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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더욱 탄력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우주 강대국들의 경쟁 속에서 2020년 달 탐사 계획을 시작으로 우주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우주를 향한 꿈’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계속 되어왔다. 우주는 신의 영역으로 그려졌고,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태양력을 사용했으며, 목동들은 별자리를 만들었다. 1957년 인류사상 첫 인공위성이 발사되면서 ‘우주로의 진출’이 시작된 이래, 우주는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지구의 환경문제가 악화되면서 우주는 ‘확장된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기업이 ‘화성으로 이주할 사람’을 모집하자 많은 사람이 지원했다고 한다. 여전히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화성으로 수학여행’ 가는 것은 꿈이 아닐지 모른다. 우주의 모습을 그린 영화는 많다. 과거에는 막연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 최근의 영화들은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다. 한 편의 영화가 개봉된 뒤 과학적 오류를 제시하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만 봐도 상당 부분 타당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을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서 흥행에 성공했다면, 영화 마션은 지구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가진 화성을 소재로 한 단계 더 현실적인 우주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션 속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우주로 떠나보자. 교육적 접근 영화 마션을 교육적으로 접근해보자.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영화 속 주인공처럼 화성에 홀로 남겨진다면 어떨까? 식량도 얼마 남아있지 않고, 물도 없으며, 기지 밖은 산소 농도가 달라 호흡이 어렵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존 사실을 지구에 알릴 수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기지를 발휘해 살아남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인간의 의지’를 생각하게 한다. 일상의 소중한 발견 어떤 사회문화 평론가는 영화 마션을 ‘화성판 삼시세끼’라고 표현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추수감사절 기념 음식’을 위해 준비해 놓은 감자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화성의 흙을 가져다 감자를 키우기 시작한다. 물을 얻기 위해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는 모습은 일상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화성과 지구의 다른 점(과학적 분석) 화성은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생명체의 생존이 가능한 곳으로 생각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구와는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다. 영화 속에 그려지고 있는 모습을 분석하며 그 내용이 과학적으로 객관적인 것인지 어떤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려운 과학 내용에 쉽게 접근해볼 수 있다. 수업 활용 [PART VIEW]극한 상황에서 생존한 이야기는 큰 흥미를 준다. 로빈슨 크루소, 퀘스트 어웨이, 김씨 표류기 등은 서로 다른 상황이지만 오늘 살펴본 마션처럼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들이다. 관련된 작품들을 함께 살펴보면 더 많은 도움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작품 관련 토론 영화 속에서 ‘아레스 호’ 승무원들은 화성 탐사 당시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의 생존을 확인한 후, 지구에 착륙하지 않고 다시 화성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이 내용을 토론 주제로 활용하여 어떠한 근거로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활동해 본다. 쟁점:아레스 3호의 대장이 내린 결정, 다시 화성으로 돌아갈 것인가 반대:또 다른 대원들의 희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무모하다고 볼 수 있다. 찬성:가능성이 희박할지라도 생존이 확인된 이상 구조하러 가야한다. 지도 방법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이라는 상황을 가정하여 상황극 형태의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찬성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합리적인 선택의 차원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을 유도한다. 또한 각각의 선택이 어떠한 가치에서 결정된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논술문항지 ※ 다음 (가)~(다)를 읽고, 조건에 맞춰 논제에 관하여 논술하시오. (가) 지구도 우주의 한 구성이므로 넓은 의미로는 인간의 생활역사를 우주공간의 여러 현상과 독립해서 볼 수는 없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수천 년 전에 정밀한 천체관측을 기초로 하여 태양력(太陽曆)을 만들어 이용하였다. 그것을 개선하여 BC 45년에 제정한 것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역(曆)의 기초가 된 율리우스력이었다. 16∼17세기에 이르러 N.코페르니쿠스, G.갈릴레이, J.케플러 그리고 I.뉴턴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나타나 우주과학의 기초를 확립했다. 20세기 들어 각종 공학적 수단이 도입되면서 우주공학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1957∼1958년에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국제지구물리관측년(International Geophysical Year)을 통해 지구와 지구 주변 환경의 입체적인 과학관측이 세계적 규모로 실시되어 우주과학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1957년 10월 4일 인류사상 처음으로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우주로의 진출이 시작되었다.- 두산백과 사전, ‘우주개발’에 대한 설명 (나) 가장 과학적으로 보이는 우주탐사는 실은 가장 정치적이다. 우주탐사 기술의 비약적인 진보는 냉전체제 속에서 이뤄졌다. 구소련이 세계 최초의 소형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자 미국은 우주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탄생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켰고, 소련은 우주정거장을 만들었다.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되는 우주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됐다. 그러나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경쟁은 시들해졌다. 우주개발은 인류의 위대한 진보나 위험을 불사하는 도전정신으로 포장됐지만, 당시 강대국의 우주 경쟁이란 과학이 아닌 ‘안보’의 차원이었다. 미국의 우주계획을 바라보는 몇 가지 견해의 첫 번째는 과학적 가치가 전혀 없는 ‘세금 먹는 하마’라는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 덕분에 새로 알게 된 과학적 지식은 하나도 없으며, 유인 우주계획이란 대통령과 나사의 유치한 합작품이라는 게 이쪽 편에 선 이들의 주장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유인 우주계획의 추진 과정에서 지구과학, 태양물리학, 행성과학 분야에서 개발한 것들의 훌륭한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는 쪽이다. 이를테면 나사의 연구를 토대로 상용화된 GPS, 신장투석기, 유해가스 감지장치, 에너지절약형 건설자재, 라식수술 같은 것들이다. 여기다가 일자리라는 경제적 이득도 있다. - 닐 타이슨, 스페이스 크로니클 (다) 우리 정부가 2016년 달 탐사 예산 200억 원을 편성한 가운데 세계적인 우주기업들이 잇달아 발사체 회수에 성공했다는 낭보가 이어지면서 공공분야와 민간분야의 우주개발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 엑스(SPACE X)’사는 2015년 12월 21일 위성 11개를 탑재한 ‘팰콘 9(Palcon 9)’을 발사하고 상공 200㎞에서 위성을 궤도에 올린 뒤 파손 없이 지상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23일 미국 민간 우주기업 중 하나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상공 100㎞까지 올렸던 로켓 ‘뉴 셰퍼드(New Shepard)’를 회수하는데 성공했으며, 탑재했던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다. 지금까지 발사체의 임무는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상공까지 올라가는 것이고, 이후 발사체를 파손 없이 회수하는 기술은 확보되지 않았다. 이런 로켓 재사용 기술은 기존 6000억여 원에 달하던 로켓 발사비용을 600억 원으로, 1/10 수준까지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 엑스의 CEO인 엘론 머스크와 블루 오리진 CEO이자 세계적 물류업체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 등 세계적인 두 거부가 우주라는 블루오션을 두고 펼치는 본격적인 우주개발 경쟁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 대전일보 2015.12. ● ?논제 (가)와 (나)를 통해 우주개발의 가치에 대해 밝히고, (다)를 바탕으로 우리 우주개발의 미래에 대해 논술하시오. ● ?조건 1) 서론-본론-결론의 완성형으로 작성할 것. 2) 1,500 내외로 작성할 것. 3) 구체적인 예시 자료를 제시할 것. 제시문 (가)는 우주개발에 대한 개념입니다. 우리 인류가 어떤 이유로 우주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역사는 어떠한지를 밝히면 되고, (나)를 통해 우주개발의 가치를 조명해보도록 합니다. 다음으로 (다)를 통해 우리의 우주개발에 대해 짚어보고 미래를 그려보도록 합니다. 우리 우주개발의 미래에 대해서는 정해진 답 없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자유롭게 논술하도록 지도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3월이면 어김없이 ‘스승과 제자’라는 이름으로 만남이 시작된다. 시인 김춘수의 말처럼 나에게 꽃이 되고 의미가 되는 ‘첫 만남’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라는 꽃을 만나고, 선생님들은 학생이라는 꽃을 만난다. 수업은 서로에게 꽃이 되는 매개체이다. 서로에게 꽃이 되고 의미가 되는 것은 행복이다. 어떻게 하면 선생님과 학생들의 만남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한 수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두려움 극복할 용기 키워주자 ‘용기와 두려움은 한이불을 덮고 잔다’는 말이 있다. 용기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두려움은 필시 적과 아군을 구별치 않고 나타난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마음 어딘가에 두려움은 있다. 공부 걱정, 취직 걱정, 집 마련 걱정, 건강 걱정…. 조금이라도 걱정이 없는 사람, 작은 두려움이라도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교실에도 가슴 어딘가에 두려움이 자리한 학생들이 있다. 학교 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학생들도 있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두려운 학생들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초·기본 학습력이 부족하거나, 친구들과 협력학습이 어려운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무람과 질책, 교훈적인 말이 아닌 바로 학생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기초·기본 학습력을 신장시키고, 자기의 생각을 말하게 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해야 한다. 선생님들의 가슴에도 용기가 가득했으면 좋겠다. 또한 그 용기가 학생들의 가슴과 가슴에 전해지길 소망한다. 아무리 먹어도 ‘배탈’ 걱정 없는 선생님의 사랑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한 낱말은 ‘사랑’이었다. 충청북도 음성군 꽃동네를 방문한 교황은 자신과 눈을 맞추지 않은 채 줄곧 손가락만 빨고 있는 한 어린 아이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아이의 손목을 잡고 살며시 당겨 손가락을 뺀 후, 자신의 손가락을 아이의 입에 넣었다. 교황은 엄마의 젖꼭지 대신 자신의 손가락을 물려주고는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이를 바라봤다. 우리 교실에도 사랑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많다. 어떤 학생은 선생님의 엄지손가락이 필요하고, 어떤 학생은 새끼손가락이 필요하다. 또 어떤 학생은 오른손 전체를 필요로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선생님이 두 팔로 보듬어야 할 학생도 있다. 선생님들의 사랑은 아무리 넘쳐도 홍수가 나지 않고, 배탈도 나지 않는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능력, 그것은 사랑에서 비롯될 것이다. “선생님, 왜 수업을 하십니까?” 수업은 ‘어떻게’라는 방법이 아니라 ‘왜’라는 철학이다. 방법적인 것은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 필자는 교사로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동안에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직접 수업을 하지 않는 교육전문직과 교감이 된 지금은 ‘어떻게’ 보다 ‘왜’라는 물음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의 차이는 크다. [PART VIEW]‘어떻게’는 수업의 방법적인 문제이며, ‘무엇을’은 가르치는 내용이다. ‘왜’는 가르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따라서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생각하기 전에 ‘왜 가르치는가’에 대한 질문이 먼저이다. ‘왜’는 수업철학과 이어진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각자 자신의 수업철학이 있으며, 교수·학습지도안을 작성할 때 자신의 이름을 쓴 후, 수업철학을 적는다. 필자의 수업철학은 ‘절차탁마(切磋琢磨)’이다. 절차탁마는 옥을 ‘자르고(切), 썰고(磋), 쪼고(琢), 가는(磨)’ 네 가지 가공 과정이다. 수업은 저절로 좋은 수업이 되지 않는다. 절차탁마야말로 좋은 수업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내 수업을 많이 보여주고, 남의 수업을 틈틈이 참관하며 수업 기술을 공유하고, 다양한 수업이론을 접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왜’는 가르칠 내용과 방법을 생각하기 전에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학생들이 품고 있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낼 관심을 지니게 한다. 결국 ‘왜’는 학생들이 수업에서 행복을 만날 수 있는 섬돌이 되어 준다. 수업, 매일 먹는 건강한 ‘집밥’ 학생들은 학교생활 대부분을 수업과 함께한다. 따라서 수업은 특별한 날 먹는 ‘외식’이라기보다 늘 먹는 ‘집밥’과 같다. 수업방법인 ‘어떻게’ 역시 선생님 자신과 주변에 있는 자료가 가장 좋은 학습 자료이다. 책상 배치만 조금 바꿔도 수업은 바뀐다. 덩달아 수업 분위기도 달라진다. 최신 수업이론을 받아들일 때도 처음에는 이론 그대로 적용할지라도 우리 학교, 우리 반에 맞게 재해석하여 적용해야 한다. 가장 좋은 수업방법은 선생님과 학생들,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수업이다.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교육부의 인성교육중심수업, 대구광역시교육청의 협력학습, 서울특별시교육청이나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질문이 있는 교실, 경상남도교육청의 배움중심수업, 경상북도교육청의 학생활동중심수업 등의 수업철학(또는 수업 동향)이 행복한 수업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런 수업의 시작과 끝은 선생님과 학생들 간의 눈 맞춤이다. 이순신 장군 같은 용기를 주는 눈 맞춤, 프란치스코 교황 같은 사랑의 눈 맞춤만 있다면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한 수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할까?’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어떤 배움을 만들어 갈까?’ ‘수업에서 궁금한 내용은 없을까? 왜 질문을 하지 않는 걸까?’ 수업이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종합 퍼포먼스(performance)’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학생의 능동적 참여나 호기심은 없고, 교사의 ‘참여 독려’만이 있을 뿐이다. 교사들은 무기력한 학생들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어떤 수업이 학생에게 가장 좋은 수업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연수에서 배운 교수법을 적용해보지만, 효과는 지속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교사의 교수법 향상보다 학생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의 내적 동기를 발현시키지 못하면 수업은 늘 그 자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교사는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해서 ‘교육이론’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수업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제나 예시자료 등을 갈망한다. 물론 이런 요구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교육이론을 기반으로 한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핵심내용을 교사가 알려주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찾아가는 수업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성취기준에 맞는 ‘핵심 질문’을 갖고 수업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교사의 믿음에 따라 행복한 배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교사에게 성취기준 중심의 책무성을 강조하는 위긴스와 맥타이(Wiggins McTighe)의 백워드 수업설계(backward design), 샌들러(Sandler)의 5단계 그림 분석 전략, 블룸(Bloom)의 평가척도 등과 같은 교육이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위긴스와 맥타이의 백워드 수업설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이 교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를 준비하면서 수업 준비를 하는 교사는 많지 않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교과서 중심 혹은 흥미 위주의 활동중심 수업은 단원 전체에서 추구하는 큰 개념 혹은 나무는 보나 숲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교과서 내용을 전달하거나 그저 흥미 중심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면서 방향 없는 수업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은 교과서를 다 배우고 나서야 중요한 개념이나 원리들을 겨우 깨닫는 매우 비효율적인 수업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긴스와 맥타이는 교사가 핵심 질문을 사전에 준비하여 수업시간에 학습자들에게 질문함으로써 학습 목표에 도달시키는 ‘평가에 기반을 둔 수업’을 주문했다. 즉, 교사에게 성취기준 중심의 책무성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백워드 설계모형(backward design)을 근간으로 절차적으로는 타일러(Tyler)의 행동목표모형을, 교수방법 원리는 브루너(Bruner)의 지식 구조에 바탕을 둔 수업설계를 제시한다. 또한 교육내용은 단원 차원에서 영속한 이해(enduring understanding)가 대상이 되며, 학생이 교육과정의 세부적인 사항은 잊어버리더라도,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아이디어(big idea)나 큰 개념(big concept)을 6가지 다중적 이해(multi understanding)를 통해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Wiggins McTighe, 2007). 교사는 학습 목표를 확인하고 핵심 질문을 만들어 수업에 임해야 하며, 수업 중 ‘교사-학생’ 협력이나 ‘학생-학생’ 협력 상황에서 교사가 미리 만들었던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협력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PART VIEW]● 단계별 질문 만들기(교사가 학생에게 하는 질문) 이때 중요한 핵심 질문(essential questions)은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이 되며, 학생에게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존재하는 학습 내용의 중요 개념·주제·이론·이슈·문제 등을 탐구하는 안내 지표로서 작동하게 된다. ● 그림을 활용한 질문 만들기(학생이 질문 만들기) 샌들러의 그림 분석 5단계를 학생에게 주고 질문을 만들어 보는 연습을 시켜서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해중심 수업설계 이해중심 수업은 ‘의도된 결과를 명확히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해중심 수업설계는 ‘바라는 결과 설정 → 수용 가능한 성취 증거 설정 → 학습 경험 계획’이라는 3단계로 되어있으며, 진행 과정이 체계적이며 일관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이때 교사는 교육과정 설계 ‘개발자’로서 기능하며, ‘무엇을 학습의 증거로 볼 것인가’라는 평가의 기능을 고민하게 된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이해의 측면을 ‘설명, 해석, 적용, 관점, 공감, 자기인식’의 6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이 이해해야 할 핵심적 지식은 본질적 질문을 통해 더욱 정교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본질적 질문(essential questions)은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이 되며,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존재하는 학습 내용의 중요 개념·주제·이론·이슈·문제 등을 안내하는 질문을 의미한다. 본질적 질문은 우선적 탐구질문과 주제적 탐구질문으로 구분된다. 우선적 탐구질문(overarching essential questions)은 단원을 가로지르는 큰 개념과 관련된 질문이며, 주제적 탐구질문(topical essential questions)은 단원의 내용 이해를 증진시키며 학습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의미한다. 질문을 이용한 수업 적용의 예 ● 단계별 질문 만들기 ● 그림을 활용한 질문 만들기(학생이 질문 만들기)
학교 교육이 ‘우등생도 잠자게 하는 교육’, ‘잠자는 교실’*이라는 말을 들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교육 당국은 여러 가지 공교육 정상화 사업으로 학교 교육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교실 수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문제의 열쇠는 수업이다. 교실 수업부터 변화·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 교실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좋은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야 한다. 좋은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명품 브랜드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교사는 자신만의 고유한 수업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활기 넘치는 학생 중심의 수업을 해야 한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이란? 브랜드가 있는 수업이란 어떤 수업일까? 이는 교사가 자신 있게 내놓고 공개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수업의 기본과 응용이 병행되는 특색 있는 수업, 학생들의 변화와 욕구를 반영한 수업이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에는 교사의 열정과 교과 지식에 대한 전문성, 교육 방법상의 기술이 함께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는 교사들이 기존의 교실 수업방식을 깨는 변화로부터 가능하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토론, 문제해결 등을 하는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도 교사가 촉진자, 조력자로서 학생들을 격려해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브랜드 있는 수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간의 활발한 소통과 토론 과정을 통해 지식의 창조와 형성 과정이 일어나도록 하는 ‘배움중심 수업’*도 브랜드 있는 수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가르치는 교과와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열정이다. 모름지기 교사라면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교육 열정이 있어야 한다. 교사의 열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하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활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준다. 학생들은 수업을 받아들이기 전에 교사의 열정 어린 마음을 먼저 받아들인다. 교사의 열정은 교사의 학생들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 관심과 이해, 수용하는 마음자세로부터 나온다. 열정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학생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고, 가르치는 태도의 명확함이고, 가치 지향적이고, 적합한 교수·학습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PART VIEW]● 브랜드가 있는 수업은 수업 설계가 잘 되어 있는 수업이다. 수업 전개에 있어 도입-전개-정리 과정은 물론, 전시 학습 상기, 학습 목표 제시, 본시 학습 전개, 정리, 형성평가, 차시학습 예고가 잘 이루어지는 수업이다. 수업은 기본 과정을 밟아가는 디자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다양한 변화가 있는 수업이다. 변화의 중심은 교사이다. 그러므로 수업 과정에서 교사의 변화된 모습이 필요하다. 읽기·쓰기·말하기 등의 다양한 활동, 교사의 목소리 변화, 적절한 몸짓이 있어야 한다. 교사의 변화 있는 얼굴 모습은 학생들의 하품과 졸음을 없애준다. 교사의 넥타이, 머리핀 하나의 변화가 학생들의 기분을 새롭게 해줄 수 있다. ● 필요한 것은 수업 시작 전 교사의 충분한 준비이다. 좋은 수업에는 수업 준비를 위한 교사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 있다. 교사의 준비성은 교재 연구나 자료 준비에 잘 나타나 보인다. 교사의 학생을 향한 사랑과 교육 열정은 수업 준비를 잘하도록 해준다. 교사는 학습 목표, 학습 자료, 발문 준비를 하고, 학습동기를 어떻게 유발할 것인지, 어떻게 재미있는 수업을 할 것인지를 준비해야 한다. 교사는 수업 시작부터 학생들을 사로잡아야 한다. 수업 시작 전에 줄 맞추기, 휴지 줍기, 교과서 검사를 하는 것으로 학생들을 수업에 집중시키고,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스프링클러(Sprinkler)처럼 고른 시선을 주어야 한다. 뒤에 있는 학생, 산만한 학생까지 챙기고 배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학생들에게 쏟아 부으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을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주입해도 되는 믹서기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에는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업 중 잠시의 쉼(pause)과 잠깐의 침묵도 필요하다. 스트레칭으로 학생들의 기분을 전환시키고, 1분 개그, 1분 퀴즈, 리듬 박수치기, 삼행시 짓기 등 변화가 있고, 여유가 있는 수업이어야 한다. 농구처럼 스폿 타임(spot time)을 갖고 여백의 시간을 운용하는 수업이 좋다. ●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학습 강화를 위한 적절한 자극을 주는 수업이다. 학습은 적절한 보상과 처벌 등 강화에 대한 반응 과정에서 일어난다. 학습 강화를 주기 위해 학생 수준에 맞는 적절한 발문과 기다림, 주고받기 문답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들 사이를 순회하면서 잠시 머물기도 하고, 학생의 이름을 불러 주고, 학생이 읽고 찾게 하고, 말하게 하고, 풀고 쓰게 해야 한다. ● 교사의 적절한 칭찬과 격려가 있다. 칭찬이야말로 학생의 마음속에 ‘선생님’을 심어주는 묘약이다. 학생에게 평소 웃어주기, 관심 가져주기, 어깨 두드려주기, 말 걸어주기, 사진 같이 찍기 등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 선생님의 마음을 심어주면 좋다. 선생님의 이런 마음 심기는 학생의 주변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칭찬은 학생이 진정성을 느끼도록 구체적이고 특색 있게 해야 한다. 수업 중 학생들을 자주 자극하고 칭찬 거리를 찾아 조그만 일도 칭찬할 것을 권한다. 칭찬은 학생과의 거리를 좁히고, 더 잘하려는 마음을 갖게 하여 조는 학생을 없애준다. ● 졸리지 않게 하는 수업이다. 단 한 명도 졸지 않는 수업이 가능할까? 졸리지 않는 수업을 위해 교사는 평소 학생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 놓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이름을 아는 것은 물론, 대화를 통해 친근하게 소통하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교사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시각으로 학생을 바라보고 가르쳐야 한다. 가르치기 힘들더라도 바로 이 학생이 ‘내가 가르치는 학생’, ‘나를 필요로 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공부 못한다고 절대로 학생을 무시하거나 나무라지 말아야 한다. 일단, 수업 시작종과 함께 교실에 들어서면 학생들의 졸음을 몰아내기 위해 수업 시작 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우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책상 줄을 맞추는 등 새롭게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 적절한 발문, 색다른 시청각 자료, 현실적인 관심사로부터 학습 목표를 끌어내 보자. 이어지는 도입과정에서 수업 관련 사진, 신문 기사, 재미있는 이야기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전개 과정에서는 ‘왜’, ‘어떻게’라는 발문을 자주 하고, 자료 활용, 퀴즈, 스트레칭 등으로 수업에 변화를 주자. 특히 수업과 관련된 표정이나, 익살스런 제스처로 수업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중간중간 주의를 집중시키고 강조할 때 말의 변화를 두자. 졸리지 않는 수업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학생들의 웃음이다. 웃음은 지루함을 쫓아내는 묘약이다. 이를 위해 교사의 다양한 몸짓과 표정이 필요하다. 가끔 남의 목소리나 흉내로 웃음을 만들어 내어 주의를 집중시켜주어야 한다. 평소 유머를 준비해 두었다가 가끔 학습 내용이나 교육적인 내용과 결부시켜 인용하거나 걸맞게 사용하면 좋다. 졸리지 않는 수업을 위해 교사는 연극배우가 되어야 하고, 때론 수업을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한다. 수업은 교과 전문가인 교사가 디자인하고 만드는 예술 작품이다. 좋은 수업은 학생들이 지적 호기심을 갖고 기다리는 수업, 참여와 소통이 있는 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브랜드가 있는 수업, 졸리지 않는 수업이다.
나는 한국전쟁 직후 시골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중학교에 진학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고등학교 진학 역시 꿈도 꾸지 못했다. 만약 형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고향에서 촌부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막내다. 막내여서 다른 형제에 비하여 누린 혜택이 많았다. 바쁜 농사철에 주로 힘든 농사일보다 심부름을 많이 했다. 일하는 분들의 점심과 새참을 위하여 막걸리를 사가지고 오는 일, 새참과 점심을 배달하는 일 등이 배당되었다. 물론 가족끼리만 농사일을 할 때는 손 하나가 아쉽기 때문에 일을 해야만 했다. 일을 하다가도 간혹 힘든 일은 면제되는 경우가 있었다. 논에 김을 매는 일을 할 때면 형님들의 사랑 덕분에 논둑에 있는 피를 하천에 옮기는 가벼운 일을 하곤 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가면 주로 죽은 나뭇가지를 주어오는 일 등이 내가 담당하는 일이었다. 지난 연말 TV 프로그램에 7명의 가족이 출연하여 노래와 연주를 하는 것을 보았다. 가장 큰 누나가 22살이고, 막내가 5살이었다. 아나운서가 가족들에게 식구가 많아서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아이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다섯남매 중 넷째였다. 형제들이 심부름을 늘 자기한테만 시키는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서열로 따지면 막내가 있는데도 유독 자기만 심부름을 하는 것이 꽤나 억울했던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가족 중에서 막내는 조금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아마도 가장 약하다는 생각때문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교육행정 기관에서는 어떤가? 교육행정기관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학교는 가장 막내에 해당한다. 교육부, 교육청, 교육지원청 등이 형이요 누나 뻘이다. 우리나라는 교육과 관련하여 무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바뀌지 않는 ‘불변의 진리’가 하나 있다. 먼저 교육부가 언론을 통해 교육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이어 얼마쯤 지나면 교육부에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온다. 대책에는 각급 학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분 아래 보통은 ‘○○ 매뉴얼’이 친절히 포함돼 있다. 또한 이 매뉴얼에는 촘촘하게 체크리스트가 들어있고, 보고해야 할 내용에 관한 것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이러면 교육부의 종합대책은 완결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렇게 잘 짜여진 대책들이 정작 학교에서는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매뉴얼은 각종 감사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장 교사들은 수업 시간을 희생시켜서라도 교육당국이 내려보낸 대책의 매뉴얼을 따라 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일반적으로 수업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벌은 교사로서의 양심의 가책으로 귀결되지만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내려보낸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으면 감사에서 지적 사항이 되기 때문이다. 감사에 지적을 받게되면 위반 내용에 따라 신분상의 행정벌이 부과될 뿐만 아니라 상급자인 교감, 학교장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사들은 최우선으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처럼 현장의 실정을 정확히 모르고 만들어지는 대책들은 일선 학교의 교육력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비근한 예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을 근절시키겠다며 각 학교에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대도시 초등학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역기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교폭력대책 매뉴얼은 사건발생과 처리에 대한 절차가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교사들은 심한 경우가 아니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개최를 꺼린다. 교사로서 문제가 된 학생을 바른 길로 선도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이 앞선 탓이다. 또 하나는 우리 반 학생이 학교폭력의 대상자, 특히 가해자가 된 것을 교사의 능력 부족과 학생에 대한 사랑의 부족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또 실제로 많은 교사들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규정이나 절차를 잘 모른다. 담당 교사조차 규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들은 학교폭력 사건의 행정처리에 골머리를 썩힌다. 학부모들간 이해가 대립되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10번 이상 개최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는 교감이 실신하는 지경에 이른적도 있다. 해당 초등학교는 단 한 차례 학교폭력 사건으로 인해 수 개월 동안 교사들이 정상적인 교육활동에전념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었다. 이런 일이 비단 이 초등학교만의 일일까? 불행하게도 이런 예는 너무나 많다.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로 학교 측이 '학교폭력' 제재를 내리고 해당 학부모는 이에 불복해 송사로 다투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당국은 또 어떤가.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학교와 교사의 고충을 이야기하면 ‘교사로서의 윤리의식이 모자란다.’, ‘책무성이 없다.’는 등으로 몰아세운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행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우선인지 학생에 대한 인간적 선도가 우선인지 혼돈스러울 뿐이다. 교육부 입장에서야 정부 정책에 군소리 없이 따라 오는게 제일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학교의 목표는 정책의 충실한 수행이 우선이 아니다. 교사와 학생간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원하는 틀만을 고집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교육력을 위축시키고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육당국에 두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가칭 ‘교육정책의 교수?학습영향 평가제’ 실시를 제안한다. 지금까지는 교육부 관료들이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이 정책이 학교 현장의 교실에 있는 교사들의 수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와 학생들의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평가가 없었다. 앞으로는 가칭 ‘교육정책의 교수·학습영향 평가제’ 실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둘째, 교육정책의 시범운영 확대를 제안한다. 지금도 일부 교육정책의 경우 예비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좀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교육정책을 다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범위를 교육정책의 내용이 매우 중요하거나, 일선 학교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정책으로 한정하면 된다. 물론 행정부 입장에서는 단시일내 가시적 성과를 내야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교육정책을 결정할 때, 즉시성에 우선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즉시성 못지않게 교육정책의 현장 적합성도 중시되어야 한다. 교육정책은 결과보다 과정과 절차가 더 중요할때가 많다. 단박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교육현장을 지배하면서 일선학교에서 교육 본질인 교수?학습이 경시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얼마 전 인천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과 여중생 사망사건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역시 새로운 교육정책인 ‘사흘간 결석하고 소재 파악이 안 되면 의무적으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장기결석 학생 매뉴얼이 등장했다. 바람직한 일이다. 새로운 교육정책 실시가 다시는 과거와 똑같은 우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다만 한 가지, 무작정 책임을 학교 탓으로 돌려 정책을 쏟아 붓기보다는 교육행정기관의 막내인 학교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아울러 위로는 청와대부터 교육부와 교육청, 교육지원청까지 교육행정기관의 막내인 일선 학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알파고 충격’은 단순히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 때문만은 아니다. 1997년 5월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에게 패했을 때도, 2011년 퀴즈쇼 ‘제퍼디!’에서 IBM의 ‘왓슨’이 세계 챔피언을 꺾은 것을 보면서도, ‘언젠가는 컴퓨터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겠구나’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10의 170승’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보다 많다는 무한대 경우의 수를 펼치는 고도의 마인드 스포츠 바둑이 주는 느낌은 달랐다. 지난 3천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연마한 인간의 직관과 통찰력이 그저 5개월여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키운 기계의 능력 앞에서 너무도 쉽게 한계를 보이는 듯하여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위협받는 인류의 직관과 통찰력 구글은 ‘인공지능을 만든 인류의 승리’라며 축하하고 있지만, 세계의 과학기술자들은 복잡미묘한 심경에 휩싸였다. 왜일까. 속도 때문이다.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넘어서는 지력을 지니려면 족히 십 년은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소위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는 딥러닝을 통해 무섭게 진보했다. 인간의 뇌, 신경망의 작용을 응용해 만들었다는 인공지능 컴퓨터는 전원과 인터넷만 작동하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경험을 주고 학습하면서 진화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지적 능력이 무한대가 되는 것이다. 알파고가 작년 10월 판후이 2단과 대국을 끝낸 후만 해도 인류는 ‘그저 흥밋거리’로만 생각했을 뿐,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5개월 동안 기보 3천만 건, 한 달에 백만 건의 대국을 치르면서 마치 살아있는 생물이 점점 좋은 방식으로 진화하듯 유전 알고리즘을 통해 더욱더 막강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심지어 지치지도 않고 24시간 학습이 가능한 알파고의 한계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그 짧은 5개월 만에 ‘신의 한 수’들을 변화무쌍하게 두는 알파고를 보며 우리는 이전의 막연한 불안감이 아니라 ‘곧 기계가 인간을 대체 하겠구나’라는 위기감이 들었을지 모르겠다. 더욱이 연초 세계경제포럼(WEF)이 낸 보고서에서 이미 아주 가까운 미래(50년도 아닌 5년 만에) 인공지능 등의 기술 혁신으로 무려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하지 않았던가. 벌써 석학들 사이에서는 인간의 삶을 위협할 인공지능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잠시의 퇴보는 있었을지언정 늘 진보하며 결과적으로 계속 발전해 왔다. 과학기술은 특히나 그랬다. 컴퓨터가 등장한 지난 반세기 남짓 동안, 그 이전 모든 시기를 통틀어도 미치지 못할 만큼의 기하급수적인 발전과 혁명적 변화를 이루어왔다. 따라서 많은 사람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고 해도 ‘발전의 급류’를 막지는 못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급류에 휩쓸려 어쩔 수 없이 생존까지 위협받아야 하는가? 인공지능, 결국 인간 상상력과 창의력의 산물 공상과학(SF) 영화계의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지금으로부터 약 반세기 전인 1968년에 선보인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할(HAL-9000)’의 모습은 지금 봐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그럴듯하고, 놀라우리만큼 예견적 상상력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경악하는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 상상력의 산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창조한 기계와 힘으로 겨루며 좌절하지 말자. 달리는 사람이 자동차와 겨루지 않고, 디자이너가 대량생산 방직기계와 겨루지 않는다. 이미 만들어진 기능과 성능을 경쟁적으로 고도화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자리를 기계와 다툰다니 의미 없는 일이다. 예술하는 컴퓨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가디언지에 보도된 AI 트위터봇(Twitterbot)은 신경망을 이용해 사진들을 고흐 풍의 그림으로 바꾸어 준다. 미국 예일대에서 개발한 AI 쿨리타(Kulitta)는 악보와 음계의 조합을 분석해 작곡한다. 그러나 기계가 고흐의 모든 그림 패턴을 익혀 예술품을 만들고, 바흐 곡의 모든 특징을 학습해 바흐 느낌이 나는 작곡을 한다고 한들, 고흐 미술 데이터를 넣은 기계가 바흐 풍의 음악을 작곡하진 않는다. 물론 ‘경험을 통해 능력이 향상되고 매 순간 진화’해 결국 인간의 감성까지 지니게 된 영화 의 ‘사만다’ 같은 게 나온다면 어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미래학자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담당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말한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고, 더 이상 미래변화를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했을 때 생각해 볼 일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 기함할 창조의 산물들은 모두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의 결과물이란 것이다. 인간의 창의성은 제약과 한계 상황이 올수록 비약적 발전의 돌파구를 찾는다. 1970년 달을 향해 지구를 떠난 아폴로 13호가 9시간 12분 만에 산소탱크 폭발로 우주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을 때, 아폴로 13호의 대원 3명과 우주센터 직원들은 생환을 위한 모든 방안 찾기에 혼신의 노력을 했다. 그 결과 4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해법을 찾았고, 3명의 대원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계상황과 제약요건(constraints)은 인간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발전시킨다. 방직기계가 19세기 초 노동자들을 대체했지만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기까지 번영해 온 것처럼, 인공지능이 21세기의 고급 직종까지 대체할 수 있으나 또 다른 돌파구를 찾을 것이다. 결국 관건은 이러한 창의성을 개발·육성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혁신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역량 함양의 과정과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는 것이며 전 세계가 창의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PART VIEW] 맹목적으로 학원으로 내몰 것인가 기계도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시대이다. 기계조차 사람의 정보 주입(input)은 이제 구식(outdated)으로 치부하는 빅데이터의 시대이다. 똑똑함(smart)을 넘어 현명함(wise)까지 갖춘 기계를 보고 있노라면, 기계를 다루는 사람이 주입식으로 외우고 풀고만 있는 현실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인공지능이 의사의 진단과 변호사의 판단을 더 잘하게 되는 시대에 우리는 여전히 아이들을 의사와 변호사로 키우기 위해 학원으로 내몰 것인가. 알파고를 창조한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컴퓨터 게임에 미쳤던 이단아였다. 만일 그가 우리 사회에서 자랐다면 평범한 의사나 교수가 되었을지 모른다. 아직까지 우리 교육은 학습이 지나치게 ‘맹목적’이다. 기계가 너무도 많은 것을 대신하는 시대에 ‘자아정체성’ 찾기와 ‘삶의 의미 발견’은 교육에 있어 그 무엇보다 우선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아울러 기계가 갖출 수 없는 능력인 인간 사이의 깊은 상호작용과 공감, 공동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급변한 세상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기본 역량 등을 키우도록 안내하고 격려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핵심 역량 교육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국가교육과정은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삶의 환경이 되어버린 디지털 문화 속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컴퓨팅적 사고능력을 갖추고 아이디어와 기회를 현실로 바꾸며, 적극적으로 삶과 일에 도전하는 자세를 키우는 것 역시 급변한 시대에 긴요한 역량일 것이다. 두려워 말고, 돌파구를 찾아 도약하자 기계가 나를 대체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내 삶의 지속가능한 행복과 공동체 번영을 위해 맞닥뜨린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 이미 많은 나라가 현실 문제를 기반(PBL : problem/project based learning)으로 주체적인 시각을 갖고, 자기주도학습 및 팀별 활동과 탐구를 통해 다양한 문제해결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지식이나 기술은 ‘필요(need)’를 발견하고, 무엇인가를 이뤄 보겠다는 욕구(motivation)가 강하면 자연스레 습득하고 연마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에게 수단을 가르치기보다 내면의 욕구를 발현시키고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아가 나의 행복만이 아닌 모두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끊임없이 찾고 어려워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 이것이 기계 시대를 이끌어가는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의 역할 아니겠는가. 경제마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우울한 지금, 알파고가 준 충격이 경종이 되어 온 사회가 다시 한 번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학교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그저 대학 진학을 위해 거쳐야만 하는 하나의 과정이지 않을까. 초·중·고 12년간 ‘대학입시’ 하나만 바라보며 교육이 진행되는 지금의 학교 교육은 이미 정상이 아니다. 최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 간부들과 대학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대학 신입생을 1년에 두 차례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학원처럼 봄(3월), 가을(9월) 1년에 두 차례 뽑아 입시 부담을 분산시켜 보자는 발상이다. 교육당국은 공식적 검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입시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임은 틀림없다. 수능에 목숨 거는 학생과 학부모는 일단 ‘찬성’ 분위기 1년에 두 차례 입시를 치르자는 아이디어의 기본 취지는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12년간의 공부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는 ‘잔인함’과 ‘고통’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크다. 대학입시에 실패한 수험생은 1년을 기다려야 다시 기회를 얻게 되며, 그 사이에 경제적 비용과 정신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또한 수능시험 당일의 컨디션이나 운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는 매년 한 차례가 아니라 연 2회로 실시해서 그중 우수한 성적을 반영하자는 이 방안을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수능 문제에 ‘난이도 조절’과 ‘신뢰도 확보’가 선결 조건 하지만 수능 첫해인 1993년, 8월과 11월 연 2회 실시의 실패를 경험한 교사들의 의견은 다르다. 11월에 시행된 2회 시험의 참여율은 생각보다 저조했고, 1차 수능시험 난이도와 2차 수능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혼선이 초래되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이듬해부터 오늘날까지 수능시험은 11월에 단 한 번만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수능시험 난이도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연 2회 수능’을 실시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수능 난이도 조절과 수능 문제에 대한 신뢰도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즉, 매년 논란이 되는 수능 문제 오류를 없애고 적절한 난이도 확보로 수능 시험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만, 연 2회 실시가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공정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 수능 시기에 따라 학교 교육이 무력화될 가능성 커 수능을 치르는 시기를 선택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를 고등학교 3학년 1학기에 한 번, 2학기에 한 번 치른 후, 그중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입시를 진행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3학년 1학기에 수능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교육과정이 2학년 2학기까지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과정에 연계된 탐구과목 선택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선행학습이 크게 성행하고, 고교 3년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어 지금보다 학교 현장이 더 무력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수능을 2학기에 두차례 실시하면 어떨까? 9월에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현 상황 속에서 10월, 12월 또는 10월, 11월에 수능이 시행된다면 수시 선발을 위한 대학별 고사 진행은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수시 선발에 대한 큰 틀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교육 시장의 확대 가능성 무시 못 해 수능을 치르는 사회적 비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연간 2회 운영으로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도 문제지만, 더 큰 우려는 사교육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다. 사교육 시장은 분명 1차 시험이 끝난 후 2차 시험에 대한 예측 분석과 함께 ‘속성 수능 2차 대비반’ 등과 같은 교육과정을 발 빠르게 운영할 것이다. 또한 3년 과정을 2학년까지 끝내야 하는 학습량 부담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이 사교육 시장으로 발길을 옮길 것이다. 또한 일 년에 두번 치러지는 수능과 대학입시, 입학 전형을 위해서는 더 많은 진학 컨설팅과 대입 준비가 필요할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의 ‘욕구’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교사가 과중한 진학부담을 감당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외부 사교육이 중심이 되는 컨설팅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현 입시제도 틀을 유지하는 한 ‘불가능’ 1학기때 대입 수시합격자가 나옴으로써 공교육이 공백기를 초래했던 수시모집 초기를 생각해보자. 수시 합격생들은 모두 학원이나 자신이 합격한 대학의 예비학교 과정에 참여함에 따라 학교에 남겨진 학생들의 상실감과 부담감은 이루말할 수 없이 컸다. 따라서 대학 신입생을 3월과 9월 두 차례 입학시키자는 ‘연 2회 대학입시’는 지금의 대학 전형 틀 안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앞서 말한 바 있듯이 3년 과정을 2학년까지 마무리 지어야 하는 학습량 부담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일찍 대입을 포기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입 제도의 개선은 필요하다. 지금의 1회 수능실시와 대학입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교육자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대학입시의 틀을 변화하지 않고는 어렵지 않을까. 수능 시험은 일종의 자격고사 의미로 축소하고, 대학의 학생 선발권이 확보되고, 대학의 고등학교 교육과 평가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만 수능에서 벗어난, 다양한 방식으로의 학생 선발과 대학입시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역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직 승진 인사문제로 홍역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시행된 일반직 5급 승진평가에서 관리번호 사전 누출 등의 의혹에 휘말렸고, 공무원노조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이후에 시행된 교육전문직 인사는 적잖은 이들이 코드·보상·의리 인사를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원칙없이 단행됐다. 진보성향 교육감의 무원칙 인사, 도를 넘었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4만4000원으로 정부에서 사교육비를 조사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3년간만 비교했을 때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전북이었고, 이어서 경기, 충남, 서울, 인천 순이었다.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수장으로 있는 지역들이다(조선일보 2016.2.17.). 사교육비 증가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학력저하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교육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진보교육감들은 법과 규정을 교묘히 활용하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가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는 느낌이다. 멀리 볼것도 없이 당장 무상급식 도입으로 교육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누리과정 예산확보를 두고 교육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등 학교 현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올해 3월 1일 자 교원인사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로 많은 교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문제는 이같은 행태가 학교의 자율성은 물론 교육의 본질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비 증가는 물론 교육재정부터 인사까지 진보교육감이 수장인 시·도 교육청에서만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무상급식 전면시행으로 교육재정이 악화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처방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예산을 아낀다며 학교운영비 중 일부를 절반으로 삭감했다. 올해도 학교운영지원비는 증액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학교들은 우중충한 환경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중 가장 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는 실정이다. [PART VIEW] 선거 공신들 파격 승진, 대다수 교원들에게 박탈감 안겨 교원인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조직의 안정과 신뢰는 공정한 인사가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몇 단계씩 뛰어넘는 인사라면 비록 절차에 어긋남이 없다 하더라도 다수의 교사들이 쉽게 납득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지난 3월 인사에서는 평교사가 혁신학교의 외부 평가를 무력화시키고 자체 평가를 이끌어냈다는 공로로 연구관으로 파격 승진했다. 일선 교원들의 의욕을 꺾어버린 인사는 또 있다. 실명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평교사가 전문직의 꽃인 교육청 교육국장에 임명되고 사립교원 특채과정에서 물의를 빚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교원이 산하 기관장으로 영전한 사례도 있었다. 기존의 상식을 뛰어 넘는 파격인사는 시도간 경계마저 허물어 버렸다. 지방의 한 교육청은 기관장을 공모하면서 응모 대상을 전국단위로 확대, 타 시도 교원노조 간부 출신을 임용하는 ‘용단(?)’을 내렸다. 교육공무원법과 인사관리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 교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것 만은 분명하다. 교육감 측근 인사들의 광폭 인사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교육감비서로 활동하던 파견교사 모 씨는 지난 3월 인사에서 공모교장에 임용됐다. 또 다른 시도교육감 비서실장은 관내 산하단체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능력 있고 교사와 학부모가 원해서 기관장과 공모교장에 오를 수 있었겠지만 교육감의 후광과 영향력을 의심하는 눈초리도 따라 다닌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의 가능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코드인사 또는 내사람 봐주기니 하는 구설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감이 되기 위해 0.001점을 두고 교사들끼리 다투고 있다. 0.001점 때문에 승진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이 현재의 승진구조다. 승진문제로 자살까지 불사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교육연구관으로 두 단계나 승진하는 것은 전쟁에서 무혈입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교육감 잘 만나서 두 단계를 뛰어넘는 교사가 나온 것이라면 누가 열심히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까. 교장은 더더욱 어렵다. 교사 출신으로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교감경력을 최소한 6~7년 쌓아야 한다. 평교사에서 교장까지는 30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각고의 노력을 해야 가능하다. 그것도 극히 일부의 교사들만 교장까지 승진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더라도 막상 교장으로 임용되면 학교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드가 같고 선거에서 도움을 주었다고 보상인사를 밀어 붙인다면 이것은 명백한 인사권 남용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지난해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하였고,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맞게 인사관리원칙을 개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또다시 규정을 무시하면서 평교사를 산하기관 연구관으로 승진시킴으로써 논란을 촉발시켰다. 교묘한 인사 규정으로 교육부 제재 벗어나 현행 ‘장학관, 연구관은 교장, 교감 관리직 경력 1년 이상인 자로 임용(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 2)’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교육공무원임용령’*을 반영해 서울시교육청이 개정한 ‘2016학년도 중등학교 교원 및 교육전문직 인사관리원칙**’의 제17조 1항’(2016년 3월 1일 자 시행)을 스스로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교육청은 박사학위 소지자이기에 가능했다는 해명을 하고 있지만 그런 조건이 충족된다 해도 서울시교육청의 인사관리원칙에는 그런 조항이 없다. 경위야 어찌됐든 교사가 관급으로 전직한다는 것은 수많은 교사에게는 특별한 ‘널뛰기 승진’으로 비쳐질 뿐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되고 말았다. 만에 하나 이들이 교육감 당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교사라면, 그리고 그런 사실이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것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육감이 선거 논공행상으로 파격인사를 일삼는다면 이것은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및 공직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 위반에 해당된다고 한다. 승진이나 전보등에서 혜택을 본 교사는 물론 보상인사를 실시한 교육감 모두 예외가 아닌 것이다. 인사횡포 막을 교육감 선출방식 개선 필요 교육감의 인사 전횡은 교육감의 막강한 권한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직과 전문직 인사의 전권을 모두 교육감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만한 마땅한 장치도 없고, 설사 제재 수단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적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해 교육감직선제를 개선하자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 직선제는 교육감 선거에서만큼은 장점이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인사는 물론 정책수립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직선제를 그대로 둔다는 것은 원칙 없는 교육정책의 반복적인 추진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직선제 옹호론자들의 주장처럼 직선을 통해 다수결로 선출하는 것이 항상 옳은 방법이 아니기에 개선되어야 한다. 직선제를 폐지하고 간선제로 가는 것이 무조건 옳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현행처럼 선거 과정에서 불법이 난무하고, 교육계 수장이 정치에 휘말리고, 인사에서 횡포를 일삼는 행위 만큼은 최소한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이 말은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앉혀야 조직이 잘 굴러가고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인사로 조직에 해가 되거나 인사권자의 능력이 평가절하될 때는 ‘인사(人事)가 망사(亡事)’라는 말로 깎아내리기도 한다. 따라서 인사와 관련해 공직자의 중립성과 권위를 보장하면서 인사 청탁은 철저히 배제하고 누구나 공감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사 원칙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있다. 공정하지 못한 인사는 설득력이 떨어져 결국 조직의 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인사는 만족도가 3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잘해도 못해도 욕먹는 일이다. 혜택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불이익을 당했다는 쪽이 있어 인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선거공신들의 청탁을 배제하고 주민여론을 정확히 파악해 ‘탕평인사’를 함으로써 균형적인 인사시스템이 자리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인사의 원칙을 세워서 하는 일들이 시스템화된다고 해도 정작 중요한 것은 이를 실행하고 결정하는 인사권자의 의지이다. 교육 발전을 향해 멋지고 원활한 항해를 이끌 인사권자의 혜안(慧眼)을 기대해 본다.
김화진 사학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28만 사학교직원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노후복지를 위해 ‘최후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14년 취임한 그는 교육부 대학재정과장과 대학지원국장, 경기교육청 제1부교육감, 서울대 사무국장, 경북교육청 부교육감을 맡는 등 교육정책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 사학연금관리공단은 사립학교 교직원의 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12월 현재 운영자산은 16조 원이다. 김 이사장은 “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재정이 일시적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기금 수익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교직원들의 노후는 또다시 위협받게 된다”며 “해외투자를 늘리는 등 분산투자를 통해 올해 목표인 수익률 4.58%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연금 수급자가 늘어날 경우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구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10년쯤 지나면 또다시 연금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전남 나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면서 “이들이 마음 놓고 업무에 전념하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랜 교육관료 생활을 마치고 금융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소감은? 교육부에서는 교육만 걱정했는데 이제는 나라 걱정이 앞선다. 금융권에 와보니 국내외 정세 하나하나가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더라. 나라 경제 걱정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요즘은 국제 금값 동향과 그렉시트(Grexit) 등 글로벌 경기상황을 주시하며 투자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사학 교직원의 노후 생활을 책임지고 연금 기금의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자리라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연금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데. 올해 사학연금의 목표 수익률은 4.58%이다. 채권을 줄이고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무래도 국내의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는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학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재정여건이 호전됐다고 들었다. 사학연금 재정 추계결과에 따르면 연금법 개정 이후 적자전환 시점이 2022년에서 2028년으로 연장되고, 기금고갈 시점 또한 2033년에서 2046년으로 13년 정도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립대병원 직원들이 올해 3월부터는 사학연금법 적용을 받게 됨에 따라 이를 반영할 경우 기금고갈 시점은 최대 2050년대 초반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연금기금도 25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금 재정은 좋아질지 모르지만 교직원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다. 연금 구조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편되다 보니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모두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PART VIEW] 개정된 사학연금법의 핵심내용을 정리한다면. ‘더 내고’의 핵심은 비용부담률의 5년간 단계적인 인상이다. 즉, 2015년 7.0%에서 2020년 9.0%로 늘어나고 퇴직급여 산정 재직 기간 및 부담금 납부 기간 상한도 33년에서 36년으로 연장된다. ‘덜 받고’는 ▲퇴직연금 지급률 20년간 단계적 인하(2015년 1.9% ⇒ 2035년 1.7%) ▲퇴직연금 지급 개시연령 단계적 연장(60세 ⇒ 65세), ▲연금수급자 연금인상률 5년간 동결, ▲유족연금지급률 인하(70% ⇒ 60%) 등이 골자다. 이외에도 연금수급요건을 20년에서 10년으로 완화하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신설하는 한편, 분할연금제를 도입하여 이혼 시 분할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연금법 개정으로 30대 교직원들이 손해가 가장 크다는 지적이 있는데? 부담금 납입액 대비 연금수급액 비율로 정의되는 수익비 분석에 따르면, 사학연금에 30년을 가입하더라도 가입 시점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컨대 2006년 가입자의 경우 종전 제도에서는 수익비가 2.71배였으나 연금제도 개선 이후의 수익비는 1.76배로, 약 3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재 30대 교직원의 손실이 큰 것은 연금지급 개시연령이 65세로 연장되면서 연금수급 기간 단축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참고로 1996년 가입자의 경우는 수익비가 3.04배에서 2.56배로 약 16%, 2016년 가입자의 경우 2.17배에서 1.60배로 약 26%씩 각각 수익비가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교직경력 20년인 교사의 경우, 연금납입금액과 연급지급액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개인 부담률은 2015년 7%에서 2016년 8%로, 이후에는 2020년 9%에 이르기까지 매년 0.25%p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연금액 산정의 경우 2016년 1월 1일부터의 재직 기간에 대해서는 지급률이 2015년 1.9%에서 2035년 1.7%에 이르기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인하되며 지급률 중 1%에 대해서만 소득재분배가 적용된다. 이 같은 제도 변화를 가정해 연금수입액을 산정할 경우 1996년 임용된 교직경력 20년인 초·중·고 교원이 향후 10년 더 재직할 경우 평균적으로 납부하는 부담금액은 30만2천 원에서 33만6천 원으로 약 1.1% 증가하고 첫 달 연금액은 251만 원에서 241만 원으로 약 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법이 또 개정될 가능성은? 지금의 구조를 계속 이어 갈 수는 없다. 한 10년쯤 지나면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아시다시피 연금은 물가연동제다. 물가가 오를수록 연금지급액도 오른다. 또 평균수명은 연금제를 처음 시행했을 때보다 20여 년 가까이 늘어났다. 여기에 배우자에게 주는 유족연금까지 계산하면 연금지급기간은 훨씬 더 길어진다. 현행 구조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금보다 강도가 더 센 ‘더 내고 덜 받는’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그런 홍역을 치렀는데 고작 10년에 불과했다는 말인가? 사학연금이 올해 41년째다. 연금으로서는 성숙기를 맞은 것인데 어느 연금이든 이즈음부터 기금 고갈 위기를 맞게 된다. 따라서 구조개편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퇴직하시는 분들이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탈까 연금으로 탈까를 고민했는데 지금은 그런 경향이 싹 사라졌다.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다 보니 너도나도 연금이다. 대부분 30~40년을 넘기는 장기 수급자들이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이나 연금 입장에서 보면 재앙 수준이다. 결국 연금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인데 공단차원의 노후 대책 프로그램은 있는가?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퇴직자를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와 함께 노후대비 금융상품 분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00세까지 평생소득 만들기’ 등 온라인 자산관리 강좌가 대표적이다. 이외에 지난해 설립한 퇴직자지원센터를 통해 퇴직교직원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노후 생활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노후 대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고민스럽다. 얼마 전 퇴직자 대상 연수에 갔더니 노후 대책으로 세 가지를 꼽더라. 하나는 ‘절약하라’, 둘째는 ‘자식에게 돈 다 주지 마라’, 셋째는 ‘나 자신과 부부를 위해 살아라’ 였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충고가 가장 맘에 들었다. 인생을 90살로 계산했을 때 첫 번째 30년은 부모가 결정해준 삶이었고, 두 번째 30년은 가족을 위한 삶이었다면, 마지막 30년은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 저명한 학자 한 분이 인터뷰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를 65~75세라고 말하는 걸 봤다.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이재(理財)를 밝히기보다는 절약하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연금은 안정성이 우선일 텐데 주식투자 비중이 32%다. 너무 높은 것 아닌가? 어떻게 보면 변동성이 높은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저금리 기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사학연금제도의 영속성을 위해 리스크를 조금 더 감내하고 주식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자본투자 확대로 경기와 주식시장을 부양하고 이를 통해 다시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의 일환이다. 대여사업뿐 아니라 예금이나 적금 등의 기능도 수행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실적으로 사학연금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준정부기관으로서 직접적으로 예·적금과 같은 금융 업무는 할 수 없다. 다만 제반여건과 규정이 허락된다면 교직원을 위한 신사업으로 자회사 등을 설치해서 금융 업무에 도전하고 싶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결과 지난해보다 1~2단계 상승했다. 청렴한 사학연금이란 이미지를 구축했는데. 우리 공단의 자산이 16조 원이다. 28만 교직원의 노후를 담보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청렴과 투명은 우리의 숙명이나 다름없다. 기회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돈에 대해 감정을 갖지 말라고 강조한다. 돈을 돌처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절대 밥 얻어먹지 말라고 한다. 금융인들이 밥 얻어먹기 시작하면 그 조직은 망조가 든 것이다. 우리 공단 직원들은 인트라넷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청렴 다짐을 담은 문구를 본인이 직접 입력해야 한다. 예컨대 ‘나는 성실하고 청렴한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내용을 작성해야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얼마 전에는 조선 시대 대표적 청백리인 아곡 박수량 선생의 백비 고사를 동영상으로 제작, 인트라넷 접속 때마다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청렴이 몸에 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시스템이다. 지난해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뽑혀 화제가 됐는데. 취임 이후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고객중심의 서비스 강화와 경영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 특히 지난해 연금 개혁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압류방지 전용통장 개발, 우리은행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금융서비스 지원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인상적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사립학교 교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학연금법의 개정으로 이룬 재정안정화는 궁극적으로 사학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사학 교직원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연금수급자, 재직교직원의 지속적인 노후 생활 안정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서운한 마음이 없지는 않겠지만 부디 연금법 개정에 대한 불가피성과 취지를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교직원 및 연금수급자 여러분들의 안정적 노후 설계와 사학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는 2010년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STEAM by RSP(Reverse Science from Products)라는 독창적인 교육방법론을 개발했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모든 학과가 공통으로 1년 동안 STEAM by RSP 교육을 받는다. 제품 속에서 과학적 원리를 배우고, 그 원리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면서 발명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수업방법이다. ‘발명가를 만드는 수업이냐’고 오해할지 모르지만 발명은 단지 도구일 뿐, 이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의성 교육 즉,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교사에겐 ‘찬사’, 학생에겐 ‘꿈’, 학교에 ‘생기’ STEAM by RSP 수업방법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선생님 존경합니다. 최고입니다.”라는 학생들의 찬사와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에 와서 학교생활을 너무 재미있게 지내서 행복하다.”는 학부모님들의 격려일 것이다. 과거의 방식으로 가르쳤을 때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칭찬이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에 고무되어 매 수업마다 한 명의 낙오 학생 없이 즐겁게 참여한 덕분에 들을 수 있었던 칭찬이었다. 두 번째 변화는 ‘꿈’이 생긴다는 것이다. 발명특허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강현지 학생은 중학교 때만 해도 국·영·수 기초가 부족해서 학교 다니는 것이 재미없어 방황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머리 아픈 영어, 수학을 못 해도 전공과목인 발명관련 과목이 너무 재미있고, 수업 중에 친구들로부터 기발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잘하는 친구라고 인정을 받으면서 모든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복도에서 만나면 “선생님 다음 시간에는 어떤 과제해요?”하며 수업을 기다리는 이 학생은 졸업 후 변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세 번째 변화는 학교에 ‘생기’가 돈다는 것이다. STEAM by RSP 수업을 1학기 동안 진행하고 나면 2학기 때는 학생들의 얼굴이 발랄해지고,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변한다. 복도에서 만나면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하고,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무기력 했던 학교에 놀라운 변화가 생긴 것이다. STEAM by RSP 수업 과정 수업은 보통 3시간 연속으로 진행되며, 분반 수업으로 한 반에 13명이 참여한다. 모든 과정은 2인 1조를 기본으로 한다. [PART VIEW] 체험시간 1단계 : 2인 1조가 독자적으로 하나의 제품 제작해보기 _ 20분 제품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성된 작품을 동영상으로 1분간 보여 준 후, 20분 동안 제품을 완성하도록 한다. 20분이 지나면 완성도와 관계없이 모든 작업을 마치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제작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엄청난 고민을 통해 직접 원리와 제작 방법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 짜증 나” 등 난리를 친다. 심지어 “선생님은 만들 수 있어요? 한번 해 보세요?”라며 도전적인 말까지 내뱉곤 한다. 하지만 교사가 할 수 있는 답변은 하나이다. “두 사람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봐.” 인내를 갖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1교시 처음 20분 동안 교사가 해야 할 일이다. 2단계 : 7개 팀별로 ‘멘토’ 되어 토의하기 _ 30분 나머지 30분 동안은 완성도가 낮은 팀의 작품을 먼저 골라 다 같이 문제해결을 위한 토의를 시작한다. 이때 완성도가 높은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문제해결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정답이 아닐 때가 많다. 이럴 때는 교사가 “이럴 경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라며 모든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생각을 서슴없이 제시하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조력한다. 또한 학생들이 제시한 의견의 장점과 기발성, 참신성 등을 칭찬하고 격려한다. 이런 과정으로 2∼3개 팀을 진행하면 학생들은 자기 팀의 작품에 대한 문제점과 문제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1교시 체험시간을 거치는 동안 학생들은 비록 작품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의미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또한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즐길 줄 알게 되며, 뭔가 직접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하게 된다. 탐구시간 3단계 : 작품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 탐구하기 _ 20분 2교시에는 작품 속에 숨어있는 핵심적인 과학적 원리를 20분 정도 간략히 소개한다. 4단계 : 원리를 이용한 제품 50가지 소개하기 _ 30분 원리 이해를 마친 후에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제품 50가지 정도를 PPT 영상으로 보여준다. 각각의 제품이 어떤 목적으로 발명되었고, 발전 원리는 어떤 것인지 다 같이 토의하면서 진행한다. 2교시 탐구시간은 과학적 원리가 응용되어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살펴보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기 위한 시간이다. 실제로 STEAM by RSP 수업 결과 매년 많은 학생이 각종 창의 및 발명대회에서 입상하고 있으며, 졸업할 때까지 최소 1개 이상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학교에서 기업과 기술을 거래한 실적은 4건이고, 그중 상품화 된 것은 2건이다. 토의 · 발표시간 5단계 : 팀별로 아이디어 고안하기 _ 30분 2인 1조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제품 아이디어를 고안하도록 한다. 인터넷을 활용하여 자료 수집을 하거나, 상호토론을 통해 최종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도출된 아이디어는 화이트보드에 도면으로 작성하고, 발명 동기와 발명 내용, 기대효과 등의 내용을 작성한다. 6단계 : 팀별 발표(영어 우리말) 및 질문하기 _ 20분 아이디어 작성이 끝나면 7개 팀에게 각각 1분씩 발표시간을 준다. 2명이 서로 번갈아 가며 한 명은 영어로, 다른 한 명은 우리말로 발표한다. 물론 영어가 서툴러서 구글번역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학생 수준에 따라서 콩글리시와 바디랭귀지로 의사전달을 시도할 때도 있다. 하지만 영어 실력보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 놓는다는 것에 자체가 교육이다. 발표가 끝나면 각 팀당 2분씩 질문시간을 준다. 교사는 학생들이 부정적 내용의 질문이나 상대를 폄하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또한 가장 기발하고 창의적인 질문이나 답변에 대해서 격려하고, 개선 방향을 조언한다. 학생의 아이디어가 충분히 시장가치가 있고 향후 관련 분야에 관해 더 많이 공부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생각하게 만드는 교육, 이것이 수업의 키워드다.
우형식 춘천한림성심대학 총장이 지난 2013년 금오공대 총장직을 훌훌 벗어버렸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사람들은 놀랐다.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가 지방의 조그만 전문대학으로 자리를 옮길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탓이다. 봄꽃이 앞 다투며 꽃망울을 터뜨리던 3월, 대학캠퍼스에서 만난 우 총장은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행복합니다. 학생들한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 행복합니다.” 소외되고 위축된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림성심대학은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될 만큼 알짜 대학이다. 대학 재단도 튼튼하고 학생들 취업률도 최상위권이다. 우 총장의 트레이드마크는 거침없는 돌직구. 언제 어디서건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교육부가 친정이지만 관료주의 폐단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전문대학이 처한 현실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말로만 직업교육 활성화니 청년 실업 해소니 하지 말고 전문대학에 관심 좀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전문대학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말이 오래도록 귓전에 남았다. 지난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습니다. 우리 대학은 학생평가, 현장실습교육, 학습역량 지원, 진로 및 심리상담 지원, 취·창업 지원, 학생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현장중심교육 등 학생이 꿈을 설계하고 그 꿈을 실현시키는 취업 분야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취업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한 75%쯤 됩니다. 서울 등 수도권 전문대학들이 대략 60% 수준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지요. 사실 학생 취업은 당사자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의 산업인프라가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예컨대 산업단지 주변 대학들은 한 5~6% 더 먹고 들어가는 셈이지요. 강원도처럼 산업 시설이 빈약한 곳에서 이 정도 취업률을 보인 것은 평가받을만하다고 자부합니다. 단언컨대 우리 학교 학생들 정말 공부 열심히 합니다. ‘책임교육’ 방식을 도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는 작년부터 교수와 학생을 멘토와 멘티로 묶어 졸업 이후까지 관리하는 평생지도교수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이 신입생들을 n분의 1로 나눠 맡아 책임교육을 실시합니다.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은 졸업하고 취직한 이후까지 계속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학생들 숟가락 숫자까지 알 수 있도록 항시 만나고 소통하면서 좋은 직장에서 오래도록 근무할 수 있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죠. 교수들이야 일이 많아지니까 힘들고 괴롭겠지만 학생들은 무척 좋아합니다. [PART VIEW] 인성교육 잘하는 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뭐 특별한 거 없어요. 학생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용기와 희망을 주는 데 주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상위권 대학 학생들이야 그냥 내버려둬도 뭐든 잘하지요. 성취동기도 강하고요. 하지만 하위권에 있는 학생들은 정반대입니다. 제가 이 학교에 와보니까 경제적으로 어렵고 공부도 썩 잘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이 친구들한테 희망을 심어주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북돋워 주고 싶었습니다. 리더십캠프와 레벨 업(Level up) 등 특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함께 영화 관람도 하면서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전문대학 경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중요한데 현실은 안타까울 뿐 입니다. 걸핏하면 직업교육이 중요하고 청년실업 해소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직업교육에 대한 정부지원은 빈약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전문대는 고등직업교육기관이죠. 그런데 교육부 예산은 연간 3천억 원 정도가 전부예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한국폴리텍대학은 같은 직업교육기관인데도 전문대에 비해 40배 정도 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말로는 직업교육활성화 한다고 하면서 막상 예산심의할 때 보면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명문대에는 (예산을) 펑펑 쏟아붓는데 전문대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아요. 현장 기능인을 양성하는 전문대가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해지는 건데…. 교육 당국이건 정치권이건 교육에 대한 철학이 너무 없어요. 전문대학 재정이 얼마나 어려운가요? 한마디로 재정위기를 넘어 재정절벽에 부딪혀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전문대학 정원이 평균 3~4천 명 정도 돼요. 대부분 대학들이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학생 수는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또 반값등록금이다 뭐다 해서 동록금이 동결되다 보니 결손액이 적게는 3억, 많게는 7억 원 정도에 이릅니다. 매년 적자는 누적되는데 인건비 등 운영비는 늘어나는 추세이고, 숨이 턱턱 막히는 실정입니다. 웬만한 전문대학들 모두가 적자 경영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우리 학교도 예외가 아니죠. 학생들에 대한 교육서비스는 늘려야 하는데 돈은 없고, 결국 올해 초 학교 청소를 해주시는 몇 분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 근로 장학생을 둬 청소를 대신하게 했어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들이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 매달리는 거군요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탈락하면 끝입니다. 대학마다 죽기 살기로 하는 거죠. 우리 대학을 예로 들면 한 해 등록금 수입이 180억 원가량 됩니다. 그런데 링크(LINK)사업이나 특성화사업을 따내면 40억 정도 예산이 들어와요. 얼마나 큰 액수입니까. 이것으로 실험실습 장비 구입하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운영하고…. 교육 질을 높이는 데 요긴하고 쓰고 있습니다. 만약 이게 끊어진다면 끔찍한 일이죠. 정부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대학도 수익 다변화를 모색하는 등 뭔가 자구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전문대학에 누가 돈을 주겠습니까. 정부도 외면하는 실정인데. 재벌이 돈을 주겠어요, 그렇다고 학부모들이 기부를 하겠습니까. 또 설사 기부를 허용한다 해도 ‘빈익빈 부익부’처럼 명문대에 쏠리지 지방 전문대를 쳐다나 보겠어요. 어설프게 수익사업을 벌였다간 털어먹기 십상인 데다 대부분 사학은 법인부담금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영세합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수익사업을 요구한다는 것은 현실을 전혀 모르는 난센스입니다. 결국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고서라도 매달릴 데는 정부뿐인 것이죠. 대학 숫자가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너무 많죠.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대학을 없앨 수도 없는 실정이죠. 해당 지역에 주는 충격도 있고 법적 쟁송의 대상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 되니, 하는 수 없이 모든 대학이 정원감축을 해가면서 고통분담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도 한계가 있어요. 규모가 작은 대학들이 언제까지 정원을 줄여나갈 수 있겠어요? 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대학구조개혁 법안이 통과돼 유지 경영이 어려운 대학들은 스스로 문을 닫을 수 있게 퇴로를 열어주는 출구전략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대학관계자들을 만나면 입버릇처럼 대학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링크(LINK)사업이라는 게 있어요. 교육정책과 취업률 제고를 위해 산학협력 모델을 창출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인데 이것을 담당하는 사업단장 임기가 5년입니다. 교육부가 훈령으로 못을 박아 둔 것이죠. 한사람이 오래 해야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부 논리인데 말이 안 돼요. 실적이 나빠도, 경영에 문제가 발생해도 총장이 단장 교체를 못 합니다. 몸이 아파 도저히 업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연구년 등으로 1년간 쉬어야 할 때를 빼고는 교체할 길이 없는 것이죠. 교육부가 주는 링크 사업비가 5억 원 정도 돼요. 시쳇말로 돈 5억 주면서 총장인사권을 차단해 버린 것입니다. 대학 보직교수의 평균 재임 기간이 2년인 것에 비춰보면 형평에도 맞지 않습니다. 이런 과잉 규제가 어디 있습니까. 창피한 일입니다. 왜 이런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죠? 교육부가 ‘총장들이 인사권을 전횡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한쪽(교수들) 말만 듣고 행정을 하다 보니 이 지경까지 왔네요. 대학자율화 문제를 안 여쭤 볼 수 없습니다 교육부가 추구해야 할 변치 않는 가치가 있어요. 대학자율화와 대학경쟁력 강화가 그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학의 자율성이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것입니다. 미국대학들이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대학들이 왜 추락했을까요? 정부의 규제 때문이에요. 지금 교육부 관료들이 대학구조조정이니 반값등록금이니 하는 정책들 때문에 대학을 평가하고 일정 부분 규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대학자율성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핵심 철학을 꼭 간직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가짐 없이 행정을 한다면 한국교육은 결코 선진국 수준으로 뛰어오를 수 없을 것입니다. 교육부에 아쉬운 게 많은가 봅니다 현장에 와 보니 교육부가 왜 고생을 하고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지 알 것 같아요. 책상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현장에선 난센스 취급받는 게 많거든요. 공무원들이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데 그 점이 부족해요. 대학들 속옷까지 규제하려 들것이 아니라 문제 예측력과 대응능력을 기르고 국민들이 원하는 니즈(needs)를 찾아 정책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교육현장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초·중등 교육현장에서는 교육부와 소위 진보성향 교육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교육감직선제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왜 직선제 폐지론이 대두됐을까 생각해보면 교육문제가 너무 이념대결로 치닫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교육감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연대하고 1인 시위를 하던데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이들 교육은 뒷전으로 미룬 채 이데올로기 공방을 벌이는 것을 보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참 힘들고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처럼 갈등과 분열이 계속된다면 교육감 직선제가 능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겠지요.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경계하고 곁에 두는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서산대사가 지은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란 시를 좋아합니다. 눈 내린 들판을 걸을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는 내용인데 바르고 열심히 살아가라는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시작, 입학사정관제 그리고 교육이력철 학생부종합전형은 입학사정관전형으로부터 시작된다. 입학사정관전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그 시작은 2005년 교육혁신위원회에 닿아 있다. 위원회는 ‘2008 대입시 개선안’을 만들면서 교육개혁 핵심 정책으로 ‘교육이력철’과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제시한다. 교육이력철은 수능 중심의 대입전형 선발을 탈피하기 위해 제시된 핵심 전형자료였으며, 교사가 관찰하고 파악한 ‘학생 성장을 담은 기록물’의 개념이었다. 문제는 당시 이런 교육이력철 기록을 정성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대입전형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원회는 대학이 교육이력철 기록을 전문적으로 사정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다. 즉, 교육이력철과 입학사정관제는 중등교육 개선과 대학입시전형이 밀접하게 연관된 정책이었다. 그러나 교육이력철은 많은 반대에 직면하여 진행되지 못했고, 입학사정관제만이 시범 도입 정도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를 정규 대입전형으로 도입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주요 대학 중심으로 전형은 급속히 확대되었다. 심지어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 대입전형을 100% 입학사정관제로 시행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입학사정관제를 반대하던 이들은 “입학사정관제의 급격한 확대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서열화된 상위권 고교의 내신 불리함을 해소하려는 조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특목고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더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교육이력철이 없는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시기의 입학사정관제는 학교와 학생에게 일부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면서 대입전형에 연착륙을 시도했다. 이때 의미가 있었던 입학사정관전형의 장점을 세 가지로 살펴본다. 입학사정관전형의 세 가지 장점 첫 번째 장점은 당시까지 객관성과 공정성만을 중시했던 대입전형에 다양한 평가 방식을 접목시킨 것이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전국의 학생을 수능, 그것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까지 사용해서 한 줄로 세워 대학에 보내야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오랜 믿음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내신 점수가 떨어져도 다른 비교과활동을 통해 더 적격자로 평가되면 선발이 되는 정성적인 평가가 시행되었는데 이는 놀라운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둘째는 비교과활동이 중시됨으로 학교의 다양한 활동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독서·봉사·리더십?체험·동아리활동은 당시까지 고등학생에게는 금지된 활동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비교과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은 대학을 포기한 학생이거나 모든 것을 잘하는 슈퍼맨 같은 극소수의 학생이었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전형 도입으로 이 다양한 활동의 의미가 살아났다. 학생회장이 되고 싶다는 학생은 공약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벌였다. 예전에는 진로 고민을 하면 일단 수능부터 잘 보라고 얘기했지만, 입학사정관전형 도입으로 학교에서 적극적인 진로체험활동이 강조되었다. 이를 통해 많은 학생이 적성과 소질에 따른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고, 구체적인 꿈을 갖고 진학하는 학생도 훨씬 늘어났다. 셋째는 미약했지만 수업과 평가의 혁신이 가능하게 되었다. 당시까지는 다양한 수업 방식과 논술평가를 하는 교사를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다. 오로지 수능을 대비한 일제식 설명 수업을 잘하는 교사만이 유능하다고 인정받았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전형의 도입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별 특징란에 ‘뭔가를’ 메꿔 넣어야 했다. 특히 다양한 수업과 좋은 평가를 하는 교사는 그 과정을 통해 학생의 교과별 특징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었고,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담았다. 교과성적보다 교육활동이 중시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세 가지 장점과 낮은 선발 비율로 입학사정관전형은 큰 무리 없이 교사·학생·학부모에게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입학사정관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급격히 확대 개편되면서 생겨났다. 취지는 좋았으나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중등교육의 개선 없이 비교과 영역만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비교과를 중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세 가지 단점 첫 번째 단점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학생부종합전형에 눈을 돌리면서 비교과 영역 강조가 전형의 공정성을 해치는 문제로 불거진 것이다. 앞서 학생부종합전형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넘어 타당성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했는데, 비교과 영역을 지나치게 중시함으로써 오히려 공정성 논란에 불을 지피는 상황으로 변질되고 말았던 것이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능이나 논술전형에 주력하던 특목고와 자사고가 적극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면서 전반적인 비교과 활동의 질과 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비교과 영역이 학교의 여건, 학생의 경제적 능력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비교과의 과도한 경쟁을 막고자 학교 내 활동으로 제한했지만,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학교 간 차이도 문제지만 더 직접적인 관건은 어떤 담임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는 점이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도 불성실한 담임교사를 만나면 학생부를 채울 방법이 없다. 반면에 학생 활동을 잘 조직하고 기록에 뛰어난 교사는 학생의 활동을 잘 포장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매우 유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다. 둘째, 본질적인 교과 영역 개선 즉, 수업과 평가와 기록의 개선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은 태생적인 한계를 보인다. 교육이력철과 분리된 상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는 바람에 정작 학생의 학습능력을 평가할 내용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또 비교과 활동을 강조한 것이 초반에는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이 살아나는 장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모든 것이 스펙으로 변질되었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밖에 하지 않는 고등학생이 언제 그 많은 활동을 다 하겠는가? 학생은 다방면에서 슈퍼맨이 되기를 강요받고, 고통은 가중되었다. 비교과 영역은 물론 교과 영역까지 모두 준비해야 하는 교사와 학생의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셋째, 이 전형의 드러나지 않는 심각한 문제는 학생과 교사를 위선자로 만드는 것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초·중·고 12년 동안 배움의 시간을 보내고 그 결실로 대학에 진학하여 마음껏 학문 탐구와 다양한 자아실현 기회를 얻어야 할 학생들이 합격을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의미도 모르고 기억도 나지 않는 수많은 활동에 이것저것 의미를 부여하고, 면접에서 물어볼까봐 자신의 활동을 외우고 있는 학생들. 그런 학생을 잘 포장해주면 유능한 교사로 인정받는 역기능이 교육현장 곳곳에서 발생했다.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모습은 없고, 만들어준 각본대로 면접을 치르며 진학하고, 그마저도 기회가 없어 낙방의 고배를 마셨던 학생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말도 안 되는 인재상을 강요하는 촌극이 교육현장 곳곳에서 벌어졌다. 학생부종합전형전형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은 갈림길에 섰다. 도입 초기의 신선한 충격과 이에 따른 학교·학생의 변화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비교과 영역의 강조로 인한 불공정성과 학생?교사의 어려움만 커졌다.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친 이들이 수능 100%, 아니면 예전의 학력고사로 돌아가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의 전인적 능력이 공정하게 평가되고 대학의 특성이 반영된 학생이 선발된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봄철은 어린이 교통사고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시기 조용하던 학교가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시끌벅적한 것을 보니 또다시 봄이 찾아왔음을 알 수 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생기 넘치는 계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린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최근 10년간의 교통사고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어린이 교통사고는 날씨가 풀리고 입학과 개학이 있는 3월부터 증가하여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개학과 동시에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발생 특성 어린이 상해사고의 42.8%가 교통사고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학생들이 등교할 때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녹색어머니회, 모범운전자회 등 많은 봉사자가 교통안전지도를 하고, 8시에서 9시까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적다. 그러나 하교 시간은 저학년의 하교 시간인 1시경부터 고학년의 하교 시간인 5시까지 널리 분포하고, 학부모 또는 자원봉사자의 교통지도가 없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학원을 가거나 야외 놀이를 하는 등 바깥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은 보행 중에 일어난다. 특히 도로를 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가 전체 보행 중 사고의 77.5%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학년별로는 저학년일수록 높다. 3학년 이하 저학년의 보행 사상자가 전체 사상자의 58.5%를 차지한다. 이중 1학년이 20.6%로 가장 높고, 2학년 19.7%, 3학년 18.2% 순으로 많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도로 폭도 어린이 교통사고에 영향을 미친다. 교통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는 넓은 도로보다 폭이 3~9m인 좁은 도로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다. 폭이 좁은 도로는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데다가, 신호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전체 어린이 교통사고의 78.2%는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발생했고,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시설이 없거나 연석만 있는 도로에서 전체 사고의 91.0%가 발생한 것이 그 증거이다. 어린이의 교통 행동 특성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시야가 좁고, 속도와 거리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며, 자극에 대한 반응시간도 느리다. 자기중심적인 단순한 생각으로 녹색등이 켜지면 모든 차들이 멈춰설 것이라고 판단하고, 좌우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기도 한다. 따라서 효과적인 교통안전 지도를 위해서는 어린이의 교통 행동 특성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 교통 행동 특성 1 _ 어린이는 머리를 돌려야만 차의 접근을 인지할 수 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시야가 좁다. 눈의 망막 주변부에 물체가 비칠 때 그 물체를 탐지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즉, 어른들은 머리를 돌리지 않고도 차의 접근을 인지할 수 있지만, 어린이는 머리를 돌려야만 차의 접근을 인지할 수 있다. 실제로 어른의 상하 시야는 120도인 데 비해 어린이는 70도에 불과하고, 어른들이 좌우로 150도를 볼 수 있는 것에 비해 어린이는90도 정도만 볼 수 있다. 따라서 학교 주변의 교통안전시설을 점검할 때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8세 이하의 어린이는 복잡한 상황에서 특정한 물체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가까운 곳과 먼 곳을 구분하지 못한다. 청각 능력 역시 취약하다. 소리의 방향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무관한 소리에 쉽게 방해를 받는다. 따라서 아이들이 길을 건널 때는 반드시 주위를 살피고 눈으로 자동차의 움직임을 확인한 후에 길을 건너도록 지도해야 한다. ● 교통 행동 특성 2 _ 자신이 차보다 빨리 갈 수 있다고 착각한다 속도와 거리에 대한 개념 역시 정확하지 않다. 소음이 심한 차가 소음이 적은 차보다 빠르다고 착각하거나, 작은 차가 큰 차보다 빠르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또한 큰 차와 작은 차가 같은 거리에 있어도 작은 차가 더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달려오는 차가 자신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차보다 더 빨리 지나갈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차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도로를 횡단하는 경우가 많다. ● 교통 행동 특성 3 _ 차가 오면 그 자리에 멈춰버린다 어린이의 또 다른 특성은 어른보다 자극에 대한 반응시간이 느리고 신체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도로에서 차가 다가오면 피해서 돌아가기보다 그 자리에 멈춰버리거나, 반대편 도로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뛰어간다. 또한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의 속도와 방향을 제어하지 못하고 차량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로에서 차가 보이면 도로 횡단을 포기하고, 차가 완전히 멈추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 길을 건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골목길이나 도로에서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PART VIEW] 어린이 교통안전 지도 요령 ● 지도요령 1 _ 하교 시간 직전에는 가능하면 꾸짖지 않는다 어린 학생들은 감정에 따라 행동 변화가 크다. 슬프거나 짜증 날 때는 주위를 살피는 것에 부주의하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마구 뛰거나 들떠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꾸중을 들으면 의기소침하여 주위를 살피지 않고 도로를 걷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하교 시간 직전에는 가능하면 꾸짖지 않는 것이 좋다. ● 지도요령 2 _ 아이를 데리고 절대로 무단횡단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집중력과 모방심이 강해서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아이와 함께 무단횡단하거나 교통법규를 어기면서 아이에게는 절대로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구두로 지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보호자의 말은 금방 잊어버리고 행동만 기억한 채 혼자서 도로를 무단횡단하게 된다. ● 지도요령 3 _ 녹색등이 되어도 모든 차가 반드시 멈추는 것은 아니다 도로에서 놀이에 집중할 때는 차가 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공이 차도에 들어가면 공 잡는 것에만 집중한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등을 조작하면서 걷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도로에서는 절대로 뛰어다니거나 공놀이를 하는 등 걷기 외에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어린이는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등으로 바뀌면 모든 차가 반드시 멈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좌우를 살피지 않고 도로로 뛰어들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또한 항상 뛰어다니는 특성이 있어서 차도를 뛰어서 건너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들이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 지도요령 4 _ “차가 없을 때만 도로를 건너라” 처럼 구체적 언어로 지도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할 때는 추상적인 말이 아닌 구체적인 언어로 지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차 조심해라. 길 조심해라”라고 가르쳐 줘도 어떤 행동이 차를 조심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신호등이 녹색이더라도 차가 멈추는지 확인하고 길을 건너라”라고 구체적인 행동을 가르쳐야 한다. 또 어린이들은 차가 가까이 있는지 멀리 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가 가까이 있을 때는 건너지 마라”가 아니라 “차가 없을 때만 도로를 건너라”라고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와 교사의 관심이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교통사고 예방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일이다. 그러나 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학교와 교사의 책임이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조심운전 못지않게 학교와 교사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어린이들의 통학로에 교통안전 위협 요소가 없는지 한 번 더 점검하고, 필요하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서에 시설 개선과 교통단속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학교와 교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아름다운 우리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 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과학 신설이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이 하나로 묶여 단일교과로 운영된다. 그런 교과목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것이 ‘멸치’다. 중·고등학교 과학교사모임인 인천과학사랑교사모임(이하 인과사)는 통합과학에 가장 적합한 실험주제로 멸치를 꼽았다. 학교에서 흔히 쓰는 개구리나 붕어는 해부에 초점이 맞춰져 다른 교과와 연결고리가 빈약한 반면 멸치는 다양한 동물의 장기 모양부터 해양 생태계까지 광범위한 학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안필헌 교사(인천 숭덕여고)는 “멸치는 탄산칼슘이 산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빛의 굴절에 따라 달라지는 수정체는 어떤 모습을 띠는지, 그리고 플랑크톤 등 해양 생물의 먹이사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교재”라고 말했다. 인과사는 이 점에 착안, 지난해 교육과정 개편 때 교육부를 설득하여 멸치해부를 실험 주제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교사들이 직접만든 실험 도구 … 학생들 호기심 자극 올해로 22년째를 맞는 국내 최대 과학교사 모임인 인과사. 실험연수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활동중심수업으로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지난 1994년 출범했다. 그들의 수업은 조금 독특하다. 학교수업은 이론적인 학습보다 실험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와 창의성을 자극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예컨대 액체 질소에 과자를 담갔다가 꺼내 먹으면 코 안에서 하얀 증기가 뿜어 나오는 모습을 연출하는 일명 ‘용가리 수업’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인체 기관인 뇌의 특성을 설명할 때는 석고를 부어 만든 뇌 모형에 부위별로 색을 칠하게 함으로써 현장감 있는 생생한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들이 직접 고안하고 제작한 실험·실습 기구를 수업에 활용하는 것 또한 이 모임의 특징이다. “음식 레시피처럼 정해진 틀에 맞춘 실험으로는 학생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없어요. 실험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한현진 교사(인천 안남고)는 “번거롭고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교사가 조금만 노력하면 창의적 실험으로 높은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베테랑 과학교사이지만 처음 교직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실험 수업이 가장 두려웠다. 교과서대로 실험이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부터 수업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까지 걱정이 마를 날이 없었다. 대학 시절 실험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막상 수업시간이 되면 겁부터 덜컥 났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인과사 실험연수에 참여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어떤 실험 도구를 써야 안전하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알토란같은 수업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 모임이요? 나누고 배우고 연구하는 곳이죠.” 인천 숭덕여고 과학실에서 만난 박현우 교사(인천 해사고)는 “학생들에게 과학수업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다양한 실험 기법을 연구하다가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을 만나면서 인과사를 결성했다”고 소개했다. 처음에는 외국 서적을 뒤적여 가면서 새롭고 흥미 있는 실험에 도전했다. 과학수업에 필요한 교재는 직접 만들어 동료나 후배들에게 나눠줬다. 입소문이 나자 인천, 경기지역에서 과학에 관심 있는 초·중·고 교사들이 몰려왔다. 당시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끝날 때쯤 수업에 필요한 각종 과학교재를 한 보따리씩 가지고 돌아갔다. “해외교육 봉사 때 우리말로 수업해도 다 알아들어요” 인과사는 지난 2007년부터는 여름방학을 이용, 해외 과학캠프를 시작했다. 동티모르를 비롯해 마다가스카르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낙후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외국의 의료봉사, 교육봉사가 큰 도움이 됐듯이 이제 우리도 다른 나라에 교육봉사로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흔한 플라스틱 빨대를 잘라 피리만 불어줘도 신기해하고, 긴 풍선을 묶어 강아지 모양을 만들어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죠.” 한영숙 교사(인천 초은중)는 “나뭇잎에 구멍을 뚫어 광합성 작용을 우리말로 설명해주는데 신기하게도 알아듣더라”면서 “처음엔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가보니 언어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교사들은 “현지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을 학교 수업에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융합교육, 중학교선 가능해도 고교는 어려울 것 [PART VIEW]4월은 과학의 달, 과학교사들은 우리 과학교육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키워드인 융합교육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교사들은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는 중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시도를 해볼 수 있겠지만 고등학교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설되는 고교 ‘통합과학’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김희성 교사(인천 만수고)는 “수능시험 과목으로 채택되면 흔히 말하는 ‘물·화·생·지’ 네 과목 모두를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학업스트레스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학생들이 과학을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해서 흥미를 잃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험실습 여건이 열악한 것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았다. 교사들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과학실험실무사 인원을 줄이는 것은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 한 명이 30여 명 되는 학생들과 실험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 한 일”이라며 “실험 도중 안전사고 발생했을 때 교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실험 수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는 과학자를 만들자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학생들이 과학을 재미있고 실생활에 도움 되는 친근한 과목으로 여기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김석중 교사(인천 만월중)는 “지난 20여 년간 과학교사로 근무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교직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제대로 된 과학수업 한번 해보자는 일념으로 뭉친 인과사 교사들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과학교사가 된 것이 인생에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그들은 올 여름 캄보디아와 베트남 오지 마을로 또 봉사활동을 떠날 예정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언제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시대마다 다르다. 지식이 공짜인 21세기 정보화시대에는 어떤 문제해결방식을 선택하고 있을까? 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의 조건은 무엇일까? 더 이상 ‘많이 아는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지금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주목받고 있다. ‘무엇을 알고 있는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진 세상이다. 결국 지식을 축적하는 것보다 ‘배우는 방법’이 더 중요한 세상에서 요구하는 인재의 조건은 적응성과 유연성을 갖추고 끊임없는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이다. ‘학습과 성장을 돕는 평가’로 패러다임의 전환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했다. 학습의 양보다 학습의 질을 중시하기 위해 교과별로 꼭 배워야 할 핵심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학습내용을 정선·감축하고,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을 개선하도록 한 것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주목할 점이다. 이를 위해 교수·학습 측면에서 ‘협력’ 중심의 수업을, 학습 평가 측면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과 성장을 돕는’ 평가로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학습 결과를 확인’하는 선다형 지필평가에서 학생이 배운 지식·기능·태도 등에 집중하며 ‘학습의 과정과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수행평가를 확대·강화하게 되었다. 수업 과정에서 학생이 성취기준을 제대로 익혔는지 점검하고, 학습상의 강약점 등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짚어 학습을 촉진·강화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 질’을 높여가는 것이 앞으로 평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이다. 과정평가 확대·강화를 위한 기반 마련 2015 개정 교육과정의 2018년 전면 도입에 발맞추어 모든 교과(전문교과 실기과목 제외)의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였던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에 관한 교육부 훈령을 교과학습발달상황의 평가는 수업 활동과 연계하여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구분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수업과 연계한 과정평가 확대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즉, 수업과 연계된 평가란 더 이상 평가가 교수·학습 활동과 분리된 독립적인 활동이 아니라 수업 중에 형성평가 또는 수행평가를 실시하여, 학생이 성취기준을 제대로 익혔는지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 내용에 대해 다시 복습할 수 있도록 수업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평가를 말한다. 특성화고등학교의 경우 전문교과 실기과목에 한해서 수행평가만으로 평가하도록 제한함으로써 도덕, 체육·예술 교과(목) 등 일부 교과(목)들은 지필평가를 반드시 실시해야 했다. 그러나 ‘지필평가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평가인가’에 관해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교과(목)의 특성상 수행평가만으로 본래 교과(목)에서 의도하였던 바를 측정할 수 있다면 시·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 지침 및 학교학업성적관리규정에 의해 수행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평가방법에 유연함을 부여하고, 교과(목) 교육의 본래 목표에 충실히 하고자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평가는 교사의 재량도 자율도, 권력도 아니다. 철저하게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다. 평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가계획을 잘 세우고, 이에 따라 적절한 평가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평가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국가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따라 성취기준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중 보다 타당한 평가방법을 선정해야 한다. 평가도구(문항)을 개발할 때에는 성취기준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성취기준을 타당하게 측정하기 위한 채점기준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평가는 철저히 계획되고 공개된 교육활동인 것이다. 교원의 평가 전문성 신장을 위한 현장 지원 노력 교육활동의 불가결한 구성요소이면서 중요한 교육적 활동인 평가를 계획하고 시행하는 교사들의 평가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초·중·고 교사 대상의 집합연수 및 원격연수를 시행하고, 많은 교원이 학생평가연수를 이수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 매년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심화연수과정을 통해 양성하고 있는 500여 명의 학생평가 핵심교원들이 각 시·도교육청 학생평가현장지원단 또는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단위학교의 학생평가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역시 학생평가연구회 또는 현장지원단을 통해 지역별 연수와 컨설팅을 활성화하고 단위학교의 학생평가 현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지도·관리하고 있다. 또한 학생평가지원포털(http://assess.kice.re.kr) 구축·운영을 통해 약 260여 개 수행평가 평가도구를 학교급별·교과별·단원별·영역별로 제공하고 있으며, 성취평가제를 비롯한 다양한 학생평가에 관한 가이드북, 매뉴얼 등의 자료 및 프로그램을 탑재·제공함으로써 초·중·고등학교 학생평가 전반에 관한 자료들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학생평가지원 콜센터(02-3704-3760) 운영을 통해 학생평가에 관한 궁금증 해소 및 필요한 서비스를 함께 지원하고 있다. [PART VIEW] 수행평가에 대한 학부모들의 긍적적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 현재 수행평가는 학기별·교과별로 수행평가에서 평가할 성취기준과 평가요소, 평가문항별 채점기준 등을 학교알리미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한 수행평가는 반드시 채점기준에 근거하여 교사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수행평가에 관해 제기되는 객관성과 교사들의 주관적 판단·개입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는 공개된 절차와 평가 자료 일체 제시를 통해 불식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 수행평가는 ‘엄마 평가’라는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단위학교의 과제형 수행평가를 지양하도록 시·도교육청의 단위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교육부는 형성평가·수행평가 등 과정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시·도교육청에서는 단위학교에서 충실하게 학생에 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감독해 나갈 계획이다. 단위학교 역시 자율성과 책임감의 무게를 인지하고 교원 모두가 전문성을 더욱 높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평가의 기본전제를 대전제로…. 평가는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신경 쓰이고 부담스러운 활동이다. 학생은 ‘평가 = 시험’이라는 긴장감, 학부모는 ‘평가 = 입시’라는 예민함, 교사는 ‘평가 = 업무’라는 부담감으로 누구에게도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평가는 벼락치기 시험공부가 아니며, 수업 안에서 자연스럽게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수업’과 같은 교육활동이다. 따라서 평가는 입시의 도구도 아니고, 부담스러운 업무여서도 안 된다. 평가와 관련한 공정성, 객관성, 신뢰성이라는 평가의 기본 전제 조건은 평가가 안고 있는 숙제이며, 평가를 계획하고 시행하는 교사들이 맡게 되는 무거운 책임감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은 성적 또는 입시와 관련한 근시안적 관점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학습 및 성장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공정성과 객관성이다. 아울러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평가가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신뢰성을 대전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학생자치활동을 시작할 때 상황은 매우 힘들었다. 동료교사들은 “교과공부도 부족한 아이들에게 자치활동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며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 역시 분노조절이 되지 않아 사소한 갈등조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고,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서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공존하려는 의식이 없어 학생들 간에 점점 골이 깊어지고 있었다. 또한 학교에 대한 애정이나 주인의식이 부족하였고, 전교어린이회 임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학생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교육활동은 무엇인지, 어떻게 준비하고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여러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한 결과, 학생들을 훈육 대상이 아닌 배움과 성장의 주체로 인정하는 학생자치활동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학생자치활동은 전교어린이회를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이름뿐인 전교어린이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생자치활동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여 추진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 격주로 학생자치실에서 전교어린이회 정기회를 개최하여 월별 주제 토론 및 자율적 실천 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학생들은 학교현안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학생 입장에서 찾아보면서 학급·학교 내외에 대한 관심과 주체의식을 높여나갔다.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은 ‘학교장과의 피드백 활동’으로 공식화했으며, 학교신문에 회의 결과를 게재함으로써 전교생은 자신들의 의견이 어떻게 결론지어졌는지, 학교장과의 협의 결과는 어떠했는지 알 수 있었다. ●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1학기 초 전교어린이회 월별 토론 주제는 ‘중간놀이시간에 벌어지는 학생들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였다. 활발한 토론이 이어진 결과 전교 임원이 먼저 나서서 ‘중간놀이시간 자치점검활동팀’을 운영하자는 실천방안이 결정되었다. 전교어린이회는 임원단 외에도 ‘수호천사’라는 친구사랑 동아리를 구성, 갈등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노력 [PART VIEW]‘평화로운 학교 만들기’를 위해 전교어린이회는 자발적으로 안건을 정하고, 학급회의에서 실천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겼다. 매월 다른 주제로 아침 등교시간에 자율 캠페인을 실시하고, 학년 연합체육대회 개최, 따뜻한 심성 함양을 위한 학교 텃밭가꾸기, 바른말 고운말 실천하기 등의 활동이 활발하게 추진되었다. 특히 2학기에 열린 학교축제는 전교어린이회의에서 결정한 ‘사랑의 고리 활동’으로 상급생과 하급생이 일대일 짝이 되어 축제의 시작부터 끝까지 서로 손 잡고 함께 하는 뜻 깊은 행사로 진행됐다. ● 어린이회장단 공약 실천을 위한 활동 자치활동이 학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전교어린회가 내건 공약 실천이 중요했다. 전교어린이회는 실현가능한 방법을 고민하였고, 학년 간 연합체육대회 추진, 도서관 이벤트 확대, 등굣길 공수 인사 실천, 양심우산·양심실내화 제도 운영 등을 서울시교육청 학생자치 활성화 모델 학교 운영에 따른 예산에 반영하여 실행하였다. 학생자치활동은 서로 소통하는 학교문화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교내 학교폭력문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었고, 크고 작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서로 존중하며 협력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하며 학생자치문화를 공유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자율적 참여를 통해 올바른 공동체 문화를 체험하고, 공존의식을 습득하게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민주적 학생자치문화를 발전시켜 합리적 의사결정과 문제해결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실천함으로써 학급·학교 활동에 대한 관심과 주체의식을 높이고, 올바른 학교문화를 만드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학교 특색을 살린 다양한 동아리 키우기 쿠킹 프렌즈 _ 요리 동아리활동인 ‘쿠킹 프렌즈’는 학생들이 스스로 동아리 회원을 모집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학교는 강사를 지원해 주는 역할만 담당하였다. ‘쿠킹 프렌즈’는 꾸준히 선후배를 만들어가며 이제는 유치원 연계 봉사, 복지관 나눔 행사 등 자체적인 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통통통 스포츠클럽 _ 티볼과 플라잉 디스크 등의 아침운동을 하는 5, 6학년으로 구성된 스포츠 동아리이다. 교외 대회를 통해 학교 대표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길러주고, 함께 뭉치는 법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었다. 꿈을 찍는 아이들 _ 학교생활에 더 큰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자 만든 사진 동아리이다. 자존감이 부족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정성껏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고, 친구사랑 포토콘테스트에 사진작가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진을 통해 전교생과 소통하고 있다. 수서 꿈모아 국악오케스트라 - 주 1회 이상 파트별 연습 및 토요관현악 연습을 하면서 실력을 다지고, 매년 학부모와 지역 사회 어르신 초청 연주회를 통해 지역 사회에서 인정받는 동아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월은 엘리엇(Thomas Sterns Eliot)에게만 잔인한 달이 아니다. 적응기를 끝낸 학생들이 온갖 문제행동을 ‘리얼 버라이어티’처럼 펼쳐놓는 4월은 힘들고, 힘들고, 또 힘들다.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는 지각생과 결석생. 원인도 다양하고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혼내는 교사에게 반항적인 행동을 하거나 무시하는 학생들도 있고, 교사의 지적에 비교적 순종적인 학생들도 있다. 이중 교사들을 가장 힘 빠지게 하는 유형은 ‘순종적인 학생’이다. 왜일까? 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금세 뉘우친다. “맞아요. 선생님. 제가 고쳐야죠. 내일부터는 지각(결석) 안할게요. 진짜에요”라며 얼마나 말도 잘하는지, 기특하고 대견하다. 하지만 믿고 기다린 보람도 없이 다음날이면 또 지각이고, 결석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말귀도 잘 알아듣는 것 같고, 조그만 더 힘쓰면 잡힐 것 같아 수차례 손가락 걸며 약속도 하고, 주먹도 불끈 쥐며 잘해보자는 다짐도 한다.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문제행동은 반복된다. 치밀어 오르는 울화 … ‘그래, 그냥 학교만이라도 나와라’ 이런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면 담임교사와 학생과의 신뢰관계는 깨진다. 더 이상 담임교사는 학생의 말을 믿지 못한다. 학생 역시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담임교사의 태도에 상처받고 실망한다. “우리 담임쌤여? 차별대우 완전 쩔어요. 저 같은 아이는 학교에 오건 말건 관심도 없어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나 좋아하지”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담임교사도 억울하고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처음엔 믿고 기다리지만 문제행동이 계속되면 ‘이렇게 하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학생의 요구 조건을 최대한 들어 준다. 타일러도 보고, 유인책으로 달래도 본다. 그래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혼내도 보고, 협박도 해본다. 어떤 담임교사는 지각과 결석이 잦은 학생 버릇을 고쳐보려 아침마다 학생 집에 들러 함께 등교하는 경우도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봤지만 학생의 변화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담임교사들은 맥이 풀린다. 그리고 ‘포기 아닌 포기’를 하게 된다. ‘그래, 그냥 학교만이라도 나와라’하면서. “혼나고 말죠. 뭐” … 오히려 당당한 ‘강적’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자면 담임교사는 졌고, 학생은 승리했다.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그 앞에서만 눈치껏 행동하고, 말만 잘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대안을 제시하면 요리조리 핑계를 대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 대신 “이러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교사에게 이것저것 요구한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저 선생님은 해 주는데, 왜 선생님은 안 해줘요?”, “중학교 때는 됐는데, 왜 여기는 안돼요?”라며 따져 묻는다. 논리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면 “그럼, 학교 관둘래요”라며 오히려 당당하다. 정말 ‘강적’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말과 행동이 달라 담임교사들의 ‘울화’를 치밀어 오르게 하는 강적들의 문제행동 수정 전략을 살펴보자. [PART VIEW] 학습된 ‘잘못’,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몰라서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알면서도 귀찮아서 자꾸 ‘다음’으로 미룬다. 더 결정적인 것은 고치고자 하는 의지가 없거나 약하다. 타고난 천성일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일까? 결론은 후천적 학습이 타고난 천성을 강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후천적 학습방법을 바꾼다면 타고난 천성을 없애지는 못 하지만 변화시킬 수는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학습한 잘못된 행동은 무엇이며, 어떻게 수정해야 할까? 첫 번째는 ‘무원칙’이다. 대부분 이런 학생들은 가정환경이 좋지 않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줄 보호자가 없다. 보호자가 있어도 잘못된 양육태도로 원칙이 무너졌거나 옳고 그름의 판단능력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옳고 그름’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유리하고 불리한 것’이 원칙이 되어 버린다. 상황에 따라 원칙이 바뀌고, 자기중심적으로 형성한 원칙을 타인이 이해해 주고 따라 주기를 원한다. 따라서 교사는 ‘옳고 그름’의 원칙을 학생에게 가르쳐야 한다. 가끔 학생의 가정형편 등이 너무 안쓰러운 나머지 ‘딱 한번만 봐주는 거야’라며 교사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무원칙한 동정심은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시키고, 내가 하는 행동이 옳다는 잘못된 생각을 학습시킨다. 교사는 학생의 안쓰러운 상황과 문제행동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야한다. 학생이 처한 상황은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공감해주고 다독거려주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행동이 수정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얼렁뚱땅’ 이다. 이 순간만 모면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황을 가장 빨리 끝내기위해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먼저 해버리는 것이다. 또한 한두 번만 잘 넘어가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역시 일관되지 못한 보호자의 양육태도에 기인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의 행동이 수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신경 써야 할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담임선생님은 끝까지 간다’는 인식을 학급 전체학생에게 심어주기 때문에 파급효과는 크다. 문제학생의 행동수정은 물론 다른 학생들의 생활도 정돈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로 차근차근 목표를 잡아야 한다. 처음부터 목표를 높게 잡으면 도중에 흐지부지되기 쉽다. 결석을 밥 먹듯이 하는 학생의 경우 행동수정전략 첫 단계는 ‘늦더라도 반드시 학교에 온다’이다. 어느 정도 습관화가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특정 요일(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 있는 날, 일찍 잘 수 있는 날 등)에는 지각하지 않기, 4교시 이전에 와서 친구들과 함께 급식 먹기 등 상황에 따라서 단계별 목표를 설정한다. 이때 목표는 학생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낮은 것으로 설정한다. 최종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중간 중간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어.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지는 말자’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세 번째는 ‘배 째라’이다. 제 멋대로 학교를 들락날락하고, 학교 규칙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아이들은 다니기 싫은 학교를 나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학교에서는 자신에게 편의를 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행동을 수정해주기 위해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편의를 봐줬던 교사의 ‘선의’가 오히려 그들에게는 ‘독’이 되어 버린 셈이다. 담임교사가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해도 온갖 핑계를 대면서 ‘못 한다’고 버틴다. 대신 담임교사와 협상을 시작한다. ‘이렇게 해주면 한 번 생각해볼게요’라며. 한 번 요구를 들어 주기 시작하면 문제행동은 수정은 되지 않은 채, 요구의 강도만 점점 높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본인이 문제행동을 수정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정확히 짚어줘야 한다. 본교 학생과 상담한 예를 들어보자. 이 학생은 2학년 2학기 초반, 결석일수가 60일이 다돼갈 무렵 만난 학생이다. 넉 달 동안 딱 3번 결석해서 수업일수 하루를 남기고 3학년으로 진급했다.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했던 이 학생은 현재 결석은 물론 지각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취업을 위해 열심히 자격증 공부도 하고 있다. 학생 : 아침에 깨워줄 사람이 없으니까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요. 교사 : 알람을 맞춰놓으면 되잖아? 학생 : 끄고 또 자니까요. 교사 : 그럼 알람을 하나말고 몇 개 맞춰놔. 학생 : 다 끄죠. 또 자고. 교사 : 그럼 알람을 화장실 앞까지 띄엄띄엄 놓는 건 어때? 그럼 일어날 수밖에 없을걸. 학생 : 그게 뭐에요. 돈 없어요. 늦게 자니까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요. 교사 : 그럼 좀 일찍 자봐. 학생 : 밤에는 잠이 안 와요. 친구들이랑 놀기도 해야 하고. 교사 : 그럼 할 수 없네. 계속 지각하고, 결석하고, 그래서 혼나고…. 그러는 수밖에. 학생 : 에이. 싫어요. 혼나는 거. 짜증나잖아요. 교사 : 혼나는 것도 싫고 노력하는 것도 싫고. 그럼 뭐 어쩌라고. 학생 : 중학교 때는 지각체크도 잘 안했고, 결석 한 것도 학기말에 다 지워줬는데…. 이 학교는 너무 빡빡해요.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샘이 우리 담임샘한테 잘 좀 말해주면 안 돼요? 교사 : 내가 왜? 난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학생 : 그럼 저 학교 안 다닐래요. 학교 다니기 싫은데 억지로 다니고 있는 거라고요. 엄마만 아니면 안다닌다고요. 교사 : 알아. 그래서 기특하게 생각해. 그런 상황에서 ‘퐁당퐁당’이라도 학교 다니는 거. 엄마 생각하는 마음도 예쁘고. 그러니까 샘이 ○○이 학교 졸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지. 학생 : 그러니까 샘이 좀 말해줘요. 담임샘은 내 말은 안 듣는다니까요. 교사 : 결석한 걸 안했다고, 거짓으로 문서를 조작하게 하는 게 널 도와주는 거야? 진짜 그렇게 생각해? 난 싫어. 학생 : 학교 다니는 거 힘들어요. 귀찮고. 이번 한번 만요. 그럼 진짜 잘 다닐 수 있어요. 교사 : 당연히 귀찮지. 힘들고. ○○아, 편한 게 다 좋은 거야? 의사는 엄청 힘들게 일하지만 사회적으로 부러움을 사잖아. 노숙자는 아무 일도 안하고 편하지만 우리는 닮고 싶어 하지 않고. 자기가 노력한 만큼 가져가는 거야.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니? 학생 : 아, 짜증나. 교사 : 하기 싫으면 핑계가 생각나고, 하고 싶으면 방법이 생각나는 법이야. 선생님이 말한 방법은 네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야. 네가 하기 싫어서 안할뿐이지. 샘이 도와줄게. ○○이가 할 수 있는 걸 좀 말해볼래? 학생 : 아, 짜증나. 교사 : 그래도 학교 그만둔다는 말은 안하네. 이뻐라. 학생 : 일요일에는 친구들이랑 좀 일찍 헤어질게요. 대신 금요일 토요일은 밤새 놀꺼에요. 교사 : 정말? 좋은 방법이다. 일요일에 좀 일찍 들어가면 주중에 학교 다니기도 한결 편하겠다. 그치? 학생 : 아, 자신 없는데. 교사 : 해보자. 할 수 있어. 샘이 도와줄게. 아이들도 충분히 알고 있다. 이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것을. 하지만 습관처럼 되어버린 행동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고칠 의지가 없을 뿐이다.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할 수 있는데 안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자. 네가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자. 한두 번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네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으니까, 습관이 돼서 그러는 거라고,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보자고 격려해주자. 서운할지 모르지만 너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과 너의 행동을 고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을,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결코 도와주는 것이 아님을 설명하자. 그리고 단기간에 수정될 것이라 기대하지 말자. 몸에 밴 습관은 금세 변하지 않는다. 사람이 하나의 행동을 기억하는데 100일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 적어도 일 년 숙제라고 생각하며 관리하고 지켜봐주자. 서서히 변하고 있는 모습을 칭찬하고 스스로 변화하려고 하는 용기에 박수쳐주자. 아이는 학년이 바뀌면서 몰라보게 변해있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사람을 다루는 교육과 물질을 다루는 일반행정은 서로 다르며, 이로 인해 교육에는 전문성이 요구되고, 정치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한 것은 고려시대였다. 고려사에 자주 등장하는 ‘학관(學官)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각 지방의 수령이었던 목사나 현령 등과는 별도로 ‘학관’이 임명되어 지역 교육을 담당하였다. 수령들은 자기들의 권한 밖에 존재하는 교육 권력의 상징인 ‘학관’을 불편하게 여겼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학관 폐지 상소를 올렸고, 이를 둘러싸고 군왕과 관리들 사이에 논쟁이 이어졌다. 이 논쟁에서 늘 학관 제도 존속 편에 섰던 것은 군왕이었다. ‘교육은 나라 존속의 근간으로서 특별하므로 일반 관리들의 권한 아래 놓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논리였다. 일반행정 영역에 속하는 모든 업무는 시대적 상황이나 재정적 여건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지만 교육은 변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 중심’ 논리 앞에 관료들은 주장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교육에 대한 이런 오랜 소신은 이후 조선시대 전 기간을 통해 스승에 대한 존경심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근대 교육 속에서 발견되는 교사들의 특별한 소명의식에도 전승되었다. 이처럼 근대 교육의 핵심 이념인 교육자치는 외견상 서구적 제도를 따르고 있을지 몰라도 정신이나 뿌리까지 남의 것은 아니었다. 교육법의 ‘2대 승리’, 관리의 민주주의화와 교육자치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반행정으로부터 교육행정을 분리, 독립시키는 제도를 교육자치제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근대 교육자치제가 도입된 것은 언제일까? 법적으로는 1948년 8월 12일 미군정의 정부 이양 직전에 공포된 ‘교육구 설치에 관한 법령’이 그 출발점이었고, 1949년 12월에 공포된 교육법에 교육자치제가 반영되었다. 미군정 하에서 교육부장을 지냈던 오천석은 교육법의 ‘2대 승리’로 교육 관리의 민주주의화와 교육자치제 채택을 들었다. 과거에는 일반 국민이 자녀를 교육하는 일에 관해 아무런 발언권도 없었고, 중앙 정부의 명령에 따라 맹종적(盲從的)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온다’고 뚜렷이 선언되고, 교육법도 이 정신에 보조를 맞춰 자치제의 핵심인 교육구 제정과 교육위원회의 창설을 규정하였다(오천석, 새교육법을 비판함, 제3권 제1·2호, 1950년 1·2월호). 전쟁 발발로 시행이 지연되었던 교육자치제는 전쟁 중이던 1952년 5월, 군 단위에 교육위원회가 설치됨으로써 비로소 시행되었다. 전후 복구가 미진하였던 서울특별시는 교육자치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위원 선출이 간접 선거였다는 등 많은 한계는 있었지만 국회의원 윤택중의 표현대로 ‘민주교육의 첫걸음’이었다(윤택중, 교육구 설치와 교육위원회에 대한 소고, 1952년 봄호, 제4권 1호). 새교육은 아래와 같은 사고를 통해 교육자치제의 성공적 정착을 통해 ‘교육독립의 성업을 완수하자’고 호소하였다(새교육, 제4권 1호). 교육독립의 획기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교육구와 교육위원회가 실현되었다. 위원은 시·읍·면 의원 중에서 선거되는 것이요, 교육감은 교육공무원 중에서 선택되는 것이므로 적재적소로 교육자나 교육에 이해가 깊고 고매한 식견과 강력한 실행력이 있는 분이 나와서 이 제도를 잘 운용하여 교육독립의 성업을 완수하여야 되겠으니 전 교육자와 각급 교육회는 교육사활을 결정하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지방선거에 유위유능(有爲有能)한 인재를 선거하도록 만전의 계획을 수립하여 최선진미(最善盡美)의 활동을 전개하시기를 거듭 강조합니다. 회보 발간 등으로 대한교육연합회(이하 대한교련)는 계몽에 전력을 기울였다. 각 시·도에 강사를 파견하여 홍보에 최선을 다한 결과 90% 이상 대한교련이 기대하던 교육위원과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물론 극소수이지만 교육에 전문적인 소양과 이해 없이 일종의 감투로 생각하고 덤벼든 경우도 있어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주기용, 교육감 자격에 대한 일고, 제4권 2호, 1952년). 6월 5일에 치러진 간접 선거에 따라 교육감이 8월 8일과 11일에 발령되었다. 대부분 교육 경력이 풍부한 교장이나 장학사 출신이었다. [PART VIEW] 끝없이 시도된 ‘교육구와 교육위원회 폐지’ 논의 그러나 교육자치제는 출범하자마자 비판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1952년에 출범한 이후 1950년대 전 기간에 걸쳐 무려 3차례의 공식적 폐지 시도와 6차례의 비공식적 폐지 운동이 벌어졌다. 1953년 1월 지방 장관 회의에 각 도지사와 서울특별시장 연명으로 지방기구 간소화를 대통령과 각부장관에 건의하면서 교육구와 교육위원회 폐지를 건의한 것이 첫 시도였다. 5월 20일에는 전라북도 지방자치 1주년 기념대회에서 교육구와 위원회 폐지를 포함한 지방행정기구 개혁에 관한 건의를 채택하여 대통령에게 제출하였고, 6월에는 내무부에서 지방기구 축소안을 작성하여 대통령에게 제출하였다. 법적 개정절차 지시가 국무총리에게 전달되었으나 교육계를 중심으로 한 격렬한 반대 여론에 밀려 1953년 9월 18일 국무회의에서 교육자치제를 계속 존속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이후에도 교육자치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었다. 1955년 지방자치법 개정혁신안을 통한 교육감제 폐지가 시도되었고, 같은 해 8월 대통령의 긴급재정조치령 공포에 순응한다는 의미에서 교육자치제 폐지를 담은 혁신안이 국무회의에 부의 되었으나 정?부통령 선거에 주는 부정적 영향을 의식한 자유당에 의해 추진이 보류되었다. 1956년 7월 10일에 있었던 전국 지방 장관 회의에 참석한 각 도지사 전원이 지방기구 간소화를 건의하면서 교육자치제 폐지를 다시 거론하기도 하였다. 끝없는 도전이었다. 교육자치제 폐지를 주도하였던 것은 주로 내무부 계통의 관료들과 일부 정치인들이었다. 교육행정의 분리로 인한 행정 낭비, 인력 낭비. 재정 낭비를 축소하자는 것이 표면적이고 공식적인 이유였지만 숨은 의도는 권력 통합을 지향하던 대통령과 집권 세력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정치적 욕심이었다. ‘교육의 자주성’ 수호 투쟁과 함께한 새교육 교육자치제 폐지를 향한 집요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교육자치제는 유지되었다. 1956년에는 드디어 서울특별시에 교육청이 설치되고 교육감이 선임됨으로써 한층 교육의 자주성이 강화되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 그럼으로써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교육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하게 한 일등공신은 바로 6만 교사의 대표 기관이었던 대한교련이었다. 1950년대에 간행된 새교육 70여 호를 관통하는 정신은 교육자치제의 수호를 통한 민주주의 교육의 완성이었다. 새교육을 통해서 바라본 1950년대는 ‘교육의 자주성’ 수호를 위한 투쟁의 시기였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버금가는 교육운동의 전성기였다. 운동이 지향한 사상이나 방식, 대응은 1950년대의 그것이 더욱 교육적이었다. 1953년 11월호(5권 4호)에 발표한 대한교련의 성명서 ‘우리는 왜 교육구청 폐지를 반대하나’에서는 다음과 같이 결연하게 선언하였다. 현행 교육법 및 교육법시행령에 의한 교육행정기관인 교육청 또는 교육구청의 폐지를 절대 반대한다. 민병대의 훈련 문맹퇴치사업을 포함한 광범하고 강력한 국민교육의 비약적 발전과 교육의 자주성을 확보, 육성하기 위하여 현행 교육자치제도의 철저한 추진을 지지한다. 같은 호에서 주기용(대한교련 사무국장)은 “일제하에서도 반 자치화한 이 제도를, 미국 사절단이 ‘한국에 있어서 유일한 희망이요, 괄목하여 기대할 만한 것으로 지목한 제도’를 폐지하고 관료 지배 아래 두어 교육을 유린하고 제2차 부속물처럼 취급하자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하였다. “교육행정을 정당색이 농후한 내무부 계통의 군수 산하에 편입하여 선생끼리 2파, 3파로 나뉘어 반목 투쟁하게 하면 이 난장판에서 교육적 감화와 인격의 도야를 기대할 수 있는가?”라고 자문하며 교육자치제 폐지 주장을 천박한 주장으로 치부하였다. 이는 교육자치제는 민주국가 발전을 위한 교육행정의 황금률이라는 신념에 기초하고 있었다. 교육자치제를 지키기 위한 새교육의 활동 교육자치제를 지키기 위한 대한교련의 주장과 활동은 5·16으로 교육자치제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1961년까지 이어졌다. 우리나라 교육자치제의 정신, 특성,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글로는 주기용의 ‘몇 가지 제언’(1954년 3월, 제6권 제1호), 왕학수(고려대 교수)의 ‘교육자치제에 대하여’(1955년 11월, 7권 9호), 주기용의 ‘교육자치제와 민족의 장래’(같은 호), 이창석 국무원 사무국 전례과장의 ‘교육청은 폐지될 것인가?’(같은 호), 오천석(이화여대 대학원장)의 ‘교육자치제의 이론’(1956년 8월, 8권 8호), 배성룡(평론가)의 ‘교육청 폐지론에 반대함’(같은 호), 박운대(한국일보 논설위원)의 ‘교육구 폐지론을 배척한다’(같은 호), 최용근(민의원 의원)의 ‘교육청 폐지를 반대함’(같은 호), 주기용(오산고등학교장)의 ‘교육자치의 육성 강화를 강조함’(같은 호), 손영경(문교부 의무교육과장)의 ‘교육구청 폐지를 반대함’ 김영훈(서울특별시 초대교육감)의 ‘서울특별시 교육청 발족에 제하여’(1957년 1월, 9권 1호), 오천석의 ‘정유년 교육계의 전망-새 결심과 과감한 실천이 요청된다’(같은 호), 오강인(부산시교육감)의 ‘교육자치제의 제문제-현행법과 개정할 점’(1957년 12월, 9권 12호), 이항녕(고려대학교 교수)의 ‘교육자치제의 완성을 위한 법의 개정’(1959년 8월, 10권 8호) 등이 있다. 해방 직후 한국 교육계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문제의 하나가 바로 학원의 자주성이었으며(이병규 경기도 학무국장, 제2호, 1948년 9월호), 이 정신은 1950년대 교육자치제 수호 투쟁으로 이어졌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출범한 새교육의 입장에서 교육자치제는 그것이 지닌 가치와 비용에 대한 ‘시험이 끝난 불변의 진리’(주기용)였으며, 이를 폐지하고자 하는 시도는 ‘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이려고 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망동’(이창석)이었다. 5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자치제는 다시 시험을 앞두고 있다. 1950년대에 새교육을 통해 전개된 논쟁은 우리가 지켜야 할 교육자치제의 정신과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교육자치제의 정신의 무엇인지를 판단하는데 매우 명료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의 중립성, 교육행정의 전문성, 교육의 현장성은 강화해야 할 정신이며, 교육의 당파성은 배제해야 마땅할 정신이다. 어떤 경우에도 교각살우에는 이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역사수업은 대부분 학습자의 역사적 흥미 증진과 사고력 신장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내용 전달을 위한 주입식 교육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용어와 방대한 내용으로 인해 ‘수업의 무게’가 버겁기 때문이다. ‘역사적 내용 전달’에 치중할 경우, 학습자의 사고와 흥미를 감안하지 않는 수업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활동 중심 수업’으로 진행할 경우, 단순한 활동의 나열식 수행에 그쳐 의미 없는 활동에 머물 수 있다. 따라서 내용 중심 수업과 활동 중심 수업의 각 장점을 결합할 수 있는 교수·학습자료 개발과 그에 따른 수업 모델 개발이 요청된다. ‘내러티브’와 ‘역사 탐구’ 중심의 수업 모델 역사적 내용을 ‘이해’하면서도 ‘역사 탐구’가 조화롭게 구현되는 수업을 위해 맥락에 대한 두터운 설명과 역사적 사고력, 흥미를 북돋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였다. 역사적 사실의 단순 나열을 지양하고 주제별 중요 사건, 인물, 맥락 등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수업을 실시하였다. ‘내러티브’를 통해 역사적 내용의 이해를 돕고, ‘역사 탐구 활동’으로 사고력을 키우는 ‘내러티브’와 ‘역사 탐구’ 중심의 역사수업 모델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수업 모델의 핵심 요소는 ‘내러티브’와 ‘역사 탐구’이다. 두 구성 요소 모두를 수업할 수도 있고, 한 가지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수업할 수도 있다. ‘역사적 사실 중점 수업’을 토대로 한 내러티브 수업, ‘역사적 탐구 활동 중점 수업’을 토대로 한 역사 탐구 수업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역사 내용이 모두 수업에 활용되기보다 교사와 학생의 관점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수업 모델이 필요했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의 관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적 활용 및 수업 진행을 할 수 있는 내러티브 역사 탐구 수업 모델을 구안하였다. 예를 들어, 역사적 사실과 흐름을 중시하는 교사는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수업을 하고, 역사 탐구 활동을 생략하거나 역사 탐구 활동 1~3안 중 한두 가지를 선택하여 수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역사 탐구를 중시하는 교사는 내러티브 수업 과정을 역사 탐구를 위한 보조적 수업 과정으로 활용하고, 이후 역사 탐구에 집중된 수업을 실천할 수도 있다. 물론 역사 탐구 활동 ‘1~3’도 모두 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의 판단에 따라 선택하여 보다 집중적인 탐구 활동을 할 수도 있다. [PART VIEW] 선택과 집중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계기 마련 이 수업 모델 개발의 지향점은 사실 암기보다는 다양한 탐구 활동을 통한 역사적 맥락 이해, 역사적 사고력, 역사적 흥미, 자기주도성을 중시하는 초등사회과 역사수업이다. 교사가 모든 내용을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학생들은 선택과 집중으로 스스로 학습할 계기를 마련하고, 교사들은 이러한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수업 모델을 구안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러티브 역사 탐구 수업 모델의 주요 학습 단계는 크게 내러티브와 역사 탐구의 영역이다. 역사적 내러티브 요소는 텍스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관한 사료, 영상, 그림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제시될 수 있다. 또한 추체험 활동이나 문화재 학습, 토의·토론 학습, 디베이트, 액션러닝,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수업 방법을 역사 탐구의 주된 활동으로 제시할 수 있다. 초등사회과 역사 수업에서 역사적 맥락 이해와 역사 탐구 활동이 조화를 이룬 수업 모델의 개발은 교사와 학생의 수업 개선에 기여함과 동시에 좋은 초등사회과 역사수업에 관한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α=2n+0.3+0.4(n=-∞,0,1,2, ...) 이것은 행성들이 태양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서 규칙적으로 분포한다는 티티우스-보데의 법칙(Titius-Bode law)이다. 수학 이야기를 하면서 왜 갑자기 이상한 식과 어려운 천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일까? 티티우스-보데 법칙은 경험적인 것으로부터 일반화된 법칙의 대표적인 예이다. 즉, 구체적인 여러 개의 예로부터 일반적인 것을 추측하는 귀납적 추론 방법이다. 수학교육에서의 귀납적 추론 방법은 수표, 수열, 대응표, 무늬의 배열 등에서 규칙성을 발견하여 일반화하고 이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타당성에 대한 근거 제시는 엄밀하게 말하면 수학적 증명을 의미하지만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적절한 설명’이 이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귀납적 추론 방법으로 배우는 수의 규칙성 수학교육에서 귀납적 추론 방법은 초등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수의 규칙성’을 귀납적 추론 방법으로 가르쳐 보자. 영재수업을 바탕으로 한 이 수업모형은 일반수업과는 수업 내용이 다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귀납적 추론 방법으로 수의 규칙성을 가르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3차시 수업을 정리하였다. 수업모형은 인지적갈등모형을 사용하였다. 비텐베르크대학의 수학 교수 티티우스(J.D.Titius)가 1766년에 발견하고, 베를린 천문대장 보데(Johann Elert Bode)에 의하여 1772년에 공표되었다. 발표 당시 세레스와 천왕성, 명왕성 등의 존재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또한 이론적으로 유도된 것이 아니라 경험적으로 얻어진 이 법칙에 대해서 어디까지 들어맞을 것인지 의심되었다. 1781년에 새로운 행성인 천왕성을 발견했을 때, 그 평균 거리는 실제로 보데의 법칙의 제6번 행성과 일치하였고, 제3번 행성을 수색하여 소행성대를 발견하게 되었다. [PART VIEW] ≫ 인지적갈등모형이란? 인지 갈등을 유발하여 학습동기를 부여한 후, 학생과 교사가 함께 그 갈등을 풀어나가면서 귀납적 추론, 창의력(유창성), 비판적 사고력 등 수학적 능력을 길러주는 수업모형이다. 언더힐(Underhill)은 인지적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인지적 갈등을 야기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수업 방법으로 인지적갈등모형을 제시하였다. 이때 ‘갈등’은 인지적인 의미에서 일반적으로 우리들의 기대에 맞지 않고, 따라서 우리가 의도하고자 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하는 경험의 요소이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이 바로 인지적 구조를 보존, 포기 또는 수정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갈등 요인을 교수·학습의 출발요소로 도입한 인지적갈등모형은 학생들을 토론에 참여시키고, 또 자신의 오류를 반성하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정된 새로운 개념과 방법이 필요함을 스스로 의식하게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볼 때 갈등수업방법에는 이른바 ‘파괴적’인 단계가 존재한다. 이 단계에서는 새로운 개념과 방법이 도입되기 이전의 아이디어들이 불충분하고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언더힐은 이러한 인지적 갈등 장면을 교사의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학생의 입장에서는 유의미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대면하게 해주는 모델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베텐코트 인지적인 의미에서 일반적으로 우리의 기대에 맞지 않아 우리가 의도하고자 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하는 경험의 요소 언더힐 의도적인 인지적 갈등을 일으키기 위한 수업 방법 제안 ① 직관의 단계 : 오개념을 드러내는 과제를 수행하는 단계 ② 갈등의 단계 : 단계와 같은 과제를 수행하되 교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공 ③ 해결의 단계 : 단계와 단계의 상이점을 논의하는 단계 ④ 강화의 단계 : 단계 방법의 연습 ≫ 수업내용 살펴보기 교 사 : 알고 있는 수의 규칙에 대해서 생각나는 게 무엇이 있는지 말해 볼까요? 학생 A : 일정한 수만큼 커지는 규칙이 있어요. 작아질 수도 있고요. 학생 B : 일정한 배만큼 커지는 규칙도 있어요. 교 사 : 여러분들이 이미 생활에서 알고 있는 규칙이 많이 있네요. 그런데 규칙이 단순하지만은 않아요. 여러 가지 규칙이 동시에 적용될 수도 있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요. 학생 C : 선생님, 맞아요. 어떤 규칙은 도대체 찾을 수가 없기도 해요. 교 사 : 자, 그럼 규칙과 관련된 문제를 하나 볼까요? 1, 2, 3, 4, □, …. 다음과 같이 수를 늘어놓았을 때 □ 안에 알맞은 수는 얼마일까요? 학생 A : 5입니다. 학생 B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정답은 5입니다. 교 사 : 참, 선생님이 문제에서 빠뜨린 게 있네. □안에 알맞은 수를 모두 구하는 거예요. 학생들 : 답이 한 개인데요. 교 사 : 그럴까요? 학생 C : 3도 있어요. 교 사 : 어떻게 3이 답이 되나요? 학생 C : 규칙이 1, 2, 3, 4, 3, 2, 1, … 로 생각한다면 3도 답이 됩니다. 교 사 : 아, 그렇군요. 대단한데…. 학생 A : 선생님, 그런 규칙이 어디 있어요? 교 사 : 규칙이란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며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에 규칙이 된답니다. 학생 A : 음…. 1, 2, 3, 4, 4, 3, 2, 1, … 로 생각한다면 4도 되겠는데요. 교 사 : A도 멋진 규칙을 만들었네요. 그럼 지금부터 A와 C처럼 자기만의 규칙을 만들어 보세요. 교 사 : 여러분이 알고 있는 재미있는 수의 규칙을 말해 볼까요? 학생 A : 삼각수, 사각수가 있어요. 학생 C : 피보나치 수열도 있어요. 교 사 : 1, 1, 2, 3, 5, 8, 13, …. 뭐 이런 수들도 규칙이 있나요? 학생 A : 규칙이 없는 것 같은데요. 교 사 : C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학생 C : 시작은 1이고, 그다음도 1이에요. 그다음부터는 전의 두 수를 더해서 다음 수를 써 나갑니다. 1과 2를 더해서 3이 되고, 2와 3을 더해서 5가 되는 거지요. 교 사 : 다른 학생들도 이해했나요?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재미있는 규칙이 있네요. 학생 A : 1 다음 1이 오는 것이 억지 같은데요. 좀 더 좋은 설명은 없나요? 교 사 : 네. 좋은 질문입니다. 피보나치가 처음 수열을 소개할 때 산반서(Liber abaci)라는 책에서 수열을 설명한 내용이 있어요. 교 사 : 수열의 규칙에 대한 설명이 되었나요? 하지만 이 설명에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나요? 학생 B : 암수 토끼 한 쌍이 매월 암수 한 쌍을 낳아야 합니다. 학생 C : 토끼는 죽지 않아야 합니다. 교 사 : 그래서 후대의 수학자가 피보나치 수열을 다음과 같이 고쳐 보았습니다. 꿀벌의 생태를 같이 알아볼게요. 다음 설명을 잘 듣고 여러분들이 피보나치 수열을 억지스럽지 않게 설명해 보세요. 학생 A : 이렇게 되는 거군요. 교 사 : 신기하게도 피보나치 수열이 잘 설명되었지요. 그런데 피보나치 수열이 왜 널리 알려졌을까요? 심지어 피보나치 학회가 있고 회원들이 수열에 나오는 수가 적용되는 사례를 매년 발표도 한다고 하네요. 학생 C : 피보나치 수열에 있는 수들이 자연 속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 사 : 네. 맞아요. 자연 속에 숨어있는 피보나치 수를 찾아볼까요? 교 사 : 피보나치 수는 여러 가지 식물들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황금나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답니다. 교 사 : 이 모양은 앵무조개에서도 볼 수 있어요. 학생 C : 너무 신기해요. 교 사 : 신기하면 하나 더 보여줄게요. 다빈치 코드에서도 암호로 피보나치 수를 사용하고 있어요. 학생 A : 피보나치 수가 왜 유명한지 이제 알겠어요. 저도 한번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선생님 또 재미있는 수열은 없나요? 더 알고 싶어요. 교 사 : 그럼, 피보나치 수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파스칼 삼각형을 알아볼까요? 파스칼 삼각형은 다음과 같은 규칙으로 만듭니다. 나머지 부분은 여러분이 완성해 보세요. 교 사 : 규칙을 품은 파스칼 삼각형에 대해 더 궁금한 건 참고자료를 살펴보세요. 그럼 지금부터 파스칼 삼각형의 매력 속으로 빠져볼까요? 파스칼 삼각형이 유명한 이유는 삼각형이 품고 있는 규칙 때문이에요. 어떤 규칙들이 있는지 여러분들이 찾아볼까요? 학생들 : 좌우대칭입니다. 교 사 : 자, 이렇게 더한 값은 바로 아래에 있네요. 학생들 : 삼각수, 2를 두 번 곱한 수, 11를 두 번 곱한 수 등이 있어요. (학생들이 찾지 못한 규칙들은 교사 주도하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생들 : 피보나치 수도 있어요. 교 사 : 잘했어요. 지금부터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진 수 삼각형을 만들어 보고, 그 수열이 품은 규칙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