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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황희 정승의 자식 교육 조선 시대 최고의 청백리로 알려진 황희 정승에게도 망나니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타일러도 아버지의 훈계를 듣지 않고 주색잡기에 빠져 있는 아들을 황희 정승은 이렇게 타일렀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집에 돌아오는 것을 보고 황희 정승은 의관을 갖추고 문밖에까지 나가 공손히 절을 하고 맞이했습니다. 한 차례 꾸지람을 듣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아들은 뜻밖의 아버지 모습에 당황했습니다. "아버님, 어이된 일이옵니까? 대궐에 들어가실 때나 입는 옷을 입으시고 또 저를 공손히 맞이하시니 영문을 모르겠 습니다." 방에 들어온 황희 정승은 여전히 정중한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아비의 말을 듣지 않으니 어찌 내 집 사람일 수 있겠습니 까? 한 집 사람이 아닌 나그네가 집을 찾아왔는데 그를 맞 는 주인이 인사를 차리지 않으면 어찌 예의라 이르겠습니 까?" 아들은 아버지의 이 말에 무릎을 꿇어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황희 정승과 같은 훌륭한 분마저도 자식 교육을 얼마나 어려워 했는지 짐작케 하는 일화입니다. 부모도 힘들어하는 자식, 모두 품어야 하는 선생님 흔한 이야기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들을 참 많이 합니다. 대부분 바른 길로 가지 못하거나 부모의 뜻대로 할 수 없는 자식을 보는 어버이의 안타까움과 자식 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말로 쓰이곤 합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자식을 이긴다는 표현보다는 설득하고 감화시키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내 자식 하나도 제대로 감화시켜서 바른 길로 인도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다수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본을 보이며 살아야 하는 선생님들의 고충과 애로를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자기 자식이 바르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듯, 내 반의 제자들이 바르고 지혜롭게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버이의 마음과 똑 같습니다. 때로는 그 염려와 충고의 방법이 다급하거나오해가 발생하여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거나 문제 사태로 확대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관점은 염려와 사랑의 발로가 대부분입니다. 훈계하는 선생님을 폭행하는 학생까지 정말로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경기도 고양에서 고교 2학년생이 흡연 여부를 검사하려 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학생부 담당인 김모(40) 교사는 점심 때를 이용해 상담실로 유군을 불렀습니다. 지난달 25일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고양경찰서에 붙잡혀 교내 징계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 지난 4월에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 파출소에 연행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교사는 얘기를 나누다 유군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자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느냐"며 흡연측정기가 있는 교무실로 데려가려 했고, 유군은 도망쳤는데 잠시 뒤 수업을 하기 위해 복도를 걸어가던 김 교사에게 갑자기 유군이 달려와 뒤에서 팔로 등을 밀치고 허리를 무릎으로 찍어 쓰러뜨렸고,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쓰러진 김 교사 머리를 한 차례 발로 차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 군은 경찰 조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냄새가 난다며 질책해 화를 참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고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2012.6.5 참고) 황폐한 내면 위에 겉모습은 스마트 교육 시대 스마트 교육을 외치며 정보화 시대의 첨단을 걷는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훈계하는 선생님을 무차별 폭행하여 생명의 위협까지 당해야 하는 이 슬픈 현실 앞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그것도 자신의 잘못을 앞에 두고 상담하는 선생님을 뒤에서 가격한다는 것은배우는 학생임을 포기한 범죄자의 행동에 가깝습니다. 어디까지 치달아야 무너진 교실의 모습에 경악하고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인지답답합니다.교권의 존중이 바탕이 된 위에 학생인권도 소중히 하며 상생하는 교단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요?공무원의 직업군 중에서 가장 질병이 많고 수명도 짧은 곳이 교직이라는 조사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은 선생님이라는 자리를 국가가 보장해주면서도 제자들도 함께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것은 정말 불가능할까요? 이것은 정치적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국가의 법적 장치와 제도의 틀 속에서 가르치는 공무원입니다. 모든 것을 참고 무한히 사랑하며 머리끝까지 오르며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감내하며 가슴 속 분노를 삭이며 진실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성인(聖人)을 기대하는 지금과 같은 현실이 지속된다면 모두가 패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회에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듯 교실에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선생님도 살리고 제자들도 같이 살 수 있는 합의점의 도출이 시급합니다. 부모조차 이길 수 없어 포기하거나 어려워한 자식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선생님 혼자서 사랑과 인내로 어떠한 체벌도 용인하지 말고 부처님처럼 공자처럼 일대 일로 훌륭하게 가르쳐내라는 국가의 요구는 감당키 어려운 주문이 아닐까요? 문제를 달고 사는 학생이 있듯, 문제가 되는 선생님이 있는 것도 부인하지 못할 현실이지만, 모든 사람이 성인은 되지만 사람다운 사람이 다 되는 것은 아니기에교원능력개발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장치로 현직교사들의 자질 향상에 힘쓰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보는 게 두려워서 국가에서 정해준 기한마저 다 채우지 못하고 서둘러 퇴직하는 선생님, 다른 직업군에 비해 현저히 많은 다양한 직업병에 시달리는 선생님을 비롯해서 교직에 들어선지 몇 년도 안 되어 힘든 과정을 거쳐 입문한 교직을 중도 포기하려는 젊은 선생님들의 하소연을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청진기를 들이대는 시기가 너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선생님을 고발하는 학생의 기사는 넘치지만 제자를 고발하는 선생님의 소식은 듣기 어려운 걸 보면 자식을 고발하는 부모는 가끔 있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다행입니다. 제자들에게 수모를 당하거나 모멸감을 받으며 정신적 충격으로 사표를 내거나 우울증으로 휴직하면서도 제자를 고발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자신을 해치거나 힘들게 한 제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소한 안전망, 국가가 책임져야 부모가 행복하지 않은 집에 자란 자녀들이 행복하기는 쉽지 않듯, 선생님이 행복하지 않은 교실에서 제자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 행복 이전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안전마저 위협당하는 현실을 직접 당한 선생님이 느끼는 좌절과 절망의 깊이는 당해 본 사람만이 알 것입니다. 또한 그것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선생님의 자괴감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옵니다. 선생님은 매 한 대도 대지 말고 황희 정승처럼 철학적인 접근을 하며 훈계하고 학생은 주먹질을 해도 크게 손해 보지 않는 학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가벼운 벌로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의 차원에서) 그치고 마는 현실. 자기 자식은 안정적인 교직을 택하라면서도 자식들 앞에서 선생님 욕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해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자식들 앞에서 선생님을 깔아뭉개는 것이 자식 앞에서 부모의 자존심을 세운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선생님을 함부로 대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학생은 자기 부모를 그렇게 함부로 할 거라는 생각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인데, 경험의 위대함을 모르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담임 선생님에게 섭섭한 마음이 있더라도 자식 앞에서만은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해서 하시라고 말입니다. 상황 파악이 먼저이고 그 다음은 대화로 푸시라고 말입니다. 그것이 자식을 위한 길이고 길게 보면 부모까지 위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은연중에 자식 앞에서 선생님을 욕하는 모습을 보고 듣고 자란 학생은 무의식과 잠재의식 속에 선생님은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등식이 내재되기 쉽습니다. 그것이 심화되면 자기통제조차 불가능한 상황으로 바뀔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 외로운 선생님! 그래도 희망을 품어요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선생님은 고상해야 하고 화도 내서는 안 되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힘듭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불확실한 미래는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여 비정규직도 힘든 사람들이 넘칩니다. 날마다 억울한 죽음들은 지면을 장식합니다. 국민에게 희망의 푯대를 들고 전진해줘야 할 정치가과 어른들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희망입니다. 자식 같은 제자에게 주먹을 맞고도 다시 일어나 교실로 달려가 선생님을 기다리는 선량한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합니다. 상처를 준 아이는 그 자신이 이미 상처 받은 아이일 가능성이 100%입니다. 그러니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그 아이까지 보듬어야 하는 것이 이 땅의 선생님! 바로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살기 힘들어서. 능력이 모자라서, 때를 놓쳐서 자식 교육에 헌신하지 못하는 부모의 가슴도 선생님처럼 아파하고 죄스러워합니다. 힘든 세상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을 수 있도록 제자들을 격려하고 위무하며 앎의 기쁨과 인생의 의미를 가르치며 다시금 청출어람의 기쁨에 눈물 흘리며 다시 일어서요, 선생님!
요즘 우리의 뇌리에서 잊힌 전염병이 자주 인구에 회자된다. 그것은 백일해가 우리나라 남쪽의 어디 학교에서 발병했다는 소식이다. 백일해는 유아 예방 접종할 때 빼고는 이름도 생소해서 인터넷을 한번 조회해 보았다. 그랬더니 백일해균의 전염으로 발병하는 유아의 호흡기 전염병의 하나로서, 1~2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는데,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특유한 경련성 기침의 발작을 되풀이 하는 시기가 2~6주간 계속되며, 한번 걸리면 일생 면역이 되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즉, 예방접종이 이루어지면 안심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백일해뿐만 아니라 결핵, 말라리아, 기생충 등 예전에는 가끔씩 발병했던 질병들이 거의 잊히다 최근에 각광(?)을 받은 것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논리 중 하나로 ‘위생의 역설’을 들고자 한다. 이것은 몇 해 전 영국 노팅엄대학 연구팀이 베트남 농촌 학생 1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십이지장충 같은 장내 기생충에 감염된 아이들한테는 천식이나 알레르기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약을 먹어 기생충을 박멸한 뒤엔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에서 비롯된다. 즉, 통상 기생충은 우리 몸에 안 좋은 것으로 인식되기는 하지만 천식과 알레르기의 원인을 감소시키고 인체에 적절한 균형자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는 것이다. 한편 ‘위생의 역설’은 위생환경이 조금 떨어질 것이라고 여겨지는 농산어촌 보다는 대도시에서 천식이나 알레르기가 더 많은 것으로 증명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가설에 불과해서 오히려 기생충을 없애면 천식과 알레르기가 줄어들었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기는 하다. 말 그대로 가설이고 다양한 종속변수로 인하여 그 가설이 뒤집어 질 수 있기는 하지만. 어려운 전문적 학문 영역이고 문외한인지라 독립변수인지, 종속변수인지에 따른 다양한 결과물이라서 정확한 결론내리기가 어렵지만,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하는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위생 가설’이란 것이 있는데, 우리 면역계가 강해지려면 외부 자극이 필요한데, 위생이 지나치다 보면 어린 시절에 감염의 기회가 지나치게 줄어들어 면역력 약화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기본적인 예방접종 이외에는 사실상의 위생 개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큰 병치레 없이 잘 지냈다. 다만 성인 이후에 잘못된 식생활로 인하여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다소 높아졌다는 것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요즘의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보건당국에서도 보건을 강조하면서 손 씻기라든지 개인위생을 강조하면서 예방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당국의 그런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건강 염려증과 결벽증 같은 지나치게 무균환경에 가까운 생활을 강조하다 보면 작은 병균의 침입에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한다. 마음의 건강도 그렇지 않은가. 조그만 실패와 어려움에도 금방 굴복하고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교육도 그렇지 않은가 한다. 지나치게 경쟁위주로 교육을 하다보니까 가까운 경쟁자들은 재꼈으나 글로벌 시대에 맞게 다른 나라 인재들과의 경쟁에서는 맥없이 무너지는 사례도 있지 않은가. 너무 내 자식, 지엽적인 국내 환경에서만의 경쟁으로 내몰아서 외부 환경의 내성을 키워주지 않는 교육, 그것은 단기간에 속성으로 인재를 키울 수 있을망정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썩 바람직하지 않은 교육방식에 틀림없다. 때로는 거친 야생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어디서나 적응 가능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교육, 지식 융합적 교육, 그것이 최근 이름 모를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대가 교육계에 변화를 주기 위한 가르침이 아닐까.
여름방학이한달 보름여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올해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실시됨에 따라 초중고교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학교에서 못다한 학습과 체험활동을 부모가 떠 안아야 한다. 방학시즌이 되면 다양한 캠프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캠프를 선택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극기훈련 전문단체 해병대전략캠프(www.camptank.com) 이희선 훈련원장(한국청소년캠프협회 부회장 겸임)이 말하는 방학캠프 선택 체크포인트를 알아보았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 어떤 캠프에 참가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자녀의 적성과 관심, 그리고 강점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려하여 2∼3개 캠프를 정한 후 자녀와 진지하게 대화하고 캠프를 결정한다. ◆캠프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한다. 캠프가 어떤 주제와 일정으로 진행되는지,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독려해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눈과 귀를 열 수 있는 경험의 폭을 넓혀 주는 것이 핵심이다. ◆자녀 나이와 체력에 맞는 캠프를 정한다. 자녀가 체력이 약하거나 저학년 일 경우에는 힘든 캠프보다는 즐겁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캠프를 선택한다. 극기, 도전, 모험 등의 행동훈련의 캠프 참가대상은 초3학년 이상이 가능하다. ◆캠프 주관단체의 신뢰성을 살펴본다. 직접방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연혁, 직원 수, 교육내용, 교육경력, 진행교사경력등을 확인하고 학생 학부모님들의 평가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특히, 게시판의 최초 게시일을 확인하여 단기적으로 홈페이지를 급조 해서 만든 단체인지를 확인한다. ◆캠프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체크한다. 해당 캠프 프로그램의 세부 일정표 및 커리큘럼을 확인하고 강사 및 지도교사의 구성을 확인한다. ◆숙박시설 및 학생 관리의 안전성을 살펴본다. 자녀가 참가하는 캠프 유형(이동형캠프, 숙박형캠프)에 따른 보험가입여부, 숙박 형태 및 숙박시설의 안전, 응급조치 방법, 관리교사 편성, 식단구성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확인한다. ◆방학중에 2곳 이상의 캠프를 보내는 것이 좋다. 2곳 이상의 캠프에 참가해봐야 자녀가 객관적으로 캠프를 꼼꼼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홈페이지 꼼꼼하게 뒤지면 다 나온다. 지난 캠프 참가자들의 체험후기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다. 해당 캠프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사항, 체험후기, 자유게시판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능하면 전화 문의도 해보는 것이 좋다. ◆참가비가 합리적인지 검토한다. 캠프 참가비용이 합리적인지를 확인하고자 할때는 유사 교육단체들과의 교육 커리큘럼, 교육기간, 강사 구성, 숙박시설, 식단표 등을 비교하여 살펴본다. 캠프 참가시 비싼 참가비 만큼 교육적 효과는 있을지, 캠프 참가 비용이 너무 저렴한 경우는 숙박시설 및 식단, 강사의 자질, 보험 등을 문제가 생길수 있으니 타 캠프에 비하여 참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캠프 단체가 직접 운영하는지 따져본다. 간혹 여행사, 기획사 등의 단체에서 광고를 한 후 학생들을 모객해 실행 단체에 학생등을 넘겨 줘 수수료만 챙기는 업체들도 있다. 이럴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선생님, 저는 장수풍뎅이가 좋아요. 왜냐하면 가장 힘이 세거든요.", "선생님, 애벌레가 징그러워요!"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에는 호기심이 잔뜩 묻어있다. 지금 금당초는 융합인재교육으로 아이들이 신났다. 김한석 금당초 교장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곤충을 기르면서 흥미·동기·성공의 기쁨 을 느끼십시오. 이를 통해 여러분은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길 것입니다. 장수풍뎅이를 길러보는 감성적 체험활동을 통해 어려운 과제를 스스로 해결해본다면 새로운 문제에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길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됩니다."고 하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다른 학교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금당초에 다니는 아이들도 공부할 때 흔히 묻는다. "이것을 배워서 무슨 도움이 되나요.", "머리만 아픈데 왜 이런 것을 배우나요?" 이런 물음에 맞는 답을 함께 찾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수학이 재미있어지고 과학이 흥미로운 학문으로 다가온다. 이런 취지를 담아낸 것이 '스팀(STEAM) 교육'이다. 스팀(STEAM)교육은 미국에서 1990년대부터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ST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그리고 이를 '학문간의 융합'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과학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왔다.그러던 것이 미국 버지니아주 기술교육협의회장인 조지 야크만은 2006년 STEM에 예술(Art)까지 포함시킨 STEAM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더욱 폭넓은 형태의 융합교육을 강조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는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 과학(Science)이고 이를 도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기술(Technology)이다. 또한 이러한 기술의 바탕이 되는 것이 공학(Engineering)이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예술(Arts)이다. 또한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풀어내는 언어가 수학이다. 따라서 과학과 기술과 공학, 예술, 수학은 우리의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문인 것이다. 금당초에서는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 누에 등 곤충 기르기 체험을 소재로 교과 교육을 재구성하여 STEAM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오후돌봄교실과 저녁돌봄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지역적 특징을 살려 돌봄교실에서도 곤충을 관찰하고 그려보고 셈하는 활동을 통하여 과학과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 학문을 체득하고 있다. 공부가 끝난 빈 교실에 아직도 아이들이 남아서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교총-교과부 교섭은 최단시간 내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것 외에도 교권, 학교폭력, 집중이수, 교장공모제 등 급박한 현안에 대한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최대 관심 사항들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숨겨진 이야기를 분석했다. 교권은 교총!…교권사수 ‘법’ 제정 ○…이번 교섭·협의를 통해 교총은 ‘교권보호법’을 얻었다. 머리채 잡힌 교사, 발길로 걷어차인 교사 등 연일 보도되고 있는 교권사건은 이제 침해수준을 넘어 붕괴지경에 이르렀다. 교권수호를 위해 교총 회장단이 긴급 기자회견까지 나서게 한 현장의 절박함이 교과부를 움직인 것이다. 그동안 교사 스스로 혹은 교원단체가 해결해야 했던 교권침해 대응이나 예방에 교과부가 적극 나서기로 의지를 보인 만큼 지난 2009년부터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교권보호법’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총은 그동안 교원 및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 보호 등을 위해 학교출입절차 마련, 학교교육분쟁조정위 설치 의무화, 교원에 대한 민원·진정 처리 시 소명기회 제공 및 인사 상 불이익 금지, 교육활동보호전담변호인단 설치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 마련을 주장해왔다. 여기에 이번 합의로 인해 정부차원의 교권침해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시도교육청에 전담부서 및 담당자 배치, 교권보호 연수 및 생활지도 연수 강화, 교권침해 대응 및 예방 매뉴얼 배포, 가정․사회와의 유기적 협력을 포함 교육기본법 개정, 교권확립을 위한 인성교육실천운동 확산 등에 교과부가 동의, 확고한 ‘교권보호법’ 제정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교장공모제 축소…내년 3월 적용 ○…진통이 가장 많았던 교섭 과제였다. 현행 50±10% 선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모 비율을 최소 40±10%로 줄이기 위해 공모교장의 문제점을 수차례 건의하고, 보도를 통해 설득했으나 완전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에 양측은 11월까지 교장공모제 정책성과 및 현황 분석 연구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교과부 설세훈 교원정책과장은 “연구를 통해 공모 내용 및 절차, 비율 조정 등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 3월 공모 교장 임용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교총 하석진 정책추진국장은 “공모교장 비율 축소는 물론 공모교장의 재임기간 조정 등 11월 연구 종료시점까지 현장의 목소리 반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체육‧예술 집중이수 제외…공청회서 최종안 ○…실 집중이수는 비교섭 과제임에도 현장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라 교총이 무리임을 알면서도 교섭에서 개선을 요구한 사항이다. 교총은 2009 개정교육과정이 공시되기 이전부터 8과목으로 정해진 학기당 이수과목을 융통성 있게 확대하고 학교장에게 집중이수제 운영 방법에 대한 결정권을 부여하는 등 학교 여건에 따라 자율 실시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건의해 왔다. 교섭 과정 중이던 5월15일 교총은 인성교육 강화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 개선 등을 보강한 건의서를 교과부에 제출하는 등 비교섭 과제임에도 설득과 현장 목소리를 전달한 결과, 절충적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교과부와 전격 합의하게 됐다. 교과부 박재윤 교육과정과장은 “체육과 예술(음악‧미술)을 집중이수 과목에서 제외하고 학교스포츠클럽,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안을 갖고 11일 공청회를 연다”면서 “여기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력 예방·치료 공립 대안학교 설치, 소규모 통합형학교 운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와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교권침해, 학교폭력 등 교육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교과부와 교총은 5일 오전 교과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1-2012 교섭ㆍ협의 합의’ 조인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과부와 교총이 26번의 단체교섭을 했지만 이번만큼 빨리 타결된 적이 없다”며 “양 기관이 그동안 구축한 파트너십으로 인해 압축 교섭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교총은 지난 2월23일 교과부에 교섭·협의를 요구, 이후 양측은 10차례의 실무협의를 진행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안 회장은 “교섭의 내용과 질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하다”며 “교원의 이익과 권익만을 위해 교섭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교권, 학교폭력 등 현안문제에 대한 공동대책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도 이번 교섭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견이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교총이 현장 중심의 비전을 제시해 주어 입장차를 줄이고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교권보호,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인성교육 실천 등 합의된 64개 과제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의 모두발언처럼 이번 교섭 주요 합의사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심각한 교권침해 현상에 대해 적극적·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한 점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교육청 별 교권보호 전담부서 및 담당자를 배치,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원 스톱 처리시스템' 방안을 마련하고, 시·도별 교권침해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교육청별 교권침해 대응 및 예방 매뉴얼을 제작·배포키로 했다. 교권보호 관련 원격연수 콘텐츠를 개발하고 각종 연수에 관련 커리큘럼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적 학생교육을 위한 학교·가정·사회 협력 내용을 담은 교육기본법 개정에도 합의했다. 안 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는 공동체 붕괴로 인한 복합적 문제의 책임을 학교에만 떠넘기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정·학교·사회의 유기적 협력을 교육기본법에 명시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의 실천을 위해 양측은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등 관련 법령 개정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교권보호 및 침해 예방은 그간 교과부와 교총이 수차례 교섭합의를 해 온 사항이지만 교권보호 관련법 개정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명예경찰관, 학교 전담경찰관제 도입 등 경찰청의 협조도 이끌어 냈다. 이는 교원이 보다 효과적으로 학생생활지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밖에도 가·피해학생의 상담·교육·치료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공립 대안학교를 설치하고 특별교육기관을 확대 지원키로 했으며 '학교폭력근절 종합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교원단체와 협력,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규모학교 정책도 교총의 건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도서벽지 및 농산어촌 교육 활성화를 위해 일률적 기준에 의한 학교통폐합을 지양하는 등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거점 '평생교육센터' 기능을 수행하는 통합형 학교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6월4일자 보도) 교원처우 및 복지개선을 위해 2013년 교직수당 및 교직수당가산금(담임수당, 보직수당, 특수학교·학급 교원 수당, 실과 담당, 보건교사) 현실화, 교장․교감 직급보조비 현실화, 교직수당가산금(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신설·인상, 상위자격(교장·원장, 교감·원감) 취득 시 승급 등도 추진키로 했으며, 산업체 근무경력 100% 인정(현행 70~80%), 육아휴직 전 기간 호봉 반영 및 대학교원 연구보조비 비과세 확대 등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밖에 주5일 수업의 안정적 정착,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 경감 완화, 복수교감 배치기준 개선, 유아교육의 공교육 강화, 학교 석면철거 예산 지원, 교육용 전기료 부담 해소, 대학교원 교직수당 신설, 국공립대 기성회비 대책 마련 등 총 64개항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한편 공모 비율 등을 놓고 이견이 많았던 교장공모제는 올 11월까지 개선방안을 마련, 내년 3월 공모교장 임용시 반영하기로 했으며, 비교섭 과제임에도 지속적으로 대안을 요구한 집중이수제의 경우 교총의 건의를 수용,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 교원 연구회가 만든 ‘NEAT 길라잡이’=임남극 서대전고 교사 외 9명의 교사들은 지난해 대전교육청과 영어 말하기․쓰기 평가방안 연구회를 조직, 수업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NEAT를 적용해 학생 반응과 향상도, 문제점 등을 분석한 결과를 담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길라잡이’(사진)로 발간했다. 연구회 교사들은 3개 고교와 2개 중학교에서 ‘그림 묘사하기’, ‘조건 제시형 글쓰기’ 등 총 11개의 말하기․쓰기 문항 유형을 수업했다. 교사들은 “처음에는 어색해 했지만 그림, 단어카드, 게임을 통해 진행하니 흥미를 느끼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많은 학생들이 주당 4시간 중 1시간을 할애하는 것보다 매 시간 10분씩 연습하는 것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 전․후에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사후조사에서 영어 말하기에 대한 자신감을 묻는 질문에 ‘(매우)그렇다’라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28.2%로 사전조사(19.3%)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사는 “말하기 수업의 정확성을 위해 자료를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동료 교사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수업을 촬영한 후 원어민 및 동료교사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하면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이 자료는 대전영어교육 홈페이지(eng.edurang.net)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지난달 20일 고3 학생 2294명이 국가영어능력시험(NEAT) 모의평가를 치렀다. 6월24일 본 시험을 시작으로 13학년도 수시모집에 활용되는 등 NEA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현장은 대비가 미흡하다. 7월 온라인 연수, 7월 말과 8월 초 1, 2차 출제 합숙연수 등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교사 연수에 총력을 기울여 학교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조금 먼저 출제․채점 연수를 경험한 현장 교사 와 평가원 NEAT 출제연구실 관계자와 함께 영어수업 변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참석자=KICE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본부 신동광 출제연구실장·박태준 부연구위원, 전남제일고 김희정 교사, 서대전고 임남극 교사, 충북 단양중 이용현 교사 교사 55% “가장 급한 건 교사의 말하기‧쓰기 연수” 듣기·읽기, 말하기․쓰기 등 교사 간 역할분담도 방법 그림 묘사 등 통해 ‘완전한 문장’ 만들기 연습 필요 쓰기 첨삭 부담…1인당 학생 수, 스마트환경 갖춰야 - 출제와 채점연수에 참여한 후 선생님 개인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임남극=‘영어교사 평가전문가 양성 직무연수’는 8일간 보안 합숙으로 진행됐다. 매일 밤 10시까지 문항을 제작하고 수정하면서 공동검토 문항과 인증문항을 만들었다. 퇴소할 시점에는 어느 정도 출제자 시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문성과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이용현=출제연수는 듣기 3급에 배정됐고 채점연수도 받았다. 채점연수 후 느낀 점은 학생마다 답안이 다양해 기준을 적용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점을 수업시간에 강조해야 할지 알게 됐다. 김희정=평가전문가 양성연수와 말하기, 쓰기 직무연수 등을 받았다. 기존의 문항과 중복되지 않도록 창의적이면서도 일상적인 문항개발을 위해 참여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 - 학교 시험과 NEAT의 유형, 난이도 등에 있어 차이점은 무엇인가. 임남극=NEAT는 생각을 묻는 유형인 반면 학교 시험은 어순 배열하기, 주제 쓰기 등 통제된 범위 내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채점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다음 문장에 ~가 할 이어질 말을 적어라’는 식으로 ‘간접 말하기’ 형태의 시험을 보는 학교도 봤다. 우리 학교는 시간 안에 주어진 글을 읽으며 빈칸을 채우는 방식의 말하기 시험을 본다. 이용현=출제 연수에 참여해보니 3급은 수능보다 쉬웠다. 학생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선택지도 4지선다로 줄어 난이도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2급은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이지만 처음으로 진행되는 CBT 방식의 시험이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체감 난이도가 높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박태준=난이도는 어휘수준, 소재, 문장구조에 따라 다르다. 2, 3급은 이 모든 영역에서 차이가 난다. 우선 출제 시 프로그램에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어휘의 범위가 1000단어 정도 차이로 탑재돼 있다. 또한 2급은 실용적 소재의 문항이 30%, 기초학술 문항이 70%를 차지하는 반면 3급은 그 반대다. 관계대명사 등 복잡한 구문도 3급에는 사용하지 않아 훨씬 쉽게 느껴질 것이다. - 말하기의 경우 발음이 점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학부모․학생이 많다. 이용현=예전에는 5점 척도로 채점했었는데 연구진이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척도를 3점으로 줄였다. 채점을 하다보면 원어민 발음인 학생도 있고, 그렇지는 않지만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학생도 있다.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고 알아들을 수 있다면 발음으로 인한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동광=한국학생들은 발음에 특히 민감하다. 3척도로 줄인 이유에는 미국식, 영국식 영어발음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꾸려는 취지도 있었다. 독일 사람들은 영어에 독일어 악센트가 들어가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한국식 영어발음을 창피하다고 여긴다. 원어민 발음이든, 한국식 발음이든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으면 같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 영어교사조차도 NEAT에 대해 잘 모를 만큼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희정=지역교육청, 교과부와 연계해 실제 수업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평가 문항, 기준, 지도방식 매뉴얼 등이 풍부하게 보급될 필요가 있다. 이용현=스타강사나 수석교사 등 노하우가 있는 교사들을 모아 어떻게 수업에 옮겨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연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신동광=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이유는 사교육이 공교육보다 적응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학교부터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학교단위 말하기․쓰기 평가 매뉴얼’이 이미 나와 있다.(EBS NEAT 홈페이지에서 다운 가능) 그러나 수능 대체 여부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감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김희정=교사들 사이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시험이 없어질 거라는 말도 한다. 수능 대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NEAT 수업을 하면,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시험에 안 나오는데 왜 하냐’는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어 현실적 대비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신동광=사실 NEAT는 지난 정부에서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현 정부에서 이어받아 시험장도 이미 500개가 구축됐고 시스템도 완성단계에 들어와 있다. 두 정부가 모두 개입된 상태에서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것이기에 수능대체 시점은 바뀔 수 있겠지만 시험 자체가 폐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 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이슈 페이퍼에 따르면, 고교교사 55%가 교사를 위한 말하기‧쓰기 능력 강화 연수가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빠른 시간 내 교실 수업은 변화가 가능할까. 임남극=말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연세가 좀 있는 교사들은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환경에 ‘앞으로 몇 년 못 하겠다’는 말을 하시기도 한다. 역할 분담을 하면 어떨까 한다. 듣기나 읽기에 강점이 있는 교사와 말하기나 쓰기에 아무래도 능한 젊은 교사들이 역할을 분담해 수업 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김희정=좋은 생각이지만 규모가 작은 학교는 영어교사가 한 명인 경우도 많다. 근본적으로는 모든 영어교사들이 말하기․쓰기 수업을 지도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원격연수보다는 집합연수가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주말 등 단기간 연수를 자주 실시하면 부담이 적을 것 같다. 현재 200여 명의 학생을 맡고 있는데, 쓰기의 경우 피드백을 한 학기에 두 번 정도 줄 수밖에 없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박태준=자동채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법 등의 오류를 걸러내고 채점자는 콘텐츠만 평가하는 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쓰기의 피드백이 어려운 이유는 교사에게 너무 많은 업무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인데 자동채점이 도입되면 첨삭에 걸리는 시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말하고 쓰기가 가능한 영어수업으로의 변화를 위해 제언하고 싶은 말은. 신동광=시험이 실시되면 오히려 사교육 불황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절대평가로 바뀐다는 것은 무한 경쟁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수능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하나 틀려도 1등급을 못 받는 스트레스와 경쟁을 유발하는 반면, NEAT는 조금만 준비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머리 좋은 학생을 뽑는 인지적 능력 판단에 중점을 뒀다면 NEAT는 성취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김희정=우리나라 영어교육은 수능이라는 고부담 시험에 묶여 말하기와 쓰기 지도를 기피해왔다. 시험이 바뀌면 현장도 변하게 될 것이다. 교사와 공교육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수 등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이용현=학생들도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문장 만들기 연습을 시켜보니 단어는 잘 알지만 완전한 문장 만드는 것을 의외로 어려워했다. 기초 문장 만드는 법부터 익숙해져야 할 필요성을 느껴 수업시간에 그림 묘사하기, 완전한 문장 말하기 등을 적용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우리학교가 16학급인데 컴퓨터실이 하나밖에 없다. 영어수업을 할 수 있는 별도의 컴퓨터실이 하나씩은 마련됐으면 한다. 임남극=교사연구회에서 NEAT를 주제로 지난 1년간 수업시간에 적용해 봤다. 저는 일주일 수업 중 매 시간 10분씩 5회 정도를 말하기 연습시간으로 정했고, 다른 교사 한 명은 일주일에 한번 50분을 연습시간으로 정해 비교 연구했다. 연구 결과 매일 조금씩 연습하는 것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기말이 되자 학생들은 ‘영어시간에 말 할 기회는 별로 없었는데 말하기 실력이 향상된 것 같고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구회를 만들고 컨설팅단, 회의단 등을 조직해 활동했으면 좋겠다. 함께 모여 이야기하다보면 진취적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 의견 공유도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거 되겠어?’라며 부정적 의견을 앞세우기보다 문제점을 분석, 개선책을 내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프랑스에 새 정부의 출범으로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39)이 사회당 정부의 중소기업, 혁신, 디지털 경제 분야의 각료가 됐다고 해서 최근 언론에서 화제다. 그녀는 출생은 한국에서 했지만 우리 나라가 그녀를 키우지 못해 서울의 거리에 버려져 있었다. 서울에서 한국인 부모의 딸로 태어난 그는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된 것이다. 그후 그 이름조차도 전혀 기억도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그녀가 성공했다고 뿌리를 앞세워 언론이 앞장 서서 대서 특필하는 것은 솔직히 부끄럽기도 하다. 단순히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한국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아닐런지! 더욱이 그는 자신의 입으로 뼛속까지 프랑스 사람이다고 고백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혈통을 중시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자란 곳을 의미있게 생각하는 문화이다. 곧 어떤 사회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펠르랭은 프랑스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제 나이보다 2년 앞서 16세에 합격했고, 최고 수재들도 들어가기 어렵다는 그랑제콜을 세 군데나 다녔다. 이 사실을 강조해 보도하는 배경에는 핏줄을 은근히 과시하고 싶은 종족주의적 우월감을 앞세우는 것이라 느껴진다. 그가 한국에 살았더라도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차라리 돋보이는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프랑스의 문화적 포용력과 공정한 교육제도에 있다는 것은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아닐런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길러준 프랑스의 부모와 편견없이 자신을 받아들여 준 프랑스 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제 우리 사회에도 자기 나라에서 형편이 어려워서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찾아 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되리라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단순한 동정의 차원에서가 아닌 그들을 이해하고 편견없이 받아들여 이 나라 시민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먼 훗날 그들이 한국 사회는 "정이 많고 우리를 따뜻하게 받아 들였기에 오늘의 내가 있게 한 한국 사회와 한국 교육에 감사한다."는 고백할 수 있는 미래가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요즘 교과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를 놓고 전국 곳곳에서 농산어촌 학교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내용인 즉, 농산어촌과 옛 도심지 소규모 학교의 최소 적정 학급 수를 초·중학교 6학급 이상, 고등학교 9학급 이상이어야 하고,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상으로 했다. 따라서 이런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의 학생이 인근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동 통학구역’을 설정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가 많은 호남·강원·충청 등지에서 무더기 통폐합과 교육자치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의 소규모학교도 통폐합을 가속화 시키는 등 교육정책의 역효과가 우려된다. 특히 교원단체들은 "농산어촌 지역 학교실정을 전혀 고려치 않은 비현실적 기준이고, 소규모 학교를 열악한 학교로 규정한 것 자체가 교육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경제논리로 접근한 것"이며, "최소한의 여건이 맞지 않는 학교는 통폐합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강제적이고 인위적인 통폐합은 농산어촌과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번 교과부의 개정령 안의 가장 큰 이유는 소규모 학교가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점일 것이다.현실적으로 학교나 학급이 적정규모가 이루어지지 못할 때, 학교운영은 물론 학급의 교과 활동이나 단체 활동에도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먼저 학교경영의 입장에서 보면, 소규모학교는 교사의 수가 적어서 교원의 업무량이 많아 우수교사 확보가 어렵고, 비전공교사인 상치교사나 복식수업 등으로 인하여 학생지도가 비효율적이며, 교원들의 사기도 낮아 높은 교육성과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교과활동으로 체육활동의 단체 게임, 음악교과의 합창이나 합주, 단체 활동인 청소년 단체, 학예회 등과 같은 교육활동은 어느 정도 수의 학생들이 있어야 가능하고, 지적인 교과활동의 경우에도 또래 학생들끼리 선의의 경쟁이나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차원에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정서상 학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이미 선진국에선 소규모 학교가 오히려 경쟁력이 높고 교육적 성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잘 살려 학생능력에 맞는 개별화나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교육성과를 배가할 수 있는것이다. 또한저출산으로 오는 학생수 감소는 농산어촌뿐 아니라 중소도시, 대도시까지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소규모학교를 무조건 통폐합은 교육의 황폐화를 불러올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규모학교를 지역특성에 맞게 살릴 수 있는조화로운 정책이필요한 것이다. 지난해 교육통계에 따르면 교과부가 정한 기준에 미달인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이하인 우리나라 학교 수는 3138개로 전체 학교 수의 27.7%나 된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어림잡아 30%의 학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물론 교과부는 모든 학교를 강제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융통성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었지만 막상 적용되면 교육 당사자인 학부모나 학생의 입장은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초·중·고 통합학교가 여러 개 있다. 초·중·고 통합학교란 학교급이 다른 2개 이상의 소규모학교를 통합해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통합하는 학교를 말한다. 2011년 기준으로 전국에 100여개가 있다. 초·중학교는 44개교, 중·고를 통합한 학교는 50개교, 초·중·고를 통합한 학교는 6개교이며, 이들 대부분은 농어촌지역에 있다. 그런데 이러한 통합학교가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외적인 통합일 뿐 진정한 내적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데 있다. 현실적으로 한 교장 밑에 초등교감, 중등교감이 존재하며, 초·중등 간 별개의 학교조직과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즉,교무조직, 인사조직, 교육과정, 교육재정 등 초·중교 간에 교류나 공유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통합이 이루어진것이나 우리나라의 통합학교는 한지붕두 살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초·중·고 간 교육과정 통합으로 초·중·고 교과 간의 상호 교환 교수활동이 가능해야초·중·고 무학년제, 교과교실제, 학점제, 능력별 맞춤형 교육, 영재교육, 수월성 교육이 가능하며, 진정한 통합학교의 교육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유·초·중·고까지 통합한 학교, 유·초 3학년까지 학교, 초등 고학년학교등 그 형태가 다양하다. 이는 모두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운영하는 학교들이다. 한 예로 뉴질랜드 초중고 통합학교인 ACG(Academic Colleges Group) 파넬 컬리지를 보면, 이 학교는 1학년부터 13학년까지 재학하는 학교로 학생들을 위한 통합학교의 우수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다양하게교과목을 선택할 수있도록 세분화되어 있고, 학생 개개인에 맞는 여러 가지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읽고 쓰는 능력 및 계산 수리능력인 기초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모든 학생들이 정확한 자기목표를 세우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목표달성을 위해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 학기마다 ‘목표달성 회의’ 때 담임교사와 교과과정을 통한 성취도를 평가하고 새로운 목표를 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우리는 현실적으로 당장 교원 자격제도, 교육과정 등 초·중등교육법의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반드시 검토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무조건 농산어촌 지역의 모든 소규모학교를 통폐합으로만 몰고 가는것보자는 지역실정에 적합한 새로운 학교교육 모형을 육성하는 것이필요한 시기다.
교사와 군인은 사기가 중요한 직업이다. 돈과 명예보다는 직업 자체로의 사명감과 자긍심 그리고 직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타인으로부터의 존경 등이 사기의 근간이다. 우리 사회와 법체계는 교직의 이런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다. 가르칠 수 있는 권리(Teaching right), 교사로서의 권리(Teacher right)를 부여하고 이를 교권으로 통칭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 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자기 아이를 반장이 아니라 부반장을 시켰다고 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고 교무실을 난장판으로 만든 사건이나 여중생이 복장불량을 지적하는 교사의 머리를 때려 실신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담배를 피운 중학생이 담배를 압수한 교감선생님 얼굴과 머리를 때린 사건까지 실로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우리의 학교 현장이다. 온 사회의 걱정거리인 학교폭력의 해결자로 나서야 할 우리 선생님들이 오히려 그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없는 학교, 교권이 존중되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한국교총회장과 16개 시·도교총 회장이 모여 ‘교권수호’를 위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원 스스로 강한 의지 표명 교권문제를 놓고 65년 한국교총 역사상 처음으로 교총회장과 16개 시·도교총회장이 머리를 맞댔다는 의미 부여는 차치하더라도 먼저 바른 가르침 실천을 위한 ‘내 탓이오 운동’을 바탕으로 학부모와 학생의 인식에 부합한 새로운 교육환경 조성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이다. 대국민호소를 통해 선배 교육자의 헌신과 초임교사 시절 가졌던 열정을 회복하고 학교폭력 발생 시 숨김없이 학칙에 따라 처리하며, 각종 비위행위에 연루되지 않겠다는 선언이 교육자의 반성이었다면 시대변화에 부응하고, 학부모와의 관계증진 등을 통해 새로운 교사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은 교원 스스로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학생 가정방문을 활성화하고, 학칙에 근거한 교육적 지도절차를 지키며 학부모의 민원에 대해 최대한의 인내와 성의를 갖고 임하겠다는 구체적인 액션플랜까지 밝힌 것은 교권수호를 통해 바른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교육자의 절박한 교육본능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교육계 대표단의 이같은 진정어린 호소에 이제는 사회가 답할 차례다. 교육계의 요구는 명확하다. 선생님의 권위를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어 달라는 것. 정치권은 이제 막 개원한 19대 국회에서 교권보호법을 빠른 시일 내 제정하고,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연대 협력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기본법을 개정함으로써 선생님들이 마음 놓고 학생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원 폭행 가중처벌해야 교원의 교육할 권리와 학생의 학습권 보장적 차원에서 대통령이 직접 교권확립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밝혀야 하며, 교과부 장관은 책임감을 갖고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교원 폭행은 인권침해를 넘어 학생의 학습권 침해라는 점에서 폭행죄는 물론 공무집행방해죄까지 함께 묻는 가중처벌이 가능하도록 관계법령을 개정하는 것이나 심각한 교권사건을 교육청과 경찰청이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위원회설치, 교육행정당국의 교권처리 One-stop 처리 시스템 구축 등 산적해 있는 해법들을 정리해 하나하나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학부모 또한 교권회복을 위해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행복한 학교, 따뜻한 교실’이 될 수 있도록 자녀들에게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씀 잘들어라’라고 말하는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교원의 권위 존중 풍토 조성에 초석을 놓아야 한다. 자녀교육에 관한 파트너로서 선생님과 항시 상의 하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확인 없는 무조건적인 민원, 진정, 고소와 고발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교육대표자의 호소와 대사회적 요청은 특별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 또는 자녀를 가르치는 사람을 존경하고 예우하며, 믿고 따르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어머니 세대가 이미 해왔던 것이다. 군인이 우리사회의 현재를 지킨다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은 우리의 선생님들이다. 교육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교권수호의 실천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선생님들의 사기를 높여 활기찬 학교, 역동적인 교실에서 소통과 신뢰가 흐르는 교육. 대국민 호소에서 방향이 정해졌다면 사회 각 영역에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그 걸음을 내딛기만 하면 된다.
네 부류의 사람 우리의 인격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됩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는 주변 환경에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다음과 같이 네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첫째로, 주변의 나쁜 환경에 쉽게 물드는 사람입니다. 둘째로, 그런 환경을 멀리하여 거기에 물들지 않는 사람입니다. 셋째로, 나쁜 환경 안에 있되 거기에 물들지 않는 사람입니다. 넷째로, 나쁜 환경을 오히려 좋은 환경으로 바꾸어버리는 사람입니다. 이 단계는 바로 참 자유를 얻어 깨달음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바로 이 네 번째 단계에 이르는 것이 수행의 궁극 목적인 해탈과 열반입니다. (법륜, 붓다에게 물들다. 6p에서) 물들기 쉬운 세상 지금 우리는 엄청난 문명의 혜택으로 다양한 정보와 편리한 도구를 이용하여 지난 세상의 어떤 인류보다 쾌적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와 앞서가는 생각의 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며 사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반대로 느림의 철학을 그리워하며 멈춰 서서 바라보기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세상 속에 물들어 사는 것이 힘들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학교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정보기기를 활용하여 교실 환경을 개선하고 교사의 잡무를 줄여 수업 개선에 힘쓰게 하는 정책을 펼쳐온 게 사실입니다.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교실 환경과 학교 시설에도 불구하고 가장 근본적인 물음 앞에서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것은 열악한 교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망가진 사제 관계, '우정'의 가치는 퇴색해 버린 현실이 그것입니다. 학교 폭력 문제나 교실 붕괴와 같은 문제는 병든 채 잠재된 무의식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정신적 접근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신 문명의 발달이 물질을 따라가지 못하는 세상에 물들어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학교가 망가지기 전에 가정이 무너지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그 가정의 바탕이 건실한 생각을 지닌 두 인격의 만남이 아니고 조건과 비교를 바탕에 깔고 외형적인 결혼, 책임지는 가정이 아니라 쉽게 만나고 헤어지며 아이들은 세상 밖으로 튕겨져서 학교라는 틀에서 치유받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이 이미 나쁜 환경에 물들어 있거나 자신을 버렸는데 그 아이들에게 네 번째 부류의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고 해서 변화될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요? 집은 있어도 가정이 없는 아이들, 부모는 있어도 대화가 없는 아이들, 본의 아니게 한부모 가정이 되거나 조손 가정이 된 아이들에게 경쟁과 비교의 논리가 난무하는 교실에 들어와 자신을 이기며 상처와 고통을 공부로 승화시키며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가야 한다고 가르친들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자문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비교 당하지 않는 교실은 언제쯤 사람의 불행과 행복을 죄우하는 것은 비교이다. -금언 경제사학자이자 행복경제학자의 창시자로 불리는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는 1946년부터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와 자본주의 국가 등 30여개 국의 행복도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경제적 발전단계와 사회체제와 상관없이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더 큰 행복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시점을 두고 분석해봤더니 소득수준이 늘어나도 행복도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1971년부터 199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은 83%나 증가했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이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그의 이름을 따서 '이스털린의 역설'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눈만 뜨면 가장 먼저 접하는 소식이 '경제' 소식, 잘 사는 화두에 걸려 너도 나도 거기에 물들어 중독된 채 은연 중에 비교 당하고 비교하는 불행한 삶을 살아갑니다. 교실의 문제는 바로 '비교'만으로도 힘든 아이들에게 경쟁까지 시킨다는 점입니다. 제가 돌아본 북유럽 교실에서 얻은 결론은 바로 '비교와 경쟁'을 의도적으로 늦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이길만한 나이가 될 때까지 서로 비교당하는 시험을 공개적으로 치르지 않으며 수행평가라 하더라도 교사와 1대 1로 치른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자신의 성취도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게 절대평가에 익숙한 교실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공부란 즐거운 과정을 거쳐서 이루는 멋진 승부라는 은연중의 교육으로 일찍부터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하여 무조건 대학을 가지 않는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선진국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거기다 대학까지 무료로 진학하며 빈부 격차가 심하지 않으니 서로 비교 당하며 상처 받지 않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고 사교육을 위해 시간과 노력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하며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것은 바로 '이스털린의 역설'이 정치와 교육에 투영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부자도 너무 가난한 사람도 없으며 보편적 복지가 일상이므로 자신에게 충실하며 느리게 살며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부러웠습니다. 그것은 북유럽 국가들이 지향하는 사회민주주의 체제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을 이기게 하는 일이 바로 '교육'의 힘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이아닌 어제의 내 모습과 경쟁하며 자신의 상처와 시련을 승화시키는 네 번째 부류의 인간으로 키우는 강인한 정신력과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이 교육의 힘이며, 선생님이 할 일이라는 깨달음을 안고 온 해외연수였습니다. 비록 우리 교육의 현실이 비교와 경쟁의 틀을 쉽게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그 속에서나마 방법을 찾고 제자들을 비교하고 상처주는 일만은 최대한 참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그 상황을 이해시키고 끝없이 개인 상담 활동이 일상이 되어 상처 치유를 도와서 인간이 지닌 기본적인 욕구인 공부본능을 일깨우고 싶습니다. 스스로 나아갈 바를 알게 되면 그 다음은 알아서 달리는 것이 인간의 저력이기 때문입니다.
“교사 업무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교무실에서 하는 업무가 상상외로 엄청 많고 수업은 교사 업무 중 아주 작은 일부분이었어요. 교사란 직업은 정말 사명감과 희생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하고는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았죠.” 20여 년 전 사범대 교생실습 과정에서 교사 업무가 학교 밖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부분에서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교사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고 있다는 직장인 이 모(43)씨의 말이다. 그 이후로 20여 년이 흘렀다. 지금의 학교 현장은 어떨까? ‘새 교육제도는 새로운 업무 추가?’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새로운 교육정책들이 발표·추진되고 있지만 아쉽게도 ‘교원업무 경감’은 현재까지도 교육계의 풀리지 않은 숙제다. 충남 서산의 한 공립초교 교무부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교육정책이 추진될 때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돼 오히려 수업력 제고를 위해 투자해야할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교는 주5일수업제를 전면 실시하면서 교사의 업무 부담이 이전보다 커졌다. 기존 수업일수 205일을 190일로 줄이기만 하고 수업시수는 그대로 뒀기 때문이다. 수업시수 확보를 위해 195일 이상을 수업일수로 잡으니 수업시수는 주 30시간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다양한 토요프로그램 운영으로 300여 명이 넘는 학생이 토요일에 등교하다보니 교감과 교무부장, 담당교사들은 매주 토요일 출근해 이를 관리해야 한다. 학교 지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각종 공모제도 업무 부담이라고 토로한다. 그는 “공모제 계획서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해 학교 지원여부가 결정된다. 이런 항목이 학교평가와 관련돼 있어 공모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학교평가와 학교성과급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6학년 학생들의 경우 1학기에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게 되고, 부진학생지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니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도교육청 평가, 지역교육지원청 평가, 학교 평가 등의 경쟁구도와 질보다 양에 얽매인 대회 참가가 교사의 업무를 과중케 한다는 말이다. “학교평가와 관련한 업무는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실질적 교육보다는 형식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범사회적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교사들 또한 필요성을 느끼지만 인원 보충 없이 이와 같은 업무만 계속해서 가중되고 있으니 효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공문서 감축 실적 평가체계 명확화 해야 교과부가 발표한 ‘2012 교사 행정업무 부담 경감 방안’에서 지속적 추진 의지를 담은 공문서 감축 방안에 대해서도 현장에서는 ‘과연 가능할까?’라는 반응이다. 유양옥 개봉중 교감은 “공문서 양이 다소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으나 4월 이후 다시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항간에는 ‘공문서 감축한다는 공문이 더 증가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또 단순안내 및 공지 공문의 경우 업무관리시스템의 공문게시판을 활용하도록 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학교에서는 게시판까지 열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조금만 가공하면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매번 학교에 요청하거나 같은 자료를 이중 보고토록 하는 것, 서고에 이관돼 파악이 곤란한 과거자료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보고를 요구하는 등 배려와 지원이란 교육행정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관행도 문제로 제기됐다. 그나마 교육활동과 관계있는 공문서는 ‘양반’이란 말도 나온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에 따르면 ‘학교 반경 내 유흥업소 수 조사’처럼 교육과 무관한 공문까지 학교에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부가 공문서 감축 실적을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해 재정지원을 차등화한다고는 했지만 감축 분량이나 내용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이에 대한 강력한 실천의지를 담은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용숙 상명고 교장은 “현실성 없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는 강제력을 갖추고 현장에서 파급력도 줄 수 있는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를 통해 학교와 하급교육기관, 상급교육기관 간의 행정적 역할과 관계를 명확하게 강제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무효율화 시스템이 효율성 저해? 업무효율화를 위해 도입된 각종 시스템은 오히려 교원 업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잦은 시스템 변경과 사전 교육 부족, 복잡한 사용법, 동일 내용의 중복 입력 등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이 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중원 청담고 교무부장은 “예전에는 내부결재를 통해 예산을 집행해 왔는데 에듀파인이 등장하면서는 구매처, 구매액 등을 정확하게 입력해야 한다”며 “사실 교사들은 조달청 가격도 잘 모르고, 여러 번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에듀파인 도입이 교사들에겐 부담”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사가 일일이 물품 값이나 종류 등을 직접 조사하고 에듀파인으로 기안해 물건을 구입하면 행정실에서는 물건 값을 지불하는 일을 한다”는 한 교사는 “청소도구나 컴퓨터 구입도 교사가 일일이 물건을 정하고 기안해 구입하고 있다”며 “가르치는 데 필요한 물건은 교사가 직접 구입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행정실에서 처리해 주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PART VIEW] 인원 보충 없는 업무분장은 ‘조삼모사’ 명확한 업무분장의 필요성은 늘 대두되는 문제다. 사실 학교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업무를 교육을 위한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로 명확화 해 교사·행정실·업무보조요원 업무 등으로 분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업무가 잘 가르치기 위한 교육환경 조성,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업무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무 분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때문에 이번에 교과부가 제시한 업무분담안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인원 보충 없이 교육지원전담팀 등을 만드는 것은 교사들이 하던 기존 업무는 그대로 두면서 이름만 바꿔 부르는 격이라는 것이다. 또 교과부의 업무분담안은 말 그대로 ‘이렇게 하면 어떨까’하고 제시한 것이어서 이 안을 채택하느냐의 여부는 학교재량이다. 한 중학교 교감은 “교과서 신청·배부, 전·입학 처리, 공기질 측정, 회계직 채용, 에듀파인 업무, 저소득층 급식·인터넷 통신비 지원 등의 업무는 행정실 업무라 생각하는데 교사가 맡아서 전부 처리하고 있어 업무의 한계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 교무부장은 “예를 들어 장학생 선발 업무의 경우 행정실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고 담임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추천받아 결정한 후 기안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개하고 “교사가 담당해야하는 행정업무도 존재하므로 이를 많이 담당한 교사에게는 수업시수를 대폭 줄여줘 업무 균형을 맞춰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수업을 줄여주면서 교사에게 행정업무를 더 많이 맡으라고 하면 과연 이를 흔쾌히 받아들일 교사가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라며 “명확한 업무분장이 쉽지 않은 만큼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업무분장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합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명확한 업무분장은 실제로 교사 업무를 줄여주기도 한다. 전교 학생 수가 약 40명인 전남 구례동중의 경우 교무행정사 2명, 인턴 1명, 부장, 교감 총 8명이 에듀파인과 보고공문을 100% 처리하는 방식을 채택해 교사들의 업무를 덜어주고 있다. 일반 교사는 담당 업무 계획과 추진을 실행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교무행정사는 업무 기획 보조, 단순 업무 보조·단독처리 등으로 명확히 구분해 추진한다. 정혜인 교감은 “주변 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무지개학교의 경우 프로그램 기획과 학생지도는 담당 교사가 추진하지만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산 처리, 일지 관리 등 부수적인 업무는 교무행정사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해 50% 이상 교사의 업무 경감효과를 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무지개학교와 같이 장기 과제로 추진되는 경우는 교무행정사가 기획업무까지 담당하며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교무행정사를 정년까지 보장하는 정규직 형태로, 사범대학 출신 위주로 선발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보조요원의 신분 보장, 전문성 필요 업무보조요원의 전문성은 구례동중 사례처럼 교사들의 실질적 업무 경감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교사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용한 업무보조요원의 전문성이 떨어질 경우 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오히려 또 하나의 업무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는 업무보조요원의 직업적 안정성과도 직결된다. 현재 업무보조요원의 경우 대부분 비정규직으로서 10개월 또는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어 이들의 직업만족도나 업무만족도, 책임감이 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으로는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채용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업무보조요원 활용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우선 이들을 위한 직업적 신분보장과 전문성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업무보조요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이들에게 기안권을 주는 등 업무에 대한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업무보조요원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학교 내 정규직과 갈등요소를 안고 가면서까지 이들을 교육하고 학교에 적응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도 있다.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 수를 확충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 보다 전문적이고 장기적인 업무 경감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초교 교무부장은 “담임교사나 교과담당 교사를 확충해 학급경영, 생활지도, 교과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교무부와 연구부 등 보직교사에게는 수업시수를 줄여주고 그들에게 필요한 교무행정업무를 지원해 줄 업무보조요원을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배치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와 교과부가 제시한 교육지원전담팀의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유양옥 개봉중 교감 역시 “교육지원전담팀에 속하는 교사도 담임과 똑같이 학생 지도와 수업을 해야 하는데 인원 보충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교육지원전담팀을 기피하는 등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업무보조요원을 더 지원해 해당 교사의 업무를 줄여주던가 교육지원전담팀 교사들의 수업시수를 대폭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 교과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효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현실에서 현장이 요구하는 최선의 해결책은 분명해 보인다.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를 대폭 확충하거나 전문성을 가진 정규직 업무보조요원을 충원해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따른 예산 문제에 대해선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중원 청담고 교사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구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때”라며 “교사 역시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교사는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십년대계는 아닐지언정 우리는 일 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1년 단위 학교평가, 전국학업성취도 결과, 학교성과급 차등지급 등 당장의 실적위주 교육행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바꾸지 않는 한 어떤 대책이나 방안이 나와도 학교 현장의 어려움은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취평가제 그 실제적 과정을 들여다보다 성취평가제라는 절대평가로의 전환에 대해 일부 중학교 교사들이 큰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정책의 중대한 변화에 대해 일부 중학교 교사들이 관심이 없다거나 무책임할 정도로 무관심하다는 극단적이고 양면적인 이분법 논리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만 고등학교가 아닌 현 중학교에서는 그동안에도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되어 왔었고, 성취평가제가 도입된다 하여도 ‘수, 우, 미, 양, 가’로 표시되던 성취도가 ‘A, B, C, D, E’로 대체되고, 과목별로 표기되었던 석차 대신 원점수와 표준편차가 표기되는 정도로만 이해하였기 때문에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에서 더 크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성취평가제를 단순히 절대평가라는 단편적 개념만을 가지고 생각했던 것으로, 그 본질에 숨어있는 과정상의 중요한 점들이 미처 확인되지 못한 아쉬운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성취평가제란 한마디로 ‘성취기준에 따라 학습자들의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개선된 절대평가(고등학교에서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석차 9등급의 상대평가가 성취기준이라는 규준을 참조하여 그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성취평가로 대체(代替)되는 것이고, 중학교의 경우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절대평가를 더욱 진보된 형태인 성취평가로 강화(强化)하는 것)’의 방법이라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서 성취기준이란 학습자들이 도달하기 위한 목표이자 평가를 위한 준거가 되는 것으로 내용목표와 행동목표의 이원목표가 하나의 문장처럼 서술되어 구성되는 것이며, 성취수준은 이 성취기준에 학습자들이 어느 정도까지 도달하였는지를 성취도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취평가제가 그 근본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에서 학습자들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 교과별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 있어 성취평가제의 도입에 조금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바로 ‘너무 급하게 도입이 되어 시간에 쫓겨 중요한 과정이 등한시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이다. 성취평가제의 도입 취지가 단편적인 평가방법의 개선만은 아니다. 본질적 목표는 평가방법의 개선을 통해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창의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육성을 달성하기 위함인 것이다. 많은 논란 속에서 절대평가로의 전환과 강화를 결정한 근본적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일선 학교현장에선 국가 교육과정의 커다란 틀 아래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해당 학교의 학습자 수준에 맞는 성취기준을 개발하고 그에 따라 성취수준을 기술하는 것이 올바른 시작이 되는 것이다. 풀리지 않은 학교와 교사의 고민 과정 수행에 필요한 시간적 여력이 확보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교과별로 성취기준과 그에 따른 성취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려다 보니 학교단위 및 교과단위의 고민이나 노력이 지속되기보다는 이미 개발·보급되어진 교육과정평가원의 성취기준을 여과 없이 활용하는 경우가 증대하게 되었고, 이마저도 개발되어 있지 않은 일부의 선택과목이나 특성화 및 마이스터고등학교의 전문교과들의 경우엔 상당히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평가를 목전에 둔 바쁜 학교단위에서는 ‘그저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의 기술이 학교 내에 내부결재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 있으면 된다’라는 잘못된 적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적용의 선례는 자칫 2013학년도부터 활용되어질 2009개정교육과정 각론에 따른 교과내용의 성취기준 개발에 있어서도 그대로 답습돼 성취평가제에서의 성취기준과 성취수준 기술의 개발이라는 것이 평가방법의 개선은커녕 그저 매 학기 초마다 빨리 해결해야 하는 행정적인 한 과정의 잡무로 전락해 버릴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선 우리 교사들이 먼저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점도 존재하고 있다. 지난 2007개정교육과정의 각론에 따라 교과서가 개발될 때, 이미 이러한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에 대한 개념이 함께 고민되었고 학교단위에서 교수-학습과 평가방법의 개선을 고민해 보는 것이 권장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교사들을 통해 학교 현장에 올바르게 정착되지 못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성취평가제의 성공은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닌가?’와 ‘성취평가제의 성공은 쇠뿔도 단김에 빼야 효율적이 아닌가?’라는 두 가지의 명제 속에서 실제 평가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 교육현장에서의 아쉬움만 커져가는 상황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성취평가제 성공적 정착을 희망하다 아쉬움이 있어야 기대와 갈망이 크게 되며, 이런 기대와 갈망이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작용하여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되었던 성취평가제에 대한 아쉬움이 그저 아쉬움으로 남고 개선되지 못한다면 성취평가제는 그 원대한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그저 시대를 거쳐 간 하나의 교육정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교육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현재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희망을 그려나가는 많은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에 언급된 2가지 명제 간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되어진다. 성취평가제의 기획과 지원을 담당하는 주체라 할 수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도입원년의 해’, ‘시행초기’라는 중요성과 부담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2012학년도 내에서의 성공적 연착륙, 나아가 2009개정교육과정 각론의 개발에 따른 성취기준 개발과 성취수준 기술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시범과 계도적 성격의 지원 강화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취평가제의 학교단위 적용과 시행의 주체라 할 수 있는 교사들은 성취기준의 개발과 성취수준의 기술, 그리고 평가문항의 개발 등과 같은 일련의 과정과 절차를 그저 일거리의 증가라 불평하지 않아야 한다. 이미 시행을 하여 학습자들에게 적용을 했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잠시 잊고 있었다고 생각해야 하며, 미뤄두었던 학습자들을 위한 중요한 과제를 지금이라도 수행해야 한다는 교육자로의 투철한 소명의식을 회복하기 위한 의식전환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이 ‘급할수록 돌아가되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한다’는 이원화된 원리가 상호 조화되어 시간적 여유와 교육자의 소명의식이 공존할 때, 2012학년도의 중학교와 특성화 및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시작으로 2014학년도 고등학교의 보통교과에 이르기까지 성취평가제는 그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교육과정의 이상과 평가방법상의 괴리라는 커다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학교 교육의 선진화를 통하여 창의력과 인성이 겸비된 미래사회의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활지도교사,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는가? 학교폭력과 관련해 교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교과부와 교육청의 힘겨루기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0년 10월에 학교 내 체벌 금지(제6조), 강제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금지(제9조), 두발·복장의 개성 존중 및 두발길이 규제 금지(제11조), 학생 동의 아래 소지품 검사(제12조 ②항), 휴대전화 소지의 부분적 허용(제12조 ④항), 특정 종교행사 참여 및 대체과목 없는 종교과목 수강 강요 금지(제15조), 인권교육 의무화(제30조) 및 학생인권옹호관의 설치(제39조) 등 학생인권 및 학교문화 전반의 개혁적 내용을 담은 전국 최초의 조례를 발표하였고, 서울시교육청은 임신·출산·동성애 등에 의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추가하여 조례를 발표하였다. 이에 맞서 교과부는 학교 현장의 파행을 막기 위해 「초중등교육법」 ‘제8조(학교 규칙) ① 학교의 장(학교를 설립하는 경우에는 그 학교를 설립하려는 자를 말한다)은 법령의 범위에서 학교 규칙(이하 ‘학칙’이라 한다)을 제정 또는 개정할 수 있다’로 개정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학칙 제·개정시 시도교육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을 폐지하여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학교장의 입장에서는 시도교육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시도교육청의 학칙 제·개정권을 박탈했다 할지라도 학교의 각종 예산지원, 평가 등을 도맡고 있는 교육청에 밉게 보이기라도 하면 당장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한다. 따라서 교사에게 어떠한 지시를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이로 인해 학교 구성원들의 갈등도 깊어지고, 너도 나도 학생에 대해 ‘노터치’ 등 생활지도를 기피하게 된다. 교권도 땅에 떨어졌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교권은 땅에 떨어져 있다. 교사에게 욕설이나 폭력으로 대항하는 학생, 학생에게 맞는 교사, 예전에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부모가 교사에게 전화하여 따지거나 욕설을 퍼붓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그만큼 교권이 추락한 것이다. 언제 어디서 내가 어떤 꼴이 될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학생에 대해 무관심, 무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생활지도부는 당연히 기피 1순위 부서가 되어버렸다. 이렇듯 점점 어려워만 지는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헌신적 사명감에만 의존하여 생활지도를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생활지도 담당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법까지 내놓고 있으며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학생 생활지도를 위한 근본 방법을 찾아 치유해 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생활지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최근 학교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아이들은 믿는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깊이 다가온다. [PART VIEW] 맞고 자란 학생이 폭력을 행사한다. 학교에서 수십 년간 학생을 지도하면서 보아 온 공식이다. 신입생 때 선배가 무섭다고, 선배한테 맞았다고 울며 달려온 학생은 십중팔구 선배가 되어 후배를 똑같은 방법으로 길들이곤 한다. ‘아이들을 꽃으로라도 때리지 말라’이 모든 이야기는 주는 대로 받는다는 뜻이리라. 아이들을 믿음으로 이끌어 줄 때 부메랑이 되어 믿음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렇듯 혼란한 교육현장에서 생활지도의 분명한 기준은 ‘흔들리지 말고 일관성 있게 학생을 사랑으로 지도하자’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내세워 학생지도에 손을 댈 수 없게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학생지도를 위해서는 해도 된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혼란스럽다. 학생들은 더욱 혼란해하며 날뛰고 있다. 생활지도의 중핵은 상담이다. 상담은 무조건 경청하고 들어주는 것이다. 학생이 버릇없는 행동을 해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공감할 때 학생이 교사를 신뢰하게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고 행동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학생의 개성을 존중하자. ‘공부만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소신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게 하여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주자. 저마다 소질과 적성을 찾아 자신의 꿈을 키우도록 해주자. 학생을 똑같은 틀에 맞추려고 하지 말자. 교사의 생각을 바꾸자. 교사가 생각을 바꾸면 그 만큼 학생이 눈을 뜨게 된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합류하자! 우리 문화는 무엇이든 너무 끝장을 보려 하는 것이 문제다.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말을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나치게 교사 중심이었던 본질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중심의 인본주의, 실존주의 교육에서 학생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며 언젠가부터 학급 칠판 앞에 있던 교단을 철수시키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이해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또 그 끝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을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교육의 차원을 넘어서 교사와 학생이 친구인지 사제지간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이다. 학생 생활지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를 볼 때 학생들의 인권을 위해 모든 생활지도 규정을 없애야 하고 그것이 학생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하면, 지금까지 학생 생활지도에 헌신하여 엄격한 지도를 한 교사는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하여 그렇게 지도한 것인가? 물론 그 시대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엄격한 지도는 달라져야 함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차분히 한 번쯤 생각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적절한 교육의 정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듯하다. “학생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들처럼 날뛰는데 어디부터 어떻게 지도를 해 나아가야 할 지 몰라 마음이 답답하기만 하다”, “무너지는 학교문화를 보며 이대로 학교가 무너지게 그냥 바라 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사명감을 가진 교사가 열변을 토하는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는 것 같다. 영국의 ‘썸머힐’ 교육에서 볼 수 있듯이, 루소의 ‘자유 방임론 교육’에서 볼 수 있듯이 오히려 소극적인 교육이 최선의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이다. 어느 사회나 그 사회의 희망은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에게서 찾는다. 이제 인권조례니, 법적 조치가 무엇이니 등을 따지며 시시비비를 가리고만 있지 말고, 어떤 교사의 행동이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는 행동인지 다시 교육의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시작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또한 아무리 혼란한 시대여도 교육의 힘은 교사에서부터 시작된다. 교사가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우려했던 교육의 공동화는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추어 우리의 생각도 바꾸자. 교사는 ‘교육의 힘’임을 명심하고 흔들리거나 포기하지 말고 중심을 잡아 사명감으로 교사의 본분을 다하자. 이것이 땅에 떨어진 교권 회복의 초석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행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참석 김창학 수명중 교사(기술·가정) 오성진 동두천고 교사(과학) 윤철현 태원고 교사(미술) 이동훈 금옥여고 교사(도덕) 이순덕 포곡중 교사(사회) ■서면 참석 장 은 영성여중 교사(음악) 집중이수제 현장의 반응 교사도, 학생도 ‘죽을 맛’ 안양옥 • 집중이수제 시행이 2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각 학교의 집중이수제 현황과 이에 대한 교사, 학부모, 학생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순덕 • 작년 2학기 때 1학년 사회를 집중이수제로 가르쳤습니다. 총 10개 단원을 17주에 가르쳐야 했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때 5개 단원씩 나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1학년 학생들이라 어휘력이 부족해 단어의 뜻을 설명하다보면 진도를 나가기 힘들었다는 점입니다. 사회교과의 목표인 ‘민주시민자질함양’에 도달하기 힘들었고, 학생들 또한 사회개념을 어렵게 느꼈고, 시험 범위도 방대해 공부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또 본인의 수준에 맞지 않으니까 공부를 포기하거나 아예 사회교과를 싫어하기까지 했습니다. 근본적으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함양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면서 학교폭력이 난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지는 현상들이 나타났습니다. 학부모 역시 자녀들이 시험 때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시험범위에 대해 항의하는 분들도 상당수였습니다. 오성진 • 집중이수제가 시행되면서 학기 당 수업 시수의 차이로 인한 연간 업무 배정, 수업 시수, 학급 담임 문제 등 학교 전반적인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급 담임이 1학기만 수업을 할 경우 자신의 학급 학생들을 2학기에는 만날 시간이 줄어들어 학급 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또 2학년 과학Ⅰ교과의 경우 과거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1년 동안 주당 3시간으로 운영되었지만 집중이수제가 실시되면서 보통 한 학기에 4시간 수업으로 실질적인 수업 시수는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른 새 교과서로 주당 시수가 늘어남으로써 교사들이 수업 준비를 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학생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학습 분량이 오히려 더 많아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각 과목별로 학기당 학습량이 증가하면서 진도를 한번이라도 놓치게 되면 다시 따라가기가 너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집중이수제는 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고등학교의 경우 올해 2학년부터 시작된 집중이수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체감효과는 아직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부담이 더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창학 • 맞습니다. 해당 과목 교사들을 중심으로 심한 반발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해당 교과와 관련이 없는 교사들은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경우도 대부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교과담당자로서의 견해 상치과목 지도 부담은 교사 자신감 떨어뜨려 안양옥 • 집중이수제는 교과목에 대한 학습 부담을 덜어주고자 시작했지만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학생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집중적인 수업, 빠른 진도, 시험범위에 대한 막중한 부담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각 교과담당 교사로서 느끼는 집중이수제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장은 • 주당 수업시수가 늘어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문제점이 더 심각합니다. 교육발달단계에 따라 구성되어 있는 교과서의 단계는 무시되고 단순한 셈법으로 교과목 수만 줄인다는 생각 하에 한 학기에 또는 한 학년에 몰아서 배우기 때문에 배워야 할 학습 분량이 과중하게 편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윤철현 • 장점이라면 학기별 이수과목이 적어 많은 과목에 대한 학습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단점이라면 교사의 경우 학기별 집중이수제를 운영함에 따라 1학기는 전공과목 수업이 있고, 2학기에는 수업이 없어 상치 과목을 지도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학습 분량이 교과서 200~300페이지 정도로 너무 많아 수업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단순 암기식 공부 방법을 취하게 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탐구영역 과목의 경우, 2학년 1학기에 이수하는 과목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할 때에는 또 다시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사립학교의 경우 전공교사 수급에도 어려움이 있고, 또 교육과정편성 및 과정선택에서 학생 중심의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더라도 성적산출에 따라 학생 선호도가 적은 관계로 개설에 의미가 없는 과목도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동훈 • 교수자의 교과연구에 대한 관심증대로 전공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확대되는 것과 이론학습과 실천학습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또 2시간 연속해서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토론, 발표, 자료정리 등과 더불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수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학습 분량과 평가에 대한 부담은 큰 장애물입니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집중이수제로 공부한 뒤 일정기간 단절된 상태로 해당과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수능을 위한 학습효과의 기대치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또 윤리·도덕적 탐구방법은 사실 과학적 탐구방법과 다른 면이 많습니다. 그것은 사실적 탐구뿐 아니라 자율적 인식능력, 당위성의 발현능력, 공감의 능력, 딜레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발달심리학적 토론능력 등이 요구됩니다. 과연 이러한 윤리·도덕과목의 내용을 청소년기에 해당되는 학습자들이 한 학기에 집중이수함으로써 습득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청소년기는 정신적 탄생의 시기로 학문적 충격이 너무 강하면 그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배우면 학문적 충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은 단기간의 효율성보다는 장기간의 효과성에 의미를 두고 실행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집중이수제 개선 방안 교총, 對교과부 ‘제안’에 대다수 교원 뜻 담겨 안양옥 • 집중이수제 시행으로 교원 수급 불균형과 학생들의 전·출입 시 중복 또는 미이수 과목 발생으로 인한 내신 유·불리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교총에서는 △학기당 8개 이내 교과목 편성의 융통성 확대 △고등학교 입학선발고사 조정 필요 △교사 수급 및 과원 교사 해소 방안 마련 △단위학교 주무교사 선정, 연간 운영계획 수립 △근거리, 교육과정 유사학교 전입 배정 등을 제안, 교과부와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집중이수제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김창학 • 이번 교총이 제시한 ‘학기당 8개 이내 교과목 편성의 융통성 확대’라는 측면은 매우 적절한 지적으로 보입니다. 집중이수제도 일정 부분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수정·고시하여 ‘8개 과목 이내로 한다’에서 ‘할 수 있다’라고 고시하면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이순덕 • 학생들과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내용을 줄여야 합니다. 다른 교과와의 중복된 내용을 삭제하면 어느 정도 내용이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국가수준이나 시도교육청 차원의 평가 과목도 조정해야 합니다. 장은 • 수업시수는 줄지 않고 교과목 수만 줄인 상황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분량은 그대로인 상황입니다. 현 집중이수제에서는 개선의 어려움이 많다고 보기 때문에 집중이수제를 해제하고 유사 교과목 통합을 통한 학생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오성진 • 제 생각에도 전면적인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집중이수제의 장점을 살리려면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과 개별 교과 담당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현행 방식으로 제한한다면 학생들의 평가에 대한 부담은 줄일 수 없으며 그에 따른 학습 효율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또 학생들의 선택권도 확대해야 합니다.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희망하는 교과목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도록 선택 교과목 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점은 학생들의 전·출입 시 중복 또는 미이수 과목 발생으로 인한 내신 유·불리 및 대입에서의 유·불리라고 생각합니다. 2009년 기준으로 볼 때 전국 중학교 전·출입생은 3.5% 안팎으로 간과할 수 없는 비율입니다. 이런 학생들이 질병 등의 사유로 1~2주 만 결석해도 대단원 하나가 끝날 수 있으며, 그 결과 해당 학생은 그 교과목을 포기해 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습니다. 우선은 대학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과목을 중심으로 운영하거나 집중이수제를 학교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는 것이 대안이 될 것입니다. 이동훈 • 현재와 같이 획일화된 집중이수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과목별 특성에 맞는 선택적 집중이수제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체육, 음악, 미술, 도덕, 윤리 등 신체적 건강과 정서적 순화 및 발달에 있어 단계적 인성교육을 요구하는 과목들은 집중이수제의 개념보다는 수업 시수의 중대를 통한 지속적 교육활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이러한 과목들은 여타 과목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융합과목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집중이수제 안착을 위해선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 학교 자율성 확보해야 안양옥 • 교육이란 거시적 관점에서 집중이수제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설익은 정책임에는 이견을 제시할 분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향후 학교 현장에서 집중이수제가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지 간단하게 제시해 주십시오. 또한 끝으로 덧붙이고자 하는 의견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윤철현 • 2007교육과정과 2년차 시행안인 2009개정교육과정이 함께 공존하는 교육 현장에서는 과거의 개념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방식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도입된 2009개정교육과정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지적된 문제들이 우선 해결되어야 하고, 교과교실제 정착을 위한 예산 확충을 통해 사회, 과학, 음악, 미술 등의 과목을 실험실습, 창작활동, 발표나 토론 등의 활동 중심의 수업으로 운영해 실질적인 개선을 통한 학습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또 국·영·수 수업 시간 감축이나 총량제를 도입하고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교과목 확대, 교사 수급 및 교과교실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학교별 학생 구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다면 집중이수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라는 집중이수제 도입 취지에 맞게 개선·보완되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탈바꿈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동훈 • 인간은 기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조각품이 아닙니다. 인간이란 평생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든 존재임을 알면서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후손들을 왜곡된 길로 인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집중이수제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와 보편화된 심층적 연구가 다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집중이수제에 대한 연역적 접근은 너무 편파적이고 기계적이며 획일적입니다. 즉 근거가 너무 미약하다고 보입니다. 교과부는 집중이수제가 수업의 다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단위학교는 인성 및 학생의 발달단계 특성을 고려하여 집중이수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개편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창학 • 집중이수제가 일정 부분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 학교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문제점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진정으로 학생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 학교장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수정·고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교 현장에 맞는 교육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지요. 장은 • 동감합니다. 집중이수제를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문제점으로 인한 고충이 많으므로 집중이수제를 풀고 교과목 통합을 통한 장기프로젝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순덕 • 담임교사의 생활지도를 위해 담임교사를 학기제로 임명하고 중복된 교과내용은 삭제해야 합니다. 교원 수급의 원활함을 위해서는 교과교실제를 확대하고, 학생들의 평가를 정기적인 평가에서 수시평가로 변환하는 동시에 국가수준의 평가에서 집중이수제 과목은 배제함이 필요합니다. 또한 컴퓨터, 한문 등 선택과목의 경우 전공과목을 변경하는데 있어서 경력이 적은 교사를 우선해 부전공 연수를 시켜 배치하고 있는데 기존 경력자들이 교단을 떠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주시길 바랍니다.
2004년 9월 4일 처음 결성된 이래 이들이 ‘think4u’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지도 벌써 7년이 넘었다. 보은, 단양, 음성, 충주 등 근무지가 충북 각지에 흩어져 있는 탓에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인터넷 사이트(www.think4u.co.kr)를 통해 각자 찍은 사진을 올리고 정보를 공유한다. “처음부터 교사들을 모아 사진 모임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think4u 사이트 운영자인 박윤희 교사(한국교원대 부설 월곡초)의 말이다. “청주교대 동기인 친구 때문에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왕이면 같이 사이트도 만들고 사진도 올리자고 주변의 지인들을 한 사람씩 불러 모았는데, 그 사람들이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내던 교사들이었던 거지요.” 사진초보자로 시작, 이젠 전시회도 거뜬 다른 동호회와 구별되는 think4u의 특징은 회원들이 책임감을 갖도록 ‘유료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것과 사이트가 풍경, 인물 등 주제별이 아니라 개인별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료 회원에게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갤러리 공간이 제공된다. 꼭 유료회원으로 가입하지 않더라도 사이트에서 신청만 하면 일반회원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 7명의 유료회원과 150명의 일반회원이 활동 중이다. 또 1년에 한 번 1박 2일간의 정기출사를 개최한다. 지난해에는 교원모임 연합전 일환으로 충북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지금이야 회원들이 충북도교육청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디지털 카메라 강좌에서 강사로 활동할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시작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박윤희 교사가 처음 DSLR카메라를 주문했을 때의 일이다. “주문한 카메라가 도착했는데 렌즈와 바디가 분리되어 온 거예요. 분명 제품 사진 상으로는 렌즈가 붙어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AS 신청하려고 했다니까요.”(웃음) 렌즈 탈부착이 가능한 DSLR 카메라의 기본 구조를 몰라 벌어진 웃지 못 할 해프닝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수동 카메라를 직접 만들 정도의 실력자가 되었다. 박 교사뿐 아니라 금기열(단양 단양초), 이주철(보은 산외초) 교사 등 회원 다수가 화려한 공모전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주변에서 이 모임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8년 가까이 큰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자료와 노하우를 구축해 왔다는 것이다. 회장직을 맡고 있는 신창우 교사(보은 속리초)는 “사진을 매개로 모였지만, 교사 생활을 하며 느끼는 어려움들을 나누고 공유했던 경험들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말한다. “사진이 좋아서 모였지만 사람이 너무 좋아 정작 사진은 뒷전이 되었다”는 것이 회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우리 모두의 기억창고 최근에 새롭게 회원이 된 이찬웅 교사(한국교원대 부설 월곡초)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갤러리가 있다는 것을 think4u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다른 동호회에서도 활동하고 있지만, 거기에서는 사진들이 계속해서 업로드 되기 때문에 제 사진은 금세 지나가 버립니다. 하지만 think4u는 개인 갤러리로 구성되기 때문에 내 사진이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를 지켜볼 수 있어요.” 개인 갤러리에 담긴 사진들은 몇 장의 사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몇 달 전 사소한 문제로 think4u 사이트가 잠시 닫힌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가장 걱정했던 사람은 회원들이 아니라 회원의 가족들이었다.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가족의 역사가 다 여기 담겨 있는데, 없어지면 어떻게 하느냐며 아내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신창우) 가족의 역사뿐 아니라 교사 생활의 역사도 갤러리 곳곳에 담겨 있다. 졸업한 제자들은 선생님이 생각나면 이 사이트에 찾아와 글을 남긴다. “첫 제자가 벌써 스물세 살이 됐는데, 그 아이들 사진도 다 여기에 있어요. 제자들은 이 사이트에 와서 자기 흔적을 찾곤 합니다. 기억창고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거지요.”(박윤희) 이 ‘기억창고’가 이들에게 더욱 각별한 이유는 혼자만의 기억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굳이 직접 만나지 않아도 서로의 갤러리를 들여다보며 ‘이 집 애들이 이렇게 컸네’, ‘요즘 이런 교육활동을 하는구나’ 하며 일상을 공유한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가 혼자 쓰는 일기장 같은 것이라면, think4u는 회원들이 함께 써나가는 기록인 셈이다. 내가 찍은 사진과 사진에 담긴 일상을 가족처럼 지켜봐 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계속해서 사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학생과 교감하는 또 하나의 방법, 사진 저마다 사진을 찍는 스타일도 다르고 천착하는 대상도 다르지만, 회원들에게는 공통된 피사체가 있다. 바로 학생들이다. 이주철 교사(보은 산외초)는 회원들 중에서도 학생 사진을 많이 찍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도 자주 카메라를 들이대니까 애들이 또 찍는구나 하고 이제는 신경도 안 써요.”(웃음) 교실에서 함께 부대끼며 찍은 사진인 만큼 아이들의 표정이 자연스럽다. 또 그 아이만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사진에 묻어난다. 이 교사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쏟는 관심만큼 사진이 나온다고 믿는다. 회원들이 학생들을 향해 카메라를 드는 이유가 단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요즘 아이들이 자는 시간을 빼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 학교잖아요. 그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줄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껴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교감하는 데 사진이 큰 도움이 됩니다. 선생님이 자신을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는구나’라고 느끼니까요.”(금기열) 때론 한 장의 사진이 아이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이찬웅 교사는 마음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아이들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직접 경험했다.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도서실에서 그 아이가 책 읽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어서 반 아이들에게 보여줬어요. 그랬더니 그다음부터 반 아이들이 그 아이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걸 느꼈어요. 늘 찡그리고 있던 그 아이도 자기 사진을 보고 웃던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회원들이 동료 교사들에게 사진에 관심을 가지라고 적극 권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아이들을 정말 예쁘고 멋지게 찍어줄 수 있어요. 그 사진을 보며 아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알게 되고 또 자신감도 생겨요.” 좋은 카메라와 뛰어난 촬영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을 예쁘게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그들은 입 모아 말한다.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그런 마음이 있으면 자연스레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2014년 10주년, 추억 보따리가 풀린다 사진은 이야기다. 정지된 시간과 프레임 속에서 사진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think4u 갤러리에는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가족에게, 서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사람이 너무 좋아 사진은 뒷전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이들은 좋은 사진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프레임 밖으로 퍼지는 울림이 있으려면, 무엇보다 대상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있어야 한다. think4u, 이름 그대로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 think4u 회원들은 2014년이 되면 10주년을 기념해 단독 전시회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자리에는 그간 찍어왔던 수많은 추억과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전시될 것이다. 마음을 담아 찍은 그들의 사진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패기와 열정으로 덤벼들었던 교직생활 김준기 선생님이 교직에 발을 들여 놓은 건 열 살 위 형님의 권유 덕분이었다. 강원도 토박이인 그는 춘천교대를 졸업하고 1965년 3월 속초시에 있는 영랑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월남한 피난민들을 비롯해 열악했던 환경에서 처음 학급 담임을 맡았는데 1학기에 75명이었던 학생수가 2학기가 되면서는 92명까지 늘었다. 책상과 의자를 놓을 자리가 없어서 바닥에 앉아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이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는 수업과 학급 운영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정규 수업이 끝나면 부진학생과 특기학생을 구분해 보충수업을 하면서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었다. 그러다보니 소문이 나면서 “우리 아들 딸, 중학교 좀 보내주세요”하면서 찾아와 부탁하는 학부모들도 생겨났다. 성적은 한참 부족했지만 점차 공부에 열의를 보이는 당신의 아들, 딸 모습에 부모도 감동을 받았던 것. 결국 방학도 반납하고 급하게 중학교 입시반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공부를 시켜 8명 중 7명을 합격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혼자만 알기 아까운 ‘수업의 기술’ 교직생활 전체를 통해서 그가 가장 우선시했던 것은 탐구학습과 실험실습 중심의 수업이었다. ‘들은 것은 잊고, 본 것은 기억하며, 행한 것은 익힌다’는 생각은 학습지도에 있어서 그의 좌우명이었다. 그래서 학생들 스스로 발표하게 하고, 만들게 하고, 활동을 통해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쳤다. 일명 소집단 토의학습법으로 정의할 수 있는 그의 교수법은 많은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당시 상당히 내성적이고 친구도 사귀지 못했던 6학년 최영은 학생은 토의학습법을 통해 조금씩 말문이 트이면서 발표력은 물론 자신감도 생겼고, 친구들과도 어울리면서 성격까지 바뀌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학습 부진아였어요. 그런데 이 녀석이 점점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맞춤법, 문법 다 틀리고 엉망이었지만 인생의 목표, 꿈을 발견했다니까 너무 대견해서 격려해줬어요. 영은이도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유명한 소설가가 돼 보라고. 그때 한 이야기 때문일까요? 영은이가 지금은 출판사에 들어가서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교사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이제 돌아봐도 놀라워요.” 그는 소집단 토의학습에서 단위 학습의 진행을 맡고, 2~8명의 학생들을 그룹지어 주어진 문제를 상호작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버즈학습, 브레인스토밍, 직소학습 중에서 주로 직소학습 형태를 많이 활용하고 주어진 문제를 다양하게 사고하면서 토의, 토론을 거쳐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인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지도했다. 덕분에 학습의 질과 양을 폭넓게 심화시킬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적 사고능력까지 동시에 계발되는 학습법이었고 또 획일화된 수업에서 탈피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면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수업, 암기위주의 수업보다 자기표현에 비중을 둔 수업이었다. ‘교육’답게 ‘교육’합시다! 40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보니 위기의 순간도 적잖이 찾아왔다. 문제는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패기, 그리고 원칙을 고수하는 대쪽 같은 성격 때문이었다. 남들이라면 그저 한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그에게는 용납되지 않았다. 1970년대 교육청에서 기초학력검사를 실시할 때의 일이다. 당시 그가 맡고 있던 학급은 평균 정도의 학업성취도를 보였다. 그런데 기초학력검사를 본 결과 42명 전원이 100점을 맞은 것이 아닌가. 이상해서 군기를 잡고 물어봤더니 다른 학교에서 온 선생이 시험 감독을 허술하게 하는 틈을 타 머리 좋은 학생들이 당시 반에 있던 장애우 학생의 답지를 대신 써줬다는 게 아닌가. 결국 우수 학급 표창을 받기 위해 시상식에 가서 상을 받고 내려오는데 밀려오는 자괴감에 그만 그 자리에서 표창장을 찢어버렸다. 당연히 교장, 장학사의 호출을 받아 교육청까지 불려 들어갔다. 표창장을 찢은 이유를 묻자 그는 “내 양심상 못 받겠습니다. 우리 교육답게 교육합시다”라고 대답했다. 그런 배짱으로 어떻게 선생을 하느냐며 욕을 먹어야했지만 덕분에 ‘잘 가르치기 보다는 바르게 가르쳐야 되겠다’는 결심을 굳힌 계기도 됐다. 그는 요즘과 같이 혼란스러운 시대일수록 교사가 바로 서야한다고 강조한다. “학교가 존재하는 한 세상을 불안하게 하는 교육 이슈들은 계속될 것입니다. 교권이 실종되고, 교실이 붕괴하였다고 금방 학교가 없어질 것처럼 소란을 피웁니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나라의 학교는 건재하고 청소년들은 해맑은 웃음으로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일부 극소수의 잘못된 학생들과 그들의 일탈을 막지 못한 교사들의 책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감당하는 교사들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실력으로 채우고 열정으로 가르치는 교사 더불어 교사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으면서 이 시대의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요즘 살아남기가 너무 힘드니까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일삼는 교사들도 많습니다. 그러면 안 되거든요.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또한 배워야 하는 사람이죠. 안주하지 말고 솔선수범하면서 자기 실력, 전문성을 끊임없이 계발해야 합니다. 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동적, 방관적 태도를 버리고 열정적인 자세로 자신의 위치에서 변화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추고 열정적으로 가르친다면 학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많은 문제들 중 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해결될 것입니다.” 그는 처음 교단에 설 때의 설렘과 열정은 모두 잃어버리고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교사들,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는 교사들 때문에 교권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하면서 교사의 태도가 바뀌면 학교도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스로 뜨거워지지 않고 불을 지필 수 있는 장작은 없다. 같은 맥락에서 교사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과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학생들의 태도와 학교가 변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두 번째 책을 집필중이다. 첫 번째가 교사를 위한 책이었다면 준비 중인 책은 평소 알고 지내던 5곳의 초등학교 교장에게서 추천받은 30여 명의 학부모들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시대 학부모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다. “벽암록에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나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알을 깨고 나오려는 이를 학생이라고 할 때 교사는 밖에서 함께 쪼아주는 사람입니다. 즉, 가르침과 배움이 줄탁동시의 과정이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한 판의 춤입니다.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해야 멋진 춤이 완성되듯 열정을 다한 가르침과 배움에서 멋진 인생이 탄생합니다.” 그의 말처럼 교사와 학생이 이뤄낼 멋진 조화가 우리 학교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하게 된다.
1985년 봄, 이화여고에 부임한 김성수 교사. 어느덧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한결같이 이화여고 교단에 선다. 생기 넘치는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학교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김 교사가 먼저 불을 밝힌다. 부임 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학생들보다 일찍 등교해 하루를 여는 김 교사의 일과는 ‘이조 패밀리’의 예절교육으로 시작한다. 사실 김 교사의 별명은 ‘이조 쌤’이다. ‘이화의 조선인’의 줄임말인 ‘이조’와 선생님을 뜻하는 은어 ‘쌤’이 합쳐진 말이다. 그가 평소에 효, 존경, 생명존중 등 예절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이조 패밀리’ 역시 ‘이조 쌤’에서 나온 말이다. 옷매무새가 단정하지 못하거나 예절에 어긋난 행동을 하다 김 교사에게 지적을 받은 학생들, 수업시간에 김 교사에게 찍힌 학생들 모임인데 자원해서 ‘이조 패밀리’에 가입하는 학생들도 있을 만큼 그의 예절교육은 인기가 많다. 이조 쌤, 생활이 곧 예절교육 “공수, 배례!” 올해로 28년째를 맞은 김성수 교사의 예절교육은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난다. 등교시간과 점심시간에 주로 하는 예절교육뿐만 아니라 수업시간 인사도 ‘차렷, 경례’ 대신 ‘공수, 배례’라는 말을 사용한다. 학생들과 김 교사는 배꼽에 두 손을 얹고 천천히 허리를 90도로 굽혀 흔히 말하는 배꼽인사로 서로에게 인사한다. 예절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에 정성을 담아 스승과 제자가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해서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소나 시간 역시 문제가 될 것이 없죠. 요즘 학생들에게는 일상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행하는 교육이 가장 필요하고, 특히 인성교육을 위한 예절교육이 절실하죠.” 10∼15분간 김 교사는 ‘이조 패밀리’ 각 학생에게 그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이야기를 해준다. 학생들이 그 말뜻을 깨달을 수 있도록 차분하고 다정하게 예절교육을 진행하고 수업에 들어가서도 간단한 한 마디의 말이나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다소 어렵고 거북스러운 예절교육을 하나의 일상으로 만들었다. “생활지도와 학업은 분리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김 교사 말처럼 이화의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올바른 인성을 먼저 배우고 있었다. 2학년 인(仁)반 이지현 학생은 “처음에는 왜 하는지 몰라서 의문이 많이 들었는데, 이제 조금은 예절이라는 말의 참뜻을 알 것 같다.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학생들을 챙기는 모습에 가끔 깜짝 놀라기도 한다”며 김 교사의 예절교육에 대해 얘기했다. 이렇게 일상에서의 예절교육을 강조하는 김 교사는 가끔 ‘이조 패밀리’ 아이들을 불러 차를 마시는 다도의 시간을 갖는다. 평소 차를 좋아하는 그를 위해 졸업생들이 공수해 준 차를 매개로 학생들과 언제나 소통한다. “요새는 아이들과 상담하는 것이 무척 어렵죠. 하지만 상담이 아니라 아이들과의 소통, 즉 서로 얘기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얘기할 때는 언제나 눈을 맞춰야 해요. 눈높이교육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눈맞춤교육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학생들과 담소를 나누며 자신이 하는 예절교육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듣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얘기를 해주는 김 교사는 이런 생활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모두 예절교육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론이 아닌 생활의 예절. 머리로 이해하고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배우고 서로 소통하며 마음으로 익히고 자연스럽게 깨닫게 인도하는 것이 그가 하는 인성교육의 마음인 것이다. 세상 하나뿐인 씨앗을 심다 ‘이조 패밀리’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28년째 대를 이어오고 있는 세상 단 하나뿐인 호박씨다. 대를 이어 매년 선배로부터 후배들에게 전해진 것이지만 자신보다 10년이나 나이가 많다는 호박씨를 처음 받았을 때 학생들은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제가 자랄 때와 다르게 서울의 아이들은 도시에서 자랐죠.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배울 수 있는 자연환경이 거의 없는 곳에서 공부하고 단순한 지식교육만 받고 있어서 생명존중의식이 결여된 상태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예전과 같이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부임 후 곧바로 호박씨 파종을 시작했어요.” 사실 한 생명이 역경과 위기를 극복하고 싹을 틔우며 자라나기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이 과정은 어떤 교육보다 학생들에게 주는 것이 많다. “호박씨를 받는 순간에는 당황해도 싹이 나면 호기심이 생겨 온갖 정성을 쏟으며 호박씨를 돌보는 아이들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생명과 자연의 위대함을 배우게 되는 거죠. 게다가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에서 지혜와 용기를 깨달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자연스러운 인성교육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도우미만 할 뿐 호박씨는 아이들이 직접 기르는 희망이 되는 거예요.” 호박씨를 나눠주며 학생들에게 스스로 심은 호박씨를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라고 말하는 김 교사는 학생들 자신도 직접 발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싶다고 한다. 물론 씨앗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흙과 물과 햇빛이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제공하고 시련이나 역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이 되자고 호박씨를 보며 늘 결심하고 지도하는 김 교사였기에 이제는 호박씨가 전통이 돼 이어져 온 것이다. 자신이 심은 호박씨가 자라기 시작했다며 싹을 보여준 2학년 예(禮)반 김자은 학생은 “전통의 호박씨를 받고는 많이 황당했어요. 무엇을 하고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했거든요. 그래도 싹이 올라오니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손과 마음이 가면서 정성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생명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알게 되는 것 같아 즐겁기도 하고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호박을 마음껏 자랑했다. 선생님은 단지 학생 양심의 기준이 될 뿐 지금은 담임을 하지 않지만 담임을 하던 시절 김 교사는 호박씨 파종과 함께 학생들과 사제동행 전통시장답사와 심신수련산행도 매년 진행했다. 학교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얘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김 교사는 아이들의 생각을 읽게 되었다. 학생들과 통하는 부분을 만들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가면서 김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스승으로서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고, 책임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참교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시작한 또 하나의 전통이 바로 반성문이다.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어렵고, 그러면서 가장 효과적인 교육법. 김 교사는 학생들이 잘못하면 반성문을 쓰게 하는데, 우선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시간을 주고 분량을 정한다. 그리고 반드시 ‘너 자신을 위해 써라, 선생님은 단지 너의 양심의 기준이 되겠다’라고 당부한다. “글이란 마음의 작용인데, 반성문을 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이를 보고 아이들 개개인에게 필요한 얘기를 하고 아이들의 습관이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었죠.” 잘못에 대한 사실을 글로 써보면 그것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시작되고 주관적인 시각과 함께 객관적인 시각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학생들은 반성문을 통해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자기성찰의 훈련을 하는 것이다. 김 교사는 반성문 역시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학생들이 반성문을 제출하면 함께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단계 발전하게 된다. 스승의 천명은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일 교실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처럼 교무실에서 김 교사는 후배 교사들과도 자유롭게 얘기하며 일상을 공유한다. 특히 후배 교사들에게 가르치는 일부터 생활지도, 상담 등 모든 부분에서 선배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나의 천직은 선생님이에요. 하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가르침 그 이상의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승이 가지는 천명은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이죠. 아이들 속에서 아이들과 직접 부딪혀 아이들을 깨달아야 해요. 학생들이 자신의 씨앗을 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교사도 ‘스승으로서의’ 씨앗을 함께 심었으면 합니다.” 아침 7시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학생들 곁에서 지내는 교사. 학생들 교육은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 아이들에게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교육을 실천하는 스승. 김 교사의 호박씨는 오늘도 싹을 틔우며 열매 맺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중국산이 아니야!” “야, 중국산! 여기는 우리나라야. 너희 나라로 가!” 신토불이 기치를 높이 세우는 우리에게 중국산이란 ‘속기 쉬운, 못 믿을, 변변치 못한, 우리에게는 영 맞지 않는 그 무엇’이라는 강한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얘기하는 ‘중국산’이라는 말은 중국에서 건너온 농산물이나 ‘짝퉁’ 상품을 말하는 게 아니다. 올해 6학년이 된 찬우(가명)가 1학년 입학하면서부터 친구들에게 얻은 별명이다. 아이 어머니가 중국에서 오셨다는 사실은 안 친구들은 선생님이 안 계실 때를 골라 돌아가면서 아이를 중국산 취급했고,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의 멍든 마음은 변변치 못한, 사랑받지 못하는 진짜 중국산이 되어갔다. 멍든 아이보다 더 피멍든 가슴을 가진 부모는 결국 3년이나 지난 다음에야 다른 학교로 전학을 시키고 말았다. “엄마, 꼭 다시 만나요” 필리핀에서 시집 와 남편과의 불화를 못 이긴 아내는 어린 두 아들을 떼어놓고 매정하게 가정을 버렸다. 그래도 어미라고 가끔 전화하고 찾아와서 맛난 음식에 선물보따리를 잔뜩 안기고는 훌쩍 사라지기를 반복해 형제는 또 하염없는 날들을 기다림으로 절망하며 지내야 했다. 알코올에 의존해 자식마저 돌보지 않는 아버지. 두 형제는 무단결석을 일삼으면서 길거리를 방황했고, 이들을 발 벗고 찾아 나선 담임선생님과 때로는 PC방에서, 때로는 동네 놀이터에서 마주치곤 했다. 아이들의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한 주변의 선생님들이 결국 인근의 작은 학교를 소개해 전학하게 되었다. 한 학급이 10명 남짓이니 선생님의 따스한 손길을 좀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주변 어른들의 생각에서다. 지금도 작은 아이는 일기장에 쓰곤 한다. ‘엄마, 왜 미국에 갔어요? 나는 엄마가 없어서 슬퍼요. 그렇지만 엄마 얼굴 생각하면 웃음이 나요. 나는 커서 비행기 조종사가 될 거예요. 그래서 아빠랑 형아를 태우고 미국에 날아가서 엄마를 만날 거예요. 그때 꼭 우리를 다시 만나요.’ “참 다르게 생겼네” 이슬이(가명)는 한 눈에 봐도 다문화가정 아이다. 거무스름한 얼굴빛, 커다란 쌍꺼풀, 낮은 코, 두툼한 입술. 같은 반에 다문화가정 학생이 없었기 때문에 외모가 특별한 이슬이는 입학할 때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친구 집에 놀러가지도 못하고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는 일도 없었다. 아침이면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엄마랑 다투고 학교가 끝나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혼자 놀기’ 대장이었다. 보다 못한 엄마도 덩달아 마음에 그늘이 깊어졌다. 결국 엄마는 딸아이가 2학년이 되었을 때,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많이 모여 공부한다는 학교를 찾아 이슬이를 전학시키게 되었다. “가나다밖에 못 써요” ‘똘망똘망’ 영특해 보이는 눈동자에 기다란 속눈썹, 누가 봐도 2PM의 닉쿤을 닮은 범수(가명)는 어린 시절에 엄마를 따라 베트남에 가서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낯선 환경, 낯선 친구들에 둘러싸여 겁을 먹은 채 입조차 제대로 뗄 수 없던 범수는 말 못하는 아이, 글 모르는 아이로 1년을 소리 없이 살아야했다. 말 안하는 아이를 보고 선생님들조차도 한국말을 모르는 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범수는 글은 쓸 줄 몰랐지만 우리말은 유창하게 하는 아이였다. 주변사람들의 오해로 인해 말 못하는 아이로 1년을 지낸 범수는 말과 글이 막힌 곳에서 친구도 하나 없이 어떻게 1년여를 견디며 지냈을까? 아버지는 주변에 다문화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결국 2학년이 되면서 전학시킬 결심을 하게 되었다. 범수가 새 담임선생님을 만나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불안하게 굴리며 처음 건넨 말은 “선생님, 저는 ‘가나다’ 밖에 못 써요”였다. 정말로 범수는 ‘라’자는 받아쓰지 못했다. “교사들도 준비가 필요하다” 아무런 준비나 대책 없이 찬우나 이슬이, 범수와 같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담임이 되는 순간, 모든 교사들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특별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한 아이에게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더 많은 애정을 쏟고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리라’ 굳은 결심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기나긴 미로의 도착점은 결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저마다 다른 색깔의 요구와 기대를 가진 30여 명의 아이들, 그 아이들 모두를 오로지 열정 하나로 가르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학교생활에 부적응 현상을 보이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문제를 담임교사 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엔 올바른 다문화교육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빈곤한 상태다. 선생님들은 매일매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 그런 시각을 쪼개어가며 학생들 개개인을 제 나름의 특성대로 키워내기란 ‘초울트라슈퍼’ 교사라도 안 될 일이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다문화교육이 화두가 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이다. 교사들에게도 준비가 필요하다. 교사들은 다문화가정 학생 지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도 없거니와 주변에 도움을 청할 컨설턴트도 흔하지 않고,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고 소통할 네트워크도 구축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므로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유창한 다문화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찬우나 이슬이, 범수를 끌어안고 갈등과 선택의 길 위에서 번민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중국산이라고 놀림 받던 찬우. 찬우는 전학간 뒤 2학기 때 반장이 되더니, 학년말고사에서는 1등을 했다. 지금은 전자과학탐구대회 교내 대표로 선발되어 학교가 끝나고도 해가 지는 줄 모르고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무단결석하며 거리를 방황하던 두 형제. 수학공부를 잘하는 형과 그리기에 소질을 보이는 아우는 누가 깨워주지 않아도 자명종 소리에 벌떡 일어나 아침 7시 40분 학교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하루도 결석 안 하는 모범생이 되었다. 외모가 특별해 외로웠던 이슬이는 운동능력을 알아보신 담임선생님의 노력으로 서산시 초등학교 투포환 대표선수가 되었다. 비록 도 대회에서 상을 타지는 못했지만 자신감이 한껏 차올라 학교생활에서도 선수가 다 되었다. 벙어리 아닌 벙어리로 살던 범수. 글을 읽을 수 있게 때려서라도 가르쳐 달라던, 그게 소원이라던 범수 아버지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담임선생님과 한글사랑 선생님의 끈질긴 한글지도로 이제는 하루에도 책을 몇 권씩 읽어내고, 가끔은 100점짜리 받아쓰기 시험지로 아버지 심장을 벌떡거리게도 한다. 나는 이 아이들이 전학 온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만 다니는 특수한 학교는 아니다. 전교생이 75명인 시골의 작은 학교, 그 안에 다문화가정 학생 26명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정말이지 지극히 평범하고 조금은 색다른 다문화 특성화학교다. 이 작은 학교에서 세상의 모든 행복한 아이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어우렁더우렁 재미있게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