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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경남 사천고(교장 김종근) 한별단은 ‘준법정신함양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13일 진주교도소가 운영하는 ‘보라미 준법 교실’에 참여했다. 사천고 한별단 20명은 이날 수용자 시설 체험, 교도관 직업 소개, 동영상 시청, 소감문 작성 등을 통해 범죄의 결과가 얼마나 엄중하고 개인과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윤수빈(1학년) 양은 “교도소가 영화나 드라마처럼 살벌하고 무서운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체험해 보니 어느 정도 인권이 보장되고 교정을 통해 출소 후 취업이나 창업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천고 한별단은 진주교도소와 협력해 지난 2013년부터 총 7회, 208명의 단원들에게 준법 체험을 진행했다.이영인(46) 지도교사는 “법을 잘 지키는 게 생활의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교도소 체험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면서 “현재 교통법규 준수 캠페인 및 등교안전 지도를 위해 단원 75명이 매일 아침 요일별로 돌아가며 6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입에서 수시모집 전형 비중이 커지면서 자기소개서 작성이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하고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과 합격생의 자기소개서를 담은 도서가 인기를 끈다.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가르치는 학원까지 등장했다. 일부 학원에서는 고액의 컨설팅을 하는가 하면, 아예 대필까지 하면서 비용이 치솟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자기소개서에 매달리는 이유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 대입전형에서 4년제 대학 전체 수시 모집 선발 비율이 73.7%로 전년도에 비해 또 늘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자기소개서가 반영된 전형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소개서는 애초에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정책의 출발점이다. 즉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는 대학수학능력 시험 위주의 입시 체계를 극복하고, 학교생활 전체를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가자는 선진화된 선발 방식이다. 그런데 자기소개서가 입시 부담의 핵으로 떠오르고 사교육의 주범이 됐다. 이렇게 되자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준비를 도와주고 있다. 자기소개서가 입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 하니,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일부 학교에서 겨울방학에 방과후활동으로 자기소개서 작성 특강반을 개설하고 수업을 집중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 우려된다. 자기소개서 특강반은 방학 기간 집중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쓴다고 한다.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에 맞춰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 배움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정리하고, 다시 각각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쓰는 연습을 한다. 자료 수집과 구상, 개요 작성, 그리고 문장으로 기술하는 일정으로 수업을 한다. 자기소개서를 계속 쓰면서 퇴고를 하고, 마지막 첨삭까지 한다. 입시 전문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대입 수험생 10명 중 8명은 수시모집 자기소개서를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현실적으로 고교생 혼자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자기소개서 작성 도서 등을 참고로 하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특강반을 개설하고 겨울방학 내내 자기소개서 쓰기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방학 내내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책상에 앉아 오랜 기간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다. 자기소개서는 말 그대로 수험생의 학교생활을 소개하는 문서다. 학교생활부에서 발견할 수 없는 자신만의 학습 경험을 기술하면 된다. 여기에는 특별한 미사여구보다 학교생활 동안 자기 경험을 진솔하게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생각과 꿈을 만들어가는 열정이 드러나면 된다. 자기소개서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커지자 서울대는 학생부가 유일한 평가 서류이고 자기소개서는 참고사항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학도 자기소개서는 당락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참고 자료일 뿐이고 수시로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생활이 우선이다. 학교 교육과정에 열심히 참여하고, 그 안에서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자연스럽게 성과도 나타난다. 어려운 전공 서적을 읽었다는 자기 과시를 쓰기 위해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읽는 것보다 전공 분야를 향한 탐구 과정과 학업 역량을 보여주면 된다. 대학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금 쌓은 스펙보다 잠재능력을 보려고 한다. 학교생활을 성찰하고, 진로를 고민했던 경험을 진솔하게 기술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강반에서는 유명 대학에 합격한 선배들의 자기소개서를 사례로 들며 수업을 한다. 이들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 남다른 성과도 보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 서류를 보는 수험생들은 이 성과가 부럽고, 자기와 비교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목표와 가치를 드러내는 자기소개서는 쓰지 못하고, 정형화된 사고와 관점을 흉내 내고 마침내 표절의 유혹을 느끼게 된다. 자기소개서를 쓰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아이들을 보면 결국 자기소개서를 화려하게 꾸미려는 욕심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학교생활에 나를 헌신해야 한다. 결과가 나쁘다고 자책하는 것도 금물이다. 남의 성과를 보고 열등감으로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노력한 과정이 자기소개서에서는 빛나는 자신의 모습이 된다.
학교에 교원인사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학교장이 이 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한 시‧도 조례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또 지방자치단체의회가 교권과 관련한 사항을 조례로 규정하는 것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이 상위법 위반 논란 속에서도 각종 조례를 추진하는 시도 교육감과 의회에 제동을 걸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제기한 ‘광주 학교자치에 관한 조례’와 ‘전라북도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 등에 관한 조례안’ 무효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무효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2013년 3월 광주시의회가 의결한 광주 학교자치 조례는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직원회 등 4개 자치기구와 임의기구인 교무회의를 설치해 학교예산 집행과 교원 인사 등을 심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공립학교에서 교원의 보직과 전보, 포상 등 인사 관련 사항을 심의하는 교원인사지문위원회를 설치하고 학교장은 이 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해 논란이 됐다. 교육부는 해당 조례가 상위법령에 근거가 없는 교사 평가권이나 예산편성권을 조례로 제한해 교육감과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하고, 법령에 명시적인 위임없이 교사회나 교무회의, 교원인사자문위원회 등을 설치하도록 한 부분은 학교장의 교무통할권이나 인사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광주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4월 같은 내용을 재의결했고 교육부는 행정절차에 따라 교육청에 대법원 제소를 요구했으나 시교육청이 거부해 교육부가 직접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무효확인 소송을 진행, 이번에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2015년 제정된 전라북도 학교자치조례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법원은 교육부장관이 전북도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안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전라북도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 등에 관한 조례안’ 의결은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조례안이 ‘교원 등의’라는 제목 아래 교원의 전문성, 자주성, 중립성에 관한 사항과 교원이 차별을 받지 말아야 할 사항, 교육감의 교권보장과 교원의 지위향상을 위한 지원 등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법률로 정하여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규율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가 상당한 경비를 부담하고 있는 점을 들어 대법원 판례에 따라 국가 사무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원지위향상법, 교육기본법,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률이나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전북도의회의 조례가 교원의 지위나 교원의 차별금지, 교육감의 교권보장과 지위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규정하는 것은 조례제정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대해 해당 시도교육청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부 법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을 조정해 다시 추진할지, 핵심 조항을 다른 조례에 반영할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혀 향후 조례 재추진과 관련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치원 통학버스에 인솔 교사가 동승했더라도 유아가 사망‧중상 등 피해가 큰 경우 유치원 폐쇄까지 명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강화된다. 현행 교육부령에는 도로교통법상 보호자가 미동승 한 경우 유치원 운영정지나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는 17일 “최근 유치원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로 학부모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나 도로교통법상 보호자가 미동승한 채 발생한 교통사고에 한해 유아가 사망 또는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만 유치원 폐쇄 또는 운영정지를 명할 수 있어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법 개정 취지를 밝혔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통학버스에 어린이나 영‧유아를 태울 때 보육교직원이나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 교직원, 학원 강사 등의 보호자가 함께 타 안전한 승하차를 돕고, 운행 중에는 안전띠를 매도록 하는 등의 보호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보호자가 동승하고도 주의를 태만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하기에 법적 근거가 부족해 민원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광주에서는 운행을 마친 통학버스에 아동이 방치돼 의식불명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으며, 8월 전남 여수에서는 통학버스에서 내린 어린이집 원생이 후진하던 통학버스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는 “개정안이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검토해 입법예고 기간 중에 대응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주의 의무에 대해 명확하고 보다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과후학교 시행 이후 20년 가까이 헌신해온 김해경(54) 부산 용소초 교사가 1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제8회 방과후학교 대상’ 교사부문(현직교사)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개인부문 최고의 영예다. 김 교사는 지난 2000년 양성초에서 방과후학교 업무를 담당한 이후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방과후학교 전신인 ‘특기적성교육’ 때 저소득층 아이들 대상 공부방에서 강사를 했던 경험까지 합치면 거의 20년이다. 사실 그가 처음 방과후학교 업무를 맡은 이유도 공부방 경험 때문이다. 김 교사는 수상소감으로 “묵묵히 하다 보니 이렇게 알아주기도 하네요”라며 담백한 미소를 지었다. 방과후학교는 말 그대로 방과 후 새로운 교실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일인 만큼 손이 많이 가고 신경 쓸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초창기, 체계가 없다할 만큼 맨 바닥인 가운데 설계부터 완공까지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던 김 교사는 강사 섭외를 위해 백화점 문화센터, 각종 전시·연주회, 협회 등을 발로 뛰어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방과후학교 강사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상황에서 섭외하기가 무척 어려웠다”며 “특히 아이들을 상대로 안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도 없어 그 영역까지 해결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 탓에 지금도 교양·예체능 강좌가 있는 곳을 지나치면 강사이름을 확인한 뒤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김 교사는 “오늘도 기차를 타고 상경하는데 차내 광고에서 ‘꿈과 끼’ 이런 문구의 선전을 보고 눈을 밝혔다”며 “내 눈엔 이런 것만 보인다”고 털어놨다. 2002년 전보 때 주변 학교에서는 전문성,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곳이 적지 않았다. 결국 김 교사는 그 해 문을 연 남문초 개교위원으로 참여, 방과후학교의 A부터 Z까지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였다. 남문초는 이를 바탕으로 2008년 ‘평생교육연구학교’, 2010년 ‘사교육 없는 연구학교’ 등 성장의 토대를 이뤘다. 그는 이번 대상 시상식에서 유일한 ‘2관왕’이나 다름없다. 2006년부터 4년 간 기틀을 마련한 연지초가 더욱 성장해 이번에 장려상을 받은 것이다. 연지초 입상내용인 ‘학생, 학부모와 함께하는 맞춤 서비스’, ‘기초교과·문화예술을 통한 꿈과 끼 키우기’ 등이 김 교사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이후 당감초로 초빙되고 한국교육개발원 컨설팅 지원까지 맡는 등 명실상부한 이 부문 전문가이자 미다스의 손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당시 학교는 돌봄교실, 교육복지 역할까지 강조하는 상황이라 이 부분도 맡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김 교사는 “주말도 내놓고 방학 때 연수는 절반만 참여하고…”라면서 “힘들었지만 성취감은 물론 아이들을 좋아하는 내게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제자 중 한 명은 중학교를 진학한 뒤 학업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그가 운영한 대금반에서 익힌 실력을 뽐내 친구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하더니, 그 기세를 몰아 대금으로 대학 진학까지 성공했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워 문화체험이 전무한 제자들을 교육복지 차원에서 해운대에 데려가 연을 날리는가 하면, 캠프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공연을 관람하는 등 체험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줬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제자들로부터 감사인사를 전해 듣는다. 이런 부분이 그를 20년 가까이 붙들어 매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가르치는 일 외에 또 다른 일을 한다는 자체는 쉽지 않다. 그는 “초창기 이 업무를 맡은 교사들 중 현재 몇 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그만뒀다”며 “그동안 나 한명의 희생으로 여러 명이 편하면 족하다는 봉사정신으로 임해왔으나 최근에는 나도 업무과다 여파로 몸이 불편해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방과후학교 업무는 여전히 교사에게 기피대상인 ‘뜨거운 감자’다. 이를 두고 그는 교육청이 강사섭외, 관리, 민원 등 인사업무를 담당해주면 상당부분 일을 덜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방과후학교는 사교육, 교육 불평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일인 만큼 누구 혼자가 담당하기보다 함께 해야 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학교에서 왜 기피대상이 되는지 기관들이 잘 살펴보고 지혜를 모아 선생님도 학생들도 즐겁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지난 학기, 경력 4년차 S교사(영어)는 1학년 수업공개를 자청했다.학습자료를 한 아름 안고 교실로 들어온 그는 수업 시작 5분 전부터 칠판에 정갈하게 판서를 시작했다. 모둠칠판과 보드 팬 학습지, PPT 점검이 끝나자 수업 종이 울렸다.이내 S교사는 4명이 한조가 되게 모둠형태로 책상을 배열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마지못해 느릿느릿 움직였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종이 친 후 늦게 들어오는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부탁했고 같은 불평이 되풀이 돼 정작 모둠은 15분이 지나서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사물함으로 필기구를 가지러 가거나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아이들로 S교사의 상냥한 수업 안내는 묻히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한 아이가 “야! 조용히 해!” 소리를 질렀다.학습지와 모둠칠판이 분배되자 여기저기서 “뭐 하래냐?”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S교사는 PPT 화면에 새로운 단어를 띄웠고 정확한 발음으로 읽어주며 따라 읽으라는 멘트를 했다. 마지못해 몇몇 아이들이 따라 읽었다. 모둠칠판을 교탁 앞 칠판에 배열해보자고 하자 서둘러 옆 모둠의 내용을 베껴 모두 똑같은 답이 올랐다. 답이 같으니 특별한 피드백 없이 김이 빠졌다.수업 전 판서한 문장을 읽고 해석하는 S교사의 목소리와 발음은 완벽했지만 문법을 설명할 때쯤 조는 아이가 늘고 아예 엎드려 자는 경우도 생겼다. 그러자 S교사는 준비한 푸치니의 오페라 중 ‘여자의 마음’을 동영상으로 들려줬다. 오늘 본문 내용이 바로 푸치니의 생애에 관한 것이었고 그래서 동영상도 준비한 듯했다. 한 남학생이 “여자의 마음이네요” 흥얼거리자 S교사는 반가운 듯 칭찬했지만 대다수 아이들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이내 선생님의 표정은 다시 어두워졌고 더 준비한 설명을 생략한 채 학습지 형성평가로 수업을 마무리했다.수업나눔 후 S교사는 “항상 수업준비를 2시간 이상 하는데도 수업 후 낭패감이 든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학생 활동중심 수업을 위해 협동학습, 토론학습 연수도 받고 수업 적용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데도 아이들 반응은 시큰둥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애를 쓴 S교사의 수업 디자인은 완벽하고 자료도 풍성해 충분히 지지되고 격려 받을 만한 것이었다.다음 날, 나는 두 명의 아이들을 인터뷰하고 수업나눔을 시작했다. S교사의 고민을 염두에 두고 먼저 어느 지점부터 아이들의 수업이 시작되는지 살폈다. 차분히 동영상을 본 그는 15분이 지나서야 수업이 시작됐음을 알아차렸다. 이 후에도 설명할 때 듣지 않고 활동상황이 주어지면 “뭐 하래냐?”고 되묻는 등 모둠활동이 활발하지 않았고 개인 학습활동도 하지 않은 채 답이 주어지면 단어의 뜻 정도를 받아 적는 정도에 그쳤다. S교사는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보여주고 나누어 줬지만 아이들의 이탈된 행동들은 묵인하고 있었다.“화를 내면 아이들이 나를 싫어해 관계가 무너질까 두려웠어요.” S교사는 더 재밌는 수업을 만들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더 많은 자료와 더 정교한 수업과정을 구성하는데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었다.나는 수업 중 큰 소리로 “조용히 해!”라고 외친 명수(가명)와 은서(가명)의 인터뷰장면을 보여줬다. 명수는 “정말 정성껏 수업을 준비하시고 실력도 좋으신 걸 알지만 아이들이 듣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라며 “선생님이 너무 착하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은서는 “선생님이 내버려 두니까 늦게 들어오고 떠드는 애들이 자기 잘못을 잘 모른다”며 “우리가 듣든지 안 듣든지 상관없이 진행되는 인터넷 강의 같아요”라고 말했다.S교사는 충격을 받으신 듯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인터넷 강의 같다’는 말에 그는 수업 구조는 완벽하지만 상호작용이나 적절한 개입이 부족했음을 감지하는 것 같았다.아이들이 모둠 만들기를 싫어하는 장면과 모둠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베끼기만 하는 장면도 함께 보며 얘기를 나눴다. S교사는 “학습활동은 생각을 서로 나누고 확인하는 과정인데 내 수업엔 그 모양만 있고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돌려주는 공감과 비평이 부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업나눔은 그렇게 마무리했다.좋은 수업은 완벽한 구성과 내용을 전달하는 것보다 마주보고 소통하는 상호작용에서 만들어진다. 스스로를 채찍질만 하던 시선을 아이들에게 돌려야 한다. 때로는 단호하게 수업의 질서를 제시하고 경계를 세우는 연습도 할 필요가 있다. 이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일관성 있게 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나와 구운동(九雲洞)’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구운동과의 인연을 살펴본다. 1990년대 초반 구운동 삼환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총각 교사 시절 주택청약부금을 꾸준히 부어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이다. 결혼에 대비해 분양을 받은 것인데 이만하면 신랑의 자격조건 하나를 구비한 것 아닐까? 그리하여 1990년에 결혼을 하고 1992년 삼환아파트에 입주를 하였다. 1992년 3월 구운중학교 국어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그 당시 다른 학교를 희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굳이 다른 학교에 갈 필요가 없었다. 직장과 집이 가까워 통근 거리가 짧은 것이 영전이라고 생각하였다. 신설교인 그 학교에서는 학년주임, 환경주임, 연구주임을 역임하면서 1회부터 5회 졸업생까지 배출했다. 이후 삼환아파트 15동과 7동에서 13년 간 살았다. 우리 자식인 딸과 아들은 중학생이 되었던 것이다. 이어서 살고 있는 아파트가 지금 현재의 아파트다. 일월저수지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일월공원을 내 집 앞 정원처럼 누릴 수 있다. 몇 년 전에는 공원 내에 일월도서관까지 건립돼 문화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우리지역 사회인 구운동을 위해 내가 한 일은 무엇인가? 환경주임 시절 일월공원 환경정화활동을 한 적이 있다. 교육공무원이라 겸직허가를 받고 동대표와 동대표 회장을 했다.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수원시립합창단 초청공연을 일월초교에서 가졌다. 일월공원에서는 인근 5개 아파트 주민을 위한 아파트 음악회를 갖기도 했다. 얼마 전 나는 뜻 깊은 결정을 내렸다. 바로 구운동 마을만들기 협의회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것. 그리고 지난 17일 처음 월례회의에 참석하여 동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신입위원 4명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구운동 마을만들기 협의회 운영 세칙을 받아 보았다. 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운영세칙을 보니 협의회의 기능이 명시되어 있다. 바로 조직체의 목표인 것이다. 다양한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여 마을공동체 회복운동 추진, 마을 정체성을 바탕으로 장단기 종합적인 미래상 정립, 체계적인 마을만들기 추진을 위한 마을 계획단 운영 등이 그것이다. 실무분과를 보니 환경수도분과, 마을경제분과, 도시가드너분과, 에너지절감분과, 주거환경개선분과, 자원재활용분과, 자원봉사분과 등이 있으니 협의회가 할 일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월례회의에서 구운동의 작년 각종 행사 동영상을 보았다. 주민센터에서 하는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그 동안 내가 주민센터를 이용한 것은 주민등록등초본, 인감증명서 등 민원서류 발급이 고작이었다. 작년과 올해에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인 기타반과 탁구교실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현재 탁구교실은 매주 2회 운영되고 있다. 지준만 동장은 브리핑에서 2017년 주요사업을 소개하고 구운동의 발전 가능성을 소개한다. 수원 RD Science Park가 올해 토지보상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완성이 되고 수원 당수 공공지구 주택조성이 2021년에 완성이 된다. 수원역 환승센터는 오는 4월말 완공이 된다. 격자형 관역행정 구축(신분당선 연장) 추진 상황도 소개한다. 수원의 미래 발전 모습을 보는 순간이었다. 회의 자료를 보니 설맞이 대청소, 주민자치위원장 이·취임식, 주민자치프로그램 신규개강,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토론회, 음식물 종량제 봉투 종류 변경. 위기가정 긴급지원 사업, 수원시 하수도 요금 인상 안내, 공직비리 익명 신고 안내 등이 나와 있다. 시(市) 행사도 나와 있지만 모두 우리 실생활에 관련된 것들이다. 또한 주민들이 모두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다. 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기가 살고 있는 주민센터를 찾으면 된다. 공식조직으로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방위협의회, 새마을지도자 협의회, 새마을문고, 바르게살기 협의회. 체육진흥회, 방범기동순찰대, 주민복지협의체, 마을만들기 협의회 등이 있다. 선배위원들의 조언에 의하면 이제부터 마을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고 한다. 우리 마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려는 아이디어와 실천력이 나온다는 것, 주민 자치시대, 주민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자발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대표곡인 ABBA의 ‘댄싱퀸’이 흘러나오자 리듬을 타던 교사들이 일제히 대형을 갖춰 각자의 포즈를 취한다. 뮤지컬 연수에 도전한 20여 명의 교사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구슬땀을 흘리는 실습 현장이다. 서울시교육연수원은 ‘2017 중등 협력종합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뮤지컬 직무연수’를 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석촌중에서 실시했다. 교사들이 뮤지컬을 이해하고 학교에서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이번 연수는 기존의 연극에서 한 발 나아가 음악과 댄스, 연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정으로 구성됐다. 총괄 팀장을 맡은 정성희 계명대 연극뮤지컬과 겸임교수는 “뮤지컬은 단순히 음악과 춤, 그리고 연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집합된 종합 예술”이라며 “이번 연수로 교사들이 뮤지컬과 다양한 교과 과정을 연계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이번 연수를 통해 뮤지컬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교사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응용할 때 보다 창의적인 수업이 완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2주에 걸쳐 대본쓰기, 연출방법, 노래와 연기의 이해, 무대 조명 및 음향 이해, 합동 공연까지 순차적으로 뮤지컬의 전반에 대해 배웠다. 이윤주 서울 장평중 교사는 “뮤지컬 연수를 하면서 융합수업 방법이 떠올랐다”며 “미술교과에서는 무대나 옷을, 국어과에서 시놉시스를 만들고, 음악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댄스와 융합해 재미있는 교과수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을 비롯한 지방 신문사들은 신춘문예를 통해 많은 신인들을 문단에 배출했다. 신문사 방침에 따라 실시하지 않는 곳도 있고 무용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문학도들에겐 신춘문예만큼 매력적인 문단 데뷔도 없을 것이다.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다가 제법 두둑한 상금까지 한번에 챙길 수 있으니 말이다. 재정면에서 몇몇을 빼곤 중앙지들도 예외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지방신문의 신춘문예는 참으로 돋보이는 행사라 할만하다. 열악한 재정형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참신하고 역량있는 신인 발굴, 오직 그 하나만을 생각하는 ‘문학정신’을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중앙지보다 지방신문 신춘문예 당선작품은 꼭 읽어 보곤 한다. 참고로 내가 보는 신문은 모두 14개다. 스포츠지 1개를 포함한 중앙지 7개, 지방지 7개 등이다. 물론 게중엔 한겨레나 전북연합신문처럼 신춘문예공모를 실시하지 않는 신문들도 있다. 또 전북중앙신문처럼 실시하다가 중단된 경우도 있다.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지방신문의 경우 신춘문예공모 장르는 시·소설·수필·동화 등이다. 중앙일간지처럼 문학평론이나 희곡, 시나리오와 영화평론 부문은 아예 없다. 그것이 수 년 동안 해온 관행이든 신문사 나름대로 구수회의 끝에 내린 결정이든 딱히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평론가인 필자로선 좀 아쉽긴 하다. 중앙일간지 심사위원의 경우 예심을 거친 시·소설 본심은 각 2명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신문도 예외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어쩌다 그런 것이 아니라 해마다 각 부문 1명씩만 심사위원을 위촉해 진행하는 신문도 있다. 중앙지같이 예심 심사위원 발표는 아예 없는 것도 지방신문의 또 다른 특징이다. 그러나 심사위원 위촉에는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든다. 가령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3군데 지방신문(전북일보ㆍ전북도민일보ㆍ전북중앙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을 살펴본 적이 있는데, 모두 37명이 참여했다. 그중 한번 이상 참여한 심사위원은 2회 5명, 3회 6명, 4회 3명, 5회 3, 6회 1명 등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들 심사위원중 평론가는 6명 정도이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경우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가령 전북일보의 경우 2009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참여한 신춘문예 본심 심사위원은 모두 61명이다. 이중 시인 등을 겸하지 않는 순수 평론가는 5명에 불과하다. 물론 꼭 평론가만이 신춘문예 심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력(文歷)이 일천하거나 이제 겨우 작품집 1~2권만 펴낸 경우, 그리고 낮은 인지도 등 함량미달의 심사위원들도 있어 아쉽게 느껴진다. 또한 평론가로부터 작품에 대해 매끄럽지 못한 형식미 등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은 작가조차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야말로 경악할 심사위원 위촉이라 할까. 시인이 수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경우도 있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필자로선 생전 처음 보는 그 같은 심사위원 위촉은 ‘그렇게도 수필부문 심사위원 감이 없나’ 하는 의구심마저 불러 일으킨다. 그 시인은 2009년 수필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래 거의 해마다 위촉된 바 있다. 혹 신문사와 친분이 두터워 이루어진 위촉인지도 모르지만, 의아한 것이 또 있다. 어느 해는 수필였다가 다음 해는 시 부문 심사위원인 점이다. 돌려막기라 할 그런 위촉이 어떻게 가능한건지 언론의 공익적 기능을 잠깐 망각한 처사라 여겨진다. 독자가 많든 적든 신문은 대중일반에게 널리 공개되는 공기(公器)이기 때문이다. 또 마치 ‘전속 심사위원’ 같은 인상을 주는 경우도 있어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어느 신문은 내리 5년 동안 특정부문 심사위원이 동일인이다. 이럴 경우 심사위원의 기호나 취향에 따라 당선작이 정해지는 고착의 폐해가 생길 수 있다. 그것이 단독 심사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응모자들의 잔머리 굴리기이다. 그 심사위원 취향을 고려한 이른바 맞춤형 글쓰기가 그것이다. 특정 심사위원의 눈에 들려고 써내는 맞춤형 글쓰기가 신춘문예의 근본 취지를 제대로 살려낼 수 없음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것은 대부분 신문사들이 2명의 심사위원을 위촉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동일인을 최소한 격년으로 위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문사들은 좋은 일을 하면서 그 의미가 반감되는 행태를 더 이상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신문사 신춘문예가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선 안 되는 행사여야 함을 확고히 인식하길 기대한다.
퇴임 교사가 바라보는 교직 사회의 첫 단계 변화는 교육대학과 사범대학 교육과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사범대나 교육대학에서 배우고 있는 ‘교육심리학’ 과목이 현재의 시점에도 잘 맞아 떨어지고 있을까? 하는의구심 때문이다. 오늘날 학생들은 각종 병리 현상을 겪으며 생활하고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현실, 가속도를 붙여 달려가는 학교 주변의 환경,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관련 기관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육심리학 내용이 수 년 동안 시대의 변화를 거치지 않고 내려오고 있지는 않는지. 선진국으로 도약을 거듭하는 동안 가정(家庭)과 주변의 환경 변화는 학생들의 심리적 동요를 초래했다. 이혼이다. 핵가족화다. 가족 간의 개성의 뚜렷한 표출이다. 웃어른도 이웃도 도외시하는 풍조가 만연돼 간다. 등등에서 온정은 매몰되고 냉혈동물적 사고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친구를 때려서 죽이고, 왕따 시켜 죽이고, 스스로 현실의 이념을 이겨내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 이들이 겪는 아노미 현상을 치료해 줄 곳은 학교에서는 아무 곳도 없다. 각종 질환은 메아리쳐 들려오고 있는데 학교 환경은 위 클래스를 설치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비록 설치되었다고는 하나 정상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도 요원하다.가정과 학교 그리고 학생과의 삼각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나가야 할 현실에서는 아무래도 대학 교육과정에서 ‘임상심리학’ 과목을 도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많은 학생의 문제를 알아내고 이해하고 찾아내는 데 있어 담임만큼 잘 아는 이가 드물다. 상담사가 전국 모든 학교에 배치되어 있는 상황도 아닌 현실에서 학생들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그래도 교육관련 전문학교를 졸업한 담임을 배제할 수 없다. 임상심리학을 교사 양성기관에서 가르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임상심리학을 배운 이들이 현장에 투입돼 담임 역할을 하게 되면 현대 사회의 각종 질환의 기초적인 상식을 알게 되어 학생들의 지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학교 현장에서 담임은 학생들의 각종 정신적인 질환을 방관하거나 학부모의 책임이다라는 생각으로 일관하는 것이 보편적인 것 같다. 학생의 질환이 겉으로 확연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담임으로서 풍부한 경험과 임상 심리상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칫 학생을 환자로 판단할 경우 학부모로부터 오해받을 수도 있기에 담임은 외면하기도 한다. 심지어 정상적인 아이와 같이 행동할 것을 요구하다 보니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고 질병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담임으로서의 역할이 한 학생의 길을 좌우하는 기로에 설 수도 있기에 교사 양성 기관에서는 교육심리학만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임상심리학도 함께 가르쳐 장차 교사로서 현장에 나가 학생을 지도하는 데 큰 안목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을 초 ‘생활지도’, 중 ‘학습지도’, 고 ‘진로지도’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15일 발간한 ‘2016 교육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급 별로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을 묻는 질문에 초등은 49.0%가 생활지도라고 답했다. 이와 달리 중학 교사에 대해서는 35.0%가 학습지도를, 고교 교사에 대해서는 54.2%가 진로지도를 꼽았다. 초‧중‧고 교사들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서는 과반(50.2%)이 보통이라고 응답했고 신뢰하지 못한다(27.8%)는 응답이 신뢰한다(22.1%)보다 높았다. 현재 초‧중‧고에 어떤 성적(A∼E등급)을 주겠느냐는 문항에는 잘하고 있다(A+B)가 12.2%에 불과한 반면 보통 45.2%, 못하고 있다 42.7%로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학교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해야 할 과제로는 학생 맞춤형 상담 및 학생지도(인성‧안전 활동)를 가장 많은 39.9%가 선택했다. 다음으로 수업내용과 방법의 질 개선(21.5%), 좋은 교육시설과 환경 제공(21.1%), 우수교사 확보 및 배치(10.3%) 순이었다. 현재보다 더 중시해야 할 교과는 사회(역사‧도덕 포함)라는 응답이 20.9%로 가장 많았고 교양(15.4%), 국어(14.4%), 체육(10.7%), 한국사(10.5%), 예술(7.5%)이 뒤를 이었다. 영어는 6.2%, 수학은 5.1%에 그쳤다. 현재보다 강화돼야 할 교육내용에 대해서는 초‧중학교에서는 인성교육(각각 47.1%, 39.0%)을, 고교에서는 진로교육(27.7%)을 가장 많이 주문했다. 초‧중‧고 학생들의 인성‧도덕성 수준에 대해서는 낮다는 의견이 55.3%, 보통 37.9%로 나타났다. 교육정책‧제도와 관련해서 교육벌은 찬성(75.7%)이 반대(14.1%)보다 훨씬 높았으며 고교 다양화도 찬성이 60.0%로 반대 24.9%보다 높았다. 대입 수시‧정시 모집인원 비율에 대해서는 수시 확대(31.5%) 의견이 정시 확대(29.9%)나 현재 비율 유지(22.6%)보다 높았다.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에 대한 전망은 비관론이 우세했다. 대학 서열화는 큰 변화 없을 것이다(55.8%)와 심화될 것이다(23.8%)가 전체의 79.6%, 학벌주의는 큰 변화 없을 것이다(53.8%), 심화될 것이다(29.0%)가 전체의 82.8%에 달했다. 교육재정과 관련해 국가 재원을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분야로는 3∼5세 유아보육 및 교육 무상화(21.7%), 소외계층 교육지원(20.4%), 대학교 등록금 감면 또는 장학금 확대(12.8%), 초등학교 돌봄교실 운영 강화(10.6%) 순으로 많이 응답했다. 학생 수 감소와 교육재정 규모를 묻는 문항에는 교육여건을 높이기 위해 축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현 수준을 유지하되 지금보다 교육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35.1%, 교육 여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시킨 후 중장기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35.0%로 나타났다. 이번 교육여론조사는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성격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가 11회째다.
본지가 주최한 ‘2017 교단수기 공모’ 시상식이 18일 한국교총 회장실에서 개최됐다. ‘사제동행, 나를 성장시킨 아이들’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300여 편이 응모해 심사를 거쳐 대상 1편, 금상 3편, 은상 6편, 동상 10편이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대상을 수상한 백대성 대구매호초 교사와 금상을 받은 주혜영 경기 상동초 교사, 김은경 광주오정초 교감이 참석했다. 대상과 금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200만원과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수상작은 2017년 신문에 순차적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에서 학부모 사서도우미로 봉사해온 어머님들께서 학교 발전기금을 쾌척했다. 지난 1년 간 학교 도서관에서 학부모 사서도우미로서 도서 대출, 반납 및 도서관 서가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 어머님들은 지난 1월 17일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써달라며 학교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이들의 뜨거운 애교심이 주변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서령고 학습지원센터는 지역 인재들이 모여들어 향학열을 불태우는 배움의 터전으로 학생들의 이용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요인에는 독서 관련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도서관 활용 수업도 있지만 무엇보다 학부모 사서도우미의 역할이 크다. 해마다 학년 초에 열 명의 학부모 사서도우미의 지원을 받아 요일별로 번갈아 가며 일과시간 중 대출·반납 업무 및 서가 정리와 도서관 보수, 환경 미화 작업 등에서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학습지원센터에서는 매년 1500여만 원 정도의 신간도서를 새로 구입해(정기간행물 구독 11종) 현재 대략 3만 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학생 편의 시설로는 복사기, 검색 및 자료 입력용 컴퓨터, 스캐너, 프린터기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9~13일도내 교원 30명을 대상으로동계 배드민턴 직무연수를 병점고에서 진행했다. 연수는교육현장에서 생활체육을 바탕으로 학생 건강증진, 건전한 정신 함양을 할 수 있는 교사 양성을 위해 개설됐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7년 1월 11일(수요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1, A2관에서 '2017 진로체험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날 행사에는 교사, 학생은 물론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관의 진로 체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진로 체험 페스티벌은 학교와 지역단위에서 일어난 진로체험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를 교류하고 토론함으로써 향후 진로체험의 동향을 함께 모색하는 행사가 많았다. 전국 초중고 동아리 진로 탐색 활동 경진대회, 청소년 기업가 체험 프로그램 창업경진 대회, 우수사례 발표회 및 시상식 등의 행사가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진로 정보 교류 부스 및 테이블 세미나, 오픈 포럼 등의 교류마당이 있어 진로체험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항공 시뮬레이터 및 원격 자동차 소프트웨어 체험, 드론 제작 체험 등 26개의 다양한 체험 체험부스가 있어 참여자의 흥미를 유발하였다는 점이다. 2017 진로체험 페스티벌을 계기로 단위학교에서의 자유학기제 정착과 지역 사회 내 진로체험 관련 기관들의 네트워크 활성화가 기대된다.
2009년 전교생 49명(6학급)에 불과하던 전남 진원초는 7년만인 2016년 전교생 211명(12학급)의 학교로 성장했다. 그 비결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30여 가지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건강(9)‧인성(8)‧지성(8)‧감성(10)‧적성(6) 프로그램에 전교생이 매주 2, 3개 이상 참여하며 꿈은 키우고 사교육은 크게 줄였다. 그 덕에 전입희망학생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만큼 학부모 선호 학교가 됐다. 부족한 강사자원은 지역사회 군부대, 보건소를 비롯 한국과학창의재단 등을 활용하고, 대신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활동을 지역축제나 봉사활동으로 돌려줬다. 진원초는 이런 결실들을 높게 평가받아 2016 방과후학교 대상을 수상했다. 교육부는 1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제8회 방과후학교 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진원초에 대상, 부산 을숙도초 외 3개교(학교부문)와 부산 용소초 김해경 교사(교사부문) 외 1인에 최우수상 등을 시상했다. 학교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을숙도초는 지역사회 대학생, 전문가들을 활용한 3D 프린터, 드론 등 제4차 산업혁명에 부응한 다양한 프로그램(73개)을 개설해 호응을 얻었다. 충남 청라중은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학습동행 프로그램(49개)과 보컬밴드, 사물놀이 등 특기적성 프로그램(28개)을 운영해 전교생이 악기를 연주하는 학교로 만들었다. 또 충북반도체고는 산업수요에 맞는 맞춤형 방과후 교육과정을 개설(필수 10학점, 선택 30학점)해 방과후학교 학점등록제를 실시했다. 교사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해경 부산 용소초 교사는 17년 연속 방과후학교 업무 담당자로 방과후학교 컨설턴트, 돌봄교실을 운영하며 교육복지부장을 맡는 등 헌신적 노력을 기울여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영 교육부차관은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디딤돌이 되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며 “모두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이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과후학교 공모에는 학교, 교사, 지역사회파트너 3개 부문에 총 473편이 응모해 총 4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주변에서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며 사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방학이면 배낭을 메고 오지 여행을 떠나는 선생님이 있다. 평생 잡지 창간호를 모으는 문단 선배도 있다. 국어 선생으로 홈페이지를 구축 해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자랑하는 후배도 자주 만난다. 그들을 만나면 말할 수 없는 기에 눌린다. 남다른 길을 걸으면서 이룬 성과가 놀랍다. 내가 보기엔 돈도 안 되는 일에 몸과 마음을 허비하고 있는 것도 같은데 지치는 기색도 없다. 오히려 고된 취미를 즐기며 행복하게 웃는다. 그들과 비교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나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다. 직업이 국어 선생이라서 업으로 했지만, 남다른 힘을 쏟는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고 자부심을 갖도록 힘쓴다. 교실이 아닌 곳에서도 우리말 사용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훈수를 둔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자막이 틀리면 사진으로 남기고 바르지 않은 용례로 올려 경각심을 갖게 한다. 신문 및 잡지 등에 틀린 말도 지적한다. 도로 표지판이 잘못되어 있으면 관공서에 바르게 표기해달라고 민원을 넣는다. 지나다가 간판이나 기타 설치물에 맞춤법이 틀렸으면 전화를 건다. 동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도 틀린 말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바로 잡아준다. 지적하는 것만으로 부족해서 글쓰기도 오래 했다. 수원 시정 신문(순간지)에 ‘우리말 산책’이라는 칼럼을 썼다. 3년 넘게 독자를 만났다. 그러다가 다시 국정브리핑에 우리말 관련 칼럼을 연재했다. 인터넷 포털에 우리말의 오용 사례를 사진과 함께 제시하고 바르게 쓰는 것을 안내했다. 이 글은 다시 두 권의 저서로 발간했다. 책에 있는 글이 중학교 국어책에 두 편 실리고, 고등학교 교육방송(EBS) 교재에도 역시 두 편이나 실렸다. 지금도 여전히 학습 참고서, 공무원 시험 학습서에 실리고 있다. 내 블로그에도 우리말 바로 쓰기 글들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 오지 여행을 하는 선생님이나 잡지를 모으는 선배 등을 보면 지나치다는 생각도 있다.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들이 나를 보면 같은 생각을 품을 것이다. 텔레비전 자막 오류와 도로 표지판이 잘못된 것도 밥 먹고 사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는 문제다. 나 하나 이렇게 애를 쓴다고 달라질 것이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들은 밋밋하게 사는 것을 걷어차고 열정을 뿜으며 사는 사람들이다. 세상에 끌려가는 삶보다 스스로의 삶에 깃발을 꽂는 사람이다. 멋지지 않은가. 오지 여행을 하는 선생님은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서 가보지 못한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잡지를 모으는 선배는 박물관에 기증해 문화유산으로 남겼다. 홈페이지로 이름을 떨친 후배는 전국의 국어 선생님들께 도움을 주고 있다. 내 경우를 이들과 같은 저울에 올리기는 민망하지만 병들고 있는 언어, 버림받은 국어를 보살피고 있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 우리말은 잘 다듬어 써야 한다. 특히 우리는 굴곡의 역사 때문에 언어도 상처를 많이 입었다. 최근에는 ‘책 잔치/조리법/예식장’이라는 말 대신에 ‘북 콘서트/레시피/웨딩홀’이 점령해 버렸다. 이 말들은 외국어다. 외래어도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지만, ‘타월’보다는 ‘수건’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들꽃’이라는 예쁜 말을 써서, ‘야생화’라는 한자어도 물러가게 해야 한다. ‘밥값/날짐승/어린이/탑시다’보다 ‘식대/조류/소인/승차합시다’가 많이 쓰고 있는 현실은 부끄럽다. 우리의 자연 환경도 가꾸지 않고 방치하면 위험하다. 오염된 환경은 마침내 우리의 삶을 파괴한다. 우리말은 우리의 정신이 담겨 있다. 방치하면 우리의 정신을 해친다. 그래서 학자들이 일제강점기에는 목숨으로 우리말을 지켰다. 틀린 맞춤법을 바로 잡아주고, 비문이라고 문장을 다듬어 주면, 되레 분위기 파악도 할 줄 모르고 아무 데서나 지적 질을 하는 사람이라며 몰아붙이는 경우를 봤다. 나는 우리말 지킴이를 하는 일이 좋다. 때로는 강제 노동 같고, 소득도 없지만, 우리 최고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사랑하는 것에 자부와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 사명감도 있다. 국어 전공자로 잘못 가고 있는 우리 언어 현상에 저항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다. 몇 년 후면 나는 교단에서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그만 둘 수가 없다. 우리말 사랑은 정년이 있을 수 없다. 시인 유치환이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나는 사랑하는 일이 있어 평생 행복하다.
학교에서 교사가 하는 학생훈육이 아동복지법 상 ‘학대’ 등으로 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아동학대 개념이 모호해 학생지도 차원의 꾸중이 학대로 몰리고 이 때문에 벌금형을 받을 경우 해임요구, 10년간 학교 취업금지 등 제재가 너무 가혹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A지역 B중 교사는 수업시간 심하게 떠들며 웃는 학생에게 ‘설치지 마라’, ‘허파에 바람 빼라’고 했다가 학생이 심하게 대든 교권피해 사건이 되레 지역아동보호센터 조사에서 ‘정서학대’로 변경돼 경찰 수사까지 받아야 했다. 해당지역 교총 교권 담당자가 경찰에게 수 시간 항의하면서 기소로 연결되지 않았다. C지역의 D초 교사는 작년 수업시간에 수차례 주의에도 소란을 멈추지 않은 학생에게 뒤로 나가있으라고 지시했다가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로 입건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한국교총 및 각 시·도교총 교권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학교에서 이 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교권 담당자들은 "아직 통계로 구분하지 않아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최근 2년 간 아동복지법 관련 사례로 인한 교권침해 상담이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된 것은 2014년 9월말부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이 본격 시행된데 따른 영향이다. 이전에는 18세 미만 아동에 대한 체벌 및 정서학대 등 의심이 되는 경우 아동기관이 접수·조사 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었지만 특례법 통과 이후 경찰과 기관이 현장에 동시에 출동해 조사와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도록 바뀌었다. 아동복지법의 취업제재 조항도 이 때 신설됐다.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관계자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례가 잇따라 발생되면서 관련법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특히 201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울산 계모 살인사건’이 특례법 탄생을 결정지었다"며 "선제적 원스톱 처리가 활성화 되면서 학교 및 아동기관에서 적발 건수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와 학대 간 차이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학생이 수업시간에 타 학생들에게 방해될 만큼의 소란을 피우거나 교사에게 대드는 등 문제를 일으키면 교사는 말로 타이를 때가 많은데, 이 경우 적절치 못한 표현이 포함됐다고 판단되면 아동복지법의 정서학대에 걸릴 수 있다. 예전에는 교권침해로 결정될 사항들이 아동학대로 뒤바뀌는 경우가 나오고 있어 체벌이 사라진 교실에서 학생지도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남교총 교권담당자는 "교권침해가 됐던 사건이 최근 들어 거꾸로 아동학대가 되는 부분 탓에 교권이 이전보다 80% 정도는 더 후퇴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국교총 교권담당자는 "특례법이 지나치게 적용돼 안타깝지만 워낙 전 국민적 지지를 받아 등장한 법이라 잘못을 지적하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법조계에서는 처벌규정이 지나친 만큼 헌법소원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아동복지법 상 형법이 규정한 최저형이라 볼 수 있는 벌금 5만 원을 선고받더라도 10년 간 취업금지와 해임을 당할 수 있는 건 누가 봐도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성범죄 의사에게 10년간 의료행위를 금지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위헌 판결을 내린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희환(34) 변호사는 "보통 형법 위반과 관련된 자격제한은 ‘3년 이상 금고형 이상’과 같은 단서를 달아야 하는데 아동복지법은 그 제한이 없어 자칫 과도한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만일 그런 피해사례에 대해 청구인이 헌법소원을 제기할 경우 위헌이 거의 확실시 된다"고 분석했다.
경남 안계초 이론보다 수업 적용 '실패' 사례 공유충북 성화초 교사, 학생 관점에서 수업 촬영, 협의전남 임자고 학생 자존감 높일 '섬드리 수업' 개발 처음에는 수업기술과 학급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려는 생각으로 모였지만 모임이 계속되다보니 결국 교사로서의 삶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 자리가 됐다." 교육부총리상을 수상하게 된 경남 안계초 ‘질문 수업 탐구로 일궈낸 철학적 탐구공동체’의 양경윤 수석교사. 6명으로 구성된 안계초 공동체는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질문 수업을 공동 연구 주제로 정했다. 그리고 대화 중심 수업이 가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과학 교과에 적용하기 위해 수업을 재구성했다. 과학 교과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모든 교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져서다. 수업은 단지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과 도덕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생각에 과학에도 사회, 도덕 교과를 융합해 확장시켰다. 교사 혼자서라면 벅찰 작업이지만 함께 모이니 조금 더 수월해졌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 방과 후 두 시간씩 모여 수업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 수석은 "질문 수업 방식에 대한 좋은 이론은 충분히 많지만 실제 수업에 적용해보면 책과는 다른 것이 현실"이라며 "이론대로 적용해보니 실패한 부분, 그것을 넘어서 극복한 방법을 서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매월 2회씩 진행된 수업 공개도 ‘잘 하는’ 수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수업을 보여주며 함께 성장해 갔다. 또 수업탐구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다른 교사들과 책을 통해 교육적 철학을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매주 1시간씩 책을 읽고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해 교직원 문화로 확산시키기도 했다. 충북 성화초 수업협의회는 같은 학년을 맡고 있는 교사들끼리 모여 구성한 공동체다. 5학년을 가르치는 담임과 교과 전담 교사 12명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1~2주마다 한 번씩 수업을 공개할 때마다 교사와 학생의 관점에서 각각 1대의 카메라를 배치해 촬영하고 교사도 학생 모둠에 참여해 배우는 과정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수업을 관찰하는 시선을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바꾸자는 취지에서다. 수업 공개 후에 협의를 할 때도 수업에 대한 비난이나 평가로만 흐르지 않도록 ‘학생 배움이 일어난 지점’, ‘학생 배움이 멈춘 지점’, ‘수업에서 궁금한 점’, ‘수업에서 내가 찾은 의미’라는 네 가지 항목에 기반해 대화를 나눴다. 2학기를 앞두고는 협의회 교사를 3개 팀으로 나눠 수학, 과학 등 일부를 제외하고 전 교과의 교육과정을 3가지 주제에 맞춰 재구성하는 작업을 했다. 5학년 때 처음 접하는 역사 과목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고대하던 고대 여행’이라는 큰 주제를 잡고 국어, 사회, 미술, 실과 등에서 관련 내용을 융합해 18차시에 걸쳐 가르쳤다. 이 외에도 사춘기에 접어드는 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타인인 부모의 삶을 알고 공감하도록 ‘가만히 들여다보면’을, 민족적 자존감을 높이도록 ‘조선시그널’을 주제로 여러 교과를 융합해 20~30차시의 수업을 구성했다. 이노민 교사는 "교사를 단순히 교과서 전달자라고 하는 말도 있는데, 공동체 활동을 통해 수업을 재구성하고 활동자료를 만들면서 ‘교사의 전문성이 이런거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학년부장이나 고경력 교사가 리더가 돼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자신이 가진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동료로서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전남 임자고 국어·사회 교사 5명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섬드리 수업’이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함께 준비했다. 서울로 수학여행을 간 본교 학생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도 대답하기를 주저하는 것을 보면서 학생들의 자존감이나 애향심을 높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창체활동과 연결시켰다. 시나리오를 배울 때는 임자도에서 발견한 우리의 것을 주제로 영화를 제작토록 하고 영화제를 개최했다.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 하는 단편소설을 쓰도록 하고, 부모님이나 지역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자서전을 제작하는 활동, 임자도 관광지를 소개하는 가이드북 제작 등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진행했다. 전교생이 59명에 불과한 소규모학교로 교사들도 하나의 교무실에 모여 있다보니 수시로 생각을 공유하며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갔다. 최문식 교감은 "학생 참여 중심의 즐거운 수업을 하다보니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학업성취도가 높아졌다"며 "기존의 수업방식에서 획기적으로 바꾸려다보니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학생들의 호응에 교사들이 모여서 노력한 보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2학년 ○반 담임인 A교사는 1학기 동안 일부 아이들의 소소한 일탈로 얼굴에 그늘이 지곤 했다. 한 명의 제자를 전학까지 보내면서 의기소침은 더해갔다. 여름이 가고 2학기. A교사가 수업공개에 나섰는데 담임 반이 아니었다. 마음에 짚이는 게 있어 “왜 선생님 반과 하지 않으세요?” 물었다. A교사는 잠깐 고민에 잠기더니 결국 본인 반에서 공개수업을 하겠다고 했다. 공개수업 사전 대화에서 A교사는 “우리 반은 5개 중국어반 중 집중도와 학업 성취도가 가장 낮지만 게임수업을 할 때는 가장 적극적이고 명랑한 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시와 직접 관련이 없는 만큼 재미있고, 즐거워야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데 어떻게 하면 흥미로운 수업을 만들 수 있을까가 요즘 고민”이라고 했다. 그리고 본 수업의 목표는 교통수단과 장소명사를 발음이 부정확해도 중국어로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A교사와 아이들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마음 속 괄호 안에 넣어두고 수업나눔에 임했다. 공개수업에서 A교사는 아이들을 중국어 이름으로 불렀다. 제 이름을 불렀는데 못 알아들을 땐 친구들이 “너 이름 부르시잖아~” 알려주기도 했다. ‘아이엠 그라운드’, ‘파리채’ 게임으로 아이들은 시종일관 신났고 교실 밖까지 웃음과 함성 소리가 울렸다. 수업 후, 나와 수업동영상을 함께 본 A교사는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엉터리 성조에 친구들의 소리에 묻혀 입만 뻐끔거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아이들 모두 수업에 몰입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수업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지점을 물었다. A교사는 “이왕이면 중국어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고 그래서 게임으로 배우기를 의도했는데 이렇게 호응이 높을 줄 몰랐다”고 답변했다. 나는 다시 “혹시 다른 반에서 공개수업을 하려 했던 것과 관련이 있느냐”고 여쭸다. 그랬더니 A교사는 “다른 반에서는 언제나 수업만족도가 높았는데 정작 우리 반에서는 자꾸 잔소리 하고 화를 자주 내게 돼 불편하고 수업 열기가 부담스러웠다”고 토로했다. 1학기 때 진통을 겪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신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을 거라 지레 짐작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자신이 뭔가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나는 다른 수업장면들도 함께 보자고 했다. 먼저 도움반 친구 진영(가명)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한 장면이다. 그러자 같은 모둠 아이들은 진영이를 토닥이며 달랬고, 이후에도 수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또 한 장면은 중국어 실력이 뛰어나지 못한 은수(가명)가 파리채 게임에서 학습지를 보아가며 순발력을 발휘하여 문제를 척척 풀어 맹활약을 하면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런 은수를 인터뷰해 그 모습을 A교사에게 보여드렸다. 화면 속 은수는 “제가 파리채를 잡으면 모둠점수가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우리 모둠친구들 뿐 아니라 다른 모둠 친구들까지 제 이름을 부르며 격려해 줘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이번 시간에 외운 단어를 말해 보라고 했더니 일곱 단어 이상을 줄줄이 답변했다. 수업과 인터뷰 장면을 본 A교사에게 “어떤 생각이 드시느냐”고 물었다. A교사는 “공개수업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감동 받았고, 그것이 자신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수업나눔은 그렇게 마쳤다. 하지만 A교사에게 수업나눔은 끝이 아니었다. 다시 반복해서 봤던 수업장면과 “요즘 선생님 반 아이들과 어떠신가요?”라는 내 질문이 마음에 남아 밤새 뒤척였다고 했다. 괄호 속에 넣어두었던 나의 염려, 즉 담임 반에서 수업할 때마다 느꼈던 ‘두려움’의 실체와 직면한 것이다. 다음 날 수업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난 A교사는 “얘들아, 난 너희들의 담임이어서 너무 좋아. 너희들을 사랑한다”고 가슴 벅찬 고백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1학기 사건들을 겪으면서, 특히 친구를 전학 보내면서 선생님을 원망했겠지만 나도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말하며 아이들과 가슴 속 응어리를 함께 풀었다고 했다. A교사는 이번 공개수업을 통해 아이들과의 정서적 공감대를 확인한 것 같다. 아이들을 늘 사랑으로 바라보면서도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확신이 흔들리고 두려웠던 것뿐이었다. 이제 A교사와 아이들은 친밀한 관계로 협력의 공간을 열어가며 모두가 성취감을 맛보는 수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교사도 아이들이 두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에 갇혀서는 좋은 수업을 만들어 갈 수 없다. 아이들과의 친밀감, 정서적 공감은 어쩌면 좋은 수업을 하기위한 튼튼한 기초공사와 같은 것이다. 이것이 아이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교사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