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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뉴질랜드가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업 신장을 위한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원래 저소득층을 위한 경제적 지원체계가 비교적 잘 마련돼 있다. 초교부터 고교까지 공립은 무료다. 대학에서도 이자 없이 국가가 전액 비용을 대출해 준다. 졸업 후에는 직업을 구한 경우에만 원금 상환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책들이 오히려 저소득층의 교육 의지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비판 또한 높다. 한국과는 달리 교육열이 저조한 것도 사실이다. 2011년 OECD발표에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계층 상승을 이뤄가는 비율이 세계적으로 최하위 수준에 속한다고 나왔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학교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학력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빈부 격차로 인한 교육 불균형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LCN(Learning and Change Networks)이 그중 하나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여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은 엄청난 예산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고 학교에서 쉽게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400여 개의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LCN은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역할과 학습 상태 등을 큰 스케치북에 그려나가는 일종의 ‘Learning Map’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회적으로 속해 있는 그룹, 배우고 싶은 것과 배우고 있는 것, 주로 교육을 받는 대상과 자신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 교우 관계 등을 그려보게 된다. 간단한 활동이지만 이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원하는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를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학부모나 교사들에게도 아이들의 학습 수준과 인간 관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학생들의 정서적 상태나 기초적 배경 지식 등을 확인하고 지식적 교육을 시도하다보니 학습 효과는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부는 실제 LCN을 시행한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학, 읽기, 쓰기 등의 능력이 24% 올랐다고 발표했다. 학습 참여도가 가장 낮은 마오리나 퍼시픽 아일랜드 지역에서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CN을 2년 동안 시행해 온 오클랜드 서부의 애본데일 초교 킴 윌긴슨 교장은 "이 기간 동안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보는 시간이 완전 바뀌게 됐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보면서 학생 중심의 시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오클랜드 대학에서는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스타패스(Starpath)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60만 달러(4억 60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고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11년간 시행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대학 입학은 비교적 쉽지만 상위 학년으로의 진급은 어려운 편이다. 저소득층의 대학생들은 진급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마오리나 퍼시픽 아일랜드 지역에서 온 학생들은 가정 내 다른 구성원 중에 대학을 진학한 경우가 거의 없다보니 대학 생활 적응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이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개인적으로 멘토링, 다른 학생들과의 연계 학습 등을 통해 대학 졸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육부는 학교당 1만 달러의 예산을 지급해 열악한 여건의 학생들에 대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PB4L(Positive Behaviour For Learning), 초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집에서 읽기 능력을 강화하도록 돕는 ‘함께 읽기(Reading Together)’, 학생들에게 넷북과 무선인터넷을 적은 비용으로 제공해 학업향상을 돕는 ‘마나야칼라니(Manaiakalani)’ 같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 고3 교실, 수업 파행은 없습니까? 좋은 특강이 해법입니다! 12월 03일. (목요일) 수능 성적이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났다. 어제(12월 2일) 받은 수능 성적표 때문에 아이들의 표정이 다소 침통해 보일까 걱정을 했는데 인사를 하며 지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밝아 보여 다행이었다. 학급마다 차이는 있었으나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는지 지각이나 결석하는 아이들도 거의 없었다. 아이들의 수능 후유증을 고려하여 고3, 수능 이후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계획된 특강을 취소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침체된 분위기에서 특강을 강행한다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어렵게 섭외했고 강사 또한 다른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부탁을 들어 준 것이라 이 특강을 취소하는 것 자체가 강사에게 도리가 아닌 듯했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의 양해를 구하고 특강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사실 이번 특강은 고3 청소년들이 들으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며 강사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동료 교사가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주었다. 이 지역 출신인 강사를 초빙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강사는 고장의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며 다른 모든 일정을 마다하고 본교 고3 학생들을 위한 특강을 쾌히 승낙(承諾) 해 주었다. 오전 10시. 교무실에서 간단히 티타임을 가진 뒤 강사와 함께 강의 장소인 소강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강당으로 가는 내내 앞으로 벌어질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무엇보다 침체된 분위기와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 수 그리고 그 상황을 보고 당황하는 강사의 모습이 순간 떠올려졌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소강당 문을 열자,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어제의 일을 모두 잊은 듯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자리에 앉아 있지 않은가. 한편 이 특강을 취소시키지 않은 것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국회사무처 국회 법제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사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강사는 강의에 앞서, 그간 대학 합격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 온 아이들의 노고를 격려해 주었고 수능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고민하는 아이들을 위해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학창시절 본인의 실패담을 이야기하며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이곳 출신인 강사는 고향 후배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밤잠을 설쳤다며 먼저 자신이 국회에서 하는 일을 동영상으로 보여주었다. 순간, 아이들은 동영상에 비친 강사의 모습에 놀란 듯 환호하였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킨 뒤, 강사는 ‘미래 인재와 미래의 나’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강사는 아이들의 집중력을 모으기 위해 강의 도중 많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질문에 답하는 아이들에게 준비해 온 큰 상품을 주기도 하였다. 그러자 소강당 분위기가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강사의 강의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며 상품을 받을 기회를 엿보았다. 특히 강사는 G2 시대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의 창조 정신과 화교 상인들의 끈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역설했다. 그리고 이곳 출신으로 성공한 저명 인의 사진을 보여주며 강원도의 힘과 이곳 출신 인재들의 숨은 저력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강사는 중국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중국에 대한 편견과 새로운 인식을 말하면서 학생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중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우쳐 주었다. 글로벌 대한민국은 더는 기존에 대우받던 스펙중심의 커리어로 인정받는 사회가 아니므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소년은 자신만의 도전정신, 성실성, 집중력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사는 힘주어 말했다. 강의가 끝나자 아이들은 강사에게 뜨거운 감사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강사는 답례로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멘토(Mentor)가 되어주겠다며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두었다. 아이들은 특강의 감동을 강사와의 기념사진 한 컷으로 대신했다. 수능 성적표를 받고 난 뒤 진행된 고교 학창시절 마지막 특강이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또한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이번 강의로 많이 알게 되었다며 특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아무튼 지금까지 대학입시라는 굴레에 갇혀 그 무엇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이번 특강으로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데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반드시 대학을 나와야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편견을 조금이나마 떨쳐 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사립학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질 자체보다는 비싼 등록금을 감당할 부모의 경제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높다. 캐나다 전역의 사립 초·중등학교는 1900여개, 재학생수는 약 33만 8000여명으로 전체학생의 약 8%다. 지난 십여 년간 전체 등록 학생수는 5.2%나 줄었지만 사립학교 재학생은 9.4% 증가했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가톨릭학교가 주 정부의 무상교육 대상이라 상대적으로 사립 학생 비율이 적은 편이다. 그래도 1960년 1.9%에 불과하던 것이 지금은 6%에 가까운 12만여 명으로 늘었다. 캐나다는 영어권 세계최고의 공교육을 실시한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사립학교 수도 적지 않은 만큼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존재한다. 대입준비를 위한 남녀공학 학교부터 남학생, 여학생만 받는 학교, 기숙사 생활이 기본이거나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 등 특정종교에 부합하는 학교,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군사교육을 위한 사관학교 등 교육소비자의 특별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학교가 있다. 그러다보니 학교 규모가 30명수준의 미니학교에서 1000명이 넘는 대형학교까지 공존한다. 이중 명문 꼬리표를 단 사립학교들은 주로 학생이나 부모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시켜 준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고 미국이나 외국대학 진학 시에 유리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과정을 운영하는 동시에 예술, 음악, 체육, 사회봉사, 종교수업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준 정규교과 과정으로 편입, 아예 학교만 보내면 대입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토탈교육을 지향하는 곳이 많다. 사립학교는 연간 1~2만 달러가 넘는 학비를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다. 형편만 되면 너도나도 보내고 싶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엘리트 교육, 상류층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바라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한 연구조사를 보면 사립학교 학부모 중 연소득 12만 달러(1억 500만원 정도)이상 고소득 계층이 절반을 차지하고 직업도 고위 관리직이나 의사, 변호사, 교육자 등이 절대적으로 많다. 사립학교가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물론 사립학교 중에서도 이런 학교는 소수에 불과하고 특히 종교적 이유로 사립학교를 선택하는 부모들의 경우, 사회경제적 지위가 일반 공립보다 못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러다보니 실제 사립학교 교육 자체가 좋아 명문대 입학을 많이 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기도 하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가 동등할 경우, 사립이나 공립 간에 의미있는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의 질이 공립보다 높다고 하나 적어도 교사의 자격만 따져보면 공립보다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가령, 온타리오의 경우, 정규 초중등학교 교사자격증을 받으려면 통상 학사취득 후 2년제 사범대학을 나와야하나 사립학교 교원 중엔 교직과정도 이수하지 않은 일반대학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의 질보다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종교적 성향이 사립학교를 택하는 주된 이유로 여겨진다. 그래서 아무리 사립학교 인기가 높아진다 해도 공교육의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학교 텃밭서 기른 배추로 김장 담아 이웃에게 전달 올해로 3년째 나눔 실천 “선생님, 김치 맛 최고예요” “우와, 진짜 크다!” “내 배추가 더 큰데?” 지난달 24일 전북 오천초는 ‘왁자지껄’ 했다. 지난 늦여름 정성스레 심은 배추를 수확하는 날이었다. 학교 텃밭에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은 제 몸집만 한 배추와 씨름을 벌였다. 누가 더 큰 배추를 뽑았는지 겨루느라 목소리가 한껏 높아졌다.입김이 나오는 날씨에도 수확의 기쁨을 누리느라 바빴다. 이날거둬들인 배추는 150포기 남짓. 속이 꽉 찬 배추는 먹음직스러웠다. 다음 날에는 학년별로 김장을 담갔다. 작은 손으로 직접 배추를 자르고 맛깔난 양념으로 속을 채웠다. 직접 만든 김치를 친구끼리 먹여주면서 ‘맛있다’를 연발했다. 평소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아이들도 이날만큼은 김치 맛에 푹 빠졌다. 오천초의 김장철 풍경이다. 김치 담그기는 올해로 3년째다. 여름방학이 끝나면 유치원생부터 6학년 학생까지 모두 모여 텃밭에 배추를 심는다. 물과 거름을 주는 일은 고학년이 담당한다. 시간 날 때마다 텃밭을 찾아 잘 자라고 있는지 살핀다. 황동국 교사는 “김장 담그기 활동은 전통 음식의 소중함을 배우고 학생의 식습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아이들은 배추를 심고 물과 양분을 주면서 자연의 이치도 배웁니다. 식물이 자라는 데는 햇빛, 물, 양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식물을 정성껏 가꿨을 때 값진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아요. 텃밭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신기해합니다. 배수 사이에 숨어 있는 민달팽이, 애벌레도 아이들에겐 재미있는 탐구 대상이 되지요.” 완성된 김치는 몇 달간 배추를 기르느라 고생한 꼬마 농부들의 몫이다. 일부는 어려운 이웃들과 나눈다. 학생들이 직접 지역 요양원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세상에서 하나뿐인, 맛있는 김치’를 전한다. 6학년 송유근 군은 “고아원, 요양원에 김치를 전달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집에서 어머니가 김장할 때는 힘들어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직접 만들어보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알겠더라고요. 김치를 고아원, 요양원에 가져다 드렸어요. ‘고맙다’ ‘정말 맛있다’ 칭찬해주셨어요. 평소에는 다른 사람을 도울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제가 만든 김치로 이웃을 도울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어요.” 6학년 조은빈 양은 “친구들과 함께 심은 배추를 수확할 때 무척 기뻤다”면서 “부모님이 맛있다고 말씀하셔서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천초의 김장 담그기 활동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황 교사는 “우리 학교 텃밭에는 비닐하우스가 있다”면서 “토마토, 고추, 감자, 브로콜리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 수확해 수업에 활용하기도 하고 간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고 했다. “학교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기르고 김장도 담그는 건 학생들에게 농업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편식하는 아이에겐 건강한 식습관을 선물하지요. 재배한 배추로 직접 김치를 만들다 보면 ‘김치가 맛있다’는 걸 알게 되거든요. 이웃에게 김치를 전하면서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배웁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에요.”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이 주최하고 세계한궁협회와 시·도 인실련이 주관한 ‘교육가족 인성 실천 한궁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궁은 우리 전통놀이 투호와 전통 종목인 궁도의 장점을 접목시킨 뉴스포츠다. ‘실천하는 인성교육’을 표방하는 이번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체육진흥공단의 경륜·경정 적립금으로 실시됐다. 지난 두 달에 걸쳐 광주(호남), 경주(영남), 충청(천안), 수도권(서울) 등 4개 지역으로 나뉘어 열렸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대회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와 어르신 등 50개 팀, 300여 명이 참가해 여러 세대가 소통하며 화합하는 장(場)이 펼쳐졌다.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한궁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만큼 온 가족이 어울리면서 소통·배려·화합 등을 배울 수 있다”면서 “세대가 소통하면서 인성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한궁이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부대 행사도 마련됐다. ‘훈풍으로 인성 꽃 피우자!-인성 4훈 실천 활동’이 바로 그것. 한국문화예술원에 소속된 작가들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가훈, 급훈, 명구(名句), 좌우명 등을 써줬다. 인실련은 “앞으로 한궁대회를 통해 어르신, 학부모, 학생, 교사 등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가족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전했다.
경남교총 제33대 회장에 심광보 김해 주석초 교장이 당선됐다. 경남교총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거를 진행한 결과, 심광보 후보가 79.58% 득표율을 기록해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심 신임 회장은 “교원이 행복해야 교육 현장도 행복해진다”면서 “교권 강화와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학교 현장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경남형 교권119’ 운영 △현장 신문고 제도 △대변인제 도입 △여 교원 복지정책 실현 △교권침해 변호사 운영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세종교총 차기 회장에는 윤재국세종 두루중 교장이 선출됐다. 세종교총은 1일 대의원회를 열고 윤재국 교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했다. 윤 신임 회장은 충남 지역 중·고교 교사, 충남도교육청 장학사, 세종시교육청 출범 실무준비단 장학사, 세종 고운고 교감 등을 지내 지역 교육 현안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고려대 겸임교수(교과교육학 박사)로 재직 중이다. 윤 신임 회장은 “세종시의 특수성을 반영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신규 교원의 비율이 높은 만큼 현장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한편, 교직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석교사, 대학 교원 등을 초청해 교과 연수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며 “교총의 이미지 개선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다.
지난 9월 말,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들의 담임 여교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 학부모는 지난 4월 8일 오전, 대구시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30대 교사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하루 전, 교실에서 크레파스를 집어던진 아들을 교사가 나무라며 머리를 한 차례 때린 데 항의해 학교를 찾았다가 이런 일을 벌였다고 한다. 다른 폭행사건에 비해 형벌이 다소 무겁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벌백계(一罰百戒) 차원에서 이뤄진, 재판부의 고심(苦心)이 담긴 판결이라 여겼다. 사법부의 교권침해 사범에 대한 응징 의지가 이러할 진데, 앞으로 그동안 빈발하던 교단에서의 교사 폭행 사태는 확실히 수그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바로 얼마 전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 여성 학부모가 학교에 난입해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하며 뺨을 때리는 끔찍한 교권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그 학부모는 지난 달 3일 오전, 교내에 무단으로 진입해 아이의 반 교실로 들어가다가 이를 제지하려는 담임교사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은 뒤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고, 발로 복부를 차서 전치(全治) 2주의 상해를 입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학부모는 곁에서 말리던 남자 교사의 팔까지 깨물어 역시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근년 들어 워낙 많이 접했던 교권침해 소식이기에 놀라울 것도 없다지만, 교육당국의 교권수호 의지와 그 침해에 대한 사법부의 엄벌 방침이 천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라 충격은 컸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나,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 그저 진부한 구시대의 가치가 돼버린 현실을 곱씹으며 우울한 하루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이대로는 안 된다. 교권침해에 대한 ‘발본색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도 이젠 미국처럼, 교사에 대한 폭행이나 폭언 등 교권 훼손을 일반 범죄보다 훨씬 엄중하게,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온 국민이 교권의 회복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교사의 권위가 살아야 교육이 살고,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살기 때문이다. 발본색원, ‘뿌리를 뽑고 근원을 막아 없앤다’, 곧 ‘문제 해결을 위해 근본적인 부분까지 철저히 손을 댄다’는 뜻이다. 주나라 성왕(成王)이 자신을 성심(誠心)으로써 보필한 주공(周公)의 은덕을 술회한 데서 유래한 성구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의 소공(昭公) 9년 조에 나온다.
재테크의 핵심은 저축이다. 저축은 절약과 투자로 이어지는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아무리 저금리 시대라고는 하지만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저축뿐이다. 종자돈 없이 섣부른 투자를 하게 되면 원금 자체가 적어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자금을 불리기 어렵고 그러다 보면 욕심만 앞서 투기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한 예로 수익률이 연 10%인 좋은 투자처를 찾았다고 하자. 저축을 통해 1억 원의 목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년에 1천만 원이 불어나지만 가진 돈이 1백만 원밖에 없다면 투자로 늘어난 돈이 고작 10만원이다. 같은 10%의 수익률이지만 결과는 천지 차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인터뷰 자서전 제목이 스노볼이다. 눈덩이가 크면 클수록 한 바퀴를 굴릴 때 묻어나는 눈의 양이 다르다. 즉 원금을 가능한 최대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 평생 저축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저축이 필요한 목적을 정하고 그에 맞는 기간을 정해야 한다. 투자를 한다거나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정했다면 최소 10년 이상은 저축해야 한다. 개인의 소득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동차를 사고 싶다면 최소 2~3년 정도는 모아야 한다. 저축을 꼭 절약과 투자 사이의 중간 단계로만 볼 필요는 없다. 절약과 소비의 징검다리일 수도 있다. 저축을 통해 투자한다는 것도 결국은 좋은 소비를 하려는 것이다. 한 평생 돈만 모으며 살수는 없다. 저축과 투자로 돈을 불린다는 것 자체가 좀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고 이는 곧 가치 있는 소비로의 확장을 말한다. 이제 실천적인 부분으로 접근해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저금리 시대라도 지혜롭게 저축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우선 국가적 차원에서 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을 살펴보자. 이에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것으로 재형저축이 있다. 연간 급여 5000만 원 미만 근로자가 1년에 120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다. 7년 이상 납입하면 14%의 이자소득세도 면제다. 다만 농특세 1.4%는 부과된다. 기준 금리 1.5% 시대에 4%대의 금리를 적용받다보니 저축치고는 상당히 고수익이다. 물론 중도인출이 불가해 돈이 장기적으로 묶인다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집을 분양 받기 위해 필요한 주택청약종합저축도 괜찮은 상품이다. 2년 이상 불입하면 2.5% 정도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월 2만원에서 최고 5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다만 전용면적 85제곱미터(㎡) 공영주택 청약 시 납입 횟수로 월 10만원까지만 인정받는다. 연소득 7000만 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의 경우 연간 납입액의 240만원까지 40%, 최대 96만원까지 소득공제도 가능하니 서둘러 가입할수록 이익이다. 교직원의 경우, 교원공제회 장기저축급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퇴직 시점까지 보유해야 하지만 노후 대비를 위한 복리투자로는 최고의 상품이다. 최대 6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다. 이율은 시중 은행 금리보다 상당히 높은 연복리 4%대에 달한다. 30년 이상 복리 투자다보니 퇴직 시점에서는 원금보다 몇 배나 높여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보통 적금과 예금을 나눠 저축한다. 적금은 매달 불입한 시기의 금리를 적용받아 약정금리보다 실질 수익률은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적금은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금리가 높은 상품으로는 저축은행이 있다. 제 1금융권보다 2% 내외의 금리 혜택을 준다. 예금자 보호법이 적용되는 5000만원 미만으로 분산투자 하면 효과적이다. 요즘은 제 1금융권과 저축은행 간의 적금이 아닌 예금 금리에 대한 차이는 별로 없다. 이럴 때는 제 1금융권 온라인 예금 상품에 가입하면 좋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점에 직접 찾아가 예금하는 경우보다 0.4% 내외의 추가 금리를 적용받는다. 예금은 액수가 크기 때문에 0.1%만 해도 큰 혜택이다. 이외에도 은행마다 맞춤식 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직장인 및 다자녀 우대, 첫 재테크, 아내사랑, 영화사랑, 사랑 나눔 통장 등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잘만 고른다면 작은 차이지만 수익률을 좀 더 극대화 할 수 있다.
2015년 12월 2일(수) 서령고(교장 김동민)세미나실에서 특강이 있었다.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를 초청, ‘내 인생은 무엇으로 살 것인가?’를 주제로 두 시간 동안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했다. 서창수 교수는 인간에게 분명한 목적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줬으며 자신만의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의미 있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년특색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 직업 탐색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11월 21일(토) 서령고4-H동아리(지도교사 한철웅)가 서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있었던 서산시 4-H연합회가 주관한 동아리경진대회에서 과제물 전시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능 성적표를 나눠준 날 교실은 맨붕 그 자체였다 12월 02일. 수요일. 오전 10시. 어제(12.01) 미리 출력해 놓은 수능 성적표를 들고 교실로 갔다. 교실 문을 열자, 아이들의 모든 시선은 내 얼굴이 아닌 손에 쥔 수능 성적표에 있었다. 이번 수능은 워낙 어려워 가채점으로 본인의 점수를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굳어져 있었다. 성적표를 나눠주기 전에 “지금까지 공부해 온 결과에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마라.”라는 아주 짧은 멘트를 아이들에게 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고생했다.”라는 말과 함께 성적표를 나눠주었다. 그런데 나의 격려의 말에 아이들이 “네”라고 대답은 한 것 같은데 들리지는 않았다. 성적표를 받아 든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성적표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믿기지 않은 듯 성적표를 들고 불빛에 비춰보기도 하고 스마트 폰 계산기로 성적을 계산해 보는 아이들도 있었다.성적을 확인하는 내내 아이들의 입에서는 연신 한숨만 새어 나왔다. 행여 자신의 성적에 불만족하여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성적표를 나눠주면서 나의 시선은 아이들 개개인의 행동에 집중하였다.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교실 분위기는 말 그대로 맨붕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이들은 안정을 되찾았고 자신의 성적표를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온 아이에겐 축하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울상 짓는 친구에겐 위로를 해주었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아이들이 모습이 훈훈해 보였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교실 뒤쪽에서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한 여학생이 얼굴을 책상에 파묻고 울고 있었다. 수능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는지 그 아이의 책상 밑에는 조금 전에 나눠준 성적표가 조각조각 찢겨 떨어져 있었다. 그 여학생은 수시모집 1단계에 합격하여 며칠 전 대학별 고사를 치르고 온 아이였다. 그리고 다녀와 면접을 잘 봤다며 자신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수능(11.12)이 끝난 뒤, 수험생들의 가채점으로 입시학원에서 발표한 예상 등급 컷과 맞춰본 결과 최저학력을 맞췄다며 좋아했던 아이였다. 그런데 오늘 성적표를 받아본 순간, 사회탐구 1과목에서 1등급이 떨어져 결국 수시모집에서 낙방하게 된 것이었다. 사실 수능 성적표에 원점수가 나와 있지 않아 자신의 원점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으나 수능이 끝난 뒤 가채점으로 입시학원에서 발표한 예상 등급 컷과 차이가 난다며 울화통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의외(意外)로 많았다. 그리고 학급마다 수능 최저학력을 맞추지 못해 수시모집에서 고배를 마셔야 하는 아이들의 경우, 그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아직 입시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수시모집 최종 합격자 발표와 정시모집(12.24-12.30)이 남아 있는 만큼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은 수능 성적표로 아이들이 낙담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여지(餘地)를 남겨주는 것이 좋을 듯싶다. 대학이 인생 전부가 아닌 만큼,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라는 말처럼 우리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오늘따라 하교 하는 고3 아이들의 어깨가 여느 때보다 많이 처져 있다. 대학 합격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앞만 보고 달려온 아이들이다. 수능이라는 단 한 번의 시험 결과에 마음 아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교사로서 마음이 착잡할 따름이다.
세상에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학교 폭력이다.따돌림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중생의 가족들에게 가해학생의 부모와 지자체가 1억 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이 12월 1일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김용관 부장판사)에 따르면, 2011년 11월 18일 밤 11시 30분 서울의 한 중학교 2학년(당시 14세) 학생이었던 A양이 집 근처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그녀가 남긴 메모에는 "그래 내 편은 아무도 없어. 그냥 나 죽으면 모두가 다 끝이야"라는 내용과 함께 자신을 괴롭혀온 반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A양은 학기 초부터 반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필통으로 머리를 치고 지나가거나 주먹으로 맞았다. 선물로 받았던 과자가 몰래 사라지기도 했고, 교과서가 물에 젖기도 했다. 꾸준히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A양은 그해 11월 체육시간에 공놀이를 하던 중 말다툼을 하게 됐고, 욕설과 협박까지 듣자 그날 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 사이 부모가 여러 차례 학교를 찾아가 조치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을 불러 훈계만 했을 뿐 적절한 조치는 하지 않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A양의 부모와 동생 등 유족은 이듬해 가해자 5명의 부모와 담임교사·학교장·서울시를 상대로 4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가해자 부모와 서울시가 1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양은 가해학생들로부터 폭행 등 괴롭힘을 당해 오다 공놀이 사건으로 인해 결국 정신적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렀다."면서 "가해 학생들의 부모는 아이들을 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자녀의 보호와 양육에 관한 1차적인 책임은 A양의 부모에게 있다는 사정 또한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해학생 부모들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담임교사와 교장에 대해선 보호·감독의 의무를 위반했지만, 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A양의 부모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아닌 우회적인 방법을 요구했고 학교 측이 자살까지는 막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였다. 대신 서울시가 공무원인 이들의 직무상 과실에 대해 전체 배상액 가운데 2100여만 원을 책임지라고 했다. 가해 학생들은 앞서 보호처분 결정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을 성찰하여 보면 해결책이 어느 정도 나온다. 학교에는 선생님의 눈이 보이지 않는 감시 사각지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각지대에는 폐쇄회로TV도 없다. 이것이 늘 문제로 지적되어도 실행이 잘 안 된다. 그러나 가양동 공진중의 경우는 그런 곳에 ‘꿈의 무대’를 설치했다. 꿈의 무대는 암벽등반 코스이다. 탈선의 장소가 아이들이 모이는 장소로 바뀐 것이다. 역발상은 이런 곳에서도 통한다. 남의 눈을 피해 외딴 곳에서 폭력이 벌어질 여지가 없어진 것이다. 지금도 학교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학교 주변 이런 사각지대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무대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6주 동안 토요일 밤마다 행복했다. 갑자기 웬 행복타령이냐고? 물론 까닭이 있어서다. 바로 KBS 2TV가 방송한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을 챙겨 볼 수 있어서다. 온갖 드라마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이지만, 드라마다운 드라마는 역시 단막극이란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좀 묵은 이야기인데, 내가 글쟁이로 처음 인정받은 것은 1983년 서울신문사 ‘제2회방송평론공모’ 당선이었다. ‘TV문학관의 허실’이란 글로 KBS 단막극 ‘TV문학관’을 꾸준히 보고 쓴 방송평론이었다. 이후 생긴 단막극 ‘MBC 베스트셀러극장’도 열심히 보고 썼음은 말할 나위 없다. 단막극은, 이를테면 내 인생의 한 좌표가 된 셈이다. 그 단막극은 지금 낙동강 오리 알 내지 추풍낙엽 신세가 되었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라 할 만큼 TV에서 단막극은 자취를 감추다시피했다. 2008년 4월 봄 개편과 함께 30년간 이어진 단막극 ‘드라마시티’가 폐지되었다. 피디들이 ‘단막극 부활팀’을 꾸려 경영진 설득 끝에 가까스로 소생했다. 2010년 5월의 ‘드라마 스페셜’이 그것이다. 지상파 방송의 유일한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은, 그러나 2015년 고정 편성 시간대마저 없는 서럽고 불쌍한 신세다. 15편을 제작해 3~4월에 4편, 7~8월에 5편, 10~11월에 6편을 내보냈다. 3~4, 7~8월엔 금요일 밤 방송했던 것을 10~11월엔 토요일 밤 시간대로 옮겨 방송했다. 찬 밥 신세로 전락한 ‘드라마 스페셜’의 현주소라 할까. 하긴 그 덕에 10월 24일 토요일 밤 11시 50분(일부는 11시 35분)부터 1주일 간격으로 방송한 ‘드라마 스페셜’을 볼 수 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새삼 단막극의 소중함을 인지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드라마 홍수시대일망정 정작 드라마다운 드라마는 결국 단막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으니까. 그것은 독립영화의 존재와 같은 이치다.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영화 인재들이 태어나는 모태는 독립영화임을 부인할 수 없다. 드라마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요컨대 단막극은 눈 앞의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미래에 대한 투자 개념으로 융성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말할 나위 없이 단막극의 존폐가 시청률과 스폰서 유무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할 수 없어 하는 말이다. 특히 KBS의 경우 상업방송처럼 수익성만 따질 일은 아니다. 시청률과 광고에 목매다는 것은 공영방송의 정도가 아님을 명심했으면 한다. ‘드라마 스페셜’에선 10월 24일부터 ‘짝퉁 패밀리’⋅‘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낯선 동화’⋅‘아비’⋅‘계약의 사내’ 등 6편의 드라마가 1주일 간격으로 방송되었다. ‘2014 KBS극본공모’ 최우수작 등 수상작과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외주업체 아닌 KBS가 직접 제작한 단막극들이다. 그런데 아닌게 아니라 ‘짝퉁 패밀리’는 스폰서가 고작 5개였다. ‘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는 ‘짝퉁 패밀리’에 비해 3배쯤 늘었지만, 마지막 회 ‘계약의 사내’에선 고작 6개다. 그새 확 줄어 6개사만이 방송을 제공하고 있었던 것. 하긴 최명길(수영 역)이 데뷔 35년 만에 처음으로 단막극 출연했다는 화제성말고 드라마는 좀 졸립거나 터덕거린다. 다른 5편은 단막극다운 현실감이 짜릿해 역시 드라마다운 드라마라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줬다. 특히 ‘아비’는 자식교육을 위해 살인죄도 대신 감당하려는 아버지(김규철) 모습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스무 살 여자와 33세 남자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취업난과 결부시켜 풀어낸 ‘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도 기억에 오래 남을 가편(佳篇)이다.
무능교사 퇴출,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등 부정적 접근 아닌, 현장중심 정책 펼쳐야 교육양극화, 공교육의 책임인가 교육 양극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과연 공교육의 질적 수준이 낮아서인가. 아니면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사교육의 번창은 전적으로 공교육의 질이 낮아서의 문제인가.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교육 양극화가 확대되는 것이 진정 공교육의 탓인가. 그렇다면 공교육의 질이 향상되고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높아지면 교육 양극화의 모든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가. 그런데, 공교육의 역할과 기능이 계층사다리로서 작동되어야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맞기는 한 것인가. 그간의 교육 양극화의 원인 진단과 해법들을 다룬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이러한 근원적 질문에 대한 명쾌하고 시원한 해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시원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의 해법들이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교육 양극화 등 교육문제의 근원적 원인이 공교육의 질적 수준과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낮기 때문에 발생하고, 따라서 공교육과 교원을 개혁하면 모든 문제가 해소된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손쉬운 해법이다. 사교육(비) 문제 등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불만의 근원이 공교육 부실에서 비롯되었고, 그 부실의 책임이 교원에게 있으며, 그중에서도 능력과 열의, 역량이 뒤처지는 교원을 개혁하면 공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논리는 이제 진부하기까지 하다. 정부 및 정치권의 지배적인 교육개혁의 논리이자, 한편으로 이러한 단순화된 논리가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입력되면서, 절대적인 명제처럼 되어버렸다. 사실 교육개혁의 일차적 대상인 대한민국 교원의 전문성은 세계 각국의 교원들과 비교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는 상위 5%의 우수한 인재가 교직에 입직하는 구조로, 사회의 여타 다른 부문과 비교해서 교원의 전문성은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2015년 5월 28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 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교육경쟁력은 조사대상 61개국 중 32위로 낮은 순위를 보였고, 그 중요한 이유로 초등교사 1인당 학생 수(46위) 등 열악한 교육여건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낮은 교육 경쟁력에도 불구, 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등에서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전반적으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2012년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 컴퓨터기반 문제해결력 평가 국제 비교결과에서도 문제해결력 1위를 차지하는 등 최상위 성취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OECD 국가에 비해 열악한 교육 여건 속에서도 우리 교육의 우수한 성취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이 결과에서 국민의 교육열과 사교육의 효과성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현재 대한민국 교육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원들이 세계 각국의 교원들과 비교해 전문성과 열의 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반증해주고 있다고 본다. 사교육(비)의 문제도, 결코 공교육의 질적 수준 및 교원의 전문성이 낮아서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대한민국 공교육과 교원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문제는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사교육(비) 문제가 공교육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서라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논리이다. 실제로는 공교육의 질이 낮아서가 아니라 교육의 결과에 대한 상대적 지위 경쟁으로 인해 사교육이 번창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높은 교육열과, 그 교육열에는 학벌과 성공을 향한 획일적 문화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학교교육은 교육의 과정이나 절차보다는 우수한 성적으로 일류대학에 가고 일류직장을 가지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는 도식적 결과에 종속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 구조 하에서는 아무리 공교육의 질이 높다하더라도, 상대적 지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사교육은 번창할 수밖에 없다. 기업 등에서 학력보다는 능력을 인정하고, 좋은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한, 공교육 내실화 및 교육개혁을 통한 사교육(비) 해소의 방편은 허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이라는 사회이동성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고도 필요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되거나 지나치게 강조되는 경향성에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기와 IMF 경제위기 이전에는 공교육체제하에서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교육을 통한 사회?경제적 계층 상승이 용이한 시대적 환경요인이 있었다. [PART VIEW]하지만 현재는 그때와 다르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대학진학율이 2014년 기준 70.9%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취업의 문이 극도로 좁아진 상황에서, 공교육체제 안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계층 상승은 그야말로 ‘신화(神話)’가 되어버렸다. 즉 공교육의 질이 아무리 높아진들,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상대적 지위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또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의 교육 외적 도구를 활용한 경쟁은 가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교육양극화의 문제는 교육부문의 독자적인 교육개혁을 통해서는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시대적 환경으로 접어들었다. 물론 교육양극화 완화를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 깊은 학벌주의와 승자독식의 구조를 완화하는 방향성이 없이는 교육적 노력만으로는 진정한 추진동력을 얻기 힘들다. 오히려 계층 상승을 위한 사회이동성이 교육에서 지나치게 강조되고, 또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힘을 얻을 때, 교육의 본래적 목적을 왜곡시켜버릴 수 있다. 본말이 전도되면서, 초·중등교육이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한 대학진학의 도구와 수단으로 전락하고, 대입 준비가 교육의 목적이 되는 등 교육의 본질적 목적과 이념, 교육과정 등은 실제 교육현장에서 작동될 수 없다. 결국 계층사다리를 강조하면 할수록, 공교육을 왜곡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학교 교육과정에서의 인성, 창의교육, 생활지도 등의 기반은 일거에 사라져버린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이라는 목적은 국가적 발전 전략으로는 일면 당위성이 있지만, 그것이 교육 자체의 목적이 되는 것은 경계되어져야한다. 교육 양극화 문제의 해법은 무엇보다 학부모와 학생이 교육을 통해 얻고자하고, 기대하고 있는 유인가를 변화시켜야 한다. 즉 상대적 지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단으로서의 전락한 현재 학교교육의 목적을 바꿀 수 있다면, 교육 양극화 해소의 방향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직업교육 통로로서 특성화된 전문중학교의 설립과, 이를 전문계고-전문대-기업으로 연결되는 경로를 열어놓고, 이러한 경로를 통하더라도 대학 졸업자와의 격차가 동등하거나 차별이 거의 없도록 노동시장 구조를 만들 수만 있다면, 현재보다는 교육양극화 구조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학력보다는 능력중심으로의 사회적 인식이 힘을 얻게 되면서, 대입의 영향력이 완화되고, 초·중등교육 또한 교육목적과 이념, 교육과정에 걸맞게 운영되면서, 교육 양극화 구조를 일정부분 해소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공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적지 않지만,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는 표현은 그다지 적합지 않다. 물론 대한민국의 이러한 긍정적 성취 이면에는 OECD 국가 중 청소년의 행복지수 최하위 및 자살률 최고,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으로 인한 학생부담, 도농 간 교육격차, 학업중단 학생문제 등 부정적 모습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정적 모습이 대한민국 교육의 우수한 성취결과를 완전히 가릴 만큼 근본적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공교육 붕괴’는 현 시점에서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오히려 수요자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에 밀려 소외되었던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사회적 지위 획득 경쟁에서의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교육이라는 하나의 가치에 경도된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인성이 바로선 교육,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 주가 되는 교육을 위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Back to the basics) 한다. 이 같은 인식에 기초하여, 필자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교육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교사개혁, 교육 양극화 해결책 아니다 우선, 교육 양극화 해결을 위한 교사개혁 추진과 관련하여서는 원인진단과 정책대안이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 OECD가 제안하는 성공적인 교육양극화 해결정책의 핵심은 교사개혁이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배경자료는 OECD가 교육양극화를 해소하는 정책으로 제시한 것이 아닌 국가별 효과성이 높은 교육정책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자료이다. 이를 근거로 교사개혁을 교육양극화 해소정책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교사평가 강화를 통해 무능교사 퇴출장치를 과감히 도입하고, 평가를 통해 교사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은 시장기제적 관점에서 출발한 부정적 정책으로, 교육 양극화 현상이나 해소책과는 상관이 없다. 교직에서의 평가가 어떤 기제로 작동해야하는지, 교원평가가 보수와 인사, 더 나아가 퇴출과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무능교사의 개념은 무엇인지, 평가를 통해 과연 ‘무능함’을 가려낼 수 있는지, 그리고 평가 결과와 임금피크제를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대한 답이 우선되어야한다. 더욱이 우수교사 인센티브 강화, 교사의 질 제고의 방안으로 연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현재의 교원성과급도 이러한 목적과 취지로 교직사회에 도입되었으나, 교직의 특성상 객관적 성과 비교의 한계로 인해, 교원 간 협력적 분위기를 훼손하고 갈등 및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의 역기능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정책입안자가 정책을 적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조성과 규제라는 두 가지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다.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교원의 자존감과 성취동기를 자극하여 스스로 더 잘하도록 하는 지원과 보상 위주의 긍정적(positive) 접근방식과 교원들의 부정적 측면을 바라보고 그것을 억제 또는 다른 방향으로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통제와 차별을 통한 경쟁조장, 또는 벌을 가하는 부정적(negative) 접근방식이 그것이다. 교직은 자존감과 긍지를 중시하며, 이것이 무시된다고 생각할 때 강한 거부적 정서를 형성하며 상실감을 갖게 되는데, 이런 면에서 교원정책은 부정적 접근 보다는 긍정적 접근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대정부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라는 명분과 포장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책임을 교원에게 묻고, 교원간의 경쟁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부정적 접근방식으로 인해, 의도했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교단에 부작용과 역기능만 가중시켰다. 무능교사 퇴출,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등은 부정적 교원개혁 정책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고, 교단의 부정적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매우 큰 시도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평가는 기본적으로 교원간의 경쟁기제로서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며, 의도했던 아니든 간에 공교육 부실의 상당한 책임이 교원들에게 있음을 드러내는 정책이다. 교원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도, 공교육의 신뢰도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교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는 교원평가의 경쟁적 속성은 지금까지 부작용을 가져오면서 수업 전문성 향상이라는 당초 목적 실현과 동떨어져있다. 평가를 통해 모든 것을 이루려는 평가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교원평가의 궁극적 목적은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기능하여야 한다. 교사에게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여 개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평가기제를 무능교사 판별에 활용한다면, 평가대상자 어느 누구도 자신이나 동료의 약점과 문제점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전문성 신장’과 ‘무능교사 판별’이라는 성격상 상호 배치되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어느 한 가지 목적도 제대로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훌륭한 다수의 교사들을 잠재적인 부적격자로 간주하고 감시하고 통제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 교원평가는 전문성 신장 등 성과 제고를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음에도 교사의 수업 능력을 평가하면 수업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진행되면서, 본말이 전도된 상황에까지 이르러있다. 교원평가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교원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반성적 성찰(introspection)을 기본 기제로 하는 자기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유수의 국가들이 우수한 인재를 교직으로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당에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교직에 대한 헌신과 열정, 노력에 대한 의지가 낮다면, 이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는 것이 교직발전과 교단의 안정성을 위해서 바람직할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개혁(정책)의 방향 현재 대한민국 교육이 당면한 근원적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피력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특히 교육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거창한 비전과 선언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실천연구자의 시각에서, 대한민국 교육개혁(정책)의 기본방향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1980년대 이후 급속한 세계화, 민주화, 다원화, 정보화의 물결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에 세대갈등, 계층갈등, 노사갈등, 동서갈등, 이념갈등 등의 사회적 대립과 갈등의 구조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교육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교원과 학생?학부모, 교원과 교육당국, 학교와 사회, 중앙정부와 교육감,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간의 종적?횡적 대립과 갈등의 구조 역시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그 자체가 가지는 발전적 순기능적인 측면을 적극적으로 이해한다 해도, 지나치게 고착화되고 확산되면서 무시할 수 없는 교육적 비용을 창출하고 교육의 성장 동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대립과 갈등이 확대?재생산되면서, 교육추진체제의 불안정성과 교육운영의 난맥상을 심화시키고 있고, 이로 인해 교육주체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문 개혁과 개선을 위해 효과적이라 생각할 수 있는 교육개혁 전략들이 백약이 무효인 상태로 만들게 하고, 오히려 이러한 전략들이 긍정적 변화보다는 부정적 변화를 촉진하는 결과로 귀결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었던 교육과 사회 각 부문의 협력과 통합의 역동성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면서, 대한민국 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또한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지향적 방향들을 모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자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할 것은 교육의 향상성(向上性)을 촉진시킬 수 있는 추진동력을 탄탄하게 하고 안정화시키는 것이라 할 것이다. 대립과 갈등을 촉진시키고 확대·재생산해 온 그간의 부정적 교육정책적 기조에서 탈피하여, 협력과 융화(融和)라는 긍정적 교육정책적 기조를 설정하면서, 이러한 긍정의 에너지가 대한민국 교육을 세계 속의 교육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토대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를 둘러싼 교육생태계와 사회의 각 부문이 이러한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고 협력하면서, 한 쪽은 가지고 다른 한 쪽은 빼앗기는 관계인 ‘제로섬(zero-sum)’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해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교육추진동력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협력적?융화적 교육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간의 교원과 학생?학부모, 교원과 교육당국, 중앙-지방의 교육당국 간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협력적?융화적인 관계로 진전시켜야 한다. 학교교육은 학생과 학부모를 대립적 관계가 아닌 교육동반자로 인식하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다양한 학교구성원과의 협력적 관계를 강구해야 한다. 교원은 교육 공급자, 학부모는 교육 수요자라는 오도된 오랜 관념에서 벗어나, 학교와 가정, 그리고 교원과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는 교육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노동자, 봉급생활자로서의 이미지가 중첩된 오늘날 교직의 정체성 혼란을 극복하고, 교직의 전문성 향상 노력을 배가하면서,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공감하고 인정하는 전문직의 모습을 창출해야 한다. 교원과 학생이 함께 가는 사제동행(師弟同行)과 학부모와 한 뜻이 되는 사모동행(師母同行)의 정신으로, 학생, 학부모, 교원이 동일한 교육관을 갖고 공동 노력을 하는 ‘학사모일체운동(學師母一體運動)’을 전개해 나가야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원이 동일한 마음으로 교육에 대한 일체감을 가질 때, 교육의 힘도 극대화될 것이고, 학생, 학부모, 교원 간의 협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교원과 교육당국 간의 대립과 갈등관계, 그리고 교육정책 입안과 실행과정의 구조도 이제는 협력적·융화적으로 바뀌어야한다. 교원은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정책을 개발하고, 정책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한다. 정부 및 교육감 또한 현장교원과 교원단체를 교육개혁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뿌리 깊은 일반직 중심의 관료문화를 혁파해야한다. 현장교원이 교육정책의 수립?집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모 제도를 통해 교육전문직의 참여통로를 확대하고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면서, 현장중심의 정책입안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민주적 관점에 경도된 학교단위, 지방행정단위 거버넌스에서도 공화(共和)적 관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교육의 안정성과 항구성을 최우선에 두면서, 학생·학부모, 교원 및 지역주민 모두와 진정으로 소통하고 통섭하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담보함과 함께, 학교(장)와 지역사회의 권한과 책무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지방교육의 정파적?당파적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교육감직선제도 교육의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 등 헌법적 원리에 부합되게 개편되어야 한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도 독립이냐 통합이냐 하는 양자택일식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전제로 지역발전을 위해 연계?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둘째, 학교-사회의 선순환 신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교육을 둘러싼 사회-학교 간 기능과 역할을 조정하고, 서로 권한과 책임을 분담하는 상보(相補)적인 협치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교육은 사회의 다양한 기대와 요구를 진정성 있게 수용하고, 교육을 통한 사회통합과 사회의 역동성 확보에도 기여해나가야 한다. 교원은 학교교육의 울타리를 열고, 사회적 배려와 봉사활동을 강화함으로써 전문직으로서 사회의 폭넓은 지지와 신뢰를 획득해나가야 한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뛰어 넘어, 교단에 서 있는 동안 연찬한 교육적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취약한 교육기회를 가진 약자들을 배려하고, 도서벽지, 다문화가정 자녀, 소년소녀가장, 취약계층 자녀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봉사활동 등의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민사회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화와 유대의 폭을 넓혀가면서, 학교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공동체적 가치 실현을 위해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책임을 분담하는 주체적 입장에 서야 한다. 사회는 학교교육이 정규 교육과정과 본질적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보육이나 돌봄, 방과후학교를 비롯한 정규 교육과정을 벗어난 지나치게 많은 교과 외 콘텐츠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방대하게 학교로 무분별하게 유입되어, 학교교육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교육에서의 교원의 권위와 학교장의 자율경영권, 그리고 전문적 교육활동을 진정으로 존중하면서, 지역 학교들을 좋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학교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실천지향적 인성교육 확산을 위해 함께하면서, 사회병리적 현상을 극복하고 사회적 인재 육성을 함께해나가야 한다. 인성교육 정착은 학교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공동의 과제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학교와 사회 각 부문이 합심하여 우리사회에 인성교육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 학교 및 사회 각 부문의 협치적 노력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 공동체적 가치 등을 복원시켜야한다. 학교체제나 교육과정, 대입제도 등 교육정책의 개선 또한 이 같은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세계 속의 교육, 세계 속의 교실을 구축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교원은 세계화, 다원화 시대에 걸맞게, 세계시민으로서의 진취적인 역할, 즉 글로벌 교원으로서의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한다. 방학이나 연구년제를 통해 세계교육에 기여하고, 돌아와서는 그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 교실을 세계 속의 교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세계교육에서 시사점을 얻고,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재인식을 가지면서, 대한민국 교육에도 긍정적 변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평화봉사단처럼 전문화된 ‘교원 해외봉사단’을 만들어, 세계 여러 나라 교육현장 봉사와 교육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교육과 교원의 우수성을 우리 스스로 전파하고, 글로벌 역량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범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 즉 전쟁, 빈곤, 질병, 아동 노동, 성 차별, 소외계층 문제 등에도 적극적 관심을 갖고, 해결과 지원활동에 적극 참여해야한다. 범세계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교원의 모습을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교원 스스로가 자긍심을 되찾는 계기가 되어야한다. 대한민국 교육의 글로벌화를 위해 교육제도와 교육과정,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의 국제화도 지향해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 요인을 줄이고, 해외 학생들이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in-bound) 유인가를 강화해야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의 세계화로, 조기유학에 수반되는 소위 ‘기러기 아빠’라고 하는 가족구성원의 삶의 질을 위협하고, 가족해체로까지 이어지는 동인(動因)을 해소해야한다. 정부 또한 외국 교육을 무비판적으로 이식하고 수용하기보다는 대한민국 교육의 강점을 토대로 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세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대한민국 교원들이 진취적인 자세로 세계 속으로 나아가 경험을 쌓고 대한민국 교실을 세계 속의 교실로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다각적인 관-민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국제 교육교류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역량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시제도의 변화: 수능 준비만으로는 부족 수업시간에는 아이들이 잠들지 않도록 가능한 재미난 이야기와 연계하여 설명하려고 노력하였고, 그와 관련된 기출문제를 푸는 요령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은 내 강의를 듣고 열심히 적고 문제를 풀었다. 그러나 종종 내 얘기를 듣지 않고 반항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무작정 결론은 ‘내 말을 잘 들어라’였던 것 같다. 수업시간 강의 내용은 수능 중심의 강의였고, 내신 시험도 수능 형태의 시험으로 구성하여 수능과 내신의 연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했다. 아이들은 수능 성적을 잘 받아야 대학에 잘 갈 수 있었고 나도 그 부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고등학교 교사의 사명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대입 제도가 바뀌어 갔다. 점점 수능만으로는 대학에 가기 어려워졌고, 수시모집으로 대학을 보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생명과학1 수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들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두 번의 시험으로 대부분 평가했다. 그 시험은 내 강의를 듣지 않아도 인강을 듣고 과외를 하고 학원을 가서 배워와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시스템 안에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 수업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에게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평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때마침 국제반 외국인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미국 수업의 평가에 대해 볼 수 있었다. 그 선생님들은 매일매일 숙제를 주었고 채점하는 생활을 했다. 그러다 보니 국제반 학생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비중이 작았고 평소 숙제를 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당연히 학생들은 사교육을 통해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었다. 이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수행평가 비율 70%로 올리자 불만 늘어 2013학년도부터 과감하게 생명과학1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를 70%로 올렸고 다양한 과제를 만들어 수행평가에 반영하였다. 아이들은 역시 반발했다. 수능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과제 때문에 못한다는 불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발표 실력은 늘어났고 만들어내는 성과물의 질은 높아졌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이루어내는 것이 많아졌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아직은 반발감이 심했고 충돌 부분이 너무 많았다. 고민은 점점 더 깊어져 갔다. 2014년 4월 우연히 방송을 통해 거꾸로교실을 알게 되었다. 방송을 보자마자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좀 더 쉽게 학생들과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 촬영을 쉽게 하는 방법도 직접 찾아보았다. 영상 촬영을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만들어내고 바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기존에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진행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대학 입시를 무시 할 수 없어 나름의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학습지는 우선 수능과 모의고사 기출문제 그림을 이용하여 만들기 시작했다. 수업 중 학습지는 모둠 활동을 통해 논술형으로 작성하도록 했고 아이들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갔다. 이때 아이들은 수능문제집을 수업 자료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쳐다보지 않던 교과서를 읽기 시작했다. 거꾸로 수업 도입: 토론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시행착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PART VIEW]아이들의 토론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는 것이 부족해 질문도 답변도 어렵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중소기업의 저렴한 태블릿PC와 와이파이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은 모르는 것은 바로 검색하기 시작했고 토론에 자신감이 붙었다. 모르는 것은 언제든지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구든 참여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재미난 현상이 벌어졌다. 아이들은 네이버 검색을 이용했지만 자료가 부족하단걸 깨닫고 더 많은 자료를 원했다. 그래서 구글 검색을 시작했고 더 다양한 자료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어떤 경우는 영어로 된 논문이 나오기도 했고 종종 몇 문장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도 생겨났다. 그러던 중 수업 변화의 큰 계기를 마련해준 KBS다큐멘터리 ‘거꾸로교실의 마법’을 제작한 정찬필PD를 만날 기회가 있었고 더 많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인터넷에 너무 자료가 많아 어떤 자료가 맞고 어떤 자료가 틀린 것인지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학전공서적을 주게 되었다. 아이들은 대학 전공서적에 나온 자료가 확실한 자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대학 전공 서적을 최고의 자료집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면접과 논술 대비를 할 수 있었고, 수능기출 문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능 대비도 되었다. 수업시간은 다양한 이야기가 생겨났고 생기부, 자기소개서, 추천서에 작성할 이야기들이 저절로 생겨났다. 그동안 강의식 수업을 할 때에 내가 아이들에 대해 볼 수 있었던 것들은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질문을 하거나 발문에 답변을 잘하는 아이들뿐이었다. 그런 아이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알기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거꾸로교실을 통해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늘었으며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과 생각과 표현에 대해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특히 수업참여 태도가 좋지 않던 학생에 대해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어느샌가 아이들을 통제하고 수업을 장악하려고 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나는 그동안 아이들을 내가 가진 생각의 틀에 맞추어 길러내고 있었다. 내 의견을 강요했고 그에 따르기를 원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심지어는 나 자신보다, 더 멋진 생각과 표현을 하며 나를 놀라게 했다. 아이들은 정말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교실에서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졸업과 진학입니다.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하면 성적입니다. 학생에게 성적은 알파와 오메가요, 등급은 앞으로 살게 될 인생의 품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정말 가르쳐주고 싶은 소중한 가치들은 말을 꺼내기 미안할 지경입니다. 따뜻한 마음, 배려, 나눔, 상상력, 창의성, 이런 단어들은 각종 교육계획서에만 있습니다. 각 교과별 지식을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머릿속에 잘 정리해서 넣는 것은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교육의 현장에서도 중요한 것 때문에 소중한 것이 밀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치 있는 것들이 뒤로 밀리면서 목적과 수단이 뒤바뀝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예의바르고, 상상력이 풍부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여러 교과별로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고 여러 가지 교육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면서 개인의 삶은 불행해지고 교육은 본질이 흐려지는 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많은 인재를 키워냈고 OECD 국가들 중 수학·과학 교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성취도를 보입니다. 마냥 좋아할 수만 없는 것은 높은 성취도에 비해 교과에 대한 흥미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수업을 바라볼까요? 첫째, 학생들은 배움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의욕이 없습니다.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요. 선행학습으로 인한 흥미 상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부모님의 기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까지 학생은 이미 수업 전에 마음이 무거워진 상태입니다. 둘째, 주입식, 지식전달식, 일제식 강의수업으로 인한 지루함입니다. 학생들은 깨어있는 시간 중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또 학교생활의 대부분은 수업시간입니다. 교사는 수업에서 도달할 학습목표와 성취수준이 있고 실제로 다루어야할 내용도 많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지식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주입식 일제수업입니다. 주입식 수업은 교육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 생긴 수업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수업이 지루해집니다. 셋째, 입시, 진학으로 이루어지는 평가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하기 싫지만, 재미없어서 그만하고 싶지만, 그래도 공부는 나름 열심히 합니다. 이 두려움을 이용한 틈새가 바로 사교육의 모습입니다. 넷째, 수업과 평가의 결과로 인한 실패의 느낌, 바로 좌절감입니다. 현행 교육체제에서는 1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실패의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의 의욕상실과 지루함은 수업방법 개선으로 해소해야하고 두려움과 좌절은 평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인 '한국식' 자유학기제 만들자 자유학기제가 학교현장에 도입되어 많은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교실 수업이 전반적으로 바뀌게 될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3년 동안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저는 우리 교육의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그 동안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위해서 진도를 나가고, 시험을 보고, 두 자리 숫자로 아이의 성취도를 알려주는 시스템의 허상을 똑똑히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점수는 같지만 사람의 역량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정량평가만 하다가 정성평가를 하는 어려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은 이것이 맞습니다. 힘들다고 반대방향으로 계속 갈 수는 없습니다. 자유학기제의 수업은 시험을 위한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과 도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보고, 아이디어를 내고, 친구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서로 돕고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떠들고 웃고 놀면서 공부하고 그러다가 교사도 학생도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첫 교과융합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쌤, 우리 다음 시간에도 이딴 수업 계속 하나요?” [PART VIEW]학력저하를 반론으로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원의 성질에 관해 40문제를 풀 때는 절반 이하가 학습부진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부추전을 부쳐 먹고 10문제만 풀었는데 그날 문제를 못 푼 학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나이 열네 살에 수학을 포기하고 인생을 포기하는 대부분의 중학생들을 떠올려보십시오.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원의 넓이와 각도는 인간이 잴 필요도 없습니다. 원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필요합니다. 우리가 신주단지처럼 붙들고 있는 학력이라는 개념이 21세기에 얼마만큼 필요할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외국에 가보니 한글을 써달라는 외국인이 있을 정도로 한류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도 잘 만들고, K-POP도 잘 만들고, 성형수술도 잘하고, 핸드폰도 잘 만들고…. 이런 대한민국이 교육만 못해서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할 때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등 외국의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그러나 3년 운영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학기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유학기제! 대한민국 교육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도록 힘을 모아 봅시다.
프로그램 아닌 교육과정으로 현장 변화 이끌 것 2013년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서 2009 개정 교육과정 운영에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율과정, 선택프로그램 등 새로운 용어의 등장, 교과시수 20% 이상의 감축 허용, 감축된 교과 시수의 자율과정 전환, 체육·예술 교과(군)과 자율과정의 예술·체육활동 호환 허용 등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예외 사항으로 운영되었다. 자유학기제로 인한 이러한 교육과정 운영상의 혼란은 이번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해소가 될 예정이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개념과 지침을 정리하여 자유학기제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자유학기제가 안정적으로 정착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유학기 교육과정 논의들 미국의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는 압력밥솥처럼 집착적으로 공부시켜 PISA(세계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이 좋은 한국교육을 ‘커리큘럼이 아니라 동기부여 덕분’이라고 했다(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2014, 부키). 그동안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부분의 정책들이 교육과정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접근했다면, 자유학기제는 교육과정으로의 접근을 통해 학교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2015 개정 교육과정 제정과 맞물려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운영 시기의 문제였다.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운영할 때, 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중 어느 학기로 할 것인가는 시·도나 학교의 상황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 다만, 전출입 학생의 자유학기 연속 이수 또는 미이수를 최소화하고, 고입에서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던 초기에 뜨겁게 논의되었던 것 중 하나가 고입에서의 공정성 문제였다. 그런데 고입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7조(고등학교 입학전형의 실시권자)에 의거 ‘고등학교 입학전형의 실시 절차, 방법 등 입학전형에 관한 사항’은 교육감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시도별로 운영 시기를 결정하여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서울형 자유학기제의 경우, 2014년부터 1학년 1학기를 자유학기 탐색학기, 2학기를 자유학기 집중학기로 설정하고 1학기 기말고사만 지필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중1 성적을 고입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서울형 자유학기제에서 실질적인 자유학기제 운영은 2학기이지만, 시행 초기부터 교육부가 제시한 자유학기제의 확장형 모델인 1년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초등학교와 다른 급격한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1학년 1학기부터 1년 과정으로 운영하는 확장형 모델을 권장하고 싶다. 자유학기 편성·운영 방안 자유학기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삶과 연계된 의미 있는 학습을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으로 우리의 교육을 전환하자는 데에서 출발했다면, 이제 설정된 방향에 맞게 디테일한 디자인을 해 나가야 할 때이다. 왕중추는 디테일의 힘(2005)에서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웅대한 지략을 품은 전략가가 아니라 작고 평범한 일도 꼼꼼하게 처리하는 관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유학기제도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개별화 교육과정으로의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덴마크처럼 진로상담사의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통해 과목 선택에서 진로 결정까지 일대일 지원이 가능하고, 교과교사의 관찰 평가 등이 피드백 되면서 학생들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강화하는 지원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자유학기제 도입 초기에 진로탐색 중심으로 갈 것인가? 교수학습방법 개선 중심으로 갈 것인가? 로 첨예하게 대립되어 논의된 적이 있으나, 자유학기제 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은 그 기저에 진로개발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꿈과 끼를 키우는 진로교육과 교과교육이 별개가 아니라 삶의 맥락 안에서 다양한 교과교육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 진로교육법과 인성교육법이 제정되면서 교육과정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진로교육과 교과교육이 별개가 아니듯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개발해야 하는 인성교육 또한 교과교육과 별개일 수 없다. 따라서 인성교육, 진로교육, 교과교육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의 운영이 필요하다. 교사들의 역량 제고 필요 자유학기 교육과정의 효과적인 편성·운영을 위한 방안으로 다음 몇 가지를 제시한다. 가장 먼저 교사들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 시범 운영을 통해서 누적된 우수한 사례들과 자료들이 있지만, 지역과 학교와 학생의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기존 자료를 재가공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개발하여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교과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김차진은 “교사들이 학생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방법을 상세히 알 수 있도록 교육과정 문해력(literacy)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 정책을 전환할 때”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과정은 하나의 문서로 존재할 뿐 교사들의 실질적인 수업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교육과정의 변화가 큰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중심이 아닌 교육과정 중심의 교과교육 운영이 필요하다. 둘째, 자유학기제의 교육과정은 교과와 확대된 창의적 체험활동인 자유학기활동으로 구분된다. 기본교과에서는 1930년 미국의 중등교육개선을 위한 8년 연구처럼 학습 후 기억해야 하는 교과내용보다는 문제해결학습에 중점을 두고, 삶과 연계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몰입해 나갈 수 있도록 내용과 방법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간의 협력, 사회자원과의 연계 운영 노력이 필요하다. 자유학기활동은 진로활동,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의 4개의 영역으로 되어있는데, 일부 학교에서 일회성 행사 위주 운영과 영역간의 내용 중복, 교사의 전문성 부족, 교사 중심의 편성 등의 문제를 드러내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학생 중심의 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 차례에 걸친 학생 요구조사를 기초로 지역과 학교,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편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하며, 각 활동들이 연계 운영됨으로써 유의미한 학습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선택프로그램에 대한 교사의 직무연수를 강화하여 전문성을 제고하고, 개발된 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심화된 내용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자유학기제 한 학기의 운영만으로는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강화한다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다.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에 자유학기제 예비교육과정 운영, 중학교 2, 3학년의 자유학기제 연계 교육과정 운영, 고등학교의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의 체계 속에서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방법 개선이 전 학년으로 확대되어 전반적인 학습과 평가의 질이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PART VIEW]자유학기제의 확장된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2, 3학년 창의적 체험활동의 동아리활동-진로활동-봉사활동을 통합하여 운영함으로써 진로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학기말, 학년말에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년말 교육과정의 질을 제고해 나간다면, 전반적인 교육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넷째, 자유학기제 시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여전히 지역자원의 부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자원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자원과 학교교육과정의 매칭 상의 문제가 더 크다. 지역사회는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학교는 지역사회 자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가장 먼저 학교와 지역사회 자원과의 상시적인 만남이 있어야 하고,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역기관의 프로그램과 학교교육과정과의 접목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같은 지역의 학교들이 연합하여 지역사회 자원 활용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은 지역자원의 활용이 일회성의 행사나 단순 견학 형태가 아니라 교과와 연계된 확장된 학습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2016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항간에는 자유학기제 시행을 내년으로 미루어 온 학교들이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3년간 시범운영의 노하우가 새로 시작하는 학교의 기반이 되고, 지구별 자율장학을 통해, 또 컨설팅을 통해 준비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 그것은 기우일 수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다양하고 유연한 개별화 교육과정으로, 그간의 경직된 교육과정의 틀을 깨고 대한민국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역사의 시작이 될 것이다.
학생중심 활동 수업은 왜 필요한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오래된 명제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교육 트렌드가 학생활동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만으로는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과 협력?배려 중심의 미래 핵심 역량을 길러줄 수 없기에 암기식 수업을 최소화하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와 자기 표현력 향상을 위한 협동학습,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 참여·활동형 수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제에서 강조하고 지향하는 수업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 활동중심 수업은 언뜻 보면 수업 안에서 교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그 축소된 만큼 학생 활동이 채워지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학생 활동중심 수업을 이끌어 내기 위한 수업 전 교재연구(학생의 현재점 진단 포함)와 수업 디자인은 강의식 수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교사에게 많은 준비 시간과 능동적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기존의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교사에게 맞추어진 가장 쉬운 수업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자유학기제를 3년째 시범 운영하며 수업 변화의 요구를 어렵지만 외면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과 해결점의 기저에는 일개 교사들이 해결할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녹녹치 않은 여건과 특목고나 대학의 학생 선발 방법 등 경쟁 체제의 사회적 분위기가 거대한 빙산처럼 수면 아래 존재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철학이나 시행의 방향성 등은 너무나 공감하고 수업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교사라면 누구나 자유학기제가 자신의 수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놀이터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교사들이 자유학기제라는 의미 있는 놀이터에서 수업으로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동료성을 발휘하여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유학기제 수업,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수업은 크게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융합수업, 주제통합 수업과 학생 참여?활동형 수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중학교 교육과정이 교과목별로 구분되어 있고 교사 공동체도 이에 따라 분리되어 왔기 때문에 교과목 내에서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서 상호 협력적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즉, 기존의 수업이 나 혼자 혹은 교과 내에서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던 수업이었다면 자유학기제 속 수업은 핵심 성취기준, 주제를 중심으로 교과안에서는 물론 교과 밖에서도 서로 소통하며 교육과정을 나누고 통합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들이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과 협의회, 교육과정 협의회, 제안 수업, 수업 평가회 등 교사들끼리 함께 해야 하는 협력적 활동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 안의 상황은 교사들에게 이런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와 담임교사로서 30여 명의 학급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물론 행정업무 감축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날로 증가하고 있는 각종 행정업무 처리와 부정기적으로 국회를 비롯한 상급기관 등에서 요구하는 반복적이고 일회적인 자료 취합 등 교사의 수업력 제고와는 거리가 먼 과중한 업무에 지쳐 있습니다. 여전히 수업이라는 가장 중요한 일보다는 시급을 다투는 필요한 일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교사들은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수업모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를 촉발제로 한 수업의 변화에 부담을 느끼는 것입니다. [PART VIEW]또한 오전에 기본 교과목 시수가 감해진 만큼 담당하게 되는 자유학기 활동은 교사들에게 교과목 상치 정도의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연구학교나 희망학교에서는 자유학기 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이 이루어져서 외부 강사와 코티칭(co-teaching)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들여와서 예산이 지원되는 범위 내에서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 운영 예산 지원이 중단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교사들에게 자유학기 활동 프로그램을 고안하라고 주문합니다. 오후 자유학기 활동의 개발과 실행도 고스란히 교사에게 떠넘겨져 이중 삼중고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유학기제 시행 안에서 교사의 과중한 업무는 덜어냄이 없이 계속해서 보태지기만 하는 것입니다. [PART VIEW]학교 밖 활동, 심리적 부담이 커지는 교사들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교사들의 또 다른 고민은 자유학기 활동과 진로체험 프로그램 등 학생을 학교 밖으로 인솔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로 인한 학생의 안전지도, 지역사회와 연계를 위한 행정업무 등으로 교사의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담임교사의 입장에서는 단순 임장지도나 인솔이 아닌 조·종례 등을 통해 이루어졌던 기존의 학생 생활지도와 인성함양 지도에도 커다란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주제 선택, 진로 탐색, 동아리, 예술 체육 등 자유학기 활동이 주로 오후에 편성되다보니 시간표 운영상의 문제 등 수면 아래에서 교사들은 너무나 바쁘게 잔걸 음질 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교사들이 교재 연구를 미진하게 하거나 가르치는 일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기에,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고 뭐 별반 다를 것이 있느냐, 늘 하던 일인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힘들다고 하느냐며 자유학기제 시행에 대한 교사들의 소극성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또 혹자는 교사의 행복은 단순한 편안함이나 쾌락이 아닌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서 오는 ‘교육적 희열’이라고 이야기 하며 교사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이 국가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과지도라는 기지의 사실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학생의 진로탐색 활동과 다양한 수업모형 개발을 통한 질 높은 행복교육 실현에 대한 부담감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현장 교사들도 심적·물적 한계치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에 덜어냄이 없는 자유학기 업무 부담은 교사를 행복할 수 없게 만듭니다. 자유학기제 속에서 실행의 주체인 교사가 행복하지 않다면 자유학기제가 생명력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자유학기제가 Why의 문제에서 시작되었고 How의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너무도 긍정적이고 뚜렷한 신호들을 보았기에 지난 3년간 자유학기제 속에 푹 빠져 산 교사로서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대한민국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학기제를 통해 교사가 주체적으로 수업을 바꾸고 교육과정을 바꾸고 나아가 학교 문화를 바꾸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풍토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
지난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문화의 전당 갤러리에서는 ‘제23회 한국 미술교육 연구회전’이 열렸다. 매년 전국 미술 교사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 전시회에는 한국 교원 미전 82점, 경기 교원 미전 98점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든 작품을 자랑하는 ‘사제동행전’ 20여 점이 처음으로 함께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올해 전시를 이끈 ‘경기도 중등 미술교육 연구회’(회장 구자영 안산 선부중 교장)의 결과물이다. “미술 교사의 길은 창작과 교육이라는 두 개의 짐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아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이지요. 하루하루 급변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상태를 정확히 알아내고 다독여 주는 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미술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예식 부회장(수원 매원중 교장)은 이번 전시회에 교사들의 작품만을 선보이지 않고 학생들과의 합동 작품을 함께 내놓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훌륭한 지도자는 학생들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처방전을 내려줘야 된다. 그런데 이번 ‘사제동행전’을 하면서 그들이 어떤 걸 좋아하고, 또 어떤 면에 특화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기뻤다는 교사가 많았다고. 실제로 학생들과 방송인·디자이너 등의 달력을 만들어 보는 ‘직업인의 달력’ 활동을 한 신관미 교사(수원 수일고)는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며 정이 돈독해졌다”면서 “학생들도 자신들의 창작물이 전시되니 신기하고 자랑스러워 하더라”며 뿌듯해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또 큰 관심을 모았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미술교사들의 수업사례를 토론하고 고민하는 ‘수업 나누기’. 지난 10월 17일 수원 매탄중학교에서 펼쳐진 이 행사에서는 미술 작품을 재해석하여, 책을 제작해 보는 ‘도서관 옆 미술관 명화 에세이 북 만들기’(서보경 교사·강원 동해 북평여고), 클레이점토를 이용해 영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드는 ‘나도 헐리우드 특수 촬영 디자이너’(최찬경 교사·수원외국어고) 등 18명의 교사가 자신만의 특별한 수업을 공개했다. 홍숙경 교사(수원여고)는 “어느 교과 교사나 마찬가지지만 미술 교사는 수업내용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더 좋은 수업을 기획하려면 다른 교사의 수업을 보고 느끼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현주 교사(수원 칠보고)도 “이번 전시회는 미술 교사로서의 저 자신을 돌아본 큰 기회였다”고 했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완성해 내고, 또 선생님들과 같이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작품 활동을 통해 수업의 에너지를 얻고, 수업하면서 작품에 대한 영감도 받았다”고 미소 지었다.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나아가는 방향은 달라진다. 특히 예술, 그중에서도 미술이 가진 힘은 충분히 강력하다. 시각적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정서와 감정을 치유한다고 여러 연구 결과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생명으로 한 창작의 힘을 주장하는 경기도 중등 미술교육 연구회의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된다. [PART VIEW]경기도 중등 미술교육 연구회는 1990년에 만들어졌으며 경기도 안 중등 미술 교사 및 교육 전문가 등 83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 교사들이 모여 있으며, 경기도 대부분의 미술 교육 관련 프로젝트를 연구회 중심으로 운영해 나가고 있다. ‘수업 나누기’ 반응 뜨거웠던 이유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나? “해마다 펼쳐지는 전시회인 만큼, 어떻게 더 멋지고 다르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연구회의 여러 교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동안은 전시와 학술적인 주제가 너무 중심이었으므로 이를 보완하는 데 노력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물이 ‘수업 나누기’와 ‘사제동행전’이다.” ‘수업 나누기’에 대한 다른 지역 교사들 반응이 뜨거웠다고 들었다. “대부분의 학교에 미술 교사들이 1~2명뿐이다.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로울 때가 많다. 내가 하는 수업 방식이 맞는 건지, 학생들에게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등도 혼자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수업 나누기’는 공개 수업을 한 뒤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후 자신의 역량을 키워 학생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들려주는 게 ‘수업 나누기’의 근본 취지라고 여겨진다.” 미술 과목은 지역별로 교육의 편차가 심하다고 들었다. “전국 단위의 표준화된 교육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교사들끼리 서로 교류하며 교과 수업의 본질을 되새김한 뒤, 전문가들끼리 토론해 교과의 본질 기능을 살린 표준화 교육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따른 근본적인 대책이 있나? “미술교육 정책은 현장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아무리 좋더라도 현장, 즉 교실 수업에서 싹트지 못하면 이는 죽은 정책이다. 섣부른 교육 정책은 한바탕 스쳐가는 회오리바람처럼 그저 교실 언저리에만 맴돌다가 사라져버린다. 역사 교과서 문제, 숱한 교육과정 개정을 비롯해 현장의 교육정책이 이처럼 표류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수차례 보아 왔다. 오죽하면 ‘교사는 해변에 밀려든 쓰레기를 묵묵히 처리하는 청소부’라고 표현하겠는가? 시·도교육청 단위에서는 각 시·도 단위별 연구회를 지원함으로써 우리 미술교육 연구의 자생력을 키워 주길 바란다.”
“오류 없는 수능으로 실추된 명예 반드시 회복” ‘한국사 국정화, 수능 난이도’ 논란 어처구니없어 원장으로서 첫 수능인데 잠은 좀 잤는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로 예습을 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수능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생겼다. 마지막까지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년 연속 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솔직히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수능이 치러지기 전 출제본부를 찾아가 첫째는 학생을 위해, 두 번째는 학생을 가르치느라 고생한 교사들과 학부모를 위해, 그리고 세 번째는 우리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일하자고 했다. 지난 1년, 평가원은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다. 대한민국 전문가들의 명예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자신 있나. 이번에 또 실패하면 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두려움은 없다. 출제위원 섭외가 어렵지는 않았는지. 출제 오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섭외를 거절한 분은 없었다. 출제오류가 발생할 때 마다 원장이 물러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면 그것은 원장 몫이다. 기관장이 책임을 져 줘야 직원들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든든한 바람막이 하나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다만 잦은 기관장 교체로 평가원 운영의 일관성(consistency)이 단절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만에 하나 잘못된다면. 스스로 물러나야지. 사람을 들고 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배웠다. 쉬운 수능 기조는 계속 유지되는가? ‘쉬운 수능’이라고 말들 하는데 그런 용어 사용은 바로 잡았으면 한다. ‘쉬운’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그 기준도 모호하다. 그 보다는 난이도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한때 ‘물수능’이니 ‘불수능’이니 하는 말이 있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혼란스럽고 고통스런 일이었겠는가. 변별력을 이유로 어렵게 출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문제를 꼬고 비틀고 해서 ‘너 이건 몰랐지’하는 식으로 장난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육과정 수준에 수능을 맞춘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원칙이다. 앞으로도 이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대학에서는 쉬운 수능에 불만이 많은데. 솔직히 변별력 문제는 서울에 있는 몇몇 상위권 대학들 이야기다. 지금과 같은 수능 난이도라면 (변별력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사실 대학 신입생의 70% 이상이 수시전형으로 선발된다. 수시전형에서는 수능 변별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문제는 20~25%를 차지하는 정시전형인데 대학들이 백분위도 활용하고, 등급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조합(combination)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큰 문제될 게 없다. 만점자가 속출하다 보니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떨어진다. 상위권 학생들의 불만이 큰데. 현행 평가체제에서는 1등급 4%, 2등급 7%… 등으로 정해져 있다. 수능이 쉽다고 해서 상위권 비율이 늘어나고 어렵다고 해서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 있겠지만 ‘불수능’이든 ‘물수능’ 이든 실수는 나오기 마련이다. 수능이 쉬워서 학생들이 더 부담을 느낀다는 말에는 물음표를 붙이고 싶다. 2017학년도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실시된다. 문제는 없나. 영어 절대평가를 앞두고 학자들 사이에서 5등급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다. 어떤 분은 3등급을 말씀하시기도 하고 심지어 당락(pass or fail)으로 가자는 분도 있었는데 결국 9등급으로 갔다. 수능은 학습능력도 평가하고 선발 기능도 해야 한다. 그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9등급이면 절대평가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절대평가 정신에 충실해 등급 단계를 최소화하고 수시 모집에서 신입생을 100% 뽑아버리면 큰 맹점이 발생한다. 예컨대 A라는 학생이 고등학교 때 내신 성적이 나빴다고 치자. 뒤늦게 정신 차리고 공부 좀 하려고 하는데 대학이 신입생 전원을 수시전형으로 뽑아 버리면 이 학생은 낮은 내신 성적을 회복할 길이 막혀버린다. 인생에는 패자부활전도 있어야 하는 법, 수능에서 선발기능을 없애 버리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영어 이외 다른 과목까지 절대평가를 확대할 가능성은. (웃으며) 내가 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9등급 정도라면 괜찮을 것으로 본다. 다만 대입전형은 지금보다 좀 더 복잡해지겠지. 사교육경감 효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거는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교육열 앞에서는 어떤 정책도 사교육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 다만 10년, 20년을 내다 봤을 때 사교육 수요가 완만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영어 절대평가가 (사교육에 대한) 기울기를 낮춰주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 수능과목에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자격고사로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가 한 사안이다. 개인적으로 입시제도 개선은 산림녹화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민둥산에 나무만 심으면 푸른 산을 볼 수 있겠지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북한의 경우 산에 나무를 심어 놓으면 주민들이 그 다음날 땔감으로 다 뽑아가 버린다고 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좋지만 땔감을 대신할 대체 에너지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인 셈이다. 심은 나무를 잘 보존하려면 주민들에게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을 공급하고 그것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나무를 심고 이것이 울창한 숲이 되기까지 어마어마한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하듯이 입시제도도 교육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예비고사+본고사’, ‘학력고사’, ‘수능’ 중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되는 입시제도는? 대답하기 곤란하다. 다만 지난 20년간 대학입시를 주도했던 수능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제 2015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는 만큼 수능도 전반적으로 재정비 할 때가 됐다. 그간 너무 땜질만 하다 보니 흥부네 바지처럼 누더기가 됐다. 원단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웃음) 대안이 있나. 정부가 새로운 수능에 대한 지향점을 연구하고 있다. 연말 쯤 밑그림 나올 거고 내년에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이 발표될 것이다. 또 고등학교 보통교과 성취평가제 반영 방안도 내년에 발표된다. 수능을 출제하는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제도 개선 작업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 지원할 예정이다. 평가원이 수능개편을 주도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수능출제와 채점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평가원이 수능개선 방향도 정하고 출제도 하고 그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가원이 기획 단계부터 집행까지 모든 것을 하다보면 자칫 기관 편의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의식하지는 않아도 어떤 게 우리들에게 편할 까, 어떤 게 더 유리할까 하는 그런 이기주의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점을 경계하는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입장은. 평가원이 국정화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노코멘트다. 국정화가 되면 수능이 쉬워지나. 하하하, 쓸데없는 논란이다. 국정화 여부에 따라 수능 난이도가 정해지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다만 일반적 관점이라면 여러 교과서를 놓고 공부하는 것 보다는 하나의 교과서로 보는 것이 학생들에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똑같은 교과서라도 얼마든지 쉽게 낼 수도, 어렵게 낼 수도 있다. 입시가 워낙 유동적이어서 학부모들은 불안해한다. 실은 지난해 서울지역 10여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모여 한국사 수능 성적을 입학 전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대학들 생각은 하나의 통일된 기준을 만들어 학생들의 혼란을 줄여주자는데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권 대학들의 한국사 성적 반영은 거의 대동소이 할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1~3 등급까지는 거의 차등을 두지 않을 생각이다. 수능에서 한국사가 쉽고 어렵고가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2017학년도 수능 한국사는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출제하고 절대평가 등급만 제공, 수험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교과서 검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교과서는 사실상 공공재로서 교육의 근간이다. 타당성 높고 객관적인 검정을 통해 오류 없는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보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현재 수준보다 더 적극적인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놓고 교과 간 충돌이 전쟁을 방불케 했다고 들었다. 교과별로 우리 것을 더 집어 넣어달라는 요구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십 년 간 그 분야를 전공하는 분들의 안목이나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주장이란 생각이 든다. 그걸 교과 이기주의로만 몰아세우는 것은 곤란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평생을 거는 법이다. 교원 임용시험이 지나치게 암기 위주여서 교사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안타깝게도 이제까지는 시험의 중요성에 비해 출제 업무에 대한 여건이 무척 열악했다. 임용시험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평가원 스스로도 위기를 느껴왔다. 우리가 계속 출제를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 적도 있었다. 지적한 것처럼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개선 대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올해부터 3년의 장기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임용시험 연구 과제를 시작했다. 평가체제 전반에 내재된 쟁점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는 총제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실제 초·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지난해부터 선행교육예방센터을 운영하고 있는데 성과는. 서강대 입학처장 7년을 하면서 전국 900여 개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선행학습이 어떻게 우리교육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내 돈 들여 내 자식 공부시키는데 국가가 왠 참견이냐’ 하는 분들도 있지만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학부모들을 제어하는 ‘과속 방지턱’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 교육과정을 배운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연구팀에게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좋은 방안을 찾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교육계에 개선할 점이 있다면. 감히 그런 말을 할 주제가 못된다. 내 코가 석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