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55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요즘도 선거철이 되면 저마다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교육대통령으로서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다. 보릿고개 시절의 교육정책을 21세기의 잣대로 잴 수 없는 것처럼 오늘날의 교육 전반에 산업화 시대의 기준과 가치를 적용하여서도 안 될 것이다. 역대 대통령의 교육에 대한 관점을 살펴보면서 그간 많은 교육 갈등의 시발이 되곤 했던, 정파적 입장에 따른 기준치와 잣대를 넘어서 보편적 분석틀은 무엇인지 모색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승만, 의무교육과 학제의 기본틀을 세우다 청년 이승만은 배재학당에서 서구 신학문을 접한 1세대였다. ‘근대성 구현’이라는 시대정신으로 세례를 받은 이승만은 평생 계몽적 지도자로 일관하였다. 대한민국 건국 다음 해에 서둘러 교육법을 제정하며 교육체제 정비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의무감 때문이었다. 이 법에서 초등교육 의무화를 선언하여 보편적 민주시민교육의 길을 열었다. 당시 국가 경제 규모로 보면 명백히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지도자의 의지는 확고하였다. 전쟁 중인 1951년에 학제를 6-3-3-4제로 정비하고, 지방에 국·공립대학 설립을 추진하였다. 학제의 기본은 초·중·고를 이수하면 국민 누구에게나 대학 진학의 문이 열려 있는 단선형 학제로 확정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복선형 학제의 성격이 혼재되어 있어 사회적 신분 차이에 의해 일부 학생들은 학령 초기부터 상급교육에의 접근 기회가 분리되었다. 단선형 학제는 박정희 시대의 중·고교 평준화 정책과 더불어 우리나라 평등주의 교육의 근간을 이루었다. 교육자치제 역시 전쟁 중에 도입되었다. 최근 교육감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논쟁의 불씨가 커지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 교육자치제는 선진국 수준에서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제도이다. 이 대통령의 서구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계몽적 지도자로서 이 대통령의 면모는 문맹퇴치운동에도 드러난다. 보통 독재자라고 하면 우민화 정책을 추진하는데 이 대통령은 오랜 일본 강점기 압제에 의해 ‘우매’하게 된 국민을 깨우치는데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었다. 교육에 있어서 남녀평등주의도 기독교적 평등관, 서구 시민사회를 직접 접한 이 대통령이 아니고서는 당시에 엄두를 내지 못할 앞선 정책이었다. 하지만 전쟁을 치른 건국 대통령이 추진한 교육정책은 재정여건과 제도의 미비로 인해 다분히 선언적 수준에 그친 정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콩나물 교실, ‘우골탑’, 대졸 인력 취업난, 해외 유학파 득세와 학문의 대외 종속성 등의 문제는 제1공화국으로서는 넘기 힘든 시대적 과제였다. 박정희, 산업화 시대 공교육의 기본 구조를 완성하다 이승만 시대의 선언적이고 미완인 교육개혁을 박정희 정권은 짧은 시기에 실질적으로 그 내용을 채워나갔다. 역대 정권 중 가장 많은 제도 변화와 학교 교육의 팽창, 국민 보편교육의 실현이 이루어졌다. 현재의 초·중·고 교육은 박정희 시대의 틀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범학교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남다른 대통령이었다. 사범학교 출신답게 교사 양성체계를 손질하여 사범학교를 2년제 교육대학으로 바꾸었다. 교원정책에 대해서도 일관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5·16 후 교원노조를 ‘좌경 연공’ 세력으로 규정하여 탄압하는 한편 ‘제자가 스승을 우습게 여기는 교권(敎權) 없는 학원에서 진정한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국민교육헌장을 제정하여 국가가 전 국민을 일정한 수준과 방향으로 계도하고, 새마을운동을 통해 근면·자조·협동하는 의식 개혁을 추진한 이면에는 사범학적인 목민관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5·16 이후 1962년도 시정방침 연설에서 “(국가) 건설기에 적합하도록 교육제도를 쇄신하고 문교정책을 조절하여 민족정신을 고취할 것이며 생산 기술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족주의와 실용주의는 박정희 정권이 추구한 교육의 중요 코드였다. 민족주의 교육은 체제 수호를 위한 이념교육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하였지만 적어도 정부 차원에서는 서구 교육사조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을 지양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학 연구를 위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을 설립하여 인문학 전반에 민족주의적 국가관의 가치를 입혀 국민의 ‘영혼’을 지배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국가 중심의 인문학과 정책 개발에 참여하는 학자들이 등장하면서 관변학자 논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실용주의 교육은 국가 산업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박정희 정권은 문·사·철 중심의 문리대 학풍보다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과학과 이공계 교육에 대한 지원을 국가의 당면한 과제로 인식하였다. 박 대통령은 제3공화국이 출범하자마자 미국 등 선진국에 있는 과학자들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불러들여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RD 역량의 기반을 다졌다. 자신의 딸(현 박근혜 대통령)을 전자공학과에 입학시킬 정도로 이공계에 대한 관심과 첨단 과학에 대한 안목이 남달랐다. 당시 다른 제3세계 국가 원수의 자제들은 외국어나 정치외교학 등 인문학을 전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실용주의적 교육정책의 추진으로 이공계 인력이 대거 양성되면서 전통적으로 인문학을 중시하는 아시아 국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에 이과가 문과를 수적으로 압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실용주의 교육은 인간자본론과 궤를 같이한다. 김대중 정부 들어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라고 개칭하고 인적 자원의 개발을 국가적으로 천명하였지만, 당시 박정희 정부는 이미 인적 자원 양성을 중시하고, 교육이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적절히 공급하고 나아가 학교에서 배출된 우수한 인력이 산업 발전을 선도하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교육에 접근하였다. 산업현장에 배출된 인력들에 대한 교육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공장학교인 산업체 부설 특별학급을 박 대통령은 직접 방문하여 낮에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학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하였다. 1960년대 말에는 사립대학의 무분별한 학사 정원관리를 쇄신한다는 취지로 대학 예비고사 제도를 마련하여 대학선발제도를 정비하였다. 대학 입학자격 고사를 도입한 이면에는 박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교육관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문을 할 정도의 여건이 안 되는 인력을 고졸 후 산업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책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를 비판하는 많은 학자도 ‘중학교 무시험제’와 ‘고교평준화 정책’은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평등교육의 획을 그은 중요한 정책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진보교육감인 서울의 조희연 교육감도 고교평준화 정책은 교육감으로서 완성하고 싶은 정책의 하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도이다. 박정희 시대가 아니었으면 관철하기 어려운 정책들이었다. 전두환, ‘정의’로운 학교 교육을 강권하다 전두환 정권은 지도자의 스타일에 걸맞게 전격적인 교육개혁이 이루어졌다. 전 국민이 교육전문가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말도 많고 분파도 많은 교육문제의 얽힌 고리를 단칼에 자르듯이 접근하였다. 1980년 7월 30일, 국가보위비상대책상임위원회 명의로 발표된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방안’은 당시 현직 교사들까지 대거 가세한 과열과외와 막대한 사교육에 기반을 둔 대입 열풍에 대한 정공법적인 해법을 제시하였다. "…… 과외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다음 해(1981년)부터 대입 본고사를 폐지하고 내신과 예비고사(후에 학력고사)만으로 선발하되 장기적으로는 내신으로만 선발한다. 대입정원을 연차적으로 대폭 늘리되 다음 해 최고 10만5천 명을 늘린다. 졸업정원제를 실시한다. 현직 교사 등의 과외교습을 금지하고 재학생의 학원 수강을 금지한다……." [PAGE BREAK]
‘아이들이 행복하면 나라가 행복해진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실현되긴 쉽지 않은 명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1948년 탄생했다. 기독교아동복리회(CCF, Christian Children's Fund)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조직은 2010년 4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꿔 달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제훈(사진) 회장이 취임하고부터다. 아이들에게 우산이 되어 비를 막아주고, 우산을 펴듯 꿈을 펼치라는 뜻으로 ‘초록우산’이라 지었다. “한동안 병영 사고가 잦았잖아요. 어릴 때부터 잘 교육하면 막을 수 있는 일인데, 그게 제대로 안 되니까 자꾸 그런 사고가 터지는 거예요. 교육을 잘하면 막을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들이 존경을 받아야 해요. 재단에서 문화일보와 공동으로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기획을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한국교총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과 업무협약을 맺게 된 계기도 선생님 존경과 인성교육이 서로 같은 뜻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지요. 이심전심(以心傳心), 요즘 말로 통(通) 한 거라 할 수 있지요.” 이 회장은 최근 아이들의 폭력이나 범죄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를 “가정에서 밥상머리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귀여움만 받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어려움을 이기려는 의지는 키우지 못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적고,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입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어릴 때부터 외롭게 자라면서 아동 환경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어요. 혼자 컴퓨터로 폭력적인 게임을 하고, 조부모의 이름조차 모르는 등 인간적인 나눔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질 않아 정서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메마르게 자라는 것이지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2013년부터 학교폭력과 왕따 등 아동·청소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성교육 콘텐츠 개발과 교육 지원 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드림오케스트라도 추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적 재능이 있지만 이를 계발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시설에 있는 아이들 또는 기초수급대상 어린이들이 참여한다. 전국에 10개의 드림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지금 4년째인데, 목포드림오케스트라는 40∼50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250명 정도로 늘었어요. 음악을 통한 치유효과가 상당해서 아이들이 자신감도 회복하고 있어요. 직접 악기를 만들어 후원하시는 분도 있어요. 참 고맙죠.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처럼 키우고 싶어요.” 이처럼 재단 후원으로 어려운 환경을 딛고 꿈을 이룬 경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성봉 씨도 재단의 도움이 인생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5살 때 고아원을 뛰쳐나와 길거리에서 생활하던 최씨는 재단 사회복지사들의 도움으로 검정고시로 중학교를 통과하고 대전예술고에 진학했다. 고교 3학년 때 모 케이블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를 불러 은상을 받기까지 최씨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미국 ABC방송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최씨는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가 어린이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금 세상은 어른이 움직이지만 다음 세대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라며 “노인복지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늘려가는 데 비해 아동복지는 아주 열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복지예산을 노인 따로, 아이 따로 분리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정에 복지예산을 투입하는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 등 성인이 올바른 인성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가족 공동체를 회복하고, 공교육을 살려야 해요. 인성은 일시적인 교육이나 프로그램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또래들과 어울리며 부모와 교사,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먼저 바른 인성을 가져야 해요. 선생님들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요. 앞으로 재단도 교총, 인실련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지만, 선생님들 스스로 교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깨닫고, 존경받는 어른이 되도록 정진해 나가길 바랍니다.” ■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 1948년 설립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복지전문기관으로 꼽힌다. 특히 다른 아동복지단체와 달리 예산 및 인력의 80%가량을 국내 어려운 어린이를 위한 사업에 투자하면서 많은 후원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서울을 포함해 16개 지역에 39개 지역본부 및 복지관을 운영 중이며, 올해 4월 기준으로 30만 명의 정기 후원자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세계 56개국의 아동을 위해 지역개발사업, 교육사업,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민간 차원에서 북한 어린이를 돕는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평양 만경대구역에 재단이 직접 빵 공장을 운영하면서 하루 평균 1만 개의 빵을 생산해 평양·사동·중구역 지역 내 학교 및 유치원에 배급하고 있다.
결코 변하지 않는 핀란드의 교육원칙은 ‘평등과 협동’이다. 핀란드 교육현장에서 ‘경쟁’은 찾아볼 수 없다. “경쟁은 일을 더 빨리 하기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고, 적당한 경쟁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학교의 근본은 경쟁이 될 수 없다. 다른 중요한 것들을 압박하고 발견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학교는 경기장이 아니다.” 핀란드 야꼬 이딸라 교육부 장관의 경고는 친구마저도 경쟁상대로 바라보게 하는 우리나라 교육현장이 새겨들어야 말이 아닐까. 아이들의 출발선은 모두 다르다 “등수라니요? 어떤 아이는 달리기를 잘하고, 이 친구는 수학을 잘하고, 다른 친구는 음악적인 소질이 뛰어난데 아이들의 순서를 어떻게 정한다는 얘기입니까?” 오늘날 핀란드 교육의 토대를 만든 에르끼 아호(Erkki Aho) 핀란드 전 국가교육청장이 한국의 경쟁교육에 대해 설명 들은 후 한 말이다. 같은 나이의 학생이라 하더라도 제각기 다른 재능, 학습 속도, 지적성장 속도는 물론 가정환경과 부모의 능력까지도 모두 다르다. 때문에 ‘본인에게 적절한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교육제도는 각자가 가진 ‘차이’를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핀란드 교육의 핵심인 ‘평등교육’이다. ‘모두가 똑같은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차이로 인해 불리한 취급을 받지 않는 교육’이 핀란드식 평등교육인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적게 공부하지만 가장 똑똑한 아이들 핀란드의 교육과제는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진한 학생을 위한 각별한 노력은 기본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그냥 둬도 잘하니까,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나를 따르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는 식의 ‘교사가 이끄는 교육’이라면 핀란드는 ‘스스로 해라. 그러면 너에게 맞는 것을 맞춰주겠다’는 식의 ‘학생을 돕는 교육’이다. 교재는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치밀하게 개발되어 있고, 교사는 배움을 격려하고 학생 개개인의 진도에 맞춰 언제든지 도와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주요 업무이지만 핀란드에서는 말을 많이 하거나 계속 가르치기만 하는 교사가 좋은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을 많이 지원하고 안내해주는 교사가 좋은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투이야플링크 땀삐레 고등학교 교장의 말처럼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돕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교실현장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로 나타나 세계에서 가장 적게 공부하고도 가장 똑똑한 아이들을 만드는 힘이 되어주는 것은 아닐까. PISA 평가에서 우리나라와 1, 2위를 다투지만, 핀란드의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만족감’ 역시 1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꼴찌를 나타낸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가장 하기 싫은 공부를 하며 12년을 보낸다. 이러한 비효율성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고,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교수들은 ‘학력 저하’를 이야기하고, 회사에서는 ‘일을 못한다’는 푸념을 하는 것은 아닐까.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핀란드 교육에서 가장 놀랍고 부러웠던 사실은 ‘순위 경쟁’이 없다는 것이었다. 학생 개개인이 자신에게 적합한 교육을 받고 있기에 교육 내용이 모두 다르고, 교육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은 가능하지 않으며, 따라서 순위를 결정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핀란드의 성적표에는 ‘등수’가 없다. 아예 초·중·고에서 학생들의 점수를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거나 등수를 매기지 못하도록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였다. 물론 시험은 존재한다. 그러나 시험을 볼 때 이름대신 고유의 번호를 표기하여 다른 사람의 성적을 알 수 없게 한다. 아이들에게 성적은 ‘불안한 자신의 위치 확인’이 아닌 ‘자신의 지식을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만일 자신의 점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 또한 정상적으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9학년으로 규정되어 있는 기초학교 교육을 연장해 받도록 법원 판결을 받는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며, 공부를 못하는 불리한 조건 때문에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지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지 않고 학년을 반복하는 유급 숫자도 많은 편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사회적 풍토와 교육환경, 약자일수록 커지는 사회적 배려와 관심,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인간존중 정신…. 이러한 ‘똘레랑스(tole´rance)’ 정신이 교육에 녹아들어 학생들에게는 ‘공부는 나를 위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고, 교사는 학생을 돕고 정부는 지원하고 부모는 협력한다. 경쟁으로 몰아붙이지 않는 교육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어 아이들은 ‘내가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를 이겨야한다’는 스트레스 없이 자유롭게 놀면서, 즐기면서 학습을 한다. [PART VIEW]
Q. 동학농민혁명 전문 역사교사로 유명합니다. 동학농민혁명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부안군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읍 학산고등학교에 역사교사로 첫 부임을 했는데 명색이 정읍에서 역사교사로서 정읍의 향토사를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또한 정읍에 사는 아이들에게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역사도 가르쳐 고향에 대한 자긍심도 높이고, 더불어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쉬는 날 틈틈이 정읍지역 유적지나 문화재를 찾아다녔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부끄럽게도 뒤늦게 정읍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동학농민혁명의 유적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농민 스스로가 ‘반외세 · 반봉건’의 기치를 높이 세우고, 이 땅의 진정한 주인임을 천명한 우리 민족 최대의 ‘민중항쟁’이라는 사실을 알고 거기에 깊이 빠져 들었습니다. Q. 아이들에게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에 대해 가르칠 때 가장 중점을 두고 가르치는 부분이나, 강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역사란 옳고 그름의 시비이며 후세 사람들의 삶의 좌표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 모순과 부조리가 심한 시대, 왜곡과 편향으로 얼룩진 근현대사를 치러낸 민족에게는 무엇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바로 ‘비판 정신’과 ‘올바른 역사의식’입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라는 의식을 가지고 그 속에서 ‘의롭게 사는 삶이 가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하고 내면화시킬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요즘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제대로 된 역사관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께서도 많이 아쉬운 부분일 것 같은데요. 먼저 어른이 어른다워야 합니다. 우리가 요즘처럼 물질에 대한 가치만 우선시하는 태도를 지닌다면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습니까. 물론 돈, 명예, 권력이란 가치도 중요하지만 1894년 당시 갑오선열들은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자신의 ‘목숨’마저도 다 버리고 ‘자유, 평등, 정의, 자주’라는 더 큰 ‘정신적 가치’를 위해 싸웠습니다. 우리는 이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기성세대부터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래서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 못해 절망적일 것입니다. Q. 교단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일 외에 동학농민혁명 관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나 보람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정읍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널리 선양하고 계승·실천하고자 하는 뜻으로 1969년부터 매년 동학농민군 최초의 전투지이자 전승지인 황토현에서 ‘동학농민혁명기념제’를 치러왔습니다. 올해로 48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매년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이 깃든 ‘청소년 문화공연’과 온 가족이 함께하는 ‘전국역사퀴즈대회’ 등 다양한 현장 체험행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지역의 25명의 교사들이 ‘전봉준 역사캠프' 교사모임을 만들어 해마다 여름방학을 기해 2박 3일간 정읍을 비롯한 전국의 동학유적지를 찾아 ‘전봉준역사캠프’를 16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전봉준 역사캠프’를 통해 알게 된 학생이 나중에 커서 지도교사를 자청하여 제자와 교사관계가 아닌, 동료가 되어 함께 활동했던 적이 있는데 무척 보람이 있었습니다. 현재 그 학생은 비정부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Q. 120여 년 전 일어났던 동학농민혁명이 이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보다도 동학농민혁명을 통해 정의롭고 평등한 나라를 만들려고 했던 농민군의 희생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꿈꾸고 만들고자 했던 나라가 어떤 나라였고, 우리가 그런 나라를 더욱 가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아직도 동학농민혁명이 원하고 바라는 세상은 완전히 오지 않았습니다.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은 정의롭고 평등한 아름다운 나라, 외세의 압력에 당당한 강한 나라를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무인 것입니다. Q.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지요. 동학유적지 답사 안내와 강연 등 기존에 해오던 일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혁명에 얽힌 노래이야기’(가제)라는 책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을 연구하면서 이처럼 혁명에 얽힌 노래이야기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본 결과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과 얽힌 노래이야기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19세기 후반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 과정에서 우리와 같은 처지에 놓였던 여러 나라들 중 그리스와 중남미의 칠레, 멕시코, 쿠바 등의 나라에서 제국주의 침략자들과 그와 결탁한 기득권 세력에 맞서 저항하면서 불렀던 민중들의 노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역사와 음악이 어우러진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현재 집필 중에 있습니다.
“선생님, 여기 쓰레기 많아요.” “내가 먼저 주웠어. 아니야, 내가 먼저야.” 2학년이 되면서 처음 해보는 교내 봉사활동에 아이들은 무척 설레고 들뜬 모습이었다. 운동장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무슨 보물이라도 찾은 것처럼 여러 명이 한달음에 달려가 서로 주우려고 야단이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쓰레기도 봉사활동의 임무를 맡으니 달리 보이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준상이가 심상치 않은 물체(?)를 주워왔다. “선생님, 야외 학습장에서 이거 주웠어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뭐야, 뭐야.” 금세 아이들이 모여든다. 길이는 15cm쯤 되고, 솜털이 보송보송한 초록색의 가느다란 물체. 아이들의 눈엔 호기심이 가득하다. “야, 칼 같다.” 준우가 이리저리 칼 휘두르는 흉내를 낸다. “이거 혹시 콩꼬투리 아냐?” 민서의 말에 아이들은 너도나도 “그럼 한번 벌려보자”며 달려들었다. 콩이라고 하기엔 꽤 크고 두툼한지라 아이들은 애를 먹는 듯했다. 한 번에 벌어지지 않아 여러 아이의 손을 거친 끝에 드디어 꼬투리가 벌어지자, 이번엔 꼬투리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서로 보려고 아우성이다. “어, 콩이 되게 작네.” “연두색이다.” 아직 영글지 않은 등나무 꼬투리라고 설명해 주자, 아이들은 그제야 야외 학습장에 있던 넝쿨이 등나무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봉사활동 중에 우연히 꼬투리를 관찰하게 되면서 아이들은 학교 화단에 핀 꽃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선생님, 이거 무슨 꽃이에요?”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선생님, 꽃 속에 또 꽃이 있어요.” “어, 진짜네. 예쁘다.” “선생님, 혹시 하나는 진짜 꽃, 하나는 가짜 꽃 아니에요?” 백일홍을 보고 그렇게 추측을 한 아이들이 놀라웠다. 실제 백일홍은 벌을 유혹하기 위한 화려한 꽃잎과 작은 별 모양의 진짜 꽃을 가운데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깨쳐 가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예뻐 보였다. 그런데 진짜 감동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와 아무리 기다려도 준상이와 몇몇 남자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늦게 교실로 돌아온 지원이에게 물어보니 준상이가 등나무 꼬투리에서 나온 콩(?)을 화단에 심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잠시 후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온 준상이와 몇몇 아이들은 “선생님, 내일부터 매일 화단에 가서 물 줄 거예요”라며 대단히 뿌듯해 한다.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싹이 날 거라는 기대감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아직 씨앗이 영글지 않아 심어도 싹이 나지 않을 거라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호기심과 따뜻한 관심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얘들아, 선생님이 너희들 마음속에 뿌려진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매일매일 물을 줄게.’ 아이들 몰래 다짐해 본다.
최고의 교사 미래 한국 교육에 꼭 필요한 교사는 어떤 사람인가? 세계 속에 우뚝 선 한국을 이끌어갈 아이들을 키워내는 교육자는 어떤 이인가? 그 교사의 모습을 뚜렷하게 그리라는 것이 내게 맡겨진 주문이다. 이런 종류의 일은 비교적 흔하다. 오랫동안 주기적으로 진행되어 온 흔적이 있다. 새로운 세기(millennium)나, 백 년, 십 년이 시작될 때, 혹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다. 또는 교육의 현실이 어렵고 심각한 문제가 속속 생겨날 때도 예정 없던 재점검과 새 그림 그리기가 펼쳐진다. 이런 일이 처리되는 통상적인 방식이 있다. 주로 이런 식이다. 우선 앞에 놓인 문제점들을 나열한다. 그 원인을 파악한다. 해결 방향을 찾는다. 해결에 필요한 자질들을 나열한다. 마지막으로 그 자질들을 모두 갖춘 이상적 교사의 모습을 그린다. 초승달 같은 눈썹, 별같이 빛나는 눈, 오뚝 솟은 코, 앵두 같은 입술을 하나로 모아서 최고의 미인을 그려내듯이 말이다. 대략 이렇게 그려진 최고의 교사는 시기마다 다른 이미지로 드러난다. 예전에는 ‘군자로서의 교사’, ‘선비로서의 교사’, 심지어는 ‘보살로서의 교사’ 등과 같은 동양적 이미지로 그려졌다. 근자에는 ‘배려적 교사’, ‘변혁적 교사’ 또는 ‘반성적 교사’와 같은 서양적 이미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공통적인 것은, 이들이 지닌 구체적 자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가히 못 하는 것이라고는 없는 ‘전능적 교사(全能的 敎師)’인 것이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경향으로 보인다. 현재는 언제나 문제투성이며 복잡한 세상이다. 교육의 이상적 상태를 이루기 위한 문제 예방과 해결을 위해서는 보통 교사는 역부족이다. 일종의 교육적 히어로가 필연적이다. 그러니 이상적 교사의 모습이 전능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당연하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엄친아’ 교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교사협회의 ‘교사자질표준’이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개발해놓은 ‘교사자격기준’을 보라. 일반교사들로서는 엄두도 못 낼 자질이요, 기준들이다. 전인적 교사 나는 이런 전형적인 방식에 약간의 회의를 가지고 있다. 도대체 이런 자질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 현실적 교사가 있을까? 물론 있을 것이다. 다만 몇이나 될까? 전국에, 한 시·도에, 한 지역청에, 그리고 한 학교에 말이다. 교과지식, 수업기술, 학생 이해 등등 10개의 영역에 5에서 10가지 정도의 세부 자질을 3이나 5단계 수준별로 다 갖춘 이가 몇이나 있을 것인가? 사실 리스트를 보는 거의 모든 이들은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진다. 노골적인 비하를 드러내면서 말이다. 물론 예비교사를 제대로 교육하고 현직 교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구체적 조처를 취하려면 이런 방식의 접근은 필요하다. 비빌 언덕이나 기준 즉, 적어도 무엇인가를 시작할 출발점과 최종적인 도착점에 대한 가시적 무엇이 있어야만 한다. 그렇기는 해도 이 방식은 언제나 제한적이다. 겉보기는 그럴듯해도 실효는 없는, 외화내빈의 속 빈 강정 같다. 현장에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일개 교사인 나 개인하고는 그다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자질 또는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역량들을 모두 갖추는 것은 평범한 나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할 뿐이다. 이 이슈에 대한 대안적 접근은 없을까?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의 본성은 체성(體性), 지성(知性), 감성(感性), 덕성(德性), 영성(靈性)으로 이루어진다. 사람은 몸과 마음(지정의)과 영혼을 지니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다. 이 다섯 가지 본성(五性)이 각각 올바로 성숙하도록 하며, 전체가 서로 강하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품부(稟賦) 받은바 원래 모습의 ‘온전한 사람(全人)’이 되는 길이다. 교육이란 이 오성을 온전히 기르고자 하는, 본성 완성의 노력이다. 미숙에서 성숙으로 이끄는 일이다. 교사는 학생을 이러한 온전한 상태로 이끄는 사람이다. 어떤 교과를 가르치든 간에 교사직을 맡은 사람의 최종 목표는 이것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수학문제를 아무리 잘 가르친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 학생의 체성, 감성, 덕성, 영성과 강하게 연결되지 않은 채로 머무른다면, 그래서 그 학생이 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성숙하는 데 긍정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수학교사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전능적 교사의 입장에서는 혹시 그렇다고 할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전인적 교사’에게는 그렇지 않다. 전능적 교사의 접근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사회를 선도하는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교사가 어떤 역량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반면에 전인적 교사는 인간으로서 학생의 본래 모습을 회복시키고 완성하는 교육이라는 관점을 견지한다. 교사가 어떤 성품을 지니고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다. 전자는 교육 현실적 입장, 후자는 교육 본질적 입장이라고 할까? 전자는 사회가 변화할 때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전면적으로 또는 국부적으로 다른 모습들을 찾아내야만 한다. 하지만 후자는 항구적이다. 인간이 지닌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교사상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교사의 이미지는 겉모습과 속 모습, 두 층에 걸친 것이다. 전능적 교사의 관점은 겉모습에 대해서, 전인적 교사의 관점은 속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시대와 유행에 따라 외양은 바뀐다. 그리고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본질은 같다. 그리고 같아야만 한다. 인간은 인간스러워야만 하고, 사람은 사람다워야만 한다. 교사의 속 모습은 한결같아야 한다. 그의 체성, 지성, 감성, 덕성, 영성은 언제나 알차고 풍성해야만 한다. 이런 사람만이 전인적 학생을 길러내는 일을 해낼 수 있다. 교사 '어벤져스' 그런데 오성이 총체적으로 완성된 교사 역시 또 다른 이상이 아닌가? 전능적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과 역량들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과 결과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지 않은가? 전인적 교사상에서 말하는 5가지 본성을 완성하라는 주문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 세상에 5가지를 다 갖춘 이가 어디 있느냐는 게다. 정당한 지적이다. [PART VIEW]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친구들끼리 대화를 나눌 때도 신조어나 줄임말인 ‘대박, 헐, 노잼’ 등의 단어로 감정을 나타내곤 한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짜증 나는 일도, 행복한 일도 모두 단순화시켜버린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이 어떤 감정에 놓여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생각이 점점 자라면서,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5학년. 다양한 종류의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에 대해서 알아보고, 이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학습지를 통해 알아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클레이로 이모티콘 만들기 활동을 해보았다. 또한 ‘내 마음이 왜 이러지?’라는 마음일기쓰기도 함께 활용했다. 수업은 총 5차시에 걸쳐 운영했으며, 마음일기쓰기는 한 달 동안 지도하였다. 이모티콘 만들기 1차시 _ 나의 감정과 만나기 첫 시간에는 모둠을 구성하고, 다양한 종류의 감정을 살펴본다. 감정은 만족을 나타내는 것과 불만족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한국비폭력대화센터(NVC)에 따르면 200여 개의 다양한 감정이 있다고 한다. 모둠원들에게 감정의 종류가 적힌 학습지를 나누어 주고, 자신의 감정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모둠원에게 학습지를 나누어준다. · 학습지에 적힌 감정의 종류 중 모르는 단어와 아는 단어를 구분하게 한다. · 교사는 모든 모둠이 모르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한 모둠이라도 알고 있다면 알고 있는 모둠이 설명할 수 있도록 한다. · 감정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자신의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단어를 하나씩 고르도록 한다. 2차시 ~ 3차시 _ 이모티콘에 이름 붙이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이모티콘에 이름을 붙여주는 활동을 진행한다. 이름은 1차시에 나누어준 감정의 종류를 활용한다. · 스마트폰에 있는 이모티콘을 프린트해서 모둠별로 나누어준다. 모두 똑같은 이모티콘을 나누어주는 것보다 모둠별로 서로 다른 이모티콘을 나누어주면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감정을 학습할 수 있다. · 이모티콘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감정을 찾아 ‘이모티콘에 이름 붙이기’ 활동을 진행한다. 모둠원들끼리 의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모둠별로 5개의 이모티콘을 고르도록 한다. · 각각의 이모티콘에 맞는 자신의 경험담을 모둠별로 이야기 나누도록 한다. · 모둠별로 이모티콘의 이름과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면 좋은지 경험담을 바탕으로 발표한다. 4차시 ~ 5차시 _ 이모티콘 만들기 활동 자신의 현재 마음 상태를 잘 나타내주는 이모티콘 하나를 선택해서 만들기 활동을 진행한다. · 각 모둠별로 색깔별 클레이를 나누어준다. · 자신의 마음 상태를 잘 나타내주는 이모티콘 하나를 선택해서 만든다. · 이모티콘 이름을 붙여준다. 이름은 감정이름이어도 좋고, 자신이 붙여주고 싶은 이름을 붙여도 좋다. · 자신이 만든 이모티콘을 친구들에게 소개한다. · 모든 학생의 소개가 끝나면 창가, 복도 혹은 사물함 위쪽에 장식한다. [PART VIEW]
과학마술 01 _ 소금물에 글씨 쓰기 소금물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소금물에 젖은 키친타월 위에 전류가 흐르는 집게 전선으로 글씨를 쓴다면 어떤 반응이 생길까? 학생들과 간단한 실험을 통해 전류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해보자. 더불어 이 실험은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의 성질에서 응용해도 좋다. ·실험 준비물 : 알루미늄 접시, 키친타월, 소금물, 분무기, 6V 전지, 집게 전선 ·실험 과정 · 키친타월 1장을 알루미늄 접시 위에 올려놓는다. · 분무기에 소금물을 넣은 후, 키친타월에 골고루 뿌린다. · 6V 전지에 집게 전선을 연결한다. · 집게 전선의 (+)극을 알루미늄 접시와 연결한다. · (-)극 쪽의 집게 전선을 이용하여 키친타월에 글씨를 써본다. · 글씨를 쓰면서 일어나는 반응을 자세히 관찰한다. ·주의할 점 · (+)극과 (-)극을 반대로 연결하지 않는다. ·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릴 때는 키친타월이 촉촉이 젖을 정도로 적당량을 골고루 뿌린다. 이 과학마술의 비밀은 ‘페놀프탈레인 용액’이다. 페놀프탈레인 용액은 산성과 중성 용액에서는 반응하지 않고 염기성 용액에서만 붉은색으로 변하는 성질이 있다. 소금물은 중성 용액이기 때문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가 전류가 흐르면 소금물이 염기성 용액인 수산화나트륨 용액으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전기분해가 일어나는 (-)극에서만 염기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붉은색 글씨를 쓸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더 관찰하자면, 글씨를 쓸 때 기포(거품)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전기 분해에 의해 발생한 수소이다. 과학마술 02 _ 오렌지와 감자, 숯으로 전구에 불 켜기 과일과 감자, 과일주스, 숯 등을 이용하여 전류를 흐르게 한 후, 발광다이오드(꼬마전구)에 불을 켜게 하는 실험은 너무 간단하면서도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오렌지, 레몬 등 과일에 먼저 불을 켜본 후, “그렇다면 오렌지 주스에서는 불이 들어올까· 안 들어올까?”라고 질문해보자. 아이들은 ‘Yes’와 ‘No’로 의견이 갈린다. 결과는 어떨까? 이번에는 “자, 신맛이 나지 않는 감자에서는 불이 들어올까? 안 들어올까?”를 물어본다. 실험 후에는 “그렇다면 찐 감자는?” 아이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반응이 불이 켜지는 반응보다 훨씬 더 흐뭇한 실험이 될 것이다. ·실험 준비물 : 오렌지(레몬, 귤), 과일주스, 사이다, 비커, 아연판 2개, 구리판 2개, 발광다이오드(꼬마전구), 집게 전선 3개, 전류계(전압계) ·실험 과정 · 오렌지(레몬, 귤)를 반으로 자른 후, 하나의 오렌지에 아연판과 구리판을 꼽은 것 두 개를 만든다. · 한쪽 오렌지의 구리판과 반대쪽 오렌지의 아연판을 연결하여 전압(전류)을 측정한다. · 전압계(전류계)의 (+)극에 구리판을 (-)극에 아연판을 연결하여 전압(전류)을 측정한다. · 전압계(전류계)를 제거하고 발광다이오드(꼬마전구)를 연결하여 관찰한다. · 비커 안에 과일주스를 넣고 같은 방법으로 실험한다. · 비커 안에 사이다를 넣고 같은 방법으로 실험한다. · 오렌지 대신 감자를 이용하여 같은 방법으로 실험한다. · 찐 감자를 이용하여 같은 방법으로 실험한다. [PART VIEW]
비경쟁 토론 수업의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으며, 수업에서 자신이 소외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사고력과 발표력이 향상되면서 전체적으로 발표 수준이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열의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한다. 교사 역시 학생들의 이런 모습에 신이 나게 되고 교사와 학생 간의 인간관계가 개선되어 학습 분위기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필자가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던 비경쟁 토론 수업을 소개한다. 첫 번째 수업은 독서 토론 수업이다. 한 시간 동안 모둠별로 같은 책을 읽고, 읽은 내용을 서로 발표하여, 그 책의 의미를 파악하는 수업이었다. 한 권의 책을 간략하게 부분적으로 읽었지만 4명이 읽은 내용을 서로 공유하며 책의 내용과 수업의 단원과 연계시켰다. 두 번째 수업은 학기 초에 이루어진 애향·애교심 함양 수업이다. 약 한 달간의 비경쟁 토론 수업을 진행한 후 이루어진 수업이었다. 세 번째 수업은 스팀(STEAM) 진로탐색 방과후 특별수업이다. 이 수업은 학생들과 사전 공유 없이 이루어졌지만, 학생들은 어려워하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여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였다. [PART VIEW]
2012년, 함께 연수를 받는 다른 선생님들이 중요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사진을 찍어 수업에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스마트폰을 처음 수업에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계기였다. 그러나 사진은 사진일 뿐, 내 수업에 적용되지 못한 채 오랜 세월 핸드폰에서 잠자고만 있을 뿐이었다. 나에게 핸드폰이란 전화, 문자, 카톡, 일정표, 알람 등의 기능이었고, 컴퓨터 기능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14년 분당의 모 고교 S 선생님께서 본교에 스마트 교육을 하시러 오셨다. 그 선생님께서는 증강현실, 에버노트, Ping Pong 등 다양한 기능을 가르쳐 주셨다. 그저 신기함에 ‘와!, 와!’ 할 뿐 여전히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과 나는 가깝고도 먼 이웃으로 지낼 뿐이었다. 가깝고도 먼 이웃, 스마트폰 그런데 올해 5월 초 경기도중등사회교육연구회 세미나에서 또다시 Ping Pong을 접하게 되었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음! 나도 내 수업에 Ping Pong을 한번 적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미나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20대 초반의 아들에게 물어보면서 세미나에서 배웠던 것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연습을 해 보았다. 아들은 “그냥 가르치면 되지 뭐 이런 것을 하냐?”며 오히려 내게 원망을 했지만 “그래도 요즈음에는 이런 것을 해야 한다”며 Ping Pong이 내 손안에 들어오도록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는 연습을 하였다. 그리고 이제, 나와 동갑인 친구들이 30여 년의 교직 생활을 뒤로 한 채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을 때, 내 손안에 Ping Pong이 완전히 자리 잡게 되었다. Ping Pong 수업의 복병 # 01 _ 핸드폰 가지고 오기 싫어요 핸드폰으로 수업을 한다고 하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학생들은 ‘데이터 나간다’며 가지고 오려 하지 않았다. 대부분 ‘데이터 제한 요금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사용하기 싫다는 것이다. Ping Pong으로 수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모둠에 한 명은 핸드폰이 있어야 하는데 난감했다. ‘이를 어쩌나?’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가지고 오는 학생에게는 ‘기부자’로 생활기록부 교과세부특기사항에 기록을 해주겠다”고 하자 모둠에서 한 명씩 핸드폰을 가지고 오겠다는 학생들이 겨우 나오게 되었다. # 02 _ 깔라는 앱은 안 깔고 핸드폰으로 ‘딴짓’하기 핸드폰을 가지고 올 때, Ping Pong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가지고 오라고 했지만 말을 들은 학생은 거의 없었다. 할 수 없이 수업 시간에 Ping Pong 애플리케이션을 깔게 하고 학생들과 Ping Pong에 있는 기능 중에서 ‘4개 중 고르기, 5개 중 고르기, O/X 고르기, 텍스트 보내기’를 해 보았다, 그런데 분명 모둠에서 한 명이 모둠의 의견을 종합하여 나의 안내에 따라 Ping Pong으로 응답을 해야 하는데, 어떤 남학생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핸드폰으로 수업을 할 때 꼭 한두 명이 교사의 의도와 다르게 딴짓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학생을 혼내게 되면 수업 분위기가 흐려지는 것은 물론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잘 타이른 후, 수업을 진행하도록 한다. # 03 _ ‘어, 이게 무슨 일이지?’ 실행이 안 될 때 카톡은 먼저 응답한 내용을 다른 학생들이 보고 복사해서 다시 응답할 수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Ping Pong은 카톡과 다르게 먼저 응답한 내용을 다른 모둠원들이 알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몇 명이 어떤 응답을 한지도 알 수 있고, 누가 응답했는지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할수록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Ping Pong 수업의 또 다른 장점은 학생들의 응답 내용을 교사만 보지 않고 모든 학생이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에 Teamviewer을 설치한 후, 애플리케이션에서 QuickSupport를 실행하면 된다. 그런데 Teamviewer가 내 컴퓨터에 잘 깔리지를 않아 고생고생을 하다가 [PART VIEW]
역사수업, 이런 점이 어려워요 중학교 ‘국사’ 과목이 ‘역사’로 바뀌면서 그동안 ‘사회’ 교과서에 들어있던 세계사가 ‘역사’ 교과서로 들어왔다. 덕분에 교과서 분량이 엄청 늘어났다. 중학교 역사 교육과정은 정치사와 문화사 중심으로 내용이 축소되었지만,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은 달라진 것 없이 엄청난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교과 교사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가르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을 어떻게 재구성하여 ‘축소, 확대, 버려야 하는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사를 가르치기에도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결국 세계사 수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본교에는 동 학년 담당 교사가 한국사와 세계사를 나누어 동시에 가르치고 있어, 동시대의 우리나라 역사와 세계사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이해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역사수업, 이렇게 생각해요 중학생은 세계사를 처음 공부하는 것이라 생소한 용어에 낯설어한다. 게다가 나라 이름인지, 사람 이름인지, 어디쯤 위치하는 나라인지 몰라 일단 ‘어렵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곤 한다. 그래서 역사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학생들에게 “21세기는 모든 사람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시대이며, 우리 모두는 그 주인공이다. 이런 세계화 시대에 다른 나라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은 다른 나라 친구들에 대해 잘 아는 것, 그 친구들의 나라에 대해 잘 아는 것 즉, 세계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교양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세계 역사를 배우자고 설득하였다. 역사수업, 이렇게 하고 있어요 무슨 외계어 같은 역사적 사실들을 나열하는 수업은 아이들을 ‘멘붕’으로 끌어들일 것이 자명하다.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다양한 기회를 줘서 각자의 능력껏 수업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교과서 속의 어려운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각자가 읽고, 쓰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서로 이야기하는 수업, 각자의 삶으로 연결하는 수업,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매시간 읽고, 쓰고, 말하고, 귀 기울여 잘 듣기의 경험이 있는 수업을 설계하여 진행하고 있다. 늘 성공하는 수업은 아니다. 성공하면서 또는 실패하면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한 시간 수업 속에서 다양한 텍스트를 읽고, 읽은 내용을 서로 말하고, 자기 생각을 만들어 표현해보고 써보는 다양한 경험이 있는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늘 학생 활동이 있는 수업을 하면서 이것이 역사 수업의 답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사 주도의 멋진 강의식 수업도 충분히 학생들을 몰입으로 이끌 수 있지만, 본인은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지루하고 어려운 시간이 아닌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역사 수업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다음에서 학생들과 함께 활동한 역사수업을 소개한다. 01 _ 수업진행은 이렇게 매시간 개인 활동, 모둠 활동, 전체 공유를 통한 생각 나누기 활동, 내 것으로 정리하기 활동으로 진행한다. 당연히 한 차시 수업이 아니다. 모둠은 4인 혼성 모둠으로 3월 초에 구성하면 중간고사 후에 재편성하여 깊이 있는 모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주 바꾸지 않는다. 02 _ 나만의 방법으로 사고하자! 비주얼 씽킹맵(Visual Thinking Maps) 교사의 설명으로 배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협력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모둠 내에서 배운 내용을 질문이나 퀴즈로 전체 공유한 후, 자기만의 방법으로 사고하는 비주얼 씽킹맵을 주로 정리하기 활동을 한다. 03 _ 스토리를 만들며 상상하는 수업 주요한 역사적 사건들은 핵심 용어를 먼저 제시한 후 모둠에서 스토리를 만들어 전체 공유하면서 맥락적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을 활용하거나, 사진이나 그림을 활용하여 스토리를 만들고 발표하는 수업으로 진행한다. 시대를 읽어내게 하는 수업, 상상을 통해 과거를 실감 나게 하는 수업! 생각하고, 상상하고,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참여하는 수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PART VIEW]
최근 교사와 학생들의 대화는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도 이루어지지만 카톡이나 문자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에게 전달사항을 알리기도 편리하고, 학교에 잘 나오지 않거나 관심이 필요한 경우 대화를 시도하기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학생들이 밤늦게 혹은 새벽에 교사를 단체 카톡방에 초대하여 알림음이 계속 울리게 한다거나 비속어, 욕설, 막말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어떤 학생의 경우에는 자신의 전화기는 물론 학부모 전화에도 교사의 전화번호를 스팸 처리하거나 수신 거부를 해놓아서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학부모 전화번호를 친구 전화번호나 자신의 전화번호로 기록해 놓을 때도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예의 없는 행동을 보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의 없이 전화에 응대하는 학생의 태도를 마냥 놔둔다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전화 예절에 대한 적절하고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전화 통화를 할 때에도 상대방과의 관계를 바로 인식하고 예의를 갖춰 대화하고 서로 존중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 상황 준형(가명)이는 청소를 하지 않고 도망치고 학교를 나섰다. 청소 검사를 하던 담임선생님은 이 사실을 확인하고 전화를 하는데 준형이는 선생님의 전화에 예의 없이 응대한다. 교 사 : 너 지금 청소 시간인데 어디 있니? 준 형 : 아, 씨, 지금 좀 바쁜데…. 급한 일 아니면 좀 끊었으면 하는데요. 교 사 : 선생님이 전화했는데 말버릇이 그게 뭐니? 준 형 : 아, 짱나. 학교에서 청소 한 번 안 했다고 뭐 큰일 나요? 지금 바쁘니까 낼 얘기해요. 그리고는 자정을 넘어 새벽 1시 반. 준형이로부터 선생님은 느닷없이 문자를 받는다. ‘샘 내일 학교 안 가는 날 맞죠? 완전 개이득~^^’ 선생님은 답장 문자를 해야 할지 말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문제 진단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에는 반드시 예의를 지켜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은 자신이 잘못한 경우를 인정하려는 마음 대신 방어적이고 회피하려고 하는 태도를 갖기 쉬운데 그러한 학생들의 마음과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평소에 학생의 상황을 이해하고 사이가 좋은 관계라 할지라도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규칙과 예의는 지켜야 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선생님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다고 선생님과 친구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할 필요도 있다. 또한 전화와 문자와 같은 통신 매체는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늦은 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학습자료 모바일 환경에 많이 노출된 청소년들은 전화상에서 혹은 문자메시지 뒤에 얼굴과 표정을 가리며 기본예절에 대한 생각을 망각하는 것 같다. 특히나 잘못한 일로 선생님이 전화를 걸 경우 전화를 받자마자 ‘샘! 미안요. 제가 좀 있다가 걸게요. 저 지금 바쁜데요’라고 회피하는 등 무성의한 모습으로 돌변한다. 오늘도 휴대전화로 만나는 학생들은 내가 아는 제자들의 모습이 아니다. 통화 속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이상한 자신감과 귀찮아하는 태도(학생들은 이를 ‘귀차니즘’이라고 한다), 예의 없는 어휘로 중무장되어 있는 듯하다. 같은 잘못도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 분명 이렇게까지 회피하고 예의 없이 공격적으로 말하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 게다가 교사와 학생 사이 예의와 관계에 대해 몰지각하지는 않았을 것을…. 예의 없는 휴대전화 속 제자가 되어 버린 것은 휴대전화라는 손쉬운 의사소통의 도구 탓일까? 그것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가벼운 마음 탓일까? 휴대전화라는 기계 속에 숨은 학생, 너의 아바타는 문제 상황에서 도망가려고만 하고 방어적인 자세로 돌변하는 재주를 지녔나. 오늘도 선생님인 나의 마음은 안타깝다. ‘말 못 할 사정으로 전화를 예의 없이 받은 것일까’하고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그렇게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는 합리화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청소년들의 문화란 말인가? [PART VIEW]
빨리 흘러가는 세상, 느리게 걷기 인터넷이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후반을 기억하십니까? 그때는 원하는 사이트로 이동하기 위해 클릭을 하고 30초는 넘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진이라도 많을 경우 1분을 훌쩍 넘기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와이파이가 있는 곳에서는 몇 초 걸리지 않아 음악과 영화를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몇 년 후에 읽혀진다면 ‘내려가 받기’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의아해 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는 말처럼 빠르게 살며 지나치게 되는 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KTX를 타고 지방에 갈 때면 풍경을 볼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지나치며 도착을 하고 나면 멍한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 완행열차를 타고 창밖을 보며 풍경을 하나하나 눈과 가슴에 새기던 일은 추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빠름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줍니다. 한 시간에 해야 할 일을 단 몇 초에 끝내기도 해버리죠. 그렇다면 그 나머지 시간은 우리에게 여유를 주었을까요? 아마 아니라고 답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마치 목마른 이에게 바닷물을 주는 것처럼 목마름은 더 심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느리게 사는 것만이 답이 될 수는 없겠죠?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바쁨의 반증이 아닐까요? 바빠야 하는지, 느려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바쁜 것이죠. 혜민 스님의 책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멈추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스님의 책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한 것은 바쁨에 지쳐 있는 우리의 자화상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요? 바쁜 일과 속에서 정작 중요한 가치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가볍게 던지는 메시지는 잔잔한 호수에 퍼지는 물결처럼 둔중한 울림을 줍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의 영혼을 따뜻하게 치유해줄 수 있는 따뜻한 책이 될 것입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들춰보기 몇 번을 읽어도 가슴이 훈훈해지는 책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아무 페이지나 열어도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거룩한 경구를 어렵게 설명하려고도,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가벼운 이야기로 관심만 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여전히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혜민 스님의 글이 교실에서 어떤 해석이 가능할지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01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치유의 묘약 _ 책의 1강과 2강은 ‘휴식’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지금, 나는 왜 바쁜가?’, ‘그를 용서 하세요, 나를 위해서’, ‘우리가 진정으로 노력해야 할 것’의 작은 단원들은 상처받은 이들에게 감로수 같은 울림을 전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을지 모르지만 부는 편중되어 있고, 가정은 안식의 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학력만 강조한 채 인성이 사라진 교실에서도 떠돌 수밖에 없습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치유를 받을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 되겠죠? # 02 삶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메시지 _ 3강 미래의 장, 4강 인생의 장, 6강 수행의 장, 7강 열정의 장은 우리 아이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통해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그 가치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저 바라보는 연습’, ‘내 마음과 친해지세요’, ‘내가 옳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같이 행복한 것이 더 중요합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 03 많은 사람과 함께 읽고 나누기 _ 하루에도 수백 종의 책이 출간되는 상황에서도 이 고요한 책은 몇 달 동안 베스트셀러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읽은 책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책이라 해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다른 울림을 주게 됩니다. 한 권의 책을 많은 사람이 읽고 생각을 나누는 일은 수준 높은 차원의 지식 교류 활동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자신만의 우물에 머무르지 않고 지평을 확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책을 통한, 책에 의한,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좋은 기회가 됩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활용한 수업 ① 독서 혜민 스님은 유학 생활과 참선을 병행하며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분입니다. 끝없는 참선과 사색을 통해 얻게 된 진리를 쉬운 언어로 대중과 함께 호흡하려는 선승들의 글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전해줍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정 스님의 글과 대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틱 낫한의 글은 참고하기 좋습니다. 영화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통해 사색과 명상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워낭소리도 연결시킬 수 있는 좋은 영상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느림과 관련해서는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도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PART VIEW]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학교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생님들께서는 학교 및 수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교사로서 우리는 학교 교육의 기능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올바른 성장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가르쳐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사회는 학교 교육에 다양한 요구를 하게 되면서 학교가 세분화된 직업 집단의 교육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를 원하고 있고, 학교 교육의 선발 · 배치 기능에 다시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학교 교육의 선발 · 배치 기능을 이해하는 한편, 이것이 어떤 한계를 갖는지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학교에 대한 사회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학교장을 포함한 모든 학교구성원들은 서로의 행동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학교 조직의 특징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학교라는 조직을 합리성의 측면에서만 파악하면 분업과 전문성, 권위의 위계, 규정과 규칙, 몰인정성, 경력 지향성의 특징을 갖는 일반적 관료제의 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사들의 전문성이 강조되는 교수 · 학습의 측면에서 보면 학교 조직은 질서 정연하게 구조화되거나 기능적으로 분명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이완결합체(loosely coupled system)의 특징을 지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관료제적 관점과 이완결합체제의 관점으로 학교 조직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사회가 학생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고 있고, 이를 키우기 위해 교사는 다양한 수업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많은 교사들은 다양한 수업을 시도해 보고자 하는 열정은 높았지만 새로운 수업 방법이나 모형을 활용하여 수업을 설계하거나 수업 상황에 맞게 기존의 교수 · 학습지도안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교수체제설계 이론과 모형이 있지만 분석, 설계, 개발, 실행, 평가와 과정은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 분석과 설계는 다른 과정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수업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파악하여 여러분의 수업에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업 설계를 잘하는 것 못지않게 수업 결과를 평가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평가 기준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평가 유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칫하면 평가로 인해 학생들 사이에 서열주의적 사고가 팽배하여 서로 경쟁만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평가 유형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점] 논술의 내용 [총 15점] - 기능론적 관점에서 학교 교육의 선발·배치 기능 및 한계 각각 2가지만 제시 [4점] - 학교조직의 관료제적 특징과 이완 결합체제적 특징 각각 2가지만 제시 [4점] - 일반적 교수체제설계에서 분석 및 설계 과정의 주요 활동 각각 2가지만 제시 [4점] - 준거지향평가의 개념을 설명하고, 장점 2가지만 제시 [3점] 논술의 구성 및 표현 [총 5점] - 논술의 내용과 ‘학교 교육에서의 교사의 과제’와의 연계 및 논리적 형식 [3점] - 표현의 적절성 [2점]
3D 프린팅부터 게임 리터러시까지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방학은 학생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이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를 경험하면서 진로를 탐색하거나 부족한 교과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도 다르지 않다. 직무 연수를 통해 최신 수업 트렌드와 교수법을 접하고 학교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열정과 노력이다. 뜨거운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교사들을 만나기 위해 연수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서울 신도리코 본사 교육장.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들이 눈길을 끌었다. 모니터마다 여러 모양의 입체 도형이 자리했다. 조금 서툴지만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도형을 완성해나갔다. 3D 프린팅의 기초인 모델링을 배우는 과정이다. 전날부터 이곳에서는 서울교총이 마련한 ‘교사가 알아야 할 3D 프린팅의 세계 직무 연수’가 진행됐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3D 프린터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연수다. 연수 프로그램을 고안한 김철민 케어로드 대표이사는 “3D 프린터는 항공, 건축, 디자인 등 각종 산업뿐 아니라 교육 분야에도 접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터는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요. 우선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했던 것들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죠. 교과 수업과도 연계할 수 있어요. 과학의 경우 화산이 분출되는 과정, 세포막의 모습 등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직접 관찰하면서 과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지요. 교사들이 3D 프린터를 다룰 줄 안다면 교육 효과가 극대화 될 거라 생각합니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3D 프린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윤현정 서울 상명고 교사는 뉴스에서 접했던 3D 프린터를 배울 수 있다는 연수 안내문을 받고선 곧장 신청했다. 윤 교사는 “연수를 받기 전부터 어떤 내용일지 관심이 컸다”면서 “배우는 내내 어떻게 하면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미술을 가르치는 권지현 서울 창문여고 교사도 수업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연수에 참여했다. 그는 “특히 미술 교과는 3D 프린터를 활용했을 때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심화 연수도 개설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대전 KT 인재개발원에서는 ‘게임 리터러시를 통한 건전 게임문화 직무 연수’가 진행됐다. 게임 리터러시는 게임을 미디어의 하나로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교총이 마련한 이번 연수는 현장 교원들이 게임을 미디어의 하나로 이해하고 게임 과몰입 예방 지도·상담에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사고력 향상과 게임 △인성발달과 게임 △게임으로 하는 진로 교육 △게임으로 하는 융합(STEAM) 교육 △게임 과몰입 예방 교육 등 18차시로 구성됐다. 유봉현 경남 지정초 교사는 홀로 게임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없을까’ 고민하다 이번 연수를 신청했다. 유 교사는 “최근 융합교육이 각광 받는 만큼 게임을 잘 활용하면 수업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들이 있어요. 여러 친구와 어울려 놀기 보다는 온라인 게임을 더 좋아하죠. 이번 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나 짬짬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생각이에요. 방학을 이용해 유익한 연수를 접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경제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울산교총이 개설한 ‘교과서 밖 경제이야기’가 그것.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직무 연수는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과 이영환 계명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섰다. 노상원 울산 성안중 수석교사는 “기술 과목을 담당하고 있지만, 경제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연수를 신청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행복하게, 잘 살도록 돕는 데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유익한 시간을 마련해준 울산교총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부가 27일 발표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에 대해 교총 등 교육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포함된 교원 명예퇴직·시간선택제 확대 등 교육분야 대책이 청년실업 해소는커녕 교육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교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예비교사 청년 실업해소를 시간선택제와 명퇴에만 기대지 말고 대통령 공약사항인 정규교원 증원을 통해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교원 명퇴수용 인원을 확대해 2016~2017년 2년간 1만5000명(연평균 7500명)의 신규교원 채용여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부문에서 창출하겠다는 총 4만명의 일자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표면상으로는 신규 교원 채용이 크게 늘어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금까지도 명퇴인원 수는 신규채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명퇴교원 수는 2013년 5370명, 2014년 5533명이고, 올해는 상반기 6851명을 포함해 8700명 안팎이 수용될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가 내년부터 매년 7500명의 명퇴를 수용하더라도 실제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는 미미하다. 더구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교원의 퇴직을 앞당기는 방식이라 일자리 '창출' 보다는 '당겨쓰기'에 가깝다. 효과는 적은 반면 제기되는 문제점은 크다. 학교현장에서는 50대 고경력 교사들이 대거 빠져나가면 학교 운영과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지방교육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명퇴교원 한 명당 1억원이 훨씬 넘게 들어가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지방채로 막기도 여의치 않다. 지방재정법상 명예퇴직 비용 충당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려면 신청자 수가 직전 3개 연평균 명예퇴직자의 120%을 넘어야 하는데, 2013~2015년 명퇴교원 수가 연평균 6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7500명을 명퇴시키더라도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부가 명퇴예산에 정산 규정을 삽입해 사실상 의무편성을 강제하는 내용의 법규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부터 일선 교육청들은 적잖은 예산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시간선택제 전환요건 중 '동일학교 내 2명 이상 동시 신청' 기준을 없애고 의무화되어 있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간소화해 2016년~2017년 2년 간 500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도입단계부터 교육계 안팎의 비판에 부딪혀 육아·가족간병·학업 등 특정목적에 한정해 엄격한 전환심의를 거치도록 한 지 채 1년도 안 돼 확대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교육계로부터 '일자리 창출이라는 노동·경제적 시각에만 매몰된 발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교총은 "시간선택제는 교직에 맞지 않고 교사 개인 차원에서도 유아휴직 등 기존휴직제도에 비해서도 효용이 없는 사실상 실패한 제도"라며 "교직사회의 혼란과 갈등만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부의 종합대책에는 특수교사, 유치원교사 증원 계획도 포함됐다. 그러나 명퇴나 시간선택제 확대와 달리 구체적 증원폭이 명시되지 않아 실행 의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그동안도 수요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돼 온 특수·유아 교원 증원을 대책에 끼워 넣은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교원 총정원 확대 계획 없이 특정 분야만 증원하겠다는 것은 결국 초·중등 교과교사 감축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총은 "박근혜 대통령은 2017년까지 교원 충원을 통해 학급당 학생수를 OECD 상위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여전히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명퇴 확대 등 임시방편이 아니라 교원증원을 통해 학교교육력을 제고함과 동시에 청년의 고용절벽도 해소하고 대통령의 공약도 함께 이행하기를 촉구한다" 밝혔다.
6.25전쟁 중 전사하신 외삼촌을 국가보훈 대상자로 신청하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면사무소 직원에게 외할아버지께서는 “자식 팔아 돈 받으라고?”라며 단번에 거절하셨다. 나의 수기가 은상을 받고 분에 넘치게 상금까지 받았다. 혹시 학생들이 이 글을 보고 학생들을 팔아 돈을 받는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부끄럽고 두려웠고 투고를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그러나 명예퇴직을 신청한 한 선생님의 “한 번이라도 제대로 수업을 해보고 싶었어요”라는 말에, 교단에서의 고백을 글로 남기는 것이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를 빌려 학생들에게 변명을 하고 싶다. “너희들은 모두 소중한 인간이고 난 너희를 가식 없이 존중했다. 결코 너희의 이야기를 팔기 위해 글을 쓴 것은 아니다. 내가 무엇이라도 해야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그것들이 쌓여 우리 같은 현실의 학교들이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또 하나, 교단에서 좌절을 경험하신 선생님들께 나의 부끄러운 교단 고백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학생들 앞에 이 글을 내놓는 부끄러움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방해하는 학생이 있으면 다가가 두 손을 잡고 선생님 수업준비 열심히 했고 준비한 만큼 열심히 할거 거든, 그러니 잘 들어줬으면 고맙겠다”고 했다. 한 학생이 묻는다. “그래도 떠들면요?” “그러면 또 다가가 꼭 껴안고 또 한 번 똑같이 말하겠다.” “그 다음은요? 키스? 그럼 그 다음엔 빠구리?” 할 말을 잃었다. 이정도까지인가? 이 학생들 데리고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문득 작년 일이 떠올랐다. 첫 동아리 시간에 여학생 다섯 명이 늦게 들어왔다. 보통은 늦게 들어오면 미안한 마음에 조용히 자리에 앉는데 그 학생들은 달랐다. 계속 하던 얘기를 하면서 교실 이곳저곳을 배회했다. 앉으라고 했는데도 소용이 없다. 급기야 큰 소리를 냈다. “앉아!” 그러자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세요? 참 이상한 사람이야.” 그 소리를 듣고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 충격에 다른 수업시간에도 완전히 손을 놓아버렸다. 교실은 죽은 교실이 돼버렸다. 뒤늦게 바로잡으려 해봤지만 이미 속수무책, 전혀 수업을 할 수 없었다. 교사의 생명은 수업인데 수업을 못하니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패배감, 절망감, 자괴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렇게 1년을 보내면서 반전을 꿈꿨다. 먼저 학생들에 대한 규정이었다. 결코 큰소리치고 다그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따뜻하게 손잡고 안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업에 있어서는 교실 구조를 바꾸고, 핸드폰은 절대 눈에 띄지 않게 하고 필기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나눠주자, 그리고 매시간 하나라도 숙지하게 만들자고 결심했다. 그런데! 이렇게 다짐하고 들어간 첫 시간에 ‘빠구리’ 소릴 들었으니…. 그러나 수업에 실패한 지옥을 경험했던 터, 결코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내가 살아야 하니까. 또 수업을 못하게 되면 내가 죽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먼저 핸드폰, “수업 시간에 내 눈에 띄면 1주일간 압수다”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책상 밑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학생에게 다가갔다. “이리 줘” “왜요?” “수업시간에 못쓰게 돼 있잖아” “그런게 어딨어요 못줘요” “줘!” “못줘, 씨발!” 결국은 교무실에 가서까지 실랑이를 벌여서야 기어이 내 손에 핸드폰을 쥘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번하고 나니 수업 시간에 핸드폰 사용하는 학생이 없어졌다. “아, 되는구나! 교실에서 자는 학생들은 등 두들기기, 손잡고 깨우기 등의 방법을 동원해 일단 다 깨워놓았다. 100%를 목표로 했다. 한명이 고개를 처박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손을 잡았다. 손을 뿌리친다. “나 좀 내버려둬 귀찮게 하지 말고.”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지만 참았다. “난 너를 공부시킬 의무가 있어. 그러니까 널 공부 시켜야 겠어.” “그딴 거 필요 없으니까 저리 가버려요.” 한 학생은 “선생님은 작년엔 이렇게 안 했잖아요”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래, 작년에 그렇게 잘못했으니까 올해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결국 실랑이 끝에 한 시간에 하나만이라도 알고 지나가자고 합의하기도 했다. 수업 내용을 프린트해 매 수업시간 나눠줬으나 학생들은 보관하지 않고 버렸다. 마침 교과교실제 지원금에서 교재 제작을 해준다고 해서 프린트물을 묶어 한 학기 분 공책을 만들었다. 이름 하여 ‘재미있는 수업을 위한 공책’. 죽어라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죽어라 뭔가를 알려 주려고 만들었기 때문에 취지와 과정을 소개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았다. 수업의 처음은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학생들에게 따뜻한 인간성을 키워주는데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용을 중심으로 수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책상을 큰 네모 형태로 배열했다. 나도 한쪽 자리에 앉아 학생들과 같이 대화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싶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은 얼어붙었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게 초코파이다. 학생들은 항상 배가 고프다. 그래서 매시간 4, 5개를 상품으로 걸고 발표를 하는 학생들에게 줬다. 입만 벙긋해도 줬다. 지금은 초코파이에 눈 먼 학생들이 나름대로 자기 견해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부란 무엇인가. 많은 학생들이 교과시간에 교과서로 하는 것만이 공부라고 착각하고 있다. 하나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며 앎을 넓혀가는 것이 진짜 공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신문이다. 기사를 스크랩하든지 1면을 소개하는 시간을 통해 학생들과 다양한 얘기를 주고받고 싶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활발한 대화가 오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관심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것으로 만족했다.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면 학생들은 정말 관심이 없다. 그래서 내용에 치중하기보다 꼭 알아야 하는 것만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반복해 익힐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수업준비에 공을 많이 들였다. 마인드맵을 활용하고 한글과 PPT를 연결해 집중도를 높였다. 수업은 비교적 일찍 끝내고 남는 시간엔 일일이 돌아다니며 공책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오늘 이것만은 꼭 알자고 강조했던 내용을 물어봤다. 졸았던 학생들도 기어이 한두 가지라도 대답할 수 있도록 반복해 질문했다. 학년 초에 학생 중 하나는 “나는 공부 해본 적도 없고 해도 몰라요. 그러니까 가만 놔두 세요”라고 했다. 그래서 “좋다. 네가 자도 상관 안할 테니 매 시간 한 가지는 알고 가자”고 제의했고 마지못해 하면서도 따라했다. 그 학생이 이번 2학기 1차 시험에 90점을 넘겼다. 그 좋아하는 얼굴! 이것이 바로 교사로서의 보람이 아닐까. 교사의 역할 중 담임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충격을 준 여학생 5명 중 2명을 담임하게 됐다. 걱정이 컸다. 애들을 내쳐야 하나 끌어안아야 하나. 그 사건 후 한 번도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피했는데 담임을 맡았으니. 명단을 집어든 순간부터 고민이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 되셨네요. 한 해 동안 잘 부탁드려요.” 얼마나 감사하고 기쁘던지. 버려도 될 학생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작년에 맡았던 아이들 반절이 다시 우리 반이 됐다. 가정환경을 조사하며 많은 아이들이 비극의 주인공처럼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찌 이 학생들에게 문제가 많다고 돌을 던질 수 있으랴. 어찌 무기력하다고 비난할 수 있으랴. 담임인 내가 곁에 있어야지. 끌어안아야지. 해마다 몇 번씩은 가던 출장을 끊었다. 주말 활동을 다 접고 아이들에게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 올해 아들 둘이 수술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아내도 수술실 입회를 못할 사정이었다. 내가 가야 했지만 반 아이들을 놓고 갈 수가 없어 참관을 포기했다. 물론 학교에 있다고 해도 애들 얼굴 한 번 더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울타리에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였다. 또 최소 하루 두 번은 손을 잡자했던 약속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조회에 들어가면 쓸데없는 잔소리 대신 한명 한명에게 돌아다니며 손을 잡는다. 종례 때도 일일이 손 한번 부딪치며 하교 시킨다. 손을 잡자는 것은 학생들과 나 사이에 끈끈한 정과 믿음을 심어주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교사다. 최소한 학생들 앞에서 당당해야 한다. 완벽한 인간이어야 당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수는 많을지라도 노력하고 마음 속 깊이 학생들을 사랑하는 교사가 당당한 교사다. 비록 아직 무능하지만 그래도 ‘나는 교사다!’라는 생각으로 학생들과 나 자신에게 당당한 교사가 돼야겠다. 그리고 그런 교사가 되는 것을 내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수업시간에 두 개씩이라도 각인시키고 조‧종례 시간 두 번만이라도 손을 잡아주며 지내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인생 최고의 목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낸다.
내용·분량 적정화, 협력수업 필요 행정규제 자제…수업에 집중토록 개정교육과정의 논리와 연계된 교수 설계 및 실행방안(조호제 서울버들초 수석교사)=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육내용의 수준이나 분량을 적정화하고 인성교육을 위해 협력 수업을 적용할 수 있는 모형을 권장한다. 이를 위해 재구성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며 20% 내외로 교육과정 내용을 적정화해 효율적인 교수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이는 설명식 수업이 아닌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 핵심개념, 협력학습 기법을 적용한 수업모형-성취기준 제시-평가로 연계되는 교수의 실행 구도가 구축돼 일관성 있는 수업 전개와 평가로의 전환이 기대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교과 교육과정 기준 개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곧 교사가 교수를 설계하고 실행하기 위해 개정의 논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총론 기준 고시 후 즉시 교원연수를 강화하고 2009 개정교육과정으로 이해중심 교육과정을 적용해 봄으로써 2015 개정교육과정의 기준을 자연스럽게 착근시킬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개정의 논리를 보면, 적정화와 재구성을 통해 학습 내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교사의 자율성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실행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적 규제는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또 교사가 핵심 개념을 파악하고 학습자 수준을 고려해 교수 분량을 스스로 선정할 수 있도록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 차시를 제시해야 한다. 2009 개정교육과정 이후 교수-학습 방법은 유행을 타듯 해마다 변화했다. 스마트 교육, 스팀교육, 협력학습, 하브루타 등으로 이어진 교육방식이 현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올바르게 정착하지 못한 분위기다. 하나라도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익히고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제시되는 이해중심교육과정도 이와 같이 일회성으로 지나친다면 개정 논리를 활용해 교수 설계를 하는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의 수업방식으로 전개할 가능성도 있다. ‘풍부한 맥락적 수업’ 대안 제시 자신에 맞는 교수법 찾고 실천 개정교육과정에서 수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이원춘 경기 창곡중 수석교사)=미래에는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지식뿐 아니라 그 지식을 활용하는 수 있도록 익힐 ‘맥락과 상황’을 포함하는 수업이 요구된다. 이런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풍부한 맥락적 수업’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수업은 상황학습, 사례기반 학습, 문제기반 학습, 내러티브기반 학습 등의 활동과 학생들의 문제해결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협동학습 능력 등을 기를 수 있는 교사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이 결합된 것을 말한다. 풍부한 맥락적 수업은 비판적인 사고력과 창의성, 인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이다. 결국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양과 결과보다 질과 과정을 중시하고 학습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이런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의 마음을 열어야 하며, 교사 역시 자신의 수업을 돌아보는 성찰의 과정이 필요하다. 또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문제해결중심수업, 거꾸로 수업, 퀀텀 교수법 등 30가지가 넘는 최근의 다양한 교수방법 중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중심으로 실천해 볼 필요가 있다. 평가는 학생들의 성장을 격려하고 도와주기 위한 참조자료가 돼야 한다. 성취기준을 근거로 하는 과정중심의 평가는 수업과 별개의 활동이 아니라 수업의 일부다. 학습의 수행과정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자기생각을 서술하거나 성찰 평가, 동료평가 등이 적절히 조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런 과정중심 평가를 통해 정의적 영역에 대한 평가가 좀 더 세밀히 이뤄져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좋다. 풍부한 맥락적 수업은 교수-학습의 테크닉이 아니다. 교육과정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서로 연관시켜 이해하고 순서를 다양하게 이어주는 네트워크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교사의 철학과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성장 스토리가 기록되고 쌓이는 수업의 기저에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교사보다는 학생들이 채워갈 수 있어야 한다. 기능‧과정 중시하는 평가 지향 수업시 세밀히 관찰하는 습관을 새 교육과정 평가의 방향에 대한 제언(허범두 강원 원통초 수석교사)=현장에는 여전히 형식적이고 획일화된 평가 분위기가 존재한다. 외적 요인도 있지만 현장 교사의 책임도 있다.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수업과 평가에 대해 소홀히 여겨온 분위기가 교사에게서 기인된 면도 있기 때문이다. 기능을 강조하고 성취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를 현장 상황에 맞게 조정해 추진한다면 수업중심의 문화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평가는 수업과 동떨어질 수 없다. 평가는 수업 장면에서 이뤄져야 하며, 수업은 곧 평가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늘 평가를 받는 셈인데 이 과정에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배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교사는 평상시 수업에서 학생들의 배움 과정을 아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가 수업 활동에 대해 판단할 것이 아니라 수업 중 학생들이 활동이나 결과물에 대해 서로 논의하게 하면서 평가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 또 평가에 있어 각 교과와 영역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학 측정의 경우 측정 활동을 배제한 채 수와 연산과 같이 선택형 중심으로 잘못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와 연산도 선택형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해야 한다. 사회나 과학도 지식적인 측면을 묻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는 여러 자료에 대한 수집과 해석으로 사회현상을 탐구하도록 해야 한다. 예술교과에서는 지식 및 기능 평가만을 중시하는 관점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의 경험과 수업과 평가에서 오는 배움이 다른 것이 아님을 인지할 때 학생들은 수업과 평가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성장의 기회를 갖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학생들의 삶과 동떨어진 학문 중심의 평가를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의 삶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평가 문항 작성 시 같은 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같이 지내는 친구의 글이 평가 자료가 되면 학생들은 평가에 대한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고 문제를 빨리 인지할 수 있다. 작품의 수준이 우수하면 우수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 부분을 찾아내고 보태는 유형 등으로 문제를 달리 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성취기준 진술 필요 교육과정에 주목 한 것은 성과 중학교 성취평가제의 성과와 기대(하혜진 부산 광안중 수석교사)=성취평가제 시행 초기인 2012년, 2013년에 교육청에서는 성취평가제 원격연수 30차시 이수를 의무화해 실시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기존 방식대로 교과서 중심의 지식 전달 수업을 했는데, 평가문항은 성취기준을 근거로 하려니 내용 요소를 하나 뚝 떼어와 문항을 출제하는데 그치는 경향이 있었다. 공교육의 경쟁력 확보와 미래 지향적 교실수업개선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성취평가제가 도입됐고 성취기준은 모든 수업의 준거가 되는 상황이므로 좀 더 심도 깊은 접근이 요구된다. 먼저 성취기준 진술에서 행동 요소의 적절한 결합이 요구 된다. 현재 사회‧역사의 경우 중학교 성취기준이 각각 90개(핵심성취기준 55개 포함)와 73개(핵심성취기준 41개 포함)다. 그 중 90% 이상의 행동 동사가 ‘설명할 수 있다’이다. 창의인성교육이 요구되는 현시점에서 ‘아는 것’을 설명만으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편중된 것이 아닐까 한다. 내용적인 요소를 행동 동사와 잘 결합해 일선 교사들이 지필평가와 수행평가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진술할 필요가 있다. 성취기준은 많은 교사들이 교육과정에 주목하게 했다. 그동안 ‘교육과정으로 수업하기’라는 교육연구자들의 목소리가 오래전부터 현장에 전달됐지만 실제 교사들의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었다. 교사들은 교육과정보다는 ‘교과서’가 수업설계 및 실행의 실질적 근거가 되기 때문에 교과서를 근거로 가르치면 된다는 인식이 깊었다. 당연히 평가활동의 실질적 근거도 교과서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수능과 같이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시험문항 출제 및 처리 등의 경험이 거의 없다보니 교사 교육활동의 매개물은 ‘교과서’가 절대적이었다.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된 성취평가제로 중학교 교사들은 교육과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9개정교육과정 내용을 재구성한 성취기준에 코딩을 부여하면서 코드와 성취기준 내용을 통일해 일반화하게 됐다. 처음에는 거부 반응을 보였지만 성취기준의 코드 체계에 담긴 많은 교육학적 의미를 파악하면서 교사들이 서서히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보게 되고 교육을 바라보는 지평이 다소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영어 절대평가는 재검토 해야 평가에 대한 교사재량 보장을 개정교육과정에 바라는 교수학습과 평가(김희곤 경북 포항이동고 교사)=고교의 경우, 내신 및 수능 등 대입에 관련이 있지 않으면 교육과정에 편성돼 있다 하더라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통합사회나 통합과학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거나 사회교과와 자연교과 중 한 과목씩을 수능에 포함,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평가지침에서 ‘학교는 교과의 특성에 적합한 방법을 활용해 평가하되 선택형 평가보다는 서술형이나 논술형 평가와 수행평가의 비중을 확대하도록 노력한다’는 항목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고 그 비율은 학교의 자율에 맡긴다’로 고칠 것을 제안한다. 교육평가가 준거참조평가로 바뀌어 감에 따라 2017년 수능에서 한국사에 대한 절대평가가 공지됐고 2018년에는 영어에 대한 절대평가를 도입할 예정이다. 수능은 대학이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도인데 영어까지 절대평가로 하면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변별력을 다른 과목에서 찾으려 할 것이고 이는 사교육 확대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 쉬운 수능체제로 실수에 의해 결과가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은 오히려 긴장하게 되고, 낮은 수준의 문제를 틀리지 않기 위해 반복 학습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사고력 발달에도 바람직하지 않고 교과에 대한 흥미도 낮추게 만든다. 따라서 무작정 쉬운 수능을 지향하기보다는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들이 고르게 분포한 형태가 돼야 할 것이다. 학생의 정기고사 성적이 대입에 영향을 미치면서 문항 출제오류나 채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매한 상황에 대해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출제방향에 대한 이의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학습과정을 포함한 정의적 요소까지 평가하면 더 많은 민원이 발생할 것이고 교사들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소모해야 한다. 보다 정확한 평가 매뉴얼을 제공하거나 평가에 대한 교사의 책임과 재량권을 보장해야 한다.
‘교수학습과 평가’로 3차 포럼 설명보다 학생 배움 중심으로 수업․평가 우선되는 문화 중요 한국교총 새교육개혁포럼은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서울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지난달 30일 경북대 글로벌플라자에서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 3차 포럼을 개최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 바라는 교수-학습과 평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새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교실 수업 및 평가방법의 개선과 관련해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지난 1, 2차 때는 교과별 각론에 대한 발표를 듣고 현장 교원들이 토론에서 의견을 제시했던데 비해 이번에는 현장교원이 주제발표와 토론에 모두 참여, 교수-학습과 평가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교원들은 개정교육과정이 협력학습 등 학생 참여 수업을 활성화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평가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수업계획 전 ‘성취기준’ 등 평가를 고려해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습자의 최종 평가에 기준을 맞추는 ‘역행설계모형’ 방식을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수학습에 대해서는 조호제 서울버들초 수석교사, 이원춘 경기 창곡중 수석교사가 발표했고 평가 분야에서는 허범두 강원 원통초 수석교사, 하혜진 부산 광안중 수석교사, 김희곤 경북 포항이동고 교사가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토론자로는 조상연 서울응봉초 교사, 신미선 대구 성곡중 교사, 성정민 경기 소사벌초 교사, 노정 경북 화동중 교사, 강태원 대구 호산고 교사가 참석했다. 4차 포럼은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를 주제로 8월 12일 광주교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