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40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공감과 소통이 있는 교직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 2016년 9월 1일(목) 2학기 시작과 더불어 제10대 한승택 교장선생님과 김영화 교감선생님께서 서령고 교장과 교감으로 취임하셨다. 한승택 교장선생님께서는 취임사에서 "학교의 창학이념 및 법인이사장님께서 추구하시는 교육철학과 전임 교장선생님의 학교 운영방침을 잘 이해하고 구성원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를 모아 서령을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2016년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정했던『서령비전 2030 프로젝트』를 슬로건으로 설정하여 실천하며 2030년까지 다음에 제시된 3대 지표, 9가지 세부 실천 사항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여 명실상부한 명문고로 도약하는데 온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첫째, 충남 최고의 명문고로의 도약 - 대입 전형에 최적화된 교육과정 운영과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진로진학시스템의 구축 - 1교사 1브랜드 수업을 통한 창의교육 및 예의와 규범을 존중하는 인성교육 실현 -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과의 유대강화 둘째, 쾌적하고 행복한 교육환경의 구축 - 가칭 서령고 인재 양성관 건립과 교육기자재 및 교실환경 개선사업의 활성화 - 학교폭력 제로 실현을 위한 생활지도 강화 -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상시 안전 매뉴얼의 운영과 영양과 맛을 고려한 맞춤식 급식시스템 도입 셋째, 우수인재 발굴 및 육성 - 학습자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스마트케어시스템 구축 -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과 학습자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학생중심수업 전개 -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배양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통한 교육의 질 개선 강화를 들었다. 끝으로 우리는 어떠한 업무를 담당하든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가 서령고등학교에서 중요한 한 사람 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스스로 학생들 앞에서 자신감이 발현될 것이며, 내가 아닌 남의 입장에서 먼저 이해하고 배려할 때에 활기 있고 행복해 질 것이라며 무수한 말보다는 소중한 실천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어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둔 경쟁력 있는 학교건설을 위한 혁신적인 방안마련, 교무 조직을 효율적이면서 실질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편하고, 학생들에 대한 효율적인 학습능력 제고를 위한 혁신적인 교육방법과 민주시민으로의 자질과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영화 교감선생님께서는 “지시, 관리, 감독 위주의 학교 경영 방식을 지양하고 학생, 교사, 학부모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며 성실한 자세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수 교사에 대한 인사, 표창, 국내외 연수 등에 우선권을 부여해 줌으로써 근무 의욕을 고취하며 교사의 능력을 극대화 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끼를 키우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고 그에 맞는 인성을 함양시킬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승택 교장선생님께서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16년 9월 3일(토) 서산시 호수공원 일원에서 ‘2016 청소년 평화통일 백일장’ 대회가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산시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산시·서산시의회·서산교육지원청이 후원한 이날 대회에는 서산 관내 청소년 1000여 명이 참가해 문재(文才)를 겨뤘다. ‘통일을 향한 마음, 분단의 아픔’이란 주제로 개최된 이번 대회는 민족의 분단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평화적인 통일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물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북한에 있는 또래 친구에게 편지쓰기가 작문 주제로 주어졌다. 그동안 평화통일 시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평화’와 ‘통일’의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심어줄만한 문화행사가 없어 아쉬웠는데 차제에 이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평화통일 백일장’이 무척 반갑다. 초가을 날씨라 쾌청하고 주말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해 대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참여한 청소년들도 주어진 주제를 갖고 정해진 시간 안에 창작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대견했다. 작품의 완성도나 작품이 주는 감동을 떠나 참으로 의미 있는 행사였다. 부디 이번 ‘평화통일 백일장’이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해마다 이어지길 간절히 기원한다. 당선작 발표는 다음 달에 개별적으로 연락일 갈 예정이다.
최근 서울, 경기교육청이 일선학교의 자율성과 교육권을 침해하는 정책적 시도를 잇따라 강행하겠다고 나서 혼란과 갈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초등 1, 2학년 숙제 금지와 경기의 야간자율학습 폐지 정책이 내년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벌써부터 교사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숙제 부과는 교사가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과 학습 부담을 감안해 개별적으로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이나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 전문적 판단을 통해 시행할 일이다. 담임연임제나 전문담임제, 협력교사제는 이미 일선 학교에서 학교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자율적으로 선택해 실시하고 있는 만큼 뒷북행정이다. 교육청은 강제 사항이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주기적으로 정책이행 실태를 점검하는 상황 하에서는 강제와 다를 바 없다. 경기는 최근 야간자율학습 폐지 전담팀을 구성해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제2의 9시 등교제’라는 현장의 비판이 비등하다. 야간자율학습은 현행 교육법과 그 시행령에서 학교구성원의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운영하도록 돼 있는 사항이다. 이를 교육감이 일률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교장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권리 남용일 뿐이다. 이로 인해 학원비와 독서실비 등 사교육비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민선교육감 시대 8년,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위한 교육자치가 명실상부 실현됐다고 하지만 교육현장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민주’라는 미명 하에 교육은 포퓰리즘 논란 속에 정치화되고 실험정책에 의해 학교와 교사의 자율권은 오히려 박탈되고 있다. ‘혁신’ 학교는 오직 그들만의 구호가 돼서는 안 된다. 일선 학교와 교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한 번쯤은 물어보고, 그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자율과 책임, 권한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교육자치, 학교자치가 가능하다.
수년 간 교육 관련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중학교에 대한 정책은 거의 없었다. 특별한 지원도 없었고 특별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지도 없었다.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가 거의 유일하다. 제도 운영 발목 잡는 각종 규제들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는 학력저하와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시범운영에서 나타났듯이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다. 문제는 제대로 된 운영을 저해하는 규제가 예상보다 많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자유학기제 운영 시간을 170시간 이상으로 못 박고, 1학생 1예술, 1체육활동을 꼭 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일선 학교가 예술과 체육 중 1가지 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편성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체육활동은 학교스포츠클럽과 크게 차별화되지도 않는다. 자유학기 운영시간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학교 교육과정의 편성 운영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풀어 주어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학교마다 자유학기제가 대동소이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의 취지대로 학교별 지역별로 특색 있는 운영이 쉽지 않다. 이 역시 교육부나 교육청의 지나친 규제 때문이다.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경감시키고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자유학기제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주제선택활동 등을 교과와 연계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교과 관련 활동에 갇힐 수밖에 없다. 진로체험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체험 장소나 시간대가 비슷하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목표로 했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학교장들의 생각 역시 자유학기제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주제선택활동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설하려 하면 교육적이지 않다고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다.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안전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곤 한다. 반면 과거부터 있었던 독서반, 글짓기반, 논술반, 수학반, 과학반 등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워 한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모든 규제를 풀어야 한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연간 수업일수와 수업시수만 지키도록 하면 된다. 한 학기동안 운영되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거나 진로탐색활동을 완성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짧다는 이야기다. 그 짧은 시간을 규제에 맞추다 보면 당초의 자유학기제 취지를 살리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학교별 교육과정 운영 허용해야 학생들이 시험이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자유학기제의 취지였다. 어쩌면 한 학기는 쉬어 가라는 취지일 것이다. 한 학기는 학교가 자유롭게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다른 학교들이 이렇게 하니 생각해보라고 할 필요도 없고, 운영에 대한 컨설팅을 강요할 필요도 없다. 교육부 고시 교육과정이 아니라 학교별 교육과정이 돼야 한다. 모든 자율권을 학교에 주고 학교에 무엇이 필요한지만 당국이 챙겨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교육부에서 자유학기제에 걸고 있는 기대가 충족될 것으로 생각된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하지만 매년 그 명제가 부끄럽게 다가온다.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 독서 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34.7%는 1년 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3과 고2∼3 중에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학생이 무려 12%에 달했다. 초등교에서 중·고교로 진학할수록 독서율은 현저히 낮아졌다. 1년 동안 한 권도 읽지 않는 현실 청소년들의 책 기피 현상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초래됐을 터다. 우선 TV에 더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아이들은 미디어 홍수 속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예전에는 기차와 지하철에서 책 읽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희귀한 별종’이 됐다. 대부분은 모두 고개를 꺾어 휴대폰을 보거나 이어폰을 꽂은 상태로 영화를 본다. 반대로 일본 지하철을 가면 많은 젊은이들이 책을 꺼내 자연스럽게 읽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일본을 넘어 선진국으로 한 발짝 더 도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타까운 현실이다. 갈수록 독서에 무관심해지는 학교와 가정도 한 몫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독서를 권장하지만 가정에서 책에 관해 대화하거나 토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먼저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힘들었다는 이유로 아이들보다 더 TV에 빠지거나 휴대폰의 노예가 된 부모들이 많다. 그러고는 자녀에게 독서를 강요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독서환경 기반이 빈약하고, 독서와 관련된 문화공간 역시 부족하다. 어릴 때일수록 집 주변마다 공공도서관이 있다면 부모와 함께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공도서관은 예산상의 이유로 공급이 부족한 편이다. 학교도서관도 제한된 예산으로 제 모습을 갖추기 어렵고 신간 등 도서 확보도 미흡하다. 스스로 하루 10분이라도 책을 읽는 것이 첫 번째 실천 방법이다. 그 다음 자연스레 자녀들을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질 거란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 TV, 게임 등에 할애하는 시간을 조금만 줄이면 된다. 운동을 꾸준히 못하는 이유처럼 독서 역시 시간 부족보다는 습관 부족이 장애물이다. 책 읽기는 인생의 스승 만나는 일 학교도 성적지상주의와 입시위주의 교육, 진로선택 고민 때문에 독서교육을 등한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학교, 교사들이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로 초등에 머물러 있다. 이제라도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도서관 및 학급문고 활성화, 독서동아리 활동 강화, 담임선생님의 적극적인 독서지도, 정기적인 독서 관련 행사 개최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바로 올바른 독서교육을 통한 창의적 사고능력과 전인적 인성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는 인생의 훌륭한 스승을 만나게 해 주는 일이다. 수학 공식 하나를 더 외우게 하고 비싼 학원 한 곳을 더 보내는 것보다 좋은 책 한권, 한 구절을 읽게 하는 것이 더 교육적이다.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일과 독서로 사회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에릭 호퍼의 글은 현장감이 뛰어나다. 그의 글은 절박한 삶의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라서 더 매섭다. 그는 평생을 길 위에서 일하며 사색한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1902년 뉴욕 브롱크스의 독일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사고로 시력을 완전히 잃어 학교에 다니지 못했으나, 열다섯 살에 기적적으로 다시 시력을 회복했다. 언젠가 다시 앞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닥치는 대로 독서에 몰두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오렌지 행상, 시간제 웨이터, 사금채취공, 부두노동자로 전전하면서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11권의 저서를 남겼다. 부두노동자로 일하면서 1951년에 출간한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은 대중운동의 속성을 탐구한 책으로, 나치즘 광풍과 2차 세계대전 후 황폐한 유럽의 상황과 맞물리며 미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평생 동안 떠돌이 노동자로 살면서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책을 읽고, 깊이 사색하면서 독학으로 독자적인 사상을 수립했다. 인간의 삶과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세계적인 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호퍼는 1983년 사망했으며, 그해 미국 대통령의 ‘자유훈장’이 수여되었다. 2001년 호퍼의 이름을 딴 ‘에릭 호퍼 문학상Eric Hoffer Award’이 제정될 정도로 그의 위상은 특별하다. 다음은 필자가 에서 골라내어 메모해 둔주옥같은 문장들을 소개해 올린다.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는 책이라서 다소 난해한 점은 있으나 정곡을 찌르는 작가의 생각은 시대를 관통하고도 남는다. 세상은 늘 어렵고 힘들다.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그가 말한 인간의 조건은 다분히 철학적이고 자연 속의 인간이다. 작가에게서 루소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가공되지 않은 삶을 살다간 탓일까? "교육의 주요 역할은 학습 의욕과 학습 능력을 심어주는 것이다. 교육은 배운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을 양성해야 한다. 진정으로 인간적인 사회는 배우는 사회이며, 그곳에서는 조부모도 부모도 자식도 모두 학생이다. 급변의 시대를 이어갈 사람은 계속 배우는 학습자이다. 배움을 끝낸 사람에게는 과거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기술밖에 남아 있지 않다." (57쪽) "이견(異見)을 제기하는 소수가 활개를 칠 여지가 있을 때만 그 사회는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견이 있는 소수가 자유를 느끼는 경우는 자기의 의견을 다수에게 강요할 수 있을 때뿐이다. 소수가 가장 혐오하는 것은 다수의 반대이다." (70쪽) "코메니우스의 말을 빌리면 창의적인 교사는 덜 가르치면서도 학생이 좀 더 많이 배우게 하는" 사람이다. 창조적인 조직가는 자기 없이도 잘 굴러갈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낸다." (126쪽) "인간의 위상은 현재 자신의 위상을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위상으로 나눈 값이다." (175쪽) "자기 자신과 대화를 더 이상 하지 않을 때 종말이 온다. 이는 순수한 사고의 종말이며 마지막 고독의 시작이다. 주목할 것은 자기 내면과의 대화 중단이 주변 세계에 대한 관심에도 종지부를 찍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마치 자신에게 보고를 해야 할 때만 세상을 관찰하고 고찰하는 것 같다." (205쪽)
"선생님, 이 글자 알아요." 아침에 출근하면 칠판에는 언제나 漢字 한 글자가 쓰여 있다. 오늘은 '東' 이라는 글자였는데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이 글자를 알고 있다고 아이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큰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3월부터 아침 自習으로 한자를 쓰기 시작했는데 한자 실력이 향상된 것 같다. 주간학습 안내에 매일 한자를 한 글자씩 익힐 수 있도록 써놓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아침 자습으로 한글자당 10번씩 쓰도록 했는데 3월부터 시작한 공책이 꽉 찰 정도로 다 써버렸다. 매일 검사해준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도 기분이 좋고 보람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아침자습의 효과가 있는지 이젠 제법 그동안 익혔던 글자들을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이럴 때마다 가르치는 일의 보람과 즐거움을 조금씩 느낀다. 나는 평소에 무조건 한자로 써보는 습관이 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漢字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자교육의 시기와 필요성에 대해서 그 동안 많은 의견들이 있어왔고 일부에서는 한자 폐지론까지 주장하면서 한글 전용을 외치기도 했었다. 반면 한자능력 시험까지 생겨서 한자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요즈음 젊은 학생들의 한자 실력이 많이 저하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립중고등학교 교사 임용 시 한자를 보는 학교가 있는데 중고등학교 수준의 비교적 평범한 한자도 잘 쓰지 못하는 예비교사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를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다.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한 글자를 배우면 그에 따른 轉移效果도 커서 다른 분야의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모든 사고의 기초가 형성되는 초등학교시기에 한자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漢字를 한 글자씩 알아갈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과 보람 그리고 자신감은 학업성취 의욕과 학습 동기유발을 불러일으키는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한자를 공부하면 참을성이 부족하고 예의가 없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先賢들의 훌륭한 가르침을 마음에 새겨 올바른 인성교육의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중 ․일은 한자 문화권으로서 지구촌 시대에 상호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고 효율적인 문화, 스포츠, 경제 교류가 이루어지려면 그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한다. 한자를 알면 일본어와 중국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자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국제화 시대에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영어교육 못지않게 한자교육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한자를 써야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논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이 경쟁력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 체계적인 한자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숙제 못했다고 울고 온 아이 여름방학 숙제 함께 나눠 보기 시간 드디어 개학날입니다. 귀여운 꼬맹이들의 키가 한 뼘씩 자라서 돌아왔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이 예뻐서 아는 척 하고 싶지만 참았습니다. 그런데 9시가 다 되어 들어온 한 아이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게 물들었습니다. "아니, 우리 00는 울었나요?" 아이를 데리고 온 아버지의 말씀, "숙제를 못 했다고 아침 내내 울었답니다." "그렇군요. 어른들도 숙제를 못하고 사는데 1학년 아이가 숙제를 못했다고 우는 건 처음 봅니다. 잘 지도할 테니 너무 염려하시지 마세요." 세상에나! 여름방학 숙제를 못했다고 울고 온 아이는 난생 처음 봅니다.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숙제를 덜 했다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바쁜데 아무런 말없이 눈물로 대신하는 모습에 짠한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제 겨우 1학년인데……. 얘야, 괜찮단다. 다음에 잘하면 된단다.' 라고 말해 주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다음에도 또 그렇게 눈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여름방학 마무리 학습,매우 중요해요 그 대신 생각을 짜냈습니다.여름방학 이야기를 해 보자는 주제로 두 시간 동안 여름방학 마무리 겸 2학기 시작 공부를 했습니다. 여름방학을 보내면서, 즐거웠던 일, 힘들었던 일, 반성하고 싶은 일, 자기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일을 나부터 발표했습니다. 여름방학 마무리 학습 -자기 성찰의 시간 갖기 자기 생각을 발표하고 난 뒤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솔직하게 자기를 드러내어 반성하고 칭찬했습니다.여름방학을 끝내고나면 어떤 식으로든지 마무리 학습을 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학기 방학에도 대충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기가 조금만 노력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노느라 하지 못한 숙제들이 있다고 반성하는 다짐을 말로 발표하고 그림일기로 표현하였으니 다음에는 더 잘하리라 확신합니다. 1학년 첫 여름방학 마무리라 더욱 중요합니다. 성실하게 그림일기를 써 온 친구의 숙제를 보고 느끼는 게 많았을 것입니다. 꼼꼼하게 체험학습 보고서를 해 온 친구의 산출물을 보고 생각한 게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서열을 매기는 것 같아 누가 더 잘 했다고 등수를 매기는 않지만 모든 아이들의 과제물을 한 자리에 모아서 보게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방학숙제는 곧 인내심과 자제력을 키우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숙제 없는 학교는 이상일 뿐, 대안이 아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 숙제 없는 학교를 운영한다고 했는데 필자는 이에 반대합니다. 1학년이라면 하루 30분 정도는 숙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거나 자기 생각을 두 세 문장의 글로 쓰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학습 훈련입니다. 과도한 숙제가 문제일 뿐, 숙제 자체를 없앤다는 발상은 위험합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입니다. 학교는 바로 그 생각을 키워주는 곳입니다. 어떻게 가르치느냐를 아는 것은 교사의 자질에 달렸습니다. 별 의미 없는 받아쓰기 숙제를 반복적으로 쓰게 하는 숙제는 지양해야 옳습니다. 그러나 한자와 같이 쓰지 않고는 익혀지지 않는 숙제라면 하루 한 자씩이라도 반복적으로 쓰게 하니 쉬운 한자는 제법 잘 쓰는 걸 봅니다. 아이들을 편하게만 하는 교육으로는 발전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약간의 부담은 필요합니다. 약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면역력을 강화시키듯, 약간의 숙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공부는 습관의 힘이 중요합니다.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들어 일기 쓰기 지도를 포기한 결과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그 결과는 참담합니다. 일기를 쓰지 않으니 글 힘이 늘지 않고 학생의 고민을 알기도 힘듭니다. 고민이 있더라도 혼자 끙끙 앓습니다. 예전에는 일기장이 곧 상담의 장소였습니다. 선생님만이라도 자신의 고민을 읽어주고 알아줄 때 숨이 트입니다.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하는 효과를 지닌 게 일기장이었습니다. 가정불화를 알게 되어 학생을 이해하는 첩경이 되기도 했던 일기장이 사라진 결과를 생각하면 숙제 없애기 운동은 또 다른 불씨를 안고 올 것입니다. 선생님을 믿고 지지하는 정책을 위에서부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교육정책만은 없었으면 합니다. 왜 그 정책이 절실한지 충분히 논의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없이 학교와 선생님을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교육은 선생님이 합니다. 선생님은 바로 이 나라 교육현장의 손발입니다. 자꾸만 그 손발을 묶어 놓으려 하거나 크기도 맞지 않는 장갑과 양말을 신고 교단에 서라고 밀어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선생님들이 전문가가 되어 소신껏 교육하되 책임을 지게 하면 됩니다. 수동적인 교육, 지시 일변도의 교육행정이 손발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교육은 선생님의 교육철학이 중요합니다. 그 철학을누군가 쥐고 흔들지 않을 때 전문가로서 연구하고 계발하며 학생지도에 열정을 쏟으며 행복을 느낍니다. 선생님이 보람을 느껴야 다시 뛰게 됩니다. 2학기 시작과 함께 교실이 두렵다는 선생님, 아이들과 학부모가 무섭다는 선생님, 이유도 없이 아프다는 선생님을 어렵지 않게 봅니다. 걱정입니다. 제발 손발이 편하게 마음껏 소신껏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고 가르치게 해주세요.
교사 역량 강화 위해 2009년 개편 3년 수습 거쳐 정규 교원으로 채용 136년간 영국보호령…교육체제 유사 성적 따라 중등 교육기간 1년 단축 브루나이는 술탄(왕)이 다스리는 이슬람 군주제 국가다. 이에 따라 브루나이 교육 체계도 세속적인 일반 교육과 이슬람 종교 교육으로 크게 나눠져 있다. 교육부가 관할하는 일반 교육은 영국 교육과 유사하다. 1847년부터 1983년까지 영국 보호령에 있던 영향을 받아서다. ▲학교제도 만 5세에 취학해 예비 초등 1년, 초등 6년, 중등 4~5년, 대학 예비과정 2년을 마치면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2007년 의무교육법이 제정됨에 따라 예비 초등 1년부터 초기 중등 2년까지 9년의 과정을 의무교육 기간으로 설정했다. 초등 6년과 초기 중등 2년이 국가 공통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학교는 1월 2일부터 시작해 4학기제로 운영되고 12월 한달은 긴 방학을 갖는다. 영어 소통 능력을 향상시켜 국제화 사회에 대비하자는 취지로 1984년부터 이중 언어 정책을 실시해 초등 교육과정부터 말레이어와 영어를 가르치도록 했다. 1997년부터 시행된 통합 교육 정책에 따라 특수 교육 대상 학생을 위해 일반 학교에 특수 교육 교사를 배치하고 있다. 초등 6학년 말에는 학력평가를 실시해 우수한 성적을 취득한 학생은 ‘과학 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2회 이상 일정 수준의 성적을 얻지 못한 학생은 보통 직업 교육을 받게 된다. 중등 교육과정은 통상 5년이지만 중등 과정 2년을 마치고 치르는 시험 성적이 우수할 경우 본인의 선택에 따라 4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 시험 성적이나 진학 희망 분야에 따라 학문, 기술교육 등으로 진로가 구분된다. 이 같은 체계 변화는 정부가 2008년부터 구축한 ‘SPN-21(21세기 신교육체제)’과 관련이 있다. 이때부터 학생 개별 능력에 따라 수학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 교육 등 진로에 따라 교육의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등의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모든 학생이 5년의 중등 교육과정을 채워야 했다. 중등 과정을 마치면 GCE‘O’ 레벨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대학 예비과정으로 2년의 학업을 이수하고 GCE‘A’레벨 시험을 치러 4년제 과정의 대학에 진학하거나 3년 과정의 다양한 기술전문 교육과정을 밟게 된다. GCE‘A’ 레벨 시험 결과는 브루나이뿐만 아니라 해외 대학의 입학시험에도 통용되고 있다. 이와 달리 브루나이 종교부가 관할하는 이슬람 종교 학교 교육이 초등 6년 과정으로 운영된다. 초등 1학년은 만 8세에 취학하게 된다. 2012년에 제정된 종교 교육 의무화법에 따라 무슬림 학생들은 일반 세속 교육과 함께 6년의 초등 종교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본격적으로 중등 단계에서도 종교 교육을 받을지 여부는 초등 4학년 때 결정한다. 이때 입학시험을 거쳐 아랍어를 사용하는 이슬람 학교로 전입해 초등 잔여 교육 2년과 중등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인구가 40만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인데 반해 상대적으로 학교나 학생 수는 많은 편이다. 교육부 관할의 일반 학교 학생 수는 모두 7만 3258명, 교사는 7645명이다. 초등학교 177개, 중등학교 33개, 각각 4개인 예비 대학과 대학, 7개의 기술 전문교육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또 초등 단계 이슬람 의무 교육을 위해 종교부가 161개의 종교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초등학교에서는 말레이어, 영어, 이슬람 종교 지식, 말레이 이슬람 군주제 사상, 수학, 과학을 배우게 된다. 중등학교는 이 교과 외에 추가로 체육, 사회, 경제, 예술과 기술에 대한 수업을 제공한다. ▲교원제도 브루나이 국립대학에 있는 대학원 과정의 술탄 하사날 볼키아(Sultan Hassanal Bolkiah) 연구소에서 초·중등 교사, 기술교육 교사와 교육 행정가를 양성하고 있다. 1956년부터 학부 단계에서 이뤄지던 교사 양성 교육을 교사의 질 제고를 목표로 지난 2009년 석사과정으로 전환했다. 학생 상담이나 교과 과정 설계 등 세분화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습자 학업성취도 향상, 교수법 개선, 교육 정책 개선 등을 위해 전문적인 연구를 실시하는 박사과정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교원 자격증을 취득한 졸업생은 약 3년간의 학교 현장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으로 교육부에 채용된다. 이 외에도 전 교과에 걸쳐 계약직 교사도 채용하고 있다. 특히 영어 교과에 계약직 교사를 많이 뽑고 있다. 교육부는 교사들의 전문성과 리더십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학과 과학 교사들의 교수법 향상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싱가포르의 수학 교수법을 배울 수 있는 연수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7년까지 모든 과학 교사들이 ‘질문 중심의 탐구 수업’ 연수 등을 받아 수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교 관리자들을 위해서는 지난 2015년 리더십 표준을 개발해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 학술국장
유성엽 국회 교문위원장은 교원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고 교권보호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법률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위원장은 1일 한국교육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평가가 목적이 아닌 교원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훌륭한 교사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평가 지표를 마련하고 교원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성과급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공교육 회생과 학교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교원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원승진제도와 교원평가제도를 개선해 교원이 보다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총이 추진 중인 교권 침해 가중처벌 법제화와 관련해 “교권보호법 상에 교사의 직·간접적인 지도 권한 강화 방안이 없어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현재 처벌의 실효성을 제고할 법률개정안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교육부 기능을 대학과 시도 교육청 등에 이관시키고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과 임기를 보장하는 합의제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로 개편할 것도 제안했다. 대학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이 아니라 더욱 정교하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등 교육부의 재정 연계 지원 사업에 대해서는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본연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재설계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과 관련해 “학생 수만을 잣대로 통폐합을 진행하다 보면 농어촌 지역의 교육 공동화 현상은 더욱 급속히 진행될 것”이라며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목소리도 통폐합 과정에 충분히 반영해 소규모 학교가 지역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후진적 교육 시스템 변화 필요 교원이 수업에 전념하게 해줘야 국가교육위원회로 정책 일관성 경제 관점 학교 통폐합 안돼 교육정책 혼란, 현장 고충에 책임감 백년대계 여는 교문위 되도록 최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는 유독 여야가 대치하는 해묵은 안건들이 많다. 19대 국회에서는 정파적 이해와 이념 문제로 파행을 거듭해 ‘불량 상임위’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 교문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크다. 국민의 당 소속 3선 의원인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유 위원장은 1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교육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교육의 백년대계를 여는 교문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는 교육 현안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새로운 교육 비전을 제시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며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교육개혁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문위원장으로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교육과 문화체육관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두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야다. 그 중요성만큼 벌써 수많은 현안이 교문위 회의장에서 논의되고 있다. 우선 누리과정 예산의 안정적인 확보가 필요하다. 일선 유아교육현장이 매년 예산문제로 큰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반드시 마련하겠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이해당사자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대학구조개혁도 현명하게 풀어나가겠다. 위원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방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공교육 살리기가 최고의 민생’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복안은. 사교육 시장의 과열 현상은 학생의 교육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와 국민들의 노후준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사교육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기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미래가 불안정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공교육을 살리지 못하면 사회적 불안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현장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교원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교원승진제도와 교원평가제도를 개선해 교원이 보다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교원이 학생을 잘 가르칠 수 있게 되면 학교에 대한 신뢰가 살아나 이는 곧 공교육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다. -교원성과급 차등 지급 제도가 교직 사회에서 원성을 받고 있다. 잘 가르치는 교사가 더 좋은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성과 만능주의에 빠져 교원들을 평가한다면 공교육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오히려 붕괴를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평가가 목적이 아닌, 교원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또한 교육의 특성상 절대적 평가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따라서 훌륭한 교사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평가지표를 마련하고, 교원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성과급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 침해에 대한 처벌 강화도 요구하고 있다. 교권보호법 시행으로 교원의 지위와 교육활동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정된 교권보호법 상에 교사의 직·간접적인 지도 권한 강화 방안이 없어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처벌의 실효성을 제고할 법률개정안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앞으로도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미비점이 있다면 국회 차원에서 법령개정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갈 것이다.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 현장이 바로 설 수 있다. 폭력이 허용되지 않는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고민과 함께 궁극적으로는 학교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주장했는데 어떤 구상인가. 교육부 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다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과정과 교육정책이 수시로 바뀌었다. 교육정책에 안정성과 일관성이 없다보니 현장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마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독립성 등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발전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가칭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부를 폐지하거나 개편한 독임제가 아니라 합의제에 기초한 기구를 말한다. 교육부의 기능 중 많은 부분을 대학과 시·도 교육청 등에 이관시키고 동시에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과 임기를 보장하는 독립적 합의제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로 개편한다면 교육의 백년대계를 일관성 있게 수립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부실대학 구조조정 등 대학 구조개혁이 논란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를 고려하면 대학구조개혁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부실대학, 부정부패로 얼룩진 대학에 대한 퇴출 작업도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정부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대학구조개혁 정책은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을 일률적인 잣대로 평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지방 대학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방은 고등교육의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대학구조조정 평가 기준을 천편일률적인 기준이 아니라 더욱 정교하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이들의 자율에만 맡기면 구조조정 자체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 따라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합리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에 대한 재정 연계 지원 사업을 어떻게 보나. 정원 축소, 학제 개편 등으로 정부재정지원사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대학 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고, 정부가 지원금을 미끼로 대학의 자율,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학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원 사업도 대학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 지금 방식으로는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필요하다. 다만 재정지원 사업이 실효성을 거두고 대학의 경쟁력 강화라는 본연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재설계될 필요성이 있다. -교육용 전기료 부담이 교육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 올해 극심한 무더위로 일선 학교에서는 ‘찜통 교실’이 논란이 됐다. 학교의 전기 사용료는 ‘피크 전력’을 기준으로 계산되다 보니 전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7~8월 중에 제대로 냉방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교육용 전기료의 기본요금 부과체계를 피크전력사용량에서 1년간 월평균 사용량 기준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문위에서는 학교 전기료 인하를 촉구하는 결의문도 채택했다. 교육용 전기료 부담 줄이기에는 여야 간 이견이 없다. 현재 논의가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향후 개선책이 마련될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교육활동비조차 부족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지 않나. 현재 교육재정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2013년 3조원 수준에 불과하던 지방교육채가 현재는 14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등 대규모로 투입되는 예산이 증가하다보니 교육재정적자폭은 커지고 결국 빚까지 내는 상황에 온 것이다. 문제는 중앙정부 마저 지방교육재정의 심각한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속히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교육부가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은 현 정부 들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학생 수만을 잣대로 통폐합을 진행하다 보면 결국 소규모학교가 대부분인 농어촌 지역의 교육 공동화 현상은 더욱 급속히 진행될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기관의 통폐합은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의미는 교육기관 그 이상이다. 단순히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 통폐합을 진행하기보다는 학생 한 명까지도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목소리도 통폐합 과정에 충분히 반영해 소규모 학교를 지역사회 구성원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감 직선제와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가. 교육감 직선제를 시행한지 10년이 지났다. 그간 선거를 치르면서 직선제의 득과 실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교육감 직선제에서 나타난 현실적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지속적인 논의의 과정을 거쳐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육감 직선제도 헌법정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논의 과정에서 이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본다. -내년 12월 대선에서 교육 현안의 비중을 논한다면. 교육 관련 현안은 단순히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측면과 모두 연결돼 있다. 누리과정은 사회의 기초인 육아보육시스템과 얽혀있고, 역사교과서 문제는 우리 국민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대학구조개혁 역시 학벌주의와 과도한 사교육비로 병들고 있는 우리 사회에 변혁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내년 대선에서도 교육 현안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 교육만큼은 여전히 후진적인 시스템에 매몰돼 있다. 교육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만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교육 비전과 정책 방향은. 산업화 시대의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변화되는 시대에 맞는 교육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국민의당의 교육 비전이다. 이는 교육개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교육에서 공교육의 정상화로, 산업화 시대의 학교 교육에서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학교 교육으로 이끌어 나가고자 한다. 국민의당은 지난 선거에서도 기회균등선발제, 미래형 공립 창의학교 도입 등 교육정책에 있어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교육개혁을 이뤄내겠다. -일선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교육은 미래 사회와 국가를 이끌어 갈 인재를 기르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교육정책을 눈앞의 이익보다는 헌법정신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아쉽게도 여전히 우리 교육 정책은 혼란스럽다. 이로 인해 교육현장의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교육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에 그 책임감을 느끼고 마음이 무겁다. 교육현장이 바로서야 공교육이 살고 우리 사회의 미래가 더욱 밝아진다고 생각한다. 제20대 국회의 교문위 위원장으로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여는 교문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유성엽 교문위원장 약력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 제27회 행정고시 합격 ▲전북도청 경제통상국장 ▲전북 공무원교육원장 ▲민선 3기 정읍시장 ▲제18대·제19대·제20대 국회의원
“큰 형님이자 오빠이고 애인이셨던 영원한 우리들의 우상 박천수 선생님, 영예로운 정년퇴임을 맞이하신 데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달 27일 저녁 6시 경기 안산의 H호텔. 36년, 숱한 만남과 헤어짐으로 교직생활을 마친 박천수 전남 해남중 수학 교사의 정년퇴임식이 열렸다. 수도권에 몰려 사는 제자들이 수월하게 올 수 있도록 박 교사의 큰 아들이 터를 잡고 있는 안산으로 장소를 정했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 아저씨부터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앳된 아가씨까지 60여 명의 제자들로 북적였다. 지금은 폐교된 초임 해남옥천중 시절부터 최근 몸담았던 해남제일중까지 그를 가슴으로 기억하는 이들이다. 20대에서 50대까지 세월의 나이테는 저마다 다르지만 스승님의 제자라는 이유 하나로 한자리에 모였다. 전국 각지에서 터를 잡고 있는 제자들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왔다. 경남 진주에서 군 생활을 하는 제자는 휴가를 냈고, 해남 제자들도 단 한번뿐인 퇴임식에 빠질 수 없다며 기어코 올라왔다. 은은한 음악 속에 제자 대표 박원일(51) 씨는 ‘꿈이 없는 아이들에겐 꿈을 심어주시고 사람에 굶주린 아이들에겐 사랑과 관심을 주신 당신은 우리들의 우상이십니다’를 새긴 공로패를 스승의 손에 건넸다. ‘천사모(천수를 사랑하는 모임)’라는 이름으로 뭉친 제자들은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마음을 전했다. 이날 퇴임식은 스승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제자들이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 몇 번을 마다하던 박 교사는 ‘그래, 내가 제자들 밥 한 끼는 사줘야지’라는 말로 허락했다. 제자들은 선생님과의 지난 날이 묻어 난 사진들을 모아 ‘추억여행’이라는 영상물을 만들고 선생님과의 일화와 감사의 글을 엮은 60쪽의 책자를 만들어 선물했다. 퇴임식은 아쉬운 눈물보다 흥겨운 웃음으로 넘쳤다. 무술, 제자들의 노래자랑을 비롯해 게임, 디스코타임 등 스승의 새로운 인생을 축하하는 잔치였다. 이들은 학창시절 선생님이 자신을 각별하게 대해주셨다고 기억했다. 우등생이었던 정찬홍(49)씨는 “제가 수학을 잘해선지 선생님이 무동을 자주 태워주시고 특별대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말썽꾸러기였던 제자 왕인(36)씨는 “학창시절에 저한테 관심을 가져주신 유일한 선생님이셨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아들처럼 챙겨주셨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만 특별해 보였던 선생님이 나중에 알고 보니 모든 제자들에게 그랬다는 사실에 더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박 교사와 같이 교직의 길을 걷는 제자들도 있었다. 해남옥천중 12회 졸업생 김은영 경기 용인왕산초(48) 교사는 “형편이 여의치 않은 제게 연습장으로 쓰라며 갱지를 철해 주시기도 했는데 동창회에서 그 연습장을 받은 친구들이 꽤 되는 걸 알고 살짝 서운하면서도 존경하게 됐다“며 “집안 형편 때문에 상업고로 진학하려고 했는데 대학에 가라고 조언해주셔서 선생님이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교사와의 만남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는 제자는 또 있다. 영어교사가 된 허훈(군 복무·28)씨는 “중1때 성적도 좋지 않은데다 학교 담장 밖으로 넘어간 공을 주우려 선생님 차위로 올라갔다가 문제아로 찍혔다”며 “그러다 중3때 담임이 되신 선생님께서 ‘널 믿는다, 잘할 수 있지?’라며 제 어깨를 한 팔로 꼭 안아주신 뒤로 달라지기 시작해 졸업할 때는 반에서 1등으로 마쳤다”고 회상했다. 학부모들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금자 씨는 “고교 입학시험을 몇 달 앞둔 아들 녀석을 집으로 데려가 공부시키고 사모님도 도시락에 교복 세탁까지 해주며 챙겨주셨다”고 말했다. 제자들은 매일 아침 수업 전이나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직접 걸레와 빗자루를 들고 칠판부터 창틀, 바닥, 사물함까지 청소하던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다른 선생님과 달리 손에는 늘 젖은 걸레가 들려 있었다고 했다. 박 교사는 “교육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작은 거라도 직접 실천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의 수업 또한 학생들에게 인기였다.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마마뿌(마이너스와 마이너스가 만나면 플러스)’ 같은 추임새를 만들어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했다. 책자에는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주셨다’, ‘선생님 덕분에 수학에 대한 개념이 잡혀갔다’, ‘상(上)반으로 올라가 선생님 수학 수업을 듣고 싶다’는 편지가 수록돼 있었다. 이렇게 자상한 박 교사의 별명은 의외로 ‘호랑이 선생님’이다. 잘못했을 때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 플라스틱 매 ‘단무지’로 어김없이 발바닥에 불이 났기 때문이다. 체벌하다 처벌 받는다고 주변에서 말렸지만 ‘나까지 포기할 순 없다’며 단무지를 놓지 않았다. 그런데도 단무지 체벌에 항의하는 학생은 없었다. 해남제일중 43회 졸업생인 이현지(22)씨는 “선생님이 단무지로 때리신 뒤에 ‘아팠지?’라고 묻고 아픈 곳을 쓰다듬고 안아주시며 꽁했던 마음이 어느새 싹 풀리고 우리를 정말 자식처럼 생각한다는 것을 학생들도 스스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부인 최미순 씨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난 제자들이 갑자기 땅바닥에 엎드려 남편에게 큰절을 하며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며 “그 학생들이 단무지 맛을 참 많이 봤다고 말했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나쁜 길로 빠질 뻔한 학생을 180도 변화시킨 것을 본 것만도 수십 명은 될 거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를 ‘단무지 선생님’이라고도 부른다. 퇴임식에서도 사진 포즈를 취할 때마다 ‘단무지’를 구호처럼 외쳤다. 퇴임식 내내 오히려 덤덤했던 박 교사는 “여러분들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가슴 벅차다”며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어 “교육환경이 바뀌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바르게 성장하는 제자들을 보며 늘 보람을 느꼈다”며 “여러분은 내 삶, 내 교직생활의 전부”라고 퇴임사를 했다.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는 '인성 및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확대'를 주제로 진행된다.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에서 교육목표로 설정된 세계시민교육을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실정에 맞춰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개막식은 18일 오후 6시 더케이호텔서울 그랜드볼룸 B에서 열린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의 개회사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환영사, 내빈 축사에 이어 만찬과 축하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라울 에르난데스 주한필리핀 대사, 각국의 교원단체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회 2일차는 오전 9시 대한민국 특별세션Ⅰ로 시작된다.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 교육'을 주제로 최상덕 한국교육개발원 자유학기제특임센터 전 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서유정 서울 동작중 교사와 황유진 서울 연희중 교사가 사례를 발표한다. 좌장은 김평원 인천대 교수가 맡는다. 이어 아세안 9개 나라가 국가보고서를 발표하며, 병행세션에서는 '교원의 자격 기준'(세션1)과 '인성과 전문성 개발을 통한 교사의 질 향상', '인성교육의 탁월성 향상'(세션2)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3일차에는 한국교총과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이 대한민국 특별세션II를 진행한다. 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을 좌장으로 박성춘 서울대 교수가 '공교육 내 인성·세계교육의 필요성과 의의'에 관한 주제발표를 한다. 이어 전인선 인천송현초 교사,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최일규 경기 화성 반송초 교사가 실천사례를 소개한다. 토론자로는 마리암 빈티 브루나이 교육부 수석담당관과 에바마리 왕 필리핀학생회 대표가 참여한다. 폐막식은 20일 오전 11시에 열리며, 결의문·서울선언문 서명, 폐회사, 대회기 이양 순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특히 캐리커처 및 마술체험관에서는 교사들이 참가자들의 캐리커처를 그려 배지로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예절을 체험하는 '다도 체험관'과 '한복체험관', 참가국 및 유관기관의 홍보 부스도 운영된다. 폐막 후에는 교육문화 투어가 2개 팀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A팀은 서울이태원초와 EBS, B팀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창덕궁을 방문하는 코스다. 한국교총은 이번 대회가 아세안과의 교육 분야 교류를 강화하고 세계교육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교원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총은 2008년 태국 교원심의회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아세안교육자대회에 참관·협력단체로 참가하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혔다. 그 결과 2012년 제28회 대회에서 非아세안 국가로서는 처음 정회원으로 승격됐다. 이어 2014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30회 대회에서 2016년 대회 유치를 제안해 참가국 만장일치 찬성을 이끌어냈다. 김재철 교총 대외협력국제국장은 "한·아세안교육자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은 우리 교원의 우수성과 교육을 배우려는 아세안 국가들의 열의가 반영된 결과"라며 “한국과 아세안의 교원들이 진정으로 소통·화합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독서반 운영했던 사례 담아 독서토론=생각 나누는 활동 정답 찾기, 찬반은 지양해야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가 바뀌어도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특히 독서토론은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표현력 등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학교는 물론 지역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년 이상 독서반을 운영하면서 독서토론을 지도하고 있는 권일한 강원 소달초 교사는 “독서토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반가운 일이지만, 정답과 형식을 강조하고 찬반으로 나뉘어 승패를 가르는 식으로 운영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 저마다 다른 수준과 깊이로 읽은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이 진짜 독서토론”이라며 “독서토론은 ‘생각을 나누는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사는 최근 교사들을 위한 독서토론 안내서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독서토론’을 펴냈다. 그동안 학생들과 ‘이야기 토론 방식’으로 진행한 독서토론 사례를 담았다. 책 고르는 방법, 상황에 따른 지도법, 컨설팅 사례, 실패 사례 등 교실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현장감’ 넘치는 내용이 가득한 게 특징이다. 그는 독서토론대회, 독서논술대회 심사를 여러 번 맡으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했다. 대회 참가 학생들의 글에 자신의 생각이나 이야기 대신 식상한 논리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권 교사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독서토론 문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10년 넘게 독서반을 운영하고 있다”며 “독서토론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교사들을 위해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간다. 학생들과 독서토론을 하기 위해서다. 매달 첫 주에는 책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퀴즈를 풀거나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고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하는 식이다. 둘째 주에는 토론을 진행했다. 미리 준비한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지고 두서없이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셋째 주에는 작가의 의도를 찾고 글 쓰는 활동을, 넷째 주에는 글을 마무리하고 고쳐 썼다. 독서토론을 할 때는 정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답을 찾으려고 애쓰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 모두가 중요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발전시키라고 가르쳤다. 권 교사는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자신의 생각과 시각에 얽매이면 발전하기 어렵다”며 “같은 내용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능력,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능력을 길러주려는 의도”라고 했다. 처음 독서토론을 시도하는 교사들에게는 ‘배경지식만으로 토론하기’를 추천했다. 친구끼리 문제를 내고 맞히는 ‘우리끼리 퀴즈대회’도 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독서토론은 정답 찾기가 아니기 때문에 틀렸다, 잘못됐다고 말하지 말고 학생들의 이야기와 책의 내용을 잘 연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알아보는 질문, 내용을 분석해 새롭게 해석하는 질문, 아이들의 생활이나 사회와 관련된 질문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권 교사는 “교사가 책을 좋아해야 아이들도 책을 좋아하고, 교사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아이들도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독서토론의 기초”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학교-지역사회 연계한 진로체험·인성교육 축제 지난달 30일 경기 용천중. 입맛을 자극하는 매콤한 떡볶이 냄새가 운동장에 가득했다. 학교 이곳저곳에서는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음악 소리가 들렸다. 건물로 들어서자, 양 손에 음료수와 떡볶이를 든 학생들이 교실을 오가며 게임과 체험활동을 즐기고 있었다. 용천중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샘골 교육박람회’를 개최했다. 샘골 교육박람회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해 사흘 동안 문화·예술·진로·인성 프로그램을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황일선 교장은 “올해는 먹고 노는 축제에서 벗어나 학부모와 군부대, 기업체 등 지역사회가 함께 할 수 있는 마을 축제 형식으로 기획했다”며 “학생들의 수업 결과물 전시회, 시화전 등을 마련해 생생한 교육 현장의 모습도 주민들에게 공개했다”고 소개했다. 첫 날에는 ‘표현하는 끼-스포츠 축제’가 마련됐다. 운동 실력이 좋은 학생 중심으로 경기에 출전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교생 450여 명이 한 명도 빠짐없이 20개 종목에 참여했다. 박 터뜨리기, 큰 공 굴리기, 2인 3각 경기 등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어울림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둘째 날에는 ‘이뤄가는 꿈-용천문화예술제’가 열렸다. 교내 동아리 활동 결과물 전시, 소논문 대회, 스타 과학자 강연, 선배와의 만남, 창의 체조·댄스 경연대회 등 교과 관련 체험 활동으로 구성됐다. 육군선봉대 군악대와 용천초 댄스 팀이 참가해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마지막 날은 학생회가 주관하는 ‘샘골 행복스토리-용천제’로 꾸며졌다. 학급별로 특색 있는 부스를 운영하고 학부모회는 먹거리 장터와 난타 공연을 준비했다. 평소 갈고닦았던 노래, 춤 실력을 뽐내는 장기자랑 발표회도 마련됐다. 3학년 신수진 양은 “마을 축제가 학교 안에서 열리고 그 주인공이 우리라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학부모 신경민 씨도 “기존 축제와 달리 음식 장터, 퀼트 공예 강습 등 학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질문 하나. 지금 가르치는 학생 중에 ‘그 애만 없다면 참 가르칠 만한데…’ 생각되는 아이가 몇 명이나 떠오르는가? 그런데 사실 그 아이만 없으면 가르칠만한 게 아니라 그 아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여러분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교원이 없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학생들만 있다면 우리 사회가 굳이 선생님을 교실 앞에서 서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실은 그 아이들이 선생님의 존재 이유이고 밥줄이다. 내일 그 아이를 만나면 손을 붙잡고 아니면 껴안아주며 혼잣말로 되뇌어 보라. ‘그래, 네가 내 존재이유이고 밥줄이라고 하더라. 고맙다.’ 자기가 가르치는 어떤 학생이 문제로 인식되면 관심을 갖고 더 큰 사랑으로 지도하기보다는 가능한 피하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그렇다면 문제아로 판명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어떤 마음 자세로 대해야 할까? 교사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초등교사는 학생을 가르친다고 답하고, 중등교사는 특정 교과목을 가르친다고 답한다고 한다. 대학교수도 아마 중등학교 교사와 유사하게 자기가 전공하는 교과목을 가르친다고 답하거나 아니면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가를 설명할 것이다.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고 답하는 사람은 배우는 학생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고, 내용을 가르친다고 답하는 사람은 가르치는 나에게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다. 후자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주로 관심이 있어 배우는 학생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혹시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학교수에게 부족한 점 중의 하나는 길 잃은 양에 대해 관심을 잘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부의 경우 초・중등학교에 비해 교수와 학생들 사이의 거리가 더 멀고, 강의 시간 중에는 한 인격체와 인격체 간의 만남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로부터 소외된 교수와 학생간의 만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학생이 결석을 해도, 누가 항상 지각을 해도, 아니면 수업 중에 상습적으로 졸아도 그냥 남처럼 스쳐 지나치는 교수들도 있다. 길 잃은 양을 찾아 떠난 목자의 비유는 모든 학생들에게 고루고루 관심을 쏟고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관심과 시간을 더 많이 기울이는 것이 ‘선생님’의 길임을 가르쳐준다. 알고 보면 인류의 3대 성인은 모두 결손가정 출신이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은 제나라와의 전쟁에서 공을 세운 무인이었는데 아들이 없어서 무당집 딸과 야합해 낳은 아들이 공자다. 공자 세 살 때 그가 별세해 공자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했다. 석가모니의 어머니 마야 부인은 아이를 낳은 지 7일 만에 출산 후유증으로 세상을 떴다. 석가는 이모인 마하파자파티의 손에서 자랐다. 예수도 비(非)기독교도의 시각으로 보면 양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늘 농담처럼 던지는 말이 있다. 소위 결손가정 아이라고 일컬어지는 학생이 자기 반에 있거든 경배하라고. 이들은 성인이 될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물론 이런 식으로 행동과 관점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사람은 타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름의 정형화된 틀(person prototype)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도 학생들을 이해하고자 할 때 이런 틀에 비춰 판단하게 된다. 자신이 갖고 있는 틀에 맞는 행동을 할 때 더 잘 기억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일부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성장배경이나 특성에 대해 전혀 조사하지 않고 학급을 경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 이해의 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따라서 학생에 대한 자료를 일부러 외면하기보다 자료를 보되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더 바람직하다. 가르치는 길목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핵심역할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는 데 있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더 구체적인 방법과 예시는 필자의 블로그 글(http://goo.gl/Su3sB4)을 참고하기 바란다.
서산시, 제11회 문해백일장 개최 8월 30일(화) 서산시 평생학습센터는 마을학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제11회 문해백일장'을 개최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을 비롯하여 관계자 및 마을학교 어르신 189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시민들의 성인 문해교육에 대한 관심과 학습자들에게 자긍심을 높여준다는 취지아래 개최된 이번 백일장은 경필(손글씨)과 작문부문(편지, 일기, 수필, 자유글 등)으로 나눠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31일(수)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의해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져 경필 및 작문분야에서 각각 9편씩 총 18편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특히 작문분야 김춘자(환성3리) 씨는 ‘학교 가는 길’이란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김동수 씨는 “김춘자 님의 ‘학교 가는 길’은 뒤늦게 배우는 기쁨을 아무런 꾸밈없이 진솔하게 표현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준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우수작품은 시상이 끝난 뒤 평생학습센터에 상시 전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배움에 대한 의욕을 불태울 수 있도록 찾아가는 배움교실, 성인 문해교실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산시는 2006부터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학교 46개소를 운영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음은 작문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춘자 님의 ‘학교 가는 길’이다 학교 가는 길 김춘자 이른 아침부터 마음이 바쁘다. 현관문을 나서는데 검둥이가 꼬리를 흔들며 어디 가냐고 묻는다. 햇볕은 쨍쨍 남서풍과 일행한다. 논두렁 옆을 지나가는 먼 벼들이 고개를 숙여 노를 젓는다. 나도 시간을 놓칠세라 걸음을 재촉한다. 마을회관 지붕이 보인다. 태극기가 나를 보고 손짓한다. 교실 문을 활짝 여니 ㄱ, ㄴ, ㄷ 1, 2, 3 다들 열심이다. 자리 잡고 앉으니 참 감격스럽다.
또다시 전북교육청의 이상한 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다시’라고 말한 것은 지난 해 7월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 대한 개방형 교장공모 백지화가 이루어진데 이어 올 7월 고산고등학교 내부형 교장공모에서 특정 교사 특혜설이 신문에 보도되는 등 잡음이 불거져서다. 보도에 따르면 9월 1일자 교장⋅교감⋅전문직 인사에서 음주운전으로 300만 원 벌금형 전력이 있는 A중학교 교장이 전북교육정책연구소장으로 이동했다. 어느 신문의 경우 8월 22일, 24~25일자 1면에 이어 23~25일자 사설을 통해 전북교육청의 이상한 인사를 연속으로 집중보도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징계 전력이 없으면 중학교 교장의 전북교육정책연구소장으로의 이동이 도마 위에 오를 이유가 없다. 같은 장학관급의 전직⋅전보인사로 하등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징계받은 경우는, 그러나 다르다. 통상 벌금형에 처해지면 현직이 유지되지만, A중학교 교장은 공모제 교장이다. 도교육청 장학사로 있다 2013년 3월 1일자로 공모제 교장이 되었다. 2013년 3월 1일자 ‘교장공모제 추진 계획 공문’(이하 공문)에는 “공모교장이 당해 학교에 계속 근무할 수 없는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공모 교장의 직을 면하는 인사조치를 요청”하도록 되어 있다. 또 “공모교장 임용권자 직권으로 본인의 소명절차 및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모교장의 직을 면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형이 “계속 근무할 수 없는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가 아닌지 모르지만, 앞의 공문에는 “공모교장의 징계는 국가공무원법,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징계령 등 징계관련 규정을 적용”한다고 되어 있기도 하다. A교장이 벌금 300만 원과 별도로 지난 해 8월 도교육청으로부터 징계받은 시점을 감안하면 학교운영위원회나 교육감 모두 직무를 유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해 9월 1일자, 늦어도 올해 3월 1일자에 징계성 인사조치가 뒤따랐어야 맞을 것 같아서다. A중학교 교장은 징계받은지 1년이 지난 시점인 임기 만료(2017년 2월말) 6개월 전에 전보조치되었지만, 오히려 영전 인사가 되었다. 사실상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성 인사와 하등 상관없는 자리 옮김이라 할 수 있다. A중학교 교장 전보가 인사잡음으로 불거진 것은 그래서다. 하긴 이상한 인사는 그뿐이 아니다. 지난 해 3월 1일자 인사에서는 군산지역 2년 근무 교장이 남원으로 전보되었다. 완주 지역을 희망한 일반 내신이었지만, 현 임지보다 통근 조건 등 훨씬 열악한 남원지역 학교로 좌천이나 다름없는 이동이었다. 그 교장은 말년에 주말부부가 되어 있다. 이에 비해 지난 해 9월 1일자 인사에서 전주시 근무를 희망하며 일반내신을 낸 완주지역 2년 근무 어느 교장은 그대로였다. 군산지역 교장과 똑같이 재임교 2년 근무였다. 이를테면 누구는 좌천되다시피 자리를 옮기고 또 다른 교장은 그대로 두는 인사가 이루어진 셈이다. 이런 인사도 있었다. 올 3월 1일자 인사에서 완주의 또 다른 교장이 부임 1년 6개월 만에 익산시로 옮겨간 것. 1년 6개월도 2년으로 간주하는지 모르지만, 거의 유례를 찾기 힘든 영전이나 다름없는 인사였다. 많은 이들이 의아해 하는 이유이다. 희망지로 못가면 완주지역 어느 교장처럼 있는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이 관례이다. 이 점은 교사의 일반내신에 의한 전보에서도 준용되고 있는 원칙이다. 원칙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거나 깨버리는 그런 인사라면 승복은커녕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인지상정이요 자명한 이치다. 인사가 교육감의 고유권한이라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그렇듯 인사잡음을 일으키라고 유권자들이 표를 준 건 아니라는 점이다. 무슨 내막이 있는지 알 수야 없지만, 원칙 깨는 인사는 안된다. 그런 인사는 고유권한이 아니다. 전횡일 뿐이다. 원칙에 따르는 교원들이 위화감과 함께 박탈감을 느끼는 그런 인사가 되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