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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장면교육의 질 향상은 교직사회의 안정과 교원들의 사기진작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요즘 학교현장은 학생의 인권은 있고, 교권은 없는 관계로 교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시급하다, ‘98년 김대중 정부는‘나이 많은 교사 1명 퇴출하면 신규교사 3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단순한 허울 좋은 국가경제 위기극복 논리로 대학교원은 그대로 두고 힘없는 유·초·중등 교원의 정년을 65세서 62세로 단축하였다. 이어 좌 편향된 일부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로 교원들의 사기저하에 불을 붙인 결과 학교현장은 쑥대밭으로 변해 미래지향적인 학교교육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 가소 있다. 이런 때 우수하고 소중한 교육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교육감을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기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적어도 초·중·고교 중 한곳의 교사경력은 갖도록 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초·중·고교 교사 경력이 없는 대학교수들도 교육감 후보로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대학에만 재직한 교수들은 초·중등 교육의 실상을 모르고 교육감 업무를 수행하면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은 현실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교실은 붕괴되고 학교폭력은 날뛰며 교권은 추락했다. 상처투성인 초·중등 교육에서 아픈 곳을 치유해 무너진 공교육을 시급히 재건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교육자이면서 확고한 교육철학을 지닌 인사가 교육감으로 뽑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교육경력이 일천한 정치꾼들과 일부후보들이 교육감을 하겠다고 출마를 하고 있으나 누구하나 강제로 빼앗긴 교원정년환원으로 교원복지와 안정을 위한 대안이 전무한 상태다. 그래서 이번 교육감 후보 중에서 교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다음과 같은 공약하는 분을 교원들과 일반유권자들은 잘 보고 선택해야 한다. 1. 교원의 정년을 65세로 환원하는 입법 활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한다. 2. 현행 62세 정년인 젊은 교사들은 퇴직을 하고서도 3년 동안은 연금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연금법 개정을 전국적으로 전개한다. 3. 대학교원과 유·초·중등 교원의 형평성을 유지시킨다. 4. 최근 공무원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했다. 이들의 정년은 연장되고 교원의 정년은 연장이 아닌 환원도 안 된다는 것은 형평성뿐 아니라 논리적으로도 더 이상 설득력을 잃은 사례를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후보
서산 시청엣 세운 세월호 침몰사고 합동분향소에 가는 날 바람이 몹씨 불었습니다. 길가에 핀 영산홍이 핏빛으로 물들어 더욱슬퍼보였습니다. 밤새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는지 국화와 커피 및생수통이 바닥이 났다고 하네요.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한 분께서 분향하시며 크게 흐느껴서 많은 분들이 숙연해 하셨습니다. 분향소 주변에는 수많은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스티커에는 시민들의 생각이 빼꼭하게 적혀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어른들 잘못이다. 시험과 공부가 없는 저 세상에서 편히 쉬어라 등등 사연도 가지가지… 정말 아무리 바라보아도 실감이 나지 않는 현실이었습니다. 하루 빨리 아픈 상처가 아물고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평가 부재’ 불러 학교평가 항목 대부분 OECD 평균에 못 미쳐 교장·동료교원 등 내부평가 강화 필요성 제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2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PISA)’ 결과가프랑스 사회에 가져온 반향은 학생평가에 한정되지 않았다. PISA 결과 학교·교사평가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OECD는 훌륭한 교사를 갖는 것이 성공한 교육시스템의 기본이라고 분석하고 2012 PISA 에서 교육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제안 연구를 수행했다.최근 OECD 주요국들이 우수 교원 임용을 위한 유인가 제공, 교원양성, 신규교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지속적인 역량개발, 교원사기진작 등을 골자로 한 개혁이 추진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학교와 교사의 교육력 제고 방안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사, 학생, 행정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의 교육기관 평가가 교육력 제고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프랑스는 교사들의 수업방식이나 학교기관의 질에 대한 평가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학교평가 강화에 대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PISA 결과 중 ‘교육의 질 담보와 학교 발전’ 항목에서 프랑스는 OECD 전체 중 하위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또는 자체평가를 받는 학교의 비율은 61%로 전체 평균 81%보다 낮았다. 학교 교육과정과 교육목표에 대한 명문화된 기준이 있는 경우는 72%로 역시 OECD 평균 86%에 비해 낮았다. 특히 학생들의 성취도에 대한 명문화된 기준을 따르는 경우는 25%에 그쳤다(OECD 평균 74%). 이 외에도 정기적인 컨설팅(21%), 교원 멘토링(17%), 학생 피드백 반영(13%) 등을 비롯해 대부분 항목이 전반적으로 평균에 훨씬 못 미쳤다. 수학교사들을 중심으로 조사한 교원들의 수업평가 방식에서도 동료교사나 교장·선임교사에 의한 평가는 각각 42%, 12%로 OECD 평균 60%, 69%에 한참 못 미쳤지만 학교외부의 감사관 또는 장학관에 의한 평가는 OECD평균인 27%의 세 배에 가까운 73%에 달했다. 이런 평가 부재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평가’라는 단어를 교사들의 자유로운 교육활동을 침해하거나 제재하는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학교평가나 교사평가가 일반화돼 있고 교사들 스스로가 학생들의 의견을 학습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다. 학교평가와 교사평가가 부진한 대신 시험과 수행평가 등학생평가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학교의 교육방식에 대한 평가가 적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성적에 의한 평가와 장학관의 평가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의 평가방식에 대한 벤치마킹 필요도 제기되고 있다. 평가내용의 질문을 교사노조가 개발하고, 기관 내에 적용하는 노르웨이의 사례나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평가 기준을 준비해 진행하는 스웨덴의 사례가 언급되고 있다. 두사례 모두 평가결과는 학교 내에서 교육활동의 개선을 위해서만 활용된다. 이런 ‘내부평가’를 통해 학교는 교육시스템과 교사에게 변화에 필요한 중요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12년에도 ‘내부 교사 평가’의 강화를 제안한 법령이 올랑드정부에 의해 결국폐기된 바 있다. 그 결과 프랑스 학교는 내부평가의 효과를 맛볼 수 없게 됐고, 학생들의 의견도 교사의 수업프로그램이나 학교의 교육정책에 반영 될 가능성이 줄었다. 현재 프랑스의 교사들은 5년에 한 번도 안 되는 감사관 또는 장학관의 형식적인 평가를 받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내부평가’가 적을 경우 교사들에게 자유롭게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만 반면에 교사, 학생 또는 학교에 어려운 상황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도록 하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과 보다 나은 평가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교사가 된 후 단 한 번도 평가를 받지 않거나 정기적인 평가가 부족하면 교사 자신의 전문성 개발에도 장애가 되고 교사지원 전문 프로그램 혜택의 지원에도 한계가 생긴다는 것이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졸 취업난·대학 부실운영 배경 개혁대상 1700여개 지방 종합대 4월11일 사천요리의 2대 발상지 중 하나로 유명한 충칭시(重慶)에서 6개 대학이 ‘대학발전방향 전환 연맹’을 결성해 중국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참여 대학은 충칭과학기술학원(重庆科技学院), 충칭제2사범학원(重庆第二师范学院), 충칭삼협학원(重庆三峡学院), 충칭인문과학기술학원(重庆人文科学技术学院), 충칭대학 도시과학기술학원(重庆大学城市科技学院), 충칭우전대학 이동통신학원(重庆邮电大学移动通信学院) 등이다. 연맹은 충칭시 산업발전을 위한 인재양성 대학 운영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전공 공동설치, 단위 상호인정, 교사 상호협력 등을 중심으로 밀접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런 연맹 결성의 배경에는 지방대의 운영난이 있다. 충칭시에는 22개 대학이 있지만 대부분 운영난을 겪고 있다. 대학 특성화 부진, 전공 중복 설치, 지방경제 발전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 교육 등이 그 주된 이유로 지목됐다. 충칭시는 이번 대학연맹 형성을 통해 지방대를 직업교육 중심 대학으로 육성시킬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충칭시의 이 개혁은 중국정부의 지방대 개혁사업의 서막으로 간주되고 있다. 3월 22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개발포럼(China Development Forum)에서 루시(魯昕) 교육부 차관은 “고등교육의 새로운 구조조정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2500여 개 고등교육기관 중 절반 이상인 1600~1700여 개 대학을 직업교육 위주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재편성하겠다는 것이다. 루시 차관은 “교육부가 2013년부터 15개 성, 35개 4년제 지방대와 관련 연구기관 전문가들을 초청해 유럽의 산업경제 발전과 직업교육 시스템, 직업교육 중심 대학의 운영특성 등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 이 개혁안을 채택했다”고 했다. 나흘 후인 3월 26일에는 6개 지방대가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2014년도 ‘전국 직업교육과 성인교육 업무회의’에 참석해 지방대 구조조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정부가 4년제 지방대에 대한 본격적인 개혁을 시작한 데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날로 심각해지는 대학졸업생들의 취업난 문제다. 교육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수치는 없지만, 지난해 4월에 민간단체 마이커스(麥可思)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취업이 결정된 대학 졸업생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중국이 7월 졸업이라 3개월이 남았다고 해도 그 기간 안에 취업률이 나아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올해만 727만 명의 졸업생들이 사회로 진출할 예정이어서 취업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과는 반대로 많은 기업에서는 중·고등기술인재 부족으로 구인난을 겪고 있어 고등교육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대학 개혁의 두 번째 원인은 지방대 부실운영 문제다. 개혁안에서 거론된 4년제 지방대에는 중국의 고등교육 규모가 대폭 확대되던 시절인 1990년대에 전문대에서 4년제 종합대로 승격됐던 640여개 대학이 대부분 포함됐다. 이 대학들은 4년제 대학으로 승격된 이후 장기 발전에 대한 비전 없이 당시 인기 있는 전공들을 맹목적으로 설치하고 학생 수를 비롯한 대학 규모 늘리기에만 박차를 가해왔었다. 그 결과 고등교육 규모 확장이 주춤하면서 학생모집난과 운영난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대졸 실업 문제와 산업체의 고급 기술인력 부족 문제, 지방대 운영난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중국 교육부가 고안해낸 대책이 바로 지방대의 고등직업교육대학 개편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2006~2007년 실험적으로 100개 4년제 대학을 고등직업교육대학으로 선정했다. 2010년에는 100개 국가핵심 고등직업교육대학을 선정해 육성해왔다. 이 대학들은 지금까지 그 운영 성과가 4년제 대학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교육부가 2013년에 ‘4년제 지방대 운영방향 전환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지방대를 중심으로 한 고등직업교육대학 개혁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 사회가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기술집약형, 서비스형 산업 위주로 경제구조를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나온 이 개혁방안이 어떻게 실행될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교총 성금 모금에 전국서 동참 오천원…만원…마음만은 ‘큰 손’ 학생들 자발적 모금, 리본 달기 한국교총이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눕시다’ 성금 모금에 전국 교원 뿐 아니라 각급 학교와 학생, 학부모, 일반국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모금 시작 일주일이 지난 4월 30일 기준 성금 기부 건수는 148건, 기부액은 1694만 8440원에 달했다. 100만원을 쾌척한 개인 기부자부터 고사리손으로 단돈 몇 천원을 기부한 어린이의 정성까지 모였다. 교총은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희생·실종됐다”며 “동료 교사와 제자들에 대한 교육자의 도리를 다하고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 스승의 날 기념식 대신 애도기간을 운영하고,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학교단위로 참여한 곳은 제주 성산중(교장 박철암)이었다. 성산중 학생들은 “같은 학생으로서 자그마한 뜻이라도 모으자”며 학생자치회를 통해 자발적인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자치회에서는 학교 출입구에 모금함을 설치해 등교시간에 모금 운동을 벌였다. 막상 모금을 했지만 신뢰할만한 기부처를 찾지 못하던 학생들은 “교총에서 성금을 받고 있다”는 권승호 교사의 조언에 동참하게 됐다. 박철암 교장은 “학생들이 뜻을 모아도 막상 어디로 보낼지 모를 때 안내나 조언이 필요하다”며 “교총의 성금모금이 교육단체에서 주관하는 만큼 신뢰도도 있고 교육적인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고림초(교장 강성운)에서도 자발적인 모금운동이 진행됐다. 고림초 학생들은 전교어린이회의에 안건을 내고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3일간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세월호 실종자 생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 캠페인에도 동참키로 했다. 경기 나곡중(교장 최성규)과 영성중(교장 박은영)에서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나섰다. 나곡중 학생들은 교문 앞에 모금함을 설치해 등교 시간에 모금을 받아 기부를 했다. 영성중에서는 학생들부터 시작한 모금운동이 학부모와 교직원에까지 이어졌다. 이 외에도 부산 화잠초(교장 신상문), 제주 화북초(교장 채종보), 충남 서해삼육고(교장 차동헌)도 참여했다. 경기 송산고(교장 최우인)는 교직원들이 뜻을 모았다. 최 교장은 “단원고는 우리 학교에서 거리도 멀지 않아 교사들이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우리 애들이나 거기 애들이나 똑같고, 그 학교 선생님이 똑같은 우리 동료 선생님”이라고 설명하다 말문을 잇질 못했다. 학급단위로 참여한 사례도 있었다. 전북 김제여고(교장 강병구) 2학년 6반 학생들이 성금을 모아 교총에 보냈다. 강 교장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리본도 달고 있다”며 “다른 학급까지 이런 뜻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보내온 성금도 눈에 띈다. 부산에 근무하는 A교사는 “우리가 부부교사인데 학생들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정식으로 모금하는 곳을 찾다 마침 교총에서 모금을 시작해 아이들과 함께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총에서 진행한 성금모금이지만 학교와 교원이 아닌 일반인들의 참여도 있었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부경평생교육센터에서는 2주년 개원 기념 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 전액을 기탁했다. 교총의 이번 성금 모금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구호협회)와 연계해 진행되며 기간은 6월 30일까지다. 뜻을 같이하는 국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EI)와 일본교직원조합에 이어 세계 주요국 교원단체들이 교사와 학생을 잃은 단원고에 위로를 전해왔다. 미국의 양대교원단체인 미국교원연맹(AFT)와 전미교육협회(NEA)는 각각 지난달 25일과 29일 회장 명의의 위로 서신을 보냈다. 랜디 와인가튼 AFT 회장은 “많은 학생이 죽은 상황에서 적절한 위로의 말을 찾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학생들의 마음에 평화가 오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데니스 반 로켈 NEA 회장도 “선박 참사 소식에 미국 교원들도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을 겪고 있을 가족과 피해자들, 대한민국 국민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또 “특히 단원고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우리의 진심어린 마음을 전한다”며 “이 힘든 시기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했다. 영국 최대교원단체인 전국교원조합(NUT)의 크리스틴 블로우어 사무총장도 지난달28일 “충격적인 소식에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며 “학생들이포함된 희생·실종자들과 그 가족에게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곧 이어 리우 친 쉬 대만교원협회(NTA) 회장도 29일 “동료와 친구를 잃은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이 슬픔의 순간에 마음의 힘이 되기를 원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교총, 현장 의견 수렴 88개과제 제시 “규제 만든 정부·국회대상 관철활동” 한국교총이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출한 88개 교육규제 개선과제를 제시하고 전방위 관철활동에 들어간다. 교총은 최근‘학교현장이 바라는 교육규제 개선 과제’를 성안하고 추후 반영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교총은“학교현장은 법령상의 명시적 규제 척결 뿐 아니라 교직생활 전발에 걸쳐 얽혀 있는 세밀한 규제성 과제 개선까지 갈구하고 있다”며 “교총이 제시한 과제를 전폭적으로 반영해 현장의 고충과 어려움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과제 선정은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데 중점을 뒀다. 교총은 3월 25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홈페이지, 이메일, 문자, 팩스 등을 통해 전 교원을 대상으로 과제 발굴을 진행했다. 상설·특별 자문위원회 위원 600명, 교장·교사회, 각 교과연구회 등 학교급·직위·교과별 단체 등을 대상으로도 의견을 수렴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교권·교직상담과 정책건의, 애환공모 등을 분석했다. 그렇게 수집한 과제는 다시 관리직, 교사, 전문직, 대학교수 등 현장교원이 참여한 자문회의를 통해 타당성 검토를 거쳤고 88개 과제가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과제는 ▲학교 교육력을 약화시키는 정부 및 시·도교육청 차원의 법령상 규제 ▲교원들의 애환과 고충을 유발하는 규제로 구분해 각각 학교급별로 제시했다. 개선해야 할 법령상의 규제에는 권한은 학운위에 집중돼 있고 책무성은 교장에게 집중된 학교운영 구조의 불균형, 학교급식법의 직영급식 규정, 10년 가까이 바뀌지 않고 있는 소규모학교 통폐합 학생 수 기준 등이 꼽혔다. 교총은 지난달 17일 학운위와 교장 간의 책임과 권한의 비대칭에 따른 갈등 해소를 위한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개선을 위한 한국교총 건의서’를 교육부에 전달한 바 있다. 교원들의 고충을 유발하는 규제로는 전문계고 교사의 통합표시교과 선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게 하는 PC 보안점검조치 등이 꼽혔다. 교사 자격증을 통합하면서 통합교과 내에서 특정 교과에 편중된 교사 선발이 이뤄진 결과 전문성이 부족한 사실상의 상치교사 배치가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 교원들의 지적이다. 안양옥 회장은 “불필요한 교육규제는 학교현장을 옥죄어 공교육의 정상화를 가로막고, 교육공동체의 고충과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규제를 개혁해 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현장이 직접 체감하는 규제 내용이 발굴되고, 개선돼야 실효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제안한 과제의 개선을 위해 향후 대정부 교섭, 수시 정책협의는 물론 대국회 활동까지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4월 29일, 2013년 10월 28일 방송을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방송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기황후’는 11.1%(닐슨코리아) 시청률로 출발했다. 13회(2013년 12월 9일)에서 20%대 시청률을 보였으나 10%대로 주저 앉는 등 기복이 있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28.7%다. ‘기황후’ 직전 방송된 ‘장옥정, 사랑에 살다’(SBS) 등 10% 아래의 저조한 시청률 사극들을 떠올려보면 왕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박쯤은 되어 보인다. MBC로선 ‘마의’에 이어 또 하나의 흥행사극 ‘기황후’를 방송하게된 셈이다. 그래서였을까. MBC는 소치동계올림픽 방송으로 ‘기황후’를 결방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뉴스로 빼먹은 것이야 어쩔 수 없다해도 동계올림픽 방송으로 인한 결방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동계 스포츠보다 ‘기황후’를 보고 싶어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KBS의 경우 2월 13일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속에서도 ‘감격시대’를 내보낸 바 있다. 50부작에서 1회 늘려 종영한 ‘기황후’는 팩션이다. 팩션은 알다시피 사실에 기반한 창작이란 뜻이다. 팩션이 자꾸 등장하는 것은 소재고갈 탓이 크다. 많은 시대와 역사인물들이 이미 대하사극이란 이름으로 전파를 탔다. 역사서에 단 한 줄로 기록된 인물이 주인공으로 불가피해졌다. 작가의 상상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악덕환경’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왜곡은 필수과정이 되어버렸다.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반역사적 인물이 영웅이나 의인으로 화려한 변신을 하기 일쑤이다. 2011년 ‘공주의 남자’(KBS), 2012년 ‘마의’(MBC) 등이 얼른 떠오르는데, ‘기황후’는 대표적인 최악의 경우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칼한 것은 그런 ‘기황후’가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재밌다면 역사왜곡 눈 감아도 될까’(한겨레, 2013.10.31) 같은 관련 기사들이 ‘기황후’ 성공의 일등공신이라 할만하다. 방송사의 마케팅 전략에 포함된 것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이 일반대중의 ‘기황후’에 대한 관심을 견인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여서다. 물론 재미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얘기이다. ‘기황후’는 역사니 국적 등을 다 털어내고 보면 엄청 재미있는 멜로 드라마이다. 너무 드라마틱하다는 것이 강점이자 약점이다. 가령 고려의 공녀 출신 승냥(하지원)이 원나라 황후가 된다. 이 자체는 역사가 틀림없지만, 첫사랑 왕유(주진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황후 타나실리(백진희)의 양아들로 둔갑되는 식이다. 오히려 돋보이는 건 타환(지창욱)의 승냥이에 대한 순정이다. 타환이 황제인 점을 잊지 않는다면 승냥을 향한 일련의 사랑행각도 황당하기 이를데 없긴 하다. 그럴망정 연적인 왕유를 비롯 주변의 ‘고려 계집’ 따위 방해요소들과 맞닥뜨리며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팩션의 힘을 웅변한다. 사실 타환의 사랑은 왕유의 그것보다 한 수 위다. 글자를 깨우쳐주고 목숨도 구해준다. 완전 새 사람으로 거듭나게 한 여인에게 무덤덤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결국 간통 이야기(몸은 타환에게 있지만 마음이 왕유에게 가 있는)를 ‘러브로망’으로 그려 보인 팩션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거기에 ‘정치’가 얹어져 극적 긴장감과 함께 재미로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그렇더라도 후반부 매박수령 골타(조재윤)의 돈이 주인이라며 벌인 황제 폐위라든가 왕유에게 강한 고려를 만들어달라는 기황후 주문 따위는 당위성 부족 내지 억지라는 인상을 남긴다. 초반부 왕유와 껴안는 장면 등에서 승냥이 남장여자인 걸 눈치 못채고 그냥 지나간 것도 다소 의아스럽다.
세상에 많은 여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다른 나라에 흔치 않은 여성부까지 있다. 여성부가 하는 일을 보면 여성 일자리 늘리기와 차별 줄이기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성부가 생기고 이혼율, 자살률이 늘고 행복한 가정은 줄어들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인륜을 저버린 가정이 신문지면에 실리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건강한 가정이 늘어나야 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 여성은 많아도 어머니는 줄어들기 때문은 아닐까? 무엇보다 사랑을 주고받으며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어머니들이 줄어들기 때문은 아닐지 모른다. 앞으로는 일자리를 위한 정책보다 가정에서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를 위한 정책, 그리고 결혼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대한민국 만들기에 앞섰으면 한다. 그래서 신바람 웃음 황수관의 어머니를 소개해본다. 황수관은 경주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버릴 수 없었다.나무를 하며 돈을 모으지만 턱없이 부족하여 학비가 들지 않는 중학교를 찾았다. 그러던 중 14Km나 떨어진 곳에 학비를 내지 않고 다니는 중학교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포항의 영일중학교다. 황수관은 새벽 4시에 일어나 14km 떨어진 중학교를 여섯 시간을 걸어 통학을 다녔다. 중학교를 졸업해서도 역시 돈 때문에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일이 문제였다. 그가 고등학고로 다니는 방법은 장학생으로 다니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는 고민하다 안강농고에 들어가 장학생으로 졸업한다. 이후 대구의 2년제 대구교육대학교로 들어갔다. 등록금 때문이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여 우등생으로 졸업한 덕분에 대구 시내의 교사로 발령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그는 대구시에 있는 대학에 편입하여 2년을 마치고 이어서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을 들어간다. 가난한 황수관은 결혼도 하고 학교로 다니느라 살림살이는 한 달을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황수관이 기거한 집도 방 두 칸 달린 아파트 한 칸을 전세로 살았다고 한다. 거기서 두 자녀와 아내, 넷이서 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황수관에게 그곳은 빛이요 축복이요, 희망이 넘치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어렵게 아르바이트 조교로도 활동하며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게 된다. 졸업하기 전 지도교수님을 찾아가서 의과대학원을 다시 다니고 싶다고 조른다. 지금도 그렇지만 교육대학원에서 의과대학원으로 들어가는 것은 가당치도 않았다. 하지만 황수관의 애절함을 외면할 수 없어 지도교수는 의과대학원 교수님에게 부탁하게 된다. 이렇게 그는 청강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의과대학원 청강생으로 지내던 어느 날 시험을 치룬다. 황수관도 열심히 공부하여 시험 보는 강의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시험지를 주지 않는다. 그는 다시 애원한다. “제발 저에게 시험이라도 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시험 감독은 이번에도 그의 애절함에 굴복하여 시험지를 넘긴다. 이렇게 본 그의 시험지 답안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는 ‘생활 의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답을 주게 된다. 시험지는 의과대학원 교수님에게 전해지고 황수관의 탁월한 시험지 답안에 감동하여 편입을 허락한다. 이렇게 하여 그는 신바람 웃음 의학을 전수하는 황수관이 되었다. 황수관은그의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생각을 자주 이야기했다. 다음은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일화다. 황수관의 어머니는 해방되던 해일본 히로시마에서 그를 임신했다. 핵폭탄이 투하되는 곳에서무거운 몸으로 아버지를 따라 도망쳐야 했다. 아버지는 앞서 갔지만 어머니는 무거운 몸으로 뒤를 따라가기 급급했다. 귀국하여 경주에 자리를 잡고 황수관이 다섯 살이 되던 해 6.25가 터졌다. 황수관의 가족은 다시 피난길에 올랐다. 앞서 아버지가 가고 어머니는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아버지를 뒤 따라 갔다. 그런데 가다보니 폭탄이 투하되었다. 아버지는 재빨리 몸을 피했지만 어머니는 자식을 품에 안고 쓰러지셨다. 어머니는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혼자 몸만 피한 것이다. 황수관은 말한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이 어머니라고. 피난길에 돌아와 소년이 되었을 때 일화도 있다. 황수관이 홍역에 걸려 죽게 되었다. 아버지는 가능성이 없다고 가마니와 지게, 삽을 준비했다. “여보, 묻으러 가야지. 내놔." 그러나 어머니는 밤새 품은 황수관을 아버지에게 내주지 않았다. 아버지가 문을 열고 말했다. “죽은 자식 품에 안아 뭐해. 빨리 줘. 부모 앞세우고 죽은 놈은 자식도 아니야.” 하지만 어머니는 죽은 아들을 품에 안고 절절하게 기도하셨다. “하나님, 내 아들을 살려주십시오.” 어머니는 고름으로 범벅된 아들의 얼굴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어머니가 외쳤다. “보세요. 살아났어요.” 황수관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야 아버지도 가까이 다가왔다. 황수관의 얼굴에 핏빛이 감도더니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맞군요. 살아났어요.” 황수관이 살아난 것이다. 황수관은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어머니라고.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이 자신의 목숨을 살렸다고. 어머니의 사랑에는 기적이 있었다고. 황수관은 어머니가 평생 죽지 않을 줄 알았다고 한다. 어느 날자신의 곁을 떠난 어머니, 황수관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어머니가 소중했다. 내 아내도 두 아이의 어머니다. 정말 고맙고 소중하다. 그러나 내 아내도 그렇지만 자녀를 둔 우리나라 여성들은 황수관의 어머니를 얼마나 닮았는지 궁금하다.
학교는 연간 교육활동 계획에 의거 보통 4월 말, 5월 초에 시험을 본다. 안산에 있는 초지고등학교(교장 나경록)도 1차 지필평가 기간으로 학생들은 시험을 보고 있다. 시험 기간에는 오전 일과만 운영한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2과목 내지 3과목을 치르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면 학생들은 일찍 귀가 한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무엇을 할까. 선생님들은 여전히 바쁘다. 공정한 고사 진행을 위해 준비를 하고, 시험 감독을 한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서술형·논술형 평가 채점을 해야 한다. 오차를 줄이기 위해 여러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채점의 객관성을 높인다. 그리고 집중력을 위해 교무실을 벗어나 특정 채점 장소를 지정해 업무를 수행한다. 피로도가 쌓이면 채점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채점을 한다. 그리고 이 기간에 선생님들이 하는 활동이 있다. 동아리 활동이다. 초지고등학교는 매년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사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4학년도에도 자율 동아리를 모집한 결과 ‘수업 및 평가 나눔 동아리’ 외 6개 동아리(수학교사, 비폭력 대화, 독서 토론, 과학교사, 레포츠, 스포츠 교류)에 95명이 등록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은 학교 현장의 자생적·자율적인 동아리 구성을 통해 학교 문화의 혁신을 도모하고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다. 교사들이 원하는 연수 주제를 선정하여 학교 내에서 개설하여 실시함으로써 공동체적 사고를 함양한다. 자기 계발을 위한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연수환경 조성으로 교원의 지속적인 전문성을 신장한다는 이점도 있다. 아울러 자발적 동아리활동을 통하여 학교생활의 만족감을 더해 줌으로서 업무수행에 효율적인 효과가 있다. 4월 30일은 동아리 ‘수업 및 평가 나눔 동아리’ 모임이 있었다. 이 모임의 선생님들은모두 수업 및 평가에 관심이 많다. 이날 모임에서 리포터는 동아리 모임에 대해 전문적 학습 공동체라고 했다. 즉 선생님들은 전문가로 이러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구성된 조직이 교사동아리라는 것이다. “여기서는 자신의 경험을 상호작용을 통해 계속적으로 재구성해 나가는 연대 조직입니다. 우리 동아리는 선생님들이 스스로의 경험과 지식을 기초로 동료와 교류를 통해 발전하는 모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인사말에서 최근 교육 현장에서 많이 언급하는 하브루타에 대한 설명과 장영희 교수의 수필을 인용하여 무더기 교육을 되돌아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본격적인 발표에는 역사과 김혜영 선생님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근무 환경의 차이점’이라는 제목으로 경험을 교류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김 선생님은 최근 중학교에서 근무한 경험과 고등학교에서의 근무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수업과 평가의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특히 중학교는 비교적 아이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고등학교는 입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독려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영어과 고선영 선생님이 ‘3년이라는 짧은 교직을 하면서’라는 주제로 아이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동기 유발이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해서 시도했던 학습 지도 방법은 동료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늘 힘들게 했던 아이가 소풍 갔을 때 김밥 도시락을 건네 준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어 안소영 선생님은 교사로서 ‘교사인 내가 성장하는 길’이라는 주제로 교과연구회 등 대외적인 활동에 대한 경험에 대해서 소개했다. 안 선생님은 중국어 교사로 ‘중국어교과교육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선배 교사 및 동료 교사들과 교류를 하고, 거기에서 전문성을 신장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교과교육연구회 현황 자료를 만들어 참여한 선생님들께 학교 밖에서도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선생님들은 자신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면 지도 방법을 물었고, 동시에 자신이 시도했던 지도 방법을 공개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날 함께한 역사과 김혜영 선생님은 “(수석선생님이)사진까지 찍어준 것이 고맙고, 딱딱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 이야기해서 좋았다.”라고 말하고, “학교생활을 하는데 도움도 되고 유익한 시간이어서 자리를 마련해 준 수석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사실 학교는 이미 자율장학이라고 해서 교사 연수를 끊임없이 해 왔다. 그러나 연수 내용은 모두 학교 실정에 맞지 않는 공허한 이론이 많다. 그러다보니 밖에서 안으로 하는 연수는 효과가 미미하다. 이 방식은 교사들의 자발적인 동기 유발도 끌어내지 못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연수가 필요하다. 교사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자발성만 촉진하면 연수는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사 중심의 자율적 동아리는 실제적인 도움이 많이 된다. 자율 동아리는 참여자 모두 수평적 위치에서 배우는 즐거움이 있다. 강사도 동료 선생님이 된다. 참여자가 모두 수강생이면서 발표자가 되는 전원 참여형 연수다. 연구 주제는 거창한 교육 이론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교육은 무엇이 있을까’ 등 가벼운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식 정보화 사회로 급진전되면서 학교 교육은 자율적인 학습이 가능한 학생중심의 교육활동이 필요하다. 여기에 따라 학교 조직의 제도적 개선은 물론 구성원의 역할 변화에 따른 교사의 전문성 개발이 주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 학교 단위의 작은 동아리 모임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 듯하다.
한국에서 교육은 매우 중대한 이슈이며, 한국인이 교육에 거는 기대는 매우 높다. 이는 모든 국민들이 교육에 관한 괌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이다. 이렇게 중요한 부문에서 우리가 몸담고 있다는 사실은 긍지도 있지만 또한 책임도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우리가 맡고 있는 모든 아이들은 우수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맡겨진 이 순간 아이들에게 그 기회를 박탈하는 여러 가지 문제는 틀림없이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가 교육제도에만 있다고 사회를 향하여 언성을 높이는 것 보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믿지 못한다면 결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교사는 특별히 학업성취가 뒤떨어진 학생들, 가정의 보호를 잘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를 밝혀 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워싱턴 D.C. 교육감을 지낸 미셀 리도 선생님들에게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혼자만 뒤처지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생각해 보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공교육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학생들의 학업 성적과 사회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성실한 노력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배경일 수밖에 없으며, 학교와 교사들은 아이들의 성공 여부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는 학생들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업에 실패해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의 학생을 대하는 태도, 가치관 즉, 학생에 대한 믿음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불리한 여건에 처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은 대체로 방과후에 진행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학교에서의 핵심적인 교육활동인 정규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교과 수업 시간에 학습자 개개인의 개별 특성에 맞는 유의미한 학습 경험 제공이 얼마나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아이들의 변화 정도는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평상시 교실 수업에서의 결손과 누적을 방치한 채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에만 의존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닐 것 같다. 아이들을 교실에서 교육효과를 내는 한 선생님은 “날마다 아이들이 예상치 못할 재미있는 수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절대로 지루하면 안 돼요.“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가지 방법이 먹히지 않으면 다음에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달라지고, 상황이 좋아지면서 아마 아이들도 선생님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아이들이깨닫게 되는 시점에서 변화는 이뤄지는 것이다.
아들의 권유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500페이지 분량으로 과연 내가 이 책을 읽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읽었다. 그러나 전문서적임에도(서울대학교 출판부라는 어마어마한 이름이 붙어서 오히려 주눅이 들었다.) 집중력을 가지고 읽으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두꺼운 책이어서 다 읽고 났을 때 더 뿌듯한 감을 느낄 수 있었다. 15세기 이전의 시대는 아시아의 시대였다. 유럽은 변방으로 아시아가 문화의 주도권을 잡고 해양을 지배하고 부를 창출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의 해양팽창의 중심에는 정화의 원정이 있었으며, 활발한 활동으로 세계사의 주역으로 활동해 왔다. 그 후 중국 정부의 해상 후퇴 이후 서구 유럽이 해양에 어떻게 등장하는가를 다룬 책이다. 가장 먼저 포르투칼이 대항해에 뛰어들게 된다. 그 후 바다로 나아가는 유럽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천천히 나아간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주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에 닿을 때 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죽고 또 죽었다. 그리고 유럽인들은 폭력을 세계화 시켰다. 유럽 중심의 해양 역사를 한국의 학자가 조목조목 설명한 부분이 이채로왔다. 그리고 유렵 중심이 아닌 세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도 가상하였다. 지금도 인문의 바탕이 그리스로부터 시작한 유렵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탈 유럽적 시각을 보여주는 많은 내용과 행위의 주체가 어떻게 역사적 사건으로 전개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와 아시아의 나라는 그 당시 어떤 처지였는지 설명하여 문명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소용돌이임을 느끼게 해 주었다. 당시 세계의 중심이던 유럽의 시각에서 대항해시대를 정의한다면, 이 시기는 유럽이 군사적 우위를 이용해 각 대륙을 정복하고 결국 최종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정복의 역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문명이 처음으로 조우해 군사전을 벌일 때 우리의 상상처럼 총과 말, 대포가 큰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아니었다. 유럽과 비유럽 문명은 전투의 개념이 다른데다 전투에 임하는 방식 또한 근본적으로 달랐다. 합리적 폭력으로 국가의 지지아래 아프리카인을 생포하여 바다를 건너 노동에 종사하는 노예로 만들었고, 잉카의 문명을 파괴하였으며, 아메리카 원주민의 수를 반으로 줄이는 엄청난 질병을 전파시킨 것이 대항해의 시대이다. 그러나 무력으로 전파시킨 종교와 신문화라는 것은 토착신앙, 문화와 교배하여 진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문화를 잉태하게 된다. 인간의 무자비한 폭력의 시대이고, 전쟁의 시대이고, 휘몰아치는 죽음이 난무한 시대였던 대항해 시대를 읽는 봄밤에 꽃이 진다. 비오는 거리마다 꽃이 지고 꽃 진 자리마다 푸른 열매가 맺혀있을 것이다. 4월 마지막에 보는 들판은 너무 푸르다. 그래서 더 슬프다. 잔인한 4월이 지나간다.
1. 내 고향친구 K는 경상, 전라, 충청, 삼도가 만나는 지역인 해발 1176미터 삼도봉(三道峰) 아래 오지 산촌 마을 출신이다. 대대로 이 골짝의 얼마 안 되는 전답에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오신 그의 부친은 농사일 말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전형적인 시골 농부이셨다. K는 자신의 전 생애에서 가장 절망적인 사건 하나를 이렇게 말한다. 그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그의 부친이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무엇을 하나 만들어, 그에게 선물을 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하실 분은 많지 않으리라. 그것은 지게였다. 너도 학교에 들어갔으니, 공부도 공부지만 이제부터는 농사꾼 노릇을 배우라는 뜻이 담긴 지게였다. 부친의 말씀이 절망감을 확인시켰다.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농사일 부지런히 익혀서 학교 졸업하면 농사꾼 될 생각만 해라. 농사 이외에는 아예 딴 생각 말아라.” 농촌에서 자랐던 내 또래들에게는 초등학교 시절이란 것도 노동의 시간으로 기억되는 것이 많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이런저런 농사노동의 고역이 운명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배고프고 헐벗은 것을 불평하기도 전에 농사일의 고단함이 일상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K는 어린 마음에도 말할 수 없는 절망감 같은 것이 생긴다. 아 나 또한 이 산골 골짝에서 평생 땅이나 파고 살다가 지내겠구나. 미지의 세계와 미래에 대해서 꿈과 포부를 가졌던 어린 소년 K는 그 절망감을 담담하게 받아들었다. 그가 알고 있는 세계는 그것이 전부이었으니까. K는 이 사건과 맞먹을 만한 생애의 가장 큰 중대 사건으로, 5학년 때 담임선생님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선생님은 K를 알아보셨다. K를 정성껏 가르치고 북돋우면서 꿈과 소망을 가지도록 하였다. 40리 바깥의 중학교 진학을 어떻게 해서이든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K의 부친을 여러 수십 번 만나 설득하였다. 심지어는 봉변에 가까운 대접을 K의 부친에게 당해 가면서, 학비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부친에게 자신이 돕겠다고 자청하면서, 그렇게 끈덕지게 설득했단다. K는 선생님의 정성 덕으로 간신히 면 소재지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왕복 30킬로의 산길 통학 길을 새벽과 저녁으로 별을 보고 걸어 다니며, 스승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공부하는 것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며 중학교를 다녔다. K는 세계적인 기계공학자이다. 특히 마찰공학 분야에서는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모 국립대학의 공과대학 학장을 역임하고,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뛰어난 역량과 지도력을 보여 주고 있는 학자이다. K는 이 선생님을 자기 인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받든다. 그런 선생님을 보내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경건으로 기도한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신 그 선생님을 추모할 때마다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의 감회를 가지고 그는 선생님의 제자된 것을 축복으로 여긴다. 그 이전에 선생님이 자신을 제자로 택하여 주신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한다. 자기는 처음에 선생님을 학생으로 만났지만, 그 깊은 은혜의 인연으로 진정한 제자가 되었음을 고백한다. ‘제자 탄생’의 한 풍경을 보는 듯하다. 그러면서 제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2. 굳이 따지자면 ‘제자(弟子)’라는 말은 비유의 일종이다.[PART VIEW] 너무 일상적으로 사용되어서 참신한 충격이 있는 비유는 아니지만 그래도 비유에 속한다. 문자 그대로는 ‘동생[弟]과 아들[子]’을 뜻하지만, ‘제자’가 곧 동생과 아들을 가리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의 뜻은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제자’란 스승 입장에서 생겨난 말이라 할 수 있다. 그 사랑하고 아끼는 바가 마치 동생[弟]이나 아들[子]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하여 가르친다는 뜻이 ‘제자’란 말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까운 사이가 된다는 것, 그리고 그만큼 사랑과 공경의 관계를 바탕으로 가르침을 받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라는 말은 ‘스승’이란 말에 호응되지 않고, 제 혼자 의미론적인 독립을 하기 어렵다. ‘스승’이란 말이 있음으로 해서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다. 옛날의 제자는 스승을 스스로 구하여 택함을 받기를 원하였다. 스승 또한 제자를 제자로 인정하여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제자가 되는 것이었다. 요컨대 제자도 스승을 적극적으로 택하여 따르고, 스승 또한 제자를 택하여 받아들이는 것이다. 택한다는 것, 이것이 가지는 관계의 운명성은 그야말로 동생 같고 아들 같은 관계로 인식되는 것이다. 관계의 운명성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윤리적 유대를 만들어 낸다. 내가 어떻게 해서 받아들인 제자인데, 내가 어떻게 해서 모시게 된 스승인데, 하는 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영어로 제자를 나타내는 ‘disciple’이라는 말에는 신봉자(信奉者)라는 뜻이 들어 있다. 즉 믿음을 가지고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전파하는 사람이란 뜻이 들어 있는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을 사도(使徒)라고 하는데, 이는 스승으로부터 어떤 임무를 부여받고 파견되는 사람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같은 뜻의 말이라도 ‘학생’이란 말은 선생이란 말이 굳이 호응해 주지 않아도 제 스스로 아무데나 돌아다닐 수 있다. 그냥 배우는 사람이면 모두 학생인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관계가 운명적이지는 않다. 관계란 것이 굳이 있다면 일종의 계약적 관계가 있을 뿐이다. 동생이나 아들의 자세로서 가르치는 이를 신봉하는 분위기도 물론 없다. 그렇게 하라고 강조할 수도 없다. ‘제자’가 감성적 울림이 있는 말이라면, ‘학생’은 그저 객관적으로 기술(記述)된 건조한 말이다. ‘제자(弟子)’라는 말은 ‘문하(門下)’라는 말에 의탁해야, 비로소 그 고전적인 의미가 되살아난다. 근대 학교가 생기기 전 옛날에는 배우려는 사람은 자신이 따르고자 하는 스승을 찾아 ‘그 집[門]’(‘집/집안’ 등은 ‘門’으로 표상된다)으로 들어갔다. 따라서 이 경우 ‘그 집[門]’은 곧 ‘그 스승[門]’을 의미한다. ‘아무개 스승’ 아래 배우는 사람을 ‘아무개 문하(門下)’라고 했다. 그래서 같은 스승 밑에서 배운 제자들을 ‘동문(同門)’이라고 한다. 오늘날 스승의 집은 학교로 대체되고,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아무개 학교 동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느낌은 달라졌다. 요즘 그냥 동문이라는 말을 들으면, 스승은 간데없고 교문만 남아 있는 느낌을 받는다. 3. ‘제자’는 중세 이전의 교육문화에서 생겨난 말이다. 훼손되지 않는 ‘제자’의 원형은 고대에 있었다. 산파술로 진리를 논하던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들이 그러하고, 학문 토론을 하며 전인격적 도야와 더불어 배움 공동체를 형성했던 공자의 제자들이 그러하다. 예수나 석가의 제자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스승을 보고서 스승을 따르면서 자신의 배움과 삶을 결정해 간, 그야말로 제자들인 것이다. ‘학생’은 근대와 더불어, 근대학교의 등장과 함께 형성된 개념이다. 따라서 제자에게는 스승이 호응되는 말이고, 학생에게는 학교가 호응을 이루는 말이다. 학생에게는 선생이라는 말이 호응을 이루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형식 차원의 호응일 뿐인지도 모른다.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의 진정성이 옛날의 ‘스승-제자’처럼 작동하지 않고, 근대 이후에는 스승의 자리에 그냥 학교가 놓이는 ‘학교-학생’의 코드로 변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학교’라는 개념을 더 엄격하게 말하면 ‘학교 커리큘럼(curriculum)’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그러니 ‘스승-제자’ 모드와 오늘날의 ‘선생-학생’의 모드는 너무나 많이 다르다. 스승은 제자에 전인격적으로 전생활적으로 결속되어있었지만, 오늘날의 선생들은 오히려 ‘선생-학생’의 구도보다는 ‘학교-선생’의 구도에 더 많이 결속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찌하랴. 우연히 만난 이 수많은 학생들을 그냥 학생으로서만 대하여 내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K의 담임선생님이 K를 학생으로 만나서 마침내 제자로 만들어 내었던 것, 그리하여 평생 마음의 인연을 삼게 했던 것에 우리는 무심할 수 없다. 일이란 것이 경제적 소득 때문에 시작되지만, 최상의 일은 보람을 창출하는 데에 이르러서야 꽃을 피운다. 비로소 사람다운 일을 하는 경지에 드는 것이다. 이 봄에도 수많은 학생들을 대하면서, 더러는 상처투성이의 감정노동자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스승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그냥 학생으로 스쳐가는 아이들을 진정한 제자를 만들어 보려는 우리들 마음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제자들을 향하여 아픈 마음을 가지는 선생님들이 참 아름답고 미덥고 자랑스럽다. 스승의 날이 온다. 스스로 자신에게 큰 표창장 하나씩을 수여하기로 하자. 박인기 사랑, 열정, 소통 등 따뜻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교육현안을 바라보는 박인기 교수는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어 교육을 전공한 교육박사로서 한국교육방송프로듀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한국독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문학교육론, 교사와 책,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교과는 진화하는가 등의 교육관련 저서와 산문집 송정의 환, 사계의 전설이 있다.
종종 회사에서 내근을 하고 있으면, 멀리서부터 시끌시끌 소리가 들려옵니다. 방송국 견학을 온 거지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나 중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교실을 떠나 외부활동을 나서는 데서 오는 해방감. 겉으론 화려해보이는 스튜디오의 복잡한 내부나 거대한 방송장비에 대한 호기심, ‘혹시 연예인이나 인기 아나운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복도가 일순 매우 소란스러워지지요. 저도 이곳에서 일한 지 십여년이 지났지만, 학생들의 들뜬 반응을 접할 때마다 방송국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품었던 유년시절이 떠올라 슬며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더불어 학생들이 주로 관심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부문은 일산센터로 이전한 지 오래고, 이 곳 여의도 방송센터엔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딱딱해 보이는 보도국과 시사교양국, 라디오국만 남아있어 실망만 하고 돌아갈까 안쓰러움이 들기도 합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이같은 견학, 체험활동들로 구성된다지요. 한 학기만이라도 중간·기말고사나 각종 평가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업 현장을 방문하고, 토론식 수업 등 자유로운 교실 분위기에서 자신의 적성을 깨닫고 진로를 찾는 시간은 무척 의미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른들이 흔히 하는 ‘네 꿈이 뭐니?’란 질문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만 돼도 묻고 답하기 쑥쓰러워지죠. 중학교에 들어가서면서부터는 당장의 내신 시험, 모의고사 등에 매달려 공부계획을 세우기도 벅찬 학생들에게 장기목표나 진로를 묻는 건 미안해지기까지 합니다. 정부의 자유학기제 추진의지는 강력합니다. 최근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전 부처가 이 자유학기제 운영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했죠. 각종 체험, 견학 프로그램 마련과 제공을 주저하지 말라는 겁니다. 일선 학교에서 매번 적절한 현장 체험 장소를 찾긴 쉽지 않을테니까요. 제가 출입하는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서도 거의 매주 각종 기관들과 자유학기제 관련 MOU 체결 소식을 전해옵니다. 그런데, 체험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들을 살펴보면 정부기관, 금융회사, 병원, 언론사, 공기업이 대부분으로 사무직과 관리직, 전문직으로 한정돼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가끔 스포츠 프로구단 정도가 이례적인 기관으로 눈에 띄네요. 대부분 직업들이 학생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기성세대로부터 한 번쯤 권유받은 직업들일 겁니다. 그러나 자유학기제가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보다 더 다양한 직업세계를 체험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또 체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희망하게 된 진로가 ‘비현실적’, ‘네가 아직 세상을 잘 몰라서’란 이유로 배척되어선 안 될 테지요. 학생들의 의사가 존중받기 위해선 전 사회가 나서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들이 그 필요성을 제대로 인정받고, 직업별, 학력별, 정규직/비정규직 여부에 따라 존재하는 차별(임금, 처우, 복지혜택 격차 등)이 해소돼야겠지요. 도전에 한 번 실패했다 해서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도 선행돼야할 과젭니다. 이런 부분들이 해결돼야 ‘고졸 취업’, ‘청년 창업’이 구호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교에서도 진정으로 ‘꿈과 끼를 키워주는 행복교육’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학생들과 하루종일 부대끼며 특기, 적성, 성격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조언할 수 있는 교사의 역할이 진로교육에 가장 중요한 건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지만, 학창시절 들었던 선생님들의 말씀은 지금도 제 인생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결과에 연연말고 늘 최선을 다해라”, “발표하길 좋아하니 기자를 해도 좋겠구나”, “자기 주장이 센 편이니 다른 사람들과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등.. 진로를 결정할 때, 조직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매너리즘에 빠질 때 마다 떠올리고 되새기는 조언들입니다. 선생님께 대한 고마움을 새삼스레 깨닫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노경진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MBC에 입사했다. 사회부, 문화부, 경제부 등 주요부처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현재는 MBC 취재센터/사회1부 소속(차장대우)으로 교육부를 출입하며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에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이 도입된 것은 1995년.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봉사활동은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초창기 형식적으로 시간과 점수 때우기에 급급해 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자발적으로 태안원전유출지역이나 강원도 폭설현장, 태풍피해지역 등으로 떠나고 있다. ‘스펙’을 떠나 진심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크고 작은 실천들은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될 것이다. ‘나눔의 정신’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평범한 일상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충남학생봉사활동 교육연구회(이하 연구회)’가 꿈꾸는 세상이다. '봉사활동'은 최고의 인성교육 하지만 아쉽게도 학교현장은 ‘나눔의 정신’에 인색하다. 지금도 우리나라 학생들 대다수는 적당히 할당된 봉사시간을 때운다. 일선 현장 교사들도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저 뾰족한 방법이 없어 묵인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유순식 연구회 회장(충남예술고등학교 교장)은 “봉사활동 업무는 여러 가지로 골치가 아프죠. 그러다보니 초임교사나 기간제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매년 담당자가 달라지다보니 노하우가 없어서 형식적으로 흘러가는거죠”라며 “사회는 ‘나눔과 실천’을 향해 변화하는데 학교는 아직까지도 형식적인 봉사활동에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가슴 벅참을 느껴본 학생들은 절대로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하지 않아요. 어쭙잖은 인성교육프로그램보다 제대로 된 봉사활동 한번 하는 게 훨씬 낫죠”라고 입을 모으는 연구회 선생님들은 “아이들보고 ‘너희들이 찾아서 해라’라고 할 수만은 없잖아요. 학교가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터전이 되어주어야죠.” 학생과 교사를 한뼘 더 성장시키는 '나눔 정신' 봉사활동이 활성화되고 학생들의 삶까지 영향을 주기위해서는 ‘교사’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연구회의 설립취지이다. 때문에 연구회는 직접 학생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은 물론 ‘봉사활동 길라잡이’ 발간, ‘학생봉사활동정보안내센터’ 홈페이지 운영, 도내 봉사활동 담당자 협의회 개최, ‘찾아가는 봉사활동 컨설팅’ 사업 등 봉사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충남학생봉사활동 교육연구회는 올해로 13년째이다. 학생들의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언론의 뭇매를 한창 맞던 2001년, 제대로 된 학생봉사활동을 한 번 해보자며 충남지역 선생님들이 의기투합한 것이 시작이었다. “봉사활동은 아이들을 성장시키죠. 처음엔 시큰둥하게 시작했던 녀석들도 뭔가 모를 찌릿찌릿함을 느끼면 확실히 달라져요. 그런 녀석들을 보면서 제 자신도 달라지더라구요.”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보다 자신들이 더 성숙해진 것 같다는 연구회 선생님들은 주변 교사들과 행정당국의 무관심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도 바로 봉사활동이 주는 ‘성장에 대한 믿음’이었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전국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봉사활동 노하우와 탄탄한 조직을 갖추게 되었지만 연구회는 여러 번의 아픔을 겪었다. “말도 마세요. 늘 예산이 부족했죠. 어떤 해는 아예 없어진 적도 있어요. 한두 명씩 떠나갔지만 이렇게 10여년 넘게 조직을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은 ‘나눔’에 대한 신념 때문 아니겠어요? 올해는 담당 장학사가 우리들의 취지를 좋게 봐주고 예산을 확보해 준 덕분에 힘이 납니다.”라며 연구회 선생님들은 임광섭 충남교육청 장학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올려보였다. 국제구호활동으로 유명한 한비야 씨는 “자기가 가진 불씨를 나누어 준다고 해서 불꽃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라며 ‘나눔’을 강조했다. 충남학생봉사활동 교육연구회 선생님들 역시 10여년의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국 각지의 교사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노라며 환하게 웃었다. 선생님들의 불씨가 전국에서 활활 타오르기를 희망해본다.
대한민국 교사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떨 때 가장 보람있었나요?”, “어떨 때 가장 힘드셨나요?” 오십여 분의 선생님들께 직접 묻고 대답을 들었습니다. 보통 설문지가 갖는 형식에 따르지 않고, 선생님들의 날 것 그대로 생생하고 솔직한 답을 들을 수 있도록, 그래서 ‘평소 생각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읽을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선생님들도 허심탄회하게 답을 보내주셨습니다. 물음에 답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며 감사해했습니다. 이번 설문에 응해주신 선생님들의 답변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십여 분의 ‘희노애락’이 대동소이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작지만 진심어린 정성에 아이처럼 기뻐했고, 학부모들과 사회의 편협함에 슬퍼했으며, 교육당국의 일방통행으로 좌절하고 분노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교육현실인가 싶었습니다. 선생님들의 표현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덧붙이지도 않으려합니다. ‘그대로’를 담는 것이 선생님들의 ‘지금’을 이해하는데 도움 되리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이 글이 선생님들께 작은 힐링이 되기를 바랍니다. 喜| 교사로서 보람찰 때 아이들과 즐겁게 함께 활동하는 ‘매 순간 순간’ ● 가르쳐도, 가르쳐도 도무지 글눈을 뜰 것 같지 않아 암담했던 아이, 봄이 오자 잎눈을 틔우는 나무처럼 한 해가 끝나가던 어느 날, 더듬더듬 받침 없는 글자부터 읽으면서 글눈을 떴을 때의 감동이란... . 해 마다 되풀이 되지만 늘 새로운 기쁨이다. ● 앞니 빠진 얼굴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업시간에 배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보았을 때. ● 수업이 끝난 후 교실에 남아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수업 외적인 만남의 시간을 보낼 때.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에서 조금 벗어나 편하게 웃고 떠들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 십 수년전 9명의 순박한 시골 아이들을 2년간 맡으면서 연극을 했던 것이 가장 즐거웠다. 열악한 가정의 아이들 이었지만 서로 다독이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떨릴 정도로 즐거웠다. 지금도 우리는 만나면 공연 이야기를 한다. 그 때도 지금도 그들은 제자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나의 배우들이다. ● 학업성적이 많이 향상되었을 때. ● 게으름의 소치로 운동이나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싫어하는 나 이지만 야외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의 환희에 찬 목소리를 들을 때. ●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 간다고 느껴질 때. 교사인 나보다 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들의 눈빛을 보면 행복하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집중해서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귀여운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 우리반 학생 모두와 학교 대항 축구경기 응원하러 갔을 때. ● 학생들과 함께 웃으며 활동하는 매 순간 순간이 행복하다. ● 첫 제자들이 어렵게 어렵게 나를 찾아서 연락이 왔을 때. ● 학생과 확실하게 소통이 된다고 느낄 때. 내 질문의 기저에 깔린 감정까지 읽어서 답변해 줄 때 정말 교사된 기쁨을 느꼈다. 怒|교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 겨우 지탱하는 자긍심마저 일방적으로 무너뜨리는 ‘사회’ ● 가르치는 일이 중심되어야 하는데, 다양한 행사와 기타 업무 등으로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고, 수업에 충실하지 못한 나를 발견할 때. ● 주변에서 교직에 대해 폄하하는 발언을 듣게 될 때. ● 사회 통념상 이해하기 어려운 교육청의 협조(?)사항을 무조건 수행하라고 강요할 때. ●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거나 교사의 권위에 도전할 때. ● 별의미없는 복잡한 서류(다른 학교에서는 하지 않는)를 작성하라고 해서 부적절함을 설명했지만 도저히 설득할 수 없을 때 정말 사표 던지고 싶었다. ● 과도한 행정업무로 수업보다 공문서 처리를 우선으로 해야 할 때. ● 나름대로 일년동안 열심히 가르쳤음에도 학부모 교원평가에서 어떤 항목에서든 보통정도로 평가받았을 때(잘모르는 상태에서 ‘아주 잘함’이나 ‘잘함’에 체크못하고 ‘보통’에 체크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이런 것들로 평가받는 다는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 행정부처의 탁상공론이 전혀 개선될 기미가 없을 때 ● 학부모가 나의 학생 지도 방식을 존중해 주지 못할 때(생활태도, 진로지도 등) ● 교권은 존중하지 않으면서 교육 문제의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돌리는 현실을 만날 때 哀|교사로서 힘들 때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럴리 없다는 학부모의 ‘항의’ ● 학생이 비행을 저질렀어도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럴리 없다’며 항의하거나 ‘다른 아이 편만 든다’며 교사를 원망할 때. ● 막무가내인 학생이 내 말은 죽어라 안 듣더니 무서운 남자선생님 한마디에 바로 태도가 달라 졌을 때 허무했다. ● 사교육에 지쳐 아무 의욕이 없는 학생들을 매 수업시간 마다 만날 때. ● 수십번을 지도하고 타이르고 격려를 해도 수용하는 자세가 전혀 없는 학생들을 볼 때. ● 교사인 나와 학생들간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고 여겨 질 때. ● 아이들이 교사의 노력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발하고 교사의 권위에 도전할 때. ● 학교 통학버스 사고로 아이들 둘이 죽었다. 안전 밸트 미착용으로 한 집 형제 둘이 죽었다. 그 중 작은 아이는 엄청 장난꾸러기였는데 신기하게도 책을 빨려들 듯이 보았다. 당시 도서 담당이었던 나에게 그 아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다. 사고 후 도서실에서 그 아이가 앉았던 자리를 볼 때마다 울었다. 현관에 걸린 사진을 볼 때마다 울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운다. 손도 떨린다. 그 후 교육청에서 스쿨버스 도우미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지침이 내려왔다. 樂|교사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낄 때 사탕 한 알, 고추장, 참기름, 손편지...그 안에 담긴 ‘진심’ ● 첫아이 낳고 휴직하고 있을 때 초임시절 학생들이 우리집까지 축하해주러 와줬을 때. ● 첫 제자들이 어렵게 어렵게 나를 찾아서 연락이 왔을 때. ● 졸업생 부모님이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하며 평소 자녀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어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말해줄 때. ● 자신이 먹고 싶은 사탕이나 과자를 꾹 참고 나에게 건내줄 때. ●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한 덕에 아이들과 환상적인 수업을 마쳤을 때 강력한 에너지가 쌓인다. ● 틈만나면 아이들을 교묘하게 괴롭히는 학생을 만나 2년동안 도닦는 심정으로 생활했는데, 6학년 때 우연히 만난 학부모가 ‘선생님 덕분에 우리 애가 바르게 자랄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학년이 바뀌고 해가 몇 번 바뀌어도 스승의 날이면 어김없이 고추장, 참기름을 보내주신다. ● 잘 챙겨주지 못하는데 우리 애들이 엄마가 교사인 것을 아주 자랑스러워하고 좋아 할 때. ● 문제행동을 보였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해하던 학생이 마음을 열고 나의 진심을 받아들여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일 때.
P선배, 그간의 안부를 묻기에 민망하게도 교단은 명예퇴직 바람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요즘 교정은 활짝 핀 개나리, 진달래, 목련화, 산수유와 어우러진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향기롭습니다만, 교단을 떠나려 고민하는 선배 선생님들을 뵐 때 마음 한켠이 무거워집니다. P선배, 기억하십니까?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은 27년 전 제가 신임교사로 부임한 3월의 어느 중학교에서였지요. 선배는 저보다 2년 먼저 발령을 받은 선배 교사로서 물정 모르는 새내기 교사인 제게 초임생활에 필요한 학생지도 요령을 해박한 지식과 함께 경험을 들어 알려주었지요. 당시 P선배는 한마디로 후배들에게 신화적인 교사였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눈빛, 몸짓 하나 놓치지 않고 수업이면 수업, 생활지도면 생활지도, 상담이면 상담으로 어쩌면 그렇게도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가 있었는지요. 제가 문제학생과 씨름하며 해결 방안을 몰라 쩔쩔맬 때면 선배는 단 몇 분 만에 분노로 폭발할 것 같던 학생들의 감정을 봄눈 녹이듯 해결해 주던 만능키와 같은 분이셨습니다. 지금은 그 때의 그 젊은 열정은 조금 줄어들었는지는 몰라도 오랜 교단의 경륜에서 오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할까,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완성의 경지에 다다르지 않았겠습니까? 누구보다 교육을 사랑했고 교단을 천직으로 여겨왔기에 선배의 아드님 또한 아버지와 같은 사도의 길을 가고자 사범대를 진학했을 때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였습니까? 이처럼 교단을 사랑하는 P선배께서 왜 교단을 떠나시려는지요? 이제 교단을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는 선배의 회한은 제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선배가 교단을 떠난다는 것은 비단 경륜 있는 한 명의 교사를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교단의 황폐화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명예퇴직’이 말 그대로 명예로운 퇴임이어야 하는데 교사들이 학교를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는 교단 풍토가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금년 한 해만도 5,000여 명의 선생님들이 명퇴신청하였다니,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퇴로 상징되는 작금의 교단 현상은 교사 개인의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전반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P선배가 교단을 지켜온 지난 30여년은 국가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였는데, 그간 학교는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겠습니까? 4, 5, 6차 교육과정은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 되었고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7차 교육과정을 거쳐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채 자리도 잡기 전에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등장하였습니다.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는 교사에게도 이해하기에 벅찬 난수표였습니다. 역대 정부마다 추진한 교육개혁에서 교사는 개혁의 주체라기보다는 개혁 대상으로 몰리는 것도 쓰라린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PART VIEW]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날 우리들의 지도방법이 몰인권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오늘날 부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교육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하지만 그러한 자부심만으로는 더 이상 교단을 지키기에는 역부족임을 느낍니다. 얼마 전 한국교총에서 교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감정 관련 인식조사’ 결과 교사 4명 중 3명(78.1%)이 학생 지도 등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의 72%가 감정 근로 스트레스 때문에 교단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는데, 박 선배가 교단을 떠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을 것입니다. 체코의 밀란 쿤데라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선생님들이 강자로부터 억압받는 타자(The Other)로 전락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강자란 설문조사에도 나왔듯이 교사가 느끼는 스트레스 대상인 학생(46.5%), 학부모(21.9%), 교장?교감(14.4%), 동료교사(14.0%) 등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간이 타자로 전락될 경우 개인의 창조성은 말살되고 무기력한 존재로 비쳐질 뿐이겠지요. P선배, 선배가 밝힌 명퇴의 변은 한 교사로서 견디기 어려운 감정 스트레스를 잘 증언하고 있는 듯해서 이 지면을 통해서 알리고 싶습니다. 선배의 고민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교육이 해결해야 할 공통의 문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3년여 전부터 명예퇴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서는 배부른 소리하지 말라고 한다. 누가 뭐래도 교사는 가장 안정된 직장이고 존경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교사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즐비하다. 제 아들도 사범대학교 재학 중이다. 아들을 보면 부끄럽기까지 하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서 모든 분야가 힘들다고 한다. 젊은이나 노인이나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인지 교사들의 이직이 거의 없다. 참고 견딘다…(중략)…수업 중에 ‘말대꾸’, ‘말꼬리 잡기’, ‘일어나서 돌아다니기’, ‘지적당하는 학생 편들어주기’, ‘휴대폰 사용하기’ 등이 다반사다. 교사가 잘못을 지적하면 학생이 짜증을 내고, 고성을 내며, 욕설까지 한다…(중략)…행정지원사가 있지만 여전히 잡무가 많다. 주당 수업 시수도 20시간이면 하루 4시간 수업해야 한다. 이런 환경의 학교로 출근하는 교사의 어깨는 무겁고, 심장은 답답하다. 아마 50대 이후 교사들은 한 번쯤 명예퇴직을 생각한 적이 있을 거다.” P선배, 선배의 증언은 교사로서 지녀야할 존엄과 명예가 실추된 교단의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 한 마디가 오늘 우리 선생님들이 느끼는 솔직한 심정일 것입니다. 또래 학생을 자살로까지 내몰았던 학교폭력에 있어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정신적 감화를 주기보다 법 집행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교사의 위상이라는 선배의 말씀도 정곡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P선배, 세상이 변했고 교실이 변했어도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는 힘 있게 버텨야 된다고 믿습니다. 모든 교사가 이 어려운 현실을 외면한다면 학생은 누가 키우겠습니까? 설령 선배가 교단을 떠난다 해도 누군가가 남아서 교단을 책임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교사로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은 요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사의 자존감은 누가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라, 교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첨단 과학의 시대가 되었다고 갓난아기에 대한 엄마의 역할이 사라진 것이 아닌 것처럼, 아이들에 대한 교사의 필요성이 축소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교사, 교사와 교육 정책 등의 관계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윤리로 발전할 수 있도록 P선배가 끝까지 교단에 남아 힘을 보태 주시기를 청해 봅니다. 어둠의 터널 끝에 빛으로 향하는 출구가 있듯이 교육의 밝은 날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선배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K형! 오늘처럼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 간절한 마음의 편지를 그리운 사람에게 써본지가, 사랑 때문에 미치도록 가슴앓이 하던 내 청춘의 한때, 아련한 그 황금시절 말고 또 언제였던지 모르겠습니다. 길거리의 우체통이 이용객이 없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도 있습니다만, SNS로 대변되는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세상의 소통방식이, 그것을 통해 주고받는 생각의 조악함만큼이나 우리들 삶을 경박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 하곤 하는 저로서는 바쁜 가운데서도 틈을 내어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K형! 입 달린 사람이면 하나같이 공교육이 무너졌다면서 우리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요즘, 교육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저는 학교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교육의 본질 측면에서 바라보면 학교는 아이들이 꿈을 꾸는 곳, 꿈이 없는 아이 같으면 꿈을 갖도록 도와주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선생님이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의 꿈을 귀하게 보듬어주고,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꿈을 강요하지 않으며, 지금과는 전혀 다른 미래의 세상을 이루어 나갈 아이들과 희망의 무지개를 그려가는 일 아닐까요. 농사를 짓는 농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곡식들이 자라는 들판 한가운데서 열정의 땀을 쏟아 부어야 풍년의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내려는 참스승이고자 한다면 가르치는 일이 제 아무리 힘들고 고달프다 할지라도 자신이 서있는 교실과 운동장을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삶의 꽃밭으로 여기며, 그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보며 ‘아무 물정 모르는 사람들 같다’고 말할 때 부끄러움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때 묻지 않은 동심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묵묵히 교단을 지켜줄 때 우리의 아이들은 그 존재 하나하나가 소중한 꽃이 되고 별이 될 것입니다. 사랑을 단순히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기는 쉽습니다. 주먹을 불끈 들어 보이며 목청을 돋우어 희생과 봉사를 외치는 일 또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꽃에서 향기가 절로 번져나오듯, 진정한 사랑은 애써 ‘사랑합네’ 떠벌리지 않아도 사람과 사람 사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소리 없는 강물 되어 물결치지 않던가요. 누가 보건 말건, 알아주건 말건, 해맑은 영혼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스승이고자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바른 삶의 덕목을 몸으로 보여주며 거짓 없는 가슴으로 말하는 선생님. 그래서 아이들의 정신적 거울로서 모범전형이 되는 선생님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교육자의 소명과 책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늘 우리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계시는 K형! ‘교실붕괴’라는 말이 학교교육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교권추락’이라는 말이 우리 교육자들의 위상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실을 생각하면, 힘을 내서 일하다가도 마음이 금세 답답해지곤 합니다. 더구나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교사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학교폭력의 빈발로 학생지도가 날로 어려워지다 보니 학교를 떠나겠다는 선생님들이 늘고 있는 작금의 추세는 걱정이 아닐 수 없고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때일수록 올바른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교육자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교단을 지키는 우리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교육의 힘을 믿고 자신의 직분에 충실해 준다면, 우리 교육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당당히 바로 설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온통 꽃들의 세상인 교정 안에서, 죄 모르는 아이들이 유리창에 부서지는 금빛 햇살 등에 지고 배움의 열망을 불태우고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 피우는 저 교실을 바라보노라면 가슴 가득 차오르는 행복감에 눈물이 나곤 합니다. 바라건대 아이들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붉은 마음의 꽃까지 더불어 활짝 피어난다면 그보다 찬란한 봄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다시 뵈는 날까지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사립인 서울 A고등학교 교사 김모씨(52)는 지난 겨울방학 내내 아프리카와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여름방학을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보냈던 그는 올 겨울 남미 여행을 준비 중이다. 방학 시작하는 날 떠나서 개학 전날 귀국하는 ‘화려한’ 방학 생활은 수년전 교감 승진을 포기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교감 승진을 접은 날 그는 자신이 그토록 꿈꿨던 세계 일주와 교사로서 본분인 학생들과 교감(交感)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교무실 책상엔 전공인 영어교과 자료와 세계 여행 책자들로 빼곡했다. 주말이면 조그만 텃밭에 나가 야채를 기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을 줬다. 승진 티켓을 버리자 교직생활에 새로운 활력이 찾아왔다. 학생 하나 하나에 관심과 애정을 쏟았고 교직의 새로운 기쁨을 맛봤다. 그는 지금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생님 중 한사람이다. 교사들의 승진경쟁이 본격화 된 지난 80년대 후반, 교장 교감 승진을 포기했다는 의미의 교포(敎抛)교사란 말이 나왔다. 이후 교포교사는 교직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다 순화된 표현으로 교양(敎讓)교사가 등장했다. 교장?교감 승진을 양보했다는 말의 줄임이다. “승진하면 뭐해...” ‘교포교사 → 웰빙교사’ 진화하는 교단 교감이나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점수를 계산해야 한다. 공무원 승진평정체계를 보면 교사가 승진하기 위해서는 경력점수(70점)와 근무성적(100점), 연수성적(교육성적-27점, 연구실적-3점) 그리고 연구학교나 교육기관 파견근무와 같은 가산점(13점)을 합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지 못하면 승진은 꿈도 꾸지 못한다. 62세 정년까지 30여년을 준비해야 하는 승진의 길. 교장으로 화려하게 꽃피우지 못하고 교직생활을 마무리해야하는 교사들. 그들은 한 때 교포교사라는 낙인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2014년 지금, 교포교사와 교양교사는 웰빙교사라는 말로 진화하면서 교직사회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교포나 교양교사가 현실 도피적 성향을 띄고 있다면 웰빙교사는 자기만족에 방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교장?교감으로의 승진 보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충실하기 위해 평교사 길을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요나 능력의 한계 때문에 승진을 못한 것이 아니라 소신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지향하는 문화 현상을 뜻하는 웰빙이 정년이 보장된 교직과 맞아떨어지면서 40대 이후 교사들을 중심으로 ‘나만의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승진의 꿈을 접은 대신 학생들에게 충실하고 취미활동 등 자기계발에 열심이며 일찌감치 정년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을 웰빙교사의 전형으로 꼽았다. 그는 “승진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일 뿐”이라며 “교사가 됐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내가 원하는 교직생활에 충실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교장을 꿈 꾼 적도 있었지만 점수 경쟁에 내몰리면서 학생들 교육에 소홀해지자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털어놨다. 우리반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져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도 평교사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생활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교 행정업무 기피... 교단 얌체족 비판도 경기도 B중학교 교사 임모(38)씨는 교장 교감선생님들의 권위가 예전같지 않을 뿐더러 부장 교사들이 일에 치여 허덕이는 모습을 보면서 일찌감치 방향을 바꿨다. 미술 교사인 그는 전공을 살려 웹툰 작가로의 데뷔를 준비중이다. 제자들과 동호회를 만들고 학원도 다니면서 조금씩 꿈을 실현해 가는 지금이 더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경향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서울지역 한 고등학교 교감은 ‘자기만 아는 얌체족’들 이라며 웰빙교사들을 향해 불만을 나타냈다. 부장 자리라도 부탁할라 치면 줄행랑 놓기 일쑤라면서 학교 행정업무는 일체 하지 않으려는 통에 골머리가 아프다며 손사레를 쳤다. 이런 류의 교사들이 학교마다 3분의1 정도는 되는 것 같다는 그는 교직사회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PART VIEW] 교육전문가들은 교직사회가 다원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장 교감으로 승진해야 성공한 것이냐는 인식이 바뀌면서 좋은 교사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승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경직된 학교 조직 문화에 실망한 교사들이 긍정적인 롤모델을 찾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나치게 세분화된 승진 시스템을 개선, 행정력보다 가르치는 능력이 우수한 교사들이 우대받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교단 문화를 긍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