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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위. 최근 인천지역 특성화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인천시교육청이 학과평가를 실시했다. 중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교는 어디인지, 취업률은 좋은지, 인천지역 산업체들과 연계성은 어느 정도 인지 모두 7개 항목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평가였다. 인천시교육청이 한성대학교 연구진에 의뢰, 4차 산업혁명 시대 특성화고의 대응 역량을 알아보기 위한 평가였다. 그 결과 1위는 인천 재능고등학교가 차지했다. 인천지역 26개 특성화고등학교 중 가장 우수한 학교로 뽑힌 것이다. 학과별 평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전자과 1위, 스마트건축과 3위, 스마트전기과 4위 등 모두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인천 최고의 특성화고로 꼽히는 재능고의 1위 행진은 신입생 모집 때부터 시작된다. 신입생 특별전형 선호도에서 인천 지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특별전형 241명 모집에 445명이 지원, 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타 특성화고들이 모집 정원 미달에 허덕이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경쟁력이다. 최고의 교육시설 역시 재능고의 강점이다. 학교 전체에 무료 와이파이가 설치되고 비데를 갖춘 화장실, 최첨단의 쾌적한 실습 공간 등 학생 맞춤형 스마트 교육환경 부문에서도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5년. 지난 1954년 개교한 재능고는 올해로 65주년을 맞았다. 개교 이래 우수한 전문직업인력을 배출해온 대표적 명문사학으로 전국 최초의 스마트시티 산업분야 특성화고등학교다. ▲스마트통신과, ▲스마트전기과, ▲스마트전자과, ▲스마트반도체과, ▲스마트건축과 등 5개 학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재능고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특성화고로 입지를 다지고 세계로 진출하는 재능인 양성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3월 취임한 한석수 교장은 학교 슬로건을 ‘천하제일(天下第一) 재능고, 호연지기(浩然之氣) 재능인’으로 정했다. 패기만만한 재능인을 설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키워드다. 한 교장은 “모든 재능인들이 참된 지혜, 불굴의 용기, 협업능력을 갖춘 21세기 오디세우스형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S등급. 재능고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운영된다. 도제학교란 독일과 스위스 등에서 발전한 직업교육 모델로써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직업훈련제도다. 숙련된 고급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과 취업에 유리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도제교육을 받는 재능고 학생들은 현장훈련수당을 받으면서 기능 연마에 매진하고 있다. 특이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기업체 채용이 약정되는 등 취업이 보장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혜택 대상이 된다. 또 대학진학을 희망할 경우 등록금이 무상지원되며 우수한 학생에게는 해외 기술자 선발자격도 부여된다. 무엇보다 재능고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 도제학교 중 최상위 평가를 받은 학교라는 점이다.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평가에서 재능고는 S등급을 받았다. 학생 선발에서부터 현장교육, 취업 등 전 과정에 걸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30.5%. 재능고 졸업생 10명 중 3명은 취업과 대학진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선취업후진학으로 도전을 이어간다. 학교 측이 밝힌 2018년 선취업후진학 비율은 30.5%. 올해 성적도 뛰어나다. 올 10월 말 현재,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형식으로 한양대·한국산업기술대·경일대 등에 1·2차 합격한 학생만 32명에 이른다. 일학습병행 진학은 한국산업기술대·재능대 등 2곳에 12명이 최종 합격했다. 대학진학만 괄목할 실적은 거둔 것이 아니다. 대졸자들도 엄두를 못 내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학생이 올해만 벌써 3명이다. 공무원시험 출제 경력을 가진 우수한 교사진과 체계적인 실무교육이 거둔 성과다. 남학생들이 선호하는 부사관에도 3명이 합격했다. 중견 기업체 취업자까지 합치면 100여 명에 육박한다. 김무찬 교무부장은 “정부나 공기업, 기업체가 요구하는 유형과 직무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 공무원 및 대기업·공사 공채반을 운영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01. 지난 11월 13일 인천국제공항. 재능고 2학년 학생 30명이 국제선 탑승구 앞에 줄지어있다. 재능고가 운영하는 글로벌 취업스쿨 해외기업탐방단으로 대만으로 향하는 길이다. 글로벌 취업스쿨은 재능고만의 특색있는 취업역량강화 코스. 지난 2012년 상해를 시작으로 8년차 이어온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만 101명이 해외로 떠나 견문을 넓히고 실력을 다졌다. 중소기업벤처부 지원으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은 일본·베트남·상해·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의 우수기업을 탐방하면서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하는 단기 해외취업스쿨이다. 재능고는 올해 탐방국가로 대만을 선정했다. 학생들은 대만의 주요 산업을 이끄는 위룽자동차 제조현장과 포모사플라스틱의 기업현장과 전시관을 탐방하여 현장의 생생한 체험을 경험할 예정이다. 또한 대만의 실리콘벨리인 신죽과학산업단지와 타이페이 국립과학기술대학교를 방문해 대만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진출 사례를 직접 경험하는 기회도 갖는다. 대만의 기업 성공 사례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및 대기업이 성장한 히스토리와 유사한 배경이 많아 재능고가 추구하는 호연지기 재능인 인성함양에 적합한 국가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탐방에 참여한 김주찬 학생(스마트반도체과 2학년)은 “대만 기업체 견학을 통해 취업 의지를 한 번 더 다지고 나아가 해외 진출까지 꿈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런 소중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역량 강화에 더욱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재능고는 대만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글로벌 잡스쿨 문화체험단 21명을 싱가포르에 추가로 파견했다. 2024. 재능고의 또 다른 특징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다. 인천교육청 평가에서 중학생 선호도 1위가 말해주듯 학생들의 학교만족도는 매우 높다. 공부는 물론이고 학생 개개인의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끼와 소질을 가진 학생을 선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재능꾼 선발’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산행을 통해 극기심을 배양하고 단합과 협동심, 자기절제력을 기르는 사제동행의 인성교육도 재능고만의 강점이다. 지난 6월에는 한 교장과 교직원, 학생 20여 명이 지리산을 종주하고 왔다. 학생들에게 모험심과 성취감을 맛보게 함으로써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 있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려는 학교 측의 배려다. 오는 2024년이면 명문 재능고는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한 교장은 “스마트교육을 통해 인천 제일을 넘어, 대한민국 1위 나아가 세계 제일가는 명문 특성화고등학교로 발전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학교, 인사 잘하는 학교, 천하제일 재능고에서 모든 사람의 존중과 신뢰, 사랑과 아낌을 받는 재능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참 곱다. 가을빛 교정, 느티나무 낙엽이 바람에 후드득 떨어질 때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하다. 제법 넓은 운동장을 가로 세로 뛰어다니는 개구쟁이들이 단풍처럼 참 곱다. 지난 1980년 개교 이후 40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신암초등학교. 즐거운 배움과 따뜻한 돌봄이 있는 행복한 신암교육을 목표로 80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협력하며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기초학력 역량강화·감성 역량강화·인성 역량강화’를 목표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신암초. 지난 11월 이 학교는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여름이 시작되는 7월부터 4개월 동안 준비해온 ‘꿈틀이들의 상상나라(이하 상상나라)’ 개장식이 열린 것이다. 개장식에는 양희두 강동송파교육장과 지역인사·학부모·교직원 등 70여 명이 참석, 학생들의 새로운 놀이공간 탄생을 축하했다. 신암이 꿈이 만들어 낸 ‘꿈틀이 들의 상상나라’ ‘상상나라’는 말 그대로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해주는 꿈의 놀이공간. 기존의 정형화된 놀이터 개념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고, 새로운 것을 찾아보며, 친구들과 협력하며 노는 곳이다. 당초 이곳은 7~8m는 족히 돼 보이는 오래된 수목과 잡초가 우거진 담장 옆 버려진 공간이었다. 조금이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훌쩍 커버린 수풀 때문에 웬만한 학생들은 근처에 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이처럼 학생도 교사도 기피하던 공간이 불과 4개월 만에 신암가족이 가장 사랑하고 즐겨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유가 뭘까? 상상나라는 기존의 정형화된 놀이터 개념과 확연히 다르다. 우선 이곳은 아이들의 생각과 상상이 직접 만들어낸 공간이다. 설계 단계부터 아이들의 의견을 들었고 놀이터 곳곳의 이름을 정하는 것도 아이들의 생각에 맡겼다. 흙으로 만든 동산에 조그만 터널을 만들어 들락날락 할 수 있도록 한 이곳의 이름은 ‘거인의 콧구멍’. 실제로 조금 떨어져서 보면 기발한 작명에 무릎을 치게 된다. 동그란 자갈을 뿌려 만든 지압길, 이곳을 아이들은 ‘오돌토돌길’이라는 예쁜 우리말로 바꿔놓았다. 미끄럼틀이 자리 잡은 곳은 너나 할 것 없이 몰려든다고 해서 ‘와글와글’이라고 부른다. 상상나라에는 놀이시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적 효과를 고려해 발표수업·토론수업·생태수업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엔 원형경기장을 본뜬 것 같은 계단식 학습장을 만들었다. 여름이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발표수업도 가능하다. 매미들이 특히 좋아하는 장소여서 ‘매미교실’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뿐 아니다. ‘맥문동 교실’, ‘땅강아지’ 등 놀면서 공부하는 작은 ‘교실 밖 교실’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무엇보다 학교가 가진 천혜의 자연조건을 십분 살려 독창적인 놀이터를 만든 것도 이 학교만의 특징. 무질서하게 우거졌던 나무들을 보기 좋게 가지치기한 뒤 부드러운 야자매트를 깔아 긴 오솔길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나무사이로(路)’, 가을날 불어오는 소슬바람이 유난히 시원한 곳이어서 산책길로는 최고다. ‘나무사이로’ 종착지점엔 교실 한 칸 크기의 연못이 나온다. 우리나라 지도 모양을 본뜬 연못 가장자리엔 ‘대~한민국’이란 팻말이 붙어있다. 수중생태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는데 연못 바닥에 커다란 항아리를 묻어 물고기 집도 만들었다. 한겨울에도 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각종 놀이시설을 빽빽하게 모아놓은 전형적인 놀이터가 아니라 학교의 지형과 아이들의 바람을 살려 신개념 놀이공간을 탄생시킨 신암초. 지난 3월 부임한 조병래 교장이 발품을 팔아 예산을 끌어들이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꼼꼼히 챙기면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조 교장은 “놀이터는 아이들의 연령과 놀이 유형 선호도. 지형과 접근 가능성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정형화된 시설을 탈피해 창의성과 모험심을 높여주는 특색있는 놀이 공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교육으로 바른 인성, 풍부한 감수성 함양 신암초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다양하고 풍부한 예술교육이다. 이 학교는 지난 2017년부터 3년 동안 예술드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오카리나·리코더·바이올린·모듬북 등 예술교육을 실시, 바른 인성과 풍부한 감수성을 함양하고 있다. 1인 1악기 교육(1~2학년 카쥬, 3~5학년 바이올린, 6학년 모듬북)을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에 연간 20차시 이상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상설 예술동아리(바이올린·클라리넷·합창 등), 신암 오케스트라를 조직하여 학생들의 예술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도레미 음악회(매주 목요일 중간놀이시간)를 열어 희망하는 학생들은 언제나 참여하여 발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아침 등굣길 음악회(연 2회, 등교시간)를 개최하여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연 1회 학생, 학부모·교직원·지역사회 주민들을 초청하는 ‘신암가족 음악회’를 열어 1년간의 예술교육의 결과를 발표 기회를 가졌다. 신암가족 음악회에는 1인 1악기 대표·중창단·오케스트라·학부모 동아리(우쿨렐레)·교사 동아리(플룻)·지역사회 동아리(오카리나)가 다함께 참여하는 신암교육가족의 축제이다. 더불어 교육복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동요교실 운영, 각종 연주회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악기 무료지원 등을 통해 교육복지 대상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 박동률 교무부장은 “소외 없는 문화예술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학생들의 정서 순화 및 자아존중감을 신장하여 문화를 향유할 수 역량을 신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년 전통의 신암초는 2019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학교조직문화를 민주적으로 개선하고, 학생이 학교와 수업이 중심이 돼 스스로 미래 역량을 갖춰가는 행복한 학교를 구현하는 것이다. 학부모 및 지역사회가 서로 협력하는 신암교육을 추진, 교육공동체가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새로운 학교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원명희 교감은 “참여와 협력중심 수업 및 학년·학급단위 특색교육 등을 통해 교육과정과 수업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모든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공교육의 위상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하는 학교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학교 공사의 특색 첫째, 학교 공사를 맡아 하는 사람도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교육자이다. 직접 교육활동에 종사하는 교원과 학교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학교시설 유지관리업무를 맡아 처리하는 사업자도 학생들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는 교육자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둘째, 신규 진입은 어렵지만, 일단 거래가 성사되고 인정을 받으면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한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학교가 있고, 그 안에는 수많은 시설물 유지관리 공사 물량이 존재한다. 특히 학교의 시설관리 업무 담당 직원 수 감소로 다양한 공종의 일들이 외주 물량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증축·개축·재축 및 대수선, 시설물 기능 보전, 일상적인 기능 보수 등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형태의 공사를 시설물유지관리업 면허소지자가 수주 가능하다. 학교 공사 시행상 유의점 첫째, 학교에는 시설관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음으로 전문가로서 책임을 지고 성실히 시공해야 한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대로 시공하면 법령에 저촉되고 위생상 문제가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음으로 전문적 입장에서 조언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공사내용이나 자재 등을 가지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 사례 ❶ _ 화장실 옆 전기온수기 설치 전기온수기를 학생들이 통행하는 복도 가운데 화장실 옆에 설치하여 위생상 문제를 야기하고, 기능이 향상된 정수필터가 개발되었음에도 학교에 교체를 권유하지 않았다. ● 사례 ❷ _ 방화셔터 자리에 전기온수기 설치 전기온수기를 방화셔터 자리(사진 속 사각형 자리)에 놓음으로써 화재 시 방화셔터가 떨어진 상태에서 방화문을 가로막는 결과가 되어 소방관계 법령에 저촉되게 된 사례이다. 소방서 현장점검에서 지적을 받은 사항인데, 시공업체에서는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얘기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 사례 ❸ _ 방염 처리되지 않은 커튼을 설치하여 소방법령상 문제 소지를 안겨 주고도 대금을 빨리 주지 않는다고 시교육청 감사실에 신고 운운하며 엄포를 놓았다. 둘째, 사전에 발주처와 충분히 협의하여 공사내용을 확정함으로써 두 번 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는 수업 등 교육과정이 이루어지는 곳이므로 신속하게 공사가 마무리되어야 한다. 학교 관계자는 일과 후 또는 휴일 작업 시 현장에 잘 나와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른 시간에 정확하게 공사를 끝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사 시작 전에 현장을 확인하면서 공사내용을 협의하는 과정 필요하다. 셋째, 하자 없이 시공할 자신이 있는 전문분야를 능력 범위 내에서 수주해야 한다. 미장공사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하도급을 줘서 5~6개월이 지나도 바닥이 마르지 않아 데코타일 시공을 하지 못해 민원이 제기된 사례가 있었다. 자신의 시공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공사를 맡을 경우 여기저기 공사를 벌여놓고, 약속한 시기에 마무리 짓지 못해 민원이 제기되는 사례가 종종 있음으로 반드시 하자 없이 시공할 자신이 있는 전문분야만 수주해야 한다. 넷째, 학교 공사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 관련 규정이나 작업매뉴얼을 준수하여 학생들이 위험에 빠지거나 학교시설물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특히 체육관 내진보강공사(용접·절단 및 연마 작업) 중 용접 불씨가 비산되면서 화재가 발생하여 체육관 골조·마감재·지붕 및 체육관 내 비품 일체가 소손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서류작업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관공서에서 요구하는 서류는 정형화(견적서·사업자등록증·통장사본·세금계산서·4대 보험 납입증명, 국세 및 지방세 완납 증명 등)되어 있다. 견적서를 내용별로 충실하게 작성하고, 공사 완료 후 대금 지급이 빨리 이뤄지도록 요구하는 서류를 깔끔하게 정리하여 제출한다.
쉽고 간결한 학교상담 (데니스 라인스 지음, 정희성·장정은·박강희·오승민·김영란·김시원·이화목회상담센터 옮김, 한울아카데미 펴냄, 400쪽, 4만6000원)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 가운데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기 상담기법을 소개한다. 우울증이나 자해・자살, 학교폭력, 부모와의 갈등, 약물 문제 등 주제별 상담사례를 제시한다. 상담자로서 겪게 될 윤리적 갈등이나 비밀유지 의무, 상담절차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알렉스 비어드 지음, 신동숙 옮김, 글담 펴냄, 560쪽, 1만7800원) ‘21세기 교육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년간 전 세계 교육현장을 누비며 교육 전문가 100여 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인간이 배움에 이르는 과정과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을 위한 교육, 나아가 교육의 진정한 목적과 의미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영유아교사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정민·이재필·손여울·김예은·방현 지음, 들녘 펴냄, 216쪽, 1만4000원) 일부 교육현장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 이후 우리 사회에서 영·유아교사들은 잠재적 아동학대자로 낙인 찍혀 버렸다. 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인 것처럼 되어 버린 현실 속에서 영·유아 교사들은 말한다. “영·유아교사도 사람이에요.”
큰 꿈 키우는 작은 대학들 (이강렬 지음, edu북스 펴냄, 288쪽, 1만8000원) 리버럴 아츠 대학(Liberal Arts College, LAC)은 석・박사 과정이 아예 없거나 작게 운영되는 학부 중심의 대학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 대학생의 3%가 이곳에 재학 중이며, 미국 대통령 48%가 졸업한 무시 못 할 대학이다. 아주 적은 수의 학생만 받아 깊이 있는 교육을 하는 LAC를 살펴본다.
지리 샘과 함께하는 시간을 걷는 인문학 (조지욱 지음, 사계절 펴냄, 188쪽, 1만3000원) 경기도 부천의 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공간을 이어주는 길이 가진 의미를 소개하는 인문 교양서다. 유명한 길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지나는 주변의 평범한 길을 탐방하며, 그와 관련된 사건과 사람들, 지리적 특징,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인문학적 생각거리를 던진다.
왜 우리는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을까 (외르크 베르나르디 지음, 이수영 옮김, 린다 뵐펠 그림, 시금치 펴냄, 172쪽, 1만5000원) 데카르트나 아리스토텔레스, 비트겐슈타인 등 저명한 철학자들의 명제 10가지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단지 철학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심리학·언어학·미디어학·문화학·사회학·생태학 등 타 학문의 이론을 접목해 풍성한 재미를 준다.
도깨비도 문화재야? (김성범 지음, 신성희 그림, 품 펴냄, 32쪽, 1만3000원) 전남 곡성의 섬진강 도깨비마을을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문화재의 개념을 쉽게 풀어냈다. 도깨비와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만화 같은 이야기를 가볍게 읽고 나면 문화재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연스럽게 깨우칠 수 있다.
조선시대로 간 소년 자료와 가능성을 만나다! (김혜진·조영석 지음, 이지후 그림, 자음과모음 펴냄, 220쪽, 1만3500원)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다 조선시대로 소환된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통해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알아가도록 구성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당시의 문화와 생활, 속담, 전통놀이에 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그레이트!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 그레이트샌디 사막, 그레이트디바이딩 산맥,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지도를 펴서 호주(Australia)를 찾으면, ‘그레이트’라는 글자가 계속 들어온다. 그만큼 커다란 나라다. 호주는 남한의 약 77배 크기인 나라다. 오스트레일리아라는 국명처럼 호주는 남쪽에 있다(라틴어로 ‘australis’는 남쪽을 뜻한다). 남반구에서 가장 크고, 그레이트한 호주 동쪽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호주의 수도가 켄버라인 이유는? 호주는 수도가 가장 헷갈리는 나라다. 일반적으로 수도는 그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즉,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그런데 호주에서 인구 1위 도시는 시드니다. 인구 2위 도시는 멜버른이다. 그러면 호주의 수도는 제 1도시, 제 2도시도 아니다. 과연 어디일까? 현재 호주의 수도는 인구 40만 명의 소도시 캔버라다. 왜 수도가 제 1도시, 제 2도시가 아니고, 인구 규모도 작은 소도시일까? 우리나라처럼 제 1도시인 서울이 수도인 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1901년 호주가 연방제가 되었을 때 시드니와 멜버른은 서로 수도가 되겠다고 격렬한 수도 쟁탈전을 벌이게 된다. 싸움이 계속되고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자, 결국 타협안으로 시드니와 멜버른 사이에 신도시를 만들어 수도로 삼는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계획도시를 만든다. 그 도시가 캔버라다. 캔버라 지명의 뜻은 ‘만남의 장소’다. 도시 이름에 도시를 만든 의도가 잘 녹아 있다. 멜버른에서 호주의 국회의사당 역할을 했던 건물은 캔버라의 국회의사당으로 기능을 넘겨줬다. 지금은 멜버른이 속해 있는 빅토리아주 의사당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페라 하우스와 블루마운틴의 도시, 시드니 여행 흔히 랜드마크(landmark)는 도시의 상징물을 뜻한다. 파리는 에펠탑,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처럼. 시드니의 랜드마크를 물으면 사람들은 바로 답한다. 오페라 하우스. 그만큼 오페라 하우스는 호주 전체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오페라 하우스 옆으로는 하버브리지(Harbour Bridge)도 보인다. 하버브리지를 오르는 관광 상품도 있다. 날씨가 좋으면 올라가길 바란다. 오페라 하우스를 뒤로하고 블루마운틴으로 향한다. 블루마운틴은 시드시 시내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다.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날따라 비가 엄청나게 많이 와서 블루마운틴에서 가장 유명한 세자매봉(the Three sisters)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블루마운틴을 올라가는 길옆으로는 유칼립투스(Eucalyptus) 나무가 많이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는 호주가 원산지이다.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도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비롯되었다.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분비되는 수액이 내리쬐는 강한 햇볕에 산 전체가 푸른색으로 반사되어 보인다고 해서 지어졌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은 코알라의 주식으로도 유명하다. 코알라는 하루에 20시간 정도를 잔다. 그 이유를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찾을 수 있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에는 마취 성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한 향이 나는 유칼립투스 나무를 벌레들이 싫어해서, 천연 벌레퇴치제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나는 유칼립투스 나무 향이 좋았다. 드디어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 다다른다. 여전히 안개가 끼어있어서 세자매봉이 잘 보이지 않는다. 평소에도 구름이 산봉우리에 자주 걸려 있어, 세자매봉 전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바람이 불자 바람이 안개를 걷히게 만들고, 기적적으로 세자매봉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든 이런 모습을 보면 전설이 있고, 세자매봉도 마법사 아버지와 세 자매를 둘러싼 이야기가 있다. 볼거리인 세자매봉 외에도 블루마운틴에는 탈거리가 있다. 과거 탄광에서 사용했던 트롤리(Torlly)를 개조해 만든 궤도 열차다. 이 열차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52도 각도로 유명하다. 그래서 기네스북에도 기록되어 있다. 250m 정도를 오르내리는데, 막상 타보면 무섭다가 금방 끝나버린다. 짧아서 매우 아쉽다. 그레이트!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 이번 여행에서 멜버른에 들른 이유는 순전히 포트캠벨 국립공원의 12사도 바위(Twelve Apostles) 때문이다. 지리교과서 속 단골 지형인 12사도 바위는 시스택(sea stack)이라는 해안 지형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깎이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전부 없어질지도 모른다. 지금도 8사도 밖에 남지 않았다. 포트캠벨 국립공원은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일부다. 멜버른에서 그레이트 오션로드로 가면서 왜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라고 하는지 알만했다. 포트캠벨 국립공원을 즐기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곳도 여느 관광지처럼 헬기 투어가 있다. 헬기 투어를 탈 때는 앞자리에 태워달라고 계속 말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두 번째 자리에 앉았다. 앞에 앉은 덩치가 큰 아저씨 때문에 헬기 앞 창문으로는 그레이트 오션로드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헬기가 방향을 틀자 장관이 눈에 들어왔다. 영상을 팔기도 하는데,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고,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촬영하면 비슷할 것 같다. 헬기 투어는 꼭 추천한다. 땅에서 봤을 때와 다르게 하늘에서 본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정말 신이 빚은 선물 같다. 둘째, 걸어서 돌아다니는 방법이다. 헬기에서 내려 12사도 바위를 실제로 마주했다. TV와 교과서 속에서만 봤던 지형을 보게 되어 큰 감동이 있었다. 12사도 바위는 강한 부분만 남아있고, 약한 부분은 모조리 깎여 만들어진 지형이다. 12사도 바위 외에도 드라마 촬영 장소 같은 곳이 있다. 바로 로크 아드 고지(Loch Ard Gorge)이다. 마치 태양의 후예에 나온 자킨토스 섬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곳의 별명은 난파선 계곡이다. 영국에서 멜버른으로 돌아오던 로크 아드라는 배가 침몰하여 54명이 죽고, 단 2명 만이 살아난 비극적인 사건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야라강이 흐르는 멜버른 시내 투어와 캥거루 스테이크 멜버른은 트램의 도시다. 트램을 타면 도시 대부분을 갈 수 있다. 구간에 따라 무료(멜버른 시티 서클 트램, City Circle Tram)도 있다. 그리고 멜버른에는 야라강((Yarra River)이 지난다. 야라강엔 유람선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인다. 소지섭과 임수정이 주연으로 나왔던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나와 인기 관광지가 된 호시어 레인(Hosier Lane)도 멜버른에 있다. 호시어 레인은 플린더스 스트리트역에서 가까운 편이다. 그래피티로 가득 찬 골목으로 언제나 관광객이 많다. 피츠로이 가든(Fitzroy Gardens)은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특히 이 공원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캡틴 쿡의 오두막((Captin Cook’s Cottage))이 있기 때문이다. 캡틴 쿡의 오두막은 1934년에 지어졌다. 호주 대륙을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Captain James Cook, 1728~1779)이 어렸을 때 살았던 집(영국 요크셔 지방)의 벽돌을 옮겨와 이곳에 새로 지었다. 쿡 선장 동상과 함께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길을 묻고 물어 캥거루 스테이크를 파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현지 사람들만 가는 곳인지 관광객은 나밖에 없었다. 스테이크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며칠 전 봤던 캥거루를 스테이크로 먹는다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문화체험의 기회라고 생각해서 주문했다. 그리고 먹었다. 캥거루 스테이크는 소고기와 비슷한 맛이지만, 소고기보다 질겼다. 호주에 왔다면 문화체험의 기회로 한번은 먹어볼 만하다. 호주에서 펭귄을 만나다, 필립 아일랜드(Phillip-Island) 필립 아일랜드는 멜버른 시내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빅토리아섬에 있다. 필립 아일랜드는 가장 작은 펭귄인 페어리펭귄(Fairy Penguin, 쇠푸른펭귄)이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키가 30~40㎝ 정도로 작은 이 펭귄은 매일 저녁이 되면 해변으로 돌아온다. 뒤뚱뒤뚱 해변을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귀여워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기다린다. 저녁 시간이면 추울 수 있으니 조금 두꺼운 옷이나 담요 등을 준비해가면 좋다. 판자 산책로가 있어서 펭귄들이 올라가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데, 가끔 펭귄이 그 산책로로 올라오는 때도 있다. 단 주의 사항이 있다. 펭귄이 귀엽다고 사진을 찍을 때 플래시를 터뜨리면 안 된다. 플래시 불빛이 펭귄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요 관찰 장소에도 이러한 주의 사항을 한국어 포함해 여러 나라 언어로 표지판을 설치했다. 방송을 계속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답답할 노릇이다. 에필로그 호주를 다 보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호주 한복판에 있는 세계의 배꼽이라 불리는 울루루. 북동쪽에 골드코스트와 대보초 해안(Great Barrier Reef), 서쪽에는 예전 꽃보다 청춘에서 갔었던 퍼스도 있다. 일주일의 여행으로는 그저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호주는 남반구에 있다. 그래서 우리와 너무 다르다. 우리는 남향집을 선호하지만, 호주에서는 북향집을 선호한다. 이유는 같다. 같지만 그렇게 다르다. 여행하는 이유도 그 다름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위함은 아닐까?
한국은행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로 낮췄다고 한다. 우리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나보다(사실 성장률은 정부가 한국은행의 기대치다. 그만큼 올려보겠다는 목표치 같은). 반면 미국은 올해 GDP 성장률이 2.4%로 예상된다. 우리보다 경제가 더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도대체 GDP가 뭐길래, 이게 높으면 경제가 좋다고 할까? GDP 성장률은 어떻게 계산할까? 어렵지 않다. 과거에 국가의 부(WEALTH)는 무엇을 소유하는가의 관점이었다. 그러니 금이나 땅, 군대나 노예를 많이 소유한 나라가 부자나라였다. 하지만 지금은 거래를 기준으로 한다. 누군가 더 팔고 누군가 더 구입해야 부자나라다. 왜냐면 누군가의 소비는 누군가의 소득이니까! 그러니 ‘부자 나라가 되는 관건’은 뭐든 많이 팔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스위스는 팔리는 게 많은 나라고, 시에라리온은 팔리는 게 적은 나라다. 그럼 그 나라 안에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팔리나? 이걸 수치화한 게 국내총생산(GDP)이다. 그리고 그 GDP가 1년 만에 얼마나 늘었는지 계산한 게 ‘GDP 성장률’이다. 부국이 되려면 뭐든 많이 팔아야 한다 우리나라 안에서 거래돼야 한다. GDP(Gross Domestic Product, GDP)는 우리 국토 안에서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의 합계다. Domestic에서 눈치 챘듯이 우리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자동차나 운동화, 갤럭시노트 10 같은) 또는 서비스(미용실에서 파머를 하거나, 한정식집에서 낙지볶음 팔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 같은)의 합계다. 그러니 손흥민 선수가 영국에서 벌어온 수백만 파운드는 우리 GDP에 잡히지 않는다. 영국의 GDP를 올린다(손흥민 선수가 대부분의 돈을 환전해 우리나라로 가져올 텐데, 이런 이전소득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두산 베어스의 린드블럼이 받은 연봉은 우리 GDP에 포함된다).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해서 모두 GDP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거래’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팔린 것’만 GDP에 포함된다. 그러니 시골에서 어머니가 오이를 길러 오이지를 해서 보낸 것은 비록 생산했지만,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만약 어머니가 이 오이지를 시장에 내다 팔아 10만 원을 벌었다면, 우리 GDP는 정확히 10만 원 오른다. 만약 내가 단팥빵을 만들어 100만원어치를 팔았다면 GDP는 100만 원이 올라간다. 그런데 내가 파는 빵에 들어간 단팥은 펭수가 만들어 우리 빵집에 30만 원에 납품한 것이다. 그럼 펭수도 30만 원의 GDP를 올린 것일까? 이렇게 계산하면 생산한 가치가 중복된다. 그래서 ‘생산한 가치(ADDED VALUE)’가 중복되지 않게, GDP는 최종 판매되는 가격만 더해서 만들어진다. 현대차 그랜저에 수많은 가치가 더해져 최종 판매 금액이 만들어지는데, GDP는 1대 팔릴 때 1대의 가격만 더해진다. 그런데 내가 단팥빵을 만들어 100만 원 어치를 팔아서, 그걸 사 먹은 소비자들이 배가 불러 그만큼 밥이나 짬뽕 또는 계란후라이 소비를 줄였다면? 전체 GDP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니 뭐든 만든다고 또 팔린다고 GDP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국내 매출이 올라, 그만큼 대한항공의 매출이 줄어든다면 우리 GDP는 사실상 오르지 않는다.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매년 1조 원 이상 팔리지만, 우리 GDP 성장에 꼭 1조 원만큼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유니클로가 없다면, 우린 다른 브랜드 옷을 입으니까. 그런데 유니클로가 안사고는 못 참을 멋진 옷을 만들어 낸다면(그 옷의 추가 구매로 이어진다면) 우리 GDP는 그만큼 올라간다. 방법이 있다. 단팥빵에 슈크림을 넣어보았다. 슈크림단팥빵이 1천만 원 어치가 추가로 팔렸다. 맛이 너무 판타스틱해서 배가 부른 소비자들이 또 사 먹었다. 이 경우 1천만 원 만큼 추가로 우리 GDP가 오른다. 단팥빵에 ‘슈크림’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를 부가가치(ADDED VALUE)라고 한다. GDP는 결국 이들 ‘부가가치의 총합’이다. 폴더폰을 쓰던 한민족이 몇 년 만에 수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 국민이 기존 폴더폰에 100억 원을 소비했지만, 이제 스마트폰에 1조 원을 소비한다면, GDP는 대략 9천9백억 원만큼 올라간다. 그러니 죽은 스티브잡스는 도대체 온 지구의 GDP를 얼마나 올려놓은 것일까? GDP와 국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이렇게 GDP는 우리 국민이 소비한(판매한) 값의 합계다. 그런데 소비는 소비자만 하는 게 아니다. 기업도 공장을 짓고, 종업원의 월급을 주면서 소비를 한다. 이런 기업의 소비를 ‘투자’라고 한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도 GDP에 포함된다. 여기에 국가도 재정을 집행(국민들에게 거둬들인 세금을 쓰는 것)하며 돈을 쓴다. 이 재정도 GDP에 포함된다. 결국 ‘GDP=①국민의 소비+②기업의 투자+③국가의 재정지출’이다. 이렇게 1) 우리 국민이 지난해 소비한 돈과 2) 기업이 투자한 돈, 그리고 3) 정부가 지출한 재정을 다 합쳐보니 지난해 1,893조 4,970억 원쯤 됐다(대충 우리 국민의 소비가 50%, 정부 재정지출이 20%, 기업의 투자가 30% 정도 된다). 대한민국의 GDP는 달러로 1조 7천억 달러 정도(2018년 기준) 된다. 미국은 20조 4천억 달러, 중국은 13조 6천억 달러쯤 된다. 그럼 우리는 얼마나 잘사는 걸까? 영국이 2조8천억 달러니, 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 땅덩어리 넓은 캐나다나 러시아 호주 모두, 우리보다 GDP가 낮다(2018년 기준). 우리는 경제력으로만 보면 이 대국들보다 큰 나라다. 이렇게 소비를 늘리면 GDP가 높아진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으로 소비한다. 그 가게의 매출을 올려주기 위해, 또는 우리 GDP를 올려주기 지갑을 여는 소비자는 없다. 필요하거나(치약이나 바디로션처럼) 아니면 괜히 사고 싶어야(스타벅스 다이어리처럼) 소비가 늘어난다. 무턱대고 재화나 서비스를 만든다고 해서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만약 짐바브웨의 GDP를 높이기 위해 ‘에버랜드’를 건설해 주면 어떨까? 이 놀이공원에서 즐기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소비만큼 짐바브웨 에버랜드의 매출이 늘어난다. 놀이공원에 고용된 수천여 명의 짐바브웨 직원들이 급여를 받아 다시 소비하면서, GDP는 더 높아진다. 매출이 늘면 짐바브웨 에버랜드는 신규 놀이기구를 설치하면서(투자) 또 GDP가 높아진다. 돈을 번 놀이공원이 세금을 내면 짐바브웨 정부는 이 돈으로 학교를 지으면서(재정지출 ) 또 GDP가 늘어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짐바브웨 국민들은 에버랜드에 갈 돈이 없다. 에버랜드로 연결되는 도로도, 에버랜드까지 타고 갈 승용차도 없다. 그러니 수요도 없고, 수요가 없으니, 짐바브웨 에버랜드에 투자할 투자자도 없다. 그래서 짐바브웨 에버랜드는 탄생할 수가 없고, 그래서 짐바브웨 GDP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이 국내총생산(GDP)이 1년 만에 얼마나 늘었는가를 ‘경제성장률(Economic growth rate)’로 표현한다. 우리 경제가 올해 2% 성장한다는 말은 지난해 우리 국민이 100만 원 어치의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생산)했지만, 올해 102만 원 어치의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생산)했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가 2%만큼 더 키가 커진 것이고, 그렇게 2%만큼 우리가 더 부자가 된 것을 의미한다. 물론 GDP나 GDP 성장률로 진정한 그 나라의 부를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가죽 염색공장이 생겨 매출을 100만 원 올려도, GDP는 그로 인해 강이 썩어가는 것은 측정하지 못한다. GDP는 또 그 나라의 행복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우리는 캐나다나 호주보다 행복한 나라인가? 우리보다 GDP가 8배나 되는 중국을 우리보다 행복하다고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정부는 내년 재정 지출을 늘려 GDP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업의 투자도 계속 유도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게 GDP를 0.1%라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사실 다른 나라도 이 방법 말고 별 방법이 없다. GDP 계산법은 인류가 현재 알고 있는 ‘국가의 부를 측정하는 가장 근접한 방법’이다.
늦가을 서울 남산 야생화공원에서 정상 쪽으로 가는 길목은 마치 눈이 온 듯했다. 허리 높이까지 자란 식물에는 흰색의 자잘한 꽃송이들이 뭉쳐 피어 있었고, 좀 작은 깻잎처럼 생긴 잎은 마주나고 있었다. 생태계 교란 식물인 서양등골나물이었다. 서양등골나물은 길가만이 아니라 음지인 숲속까지 파고드는 것이 특징이다. 제거 작업을 한 흔적이 있는데도, 3~4년 전 보았을 때보다 정상 쪽으로 100m 이상 더 침범한 것 같았다. 야생화공원 화단에서도 서양등골나물이 다른 꽃들 사이로 하얀 꽃을 피운 채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잎이 달린 곳마다 가지 갈라지기를 반복해 꽃송이가 많기도 했다. 토종식물 ‘등골’ 빼는 서양등골나물 서양등골나물은 남산만 점령한 것이 아니다. 인왕산·안산·우면산 등 서울 시내와 근교 산에도 무서운 기세로 파고들고 있다. 남산을 관리하는 서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관계자는 “그나마 주기적으로 제거 작업을 하고 있어서 이 정도인 것”이라며 “번식력이 워낙 강해 지속적으로 제거 작업을 하는데도 돌아서면 또 있고 그렇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거의 속수무책인 셈이다. 세계화 추세로 동·식물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귀화식물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이 국내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면 문제가 다르다. 환경부는 서양등골나물을 비롯해 가시박·돼지풀·단풍잎돼지풀·도깨비가지·애기수영·서양금혼초·미국쑥부쟁이 등 15종을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했다. 이 중 산에서는 서양등골나물이, 강 주변에서는 가시박이 자생식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귀화식물은 많지만 대개 울창한 숲에는 들어가지 않고 햇볕이 잘 드는 나대지나 길가에서 자란다. 사람들이 손대지 않아 안정된 생태계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또 대개 한해살이풀이나 두해살이풀이어서 사람들이 마음먹고 관리하면 제어가 가능하다. 공터에 흔한 개망초와 망초 같은 풀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서양등골나물은 좀 다르다. 우선 음지에서도 견디는 힘이 강해 나무 밑 그늘까지, 그러니까 숲속까지 들어가 대량 번식해 자생식물들이 살 공간을 차지해 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여러해살이풀이라 제거하지 않는 한 한번 뿌리를 내리면 계속 퍼질 수밖에 없다. 또 한 개체에서 바람을 타고 퍼지는 씨앗이 워낙 많고 발아력도 강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서양등골나물은 분포 중심지가 서울이다. 1978년 서울 남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변두리로 퍼져 나갔다. 요즘 서울 거리나 야산을 걷다가 작은 깻잎 모양의 잎에 흰 꽃이 핀 식물이 있다면 서양등골나물로 봐도 무방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로 맹렬하게 퍼져 현재는 강원도와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까지 자라고 있다. 서양등골나물이라는 이름은 자생하는 등골나물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자생 등골나물은 산에서 자라고 키도 서양등골나물보다 큰 편이다. 서양등골나물보다 좀 일찍 피고 약간 붉은 기운이 도는 것도 다르다. 독성 강해 잘 못 먹으면 가축도 위험 서양등골나물은 눈부신 흰색인 데다 다섯 개로 갈라진 꽃잎들이 뭉쳐 있는 것이 그런대로 예쁜 편이다. 이 꽃을 보고 “어머, 예쁜 꽃이 피었네”라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고, 꺾어서 꽃병에 꽂아 놓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꽃이 보기 좋다고 서울시에서 서양등골나물을 무더기로 가로변에 심었다고 알고 있다. 이것이 바람을 타고 급속하게 퍼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등골나물은 우유병(milk sickness)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세기까지 이 식물의 고향인 북아메리카에서는 우유를 먹으면 토하고, 손발을 떨며, 침을 흘리다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다. 링컨 대통령의 어머니인 낸시 링컨의 사망 원인으로도 유명하다. 켄터키주 의회는 1830년 이 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 600달러를 내걸었다. 결국 서양등골나물을 섭취한 소나 말, 염소 등을 통해 우유에 들어간 독성물질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식물이 자라는 곳에서 목축을 하지 않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식물계의 황소개구리 ‘가시박’ 가시박도 전국 하천이나 호수 주변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일년생 덩굴식물이다. 여름철에는 하루 20~30cm씩 자랄 정도로 생장속도가 빨라 주변 자생 식물들을 덮어 말려 죽인다. 다른 식물을 죽이는 제초(除草)물질까지 뿜어내고, 나무마저도 12m까지 휘감고 올라가 고사(枯死)시킨다. 그래서 가시박은 '녹색 저승사자',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서울 밤섬도 해마다 제거작업을 하는데도 섬의 상당 부분이 가시박으로 뒤덮여 있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과 그 지천은 물론이고, 대청호·의암호 등 전국 호수와 그 주변도 가시박에 시달리고 있다. 환경단체들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고,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데 그치고 있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1980년대 후반 생존력이 강하고 생장이 빠른 가시박 줄기에 오이나 호박의 줄기를 붙이기 위해 도입했는데, 이것이 전국 강산으로 퍼져 나갔다. 가시박이란 이름은 열매에 뾰족한 가시가 달려 있어서 생긴 것이다. 한 그루당 최대 2만5000개의 씨가 달려 급속히 퍼지고, 씨가 한번 떨어지면 수십 년 후에도 발아하기 때문에 멸종시키기가 대단히 어려운 식물이다. 생태계 교란 식물의 하나인 미국쑥부쟁이는 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그런대로 예쁜 꽃이다. 다른 국화과 식물에 비해 꽃이 작지만 아주 많이 피고, 노란색 중심부가 점점 붉어지는 특징이 있다. 줄기와 잎 가장자리에 흰 털이 나 있다. 1990년대 초반에만 해도 경기도·강원도의 일부에서만 보였는데, 어느새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새로 개간한 땅이 있으면 가장 먼저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는 식물로, 서울 시내 공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서양등골나물·가시박이 보이면 즉시 뽑아 버리는 것이 좋다. 줄기의 아래쪽을 잡고 끌어당겨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 남산 등 서울 산을 갈 때마다, 한강 변에서 이들 식물이 욕심 사납게 자생식물의 터전을 잠식하는 것을 보면 서둘러 근본적인 제거 대책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경쾌했다.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과 자신감이 넘쳤다. 현안에 막힘이 없었고, 진단과 해법은 직구로 승부했다. 대구 특유의 사근사근한 어투가 적당한 비음과 섞이면서 피아노 건반처럼 통통 튀었다. 중학교 교사로 출발해 국회의원·여성가족부 장관을 거쳐 교육감까지 석권한 인물이지만, 딱딱한 권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원시원하고 성격 좋은 누나, 힘들 때면 찾아가 수다 떨고 싶은 이웃집 언니, 그런 사람을 보는 듯했다. 강 교육감과 인터뷰가 잡힌 11월 7일은 교육부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일반고 전환을 발표한 날. 그는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기회를 빼앗아 버린 것에 분노했고, 신뢰 잃은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입 정시확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보인 것은 국제 바칼로레아(IB).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 미래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착돼야 할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사도 사람인만큼 실수할 수 있는데 사회가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채찍보다 이해와 응원을 호소했다. 다만 서울 인헌고등학교처럼 교사가 학생들에게 특정 정치 성향을 심어주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모든 교육정책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강 교육감. 그래서일까? 틈만 나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 한명 한명의 손길과 눈길을 가슴에 새긴다고 했다. 교육부가 자사고·외고 일괄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국가 정책의 핵심은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입니다. 그런데 이번 자사고·외고 폐지는 그런 믿음을 뿌리째 흔들어 버렸습니다. 사실 자사고를 만들라고 강권하다시피 한 것은 정부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세웠죠. 그런데 이제 와서 문제가 있으니 일반고로 다시 돌아가라고 합니다. 학교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큰 충격이었을 겁니다. 아닌 말로 자사고나 외고가 입시학원처럼 운영되고 있다면 그것을 못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고쳐나가는 것이 우선 아닐까요. 또 지금 정부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교육자치입니다. 그렇다면 자사고·외고에 대한 결정권도 시·도교육청에 맡겨야 합니다. 지역 여건에 따라 목적에 맞게 운영토록 하는 게 이치에 맞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번 결정이 학생들의 다양한 학교선택권을 박탈해 버렸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음에도 굳이 자사고·외고를 없애려 하는 이유가 뭘까요. “언론에서는 제2 고교평준화라고들 하는데 전 ‘과도한 고교평준화’라고 봅니다. 고교서열화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고교교육의 자율성과 특성을 무시해 버렸습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이나 다름없죠. 대통령 공약이라 할지라도 현실과 맞지 않거나 잘못됐으면 수정해야 하는데…. 고집 피울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교육이 정치에 너무 많이 휘둘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문제가 발생하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기보다 현상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교육 본질에 입각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거에 상황을 정리해버리려고 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양극단을 오가는 정책들이 나오고 국민들만 혼란스러워집니다. 물론 교육이 정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죠. 하지만 지금처럼 정권 입맛대로 교육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결국 교육의 본령을 훼손시키는 일이 됩니다. 교육은 정치의 미션을 수행하는 도구가 아닌데, 생각할수록 안타까워요.” 이번에 보니까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해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던데 그렇다면 다음에 들어서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결정이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럴 여지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우리 역시 오는 2024년까지는 지금의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할 생각이고요. 그 이후 벌어질 일에 대한 고민도 지금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입 정시확대에 우려를 표명했던데 배경이 궁금합니다. “제가 교육감에 출마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아이들이 수능 준비를 하면서 행복해 할까요? 수많은 문제풀이 연습이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따지고 보면 수능은 끊임없는 인내의 시험입니다. ‘대학을 위해 모든 것을 참아라. 대학 가면 네 세상이다’라는 말로 우리는 얼마나 아이들을 옥죄어 왔습니까. 세상은 다이내믹하게 변해가는 데 모든 욕구를 끊임없이 눌러야 하는 게 수능입니다. 그것을 견디지 못하면 일탈로 가는 것이고, 이겨내고 대학에 가면 그 순간 공부를 팽개쳐 버립니다. 이 극단적인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래역량을 길러낼 수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했던 입시제도를 가장 선호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교육감은 학력고사 세대로 알고 있는데요. “저도 한때는 단순한 입시가 좋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교육감이 되고 나서 생각을 바꿨어요. 세상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데요. 30년 전 제도를 지금 그대로 적용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만약 BTS가 그 시대에 활동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이미 굉장히 다양하고 다이내믹한 특성을 가진 사회로 전환했습니다. 그런데 교육만 과거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강은희 교육감 하면 국제 바칼로레아(IB)가 떠오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집어넣는’ 교육에서 생각을 ‘꺼내는’ 교육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정해진 답만을 요구하는 ‘객관식 정답찾기’’ 프레임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던 중 초-중-고 단계별 유기적 연결성을 지닌 IB 프로그램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전 과목 논·서술형 시험을 실시하면서도 다층적이고 구조화된 평가방식이더군요. 채점의 공정성을 확보한 IB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래형 교육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IB 프로그램 연수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 정책을 결정할 때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게 진짜 맞나…’ 하면서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반문해 보곤 하죠. IB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 길이지만 ‘지금이라도 멈출까’ 하는 생각을 그동안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의심했죠. 그래서 직접 선생님들과 함께 연수도 받아 본 것이고요. 무엇보다 저의 정책적 판단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학생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 가장 걱정스러웠어요. 지금은 만족하고 확신도 있습니다.” 대구의 IB 추진 상황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교육청은 학교 희망에 따라 IB 프로그램 관심학교 및 후보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관심학교 20개교를 선정·지원했으며, 올해는 35개교로 확대하고 후보학교도 9개교를 새롭게 선정했습니다. 후보학교 2개교는 지난 5월 IB 본부로부터 공식 후보학교 승인을 받았고, 나머지 7개 후보학교도 올해 안에 IBO에 승인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2022년부터는 3개 고등학교가 IB 국제 공식 인증학교로서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5년이 지난 2024년 2월에는 고등학교에서 IB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이수한 첫 졸업생을 배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IB를 접해본 교사들은 많이들 어려워하던데요. “수십 년 가르쳐온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어렵지 않은 교사가 어디 있겠어요. 평생 걸어 다니던 사람한테 자전거 타고 다니라고 하면 처음엔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래서 IB 수업을 하는 교사들에게는 더 많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제 생각으론 한 3년 정도 가르쳐봐야 손에 익지 않을까 싶어요. 다소 시행착오가 있다 하더라고 수업의 퀄리티는 예전보다 훨씬 나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도전을 두려워 않는 대구 교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원래 대구 선생님들이 화끈하다 아닙니까. 제가 그런 분들 만난 거 자체가 큰 행운이고요. 교육감으로서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의 울타리가 되고, 돌부리에 넘어지지 않도록 걸림돌도 치워주고, 목마를 때 물 한 모금 건네줄 수 있는 그런 교육감이 되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 인헌고에서 교사의 정치편향 발언을 두고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교사의 정치활동은 절대 허용할 수 없습니다. 교실에서는 민주시민으로서 인류 보편의 타당한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착하게 살고, 부모에 효도하고, 거짓말하지 않고 등 사람을 만드는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거죠. 물론 국시를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특정 이데올로기를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고요. 하지만 교사가 의도적으로 학생들에게 정치적 성향을 주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걸 구분 못 하면 안 되는 거죠.” 학교현장도 자주 방문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참 예뻐요. 교육감 왔다고 수줍어하는 학생, 주뼛거리며 악수하는 학생,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애쓰는 학생 등등 참 보기 좋죠. 언젠가 공고에 갔을 때 한 학생이 우연히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어딘가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씨 오늘 참 빛나 보여요’하며 토닥여줬더니 그날 이후 정말 딴사람처럼 열심히 공부하더랍니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그런 존대를 받아본 것이 그날 처음이었다는 거예요. 아이들의 눈길 하나, 손길 하나하나를 정말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으로 교사와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학부모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교육을 보는 눈이 좀 더 따뜻하고 관용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자주 가져 봅니다. 교사도 사람인지라 실수도 하고 그러죠. 그런데 사회는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아요. 조그만 삐끗해도 ‘선생이 그럴 수 있어’ 하면서 침소봉대하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 그보다는 교사들의 전문성과 열정을 믿고 이해하고 응원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교사와 학부모 모두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할 때 우리가 바라는 교육의 꿈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2019년 한국 사회의 교육계 2대 메가 이슈(mega issue)는 전반기 ‘자사고 재평가 논란’, 후반기 ‘조국 사태’로 볼 수 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과 관련된 대입·의전원 일탈, 진학·장학금 수혜 등을 아우른 소위 ‘조국 사태’는 나비효과를 일으켜 한국 대입제도 개편과 고교체제 혁신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서울과 부산 지역 소재 고교의 일부 교사들이 교단에서 노골적으로 정치 편향 수업을 전개해 사회적 논란과 비판이 일고 있다. 그 외 전국의 일부 학교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와 교단의 이념·정치 선동장화 일탈(逸脫) 교육의 주체는 교육전문가인 교원들이다. 특히 교단에서 직접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사들은 교육과정과 수업의 전문가다. 즉, 교사들은 가르칠 수 있는 권한과 하지 말아야 할 책무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유·초·중·고교를 통틀어 학생들에게 미치는 교사의 영향력은 지대하고 막강하다. 정치 편향 교사들은 현행 법령에서 대학교수들의 정치 활동은 허용하나 유·초·중·고교 교사들의 정치 참여는 규제하고 있는 함의(含意)를 숙고해야 한다. 이번 정치 편향 수업 사태에 연루된 교사들은 아직 자아와 정체성이 미성숙하고 판단력과 의사결정력이 결여된 학생들에게 특정 이념을 주입하고, 사회적 논란 이슈에 대해 정치적 편향을 강요해 특정 이념의 교화(敎化)를 자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가장 신성하고 깨끗해야 할 학교와 교단이 이념과 정치로 물든 현실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는 크다. 일부 교사들의 정치 편향 일탈은 교사의 윤리 도덕과 교육철학, 교직관 등을 저버린 처사다. 그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뉴스는 모두 ‘가짜뉴스’라고 선동했고, 수업시간에 ‘조국 옹호’와 ‘조국이 검찰 개혁 적임자’라고 주입했다. 또 ‘한국사’ 과목 평가문제 지문(地文)에 검찰 비판 글을 제시해 학생·학부모 반발과 재시험 시행 등의 논란을 야기했다. 학교의 각종 공식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반일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하고, 페미니즘·동성애·난민·탈원전·일베몰이 등의 일방적 사상독재도 자행했다. 학생들의 정치 교사 고발과 어두운 그림자 실상 해당 학교 피해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정치 편향 교사들이 자행한 일탈 내용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또 ‘학생수호연합’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그동안 특정 교사들의 정치 선동 실상을 밝혀달라는 감사 청원서를 교육청에 제출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일부 교사들은 반일 감정·조국 옹호·검찰 개혁 등 정치 편향성을 드러내 특정이념과 정치선동 정황도 의심받고 있다. 교육의 가치지향성, 교사의 가치중립성·정치적 중립성 현재 우리나라 교원들의 정치적 중립은 법령으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교원들은 정치적 편향성을 배제하고 법령으로 규정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준수해야 한다. 교원들의 정치적 중립성은 현행 헌법·교육기본법·국가공무원법·공무원의 의무·교원윤리헌장 등 법령에 명시돼 있다. 이를 어기면 실정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 물론 교사들도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정 쟁점 의제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본인의 이념과 사상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한·일 관계의 반일 감정, 검찰 개혁에 대한 찬반, 현 정부에 대한 지지 여부, 각종 사회적 쟁점 의제 등에도 의견과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교사 자신의 특정 이념과 사상을 신성한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강제·주입·세뇌·교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사회과 수업(교수·학습)은 교과서 밖 학생 중심 열린 수업이 생명이다. 교과서대로 진행하는 수업이 가장 진부한 사회과 수업이라는 비판도 이러한 맥락이다. 따라서 신문활용교육(NIE)·시사교육·논쟁쟁점교육·토의토론수업·의사결정학습 등 사회적 이슈와 갈등 관련 논쟁 사례를 재구성해 진행하는 사회과 수업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교사는 정치적 중립성의 기조 아래 사실을 사실대로 가르치고, 학생들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해당 쟁점을 수용토록 보살펴줘야 한다. 사회과의 속성상 역동적인 살아 있는 교수·학습을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나 그 과정에서 교사의 이념과 사상을 학생들에게 강제하는 것은 금물이다. 우리나라의 사회과와 유사한 교과인 영국의 시민교육, 일본의 공민교육 등에서는 특별히 이념적·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학교와 교사들도 이를 스스로 엄격히 준수하고 있는 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교육은 가치지향적이지만, 교사는 가치중립적 입장이다. 교육은 자유·진리·정의·삶의 질 개선 등 소중한 가치를 가르치고 배우며 탐구하는 활동이다. 교육을 주도하는 교사들은 교단에서 모든 쟁점에서 가치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세상을 올바르게 보고 판단·수용할 수 있는 역량과 정체성을 길러줘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와 교단은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사고와 도덕적 가치를 함양하는 신성한 곳이다. 특정 교사들의 정치 신념을 주입하는 의식화의 장(場) 내지 정치 선동의 장이 아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정치적 목적의 도구로 삼거나 교육현장을 특정 이념·사상으로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 또 첨예한 대립과 갈등 요소를 담은 주제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교사의 이념·사상을 학생들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 일그러진 교육 민낯에 대한 자성과 재발 방지 교육당국은 교육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포장돼 자행되고 있는 특정노조 교사들의 교단 일탈과 폭거를 더 이상 방기(放棄)해서는 안 된다. 교육당국이 선량한 학생과 교직원들을 위한 학교 수호의 방패막이가 돼야 한다. 아울러 법령과 규정을 어긴 교사들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해 엄중하게 조치하고 교단을 정화(淨化)해야 한다. 개전의 정이 없는 일탈·위법 교사는 교단 퇴출도 고려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일벌백계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학교를 올곧고 깨끗한 배움터인 ‘청정교육환경구역’으로 보호해야 한다. 사제지간은 돈독한 존경과 사랑이 바탕이다. 따라서 제자들이 스승의 일탈을 사회에 고발하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다. 또 아직 미성년자인 고교생들의 집단행동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학생들이 정치 편향 교사와 학교를 걱정하는 교육현실을 직시하고 자성과 참회를 해야 한다. 또 이처럼 일그러진 자화상이 21세기 세계화 시대 한국 교육의 민낯이라는 점도 통렬하게 성찰해야 한다. 교사가 바로 서지 않으면 교육은 절대 오롯이 설 수 없다. 이제 교육부가 교사들의 정치 편향 수업의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교육부가 중심을 잡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고 다시는 학교와 교단에 이념·정치 선동의 그림자가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특단의 조치와 관리를 해야 한다. 하루빨리 교단에서 정치 편향 수업, 이념·사상 주입 독재가 사라지고, 학교가 사제지간의 존경과 사랑 속에 공감·소통하는 아름다운 청정 행복배움터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지난 세기말 ‘교실 붕괴’ 논의가 시작되었다. 새천년을 맞으며 저마다 희망과 가능성에 부풀어 있을 때에도, 학교 교육은 상대적으로 침울하고 무거운 숙제를 안고 출발하였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학교는 여전히 위기탈출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반계고등학교의 위기는 교실붕괴의 단면을 가장 여실히 보여준다. 사교육비·중도탈락·수요자 신뢰도·기초학력·교육격차 등 거의 모든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더구나 내신성적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신뢰성과 관련된 사건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도 최근 일반계고 정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고 외국어고와 자사고의 2025년 일괄폐지를 비롯한 고교 체제 개편 수준의 고단위 처방을 내놓고 있다. 이 글은 일반계고의 최근 상황 변화를 진단하고 학교장의 리더십을 어떻게 재구조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학교(장) 내부자의 관점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딱 부러진 정답은 없다. 특정 개인이 시원한 해결책을 낼 정도로 문제가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며,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육주체들이 정파적 이해관계로 갈려 ‘네 탓 논쟁’을 하면서 근본적 해법을 외면하는 현실에서 현안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해결책 모색을 위한 공론화 의제를 던지고자 한다. 일반계고 학교 교육 조건의 변화 교육은 정치적 과정이다. 교육문제가 터지면 입법부를 포함하여 국가는 정치적·정책적 개입을 확대해 왔다. 학교장의 리더십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다양하게 도입되었다. 첫째, 학생부종합평가(이하 ‘학종’) 위주의 대입제도 변화는 학교 교육 전반의 변화를 가져왔다. 방과후학교나 야간자율학습, 석식이 사라지면서 입시준비 기관으로서 역할과 기능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사교육계의 맞춤형 진로진학지도 마케팅과 새로운 긴장 관계를 조성하고 있다. 둘째, 각종 수요자 통제가 제도화되었다. 학교운영위원회·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부모 등 학교 밖 위원의 비중이 과반을 넘어섰다. 무상급식·무상교육·시설지원 등 예산지원을 고리로 하여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과 시의회 의원들의 개입과 간섭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셋째, 진보교육감 등장 이후 학교문화가 전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업무 경감,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각종 직렬 단체와 노조의 등장으로 일선학교의 업무환경과 문화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넷째, 학교폭력·성폭력·급식관리·감염병 관련 법령이 정비되면서 일선학교(장)의 법적 책무성이 대폭 강화되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 강화, 미투 사건 이후 성희롱 성폭력 대응지침, 미세먼지로 인한 석면 및 미세먼지 관련 학교 공시 의무 확대 등이 단적인 사례이다. 다섯째,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학교장의 수평적 리더십이 실험대에 오르고 있다. 여섯째, 고교 학점제로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전반이 수요자의 선택과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교장 리더십을 제한하는 3대 포비아(phobia) 일반계고 위기는 곧 학교장 리더십의 위기이다. 전통적으로 학교장의 3대 두려움(phobia)은 안전사고·민원·감사 등이었다. 최근 일반계고 교장에게 새롭게 등장한 3대 포비아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폭 재판. 학교 생활기록부에 가해사실이 기록되면서 늘어난 학부모 불복절차로 소송에서 학교장이 피고로 등장하는 사례가 급증하였다. 소송비용과 지루한 법정 싸움에 지쳐 명예퇴직을 선택한 학교장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둘째, 자사고 엑소더스. 서울의 경우 일반계고 학생 중 우수한 학생을 자사고에서 수시로 뽑아가는 통에 혼란이 야기된다. 1, 2, 3등으로 입학 예정인 학생들이 자사고로 전학을 가는 사례도 있었다. 셋째, 학교 예산 모라토리엄(?). 학생수 급감으로 예산운영이 새로운 국면으로 바뀌었다. 폭염 전기료 급증·비정규직 인건비 증가·학종 프로그램 운영 등 경직성 경비는 증가하는데 수입은 줄어드는 예산 불균형이 학교 모라토리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학교장은 불안감 속에 출구를 찾고 있다. 리더십 변화와 당면한 요구 변화된 환경에서 학교장 리더십은 재구조화되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첫째, 학교단위 거버넌스의 필요성이다. 민간통제의 원리가 강화되는 현실에서 학교장도 책임의 범위와 역할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학교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다양한 거버넌스를 구성하여 협력과 나눔의 리더십으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교육감과의 협력 연계이다. 혁신(학교)과 학생인권 등 교육 정책에 대해 학교장은 아무래도 수동적인 입장에서 관계설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 경영의 중요한 동반자인 교육감과 학교장 관계가 소통의 왜곡을 넘어 솔직한 의견 개진, 시스템 한계를 넘어선 대안 모색을 통해 공감대를 넓혀 나가는 작업부터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학종 격차의 극복을 위한 학교장학의 재설계이다. 학생부 중심의 대입제도는 학교 수업 전반의 변화를 포함하여 학교장 리더십 방식의 전반적 변화를 요구한다. 프로젝트 수업 등 참여와 협력의 수업방식으로 바뀌어야 하고 개별적 성장에 초점(맞춤형)을 맞춘 진로지도, 교육과정과 콘텐츠 중심의 학사 행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학교장 리더십 확립을 위한 전제조건 : 정책적 제안 위기의 일반계 고교에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걸림돌을 해결하여야 학교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선학교에서 해결할 수 없고 정책적 접근을 통해 해결 가능한 사항이 있다. 첫째, 최소한의 인사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최근 단위학교(장)의 교사 초빙 등 탄력적 교원인사가 사실상 무력화되었고, 학교장이 교원인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거의 없다. 담임과 부장교사를 충원하기 위해 해당 교사들을 붙들고 인간적으로 호소하고 통사정하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인사 재량이 없으면 학교의 변화와 발전·성과를 위해 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셈이다. 둘째, 고3 2학기를 전환학기제로 바꾸어야 한다. 일반계고 교육과정 운영의 최대 딜레마는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이다. 수능 이후는 모든 학사일정이 일종의 ‘조작’과 ‘위계’에 의해 구성된다. 교육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3 2학기는 교육과정에서 빼고 대입 징검다리인 전환학기로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실험을 바탕으로 학제 개편 논의로 나아가야 고교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전문대 AP 과정이 도입되어야 한다. 잠자는 학생들과 핸드폰 게임을 하는 학생만 남은 교실 황폐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업반 제도를 과감히 확대하여 전문대 AP 과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특목고 위탁교육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특목고 자사고 특정지역 일반계고 또는 사립일반계고 공립일반계고로 서열화된 학교구조를 바꾸기 위해 특목고도 일정 학기 동안 위탁하여 영재교육을 하고 졸업은 본교에서 하는 위탁형 운영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일반교사를 업무교사·연구(평가)교사·수업교사로 나누어 업무·수업·평가를 분리해야 한다. 담임과 생활지도, 기타 업무를 기피함으로써 생기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업무 담당교사를 별도로 뽑는 방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행정업무 전담교사는 수업을 주당 10시간 내외로 하고 행정업무를 도맡아 하게 하면 된다. 교과교사도 수업(교수·학습)과 평가를 분리하여 평가는 연구교사가 전담하도록 하면 평가 공정성과 학종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하고 교육과정 운영 성과를 객관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학교장 업무와 책임 범위를 법제화하여야 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학교장에게 학교 교육의 총체적 책임을 부과하고 학교장은 이를 교사들에게 위임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학교장과 교사 간 업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장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고 아울러 교사들의 책임과 권리도 구체화하여야 한다. 미래형 학교장 리더십 모형 탐색 공모교장 제도는 다양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공모교장 제도가 정파적 이해관계와 진영논리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과 절차가 정비되어야 한다. 첫째, 한국형 차터스쿨을 도입하여 학교 자율성과 책무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 학교의 자율성 보장은 아직도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일반계고는 입시 교육으로 인해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한창 뒤처져 있다.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자율과 창의성에 기초한 계약에 의한 한국형 차터스쿨 제도를 도입 운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AI 시대에 학교장은 변화 지체의 갭(gap)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AI·드론·로봇·코딩 등 제4차 산업혁명 시기에 필요한 지식과 도구를 학생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데 학교는 텍스트 위주의 단편적이고 평면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급변하는 진로 직업환경을 교육과정이나 입시제도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보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자원과 역량을 배치하여야 한다. 셋째, 고교 학점제 시대의 change maker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 간·전문기관(대학 포함)간 다양한 연계와 협력에 의해 학생들이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학교와 기관 간 ‘벽 허물기’가 시작되어야 하고, 학교장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러한 물꼬를 트고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넷째, 맞춤형 진로지도를 위한 협력과 협업의 연결망을 조직하여야 한다. 학종용 스펙과 겉치레로 포장된 진로지도를 올바로 자리매김하여 모든 학생에게 맞춤형 지원과 시스템을 제공하여야 한다. 다시, 학교장 리더십이란? 위기의 일반계고 현실에 대해 학교장은 자칫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그러다보니 일반계고 학교장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성공적인 학교로 변모시킨 사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간혹 성공사례로 제시되는 학교도 본질적 문제를 덮어둔 채 일부의 성과를 과대 포장한 경우가 많으며 그마저도 정파와 진영 논리에 의해 과장되거나 폄하되기가 일쑤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렇게 미궁에 빠져버린 현실이 역설적으로 학교장의 위기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더욱 절실히 요청한다고 볼 수 있다. 학교 교육은 중첩된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식혁명 시대로의 성공적 정착을 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일정한 혼란도 야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The Bucks Stop Here!(최종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유명한 경구처럼 학교장이 수백 명 학생의 진로와 행복, 그 모든 미래의 삶을 담보하는 지도자로서 불굴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다. 학교장은 미래학교로 넘어가는 징검다리에서 change maker로서 시대적 소임을 다하여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는 우리가 역사적으로 그 어떤 유사한 형태로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증유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구성원들의 집단지성 역량을 강화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학교 울타리를 넘나들며 교육의 영토를 넓힘으로써 학교가 명실상부하게 지역사회의 지식·정보·문화·복지의 센터이자 허브 역할을 하는 미래학교로 재구조화하여야 한다.
01 B는 나의 오랜 친구이다. 그는 직업 군인으로 일생을 지냈다. 우리가 어떤 자리에서 인간의 육감(sixth sense)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B는 자기가 옛날에 본의 아니게 멧돼지를 사살했던 일을 회상했다. 다음은 B가 나에게 해 준 이야기이다. 야간 특공 훈련하던 때였어. 실전과 다름없는 야간 사격 훈련을 하는 중이었지. 갑자기 야생 멧돼지가 사격장 안으로 어슬렁거리며 들어왔어. 나는 사선(射線)에서 사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당황스러웠지. 야생 멧돼지, 잘못 건드리면 아주 사납게 덤벼든다는 걸 알고 있었지. 어둠 속에서도 멧돼지의 움직임은 시야에 들어왔어. 마침 그날 훈련이 ‘야간 이동 표적 사격 훈련’이었어. 그때 사격 통제관이 나에게 명령했어. “3번 사수 B! 전방에 나타난 멧돼지를 사살하라.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사격 개시!” 나로서는 생애 처음으로 생명체를 죽이게 된 거야. 아주 야릇한 느낌, 무겁고 불유쾌한 느낌이었어. 멧돼지가 그냥 알아서 사격훈련장을 벗어나 도망가 주기를 바랐어.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어. 녀석은 우리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야. 통제관이 독촉했어. “B 사수, 뭘 하고 있나?” 나는 녀석을 조준했지. 실패하면 안 되니까 어둠 속에서도 정조준으로 겨냥을 했지. 방아쇠에 오른쪽 둘째손가락을 옮겨 놓고 심호흡을 했어. 녀석이 살짝 움직이는 듯했어. 녀석이 주춤하며 다시 내 쪽을 쳐다보는 사이, 나의 손가락에 걸린 방아쇠가 어느 결에 뒤쪽으로 아주 서서히 밀려갔어. 무심결에 밀려졌다고나 할까. 사살 명령을 받긴 했지만, 녀석을 꼭 죽이겠다는 특별히 의도가 내게 확정되어 있지는 않았다는 거야. 오히려 ‘내게 없는 살의’를 어떻게든 실행해야 하는, 뭐 그런 망설임 쪽이었는지도 몰라. 그래서 무심결에 격발이 되었다는 거야. 순간 녀석이 주저앉으며 무너지고 있었어. 나 또한 그 순간 아주 기묘한 비현실적인 느낌이 왔어. 그게 뭐냐고? 내 손가락이 닿아 있는 방아쇠, 그 쇠로 된 방아쇠에, 마치 좀 두꺼운 살가죽같이 약간 뭉클하다는 느낌의 미세한 충격이 와 닿는다는 느낌을 받았어. 녀석의 살결을 파고드는 총알이 받는 저항의 파장이 어떤 결이 되어서 내 감각에 와 닿았다고나 할까, 녀석의 숨결이며, 녀석 맥박의 물결 같은 것들을 내 방아쇠가 무심결에도 다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쇠로 된 방아쇠가 뭉클할 수는 없는 법이지. 그런데 나는 방아쇠가 살짝 뭉클했음을 분명 느꼈다네. 비록 짐승이지만 녀석의 몸 안에 숨겨진 ‘생명의 결’을 내가 예민하게 감수(感受)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거야. ‘결’을 안다는 것은 신비해. ‘결’을 느낀다는 데에는 어떤 초월적 감응이 작동한다고 봐. 지금 생각해도 그 ‘결’이란 것이 너무 생생하고 신비로워. 02 나는 B의 이야기를 듣고, ‘결’이라는 우리말에 대해서 나의 감수성이 무디었음을 각성했다. ‘결’이라는 말이 한국인의 의식과 정서를 매우 섬세하게 나타내는 말이라는 점을 주목하게 되었다. 그냥 섬세함이 아니라, 한국인다운 감응(感應)과 인지(認知)에 부합되는 섬세함이다. 특히 한국인의 정서적 체험과 무의식을 오묘하게 연결하고, 그것을 표상하는 데에 ‘결’이라는 말이 발휘하는 기능은 신통하다. 멧돼지의 몸 안에 움직이는 ‘생명의 결’을 방아쇠의 뭉클함으로 느꼈다는 B의 말이 이를 웅변으로 증명한다. ‘결’은 논리의 범주를 초월하여 한국 사람의 육감(六感)에 호응하는 말이다. 한국 대중 가요사에 봉우리를 이루는 가수 남인수가 1955년에 불러 널리 알려진 노래에 ‘추억의 소야곡’(백영호 작곡, 한산도 작사)이 있다. 가사는 이러하다. 여기에도 ‘결’이 등장한다. 바람결에 너의 소식 전해 들으면 / 행복을 비는 마음 애달프구나 / 불러도 대답 없는 흘러간 사랑 / 차라리 잊으리라 / 차라리 잊으리라 / 맹세 슬프다. ‘바람결에 전해 듣는 소식’이란 도대체 어떻게 전해 듣는 소식인가. 막연하고 오묘하고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 말뜻을 못 알아듣는 한국 사람은 없다. 당시 학교를 못 다닌 농촌의 아낙들도 알아듣던 말이다. ‘바람결에 듣는 너의 소식’은 바람에 묻어서 정처 없이, 자취 없이, 그 어떤 구체성도 확인할 길 없는 소식이다. 들어도 안 들은 듯한 소식이고, 안 들었어도 들은 듯한 소식이다. 그런 소식은 더 막막하고, 더 희미하고, 더 멀고 아득하다. 이 노래 가사에서 ‘바람결’은 ‘불러도 대답 없는 흘러간 사랑’과 기막히게 호응한다. 또 서두의 ‘바람결’은 끝의 ‘맹세 슬프다’를 이미 예언한다. 이 노래의 애달픈 정조는 ‘바람결’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다. ‘결’이 지니는 ‘섬세한 의미 번짐’은 한국인이 아니면 그 말의 맛을 누릴 수 없다. 그런 만큼 ‘결’이 드러내는 ‘오묘한 의미 표상’은 외국어로 옮기기가 거의 불가능이다. ‘결’은 우리 고유의 말이다. 이 말을 국어사전에서는 몇 개의 항목으로 구분하여 올려놓았다. 사전에서 처음 나오는 ‘결’의 뜻은 이렇게 되어있다. ‘(나무·돌·살갗 따위에서)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하나하나의 층을 이루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라고 풀이되어 있다. 용례를 보면 느낌이 온다. ‘결이 고운 비단’, ‘나무의 결’ 등의 용례를 보면, ‘결’을 알 수 있다. 사전에서 두 번째로 나오는 ‘결’은 ‘성품의 곱고 사나움의 상태’를 뜻한다. ‘결이 고운 아가씨’라는 용례가 있다. ‘마음결이 비단결 같다’라는 용례도 여기에 해당한다. 사전에서 세 번째로 나오는 ‘결’은 사이, 때, 짬 등의 뜻이다. ‘어느 결에 그 많은 일을 했느냐?’ 할 때의 ‘결’이 바로 그런 뜻이다. 그러나 ‘결’의 두 번째, 세 번째 뜻도 첫 번째 뜻으로부터 전이되어서 생겨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물이 안으로 은밀히 품고 있는 대단히 작고 섬세하고 그윽한 자질을 나타낼 때 쓰이는 말이라는 데서 공통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은 사전에서 구분하는 의미 범주들을 훨씬 다채롭게 넘나들면서, 딱히 무어라 고정하여 그 뜻매김을 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번져나가곤 한다. 머릿결, 나뭇결, 솜결, 물결, 살결, 흠결, 숨결, 꿈결 등은 눈으로 포착하기 힘든 어떤 질감을 불러온다. 이 말들을 비유적으로 쓰면 느낌의 오묘함과 섬세함은 더욱 그윽해진다. ‘결’은 현상적이면서 동시에 현상을 초월하는 의미를 담아낸다. “무심결에 눈물을 보였다”라고 한다면, 이때의 ‘결’은 ‘무심(無心)’을 비집고 드는 어떤 마법 같은 틈새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엉겁결’도 있다. ‘엉겁(끈끈한 물건이 마구 달라붙은 상태)’에도 ‘결’이 비집고 들어, 의미를 번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03 석공은 돌의 결을 안다. 목공은 나무의 결을 안다. 결을 모르고 돌을 다룰 수 없으며, 결을 버리고 나무를 길들일 수 없다. 장작을 패려 해도 나무의 결을 알면 좋다. 숙련된 농부는 비 올 바람의 결을 안다. 물의 결을 아는 어부는 물고기가 모이는 자리를 안다.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는 그 사물의 결을 아는 경지에 가서야 가능하다. 사람의 마음에도 결이 있다. 곱다 거칠다를 넘어서는, 그 사람의 사람됨을 형성하는 고유한 결이 있다. 그의 사람됨의 고유한 결을 이해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의 진정한 스승이 되고, 진정한 멘토가 될 수 있다. 이는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목적으로 대하라는 칸트의 잠언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현대 교육이 이상으로 삼고 있는 ‘개별화 교육’의 구경(究竟)도 ‘사람 학생’의 마음결을 아는 데에 있다. 사람의 결을 알려면 오랜 사귐이 있어야 한다. 깊은 만남이 있어야 한다. 오랜 사귐과 깊은 만남이 쉽지 않은 세태이다. 사람 기르는 교육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지식을 익힐 때도 지식 안에 숨어 있는 어떤 결을 만나야 할 것이다. 사실적 지식을 암기하는 차원을 넘어, 그 지식에 내재하여 밖으로는 안 보이게 분비되는 지혜의 결을 만나도록 하자. 무릇 모든 배움은 지식의 숨은 결이 감지되는 데까지 나아감으로써 살아난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오래 숙성시켜 가면서 읽는 책이어야 그 책의 진수를 만난다. 무겁고 두터운 독서에 기꺼이 가담함으로써 비로소 그 책이 지닌 ‘생각의 결’에 닿을 수 있는 것이다.
학생이 참여하는 북큐레이션, 이유 있는 시선 끌기 북큐레이션은 Book + Curation이 결합한 신조어이다. 큐레이션이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배포하는 일’을 의미한다.1 이러한 큐레이션이 점점 세분화되어 책과도 결합한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 중에서 나는 지금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서 읽어야 할까? 학생뿐 아니라 성인도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법하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고학년 학생이 이 문제에 많이 직면해 있다. 저학년 학생은 부모나 선생님, 학교의 추천 도서목록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이상의 재미와 정보 제공을 보장하는 그 책들을 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사춘기 초입에 이른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은 다르다. 이유 없는 거부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적잖다. “너희, 5분 안에 책 못 고르면 선생님이 골라준다.” 선생님의 이 말에 학생들은 어느새 각자 책을 한 권씩 골라 자리에 앉아 있다.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읽고 싶은 것. 소위 개인 취향이 조금씩 여물어가고 있는 고학년 학생에게 학교에서 정해주는 추천 도서목록이나 교사가 선택해서 안내하는 책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이 시기 학생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친구나 또래가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확보하고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에 북큐레이션을 주제로 한 수업을 했다. 학생(이용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통로가 되는 수업. 이 수업을 해야 할 이유가 명확해졌다. 수업 준비를 위한 북큐레이션 먼저 ‘북큐레이션이 뭐다’라고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수업은 1차시 안에 끝내야 하므로 주제 중심으로 어떤 책을 선별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었지만, 이것보다 한 단계 수준을 높인 북큐레이션을 준비해 보았다.[PART VIEW] ● 복제인간 윤봉구 → 짜장면 더 주세요 → 니 꿈은 뭐이가? 복제인간 윤봉구라는 문학작품에서 추출한 소주제 ‘직업·진로’를 적극 발전시키는 북큐레이션이었다. 우선 복제인간 윤봉구에서 키워드로 ‘복제인간-생명과학’, ‘인권-나-자아존중감’, ‘짜장면 요리사-꿈’을 선별해냈다. 이 작품에서 봉구는 형의 복제인간이라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대해 고민하지만, 멋진 짜장면 요리사가 되는 꿈을 가진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아이다. 봉구의 꿈이 짜장면 요리사이기 때문에 관련 도서로 짜장면 더 주세요라는 책을 선정하였고, 바로 니 꿈은 뭐이가?라는 책으로 연결하여 진로 관련 도서를 더 폭넓게 소개하는 북큐레이션을 완성하였다. 복제인간 윤봉구(임은하(2017), 짜장면 더 주세요(이혜란(2010), 니 꿈은 뭐이가?(박은정( 2010) 이렇게 3권을 선정하며 복제인간 윤봉구의 책 내용과 관련된 북큐레이션과 ‘진로·직업탐색’이라는 주제의 북큐레이션을 연결한 것이다. 이렇게 한 이유는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한 연계 독서,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독서 두 가지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북큐레이션의 백미는 바로 짜장라면을 같이 전시한 것이다. “어? 선생님 저거 왜 저기 있어요?”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아이들의 질문에 ‘그럼 그렇지’ 하고 빙그레 미소 지으며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북큐레이션 수업하기 6학년 중에는 이미 독서가 관심 밖인 학생들도 있을 텐데 수업 주제가 ‘북큐레이션 준비하기’라니 너무 막막해할 수 있겠다 싶어 미리 담임교사에게 독서록 준비를 부탁했다. 물론 아직도 독서록을 거의 쓰지 않은 학생도 있을 테니 짝활동으로 계획하였다. 사실 독서록은 그냥 참고자료일 뿐 못 챙겨온 학생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또한 이 수업에서 선정한 책은 2학기 동안 도서관에 전시할 예정이고, 없는 책은 구매하겠다고 안내하였다. ● 북큐레이션 연습해보기 독서록을 참고하고, 십진분류표를 길잡이 삼아 ‘주제 중심 북큐레이션 도서 선정하기’ 활동을 연습해보았다. 우선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 떠올리고, 관련 단어(주제·소재(글감)) 3개 이상 써보도록 하였는데, 학급별로 차이가 컸다. 어떤 반은 서로 책 제목 대기 바쁘고 어떤 반은 침묵. 이 수업에서는 짝하고 의논하여 북큐레이션 주제를 정하고, 관련 도서를 두 권 선정하는 것이 핵심활동이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먼저 떠올려 보고, 그 책의 주제를 파악해서 주제를 정하고, 연관 도서를 한 권 더 떠올리거나 찾아보는 것이 아무래도 쉽고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호응이 적은 반은 나누어준 십진분류표(표 1 참조)에 따른 북큐레이션 주제 예시를 잘 활용하도록 안내하였다. ● 북큐레이션 계획하기 주제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추천 도서 두 권을 정하는 것이 평소 책을 잘 읽지 않는 학생에게는 꽤 힘겨운 일이었다. 또 자신이 원하는 주제와 책이 확고해서 짝이랑 같이 하기가 힘들다는 학생도 있었다. 주제를 정한 후 관련 도서를 더 찾아보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는 도서 검색용 컴퓨터를 활용하거나 서가에서 직접 찾아보도록 하였다. 다음은 학생들이 수행한 북큐레이션 주제와 관련 도서 등의 예시이다. 두 팀이 위와 같은 주제를 선정하였다. 주제 선정 이유로 한 팀은 가족들과 갈등이나 오해가 있는 친구들이 이 책을 통해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다른 한 팀은 가족한테 서운한 점을 풀고 싶어서라고 하였다. 같이 전시하고 싶은 소품으로는 가족그림, 따뜻한 느낌의 빨간색 털실 등을 꼽았다. 책의 주제와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연관 검색어, 해시 태그(#)를 떠올려 써보라고 하였는데 문장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서 예상보다 쉽게 수행하였다. ● 북큐레이션 결과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문학 분야는 위의 가족관계 예시와 같이 성장·모험·사춘기·학교생활 등 이야기 중심 주제를 주제로 정하였다. 또는 시간·거인·초능력처럼 이야기 소재를 주제로 선정하였다. 비문학 분야는 십진분류표의 미술·축구·직업·역사 등을 주제로 한 경우가 많았다. 표 2의 ‘시간’을 주제로 선정한 팀은 주제 선정 이유로 ‘시간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라고 하였고, ‘예술’을 주제로 한 팀은 ‘평소 예술(미술)활동을 좋아해서, 주위 친구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라고 하였다. 대체로 이 활동의 목적이 다른 친구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 책 소개 글, ‘북 리뷰’ 작성하기 “여기, 똑같은 두 권의 책이 놓여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책을 대출하고 싶은가요? 왼쪽인가요? 오른쪽인가요?” 대부분 학생이 “왼쪽이요”라고 대답한다. “왜 왼쪽을 선택했나요?”라고 물으면 당연한 답이 돌아온다. “봉투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서요.” 색다름과 특별함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또는 무관심한 학생에게 어떻게 책을 읽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새삼스레 북큐레이션에 주의를 기울인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짜장라면이 왜 있느냐고 묻던 학생들, 빨간 봉투 하나 끼워져 있을 뿐인데 반응하는 학생들,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도서관에서 줄 수 있는 중요한 자극 중 하나이다. 결국은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북큐레이션이 필요했다. 해서 마지막으로 준비한 것은 예쁜 배지와 북 리뷰 활동지였다. 책을 열심히 선정했으니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왜 추천하는지 또래 입장에서 적어주면 아무래도 더 관심이 가지 않겠느냐며 활동을 독려했다. 그리고 지금 쓴 ‘책 소개 글’은 책에 끼워서 같이 전시할 예정이라고도 안내했다. 사실 시간이 넉넉하지 못해서 급하게 써 내려간 글이 많았지만, 개중에는 그 짧은 글에서도 진심이 느껴져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도서관에 없는 책인데 어떻게 하죠?”라고 묻는 학생에게는 그게 뭐 대수로운 일이겠느냐는 투로 대답했다. “여러분이 수업시간에 추천한 책은 대부분 구매할 거예요.” 이용자 스스로 만들어가는 도서관 문화가 어떤 것인지 학생들이 막연하게나마 깨달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마쳤다. 또 다른 고민거리 학생들이 선정한 책 중에 청소년 소설이 꽤 여러 권 있었다. 아몬드를 재미있게 읽었다며 흥분하는 기색까지 보이는 학생이 떠오른다. 아몬드. 나 역시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며 다른 사서교사에게 다소 들뜬 기분으로 감상평을 늘어놓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우아한 거짓말, 완득이, 아몬드. 소위 청소년 소설로 분류되는 작품을 6학년 추천 도서목록에 넣거나 공식적으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선택의 폭은 넓히고 중심은 잃지 않도록 안내할 필요를 느낀다. 그렇지만 학생 개인의 독서 수준에 맞는 처치와 안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자각에 또 다른 고민이 남는다.
수업 디자인 ‘나의 꿈과 생각을 담은 자화상 그리기’ 표현활동은 나를 탐구하고, 나를 알고, 자신를 존중하며, 미래의 나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추상적일 수 있는 ‘삶의 설계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함으로써 자기 생각과 상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자기주도적인 미술학습능력은 물론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북돋아 회복탄력성을 키워주고 싶었다. 또한 친구를 탐구하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친구와 소통하고 서로 간의 다름을 이해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함으로써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활동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타인과의 소통·공감 능력을 기르며,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새 학년 초에 수업을 진행한다면 시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회복탄력성이란? 회복탄력성이란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 즉, 역경을 극복하는 힘이다. 회복탄력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믿어주는 단 한 명의 누군가 존재해야 한다고 한다. 회복탄력성은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소통능력)으로 구성된다. 회복탄력성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학습주제 및 학습요소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회복탄력성 신장을 위한 창의·예술프로그램 수업적용 학생들이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 먼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들이 발생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때 갈등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연습과 더불어 각자 상황에 따라 느끼는 감정들을 몸짓·언어·글· 음악·미술·숫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표현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PART VIEW] ● 수업 구성 ● 성취 기준 ● 평가 기준 ● 수업의 실제(요약본) 수업 ❶ _ 나 소개하기 ① ‘닉 부이치치’ 동영상자료, ‘헬렌 켈러 이야기’ 등 좋은 글 모음 제시하기 ②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 갖기 ③ 활동지 수업 ❷ _ 친구 소개하기, 친구사랑카드 만들어 전하기 ① 친구와 대화(소통)하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친구 장점 찾아 소개하기 ② 마음(격려와 칭찬)으로 전하는 친구사랑카드 제작·전달하기 ③ 활동지 수업 ❸ _ 인물화의 다양성 인물화의 표현요소와 원리, 인물의 다양한 표현 수업 ❹ _ 자화상 그리기 ① 자신의 생각과 꿈, 인물의 특징(내적·외적상태)을 자유롭게 화면에 구성하여 창의적으로 표현하기 ② 채색 방법의 다양성 활용하기 ③ 성실하게 표현하기 수업 ❺ _ 감상 및 발표 ① PMI 기법 활용하여 감상·발표하기(자아성찰, 상호감상) ②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소통하는 마음 다지기 ③ 자신을 위한 한 줄 글을 쓰고, 다 함께 소리 내어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