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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25일 교총을 중심으로 교육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모여 고종황제가 독도영유권을 명문화 한 대한칙령 제41호 제정 113주년을 기념하는 ‘독도의 날’ 행사를 여의도에서 가졌다. 아울러 교총은 21일부터 25일까지 한 주간을 ‘독도교육 특별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유·초·중·고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재량·특별활동 시간 등을 이용해 독도 특별수업을 전개하고 있다. 독도 특별수업의 자율적 참여 독려 외에도 초등·중학 각 1개교를 선정해 특별 공개수업도 추진했다. 독도의 날에 즈음한 교총의 노력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에 대응해 우리나라의 영토주권 확립과 올바른 역사의식 정립이란 측면에서 교육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3년 전 교총이 전국적 규모의 ‘독도의 날’ 선포와 기념행사 개최, 그리고 특별수업을 한 것은 ‘일본의 역사 왜곡과 신제국주의적 영토 야욕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 영토인 ‘독도’를 지키는 것은 정부의 몫이겠지만 교육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수업을 통해 제자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교총이 매년 추진하는 독도 특별수업은 대한민국 교원들이 자신의 역할과 사명을 깨닫고 나라 사랑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활동이라고 본다. 독도는 영토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1877년 당시 일본의 최고 국가기관인 태정관조차도 문서로서 독도를 ‘조선’의 영토임을 인정했고, 1951년 일본의 국내법령인 총리부령 제24호와 대장성령 제4호를 통해 일본의 부속도서에서 독도가 제외됨을 규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국민적 관심인 독도영유권 문제를 외교 문제와 결부시켜 ‘너무’ 조용하고 수동적으로 접근하며 체계적인 대응도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그나마 매년 각계각층의 시민사회와 언론이 ‘독도의 날’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어 다행스럽다. 이제 ‘독도의 날’은 독도영유권을 근대법적으로 확인하고 교육하는 소극적인 단계를 넘어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고 올곧은 역사의식을 학생과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100세 시대를 맞아 65세 이상 인구가 540만 명을 넘을 정도로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2018년까지 300여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예정이다. 과거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져가고 산업체 재직자의 새로운 직업능력개발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는 등 사회·문화적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 속 위기의 전문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문대학은 실업고등전문학교, 전문학교 등을 거쳐 1979년 개편·출범한 이래 34년 동안 520여만 명의 전문직업인을 배출하면서 우리나라 산업인력의 공급처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산업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실업문제 해결과 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한 진학과 고용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배려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렇듯 전문대학은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최근에는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와 함께 산업인력 양성의 불일치, 학벌 중심 사회 구조 등으로 직접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만약 전문대학을 계속 버려둔다면 고등교육에서 인력양성의 불균형을 불러올 것이고 이는 전체 사회 구조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현 정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의한 교육과정 운영 및 현장성 높은 지역산업과 연계된 특성화 전문대학 지원 등을 통해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집중 육성하고,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를 만들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전문대학은 ‘전대미문(前代未聞): 전문대학! 미래의 문을 열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문대학 엑스포’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지난 7월 18일 교육부가 발표한 ‘전문대학 육성방안’과 관련해 개최된 전문대학 엑스포는 전문대학 관계자는 물론 정부부처, 국회, 학부모, 학생 및 산업계 관계자 등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도 전문대학의 사회적 기여와 직업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강화되는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문대학 육성방안’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 등의 다양한 후속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전문대학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육성 방안의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는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설치 근거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여전히 계류(繫留) 중이다. 또한 ‘특성화 전문대학 100개교 육성사업’ 등의 지원 예산 증액이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전문대학 정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없을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꾀어야 보배 전문대학 육성 방안이 제대로 실천되려면 무엇보다도 관련 법안 통과와 재정적인 뒷받침이 시급하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통과와 안정적 재원 확보는 급변하는 사회 현상 속에서 명실상부한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서 산업핵심인력 양성체제 구축, 전문대학의 기능 다변화, 산업분야별 명장 육성 등 전문대학의 사회적 책무(責務) 및 제(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다. ‘곡식을 아무리 창고에 가득 쌓아 뒀더라도 탈곡해 밥을 해먹지 않으면 배고픔을 면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유속불식 무익어기(有粟不食 無益於饑)란 말처럼 아무리 좋은 정책방안이라도 행·재정적 지원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국회·정부의 지지부진한 법령 개정 논의와 예산 편성 과정을 지켜보며 전문대학들은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대학이 현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행복 및 능력중심사회 실현’에 앞장설 수 있도록, 국정감사 종료 후 법안 심사에 곧바로 착수해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하루빨리 시행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는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전문대학 육성’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반영해 주기를 간절히 촉구(促求)한다.
2013 어도비 교육회의(Adobe Education Summit 2013 in Barcelona)의 주제는 창의와 표현(creativity and expressiveness)이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고향 바르셀로나는 주제에 딱 맞는 회의 장소였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2011년부터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연례 교육 회의를 시작했다. 관심사가 ‘무엇을 창조하고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 왜 창조하고 왜 표현할 것인가’이다. 21세기로 접어들어 대한민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국가이며 교육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우리는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폰의 대결구도 속에서 스마트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2011년에 스마트 교육전략을 세계만방에 선언함으로써 미래교육의 향로 선점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회변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고 도전은 항상 존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아이패드를 모든 학생에게 나눠줬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우리가 주춤한 사이 한국 IT 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의 스마트교육은 야심찬 출발에 비해 지금은 비틀거리고 있다. 일부에선 그거 보라는 듯 스마트교육 정책의 무모함을 조롱한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달라질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위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는 교육 회의에서 다시 용기를 얻었다. 분명 대한민국의 총명한 미래 세대들이 만들어갈 ‘창의와 표현의 시대’를 예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밝고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꿈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갸우뚱거리지만 역사가 전하는 분명한 교훈은 꿈꾸는 자만이 미래를 창조했다는 사실이다. ‘창의성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2013 교육회의 오프닝비디오를 보며 불쑥 떠올린 질문이다. 이틀간의 짧고 강렬한 경험은 나에게 ‘창의성은 가르칠 수 있다’라는 답을 돌려줬다. 인류 역사는 험난했지만 허허벌판에서 문명을 일궈냈다. 인류는 읽고 쓰고 셈하는 능력을 갖춘 유일한 종이기에 인류의 문명사가 창조됐다. 인류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창조만이 삶을 보장하는 유일한 열쇠였다. 가우디와 콜럼버스, 세종대왕이 그랬듯이 창조는 꿈을 현실로 만들 때 이뤄진다. 그것을 우리는 창의성이라고 부른다. 우리 미래세대가 가우디나 콜럼버스, 세종대왕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반포일, 창제원리를 알고 있는 문자’를 가졌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20세기 후반부터 세계에 우뚝 선 나라이다. 세종대왕께서 우리에게 선물한 훈민정음은 인류사에서 빛나는 기적의 발명품으로 로만 알파베틱과 중국 한자를 넘어서는 완전한 표음표의문자라고 한다. 한나절이면 자기 이름을 쓸 줄 알게 해주는 한글을 갖고 있기에 우리 아이들은 세상을 빨리 이해할 수 있었고 이렇게 길러진 인재들은 20세기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뤄냈다. 물론기초 교육만으로 국가가 발전하지 않는다. 가우디와 콜럼버스,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무엇보다 그들이 꿈을 꿨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행동했다. 그 답은 교육 회의에서 찾을 수 있었다. 교육 회의에선 세계의 많은 청소년이 자신들의 꿈을 디자인하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그들은 컴퓨터를 켜고 그 안에서 자신들이 꿈꾸는 세계를 만들었다. 가상현실 속 아바타를 만들기도 트로이 전쟁을 재현하거나 우주여행을 하기도 했다. 그들이 꿈꾸는 세계는 현실보다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그리고 그들의 세계는 어느 순간 현실 세계가 되었음을 보여줬다. 창의성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그것은 정말 간단하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스마트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스스로 꿈꾸게 하면 된다. 창의성은 말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창의성 교육은 학생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자유로운 상상으로 이끌어야 한다. 특히 정보화 시대는 컴퓨터․멀티미디어․통신 매체의 발달 속에서 다양한 정보의 생산과 전달이 가능하다. 스마트 환경 속에서 다양한 앱과 툴이 쏟아지고 아이들은 환경만 조성된다면 쉽게 이것들을 접하고 활용할 것이다. 과거 세대보다 더 광범위한 상상 속 세계를 펼칠 수 있다. 다만, 아이들이 꿈의 세계를 만들어갈 때 있을 지 모를 부작용을 관찰하거나 아이들이 필요할 때 자극을 주면 된다. 아이들에게 그들의 상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자. 그 아이들이 꿈의 세계를 만들 것이다.
‘교단 수기 공모 입상을 축하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입상의 기쁨보다 더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오뚝이 제자가 회사에 합격하고 좋아하던 모습이었다. 정부와 교육 전문가, 언론, 교육단체 등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과 대책을 제시하지만, 실제로 최선봉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실천에 앞장서는 것은 바로 우리 교사들이다. 이 수기는 교육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여러 훌륭한 선생님들의 노력과 열정에 비하면 아주 하찮은 사례에 불과하겠지만, 지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학벌주의 완화와 산업 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직업교육에 대해서는 작은 채찍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의 두 축인 대학진학과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이스터고 및 전문계고 학생들이 재능과 소질을 계발하고 발휘하며 인성을 갖춘 우수한 기술자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꿈과 희망의 날개를 펴며 대한민국 산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술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학생의 입장에서 함께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근 학력만을 고집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 일각의 노력과 꼭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합당한 대우를 하겠다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S전자에서 6년을 근무하다가 임용시험을 거쳐 1993년 학생들 앞에 섰다. 우리나라 미래의 주역에게 S전자에서 체험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요구에 맞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7년 전 대구 K공업계고교 부설 산업학교에서 근무할 때 이야기다. 산업학교는 인문계고교에서 2학년까지의 과정을 이수하고,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1년 위탁과정으로 직업교육을 하는 학교다. 운동장에서 입교식을 마치고 학생들을 교실로 데려와 교육과정 방향과 규칙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교무보조 선생님이 원적교(학생들이 원래 다니는 인문계고)에서 급한 전화가 왔다며 문을 두드렸다. 전화를 받으니, 우리 반에 편성된 여학생 K의 담임교사였다. K는 학교전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니 잘 설득해서 원적교로 복교시켜달라는 것이 아닌가? 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다가 말했다. “그러면 처음부터 이 학교에 보내지 말았어야지요.” 원적교 담임교사는 나름대로 설득을 했지만, 억지로 우겨서 어쩔 수 없었다며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도 다시 데려오라고 호통을 치셨다고 말했다. 일단 알겠으니 학생과 상담 후 연락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학생들을 귀가시킨 후 K를 교무실로 데리고 왔다. K는 첫날부터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나는 K에게 원적교에서 전화받은 사실은 숨기고 입학원서를 보니까 성적이 굉장히 좋은데 어떻게 해서 직업교육을 받기로 했는지 물어봤다. 잠시 머뭇거리던 K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빨리 취업을 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이 학교를 선택했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런 사정이라면 장학 혜택이나 정부 지원 등의 방법도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보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K는 더 이상 묻지 말라며 이 학교에 다니겠다는 얘기만을 되풀이했다. 다음날 원적교 담임선생님이 전화해 상담은 해봤는지, 마음의 변화는 있는지 간곡하게 물었다. 그래서 어제 상담 상황을 설명하고 부모님과 상의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어머니는 학생 의견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주일간 말미를 달라고 부탁했다. 그 날 수업이 끝난 후 교무실로 K를 불렀다. 어렵다던 가정 형편에 대해 자세히 말해보라고 하니, 울먹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나면서 아버지는 술로 나날을 보내고 어머니는 건강도 안 좋은데 염색공단을 다니며 겨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 빨리 취업을 해서 부모님도 보살피고 동생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도 몇 개월을 두고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니, 이 학교에서 직업과정을 공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애원했다. 결국 일주일간 학교생활을 해보고 이 학교를 계속 다닐지 아니면 원적교로 복교를 할 것인지 결정을 하기로 약속했다. 다음날부터 K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틈틈이 살펴보니 수업시간에도 열심히 임하고, 반 친구들과도 잘 지내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 바빠서 학교에 오실 수 없다는 K의 어머니와도 세 차례 정도 전화 통화를 해서 K의 진로 문제를 상의했다. 선생님의 의견에 따르겠으니 잘 지도해 달라는 부탁만 되풀이 하셨다. 드디어 일주일이 되는 날, 나는 K에게 학교에 남아 직업교육을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원적교 담임선생님께도 “제가 책임지고 K를 잘 지도해 좋은 회사에 취업시켜 희망의 길을 열어 주도록 하겠다”고 전달했다. 이제는 오히려 담임교사인 나에게 엄청난 부담이 생겨났다. K에게 웃음과 함께 희망의 길을 찾아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3월은 빨리 흘렀고, 4월초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시험에서 K는 98점이라는 뛰어난 점수로 합격하고, 실기 시험에서도 한 번에 합격을 했다. 또 중간고사에서도 1등을 하는 등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 K 덕분에 우리 반은 공부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돼 자격취득, 학생들의 근태, 학교성적 등 모든 면에서 다른 반 보다 앞서갔다. K는 기회가 되면 선생님의 회사 후배가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처음에는 그냥 웃어 넘겼지만, 진지하게 말하는 K의 하소연은 나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와 닿아 틈나는 대로 대기업의 신입사원모집 광고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던 중 6월말 S전자 신입사원 모집 공고가 떴다. K를 포함해 전자과와 전산과 학생 10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꼭 합격해 우리 담임선생님의 후배가 되고 싶다는 K의 자기소개서 내용에 가슴이 뭉클했다. 결국 K까지 5명이 최종 합격했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담임교사인 나로서도 조금은 제 역할을 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뿌듯함도 느꼈다. 9월 중순 어느 날, S전자 인사과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입사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은 원래 12월초쯤 생산현장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K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 했으므로 당장 10월초부터 인사부에서 근무를 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K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룬 결과에 우리 반 학생들과 나는 함께 기뻐하며 보람을 만끽했다. 10월초 S전자 입사를 위해 학교를 떠나면서 K는 “저를 믿고 이끌어주시고 희망을 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부끄럽지 않은 제자, S전자의 후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나도 K에게 “너의 꿈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학교에서처럼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회사에서도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회사 생활에 적응하는 대로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사내기술 대학이나 사외 야간대학에도 진학할 것도 주문했다. 다음해 2월초 K는 의젓한 사회인이 되어 어머니와 함께 산업학교 수료식에 참석했다. 식이 끝나고 어머니는 K와 함께 교무실로 찾아와 선생님 덕분에 좋은 회사에 취업해 집안 생활에 보탬도 되고, K도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다며 고마워하셨다. K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다음 학기나 내년쯤 사내기술대학에 입학할 것이라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교문을 나서는 오뚝이 K를 바라보며 좌절감에 사로잡혀 있던 한 학생에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에 교직의 보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오뚝이 제자를 생각하면 내 일처럼 행복해진다. 그리고 미래 마이스터인 우리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진솔한 교사가 될 것을 다짐한다.
“학교-학원-집만 오가기 바쁜 아이들 사회참여 결여된 유년시절 안타까워” “삶은 매 순간이 선택이며 그에 따른 책임도 본인 몫입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일본 원전사건만 봐도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쓰레기를 버릴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문제부터 선택에 앞서 잘 알고 신중해야 하는 까닭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지난해부터 그린스쿨협의회를 이끌며 환경․생태교육 및 녹색청소년운동, 서울시 에너지수호천사단 등 다양한 청소년 환경교육에 앞장서 온 심상옥 그린스쿨협의회 사무총장. 환경생태운동가인 그가 청소년 환경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가치는 바로 ‘지역사회와의 연계’다. 그린스쿨협의회는 현재 전국 121개 중․고교에서 ‘청소년 에코발런티어 초록천사’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이 활동은 각 학교가 속한 지역사정에 따른 맞춤형 환경생태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학생 스스로 생태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환경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과정이다. 예를 들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세검정 지역의 경우 오래된 마을이다 보니 노거수(老巨樹)가 많은 것이 특징인데 최근 건물을 지으면서 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해 시멘트를 바른다거나 쓰레기를 버려 뿌리가 썩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지역 학생들이 직접 나서 피켓 캠페인을 벌이는 등 마을 전체가 노거수를 지키는데 동참할 수 있도록 활동하도록 한 것이다. 심 총장은 “요즘 아이들은 학교, 학원, 집만 오가는 생활의 반복이다 보니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관심 갖지 못하고 자연히 사회참여도 결여된 채 유년시절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초록천사 활동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삶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책임과 역할을 일깨워주는 매개”라며 “마을 안에서 교사, 학부모,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총장은 또 학부모들에게 “학업보다 중요한 가치에 눈을 뜨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가 공부하느라 잠을 안자는 것은 괜찮은데 노느라 안자면 혼내는 이중적인 교육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 한국 부모”라면서 “공부보다, 놀이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선행학습 철폐운동’을 벌일 예정”이라는 심 총장은 “어린이들이 학원 대신 숲 속에서 뛰어놀며 건강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진정한 녹색학교, 녹색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9년 11월, 필자는 수능 시험을 치렀고 국어 영역(당시 언어 영역)에서 참담함을 경험했다. 너무 떨리고 손이 바르르 떨려 OMR 카드를 채울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국어 교사가 된 지금이 민망할 정도로 4개 영역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먼저 이런 경험을 소개하는 이유는 수능 막바지 준비를 앞두고 첫 시험 과목인 ‘국어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 다스리기’이기 때문이다. 예전 필자도 마음을 다스리고 수능 시험 당일에 맞게 공부하는 연습이 부족했다.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얘기해 주셨지만 당시엔 그냥 흘려들었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필자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아이들이 귀 기울여 듣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마음 다스리기’를 여러 번 이야기해줬으면 한다. 학생들에게 수능 당일을 생각하며 명상이든 심호흡이든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하라고 말이다. 또한 8시 40분에 치러지는 국어 시험에 대비해 시작 10분 전 마음 다스리기 연습을 한다면 더욱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마지막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교재가 바로 EBS 연계 교재이다. 독서(비문학) 지문과 문학 작품 지문을 살펴보며 마지막까지 반복 학습이 필요하다. 학생 스스로 어려워하고 까다롭게 느끼는 지문의 경우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는 화법․작문․문법의 경우, 학생이 아직 필수 개념 정리가 확실하지 않거나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EBS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다시 개념을 정리하고 갈 수 있도록 돕자. 학생들이 생각하는 취약 단원의 경우, 반드시 꼼꼼하게 챙겨보도록 지도하자. 특히 문법의 경우 자신이 틀렸던 문제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해설서에 나와 있는 작품에 대한 설명만이라도 읽어보라고 권하자. 수능 마지막이기에 이렇게라도 해서 실제로 그 작품이 수능에 출제되었을 때, 조금이라도 매끄럽게 읽어낼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다. 그동안 공부했던 EBS 연계 교재를 마지막까지 점검하는 일이 중요함을 반드시 알려주자.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6월, 9월 모의고사를 다시 한 번 풀어보고 학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마지막까지 그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수능 준비는 새로운 정보를 찾는 것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고 얼마나 채워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2~3문항 정도 출제되는 고난도 문항에 대한 대비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는 그동안 풀었던 문제들을 점검하면서 어떤 유형의 고난도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 살펴보고 적절히 대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전 대비 훈련도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모의고사 1회분을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해 시간을 체크해가며 풀어보도록 안내하자. 수능 시험 전날까지 꾸준히 연습하면 분명히 실전에 도움이 될 것이며, 시간 관리 방법과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보고 채워나갈 기회가 될 것이다. 보통 학생들이 수능 전날까지 열정을 불태우며 밤샘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이는 수능 당일 써야 할 체력을 소진해 오히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수능시험이 다가올수록 학생들이 수면시간을 관리할 수 있게 신경 써줘야 한다. 국어 영역은 첫 시간이라 수면관리에 따라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이다. 수능을 코앞에 둔 학생들에게 끝까지 마음을 잘 다스리고자신감을 갖도록 하자.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도록 돕고 실전 연습을 통해 수능 당일을 준비하도록 하자. 이것이 교사들의 마지막 임무가 아닐까 한다.
지난 7월 전면 폐지된 교육공무원의 ‘퇴직준비휴가’를 둘러싸고 퇴직준비휴가의 존치 또는 공로연수 도입을 요구하는 교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퇴직예정 교육공무원에게 주어졌던 3개월의 퇴직준비휴가는 주5일 수업의 전면 도입과 함께 안행부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하면서 7월 1일자로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뾰족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학교현장의 혼란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직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일반직공무원의 경우 1993년부터 ‘행정자치부 예규’에 따라 중앙 및 전국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사무관 이상은 1년, 이하 직급은 6개월 전에 본인 희망에 따라 공로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외무공무원 역시 공로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경찰공무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공로연수를 도입한 바 있다. 군인은 ‘전직지원교육’이라는 유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교육공무원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교총은 22일 교육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교육부와 안행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재곤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사실상 교원에게만 공로연수가 주어지지 않고 있어 명백한 차별행정”이라며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한 채 입장표명조차 하지 않는 것은 늑장행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2월 퇴직을 앞둔 경기 A중 교사는 “퇴직준비휴가를 사용하려면 통상 3~4개월의 여유를 두고 학교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 시기를 놓치면 사실상 휴가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교총은 의견서를 통해 “공로연수 제도가 예산 및 준비기간 등에 따라 도입이 늦춰질 경우 당장 내년 2월 퇴직하는 교원들이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현행 퇴직준비휴가를 존치하는 등의 대안조치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육부는 “교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안양옥 교총 회장은 22일 김태환 국회 안행위원장을 만나 안전행정부가 교원의 퇴직준비 휴가 대책 마련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이 참으로 많다. 그 가운데 공통적으로 한국이나 미국이나, 학부모나 학생이나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이 '공부"가 아닌가 싶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공부가 좋아서 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못하는 학생들은 “공부가 어려워 죽겠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는 너무 어려워. 난 공부에 소질이 없나 봐”라고 자포자기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좀 이상하다. 사람은 다양하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키가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설사 공부의 ‘소질’이라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정도의 차이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이같은 공부에 대한 경험은 성장과정에서 대부분이 누구나 해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로?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주눅이 들 정도로 어렵다는 아이들의 호소를 듣기도 한다. 먼저 주눅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를 하게 되면 간단하고 쉬운 문제부터, 복잡하고 창의적인 문제까지 단계적으로 다루게 된다. 공부하면서 계속 질문은 바뀌게 되고, 그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돈이란 말로 대부분 통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서면 화폐란 단어로 바뀌는 것처럼 단계가 높아지는 것은 단순히 다루는 정보가 양적으로 늘어나는 게 아니라 더 깊이 있고 폭넓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규칙을 다룰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아직 공부가 덜 된 상태에서 단계에 맞지 않는 문제를 푼다면 자신이 제대로 익히고 이해하지도 않은 규칙을 사용할 것을 요구받는 셈이다. 누구나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모두는 빨리 빨리 하면 성공할 것처럼 선행학습을 하게 된다. 그것이 곧 승리를 가져다 줄 것처럼… 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보면, 작곡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어린 주인공이 악보 사용법을 처음 익힌 후 척척 교향곡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모차르트 같은 천재는 한 번 만에 뭐든 잘하지. 그런데 저 아이도 엄청난 천재야”라고 주위 사람들이 감탄한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모차르트도 장시간 집중적으로 단계를 밟아 음악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낼 작품을 작곡 할 수 있었다. 태어나서 곧바로 작곡을 하는 사람은 지구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다. 결국 공부란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서 새것을 배워 토대를 더 탄탄히 할수록 덜 어렵다. 속도는 교육에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조금 느리게 배운 사람이 더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훌륭한 교육 스케줄은 배우는 사람에게 흥미와 흥분을 끌어낼 정도로 조금은 어려워야 한다. 하지만 좌절이나 실망을 느낄 정도로는 어려운 것은 문제가 된다. 어린 아이에겐 죽을 먹인 후 충분히 소화가 이루어지면 밥을 먹이는 단계에 들어서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이치이다. 그런데 인간은 모두가 각자 흥미와 소질이 다르기 때문에, 배우는 분야마다 배우는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해에 태어났다고 해서 모든 분야의 단계를 밟아나가는 속도가 같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우리는 경제성을 무시할 수 없어 같은 연도 출생이라는 이유로 같은 공간에 몰아넣고 동일한 시간 동안, 같은 진도로 여러 과목을 배우게 하면 당연히 ‘어려워서 죽겠다’고 하는 이들이 속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 할 것이다. 지금의 교육제도가 과연 구성원들이 잘 배우는 것에 정말 관심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 학생들을 바쁘게 쪼아대는 겉모습 때문에 학교는 반복과 훈련의 장소라고 오해받고 있다. 실제로 학교는 반복 훈련을 많이 시켜주지 않는다. 어김없이 기계처럼 진도를 나가고 있다. 왜냐하면 같은 진도를 나가야지만 ‘성적’을 매기는 중간평가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적 편의를 위해 마련된 장치가 부과하는 어려움은 공부 본연의 어려움이 아니다. 교육은 중간 평가로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대신, 배움의 스케줄을 최대한 개별화시켜, 충분히 그리고 풍부하게 반복 훈련할 기회를 줘야 한다. 공부를 정말로 돕고자 한다면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얼마 전 모 대학에서 주최한 고등학생 논술대회 심사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런데 심사 후 학생들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글이 많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특히 식상했던 점은 참가 학생들이 학원과 개인 교습 등 타인에게 지도받아 타의적으로 숙련된 판에 박힌 글이 많았다는 점이다. 자기 자신의 가슴 깊은 속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동감하는 글이 많지 않은 것은 우리 논술 교육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혼란스럽기까지 하였다. 올해에도 전국 각 대학의 수시 모집을 거치면서 학생들이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의 대필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해 총선 즈음에서는 후보자들의 학위 논문 표절과 일부 학자ㆍ연예인들의 학위 논문 표절로 논란이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 바도 있다. 일부 외국 언론은 이를 과장하여 ‘한국은 표절 공화국’이라고 대서특필하기도 하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과거 일부 학생 사이에서 행해지던 자기소개서 대필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만연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일선 고교에서는 자기소개서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표절과 대필은 대학입시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는 일이다. 이 자기소개서 대필은 비단 대입뿐만 아니라 취업 시에도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많은 게 현실이다. 사실과 다르게 쓰인 자기소개서, 다른 사람이 대필한 자기소개서가 진학과 취업의 성패와 진퇴를 결정한다면 이는 제도적 시스템의 문제인 것이다. 가장 공정해야 할 대입과 취업 전형에서 버젓이 이와 같은 일탈이 허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물론 이 도덕적 해이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하지만 하도 깊이 뿌리박힌 관행이라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대학과 기업에서 모집에 응시하는 학생들과 취업자들에게 추천서가 아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전형에 응하는 응시생으로 하여금 자기 스스로 출생 과정과 장래의 희망이나 계획, 대학과 회사ㆍ기업의 전형에 응하는 이유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게 함으로써 피전형자가 그 대학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질과 능력을 갖추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특히 대학 입학과 기업 입사 후 발휘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 잠재력을 파악하려는데 근본적 목적과 취지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자기소개서의 목적과 취지 및 필요성에 비추어 보면 그 전제로서 당연히 자기소개서는 응시자 본인이 스스로 작성하여야 한다. 원래 자기소개서의 특성 상 다른 사람이 쓸 수도 없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다른 사람이 써 준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가 도덕적 선진국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식자들의 지적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금년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전형제도 개선 방안에서는 정시 모집을 늘이고 수시 모집을 줄이는 기본 방침을 보이고 있다. 근래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에서 시험을 통한 모집 이외에 입학사정관 제도를 대폭 도입하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 등의 새로운 제도의 특징을 살펴보면 시험점수 등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선발이 아닌 응시생이 작성해 제출한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 등의 서류심사, 면접이나 인성검사 등 계량화되지 않은 주관적인 자료에 의한 선발을 예정하고 있는데, 이는 선발 주체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 못지않게 응시생 측의 정직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기업의 자기소개서 요구도 이와 같은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비평가적인 주관적 자료는 선발 주체의 구성원 선발에 대한 권위와 선발 대상 측의 제출서류에 대한 진정성을 담보할 때에만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전형자와 피전형자의 정직성과 진솔성을 바탕에 깔고 전형에 임하여야 하는 제도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현행 대학 입학과 기업 취업에서 선발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선발 주체의 권위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응시생들이 제출하는 서류의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물론 그 제도적 장치 이전에 정직ㆍ청렴이라는 인성을 함양하는 도덕적 노력과 함께 대필한 자기소개서의 범죄성을 자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대입과 취업에서 자기소개서 등을 대필하는 자가 많아서 우려를 하는 사회적 분위기임에도 정작 당사자들은 이를 대체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누가 뭐래도 대학 입학과 기업 취업 과정에서 자신의 경력을 은폐하고 거짓으로 작성하고 심지어 표절ㆍ대필까지 하는 행위는 분명한 범죄다. 실정법을 위반한 처사인 것이다. 대학과 기업이 응시생에게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전제는 당연히 자기소개서의 정직성과 직접 작성을 예상하는 일이기 때문에 대필한 자기소개서는 결국 위계(僞計)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소개서는 사실대로 진솔하게 작성해야 하는 것이 대전제이다. 미사여구나 교언영색은 절대 금물인 것이다. 이러한 위계에 의하여 대입과 기업 취업을 방해하면 실정법위반이 되는 것이다. 상아탑이자 지성의 전당인 대학 입학과 청운을 품고 입직하는 장래가 구만리같은 학생들과 취업예정자들이 시작부터 거짓과 은폐가 만연하는 것은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성적만 보지 않고 인성을 두루 살펴서 훌륭한 학생을 뽑겠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다. 우리 대입과 취업의 전형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반증인 것이다. 현재 우리 대학과 기업의 자기소개서 요구는 분명히 의도와 목적은 아주 좋지만, 현실적으로 문제점이 많다. 따라서 올바른 방법으로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하에서 요구하는 응시생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취업자들이 타당성을 담보하여 ‘선발’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혁신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자기소개서 등이 대필 만연화로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마당에 이와 같은 대필과 표절은 부정행위로 간주해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가감 없이 대학과 기업의 전형자들에게 내보이는 것이다. 즉 고객들에게 내보이는 상품설명서와 같은 것이다. 거기에 표절과 대필 등 거짓이 내재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특히 우리는 교육과 학교가 정작과 청렴을 가르치는 것이 본질인 이상 학생들에게 정정당당하게 입학하고 취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행태를 버리고 올바른 길로 서울을 가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미래의 주역으로서 우리나라를 이끌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성공보다 깨끗한 패배가 더 아름답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과 학교의 역할과 소임이 빨리 가도록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가도록 하는 것이라는 것도 내면화하여 한다. 이제 우리도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 학교장 추천서, 봉사활동 확인서 등도 발급자와 학생ㆍ취업희망자들이 아주 떳떳하고 공정하게 발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 공문서를 전형 기관인 대학과 기업에서 신뢰하고 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묵시적 ‘공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 제도와 국민적 신뢰도를 확립하는 것은 ‘내 아이 좋은 대학 보내는 것’, ‘내 아이 좋은 회사ㆍ기업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지향하는 정부3.0 기조에 따라 중고생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자녀의 진로선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녀가 실시한 직업적성검사 등의 결과표를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검사종류는 커리어넷에서 직업적성검사, 직업흥미검사, 진로성숙도검사, 직업가치관검사 등 총 4종이 제공된다. 커리어넷은 교육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위탁하여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진로심리검사, 사이버 진로상담, 학과 및 직업정보 등 진로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며, ’13년 8월말 현재 가입자 수 732만 명, 연간 심리검사 294만 건을 실시하는 종합진로 정보망이다. 커리어넷의 심리검사는 이미 PC버전을 통해 연간 294만 여 건이 실시되고 있으나 그 결과를 검사 당사자인 학생들만 열람을 할 수 있어 학부모가 이를 확인하려면 자녀에게 프린터로 출력을 하도록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고자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 등 3종의 메시징 앱을 이용하여 결과를 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열람을 위해서는 학부모와 자녀가 같은 메시징 앱을 이용하여야 한다. 자녀는 메시징 앱 외에 커리어넷 검사 앱을 설치해야 한다.커리어넷 검사 앱은 구글 Play 스토어(안드로이드폰) 또는 애플 앱스토어(아이폰)에서 ‘커리어넷’으로 검색을 하면 설치할 수 있다. 교육부는 현재 학부모와 자녀가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야 하고, 동일한 앱을 설치하여야 하는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2014년 하반기부터는 카카오톡 등의 메시징 앱을 포함하는 “전용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활용하면 학생은 PC로 커리어넷에서 검사만 하면 그 결과를 학부모의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검사결과를 공유할 수 있으며, 결과도 누적 관리 및 열람이 가능해 진다. 향후에는 자녀의 적성심리검사 결과조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자녀의 관심직업, 관심학과, 학부모용 콘텐츠(드림레터), 정부의 진로교육 주요 정책에 대한 홍보 등 다양하게 용도를 확장하여 활용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서비스가 스마트폰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로서 검사 결과를 소재로 부모와 자녀가 가정 내에서 진로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스마트폰 3500만시대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많이 활용하는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진로관련 검사를 제공하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메시징앱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고 그냥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이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며 그중에서카카오톡은 많이 사용하지만 라인이나 마이피플은 많이 이용하지 않아 활용도가 얼마나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자녀와 아버지, 어머니가 카카오 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관련 어느 정도나 카카오 친구가 되고 있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없다.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가 친구로 될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오히려 부모님들이 많이 사용하는 공인인증서를 활용한 학부모서비스를 통하여 자녀의 진로검사를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더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고 본다. 각각의 심리검사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져좁은 상태에서 단편적으로보는 것보다는 학부모서비스를 통하여 종합적으로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본다.학부모서비스를 통한 진로심리검사 확인은 결과 코드번호를 교사가 입력만하면 학부모들이 언제든지 어디서든 학생의 의사과 관계없이 볼수 있다. 또한 초등학생들이 많이 검사하는 아로 주니어와 아로주니어 플러스 결과도 학부모들이 스마트폰을 통하여 확인하게 하는 것도 검토해보아야 하겠다. 초등학생때부터 진로에 대한 관심이 주어지고 있으니까.
현대인의 멍에는 일과 시간이다. 그 중 교사의 굴레는 교실이다. 아침 출근에서부터 저녁에 귀가하기까지 교실을 벗어난 교사는 존재할 수 없다. 더구나 담임이 되면 교실과 학생과의 관계는 더욱 밀착된다. 그런데 블록타임제 하의 연속 두 시간 수업은 교실에서 교사의 활동을 강화시키고 있다. 쉬는 시간에 교실에 앉아서 학생들과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다 보면 학생의 고민과 교사의 고민이 아름답게 봉우리를 맺게 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쉬는 시간은 짧지만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학용품을, 복장을, 눈으로 다리미질 해 보면 변화의 새로움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교사가 교실에 앉아서 학생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그런 시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또 선생님의 의복도 양복에서 평상복으로, 칠판의 백묵도 다양한 형태의 색상으로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교복 주름의 각이 변하여 곡선화되고 고급화된 모습이다. 연필도 칼로 깎아서 쓰던 것이 심만 교체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책걸상도 높낮이 형식으로 자유롭게 변화를 보인다. 이처럼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모습들이 교사에게는 새로운 고뇌를 만들게 한다. 학생들을 쳐다보고 학생들의 내면을 꿰뚫어 내는 고뇌 없이는 학생의 수업을 원만하게 재미있게 이끌어 나가는데는 한계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특히 수준별 수업을 하는 경우 상반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반 하반을 이끌어 가는 교사의 내면의 심리는 어떠할까? 잠자는 학생은 잠을 자게 모른 척 해야 할까? 아니면 회초리로 다스려야 할까?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니다. 중하반을 이끌어 가는 교재가 특별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는 상태에서 교사 자신의 노하우로 과연 중하반의 수업을 원만하게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고뇌는 더욱 깊어만 갈 수밖에 없다. 교실에 앉아서 천정을 쳐다보고, 가을 하늘의 높은 수심을 읽어 가면서 칠판을 또 쳐다보고 잠자는 학생의 뒷모습에 시선을 붙인다. 교실의 고뇌가 깊을수록 교사의 영혼의 샘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오히려 넘쳐 흘러 내를 이루어 뭇 학생들의 학습 영역을 넓혀 주는 것이다. 갑남을녀의 삶의 고뇌는 가슴의 벽을 갉아 먹지만, 교사의 교실 고뇌는 학생의 마음을 쳐다보는 심령술이 된다. 코미디를 배워서 자는 이를 깨우는 달인이 될 수 있고, 사극의 주인공이 되어 뭇 학생들의 시선을 모으는 배우가 될 수 있고, 탈춤을 배워 교사와 학생이 같이 하는 협동학습을 만들 수 있고, 동영상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서 현장에서의 따분함을 넘어 먼 나라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전하는 교수법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교실에 들어가는 교사의 고뇌의 깊이는 풀리지 않는 미적분 심화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구상을 하듯이, 교직 인생 나이테는 새로운 교구재와 반비례되고 있는 현실을 늘 예의 주시해야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변혁과 국제화는 기승을 부리고, 다양한 영역과 MOU체결로 공생공존을 부채질하는 상황에서 교사 본연의 업무는 배우고 가르치는 다변화 모색이 지속되지 않고서는 자신의 존재를 학생들 앞에서 바르게 선보일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될 수 있다는 준엄한 시대적 계고장이 내 책상 앞 PC화면에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때문에 오늘도 교무실에서나 교실에서나 고뇌의 봉우리를 어떻게 아름다운 행복의 꽃으로 피워 볼까 또 고뇌하고 되뇌어 보면서 저 높은 가을 하늘의 푸른 창공을 향해 애드벌룬을 띄워 본다.
내년부터 초등 1·2학년 희망자 전원에게 방과 후 무상 돌봄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교육부 발표가 나왔다. 이에 일선 교육현장은 “학교‧교원의 관리부담이 너무 커져 수업, 생활지도 등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돌봄교실의 운영주체는 교육청과 지자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발표된 ‘초등 방과 후 돌봄기능 강화 계획’에 따르면 내년 초등 1·2학년 중 희망 학생 모두에게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후 돌봄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며,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학생 중 추가 돌봄이 필요할 경우는 오후 10시까지 저녁 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2015년에는 4학년까지, 2016년에는 6학년에게로 확대된다. 교육부 수요조사에 따르면 내년 돌봄교실 참여 학생은 오후돌봄 33만명, 저녁돌봄 12만명 등 약 45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요예산도 올해 2918억여원에서 내년에는 610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교육부는 소요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반영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에 학생 안전, 시설 및 인력관리 책임을 져야 할 교육현장은 걱정이다. 경기 A초 교장은 “초등 돌봄교실은 돌봄강사가 운영하더라도 학생의 안전을 위해선 저녁 돌봄 종료 시까지 교장 및 책임 교사가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상당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전남 B초 교사는 “농어촌 지역은 돌봄강사를 구할 수 없어 교원이 직접 운영할 수밖에 없어 돌봄 시간이 늘어날수록 고유 업무인 수업 준비와 생활지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돌봄서비스의 급격한 확대로 적절한 지도나 돌봄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인력 등 학교의 준비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저녁 돌봄은 학생 안전문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만큼 운영주체가 교육청와 지자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재정 부담도 문제다. 내년 교부금 예산 증액 규모가 230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누리과정에 이어 무상돌봄 예산까지 교부금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총은 “초등 돌봄교실은 복지부, 여가부의 다른 돌봄서비스와 같이 보육․복지 성격이 강한 사업이므로 국가차원의 별도 재원 마련 계획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사는 말 그대로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가르치기 때문에 일반화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미성숙한 학생을 가르치기 때문에 기술도 있어야 한다. 교사에게는 법령에 의해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게 하는 자격증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교직은 다른 일반직과 달리 깊은 이론적 뒷받침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교사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1980년대 이후 대학 졸업자가 많아졌다. 그들은 이런 저런 환경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사교육 시장의 팽창으로 학교가 아닌 곳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누구나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 보니, 교직은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현상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전문직으로 널리 알고 있는 의사나 판사 등은 수행 결과가 바로 나타난다. 누군가 대신할 수 없고, 그 역할에 즉시성이 있다. 하지만 교육의 결과는 바로 나오지 않는다. 교육은 사람의 내면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투입과 산출의 명징한 관계를 얻기 힘들다. 이런 것도 교사는 전문성이 없다는 오해를 받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교사는 단순히 교과만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역할 중에 일부이다. 교사는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자랑하는 강사의 흉내를 내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떻게 알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학생들을 배우게 한다. 학습을 촉진하고 지원하고 마침내 자아실현을 돕는다. 교사는 아이들의 재능과 성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난다. 가르치는 동안에도 단순한 지식의 전수보다는 인간됨의 형성에 더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이유로 교사는 학습자를 이해하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교사는 교육과정 전문가이다. 국가 교육과정을 일방적으로 받아서 소비하지 않는다. 전국의 학생을 평균해서 만들어놓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해당 학교, 학생의 실정에 맞게 재구성하는 전문가이다. 교사는 자신의 교육관 등을 기반으로 교육 과정 편성・운영에 참여한다.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 이론과 교과의 내용 체계 등에 관한 전문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래야만 교육과정에 담긴 잠재적 요소를 발견하고, 학습자가 학습 목표를 타당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성취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흔히 교사를 가르치는 전문가라고 알고 있지만, 오히려 교사는 왜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에 대해 배워야 하고, 그들의 성향에 상응한 지도법도 공부한다. 교사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교수활동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맥락을 스스로 연구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10년 20년이 돼도 가르치는 전문가가 되지 못한다. 오직 배우는 전문가일 뿐이다. 실제로 최근 교사 문화를 보라. 학생이 없으면, 칼 퇴근 하던 교사들이 연수 장소로 가고 있다. 그곳에서 김밥 한 줄로 저녁을 때우고 공부를 한다. 누구의 강요도 아니다. 오직 스스로 배우기 위해서 밤을 밝히고 있다. 사실 과거에는 사범대학만 졸업하면 교사가 됐다. 교원자격증을 받고 현장에 나오면 어려운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조금 삐거덕거렸지만 3년만 지나면 능수능란한 선생님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그 어렵다는 임용고시를 뚫고, 수업 실연까지 통과하고 현장에 왔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 신규 이미지를 벗어나도 갈수록 어렵다. 즉 배워야 한다. 교직을 떠나는 날까지 배워야 교단에 설 수 있다. 교사는 가르치는 행위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을 실천하면서 성장한다. 이런 이유로 교사는 반성적 실천가라고 한다. 교사는 활동 과정에 대한 성찰을 하고 반성을 하면서 동료 교사와 협동하여 그 문제의 배후에 있는 더 큰 문제를 향해 고민한다. 따라서 교사는 혼자서 성장할 수 없다. 동료 전문가와 함께 할 때 성장을 경험한다. 교사들 간에 서로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동료성이 형성될 때 전문가로서 자신의 실천을 반성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사실이 이러니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하지 말라고 대응하고 싶지만 그것도 공허한 짓이다.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자생적으로 전문성을 신장하고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뿐이다. 결국 교사의 전문성은 교사 집단이 스스로 입증해 나가야 한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계속적인 자기 혁신과 전문성 신장을 위해 배우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 학생의 학업은 한순간에 지나가버린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에 의해 시행착오를 방지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이 일생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전문가의 수준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교사가 평생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국가나 공기업, 학교 조직, 회사는 목표를 가진 조직이다. 조직에는 반드시 최고 경영자가 존재한다. 최고 경영자의 수준은 조직의 성패와 관련이 깊다. “경영자는 현장을 떠나면 안 된다. 현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곳이든 보고 받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을 남긴 사람은 지난 9월 17일 향년 100세로 별세한 도요다 에이지이다. 그는 도요타자동차(이하 도요타) 최고 고문은 현장을 중시한 경영자이다. 그는 일본 1위인 도요타의 해외 진출을 이끌며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았다. 특히 1980년대 사장으로 근무할 때 고급차인 렉서스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에서 성공시켰다. 그는 도요타 그룹의 창업자인 도요다 사키치의 조카이자 도요타자동차 설립자인 기이치로의 사촌이다. 도쿄제국대(현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한 뒤 1936년 도요타 그룹의 모기업인 도요타방직기에 입사하여, 기술담당 부사장을 거쳐 사장으로 15년(1967~1982) 일했다. 이후 회장(1982~1992), 명예회장(1992~1999)을 지냈다. 자동차를 애인처럼 여겨 그의 별명은 ‘카 가이(car guy)’였다. 그는 일본 최고 훈장을 받았고 1994년에는 혼다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에 이어 일본인으로 두 번째로 ‘미국 자동차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같이 일본 자동차 업계는 물론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도 인정한 인물이다. 에이지의 업적은 도요타가 당장 망할지도 모르는 어려울 때 사장을 맡아 수많은 역경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도요다 일가라 사장이 된 게 아니다. 1967년 그가 사장에 취임할 때 일본 언론은 ‘기이치로에 이어 도요다 일가라 사장이 된 것이 아니냐’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자 에이지는 “나는 적임자이기 때문에 선택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경험이나 능력이나 어느 면에서 보아도 도요타의 사장으로서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장 재임 기간에 원가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독자 생산방식인 ‘저스트 인 타임(JIT)’을 완성했다. 에이지는 “최고경영자가 손에 기름때를 묻히는 것은 당연하다”는 현장주의로 유명했다. 1980년대 도요타가 일본 1위 자동차 업체로 자리 잡으면서 ‘도쿄로 본사를 옮겨달라’고 정부에서 의견을 냈다. 아울러 내부 경영진도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면 도쿄 본사가 낫다”며 동조했다. 그러자 그는 “경영자가 현장에서 멀어지면 자동차 회사는 망한다”며 촌구석 도요타시 본사를 고집했다. 그리곤 툭 하면 예고 없이 본사 근처 30분 이내에 산재한 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소매를 걷어 붙이고 기름때를 묻히곤 했다. 당연히 현장 작업자와 관리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또 “마른 수건일지라도 지혜를 짜내면 물이 나온다”며 종업원들의 자발적인 업무 혁신 ‘가이젠(改善)’을 강조했다. 타계 이전 병원에서 요양생활을 하면서도 최고 고문으로서 회사 간부들의 상담에 응하는 등 도요타그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그는 사장·회장을 포함해 임원 재임기간만 50년이 넘는다. 하지만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카리스마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일본경제신문 기자 출신의 사토 마사히로는 일본 경제 주간지 동양경제에서 ‘에이지는 카리스마 리더십과는 맞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부하에게 절대로 강요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의도한 대로 결과를 유도해 내는 능력의 소유자였다’고 회고했다. 에이지는 한국과의 인연도 깊은 사람이다. 도요타는 1966년 신진자동차와 합작해 크라운과 코로나를 판매했지만 1971년 돌연 한국에서 철수했다. 에이지는 “중국 정부가 한국·대만과 거래하는 기업의 중국 진출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해 어쩔 수 없다”고 했지만 근본적으로 한국을 믿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에 적극적으로 기술 이전을 하면 곁에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우려를 하였기 때문이다라고 전해진다. 필자는 1988년 일본에서 유학할 때 나고야 대학에서 공부를 하여 초청을 받아 토요타 본사를 방문하여 회장을 직접 만나 환영을 받고 숙박하면서 견학을 한 기억이 있다. 그 당시 그가 한 말은 '지금 매년 자동차 생산량은 360만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현재의 간부들은 5년 후에 일어날 일을 예상하여 작업에 임하고 있다'는 말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때로는 한국인을 안내하면서 본사를 5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이때 나에게 준 충격은 우리도 언제 저런 자동차를 만들어 탈 수 있을까 꿈을 꾸었는데 이제 우리도 노력 끝에 렉서스에 버금가는 자동차를 탈 수 있는 선진화된 세상이 되었다.
타이완을 가 보았거나 장개석 총통의 글씨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가 생전에 즐겨 썼던 물망재거(勿忘在莒)라는 족자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처음 외국여행을 80년대 중반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고궁박물관을 방문하여 들은 이야기가 물망재거였다. 이는 중국 역사서 사기 전단열전(田單列傳)에 보이는 말이다 . 거라함은 중국에 있는 자그마한 지명인데 다음과 같은 고담이 담겨 있다. 옛날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제와 연이라는 두나라가 늘 싸우고 있다. 초창기에는 제나라가 승세를 타고 늘 연나라를 괴롭혔다. 일이 이쯤 되자 연나라에서도 무언가 대책을 세워햐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연나라의 소왕은 천하에 능력이 있는 사람을 모집하게 된다. 소왕이 인재를 구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사람들이 자천,타천으로 왕을 찾아 왔는데 그중에서도 악의라는 인물은 병사에 밝고 또 언변이 출중하여 능히 적을 감동시킬 만한 사람이었다. 소왕은 즉시 그에게 아경이라는 중책을 맡기고 제나라를 무찌르도록 명령은 내렸다. 악의는 군사를 일으켜 네자라를 펴들어가 그 수도를 함락시켰으며 이에 제나라의 번왕을 서울을 버리고 변방으로 도망을 했다. 악의는 6개월 동안에 제 나라의 70개 성을 빼앗고 오직 거라고 하는 마을과 즉묵이라고 하는 마을만이 남게 되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제나라의 민왕은 끝내 자살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제나라에는 연나라의 악의 못지않은 출중한 인물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단전이었다. 그는 주민들의 항복의사에 적극 반대하고 자기가 잃은 성을 모두 찾겠다고 장담했다. 제의 백성들은 전단의 투지를 가상히 여겨 그에게 연나라를 격파하라는 대임을 맡기었다. 당시 거라고 하는 마을에 근거를 두고 있던 전단은 소 1천마리를 모아 연나라 진을 향하여 돌진해 들어갔다. 전단의 이러한 계책은 적중해서 잃어버린 70개 성을 모두 찾았다는 것이다. 장개석 총통이 물망제거라고 한 말은 바로 자기도 전단처럼 타이완을 근거로하여 본토를 수복해보겠다는 뜻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장개석의 이와 같은 의지는 분단된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분명히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분명히 지금도 그들과 다투고 있으나 뾰쪽한 해결 방안이 없는 형편이요, 우리는 이땅에 이만큼이나 살고 있는데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사람들은 아직도 혈육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오늘이면 만날까 내일이면 만날까 기약없는 상봉을 기다리다 한 세대의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고 말았다. 그렇다고 얼마를 더 기다려야 마음대로 두고 온 가족, 친척을 다시 만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저들이 우리 형제요, 언젠가는 우리가 저들과 다시 만날 날이 기필고 오리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같은 통일의 과제를 안고 있는 역사적 과제 앞에 국민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것은 국가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의 삶의 자세라 생각한다. 공직자의 삶은 일반 시민보다 훨씬 엄정한 잣대로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공직자는 나라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해야 하고, 공동체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이 낸 세금으로 살아가는 공직자가 져야 할 의무다. 공직의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의무도 더욱 엄격해지는 건 당연하다. 서양에서는 이를 ‘노블레스 오블리주’(귀족의 의무)라고 부른다. 영국에서 왕자가 직접 공군 조종사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장에 달려나가는 것이 좋은 예다. 동양에서도 공직자의 염치는 매우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나온 몇 가지 사례는 염치는커녕 시정잡배만도 못한 공직자들이 수두룩함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가 외교관 자녀의 복수 국적 취득이다. 심재권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외교관 자녀 가운데 복수 국적자는 130명이고, 이 중 90.8%인 118명이 미국 국적자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 외교관 신분일 때는 이중 국적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영사관 근무나 연수를 이용한 출산 등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국제 무대에서 나라를 대표해 국익을 다투는 것을 업으로 하는 외교관이 나라가 제공한 기회를 자녀의 외국 국적 취득의 방편으로 악용한다는 얘기이다.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기 돈을 내고 원정 출산 해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보다 훨씬 질이 안 좋다. 안규백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용된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가 이중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가 병역 면제를 위해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회피했다는 점에서 외교관 자녀의 이중 국적 취득보다 더 충격적이다. 지금같이 국제화된 시대에 국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정작 전쟁과 같은 어려움을 당하게 되면 국적이 어디인가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인사 과정에서 이런 기초적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면 인사 검증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알고도 임명을 강행했다면 나라가 공직자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 것이다. 지금 공직자와 그 예비군 가운데는 고위 공직자로서 나라에 봉사할 기회를 얻기 위해 자녀의 병역이나 국적 등을 깔끔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이 문제에 있어서 인사 책임자들은 결단을 하여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현대사에서 무력에 의한 통일은 불가능하지만 70개 성을 빼앗기고도 낙심치 않고 국토를 되찾은 전단의 정신과 장개석의 의지를 우리 국가의 지도자들이 갖고 보여줄 수만 있다면 우리 국민들은 저들을 신뢰할 것이며, 우리도 언젠가는 빼앗긴 북녁땅의 주민들과 평화롭게 살 날 그날을 되찾을 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년 전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귀국 후 한국교육을 여러 차례 칭찬했다는 얘기가 화제처럼 국내에 보도된 적이 있다. 한국부모의 교육열에 적잖은 감동을 받은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모범사례로 들면서 미국 교육의 변화를 촉구했다는 것이다. 한국 교육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 세계 최고의 교육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 대통령이 한국 현실을 칭찬했다니 귀가 솔깃할 만도 하다. 하지만 공교육이 사교육에 자리를 내어준 채 겉도는 우리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일면만 보고서 피상적으로 곡해한 것이 아닌가 하면서 씁쓰레한 마음을 가진 적이 있다. 금년 2월 야심차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기르는 교육’, ‘국민행복 교육’을 교육의 기치로 세우고 강조하고 있다. 선행학습 금지와 공교육 살리기 정책도 심도 있게 추진하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도 반드시 이루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도 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경감에 대해서 절치부심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제도권 공교육이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외면 받고 사교육이 횡행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점수 위주교육, 상급 학교 진학 위주의 경도된 교육 정책과 교육제도에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 와중에서 사교육이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이 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모두가 그렇게 문제 삼는 사교육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활용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시중에 회자되는 "우파는 자신의 아이를 떳떳하게 사교육 현장에 보내고 좌파는 부끄러워하며 보낸다"는 우스개 얘기까지 있다. 부모들이 생활비 줄이려고 우유와 신문은 끊어도 도저히 못 끊는 게 자녀들 사교육이다.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2012년 기준 사교육비가 가계 소득 평균의 1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유ㆍ초ㆍ중ㆍ고교 공히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학부모들이 학교 공부만으로는 자녀들이 다른 학생들 보다 앞서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은 지극히 평범한 통과 코스라는 부정적 시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 공교육인 학교교육만으로도 특목중, 특목고, 자사고 등도 갈 수 있고 명문대 진학도 문제없다면 굳이 많은 돈 쏟아 부으며 학원과 교습소, 개인 지도 등 사교육에 매몰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학교교육과 상급학교 진학이 연계되어 학교교육만 잘 받으면 상급학교 진학에 장애가 없다면 굳이 물심양면의 희생을 감수하고 학원과 교습소로 떠돌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제도권 공교육 시스템인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 등 소위 교육 수요자들의 기대와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자 학교 밖에서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사교육을 찾게 되는 것이다. 사교육 논쟁이 있었으나 일선 학교가 제 역할을 하면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우선 학교에서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학원가지 않고 학교 교육만 받아도 상급학교 진학에 전혀 장애가 없는 교육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공교육 살리기, 공교육 제자리에 세우기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 공교육이 죽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가 주어진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학교와 교사가 교육 수용자의 요구에 충분하게 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 시스템이 요인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따라서 교실 붕괴니 공교육 부실이니 하는 말이 사라지고 공교육 경쟁력 회복이 관건인 것이다. 근래 우리 교육계에 심층 논술 면접, 입학 사정관제, 스토리텔링, 한국사 능력시험 등이 필수 내지 강조되다보니까 성황을 이루는 곳이 학원과 교습소라는 지적이 많다. 상급 학교 진학과 취업을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잠재적 가능성과 고급 사고력(high level thinking)을 신장하여 논술, 면접, 자기 소개서, 스토리텔링, 한국사 능력 등을 신장시키려고 하지 않고 무조건 학원을 찾는다는 냉소적 지적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인 것이다. 물론 점수, 시험, 성적, 경쟁 등 자본주의 시장 경제 논리의 비교 가치와 도구들이 학습 동기와 학습 의욕을 꺾는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또 공교육 살리기를 위해서는 우선 교사들의 자질 함양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중심으로 한 제도권 공교육을 불신하고 학원으로 겉돌게 한 주범이 학교라는 힐난과 질책에도 마당한 대응 논리나 합리적 대처 해명이 궁색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교육의 공교육이 붕괴되고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하더라도 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대전제에도 국민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교육을 살리고 제자리에 세우기위해서는 학교가 ‘민주 시민성 함양’, ‘사람다운 사람 양성, 인간다운 인간 육성’이라는 교육의 목적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교원들도 겨레의 스승으로서 본연의 역할과 소임에 충실하여야 한다.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학교와 교원들을 신뢰하여야 한다. 학교는 졸업장을 따러 다니고 학원은 진학하기 위해서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사라져야 한다. 사실 한국 교육에서 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경감은 정부의 교육정책의 근본이고 국민적 관심사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원, 학생과 학부모 등이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주어진 직분과 소임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다. 결국 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경감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 ‘국민 행복 교육’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한 공염불이다. 공교육 살리기와 제자리 세우기, 그리고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열쇠는 학교, 교원, 학생, 학부모들이 본연의 역할에 열심히 임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기적 ‘냄비식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인 ‘돌솥식 접근’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학교,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의 ‘사랑’과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농어촌 학교의 교육력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농어촌 학교 육성을 위하여 약 9,978억원을 투자하는 등 꾸준한 지원을 하고 있으나, 중학교 지원은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농어촌 고등학교에 대하여는 농어촌 우수고(’04∼’09, 86교, 1,619억원), 기숙형 공립고(‘08∼‘13, 150교, 6,200억원) 지원을 하였으며 농어촌 초등학교에 대하여는 농어촌 전원학교 육성(‘09∼‘13, 585개교, 2,159억원)등이 이루어졌으나 중학교에 대하여는 최근 10년간 지원액의 4.6% 수준(455.7억원, 75교)에 불과하였다. 중학교 단계에서 도·농간 학력 격차가 크게 발생하고, 농어촌 중학교에 대한 낮은 신뢰로 교육 이농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정영수외 지역발전을 위한 교육의 과제와 발전방향(2009)에 의하면 농어촌 학부모 학교급별 만족도 : 초등학교 3.48점 > 고등학교 3.22점 > 중학교 2.76점에 불과하다. 2012년 시행 국가단위학력평가 결과(수학)를 보면 중3학생의 기초미달이 대도시 3.5%인데 읍면지역은 3.9%이고 보통이상은 대도시 69.8%, 읍면지역 59.1%로 각각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 중3학생들의 수학학력이 대도시에 비하여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중학교 교육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하겠다. 특히 농어촌중학생의 학력저하는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서도 문제가 된다. 최근 교육부는 1개군에 최소 1개의 기숙형 거점 중학교를 육성하는 것을 중장기적 목표로 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지원 대상은 ‘면 지역에 소재한 재학생 60명 이상 중학교’로, 선정된 학교는 자유학기제, 학교진로교육프로그램(SCEP), 학교 스포츠클럽, 학생 오케스트라, ICT 활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영어 등 외국어 집중 교육, 국내외 진로 체험 등 학교별로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도시의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는 특성화된 농어촌 학교로 육성한다. 이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면단위에서 기숙형 중학교는 너무 빠른 면도 있는 것 같다. 이를 위하여 기숙사 보다는 충분한 통학시설 지원이 더 급하다고 본다. 이번에 투자비의거의 대부분이 기숙사 건립에 투입될 것(학교당 최대 10억원원)는데 이런 하드웨어적 발상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발상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60명 이하 학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소홀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된다. 60명이상 중학교 수인 435교(130개 시·군)중 2017년까지 80개만이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도시 학생 유치보다는 농어촌 거점 중학교가 아닌 중학교 학생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셋째,이미 배치된 진로진학상담교사와 학교진로교육프로그램(SCEP)프로그램 적용등을유인책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외국으로 진로체험을 한다는 것은 너무 의욕적인 발상이라 본다. 면단위 농어촌 중학생을 이 사업을 통해 해외 진로체험시키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교육활동이 많이 있다고 본다. 다섯째, 현재 교육부에서추구하는 1군 1거점의 대규모 중학교 보다는 3개면당 1개의 중규모의 거점 중학교를 만드는 것이 더 적절한 정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경일인 제헌절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는데 한글날은 올해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한글날이 그냥 쉬는 날이 아니라 우리의 국어생활을 점검해 보고 한글을 창제한 취지에 맞게 바르게 사용하는 날이 되어야 하는데 외국어가 우리고유어를 잠식하고 있어 우리고유어는 점점 사어(死語)가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국어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고유어는 우리조상들이 오랜 세월동안 사용해 온 언어로 정감(情感)이 있고 토속적이다. 조상의 얼이 담겨있는 고유어를 자랑하며 사용해야 하는데도 자주사용하지 않아서 무슨 말인지 모르고 사어(死語)가 되어가고 있어서 안타깝다. 둘째, 한자어는 그 어원(語源)을 연구한 학자에 의하면 요하문명권인 동이(東夷)족이 주로 만들어 황하 이남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우리문명의 뿌리이며 조상이 만든 문자로 한글창제 이후에도 사용해 오다가 한글전용정책으로 우리국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글로만 표기하기 때문에 그 뜻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혼동을 일으키고 있고 독해력도 저하(低下)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셋째, 외래어는 새로운 언어가 생겨날 때 우리말 화하지 않고 외국어발음을 한글로 그 대로 쓰고 있다. 뉴스, 텔레비전, 아파트, 라디오, 택시, 버스 등 외래어가 우리국어에 너무 많이 깊숙이 들어와서 사용하고 있어 우리글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넷째, 외국어는 영어를 비롯하여 외국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새로운 외국어가 자고나면 언론매체나 인쇄, 광고에 사용하고 있어 어리둥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외국어를 직수입하여 쓰지 말고 우리말로 번역하여 사용했으면 한다. 우리의 주체성을 찾는 국어생활을 하려면 고유어나, 한자어를 제외한 외래어나, 외국어는 그 내용을 우리말 화해서 써야 마땅한데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어 국어생활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국어를 배우는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부터 고등학교 국어교과서까지 고유어와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를 똑 같은 글씨체로 쓰지 말고 각각 다른 표준글씨체로 정하여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글씨체만 보고도 바로 글자의 뿌리를 알 수 있도록 구분해 주는 것이 자라는 세대들에게 우리 국어의 소중함을 깨우쳐주는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고 언어는 민족의 얼인데 주체성을 잃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정부에 건의하는 바이다.
그렇게도 무덥던 더위는 어디로 사라지고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오후 아파트를 나섰다. 가벼운 복장으로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가니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함을 느끼는 가을 햇볕이 등을 쬐이니 포근함이 와 닿는다. 마음도 홀가분해 지고 머리도 맑아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계명산과 가까운 변두리에 위치해 있다. 4차선 외곽도로를 건너가면 시골풍경이 반겨주는 곳이라 좋다. 회원권을 끊어서 실내에서 기계에 의존하는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들판에는 누렇게 익은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익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고구마를 캐는 아낙네의 정겨운 이야기도 들린다. 사과로 유명한 곳이라 과수원에는 빨갛게 익은 사과가 먹음직스러워 달려서 가을 햇살을 받아먹고 있다. 작은 도랑 옆으로 난 구불구불한 농로를 따라 걸어 올라갔다.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는 모습이 생명의 소리로 들린다. 웅덩이를 바라보니 피라미 몇 마리가 아이들 뛰어 노는 것처럼 헤엄을 치며 놀고 있었다. 밭둑에는 보름달처럼 둥근 호박이 이불도 안 덮고 낮잠을 자고 있다. 밭둑에 두 그루의 감나무에는 주렁주렁 달린 감이 가을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고 있었다. 농사를 지으며 밭둑이라는 공간을 이용하여 감을 수확할 수 있으니 땅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거리를 만들기 위해 들깻잎을 따는 여인의 손길도 분주하다. 시골길은 구불구불하여 지루하지 않고 볼거리가 많아 좋다. 갑자기 트럭이 나타나면 길을 비켜서야 한다. 대부분이 비포장도로라서 차가지나 갈 때면 먼지가 날지만 어쩌겠는가? 모퉁이를 돌아가니 밤나무아래 밤송이가 널려있다. 숲으로 눈길을 돌리니 알밤 두 개가 숨어있다. 얼른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다. 저녁에 온다고 연락이 온 외손자를 주려고 생각하니 몇 개 더 주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밤 세 톨을 더 주웠다. 아이들은 알밤을 직접 주워야 더 재미있어 하는데 내일 밤을 주울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한참을 올라가니 약수터가 나왔다. 약수터 옆에는 양봉을 치는 가건물이 있었다. 밀원이 좋은 곳이라 꿀을 많이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양봉을 지키는 개들이 우렁차게 짖어댄다. 농가에는 거의 개를 키운다. 애써서 키운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비탈진 밭에는 콩도 심고, 고추도 심어서 수확할 때가 된 것 같다. 배추와 무도 깨끗하게 잘 키웠다. 파도 싱싱해 보였고 시골에서 기르는 온갖 농작물을 볼 수 있어서 산책하면서 농작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다. 밤이면 산짐승들이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밭둑에 울타리를 쳐 놓았다. 산짐승이 먹이가 부족해서인지 논밭은 물론 도심까지 출몰하여 사람을 해친다고 하니 산짐승의 먹이 사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야외의 길을 걷는 운동이 좋은 것은 맑은 공기도 마시고, 자연과 호흡을 할 수 있지만 햇볕을 받으면 몸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비타민 D를 받을 수 있어서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산 중턱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 걸어 내려오니 서산에 걸쳐있는 햇볕이 온몸을 비춰준다. 흰 구름이 떠 있는 가을 하늘에는 고추잠자리들이 날아다니며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는데도 가을 산은 아름다웠다. 산 아래 전원주택지로 개발하여 놓은 곳을 보니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도리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 쪽을 바라보니 아파트단지가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예전에는 도시 근교의 농촌이었는데 도시가 확장되면서 논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확 트인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하다가 성냥 곽 같다는 아파트 속으로 들어가 잠을 자며 식사를 하고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자연이 없으면 잠시도 살아 갈 수 없는데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자연이 내뿜어주는 공기를 3~5분만 마시지 못해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인간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식재료는 어디서 얻는가? 모두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논밭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면 우리는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없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처럼 우리의 몸은 자연인 흙과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자연이 주는 물이 없다면 우리는 잠시도 살아 갈 수 없다. 내 땅에서 생산되는 제철음식을 먹어야 건강한 법인데 많은 농수산물은 수만리 이국땅에서 생산한 것을 수입하여 먹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맞지 않은 것이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든 서산을 바라보며 자연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시골길 산책이 작은 행복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