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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3월 3일(목) 오전 10시 서산 서령고등학교는 2016학년도 신입생 334명에 대한 입학식을 송파수련관에서 성대하게 거행했다. 관내 내외 귀빈과 학부모님들은 입학생들에게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김동민 교장선생님께서는 신입생들을 위한 환영사에서 명문 서령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항상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특히 서령은 지역명문교 육성 사업을 통해 부족함이 없는 시설들이 갖추어졌고,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과학중점학교를 운영하게 되었으며, 교육력 제고 학교 선정, 자율학교, 영재교육원 설치 운영, 방과 후 심화반 및 자기주도적 학습반 운영, 대학 입시를 위한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전교직원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으며 일본, 중국과의 국제교류를 통해 글로벌한 안목을 기르고, 대외 경연경시 및 각종 대회에도 참가하여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음주·흡연학생이 없는 새 교풍을 진작시키고 이어 갈 것임을 선포했다. 이어 성적우수 장학생으로 선발된 신입생들에게 대한 장학증서도 전달했으며 그동안 학교를 위해 헌신하신 윤주옥 운영위원장님과 장유순 자모회장님에 대한 감사패 전달 및 우수교직원에 대한 표창도 함께 있었다. 입학식이 끝난 뒤에는 신입생과 재학생 간의 상견례가 있었다.
선과 선이 만나 직각을 이루고, 그 직각의 형태들이 모여 바둑판 같은 모양의 ‘그리드(grid·격자)’를 형성한다. 인류는 오래전 사람들뿐 아니라 사물과 현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그리드 구조’를 고안하여 냈다. 그리고 수천년 동안 사용해 왔다. 하지만 지금 이 세대는 경계가 불분명한 추세로 변화되고 있다. 학문 간의 영역도 그렇고 행정 분야에서도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얽히어 있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창의력 발휘와 유연한 사고, 창조적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탈(脫)그리드’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리드를 파괴하라'는 기업과 학교, 시장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 세계 ‘그리드 파괴’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업들은 앞다퉈 공간 혁신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직원 2800여명이 하나로 뻥 뚫린 초대형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수조원을 들여 그리드를 파괴한 신사옥 ‘스페이스십’을 짓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도 각기 다른 형태로 그리드를 파괴한 건물을 신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업무 공간 혁신을 통해 수평적 조직 운영과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일터는 구성원에게 놀이터이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 공간이다. 창조적 기업들은 관리와 통제의 원칙을 과감하게 버리는 이유는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가 하면 교육분야에서도 선진국에서는 이미 초,중,고의 일관성 교육을 추진하며, 일본의 경우만 보아도 학년간의 교실 벽을 없앤 열린교육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우리도 한때는 열린교육을 한다면서 통합적 공간 구성을 하였으나 이제 그 모습은 찾기 어렵다. 그런가 하면 초중 연계학교의 경우 교무실을 통합하여 운영하고 행정 업무를 주로 하는 행정실까지도 교사 연구실과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제 보다 융합과 통합을 위하여는 공간적 구분에 의한 분업형태가 아닌 통합된 장소에서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구성원에게 같은 크기의 공간을 제공하고 같은 규율과 원칙을 제시해 성과를 측정하던 기업들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우리의 업무처리 공간 구성면에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최근 백악관과 교육부는 학생들의 잦은 결석을 없애기 위해 두 가지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결석 빈도가 높은 학생을 멘토와 연결해주는 ‘MBK(My Brother's Keeper·내 형제의 보호자)성공 멘토제’와 학부모 대상으로 결석의 폐해를 알리는 공익광고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다. 백악관까지 결석 줄이기에 나선 것은 출결 관리가 학생 성공을 위한 단초라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0월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Every Student, Every Day’ 계획의 연장선이다. 잦은 결석이 학력 저하·문제 행동뿐만 아니라 중도 하차로 이어져 결국 학생들의 장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미 전역에 수업 일수의 10% 이상(약 18일)을 빠지는 잦은 결석자가 500~7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유색인종 가정에서 결석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에는 무단결석이 불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었다. 결석이 잦은 학생이나 부모를 법정에 세워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텍사스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흑인이나 히스패닉, 장애를 가진 저소득층 가정에 벌금이 집중돼 이들을 경제적으로 곤란하게만 할뿐 결석을 줄이는 효과는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12년 6개 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통계 조사에서도 가난을 결석의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시골 저소득층에서는 네 명 중 한 명, 도시의 저소득층에서는 세 명 중 한 명이 10일 이상을 결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학생들이 천식 등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고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사는 등 결석하게 될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청소년 지원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America's Promise Alliance’는 최근 결석이 많은 고위험군 학생들에게 ‘관계의 빈곤’이 심각하다는 발표도 내놨다. 따라서 학교에 이들을 개별적으로 돌봐줄 성인이 있는 것만으로도 중퇴를 2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결석 방지 대책도 처벌보다는 유인책을 쓰자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MBK성공멘토제는 지난 2014년 유색 인종 학생들에게 직업 교육의 기회를 높이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잦은 결석자들에게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보스턴, 필라델피아주 등 10개 학군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6~9학년 학생을 멘토와 연결시키기로 했다. 2년 동안 25만 명, 그 뒤 5년 이내에 100만 명의 결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학교 교사를 비롯해 운동 코치, 행정직원, 안전보안관, 방과후 수업 강사, 봉사단체인 아메리코어(AmeriCorps) 봉사자, 인근 지역 대학생 등 학교와 연관된 인력들을 멘토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들 멘토 1명당 3~5명의 멘티 학생들을 배정하고 일주일에 3번 정도는 만나게 할 계획이다. 멘토들은 학생들의 출결 확인뿐만 아니라 개별 문제 상담, 진로 탐색 지원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잦은 결석이 끼치는 영향에 대한 공익 광고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부모들이 결석 문제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에 2번 결석하는 것은 졸업 가능성을 낮춘다’는 등의 문구를 만들어 전광판이나 옥외 광고판, 온라인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출결을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도 부모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교총이 수년째 교육현장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는 진보교육감들의 코드인사와 실험적 정책 추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교원신문고'를 2일 개설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침해와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행위 등을 현장교원과 직접 소통을 통해 조기에 파악하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교총은 특히 점점 노골화되고 있는 측근, 보은, 길들이기 인사에 집중 대처할 방침이다. 최근 들어서만도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경남에서는 1년 이상 임기가 남은 창원기계공고 교장을 일방적으로 강제전보시켜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학부모단체까지 나서 "경남교육감의 갑질 인사는 청렴도 회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전보인사의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광주에서는 교장 경력 없는 교육감 핵심 측근을 교육국장으로 임명하고, 사립학교 교원 특채 비리로 징계 받은 교육연구원 교수부장을 학생해양수련원장에 앉혀 불만을 사고 있다. 서울은 교육감 인수위에서 일한 전교조 간부 출신 교사를 단번에 교육연구관으로 2단계 승진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또 지난 2일에는 상근 청렴시민감사관 공모에 민주당 대표비서실 차장 출신 인사가 최종 합격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와 충북은 각각 교육감 비서와 보좌관을 공모교장으로 임명해 보은인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세종에서는 신규 전문직 중 상당수가 전교조 출신으로 채워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정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교총은 접수된 문제에 대해 사안별 대응에 그치지 않고 종합 분석을 통해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교원신문고는 철저한 익명 보장을 위해 이메일(kfta11@kfta.or.kr) 접수 방식으로 운영되며, 인사권 남용, 부당행위, 교권침해 등 교육현장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선 특별한 제한 없이 모두 신고 가능하다. 김항원 교총 교권본부장은 "파격적 보은인사, 길들이기 인사가 도를 넘어 상실감을 느끼는 교원이 늘고 있지만 마땅히 호소할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교원신문고를 통해 현장과 밀착 소통하며 단순히 민원 해소를 넘어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강남교육지원청이 지속적으로 교권을 침해한 서울 A중학교 학생에 대한 강제전학이 부당하다는 1심 판결에 불복, 지난달 29일 서울행정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강남교육지원청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근거로 강제전학이 위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행령 제73조 제5항은 중학교의 장이 학생의 교육상 교육환경을 바꾸어 줄 필요가 있다고 인정해 다른 학교로 전학, 재취학, 편입학을 추천할 때는 교육장이 학교를 지정해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이전에도 강제전학을 시켜왔지만 이를 문제 삼는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 교육을 위해선 때로 단호하고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교육기관의 교육상 처분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심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를 제한하려면 법령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교권 침해로 인한 강제전학 규정은 없다”는 이유로 원고(학생측) 승소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31조1항(징계유형)에 강제전학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ㆍ중학교 학생은 큰 잘못을 해도 의무교육이라는 이유로 퇴학 등 엄정한 조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제전학, 학급교체 등을 징계유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총은 "학교폭력예방법에 입각해 학생 간 폭력에 대해서만 강제전학을 허용하고 교사에 대한 폭력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더구나 교원에 대한 폭력은 다른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직결되므로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3일 ‘제2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한민국 공무원상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헌신한 공무원을 발굴, 포상하는 상이다. 올해는 전국 국가·지방공무원 가운데 93명을 최종 선발했다.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학생 교육에 매진한 교원 3명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범주 전북동화중 교사와 추장호 경기 도농고 교장은 옥조근정훈장을, 김영희 경남 진영금병초 교사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범주 교사는 전국 최초 공립대안중학교에 재직하면서 대안교육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치유하고 돌보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인문계고에서 수학을 가르치면서 입시교육에 매달리는 삶을 살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공립 대안학교 근무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동화중은 학생 눈높이에 맞는 특성화 수업을 진행한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목공과 관악기 등을 가르쳤다. 대안교육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목공 교육’도 진행했다. 지역 대학교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김 교사는 “개교 초기, 전문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교사들의 자발적인 연수와 연찬을 통해 공립 대안학교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대안교육에 힘쓰고 싶다”고 전했다. 추장호 교장은 도농고를 미달학교에서 명품학교로 변모시켰다. 학업 중단 학생 수가 2013년 45명에서 지난해 2명으로 급격히 감소했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도 20.1%(2014년)에서 3.6%(2015년)로 크게 줄었다. 매년 신입생이 100명 이상 부족했지만, 최근 2년 전부터는 정원을 초과할 정도다. 지역 내 기피학교 1순위였던 도농고가 변화할 수 있었던 건 민주적인 학교 경영 덕분이다. 추 교장은 “학교가 나아갈 방향을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설명하고 의견 수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면서 “학생들에겐 자치권을 주고 교사들에게는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학교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힘을 모은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학생·교사가 야외 소공연장에서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도시락 Day’를 매월 두 번 운영하고 학습 의욕이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둠 상담도 진행했다. 학생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독거 어르신에게 전하는 ‘사랑의 김치 담그기’ 행사도 열었다. 추 교장은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사 전공을 살려 교육 기부를 실천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영희 교사는 문화·예술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 지역에서 학생 오케스트라를 운영, 인성·진로교육에 앞장섰다. 2012년 진영대창초에 근무할 때는 ‘다솜 We 오케스트라단’을 창단해 이끌고, 2014년에는 진영금병초에서 ‘금소울 합창단’을 맡아 운영했다. 그가 오케스트라단과 합창단을 지도하게 된 건, 초임 교사 시절 TV에서 음악 봉사활동 이야기를 접한 덕분이다. 음대 교수와 제자들이 섬마을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내용이었다. 김 교사는 “나도 그들처럼 보람된 삶을 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문화·예술 활동은 이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발달하도록 돕는다”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의 꿈은 학교 현장에서 체득한 문화·예술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유네스코의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 봉사·교류 지원 활동에도 동참하고 싶다고 했다.
건축 각 단계마다 구성원 참여 학습‧교류‧휴식 등 요구 투영돼 국가수준 가이드라인 보급 필요 학교 자율성 보장하는 행‧재정도 미래 학교건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사용자 참여형 설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화룡(공주대 교수) 한국교육시설학회장은 “선진국은 이미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설계부터 준공까지 각 단계에 참여하는 것이 보편적이고 이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교육 철학, 학교 운영, 수업 방식에 대한 생각들이 학교 시설 곳곳에 녹아들기 때문에 학교 공간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최근 지어진 우수 시설 학교들이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설계에 교육과정을 고려하고 학생‧교사들의 동선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등 학습‧교류‧휴식이 역동적으로 연계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에 사용자 참여 설계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학생 수용계획에 맞춰 땅을 사고 시공사를 선택하는 행정중심의 트랙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유연한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가수준에서의 다양한 학교 공간조성 가이드라인이 개발‧보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덴마크나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속가능한 학교건축, 친환경적 학교조성, 쏠라스쿨, 내진설계 가이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현장에 도입,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학교시설에 대한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다. 단지 시설의 최소 설치기준과 예산교부를 위해 필요한 시설면적 및 단가만 국가수준에서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개발원은 현재 교육시설의 선진화를 위한 국가수준 가이드라인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 12월 보고서를 내고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개발원이 제시한 ‘창의‧인성적 공간의 속성과 기본 방향’에서도 앞으로의 경향을 살필 수 있다. 시설을 계획할 때는 융통성, 개방성, 다양성, 네트워킹 등을 고려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활동 내용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 규모, 색상, 질감, 재료로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의 학령과 감성에 따른 친밀한 공간, 유희적 공간 등을 마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조 소장은 “학교마다 주변 환경 및 교사, 사용자의 특성, 학교입지와 건물, 공간의 여건 등이 다양하므로 가이드라인 또는 매뉴얼 내용도 탄력적이어야 한다”며 “기획 단계부터 준공, 사용까지 각 추진과정별 사용자 참여범위와 방법, 관련 사례를 포함하는 학교시설 선진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사례: 일본 후쿠이시 시민중 곡선인 ‘나뭇잎’ 모양 본 떠 자연미‧일체감 가동 칸막이로 교실 크기 늘렸다, 줄였다 유리 사용 ‘열린교실’, 학업‧수업에 자극제 일본 후쿠이(福井)시 시민(至民)중학교는 건축가, 교사, 연구자, 행정 담당자와 지역주민이 수년 간 깊이 논의하며 만든 학교다.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수차례 워크숍을 통해 기본설계만 2년이 걸렸을 정도로 공들여 지었다. 2008년 4월, 540명 규모로 개교한 이 학교의 건축 프로세스는 일본 사회에서 교육개혁, 학교 건축개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설계단계부터 학생, 지역주민‧학교운영위원회, 교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구현했음은 물론 교사들이 기본 설계에 참여해 ‘만드는’ 일의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후쿠이시 교육장, 설계자, 시민중 교장과 교사 등 구성원들은 2013년 ‘우리가 만드는 미래 학교’를 발간하고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학교는 곡선과 자연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나뭇잎’을 상징으로 삼았다. 나뭇잎 모양은 주변을 부드럽게 둘러싸며 일체감을 드러내는 형태다. 학교 곳곳에는 ‘나뭇잎 광장’, ‘나뭇잎 교실’, ‘나뭇잎 홀’ 등이 설계됐고 광장이나 중정도 실제 나뭇잎 모양을 하고 있다. 특히 ‘나뭇잎 광장’은 각 교과영역을 하나로 통합하는 장소로 학교 중심에 위치한 다목적 공간이다. 여기에는 음악실 ‘나뭇잎 홀’, 미술실 ‘아틀리에’, 가사실 ‘라이프 디자인 스튜디오’, 도서관 ‘미디어센터’ 등을 배치했다. 이들 특별교실은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나 소음 등의 문제로 학생들 생활공간에서 떨어지기 쉽다. 그러나 시민중은 일부러 학생들이 왕래하는 동선 속에 배치했다. 설계자인 야나가와 나나는 “교과의 오픈스페이스이기도 하면서 학생의 생활이나 지역사회가 서로 교류하는 ‘길모퉁이’이기도 하다”며 “선생님과 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도 포함해 여러 사람이 존재하는 사회와 같은 환경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학교는 ‘생활의 장’이다. 중정의 난간은 벤치 높이로 설계돼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학생들이 느긋하게 쉬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목재를 사용해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냈다. 교실에 사용된 유리는 채광 확보는 물론 학교를 오픈된 공간으로 변모시켜 서로의 활동을 보며 학업에도 자극을 준다. 학습 능률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대표적 특징은 ‘연속교실’과 움직이는 칸막이 ‘워크스페이스 파티션’이다. ‘연속교실’은 가동 칸막이를 통해 2개 교실을 하나로 합쳐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으로 합동 수업이나 실험을 동반하는 수업,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수업에 활용된다. ‘워크스페이스 파티션’은 화이트보드로 마감처리 된 이동식 칸막이다. 교실과 교실 사이뿐 아니라 창가나 광장 등 천장에 레일을 달아 필요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스크린 대신 활용하거나 학생들이 문제 해결의 과정을 표현하며 학습의 흔적을 남기는 게시판으로 사용하는 등 자유자재로 꾸며진다. 시민중에는 학년 구분이 없다. 학년 혼합형 교과센터 방식을 택해 1학년에서 3학년까지 학급별 홈베이스가 라운지를 중심으로 배치돼 생활 영역을 구성한다. 교과 영역은 오픈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교과교실을 뒀고 이 영역과 생활공간을 연결하는 곳에 교원스테이션이 위치한다. 교원스테이션에서 교사들은 교과, 학생 생활에 대한 이야기 등 소수가 가볍게 대화하며 동료 교사들의 수업 과정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열린 구조는 교원들을 변화시켰다. 마키다 히데아키 전 시민중 연구주임은 “닫힌 공간이 없고 학년제도 아니다보니 전례가 없어 학교생활 자체가 교사들에게 새로운 실천과 연구의 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는 지난달 27일 이옥영 신임 회장(충북 속리산중 수석교사)의 취임식을 열고 제5대 집행부 출범을 알렸다. 이 신임 회장은 “재임용 파동 등 외부 요인으로 수석교사제가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재임기간 동안 각종 불합리한 제도를 정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중등수석교사회는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와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오는 7월 ‘예비교사 융합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전국 경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는 지난달 29일 제3기 회장단 취임식을 개최했다. 송준기 신임 회장(경북 장곡초 수석교사)은 취임사에서 “새로 구성된 집행부와 함께 바람직한 수석교사제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취임식에 이어 열린 시·도회장단 회의에서는 회칙 개정안 상정 및 심의, 2016학년도 사업안 발표 및 심의가 이뤄졌다.
울산교총은 지난달 25일 울산시교육청과 ‘2015년도 교섭·협의 합의서 조인식’을 가졌다. 합의서에는 △학생사고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 △비교과 교사 성과급평정 개선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유치원 원감 배치 △플러스원 강사 확충 등 총 54개항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울산교총은 지난해 10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시교육청에 교섭을 요구했다. 이후 사전실무협의회를 통해 교섭 절차와 방식에 대해 합의하고 소위원회를 거쳐 최종 합의안을 마련, 조인식을 개최했다.
◆ 파라노만(Paranorman, 2012) *장르 (국가): 애니메이션 (미국) *상영시간: 93분 *등장인물: 노만(주인공), 할머니(유령), 닐(노만의 친구), 아가사(마녀), 노만의 삼촌, 좀비 *추천 등급: 10세 이상 *공식 등급: 12세 이상 *핵심 주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면 타인의 상처도 어루만질 수 있다. *인성요소: 용기, 우정, 노력 STEP 1. 영화 맛보기 노만은 유령을 보고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년이다. 노만은 거실에서 돌아가신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등굣길에 온갖 마을의 유령들을 만나 안부를 묻는다. 가족과 학교 친구들은 그를 괴짜 취급한다. 그러던 노만은 마을에서 마녀사냥으로 죽은 마녀가 잠에서 깨어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모두를 구할 사람은 바로 자신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노만은 유일한 친구 닐과 함께 마녀를 재우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중 좀비와 마녀가 깨어나고 마을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자신처럼 유령을 보는 능력을 가진 소녀 아가사가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노만은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한편 미움과 증오에 사로잡힌 아가사는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고 온 세상을 부숴버릴 기세다. 과연 노만은 아가사를 만나 그녀의 억울함을 위로하고 그녀를 영원한 안식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 STEP 2. 인상적인 장면 찾기 “다른 사람들도 내가 보는 걸 봐야 해, 나만 보는 건 불공평 하다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던 적 없어.” 연극을 하던 중 환상을 본 노만이 이해할 수 없는 대사를 해서 연극을 망치자, 화가 난 아빠는 망신을 당했다면서 노만을 비난한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자, 억울함에 찬 노만이 담담하게 내뱉는 말이다. “사람들은 가끔 무서울 때면 끔찍한 짓을 하기도 해. 너도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네가 누군지 잊은 거겠지? 나는 네가 마녀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가사에게 일어난 끔찍한 마녀사냥. 노만은 분노에 찬 아가사에게 조심스럽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한줄 지도 팁 : 약간의 공포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으면 곁에서 함께 보면서 가끔 설명도 해주는 것이 좋다. STEP 3. 감상 후 활동하기 [파라노만]의 효과적인 토론주제 1. 나라면 아가사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2. 정상적이란 것은 무엇인가? - 좀비들을 두려워하는 마을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좀비들의 상황 3. 아가사는 왜 분노하게 되었는가? [파라노만]의 특성상 저학년은 수업하기 어렵다. 영화수업에서 공포나 무서움을 지도 할 때는 공포와 무서움을 일으켰던 장면을 아이들이 직면하게 해야 이야기를 오해하지 않는다. ※ 더 자세한 영화수업 이야기는 ‘팟캐스트 영화, 교육을 만나다–[파라노만] 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노후 대비와 재테크의 첫 출발점은 신혼이다. ‘지금 즐기고 나중에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목돈 마련 시기를 미루면 점점 하기 싫고 힘겹기만 하다. 신혼부터 이어진 소비패턴이나 습관들을 뒤늦게 바꾼다는 것은 재테크 이상으로 힘들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한 가정의 조건으로 화목, 경제적 여유, 건강 등을 꼽는다. 이혼 사유 중에서도 성격 차이를 제외하면 경제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그만큼 가정생활에서 경제적인 부분은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혼 초에는 부부생활에 있어 사랑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지만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인 부분이 받쳐주지 못하면 결국 갈등과 위기를 겪게 된다. 부부교사나 맞벌이 교사라면 신혼 때 경제적 마인드가 잡힌 배우자에게 월급통장을 모아 부부가 한마음으로 재테크를 하는 것이 첫째다. 월급통장을 각자 관리하거나 재테크를 따로 하다 보면 체계적인 절약과 저축이 이루어지지 않아 월급의 대부분을 생활비와 용돈으로 무분별하게 소비하게 된다. 목돈을 모으기는 고사하고 단순히 소득과 지출만 일치시킬 뿐이다. 결혼하자마자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아무리 전세라고 하지만 아파트는 빌라나 연립주택에 비해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전세금뿐만 아니라 관리비도 생각보다 비싸다. 꿈의 보금자리 마련은 청약통장과 입지 분석을 통해 서서히 준비해 나가고 그 전까지는 평수가 작은 전세로 시작해보자. 필자도 결혼하자마자 10년 정도 15평 규모의 연립주택에서 전세 생활을 했다. 젊은 부부가 알뜰살뜰 검소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매번 격려를 마다않는 좋은 집주인을 만난 덕분에 10년 동안 처음 전세금 그대로였다. 전세 비용도 적게 들었고 관리비도 거의 없었다. 평수가 적어 겨울철에 난방비도 적었다. 신혼부터 10여년 정도는 목돈 마련을 위해 절약과 저축에 올인 해야 한다. 티끌모아 태산이다. 에너지 절약과 생활 속 절약 노하우를 통해 절약 습관을 들이고 부부교사나 맞벌이라면 소득의 50% 이상 저축해야 한다. 부부교사로서 저축의 날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필자도 최근 10년간은 70~80%정도 저축했다. 결혼 초 목돈마련을 위한 예금이나 적금은 1~2년짜리 단기 상품을 권한다. 오래 자금이 묶이면 급하게 해약할 상황이 생길 경우 이자 손실이 크다. 특히 만기 시에 이자와 함께 돈을 찾으며 누리는 성취감은 동기를 유발한다. 저축도 농사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절약의 씨를 뿌리고 저축으로 가꿔나가며 이자의 결실을 누릴 때의 뿌듯함과 보람은 농부의 그것 이상이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은 만기로 목돈을 찾아 기분 낸다고 이자를 다써버리면 단리 투자가 된다. 적금이나 예금을 만기로 찾으면 이자를 반드시 포함해 다음해에 재 예치를 해야만 복리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예금은 한 번에 큰 액수를 예치하는 것보다 계좌를 쪼개 분산 예치하는 방법을 택하자. 한 개의 계좌를 열 개로 나누어 관리하면 한 개를 중도 해약하더라도 아홉 개의 계좌는 살릴 수 있다. 재테크나 투자수익률에 있어 기간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루라도 먼저 시작한 사람이 앞서갈 수밖에 없다. 젊은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는 근검, 절약은 칭찬이 따른다. 그러나 나이 든 후의 인색함과 궁핍은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니 신혼 때부터 10여 년간만 종자돈 마련을 위해 노력해보자. 조금만 인내하면 풍요와 여유, 나눔과 베풂의 노년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줄 것이다.
작은 학교는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 나는 학교가 작아지는 것이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학교가 작아지는 것은 교육적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인 것이다. 대규모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경험보다 집단의 교육적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서지오바니, 1994). 그러나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육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비전과 철학의 공유를 통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김춘진, 2010). 이러한 맥락에서 ‘작은 학교’가 성공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정일환, 2005 ; 사토 마나부, 2000 ; 달링-하몬, 2002 ; 서지오바니, 1994). 외국의 연구(코튼, 2001 ; 달링-하몬, 2002)는 소규모 학교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주요한 요소들을 지목하였다.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고도의 자율성을 지니며, 안정적인 심리적 및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며, 자기선택적인 학생집단과 교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학교계획의 융통성, 자기창조적인 비전과 미션, 투명한 학교운영, 학생에 대한 충분한 이해, 학교 구성원의 합의 형성, 교사의 자기주도적인 전문적 발달, 다양한 수업전략과 평가 등의 특징을 보인다. 최근에 한 소규모 초등학교의 좋은 점을 연구하였는데, 소규모 학교의 성공요소로는 △개별화 수업의 실현을 통한 학력 신장 △초등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친밀성에 기반을 둔 전문공동체 형성이었다. 소규모 학교에 대한 국내외 연구결과에 기초하여, 소규모 학교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제안하고자 한다.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 위해 반드시 필요 최근에 정부와 교육부는 학교 총량제의 당위성으로 소규모 학교의 학력저하 문제를 지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당위성은 작은 학교의 실제적인 구성원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간과하고 있다. 작은 학교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사회문화적으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다. 따라서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학력저하 현상은 학교의 작은 규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과연 소규모 학교들이 통폐합되어 농어촌 학생들이 대규모 학교로 전학을 간다면, 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향상될 수 있을까? 이러한 이유에서 소규모 학교는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이기보다는, 오히려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제조건에 가깝다. 따라서 정부와 교육부는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와 보편적 교육복지를 위하여 현행 소규모 학교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작은 학교’에 필요한 건 발견·개선 위한 평가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한 기관평가는 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정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대도시의 대규모 학교와는 상이한 방식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평가할 때는 대규모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방식과 다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즉, 학교 구성원들이 학생들의 삶과 교육을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돌보는지 가늠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질적 기관평가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관평가의 결과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들의 줄 세우기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교육적 여건이 열악한 소규모 학교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부 우수한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현행 교육정책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즉,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교에 대한 선별적 지원보다는 모든 농어촌 학교의 지원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친밀성에 기반 둔 전문공동체 형성해야 우리나라 소규모 학교 교사들 모두가 친밀성에 기반을 둔 전문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농어촌의 작은 학교에서 교사들 사이에 반목과 갈등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학교에서보다 더욱 심각한 인간소외가 발생할 것이며, 반목과 불통이 가득한 작은 교육공동체는 거대한 사회보다 못한 학교조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관리자와 교사들은 작은 학교가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물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학교 구성원들은 잦은 인간적 교류와 공유된 경험을 바탕으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갈등과 마찰이 발생할 경우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학교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결국 작은 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의 친밀성을 높일 수 있는 전제조건이지만, 작은 학교가 친밀성을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PART VIEW]‘작고 좋은 학교’를 위해서는 교원 인사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농어촌 혹은 원도심의 작은 학교 구성원들이 친밀성을 공유한다고 해서 좋은 학교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고 좋은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친밀성을 기초로 하여 전문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전문공동체의 일원인 교사들은 서로의 교수적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작은 학교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지성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교원 인사정책과 연수체제는 지속가능한 전문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원하는 데 있어서 제한적이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사들은 자발적인 구성원이 아니며, 작은 학교와 교실에 적합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외부기관이나 타자로부터 체계적으로 학습하기가 어렵다. 만일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들이 다른 지역의 학교로 떠나고, 그들이 구축한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가 새롭게 충원되는 교사들에게 공유되지 못한다면, 작고 좋은 공동체로서의 학교는 한시적으로 존재하다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역교육청은 지속가능한 작고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기존 교원 인사정책과 교사지원 연수프로그램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지역에는 ‘공동학구제’라는 제도가 있다. 도시 인근의 소규모 학교에서 시내 학생들의 유치를 허용하는 일종의 ‘학교선택제’이다. 이 제도는 여러 측면에서 학교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소규모 농어촌 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는 학교의 특색,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먼저 살펴본 후, 입학 혹은 전학을 결정한다. 당연히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와 기대를 고민하게 되었고, 학교마다 특색 있는 강점 영역의 교육과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아내는 과정은 합의와 평가가 필수적이다 학교 교육과정은 학교마다 여건과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그 교육과정이 교육공동체의 비전과 목표를 담고 있는지, 학교 구성원은 이를 인식·이해하고 있는지, 교육수요자의 요구와 기대가 반영된 계획인지 등에 대한 합의와 평가가 필요하다. 물론 ‘100人 100色’의 교육공동체가 모두 행복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일은 획일적인 관점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우리 학교가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기 위해 노력해온 고민의 흔적을 통해 교육과정이 갖는 일반적인 기본 틀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충남의 전형적인 농어촌(농촌과 어촌이 공존)지역에 위치한 전교생 50여 명의 작은 학교이다. 학부모들은 대규모 축산, 특수 어업, 특용 농업으로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면내에 위치한 3개 학교(초등학교 2, 중학교 1)가 모두 공모 교장으로 ‘새로운 교육문화로의 변화’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지역적 여건과 특성, 교육공동체의 요구와 기대를 [표-1]과 같은 교육중점과 지향점에 담아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완성했다. 우리 학교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해온 고민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 교육과정에는 핵심 가치와 주제를 담아냈다. 크게 두 가지 핵심적인 특징을 가진 교육과정을 준비했다. 하나는 학생 역량 강화 교육과정이다. ‘DeSeCo 프로젝트’, 2015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로 키워내기 위해 인성영역인 ‘바른 인성’과 개인 특성인 ‘창의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특히 기르고자 하는 학생상과 역량을 학생 눈높이에 맞춘 ‘같이랑(삽살개)’과 ‘따로랑(팔색조)’을 마스코트로 제시함으로써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른 하나는 학년단위로 교육중점을 특화한 ‘6년이 전체로 연계되도록 배열한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의 설계 단위를 1년이 아닌 6년으로 설정하는 것은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중점을 6년 동안 지속해서 연계시키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2학년과 5학년의 교육중점은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기’이다([표-2] 참조). 2학년 때는 관내 특수학교와 결연을 통해 1년간 통합학습으로 나눔의 마음을 갖고, 5학년이 되면 독거노인 결연,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으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경험이 이루어지는 식이다. [PART VIEW]● 집단지성을 통해 교육과정의 체계, 가치, 내용을 명확히 했다. 총 4개의 섹션에 교육과정의 목표, 학습 내용, 학습 계획, 평가와 반성을 담았다. 1장에서는 ‘왜 가르치고 배우는가?’에 대한 주제로 학교가 추구하는 비전과 목표, 학생상을 명확하게 정립함으로써 교육공동체와 학교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제시했다. 2장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가?’이다.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방과후학교를 중심으로 학습 내용이 학생에게 어떤 경험이 되도록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3장은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는가?’로 교사들 스스로 교사학습공동체로서 자신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제중심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배움중심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학습 내용을 계획했다. 4장은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는가?’라는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다. 학생에 대한 평가와 교육과정 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을 담은 평가,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이 되도록 하였다. ● ‘채움’보다는 ‘비움’을 먼저 생각했다. 교육과정은 변화하고 발전하는 학교가 되기 위한 설계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학교가 SWOT 분석이나, 캔버스 분석 등을 통해 학교 상황을 파악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육정책이나 학교가 가진 계획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함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고민 중 하나가 새롭게 추진되는 정책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이 고민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기존의 정책이나 과제?사업을 검토하여 과감하게 없애는 일이다. ‘빈틈을 만들어야 새롭고 의미 있는 일이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자. ● 평가와 반성, 설계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켜내는 실천적 결단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수립했다면, 3월부터 바로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교에서는 3월이 되어서도 학급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으며, 학교 교육과정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의 1년 설계가 부실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따라서 학기를 마치면 다음 학기 혹은 학년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방학 기간은 다음 학기와 학년을 준비하는 매우 소중한 시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3월과 9월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교육과정을 붙잡고 다듬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결단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이 학교에 부임한 이후, 첫 번째 졸업식을 준비하고 치러냈다. 일 년 동안 학교가 추구해온 교육과정이 학생을 얼마나 성장하게 해 주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학교 교육은 콩나물시루에 물 주기처럼 흐르는 물에서도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만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학교가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가져가는 것이 ‘성장’인 셈이다. ‘100人 100色’의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영양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오늘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내년의 차림표를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포퓰리즘은 시대가 불안정하고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기회주의적 정치인과 근시안적 대중의 만남에서 나온다. 이런 포퓰리즘은 20세기 초 남미에서 정치적 편의주의, 기회주의로 발전하였다. 남미 정치인들은 정치권력을 위해 ‘무책임한 경제정책’을 남발했다. 무책임한 경제정책은 국내 수요 확대를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정부 지출을 늘리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관세와 환율 고평가를 선택하고, 가격을 통제하고 기간산업을 국유화하고, 사회복지를 확대하고, 민족주의를 표방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경제에 대하여 정부가 강한 개입 정책을 실시한다. 경제적 포퓰리즘에 의해 결과적으로 정부 부문의 비대화, 탈세를 포함한 부패의 만연, 재정적자의 증대, 대외 채무 증가, 해외자본 의존이 심화된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남미의 대표적인 포퓰리즘이 바로 페론주의이다. 페론주의는 결국 경제 위기를 초래하여 아르헨티나를 파탄으로 몰고 갔다. 일반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복지 포퓰리즘 비용 무엇보다도 위험한 포퓰리즘은 복지 포퓰리즘이다. 복지 포퓰리즘은 모든 국민의 복지를 향상하겠다며 무분별하게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 의료, 주택과 같이 국민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부문에 예산 확보도 없이 행해지는 보편적 복지는 국가 재정을 위태롭게 한다. 모든 부문에서 수혜자 부담의 원칙을 무시하고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면 국가의 부채가 늘어나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가 위태롭게 된다. 이런 포퓰리즘은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단기적 전망에 기초하고, 넓은 공익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에 봉사한다. 게다가 포퓰리즘이 초래하는 모든 비용은 정치인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세금으로 충당한다. 직선 교육감의 과도한 복지정책이 몰고 온 참극, ‘교육재정 고갈’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포퓰리즘의 폐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교육계다. 교육계는 선거 때마다 강화되는 ‘무상 시리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계의 포퓰리즘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로 사교육비 감소를 내건 교육 포퓰리즘이다. 대부분의 정권에서 공통적으로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을 내세우면서 각종 정책을 발표한다. 특히 교육부는 ‘수능 문제가 어려워지면 사교육이 늘어난다’며 쉬운 수능을 위해서는 비교육적인 대책이나 하향평준화 정책도 가리지 않는다. 수능 문제를 EBS 교재와 연계시키거나 수학 교재 문항이나 영어 교재 어휘를 줄인다. 수능에서 영어를 쉽게 출제하고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경한다. 학습량을 줄여서 사교육을 억제하겠다는 정책은 전형적인 교육 포퓰리즘이다. 이런 정책은 수능을 쉽게 출제하여 하향평준화를 도모하는 정책이다. [PART VIEW]둘째로 교육에서 평등과 평준화를 표방하는 것도 교육 포퓰리즘이다. 교육은 경쟁과 수월성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등과 평준화를 목적으로 설정하면 교육은 생기를 잃고 병든다. 교육평등과 평준화를 앞세운 교육 포퓰리즘은 교육감 선거에서 극에 달한다. 이러한 이념을 표방하는 후보들은 선거 때마다 학생인권조례안, 외고·자율고 규제, 고교평준화 확대를 내세운다.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두발·복장자유 보장, 체벌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 금지를 도모한다. 고교평준화를 확대하여 학생 수준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수월성 교육이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위해 필요한 외고·자사고를 규제하고 혁신학교를 확대한다. 교육청이 교육현장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린 초·중·고등학교의 ‘전면 체벌금지’는 교실 붕괴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이것도 교육 포퓰리즘에서 나온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교사의 폭행만 문제로 인식할 뿐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폭력은 문제 삼지 않는다. 최근에 교권침해사례가 급격하게 증가하여도 이를 바로잡으려는 정치권의 노력은 없다. 학생의 언어폭력이나 물리적 폭력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 없는 ‘학생인권조례’는 궁극적으로 학교 교육이 멍들어 대다수 학생에게 피해가 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조례가 유지되고 확산되는 이유는 선거나 정책에서 교사보다 학생·학부모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문제 삼으면 정치권에서 반응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인 교사가 교권침해를 문제 삼으면 정치인과 정부는 무관심하다. 특히 선거철에는 더 그렇다. 셋째는 무상교육, 복지와 관련된 교육 포퓰리즘 정책이다. 교육에서 보편적 복지를 표방하여 무상보육 확대·무상급식·반값등록금을 실시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한 ‘보육 대란’도 선거 포퓰리즘의 결과이다. 무상보육은 2009년 경기도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촉발된 무상급식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 선거철마다 무상으로 무엇을 주겠다는 공약이 난무한다. 당선된 뒤에는 구체적인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약을 무리하게 실행하여 많은 문제가 나타나 교육에 주름이 생긴다. 무상급식에 이어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 대학 반값등록금과 누리과정이 공약으로 채택되었다. 문제가 많은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차이가 없었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대학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편교육을 위해 정부가 그것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반값등록금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과 교육재정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정부와 직선 교육감의 과도한 복지정책이 몰고 온 참극이 바로 교육재정 고갈이다.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 예산의 확대로 교육재정이 고갈되어 교육환경개선 비용이나 교원연수비와 같이 교사의 교육 역량을 높이기 위한 예산은 사라졌다.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원어민교사도 사라진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예산도 전면적 무상급식에 쏟아 붓는다. 급식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로 교육의 본질과 관련된 부분이 침식되고 있는 것이다. 연초에는 3?5세 아동의 무상보육?교육 프로그램인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놓고 중앙정부·교육청·자치단체·지방의회 사이에 반목이 일어났다. 서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교사 월급도 주지 못하고, 아이들 간식과 난방까지 걱정하는 상황이 도래하였다. 교육감들은 누리과정이 중앙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하여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시의회는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으며, 중앙정부는 교부금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 포퓰리즘적 교육정책이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의 문제만은 아니다. 대학 역시 반값등록금 시행에 따라 등록금 인상이 어렵게 되어 예산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노후된 시설을 개선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강의가 대형화되고, 도서관 예산도 축소되어 교육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나아가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을 더욱 높이는 부정적인 결과도 가져왔다. 반값등록금으로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심각한 고민 없이 대학에 진학하여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도 많다.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적 없이 대학에 진학하면 학업에 열정이 없어 시간과 돈만 낭비한다. 그 결과 대졸자만 양산하여 국가의 노동 인력 분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권자가 표를 던지지 않으면 포퓰리즘은 폐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와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 교육 관련 포퓰리즘은 더 확산될 것이다. 포퓰리즘 때문에 민주주의를 버릴 수가 없다면 포퓰리즘의 폐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을 논의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우선 검토해야 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최소한의 복지이다.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낮은 사람을 위해 복지는 필수적이다. 복지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은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 따라서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택적 복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복지 실행을 위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복지는 돈이다. 돈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복지 공약에 앞서 우선 예산 확보 방법부터 명시해야 한다. 누리과정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주체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물론 예산 부담의 주체는 다수의 국민이지만 예산 확보의 주체가 분명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철에 포퓰리즘 정책이 발을 못 붙이게 할 수 있는, 정치권과 시민의 성숙한 의식이다. 우리가 그동안 포퓰리즘 정책이 초래한 부작용을 잘 인식하여 교훈을 얻는다면 포퓰리즘은 잦아들 것이다. 민주주의는 경험을 통한 시민교육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발전하는 사회는 그 사회의 건강을 좀먹는 사상과 이념, 그런 사상에 물든 사람들의 의식을 바꾼다. 우리가 보편적 복지, 무상 혜택과 같은 ‘실현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한 장밋빛 정책’에 표를 던지지만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포퓰리즘’이라는 말은 폐기될 것이다. 포퓰리즘을 약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교육이다. 학교에서 장차 시민이 될 학생들의 비판적 판단력을 높이고 건강한 정치의식과 자기 책임의 원칙을 키워주는 것도 장기적인 ‘포퓰리즘’ 예방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 우선 교육 부분의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교단의 꿈’을 붙들고 고통의 먼 길을 걷고 또 걸어 교단에 첫발을 뗀 새내기 교사의 설렘 앞에는 늘 걱정과 불안감도 함께 던져진다. 나름대로 공부에는 도가 튼 그들이지만, 막상 교단에서 소위 ‘간’을 보는 학생들과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선배교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들…. 감정을 추스르며 까칠한 학생과 얘기도 나눠보지만 상처 회복은 커녕 서로의 이질감만 명확히 확인할 뿐이다. ‘갈 때까지 따져보자’는 학부모에 눈물짓는 신규교사들 게다가 담임교사를 찾아온 학부모는 더욱 전투적이다. 학생지도에 작은 도움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어렵사리 자리를 마련한 학부모상담에서는 학부모의 일방적인 공격이 쏟아진다. “그게 아니고요, 어머님….” 사실을 설명해보려고 애쓸수록 상황은 꼬여만 간다. 학부모가 떠난 자리에 억울함이 몰아치고 급기야 눈물이 흐른다. 2년 전, 교직 경력 26년 만에 난생처음 맞이한 세 명의 신규교사 중 3월 한 달 동안 울지 않은 이는 없었다. “문제학생의 학부모보다 차라리 문제학생이 더 나아요”라는 신규교사의 절망과 눈물은 두 해를 넘겨 지난 12월까지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 절망은 동년배의 학부모를 대하는 경력교사들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해하려 들지 않고 ‘갈 데까지 따져보세’로 일관하는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학부모의 불편한 심정 먼저 헤아리자 내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교사의 상담 요청을 받았다. 어색한 인사를 나눈 담임교사의 첫 마디는 “어머님, ○○이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요”였다. “교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물건은 죄다 ○○이 것이고요, 늘 준비물도 제대로 챙겨오지 않아요.” 이어지는 담임교사의 말에 나는 연신 “그러셨군요”와 “죄송합니다”만 되뇌고 돌아섰다.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선 ‘화’가 일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교실 바닥에 물건 떨어뜨리는 것, 준비물 좀 안 챙겨오는 정도로도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 야속하고 속상했던 것은 상담 내내 아이에 대한 단 한마디의 칭찬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부모에게 ‘상담 좀 하시죠’라는 한 마디는 정말로 ‘심쿵’하는 소리임을, 교사의 상담 요청을 받고 학교로 오는 그 길이 얼마나 길고 어려운 길인지를 헤아려야 한다. 옥수수 알 같은 허물 속에 단 한마디만이라도 소소한 칭찬이 있었더라면 내 아이가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마음 깊은 곳에 서운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부모에게 전화할 땐 늘 이렇게 첫마디를 연다. “어머님, 제가 전화 드려서 놀라셨죠? 저도 제 아이 담임선생님한테 전화 오면 심장이 멎어요.” 상대방의 기분을 읽어주는 것, 그리고 공감해주는 것, 그것처럼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것은 없다. 간혹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샘!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 중 어느 것을 먼저 들으실래요?”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은 소식을 먼저 듣겠노라고 답한다. 그래야 나쁜 소식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은 채 그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기분으로 아이들의 허물을 듣고도 용서하고 이해해줄 내 맘속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논리적 상황 설명보다는 ‘두려움’에 공감을 “어머님, ○○이가 또 대형사고를 쳤어요. 늘 이러니 커서 뭐가 될는지 걱정입니다.”, “많은 선생님께서도 ○○이 때문에 수업이 힘들다고 하시고 반 아이들도 무척 힘들어해요.” ‘대형, 늘, 이러니, 많은’ 등 무의식중에 표현되는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말들은 학부모와의 관계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학부모에게 사안을 설명할 때에는 사진기처럼 사실만 나열해야 한다. 또한 잘못된 상황인식으로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 ‘논리적인 상황 설명’을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학부모의 화를 증폭시키기 쉽다.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올 때는 ‘상황 이해’를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교사에 대한 서운함이나 잘못’을 따지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부모가 오해하고 있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그렇게 생각하셨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셨어요”라고 말해보자. 화난 학부모의 의식 깊은 곳에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 두려움을 읽어내어 공감을 표현하고, 낮고 차분한 음성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다. [PART VIEW]4년 전, 학교폭력사건으로 상담을 오신 학부모가 “대체 우리 얘가 뭘 그리 잘못했냐”고 따진 적이 있었다. “뭐, 그리 대단한 잘못을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화가 나서 어머니한테 하듯이 제게 했을 뿐입니다.” 이 한마디에 부모님의 입에서는 한숨이, 눈가엔 눈물이 핑 돌았다. 부모도 사춘기 아이를 기르는 것이 힘에 겹다. 부모의 화는 상황에 대한 것이지 교사를 향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화에 낚이지 말자. 대화 내용을 메모하는 것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감정의 격앙을 막는 효과적인 장치가 된다. 그리고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잠시 자리를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갈등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갈등을 형편없이 다룰 때가 문제이다. 어떤 상황이든 궁극적 목표는 ‘학생의 성장’임을 분명히 하자! 얼마 전, 8명의 남학생이 그 무리의 한 남학생을 오랫동안 괴롭힌 사안이 발생했다. 조용히 나와 관계가 좋은 활발한 아이를 불러 학생들의 일기검사를 하다가 상황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다른 아이들도 차례로 불러서 상담할 것이며, 해당 부모님도 직접 만나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너희가 예전보다 훨씬 더 사이좋게 잘 지내도록 돕는 것임을 명확히 해두었다. 상황파악이 끝난 후 피해학생을 불렀다. 학생은 이미 눈치를 채고 상황을 축소하려 들었다. 나는 그 학생에게 “지금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니?”, “누가 가장 네게 힘이 되니?”, “내가 어떻게 널 도와줬으면 좋겠니?”라는 질문으로 나의 궁극적 목표를 끊임없이 인지시켰다. 학생상담이 끝난 후 피해학생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학부모의 놀란 마음을 읽은 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소식과 칭찬을 전하면서 요즘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지 물었다. 그리고 난 뒤 아이가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친구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함께 도와보자고 말씀드렸다. 피해학생 학부모와 상담 날짜를 잡은 뒤 가해학생 학부모들과도 연락을 취했다. 두 달에 걸쳐서 피해학생의 책가방을 쓰레기통에 넣기 5차례, 동의 없이 학용품 가져다 쓰고 돌려주지 않기 8차례, 때리고 도망가기 13차례, 여러 친구 앞에서 ‘관종’이라고 놀리기 18차례, 운동화 숨겨놓기 3차례 등이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상대 아이가 학교 오기를 두려워하고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해 드렸다. 이 모든 부적절한 행위가 ○○이가 겪는 ‘성장통’이니 이를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머리를 모아보자고 말씀드렸다. 학부모는 ‘아이’의 전문가이다. 함께 고민하자 앞으로 진행될 과정과 절차에 대해서 관련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전례를 들면서 조치결과를 예단하여 안내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어떤 조치가 나올지 불안해 하는 학부모에게 ‘학교는 법원이 아니기에 벌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만 아이가 성장통을 잘 극복하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주는 곳’임을 인지시켜 드리는 것이 좋다. 교내봉사나 사회봉사, 특별교육에 대한 안내와 더불어 이 아이에게 어떤 활동이 재발방지에 더 효과적일지 해당 학부모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에 대해서는 부모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특별교육 하루 만에 뛰쳐나온 학생과 부모에게 특별교육기관의 다양한 특성에 대해 안내한 후 함께 교육기관을 고르게 하여 특별교육이수를 돕고, 공개사과를 거부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스스로 역제안을 하도록 기회를 주니 생활지도부실에서 생활지도부장과 담임, 피해학생의 절친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사과를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피해학생의 교실에서 그것도 전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사과를 함으로써 학폭사안을 모르던 학생에게까지 자식의 부끄러운 행위가 밝혀지는 것이 싫은 그 마음을 읽어주고 수용해주자. 해결의 답은 하나가 아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학폭사안으로 전학조치를 받고 재심 끝에 전학을 간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가 새 학교에서 잘 적응은 하고 있는지, 친구는 사귀었는지, 새 담임은 어떤지를 물었다.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주십사, 꼭 돕겠다고 말했다. 전학 간 학교에서 담임이 색안경을 끼고 아이를 대하면 어쩌나 불안해 하는 학부모에게는 편지를 써서 해당 학교 선생님께 전달해 주십사 청하였다. 아이의 이전 학교생활 및 가정상황에 대한 정보와 함께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아이의 장점에 관해 서술한 내용이었다. 내용을 읽어보신 부모님은 자신이 알고 있는 장점 사례를 말씀하시며 이 내용도 적어달라고 요청하신다. 이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 마음이다. “아이코, ○○이가 그런 기특한 짓을 했단 말이죠. 맞아요. 그러고도 남을 녀석이지요. ○○이는 틀림없이 잘 성장해서 제 몫을 톡톡히 하는 인재가 될 거예요.” 교직 10년 차 때에 담임을 맡아 처음 반 아이들을 만나러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유독 눈에 띄는 여학생이 있었다. 가부키 화장을 하고 앉아있던 그 아이는 늘 거울과 화장품을 손에 들고 쉬는 시간엔 화장을, 수업시간엔 잠을 청했다. 학급소풍을 간 날이었다.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그 아이의 신발을 가리키며 키득키득 웃어댔다. 난 그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와, 패션 감각 죽이는데! 그런 신발을 어디서 구했어?” 그리고 며칠 후엔 큰 소리로 얘기했다. “너, 글 참 잘 쓰더라. 커서 훌륭한 작가가 되겠어.” 물론 그 아이는 작가가 되지 않았다. 몇 년 후, 청첩장과 함께 보내온 그 아이의 편지 속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샘은 학창시절 제게 칭찬을 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저 요즘도 방송에 글을 써 보내요. 선물도 많이 받았죠. 그 선물로 신혼살림 차릴 거예요.’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 깨알 같은 허물 속에서도 별것 아닐 수 있는 칭찬 한마디가 행복을 만들어 낸다.
체벌금지에서 교권침해로 신규로 발령받았을 때의 일이다. 선생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어린 시절 갖고 놀던 플라스틱 칼을 들고 다니셨다. 이름하여 ‘규정매’. 그제야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체벌이 가능한 매의 길이와 굵기, 체벌 가능 부위 등을 본 기억이 났다. 불과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되고, ‘효율적 학생 통제 수단’이었던 체벌이 금지되었다. 어떻게 학생들을 다루어야 할지 걱정 어린 목소리들이 교무실을 채웠다. 변화된 제도에 발맞추지 못하는 교사들의 소식이 이어졌고, 그 소식이 줄어든다 싶을 때부터 교권침해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더니 급기야 교권보호위원회가 학교마다 설치되었다. 교사들의 고민이 현실화된 것이다. 교사들의 반복되는 실수, 문제행동을 알면 ‘대처법’이 보인다 드레이커스(R. Dreikurs, 1992)는 모든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고 ‘소속감’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다고 본다.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처음에는 사회가 바라는 긍정적인 행동을 하지만 그 행동으로 소속감을 얻지 못하면 부정적인 행동을 해서라도 소속감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행동들이 갖는 잘못된 목표를 드레이커스는 ‘관심 끌기, 힘의 과시, 보복하기, 무능함 보이기’의 4가지로 제시했다. ‘관심 끌기’는 학생문제행동의 80%가 추구하는 목표로, 때로는 긍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은 긍정적인 행동으로 관심 끌기에 실패하면 부정적인 행동을 통해서라도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에게 무관심은 도덕적인 것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관심 끌기 행동에 대응하는 첫 번째 원칙은 바로 ‘의도적 무시’이다. 교사들은 문제행동을 보면 반사적으로 반응하게 되는데, 이것이 교사들이 하고 있는 첫 번째 실수이다. 교사는 문제행동을 지적하고 싶은 욕구를 꾹 참고 철저히 무시하는 대신, 바람직한 행동을 하는 학생에게는 관심을 갖고 반응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또한 문제행동을 하던 학생이 그 행동을 그치고 긍정적인 행동으로 변화했을 때,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표현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어야 한다. 관심 끌기가 실패하면 ‘반박, 거짓말, 짜증, 의문 제기’ 등 보다 더 격렬한 형태로 행동한다. 이런 행동의 목표는 ‘힘의 과시’이다. 힘을 과시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 집단에서 인정받는 길이라 여긴다. 여기서 교사들의 두 번째 실수가 나타난다. 교사는 이런 학생들을 만났을 때 힘겨루기를 통해 학생의 힘을 제압하려고 한다. 그러나 오히려 힘을 드러낼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학급뿐만 아니라 수업에서도 1인 1역 등을 통해 특정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 힘을 과시하는 행동이 벌로 이어지면 학생들은 낙담한 나머지 ‘일진되기, 위협하기’ 등 더 공격적인 행동으로 ‘보복하기’를 시도한다. 이들은 자신이 집단에서 미움 받고 있으며, 집단에 소속될 기회가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복이고 그래서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보복하기’의 목표를 가진 문제행동은 매우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학생을 만나면 교사는 매우 화가 나서 똑같이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쏟아내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교사의 세 번째 실수이다. [PART VIEW]교사의 화난 반응은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보복행위를 정당화하는 구실이 되어준다. 따라서 교사는 이런 학생들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스스로를 자제해야 한다. 사실 이 학생들의 대부분은 가정이나 다른 곳에서 이미 화가 난 상태로 교사와 만났을 뿐, 교사에게 화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추스른 교사가 다음으로 할 일은 이 학생이 어디서 화가 났는지를 파악하고, 학생의 상처에 대해 공감을 표현하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상담이 꼭 필요할 것이다. ‘잠자기, 몽상하기, 투명인간처럼 생활하기’와 같이 ‘무능함 보이기’를 목표로 하는 행동은 사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실패로 인해 집단에서 창피, 굴욕을 보이는 것보다 무능함을 보이는 것이 낫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이들에게 성취 경험을 안겨주어야 한다. 활동이나 과제 수준을 조절하거나 유형을 다양화하여 자신의 소질이나 적성에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교직 생활의 보약이 될 ‘관계지향적 권위’ 소속감을 이루는 핵심요소는 바로 ‘자존감, 연계, 기여’(A. Linda, 1996)이다. 자신이 해낼 수 있고,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집단에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믿음이 바로 소속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생들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수용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감사와 애정을 표현해야 하며, 학생들이 집단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학생은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학교의 ‘참여자’이자 ‘동반자’로 여겨야 하고, 교사는 ‘평가자’가 아니라 ‘조력자’가 되기 위해 ‘관계지향적 권위’를 가져야 한다. 교사가 학생 행동을 관리하는 데 사용하는 권위에는 ‘강제적, 합법적, 전문가적, 관계지향적’인 4가지 유형이 있다.* 그중에서도 관계지향적 권위는 돌봄과 신뢰, 존중을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보여주고 감정에 대한 공감을 행동관리기법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친사회적인 의미감과 능력, 권한을 증대시켜 학생들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 간의 대립 가능성이 없어 교사에게 스트레스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문제’ 행동에서 ‘낯선’ 행동으로 우리의 교사양성과정은 교과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학 수업 역시 주로 학생들의 학력, 학습에 대해 다루어왔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문제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사는 자신이 학창시절 배웠던 방식으로 생활지도를 한다. 체벌은 사라졌지만 많은 교사가 여전히 학생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짚어주고, 올바른 행동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방적으로 제시한다. ‘미성숙한’ 학생들의 행동은 통제되어야 하며, 때론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활용해서라도 ‘성숙한’ 교사가 바로잡아줘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교권침해사례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의 변화에 맞춰 교사들이 변할 차례이다. 학생들의 행동을 문제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미 교사는 맞고 학생은 틀렸다는 것을, 그리고 교사가 ‘강제적, 합법적, 전문가적’ 권위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껏 ‘문제’라고 여겼던 학생들의 행동을 ‘낯선’ 행동이라 생각해 본다면, 교사 소진을 막을 수 있는 ‘관계지향적’ 권위에 한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반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3월 2일.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가슴속엔 갖가지 감정이 떠돈다. 평소 꿈꿔왔던 이상적인 학급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우리 반 아이들은 ‘특별히’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잘 따라와 줄 거라는 희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신규교사라고 봐주는 것이 없다. 아이들에게 잘 해주고 좋은 선생님으로 인정받고 싶은 신규교사의 열정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면서 상처받고 식어가게 된다. 학생들의 문제행동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낮은 자존감과 소속감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함께 생활하는 교실에서 서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면, 자존감과 소속감이 향상되어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줄어들 것이다. 그런 학급을 만들어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자존감 향상 시키기 학력중심사회인 우리나라는 학생들을 성적으로 판단하고 인정하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 ‘나는 공부와는 관련 없다’고 단정 지은 학생들은 많은 패배감을 느낀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속에 분노를 간직할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공부 이외의 것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지 않는 한 자존감이 올라가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작은 수고스러움만으로도 학생들이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 칭찬하기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분명히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할 일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일이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인사를 매우 잘하고, 또 친구들을 잘 도와준다. 그리고 평소에는 매우 어려워하는 과목이지만 한 번 해보려고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다. 교사는 아이들의 소소하지만, 긍정적인 행동을 눈여겨보다가 바로 칭찬하는 것이다. 이때 칭찬은 ‘○○가 오늘 조회시간에 수업 준비를 집중해서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와 같이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른 미사여구를 많이 넣을 필요는 없다. 학생의 노력을 인정하는 진심만 담겨있으면 된다. 교사의 섬세한 관찰을 통한 칭찬 한마디가 학생의 자존감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 학부모에게 칭찬문자 보내기 학교에서 보인 학생의 긍정적인 행동은 바로 학부모에게 칭찬문자를 통해 전달한다. 위 학생의 경우 “어머니, ○○가 오늘 조회시간에 수업 준비를 집중해서 하고 있었네요. 아침부터 수업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칭찬해 주세요^^”라고 칭찬문자를 보낸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아이가 얼마나 잘 생활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하고, 아이의 상황에 대해 목이 말라 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사춘기를 지나면서 학교생활에 대해 부모에게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담임교사가 학부모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아이를 칭찬까지 한다면, 학부모는 안심할 것이다. 나아가 배려해주는 담임교사에 대해서 고마움과 신뢰가 생기게 될 것이다. 학부모와 평소에 쌓아둔 신뢰 관계는 나중에 큰 힘이 된다. ● 학급 칭찬스티커 붙이기 칭찬스티커는 모든 학생을 학급의 중요한 일원으로 인정하고 공동체의식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제도이다. 칭찬스티커 결산 시간은 종례시간이 좋다. 그날그날 있었던 긍정적인 일들을 확인하면서 서로 칭찬하고 박수 쳐주다 보면 교실은 저절로 따뜻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반 친구의 작은, 긍정적인 행동이 우리 모두에게 득이 된다면 그 친구를 미워할 필요도 없고 괴롭힐 이유도 없어진다. 친구의 한마디에 울고 웃는 청소년 시기에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 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은 단순히 칭찬과 칭찬스티커로 끝나지 않고,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 위에서 언급한 학생의 경우 ‘(수업준비성) 아침 자습시간에 그날 배울 내용을 미리 준비하는 준비성을 보였음’이라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 이때 학생들에게 ‘학교생활기록부는 법적인 문서로서 기록된 내용은 50년 동안 보관된다’는 점을 교육하면 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을 더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입시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학생들의 일상생활이 그대로 녹아들어 간다면, 여타의 미사여구 없이도 그 학생의 인성을 알 수 있게 된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했다는 것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린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존재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소속감 키우기 불량집단에 소속된 사람들과의 면담내용을 보면, 한 가지 공통된 주제가 나타난다. “불량집단은 내 가족이에요.”, “제가 거기 들어가기 전까지 저에게 관심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곳이 내가 정말로 소속되어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 그들이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관계 맺음’ 즉,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이다.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약 학급에서 소속감을 얻을 수 있다면 굳이 문제행동을 벌여가면서 소속감을 만들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 학급 1인 1역 학급의 학생들은 언제 반에 소속되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바로 학급에서 존재감이 있을 때가 아닐까? 존재감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생긴다. 따라서 ‘1인 1역’을 통해 학급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학생들에게 하나씩 부여해보자. 출석부 정리, 결석계 수합, 가정통신문 정리, 환경 미화, 유인물 배부, 중요 사항 전달, 봉사활동 내용 정리, 출결 체크 등 매일매일 학급에는 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해주려 하는 것은 위험하다. 학생들이 교사의 그러한 행동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 모습에 담임교사는 상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학생들이 스스로 움직이면서 자존감을 얻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PART VIEW]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도와주고, 잘 진행되는지 학생과 같이 점검하다보면 저절로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소통거리’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긍정적인 모습에 대해 또 칭찬하고, 학부모에게 칭찬메시지를 보내고, 학급 칭찬스티커를 부여하는 선순환이 계속된다면 학생의 소속감과 자존감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더불어 ‘학생이 얼마나 다른 친구들을 위해 애썼는지, 어떤 인성의 소유자인지’ 1인 1역 활동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 ● 학급 행사 학생들이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의식과 소속감을 느끼도록 학급 행사를 해보자. 학급단합대회는 비빔밥 파티, 삼겹살 파티와 같이 반 친구들끼리 밥을 같이 해먹는 것부터 각종 활동을 곁들이는 학급 야영까지 다양하다. 학급 행사를 계획할 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역할을 맡아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야영추진준비위원회, 일명 ‘야추위’ 위원을 위촉한 후 임명장까지 수여하고 진행한다. 학생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결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속감이 생기게 된다. 교사는 학생들의 준비과정을 수시로 점검하고 어려운 점이 없는지 확인하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수행한다. ‘야추위’ 위원들은 스스로 준비한 학급활동을 실행하면서 학급에 대한 소속감은 물론 해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보너스로 얻게 된다.
2015년 임용시험 심층면접에서는 ‘교무행정사와 마찰이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와 ‘선배교사와 시험출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 설득의 3요소를 반영하여 대화하는 방법을 말하시오’라는 질문이 나왔다. 교직 사회에서 얼마나 ‘소통’과 ‘갈등해결기술’이 절실한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혀있듯이 갈등(葛藤)은 칡(葛)과 등나무(藤)가 서로 얽혀있는 것을 의미한다. 칡은 오른쪽으로,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성질 때문에 서로 얽힐 수밖에 없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갈등은 불필요하고 불편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좌절과 분노를 가져오지만, 칡과 등나무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면 개인이나 집단이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갈등이 생겼을 때 관계만을 중시해 덮어두거나(회피), 넘어가려는(보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양산하게 되고 발전의 계기가 된다. 갈등을 해결하고자 할 때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소통’이다. 임용고시에 출제되었던 설득의 3요소인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를 기준으로 어떻게 하면 동료교사와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에토스 _ 평소 쌓아둔 호감 유지는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소통은 밧줄과 같다. 한 올 한 올 엮어 놓아야 차츰 굵어지듯이 평소에 소통을 통해서 호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쿨메신저를 활용할 때는 쿨메신저에 교과담임그룹, 동교과그룹을 만들고 수시로 소통해보자. 학급 학생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면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오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특히 우울증이나 ADHD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 정보를 제공하면(이때 학생 정보는 반드시 ‘대외비’를 전제로 해야 한다) 학생의 돌발행동에 대한 교과 교사들의 수용도가 높아진다. ● 교직원회의에서는 또한 의견 수렴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교직원회의에서는 하던 일을 멈추고, 발표하는 교사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공감되는 부분이 있으면 리액션을 곁들인다. 멋진 의견이 나왔을 때는 ‘엄지척’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호감 유지를 위한 기술이다. 만약 잘 이해가 안 되거나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교직원회의는 ‘발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임을 꼭 기억하자. ● 학교교육계획 평가 때에는 연말 학교교육계획 평가도 매우 소중한 기회이다. 학교 현장의 부족한 점이 가장 눈에 잘 뜨이는 때가 바로 임용 첫해이다. 뭔가 불합리하다고 생각되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꼬박꼬박 기록해두었다가 학기말에 작성하는 학교교육계획평가 설문지의 맨 끝 부분에 있는 ‘기타 의견’에 적어보자. ‘적자생존’ 즉, ‘적는 자 만이 살아남는다.’ 내용이 많아서 다 적기 어려울 경우는 ‘별첨합니다’라고 쓴 후, 출력해 붙이고 연구부 담당교사에게는 파일로 전송하여 다시 입력하는 수고를 더는 센스를 발휘하면 된다. [PART VIEW]● 업무 추진 중에는 만약 업무 추진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관련 담당교사와 부장교사에게 즉각 알려야 한다. 보고하는 시기를 놓치면 ‘변명꾼’이라는 불명예를 얻을 수 있다. ‘보고’와 ‘변명’은 시간 차이일 뿐이지만 ‘호감’을 좌우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는 말을 듣게 되거나,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버럭 화내지 않고 화났다고 말하는 ‘I-메시지’ 기술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파토스 _ 말할 때를 잘 찾는 것은 갈등 해결의 전제조건이다. 상대방의 파토스를 읽어낼 수 있다면 갈등 해결의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2015년 임용고시 심층면접 문제와 비슷하게 선배교사와 시험문제를 채점할 때 있었던 갈등 해결 상황을 살펴보자. 모든 교사가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교체를 요구했으나 한 명의 교사가 한사코 거절한 경우가 있었다. 물론 교과협의회에서 해결이 안 되면 교감선생님께 말씀드려 성적관리위원회에서 시정을 강제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 거부하는 교사의 심리적인 상태를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존감이 현저하게 낮을 때 일어나는 방어기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를 통해 다수결로 밀어붙일 수도 있고, 그것이 원칙적이며 옳은 일일 수는 있지만 이후 서로의 관계가 회복되기는 어렵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심리적 상태로 인해 대화가 안 통하거나 마음의 상처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넘어선 배려 즉, ‘져주기 기술’도 필요한 법이다. 로고스 _ 갈등 해결의 실제에서 필요한 것은 ‘논리’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서로 마음의 문이 열렸다면 남은 것은 문제 해결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로고스 즉, 논리이다. 마지막으로 갈등 해결을 위해 필요한 방법을 살펴보자. ● 윈윈 전략 어느 한쪽이 ‘명분’을 갖는다면, 다른 한쪽은 ‘실리’를 챙길 수 있도록 한다. 승자 독식은 위험하다. ● 원칙 원칙을 먼저 정하고 사람을 정해야 고통을 분담할 수 있다. 원칙을 먼저 정하는 가장 예술적인 작업은 업무균등화를 위해 교직원 직무명세표를 세분화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직무명세를 균등하게 해놓고 추첨으로 보직을 맡도록 하는 것이다. ● 유보 시간을 경과하면서 더 좋은 해답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결론이 쉽게 안 나면 심의의 유보를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