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88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기 성남장안초, 방과후학교 大賞 수상 학부모 지원단, 전담 코디 제도 도입해 단계·수준별 프로그램 150여 개 운영 24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장안초(이하 장안초), 수업을 마친 저학년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었다. 발길이 멈춘 곳은 ‘미술’ ‘윈드 오케스트라’ ‘영어북토킹’ 등의 팻말이 붙은 교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사가 교실로 들어왔고, 방과후학교 수업이 시작됐다. 여느 학교와 다르지 않아 보이는 방과후학교. 하지만 최근 이 학교는 교육부가 진행한 ‘2014 제6회 방과후학교 대상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결이 뭘까. 송근후 교장은 “학부모, 지역사회와 힘을 모아 ‘도시형 맞춤 방과후학교 모델’을 만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구성부터 강사 섭외, 수업 관리까지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모든 과정에 학부모가 참여합니다. 91명으로 구성된 ‘학부모 지원단’은 외국어·수학·미술·음악·스포츠 등 13개 분야로 나뉘어 각 수업을 모니터링 합니다.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요. 학부모의 참여율이 높아질수록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니즈를 충족시켰기 때문이죠.” 교사들의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해 ‘방과후 전담 코디 제도’를 도입했다. 2명의 코디는 방과후학교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학생들의 수업 스케줄도 관리한다. 방과후학교가 진행되는 동안 교실에 머물 수 없는 교사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교사들은 이곳에 머물며 수업 연구, 동료 장학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교사 1인당 PC 1대를 배정해 업무 효율도 높였다. 조미영 교사는 “강사끼리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지역사회의 기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시설·강사 지원을 받은 점도 주효했다”고 전했다. 방과후학교에 변화를 시도한 건 2012년. 송 교장의 아이디어였다. 그동안 방과후학교가 학교와 교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건 효과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가장 큰 고민은 학부모 참여와 교사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이었다. 송 교장은 1년간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간담회와 설명회를 열었고, 결국 구성원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냈다. 방과후학교가 새로 거듭난 지 3년째인 현재, 13개 영역에서 150여 개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다양하고 세분화 됐다. 학년이 올라가도 수업 단절이 생기지 않도록 프로그램 간 연계성도 고려했다. 저렴한 비용도 특히 학생들의 인기가 높은 수업은 외국어·과학·예술 분야다. 참여율도 189%에 이른다. 학생 대부분이 1인당 2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교육비도 41%나 감소했다. 김형미 교감은 “앞으로 방과후학교 모델이 정착, 주변 학교로 확산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성 없는 학자·정권 중심하향식 졸속 개정 되풀이 ‘선택과정’교과편중만 심화,집중이수1년 만에 완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잦은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학교현장의 피로감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54년 1차 교육과정의 기틀이 만들어진 이후 1997년 7차 교육과정이 고시될 때까지 교육과정 개정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의 주기를 갖고 개정됐다. 그러나 2003년 10월 14일 교육과정 개정 체제가 ‘일괄개편·전면수정’에서 ‘수시개정·상시개편’으로 전환되면서 교육과정 개정은 말 그대로 수시로 진행됐다. 2004년 특목고 교육과정 편성 운영 지침 개정, 2005년 국사교육과정, 2006년 영·수 교육과정 개정에 이어 수시개정 체제 도입 이후 4번째 개정의 결과가 2007 개정교육과정이었다. 2007 개정교육과정은 수시 개정 체제에서 진행된 첫 교과교육과정 전면 개정이었다. 핵심은 7차 교육과정 때 도입된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확대한 것이다. 고1까지였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중3으로 바꾸고 고교 전체를 선택과정으로 바꿨다. 국어, 도덕, 역사 교과서의 검·인정 체제가 도입된 것도 이 때다. 그러나 내세운 취지와는 달리 학교현장에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가르칠 교사가 없었다. 학생의 선택권은 확대되지 못한 채 교과편중만 심해졌다. 교원자격제도도 흔들렸다. 검·인정 체제 도입은 이후 계속 이어진 역사교과서 편향 논란을 낳았다. 이후 보건교육, 초등 영어교육, 고1 사회교육, 학교자율화 조치 등을 위한 개정이 이어졌고 2년만인 2009년에 또 다시 교육과정의 전면 개정이 이뤄졌다. 기존 교육과정이 채 시행되기도 전이었다. 이 때문에 교과교육과정 개정 고시가 2011년에 다시 한 번 이뤄졌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집중이수제 도입이 문제가 되면서 학교 현장의 원성을 샀다. 예체능을 한 학기에 몰아서 하는 학교가 생겼고, 학교마다 집중이수 시기가 달라 전학생들이 일부 과목을 배우지 못하는 일도 생겼다. 결국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 시행 1년 만에 집중이수제를 완화했다. 2012년 7월, 2009 개정 교육과정 고시 이후 세 번째 개정 고시였다.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개정 탓에 또 급한 개정이 이뤄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정부의 기조에 입각한 교육과정 개정이 촉박한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총이 교육과정 개정 공청회를 놓고 “교육과정 개편 전후 현장성 부족과 졸속 추진 등으로 논란과 갈등이 지속됐다”면서 “학자 중심의 하향식 교육과정으로 교사, 학교에 개정 피로감을 더하지 말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공론화해 현장성과 절차적 민주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라”고 요구한 이유다.
송미야, 이번에 네가 기업에서 준 장학금을 받고 새로운 각오를 갖게 된 것이 앞의 너의 삶에 좋은 기반이 되리라 생각한다. 최근에 내가 본 한 중국인 이야기를 너에게 전하고 싶구나. "우리는 돈이 없었고, 기술을 잘 몰랐으며, 심지어 계획도 없었습니다.” 이 말을 실패에 대한 변명으로 들었다면 잘 못 이해한 것이 된다. 블룸버그통신이 올해 중국 최고의 부자로 꼽은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50)이 당당히 들려주는 성공 비결이다. 돈이 없으니 한 푼도 허투루 안 썼고, 기술에 무지하니 최고 인재를 구해 그들의 말을 경청했고, 계획이 없으니 변화에 맞춰 잘 적응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9월 1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둔 알리바바로 인해 세계 금융계가 술렁거린다는 이야기이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평가받은 이 회사의 기업 공개가 역대 공모금액을 갈아 치울 것인지 관심사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680억 달러로 예상된다. 평범한 영어교사에서 눈부신 성공신화를 쓴 마윈에게는 화려한 배경도 스펙도 없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삼수 끝에 정원 미달 덕분에 항저우사범학원 영어과에 가까스로 들어갔다. 취업 전선에서도 30번 넘게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통역회사를 창업했던 마윈은 1999년 미국 시애틀 출장에서 처음 인터넷을 경험했다. 세상을 뒤바꿀 인터넷의 잠재력을 직감한 순간이었다. 같은 해 주변 사람들에게 빌린 2만 위안으로 어설픈 온라인 구멍가게를 차렸다. 회사 이름은 ‘알리바바’. 동화 속 ‘열려라 참깨’ 주문에 담긴 긍정적 비전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15년 만에 작은 벤처를 구글, 아마존과 어깨를 견줄 만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키워냈다. 세계의 미래를 이끄는 리더로 인정받는 마윈은 자신의 기업 철학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젊은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니? 사람이란 힘들면 불공평한 현실을 탓하며 불만을 늘어놓기가 더 쉽다. 하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얘기하는 마윈은 직장이 없어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의 귀감이 되는구나. 그는 청년들에게 “포기하는 것이 가장 큰 실패”라고 들려준다.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는 취업 대신 지금 창업의 가시밭길을 걷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 그의 조언이 힘이 된다면 좋겠다. “오늘은 잔인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모레는 아름다울 것이다.”
클래식으로 전하는 선배 선생님의 열정 음악적 감성과 감동으로 인성 Up! 학력 Up!을 꿈꾸는 담양교육 담양교육지원청(교육장 박인식)은17일 중소기업호남연수원에서 관내 유치원, 초, 중, 고교원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교육력 강화 교원 마인드 제고 및 2학기 컨설팅장학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을 실시하였다. 5교시를 마친 필자도 금성초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 음악회에 초대 받은 설렘을 안고 참석하였다. 200명이 넘는 집합 워크숍이라 집중도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그러나 훌륭한 강사(클래식음악감상실 다락 대표 김명선)가 준비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순간, 강당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19세에 준교사로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되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제자들을 가르친 특별한 이력, 포기한 제자들을 불러 세우며 살아낸 교단이야기는 마치 드라마 같아서 더 매료되었는지도 모른다. 방황하는 고3 제자들을, 그들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나락에 선 연주자들과 대비시켜 음악과 영어를 융합한 앞선 교육력과 시대를 앞서 간 열정에 중간중간 곁들인 일화를 들으며 필자는 어린 시절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삼국지를 듣는 것처럼 어린아이가 되어 행복했다. 특히, 소개된 연주자의 면면들이 신체적 장애나 집단 따돌림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음악가들이어서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음악교육의 중대성은 절실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 승리로 음악의 거장이 된 호세 카레아스, 오페라의 유령의 주연으로 유명한 사라 브라이트만의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기 위해 원곡자를 설득하기 위해 19번이나 편지를 썼다는 그녀를 보고 제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19번 이상 정성을 다해야 함을 배웠다는 강사의 삶의 철학에 마음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나도 그러리라 다짐했다. 인간승리의 연주자와 강사, 감동의 눈물을 선사하다 가장 감동을 준 연주자는 토마스 크바스토프였다. 독일 출신인 그는 132cm의 키, 팔은 거의 없고 손가락은 없거나 갈퀴 모양이었다. 법학 공부도 하고 성우 일도 했지만 가는 곳마다 퇴짜를 당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성악 뿐이라는 깨달음으로 1996년 모스크바에서 쇼스타코비치 콩구르 우승을 하며 국제적으로 각광 받는 음악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서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 자리에 서기까지 그가 흘렸을 좌절의 피눈물과 사람들의 냉대가 아팠고 딛고 일어선 그의 인간승리 앞에 눈물 밖에 바칠 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지휘하는 장면을 보며 다시금 전율했다. 불행의 극치 속에 불후의 명작을 남긴 베토벤에 답하듯,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장답게 공연에 나오는 전곡을, 모든 악기의 배역을 완전히 외워서 지휘했다는 점이다. 눈도 감은 채 지휘하며 중요 부분을 터치하고 틀린 연주자를 향해 눈을 뜨는 것으로 지적한다는 카라얀의 완벽한 리더십! 김명선 강사는 카라얀의 암보 능력을 교단에 접목시켜서 가르치는 영어 교재를 모두 외우고 교과서를 안 보고 학생들 앞에 서서 제자들을 감동시키며 천재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19살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 받았다고 했다. 재학 시절 지능검사에서 꼴등이라는 사실을 알고 학교를 나와 홀로 공부를 해서 준교사가 되었으니 소개된 연주자들과 통하는 강사였다. 그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선생님이었다! 실력으로 무장한! 그동안 다수의 컨설팅장학 워크숍에 참석하고 필자도 강사로 나가 보았지만 이번처럼 가슴을 때리는 연찬회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눈물을 흘렸고, 새로운 다짐으로 제자들을 기르고 무릎 꿇지 말자고 다짐을 하게 할 만큼 감동을 받았으며 자신감의 옷을, 교사로서 자존감까지 업그레이드 하였으니 2학기를 살아갈 밥을 든든히 먹은 셈이다. 교사로서 힘든 일상마저도 치유되는 듯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급진적 평화주의자였던 스콧 니어링은 '생계를 위한 4시간의 노동과 4시간의 지적 활동, 그리고 4시간의 친교의 시간이면 완벽한 하루가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2014년 9월 17일 가장 완벽한 하루였다. 사랑하는 우리 반 아이들, 하루가 다르게 교육의 효과가 드러나는 천사들과5시간 함께 공부했고, 금성초 샛별도서관에서 전교생이 함께 하는 아침독서로 한 시간, 지적 활동과 친교 활동을 겸한 컨설팅장학 워크숍, 그리고 그 감동을 남기는 감상문까지 쓰고 있으니! 창의적인 컨설팅장학을! 이제는 컨설팅장학도 이번 프로그램처럼 창의적인 컨텐츠로 선생님들의상상력을 자극하고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강사의 선정이다. 본인이 직접 실천한 분야가 아니면 피상적인 강의가 되어서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열정과 감동의 섬광으로 천둥치는 돌직구를 던질 수 있는 강사라야 컨텐츠도 빛나기 때문이다. 논픽션이 픽션보다 아름다운 이유를 다시금 발견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교단 체험이기에 좌절하는 제자, 희망을 놓아버린 제자들을 보며 함께 고뇌하는 선생님들이 가야할 길을 자신의 체험 속으로 끌어들여 공감하고 눈물 짓게한 귀한 시간이었다. 퇴근 시간이 넘어도 아름다운 음악과 연주자에 대한 해박한 배경지식을 진솔하게 전하는 강사의 열정 때문에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선생님들의 모습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비싼 음악회 티켓으로 음악회를 다녀온 것 처럼 그 여운이 오래 갈 것 같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많이 접하게 해서 아름다운 감성의 눈을 열어 주도록 해야겠다. 독서 시간과 그림 그리기 시간, 시나 일기를 쓰는 문학 활동 시간에도 클래식 음악을 곁들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담양교육지원청은 2학기에도 자발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컨설팅장학을 신청 받은 횟수가 85회나 된다고 한다. 앞으로 어떤 컨설팅장학을 접하게 될지 기대가 커졌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강의형 컨설팅보다 현장체험형이 좋다고 생각한다. 직접 체험은 학생들에게만 좋은 게 아니다. 배움의 길에 서 있는 선생님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컨설팅장학, 참 좋았어요! 인성 교육과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열정에 불을 븥이고 다친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컨설팅장학 프로그램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담양교육지원청의 전문성과 혜안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선생님을 감동시켜야, 선생님이 감동해야 제자들이 움직인다. 선생님을 춤추게 할 관리자, 리더가 공교육을 성공으로 이끈다.
서산시가 추진하는 인재육성프로그램인 ‘사칙연산 인재스쿨’이 2학기부터 충남 서산 서령고에서 실시되어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산시는 1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완섭 시장과 한상규 교육장, 고교생, 지도강사 등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칙연산 인재스쿨’ 개강식을 개최했다. 사칙연산 인재스쿨은 ‘부족함은 더하고 어려움은 빼고 성과는 곱하고 지식은 나눈다’는 의미로 지역 고교생을 위한 심화학습 과정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지역 우수 인재의 외지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 발전을 견인할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학교별로 우수 학생을 선발해 지역 우수 교사나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영어, 수학, 논술 등을 주말에 가르친다. 지난해 238명의 학생이 이 과정을 수료했고, 올해에는 신입생 65명을 포함해 210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1학기에는 서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실시했으나 2학기부터는 학생들의 편의성과 집중도 향상을 위해 교육 시설이 우수한 서령고에서 실시하게 되었다. 이완섭 시장은 “사칙연산 인재스쿨이 학생들의 학력증진, 관내 고등학교 진학 유도, 학부모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산시는 올해 225억원의 예산을 교육 분야에 투자하는 등 명품 교육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에 서령고 우수학생들이 다수 참가하여 서산시의 인재육성프로그램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낮은 학업성취도 불구 94% ‘유능’ 결과 발표 교육단체 “노조가 성취도 반영 무력화” 현장교원 “교육여건 격차 고려 필요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점수를 반영한 뉴욕 주 교원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주 교육당국은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자평했지만 학업성취도 점수 반영을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 모두 불만족스런 시선을 보냈다. 뉴욕 주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교원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개정된 평가체제를 적용한 첫 평가로 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이 결과에 반영됐다. 평가등급도 기존의 2등급에서 4등급으로 세분화됐다. 그간 뉴욕 주의 교원평가는 만족(satisfactory)과 미흡(unsatisfactory) 두 등급으로만 평가됐다. 평가방식은 수업 등 전문성에 대한 관찰 평가 중심이었다. 대부분의 교원이 ‘만족’ 등급을 받았다. 2010년 주 의회가 평가등급을 매우 유능(highly effective), 유능(effective), 향상 요망(developing), 무능(ineffective)으로 나누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결과를 반영하는 새로운 교원평가체제를 도입키로 했으나 교원노조가 학업성취도 결과 반영을 반대하고 나섰다. 수년간 대립 끝에 양측은 2013~2014학년도부터 새 평가체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고, 이번에 공개된 내용이 그 첫 결과물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평가 결과에 따르면 12만 5956명의 뉴욕 주 교원 중 94%가 유능 또는 매우 유능을 받았다. 무능 등급은 7032명으로 1%에 그쳤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반영 산식에 대한 교원노조와 교육당국의 합의가 늦게 이뤄진 뉴욕 시 교원들의 평가는 올해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픽 참조 지난 2012년 교원평가 명단 공개로 논란이 된 뉴욕 시 사례를 의식해 이번 평가에서는 대상 교원 전체의 결과가 공개됐지만, 성명과 학교는 공개하지 않고 일련번호로만 구분했다. 평가는 ▲지역별 학생 학업성취도 지표 ▲주 교육부 학생 학업성취 향상도 지표 ▲기타 교원의 효과성 지표로 구성됐다. 교원 효과성 지표는 교사의 경우 2회 이상의 수업관찰이 점수의 절반 이상을, 교장의 경우 경영 효과성에 대한 루브릭 평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효과성 지표와 지역별 성취도 지표 산식은 지역교육청과 교원노조 간의 교섭으로 정해졌다. 교육당국은 학생의 성취도 평가 결과를 적절히 반영해 관찰 중심의 평가를 보완했다고 평가했지만 학생의 성취도 평가 결과 반영에 찬성하는 측도 반대하는 측도 결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학생 성취도 평가 결과 반영 확대를 주장하는 교육단체 ‘학생이 우선이다(StudentsFirst)’ 뉴욕지회는 “사실상 성취도 결과가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했다. 2012~2013학년도 뉴욕 주 학업성취도평가에서 3~8학년 학생 중 수학은 30%, 영어는 26%만이 평가를 통과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교원이 우수하다는 평가는 너무 후하다는 것이다. 제니 세들러스 지회장은 “주 교육부 지표를 제외한 지표들은 변별력이 없었다”면서 특히 0.5%만 무능하다고 나온 교원 효과성 지표를 두고 “100%의 교사가 무능하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평가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효과성 지표와 지역별 성취도 지표의 산식이 노조와의 교섭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평가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 교육부의 성취 향상도 지표만 적용할 경우 13%의 교사가 무능 또는 향상 요망 등급을 받아 현재 종합평가 결과인 6%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세들러스 지회장은 “성취도 평가가 불공정한 도구라는 선입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학생들의 성적만이 교사간 차이를 보여주는 유일한 도구”라고 했다. 반면, 교원들도 현재의 향상도 지표가 학교 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교원노조가 산식을 만드는데 참여했기 때문에 노조 차원의 비판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다수의 현장 교사들이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학업 성취도를 교원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교원들의 주장은 학교에 따라 여건이 현격히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학생 학업성취도 평가 향상도가 교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같은 학교 여건에서도 선택과목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 수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교사의 수업도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논란이 된 뉴욕 시 교원평가의 경우도 10명의 학생 성적 향상도만을 근거로 산출된 사례도 있었다. 당시 표본오차와 신뢰도가 너무 크다는 문제도 제기됐었다. 마이클 레벨 콜럼비아대 교수는 “온갖 문제를 갖고 있는 40명의 학생이 있는 교실에서는 아무리 우수한 교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면서 “학급당 학생 수와 학교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학력저하 극복 위해 ‘조기교육’과정 시행 전문가 “수학 등 공교육이 무리한 선행학습 조장” 교원들 “일제 시행 시 학습결손…순차 도입해야” 영국에서는 이번 달초 개학한 가을학기부터 새 교육과정이 시행된다. 교육부는 그간 교육전문가와 교원단체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실패’라는 오명을 쓰게 된 학력저하를 벗어나기 위해 새 교육과정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예정대로 교육과정을 적용키로 했다. 가장 큰 비판은 핀란드, 싱가포르 등 국제 학업성취도에서 우수한 나라들을 따라잡기 위해 발달과정에 적절하지 않은 내용 요소를 무리하게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미래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교육에서 나서서 타 국가에 비해 조기교육 내지 선행학습을 하겠다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일례로 만5세 아동들에게 분수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컴퓨터 코딩교육도 5세 때부터 시작한다. 11세가 되면 실제 세계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교육목표를 내세웠다. 역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연대기적으로 구석기시대부터 고대사까지 배운다. 선택과목으로 빅토리아 시대까지 배울 수 있다. 문학도 중학교 연령에 셰익스피어 연극을 최소 두 개 이상 배워야 한다. 과학도 구체적인 과학적 사실을 가르치는 데 더 중점을 두게 된다. 교원단체들이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도입 일정이 현장의 상황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과정 개정이 순차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일제히 시행되기 때문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를 앞둔 학년만 예외로 했다. 평가 교육부는 “현재 대학과 기업이 원하는 핵심 지식을 배워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크리스 키츠 전국교원연합여교사연맹(NASUWT) 사무총장은 “국제 순위에서 영국이 내려간 사실을 고브 전 장관이 자신의 이념적 투쟁의 정당화에 이용한 것일 뿐”이라고 교육과정 개정 자체를 폄하했다. 케빈 코트니 전국교원조합(NUT) 사무차장은 “이 교육과정은 교원이 아닌 정부 관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다양한 능력과 수준의 학생들의 교육적 필요에 부응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너무 급격히 도입됐다”고 지적했다. 질 스토코 영국 교사·강사연합(ATL) 정책고문도 “교사들은 아직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일부 교사들은 새 교육과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그녀는 특히 너무 어려운 내용을 저학년에 가르치는 수학 교과에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셀 호비 전국교장협의회(NAHT) 사무총장은 “지난 한 해 동안 교원들이 새 교육과정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시행이 가능하겠지만 같은 내용을 배우는 연령이 급격히 낮아진 수학의 경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교육과정을 일제히 시행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수학은 순차적으로 먼저 선수학습을 해야 하는 내용이 있는데 선수 개념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어려운 내용을 접하면 주입식 교육이 만연하는 등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테라 라일리 리즈 메트로폴리탄대 교수는 교육과정 개정 추진 당시 고브 전 장관이 비교대상으로 삼았던 핀란드와 싱가포르 교육과정을 비교했다. 그는 “핀란드의 경우 만7세가 되기 전에는 2분의 1이나 4분의 1과 같은 기초적인 분수도 안 가르치고, 분수를 활용한 계산은 만 9세부터 시작한다”면서 “5세부터 분수를 가르치고 7세부터 계산에 사용하는 것은 2년이 빠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7세부터 소수를 배우는 것도 핀란드나 싱가포르에 비해 2년 빠르다는 것이 라일리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과학교과나 영어교과의 경우도 유사하다“며 “영국의 새 교육과정은 장애물로 가득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교육과정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패하도록 만들어졌다”며 “어린아이들에게 어려운 지식을 일찍 주입하는 방식으로 학업성취를 높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교육부는 “학생들에게 높은 기준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학생들이 더 높은 성취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면서 “현 교육과정은 세계 최고의 학교들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수 년 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서울시내중3 학생들 만큼 불행한 시기를 지내고 있는 학생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2009개정교육과정의 집중이수제의 최대 피해자이고, 성취평가제가 시작된 학생들이기도 하다. 이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폐지의 피해자가 될 위기에 처해있다. 잦은 교육정책의 피해자인 것이다. 여기에 이학생들부터 수능시험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쯤되면 이 학생들을 피해자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교육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피해자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능영어의 절대평가 문제는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들부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첫번째 시행은 그만큼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내 중3학생들은 어쩌면 실험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교사의 한 사람으로 이 학생들을 보면 아타까움이 더해진다. 올해 새로 교육감이 선출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의 불행은 끝나가나 싶었다. 그런데 새로운 교육감이 들어오면서 난데없는 자율형사립고 폐지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평가를 통해 폐지를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평가를 받은 쪽에서 불합리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의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평가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실 평가는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의도를 가지고 평가를 했느냐는 더욱더 중요하다. 논문을 쓸때 저작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설문결과가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개선을 해 나가기 위해 평가를 한 것인지, 폐지를 위해 평가를 한 것인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의도와 방법 등이 다르다면 같은 기준이라도 다르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자율형사립고에 진학하기 위해 그동안 준비했던 학생과 학부모는 더할 수 없는 실의에 빠져 있을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라고 해서 집에서 먼곳까지 진학시키길 원하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 일단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를 원하게 되는데, 대거 폐지되면 그만큼 학부모들은 이중으로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갑작스런 폐지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어야 옳다. 교육정책은 어떤 정책이라도 크게 변화가 되면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된다.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학교에서의 교육에서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정책의 추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 정책이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학생들을 피해자로 만들었다면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현재의 중3학생들 중에도 자율형사립고에 진학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준비를 해온 학생들이 많다. 특별히 무슨 준비를 하느냐고 물을수도 있지만 학부모와 학생이 결정하는 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무시하고 한꺼번에 폐지로 가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를 무시하는 처사이다. 단 한명의 제자라도 그들이 가는 길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교육자의 임무이다.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칼로 무 베어내듯이 정책을 바꾸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그동안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고생해온 현재의 중3 학생들에게 더이상의 불행은 안된다. 미리 예고하고 철저한 평가를 통해 폐지해도 늦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를 무시하는 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되어서는 곤란하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서 제시했던 집중이수제의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학교 자율에 맡겼던 교육부의 결단을 서울시교육청에서도 본받기를 기대해 본다.
존경하는 학부모님께 그간 안녕하십니까? 건강한 모습으로 2학기를 시작한 귀여운 1학년, 사랑이 많은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담임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의젓하게 자라는 모습 깨달음의 기쁨으로 커지는 눈동자 잘 웃고 다정한 아이들의 모습에 저는 날마다 젊어지는 샘물을 마십니다. 글자를 잘 몰라도 알아가는 속도가 더디어도 아이들의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어른들보다 착하고 건강하답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아름다운 추억을 설레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많이 많이 놀아주십시오. 어린 시절에 많이 논 아이들이 먼 후일에도 행복하게 산다고 합니다. 힘든 일이 생겨도 그 아름답던 추억을 더듬으며 사랑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잘 견딘다고 합니다. 1학년 시절은, 초등학교 시절은 평생 동안 먹어도 될 마시멜로를 마음 속 깊은 속에 저장하는 시기랍니다. 영어 단어 하나 맞추는 것보다 책 속에 파묻히게 하는 것보다 수학 문제 하나 더 맞추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가족과 나눈 행복한 기억이랍니다. 부디 가족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한가위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4년 9월 5일 담임 장옥순 드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많은 시대가 갈구했던 염원이었다. 신(神)도 천국보다는 그런 꿈이 이뤄지는 땅을 바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의 기억에 상처로 남은 대형 인명 사고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과 간첩조작 사건, 용산 참사 그리고 세월호의 침몰…. 이같은 국가적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후속 조치들이 발표되지만 그때뿐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사건은 형태를 달리하여 되풀이 된다. 왜 이같은 일이 이렇게 반복되고 있을까? 계속되는 재난은 지도자의 무능이나 국민성 때문이 아니라 생각된다. 올라갈수록 권한은 커지지만 책임은 줄어드는 관료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책임’을 의미하는 영어 ‘responsibility’는 ‘반응하다’의 ‘response’와 ‘능력’을 의미하는 ‘ability’의 합성어이다. 결국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말은 누군가의 아픔이나 슬픔,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에 ‘반응(response)’할 수 있는 ‘능력(ability)’을 의미한다. 이런 어원적 의미에 비추어볼 때 책임을 지려면 뭔가에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뭔가에 반응하기 위해서는 촉수가 민감하게 발달되어야 한다. 누군가의 아픔이든 애타게 뭔가를 요청하든 그 목소리에 반응하려면 귀를 기울여 잘 들어봐야 한다. 잘 들어도 상대방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를 때가 많다. 가끔 잘못 알아듣고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아무튼 상대의 말하지 못하는 내면의 아픔이나 쉽게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의 소리를 잘 들어봐야 한다. 그래야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아듣지 못하고 무조건 반응할 수 없듯이 상대가 원하는 목소리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책임질 수 없다. 책임은 책임지는 행동으로 완성된다. 책임진다는 말은 책임 있게 행동한다는 말과 동격이다. 책임은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말하는 것만으로 완수되지 않는다. 책임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이 동반될 때 비로소 시작된다. 여기서 능력은 머리로 계산해서 무엇을 책임질 것인지를 따져보는 능력이 아니라 가슴으로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느낄 줄 아는 능력이며, 가슴으로 느낀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또는 타인의 간절한 호소나 구원의 손길에 부응하여 모종의 조치를 취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 능력을 의미한다. 실천이 실종되면 책임도 무책임으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책임은 사람과 사람이 관계 속에서 느끼는 책임의식과 함께 자란다. 책임이라는 말은 책임을 지는 주체와 책임을 짐으로써 맺어지는 관계 안에서만 의미 있는 말이다. 책임의식은 겉으로 보기에는 나와 관계없다고 생각되지만 잘 생각해보면 나와 관계없는 일이나 현상은 없다고 생각하는 의식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한 시대이다. 그러나 어두움도 깊다. 지도자들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간극이 너무 아득하다. 세상은 거대한 관계망의 일부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나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어떤 관계가 있다. 나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은 나와 연결되어 있는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성 속에서만 존재 의미가 드러난다. 관계 속에 존재하는 사람은 그래서 관계가 맺어지는 순간, 관계가 계속되는 한 책임도 같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선거를 통하여 나를 뽑아주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노래한 모든 사람들은 지금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20년 전 잇단 재단비리로 망가진 학교 생존 고민하다 실험 프로그램 떠올려 최근 각종 과학,로봇 수상대회 휩쓸고 명문대 입학률도 순위권 진입 등 재기 20년 전 충격적인 재단비리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립고교가 있었다. 재단 측이 학생들에게 받은 각종 찬조금과 보충수업비를 빼돌려 자신의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했는데 교사들의 양심선언으로 이 사실이 밝혀진 뒤 거의 한달 간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다. 이른 바 ‘단군 이래 최대 사학비리’와 ‘상문고 사태’ 등 제목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이 사건은 관선이사 파견으로 정상화되는 듯 했으나, 2000년대 초 재단 측 인사들이 민선이사로 복귀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져 상당수 학생들의 등교거부, 대거 전학 및 편입학 사태로 이어졌다. 당시 1학년의 경우 20개 교실 중 5개를 채우기 힘들 정도로 학교는 망신창이가 됐다.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진 학교는 다시 일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10여년이 흐른 지금 다시 명문 일반고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서울대 최종합격자 배출 학교에서 전국 일반고 중 6위에 오른 것. 최근 각종 과학 로봇 경진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적 같은 ‘상문고 부활’에는 어떻게든 학교를 살려보고자 노력했던 교사들의 열정이 숨어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남준희(60) 과학교사가 우뚝 서있다. 물리교사인 그는 학교에 닥친 위기를 타개하고자 학생들을 상대로 ‘과학 아카데미’를 구축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10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 때가 2004학년도였다. 하지만 학교 존폐문제 자체를 걱정해야 할 만큼 위기가 심각했던 터라 이 계획은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남 교사는 “일부 교사들은 이 기회에 학교가 문을 닫으면 공립학교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어떤 교사들은 학교가 3류가 돼야 자기들이 편하니 그냥 있으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렇지만 학생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여긴 일에 대해 뜻을 굽히지 않았고 젊은 교사들을 설득하고 독려해 계획을 진행키로 했다. 뜻을 같이 한 교사들과 서울 시내 학교와, 대학들을 일일이 다니며 강사섭외와 시설 확보에 힘을 쏟았다. 그런 노력 끝에 4년 뒤인 2008년 토요일 방과후학습으로 과학아카데미를 열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2학년생 30명씩 선발해 오전 4시간 동안 과학 실험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교사들은 실험 후 학생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면 지도를 해주는 식이다. 이런 결과물을 통해 학생 개별적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고, 담임교사들은 학생부 방과후학교 활동과 교과 특기사항란 등에 도 이를 반영한다. 방학 때는 과학테마캠프를 떠나고 대학탐방도 한다. 특히 대학탐방 때는 캠퍼스 투어만 하는 타 학교와 달리 교수와 직접 만나 실험과 간단한 토론도 곁들인다. 이는 아카데미를 통해 학생 수준이 높아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남 교사는 “교수들은 우리 학교 학생들을 만나면 나이답지 않은 전문지식에 깜짝 놀라곤 한다”며 “학생들은 이런 자신감을 갖고 대입 면접 때 임하니 타 학교 학생들과 차별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학아카데미가 자리를 잡자 ‘인문학아카데미’, ‘영어 디베이트(토론)’, 로봇창작·휴머노이드로봇반도 생겨나 학생·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향후 영상반도 만들 계획이다. 이런 성공비결이 전해지면서 외부 컨설팅도 늘어나, 현재까지 65개 학교에 자료를 건네줬다. 이 학교들 중에는 일반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사고, 특성화고 등도 있다. 한 마디로 일반고의 반란을 이룬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스승의 날에는 ‘신일스승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나를 보고 설득을 잘 하고 일 추진력이 있다고 해서 사업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사욕을 위해 일 했다면 이 만큼 키우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로지 학생을 위해 도움이 될 일을 찾고 집중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정년이 2년 정도 남은 지금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요즘 중·장년기 계획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남 교사는 “이제 학교에 복합교육연구센터와 천문대 세우는 걸 마지막 목표로 정했다. 첫삽이라도 뜨는 걸 보고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비용 문제가 크다”면서 “교편을 놓게 되는 그날까지 기여할 일을 끝까지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신세대젊은이들의 잦은 비행과 사건 사고를 접하면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마음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문명의 발달로 살기가 너무 편리하고 좋아졌는데도 일부 청소년들의 마음과 영혼이 너무 나약하고 사람의 본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과 인성을 저버린 행동으로 자살에 이르게 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다. 군에서 병영생활을 하면서도 그대로 연장되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군 생활을 견뎌내지 못하고 우울증까지 겹쳐 자살하거나 총기사고로 국민을 놀라게 하더니 집단구타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을 바라보면서 무엇이 문제의 원인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첫째,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을 소홀히 해 온 것 같다. 유치원에서 글자를 가르치거나 영어를 가르치기보다 자연 속에서 인성을 배우도록 해야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숲속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꽃과 곤충을 관찰하고, 시냇물에서 노니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모래성을 쌓으며 자연을 배우는 교육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한다. 가장 위대한 스승은 자연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화로 복잡한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생존경쟁과 황금만능사상을 우선시 하는 어른들의 삶을 그대로 배우고 있다. 친구를 경쟁자로만 여기고 1등만 강요받으며 자랐지 않았는가? 같이 자라는 세대들을 적대시하는 마음이 은연중에 자리 잡았을 것이다. 컴퓨터, TV, 스마트폰 같은 문명의 이기(利器)가 사람사이의 정을 멀게 하고 비인간화로 가는 원인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문명을 잘 이용하며 살아가려면 인간성을 회복하고 사람의 정을 그리워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성현들의 말씀이 담긴 고전을 가르치는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새로운 것은 옛것에서 나오는 것이다.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가느라 옛것을 무시하고 버리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살찌우는 교육에 소홀히 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비슷하다.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을 살다간 조상의 지혜가 담겨져 있는 주옥같은 고전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우리조상들의 삶에서 우러나온 사자소학이나 명심보감 같은 문장하나라도 가르치는 정책이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심보감의 문구를 가르쳤더니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필자 앞에서 머리 숙여 반성하는 학생을 보고 큰 감명을 받은 경험이 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해야 인성이 싹트고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자신이 바라지 않는 것을 주위사람에게 시키지 마라! (己所不欲 勿施於人)만 가르쳤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성을 간직하지 않았을까?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마음이 황량해져가는 신세대들에게 부족한 마음공부를 시켜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국운이 융성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 아이들의 9시 등교를 강행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수업시간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할 것이다. 현행 교육과정에서의 단위 수업 시간은 학생 발단단계를 고려해 초등학교 40분, 중학교 45분, 고등학교 50분을 기준으로 정했다. 점심시간, 아침활동시간등 파행 필자가 전에 재직하던 학교 수업 운영방식은 8시 40분 등교, 9시에 1교시 시작이다. 20여 분 간 담임교사의 출석 점검, 간단한 아침 훈화 등을 하고 수업에 들어간다. 이는 학생 가정환경, 즉 도시와 농촌, 맞벌이 부모 비율, 교통난 등에 따라 편차가 많기에 확인 차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9시 등교를 한다면 이러한 시간을 포함해 9시 30분 정도 1교시 수업을 들어갈 수밖에 없다. 9시 30분에 1교시를 운영하면 초교는 1 단위 교과 시간 40분, 10분 휴식 3번, 4 교과 시간 운영을 하도록 돼있어 190분을 오전 시간에 사용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점심 식사는 12시 40분이 된다. 중학교의 경우 1 단위 수업시간 45분이니까 오후 1시, 고등학교의 경우 오후 1시 20분에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학생이 원한다 해서 9시 등교를 해야 한다는 말은 그럴 듯하나, 그 학생들에게 점심시간 여부를 놓고 질문을 다시 던져봐라. 어떤 반응이 나올까? 점심시간 마친 뒤 쉬는 시간 없애도 되겠니? 마지막 수업 시간 늦춰도 되겠니?’ 등에 대해 같은 반응이 나올지 의문이다. 학교는 교과수업 시간이 점심시간 이상으로 충실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점심을 먹이기 위해 수업시간을 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교실배식을 하는 학교보다 급식실 배식을 하는 학교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현재는 이른 등교로 무리 없이 급식실 배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9시 등교를 강행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교육과정 단위시간 준수라는 고민과 점심시간 확보라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 학교의 아침시간은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이 있다. 독서활동, 건강달리기, 자치활동, 교내봉사, 한자공부, 방송영어 등 다양하다. 그런데 학교가 9시 등교를 강행한다면 기초교육과 인성교육이 가능한 이런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9시 등교 강행으로 인해 교과 수업시간을 위한 획일적 학교운영이 될 것은 뻔하다. 학생 수면부족 문제도 못 풀어 9시 등교를 주장하는 사람은 청소년기 수면부족이 정서적인 면과 학습 효율적인 면에서 나쁘다는 연구 이론을 들어서 합리화한다. 10대들의 뇌는 9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학생들이 최상의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수면시간과 패턴은 가정환경, 학습 부담, 인터넷과 스마트기기 중독, 운동 습관 등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등교시간이 아니라 부모의 공부 강요, 방과 후 학원 및 과외공부, 스마트폰, 게임 등이 더 큰 이유인 것이다. 진정 학생들에게 공부라는 굴레를 벗겨주려면 사교육에 몰입하는 제도를 바꿔줘야 한다. 주지교과 점수 위주의 줄 세우기 입시 제도를 바꾸면 저절로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학교 스포츠, 예술 활동, 자치활동 등 학교 활동의 성과를 반영하고 교과 수업 시간을 줄여주는 제도적 뒷받침 마련이 훨씬 필요하다.
학습자 중심 수업 설계하기 ‘교사의 역할은 최소화하고 학생의 역할은 최대화’하는 학습자 중심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정교함과 세심함이 필수적이다. 교사가 핵심문장을 정리해 주어야만 학생들이 중요한 부분들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려야 하며, 다른 사람의 방식이 효과가 있어 보인다고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습자들의 능력과 성향 파악 없이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이번호에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효과적인 학습효과가 일어나도록 하는 구체적인 수업방법을 살펴본다. 효과적 단어 학습법 ‘픽셔너리(Pictionary)’ 영어 수업에서 어휘 학습량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어휘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효과적인 단어 학습이 필요했다. ‘어휘 암기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픽셔너리(Pictionary)를 ‘학습자 중심 수업’에 맞게 적용해보기로 했다. 픽셔너리(Pictionary)란 해당단어를 이미지와 함께 제시해서 각인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수업자료를 교사가 만들어 제시할 수도 있지만, 원하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오도록 했다. 물론 참여 학생에게는 ‘참여도 점수’라는 보상이 따른다. 상위권 학생들은 별로 어렵지 않게 좋은 ‘참여도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굳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픽셔너리(Pictionary)를 만드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 하위권 학생들에겐 ‘참여도 점수’와 더불어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가 있다. 픽셔너리(Pictionary)를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단어도 익히고, 자신이 만든 파워 포인트가 수업시간에 사용되니 그 시간에 졸지 않고, 자신의 결과물을 인정받으면서 뿌듯해져서 자신감도 향상된다. 다음은 학생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자료를 제작한 픽셔너리(Pictionary)의 예이다. ‘tension(긴장)’ 이라는 단어를 표현하기 위해 누군가가 목에 칼을 들이대고 총을 겨누는 장면을 묘사하는 사진을 찍었다. 이 상황보다 더 긴장된 상황이 어디 있을까? 두 번째 단어를 보자. ‘itenerary(여행일정)’라는 단어를 위해서는 학교 달력에 수학여행이라고 적혀 있는 기간을 형광펜으로 표시한 후 옆에 수학여행의 일정을 적었다. 달력 사진과 옆의 일정을 보면서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들이 이 이미지와 실마리가 어떤 단어를 의미하고 있는지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 자료들을 수업시간에 보여주며 다른 학생들에게 단어 학습을 확인시키는 동안 만든 학생들은 얼마나 뿌듯했을까? 아울러 이 학생들은 이 때 픽셔너리(Pictionary)를 만들었던 단어 20개는 죽을 때까지 안 잊어버릴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골라주고 적절한 학습방법을 제시해 주었을 뿐이다. 학습자들은 자신에게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아내어 자신들의 방식으로 단어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단원을 마치면서는 그 단원의 핵심문장 다섯 개를 학생들이 직접 고른 후 자신의 문장과 다른 팀원들의 문장을 비교해보고 의견을 교환하게 한다. 학생들이 고른 문장을 걷어서 문장 직소 퍼즐 맞추기, 순서배열, TF 게임 등의 복습활동에 사용하면 학생들은 좀 더 주의 깊게 문장을 선택하기 위해 꼼꼼히 본문을 정독한다. 교사가 핵심문장을 정리해 주어야만 학생들이 중요한 부분들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자. 교사가 제시해 주는 것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찾게 하되, 그것이 다음 활동으로 정교하게 연결되도록 하자. 아울러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습자들의 능력과 성향을 파악하여 적절한 맞춤형 과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실제 한 중학교에서는 학습자들이 제작하는 픽셔너리(Pictionary)가 효과적인 학습법이라며 학생들에게 해당 단원의 신출 어휘인 restaurant, dessert, sunny 등 기초단어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찾아 홈페이지에 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은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최상급반 학생들이었고, 결국 학생들의 활동은 의미 없는 시간낭비가 된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습자 중심 수업이란 “어떤 활동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학습자 스타일에 따른 맞춤식 과제 부여 [PART VIEW] 과제를 부과하거나 수행평가를 할 때도 학습자의 다양성은 고려되어야 한다. 오랜 시간 학교 교육에서는 주로 언어지능과 수학지능이 높은 학생들만 인정받아왔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서는 언어적 지능과 수학적 지능 외에 음악적 지능, 대인관계 지능, 자아성찰지능, 신체적 지능, 공간지능 등 학생들의 다양한 지능을 인정하고 그런 지능들을 살려주고 인정해줄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우리 현실에서 그렇게 다양한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한 수업을 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학습자를 4가지 스타일로 나누어 좀 더 단순화시킨 바크 러닝 스타일(VARK learning style)을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중지능이론 VARK 러닝 스타일 VARK 러닝 스타일에서는 학습자를 크게 시각적(Visual), 청각적(Auditory), 신체적(Kinesthetic), 읽고 쓰기를 즐겨하는(Reading Writing) 학습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습자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각기 다른 과제를 내 주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한 단원이 끝나면 본문 내용을 정리하는 과업을 숙제로 내준다. 이 때, 시각적 학습자를 위해서는 본문 내용을 그래픽오거나이저를 이용해 이미지나 그림으로 정보를 재구성 하도록 했고, 청각적 학습자를 위해서는 본문을 제한시간 내에 읽어서 카톡으로 보내거나 음성파일로 카페에 올리도록 했다. 읽고 쓰기형 학습자를 위해서는 본문을 해석해서 손으로 써오거나 요약정리를 해 오도록 했다. 신체적 학습자들을 위한 학습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들어 현재 진행형을 배울 때 몸으로 문장 내용을 표현하게 하고 나머지 학생들이 문장을 추측해서 써 보게 하는 등의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주로 기초적인 내용에 적합하여 고등학교보다는 중학교에서 적용할 수 있겠다. 그래픽 오거나이저 본문 읽어 카톡으로 보내기 문장 쓰고 해석하기 - 시각적 스타일의 ‘그래픽 오거나이저’ 과제 학생들이 제작한 그래픽 오거나이저(Graphic Organizers) 중에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그래픽 오거나이저는 읽거나 배운 내용을 그래픽이나 다양한 이미지 등을 활용하여 도식화하면서 정리하는 활동이다. 내용 구조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처음에는 본문 내용에 따라 적당한 템플릿을 골라주어서 연습을 시키다가 후반부에는 빈 종이를 주고 각자 자유롭게 본문 내용을 정리하도록 하면 된다. 다음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본문 내용을 그래픽 오거나이저로 표현한 예시이다. 첫째 학생은 중심 소재 단어에 대해 마인드맵으로 정리한 후 토픽을 쓰고,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cause effect로 정리했다. 둘째 학생은 중심 소재 단어(soccer)를 그래픽으로 형상화해서 그 안에 핵심 단어들을 정리하며 스토리를 이어갔다. 마지막 학생은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따라 1인칭 시점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같은 내용을 배웠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내용을 해석한다. 또 하나의 예를 보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작품이다. 첫째 학생은 마인드맵의 형식으로 주제를 정리, 둘째 학생은 단원의 내용에 맞게 환경문제로 썩어 가는 지구를 구하는 영웅들을 등장시켜 해결책을 내세우는 방식을 선택했으며, 셋째 학생은 본문에 나오는 친환경 건물의 특징을 본교 건물에 적용시켜 학교를 다시 설계했다. 교사가 아무리 지극 정성으로 설명을 잘 해 준들 강의 방식의 수업이 이렇게 학생들의 창의성을 발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학습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개별화 전략을 세우는 것은 실제 수업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어렵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보다는 학습자의 다양성을 배려하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하기보다 내 교실, 내 여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우리 교육은 사회가 요구하는 형태의 인재를 만들기 위해 변화해왔다. ‘이해찬 1세대’라 불리는 83년생들은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교육부의 약속과 함께 공부 대신 특기를 찾아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였지만, 이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시기의 사회에선 전문화된 인력들의 협업연구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교육에선 효율적인 전문가를 양성하고 학생들의 학습량을 줄이기 위해 자신이 필요한 과목만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대학교에선 한 두 과목만 평가에 반영하는 입시전형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처럼 몇 개의 선택과목만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시스템은 현재와 같은 교실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최근엔 인문학적 상상력, 사회 현상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과 과학기술 창조능력을 두루 갖춘 미래 인재육성의 기반 구축을 위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좋은 의도로 보면 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교실수업의 붕괴에 따른 처방이 현장에서 필요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도구과목의 점수비율이 높고 그 중 일부만 선택하여 대학 입시에 반영하며, 사회·과학탐구 과목 중에서도 과목을 선택하여 일부 과목만 입시에 반영함으로써 학교에서 진행되는 수업의 절반 이상이 ‘쓸 데 없는 과목’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물론 학생들이 수능에 적용되지 않는 과목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을 교사와 학교의 무능력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효율적 삶이 강조되고, 학벌중심의 사회구조가 뿌리 깊은 오늘날, 입시와 관련되지 않은 과목에 열정을 쏟을 학생들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행 교육시스템에서 문·이과 통합이 필요한 이유 융합을 하려는 이유는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창의적인 사고는 좋은 지식구조를 가질 때 가능하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은 전문화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식이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좋은 지식구조를 갖기 어렵다. 문·이과 통합을 통해 다양한 교과를 배움으로 균형잡힌 지식구조를 갖고 탐구활동 및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지식을 연결하는 과정을 배워간다면 사회에 필요한 창의성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10학년까지 문·이과가 통합되어 있는 형태로 수업을 받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국·영·수·과·사·예체능·창의적체험활동 등을 고루 수업한 학생들은 핵심공통 소양 함양이 충분히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과의 위계상 대학교에서 필요하고 사회에서 사용될 지식은 고등학교 2, 3학년 때 배우는 사회·과학 선택과목들에 많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학생들은 아직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장래희망 및 직업의 결정에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되돌리지 못할 만큼 많은 것들을 선택하는 작업이 고등학교 1학년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도 해결하기 위해서 꼭 문·이과 통합은 필요하다. 현재 기획되는 문·이과 통합 방법에 대한 의견 1) 도구 과목에 많은 시수 배정 문·이과 통합이 되기 전부터 우리나라 교육은 도구과목에 너무 많은 시수가 배정되어 있었다. 국어, 영어, 수학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다른 과목을 학습하기 위한 도구과목은 10학년까지 이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회, 과학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학습하는 방법 또한 중요한 과목이다. 과학은 필수적으로 실험이 함께 하여야 할 것이며, 사회 역시 실험실습 및 토론과정이 꼭 필요한 과목이다. 현재 수업이 이뤄지는 것처럼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융합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사회, 과학의 시수가 늘어나 좋은 지식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시간과 지식간의 연계가 공고히 될 수 있는 토론 및 실험시간이 보장되어야만 문·이과 통합을 통한 전인적이고 창의적인 인재양성의 목적에 맞게 될 것이다. 2) 새로운 융합형 교과서 제작에 관하여 현재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융합형 과학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과학 교과서는 현재의 과학과 연계성을 갖지 않으며 내용 또한 생소하여 아마 1명의 교사가 가르치기 힘들 것이다. 더욱이 1개의 단원에도 여러 과목이 혼합되어 있는 개념이 있어, 현행 대학교 커리큘럼에서 공부한 과학교사는 학생들에게 수업하기 매우 힘든 구조로 되어있다. 이로 인해 과학 교과서는 탐구능력과 실험을 통한 내용 파악이 되지 않은 채 사실을 안내하는 정도로만 구성되어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과학교과서는 융합과 최신 과학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는 바람에 처음 공청회 당시에는 시험도 4지선다형이 아닌 서술형 또는 O, X 형태의 문제를 출제하도록 안내할 만큼 체계적이지 못했다. 또한 밀어붙이기식의 정책이 시행되어 파행을 겪고 있기도 하다. 융합교육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학생들에게 지식을 섞어서 주는 것이다. 현재 과학수업을 받는 학생들 가운데 과학 교과서에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교과가 융합되어 있다고 받아들이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그냥 하나의 과학이라고 느끼며, 이것저것 섞여있는 덕분에 과학이 한없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많이 내리고 있다. 비빔밥을 하나의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외국인에게 비빔밥을 매번 같은 나물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준다면 외국인은 비빔밥의 참뜻을 알 수 있을까? 외국인은 비빔밥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나물을 선택하고 고추장을 넣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 융합도 마찬가지이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란 나물을 잘 선택하여 머릿속에서 융합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 융합이지, 교과서를 구성하는 교수들의 머리에서 융합된 내용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과학일 뿐 융합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가 아니라 생각한다. 단지 현재 나와 있는 교과서들은 이과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구성되어 있는 것이므로 과목 간 연계성이 높아 융합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부분만 골라 재구성하는 작업은 필요할 것이다. [PART VIEW] 3) 융합은 어디서? 교과서도 바꾸지 못하고 사회, 과학 시수만 늘어나면 현행 교육과정과 차이가 없다. 융합은 어디서 해야 할까?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이나 동아리 활동, 다양한 탐구활동 시간에 교과 공부가 아닌 현재까지 자신의 지식을 융합하여 프로젝트를 통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과학고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일반 인문계 학생들과 과학고 학생들이 대학에서 성취도가 다른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사실 과학고에서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학은 과학 II 교과서 내용보다 조금 더 깊은 정도이며 이는 대학교에서 한 번 더 배우기 때문에 지식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과학고 학생들은 수능을 위한 문제풀이식 교육이 아닌 탐구활동을 통한 결과도출에 역점을 둔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고, 다양한 실험과 동아리 활동으로 탐구활동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과학, 사회 시수가 많이 늘어 수업시간에 탐구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시수가 부족하다면 창의적체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시간에 깊이 있는 탐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창의적으로 지식을 재구성하는 연습은 좋은 지식구조 형성에 효과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경기백영고등학교는 교육현장에서 ‘삼투압 현상’을 실현하고 있다.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도입해 소수 상위권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쓰면서 이를 자극제로 삼아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명규 교장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생겨나면서 일반계 고등학교가 존립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학습모델을 개발하고, 경쟁 아닌 협동으로 실력을 쌓고 함께 어울리는 학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끌어주고 밀어주며 성적향상 여느 일반계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입학생 중 중하위권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큼에도 백영고는 매년 우수한 대학진학률을 자랑한다. 이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백영고 교사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학습 프로그램으로 방과후 학교 ‘도약반’과 ‘멘티-멘토 시스템’이 있다. 방과후 학교 ‘도약반’은 학생의 생활 전반을 밀착 관리하는 사교육 시스템을 적극 벤치마킹했다. 반 개설에 뜻을 모은 4~5명의 교사들은 성적 향상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자기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도약반’ 아이들은 매일 오전 7시 30분에 등교해 쪽지시험을 보고 방과 후에는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반복학습을 한다. 수업은 팀티칭으로 이루어진다. 조종연 부장교사는 “반복학습을 통해 학업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높여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년간 꾸준히 ‘도약반’에서 공부한 아이들 중 두 명은 성적이 향상돼 ‘심화반’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부장교사는 “1학년 말 성적이 수학 53%, 영어 24%였던 아이가 2학년 1학기에 수학 8.8%, 영어 1.6%까지 성적을 올려 교사들도 놀랐다”며 “생활습관을 개선해 절대적인 학습량을 늘리고 정기고사 2주 전 부모님 앞에서 목표를 정해 발표하도록 함으로써 목표의식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학생의 학습습관을 관리하면서 효과가 가시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올해 들어 백영고 교사들은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야심작을 내놓았다. 2~4명의 학생이 모여 서로 돕는 학습동아리 ‘멘티-멘토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오상길 교감은 “학생들이 아는 것을 직접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는 것’과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돼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동급생끼리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2학년을 대상으로 한 모집공고에 140여 명의 학생이 지원해 예상보다 더 큰 호응을 얻었다. 교사들은 멘토링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내 가용 공간을 배정해주고 주간 학습결과를 체크하는 등 최소한의 도움만 주고 있다.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는 ‘불계공졸’, ‘우공이산’ 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불계공졸(不計工拙)’ 상은 성적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한 학생에게 주는 상이다. ‘잘되고 못되고를 가리지 않는다’는 추사 김정희의 말을 빌렸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로 성실히 공부해 성적을 올린 학생에게 주어진다. 백영고는 2학년 학생들의 성원에 힘입어 2학기부터 예산을 따로 책정해 전 학년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어울림의 문화 백영고 학생들은 성적향상에 노력하는 한편 교과외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백영고에는 스쿼시부, 과학문화체험부, 문예창작부, 방송부 등 개설된 동아리만 61개다. 매년 11월 열리는 동아리 발표제는 교사와 학생들 모두가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자 학생들이 숨겨진 끼를 분출하는 무대다. 양한주 학생(2학년)은 “성적도 좋지 않고 눈에 띄지 않던 친구가 발표제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을 발휘해 모두를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시험스트레스도 풀고 좋다”고 말했다. 한편, 백영고는 2012년부터 호주 Tyndale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들이 국제교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해 하반기에도 Tyndale 학생 30여 명이 백영고 방문을 앞두고 있다. 특별한 손님맞이를 위해 백영영어홍보동아리와 희망자로 구성된 준비단은 Tyndale에서 오는 외국인 친구와 1:1로 짝을 지어 한국음식 만들기 체험과 인근 문화유적지 탐방을 할 계획이다. 이 교장은 “중하위권 학생들도 학교에서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교과외 활동에 참여하면서 성적과 상관없이 모두 하나 되어 어울리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영고는 교사들이 학생의 생활에 밀착해 손수 학습습관을 개선하고 함께 어울리는 문화를 조성하는 등 사교육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에서 공교육의 가치를 끌어내고 있다. 경기권에 안양·경기·과천외고 등 특목고가 연이어 설립되고도 백영고가 ‘명문 일반계 고등학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저력이 거기에 있었다.
매동초의 2014년 현재 전체 학생 수는 263명이다. 총 14학급(특수학급 1학급 포함)당 평균 학생 수는 18.7명이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초등학교 평균 학급당 학생 수 22.8명에 비해 아주 적은 숫자다. 또한 1학년(3학급)을 제외한 전 학년은 두 학급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교직원 수도 45명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학교에 비해 상당히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것은 굉장한 장점입니다. 교사 수가 적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교사의 마인드가 바뀌면 오히려 더 가족처럼 뭉치기 쉽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김휘경 교장은 소규모학교가 갖는 장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했다. 모두가 가족 같은 지역·학부모·학교 공동체 매동초는 소규모학교의 장점을 살리되 어려운 부분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중에서도 특수학급 학생들을 포함한 전교생이 한 명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국악동아리 활동은 매동초의 자랑으로 꼽힌다. 1·2학년은 택견이나 소고를, 3~6학년은 가야금, 판소리 등 국악 관련 8개 종목 중 희망하는 분야를 정해 한 해 총 20시간 동안 배운다. 갈고 닦은 실력은 가을 발표회 때 학부모와 외부손님을 초청해 선보인다. 작년에는 문화예술교육 영역 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국악동아리 운영에는 종로구청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종로구 문화교육지원사업에 채택돼 꾸려나갈 수 있었다. 교사 수가 적은 탓에 외부의 지원 없이는 프로그램 운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매동초에서는 학부모 공동체의 역할도 크게 두드러진다. 다른 학교에 비해 ‘아버지회’의 활약이 크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매년 근로자의 날에 학교 뒤 인왕산에서 개최되는 ‘매동 산행대회’에서 아버지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매동초 아이들이 1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인 ‘매동캠프’ 또한 아버지들이 주축이 돼 이끌어 온 프로그램이다.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1박 2일 동안 캠핑을 하는데, 세부 프로그램 중 ‘담력훈련’ 때는 아버지들이 직접 귀신 분장을 하고 교실에 숨어 아이들을 맞이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몹시 즐거워하는 행사다. 어머니들 또한 학교가 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예절교육을 담당하는 명예교사로 활동 중이다. 매동초는 2012년에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예절실을 설치했다. 어머니들은 전통예절 교육기관인 예지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아이들에게 직접 한복 입는 법, 절하는 법, 차 대접하는 법 등의 예절을 가르친다. 첫 해에 6시간 운영하던 것을 반응이 좋아 현재는 10시간으로 늘렸다. 어머니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통예절 교재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학부모들의 참여도가 높은 이유는 학생 수가 적은 만큼 모두가 ‘내 아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는 덕분이다. 그 결과 ‘2013년 학부모 학교 참여 우수학교 교육감 표창’도 받았다. 엄마들의 입소문 타고 도심 속 소규모학교로 자리매김 김 교장은 프로그램 운영에 지역사회, 학부모 공동체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결국 교사들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외부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것은 교사들입니다. 학생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하죠.” 지역, 학부모, 학교 모두 아이들에게 내실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역시 소규모학교만의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게다가 매동초 근처 지역 재개발로 인해 학생 수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매동초의 학생 수는 작년에 비해 16명이 늘었다. 매동초의 노력이 엄마들의 ‘입소문’을 탄 결과다. 매동초는 공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립학교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성이 높다. 그만큼 교육의 질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모든 일의 목적으로 두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여름방학 동안에는 특별프로그램으로 영어, 과학, 체육 교과 무료강좌를 하루 두 시간씩 운영했다. 강사비는 종로구청 지원을 받았다. 기존에 운영하던 수익자 부담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방학 동안에도 하루 4시간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매동초에서는 방학식, 개학식에도 급식을 제공한다. 소수일지라도 학교에서 밥을 주지 않으면 굶을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매동초에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같은 소규모학교라고 해도 개별 학교가 처한 상황은 다 다릅니다. 도시와 농촌의 환경이 다르고 학교마다 지역·계층적 특성과 문화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를 면밀히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타학교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서는 효과가 없어요. 각각의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서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효과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김 교장의 소규모학교 운영 철학이자 매동초가 작지만 내실 있는 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첫째 “언제 밥이나 한번 합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 말을 한두 번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말을 하는 쪽에서는 이 말의 친화적 효능을 상당히 믿는 눈치이다. 그러니까 이 인사법이 이처럼 널리 만연되어 있는 것 아닐까. 그런데 듣는 쪽에서는 이 말에 대한 신뢰가 그다지 높지는 않다. 그저 말로만 던져 보는 립 서비스(lip service) 정도의 관심일 뿐, 실제로 밥을 먹자고 연락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말처럼 맥 빠지는 거짓말이 없다고 한다. 이를테면 ‘빈말 인사’라는 것이다. 서로가 그렇게 되지 않을 줄 다 알면서 주고받는 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유독 한국 사람들에게만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얼마 전 어떤 영어 신문의 칼럼 (editorial)에서 보았는데, 미국인들도 친밀해지려는 의도를 이런 표현으로 한다고 한다. “Let’s have lunch someday” 하고 당장이라도 같이 밥 먹을 듯 말해도, 그 someday는 언제일지 모르는 someday일 뿐이라는 것이다. “We’ll have to do lunch someday”라고 말하면 제법 강한 의지가 표명된 것 같지만, 이 경우도 실제로 함께 밥을 먹게 되는 장면에 이르게 되는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이 친화적 매력을 주는 인사말로 다가오는 것은 ‘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특별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 한번 봅시다”라고 하거나 “언제 한번 연락합시다”라고 하는 것에 비해서 ‘언제 한번 밥을 먹자’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서로 공유하게 되는 일, 즉 ‘밥을 같이 먹는다’는 일이 암시하는 ‘상대와의 진한 일체감’, ‘상대에 대한 강력한 대화지향의 태도’가 각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언제 밥이나 한번 합시다”라는 인사말대로 실제 식사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장면을 상정해 보면 이 말의 친화적 효과를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이 잘 지켜지지 않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지, 이 인사말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그래서 상대가 믿음을 주는지 안 주는지 살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내 진정성만 강조하여 ‘언제 밥이나 한번 하자’는 인사를 오늘도 남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빈말로서도 일정한 효과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인사말을 버리지 않고 입에 달고 다니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요컨대 ‘밥’이 소통이나 대화에 어떤 활성 효과를 불어넣는 힘은 크고 중요하다. 그런 뜻에서 밥의 힘을 새롭게 주목해야 한다. 둘째 인문학적 물음으로 바꾸어 보자. ‘밥’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밥을 먹어야 산다. 우리들의 생물학적 삶을 담보하는 ‘밥’의 가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아니, 그 이상의 가치로 밥은 하나의 이데아를 이룬다. 밥은 소중하다. 배가 고플 때는 생각해 볼 틈도 없이 소중하고, 배가 부를 때에 밥에 관해서 명상을 해 보아도, 밥은 나의 욕구와 상관없이 소중하다. 이런 인식은 인간 생명에 대한 외경(畏敬)과 그리 먼 거리에 있지 않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이 먹을 것(밥) 가지고서 장난치면, 철이 나지 않았다고, 철딱서니 없는 짓이라고 야단을 쳤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을 웃긴답시고 출연자로 하여금 밥에 얼굴을 처박게 하거나, 밥으로 놀이를 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르신들은 혀를 찬다. 그뿐인가. 밥은 먹거리 그 이상의 가치, 영양 효과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그래서 이렇게 믿었다. 밥을 남겨서 버리게 하면 죽어서 아귀가 있는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밥은 어쩔 수 없이 사회성을 띠기도 한다. 보릿고개 허기 기운으로 가물가물하던 그 가난하던 시절에 “밥 먹었니?”, “밥 먹었느냐?”, “진지 드셨습니까?” 하고 오로지 밥으로만 인사나 안부를 묻던 관습이 바로 그러하다. 밥 먹고 사는 일이 쉽지 않던 때의 인사말이다. 지금도 경상도 사투리로 “니, 밥 묵었나?” 하고 말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밥 안부를 인사로 앞세우던 그 배경에는 밥 못 먹은 사람에 대한 밥 대접을(비록 한 덩어리의 찬밥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사회적 실천 덕목으로 여기던 우리네 가치관이 스며있는 것이다. 이처럼 밥은 사회적 나눔의 의미를 강렬하게 표상하는 것이었다. 움치고 뛰어도 우리는 밥의 영토를 벗어날 수 없다. 밥을 먹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밥 때문에 살아야 한다는 것을 비루하게 여기는 것은 허영심의 일종이다. 밥은 삶의 굴레이기도 하지만, 밥이야말로 삶의 실존을 담보하는 매우 거룩한 조건이다. 누가 밥을 무시하랴. 그럴듯한 위엄도, 명예로운 의식(儀式)도, 강렬한 이념의 실천도, 그 어떤 거룩한 전쟁(聖戰)도, 그것을 막아내는 지혜로운 외교도, 아주 고상한 교육도, ‘밥’으로 지켜지는 삶이 있고서야 가능하다. 이렇게 밥의 총체성을 좀 너그럽고 따뜻하게 이해하려고 든다면, 즉 우리들 삶과 밥의 상관성을 좀 더 다채롭게 연결하고 이해하면서, 삶과 밥 사이를 상호 통섭의 생각으로 다가가면,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하는 이분법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전자 안에 후자가 들어 있고, 후자 안에 전자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인식의 결정적 경지란 무엇일까. 밥으로 소통을 삼고, 밥으로 감사를 느끼고, 밥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경지이어야 하리라. 그러기 위해서라도 밥을 위해서 우리는 열심히 일해야 한다. 셋째 초등학교 4학년 때, 내 선생님은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온 갓 스무 살의 총각 선생님이었다. 내가 다닌 학교는 가난한 시골 농촌학교였는데, 가정 형편상 중학교 진학을 마음에 품을 수가 없었다. 중학교 진학률이 30% 정도 되었을까. 선생님은 가끔 저녁 무렵에 어린 제자들을 당신의 하숙집으로 불러서 저녁상을 차리고 함께 밥을 먹었다. 그리고 책도 읽어 주고, 역사 이야기도 해주고, 수학공부도 가르쳐 주며, 우리의 공부 의욕을 북돋아 주었다. 가정 형편상 중학교 진학이 여의치 않던 우리에게 실력을 길러 어떻게 해서든 중학교를 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나는 공부도 공부지만 선생님과 함께 밥상에 앉아서 먹은 저녁 밥맛이 그렇게 인상적일 수가 없었다. 아마도 선생님은 하숙집 주인에게 별도의 부탁을 하여 어린 제자들의 밥상을 차리게 했을 것이다. 그 해 늦가을 선생님이 군대에 가던 날, 우리들 모두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런 이별 경험은 내 인생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PART VIEW] 대학시절 은사이던 K 교수님은 당신의 ‘문학’ 강의가 종강되는 날, 대학생 제자들을 학교 앞 음식점으로 불러서 밥 한 끼를 사주셨다. 우리는 큰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을 드리며 그 밥을 먹었다. 선생과 제자 사이에 놓인 밥이란 무엇인가. 그 밥을 매개로 사제가 서로 자유로운 인격으로 친화하여 무언가를 나누게 하는 것이다. 훗날 제자들의 마음에 흘러갈 풍경이 아름다울 것이다. 그때 우리가 느꼈던 선생님에 대한 그 친숙함이란 얼마나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이었는지, 스스로 대견스러웠다. 그날 선생님과 나눈 대화의 자유로움은 우리들의 자존을 저만큼 고양시켰다. 나도 선생 된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선배 교수 중에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노모에게 드릴 용돈과 제자들에게 밥 사줄 돈은 내 벌이에서 미리 떼어 놓아야 한다. 내가 아껴 쓰고 남으면 그때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될 것 같지만, 이 두 가지 일은 그렇게 해서는 좀체 이뤄지기 어렵다.” 얼마나 아름다운 실천의 지혜가 담긴 말인지. 제자에게 대접한 한 그릇의 밥은 나중에 열 그릇도 넘게 나에게 돌아온다. 제자에게 열 그릇의 밥을 되돌려 대접받았다는 뜻이 아님은 누구나 이해하리라. 제자를 위해 베푸는 밥 한 그릇, 그것이 스승과 제자의 일생을 아름다운 소통으로 묶어 주는 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년의 스승과 장년의 제자가, 가르치고 배웠던 세월을 까마득히 뛰어넘어, 밥상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풍경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인생 전체로 보면, 이렇게 세월을 더해가며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제자는 오로지 스승의 복이다. 그 복을 감사히 여기는 스승은 제자에겐들 복이 아니 될 수 없다. 전통사회에서와는 다른 현대사회에서의 바람직한 사제 모델을 이렇게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밥의 힘은 이래저래 위대하다.
올해 가을부터 非백인 학생 50.3%로 늘어 라틴계 급증, 동양계 증가, 백인 감소 추세 다문화·이중언어 연수, 빈곤계층 복지 확대 미국의 국·공립학교 학생의 인종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소수인종으로 분류됐던 인종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던 백인 수를 뛰어넘은 것이다. 미국의 인구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런데 미국 국가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이번 2014~2015학년도 가을학기부터 초·중등 국·공립학교 학생 중 라틴계, 흑인, 동양인 등 다른 인종의 총 학생수가 50.3%가 됐다. 처음으로 백인의 수를 능가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라틴계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백인 인구의 감소에서 비롯됐다. 동양계 인구의 꾸준한 유입도 영향을 미쳤다. 흑인 인구는 비슷한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국가 발전을 위해 늘어나는 백인 이외의 인종의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교에서 인종 구성의 변화는 교사들에게도 난제를 안겨주고 있다. 하나는 교사와 학생의 인종적 배경이 달라 교사가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2011~2012학년도에 교사 340만 명 중 대다수인 82%가 백인, 8%가 라틴계, 7%가 흑인이다. 이 때문에 교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백인들의 삶과 주로 가난한 가정 출신에 영어도 익숙지 못한 다른 인종 학생들의 삶이 크게 달라 학생 교육 및 생활지도에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변화는 20여 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돼 이제는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욕, 텍사스와 같이 역사적으로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던 지역뿐만 아니라 주로 백인 가정이 모여 살았던 농·어촌 지역에서도 인종다양성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등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하이츠·인우드 교육구의 중학교 교사인 호세 루이스 빌슨은 “학생과 교사의 인종이 다르다는 사실이 양자의 관계 정립에 어려움을 준다”며 “백인인 교사는 어려운 환경 출신이 대부분인 다른 인종의 학생들을 문화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업성취에도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해주고 그들이 누구인지 인정해주는 교사에게 마음을 열고 반응을 더 잘해준다”며 “이를 위해 백인 이외의 인종에서 더 많은 교사를 채용해야 한다”고 했다. 다인종 학생 증가로 언어교육에도 어려움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1990년대부터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로부터 온 이민자들이 많이 유입된 서부지역에서는 200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영어가 외국어인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부모와 학생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연수 프로그램도 많이 생겨났다.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는 2050년이 되면 17세 이하 청소년·아동 중 34%가 이민자 1세대 혹은 2세대일 것으로 전망했다. 퓨리서치센터의 리처드 프라이 선임연구원은 “이 추세가 지속되면 이제는 유아교육에서도 영어를 모르는 학생들을 대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민자들이 주로 가난한 계층이라는 것이다. 인구구성의 다양화가 빈곤 가정 학생 비율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생수가 7000여 명인 메인주 포틀랜드시 교육구의 경우 백인 학생 비율은 60%지만 메인주 내에서는 백인이 아닌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다. 데이비드 갈린 포틀랜드시 교육국장은 “관내 10개 초등학교 중 4개교는 백인 학생이 절반 이하”라며 “이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동남아 난민의 유입과 최근 동유럽과 중앙아프리카 국가 난민의 수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빈곤계층 유입으로 무상 또는 할인급식 대상 학생이 55%에 육박했고, 다인종 학생들이 학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종이 다양해지고 소수였던 인종이 주류가 돼 발생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히려 이들을 국가의 자산이 되도록 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과제가 될 것이다.
개학한 요즘 교무실은 9월 수시모집을 앞둔 고3 담임의 아이들 상담으로 분주하기까지 하다. 매년 고3 담임을 연임하면서 아이들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수정해주고 써주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올해는 담임이 없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점심시간이었다. 한 여학생이 음료수 하나를 들고 찾아왔다. 그런데 그 여학생의 손에는 생활기록부 복사본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추천서 양식이었다. "선생님, 1학년 때 저와 한 약속 잊지 않으셨죠?" "무슨 약속?" 시간이 많이 흘렸기에 처음에는 그 아이와 무슨 약속을 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아이가 건네준 생활기록부를 훑어보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3학년 1학기 때까지의 모든 영어교과목 성적에 빨간색 컬러 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눈에 잘 띄게 하려는 듯 별표가 그려져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그 아이와의 약속이 무엇인지 불현듯 떠올려졌다. 문득 지원자를 처음 만난 1학년 때의 영어 시간이 생각났다. 영어 시간 내내 눈치를 살피며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그 아이를 발견하였다. 영어 시간에 수학문제를 푸는 그 아이의 행동에 은근히 화가 났다. 그래서 그 벌로 배우고 있는 본문 내용 20번을 써오게 하였다. 다음 날 아침. 그 아이는 숙제를 한 노트를 들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그리고 숙제를 하느냐 피곤했는지 그 아이의 눈이 많이 풀려 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 아이가 해 온 숙제를 끝까지 검토해 보았다. 깨알 같은 글씨로 본문 내용을 정성 들여 써 왔으며 본문 내용을 다 쓴 뒤 맨 뒷장에는 반성문까지 적혀져 있었다. 그 아이의 진심 어린 반성문에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알았지?" "……" 그 아이는 대답 대신 연신 멋쩍은 미소만 지어 보였다. 행여 영어 공부를 포기하지 않을까 그 아이와 작은 약속을 하였다. "영어공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렴.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렴. 선생님이 도와주마. 그리고 힘들겠지만, 영어 성적이 상위 4%(1등급) 안에 들면 재학 중 네가 원하는 것 하나를 꼭 들어주마." "네, 선생님." 그제야 그 아이의 표정이 조금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 매시간 최선을 다하는 그 아이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학년 때는 가르치지 않았지만, 가끔 마주치는 그 아이의 손에는 영어단어장이 쥐어져 있었다. 3학년 때 다시 만난 지원자는 1학년 때 가르쳤던 그 어떤 아이들보다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 아이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과목보다 영어공부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고 하였다. 그 결과, 3학년 1학기까지의 모든 영어 교과목 성적이 상위 4%(1등급)에 이르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그리고 대학 또한 영어와 관련된 학과를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이 모든 것은 1학년 때 영어 선생님인 나 때문이라며 추천서를 써 줄 것을 정중하게 부탁하였다. 순간,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한 그 아이가 대견스러워 보였다. 한편 이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얼마 남지 않은 대학입시에서 그 아이가 꼭 합격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