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4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김관식 경기 부천남초 교사는 최근 시집 ‘가루의 힘’을 발간했다. 40여 년간 틈틈이 작성한 시를 엮었다. 총 7부로 구성해 자연, 일상, 세태 등에 대한 느낌과 필자의 생각을 담았다.
4월은 과학의 달이고 4월 21일은 제47회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달을 맞아 각급 학교는 학생과학 행사를 운영하고 있고 전국 단위로도 다채로운 과학교육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학교에서의 과학교육은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의 기초과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의 과정이다. 기초과학은 자연과학의 기초 원리와 이론에 대한 학문으로 공학·응용과학의 밑바탕이 된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 및 근본 원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지식기반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성장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기초과학은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은 국가의 성장 동력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그간 축적한 모든 지식들을 집약하고 자본과 노동을 투입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으나 어느 순간에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 우리나라도 응용과학기술 및 산업기술의 힘으로 지난 50~60년 동안 경제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왔다. 남들을 따라하는 추격형 전략으로 이만큼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남들이 하지 않는 창조적이고 선도적인 전략을 해야만 앞서 갈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는 이유도 남이 하지 않은 창조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 연구를 통한 새로운 지식의 출현 및 축적은 다양한 응용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학생들에게 기초과학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기초과학을 배우는 학교과학교육은 순수기초과학의 비중만큼이나 중요하다. 학생들의 본성은 순수기초과학의 특성과 비슷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주변 세계와 사물에 대해 끝없는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려는 본능적인 탐구자다. 따라서 과학교육은 학생이 주변 세계와의 적절한 상호작용을 통해 호기심과 흥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또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시켜 봄으로써 문제 해결력과 창의성을 계발하고 확장할 수 있는 과학 활동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한다. 학생들은 과학 활동을 통해 일상생활의 다양한 현상을 탐구해 봄으로써 생활환경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과학교육의 발전과 진흥은 국가발전의 초석이다. 따라서 과학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과학적 태도와 소양을 갖춘 국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관찰·실험 등 과학활동 기회 줘야 과학수업에 대한 가장 흔한 불평은 따분하다는 것과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과학교육은 더욱 흥미로워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일정 부분의 학습은 읽고 쓰는 기존의 학습법을 따르겠지만 이에 더해 학생들이 과학을 느끼고 실천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면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가 커질 것이다. 현재 학교현장에서는 상시평가, 상시수행평가, 상시교사별수행평가가 화두다. 이에 발맞춰 현장을 이끌고 있는 과학 교사들이 수업 중에 상시교사별수행평가로 과학 관찰․실험․체험․탐구 활동을 운영한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현장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수석교사로서 과학의 날, 과학 주간, 과학의 달 행사를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시․공간적, 경제적으로 운영하기에 버거운 학생과학 활동을 외부 기관 및 단체에서 기부하고 지원하는 행사야말로 학교 과학교육의 내실을 지원하는 커다란 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학교육문화의 기부가 4월 한 달에 국한되지 않고 년 중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4월 국회 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본회의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시간선택제 교사, 교육용전기료, 초등돌봄교실 등 다양한 교육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9일 열린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는 초등돌봄교실이 화제가 됐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교육부의 돌봄교실 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초등학교 1만702개 교 중 7158개교(66.9%)가 20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교육부가 펴낸 초등돌봄교실 운영 길라잡이에 나온 운영방침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 배재정 의원도 “초등돌봄교실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 지원이 따르지 못해 충남의 경우 절반 이상이 민간위탁형태로 운영돼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교실수와 교사 확대에 대해 다각도로 지원방안을 마련해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용 전기료 인하와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 내 협의가 원만히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 장관은 교육용 전기료 지원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지난해 예산 반영 시 부대의견으로 첨부한 800억원 지원은 이미 시행했으며, 교육용 전기료 4% 인하도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4월 중으로 가능하냐”고 묻는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에 앞서 8일 열린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의 대정부질문에서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에 대한 장관의 인식인 논란이 됐다. 서 장관은 시간선택제 교사제도 도입과 관련해 이미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많은 선생님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답해 현장과 동떨어진 의식을 보인 것. 서 장관은 정진후 정의당 의원의 시간선택제 교사 관련 질의에 “시간선택제 교사는 교육과정에 탄력성을 제대로 회복하기 어렵고 학생의 다양한 선택권이 부여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학교 운영에 탄력을 줄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교육계가 시간선택제 교사를 반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서 장관은 “처음 이 제도 이름이 나왔을 때 정부가 추진하려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총이 설문조사를 해서 그렇게 나왔다”며 교육계의 반대이유를 제도에 대한 이해부족 탓으로 돌렸다. 이와 관련해 교총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는 기본적으로 교직의 전문성과 현장 적합성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라는 점에서 교육계 안팎에서 우려하고 반대하는 것”이라며 “교원들이 제도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장관의 인식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은 ‘영원한 학생’이란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가슴과 지혜의 젊음을 지속시킬 수 있게 하는 배움의 길로 나서야 하리라.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새해에는 배움의 길목에서 아이들과 함께 걸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몇 해 전 교육신문을 읽다가 이 글이 마음에 너무 와 닿아서 몇 해째 다이어리 제일 앞 장에 적어 다니고 있는 글이다. 교직 17년차, 아직은 ‘교사’라는 이름이 부끄럽기만 한 부족한 사람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아름다운 미래, 희망 가득한 교육을 위해 이름 없이 수고하시는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송구할 따름이다. 수상 소식을 접하고 삶의 이유를 만들어 주는 사랑하는 가족들,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분들, 내가 늘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이쁜 나의 제자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나에게 항상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믿어주고 인내하게 해주는 힘의 근원을 만들어 준다. 올해도 ‘교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해마다 ‘만남’이라는 새로운 출석부를 기다린다. ‘또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3월이면 어김없이 가슴이 설레인다. 나에게 꿈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신 바로 그 선생님. 나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신 바로 그 선생님. 내가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 주신 바로 그 선생님...... 내가 만난 아이들의 마음 한 구석에 수많은 선생님들 중의 한 사람이 아닌 그 아이들의 가슴에 남을 수 있는 진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부려본다. ‘함께’라는 이름으로 웃음꽃 피는 교실. 그 속에서 함께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 더 많이 힘쓰고 애쓰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다. “I am not a teacher, I am the teacher.”
파란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을빛이 내린 운동장을 바라보는데 ‘띠링’ 스쿨 메신저 알림벨이 울린다. 보건선생님으로부터 온 메시지이다. “선생님, 우선관심군 학생인 K는 잘 지내고 있나요? 특이사항 있으면 저에게도 연락주세요.” K군은 ADHD가 의심돼 심층사정평가가 필요한 학생이지만 학부모님이 거부 의사를 밝혀 담임인 내가 집중 관찰하며 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일지를 꺼내 작성하는데 문득 9년 전 ADHD 아이를 처음 담임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교육경력 8년차, 3학년을 맡게 됐다. 해마다 그렇듯 설레는 첫 만남을 기대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10살의 어린 천사들이 두 눈을 말똥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아이, 한 아이 일일이 눈을 맞추며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자기 소개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 갑자기 교실 문이 드르륵 열렸다. “안녕하세요?” 새 학년 첫날부터 지각인데도 미안한 기색도 전혀 없이 교실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인사하며 교실 문을 들어서는 아이. 민욱이었다. 깜짝 놀라 토끼눈이 된 나를 보며 우리 반 아이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쟤, 원래 저래요. 2학년 때도 맨날 그랬어요.” ‘음, 네가 바로 그 유명한 민욱이구나’ 진작부터 민욱이에 대한 소문을 들어온 터라 ‘으이구, 골칫덩어리!’ 라는 문구가 먼저 내 머리 속에 들어와 박히는 순간이었다. “안녕? 어서와! 만나서 반가워. 늦었구나. 여기 앉도록 하렴.” 민욱이와의 첫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내 마음 안에 가득 피어났던 기쁨꽃이 갑자기 꽃샘추위에 시들어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정신없이 바쁜 3월과 함께 민욱이의 활약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민욱이는 무슨 일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려했다. 친구에 대한 배려도, 단체생활에 대한 질서도 전혀 없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무조건 떼를 쓰기 시작했다. 3학년에 맞지 않는 행동이 반복되고 교사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막무가내인 행동들로 인해 반 아이들의 불평불만이 쏟아졌다. 8년 교육경력의 힘을 빌어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학단원평가 시간, 갑자기 민욱이가 짝의 시험지와 오답공책을 확 찢어버리는 사건이 생겼다. 짝이 자기 시험점수를 틀리게 적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학부모 상담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막상 상담을 하려고 하니 여러 가지 생각들로 내 머리가 복잡해졌다. ‘부모님이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해주실까? 아이의 상황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계실까? 집에서는 괜찮은데 괜히 함부로 말했다가 역반응이 나타나는 건 아닐까?’ 어머님이 학교에 방문을 하시고 그동안 수없이 했던 고민을 어렵게 꺼냈다. 3월부터 있었던 민욱이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하자 어머니는 큰 반응 없이 1, 2학년 때 담임선생님들께서도 병원에 가보란 말을 했다고 하셨다. 민욱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어머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 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제는 어머니가 아니라 바로 아버지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민욱이의 아버지는 주관이 너무 뚜렷해서 다른 사람의 말에 절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완고한 사람이었다. 1, 2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선생님들을 몰상식한 인간으로 취급하면서 어릴 때는 다 그렇게 크는 거라며 헛소리 하지 말라고 병원 치료를 강력하게 거부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께 다음에 상담을 오실 때는 아버님도 함께 오시면 좋겠다고 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민욱이를 위해서는 상담이 계속 필요하고 특히 아버님과의 상담이 가장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민욱이 아버님께 내가 직접 전화를 드리겠다고 했더니 그건 더 안 된다고 펄펄 뛰셨다. 자신이 최대한 남편을 설득하고 민욱이를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보겠다는 약속을 하고는 돌아가셨다. 상담을 하는 동안 어머님이라도 호의적인 상태라 마음이 놓였다. 뭔가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욱이를 위해 무엇인가 해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겨났다. 그러던 어느 날, 심하게 감기를 앓느라 도저히 출근할 상황이 되지 못해 병가를 냈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을 하는데 교실 문 앞에 누군가가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 민욱이었다. “민욱아, 여기서 뭐하니?” 아이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더니 말했다. “선생님! 어제 왜 안 오셨어요? 선생님이 보고 싶었어요.” 나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동안 민욱이로 인해 힘들었던 많은 순간들이 따스한 봄 햇살에 눈이 녹아내리듯 사르르 녹아내렸다. “정말? 선생님도 민욱이가 너무 보고 싶었단다. 선생님을 걱정했구나. 고마워, 정말 고마워.” '보고 싶었다'는 민욱이의 그 말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 말로 인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졌다. 새 학년이 시작된 날부터 혼나기 시작해 칭찬보다는 꾸지람을 더 많이 들었을 텐데 그 누구보다 나를 제일 많이 걱정해주는 이 아이의 마음이 나를 너무 부끄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말도 잠시 조절이 안 되는 아이의 행동은 또다시 반복됐다. 제발 오늘은 아무 일없이 무사히 넘어가길 가슴 졸이며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영어시간이었다. 주사위게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책상과 의자가 뒤에서부터 마구 넘어지면서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아아아아~~~~~~~~ 아!!!!” “무슨 일이예요?” “민욱이가 책상을 발로 찼어요.” 넘어진 책상과 의자에 등이 부딪친 아이가 울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나는 순간 너무 놀라고 어이가 없었다. 그 순간, 민욱이가 “니가 주사위 조작했잖아?” 하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었다. 붙잡으려고 쫓아갔지만 순식간에 학교 밖으로 뛰어 나가 사라져 버렸다. 옆 반 선생님께 우리 반을 부탁하고 민욱이를 찾으러 나갔다. 집에 전화를 드리고 아이를 찾아 큰 길 쪽으로 정신없이 헤매고 다녔다. 1시간을 정신없이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데 민욱이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무사히 돌아왔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차를 몰고 집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그 아이의 집은 학교 도로 건너편에 있는 한 꽃집이었다. 가게 안쪽 작은 방으로 들어가니 아버님이 담배를 피시며 인사하는 나를 본 척 만 척하며 다짜고짜 “낼부터 우리 아는 학교에 안 보낼 테니 그리 아이소.” 라며 집이 떠나갈 듯 소리치셨다. 처음 겪는 상황에, 지난 번 상담 때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여러 가지 말들이 생각나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나는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어쩌면 어머니가 그 아버지께 하고 싶었다고 생각하는 말들까지 모두 포함해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버님은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생이 내보다 우리 아를 더 잘 아는가? 평생 봐온 내보다 우리 아를 더 잘 아는 것같이 이야기하니 참 어이가 없구만.”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아이의 상태와 치료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러자 아버님은 어디어디 소아정신과 원장이 친구이고, 형님이고…. 이러시면서 나보다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으니 더 이상 간섭하지 말고 돌아가라며 언성을 높이셨다.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께 무릎을 꿇고 말을 했다. “아버님, 민욱이에게 한 번 물어보십시오.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정말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는지. 저는 민욱이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교사로서 민욱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아이를 사랑으로 지도한 것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그건 민욱이가 더 잘 알겁니다. 제가 어떻게 아버님보다 이 아이를 잘 알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이 아이를 사랑합니다. 이것이 민욱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갑자기 민욱이가 방에 들어오더니 말했다. “아빠, 우리 선생님한테 와 이라노? 선생님이 나를 얼마나 좋아해주시는데……” 순간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민욱이 아버지께서 조용히 담뱃불을 끄시며 눈을 감으시더니 “선생님, 그만 가 보이소.”라고 말하셨다. 나도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고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민욱이에게 내일 꼭 보자고 말한 후 돌아왔다.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그 날의 일들이 꼭 악몽을 꾼 것처럼 힘든 하루였다. 다음날, 민욱이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믿었다. 그 아이가 꼭 학교에 오리라는 것을. 병가를 낸 다음 날 ‘선생님이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던 민욱이의 얼굴을 생생하게 떠올리면서 말이다. 이틀 후 민욱이는 학교로 왔다. 부모님께서는 나를 믿고 선생님의 말씀에 적극 따르겠다며 함께 노력하겠다는 말씀까지 주셨다.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는 나의 신념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ADHD. 그 이후 민욱이는 놀이와 심리 치료를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과잉행동도 점점 줄어들었고 밝은 표정으로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학교생활에 적응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민욱이 덕분에 ADHD와 상담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됐다. 그 후 정신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연수를 받으며 학생지도에 대한 자신감도 갖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민욱이가 나를 선생님으로 인정하고 믿어주었다는 것이다. 민욱이가 꼭 변할 수 있다고 믿었던 내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 민욱이를 바꾸어야겠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민욱이가 변할 수 있다고 믿은 그 믿음이 인내를 만들어 주었고, 그 마음과 진심이 아버님의 마음의 벽을 허물어주었다. 그렇게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ADHD 민욱이는 그 후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을 진심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선물해주었다. 2013년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올 해 다시 만나게 된 ADHD가 의심되는 우리반 K를 볼 때마다 민욱이를 떠올리게 된다. 그 때의 경험이 큰 힘이 돼 이제는 ADHD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나에겐 ‘사랑과 믿음’이라는 큰 치료제가 있으니까. 요즘 세태를 보면 교실 붕괴, 교권 부재 등의 부정적인 말들과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사이의 사소한 오해로 빚어지는 심각한 갈등들이 학교와 교실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의 진정한 소통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사랑’만이 소통의 최고 열쇠라는 것을, ‘사랑과 진심’이 닫혀진 마음과 무너진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내 마음에 담아본다. 가을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문득문득 그 때 민욱이의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부모보다 내 아이를 더 잘 아나?’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사실은 그 말에 가슴이 뜨끔했었다. ‘네, 부모님보다 아이를 더 잘 압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새 나도 교육 경력 17년차, 사계절로 비추어보면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거나 마찬가지다. 이젠 좀 더 성숙된 모습으로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선생다운 선생이 되어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며 살아가고 싶다. 내일은 찬바람을 맞으며 들어선 우리 반 아이들이 이 교실에서 가족 같은 따뜻함을, 엄마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많이 보듬어주어야겠다. 나로 인해 더 행복해지는 아이들, 그들이 내 나라 대한민국의 희망이기에….
많은 아이들이 상담실에 와서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선생님, 전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공부는 적성이 아닌 것 같고요”라고 말한다. 요즘은 중1만 돼도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고민이기 보다는 부모의 요구에 의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고민을 하는 대부분 아이들의 특징은 음악이나 미술 등 뭔가 특출난 재능이 없다는 것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예체능 쪽으로 뛰어난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을 초라하게 느낀다. 그렇다고 공부를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니니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낀다. 공부를 잘하면 공무원이나 의사, 판사, 외교관 등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는 능력도 적성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공부를 하는 목적이 오직 직업을 갖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난 이런 아이들에게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는 것과 직업세계에 대한 탐색,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 후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해 실행해야함을 알려준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이해인데 이 부분에서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아는 방법도 모른다. 자기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성격검사와 진로검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학생들은 검사로 자신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자신의 과거경험 속에서 자신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 이해시키는 쪽을 훨씬 잘 받아들인다. 그러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난 것이 무엇이 있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를 아는 것이다. 뛰어난 것을 찾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자기 자신을 무능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다른 점을 찾는다면 느낌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자신의 다른 점을 찾기 위해 초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다가 국어시간에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동화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그 동화 속의 주인공이 돼 상상의 나래를 폈던 경험을 떠올리고는 동화작가가 되기로 했다. 또 어떤 아이는 친구들과 팽이치기를 할 때 자신은 팽이치기 판을 가지고 가서는 시합을 붙이고 돈을 벌었던 기억, 즉 놀이보다 놀이를 통해 늘 돈을 벌 생각을 해왔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자신의 진로를 경영학과로 결정했다. 또 연애소설, 동화 등의 책에는 관심이 없던 아이가 탐정소설에는 너무도 몰입했던 기억을 떠올려 법의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분명 내가 남과 다르게 뭔가에 몰입한 경험을 찾을 수가 있다. 똑같이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는데 유독 다른 아이들보다 더 슬퍼했던 기억이 있거나 길 가던 사람이나 불쌍한 사람에게 유독 친절한 행동을 보였거나 감성이 풍부해서 다른 아이들보다 조그마한 것에도 눈물이 많은 아이들이 있다. 또 섬세하고 미세한 감각이 있어 손재주가 뛰어나거나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고 속마음을 잘 알아주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도 있다. 이처럼 아이들의 다른 점을 찾다보면 참으로 많은데 이를 잘 관찰하지 않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기 때문에 숨겨져 있는 재능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진로는 이처럼 자신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자신의 특별한 점을 찾아주는데서 시작했으면 좋겠다.
미래사회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미래의 인재들에게 어떠한 능력과 가치관을 요구할 것인가?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한 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지식기반 사회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다니엘 벨은 지식기반 사회의 모습을 ‘이론 지식의 집중화’, ‘새로운 지적 기술의 창출’, ‘지식 계층의 확산’ 등으로 설명했다. 즉 미래사회는 지식이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러한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느냐’ 보다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가’이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만 이러한 지식을 활용한다면 이 사회와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사회, 창의·감성·협동 갖춰야 지극히 개인주의화될 것으로 예견되는 미래사회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가치관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봉사의 정신, 도덕성이라고 한다. 이미 유명한 MBA 과정에서 도덕 및 준법정신 등과 관련된 과목들이 필수과목으로 설정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사회의 인재들에게 기대되는 능력으로는 높은 창의성, 풍부한 감수성, 유연한 적응력, 종합적 사고 능력, 의사소통, 협동 등을 들 수 있다. 창의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존에 잘 알려진 지식이나 방법을 새롭게 합하거나 다른 쓰임새를 발견하는 것이다. 스티븐 잡스가 기존의 휴대폰, 인터넷, MP3를 하나의 기계로 통합해 아이폰을 출시함으로써 큰 변화를 이끈 것이 두 번째의 창조성에 속하는 예이다. 또한 미래사회는 자기 혼자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해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과 의사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대기업들이 개인적인 능력만을 보기보다는 협력할 줄 알고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을 원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에서도 ‘세계와 소통하는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의 정신으로 공동체 발전에 참여하는 사람’을 강조하고 있다. 행복의 공식을 제안한 슈테판 클라인 역시 자원봉사와 같은 사회적 활동의 기쁨을 맛 본 사람들이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지어 테레사 효과를 언급할 수 있다. 테레사 효과란 대가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을 돕거나 봉사활동을 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직접 선행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하는 선행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동일하게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봉사나 선행은 주위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이것이 점차 파급돼 한 사회 전체가 서로 돕고 행복해지는 선순환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행복한 학생이 미래의 경쟁력 그리고 한 연구에 의하면 행복한 학생들의 학업 성적과 교육 성취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자기 전공 분야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놀라운 창의적 성과물을 만든다고 한다. 미래의 경쟁력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 학생들의 행복은 선택이 아닌 모든 역량을 투입해 필수적으로 강조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하고 학교생활에서 많은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행복하지 않은 선생님들은 결코 학생들을 행복하게 생활하도록 안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행복한 선생님과 행복한 학교가 주축이 돼 학생들로 하여금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능력을 갖추도록 하고 협력하며 배려하는 행동을 실천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보다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미래지향적인 교육의 방향일 것이다.
지난달 20일 소방방재청이 주관한 제4회 대전광역시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사진)가 대전광역시 소방본부에서 열렸다. 소방방재청에서는 각 지역별로 매년 생명존중과 인도주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행사를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이 대회에 서일여고 2학년 학생 2명이 참가해 2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고 다음 달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심폐소생술 훈련은 지난 2007년 우리학교 청소년적십자 동아리(RCY) 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법규 위반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사고를 당한 학생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초기 응급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 필자는 다음해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땄고 학생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우리 동아리 학생 110명도 부상을 당한 선배를 보면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교육을 받고 연습을 했다. 응급상황은 예기치 않은 것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급박한 사고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처치자는 최초 목격자다. 119 구급대원도, 의사도 없는 현장에서 최초 목격자의 응급처치에 따라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4분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심정지가 발생한 후 4~5분이 경과하면 뇌가 손상을 받기 때문에 심정지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실시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율이 2~3배 향상된다고 한다. 우리 학생들은 심폐소생술을 익히기 위해 마네킹(anne)으로 인공호흡 및 심장마사지를 연습하고 있다. 동아리 시간 및 야간자율학습시간을 활용해 2인 1조가 돼 심정지 환자의 소생을 위한 연습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와 같은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어떤 위급상황이나 급박한 경우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또 동아리 학생들이 돌아가며 매월 날짜를 정해 대전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심폐소생술 보급을 위한 서포터 역할 및 봉사활동을 갖고 있다. 이런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줄 뿐 아니라 배움과 실천을 통해 생명까지 구할 수 있다는 긍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 효과는 무엇보다도 크다.
일선 공무원과 교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의 부채가 불거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여기에다 안전행정부가 ‘공무원연금제도개선전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공무원연금 개선 추진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현장의 불안감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심지어 ‘교원명예퇴직제도가 없어질 것이다’, ‘연금납입기간의 기득권이 사라질 것이다’ 등의 괴담과 유언비어마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문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교원명예퇴직제도는 교원 및 공무원들에게 명예로운 퇴직을 유도하고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는 제도이므로 정부는 결코 그 폐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또 연금납입기간의 기득권 상실에 대한 우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금납입은 헌법상 개인의 재산권과 직결되므로 법률개정 이전 시점부터 절대 소급적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건전한 연금운영과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금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연금납입자의 납입부담을 가중시키고 연금액을 삭감시키는 개악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연금이 적자가 나는 것은 공무원과 교원들의 잘못이 결코 아니다. 운영을 잘못한 정부의 잘못이 가장 크다. 각종 선거용 선심성 복지정책의 남발과 방만한 국가재정의 운영이 오늘의 화를 부른 것이다. 곳곳에 산재해 있는 쓸데없는 예산낭비 사례를 재정비하고 나라살림을 규모 있게 꾸려나간다면 재정부담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 및 사학연금은 공무원과 교사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에 필수적인 제도다. 과거 공무원과 교사에 대한 보수가 열악하던 시절, 보수에 대한 후불적 성격과 신분상 영리행위 금지에 대한 보상적 성격에서 마련된 제도가 공무원연금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부실화되거나 개악 된다면 100만이 넘는 공무원과 50만 교육자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하루 빨리 공무원연금 및 사학연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 현재 동요하고 있는 일선 공무원과 교사들을 진정시켜야 할 것이다.
'시대극이 몰려 온다’, ‘안방에 대작들이 몰려온다’는 정초 중앙일간지들의 TV드라마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KBS는 새해 시작과 함께 ‘정도전’(1TV)과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2TV)을 잇달아 내보냈다. 1월 4일 대하드라마 ‘정도전’, 1월 15일 KBS특별기획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이 그것이다. 24부작으로 4월 3일 종영한 ‘감격시대’는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다. 우선 150억 원쯤 제작비를 투입한 ‘액션대작’이란 점이 그렇다. 2002년 히트작 ‘야인시대’의 부활이란 점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선굵은 남성성을 전면에 내세운 시대극이란 점이 ‘감격시대’의 볼거리였다. 방학기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감격시대’는 1930년대 ‘전설의 주먹’ 시라소니(본명 이성순)의 삶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다. 신의주의 신정태(김현중)가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일본 폭력조직 일국회, 중국 황방과의 대결에서 승자로 우뚝 선다는 게 이야기 중심축이다. 그러나 방송 첫 날 시청률은 7.9%(TNms 기준)로 실망스런 수준이었다. 경쟁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SBS) 종영후 12.5%까지 상승했으나 겨우 두 자릿수를 웃도는 시청률 등 150억 액션대작치곤 초라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최종회 시청률은 12.3%로 집계됐다. ‘감격시대’는, 이를테면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되지 못한 액션대작인 셈이다. 물론 그만한 까닭이 있다. 필자가 보기에 ‘감격시대’의 패착은 멜로성 부각이다. 사람 사는 곳에 사랑이 있기 마련이지만, 3분의 1쯤까지 전개에선 오히려 액션은 양념쯤으로 그려졌다. 선굵은 남성성은커녕 ‘액션대작 맞아?’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 채널을 돌리거나 아예 TV를 꺼버리고 싶은 충동도 여러 번 자제해야 할 정도였다. 멜로에 대한 집착은 이미 지난 해 ‘아이리스2’의 실패를 불러온 악재이다. 그걸 벌써 잊었는지 신정태는 옥련(진세연), 가야(임수향)와 삼각관계의 주인공이다. 나라를 빼앗기고, 헐벗고 굶주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닌 식민지시절 그렇게 사랑놀이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신정태나 김옥련이 신기할 뿐이다. 거기서 생기는 의문 하나. 신정태는 과연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전설의 주먹’이 되었는가? 가족주의의 지나친 부각도 그런 의문을 거든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끝내고, 죽은 줄 알았던 여동생과 만나게 되고, ‘방삼통’을 ‘안전구’로 만들어 우리 민족을 지켜내는 등 신정태는 영락없이 애국자다. 한,중,일 고수들의 대결이 액션대작의 위용을 드러내긴 하지만,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과는 다소 거리가 먼 전개가 불만스럽다. 황방의 보스 설두성(최일화)으로 상징되듯 중국은 나쁘고, 곧 중일전쟁을 일으키는 일본과는 화합 내지 화해무드 분위기로 끝나서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다름 아닌 가야와의 멜로라인이란 자충수의 결과이다. 와이어나 CG 등을 거의 쓰지 않고 펼친 사실감 넘치는 맨몸액션과 달리 픽 하는 웃음이 절로 나오는 대목도 있다. 가령 24부에서 방삼통을 전면 공격하는데 고작 십수 명이 나선 황방 패거리를 예로 들 수 있다. 드라마 내내 천하무적이던 왕백산(정호빈)이 어떤 결정적 기술도 선보임 없는 신정태에게 맥없이 당한 것 역시 그렇다. 결론적으로 ‘감격시대’는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열심히 본 것에 본전 생각이 나는 절반의 액션대작이다. 왜 이런 드라마에 150억 원의 거액을 쏟아부어야 했는지, ‘특별기획’까지 했는지 그것이 의문이다. 한편 ‘감격시대’ 출연 배우들이 출연료를 제대로 못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또 다른 점에서 150억 액션대작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때 이르게 만개한 꽃들을 시샘하듯 쌀쌀한 공기가 교정을 감싸고 봄비가 오락가락했지만 5일 ‘제58회 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는 그동안 현장교육 연구에 몰두해온 선생님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전국에서 모인 선생님들은 강당과 강의실마다 몰려 뒤편에서 서서 듣기고 하고 심지어는 뒷문을 열고 복도와 로비에서 까치발을 하고 경청하기도 했다. 그렇게 2014년 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는 성료했다. “발표대회 경쟁보다는 축제의 장 되길” 개회식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해온 선생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참석한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교육강국으로 성장한데는 말없이 2세 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야 하는 이 때 이를 키우는 교육에서 선생님들의 연구활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교직은 전문직으로 보다 심층적인 지식과 교수법을 습득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필요로 한다”며 “현장교육연구대회를 통해 전국의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실천했던 연구과정과 결과를 널리 공유하고 이를 통해 시대에 맞는 역량을 갖춘 교육자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안 회장과 나 차관은 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의 연구점수 확대와 관련해 즐거운 실랑이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안 회장이 “현장교육연구대회에 참여하는 교원도 일정부분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점수를 주는 정부차원에서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하자 나 차관은 “현장에서 연구하는 것은 선생님들 스스로 연찬이 돼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지만 그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화답해 박수를 받았다. 강태중 심사위원장(중앙대 교수)은 “연구가 연구자의 진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논리적으로 전개되는지, 현장의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도출했는지가 주안점”이라며 “매겨지는 등급의 우열은 큰 의미가 없으며 발표대회가 경쟁보다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지한 발표, 예리한 심사’ 긴장감 팽팽 발표심사 ○…“살아있는 교육, 실천하는 교사, 선생님이 희망입니다라는 주제에 맞게 선생님들의 연구가 교류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는 신항균 서울교대 총장(최고상 심사위원장)의 환영사처럼 각 분과별 발표심사장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연구성과물들이 각축을 벌였다. 특히 지난대회 수상자, 수석교사 등 현장에서 연구경험이 풍부한 교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현장에서 일반화 할 때의 문제점,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논리상의 오류 등을 지적이 이어져 심사장마다 긴장이 흘렀다. 사회분과의 이설희 전북 익산궁동초 교사는 “적용을 해당 학년에서 한 반만 대상으로 한 것은 연구 기법에 대한 성과인지, 추가적인 시수에 대한 성과인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심사위원들의 지적 등을 보완해 비교반 설정 등 연구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수학분과의 이송정 충남 대천여고 교사도 “관련 용어들에 대한 정의가 명확치 않았다는 심사위원들의 조언은 앞으로 현장에서 연구하는데 보다 관심을 갖고 놓쳐서는 안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심사위원은 “좋은 사례를 대상으로 훌륭하게 연구했지만 결론에 이르는 인과관계에 대해 근거가 일부 부족한 연구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진지하고 꼼꼼하게 연구한 흔적들이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 “모두 대통령상 감” 우열가리기 힘들어 발표심사 ○…“최고상 심사에는 최종 5편의 연구주제가 올랐다. 최고상 후보 편수는 역대 최소였지만 내용만큼은 모두 현장적용성이나 독창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어서 최고상을 가리는데 힘들었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사회분과의 ‘스마트러닝 프로젝트 학습이 초등학생의 주체적 역사의식 형성에 미치는 효과’의 경우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PC 등 스마트러닝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교육과정분과의 ‘들․산․천 생태체험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는 학년별로 나무와의 교감, 하천 생물종 모니터링, 겨울을 준비하는 숲 등과 같은 주변의 산과 들, 천을 이용한 생태경험을 보고서로 작성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런 생태교육이 되도록 구안해 참신했다는 평이다. 수학분과의 ‘좋은 수학 수업 프로젝트를 통한 행복교육 실현’의 경우 학생들이 학습의 주도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토론학습과 체험활동 등을 접목한 부분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도 생활지도분과의 ‘통합교과 지도를 통한 배려와 협동하는 태도 기르기’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의 통합교과를 8개 실천과제로 분류해 배려와 협동심을 배양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체육분과의 ‘체력 UP! 건강자람이 활동을 통한 기초체력 기르기’의 경우 체력 건강자람이 활동이 초등학생의 인성과 자기존중감, 협동심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가였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가족은 나의 전부이고 사는 이유가 된다. 그중에 딸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었다. 딸 바보라는 말이 있는데, 나도 넘치면 넘쳤지 모자라지 않는다. 딸애가 어릴 때 퇴근길을 서둘렀던 기억이 있다. 자전거를 밀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잎 눈뜨듯 글을 읽기 시작할 때는 함께 동화책을 읽는 즐거움에 콧노래를 부르며 갔다. 아들 녀석은 놀이터에서도 혼자 놀게 했지만, 딸애는 손을 꼬옥 잡고 다녔다. 제 오빠와 달리 예쁘게 키우고 싶었다. 꽃을 가까이 보게 하고,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마음을 갖게 했다. 백합처럼 구김살 없이 크도록 했고, 긴 머리도 단정하게 묶어 주었다. 아빠는 우리 딸이 웃는 모습이 제일 예쁘다고 자주 말했다. 풍요롭게는 못했지만, 마음만은 부족한 것 없이 키웠다. 그런데 품안에 자식이라고 딸애가 크고 나니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자주 여행을 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딸애가 음악을 듣는다고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다. 나는 겨우내 움츠렸던 도랑이 생기를 찾는 소리며, 봄바람에 몸을 부비고 있는 꽃들의 움직임을 듣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았지만 허사였다. 어느덧 자기만의 세계를 즐긴다. 옷 하나 살 때도 우리 부부와 딸애가 신경전을 벌인다. 우리는 봄빛을 닮은 치마를 사주고 싶은데, 딸애는 가을색이 좋단다. 제 엄마는 구두도 튀지 않는 것을 고르지만, 딸애는 굽도 높고 색도 요란스러운 것을 고른다. 며칠 전에는 딸애가 휴대전화기 케이스를 바꾸고 왔다. 꽃 장식이 있어 요란하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손에 쥐기도 힘들어 보인다. 딸애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는지 케이스에 집착하는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지난번에도 동물 귀까지 달려 투박하다며, 제 어미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딸애도 서운함이 많나보다. 제 방으로 돌아가는데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노란 달빛이 따뜻하게 느껴지는데, 우리 집은 갑자기 냉기가 돈다. 베란다에서 서성이며 마음을 휘 적고 있다. 어릴 때는 부모 말을 잘 들었는데, 안 듣는 것인가. 왜 자꾸 엇나갈까. 걱정이 내려앉는다. 한편 생각해 보니 엄마 아빠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딸애가 제 힘으로 생각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도 선다. 내 과거를 들쳐보니 그 시절에는 내 생각만이 옳다고 사로잡혀 있었다. 어머니가 애절하게 말씀하신 것도 뿌리치고 걱정을 안겨드린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탈선은 아니라도 어머니의 마음에 휑한 바람이 들락거리도록 만들었다. 때로는 일탈의 들판에서 배회하다가 상처가 나도 스스로 아물면서 커 오지 않았던가. 그렇게 딸애도 자기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질녘에 찾아오는 어둠처럼, 나이를 먹으면서 못된 사고방식이 자리했나보다. 젊은 층의 말과 행동, 생각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딸애의 생각은 단순하고, 경박하다는 판단을 했다. 나와 다르면 상식의 배반이라고 수직적 사고를 했다. 아이들의 문화가 있고, 어른의 문화가 있다. 당연히 문화가 다르다. 그런데 나는 선입견의 골목길로 따라오게 한 것이다. 우리 삶이란 것이 하찮은 일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실수나 잘못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된다. 딸을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 후회가 많이 남는다. 키우는 동안 내가 잘못한 것이 너무 많다. 딸애가 바꾼 핸드폰 케이스도 요즘 문화다. 중장년층도 즐기고, 젊은이들은 패션으로 여긴다. 딸애도 세상의 흐름에 올라타 나이에 맞는 표현을 한 것이다. 비록 그것이 일상의 사소한 선택이라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내 딴에 딸을 잘 키우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그 강박관념은 나만의 방식이었다. 딸과 의논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만든 것이었다. 인간보다 이기적인 존재는 없다고 했는데, 나를 두고 한 말처럼 느껴진다. 내 위주의 가치관에 따라 제멋대로 판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디 딸에게만 그랬을까. 가까이는 식구들에게 나가서는 동료들에게도 내가 생각하는 것만이 진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와 다른 모든 의견은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참 위험한 사고의 틀이지만 고치지 못한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바꿔야 할 것은 내 마음 외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평범한 말이지만 진리가 담겨 있다. 삶이란 날마다 개선되는 속성이 있다. 그렇다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편견에서 눈을 떼고, 딸애를 더 많이 바라봐야겠다. 더 바라보고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아이에게 물어보지도 않은 미래의 행복보다 지금 행복한 순간을 지켜줘야겠다. 아버지의 눈으로 볼 때 여린 딸애가 세상을 향해 가는 발걸음은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 하지만 딸애는 저 들판에서 비바람 맞으며 크는 나무처럼, 제 나이에 맞게 햇빛을 맞고 또 바람도 맞으면서 컸다. 스스로 기쁨을 창조할 줄도 알고, 삶을 내다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이제 걱정보다 믿음으로 지켜야겠다. 제 삶의 길을 묵묵히 가는 길을 응원해야겠다.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잣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그 존재에 대해 마음으로 열렬한 희망을 갖는 것이다. 딸애를 통해 사랑을 배웠다. 오늘 내 편견의 틀에서도 크게 부딪치지 않고, 잘 커 준 딸애가 고맙다. 사랑한다.
- 꽃잎과 함께 떨어지는 눈꺼풀 - 세상이 온통 꽃 천지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새로운 학교생활에 무사히 적응을 마친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불청객이 찾아왔다. 바로 춘곤증이다. 지루하게 수업하시는 선생님이나 쉬는 시간이 되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전멸을 한다. 특히 점심을 먹은 바로 직후인 5교시에 춘곤증은 절정에 이른다. 학생들은 되도록이면 졸지 않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보지만 천근만근 내려앉는 눈꺼풀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전쟁이 따로 없다. 요즘 학생들의 진짜 적은 수학도 아니요, 영어도 아닌 바로 잠인 셈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이렇게 춘곤증에 속수무책일까.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수면부족은 심각한 편이다. 한국청소년청책연구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27분이다. 4년 전에 비해 무려 한 시간이나 줄었다.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70%가 넘었다. 수면부족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수면부족이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수면부족은 인간의 면역력을 감소시켜 각종 질병을 일으키며 수명도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부족에 대한 흥미 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의과대학에서 쥐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 3년 동안 잠을 재우지 않은 쥐는 뇌세포의 25%가 소멸되었다. 이후 나중에 충분히 잠을 재우더라도 소멸된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았다. 뇌세포는 인간의 인지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뇌세포의 감소는 학습능력의 저하를 불러온다. 또한 수면부족은 약물중독, 우울증 등을 악화시켜 자살률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이토록 위험한 수면부족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면부족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은 바로 야간자율학습이다. 무려 응답자의 50%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것이다. 밤늦은 10시에서 11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집에 가면 보통 12시쯤 된다. 그 시간에 씻고 잠자리에 들면 보통 새벽 1시가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은 늘 수면부족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수면부족에 대한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수면 시간을 대폭 늘리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지만 야간자율학습을 비롯한 각종 야간활동 때문에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좋다. 수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수면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불규칙한 수면은 우리 몸이 이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더욱 큰 피로를 가져온다. 더불어 취침 한 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 텔레비전시청 등을 하지 말고 잠자기 직전에는 운동이나 목욕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몸에 열이 올라 이를 식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낮잠 또한 30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도 수면부족을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등교시간을 늦추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등교시간을 한 시간 늦춘 학교에서는 아침 수업의 평균 성취도가 증가하였고 학생들의 아침 교통사고율도 삼분의 일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미국의 고교생들이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해 학승능률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교육부의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으로 이런 좋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숙면이 학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수면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 아름다운 봄날에 춘곤증이란 복병과 사투를 벌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016학년도 개교를 목표로 종이 없는 교실, 중간·기말고사가 없는 학교인 '미래 학교' 개교를 추진한다. 우선 2016학년도 1개교를 선정, 시범 운영하고 추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경직화, 비개방적인 현재의 학교 교육 시스템으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문제 해결력이나 고급사고력 등을 신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하는 '미래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올 초부터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교사 20여명으로 '미래 학교 교사 연구단'을 꾸려 미래 학교의 운영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단에 속한 교사들과 교육청 담당자들은 차후 미국 시애틀에 있는 MS의 이노베이티브 스쿨을 이달 중에 방문해 운영 노하우를 배울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서울교육청의 미래학교 개교 청사진 추진에 교육부에서 69여억원 정도를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 서울교육형 미래 학교를 창조 경제의 중요한 프로젝트로 보고 2014~2015년에 걸쳐 예산을 연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래 학교는 2015학년도에는 교사만 있고 학생이 없는 유령학교 형태인 '고스트 스쿨(ghost school)' 형태로 운영하면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2016학년도에는 관내 중학교 1개교를 선정한 후, 학생을 선발하여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교육청 미래 학교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社)가 200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세운 '스쿨 오브 더 퓨처(School of the Future)'를 모델로 삼고 있다. 중간·기말고사, 숙제 없는 학교, 종이가 없는 학교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미래 학교는 집중도, 밀도, 과제 집착력을 갖고 수업을 들으면 도든 학습이 가능하고, 디지털 교과서,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종이 없는 학습을 모색한다. 아울러, 클라우딩 시스템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모든 학습 과정을 빅 데이터로 저장하여 분석, 평가를 시행하므로 별도로 중간 평가, 기말 평가를 하지 않아도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한 신개념의 새로운 학교 모형이다.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는 MS의 IT를 활용해 새로운 수업을 도입해 학업 중단률을 획기적 낮추고, 대학 진학률을 증가시키려는 방칭을 갖고 있다. 실제 MS는 각국 학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IT 기술을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지원하는 '이노베이티브 스쿨'을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2016학년도 시범 운영학교가 개교 예정인 서울형 미래 학교도 MS의 '스쿨 오브 더 퓨처'나 '이노베이티브 스쿨'처럼 최첨단 IT를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각종 자료나 소프트웨어 등을 개별 PC가 아닌 인터넷 서버에 저장했다가 온라인을 통해 단말기에 불러내는 시스템)으로 학생들이 활동한 모든 결과물을 저장하고, 학생에 대한 평가도 이 과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교사가 프로젝트를 제시하면 학생들끼리 토론하고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매시간 진행한 내용이 쌓여 평가 요소도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정기적인 시험은 사라지게 되고, 교사와 학생들은 언제든지 클라우딩 컴퓨터 속에 저장된 자료를 끌어다 쓰면서 상호작용(相互作用)과 교수학습 협업(協業)을 할 수 있다. 나아가 학생들의 수업 중 참여와 수업 집중도를 높여 수업 시간 내에 배워야 할 것을 원만하게 이수하게 하는 것이 서울교육청 미래 학교의 목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따로 과제, 숙제를 부과할 필요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학생들은 디지털 교과서와 개인별 태블릿 PC를 통해 배우고 학생 평가도 이를 통해 실시하므로 종이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 개교 청사진은 우리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는 그야말로 이상에 치우진 이상적 학교 모델이라는 비판이 있다. 교육 제도와 체제 도입, 운영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교육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는 데, 아직 우리나라가 이와 같은 미래 학교를 부작용 없이 친환경적으로 수용할만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우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공학적 시설은 비약적인 발전 일로에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미래 학교를 원만하게 운영할 수 있는 학교는 대도시의 일부 학교와 세종특별자치시의 최신 기기 도입 일부 학교에 국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 지역의 변두리 지역 학교는 그저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육 복지 차원에서 시설이 우수한 지역과 열악한 지역 학교의 차이와 간극을 줄여서 ‘함께 행복한 학교’를 지향해야 하는 데,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 청사진은 ‘부인부빈익빈’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농후하다는 지적도 많다. 시범, 운영학교는 또다른 ‘귀족 학교’, ‘특별 대우를 받는 학교’로 인식되어 일반 학교의 상대적 박탈감도 클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는 급히 서두를 일이 아니다. 차근차근 준비를 철저히 하여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교,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즉, 속도와 방향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외국의 운영 사례, 국민 여론, 우리 교육 현실, 교원·학생·학부모들의 요구 분석 등을 반영하여 최대한 우리 교육 현실에 부합되는 미래 학교 모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단순히 숙제와 평가, 종이 등이 없어지기만하면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당해 교과, 당해 차시에 학습해야 할 학습 목표의 달성도가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다. 서울교육청의 시범, 운영학교 1개의 사례가 추후 서울의 모든 학교, 타시·도의 여타 학교에 모델링, 벤치마킹이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서울교육청에 특별 지원되는 69억원에 준하여 타시도 교육청에도 지원하여 열악한 교육 현실에 놓여 있는 농산어촌 학교 학생들이 디지털 교육, 시마트 교육 활성화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어느 한 지역, 어느 한 학교라도 소외됨이 없이 모든 지역 학교, 모든 학생들이 보다 양질의 좋은 교육의 수혜를 받록 하는 것이 결국 미래 학교, 교육 복지의 지향점이라는 점도 모두가 되새겨 봐야 할할것이다.
지난 2월 중순에 ‘타시도 교사 전보 확대’란 글을 올린바 있다. 생각 이상의 뜨거운 반응에 필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댓글만 해도 80건이 넘고그 사연과 애환 또한구구절절하다.교육 비정상의 정상화가 바로 이런 정책이 아닌가 싶다. 매년 실낱같은 희망으로 타시도 전출전보를 내지지만 그 결과는물거품으로 되돌아 오기 때문에 더 공허한 것이다. 이들에게 교총이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한다. 교사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최소한의안정된 삶이 되게 해야 그들의 교육열정을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모두 새로운 관심으로 이 글을 읽어 주길 바란다. "별거부부 교사들에게 희망을 주세요. 1:1교류 (유치원 교사)때문에 17 년째 주말부부입니다. 속이 새까맣게 다 타버렸습니다. 별거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조건 없이 일방전출 시켜주세요." "제도 개선으로 주말부부를 해소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말부부 해결을 위해 남편이 직장을 바꿔야 하는 것일까요. 막연히 하늘의 기회만 기다리고 사는 지금이 너무 힘이 듭니다.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고 살고 싶습니다." "아들이 보고 싶어요. 이제 세 살인데…아들하고 같이 살고 싶어요. 신랑도 저도 키울 수가 없어서 지방 친정어머님께 맡겨서 우린 셋집 살림합니다. ○○아 보고 싶다. 올해도 타시도 실패했어요. 임용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떨어졌어요.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만 둘 수도 없고 언제까지 이 생활해야하는지 죽고 싶기도 하다." "대도시도 아닌 지방 시골로 간다는데도 못가네요. 게다가 언제까지 주말 부부를 해야 하는데 기약도 없고 이건 뭐. 임용고사 본 지역에서만 사람을 만났어야 하나요." "부부 별거 11년차 입니다. 교장선생님의 관심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합니다. 장학사님들의 형식적이고 행정적인 답변에 늘 좌절하였었습니다. 새정부에서는 꼭 여성경력단절,비정상의 정상화, 가정 친화적인 정책이 실현되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올해 중1 됩니다. 우리 엄마는 교사입니다. 지방에 계십니다. 우리 엄마랑 같이 살고 싶습니다. 우리 엄마랑 빨리 같이 살게 도와주세요." "국민신문고 공개제안 내용 중 지방 보건 샘께서 별거14년을 하셨는데, 계속 타시도 전출 내신을 내어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작년에 남편분이 돌아가셨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전출은 배우자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정해집니다. 다시는 선진 대한민국 땅에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방법은 별거기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무조건 일방전출 시켜줘야 합니다. 타시도 전출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인니라 가족이 함께 살고 싶은 것뿐입니다. 초점을 별거부부에 맞추어주세요. 대도시 진입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제 또 그들은말없이 9월 발령을 기대하며 기다린다. 별로 희망이 없을지라도계속 문을 두드릴 뿐이다. 이러한 절박함과 절실함은 당사자 이외엔 알 수 없다. 비록 그들에겐 타시도 전보에 대한 당장해결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로드맵이라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에교총이 그 역할을 해 주어야 하고 답을 주어야 한다.그것이교원단체가 해야할 역할이자 임무이다. 교총의 핵심은 현장교원을 위한 정책 개발에 있다. 현장교사들의 권익을 찾고 이를 보호해주는 일이 바로 교총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교총은 이러한일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 애정을 보여야 회원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다. 교사들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일을 찾아서 도와주고 개선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이번 글을 하나하나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더 먹먹해 온다. 그리고 답답하다. 그들의절규가교사의 정상적인 삶을 위한마지막 울부짖음과 몸부림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나의 일이기에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며, 그 시간 도한 더 늦을 수도 없는 일이다. 시도교총은 물론 한국교총이 앞장서 ‘타시도 교사 전보’에 대한 교육부와의 담판을지어야 한다. 학교현장 교사들의 사연과 의견을 모아 2014년 교육부와 교섭안으로 제시하여 반드시좋은 합의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그래야 살아있는 교총, 행동하는 교총이며, 회원으로부터신뢰받는 당당한 교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교사들은 지방선거에서 누가 시장이 되고 누가 구청장이 되는지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시장이라고 하면 시민들 위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한다. 구청장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구청장인지 어느당 출신인지 잘 모른다. 거주지와 근무지가 다르다면 양쪽의 구청장을 꿰고 있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예비후보자들이 난립해도 어떤 후보가 적임자인지 잘 모를 뿐더러 관심도도 높지 않다. 그러나 교육감 이야기가 나오면 사정이 달라진다. 어떤 후보가 교육감이 되는가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높다. 교사들의 성향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겠지만 공통의 관심사는 후보의 성향이 전부는 아니다. 해당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교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학교 사정을 잘 아는 교육감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누가 교육감이 돼도 괜찮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추진에서 학교를 소외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가령 자유학기제가 현실에 맞는가. 교육감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 혁신학교는 또 어떻게 될까. 특목고 문제는 어떻게 될까. 정부의 입장과 달리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 있을까. 교원정책은 어떻게 펼칠까. 학교의 시설개선에 관심이 얼마나 있을까. 인권만 보편적 가치로 삼는 상황에서 교권의 확립은 어떻게 될까.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은 어떻게 확보해 줄까. 학교스포츠 클럽은 개선의 여지가 있을까 없을까. 학교의 냉 난방은 언제부터 제대로 틀고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대략 이런 쪽에 관심이 많다. 이런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안하고의 문제보다는 정말로 학교의 사정을 알고 있는가에 대해 더 관심이 높은 것이다. 교사들이 어렵다고 하는 정책을 그대로 추진할 것인가 아니면 교사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부정적 요소가 많다면 추진하지 않을 것인가. 외국의 이야기만 하면서 무조건 추진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학교에서 뜨는 이야기이다. 서로의 생각은 달라도 교육감이 되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진보성향이니 보수성향이니 이런 이야기 보다는 정책의 추진에 관심이 많다. 결국 학교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교육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우선 사업이 무엇인가 제대로 알고 있는 후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교육감이 되기 전과 후에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동안 많은 교육감들이 당선 전 후의 생각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느낀 것이다. 학교를 잘 알만한 교육감도 어느새 학교의 사정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학생들을 위한 일보다 일회성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하기도 한다. 학생과 교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의 추진을 원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의 현실을 정확히 알아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학교의 사정을 정확히 모른다면 정책 추진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교사이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교육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예산확보 결단 없이 맛보기식 정책만을 고집한다면 교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학교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을 규제하여 일률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정책들이나 학교의 입장에서 볼때 득보다 실이 많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로 학교를 이해하지 못하기 대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어떤 교육감이 어떤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교육감은 학교를 잘 이해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사가 당선되어야 한다는것이 요즈음의 보편적인 이야기이자 관심사이다.
몇 해 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를 말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서 칭찬만이 만사는 아니다.칭찬만 받고 자란다면 어린이 되었을 때 바람직한 사람으로 자라지 않는다. 아이는 칭찬받을 일과 꾸지람 받을 일을 동시에 하면서 살아간다. 꾸지람 받는 일에 칭찬을 일삼는다면 아이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게 될 것이다. 자신의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해 버릇없는 아이로 커갈 것이다. 그래서 유태인의 속담에 회초리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요즈음 부모들은 학교에서 칭찬만을 요구하고 있다. 꾸지람 받을 일에 야단치면 따지기 일쑤다. 잘못된 지식으로 부모가 자식을 망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정에서도 칭찬만으로 자식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부모들이지만 무리하게 칭찬을 요구하는 것이다. 학교라는 현장은 여럿이 함께 지낸다. 그래서 비교를 하고 규칙을 지키도록 한다. 때로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훈육도 필요하다. 교사들이 힘든 것은 멋대로 키운 아이들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아이는 늘 성공과 실패, 승리감과 좌절감을 동시에 맞보고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이 칭찬만 가지고교육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칭찬이라는 묘약만 사용하라고 하니 잘못된 일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자존감이라는 말은 자아존중감이라고도 한다.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일이야말로 아이가 커서 행복한 어른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자아존중감이라는 말은 무엇인가? 그것은 ‘나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나는 기꺼이 남을 위해 하고있어.’ 라고 말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이러한 믿음이 아이 스스로에게 소중한 존재로 인식시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게 한다. 자아존중감을 망치는 부모들은 과정보다 결과만 가지고 아이를 대한다. 아이가 무슨 상을 타고, 몇 점을 받았으니 칭찬과 꾸지람을 일삼는 부모들이다. 결과만 가지고 칭찬하면 자존감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자존감을 높이는 부모들은 결과보다 과정을 먼저 들추어낸다. 예를 들어 아이가 100점을 받아왔다고 하자. 자존감에 도움 되지 않는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100점이나 받았어. 과연 내 아들이야.” 하지만 자존감을 키우는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숙제를 그렇게 잘하더니(책을 많이 읽더니, 학습장 정리를 잘 하더니) 그렇게 높은 점수가 나온 게 틀림없어. 앞으로도 숙제 잘 해라. (책 많이 읽어라.) 등의 말로 칭찬받을 일을 하는 원인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해준다. 꾸지람도 마찬가지다. “60점밖에 못 받았어. 대체 그 모양이니? 영수는 80점이나 되던데.” 하지만 자존감을 높이는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널 할 수 있잖아. 스마트폰만 안 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격려하고 생각하도록 해 주는 교육 방법이다. 하버드 대학교 조세핀 킴 교수는 말했다. “자존감은 성공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이다. 자존감의 핵심은 자기 가치를 인식하는 일이며 자신감의 원천이다.” 아이들도 안다. 자신은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생각한다. ‘나는 참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나 나에게도 단점이 있어. 하지만 장점도 많아.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일을 만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거야. 비록 실패를 한다고 하다라도 말이야. 인생은 충분히 살 가치가 있어.’
전국노래자랑에서 본선에 오르면 교육부 장관상을 준다고 하는데, 이것을 문제삼는 언론이 있어 황당하다. 그것도 논란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기사가 예상을 가지고 쓰는 것인지 궁금하다. 일부 교사들이 거부감을 갖는다고 해서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학교현장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 흔하지 않을 것이다.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전국노래자랑을 개최하고 그 대회에서 본선에 오르면 상을 준다는데, 주는 상을 못주게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연구실적 쌓기 위해 노력하면 교육을 위해서 노력하는 훌륭한 교사라고 하지 않는다. 오로지 승진만을 위한 수단이라고 비난한다. 연구대회에서 상을 타도 학교에서 전수식을 갖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학교 분위기가 영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못하는 것을 다른 교사들이 하면 그것을 축하해 주어야 하는데, 비난의 눈길을 보낸다. 나도 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기사에서 교육부장관상을 타면 승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 장관상이 있으면 승진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은 적이 없다. 징계를 감경 받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러나 징계 감경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 분야에서 실적이 있으면 상을 받는데, 그 중 하나가 노래라고 한다면 그것도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나. 테니스 잘 치고 배구 잘하면 상을 타지 않나. 심지어는 학생이 잘했는데, 지도교사도 상을 타는 경우도 있지 않나. 지도교사가 실제로 잘 지도했는지 확인하는 것 봤나. 이름만 올려도 상을 타게 된다. 노래 잘해서 상을 타는 것이 그보다 못한 것이 무엇인가. 학교에서 스승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교육부장관상, 교육감상을 추천할때 추천 기준에 맞게 추천하나. 물론 명확하게 따져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학교마다 각기 다른 기준으로 추천을 한다. 그렇게 해서 상을 받으면 그 상은 의미가 없는 상인가. 교육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결과로 상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되는지 궁금하다. 노래 잘해서 상을 받으면 그 교사의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까 안될까. 당연히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 왜?노래를 잘했으니 상을 받았다고 자랑할 만 하다. 주는 상을 문제삼는 것은 같은 교사로서 이해하기 어렵다. 잘해서 상을 받았는데,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궁금할 따름이다. 더구나 이런 상황을 기사로 쓸 만큼의 이슈가 되는지도 궁금하다.다만 상이라는 것이 매우 소중한 것이므로, 가급적 수상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를 한다. 그러나 상을 주는 것 자체를 문제삼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상을 타면 기분이 좋은데,그것이 사기진작에 도움이 안된다니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잘 안된다. 전국노래자랑에 참여하는 교사들 모두가 교육부 장관상을 타기 위해서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스승의 날을 기념해서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하여 노래실력을 뽐내보고 싶어서 참가하는것이다. 학교수업을 고려하여예심, 본심을 모두 일요일에 실시한다. 전국노래자랑이 일요일에 예심하고 일요일에 본선대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교사들이기에 배려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으로 본다. 교사들이 참여하는 노래자랑을 교사들이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에게 뭔가 이벤트를 열어 사기를 높이고자 기획했을 것이다. 모든 교사들이 사기가 진작되면 좋겠지만 일부 교사들 만이라도 사기가 진작된다면 그것은 좋은 의미가 된다고 생각한다. 전체를 문제삼을 일은 아닐 것이다. 이미 참가 신청을 한 교사들이 그 기사를 봤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신나게 노래 부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마치 교육부 장관상을 받기 위해 참가한 것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노래방에 가서 노래 할때도 잘하는 사람들에게 박수치고 칭찬하지 않나. 100점 받으면 만원씩 내라고 하지 않나. 그렇게 할때 만원 낸다고 기분 나빠하는 교사들 보았나.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굳이 교육부 장관상과 연관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스승의 날에 교사들 스스로 자축하고 즐기는 분위기가 되면 그만인 것이다.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정계가 교원 무시’85.4% 잡무, 성과급 등 불만 고조 “점점 힘들다” 이탈 조짐도 영국 교원들은 학부모에게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교육의 정치장화로 사기는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전국교원조합(NUT)이 교원 근무여건 악화의 근거로 제시한 교원인식조사 결과다. NUT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일 전국 초·중등 교원 8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인식조사’ 결과 정치인들에게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답한 교사는 3.4%에 그쳤다. 인정받지 못한다는 응답은 85.4%에 달해 교육이 정치의 수단이 된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학부모에게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는 교원은 64.1%에 달해 교사에 대한 존경이 전반적으로 무너진 우리나라와는 대조를 보였다. 영국이 ‘노터치’ 정책을 폐기하는 등 학생지도에 고심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교원 전문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다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에게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비율은 18.1%였다. 영국 교원들은 정치인이 교원들의 전문성을 무시할 뿐 아니라 교육정책도 정치에 휘둘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교육개선을 위한 학교평가를 주 업무로 하고 있는 교육기준청(Ofsted)의 평가가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응답은 8.7%에 그쳤다. 정치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75.6%였다. 교육기준청이 학교교육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갖지 못했다는 교사도 82.8%에 달했다. 교직의 전문성을 무시한 교직개방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자율학교 교원도 교원자격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교사가 92.8%, 무자격교사도 괜찮다는 응답은 2.5%였다. 영유아 보육 교사도 정식 교원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94.8%, 없어도 된다는 의견이 2.6%였다. 이렇듯 교원의 전문성이 무시되고 교육정책이 정치의 수단이 된 결과 교원들의 사기는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교육정책이 나올 때마다 정치적 논란거리가 된 2010년 총선 이후 사기가 저하됐다는 교원이 74.2%, 향상됐다는 교원이 2.7%였다. 현재 사기가 낮다는 교원도 54.2%에 달했다. 사기가 높다는 교원은 13.7%였다. 교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성과급 도입에도 부정적이었다. 성과급이 교육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한 교원은 5.9%인 반면,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80.6%였다. 잡무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주당 근무시간을 국가단위로 표준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85.4%에 달했다. 특히 업무 중 학생 교육과 무관한 업무의 비율을 묻는 질문에 63.3%의 교원이 2할이 넘는다고 응답했다. 40%이상이라는 응답도 17.6%나 됐다. 잡무 증가·, 연금 지급연령 상향 등 근무여건 악화는 단순한 사기 저하를 넘어 퇴직의향으로까지 이어졌다. 근무여건의 변화로 인해 교직에 남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응답이 57.2%, 높아졌다는 응답이 2.5%로 나왔다. 별도의 정년이 없는 이들에게 기준이 되는 연금지급시한까지 근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교사는 68.8%였다. 그 때까지 근무하고 싶지 않지만, 경제적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교사도 17.8%로 집계됐다.
NUT 전국단위 1일 파업 잉글랜드·웨일즈 3200개교 휴업 런던 등 주요도시에선 가두시위 “정부 태도 변화 없으면 또 파업” 영국에서 교사들이 업무경감과 보수·연금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파업으로 전국 3217개교가 전면휴업에 들어갔다. 회원 수가 32만7000에 달하는 영국 최대교원단체인 전국교원조합(National Union of Teachers, NUT)은 지난달 26일 전국단위의 일일파업을 시행했다. NUT의 이번 파업은 2월 7일 이미 예고된 바 있다. NUT의 파업 명분은 처우개선이다. 이 중에서 가장 전면에 내세운 것은 업무경감이다. 영국 교육부의 업무 량조사에 따르면 초등교사의 근무시간은 59.3시간, 중등교사는 55.6시간이다. 2008년에는 초등 52시간, 중등 50시간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지속적으로 업무량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NUT의 주장이다. NUT는 특히 “지난 연말에 실시한 교원인식 설문조사결과 63%의 교사가 교육과 무관한 ‘잡무’의 비율이 20%가 넘는다고 답했다”고 강조하며 “교사들은 수업과 수업준비에 집중해야지 자신들이 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를 축적하고 수업과 무관한 자료를 수집하느라고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NUT가 잡무 증가와 함께 지적한 문제는 보수 감소다. 영국 교원의 보수는 2009년에 근소하게 늘었다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4년에는 초·중등 공히 2008년의 90%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3대 처우개선 요구사항 학생교육과 무관한 잡무경감 보수 인상, 성과급 도입 철회 연금 지급연령 · 지급률 개선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성과급 전면 도입이 정부의 청사진과는 달리 교사들의 동기부여나 교육력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보수 삭감으로만 이어지게 된다는 우려도 NUT 회원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다. NUT는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해서는 성과급 도입 대신 보수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다한 업무와 낮은 보수가 교직사회의 사기 저하로 이어져 우수 인력의 교원 임용을 막고 조기퇴직을 부추겨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NUT의 논리다. NUT의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 교원의 사기가 저하됐다는 응답은 절반이 넘었지만(54%), 나아졌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유럽노조연맹의 2013년도 조사에서도 영국이 유럽 37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번아웃(극도의피로감)’ 비율을 보였다. 이들은 업무량과 보수 외에도 연금 지급 연령 환원, 정부의 관료주의적 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특히 연금 지급 연령 환원은 2011년 교원단체 총파업과 지난해 10월의 양대 교원단체 파업에서 계속 내세웠던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10월과는 달리 양대교원단체 중 하나인 전국교원연합여교사연맹(NASUWT)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하면서 쟁의행위를 잠정 중단해 이번 파업은 NUT 단독으로 진행됐다. 비록 NUT 단독 파업이라고는 하나 전국최대교원단체의 파업이어서 잉글랜드와 웨일즈 전역에서 파업과 가두시위가 진행됐다. 영국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잉글랜드의 2만4330개교 중 2920개교가 파업으로 인해 전면휴업을 시행했다. 90%의 학교만 응답했기 때문에 실제 휴업 학교 숫자는 이보다 다소 많을 수 있다. 게다가 부분휴업 학교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파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런던 북부의 엔필드에서는 7개교만 정상수업을 했다. 전면휴업 37개교, 부분휴업 27개교에 달했다. 부분휴업을 시행한 학교는 저학년생은 집으로 돌려보내고, 고학년생과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운영했다. 중동부의 뉴엄과 남부의 램버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뉴엄에서는 33개교가 전면휴업, 45개교가 부분휴업해 11개교만 정상 운영됐다. 램버스는 24개교가 전면휴업, 26개교가 부분휴업을 해 12개교가 정상수업을 했다. 다른 대도시 상황도 심각했다. 맨체스터에서는 39개교만 정상 운영됐다. 전면휴업이 73개교, 부분 휴업이 55개교였다. 리버풀에서도 46개교 전면휴업, 64개교가 부분휴업을 했다. 전학년 정상수업이 가능했던 학교는 14개교뿐이었다. BBC의 조사에 따르면 웨일즈에서도 1700개교 중 297개교가 전면휴업, 472개교가 부분휴업에 들어갔다. 파업한 교사들은 거리로 나서 3대 요구 사항과 함께 마이클 고브 교육부 장관 퇴진 등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가두행진도 했다. 런던 중심부에서만 2500명의 교사들이 행진에 참여했다. 런던 뿐 아니라 파업에 동참한 리버풀, 뉴캐슬, 맨체스터 등지에서도 가두시위가 있었다. 크리스틴 블로우어 NUT 사무총장은 “오늘 교사들이 더 이상 정부의 압박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파업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지만 정부의 숨 막히는 요구에 치여 살고 있다”면서 “정부의 협상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올 여름 또다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로스 학교교육 차관은 “협상이 진행중인데 학생들의 교육을 방해하면서 쟁의를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응해 향후 양자 간의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