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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통계청에서 발표한 청년 실업률이 2018년 3월 기준 11.6%에 달함에 따라 정부는 일자리예산을 증액하고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비롯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노동시장 요구 제대로 반영 못해 그러나 청년층의 실업을 해결하는 것 못지않게 이들이 취업 후 경험하는 직무불일치 현상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전공에 부합하지 않거나, 학력과 보유기술 수준과도 일치하지 않는 직장에서 일하는 경우 낮은 직무만족도로 인한 이직을 가져 옴으로써 2차적인 청년실업문제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2017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최종학교 전공 분야와 일자리의 직무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50.8%로 나타났다.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 자료를 활용해 2005년과 2015년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직무 수준과 자신의 교육(기술) 수준이 알맞다고 응답한 대졸자는 55~57% 정도에 불과했다. 일자리에서 요구하는 직무 수준이 자신의 교육 수준과 비교 시 오히려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10여 년 간 5% 내외에서 10% 내외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초년생이 취업 후 대학 교육만으로는 직무수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 수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교육과정이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교육 및 기술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취업 이후 과소교육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교육 및 재교육 수요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차적으로 고등교육의 책무성 관점에서 바라볼 때, 대학에서는 졸업생의 취업 여부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자신의 전공영역에 해당하고 보유한 교육과 기술수준과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추가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대학은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들의 진로·적성, 수강 과목, 취업준비 및 자격증 보유 현황 등에 대한 자료를 종단 조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대학교육과정과 취·창업 간 연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구축하고 있는 교육종단정보시스템(Maryland Longitudinal Data System)은 유치원부터 고등교육기관, 노동시장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누적적인 자료를 연계해 학생 지원을 위해 정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도 유사한 시스템을 구축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은 유치원부터 진로자료 연계 단기적으로는 청년들이 직장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정보 부족으로 인한 직무불일치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재학생들을 위한 충분한 취·창업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사회수요를 반영해 사회진출에 필요한 기본소양 및 직무 현장에서 적응을 위한 인성교육프로그램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과소교육 상황에 놓일 가능성을 지닌 대졸자들에 대한 요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대학교육과정에 환류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에서 보직교사들에게 주는 근무 경력 승진 가산점 상한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알다시피 평교사들이 관리직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가산점을 차례대로 취득해야 한다. 해가 지날수록 학교 현장에서 보직교사 기피 현상이 심해지다 보니 서울시교육청은 초등교원에 대해 승진에 필요한 보직교사 경력을 8년에서 12년으로 늘린 것이다. 실질적인 보상과 인센티브 없어 보직교사의 경우 담당 부서의 업무를 총괄하고 책임을 지는 부서장인데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은 거의 없어 갈수록 보직교사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보직교사의 수당은 월 7만원으로 15년째 동결 상태다. 현재 담임교사의 담임교사수당은 지난 2016년에 월 13만원으로 인상됐지만 보직교사 수당은 그대로다 보니 그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담임교사에 비해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생활인권부장(생활지도부장)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해가 지날수록 교사들이 학교폭력 및 생활지도, 학생상담 및 각종 민원 및 법적 소송의 어려움으로 인해 생활인권부장을 전혀 희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매년 학기 초가 되면 학교에서는 관리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일부 학교의 경우에는 기간제교사 혹은 저경력 교사가 생활인권부장을 맡는 아주 기이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업무가 많고 책임감이 막중한 보직교사를 우대하는 방법은 우선 15년째 동결 중인 보직교사의 수당을 인상해야 한다. 더 이상 예전처럼 교사에게 희생과 봉사를 강조하는 시대에서 직업으로서의 교사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근본적으로 교사가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관리자와 담임·교과교사 사이에서 학교 교육행정과 학생 교육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보직교사의 회피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은 교육 현장을 개선해야 한다는 경종이다. 수당 인상 등 인센티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아울러 제도적인 환경 조성과 교육여건을 나아지도록 하는 노력 또한 절실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보직교사에 대한 과중한 업무 부담과 책무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보상은 필수다. 뿐만 아니라 교원 전반에 대한 처우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 교육기본법 제14조와 교육공무원법 제34조,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는 교원 처우 개선 요구를 규정하고 있다. 교원들 사기진작 방안 마련돼야 교원의 업무는 교수·학습지도를 기본활동으로 돌봄, 학생안전, 생활지도, 진로지도, 학교폭력 사안 처리, 환경위생관리, 학생상담 및 학부모 상담까지 도맡을 정도로 매우 범위가 광범위하다. 이와 더불어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사회적인 요구에 따른 새로운 업무까지 더해지고 있지만 교원에 대한 처우개선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직수당은 18년째 동결되고 있다. 교사의 처우 개선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다. 수당 인상은 물론 교원들을 위한 교원심리 상담전문 치유센터 설치, 행정업무 경감, 순환보직 기간 조정, 퇴직준비휴가 폐지에 따른 대체방안 마련 등 교원들을 위한 사기진작 방안이 충분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남이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심정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인간의 욕구와 욕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 5단계를 보면, 인간의 욕구가 그 중요도별로 단계를 형성한다는 동기이론이다. 아랫 단계에 있는 욕구가 만족해야 윗 단계 욕구가 일어나는 시스템이다. 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전의 욕구, 3단계 소속, 애정의 욕구, 4단계 자존심, 존경의 욕구, 5단계 자아실현 욕구가 있다. 생리적 욕구로 물질을 섭취하는 식욕, 에너지를 회복하는 수면욕, 에너지를 절약하는 게으름, 불편함을 회피하고 최적 상태를 유지하는 편함 추구, 생식적 욕망으로 생식과 관련된 성욕, 자녀와 약자를 보호하는 모성애, 과장된 표현을 하는 과장, 생태적 욕망으로 먹이나 적에 대한 공격을 말하는 공격성, 위험이나 포식자에 대비하는 도피 욕망, 독점적 공간 확보하는 영역보존 욕망, 사회적 욕망으로 다른 사람의 사랑을 확보하려는 갈애, 손실과 이익의 형평성을 가늠하는 공정성 욕망, 생각을 전달하려는 발표욕, 잠재 경쟁자와 능력 비교하려는 경쟁욕, 경쟁자보다 우위를 확신하려는 명예욕, 인과관계 확인하려는 호기심, 인과관계 충족하려는 합리성, 이해를 추구하는 표현욕이 존재한다. 다가오고 있는 새로운 혁명 시대에는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의 5단계중 윗 단계인 사회적 욕망이 인간에게 중요한 욕망으로 표현된다. 인간이 타고난 욕망은 아니지만 후천적으로 학습에 의해 형성된 욕망이다. 이는 개체 중심의 이기적 욕망이나 본능과 집단 호혜 중심의 선천적 욕망이 21세기 환경에서 후천적으로 학습되어 나타난 욕망들인 것이다. 인간의 일련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교육이 참으로 중요하다. 교육은 인간에게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지난 시절의 지식전달과 암기위주의 교육방식에서 최근 코딩교육, s/w 프로그램, 드론, 로봇, 사물인터넷 등 다방면의 신기술들이 학교현장으로 들어오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체험하고 삶(라이프)을 살아가는 능력을 터득하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교육은 성적으로 줄세우기를 위한 경쟁방식에서 탈피해야 된다. 경쟁욕만으로는 인간의 자아실현과 존경에 대한 욕구 중 일부분만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모든 학습자가 동일한 시험으로 동일한 목표를 위해 경쟁하는 방식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사람만 양성하여 다가오는 미래사회에서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 버린다. 한 인간이 학습에 대한 평가방식인 성적의 노예로 살아가는 인생은 무미건조한 삶이며, 이는 인간이 AI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에 지배만 당하는 현실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모든 교육에서 모든 학습자들이 본인의 장·단점을 발견하고 스스로 진로에 대하여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 독특한(unique) 전략을 수립하여 본인만의 자아실현이 필요한 것이다. 그에 적합한 것이 현실로 다가온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이다. 교육은 신기술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떼어낼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직면해있다. 아무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진일보하여도 정부와 교육기관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험난한 혁명시대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자, 지금이라도 정부와 교육당국은 규제와 방치하는 규제일변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인간은 혼자만 잘나서 혼자만 부자가 되고 혼자만 행복할 수는 없다. 모든 인간이 행복을 같이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의 행복한 가치가 스며있는 자아실현의 사회적 욕구와 욕망인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과연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는 힘들다. 하지만 예상되는 모범답안은 존재한다. 바로 인간 모두의 행복추구를 같이 공유하고 나누는 삶(라이프)를 꿈꾸는 것이다. 이제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는 행복이다. 이 행복은 그냥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교육기반이 학습자들에게 행복할 수 있는 힘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미래사회를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핵심역량인 것이다. 앞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인간이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교육에서 수많은 빅데이터를 서로 공유하는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프로젝트 시스템인 교육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며, 그런 총성없는 세계 코인대전에서 승리할려면 정보를 서로 공개하고 공유하는 영역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모전초등학교(교장 김주하)관악합주단(지도교사 권강의)는 지난8월21일(화)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6회 춘천 전국 관악경연대회에서4년 연속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개최된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53개 관악합주단이 참가해21일부터23일까지 열띤 경연을 펼쳤다. 초등부21개 팀 중18번째 순서로 경연을 펼친 모전초등학교 관악합주단은 행진곡(March Black Granite)과 자유곡(Hymn to the Sun - with Beat of the Mother Earth)두 곡을 연주하여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모전초등학교 관악합주단은 평소 아침시간은 물론,방과 후 시간,토요일 오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연습을 하였다.또한 여름방학 동안 더위도 잊은 채 합주연습을 함은 물론, 5일간의 캠프활동을 실시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였다. 모전초등학교 윈드오케스트라(관악합주단)은11월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기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멋진 공연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내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는 며칠 전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스티브 김의 꿈, 희망, 미래를 읽었다.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그가 말하는 문장 하나하나를 읽으며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국인으로 IT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미국에 충격을 준 신화와 같은 인물인 그는 현재 한국으로 돌아와 미국에서 번 돈으로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말로만 듣던 투명 경영, 정도 경영을 실천하다 이 책은 미국 기업에서 성공한 스티브 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녹여냈다. 말로만 듣던 투명 경영, 윤리 경영, 정도 경영의 모델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스티브 김의 이러한 경영 방식은 앞으로 우리 한국사회를 선진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의 이런 성공적인 사례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아 소개한다. 스티브 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국의 시스템 덕분 스티브 김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며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미국의 시스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의 CEO와 이사회의 역할이 그것이다. 그 핵심에는 사회이사제도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선진화되려면 이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로 사회이사회를 구성하여 최고경영자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처럼 친인척이나 공기업 퇴직자들 중 그저 말 잘 듣는 사람들을 사회이사로 앉혀 놓고 CEO 마음대로 회사를 경영하는 식으로는 절대 선진기업이 될 수 없다. 스티브 김의 경영 방식은 한국의 기업 이미지를 바꿀 것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스티브 김이야말로 우리 기업의 이미지를 반드시 변화시켜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젊은 시절 열심히 돈을 벌었고, 이제는 번 돈을 남과 나누는 데도 열심이다. 번 돈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발전기금, 문화사업, 장학사업 등 사회복지사업에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다. 특히 꿈, 희망, 미래 재단을 만들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헝그리정신이야말로 성공의 원동력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스티브 김의 어린 시절도 무척 가난했다. 아버지가 6.25전쟁 통에 모든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뒤 서울로 옮겨와 새로운 사업을 벌였지만 빚만 지게 됐다. 당시 스티브 김이 살던 집에는 수도가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물지게를 지고 멀리 떨어진 우물까지 가서 물을 길어오는 게 일과였다고 한다. 교복 살 형편이 안 되어 누나가 입었던 교복을 고쳐 입어야 했다. 하지만 스티브 김은 가난 때문에 결코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을 통해 배려와 긍정적 사고를 배웠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가난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티브 김은 이렇게 술회한다. 만약 자신에게 부유함이 주어졌다면 밤을 새워가며 공부해서 좋은 학교에 가겠다는 의지도 없었을 것이며, 돈의 귀중함을 알았기 때문에 매사 아끼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지독한 헝그리정신으로 그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가난 속에서도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배려와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기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헝그리정신이야말로 가장 강한 성공의 원동력이라 확신하는 사람이다. 스티브 김의 천재적인 사업수완 스티브 김의 사업 감각은 가히 천재적이었다. 군부대에서의 사업수완이 그것이다. 예를 들자면 앨범 제작 사업이 그것이다. 스티브 김이 근무하는 부대에는 하사관과 장교들이 많았는데 하사관들은 직업군인이라 씀씀이가 좋았다. 병사들 역시 낙하 훈련을 하면 점프 수당이 나와서 다른 부대원들보다 수입이 괜찮았다. 스티브 김은 이런 점에 착안하여 하사관이며 장교, 병사들이 낙하 훈련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예쁜 앨범으로 만들었다. 군인들은 휴가 갈 때 자랑도 할 겸 그 앨범을 즐겨 사갔다고 한다. 판매하는 도복에도 아이디어를 더했다. 공수부대는 무술 훈련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두 도복을 입어야 한다. 스티브 김은 상의 도복에 ‘공수특전단’이라 글씨를 새겨 붙였다. 공수부대의 특성을 멋지게 살린 도복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고 한다. 차고(車庫)에서 시작한 창업 스티브 김은 10만 달러 즉 우리 돈 1억 정도를 가지고 창업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조그마한 차고였다. 10만 달러는 창업자금으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었지만 무모하게 시작했다. 집기라고는 직접 조립한 테이블 두 개, 의자 두 개가 전부였다. 함께 투자한 동료들은 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퇴근 후 차고 사무실에 들러 일을 도와주는 정도였다. 1인 10역으로 생활해야 했다. 칩부터 전선 하나까지 일일이 사서 연결해 놓고 테스트를 해가며 고치고 또 고쳤다고 한다. 프로토타입이 완성된 후에는 회로 기판과 부품을 사서 연결했다. 설계를 다른 곳에 맡기면 돈이 들기 때문에 스티브 김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밥 먹고 자는 시간 말고는 오로지 일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혀 힘든 줄을 몰랐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열려있는 CEO 스티브 김은 회사를 창업한 후 투명 경영, 정도 경영을 철저히 지켰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문제나 조직의 문제에 대해 이사회에 늘 투명하게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어떤 임원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거기에 대해서도 미리 사전에 이사들에게 설명을 해주곤 했다. 이사회 이전에 전화로 또는 일대일 조찬 자리에서 동의를 구하는 식이다. 스티브 김은 항상 입장을 바꿔놓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만약 자신이 이사인데 회사와 관련된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듣는다면 기분이 나쁠 것이고, 돌발 상황에 대해 미리 알고 있다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들이나 이사회와 항상 소통을 하는 것이 가장 옳은 일이라고 주장한다. 혼자만 행복해서는 불행해진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릴 정도로 많은 부를 축적한 스티브 김은 혼자만 행복해서는 불행해진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이룬 부와 성공은 자신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모두 다른 사람들이 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의 결과를 자신만 누려서는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성공의 결과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성공은 참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스티브 김은 매일매일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 행복은 나눔이요, 나누면 곧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스티브 김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공원을 도시공동체의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고 시민의 참여로 가꾸어가려고 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자 ‘제1차 내가 그린 공원정책 열린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민선 7기 거버넌스 활동을 녹지, 도시공원분야에서 더욱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수원시의 녹지현황과 정책 발표, 다양한 사례와 대안들이 제시되었다. 재단법인 수원그린트러스트(이사장 이득현)가 주최한 이 행사는 지난 30일(목)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수원지속발전협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시민, 시민단체, 전문가, 관계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수원시 녹지정책 및 공원분야 현황과 발전방안, 정서적인 안정과 경제가치 증가의 조경관리 의미를 알아보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녹색공동체 수원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계기가 되었다. 김인호 교수(신구대학교 조경학과)의 사회로 첫 발표자인 윤재근 과장(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녹지경관과)은 “수원시의 녹지현황 및 정책을 바탕으로 100년 앞을 지향하는 녹지행정의 비전을 마련하고 공유해야 한다”며 “광역행정체계에 맞는 공직자 직무향상교육 및 운영, 수요자 중심의 정책개발 및 운영을 위한 시민단체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수원시 대규모 공원과 연계한 도시숲 조성 사례연구’를 발표한 오기영 과장(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생태공원과)은 녹지축 확충과 미세먼지 저감 및 열섬화 방지를 위한 도시숲 관리체계 구축과 민·관·학 거버넌스 시스템강화를 도시숲 조성의 연구 결과를 발표 하였다. 세 번째 발표자인 유문종 고문(재단법인 수원그린트러스트)은 현대 시민의 사회적 역할강화에 따른 녹색거버넌스, 수원형 주민자치에 따른 통합적 정책추진 등 시민주도에 의한 마을르네상스와 도시공원의 민·관 협치에 따른 지역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였다. 윤은상 국장(수원환경운동연합), 홍은화 국장(수원환경운동센터), 김은영 연구위원(수원시정연구원) 등의 토론자들은 공원이 사람만이 아닌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하며 그 지속성을 위해서는 정책 입안에서부터 집행과 결과, 평가까지 전체 정책시행에 있어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또한 이에 대한 꾸준한 실천을 수원시와 (재)수원그린트러스트에 주문하였다. 참석자들 자유토론시간에 활발하게 의견을 발표하면서 시민참여 공원활동, 수원시 녹색거버넌스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득현 이사장은 “우리시의 녹지와 도시공원분야 시민참여는 지속가능한 생태환경도시 를 만들어 가기위한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재단이 창립된 2012년부터 기관과 단체, 자원봉사자, 전문가 등이 수평적으로 연대하여 활발하게 추진되어 온 시민참여 활동이 녹지와 도시공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오늘 나타난 여러 의견들을 수렴, 민·관·학이 협력하여 나타난 과제를 풀어나가겠다. 이를 위해서는 녹색 거버넌스를 위한 시민참여. 기업, 행정당국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조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농협수원유통센터 하나로마트가 후원하였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총-교육부 제1차 본교섭 협의위원회 개회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회장 장남순 서울서강초 교장) 대의원회의 및 연수가 지난달 31일 서울 그레뱅뮤지엄에서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교장들은 여성 관리직의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는 등 여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며 여성 교육자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의 변화를 선 도해 나가자 고 다짐했다.
이찬열(왼쪽) 국회교육위원장과 하윤수 교총 회장이 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 이동주 기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더 놀이 학교 추진과 관련해 지난달 28일 개최한 포럼에서 토론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강선보 한국교육학회 회장(고려대 교수)은 지난달 28일 한국교총에 교육학사전을 기증했다.
‘팩트(fact)’라는 말이 부쩍 많이 쓰인다. 이보다 더 단정하고 의미가 분명한 ‘사실(事實)’이란 우리말을 제 쳐두고, 굳이 영어 ‘팩트(fact)’를 쓰는 것이 이상하다. ‘팩트(fact)’라는 말이 유행 어처럼 횡행하는 데는 우리들 심리의 어떤 성향, 그것의 불편한 진면목이 보이기도 한다. 텔레비전 토론에서 팩트 논쟁이 자주 벌어진다. 정치인들이 패널로 나올 때는 유독 심하다. “지금 말씀하신 것, 팩트 자체가 잘못되었어요!”, “팩트는 그게 아닙니다!”, “듣도 보도 못한 말씀을 하는데, 내가 팩트를 바로잡아 줄까요.”, “팩트를 제대로 알고 말씀하세요!”,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이 팩트입니다!” 대개 이런 식이다. 어떤 토론은 초입부터 팩트 여부를 가지고 싸우다가 시간을 다 보내는 경우도 있다. 토론에서 이렇게 ‘팩트’ 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패널들이 서로 사실이 아닌 내용 즉,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딱히 의도적인 거짓말은 아니라 하더라도, 무언가 왜곡된 사실을 믿는(또는 사실을 왜 곡하는) 사람들이 토론에 참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대가 팩트를 잘못 알고 있다고 말하며, 자기의 말이 팩트라고 하는 사람은, 그는 절대적으로 객관적이며 절대적으로 공정하며, 진실을 잘 대변하는가. 팩트 여부를 두고 토론이 춤추는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느끼겠지만, 그쪽 역시 신뢰가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팩트인지 아닌지를 밝힌다고 바로 진실(truth)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팩트(fact)가 진실(truth)의 편이 아닐 수도 있다. 아니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다. 진실은 수많은 팩트들 간의 자연스러운 호응으로 드러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수많은 팩트 중에서 ‘내가 선택한 팩트’를 중심으로 그 어떤 ‘진실’을 구성하려 한다. ‘내가 선택한 팩트’와 ‘내가 선택하지 않은 팩트’, 그 사이에 는 내가 무조건 믿으려고 하는 모종의 이데올로기가 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상대방의 팩트 착오를 비판하지만, 그 속마음은 ‘내가 택한 팩트’를 상대가 택하지 않음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셈이다. 달리 말하면 ‘내가 선택한 팩트’와 ‘내가 선택하지 않은 팩트’가 분리되는 그 과정에서 나의 주관(subjectivity)이 부각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왜 다른 팩트들은 선택하지 아니하는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양자를 균형있게 취함으로써 ‘사실’에서 ‘진실’로 나아가는 생각의 통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의(懷疑)하는 지성’이 필요하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의 주장과 인식이 편협해 지지 않았는지 스스로 비판해야 할 것이다.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여간 어려운 일 이 아니다. ‘라쇼몽(羅生門)’은 일본 근대문 학의 봉우리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1892~ 1927)의 대표작이다. 일본다운 분위기(locality)를 자아내면서도 그 주제는 세계적 보편성(universality)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라쇼몽(羅生門)’은 연극과 영화로 만들어져 널리 소통된 작품이기도 하다. 연출가 에 따라 다양한 ‘인간 탐구’의 진경을 보여 준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한 사무라이 부부가 먼 길을 가다가, 사무라이는 죽고 부인은 겁탈을 당한다. 살인죄로 체포된 산적과 사무라이의 아내가 사건을 증언한다. 죽은 사무라이도 그 혼이 무당의 입을 빌려 사건을 증언한다. 먼저 산적이 증언한다. 그는 사무라이 부인의 미모에 혹하여 사무라이를 나무에 묶은 뒤 부인을 겁탈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부인에게 자신과 살자고 했단다. 부인은 사무라이와 산적이 결투를 벌이면 이긴 사람을 따르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산적은 사무라이와 정정당당하게 결투를 벌여 그를 죽게 했다고 한다. 살인한 것이 아니라 결투를 했다는 것이다. 부인의 증언은 이러하다. 산적은 자신을 범한 후에 가버렸고, 정조를 잃은 그녀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은 그녀를 극도로 모멸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 순간 그녀가 들고 있던 단검에 남편이 찔 려 죽었다는 것이었다. 남편인 사무라이의 혼백은 이렇게 말한다. 산적에게 강간당한 뒤 부인은 산적에게 남편을 죽이고 자신을 데려가 줄 것을 애원했단다. 산적은 그녀의 말에 화를 내고 오히려 사무라이를 풀어주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명예를 잃은 치욕감과 부인에게 당한 배신감으로 자기는 그 자리에서 자결 했다고 말한다. 숲속에서 이들을 몰래 지켜보았다는 나무꾼은 말은 이렇다. 산적은 우는 여자 앞에서 자기와 같이 살면 무엇이든 해주겠다고 하더라. 그러자 여자는 단도를 들고 남편에게 달려가 결박을 풀어주고 남편과 산적 사이에서 울더라. 산적은 결투를 벌여 여자를 얻으려 했지만, 사무라이는 산적에게 이런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 순 없다고 말하더라. 그러면서 아내더러 자결하라고 했다. 산적도 떠나려 했다. 여자는 남편에게 산적을 죽이지 못하면 남편의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산적에게는 사랑의 열정이 없음을 탓한다. 이에 두 남자는 결투를 하더라. 산적이 사무라이를 죽이는 사이 여자는 도망을 가버렸다. 나무꾼의 말은 대략 이러한데, 그의 말도 믿을 수가 없다. 진주가 박힌 값비싼 여자의 단도를 훔친 도둑이기 때문이다(김용길, ‘라쇼몽 현상’ 참조, http://cafe.daum. net/cp0128). 사건에 참여했던 네 사람은 각기 팩트를 이야기하지만, 그 팩트는 모두 다르다. 인간의 의식 속에 ‘팩트’라는 것이 얼마나 자기 마음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그 어떤 심리학의 추적보다도 더 예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람은 절대 객관의 기억을 가질 수 있을까. 단지 ‘해석된 기억’ 다시 말해서 ‘주관화된 기억’만 있는 것 아닌가. 인간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이런 속성을 두고 ‘라쇼몽 효과’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다. 새삼 인간의 기억이나 인식이란 것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깨닫게 된다. 이는 아마도 유한한 존재인 인간에게 신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조건’으로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팩트는 어디에 있는가. 사건 현장 에 객관으로 존재하는가. 내 마음에 주관으로 존재하는가. 양쪽에다 있는가. 팩트는 객관으로 존재하는 듯해도 주관으로 나타나기 십상이다. 세상에는 진실을 떠받치는 팩트만큼이나 진실을 가리는 팩트도 많다. 그래서 팩트를 무조건 절대시하는 인식은 위태롭다. 인간의 욕망이 편견을 낳고, 편견은 팩트(사실)를 왜곡시키고 싶은 충동으로 인간을 밀어 넣는다. ‘사실’이라는 부사를 습관처럼 말머리 에 붙이고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식이다. “사실 한국이 멕시코에 패한 건 말도 안 돼요.” 그 반대의 진술도 ‘사실’로 시작한다. “사실 한국이 멕시코에 이길 수 없어요.” 사실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주관적 감정이나 편견이나 욕구를 객관의 진실인 양 늘어놓는다. “사실 돈이 중요하지 사랑이 밥 먹여 줍니까.”, “사실 나는 잘못이 없어요.” 이렇게 ‘사실’ 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은 자기가 정말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착각을 한다. 실제로 말머리에 ‘사실’을 상투어처럼 앞세우는 사람들은 그 화행(話行, speech act)이 공격적이고 목소리도 크다. 그렇게 말하는 심리에는 ‘나는 오류가 없는 사람이야!’라는 태도가 들어 있다. 팩트에 대한 믿음을 과도하게 가지면,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보려하는 유혹에 끌린다. 그것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기를 바라는 욕심 때문에 자신의 말을 절대화한다. 내가 말하면 사실처럼 된다는 묘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이는 결국 자기 말에 자기가 속는, 자기 속임으로 빠지게 한다. 자기 속임의 불행은 자기가 속는다는 사실을 본인만이 모른다는 데에 있다. 평상시에 아예 “팩트는 없다”라고 자기 최면을 걸어두는 것은 어떨까. 진정한 팩트를 향해서 더 신중하고 더 성숙한 통찰을 기르기 위해서 말이다.
2011년,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미래를 준비하는 획기적인 기획’이 있었다. 바로 ‘스마트교육 추진전략’이다. 이에 따르면 이미 2015년에 모든 학교가 무선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생들은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다양한 자료를 통해 개별화된 교육을 받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학교 환경을 둘러보면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교실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당시 언론의 과도한 예산 예측(디바이스 보급에 약 10조 원) 및 디지털기기가 주는 역기능 등의 우려 속에서 초기부터 수많은 반대로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뒤처진 스마트교육,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인 인프라 구축 물론 새로운 교육을 시작하려면 수많은 벽에 부딪힌다. 실제로 스마트교육 추진전략 발표 이후 2016년에도 디지털 교과서 보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8년에 본격적으로 활용될 것임을 계획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4월에도 교육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2021년까지 전국의 모든 초·중학교(7,967교)에 무선 인프라를 확충한다’고 발표했지만 두고 볼 일이다. 이처럼 스마트 교육이 계획되고 추진되지 못하는 사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던 대한민국 스마트교육은 여전히 현장 에 정착되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게 오히려 뒤처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역시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디지털네이티브 디지털네이티브는 미국의 교육학자인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가 2001년 그의 논문 Digital Native, Digital Immigrants를 통해 처음 사용한 용어로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의 대중화, 1990년대 휴대전화와 인터넷 확산에 따른 디지털 혁명기 한복판에서 성장기를 보낸 30세 미만의 세대를 지칭한다.-위키백과- 재미없는 학교, 다니기 싫은 학교 … 디지털 환경으로 획기적 변화 최근에는 ‘늦어진 디지털환경만큼, 디지털네이티브라고 불리는 학생들에게 맞지 않는 과거의 교육방법 때문에 학생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꼭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야만 미래 교육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 본격적으로 보급된다면, LMS(러닝매니지먼트시스템) 적용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가 저장되고 분석될 수 있다. 데이터가 저장되고 분석된다는 것은 학생 개별에게 흥미와 적성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즉,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조금 더 미래에는 시험이 사라진 교실, 학생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재미있는 공부가 이뤄지는 학교가 될 수 있다. 또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 보급된다는 것은 학교에 무선 인프라가 갖춰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선 인프라가 우선 구축된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디바이스를 학교에서 활용(BYOD)할 수 있기 때문에 기기보급사업 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습자 의 역량신장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과정이다. 기존의 지식전달방식 수업으로는 역량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 학생들이 다양한 사회문제를 스스로 찾아내고, 고민하고 친구들과 함께 해결할 때 역량도 키워질 수 있다. 문제해결력이나 사고력, 협업능력, 디지털리터러시, 소통능력 등 다양한 역량은 하루아침에 키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사고하고 고민할 때 키워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당장의 점수 몇 점이 학생들 인생에 중요한 것이 아닌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줄 때 ‘학생들이 행복한 미래교육’이 실현될 수 있다. LMS(러닝매니지먼트시스템) 사이버 공간에서 학습자가 원하는 학습 진행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수강신청을 하는 등 교사와 학생이 학습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준비과정이 끝난 후 실제 학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는 학습자의 학습과정을 추적하고 학습이력을 관리하여 학습자 개인에 대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게 된다. 이와 같이 온라인 학습에서 필요한 학급 편성 기능, 협동학습 기능, 출결관리 기능, 게시판 기능 등이 LMS의 주요기능이라 할 수 있다. LMS의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학생의 개별학습을 위한 맞춤형 학습환경을 효과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보통은 가상학습시스템이라고도 한다. -위키백과- 의사가 환자를 처방하듯 학생들에게 맞춤식 학습 코칭 가능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과정중심평가’를 실시한다. 디지털교과서와 LMS를 통해 학습과정이 기록되기 때문에 과정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교실이 학생 1인 1디바이스가 갖춰져 있으며, 모든 교실에는 무선인터넷과 전자칠판이 갖춰져 있다. 특정교과에서 활용하기보다는 주제에 맞게 담임교사들이 활용하며, 각 교사의 특성에 따라 다른 모습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3학년은 기기와 익숙해지면서 조금씩 활용하는 시기로 사회시간에 지도앱을 활용하거나, 디지털교과서로 수업하고, 재미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체험하는 수업을 한다. 4학년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보고서 작성이 나 디지털리터러시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활용방법을 배우는 시기이며, 5학년과 6 학년은 익숙해진 방법으로 응용하고, 활용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시기로 활용 중이다. 또한 구글이 제공하는 교육용 무료툴인 ‘G-SUITE FOR EDUCATION’ 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365’를 세팅하여 교육결과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시 스템을 구축하였다. 학생들에게 활용방법을 가르쳐주고 직접 할 수 있게 하니, 수업 참여도가 높고 만족도가 높다. 학생들의 수준이 점점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고, 자료로 보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올린 모든 자료가 누적 저장 되기 때문에 학기 초와 비교해서 성장과정을 볼 수가 있다. 또한 학생들의 교육결과를 학부모들과 항상 공유할 수도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수업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지만, 결과를 보면서 자녀들의 역량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의사가 다양한 진단도구 및 검사로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하듯이 앞으로 디지털도구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활동과 성향이 분석되면 교사는 학생들에게 처방을 하듯 진로지도와 학습방법을 코칭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디지털 학습방법 다양한 장점도 있으나, 디지털을 활용한 교육이 100%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디지털기기는 교 육의 중심이 아닌 하나의 활용 도구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학년 어린이들에게는 디지털기기보다는 직 접 조작하고 글씨를 쓰는 기초학습과 함께 다양한 자연체험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는 디지털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학습과 진로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업에서 다양한 교구나 재료를 활용하듯 편안한 마음으로 디지털기기에 접근한다면 거부감 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실험을 할 수 있는 과학실험은 직접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할 수 없는 우주나 화산 등의 실험은 디지털방법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학습환경이 이뤄진다면 학습내용에 따라 지식위주의 학습을 할 수도 있고, 학생들이 직접 실습과 실험을 할 수도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을 학생들이 직접 조작할 수 있는 학습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로 100% 교육을 할 수는 없다. 100% 정답인 교육방법도 없다. 하지만 디지털네이티브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방법을 제시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해준다면 우리가 쉽게 이야기하는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경쟁이 아닌 협력의 동료로써 문제를 해결하며, 학교생활 을 하고, 스스로 학습하고 싶은 것을 공부하고,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하게 된다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9월 1일자 각급 학교 교장 인사발령이 전국적으로 일제히 단행된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입법 예고되어 극심한 국민적 갈등과 대립 속에 올해 3월 국무회의 의결로 개정된 교육공무원임용법령(「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3 제2항, 「교육공무원임 용령」 제12조의6 제2항)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50% 확대 적용과 임용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번 교장 인사발령에서 시·도교육청별로 내부형 공모 비율을 75%까지 높인 곳이 있고, 제1차 학교 심사순위와 제2차 지역교육지원청(고교는 시·도교육청) 심사순위가 바뀐 학교(지역교육지원청)가 교육청 감사를 받아 논란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특정 단체 출신자 탈락, 공모과정의 문제 야기 등으로 공모 자체가 철회되기도 하였다. 또 소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에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에 따른 특정 단체 출신 인사의 교장 임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실 교직경력 15년의 평교사를 내부형 교장공모로 임용하여 교육혁신과 학교개혁 의 견인차로 학교 현장에 신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사고는 근시안적 탁상공론에 불과 하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공정성·투명성 담보라는 교장 인사의 기본 원칙을 무시 내지 오도(誤導)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교직경력 15년의 평교사를 내부형 교장공모로 임용하여 교육혁신과 학교개혁의 견인차로 학교 현장에 신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사고는 근시안적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공정성·투명성 담보라는 교장 인사의 기본원칙을 무시 내지 오도(誤導)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학교·교육혁신을 위한 새로운 교장 임용제도의 고민과 도입 한국의 교원 승진 및 임용제도에서 새로운 ‘교장 임용제’ 도입을 고민한 것은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의 5.31 교육개혁 때이다. 당시 교사·교감·교장으로 계열 승진하는 일반적인 교원 승진제도를 개혁하여 학교에 신바람을 일으키고 학교혁신을 도모하고자 1996년 「교육공무원법」 제31조에 근거한 초빙교장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초빙교장제는 교장 자격 소지자 중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사해 초빙하는 제도다. 초빙교장제의 모태(母胎)가 된 교장공모제는 2007년 ‘미래 교육 비전과 전략(안)’ 에 바탕을 두어 초빙형·내부형·개방형 등의 체제로 시범 운영되다가 2012년 법제화 됐다. 교장공모제는 교장 임용방식 다양화로 승진 중심의 교직문화를 개선하고, 교육 공동체 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교장을 뽑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현행 한국의 교장공모제는 초빙형·내부형·개방형 등 세 유형이 있다. 초빙형 교 장공모제는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3 제1항에 근거하여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교 육공무원 중에서 교장을 임용하는데 주로 일반 학교가 대상이다. 내부형 교장공모 제와 개방형 교장공모제는 각각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3 제2항과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12조의6 제1항에 근거하여 임용한다. 내부형은 초·중등학교 교육경력 15 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학교 교원으로서 총 공모학교수의 50% 범위 내에서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교장자격증 소지자 포함) 선발이 가능한데, 주로 자율학교 와 자율형 공립고가 대상학교다. 개방형은 해당 학교 교육과정과 관련된 기관 또는 단체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교장자격증 소지자 포함) 선발이 가능한데, 주로 자율학교로 지정된 특성화 중·고교, 특목고, 예·체능계 고교가 대상학교다.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에 따른 논란과 갈등 교장공모제의 유형인 초빙형·내부형·개방형 중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것이 내부형 이다. 2017년 12월 입법예고 후 2018년 3월 국무회의 의결로 개정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것도 바로 교장공모제 내부형의 교장자격증 미소지자의 지원(응모) 비율 확대 문제였다. 교장공모제가 법제화된 2012년부터 교장공모제 내부형의 교장자격증 미소지자의 지원(응모) 허용 비율은 시·도교육청별로 공모 학교 수의 15% 이내로 제한돼 왔다. 이 제한 비율이 2017년 12월 입법예고에서 삭제돼 모든 내부형 교장공모제 학교에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의 지원을 전면 허용하는 쪽으로 개정될 위기에 처했었다. 입법예고 기간 중 교원·교육계 인사·학부모·교원단체 등을 포함한 전 국민적 저항으로 기존 비율 15%와 개정 비율 100%의 절충점인 50% 이내로 확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즉, 내부형 교장공모제 비율이 50% 이내로 확대 개정돼 단행된 첫 인사가 이번 2018년 9월 1일 자 교장 발령이었다. 하지만 새 제도가 정착도 되기 전부터 또 다른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되고 있어서 우려스럽다. 몇몇 시·도교육청에서 내부형 교장공 모제 학교 비율 75%까지 확대, 제1차 심사순위와 제2차 심사순위의 뒤바뀜으로 인한 감사(監査), 공모과정 중 특정 단체 출신 응모자 탈락 구실 등으로 인한 공모 철회 등 다양한 문제가 빈발하였다.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쟁점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학교혁신, 교육개혁, 공교육 정상화, 학교장 자율책임경영제, 특색·특성화된 학교 경영, 학교 현장의 신바람 조장 등을 기저로 하여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장자격증 미소지자의 교장 임용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도입 이후 본래의 순수한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난 임용으로 줄곧 현실과 유리(遊離)된 제도무용론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첫째, 임용과정의 불공정성·반투명성 등으로 공신력을 잃고 교육공동체 구성원 간 대립과 갈등을 야기해 왔다. 모든 인사(人事)의 기본 원칙은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그동안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상실한 채 특정 단체 출신(소속) 인사의 교장 진출 통로로 악용돼 ‘특정 단체 출신 교장 하이 패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작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실제 내부형 교장공모제 시행 이후 수도권의 90%, 전국 평균 71%가 특정 단체 출신(소속) 인사가 임용됐고, 서울 등 3개 시·도는 전원(100%)이 특정 단체 출신 교원이 임용되었다. 이는 전국 교육 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에 ‘보은·코드·낙하산 인사’ 및 교단의 선거·정치판화 등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라는 항간의 혹평에 대한 함의(含意)를 헤아려야 한다. 둘째, 교원 승진제도의 근간인 인사 구조와 체제(system)를 흔들어 교단 안정과 교육체제, 학교 질서 등을 무너뜨리고 있다. 현행 승진 구조인 교사·교감·교장 등의 계열은 6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교직 수행 과정에서 다양한 교육활동과 교육경력을 쌓아 승진하는 구조는 ‘종합적 역량’ 구축인 데 비해, 교육경력 15년의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오직 ‘연령’이 척도인 것이다. 현행 승진 구조와 규정상 교감 승진도 교육경력 20년이 돼야 만점인데, 교장 임용을 경력 15년으로 하향한 것은 교육전문성 원칙과도 상치(相馳)된다. 셋째,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해 교원·학부모·정치권 등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 특정 단체 조사 결과는 다르게 나온 사례도 있지만, 대체로 교원·학부모·정 치권·일반 국민 등 각계각층에서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교총·전학련·국회 이은재 의원실·류청산 교수 조사 연구 등).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우리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류다. 넷째, 젊은 교장이 학교혁신을 추동하고 학교 현장에 신바람을 일으키리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오히려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전문성 부족으로 학교 경영에 우려가 많다. 교직과 교원은 전문직이다. 전문직은 고도의 지식과 기술, 경륜 등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이 생명이다. 더구나 교장은 단위 학교의 학교 경영, 교육과정 기획·운영, 인사, 예산·회계 등 의사결정을 책임진 최고 경영자(CEO)다. 따라서 교장은 젊음과 패기도 필요하지만, 노련한 경륜과 전문성이 더 중요한 직책이다. 끝으로 외국에서도 대부분 교장직의 질 관리가 엄격하고 다양한 양성·평가·연수 등을 부과하여 교장을 선발(임용)하고 있다. 대다수 국가가 교장 임용 대상자의 다양한 역량을 세밀하게 평가하고 학교 경영의 전문성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교육경력 15년 된 교원들에게 ‘연령’을 척도로 교장직을 공모로 개방한 국가는 없다.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새 지평과 미래 비전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폐단은 학교혁신과 교육의 질 개선이라는 본연의 취지와 목 적에서 벗어나 비도덕적·비윤리적으로 임용돼 온 관행이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로 임용된 교장들이 일반 승진제로 임용된 교장들에 비해 지적·인성·리더십·인간관계 등 교장에게 필요한 능력·역량 등이 우수하다고 입증된 결론도 없다. 일반 승진제 교장들도 충분히 학교혁신, 교육개혁 등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데 굳이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확대한 것은 특정 단체 출신(소속) 교원들을 교장으로 에둘러 임용하고자 하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인사제도라는 지적이 많다. 앞으로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진정한 교장 임용제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임용 척도(잣대)가 ‘연령’에서 ‘다양한 역량과 자질’로 전환되고, 교육감의 논공행상식, 편가르식 임용에서 탈피해야 한다. 특히 승진에 노력하는 교원들을 ‘점수 벌레’, ‘점수 기계’ 등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학교의 기피 업무를 수행하고, 농어촌 오지 근무를 자원하고, 연구·연수 등에 매진한 교원들이다. 그들은 낮은 곳에서 헌신과 희생을 몸소 실천하고 나아가 학생 교육도 열심히한 모범 교원들이다. 그들에게 학생 교육을 소홀히한 속물 인간이라고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극히 일부의 부분을 일반화하여 전부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임용 척도는 ‘연령과 최소 경력’에서 ‘종합적 역량과 자질’로 전환돼야 한다. 또 내부형 공모교장은 특정 단체 출신이 아니라, 당해 학교를 변화시킬 능력과 리더십의 소유자여야 한다. 어떠한 행정·정책과 제도도 이해 당사자들이나 국민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현행 내부형 교장공모제 역시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다만 세계화 시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학교혁신, 교육개혁의 기제와 견인차가 되려면 ‘종합 적 역량과 자질’을 구유(具有)한 변혁적 리더십 소유자가 임용되도록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가장 자극하는 식물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에서는 꽈리가 수억만리 이국땅으로 유학을 간 주인공의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자극하는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언젠가 우체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알지 못하는 집 앞에 섰다. 그 집 정원에는 한 포기 꽈리가 서 있었고 그 열매는 햇빛에 빛났다. 우리 집 뒷마당에서 그처럼 많이 봤고, 또 어릴 때 즐겨 갖고 놀았던 이 열매를 내가 얼마나 좋아하였던지. 나에겐 마치 고향의 일부분이 내 앞에 현실적으로 놓여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오랫 동안 생각에 잠겨 있는데 그 집에서 어떤 부인이 나오더니 왜 그렇게 서 있는지 물었다. 나는 가능한 한 나의 소년 시절을 상세히 이야기했다. 그 부인은 꽈리를 한 가지 꺾어서 나에게 주었다. 나는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얼마 후에 눈이 왔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성벽에 흰 눈이 휘날리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 흰 눈에서 행복을 느꼈다. 이것은 우리 고향 마을과 송림만에 휘날리던 눈과 같았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이 대목은 주인공이 혹시나 고향에서 편지가 왔는지 확인하러 우체국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길에 꽈리를 발견하는 장면이다. 눈이 온 날 주인공은 지난 가을 어머님이 며칠 동안 앓다가 갑자기 별세했다는 맏누이의 편지를, 고향에서의 첫 소식으로 받는다. 이 소설은 나라가 망해가는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의 추억, 그리고 독일로 유학을 떠나 도착하기까지 과정을 담고 있다. 간결하고 담담한 문체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글이다. 특히 어린 시절과 역사적인 사건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 인간이 성숙해가는 과정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그려져 있다. 주인공은 ‘유리창이 있는’ 신식 학교에 다니면서 신학문을 접하며 유럽에 대한 동경심을 갖는다. 그리고 서울의 의학 전문학교에 다니다 3학년 때 3·1운동이 일어나자 이에 가담했다. 그는 지하로 잠복한 학생운동에서 삐라(전단) 제작하는 일을 맡았다. 3·1운동의 결과로 일본은 언론의 자유 선포 등 유화정책을 폈지만 3·1운동 가담자들을 체포해 중형을 가하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본 경찰에 쫓기자 어머니는 독일 유학을 권했다. “나는 네가 돌아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겠다. 비록 우리가 다시 못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슬퍼 마라. 너는 나의 생활에 많고도 많은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자! 내 아들아, 이젠 너 혼자 가거라.” 작가는 압록강을 건너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콜롬보, 수에즈 운하를 거쳐 프랑스 마르세유항에 도착했다. 이어 다시 기차를 몇 번 갈아탄 끝에 중부 독일의 작은 도시에 도착하는 내용이다. 원래 독일어로 쓴 책인데, 전혜린이 서울 법대에 다니다 독일 유학 중 이 책을 접하고 1959년 우리말로 번역했다. 전혜린은 수필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 유명하다. 그는 ‘역자 후기’에서 “유창하고 활달한 문체며 그 아름다운 운율이며 그 깊은 영혼을 재현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인 줄 알았으나, 우선 한국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욕망으로 시도해본 것”이라고 했다. 꽈리는 가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노란색을 띤 흰색인데, 가을이면 부푼 오렌지색 껍질 속에 열매가 있는 꽈리가 꽃보다 더 예쁘게 달린다. 이 껍질은 꽃받침이 점점 자라는 것으로, 풍선 모양으로 열매를 감싸는 특이한 형태다. 마을 부근 길가나 빈터에서 자라며 일부러 심기도 한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1.5cm 정도로 빨갛게 익으면 먹을 수 있다. 이 열매는 옛날에 어린이들의 좋은 놀잇감이었다. 잘 익은 꽈리열매를 손으로 주물러 말랑말랑하게 만든 다음 바늘이나 성냥개비로 꼭지를 찔러서 속에 가득찬 씨를 뽑아낸다. 속이 빈 꽈리열매에 바람을 불어넣은 다음 입에 넣고 혀와 이와 잇몸으로 가볍게 누른다. 그러면 ‘꽈르르 꽈르르’ 소리가 난다. 특히 많이 불면 보조개가 생긴다고 해서 극성스럽게 부는 아가씨들도 있었단다. 그러나 이 꽈리 소리는 마치 뱀 이 개구리를 잡아먹을 때 나는 소리와 흡사하다 하여 어른들은 꽈리를 불면 뱀이 나온다고 집에서는 불지 못하게 했다. 박완서의 단편 그 여자네 집에서는 꽈리가 연인을 지키는 ‘꼬마 파수꾼의 초롱불’로 등장한다. 이 소설은 같은 제목의 김용택 시인의 시를 모티브로 일제의 징병, 위안부 모집, 그리고 남북분단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만득이와 곱단이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두 사람이 예쁜 사랑을 할 무렵, 만득이가 곱단이에게 보내는 편지에 꽈리가 나온다. 곱단이는 나에게 가끔 만득이가 보낸 편지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 중 아직도 생각나는 것은 곱단이네 울타리 밑의 꽈리나무를 ‘꼬마 파수꾼들이 초롱 불을 빨갛게 켜들고 서있는 것 같다’고 표현한 거였다. 당시 우리 동네 집들은 거의 다 개나리로 뒤란 울타리를 치고 살았다. 그리고 뉘 집이나 울타리 밑에서 꽈리가 자생했다. 봄에서 여름에 걸쳐서는 거기에 꽈리나무가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 전혀 눈에 안 띄는 잡초나 다름없었다. 꽈리가 거기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풀숲이 누렇게 생기를 잃고 난 후였다. 익은 꽈리는 단풍보다 고왔고, 아닌게 아니라 초롱처럼 앙증맞았다. 그러나 그맘때면 붉게 물든 감잎도 더 고운 감한테 자리를 내주고, 들에서는 고추가 다홍빛으로 물들 때였다. 꽈리란 심심한 계집애들이 더러 입안에서 뽀드득대는 것 외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하찮은 잡초에 불과했다. 우리집 울타리 밑에도 꽈리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흔해빠진 꽈리 중 곱단이네 꽈리만이 초롱에 불켜든 꼬마 파수꾼이 된 것 이다. 박완서가 약간의 질투를 섞어 곱단이를 부러워하는 것이 보이는가. 어릴 적 시골에 흔했던 꽈리가 누구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매개로, 누구에게는 연인을 그리는 사랑의 상징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박완서는 그 여자네 집 말고도 자신의 연애담을 담은 장편 그 남자네 집도 썼다. 박완서의 고향은 개성 옆 개풍군으로, 이미륵의 고향 해주와 멀지 않다. 둘 다 고향에 얽힌 글에 꽈리를 담은 것은 단순히 우연인지 아닌지 궁금하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선샤인이 아니라 션샤인이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줄거리가 이제 절반쯤 진행된 상황에서 시청률은 13%를 넘어섰다. 이제 케이블 채널은 지상파 채널과 당당하게 시청률 경쟁을 할뿐더러 지상파를 가뿐히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케이블치곤 시청률이 높다’, ‘지상파치곤 시청률이 낮다’는 말조차 이 젠 예스러운 표현이 돼버렸다. 높은 시청률의 비결로는 주연 배우 이병헌과 김태리를 꼽을 수도 있겠지만, 그 뒤에는 김은숙 작가가 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등을 써 내려간 바로 그 사람이다. 과거 김수현 작가가 호령했던 드라마판은 이제 또 다른 김 작가, 김은숙에 의해 들썩거린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가 작년에 열풍을 일으킨 도깨비 이후 불과 1년 만에 내놓은 신작 이다. 김은숙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여성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캐치해내는 집중력이다. ‘TV 드라마에서 예술성 같은 걸 추구하지 않는다’라는 화끈한 가치관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우리는 왜 드라마를 보는가’에 대한 21세기적 답변을 내놓은 사람이 바로 김은숙 작가다. ‘우리는 왜 드라마를 보는가’ 일종의 ‘판타지’에 강점을 보이는 작가인 만큼 고증에는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군인이 주인공이었던 태양의 후예의 경우 군필자, 혹은 밀리터리 마니아 관점에서 말도 안 되는 장면들이 너무 많아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김은숙 작가가 이번에 아예 사극을 시도했다. 시간대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미양요(1871) 때 미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어린 소년은 커서 이병헌이 되고, 양갓집 규수 김태리와 ‘사랑’에 빠진다. 모든 드라마가 그렇겠지만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사랑’이란 단어는 중요 하다. 이 드라마에서는 특히 그렇다. 김태리가 연기하는 주인공이자 ‘신여성’인 애신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 그러니까 ‘러브’에 대해 알게 된다. 다음 대화를 보자. “저는 잉글리시를 배워 벼슬 말고 러브를 할 겁니다. 저는 벼슬보다 러브가 더 좋습니다.” “러브? 벼슬 말고 하겠다는 걸 보면 벼슬보다 좋은 것임이 분명한데...대관절 그게 무엇이기에...러어브?” 대다수의 시청자가 ‘순우리말’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러브, 그러니까 사랑이란 개념은 19세기 말 서양 문물과 함께 흡수된 것이다. 그 이전 조선시대까지 사랑 의 감정이란 것이 없지는 않았겠으나 그 개념을 포섭하는 정확한 단어는 없었다. 바로 그랬기 때문에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는 ‘러브’라는 단어 하나를 가지고 흥미로운 설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시기 전래된 사랑의 개념은 남녀 간의 에로스적 의미보다는 아가페적 의미, 그러니까 기독교적 의미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었다. 당시 흡수된 서양 문물이란 것은 결국 기독교 문명의 한 자락이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천 개의 생명이 있다 해도”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젊디젊었던 당시의 선교사들이 지구 끝이나 다름 없는 조선에 대해 품었던 ‘러브’ 역시 당시의 한반도에선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가보면 스물넷의 나이에 고향을 등지고 조선에서 최후를 맞이한 선교사 루비 켄드릭(Ruby Rachel Kendrik)을 비롯해 수많은 청춘의 죽음이 기록돼 있다. “나에게 천 개의 생명이 있다 해도 그 모두를 조선에 바칠 것이다” (“If I had a thousand lives to give, Korea should have them all”) 인간에게는 이성이나 객관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국면이 분명 존재한다. 알 수 없는 연유에서부터 시작된 타인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애정, 그 표현 하기 어려운 감정의 불분명한 경계까지가 바로 ‘러브’다. 근래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 대중가요, 이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 대사는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랑의 개념이 우리의 내면세계를 얼마나 많이 바꿔놓았는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 ‘사랑’이 있어서 우리의 세계는 얼마나 다채로워졌는가. 사랑의 개념이 이 땅에 들어온 것이 아직 150년도 되지 않았다는 얘길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낯설어한다. 심지어 사랑의 개념 역시 ‘외래문물’이라는 이유로 완강히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이 혐오의 시대, “사랑하지 말자”고 외치는 사람들마저 품고 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러브’인지도 모르겠다.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Ushuaia)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까지 장장 3,000km에 달하는 우리의 로드 트립 이야기를 듣는다면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약 400km니 얼마나 머나먼 길인지 가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밤 당장 어디서 자게 될지도 알 수 없고, 끼니는 어떻게 때워야 할지, 한 시간 후엔 과연 어느 하늘 아래에 서 있을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계획하거나 어림짐작을 할 수조차 없는 로드 트립이었지만 다시 돌아간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임을 안다. 집 떠나 기꺼이 고생할 준비가 된 이들에게 그건 고생이 아니라 용기이고 낭만이요, 돈으로는 채우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었다. 다시 돌아간대도 기꺼이 ‘로드 트립’ 멕시코에서 시작된 우리의 여행은 중앙아메리카를 거쳐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를 지나 아래로 내려갔고, 집 떠난 지 반 년 만에 대륙의 남쪽 끝인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 도달하게 되었다. 남아메리카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 경우, 다음은 보통 부에노스아이레스다. 3,000km가 넘는 이 구간에선 2박 3일을 쉬지 않고 달리는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거나 몇 시간 만에 도착하 는 비행기를 타게 되는데, 비용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후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버스 가격에 맞먹는 싼 비행기 티켓이 매진되는 바람에 열흘 후에나 저렴한 비행기 티켓이 나올 거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터덜터덜 호스텔로 돌아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우리를 보고 요하네스라는 외국인이 말을 걸었다. “마침 내일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자동차가 있어. 너희가 운전만 할 줄 안다면 아직 두 자리가 남았으니 함께 가지 않 을래?” “정말? 고마워! 우린 부에노스아이레스 까지만 가면 돼. 모로 가도 목적지까지만 가면 된다고!” 사실 자동차의 주인은 요하네스가 아니라 다른 호스텔 손님인 타냐였다. 주인은 따로 있는데, 남 걱정에 먼저 도움의 손길 을 내미는 속칭 ‘오지라퍼’인 그는 6년째 혼자 세계 여행중이었다. 다행히 우리의 상 황을 전해들은 타냐 역시 흔쾌히 이번 여행에 함께할 것을 동의해주었다. 남미에서 유학 중인 딸과 여행을 한 후 고국으로 돌아간 부모님을 대신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혼자서 렌터카를 반납하러 돌아가는 길이라 했다. 다만 작은 차라 좀 불편할 거라며 오히려 우리를 걱정했던 마음 착한 타냐의 도움으로 로드 트립을 시작할 수 있었다. 푯말 따라 움직이는 즉흥 여행의 끝판왕 다음 날 새벽, 프라이드만한 타냐의 차 트렁크에 커다란 배낭 3개가, 남편과 내가 탄 뒷좌석에 나머지 배낭 하나가 떡하니 자리를 잡았다. 타냐의 말처럼 사람 4명에 사람만한 배낭 4개가 꽉 들어찬 자동차는 매우 비좁았지만, 창 너머 세상 끝에서 솟 아오르는 희망찬 태양 빛에 우리들의 얼굴도 붉게 상기되었다. 묵직하게 출발한 타냐의 빨간 자동차는 우수아이아의 찬바람을 타고 점차 제 속도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의 3번 국도를 타고 앞으로 나아갔다. 배가 고프다고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을 찾아 끼니를 해결할 수도, 용변이 마렵다고 가까운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몇 시간째 같은 풍경을 맴돌고 있는 광활한 땅덩이 위에선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니까. 매직 아이를 보듯 몽롱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며 타냐, 요하네스, 남편이 차례를 바꿔 운전대를 잡은 후에야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저기서 간단히 엠파나다(밀가루 반죽 속에 고기나 야채를 넣고 구운 아르헨티나 의 전통 요리) 하나 사 먹고, 장을 본 다음에 다시 떠나자!” 우리는 동시에 똑같은 가게를 가리키며 똑같이 외쳤다. 이번 대장정이 빛을 발 했던 이유는 이처럼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마음’에 있었다. 사실 여럿이 함께 여행을 하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양보와 배려’라는 이름의 ‘눈치 보기’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여행에선 전혀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특히 한국 사람들과 함께 여행할 때면 많이 겪게 되는 장보기 문제가 그런 예다. 각자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다른데 왜 다 같이 물건을 고른 후 N분의 1을 하자는 걸까? 늘 의구심이 들었는데 이럴 땐 외국 친구들의 개인주의가 참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각자 저녁으로 때울 샐러드 하나, 요거트 하나, 라면 몇 개를 산 후 다시 길 위에 올랐다. “와! 이 아름다운 풍경 앞에선 잠시 차 를 멈추고 심호흡 한 번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오늘은 저기 저 큰 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자!” “오늘은 몸이 찌뿌드드한데, 호스텔에서 잘까?” “쳇! 도미토리 가격이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저 가격 주고 저기서 잘 바엔 그냥 오늘도 차에서 자는 게 낫겠어!” 2박은 차에서 2박은 로지(lodge)에서 잠을 잤다. 차에서 자는 날엔 두 명은 앞좌석 을 젖히고, 한 명은 뒷좌석에 구겨져서, 그 리고 요하네스는 자신의 텐트 속에서 잠을 잤다. 다음 날이면 서로의 얼굴을 못 알아 볼 정도로 퉁퉁 부어서 일어났지만, 그 누구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각자 샐러드 하나, 요거트 하나로 아침을 해결하거 나 둘이서 라면 한 개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드넓고 거대한 아르헨티나의 풍경 앞에 서 점차 마음의 여유가 생긴 우리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차를 멈추고 대자연을감상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중 백미는 ‘펭귄 국립공원’이었다. 우수아이아에서는 아쉽게도 시즌이 끝나 펭귄섬에 가보지 못했 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수만 마리의 펭귄과 바다사자를 조우하게 된 것이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이번 로드 트립이 이토록 재미나고 멋질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때그때 푯말 따라, 기분 따라 즉흥적으로 움직인 결과였다. 두렵지만 흥미진진했던 ‘히치하이킹’ 타냐와 요하네스와 함께한 지 5일째 되는 날 도착한 마을은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그들은 잠시 그곳에서 쉬었다 가기를 원했다. 우리도 그러고 싶었지만 예약해놓은 갈라파고스 투어 일정에 맞추려면 조금 바삐 움직여야 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이제 남은 1,000km를 어떻게 더 가지?’ 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여행 베테랑 요하네스가 제안했다. “히치하이킹 어때?” “히치하이킹이라니? 이 위험한 남미 대륙에서 히치하이킹이라니?” “너흰 남미 여행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고도 아직도 그런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거야? 세상 어디에도 100% 안전한 곳은 없어. 남미 사람들은 순박하고 착해서 히치 하이킹 성공률이 높다고!” 차에서 자는 건 기본이고, 길 위에 서서 자본 적도 있는 우리는 히치하이킹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가기로 했다. 강한 바람 때문에 나무 한 그루 자라지 못하는 도로 위에서 4시간 넘게 휘청거리며 엄지손 가락을 치켜들고 서 있어도 봤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언제쯤 나타날지 모를 자동차를 기다리며 남편과 함께 걷고 또 걸었다. 우린 결국 친구들과 헤어진 지 3일째 되는 날 아침,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무사히 도착 했다. TV에서만 보던 히치하이킹으로 1,000km를 이동하다니 기적 같았다. ‘남자는 빼고, 여자 한 명 탈 자리는 있다’는 음흉한 트럭 기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천사였다. 다 큰 아이를 무릎 위에 앉히고 기꺼이 자리를 양보해주던 가족, 신혼여행을 떠나는 중이라는 앳된 부부, 차체가 도로에 닿았는가 싶을 정도로 덜컹거리는 낡은 차를 타고도 너털웃음 끊이질 않던 앞니 빠진 아저씨, 엄청난 스피드광으로 어렵게 탄 차에서 다시 내리고 싶게 만들었던 풍채 좋은 할아버지까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우리에겐 하늘이 준 선물 같았다. 계획하지 않아도 삶은 재미나게 흘러간다. 인생이 즐거울 수 있는 건 한치 앞을 알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두렵긴 하지만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다. 세 단어로 알아보는 우수아이아 1.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비글 해협에 위치해 남극 항로의 기점이 되는 항구 도시다. 남극과 약 1km 거리이기 때문에 흔히 여행자들에게 ‘세상의 끝’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지만 실제 대륙의 끝은 그보다 더 남쪽에 있는 작은 섬, 칠레의 혼곶 (Horn Cape)이라는 곳이다. 다만 지형이 험한 혼곶의 경우 접근성이 좋지 않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우수아이아가 ‘세상의 끝’으로 유명해졌다. 2. 야생동물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남부는 남아메리카의 대륙 끝에 위치하고 있어 뛰어난 자연 풍광은 물론 다양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야생 펭귄을 볼 수 있는 칠레의 레이 펭귄 국립공원과 아르헨티나 몬레 레온 국립공원을 소개한다. 레이 펭귄 국립공원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흔하지 않은 종인 킹펭귄을 볼 수 있으며, 몬테 레온 국립공원에서는 수만 마리의 마젤란펭귄과 바다사자를 볼 수 있다. 3. 날씨 우수아이아는 우리나라와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우리가 겨울일 때가 그곳은 여름이다. 11월에서 2월에 방문하면 우수아이아는 여름에 해당한다. 기온은 약 18도 정도이나 바람이 불거나 해가 지면 추위를 느낄 만큼 서늘하니 우수아이아 여행 시에는 반드시 두꺼운 옷을 준비해야 한다.
철학적 뿌리 된 ‘하시디즘’과의 만남 1878년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 태어난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는 어려서부터 하시디즘(Hasidism : 하시딕 유대교)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랐다. 그가 주장한 ‘만남’의 철학적 뿌리가 곧 하시디즘인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됐다. 그는 비엔나 대학에 입학한 후, 베를린 대학, 라이프치히 대학, 취리히 대학 등을 거치면서 철학, 문학, 미술, 심리학 등 을 공부하였다. 괴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의 문학에 심취하기도 했고, 칸트, 키르케고르, 니체 등의 철학에 심취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한때 시오니즘(Zionism)에 참여했지만, 시오니즘의 정치적 성향에 환멸을 느껴 결별한 후, 정치적 차원보다도 차원이 더 높은 새로운 방향을 탐색하던 중, 대학 시절 이후 소원했던 하시디즘을 재발견하게 됐다. 결국 청소년기의 부버는 서유럽의 유대교 계몽운동과 동유럽의 하시딕 유대교를 다 같이 접하게 됐다. 동시에 절대자를 탐구하며 정신적 편력을 하던 부버는 그 해답을 하시디즘에서 발견하게 되고, 그 이후 하시디즘의 해석가로 변신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시디즘을 토대로 그의 유명한 철학인 ‘만남’의 철학을 탄생시키게 된다. ‘만남’ 철학의 탄생과 성서 번역 활동 부버는 1923년 프랑크푸르트 대학 교수 시절에 그의 대표적 저서인 나와 너(Ich und Du)를 출간했다. 비교적 얇은 책인 나와 너는 읽기에 양적 부담이 없는 책이지만 시적인 표현, 은유적 표현, 종교적 표현으로 점철되어 있어 내용은 다소 난해한 편이다. 이 책에서 핵심이 되는 근원어는 ‘나-너(I-Thou)’와 ‘나-그것(I-It)’이다. 교수시절에 그는 ‘유대종교 및 윤리사’와 ‘종교사’ 등을 강의했다. 또한 부버는 로젠쯔바이크(Franz Rosenzweig), 시몬(Ernst Simon) 등과 같은 유대 신학자들과 함께 성인교육기관인 ‘유대인 개방학교’를 설립하여 독일 유대인들의 정신적·문화적·종교적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는 1925년에 로젠쯔바이크와 함께, 마르틴 루터의 번역 이래로 가장 훌륭하다고 평판 받는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다. 공동으로 번역하던 중 로젠쯔바이크가 1929년에 타계하게 되어, 부버는 홀로 번역작업을 계속하여 1961년에 완성했다. 그의 번역활동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성서 해석과 관련된 그의 많은 저서다. 성경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으로 인해 번역작업을 하는 동안 그는 성경의 역사 및 신학에 관한 논문과 책들을 많이 썼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그는 유대교권 뿐만 아니라 기독교권으로부터도 20세기가 낳은 가장 최고의 성서 해석가로 평가받는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1923년에 부버는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인 나와 너를 출간했다. 이 책은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포함해서 서양사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사실 그때까지 부버는 종교적 신비주의에 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이 얇은 에서 그는 자신의 성숙한 대화 철학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라는 것이다. 부버의 주요 관심사는 이 세계에서 인간의 전체적 상황이다. 인간은 여러 수많은 유형의 관계들에 대해 어떻게 직면해야 될지를 몰라 종종 당황하게 된다. 부버는 나와 너에서 이러한 관계들에 대해 어떻게 직면해야 할지를 제시하고 있다. 나치의 유대인 탄압과 유대교육체제 재건을 위한 노력 1933년에 나치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독일의 모든 대학은 유대 학생들에 대해 문호를 폐쇄했다. 부버도 나치 정권에 의해 교수직에서 해고됐다. 하지만 박해받는 유대공동체의 내면적인 정신적 자산을 굳건히 하고 그것을 잘 지켜나가기 위한 시도로 부버는 두려움 없이 저술하고 연설했다. 1933년 봄에 부버는 유대민족을 위한 문화기구 설립을 독일 유대인들의 대표적인 단체에 제안했다. 그것은 영속적인 조직이어야 하며, 그것의 실존적 기반으로 히브리 성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해가 다 가기 전에 프랑크푸르트에서 부버와 랍비 바엑크(Leo Baeck)는 1929년 로렌쯔바이크 사후에 문을 닫았던 ‘유대인 개방학교’를 다시 재건했다. 부버와 바엑크 등은 유대교육 체제를 전반적으로 재건해야 하는 거대한 과업을 떠맡았다. 부버는 젊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대 성인들이 망각한 유대정신을 되찾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봤다. 수십 년 동안 유대인들은 계몽주의 속에서 유대교와 문화적 정체성을 멀리해 왔으나, 이제 와서야 그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유대종교 때문에 박해받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나치의 유대인 탄압이 유대인들로 하여금 유대교를 재발견하고, 유대교를 구심점으로 결속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에서의 새로운 출발과 죽음 1938년까지 부버는 나치에 의해 침묵을 강요당했다. 당시의 상황이 최악이어서 프랑크푸르트 개방학교도 폐교됐다. 그 무렵에 부버는 예루살렘으로 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모국으로부터의 간곡한 요청에 못 이겨 그는 60세의 고령으로 새로운 삶을 위해 독일을 떠났다. 그는 1938년 히브리 대학의 사회철학 담당 교수직을 수락했다. 그의 히브리 대학 생활의 시작은 유대정통파들과 시온주의자들의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 즉, 전자는 계율을 경시했던 부버를 좋지 않게 보았고, 후자는 정치적 시오니즘을 반대한 부버를 좋지 않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그네스(Judah Magnes) 총장은 부버를 위해 종교학과 신학 강의 대신 사회철학 교수직을 열어 주었다. 이스라엘에 온 부버는 1965년에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쉴 새 없이 강의·연구·사회활동에 전념했다. 사후에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부버 기념관이 히브리 대학에 설립됐다. 상대를 따지고, 저울질하고, 이용하는 ‘나-그것’의 만남 현대사회의 기계·기술 문명의 발달은 ‘비인간화 현상’이라고 하는 달갑지 않은 부산물을 남겼다. 그러기에 익명성과 대중성을 요구하는 비인간적 사회체제 속에서 현대인은 자기를 상실했다. 부버는 이러한 현대인이 극단의 개인주의와 극단의 집단주의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며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성을 상실하는 무방향성의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지적했다. 이 같은 현대의 비극적 상황 속에서 인격으로서 함께하는 ‘나’와 ‘너’의 ‘만남’과 대화를 통하여 회복하려는 것이 부버 철학의 요지인 것이다. 부버에 의하면 인간이 세계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두 가지의 주요한 태도(혹은 관계)는 ‘나-그것’의 관계로서 표현되는 사물 세계와 ‘나-너’의 관계로서 표현되는 인격적 만남의 세계이다. 따라서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삶의 양상도 달라진다. ‘나-그것’의 세계는 경험과 인식과 이용의 대상이 되는 세계이다. 사람이 세계를 경험한다고 말할 때, 그것은 사람이 세계를 객체로서 소유하고 이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때의 세계는 경험의 대상으로서의 ‘어떤 것’일 뿐 경험하는 주체와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 이처럼 방관자·관찰자·조정자로서 세계와 관계하는 자는 ‘나-그것’의 ‘나’이다. 즉, ‘나-그것’의 관계에서 ‘나’는 상대를 이용하고, 저울질하면서 평가한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격적 만남, ‘나-너’의 ‘만남’ 그러나 ‘나-너’의 세계는 경험의 대상이 아니다. 여기서의 ‘너’는 뭇 성질로 분해할 수 없는 전존재이다. 따라서 사람은 ‘나-너’의 관계에서 서로 전존재를 기울여 참 인격으로 관계한다. 즉, ‘나-너’의 관계에서 ‘나’는 상대의 전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 상대를 따지고 저울질하고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직접적이며, 상호적이요, 근원적이다. 이러한 ‘나-너’의 관계에 들어서는 것이 곧 ‘나’와 ‘너’의 ‘만남’이다. 이처럼 세계와 상호관계하는 자는 ‘나-너’의 ‘나’이다. 부버는 이러한 ‘나-너’의 관계가 성립되는 영역을 세 가지로 나누는데, 첫째는 자연 혹은 사물과의 ‘만남’, 둘째는 사람과의 ‘만남’, 셋째는 정신적 존재(혹은 영적 존재, 신)와의 ‘만남’이다. 우리는 이러한 삶의 각 영역을 통해 ‘나-너’의 ‘만남’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요컨대 ‘나-너’ 관계에서의 ‘나’와, ‘나-그것’ 관계에서의 ‘나’는 서로 다르다. ‘나-그것’의 ‘나’는 개적 존재(individuality)로서 나타나고 자기를 경험과 이용의 주체로서 의식하는 반면에, ‘나-너’의 ‘나’는 인격으로 나타나고 자기를 종속적인 속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주체성(subjectivity)으로 의식한다. ‘나-그것’의 관계는 인식론적 관계이고 ‘나-너’의 관계는 실존적 관계이다. 전자는 내가 인간을 인식하되 인간의 사회적 역할과 특징에 의하여 분석하는 ‘거기 있는 사람(der Mensch da)’이다. 즉,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써 그것은 인간 자신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역할과 특징에 관한 문제로 나의 시야 안에서의 그의 바깥 모양에만 이른다. 반면에 후자는 “인간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써 존재론적 문제인 것이다. 즉, 내가 듣고 또한 그와 관련 속에서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거기 있는 너(ud da)’이다. 학교 교육의 역기능, ‘나’와 ‘너’의 ‘만남’을 통해 회복 이처럼 부버는 관계의 개념으로 인간의 위치 및 본질을 파악하고자 한다. 그러기에 참다운 인간존재는 고립된 실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형성을 통해서 드러난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부버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관계를 통해 그의 실존을 형성해 나가는 창조자로 파악된다. 즉, 그는 그의 철학적 인간학의 기본사상을 “인간실존의 기본적인 사실은, 인간이 인간과 더불어 함께 있다는 것(man with man)”으로 함축성있게 표현했다. 부버는 현대의 위기상황 속에서 잃어버린 인간의 본래적 모습을 인간과 인간 간의 참된 관계형성 즉, ‘나’와 ‘너’의 ‘만남’을 통해 회복하고자 했다. 즉, 영혼의 양식(soul food)을 갈구하는 현대인들에게 부버는 ‘나와 너’를 통해 ‘만나고 대화하는 실존’의 발견을 촉구한 것이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성을 상실한 현대인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면서 무방향성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학교 교육마저 여기에 편승하여 교육적 난맥상을 노정하고 있는 것은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더욱 증폭시키는 기폭제로써 역기능하고 있다고 보았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많은 학자가 그 같은 학교 교육의 역기능적 편승현상을 비판하면서 학교 교육의 유해론과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포스트모던 시대(혹은 제2차 정보화사회)의 도래와 함께 전 세대를 관통하는 가치관의 상실로 세대 간 단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극단적 이기주의의 팽배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이 여러 가지 사회적 병리현상을 촉발시키고 있다. 따라서 21세기의 지능정보화 사회에서도 인간성 회복의 문제는 여전히 교육의 중요한 내용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볼 때, ‘만남’의 철학과 교육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휴머니티를 회복하고자 했던 부버의 노력은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 참된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해준다.
갈색의 방. 누군가 작은 문을 통해 계단을 오른다. 계단은 조금 가파른 편이며 들어선 이를 자세히 보니 조금 이상한 느낌의 난쟁이다. 키가 작고 대머리인 이 난쟁이는 빨간 코를 가졌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대머리이면서도 하얀 머리카락이 보인다. 난쟁이는 그녀 앞에서 아주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고 그녀 앞을 빙빙 돌아다닌다. 그렇게 한참 춤을 추던 난쟁이는 다시 계단을 내려간다. 난쟁이는 약간 희끗희끗한 회색 또는 반투명의 옷을 입고 있어 속이 비치는 느낌이다. 진료실에 앉아 있던 그녀가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한다. 프로이트의 환자는 꿈 얘기를 하며 자신이 어려서 보았던 동화 ‘룸펠슈틸츠헨’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 꿈속에서도 난쟁이는 오두막 앞에 불을 피우고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느낌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잠깐, 지난번에 다뤘던 ‘룸펠슈틸츠헨’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보자. 어느 마을의 방앗간 주인에게는 딸이 한 명 있었는데 그는 우연히 왕에게 자신의 딸은 짚으로 금실을 자아낼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왕은 이 말을 믿고 딸을 불러 짚으로 가득찬 방에 가둔다. 그리고는 모두 3일 밤에 걸쳐 금실을 자으라고 명하는데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죽음만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위기에 처한 딸 앞에 갑자기 난쟁이가 나타나고, 그는 딸의 목걸이와 반지를 대가로 이틀간 금실을 자아준다. 마지막 밤에 난쟁이는 더 이상 아무것도 줄 것이 없다는 딸에게 왕과 결혼하면 낳게 되는 첫 아이를 달라 한다. 난쟁이과 약속을 한 딸은, 대가로 금실을 얻어 왕과 결혼을 한다. 결혼 후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난쟁이가 다시 딸 앞에 나타난다. 아이를 데려가지 말라는 딸의 눈물에 난쟁이는 자신의 이름을 맞추면 데려가지 않겠다고 공언한다. 이후 오두막 앞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난쟁이 자신의 입을 통해 나온 “나는 룸펠슈틸츠헨”이라는 말을 알게 돼 딸은 결국 아이를 뺏기지 않게 된다. 두 이야기를 배치해보니 어딘가 비슷하면서도 약간은 다른 듯하다. 여기서 ‘비슷하다’는 그 느낌의 원천을 찾아보자. 먼저 난쟁이의 출현 자체도 비슷하지만,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 매우 비슷하다. 특히 꿈속에서는 힘겹게 계단을 올라온 난쟁이가 동화 속에서는 술을 빚고 빵을 굽는 ‘노동’을 끝낸 뒤 춤을 추는 것으로 그려져 역시 어딘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성(性)적 상징으로 표현되는 ‘룸펠슈틸츠헨’ 그럼 프로이트가 환자의 꿈을 듣고 난 뒤 어떤 분석을 내리는지 잠깐 들어보자. 프로이트는 환자의 이 꿈을 자신의 이론대로 성적 기호로 읽어낸다. 우선 갈색의 방은 여성의 질(vagina)로 표현된다. 또한 힘겹게 오르는 계단은 일종의 성적 행위이며 문을 들어선 난쟁이는 남근으로 해석한다. 특히 ‘우스꽝스럽다’고 표현된 춤은 성교행위를 말하며 계단을 다시 내려가는 난쟁이는 ‘행위’를 끝낸 남근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 난쟁이가 약간은 속이 비치는 듯한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인데, 프로이트는 이것을 피임기구인 콘돔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여성 환자의 이 꿈은 전적으로 성행위의 시작과 과정, 마무리를 의미하며 특히 ‘옷’으로 표현된 이 피임기구를 통해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고 말한다. 물론 실제 분석 과정에서 여성 환자는 이 말을 수긍하며 오랜만에 집에 온 남편으로 인해 다시 임신이 될까봐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따로 있다. 왜 하필이면 이 환자는 많고 많은 꿈 재료 중 하필이면 이 난쟁이 이야기를 사용하게 되었을까? 여기서 ‘동화’의 연결고리가 나온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 자신이 읽었던 동화에 대한 강렬한 기억들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다. 특히 유아성(幼兒性)의 부분에서 자신의 무의식 깊은 곳을 건드렸던 동화 들에 대해선 더 깊은 인상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막연하게 깊이 숨겨져 있다가 성인이 되어 이렇게 다양한 꿈 재료로 사용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환자는 자신이 읽었 던 동화 ‘룸펠슈틸츠헨’ 이야기를 프로이트에게 전해주는데 여기서 나온 난쟁이 이 미지를 자신도 모르게 남근의 느낌으로 가지고 있었음을 고백하게 된 것이다.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상징으로 간직되는 ‘룸펠슈틸츠헨’ 반면, 동화 ‘룸펠슈틸츠헨’ 자체도 여러 연구자에 의해 다양하게 분석되었는데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 ‘짚’과 ‘금실’ 부분이다. 이 짚은 예로부터 마구간 또는 집안에 놓여 일종의 깔개처럼 사용되는 적이 많았는데 특히 서양에서는 ‘잠자리’를 의미하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당장 예수 탄생의 장소도 짚이 깔린 마구간으로 서양인들에게 ‘짚’은 일종의 잠자리를 뜻하게 된다. 그렇다면 프로이트의 성(性)이론에 의해 이 동화 ‘룸펠슈틸츠헨’을 바라볼 때 짚이 깔린 방에서 생산되는 ‘금실’은 행복한 밤, 금을 자아내듯 아름다운 밤을 의미한다. 그리고 마침 금실을 자아내는 그 공간에 바로 난쟁이가 출현하고, 아기가 태어난다. 프로이트는 환자의 어린시절에 분명 이 동화를 접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묘한 느낌을 무의식 깊이 간직해두었다가 이렇게 ‘필요한’ 경우에 ‘딱 맞게’ 자기의 꿈속에서 사용한다고 봤다. 동화의 오묘함과 일종의 ‘개인성’은 여기서 나온다. 수십 명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동화를 들었다 하더라도 그 이야기들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수십 개의 다른 이야기로, 각각의 이야기로 다시 쓰여진다. 특히 새롭게 ‘작성되는’ 동화들은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 다양한 상징의 꿈속에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줄 때 유난히 “다시요, 한 번만 더”를 반복 적으로 말한다면 잘 주목해 봐야 한다. 만약 아이가 특정한 어느 동화에 속칭 ‘꽂혔다’ 싶을 만큼 반복적으로 “읽어주세요”를 요구할 때는 분명 그 동화의 어느 지점과 아이의 발달과정 숙제가 얽혀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새엄마에게 고통 받고 구박받던 주인공이 그 고통을 딛고 행복을 찾는 이야기에 아이가 강한 애착을 보인다면 이때는 실제 생활에서도 아이가 엄마를 새엄마로 바라보는 시기에 들어섰음 을 알아야 한다. 즉, ‘야단을 치고 혼을 내는 저 사람은 내 친엄마가 아니야. 어딘가 우리 친엄마가 따로 있을 거야. 그리고 나를 야단치는 저 새엄마는 사라지고 나는 행복해 질 거야’ 라는 생각을 자기도 모르게 스치듯 무의식 속에 품게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렇게 분리해야만 아이는 그 시기의 발달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게 된다. 만약 무의식 속 에서 그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이는 ‘엄마를 죽이고 싶어’라고 생각한 자기 마음을 이기지 못해 오히려 매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런 과정을 지나 나중에 착한 엄마, 나쁜 엄마가 모두 한 명의 내 엄마라는 통합의 시기로 나아간 다. 물론 이렇게 읽은 동화, 들은 동화들이 추후 ‘룸펠슈틸츠헨’ 이야기처럼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상징으로 간직되기도 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이 지난 7월 2일 개정되면서 시행 초기 변경된 규정에 대한 교원들의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연가일수, 육아시간 등 근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항들이 학기 중에 변경되면서 적용 과정에서 혼란도 있습니다. 지난 호에 이어 확대된 육아시간, 변경된 연가일수 부여 방식에 대한 세부사항에 대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육아시간, 만 5세 이하 자녀로 확대 1. 육아시간 사용 조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으로 만 5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은 1일 최대 2시간까지 육아시간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자녀가 만 6세가 되는 날에 남아있는 육아시간은 소멸됩니다. 즉, 자녀의 만 6세 생일 전날까지만 육아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만 5세 이하의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자녀 1인당 각각 사용할 수 있으나, 동일한 날에 중복해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부부 공무원인 경우 만 5세 이하 아동 각각에 대해 부부 모두 각각 사용할 수 있으며, 분할 사용도 가능합니다. 육아시간을 나이스 상에서 신청할 때 사유란에 첫째, 둘째 등을 구분해서 기재하도록 안내돼 있습니다. 육아시간은 임신 중인 여성공무원이 사용할 수 있는 모성보호시간(1일 2시간의 범위)과 중복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 육아시간 사용 시에는 시간외근무를 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육아시간 사용은 하루 최소 근무시간이 4시간 이상이 돼야 합니다. 최소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못한 육아시간 사용은 연가로 처리됩니다. 예) 일 8시간 근무 기준 - 육아시간 2시간, 연가 3시간 사용 시 → 연가 5시간 사용으로 처리 - 육아시간 2시간, 병가 4시간 사용 시 → 연가 2시간, 병가 4시간으로 처리 다만 교원의 육아시간은 학생 지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가능하며 학교장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육아시간 신청 시에 학교 교육과정의 정상 운영이나 학생의 학습권 보호, 학교 지도 등 학생 안전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인토록 하고 있습니다. 2. 육아시간 24개월 산정 육아시간은 24개월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는 24개월은 월(月) 단위로 지정하되, 사용에 대한 신청·승인은 일(日) 또는 주(週) 단위로 1일 2시간 범위에서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육아시간을 월 단위로 지정해서 활용한다는 것으로, 허가는 주나 일 단위로 받을 수 있지만, 해당 월에 사용일이 있다면 그 지정한 월은 육아시간을 활용한 월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9월 중 1일만 사용하더라고 한 달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1일을 사용하든, 2일, 10일, 20일을 사용하든 해당 월의 육아시간은 모두 사용한 것이 됩니다. 또한 하루에 2시간 미만의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1일을 사용한 것으로 봅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이 개정되기 전의 규정에 따라 이미 육아시간을 사용했거나 사용 중인 공무원의 육아시간은 시행일(2018.7.2.)을 기준으로 시행 전에 사용한 일수를 공제하게 됩니다. 이때 월(月) 단위 이상 연속해 사용한 경우는 합산해 해당 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사용한 경우에는 2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월(月) 단위 이상 연속해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일수를 합산해 20일마다 1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4월 2일∼6일(5일), 4월 16일∼20일(5일), 4월 24일∼27일(4일), 5월 14일∼18일(5일), 5월 28일∼31일(4일)을 사용한 경우 총 23일을 사용했으므로 1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1개월이 30일이 안 되는 2월의 경우에는 28일이라도 1개월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3. 모성보호시간 임신 중인 여성공무원은 1일 2시간의 범위에서 휴식이나 병원 진료 등을 위한 모성보호시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성보호시간 사용 시에는 시간외근무를 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모성보호시간도 육아시간과 마찬가지로 일(日) 최소근무시간이 4시간 이상은 돼야 합니다. 최소근무시간을 충족하지 못한 모성보호시간 사용은 연가로 처리됩니다. 예) 일 8시간 근무 기준 - 모성보호시간 2시간, 연가 3시간 사용 시 → 연가 5시간 사용으로 처리 - 모성보호시간 2시간, 병가 4시간 사용 시 → 연가 2시간, 병가 4시간으로 처리 연가일수 부여 방식 변경에 따른 조치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 전에는 휴직이나 퇴직 전에 해당 연도에 부여된 연가를 모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인해 실제 근무기간에 대해서만 연가가 부여되는 방식으로 변경됐습니다. 연도 중에 임용되거나 휴직, 퇴직 등의 사유로 실제 근무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연가일수를 부여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번 개정으로 사실상 직무에 종사하지 않은 기간이 있는 경우의 연가일수는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산정됩니다. 이때 직무 종사 기간은 기존과 같이 개월 수로 환산해 계산하되 15일 이상은 1개월로 계산하고 15일 미만은 산입하지 않습니다. 소수점 이하 일수는 반올림합니다. 계산식 : {해당 연도 중 사실상 직무에 종사한 기간(개월) × 해당 연도의 연가일수}÷ 12(개월) ※ 사실상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기간 · 퇴직자의 경우 미 근무기간 · 연도 중 임용자의 경우 미 근무기간 · 교육파견(1개월 이상) 기간 · 연간 통산 병가(공무상병가 제외) · 공로퇴직연수기간 · 연도 중 군입대한 경우 입대 후의 미근무기간과 복직 시 군에서 근무했던 기간 · 1개월 이상 연속한 국외교육훈련파견 등의 경우 그 파견 기간 · 대기발령 등으로 사실상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기간 · 직제와 정원의 개폐나 예산 감소 등에 따른 폐직·과원 등의 사유로 보직을 받지 못한 기간 (소속 기관장으로부터 특정한 업무를 부여받은 사람은 제외) 시행일(2018.7.2.) 이전에 이 같은 계산식에 따른 연가일수를 이미 초과해 사용한 경우에는 초과한 연가일수를 결근으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사례 1) 2018년 1월 1일에 부여받은 연가는 20일이고, 4월까지 다음 연도 재직기간의 연가 5일을 포함하여 25일의 연가를 사용하고, 2018년 7월 1일 휴직함. 연가일수 계산식에 따라 계산하면 (6개월x20일/20개월)이므로, 사용 가능한 연가일수는 10일임. 따라서 15일의 초과된 연가 사용이 발생함. 그러나 개정된 복무규정 시행 이전에 승인을 받고 사용하였으므로 결근처리하지 않음. (사례 2) 2018년 1월 1일에 부여받은 연가는 20일이고 5월까지 그중 16일의 연가를 사용하였음. 이후 남은연가 4일(6.18~21)과 다음 재직기간의 연가 8일(6.22~7.3)을 미리 당겨 사용하고 7월 4일에 휴직하였음. 본래 사용 가능한 연가는 10일로 18일의 초과된 연가사용이 발생하나, 개정규정 시행일 당시 이미 승인을 받고 사용 중이었던 관계로 결근처리하지 않음. [참고] 다음 연도 연가 미리 사용 가능일 수 ※ 다음 연도 연가를 미리 사용할 수 있는 경우 · 공무외의 목적으로 국외여행을 하는 경우 · 병가·연가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계속 요양할 필요가 있는 경우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및 일반대학교·대학원 출석 수업에 참석하는 경우 · 일부 경조사(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허가권자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함)의 경우 다만 다음 재직기간의 연가를 미리 사용하는 것은 해당 공무원이 실제로 다음 재직기간의 전 기간을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행일 이후에 사용 가능한 연가를 초과하면 결근으로 처리돼보수 지급에 있어 환수 조치가 발생하게 됩니다. 당해 연도에 휴직하는 경우, 실제 직무에 종사하지 않은 기간을 제외한 계산식에 따른 사용 가능 연가일수를 확인하고 이를 초과해 사용한 연가일수는 해당 연도의 마지막 근무 월에 발생한 ‘결근’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공무원 보수규정 제27조,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9조에 따라 결근일수에 해당하는 봉급·수당(특수지근무수당·특수업무수당·정액급식비 및 직급보조비)을 환수하게 됩니다. 퇴직하는 경우에는 퇴직일로부터 역산해 결근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미리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이 확정된 교원이나 출산 등을 이유로 육아휴직이 예상되는 교원, 병가·연가·질병휴직을 이어서 쓰는 교원, 복직한 교원 등은 연가일수 산정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례 1) 8월 말 정년퇴직자 연가일수 → (8개월 x 21일)÷ 12개월 = 14일(사용 가능 연가일수) (사례 2) 1∼6월 질병휴직을 쓴 7년 차 교원이 9월 1일 현재 쓸 수 있는 연가일수 → {2개월(질병휴직기간을 뺸 직무기간) x 21일}÷ 12개월 = 3.5일(반올림해서 사용 가능 연가일수는 4일) (사례 3) 여름방학 중 공무외 국외여행으로 연가 12일을 사용한 3년 차 교원(경력 2년)이 9월 1일 사고로 인해병가 60일을 쓴 뒤 이어서 11월 질병휴직을 쓴 경우 → {8개월(병가 2개월 제외, 11~12월 휴직기간 제외) x 14일(당해 연도 연가일수)} ÷12개월 ≒ 9.33(사용가능 연가 일수 9일) 이미 사용한 연가일수 12일에서 3일을 초과하게 됨에 따라 3일은 결근 처리되고, 보수도 결근일수를 반영해 정산된다. ※ 해당 사용 가능 연가일수를 초과해서 연가를 사용한 경우에는 초과한 일수만큼 12월에 결근을 한 것으로 간주해, 봉급과 수당(일할 계산하는 수당)에서 결근일수만큼 제외하고 정산하거나 환수하게 됩니다. 이 외에 결근일수나 정직일수, 직위해제 일수 및 강등처분에 따라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일수는 연가일수에서 공제하되, 초과한 연가는 결근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사례) 강등처분으로 인해 직무에 종사하지 못한 일수가 토요일, 공휴일을 제외하고 35일에 당해 연도에 부여받은 연가일수는 20일임. 이 같은 경우 초과한 연가는 15일에 해당되나 이는 결근으로 보지 않고 잔여 연가일수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