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9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1월 중 졸업식이나 종업식을 시행해 2월 수업을 없애는 학교가 늘고 있다. 오래된 과제였던 2월 수업 파행에 대한 해결책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 신길고는 지난 14일 졸업식에 이어 15일 종업식을 했다. 올해 처음 사계절 방학을 도입해 봄·가을 방학을 5일, 여름 방학을 20일, 겨울 방학을 10일 정도로 짧게 운영해 15일 사 일정을 마친 것이다. 2학기 기말 고사, 고3 수능 이후에 느슨하게 운영될 수 있는 2월 수업 자체를 없앴다. 곽노성 교사는 “학년 말에 성적표나 생활기록부 등 업무를 빨리 종결지어야 하는 부담은 다소 있다”며 “관행을 깨기가 쉽지 않지만 선례를 참고하면 어려움 없이 학사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직업체험이나 어학연수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2월 한달 동안 온전히 할 수 있어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26개교가 2월 1일 전에 학사 일정을 마쳤으나 올해는 102개교로 크게 늘었다. 이에 앞서 서울대방중도 8일 졸업식과 종업식을 했다. 겨울방학 전에 학사 운영을 다 마치고 조금 늦은 겨울방학을 선택한 것이다. 2학기 기말 고사를 뒤로 늦춰 수업 결손도 적었다. 고교 입학이 확정되면서 등교조차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웠던 중3 학생의 2월 취약시기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한몫했다. 서울지역 중·고교 31곳이 1월 졸업식을 가졌다. 이창희 교사는 “2월에 며칠 나온다고 수업이 제대로 된 적이 없는데 이같은 방식이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월 졸업이 아직 생소하다보니 2월 졸업식을 염두, 표창을 준비하던 지자체나 국회의원들이 독촉을 받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한 겨울 방학이 늦다보니 어린 자녀를 둔 교사들은 맡길 곳이 없어 자녀를 데리고 출근하는 상황도 생겼다. 더욱이 이른 졸업식·종업식으로 인한 생활지도 공백 등을 우려해 선뜻 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 A중 교사는 “학생들이 장기간 학교 테두리를 벗어나게 되면서 비행이나 탈선 등의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방학 중 체험활동을 할 수 없는 여건 때문에 방치되거나 반대로 사교육에 시달리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B고 교사는 “1월 종업에 맞추려고 서두르다보면 생활기록부 작성과 점검이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고3은 2월 중에도 입시 결과가 계속 발표되는데 일찍 졸업을 시키는 것이 학생 지도 차원에서도 부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신 IT 기술과 다양한 교육용 앱이 필요한 원격협력학습. 교육 효과는 알겠는데, 막상 시도하려보니 준비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닌 것 같아 지레 겁부터 든다. 윤 교사는 “물론 여러 장비를 갖추면 수업이 더 원활하겠지만 학교 멀티실에 남는 웹캠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연구를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스위칭 허브, 무선공유기, 고화질 웹캠을 구입하게 됐지만 사실 장비 값을 모두 합하면 15만원 정도였다”며 “교수법 관련 책 몇 권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장비구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버려지는 자원도 재활용했다. 폐컴퓨터를 활용해 교실 뒤편에 ‘Web&App Zone’을 설치하고 학생들이 아침‧점심시간을 활용해 간단한 정보검색이나 프로젝트 결과물을 작성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 폐휴대폰을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시켜 교수‧학습활동에 필요한 교육용 앱을 설치, 학습 전에 기능을 미리 익히고 보충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윤 교사는 “도구는 도구일 뿐 장비를 갖추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교수학습단계를 촘촘히 짜서 원격협력학습이 꼭 필요한 부분에 사용해 단순 쇼 위주의 일회성 수업에 그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웹캠 통해 교실 간 연결 도시 밖, 해외 친구 만나 서로의 환경·문화 이해 수업 전 교사 협력 중요 과목별 일반화에 힘쓸 것 “지금부터 ‘토요 휴업일에 주로 하는 것’에 대한 우리 반 설문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칠성초 6학년 9반 학생들은 토요일에 휴대폰 사용(41%), TV 시청(24%), 방과후학교 참여(17%) 순으로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동곡초 학생들이 발표해볼까요?” “저희 반은 방과후학교(67%), 독서(10%), 휴대폰‧TV(각 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이 결과를 띠‧원‧사각형 그래프로 나타낸 후 비교 분석해봅시다.” 지난 11월 11일 대구칠성초 6학년 9반 수학 시간. 교실 앞 대형모니터에 대구동곡초 친구들이 나타났다. 웹캠으로 교실과 교실이 만나는 ‘원격협력학습’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서로 다른 지역, 다른 학교지만 수업시간 두 교실은 하나의 클래스가 된다. 교사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사회자 역할을 맡았다. 원격이 연결되자 각 반은 설문 현황을 발표하고 결과를 비율 그래프로 나타낸 후 분석 내용을 공유했다. 칠성초 학생들은 ‘우리 반은 토요일에 휴대폰 게임을 많이 한다’, ‘우리학교와 동곡초는 토요 방과후학교 참여 비율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등 분석을 하고 ‘휴대폰 게임 비율이 높아 반성해야겠다’, ‘휴대전화를 장시간 사용하면 학습이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등의 결론을 내렸다. 이런 수업을 선보인 주인공은 윤현철 대구칠성초 교사. 그는 지난해 12월 ‘교육용 앱기반 협력학습을 통한 수학적 사고력 신장’을 주제로 대구교육청이 주최한 제30회 초등교사 수업발표대회에서 1등급을 받기도 했다. 방학을 맞은 요즘도 윤 교사는 연구에 한창이다. 마침 교육청도 올해 원격혁렵학습을 현장에 도입키로 하고 참여 학교를 20개교로 확대해 그의 연구에도 탄력이 붙었다. 대구교육청은 수업발표대회에서 1등급을 받은 교사들을 이듬해 ‘수업우수교사’로 임명하고, 1년 동안 연구를 지속한 경우 다음해 ‘연구교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 교원들의 연구 의지를 북돋고 있다. “협력학습은 보통 짝, 모둠 형태로 진행되잖아요. 교실을 벗어나 협력 범위를 넓혀보고 싶었습니다. 반 전체, 혹은 도시 밖, 해외까지도요. 서로 잘 아는 같은 반 친구보다 처음 만난 각지의 학생들과 수업내용을 공유하고 협력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오고 집중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가정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원격협력학습이란, 교실과 교실을 원격으로 화상 연결해 하나의 교실 전체와 다른 하나의 교실 전체가 협력하는 형태의 수업을 말한다. 2개 교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교사들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매 차시 수업지도안을 공유하고, 장비점검 등 사전에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완벽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 교사는 여승현 대구동곡초 교사와 함께했다. 이들은 2013년 교총이 개최한 제44회 전국교육자료전에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수학교실’로 대통령상을 거머쥔 주인공이기도 하다. 연구는 6학년 수학 ‘비율 그래프’ 단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총 12차시로 구성된 단원은 우선 각 학급에서 띠그래프, 원그래프를 이해하는 이론 수업 후 9차시부터 공통 주제를 정해 조사활동 및 자료 수집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제는 ‘토요 휴업일에 주로 하는 것’이었다. 각 반 학생들은 설문지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고 결과를 토대로 10주차에 본격적인 원격협력학습을 실시했다. 수업에는 ‘팀뷰어’, ‘에버노트’, ‘클래스팅’, ‘스키치’ 등 12개 이상의 앱도 활용된다. 다양한 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그가 개발한 ‘협력학습 설계 앱’은 수업 단계별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미리 선택하고 등록하는 인터페이스다. 윤 교사는 “각각의 앱을 독립적으로 실행하는데서 오는 시간낭비를 줄이고 매번 설치할 필요가 없어 수업 준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고 설명했다. “원격협력학습은 교과서 이상의 것을 가르칠 수 있어요. 이 단원 교과서를 보면 단순히 반 친구들이 좋아하는 계절을 조사하고 그래프로 나타내도록 돼 있죠. 우리 반의 60%가 여름을 좋아한다는 결과가 나온들 이것이 아이들 깨달음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외국 친구들, 농촌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비교해보고 성찰하는 것이 진정한 실생활중심 교육에 가깝다고 봅니다.” 포부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는 수학과목을 중심으로 연구했지만 올해는 각 과목과 단원별 교육과정을 분석해 협력이 필요한 단계들을 추출, 일반화에 힘쓰고 싶다”며 “주의할 점, 알맞은 예를 들어주고 제언도 곁들여 더 많은 선생님들이 이 수업방법을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습서와 여행 안내서를 결합 스토리텔링·이미지 중심 구성 각지의 역사·문화·환경 한눈에 “언제부터인가 연휴만 다가오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천공항에 발 딛을 틈이 없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어요. 여행이 보편화 되면서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이 많아진 거죠. 세계적인 명소에 발 도장을 찍고 오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에도 해외 여행지 못지않은 곳이 많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 그 가치가 묻히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엄정훈 서울과학고 교사는 최근 ‘한국지리를 보다’ 시리즈를 펴냈다. 1권은 수도권, 2권은 강원도·충청도·전라도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초·중·고등학교 한국지리 교과 내용을 망라했다. 각 지방의 지형과 기후, 자연환경을 역사, 문화, 경제 등과 연계해 설명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한국지리와 친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재미있는 이야기책처럼 구성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한자어 사용은 지양했다. 각 지역의 실제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지역 명소, 음식 등에 대한 내용을 곁들여 여행 안내서로도 손색이 없다. 엄 교사는 “소개하고 싶은 곳이 많아 집필 목록을 정리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어떤 지역을 선택해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교과서에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와 관련 있는 지역, 그리고 최근 변화 양상이 뚜렷한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했어요. 직접 답사를 가고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서 전화를 걸어 인터뷰도 했죠.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지리학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각 지역의 문화가 다른 이유를 이해하려면 지형과 이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기후 차이, 생활양식의 차이, 교통 발달에 따른 산업의 변화 등 여러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 ‘융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학문인 셈. 엄 교사는 대관령을 경계로 영동지역과 영서지역이 구분되는 점, 두 지역의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지리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물론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마리를 찾는 순간 모든 것이 술술 풀려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학생들이 이 책을 읽을 때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저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런 곳이구나, 이해하면서 읽었으면 해요. 책에 실린 사진만 봐도 상관없어요. 그러다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가족과 함께 여행해보길 추천합니다.” 교사의 경우, 수업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지리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념을 설명할 때 보조 교재로 참고하면 된다. 학생들과 답사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엄 교사는 “이 책을 손에 들고 답사여행을 하는 학생·학부모·교사들을 전주에서, 부산에서… 우리나라 어디에선가 문득 만났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한국지리를 보다 3권, 경상도·제주특별자치도·북한 편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어느 고교 1학년 교실에서 몇 명의 학생들이 수업 중이던 기간제 교사(남, 39세)를 빗자루로 때리고 손으로 머리를 밀치는 사건이 발생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공개된 동영상 속에서 학생들은 그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바닥에 침을 뱉기도 했다. 또 일부 학생들은 웃으면서 이 광경을 지켜봤고 한 학생은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이 학생은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가 학교 측이 알게 되면서 곧바로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한다. 며칠 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에 무단결석한 학생 3명이 교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뉴스를 시청하면서 경악했다.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광경이었다. 현장의 교권 추락이 심각하다지만 그래도 이 정도에 이른 줄은 몰랐다. 도대체 무엇이 교육 현장을 이 지경으로까지 만들어 놓았다는 말인가. 분노하기에 앞서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몹시도 참담하고 부끄러웠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난 5년간의 교권침해 현황에 따르면, 학생·학부모에 의한 사례는 무려 2만 6000여 건이나 된다고 한다. 그 중 폭언·욕설이 1만 6485건, 수업 진행 방해 5538건, 기타 3165건이다. 학생들에 의한 교사 폭행 또한 2010년 45건에서 2014년 86건으로 늘었으며,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도 412건이나 된다. 놀랍고도 무서운 통계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장 교사인 필자도 겪었다. 짝과 떠들며 줄곧 수업을 방해하는 여학생에게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가 왜 차별하느냐는 거친 항의도 받아봤고, 수업 중 휴대폰으로 게임하는 남학생을 야단쳤다가 고발하겠다는 봉변도 당해보았다. 그때마다 황당했지만, 그들을 제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교칙에 교내 봉사니 사회봉사니 하는 처벌이 있다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최악의 경우 전학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이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되더라도,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에 적극 대처하고, 피해 입은 교원들의 치유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니 기대해봄 직한 것이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양을 잃고 나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의 ‘망양보뢰’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 전한(前漢) 때 유향(劉向)이 편찬한 ‘전국책(戰國策)-초책(楚策)’에 나온다. 우리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충격적인 일이 터지고서야 부랴부랴 보완, 통과된 ‘교권보호법’을 보는 감회가 그렇다. 아무쪼록 이 법의 시행이 교권확립의 획기적인 계기가 되기를 빈다.
지난해 언론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 이상이 사교육을 받고, 월 평균 33만5000원을 지출한다고 한다. 특히 초등생이 중·고교생보다 사교육 참여율이 훨씬 높다니 어려서부터 사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실 사교육비 지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각종 사교육비 관련 설문에 제대로 응답할지 의문이며 지역이나 계층 간 차이도 크다. 오죽하면 생활비 빼고 대부분의 지출이 사교육이니, 많이 버나 적게 버나 들이는 비용만 차이 나지 저축하는 돈이 없기는 매한가지라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은퇴 준비 및 노후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자녀교육과 결혼 비용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는 초등생 딸아이가 한명 있다. 앞으로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학교 방과 후 활동 이외에 집 근처 저렴한 피아노학원에 다니는 게 전부다. 그것도 본인이 피아노를 배우고자 간절히 원해서 허락했다. 주요 교과목은 아내와 필자가 분담해서 직접 지도한다. 선생님들은 모두 교육 전문가라 초등학교까지는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 아이에게 돈을 들이지 말고 정성을 들여 보자.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필자의 노력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필자는 자녀의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도서관식 공부방을 따로 마련해줬다. 공부방에서 학습하는 동안에는 아이 혼자 두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옆에서 함께 독서를 하거나 지속적인 대화를 나눔으로써 토의, 토론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했다. 함께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독서 분위기가 조성되고 아이도 그 시간만큼 더 집중하게 된다. 독서 위주의 방과 후 일과표를 함께 짜고 시간 계획에 맞춰 스스로 활동하게 해 꾸준한 독서습관과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에 주력했다. 가정에서 학습하기 힘든 활동은 예체능 위주로 저렴하고 내실 있는 학교 방과 후 교육을 이용했다. 현대사회에서 안전을 위해 필요한 휴대폰은 스마트 기기를 자녀들에게 철저히 통제한 스티브잡스 식 방법에 따랐다. 스마트 기능 없이 연락만 가능하도록 설정하고 거실 TV는 영어동화 듣기와 같은 학습용으로만 활용, 학습장애 요소를 철저히 차단했다. 특히 하루라도 빨리 금융과 경제마인드를 갖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좋은 일을 하거나 칭찬받을 때마다 스티커를 붙이고 일정한 스티커를 다 모으면 용돈을 줘 돈이라는 건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주었다. 적은 돈을 조금씩 모으면 더 좋은 것을 소유할 수 있다는 돈의 가치를 배우고 동기유발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자유적립식 예금도 가입했다. 더 성장하면 자신의 용돈으로 주식도 몇 주 사게 해 주식회사와 증권시장의 흐름을 직접 익히게 할 예정이다. 옆집 아이가 학원에 가니 불안해서 보낸다거나 부모의 여유시간 확보를 위해 아이를 사교육으로 내모는 일은 절대 금하자.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잘 잡는 방법을 일깨워 주는 유대인식 자녀교육 방법을 본받을 때다. 세상을 헤쳐 나갈 지혜를 가르치고 사교육비를 최소화하는 만큼 은퇴자금과 노후대비는 비례한다. 그리고 이것이 곧 부모와 자녀 모두가 성공하는 윈윈전략이다.
새해 첫달이 반도 안 지났는데 초대형 사건들이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 과연 올 한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해가 될 것 같다. 경제는 어렵고, 청년 취업은 더 어려워지고 있어 젊은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 일본에서도 정년연장법이 만들어져 생산성 낮은 고임금 근로자들이 자리를 찾이하는 연유로 기업이 생기를 잃어 경제의 숨통을 막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그 길을 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갈수록 주변 여건은 어려워지고 아무리 공부를 해도 대학졸업생의 절반은 백수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목포대학교에서 한국교육자선교회 모임이 있어 '교육과 자기관리'라는 제목으로 12일(화) 강의를 하고 왔다. 가르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의 자기 관리는 바로 학습과 연결된다. 이 세상에서 교사로 살아가는 길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항상 모든 사람들은 자기들 보다 한 수준 높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교사의 삶은 아이들에게 통채로 보여진다. 알게 모르게 장시간 동안 각인된다. 특별한 말의 가르침이 아니어도 은연중에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게 된다. 이 힘든 을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배움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소외받지 않고 '오래 일하려면, 오래 배우자(Long Run, Long Learn)’이다 우리 젊은이들도 환경이 어렵다고 탓만한다고 누가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다릴 수 만은 없다. 사무엘 울만(1840~1924)은 ‘청춘’ 중에서 '때로는 스무 살의 청년보다 예순 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이글을 보면 젊음의 잣대는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는 절대로 속일 수 없는 법칙이다. 단지 예외가 있을 뿐이다. 그 예외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건강의 원칙을 배우고 실천하는 일이다. 이제 인생은 100세 인생을 넘어가고 있다. 우리의 후세들은 큰 이변이 없다면 120세를 살아갈지도 모른 일이다. 요즘 유행하는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 한 구절을 빌리면 ‘할 일이 아직 남아 (제 세상에) 못 간다고 전해라’다. 맥아더 장군이 좋아했던 것으로 유명한 이 시가 전하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이 있는 한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라네’다. 울만이 이 작품을 쓸 때의 나이도 일흔여덟이었다. 청춘 - 사무엘 울만 -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닌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의 청년보다 예순 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만들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네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의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마음과 마음의 안테나가 있어 인간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와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일 때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 하더라도 늙은이라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고 있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라네
2011년왕따 제자의 자살을 막지 못해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됐던 서울 A중학교 담임교사에게 법원이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교총은 “향후 교권보호를 통한 학교교육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환영했다. 교총은 13일 입장을 내고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가 징역 4월에 선고유예인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학교폭력이 가정, 학교, 사회 등 다양한 변수에 기인하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담임의 학생지도 등 직무범위에 대한 명확한 사법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학교와 교원의 교육적 역할과 책임범위만 넓어질 뿐 지원책은 강구되지 않는 현실에서 학생지도에 대해 포괄적 책임을 묻는 것이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며 “향후 유사 사례 판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판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도 “보호‧감독 의무에 소홀했음은 인정된다”면서도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교총은 또한 학교폭력과 교원의 책임 범위에 대해 사회적 인식 개선도 주문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갈수록 학부모의 불복 사례가 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폭위 결정에 불복한 가·피해 학부모의 재심 신청 건수는 2012년 572건, 2013년 764건, 2014년 901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교육적 판단보다 법에 기대려는 학부모의 고소 증가로 訟事에 휘말린 학교, 교원의 수업, 생활지도 위축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교총은 “학교폭력은 장난과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고 가·피해자의 명확한 구분도 어려워 신속한 조치가 힘든 경우가 많다”며 “교육적 차원에서 학교폭력 사건으로 비화하지 않고 해결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 교사가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 입건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교육계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수사당국이 일과 중인 학교에서 압수수색을 벌여 과잉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교총은 △서울지방경찰청 항의방문(2012. 2. 9) △서울남부지검 항의방문(2. 15일) △경찰청장 방문(2. 22) △학교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6. 15)을 열어 적극 대응했다. 교총은 이를 통해 “검찰의 압수수색 및 과잉수사는 학교폭력의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원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공정한 수사를 강력 촉구했다. 또 이후 학교장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민사소송에 대해 소송비 500만원을 지원, 지난해 12월 1일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받는 데 힘을 보탰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돌봄 교실 수혜 대상을 5~6학년까지 확대하고, 또 방학 중에도 수요에 따라 오전과 오후 모두 초등학교에서 돌봄 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2016년 초등 돌봄 교실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대통령의 공약으로 당연한 정책 집행이지만, 제반 여건이 충족되지 않아 우려스럽다. 2 015년 기준, 1만2380개 교실에서 23만9700여명이 이용하는 오후 돌봄, 1910여개 교실에서 1만6200여명이 이용하는 저녁 돌봄이 올해는 220개 교실이 늘어나고 이용자도 4000여 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의 초등학생들을 정규수업 이후에도 학교에서 돌봐주는 사회적 복지서비스 망의 확충과 필요성과 학생들의 안전과 돌봄 확대는 총론적으로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오히려 사회가 다문화되는 현실에서는 더욱 더 확대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누리과정 예산 대란과 더불어 학교 현장이 돌봄 교실 운영으로 인해 가뜩이나 시설, 운영, 인력 및 학생 안전 관리 등으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돌봄 교실의 양적 확대로 인해 학교현장의 어려움 가중될 우려가 없지 않다. 잘못하면 교육 기관인 학교가 보육 기능인 돌봄과 그 역할 전도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사실, 냉철하게 비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현재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학교 현장에는 학교장과 교감, 교사의 업무부담 과중 및 수업 전문성 약화, 안전 및 학습·생활지도를 책임질 인력 및 교실 등 시설 부족, 저녁 돌봄 및 야간 돌봄 학생 안전 귀가 문제, 돌봄 교실 당 적정인원 초과, 재정 부족으로 인한 양적 팽창과 질적 저하의 문제, 돌봄교실 및 사회 복지 서비스의 정책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 많은 과제가 상존하고 있다. 무릇 학교는 근본적으로 교육의 장이고 교육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돌봄 교실의 인력 및 시설관리, 학생 안전 등의 책임이 학교장이나 담당교사에게 부과돼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교원들의 복지와 처우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교원의 적정 근무시간과 범위를 과도하게 초과하는 것으로, 결국 학교장의 업무효율성과 교사의 수업 전문성 신장을 저해하며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 조성 정책과도 배치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궁극적이고 장기적으로 돌봄교실은 학교 외 지역사회 커뮤니티에서 관장하는 호주 모델, 지자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일본 모델 등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돌봄교실은 적정한 수요 조사와 수용, 전문성 있는 돌봄 전담사(강사) 확보 및 열악한 근무환경도 개선도 과제다. 최근 사회적 논란인 무상급식, 누리과정 예산 확대 등으로 교육재정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초등돌봄교실의 확대 운영으로 운영비 부담이 늘어나 인건비 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무방식으로 돌봄 강사를 채용하는 시도들도 많아 돌봄 전담사(강사)에 대한 질 담보가 선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학교현장에서는 돌봄 강사의 선발 절차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가 낮은 경우의 재임용 고려가 어려운 구조도 개선돼야 한다. 보건교사가 부재한 저녁돌봄의 경우 학생 조건, 안전도 문제다. 교장・교감 등 관리자 근무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 확대하여 포함하는 5-6학년 학생들의 수용・참여율도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한다. 특히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돌봄 연계형 방과후 학교 등과의 연계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각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에도 반영돼야 한다. 최근 일부 교육청에서 야기된 방학 중 일직성 근무 폐지로 인한 방학 중 돌봄교실 관리 및 실무도 그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 학생 안전 관리 차원에서 학생들이 교육활동으로 등교하는 날, 저녁에 학생들이 학교에서 활동하는 날의 실무자로서의 교사 근무의 매뉴얼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부는 돌봄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해 교실당 2500만원 지원하던 운영비를 올해부터 500만원 늘려 3000만 원씩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뜩이나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시・도의회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초등돌봄교실 추가 설치로 인한 부담은 정부가 질지, 아니면 시·도교육청의 추가적 부담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무상급식, 누리과정 등 교육복지정책으로 힘든 시·도교육청이 이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돌봄교실 운영, 확대는 학교 현장의 여건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돌봄 교실 운영으로 초등 현장의 어려움 가중을 정부가 헤아려야 하며, 학교와 교사가 교육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돌봄교실 확대가 양적 팽창에 국한하지 말고 질적 제고도 고려하여 추진돼야 할 것이다. 환언하면, 돌봄교실은 양적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에 적정한 인프라 구축과 질적 제고와 내실을 기하는 면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독서의 달인, 생각의 달인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을 꼽을 때 항상 1위에 오르내리는 세종대왕. ‘훈민정음’의 창제부터 과학, 음악, 문화의 황금기를 일군 배경에는 인재의 발굴과 각기 다른 재능의 계발을 중시한 세종의 마인드와 그 재능을 꿰뚫는 통찰력 그리고 백성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 자리한다. 세종대왕은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을 실현한 교육자였으며, 저마다 가진 재능을 올바르게 쓰도록 한 훌륭한 스승이었다. 세종대왕은 온 나라에서 재주 있는 인재들을 찾아냈고,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중용하였다. 세종은 ‘인재가 길에 버려져 있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의 수치’라고 믿은 탁월한 지도자였다. 이름뿐이던 집현전을 조선 최고의 학문 기관으로 성장시켜 재능 있는 소장 학자를 발굴하고, 그들이 관료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커다란 바람막이 역할을 자처해 최상의 연구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관료 사회와 연계되는 길도 열어줌으로써 또 다른 성장의 길을 마련해 주었으니, 요즘 말로 하면 학문적인 통섭과 융합적 사고를 실현시킨셈이다. 그 자신이 엄청난 독서가였고 생각의 달인이었으니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학문의 꼭대기에 오르지 않고는, 학문의 숲을 이루지 않고는 그렇게 철저하게 인재를 등용하는 안목이 없었을 것이다. 집현전부터 살린 것은 바로 그곳이 학문의 요람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의 중심이 도서관이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문학의 발전이 바로 기초과학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원리를 간파한 불세출의 리더인 대왕에게서 제자가 지닌 재능을 발견하려면 선생님은 쉼 없이 공부해야 함을 깨닫는다.책을 좋아하던 세종은 자기 계발을 위해 사가독서제도를 도입했는데, 오늘날로 치면 ‘유급 휴가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에 한없이 몰입하고 싶은학자들의 바람을 충족시켜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정책이다. 또한 세종 15년에는 어린 학생들을 선발해 중국에 유학을 보낼 만큼 국제적 인재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니 요즘 유행하는 정책과 다를 바 없다. 이를 오늘날에 대비시키면 겨울방학은 선생님에게 주어지는 유급휴가제도이며 사가독서제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파격적인 점은 선발 당시 평민 출신의 중용도 배제하지 않을 만큼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재능 있는 인재를 발견하고 키우는 일을 중시하였으니 우리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이룬 것은 당연한 결과다.지도자가 어떤 안목을 지녔는가에 따라 국가의 위상이 달라질 것은 자명하다. 학문을 소중히 하고 인재를 소중히 하는 지도자에게는 그런 인재들이 따른다. 바꾸어 말하면 지도자가 부와 명예를 소중히 하면 그런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세종대왕이 얼마나 인재 발굴에 힘썼는지 보여주는 일화는 참 많다. 조선의 대표적 명장인 김종서 역시태종 시절 이름도 없는 관직에 머물다가 쫓겨났던 인물이다. 그러나 세종은 왕위에 오르기 전, 김종서의 공평무사함을 눈여겨보고, 그에게 백성을 감찰하는 일을 맡겼다.임금의 믿음에 답하듯 김종서는 북방의 여진을 격퇴하고 6진을 개척하는 큰 업적으로 조선 역사에 남는 장군이 되었다.조선을 넘어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과학자로 수많은 발명품을 쏟아낸 장영실 또한관노에 불과한 비천한 신분이었다. 세종에게 발탁되어 중국 유학을 다녀오고 정3품의 지위까지 올랐으니인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임금의 혜안이 어디까지였을까? 영의정을 18년이나 지내며 청백리의 표상으로 널리 이름을 남긴 황희 정승도서얼 출신이었다. 양반 중심의 철저한 신분 사회인 조선에서 서얼이 영의정이 되었으니 그 시대는 분명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한 평등사상이 꽃 피운 아름다운 사회였다. 스펙보다는 재능을 중시한 세종대왕의 치적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운 지도자다. 대왕의 관찰력과 통찰력은 늘 사람을 보는 안목의 탁월함으로 나타나났다. 처조카이자 조선의 대표적 문신인 강희안은 24세에 정인지 등과 함께 한글 28자에 대한 해석을 상세하게 달고, 용비어천가의 주석을 붙일 만큼 뛰어난 인물이었지만, 개인의 영달에 관심이 없고, 욕심도 없으며,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했다. 시·서·화에 모두 능하여 ‘삼절’이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닌 강희안을 눈여겨본 세종은 그에게 원예서를 만들라는 명을 내린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예서로 꼽히는 양화소록은 그렇게 탄생했으니 인재를 찾아 일하게 만든 그 설득력도 귀한 능력이다. 세종대왕께 배우는 스승상 지도자의 통찰력 수준이 바로 그 조직의 수준이다. 교사의 통찰력 수준이 바로 그 학급의 수준이다. 내 반 학생들이 지닌 장점과 소질을 철저하게 파악하여 그의 강점을 길러 자신감을 얻게 하여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고수`의 자질을 보여준 세종대왕의 모습에서 참 스승의 모습을 발견한다. 모든 아이들은 인재다. 인간의 재주를 지닌!이제 얼마 후면 종업식이다. 한 학년을 끝내고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는 제자들의 장점과 강점을 남겨 기록할 생활기록부 앞에서 잠시 긴 숨을 고른다. 193일동안 가르치고 관찰하며 지도해 온 내 반 아이들의 재능을 제대로 찾아서 인정해 주고 키워 주었는지스스로에게 준엄하게 물어본다. 그가 지닌 보석을 찾아내지 못하고 돌멩이 보듯 한 적은 없었는지 두려운 마음이다. 시작보다 끝이 좋아야 하는 곳이 학교다. 과정은 좋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하면 실패하는 곳이 학교다. 시행착오는 한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이 인재 양성에 힘쓴 일화를 읽다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어 마지막 골인 지점 앞에서 제자들을 더 자세히, 더 깊이 바라본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처럼 감동적인 마무리를 하자고 다짐한다. 세종대왕이 보여준 인재를 아끼는 마음, 백성에 대한 사랑 한 조각만이라도 닮자고!
이 선생님, 이제 방학을 한지도 벌써 10여일이 지나갑니다. 요즘엔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가요? 마음 속에 관심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고, 생기가 돋아날 수 있다고 합니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희망을 보면서 배를 만드는 사람, 꽃 피는 것을 기대하면서 꽃을 심는 사람은 행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최근 교육계에는 방학중 교원의 근무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데 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이 문제는 단순히 교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다닐 학원을 알아보기 위해 학원 홍보물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 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어머니, 많이 늦으셨요."라는 한결같은 대답을 들으면서 가슴이 내려앉았다고 합니다. 학원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중3이면 고등학교 과정 한 번은 봤어야 한다. 이렇게 공부를 안 해 놓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자신을 꾸짖는 말을 들었더니, 그 괴로움을 어디에 표현할 수 없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모는 “제가 회사를 다니다 보니 바빠서.”라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하니 그제야 “아, 그러시군요” 라는 응대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또, “아이가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지원할 예정인가요”라고 묻는 곳도 있었는데, 아직 어느 고등학교에 배정될지도 모르는데, 문과를 갈지 이과를 갈지도 안 정했는데 말입니다. 한 학원에선 “어머니, 이건 절대 공포 마케팅이 아닙니다. 고2 여름방학부터는 해당 학과에 맞는 스펙을 쌓아야 하니 학교 공부는 그 전에 끝내야 합니다. 경시대회 준비는 지금 시작해야 해요”라고도 했답니다. 이것이 오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중학교 부모님의 고민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학교의 선생님과는 이런 가슴앓이를 나눌 수 없다면서 우리의 학교 시스템을 원망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분의 표현은 공교육은 무너져 가고 사교육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자식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임을 몸으로 절절히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말 속에는 부모의 잘 못인가, 아니면 교육행정 당국의 잘 못인가, 학교의 잘 못인가를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가 이 부모님 가슴의 답답함을 풀어줄 답변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머지 않아 학부모님들이 이같은 현실을 깨달을 때가 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학교를 가까이서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이 책임을 스스로 지는 선생님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일은 힘들지만 포기한다면 머지 않아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발생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세상을 좀 더 멀리 보면서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는 프레임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교총은 12일 교육부가 초등 돌봄교실을 5~6학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학교를 보육시설화 해 본래의 역할을 저해한다”며 “운영주체를 학교에서 지자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등 돌봄교실 대상을 5~6학년까지 확대하고 방학 중에도 수요에 따라 오전‧오후 모두 돌봄교실을 여는 내용의 ‘2016년 초등돌봄교실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방과 후 학교가 운영되지 않는 학기말이나 재량 휴업일 등에도 공백 없이 운영하기로 했다. 늘어나는 돌봄교실 수요와 시설개선을 위해 전용교실 구축 등 시설개선비로 42억원이 투입된다. 교실당 운영비도 지난해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증액된다. 이에 대해 교총은 12일 입장을 내고 “돌봄교실의 양적 확대로 인해 현재도 시설, 인력 부족과 안전 관리 부담을 겪고 있는 학교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학교가 보육업무에 치어 수업과 교육활동이 되레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학교현장에서는 돌봄교실의 문제로 △교장․교감, 교사의 업무부담 과중 및 수업 전문성 약화 △돌봄강사 채용․관리 부담 △야간 돌봄 학생 안전문제 등을 꼽는다. 교총은 “특히 밤10시까지 운영되는 돌봄교실의 인력․시설 관리, 학생 안전 책임이 교장이나 담당교사에게 큰 부담을 줌으로써 교육력 약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정부의 수업 전념 여건조성, 시도교육청의 업무경감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총은 “돌봄교실은 교육이 아닌 보육의 의미가 크므로 학교는 장소와 시설을 제공하고 그 운영과 관리는 호주나 일본처럼 지자체가 맡아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호주는 지역사회 기관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함으로써 학교와 교원의 책임, 업무 부담이 없다. 일본도 운영주체가 지자체여서 학교가 부담을 지지 않는다. 교총은 “학교와 교사가 본연의 교육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학교 관리자, 담당교사에 대한 부담 해소와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자기는 참으로 멋진 도구이다. 어떤 장소에 있어도 맡은 소임을 충분히 드러낸다. 시골에서 올라오시던 할머니의 보퉁이에 들어있던 잡곡과 고춧가루, 떡, 강냉이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보자기가 열리고 수많은 것들이 이 구석과 저 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심지어는 내가 좋아하는 제핏가루의 알싸한 가루도 어느 구석에서 발견되었다. 마술주머니같던 그 보자기는 화합과 소통과 유연함을 보여주는 대단한 존재이다. 책을 싸서 대각선으로 매면 책보가 되고, 밥을 담긴 도시락을 싸면 도시락이 되고, 아이를 업으면 포대기가 된다. 소중한 것은 모두 얇고 부드러운 천에 싸서 가로와 세로로 묶어 꽃처럼 매듭을 만들었다. 이어령선생의 책 [보자기 인문학]은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싸다와 넣다'라는 이항대립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보자기의 싸는 특성을 동양문화적 섬세하고 다채로운 특성과 관련지어 이야기한다. 그에 비해 서양은 상자, 요람에 무엇인가를 넣는 문화로 이야기한다. 딱딱한 금고 속에 소중한 무엇인가를 보존하고 보호하려는 서양인의 문화적 양상을 보여준다. 동양은 보자기라는 부드러운 물체, 포를 통해 격식보다는 그 보자기 속에 싸여진 물건이 주체가 되어지는 싸는 문화임을 드러낸다. 이 책은 일본잡지에 연재되었다가 일본에서 출판되었던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여 발간되었다. 그래서인지 자료의 대부분이 일본의 문화를 예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출판을 위해 한국적 요소가 보강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항대립을 통해 설명하다보니, 이어령 교수의 탁월한 설명에도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가지는 부분이 뒤쪽에 보인다. 그렇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스마트한 이어령교수님의 영민한 눈빛과 탁월한 표현과 논리를 보면서 대단한 천재임을 다시 느끼게 해 준다
교총이 교육부와 2015년 교섭을 통해 합의한 교원자율연수휴직제 도입이 법제화됐다. 교총은 “교원의 재충전과 자기계발 기회가 마련됐다”며 환영했다. 국회는 8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재직기간 10년 이상 교원들에게 무급 자율연수휴직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교육공무원의 육아휴직 가능 자녀 요건은 만8세 이하 또는 초등교 2년 이하로 확대 △남성 교육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을 3년 이내로 연장 등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8일 입장을 내고 “교권과 생활지도 붕괴, 과중한 업무로 소진상태인 교원들이 명퇴 등 교단을 떠나는 대신 일정기간 재충전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갖게 됐다”고 환영했다. 이어 “휴직기간이 근속기간에 포함되는 만큼 이 기간 동안 궁지에 몰린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활력을 되찾는 ‘회복적 자기연수’ 시간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자율연수휴직제 도입을 위해 지난해 인사혁신처에 구성한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협의기구’에 참여, 주요의제로 제안, 관철시켰고 교육부와 지난해 11월 9일 체결한 교섭에서도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교육부는 10년 이상 재직 교원이면 1회에 한해 1년 이내의 기간을 신청할 수 있도록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2월 중에는 각 시도교육청에 안내해 빠르면 3월부터 시행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교총은 “자율연수휴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휴직 시, 기간제교사가 아닌 정규교원이 충원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시행령 마련과 제도 시행 전에 반드시 교총 등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해 말 교수신문이 발표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이다. 어리석고 무능한 임금을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의 ‘혼용’에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의 ‘무도’가 결합된 말이다. 해석하면 ‘어리석은 군주 탓에 나라가 어지럽다’는 뜻이 된다.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는 교수신문이 12월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정해졌다. 5개의 사자성어 후보들중에 59.2%인 524명이 혼용무도를 선택한 것. 2위로 선택된 ‘사시이비(似是而非: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가 14.3%의 127명이니 압도적 차이로 뽑힌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임을 알 수 있다. 글쎄, 어떤 쪽에서 보면 좀 뜨끔해지거나 알아서 기는 행태가 도질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교수신문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지 않을까 저어되기도 한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혐의(명예훼손)로 8개월여 옥살이를 한 사람이 있어서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비판이 포함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 건 역주행 평가를 받았던 이명박정부때보다 더 심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 또한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진짜 이건 아니지 싶다. 오죽했으면 혼용무도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등극(?)했을까. 더 걱정스러운 것은 소위 친박 국회의원들의 행태이다. 총선을 앞둔 선거사무실 개소식 등에서 대통령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척하는 인사들, 심지어 ‘진박’ 따위 용어가 횡행하며 충성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경이다. 일례로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도전장을 낸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의 선거사무실 개소식 경우가 그렇다. 오죽했으면 김영우 수석대변인 등 같은 당 의원 16명이 “총선을 위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현역의원들, 특히 당직을 가진 의원들이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성명까지 발표했을까. 이외에도 이른바 ‘친박계의 유승민 죽이기’는 대구⋅경북지역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거기서 확 떨굴 수 없는 의구심이 생겨난다. 친박 의원들과 총선 후보자들의 대통령 기대기가 그것이다. 박대통령 임기는 기껏해야 2년쯤 남았다. 그야말로 이제 지는 해라 할 수 있다. 어찌 지는 해를 기반으로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되려 하는 것인지, 그 한심한 작태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하긴 한심한 작태는 그뿐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선거구 획정이 안된 건 말할 나위 없거니와 야당의 모습 또한 혼용무도에 버금가는 일이다. 마침내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다. 당명마저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꿔버린 새정치민주연합은 갈등과 분열이 극에 달해 그 과정을 뉴스에서 지켜보는 지지자 등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새가 알을 까기 위한 고통쯤으로 봐주기엔 너무 지리멸렬하고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다. 대통령이나 여야 정치권이 툭하면 국민을 외치지만, 도대체 뭘하자는 수작인지 얼른 알기 힘들다. 이 혼용무도의 시대에 국민은 그저 맡은 생업에만 열심히 종사하면 되는 것인가? 그래도 시간은 흘러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심판의 날도 가까워오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를 단죄해야 하지만, 막상 자신이 안선다. 소위 표심이 그걸 냉정하게 걸러내지 못한 경우를 제법 봐와서 그렇다. 이래저래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가 가슴 깊이 와닿는 계절이다.
오늘 아침 온도가 영하 6도다. 꽁꽁 얼어붙는다. 땅만 얼어붙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도 꽁꽁 얼어붙는다. 긴장이 고조된다. 평화가 깨질까봐 염려스럽다. 국회가 꽁꽁 얼어붙었다. 경제도 얼어붙을 조짐을 보인다. 교육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인한 '보육대란'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각계 각층 어느것 하나 얼어붙지 않은 게 없다. 이럴 때일수록 지혜가 필요하다. 긴 안목이 필요하다. 힘을 합칠 때다. 그래도 올해 교육계의 앞날은 밝아보인다. 달라지는 정책들이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자유학기제 전면실시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이 1학기나마 지필식 총괄평가가 없어진다. 평가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기쁜 소식이다. 학생들을 가장 건강하게 자라야 하고 행복하게 자라야 하는데 평가가 이를 방해하고 있었다. 이것을 없앤다는 게 획기적인 교육의 발전이라 여겨진다. 학생들이 토론, 실습 등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참여형 수업을 받도록 하는 자유학기제는 정말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된다. 제한적인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출발은 좋아보인다. 갈수록 자유학기제가 폭이 넓여져야 하겠다. 고등학교까지 자유학기제가 실시되어야 하겠고 중학교의 학기도 더 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외국에 유학을 갔다고 한국에 돌아오기를 싫어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한국학교의 교육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긋지긋한 교육, 쉴 틈을 주지 않는 교육, 경쟁하는 교육, 시험에 압박을 받아야하는 교육, 야간자율학습 교육, 방과후 등 이런 것들이 힘들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공부를 할 때는 학생들에게 시간적인 여유가 참 많다. 학교에서는 필요한 교육만 시킨다. 나머지는 학생들이 자기가 알아서 필요한 공부를 한다든지 취미활동,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선진국의 학생들이 우리 학생들보다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제 우리 학생들에게도 자유를 주어야 한다. 시험에서도 점점 해방되어야 하고, 교사중심에서 벗어나 학생중심의 수업이 되어야 하고, 실생활에 응용이 될 수 있는 창의적 수업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은 신이 날 것이고 선생님들도 보람을 느낄 것이다.
학교의 교사! 할 일은 많은데 진정 중요한 일에는 신경을 쓸 틈이 부족하다. 정규 교과 시간을 마치면 또 보충수업을 해야 하지, 그리고 자율학습이 이어지니 정말 온종일 쉴 틈이 없는 것이다. 학부모와 상담을 하고 싶어도 쉬는 시간을 이용하든지, 정규 교과 시간 외에 귀가하지 않고 남아서 야간에 해야 한다. 수업 중 학생이 잘못하여 상담하게 되면 수업권 침해라고 야단이다. 그러니 학교 수업에 대한 연구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귀가하여도 교재를 보아야 한다. 베테랑 교사라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자주 책을 펼쳐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 학교 수업을 소홀하게 하면 상황이 그리 녹녹치 않다. 그러기에 교사는 학교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지기 마련이고 건강에도 많은 이상이 올 수도 있다. 때문에 교사는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만 한다. 성대결절 및 하지정맥류가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교단에서 하루 3-4시간 수업을 한다고 하지만, 그 시간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다른 업무가 없으면 모르겠으나 연속되는 학급업무는 교사를 중노동으로 몰아부칠 때가 많다. 어떤 교사의 목소리는 가까이서 들으면 잘 들리지 않고 목소리가 가라앉는 경우도 있고, 다리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를 목격하는 때도 있다. 학부모와의 상담은 1차적으로는 학생 성적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성적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기에 성적에 스펙에 합산을 하면 진학할 과를 바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왕따와 학폭, 부적응 등 갖가지 요인이 문제가 된다. 심지어 교사가 부담하기에 너무 이상한 병이 많아 교사가 심리 전문 치료사가 되어야 할 상황에까지 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학생이 학교 부적응으로 이 학교 저 학교를 옮겨 다니기 시작하면 그 학생을 담당하는 교사 또한 많은 고뇌를 겪기 마련이다. 부적응 학생은 결국 학급 왕따로 전락될 수 있고, 학폭 관련 학생은 학급 친화력에 문제점을 노출하기 때문에 담임 교사에게는 학생 관리에 노하우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학급을 관리하는 담임의 임무가 갈수록 전문화 되어야 하고, 경험이 많은 교사가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이 많아짐에 따라 젊은 교사나, 숙련된 교사나, 담임을 기피하는 경향이 농후해지고 있다. 학무모는 자신의 아들 딸만이 최고라는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담임에게는 또 다른 짐을 안겨 준다. 문제 아이의 뒤에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소문이 아니다. 학부모와의 상담이 잘못되어 법정으로 가는 사건도 가면 갈수록 늘어남도, 담임이 잘못하여 학생을 왕따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부모의 파렴치함도, 교사를 업신여기는 사회풍토 등등 교사를 참으로 슬프게 한다. 우리 사회의 스승에 대한 도덕관념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는 굳이 수치를 가져오지 않아도 삼척동자도 알 정도다. 누가 누구를 나무랄 상황이 아니다. 교사는 교사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대변하는데는 터무니 없는 오차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학부모가 학교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지사이거늘 우리 사회는 학부모가 학교에 자주 오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도 학부모와 담임의 사이를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직장에 종사하는 분이 늘어남에 따라 학부모와 상담 시간도 야간으로 변경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 학급에서 학부모 절반 이상은 1년 동안 한 번 만나기는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학부모는 학생을 학교에 맡기면 다 된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니면 아이가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생각해서 일까? 오늘날만큼 복잡한 현실에서 교사는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까? 높은 겨울 하늘만이 더욱 차가운 슬픔으로 교정을 얼게 하는 것 같다.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주최한 '2016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500여 명의 교육계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특히 이자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대한민국 교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국정 현안 해결에 교육계가 힘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12월21일 박근혜 대통령은 57대 교육부장관 후보로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내정하고 1월7일 인사청문회가 있었다. 그동안 북핵에 밀려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역사교과서부터 시작해 학생의 기간제 교사 폭행까지 어수선한 가운데 교육계의 수장을 검증했다. 결론적으로 부동산 투기, 세금탈세, 차녀의 이중국적, 군 특혜 의혹까지 이 후보자는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 같은 존재였다. 먼저 도덕성에 관련된 의혹으로 이 후보자의 자녀들은 한명 빼고 미국 국적이나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세금은 상습적으로 연체했는데 이유는 “바빠서”였다고 한다. 또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못한 채 연신 “송구하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도덕성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을 ‘교육기관’으로 잘못 알고 있었고, 최근 교육계의 화제였던 ‘빗자루 교사 폭행사건’을 아느냐는 질문에‘잘 모른다’고 했으며, 뜨거운 감자인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도 “아직 파악 안 됐다”고 답변했다. 위와 같이 도덕성과 전문성이 기준에 상당히 미달할 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기본상식과 시사성마저 부족한 후보자를 과연 이 나라 교육을 맡길 수 있을지 청문회를 지켜본 50만 교육자는 물론 학부모와 국민들은 머리를 긁적였다. 지금까지 수 많은 교육수장이 있었지만 그 어느 장관보다 자질과 능력의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아 허수아비 장관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동안 박근혜정부의 수첩인사 한계를 드러냈다. 가능하다면 다른 부처의 장관은 몰라도 교육부장관만이라도 교육관련단체의 추천을 받던가 아니면 공개응모를 통해 2배수로 청문회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라고 제안해 본다.
우리나라 방과후학교는 1995년 5·31 교육개혁방안에서 방과후 특기적성 활동으로 제안된 이후 20여 년 동안 양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교육적’ 목표가 뭔지 성찰할 때 최근 방과후학교 관련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의 모든 초·중등학교가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특히 초교와 고교는 70% 이상 학생들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양적으로 기록적인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방과후학교의 참여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교육서비스의 질 보장과 제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선적으로 방과후학교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방과후학교의 교육적 효과는 방과후학교의 교육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다. 방과 후 학교 정책의 4대 목표는 다소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학교교육 보완, 사교육 부담 완화, 교육복지 구현, 그리고 지역사회학교 실현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별다른 의심 없이 수용하고 있는 방과후학교 정책의 목표들은 각기 교육적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방과후학교 정책의 4대 목표들은 서로 성질이 다른 목표이고, 이를 통해 어떤 교육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 부담 경감은 교육적 목표라기보다는 방과후학교 활성화 여부에 따른 부수적인 산물이고, 지역사회학교 실현은 방과후학교의 효율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모종의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육적 목표는 학교교육의 보완, 교육복지의 실현 차원에서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2006년 운영계획에서 방과후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누구나 학교에서 최고의 다양한 교육을-5년 안에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로 흡수-’로 설정, 사교육 수요 감축을 위한 ‘질 높은 방과 후 교육기회의 확대’를 강조한 바 있다. 이어 2011년 방과후학교 내실화 방안에서는 방과후학교의 비전을 ‘공교육 내실화를 통해서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창의인재 육성’으로 수정 제시했다. 수요자중심 원칙만으로는 한계 정부가 설정한 방과후학교의 비전과 목표는 초기보다 교육적 목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으나, 아직 정규 교육활동의 목표와 차별성이 없고 여전히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방과후학교의 질 향상을 위해 방과후학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재검토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명료화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들을 구체화해야 한다. 방과후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교과 보충 및 심화, 특기·적성 계발, 돌봄 영역별로 교육활동 및 서비스의 내용과 방법, 교사(돌봄사)의 전문성과 안정성, 지원 및 운영 체제, 효과성 측정 및 평가와 모니터링 시스템, 가용 자원들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과 재설계가 필요하다.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원칙만으로 방과후학교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방과후학교학회는 지난 연차 학술대회를 통해 효과적인 방과후학교에 대한 정의, 측정, 관리 등 기준을 학술적, 실천적으로 조망하는 기회를 가졌다. 지금까지의 양적 향상을 바탕으로 질적 향상을 본격 도모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