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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서령고(교장 김동민) 카누선수들이 2015년 5월 1일(금)부터 5월 3일(일)까지 백마강 카누 경기장에서 실시된 제11회 ‘백마강배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 3개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서령고 카누부는 1년 내내 서산 성암카누훈련장에서 피나는 훈련을 해 왔다. 특히 박창규 감독과 최승기 코치의 열정적인 지도와 선수들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맹훈련이 조화를 이루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선수들의 우승 성적은 다음과 같다. 오해성 c1-200m 동메달, 김진성,오해성 c2-200m 금메달, 박철민 c1-1000m 동메달, 김진성,이대운 c2-1000m 은메달, 최문석 c1-500m 동메달, 김진성,이대운 c2-500m 금메달 서령고 카누부는 1998년에 창단되어 당해 연도에 벌써 전국 체전에 참가하여 수많은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놀라운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역시 위와 같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숨은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처럼 세인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서령고등학교 카누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각종 경기 대회에 참전할 예정이다. 김동민 교장은 “도교육청의 정기적인 지원과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관계자 및 선수들에게 감사드리고 하루빨리 카누부가 일반인들이 즐겨하는 스포츠로 자리잡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도 금메달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 교직원들은 2015년 5월 1일(금) 봄맞이 교직원 연수를 실시했다. 모든 교직원이 전원 참가한 이번 연수는 태안 신진도항 일원을 5월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감사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제1회 고사 종료 후 오후 2시에 학교를 출발하여 3시에 안흥항에 도착했다. 3시 30분 유람선에 승선하여 약 1시간 30분 정도 태안의 비경을 감상했다. 이어서 5시 30분에 인천회관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아주 유용한 시간을 보냈으며, 연수를 통해 충전한 에너지를 학생들을 위해 잘 사용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시도별로 접수가 마감된 교육부 주최 진로교육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이하 진로교육 발표대회) 입상작 선정기준을 두고 초등교육 현장에서 많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시·도대회 입상비율을 초·중·고 각 30%:40%:30%로 맞추도록 한 교육부 지침 때문이다.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중·고등학교에 대해서는 비율 조정을 허용했으나, 초등은 30%를 넘기지 말 것을 강조했다. 초등교원들은 이 같은 교육부 지침이 명백한 차별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회요강을 수정해 재공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기 A초등학교 교감은 "교육부에 항의하니 '지난해 전국대회 출품작의 80%가 초등이라 중·고등학교 진로교육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들었다"며 "초등학교는 진로교육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선생님들의 연구대회 참여는 장려할 일인데, 되레 참여자가 많다는 이유로 전체 입상작에서 초등 몫을 30% 이내로 제한하고 출품자의 20%밖에 되지 않는 중등에 70%를 주도록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헌법의 호혜평등 원칙도 위배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반면, 교육부는 진로교육 발표대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교육 자체가 대부분 학생 진로와 연관된 것이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보면 진로교육 아닌 것이 없지만, 이 대회는 진로교육을 위해 개발된 학교진로교육프로그램(SCEP)이나 전환기 진로지도 프로그램(STP) 등을 활용한 좀 더 전문적인 실천연구를 장려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며 "초등 출품작 상당수가 이런 기준에 맞지 않아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선생님들의 노력을 감안해 포괄적 연구까지 인정해주다보니 초등 선생님들 사이에서 점수 따기 쉬운 대회로 인식돼 매년 출품작이 급증하는 등 왜곡된 측면이 있었다"며 "워낙 편 수가 많은데다 그동안 심사작 중 30~40%를 입상시켜주는 것이 관례로 굳어진 탓에 심사에서 걸러내는 것도 어려워 학교급 별 입상비율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로교육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중·고등학교 진로진학교사 등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설명에도 현장에서는 100%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심사로 부적격 작품을 걸러야지, 출품도 하기 전에 문제를 예단해 제한을 두는 것은 행정 편의적 접근이라는 비판이다. 학교급 간 입상 확률에 지나치게 큰 편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령 지난해 학교급별 출품비율을 적용해 한 시도에 초등학교 80편, 중학교 10편, 고등학교 10편이 출품될 경우 총 100편중 40편에 등급이 부여되고, 여기에 교육부가 변경한 입상비율을 적용하면 초등에 12편, 중학교에 16편, 고등학교에 12편이 배정된다. 즉, 중학교는 모든 출품작이 입상하고도 남는 반면, 초등학교는 5대 1이 넘는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대회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입상에 따른 승진 가산점 외에 별다른 보상이 없어 대다수 교사들이 참가 동기를 얻지 못하고, 그나마 참여하는 교사들도 입상 가능성이 높은 대회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 주최 연구대회가 각 부서별로 나뉘어 진행되는 탓에 종합적인 질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그에 따라 대회 간 노력대비 보상에 적잖은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진로교육 발표대회 문제도 이 같은 제도상의 문제 탓에 빚어졌다는 지적이다. 서울 A초등학교 교사는 "가산점 때문에 연구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외에 별다른 보람도 느끼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입상 못하면 1년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교사 입장에서는 쉬운 대회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유사한 대회가 난립하다보니 교육부 입장에서도 질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검증을 거쳐 대회를 통합하는 등의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교총은 연구하는 교직문화 조성을 위해 교원의 연구 참여를 위한 다양한 지원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구대회 미입상자에 대한 연수학점 부여, 연구실적평정점 초과점수의 공통가산점 환산 부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부가 현행 지방교육재정 보통교부금 교부율(내국세의 20.27%)은 유지하되 배분 시 '학생 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방교육재정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도농 간 교육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상황 악화로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마저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배분방식까지 도시에 유리하게 바뀌면 농어촌 교육재정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를 제외한 모든 도교육청이 여기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각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충분한 보완책이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삼영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교사를 배치할 때도 학급 수에 맞춰 배정하고 운영비도 학교 수에 따라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학생 수 기준을 늘리는 것은 학교를 통폐합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행자부에서 지자체 교육보조금을 통제해 농어촌 교육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교육청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라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가뜩이나 누리과정, 돌봄교실 등 복지예산 증대로 살림살이가 어려운데, 학생 수 비중을 늘리면 농어촌교육 재정이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런 점은 교육부도 잘 알고 있으니 크게 손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같은 도교육청들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의 공동대응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청 간 이해관계가 확연이 갈리기 때문이다. 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만 하더라도 '학생 수' 반영률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박재성 협의회 사무국장은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해왔지만 합의가 쉽지 않아 정리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도단위 교육청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어떤 보완책을 마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지방교육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세수 결손이 10조9000억원에 달해 2016년 교부금에서 최소 2조원 이상 차감 반영될 상황인데다, 경제 전망도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예산안 편성 시 예상 경상성장률(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은 6.1%이었으나, 지난 3월 9일 한국은행 발표에서는 4%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안 편성 당시보다 2.1%p나 낮은 수치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게는 4~6조원, 많게는 7~1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2017년도에도 교부금이 2조원이상 차감 반영돼,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 마지막까지 교육재정 부족에 허덕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경제논리에 따라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 지원 확대와 지자체 협력 강화를 통해 농어촌 교육을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국회 계류 중인 농어촌학교특별법의 조속한 법제화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또한 열악한 지방교육재정의 개선을 위해 교부율을 내국세의 25.27%로 상향 조정하고, 무상급식 등 과도한 복지예산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부총리부처 차관으로서 큰 책임감 느껴 정규수업은 정규교사가 맡는 여건 조성할 것 교원의 수준 높은 학습·연구 지원방안 마련중 김재춘 차관(51·사진)은 박근혜 정부의 '교육통'으로 평가된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때부터 박 대통령의 교육정책 입안과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오랜 교육·연구 경험을 통해 다져진 전문성과 교육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큰 장점으로 꼽힌다. 영남대 교수 재직시절에는 본지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주요 교육현안에 대한 현장성 있는 분석과 대안제시로 교원들의 많은 지지도 받았다. 그래서 그에게 거는 교육계의 기대가 크다. 김 차관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교육부장관이 사회부총리를 겸하는 상황에서 차관님의 역할과 무게가 더 무겁습니다. 그만큼 기대도 큽니다. "교육뿐 아니라 사회·문화를 아울러 관장하는 사회부총리 부처의 차관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의 살림을 꼼꼼히 챙기고 내부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사회부총리 부처의 차관으로서 관계부처 간 유기적 협력과 조정이 이뤄지도록 부총리를 보좌하는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 다문화 사회로의 진전, 일과 학습의 병행 확대 등으로 인해 여러 부처의 유기적 연계·협업을 통해 추진해야 하는 과제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개별 부처의 입장을 넘어 종합적인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이슈 제기단계부터 사회부총리를 보좌해나갈 것입니다." - 차관님께서 대통령 인수위원회,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거치면서 현 정부의 여러 개혁과제를 성안·추진하신 바 있어, 여러 현안들이 속도를 낼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대통령 인수위원회와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지냈기 때문에 현 정부의 국정비전과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는 점을 느끼고있습니다. 차관으로서 박근혜 정부 4대부문 개혁 가운데 하나인 교육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책무를 다할 것입니다. 교육부로 자리를 옮긴 후 작은 교육정책도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이 참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교육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산업과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는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 갈수록 교원들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사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래선 교육개혁도 동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교원 전문성 제고와 사기진작을 위한 복안이 궁금합니다. "교원의 전문성과 사기는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를 제고할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특히 담임교사는 특별히 우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교원들이 자기 개발을 통해 수준 높은 학습・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준비 중입니다. 관련 부처・기관과의 협의, 현장교원과 시・도교육청,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교원 사기진작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우선 스승의 날이 있는 이달 5월에는 공익광고와 SNS 활용 캠페인을 통해 교원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 차관님께서는 과거 칼럼을 통해 최소한 의무교육과정 정규수업은 정규교사가 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신 바 있는데, 현실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특히, 의무교육 단계인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가급적 모든 수업은 정규교사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규교원의 파견, 연수, 휴직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서는 한시적으로 기간제교원이 정규교사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원칙적으로 정규교원이 수업을 맡을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근무여건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21세기는 지식 정보화 사회이다. 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교의 역할도 바꿔야 한다. 과거처럼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가르쳐서는 곤란하다. 학생들 자신의 목적과 상황에 필요한 독서 자료를 찾아서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효율적인 방법이다. 독서는 지식과 정보 축적을 위한 것이며 동시에 21세기 생존을 위한 생활 수단이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 학교 현장에서는 독서 교육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독서 교육의 중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정작 체계적인 지도가 없다. 2000년대 들어와 학교는 도서관을 짓고, 장서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독서 교육을 하는 사서교사가 없는 곳이 많다. 학교 도서관은 고작 책만 대여해 주고 있다. 동네 책 대여점과 다를 것이 없다. 그동안 학교 현장의 독서 교육은 주로 국어 교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기본적인 읽기, 쓰기, 내용 이해 등 자기 생각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국어 교과는 독서를 위한 기초가 된다. 하지만 국어 교육에서 독서 교육은 문학 교육으로 치중되기 쉽다. 물론 문학 교육이 궁극적으로 인간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독서 교육의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문학 작품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독서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문학이 독서 자료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이용자의 정보 요구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따라서 철학, 종교, 사회, 과학, 역사 등 다방면에 걸친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 독서 교육에 대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이 학습 독서(reading to learn) 교육이다. 학습 독서는 교과 학습을 직접 혹은 간접으로 원조해 줄 수 있는 독서법이다. 학습 독서는 글을 읽고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으로,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활동이다. 일반적으로 이를 교과학습을 위한 독서라고 부른다. 이 방법은 핵심적인 개념을 나름대로 재구성하도록 도와줘 학습 능력을 신장시켜 준다. 최근 대학 입시에서도 학습 독서 교육이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6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전체 정원의 67%를 수시로 선발한다. 이 중에 학생부 종합 전형 등에는 학생부의 반영 비중이 크다. 학생부에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교과 담임 선생님이 독서 상황을 기록할 수 있다. 여기에 기록된 교과별 독서 내용이 학생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고, 학생 간 차별성을 평가할 수 있어 전형 자료에 중요하게 사용한다. 청소년들에게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게 해서 지적 영역을 확장해 주기도 하지만, 올바른 삶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정신적 행위이다. 독서는 정서적으로 심신의 안정을 주는 활동으로 인성을 바르게 한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정서 순화와 가치관 확립 등 인격 형성을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인성교육진흥법 통과로 학교에서 인성 교육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독서 교육이 곧 최고의 인성 교육이다. 교과 담임의 취향에 따라 수업과 독서를 연관하는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교과 지식을 풍부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선생님이 있다. 학교도 독서 능력을 키우고, 인격 형성을 완성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는 대학 입시 준비 등으로 체계적인 지도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학년별, 교과별, 분야별로 권장 도서 목록을 안내하고 읽게 하지만 방치되는 측면이 있다. 독서 교육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교사들을 위한 독서 교육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 연수에 교사들은 반드시 참여해 전문성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교과 담당 교사로서 독서에 관한 기초적인 이론부터 심층적인 지도 이론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과 학습과 관련된 효과적인 독서 교육을 계획하고 실천한 후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성장기 학생들의 독서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가 부족하거나 독서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독서 능력 발달이 지체된다. 학교에서는 독서 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핵심적인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학교 현장의 독서 교육은 교과학습과 연계하여 창의적 학습능력을 신장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육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정보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독서, 문제 해결을 위한 독서, 생존과 생활을 위한 독서가 중요한 영역이다. 독서를 통해 정서를 순화하고, 가치관을 바르게 만들어가는 교육은 성적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꾸준한 독서 지도는 학생들의 진로 지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진로 교육이 향후 미래를 살아갈 방향이라면, 독서 교육은 향후 미래를 살아갈 철학이다.
학습동아리 ‘흔채나’ 작년 결성 ‘역량기반 교육과정 재구성’에 교사 10여명 밤낮없이 열정 경기 ‘최우수 동아리’ 수상 결실 “누구든지 교육의 변화를 원합니다. 교육당국은 교육정책의 변화와 관련해 공문을 학교로 내려 보내지만 이것이 교육의 변화를 이끌기는 어렵습니다. 진정한 교육의 변화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학교 현장에 맞는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할 때 비로소 가능하며, 이러한 활동은 교사의 학습동아리로 가능합니다.” 지난 1년 간 교수학습동아리 ‘흔채나(흔듦·채움·나눔)’를 이끌어온 김영애 경기 와부고 수석교사의 말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은 수업을 위해 교사 스스로 열정을 갖고 연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학습공동체를 이뤄 서로 도우며 발전하는 교직문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김 수석교사는 보여준다. ‘나부터 바꿔야 한다’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야말로 진정한 개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연구부장일 때 ‘창의인성교육’이란 철학이 마음에 들어 푹 빠진 그는 이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더욱 파고들어 공부한 끝에 지난 2010년 한국교원대학교와 청주교육대학교가 공동 주체한 ‘교사의 창의적 수업 사례 공모전’에서 중등부문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 분야 실력자로 통하게 된 그는 이후 학습연구년을 거치면서 수업에 대한 연구를 더 해보기로 결심, 관리자의 길 대신 수석교사의 길을 택했다. 김 수석교사는 “당시 그동안 내가 이룬 성과를 알던 선후배들은 전문직시험이나 관리직을 권유했지만 교육 본질에 대한 연구를 더 하는 것이 행복할 것 같아 수석교사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부터 수업에 대한 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협업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수업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동기유발이 되지 않으면, 또 현장에 녹아들지 않으면 좋은 수업을 논하는 자체가 의미 없다는 걸 수년 전에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부고에 수석교사로 발령 받은 후 적극적으로 학습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학습동아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아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선생님들이 좋은 나눔의 경험을 가질 수 있었기에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동아리는 ‘역량기반 교육과정 재구성 방안 연구’로 각 교과별로 교육과정을 분석해 핵심학습요소를 추출하고, 또 여기서 재구성을 위한 주제 추출이란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한해 14명의 흔채나 참여 교사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실천하며 열정을 불태웠다고. 자비를 들이고 자기 시간을 내어가며 매주 한 번 이상 모였다. 밤늦게 끝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미래사회 인재 육성을 위한 융합주제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더 고민하고 의논하며 서로를 북돋았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학교현장에 적합한 창의적 교육과정 재구성방안을 연구하고 실제 수업에 적용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경기도교육청 학습동아리 공모에서 228팀 중 최우수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그는 올해도 계속해서 흔채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작년보다 인원이 확대돼 한층 더 내실 있는 연구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흔채나는 본인이 이끌어 가는 동아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이끌어 나가는 동아리로 탈바꿈돼 별로 할 일이 없을 정도로 자생력을 갖게 됐다. 김 수석교사는 “흔채나에 참여했던 선생님으로부터 ‘학습동아리를 통해 교사의 길을 제대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고 이런 경험을 통해 학습동아리야 말로 교사로서의 자존감을 일깨워줄 수 있었던 것이 큰 성과”라며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장연구에 대한 지원책도 요구했다. 아래로부터의 현장연구로 인해 교육개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파악하고, 이를 이끌고 있는 수석교사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수석교사가 되기 전 너무나 많은 업무에 치여 아이들 하나하나 바라볼 수 없었는데, 수석교사가 된 이후 아이들만 충분히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하다보니 지금처럼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Ⅰ. 들어가는 말 일반적으로 평가 도구는 다양한 평가 문항을 포함하고 있는 시험지의 형태로 나타나며, 시험지의 생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 속에 담겨 있는 문항들이다. 문항 하나하나가 제대로 잘 제작되어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충실히 재고 있을 때, 그 시험지는 평가 도구로서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문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평가 문항에는 객관식과 주관식이라 불리는 두 가지의 유형이 있으며, 각각 선택형과 서술형 문항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선택형 문항은 질문 또는 지문과 함께 여러 개의 답지를 제시해 놓고 그 중에서 적합한 답지를 선택하도록 하는 문항 형식을 말하며, 서술형 문항은 질문 또는 지문을 제시하여 응답자로 하여금 답을 생각해서 쓰도록 하는 형식의 문항이다. 문항 제작 시 가장 유의할 점으로는 문항에 중요한 학습 내용을 포함하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과 내용이 제한되어 있고 많은 문항들이 출제되다 보면, 지엽적이고 하찮은 내용을 묻는 문항을 제작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교과 내용의 인지 여부를 평가하여야만 교육 목표 성취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문항은 재고돼야 한다. Ⅱ. 선택형 문항의 제작 선택형 문항은 ‘문두와 지문(자료 포함) 및 답지’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수능 문항도 대부분 이와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수학탐구 영역 일부 제외). 여기서는 문두, 지문, 답지의 순으로 선택형 문항 제작 시 유의할 점에 대해 얘기하고자한다. 1. 문두 제작 시 유의 사항 (1) 묻고자 하는 질문의 내용이 단순 명쾌하게 구조화돼야 한다. 서술형 문항의 경우, 질문의 내용을 수험생 자신이 나름대로 해석하고 나름대로의 논리를 전개할 수 있으며, 채점자는 이를 감안하여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선다형 문항의 경우, 질문이 모호하면 답을 알고 있는 수험생이라도 오답을 고를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정답 시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 질문이 무엇을 묻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2) 일반적으로 선택형 문항의 문두는 불완전한 문장 형식을 취한다. ‘~로 알맞은 것은?’, ‘~로 가장 적절한 것은?’ 등의 그 예이다. 그런데 문항을 분석하다보면, ‘~고르시오’라는 형식을 취한 것이 발견되기도 하는데(영어 듣기 평가의 경우는 예외), 가능하면 불완전한 문장 형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3) 일반적으로 문두가 부정형인 경우, 부정어가 들어가 있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 학생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문항을 분석하다보면 ‘~바르지 못한 것은?’ 또는 ‘~바르지 못한 것은?으로 쓰여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바르지 못한 것은?’으로 통일시키는 것이 좋겠다. (4) 가 들어가 있는 문항의 경우 문두에 ‘~고른 것은?’이라고 문두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문항을 분석하다보면 가 “주어져 있지 않은 문항에도 ‘~고르면?’이라는 문두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가 들어가 있는 문항의 문두가 매우 다양하게 나오고 있었는데, ‘고른 것은?’, ‘고르면?’, ‘모두 고른 것은?’, ‘있는 대로 고른 것은?’, ‘모두 찾으면?’ 등이 그것이다. 수학능력시험문항의 경우 답지의 개수가 같을 경우에는 ‘~에서 고른 것은?’, 답지의 개수가 다를 경우에는 ‘~만을 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2. 지문 제작 시 유의 사항 (1) 지문이나 답지 등의 문장은 가능한 한 정확한 단어로 서술하여야 하며, 불필요하게 어려운 단어나 복잡한 구문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어려운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면, 평가하고자 하는 교과 내용을 측정하기보다는 언어 능력을 측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2)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내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평가도 교육의 연장이라는 관점에 비추어 비도덕적․비윤리적 문제는 제작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사회 현상을 다루는 사회 교과의 경우, 지문이 반사회적 내용이나 비윤리적 내용인 경우 그에 따른 질문은 좋은 문항이라 보기 힘들다. (3) 보기 제작시의 유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 박스 안의 기호는 ㄱ, ㄴ, ㄷ, ㄹ 등으로 표기한다.(외국어의 경우 a,b,c,d 사용 가능) 일부 출제문항을 보면 박스 안의 기호가 (가), (나), (다), (라) 등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 (가), (나) 등은 지문 속에 있는 여러 문단을 구분하여 나타내거나, 제시된 자료(글 자료, 지도 자료, 사진 자료) 등을 구분할 때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칙적으로 안에 ㄱ, ㄴ, ㄷ, ㄹ 등으로 표기하는 것은 ‘ 박스에서 답지를 고를 때로 한정된다. 답지를 고르지 않은 문항의 경우에는 문두에 ‘다음’을 사용하고 박스 속의 각 사항 앞에 기호를 ‘◦’로 표기한다.(박스 속에 내용을 단순히 열거하는 경우) 3. 답지 제작 시 유의 사항 (1) 문항을 분석하다보면 의 ㄱ, ㄴ, ㄷ, ㄹ을 조합하여 만든 답지 구성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나로 구성된 답지를 앞에, 2개로 구성된 답지를 그 다음에, 세 개로 구성된 답지를 나중에 배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답지의 수가 같을 경우에는 국어사전의 배열을 따른다. 참고로 수능에서는 모든 답지를 2개씩의 조합으로 구성할 경우에는 ‘ㄱ, ㄹ’로 구성된 답지는 만들지 않으며, 2개와 3개씩의 조합으로 구성할 경우에는 답지에 나온 기호의 수를 3번씩 나오도록 하여 동일하게 만들고 있다. (2) 문항을 분석하다보면 답지가 길이 순으로 배열되지 않은 문항들이 발견되었는데, 같은 지면에서 어떤 문항들은 길이 순으로 배열되어 있었으나 또 다른 문항들은 길이 순으로 배열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답지에 기승전결 혹은 시대사적 근거가 있다면 논리적 근거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답지의 길이가 짧은 것을 앞부분에, 답지의 길이가 긴 것을 뒷부분에 배열하는 것이 좋다. (3) 하나의 시험지는 쉬운 문항에서 어려운 문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항으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문항이 쉽다거나 어려우면 변별력이 떨어지며, 고등 정신 기능이 아닌 단순 기억에 의존하는 문항의 경우에는 문항의 타당도가 떨어진다. (4) 답지들 중 특이한 형태로 서술될 경우 이는 정답이나 틀린 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게 될지 모른다. 또한 문두나 지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답지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수험생이 자연스럽게 정답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 그럴 듯하고 매력적인 틀린 답지를 만들어야 한다. 선다형 문항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주의 사항 중 하나이다. 개념, 정의, 사실 등에 확실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수험생은 매력적인 오답지에 의하여 혼동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선다형 문항에 대한 평가는 답지들의 매력성에 의존한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6) 답지에 공통적으로 반복하여 나타나는 단어는 가능하면 질문에 서술하여, 수험생이 답지들을 읽을 때 소요되는 시간과 지겨움을 줄여야 한다. 답지에서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단어, 문장을 제거하기 용이하지 않을 때는 서술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 (7) 문두나 지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답지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수험생이 자연스럽게 정답 또는 오답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선택형 문항을 제작함에 있어 유의사항으로는 ‘답지 상호 간에 서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 ‘가능하면 답지는 짧게 하도록 한다.’, ‘정답의 번호가 특정 번호에 치우치지 않게 한다.’ 등이 지적된다. Ⅲ. 서술형 문항의 제작 1. 서술형 문항의 유형 가. 반응의 허용 정도에 따른 분류 응답 자유형과 응답 제한형이 있다. 응답 자유형은 응답의 내용범위와 서술양식에 큰 제한이 가해지지 않고 답안의 길이에 대한 제한도 명시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답안의 최대 길이가 학생 개개인의 능력수준과 시험시간에 의해서만 간접적으로 제한을 받는 문항 형태이다. 응답 제한형은 학생들의 반응 허용 정도가 상당히 제한된 것으로, 반응의 내용과 형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여 제한된 방향으로 답을 구성하도록 요구하는 문항 형태이다. 나. 자료 제시 여부에 따른 분류 단독 과제형과 자료 제시형이 있다. 단독 과제형은 자료나 정보를 제시하지 않고 특 정 질문에 응답하도록 하는 문항 형태이다. 자료 제시형은 문항 속에 학생이 읽을 자료를 제시해 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응답하도록 하는 문항 형태이다. 보통 “응답 제한형”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2. 서술형 문항의 제작시 유의 사항 (1) 단순 암기 위주의 지식보다는 고등정신능력을 측정하도록 한다. 선택형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정신기능은 구태여 서술형을 사용하여 측정할 필요가 없다. 서술형 문항의 장점은 다른 문항형식에서는 측정하기 어려운 사고력, 추리력, 종합력, 비판력, 분석력, 응용력, 표현력, 창의력과 같은 정신기능을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문항을 제작해야 한다. (2) 구체적인 학습 결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질문을 구조화시키고 제한성을 갖도록 한다. 서술형 문항이 흔히 가지는 약점 중의 하나는 너무 모호하고 일반적이라는 점이다. 문항이 애매모호하면 학생은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혼란을 빚게 된다. 또한 학생의 반응이 너무 다양해져 채점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므로 문항이 요구하는 영역을 규정하고, 제한하며, 이것을 잘 구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반응의 자유도를 허용하되 답의 표현은 「이곳으로」라는 방향을 지시해 주는 문항이 되어야 한다. (3) 문두의 말미는 구체적인 형태로 제시되는 것이 좋다. 많은 서술형 문항의 경우, 문두의 말미는 ‘서술하라’. 또는 ‘간략하게 쓰시오.’라고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어느 때는 문두의 말미를 ‘비교 분석하라’, ‘이유를 설명하라’ 등 보다 구체성을 띨 필요가 있다. (4) 응답 요소의 종류를 나열하도록 할 경우에는 가지 수를 한정해야 한다. 서술형 문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가지 이상 제시하시오’라고 묻고 채점 기준에서 지정된 ○가지 이상을 제시하면 ‘상’ 혹은 ‘최고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경우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많기 때문에 요소를 나열하도록 할 경우에는 ‘○가지(만) 제시하시오’라고 한정하고, 채점 과정에서는 지시한 ○가지까지만 채점하고 뒤에 나열되는 요소에 대해서는 채점을 하지 않아야 함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이를 위해 문두 말미에 ‘4가지 ○+1이상 제시하였으면, 앞의 것 ○개만으로 평가함’을 제시하기도 함) (5) 여러 문항 중에서 선택해서 쓰도록 하지 않는다. 흔히 서술형 평가에서 보는 현상으로, 3개 혹은 5개 정도의 문항을 주고 「택1」 「택2」 등의 옵션을 주어 학생이 자유로이 선택해서 쓰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문항의 경우, 학생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한다. 첫째, 3개 문항이 서로 이질적인 내용일 경우 시험의 타당도가 떨어지게 된다. 각기 다른 문항을 선택해서 답을 했을 경우 그에 대한 채점 점수는 학생들의 서로 다른 능력을 재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채점의 노력과 시간이 배가된다. 셋째, 이와 같은 문항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넓은 교과 내용 중 본인이 원하는 내용만을 공부하고 부분 학습 습관과 같은 요행심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6) 서술형 문항의 경우 답의 길이는 약 20-100자 정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항에서 요구하는 답안의 길이를 중심으로 볼 때, 50자를 경계로 하여 비교적 짧은 분량의 문항과 비교적 긴 분량의 문항으로 나눌 수 있다. 평가 문항의 성격에 따라 필요한 경우 목적, 분량, 시간 등을 제한하여 명시할 수 있다. (7) 서술형 문항의 문두는 완전한 문장 형식을 취한다. 서술형 문항의 문두는 ‘~쓰시오.’, ‘구하시오.’, ‘설명하시오’ 등의 완전한 문장 형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술형 문항을 분석하다보면, ‘~제도는?’, ‘구하면?’ 등과 같은 문두가 발견되는데, 불완전한 문장이 아닌 완전한 문장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서술형 문항을 제작할 때 유의할 사항으로는 ‘문항을 배열할 때 쉬운 문항에서 어려운 문항으로 배열한다.’, ‘각 문항에 응답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응답 시간을 배려한다.’ 등이 지적된다. 3. 서술형 평가 문항 채점 시 유의점 선택형 평가와는 달리, 서술형평가의 성공 여부는 문항 자체의 질뿐만 아니라 채점의 질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아무리 좋은 문항이라 해도 채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신뢰성이 떨어져 활용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서술형 평가에서는 능력 있는 문항 제작자와 함께 우수한 채점자, 그리고 합리적인 채점 과정이 더욱 요구된다. 다음은 채점을 할 때의 유의 사항들이다. -채점 기준을 사전에 명료히 해야 한다. -학생(답안지) 단위가 아닌 문항 단위로 채점이 이루어져야 한다. -답안지를 일차적으로 한번 읽고 난 뒤, 구체적으로 채점한다. -채점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가며 맑은 기분으로 차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답안지에 있는 학생의 성명과 번호를 가리고 채점해야 한다.
Q. 성취기준 도달 측정에 충실한 문항을 만들고 싶어요 학기 초, 평가 관련 연수는 받았으나 선배 교사, 동료 교사와 협의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출제 유의사항에 대한 세부 정보가 여전히 부족합니다. 또 학생 특성 파악이 미흡해 수준에 적절한 지문 선택, 자료 제시, 문제 난이도 결정 등이 고민됩니다. 특히 요즘 중요시되고 있는 서술형 문항 출제에서 더욱 어려움을 절감합니다. -박정민 인천 서도고 교사 A.“매 수업 시, 문항제작 습관을 들이세요” 형성평가 자주 실시하면 도움 질문 구조화하고 제한성 둬야 좋은 문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일 년에 네 차례 정도 치르는 정기고사 출제만으로 문항의 질을 제고하거나, 학습자의 성취수준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초롱초롱한 아이들을 보며 높은 성취수준을 기대했지만 예상외의 점수로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 후폭풍이 크지요. E등급이 너무 많이 나와도 안 되고, A등급이 너무 많으면 변환표준점수가 낮아져 대입에 불리하다 해서 공격을 받습니다. 이런 사태를 예방하려면 평상시 수업내용과 관련해 형성평가를 자주 실시하고, 이 문항을 변형해 정기고사에 출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형성평가는 학습자의 성취수준을 가늠하게 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매 수업 준비 시, 학습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문항을 만든 다음, 수업에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수업에 대한 자신감도 생길 뿐 아니라 평가와의 연계도 긴밀히 이뤄질 수 있습니다. 동료 교사와 협의가 잘 이뤄져 검토가 꼼꼼히 오고가면 문항의 질은 아주 좋아집니다. 이 방법이 불가하다면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전국연합모의고사 문제와 비교해 보세요. 모의고사는 수능 유형에 따라 제작되기 때문에 선택형 문항 출제에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서술형 문항이 매우 강조되는데, 제작도 쉽지 않지만 채점 기준 마련에도 고충이 많습니다. 유의사항에 대해 살펴봅시다. 먼저 단순 암기 위주의 지식보다는 고등정신능력을 측정하도록 합니다. 서술형 문항의 장점은 다른 문항형식에서는 측정하기 어려운 사고력, 추리력, 종합력, 비판력, 분석력, 응용력, 표현력, 창의력과 같은 기능을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학습 결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질문을 구조화시키고 제한성을 둡니다. 서술형 문항은 자칫 모호해지기 쉽고 학생들의 답안이 다양해져 채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답안에 자유도를 허용하되 방향을 지시해 주는 ‘응답 제한형’이 좋습니다. 셋째, 문두의 말미는 구체적인 형태로 제시돼야 합니다. 대다수의 경우 말미를 ‘서술하라’ 또는 ‘간략하게 쓰시오’라고 구성하는데 이를 ‘비교 분석하시오’, ‘이유를 설명하시오’와 같이 보다 구체성을 띤 형태로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채점의 노력과 시간이 배로 들 수 있기 때문에 응답 요소의 종류를 나열하도록 할 경우에는 가지 수를 한정하고 여러 문항 중에서 선택하게 하는 방법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술형 문항의 답 길이는 20~100자 정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문항을 분석하다보면, ‘~는?’, ‘~하면?’과 같은 문두가 발견되는데 문두는 ‘~쓰시오’, ‘구하시오’, ‘설명하시오’와 같이 완전한 문장 형식을 취하도록 합니다. 채점 시 유의점으로는 기준을 사전에 명료히 하고 학생(답안지) 단위가 아닌 문항 단위로 채점해야 합니다. 답안지를 일차적으로 읽고 난 뒤, 구체적으로 채점하는 것이 좋고 학생의 성명과 번호는 가려야 합니다. 모처럼 괜찮은 문제를 만들었을 때의 기쁨은 수업을 잘 마친 후 느끼는 흐뭇함과 맞먹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보안을 허술히 해 문제가 사전에 유출되는 일도 왕왕 발생합니다. 출력물을 무심코 휴지통에 버렸다가 청소하는 학생이 발견해 들고 온다거나, 검토를 위해 책갈피에 끼워뒀던 문제지가 교탁 위에서 북쑥 튀어나와 낭패를 보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보안을 위해서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지 말고 이동식 디스크를 활용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항상 비밀번호를 지정해 분실됐을 경우를 대비해야 합니다. 평가는 수업과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질 높은 문항의 제작은 좋은 수업으로 이어집니다.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항목이 문항 제작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 새내기 교사들의 고충 학기 초 사전 협의 부족해 가르치지 않은 영역서 출제 수시로 교차 검토·공유하며 지적은 열린 마음으로 수용 #. 서울 A중 B교사는 지난해 시험문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골머리를 앓았다. 중간고사 평균이 50점대로 예상보다 너무 낮게 나와 기말고사에서는 난이도를 대폭 낮춰 평균점수를 올려야 했다. 교사 입장에서는 이정도면 무난하다 생각했던 문항들이 학생들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그는 문항 출제 시 어느 수준으로 맞춰야 적정 난이도인 것인지, 여전히 파악이 어렵다. 바야흐로 중간고사 시즌이 다가왔다. 이 시기는 비단 학생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교사 역시 크나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수업과 행정업무를 하면서도 틈틈이 문항을 출제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바빠진다. 교무실을 오가는 학생들이 보지 못하도록 보안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며 기출 문제와 겹치지 않게 하는데도 많은 공이 들어간다. #. 울산 C중 D교사는 얼마 전 학생들에게 항의를 들었다. 시험기간 전 아이들에게 힌트를 줬는데 반마다 알려준 내용과 양이 조금씩 달랐던 것이다. 문항 출제와 업무까지 정신이 없다보니 어떤 반에는 힌트를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하고 어떤 반은 참고할 것만 알려줬던 것이다. 그는 “앞으로는 시험 전 자료를 정리하고 동 교과 교사와 협의해 모든 반에 똑같이 전달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털어놨다. 문항 출제에 있어 신규 저경력 교사들은 교사 간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에 대해 공통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D교사는 “학기 초 어떤 내용을 가르칠지 협의가 부족했었는지 동 교과 교사가 가르치지 않은 부분에서 문제를 내 교차 검토 과정에서 삭제해야 했다”고 밝혔다. B교사는 “교차검토나 공동출제 때 동료교사의 문항이 너무 어렵거나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지적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어려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출제한 문항이 일종의 ‘자존심’ 같은 것이기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문항에 대해 지적하기 어렵다는 것. 부장이나 선배교사가 제출한 문항일수록 더욱 힘들어진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동료 교사 간에 수시로 협의하고 합리적인 지적은 흔쾌히 수용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영호 서울 압구정고 수석교사는 “문항을 지나치게 지엽적인 부분에서 출제했거나 애매하게 기술했을 때 난이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 역시 동료교사들과 수시로 교차검토하고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동료 교사의 문항에 수정이 필요한 경우 상대방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하는 요령들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평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초등 교사들도 어려움은 있다. 우선 연수나 매뉴얼 등이 부족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 G초 H교사는 “수행평가만 해도 발표나 서술, 관찰 등 워낙 다양한 방법이 있다 보니 지필평가에 투자할 시간과 정보가 부족해 보통 아이스크림이나 인디스쿨 자료를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F교사도 “평가담당 교사가 아닌 이상 문항 출제와 관련된 연수를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항출제에 대한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더 많은 정보와 자료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영란 경남금성초 수석교사는 “교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라며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핵심 성취기준과 그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면 어떤 평가 도구가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 수석은 “가장 좋은 문항은 학생에게서 나온다”며 “아이가 부족한 것을 관찰하면서 그 아이를 위한 개별‧맞춤형 문항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해보라”고 덧붙였다.
오늘 꽃다발을 한아름 받았습니다. 학생들 박수와 환호 속에 향기가 물씬한 꽃다발이었습니다. 꽃과 함께 받은 학생들의 감사 편지에는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고맙답니다. 존경한답니다. 그리고 베푸신 은혜를 영원히 간직하겠노라고 합니다.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스승의 날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멘토의 날’이었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코멘트데이(코리아 멘토의 날)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멘토와 그들의 멘티가 다 함께 만나는 축제날입니다. 멘토와 멘티의 만남을 축하하는 뜻 깊은 하루였습니다. 분명 아름다운 날이었지만 아쉬운 면도 있었습니다. 왜 하필 멘토와 멘티라고 했을까요. 그 좋은 스승과 제자라는 말을 두고…. 특히 스승이라는 아름다운 고유 우리말이 있는데…. 그러나 곧 알게 되었습니다. 스승의 날이 그다지 기다려지지 않는 날이 되었다는 것을요. 검색창에 스승의 날을 쳐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선물 추천 바랍니다. 선물 때문에 엄청 고민했는데….”, “빤한 선물 지겹더라고요.”, “담임쌤이 이번이 마지막이라 해서 선물을 사줄까 하는데….” 아니, ‘사줄까’라니요!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아찔합니다. 어쩌다가 스승의 날이 이토록 불편한 날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에게 교사와 교수는 더 이상 하늘같은 스승이 아닌가봅니다. 어버이 같은 존재도 아닌가봅니다.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어버이 같았던 스승님. 제가 고등학생 시절 수학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이. 혹시나 싶어 검색창에 그분의 성함을 쳐보았습니다. 참으로 반갑게도 은퇴하시면서 국가가 주는 ‘교육자 상’을 받으셨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습니다. 역시! 상 받으신 게 당연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선생님께서는 정말로 학생들에게 많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론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시고, 학생을 존중해주시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용돈도 주셨습니다. 제게는 멋있게 사는 인생의 비전을 주셨고, 그 분을 닮고 싶다는 간절함도 주셨습니다.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왜 저를 가르치신 많은 선생님들 중에 그 선생님이 스승님의 모습으로 떠올랐을까요? 아마 그분은 제게 지식을 전달해주신 지식중간도매상이 아니라 지혜도 전해주신 멘토였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삯을 위한 교육만이 아니라 삶을 위한 교육을 베푸신 스승이셨고, 무엇을 하며 사는가와 동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모델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그리워졌고 찾아뵙고 싶어졌습니다. 꽃다발 사들고 감사하다는 말, 존경한다는 말, 그리고 저 역시 선생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직접 말씀드리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정보가 떴습니다. 스승님께서 이미 고인이 되셨다는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진작 찾아뵙지 못한 죄송함에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셨지만 부족한 제자는 어리석게도 인간의 도리를 뒤늦게 깨닫고 말았습니다. 후회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제 자신은 스승님 살아생전에 꽃 한 송이 드리지 않았으면서 오늘 제자로부터 꽃다발 받고 좋아하고 있는 제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고 창피합니다. 부끄러움과 그리움을 달랠 길 없어 또 한참 울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깨달음에 위안을 삼습니다. 이번 스승의 날에는 제 제자들로부터 선물 받을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그들 손잡고 건재하신 다른 한분의 스승님을 찾아뵙고자 합니다. 제 제자들 앞에서 스승님 가슴에 꽃 한 송이 달아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스승님을 제 제자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닮고 싶은 스승님을 둔 저의 기쁨을 제 제자와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스승님을 어버이 같이 여기는 모습을 제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스승의 날의 고귀한 의미를 되찾고자 합니다.
요즘 교육당국의 ‘황당한 시간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공부를 못 하는 애들이 시간 계획만 세우다 세월 다 보낸다는 우스갯말이 떠오른다. 시간정책이란 임기 안에 성과를 내려는 교육부와 교육감들의 9시 등교, 9월 신학기제, 시간선택교사제, 방학분산제, 자유학기제를 말한다. 이들의 정책엔 ‘교육과정의 정상화’와 ‘공교육의 만족도 향상’ 등과 같은 거창한 구호가 걸려 있다. 그런데도 2014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20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학생 수가 648만1000명에서 628만6000명으로 줄었음에도 말이다. 혼동과 혼란으로 몰아넣는 어수선한 교육정책 5가지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지도 9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학교는 혼란과 혼동의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가뜩이나 무상급식, 혁신고, 자사고, 학생인권조례시행으로 어수선한 학교는 언제쯤이나 정돈된 상태에서 운영될 수 있을지…. 나침반을 잃은 배처럼 오락가락하는 한국교육을 위한 평형수는 존재하기는 할까? 시간정책 1 _ 9시 등교 최근엔 몇몇 교육감들이 들고 나온 9시 등교 지침은 신통한 반응을 못 얻고 있다. 몇 몇 학교가 시행하고 있으나, 9시 등교를 시행하지 않는 학교가 더 많다. 일각에서는 9시 등교를 시행했다면, 수능시간도 늦춰야 한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아침 일찍 깨어나 수능시험장으로 가야하는 학생들에게 9시 등교는 리듬의 불일치를 야기할 수 있고, 자칫 점수하락의 원인이 될 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시간정책 2 _ 9월 신학기제 올해 초 정부가 도입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9월 신학기제’ 도입 등 학제개편도 대표적인 시간정책이다. 정부는 미국 등 세계 각국이 9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이에 발맞추어 국제 통용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으나, 정작 이 제도가 가져올 국민적 파급 효과에 대한 주도면밀한 검토와 고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봄에 새 학기가 시작하는 현행 3월 신학기제는 1961년 이래 54년간 유지되어온 제도다. 3월 신학기제는 진학과 수능은 물론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에도 취업과 군 입대 문제 등에도 연결돼 있다. 적어도 3대가 호흡을 맞춰오는 삶의 리듬이다. 별 탈 없이 이어져온 전통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도입한다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들으려 한 적이 없다. 그 흔한 설문조사조차 없었다. 한 해를 돌아보며 사색에 젖어드는 시기인 9월에 새로운 각오로 새 학년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정책입안자들은 상상이나 해봤을까? 단순히 새 학기만 가을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에 맞춰 가정도 사회도 경제도 산업도 의도치 않은 변화를 맞아야 함에도 말이다. 이런 중차대한 제도를 바꾸는 이유가 고작 외국 유학생 유치 증가를 위해서라는데 아연실색한다. 9월 신학기제를 도입했을 경우 한국어가 공영어인 우리나라를 떠날 한국인 학생 수가 많을 것인지, 유입될 외국인 학생 수가 많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따져나 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1월 1일에서 12월 31일까지인 국가회계기간은 왜 미국처럼 9월에서 이듬해 10월로 바꾸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 정책을 이렇게 조령모개식으로 바꾸어도 되는 것일까? 시간정책 3 _ 시간선택 교사제 ‘시간선택 교사제’ 도입 역시 이와 유사한 탁상공론식 정책의 표본이다. 현재 학교에는 방과후교사, 특기적성강사, 외국어보조교사, 영어회화전문강사, 영어전담교사, 체육전담교사, 체육전문강사, 사서교사 등 수많은 종류의 교사들이 있다. 여기에 시간 강사 그리고 보조교사, 인턴교사까지 있는 상황이다. 이런데도 몇 시간 수업만 하고 퇴근하고도 월급을 받는 ‘시간선택제 교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사가 편한 시간에 수업만 몇 시간 하고 사라지면 학생들에게 정작 필요한 진로 상담이나 생활지도 그리고 인성지도나 방과 후 활동에 관한 업무는 어떻게 될까? 교원 정원이 모자라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정규직 시간제 교원을 채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시간을 쪼개서 정규직 공무원 일자리를 늘려보겠다는 황당한 발상과 다름이 없다. 시간정책 4 _ 방학분산제 봄방학(5월), 여름방학(7~8월), 가을방학(9~10월), 겨울방학(12~1월), 학년말방학(2월). 지난 3월 경기도교육청이 부여한 단기 방학 명칭들이다. 경기교육청은 교육과정의 정상화, 학습과 휴식의 균형, 학습과 체험의 유의미한 연계를 통해 공교육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방학분산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학교별·지역별 교육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에 자율성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청 차원에서 우수사례를 공모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학교의 자율적 선택을 도외시한 강제적 조치다. 시간정책 5 _ 자유학기제 자유학기제는 또 어떨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만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시행되는 제도로 점수화된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적성을 바탕으로 진로를 탐색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중간·기말고사 시험을 없애는 다소 급진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시행에 따른 성과 분석이나 검증이 필요한 제도다. 그런데도 서울시 교육청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고교생을 대상으로 자유학년제를 실험하겠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학습과 시험 성적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삶과 자신에 대한 진지한 탐색, 집중과 몰입의 시간 속에서 참된 지혜와 용기를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안타깝지만 시험을 없애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를 다 써넣은 듯하다. 시험을 없앤다고 과연 지혜와 용기가 키워질까? 또 대안학교에서 1학년을 지낸 일부 학생들은 2,3학년은 자기학교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경우 그들이 겪게 될 불안정한 학창시절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교육은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변화만이 교육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거창한 구호만 난무… ‘매력’을 갖추는 것만이 공교육이 살 길 [PART VIEW] 조기 유학을 선택하는 초등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언론 보도가 간간히 나온다. 하지만 인구 감소로 인한 절대적인 수치일 뿐 그 비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생 2만4000여명이 외국의 학교로 중장기 유학을 떠나 있는 상황이다. 1년 단기 유학생은 몇이나 되는지 누적 통계조차 없다. 초중등 교과 과정에 있는 학생의 유학 비율은 멈출 줄 모르고 증가하는 추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칭찬한 바 있는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부모의 학력보다 자녀의 학력 상향 이동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나라를 탄생시켰다. 부모보다 고학력인 자녀가 61%인 반면 저학력인 자녀는 3.5%에 불과하다. 한국은 신분 상승을 위한 교육의 사다리가 가장 잘 갖춰진 나라가 되었으며 교육 수요자의 눈은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 더 높아져 있다. 교육의 질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이 더 매력적인 교육을 찾아 떠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4년지대계’는 물론 1년 계획도 제대로 못 세워 갈팡질팡만 하는 한국의 교육 정책 현실이다. 전시성, 선심성 메뉴만 늘어놓다 예산부족으로 언어 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정작 필요한 원어민 교사는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시간 탓을 하는 모양새다. 하다못해 국민 전체 삶의 시간표를 바꾸려 하니 말이다. 이처럼 소란스럽기만 하고 구호만 휘날리는 매력 없는 교육에 어느 누가 자식을 맡기고 싶을까? ‘기러기’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교육 현실이다. 교육부의 설익은 교육 정책과 민선 교육감들의 단기 홍보성, 전시성 교육 정책으로 인해 학교는 점점 지쳐가고 멍들어 가고 있다.
사진 한국교총 제공 ------------------------------------------------------------ 좌담회 참석자 오성택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공동집행위원장 김무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 겸 공무원연금법추진단장 ------------------------------------------------------------- 도대체 얼마나 더 내고 덜 받게 되는 것일까. 공무원 염금개혁을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공무원연금 대타협 기구가 출범했지만 3개월간 파행과 갈등을 벌이다 결국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타협기구는 ▶ 재정추계 모형(개혁안이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통계 모형) ▶ 기존 연금 수급자의 5년간 수급액 동결 ▶ 연금상한제 폐지 등 합의점을 찾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총이 주도적으로 나서 연금에 교직 특수성을 반영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공무원연금개혁 대타협기구에서 논의됐던 현안들을 중심으로 그간의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좌담회 형식으로 짚어봤다. 이번 좌담회에는 공무원연금개악저지에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던 오성택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과 김무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이 참석, 도움말을 줬다. ◆ 공무원 연금 개혁으로 직업공무원제도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오성택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이하 직책생략) = 정부와 여당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공무원 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고용주로서의 의무보다는 오로지 연금수지 적자만 부각시켜 연금의 본래 기능인 노후 적정생활 보장 및 후불적 임금 성격을 약화시키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처사다. 공무원연금은 관료제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영리 및 겸직 금지, 정치활동 금지, 노동기본권 제한 등 신분 제한에 따른 종합적인 보상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정부나 여당이 공무원들을 세금도둑으로 몰아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무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이하 직책생략)= 어쩌다 공무원이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제안 된 연금개혁안을 보면 모두 공무원연금을 단순히 더 내고 덜 받는 형식의 차원을 넘어, 국민연금과의 통합을 전제로 한 구조개혁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는 데 심각성이 있다. 저는 이것이 직업공무원제도의 근간을 붕괴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직사회 붕괴를 초래할 심각한 상황이다. ◆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연금법 개정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이유는. 오성택= 대타협기구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대략 4가지였다. 첫째, 2009년도 연금개혁에 대한 평가 절하 부분이다. 2009년 실시된 연금개혁은 공무원노조 단체가 참여한 일명 ‘셀프개혁’이기 때문에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국민연금의 적정한 소득대체율이다. 국민연금이 1988년 만들어 질 때 소득대체율은 76%였으나, 이후 개혁을 통해 40%까지 낮춰졌다. 우리는 노후에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OECD평균인 50%는 유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쟁점이 됐다. 셋째, 잘 아시다시피 정부의 연기금 부당사용이다. 연기금을 잘못 운영해 재정건전성 문제가 발생한 이유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인데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과 고통분담을 강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재정추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부분도 합의를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됐다. 김무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시한 방안 모두 국민연금 구조를 공무원연금에 적용하는 구조개혁 방식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신규임용자와 재직자를 분리해 신규임용자는 국민연금 산식을 적용토록 하였는바, 이는 공직자 세대 간 갈등 유발 등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여야안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소득재분배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재직기간이 길고, 평균보수가 하위직보다 높은 교육직이 피해를 보게 된다.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었다. ◆ 정부여당이 적극 검토하고 있는 김태일 안과 김용하 안에 대한 평가는? 오성택 = 김태일 교수(순천향대)안은 공무원연금을 다층화하고 신구(新舊) 공무원을 분리하려는 구조개혁방안으로서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통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신구공무원을 분리해 기여율은 기존공무원 10%, 신규공무원 4.5%(국민연금과 동일), 지급률은 기존공무원 1.25%, 신규공무원 1%(+저축계정(공무원 4%, 정부 2% 매칭))로 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그리고 전체 연금에 대해 소득재분배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반면 김용하 교수(고려대)안은 구조개혁을 포기하고 신구공무원 모두 동일하게 기여금 10%, 지급율 1.65%로 하면서 국민연금에 해당되는 4.5%만큼 소득재분배기능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두 안을 단순 비교하면 김용하 안에서는 신구공무원 분리를 철회한 반면에 김태일 안은 신구공무원을 분리하고 있어 문제다. 둘 다 직업공무원제로서의 연금 보장 기능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연금재정 또한 더욱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 ◆ 대타협 기구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 김무성 = 공무원연금이라는 전체 틀 속에서 교원들의 연금문제가 묻혀 함께 논의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교원들의 연금 특수성이 간과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에게 왜 교원들의 연금이 다를 수밖에 없는지 이해시키고 관철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이 때문에 교총은 활동기간 동안 여야 정치권은 물론 인사혁신처 등 주무부처를 방문, 교원들이 그동안 보수, 수당, 복무 등 인사정책적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타 공무원에 비해 소외되어 왔던 점을 설득시키는데 주력했다. 오성택= 처음엔 대타협기구 내에서도 교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교총이 중심이 돼 교직의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이후 진지한 의견개진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연금 상한제 폐지 등은 교총의 공이 제일 컸다. 국민들도 교원들의 주장에 많이 공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교원의 경우 고액 연금 수령자가 많다는 점이 논란이 된 것으로 아는데. 김무성 = 지금 많은 교원들은 정부 및 정치권의 연금개악 시도에 매우 큰 상처를 받고 있다. 국가건설자로서 국가에 이바지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세금도둑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이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교원이 자존감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점에 교원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오성택 = 교원들의 고액 연금을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연금수급자 현황분포를 보면 교원의 분포가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며, 이로 인해서 일반직공무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또 일부 교원 퇴직자들이 연금 수령액을 부풀려 주변에 이야기 한 것이 반감을 일으킨 것 같다. 그러나 연금개혁 대타협기구에 참여 하면서 이 같은 일반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공무원연금은 소득비례연금제도로 탄생했기에 이에 따른 연금 격차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연금개혁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 특정 집단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급자?재직자?신규자 모두 같이 고통을 분담하면서도 국민과 공무원을 만족할 시킬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 교총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김무성= 우리 교총은 이번 연금 개악 저지 투쟁을 벌이면서 공투본과 함께 국민대타협기구 구성에 적극 참여했다. 투쟁과 타협이란 투 트랙으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정부 및 정치권이 연금법 개악을 강행하려던 계획을 저지할 수 있었다. 특히 연금 불입액을 더 내더라도 현행 소득대체율을 유지하자는 공식 제안을 통해 여당의 대폭적인 기여율 인상 및 지급액 삭감 방안에 적극 제동을 걸었으며, 교원의 특수성을 최대한 관철시켰다. ‘연금수령 300만 원 상한제 도입’을 철회시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성택 = 공투본과 함께 퇴직연금과 저축계정 도입을 저지한 것을 성과로 꼽고 싶다. 새누리당안에 따르면 퇴직수당마저도 20년 동안 나눠주도록 퇴직연금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퇴직연금 및 저축계정을 도입해 사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 공적연금제도를 약화시키겠다는 의도이다. 교총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큰 힘이 됐다. ◆ 지난해 11월과 올 3월 두 차례 대규모 집회를 통해 공무원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성과가 있었는가. 김무성= 협상과 투쟁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교원들의 의사를 결집시키는 방안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다만, 국회에서 개최되는 실무기구 및 연금특위의 진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어, 대규모 집회보다는 실질적인 국회 방문활동과 시·도교총 등 지역적 특성에 맞는 다각적인 의사 결집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오성택 =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에 많은 공무원들이 공분을 느끼고 참여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리 없이 대규모 집회를 마무리 했고, 공투본의 대오가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강력한 효과라고 생각한다. 향후 공적연금투쟁에 동력으로 작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 신규 임용교사등 젊은 공무원들은 노후를 불안해한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무성 = 교총은 모든 연금개혁에 있어 젊은 교원들의 불이익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교사와 기존 교원을 분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으며, 안정된 노후를 위한 적정 소득대체율 마련과 교직의 특수성을 감안한 인사정책적 측면 까지 다양한 개선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에 주문하고 있다. 교총의 연금 대응 활동이 더욱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학교현장의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젊은 선생님들도 방관만 하기 보다는 교원단체 가입 등을 통해 결집된 힘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오성택 = 신규공무원들은 2009년 개정 당시에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연금개시연령이 65세(기존 공무원은 60세), 유족연금도 60%(기존 공무원은 70%)로 차별화되었다. 만약 정부 여당안 대로라면 신규공무원들은 사실상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정도로 엄청난 불이익을 보는 것이며, 재직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흔드는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이제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실무기구로 공이 넘어갔다. 남은 과제는? 오성택 = 실무기구는 활동시한을 한정하지 말고 충분히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개진되고 수렴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재정건전성 문제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공무원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고용주로써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가 잘못 운영하여 발생한 기회손실비용 및 부당사용금액을 단순히 보전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무원연금의 재정 불안정 원인을 분명히 규명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김무성 = 이번 연금법 개악 저지 투쟁을 하면서 이미 연금을 33년을 다 불입했거나 상대적으로 손해가 적은 고경력 교원들이 앞장서 활동하고 있는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 후배들에게 짐을 떠넘기는 선배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동참해 주신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교총 역시 책임 있는 교원 단체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2030’ 대 ‘5060’으로 양분된 이른바 ‘세대 간 전쟁’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국가 1위를 차지했다. 우리의 고령화 진전속도는 불과 17년 정도로 미국 75년, 프랑스 115년, 스웨덴은 85년 등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빠른 고령화 속도는 급속한 세대 간 단절을 야기한다. 특히 세대 간의 가치관, 인식, 태도 등의 차이가 중심이 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세대 간 갈등은 희소한 사회적 자원과 한정된 기회의 분배 및 통제를 둘러싼 경쟁적 이해관계의 갈등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때문에 동 시대를 살아가는 서로 다른 세대의 사회 구성원들 간에 극명한 이해관계의 대립, 의식과 행동의 부조화 및 소통의 부재를 초래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걸친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18대 대선을 계기로 세대 간 갈등은 사회분열의 핵심 축으로 대두되었다. 선거 결과, 20~30대와 50~60대 간의 가치관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한국 사회가 2030 대 5060으로 양분된 이른바 ‘세대 간 전쟁’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대갈등은 2010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종합 일간신문 기사와 미디어 뉴스, 월간지 및 주간지, 언론 세미나 강의를 총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포털사이트를 검색 결과, 세대갈등·통합 등 세대문제와 관련된 키워드 기사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약 1만 건을 초과하였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됨에 따라 고용구조와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되며 이 여파가 사회·문화적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이는 일자리, 연금 등 한정적인 경제적 재화를 둘러싼 세대 간의 갈등이 베이비부머의 은퇴 이후 본격화 될 것임을 예측하게 한다. 이렇듯 세대 간 갈등은 정치·경제·사회·문화·가족관계 등 사회체제 전반에 걸쳐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세대 간 갈등 및 세대통합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점의 대응 방안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사회 각 국면에 걸쳐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상호이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즉, 세대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치유적 관점에서 교육을 통해 세대 간의 소통과 상호이해 능력인 세대공감 능력을 길러냄으로써 다양한 세대가 서로 협력하고 공동체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령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미비한 실정이며 세대 간 이해와 협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체제도 불충분한 실정이다. 세대의 벽을 허무는 ‘세대공감’ 교육 현재 학교에서 다루고 있는 세대 문제는 일부 도덕, 사회과목 수업시간에 어른을 공경해야 할 필요성 정도를 가르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 있는 교육이 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초·중등학교의 다양한 정규 교육과정 속에 노령화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내용들을 포함시키고,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현실적 사례와 시각적 자료 등을 통해 고령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을 키우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함께 하는 경험이나 기회 자체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서로에 대해 알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일부 노인단체나 노인복지관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로 다른 세대 간의 대화 모임이나 젊은 세대와 노인세대 간의 1:1 매칭 활동, 함께 하는 식사나 산책, 어르신 자서전 대필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독거노인들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활동을 봉사활동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고령층과 젊은층이 상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지원하는 ‘세대공감 교육’은 세대갈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인성교육의 중심축을 담당할 세대공감 교육 금년 들어 인성교육진흥법이 발효되면서 인성교육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노력이 증폭되고 있다. ‘인성교육’이 타인·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핵심 가치로 예(禮), 효(孝),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는 서로 다른 세대를 존중하고 공감·소통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세대공감 교육과 직결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노령집단과 젊은 학생집단 간에 세대 간 단절이 크게 발생한 경우, 학생들이 친구들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세대의 경험을 들으며 공감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세대공감 교육은 인성교육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일부 매체를 통해 소개되어 주목받은 바 있는, 온라인을 통한 세대공감교육 프로그램으로써 메모로(MEMORO)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일명 ‘기억의 은행 (Bank of Memories)’으로도 불리우는 메모로는 2007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17개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국제 비영리단체 활동이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지나간 삶의 기억과 지혜를 인터뷰하여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온라인을 통해 세계의 모든 이들과 공유하는 메모로 활동은 비교적 간단하고 접근성이 높아 활용도가 큰 것이 중요한 장점이다. 젊은 세대가 기억 수집가(Memory Hunter 혹은 Memory Seeker - 인터뷰어) 역할을 맡아 어르신들의 과거 삶의 경험을 5분 정도 짧은 길이의 인터뷰 동영상이나 음성 형태로 수집한 후 사이트(www.memoro.org)에 공개한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음성녹음기 등만 있으면 누구나 메모리 헌터가 될 수 있는데, 지난해 처음 한국에 소개돼 현재 35개 중고등학교가 시범적으로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 세대공감 프로그램 '메모로(MEMORO)' [PART VIEW] 기존의 세대 간 활동은 노인들에게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가르쳐 주는 활동이거나 경로잔치를 열거나 혹은 말벗이 돼 드리는 등 어르신들을 피동적이고 취약한 존재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반면 메모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봉사해야 할 대상으로서가 아닌, 경험이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한 시대를 살아온 존중받아야 할 어른으로 어르신들을 생각하게 된다는 점에서 메모로가 새로운 세대공감 인성교육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실제 이 활동에 참여해 일제 강점기 삶에 대한 동영상을 촬영해 본 학생들은, 교과서에 몇 줄 쓰여져 있는 과거 역사 이야기보다 훨씬 생생하게 그 시절에 대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고,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해 준 소중한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심이 생겼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선 학교에서 메모로 활동을 지도한 지도교사들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의 참여의사를 보고 놀랐다면서 어르신들의 지혜를 들을 수 있는,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인성교육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메모로 프로젝트가 단순히 어르신들의 기억을 영상에 담는 것만이 아니라 반세기 이상 벌어져있는 세대 간의 연결고리 역할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학생들이 촬영해 온 동영상에는 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의 다양한 인생사가 담겨있어 교사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활동임을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협력관계 측면에서 볼 때, 학생들이 어르신을 만나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학교가 지역의 노인복지관, 노인정, 양로원, 요양시설, 주민센터 등과 협력하여 서로 다른 세대 간의 만남을 주선하게 됨에 따라 좋은 교육활동을 한다는 칭찬과 협조를 얻게 되어 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긍정적 반향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여러 세대 간에 상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세대공감 교육’은 사회 각 부문에서 발생하는 세대갈등의 저변을 관통하는 핵심역량 교육에 해당하며 세대갈등으로부터 비롯되는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세대공감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 내 다양한 교육자원들을 활용하여 다양하고 현실성 있는 세대공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교과연구모임-영어동아리1] “학생들이 영어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을 가진 교사들이 경기도 책읽기 교과교육 연구회를 통해 모였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만나 영어원서를 읽던 교사들의 모임이 3년 전 경기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으며 지금의 교과교육 연구회가 됐다. 책읽기를 교과목과 접목해 더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한 연구회다. 세 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지금은 카페 회원만 2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정기적인 모임에 20~30여 명은 꾸준히 참석 하고, 많을 때는 60명까지 모인다고 하니 교사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제공하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이 아닐까? 다양한 수업으로 지루할 틈이 없죠 “I'm Genie, Say what you wish." 알라딘(Aladdin)역할의 아이가 앞에 있는 요술램프를 문지르자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요정 지니(Genie)가 무대 뒤에서 나타나며 말했다. 조금은 어설픈 상황이지만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학생들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영어대사에 막힘이 없다. 초등학생의 뮤지컬이라기에는 영어의 발음이나 억양, 표현력이 참 좋았다. 영어뮤지컬을 진행한 상동초 주혜영 교사는 책읽기 교과교육 연구회에 참석하며 수업방법을 바꿨다. 특히 머릿속으로만 아는 영어를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아이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역할극을 수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전엔 교과서를 읽고 쓰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어요. 아이들이 지루해 할 때가 많았죠. 하지만 연구회 참석 후 교과서뿐 아니라 동화책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역할극과 같이 몸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변하자 아이들도 달라졌다. 영어에 흥미를 갖지 못했던 아이들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회원들은 학생들의 이러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한 달에 두세 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재밌는 수업모형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영어이솝우화나 키다리 아저씨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동화책을 읽으며 거듭되는 수업에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 보드에 그림을 그려 표현하는 스토리북 만들기, 스토리와 그림을 매칭 하는 카드게임, OHP필름을 이용한 인형놀이, 그림자를 통한 인형극 등 일일이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교수법을 개발해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연구회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수업모형 개발을 위해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원어민과 그룹별 Free talking과 영어작문을 학습하는 ‘원어민과 한국인 교사와의 Co-teaching(협동 통합 학습)’프로그램을 비롯해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통해 수업 정보를 나누고 다문화 체험, 뮤지컬 관람 등 워크샵을 진행한 후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연구회는 이처럼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수업모형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날카로운 비평 통해 좋은 수업 만들어요 연구회에서는 수업 모형 개발뿐 아니라, 서로의 수업을 참관한 뒤 비평의 시간도 갖는다. 최근에는 ‘Matching Game’이라 이름붙인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을 비평하며 의견을 나눴다. 연관된 영어단어를 매칭 시키는 놀이 교수법인데, 동화책 ‘Bill cates’를 읽고 여러 가지 직업과 그 가치를 영어카드로 매칭 시킨 후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수업 진행의 어려움과 아쉬움을 이야기 하는 당사자의 자기 성찰이 이뤄지고, 참관한 교사들이 느낀 장단점을 들으며 열띤 토론을 한다. 부원초 임흥자 교사는 “성찰과 비평은 수업의 질을 개선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수업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춰 영어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습니다.”라며 수업비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회에서는 단순히 1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3차 비평까지 거듭하며 완벽한 수업 모형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작년에는 총 5회의 공개 수업과 4회의 비평, 8회의 수업컨설팅을 실시하며 다른 교사의 수업참관을 통해 좋은 점은 본받고 미흡한 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애썼다. 연구회는 앞으로 책읽기 수업 모형 및 자료를 다른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홍보, 보급하고 영어 말하기 대회나 퀴즈대회를 학교 간에 연계해 진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부터 책을 구입하고 자료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위해 사용했던 경기도 교육청의 지원금이 중단돼 아쉬워하고 있다. 모임이 좀 더 활성화 돼 교사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더욱 유익한 수업을 고민하는 발전된 연구회가 되길 기대한다.
오늘날 교사들은 힘들다. 일반 직장인들보다 일찍 학교에 출근하여 등교지도, 아침 조회에 이은 학생 출결파악, 수업준비, 하루에도 몇 건씩 쏟아지는 각종 행정 공문 처리, 수업과 학생생활지도에 관련된 각종 교내 위원회 참석, 교사마다 할당된 고유 업무를 위한 각종 출장, 학생 수행평가 준비 등을 하면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장인들에게는 달콤한 휴식시간인 ‘점심시간’에는 급식지도를, 일반 직장인들의 시기어린 질투의 대상인 ‘방학’에는 학생지도와 교원능력 향상을 위한 각종 연수에 참석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교사란 어떤 존재일까?’ 교사는 계층 및 사회 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을 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학생 한사람 한 사람의 고귀한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성직(聖職)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獨學孤陋(독학고루)라는 말이 있다. ‘스승이 없이 혼자 배운 사람은 식견(識見)이 좁아 몹시 고루(固陋)함’을 일컫는 말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역시, 같은 의미이다. 즉, 훌륭한 스승 밑에서 배우고 자란 사람이 큰 인물이 된다는 조상들의 유언이다. 고대 헬레니즘 세계의 창시자였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이 누구였던가.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이다. ‘문화와 예술, 학문’을 중요시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훌륭한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결과, 후일 동서양의 세계문명을 융합하여 꽃피우게 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화의 오류, 교육활동 부작용만 부각되는 이유 그럼 세계화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 확장된 2015년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최근 뉴스를 보면 ‘학생은 교육현장에서 피해를 보는 존재’로 각인되는 듯하다. 물론, 지난 수십여 년 간, 안정되지 못했던 정치 환경과 최선의 결과만을 추구하는 산업화 시대의 영향을 받아 교육현장이 학생들의 자율권과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촌지를 받는 극히 일부 비리교사들로 인해 대다수 교원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고, 특정한 일부 교사들의 체벌사례를 마치 학교현장에 만연된 듯 인식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셀 수 없는 교육활동 중에 유독, 교육활동의 부작용이나 학생 인권 침해 피해 사례가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사회계층간의 빈부 격차 심화’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과열된 경쟁’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창시절 ‘바르게 사는 법’, ‘규칙과 질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런데 학교를 떠나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바르게 사는 법’이 자신에게 결국 피해가 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나는 정직하게 살았는데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열심히 사는 사람이 피해를 본다’는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너도 나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자 하는 ‘대학입시 경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고, 지금은 특목고, 자사고 등에 진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부터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리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암울한 현실의 반복, 힘 빠지는 교사들 그런데 교사들은 누구인가? 이 땅의 대다수 교원들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계층과 지역적 차이에 따라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배운 지식을 아낌없이 전수하며 학생들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인도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교원의 역할을 다른 사회 구성원들 중 누가 대신해 줄 수 있을까? 사교육기관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큼 ‘대가’를 받는다. 우수한 성적과 입식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인성’보다는 ‘성적’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성적’만을 추구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 명문대학으로 진학한 대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했던 사례를 우리는 볼 수 있었다. 공부해서 잘되면 ‘내가 잘해서 된 것’이고, 좋은 대학 진학에 실패하면 ‘학교교육으로 책임을 돌리고’, ‘대학생이 되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못 배운 탓’으로 돌리는 암울한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성공은 ‘나의 노력’ 덕, 실패는 ‘나의 환경과 제도’ 탓 오늘날 학교현장 및 교사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은 상당부분 그 원인을 ‘학생 자신이나 가정환경’에서 찾아보지 않고, 학생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 혹은 ‘교사’에게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성향인 태도나 특성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심리적 현상을 투사(Projection)라고 한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개인의 성공은 ‘자신의 노력’ ‘나의 우월성’에서 찾고, 실패는 ‘나를 둘러싼 제도 및 환경’에서 찾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급적 동창회나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사적 모임에서는 교원(敎員)임을 드러내지 않는다. 일부 사람들이 ‘자신이 불행하게 사는 것’, 아니 모자라 ‘내가 이렇게 된 것’을 00학교 시절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 현실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하지만 본인이 불행하게 된 원인은 대부분 ‘본인 자신’에게 있었으며, 학교는 ‘본인이 공부를 못하게 만든 곳’, 교사는 ‘나를 괴롭혔거나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에는 어패가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과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몇 사람의 경우를 제외하고, ‘내가 잘 된 것은 내 자신이 똑똑하기 때문’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곤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출세나 금전적 이득’을 뚜렷하게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도 피해자’라는 울분보다 ‘반성적 성찰’을[PART VIEW]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데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 이것이 오늘날 학교와 교사에 대한 ‘잘되면 내 탓, 안되면 교사 탓’이라는 사회 풍토의 근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교사들 또한, ‘우리야 말로 피해자’라는 생각보다는, ‘정말로 우리들이 이러한 사회 풍토 형성에 전혀 일조하지 않았는가.’라는 반성적 성찰을 해볼 필요가 있다. 교사들의 인식 안에도 ‘좋은 학교는 일류고등학교 혹은 명문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는 곳’이라는 생각이 분명 존재하기도 한다. 인성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잘 가르치는 선생님, 실력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당연하다고 생각해 오진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청출어람이청어람(靑出於藍而靑於藍), ‘쪽 빛은 푸름에서 나왔으나 푸름보다 더 푸르다’라는 옛말처럼, 오늘도 전국의 수십만 교사들은 자신의 개인적 여가시간이나 행복을 뒤로한 채, 학생교육에 여념이 없다. ‘교사들이 자투리 시간이 많고, 방학 때 할 일이 없어 논다’라고 보는 사회 일각의 잘못된 시각은, 교원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실제, 본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에서는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학생직업체험활동’을 통해, 초ㆍ중ㆍ고 교사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사라는 직업을 막연히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학생, 단순히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업으로 생각했던 학생들이 ‘교사 직업체험활동’ 이후 모두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도록 변화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최근 전국 남녀 중ㆍ고등학생들이 원하는 직업 1위에 모두 ‘교사’가 선정되었다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발표는 아직, 우리 사회가 학교와 교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수업시간에는 ‘수업’을, 공강시간에는 ‘행정’을, 쉬는 시간에는 ‘상담’을, 점심시간에는 ‘급식지도’를, 등ㆍ하교시간에는 ‘생활지도’를 하느라 숨 돌릴 틈이 없지만, 교육자로서 신념과 소신에 따라 사도(師徒)의 길을 걷고 있음에 보람을 느끼는 우리들은 ‘대한민국 교사’이다. 프로필 _ 채일동 현) 서울혜원여자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전) 교육부 행복교육정책 교원모니터단 전) 교육과정평가원 2015 교육과정 개발위원 전) 서울시교육청 자유학기제 지원단 현)서울시교육청 진로진학상담교사단
모든 행위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eudaimonia)에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육은 개인으로 하여금, 이성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파하였다. 결국, 교육은 인간에게 행복을 갖게 하는 기술이며, 교육을 통해 모든 인간이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될 때,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육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정한 고민보다는 사회변동이나 시대적 조류에 따라 교육제도나 시스템을 거침없이 구축해 왔다. 그 결과, 학교는 지금까지도 수직적인 교육체제의 틀에서 중앙교육행정과 지방교육행정의 교육정책 및 시책에 따라, 순응만 하면서 교육 본래의 기능을 상당부분 상실한 측면이 있다. 교육 정치화의 현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교육전문가 집단인 현장교원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권 및 중앙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각종 교육정책이 남발되었고, 일방적 정책시행과정에서 교육적 갈등과 문제가 나타났으며, 교육의 정체성은 상실되었다. 심지어, 교육정책 성공의 지름길이 오직, ‘교원들과 직결되어 있다’는 식의 허약한 논리들을 앞세워, 교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몰아가는 진단 오류의 악순환을 되풀이 해왔다.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에 의한 교육현장에 직간접적인 부당한 간섭과 교권침해 등은 교원들로 하여금, 교육의 중립성 및 자주성을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즉, 일부 정치인 및 정치성향의 시민단체에 의해 가해지는 교육현장에 대한 직·간접적인 간섭과 정치적 논리들은 교육을 그들의 시녀로 전락시키기 위한 행태임이 틀림없다. 이는 정치적 영향에서 가장 자유로워야 할 교육의 최후 보루인 교육현장마저, 정치적 예속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밖에 없다. 실험적 교육정책의 도입과 오류 1) 교육정책의 일관성 표류 사회변동에 대응하여 교육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빈번한 교육정책의 수정과 번복, 그 때마다 쏟아지는 중앙정부 및 시·도교육청의 미비한 정책들은 학교교육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유학기제, 특목고 정책, 방학 분산제, 학교 비정규직 문제, 혁신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대학입시정책 등이다. 특히, 대학입시정책은 조령모개 식 정책의 진행형으로서, 학교현장의 교사들은 해마다 일관성 없는 입시정책으로 인해, 새로운 입시전형방식을 숙지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에 대한 혼란의 책임을 학교는 피할 수 없다. 2) 자율과 창의성 없는 학교 대부분 유럽의 교육선진국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서가 없다. 즉, 교사 스스로 학습내용을 조직해야 하며, 그에 필요한 학습 자료를 제작한다. 교사들에게 창의적인 교육과정 구성과 운영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현장을 살펴보자. 최근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다수의 시·도교육청은 등교시간마저 압력을 행사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9조에 ‘수업의 시종은 학교장이 정한다’라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9시 등교’로 학교·학생·학부모 간의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또, 교장과 교감도 수업을 담당해야 학교교육의 모범이 생긴다는 억지논리를 생산하기도 한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와 학교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러한 부차적인 정책에 매몰되고 갈등을 양산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포퓰리즘(populism)에 불과하다. 교육만능주의적 교육행정 매너리즘 1) 학교폭력예방대책의 허와 실 요즘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의 큰 부담 중 하나가 ‘학교폭력예방대책’이다. 학교폭력예방과 근절에는 사회유관기관 및 학부모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교육청을 비롯한 유관 사회기관, 학부모들은 사회와 가정에서의 인성교육 역할을 방기하고, 학교에만 떠넘긴다.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담당 업무는 소위 ‘3D’ 업무군으로 분류된다. 서로 업무 담당을 회피한다. 그만큼 학교폭력 업무는 행정상 처리절차가 복잡하고, 빈번하며, 예후가 그다지 밝지 않다. 오죽하면 교육부에서 학교폭력예방 지도교사에게 학교별 교원정원의 30~50% 범위(40±10%) 내에서 유공교원으로 인정하여 승진가산점을 부여한다고 했을까.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본래 교사의 주요임무 중의 하나인 ‘학생 생활 및 인성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한 공교육의 강화보다는 통제중심의 업무지시형 교육행정을 통한 학교교육의 안정화 유지와 행정의 효율성 및 효과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 최근 학교는 전통적 학교교육의 기능 확대로 ‘교육과 돌봄(educare)’의 다중적 기능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한 정책이 ‘초등돌봄교실’이다. 그리하여, 현재 각 학교에는 2~3개씩의 돌봄교실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운영상에 나타난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 도시 지역의 경우, ‘또 하나의 새로운 과중한 업무’라는 시각 때문에 자발적인 돌봄교실 담당교사를 찾기란 어렵다. 실제로, 담당교사들은 정규교과 담당 이외에 1시간 남짓의 일정시간동안 돌봄학생들을 지도하며, 연중 돌봄교실을 운영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방과후학교 역시, 교육부 및 교육청의 지나친 업무 간섭과 규제 일변도의 정책 시행으로 창의적이고, 자율적 운영을 저해하고 있다. 심지어, 하나의 과목을 개설하는데 무려 10단계 정도의 절차를 요구하기도 한다. 민간위탁 강좌 개설은 더욱 복잡하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시행령’을 적용하여, ‘협상에 의한 체결’ 또는 ‘2단계 경쟁입찰’ 방식 등을 요구함으로써, 교육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할 수 없는, 오로지 교육부조리 대책 측면에서만 규제하며, 행정편의주의적 절차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교육관료주의적 병폐는 방과후교육 활동을 축소 또는 포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을 수동적이며,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3) 인성·생활·상담활동의 불협화음 한국의 교사들은 인성, 생활지도면에서 관심을 필요로 하는 학생에 대해, 가정환경까지 상세히 알아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또한 교육기관이나 학부모들은 인성과 학업 모두의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인성이나 생활교육문제는 70% 정도가 가정이나 사회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현실을 망각하고, 학교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한편, 핀란드를 비롯한 교육선진국들은 인성·생활 교육을 위해, 교장이나 부교장이 책임을 맡아 위원회를 구성한다. 가정환경을 더 상세히 그리고 최근의 상황을 알기위해, 담당 시청이나 구청의 복지과와 연계하여, 보다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행보는 우리 교육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즉, 우리 학교현장은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의 갈등을 조정할 적합한 유기적 공조시스템 구축이 미약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4) 책임만 있는 현장체험학습[PART VIEW]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을 기점으로 현장체험학습운영 내용이 달라졌다. 2015학년도 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한 안내 자료를 살펴보면, 책임전가식·규제중심정책으로 급조하였다는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의 운영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표에서 밑줄 친 ‘안전이 확보된 경우’라는 문장은 교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은 일선학교에 그 책임을 떠넘기려는 안이한 생각에 집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솔자(교사 또는 학부모)의 안전연수는 물론 필요하지만, 대개 체험학습은 같은 시기에 몰려있기 때문에 다수의 학교들이 동시에 안전전문가를 초청하여 연수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고, 보조 학부모와 함께 떠나는 현장체험학습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시?도교육청은 그에 대한 효율적인 대안이나 합리적 프로그램 지원보다는, 현실적인 복지부동(伏地不動)정책을 선택하고 있다. 2015학년도 안전하고 교육적인 현장체험학습운영 안내 5) 공문 스트레스 증후군(official document stress syndrome) 아직도 수업보다 행정업무에 치이는 교사들이 많고, 교사들 사이에서 ‘잡무 처리 중 틈틈이 수업을 한다’라는 빈정대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교사들의 행정업무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2015년, 초등학교 19학급 기준으로 3월 한 달 동안 쏟아지는 공문의 양을 살펴보면, 외부 공문 접수의 경우, 교무부 소관 668건 중 상당수는 보고 문서이며, 학교 자체의 내부결재 문서는 총 112건에 달한다. 학교 급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평균적으로 1일 30여건의 행정업무 공문을 처리한다. 최근에는 일부 시도교육청별로 ‘공문 없는 날’을 지정하여 운영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다음날 전일의 공문만을 추가시키는 현상을 가져온다. 교육청은 교원들의 업무경감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지만, 기관 상호간의 전달매체 프로그램인 ‘액티브’(active)를 이용해 각종 공문서를 비공식적으로 학교에 수시로 전달하고 있다. 우리의 학교현장은 끊임없이 생산성 없는 ‘공문제조기’의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교사들은 ‘공문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프로필 _ 윤 완 전) 대통령 소속 지방교육자치발전위원회 위원 현) 새교육포럼 공동대표 현)한국교총 국가교육정책개발위원 현) 경기 안양덕현초등학교 교장
‘교사로 살아가기’ 참 힘들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고사하고, 자존심에 상처받거나, 폭행당하고, 협박받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요즘 세상인지라, 많은 교사들이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넘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오죽하면, ‘교사 수난 시대’, ‘교사는 슈퍼 을(乙)’이라고 말할까.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교사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에 잘 따르고 행동했었다. 그러나 교육이 수요자 중심의 경제논리로 취급되면서, 교사에 대한 예우와 교권이 무너졌다. 또한, 교원노조의 출현으로 교직을 보는 관점이 성직관(聖職觀)에서 노동직관으로 급격히 변하고, 교사존경에 대한 의식이 흔들리게 되었으며, 교사도 하나의 직업일 뿐이라는 인식이 교권 추락을 가속화했다. 교사를 향한 갑질, 위축되는 교육활동 ‘좋은 교육’은 우수한 교사에 의해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정책들은 교사의 사기진작을 뒤로하고, 교사의 지도 권한인 교권을 경시하면서 수요자 중심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교실에서 잠자는 학생을 깨울 수도, 면학분위기를 흐리는 학생을 제재할 수도 없는 교실붕괴로 이어졌고, 학교폭력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한 마디로 교사가 학생을 통제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심지어, 학생들로부터 구타당하기까지 하는 사태에 이르렀으니, 많은 교사들이 미련 없이 교직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이 늘어나고,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교권침해는 결국, 교사의 지도력을 무능하게 하여 교단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교사를 평가하고, 감시하고, 비난하는 지나친 '갑질'행동이 계속되는 한, 교사의 교육활동은 더 위축되고 사기저하의 악순환도 계속되는 것이다. 말투, 행동, 외모 등 이미지까지 평가받는 교사들 현재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교수활동은 물론, 이미지까지 평가받고 있다. 교사의 말씨, 행동과 자세, 심지어, 개인적 외모관리 성향 등도 평가대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년 초, 교사와의 만남이 학생의 일 년간 교육성과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이미지와 태도 평가는 학부모의 교육욕구가 된다. 따라서 학생과의 잘못된 만남은 학부모와의 갈등과 담임 교체라는 극단적 상황과 요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등교사는 초등교사와 달리, 학생들이 교사의 첫 수업부터 학원 강사와 직접 비교 평가한다. 물론, 학생 개개인의 주관적인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는 일 년 동안 학생의 학습태도와 성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교사가 학원 강사보다 재미없고 잘 가르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학생들의 학습참여와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는 학년 초부터 학생 눈높이에 맞춘 이미지 관리는 물론, 교과수업에 대한 철저한 교수계획과 준비를 해야 교육할 수 있다는 부담에 힘들어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사는 미성숙한 학생과 교육의 비전문가인 학부모에게 ‘한두 차례 공개수업’으로 평가를 받는다. 평가 결과가 ‘미흡’ 이하일 경우에는 자율이 아닌 강제로 교사연수를 받아야한다. 어린 학생들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은 우리 정서에도 맞지 않는 일이며, 교사가 그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현실은 괴로운 것이다. 게다가 비전문가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평가결과를 가지고, 교사연수를 강요하는 것은 더더욱 잘못된 정책이다. 교원성과상여금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도입 초기부터 말이 많았던 교원성과상여금제도는 교직의 업무 특성상,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울 뿐 아니라 교육하는 대상이나 교과과목이 다른 교사 간 상대평가를 한다는 것은 타당성이나 객관성이 없다. 그러함에도 교직사회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명목아래 몇 가지 평가지표로 성과상여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교사 간 갈등과 위화감만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교원의 성과상여금제도는 반드시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입장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사 근무성적평정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사의 근무성적평정은 교육자로서의 품성, 공직자로서의 자세, 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육연구 및 담당업무를 평가하는 것으로 매년 연말에 상대평가로 이루어진다. 이는 승진에 중요한 가산점이나 교사전보 시 가산점으로 평정되어 간혹, 공정성이나 객관성에 휘말려 상하 또는 동료 간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근무성적평정은 교사를 서열화하기 위한 평가나 가산점보다 교사의 자기반성과 올바른 교직성장을 위한 교직평가로 개선되어야 한다. 평가, 평가, 평가 … 교사는 피로하고 불안하다. [PART VIEW] 이러한 직·간접 평가로 교사는 피로하고 불안하다. 각종 평가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는 교사의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교사가 서로 평가하고, 평가당하는 우리 교육현실에서 교사의 높은 사기와 열정은 기대할 수 없다. 좋은 교육은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고, 교사가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칠 때 가능하다. 지금처럼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고, 교실붕괴가 일어나는 것도 어찌 보면, 교사 경시풍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교사들은 매우 우수한 인재들이다. 교대나 사대는 입학부터가 어렵다.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는 전국 상위 5% 수준이 되어야 입학이 가능하고, 중등교사를 양성하는 사대도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이다. 졸업 후에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까지는 국가고시 수준의 임용시험을 다시 통과해야 한다. 2011년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핀란드·싱가포르를 ‘교육 3대 강국(强國)’으로 소개하며, “싱가포르는 상위 30% 인력이 교사가 되고, 핀란드는 20%, 한국은 5% 인재가 교단에 선다”고 했다. 이러한 우수한 교사 집단이 교직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직이 인기 1위의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근무환경이나 여건에 대한 체감도는 전혀 다르다. 해마다 늘어나는 교사들의 명퇴 희망자 수만 보아도 학교 근무환경과 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들도 교직을 희망할 땐, ‘중도 포기’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요즘 학교 교육환경과 여건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교사 명퇴 요인 1순위가 ‘학생지도가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며,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을 대할 때면 자괴감까지 든다는 것이 교사들의 푸념이다. 하지만 명퇴마저도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니 떠나고 싶어도 쉽게 떠날 수 없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 학부모들의 민원 수준이 과거와 다르다. 교사는 완벽한 존재로서 교단에 서야한다는 학부모의 요구는 교사의 조그마한 실수도 참지 못하고 고발까지 한다.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은 물론, 경제적 손실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서 교사들은 스스로 감정노동직이라고 강변한다. 때론 화나고 힘들어도 학생이나 학부모 앞에서 웃으며 즐겁게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이중고(二重苦)다. 한 나라 교육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지금과 같이 ‘교사가 슈퍼 을(乙)’로서 가르치기 힘든 교육환경이 지속된다면 결코, 우수한 인재가 교직을 희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렵게 선택한 교직이 기대와는 달리 실망감이 더 크다면 교단을 떠나는 교사도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다. 좋은 교육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사가 교육중심에서 열정을 갖고 당당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육환경과 여건이 만들어 질 때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프로필 _ 김성규 단국대학교 대학원(교육학박사) 현)경기 당촌초등학교 교장 현)교육부교육정책자문위원 현)성남시교총회장, 경기교총정책위원장, 전)성남중앙초, 양영초 교장
‘나는 무명교사가 되리라.’ 내가 다니던 교대에는 일명, ‘센츄럴 파크’라는 작은 동산이 있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꽃잎과 향기를 내는 꽃동산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나는 무명교사가 되리라’라는 글귀가 적힌 돌기둥이다. 따스한 봄날, 친구와 우연히 ‘센츄럴 파크’를 걷다가 아주 키가 작고 무수히 많은 가지가 뻗이 있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화꽃처럼 빛을 발하는 하얀 꽃을 발견했다. ‘천리향.’ 그윽한 향기가 천리까지 간다고 해서 ‘천리향’이라고 했다. ‘그럼 나도 이 꽃처럼, 나의 향기를 천리까지 뻗을 수 있게 해야겠구나!’ 그런 순수하고 굳은 교직의 사명을 ‘천리향’ 향기에 실어 멀리 날려 보냈었다. 졸업을 하고, 학교에 발령을 받고, 나는 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천리향’ 향기처럼 교육의 향기를 멀리 보내겠다고 생각하며 지냈다. 모든 것을 다 뿌리치고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밤낮없이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곳에서 ‘교사의 전문성’은 무시되었고, 나 역시 더러 교직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 … 학생과 학부모의 무시 학교에서 학생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담임교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안타까운 현실은 학부모들이 담임교사와 학생 간에 갈등이 생기면 담임교사보다는 학교 관리자나 지역교육지원청 또는 그 이상의 교육 관련 부서에 민원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담임교사를 무시한 채, 학생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교육관련 부처에 민원을 제기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이는 교사에게 자율성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직뿐만 아니라 모든 전문직이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성이다. 그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에 못지않은 전문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전문양성 기관, 자격증 제도, 전문적 단체, 윤리강령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인권교육 등 수요자 중심 교육이 강조되면서 교사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게다가 교사들은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힘을 쏟아야하는 시간에 각종 위원회나 협의회 등의 형식적 교육활동을 쫓아다녀야 하며, 각종 공문과 행정업무에 시달린다.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가르치는 일에 열의를 갖고, 전문성을 키워야 할 교사들이 다른 업무로 바쁜 모습을 보며, 학생들은 과연 존경심을 가질 수 있을까? 따라서 ‘능력 있는 교사’가 아닌 ‘잘 가르치는 교사’가 대우받는 교육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것만이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교사들가 된 사람들의 초심은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초심을 보람과 책임감을 가지고 지켜 나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위치를 확고히 마련해 주어야 한다. 가르치는 일에 열과 성의를 다하지 않고,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없다면 아무리 능력이 있고 고위직 업무를 봤다 하더라도 학교에 다시 돌아왔을 때, ‘잘 가르치는 교사’보다 높은 지위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잘 가르치는 교사’가 존경받을 수 있고, 가르치는 일에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생활할 수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 아니 사년지소계! 교육을 대변하는 핵심 용어 중 하나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교육은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나타내는 교육이어야 인정을 받는다. 인간의 참된 도리를 가르치고 인간다운 인성을 길러주는 곳이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고 기능을 익히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교육 통신’이며, ‘교육 전문가’라고 한다. 혹자는 ‘오늘날 교육은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다’라고 씁쓸하게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날 교육은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사년지소계’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래서 능력 있는 교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신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변하는 교육 제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청출어람하는 우수한 인재가 나올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반성해봐야 할 문제이다. ‘교사는 전문직이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성직관, 노동직관 그리고 전문직관으로 분류한다. 성직관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교직관이다. 아직까지도 교직을 정신적 봉사활동을 하는 성스러운 직업으로 보는 견해가 남아있다. 그래서 교사들에 대해 성직자와 같은 소명의식, 사랑과 헌신, 봉사정신, 윤리적 행동 규범을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교직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를 잡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성직관은 교사들의 규범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남아있게 되었다. 또 다른 교직관으로는 노동직관을 들 수 있다. 교사 역시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 보는 관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교사를 노동자로 보는 것에 대해서 교직 내외부에서조차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인식의 편차 또한 크다. 하지만 노동직관은 현실적이고 기술적인 관점에 기초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마지막으로 교직을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으로 보는 전문직관이다. 국제적으로도 유네스코(UNESC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교원 지위에 관한 권고’를 통해 교직을 전문직으로, 교사를 전문가로 규정하고 있다. 천리향 향기처럼 교육 향기가 퍼져나가기 위해 모든 전문직은 ‘전문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 역시 교직 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교사의 전문성이 최대한 발휘되어 학교교육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까? 오늘날 대한민국의 학교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 물론 객관적인 점수나 수치가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교사가 되기 위해 교대나 사대에 입학하려면 전국 상위 3%의 성적이어야 가능하다. 또한 졸업 후에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교사가 될 수 있다. 이런 훌륭하고 역량 있는 젊은이들이 교사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들은 이미 교육 전문가로서의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학생, 학부모, 사회, 국가는 ‘모든 교육방향이 교사의 전문성을 존경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또 따스한 봄날이 되었다. 많은 기념일 중에 유독 ‘달갑지 않은’ 스승의 날도 돌아온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천리향 향기’처럼 교육의 향기를 멀리 멀리 날려보자 결심한다. 교사로서의 마지막 양심을 걸고, 오늘도 아이들을 열심히 ‘잘 가르치자’ 다짐해본다.
선생은 타락한 존재다. 스승의 날이면 그래도 어떤 녀석이 초코파이 한 조각이라도 갖다 주겠지, 하지정맥이 불거진 채 수업을 하다 잠시 자습을 시키는, 그러다 버릇없는 녀석을 혼내면 도끼눈으로 대드는, 그 녀석을 욱하는 마음으로 한 대 쥐어박으려다 참아야 하는, 그러다 인터넷 쇼핑으로 마음을 달래고, 퇴근시간만 살피는 선생은 타락했다. 회식 자리가 있어도 대충 밥만 먹고 일어나는 선생들, 자조 섞인 농(弄)으로 명퇴 운운하며 퇴직금을 따지다 이튿날이면 서둘러 출근하는 선생은 배알도 없이 타락한 존재다. 인정한다. 선생이 선생 노릇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사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은 것처럼 선생 역시 사도헌장을 망각했다는 것을. 그저 몸 사리며 내 할 일만 하고 다른 것엔 눈 감는다는 사실을. 창의인재나 인성은 행정서류로 적당히 철해 놓고 수업도 대충한다는 것을. 그러나 이 모든 게 어찌 선생 탓이랴. 선생보다 앞서 세상이 비리 공화국인 것을. 선생의 발목을 잡고 선생을 한낱 월급쟁이로 흔들어왔다는 것을. 언론이 선생을 발가벗기고 욕보여도 선생은 그저 침묵하였음을 인정한다. 인권조례다, 무상급식이다 진보의 완장을 두른 사람이 교권을 훼손해버린 무식한 세상. 제 입맛에 맞지 않으면 선생까지 고발하는 아이들, 게다가 교무실을 엎어버리겠다 막말 하며 쳐들어오는 학부모. 그저 망연자실 분필만 움켜쥐어야 하는 선생은 빈 술잔보다 쓸쓸하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옛날에는 이러지는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연금개악이다, ‘김영란법’이다 하여 선생을 속물로 도배질 하더니, 아예 지상파를 통해 뇌물이나 챙기는 야누스로 매도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자존심마저 분탕질 당한 선생들. 사실 부적절한 촌지를 받는 교사가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일부라는 것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말이지 다수의 선생은 열악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청보리처럼 백년대계를 노작(勞作)하고 있는데,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걷는 선생까지 일괄하여 욕보이는 것은 ‘동굴의 우상’이다.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진 요즈음, 그래도 아이에게 휴머니즘과 정의를 가르치는 건 선생 아니었던가. 더러 부모가 포기한 자식을 돈 보스코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던 이 역시 선생이었고,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고 삥 뜯고 연애질하는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던 게 역시 선생이었으며, 언론의 공격에 만신창이가 되어도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금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는 이 역시 선생이었다. 부모 없이 태어난 자식이 없듯 선생 없이 갈매나무처럼 자란 이는 없다. 그리하여 함부로 선생을 욕되게 하지 말라. 사실 뇌물이나 촌지는 선생하고 상극이다. 오히려 근친하여 비자금을 조성하고 로비와 상납, 사과박스에 뇌물까지 주던 이가 누구였는가. 룸살롱에서 ‘형님, 동생’ 하며 검은 돈을 주고받고 성매매로 ‘해피투게더’ 하려다 발각된 이는 또 누구였는가. 마지막까지도 뻔뻔하게 부인하는 이들. 언어도단의 그들이 과연 선생의 청렴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언론과 종교마저 타락한 자본주의의 변방에서 우리는 세속에 젖을 용기도 능력도 없다. 나는 청년시절 모 방송사의 프로듀서 직을 포기하고 교직을 선택했다. 무덤을 향하는 날까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하여 어언 30년. 나는 내가 못 다한 일들을 아이들을 통해 이루고 싶었고 진정 궁핍한 이들에게 듬직한 언덕이 되어주고 싶었다. 민족이 무언지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싶었고, 야수처럼 일탈과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들을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나도 어린 시절을 바람처럼 살았으므로. 나 역시 촌지를 받아 본 적이 있다. 향기가 배어 더없이 따뜻한 촌지! 어느 날 구부정한 할머니가 교무실로 찾아와 “우리 손주 선상님이셔?”하며 나를 찾았다.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할머니는 치마를 올리더니 고쟁이 속으로 손을 넣어 꼬깃한 돈 2천원을 꺼내었다. “이거 사탕 사 잡숴!”하며 내민 손. 갈퀴처럼 휘어진 손에 들려진 낡은 2천원. 몇 번 물리치다가 더 이상 할머니를 이길 수 없어 “할머니 그럼 제가 맛있는 사탕 사먹을께요!” 그렇게 받아 지갑에 고이 간직하고는 차마 쓸 수 없었던, 아궁이보다 따뜻했던 할머니의 온정. 뭉클한 그 무언가에 전이된 나는 선생의 역할을 파노라마 보듯 알게 되었다. 언젠가, 살아있는 닭을 보자기에 싸서 가져온 엄마도 있었다. 닭이 교무실에 물똥 싸대며 꼬꼬댁거려 난감했던, 생각하면 우습다가도 새삼 후끈해지는 추억. 이런 게 어디 함부로 잊힐 추억이겠는가! 무더운 여름, 수업에 지쳐 교무실로 오면 쪼르르 따라와 미지근한 캔 음료 하나 책상에 놓고 달아나던 아이. 그 수줍은 눈망울을 차마 잊을 수 있겠는가. 내가 받은 건 비정한 촌지가 아닌 화인(火印)보다 뜨거운 사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승의 날이면 차라리 재량휴업으로 쉬고 싶은 마음들. 스승의 날이면 되레 저들의 축제인 양 ‘은혜나 감사’와는 따로 노는 아이들. 그저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만 기다려 여친, 남친 찾는 무개념의 아이들. 누가 요 녀석들을 이처럼 돌연변이로 만들었는가. 더러 카톡으로 “선생님 사랑해요.” 날려주는 건 차라리 눈물겹다. 학급 달력엔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저희 생일을 마음대로 낙서하고 받을 품목까지 적어두는 영악함, 이런 것들이 미래를 귀납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 아닌가. 청학동에서 보듯, 예전엔 스승과 제자가 엄격한 가운데 사랑이 오갔다. 인의예지가 무엇인지 몸으로 익히고 종아리 따끔하게 눈물 속에 피어나는 사랑을 배웠다. 김홍도의 서당도가 새삼 훈훈하게 떠오르는 것도 다 그 때문 아닌가. ‘동몽선습’이나 ‘소학’이 끝나면 부모가 떡을 해 와 그 따뜻한 것을 나누던 시절. 진정 이것을 사람들은 촌정(寸情) 또는 촌지(寸志)라 불렀다. 지금은, 커피 한 잔도 신고해야 하는 비운의 시대. 스승을 그저 돈이나 밝히는 급여생활자로 매도하는 정치인들. 저들끼리는 수 천, 수 억을 주고받으며 야합하는 걸 아는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식이다. 명절 때면 의원회관 복도에 택배가 수북이 쌓여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아이러니한 풍경. ‘세월호’와 함께 꿈틀대는 분노를 더 이상 들쑤시지 마라. 다시 말하면, 영화 ‘김봉두’ 같은 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빛과 소금으로 세례를 받아 첨병으로 살기를 원하는 선생까지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 이 땅의 ‘스승’을 그대는 단죄할 자신이 있는가. 수업료 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업료를 몰래 내 주고,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아이에게 당신 도시락을 선뜻 내어주던 우리의 선생들. 가정불화로 힘들어하는 아이와 짜장면을 먹으며 위로하던 게 선생이었고, 몸 아픈 아이를 응급실에 입원시키고 저녁이면 찾아가 우스개로 아이를 웃게 만들던 사람, 비가 오면 귀가하는 비 맞을세라 아이를 우산 속으로 끌어안던 이가 선생 아니었던가. 아, 세상에는 ‘뇌물’로는 풀리지 않는 불가사의가 있다는 것을 그대들은 수긍해야 한다. 그리하여 나는 가르친다. ‘아름다운 촌지’를 주고받으라고. 그것은 부활절 날 수녀님이 나눠주던 부활 달걀 같은 희망이기에. 이것이야말로 어느 집단이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지극한 떨림이자 사랑이기에. 다시금, 이 황무지에서 맹렬히 자라는 아이들아 그리고 선생들아! 해바라기처럼 뜨거운 촌지를 우리 하염없이 수수할지니! 프로필 _ 김평엽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박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 2003년 『애지』 등단 시인 전)한국교육신문 논설위원 전)현대시문학 편집주간 현)경기 평택효명고등학교 근무 저서) 시집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노을 속에 집을 짓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