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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주최, 20일 수도권서 첫 강연 충청·전라·경상권까지 릴레이 특강 자산관리·힐링 주제로 만족도 UP “자, 평소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무이자 할부를 주로 이용하는 분 손 들어보세요. 일시불을 사용하는 분은요? 신용 등급을 생각한다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일시불이 좋아요. 또 연봉의 25%까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그 이상은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쓰는 게 유리합니다.” 20일 오후 서울 한국교총 2층 단재홀에서 ‘2030 선생님의 공感동感 시즌1-나를 위한 열정 충전(이하 공감동감)’ 1부 ‘2030을 위한 내 월급 사용설명서’ 강연이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전인구 세종 미르초 교사는 월급을 잘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펀드·주식투자상담사, 투자자산관리사 등 자격증을 가진 전 교사는 ‘내 월급 사용설명서’ ‘닥공 재테크’ 등 경제 관련 책을 펴내기도 한 ‘자타 공인’ 자산 관리 전문가다. 이날 강의는 자산 관리의 기본이 되는 월급 모으기, 셀프 재무 설계와 함께 자산 불리기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는 월급 모으는 방법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월급의 절반은 저축하기 △차는 가급적 늦게 사기 △연봉 25%까지는 신용카드 쓰기 △소득공제 잘 받기 △재미있게 저축하기 등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방법들이다. 전 교사는 “차 구입 시기를 가능한 늦추고 소득공제 항목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주택대출과 월세, 자동차보험, 기부금 등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미있게 저축하는 방법으로는 예금 풍차 돌리기, 적금 쪼개기, ELS(주가연계증권)로 로또 이자 노리기 등을 꼽았다.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건 자산 불리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특히 전 교사가 직접 투자했던 사례와 팁에 흥미를 보였다. 전 교사는 “집을 살 때는 교통이 편리한지, 초등학교가 인접한지를 살피고 노후 아파트는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주식 투자 시에는 테마주, 작전주에는 투자 금지, 방송·카페·지인도 믿지 말기, 처음 1년간은 300만 원만 투자해보기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각광받는 경매 투자의 경우 낙찰 받는 매물이 더 비쌀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권리 관계가 복잡한 매물은 피하고 필요한 물건만 낙찰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마련된 2부 특강은 안광복 서울 중동고 교사(철학 박사)의 ‘교사의 행복을 위한 철학 처방전-행복의 조건’이었다. 철학을 가르치는 안 교사는 ‘서툰 인생을 위한 철학수업’ ‘열일곱 살의 욕망 연습’ 등 철학 서적을 여러 권 집필했다. 그가 준비한 이번 강의는 아직 서툰 게 많은 20~30대 교원들이 행복한 삶과 학교생활을 영위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인(賢人)들이 남긴 말을 바탕으로 행복의 의미와 조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안 교사는 “행복해지려면 연습이 필요하다”며 “먼저 자신에게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 ‘행복이란 무엇인가’의 주인공, 탈 벤 샤하르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가 말하는 ‘MPS 질문법’을 소개했다. MPS 질문법은 △무엇이 나에게 의미(Meaning)가 있는가 △무엇이 나에게 즐거움(Pleasure)을 주는가 △나에게는 어떤 장점(Strength)이 있는가를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을 느끼려면 욕망 연습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지 않으면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훗날 바라는 것에 대해 질문했더니 적당한 수입,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직장, 교통 편리한 곳에 아담한 집 한 채, 편리하고 안전한 차를 꼽았다”면서 “이 욕구들은 기준이 모호해 채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에서 벗어나 이뤄야 할 꿈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좋은 욕망’을 연습해야 한다”며 “교사들도 욕망 연습을 통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감동감은 23세 이상 39세 이하 교사를 대상으로 한국교총이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특강이다. 시즌 1에서는 2030 젊은 교원들의 니즈를 반영해 자산 관리와 힐링에 초점을 맞췄다. 20일 수도권을 시작으로 21일 충청권, 27일 전라권, 28일 경상권까지 전국 릴레이 강의가 진행됐다. 특강에 참가한 교원들은 직무연수 시간(4시간)을 인정받았다. 참가자들은 연수 내용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기존 교원 대상 연수와 달리 교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김아름 경남 남정초 교사는 “문자로 특강이 열린다는 안내를 받고 신청했다”며 “평소 돈을 모으고 불리는 방법이 궁금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유익했다”고 말했다. 최재준 경남 명곡초 교사는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해 특강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총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한 이수진 경기 도재울초 교사도 “당장 실천 가능한 실질적인 방법과 사례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젊은 교사들을 위한 특강이 계속 마련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올림픽 폐막식 하루 전인 8월 21일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월 13일 시작했으니 6개월 넘는 대장정이었지만, ‘그래, 그런거야’ 역시 여느 드라마들처럼 올림픽으로 인한 결방을 겪었다. 8월 6일과 13일 두 차례 결방한 후 54회로 종영한 것. 그러나 ‘그래, 그런거야’는 원래 60부작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여왕’ 김수현 극본이라 60부작 ‘그래, 그런거야’에 거는 기대가 컸음은 물론이다. 시청률은, 그러나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10%를 밑도는 시청률(마지막회는 10.1%)이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김수현 극본 드라마들이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54부작의 조기 종영 소식이 전해진 것은 38회 방송이 나간 후다. 방송사는 “막바지에 돌입한 드라마가 중계방송과 겹쳐 몇 차례 결방되면 힘이 빠지기 때문에 그전에 힘 있게 마무리하기로 한 것”(조선일보, 2016.6.23.)이라 밝혔지만, 저조한 시청률로부터 썩 자유로워 보이진 않는다. 김수현 작가로선 내심 치욕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이유의 회차 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7월 23일(토) 47, 48회 연속 방송하더니 7월 24일엔 뜬금없는 특선영화 ‘더 폰’ 편성으로 결방되는 등 들쭉날쭉했을 뿐 아니라 올림픽 방송 ‘와중’으로까지 넘어가서다. 저조한 시청률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그 주범은 세태이지 싶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자⋅손녀가 어우러져 사는 대가족적 분위기나 모습을 거부하는 세태라는 얘기이다. 나홀로족이 느는 세상인데, 3대의 가부장적 드라마가 가당키나 하느냐는 것이다. 하긴 지금까지의 김수현 위상에 비해 낮은 시청률로 평가받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균 시청률 8%대가 특별히 뜬 ‘태양의 후예’나 ‘아이가 다섯’ 같은 드라마말고 보통 수준은 되어서다. 그 시청자들에게 가장 공감되는 건 아마도 지독한 일상성이 아닐까 싶다. 3대가 한 집에 모여 사는 것이 비현실적일진 몰라도 이것만 눈감아준다면 ‘그래, 그런거야’는 소름끼치는 일상성이 미덕인 드라마다. 음모⋅배신⋅복수따위 막장 전개가 불식된 청정드라마라 할까. 한 마디로 캐릭터의 승리라 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열연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몰아보기를 통해 미처 보지 못한 앞 부분도 보게 되었지만, 중간부터 시청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그래, 그런거야’에 빠져든 이유이다. 가령 사돈간인 세준(정해인)과 나영(남규리)의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금방 선을 넘을 것 같다가도 스스로 자제하는 등 사랑의 고통까지 리얼하게 보여줘 재미를 준다. 특히 사랑에 빠진 캐릭터와 일체가 된 남규리의 연기는 일품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예뻐 죽겠다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톡 튀는 캐릭터는 나영의 엄마로 분한 임예진(이태희 역)이 압권이다. ‘푼수’ 유리(왕지혜)도 그와 함께 웃음을 주지만, 66세에 새 장가를 든 민호(노주현), 환갑⋅진갑 다 지나 명란(정재순)으로부터 이혼당하는 경호(송승환) 등이 기억에 남는다. 다만 세희(윤소이)의 교통사고라든가 마지막회 종철(이순재) 죽음과 그로부터 1년 지난 숙자(강부자)의 치매 등 결말은 좀 억지스럽거나 뜬금없어 보인다. 장사로 힘겹게 살아온, 그래서 인텔리 할머니는 아닌 숙자가 틈만 나면 책 읽는 모습도 좀 아니지 싶다. 뭔가 좀 덜 일상적인 건 너무 있이 살거나 잘 나가는 집안이고 인물들이란 점이다. 이 불경기에도 민호의 동네 매장이나 경호의 음식점은 노상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식이다. 취준생 세준만이 알바 등 고난을 겪는데, 그마저 아버지 재호(홍요섭)가 의사라는 점에서 ‘배부른 하품’으로 보일 수 있다. 특이한 것도 있다. 가령 35회(6월 11일 방송)에서 유리가 ‘저희나라’라고 하니 시어머니 혜경(김해숙)이 ‘우리나라’가 맞다고 하는 걸 들 수 있다. 단, 5월 1일 방송에선 경호의 대사중에 “나 삐졌어요”가 나온다. 그것이 ‘삐쳤어요’와 함께 표준어로 인정된 것은 2014년 12월 15일 국립국어원 발표이후부터인데, 그걸 알고 그런 것인지 의문이다.
지난 학기 대전의 모 초교의 급식 비리 무더기 징계 등 전국적으로 부정 비리가 속출하여 국민적 원성을 사고 있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먹거리를 갖고 농간을 부리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식중독 등 갖가지 문제점도 비일비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로는 누구나 먹거리 안전, 급식 안전을 외치지만, 실제는 그 반대로 가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급식 비리와 부정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생명과 직결된 위험한 문제인데, 근절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관행적 비이이자 부정인 것이다. 학교급식의 납품 과정을 보면 생산부터 유통, 소비단계까지 '총체적 부실' 그 자체였다. 위생불량 식재료가 버젓이 유통이 됐고, 업체들은 입찰담합을 통해 급식 사업권을 따냈다. 또 학교 측은 식재료 업체로부터 상품권 등의 리베이트를 받는 등 학교와 업체 간의 유착비리도 드러났다.가슴아프지만, 학교 급식이 종합적 비리 온상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급식의 현주소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제6차 법질서 안전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 및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이 보고에 따르면, 2017학년도 상반기부터 전국 학생들의 학교급식 전반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전용 사이트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올해 4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과 교육부, 농식품부, 공정위, 식약처 등 정부 합동점검단이 학교 급식 식재료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을 점검한 결과, 677건의 위반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지난 조사와 점검에서 점검 대상인 전국 학교급식 생산ㆍ유통업체 2415개 중 13개 시ㆍ도 129개 업체에서 202건의 위반사항이 발견됐다. 이중 일반 제품을 친환경 농산물이나 무항생제 제품으로 속이는 등 식재료 품질 기준을 위반한 경우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급업체들이 품질ㆍ등급ㆍ원산지 등을 속여 납품해도 식재료 검수 과정에서 육안으로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탓이다. 제1차로 식재료를 손질하는 전처리 업체들의 위생관리도 미흡하는 등 위생 관리 역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업체들은 유령업체를 설립하거나 업체 간 담당지역을 나누는 등 입찰담합도 많이 드러났다. 현실적으로 드러나고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교육 현장에서도 급식 비리는 여전했다. 정부 합동점검단이 전국 1만2000여개 학교 중 법령위반이 의심되는 초ㆍ중ㆍ고교 274개교를 조사한 결과 471건을 적발해 관련자 382명에 대해 징계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결국 우리 학생들이 안전한 급식이 아니라, 위험한 급식에 노출돼 있다는 반증이다. 조사 결과 영양사나 영양교사가 임의로 식단을 변경해 식재료 납품 가격을 올리는가 하면, 수의계약이나 지명 경쟁계약 등을 발주해 업체 간 담합 기회를 제공했다. 심지어 학교 식자재 유통 상위 업체인 4개사는 최근 2년6개월 간 3000여개 학교 영양사 및 영양교사 등에게 16억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캐시백 포인트, 영화관람권 등을 제공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들 회사는 식용류 등 학교급식 가공품을 제조ㆍ공급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 제조사의 위생 관리도 부실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학교 급식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학교급식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내년 상반기께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학교별 급식 만족도 평가 결과와 위생ㆍ안전점검 결과, 급식비리 등 급식 운영실태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또 입찰비리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비리 의심 정보를 관계기관과 공유키로 했다. 각 지역별로 학교급식 센터와 지원단도 속속 결성되고 있어서 학교 급식의 투명성과 공정성 담보가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말까지는 학생건강식단을 개발해 전 학교에 보급하고, 식재료의 품질ㆍ위생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수앱도 개발ㆍ보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국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 170명을 구성해 급식 현장을 직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논쟁 속에서도 무상 급식은 시행되고 있다. 이제 학교 급식은 교육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학교 급식은 유ㆍ무상을 떠나서 투명성, 공정성, 완전성을 반드시 담보해야 한다. 단 0.001%라도 혹시 우려되는 상황은 용납될 수 없는 게 먹거리이고 학교 급식이다. 그러므로 학교 급식은 완벽하게 안전을 담보해야 하고, 그 과정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거기에 비리적 밀착과 부정적 유착이 개입돼선 절대 안 된다. 학생들의 먹거리와 급식을 갖고 이권과 결부시키거나 장난을 쳐서는 절대 안 된다. 아무쪼록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학교급식 운영실태 전용사이트 공개가 우리나라 학교 급식의 투명성, 공정성, 안전성 담보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신뢰하는 학교 급식 안착의 한 계기가 되도록 시행 세칙을 현실에 맞도록 가다듬어 현장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학교 급식에는 '만약'이나 '혹시'가 용납되지 않는다. 오로지 '안전'과 '완전'이 있을 뿐이다.
올림픽 방송 와중에 SBS 드라마 스페셜 ‘원티드’가 막을 내렸다. ‘올림픽 방송 와중’이라 말한 것은 결방을 겪어서다. 16부작 ‘원티드’는 8월 10일과 11일 두 차례 전파를 타지 못했다. 그러니까 1주 늦은 8월 18일 마지막 회 방송을 마친 것이다. 물론 올림픽으로 인해 결방된 드라마가 ‘원티드’뿐만은 아니다. 거의 모든 드라마들이 줄줄이 사탕격으로 결방을 겪어야 했다.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올림픽 직전 기세좋게 시작하더니 3회차 방송이 결방되기도 했다. 올림픽 시청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방송사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데 애먼 드라마 시청자들만 뭔가 피해를 당한 느낌이다. ‘원티드’ 결방이 뭔가 피해로 연결되는 것은 그 장르적 특성 때문이다. ‘원티드’는 공중파 방송에서 보기 드문 스릴러 드라마를 표방한다. 톱배우 정혜인(김아중)이 은퇴를 선언한 날 아들이 납치된다. 범인은 아들을 살리려면 자신의 미션에 따라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하라고 협박한다. 그것도 시청률 20%가 되게 해야 한다. 펼쳐질 내용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라든가 손에 땀을 나게하는 긴장감 등으로 지켜보게 되는 스릴러 드라마인데 결방으로 인해 그 맥이 끊긴 셈이라 할까. 드라마는 처음엔 아동 유괴사건을 통한 방송의 민낯 드러내기쯤이 짐작될 뿐이다. 시청률 또는 상업성에 목매는 황색 저널리즘의 추악한 치부에 대한 자성과 고발도 함께다. 그러나 드라마는 유괴범이 드러나면서부터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급반전한다. 사회적 현안으로 급부상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건의 실체가 그것이다. 일단 해당프로 책임피디 최준구(이문식)가 범인으로 드러나는 건 허를 찌른 충격이다. 그 동기가 까발려지는 순간 충격은 두 배로 배가된다. 8년 전 최준구 아내는 임신한 채 죽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죽음이다.그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고육책이 혜인의 아들 납치와 생방송이다. 너무 극단적 선택이긴 할망정 최준구의 범행은 성공한다. 현실적 여러 모습들을 까발리고 있어서다. 정의구현이나 진실 알리기에는 법보다 방송이 낫다는 설정도 그 중 하나다. 특히 신동욱(엄태웅)에 의해 진실 밝히기가 방송의 본령임을 애써 환기하고 있다. 최준구의 범행이 ‘뭘 해도 안 되는 것이 세상임을 알리기 위한 지난한 몸짓’이라 할 때 보는 이들의 가슴을 짠하게 한다. 최근 정부가 밝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258명이다. 그중 113명은 이미 죽었다. 대표적 가해 회사인 옥시는 1, 2등급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배상안을 확정, 발표했다. 가령 영⋅유아와 어린이 피해자에 대한 배상 총액은 위자료, 치료비 등을 합해 최대 10억 원 하는 식이다. ‘원티드’가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드라마엔 대기업의 극악무도함과 뻔뻔함, 피해자들의 아주 약한 시위 정도만 나오지만, ‘원티드’의 사회고발은 의미심장하다. 시청자 게시판에 “이런 드라마가 나오다니, 방송사와 작가, 피디한테 고맙다”는 의견이 많은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아쉬운 건 5% 안팎의 낮은 시청률이다. 너무 등장인물이 많은데다가 복잡하게 얽혀 계속 지켜봐도 얼른 이해 안 되는 전개가 그 지점에서 지적될 수 있다. 형사(지현우)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파트너 이영관(신재하)이 기업의 용역깡패들에게 너무 어이없이 당하는 등 좀 아쉬운 점도 있다. 권총을 꺼내 공포탄이라도 쏘며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해서다. 작가와 연출자 모두에게 해당되겠는데 정혜인의 대사중 “이 자리를 빌어서” 같은 오류도 아쉬운 점이다. ‘빌어서’는 ‘빌려서’가 맞는 표현이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박보연 역)의 존재감도 조연의 한 사람이라 그런지 확 눈에 띄는 것은 아닌 걸로 다가온다.
한국교총은 23일 정부가 발표한 학교급식 개선대책에 대해 “학교에 대한 감독을 중심으로 한 대책은 한계가 있다”며 “식재료 생산·유통 등에 대한 정부, 시도교육청, 지자체의 관리감독 시스템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회 법질서·안전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 개설을 통한 학교급식 정보 공개‧공유 △학교급식 비리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입찰비리관제시스템) △식재료 위생 상태 실시간 확인 위한 검수 애플리케이션 개발‧보급 등을 골자로 한 ‘학교급식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교총은 성명을 내고 “그간 ‘농약급식’, ‘고름급식’ 사태에서 보듯 친환경농수산물 등에 대한 국가 또는 지자체의 부실 인증·검수 과정이 더 큰 문제였다”며 “학교 관리감독만 강화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식자재 위생 관리와 적정한 계약은 당연히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납품된 식자재의 원산지, 등급, 친환경 여부 등은 학교가 이를 인증해준 정부와 지자체를 전적으로 믿고 구매하는 것이므로 학교에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대책에는 영양교사 업무경감 대책이나 학교급식시설 개선 지원 등 근원적인 지원책이 미비하다”며 “학교급식시스템 개선을 위한 재원 확충 및 전문 인력 보강, 영양교사 업무부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권침해 가중처벌에 공감” 학교에 노무사 지원 확대 요청 하윤수 교총회장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교권침해 가중처벌 법제화와 교권보호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하 회장은 23일 서울교육청을 방문해 조 교육감과 가진 간담회에서 “교육에 좌우가 없고 조교육감께서도 그런 교육철학을 견지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 측면에서 서울 교육현안 등 여러 교육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하 회장은 ‘숙제 없는 학교’, ‘초등학교 객관식 시험문제 폐지’ 등에 대한 문제도 교육감이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는 것보다 현장 교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신충하게 접근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비판하실 것은 비판해 주시면서 협력할 부분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총이 추진하는 교권보호, 가중처벌 법제화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 “교권보호는 교총과 교육청의 공통분모로 가장 협치해야 할 사항”이라고 공감했다. 또한 “교육청 차원에서 변호사를 두고 교권보호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발전시켜 법률 지원과 교원 고충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도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초등 숙제 금지에 대해서는 “숙제를 없애자고 말한 부분은 다소 오해가 있다”며 “교사가 교육적으로 내 주는 숙제는 허용하고 사교육 유발 숙제나 학부모 숙제는 보완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하 회장은 조 교육감의 답변에 “가중처벌 법제화는 이번 정기국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교단이 안정되고 교원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진만성 교총 수석부회장은 최근 학교가 겪고 있는 교육공무직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교육청 차원의 노무사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진 수석부회장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공무직과의 대립으로 여러 학교가 예산 편성까지 해 직접 노무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2명뿐인 교육청 노무사로는 현장 지원이 불충분한 만큼 이를 확대하고 교장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공무직과 관련한 현장 고충을 잘 알았다”며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서울 초·중·고 교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지원팀’ 문제와 ‘교장공모 시행 및 혁신학교 신청 시 교원 의견 배제’ 등에 대한 개선 요청도 제기됐다. 특히 서울교육청이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려는 교육지원팀은 △행정업무만 하는 교육지원팀에 지원하는 교사 부족 △수업교사와 행정교사 간 위화감 조성 △교육지원팀 교사에 대한 평가 불이익 등의 문제로 폐지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선종복 서울교총 수석부회장은 “서울교총과 별도의 현안협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조 교육감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윤수 교총회장은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환 법률’(김영란법)과 관련해 "현장 교원 대부분이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른다"며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교육당국은 관련 연수와 매뉴얼을 속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23일 서울시교육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총이 18∼21일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554명에게 실시한 ‘김영란법·교권보호법 시행 교원인식조사’(95% 신뢰수준에 ±1.08%)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교총 설문 결과에 따르면 김영란법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3%에 그쳐 대다수 교원들은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김영란법 관련 연수를 받거나 연수계획을 안내 받은 적이 있다는 교원은 9.8%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교원들은 가장 필요한 연수 내용으로 ‘구체적인 적용 예시’를 꼽았다. 하 회장은 "시행이 한 달도 안 남았다는 점에서 혼란이 우려된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구체적인 적용 예시와 행동수칙을 마련해 하루 빨리 현장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교육부와의 교섭에서도 이 부분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찜통교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와 관련해서는 교육용 전기료의 획기적 인하를 촉구했다. 하 회장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를 말하면서 찜통교실, 냉장고교실조차 해소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각 정당에 건의서를 전달하고 교문위원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등 대국회 활동을 적극 전개해 전기료가 인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언론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교총은 전기사업법 등을 개정해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체계를 개선하고 나아가 교육용 전기료 단가를 농사용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교육용 전기료의 기본요금은 1년 중 순간 최대전력 사용 15분간의 ‘피크전력치’를 기준으로 부과되고 있다. 이 때문에 1kwh당 실제 판매단가는 교육용이 129.1원에 달해 산업용(106.8원)은 물론 주택용(125.1원)보다도 비싸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교총은 ‘1년간 월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비아세안국가 최초로 한국이 주최하는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의 의미를 설명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협조도 요청했다. ‘인성 및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를 주제로 9월 18일∼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10개국 전 회원국 교원단체 대표와 국내 정·관·교육계 인사 등 700여명이 참여해 교육 교류에 나서게 된다. 특히 하 회장은 교권침해 가중처벌 법제화와 교원성과상여금 차등 지급 전면 개선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하 회장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는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폭행·협박 등의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죄 및 업무방해죄로 가중처벌하도록 법원 양형 기준표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생이 아닌 제3자의 폭언·폭행 등 교권침해 시, 관할청의 고발과 절차적 지원 등 법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교권보호법 개정활동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교원들은 교권보호법의 실효성을 위해 개선할 부분으로 ‘가중처벌 법제화’(42.5%)와 "피해 교원에 대한 법적 지원조치 명확화"(27.0%)를 우선 순위로 들었다. 하 회장은 교원성과상여금에 대해서는 "객관화·계량화가 불가능한 수업, 교육활동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해 차등 폭만 확대하면서 교단의 갈등만 높아지고 있다"며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개선해 지급 기준·방식을 부처 자율로 결정하고 실질적인 보상기제가 되도록 방향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단기 개선과제로 8월 퇴직교원 성과급 지급 대상 포함, 보건·영양·사서 등 비교과교사에 대한 차별적 성과기준 보완 등을 제시했다.
90% ‘김영란법 연수 미실시’ 56% ‘교권보호법에 대해 몰라’ ‘김영란법’(정식명칭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현직 교사 10명 중 9명은 이에 대처할 만한 연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4일부터 시행·적용된 ‘교권보호법’(정식명칭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대해선 절반 이상이 모르고 있었다. 한국교총이 18일부터 21일까지 4일 간 전국 유·초·중·고 교사 및 대학 교수 1554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 1.08%)한 결과 김영란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나?’는 질문에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교원은 13.08%에 불과했다. ‘대체로 알고 있는 편이다’가 69.8%였지만, ‘잘 모르는 편이다’거나 ‘거의 모른다’는 교원도 20%에 달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또는 시·도교육청 소관 연수를 받았거나, 향수 연수계획을 안내받은 적이 있나?’ 질문에 90.2%가 ‘없다’고 답했다. 이달 초 시행한 교권보호법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6.0% 교원들이 ‘모르고 있었다’고 답해 이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홍보가 미흡한 것으로도 나왔다. 이에 따라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은 학교현장에 법에 대한 홍보 및 안내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문에서 교원들은 김영란법과 교권보호법 정착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김영란법과 관련된 연수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교원들이 복수응답한 결과에서는 ‘교직생활에서의 구체적인 적용 예시’가 74.3%로 가장 많았고,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한 대상별, 업무영역별 주의사항’이 49%로엿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가장 유의해야 하고, 가장 제약을 받을 대상에 대해 60%가 ‘학부모’를 꼽았다. ‘학교와 계약한 협력업체 관계자’라고 응답한 교원이 15.3%로 뒤를 이었으나 그 차이는 컸다. 김영란법 안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학교문화의 변화에 대해서 교원들은 ‘스스로 정직하게 생활하면 시행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28.6%)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금품 안주고 안 받기 생활화’가 23.9%로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개인부담 문화 정착’ 및 ‘논란이 우려되거나 불필요한 행사 또는 자리 불참’이 12.5%로 같은 비율을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교권보호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장 개선돼야 할 대책에 대해서는 ‘교권침해 가해자에 대한 가중처벌 법제화’가 42.5%로 가장 많았고, ‘피해자인 교원에 대한 법적 지원조치(고소·고발 등 실질적 법률행위의 지원, 가해자 접근금지 및 신변보호 요청 등) 명확화’는 27.0%의 응답율을 보였다. 이어 가해자가 학생일 경우 대응규정(특별교육, 심리치료, 강제전학, 학급교체)의 실효성 강화(19.9%), ‘피해자인 교원에 대한 행정적 지원조치(전보, 휴직 등) 보완’(5.0%), ‘가해학생 학부모에 대한 상담의무화 제도 마련’(4.0%) 순으로 나타났다.
20년 이상 피운 담배를 끊은 지 십 년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그 이후, 매년 건강 검진을 받을 때마다 모든 항목이 정상수치이다. 운동이라고는 말 그대로 숨쉬기 운동만 하는 내가 이렇게까지 건강하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건강에 이상 징후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퇴근하면 바로 쓰려져 자는 일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해 건강 검진 결과, 검사 항목의 모든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게 나와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리고 2차 검진 대상자로 분류되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 특히 혈당수치가 높아 당뇨가 의심된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검진 결과지를 들고 정밀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문제는 과로와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당뇨는 이미 많이 진행되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다. 우선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의사는 꾸준한 운동을 추천해 주었으며 가능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 것을 조언하였다. 운동과 스트레스? 평소 운동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고 웬만한 일에 스트레스를 잘 받는 내가 의사의 조언을 잘 따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건강에 신경을 쓸 나이인 만큼 의사의 말을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운동계획을 잘 세워 실천해 보려고 하였으나 매번 작심삼일(作心三日)이었다.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쉽지 않았다. 아내가 헬스장에 다닐 것을 여러 번 권유했으나 시간이 없다며 방학 때 한다며 미뤘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켜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들어, 혈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걱정하는 내게 아내가 제안했다. 그건 바로 운동이었다. 당뇨에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저녁을 먹고 난 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 20바퀴를 함께 뛸 것을 아내는 제안했다. 그리고 며칠 운동을 한 뒤, 효과가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며 나를 설득시켰다. 이 무더위에 운동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했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서기는 했지만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사실 이곳에 산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래로 이곳 초등학교에 와 본 지도 오래된 것 같았다. 그 사이에 학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로 지어진 체육관에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 있었고 트랙 또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운동장에는 열대야에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뒤, 천천히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날씨가 워낙 더워 계속해서 뛰는 것은 무리였다. 몇 바퀴 돌지 않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래서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운동한 지 약 15분쯤 지났을까? 아내는 무리하지 말라며 쉬엄쉬엄할 것을 주문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은 내게 행여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운동인 만큼 아내에게 이런 일로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아내와 약속한 운동장 20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지치고 힘들었지만, 기분은 그 이상이었다. 이제야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았다. 마지막 몸풀기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여학생 여럿이 스마트 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운동장 쪽으로 걸어왔다. 내심 열대야를 피하고자 이곳을 찾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운동장 중앙 계단에 앉아 깔깔거리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2명의 남학생이 담배를 입에 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심지어 두 남·여학생은 주위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킨십까지 하는 낯 뜨거운 장면을 연출하였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에 그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그 자리를 피하기까지 했다. 하물며 하던 운동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건, 괜한 일에 나서 학생들로부터 봉변을 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아이들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학교가 타락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교사로서 화가 났다. 그래서 다가가서 일침(一針)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옆에 있던 아내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불량행동을 보고 내가 그냥 지나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내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이런 일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시작한 운동을 그만둘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아내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겠다며 나를 뒤로 밀치며 아이들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아내가 너무 자신 있어 하기에 아내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돌발 상황을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이 있는 쪽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끄러웠던 소리가 잠잠해졌고 담뱃불 또한 보이지가 않았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떠나는 아이마다 아내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어슴푸레 비춰졌다. 아이들을 해체시키고 난 뒤, 돌아온 아내는 마치 큰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 여장군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한 내 질문에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였다. 대답 대신 아내는 앞으로 내가 꾸준히 운동을 열심히 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답을 알게 될 거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 이후, 아내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특히 운동을 싫어하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마다치 않는 아내의 진심 어린 마음을 알게 되었다.
법률 근거 미흡해 훈방조치 태반 ‘자식 이기주의’ 풍토 바로잡아야 교육계만으론 장기적 교육성과 한계 지역사회 하나로 묶기 위해 노력 인성은 공동체 유지시키는 원동력 ‘인문교육’과 접목한 인성교육 추진 교육은 교사의 열정·헌신으로 완성 밝은 미래 위해 사명감 가져주길 "심각한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 기준을 마련해 학교에서는 결코 폭력이 용인될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학부모들의 자식 이기주의와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우동기(64·사진) 대구시교육감은 18일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교권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 같은 소신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녀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학부모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학교 교육에 대한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 교육감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대구 교육의 침체기를 극복하고 올해 교육청 평가 5년 연속 1위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교원의 우수성과 열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교사들에게 "교육의 완성은 결국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해 이뤄진다"며 "밝은 미래를 위한 교육의 맨 앞에 서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비결이 있나. "지난 2009년에는 꼴찌 수준이었는데 점점 순위가 올라 2012년부터 계속 1위를 하고 있다. 사실 교육계만의 노력으로는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그래서 처음부터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하나로 묶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5년 연속 1위는 대구교육계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더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처음에는 참 힘들었다. 행정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의기소침해있던 교직원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한편, 바닥으로 떨어져있던 교육에 대한 지역의 신뢰도 얻어야 했다. 당연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고 거부감도 심했다. 설득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 ―올해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역점 사업은 3가지다. 첫째는 인문소양교육을 통한 실천중심 인성교육이다. 학생들의 정서적인 감화를 높여 실천으로 잘 연결되도록 하려는 의도다. 대구의 대표 인문교육 정책인 ‘인문도서 100권 읽고, 100번 토론하며, 1권 쓰기’를 인성교육과 연결하고 인성 연극, 드라마를 도입하는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둘째는 협력학습 중심의 교실수업 개선이다. 협력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수업이 되도록 바꾸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셋째는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역량 강화다. 가정의 교육기능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학부모 역량 계발 교육과정과 자녀교육서를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성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인성이 당장의 대학입시나 경제적 효과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공동체를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교육은 ‘인성’에 주목해야 한다. 요즈음 학생들에게 필요한 인성역량은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은 시련과 실패를 발판 삼아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육 같은 것을 말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대부분 회복탄력성도 높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을 긍정적인 어른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권역별 컨설팅과 교원 연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매년 100인의 전문가를 양성해 컨설팅 인력풀을 구축하는 ‘인성교육 전문가 100인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색사업으로 인문교육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역점 활동은 무엇이고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나 "2014년부터 초·중등 12년 동안 인문학 관련 책 100권을 읽고, 100번 토론하며, 1권의 책을 쓰는 ‘100-100-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기초로 인문 관련 동아리 운영, 인문정신 수업방법 및 자료 개발, ‘토론 어울마당 및 학생 책쓰기 축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4년 9월에는 교육부 요청으로 대구교육연수원에 인문소양교육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우리 교육청의 인문교육 정책을 전국의 교사,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인문교육은 인간이 중심이 되어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살 것이냐는 질문 속에서 인간의 성장을 돕는 데 의미가 있다." ― 학부모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부모의 변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가치관이 바로 서지 않으면 좋은 교육정책을 아무리 쏟아 내도 실현되기 어렵다. 우리가 무언가를 ‘제대로’ 해보려 할 때 교육부터 열심히 받듯이 좋은 부모, 지혜로운 학부모가 되는 데도 교육이 필요하다. 2012년 2학기부터 모든 학교를 ‘학교평생학습관’으로 지정하고 학부모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500여명의 강사까지 대구의 학부모교육 인프라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내 아이만’을 위하는 교육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답이다. 학부모들의 업그레이드 된 자녀교육 역량이 학교교육 활동에 대한 적극적 참여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구시교육청은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구성된 학부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과정은 자녀의 학교급에 따라 총 8단계로 이뤄져 있다. 또한 학교에 못 오는 학부모를 위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명사나 학부모교육 강사의 강연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TBC 제3교실’로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 ―갈수록 교권침해가 심각하다. 교육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대구의 교권침해 건수는 2012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교권보호 종합대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변호사, 상담사, 퇴직교원, 전문직으로 구성된 ‘교권119’를 운영 중이며, 에듀힐링 연수를 확대하고, 매년 교권보호 사례집과 리플릿을 제작·배부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교육부의 교원치유지원센터 시범 운영 공모에 선정돼 ‘에듀힐링센터-휴(休)’를 구축했다. 상담교수 인력풀을 구성해 어디서나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학교 현장의 미담 사례를 발굴해 ‘아름다운 선생님’ 인증패를 수여하고, 매년 스승의 날에는 교사들에게 경력 주기별 공로증서를 준다. 또한 대구교총회장배 교원체육대회 등 행사도 지원하고 있다." ―교총은 교권보호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내 자식’만을 기준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한 교사 폭행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폭행 등의 심각한 교권침해 사안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법률적 근거가 미흡해 단순한 훈방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엄격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 안에서의 폭력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홍보를 통해 학부모들의 ‘자식 이기주의’와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바꿔 나가야 한다." ―지방교육재정 악화로 학교살림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법이 무엇이라고 보나. "최근 경기 침체로 세수가 감소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액이 줄었다. 그러나 누리과정비, 교육급여 등 교육복지비와 학생안전사업 등 재정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효율화를 통한 예산절감, 정책사업 우선순위 조정, 학교용지일반회계부담금 미상환액의 전입금 확충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지방교육재정이 근본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상향 조정 등 국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현장 교원들에게 하고 싶은 격려나 당부의 말씀은? "먼저 대구의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과 정책을 시도할 때, 현장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국의 선생님들께도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교육은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시·도교육청들이 저마다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교육의 완성은 교실에서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나는 대구교육이 침체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우수성과 열정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은 분명히 희망적이다. 밝은 미래를 위한 교육의 맨 앞에 선생님들이 서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했으면 좋겠다."
폭염 속에 개학한 학교들이 찜통교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봐 교실마다 층마다 에어컨을 번갈아 돌리는가 하면 점심시간에는 아예 가동을 멈추는 등 고육책을 동원하고 있다. 30도를 넘나드는 교실에서 교사, 학생들의 수업이 제대로 될 리 없고 무기력증, 두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찜통교실 문제는 불합리한 교육용 전기요금체계에 기인한다.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은 1년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날 하루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매긴다. 이 때문에 연간 사용량이 고른 산업용보다 교육용 전기료가 17%나 비싸고 심지어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보다도 높다. 그래서 많은 학교들은 최대전력관리장치를 설치해 기준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본요금이 더 높아져 전기료 폭탄을 면하기 어려워서다. 일부 학교는 교실마다 에어컨 당번까지 정해 스위치 단속까지 한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땀을 줄줄 흘리는 학생들에게 절약만 강조하는 꼴이다. 여름만 문제가 아니다. 이런 요금체계로는 다가올 겨울 ‘냉장고교실’ 또한 재연될 게 뻔하다. 지난 4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찜통교실을 운영한 학교가 2910개교, 냉장고교실은 4685개교에 달했다. 교육용 전기료 부과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우선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산업용 이하, 농사용 전기요금 수준으로 단가도 낮춰야 한다. 전기사업법 개정 등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이유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복지예산 100조원의 대한민국에 찜통·냉장고 교실은 부끄러운 민낯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업 환경조차 제공하지 못하면서 무상 교육복지를 외치는 건 모순이다. 이번에야말로 학교의 과도한 전기료 부담을 해소하는 특단의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가 자유학기제와 2015 개정교육과정의 현장 착근을 위해 교원 양성과정 개선계획을 17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자유학기제의 질적 변화를 담보하는 교실 수업 및 평가방식의 개선과 새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초점이 있다. 현행 교육과정은 크게 교과학습과 창의적체험활동(창체)으로 이뤄진다. 교과학습의 설계도인 교육과정의 변화와 창체의 실효성을 감안한 자유학기제의 도입은 이를 현장에서 추진해야 할 교사의 자질과 능력의 변화를 요구한다. 또한 새 교육과정은 학생참여 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 시스템의 정착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런 면에서 양성과정의 교직과목과 교과교육과목에 다양한 수업 실현, 과정중심 평가방법, 진로교육, 융합교육,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확대·신설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예비교사들이 자유학기제를 접할 수 있도록 수업지원단을 구성하고 교육봉사활동 시간을 확보한 것도 현실적인 조치로 보여진다. 다만 예비교원 양성시스템의 정착은 결국 교원 임용시험 제도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획에 구체적인 임용시험 개선방안이 빠진 것은 실효성에 의문을 낳게 한다. 또한 교육부가 교원양성 시스템을 선도하는 대학에 예산을 지원해 조기 정착에 나서겠다는 것도 현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전철을 밟거나 자칫 예산을 받기 위한 문서상의 변화에 그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수진 확보와 충분한 연수 등 준비가 필요하다는 대학 측의 요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시스템의 변화는 공문이나 계획서 시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교원양성기관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내실화를 위한 지원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관리자와 평교사의 연결고리로서 각종 업무 추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관리자나 담임교사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을 듣고 의논하는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장교사가 업무 처리를 잘 하고 교육 공동체 간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면 학교는 한결 편하고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부장교사가 업무 파악을 잘 못한다거나 심지어 일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리자,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게 된다. 나보다 우리, 학교를 생각하는 자리 학교의 허리로 중책을 맡고 있는 부장교사들은 그만큼 교직생활이 녹록치 않다. 아침에 먼저 출근하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하루 일과를 정리하느라 늦은 퇴근이 잦다. 일과 중에는 관리자와 누구보다 많이 의논을 하고, 크고 작은 협의회에 수시로 참여해야 한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학교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장교사들은 직원 협의회에서 교사들의 업무 처리와 헌신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한다.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의 무명교사들이 묵묵히 교단을 지키듯 부장교사들도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해서 소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선배 교사로서 좀 더 학교 전체를 바라보며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업무 처리에 솔선하려는 사명감과 자발성의 발로일 뿐이다. 경력 20년이 되다 되니 내 문제보다는 학교 문제, 개인의 문제보다는 우리의 문제를 고민하고 나눔에 앞장서야 함을 절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장교사로서 이런 경험과 생각을 다른 부장교사에게 강요하거나 후배들에게 무용담처럼 들려주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나의 부장관(觀)일 뿐, 매뉴얼이 될 필요는 없다. 살다보니 내 자랑을 하거나 남을 깎아내리기보다는 동료, 후배 교사들의 모습을 본받고 칭찬하며 고마워하는 것이 교사로서 성장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길임을 깨닫게 됐다. 부장교사는 중견 교사로서 축구경기로 따지면 미드필더라는 생각이다. 가장 많이 뛰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골을 넣으려는 욕심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공격수가 득점을 하도록 돕고, 득점이 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를 해주는 자리여야 한다. 실점을 하지 않도록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하고, 실점이 되면 수비를 위로하고 자신의 실책은 없는 지 반성해야 한다. 학교의 ‘미드필더’로 긍지 살려줘야 그리고 기회가 되면 팀의 승리를 위해 골을 넣되, 그 골은 팀플레이로 만들어 낸 것으로 돌리고 팀의 승리를 동료들과 나눠야 한다. 무명교사처럼 부장교사 역시 맡은 바 책무를 잘 수행한다고 해서 특별히 알아주는 이는 없다. 그저 묵묵히 일하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 구성원을 존중하고, 아이들을 믿고 아끼며 가르치는 순간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낄 뿐이다. 무명교사와 더불어 전국의 무명 부장교사들이 학교를 지탱하고 있는 한 우리 교육은 조금씩 발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길로 나아가리라 믿는다. 갈수록 교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지만 그럴수록 긍지만큼은 잃지 않도록 뜨거운 격려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찌보면 작은 해프닝으로 끝난 일을 적은 글이기에 다소 부끄러움이 앞선 수상소식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아이들에게서 자살이라는 말이 너무도 쉽게 회자되는 상황에서 저에게는 강하게 기억에 남는 일이어서 언젠가 한번은 곱씹어 보고 싶은 이야기였다. 막연히 자살하거나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붙잡을 수 있는 곳이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돌이켜 보면 겁도 없이 시작한 교직생활이었다. 일년 일년 교직 경력이 쌓여갈 때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보다 많은 부분에서 아이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졸업 후 찾아와 10년 전에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는 제자들을 볼 때마다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는 절망감을 느꼈을 때 찾아올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아직 여물지 않은 글을 선택하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인문계 고교의 학기 초 학생 면담은 대부분 장래희망이나 학업에 대한 고충, 희망 대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뒤 가볍게 고민이나 학교폭력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20여분 정도면 끝나곤 한다. 5년 전 4월 면담 마지막 날, 내겐 한 학생과의 잊지 못할 만남이 있었다. 7교시 마지막 자율학습 시간, 미영(가명)이와 시작한 면담은 특별했다. 작은 키에 마련 몸매, 얌전한 성격의 미영이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머리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수업시간에 졸기도 하고 가끔 이해가 되면 필기도 했지만 잘하는 과목은 별로 없었다. 장래희망은 공예가였는데 막상 물어보니 공예가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중학교 미술시간에 했던 색종이 바구니 짜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공예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예술적 재능이 커 보이진 않았다. 성적에 대해서도 별반 할 말이 없었다. 대학 진학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했다. 딱히 싫어하는 것도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민이 있냐고 물어봤다. 그때 마지막 차례인 다른 학생이 재촉하며 교무실 문을 빼꼼히 열었다. 그렇게 면담은 끝나가는 듯했다. 적어도 미영이가 불쑥 충격적인 말을 던지기 전까지는. “참, 저 죽고 싶어요. 작년에 칼로 손목도 그었어요.” 그 말은 처음에는 잘 들리지도 않았다. 단순히 오늘 날씨가 덥다느니, 사과가 제법 익었다는 정도의 시답잖은 말처럼 내뱉었다. 나는 못들은 척 하며 자세를 바꿔 앉았다. 그러나 내 속은 미친 듯이 쿵쿵 뛰었다. 그 전에 우리학교 1학년 학생이 지하철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자살 이유는 찾지 못했다. 학생들은 그렇게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떠나가 슬픔만 남기곤 했다. 그 찰나에 수십 가지 생각을 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엄청 심각하게 대해주어야 하나? 못들은 척 해야 하나? 상담 선생님께 인터폰을 돌려 보았다. 인터폰 부저음만 길게 울렸다. 섣불리 말하면 안 된다. 아이 상황을 충분히 알아야 자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자살하면 안 되는 이유를 읊어 댔다가 울어버리거나 이 자리에서 뛰쳐나가면 정말 죽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살려 놓아야 한다. 내일 아침 일찍 상담실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게 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머릿속을 채워서였을까? 나는 기껏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저기 건너편 파리 바게트 샌드위치, 안 먹어 봤지? 죽더라도 그건 먹고 죽어야지. 선생님이 내일 사올게. 7시 반에 꼭 와.” 죽고 싶다는 사람 앞에서 빵 이야기나 하고 있다니. 죽기 전에 빵을 먹어야 한다니. 내가 말해놓고도 뜨거운 것이 얼굴에 끼얹어지는 느낌이었다. 난 당황했다. 의외로 그 여학생은 순순히 내일 온다고 말하고 일어섰다. 여학생이 교무실에서 나가자마자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지만, 우리 아이는 별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그날은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갔다. 저녁은 느릿느릿 밤이 돼 갔고 밤은 그대로 멈춘 채 새벽이 오지 않았던 날이었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딱히 면담을 공부한 적도 없었고 죽음에 대해서 깊게 고민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 나는 뭐라고 말 하고 그 아이를 자살 충동에서 건져내야 하는 걸까?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평균 이하인 그 여학생만의 장점을 찾아내지도 못했다. 행복한 미래를 제시할 자신도 없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명쾌하게 이끌어 줄 자신이 없었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무책임하게 말할 수도 없었다. 나는 죽고 싶은 그 여학생이 살아야 할 간절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7시 반 교무실에서 나는 내 마음 어딘가에서 미세하지만 끊임없이 들려오는 장송곡 소리를 애써 무시해가며 여학생을 기다렸다. 부모님께 신신당부했으니 하룻밤 사이에 별 일은 없겠지 마음 졸인 시간이었다. 다행히 미영이는 나타났다. 상담실과 연락이 될 때까지 나는 준비해간 샌드위치를 나눠 먹었다.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어제의 고민을 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상담결과는 다음 날 나온다고 했다. 어떤 결과든 전문 상담교사가 아이의 자살을 막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손을 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언가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내가 해야만 할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왜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하루 종일 내 마음 속에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는 깊게 깊게 굴을 파기 시작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적어도 나는 오늘은 살아야 한다. 오늘 아침 그 아이와 함께 아침을 먹으며 무언가 눈빛이라도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살아야 했다. 나는 지금부터는 왜 살아야 하는가? 그 아이는 지금부터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그 이틀 동안 아이가 살아 있나 심경의 변화는 없나 유심히 살펴봤다. 검사결과는 다행히도 자살 위험군이 아니라고 했다. 상담실로부터 그저 관심을 끌고 싶은 학생이라는 소견서를 받았다. 자살 증후군이 아니었다면 그 아이는 왜 죽고 싶다고 말한 것일까? 내 마음속에서 깊은 고민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해서 미영이와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내일 먹을 음식 종류를 고르거나 새로 나온 피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죽고 사는 문제를 피한 채 계속해서 먹는 이야기만 해댔다. 2주 후 자연스럽게 중간고사 출제 기간이 돼 미영이는 더 이상 교무실에 들어 올 수 없게 됐고 우리의 아침 식사는 끝을 맞았다. 다시 평범한 날들이 지나갔다. 그 다음해에도 자살 위험군 명단에 미영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무사히 졸업했고 대학 진학은 하지 않은 채 집에서 부모님 일을 돕겠다고 말했다. 그 후로 나는 일 년에 서 너번 ‘혹시 죽고 싶다면’이라는 말을 수업시간에, 종례시간에 슬쩍 꺼낸다. 심각하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게, 그리고 잘 들리게. 그리고는 새로 나온 치킨은 나랑 먹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 정말 죽고 싶다면 마지막 식사는 선생님과 해야 하는 거라고 재미없는 농담을 한다. 죽음이 고귀하다고 여기는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에게 죽고 싶다는 여자가 찾아왔다. 그 여자의 일생은 너무도 기구했다. 죽음을 말릴 수도 없었다. 작가는 사연을 털어놓고 돌아가는 여자를 배웅해 줬다. 길모퉁이에서 헤어질 때 여자가 “선생님께 배웅을 받다니 영광입니다”라고 말하자 작가는 “제 배웅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죽지 말고 살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혹시나 마지막 식사를 청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이유가 정말 자살을 하고 싶어서이건, 정말 치킨을 사 주는가 궁금해서이건, 미영이처럼 관심을 끌고 싶어서이건 상관없다. 식사를 하면서 죽고 싶은 그 아이의 인생을 나눌 참이다. 5년 전 아침, 미영이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그저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처럼 나눌 수 있으면 아무것이든 상관없지 않은가. 그것이 물질이든, 정이든, 서먹함이든, 기구한 인생이든 무엇이든 나눌 수 있는 것이면 다 좋다. 나누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식사를 마쳤으면 나는 맛있었냐고 물어 볼 것이다. 누군가가 맛있었다고 대답한다면 너는 나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후로 영원히 소식을 몰라도 상관없다. 졸업 후 영원히 얼굴을 보지 않아도 좋다. 다만, 너도 궁지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우리 서로 그렇게 죽지 말고 늙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할 것이다.
중학교부터 속성·보통·기술 과정 3가지로 분류 다양한 인종·문화 혼재…시민성 함양 교육 강화 일반 대학 거쳐 국립교육원에서 교사 양성·채용 싱가포르는 말레이 반도 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다. 면적은 우리나라 서울(605.21km2)보다 조금 크다(약 697km2). 인구는 약 550만 명이지만 그 중 200만 명 정도는 국내외 이주가 잦은 유동인구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말라카 해협에 위치한 입지적 특징과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 간 중간 기점으로 해상·항공교통의 요지로서 입지적 장점을 누리고 있다.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했지만 큰 산지가 없기 때문에 지하자원이 빈약하고 물 획득도 어렵다. 게다가 열대기후 지역이라 사람들의 노동력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정도로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작은 독립국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열정은 특별하다. 학제는 예비초등교육 3년(4세~6세), 의무교육인 기본 초등교육 6년(Foundation stage 4년·Orientation stage 2년), 중등 교육 4~5년, 중등 후 교육(주니어 칼리지 2년, 직업훈련원 3년, 폴리테크닉 3년), 대학교육 4년으로 이뤄져 있다. 약 356개교(예비 초등 포함해 초등 175개교, 중등 154개교, 중등후교육 13개교, 대학 4개교 포함)의 초·중·고등교육기관에서 3만1000여명의 교사가 교육하고 있다. 정부는 예비초등학교 과정에 엄청난 노력을 쏟는다. 국가에서 유아교육 기관 운영비와 교육비 대부분을 지원하며 교육 내용을 철저히 관리한다. 어린이들의 전인적 인격형성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예비초등교육 기관은 대부분 사립이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거지 인근이나 초등학교 내에 있다. 초등교육 기간에 어느 정도 학생 개인의 진로가 결정된다. 초등 1~4년의 교육을 받으면서 획득한 개인의 학업능력을 토대로 4학년 말에 5학년에서 배울 과목을 일부 선정한다. 이를 Subject-based banding education이라고도 한다. 학교 성적에 기반해 심화 교과나 보충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배운다. 6학년 말에는 졸업시험으로 PSLE(Primary School Leaving Examination)을 본다.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졸업을 하지 못하고 유급을 하게 된다. 초등 2년을 더 다닌 후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중등학교에 진학하며, 불합격자는 직업훈련원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졸업시험 성적에 따라 중등의 속성과정(Express)과 보통과정(Normal)으로 나눠 진학한다. 속성과정은 4년제 과정으로 주로 PSLE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과정이다. 그 외 학생들은 주로 5년제 과정인 보통과정에 진학한다. 이는 다시 보통 아카데믹(Normal Academic)과정과 보통 기술(Normal Technical)과정으로 나뉜다. 속성과정 학생들의 경우 4년째 때 GCE’O’레벨 시험을 보고 중등 후기 과정에 진학할 수 있으나 보통과정의 경우 4년째 말에 GCE’N’레벨 시험을 합격한 후 1년 후 다시 GCE’O’레벨 시험에 합격해야 중등 후기 과정에 진학할 수 있다. 이외에 예술, 스포츠, 수학, 과학 등 특정 분야의 심화학습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위한 특별과정도 별도로 있다. 중등학교를 졸업한 후 학생들의 진학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4년제 대학 진학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2년제 대학인 Junior College와 3년제인 Centralized Institute가 있다. 이 과정을 거쳐 GCE ‘A’ 레벨 시험을 보고 시험결과 상위권 학생들은 국립싱가포르 대학이나 난양공대 등 4년제 우수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 진학보다는 사회진출을 위한 교육기관으로는 폴리테크(Polytechnic)와 ITE(Institute Technical Education)가 있다. 이같이 학생 성적에 따라 등급화된 교육과정이 초등부터 대학교육까지 연계되는 교육 체제에 대해 지나치게 경쟁을 자극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고루 양성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과정은 초·중등 모두 크게 언어영역, 수학과 과학 영역, 인문학과 예술 영역, 그리고 그외 CCA(Co-Curricular Acitivities), CCE(Character&Citizenship Education), NE(National Education), PAL(Program for Active Learning), PE(Physical Education), PW(Project Work), VIA(Values in Action)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에는 다음의 네 가지 특징이 담겨 있다. 첫째, 비교과 영역 교육을 통한 시민성 함양 교육이다. 특히 CCE, NE, VIA 시간에 이뤄지는 것은 주로 ‘싱가포르인으로 살아가기’ 교육이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다문화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문화 속에서 국가적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싱가포르인으로서의 공동체 의식 함양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의 영향인지 학생들의 놀이문화에는 인종 간 배제가 없었다. 학생들은 그 비결을 교육에서 배운 ‘타인(타문화)존중’이라고 말한다. 둘째, 교실 이외 수업의 활성화다. 학생들은 거의 매월 1회 현장체험학습을 한다. 주로 박물관, 미술관, 기타 국가 상징물 체험을 하면서 역사, 문화 등을 학습하기도하지만 동시에 탐구학습의 방법을 익힌다. 최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의 현장체험과 탐구학습의 양을 더 늘리고 있다. CCA, PAL, PW은 주제 중심 교과 간 융합 학습으로 이뤄지는데 특별히 협업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데 역점을 둔다. 셋째, 교육과정 교과영역에서 언어·수학·과학이 강조된다. 싱가포르 교육과정을 보면, 초등 4학년의 경우 주간 전체 수업 중 언어(영어, 모국어 포함) 60%, 수학 20%, 과학 8%, 그 외 체육, 사회, 미술, 음악 시간을 합해 12% 시수가 부여된다. 또한 초등 언어, 수학, 과학은 기초레벨 수업과 심화레벨 수업이 있으며, 6학년 말에 졸업 시험 대상교과목이다. 다른 교과들에 비해 언어, 수학, 과학 교육에 부여되는 시수와 교육부의 성취결과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진다. 넷째, 철저한 이중 언어 교육이다. 공용어로서의 영어와 모국어교육을 동시에 함으로써 학생들의 문화적 정체성 함양 뿐 아니라 싱가포르인으로서의 정체성 함양, 글로벌 사회에서의 역량 계발을 꾀한다. 교원 양성과 임용은 국립교육원(NIE)에서 이뤄진다. NIE가 초등·중등 교사를 모집해 일정 시험을 거쳐 예비교사로 채용한 뒤 연수를 실시하고 학교 현장에 배치시키는 방식이다.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는 NIE에서 1년, 2~3년제 대학 졸업자는 2~3년의 연수를 받는다. 예비교사일 때도 월급이 제공되고 연수과정을 마치고 학교에 발령을 받으면 정식 국가공무원 신분을 갖게 된다. 교육과정 설계부터 교사 연수까지 교육부 주도하에 이뤄진다. 국가 예산의 3.5%이상을 교육에 투자할 정도다. 싱가포르 교육은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1997년 ‘Thinking Schools, Learning Nation’이라는 교육 비전을 제시해 사고력과 창의력 함양에 집중하는 교육을 지향하며 학생과 교사, 지역사회, 국가를 모두 포함하는 학습공동체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통해 평생교육 차원에서 학습자 맞춤형 능력 중심의 인재 양성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에는 ‘Teach Less, Learn more’ 교육을 제시해 주입식 교실 수업을 줄이고 대신 토론이나 프로젝트 학습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 중심 수업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창의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이같은 노력이 싱가포르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세계인재보고서에서 문제해결력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것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높다.
교육부, 교원양성과정 개선 발표 교수진 확보, 재정연계지원 우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2015 개정교육과정과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따라 교‧사대 등의 교원양성과정에 진로교육, SW교육 등이 강화되고 과정중심 평가내용이 확대된다. 교육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교원양성과정 개선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교‧사대 신입생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교육과정 개정으로 SW교과목이 생김에 따라 교대에는 ‘초등컴퓨터’ 과목에 SW 기초교양,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등의 단원이 개설된다. 중학교에 ‘정보’ 과목이 필수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사범대 등의 ‘정보·컴퓨터’ 표시과목의 기본이수과목이 SW교육과 프로그래밍 중심으로 개편된다. 교직과목 중 ‘교육과정’에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진로와 직업교육과정 단원이 개설되며 ‘교육평가’에는 과정중심 평가 내용이 확대된다. ‘교직실무’에서도 진로교육 강화를 위한 교과영역 재구성을 추가했다. 최근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교폭력 예방의 이론과 실체’ 과목도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의 이해’로 이름을 바꾸고 학생생활문화, 학생 정서행동발달 등을 배울 수 있게 변경한다. 전공 교과교육 과목에서도 과정중심 평가, 융합교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예비 교원들이 자유학기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자유학기제 수업지원단’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신규 교사가 학교환경에 하루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연수시간도 현재 50시간에서 80시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계획이 교‧사대 등에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대학특성화사업 같은 재정지원사업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사대 현장에서는 개선방향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추가되는 부분을 가르칠 교수진 구성 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재정지원사업으로 유도해 속도를 내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무리수를 범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지방의 한 사범대 교수는 “전 교사의 진로교사화, 상담교사화는 매우 필요한 일이라 동의하지만 일부 사범대를 제외하면 교과교육을 제대로 하는 곳이 없는데 당장 어디서 교수진을 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한 초등양성기관의 교수는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면 돈을 받기 위해 사업계획서에 형식적으로 반영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며 “교수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연수계획부터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양성과 맞물려 있는 임용시험 개편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교원 임용시험에 대한 단계적 개선방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재정지원사업은 평가를 한다기보다 효과적인 선도모델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학교 부문에서는 충북 경덕중 ‘O.K(One Korea)’가 ‘청소년의 생각을 바꿔야 통일의 문이 열린다’는 탐구 주제로 대상을 차지했다.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통일의 필요성을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측면으로 분석해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지도를 맡은 전숙향 교사는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3학년 백수정 양은 “설문 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SNS를 활용한 홍보, 통일 동아리 활동, 이산가족의 날 참여 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 안했던 큰상을 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등학교 부문 대상을 받은 경북외국어고 ‘월화수목금통일’의 2학년 정다현 양은 “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했던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대회에 나섰다”며 “친구들과 시간을 정해 토론 연습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학년 진현우 군은“그동안 통일은 해야 한다고만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현재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활동을 실천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보건교사회 창립 30주년 유공교원 표창 등 기념행사 보건교사회(회장 이춘희)가 9일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보건교사 63년, 보건교사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전국 보건교사 600여 명과 교육계 및 정‧관계, 시민‧사회·학부모 단체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1부 ‘학교보건 발전을 위해 달려온 길’, 2부 ‘보건교사회 30주년 기념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춘희 회장은 기념사에서 “전국 8000여 명의 보건교사들은 학교 내 유일한 의료인이자 교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학교보건 증진과 건강한 학생, 행복한 학교를 위해 혼신을 다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보건교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이영 차관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었던 데에는 보건교사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교육부의 응급처치 교육, 학생건강검사제도, 자살예방대책 등 주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보건교사가 학교의 시설관리까지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원 확대 및 순회근무 폐지, 수당 인상, 불합리한 직무규정 삭제 등 현안을 반드시 해결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여야 국회의원들도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보건교사 배치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인력확충이나 업무감축 문제는 교육재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재정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부 끝 순서로 참석자들은 ‘학생을 건강하게! 국민을 행복하게!’ 슬로건을 외치며 비전선포식을 가졌고 2부에서는 시도지회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경남지회는 색소폰 연주를, 서울지회는 성악을 선보였으며 경북지회의 콩트, 충북지회의 카드섹션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돼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학교보건 발전과 전문성 향상에 기여한 보건교사들에게 교육부장관, 한국교총회장, 대한간호협회장의 표창장을 수여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또한 보건교사 슬로건, 미담사례 공모전 당선자에 보건교사회장상이 수여됐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교육부장관 표창=김금희 서울 상계고, 손경희 경남 야로초, 이현옥 인천 연송고 △한국교총회장 표창=양도연 경북 성산초, 황영숙 부산 건국고 △대한간호협회장 표창=김성미 광주 일동중, 김미자 충북 보은정보고 △보건교사회장상=심연식 대전 만년초, 노재숙 대전 가양중(슬로건), 안광숙 경산 장산중, 박순미 부산 동성고(미담사례).
좋은 수업 몰두하던 교사들도 ‘혁신 피로증’에 시달리곤 해 성찰 통해 자신 먼저 들여다봐야 “고단한 일상의 작은 위로되길” 수업 코칭 전문가인 10년차 교사가 동료들을 위해 ‘힐링 북’을 출간했다. 좋은 수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을 채찍질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괴로워하는 교사들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김태현 경기 백영고 교사는 최근 펴낸 ‘교사, 삶에서 나를 만나다’에서 “겉으로 보기에 학교와 수업은 변했지만 정작 교사들은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묻는다. 정말 잘 지내고 있는지, 학교에서 의미 있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위로하고 사랑하며 잘 지내고 있는지를. 사실 김 교사는 전작 ‘교사, 수업에서 나를 만나다’를 통해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수업 성찰 노하우를 전했다. 그가 소개하는 수업 나눔과 수업 친구, 수업 공동체 등은 학교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교육학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랬던 그가 수업하는 교사의 삶, 그 자체의 중요성을 깨달은 건 2년 전이다. ‘혁신 피로증’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만나면서부터다. 김 교사는 “진정한 수업 혁신은 교사 개인의 변화와 함께 학교 문화·교육계의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교사들에게만 변하라고 강요한다”며 “유행처럼 번지는 다양한 수업 방법을 익히고 적용해도 제자리라고 느껴지면 누구라도 좌절하고 무기력에 빠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교사, 삶에서 나를 만나다’는 본질, 감정, 신념, 창조, 공동체 등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교사가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안내한다. 수업을 잘하려고 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고 ‘내 삶’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업에는 교사의 생각과 신념,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들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저자에게 위로를 건넸던 유명 작가의 시와 그림 140여 작품을 수록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기존 교육서에 등장하는 ‘해야 한다’는 식의 가르침 대신 교사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무기력은 당연하다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고 위로한다. 김 교사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첫 번째 해야 할 일로 ‘감정과 마주하기’를 꼽았다.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감정 상태인지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다. 수업을 예로 들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고민하기보다 ‘지금 내가 어떤 마음인지’를 살펴 힘들어하는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 대부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버거움을 느낀다”며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나만의 수업을 디자인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주제의식 찾기’다. 수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방향성’을 찾는 과정이다.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겪었던 좋은 경험을 떠올리고 이를 동료들과 나누고 본받다보면 주제의식을 찾을 수 있다. 김 교사는 시험 전날 학생들에게 용기를 준다고 시험 알약을 준비하던 선생님, 학생들의 가정 형편을 살피기 위해 일일이 가정방문을 마다 않던 선생님, 퇴직하고 마음에 상처 입은 후배들을 돕기 위해 상담에 나선 선생님 등을 꼽으면서 “우리 주변에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맡은 바 책임을 다했던 작은 영웅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주제의식은 저명한 교육학자나 철학자에게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삶에서 만난 훌륭한 교사들이 곧 주제의식이 된다”고 했다. 그는 새 학기를 앞두고 부담과 두려움을 느끼는 교사들에게 시인 박노해의 시 ‘가만히 돌아가기’를 추천했다. “두려움과 부담감이 밀려오겠지만, 2학기를 있는 그대로 맞이하세요. 뭘 해야 할까, 고민도 하지 마세요.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을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를 극복할 힘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