있는데 개헌 놓고 갈등까지 일어나서야 되겠느냐는 우려를 표명하였다. 무엇보다도 2016년 9월 규모 5.8 경주대지진, 2017년 11월 규모 5.4의 포항대지진의 여진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대형 충격파에 휩싸인 한국경제도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고 불안하다는 점이다. 특히, 주택 정책의 경우는 그 효과가 1년 후에 나타나는데 이는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인데 이를 잘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금년 1월 시행된 최저 임금 인상은 작년 7월 결정되고 나서부터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6월 말 대비 금년 2월 현재 전체 취업자는 93만7000명이 줄었다. 전년 동기비로 봐도 2월 취업자는 10만4000명 증가에 그쳐 2009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를 보였다. 최저임금 16.4% 인상의 일자리 감축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충격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일자리만 감소하고 기업 경영에는 아무런 부담이 안 된다면 괜찮겠지만 노동 비용 상승과 영업 단축 등에 기업 경영부담이 커지면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 그 다음으로 52시간 근로 제한 조치다. 이 조치는 생산 현장에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자의 소득이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력이 취약한 공장의 해외 이전과 자동화를 가속화해 일자리와 실질소득이 늘기보다는 그 정반대의 현상을 초래할 우려가 매우 높다.그 다음으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다. 예상됐지만 이미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됐고 앞으로도 미국은 수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하다. 한국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올리자니 가계부채와 투자 위축이 걱정되고, 안 올리자니 자본 유출과 금융시장 불안이 염려되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여기에다 미국은 한국에 전방위적으로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들이대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소비재에서부터 태양광전지, 철강, 알루미늄 같은 생산재에까지 관세를 물리려는가 하면 국가안보 조항을 들이대며 무역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엊그제 발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안을 보면 철강에 대한 관세 25% 부과는 면제하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은 예년의 70%로 제한되고, 안전기준 완화 적용 미국산 자동차도 제작사별 5만 대로 두 배 늘려 주었다. 게다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낮추려던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인하 계획도 20년 더 늦췄다. 대미 철강 수출은 줄고 미국 차 수입시장은 대폭 열어준 셈이다. 이런 충격들이 규모 5∼6급 충격이라면 8∼9급 재앙은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 목표는 중국 견제다. 국무장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NEC) 의장,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백악관 핵심 측근을 모두 강경파로 교체한 것도 사실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 말로는 불공정무역이나 지식재산권 도둑질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중국 경제의 부상을 막지 못하면 미국의 장래는 없다’는 절박감이 현재 미국 정치 지도자들, 특히 공화당 지도부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다. 과거 공화당 조지 W 부시 정부처럼 무역 분야에서의 견제는 물론 대만, 베트남, 티베트 및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 등 정치 혹은 국방의 민감한 부분을 계속 건드리면서 중국을 흔들 게 분명하다. 또 다른 대형 위협은 북핵 폐기를 위한 북-미 협상이다. 우리는 북-미 협상이 성공해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국제사회에도 적극 동참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나올지는 의문이다. 그저 현재 수준의 핵동결을 들고나올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트럼프나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이 결코 수용할 수 없다. 그것은 미국이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북한이 설혹 핵 폐기를 하겠다고 해도 미국은 잘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요구할 것이 뻔한데 이를 위한 검증 절차를 북한이 순순히 용인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북한에 대단히 모욕적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북-미 협상이 실패하면 규모 8∼9를 넘어서는 충격이 될지도 모른다. 북-미 간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정부 체면에 손상이 가는 것은 물론 미국이 강력한 무력 제재를 촉발할 가능성이 제기돼 한반도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 가뜩이나 일자리가 줄고 수출이 둔화되면서 금리가 오르는 판국에 미중 무역전쟁이 깊어지고 또 북-미 협상까지 결렬되면 파급효과는 생각하기조차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겠는가. 그 위에 헌법 개정에 따른 국론분열까지 더해진다면 국가 부도까지 가지야 않겠지만 대혼란은 피할 수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