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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강원도교육청이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의 모든 학급에 보급한 달력에 세월호 추모, 각종 투쟁·혁명일이 강조돼 도마에 올랐다. 최근 강원 교육계로부터 학급 게시용으로 배포된 달력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이 불거지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단 표지(왼쪽 사진)부터 조류의 ‘알’을 그려 넣은 후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는 소설 ‘데미안’의 글을 인용해 첨부했다. 1월부터 12월까지 정부 기념일 중 투쟁·혁명일은 모두 담았다. 실제 달력을 살펴보면 2·28민주운동기념일, 3·8민주의거기념일, 5·18민주화운동기념일, 부마민주항쟁 등은 모두 기입한 반면, 납세자·보건·세계인·식품안전·소비자·무역·방재·원자력의 날 등은 제외됐다. 우리나라를 수호해준 국가에 대한 기념일인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 국제적으로 중요한 국제연합일, 맹인의 한글날로 통하는 점자의 날도 빠졌다. 유두절(음력 6월 15일), 중양절(음력 9월 9일) 등 우리 고유의 명절도 볼 수 없다. 가장 많이 비판받는 부분은 4월(오른쪽)이다. 다른 달은 계절에 맞는 삽화를 그려 넣었는데 유독 4월만 ‘세월호 리본’이 자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4월 16일에는 아예 ‘세월호 참사 7주기’로 표기하고 세월호 리본이 추가로 삽입됐다. 교사들은 “코로나 블루로 힘든 상황에서 세월호 트라우마까지 겹쳐 4월 내내 죽은 아이들을 생각하다 코로나 블랙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학생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물론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를 기리는 것은 중요하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정은숙 도교육청 부대변인은 “행정안전부 기준 기념일 중 학생과 관련된 날 위주로 넣었을 뿐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너무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학생 교육과 관련된 더 중요한 날들이 빠지고 투쟁·혁명일은 모두 삽입한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 기념일 위주라 한다면 4월 16일은 정식명칭대로 ‘국민안전의 날’로 해야 하는데 ‘세월호 참사 7주기’로 바꾼 것은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량 회수돼야 한다는 의견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부대변인은 “달력 게시는 강제사항이 아니다. 정 불편하게 여겨진다면 다른 달력을 걸어도 된다”며 “잘못 표기된 부분은 추후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일반고 전환 앞둔 외국어고등학교의 경쟁률이 전국 30개 외고 중 12개교가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교육업계에 따르면 신입생 경쟁률은 1. 04대 1로 지난해 1.37 보다 낮아졌다.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 4기(이하 2030 청년위원회)가 지난달 출범했다. 위원장에 주우철 인천원당초 교사가 선출됐고, 김민규(대구강림초)·김문환(경기 보개초)·윤성호(충북상업정보고)·박지웅(전북 안천초) 교사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예정보다 출발이 늦어졌지만, 어느 때보다 의지가 강했다. 한국교총을 디딤돌 삼아 젊은 교사들이 전문성을 키우고 학교 현장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게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6일 2030 청년위원회 운영진을 화상으로 만났다. 주우철 위원장은 “올해 2030 청년위원회의 화두는 ‘언택트’ 시대에 맞는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30 연수(캠프) 등 기존 대면으로 진행했던 사업을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몇몇 시·도교총 청년위원회에서 언택트 사업을 진행했어요. 힐링 콘서트, 라이브 방송, 명사 초청 강연 등을 실시간 온라인 방송으로 시도했죠.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우선 지역별로 진행했던 언택트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보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대구교총 2030 청년위원회는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의 콘셉트를 빌려 ‘교실에서 뭐 하니?-선물 원정대 편’을 마련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100명 이상이 동시 접속해 다사다난했던 지난해 학교 이야기를 공유, 공감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김민규 부위원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사연을 소개하고 인터뷰하고, 선물도 전달했다”면서 “기대 이상 참여도가 높아서 놀랐다”고 했다. 충북교총 2030 청년위원회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랜선으로 만나는 교원 힐링캠프’를 열었다. 10월에는 가수 V.O.S의 김경록과 트로트 가수 요요미를 초대해 랜선 콘서트를 선보였고, 11월에는 한문철 변호사와 홍영일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교육팀장을 초청해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2030 니즈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도 직접 제작할 계획이다. 우선, 교직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교사들을 위한 ‘원격연수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능력자 교사’들이 혼자만 알기 아까운 수업 스킬과 노하우, 교육 사례를 공유할 수 있게 ‘장(場)’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궁금할 때마다 언제든 펼쳐볼 수 있는 교직 생활의 모든 것을 소책자로 엮을 예정이다. 주 위원장은 “2030 교사들이 청년위원회를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국 커뮤니티도 구성해보려고 한다”면서 “능력이 닿는 데까지 2030 교사들이 날개를 달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체계적이고 규모가 크다는 게 교총의 장점이에요. 하지만 위기나 변화의 순간,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데는 유연성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2030 청년위원회가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청년들의 도전 의식과 조직력을 결합하면 교총은 빠른 시일에 독보적인 교원단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김문환 부위원장도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면서 “2030 청년위원회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박지웅 부위원장은 “새내기 교사를 위한 지침서를 만든 적이 있다. 주변에서 ‘교총에서 이런 걸 만들어?’라는 반응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면서 “2030 교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사로서 역량을 키우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는 2017년 2월 처음 출범했다. 교총을 매개로 젊은 교원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도록 돕기 위해 조직됐다. 젊은 세대의 니즈에 맞는 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각종 교육정책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의견을 들려주기도 한다. 이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2030 연수(캠프)’는 역사·문화 체험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해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전국의 이름난 체험 명소를 탐방하면서 교직의 전문성을 높이고 또래 교사들과 소통하면서 일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게 주효했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세상. 작년 한 해 동안 그 어느 때보다 학교가 많이 바뀌었어요. 상상도 못 할 만큼 학교의 기능도 마비되었었지요. 덕분에(?) 일 년 내내 그동안 하지 않아도 되었던 일, 평상시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을 많이 했었어요. 1학기 초에는 교육과정도 몇 번이나 뒤집어엎어야 했고, 초등학교는 긴급 돌봄 때문에 난리도 아니었지요.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느라 맨땅에 헤딩해야만 했고, 우리의 의지와는 반대로 욕도 많이 먹어야 했어요. 그뿐인가요?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기, 감정의 화살은 교사 집단에 쏟아지기도 했었지요. 많은 뉴스와 답글들로 힘들고 상처받던 시간도 있었어요. 참 답답하던 때였지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한 구절을 되놰야만 겨우 버텨낼 것만 같은 때였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라. 오늘 내가 만날 사람들은 내 일에 간섭할 것이고, 고마워할 줄 모를 것이며, 거만하고, 정직하지 않고, 질투심이 많고, 무례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나를 해칠 수 없다.” 비난을 받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꿋꿋이 나아가야 했어요. 힘든 시간이 지나고 이제 새해가 밝았어요. 그동안 교사들을 둘러싼 오해는 많이 풀리고 있어요. 무작정 대책 없이 감정의 화살만 쏘아대던 사람들도 이제는 모두 다 똑같이 힘들다는 것을 자각했기 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교사로서 기울였던 노력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지난주, 한파라고 불릴 만큼 추운 날. 가만히 서 있으면 손끝, 발끝이 시리던 오후. 학교 현관 앞에서 학습꾸러미를 배부했어요. 기다려도 오지 않으시는 부모님들이 계셔서 전화했더니 학교로 오실 수 없는 상황. 어쩔 수 없다 싶어서 배달해 버렸어요. 사실, 배달까지 안 가도 되는 일이에요. 교사가 배달까지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학습꾸러미를 배부하다 보면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못 받으러 오시는 부모님들, 학교에 올 수 없는 아이가 있기도 해요. 자가격리 중이라던지, 기저질환이 있거나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사정이 있는 아이와 학부모님들이 종종 보이기도 하니까요. “선생님, 어떻게 하죠? 정말 감사해요.” 학습꾸러미를 집 앞에 놓고 학교로 돌아오는데 전화가 와요. 학부모님께서 고맙다는 한 마디를 전해주시더군요. 그 한 마디가 뭐라고 마음이 뿌듯해지더군요. 작년 초와는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어요. 작년 초반의 파도 같았던 분위기도 이제는 편안한 잔물결로 바뀌어 가고 있어요.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그래도 이제는 제법 시간이 지나서 우리도 내성이 생겼어요. 온라인 수업에도 어느 정도 대비가 되었고, 갑자기 찾아오는 확진자 증가세에도 조금은 유연하게 대처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학교를 둘러싼 많은 여론도 이제는 무조건 ‘학교 탓’만 하지는 않아요. 조금은 냉철하게 사태를 바라보게 되었으니까요. 아직은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우리는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해요.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우리의 경험치는 더욱 노련하고 세련된 방법을 찾는 길잡이가 되어줄 거예요. 어느덧 밝아 온 2021년. 올해도 쉽지는 않겠지만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힘내시는 한 해를 보내시면 좋겠어요. 선생님~ 올해도 힘내세요.
무슨 일이든지 마음먹기에 따라 달리 보인다고 했다. 그만큼 사건이나 상황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뭘 해도 안 돼.’ ‘나는 할 만큼 했어. 이젠 포기할래.’ ‘공부는 나랑 안 맞아. 이 길이 아닌가 봐.’ 학교 시험을 치르고 나서 자신의 시험 점수에 실망한 우리 아이들이 자주 하는 독백들이다. 시험을 망치고 나서 속상해서 하는 말이지만 이 속에는 자신에 대한 의구심과 좌절감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같은 상황, 다른 태도 똑같은 점수를 받았는데 다르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번엔 공부를 너무 조금만 했어. 다음엔 더 열심히 해야지.’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문제가 뭘까?’ ‘공부 방법을 바꾸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이런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은 일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운이나 자기의 실력을 탓하지 않고 자기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른 대안이나 전략을 모색한다. 좀 더 노력하거나 다른 방법을 시도하면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같은 점수를 받고도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유형의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 심리학자 캐롤 드웩(Carol Dweck)에 따르면, 전자는 고정형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이고 후자는 성장형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이다. 고정형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은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하고 실패를 두려워해서 새로운 시도를 꺼린다. 이에 비해 성장형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은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 도전하기 때문에 실제로 성장할 수 있다.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 맞춰 고정형 마인드는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조차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으로 고착된 마음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자아 효능감이 떨어져서 아무것도 의욕적으로 시도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 중에도 고정형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남의 눈을 의식해 자신이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도전적인 과제를 시도하지 않기도 한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성장과는 거리가 먼 태도다. 반면에, 성장형 마인드는 자신의 성장을 믿게 하고 노력과 시도를 멈추지 않게 한다. 뇌의 전기 신호 실험에서도, 실수했을 때, 성장형 마인드를 가진 사람의 뇌는 활성화 됐지만, 고정형 마인드를 가진 사람의 뇌는 잠잠했다고 한다. 뇌가 잠잠했다는 것은 자기의 실수나 실패를 자기도 모르게 받아들이고 다른 모색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뇌가 활성화됐다는 것은 뭔가 새로운 대안이나 방안을 모색하느라 생각을 많이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교학상장(敎學相長). 교사를 꿈꾸며 교육학을 배울 때나 학교 교육 현장에서 이 문구를 자주 접했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강조한 표현이다. 비단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와 배우는 학생들 사이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직장 등 교육이 일어나는 모든 장에서도 교육 당사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교사로서, 부모로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해야 우리 아이들이 진짜 성장할 수 있고 우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성장형 마인드로 리셋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도 우리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 성장을 위해 헌신했다. 일부는 선생님들에게 일하지 않는 그룹이라고 망언하고 교육 무용론까지 들먹였지만,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는 나아질 거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무색무취의 인천교육 지난 한 해, 인천교육은 무엇이라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색깔이 없었다. 방역과 안전이 중요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시도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정책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다른 교육청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다고 보인다. 오죽하면 ‘서울과 경기에서 어떤 정책이 나오면 2~3일 후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무능하기 짝이 없었다. 과거 인천교육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나름의 색을 갖고 특색 있게 운영됐다. 하지만 현재는 어떤 색깔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천교육청의 2021학년도 정책 방향을 보면, 여전히 인천교육을 어떻게 강화하고 이끌어 갈 것인지에 관한 내용은 나타나 있지 않다. 언제까지 무색무취의 상황으로 인천교육을 방치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관성에 얽매인 행정·정책 지난해는 특히 교육정책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정책을 언론을 통해 접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언론으로 듣고 2~3일이 지난 후에야 학교에서는 공문을 받는 일이 아직도 반복되고 있다. 공문이 시행되지 않아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새해에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인천교육청은 학교 현장과 먼저 소통하고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을 빠르게 안내하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학교 현장을 더 힘들게 한 것은 관성에 얽매인 행정과 정책이었다. 일례로 중학교 신입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단 일주일도 교복을 제대로 입지 못했는데, 일선 학교에서는 교복 만족도 조사를 교육청에 보고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제기했지만, 시의회에 보고하기 위함이라는 제출 이유를 회신받았다. 무엇이 중요하고 우선인지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는 교육청이 돼야 한다. 올해 예산도 대폭 삭감된다고 한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5000만 원가량의 예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예산을 늘려도 모자란 판에 필수적인 교육 활동조차 어려워질까 봐 우려스럽다. 한 개인의 치적을 위해 각종 무상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예산 편성 운영이 필요하다. 2021년도에도 여전히 힘든 현실이 우리 선생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헌신과 신념을 믿는다. 인천교총도 그 길을 함께 걸으며 응원할 것이다. 오늘의 쓴소리가 인천교육의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교육공무직원의 교직원 포함 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반대의견이 쏟아지고, 청원대 국민청원(바로가기)도 등장했다. 국회입법예고 인터넷 사이트를 살펴보면 교육공무직원을 교직원에 포함시키는 ‘초ㆍ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대표발의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에 대한 의견제출 기한이 지난달 2일 시작해 1월 1일 종료된 가운데, 반대의견만 2만 건을 넘어섰다. 작성자들은 ‘애초에 초중등교육법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 ‘역차별의 극치다’, ‘수년 씩 교사와 공무원을 준비해온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과유불급의 입법만능주의’ 등의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육공무직의 교직원 전환 입법 추진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6일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이틀만에 동의인원 3만 명을 넘어서는 등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경남교육청의 정책과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한 마디로 학교판 인국공 사태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교육공무직의 선발과 채용 또한 현재 국가공무원과 교사처럼 국가가 관리하는 통일되고 객관적인 선발 및 채용 시험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청원인은 “누군가는 자신의 청춘과 돈을 바쳐가며 몇 년이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려 얻어내는 값진 자리를 같은 학교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거저 가져가려고 하는 것을 저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비정규직의 공무원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필요하지만, 그것에 앞서 먼저 제도적 정비와 채용 과정에서의 공정성이 먼저 완비되어야 합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역차별로 적용되고 있음을,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 더 많은 폐단을 가져오게 될 것임을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이미 과거에도 교육공무직제 제도화(법제화) 시도가 있었으나, 학교현장의 논란과 갈등, 구직 중인 청년과 일반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철회됐던 사안”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정동섭(오른쪽) 한국교총 사무총장과 신현욱 정책본부장이 7일 오후 국회 김도읍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 의원실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학교 포함 제외를 위한 한국교총 건의서를전달하고 있다. 정동섭(왼쪽) 한국교총 사무총장과 신현욱 정책본부장이 7일 백혜련(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의원실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학교 포함 제외를 위한 한국교총 건의서를전달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상 ‘시민재해’ 처벌 대상에서는 학교를 뺏지만, ‘산업재해’ 처벌 대상에는 남겨놓은 채로 처리를 추진 중이어서 교육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6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학교를 ‘시민재해’ 처벌 대상에서는 제외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산업재해 대상에서는 남겨뒀다. 이어 7일에는 학교를 산업재해 대상에 포함한 안을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한국교총은 7일 교육부 학교안전총괄과에 건의서를 전달하고 국회 법사위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항의 방문에 돌입하기로 했다. 국회는 8일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을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상황이어서 법사위 처리는 오늘 중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교총 등 현장의 요구에 따라 중대시민재해 처벌 대상에서 학교를 제외한 부분은 바람직하지만, 중대산업재해 처벌 대상에 학교를 계속 포함한 방침은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학교는 상급 기관의 관리·감독·지시 하에 업무를 수행해 일반 기업체와 달리 사업 시행 여부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처벌만 강제할 경우 전반적인 학교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법을 강제할 경우 단위학교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학교내 각종 사업의 수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거나 외부에 위탁을 줄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교육시설법에 따라 학교장은 이미 교육시설 안전사고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중대산업재해 예방·방지 조치 강화가 필요할 경우 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기존 법률을 보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미 교육시설안전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상 각종 안전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법까지 적용하게 되면 학교는 위험이 수반되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교육활동 자체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아울러 학교장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법적 소송에 매달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한국초·중등교장회도 중대산업재해 대상에 포함되자 즉시 문자와 팩스 등 항의활동에 들어갔다. 7일에는 회장단이 피켓 시위와 항의 방문을 겸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선행학습금지법을 6년 넘게 시행해도 사교육비 감소 효과는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선행교육규제법상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 유발행위 금지 등의 입법영향 분석’ 보고서를 지난달 31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흔히 선행학습금지법으로 통칭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2014년 3월에 제정돼 그해 9월 12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제정 당시부터 ‘선행학습 유발행위가 학교교육 정상화를 저해하고 사교육비를 유발하므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교육비 증가는 사회적 원인이 있어 금지하더라도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이 있었다. 특히 제정된 법의 내용이 결국 학교의 수업과 시험만 규제할 뿐이어서 사실상 사교육계의 선행교육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 이후 6년이 지나 시행된 보고서의 연구에서 사교육비 감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법 제정 전에 감소하다 법 제정 이후에는 증가했다. 2009년 21조 6259억 원이었던 사교육비는 법이 발효된 직후인 2015년까지 17조 8346억 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증가해 2019년에는 20조 9970억 원으로 최대치였던 2009년 규모에 육박하게 됐다. 그래픽 참조 연도별 사교육 참여율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도별 사교육 참여율 2007년 77%에서 2014년까지 68.6로 계속 감소했다. 그런데, 2015년에는 소폭 늘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에 소폭 감소하면서 다시 주춤하다 2017년부터는 매년 늘어 2019년에는 74.8%가 됐다. 사교육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계속해서 올랐다. 2014년 35만 2000원이던 사교육비는 이후 매년 올라 2019년에는 42만 9000원이 됐다. 이전에도 사교육비는 늘어왔지만, 2009년 이후에는 만 원을 넘지 않던 증가 폭이 법 시행 이후 더 커져 2016년 2만 3000원, 2018년 1만 5000원, 2019년 3만 원 등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새해 첫 주를 신년 기자회견으로 시작한 가운데, 그동안의 실정에 대해 남을 탓하거나 동문서답의 불성실한 답변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이는 김석준 부산교육감이다. 그는 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한 여론조사 기관의 월별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맴돌았던 것에 대해 “경상도 사람들이 평가에 박하다”고 답했다. 언행에 모범을 보여야 할 교육감이 현실을 부정하면서 자신이 속한 지역 시민까지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 교육감은 지난해 7~10월4개월 연속 ‘리얼미터 광역자치단체(교육감) 평가결과’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1년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대한 김 교육감의 ‘남 탓’ 발언은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성추문에 휩싸여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탓에 지지도 하락이 이어졌다고 분석한 것이다. 그는 오 전 시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리얼미터 조사는 광역단체장 평가의 곁가지로 가는 경향이 있어 불리한 측면이 있다. 단체장 질문 여러 개 나오다 마지막에 교육감 질문 하나 포함된다”고 했다. 이런 식이라면 조희연 서울교육감도 최하위권에 머물러야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성추행 피소와 함께 스스로 세상을 떠나 전국을 들썩이게 했음에도 이후 조 교육감의 지지도는 최하위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결과’에서 최하위권(4등급)으로 추락한 것과 관련한 답변도 부적절했다. 김 교육감은 “코로나19 대응에 너무 몰두했다”며 “코로나19 탓에 제한적인 상황에서의 답변도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전국적인 상황이었고, 부산이 특별히 더 심하게 번진 것도 아니었음에도 이 같은 답변은 다소 비상식적이라는 시민들의 반응이 나온다. 그 논리대로라면 코로나19로 청렴도가 가장 타격받은 곳은 대구시교육청이었어야 했다. 공교롭게 대구교육청은 최상위권인 2등급을 받았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5일 기자회견에서 연이은 혁신학교 지정취소 논란에 대해 되레 ‘양적 확대 성과’를 들며 “성공에 따른 위기”라고 자화자찬했다. 학업성취도 하락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오해는 과거의 학력관에 기초한 것”이라고 애써 차단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6일 ‘비대면 상황에서 학생 출석 관리의 어려움 해소’에 대한 질문에 “지금 비대면 상황에서 어떻게 출석하느냐”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으면서 버럭 소리를 질러 주위를 당혹케 했다. 기자회견에 느닷없이 직원 등 외부인의 질문을 받아 제멋대로 운영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옥정초등학교(교장 이근실)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소집일에 교육활동지원팀이 엄마와 함께 참석한 학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교육활동지원팀은 신입생 예비소집일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과는 모바일 화상을 통해 학생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온 보건교사들이 의료지식과 현장 경험, 실제 사례를 담은 ‘응급처치 MASTER’를 출간했다.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의료인인 보건교사가 알아둬야 할 응급처치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뇌졸중, 천식, 복통, 골절, 아나필락시스 반응 등 경증부터 중증까지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과 질병 74가지를 영역별로 구성했다. 특히 응급상황 사례와 관련 삽화를 수록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신체 사정, 중등도 판단, 그에 따른 응급처치와 주의사항까지 응급처리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서울대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감수해 전문성을 높였다. 총괄 기획을 맡은 차미향 보건교사회 회장은 “학교에서는 가벼운 상처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까지 발생한다”면서 “소중한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 순간 고민하고 노력하는 보건교사들에게 길잡이가 돼줄 것”이라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대표 저자인 윤재희 서울월촌초 보건교사는 “병원 밖 응급처치 현장은 의료 자원이 매우 한정적이고, 환자의 상태도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에 응급처치에 어려움이 많다”며 “보건교사뿐 아니라 병원 밖 응급처치 현장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산업 현장과 보건진료소의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가 중대해재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대상에서 학교는‘시민재해’ 처벌대상에서제외하기로 합의했다. 교총을 필두로 한 교육계의 강한 반발을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의‘산업재해’ 대상에서는 제외하지 않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6일 오전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소위원장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심사를 정회하고 기자들과 만나 “학교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올해부터 시행되는데 또다시 중대재해법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제외하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총이 전날 논의 중단을 요구하며 지적한 중복입법 문제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이날 백 위원장이 발표한 내용은‘시민재해’ 처벌대상에 관한 것이었고,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의‘산업재해’ 대상에서는 제외하지 않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교총은‘산업재해’에 대해서도 산업안전법보건법과의 중복, 상급기관의 지침에 따라 하는 사업에 대한 독립적인 경영권이 없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한편, 소위원회는 이날 학교와 함께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에서 공중 이용시설 중 근로자 수가 10인 미만인 소상공인과 점포 규모가 1000 제곱미터 미만인 자영업자도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원 정원기준 변경을 안내했다가 현장의 반발에 일부 유예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8일 각 사립 중·고교에 ‘2021학년도 사립학교 교원 정원기준 변경 예정 사항 알림’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시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과소학급 학교 기준을 기존 ‘중학교 18학급 미만, 일반계고 24학급 미만’에서 ‘중학교 15학급 이하, 일반계고 19학급 이하’로 변경한다고 안내했다. 과소학급 학교는 교원 정원이 적은 학교는 행정업무 등 업무 부담이 많기 때문에 전체 학급 수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교원 1명을 증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사전 협의 없이 기준 변경이 안내되자 서울교총이 시교육청에 적용 유예를 긴급 건의하는 등 방문활동을 펼쳤다. 일선 사립학교들의 거센 반발도 이어졌다. 연말에 교육과정과 교원 수급을 준비한 사립학교들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공립학교와 형평성을 맞춰 사립학교 교원 정원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안내가 늦어 교원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현장의 반발이 이어지자 30일 다시 공문을 보내 추가조정을 안내했다. 공문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과소학급 학교 기준 변경은 예정대로 시행하되, 학급 수 감소로 이미 정원 감소가 예정돼 있는 학교는 2021학년도에 한해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또 올해부터는 7월에 일선학교에 정원 기준을 안내한 이후 10월에 정원 배정 로드맵 , 11월말~12월초에 배정 결과를 알려주는 등 정원 배정 일정을 투명화하기로 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교육과정에 대한 워크숍을 하였습니다. 내년도 교육과정을 세우기 위해 부서별로 회의를 하였고 내일 모든 교사가 모여서 각자의 생각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저는 자꾸만 뒤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선생님의 빠른 손놀림과 명석한 두뇌를 따라가지 못하고 눈도 침침해지고 순발력도 느려져서 자꾸 눈치를 봅니다. 고민이 깊어집니다. 이렇게 저처럼 고민하는 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언제 이 지구상에 등장하였을까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문명의 배를 타고 진화의 바다를 항해한 인류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합니다. 약 38억 년 전 지구라는 행성에 모종의 분자들이 결합해 특별히 크고 복잡한 구조를 만든 것, 그것이 생물의 탄생입니다.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하는 생명체가 좀 더 정교한 구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문화의 출현이며 인류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릅니다. 저자는 생물학과 역사학을 결합한 큰 시각으로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의 행태를 개관합니다. 약 3만 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는 여섯 종의 호모(사람) 종이 있었으며 오늘날에는 우리 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사피엔스가 가는 곳마다 대형 동물들이 멸종했음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생물학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종이다. 생태학적 연쇄살인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미 멸망시킨 종이 얼마나 많은지 안다면 아직 살아 있는 종을 보호할 동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은 다수가 유연하게 협동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으로 이것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을 믿을 수 있는 독특한 능력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허구, 즉 지어낸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종의 역사를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의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과학혁명의 후속편인 생명공학 혁명이 다다르는 것이 ‘길가메시 프로젝트’라는 주장입니다.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가 언젠가 성공하리라는 것을 저자는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사이보그화 되어버린 영생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새로운 힘을 얻는 데는 극단적으로 유능하지만 이 같은 힘을 더 큰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매우 미숙하다. 우리가 전보다 훨씬 더 큰 힘을 지녔는데도 더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복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 가니 어제 감기 기운이 있었던 저를 위해 삼겹살과 곰국을 준비해 두고 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배추쌈에 삼겹살을 얹어 행복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자기편이 있다는 것이 저를 힘나게 합니다. 우울한 얼굴빛만 보여도 걱정을 하는 아군이 있다는 것은 사피엔스가 가지는 엄청난 힘입니다. 날씨는 여전히 춥습니다. 건강한 새해 되시기 바랍니다.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김영사,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원들이 가입한 교원단체 정보를 공개하거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교육을 했을 경우 학부모가 자녀의 전학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교원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다수 발의됐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교원이 교육할 때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선동하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이런 사항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학부모가 해당 학교장에게 자녀의 전학을 신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곽 의원은 이에 대해 “일부 교원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견해를 강요하거나 정치적 구호를 외치게 하는 등의 사례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처벌규정을 신설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같은 당 정찬민 의원은 최근 학교의 장이 매년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에 가입한 교원 수에 대한 정보를 매년 1회 이상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학부모들이 자녀가 취학하고 있는 학교 교원들이 가입한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에 대한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경태 국민의 힘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에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초·중·고 교원은 당연퇴직하도록 해 편향 교육을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인공지능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가 발표되었다. ‘대한민국의 미래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부제와 함께 ‘미래의 길을 비추는 인재, 신산업 성장 가속화에 기여할 인재, 그리고 절대다수의 평범한 우리 모두를 위한’이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도 첨언된 채 말이다. 보고서 앞 절에도 제시되어 있듯이 뭔가 두드러지는 성과지표를 앞세운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미래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토대로 인공지능시대에도 본질적으로 중요한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 자기주도적 태도 등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지키고 싶고, 지켜야 하는 교육철학을 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뚜렷하다. 본 필자 역시 학교현장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로서 한마음, 한 뜻을 가지고 어떤 교육적 물음과 비전이 이 속에 녹아있는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고자 한다. 교육정책의 세 가지 키워드 본 보고서에서는 교육정책 방향을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감성적 창조. 둘째, 초개인화 학습환경. 셋째, 따뜻한 지능화 정책이 그것이다. 첫째, 감성적 창조는 ‘어떤 사람을 길러낼 것인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많은 전문가가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간의 지적활동과 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의 사회는 인간과 기계와의 소통 즉, 인간과 인공지능 간 협업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대두될 것이며, 인공지능이 바꿔 갈 미래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인간의 고유성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계가 발달하면 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 다양한 철학적 사유에 대해 고민해가는 인문학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틀을 넘어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내는 창의력과 인간 감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오직 우리 인간만이 할 수 있으므로 ‘인간’에 집중하는 교육,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발현하는 교육은 당연한 것이라 보여진다. 둘째, 초개인화 학습환경은 ‘학습환경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되었으며, 특히 2020년 코로나19는 학교라는 공간의 존재론적 의미와 교사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앞으로의 사회에서 원격수업과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학습지원은 학습환경의 자유도를 더욱 높게 만들 것이며 이는 결국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력이 학력격차를 좌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는 단순히 교육이 일어나는 장(場)으로서의 역할을 뛰어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에 대한 목표를 찾고, 의지와 끈기로 학습문제 설정과 이를 해결해 가는 경험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즉, 자기주도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현되는 자기주도성은 개인의 독단이 아니라 주변인들과의 소통과 협력 속에서 자신의 성장과 타인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따뜻한 지능화정책은 ‘미래교육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다. 빅데이터 시대는 결과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정책결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예측과 판단을 토대로 더욱 공정한 사회 실현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소외되는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를 위한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점에서 착안해 볼 때 다방면의 교육데이터 축척과 연계는 다양한 포용정책을 실현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교육격차가 학생들의 인생격차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데이터 연계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말 그대로의 ‘따뜻한 지능화 정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인공지능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발 디딜 틈이 있을까 이렇게 간단하게 살펴본 것처럼 이번 ‘인공지능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는 대한민국 미래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교육 혁신의 신호탄이 되어 새로운 교육을 향해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겠다. 다만 몇 가지 구체적인 세부방안에서 현장의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 우선 유·초·중·고에 ‘인공지능교육’을 도입한다는 부분이다. 인공지능시대를 잘 살아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인공지능교육을 도입한다는 취지는 당연한 정책의 귀결이라 생각된다. 특히 소프트웨어 교육에 기반한 인공지능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설정능력과 창의력을, AI의 기초원리 및 AI 활용과정에서 의사소통과 협업능력을, AI 윤리교육을 통해 비판적사고능력을 함양한다 하니 미래사회의 핵심인재를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필수역량을 두루 갖추도록 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 다만 걱정이 된다면 이러한 훌륭한 취지로 도입되는 인공지능교육이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발 디딜 틈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먼저 초등의 경우 ‘정보’교과가 없다. 교과가 없다는 것은 해당과목을 혹은 해당교육을 배울 시간이 없다는 말과 같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도입으로 초등학교에서부터 소프트웨어교육이 의무화되었지만, 의무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소프트웨어교육 시수는 6년 과정 내내 단 17시간이다. 국어는 5~6학년 2년 동안에만 무려 408시간을 배운다. 영어가 처음 시작되는 3학년, 그리고 4학년 2년 동안에 136시간을 배우고 5~6학년이 되면 그보다 많은 204시간을 배운다. 즉, 초등학교에서 영어만 4년 동안 340시간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소프트웨어교육이 의무화되었다는 초등학교에서 우리 학생들이 배우는 소프트웨어 교육시간은 6년 내내 17시간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미래인재를 키운다는 말이 민망할 정도이다. 이런 시점에 인공지능교육이 도입된다 한다. 역시나 ‘정보’교과는 없다. 그렇다면 어디서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일까. 보통 이렇게 이야기한다.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거나 타 교과와 연계한 융합교육으로서 인공지능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말이 얼마나 실용성이 없는 말인지는 학교현장에 몸담고 있는 교사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은 크게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으로 구성된다. 이 시간에 다뤄야 할 범교과 주제는 다시 안전/건강교육·인성교육·진로교육·민주시민교육·인권교육·다문화교육·통일교육·독도교육·경제금융교육·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으로 범주화된다. 이 시간들이 다들 쪼개지고 또 쪼개져 학교교육과정에 반영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 상황에 따라 또는 교육철학에 따라 모든 교육활동내용과 시수가 결정되기에. 창의적체험활동시간에 인공지능교육 시수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타 교과와 연계한 융합교육 역시 기존의 정해진 타 교과 시수에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인공지능교육 시수를 따로 확보하여 들어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말 그대로 이 경우는 교사의 의지에 따라 좌우가 된다는 의미이다. 얼마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정보’교과를 마련하고 인공지능교육 시수를 정확하게 확보하지 않은 이상 초등학교에서부터 소프트웨어교육을 의무화한다는 거창한 말 뒤로 6년 내내 17시간이라는 결과물밖에 보여주지 못한 것처럼 인공지능교육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훌륭한 인공지능교육 보조교재를 백날 만든 들 무엇 하랴, 그것을 교육할 시간이 없는 것을. 학교현장에 온전하게 뿌리내리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내년부터 공교육 질 개선과 교육문제 해소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지능형 교육 3대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는 부분이다. 내용인즉슨 학습자 중심 환경을 위해 AI 기반 교과학습 플랫폼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4세대 나이스 구축 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AI의 뛰어난 기술을 교육에 접목하고자 하는 노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당연한 과제이고 해야 할 일이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하여 시간제약 없이 개별화 수업 및 수준별 수업을 가능하게 한다는 AI 기반 교과학습이나 4세대 나이스 구축과 같은 노력은 교사의 행정업무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측면과 학생들의 누적된 학습데이터를 토대로 이를 처리·분석하는 과정의 자동화를 통해 교사에게는 더욱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학생에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인공지능활용 초등수학 수업지원시스템인 ‘똑똑 수학탐험대’가 공개되었을 때 교육현장의 분위기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인공지능활용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수많은 IT 기반 학습플랫폼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 타 사교육에서 제공하는 AI 플랫폼보다 우수한 점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그에 따른 교육적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 등을 지적한다. 이는 EBSi 인공지능 단추에 큰 기대를 가지고 접근했다가 실망만 했다는 이야기처럼 플랫폼 사업에 드는 막대한 예산에 비해 교육적 효과가 미비하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그 출발점에서부터 다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미 막대한 예산을 들였기 때문에 돈 먹는 하마인 줄 뻔히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속해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아닌지, 이런 일이 비단 이번에만 있었던 일인지, 교육계 폴랫폼 사업에서 매번 보였던 고질적인 문제는 아닌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이번 보고서를 들여다보면서 낱말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분의 고민과 땀방울이 묻어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모두 담겨지진 않았지만, 행간에서 느껴지는 그분들의 노고와 고심의 흔적들이 함께 교육을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도록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들이 학교현장에 온전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아 보인다. 꿈꾸는 이상이 이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세심하면서도 끊임없이 소통으로 한발씩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바쁜 일과를 마치고 퇴근한 B 교사는 ‘오늘은 뭘 할까’ 생각한다. 보통은 지쳐서 집에 오면 쉴 시간도 부족하다. 그런데 막상 정해진 일이 없어 TV를 보는 오늘 같은 날에는 동학년 단톡방이나 전국구 밴드에 올라오는 다른 교사들의 퇴근 후 행적에 눈이 간다. 이 순간에도 많은 교사가 끊임없이 뭔가를 배운다. 누군가는 대학원을 가고, 누군가는 원데이 클래스에 가고, 누군가는 책을 읽어 인증한다. 어딘가를 가지 않는 사람은 그 주에 수업할 교재개발연구를 하나 보다. 나만 이렇게 하루를 보내도 되는 걸까? 어느새 교사 카페에 글을 쓰고 있다. “선생님들은 무엇으로 자기계발을 하세요?” 쓰고 나니 한결 낫다. 그래도 다른 교사들은 어떤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지 물었으니, 나의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뭐라도 한 게 아닐까. 왜 나는 나를 쉬지 못 하게 하는가 필자는 현직 교사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지만 해보지 못했던’ 일을 실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일의 종류는 다양하다. 미술치료사 공부, 동화작법 공부, 책 쓰기 등. 각자 마음은 있었지만 실행해보지 못했던 꿈들이다. 프로젝트는 3주간 진행된다. 1일 차에는 ‘진짜 나를 발견하는 10문 10답’이라는 설문지를 작성하며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 후에는 지금껏 그 일에 도전하지 못하게 막았던 마음의 장애물을 확인하고 먼저 그 길을 개척한 롤모델을 선정한 후, 그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준비물과 단계를 알아보며 자신을 위한 커리큘럼을 직접 짠다. 필자는 내면·시간·공간 등 참가자가 자신이 가진 자원에 최대한 집중하고 관찰하며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매일 다른 미션을 제공한다. 이 미션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션이 있다. 바로 ‘쉬는 날 푹 쉬기’이다. 커리큘럼이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은 성실함과 인내가 결과를 만드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3주간 직접 실행해보면 더 실감난다. 학교 일을 하는 것만도 힘든데 매일 자아실현을 위한 미션을 수행하고 수행과정과 결과,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적어야 하므로 자신의 한계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쌓은 습관일수록 소중하다. 그러다 보니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매일’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진다. 그래야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같고, 이 작은 일도 매일 하지 못하면 내가 이루고 싶은 그 큰 소망은 이룰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이 엄습한다. 참가자가 2주 넘도록 매일 성실하게 수행하며 고삐를 조이고 있을 때, 탁. 15일차, ‘오늘은 그냥 쉬기’라는 미션을 준다. 그러면 모처럼 생긴 여유에 참가자들이 기분 좋게 푹~ 쉴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어제까지 마치기로 자기 자신과 약속했는데 마치지 못한 미션이 머릿속에 맴돌고 하루 쉬면 애써 만든 성실함에 균열이 생기는 것 같은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선생님은 자신의 일지에 솔직하게 적었다. ‘왜 나는 나를 쉬지 못 하게 하는가?’ 달려야 제자리인 세상 학교 일이 바빠 쉴 시간도 없다고 느끼던 B 교사가 막상 여유 있는 날에는 교사 커뮤니티를 들락날락하고 다른 교사의 SNS를 기웃거리며 자신과 비교하는 심리의 기저에는 ‘머물러 있으면 도태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는 달려도 달려도 제자리인 것만 같다고 느끼는 엘리스가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달렸으면 어디론가 가게 되는데 이상하다”고 하자 붉은 여왕이 “‘여기’에서는 계속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해. 다른 곳으로 가고 싶으면 그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하고!”라며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도태되지 않는 수준이고, 남들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진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 이것을 레드 퀸 효과라 한다. 엘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느낀 점을, 우리는 지금 현실에서 느끼고 있다. 자기계발 프로젝트에 참가 중인 교사가 왜 시간이 있어도 마음 편히 쉬지를 못하는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 이유는 적절히 쉼을 선택하는 여유도 자기계발에 포함되는 과정이라는 사실이 낯설기 때문이다. 일의 성공적인 완수 안에는 ‘일’과 ‘쉼’의 반복과 리듬이 있게 마련인데, 흔히 일은 그 자체로 훌륭한 것이며 고독하게 진격해나가야만 완성되는 것이라는 오개념이 있다. 학창시절에 원 없이 쉬어보지 않고, 스스로 쉼을 선택해본 경험 없이 공부라는 일만을 강요받아 온 습성이 성인이 되어서도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쉼이 주는 해방감, 그 해방감이 맘 편히 머물다간 자리에 남은 에너지가 다시 일어설 힘이 되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는 경험이 부족한 어른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끊임없이 공부를 ‘해라, 해라, 해라’하고 결과를 ‘내라, 내라, 내라’ 한다. 그렇게 말하는 교사 자신도 역시나 끊임없이 자신을 ‘하얗게 불태운다.’ 그리고 따라오는 허무함과 체력고갈에 파묻혀 말한다. ‘번아웃이 왔다’고. 사실은 번아웃이 온 게 아니라 자기가 자신을 태운 것이다. 나는 혹시 성과주의의 노예인가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우리 사회는 ‘할 수 있다’는 긍정이 넘쳐 과잉긍정상태가 되어 끊임없이 자신을 성과를 향한 압박으로 내모는 피로사회라 말했다. 그리고 관련 원고인 우울사회에서는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과 경쟁하면서 끝없이 자기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강박,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추월해야 한다는 파괴적 강박 속에 빠지는 것이다. 자유를 가장한 이러한 자기 강요는 파국으로 끝날 뿐이다’고 했다. 성공했다는 사람 중에는 ‘할 수 있다!’는 자기최면이 자신도 모르는 가능성을 일깨워주었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끝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는, 숨겨진 평범한 인생은 어떻게 보듬어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사례나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군다나 학창시절에 IMF를 겪으며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를 외치는 사회에 살았고, 꽤 공부를 열심히 했으며 웬만큼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고, 끊임없이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입시경쟁이 치열한 교대나 사대에 들어왔던 사람들. 여전히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아이들 앞에서도 ‘할 수 있다’를 외치는 교사가 되어있지는 않은가. 그래서 그들은 쉬는 법을 모른 채 자신에게 채찍질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들에게 자기계발과 꿈이란 그마저도 혹시 자유를 빙자한 성과주의의 혼령이 아닌가. 직면하고 싶지 않은 의문들이 떠오르는 피로사회의 밤이 깊어 간다.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 3권·4권 (EBS 펴냄, 196쪽, 1만4000원) 창의체험활동에 초점을 맞춘 어린이 도서. 친근한 동물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현직 초등교사들이 주제 선정·집필·삽화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으며, EBS 강의를 통해 더욱 쉽게 책을 이해할 수 있다. 각 권당 10강으로 쓰기·만들기·그리기·보고서 작성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권 잘 먹고 잘 싸는 법, 2권 어쩌다 동물탐험에 이어 3권 우리는 집에 산다, 4권 환경을 부탁해가 새롭게 출간됐다. 3권 우리는 집에 산다편은 동물·곤충·바다생물의 집부터 옛날 집·왕들의 집·세계의 집·죽은 자들의 집까지 다양한 주거시설을 안내하고 있으며, 주인공 동물친구들이 직접 집을 설계하고 짓고 관리하는 과정까지 담고 있다. 4권 환경을 부탁해편은 환경변화에 따른 지구촌 환경변화뿐만 아니라 환경호르몬·재생에너지·자원 순환 및 재활용 등 환경과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어린이 도서로 학교 예산으로 구입해 도서관이나 학급도서·돌봄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3권 우리는 집에 산다 목차 탐구 1 동물 친구 집을 탐험해볼까 탐구 2 신기해! 곤충과 바다 생물의 집 탐구 3 옛날 사람들 집 엿보기 탐구 4 멋지고 화려한 왕들의 집 탐구 5 신비로운 세계의 집 탐구 6 죽은 자들의 집, 무덤 탐구 7 우리가 몰랐던 현대의 집 탐구 8 뚝딱 뚝딱 집을 건축해요 탐구 9 보이지 않아도 중요해! 집 안 설비 탐구 10 함께해요, 집 관리 4권 환경을 부탁해 목차 탐구 1 기후가 변하고 있어요 탐구 2 기후변화에 적응해요 탐구 3 맑은 하늘의 불청객, 미세먼지 탐구 4 생태계는 소중해요 탐구 5 지구는 다양한 생물이 필요해 탐구 6 싫어요, 환경 호르몬 탐구 7 에너지가 궁금해요 탐구 8 고마워요, 재생에너지 탐구 9 자원순환 사회로 가요 탐구 10 깨끗한 환경을 위한 시작, 재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