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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여러분들, 활쏘기 한 번 배워보세요? 제가 이런 저런 운동을 많이 해봤는데 이 운동만큼 허리와 다리 근육이 길러지고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못 봤어요.” 지난번에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교사 역사 교육 역량 강화 연수를 받던 중 K대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원래 귀가 여려서 남의 말을 잘 믿기 때문에 유혹도 쉽게 당하고 사기도 여러 번 당할 만큼 어리석은 내가 교수님의 이야기에 귀가 번쩍 뜨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동안 테니스, 요가, 배드민턴, 복싱 등 여러 가지 운동을 배워 보았지만 매번 자세가 안 좋다거나 운동 신경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좋은 운동이 없을까?’물색하던 차에 활쏘기를 해보라는 말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기쁜 소식이었다. 그동안 허리가 아파서 고생을 맡이 한 터라 교수님의 말씀에 귀가 솔깃했고 즉시 동네에 있는 활터로 연락해 레슨 일정을 잡았다. 3개월 동안은 자세 연습만 했는데 한 동작 한 동작이 마냥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조상들의 슬기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으며 예를 중시하는 품격 있는 스포츠 같아서 더욱 매력이 있었다. 활쏘기 할 때 지켜야할 9가지 규칙(국궁 9훈)이 있는데 말을 하지 말고(習射無言) 활을 쏘는 자세는 팔자도 아니고 고무래정도 아닌(非丁非八)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설명도 해주었다. 국궁은 유교 문화의 전통을 중시해서 예의를 강조하고 3개월간 수련을 거친 후 초사례까지 치른 후에라야 본격적으로 활을 쏘게 됐다. 활쏘기를 배울수록 국궁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진하게 녹아 들어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활터가 산꼭대기에 있어 공기도 맑고 청정한 분위기에서 심신을 수련할 수 있어 낮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돼 더욱 좋았다. 활터가 워낙 산꼭데기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에서 내려 가파른 경사가 있는 산까지 오르는 것만 해도 숨이 헐떡거리고 힘이 들었다. 활을 쏘는 자세와 활을 쏘는 사람으로서의 태도 그리고 주변 궁사들과의 예의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나날이었다. 팔의 힘과 집중력이 요구돼 평소에도 팔굽혀 펴기, 턱걸이, 윗몸 일으키기 등을 부지런히 해야 만 했다. 마침 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기 때문에 틈틈이 철봉을 하고 모래가 있는 씨름장에서 팔굽혀 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별무리 없이 초사례까지 치루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활을 쏠 수 있는 정식 사원(射員)이 될 수 있었다. 국궁은 145미터의 고정 사거리의 어느 과녁판을 맞추어도 명중으로 인정된다는 점이 신기했다. 국궁을 배우면서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생활에 활력소가 생겼다는 점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면 활쏘기를 배우면서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활쏘기의매력은 역시 집중력 향상이다. 평소에도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가 있다고 할 정도로 덜렁대며 한 곳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고 좌불안석인 내가 국궁을 배우면서부터 그러한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 틈만 나면 운동장에서 활쏘기 자세를 취해 보면서 심호흡을 크게 하고 호연지기를 키우고 있다. 마음의 여유도 신체적 건강도 좋아지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생겼다. 이제는 주변 지인들에게 활쏘기 한 번 배워보라고 이야기하는 ‘국궁 전도사’가 됐다. 아직은 신사(新射)로서 선배님들의 좋은 기량을 많이 배워서 각종 활쏘기 대회에도 출전하면서 국궁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
우수(雨水) 절기를 지난 강마을은 봄의 시작입니다. 논둑에는 뽀얀 쑥이 머리를 내밀고, 매화가 하얀 얼굴로 몇 송이 인사를 합니다. 볕살 좋은 양지에는 파아란 봄까치꽃과 진홍 광대나물꽃의 벌써 꽃망울이 올망졸망 피었습니다. 그네들은 아직도 바람살이 매운 이 계절, 한 줌의 햇살에도 잎사귀를 돋우고 그 힘으로 작고 여린 꽃송이를 내밉니다. 그리곤 배고픈 벌들을 불러들입니다. 힘없는 사람들이 대기업의 횡포에 맞설 수 없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처럼 큰 나무의 잎이 피기 전 바람살 매운 겨울의 끝자락이면 바지런 바지런 잎을 곧추고 꽃을 피웁니다. 큰 나무의 잎들이 기지개를 켜는 3월이면 그네들의 작은 꽃들은 여리디 여린 열매를 맺습니다. 힘없는 풀들의 생존전략입니다. 신분제도가 엄격하던 조선시대에는 사랑도 권력이었습니다. 천하디 천한 기생의 딸이었던 춘향이 양반의 아들을 만나 사랑하고 그 사랑을 굳게 지켜 정실부인이 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있을 수 없는 놀라운 일입니다. 어미가 기생인 경우 딸 역시 기생의 신분인 것이 당연한 시대에 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는 그녀의 행동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신분의 장벽을 뛰어넘어 목숨 걸고 사랑한 춘향은 정말로 주체적인 여성입니다. 내 몸의 주인은 나라고 주장하는 그녀의 모습은 현대의 여인들보다 더 적극적인 사랑을 원합니다. 내 사랑을 선택하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봄향기보다 더 아름답고 멋진 여자 ‘춘향전’을 봄볕 내리쬐는 강마을 중학교 벤치에 앉아 두런 두런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이 책은 고미숙 선생이 기획하고 길진숙과 이기원이 풀어읽은 낭송에 적합한 책입니다. 완판계열 방각본인 '열녀춘향수절가'를 판본으로 삼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한문과 고어를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서 읽는 맛이 참 좋은 책입니다. 춘향의 말과 이도령의 말을 낭송하다 보니 이팔청춘의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 속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찰진 말들이 만들어 내는 언어의 향기와 푸르고 붉은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느껴질 것입니다. '낭송 춘향전'에 대한 소개의 글에서 낭송의 즐거움을 18세기 박람강기의 대가 이덕무의 마을 빌려 말합니다.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낭송하면 눈은 글자에, 마음은 이치에 집중한다. 그러면 천만 가지 생각이 일시에 사라져 보린다. 기침병을 앓을 때 책을 읽으면 기운이 막힌 것을 통하게 한다. 그러면 기침 소리가 갑자기 그쳐 버린다.” 여봐라 춘향아 저리 가거라. 가는 태도를 보자. 이만큼 오너라. 오는 태도를 보자. 방긋 웃어라.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도를 보자. 너와 내가 만난 사랑 연분을 팔자 한들 팔 곳이 어디 있나. 생전 사랑 이러하니 어찌 죽은 후에 기약이 없을쏘냐. 너는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글자 되되 땅 지(地) 자, 그늘 음(陰) 자, 아내 처(妻) 자, 계집 녀(女) 자 변이 되고, 나는 죽어 글자 되되 하늘 천(天) 자, 하늘 건(乾)자, 지아비 부(夫)자, 사내 남(男)자, 아들 자(子)자 몸이 되어, 계집 녀(女) 변에다 딱 붙여 좋을 호(好) 자로 만나 보자. 사랑 사랑 내 사랑. /P77 여보 도련님. 지금 막 하신 말씀 참말이요, 농담이오? 우리 둘 처음 만나 백년언약 맺은 일도 대부인과 사또께서 시키시던 일이니까? 핑계가 웬일이오. 광한루에서 잠깐 보고 내 집에 찾아와서 인적 없는 한밤중에 나는 여기 앉고 도련님은 저기 앉아 날더러 말하지 않았소. ‘언덕 같은 맹세도 내 맹세만 같지 않고, 산 같은 맹세도 내 맹세만 같지 않다.’ 오월 단오 밤에 내 손을 부여잡고 우당탕탕 밖으로 나와 맑은 하늘 밝은 달을 천 번이나 가리키며 굳은 언약 지키기로 만 번이나 맹세키에 내 정녕 믿었더니 마지막에 가실 때는 뚝 떼어 버리시니 이팔청춘 젊은 것이 낭군 없이 어찌 살꼬. 길고 긴 가을밤에 독수공방 이내 몸은 님 생각 어이할꼬. 모질도다, 모질도다. 도련님이 모질도다. 독하도다, 독하도다. 서울 양반 독하도다. 원수로다, 원수로다. 존비귀천(尊卑貴賤)원수로다. /P97 목숨 걸고 사랑한 그녀, 춘향을 생각하는 봄입니다. 세상은 점점 따뜻해질 것이고 여인들은 화사한 봄옷을 입고 꽃처럼 거리를 다닐 것입니다. 그러면 또다른 이도령들은 그네들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또다른 춘향이 나타나는 봄입니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봄은 그것만으로 축복의 계절이 아닐까요? 모두가 향기로운 새봄되시기 바랍니다. 『낭송 춘향전』, 길진숙, 이기원 풀어읽음, 북드라망, 2014
서울 정동에 배재학당, 이화학당을 중심으로 근대교육의 산실이 있다면 순천지방에는 매산등을 중심으로 신교육이 전개됐다. 21일 아침 8시 서울에서 한국교육자선교회(회장 김종화)회원 22명이 여수 손양원 목사 기념관과 애양원교회를 비롯해 광양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관,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을 둘러보는 성지 순례를 실시했다. 지금은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옛 흔적들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 기록물들이 이를 증거하고 있다. 푸른 눈의 선교사들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는 것을 그들이 남긴 기도문(언더우드 선교사)에서 찾아 보면서 그 당시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지금은 예배드릴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의 의심과 멸시와 천대만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미지의 한국 땅에서 선교사들은 "은총의 땅"이 될 것을 믿고 기도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원도심 지역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매산등에는 1910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에 의하여 세워진 매산학교가 들어선 이후 호남 동부지역의 기독교 전파 산실이 됐다. 이 부근에는 순천의 명문 사립학교인 순천매산고, 순천매산여고, 순천매산중이 자리잡고 있다. 21일 저녁 7시부터는 CTS전남방송국에서 강서양천지역회(회장 조등호)와 순천광양지역회(회장 김종흡)가 자매결연 협약식을 갖고 양 지역의 교사들이 '학원복음화를 통한 참사랑의 교육 실천'을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대통령 탄핵 등 어려움에 처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의 시간도 가졌다. 한국교육자선교회는 2월 6일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아 2월 14일 법인등기를 완료했다. 이번 순례 행을 마친 일행들은 순천의 자연이 풍부하며 아름답고 기독교 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한국 현대사에서 기독교 복음의 힘이 우리 역사에서 큰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는가를 아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근 방송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인어와 인간의 사랑이야기라는 판타지 로맨스로 제법 인기를 끈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말할 나위 없이 20회 전부를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재미나 황당한 전개는 다 그만두고 어찌된 일인지 연기자들 대사의 발음상 오류를 여러 번 발견할 수 있었다. 예컨대 “담배 꽁초 주서(주워)”(2016.12.7. 7회), “청소를 깨끄치(깨끗이) 하라고”(2016.12.22. 12회), “얼굴들이 나시(낯이) 익어”(2017.1.19. 19회) 등이다. 각각 성동일⋅전지현⋅문소리 대사인데, 이것들은 ‘주워’, ‘깨끄시’, ‘나치’로 발음해야 맞다. MBC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가령 MBC 월화특별기획 ‘불야성’을 보자. 1월 24일 종영한 ‘불야성’엔 “완전 깨끄치(깨긋이) 입었어”(2016.11.21. 1회)라든가 “세진씨도 그것 때문에 밤나스로(밤낮으로)”(2016.12. 3. 14회) 따위 발음상 오류가 보인다. 각각 유이와 진구의 대사인데, 밤낮으로’는 ‘밤나즈로’라 발음해야 맞다. 또 지난 해 11월 15일 막을 내린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를 보자. 어찌된 일인지 첫 방송에서부터 주인공 차금주 역의 최지우는 ‘깨끄시’로 말해야 할 ‘깨끗이’를 ‘깨끄치’로 발음한다. 12부(2016.11.7)에서는 ‘비즐’로 해야 할 ‘빚을’을 “비슬 갚는게 될테니까”로 발음해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KBS도 예외가 아니다. ‘태양의 후예’처럼 사전제작에 중국과 동시방송 등 2016년 하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를 보자. 2016년 9월 8일 막을 내린 ‘함부로 애틋하게’는 주인공 신준영 역의 김우빈이 ‘깨끗이’를 ‘깨끄치’로 군데군데서 발음상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케이블 방송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tvN의 20부작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5’를 보자. 지상파까지 통틀어 시즌 15까지 방송된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인데도 정지순의 “깨끄치 세차 좀 해놨습니다”(2016.12.26. 17회) 따위 오류가 있다. 2007년 4월 20일 방송을 시작, 무려 10년을 이어온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는 2006년 개국한 tvN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만데도 그렇다. 이미 끝난 드라마들만 그런게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령 MBC 주말 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도 그런 오류가 발견된다. “학자금 대출 받았으면 비츨(빚을) 갚아야 할 것 아냐”(2016.12.4. 8회)하는데, ‘비츨’이 아니라 ‘비즐’로 해야 맞다. 혹 깡패 역 엑스트라 대사여서 맞춤법이 틀려도 상관없다는 안일한 생각인가. SBS 드라마스페셜 ‘사임당, 빛의 일기’도 그렇다. 가령 주인공 사임당 역의 이영애가 아들에게 “우리 은수는 어떤 꼬시(꽃이) 제일 좋아?”(2.9. 6회)라고 묻는 걸 예로 들 수 있다. 말할 나위 없이 ‘꽃이’의 올바른 발음은 ‘꼬치’이다.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도 마찬가지다. 기표 엄마 역의 정경순은 아들에게 “깨끄치 잊고 내려가자”(2.11 49회)고 말한다. 위에 든 사례에서 단골로 등장한 발음상 오류가 ‘깨끄시’가 되어야 할 ‘깨끗이’다. 별도의 교육이라도 해야 할 만큼 광범위하고 심하다. 연기자들의 소양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지적할 것이 있다. 생방송도 아닌 드라마에서 연기자들의 그런 발음상 오류가 바로 잡히지 않은 채 방송되는 것은 작가나 PD의 무성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본리딩 등에서 바로잡아줄 수도 있어서다. 평생을 우리말 살리기 및 글쓰기 교육운동을 해온 고 이오덕은 “방송말이 온 국민의 말을 이끌어간다. 에누리없이 방송인들은 우리 겨레말을 가르치는 스승이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 말이 비단 앵커나 아나운서, 기자들의 방송멘트만을 이른 것은 아닐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지적을 해야 하는지 한심스럽고 답답하다.
혼자 어려운 가정을 이끌고 있는 어머니를 돕고자 공업계고등학교(인천기공)를 선택한 유덕환 학생은 1학년이던 2015년 금형도제학교 학생으로 선발돼 HST(주)에서 현장교육을 받았다. 학교에서 금형 이론을 배우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업체에서 기업현장교사로부터 9가지 공정과 금형 제작기술을 배웠다. 학교와 기업에서 성실히 배운 유 군은 2016년 일학습병행제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유 군처럼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현장중심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2015년부터 교육부가 운영하고 있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독일이나 스위스의 중등 직업 교육방식인 도제식 교육훈련(Dual System)을 한국형으로 바꾼 것이다. 현재 경북기계공고, 창원기계공고, 인천기계공고 등 전국 60개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도제반 학생들은 2년간 학교에서 이론과 기초실습을 배우고 기업에서 현장교육훈련을 받는다. 학교에 따라 일간정시제(오전 학교/오후 기업), 주간정시제(1주일 중 2~3일 학교/2~3일 기업), 구간정시제(1학기 중 2개월 학교/2개월 기업) 등으로 운영한다. 학교와 기업이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기업은 취업까지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학생은 현장성 있는 교육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며 취업할 수 있고, 기업은 맞춤형 인재 양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교육부는 분석하고 있다. 기업체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부락 ㈜에스비비테크 대표이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현장에 혼란을 주지 않을까 학생들의 안전도 걱정됐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현장을 일찍 경험하고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맞춤형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며 “신입사원을 뽑고 재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도제반 졸업생 평균 취업률은 79.8%로 비도제반 취업률 47.7%, 학교 전체 취업률 63.2%보다 32.1%포인트, 16.6%포인트 높다. 교육부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부터 전국 198개 특성화고등학교에 도제학교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시범학교에 적용됐던 기계, 전기, 전자, 화학분야 외에도 정보기술(IT), 서비스, 경영사무 등 다양한 직종으로 영역도 확대하고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교재개발비, 시설기자재비 지원금 22억 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참여 학생 수는 기존 2600명에서 7000명으로 참여기업은 800여개에서 2500개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짧은 기간에 학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은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해 도제식 교육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확대계획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와 산업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업체 수요나 법과 제도적 정비 없이 무턱대고 늘렸을 때 기존 실업계고등학교의 현장실습에서 제기돼 온 문제점들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제식 학교 운영 2년차에 참여한 한 공업계 고등학교 부장교사는 “학생들을 기업과 매칭 시키려면 적합한 업체를 지역에서 찾기 어려운데 지금보다 학교가 많아지면 공단지역 인근에 있는 학교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학교 간에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1994년 처음 시행됐던 2학년 때까지는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받고, 3학년 때 현장에 파견돼 교육받는 이른바 ‘공고 2+1 시스템’이 기업체 부족으로 도입 10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 학생의 기본적 학습권이나 학교생활권 침해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도제학교 담당 교사는 “학교에도 해당 전공 교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제학급 학생들은 학교에서의 관련 전공 교육이 소홀해 지는 경향이 있다”며 “담당 교사도 관련 행정업무 처리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직업교육이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전인 교육차원의 학생의 기본 학습권이 침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초중등교육법 상 교육 받는 고등학생 신분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학습권이 있다”며 “지나치게 취업과 연계된 실습 위주의 교육이 강조되다 보면 기본교과 수업이나 인성교육, 교사와의 상담 등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현장실습생 신분일 때부터 제기돼 온 저임금 미성년자 노동착취 걱정도 해소해야 할 부분이다. 소규모로 운영되던 시범기간과 달리 대폭 확대되면 현장에서 최저임금이나 그 이하를 받으면서 교육과 거리가 먼 비숙련 단순 업무나 허드렛일을 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홍순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 도제교육과 관련한 운영 매뉴얼 보급과 학교와 기업의 주기적인 컨설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도제학교 교육 내실화를 위한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법이 마련되면 도제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 참여 학생의 보호 등이 보다 내실있게 지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교총과 도교육청이 연 1회 이상 학생․학부모 대상 교권보호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교무행정사가 비교과 교사의 업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양측은 17일 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16 교섭․합의 조인식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38개 항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주요 합의사항은 ▲전문직 교원단체 활동 보장 ▲인사제도 개선 ▲교원 근무부담 경감 ▲교육 및 학교 개선 ▲교권 신장 등이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교육전문직 임용 시, 응시자격에 대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영양교사 정원 확보와 2·3식 영양교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청소년 단체활동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고 학교관사에 최신 CCTV를 설치해 안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아울러 쾌적한 교실환경을 위해 난방 시 20도 이상, 냉방 시 26도 이하를 유지하도록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조인식에는 정덕화 강원교총 회장, 민병희 도교육감 등 양측 교섭·협의위원 각 8명이 참석했다. 이번 합의를 위해 강원교총은 지난해 8월 10일, 50개 안건에 대해 교섭·협의를 요구했고 이후 실무협의 2차례, 본교섭·협의위원회 2차례, 교섭·협의소위원회 7차례 등 6개월여의 과정을 거쳤다.
방학을 하루 앞두고 수업 공개에 나선 선생님이 있었다. 읍 단위 시골마을의 여고였는데 학업성취도가 매우 낮고 독감도 유행해 결석생이 많은 상황이었다. 비주얼씽킹 연구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1학기엔 관내 수업연구까지 거뜬히 해낸 실력파 선생님이었지만 그런 악조건에서의 수업공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방학 전 마지막 수업을 의미 있게 마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수업 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우왕좌왕 자리를 못 잡다가 5분이 지나서야 수업준비를 갖췄다. 독감으로 빈자리가 많은데다가 엎드린 사람도 더러 있어 선생님은 도입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선생님은 “이번 방학을 잘 보내고 3학년에 진급하면 내년 겨울방학은 너희들한테 자유지?”하며 ‘규원가’의 뜻풀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규원가는 소식 끊긴 남편을 원망하는 아내의 노래다. 학생들이 한 구절을 읽으면 선생님은 그 구절을 해설해줬다. 전 시간에 배운 상춘곡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분석하며 자세히 접근했지만 규원가는 화자의 정서와 상황을 파악해가며 활동지 빈 칸에 비주얼씽킹으로 정리해보자고 했다. 20년 전 젊고 고왔던 아내가 세월무상을 한탄하는 대목에서 선생님은 불현듯 “20년 전 나도 고등학생이었다”고 말했다. 동안에다 미혼인 선생님이 “여러분 중 한 학생의 어머니와 동갑”이라는 고백을 했을 땐 모두 놀라는 표정이었다. 선생님은 “주인공한테 속절없이 지나간 세월이 선생님한테도 예외는 아니구나” 하시더니 규원가 속 화자의 정서를 간단히 이모티콘으로 표현해 보라고 했다. 젊었을 때 예뻤던 모습과 지금의 늙고 초라한 모습을 비교해 그려두면 이해가 쉬울 거라 했다.(고전 수업 활동지는 좌측에 시구가 적혀있고 우측에 빈 칸을 둬 필요할 때마다 이미지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학생들이 비주얼씽킹 활동을 하는 동안 선생님은 교실을 돌며 그림에 대해 진짜 늙어 보인다거나 아이디어가 좋다는 등 공감해주고 격려했다. 선생님은 토크쇼 진행자처럼 “너희들은 결혼하고 싶니?” 물었고 결혼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끄집어냈다. 언제 결혼할 거냐는 질문에 한 학생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다. 왜냐고 물으니 규원가 속 주인공처럼 남편이 바람피울까봐 싫다고 했다. 어떤 남편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잘생긴 외모, 학벌, 돈, 성격, 요리 솜씨, 해외파까지 거론됐다. 해외파에는 외국인도 해당 되느냐는 질문에 인형처럼 예쁜 2세를 위해서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답변도 나왔다. 선생님의 인생 토크쇼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호기심에 귀를 쫑긋 세웠고 엎드렸던 학생들도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다시 책으로 돌아와 소식조차 없는 남편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복장을 하고 집을 나서 정처 없이 떠돌다가 새로 온 기생을 만나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떨까?” 또 물으셨다. 그 때 돌연 한 학생이 큰 소리로 “이래서 결혼하기 싫다니까요!”라고 외쳤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돌발적인 상황이었다. 수업나눔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지역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정불화로 결손 자녀가 유난히 많은 곳이라 했다. 학생들이 결혼에 대해 허황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선생님은 수업 속에서 인생의 선후배로 학생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삶을 이야기했다. 만약 선생님이 교과서 지식과 입시 위주 문제풀이로 일관했다면 규원가 같은 고전이 얼마나 고리타분하고 지루하게 느껴졌을까? 교실은 이제 막 수업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종료 종이 울렸다. 선생님은 “2분만 더 해도 돼?”라고 양해를 구했고 아이들은 기꺼이 “예”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수업에 열심히 참여한 두 학생을 칭찬하며 나머지 학생들을 이들 곁으로 불러 모았다.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한 형태로 옹기종기 모인 가운데 두 학생은 오늘 배운 내용을 차분히 정리했다. 특이했던 건 두 학생 모두 텍스트로 내용을 정리한 게 아니라 직접 그린 그림에 이야기를 입혀서 스토리텔링하며 줄거리를 요약했다. 오랫동안 공들여 숙성시킨 선생님의 비주얼씽킹 수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림 속 주인공들은 생생히 살아있었고, 여자의 표정은 슬프고 외롭고 불쌍해 보였으며, 젊은 날의 아름다움과 나이 들어 초라해진 모습이 너무도 잘 비교돼 있었다. 쉬는 시간만큼은 단 1분도 양보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두 친구의 설명이 다 끝나도록 규원가 속 화자에 감정이입이 된 듯 조용히 경청하며 수업을 마쳤다.
‘출생 후 첫 18개월 동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 중학교 진학을 앞둔 6학년 졸업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졸업한 제자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듣는 하소연 역시 "중학교가 너무 달라 힘들어요"라는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초 발간한 연구·정책브리프 ‘통’ 4호에서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 어떻게 도와야 하나?’를 다뤘다. ‘통’은 평가원이 현장 교원, 부처 등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발간하는 비정기 간행물로 홈페이지(kice.re.kr) 자료실 내 ‘정기간행물’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번 호에서 평가원은 학생·교사 학부모 설문을 통해 전환기 학생이 왜 어려움을 겪고, 교사와 학부모가 왜 지원하기 어려운지 근거를 밝히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도법 및 정책제안 등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평가원이 내놓은 ‘초·중학교 교수학습 연계 지원 방안 탐색’, ‘초·중학교 교수학습 연계 지원 전략 개발’ 연구를 토대로 도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일단 초등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311명을 따라가며 시기별로 5점 리커트 척도 응답 방식으로 점검한 결과 ‘영어·수학 교과태도’에서 6학년 겨울방학 직후 0.5점 정도가 하락했고 ‘학교행복감’도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다. 그 원인을 알기 위해 초등학교 6학년 584명, 중학교 1학년 264명에게 고민을 들어보니 ‘학업과 평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초·중학교 교사는 교류가 거의 없어 변화의 폭을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고, 학부모들 역시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평가원은 사각지대에 놓인 전환기 학생을 교육해 안정감을 줄 필요성을 언급하고, 이에 도움이 될 ‘중학교 생활 및 학습 지원 자료’를 함께 공개했다. 교사용 지도 자료도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학교 복귀가 불가능한 아이 같았는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설득했더니 무사히 졸업까지 했습니다. 정말 뿌듯합니다." 교육부가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6 학업중단 예방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훈(42·학교부문) 울산 남창중 교사는 수상소감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 교사는 학생생활부장과 2학년 부장을 연이어 맡으며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복귀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4학년도 3명, 2015학년도 5명이었던 학업중단 학생의 ‘제로화’를 이뤘다. 학교폭력도 2년 연속 ‘제로화’다. 남창중은 농어촌 지역에 위치해 결손가정이 많은데다, 학생들이 초·중·고를 줄곧 함께 다니는 ‘끈끈한 관계’ 탓에 중도탈락 학생이 한명 생기면 연이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김 교사는 학교에 대해 불신을 갖고 떠난 아이들, 그리고 위기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교육공동체 간 관계 회복에 주안점을 뒀다. 이에 ‘친구와 함께’, ‘친구 앞에서’, ‘선생님과 함께’, ‘부모님과 함께’로 프로그램 모형을 10여 개 만들어 ‘날마다 꿈꾸는 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 회복에 신경을 썼다. 학생과 상담을 해보니 부모님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한부모 가정인 상황에서 생업에 종사하느라 하루 종일 집을 비워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생과 아버지가 함께 승마와 국궁을 체험하는 ‘부자(父子)데이’, 학생과 어머니가 미술공예를 함께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오해를 푸는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이로 인해 전화를 걸면 무시하던 아버지들이 밖으로 나와 아들과 마음을 치유했고, 딸아이에 무관심하던 어머니는 곽 티슈 나무케이스를 만드는 미술공예 과정에서 심리치료사의 지도하에 조금씩 마음을 맞춰갔다. 김 교사는 "미술공예 교실에서 처음에는 서로 ‘왜 그 색을 썼느냐’ 언성부터 높이던 딸과 어머니는 대화법을 달리 하는 법을 배우고 서로 마음을 누그러뜨려 관계가 점점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전교생의 97.6%가 ‘보통 이상’의 만족감을 보일 만큼 예방 효과를 냈고 학업중단도 ‘제로’를 이뤘다. 그는 그 비결이 ‘인내’라고 강조했다. 떠난 아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한 두 차례 시도로 될 일이 아니었다. 어떤 아이는 6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학교경찰과 협력해 계속 소재 파악과 도움을 요청하고 지역 복지기관과 연계도 꾸준히 이어갔다. 이런 노력 끝에 학생이 학교로 복귀한다 해도 끝이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피하려 한다는 자격지심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등 적응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2학기 때 복귀한 한 아이는 지속적인 상담과 직업진로 프로그램 위탁교육을 통해 미용기술을 익히고 졸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사람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순이 춘천교대 음악교육과 교수, 한윤이 대전태평초 교사, 최유진 서울 문래중 교사 등 대학 음악교육과 교수, 초·중 교사 13명이 학교에서 뮤지컬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안내서 ‘학교, 뮤지컬을 만나다’를 펴냈다. 뮤지컬에 대한 상식, 학교 뮤지컬 운영의 다양한 형태, 교육현장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모범 활동사례들을 두 파트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파트 1에서는 학교 뮤지컬 운영을 위해 숙지해야 할 통합교육과정, 교과수업, 동아리 활동 및 방과 후 활동 등에 대한 사항을 요약했다. 파트 2에서는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관심사에 따라 뮤지컬 수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예시했다. 시, 고전음악,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등을 뮤지컬로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학지사, 1만8000원.
방승호(55) 서울 아현정보산업고 교장이 신간 ‘노래하는 교장 방승호의 마음의 반창고’를 펴냈다. 신체놀이를 이용한 상담 기법으로 정평이 난 그가 어떻게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는지, 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담았다. 방 교장은 1998년 미국 연수 중 간단한 신체활동에도 아이들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는 상담 방법에 감명을 받은 후, 우리나라 현장에 복귀해서 이를 적용해 수많은 청소년들을 변화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새 학기가 되면 호랑이 탈을 쓴 채 학교를 돌아다니고 흡연, 게임중독 청소년을 위해 노래를 작곡해 불러주는 등 ‘괴짜 교장’으로 통한다.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용기를 내지 못한 많은 교사와 부모들에게 길잡이가 돼 줄 만하다. 창비, 1만8000원.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 어떻게 할 것인가? 관리자와 평교사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그 임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부장을 기피하는 것이 담임을 기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연초마다 반복되는 행태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방안이 돌출되지 못하고 있다. 업무는 배정해야 하겠고, 자발적인 부장 지원은 드물어 억지로 앉혀 놓아야만 하는 폐단이 무언가를 새롭게 생각나게 한다. 인사가 관리자의 권한이기에 교사의 지원에 상관없이 배치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배정 뒤에 나타나는 불만과 경력 부족은 업무의 비효율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중간관리자든 담임이든 왜 교사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기피하게 되었는지를 현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대의 흐름이다.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다. 학생의 방종이다. 교육청의 학생 통제 수단 제시가 모호하다. 이런 것 외에도 더 많이 존재하지만 우선 지적만 해도 이렇다. 교사에게 다가오는 업무 부담은 많은데 그에 따른 준비는 부족하고, 혜택도 부족하다. 이제 교사도 가난을 무릅쓰고 학생을 가르쳐야 하고, 자신을 희생해 학교에 헌신하는 그런 자세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바라고, 올바른 기준으로 바르게 살아갈 방안을 현실에서 찾아 행복하게 살아가고픈 생각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승진을 위해 더 학생들에게 학교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이미 예전의 말이 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업무를 마치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좌우명이 교사 모두의 것인 양, 현장에 투시돼 나타나는 것 같다. 중간관리자가 어떻게 하면 학교 일에 솔선수범으로 임할까? 중간관리자가 부서의 부원을 평가하는 기준지침이 있어야 한다. 교장은 교감을, 교감은 부장을, 부장은 부원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부장의 점수를 담임의 점수보다 높여야 하고, 동시에 담임의 점수를 비담임의 점수보다 높여야 한다. 일부에서는 담임이 할 일이 많다고 하나 부장이 총괄적인 면에서는 더 많은 일을 할 위치에 있다. 예전에는 부장의 수당이 담임보다 적었다. 지금은 또 담임 점수가 생기니, 부장 7년을 마치고 점수를 다 획득하니 담임 점수를 얻기 위해 부장을 그만두고 담임을 자청하는 경우가 있다. 참으로 학교 제도상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부장과 담임의 서열이 없기에 부장의 지도가 담임에게 잘 전달될 수 없고, 부장 또한 담임에게 업무 지시를 관리자처럼 할 수도 없다.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장과 담임, 수석교사제의 운영 체계를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담임 경력을 일정 기간 채우고, 부장 경력 7년 이상은 반드시 채우고, 그런 다음에 교감급에 준하는 수석교사제와 장학사를 동시에 선발해 분류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실패로 얼룩진 수석교사제도 올바르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자존감이 상실된 담임·부장·수석교사가 학교 현장을 잘 지켜 간다고 아우성쳐도 그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중간관리자로서 부장이 하는 역할이 너무 많다. 그러나 부장이 한시적인 역할, 모호한 직위이기 때문에 담임이나 부원 지도가 때로는 부작위로 일관되고 있기에 부장으로서의 자존감을 살릴 방안이 마련돼야 학교 업무가 기계에 윤활유를 잘 바른 것처럼 부드럽게 운영될 것이다. 학교의 곳곳을 헤매어 문제를 찾아내어 바로잡는 것은 관리자가 해야 하겠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잘 옮기는 것은 중간관리자의 실행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당초 올해 3월 신규 초등교사 발령을 한명도 못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구시교육청이 3월 1일자로 30명을 발령하기로 해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 대기 중인 예비교원 157명의 발령취소 우려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교육청은 19일 “휴직자 및 퇴직자 등의 소요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30명을 신규로 발령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령 여력 확보 노력을 통해 내년 3월까지 2015년도 합격 미발령 예비교원을 전원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 내 초등 교사 임용이 적체되고 있는 것은 교원 정원감축과 명예퇴직자 수 감소, 복직자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초등 교사 정원 감축은 2015년 82명, 2016년 118명, 2017년 64명 등 계속돼 왔으며, 명예퇴직 교원도 2015년 147명에서 지난해 32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또 지난해에는 휴직 392명에 복직자 385명으로 휴직자가 많았지만 올해는 휴직 283명에 복직 413명으로 복직자 훨씬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2015년뿐만 아니라 2016년과 2017년에 선발한 252명의 예비교원도 발령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임용 대기가 장기화되면서 이들 예비교원은 대구는 물론 경북지역에서 기간제 교사나 기타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발령이 확정된 한 예비교원은 “발령취소 시한인 3년이 다가오면서 이러다 진짜 발령이 취소되는 거 아닌가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임용이 생계와도 관련있는 만큼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기간제 교사 등을 알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구 대구시교육청 초등인사담당 장학관은 “교원 수급은 정원 규모와 퇴직자 수, 휴직 및 복직자 등과 맞물려 조정되는데 올해 모든 요소가 신규 발령을 어렵게 했다”며 “당초 3월에 발령이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교육청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발령 여력을 확보한 만큼 내년까지 교육부에 정원 감축 최소화, 타시도 전출 지원 등을 통해 발령 취소 사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둔 시간이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한 번 살펴본다. 학교폭력 문제, 왕따 문제로 세상이 시끌시끌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수업을 하다 우연히 예전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며 화제가 됐던 초등생들의 답안을 다시 보게 됐다. 시간이 있으면 한번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같은 시험문제를 받는다면 어떻게 답을 적을지 한 번 상상해보라. ‘지금’의 삶에 전력하는 아이들 1번. 초등 5학년 도덕문제. ‘부모님은 왜 우리를 사랑하시는 걸까요?’ 정답은 ‘나를 낳아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같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등. 2번. 초등 1학년 바른생활 문제. ‘교실에서,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잘 지내려면 무엇을 지켜야 할까요?’ 정답은 ‘질서’. 어른 시각에서 이런 답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을 빗나가는 초등생들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답안지가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1번 답으로 "그러게 말이에요", 2번에는 ‘속력’이라고 적었다. 아이들의 엉뚱함과 기발함에 피식 웃고 말았을 것이다. 어른들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이 기발한, 아니 때론 엉뚱한 답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 이유는 아이들 ‘답기’ 때문이다. ‘∼답다’라는 말보다 더 아름다운 말을 나는 알지 못한다. 나무는 나무답고, 계절은 계절답고 사람은 사람다울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지금도 우리 교실은 아이들의 장난과 수다로 시끄럽다. 내가 얼굴에 잔뜩 힘을 주고 조용히 화를 낼 때면 아이들은 진심으로 반성하듯 고개를 숙이고 순간 조용해진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선생님인 내게 꾸중 들은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떠들어댄다. 언제 꾸중을 들었냐는 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내 말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삶의 방식일 뿐이다. 아이들의 아이다움을 엿볼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삶의 방식…. 아픈 기억, 불안에 갇혀 살 건가 아이들은 단지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을 즐기는 것뿐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떠들었기 때문에 야단맞았던 지난 수업시간이 아니라, 지금 자신들에게 찾아온 즐거운 쉬는 시간이다. 과거에 어떤 아픈 일이 일어났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이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이라는 시간에 제 힘을 다해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자주 잊고 사는 삶의 진실, 행복이란 ‘지금’이라는 시간에 몰두해 사는 것이라는 걸 아이들은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잊어도 좋을 아픈 기억조차 잊지 않고 사느라 어른들의 삶은 얼마나 고달픈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미래를 지레짐작으로 걱정하느라 우리 어른들의 오늘은 얼마나 눈물겨운가. 이제 우리도 ‘지금’이라는 이 멋진 시간에 몰두하고 살아가자.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 아름다워지는 비결이다. 우리의 삶이 삶다워지는 비결이다. 2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둔 오늘, 아이들에게 또 인생 훈수 한 수를 배운다.
지난 2월 17일자로 2017학년도 대학입시(수시, 정시포함)가 모두 마감되었다. 이에 일선고교는 대학 진학률을 분석하고 대학입시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한 언론의 2017학년도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 발표는 단 한명도 서울대 합격을 배출하지 못한 알선학교에 더욱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 분석결과, 특목고와 자사고가 강세를 보였고 일반고의 경우 일부 고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교가 서울대 합격률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수도권 소재 고교가 지방소재 고교보다 서울대 진학률이 더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학종시대, 입시전형이 일반고에 비해 특목고와 자사고에 더 유리하게 적용된 탓도 있지만 갑자기 어려워진 수능 또한 특목고 학생의 서울대 진학률을 올리는데 한몫 했다고 입시전문가는 말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어려운 불수능으로 일찌감치 재수를 결심한 일반고 출신의 수험생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여하튼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명문고의 기준이 서울대 진학률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에 씁쓸한 생각이 든다. 이것 때문일까? 일부 학교는 오로지 서울대 진학률을 올리기 위해 모든 교육과정을 서울대 입시 전형에 맞춰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아이들이 모교의 명분 때문에 학교의 등살에 떠밀려 자신의 적성과 관계없이 서울대에 진학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고교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부 언론 매체의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 발표는 자제돼야 할 것이다. 명문고의 기준은 서울대 합격자수가 아니라 학교가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실천하여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가 진정 명문 고등학교가 아닌가 싶다.
대선 공약으로 떠오른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책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해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연구모임인 더미래연구소도 ‘차기 정부 조직 개편’ 토론회를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독립적 국가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구로 설치하되 입시관리·구조조정 등 대학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처를 두며, 초중등 교육정책은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사, 학부모, 여야 정치권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해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해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날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권한과 체제를 과감하게 축소해 유초중등 교육은 교육감에게 완전 이양해 교육자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학 교육은 대학교육협의회 등 대학에, 국가 교육의제나 교육개혁 등은 정치 중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에 맡기자고 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교육부가 발단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그렇다고 교육부 폐지까지 주장하는 것은 능사도 아니고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우려가 크다. 우선 시도 교육청의 권한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수준의 교육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 추진할 중앙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철 경기 흥천중 교사는 “국가 수준의 교육 연구나 비전 제시를 위해서 교육부의 기능은 필요하다”며 “다만 이번 정부의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갈등만 조장하는 등 고유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게 했다”고 지적했다. 박상재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수석교사는 “현재 교육부의 근본적 문제는 정책 수립이나 실행과정에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지시하는 형태인 점과 대입 정책을 너무 자주, 복잡하게 바꾸는 것”이라며 “부처 폐지가 핵심이 아닌 만큼 이같은 근본 문제를 개선해 교육부를 존치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해도 정치적 독립성,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본래 목적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높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안마다 정치적 논쟁으로 흐르는 사례에서 보듯이 국가교육위원회도 위원 구성부터 정당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돼 현실적으로 독립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총도 “합의제 기구로 인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거나 주고받기식 타협이나 다수결로 정책이 결정될 경우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또 “의사결정이 지연돼 학생의 건강, 안전을 확보해야 하거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취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상이나 교육부 존폐 여부에 따른 법체계상의 문제, 지역간 교육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근 동아대 교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행정부, 국회로부터도 독립적인 위상을 갖게 될 경우 입법, 사법, 행정의 3부에 더해 일종의 제4부가 등장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헌법기관이 아닌 국가교육위원회가 헌법기관인 행정 각부에 속하는 교육부를 사실상 지위, 감독하는 것은 헌법체계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와의 업무 중복 문제가 발생해 혼란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도 "학교현장이 교육감 이념에 따라 가르치는 게 달라져 영·호남 지역 학생들이 배우는 게 다르면 악영향이 크다"며 "교육부 폐지는 동의하지 않고 단지 교육부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 교사가 됐을 때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갑갑했습니다. 아이들은 학습된 무기력감에 빠져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거나, 열심히 하자고 결심하고도 금세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죠. ‘시간관리장’은 학생들이 꾸준하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주승열 경기 덕소고 교사가 ‘시간관리장’을 만들게 된 건 2008년 학급에서 재미삼아 해본 ‘성적 올리기 대회’가 계기가 됐다. 전교 꼴찌였던 여학생이 평균 27점이 올라 전교등수가 334등이나 오르면서 우승을 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학생들이 무기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스스로 만들어낸 진정한 한 번의 성공이 필요하다”며 “능력에 맞게 하루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보면 매순간 작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개발한 시간관리장은 학습 계획 세우기, 미션 수행, 멘토링 피드백 등의 단계를 거쳐 우승자를 가리는 성적 향상 프로젝트다.매년 수없이 다양한 학습 플래너가 제작되지만 곧 사라진다. 플래너 자체만으로는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 교사는 이런 점에 주목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동기를 유발하고 재미있게 참여하기 위해 대회를 만들어 게임을 하듯 몰두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대회명은 ‘슈퍼스터D’로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따왔다. 기획, 홍보, 점검, 평가, 피드백에 이르는 모든 운영은 학생기획단이 맡는다. 주 교사는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한 현실을 감안할 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교사들을 힘들게 하면 절대 정착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학생 자치활동과 연계했다”고 설명했다.우선 연초에는 동기부여강의를 통해 참여 문화를 조성한다. 이후 1년 동안 개인전, 반대항전, 네 번의 지필평가 준비를 위한 ‘21일간의 기적’ 프로그램, 전문가에게 직업의 세계를 들어보는 ‘게릴라 특강’, 선배들의 진학 노하우를 전수받는 ‘슈케치북’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예를 들어 21일간의 기적이란, 중요한 시험 전 21일 동안의 목표와 일과를 짜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시험과목, 학습자료, 범위, 과목특성, 학습가능 시간 등을 고려해 큰 틀을 세워 그에 맞는 주간계획표를 작성하고 실천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미션들을 수행하고 기획단 친구들에게 점검 받는다. 시험을 마친 후에는 느낀 점과 성과를 소감문으로 작성하고 기획단은 계획표, 미션, 소감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우승자를 선발한다.지난해 우승했던 김진하(연세대 입학예정) 양은 “잘 하고 있는 건지 의심되는 순간도 많았지만 ‘간절함은 기적을 만든다’는 슈퍼스터디의 모토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 덕분에 1차 지필평가 때 점수가 좋지 않았던 국어, 수학을 모두 100점 맞았다”며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었던 중심에는 3년 동안 함께해온 시간관리장과 슈퍼스터디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주 교사는 “단순 성적순이 아니라 성실도, 진실성, 변화의 폭을 기준으로 삼아 우승자를 뽑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친구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본 다른 친구들도 함께 자극받아 다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공부에만 매달리다가 자칫 놓치기 쉬운 정신건강과 신체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는 ‘몸짱맘짱’ 코너도 있다. 학생들이 건강한 자기발전을 하면서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가 있다.그는 “슈퍼스터디를 통해 변화된 친구들이 벅찬 목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요즘 슈퍼스터디를 처음 시작했던 제자들이 선생님과 함께 꿈꿨던 것들이 진짜 이뤄졌다며 취업소식을 전해오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현재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 학교는 덕소고를 비롯해 경기 신천고, 중국 한국소주학교, 경기 판곡중, 경기 서종중 등 5개교다. 시간관리장은 매년 수정‧보완돼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발간된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시간관리장 구매는 슈퍼스터디 홈페이지(superstudy.kr)에서 가능하다. 시간관리장 활용 꿀팁 -일일 학습계획 작성 시 과목, 교재, 분량 반드시 쓰기-같은 과목을 동일한 줄에 쓰면 일주일 학습량 확인 가능 -계획표 상단의 메모공간에 일주일 다짐 써보기 -색깔로 과목을 구분하고 주요과목 중심으로 우선순위 정하기 -계획표 하단의 ‘today is’란에 하루를 돌아보며 정리하기 -예상 시간과 실제 소요시간 적고 평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
2월. 대학의 졸업시즌이 찾아 왔다. 그러나 졸업식장은 주인공인 학생들이 나타나지 않아 썰렁 그 자체이다. 더군다나 심각한 취업난으로 매년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학과 취업률에 따라 졸업식 참여율 또한 대조를 이루었다. 취업률이 저조한 일부 학과의 경우, 졸업식 참여율이 30% 미만에 그쳐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이는 청년실업자가 얼마나 많은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일부 대학은 졸업식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대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각각 초대장과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졸업식에 참여할지 미지수라 했다.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시기, 대학생들은 대학의 졸업식에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취업률에 따라 대학 졸업식의 참여율이 결정된다는 사실에 씁쓸함마저 감돈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이와 같은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한 대학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매년 졸업식이 끝나면 대학의 학과사무실은 찾아가지 않은 졸업장으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했다. 이제 대학은 상아탑이 아닌 청년실업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히 염려스럽다.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전문 교사를 확충하고 교육 이수 시간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 주최로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 대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와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은 SW교육 의무화에 따FMS 과제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오영배 수원여대 교수는 “소프트웨어 전문 교사가 학교수 대비 초등학교는 0명, 중학교는 0.3명, 일반고는 0.7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교사 양성과 재교육 강화를 요구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며 “우리도 주당 1시간 이상으로 이수시간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인도에서는 초등 1~4학년은 주당 1시간, 초등 5~8학년은 주당 2시간, 중학교 9~10학년은 주당 5시간을 필수화하고 있고 프랑스도 초·중에서 주당 1~2시간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우리는 초등 3년 동안 17시간, 중학교 3년 동안 34시간 이상을 의무화해 각각 주당 0.13시간, 0.25시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 교원도 수업 시수 확대를 요구했다. 조수연 인천 제물포중 교사는 “컴퓨팅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현재 계획된 수업 시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은 매우 비슷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차별화되면서도 연계성 있는 표준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전문성 있는 교사를 통한 체계적 교육과정을 요구했다. 학부모 신혜인 씨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보니 학부모들은 다른 과목처럼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학원을 찾고 있다”며 “학교에 인프라는 제대로 구축돼 있는지, 선생님들은 전문가인지, 커리큘럼은 제대로 개발된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외고 2학년 황정호 군도 “친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해보니 코딩을 배워본 학생은 80% 이상이었고 그 가운데 학교에서 배운 학생은 21%였다”며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유초중등 교원도 휴직 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교육희망포럼 등이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유초중등 교원의 피선거권 제한은 평등성에 위배되며 교육 정책의 현장성 결여와도 직결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 발표에서 신옥주 전북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규정은 이승만 정부가 공무원을 부정선거에 동원한 전례에 대한 반성으로 공무원을 외압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미였지만 1963년 헌법부터는 정치적 기본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변형됐다”며 “기본권의 주체인 국민으로서의 정치활동까지 금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 교원과 달리 유초중등 교원만 정당가입이나 정치활동을 금지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지자체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것과 달리 교원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직을 그만두도록 한 것도 선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르스틴 폴 독일 마인츠 대학 교수는 “독일에서도 교사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은 업무 수행명령, 정치적 절제의무는 있지만 어떠한 정치 참여 금지도 없다”며 “다만 수업 시간에는 논쟁사항을 균형있게 다루고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면 안된다는 합의사항은 지켜야 한다”고 소개했다. 토론자들도 교원의 피선거권 제한이 지나친 기본권 침해라는 데 공감했다. 조흥순 중부대 교수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이유로 교원에 대한 정치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것은 헌법상 원칙에 반한다”며 “우선 교육감 선거에서 초중등 교원들이 휴직 상태로 출마할 수 있게 자격 요건을 설정하고 교육 공약에 대해 교원과 교원단체의 찬반 표시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장 전문가인 교원이 정치적 과정에 개입할 통로가 제약돼 정치·경제 논리를 앞세운 교육 정책이 남발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원에 대한 정치적 기본권을 대통령령 수준에서 제한하고 있는 법적 체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유초중등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법률이 아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이라는 대통령령으로 제한하고, 직무와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전인격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교원 단체에 대해서도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까지 대통령령으로 막고 있는 만큼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법률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과 교육부장관, 교육감 등 행정부로부터의 정치적 간섭을 배제할 수 있도록 외부의 부당한 압력 행사에 대한 제재 규정 마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