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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최근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이 곽노현 前교육감 재임 당시 공립 특채된 사립 교사 3명 중 2명을 임용 유지하기로 판단한 것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는 교원 인사의 공정성을 현저히 저해한 행정 행위이며 정책과 행정의 신뢰성을 망각한 처사이다. 교육부의 서울시교육청 판단의 수용 결정은 사립 교원의 공립특채의 공정성을 심각히 훼손하고,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인사원칙에 불신을 초래하게 할 조치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그동안 교육부는 이 문제에 대하여 일관되게 ‘임용 취소’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이유도 없이이번에 이를 번복한 것은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중요한 인사 문제에 대하여 자기 부정을 자인한 행위로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 사실 교육계 이슈가 된 곽노현 전 교육감의 잘못된 인사 중의 하나인 사립 교원을 공립 학교에 특별채용 한 3인에 대해 “특별 채용할 합리적 사유가 없으며, 특정인을 내정한 상태에서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현장 교원의 사기저하와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이유를 들며 임용 취소 결정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서울시교육청의 임용 취소 결정, 소청심사위의 임용 취소 유지 결정, 교육부의 임용 취소 요구도 이어졌다. 분명히 잘못된 인사로 행정 기관의 일관된 의사 결정과 판단이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180도 입장의 바궈 “서울시교육청의 조치 결과 수용과 함께 교육부가 스스로 행한 임용취소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이는 신뢰성과 공정성, 객관성 등을 생명으로 하는 교육행정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가 아니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국민 여론과 근본적으로 상치되는 행정 행위이며, 그동안의 교육부의 자체 판단과도 유리된 결정이며, 사범계 대학 졸업, 교직 이수 등으로 굉장한 경쟁률을 뚫고 교사임용시험을 거치는 현행 교원 충원 제도, 교원 임용 제도에 근본적으로 상치되고 나아가 교원의 공평 인사원칙을 훼손하고 대다수 교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다. 우리가 이 문제를 경솔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는 서울시교육청의 특별채용 임용 유지 판단과 교육부의 수용이 단지 이번 문제된 교사 3명의 임용 여부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은 교육공무원 특별채용 제도에 대한 공정성 훼손이 근간이다 따라서 향후 교원 인사 제도에 현저한 오점을 남기게 되고 나악 교육계에 심대한 파장을 미치고, 정부의 공정한 인사원칙과 교육부 행정 전체에 대한 불신의 씨앗이 될 개연성인 충분하기 때문이다. 신뢰성에 크나큰 오점을 남기는 행위다. 추후 이에 대한 부작용과 현장 갈등의 책임은 전적으로 서울교육청의 판단을 수용한 교육부에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띠라서 교육부는 교과부의 임용취소 결정과 교원소청심사위 결정을 뒤엎은 것이며, 나아가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제도의 취지를 전적으로 훼손한 결정으로 조속히 철회돼야 한다.교육부가 특별채용대상자 임용 취소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복직요구를 위한 집회 등 압력에 굴복하는 결과로 비춰지게 된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건은 변죽보다 정곡을 바로 보아야 한다. 삼척동자가 봐도 이 3명의 교사 공립 특채는 한결같이 전인 곽노현 교육감의 논공행상에 기인한 것임이 명약관화한데도 이를 간과한 결정을 내린 점이 안타까운 것이다. 공정한 인사원칙을 유지하고 전임 교육감의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는 것이 문용린 신임 교육감의 책무임에도 이를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받아 마땅한 처사인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 잘못된 결정과 수용을 철회해 기회를 바로잡음으로써 정부가 교육감 직선제의 측근 및 논공행상식 부당인사의 관행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엄연히 잘못된 인사를 용인하는 것은 향후 더 잘못된 인사 행위를 불러오는 것이다. 행정에서 가장 경계하고 배제해야 할 것이 바로 ‘제멋대로 인사’이다. 국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판단과 교육부의 수용 결정은 모두 잘못된 행정이다. 교육행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원 인사 행정이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잘못된 결정과 수용은 국민 여론과 사회 정서와 동떨어진 행정 행위로 조속히 철회되어야 하고, 원칙과 규정에 따라 수용이 거부돼야 한다.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가 솔선하여 법과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교육부의 결정 수용처럼 이현령비현령식 교원 인사 행정은 말없이 그늘진 곳에서 학생 교육에 희생과 헌신을 하고 있는 이 땅의 교사들에게 심한 자괴감과 무기력감만 부여할 것이다. 따라서 임용 취소 결정과 수용이 된 한 명과 같이 나머지 두 명 모두 같은 결정과 수용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행정은 언제, 어디서나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지, 시류에 따라 탄력성을 유지해서는 절대 안 된다. 재수와 삼수를 거듭하며 지금도 전국의 대학 도서관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교사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 땅의 예비교사 내지 미래 교사들에게 정의와 원칙이 살아 있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뚫기 위해 청춘을 불사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기를 잘 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스스로 갖도록 장려해야 한다. 이번 교육부의 수용 결정이 하루빨리 철회돼 올바른 새로운 결정으로 법의 공정성, 상식과 도덕의 정의성, 교원 인사 행정의 투명성 등이 제고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바로 법과 원칙 준수를 강조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과 행정 프레임과도 결부되는 것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교총 “사회적 경종 인식 확산을” ‘형식적 사과 뒤 감형’ 악용 우려 개학일에 학교에 난입해 아들을 체벌했다는 이유로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를 폭행한 학부모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선고를 연기하고 ‘학교에 가서 무릎꿇고 사과할 것’을 명령했다. 법원 측은 실추된 교권회복의 기회를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형량을 낮추기 위한 형식적 사과로 그칠 경우 더 큰 상처가 될 것을 우려했다. 11일 창원지법 형사2단독 박정수 부장판사는 3월 4일 아들이 다니는 A고교를 찾아가 아들의 담임교사를 폭행하고 2시간 동안 학교를 다니며 소란을 피워 수업을 방해한 혐의(공동폭력 및 업무방해 등)로 구속 기소된 김 씨와 불구속 기소된 김 씨의 아내 등에 대한 선고를 일주일 연기했다. 선고공판에서 박 판사는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고인이 학교에 가서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며 “피해 교사에게 용서를 구할 의향이 있으면 선고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 등이 동의하자 박 판사는 “교사를 폭행 할 당시 교사의 무릎을 꿇린 만큼 반드시 교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권창환 창원지법 공보판사는 “상대방의 피해가 있는 형사재판의 경우 그 피해에 대한 배상과 합의 등을 참작해 판결한다”며 “이번 선고연기는 담임교사가 심적 상처에 맞게 무릎꿇고 사과하라고 명령한 것 같다”고 밝혔다. 권 판사는 “사과의 진정성에 따라 처벌이 경감될 수도 있고 피해자의 반성정도로 그칠 수도 있다”며 “전반적으로 피해를 복구하는 절차에 실추된 교권을 회복하겠다는 뜻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의 이같은 명령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교권의 필요성을 강조한 의미있는 주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총은 12일 논평을 통해 “공교육의 근간과 교권을 바로잡는 것이 처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결정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른바 ‘교권보호법’ 제정 등으로 공무집행방해, 가중처벌 등으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과 명령이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위축시켜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문경구 경북 영천고 교사는 “교권침해 후 사과한 뒤 낮은 형량을 받는 악순환이 될까 우려 된다”며 “사과는 사과로 받고 판결은 법과 절차에 따라 이루지는 전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고 관계자도 “현재 학부모가 학생체벌로 학교와 교사를 고소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사과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얽혀있는 문제들을 성의있게 해결한 뒤 마음을 다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학부모 김씨에게 징역2년을, 김씨의 부인 등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구형했다. 이들의 선고공판은 18일 예정돼 있다.
교총 “문제점 인정하면서도 대체 뭘 눈치 보나” 오는 9월 1일자 초중고 교장 공모에서는 후보자 1명만 놓고 심사하는 ‘단독 지원’이 허용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공개경쟁으로 유능한 교장을 뽑겠다는 교장공모제 취지와는 반대로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공모에서 담합의혹이 제기됐던 복수학교 지원도 허용된다. 교장 공모 비율 역시 현행대로 교장결원이 발생하는 학교 수의 3분의 1에서 3분의 2의 범위 내에서 지정 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장 공모제 운영 지침을 17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시달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인 심사를 불허 하던 종전 지침을 개정, 교장 공모에 단 1명만 지원하더라도 예정대로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80점 이하인 경우 후보 탈락 기준을 85점으로 높인다. 당초 교육부는 교장 공모 시 내정자를 정해 1명만 신청, ‘짜고 치는’ 비리 발생 가능성이 높아 후보자가 1명일 때는 공모 시기를 다음 학기로 넘기 거나 공모 지정을 취소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 담당자 의견수렴 시 농산어촌 등 공모 교장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이 규정으로 인해 공모가 철회되는 사례가 집중됐다”면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9월부터 이를 재허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원 1명이 여러 학교의 교장 공모에 신청할 수 있는 복수지원도 계속 허용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1인 복수지원 제도를 유지하되, 허용 여부는 시·도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공모에 이후 경기도의회 이재삼 의원이 담합의혹을 재기하며 감사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컸기 때문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내 초등의 경우 올해 응모한 2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명(52%)이 학교심사 또는 교육청심사 불참 등의 사유로 경쟁 후보가 빠지면서 단독후보가 돼 교장이 됐고, 중학교 역시 6명의 응모자 중 33%인 2명이 다른 후보가 심사불참 등으로 빠지면서 단독후보가 됐다. 그러나 이 의원의 감사요구에도 6월 현재까지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 어떤 조치도 입장도 밝힌 바가 없다. ‘담합 여부는 실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총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까지 나서 비율 축소를 요구한 교장 공모비율도 교장 결원이 발생하는 학교 수의 3분의 1~ 3분의 2 범위 내에서 현행대로 실시학교를 지정하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국 공모학교 비율은 35.5%(13년 3월)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10년 9월 55.7%, 11년 9월 39.7%)”라면서도 “한 번밖에 시행하지 않았는데 비율축소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1일 입법예고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을 보류하고 있다”면서 “좀 더 시행해보고 신중히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교육부 내부적으로 현행대로 1~2번 더 실시해 본 뒤 공모제 비율 축소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교총 하석진 정책지원국장은 “공모비율 축소나 복수지원 담합 의혹 등 문제점이 드러난 것을 인정하고 법령에 비율 등을 못 박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면서도 현행보다 퇴보한 지침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비율축소, 1인 지원 및 복수지원 허용 등 공모제 문제점을 교섭을 통해 반드시 풀어내겠다”고 강조했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전국 2,118개 고등학교와 258개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했다. 보도 자료에 의하면, 6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645,960명으로, 재학생은 572,577명이고 졸업생은 73,383명이다. 6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 7일에 실시되는 2014학년도 수능의 준비 시험이다. 시험의 성격, 출제 영역, 문항 수 등도 본 수능과 같게 출제했다. 모의 수능은 수험생에게 문항 수준 및 유형에 대한 적응 기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이번에는 수준별 수능 시험(일부에서는 이것을 선택형이라고 하는데, 수준별 수능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다)이 치러지는 해로 수험생은 유형 선택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평가원은 출제, 채점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2014학년도 실제 수능에 반영하려는 의도도 있다. 물론 모의평가는 9월에 또 있을 예정이지만, 이번 평가는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경험이 된다. 9월 평가는 9월 3일에 치러지는데 수시 1회차 원서접수가 9월 4~13일이다. 그렇다면 9월 모의평가는 가채점을 기준으로 입시 상황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6월 모의평가 결과는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다. 아직 수준별 수능 유형을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은 어는 유형으로 시험을 볼지 정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수험생은 구체적인 수시지원 목표를 세울 수 있다. 학생부 위주의 전형으로 갈 것인지, 수능 위주의 전형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논술 위주의 전형 등 다양한 전략을 세워서 입시 준비를 해야 한다. 아무튼 이번 6월 모의 수능은 수험생에게 매우 중요한 시험이다. 그래서 입시 전문 업체와 대형 학원은 수능 등급 컷까지 발표하면서 분석을 하고 있다. 이미 입시 설명회가 회사별로 열리고 있는데, 실전 수능시험 결과 분석만큼이나 수험생과 학부모가 몰리고 있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이 있다. 늘 그랬지만 이번에도 6월 모의평가에 중심에서는 EBS(한국교육방송공사)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부터 보도 자료에 EBS를 언급하고 있다. 보도 자료에 특이 사항이라며 EBS 연계율은 70% 수준으로 맞췄다는 것이다. 언론사와 직접 접촉해 보도 자료를 설명할 때도 전 영역에 걸쳐 EBS 수능 교재 및 강의 연계율을 70% 수준에 맞췄다고 말했다. 이 말에 EBS측은 더 신이 났다. EBS는 모의평가가 끝난 직후인 5일 오후부터 자사 수능강의 사이트에서 영역별 대표 강사가 해설 강의를 하고 출제 난이도와 문제 경향 등을 분석한다. 아울러 EBS는 입시설명회를 하고 있다. 입시 설명회 상황은 EBS 채널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올해 첫 수능 모의평가가 치러진 이후 탓인지, EBS 입시 설명회엔 학생과 학부모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입시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자리는 초만원이었고, 계단과 통로도 예외 없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본격적인 설명회가 시작되고, EBS 대표 강사들이 하나 둘 무대 위로 오르자 분위기는 한층 고조된다. 그러나 정보 내용은 초라하다. 초라하다 못해 저의가 뻔히 보인다. 과목별 강사마다 무대에 올라서 EBS 교재 및 강의 연계율 70%를 강조하고 있다. 특정 교과는 완전 일치하는 문형이 많이 나왔다고 떠든다. 그리고 과목별 학습 비법도 공개했는데, 결국 그것도 모두 EBS 교재를 꼼꼼히 보고, 강의만 잘 들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번 모의 평가의 문제들은 EBS 교재의 동일한 제시문을 다른 각도에서 분석하거나 지문의 특정 부분만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계됐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EBS 교재 지문과 그래프, 표 등의 자료들을 꼼꼼히 확인하고 다각도로 분석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날 출연한 강사의 학습 내용은 모두 이런 식이었다. EBS 교재만 잘 풀으라는 주장이었다. 이것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러 모로 짚어 볼 대목이 있다. 우선 대통령은 수능 시험은 교과서 출제(2013년 4월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발언)를 언급하고 있다. 이 표현은 그 진의를 떠나 공교육 정상화라는데 목적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런데 EBS 교재 및 강의 강조는 공교육과 멀리 가 있다. EBS는 절대로 공교육의 대안이 돼서도 안 된다. 공교육은 학교에서 교실에서 출발하고 거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EBS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후원으로 학생들에게 입시에 도움을 주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이런 교육 형태를 사기업이 해도 막아야 할 판에 공기업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잘못이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병폐는 학생들이 상급 시험 준비에 매몰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이 아니라 문제 풀이 식에 머물러 있다. 지금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흐름 속에 이러한 교육 방법은 도움이 안 된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체질을 변화하면 약을 안 먹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평생 학습 시대에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멀리 혼자 가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EBS 강의는 혼자 가는 법이 아니라, 이리 가라 저리가라 지시만 하는 꼴이다. 이 시대는 자신감 있게 혼자의 힘으로 가는 교육이 필요하다.
6월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차가운 청량음료나 빙과류를 찾는 계절이 왔다. 등하굣길에 아이들의 입에는 형형색색의 음료와 과자가 들려 있다. 색소와 사카린을 넣어 갈아 만든 음료를 아이들은 좋아한다. 특히 저가 상품일수록 심각하다. 문제는 아이들의 입을 자극하기 위하여 각종 첨가물이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을 본 학부모는 거의 없다. 집에 들어갈 때는 거의 다 먹었거나 마신 상태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 언론들은 비만 왕국 미국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의학 저널에 실린 한 편의 논문이 계기가 된 것이다. 듀크대 에릭 핀켈슈타인 교수는 통계를 기초로 2030년이 되면 미국 비만 인구가 전체의 42%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에 따른 의료비용은 20년간 660조원이 더 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자 미국 언론들은 “비만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말 것”이란 비관적 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비만과의 전쟁’은 낯선 주제가 아니다. 역대 정부들이 줄곧 외쳐왔던 구호들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2004년 심장수술을 받은 뒤 그토록 좋아하던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고 비만 퇴치 운동에 뛰어들었다. 현 정부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아동비만 퇴치운동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권도 비만율을 낮추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살빼기 과정을 담은 TV쇼와 다이어트 광고가 범람하는 미국이지만, 국민 뱃살은 계속 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보다 비만과의 전쟁이 더 어렵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건 그 때문이다. 현재 미국 사회가 비만 문제에 대처하는 자세는 대략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 이들은 비만을 더 이상 의지력 부족 같은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비만을 사회·경제적인 국가 문제로 받아들이고, 비만을 유발하는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쪽으로 논의를 모으고 있다. 둘째로 비만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지역일수록 패스트푸드 소비가 많고, 그 결과 비만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백인의 비만율은 15%인 데 반해 히스패닉은 26%, 흑인은 33%에 달한다. 셋째로 아동비만을 막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의료기관인 카이저 연구센터는 비만 때문에 어린이들의 평균수명이 부모 세대보다 20년 짧아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우리 현실은 어떨까. 삼성경제연구소는 '비만의 사회경제적 위협과 기회' 리포트에서 한국은 비교적 비만도가 낮은 날씬한 국가군에 속하지만 과체중과 비만 비율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아동비만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비만세를 신설하는 등 정책과 규제를 강화 해 비만산업이 비대해지는 걸 막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비만을 지나치게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비만을 ‘세계적 전염병’으로 규정했다. 20세기 후반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 에이즈였다면 21세기엔 비만이 그 자리를 차지할 거란 분석이 나오는 판이다. 그런가 하면 외식과 편의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가정이 늘면서 첨가물에 노출되는 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문구점에서 다양한 것들을 사 가방 속에 넣고 가는 모습이 매우 웃겼다'는 관찰기록을 볼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에게도 범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독서체험을 기반으로 하는 독서 내용 이해 능력 평가의 필요성과 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통한 인재 육성의 필요성에 따라 교내 독서골든벨대회가 열렸다. 40여명의 학생이 참여하여 지정도서를 읽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치 텔레비전의 '도전! 골든벨' 못지 않은 열띤 분위기 속에서 문제를 틀려 중도에 탈락하는 학생들은 아쉬움에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책을 읽고 자신의 지식 수준을 점검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가 학생들은 입상 여부에 관계없이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라오스 탈북 청소년 강제북송 사건으로 탈북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탈북 청소년들의 안정적인 국내 적응을 위한 학력 증진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국회 차원에서 열렸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 주최 ‘통일한국의 자산, 탈북청소년 학력증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1대1 멘토링을 통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 탈북 청소년들의 높은 학교 중도탈락률에 우려를 표했다. 제도적 문제에 대해 발제를 맡은 한만길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 학교와 사회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입국 전 북한에서의 낮은 출석률과 탈북 후 제3국 체류기간 장기화로 학습공백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연구위원은 남북한 교육의 제도적 차이, 교육내용과 용어의 차이 등에서 오는 생소함 또한 학력저하와 중도탈락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력증진방안에 대해 발제한 유시은 고려대 교수는 “2010년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탈북 청소년들의 일반학교 중도탈락률은 우리나라 정규학교 학업중단률에 최대 8배에 이른다”며 “새로운 문화에 대한 충격, 탈북기간 중 학업손실, 자존감 저하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에 대해 발제자들은 교사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한 연구위원은 “탈북학생들의 심리적 지지망으로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선생님과의 관계형성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성공하면 학업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긍정적인 적응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연구위원은 주지과목에 대한 맞춤형 개인 보충지도와 함께 다단계의 교재, 초중등학교 편입제 및 자유로운 유급, 월반 등 유연한 학제 운영, 1대1 멘토링제도 제안했다. 유 교수도 “탈북청소년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최소 1년 정도가 걸린다”며 “탈북청소년을 전문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나 경험 많은 교사에게 이 기간 동안 위탁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한상훈 서울 문성중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탈북학생과 현직 교사와 멘토링을 통해 맞춤형 학습지도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정책적으로 멘토링 지도비를 편성해 전국적으로 이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서동원 EBS 홍보사회공헌부장도 EBS를 통한 온․오프라인 학습 멘토링을 제안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심 의원은 “2만 5000여 탈북민과 2300명의 탈북 청소년은 앞으로 통일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들의 안정적 정착과 바른 교육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순천하면 떠오르는 것이 만이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깊숙이 들어간 순천만은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배경이기도 하다. 지금은 자연생태공원으로 국제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직접보지는 않았지만, 순천만의 아름다움은 마음속으로 충분히 그려낼 수 있다. 그 정도로 많이 듣고, 사진으로 많이 보았다. 그런데 이번에 큰마음을 먹고 순천으로 향한다. 2013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어 가기로 했다. 승용차를 이용할까 하다가, 대중교통을 선택했다. 매일 타는 자동차보다 기차가 타고 싶었다. 어린 시절 기차 여행의 향수가 있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 기차 여행은 최고의 호사였다. 그 기분을 느끼려고 기차를 택했다. 그리고 수도권에서 멀리 가는 여행이라 기간도 넉넉히 잡았다. 인근에 선암사까지 가는 계획을 세웠다. 순천에 도착하는 날은 선암사로 향했다. 남녘의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답다. 하늘로 뻗은 나무들, 그 사이로 부는 바람들 모두가 향기를 낸다. 남도 사람들의 구수한 말투도 달게 느껴진다. 선암사 입구에서 먹은 산채 비빔밥은 산 내음이 그대로 난다. 음식을 먹고 나니 건강해졌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발길도 가벼워진다. 사찰은 천년 세월을 이기고 버텨온 흔적이 보인다. 고찰답게 고즈넉한 분위기다. 오래된 절이 오히려 경건함을 더한다. 세월을 이겨내고 있는 것이 사찰뿐이 아니다. 나무, 물 모두가 멋스러움을 더한다. 나도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멋지게 서 있고 싶다는 욕심을 담아본다. 다음날 아침 일찍 서둘러 박람회장으로 갔다. 셔틀버스 등 교통편이 편리하다. 준비를 많이 한 탓이다. 또 기분이 좋은 것이 있다. 순천만 정원박람회라는 이름이다. 엑스포라는 이름이 안 붙어서 좋다. 여기에 정원 대신에 가든 엑스포라는 이름이 붙었으면 어땠을까. 정원이 주는 정겨움과 아늑함이 없었을 것이다. 일찍 도착했는데도 사람들이 많다. 입장권을 발급받으려는 줄이 길다. 그런데 나처럼 인터넷 예매 자는 관람권을 따로 발급받는다. 순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쓸데없는 우월감도 들었다. 아무튼 빠르고 편안한 입장으로 몸이 가벼워진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은 말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정원이다. 박람회장에 들어서는 순간 온통 초록이 보인다. 그 위로 떨어지는 햇살은 왜 그리 마음조차 푸근하게 하는지. 아내와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가운데 크게 보이는 순천호수정원이 눈길을 끈다. 순천만을 둘러싸고 있는 6개의 산봉우리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박람회장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나사 모양으로 난 길을 따라 빙글빙글 돌면서 걸어 올라가게 만들었다. 이곳은 말 그대로 정원을 보아야 한다. 한국의 미를 잘 반영한 한국정원은 정감이 간다. 왕과 왕비가 거닐던 궁궐 정원, 선비들의 군자 정원에서 옛 사람들의 여유와 멋을 느낀다. 한국과 가까운 중국 정원은 사랑의 노래가 들린다. 우리나라의 춘향전에 가까운 중국인의 사랑 이야기로 정원이 꾸며져 있다. 맞은편의 프랑스 정원은 베르사유 궁전을 모델로 바로크 시대 건축 양식을 도입했다. 규모가 제법 큰 대리석 건축물이다. 일본 정원은 사실적이고 정교한 미니어처가 눈길을 끈다. 화산 활동이 있고, 섬나라라는 특색이 있다. 이탈리아 정원은 조경 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의 빌라 정원을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로 연출했다. 태국 정원은 태국의 전통 건축물인 살라 타이와 대나무 구조물로 만든 가옥이 보인다. 야자나무 등 열대성 식물을 심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네덜란드 정원은 관람객이 많다. 네덜란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튤립과 풍차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아 붐빈다. 박람회장에 볼거리는 꿈의 다리다. 이 다리는 동천으로 분리된 두 박람회장을 연결하고 있다. 생태도시의 완성을 향한 순천의 꿈과 희망을 살리기 위해 컨테이너를 활용해 디자인 했다고 한다. 아내와 나도 꿈의 다리를 건너고 있다. 그러나 개장 시간이 몇 시간 넘은 탓인지 사람이 물결을 이룬다. 다리는 이미 다리가 아니라 사람이 머물러 있다. 앞으로 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다. 다리 내부에는 14만 5천여 점의 세계 어린이들의 꿈을 담은 그림을 전시하고 있지만,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없다. 정원박람회에는 큰 나무가 없다. 그래서 그늘이 없다. 다행히 실내 정원이 있어 햇빛을 피할 수 있다. 사막 정원, 도시 농업, 원시의 자연 등 갖가지 테마별 볼거리가 수두룩하다. 호주 퀸즐랜드가 원산지인 자이언트 보틀 트리와 대만 고무나무, 지중해에서 자라는 올리브나무 등 주변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나무들이 많다. IT정원인 식물 공장도 이색적이다. 상추, 고추, 가지, 토마토, 피망, 딸기 등 야채와 과일이 자라고 있다. 기후 변화와 관계없이 무농약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대량 생산할 가능성을 실험하는 공간이다. 천장에 거울이 있고 화려한 조명 장치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이런 곳에 오면 먹는 것이 불편했는데, 여기서는 문제가 없다. 실내 정원 앞쪽에 위치한 대형 식당 덕분이었다.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맛도 일품이다. 점심을 먹고 걸음이 더 느릿느릿해졌다. 점심을 먹어 몸이 무거워진 탓도 있지만, 하루 종일 걸어 다닌 피로가 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순천만의 갈대밭을 빼놓을 수 없다. 역시 갈대밭도 사람이 많다. 차로 이동한다고 줄을 서고 있다. 땡볕에 오랜 시간을 견디고 순천만을 볼 수 있다. 영상 자료는 가을의 누런 갈대를 봤는데, 오늘 보는 갈대는 어린 초록색 옷을 입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시원해 보인다. 순천만을 환경론자들은 생태계의 보물이라고 하지만 로맨티스트에게는 감성의 보고라고 한다. 갈대는 이미 식물이 아니라 감성의 언어라는 말이다. 맞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보니 신경림의 갈대가 생각난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갈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보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이다. 나도 서정적 감흥에 겨워 글을 남기고 싶다. 하지만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발걸음을 끓다시피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갈대만큼 빽빽하게 서 있다. 그리고 모두 지친 몸이지만 가족과 함께 한 기쁨에 얼굴들은 웃음으로 넘친다. 그런데 여기에도 훼방꾼이 있다. 긴 줄을 오가며 확성기로 떠드는 사람이 있다. 특정 종교를 선전하고 있다. 그 종교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험한 말을 한다. 안타깝다. 외국인도 많이 찾은 이런 관광지에 저런 종교 활동을 한다니. 마음으로 믿어야 하는데, 즐거운 여행에 옥에 티다.
소포클레스는 고대 그리스 비극 '엘렉트라'에서 "자식은 모든 어머니를 삶 가운데 붙들어 매는 닻"이라고 했다. 어머니가 살아가는 낙이 자식이라는 얘기이다. 우리는 자식 앞세우는 고통을 다시 없는 슬픔 참척(慘慽), 빛을 잃어 천지가 캄캄한 상명(喪明)이라 일컬었다. 시인 김현승은 자식을 '나의 가장 나아종(내가 맨 마지막으로) 지닌 것'이라 했다. 가끔 암에 걸린 엄마가 뱃속 아기를 살리려고 치료를 포기하기도 하였다는 기사를 접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아기를 낳고 곧 세상을 뜨면서도 엄마 된 행복에 겨워한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모성과 부성(父性)에 대한 믿음까지 버릴 순 없지 않은가! 그러나 요즘 젊은 부모들의 자식 사랑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는 곳이 이혼 법정이다. 예전엔 형편이 어려워도 아이만은 뺏길 수 없다며 치열하게 양육권을 다투는 부부가 많았다. 자기보다 아이의 미래를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육권을 빼앗긴 엄마가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젠 넉넉하게 살면서도 아이를 탁구공처럼 서로의 집앞에 데려다놓고 가기 일쑤라는 기사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모의 사업 실패로 거리를 배회하는 아이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아이보다 자기 삶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이다. 올해 초 서울가정법원 어느 이혼 소송에서 열다섯 살 딸이 조정담당관에게 털어놓은 기사는 "엄마는 내게 법정에서 '아빠와 살고 싶다'고 말하라 하고, 아빠는 '엄마와 살겠다'고 하라고 시킵니다. 차라리 보호시설에 가고 싶습니다" 라는 아이의 외침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소녀의 아버지는 중견기업에 다니고 어머니는 학원 강사를 하는 중산층 부부였다. 부부는 서로 딸을 키우겠다고 다투기는커녕 양육권을 떠넘기려고 딸 구슬리느라 바빴다. 그런가 하면 30대 초반 부모는 가정법원에서 이혼소송을 벌이던 중, 부부는 사이가 나빠 별거하면서 남편이 다섯 살 아들을, 아내가 두 살 딸을 키웠다. 그러다 새 직장을 얻은 아내가 남편이 양육비로 제안한 수천만원도 포기할 테니 딸까지 데려가라고 했다. 남편도 아내에게 아들까지 다 맡으라고 버텼다. 이날 조정이 실패하고 부부는 아들을 법원에 남겨둔 채 각자 떠나버렸다. 이처럼 자식을 짐으로 여기는 부모가 많아지면 어린이 학대도 늘 수밖에 없다. 전국 아동보호기관에 들어온 학대 신고가 10년 전 4000건에서 지난해 1만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학대가 심해 보호조치를 받은 6000건의 가해자 중엔 83%가 친부모였고 44%가 편부·편모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세 살 아래 영아 학대는 두 해 사이 곱절 늘었으며, 20~30대 젊은 부부가 가해자의 70%를, 여자가 67%를 차지했다. 맞벌이가 늘면서 육아를 부담스러워하고 일찍부터 남의 손에 맡겨 감정의 끈이 느슨해진 탓이라고 한다. 이같은 사회의 모습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밝은 면을 줄이는 위험으로 다가 온다. 사회 조직의 기초단위인 가정이 무너지면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 게 이 사회이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그들은 대부분 돌봄이 없는 아이들인데도 그 짐을 모두 학교에 맡겨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정책 당국자는 물론 지역사회와 더불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다.
한국의 대학에서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소위 문사철(文史哲) 학문이 위기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철학과를 비롯하여 문학과, 사학과 등이 존폐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와 각은 와중에 각 대학에서 구조 조정과 통폐합 등으로 소위 인문학 관련 학과들이 사라지고 있다. 학문의 귀천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학문의 성격에 따라 뿌리와 가지로 나눌 수는 있다. 뿌리는 기초학문, 가지는 실용학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뿌리인 기초 학문의 으뜸이 곧 철학인 것이다. 철학적인 규명을 거치지 않은 학문은 공허한 것이다. 모든 학문을통틀어 어떤 이론도 그것이 참인지, 현실적 가치는 있는지 등의 문제를 검증받으려면 철학의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본으로서 아주 소중한 학문인 것이다. 인문학의 모든 학과와 학문이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 대학에서 이와 같은 인문학의 학과인 철학과, 문학과, 사학과 계통의 학과를 없애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나누어 고찰할 수 있다. 첫째는 철학과 등 인문학 관련 학과 출신자들이 취업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요즘같이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라는 신조어가 횡행하는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인문학 관련 학과 졸업생들이 정규직으로 취업하기는 어렵다. 공문원 채용시험 합격도 녹록치 않다.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국어, 영어 등 주 교과의 교사 임용시험 합격도 옛날 이야기가 됐다. 반면, 컴퓨터관련 학과, 미용관련 학과, 패션관련 학과, 뷰티관련 학과, 승무원관련 학과, 실용예술관련 학과 등 실용학문 중심의 학과들의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은 실용 학문, 실기 실습 위주의 학과들의 학문적 뿌리는 얕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문사철 등 인문학 관련 학과들에 비하여 실용 학문 관련 학과들은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학생들이 몰리니까 대학에서도 이런 학과들을 개설, 증원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둘째, 교육부의 대학 평가 기준에도 문제가 있다. 대학 평가 기준 중에서 졸업생 취업률은 매우 중요한 척도이다. 그런데 문사철 인문학 관련 학과 출신자들의 취업률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이 대학 평가 기준이 개정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인문학은 고사 위기에 몰리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졸업생 취업률만 놓고 보면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학이 훨씬 더 높다. 하지만,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교육 목표는 서로 다르다. 근본적으로 뿌리 학문인 문사철 인문학은 돈과는 거리가 먼 학문이다. 예전에도 철학과는 ‘의식주와 거리가 먼 학과’였다. 예나 지금이나 철학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대학의 학과들도 마찬가지이다. 전국의 각 사범대학에도 대부분 교육학과가 있지만, 교육학과 출신자들이 ‘교육학’ 교사자격증으로 교사 임용이 되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하거나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보다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부분이 교원들이 재학생인 교육대학원에서도 최근에는 교육공학 전공자들은 증가하는데, 교육철학 전공자들은 자꾸 감소한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교육철학을 전공하여 활용할 분야가 딱히 생각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뿌리다. 철학은 기초 학문의 근본이다. 학문 중 최고의 학문은 누가 무래도 철학이다. 교육학에서도 교육철학이 기초 학문이다. 인문학도 자연과학도 그 정점에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의 문제’를 다루는 인문학이나 ‘사물의 문제’를 탐구하는 과학도 학문의 궁극적 기반은 철학이다. 철학이 없는 학문과 실용은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다. 대학의 전공학과로서 철학과를 비롯한 인문학 계통 학과가 사라지고, 교양 교과목에서도 인문학 계통 교과목들이 수강 신청되지 않는 푸대접 속에서 결국 인문학이 설 자리는 자꾸만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철학과 등 인문학 계통 학과를 없앤다는 것은 학문의 뿌리를 잘라내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철학 개론’이 교양 필수 교과목으로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수하고 졸업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기피 대상 교과목으로 홀대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여파 속에서 미구에 삭막한 ‘인문학 부재의 시대’ 내지 ‘철학 부재(不在)의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대학은 졸업생 취업률 등 대학평가 기준과 지표가 한 대학의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대학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정부 지원을 못 받는 ‘부실대학’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히면 학생 충원이 더 어렵고 그래서 대학이 더 부실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대학이 생존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논리다. 철학이 ‘뿌리 학문'이긴 하지만 당장 먹고 사는데 도움을 주는 기준으로 보면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대학은 현실을 무시하고 교육과 경영을 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인문학 관련 학과 폐지를 현실을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과 등 인문학 관련 학과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 한 번 폐지된 학과를 부활하기는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하지만, 미래를 위해 모집 정원을 줄여서 명맥을 이어가는 혜안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유사 학과 통폐합이라는 명목으로 교육 목적이 다른학과를 묶어서 절름발이 학과를 개설하는 것도 숙고해야 한다. 외국의 많은 나라에서 철학을 고등학교에서부터 배우는 교육정책과 교육과정 운영의 함의를 성찰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대학 평가’ 기준도 재고돼야 하고, 각 대학의 구조 조정 계획도 현실을 감안해 개선돼야 한다. 철학 등 인문학은 ‘밥먹고 살기’라는 현실보다 훨씬 깊고 높은 우리의 ‘삶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용 학문들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돈이 되지만, 인문학은 보이지는 않지만 더 중요한 인간의 정신적, 내면적 가치에 관한 학문이라는 점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철학과 사학, 그리고 문학 등 인문학과 인문학 계통 학과들은 사회과학은 물론 자연과학에 포함되는 모든 학문과 학과를 떠받치고 있는 주춧돌과 같은 구실을 한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전북 완주중학교(교장 박경애)학교장을 비롯한 교원 일행이 5일 오전 10시 혁신학교 벤치마킹을 위해 광양여중을 찾았다. 학교장의 환영 인사에 이어, 이선례 수업혁신부장으로부터 본교 역점 사업인 무지개학교 운영 사례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본교에 가장 오래 근무한 교사로 그동안 학교의 변화상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활지도상의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표하였으며, 통제가 아닌 자율성 신장을 통한 지도에 대한 질의가 많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의 틀을 가지기에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이는 살아온 배경과 교육에 의하여 인지가 만들어지기에 인간은 자기만의 창,프레임을 갖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프레임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고 한다. 네모난 창을 통해 세상을 보면 세상은 네모로 보이고 세모난 창을 통하면 세상이 세모로 보이듯이 사람마다 어떤 모양의 프레임을 가졌느냐에 따라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이 달라질 뿐 아니라 대응방식까지도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 상황, 같은 환경 속에서도 프레임에 따라 사람들은 천양지차의 인생을 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한국사람은 모두가 한국이라는 숲 속에 들어와 있으니 한국이라는 숲을 제대로 보기란 쉽지 않다. 한국교육의 실상은 무엇인가? 숲에 해당하는 한국교육의 현주소를 우리의 시각에서가 아닌 이방인이라 할 수 있는 하버드대 학생 4명이 보고 느낀 것을 전했다. 릴리 마골린, 스캇 임, 제니 마틴, 브라이언 카우더가 타자 시선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미국,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을 넘나들며 조사한 것이다. 이들은 대치동 학원가의 한국 고교생과 수학 문제 대결에서 패하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왜 공부하냐는 물음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대답이 한결같이 ‘남보다 잘 살고 엄마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같은 것 이었다. 심지어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은 진지하게 ‘시집 잘 가기 위해서’라고 했다. 필자의 시선을 끈 유태인과 유럽인의 공부법이 경쟁보다 소통과 토론을 앞세운다는 점이 눈에 띄게 들어왔다. 나라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학생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도 공식 행사처럼 정장을 입고 참여해야 하는 옥스퍼드의 전통은 이런 면에서 예시바만큼 특이하다. “식사 시간도 교육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다방면의 학생들과 서로 대화하라는 의미”라며, 이는 “영국 사회의 지적 전통의 상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태인 부모는 아이들에게 ‘이해했니?’라고 묻기보다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묻곤 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스타벅스, 페이스북, 구글 등이 유태인의 창의성에 의해 세워진 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닌 것 같다. 집단을 중시하는 동양에서 공부는 사회적 기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통로이다. 하지만 개인의 성장을 중시하는 서양에서 공부는 자기 발전을 중요시 하는 차이도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서양은 좋고 우리는 나쁘다는 식으로 볼 것인가? 틀림이 아닌 다름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이언은 ‘누구나 참여하는 한국의 교육열에서 공평함과 발전의 원동력을 느꼈다’고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교육이란 양적으로도 어느 정도 축적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식의 폭발 시대에 수 많은 양에만 치우치다 미지의 것을 찾아가는 방법을 모르면 어느 새 자동적으로 뒷걸음질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무조건 많은 텍스트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아이들의 생각을 물어보는 교사,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답이 바로 토론수업의 활성화에 있다.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해마다 현충일을 맞이하면서도 어딘가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요즘 아이들에게 애국이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는 것은 피와 땀으로 나라를 건설하고 위기의 시기에 몸을 던진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돌아보기 위하여 KBS 1TV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파노라마'에서 6일 밤 10시 '아버지의 나라'를 선택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9년의 시간을 재일동포 교육에 몸담은 필자로써 감회가 새롭고 재일동포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좋은 자료라 생각이 된다.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나자 재일동포 청년들은 앞다퉈 전쟁에 자원했다. 642명의 청년이 청춘과 바꿔 선택한 것은 지옥과도 같은 전쟁터였고, 한번도 가본 적도 없는 '아버지의 나라'였다. 이들 대부분은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던 명문대 학생들과 엘리트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안정된 현재와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애국심 하나로'아버지의 나라'를 택한 것이다. 그 선택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일본의 미군기지에서 군번도, 계급도 없이 단 사흘간의 훈련을 받고 참전한 청년들에게 한국 전쟁터는 지옥이었다. 특히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들에게 언어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였다. 퇴각명령을 알아듣지 못하고 전투에 임하다가 죽어간 청년도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153명의 청년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전사했다.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또 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1952년 4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발효로 주권을 회복한 일본이 허가 없이 떠난 청년들의 재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이로 인해 242명의 청년이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남게 됐다. 김운태 씨도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일본을 떠나올 때 그에게는 세 살배기의 어린 딸과 만삭의 일본인 아내가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도 가족의 행방을 알지 못한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살아남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불행이었다. 이같은 아픔 위에 우리의 대한민국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할 사명이 오늘의 어른들에게 있지 않을까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줄곧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햇수를 따져도 25년을 넘겼다. 오래 한 것으로 치면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동안 국어교육을 제대로 했냐고 하면 마음이 무겁다. 이 시점에 국어교육이란 무엇일까. 답을 찾아본다. 국어교육은 말 그대로 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국가에서 만든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국어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것을 일컫는다. 국어의 개념도 찾아갈 필요가 있다. 국어라는 과목이 생긴 것은 1894년 이후 정규 학교 교과서를 편찬하기 시작하면서다. 이후 교육제에서 교과서를 편찬하면서 국어 교과서가 등장했다. 그러다가 다시 일제강점기에서는 국어가 일본어로 대치되고 우리 국어는 조선어 과목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국어는 말 그대로 이해하면 나라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마음에 차지 않는다. 우선 나라의 말이라고 하면 과거 우리나라의 역사가 걸린다. 우리는 고조선, 그리고 신라, 고구려, 백제의 역사가 있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의 말을 국어라고 할지 애매하다. 우리가 써야 하는 국어라는 개념은 나라가 사라지는 나라말이 아니라 온 겨레가 함께 쓰는 말이어야 한다. 이래서 쓰기 시작한 말이 겨레말, 배달말(배달민족이 쓰는 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도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나온 것이 우리말이다. 우리가 오랜 동안 써 온 말이다. 이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지금은 보편적으로 우리말이라고 한다. 즉 국어교육은 우리말 교육이다. 그러면 우리말 교육을 제대로 했을까. 다시 말하면 국어교육을 제대로 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기능주의적 관점이다. 언어 사용 신장이라는 활동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면서 국어교육의 흥미를 잃었다. 국어교육의 목표는 표준어를 바르게, 상급학교에 가서는 어법에 맞게, 효과적으로 혹은 분명하게 등으로 했다. 이는 교육의 수준에 관계없이 동일한 성격을 반복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흥미와 기능을 잃어버리게 했다. 언어 영역을 분절적으로 구분한 것도 문제였다.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의 구분을 마치 중요한 영역 구분으로 생각했다. 이들 사이에는 국지적이고 지엽적인 차이만 존재한다. 아니 오히려 듣기 말하기 등은 같은 상황에서 일어나는 언어 행위이다. 문학 교육을 할 때도 융합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신이 아닌 이상 듣기 말하기를 분리해서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하기와 쓰기도 마찬가지다. 말하기와 쓰기는 그 매체가 음성언어인가 문자언어인가 하는 점에서 다른 것이지 표현이라는 언어활동의 구조는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나눈 것은 기능의 동질성보다는 매체의 이질성이라는 외형적 측면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절이 ‘국어사용 기능’이라는 목표로 설정되고 결국은 국어가 하나의 도구 교과로 전락했다. 도구는 물리적 개념이다. 언어는 도구로 남아 있지 않는다. 언어 사용에 의해 언어 표현이라는 실체가 생겨나고, 의미가 창조된다는 점이 다르다. 언어의 창조적 기능에 초점을 두는 교육이 미흡했다. 결국 우리 국어교육은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에 몰입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말을 잘 하는 법만 가르치고, 듣기, 쓰기, 읽기의 요령만 가르쳤다. 지금부터라도 국어교육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기능을 강조할 것이 내용을 담는 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말이란 주고받기도 하지만 우리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우리의 인격을 지우는 틀이다. 말하는 기능은 조금 떨어지면 어떤가. 그 내용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면 된다. 따라서 국어교육은 언어의 내용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두 살만 지나면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데, 정작 국어가 어렵다고 한다. 청소년의 비속어 사용 빈도도 예전보다 늘어났다. 이 모두가 언어 교육을 하면서 기능에 치우친 결과다.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가를 놓친 결과다. 주고받을 알맹이가 없다.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을 챙기는 것 그것이 국어교육이다.
현충일을 하루앞둔 6월5일 오후 늦게 한통의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중학교 교원 연구비 지급이 확정됐다는 내용이었다. E-메일을 열어 보았다.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었다. 올해 3월부터 지급이 중단 됐던 교원연구비를 각 시도별로 예산 상황에 따라 지급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급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그것도 지급되지 않았던 기간을 소급해 지급한다는 것이다.무엇보다 돈 몇 만원을 받게 됐다는 사실보다는이번의 지급결정을 통해 교원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기쁨이 더했다. 지급결정 문자메시지 소식을 받은 직후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과 통화를 했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노력의 과정을 들으면서 송구한 마음이 앞섰다. 그 노력에 대해 교원들이 기뻐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진정으로 교총이 할 일을 해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했다. 통화를 마치고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더 고마움과 송구함이 함께 밀려왔다. 사실 지급이 정지된 이후 처음에는 다소 관심이 있는듯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었다. 지급이 정지된 사실은 대부분의 교원들이 알고 있었지만 언제 또 지급이 될 것인지, 지급을 위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했다. 40만 교원 청원서명을 할 때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 교원들이 많았었다. 그만큼 희망이 없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필자는 교총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수시로 접하고 있었다. 수시로 접했었기에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45차례 방문·건의활동, 2차례 집회·기자회견, 교원 17만5000명 서명동참 사실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동안의 노력에 정말로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필자가 모든 교원들의 대표는 아니지만 교원의 한사람으로써 어쩌면 모든 교원들이 나서서 활동을 했어야 했음에도 보이지 않게 드러나지 않게 노력해준 한국교총의 전문가 들에게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앞서 언급했듯이 교원연구비 몇 푼을 더 받고 못 받고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원들의 자존심이 날이 갈수록 훼손되는 상황이기에 이번의 지급결정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하겠다. 한국교총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를 이끌어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장교원들이 직접 나서서 해야 할 일들을 교총본부에서 대신 노력해 주었다는 것에 교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기 까지 하다. 지면이나 메일을 통해 활동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격려 한마디 못한 것이 못내 후회된다. 45회의 방문 건의에서 알 수 있듯이 같은 사안을 가지고 계속해서 방문하고 계속해서 건의하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그 짧은 기간에 그렇게 많은 방문과 건의를 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스럽다. 교원연구비 지급결정 보다 더 소중한 것은 한국교총이 존재하는 이유를 확실히 부각시킨 것이 더 소중하다고 본다. 회원들이 단합해 노력을 하고 서명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도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웠지만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것이 교원연구비 지급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데 일조를 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회원 모두가 더욱더 참여하여 힘있는 교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교총본부의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적극 참여했기 때문에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번의 교원연구비 지급결정을 이끌어낸 결과를 두고 이런 생각이 든다. 교총본부의 전문가 들과 일선 현장교원들의 노력이 함께 한다면 그 어떤 잘못된 정책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즉 한마음 한뜻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한국교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총력을 기울인 교총본부의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단합된 힘을 보여줬고, 자칫 더욱 더 무너질 위기에 처한 교원의 자존심을 살려 준 것에 깊은 의미를 두고 싶다. 단합된 힘과 자존심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이건 교육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관점에서 국가 지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교육 경쟁력이 높은 국가는 어디일까! 현재로서 답은 핀란드라 할 것이다. 핀란드는 사교육뿐만 아니라 공교육으로도 성공한 국가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수월성 교육과 학습 능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한 형평성 교육 모두 성공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핀란드를 찾는다. 그러면 우리나라 교육은 어떠할까? 우리나라 교육은 수월성 교육을 하면 평등에 위배되는 것으로 반대하고, 또 형평성을 위한 교육을 하면 엘리트를 키우지 않는다는 논리로 반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즉 우리나라 교육은 수월성 및 형평성 교육 모두 서로 다른 패러다임으로 충돌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성공 포인트는 학생 개개인의 머릿속에 있는 학습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한 데 있었다. 우리의 경우는 친구들과 나의 비교에서 성적이 산출되는 데 반해, 핀란드 학생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비교돼 성적이 평가된다는 점이다. 즉 어제 시험지에서 틀린 문제를 다시 보고 풀어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교육여건과 환경이 조성돼 있고, 학생들 스스로도 친구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내 점수와 오늘의 내 점수를 비교함으로써 자기 스스로의 실력이 발전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또 이러한 관점에서 교사 양성 및 학교 설립과 허가, 학교 내에서의 교육환경과 여건, 우열반과 직업교육 등 다양한 교육적인 시행제도가 실시됨으로써 세계 1등의 교육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성찰하는 교육이 매우 부족하다. 국가 방향이 내신을 강조하다보니 뭐라해도 순위가 앞서야 한다. 교육의 문제는 최종 평가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우리 아이들도 어제의 삶을 산 기록을 오늘 돌아보면서 자기의 미래를 스스로 예측하도록 자기 삶을 기록하도록 지도하면 어떨까. 매우 흩트러진 아이들의 가방 속을 들어다보면서 절망을 느낀다면 이제라도 다시 시작하다. 항상 자기의 삶을 자기 스스로 체크하면서 살아가도록 확인하는 노력이 없이는 희망찬 미래를 발견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은 나만의 생각일까?
인천에서 음주운전을 한 것도 모자라 단속 경찰관을 폭행하고 속옷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려 불구속 입건된 한 여성(47)의 직업이 ‘교사인가, 아닌가’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음주운전 단속이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이번 사건이 ‘음주 女교사, 단속 걸리자 대변 묻은 팬티로 난동’ 등의 제목으로 언론에 전면 보도됐기 때문이다. 인천서부경찰서가 해당 여성이 만취한 상태에서 자신을 ‘교사’라고 진술했다고 밝힌 반면, 교원들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 보고 즉시 사태 파악에 나선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나근형)은 “해당 여성은 인천시 교사가 아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해명자료를 통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확인한 결과 인천 관내 학교 재직 교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릇된 언론보도로 인해 인천시교육청 및 교원들의 명예가 심각히 훼손될 수 있음을 서부경찰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교총도 즉각 반발했다.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은 “교사인지 아닌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로 교직사회는 물론 전체 교육자의 이미지와 명예가 훼손되고 있다”며 “해당 경찰서는 하루 빨리 명확하게 피의자의 신분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천교총도 윤석진 회장 등 대표단이 5일 오전 서부경찰서를 방문하고 조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인천서부경찰서 관계자는 “단속 당시 상황만 파악 했을 뿐 추가 조사는 하지 않아 신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며 “해당 피의자가 언론보도로 많이 놀란 상황이어서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라 언제 결론이 나게 될지는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지난달 31일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이 여성은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콜농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7%였다.
드디어 아들과 함께 한라산의 백록담에 오르는 날이 밝았다. 한라산(높이 1,950m)은 분출을 멈춘 휴화산으로 누구나 한 번쯤 오르고 싶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백록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름이 많고 봄철의 철쭉부터 겨울철의 설경과 운해까지 사계절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온대‧냉대의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곳곳에서 만나는 것도 산행의 재미다. 백록담에 오를 사람들은 이른 아침을 먹고 6시 30분경 관광버스에 올랐다. 육지와 다른 것이 많은 제주의 풍경을 구경하며 구불구불 굽잇길을 돌아 해발 750m의 성판악에 도착했다. 산행 준비를 하고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입구의 ‘한라산 정상 등산안내’에 성판악에서 출발해 진달래밭과 정상을 거쳐 관음사지구로 하산하는 산행코스가 자세히 그려져 있다. 몸을 풀고 7시 20분경 한라산 정상을 향해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900m‧1000m 표석을 지나 화장실이 있는 4.1㎞ 거리의 속밭대피소에서 8시 20분까지 피로회복 시간을 가졌다. 성판악 초입에서 대피소에서 가까운 1100m 표석까지는 평지에 가까운 나무데크와 돌길이 이어지는데다 수목의 싱그러움과 맑은 공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산행하는 사람들의 얘기에 귀를 열면 집안. 직장, 모임 얘기가 들려와 남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배운다. 샘터와 1200m 표석을 지나면 사라오름 입구다. 이곳에서 사라오름 전망대까지는 왕복 40여분 거리다. 단체 산행은 시간이 문제다. 백록담 방향으로 1300m, 1400m 표석을 지나 경사가 급한 계단길이 끝나는 지점의 평지에 진달래가 한창이다. 이곳의 진달래밭대피소는 컵라면, 식수 등을 파는 매점이 있어 한라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9시 30분경 도착해 점심을 먹고 10시경 출발했다. 진달래밭을 지나면 힘든 코스가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할 때도 아주 맑은 날씨가 아니었지만 1500m, 1600m, 1700m, 1800m 표석을 지나며 위치가 높아질수록 짙은 구름이 멋진 풍경을 감춘다. 울퉁불퉁한 돌길과 앞을 가린 구름을 뚫고 1900m 표석을 만난다. 기어서라도 갈 수 있는 거리에 백록담이 있어 새로운 힘이 생긴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백록담을 구경하지 못했다고 실망스런 표정을 짓더니 반원형의 백록담 안내소 위쪽은 구름 속에 모습을 숨겼다. 11시 20분경 한라산 정상에 도착했다. 성판악에서 정상까지 9.6Km, 정상에서 관음사지구까지 8.7Km의 총 18.3km를 오르내리며 고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백록담을 구경하는 것이다. 하지만 짙은 구름 때문에 기대하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어쩌면 그렇게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살이를 닮았는지... 막 도착해 백록담으로 발길을 옮겼을 때 무대의 막이 열리듯 구름이 서서히 사라졌다. 구름이 걷히자 총 둘레 약 3㎞,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500m의 타원형 화구 백록담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목이 마를 만큼 물이 없는 백록담을 바라보며 예서제서 환호성을 지른다. 백록담은 하늘 가까이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선인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사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백록담 정상 표석, 한라산 동능 정상을 알리는 고사목, 대형 한라산 사진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12시 6분경 하산을 시작했다. 관음사지구로 하산하다보면 수시로 모습을 바꾸는 구름과 고사목, 멋진 바위와 북벽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아름답다. 1700m 표석을 지나면 주변에 모양이 특이한 무덤과 군데군데 진달래꽃이 만발한 헬기장이 있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30여년 동안 등산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다 2007년의 폭우로 흔적 없이 사라진 추억의 산장 용진각대피소를 사진으로 만난다. 나무데크 옆에 화장실이 있어 지금도 임시휴게소 역할을 하는데 손색이 없다. 출렁다리와 샘터를 지나 편안한 산책길을 걷다보면 해발 1500m에 위치한 삼각봉대피소다. 대피소 앞 뾰족한 봉우리가 삼각봉이다. 조릿대가 많은 길을 따라가면 1000m표석을 지난다. 삼각봉대피소에서 개미등을 거쳐 탐라계곡 목교까지의 탐방로 2.8㎞는 등산하기 힘든 구간이다. 힘이 들면 언제쯤 끝이 날까를 기다리느라 산행이 지루해진다.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을 아는지 관음사지구 초입에서 ‘한라산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반긴다. 탐방로 입구에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나무들이 많다.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더니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산에서 막 내려왔으니 이래저래 재수 좋은 날이다. 3시경 차에 올라 제주도특산품매장으로 향했다. 제주여객선터미널에서 5시에 출항할 씨스타크루즈에 승선해 뒤쪽을 바라보니 제주기상대가 가깝게 보인다. 우연만한 생활시설 다 갖춘 크루즈의 내부를 둘러본 후 저녁도 먹고 맥주도 마셨다. 로얄스타호 취항을 기념해 6시부터 7시까지 임시무대에서 외국인 가수들이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흥이 난 관광객들이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이 재미있다. 목포가 가까워지자 조명을 밝힌 목포대교와 유달산의 야경이 아름답다. 9시 40분 목포에 도착해 터미널 광장으로 나오니 입구의 조형물이 비를 맞고 서있다. 10시 20분 목포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호남고속도로 이서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 들른 후 1시 55분경 청주에 도착했다. 비록 짧은 1박 2일의 여정이었지만 산행을 하며 부자간에 대화를 많이 나눈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무리 좋은 교사에게 잘 배워도 학생 본인이 배운 것을 스스로 익혀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제대로 공부했다고 하기 힘들다. 부산 석포초(교장 강형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전교생이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습 콘텐츠의 변화를 중요하게 여긴 석포초는 2009년부터 석포초만의 장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맞벌이 가정이 많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성장하는데 ‘자기주도학습’ 만큼 필요한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것을 중점 과제로 삼아 교육과정을 새로 짰다. 2011년 교과부의 자율형 창의경영학교로 지정·운영되면서 방과 후 학습 매니저의 지도하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장소인 ‘꿈나래방’을 만들어 자기주도학습법을 학교 교육에 접목시켰다. 이런 성과로 ‘전국 100대 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로 선정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석포초는 2012년, 모든 수업에 자기주도학습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수업 모델을 도입했다. 올해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는 등 가정에서도 스스로 공부하고 성취하는 능동적 학생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스스로 공부‧내실 있는 수업 자기주도학습이란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업을 듣고 그것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을 본인의 계획 아래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올바른 자기주도학습이다. 석포초는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학습방법’을 학기 초부터 익히도록 한 결과,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수업 및 학습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숙제를 따로 내지 않아도 수업 시간에 배울 내용을 예습해 오고, 수업이 시작되면 배울 내용의 핵심 낱말을 찾아 개념 학습을 하고, 모둠 활동을 통해 학습 목표를 달성해 발표하며, 본인 스스로 그날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꿈나래방’에서 스스로 복습 하고 자신이 계획 한 공부를 보충한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 학습에 임하게 되자 블록타임제나 교과집중이수제 등 학교에서 추진하는 수업방식 역시 훨씬 좋은 효과를 거두게 됐다. 교사들의 노력과 열정도 돋보인다. 전 교원이 30시간짜리 ‘학습상담사과정’ 연수를 받고, 심화 과정을 배우고 싶은 교사들은 60시간 연수를 더 받는다. 이와 함께 ‘학습력 향상의 비밀’이라는 연수도 전 교원이 받고 있다. 연수 후에는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교재를 직접 만들어 수업에 활용한다. 공부하는 습관 쑥쑥, ‘꿈나래방’ 자기주도학습 시스템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꿈나래방’이다. 방과 후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개인 독서대 및 의자가 구비돼 있어 독립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3~6학년 중 희망하는 학생은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 학교 일과 시간 이후인 오후 2시부터 7시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때, 원하는 요일에, 원하는 시간만큼 공부하면 되는데, 자율적으로 운영되지만 그 안에서의 규칙만은 철저하다. 일단 꿈나래방에 입실하면 출석체크 후 좌석을 배정받는다. 메모지에 오늘의 학습 목표와 학습 계획을 적어 학습 매니저와 상의한다. 꿈나래방의 운영을 위해 따로 채용된 학습 매니저는 이곳에 상주하며 학생들을 도와준다. 계획을 세운대로 공부하다가 질문할 부분이 생기면 학습 매니저의 도움을 받는다. 공부가 끝나면 매니저와 학습한 부분을 확인하고 퇴실한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은 코칭을 받는 공부 습관이 반복되면서 꿈나래방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평균 5점 이상 올랐고, 공부에 흥미도 갖게 됐다. 공감‧배려 배우는 ‘MAGIC-AI’ 인성 및 창의 교육을 확인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가 매직아이(MAGIC-AI) 활동이다. 반마다 급훈처럼 ‘학급헌법’을 정해 교실 입구에 걸어두고 이를 지키도록 격려하는 약속의 M(Manifesto), 매월 8일을 ‘효(孝) 데이’로 정해 가족 사랑을 느끼는 예절의 A(Adoration), 폭력을 쓰지 않고 먼저 인사 하며 공감대화를 나누는 좋은 습관의G(Good habit), ‘꿈 자람 인증제’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는 꿈과 재능의 I(Idea), 자발적으로 실내 생활을 지도하고 교실을 정리하는 ‘자율봉사대’와 자신의 재능으로 또래 친구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주는 ‘또래 도우미제’를 시행하는 배려의 C(Consideration)가 그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서로에 대해 공감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올바른 인성을 키운다. 1년 과정 한눈에…‘평가 알리미’ 성적표는 시험 결과를 알려 주는 것이지만 1년간의 성적표를 모아 비교해보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석포초는 개인별로 ‘평가 알리미’라는 파일을 만들었다. 기초학습 및 교과학습 진단평가 결과를 시작으로 1, 2학기 중간고사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클리어 파일에 차곡차곡 모은다. 학기 중에 실시하는 표준화 심리검사 결과까지 첨부해 학생의 재능과 심리 상태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년간 학생의 활동 결과를 한데 모은 평가 알리미를 보면 그 학생이 얼마나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성장포트폴리오=진로 길잡이 ‘나의 스토리’는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자신의 성장 기록 포트폴리오다. 초등학교 시절에 꾸었던 꿈, 진로와 연계한 체험학습, 그룹별 프로젝트학습․자유탐구 결과물뿐만 아니라 비교과활동으로 문화예술체험, 자연관찰, 탐구활동, 직업체험, 상장, 자격증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 후 결과물을 차곡차곡 스크랩한다. ‘나의 스토리’는 혼자만의 활동이나 잘하는 점이 아닌 여러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내 역할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사회문화적인 가치와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주5일제의 주말, 방학을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한 ‘나의 스토리’는 향후 아이들이 청소년이 됐을 때 자신의 진로를 설정할 때 방향을 잡는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교육 목표는 STAR입니다” 우리 학교의 교육 목표는 ‘STAR’라는 단어 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Self-esteem)을 갖고 서로를 배려(Tolerance)하며, 학습능력(Ability)을 기르고 친구와 부모님, 교사를 존중(Respect)하는 학생이 되는 것입니다. 자존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상대도 나와 같은 존재임을 깨닫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으로 크는 석포초 학생들을 기대해주십시오. -강형렬 교장 “자기주도학습장, 좋아요” 우리학교에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중해 공부할 수 있는 꿈나래방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하루에 1시간씩 꿈나래방에 들러 그날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고 학습매니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공부하다 보니 나만의 방법도 터득하게 됐어요. 그리고 ‘석포 자기주도학습장’에는 공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안내돼 있어 공부한 내용을 내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리를 하다 보니 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는데 이제는 매일 아침 학습플래너에 오늘의 학습계획을 세우고 꿈나래방에서 복습하고 자기주도학습장을 꼼꼼히 정리하는 것이 습관이 돼 부모님께도 칭찬해 주셔서 저절로 신이 나고 공부가 재미있어요. -최지윤 6학년 “적게 가르치고 많이 학습” 자율형 창의경영학교 운영 3년째인 올해는 학교 밖에서도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적게 가르치고 많이 학습하는 활동’을 전개합니다.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있는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해 프로젝트학습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부산 박물관, 대연 수목전시관, 부산문화회관, 유엔기념공원, 대학, 일제강제동원 역사기념관(건립 중) 등 부산의 대표적인 교육적 문화적 공간을 가까이 하고 있는 우리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학습 주제를 정해 친구들과 함께 방과 후나 주말, 방학에 걸어서도 다양한 체험과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한데 모여 평소에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즐겁게 계획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무한한 설렘과 기대를 갖게 됩니다. -장성옥 교사
5일 양태회(50․비상교육 대표이사) 디지털교과서협회 회장이 한국교총과의 업무협약을 위해 교총회관을 찾았다. 양 회장은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스마트교육의 효과가 미미했던 원인으로 e-러닝, 학교 IPTV, 디지털교과서 등 관련 기기 및 산업 발전 속도에 비해 소프트웨어, 즉 양질의 콘텐츠 개발은 소홀했던 것”을 꼽았다. 디지털교과서협회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교육콘텐츠 기업들이 중심이 돼 교수․학습 방법론을 연구하고 정부의 디지털교육 정책에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하고자 지난 1월 출범했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참여로 운영되며 이들은 디지털교과서 관련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질 좋은 콘텐츠 및 디지털 서체, 프로그램 등이 개발되면 서로 공유할 예정이다. 회원사는 ▲디지털교과서를 제작하는 발행사인 능률교육, 두산동아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를 담당하는 기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KT, SK텔레콤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구축을 담당하는 솔루션 업체인 LG CNS, SK플래닛 등 24개의 관련 단체 및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양 회장은 “디지털교육은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및 쌍방향 네트워크 도입 등으로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의 성적과 진도는 물론 출․결 등 학사전반에 걸친 사항들을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개별 맞춤학습이 실현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건전한 디지털교과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교사의 의지와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교과서 관련 전문가 양성과정 개발 및 교사연수가 올해 역점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힌 양 회장은 “최대 교원단체로서 교총이 갖고 있는 현장 노하우 및 교사 네트워크를 디지털 교육에 접목하면 좋겠다”면서 “교사 연수를 통한 디지털교과서 저변 확대 및 성공적 정착에 든든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교사 연수‧ 공동 연구 협력” 교총-디지털교과서協 MOU 한국교총은 5일 디지털교과서협회(회장 양태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래 시대 공교육의 스마트 환경 선도 및 디지털․스마트 교육 활성화에 노력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협약식에는 안양옥 교총회장, 양태회 디지털교과서협회장, 권준구 수석부회장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양 회장은 “교총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안착시켜 세계의 모범이 되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며 “협회 창립 후 처음으로 갖는 업무협약을 교총과 함께하게 돼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기관은 앞으로 ▲공교육의 발전을 위한 디지털․스마트교육의 안정적 도입 ▲디지털․스마트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 ▲공동 연구 및 연수, 세미나 개최, 관련정보의 교환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