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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몇 달 전 자신이 공무원 연금 수급자라고 소개하면서 펀드에 가입하고 싶다며 펀드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전화 한 통이 재단에 걸려왔다. 그 당시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건이 크게 불거진 상황이라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에 소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건 사람은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재단은 개별 상품을 추천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꼭 가입을 원한다면 가족들과 상의한 다음 주변 은행이나 증권사에 방문해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그다음 날에도 같은 내용의 전화가 재단에 걸려왔고 펀드 추천을 요청했다. 그분이 어떤 계기로 펀드 투자에 이토록 큰 관심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갑자기 평소 본인이 잘 모르는 금융상품에 섣불리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공모펀드, 사모펀드, ELS, DLF 등 일반투자자들이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 종류는 상당히 많다. 그렇지만 어떤 상품들이 자신에게 적절한 상품인지 알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저금리 시대에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싶은 마음에 금융상품에 대한 공부를 하는 투자자들은 있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투자자보호제도까지 알아보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금융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이외에도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투자자보호제도에 대해 미리 충분히 알아둔다면 불완전판매 피해를 예방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불완전판매 예방의 첫걸음 지난해 크게 불거진 우리은행·하나은행 파생결합펀드(Derivatives Linked Fund, DLF) 불완전판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완전판매’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했다. 불완전판매란 금융회사가 투자자나 금융상품에 대해 제대로 알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행위, 금융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행위 등을 의미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를 각각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2008년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 이후 2011년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사태, 2013년 동양증권 기업어음·회사채 사태 그리고 지난해 발생한 DLF 불완전판매 사태까지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발생한 DLF 불완전판매 사태의 경우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배상비율을 최대 80%까지 결정한 바 있다. 과거 우리파워인컴펀드, 저축은행 후순위채 등의 사례에서 20~50% 정도의 배상비율을 인정한 것에 비하면 금융회사에게 투자자 보호에 대한 책임을 더 엄격히 물었다고 볼 수 있으나 투자자도 본인의 투자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즉, 투자에는 ‘자기책임의 원칙’이 존재하는데, 원금보장이 되는 예·적금 상품과는 달리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에 가입할 때는 투자자들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투자자보호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나라의 투자자보호제도는 크게 사전적 보호제도와 사후적 보호제도로 구분된다.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사전적 보호제도는 투자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피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이며, 분쟁조정제도, 소송제도 등 사후적 보호제도는 불완전판매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이다. 사전적 보호제도와 사후적 보호제도는 모두 중요한 제도다. 다만,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따진다면 처음부터 불완전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 보호제도를 확실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적합성 원칙=‘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는 금융회사가 투자자에게 투자권유를 하기 전에 투자자들의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위험성향 등의 정보를 파악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투자상품은 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즉, 금융회사는 ‘투자자정보 확인서’를 통해 투자자의 연령, 투자 가능 기간,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수준, 수입원, 감내할 수 있는 손실 수준 등을 파악하고 위험선호도 조사를 통해 투자자의 투자목표와 투자성향을 파악한 후 투자자 유형(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수익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등)을 분류해서 투자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야 한다. 이를 ‘적합성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만약 안정형 투자자로 분류되었다면, 주식형 펀드 등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상품을 추천할 수 없다. 안정형 투자자로 분류되었음에도 투자자가 고위험 상품에 투자를 원하는 경우 자필서명을 받고 가입할 수 있으나 원금손실 발생 시 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이번 불완전판매로 크게 문제가 된 DLF 상품은 적합성 원칙이 배제되는 사모펀드로 판매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여부를 따지는 과정조차 없었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충분한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보호 장치가 공모펀드에 비해 느슨하다. 이러한 차이점을 금융회사가 설명해 주지는 않으므로 투자자 스스로 챙길 필요가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실시한 ‘구조화상품 투자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ELS, ELF, DLS, DLF 등 구조화상품 가입 과정에서 금융회사 판매직원의 권유로 자신의 투자성향과 맞지 않는 상품에 가입하는 등 DLF 불완전판매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투자자성향 진단을 받은 투자자 중 약 3분의 1이 자신의 투자성향 결과와 관계없는 상품을 권유받거나 권유하려는 상품에 맞도록 투자성향 결과가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만약 판매직원이 투자성향과 관계없는 상품을 권유하거나 본인의 투자성향 결과를 바꾸었다면 투자자보호 제도를 잘 지키지 않은 회사이므로 그 회사에서 금융투자상품을 가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설명의무=‘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는 금융회사가 투자권유를 하는 경우 금융투자상품의 내용, 투자에 따르는 위험 등을 설명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2018년 실시한 ‘펀드 투자자 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가입한 펀드를 기준으로 74.6%가 상담시간이 ‘30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판매직원의 설명에 대해서 ‘이해하기 쉬웠다’는 응답비율은 63.1%로 약 40%가 판매직원의 설명을 어렵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판매직원의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펀드에 대한 나의 기초지식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42.1%, ‘판매직원의 설명이 복잡하고 전문용어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라는 응답이 37.4%로 나타났다.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이 3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판매직원의 설명을 모두 이해하기란 어렵다. 판매직원은 쉬운 용어로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야 하지만 투자자가 바쁜 일정 때문에 긴 상담은 원치 않거나 금융회사 직원의 업무 부담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많다. 따라서 금융투자상품에 가입을 할 예정이라면 바쁜 스케쥴이 있는 날보다는 여유 있게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날 금융회사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또한 판매직원이 권유한 상품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당일에 가입을 자제하고 충분히 상품에 대해 이해한 다음에 가입을 해야 불완전판매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정성 원칙과 부당권유 금지=투자자보호 장치들은 앞서 설명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이외에 ‘적정성 원칙’, ‘부당권유 금지’ 등이 있다. 적정성 원칙은 투자자가 판매직원의 권유가 아니라 스스로 판매를 요청하는 경우더라도 고위험 상품인 파생상품 등이 해당 투자자의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 경험 등에 비추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고 서명, 기명날인, 녹취 등으로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부당권유 금지는 투자자에게 투자권유 시 거짓의 내용을 알리거나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인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추진 2012년 7월 최초로 국회에 제출된 이후 7년 동안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에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금융회사가 입증하도록 하는 입증 책임 제도를 도입하고 소비자의 현저한 재산상 피해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피해가 발생하기 전 감독당국이 해당 상품의 판매 금지 등을 명령할 수 있는 판매제한 명령권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된다면 투자자를 포함해 금융상품 수요자인 금융소비자들에 대한 보호 수준을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무리 좋은 보호제도를 갖춰놓고 있더라도 이를 지키려는 금융회사의 의지뿐만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으려는 투자자들의 의지도 중요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소방청이 보낸 공문에 소방안전관리자 선임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자 지정에 이어 또 교원이 갖추기 힘든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대한 요구가 현장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달 15일 각 시·도교육청에 ‘각급학교의 소방안전관리 업무 철저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학교 행정부서(행정실장 등)에서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됐을 경우 의견결정에 한계가 있다”는 일부 단체 의견을 함께 제시해 학교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하는 데 혼선을 빚었다. 이런 의견이 나온 것은 지난해 9월 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방화셔터 끼임 사고로 소방안전관리자인 행정실장이 형사 입건되면서 경남도교육청공무원노조가 학교장이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이에 대해 7일 소방청에 건의서를 보내 기관장의 책임과 소방안전관리자의 책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전문가의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학교장은 규정에 의해 소방안전에 대한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면서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문제는 일부 단체의 요구에 의해 변경될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교총은 학교장이 소방안전관리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감독직에 있는 사람을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하도록 명확하게 재안내할 것을 요청했다.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과리에 관한 규정’ 제5조 제1항은 ‘기관장은 감독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일정 자격을 갖춘 자를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예방소방업무 처리규정’ 등에서도 기관장의 책임과 소방안전관리자의 책무를 구분하고 있다. 교총은 아울러 “학교 구성원 중에서는 화재 대응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없다”면서 전문적 소방안전관리를 위한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육지원청 단위로 소방안전관리자격을 가진 사람을 채용해 학교를 대상으로 정기적 관리 담당 △외부 전문업체에 관리 위탁 △학교의 경우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 대신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규정 마련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교총이 수차례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보수위원회(이하 보수위)에 교원단체 추천 인사 참여를 요구했지만, 인사혁신처는 교육부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인사처는 5일 교총이 지난달 제출한 의견서에 대해 공무원단체 조합원만이 공무원보수위원회 노조 위원 자격이 있으며, 교원단체는 교육부 위원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답변을 했다. 인사처는 답변을 통해 “2019년 타결된 공무원 노조와 정부 간 교섭 협약에 노조 위원 자격이 결정돼 있어 인사처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수위에서 교원의 보수가 결정되는 만큼 58만 교원을 배제하는 것은 보수위의 대표성에 심각한 결함을 내포한다는 것이 교총의 주장이다. 게다가 보수위에 관한 교섭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인사처 주장과 달리 보수위 규정은 인사처 훈령으로 자체적으로 개정이 가능하다. 교총은 지난달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이미 한 번 인사처가 ‘교육부 고위공무원 참여’로 동문서답한 일이 있어 “교육공무원의 보수에 대한 근로자 지위의 의견을 대표하기 위해 교총의 참여를 요청하는 것이지, 사용자의 지위에 있는 교육부 과장급 인사(고위공무원)의 참여 보장을 요구하는 부분이 아님을 명확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인사처는 다시 한번 근로자 위원 대신 사용자 측에 해당하는 정부 위원인 교육부 학교혁신정책관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교총은 향후 보수위 참여를 교섭과제로 제안하고, 보수위 규정 개정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총은 정부·노조·전문가 위원 수를 유지한 채로 교원단체 추천인 2명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개정된 교원지위법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고발당한 학부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는 등 현장에서 한국교총의 ‘교권 3법’ 개정 효과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1일 교사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혐의로 공무집행방해죄와 모욕죄로 고발된 학부모 A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5일 A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1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장소 변경을 통보받지 못해 10분간 복도에서 기다렸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담당 교사와 담임교사에게 이런 행동을 했다. 학부모에 대한 고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정 교원지위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 만에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 중 잠을 자고 지시를 무시한 학생을 훈계한 여교사가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시교육청은 교권보호센터에서 사안을 신속하게 검토한 뒤 11월 8일 학생을 대구 달서경찰서에 고발했다. 법 개정 이후 교육청이 학생을 고발한 첫 사례다. 개정 ‘교권 3법’에 따른 각 시·도교육청의 준비도 바쁘다. 충북도교육청은 7일 ‘충북도교육청 교육활동 침해행위 보호조치 비용부담과 구상권 행사에 관한 고시’ 제정에 따른 행정예고를 게시했다. 개정 교원지위법에 따라 교권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보호조치를 교육청이 우선 시행하고 그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20일 동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시행할 계획이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보다 앞선 5일에 지난해 11월 26일에 행정예고를 한 ‘대전광역시 교육활동 침해행위 보호조치 비용부담 및 구상권 행사에 관한 규정’을 고시했다. 충남도교육청은 개정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운영을 위해 올해 신규 채용한 교육법률 전문변호사 9명을 지역 교육지원청에 배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도교육청은 변호사를 배치하지 못한 보령교육지원청에 근무할 전문변호사 채용 공고도 냈다. 도교육청은 심의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교육지원청 담당과장, 장학사, 주무관을 대상으로 심의위원회 운영에 대한 연수도 진행했다. 가장 먼저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른 취업 제한 완화가 적용된 초·중등 교원 사례는 없었지만,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이 취업 제한을 아예 받지 않거나 1년, 3년, 5년 등 개정 전 10년보다 적은 기간의 제한을 명령받은 사례도 여러 차례 있었다. ‘교권 3법’ 개정은 한국교총의 4년간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한국교총 하윤수 회장은 2016년 취임 이후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아동복지법 등 교권침해 요소를 담고 있는 3가지 법률을 ‘교권 3법’으로 규정하고, 이의 개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후 수년간 뚝심 있게 국회와 정부 등에 전방위 노력을 펼친 결과 개정이 완수됐다. 올해 교총은 ‘교권 3법’의 현장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총 관계자는 개정 법안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교총은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교권 3법’의 효과가 현장 교원들의 피부에까지 닿을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겠다”면서 “실질적인 교단 안정이 이뤄져야 교원이 오로지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고, 그래야 교원이 학생에게는 존경을, 학부모에게는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 시·도교총이 회원들의 여가활동 및 힐링을 돕기 위해 업무협약(MOU)과 연수 준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교총(회장 정해황)은 최근 대전 라온컨벤션(유성구 온천로 88)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회원 대상으로 객실 9만원 할인, 세미나 대관료 20% 할인, 연회행사 및 카페 10% 할인, 결혼식뷔페 4000원 할인 등의 혜택이 마련됐다. 유성은 인체 건강에 좋은 60여 종의 광물이 포함된 알칼리성의 온천을 이용할 수 있고 인근에 대전 꿈돌이 동산, 엑스포과학공원 등도 위치해 가족 관광에 좋은 장소다. 라온컨벤션은 이런 유성 내의 많은 숙박시설 가운데에서도 거의 첫 번째로 꼽히는 인기 업소다. 대전 1호선 유성온천 역 8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데다 주차시설도 잘 갖춰졌다. 온천 이용뿐 아니라 시내 관광에도 유리하다. 경남교총(회장 심광보)은 전통한방 관광휴양지인 ‘산청한방테마파크’ 내에 자리한 산청한방가족호텔(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로 479번길 43)과 최근 MOU를 맺었다. 객실 이용 시 15% 할인, 대관 이용 시 30~50%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산청한방가족호텔은 ‘한방 힐링’을 테마로 구성된 가족호텔이다. 이색 테마파크 ‘동의보감촌’을 이용할 수 있고, 여름에는 야외수영장도 개방돼 가족휴양시설로 잘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촌은 한의학박물관과 한방자연휴양림을 갖춘 한방 의료 힐링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요즘 전국적인 관광지로 뜨고 있다. 또 경남교총은 지역 내 최대규모 어린이 키즈파크인 ‘잼팍어드벤쳐’와도 MOU를 체결했다. 어린이 요금 상시 30% 할인(성인요금 제외)을 제공하며, 회원 본인 및 직계가족에게 동일한 혜택이 적용된다. 시설 입장 시 복지회원증을 제시하면 된다. 잼팍어드벤쳐는 안전체험관, 플레이그라운드, 트램폴린파크 등 층별로 다른 테마로 구성된 대형 복합놀이교육 시설로 유명하다. 특히 안전체험관은 소방·지진·선박·비상탈출·버스안전벨트 체험 등 총 9가지 코스존으로 운영되는 안전교육의 장이다. 경북교총은 지난해 경북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열어 좋은 반응을 얻은 ‘에듀힐링’(사진)을 올해도 개최할 예정이다. 경북교총과 도교육청은 지난해 6월 경북 영주시 소재 국립산림치유원에서 포레스트 에듀힐링 직무연수를 공동 주관했다. 연수에는 150여명의 교원들이 참석했다. 교권침해 등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교사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을 위해 기획된 연수는 정서적 안정, 면역기능 활성화, 오감 자극 등에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된 산림에서의 휴식과 재충전 등의 산림치유 활동으로 진행됐다. 류세기 경북교총 회장은 “올해도 회원들이 학교현장에서 즐거운 교단생활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교총(회장 이용섭)은 지난해 해양관광이 발달된 지역의 특성을 살려 윈드서핑 직무연수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강사 수급 상황 등이 여의치 않아 아직 개최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역 교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템을 최대한 고안한다는 계획이다. 고봉민 사무국장은 “해양스포츠 연수 등 젊은 회원 확대를 위한 아이템 개발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주일 전 정월대보름 나물을 먹으면서 이야기가 나왔다. 시금치 꼬막 무침을 만들어 먹자고. 왜 갑자기, 하필이면 이 맘 때 꼬막일까? 집에 도착한 공무원 연금지 2월호를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이 꼬막 제철이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다. 조리 방법을 보니 준비물도 몇 가지 아니되고 간단하다. ‘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말이 씨가 된다. 꼬막철은 시기가 정해져 있다. 오늘 도전해 보기로 했다. 딸과 누나를 불러 재미와 추억을 함께 하려 연락을 취했다. 딸은 개인 일정이 있고 누나는 저녁에 합류하기로 했다. 누나와 같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시금치는 국거리용과 나물용 모양새가 다르다는 걸 알았다. 겨울을 이겨낸 시금치가 싱싱하기만 하다. 참기름도 샀다. 고소한 참기름과 그냥 참기름 가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았다. 꼬막 구입은 전통시장을 이용했다. 수산물 가게에 가니 소쿠리에 담긴 꼬막 2kg 7천원, 1.2kg 1만원 두 종류가 있다. 차이점은 씨알 굵기의 차이다. 어느 것을 살까? 싼 것 사가면 아내의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아내는 먹는 재료만큼은 좋은 것을 택하려 한다. 값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또 처음 도전인 만큼 맛있는 요리가 탄생해야 한다. 양은 적으나 값이 비싼 것을 택했다. 요리 시작이다. 작업 분담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우선 내가 시금치를 다듬는다. 주의사항은 뿌리째 먹도록 하는 것. 아내는 꼬막을 씻고 끓는 물에 삶아 낸다. 이후 시금치를 데쳐낸다. 누나는 꼬막을 벌려 알맹이만 추려낸다. 입을 다문 꼬막이 몇 개 보인다. 내가 꼬막 밑부분에 숟갈을 대고 돌리니쉽게 벌어진다. 이것 인터넷에서 공부했다. 속살이 탱글탱글하다. 맛을 보니 간간하다. 그냥 먹어도 좋다. 아내는 양념장을 만든다. 재료는 멸치액젓, 설탕, 식초, 참기름, 고춧가루 등이다. 데친 시금치는 먹기 좋게 5cm 간격으로 잘랐다. 누나는 시금치와 꼬막 속살을 섞었다. 맨 위에다 통깨를 뿌리니 완성이다. 나는 깍두기를 그릇에 담는다. 아내는 바쁜 그 사이에 아들이 먹을 돼지고기 볶음을 만들었다. 냉장고에 있는 멸치볶음, 절임양파, 김을 꺼내 놓으니 한상 차림이다. 식탁에 앉은 우리 가족 네 명. 밥 한공가를 뚝딱 해치운다. 입맛이 까다로운아들도 탈을 잡지 않는다. 이 정도면 ‘시금치 꼬막 무침’ 첫 도전 성공이다. 1.2kg 꼬막 양이 많았나 보다. 밥그릇은 비웠는데 꼬막이 조금 남았다. 깨끗이 해치우려고 밥 한 숟갈 씩 추가로 더 먹었다. 누나 왈, “서울에서 먹는 꼬박 비빔밥보다 더 맛있고 내용물이 알차다”고 소감을 밝힌다. 다음 날 아침, 누나의 카톡이다. “그대 덕분에 아직도 속이 든든합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어제 저녁 꼬막 식단이 떠오른다. 입안에서맴도는 그 맛 여운이 남아 있다. 요리 주역을 맡았던 아내가 고맙다. 아내에게 넘겨주었던 공무원연금지를 다시 펼쳐 보았다. 피드백하면서 앞으로 나 혼자 도전하고픈 생각에서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잡지에 나온 것은 우리가 어제 해 먹은 ‘시금치 꼬막 무침’이 아니다. ‘시금치 꼬막 겉절이’다. 우리는 시금치를 날 것으로 먹은 적이 없다. 시금치 하면 으레 데쳐 나물로 먹거나 국거리로 먹는 것이 습관화 되었다. 또 한 가지 사실은 그 잡지를 내가 두 차례 보고 아내가 한 차례 보았는데 자세히 읽지 않고 건성으로 자기 멋대로 해석해 읽었다는 것. 아내의 말이 걸작이다. “당신, 꼬막 다시 사오고 누나 다시 초대해야겠네. ‘시금치 꼬막 겉절이’ 제대로 만들어 다시 먹어야지.” ‘도전은 즐겁다’와 ‘실행이 답이다’가 생활철학인 나. 이번의 ‘시금치 꼬막 무침’은 가족 합동작품, 첫 작품 요리, 도전정신에 의미가 크다. 1주일 이내 다시 도전할 날 시금치와 꼬막 속살의 환상적인 맛을 어떠할까?
1월의 마지막 날, 수원 청개구리 마을(서호초등학교 서관) 2층 교실에서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 있었다. 경기상상캠퍼스 포크댄스(약칭 상캠포) 동호회 정기모임에 수지 만현마을 롯데캐슬 포크댄스 강사와 회원이 방문, 연합 수업시간을 가진 것. 이 날 두 시간 동안 상캠포 회원은 새로운 포크댄스 7종을 땀 흘려 배우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기쁨의 함성이 연이어 나왔다. 상캠포 회원들은 오후 1시에 서호초교로 모였다. 원래 정기모임은 매주 금요일 오전인데 오늘 수업을 위해 시간을 변경한 것. 특강 강사의 직업이 관리소장이라 그 시간에 맞춘 것이다. 원래 정기모임 장소도 경기상상캠퍼스인데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청개구리 마을로 변경한 것이다. 회원들 얼마나 모였을까? 상캠포 13명, 롯데캐슬 5명, 두 곳 강사까지 합하면 20명이다. 교실이 꽉 찼다. 오늘의 특강 강사는 서병덕 관리소장. 여기서는 포크댄스 강사다. 그는 관리소장 경력 30년인데 포크댄스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달 크리스마스 이브날, 상캠포 이영관 강사(필자)는 수지 만현마을 롯데캐슬 열린도서관에서 포크댄스 4종을 지도한 적이 있다. ‘오클라호마 믹서’, ‘징글벨’, ‘푸른 별장’, ‘굿 나잇 왈츠’ 등이다. 그곳 회원들은 수준이 높아 금방 따라하고 즐겼다. 오늘은 그 답방 형식의 수업이다. 일종의 수업교류다. 어떻게 수업이 전개될까? 어떤 포크댄스를 배우게 될까? 수업 방식이나 교수 기술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 회원들은 강사의 지도에 잘 따를까? 혹시 배움이 서툴러 강사가 애를 먹는 것은 아닐까? 회원들은 배움에 만족해할까? 수업 성공이고 대만족이다. 우리 회원들은 새로운 포크댄스 세계를 보았다. 포크댄스가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처음 매운 것은 ‘아메리칸 패트롤’, 귀에 익은 곡인데 몸풀기 포크댄스로 적격이다. 이것을 하면서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다. 다음은 ‘엔리오’포르투갈. 포도를 따서 밟는 동작을 표현했는데 남녀가 원을 돌면서 원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다. 민속춤 분위기가 난다. 이어 ‘캐리비안 칼립소’미국, ‘제노’크로아티아를 배우고 즐겼다. 우리 회원들 얼굴을 보니 희색이 만연했다. 새로운 강사에 새로운 포크댄스를 배우니 신바람이 난 것이다. 이어 간식시간. 간식은 상캠포에서 준비했다. 귤, 주스, 샌드위치, 삶은 달걀을 맛있게 먹었다. 서 강사는 오늘 두 시간을 위해 12개의 포크댄스를 준비했다. 그의 스마트 폰에는 수 백 개의 포크댄스 음원이 저장되어 있다. 서울에서 포크댄스 전문가들과 매주 토요일 4시간 씩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롯데캐슬에서는 주 5회 주민 대상으로 포크댄스를 지도하고 있다. 간식 후 다시 강행군이다. ‘라 마리에타’멕시코, ‘이스라엘 마주르카’이스라엘. ‘스페니시 집시댄스‘스페인를 배우고 즐겼다. 만현마을에서 오신 분들은 이것을 이미 익힌 분들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하니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학습 진도가 빠르다. 그들과 손을 잡으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처음 배우는 학습자에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지도자도 수월하게 지도할 수 있다. 오늘 특강에서 느낀 점 몇 가지. ‘강사마다 선호하는 종목이 따로 있구나!’이다. 나는 전통적인 것으로 참가자가 체험하면서 즐기는 종목을 선택한다. 오늘 배운 종목에는 무대용 포크댄스가 여러 가지다. 그만치 동작이 화려하다. 또 인사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음원의 음질이 깨끗하다. 블루투스를 이용하는데 앰프에서처럼 음량이 크다. 강사 복장에 신경을 쓴다. 그래야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다. 상캠포 곽정희 회장은 “오늘 새로운 분들과 새로운 곡들로 즐거운 수업이었다”며 “만남을 기획한 강사와 모임 시각 변경에도 많이 참석한 회원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작년 입회한 유현숙 회원은 “선곡한 곡이 빠르고 경쾌해 긴장되었지만 대신 운동 효과는 컸다”며 “나의 제일 잘한 선택이 바로 포크댄스 입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서 강사는 수업 종료 후 수강생 소감을 물었는데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의 수업교류, 대성공이다. 포크댄스를 보는 눈이 넓어졌다. 포크댄스의 세계가 주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것을 배움에는기쁨이 따른다. 강사인 나도 분발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있다. 가르치며 배우며 서로 성장한다는 말이다. 지도자라고 배움을 게을리 하면 아니 된다. 끊임없는 연찬을 해야 한다. 배우는 기쁨, 행복한 삶이다. 교육의 힘은 위대하다.
오늘 아침,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평소 뒷베란다에서 보이는 북쪽의 광교산, 앞베란다에서 보이는 서쪽의 칠보산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21 때문에 벌써 2주간 경기상상캠퍼스, 경로당, 복지관 휴강이다. 강사로서 달콤한 휴식이지만 기간이 길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역시 강사는 수강생들과 어울리며 땀흘려가며 ‘하하호호’ 웃을 때 행복하다. 오늘은 구청 주관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 최종합격자 발표의 날. 면접시험 볼 때 대기장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합격자 발표날도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작년엔 자신 만만했는데 올해는 조금 자신감이 부족하다. 작년과 다른 점은 올해 경쟁률이 엄청 세다는 것. 작년엔 응시자 중 유일 남자였다. 올핸 남자도 여럿이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헤아리니 10명이 넘는다. 작년에 준비한 면접 예상질문과 답변 출력물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리고 달달 외웠다. 아마 10여 차례 이상 보고 읽었다. 면접 심사 기준은 ‘당해 직무에 필요한 능력 및 적격성’이다. 본인 소개, 포크댄스의 장점, 지도상의 유의점 등을 준비하였다. 작년엔 첫 질문이 인생관이었다. 올해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다만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피교육자의 ‘피’자가 문제다. 현재 나는 수험생이다. 서류 접수는 미리 준비하였기에 접수 첫날 오전에 마치었다. 서류합격자 통보와 동시에 면접일이 정해졌다. 구청의 과장, 팀장, 담당자가 모두 바뀌었다. 면접 장소도 과 사무실 옆 공간에서 도서관 지하 동아리실로 바뀌었다. 면접 시각은 14:30, 10분전에 도착해 대기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집에서 미리 출발 도착하니 14:00. 너무 일찍이다 싶어 차안애서 다시 면접 출력물을 읽었다. 14:10 면접장소에 도착, 대기장소인 강당에 들어갔다. 십 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건강체조는 희망경로당이 적어 작년에도 1명을 선발했다. 그렇다면 10:1이 넘는다는 것인데 대기 중에도 응시자는 계속 들어왔다. ‘우와, 취업하기가 이렇게 힘든 거구나!’ 실력도 있어야하지만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는 냉엄한 현실이다. 작년엔 7개월간 지도했는데 올핸 방학이 있어 6개월이다. 당연히 강사료가 줄어든다. 주 2시간, 경로당 세 곳을 뛰면 강사료는? 월 50만원이 안 된다. 아마도 강사가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면 또 다른 직업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강사료와 은행 이자율을 계산해 본다. 은퇴 후 일정 수입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형이상학적인 것에 목적을 두어야만 이겨낼 수 있는 직업이다. 지금 나는 취준생이나 마찬가지다. 기다림이 지루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일부러 일어나 대기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달래보았다. 대기실에서 다시 내 시선은 계속 면접 출력물에 고정되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작년엔 기다리자마자 제일 먼저 면접을 보았다. 금방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 그게 아니다. 대기자가 다 귀가하고 내가 면접실로 들어간 것은 끝에서 두 번째다. 이번엔 경쟁률이 치열하다. 10:1이 넘어 위기감마저 들었다. 자칫 하다간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관 세 분에게 인사를 드리고 자리에 앉았다. 사회복지과장을 비롯해 모두 처음 보는 분들이다. 첫 질문은 자기소개와 자기 자랑. 교직 은퇴 후 활동을 소개하면서 시니어를 위한 사명감과 보람을 피력했다. 다음 질문은 생활철학. 교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내가 실천한 ‘도전은 즐겁다’와 ‘실행이 답이다’를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본인이 리더십 여부와 그 근거. 초임 교장 시절 학교표창 19개 이야기를 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니 대기 시간 포함 1시간이 넘게 걸렸다. 1시간 무료 주차인데 시간이 넘어 초과분 주차료를 냈다. 그런데 면접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자기자랑 하라고 멍석을 깔아주었는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빠뜨리고 말았다. 내가 준비한 강사로서 지도상의 유의점 3가지 칭찬, 안전, 눈높이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내 입에서는 엉뚱한 수강생과의 공감대 형성, 30분 전 도착 강의 준비, 휴식 시간 간식 이야기가 나왔다. 과연 구청에서는 누구를 강사로 정할 것인가? 작년에 뛰었던 나를 다시 선정할까? 작년엔 남자가 하나였지만 지금은 세 명이다. 여성은 더 많다. 나이로 보면 내가 고참 축에 속한다. 경로당 어르신을 지도하기엔 젊은 사람이 좋을까 나이 먹은 사람이 좋을까? 귀가하니 초등학교 근무하는 아내가 유치원 기간제 교사 면접이야기를 한다. 미혼인 사람과 50세가 넘은 사람의 교육 효과를 이야기 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면접시험을 치룬 나의 이야기다. 오전 11시 40분. 문자 하나가 왔다.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 최종 합격’ 축하한다는 내용과 함께 계약 관련 안내다. ‘휴우…. 다행이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가족 카톡에 올리니 축하가 이어진다. 그 동안의 경기상상캠퍼스와 복지관 경로당에서의 포크댄스 재능기부가 보배라는 생각이 든다. 수업 노하우 많이 터득했다. 강사로서 신중년의 문화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나의 ‘도전은 즐겁다’는 계속될 것이다.
1학년 학부모님들이 많이들 걱정하시고, 입학전 부터 많이 들은 내용은 한글 부분이다.초등학교 교육과정은 1학년 국어시간에 한글 자음 모음을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사실 많은 아이들이 배우고 온다.문제는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 못하기에배우지 못하거나 한글을 잘 쓰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크다.자녀에 대한 믿음이 낮기 보다는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이 배우고 왔기 때문에우리 아이가 늦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것 같다. " ㅇㅇ은 유치원 때 부터 배웠는데, 우리 ㅁㅁ가 잘 할지 걱정이에요" " ㅁㅁ가 따로 한글을 배우지 않아서, 요새 1학년 아이들은 학교 입학 전부터 배우고 안다는데.." 학부모님들의 걱정은 모두 공감이 된다.나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가 또래 보다 뒤쳐지면 어쩌나..." / "친구 딸은 ㅇㅇ 이는 5살 때 ㅁㅁ을 했다는데 우리딸은..." 비교를 안해야지 하는데도 어쩔 수 없다.아마, 부모라면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그래도, 작년 1년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은아이들은 자란다는 것,느려도 온전히 자란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우리반에는 몇 몇의 한글을 온전히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1학년 담임을 처음해본 나에게는 이러한 아이들이 제출기한이 얼마 안남은 숙제 같았다.학부모님의 걱정과 나의 조급함이 합쳐져,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급하게 급하게 부족한 아이들 한글지도를 했었다.이제 갓 학교에 온지 얼마 안된 아이들은 나머지 공부 시간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놀기 위해 도망치기 일쑤 였고, 난 늘 잡으러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은 행동이 었다.한글 교육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겐 학교 적응과 친구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생각해 봐도 단 한번도 아이들에게 "느려도 괜찮아, 조금씩 천천히 배우자"라는 말을 한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아이들이 한글 잘 배우기는 했지만, 과정중에 느꼈을 감정들을 생각하면 참 미안하다. 아이들은 온전하게 성장한다.그게 다소 느리더라도 초조해 하지 않고,아이들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며기다려주는게 중요한 것 같다. 느려도 괜찮다!
대창고등학교(교장 정재형) 1~2학년 10명 학생은 지난 31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공개강연에 참여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공개 강연은 YTN 맹수지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과학자의 꿈과 도전”을 대주제로, “과학자로 살아남기”라는 부제 아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현숙 교수가 ‘텔로미어로 살아남기’,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가 ‘데이터 세상에서 살아남기’,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가 ‘생명을 품은 행성으로 살아남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박록진 교수가 ‘미세먼지 세상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을 펼쳤다. 또 서울대학교 화학부 석차옥 교수,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안진호 교수, 김태훈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사과정, 이현경 과학동아 편집장이 ‘과학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과학자의 도전적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콜로퀴엄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2학년 황○○ 학생은 “평소 관심이 많았던 자연과학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여러 전공을 탐색함으로써 대학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고 했고1학년 백○○ 학생은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신재생에너지 연구를 통해 문제점을 해소 시킬 수 있는 진로희망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고 소감을 전했다. 대창고등학교 남병규 교감은 “과학이라는 주제로 한 공개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와 진학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령고 제64회 졸업식이 2월 14일(금) 오전 10시 30분 실시됐다. 이번 졸업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확산 우려로 교내 3원방송시스템을 통해각 교실에서 조촐하게 진행됐다. 심관수 이사장님을 비롯하여 김영화 교장 선생님, 유택순 교감 선생님, 그리고 전 교직원들이참석한 가운데 29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 296명을 대표하여 박병규 총학생회장이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을 받았으며 재학생과 졸업생 간에 송사와 답사 낭독이 있었다. 이어 3학년 담임 선생님들께는 감사의 꽃다발 증정과 졸업생들의 3년간 학교생활을 담은 동영상 상영도 있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이사장상, 교육감상, 총동문회장상, 재경동문회장상, 도지사상, 국회의원상, 육군참모총장상을 각각 수여하고 장학금도 전달했다. 이번 졸업식에서 김영화 교장 선생님은 축사를 통해 3년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 격려와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불철주야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하신 학부모님들께도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학교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문 및 학부모님들께도 감사를 표했다. 졸업생들에게는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사람이 될 것,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이 될 것, 매사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 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심관수 이사장님께서는 졸업식 축사에서 두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다운 사람이 될 것. 둘째, 항상 공부하고 늘 깨어있는 사람이 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졸업생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엄청난 변화와 수많은 지식과 정보 속에서 살아가야 하므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독서하고 또 부지런할 것을 당부했다. 이 밖에도 많은 분들이 전화와 문자로 졸업을 맞이한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이번 졸업식은 예년과 달리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위해 기념사진도 포토존 지역에서만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참석한 학부모님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내교했다.
서령고에서 30년넘게 근무하시던 김용호(역사), 한춘우(프랑스어), 조도형(지리) 선생님께서 퇴임하셨다. 세 분선생님의 퇴임식은2월 13일(목) 오전 송파수련관에서 조촐하면서도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세 분의선생님께서는 봉직하시는 동안 교육자의 본분이 무엇인지 잊지 않고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이번에 명예로운 퇴임을 맞이하신 세 분 선생님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함께 하길 빌며, 전 교직원과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시는 선생님들을 열렬한 박수로 환송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2020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을 개정·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보직교사와 곤란한 업무 등 맡기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이 운영지침은 전국 각 시도 교육청에서 준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지침이 단위 학교 경영자인 학교장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정규 교사들의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부터 공·사립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들은 담임 업무, 학교 특성화 업무, 학교폭력대책 업무 등 책임이 무거운 보직교사를 억지로 떠맡지 않아도 된다. 2019학년도에 서울교육청 관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52명이 보직교사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전국 기간제 교사 가운데 담임교사 비율은 2015년 42.4%에서 2019년 49.9%로 늘었다. 지난 해 서울의 경우, 보직교사 52명 중 절반에 달하는 25명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를 담당하는 생활지도부장직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위 업무의 경우 학부모 민원이 많고 당사자 간 분쟁도 잦아 대다수의 교사들이 맡기를 꺼리는 일이다.금학년도부터 중대한 학폭위 업무와 회의 개최 등이 교육청(교육지원청)에 이관됐지만 여전히 학폭위 업무는 일선 학교 교사들이 맡기를 꺼리는 격무 업무다. 서울교육청이 이번에 ‘2020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을 개정·발표한 것은 일선 학교에서 정규직 교사에 비해 기간제 교사에게 불리하게 업무를 배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따라 학급 담임도 정규직 교사가 우선 맡도록 하되, 불가피하게 기간제 교사에게 맡기는 경우는 본인이 희망하거나 최소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지고 1년 이상 계약된 교사에 한해 허용키로 했다. 2020학년도부터 기간제 교사의 처우도 개선된다. 기존 공무원과 교육공무직 직원에게만 허용됐던 육아휴직을 기간제 교사에게도 부여할 수 있게 됐다.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가진 기간제 교사는 자녀 1명에 대해 최대 1년의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해진다.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교육공무직원, 계약직(기간제) 교원 등이 형평을 이루게 된 것이다. 또한 기간제 교사 채용 시 공고(공채) 기준도 ‘계약 기간 3개월 이상’에서 ‘계약 기간 6개월 이상’으로 완화했다. 재계약이나 계약 연장을 위해 기간제 교사가 3만~5만원의 비용을 들여 제출해야 했던 공무원채용신체검사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결과통보서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정규교사에게만 허용되던 1급 자격연수를 기간제 교사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연수 이수 후 1급 정교사 자격 취득에 따른 호봉 승급도 가능하다. 하지만, 명예퇴직 급증 등으로 교사 부족 및 업무 과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기간제 교사 우대가 현실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제한이 따른다. 우리가 계약제(기간제) 교사 우대책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 정규 교사와의 형평성이다. 그리고 정규 교원 확보를 위한 순환적 체제 구축이다. 즉 기간제 교사 우대로 정규 교사들이 역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특히 단위 학교 경영자인 학교장의 인사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현재 기간제 교사들은 보수 등 임금면에서 정규 교사들과 별 차별이 없이 지급받는다. 대체로 일선 학교에서는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 격무 업무를 배정하지 않는다. 다만 ㄷ나위 학교 사정 상 부득이 한 경우 담임, 보직, 학폭위 업무 등을 기간제 교사에게 분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소정의 수당, 가산점 등을 정규 교사와 차별 없이 부여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단위 학교 실정을 가장 잘 알고 학교 경영을 하는 학교장이 충분히 고려하여 업무와 담임, 보직 등을 분장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는 교육 자치와 분권화, 자율화 등과도 일맥상통하는 행정이다. 가령, 정규 교사 중에도 질병, 출산 등으로 담임과 보직 등을 담당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번 지침이 일괄적으로 ‘기간제 교사에게는 격무, 담임, 보직 등을 부여해선 안 된다’는 하달 행정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아무리 기간제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우대한다고 해도 정규 교사의 옥상옥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기간제 교사는 1-2개월, 3-5개월, 6개월, 1년 등 학교의 결원에 따라 계약 기간이 천차만별이다. 이를 교육청의 행정지침으로 규제하는 것은 무리다. 각 단위 학교 학교장이 법령과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의 지침 등에 따르되, 각 학교의 실정에 따라 기간제 교사의 업무, 인사 등을 관장토록 자율성을 강화하는 게 순리이다. 현실적으로 학교장들은 기간제 교사에게 격무, 담임, 보직 등을 맡기지 않고 정규 교사들이 맡으면 오히려 편하고 걱정이 적다. 하지만, 학교마다 그러한 형편이 안 되니까 기간제 교사들에게도 격무, 담임, 보직 등을 분장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요즈음 학교에서 학생들을 볼 때마다 감정이입을 해 보고자 노력한다. 물론 직접 당사자가 아니기에 피상적일 수밖에 없지만 각종 고민과 불안, 두려움에 살아가는 학생들이 측은하고 미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늘 가슴속에 부채를 안고 사는 기분이다. 과거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언어에 지도교사의 입장만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배움이 약한 그들을 탓하며 이맛살을 찌뿌리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상황에 따른 새로워진 인식 때문이다. “그래, 얼마나 힘들면 욕이라도 하면서 커야 할까. 다 못난 어른들이 너희를 힘들게 하니 입으로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겠지. 이해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면의 소리는 이렇게 바뀌어 간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신중해진다. 삶의 태도가 바뀌어 가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자기중심적인 굴레를 벗고 주변의 약자들에 관심과 이해가 깊어진다. 그 바탕에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학교현장에서 현 직책의 버거움이 가져다주는 사고의 확장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 업무에서 교감이 관여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모든 것이 교감의 중재가 필요하고 관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머릿속 모든 영역이 서로 촘촘히 연계되어 간다. 학교 안의 구성원들-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일반직 종사자- 모두가 주목의 대상이다. 교사의 힘겨운 일상과 학부모의 걱정스러운 표정, 일반직 직원의 행정업무에 지친 모습, 이 모든 것이 눈에 다가온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지치고 힘겨운 모습, 그들의 심리적 불안과 고민에 견줄 수 있을까. 필자에게는 이제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다. 학생 A군, 늘 식당 옆 빈터에 앉아 고민에 찬 모습이었다. 어느 날,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요즘 학교생활이 어때? 많이 힘들지?” 그 말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도는지 눈시울이 붉어진다. “예, 통학 시간이 너무 길어서 고민이에요. 아침에 1시간 넘는 긴 시간이거든요.” “그렇구나. 아침에 잠이 많이 부족하겠구나. 학교에서는 잘 지내?” “예, 학교가 생각보다 좋아요. 친구들도 착하고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저희를 존중해주니 좋아요.” “그래?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올 거야.” “예, 그래서 전학을 포기하고 여기서 좋은 대학에 가려고요. (…) 오늘 여러 가지 말씀 감사해요. 열심히 해서 이 학교를 빛내는 학생이 될게요.” “그래. 고맙다. 너는 꼭 성공할 것 같구나. 마음이 든든하다. 힘들 땐 교감샘을 찾아 오거라.” “예,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그는 20지망으로 공동학군인 본교에 배정받은 신입생이었다. 또 다른 학생 B군. 개인적 안면이 있어선지 어느 날 고민을 실토했다. “교감 선생님, 저는 수시로 대학에 가려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교과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어 좋기는 하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이 몰려서 고민예요. 내신이 좋아야 서울권 전문대학도 갈 수가 있거든요. 저는 전문대학을 가서 빨리 취직해 부모님을 돕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지요?” 고교학점제 운영에 따라 학생에게 교과 선택권을 주는 것에도 이렇게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선택자가 많으면 많아서 또 적으면 적어서 모두가 고민이다. 즐겁게 공부하고 배우도록 그들에게 쉽게 길을 내주지 못한다. 모두가 성적 때문이다. 이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 다소 버거운 아이, 모두가 공통된 현상이다. 그러니 학생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하라고 지도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게 대학진학에 매달려 고민하며 살아가는 요즈음의 아이들이다. 최근에 정부는 정시 확대를 골격으로 또 다시 변경된 대입 전형을 발표했다. 실험실의 대상인 양 늘 어른들의 변심 속에 장단을 맞추며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횡포를 부려도 되는지 그저 미안하고 답답할 뿐이다. 십대의 삶이 불안정하여 고민이 많은 그들에게 어른으로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만 안겨주는 것에 속죄하고 싶은 것은 어제 오늘의 시간만은 아니다. 학생들이여, 정말 미안하다. 할 말이 이것뿐이라 더 미안하다.
2월. 인사 발령과 업무분장으로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요. 새 학기에는 어떤 학년을 맡을지,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 어떤 아이와 어떤 학부모를 만나게 될지. 세상은 온통 알 수 없는 ‘어떤’으로 가득채워지니까요. 설레고 기대된다면 좋겠지만 우리들은 알 수 없는 무언가와 누군가에게 두려움의 색깔을 덧씌우기도 해요. 그래서 설레는 마음보다는 걱정되고 두려운 마음이 더 크게 자리잡기도 해요. 얼마 전, 새 학교로 발령을 받으시는 선생님과 답답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아~ 이번에 옮기는 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하라고 해요. 자리가 그것 밖에 없대요.” “3학년 괜찮지 않아요? 그래도 완전 저학년도 아니고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3학년은 괜찮은데, 그 학년에 아주 막무가내인 학부모가 있대요. 작년에 민원이 엄청 많아서 동학년 선생님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대요.” “아~ 그래서 3학년이 비어있었나보네요. 참 답답한 일이네요.” 새 학교로 옮길 때, 가장 큰 단점은 안 좋은 학년, 안 좋은 업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기득권이 없으니까요. 학교를 옮기시는 선생님들도 막막하지만 기존에 근무하던 선생님들도 다크호스(?)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마냥 안심하고 있기도 어렵지요. 반 배정을 잘 해놓은 것 같았는데도 은근히 시너지가 일어나는 아이들이 한데 모여서 학급을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도 우리는 종종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구에게나 새 학기를 준비하는 2월은 걱정되는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에요. 우리는 왜 그렇게 걱정하게 되는 것일까요? 어쩌면 통제 불가능한 막연함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의 통제권을 벗어난 인사와 업무분장. 어떤 학생과 학부모를 만날지 모르는 막연한 두려움. 거기에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늘어나는 막무가내인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기억. 시간의 흔적만큼 켜켜이 쌓인 기억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을 솥뚜껑만 보고도 놀라게 만들기 충분하니까요. 그래서 설렘으로 가득차도 아까운 2월을 걱정하느라 답답한 마음으로 보내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2월을 무난하게 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새 학기를 산뜻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까요? 고민을 해요. 걱정을 떨쳐버리는 일은 막연함을 걷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거예요. 막연함의 정반대, 명확함을 통해서 우리는 막연함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을 막을 수 있어요. 우리 앞에 어떤 상황이 놓여 있는지 하나씩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두려움도 봄볕에 눈 녹듯 사라지지 않을까요? 업무가 부담이 된다면 인수인계를 잘 받아놓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면 돼요. 힘은 들겠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제대로 알고 있다면 일에만 집중하면 되니까요. 민원을 남발하는 학부모가 있는 학년을 맡았다면 학부모를 대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해요. 선생님의 말에꼬투리를 잡는지, 교육과정 운영에 대해 민원을 넣는지, 아이들과의 갈등 사항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감정소모를 하는지. 여러 모습을 파악한 다음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그런 학부모를 대할 수 있을지 대책을 세워보는 것도 좋고요. 혹시 알아요? 그렇게 대비했는데, ‘뽑기’를 잘 해서 피할 수 있을지 말이지요. 두렵고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하라는 말도 있지만 내일 걱정은 지금부터 시작하는 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걱정이 다가오면 그냥 걱정 하세요. 하지만, 걱정을 하는 마음 한편에 상황을 명료하게 보려는 마음도 함께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명료하게 하나씩 하나씩 구체적으로 생각하다보면 막연함 때문에 오는 더 큰 걱정은 피할 수 있게 되니까요. 새 학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우리는 지금,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에요. 새 학기 걱정은 새학기에 해 보면 어떨까요? 떨고 있기 보다는 떨리는 마음이라면 새 학기에도 충분히 괜찮을 수 있을테니까요. 우리들의 새 학기가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남은 2월 힘내세요. --------------------------------------------------------------------------------------------------------------- 본지는 새 학기를 맞아 이진혁 교사의 ‘선생님도 쉬는 시간’을 연재한다. 힐러(healer)로 나선 이 교사는 누구에게 마음 편히 털어놓을 수 없는 고충과 스트레스에 공감하고, 교사로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힐링 편지’를 전한다. 총 교육 경력 18년 차인 이진혁 교사는 경기 구룡초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연년생 아들 형제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교사들이 겪는 고충과 스트레스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강연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2개월 간 미뤄진 경기교총과 도교육청 간 단체교섭 합의식에 대한 논의가 재개됐다. 경기교총이 관내 교원에게 시급히 필요하다고 여기는 ‘여행자 공제사업’ 도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경기교총 백정한 회장은 경기교총 회장실에서 가진 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과의 신년간담회에서 이달 말 단체교섭 합의식 개최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교섭합의식 당일에 이 교육감의 일방적 서명 거부로 교섭이 결렬된 이후 2개월 만이다. 경기교총은 교섭합의식 당일 교육감의 서명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런 일은 교섭 30년 역사상 처음”이라며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날 다시 마주앉은 백 회장과 이 교육감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는 등 국가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단체교섭을 조속히 마치고 힘을 합치자는 뜻을 모았다. 학생교육을 위해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교육적 해결’을 보인 것이다. 특히 이 교육감은 “지난해 말 교섭합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교섭합의식 진행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몸을 낮춰 합의식 논의가 재개됐다. 그 어느 때보다 학교 안전이 강조되는 요즘, 그 시발점이나 다름없는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 여행자 공제사업의 사업 시행 여부가 걸려있는 교섭이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합의식 논의 재개에 큰 요인으로 작용됐다. 경기교총 회장단이 경기학교안전공제회의 여행자 공제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재차 강조하자 이 교육감은 즉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그는 “경기학교안전공제회의 여행자 공제사업은 학생안전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시행방안을 마련하도록 관련 부서에 지시하겠다”고 답변한 뒤 배석한 담당 국장에게 빠른 시행을 주문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행자 공제사업은 학교가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등 외부활동 시 학교안전공제회가 대형보험사로 하여금 편하고 안전한 여행자보험 상품을 제공하도록 대행해주는 것으로, 학교와 교원의 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에서 수학여행, 체험학습 등 학생의 외부활동 시 반드시 여행자보험을 들도록 규정됐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해 교원이 미성년 학생에게 사설 여행자보험을 대신 가입시켜야 했다. 이는 곧 교원들의 교육력을 앗아갈 만큼 어려운 업무가 됐다. 교원들이 법적 보호자 대신 미성년 신분의 학생에게 보험가입을 대행하려면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학생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를 파악해야 하고 이에 대해 학부모 동의도 구해야 한다. 외부활동 후 정확한 인원 등을 기입해 사후 정산까지 하는 등 교육에 전념해야 할 교원들이 보험 업무에 시간을 더 빼앗기는 일이 발생됐다. 물론 민간사단법인이 운용하는 여행자보험 상품을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상품을 판매하던 법인과 이사장은 지난해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유사수신행위로 각각 벌금 1000만 원과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학교 측은 이 기관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기가 꺼려진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교총은 2017년부터 서울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행자 공제사업에 주목하고 이를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직접 사업 설명을 들은 뒤 타 시·도에서의 도입 가능여부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마친 경기교총은 지난해 10월말 도교육청에 긴급 추가 교섭요구안으로 제출했다. 경기교총 회장단은 “늦은 감은 있지만 사업이 안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백정한 회장 “선생님 존중 교육풍토 우선돼야” 하루 종일 햇빛 들지 않는 교실 개선 학교 내 ‘노노갈등’ 해소 마련 주문도 이날 백 회장과 이 교육감은 올해 교육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협의도 약속했다. 이 교육감은 “올해 제 목표는 학교자치와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교육기본계획 수립시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닌 학교에서 구성원들이 협의해 먼저 기본계획초안을 만들고 교육청은 이를 바탕으로 기본계획의 뼈대를 삼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려 한다”고 교총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교육이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는 학교시설도 학급중심이 아닌 학습중심의 교육환경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백 회장은 “하루 종일 햇빛이 들지 않는 교실, 난방을 하고도 덧신을 신고 있어야 하는 학교가 의외로 많다”면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학교시설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교육풍토가 우선 만들어져야하고, 학교 내 ‘노노갈등’ 해소를 위한 도교육청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교육감은 교섭합의식에서 서명을 거부했던 원인이 교육감의 고유 업무인 인사 관련 사안이었던 만큼 교섭 외의 다른 정책적 노력을 통해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기교총에서 백 회장 외에 공창웅 수석부회장, 장병권·이병호·박수자·김신택 부회장이 참석했다. 도교육청에서는 이 교육감 외에 이금재 교육협력국장, 이은광 교육정책보좌관, 최길남 대외협력과장 직무대행, 김석산 사무관, 정민기 장학사가 자리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휴원‧휴교에 맞벌이가정의 자녀돌봄 걱정이 커져가는 가운데, 근로자가 자녀의 가정돌봄을 원할 경우 기존 연차 외에 별도의 유급휴가를 보장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경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근로자의 미성년 자녀가 감염병에 걸리거나, 감염병 유행을 이유로 어린이집이 휴원 또는 학교가 휴교할 때 근로자가 사업주에 ‘감염병 돌봄휴가’를 신청할 경우 이를 허용하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자의 미성년자인 자녀가 감염병에 걸리거나, 휴원‧휴교 또는 개학연기가 있는 경우 또는 휴원하지 않더라도 결석처리 대신 출석인정특례가 인정되는 경우, 맞벌이가정의 근로자 중 한 사람이 사업주에 ‘감염병 돌봄휴가’를 신청하면 격리 또는 휴교 등의 기간 내에서 사업주는 이를 허용해야 하고 ▲이를 유급휴가로 보장하며 ▲고용노동부장관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사업주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박경미 의원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으로 긴급 돌봄서비스를 지원하거나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인이나 집단생활로 인한 감염을 우려해 가정에서 직접 돌보기 원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조부모 찬스’마저 쓸 수 없는 맞벌이가정의 걱정을 덜고자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근로자가 이미 연차휴가를 사용했을지라도 ‘감염병 돌봄휴가’로 대체할 수 있도록 소급적용 규정을 뒀다”고 말했다. 기존의 ‘가족돌봄휴가’의 경우 현행법에서 10일 내로 규정하고 있는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잠복기간이 14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계가 있고, 감염병의 경우 유급휴가로 보장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어, 별도의 ‘감염병 돌봄휴가’ 제도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개정안 공동발의에는 권미혁‧김병욱‧김철민‧서영교‧송영길‧안민석‧이용득‧인재근‧조승래‧최운열 의원(가나다순)이 참여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이 입법예고안에서 다소 수정된 상태로 이번 주중 개정될 전망이다. 3월 1일부터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이하 심의위) 관련 준비도 진행 중이다. 13일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안에서 일부 변경된 내용으로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18일 있을 국무회의에 시행령 개정안이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회의에 상정될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주요 내용이었던 학교장 자체해결 이후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심의위 개최요구를 제한한 조항이 빠졌다. 교육부는 향후 이를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에 담아 학교장 자체해결 이후 심의위 개최를 요구할 수 있는 사유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당초 입법예고안은 추가적인 사실이 드러났거나 재산상 손해 복구를 이행하지 않을 때만 심의위 개최요구를 할 수 있게 했었다. 가이드북에도 이와 비슷한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원회 의결 사항을 위원장에게 보고하면 심의위 의결로 갈음할 수 있도록 했던 조항은 권한 위임을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심의위가 소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명시하는 내용을 추가로 반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각 교육지원청은 심의위 구성을 완료했다. 교육지원청별 심의위 담당자 발령도 마쳤다. 교육부는 17일 시·도교육청 담당자 연수와 심의위원회 운영 매뉴얼 배포를 할 계획이다. 당초 집합연수로 준비하던 교육지원청 심의위 담당자 400여 명에 대한 연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동영상 연수로 대체하기로 했다. 원용연 교육부 학생생활문화과장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3월 1일부터 운영되기 때문에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심의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장 자체해결제에 대해서도 학교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함께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준비 상황에 대해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학교 현장에서는 개정된 내용을 반영한 가이드북 배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개학 전에 충분한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18일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즉시 개정 내용을 반영한 학교폭력 사안 가이드북을 제작해 다음주 중 배포할 계획이다. 빠르면 24~25일 학교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교총은 또 “향후 심의위 의결을 소위원회에 위임하는 근거와 심의위 개최요구 제한 근거를 법령에 명시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정당인도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이 될 수 있도록 단위학교 학운위 규정 개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방 의원 등이 대거 학운위 위원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5일 ‘서울시의회 의원 요구자료 및 교육부 수요조사 자료 제출’이라는 제하의 공문을 보내면서 “단위학교 학교운영위원회 규정상 ‘정당인 배제 조항’이 있는 경우 3월 정기선출 전 위 조항 삭제”를 추가 안내 사항으로 요구했다. 이번 조치는 2018년 7월 학운위 운영 조례를 개정하면서 위원의 자격 중‘정당의 당원이 아닌 자’를 삭제한 데 따른 조치다. 조례 개정 후 지난해에는 임기가 끝나지 않은 위원이 있어 시행에 유예 기간을 뒀다가 올해부터 전면 허용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마지막 남아 있던 정당인 학운위 참여 금지 지역인 서울까지 정치인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전국의 모든 학교 운영에 정치인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교총은 이에 대해 “18세 선거법이 교실의 정치장화를 부추긴다면 학운위의 정치인 참여는 학교 전체의 정치장화를 심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마지막 남은 조례까지 없어진 상황에서 학교의 정치장화를 막기 위해서는 법률에 정치인의 학운위 참여 금지를 명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인 참여 금지가 없어지면서 학운위 위원의 20%가량이 정치인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선거에 당선된 지방의원 3751명 중 709명(18.9%)이 학운위 위원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회에는 현직 정치인의 학운위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아 전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지난해 1월부터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소규모학교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도 학생 수 감소와 학교 노후화 등으로 인근 학교와 통합되거나 폐교 위기에 놓인 곳이 적지 않다. 자구책을 마련해 소규모학교의 ‘반란’을 꾀하는 곳도 있지만, 한계는 존재한다. 지난해 경북교육청은 소규모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가 그것이다.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는 일정 규모(학생 수 200명) 이상의 큰 학교와 작은 학교(60명 이하, 6학급 이하)를 자유학구로 지정해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입학이 가능한 일방향 학구제다.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전입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경북 지역 초등학교 29개교를 대상으로 자유학구제를 시범 운영한 결과는 고무적이다. 총 113명이 작은 학교 행(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1935년 개교한 안동 남후초는 전형적인 시골 학교다. 2013년(6학급)을 기점으로 매년 학생 수가 줄었다. 교원들은 농촌 지역의 인구가 점차 감소하면서 폐교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초등학생 10명, 유치원 7명이 늘었다. 이광희 교사는 “학생 수가 감소하면 교사의 수도 줄어들고 학생들의 학습권 문제도 생긴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고민하던 차에 도교육청에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학구제 시범 학교로 지정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홍보였다. 자유학구제가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남후초만의 특색 교육활동을 정리한 홍보지를 만들어기존 학부모와 자유학구로 맺어진 안동 강남초 학부모를 대상으로 발송했다. 교원들이 직접 홍보지를 들고 인근 주거지 돌면서 발품도 팔았다. 작은 학교의 강점을 살린 특색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승마체험 교실과 골프 교실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열 차례 승마체험을 진행하고 유소년 승마단도 창단했다. 9월부터는 교내에 설치한 골프 연습장에서 방과후 골프 수업을 운영했다. 이 교사는 “우리 학교에서 승마 교실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승마에 관심 있는 학생이 전학을 왔다”며 “승마 교육기관과 협약을 맺어 지원한 결과, 대통령기 전국승마대회에서 두 종목 1위를 거뒀다”고 전했다. 남후초는 최근 승마 시범 학교로도 지정돼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5월에는 여행 갈 기회가 많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제주도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사제동행 등산 활동도 나섰다.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 걸으면서 소통하고 자연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 교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견문을 넓혀주고 새로운 꿈을 꿀 기회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제주도를 다녀온 1학년 학생의 동시 ‘비행기’를 소개했다. ‘제주도 갈 때/바다색 비행기를 탔다.//내 마음은/바다에서 수영하는 것/같았다.//집으로 올 때는/색깔 비행기를 탔다.//내 마음에/예쁜 색깔을 칠하는 것/같았다.’ 학생 수가 늘어난 데는 큰 학교와의 통학 시간이 8분 이내고,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점, 맞벌이 가정을 위해 오후 6시 30분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한 점 등도 주효했다. 지역사회와 동창회 등의 지원도 한몫했다. 지상규 교장은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것,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했다”면서 “학교가 변하니까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노후화 한 학교를 보수하는 데도 공을 들였어요. 지난해 확보한 예산으로 올해 체육관도 지을 예정입니다. 작은 학교 살리기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가능합니다. 교직원, 학부모, 교육청, 지역사회, 지방자치단체까지 하나로 움직여야 하죠. 작은 학교를 살려야 농촌이 살고, 지역이 살아납니다. 올해는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리 학교만의 특색을 살리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경북교육청은 남후초를 비롯해 죽천초, 사방초, 송원초, 창수초, 화양초 등 6곳을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운영 우수학교로 지정하고 각 학교의 사례와 개선점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작은 학교 살리기는 이어진다. 올해는 초등학교 97곳, 중학교 11곳 등 총 108개교에서 자유학구제를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