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2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국회 교육위원회는 4일 2024년 첫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12건을 의결했다.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대학교육기관의 장과 대학교육기관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의 이사장이 적립금(교육시설의 신·증축 및 개·보수, 학생의 장학금 지급 및 교직원의 연구 활동 지원 등에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규모와 사용내역을 공시하고, 교육부 장관의 실태 점검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특수교육 대상자와 또래 일반학생을 함께 편성하는 ’통합학급‘에 대한 정의, 특수교사 배치,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등 통합교육의 활성화 도모 차원에서 마련됐다. 또한 교육감이 의료기관과 협의해 학교 내에서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의료인을 통한 의료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담겼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교육환경 보호구역에서 레미콘 제조업, 중독자재활시설을 금지해 학생의 보건, 위생, 안전 등의 보호 강화가 주요 내용이다.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교육부 소관 공공기관인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종래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됨에 따라 이사장, 상임이사, 감사 등 공단 임원의 임면에 관한 규정과 절차를 정비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 관내 상률초(교장 김진만), 송림초(교장 최재운), 송정초(교장 최은하), 숙지초(교장 이순호), 율전초(교장 김선영) 등 5개교에서는겨울방학을 맞이하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으로 가족영화프로그램 '무비 투게더'를 진행했다. 특수학교인 수원서광학교(교장 김교일)는 본교에서 매년했던 가족영화행사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지원을 해주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인근의 영화 상영관을 대관하여 5개 학교 약 110명의 재학생 가족이 모여 영화를 관람했다.영화관 입장시간 동안에는 수원시 학교사회복지사업 소개영상을 상영하였고, 영화 상영전에는 진행자가 준비한 퀴즈를 맞추거나 행운팝콘을 가지고 있는 가족에게 선물을 전달하기도 하는 등 사전행사도 있었다. 사전행사 이후에는 자신의 꿈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 위시를 가족과 함께 보았다. 가족영화프로그램은 훈훈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만족도 조사와 함께 참여소감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얼마나 만족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복지실 가족프로그램 덕분에 2년만에 영화관에 와봤어요. 생일에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게 되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숙지초 4학년 학부모) “영화의 내용이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것이어서 좋았고, 영화관을 대관해서 저학년 학생들도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상률초 5학년 학부모) “직장인 부모인데 늘어지게 되는 방학 토요일 아침에 이런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웠어요. 아이와 함께 보낸 뜻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참여하겠습니다.”(송림초 3학년 학부모) “아이들이 행복해 했어요. 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송정초 1학년 학부모) “저희 엄마가 한국어를 못하시는데 영어로 나와서 엄마도 매우 만족하셨어요. 평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영화관에서 보게 되어 기뻤어요.”(율전초 6학년) 영화 위시는 자신의 소원을 소중히 간직하고 노력하면 스스로 이루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함께 관람한 많은 가족들이 영화의 내용에 공감하며 아이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주어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가족프로그램은 학교사회복지실 주관으로 가족이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친밀감을 강화하고, 가족갈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기획하였다.참여자 소감을 통해 드러나듯이 요즘 다양한 OTT 매체가 있으나 가족이 함께 손잡고 나와 팝콘과 콜라를 나눠먹으며 커다란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영화관 나들이는 언제나 설레고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다.
‘신의 직장’에서 ‘극한직업’까지 초임 교사 시절이던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교직을 ‘신의 직장’, ‘부부교사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여교사는 1등 신붓감’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고 교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보다는 비하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교직은 여러모로 안정적인 직장이며, 무엇보다 학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직장으로 인식되었다. 2023년은 대한민국 교육사에 길이 남을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3년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초임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교사들이 뜨거운 여름 거리로 나와 자발적으로 집회를 주도했다. 총 11차에 걸친 집회에 수십만 명의 교사들이 참여했고, 특히 고인의 49재를 앞둔 9월 2일 집회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모였다. 서이초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지만, 대한민국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 저하 흐름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2023년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는 답은 23.6%로 응답자 10명 중 2명에 그쳤다. 교총이 같은 설문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2006년 당시 교사들의 만족도는 67.8%였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3분의 1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교총은 “수업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는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학교폭력 등 과도한 행정업무, 1%대 보수 인상에 따른 실질임금 삭감, 공무원연금 개편 논란까지 겹치면서 특히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 교직이 ‘극한직업’으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에게 주도성을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는 ‘교사 주도성’이다. 배움에 있어 학생 주도성 중요성은 더 강조하지 않아도 사회적으로 많은 부분 인정하고 있다. ‘The role of beliefs in teacher agency(교원기관에서의 신념의 역할, Priestley et al., 2011; 2015)’에서 교사의 주도성은 타고난 개인 능력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맥락적 조건과의 상호작용으로 성취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사도 교실에서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주도성을 갖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MZ세대 교사들의 주도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2023년 교권 관련된 집회에서는 MZ세대 교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실제 집회를 주도한 교사들도 대부분 MZ세대 교사들이며, 교사 커뮤니티 등에서 모여 현장교사 정책 TF를 만들어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를 담은 보고서를 제작하여 교육부에 전달한 교사들도 대부분 MZ세대 교사이다. 또한 인스타그램 등 SNS에 집회 정보와 교권 관련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고, 각종 교권 관련 웹툰·미디어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외국어로 번역하여 외신에 알린 교사들도 대부분 MZ세대 교사이다. 그들이 근무하는 학교에선 저경력 교사로, 동학년 교사 막내로, 아직 임상 장학 대상 교사일 수 있지만, 그들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가지고 온라인 기반으로 주도적으로 움직일 때 그동안 우리가 경험했던 그 어떤 교육운동보다 더 스마트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또한 우리나라 교사들이 주도성을 가지고 다양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은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에 그쳤다면, 융·복합 시대를 맞아 교사들이 교육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일례로 2023년 9월 교육부는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하면서 먼저 공교육과 결합한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해 에듀테크를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마디로 그동안 사기업으로 여겨지던 에듀테크 기업을 통해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비롯한 공교육을 지원하는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교실에서의 에듀테크 도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현장 친화적인 콘텐츠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 서점의 교육분야 베스트셀러는 대부분 현장 교사가 직접 쓴 책들이다. 에듀테크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제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교사의 주도성이 학교와 교실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사의 근본은 누가 뭐래도 학교·교실·수업에 있다. 교사의 주도성이 학교와 교실에서 발휘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학교 안과 밖에서 교사들의 자발적인 ‘전문적학습공동체’가 운영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창수(2020)는 ‘교사 행위주체성(Teacher Agency) 성취를 위한 교사학습공동체의 대안적 접근’에서 교사학습공동체(전문적학습공동체)가 교사 주도성 성취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교사학습공동체는 구성원들이 학습·배움·공유의 가치를 공동으로 추구하며, 둘째, 구성원들의 협력이 이루어지며, 셋째, 공동체의 경험을 개인적 혹은 교사로서의 삶에 실천적으로 적용하여 본래의 자신과 교사로서의 자신을 이해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 주도로 예산을 지원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가 아닌, 현장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학교 안과 밖 전문적학습공동체는 강력한 주도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공부모임을 갖고 본인들의 교육콘텐츠를 적극 생산하여 온라인을 중심으로 공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노력들이 조금씩 쌓일수록 학교와 교실에서 더 나은 수업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래도 희망은 교사 2023년 12월 5일 발표된 2022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수학 1∼2위, 읽기 1∼7위, 과학 2∼5위로 높은 성취를 나타냈다. 지난 2018 국제학업성취도평가 대비 OECD 회원국의 평균 점수는 모든 영역에서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의 수학·읽기·과학 평균 점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3년의 펜데믹에도 불구, 우리나라 학생들 성적은 오히려 오른 것이다. 물론 학생들의 학력격차 문제도 드러났으며, 사교육 등 외부 요인의 영향도 절대 배제할 순 없지만, 이 결과는 오로지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도 다양한 온라인수업 방법을 개발하고 원격수업 교육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교사들의 역할 덕분이었다고 확신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OECD에서 주관하는 PISA 2022 국제 발표회에 참석해 코로나19를 거치면서도 한국 학생들의 수학·읽기·과학 성취도가 전 세계 최상위권으로 나타난 이유로 “온라인수업을 위한 교사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헌신의 결과”라고 언급했다. 공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과 거의 동일하다. 공교육에서 교사 역할의 중요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공교육의 최고 강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사의 질이다. 소위 ‘철밥통’ 교사는 교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다. 열정 가득하고 능력 있는 젊은 교사가 철밥통 교사가 되는 데까지는 그리 많은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면 할수록 일을 더 주는 직장 문화, 노력에 비해 적은 봉급에, 공무원연금은 개혁 대상이 되고, 게다가 각종 비상식적인 민원과 심각한 교권침해, 여전히 수직적인 교직문화를 겪을수록 교사는 빠른 속도로 소진된다. 예전에는 고경력 교사의 소진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젊은 세대 교사의 소진현상이 매우 빠르고 심각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큰 문제다. 이러한 흐름이 교직 기피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 공교육의 가장 큰 강점을 잃게 된다. 앞으로도 교사가 희망일 수 있도록 교사가 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열정적으로 마음을 쏟도록 만드는 것에 모든 역량을 다해야 한다. 그 시작은 이제 교권 이슈를 넘어 교사가 주도성을 가지고 교육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10년 차 교사. 이제야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지만, 매해 달라지는 아이들과 학부모, 밀려드는 공문이 아직도 두렵다. 학교의 현실은 4년 동안 경험했던 교대 공부나 교생 활동과는 전혀 달랐다. 교실이라는 따뜻한 정원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줄 알았는데,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사막에서 씨앗부터 찾는 상황이었다. 신규 시절, 수업준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과 소통하며 생기는 변수에 참 많이 당황했다. 수업과 생활지도만으로도 벅찬데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공문과 업무는 더 막막했다.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에게 당장 뛰어야 한다며 전쟁터로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전혀 나이스 하지 않은 나이스 사용법은 눈치껏 체득했다. 인터넷 요금 지원이나 체험학습 비용 정산 같은 행정업무를 왜 교사가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했다. 기초적이지만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공문 작성법은 실수해도 괜찮다고 격려해 주신 부장님께 배웠다. 교장·교감선생님의 따뜻한 말씀과 조언으로 수정 기안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교사 커뮤니티와 선배·동료들의 도움과 응원이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모두가 바쁜 학교에서 매번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주먹구구식으로 인수인계 자료를 찾아가며 늦은 밤까지 업무를 처리했다. 일이 익숙해지면 금세 또 다른 일들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교직에 대한 회의와후회가 밀려들었다. 평화로워 보이는 학교는 교사의 희생으로 굴러간다. 학생들이 집에 가면 교사도 퇴근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꽤 많다. 수업이 끝나면, 방학이 되면 교사들이 마냥 노는 줄 안다. 나도 교사가 이렇게까지 바쁘고 힘든지 몰랐다. 담임을 맡은 해에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여유롭게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었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웠을 때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막중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했다. 점심시간에는 아이들을 살피며 음식이 어디에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씹어 삼켰다. 안 먹겠다는 아이들과 더 먹겠다는 아이들의 아우성 속에서 위염과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다. ‘우리 애는 특별해서 혼내지 말고 칭찬만 해주어야 한다’, ‘남편이 화나서 학교에 찾아간다는 걸 겨우 말렸어요’ 등의 말을 한 번쯤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갑자기 찾아와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생활을 캐묻고, 졸업앨범에 수록된 교사의 사진을 돌려 보며,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내는 것은 더 이상 소수의 일이라 치부할 수 없다. ‘기분 상해죄’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사는 웃을 수 없다. 학생의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고 법정 공방을 다퉈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원을 무마하기 위한 공개 사과, 담임 교체와 같은 임시방편은 피해 교사를 더욱 힘들게 한다. 갑자기 겪게 되는 교통사고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나서 마음속으로 삭히고 수습해야 할 뿐이다.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자 해도 민원의 소지가 없는지부터 걱정하게 된다.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것조차 조심하게 된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스스로 검열한다. 학교가 두려운 교사가 늘어간다. 학교폭력 심의, 방과후돌봄 등 업무경계가 애매하고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일들이 점점 늘었고, 그에 따른 민원도 심각해졌다. 교사 개개인이 감내하고 버텨냈던 일들이 곪아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악스러운 악성 민원, 아동학대와 관련된 고소·고발들이터져 나왔다. ‘교육공동체’라 불리는 학교구성원 모두가 힘겹다. 이제 학교는 평화로운 척조차 할 수 없다. 소위 직장인들에게 ‘금융치료’라 불리는 ‘월급’은 너무 적어서 고통을 치유해 줄 수 없다. 첫 월급은 정말 통장을 스쳐 지나갔다. 물론 지금도 잠시 머물다 떠난다. 돈을 많이 벌고자 교직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사기업에 취직한 친구와 비교하니 근무시간은 비슷한데 임금은 너무 큰 차이가 났다. 해가 갈수록 그 격차는 커졌다. 물론 경제적 측면으로만 직업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오래 일하고, 연금을 받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교원인사제도개선을 위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한 교사의 51.3%가 정년 전에 교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으며, 교권침해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명예퇴직이 가능한 때까지 무탈하게 근무하는 것도 힘든 시대에 정년퇴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충분한 보상이 없어도, 몸과 마음이 망가져도 책임감으로 버티며 근무했다. 하지만 연이은 교권침해 사태는 보수적인 교사집단을 움직이게 했다. 그 마음이 어땠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더운 여름, 땀보다 눈물을 더 많이 흘리며 시위를 이어갔다. 그 와중에도 마음이 찢어지도록 아픈 일들이 계속되었다. 뉴스 보기가 두려웠고, 충격과 공포로 모두가 앓았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뼈가 시리게 추운 겨울이 된 지금, 아직도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은 없다. 수많은 교사가 죽고 고통받아도 가해자는 없다. 학교를 교육이 아닌 보육기관으로 바라보는 현 세태가 비통하다.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묵살하는 상황에서 교사는 무력감과 패배감을 느낀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공교육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폭력과 체벌을 허용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존경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서로 존중해야 하는 인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교사에게 정당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면, 피해는 교사뿐만 아니라 수업받을 권리를 가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MZ세대는 교직을 선호하지 않는다. 연금을 바라보며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젊음을 희생하지 않는다. 집단보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MZ세대에게 학교는 답답하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지만, 헌신에 비하여 적은 임금은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없다. 그 결과 교사에 대한 선호와 교육대학의 인기가 추락했다. 교대생의 자퇴와 반수가 급증했다. 교사들의 병가·휴직·명예퇴직·의원면직이 줄을 잇는다. MZ세대 교사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의 교사들도 이직과 학교 탈출을 꿈꾼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는 2024년 1월부터 장기간 동결됐던 담임수당을 50% 이상, 보직교사 수당을 2배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언뜻 보면 파격적인 수치라 할 수 있지만, 실상은 월 13만 원인 담임 수당은 7만 원, 월 7만 원인 보직교사 수당은 8만 원이 추가되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적은 금액으로 생색내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담임이나 부장을 맡지 않는 교사와 교감·교장은 제외된다는 점에서 교사 전체를 고려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무섭게 오르는 물가에 실질임금이 삭감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희생과 헌신을 보상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적인 대책과 교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처우개선이 없다면 교직 기피 현상은 단순한 수당 인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 변화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아직 놓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순간들 때문이다. 수업 중에 뛰쳐나가고 싶을 만큼 힘들어도,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왔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버틴다. 학교 오는 것이 신난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나를 웃음 짓게 한다. 학교는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 하는 공간이다. 귀한 자녀들만큼이나 교사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다.
‘합격만 시켜주기만 하면 뭐든 할게요!’ 대상도 없는 간절한 기도를 속으로 외치며, 떨리는 마음으로 임용 합격 발표를 기다렸던 그날이 떠오른다. 합격자 발표가 나고 발령이 결정되기까지 행복과 설렘은 그 어느 때에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교직을 선택한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어렸을 적 교단에 서서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주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였고, 나도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앎의 즐거움을 느끼고 교육이란 마법 같은 힘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마법을 전하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꿈이 나를 교직으로 향하게 했다. 사실 요즘 교육현장은 여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교사가 교직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도 한다. 더 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라며 우스갯소리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도 활기찬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보람은 더욱 깊고 의미 있다. 어느덧 10년 차.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간의 보람된 여정을 돌아보고자 한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된 때가 언제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마주하는 수많은 ‘순간’들이다. 다양한 수업활동을 하며 재미있어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자신들의 이야기를 재잘거리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볼 때 등 아이들의 웃는 얼굴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 맛에 선생님 하지 싶다. 열심히 수업준비를 하면서도 종종 이것이 아이들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곤 했다. 나의 초등학교 생활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재미있는 활동을 하거나 놀이를 했을 때여서 아이들에게도 이 수업보다는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게 더 즐겁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과는 다르게 똘망똘망한 눈으로 수업에 참여하며, 수업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해 줄 때면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다. 교사들이 가장 뿌듯함을 느끼고 빛나는 순간이 바로 수업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고학년을 맡게 되면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 좀 더 쉽게 그들의 생활에 녹아들 수 있다. 학생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는 순간들은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학생들의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듣고 배우며, 그들의 세계에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도 큰 변화와 성취를 느끼게 된다. 또한 MZ세대 교사로서 가장 큰 자부심은 학생들과의 협업에서 비롯된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대하고 싶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학습에 참여하며, 나와 함께 교실을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온 감동은 이 직업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 중 하나로 남아있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로 보람 있는 일이다. 어떤 학생은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치 작은 싹이 자라나는 순간 같다. 그 순간마다 교육이 가진 놀라운 힘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사로서의 존재가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그로부터 얻는 보람은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10년 동안의 여정을 돌아보면, 어떤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에도 항상 교육의 중요성과 그 안에 내재된 보람을 믿고 나아간 것이 아닐까 싶다. 교사로서의 여정에서 가장 큰 발전 중 하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학생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인식은 항상 나를 책임감 가득한 상태로 유지시켰다. 그러나 이 책임은 무거울 뿐만 아니라 동시에 큰 보람을 안겨주었다. 교육은 아이들을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교사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에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였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라온 덕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컴퓨터로 자료를 제작해야 했던 때에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과 감정 때문에 MZ세대 교사로서는 더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가볍지 않은 책임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감정은 나를 더 나은 교사로 성장하게 했고, 끝없이 발전하는 교육분야에서 디지털 활용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등 교직생활에서 가장 큰 희망은 학생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꿈과 열정을 지켜보며, 그 안에서 나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은 끝없는 자기 발견의 순간이 될 것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특별함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은 나에게도 큰 자극이 된다. 앞으로의 여정에서, MZ세대 교사로서 나는 변화에 대한 개방성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강화하며,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추구할 것이다. 신규 때에는 학생들의 기억 속에 좋은 교사로 남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지금은 기억에 남는 좋은 교사보다는 함께하는 그 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교사들이 앞으로도 계속 자신의 일을 사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사실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중·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1위가 교사라는 것은 교육현장이 나아질 것이라는 메시지이지 않을까1. 현장에 남아있는 교사들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그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주어진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도전과 꿈을 키워주고, 그들의 꿈을 이루도록 지원하여 긍정적인 변화와 성취감을 부여하는 것이 교사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희망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보람은 나를 계속해서 교육의 길을 걷게 만들 것이다.
현대교육이 시작된 이래,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실제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교사를 통해서 구현된다. 암묵적인 교육과정도 있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대부분 명시적인 교육을 통해 실현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자신의 지식과 역량은 물론 가치관·태도까지 오롯이 드러나게 된다. 필자가 교대에서 수학하던 시절, 교직관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교사들이 갖는 교직에 대한 가치관·철학을 교직관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우세했던 성직자관에서 전문직관·노동자관까지 확장되었다. 과거에 교사라고 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길러내는 중요한 성직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의 시선도 그렇고 실제 그런 사명감을 가진 학생들이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입학하곤 했다. 지금은 어떤가? 사명만으로 교육에 대한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요구하기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사회의 인식도 예전 같지 않으며 학생들이나 학부모도 교사들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 같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인공지능이 교사의 역할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교육의 신세계가 열린다 2023년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하는 챗GPT는 교육시스템에 도입되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 주는 기능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전 세계에서 많은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 무료 온라인 학교인 칸(Khan) 아카데미에서는 LLM 모델을 보조교사로 도입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칸미고((Khanmigo)로 불리는 인공지능 보조교사는 학생들이 수학문제를 풀다가 질문을 하면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힌트나 사례를 보여주면서 풀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문제풀이과정을 설명해 주는 역할은 전형적으로 교사가 하던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을 대신 해줄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교사의 전문직 관점에서 본다면 지식을 대상과 상황에 맞게 전달하는 역할은 교사의 영역이었는데 인공지능이 대체하겠다고 나서며 위협하는 형국이다. 필자는 지난해 11월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ode.org 컨퍼런스에 참가했는데, 칸미고를 개발한 칸아카데미의 연구자 크리스틴(Kristen) 박사의 발표를 듣게 되었다. 칸미고의 기능을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학습효과에 대한 결과가 궁금해서 발표 후에 질문했더니 아직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결과가 나온다면 교사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을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2024년 적용을 목표로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디지털교과서의 개념을 살펴보면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 기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학습자료 및 학습지원 기능 등을 탑재한 교과서(교육부, 2023)’이다. 여기서 중요한 요소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기회’이다. 교육의 역사에서 보면 교육의 목적이 가장 잘 달성되는 환경은 ‘도제식 교육’이다. 도제식 교육의 특징은 교수자 1명과 소수의 학습자 구조로 되어 있어 학습자의 상황과 능력에 맞게 맞춤형으로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제식 교육은 교육이 제도화되기 전에 이루어지던 방식으로 부모로부터 기술을 물려받거나 스승에게 소수의 문하생이 지식과 기술을 전수받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소수의 인원이 교육받기 때문에 1명의 교수자가 모든 학습자의 장단점과 현황을 파악하기 용이했고, 각자의 능력과 흐름에 맞게 교육내용과 방식을 유연하게 할 수 있었다. 즉 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는 자연스럽게 맞춤형·개별화교육이 가능하다. 현대교육에서 이런 맞춤형·개별화교육이 어려운 이유는 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학생수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학교교육은 시스템화되어 있는데 교사 수급, 학급당 학생수, 학생 교구재 등 모든 것이 경제 논리나 효과성에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면 어떤 교육효과가 나타나는지 수치로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교육시스템이 이렇게 굳어지다 보니, 교사 1인당 학생수를 낮추는 것은 전체 비용이 증가하게 되므로 정부 차원에서 수용하기 힘든 정책이 되며,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에 의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교육은 구원투수처럼 교실 수업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어 넣었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AI·디지털교과서’는 한 교실에 수십 명의 학생이 있어도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한다. 또한 학생들이 모르는 부분이 생겼을 때, 챗GPT와 비슷한 디지털 튜터가 제공되어 질문하고 답변 받을 수 있는 보조교사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필자는 터치 교사단 연수를 기획하고 강사로 참여했는데, 이 연수에서 AI 코스웨어를 비롯해서 AI·디지털교과서의 기능을 소개하고 교사들이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지 탐색하였다. 대략 교실수업 환경을 상상해 보면 이렇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 교사는 사전 진단평가 문항을 세팅해 두면 학생들이 자신의 스마트기기로 문제를 푼다. 그 결과에 따라 학생들의 수준 진단이 이루어지고, 수업목표에 맞추어 사전에 세팅된 다양한 학습자료와 문제은행에서 수준별로 뽑아온 콘텐츠가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전달된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콘텐츠와 문제를 게임하듯 풀면서 지식을 배운다. 이후 팀별 프로젝트나 토의·토론을 통해 적용·분석·평가·창작 같은 고차원적 사고과정을 경험한다. 수업 말미에는 교사가 세팅해 둔 형성평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학습목표에 도달했는지 성취도를 평가한다. 성취도평가에 따라 수준별 과제나 복습 내용이 학생들에게 제시된다. 이런 과정은 교사가 학습콘텐츠를 세팅하고 학습지를 만들고 평가해서 채점하고 피드백을 주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교실에서 수업해 보면 단위시간 안에 그 모든 과정을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게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AI·디지털교과서는 1명의 교사가 모든 일을 담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과정을 자동화해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만 들으면 정말 교육의 신세계가 열리는 듯하다. 현대교육의 역사에서 기술이 교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은 여러차례 있었다. 라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고, TV도 그랬다. 라디오나 TV는 단방향이기 때문에 교사를 대체할 수 없었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양방향이 가능하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교육용 SW가 교육을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교사는 사라지지 않았고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일은 더욱 늘어났다. 인공지능이 교사를 대체할 것인가?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과연 교사는 필요한가? 최근 등장한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는 지금까지의 매체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답을 주는데 인류가 축적해 온 지식을 학습했기 때문에 백과사전 수준의 답을 준다. 가끔 틀린 답(할루시네이션)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답을 준다. 마치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상황에 맞는 답을 주는 것 같다. 언제든지 맘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와 대화는 느낌이다. 챗GPT는 교사들에게 묻고 있다. ‘내가 당신보다 더 잘 가르칠 수 있는데 교사가 필요한가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AI·디지털교과서에 탑재된 챗봇과 대화하면서 공부한다면 교사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AI·디지털교과서는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하고, 모든 학생이 수업에서 소외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교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면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은 무엇일까? ' 최근 교사의 역할을 규명하는 모델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모델은 TPACK이다. 교육학(Pedagogy)·교육내용(Content)·기술(Technology)이 함께 작용하여 교수와 학습을 효율적·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교사는 3가지 영역에 모두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우리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교사란 무엇인가?’, ‘교사가 해야 하는 근본적인 역할은 무엇인가?’이다. 만약 교사의 역할이 지식 전달자라면 그것은 인공지능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지식이 학생들의 머리와 가슴에 남아 실제 삶 속에서 발현되고 실천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육이다. 인공지능은 아이들을 데이터로 바라본다. 어떤 문제를 잘 풀었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데이터와 그래프로 보여준다. 반면 교사는 아이들을 마음으로 바라본다. 아이들의 흥미와 소질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총체적으로 바라본다.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은, 아직 꽃피지 않은 아이의 잠재력을 볼 수 있다. 스크래치(Scratch)를 만든 MIT의 미첼 레스닉 교수는 평생 유치원이란 책에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교사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촉매자: 배움을 가속화하는 불씨를 제공해야 한다. 컨설턴트: ‘무대 위의 현자’가 아니라 ‘곁에 있는 안내자’ 연결자: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연결해 주어야 한다. 협력자: 멘토도 자신의 프로젝트를 하고, 그 프로젝트에 회원들을 참여하도록 권한다. 인공지능이 권유하는 콘텐츠를 공부하는 것보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수환아, 이 부분 참 잘했네. 이 내용을 더 학습해 볼까” 하는 것이 아이들의 학습동기를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떤 내용과 방법을 적용하면 더 잘 배울지 고민하고, 연구하며, 적용하는 일은 아이들의 드러난 능력과 잠재된 능력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선생님’이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같은 꿈을 꾼다. ‘나를 만나는 아이들이 각자의 소질과 적성을 발견해서 꿈을 이루는 아이로 자라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혹자들은 인공지능이 교육을 바꿀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은 꿈을 꾸지 않는다. 사람만이 꿈을 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시대에도 교사가 희망이다!
알찬 기획안의 트리거(trigger) 기획은 무엇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와 그것을 해결하면 무엇을 이룰 수 있게 되는가에 대한 희망이 토대가 된다. 알찬 기획의 시작은 도착점을 찾아가고자 하는 욕구와 희망에서 비롯되며, 매력적인 질문이나 깊이가 있는 질문에 토대하여 알찬 기획은 생성된다. 알찬 기획의 토대가 되는 영양가 있는 질문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구체적이기 위해서는 그 질문을 둘러싼 다양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 질문은 거듭할수록 답들이 쌓여가는 속성을 지닌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답들은 다시 다음 질문의 구체성을 높이는 재료로 활용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질문의 질은 질문하는 사람의 기량이 결정한다.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질문하는 사람의 식견과 역량이 늘어나고, 질문 방식은 세련되게 변하게 된다. 최근 교육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교권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획안을 작성한다고 가정할 때, 어떤 질문을 먼저 제기해야 할까? ‘과연 교권침해 현상은 심각한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군. 그런데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지? 교권침해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기 전에 교권침해 문제에 대하여 왜 우려를 하지 않았을까? 몰랐나? 알고 있었다면 왜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지? 교권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을까? 또 과연 교권침해 문제가 교육력 훼손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까? 교권침해 문제는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아니면 교육당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일까? 교육부나 교육청에 호소하면 해결되는 문제인가? 교권침해 현상이나 문제의 심각성은 교사 개인의 문제인가? 사회·제도적 문제인가? 교권침해 문제는 일부 교사만이 느끼는 심각한 문제인가? 다수의 교사에게 심각성이 와 닿지 않는 문제 아닌가? 대다수 교사가 느끼고 교육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것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겠는데, 문제는 타이밍인데, 언제? 어떻게? 교육부나 교육청은 어떻게 접근해야 될까?’ 등의 문제들이 사전에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알찬 기획안이 구상되기 위해서는 어떤 작동 시스템의 방아쇠(trigger)를 당겨야 할 것인가? 첫째, 목표에 관련된 질문을 해 보고, 그에 대한 답을 통해 상황을 파악한다. 그 과정 중에 목표를 방해하는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며, 발견된 문제점과 인식한 상황을 조합하여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기획은 동일 주제나 과제에 대해서도 기획자의 질문 방향과 문제 인식 상황, 그에 대한 해석에 의해 천차만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어떤 단서를 발견했는가에 따라 탐정의 추리과정이 달라지듯이, 어떤 문제를 발견하였는가에 따라 기획의 방향이 결정된다. 해당 문제를 본래의 목표에 대입시켜 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 본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반문해 보고, 그 문제보다 더 심각한 다른 문제는 없는지를 탐색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PART VIEW] 둘째, 기획의 흐름은 미괄식보다 두괄식으로 전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두괄식은 바꾸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를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저해하는 문제점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그에 반해 미괄식은 구체화되지 못한 다소 넓은 목표에서 출발해서 전체적인 문제상황을 분석하고, 그 분석에서 찾은 문제점을 제시한 후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두괄식은 구체화된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화된 목표를 먼저 제안한다. 그리고 목표에 진입하기 위한 상황을 분석·설명하고, 목표를 방해하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상황의 걸림돌을 지적한 후 문제점 해결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형태를 취한다. 두괄식과 미괄식의 미묘한 차이는 논리를 전개할 때 ‘그러니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의 형식이나,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런 거야, 왜냐하면~’의 형식을 따르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파급효과나 임팩트에 상당히 다른 의미로 전개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책기획안의 작성 정책기획안은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거나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기존 정책을 변경할 경우 작성하는 보고서 형식의 문건이다. 정책기획안은 정책수요자가 정책과 관련한 상황과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사실과 대책, 참고사항을 제시하는 문서이다. 정책기획안은 특정 이해집단이나 특정 관점이 아닌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객관적 통계와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적·종합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정책기획안 작성은 끊임없는 문제의식이 전개되는 과정으로 문제의 일차적 원인보다 ‘원인의 원인’을 찾아 문제 핵심을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정책기획안은 정책 수요자가 조치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기술하여,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기지 않도록 작성한다. 정책기획안을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할 체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목적·필요성·추진배경 등을 제시한다. 이때 이슈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고려할 때 정책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는가를 부각시키고, 해당 정책이 어떤 국정 운영방향이나 전략과 연계되어 있으며,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목적지향적으로 설명한다. 그와 함께 그동안 관련 정책의 추진 경과 사항을 정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둘째, ‘현황과 문제점’ 부분에서는 정책과 관련한 정확한 현황과 실태를 기술하고, 현재 상태가 초래된 원인을 분석하며, 그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를 기술한다. 현황이 어떤지 객관적·구체적 사실에 기초하여 다각적으로 기술하되,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토대하여 현황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급적 구체적인 통계와 현장 조사 결과 등 객관적 근거 자료를 제시하고, 현재까지의 추세와 변화 정도 및 변화 속도 등도 정책 현황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자료로 활용하여 제시한다. 아울러 현재 상태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원인을 분석한다는 의미는 문제점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뿌리, 즉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문제점의 원인을 일차적으로 찾고 그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원인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다. 셋째, 정책 수단과 대안 제시 부분은 정책기획안 작성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이유는 분석된 문제점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정책 대상이 되는 타깃과 동원 가능한 자원을 파악하고, 그를 토대로 적절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며, 정책 집행을 통해 예상되는 효과를 검토한다. 정책을 시행할 경우 해당 정책으로 인해 혜택이나 불이익을 받게 될 대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정책 대상 집단의 규모와 계층별·지역별 특성도 분석한다. 혹시 불이익을 받게 될 집단의 반발 등을 고려하여 대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정책 시행에 소요되는 자원(조직·인력·예산·시간 등)이 어느 정도인지, 이러한 자원들이 어떻게 조달 가능한지도 분석한다. 정책 대안을 제시할 때 정책 목표, 사회적 비용, 소요 예산,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정책 대안을 검토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예시적으로 정리하면, ‘정책 목표에 맞는 대안인가, 문제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정책 목표와 정책 수단을 잘 연계하고 있는가, 어느 정도 실천 가능한 대안인가’ 등이다. 정책 대안을 제시할 때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는 것은 지양한다. 우선순위, 가용자원, 선택과 집중 등을 고려하여 정책 대안 중 핵심적 사항만 제시한다. 정책 집행을 통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현재와 비교하여 어느 정도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예측은 정책 결정에 앞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이다. 정책 집행을 통해 예상되는 효과가 나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실행 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긍정적 효과뿐만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넷째, 최적의 정책 대안이 선정되었다면 채택된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추진계획에서는 해당 정책에 대하여 치밀하고 용의주도하게,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책집행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추진전략이나 방침을 정한다. 이때 가용한 조직·인력·예산·시간적 제약 하에 정책 목표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그리고 정책집행에 필요한 조직체계, 예산 사용 계획, 추진일정표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023년도 인성교육 활성화 시행 계획을 토대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성교육을 내실화·활성화 방안을 수립하는데 기초가 될 수 있는 세부기획 자료를 분석해 보고, 인성교육 정책기획안 작성의 시사점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소개하는 기획안에서 고딕으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기획안 작성 시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 보자. Ⅰ. 추진배경 •제2차 인성교육종합계획(2021~2025) 발표 3년 차를 맞이하여 기존의 인성교육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현장맞춤형 인성교육 방안 모색 추진 - 교사는 학생들을 위한 인성교육·상담전문가 등으로 역할 변화가 요구되고, 현장의 인성교육 방법과 내용도 학생 중심으로 변화 필요 - 디지털(AI·챗GPT)시대에 필요한 윤리교육과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습관 형성을 통한 학교폭력예방 등 시대에 맞는 인성교육 필요 •전통적 인성교육의 가치와 덕목을 뛰어넘어 다양한 가치공존의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덕목에 대한 중요성 증대 * 기존 핵심가치 덕목: 예·효·정직·책임·존중·배려·소통·협동(「인성교육진흥법」 제2조) ** 신규 덕목 추가: 정서윤리공동체의식(2022년 정책연구 실태조사(청정연)) - 학교 중심의 인성교육에서 ‘찾아가는 학부모교육’, ‘인성교육 캠페인’ 등 가정과 사회가 함께하는 인성교육 추진 필요 Ⅱ. 추진방향 •(기본방향) 자기주도적 삶 개척, 공동체사회에서의 배려와 나눔, 협력 및 디지털 공간에서의 책임·존중 등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 필요 •일회성 차원의 인성교육에서 벗어나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추진하고, 늘봄학교와 방과후학교 참여자에 대한 인성교육 연수 실시 - 시·도교육청 또는 학교별로 지도인력에 대한 사전 인성교육(책임·소통·배려 등) 연수 권장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교원 전문성 강화, 실천 우수사례 발굴 및 공유, 학교-가정-지역 간 연계 강화 등 인성교육 여건 조성 방안 추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학생들의 공감·소통능력 강화를 위해 스포츠 활동 및 음악·예술교육 등 학생 참여형 교육방안 모색 Ⅲ. 주요 추진과제 1. 교육과정 기반 인성교육 내실화 ▶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기초한 인성교육 추진 •(추진내용) 전체 학교교육의 흐름 안에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인성에 관한 교육계획(법 제10조)을 학교교육계획과 연계하여 수립 ▶ 예·체능교육과 연계한 인성교육 내실화 추진 개선 •그간 추진되어 왔던 체육·예술교육의 성과를 분석하여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클럽 활동 및 음악·예술교육 등 학생 참여형 체육·예술교육 추진 - 예체능 교육활동 시작 전·후를 이용하여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해 등 공동체교육 실시 및 교육 시 활용 가능한 교수·학습 프로그램* 안내 * 체육: 톡톡이로 움직이는 기차(협동·공동체), 인의예지로 소통하는 이어달리기(공감·의사소통) 등 예술: 인성 GPS로 떠나는 행복한 마음여행(존중·자기관리·심미적 감성) 등 2. 현장 맞춤형 인성교육 지원 ▶ 메타버스 기반 학생 활동형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 •(목적) 디지털 환경을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 및 디지털 윤리(언어폭력 예방) 등 학교 현장 수요를 반영한 수업활동 자료 개발·보급 •(내용) 새로운 디지털 환경(메타버스)을 반영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 학생 맞춤형 차세대 인성검사 개발 •(목적) 디지털 환경 및 학교폭력예방(배려·소통) 등 사회 변화를 반영한 인성검사 도구 개발·보급 •(내용) 학교현장 의견 및 수요를 반영한 차세대 인성검사 도구 개발 ▶ 현장중심의 학교 맞춤형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원 •(추진내용) 농산어촌, 늘봄학교, 방과후학교 등 학교 환경의 특성을 반영한 시·도교육청의 자체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지원 •(추진방법) 시·도교육청 직접 수행
들어가며 미래형 학교와 미래교육에 대한 교육적 관심과 의지가 사회 전반적으로 뜨거운 분위기이다. 특히 OECD는 미래학교 교육 시나리오에서 개별화학습 지원, 다양하고 실험적 교육방법, 지역사회의 참여와 연결을 제시했고, 이미 해외를 비롯한 우리나라에서도 학교공간 개선을 중심으로 미래형 학교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2020년 7월에 발표한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로 선정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학교공간과 교육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미래형 학교 구현을 목표로 2021년부터 연도별로 5년간 지원하며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학교시설은 공간과 환경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어 학습공간의 근본적 변화 및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모델은 찾기 힘들었다. 이에 미래형 교수·학습 환경조성을 위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배경과 추진방향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이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40년 이상의 노후 교사동을 포함하고 있는 학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뉴딜 교육사업이다. 공간혁신에서 더 나아가 디지털기술 기반의 ‘스마트한 학습환경’, 친환경·생태학습 장으로서의 ‘그린학교’, 지역사회와 연계된 ‘학습 복합화’를 통해 미래형 학교를 구현하기 위한 교육사업이다. 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배경 첫째, 시설 노후도 가속화에 따른 학교 환경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교육부(2021)에 의하면 전체 학교시설 40,000여 동 중 40년 이상 노후건물은 약 20%의 규모이다. 이들 학교는 단열기준 미적용 및 냉난방 설비 노후로 쾌적한 환경 제공이 미흡하다고 한다. 향후 5년 내 빠르게 노후건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학생의 학습권과 안전 보장을 위한 시설 개선이 필요하였다. 둘째, 학교교육과정과 시설을 연계한 종합적 추진 모델이 필요하다. 학교시설 환경개선 및 공간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사회·교육의 변화에 대응한 교육과정과 학교시설 개선의 상호연계 부족으로 교육과정의 변화와 시설 개선이 분절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따라서 학생활동과 학교문화, 학교역할의 변화를 반영한 학교환경 개선이 추진되어야 한다.[PART VIEW] 셋째, 디지털 환경 기반의 새로운 교수·학습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단기간의 서버 확충, 기자재 보급, 콘텐츠 확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기 노후화 및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이다. 따라서 디지털 기반 교육인프라 조성으로 에듀테크 기반 수업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D.N.A(Data·Network·AI) 생태계 강화를 통한 디지털 교육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에듀테크 활용 및 원격교육 등 새로운 교육체계로의 전환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넷째, ‘개인과 사회가 함께 잘 살기’ 위한 학교역할의 기대가 높아졌다. ‘OECD 교육 2030: 미래교육과 역량(OECD Education 2030: The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프로젝트’에서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의 효율적 수업공간에서 쾌적하고 안전한 ‘삶의 공간’으로 역할 확대를 요구받게 된다. 또한 기후변화 및 환경오염, 인구변화 등 전 지구적 위기에 대응하여 공동체 연대와 민주적 협력의 장으로서 학교역할이 요구되었다. 이와 더불어 체험형 교육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활동에 대한 요구가 높아 학교공간을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나. 사업 추진 절차 사전기획 추진 전 단계로 사업 추진 의지 제고를 위한 대상교 집중 컨설팅을 추진하며, 사전기획 단계에서는 대상교 별 1:1 현장지원단 배치를 통한 학교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도교육청·교육지원청·현장지원단·학교협의체 운영을 통한 다양한 학교의 특색을 반영한 사전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전기획 추진 후에는 사전기획 과정을 통해 구현한 미래학교의 모습과 교육과정의 변화를 실현하기 위한 학교단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원을 실시한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구현의 방향 가. 학교공간 재구조화 개별 맞춤형학습을 제공하고, 균형 잡힌 유연한 공간을 조성하면 학생 선택 중심 수업이 가능하게 된다. 학생의 생각을 구현하는 과학발명교실과 메이커실 등 창의공간과목 간 또는 활동 간 융합이 이루어지는 융합공간 설치를 통해 창의융합형 교육이 가능하게 된다. 다양한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교수·학습공간 조성을 통해 학년 간 통합수업, 학생 선택형 주제 중심 탐구 수업 및 프로젝트 수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나. 디지털 기반 스마트 환경 조성 학교 어디서나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융합수업이 가능하도록 교실에 무선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 교수·학습활용을 위하여 개별학생에게 교수·학습 프로그램이 탑재된 디지털기기(태블릿·노트북 등) 활용을 지원한다. 또한 빅데이터·AI 등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준 진단, 학습특성 분석을 기반으로 개별학습 및 학습경로 설계 지원을 확대하여 신속한 소통과 정보탐색이 가능한 스마트 환경에서 문제해결력·창의력 등 미래역량을 키우는 학생 중심 수업이 가능하게 한다. 다. 생태환경을 구현하는 그린학교 학교가 생태문명전환의 학습장이 될 수 있도록 건축적 설계와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연동되는 ‘그린학교’ 구현을 지향하고 있다. 고효율 설비·자재를 이용한 에너지 절감 및 태양광 발전 등을 활용한 제로에너지 학교 조성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계절 및 외기온도의 변화에 대한 건물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적은 에너지 소모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하도록 설계할 뿐만 아니라 학교 텃밭, 실내 정원, 연못 등 다양한 생태환경을 학교 내에 조성하여, 체험하며 공감하는 생태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라. 지역연계 학교시설 복합화 시·공간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학습환경을 구축하면 학교와 마을을 연결하여 민주시민으로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학교공간 다목적화와 유연화를 통해 학교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융·복합 활동 및 마을연계 프로그램 등이 가능한 환경으로 조성한다. 학교가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도록 학교시설을 지역과 공유하며,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호교류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 활성화 방안 가. 사전계획단계에서의 교육구성원의 소통 구조 활성화 기존 학교환경 개선사업과 크게 다른 점이 바로 ‘사전기획’, 즉 사용자 참여설계라고 할 수 있고 중요한 단계임에 분명하다. 학교를 사용하는 학생·교직원·학부모·지역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교육공동체 주도 사용자 참여설계를 통한 사전기획’이라고 중요하게 제시하고 있다. 학교 및 지역현황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미래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사용자 참여 워크숍을 통해 사용자 의견이 수렴된 교육공간 디자인 계획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 발주가 이루어지므로 여러 횟수의 워크숍 및 협의회 시간이 수반되고 있는 과정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이 단계를 진행할 때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학교구성원은 미래를 열어간다는 열린 마음으로 다가서는 태도가 필요하다. 참여자 모두에게 보람과 성장의 기회라는 점을 교육구성원이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나. 학생의 학습권과 안전보장을 최우선으로 구축 긴 사업기간으로 인한 학습환경 침해 및 안전한 교육환경 보장에 대한 확보가 우선적으로 되어야 한다. 학생의 학습망 확보와 안전보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공사 소음이 심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소음이 심한 날을 미리 통보받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소음이 심한 날은 활동 중심 수업이나 체험학습 위주로 교육과정을 변경·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공사 소음 및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공사는 방학기간에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학생의 등하교 시간에는 등교도우미를 배치하고, 공사현장과 등하교 동선을 분리해두어야 한다. 또한 리모델링 구간에는 가설 칸막이 및 안전막을 설치하여 학생 동선을 차단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생안전계획을 수립하고 학생과 교직원 대상 안전교육 및 학부모 대상 안전 시공에 대한 홍보를 수시로 진행한다. 다. 건축·행정·교육의 소통 및 교육공동체에 대한 공유 확대 교육청은 1.1자, 학교는 3.1자, 업체는 계약일로 시간을 고려하는 서로의 입장차이가 분명히 있다. 이로 인한 지연과 혼선도 불가피하다. 따라서 오해와 갈등요인을 사전에 예방하여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 조율하고 존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구축 단계별로 요구되는 정보가 공유되어야 하며, 과정 이해에 대한 연수·학습·홍보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신입생 학부모 또는 전입교사들 대상으로 교육비전·교육철학과 연계하여 미래학교 공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라. 사전기획단계에서 그린 미래교육의 구체적 실현화 방안 모색 교육적 열의와 지향을 담은 사전기획단계의 내용이 설계 및 공사로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변화를 실현하기 위한 단위학교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이에 맞게 다시 추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교 특화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교수·학습활동 설계 및 수업모델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학교 내 다양한 교직원 학습공동체와 학교밖 네트워크 활성화를 지원하여 상시 공유 및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 나가며 그린스마트스쿨 자체가 그린교육과 디지털교육, 사람교육이라는 의미 있는 교육방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공간혁신은 유연한 공간, 선택학습 및 융합수업이 활성화되고 휴식 소통을 통한 인성 함양의 경험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환경은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학습 환경을 제공하여 학생 맞춤형 개별학습이 확대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공간과 환경생태교육 확대로 생활 속 생태교육이 활성화되며, 학교시설 복합화는 지역과 학교가 연계된 지역교육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단순한 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새로운 미래학습 환경에 대한 단위학교만의 새로운 교육비전을 만들어서 공유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공간구성에 대한 합의와 논의의 과정은 무척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민주적 소통 문화 및 학교자율과 자치의 경험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교육구성원이 숙의과정에서 그렸던 교육적 청사진이 미래형 공간으로 완성되었을 때 교육과정 속에서 어떻게 구체화·실현화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단위학교·교육지원청·교육청·교육부가 함께 협력하여 미래사회를 준비할 우리 학생들의 미래학습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육공무원의 승진임용은 인사행정에 공정을 기하고자 「교육공무원법」 제13조 및 제14조의 규정과 대통령령인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같은 종류의 직무에 종사하는 바로 아래 직급의 사람 중에서 경력평정·재교육성적·근무성적 및 그 밖에 실제 증명되는 능력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현재의 직위보다 상위 직위로 이동하게 되며, 교원의 경우 평정결과에 따라 교사에서 교감으로,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하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 따른 교원의 평정제도의 개관과 경력평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교육공무원 승진 및 평정 개관 가. 관련 근거 •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①항(교원의 자격) [별표 1] 교장·교감 자격 기준 • 「교육공무원법」 제13조(승진), 제14조(승진후보자 명부) •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4조(승진임용 방법), 제16조(승진임용의 제한) •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제5조~제12조(승진임용) • 「교육공무원승진규정」(총칙·경력평정·근무성적평정 등, 연수성적의 평정, 승진후보자명부) • 각 시·도교육청별 교육공무원 승진가산점 평정 규정 • 각 시·도교육청별 교육공무원 평정업무 처리요령 나.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적용대상(「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2조) 1) 각급학교 교감(유치원 원감, 이하 같다)으로서 그가 근무하는 학교 또는 이와 동등급 학교의 교장(유치원 원장, 이하 같다) 자격증을 받은 자 2) 각급학교의 교사로서 그가 근무하는 학교 또는 이와 동등급 학교의 교감자격증을 받은 자 3) 장학사 또는 교육연구사로서 장학관 또는 교육연구관의 자격기준에 달한 자 4) 상위 자격증을 받지 않은 교감·교사·장학사 및 교육연구사 ※ 4)의 교감·장학사 및 교육연구사: 근무성적평정에 관한 규정에 한하여 승진규정 적용 4)의 교사: 다면평가·근무성적평정과 다면평가 결과의 합산에 관한 규정에 한하여 승진규정 적용 5) 단, 수석교사에 대해서는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을 적용하지 않음. [PART VIEW] 다. 승진평정점의 구성(「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40조) 라. 승진평정점 총괄표(「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40조) 2. 교육경력평정 가. 경력평정 방법 1) 평정의 기초: 당해 교육공무원의 인사기록카드에 의해 평정함. 2) 평정의 시기: 매 학년도(3월 1일부터 다음 연도 2월 말일까지로 한다. 이하 같다) 종료일을 기준으로 하여 정기적으로 실시함. 단, 신규채용·승진·전직 또는 강임된 자, 상위자격을 취득한 자가 있는 경우, 2개월 이내에 정기평정일 현재를 기준으로 하여 평정함. 3) 경력의 종류 및 평정기간: 기본경력 15년+초과경력 5년 - 기본경력: 평정시기로부터 15년(※ 총경력제에 의한 평정) - 초과경력: 기본경력 전 5년 ※ 총경력제: 경력평정기간 중 일시퇴직기간 등이 있으면 그 기간을 제외하고 경력평정 시점으로부터 경력평정기간이 충족되는 시점까지 도달하여 평정하는 것을 말함. 4) 평정대상 경력의 종별과 등급 - 평정대상 경력: 교육경력·교육행정경력·교육연구경력 및 기타 경력 - 평정대상 경력의 내용(「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9조 [별표 1]) - 평정대상 경력별 평정점(「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10조 [별표 2]) 5) 경력의 기간 계산 - 경력평정은 월수를 단위로 하여 계산하되, 1월 미만은 일 단위로 계산함. - 경력평정점을 계산함에 있어서 평정점의 합계는 기본경력과 초과경력의 평정점을 합한 후 소숫점 이하 넷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셋째자리까지 계산함. - 경력평정기간 중 일시퇴직기간·전임강사·기간제교원 등의 경력이 있는 경우 당사자에게 유리한 경력을 우선 평정기간으로 하여 퇴직기간·전임강사·기간제교원 등의 경력기간을 제외하고, 경력평정 시점으로부터 경력평정기간이 충족되는 시점까지 도달하여 평정할 수 있음. - 경력평정의 평정기간 중에 휴직·직위해제 또는 정직기간이 있는 때에는 그 기간을 평정에서 제외함. 다만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재직기간으로 보아 이를 평정함. - 고용휴직의 연도별 경력평정 인정율(상근·비상근 구분표) 나. 경력평정 시 참고사항 1) 전임강사·기간제교원(임시교원)의 경력평정 - 임용권자가 임용하여 전임으로 근무한 강사(대학의 전임강사는 제외) 및 기간제교원(임시교원)의 경력은 자격기준에 적합한 경우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된 경력에 한하여 승진규정 제9조의 [별표 1]에 의거 평정함. 이 경우 자격기준 적합 여부는 「초·중등교육법」 제21조 및 「유아교육법」 제22조의 [별표 2] ‘교사자격기준’을 준거로 함. 2) 사립학교 교원의 경력평정 - 사립 각급학교에서 교원으로 근무하다가 공립 각급학교에 임용되어 교육공무원 신분을 가진 자 중 무자격 상태에서 사립학교 전임강사 또는 기간제교원(임시교원)으로 근무한 경력은 「사립학교법」에 의한 임용권자에 의해 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교육경력으로 인정할 수 없음. 3) 학력인정 사회교육시설 및 교육부장관 지정 교육연구기관 근무기간의 경력평정 가)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 학력이 인정되는 사회교육시설에서 동등급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한 경력’은 1989.2.28. 이후 경력에 한하여 인정함. 나) 교감·장학사·교육연구사의 ‘나’경력에 포함되는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법인인 교육연구기관에서 당해 직위와 상응한 직무를 담당한 경력’은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연구기관·교육기관 등의 범위는 「교육부훈령」 제98호(2014.5.20.) 제1조 규정에 의거 평정함. 4) 병역의무 복무기간의 경력평정 가)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에 「병역법」 그 밖의 법률에 의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징집 또는 소집되거나 근무한 경력에 대하여는 교사에게는 ‘가’경력으로, 교감·장학사·교육연구사에게는 ‘나’경력으로 평정함(승진규정 제9조 [별표 1]). 나) 총경력제 도입에 따라 경력평정기간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임용 전 군경력을 경력평정기간에 포함하여 평정함 (예시) 3년간 군 의무복무를 한 후 개인사업을 하다가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실교육경력이 17년인 교사의 경우, 개인사업기간을 제외하고 군 의무복무기간을 포함하여 경력을 평정함. - [기본경력] 15년(‘가’경력 15년), [초과경력] 5년(‘가’경력 5년) 다) 임용 후의 입대 휴직기간은 복직의 경우에 한해서 휴직 당시 재직하였던 직위에 재직한 것으로 보아 이를 평정함. 라) 교원으로 임용되어 근무 중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휴직의 명을 받고 단기학사장교(육·해·공군)로 근무한 경우 그 휴직기간 전부가 평정대상이 됨(※ 군복무 휴직기간은 3년을 초과해도 경력에 포함함). 다만 임용 전 단기 학사장교로 복무한 경우에는 3년 이내의 실역 기간만 평정대상이 됨. 마) 교육공무원 임용 전의 병역의무 복무기간 인정범위(교육부 교정 81801-497(1997. 7. 4.)) - 「병역법」 및 「군인사법」에 의한 병역의무 복무기간은 3년의 범위기간 이내에서 병적증명서(주민등록표 초본 또는 각 군 본부에서 발급한 군경력증명서 포함)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상 실역 복무기간을 징집 또는 소집된 기간으로 갈음함. - 무관후보생(현역의 사관생도·사관후보생·준사관후보생·하사관후보생과 제1국민역의 사관후보생 및 하사관후보생을 말함)은 군복무경력에 포함되지 아니함. 따라서 교육대학 출신의 예비역 하사관후보생(RNTC)이거나 또는 사병으로 복무하다가 장교로 임관된 경우 등, 임관 전 무관후보생 기간이 병적증명서에 병·하사관 또는 장교의 복무기간으로 기재되어 있어도 군복무경력에서 제외함. 다만 지원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된 하사 또는 사병의 무관후보생기간은 경력으로 인정함. - 방위소집 복무자는 다음 기간을 군복무 경력으로 인정함. •1986.1.1. 이후에 방위소집 입영한 자는 법령상 복무기간의 범위 안에서 병적상의 실역 복무기간으로 함. •1985.12.31. 이전에 방위소집 입영한 자는 실역 복무기간이 12월 이상이거나 해제사유가 만기인 경우에는 1년을, 기타 복무단축 사유(의가사·질병사유 등)로 실역을 필한 경우에는 6월을 경력 합산 대상기간으로 하며, 6월 미만인 실역미필 보충역은 군경력이 없는 것으로 함. 다만 6월 미만 복무도 대학생 복무단축 등에 따라 실역을 필한 경우는 6월을 인정함. •의무·전투경찰 순경은 「병역법」 제25조 및 「전투경찰대설치법」, 「교정시설경비 교도대설치법」에 따라 현역병의 복무특례로서 군복무경력으로 갈음함. •특례보충역으로 방위산업체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병역증명서에 실역 복무기간으로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실역에 복무한 기간이 아니므로 군복무기간으로 인정하지 아니함. 5) 기타 경력평정 가) 여교원의 군복무 경력평정: 여교원의 지원에 의한 군복무 경력은 「병역법」 제3조에 의한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징집 또는 소집된 경력이 아니라 자발적인 직업선택에 의한 경력이므로 평정대상이 아님. 나) 실기교사의 경력평정: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2항 규정에 의해 실기교사는 교사이므로 교사의 경우 ‘가’경력으로 평정함. 다) 대학 조교의 경력평정: 「고등교육법」 제14조 규정에 의한 조교의 경력은 장학사·교육연구사의 경우에만 ‘다’경력으로 평정함. 다만 정규직원(유급 조교)임을 증빙해야 함. 다. 경력평정표(「교육공무원승진규정」 [별지 제1호 서식]) ■ 교육공무원승진규정 [별지 제1호 서식] 개정 2012.11.6
겨울방학이 되면 그동안 미뤘던 교육전문직 시험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구체적인 집단면접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집단면접은 토의·토론의 방법을 통해 평가한다. 교육전문직에서 평가하는 토의·토론형식에서 공통적으로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개별 발언시간 초과 시 고지 여부 • 모두 입장 후 1명씩 돌아가며 인사 후 착석 • 필기 가능 여부 • 문제지 펼치며 시간 측정 시작 • 번호 순서대로 찬성/반대(예: 1~3번 찬성/ 4~6번 반대) - 1차 토론 후 입장을 바꿔 재토론 실시 • 찬성 측(혹은 반대 측)부터 발언. 자연스럽게 시작 • 사회자 및 퍼실리테이터, 정리자(노트북) 유무 위에서 제시한 공통사항 중에서 필기가 가능하다면 키워드 중심으로 간단히 메모하여 활용하면 핵심내용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발언 순서를 기억해야 자기 순서가 아닌데 갑자기 끼어든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입장을 바꾸어 다시 토론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부분과 함께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장단점 분석을 간단하게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반대 입장에서 주장을 펼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위에서 제시한 공통사항을 잘 숙지하여 반복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실제 각 시·도별 평가장에서 제시하는 평가방법과 조건에 따라 연습한 공통사항들을 잘 활용하여 적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토론과 토의 2가지 집단면접 방식에 대한 형식을 살펴보자. 6인 1조, 진행시간 45분 기준으로 된 토의·토론 형식의 예시이다. 집단토론 예시 ① 토론 절차 숙지(5분) ⇒ ② 문제 분석 및 구상(3분) ⇒ ③ 주장(9분, 1인당 90초) ⇒ ④ 반론 및 반론 꺾기(12분, 반론 1분, 꺾기 1분) ⇒ ⑤ 입장 바꾸기(1분) ⇒ ⑥ 주장 펼치기(9분, 1인당 90초) ⇒ ⑦ 마무리(6분, 1인당 1분) 제시된 예시는 집단토론의 가장 기본적인 형식이다. 평소에 이 순서에 따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교육현안과 문제에 대해 구술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물론 스터디를 통해서 장소와 시간 등을 실제 평가장처럼 꾸며 놓고 연습하는 것은 더욱 좋다. 특히 중간에 입장을 바꾸어서 하는 토론의 경우, 처음 입장을 주장할 때 자기 생각이 완벽하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게 되면 입장이 바뀌었을 때 자기 발언 때문에 난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극단적인 표현이나 한쪽의 일방적인 견해를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PART VIEW] 자기주장에 대해 발언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토론하며, 자기 의견을 정리하는 집단토론 형태의 구체적인 집단면접 방법 예시를 하나 더 살펴보자. 구상(3분/5분) ⇒ 주제 발언(2분) ⇒ 1차·2차 질의응답 ⇒ 마무리 발언(2분) • 발언 시작은 “수험번호 ( )번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시작 • 주제 발언은 평가장의 1번부터, 1차 질의응답은 2번부터, 2차 질의응답은 3번, 마무리 발언은 4번부터 시작 • 질의응답 시 1명을 지명하여 질문(1분)하고 피지명자는 답변(2분), 다시 추가 질문(1분)-응답(2분) - 답변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을 반복 - 첫 번째 질문한 사람(1차 질의에서는 2번, 2차 질의에서는 3번)은 맨 나중에 답변자가 되고, 질문을 한번 받은 사람에게는 질문 금지 위와 같이 토론하는 방법과 순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고 실시하는 경우도 있으니 각 시·도별 평가장에서 제시하는 토론방법과 조건을 잘 파악해야 한다. 집단토의 예시 ① 토의 절차 숙지(5분) ⇒ ② 문제 분석 및 구상(3분) ⇒ ③ 기조 발언(1인당 1분) ⇒ ④ 질의응답 ⇒ ⑤ 마무리(1인당 30초) ⇒ ⑥ 토의 결과 정리 ※ ③ ~ ⑥ 총시간 37분 집단토의에서는 앞부분의 기조 발언이 중요하다. 3월호 원고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기조 발언에서 자기주장의 핵심내용과 간단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협력적 토의과정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평가하기 때문에 다른 참가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최선의 방법 찾기를 목표로 하는 집단토의 형태의 구체적인 집단면접 형식을 하나 더 살펴보자. 이러한 집단토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방법을 위해 검토·협의·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집단면접 절차를 숙지하고,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문제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두루뭉술한 내용으로 논지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면 안 되고, 자신만의 창의적 문제해결 전략이나 현장 적용에 유용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제 토의·토론의 구체적인 방법을 기출문제로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입론→ 반론→ 평론의 집단토론 절차로 이루어진 2020년 서울시교육청의 2차 전형의 형식을 살펴보자. 위와 같은 집단토론의 방법을 보면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집단면접에서 지향하는 것이 주제에 대한 합당한 의견이나 문제에 대한 자기 생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상호의견 조율,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 토론을 이끌어 가는 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토론에 대한 정리 발언을 할 때는 찬반 모두의 내용을 아우르는 언급은 좋지 않다. 협력적 의사소통인 토론을 통해 어떠한 것을 느꼈으며, 그 결과로 찬반 중에서 어떤 것이 자신의 주장인지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2021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2학기 전면등교의 교육적 가치와 교육지원청의 선제적 지원방안 논의’란 주제로 집단토의 형식의 집단면접을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역할 배분 및 진행 방법 등 매년 집단면접의 방법을 변형시켜 기존 시험 유형에 고착되지 않고, 응시자들의 협력적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면접관은 어떤 응시자에게 높은 점수를 줄까? 다음 사항을 기억하자. •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사람(방향, 몸짓, 시선, 끄덕임) • 토의·토론의 흐름이 제대로 흘러가게 돕는 사람(보완 질문, 전환 질문) • 중간에 핵심내용을 잘 요약해 이해하기 편하게 정리하는 사람(정리, 요약) • 소극적인 참여자가 토의에 참여할 수 있게 질의를 통해 기회를 주는 사람(배려) • 전체 토의·토론의 방향을 이끌어 가는 사람(리더십) 다음으로 집단면접 예상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A5 카드를 활용한다. A4 가로로 작성하고 2쪽 모아찍기로 부착한다. 둘째, 앞면에는 문제, 뒷면에는 답안을 작성한다. 셋째, 답안은 자료를 찾아가며 스터디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한다. 넷째, 일상 속 틈이 나는 시간에 암기한다. 다섯째, 답안은 녹음해서 출퇴근, 식사, 화장실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암기카드를 작성할 때 처음부터 자세히 적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11월호에서 언급했던 메모카드를 활용하면 좀 더 쉬울 것이다. 기획·논술 준비를 할 때 공부한 자료를 활용하여 만든 메모카드에서 기조 발언과 정리 발언을 조금 더 내실 있게 정리하면 훌륭한 집단면접 암기카드가 될 것이다. ● 집단면접 암기카드 작성 예시 혼자 연습해도 효과가 있지만, 스터디를 구성하여 준비과정에서부터 협력적 의사소통을 통해 연습하고 다양한 주제의 집단면접 암기카드를 작성하여 공유하면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집단면접 토의·토론형식에 대해 공부했다. 겨울방학처럼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다양한 토의·토론방법을 실제 상황처럼 장소와 시간 안배 등을 하면서 준비하면 좋다. 그러나 평소에도 동료교사·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바람직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협의를 자주 해보자. 어떤 문제에 대한 생각이 다를 때 입장을 바꾸어 이야기하는 것도 꾸준히 한다면 더욱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평가를 위해 일회성으로 포장하여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사람과 평소 삶에서 더 나은 해결방법을 찾고 고민했던 사람이 말하는 것은 그 깊이와 전달력이 분명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서는 집단면접의 실전을 연습할 것이다. 언어적·비언어적 요소, 토의·토론 연습하기, 면접 당일 준비를 통해 집단면접 실전 역량을 높여주고자 한다. 2023년 계묘년이 가고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교육전문직원이 되기를 원하는 분들의 합격 소식이 많이 들리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먼저 마음건강과 몸건강을 챙기기 바란다. 학기 중 지친 몸과 마음이 쉼을 갖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청룡(靑龍)의 힘찬 기운으로 비상하는 2024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왜 사회적 공감인가 현대 사회인들은 타인의 감각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 시대에 살고 있다. 공감의 부재는 각종 폭력과 증오범죄, 집단 간 혐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등 타인에 대한 공감 부재를 넘어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혐오하기에 이른다. 상대방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며, 적절하게 반응하는 공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 수업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대안으로서 공감에 주목하여, ‘공감기반 사회과 교육을 통해 사회적 공감을 회복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이에 사회적 공감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하고 학생들의 인지·행동·정의적 측면의 변화를 위해 공감기반 사회수업을 제안하였다. 특히 개인적 공감을 넘어선 사회적 공감으로의 접근은 타인을 향한 이해와 배려 차원을 넘어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소외된 사회의 취약계층에 대한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수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올바른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하여 사회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현대사회의 문제를 창의적·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민주적 공감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길러내고자 한다. 사회적 공감의 정의 및 구성요소 사회문제는 개인적 수준을 넘어 기회의 불평등, 편견과 차별, 권력의 쏠림, 제도와 시스템의 부재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내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 노동자가 작업 중 목숨을 잃은 사건을 두고 이의 원인과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며,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비난과 혐오를 퍼붓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열악한 근로조건, 예방제도의 미비, 안전과 구조 시스템의 부실 운영 등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PART VIEW] 이처럼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할 때 개인적 공감만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이해에 이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갈(Segal, 2011)은 개인적 차원에서의 공감은 우리 사회와 공동체를 사회정의로 이끄는데 불충분하다면서 사회정의로 이르기 위한 사회적 공감(social empathy) 개념을 제시하였다. 세갈은 공감의 범위를 다양한 삶의 상황과 경험의 역사 및 사람들이 속한 집단의 역사를 포함하여 타인들에 관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까지 확장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공감 논의를 대인관계의 개인적 공감은 물론 사회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개인을 넘어 사회·문화적 집단을 포함하는 사회적 공감으로 확대하였다(표 1 참조). 사회적 공감은 개인적 공감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자 틀이다. 카메라에 비유하면 개인적 공감은 클로즈업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며, 사회적 공감은 개인적 공감을 토대로 광각 렌즈로 세상을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Segal, 2018). 사회적 공감기반 수업절차 및 방법 사회 현상을 다루는 사회과에서 사회문제의 다각적이고 깊은 이해를 위해 사회적 공감을 기반으로 한 수업모델을 구안하였다. 기존의 공감기반 모형이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문제를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고, 아델만·로젠버그·호버트(Adelman·Rosenberg·Hobart, 2016)와 세갈(2011;2018), 한동균(2020)이 제시한 사회적 공감학습모델을 적용하였다(표 2 참조). 이를 통해 개인적 공감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사회·문화적 맥락과 역사적 경험을 이해하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 1단계 _ 공감적 만남 단계 사회적 공감 학습주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사회문제를 나와 관련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개인적 공감 차원에서 관점을 수용한다. 이 과정에서 새롭거나 다른 사상이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다. ● 2단계 _ 공감적 탐구 단계 사회적 공감의 차원에서 사회구조적 문제와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공감한다. 사회문제에 대한 맥락적 이해를 하는 단계로 다른 집단의 차이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다른 집단의 차이에 대한 역사·사회·문화적인 복합적 배경들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맥락적으로 원인을 탐구한다. ● 3단계 _ 공감적 체험 단계 자신과 다른 집단의 삶을 경험해 본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경험하고 가치·태도를 내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다른 사람과 집단의 삶에 나를 위치시키고 나와 다른 사람, 집단의 삶을 상상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차이에 대한 인정과 함께 존중하는 가치와 태도를 내면화할 수 있도록 한다. ● 4단계 _ 공감적 실천 단계 공감적 소통을 통해 사회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적 실천으로 옮긴다. 사회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본다. 실천계획을 세운 후 실행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 5단계 _ 공감적 반성 단계 사회문제의 공감적 해결과정 및 결과에 대한 반성적 평가와 성찰이 이루어진다. 사회문제를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거시적인 관점의 수용과정에서 느낀 생각과 감정을 내면화하고 더 나은 공감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짐한다. 사회적 공감기반 사회과 수업의 개발 교육과정 분석을 바탕으로 사회적 공감을 함양하기 위한 주제로 편견과 차별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소주제로 장애·인종·빈곤 세 가지를 선정하였다. 또한 선행연구에 대한 탐색을 바탕으로 사회적 공감 기반 수업모형을 다섯 단계로 정리하고, 총 18차시의 수업을 전개하였으며, 각 차시별 구체적인 지도안 및 수업방법 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능력 함양을 시도하였다. 이때 학습자의 흥미와 수준을 고려하여 적합한 학습주제와 학습자료를 선정하고자 하였으며, 각 수업목표에 맞는 적절한 수업기법을 활용하여 수업을 구성하였다. 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편견과 차별의 주제와 만나고, 역사·사회·문화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그 원인을 맥락적으로 탐구하였다. 그리고 공감체험을 통해 자신을 타인 혹은 다른 집단에 위치시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수용하고, 우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 참여 활동을 실천해 보았다. 수업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변화를 기록하고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사회적 공감기반 사회과 수업실천 ● 1단계 _ 공감적 만남 첫 번째 단계는 공감적 만남 단계로 편견과 차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마주한다. 먼저 본 수업의 핵심주제인 편견과 차별을 정의하고, 교사가 제시하는 영화 속 편견과 차별 사례를 살펴본 뒤 편견과 차별에 처한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한지 인지·정서적으로 공감한다. 관련 사진·영상자료를 통해 그들은 나와 어떻게 다른지를 인식하고, 나의 삶을 연결하고 차이를 인식한다. 사회과는 사회현상을 인식하는 교과이다. 사회문제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그와 관련된 집단·인물에 대한 관점을 수용하고 새롭거나 다른 사상이나 가치를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 및 배경지식과 연결하여 개인적 공감을 바탕으로 나의 삶과 연결시킨다. ● 2단계 _ 공감적 탐구 두 번째 단계는 공감적 탐구로 편견과 차별의 원인을 탐구한다. 공감기반 수업에서 자칫 정서적 측면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사회적 소수자를 이해하기 위한 탐구활동을 시도한다. 구체적으로 장애·인종·빈곤의 차이로 인한 사회문제를 학습주제로 설정하고, 사회적 소수자들이 겪는 편견·차별·폭력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역사적 사건과 사회·문화적 배경을 탐구한다. 또한 사회문제에 대한 맥락적 이해가 이루어지는 단계로 사회적 공감 관점에서 나와 다른 개인·집단과의 차이에 대해 탐구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수용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지리·역사·사회문화·경제·법 등 사회과의 다양한 영역들과 관련된 자료가 활용될 수 있다. 교사가 미리 준비한 구조화된 자료를 활용하여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맥락적 이해를 시도하고, 문제해결학습 등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의 삶과 환경을 탐구한다. ● 3단계 _ 공감적 체험 세 번째 단계는 공감적 체험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나와 다른 집단의 삶을 경험해 보는 과정이다. 앞서 공감적 탐구를 바탕으로 사회적 소수자의 관점에서 상상해 보는 과정이다. 타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배운 내용을 생각하며 나와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의 삶과 상황에 나를 위치시키고, 거시적 차원의 관점을 수용하는 것이다. 직접 소수자들이 겪는 불편함을 경험해 보거나, 시뮬레이션 게임 등을 통해 내가 그 집단의 일원이 되어봄으로써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한다. ● 4단계 _ 공감적 실천 네 번째 단계는 공감적 실천이다.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긍정적 사회변화를 위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민주시민으로서 실천적 행위로 나아가는 단계이다. 즉 그동안 형성된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책임감을 느끼고 실제 시민적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보고, 우리가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적 소수자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실제로 실천 가능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이후 실제적인 행동계획을 바탕으로 해결방안을 실천하는 단계이다. 또한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 작품을 완성하며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5단계 _ 공감적 성찰 다섯 번째 단계는 공감적 성찰이다. 지금까지의 사회적 공감 수업에서의 전체적인 내용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알게 된 점과 그 이유, 부족한 점과 앞으로 알아가고 싶은 것들에 대하여 정리한다. 사회적 공감 수업에서 일시적인 실행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서·태도적인 변화를 느끼며 앞으로의 실천을 다짐하는 과정까지를 포함한다. 사회적 공감기반 사회과 수업의 분석 1) 질문지 분석 결과 사회적 공감모형을 바탕으로 수업을 구안하여 적용하였을 때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능력 함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수업 실행 사전·사후 공감능력 측정 검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대응표본 t검정을 통해 검사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다음 표 4은 사회적 공감기반 사회과 수업 실행 전과 후의 ‘사회적 공감’을 비교한 것이다. Y 초등학교의 사회적 공감 기반 수업을 실행하기 전과 후의 사회적 공감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대응표본 t검정으로 분석한 결과 t=-4.321, p0.001로 유의수준 0.001을 기준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은 평균값이 실행 전 4.0121에서 실행 후 4.0225로 상승하였으며, 이는 본 수업이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을 함양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초등 사회과 수업에서 사회적 공감기반 수업이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 함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2) 심층 면담 및 학생 학습 결과물(포트폴리오) 분석 ● 인지적 변화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은 부정적인 시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지 못해서 등의 개인적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구조, 과거부터의 역사적 생각, 우리 사회의 배리어 프리 부재 등의 사회적 요소에서도 편견과 차별의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해 보면 본 수업이 편견과 차별의 원인을 맥락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인지적 영역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 정서적 변화 학생들은 사회적 공감 수업을 통해 장애·인종·빈곤 등의 이유로 편견과 차별을 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마음 변화를 다짐해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수업이 학생들의 정서적 영역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었음을 알 수 있다. ● 행동적 변화 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편견과 차별을 받는 개인적·사회적 원인을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것을 넘어 실천적·참여적인 다짐을 해내었다. 학생들에게 실천적 민주시민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사회적 공감 수업이 인지적·정서적인 변화와 함께 행동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 공감기반 사회과 수업의 의미 본 수업은 우리 사회의 사회적 공감 부재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무분별한 사회적 폭력 및 훼손된 인간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역할로서 사회적 공감을 떠올리고 이에 대한 실천 방향을 고민했다. 사회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공감을 넘어 타인과 다른 집단의 역사·사회·문화적 배경을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다른 삶과 상황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거시적 관점을 수용하는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다. 따라서 초등학생들의 사회적 공감능력 함양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초등 사회과 수업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개인적 공감에서 나아가 사회적 공감능력 함양을 위한 사회과 수업을 구성하고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양적·질적분석을 바탕으로 정리한 본 수업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공감 기반 사회과 수업은 학생들의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시켰으며, 편견과 차별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명확히 하였다. 둘째, 사회적 공감 기반 사회과 수업은 학생들의 인지·정서·행동적 측면에서 통합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었다. 셋째, 사회구조에 대한 맥락적 이해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사회문제의 원인에 대해 심층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였다. 넷째,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과 사회적 공감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감은 물론 참여적·실천적 민주시민성을 함양시켰다. 학생들은 본 수업을 통해 사회적 공감능력을 함양할 수 있었으며, 인지적·정서적·행동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앞으로 사회적 공감 수업의 다양한 연구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사회적 공감을 바탕으로 실천적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최근 몇 년간 ‘글쓰기’에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문자 중심의 시대에서 영상 중심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역설적이게도 ‘글쓰기’는 더욱 중요해진 듯하다. 그러나 막상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시켜보면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글을 써 본 경험이 없으니 말로는 잘해도 쓰려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또 쓰고자 하는 욕구는 있다. 글쓰기 수업을 진행해 보면 아이들은 이야기를 짓고, 쓰고 싶어 한다. ‘나만의 책 만들기’는 다른 것보다 아이들이 ‘쓰고 싶은 것을 쓰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다음은 중학교에 근무할 때 1학년 아이들과 함께한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이다. 책 구성요소 알아보기 학습지 중학교 1학년 창체 독서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그야말로 Big6 모형을 적용하기 딱 좋은 수업이자, 아이들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불어 공동체역량을 키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수업이다. 10차시에 걸쳐 진행한 이 수업에서 아이들은 모둠별로 자신의 모둠에서 만들 책의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구성한 다음,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본문을 완성해 나갔다. 작성한 본문은 나중에 한데 묶어 책의 구성방식대로 편집하고, 표지를 만들어 제본하였다. 사실 10차시는 책 한 권을 완성하기에는 시간이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완성도를 높이고 아이들에게 여유를 주고 싶다면 자유학기제 주제선택 프로그램으로 편성하여 17차시의 블록타임으로 운영해도 좋겠다. 수업계획안 및 활동지는 다음과 같다.[PART VIEW] 수업계획안 나만의 책만들기 수업계획안 수업 첫 시간에는 유투버 은세계 선생님의 영상을 참고하여 책의 구성요소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간부터는 모둠별로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만들어보았다. 원래는 개인별로 나만의 책을 한 권씩 만들려고 했으나 시간이 부족했고, 공동체 경험을 살리기에도 모둠별 과제가 적당한 것 같아 목표를 수정했다. 1단계 _ 주제 정하기 주제와 형식은 자유롭게, 모둠에서 논의해서 정하는 것으로 했다. 소설을 쓰고 싶은 팀은 소설을, 정보제공 위주의 소개하는 책을 쓰고 싶은 팀은 설명하는 책을 쓰도록 했다. 여학교라서 그런지 절반 정도는 소설을 선택했다.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 주제는 다음과 같다. 주제를 선택할 때 유의할 점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디저트’라는 주제를 선택했을 때 디저트의 종류를 설명하고자 하는 글을 쓴다면 ‘프랑스 디저트의 유래와 역사’처럼 그 범위를 정해주어야 하고, 글의 주제가 다양한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면 ‘집에서 만드는 홈베이킹 디저트’처럼 레시피북으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어떤 장르든 적절히 섞을 수도 있다. 일례로 디저트를 선택한 어느 모둠에서는 디저트에 얽힌 이야기를 짓고 뒤에 레시피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만들기도 했다. 2단계 _ 자료수집하기 자료수집은 책·인터넷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데 아이들이 인터넷으로만 찾아보지 않도록 참고하는 자료의 가짓수를 정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책은 5권 이상, 인터넷 자료는 3개 이상, 이렇게 반드시 책을 포함하여 자료를 수집하도록 한다. 자료를 수집하면서 동시에 책의 목차를 짜나가야 한다. 애초에 어느 정도의 목차를 짜놓고 자료를 수집할 수도 있지만, 자료를 찾다 보면 목차가 변경되거나 수정되기도 한다. 3단계 _ 본문 쓰기 책의 본문을 쓰는 단계에서는 컴퓨터실을 빌렸다. 미리 정보담당교사와 협의하여 컴퓨터실을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해당 시간에 컴퓨터실에서 본문 쓰기 작업을 했다. 이 단계에서는 아이들에게 편집용지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소책자 제본을 할 것이므로 소책자 제본이 어떻게 나오는 건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또한 쪽 번호를 설정하는 방법, 글자 크기와 줄 간격, 쪽 순서 등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준다. 본문 쓰는 시간을 충분히 주면 좋겠으나 사실 수업시간만으로 다 되지는 않아서 아이들이 집에 가서 써오기도 했다. 모둠별로 수행하면 좋은 점은 본문을 나누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아이들도 릴레이 소설을 이어 나가듯 재미있게 썼다. 4단계 _본문 외 쓰기 작가서문(프롤로그), 작가후기(에필로그), 출처, 참고문헌 등 본문 외에 써야하는 것들에 대해 안내하고 작성한다. 아이들이 출처와 참고문헌 쓰는 것에 취약하므로 참고문헌을 잘 쓸 수 있도록 알려준다. 또한 표지와 속표지(표제지)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속표지 및 판권기를 작성한다. 판권기에는 발행사항이 꼼꼼히 기록되도록 한다. 5단계 _ 표지 만들기 표지는 책의 내용을 대표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만든다. 컴퓨터로 만들어서 출력해도 되지만 나는 아이들이 직접 그려서 만들도록 했다. 표지를 만들 때에는 앞날개와 뒷날개가 있어야 하므로 앞면과 뒷면을 따로따로 만든다. 앞날개에는 작가소개를 넣도록 하고 뒷날개에는 작가의 다른 작품 소개나 서평 등을 넣도록 한다. 앞표지에는 제목·저자·출판사가 잘 드러나 있는지 확인한다. 뒷표지에는 이 책에 대한 추천사·가격표·ISBN 등을 만들어 넣는다.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의 작품을 모아 도서관에 일주일간 전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아이들 입장에서 다소 고생스럽기는 했지만 뿌듯해하며 성취감을 느꼈고 또래가 쓴 책에 굉장히 흥미를 가지고 들여다보았다. 교사들도 아이들이 쓴 글을 재미있어하며 읽어보았다. 바야흐로 독립 출판의 시대이다. 오프라인 출판뿐만 아니라 웹을 통해 글을 쓰기도 한다. 좋은 생각과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다만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된다. 도서관이 아이들에게 이런 ‘쓰기’의 현장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20일 전·후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서이초 교사가 하늘의 별이 된 7월 18일 전·후 대한민국 교육은 큰 차이가 있다. 다시는 이런 슬픔과 아픔이 없는 2024년 새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지난해 9월 21일 교권 4법(「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이, 12월 8일에는 「아동학대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50만 교원의 함성과 단결이 이뤄낸 결과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통해 많은 교사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교직사회의 기대와 염원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살펴본다. 교사 아동학대 신고제도, 어떻게 바뀌었나? 교권 4법 개정과 교육부의 교권보호종합방안 발표 이후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해 두 가지 제도가 바뀌었다. 첫 번째는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교원에 대한 직위해제 요건 강화이다. 두 번째는 아동학대 범죄 관련 조사·수사 진행 시 소속 교육감의 의견 제출 의무화 조치다. 2021년 12월 25일부터 시행된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아동학대 신고로 수사·조사가 시작되면 직위해제 조치가 남발됐다. 이로 인해 ‘무죄추정의 원칙’이 퇴색되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피해는 고스란히 교사의 몫이었다. 무혐의·무죄가 되어도 직위해제로 인한 교사의 심적·물적 피해는 보상받지 못하지만,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학부모는 아무런 처벌이나 제재도 없는 불균형이 있었다. 다행히 「교원지위법」 개정에 따라 9월 27일부터는 ‘교원이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되면 임용권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조항에 따라 이러한 문제점이 상당히 해소되어 직위해제 처분이 대폭 줄었다. 물론 ‘정당한 사유’라는 표현이 너무 추상적이라 이를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 가이드라인을더욱 명확히 하여 유사사례에 대한 시·도간 편차를 줄이고, 직위해제 기준을 더 엄격히 해야 한다. 「교원지위법」 개정 시행은 2024년 3월 28일부터지만 교육부가 적극 행정 차원에서 9월 25일부터 ‘아동학대 범죄 관련 조사·수사 진행 시 소속 교육감의 의견 제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아직까지 학교현장에서는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를 잘 모르고 있지 않냐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교권 직무연수 강의나 교원 대상 행사 때마다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대응 교육감 의견 제출 가이드라인’을 갖고 다니며 꼭 숙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내가 아동학대 신고당하겠어?’, ‘늘 조심하니 필요 없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미리 숙지해 대비하는 것이 좋다는 점에서 주요 내용만 간추려 안내한다.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가 조사·수사기관(지자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경찰)에 신고·접수되면 조사·수사기관은 1일 이내에 아동학대 신고사항을 소속 교육지원청에 공유한다. 교육지원청은 신고사항 공유 후 3일 이내 학교에 사안을 확인하고 조사한다. 그 과정에서 정당한 생활지도 여부를 판단해 교육활동 확인서를 5일 내 작성해 시·도교육청에 제출한다. 이를 확인한 교육감은 7일 이내에 조사·수사기관에 교육감 의견서를 제출하게 된다. 교육감 의견서를 접수한 조사·수사기관은 반드시 그 의견을 참고하도록 되었다. 또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따라 교육감 등이 의견 제출을 할 경우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아동학대 사례 판단에 참고하도록 하고, 사법경찰관은 사건기록에 편철하여 수사에 참고하도록 하는 의무를 신설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검사가 아동학대 사건을 수사하거나 결정하면서 교육감의 의견을 참고하도록 하는 의무 또한 신설함으로써 무차별적인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들을 보호하는 법적 근거도 강화됐다. 교직사회 분위기는 어떻게 바뀔까? 이처럼 기존보다 무분별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마련·강화된 것은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도 개선이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을까? 교육부에 따르면 교원의 아동학대 신고 시 교육감 의견 제출 건수는 제도가 시행된 9월 25일부터 11월 29일까지 약 115건으로 나타났다. 두 달이 넘는 동안 여전히 매일 1.8건 이상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제도 시행 당시 조사·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도 적용되어 단지 두 달간의 통계로만 볼 수는 없고, 2022년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통계 중 아동학대 행위자로 판단된 유·초·중·고 교직원 1,702건, 하루 평균 4~6건에 비해서는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은 확인된다. 이는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 교실붕괴, 교권 추락의 현실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비판 여론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 또한 제도개선 효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교직사회의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교총이 지난해 10월 25일~27일 전국 유·초·중·고 교원 5,4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 4법 개정,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 이후 교권실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교권 4법 통과와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 이후 학교 변화가 있느냐는 문항에 55.3%가 ‘변화가 없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느낀 이유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고발에 대한 불안감 여전’(28.4%)을 가장 많이 꼽았다. 2024년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비록 법과 제도는 개선되었어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여전히 국민의 헌법적 권리인 고소·고발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교원을 아동학대 신고 대상 자체에서 제외하거나 「아동복지법」에서 정서학대 제외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26개 아동학대 범죄 신고 의무자군에서 교원만 빼달라는 것은 형평성과 반대 여론도 만만찮아 실현이 쉽지 않다. 또한 이미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에 이어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통해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신체·정서·방임)로 보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통과된 상황에서 「아동복지법」 개정도 여의치 않다. 무엇보다 모호한 정서학대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이 있었지만, 2016년에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났고, 지난해 특정 교사노조에서 제기한 헌법소원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된 바 있다. 따라서 교육계는 지속해서 「아동복지법」 개정 노력을 하되, 개정 법령과 제도 개선 안착을 위한 준비가 요구된다. 첫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3월 28일 시행되는 개정 「교원지위법」과 3월에 도입되는 학교폭력 조사관 제도의 시행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기능이 지역교육청으로 이관되는 만큼 그에 따른 시행령 마련, 예산과 인력 준비 등 구체적인 준비사항이 너무도 많다. 교권침해 사건의 조사를 학교에 맡기지 말고, 피해교원이 직접 지역교육청에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교폭력조사관제도도 두 달 사이에 시행령 개정, 해당 인원 선발과 교육을 통해 전문성과 책임성 확보, 학교와의 연계성 방안 등을 잘 마련해 기존의 학교폭력 사안 조사와 처리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제도 변화에 따른 교육활동 보호 가이드북과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민원대응 가이드북도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학교현장에 제공되길 바란다. 둘째, 학생생활지도 고시에 따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문제행동학생 분리 방법과 장소에 현장의 어려움이 크다. 학교에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수업을 방해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학생을 즉각 제지하여 학습권과 교권을 보호하자는 취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은 점검하고 개선해 현장을 지원해 주기 바란다. 셋째, 학교와 교원도 바뀌는 제도 숙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라도 알지 못하거나 실천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천수답처럼 외부의 도움만을 기다려서는 교권보호, 특히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자신이나 동료교사를 보호하기 어렵다. 특히 2024년은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등 제도 변화가 너무 많아 자칫 몰라서 손해를 보거나 억울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몰라서 그랬다’라고 한탄과 변명은 할 수 있어도 그 피해 자체를 예방하고 피할 수는 없다. 넷째, 예방만이 살길이다. 신고당해 조사와 수사를 받으면 비록 무혐의·무죄를 받는다고 해도 심신이 피폐해진다. 따라서 생활지도 고시와 매뉴얼, 학칙에 따른 정당한 생활지도 습관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학생 인권존중 의식 속에 딱밤·볼잡기, 엉덩이 등 신체 건들기, 체벌이나 욕설, 비방은 하지 말아야 한다. 평상시 친하니까 편하게 대해도 된다는 의식 속에 하는 행동, 즉 빡빡아! 예쁜아! 누구랑 놀지 마! 라는 표현은 반드시 아동학대라는 표식을 달고 되돌아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요즘 몰래 녹음이 많다는 점도 경계 대상이다. 다른 학생과 비교하거나 비하 발언은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졌다 하더라도 정서학대라는 학생·학부모의 문제 제기를 벗어나기 어렵다. 학생을 상담할 때도 반드시 다수가 모이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무고성 무분별한 아동학대 민원이나 신고를 당한 교사가 있으면 학교장을 비롯한 동료교사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원이 필요하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하다 보면 결국 본인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고성 아동학대 남발을 막고 억울한 교사를 줄이기 위해 교총에서는 아동학대 신고 남발로 무혐의·무죄가 난 경우 해당 학부모에 대한 처벌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아동학대를 하면 당연히 엄중히 처벌받아야겠지만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과정에서 행한 교육적인 언행마저 ‘고생 좀 해봐라’식으로 남발하는 신고자를 무고죄로 처벌해야 이 질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청룡의 해에는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이 보호되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지옥에서 악마는 사람들을 자신들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머무르도록 만든다. 그때 느꼈던 아픔과 상처를 영원히 거듭해서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벌 받는 이들은 몸부림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사실 지옥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의지가 있다면 죄인들은 얼마든지 지옥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지옥의 죄수들은 닥친 고통이 너무나 절절한 나머지, 탈출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린다. 미드 루시퍼에서 그리는 지옥의 풍경이다. 우리의 처지도 별다르지 않은 듯싶다. 삶 속에서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가슴에 칼을 꽂는 듯한 모욕감·모멸감에 치를 떨던 가슴 아픈 순간들, 처절하게 등 돌리고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추억 등, 상처와 아픔은 기억으로 생생하게 살아나서 나를 지옥으로 이끌곤 한다. 물론 과거는 바꾸지 못한다. 따라서 잊어버리고 지금의 생활에 오롯하게 매달리는 편이 맞다.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마음은 아픈 과거를 곱씹고만 있다. 이런 회한과 후회의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픔을 충분히, 제대로 곱씹으라.” 이 물음에 대해 미국의 정치 철학자 마샤 누스바움(Martha Nussbaum, 1947~)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충고를 던진다. 욱신거리는 옛 상처를 쉽게 잊지 마라. 오히려 가슴 깊이 새겨진 아픔을 충분히, 제대로 곱씹어야 한다. 짐승은 오롯이 현재만 산다. 과거를 후회하지도,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이 편안하고 기쁘다면 이를 오롯이 누릴 뿐이다. 현재만을 산다는 점에서는 어린아이도 다르지 않다. 마음 건강한 아이는 과거에 휩쓸려 현재를 망치지 않으며,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현자들은 어린아이처럼 살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스바움의 생각은 다르다. 평생을 어린아이처럼 사는 모습이 바람직할까? 잘못을 후회하고 반성하지 않는 아이는 주변을 불편하게 한다. 게다가 야단맞은 경험이 없는 아이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기도 어렵다. 실패를 통해 똑같이 좌절을 겪는 다른 이들의 심정을 헤아리게 되지 않던가. 칭찬만 받고 성공만 한 아이는 버르장머리 없는, 미성숙한 인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누스바움은 좋은 삶을 꾸리기 위해서는 실패와 좌절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아린 기억을 쉽사리 놓아버려서도 안 된다. 충분히 상처를 떠올리고, 반성하며,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럴 때 실수와 상처는 회한과 후회가 아닌,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성장통(痛)으로 거듭난다. 물론 도저히 이겨내지 못할 듯한 상실과 아픔도 있겠다. 그래도 누스바움은 과거를 충분히 보듬으라고 충고한다. 오래전 헤어진 사람이 여전히 생각나서 괴로운가? 이런 아픔은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게 하는 단서가 된다. 그러니 피하지 말고 왜 잊지 못하는지 따져보라. 그럴 때 자신에 대한 편견이 깨지며 진정한 자기 이해가 이루어질 터다. 게다가 상처와 아픔의 기억은 삶을 어느 쪽으로 이끌어야 할지 알려주기도 한다. 이를 누스바움은 ‘유사 분노(quasi anger)’라고 부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다니! 다시는 누구도 이런 일을 겪게 해서는 안 돼!”라고 결심했던 때를 떠올려 보면, 그녀가 말하려는 바가 이해될 듯싶다. “아픔을 운명으로 만들지 마라” 누스바움의 충고는 백번 맞는 말이다. 좋은 삶과 미래를 위해서는 옛 상처와 실패를 충분히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옛 기억에서 아예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들은 어떤가? 그들에게는 아픔이 자신의 운명이 되어 버렸다.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부모, 어린 시절 잔혹했던 경험, 의지가 크게 꺾였던 기억은 현재의 모든 시도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꺾어버린다. “그때 내 아버지가 그렇게만 안 했어도…”, “돈 빌려간 친구가 투자 실패만 안 했어도…”라고 끊임없이 가정을 하며 한숨 쉬는 이들을 생각해 보라. 누스바움에 따르면, 이들은 속 편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들은 노력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내 인생은 이미 스러졌으니 나는 굳이 애써야 할 까닭이 없다. 그러니 내가 늘어져 있다고 뭐라 하지 마라. 나는 충분히 괴롭고 아프다.” 그들 삶의 바탕에는 이런 식의 논리가 깔려있다. 이들을 누스바움은 강하게 다그친다.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해서, 과연 당신의 삶은 편안하고 행복한가? 왜 스스로 만든 지옥에서 질척거리고 있는가? “우리 삶은 사후세계가 아니고, 현재는 과거가 아니다.” 그러니 떨쳐 일어나 지금, 이 순간 과거의 아픔을 떨쳐내며 내 삶을 튼실하게 가꿀 방법을 찾으라. 어떤 경우에도 옛 아픔이 내 인생의 운명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반면 현재의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자신의 과거를 아름답게 꾸미는 데 매달리는 자들도 있다. 그들은 자신이 좌절과 역경을 얼마나 잘 이겨내고 지금의 성공에 이르렀는지를 뽐내기 위해 옛 기억을 더듬고 쓰다듬는다. 혹여 추억 가운데 마뜩찮은 장면이 있으면, 이를 어떻게 합리화하고 멋지게 포장할지를 놓고 전전긍긍한다. 이러느라 현재의 삶을 쏟아 붓는다. 이들 역시 결국 과거가 현재의 삶을 잡아먹고 있는 셈이다. 유능한 정신분석가는 오래된 기억을 헤집지만, 항상 ‘지금의 삶을 잘 살기 위함’이라는 치유의 목적을 잊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진정 과거를 잘 가꾸는 사람은 옛 추억 속에 살지 않는다. 그들의 삶은 멈추지 않았으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누스바움의 조언을 직접 들어보자. “회고적 감정과 사고에 활용된 시간은 우리가 친구·자녀·손자녀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시간이다. 시간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친구들과 친척들이 대부분 사망한 경우에 더욱 유혹적인 방법이 된다. …(중략)…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은 언제나 있다. 과거를 쳐다보며 살면 즐거운 인간관계를 많이 놓치게 된다. …(중략)… 과거 회상작업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할애하는 시간의 한도를 정하고 현재와 미래를 풍요롭게 해주는 회상을 하라는 것이다.” “삶의 서사를 잘 가꾸라” 그렇다면 회한과 후회를 제대로 잘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누스바움은 무엇보다 ‘삶의 서사(敍事)’를 잘 가꾸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옛 영웅들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영웅은 일생이 편안하고 행복한 경우는 없다. 그들은 온갖 고난과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며, 이를 이겨내면서 위대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건강하게 삶을 가꾸는 이들도 다르지 않다. 그들은 지금의 고통과 힘듦이 결국은 성취와 승리로 이어지리라 굳게 믿는다. 그리고 생활이 버거울수록 이를 겪어내는 가운데 삶의 의미가 더 깊고 아름답게 영근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에게 후회와 회한으로 남을 상처는 없다. 옛 상처와 힘겨움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삶을 더 낫고 아름답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으로 되살아날 뿐이다. 이제 우리 선생님들의 현실을 살펴보자. 매일 매일의 상황 속에서 교사의 일상은 실패와 상처받음의 연속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성장’이라는 큰 잣대에서 보면, 우리의 교육은 결국 승리를 매듭짓는 성공 스토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입학할 때의 철없고 미숙한 모습과 졸업할 때 한결 의젓하고 성장한 모습을 견주어 보라. 매일 거듭했던 선생님의 아픔과 좌절 ‘덕분에’ 아이들은 자라난다. 이는 결국 교사의 보람과 자랑이 될 테다. 교권이 추락하고 상처받는 선생님들이 늘어나는 요즘이다. 아픔이 회한과 후회가 되지 않도록, 내 삶을 아름답게 거듭하게 하는 성장통이 되도록 마음을 보듬으실 일이다.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지옥에서 악마는 사람들을 자신들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머무르도록 만든다. 그때 느꼈던 아픔과 상처를 영원히 거듭해서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벌 받는 이들은 몸부림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사실 지옥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의지가 있다면 죄인들은 얼마든지 지옥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지옥의 죄수들은 닥친 고통이 너무나 절절한 나머지, 탈출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린다. 미드 루시퍼에서 그리는 지옥의 풍경이다. 우리의 처지도 별다르지 않은 듯싶다. 삶 속에서 회한과 후회라는 지옥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가슴에 칼을 꽂는 듯한 모욕감·모멸감에 치를 떨던 가슴 아픈 순간들, 처절하게 등 돌리고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추억 등, 상처와 아픔은 기억으로 생생하게 살아나서 나를 지옥으로 이끌곤 한다. 물론 과거는 바꾸지 못한다. 따라서 잊어버리고 지금의 생활에 오롯하게 매달리는 편이 맞다.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마음은 아픈 과거를 곱씹고만 있다. 이런 회한과 후회의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픔을 충분히, 제대로 곱씹으라" 이 물음에 대해 미국의 정치 철학자 마샤 누스바움(Martha Nussbaum, 1947~)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충고를 던진다. 욱신거리는 옛 상처를 쉽게 잊지 마라. 오히려 가슴 깊이 새겨진 아픔을 충분히, 제대로 곱씹어야 한다. 짐승은 오롯이 현재만 산다. 과거를 후회하지도,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이 편안하고 기쁘다면 이를 오롯이 누릴 뿐이다. 현재만을 산다는 점에서는 어린아이도 다르지 않다. 마음 건강한 아이는 과거에 휩쓸려 현재를 망치지 않으며,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현자들은 어린아이처럼 살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스바움의 생각은 다르다. 평생을 어린아이처럼 사는 모습이 바람직할까? 잘못을 후회하고 반성하지 않는 아이는 주변을 불편하게 한다. 게다가 야단맞은 경험이 없는 아이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기도 어렵다. 실패를 통해 똑같이 좌절을 겪는 다른 이들의 심정을 헤아리게 되지 않던가. 칭찬만 받고 성공만 한 아이는 버르장머리 없는, 미성숙한 인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누스바움은 좋은 삶을 꾸리기 위해서는 실패와 좌절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아린 기억을 쉽사리 놓아버려서도 안 된다. 충분히 상처를 떠올리고, 반성하며,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럴 때 실수와 상처는 회한과 후회가 아닌,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성장통(痛)으로 거듭난다. 물론 도저히 이겨내지 못할 듯한 상실과 아픔도 있겠다. 그래도 누스바움은 과거를 충분히 보듬으라고 충고한다. 오래전 헤어진 사람이 여전히 생각나서 괴로운가? 이런 아픔은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게 하는 단서가 된다. 그러니 피하지 말고 왜 잊지 못하는지 따져보라. 그럴 때 자신에 대한 편견이 깨지며 진정한 자기 이해가 이루어질 터다. 게다가 상처와 아픔의 기억은 삶을 어느 쪽으로 이끌어야 할지 알려주기도 한다. 이를 누스바움은 ‘유사 분노(quasi anger)’라고 부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다니! 다시는 누구도 이런 일을 겪게 해서는 안 돼!”라고 결심했던 때를 떠올려 보면, 그녀가 말하려는 바가 이해될 듯싶다. “아픔을 운명으로 만들지 마라” 누스바움의 충고는 백번 맞는 말이다. 좋은 삶과 미래를 위해서는 옛 상처와 실패를 충분히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옛 기억에서 아예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들은 어떤가? 그들에게는 아픔이 자신의 운명이 되어 버렸다.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부모, 어린 시절 잔혹했던 경험, 의지가 크게 꺾였던 기억은 현재의 모든 시도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꺾어버린다. “그때 내 아버지가 그렇게만 안 했어도…”, “돈 빌려간 친구가 투자 실패만 안 했어도…”라고 끊임없이 가정을 하며 한숨 쉬는 이들을 생각해 보라. 누스바움에 따르면, 이들은 속 편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들은 노력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내 인생은 이미 스러졌으니 나는 굳이 애써야 할 까닭이 없다. 그러니 내가 늘어져 있다고 뭐라 하지 마라. 나는 충분히 괴롭고 아프다.” 그들 삶의 바탕에는 이런 식의 논리가 깔려있다. 이들을 누스바움은 강하게 다그친다.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해서, 과연 당신의 삶은 편안하고 행복한가? 왜 스스로 만든 지옥에서 질척거리고 있는가? “우리 삶은 사후세계가 아니고, 현재는 과거가 아니다.” 그러니 떨쳐 일어나 지금, 이 순간 과거의 아픔을 떨쳐내며 내 삶을 튼실하게 가꿀 방법을 찾으라. 어떤 경우에도 옛 아픔이 내 인생의 운명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반면 현재의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자신의 과거를 아름답게 꾸미는 데 매달리는 자들도 있다. 그들은 자신이 좌절과 역경을 얼마나 잘 이겨내고 지금의 성공에 이르렀는지를 뽐내기 위해 옛 기억을 더듬고 쓰다듬는다. 혹여 추억 가운데 마뜩찮은 장면이 있으면, 이를 어떻게 합리화하고 멋지게 포장할지를 놓고 전전긍긍한다. 이러느라 현재의 삶을 쏟아 붓는다. 이들 역시 결국 과거가 현재의 삶을 잡아먹고 있는 셈이다. 유능한 정신분석가는 오래된 기억을 헤집지만, 항상 ‘지금의 삶을 잘 살기 위함’이라는 치유의 목적을 잊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진정 과거를 잘 가꾸는 사람은 옛 추억 속에 살지 않는다. 그들의 삶은 멈추지 않았으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누스바움의 조언을 직접 들어보자. “회고적 감정과 사고에 활용된 시간은 우리가 친구·자녀·손자녀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시간이다. 시간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친구들과 친척들이 대부분 사망한 경우에 더욱 유혹적인 방법이 된다. …(중략)…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은 언제나 있다. 과거를 쳐다보며 살면 즐거운 인간관계를 많이 놓치게 된다. …(중략)… 과거 회상작업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할애하는 시간의 한도를 정하고 현재와 미래를 풍요롭게 해주는 회상을 하라는 것이다.” “삶의 서사를 잘 가꾸라” 그렇다면 회한과 후회를 제대로 잘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누스바움은 무엇보다 ‘삶의 서사(敍事)’를 잘 가꾸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옛 영웅들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영웅은 일생이 편안하고 행복한 경우는 없다. 그들은 온갖 고난과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며, 이를 이겨내면서 위대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건강하게 삶을 가꾸는 이들도 다르지 않다. 그들은 지금의 고통과 힘듦이 결국은 성취와 승리로 이어지리라 굳게 믿는다. 그리고 생활이 버거울수록 이를 겪어내는 가운데 삶의 의미가 더 깊고 아름답게 영근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에게 후회와 회한으로 남을 상처는 없다. 옛 상처와 힘겨움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삶을 더 낫고 아름답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으로 되살아날 뿐이다. 이제 우리 선생님들의 현실을 살펴보자. 매일 매일의 상황 속에서 교사의 일상은 실패와 상처받음의 연속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성장’이라는 큰 잣대에서 보면, 우리의 교육은 결국 승리를 매듭짓는 성공 스토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입학할 때의 철없고 미숙한 모습과 졸업할 때 한결 의젓하고 성장한 모습을 견주어 보라. 매일 거듭했던 선생님의 아픔과 좌절 ‘덕분에’ 아이들은 자라난다. 이는 결국 교사의 보람과 자랑이 될 테다. 교권이 추락하고 상처받는 선생님들이 늘어나는 요즘이다. 아픔이 회한과 후회가 되지 않도록, 내 삶을 아름답게 거듭하게 하는 성장통이 되도록 마음을 보듬으실 일이다.
“혹시 내가 아이들에게 ‘꼰대’가 되어가는 건 아닐까?” 교사라는 직업을 소명으로 받고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딜 때 가졌던 첫 마음이 자꾸만 흔들린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과 무관하게 자꾸만 처리해야 하는 행정업무가 넘쳐나고, 자기계발을 위해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하다. 오늘은 어떻게 하루를 버틸까 생각하며 출근하는 자기 모습을 발견할 때면, 어느덧 ‘직장인’이 다 되어버린 자괴감마저 든다. 오늘 하루도 교사인 자신을 바라볼 수십 쌍의 똘망똘망한 눈방울들 앞에서 그저 바르게 서 있기도 어려운 요즘이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학교폭력 사건들, 한동안 뉴스를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교사 자살 사건들, 점점 어려워지는 학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하수상한 시절,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까? 거창한 질문에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 한 편의 영화가 길을 알려주는 것 같다. 어른 김장하(감독 김현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경남 한 도시에서 60년 동안 한약방을 지킨 김장하 선생이 있다. 100억 원이 넘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도 인터뷰 한 번 하지 않고, 많은 이들을 도우면서도 자기 옷 한 벌 허투루 사지 않는 사람. 어른 김장하는 좋은 어른을 기다렸던 교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그리고 다시 한 번 새 힘을 내게 해 줄 가장 따뜻한 휴먼 다큐멘터리다. ‘악한 영향력’의 시대에 ‘선한 영향력’의 희망 우선 이 영화를 본 이들의 평부터 심상치 않다. 가수 이승환은 “악한 영향력의 시대에 선한 영향력의 희망을 봅니다”라고 말했고, 배우 김남길은 “어른 김장하를 보고 감명 받았다. 좋은 어른을 만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영민 서울대 교수는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그와 조금이라도 닮기를 바라기도 하고, 닮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도 하고, 이 사회에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했다”라고 영화평을 전했다. 서병기 ‘헤럴드경제’ 선임기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우리 시대의 어른”이라고 평했고, 김은형 ‘한겨레’ 선임기자는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곱씹게 한다”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먼저 알려지지 않은 영웅, 김장하 선생이 어떤 분인지 알아보자. 1944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김장하 선생은 가난한 탓에 동성중학교 졸업 후 학업을 잇지 못했다. 주경야독 끝에 1962년 학약종상 시험에 합격했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1년 후 면허를 받고, 1963년 사천시 용현면에 남성당한약방을 개업했다. 갓 스무 살 한약방 원장의 한약이 싸고 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손님이 밀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뤘다. 동생들을 데리고 쑥밥·고구마밥을 해 먹으며 가난하게 살던 그였지만, 한약방이 이른바 ‘대박’을 쳤어도 밥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술료라는 명목으로 약값이 비쌌던 그 시절에 김장하 선생은 유독 박리다매 정신을 강조했다. 그리고 당신이 번 돈은 병으로 아프고 괴로운 사람을 상대로 벌었던 것이기에 그 소중한 돈을 함부로 쓸 수 없어서 차곡차곡 모아 사회에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이란 게 똥과 같아서 모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밭에 골고루 뿌려두면 좋은 거름이 된다’는 신념으로 주변을 돕기 시작한 것.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역문화·언론·환경·여성운동에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1983년에는 명신고등학교(학교법인 남성학숙)를 설립했고, 1991년에는 국가에 헌납했다. 1920년대에 진주시에서 태동해 대한민국 최초 인권운동으로 알려진 형평운동을 알리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를 발족해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자신의 선행을 알리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언론 인터뷰는 물론 어떤 상도 받지 않았다(영화 말미에는 외국의 한 단체가 수상자 선정 소식과 함께 상금 1억 원을 준다고 알려왔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김장하 선생의 모습이 담겨 있다). 2022년 5월 31일 남성당한약방 문을 닫고 은퇴해 평범한 할아버지의 삶을 살고 있다. 쫓는 기자와 쫓기는 선생의 ‘미담추격전’ 어른 김장하는 언뜻 평범한 인물 다큐멘터리로 보이지만, 조금은 독특한 형식을 띤다. 주인공인 김장하 선생의 직접적인 인터뷰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총 몇 명에게 장학금을 주셨습니까?”라는 질문에 김장하 선생은 그저 묵묵부답이다. “줬으면 그만이지 보답 받을 이유가 없잖아요.” 준다는 생각도 없이, 줬다는 기억도 없이 타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 불교 용어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정신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 1991년 경남도민일보에 입사한 30년 경력의 베테랑 기자인 김주완 전 편집국장의 전통적인 취재가 김장하 선생 앞에서는 계속해서 길을 잃은 이유다. 경남MBC의 김현지 PD가 김장하 선생에 대한 다큐멘터리 기획안을 쓰면서,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다. 김장하 선생이 안 된다면, 주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식으로 선회하기로. 수백 명의 장학생부터, 지역신문사·서점·연구단체·이웃사촌·여성보호시설·환경운동단체·연극극단과 문학가들까지…. 김장하 선생의 도움을 받은 이들이 너무 많으면 자칫 중구난방이 될 수 있어서 키맨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김주완 기자가 맡은 것이다. 형평운동사업회 99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본 촬영에 들어갔다. 김장하 선생이 남성당한약방 문을 닫을 준비를 하던 즈음이었다. 절대 인터뷰를 하지 않고, 촬영을 허락하지도 않던 김장하 선생이 유일하게 곁을 내주던 이야기 소재는 다름 아닌 ‘명신고 장학생’ 이야기가 나올 때였다. 두 사람은 장학생을 계속해서 섭외해 김장하 선생을 찾아갔다. 장학생 취재를 핑계로. 그렇게 1년여를 보내다 보니 김장하 선생도 약간 ‘모르겠다’는 심정이 되었다. 지역사회에서 김장하 선생의 공적역할 등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촬영을 하다 보니, 김장하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절대 나를 우상화하는 이야기는 안 된다”라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하여 과연 영화는 평생을 강직하고 우직하게 살아온 한 인물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의 삶을 지탱한, 평생 지키고자 한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김주완 기자는 김장하 선생의 인생에 조부와 남명 조식 선생 그리고 공자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다. 특히 김장하 선생이 실천적인 삶을 살아올 수 있었던 건 ‘많이 안다는 것만으로는 지식이 아니다. 아는 것을 실천해야 그것이 진정한 지식이다’라고 실천학문을 강조한 남명 선생의 가르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자와 관련해서는 김장하 선생이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논어의 ‘학이’편 세 번째 문장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이면,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라는 뜻이다. 김장하 선생의 생활신조는 ‘앙불괴어천부부작어인(仰不愧於天俯不怍於人)’이다. 맹자의 ‘진심상’편에 나오는 구절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고, 사람을 향해서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사는 것’을 뜻한다. 영화에서는 깜짝 생신잔치에서 김장하 선생의 그런 면이 드러난다. 덕담 한 말씀을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김장하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칠십 년 동안 나름대로 부끄럽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아직도 부끄러운 것이 더 많습니다. 앞으로는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세 문장에 공통적으로 ‘부끄러움’이 들어간다.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기 위해 평생을 이렇게 살아온 것이다.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합니다 ‘어른’이라고 하면 요즘 조금은 가부장적이거나 ‘꼰대’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원래 어른이라는 단어가 나쁜 의미는 아니었다. 영화를 본 한 관객은 “어른이 이렇게 푸근한 단어였죠. 내가 이렇게 기댈 수 있다는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단어라는 걸 재발견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른 김장하는 오염되었던 단어 ‘어른’에 본래 의미를 돌려줬다. 김주완 기자가 생각하는 어른과 꼰대의 차이점은 ‘행동’이다. 꼰대는 말로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이고, 어른은 자기가 살아온 삶과 행동으로 후배와 후세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침을 준다. 김장하 선생은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장학생에게 단 한 번도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명신학원을 운영할 때는 교사들에게 일절 훈수를 두지도 않았다. 오히려 타 학교에 비해 두세 배의 급여를 주면서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했다. 한때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를 해임하라는 정부의 압력이 들어왔을 때도 끝까지 교사들의 방패가 되어줬다. 세무조사에 감사까지 들어온다는 소식에 “그렇게 나오면 나는 쉬워요. 잘못한 게 없거든”이라고 말하며. 명신고 설립 초기 교사들은 밤 12시까지 퇴근도 못하고 다음 날 7시 반까지 출근해야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뿌듯했다고 한다. 치사하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것을 배웠다고 회고한다. 이런 점에서 어른 김장하는 교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교육을 바로 세우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 김장하라는 영웅을 이 사회가 칭찬만하고 끝내서는 안 될 이유다. 시민활동·여성운동·환경운동·장학금 등 국가가 또는 사회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인데, 김장하 선생 개인이 감당해 왔기 때문이다. 60년간 진주를 치유해 온 한약사 김장하 선생의 삶은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진 2023년의 한국 사회에 감동을 주면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한 가지 더. 사학재단이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른 김장하에서 이런 사학재단도 있었고, 이런 설립자도 있었구나 하는 하나의 모델 또는 표본으로 영화를 볼 여지도 있다. 좋은 교사와 관리자가 있다면 계속해서 칭찬하고 알릴 수 있다면? 그들이 자랑스럽고 행복해지면 우리 사회에 그들을 따라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지 않을까? 명신고 장학생이었던 한 학생은 김장하 선생을 찾아가 “유명한 사람이 되지 못해 송구해서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다”며 고개를 떨군다. 그때 김장하 선생은 “고맙다”라며 그저 따뜻한 눈길로 다 큰 어른의 어깨를 다독인다. 그의 후원을 받은 한 사람은 이렇게 증언한다. “뭔가 정신이 혼미하거나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김장하 선생이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제 뒤에서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것 같아서요. 그런 생각이 들면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게 되죠.” 새로운 2024년을 시작하는 1월. 힘든 마음을 잠시 내려두고 어른 김장하를 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기를.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를. 그리하여 보통 사람들이 지탱하는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어떤 어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아이들에게 어떤 교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실천으로 옮기는 2024년이기를 대한민국의 모든 교사에게 기원합니다.
야누시 코르차크에게 아동권리를 묻다 (타티아나 치를리나 스파디·피터 C.렌 지음, 다봄교육 펴냄, 452쪽, 2만3,000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영감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 야누시 코르차크의 교육사상을 담았다. 아이를 사람이 되어가는 과도기적 존재가 아닌 사람 그 자체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을 관통하는 주제다. 그렇다고 동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무조건 아이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실수는 용서하되, 이웃에게 책임을 다하도록 규칙을 만들고 지키도록 이끌 방법을 소개한다. 선생님의 돈 공부 (천상희·김선·이지예·한수연 지음, 창비교육 펴냄, 272쪽, 1만7,000원) 물가도 따라가지 못하는 급여, 위협받는 연금, 이제 교사에게도 재테크는 필수다. 경제금융교육연구회 ‘재무 읽어 주는 교사’ 소속 교사들이 선생님들에게 딱 맞는 재무설계 방법을 소개한다. 월급 명세서 읽기, 수입·지출 관리, 꼭 알아야 할 금융제도와 상식을 쉽게 풀었다. 실제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담사례를 통해 내게 맞는 해법을 찾아보자. 교사 상처를 치유하는 교사를 위한 회복적 생활 (송주미 지음, 교육과실천 펴냄, 224쪽, 1만7,500원) 교사를 위한 마음 회복 방법을 소개한다. 오랫동안 회복적 생활교육, 교사 마음 돌봄 연수 등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 상처의 근원을 살피고, 치유할 방법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저자는 “교사는 자신의 교육철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존재로서 역할을 다할 때 회복된다”며 자신의 상처를 따뜻하게 마주할 것을 권한다. 아이의 감정 (우도 베어·가브리엘레 프릭 베어 지음, 김현희 번역, 북인어박스 펴냄, 284쪽, 1만7,000원) 아이들이 어른에게 말하지 않는 35가지 감정의 세계를 정리한 책. 분노·슬픔·화·불안감·두려움 등 인간 본연의 감정이 ‘나쁜 감정’으로 취급되는 분위기 탓에 아이들이 자기표현에 서툰 존재로 성장하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아이들이 감정을 속이거나, 거기에 갇혀 어려움을 겪을 때 나타나는 이상행동을 파악하고 대처하도록 돕는다. 나를 나답게! 자기방어 수업 (박은지 지음, 창비 펴냄, 148쪽, 1만3,000원) 타인의 공격에 대응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청소년들은 사소한 공격에도 움츠러들기 십상이다. 더구나 은밀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학교폭력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자기방어의 시작은 ‘나’를 고민해 보는 것이다. 위험상황을 빠르게 분석하고 대처하는 구체적 방법뿐 아니라 너른 시야로 자아존중감을 기르는 법을 안내한다. 매쓰 비 위드 유 (염지현 지음, 북트리거 펴냄, 188쪽, 1만5,000원) 일상 곳곳과 연결된 수학을 통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갖고 사고력을 기르도록 안내하는 책. 수식 가득한 엄숙한 수학이 아닌 자기 스타일에 맞는 수학으로 재미를 찾자는 취지다. 요즘 자주 회자되는 유튜브 알고리즘, 관심 있는 이성에게 초콜릿을 건넬 때 고백할 확률, 라면이 곡선인 이유, 얼굴 인식 기능 등 수학이 녹아있는 여러 주제를 통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비행 슈트 (장예진 글, 상상주아 그림, 자음과모음 펴냄, 104쪽, 1만3,500원) 하늘을 나는 비행 슈트, 거대한 불길 속에서도 사람을 지키는 방화복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술을 작가의 상상력을 곁들여 소개한다. 웨어러블 기술이 바꿔놓을 우리의 일상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사람과 기술이 지혜롭게 공존할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호모 플라스티쿠스 (김진원 글, 불곰 그림, 이지북 펴냄, 104쪽, 1만4,000원) 플라스틱 쓰레기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미래에 유전적 변이로 태어난 인간 ‘호모 플라스티쿠스’ 이야기를 담은 창작 동화다. 부모에게 버려져 나무새 할머니에게 길러진 주인공이 자신이 발견된 고늬섬 올랑호수를 조사하다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버클랜드 공장의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다는 줄거리다.
밈 전파 성공의 희열 교사들의 사기가 바닥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23년 5월에서 6월 사이에 전국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정도의 교사는 명예퇴직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교권침해 증가에 따른 교수 효능감 저하’라고 응답했다(이동엽 외, 2023). 교수 효능감 저하의 뜻은 자기가 뜻한 대로 제대로 가르칠 수 없고, 학생들의 변화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고, 이를 달리 해석하면 ‘밈 전파 좌절’이다. 가르침의 길에서 희열을 느낀 선생님의 글이 있다. 다음은 이상우(경기 금암초)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선생님이 느낀 기쁨의 근원을 뭐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밈 전파’라는 관점에서 보면 ‘밈 전파 성공 확인에 따른 희열’이다. 어제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4년 전 제자가 고1이 되어 혼자 찾아왔다. 와서 하는 말이 내가 자신의 롤모델이란다. 이럴 수가? 갑자기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 여학생은 왕따에 맨날 지각과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고, 나 역시 교사로서 한계를 느꼈다. 그랬던 애가 내가 롤모델이라니 뜬금없다. 아이 말에 따르면 자신은 부정적이었는데, 나는 긍정적이었고 ‘욕구’를 강조했다고 한다. 그렇게 4년이 지나고 나니 선생님이 좋은 분이었고, 선생님 덕분에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단다. …(중략)… 갑자기 밀린 숙제를 다 마친 뿌듯함 같은 게 몰려왔다. 아이가 기특했다. 그렇다. 교사를 힘내게 하는 것은 아이와 학부모가 ‘선생님 덕분에 내가 나아졌다’라는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면 그간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싹 풀린다. 그때 나도 신이 나서 한마디 한다. “그렇게 말해주시니 정말 감사하네요. 저도 힘이 나네요. 그런데 제가 한 것은 별로 없어요. 아이가 스스로 노력하고 어머니께서 도와주신 덕분이에요.” 교단을 떠나려고 마음먹었다면 빨리 떠나는 것이 자신과 학생들, 그리고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떠나기 어렵다면, 교단이 머물고 싶은 곳이 되도록 여건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머무는 동안 교육활동 속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모두를 위한 바람직한 선택이다. 변화를 위한 시작점의 하나는 가르침의 본질을 새롭게 들여다보고, 거기에 따라 자신을 움직이는 것이다. 밈 전파로서의 교육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내가 늘 고민해 온 것은 ‘과연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르치는 것이 예비교사가 교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예비교사들은 내가 가르치는 내용보다는 내가 가르치는 방법과 모습을 보며 더 많이 배운다고 하는데 과연 나는 그러한 전범(典範)이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가르침의 본질을 밈(Meme. 문화유전자)의 전파행위로 보는 관점을 나누고자 한다. 대학 1학년 때 김종서 교수님으로부터 교육학개론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노교수님은 감기몸살로 몸을 움직이기 어렵다가도 분필만 잡으면 팔팔하게 되살아난다며 환한 미소로 열강을 하셨다. 어느 날은 처음 발령받았을 때 가르쳤던 사범학교 학생이 보내왔던 편지라며 주머니에서 빛바랜 편지를 꺼내 낭송해 주시기도 하고, 비 오는 날에는 갑자기 칠판에 시를 한 편 적어놓고 낭송해 주시기도 했다. 이분처럼 강의 도중뿐만 아니라 강의 후에도 희열에 차서 나오는 사람들의 비법은 무엇일까? 이 사람들의 특징은 강의를 억지로 하는 ‘일’로서가 아니라 강의를 발판 삼아서 다른 그 무엇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른 그 무엇은 바로 밈 전파 활동이다. 밈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생물학적 유전자만이 아니라 문화유전자도 전파시키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수전 블랙모어(2010: 281)는 문화를 창조하는 새로운 복제자 밈이라는 책에서 ‘사회 생물학의 최대 미스터리의 하나인 이타성’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밈 전파를 들고 있다. 수전은 이타적인 사람은 인기 있고, 따라서 모방되고, 결국 그의 밈이 다른 사람의 것보다 더 널리 퍼진다는 ‘밈학적 관점’을 추가하고 있다. 밈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자신의 밈 전파를 위해 그러한 희생도 감수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 유전자를 전파하기 위해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과도 흡사하다. 생명체가 유전자를 전파하는 행위를 할 때, 그리고 유전자가 성공적으로 전파되었음을 확인할 때 오는 기쁨과 밈 전파에서 느끼는 기쁨의 수준은 유사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밈을 전파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까지 기꺼이 내놓는 것이다. 자신의 밈을 전파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보상까지 받는 직업이 있다. 다름 아닌 교직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희열을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밈이 성공적으로 전파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가르침 과정 중에 종종 경험했던 희열의 정도를 돌이켜보면 그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더구나 교사에게는 밈 전파 대상인 학생까지도 국가가 할당해 준다. 이는 실로 커다란 특혜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가르침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은 가르침의 본질이 특정 지식(교과내용)의 전수가 아니라 한유의 ‘사설(師說)’에 나오는 도의 전파활동(傳道授業解惑)이라는 점이다(박남기, 2011). 이를 깨닫고 가르침의 본질에 맞게 가르치는 활동을 할 때 가르침은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라 커다란 즐거움이 될 것이다. 가르치는 활동이 밈 전파활동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밈 전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사람의 밈 전파 욕구가 충분히 강해야 한다. 그러한 욕구를 느끼려면 당연히 전하고 싶은 밈이 많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해야 한다.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스승의 모습은 ‘영원한 학생’이라는 말이 성립한다(박남기, 2017). 자신의 밈을 상대에게 성공적으로 전파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권위, 그리고 기법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학교 안의 학급이라는 조직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조직의 리더에게 필요한 권위인 카리스마적 권위, 전문적 권위, 합법적 권위, 그리고 전통적 권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박남기(2017)의 최고의 교수법을 참고하기 바란다. 밈 전파와 연구 가르치는 내용과 기법에서 자신의 밈이 차지하는 비중 즉, 자기 경험과 연구결과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가르침의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의 정도는 더 커진다. 자신의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밈 전파자가 될 수 있지만, 남의 지식만 전하는 사람은 지식전달자, 지식 판매원밖에 될 수 없다. 전달자로서의 교사 혹은 교수는 하나의 매체일 뿐 스승이 아니다. 이러한 전달자의 역할은 AI가 훨씬 더 잘하는 시대가 되었다. AI와 공존해야 하는 시대, 가르치는 길목에 서 있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전달자의 위치를 박차고 나와 깨어 있고 살아있는 스승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도 단순한 ‘이론 소비자’가 아니라 자기가 가르치는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그 내용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이론 생산자’가 될 필요가 있다. 자기만의 밈을 만드는 것은 교육내용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가르치고 수업을 경영하는 방식에도 적용된다. 유사한 내용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도 교사가 자신만의 교수법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할 때, 그리고 그 기법이 효과를 발휘할 때 가르침의 기쁨은 더욱 커진다. 존 버그만과 애론 샘즈(Bergman and Sams, 2014)가 쓴 거꾸로 교실이라는 책에는 새로운 교수법을 연구·적용한 교사들이 기쁨에 들떠 자신의 수업사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학생들이 변화한다는 것은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밈이 학생들에게 전파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가르치는 사람은 교수법 변화를 통해서도 밈 전파의 희열을 맛볼 수 있다. 미국 최고의 교사로 선정되어 전국 강연을 했던 헤리 왕은 부모님께 바치는 책 헌사에서 ‘뇌수술 전문의가 되기를 바라셨던 부모님께 바칩니다. 저는 부모님의 기대보다 훨씬 더 큰 업적을 이뤘습니다. 저는 학자이자 교사가 되었습니다’라고 적고 있다(Wong and Wong, 1998: iii). 뇌수술 전문의가 되어 살려낼 수 있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와 학부모, 그리고 사회인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삶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학교현장에서의 경험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기 위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교사이자 연구자로서 학급경영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 활동과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자신의 현장 경험을 재해석하고, 구조화해 세상과 나누었다. 그는 자신의 고유한 교육밈을 만들고, 이를 세상에 전파했기에 수업과 강연을 하며 희열을 느꼈던 것이다. 이처럼 자기가 가르쳐야 하는 내용, 학급경영, 해야 하는 업무에 자신의 밈이 포함되도록 연구를 지속할 때 수업을 포함한 교육활동을 통해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자 중에는 놀이경영·과학연극, 혹은 다른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관련 책을 출판하고, 전국 교사 대상 강연을 하는 선생님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자신의 밈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탁구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스포츠다. 빠른 백핸드, 정확한 포어핸드, 네트를 넘나드는 공과 리듬을 맞추는 선수들의 발놀림은 마치 한 편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진다. 이에리사-현정화-신유빈으로 이어진 한국 탁구는 힘들었던 시기마다 환희와 희망을 안겨준 기특한 종목이기도 하다. 그런 탁구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풀뿌리 스포츠로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현초등학교. 이 학교는 전통의 탁구 명문교로 서울은 물론 전국 스포츠클럽대회를 주름잡는다. 우수한 선수들만 데려와 성적을 올리는 게 아니라 전교생 대상 스포츠 클럽활동을 통해 자질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대표적 학교로 꼽힌다. 인근 동덕여중·동덕여고 등 탁구 강호들의 주축선수 상당수는 방현초 출신이라고 한다. 길고 깊은 방현초 탁구 역사 … 체력증진은 물론 협동심·배려심까지 방현초의 탁구 역사는 길고 깊다. 지난 2010년 탁구부가 창설된 이래 전교생이 탁구를 즐긴다. 교기가 탁구인 셈이다. 실제로 ‘스포츠클럽 아침 탁구부’와 ‘방현 꿈탁구 교실’은 대표적 체육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클럽 탁구부는 활동을 희망하는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남녀 선수를 선발, 매주 화·목 아침 40분간 활동하고 있다. 전문 코치와 함께 기본적인 서브와 리시브 연습부터 학생들끼리의 토너먼트 연습게임까지 다양한 훈련을 실시한다. 3~6학년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방현 꿈 탁구교실은 학급별 주 1회, 학기당 10차시로 연중 운영하는데 탁구 전문 강사와 체육 협력수업으로 운영된다. 학생들 실력은 최상위권이라고 한다. 지난해 열린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탁구대회에서 여학생들은 우승을, 남학생들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코치진의 지도와 아침부터 방과후까지 틈틈이 실력을 길러온 학생들의 노력이 거둔 성과다. 특히 서울시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여자 탁구부는 서울시 대표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하는 영예를 누렸다. 조현숙 교감은 “탁구부 학생들은 아침 연습은 물론 방과후에 자발적으로 개인 연습을 하는 등 실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열정과 노력 덕분에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탁구가 학생들의 체력증진은 물론 협동심과 배려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촘촘한 학습안전망 구축, 학력신장에 온 힘 방현초는 또 촘촘한 학습안전망을 구축,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힘을 쏟는다. 단순히 읽기·쓰기·셈하기 교육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사회·정의적 영역과 메타인지를 포함한 4R 교육을 추구한다. 기초학력 stand up프로그램으로 명명된 학력증진계획은 다양하고 정확한 진단을 기초로 학교안팎의 인적·물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 교육효과를 높인것이 특징이다. 학력진단은 학습지원대상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의 국어·수학·영어문항을 활용하여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6월·10월·12월 세 차례에 걸쳐 학습향상도를 확인하고 누적 관리하고 있다.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EBS 문해력 학년별 테스트를 실시한다. 어휘영역·추론영역·정보파악능력 등 영역별로 점수 결과를 학생과 공유하고, 테스트 결과는 국어 정규 수업에 활용한다. 영어 단어읽기 발달단계 검사는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미국 DIEBELS 테스트 일부 문항을 활용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교사들이 수학문제집을 만들어 아침 수업전이나 자투리시간에 풀어볼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수학·영어의 경우 학생들 간 성취도 차이가 커 이를 줄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이 올랐다”며 만족해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문해력 증진을 위해 슬로우리딩 교육을 실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연극을 통한 사회·정서적 역량 증진 방현초가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영역은 사회·정서적 역량진단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공하는 ‘학습유형 검사’, ‘사회·정서 역량검사’, ‘학습 저해요인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뒤 학생들의 자아존중감과 관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교육연극이다. 방현초는 교육연극을 1~6학년, 전 학년에 걸쳐 시행하고 있다. 창체시간을 활용, 20차시로 운영되는데 한 반에 2~3개 모둠을 구성, 교육연극에 나선다. 모둠별로 대본연습도 하고, 소품 등 무대장치도 학생들이 직접 만든다. 학생들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연극작품은 지난 11월 ‘꿈·끼 나눔 발표회’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코딩교육에도 힘을 쏟는다. 코딩교육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갖춘 자기주도적 미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4·5·6학년은 1학기에, 1·2·3학년은 2학기에 학년별 10차시씩 운영하는데 담임교사와 코딩강사 협력수업을 진행된다. 김경남 교장은 “코딩에 대한 부담이나 저항감을 없애기 위해 1~2학년부터 코딩교육을 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의기투합해 우리학교만의 교육과정을 만들어 수업에 적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중학교에 진학한 방현초 출신 학생들의 코딩실력은 월등하다는 후문이다. 방현초는 서울 서초구 관내에서 규모가 제일 작은 학교다. 하지만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특기적성 교육이 뛰어나고 교직원들 간 화합을 통해 가장 근무하고 싶은 학교로 꼽힌다. 교사들은 새둥지처럼 포근한 학교, 교사가 행복하고 학생이 즐거운 학교라고 입을 모은다. 김 교장은 “창의성과 인성교육에 힘을 쏟는 작지만 강한 학교,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김경남 교장은 … 방현초의 교장실은 언제나 열려있다. 학생들은 수시로 교장실을 찾는다. 일종의 쉼터인 셈이다. 빈말이 아니다. 취재를 위해 방현초를 찾은 지난 12월 13일. 김경남 교장과 인터뷰 도중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드르륵 열렸다. 가방을 멘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낯선 외부인을 보곤 잠시 쭈뼛거리는가 싶더니 스윽 들어와 뭔가를 건넨다. 크리스마스 때면 볼 수 있는 특유의 빨간색 편지봉투다. “어머, 고운이(가명)구나. 이게 뭐야.” 김 교장이 어깨를 안으며 토닥이자 “교장선생님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곤 휙 나가버린다. 또박또박 쓰여진 편지에는 교장실에서 친구들과 곤충을 관찰했던 일, 어느 날엔 교장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을 산책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감사하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교장 책상 위엔 학생들이 보낸 편지글이 수북하다. 김 교장은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이라며 사진도 못 찍게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김 교장은 수시로 학생들을 불러 교장실에서 동화책을 읽어준다고 한다. 과학담당 전문직 출신답게 교장실에 다양한 곤충들을 가져와 학생들의 호기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근엄한 교장실이 아닌 학생들과 소통하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모든 학생이 주인공입니다. 각자의 꿈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뛰어나고 말고가 없죠. 그래서 학교는 모든 학생의 꿈을 발현시켜 주고 더불어 성장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올해 정년을 맞는 김 교장은 “방현초 교정이 학생 모두에게 영혼이 가장 따뜻했던 곳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3년 9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의 개정으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행위가 아동학대로 신고되어 교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때는 교육감이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게 되었다. 해당 규정은 본래 2024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되어 있으나, 정부는 시행일 이전부터 해당 규정을 적용하도록 합의하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제도 도입 후 약 한 달 만에 교육감 의견서가 32건 제출되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하루에 한 건 이상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발생하였던 셈이다. 필자의 관내 지역에서도 사건이 발생하여 교육감 의견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신고된 교원을 면담하게 되었는데, 신고 이후에도 계속되는 보호자의 민원, 더 신경 썼어야 했다는 자책감, 사실과 다른 소문의 발생,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 등 다양한 고민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특히 당장 닥쳐있는 문제는 경찰에서 진행되는 수사인데, 대부분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어서 향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도 어렵고, 형벌이나 신분상의 불이익이라는 삶의 중대한 부분까지 영향을 주게 되니 극심한 두려움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죽음 뒤에 어떤 일이 있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듯,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무지에서 온다고들 한다.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교원 누군가를 위하여 이번 호를 통해 수사기관과 법원의 아동학대 사건 처리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경찰의 아동학대 사건 처리 대부분 피해아동 측의 신고나 고소로 아동학대 사건이 시작된다. 신고가 있어 즉각 경찰이 학교로 찾아와 그 즉시 교원 본인이 신고 된 사실을 알게 되는 때도 있고, 경찰에서 학교로 교원의 개인정보나 관련된 자료를 보내달라는 공문을 보내와 피해아동 측의 고소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도 있다. 수사기관은 조사나 수사를 시작한 때에는 소속 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학교나 관할 교육청 등으로 수사개시에 관한 통보를 한다(「국가공무원법」 제83조, 「사립학교법」 제66조의3). 또 그 시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현재 경찰에서는 사안에 대한 조사 초기에 아동학대 사안에 대한 교육감의 의견 제출을 요청(개정 「교원지위법」 제17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찰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한 뒤, 피해아동 측에 대한 조사를 먼저 시작한다. 이를 통해 수사의 대상이 될 내용과 범위를 확정하고, 그다음으로 담당 수사관이 신고 된 교원에게 유선으로 출석을 요청하며, 일정을 조율하자는 연락을 하게 된다. 이러한 수사관의 연락을 받게 되면, ① 수사관의 소속·직위와 성명, ② 신고된 교원 본인이 피내사자인지 정식으로 입건된 피의자인지, ③ 혐의사실의 요지는 무엇인지, ④ 피해아동 측에서 제출한 고소장이 있는지를 문의하고, ⑤ 출석일정은 되도록 10일 이상으로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설정하는 것을 권한다. 다음으로 이렇게 알게 된 내용을 토대로 ‘정보공개포털’에 접속하여 해당 수사관이 소속된 경찰서로 피해아동의 신고내용 또는 고소장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을 고려해 본다. 이는 교원 본인에 대한 혐의사실을 명확하게 알기 위함이고, 이를 알아야 적절한 대응방법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공개 청구의 처리기간이 10일가량이므로, 그 내용을 확인한 후 조사에 임하기 위하여 10일 이상 여유를 두고 출석일정을 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정보를 얻게 되었다면 수사 대응을 위한 변호사의 선임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변호사의 선임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른 법률적인 조력을 구할 수 있고, 피의자신문 등 과정에 동석해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으므로 매우 유용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많은 시·도의 교육청에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교원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먼저 교원 본인의 비용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추후 아동학대에 대한 혐의를 벗게 되면 검토를 거쳐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찰에 출석하게 되면 담당 수사관과의 문답 방식으로 조사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신문조서가 만들어진다. 혐의 내용과 확인할 사항의 양에 따라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후 경찰에서는 그간 조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당 사건을 아동학대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의 경우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이때에는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지 않는다. 그런데 아동학대 사건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 없다’고 결정되더라도 검사에게 송치하게 되어 있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 검찰의 아동학대 사건 처리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는 경찰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 피해아동 측이나 교원에 대해 검찰에서의 추가 조사가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은 편이다. 검찰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크게 4가지로, ①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 ② 기소유예 처분, ③ 구약식 또는 구공판 처분, ④ 아동보호사건 송치 처분으로 나뉜다. 당연하게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은 검사가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가장 좋은 결과라고 하겠다. 기소유예 처분은 피의자에게 혐의 사실이 인정되나 연령·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사정을 고려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내려지는 처분이다. 쉽게 말하면 ‘이번 한 번은 봐준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교육받을 것 등을 조건으로 하는 기소유예 처분을 하기도 한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이러한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된다면 형사처벌은 면한 것이기에 일단은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혐의 사실 자체는 인정된 것이기에 이후 있을 징계 등의 절차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고, 혹여나 피해아동 측이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면 불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구약식은 검사가 법원에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하는 것을 말하고, 구공판은 검사가 법원에 정식재판을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범죄의 혐의가 인정되고, 이를 처벌할 필요성이 높다는 검사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후 법원에서의 재판과 판결 등 절차가 남아있게 된다. 한편 검사는 사건의 성질이나 동기, 교원과 피해아동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사건을 아동보호사건으로 하여 가정법원(가정법원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해당 지역의 지방법원)으로 사건을 송치할 수 있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제28조). 이는 아동학대 사건 특유의 절차인데, 가정법원에서 피해아동을 보호하는 방법을 정하라는 것에 가깝기에 설령 어떠한 조치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전과나 형사처벌전력이 남지 않는다. 다만 가정법원에 출석하여 심리를 받는 절차에는 참여해야 한다. 법원의 아동학대 사건 처리 검사의 구약식 처분이 있다면 법원은 사건 내용을 검토하여 범죄가 인정된다면 벌금형에 처한다는 약식명령을 내린다(매우 드문 일이지만 법원에서 벌금으로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정식재판으로 넘길 수 있다). 구약식 절차는 재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절차 없이 서면으로 처리된다는 점에서 편리함이 있다. 그러나 징역이나 금고와 같은 신체의 구속이 있는 것이 아닐지라도, 벌금형은 엄연히 전과에 해당한다. 또 「아동복지법」에 따라 벌금형의 약식명령이 있는 때에도 아동관련 기관에 취업제한이 붙을 수 있다. 이러한 아동관련 기관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가 포함되므로, 교사가 취업제한으로 인하여 한동안 학교에서 근무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아동복지법」 제29조의3 제1항). 필자 역시 그런 예들을 종종 봐왔다. 벌금형의 약식명령이 있어 이에 불복하고자 한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에는 재판이 진행되므로 재판에 참석해야 하고, 무죄판결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약식명령으로 받은 금액보다 상향된 벌금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검사의 구공판 처분이 있다면 재판이 열리게 되고, 정해진 재판날짜와 시간에 맞추어 참여해야 한다. 재판 결과 죄가 인정된다면 벌금이나 징역 등 형벌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재판에 관한 내용은 워낙 전문적인 영역에 해당하여 설명하기 어렵고, 일반적으로 학생에 대한 지도과정에서 벌어진 아동학대에 관한 내용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어서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가정법원의 아동학대 사건 처리 검찰에서 아동보호사건 송치가 있다면, 사건기록은 가정법원으로 넘어가고 가정법원에서 사건이 진행된다. 재판이 열리고 결과가 나오지만, 일반적인 벌금·징역과 같은 처벌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보호처분이 결정될 수 있다. 보호처분의 종류는 아동학대행위자가 피해아동 또는 가족구성원에게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포함하여, 사회봉사나 수강명령 등이 있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6조 제1항). 또한 판사의 심리 결과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된다면 ‘처분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불처분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무죄에 가까운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