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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둑 대국이 있었다. 이세돌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으로,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그 이후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급변시키는 인공지능의 활약과 발전이 기대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는 두려움이 기회가 된다. 교육부에서도 인공지능 기초 원리를 가르치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거점형 일반고 34개교를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보여주기식 장비 구매 안 돼 거점형 일반고로 선정되면 첫해 학교당 1억 원의 예산지원과 향후 3년 동안 매년 5000만 원씩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왜 인공지능 관련 내용을 전체 교과 수업의 15% 내외까지 확대하면서 시행하려는 것인가? 예산 지원이 끝났을 때 현장의 모습은 상상해 봤는가? 우선,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과정에는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교육이 급증하고 있다. 일반교과 시수보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가 증가하는 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지만, 성적으로 진학하는 현실 속에서 지나친 이상주의에 빠지지는 않는지 걱정이 앞선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교육과정을 바꿔가면서까지 창의적이고 다양한 인재를 육성한다면서 입시는 시험에 의존하는 정책으로 운영하는 것은 모순이다. 다음으로 예산 지원을 보여주기식으로 소모해서는 절대 안 된다. ICT 활용 교육, 교단 선진화 등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정책들이 현재 어떤 모습인지 살펴봐야 한다. 비싼 장비들은 손때가 묻기도 전에 창고에 들어가 있거나 폐기된 실정이다. 예산 투입은 필요하지만, 인공지능 교육에 필요한 기초, 기본 소양 교육에 집중해서 인공지능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질을 생각하며 정책을 추진해야지 당장 보여주기식으로 장비, 물품, 공간을 구성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래교육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 해소와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나친 규제로 현장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면서 미래 기술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무분별한 규제는 새장 속의 새를 만들 뿐 세상 밖으로 나와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가게 할 수 없다. 아직 무선 인터넷도 맘껏 사용 못 하는 환경이라니 IT 강국이라는 말이 옛말 같다. 보텀업으로 접근해야 안착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구상과 집행에서 현장과 활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향식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고 정책을 구현할 현장에서 반감만 생길 수 있다. 활발하고 치열한 논의 과정 없이 만들어 놓고 시행하라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하는 인공지능 교육은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 있다.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꼭 필요한 정책임은 틀림없다. 조금 늦더라도 현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보텀업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자연스럽게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정책결정자들의 실적 만들기가 아닌 현장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 섣부른 정책 결정과 시행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100년이 걸리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란으로 각급 학교 개학 연기와 추가 연기 사태가 이어졌다. 교육부와 교육청 등 당국의 행정과 정책에 현장의 현실과 유리된 관료주의적 탁상공론이 많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원 재택근무와 보안서약서 제출, 20∼30% 인원 근무, 2∼3일 간 근무조 편성, 긴급 돌봄 시간 연장, 마스크 수거 등 교육 현장의 의견 수렴과 현실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행정에 교원·교직단체와 일선 교원의 반발이 심화하고 있다. 교육의 주체인 교원의 안전·건강·교육권을 도외시한 채 탁상공론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보다 형식 앞세운 당국 특히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등을 거론하며 현장과 동떨어진 복무와 서류를 요구한 것도 문제다. 교원들은 교육 당국이 형식논리에서 탈피해 현장에 부합하는 정책, 교원의 사기와 자긍심을 살려주는 행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 당국은 마이동풍으로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의 각급 학교 개학 추가 연기 방침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일선 학교에 교원복무지침을 시달했다. 재택근무·보안서약서 제출, 20∼30% 근무조 편성 운영, 주 2~3일 출근 등이 골자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교육부 지침에 없는 내용을 추가했다. 보안서약서 논란이 일자 일부 교육청에서는 이를 나이스원격업무지원서비스(evpn) 서약서로 대체했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보안서약서와 더불어 근무 장소에 가족 등 외부인 출입제한, 카메라·캠코더 등 촬영 장치 반입 금지 등 현실과 동떨어진 재택근무 지시를 해 교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대부분 국민이 촬영 기능이 내장된 휴대폰을 사용하고, 보통 2~3개 방이 딸린 주택에서 가족과 동거하는 현실에서 전혀 현실성이 없는 탁상공론이라는 것이다. 원격근무 보안서약서는 물론 규정에서 요구하는 서류다. 그러나 업무가 현저히 다른 교원에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일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형식논리에 매몰된 행정이다. 현재와 같이 ‘코로나 19’ 대란이 세계적·국가적 재앙으로 대두한 현실에서 교원들의 안전·건강권은 도외시하고, 책임을 교원·학교에만 전가하려는 몰지각한 행정으로도 보인다. 아울러 개학 연기 1주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 근무지 외 연수로 복무했는데, 추가 2주는 보안서약서가 딸린 재택근무를 요구하는 것도 일관성이 결여된 행정이다. 일부 교원은 이미 승인된 제41조 연수를 철회하고 다시 보안서약서와 함께 재택근무를 신청하는 실정이다. 차제에 교육당국은 개학 연기가 추후 방학 기간의 감축이므로 학생 수업이 없는 휴업 기간인 현재 제41조 연수가 가능한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분명히 제41조 연수는 현재와 같은 ‘휴업일’에 가능한 것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장 친화적 교육행정 필요 교육 당국은 이번 대란을 맞아 교원의 안전·건강권 보호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일 교원이 감염되면 학교는 치명적인 감염원이 된다. 아울러 학교장의 자율적 행정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줘야 한다. 이처럼 엄중한 국가 대란에서 탁상공론·형식논리에 매달리기보다는 학교의 교육과정과 학사 운영에 지장이 없는 한 최대한 재택근무 또는 제41조 연수 격리를 하는 것이 감염 예방을 위해서 더 바람직하다. 휴업 기간 중 단위학교 업무·복무는 학교마다 다르므로 이에 대해서는 학교장에게 자율권으로 일임해야 한다. 이번 일로 교육 당국이 학생과 교직원을 아우른 현실성 있는 현장 친화적 교육행정을 수행하게 되기를 바란다. 교육행정과 정책은 반드시 현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탁상공론·형식논리에 매몰돼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의 평범한 진리를 놓쳐서는 안 된다. ‘현장’을 바르게 보고 ‘교원’의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행정·정책을 펼쳐달라는 일선의 요구와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부 소관 추가경정예산 2872억 원이 확정됐다. 국회는 17일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추경예산안을 확정했다. 확정된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534억 원 증액, 유치원 운영 한시 지원 320억 원 신규 편성, 대학 온라인 강의 지원 18억 원 신규 편성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보통교부금 2522억 원, 지역현안 특별교부금 4억 원,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금 1억 원 국가시책특별교부금 7억 원 등 4개 사업에 증액됐다. 지방교육재정을 확충하고, 유·초·중·고교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등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유치원 운영 한시 지원금은 개학이 4월 6일로 한 번 더 연기되면서 유치원에 등원하지 않음에도 수업료를 납부해야 하는 학부모의 부담 완화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학 온라인 강의 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의 긴급한 온라인 강의 진행에 대해 원격교육운영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해 대학의 효율적 온라인 강의를 지원하며, 온라인 강의를 신속하게 준비하기 어려운 대학들을 위해 공용 인프라와 콘텐츠 지원에 쓰일 에정이다. 이 중 12억 원은 방송통신대학교 일반대학콘텐츠 지원에 쓰인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원격교육운영지원센터 지정·운영에 4.5억 원, K-MOOC 인프라 증설에 1.5억 원을 지원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원들에 대해 ‘일 안 해도 돈 받는 그룹’이라고 지칭한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학부모 등 시민들도 교원 못지않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조 교육감의 발언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교육감님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글이 15일에 올라왔으며, 이 청원 글에 대한 답변 정족수인1만 명은 단 하루 만에 넘겼다. 18일 오후 1시 현재 1만 7000명을 넘어, 곧 2만 명도 넘어설전망이다. 시교육청 시민청원은 글이 등록 된 이후 30일간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교육감의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된다. 학부모와 일반인들이 가입된 대형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서도 조 교육감의 발언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조 교육감 발언과 관련된 뉴스가 공유되면서 비판 발언도 적지 않게 나온다. “이 비상시국에 애들 건강 걱정이 아니라, 공무직들 눈치 보느라 개학을 못 미루는 것이었나”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 아니라 공무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인가” 등의 반응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조 교육감의 글이 교원이라는 특정 집단을 향했음에도 교원이 아닌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까지 논란이 되는 이유는 학생안전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부분 때문이다. 교육수장들이 학생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대신 다른 문제를 꺼내며 개학연기를 주저하는 모습에서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달 초 교육부 장관의 ‘학생 마스크 수거령’에 이어 조 교육감의 이 같은 발언까지 불거진 것에 대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교육당국이 학생 안전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학부모들은 개학연기와 관련된 말이 나올 때마다 학생안전을 먼저 논하기보다 일정이 꼬이는 문제 등을 놓고 고민하는 모양새에 대해 못마땅한 반응들을 보여 왔다. 이와 함께 교육당국이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 비축된 마스크들을 수거해가고, 또 공식석상에서 마스크 없이 업무를 본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등의 일탈 아닌 일탈이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신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들이 조 교육감의 ‘일 안하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해 분노하는 부분 역시 이 같은 문제들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공무직들이 월급을 받아야 하는 문제 때문에 안전히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나와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게 시민들의 목소리다. 교육수장들이 학생안전을 우선시하지 못하니 학부모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히 완벽하게 보장되지 못한다면 개학이 되더라도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없다는 식의 의견들이 전해지고 있다. 이런 인식을 반영하듯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무직 월급 학생들 건강 및 생명권이란 인식을 가진 교육감의 사퇴를 청원한다’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자신을 ‘서울시 서초구 주민’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시기가 어느 때인데 학생들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 정책을 짜도 모자랄망정, 저런 집단 이기주의에 굴복할 만큼 줏대가 없는 교육감님인지 몰랐습니다”라며 “진짜 실망이 큽니다. 코로나 사태 끝나면 자발적으로 사퇴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지역 감염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2020학년도 신학기 추가 개학 연기 및 대응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16일 오후 정동섭 한국교총 사무총장(오른쪽)은 서울시교육청을 항의방문해 한만중 비서실장(왼쪽)을 만나 ‘한국교총-서울교총 조희연 교육감 공식사과 촉구서’를 전달 하고,조직적 역량을 다해 조교육감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해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교직사회 편가르기…전국적 공분 공식사과와 재발 방지 확답 요구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총이 16일 서울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규 교원을 두고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실언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총과 서울교총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한만중 비서실장을 만나 ‘한국교총-서울교총 조희연 교육감 공식사과 촉구서’를 전달하고 조 교육감이 한시라도 빨리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섭 한국교총 사무총장은 “교총 사무국에 조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항의전화가 물밀 듯 쏟아지는 등 이번 사건이 비단 서울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강원을 비롯해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며 “선생님들의 사기를 높여주지는 못할망정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 운운하며 교직사회를 편가르기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해명을 덧붙이거나 다른 발표에 묻어 넘길 것이 아니라 이번 사안 단독으로 공식적이고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성난 교원들의 마음을 풀 수 있다”며 “조 교육감이 공식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모든 사태는 조 교육감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모든 조직적 역량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석 교권복지본부장도 “이번 일의 발단은 교직사회의 현실과 애환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침을 내리기 전에 먼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등 현장 상황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당초 조희연 교육감을 직접 만나 항의서를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조 교육감이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비워 한만중 비서실장에게 대신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한 비서실장은“개학연기에 대해 의견을 묻는 글을 올리고 시간강사나 방과후강사, 교육공무직 분들에 대한 처우와 생계문제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교직사회에 대해 섬세하게 고민하지 못한 것은 분명 잘못”이라면서 “단순 해명이나 사과로 진정되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공식성을 띈 사과와 그 이후의 조치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사교육비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폭으로 급증하면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교육계는 "사교육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사교육비 총규모는 약 21조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19조 5000억 원 대비 7.8% 증가했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 1000원으로 전년도 29만 1000원보다 3만 원(10.4%) 증가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가계소득 증가와 자녀 수 감소 추세는 자녀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을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소득 중 1인당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대비 큰 변화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사교육비 총액 연간 증가율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8년에 4.4%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올해 다시 7.8%로 이를 경신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리한 설명이다. 자녀 수 감소 추세의 영향이라면 사교육비 총액은 감소했어야 한다. 실제로 정부는 2010년과 2011년 사교육비가 전년대비 3.5%, 3.6% 감소했을 때 학생 수 감소를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학생 수는 줄고 있는데 사교육비 증가율은 2016년부터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정부의 사교육비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교육계가 요구해온 대로 사교육비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 정시확대 등 대입제도 개편 등 정부의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따른 학생·학부모의 불안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일각에서 최근 헌법재판소의 ‘페이스북’ 선거운동 사건에 대한 기소유예처분 취소 결정을 근무 시간 외 선거운동을 허용한 것으로 호도하고 있어 총선을 앞두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헌재는 지난달 27일 교사가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용산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김모 예비후보가 거짓말을 한다’는 내용의 글과 동영상을 공유한 행위에 대해 내려진 기소유예처분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취소하는 결정을 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교사의 SNS상 정치적 의사 표현을 허용했다’, ‘교원의 정치 중립 의무는 근무시간 내에 한정된다’ 등의 해석이 유포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결정 이유는 단순한 게시물 공유만으로 선거운동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원의 정치 중립 의무 또는 정치적 의사 표현 보장이나 확대에 대한 해석은 없다.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SNS 개인 계정에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경우, 그 행위만으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것으로 단정할 수 없고, SNS에 게시한 전체 게시물의 비중, 이전에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선거일에 임박해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공유하였다는 등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명백히 드러난 행위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회성으로 타인의 게시글을 그대로 옮겨온 행위만으로는 특정 후보의 낙선이나 당선을 목적으로 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지, 교사의 SNS상 단순한 정치적 의사 표현까지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 실제로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이후 SNS상 선거운동을 이유로 교원에 대해 기소 유예, 선고 유예, 벌금형 등을 판결한 사례가 다수 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코로나19에 대한 교육 당국의 비합리적인 복무 지침에 현장 교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개학 연기가 발표된 이후 서울·경기·부산을 비롯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복무 방침을 안내하면서 2∼3일에 1일 이상 출근하는 순환 근무 또는 20∼30% 학교 근무조 편성 등을 명령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에서 전원 출근을 지시하기도 했다. 순환 근무 방침을 내린 시·도교육청들은 "주 1회 이상 출근하지 않을 경우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위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원격근무를 할 경우 ‘최소 1주일에 1일은 사무실에 출근하여 대면업무 처리’로 단서가 달려 있기는 하지만 이 조항을 적용할 필요가 없도록 이미 조치가 취해진 상태였다. 현장의 여론을 수렴한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예규 개정과 교원의 재택근무 시 의무적 출근 규정 적용을 제외해달라는 긴급 건의를 하자, 인사혁신처에서는 지난달 26일 시행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공무원복무관리지침(4차 추가사항 포함) 통보’ 공문에 이미 주 1회 출근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안내했다는 답변을 한 것이다. 교육부 역시 교육공무원에 대한 재택근무 관련 복무관리 지침을 안내할 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재택근무 기간 동안 근무장소로 출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교총은 "예규를 경직적으로 적용할 경우 각급 학교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면서 "규정을 감염병 확산 등의 사유로 출근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주5일 모두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규정 양식이라는 이유로 현실 상황과 괴리된 보안서약서를 요구한 것도 현장의 반발을 샀다. 경기도교육청은 6일 ‘주택근무 보안서약서’ 작성을 요구하면서 △근무장소 가족 포함 외부인 출입 금지 △카메라 등 촬영장치 반입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해당 시·도교육청들은 다시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근거로 내세웠다. 교육청 주장대로 이는 예규에서 제시한 서약서 양식의 두 번째, 세 번째 항목의 내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이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를 상시 이용하고 있고 노트북 역시 카메라가 내장된 경우가 많은 상황을 생각하면 비현실적이다. 또 대부분 방 2∼3개 있는 가정에서 사는 교사의 경우 가족과 완벽한 격리를 한다는 것도 과도하다는 것이 현장 교원들의 의견이다. 각 시·도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교육청에 거센 항의를 했다. 결국 부산시교육청의 경우 주말 동안 혼란을 겪고 나서 9일 오전 보안서약서 양식을 원격업무지원서비스(EVPN) 서약서로 대체하기로 했다. △해당 서약서는 인증 관련 정보·매체 유출 금지 △문서 활용·유출 금지 △소프트웨어의 업무목적 사용과 보안 유지 △기타 보안사항 준수 등으로 간소화돼 있다. 뒤이어 이날 오후 경기도교육청도 EVPN 서약서로 대체하기로 했다. 당초 보안서약서를 고집하던 전북도교육청도 10일 오전 EVPN 서약서로 대체하는 내용의 공문을 관내 학교에 보냈다. 울산시교육청도 대세에 따라 EVPN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등 다수 시·도교육청은 재택근무 보안서약서를 처음부터 evpn 서약서로 대체했다.
초·중·고 학부모 10명 중 8명이 개학을 더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플랫폼 기업 NHN에듀는 15일 학교 알림장 앱 '아이엠스쿨'을 통해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관련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앱을 이용하는 초·중·고 학부모 이용자 16만 2413명(16일 오전 10시 38분 현재)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3.6%(13만 5772명)가 '개학을 한 차례 더 미뤄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개학 연기 찬성 비율이 높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초등학생 학부모(7만 5823명) 가운데 87.9%(6만 6675명)가 '개학 추가 연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학생 학부모(4만 8090명)는 83.3%가 개학 추가 연기에 찬성했고, 고등학생 학부모(3만 8500명)의 경우75.4%가 동의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당장 개학해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섣불리 개학하면 아이들을 집단 감염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계속 하고 있는 건 불가능하다"며 오는 23일 개학하는 것은 시기상조임을 지적했다. 앞서 교육부는 두 차례 개학을 연기했다. 2일에서 9일로 일주일 연기한 후, 코로나 19의 확산이 계속되자 다시 23일로 개학 날짜를 미룬 상태다. 교육부는 14일 "추가 개학 연기는 보건당국과 시도교육감, 교육 현장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총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감염과 유·초·중·고 학생, 교직원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개학 이후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며 교실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어 "학교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되고 일정 기간 안정화 될 수 개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원대책 마련커녕 편 가르기 행태 코로나19 대응에 온 힘 쏟는데 ‘허탈’ 하윤수 교총 회장 “전국 교육자에 공식 사과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개학 연기에 의견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댓글에서 교원에 대해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으로 묘사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은 즉각 성명을 내고 조 교육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교총은 “이번 조 교육감의 실언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학교 현장과 교원들을 무시하고 왜곡된 평소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조 교육감의 잘못된 언행으로 교원들이 국민들 앞에 놀고먹는 집단,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는 점에서 허탈감과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교원들은 매일 유선과 인터넷을 통해 학생 건강 상태와 학습 상황을 체크·피드백하고 학사일정과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등 수시로 내려오는 공문 처리와 방역물품 확보에 숨가쁘다”며 “긴급상황에 교육 본연의 역할을 넘어서는 돌봄교실에까지 조를 짜 참여하며 헌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원의 사기를 높여주지는 못할망정 명예를 훼손하고 교권추락에 앞장서고 있다”고 개탄했다.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 운운하며 교직사회를 편 가르기 해 싸움을 붙이는 것은 교육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내려놓은 일이며 정치적 행태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이다. 비판 여론을 인식한 조 교육감은 15일 오후 페이스북에 해명의 글을 추가로 올렸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글로 상처를 받은 선생님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개학연기를 두고 조정돼야 할 여러 사안을 두고 고민하다가 나온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헌신하고 계신 분들을 이리저리 나누거나 차별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모두가 애쓰는 가운데 소외되거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었다”고 해명했다. 교총은 페이스북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지금이라도 전국 교육자 앞에 진정 어린 마음을 담아 공식 사과해야 한다”며 “깨끗이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주말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교사 비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교사를 지원해야 하는 서울 교육의 수장이 교사를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집단으로 매도했기 때문이다. 수백 개의 댓글과 항의 전화에 결국 하루 지나 사과문 아닌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교사가 방학이라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교육감의 인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진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을 봤기 때문일 것이리라. 기자도 학교 현장을 드나들면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사람들을 종종 본 기억이 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는 입지전적 인물이어서 2억 원의 뇌물을 주고도 버젓이 시교육청에 있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고 월급을 받았다. 임용을 통해 직에 입문한 공립교사였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교실 구석에 노인 단돈 3만 원짜리 케이크를 늦게 돌려주기만 해도 징계를 받는 것이 교사의 현실이니까. 그러나 그 인물은 버젓이 직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그 잘난 ‘월급’을 받았다. 그렇다고 열심히 일한 것도 아니다. 아니, 사실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형편이었다. 구속수감이 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구속수감이 된 상태에서도 그는 직을 유지했다. 권력은 물론이요 ‘월급’도 챙겼다. 대법원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 1, 2심 전부 유죄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교사였다면 검찰 기소 단계에서 이미 징계를 받았을 것이다.무죄 추정의 원칙? ‘행정벌과 형사벌은 별개’라는 논리로 직위 해제와 징계는 바로 시작됐을 것이고, 1심 유죄 이후에 징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을 것이다. ‘억울하면 무죄 받고 나서 소청 심사를 내라’는 말과 함께. 그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직에서 물러났지만,놀랍게도 퇴직하고도조희연 교육감에게 월급을 받는 모양이다. ‘선거사범’인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단체가 시교육청의 ‘선거교육’ 관급 사업을 맡겼으니 사실상 시교육청 예산으로 월급을 챙겨주는 꼴이 아니겠는가. 조희연 교육감이 살뜰히도 챙겨줬다. 그렇다, 조희연의 전임 진보 교육감 곽노현 전 교육감의 얘기다. 선출직 교육감만큼이나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사람이 교육계에 있을까 싶다. 곽 전 교육감만이 아니다. 그동안 감옥을 드나들면서도 대법원의 유죄 판결 전까지 직을 유지한 교육감은 한둘이 아니다. 감옥에 가서도, 퇴직하고서도 월급을 챙겨 받는 ‘감님’들에게과연 교사를 폄하할 자격이 있을까.
[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시어터플러스’ 에디터] 코로나19의 여파가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즘이다. 공연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적게는 몇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관객이 모이게 되는 것이 공연이다 보니, 개막을 연기하거나 조기 폐막, 공연 취소를 결정하는 작품들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 중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엄혹한 상황으로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에 한 줄기 위로를 건네는 것은 결국 예술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잠시 멈춤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직접 극장으로 향하지는 않더라도 생생한 무대를 안방에서 만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안내한다. ■유튜브=세상 모든 영상 자료의 보고인 유튜브. 공연 자료를 찾아보는 데에도 이만한 곳은 찾기 어렵다. 추천 검색어는 ‘프레스콜’. 이는 공연 개막 후 기자를 대상으로 공연의 몇 장면을 공개하는 일종의 하이라이트 공연 행사를 의미한다. 이 자리에서 공개하는 넘버나 장면들은 작품에서 놓치면 안 되는 중심적인 장면일 때가 많은 만큼, 공연의 핵심을 모아 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자료일 듯하다. 특히 실제로 공연을 보기 전에 작품의 결말이나 반전을 알고 싶지 않은 ‘노 스포일러’ 족(族)에게는 더욱 안성맞춤이다. 뮤지컬 제작사들에게도 유튜브 계정 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올랐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작품의 매력을 담아내는 데 영상만큼 좋은 홍보 수단은 없기 때문. 그중에서도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을 제작해온 EMK뮤지컬컴퍼니의 계정은 주목할 만하다. 시츠프로브(오케스트라와 배우들이 처음으로 합을 맞춰보는 리허설 과정) 현장 영상은 작품의 음악을 보다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고, 배우들간의 친분과 개인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은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 못지 않게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한편, 전국민이 유튜버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요즘에는 뮤지컬배우들 또한 직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끼가 넘치는 배우들이 직접 진행하는 브이로그 콘텐츠, 노래·춤〮 연습 동영상 등을 통하면 작품이 만들어지는 생생한 준비 현장, 백스테이지 분위기 등을 엿볼 수도 있다. ■공연 생중계=최근 들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형식의 온라인 콘텐츠. 현재 극장에서 공연 중인 최신 작품을 전막 생중계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그야말로 안방에서 드라마를 보듯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연 생중계는 카카오TV와 네이버 TV캐스트 등 포털 사이트의 라이브 채널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데, 평소 중계 일정표를 잘 확인해두면 먼 곳에 있는 극장까지 발걸음하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발맞춰 발빠르게 생중계 콘텐츠를 기획한 예술단체도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3일 온라인 콘서트를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헌정한다는 의미로 마련된 이번 공연에서 단원들은 부지휘자 윌슨 응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했다. 여기에는 의료진과 방역 담당자들을 포함해 코로나 19와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영웅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세종문화회관 또한 서울시오페라단의 기획공연 오페라 톡톡-로시니(3월 31일) 를 시작으로 4월까지 공연을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경우 ‘예술로 다가가기’라는 타이틀로 취소된 공연을 무관중으로 생중계하거나, 전속 예술단체의 레퍼토리를 라이브 스트리밍한다. 바흐, 라흐마니노프, 엘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경기필하모닉의 연주회(3월 19일), 밴드 퀸의 명곡 메들리, 겨울왕국 메들리 등 대중적인 곡으로 구성된 앙상블 콘서트(3월 21일), 김유정의 봄봄, 이상의 봉별기 등 소설을 민요와 창작음악으로 풀어낸 경기도립국악단의 민요소설극장(3월 28일) 등이 오후 4시마다 공식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렇게 전체 공연을 집에서, 그것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면 누가 공연을 보러 가겠냐고 반문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잊지 마시라.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운드, 라이브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실황 영화=공연 실황 영화는 무대 위에서 상연되는 공연을 촬영해 한 편의 영화처럼 담아낸 작품. 편집을 거쳐 완성도를 높이는 만큼 라이브 생중계보다 더 다양한 각도에서의 시점과 뛰어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오리지널 제작진의 손끝을 거친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지금 당장 포털 사이트 등 공식 다운로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실황 영화를 추천한다면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키다리 아저씨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 이중 오페라의 유령은 세계 초연 25주년을 기념해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특별 공연의 실황을 담고 있는 영화로, 2012년 한국에서 개봉한 당시 공연실황 영화로서 최다관객을 기록한 바 있다.
손열음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4년 만에 마련된 리사이틀로 전국투어를 시작한다. 이번 공연은 그의 신보 발매를 기념해 진행되는 만큼 음반의 수록곡과 같은 슈만의 곡으로 꾸려진다. 프로그램은 ‘어린이 정경 Op.15’를 비롯해 슈만에게는 행복과 좌절을 넘나드는 시기인 1836~1839년 사이 작곡된 곡들로 채워진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슈만과 모차르트를 꼽아온 손열음이기에 이번 공연에서 어떤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5.13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뮤지컬 리지 1892년 미국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 사건인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프로 한 뮤지컬 리지가 아시아 초연한다. 작품은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서는 리지 보든을 중심으로 언니 엠마,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앨리스,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는 가정부 브리짓까지 네 명의 인물이 이끌어간다. 유리아, 나하나, 김려원, 홍서영, 최수진, 제이민, 이영미, 최현선 등 남다른 가창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더불어 파워풀한 에너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4.2-6.21 |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리처드 용재 오닐 리사이틀 데뷔 15주년, 앙상블 디토 활동 마무리 등 지난 한 해 자신의 음악 커리어에서 의미 있는 시기를 보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2020년 타카치 콰르텟의 비올리스트로 합류하며 새로운 활동의 시작을 알린 그가 리사이틀 French Music Night로 한국 관객에게 인사를 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여러 페스티벌과 레코딩을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플루티스트 필립 윤트, 하피스트 엠마누엘 세송과 함께 포레와 라벨, 드뷔시의 작품 등 매혹적인 프랑스 클래식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5.22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5.26 마포아트센터 | 5.27 충남도청 문예회관 발레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가 2012년 공연 이후 8년 만에 돌아온다. 작품은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을 안무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에 의해 속도감 있게 각색해 밀도를 높인 버전.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여섯 요정들의 춤을 3막 결혼식 축하연으로 대체하는 등 전개를 매끄럽게 다듬으면서도 기술적 바리에이션과 디베르티스망을 집약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4.2-4.5 | 유니버설아트센터
남녘의 봄꽃은 처연하게 아름답습니다. 희고 붉은 매화 꽃잎은 하롱하롱 지고 있고, 붉은 동백은 붉은 꽃송이가 뚝뚝 떨어져 내립니다. 봄꽃이 무수히 피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마음밭에 새싹조차 내밀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합니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시절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절기로는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때 쓰입니다. 좋은 시절이 왔어도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 여의치 못하다는 의미로 지금의 상황에 잘 어울립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은 전한시대의 미인 왕소군을 소재로 지었다고 합니다. 왕소군은 한(漢)나라 원제(元帝) 때의 궁녀로 절세의 미녀였다고 합니다. 원제는 후궁들이 많아 일일이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모연수(毛延壽)라는 궁중화가에게 후궁들의 초상화를 그려 바치도록 하여 마음에 드는 후궁을 낙점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궁들은 뇌물을 주면서 잘 그려주도록 간청하였는데, 왕소군만은 뇌물을 주지 않아, 모연수는 그녀의 얼굴을 매우 추하게 그려 바쳤으므로, 황제는 왕소군을 곁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흉노족의 왕 호한야(胡韓耶)가 한나라궁중의 여인을 왕비로 달라고 원하자, 황제는 추녀로 잘못 알고 있던 왕소군을 그에게 주기로 한답니다. 왕소군이 흉노로 떠나는 날, 처음 왕소군을 실제 보게 된 황제는 격노하여 모연수를 죽여버립니다. 졸지에 말도 통하지 않는 흉노에게 시집을 가게 된 재주와 미모가 출중한 여인 왕소군은 가는 길에 서글픈 심정을 금에 담아 연주하였는데 구 처연한 아름다운 모습에 날아가던 기러기가 날개짓하는 것을 잊고 떨어졌다고 하여 '낙안(落雁)'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自然衣帶緩 (자연의대완) 몸이 야위어 허리띠가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 (비시위요신) 이는 가느다란 허리 때문만은 아니라네. 우리나라 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갈나무가 새로운 숲의 주인으로 자라는 이야기를 다룬 『신갈나무 투쟁기』는 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은 시기에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나무의 관점에서 쓰여져 있습니다. 살떨리는 삶의 현장과 치열한 숲의 투쟁사를 중심으로 나무의 일생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몸의 일부는 그 무지한 놈들에게 자선해야만 했다. 베풀고 사는 생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누가 그런 말을 하는가. 나무에게 잉여란 얼마나 힘겨운 투쟁의 산물이던가. 남의 일에 그리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남의 재산이라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낳은 위선이다. 그저 남의 일이니까 쉬운 말로 생태계 부양능력이라고 하는가. 먹고사는 곤충이 건강해야 새들이 건강하고 그래야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하던가. 나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무리는 또 누구인가. 한 마리의 나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식물이 먹히고 또한 얼마나 많은 식물이 공포에 떨었던가. 차라리 건전한 생태계란 무수한 희생으로 이루어진다고 정확하게만 말해 주어도 나무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다. p.235~236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고 느끼지만, 봄숲은 나무와 풀들이 그들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며 새로운 계절 속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수한 봄꽃이 피었다 지는 것처럼 우리를 간섭하고 힘들게 하는 바이러스라는 존재도 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때까지 자연에 순응하는 신갈나무처럼 나를 갈무리하며 주변을 배려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 건강한 새봄되시기 바랍니다.^^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 진승훈 지음, 지성사, 2008(개정판)
지난 일요일 광명역 인근의 서독산(書讀山), 가학산(駕鶴山)을 다녀왔다. 아내, 처형과 함께.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의 등산은 괜찮다고 보았다. 아파트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니 곧바로 서독산 입구로 이어진다. 안내 푯말의 서독산, 가학산 이름이 낯설다. 친근하지 않다. 처음이라 그럴 것이다. 계단을 오르며 만난 첫 야생화는 제비꽃. 그런데 꽃 주위 낙엽이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제비꽃을 보이게 하려고 덮었던 낙엽을 치운 것. 이것 제비꽃 생육에 좋을까? 현재 이 제비꽃 생육상태는 좋은 편이 아니다. 이 행동 사람 중심의 생각 아닐까? 아내는 흩어진 낙엽을 다시 제비꽃 주위에 놓아둔다. 두 번째 만난 야생화는 노루귀. 부사(府使) 묘소를 지나니 등산로 오른쪽에 나타난다. 노루귀 군락지다. 꽃 색깔이 분홍색인데 진한 정도가 다르다. 흰색 노루귀도 있다. 이야생화를 보고 생각한 것은 첫째, 어떻게 여기서 자생하고 있을까? 둘째, 연약한 줄기가 어떻게 무거운 낙엽 사이로 비집고 올라왔을까? 셋째, 추위를 이겨낸 강인함과 생명력은 자연의 경외감이다. 서독산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니 가학산으로 이어진다. 등산로 우측에 내 키만한 나무 하나가 있다. 수술을 주렁주렁 늘어트리고 있다. 수원 칠보산에서 많이 보았던 나무다. 수술에 손을 대니 송홧가루 같은 것이 날린다.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니 개암나무란다. 헉, 이게 바로 그 개암나무라? 문득 개암열매를 떠올렸다. 개암에 관한 추억 하나. 45년 전 학군단 시절이다.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3주간 입소하여 군사교육을 받는다. 소사에 있는 33사단인데 산악행군하면서 심심한 입을 개암열매의 고소함이 행군의 지루함을 잊게 해 주었다. 열매를 입 안에 넣어 깨뜨리면 ‘딱’ 소리가 난다. 껍질 속에는 속살이 있다. 마치 알밤을 먹듯 먹었던 것. 가학산(해발 220m) 정상이다. 서독산 쪽에는 패러글라이딩이 하늘을 날고 있다. 무려 6개다. 혹시 공중에서 조정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을까? 망원경으로 보니 1인이 타고 있다. 나도 더 늦기 전에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해 볼까? 공중에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제 하산이다. 다시 서독산으로 향하면서 패러글라이딩 출발 장소로 가 보았다. 마침 한 사람이 공중 비행 출발 직전이다. 날개를 펴고 바람을 맞고 있다. 바람이 조금 세게 부니 곧바로 공중으로 뜬다. 패러글라이딩은 취미생활로 모험심이 강한 아주 좋은 스포츠라고 보았다. 바로 옆에 동굴 하나가 있다. 입구에서 보니 세 개의 굴이 보이는데 가운데 있는 굴은 깊다. 스마트 폰으로 비추니 빛이 닿지 않는다. 컴컴한 어둠만 보이는데 그 깊이가 깊다. 처형 말로는 금속을 캐내던 폐광이라고 한다. 폐광을 보며 이런 상상을 해 본다. 혹시 이 동굴로 들어가면 광명동굴로 이어지지 않을까? 스마트 폰이 인터넷 세상을 바꾸고 있다. 개암나무에 암꽃이 있다는 사실 스마트 폰 검색으로 처음 알았다. 아내에게 이야기 하니 이미 알고 있다. 개암나무 줄기를 자세히 관찰하니 아주 작은 붉은색 꽃이 보인다. 수꽃의 꽃가루를 받아 들여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 꽃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작심하고 관찰해야 한다. 다음에 여기 다시 와야겠다. 그 땐 코스를 달리하여 도덕산과 구름산도 답사를 해 보아야겠다. 산행 가이드 역할을 해 준 처형께 고마움을 전한다. 저녁은 뼈감자탕을 주문하여 집에서 끓였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사람 많은 식당을 피한 것이다.
뒤늦게 찾은공부할 권리 겨울나무들은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시원하게 서서 어두컴컴한산책 길을 반겨줍니다. 마치 거인들이 서서 맞아주는 듯한 이른 아침 풍경은 늘 나를 압도하곤 하지요. 나무로 태어난 숙명을 완벽하게 해내고 침묵으로 말을 하는 우람한 나무들이 지난 시간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들을 자랑하며 묻습니다. 교사라는 옷을 벗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일상 앞에 내가 드러낸 가지들이 너무 초라하지는 않은지 엄숙하게 묻고 있으니! 아침마다 숙제를 하듯 그 질문에 답할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이제 자유인으로살며 설레는 마음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공부'임을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저에게 '공부'는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해야 했던 숙제였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 물을 여유도 없이, 무조건 달려야했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니 공부하는 재미는 사치스러운 언어였습니다. 오직 그 길 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외길이었습니다. 일하기 위해, 돈을 벌어서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 운명처럼 받아든 그 길이 어느 새 41년 저 뒤로 긴 그림자를 새겨 놓았습니다. 이젠 아무도 나를 일터로 내몰지 않을 지점에서 진정한 공부를 시작할 생각으로 2020년을 시작하며 '공부할 권리'를 찾아 나설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더 이상 선생의 길을 걷기 위해 공부를 의무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가볍습니다. 그래서인지 공부는 의무가 아닌 권리가 되는 순간,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작가 정여울의 첫 문장이 가슴에 꽂혀 읽게 된 책입니다. 납부금이 없어 중학교를 갈 수 없었던 그 서글픈 유년의 아픔을 꼭꼭 밟으며 새롭게 시작할 나의 공부 인생에 희망찬 지평을 열어준 작가에게 고마움도 전합니다. 작가 정여울은 이 책에서 그가 애독한 책을 매개로 자신의 문학적 취향을 꾸밈 없이 드러냅니다. 그가 읽은 책들을 찾아 읽으며 함께 공부의 길을 걸을 생각만으로도 기쁩니다. 책 속의 책들을 만나는 일은 새 친구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설레는 일입니다. 그가 신문에 연재하는 서평들을 꼭 읽어보는 편이라서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숙한 이름입니다. 공부란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깨닫고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공부에 대한 개념도 명쾌해서 좋습니다. 지금 나는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공부를 준비하고 있으니. 책 속에서 만나는 생각의 동지들 15세기 화학자이자 의학자인 파라켈수스는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모습대로 되고,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바로 그 사람이다." 라고 말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에 갈 형편도 안 되는데 책을 붙들고 사는 나에게 계모님은 교과서를 내동댕이치며 소리치곤 하셨지만 내 가슴 속에는 늘 공부하는 내 모습을 그렸고 그대로 이루어졌으니 파라켈수스의 말은 진리에 가깝습니다. 아니, 진리입니다. 시대를 뛰어넘어생각이 같은 동지를 만나는 건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니 이제 다시 상상을 시작하렵니다. 세상의 책들을 최대한 많이 읽고 소화시킨 양념으로 내 생각을 버무려 김장 김치처럼사랑 받는글김치를 담고 싶습니다. 그것이 죽는 날까지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할 권리'입니다. 책을 읽을 수 있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꿈을 꾸는 바로 지금이 최상의 순간입니다. 어쩌면 코로나19 때문에 두문불출하며 책과 더 친해졌으니, 어떤 상황에 처하든 어두움보다 빛을 찾으며 살고싶은 오랜습관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분명히 서평임에도 작가 정여울이 직접 쓴 책처럼 읽혀지는, 그의 손끝에서 잘 버무려진 김장 김치처럼 맛깔나는 표현들로 글맛을 돋게 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한 권의 책이, 한 문장이 주는 깊은 위로와 감동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꼭 그렇게 살기를 갈망하고 상상하는 중입니다. 카를 융뿐만 아니라 정신분석학자이자 발달심리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중년이 되면 또 다른 생산성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기 삶을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게 아니고 자기가 여태껏 쌓아온 축적된 지적 경험, 경험으로부터 쌓은 지혜, 보유한 물적 토대 이런 것들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수할 것인가? 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중년의 삶은 아주 중요한 과제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자유인으로 사는 남은 인생은 배우고 익히고 공부한열매를 어떻게 나누어야 생산성을 높이는 겨울나무가 될 것인지 생각하며 살고 싶습니다. 작가 정여울이 소개한』 책 속의 일자천금 같은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닫습니다. 코로나19로 어두운 세상이지만 마음의 등불을 켜시고 오늘도 건강하시길!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으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가리라. 누가 가장 강한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참다운 인간은 집단이 강요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을 소개하며 이 글을 닫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 불복종』에서 "현대인은 어디서나 감옥에 갇힌 수인이다. 시간을 뺏는 자동차에 갇히고, 학생을 바보로 만드는 학교에 잡혀 있고, 병을 만드는 병원에 수용되어 있다. 사람은 기업과 전문가가 만든 상품에 어느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자기 안에 있던 잠재력이 파괴된다." -이반 일리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에서
올해의 작은 소망 하나!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백두산 야생화 너도개미자리 꽃보기. 언제 백두산 가서 야생화 하나 슬쩍 했나? 아니다. 백두산 천지 구경하러 다섯 차례 정도 간 적은 있어도 식물을 가져 온 적은 없다. 진정으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혼자 보려고 캐가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보게 하는 것이 공익적이고 양심적이고 도덕적이다. 그럼 백두산 야생화가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을까? 작년 10월 국립수목원을 탐방한 적이 있었다. 수원가로수시민봉사단 연수에 동참한 것. 거기 화분만들기 실습에서 너도개미자리 화분 하나 만들어 선물로 가져왔다. 그 자생식물 우리 아파트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잘 자라고 있다. 장소도 옮기고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바꾸었다. 국립수목원은 작년 10월 ‘백두산 자생식물 너도개미자리 시범재배 성공’이라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야생화 농가와 함께 시범재배 성공하여 지난달 국내 유통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이 식물은 추위에 강해 월동이 가능하며, 풍성하고 아름다운 순백의 꽃은 관리를 통해 봄과 가을에 걸쳐 이중 개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너도개미자리가 맨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뒷베란다에 위치했다. 줄기는 마치 꽃잔디 같이 손으로 만지면 거칠거칠하다. 그런데 자람이 더디다. 잎이 말라 갈색을 띠기 시작한다. 점차 초록보다 갈색이 더 많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닐까? 앞베란다로 옮겼다. 다시 큰 화분에 옮겼다. 이 식물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벼룩나물과 함께 자라고 있는데 벼룩나물 속으로 줄기를 뻗고 있다. 햇볕 받으라고 줄기를 밖으로 끌어냈다. 까칠했던 줄기에서 부드러운 새잎, 새줄기가 나오고 있었다. 까칠한 것은 작년 것이고 올해 것은 부드러운 것이다.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인 것이다. 잘 자라고 있으니 이제 여름에는 여기서 하얀 꽃이 필 것이다. 한 두 송이가 아니라 여러 개일 것이다. 산림청 자료를 보니 꽃 피고 열매를 맺은 후 열매를 제거하면 다시 개화를 한다고 한다. 1년에 두 번 꽃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서 조경용 꽃잔디를 대체할 수 있다고도 한다. 너도개미자리는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보호종 식물로 현재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 야생화 농가, 일부는 한국야생화협회에서 증식하고 있는 것으로 얄려졌다. 아마 나처럼 야생화를 좋아하는 개인도 분양 받아 키우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작은 소망 하나 추가. 올해 꽃을 보는 것은 물론한교닷컴 애독자에게 분양한다는 소식 전하기다.
코로나19가 나의 생활을 확 바꾸어 놓았다. 나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바뀐 것. 포크댄스 수업 모두 휴강이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경기상상캠퍼스를 비롯해 복지관 한 곳, 경로당 문화교실 네 곳을 뛰어야 하는데 ‘집콕’이다. 주당 수업시수 9시간이 0시간이다. 당연히 재능기부도 스톱이다.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 월요일 오전 시간을 코로나19 전후로 비교해 본다. 평상시에는 아침 식사 후 주민센터 탁구교실에서 10시부터 2시간을 땀을 흘리며 보낸다. 포크댄스 수업이 없으면 동호회원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세상사 이야기 나눈다. 경로당 수업이 있으면 경로당 회원과 식사를 하고 포크댄스를 가르친다. 오늘 오전 어떻게 변했을까? 10시, 전기밥솥 수리 차 서비스 센터에 들렸다. 대기 중인 손님이 많아 12시 20분에 수리된 밥솥을 찾았다. 센터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사람들을 피하려고 차안에서 기다렸다. 여기서 특이한 광경 목격. 밥솥 수리를 맡기러 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밥솥을 든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이라는 것. 이것을 해석해 본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세 끼 집에서 식사하는 가정이 늘었구나! 그러나 보니 자주 사용하는 밥솥이 고장이 났구나! 남성의 가사 참여 내지는 조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구나! 센터 손님의 비율을 보니 남성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남성의 가사참여는 조력이 아니라 당연히 할 일이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점심시간이다. 식당에서 혼밥? 아니다. 내 차는 마트로 향한다. 혼자서 장을 보는 것이다. 홀로서기 연습 중인데 어느 덧 익숙해져 간다. 구입한 목록은 서리태, 밤고구마, 딸기, 어묵, 참다래다. 서리태와 어묵은 주식이고 나머지는 간식이다. 아침 아내가 끓여놓은 전복미역국을 또 먹지 않고 집밥 메뉴를 바꾸려는 것.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이 모이는 식당은 피한다. 내가 준비한 어묵 무국, 몇 차례 성공한 적이 있다. 입맛 까다로운 아들도 맛을 보고는 “어, 이것 아빠가 끓인 것 맞아? 먹을 만한데.”하며 반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 재료야 간단하다. 어묵과 무가 주재료이고 된장과 미나리, 양파, 멸치, 달래, 파 등이 들어갔다. 국에 밥을 말아 김치 한 조각 얹어 먹으니 꿀맛이다. 내가 직접 요리하고 나의 노력이 들어가서 그런가? 후식으로 딸기와 키위를 먹었다. 봄내음이 상큼하다. 지금 가스레인지에 고구마를 삶고 있다. 간식용이다. 40년 전 스카우트 지도자 훈련 당시 잊혀지지 않는 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자’ 하루 세 끼 시간 맞추어 제대로 먹고 충분한 수면 시간 갖고 배설까지 잘 하자는 것이다. 코로나19 예방, 위생이 우선이지만 건강한 신체라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