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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O에 맞는 옷차림 좀 하세요.” TPO는 때(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의 약자이다. 줄임말이 낯설다 느낄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초등학교 실과 시간에 배웠을 옷차림의 기본 원칙이다. 실제로 실과 교육과정에는 ‘옷의 기능을 이해하여 때와 장소,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적용한다’는 성취기준이 있다. 교사에게 TPO란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난다’이다. 어린 학생을 만나고 그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특수성이 교사의 옷차림에 영향을 미친다. 해리 왕·로즈메리 왕의 좋은 교사 되기에서는 좋은 교사를 만드는 조건에는 긍정적인 기대가 있으며, 그 기대 요소 중 하나가 교사의 옷차림이라고 했다. ‘성공하는 교사의 옷차림’이라는 챕터에서는 교사는 옷을 잘 입는 만큼 인정받을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옷으로 말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전문적이고 신뢰감 있는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옷으로 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점은 2020년에도 변함없다. 그러나 이 책이 미국에서 The First Days of School: How to be an Effective Teacher이라는 제목으로 발행된 시기가 1991년이었다는 사실은 새로운 의문을 남긴다. 30년 전 미국 교사의 스타일,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 2013년 한국 교사의 스타일과 2020년 한국 교사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을까? 성공적인 교사의 옷차림에 대한 기준을 묻다 전문성과 신뢰감을 담은 교사의 옷차림이란, 어떤 스타일을 말하는 걸까. 2030 교사들도 여성이라면 블라우스와 슬랙스, 또는 H라인 스커트를 떠올리고 남성이라면 셔츠에 정장바지를 떠올릴까? 2011년 첫 발령을 받았을 때 필자는 매일 정장 투피스나 바지정장에 블라우스를 입고 다녔다. 부모님이 새로 마련해주신 옷 세 벌 정도를 매일 돌려 입었다. 우리 반 학생은 “선생님은 왜 맨날 이런 옷만 입어요?”라고 물었지만, 선배 선생님들은 “신규교사로서 용모 단정하고 자세가 되었다”라고 하셨다. 10년이 다 된 지금, 그때의 나를 솔직하게 돌아보자면 나는 단지 사회초년생으로서 금전적 여유도 없었고, 전문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멋스럽게 꾸밀 만한 패션감각이 없었던 것뿐이다. 그럼에도 다른 패션을 시도하지 않고 신규 1년간은 정장스타일로 입었던 이유는 ‘신규’라는 이유로 ‘비전문적’이라거나 ‘권위가 없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 그때는 옷차림이 주는 후광효과를 활용한 셈이다. 일 년 내내 블라우스와 정장의류를 입고 다녔던 나는 조금씩 니트 등 편안한 복장을 입기 시작했다. 6학년 담임을 한 2년 차부터는 검정색 바람막이 점퍼를 교복처럼 입고 다녔다. 안에는 캐릭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을 때도 많았다. 기억 속 나는 6학년 아이들과 춤추고, 매일같이 체육 등 바깥 활동을 하며, 책상과 사물함 위를 오르락내리락 한 적이 많았다. 복장이 편해야 활동이 편하고, 학생들과 마음 편히 교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다. 어쩌면 교사의 권위란 옷차림에 힘을 준다고 생기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옷차림이 편했던 그 시절 나는 그 어느 해보다도 학생들과 가까웠다. 성공적인 교사의 옷차림이란 해에 따라 학급 분위기와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내본다. 인터넷 교사커뮤니티에 종종 ‘출근 복장으로 트레이닝복은 안 되나요?’ 같은 질문이 올라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하게 입고 싶은데 안 좋게 보이겠냐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유난히 많은 조회수와 댓글 수를 기록한다. 댓글의 관점은 매우 다양하다. ‘학교도 직장이니 TPO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학생이랑 생활하는 게 교사의 일이므로 학생과 생활하기에 교사가 편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올린 교사가 한 번 더 확인과 인정의 단계를 거치기 위해 글을 썼다는 사실, 수많은 댓글과 좋아요(공감표시)가 ‘교사다운 복장이 갖추어야 할 요건이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점은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많은 교사가 자신의 직업과 복장의 역할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물론 ‘교사의 복장이 조금 더 자유로워야 할 필요가 있다. 옷부터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반대의견 못지않게 많다. 쌤스타그램과 교단 사이, 자기표현의 욕망이 있다 교사 Y는 교무실에 가기가 무섭다.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이의 치마를 골라 입는 것뿐이고 실제로 요즘 옷가게에서는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정장 스커트를 찾기가 힘든데 교감선생님께 옷차림에 대해 지적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교사 H는 히피펌을 했다가 “단정치 못하다, 웬 보헤미안이냐”는 뒷말을 들었다. 교사 J는 밝은 갈색으로 염색하고 파마를 했다가 교감선생님에게 ‘남자가 무슨 파마 염색이냐’는 말을 들었다.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문제는 단정함의 기준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평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수준의 복장까지 지적받고 바꾸길 강요당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스트레스라는 점이다. 특히 ‘이 정도가 왜 문제가 되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때는 더욱 내적·외적갈등이 깊어진다. 교사로서 문제가 되지 않는 복장이라는 기준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쌤스타그램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진 위주의 SNS인 인스타그램에는 #쌤스타그램 이라는 태그를 단 사진이 많이 올라온다. 쌤스타그램이라는 태그를 꼭 학교 교사만 붙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교무실 책상, 교실 칠판 앞에서 셀카로 찍은 사진들은 그 중 상당수가 학교 교사들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쌤스타그램 속 교사들은 회색이나 밝은 노란색 머리로 탈색한 경우도 있고 평소 학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복장보다는 학교 밖에서 노출된 복장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학교에서 레깅스나 조금 편안한 수준의 평상복 같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경우도 많다. 화려한 네일아트도 이제는 익숙한 멋내기 옵션이다. 특히 여행 중인 교사들의 모습은 더 자유롭다. 여성은 짧은 반바지, 끈으로 된 민소매 원피스나 탑 스타일의 상의를 입은 경우도 많고 남성은 민소매 상의에 반바지를 입은 경우도 많다. 이런 스타일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부적절’하지 않은 흔한 패션 스타일이다. 그들은 멋스럽기도 하고 자유로운 느낌까지 주는 ‘힙한’ 패션코드가 자신에게 어울리면 당당하게 취한다. 2030 교사들은 대중문화나 해외 경험 등의 영향으로 선배세대보다는 더 다양하고 개방적인 패션스타일을 접하고 실제로 직접 선택하기도 한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타투 또한 보수적인 시선을 고려하여 교사로서 드러내놓고 하기 힘들 뿐, 관심을 가지고 언젠가 할 계획이 있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 이미 한 교사들도 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젊은 세대에게 패션코드로 읽힐 수 있는 모든 수단은 2030 교사들에게도 자기표현의 수단이 된다. 교사의 복장에 대하여 사람마다 한계로 설정해놓은 내면의 기준은 있겠지만, 2030 교사 인구 전체를 놓고 본다면 그들이 관심을 갖는 패션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그러니 ‘문제 되지 않는 복장’에 대한 생각이나 한계선도 다양하고, 가끔은 그런 개성이 학교 안에서는 무난함과 난해함의 경계에 놓이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존중의 기준에 대하여 밀레니얼 세대와 비슷한 개념인 N세대 교사는 최근 10년 이내에 교직에 들어선 세대를 말한다. N세대 교사의 교직생활에 관한 질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N세대 교사들은 복장에 대해 ‘구성원으로서의 나’보다는 ‘개인으로서의 나’를 표현하는 일환으로 눈치껏 ‘적당한 수준으로 튀지 않을 정도로만 차려입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 대상으로 참여한 교사들은 학부모 앞에서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단정하게 입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너무 파격적이지만 않으면 찢어진 청바지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교사로서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직장에서 허용되는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교사다운 복장’을 강조한 선배세대와 다른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연구는 밝혔다. 2030 교사들은 학교 안팎의 패션에 대한 온도 차이가 분명 있음을 느끼고 가급적 학교와 사회가 요구하는 ‘교사의 TPO’에 맞는 복장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가끔 모호한 기준이 차별적으로 적용된다고 느낄 때는 그들도 저항하고 싶은 마음을 느낀다. 교사 B는 스포츠 브랜드의 갈색 슬리퍼를 교내용 실내화로 신었다. 동학년 선배교사가 어느 날 “디자인이 단정치 못하니 다른 디자인의 검은색 슬리퍼로 바꿔 신으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교사 B가 분개한 것은 단순히 복장 지적을 받았다는 점이 아니었다. 다른 고경력 교사는 매일 등산복을 입는 데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교사 B는 반감을 느낀다. 2030 교사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실행력은 확실히 선배세대와는 조금 다르다. 단정함이라는 말로 합의되지 않은 기준을 강요하기보다는 차이를 존중하고 인식의 틀을 넓히면 교사가 학생에게 옷차림으로 전할 수 있는 메시지도 더 다양하고 창의적일 수 있다. 다만 경력이나 성별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바라보지는 않는지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만화 한국전래동화 ‘도깨비 이야기’ (곽기혁 지음, 스튜디오 돌곶이 펴냄, 184쪽, 1만2000원) 한국문화를 재밌게 볼 수 있게 그려낸 어린이 만화 시리즈. 1편 호랑이 이야기에 이어 도깨비와 관련된 전래동화 4편을 엮었다. 무섭고도 친근한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될까? 진짜 친구란 어떤 걸까? 먼저 베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싫은 음식을 좋아하게 될 수 없을까?’ 네 가지 교훈을 다룬다.
참새를 따라가면 (김규아 지음, 창비 펴냄, 44쪽, 1만3000원)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외로운 마음을 달래는 아이와,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아주는 참새들의 우정 이야기를 그렸다.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참새들은 무엇을 할까?’, ‘내가 참새가 되면 어떨까?’ 하는 아이의 물음에 공원에서 지저귀던 참새들은 같이 놀자고 손짓한다.
인공지능시대, 십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정재민 지음, 사계절 펴냄, 272쪽, 1만4800원) 유튜브·소셜 미디어·메신저 등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콘텐츠는 무궁무진해졌지만, 청소년들의 미디어 편식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청소년들의 콘텐츠 선택은 더욱 편중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담은 미디어 리터러시 입문서.
과학이 어려운 딸에게 (마리 퀴리 · 아자벨 샤반 지음, 최연순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160쪽, 1만1500원)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을 수상한 위대한 과학자 마리 퀴리에게 과학수업을 듣고, 이를 기록한 이자벨 샤반의 강의노트를 그대로 옮겼다. 마리 퀴리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쉬운 일상적인 현상 속에서 과학원리가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스프린트 (이재훈 지음, 비엠케이 펴냄, 448쪽, 1만9800원) 21세기의 원유로 비유되는 빅데이터가 비즈니스 원천이 되었고, 데이터의 가치를 찾고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역량이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세상이다. 변화와 불확실성 시대의 생존방법과 승리 노하우를 제시하는 책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학습과 일, 삶과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엄마의 사랑법 (장성오 지음, 메이트북스 펴냄, 256쪽, 1만5000원) 내 아이를 사랑한다고 확신하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하는 엄마들을 위한 책. 양육의 기본인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며,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특별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이를 가장 행복한 존재로 만들어주기 위해 엄마가 배워야 할 사랑에 대해 말한다.
0.1%의 비밀 (조세핀 김 · 김경일 지음, EBS BOOKS 펴냄, 264쪽, 1만5000원) EBS 부모특강 ‘0.1%의 비밀’을 통해 화제가 된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경쟁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존감·창의력·자존감의 중요성과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법을 알려준다. 또한 인공지능시대에 핵심역량인 창의성에 관해 설명한다.
슬기로운 온라인수업 (김서영, 김재현, 박종필, 홍지연 지음, 뜨인돌출판 펴냄, 236쪽, 1만5000원) 코로나19 이전에 온라인·스마트 원격수업을 도입하고자 노력해온 현직 교사 4인의 노하우와 경험을 담은 책. 새로운 교육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교사들에게 효율적인 현장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스템 개선을 고민 중인 교육당국에 적절한 방향을 제시한다.
로버트 좀머(Robert Sommer)의 연구에 따르면 고밀도 교실은 자극과 스트레스가 높고 긴장을 만든다. 공간은 쉽게 번잡해지고, 상호 간섭을 일으키며,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교사는 쉽게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 효과적인 상호작용은 반경 60cm 내외에서 발생한다. 너무 근접할 경우 상호작용에 문제가 발생한다. 랜디 와이트(Randy White) 연구에 따르면 고밀도 환경에서 어린이는 행동장애를 일으키고 공격성이 높아진다. 보다 경쟁적이게 되고 활동성 수준이 감소한다. 또한 놀이참여도가 낮아진다.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도 낮다. 종종 혼자 노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진다. 연구에 따르면 유아 교실의 경우 어린이 1명당 4.18~5.01㎡를 필요로 한다. 케네스 테너(Kenneth Tanne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과밀교실이 학생들에게 해로울 수 있고, 학생들이 학교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과 높은 표준시험 점수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를 참조할 때 더 넓은 교실이나 열린교실은 교사와 학생 간의 적절한 상호작용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물론 학생 상호간 상호작용에서도 마찬가지다. 열린교실운동의 확산과 실패 개방된 공간은 반면에 가시성과 접근성이 높다. 닫히지 않은 공간은 활동 기회를 높인다. 또한 열린공간은 독점할 수 없고 기본적으로 공유된다. 열린공간은 지속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을 의미한다. 열린공간은 규제나 권위·통제로부터 자유로운 비위계공간이다. 능력의 차이와 무관하게 모든 학생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개방된 학습공간은 자연채광이 되고 자연환기가 일어나기 때문에 갇힌 느낌이 들지 않는 공간이다. 이러한 열린공간에 대한 인식과 ‘교육은 어디에서나 가능하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열린교실운동이 일어났다. 영국의 열린교실은 교실배치방법과 학생교육방법을 포함하여 전통과 권위에 의문을 제기한 60년대와 70년대의 사회적·정치적·문화적 변화를 반영한 운동이었다. 영국의 영향을 받아 1970년대 열린교실운동이 미국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았지만, 역시 빠르게 사라졌다. 한국에서도 90년대 열린교실이 실험되었지만, 실패했다. 공간의 변화를 뒷받침할 교육과정의 혁신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열린교실운동의 영향을 받아 수천 곳의 초등학교가 교실 벽을 철거했다. 이동식 칸막이를 배치하고, 대규모 및 소규모그룹 프로젝트를 위해 개방된 학습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모든 연령대의 학생들이 같은 공간을 사용했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변화는 물리적 공간의 급격한 재구성을 쫓아가지 못했고, 교사들은 기존 교육관행을 탈피하지 못했다. 많은 교사들이 기존의 교육방법에 집착하여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는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개방형 교육방식을 완전히 수용하지 못했다. 여전히 학생중심보다는 교사가 중심이었다. 한국에서 과거 열린교실의 실험은 물리적인 공간변화도 제대로 시도하지 못했고, 교육과정의 변화 차원에서도 실패했다. 이미 80년대에 미국에서 학교들은 열린교실에 등을 돌렸고, 다시 교실과 복도 사이에 벽을 세우기 시작한 때였기 때문에 지속할 동력도 상실했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는 열린교실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데 있었다. 새로운 21세기 열린교실 유형 21세기 들어와 세계 곳곳의 현대 학교들은 앞에서 소개한 공간이론과 교육관련 연구의 영향으로 다시 개방형 교실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다만 새롭게 부활한 열린교실운동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20세기 초반의 두 가지 교육공간 모델의 원형이었던 시골의 원룸 주택형 학교와 1970년대 열린교실을 조합한 형태로 재등장했다. 새로운 열린교실 모델은 구획된 교실과 열린공간을 조합한 학습공간이다. 현대 학교들은 접이식문이나 미서기문이나 미닫이문, 가변 벽체, 커튼, 간이 칸막이, 가구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교실을 때로는 분리하고, 때로는 연결하고 확장해서 개방감 있고 유연하게 여닫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열린교실 유형의 모델로 스톡홀름의 비트라 텔레폰플란(Vittra Telefonplan) 학교는 밀도가 높지만 개방된 열린 학습환경을 독특한 디자인의 구조물들을 기발하게 활용해서 구획을 나누고 있다. 전통적으로 구획된 공간과 달리 ‘닫힌 듯’, ‘열린 듯’, ‘나뉜 듯’, ‘열결된 듯’한 공간들의 변주를 통해 새롭고 기발한 학습공간을 조성했다. 또 다른 사례는 샌프란시스코의 브라이트웍스(Brightworks) 학교이다. 천장이 높은 넓은 창고였던 곳을 학교의 메이커스페이스로 만든 곳이다. 학교 메이커스페이스 사례로 이미 국내에도 소개된 곳인데, 인테리어 가구나 합판을 이용해서 임시회의 공간, 미술 스튜디오, 과학 실험실, 제작실, 도서관, 실험실, 주방 및 식당과 같은 구역을 나누고 있고, 공간 구획은 지속적으로 바뀐다. 교실의 투명성과 수업 흥미도 부분적으로 구획된 공간에 통창이나 큰 유리창으로 벽체를 구분해서 가시성(투명성)을 높이면 시각적 개방성을 높일 수 있다. HTH(High Tech High) 학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01년 로웰 밀켄가족재단과 마크 테이퍼재단, 아만슨재단의 지원금으로 설립된 공공 민간 교육벤처 학교다. 21세기형 학교로도 주목받는 HTH(High Tech High) 학교는 자율적인 비공식 학습을 장려하고, 수업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다른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교실을 온통 투명하게 만들었다. 우리로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유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교실 안의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약간의 산만함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 일반적 선입관과 달리 학습공간의 가시성(투명성)은 학습환경 내에서 흥미로운 자극을 만들어 지루함을 걷어내는 효과가 있다. 교실 외에도 이 학교의 행정실은 내부 창문을 통해 공용공간과 도서관을 볼 수 있고, 아이들은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장점이 많다.
금리란 뭘까?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렸으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립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회사채 이자율은 올라가고, 회사채 가격은 내려갑니다. 만약 내가 카드값을 제때 갚지 못하면 연체이자율이 적용됩니다. 세상 모든 것의 값을 결정하는 균형자(EQUALIZER)는 바로 이 ‘금리(INTEREST)’입니다. 누군가의 소비는 누군가의 소득이 된다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렸습니다. 그럼 물가가 오릅니다. 수요보다 넘친 돈의 양만큼 정확하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돈의 양은 그대로인데 돈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모든 사람의 주머니가 가벼워집니다. 그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합니다. 시장의 돈을 흡수하는 겁니다. 요즘은 이렇게 합니다. 중앙은행이 매주 한 번씩 시중은행에 채권을 파는 시장을 엽니다. 이 채권의 금리를 올립니다. 1%였던 금리를 2%로 올렸다면, 이제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으로부터 더 비싼 값으로 돈을 융통해야 합니다(이렇게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목표치에 맞게 조금씩 금리를 조정해 나간다). 더 높은 이자율로 돈을 조달해온 시중은행은 더 높은 이자율로 대출을 해줍니다.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아집니다. 반면 이자율이 올라가면 은행에 예금을 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돈이 자꾸 은행으로 흡수됩니다. 돈이 부족하면 재화나 서비스의 수요가 줄어듭니다. 손님이 줄어듭니다. 운동화 가격이나 미용실 가격이 떨어집니다. 시중 물가가 내려갑니다. 이렇게 물가를 잡습니다. 이게 원래 중앙은행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자꾸 가라앉습니다. 자꾸 가격이 내려갑니다.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입니다. 그럼 공장은 생산을 줄이고, 직원을 해고합니다. 그럼 중앙은행은 이번엔 금리를 내리고 시장에 돈을 더 공급합니다. (같은 방법으로) 시중은행은 더 싸게 돈을 융통하고, 이제 대출 이자율은 그만큼 낮아집니다. 그럼 오랫동안 치즈핫도그 가게를 계획하고 있던 마이클의 이자부담이 줄어듭니다. 마이클이 결국 치즈핫도그 가게를 오픈합니다. 동네주민들이 월 100만 원어치씩 치즈핫도그를 사 먹습니다. 누군가의 소비는 누군가의 소득이 됩니다. 그렇게 경기가 살아납니다. 아무리 돈을 찍어내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물가 마이클이 100만 원 매출을 올리면 대한민국의 GDP가 100만 원 정도 올라갑니다(만약 다른 주변 식당의 매출이 핫도그로 인해 떨어지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소비가 늘면 이렇게 다 같이 부자가 되는 겁니다. 돈을 풀면 은행의 곳간에도 돈이 쌓이고, 은행은 그럼 예금 이자율을 낮춥니다. 순댓국장사로 돈을 많이 번 레이첼은 예금을 하는 대신 그 돈으로 미뤄왔던 피아노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소비가 더 늘어납니다. 경기가 좋아집니다. 미용실 원장님은 가격을 올립니다. 이렇게 디플레이션을 막아냅니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원래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파티 그릇을 치우는 사람(Take away the punch bowl just when the party is getting started/윌리엄 맥체스니/9대 연방준비위 의장)’입니다. 한참 분위기가 좋을 때 ‘이제 집에 갈 시간입니다’며 분위기를 깨는 역할입니다. 경기가 뜨거워지고 물가가 오를 조짐을 보이면, 시중에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인플레이션 파이터(Inflation Fighter)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좀처럼 물가가 잘 오르지 않습니다. 양적완화로 중앙은행이 아무리 돈을 찍어내도 물가가 조금 오르다 맙니다. 그러자 각국 정부는 이제 마음 놓고 더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냅니다. 그래도 경기가 자꾸 가라앉습니다. 그러자 이제 중앙은행은 물가를 올리는 기관으로 변해갑니다. 미 연방준비위(FED)는 급기야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0’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돈값을 받지 않을 테니 누구든 돈을 더 빌려 가라고 외치는 겁니다. 모든 재테크의 시작점에 ‘금리’가 있다 수십 년 동안 물가 안정이 정책목표였던 우리 한국은행도 몇 해 전부터는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소방관이 불을 붙이러 다니는 것과 같다). 한국은행은 올해도 물가를 2% 정도 올리는 것을 목표(Inflation Targeting)로 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이렇게 우리 시장을 식히거나 뜨겁게 합니다. 이자를 결정하고 그래서 결국 수익률을 결정합니다. 그러니 모든 재테크의 시작점에 ‘금리’가 있습니다. 금리는 우리 일상 곳곳에서 숨 쉬고 있습니다. 만약 내가 신용이 좋다면 은행은 2%대로 신용대출을 해줍니다. 하지만 신용이 좋지 않은 사람은 대출이자율 10%에도 대출을 해주지 않습니다(은행은 약자에게 큰 이익을 보고 강자에게 조금의 이익을 본다. 아주 약한 사람과는 거래하지 않는다). 은행은 ‘이자율’이라는 장치로 시장의 신용을 평가합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용이 좋은 정부는 아주 낮은 이자율로 국채를 발행하지만,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는 1달러의 국채도 발행하지 못합니다. 지난달 우리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더 채워놓기 위해 해외에서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를 발행했습니다. 유로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로 7억 유로를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이자율은 ‘-0.059%’. 한국정부가 돈을 빌리는데,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가 이자를 냅니다. 더 쉽게 말하면 우리 정부가 7억 2백만 유로를 빌려서 쓴 뒤, 10년 후 7억 유로만 갚으면 됩니다. 참 신기한 세상입니다. 그렇게 인수한 우리 국채의 가격이 시장에서 오르면, 그 투자자는 이윤을 남기고 되팝니다.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이자라도 채권을 인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금리에 빠삭해야 투자로 돈을 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월 코로나 위기가 확산될 때 미국의 포드와 델타 등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스프레드(미 국채이자율과 회사채와의 금리차)가 10%를 넘어섰습니다. 돈이 급한 기업들이 시장 평균 이자율보다 10%나 더 높은 이자율을 주고 돈을 빌리려 해도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10%의 이자율은 정확하게 시장에서 해당 회사가 안고 있는 위기의 크기를 말해줍니다. 위험이 값으로 치환돼 거래되는 것입니다. 우리 IMF 위기 때 대우 회사채는 30%를 넘은 적이 있습니다. 1억짜리 대우 회사채를 보유하면 1년 이자만 3천만 원을 주는 겁니다. 하지만 대우는 부도가 났고 회사채는 종잇조각이 됐습니다(투자자 일부는 보상을 받았다). 이렇게 금리는 우리의 모든 경제활동과 연결됩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 세계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미 연준(Fed)이 금리를 크게 내렸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부가 온갖 정책을 다 내놔도 집값이 잘 안 잡히는 것도 근본적으로 금리가 낮기 때문입니다(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2.4%라는 것은 10억 원이 없어도 신용만 있으면 연 2천400만 원 내고 그것을 소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수익률이 2.5%만 넘으면 이 거래는 이익이다). 이렇게 금리는 시장 모든 것의 ‘값’을 결정합니다. 그러니 ‘금리’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그것은 해가 지는 것을 모르고 산에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다수 대중이 투자로 잃은 돈은 대부분 ‘금리’를 잘 이해한 사람들의 주머니로 들어갑니다.
북한산 둘레길 10구간을 걷다가 주택가에서 노란 탱자를 보았다. 담장 위로 절반 이상이 보일 정도로 크게 자란 탱자나무에서 탱자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나무라 고향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어릴 적 고향 마을에선 과수원이나 집 울타리로 흔히 쓴 나무였다. 요즘은 벽돌 담장에 밀려서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나무다. 윗동네 큰집 탱자나무 생울타리도 어느 해인가 벽돌 담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5월 하얀 탱자꽃이 필 때 옆을 지나면 꽃향기가 은은하다. 그러나 탱자나무는 꽃이 필 때보다 탁구공만 한 노란 열매가 달려 있을 때가 더 돋보인다. 고향 마을 생울타리에 달리던 탁구공만 한 노란 탱자 열매 어릴 적 가시에 찔려가며 노란 탱자를 따서 갖고 놀거나 간간이 맛본 기억이 있다. 잘 익은 노란 탱자도 상당히 시지만 약간 달짝지근한 맛도 있다. 탱자를 따기 위해 아무리 조심스럽게 손을 집어넣어도 여지없이 가시에 찔렸다. 윤대녕의 소설 탱자를 읽고 오래 여운이 남았다. 소설에서 ‘나’는 늙은 고모로부터 제주도에 보름 정도 머물 생각이니 방을 좀 구해달라는 편지를 받는다. 고모는 중학교 졸업도 하기 전(열여섯에) 절름발이 담임선생과 눈이 맞아 야반도주했다. 그러나 그쪽 집에서 완강히 반대해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5년 후 다시 찾아가 보니 담임선생은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해 있었다. 담임선생은 고모에게 퍼런 탱자를 몇 개 따주면서 “이것이 노랗게 익을 때 한번 찾아가마”라고 했다. 그는 얼마 있다가 찾아오긴 했지만, 한숨만 내쉬다 돌아갔다. 고모는 스물여덟에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남편이 일찍 타계하자 생선 장사 등을 하며 자식을 키워냈다. 잘 성장한 아들은 대기업에 취업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제 나이가 들어 분당의 40평 아파트에 살 정도로 여유가 생겼지만 혼자 사는 게 힘들다며 제주에 들른 것이다. 고모는 간간이 ‘나’에게 자신의 신산(辛酸)스러운 인생을 털어놓는다. 제주에 오기 전 고모는 이제는 늙은 그 담임선생을 다시 찾아갔다. 그리고 “다시 합쳐 살자”는 말을 뿌리치고 대신 탱자를 한 보따리 따온다. 고모는 “내 부질없는 마음엔 탱자를 갖고 물을 건너면 혹시 귤이 되지 않을까 싶어…”라고 말한다. 고모는 이런 얘기를 들려준 다음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에 배추밭에 들어가 곡을 하듯 운다. ‘배추밭에 와서 급기야 고모는 오랜 세월 울혈 졌던 마음을 힘겹게 풀어’낸 것이다. 고모가 담임선생과 야반도주를 언약한 곳이 배추밭이었다. 고모는 육지로 떠나며 “탱자를 가져왔으니 귤로 바꿔가려는 것”이라며 노지 귤 몇 개만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고모가 다시 육지로 떠난 지 석 달 후 ‘나’는 아버지로부터 고모의 부음과 함께 고모가 제주도에 오기 전 이미 폐암 선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이 소설에서 탱자는 고모의 사랑과 회한을 상징하고 있다. 이 소설이 주는 감동은 고모의 인생에 대한 안쓰러움과 함께, 죽음을 앞두고도 경우를 잃지 않는 고모의 처신에서 오는 것 같다. 고모가 한 말, “누가 만드신 것인지 세상은 참 어여쁜 것이더구나. 눈에 보이는 것들이 이제는 모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참으로 눈물겹도록 아름답구나”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좋은 소설, 수작(秀作)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소설에서 고모가 말한 귤과 탱자 얘기는 ‘귤화위지(橘化爲枳)’ 즉, 귤이 회수(淮水·중국 황하와 양자강 사이에 있는 강)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고사성어에 기반을 둔 것이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안자가 초나라에 찾아갔을 때 이야기다. 초나라 왕은 제나라 출신 도둑을 끌고 온 다음 “왜 제나라 사람들은 도적질만 일삼느냐”고 했다. 이에 안자는 “귤이 회남에서 자라면 귤이 되고, 회북에서 자라면 탱자가 됩니다. 그 까닭은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나라 사람이 초나라에 오면 도적질하는 것은 초나라 물과 땅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적질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왕은 파안대소하며 안자에게 사과했다는 고사성어다. ‘위리안치에 사용한’ 가시 돋친 나무, 탱자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야기지만,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탱자나무는 귤나무의 대목(臺木)으로 많이 쓴다. 그래서 북쪽 지방에 귤을 심었더니 접목한 귤나무는 죽고 대목으로 쓴 탱자나무만 살아남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가시 돋친 나무에 열리는 탱자는 험한 고모의 삶과 사랑을, 귤은 보다 평탄한 삶과 사랑을 상징하지 않을까 짐작해 보았다. 탱자는 신맛이 나고 귤은 달콤한 맛이 난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이같이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탱자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추운 곳에서 자라지 못해 우리나라에서 주로 경기도 이남에서 자란다. 강화도가 북방한계선인데, 강화도 갑곶리와 사기리에 400년 전 병자호란 때 청나라 침입을 막기 위해 성벽을 쌓고 그 아래 심은 탱자나무 중 두 그루가 살아남아 있다. 각각 천연기념물 78·79호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로 서울에서도 탱자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노랗게 익은 탱자는 독특하고 강한 향기가 오래 가 자동차 같은 곳에 놓아두면 방향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나무가 단단해 명절이나 상갓집에서 윷놀이할 때 흔히 탱자나무를 잘라 윷을 만들었다. 탱자나무 근처에서는 호랑나비를 흔히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호랑나비가 탱자나무 잎에 알을 낳고 애벌레는 그 잎을 갉아먹고 살기 때문이다. 탱자나무가 가장 비극적으로 쓰인 것이 위리안치(圍籬安置)였다. 조선시대 왕족이나 고위 관료가 큰 죄를 지었을 때 먼 곳에 유배 보내면서 집 둘레를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형벌이 위리안치형이었다. 대표적으로 폐주 연산군과 광해군이 위리안치 형벌을 받았다. 윤대녕은 은어낚시통신 등을 쓴 우리나라 대표 작가 중 한 명이다. 윤대녕 소설을 즐겨 읽는 것은 그의 소설에 자주 나오는 여행 에피소드, 시적인 분위기가 좋기도 하지만 꽃을 상징 또는 주요 소재로 쓴 소설도 많기 때문이다. 대책 없이 도자기에 빠져 아내까지 잃는 남자를 다룬 도자기 박물관에는 사과꽃 향기가 가득하다. 상춘곡은 선운사 벚꽃이 만개하기를 기다리며 10년 전 좋아했던 여인에게 쓰는 편지 형식이다. 꽃은 나오지만, 탱자처럼 그의 소설도 달짝지근하기보다 시큼한 이야기가 많다. 우리 인생이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된 업무수첩에 담긴 비밀 그의 업무수첩은 화첩(花帖)이다. 반듯하게 써 내려간 울긋불긋 글씨들이 잘 정돈된 교정의 화단을 연상케 한다. 서울가곡초등학교 이태구 교장의 업무수첩은 남다르다. 교장실 책상엔 검정·파랑·빨강·초록색 필기구가 항시 놓여있다.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은 4색 펜으로 빼곡히 적는다. 여기엔 원칙이 있다. 학교 내외 행사는 검정색 펜으로 쓴다. 교직원 출장 복무관련은 파랑색이다. 학생·학부모·교사들에게 알려야 할 보고사항은 붉은색. 꼭 강조해야 할 내용은 녹색 형광펜으로 표시해 둔다. 5월 어느 날 업무수첩. ‘열화상 카메라가 온다더니 아직 안 왔다. 내일로 연기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그 아랫줄엔 오늘 원격수업 준비상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얼마 전 결혼한 선생님의 출산휴가 예정일도 붉은 글씨로 쓰여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주요 지시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뿐 아니다. 인근 학교 코로나 확진자 발생 현황과 대응책도 수첩에 담겨 있다. 업무수첩을 편 순간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어제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는 교감으로 승진한 이후부터 줄 곳 4색 업무수첩을 작성해 왔다. 교장실 책장에는 2014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써온 두툼하고 낡은 업무수첩이 보관돼 있다. 그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그는 약속을 잘 지키기위해 업무수첩을 쓴다고 했다. 이렇게 기록을 해 놓으면 학생이든 교사든, 학부모든 그 누군가와 했던 약속들을 잊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충남 청양 산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장에 오르기까지 그가 세파를 견디고 이겨낼 수 키워드는 ‘약속과 신뢰’였다. 공모교장 1년 반 만에 꽃단장한 가곡초 이 교장은 지난 2019년 3월 가곡초 공모교장에 임용됐다. 학교가 그를 원했지만, 그 역시 꼭 오고 싶었던 학교였다. 할 일이 많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 최선을 다한다면 정말 멋진 학교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취임하자마자 교육환경개선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지난 1993년 지어진 가곡초는 일명 노후학교다. 건물이 오래된 탓에 우중충한 외관에 내부 시설들도 많이 낡았다. 마곡지구가 건설되면서 주변 환경은 신도시로 변모했지만, 학교만은 섬처럼 따로 놀았다. 이 교장은 외관부터 손을 댔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학교 뒤편 녹슨 컨테이너 박스를 치우고 그 자리에 파란 잔디가 깔린 꽃길을 조성했다. 본관 건물 고장 난 벽시계를 고쳐 달고 외벽엔 학교 이름도 선명하게 새겨 넣었다. 급식실과 식당을 증·개축하고 급식실 옥상엔 텃밭을 조성, 상추·가지·오이 등을 두루 심었다. 초등학교지만 놀이터가 없었던 가곡초. 이 교장은 안전과 재미를 두루 갖춘 놀이터를 새로 만들었다. 과학실과 보건실을 넓혀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체육관 온수시설공사, 방송실 공사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교실 냉난방 시설을 개선하고 석면공사도 마무리했다. 학교 담장은 새로 단장하고 자동화 시설을 갖춘 주차장을 마련했다. 교문 근처에는 이팝나무를 심고 벤치도 만들었다. 자녀 하교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뙤약볕에 서 있어야 하는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원격수업에 맞춰 무선 AP시스템과 태블릿PC 환경을 구축, 쌍방향 수업에 완벽히 대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교장은 삭막한 도시환경에 젖은 학생들에게 자연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는 학교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 실제 가곡초엔 설악초·금계국·매발톱 등 야생화들이 유난히 많다. 일년초를 심을 수도 있었지만 강한 근성의 야생화에 더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학교예산으로 구입하기보다 인근학교들을 수소문해 조금씩 씨앗을 얻어다 심고 가꿨다. 교장실 한켠엔 지난여름 받아 놓은 야생화 씨앗 수십여 종이 소중하게 보관돼 있다. 나무들도 마찬가지. 조경공사를 하면서 버려진 나무들을 가져와 학교에 심었다. 그는 스스로를 짠돌이 교장이라고 했다. 아낄 수만 있다면 한 푼이라고 아껴야하는 것이 학교 예산이라고 했다. 교감으로 근무하던 시절이다.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벼농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때마침 모내기 철, 그는 차를 몰고 김포지역 논을 뒤졌다. 그리고 모내기를 마치고 논두렁에 버려진 모들을 얻어와 커다란 고무 물통에 심었다. 그해 가을, 학생들은 교정에서 바람에 일렁이는 벼이삭을 만져볼 수 있었다. 민원 많은 학교에서 민원 없는 학교로 가곡초엔 민원이 없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교장에 부임했을 때만 해도 수십여 건의 민원이 쌓여 있었다. 작년 3월, 민원인들을 모두 교장실로 초대했다. 그리고 직접 담판에 나섰다. 학부모들은 사소한 불만부터 구조적인 문제까지 쏟아냈다. 이 교장은 그들 한마디 한마디를 꼼꼼히 기록한 뒤 하나하나 풀어갔다. 우선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 학교 측에 과실이 있는 것은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권한과 능력 밖 민원에 대해선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했다. 그날 이후 가곡초는 ‘민원 많은 학교에서 민원 없는 학교’로탈바꿈했다. “민원이 들어오면 학교는 일단 방어적이 돼요. 그러면 그럴수록 문제는 더 악화되는 법이죠.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는 성의를 보이고, 할 수 없다면 그 이유를 충분히 그리고 솔직하게 털어놔야 합니다. 그래야 신뢰가 쌓이는 법이죠.” 이 교장은 어려운 일일수록 정면 돌파하는 스타일이다. 단박에 민원을 잠재우듯 학교에 시급한 현안도 미적대지 않는다. 가곡초 앞 사거리엔 접촉사고가 잦았다. 신호등이 없는 데다 사각지대가 있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빈발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이 걱정됐다. 그는 수차례 관계당국에 신호등 설치를 요청했지만, 워낙 여러 기관이 얽혀있는 탓에 쉽지 않았다. 지난해 그는 지역 정치인·구청·경찰서·도시개발공사 등 신호등 설치와 관련 있는 관계자들을 모두 한자리에 불렀다. 따로따로 이야기해서는 부지하세월로 판단, 이날 결판을 지을 생각이었다. 그의 계산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관련 부서와 지역대표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에 회의를 열자 일이 술술 풀렸다. 결국 신호등을 설치하기로 결론이 났고 작년 11월 완공됐다. 이후 올 10월까지 접촉사고는 거짓말처럼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참여·소통·나눔 교육 실천 … 학부모 “우리도 최선 다하겠다” 화답 이 교장의 학교경영철학은 참여와 소통, 배려와 나눔으로 압축된다. 그는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중시한다. 학부모회 공모사업 추진, 학부모 연수, 책 읽어주기 명예교사의 보늬샘 활동, 녹색학부모회 교통안전지도, 학교폭력예방활동 등은 모두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실제 가곡초 학부모총회 때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참여율이 높다. 단순한 행정사항 전달 연수가 아니라 유명 인사들을 초청, 특강을 실시하면서 학부모 참여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탤런트 이광기 씨를 초대, 성황을 이뤘다. 이 교장은 교사들과 티타임도 즐긴다. 학년별 교사모임을 갖고 자신이 직접 내린 커피를 대접하고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커피 한 잔의 비공식 간담회는 관리자와 교직원 간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한다. 가곡초는 또 ‘사랑 愛 아름다운 하루’, ‘나눔 바자회’, ‘월드비전 굿 네이버스’, ‘사랑의 열매’ 활동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호응은 뜨겁다. 지난해 명예교사회장을 맡은 이승진씨는 “책을 통해 마음의 씨앗을 심고 꽃을 피워 책향기 가득한 가곡초가 되도록 열심히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고, 학부모회장 우지현씨는 “학부모회 역할은 우리 아이들 교육에 매우 중요한 만큼 학부모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학교를 위한 노력과 봉사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학부모회장 김현주 씨는 “코로나19로 학교생활이 제한되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가곡초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많이 고민하겠다”며 “특별히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올해 교직 34년 차를 맞은 이 교장. 삭막했던 학교를 아름다운 자연친화적 학교로 만든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오직 하나.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회를 만드는데 교육이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고 학부모가 학교를 신뢰하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교사에게 가장 큰 보람은 제자들이 찾아오는 것이죠. 그들이 오고 싶은 학교, 만나고 싶은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할 마지막 소임 아닐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이 교장이 화단에 심어진 ‘카라’를 가리켰다. 카라의 꽃말은 천년의 사랑, 평생을 교직에 몸담은 그 이지만 아직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족하다고 여기나 싶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월 5일 교육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정책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원격·대면수업이 혼합된 ‘블렌디드 러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등교를 매일 하더라도 대면 토론수업 전 원격수업으로 미리 준비하는 등의 방식으로 블렌디드 러닝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 중인 원격·대면 병행수업을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오는 2022년 예정된 교육과정 개편에 블렌디드 러닝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2년 교육과정 개편을 준비하면서 겪은 코로나19 사태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교육과정이 필요해졌고, 이런 내용을 담아 새로운 교육과정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불가능해지자 원격수업 전환을 거쳐 등교와 원격수업 병행이란 블렌디드 러닝이 이제 한국교육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태세다. 하지만 블렌디드 러닝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 사실. 개별 맞춤형 수업에 효과적이란 장점이 있는 반면 교육용 콘텐츠 및 인프라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새교육은 초·중·고 교사 3명을 초청, 블렌디드 러닝에 대한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담아봤다. 좌담회에는 강석경 서울 영신초 교사, 전영은 서울 구암중 교사, 고재현 경기 소래고 교사 등이 참석했다. 사회 _ 4월부터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에 병행돼 고충이 많았을 것 같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강석경 서울영석초 교사 “처음 원격수업이 시작됐을 땐 좀 당황스러웠다. 학교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학교무용론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와 소통을 통한 교육공동체 성장’이 학교의 역할이란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원격수업은 오히려 평범한 일상에 묻혀있던 ‘학교’란 존재를 다시 한번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김영은 서울구암중 교사 “지난 3월 신규 임용돼 교직에 첫발을 디뎠다. 그토록 꿈꾸던 발령이었지만 지난 학기 동안 학생들을 만난 시간은 일주일 정도에 불과했다. 속상하고 많이 아쉽다. 게다가 아직 학교라는 조직문화를 잘 몰라 늘 긴장 속에 생활하는 데 원격수업까지 겹쳐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고재현 경기 소래고 교사 “전례 없는 원격수업에 처음엔 교사들이 많이 어려워했다. 그래도 지금은 조금씩 안정을 찾는 모습이어서 다행스럽다.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비판보다는 학교와 교사를 믿고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사회 _ 최근 떠오르는 화두가 블렌디드 러닝이다. 일명 온·오프라인 혼합수업이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재현 “고등학교는 대학입시라는 특수성이 있어 블렌디드 러닝이 다양하지 못하다. 개인적으로 2·3학년 수업을 들어가는 데 2학년은 줌과 EBS 온라인클래스를 활용하고 있고, 3학년은 EBS 온라인클래스를 주로 이용한다.” 강석경 “우리 학교는 주 1회 등교수업에 e학습터를 이용한 콘텐츠 제공형 수업과 카톡·문자서비스·유선통화를 이용해 학습과제를 제시하고 피드백도 하고 있다.” 전영은 “개인적으로 포털 카페를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있다. 선생님들에 따라서는 구글클래스룸 등 다양한 플랫폼을 사용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는 교과목의 기초적인 이론이나 지식을 학습하는데 중점을 두고 오프라인은 수행평가나 실습위주 수업을 한다. 담당과목이 가정인데 실습을 거의 못해 안타깝다.” 사회 _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을 것 같다. 강석경 “원격수업엔 금방 적응했는데 오히려 가끔 만나는 등교수업 때 어색했다.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종일 생활하다 점심시간에 잠깐 벗으면 아이들 얼굴이 다르게 보이더라. 우리 반 아이를 다른 반 아이로 착각할 정도였다.” 전영은 “포털 카페를 플랫폼으로 이용하다 보니 모든 반의 출석부와 교과게시판이 보여 공개적인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간혹 선생님들이 다른 반 수업에 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고 엉뚱한 반에서 종례를 하기도 했다. 학생들 출결 확인 과정에선 동명이인이 많아 진땀 흘린 기억이 있다.” 고재현 “수업이 시작돼도 침대에 누워 눈만 깜박거리는가 하면 기르는 강아지가 화면에 나와 짖어 댄 적도 있다. 무엇보다 서버에 문제가 많아 중간중간 튕겨 나가는 등 원활하지 못해 아쉬웠다.” 사회 _ 현재 진행 중인 블렌디드 러닝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혹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 전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일정이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교사들이 이중 부담에 시달렸다. 급작스레 방역기준이 2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돼 준비했던 수업을 모두 뒤엎은 적도 있다. 농사를 망쳐 밭을 갈아엎는 농부의 심정으로 일한다는 선배교사도 있었다. 또 영상제작이 익숙지 않아 오프라인 수업은 능숙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학부모들 역시 자녀가 수업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걱정들을 많이 했다. 점수를 매긴다면 65점을 주고 싶다.” 고재현 “교육부는 블렌디드 러닝을 강조하고 있지만, 학교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직은 기대만큼 운영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내 점수는 70점이다.” 강석경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짧은 시간에 이 정도 수준의 원격수업이라면 대단한 것 아닌가. 앞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90점은 너끈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학생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또 교사 간 협업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높일 수 있어 좋았다. 디지털교과서와 원격플랫폼 활용이 활성화되면 교육의 장이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영은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블렌디드 러닝의 장점은 뭐니 뭐니해도 학생들 스스로 학습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움이 느린 아이는 천천히 자기 속도에 맞춰 학습을 진행할 수 있고 배움이 빠른 아이는 심화 학습이 가능해 효과적이다.” 고재현 “약간 다른이야기 인데 원격수업을 하면서 등교수업 땐 알 수 없었던 아이들의 모습을 새롭게 볼 수 있어 좋았다. 평소 조용한 성격이어서 잘 몰랐는데 온라인수업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다는가 하면 말썽꾸러기들도 자신의 잘못엔 죄송하다는 채팅을 보내는 등 의외로 얌전한 모습을 보였다.” 사회 _ 시행 초기다 보니 보완할 부분도 아쉬운 부분도 있을것 같다. 강석경 “블렌디드 러닝을 하기엔 아직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 성능부터 마이크·웹캠·AP 등 설비는 물론이고 수업에 적합한 콘텐츠도 빈약하다. 개인적으로 불안한 온라인 시스템 탓에 학생과 소통이 제대로 안 돼 래포형성이 어려웠다. 평가와 피드백에 대한 고민도 컸고 방역 및 수업 관련 메뉴얼이 자주 바뀌면서 피로도가 높았다.” 전영은 “맞는 말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노트북·프린터 등이 없는 학생이 의외로 많은데 놀랐다. 또 교사들은 출결을 위한 과제 내기에 급급했고 학생들은 영상도 보지 않고 아무 말이나 대충 적어내는 경우도 있었다.” 고재현 “어떤 플랫폼을 이용해야 좋을지, 교육과정과 수업 및 평가와 기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분명치 않아 혼란스러웠다. 인근 학교는 물론 타시도에 근무하는 친구들한테 매일 전화를 해 자문을 구했던 기억이 난다.” 사회 _ 원격수업 이후 교육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또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전영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힘들어했다. 교사들의 손이 일일이 미치지 못하는 바람에 학습동기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교사들 역시 학생들의 얼굴과 표정을 즉각적으로 볼 수 없다 보니 얼마큼 이해했는지 파악이 힘들었고 피드백도 바로 제공하질 못했다. 학습부진아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잡아줄 1대1 멘토가 꼭 필요하다.” 고재현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블렌디드 러닝의 가장 큰 단점은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학교에 나오면 밀린 수행평가 하기 바쁘다. 가정에 디지털 여건이 잘 갖춰져 있거나 케어가 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학교가 고민해야 한다.” 강석경 “맞춤형 원격수업 프로그램이 충실하고 세심하게 보완돼야 한다. 아울러 교육격차나 학습소외 현상이 학생들의 자존감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서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_ 블렌디드 러닝은 앞으로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강석경 “맞춤형 교육콘텐츠 등 교육방법의 다양화가 촉진되지 않을까 싶다. 자연재해나 감염병 발생 등 위기상황에 학교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도 소득이다.” 전영은 “온라인수업이 도입되면서 다양한 학습도구와 플랫폼들이 등장했다. 교사들도 새로운 학습도구를 받아들이고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런 다양한 시도들은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함양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믿는다.” 고재현 “학교 공간의 재구성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될 것으로 본다. 오프라인에 맞춰져 있는 학교 공간 구조를 원격수업 확대에 대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블렌디드 러닝으로 학생들이 수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고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 또한 자연스레 늘어날 전망이다.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보기 어렵다며 거실에서 온가족이 TV로 수업을 보았다는 말도 들었다. 솔직히 매일 매일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는 기분이어서 부담스런 측면도 있다.” 사회 _ 교육부나 교육청에 대한 학교현장의 불만이 큰 것 같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재현 “줌이나 구글·카톡·밴드 등을 쓰고는 있지만, 사기업에서 언제까지 무료 혜택을 줄지 의문이다. 또 학생과 교사들의 정보를 이렇게 쉽게 넘겨도 되는지 등도 생각해볼 문제다. 학교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든지(예를 들면 EBS 온라인클래스에 실시간 수업과 출석 점검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함께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모니터 앞에서 50분 수업을 듣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그것도 하루 6~7교시를 듣는 것은 성인에게도 벅차다. 블렌디드 러닝의 성공을 원한다면 교육과정 재구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영은 “학생들의 사이버윤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교사들이 올린 유튜브 수업영상에 종종 욕설과 성희롱성 댓글이 달린다는 보도를 본 적 있다. 학생들의 미디어 사용이 많아지는 것에 맞춰 디지털시민성 교육도 절실하다.” 강석경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 참 좋은 말이라고 감탄한 적이 있다. 요즘 블렌디드 러닝을 운영하면서, ‘가보지 않은 길은 함께 가야 빨리 갈 수 있다’는 말을 절감한다. 다만 학교에 필요한 정책들을 언론을 통해 듣는 사례가 많아 아쉬웠다. ‘네이버 공문’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고재현 “기왕 말이 나온김에 한마디 보태고 싶다. 앞서 잠깐 언급이 있었지만 교육당국이 좀 솔직했으면 좋겠다. 지난 4월 원격수업 시작 이래 교육부나 교육청은 걸핏하면 학교에서 논의해서 결정하라고 했다. 그런데 학사일정부터 교육과정 운영에 이르기까지 정말 재량껏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는 학교가 얼마나 될까? 학교 자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필요할 때 적절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교육당국이 해야 할 책무다. 지난 학기는 상황이 워낙 긴박해서 그랬다고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행정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 _ 과거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꼭 우수사례를 널리 알리곤 했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잘 안 먹히는 경우가 많았다. 성공적인 케이스도 좋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의 사례들을 분석, 반면교사로 삼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아울러 블렌디드 러닝·하이브리드 러닝·온라인수업·원격수업·랜선수업·포스트코로나·뉴노멀 등 온갖 용어들이 넘쳐나는 것이 불편하다는 지적에도 많은 교사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전쟁 중에는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큰 재난이 닥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한 욕구가 강해지는 법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극한상황이 종료되면 오롯이 모든 것을 혼자 감내해야 하는 환멸기가 시작되고, 그때부터 굉장히 힘들어지는 거죠. 코로나도 마찬가지예요. 이제부터 가정과 학교,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세심한 관심과 접근이 필요합니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이자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를 이끄는 강윤형 센터장(사진)은 ‘코로나 우울’이 본격화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했다. 강 센터장은 10월 12일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동학대를 당하는 학생들이 늘고, 교사들 역시 교육·방역·행정업무의 3중고를 겪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격려하며, 지원하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비록 힘들고 어려운 위기상황이지만 우리가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청소년들에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교육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출범한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정신건강교육과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시행, 학교응급심리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아왔다. 강 센터장은 지난 3월 취임했다. 흔히들 지금 상황을 ‘코로나 블루’라고 하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가. “코로나19 초기에는 불안감이 팽배했다. 언제 걸릴지 모른다는 공포가 주를 이뤘다. 일상이 무너진 불규칙한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불안과 분노, 심리적 피로와 무력감이 뒤섞였다. 이런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라고 여겨진다. 전문 의학 용어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8개월가량 진행됐다.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가정경제가 어려워지고, 아동과 청소년들이 가정폭력과 같은 위기상황에 놓인 경우가 많다. 등교수업에서는 그나마 학교가 보호인자 역할을 했는데 온전히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아동학대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었다.” ‘인천 라면형제’와 같은 고통스러운 상황이 많은 것 같다. “이전부터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면 원격수업 동안 훨씬 증폭되고 강화됐을 것이다. 코로나 발생 초기 대구지역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가족관계가 악화됐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ADHD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해외 보고서에서도 등교수업 때보다 상태가 안 좋아졌다는 응답이 3분의 1가량 됐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수록 학생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았다는 결과다. 부모가 학업이나 생활을 케어할 수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아이들 간 정서적 양극화가 원격교육 기간 동안 더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학력격차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학교라는 공동체생활의 장점 중 하나는 또래집단이 주는 격려이다. 본인은 하기 싫지만,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는 동료의 힘은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또 선생님의 관심과 격려 역시 학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원격수업에선 이런 기능이 매우 취약하다 보니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부터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일반적으로 전쟁 등 재난 시기에는 자살률이 줄다가 재난 후 자살률이 급증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우 일반적인 재난 경과와 달리 8개월 넘는 장기간 재난상황이 지속하면서 심리적 피로도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 재난상황에서는 생존욕구가 강해지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감당하기 힘든 현실 때문에 환멸과 무력감 증세가 나타난다. 실제 코로나 발병 초기 대구에선 많은 자원봉사자가 찾아와 힘을 보태는 바람에 시민들이 어려움을 잘 견뎠으나 그들이 떠난 후 홀로 남았을 땐 몹시 힘들어했다. 청소년 정신건강도 마찬가지다. 7월까지 통계를 보면 청소년 자살률은 예년보다 줄었다. 그런데 9월부터 늘기 시작했다. 사실 학교 내 청소년보다 학교밖청소년의 자살률이 더 높다. 2학기가 본격 시작된 10월 ~11월이 매우 중요하다.” ‘집콕’ 생활 탓에 스마트폰 중독이나 게임에 빠진 학생들 많다. “외부생활이 제한되다 보니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사이버블링이나 인터넷 도박, SNS 과몰입 등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점이다. 등교수업 이후 학교에서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가정에서도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모들도 걱정이 많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기본적인 생활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감독이 필요하다. 자녀들이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습관을 갖도록 지도하고, 부모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생활을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학생들에게 고립감을 심어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지지하고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비대면이지만 쌍방향 소통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줌을 통해 얼굴도 마주하고 단톡방을 이용, 친구들과 끈이 이어져 있음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학생들도 힘들지만, 교사들 역시 스트레스가 심하다. “실제로 원격수업 이후 상담센터를 찾는 교사들이 많이 늘었다.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선 비대면수업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예상외로 컸다. 학생들의 눈빛이나 질문 등 리액션이 있어야 신이 나는데 혼자 떠들다 보면 힘도 빠지고 수업도 힘들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 기기에 적응하지 못해 나이 지긋한 교사 중에는 스트레스받는 경우가 많다. 이뿐 아니다. 유튜브로 수업을 하다 보니 사실상 공개수업이 돼버려 은근 신경이 쓰인다. 학생들은 입에 담기 힘든 댓글을 달기도 하고 혹시 영상을 캡처해 ‘장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 게다가 교육은 물론 방역에 행정업무까지 떠안아 3중고에 시달린다. 보건교사들은 사실상 번아웃 상태에 놓여있다. 원격수업으로 ‘놀고 먹는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시선에 교사들은 괴롭다.” 10월 12일 현재 코로나 확진 교직원과 학생은 누적 집계 755명이다. 확진학생과 교직원들을 직접 심리치료를 했는데 어땠나. “메르스 당시 완치자의 70%가 1년 뒤 외상후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보고가 있다. 확진 당시 느꼈던 충격과 공포, 사회적 낙인, 주변의 비난과 죄스러움 등이 그들을 괴롭혔다. 따라서 완치가 되고 상황이 종료돼도 다시 공동체 안으로 들어갈 때 심리적 부담이 상상 이상으로 컸다. 코로나19에 확진된 학생이나 교사들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확진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줘 학교가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지난 10월 19일부터 등교수업이 본격화됐다. 일부 학자들은 원격수업 후유증으로 등교거부 등 부작용을 예상하는데. “학생들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환경변화에 잘 적응한다.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학생들의 회복탄력성을 믿고 격려한다면 등교수업은 이른 시일 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는 분명 우리에게 비극이고 시련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어려운 국난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보여주는 산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견디기 힘든 공포와 사회적 고립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오더라도 공동체가 나를 지켜주고 지지해주고 위로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교육이다. 또 학교가, 선생님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역시 교육적 의미가 크다. 코로나 사태가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인류는 또 한번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사회·경제·문화 곳곳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너나 할 것 없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교육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대면수업과 등·하교 등 평범한 학교생활이 사라지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원격수업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고 하더라도, 좌절하거나 정상화될 때까지 교육활동을 미룰 수만은 없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 개념과 기능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 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교육환경이나 여건이 매우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시대·사회적 변화에 따라 교수·학습방법이 다양화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수업이 본격화되었다. 이러한 교육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제도와 교과서 내용 역시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교육환경이나 여건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교과서 개념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학생들이 성장하는데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의미의 교과서 제도는 광복 이후 체계적으로 정비되었다. 교과서 내용은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이루어져 왔고, 교과서 제도는 ‘국정’과 ‘검정’의 기본 골격을 토대로 하고 있다. 국정과 검정교과서 제도는 교육의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교육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교육기회를 확장하는데 기여했다. 최근 들어서는 인정 교과서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유발행 적용 인정교과서까지 도입되는 등 교과서 발행 체제를 다양화하고 있다. 그러나 교과서 발행체제의 다양화라는 교과서 제도 운영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과서 내용은 ‘큰 틀’의 변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제도 운영방식이 변화하더라도 교과서 내용이 기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제도적 변화는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된다. 특히 최근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식 전달 기능’이라는 전통적인 교과서 기능과 개념에 대한 반성적 고찰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 출현은 시대적 요구 만약 교과서가 시대적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고, 전통적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무른다면 어떻게 될까? 학생들이 성장하는데 제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과서는 지식 전달 기능을 탈피하여 기본 개념·원리와 같은 핵심적 사항을 교과서 내용에 제시하되, 이들이 실제 생활에 어떻게 전이되고, 확장되며, 촉진시킬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형태로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수·학습자료가 동원되어야 한다. 교과서가 기본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은 교과서 내용이 핵심적 사항 위주로 적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과 원리가 일상생활에 적용될 때, 다른 교과의 개념·원리와 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고, 융합적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새로운 교과의 창출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원격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교육활동이 지식·정보전달에 머무른다면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매개체만 변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사는 학생들에게 더욱 많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자료를 만들어 보관하고 필요시 활용하게 되는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머물게 될 것이다. 대면수업에서 학생들은 교과서 내용을 배우기도 하지만, 교사의 관점과 태도 역시 배우게 된다. 그래서 원격수업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교육하더라도 학생들은 그러한 교사의 관점을 배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교과서는 더욱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교육활동을 제대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나 교과서를 정해 놓고 여기에 학생들을 맞추기보다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 및 수준에 부합되는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동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과서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축적해 놓기보다는 핵심적 사항을 제시하고, 보다 많은 교수·학습자료가 동원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풍부한 교수·학습자료를 많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수용하는 의미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교과서 기본 개념과 원리를 실제적 생활모습에 전이를 촉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하기 위한 것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온라인 교육시대에 전자매체를 적용하여 보다 많은 교수·학습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오용하게 되면 학생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키게 되고, 그 결과 학생의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교육활동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과서는 보다 유연해 질 필요가 있다. 유연한 교과서는 결국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제시하고, 이들이 실제 생활의 맥락에서 경험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원격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시점에서 교과서 활용에 관한 상당한 고충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과서에 관한 관점을 변화하는 것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교과서는 제도적 측면에서 발행체제를 다양화하고, 내용적 측면에서는 핵심적 사항 위주로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회변화에 적응하는 자유발행 체제 필요 교과서 발행체제의 다양화에서 국정과 같은 경우는 지진과 같은 재난상황이나 위기상황에서 표준화된 내용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첨단 분야나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 등을 위해서는 사회적 변화에 대응성을 고려하기 위해 자유발행 체제와 같은 교과서 제도의 도입도 필요한 것이다. 올해 초 교육부에서 기존의 인정교과서 이외에 자유발행 적용 인정 교과서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 소질과 적성에 따른 교육을 하기 위해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게 되면 학생의 선택 폭이 넓어지게 되고, 그에 따라 교과서 개발과 운영에서 단위학교의 자율성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자유발행 교과서 제도는 교육현장의 교육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할 여지를 만드는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원격교육에 따른 다양한 교수·학습자료가 필요한 시기를 고려하더라도 자유발행 체제의 의미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온라인교육·원격교육·원격수업·이러닝 등 다양하게 활용이 되고 있는 여러 가지 용어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를 내린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만들어 가는 교과서’ 체제의 새로운 시도 최근 교육부에서 온라인 교과서는 기존의 서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e-book·PDF·디지털 교과서 등)를 활용한 온라인 교과서 제작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온라인 교과서는 교육과정 정합성을 충족시키는 넓은 의미의 교수·학습자료를 총칭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올해부터 3년간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범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 온라인 기반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로 교사가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고, 교수·학습자료 등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만들어 가는 교과서’ 체제의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한 것에 있다. 교과서 자유발행제와 연계하여 추진할 계획을 세움으로써 교과서에 대한 제도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에 걸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가 현재의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교과서에 대한 제도 변화의 모색과 더불어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수업에 대한 개념적 지도와 그 정의를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한 것에 있다고 생각된다. 교육부의 이러한 정책이 교육현장에서 학생의 특성에 부합하는 내용을 자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함과 더불어 그러한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체계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들어가며 교원은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를 통칭하는 용어이다(「초·중등교육법」 제19조 제1항). 국가교육회의가 발표한(2020.7.30.) ‘「교원양성체제 방향」 집중 숙의 계획(안)’에는 교사양성에 대한 것만 들어 있으므로 교원이 아니라 교사라고 명확히 하는 것이 옳다. 이하에서는 법적으로 타당한 용어인 교사양성체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 이 글에서는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가 제시한 교사양성체제 결정 과정 보완 방향, 그리고 향후 논의 시 초점을 맞춰야 할 이슈에 대해 간략히 논하고자 한다. 교사양성체제 결정 과정 보완 필요 1. 국교위가 제시한 결정 과정 국가교육회의는 교사양성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양성체제 결정을 위한 과정을 제시하였다. 국가교육회의가 거치겠다고 하는 과정은 학교·교원의 역할 변화 관련 1) 교원·학생·학부모간담회(7~8월), 2) ‘교원양성체제의 당면 과제와 발전 방향’에 대한 지역 순회 경청회(8월 3회), 3) 일반국민·학부모·교사·학생 등 4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반적 국민여론조사(9월), 4) 예비교원·교원단체·교원양성기관 등 핵심 당사자와 일반국민 등이 참여하는 정책 집중 숙의(10~11월), 5) 결과를 연말까지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발표 등이다. ‘교육부는 이를 존중하여 향후 미래교원양성체제 개편방안 마련 시 기본방향으로 반영할 계획이다’(국가교육회의, 2020.7.30.: 4). 국가교육회의가 밝힌 집중 숙의 계획(안)에 따르면 핵심당사자 집중 숙의를 통해 하나의 협의문을 작성하고, 원탁회의에서 좁혀지지 않은 쟁점에 대하여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숙의 및 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11월 말까지 발표하는 것이 추후 일정이다. 2. 결정 과정 보완 방향 제시한 안을 보면 지금까지 교육부 주도로 추진해 온 교사양성체제 개혁 시도와 달리 다양한 집단이 참여하는 다양한 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어서 과거보다는 더 의미 있고 수긍할만한 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추진과정에서는 제시한 절차를 따르는 흉내만 낼 뿐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4천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여론조사에 올릴 안 마련을 위한 경청회는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거의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다. 교대총장협의회의 전언, 그리고 직접 토론자로 나선 경험에 따르면 경청회 취지와 달리 주어진 짧은 시간에 형식적으로 진행되어 의견을 충분히 나눌 기회조차 없었다. 이미 원래 계획과 달리 앞 단계의 일정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된 짧은 기간의 핵심당사자 집중 숙의를 통해 교·사대 통합을 비롯한 교사양성체제 모습, 그리고 이와 직접 관련된 자격증 통합 등의 핵심 사안에서 합의된 안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원래 의도와 달리 법으로 정해진 공청회를 형식적으로 열고 각 집단의 관점이 충돌하므로 결국 정부가 정한다는 식으로 추진했던 과거의 정책 결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마저 있다. 제대로 추진되게 하려면 원래 제시했던 절차, 기간 등에 대해 좀 더 유연하게 의견을 수렴하면서 안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핵심 당사자 집중 숙의 과정부터 최종 정책 결정까지 최소한 1년 정도의 기간을 확보하여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3. 국민여론조사 실효성 제고 방향 보다 근본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교사양성체제가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정해질 사안인가 하는 점이다. 의사·법관·성직자 등의 전통적인 전문직종 양성체제를 결정할 때 국민여론조사라는 방법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대입제도와 달리 교사양성체제는 전 국민의 관심사도 아니다. 양성체제 결정 과정에 참여할 사람들은 현 양성체제의 강점과 약점, 새로 제시된 체제의 특성 및 강점과 약점, 그리고 그러한 특성이 발현된 배경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양성체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교사임용시험을 비롯한 교원인사정책, 더 크게는 대입제도를 포함한 우리 교육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정부가 전문가 집단, 관련 집단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국민여론조사에 의존하고자 하는 이유는 전문가와 관련 집단의 관점이 편향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관련 기초지식을 쌓고, 전문가 집단의 서로 다른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며, 그 과정에서 쌓은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관점을 확립해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기회는 주어야 한다. 문제는 일반 국민들이 그렇게 애착을 가지고 참여하리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진지하고 집약적인 노력이 병행된다면 전문가 집단과 관련 집단을 설득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국민여론조사 결과로 도출된 안이 교사 자원 질 저하 또는 다른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을 경우 곧바로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도 용이해질 것이다. 4. 교육부의 역할 현 제도에서 교사양성체제 최종 결정권은 교육부가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가 안을 결정하면 그대로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만일 그리하려면 결정권자가 열린 마음과 자세로 제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생각을 모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임 전가로 보이게 될 것이다. 가능하다면 올가을 정기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을 통과시켜 동위원회가 양성체제 결정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법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그리고 정책 집행기관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교육부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제반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교사양성체제 개혁 논의 초점 국가교육회의가 제안한 공식적인 안은 없다. 교사양성체제 개혁을 통해 학습자 중심의 미래교육과정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고자 한다는 목표만 제시하고 있다. 향후 논의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국가교육회의 주관 호남지역 경청회에서 필자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있다(박남기, 2020.09). 이하에서는 논의 과정에서 고려했으면 하는 핵심 이슈만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경청회 원고를 참고하기 바란다. 기존 교사양성기관을 없앨 수 없다면 기존 체제의 강점과 약점을 상세히 분석하여야 한다. 그러한 강점과 약점이 나타난 이유, 강점을 살려가면서 약점을 완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대책 등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때 따져보아야 할 것이 전문직종(profession) 종사자 양성 및 선발 체제 유형, 전문직 종사자의 전문지식과 태도·실무역량·소명의식 등을 짧은 시간 동안에 진행되는 시험을 통해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문직종의 양성과 임용은 특성상 대부분 양성후임용체제를 택한다. 참고로 살펴보면 전문직종 양성제도는 임용제도와의 관계에 따라 크게 양성후임용형(양성 임용 일체형), 양성후선발형(양성 임용 연계형), 선발후양성형의 세 가지로 나뉜다. 유형에 따라 교육과정 목적과 구성의 초점, 그리고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유형에 적합한 교원양성 교육과정과 운영 체제를 만들지 못할 경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대만의 경우 초등교사양성기관을 중등과 통합한 이후, 중등처럼 자격증이 남발되면서 초등교사 양성 프로그램 지원자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이는 초등교육의 특성상 학급담임의 역할이 중요하고, 담임이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더 바람직한 탓에 초등교사 양성 프로그램 졸업자는 중등과 달리 다른 직종을 갖기 어려운 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 하나 고려할 것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가 양성체제 자체 때문인지, 교수 요원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국가의 지원이 부족한 탓인지 등등 문제 발생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등교사 양성의 경우 대부분 문제가 과잉공급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졸업생 수를 수요에 어느 정도 맞추는 방향으로 개혁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개혁하든 양성교육 프로그램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초등교사 양성의 경우에는 교수, 교대 지배구조의 교수독재 구조, 정부의 낮은 투자 등등에 기인하는 문제가 많으므로 체제 개편만으로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문화대혁명기에 기존의 전문가들을 제거하거나 소외시켰다. 그 결과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문가들을 불신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가진 지식과 지혜를 차용하려는 노력은 계속하기를 기대한다.
01 1950년대 후반, 내 초등학교 시절은 가난이 대한민국 전체를 관장하던 시대이다. 궁핍이 일반화한 생활 생태가 되니, 살기는 고단해도 마음이 불편한 일은 드물었던 것 같다. 너나없이 모두 가난했으므로 누구랑 비교하여 원망하거나 불평할 일은 적었다. 시골일수록 그러했다. 내가 자란 마을은 100여 호 되는 가난한 농촌 마을이었는데, 아침 등굣길에 보면 꼭 몇몇 아이들은 울면서 학교에 간다. 등 뒤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한탄인지 야단인지 모를 모진 고함을 뒤로하며, 학교를 울면서 간다. 눈물을 훔치며 집을 돌아보면, 가난에 찌든 어머니는 빨리 학교나 가라고 아이를 다그친다. 사정은 한결같다. 학교에 꼭 가져가야 할 학용품을 돈이 없어 못 산 아이들이다. 연필이나 공책이 없는 아이들이 수두룩했으니까. 오늘도 이런저런 준비물을 못 가지고 학교에 간다. 도화지를 못 산 아이들, 물감을 못 산 아이들, 운동화를 못 산 아이들, 책값을 못 낸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돌아가며 그런 처지에 놓이게 된다. 오늘은 앞집 아이가 그렇고, 내일은 옆집 아이가 그렇다. 조르는 아이와 졸라도 줄 돈이 없는 엄마 사이의 아프고도 딱한 실랑이가 아침마다 벌어진다. 생활고에 지친 엄마는 어쩔 수 없다. 이 사태를 마무리하는 방식이 아이의 등짝을 때리고 밀어서 아이를 대문 밖으로 내쫓아 그저 맨몸이라도 학교에 가게 하는 것이다. 그때의 친구들이 어쩌다 모이면 그랬던 엄마를 두고 무심했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다들 고생만 하시다가 가셨다고 안타까워한다. 오히려 어머니 쪽에서 ‘무심’을 꺼낸다. 고향을 지키는 친구 A가 말한다. 우리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명절에 자식들 모이면, 이런 말은 자주 했지. “내가 너무 무심하게 너희를 키웠구나. 어미 노릇도 제대로 못 하고…. 너무 가난하면 마음이 있은들 그뿐이야. 무심하게 할 수밖에 없었지. 없어서 속상한 일에 일일이 마음 다 쓰면 나도 너도 다 마음이 견디지를 못해. 모른 척, 무심한 척하지 않으면 어쩌겠나, 아무런 방도가 없는데. 어미 무심하다고 탓해도 나는 할 말이 없구나.” 유심(有心)이 있어야 할 자리에 무심(無心)이 놓이는 곡절을 이제는 자식도 너무나 잘 이해한다. 마음이 없어서 무심이 아니라, 마음이 무심 뒤에 숨는 것이다. 유심과 무심 사이 모성의 본질이 달라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유심’과 ‘유심’ 사이가 문제일 수 있다. 아무개 부모는 이렇게 진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를 챙겨준다. 아무개 부모는 얼마나 마음을 표나게 쏟는지 아이가 원하는 걸 다 해준다. 이렇듯 유심을 다투면, 유심은 한없이 얕아진다. 얕은 유심은 깊은 무심보다 못할 수 있다. 여기에 이르면 ‘무심의 미덕’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이르면 무심은 지혜의 영토에 든다. 02 한자어 ‘다완(茶碗)’이란 말은 낯설다. ‘차 다(茶)’자와 ‘주발 완(碗)’자로 이루어진 말이니, 차를 마실 때 쓰는 주발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다완(茶碗)’은 사발로 된 찻잔의 일종이다. 말차(抹茶 : 녹차를 갈아서 가루로 만든 차)를 개어 마시는 데 쓰이는 사발 찻잔이다. 다완은 원래 조선시대의 찻잔이었다. 형태가 소박했기에 서민들의 사발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재질과 공정의 만만치 아니함을 들어서, 그 쓰임과 가치를 다르게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본의 ‘이도다완(井戶茶碗)’은 조선의 다완인 사발 자기가 임진왜란 때 일본이 전리품으로 가져가, 이후 일본의 선불교와 연관해 찻그릇으로 사용되며 붙여진 명칭이다. 찻잔의 모양이 우물(井)처럼 속이 깊은 모양이라고 해서, ‘이도(井戶)’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16세기 진주에서 만들어진 사발이 일본 교토 대덕사의 한 암자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이도다완은 일본 국보 26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200여 점의 이도다완 가운데 ‘보물’로 지정된 게 3점, 중요문화재로 등록된 게 20여 점에 이른다. 이도다완에 대한 찬미는 일본 미술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의 글에서 절정에 이른다. “무엇 하나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디 한 군데 꾸민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그 아름다움을 “솔직한 것, 자연스러운 것, 무심한 것, 사치스럽지 않은 것, 과장이 없는 것”이라고 칭송했다. 나는 이 논평에서 특별히 크게 마음이 끌리는 대목이 있다. 그것은 이도다완의 아름다움으로 ‘무심함’을 지적한 것이다. 무심(無心)이란 ‘아무런 생각이나 감정이 없음’을 뜻하는데, 무심하다는 것이 아름다움의 한 자질이 된다니, 이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아니 너무도 풍성한 해석이 숨어 있는 듯해서 나는 ‘무심’의 의미를 두고 유쾌한 긴장과 감흥을 느낀다. ‘무심(無心)’에 만만치 아니한 미학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도다완에 깃든 ‘무심의 표정’이란 무엇이겠는가. 미술학자 야나기 무네요시의 설명이 ‘무심의 미학’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그는 말한다. 일본은 아름다움을 작위적으로 만들어 내려 한다. 그래서 한국의 다완을 못 따라간다고 말한다. 무심의 미학이란 아름다움을 억지로 만들어 보이려는 마음이 없다는 데에서 오는 것 아니겠는가. 그는 한국의 다완은 ‘우리 것’이니, ‘나의 것’이니 하는 걸 내세우는 수준을 초월한 경지에 있다고 말한다. 즉, 세계적 보편(universality)의 경지에 있음을 말한다. 보편은 평범하다. 그 어떤 비범도 욕심내지 않으려는 마음을 바탕으로 한다. 이것이 ‘무심의 미학(무심의 미덕)’ 아닐까. 20세기에 들어 예술은 ‘개성의 표현’에서 미학적 진보를 추구하였다. ‘개성을 통한 보편의 추구’를 내세우지만, 이는 개성시대에 와있음을 달리 표현한 말이리라. 이에 비추어 보면, ‘무심함으로 이루어내는 보편’이란 참으로 그윽하다. 이도다완은 가장 평범한 표정, 어디에서나 허용되는 공감의 분위기가 있다. 보편의 넉넉함을 누리게 한다. 그것이 이도다완의 표정이다. 무심의 반대편에 유심(有心) 또는 유정(有情)이 있다. 무심이라고 해서 마음 자체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원래 인간은 유정한 존재로서, 변화무쌍한 마음, 감정 색깔이 무시로 바뀌는 마음, 이런 마음을 거느리고 산다. 그 마음에서 조용히 벗어나는 지점이 무심의 영토이리라. 나야말로 무심에는 무심했다. 그저 유심유정(有心有情)을 드러내기에 분주했다. 내 마음 안의 정회가 얼마나 각별한지를 어떻게든 알리려고, 특별히 드러내어 내색하고, 좋음을 이기지 못해 금방 반색하고, 싫고 미운 마음을 누르지 못해 내가 펴는 불편한 기색에 내가 눌려 지내기가 일쑤이었다. 나야말로 사발 다완을 가까이 두어 무심의 지혜에 다가갈 일이다. 03 북미 인디언 중 체로키 부족은 아들을 강인한 성인으로 만들기 위해 독특한 훈련을 한다. 성인식 통과의례로 아버지는 아들을 깊은 숲속으로 데려가, 아들의 눈을 가린 채 홀로 남겨둔다. 가족과 부족을 떠나본 적 없는 소년은 처음으로 혼자 밤을 지새워야 한다. 늘 보호막이 되어 주던 아버지인데, 오늘 밤은 소년 혼자 남고 아버지는 돌아간다. 홀로 견뎌 내는 공포의 밤이 힘들게 지나간다. 마침내 어두컴컴한 숲들 사이로 새벽이 온다. 아들은 이 훈련을 혼자 이겨낸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이때, 먼 곳에서 아버지가 나타난다. 사실 아버지는 집으로 간다고 해 놓고, 지난밤 내내 아들 옆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들을 뜬눈으로 지켜본 것이다(따뜻한 편지 1663호, www.onday.or.kr). 아들의 독립심을 기르기 위해 아버지는 짐짓 무심함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그 무심함 안에 유심함을 심어 놓는 아버지의 지혜를 볼 수 있다. 무심함 안에 유심이 살고, 유심함은 무심함에 기대어 성숙을 기하는 것이 아닐까. 원래 무심은 불교에서 나온 말이다. 불교에서는 허망하게 분별하는 삿(邪)된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 미혹한 마음을 떠나온 상태를 무심이라 한다.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로 수행에 정진하는 사람을 무심도인(無心道人)이라 한다. 우리는 그간 성공과 경쟁의 가치관에 지배된 시대를 살았다. 이를 비판하는 진보적 성찰의 목소리가 나온 지도 오래되었다. 이 시대 부모 된 사람들이 자녀를 기르면서, 얼마간 ‘무심의 지혜’로 나아갔으면 한다. 일부 사람들이 내 자식 잘 보살피기에 과도하게 마음을 쏟아, 세상의 공정을 허물고, 세간의 비판을 받는다. 유심한 보살핌이 넘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자녀에게도 해가 될 수도 있다. 더러는 무심에 노출되어 자아를 스스로 추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심함에 당면함으로써 진정한 성장의 면역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란스러운 것이 자연스러운 교실에 대한 그리움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달갑지 않은 손님. 그 덕분에 학교에는 아이들의 따뜻했던 웃음과 온기가 사라지고 차가움만이 감돌았다. 도서관은 특히나 더 추웠다. 불특정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장기간 휴관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여전히 내 눈 속에는 도서관 곳곳에서 책 읽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것 같은데…. 올해 신입생들은 도서관 대출증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학년이 끝나게 생겼다. 정부에서는 전염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교육부에서는 온라인개학이라는 고육지책을 내뱉었다. 등교개학은 점점 늦어지고 아이들은 하루의 반나절을 모니터 화면 앞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 어쩌나. 하루하루 동동거리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만나면 어떤 수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서 학생이 지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교사가 혼자 떠드는 수업이 아닌 우리 학교 아이들이 살고 있는 이 도시, 시흥과 관련하여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할 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마침 주 1회 등교가 시작되면서 한 반의 아이들이 2개의 반으로 쪼개서 등교하게 되었다. 그간 25~30명의 인원으로 독서토론수업을 할 때는 시간도 부족하고 어수선했었는데 그 인원을 반절로 줄이니 토론수업을 할 수 있는 딱 좋은 인원이 되었다. 자! 이제 우리 서로 거리 두고 앉긴 했지만, 즐겁게 책 수다를 떨어보자. 교사도 학생도 소란스러운 것이 자연스러운 교실이 그리웠으리라. 내가 사는 도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시흥은 경기도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이다. 시흥시 동쪽으로는 광명과 안산, 서쪽으로는 인천, 남쪽으로는 안산과 시화호를 끼고 화성, 북부로는 부천시와 인접해 있다. ‘시흥에 살아요’라고 말하면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과 혼동하는 사람이 많아서 꼭 경기도 시흥시라고 부가설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늘날의 시흥은 신도시 개발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우리 학교 아이들만 해도 시흥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보다 다른 도시에서 이사 온 경우가 훨씬 많다.[PART VIEW]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 시흥에 대해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더라면 벌써 교외활동을 여러 번 나갔을 것이다. 올해는 아쉽게도 모든 활동이 취소되었지만, 학생들은 사회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통해 우리 고장 시흥에 대한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수업을 계획했다. 우리 고장 시흥이라는 교과용 도서를 보면 시흥 명칭의 유래·시흥의 역사·행정구역·환경 등 다양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정보로 1970년대의 개발제한구역 지정사업으로 인해 시흥의 자연환경은 인근 도시와 비교했을 때 훨씬 잘 보존이 되어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타 도시에 사는 아이들보다 주변에 논·갯벌·습지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 ‘환경과 관련된 주제 그림책을 선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시흥의 남쪽 정왕동(시화) 지역은 특히나 갯벌이었거나 이전에는 바다였던 곳을 매립한 곳도 있기 때문에 개발과 보존이라는 이슈의 시화방조제를 다룬 그림책이 적당해 보였다. 우리 학생들은 이 시화방조제가 왜 생겼는지 알고 있을까? 시화호의 기적이라는 그림책을 수업도서로 선정하고 나서도 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발문하기에 적합한 토론수업을 구상했다. 이 수업의 첫 번째 발문이자 도입 문장은 ‘여러분, 내가 사는 도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였다. 다음에서 구체적인 수업설계를 소개한다. 수업의 설계(지도안) ● 대상 학년 : 5학년 ● 교과 연계 : 사회, 과학 / 지도 교사 _ 사서교사 (독립) ● 차시 : 1차시 ● 수업모형 : 토론학습 ● 기대 핵심역량 : 비판적성찰역량, 의사소통역량, 민주시민역량 ● 배움 주제 : 내가 사는 도시 환경 이해하고 생각 나누기 ● 배움 목표 : 환경 그림책을 읽고 토론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다. ● 사회적 기술 목표 : 경청하기, 갈등해결기술, 정보수집하기 ● 배움 자료 : 시화호의 기적(PPT, 단행본), 동영상 자료(북트레일러, 유튜브) ● 수업의 흐름 그 밖에 수업과 연계할 수 있는 활동 1차시라는 짧은 시간에 다루기 어려운 주제임에도 우리 학교 학생들은 열띤 토론을 했다. 토론활동만으로 1차시가 부족하다면 다음과 같은 활동을 연계하여 차시를 추가하거나 담임교사와 협력수업을 해도 좋을 것이다. 학생들의 가슴에 꽃을 심는 과정 사서교사는 특정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는 아니지만, 이 세상의 모든 책과 모든 콘텐츠를 교재로 구성하여 교과와 연계하고 통합하여 수업을 계획할 수 있다. 오히려 특정 교과목이 없기에 교육과정 재구성이 당연하고, 매 수업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정해진 법적 시수가 없기 때문에 학교마다 수업하는 차시가 다르고 국어나 창체시간을 할애하여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에 대부분의 학교에서 많은 수업 시수를 할당받진 못한다. 그렇기에 그렇게 주어진 단 몇 차시의 수업이 흥미롭지 않다면 학생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부담감이 항상 있다. 그래서 나는 그 부담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언젠가 읽었던 박남기 교수님 책에서 본 글귀를 생각한다. “교재는 예쁘게 피어 있는 꽃이고, 강의는 교재의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으로 그 핵심은 교재 내용의 뿌리까지 파서 학생들의 가슴에 심어주는 것이었다. 가르침은 꽃을 꺾어 학생들의 가슴에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꽃을 뿌리째 아이들의 가슴에 옮겨 심어 열매 맺도록 하는 작업이다.” (박남기, 최고의 교수법, 104쪽 발췌) 나는 이 구절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산다. 교사는 학생들의 가슴에 꽃을 심어 주는 사람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가. 수업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주어진 짧은 시간(40분)에 맞춰 책도 읽어주고 활동을 구성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한 번의 수업이 아이들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수 있도록 책 선정부터 공을 들인다. 이번 수업은 유독 더 그랬다. 코로나 시국으로 대면수업보다 비대면수업이 더 많아졌기에 아이들과 만나 수업을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도 간절했고 소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수업에서 사용할 주제나 책의 선정을 아이들의 가슴에 심어줄 꽃을 고르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꼼꼼하게 시작한다. 이번 수업에서 우리 학생들이 피우게 될 꽃은 어떤 색, 어떤 모습일까? 나와 함께 읽는 책들이 사회에 나가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줄까?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벅차서 마음이 구름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이다. 학생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다음 수업에 사용할 꽃(교재)을 신중하게 고른다. 학생들이 내 수업을 통해 도서관으로 나비처럼 날아들어 올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 다른 꽃들(도서관의 책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또 이번 수업을 돌아보며, 얼른 코로나 상황에서 해방되어 시흥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때는 도서관에도 학생들이 와글와글 모여들겠지. 또 마스크를 벗고 환하게 웃으며 즐겁게 책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날을 수채화처럼 머릿속에 그려본다.
일 년, 아니 한 달 뒤도 예측하기 힘든 요즘이다. 따라서 교육의 방향 역시 일방적인 지식전수와 이를 기억하는 단편적 지식보다 상호협력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지식을 재구성하고 확장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능력을 통한 지식습득과 개개인의 협력적 지식공유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팀 프로젝트 학습이란 최근 학교현장에서 관심을 갖고, 교실에 적용하고 있는 팀 프로젝트 학습은 학습자끼리 능동적 지식공유를 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창출과 실제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며, 다양한 협력적 활동으로 목표한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조언자 역할을 하고, 학습자들은 충분한 시간 동안 주체적으로 동료들과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을 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수행해간다. 팀 프로젝트 과정을 거치면서 학습자들은 내용 지식을 이해할 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와 탐구력, 실천과 적용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각각의 과정 내에서 학습자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시켜 주어 팀 성과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팀 프로젝트 학습은 미래사회에서 요청되는 창의적·사회적 인재양성에 적합한 교육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혼자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팀’이 갖는 ‘힘’ 본교는 2018년부터 2019학년까지 4~6학년을 대상으로 동학년 교사들이 팀 프로젝트 학습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각각의 과정을 공동으로 협의하는 팀티칭을 통해 같은 프로세스를 공유하며 팀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했다. 팀 프로젝트를 수행한 본교 교사들은 ‘힘들었지만 보람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혼자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겠지만, 동학년 교사들과의 팀워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다음의 사례에서 살펴보면 ‘동학년 교사’라는 ‘팀’이 갖는 의욕과 능력이 발휘될 때, 학생 또한 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힘’이 발현됐음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가 긴 활동기간과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단계별 과제들을 서로 나누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성장·도전·완성의 즐거움을 느낀다는 점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힘듦’보다는 ‘즐거움, 재미’를 언급하는 부분이 많았다. 팀 프로젝트는 분명 교사들에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혼자서는 결코 하기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함께하면 노력은 덜고 즐거움은 배가 되는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교사인 우리들이 느끼는 것처럼 우리 학생들도 팀 프로젝트의 과정에서 혼자의 열 걸음보다 여럿의 한 걸음이 더욱 가치 있고 즐거울 수 있음을 배워나가게 될 것이다.[PART VIEW] 팀 프로젝트 학습사례 들여다보기 ● 4학년 _ ‘서울 나들이’ 프로젝트 가. 기획 동기 및 의도 대부분 학교가 4학년 1학기 현장체험학습으로 서울투어를 진행한다. 사회교과와 연계하여 서울 지역 고궁·박물관·동대문·남대문 등을 4시간여 동안 살펴보는데, 대부분 체험학습 대행업체에서 제공하는 경로에 맞춰 이동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지나치듯이 살펴본다. 또한 이미 짜여 있는 프로그램대로 움직이므로 학생 및 교사의 요구를 반영하기 어려워 체험학습을 통한 학생들의 학습동기 및 흥미 유발, 학습효과 또한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지역(서울) 학습을 교사와 학생이 과정 하나하나를 하나씩 만들어나가고 준비과정과 실행과정, 결과의 공유까지 매 단계 즐거운 배움이 발현될 수 있는 서울 답사를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 ‘서울 나들이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나. 계획과 실행 1) 관련 교육과정 : 4학년 1학기 2-(1) 우리가 알아보는 지역의 역사 4학년 2학기 2-(1) 경제활동과 현명한 선택 4학년 2학기 3단원 사회변화와 문화의 다양성 2) 교육과정 배정 시간 : 17차시 3) 실행과정 4학년 1학기 사회 2단원 ‘우리 지역의 역사’에는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 조사 및 답사계획을 세운 뒤 직접 답사하며 소개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교육시기와 교육내용을 고려하자면 1학기 때 계획과 실행이 이뤄져야 했지만, 준비과정 등이 늦어지면서 불가피하게 2학기 때 진행해야 했다. 그래서 1학기 ‘서울 지역 답사하기’와 더불어 2학기 사회의 ‘합리적 소비생활’, ‘사회변화로 달라진 생활모습’, ‘일상생활에서 정보를 이용하는 사례’ 등의 내용을 추가한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기로 했다. 즉, ‘서울 나들이’ 프로젝트는 ‘서울 지역 탐방’과 ‘합리적 소비’라는 두 가지 목표로 진행되었다. 두 차례의 사전답사를 통해 서울 지역의 랜드마크와 상거래가 이뤄지는 재래시장·쇼핑몰 등의 장소를 묶어서 4개 권역으로 나눠 편성했다. 4개 권역은 ▲‘시청과 남대문시장 / 서울로와 서울역’, ▲‘두타와 동대문시장 / 한양성곽과 낙산공원’, ▲‘영풍문고와 청계천 / 평화시장’, ▲‘광화문광장과 경복궁 / 인사동 거리’로 계획했다.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했고, 답사를 위한 사전 조사 및 협의사항을 결정했다.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들과 동행할 엄마선생님을 반별로 4명씩 모집했다. 교사들은 학생의 서울 나들이 체험을 앞두고 사전답사를 1회 더 진행했다. 추가 사전답사에서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하고, 4개 권역에서 제시할 미션과 교사와 학생들이 만날 만남의 장소 등을 최종 확정했다. 실제 서울 나들이는 팀별로 배치된 엄마선생님의 인솔로 진행되었다. 교사 역시 4개 권역별로 한 명씩 배치하여 만남의 장소에서 대기하면서, 활동 중 학생들의 이상 유무와 건의사항 등을 확인하였다. 합리적 소비생활을 위한 ‘재래시장’ 경제활동 체험은 학교 예산으로 학생들에게 1인당 1만 원을 지급하여 활동했으며, 사전 소비계획과 활동 중 지출사항 등을 기록하도록 하였다. 현장체험학습이 끝난 후, 팀별로 활동내용을 PPT 자료로 제작·완성한 뒤 발표하는 사후활동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보고 듣고 느낀 점, 새롭게 알게 된 점 등을 공유할 수 있었다. ● 5학년 _ 역사연극 프로젝트 가. 기획 동기 및 의도 5학년 2학기 사회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내용이 방대할 뿐 아니라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흥미가 없는 학생들에게 5학년 2학기 사회는 어렵고 재미없는 시간이 되고 만다. 학습량이 많아 전체 내용을 학생 중심, 체험 중심으로 구성하기는 어렵지만, 일부분이라도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협력하는 수업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학생이 극작가·연출가·배우가 되어 역사연극을 기획·제작하는 역사연극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나. 계획과 실행 1) 관련 교육과정 : 5학년 2학기 사회 2-(1) 후삼국의 통일 5학년 2학기 국어 7. 인물의 삶 속으로 5학년 2학기 실과 4. 생활과 기술 2) 교육과정 배정 시간 : 15차시 3) 실행과정 10월 연극 완성을 목표로 연극화가 가능한 역사 속 이야깃거리를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2학기 초 동학년 교사들의 논의 끝에 연극 완성 시기, 역사 속 극화 가능한 인물 등장 시기 등을 고려하여 후삼국 통일과정과 고려의 성립으로 연극 소재를 결정했다. 3개 반이 신라의 분열과정, 후백제 통일, 후고구려의 멸망과 고려의 성립으로 연극 주제를 각각 정하고, 반별로 두 개의 팀으로 나누어 소주제를 정해 연극을 제작하기로 하였다. 연극 제작의 첫 작업은 대본 작성이었다. 대본 작성은 팀별로 ① 맡은 소주제 내용을 사회교과서에서 사건·등장인물로 간추리기 ② 찾은 내용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자세하게 조사하기 ③ 조사한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입혀 이야기 꾸미기 ③ 꾸며낸 이야기에 등장인물·배경·대사 등을 넣어 대본 완성하기 순서로 진행했다. 대본 작성의 각 단계별 작업은 팀별로 합의된 내용을 팀 대표가 크게 말하면, 모든 팀원이 받아 적어 내용을 공유하고 확인하는 작업으로 진행됐다. 연극 준비과정 중 가장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 바로 대본 작성이었다. 학생들이 대본을 쓰는 경험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워하기도 했고, 다듬고 대사를 추가하거나 인물을 바꾸거나 추가하는 등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보름 전이 돼서야 최종 대본이 완성됐을 정도로 오랜 과정이 걸렸다. 반면에 대사를 암기하고 연기를 연습하는 시간은 수월했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직접 쓴 대본이었기 때문에 쉽게 암기했고, 연극 준비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매우 즐거워했다. 어렵다고 힘들어하고 짜증 내면 어쩌지 하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게다가 학생들은 연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소품과 의상까지 직접 제작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래서 2학기 실과의 생활용품 만들기 중 바느질하기 내용을 재구성하여 부직포로 간단하게 바느질하여 만들었다. 연극 최종 대본 점검 및 역사연극 최종 연습은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학교에 배치된 연극부문 예술 강사에게 두 번 정도 도움을 받았다. 연극 공연은 3개 반이 함께 모여 진행했다. 서로의 연극을 재미있게 감상하면서 후삼국의 통일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연극에서 알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든 골든벨 퀴즈와 소감 말하기 등 사회과 관련 학습과 국어 7단원 ‘인물의 삶 속으로’에 제시된 ‘경순왕과 마의 태자’를 읽고 독서토론을 진행했다. 역사연극 프로젝트는 동학년 교사의 팀티칭과 더불어 학교 지원 인력의 협조까지 더해진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 6학년 _ ‘가나다라마바자회’ 프로젝트 가. 기획 동기 및 의도 ‘가나다라마바자회’는 알뜰장터를 하고 싶다는 학생 요구와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체험중심교육을 만들어 보자는 교사 요구가 합쳐진 프로젝트이다. 이웃 사랑·나눔·배려 등의 가치는 6학년 2학기 사회·도덕교과에서 한 단원에 걸쳐 다뤄질 만큼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경쟁 속에서 개인화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이웃 사랑·나눔·배려 등은 귀찮고, 불편하며, 손해 보는 일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도덕적 가치 습득은 당위성 위주의 인지적 접근보다는 실제로 체험하면서 가치를 실천해보는 것이 훨씬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도덕·사회과의 이웃 사랑·나눔·배려 의미를 바자회를 통해 느껴보고, 바자회의 과정과 느낀 점 등을 뉴스로 만들어 발표하는 팀 프로젝트 학습을 구성해보았다. 나. 계획과 실행 1) 관련 교육과정 : 6학년 2학기 사회 1-(1) 행복한 삶과 인권 6학년 2학기 도덕 7. 크고 아름다운 사랑 6학년 미술 5-(3) 다문화와 공예 6학년 2학기 국어 10. 뉴스와 생활 2) 교육과정 배정 시간 : 13차시 3) 실행과정 1학기 말에 동학년 교사협의회를 통해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일정 등 대략적인 윤곽이 결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10월 바자회 진행을 목표로 2학기 시작과 함께 프로젝트는 진행되었다. 교사들이 사전에 협의한 원칙은 학급별로 차별화된 부스를 마련할 것, 부스 선택은 6학년 학생들의 희망에 따를 것, 위생 및 안전을 위해 먹거리 조리 및 판매는 피할 것 등이었다. 이같은 원칙에 따라 최종 결정된 바자회 부스는 전사염색 머그컵 디자인팀, 비즈아트팔찌·티코스터 뜨개질팀, 냅킨아트·디폼블록 공예팀, 공연·춤·마술 등 예술공연팀 등 총 4개로 구성됐다. 2학기 개학과 동시에 6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젝트의 목적, 팀 구성, 유의사항 등 대략적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으며, 학생 자율에 따라 판매 부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각 부스는 6학년 학생들이 미술과 도덕시간을 활용해 만든 여러 만들기와 공예작품을 판매하거나, 만든 작품을 보고 직접 체험해 보는 부스로 운영하였다. 판매할 머그컵·냅킨아트·비즈아트 팔찌·티코스터 뜨개질 등은 6학년 전체 학생이 각 반에서 4차시에 걸쳐 미술시간에 제작하였다. 바자회 이름과 바자회 수익금 사용처도 학생들이 직접 결정토록 했다. 각 반별 바자회 이름 후보와 수익금 사용처를 복도에 게시한 후 학생들이 직접 투표를 해 선정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나다라마바자회’라는 이름과 ‘월계사회복지관’에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하였다.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바자회는 2~3교시와 중간놀이시간 동안 진행됐다. 학생 자율에 따라 희망 부스를 결정하다 보니 한 부스로 집중되는 경우가 있었다. 때문에 판매 희망자가 너무 많은 부스의 경우 지원자를 모집하고 알뜰시장에 내놓을 물건을 수합하여 벼룩장터인 ‘싸게 사게’ 부스를 설치해 운영했다. 사전에 각 시간별 희망학급 신청을 받아 같은 시간대에 학생들이 몰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으며, 참여 예상인원을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어 물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할 수 있었다. 바자회를 마친 후 후속 활동으로 바자회 행사 준비과정과 실행 결과 및 소감 등을 뉴스 대본으로 작성하고 동영상으로 제작·발표하며 뉴스 비평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각 반별 우수 뉴스를 학급별로 공유하면서 ‘가나다라마바자회’ 프로젝트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