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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경기 대광초중(교장 조예현)은4월 20~21일장애이해교육주간을 맞이하여 유·초·중 전교생 및 교사가 함께하는 ‘장애공감쿠기 나눔행사’와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주도하는 ‘청각장애 체험부스’를 운영하였다. 대광초중의 장애이해교육주간은 장애에 대한 구별 없이 우리 모두 같은 교육 공동체 구성원임을 이해하고 편견 없는 장애공감문화 형성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장애공감쿠키 나눔행사’에서는 초등학교 어울림반, 중학교 통합교육지원실 학생들이 쿠키를 직접 제작·포장하여 점심시간에 전교생 및 교직원들에게 나누어주며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청각장애체험 부스’는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주도하여 귀를 막고 입모양을 맞추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청각장애체험 활동이 끝난 후 중학교 3학년 이○○학생은 “청각장애체험을 통해 장애의 불편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며“우리가 생각하는 배려가 오히려 장애인에게는 배제라는 단어로 다가올 수 있으며, 단순히 의견을 물어보는 행동으로도 작은 배려가 실천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소감을 이야기했다. 조예현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활동을 계획하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장애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따뜻한 문화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밝혔다. 대광초중은2020년 3월에 기존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합쳐져서 개교한 초·중 통합운영학교이다. 개교와 함께 미래학교 '초중 통합운영 연계교육과정 개발' 정책 연구학교로 지정되었다. 올해 4년차로 개인 성장형 맞춤 교육실현을 위한 ‘대광-나이스-나인-베테랑 교육과정’개발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소규모 학교 초중통합교육과정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부모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뭐 배웠니?”하고 물을 때, 아이가 “나 오늘 행복한 수업 했어요”라고 대답한다면? 대한민국의 부모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의아해할 것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부모들이 이런 엉뚱한 대답에 익숙한 국가가 있다. 왜냐면 학교 수업에 ‘행복’이라는 과목이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가 “오늘 행복했어요”라고 대답하는 날은 ‘행복’ 수업을 한 날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생각에 빠져본다. 행복을 배운다니? 이런 학교가 있나? 그렇다면 이 수업 시간에는 도대체 무엇을 할까? 의문은 꼬리를 문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바로 독일의 ‘행복’ 교육이다. 언뜻 들으면 위 사례는 최근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학생 중심의 교과 선택제인 고교학점제를 떠오르게 한다. 왜냐면 특별한 교양 선택 수업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에겐 전통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독일은 이미 2007년부터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이런 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모범적인 환경교육 못지않게 인간의 행복을 교과로 직접 가르치는 강대국이자 교육 선진국이다. 우리는 이를 단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무시하거나 마냥 부러워만 할 것인가? 그렇다면 독일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복’ 교과 시간을 운영하는가? 개괄적으로 말해서 수업 시간에 아이는 교실 밖으로 나와 한 시간 내내 풀밭에 드러누워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과연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를 사색하거나, 혹은 커다란 강당에서 원하는 대로 뛰어다니며 행복을 찾는다. 마음껏 뛰어놀고 쉬고 행복할 것, 이것이 행복 수업의 전부다. 우리에게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독일의 행복 수업은 과거에 학생들의 평소 바람을 고려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이 과목은 ‘인간은 왜 교육받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에서 출발했다. 15년 전인 2007년 10월, 하이델베르크 빌리헬파흐 김나지움에서 처음 시도된 행복 수업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와 자존감을 높이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면서 점차 독일 전국의 학교로 유행처럼 번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독일의 행복 수업은 학교 교사의 인솔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극배우나 심리치료사, 의사, 스포츠 교사, 생물 교사, 윤리 교사 등과 이 과정을 위해 특별 연수 과정을 거친 수많은 학교 밖 전문가들이 조화를 이룬다. 수업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 번째 과정에서는 삶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방법, 행복한 식생활과 신체적인 만족감, 건전한 활동, 신체적인 자기표현 등에 대해 연극이나 현장실습 등으로 공부한다. 두 번째 과정은 정신적 만족감과 행복의 순간, 일상생활 속에서의 모험, 사회인을 위한 문명과 문화, 자아와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실험과 체험학습, 강연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배운다.(박성숙, 『독일 교육 이야기』, 2016) 청소년에게 행복을 찾고 즐기는 방법과 그 행복을 스스로 유지하는 길을 알려주는 이 수업의 콘셉트(concept)는 하이델베르크대학 체육교육학과의 볼프강 크뇌르처 교수 연구팀에 의해 충분히 학문적으로 검증·평가되었다. 크뇌르처 교수는 “정서적, 심리적인 영역을 강조하는 행복 수업은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서만 한정된 현재 학교 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이상적인 프로그램”이라며 “특히 이 교육은 단순히 학교 수업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기술과 의학, 경제 분야 등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근간이 되어 함께 성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독일의 행복 수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도 초·중등학교 수업에 ‘행복’ 과목이 있다면 어떨까? 학교에 개설된 과목이 온통 상급학교 입시를 위한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돌아가고 거기에 사회, 과학, 예체능 과목이 양념 역할을 하듯 운영되는 교육에 익숙한 우리의 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의 학생 교과 선택, 자유학기제와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어떤 학부모들은 “무슨 쓸데없는 과목으로 학생들의 에너지를 낭비하느냐? 좋은 고등학교나 대학에 들어가면 저절로 행복해지는 거 아니냐?”라며 강력하게 항의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 현실에서 목격해 왔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특수학교나 혁신학교가 설립된다고 하면 집값 하락, 학력 저하의 이유로 발 벗고 나서 취소하거나 포기할 때까지 반대하고 저항하는 것이 우리네 부모들의 익숙한 행태이지 않은가. 이는 독일과는 정반대로 자녀들의 불행을 약속이나 한 듯이 기꺼이 경쟁하여 승자가 되려고만 혈안이 되어 있는 꼴이다. 그 결과는 어떤가? 불명예스럽게도 청소년 자살률은 매년 세계 최고권 국가에 해당하지 않는가. 청소년들은 이번 생은 망했다고 ‘이생망’을 외쳐 댄다. 여기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압도적인 이유다. 오래전부터 한국의 공교육 위기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했는가? 이제는 성적에만 치중하여 줄을 세우는 교육으로 남과 싸워 이기는 전사를 길러내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미래의 꿈을 꾸지도 못하고 청춘의 낭만을 만끽하지 못하는 한국의 학생들에게 행복 수업은 정말로 꼭 필요한 수업이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해하는지를 학교에서 가르쳐주고 함께 연습한다면 우리 아이들도 훨씬 더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행복도 연습하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 그저 공허한 구호가 아님을 우리는 가르치고 구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려서 행복을 경험해 본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하기 쉽다“는 말에 기성세대가 보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부디 우리에게도 교육개혁을 3대 국정 핵심 중의 하나로 추구하려는 현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행복 교과를 초·중등 교육에 반영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미래교육은 혁신과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인공지능·가상현실·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과 평가, 가상현실을 이용한 체험학습 등의 교육방법도 변화하고 있다. 또한 학습자 중심의 교육방식이 강조되면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해졌다. 위 문단은 놀랍게도 챗GPT가가 작성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교육에 대한 글’이다. 질문 하나를 입력했을 뿐인데 사람처럼, 때론 사람보다 더 정교하게 글을 써주는 대화형 AI 챗봇이자 생성형 AI인 ‘챗GPT’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두이다. 지난 2월 충남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2023 대화형 AI 챗봇(ChatGPT) 활용 도움자료를 개발하여 한글파일 원본을 모든 학교에 보급하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충남형 AI 융합교육과정 이끎학교’를 운영하여 충남형 인공지능교육 기반 지능정보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장 최신이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뜨거운 챗GPT를 활용한 도움자료는 내게 신선한 교수·학습 자극을 주었다. 2023 대화형 AI 챗봇(ChatGPT) 활용 도움자료는 충남형 인공지능교육을 기반으로 가장 최신의 지능정보기술 활용에 따른 역기능을 예방하고 순기능을 교육적으로 강화하여 올바르게 지능정보 융합수업을 지원하는 교사용 도움자료이다. 챗GPT는 지난 3월 14일 이용 약관이 업데이트되어 보호자 동의를 받은 13세 이상 18세 미만 학생들도 학생 참여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교사용 수업지원 자료로 챗GPT를 활용하는 초등학교 수업을 구상하였다. 2023 대화형 AI 챗봇(ChatGPT) 활용 도움자료에는 ▲교과 연계 42주제, ▲창의적체험활동 연계 6주제, ▲학급운영 5주제, ▲기타 활동(전문적학습공동체, 보호자 연수, 업무활용) 4주제로 총 57가지 교육사례가 수록되어 있어 처음 챗GPT를 활용한 수업을 구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어 도움자료에 수록된 초등학교 5학년 국어수업 ‘인공지능과 비교하며 내가 읽은 책 내용을 요약해요’를 재구성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PART VIEW] 활동❶ ‘한 학기 한 권 읽기’ 연계 환경도서 읽기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과 연계하여 환경도서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을 우리 반 학생들이 함께 읽을 책으로 선정하였다. 우리가 체감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보호가 더욱 중요할 뿐만 아니라 수업을 진행하는 시기가 3월 말이어서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 1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지구 불끄기 환경캠페인(Earth Hour, 어스 아워)’과의 시의성이 잘 맞았다. ‘지구 불끄기 환경캠페인’ 배경지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먼저 환경을 보호했던 경험을 나누었다. 수도꼭지 잠그기, 쓰레기통에 쓰레기 버리기, 계단 이용하기 등 학생들은 생활 속에서 실천했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함께 1시간 소등하는 ‘지구 불끄기 환경캠페인’ 모습을 담은 뉴스를 시청하며 이해를 넓혔다. 다행히 학교도서관에는 지구를 위한 한 시간 도서가 30권이 비치되어 학생들은 오롯이 각자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활동❷ _ 책 내용을 요약하고 인공지능의 요약과 비교해보기 ● ‘질문놀이’하기 질문놀이 단계 1. 책의 내용으로 질문 2가지 만들기 2. 짝꿍에게 질문하고 짝꿍의 대답 듣기 3. 인공지능(ChatGPT)이 만든 질문 2가지 살펴보기 4. 인공지능(ChatGPT)이 만든 질문에 나의 대답 쓰기 책을 읽고 나서 학생들은 활동지를 통해 ‘질문놀이’를 하였다. 먼저 책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질문 2가지를 만들고, 짝꿍에게 질문을 하며, 짝꿍의 대답을 들었다. 짝꿍의 대답이 잘못되었다면 해당 책의 쪽수를 다시 살펴보며 올바르게 알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의 2가지 질문(활동지 일부 발췌) 질문1 사람들은 왜 불을 끄기 시작했나요? 답변1 지구가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문2 지구 불끄기 운동은 어느 나라에서 시작되었나요? 답변2 호주(시드니) 그리고 나는 챗GPT에게 우리가 읽은 책에 대해 물어보았다. 챗GPT에게 책의 제목만 물었을 때는 대답을 잘 못했지만, 추가질문으로 지은이와 출판사를 알려주니 바로 책에 대해 알려주는 챗GPT를 보며 학생들은 많이 놀라워했다. 이어서 나는 책의 내용으로 질문 2가지를 만들어달라고 하였다.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학생들이 만든 비슷한 질문을 만드는 챗GPT는 교사인 나도 정말 신기했다. 학생들은 챗GPT의 질문에 대답을 적었다. 챗GPT가 만든 책의 내용에 대한 질문 2가지는 다음과 같다. 1. 2007년 3월 31일 호주 시드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2. 왜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여 전등을 끄는 ‘지구시간’을 만들게 된 것인가? ● 요약놀이 요약놀이 단계 1. 책의 내용을 5문장으로 요약하기 2. 모둠 친구들과 요약한 5문장을 서로 이야기 나누기 3. 5문장으로 요약한 내용을 2문장으로 요약하기 4. 모둠 친구들과 요약한 2문장을 서로 이야기 나누기 5. 인공지능(ChatGPT)이 요약한 5문장(2문장) 살펴보기 6. 인공지능(ChatGPT)의 요약과 나의 요약 비교하기 ① 공통점 ② 차이점 ③ 인공지능의 요약을 보며 느낀 점 7. 핵심단어(키워드) 3가지로 요약하기 ‘질문놀이’에 이어 ‘요약놀이’를 진행하였다. 먼저 책의 내용을 5문장으로 요약하였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지우고 세부내용은 대표하는 말로 바꾸어 중심내용을 정리하도록 안내하였다. 그리고 모둠 친구들과 요약한 5문장을 서로 이야기 나누며, 서로 문장을 어떻게 요약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요약한 5문장에서 더 중요한 문장과 표현을 찾아 2문장으로 요약하는 활동을 가졌다. 모둠 친구들과 다시 요약한 2문장을 이야기 나누며, 친구들이 생각하는 더 중요한 표현을 함께 알아볼 수 있었다. 이어서 나는 챗GPT에게 책의 내용을 5문장으로 요약하도록 질문을 하였다. 처음에는 4문장으로 요약을 하여 5문장으로 다시 요약해달라고 추가질문을 하자 다시 5문장으로 요약하였다. 학생들의 5문장 요약(활동지 일부 발췌) - 이날은 정전이 된 것이 아닌 지구를 위해 불을 끄는 날이야. - 석탄과 석유, 전기를 발견하며 지구는 뜨거워졌지. - 1년에 딱 하루라도 지구를 위해 불을 끄자. - 겨우 우리 집 전등 몇 개라고 생각해도 작은 행동이 모여 지구를 편안하게 해주지. - 모두가 함께한다면 말이야. 챗GPT가 책의 내용을 요약한 5문장 2007년 호주에서 시작된 ‘어스 어워’는 일 년에 한 시간 전기를 끄는 환경캠페인이다. 책은 인류가 사용하는 전기와 그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조하며, 지구를 위한 작은 행동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알린다. 이 작은 행동으로 지구의 환경을 지키며,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지구를 위한 작은 일이지만 모여서 하면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전달하며, 지구를 위한 작은 일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4문장이잖아. 5문장으로 요약을 다시 해줘. 이 책은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어스 어워’ 캠페인을 주제로 하고 있다. 책은 지구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면서, 석탄·석유·전기 등의 발전으로 지구가 얼마나 힘들어졌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어스 어워’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작은 일이라도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모여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책은 전등을 끄는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무엇을 하며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소개하며, 작은 일이라도 모여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가치를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지구를 위해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함께 노력하면서 지구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학생들과 챗GPT가 요약한 5문장을 함께 읽어보며 책의 내용이 잘 반영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이어 챗GPT에게 책의 내용을 2문장으로 요약하도록 하여 더 중요한 표현으로 요약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챗GPT가 책의 내용을 요약한 2문장은 다음과 같다. - 책은 지구의 생태계를 위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다루며, 일 년에 한 시간 전등을 끄는 ‘어스 어워’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이 지구를 돕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 이를 통해 지구 생태계 보호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작은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어 챗GPT의 요약과 나의 요약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인공지능의 요약을 보며 느낀 점을 작성하였다. 학생들의 챗GPT 요약과 나의 요약 비교(활동지 일부 발췌) 공통점 • 나와 비슷한 책의 내용을 썼다. • 지구 불끄기 운동은 지구에 큰 도움이 된다. 차이점 • 인공지능은 한 문장을 2줄 정도로 길고 자세히 썼다. • 인공지능은 나와 다르게 바로 요약을 한다(인공지능은 바로 요약하는데 나는 잠시 생각을 하거나 책을 보았다). 인공지능의 요약을 보며 느낀 점 • 정말 대단하다. • 클릭 한 번으로 나보다 빨리, 정확하게 요약해서 신기했다. • 인공지능이 많이 발전했다(똑똑하다). • 앞으로 인공지능에게 일을 맡겨도 될 것 같다. • 이제 상상만 했던 일들이 현실이 될 것 같다. • 나도 인공지능처럼 쓸 거다. • 나한테 그런 인공지능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 • 나중에는 글 쓰는 일이 사라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핵심단어 3가지로 표현하는 요약활동을 가졌다. 학생들은 ‘지구/ 절약 노력/ 지구를 위한 시간’, ‘호주, 전등/ 1시간, 지구, 전등’ 등 다양한 핵심표현으로 가장 중요한 표현을 찾아볼 수 있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역량은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사고역량, 심미적감성역량, 협력적소통역량, 공동체역량이다. 이러한 역량 중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역량은 자신의 삶과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며 이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역량이다. 그림책 수업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관점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가운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상호협력적인 소통을 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수업의 준비과정 초등 저학년 대상의 수업이라 그림책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의 선정이다. 내용이 간단하며 이해하기 쉽지만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는 책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어야 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교사 본인이 흥미가 없거나 감동이 없으면 수업자료로 부적합하다. 무엇보다 교사가 관심이 가고, 학생들과 즐겁게 놀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성공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 책 선정이 끝나면 각 책의 내용에 맞는 독후활동을 구상한다. 수업대상이 초등 저학년임을 고려하여 글쓰기를 지양하고 그림·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지도했다. 또한 생각을 나눌 때는 단순 발표보다 게임 등 놀이수업을 통해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업의 실제 수업진행 ● 1차시 1차시는 말하면 힘이 세지는 말을 활용하여 우선 자존감 키우는 수업을 진행했다. 배려눈치게임을 통해 서로 배려하는 것을 배우고 말하면 힘이 세지는 말과 약해지는 말을 각각 알아보았다. 친구와 가족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실천하기로 다짐했다.[PART VIEW] ● 2차시 2차시는 내가 잘하는 건 뭘까라는 책을 소재로 자신의 장점, 좋아하는 것 등을 나누었다. 학생들이 잘하는 것은 대부분 축구·피아노·그림그리기 등으로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중복되는 경우 같은 특기를 가진 친구들끼리 ‘반가워’ 인사를 하며 친밀감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 3차시 3차시는 마음먹기 책을 통해 무슨 일이든 어떻게 마음을 먹는냐가 중요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음요리를 직접 이름 붙여보기도 하고, 메뉴판을 완성하고 홍보용 문구도 직접 만들어 보았다. ● 4차시 4차시는 빨간안경 책을 통해 편견 없이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다. 빨간안경을 직접 만들어 그 안경을 쓰고 책을 본 후, 다시 안경을 벗고 보며 책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늑대 주변에 언제나 있는 친구가 안경을 쓰면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5차시 5차시는 토끼뻥튀기 책을 통해 덩치가 작거나 힘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친구들의 말에 상처받은 토끼마음도 생각해 보았다. 옥수수 뻥튀기과자와 이쑤시개를 활용해 책 속 주인공도 직접 만들어 보고 친구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 6차시 6차시는 나는 기다립니다를 통해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미리 고려해야 할 것을 알아보았다.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의 차이를 알아보고 생명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유기된 동물의 입장에서 역할극도 실시했다. 주인공이 유기견 보호소에서 강아지를 찾아 온 후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림책으로 표현해 보았다. 과연 잘 살았을까? 잘 살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등을 토론하였다. 수업결과 이러한 수업의 가장 큰 성과는 책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책과 도서관에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수업을 통한 만남은 사서교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 초등학교에서 사서교사의 역할이 한정적인 것이 현실이다. 독서수업을 통해 사서교사의 수업을 경험하고 가장 만족하는 사람은 담임교사이다. 수업을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협력을 실천하며 더불어 사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01내 고향 김천 황악산(黃嶽山)에는 직지사(直指川)가 있다. 418년 신라 눌지왕 2년 아도(阿道)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황악산에서 발원하여 김천 시내로 흐르는 직지천, 여기서 바라보는 해발 1,111m의 황악산은 너그럽고 후덕하다. 산이 거느린 자락이 넓고 넉넉하다. 그 넉넉한 자락이 직지사를 품고 있다. 명산에 대찰 명소이었으므로 학창시절 직지사는 단골 소풍 장소이었다. “이번 소풍은 직지사로 간다!” 선생님이 발표하면 우리는 실망의 억양을 가득 실어서 “아휴! 또 직지사!” 하며 단체로 한숨을 내쉬었다. 인물이든 자연이든 제 고향에서는 알아줌을 얻기 어렵다고 했던가. 늘 가까이 있으면, 대단한 것도 만만해지고 범상해진다. 만만해진다는 것은 내 안에 자만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위험이 끼어든다. 나도 목을 빼고 먼 바깥만 향하며, 내 주변의 가까운 것을 만만히 여기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특별한 반성을 했다기보다는 시간의 섭리에 따라 그리된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란 위대하다. 어떤 완강한 것도 누그러뜨린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나의 나이 듦이 감사하다. 경솔하여 만만했던 것들을 소중한 것으로 다시 보이게 한다. 나이 듦에 대한 감사는 꼭 은퇴 무렵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2·30대는 그때대로, 40대는 또 그때대로 각기 고유한 ‘나이 듦의 감사’가 찾아오는 지점이 있다. 어쨌든 나는 이전에 가까이 있어 만만하고 상투적으로 보이던 것이, 어느 사이에 원대한 이데아처럼 승천하여, 하늘에 걸릴 수도 있음을 내 안에서 경험한다. 직지사도 그렇다. 나이 들어가는 나에게 고향의 황악산과 직지사는 서정주 시인의 구절을 빌려서야 비로소 내 앞에 바로 선다. 아니 내가 그들 앞에 바로 선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이 익숙한 시어를 고향의 황악산과 직지사로 불러오면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황악산과 직지사를 나는 본다. 그 산과 그 절이 누님처럼 돌아왔다기보다는, 그 산과 그 절을 무연(憮然)히 여기며 떠났던 내가 인제는 돌아와 그 앞에 새롭게 선다. 이렇게 말함이 맞다. 그래서 나는 ‘황악산’과 ‘직지사’라는 기호(記號)를 내 안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다. 내 인생이 터득한 의미와 정서를 담아서, 이 산과 절을 내 안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러면서 나이 듦이란 하늘이 베푸는 은혜의 일종임을 깨닫는다. 요즘 고향 갈 때면, 나는 틈을 만들어 직지사에 들른다. 시간이 있으면, 왕복 두 시간 운수암까지 다녀오고, 자투리 시간일 때는 그저 대웅전 마당에 잠시 머물다가 오기도 한다. 그 발길에 ‘소풍의 추억’이 따라오고, 절 입구 식당에 들면 옛정으로 어울렸던 옛 친구들을 떠올린다. 그때 소리 높여 기원을 담았던 그 건배사들은 어떤 윤회의 길을 가고 있을까. 카페의 넓은 창으로 황악산 능선과 산마루를 대하면, 마음에 고이는 위안이 깊고 담백하다. 이곳으로 왔던 수많은 소풍을 연대기처럼 가지런히 머릿속에서 챙겨보는 일은 얼마나 마음을 유정하게 이끄는지, 그것으로도 작은 수행(修行)에 드는 듯하다. 그런데 그때, 그 선생님들은 지금은 아니 계시는구나. 그걸 대웅전 마당에서 문득 깨닫는다. 02 올해 연초에 외우(畏友) 우한용 교수가 탁상달력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 우편물 부치러 자주 가는 동네 우체국에서 구한 달력이라 했다. 달력의 그림이 소박하고도 예뻤다. 우 교수는 내게도 줄 요량으로, 구하는 김에 한 부를 더 구했다 한다. 우리 두 사람은 ‘우체국 친화의 정서’가 있다. 둘이 국내외를 여행하는 동안 낯선 타관 도시의 우체국을 찾아서 함께 편지를 쓰고 부치던 일들이 많았다. 우 교수는 우리의 이런 기억을 소중하게 떠올리며 우체국 달력을 내 선물로 챙겼을지도 모르겠다. 올 한 해는 이 우체국 달력을 서로 간의 신표(信標)로 삼고 지내자는 뜻으로도 여겨졌다. 나는 우 교수의 그 마음이 고마웠다. 그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박 교수, 올해는 정든 사람들에게 편지 많이 쓰게나. 더러는 내게도 좀 쓰고….” 실제로 우리는 SNS로 소통하는 것이 대세가 되기 전까지는, 편지로 마음을 주고받던 시절이 한참 있었다. 제법 긴 서간으로 서로의 사유와 정서를 문답처럼 나누기도 했었다. 지금도 내 서랍에는 우 교수에게서 받은, 짙은 청색 만년필로 쓴 편지 수십 통이 쌓여 있다. 달력의 그림들이 한결같이 예뻤다. 열두 분의 화가들이 열두 달마다 예쁜 우체국 그림을 채색화로 그려 넣은 달력이었다. 달력에는 전국 방방곡곡 동네 우체국들이 호젓하고 화평한 표정으로 모여 있었다. 강원도 삼척 정리우체국도 있고, 경남 산청군 생초우체국도, 전남 홍도우체국도 있었다. 서울에 있는 구로1동 우체국도 들어 있었다. 4월 삼척 정리우체국은 문 앞에 늘어선 벚꽃나무가 등불처럼 환했다. 5월 산청 생초우체국은 활엽수 신록에 둘러싸여 싱그럽고 입구 화단에는 꽃들이 봄을 피우고 있다. 내게는 다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저 우체국 창가에서 누구에겐가 엽서 한 장을 쓰고 싶었다. 여기서 자랐던 사람들은 이 달력을 보면, 그런 마음이 더 하겠지. 객지로 나가 나이를 먹고 인생을 겪어내는 사이, 고향 공간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리라. 그렇게 변전하여 원숙해 가는 인생이니 말이다. 나는 문득 혹시 이 달력에 직지사 우체국 그림은 없을까 하여, 정월에서 12월까지 달력을 넘겨보았다. 그러나 거기에 직지사 우체국은 없었다. 살짝 아쉬웠다. 달력 속 우체국 건물들은 조촐하면서도 단아하다. 저 지붕 아래 저 문 안으로, 수많은 사연이 떠나고 도착하여, 보내고 받는 마음과 주고받는 까닭들이 조용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우체국은 넉넉하게 이타적(利他的)이고 위대해 보였다. 그런 기품이 우체국 달력 그림에도 잘 드러나 있는 듯했다. 나는 우 교수가 준 이 탁상달력을 내 서재 책상 컴퓨터 옆에 두고, 올 한 해의 시간을 사랑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우체국과 친해지기로 생각하였다. 03 봄날, 다시 직지사에 왔다. 만세교(萬世橋) 건너고 일주문(一柱門) 지나고, 대웅전 거쳐, 천불전(千佛殿) 마당에서 황악(黃嶽)의 이마를 본다. 황사 먼지 낀 날이지만 부드러운 연두의 봄기운이 산록에 퍼져나간다. 절 뒤편으로 올라가서 계곡에 잠시 앉아 물소리를 듣는다. 물소리에 몰입하면, 내가 물소리를 듣는지, 물소리가 나를 듣는지 모르는 데에 이른다. 그런 시간을 누리고 다시 직지사 입구로 돌아온다. 좁은 개울을 건너니 직지사 우체국이 보인다. 반갑다. 우체국에서 엽서 몇 장을 사서 우체국 창가에 앉는다. 내가 배우는 학생으로 다녔던, 내 일생의 학교들을 호명해 본다. 경산 다문초등학교, 문경 갈평 용흥초등학교, 김천 아포초등학교, 김천중·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그리고 육군보병학교, 그때 그 학교에서 나를 가르치고 훈육하며, 나를 ‘사람’으로 길러내었던 나의 스승들을 떠올려 본다. 학교가 아무리 근대 생산 시스템의 일부로 수단화되었다고 해도, 그래도 나를 ‘사람’으로 길러 준 곳의 첫 자리에 학교와 스승이 있었다. 나는 다시 내가 선생으로 다가갔던 학교들을 호명해 본다. 연서중학교, 장충여자중학교, 관악고등학교, 청주교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 그리고 이런저런 사연으로 학생들과 인연 쌓으며 출강했던 서울대, 동국대, 한양대, 이화여대, 그때 그 학교에서 나를 선생 되게 했던 제자들, 선생의 열정을 품게 했던 제자들을 떠올려 본다. 선생이 있고 제자가 있다는 말도 맞지만, 그 말이 맞기 위해서는 ‘제자가 있고 선생이 있다’라는 말도 나란히 있어야 한다. 어디로, 누구에게로 엽서를 쓸까. 그러나 막상 이 오월에 편지를 올려야 할 나의 스승들은 이제는 계시지 않는다. 안타깝다. 나는 마침 수첩에 주소가 있는 박난경에게 엽서를 쓴다. 1975년 장충여중 제자이다. 졸업 이후 아직 그녀를 만나지 못했지만, 간간 편지로 열심히 사는 생활인의 안부를 전해오는 제자이다. 엽서를 쓰는 동안, 평일 오전 직지사 우체국은 적막이 깃든다. 그 적막에 내 육필 글씨들이 조용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월이다. 곧 스승의 날이 돌아온다. 그 옛날의 제자들 이름을 조용히 적어 본다. 직지사 우체국에서.
지난 1월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초등 전일제학교를 시행하면서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 이후 심화된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전일제학교 명칭을 늘봄학교로 수정했다.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의 국가적 해결방안 교육부는 늘봄학교 추진을 통해 모든 초등학생이 방과후교육과 돌봄을 희망할 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초등 1학년 조기하교와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비롯 놀이와 체험, 체육과 예술, 코딩 등 미래형·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밝혔다. 또 돌봄유형 다양화(아침돌봄, 20시까지 저녁돌봄 확대 등)와 내실화(돌봄교실 석·간식 지원확대, 돌봄인력 지원강화) 등도 새 정부 교육개혁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통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특별교부금 3,402억 원과 지방비 4.2조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간 9천억에서 1조 원 정도를 순차적으로 투입하여 2025년에는 늘봄학교를 전국에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미래형·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제공, 돌봄유형 다양화 및 서비스 확대, 시범운영 교육청 지원예산 등이 있다. 늘봄학교 시범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상황 이와 더불어 교육부는 지난 1월 말에 늘봄학교 시범운영 시·도교육청 5개(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를 선정했고, 2월 말에 늘봄학교 시범운영 초등학교 214개를 발표했다. 3월에 시작되는 신학기 일정에 맞추어 두 달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시범운영 시·도교육청과 시범운영 초등학교를 공모하여 선정하였다. 대구교육청의 경우, 교육청 자체사업으로 늘봄학교 4개를 선정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범운영 초기, 늘봄학교는 곳곳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첫째, 시범운영 초등학교 공모과정에서 발생한 교직원 의견수렴 부재와 내부갈등 발생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 학부모와 교사 절반(50%) 이상이 동의해야 혁신학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혁신학교 신청요건을 강화하였다. 이는 혁신학교 지정과정에서 민주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중요시한 것이다. 하지만 늘봄학교의 경우, 시범운영 공모신청 과정에서 학교구성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추진되는 등 비민주적인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한 교원단체가 실시한 경기도교육청 늘봄학교 시범운영 학교실태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늘봄학교 신청과정에서 학교 내부협의가 없었다는 응답이 58.7%로 나타났다. 이처럼 학교 구성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추진된다면 늘봄학교 전국 확대 과정에서 더 많은 갈등이 생겨날 것이다. 둘째, 교육부 특별교부금 예산지원 지연에 따른 시범운영 교육청과 학교별 자체예산 편성이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3월 23일 현재 교육부 늘봄학교 특별교부금 재수정 작업으로 특별교부금 예산이 시·도교육청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범운영 교육청과 단위학교들은 자체예산을 우선 편성하여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 방과후학교 다양화(아침돌봄, 20시까지 저녁돌봄 시간 확대 등) 등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혼란은 두 달이라는 비교적 짧은 준비기간과 무리한 사업추진에 따른 것이다. 셋째, 돌봄유형 다양화(아침돌봄·저녁돌봄 등) 과정에서 재직교원 및 비정규직 인력 활용 문제이다. 늘봄학교 시범운영 과정에서 교사의 수업부담과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시범운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교사 또는 비정규직 행정인력 중 하나를 택하여 계약하도록 안내한 경북교육청의 사례가 있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경북지역(2023.03.17. 기준)은 늘봄학교 인력으로 외부강사(62명), 기간제교사(35명), 자원봉사자(35명) 등을 활용하였다. 아침돌봄과 저녁돌봄 운영을 위해 재직교원(해당 학교 교사)을 활용한 경우도 있었다. 이는 고스란히 학교와 교사의 업무가중으로 이어졌다. 이뿐 아니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급박한 사업추진으로 담당 인력을 구하지 못해 정교사가 투입되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인 3월, 교사들은 본연의 업무인 학생 관리와 수업준비를 하지 못하고 대신 돌봄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어 교육활동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교육청에서는 유휴공간이 없어 대부분 1학년 교실에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한다. 공간뿐 아니라 프로그램 운영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학교의 방과후 강사들에게 부탁해 채용하거나 교감·교장까지 강사로 투입됐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아프리카 속담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로 인한 저출산 문제와 돌봄교실 부족으로 인한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공백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안정적인 늘봄학교 시범운영을 위해서는 정규직 전담인력(돌봄전담사·초등교사·행정직원 등)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초1 담임교사 수업시수 감축, 방과후·늘봄학교 업무분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발표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에서 인건비 예산을 살펴보면 돌봄유형 다양화를 위한 돌봄인력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00명 증가하는 것에 그친다. 교육현장에서는 또 저녁돌봄을 20시까지 확대하는 것보다 내실있는 방과후·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늘봄학교와 연계하는 방안(시설 공유 등)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가 핵심 개혁과제로 추진하는 만큼 시범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학교폭력 조치 내용을 대입에 반영한다고 하는 데 이는 처벌이라기보다 복수에 가깝다. 엄벌주의는 피해자 입장에서 속 시원할지 모르지만, 행정소송 증가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국내 최고의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 그는 정부의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학교에 무한 책임만 강요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사법권이 없는 학교와 교사에게 학폭사건을 담당하게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그보다는 학교전담경찰(SPO)을 확대 배치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 처벌에 필요한 조치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래야 교사들도 행정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처럼 기숙사 등 폐쇄적인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언어폭력은 신체적 폭력 이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준다고 했다. 절대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절망감에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많은 범죄자를 만나보면 중학교 중퇴자가 특히 많았다면서 준법의식을 습득하고 도덕적인 판단을 체화시키는 중학교 시기의 교육 단절이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기는 등 아픔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때의 학폭 경험이 훗날 자신을 범죄심리학자의 길을 걷는 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순신 아들 사건이 우리 사회에 준 시사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 사건의 핵심은 행정소송이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가 학부모 대 학교, 학부모 대 학부모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소송으로 징계를 지연시킨 사건이다. 사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몇 해 전 학폭사건 항소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학부모들끼리 고소와 맞고소로 부딪히면서 2년을 끌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졸업할 때가 됐는데 남은 건 변호사들끼리 치고받는 소송밖에 없더라.” 실제 인터넷을 검색하면 학폭전문 변호사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제법 수익성이 된다고 들었다. “학폭전문 변호사라는 것 자체가 너무 비교육적이다. 승소율이 높다고 광고하는 것을 봤는데 그게 무슨 자랑거리인가. 애들 다툼 쫓아다니면서 소송이나 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한마디로 찌질하다.” 학폭은 처리절차도 복잡해 까딱 잘못하면 교사들도 소송에 휘말리기 쉽다. “학교폭력을 행정사건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폭력은 형사사건이다.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가해자를 대상으로 수사하고, 죄가 있으면 처벌하면 된다. 그런데 학폭은 이런 수순이 아니다. 사건을 인지하면 학교장에게 신고하고,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학교건 교육청이건 사법권이 없는 조직이다. 그러니 교사들이 어떻게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으며, 학교가 이를 책임질 수 있겠나. 「학교폭력예방법」을 보면 내가 가진 법률상식이 모두 깨지는 느낌이 든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경찰에 신고하고 형사사건으로 처리하는 게 맞는다는 말인가. “그렇다. 영미권 국가들처럼 학교전담경찰(SPO)을 배치하고, 폭력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이 조사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가해학생의 핸드폰이라도 한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교사가 가해학생의 핸드폰을 보고 싶어도 무슨 권한으로 그러느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 그러니 사건조사가 제대로 안 돼 행정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어린 학생들의 한때 잘못을 형사처벌 하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계는 학폭의 교육적 해법을 주문하고 있는데. “경찰에서 처분한다고 해서 모두 엄벌하는 게 아니지 않나. 훈방도 있고 보호처분도 있다. 오히려 지금 징계제도가 더 징벌적이다. 학폭 조치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장기간 보유하고 또 대학입시에 반영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가혹한 징벌이 어디 있나. 한국사회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보면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이것은 처벌이 아니라 복수에 가깝다. 학교를 괴롭히는 소송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학교에서 시행하는 9개의 처분도 따지고 보면 아이들이 갱생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출석정지처럼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속 시원할지 모르지만, 훗날 부메랑이 돼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중학생들의 학업중단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는데 이유는. “범죄자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느낀 점인데 범죄자 중에는 중학교 중퇴자가 유독 많았다. 중학교가 아이들 성장에 있어 준법의식을 습득하고, 도덕적인 판단을 체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시기여서 이때 학업중단은 치명적이다. 특히 소년원 등을 다녀와서 재범하는 사람들을 추적해 보면 대부분 중학교 중퇴자이다.” 정부가 그동안 학폭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갈수록 연소화·흉포화 경향을 보인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학령인구가 줄어 소년범죄도 줄고 있다. 다만 사건의 질은 더 나빠진다.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성폭행사건이 초등학교에서도 발생한다. 심지어 그루밍사건도 많고 금품갈취와 온라인 사기도박, 다단계 같은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금은 앱만 켜면 수많은 범죄에 어린 학생들이 쉽게 노출된다. 학폭도 진화한다.” 언어폭력이 크게 늘었다. 정순신 아들 사건도 언어폭력이다.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만큼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 같으면 주먹다짐 정도는 돼야 학폭으로 여겼다. 아마 정 변호사도 처음엔 신체적 폭행도 아닌데 심한 말 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피해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일반 도심학교와 달리 폐쇄적 환경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로부터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하는 언어적·심리적인 괴롭힘은 신체적인 폭력 못지않게 굉장히 큰 트라우마로 남는다. 이 때문에 피해학생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자살시도까지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한테도 도움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의 언어폭력은 신체적 폭력보다 훨씬 고통스럽다.” ‘묵은 폭력’이 정신적 상해가 가장 심하다는 말도 있던데.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자살에 이르는 이유는 단순히 맞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관계에 의한 폭력,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돌이킬 수 없는 폭력, 그 관계가 절대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절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라는 게 일단 형성이 되면 강자가 약자를 강하게 착취하는 구조가 된다. 이게 폭력의 본질이다.” 바람직한 방안이 있다면. “앞서도 말했지만, 학교전담경찰(SPO)을 확대하고 적극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각 학교에 1명씩 SPO를 배치했으면 한다. 학폭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를 보호하는 누군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왕따를 당한 학생이 있다면 그에게 도움을 주고 호소를 들어주는 사람,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SPO이다. 경찰이 주는 오서러티(authority)가 있어 방관하던 아이들도 피해자 편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교사는 ‘성장의 완성’을 보는 직업이 아니다. 그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잘 자랄 수 있도록 필요한 자양분(삶의 방식, 가치관, 사회적 윤리, 지식 등)을 제공하며, 성장을 응원하는 직업이다. 개중에는 자양분을 쑥쑥 받아먹고 폭풍 성장을 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한사코 거부하며 삐뚤어 나가기도 한다. 커가는 과정에서 교사를 흐뭇하게 하는 녀석도 있고, 10여 년이 흐른 뒤 불쑥 찾아와 흐릿해진 나의 과거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주는 녀석도 있다. 물론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게 하거나, 자책하게 하는 아이들도 있다. 또다시 스승의 날이다.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본다. 나는 왜 교사가 되었을까? 교사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가장 교사다웠던 순간과 교사니까 감내해야 했던 순간은 또 언제였을까? 나의 이러한 순간이 후배교사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교사니까, 교사답게, 교사로서 … 수식어가 누르는 부담감 나는 처음부터 교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어쩌다 보니 교사가 되어 있었다. 다른 직업으로 살 때와는 다르게, 교사가 되고 나니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교사는 이렇게 행동하면 안 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겼다. 나는 교사니까 교사답게 살아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과 상담할 때도 ‘교육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따랐다. 원래 성격과는 다르게 행동하려고 하니 부자연스러웠고, 내적갈등이 심해졌다. 상담이 잘 될 리 만무했다. 고민이 깊어졌다. 교사답게 다가가자니 뭐랄까, 스스로 ‘꼰대’ 같아 보여 거부감이 들었고, 친근하게 다가가자니 뭐랄까, 교사와 학생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미묘한 불편감이 생겼다. 허용적이고 친근한 관계유지와 교육자로서의 지도, 그 적절한 중간지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수많은 아이를 상대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야, ‘교사답게’라는 정의를 나름대로 찾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나를 찾아와 장난기 있는 농담을 건네며 조잘조잘 떠들어 댄다. 그러다가 ‘쌤, 상담하고 싶어요’라며 상담실로 들어가면 진지모드로 돌변한다. 상담실 안에서는 교사로, 상담실 밖에서는 친구로, 학교 밖에서는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제 아이들도 알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은 우리 교사에게도 유효하다. “상담실 안에 있는 쌤의 모습도 진짜고, 상담실 밖에서 너희들이랑 수다 떠는 쌤의 모습도 진짜고, 집에 있는 엄마처럼 잔소리하고 짜증내는 쌤의 모습도 진짜란다. 사람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살 수 없단다. 예를 들어보자. 옷장에 옷이 교복 하나밖에 없다면, 나는 수영장갈 때도, 등산갈 때도, 데이트할 때도 교복만 입어야겠지? 사람들이 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겠지? 그럼 이제 그런 곳은 가기 싫어질 거야. 그래서 나는 맨날 교복이 어울리는 학교만 다니고 싶어져. 그게 편하니까. 우리는 옷장에 다양한 옷을 마련해야 해. 그리고 상황에 맞게 옷을 갈아입어야지. 그래야 삶이 풍성해지고, 즐거워진단다. 옷을 갈아입는 것이 잘못된 행동은 아니잖아. 오히려 합리적인 거지? 사람도 마찬가지란다.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해. 그게 적응이란다.” 우리는 곧잘 ‘사람은 한결같아야 한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한결같아야 하는 것은 삶의 신념(가치관)이지, 행동(표현방법)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고 해서 늘 예뻐만 할 수 없다. 잘못하면 엄하게 훈육하는 것도 사랑의 표현이고, 잘한 행동에 격하게 좋아하며 칭찬하는 것도 사랑의 표현이며, 알 듯 모를 듯 조용히 뒤에서 챙겨주는 것도 사랑의 표현이다. 오히려 늘 예쁘다고만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언니·오빠·누나·형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친근한 교사가 되고 싶은 것과 교사답게 행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교실에서 수업하거나, 교무실에서 학생과 상담할 때, 잘못된 행동을 한 학생을 지도할 때는 ‘교사니까, 교사로서, 교사답게’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쌓이고, 권위가 형성된다. 쉬는 시간이나 아이들과 놀 때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장난치고, 농담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보여주는 교사의 태도는 아이들에게 모델링이 되어 ‘자신의 옷장에 다양한 옷을 채워 넣는’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교사다운’ 교사로 오래 근무하려면 ‘애들 상대하는 일이 뭐가 어려워’라고 쉽게 말하지만, 어른이 아이를 상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른 두 명(엄마·아빠)이 한두 명의 자녀를 키우는 것도 맘대로 안 되는데, 한 명의 교사가 성격·가정환경·지적수준 등이 다른 학생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특히 돌봄기능과 기본생활습관형성기능까지 추가된 초등학교의 젊은 교사들은 아이를 키워본 경험조차 없어 교육이 담당해야 할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난감해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중·고등학생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초등학생은 ‘어리니까, 모를 수 있어’라고 위안이라도 삼는다지만, 알면서도 ‘어쩌라고’ 하며 듣는 척도 안 하는 아이들과 대화를 시도하며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애쓰다보면 ‘내가 뭐하는 짓인가’라는 회의가 들면서 힘이 빠지기 일쑤이다. 끝까지 붙잡고 있자니 에너지 소비가 너무 크고, 포기하자니 교사로서 책임감이 없는 것은 아닌지 자책하게 된다. 교사로서의 초심이 깊었던, 학생에게 진심이었던, 온 열정을 다 쏟아 부었던 후배교사일수록 학생이 잘못되면 자책이 심해지고, 오랫동안 힘들어 한다. 급기야 ‘학교는 뭐 직장이죠’라며 교사다운 교사의 길을 접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 마음이 이해가 되니, 더 짠하다. “아이들은 12년 학교생활을 하면서 각자 성장드라마를 찍고 있는데, 교사는 그 드라마를 찍고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잘 찍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렇게 하면 더 잘 찍을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실수하고 힘들어할 때 응원해주고, 만족해할 때 축하해주는 사람이지, 완성된 작품을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시사회에 초청되는 일도 드물죠. 아이들의 성장드라마는 선생님의 눈앞에서 펼쳐질 수도, 1년 뒤에 일어날 수도, 5년·10년이 흐른 뒤 어느 날 문득 일어날 수도 있어요. 선생님의 올바른 지도가 지금 당장 성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틀린 것도 아니고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었던 것도 아니에요.” 아이들은 자신이 아직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듣는 둥 마는 둥, 듣더라도 실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자신이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한 순간, 혹은 그 말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 오면 그제야 변화가 시작된다. 교사는 그 순간을 위해 길고 긴 시간을 견디며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다. 만약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른다면 다른 삶을 살 수 없다. 아이들이 지금 당장 듣던 듣지 않던, 그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해주고, 방법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교사는 충분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는 늘 강조하며 격려한다. “쌤, 포기하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도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교사다웠어요. 달라지고 안 달라지고는 우리의 영역이 아니에요. 그 녀석의 선택이에요. 너무 조바심 내지 마요.” 교사는 아이들이 지금 당장 말을 새겨듣고 변화하리라는 기대를 하며 지도하는 것이 아니다. 먼 훗날, 1년 혹은 5년 혹은 10년 혹은 더 멀리 어느 날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을 때,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예전에 선생님들이 해줬던 말을 기억해내면서 방법을 찾아내고, 그래서 다른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며 지도하는 것이다. 물론 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선생님이 그런 말을 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나한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내 덕분임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교사다운’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교사로서 부끄럽지 않고, 책임감을 다하기 위해 ‘교사다운’ 행동을 한 것이니, 그것으로 족하면 된다.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교사는 그저 교사로서, 교사니까 묵묵히 제 몫을 하면 된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다운 교사의 길을 오랫동안 걸어갈 수 있다. 교사라서 느끼는 벅찬 감격의 순간 곧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들려오지만, 아이들은 스승의 날이 되면 담임선생님을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한다. 며칠 전부터 담임선생님 몰래 작전을 짜고, 당일 아침 새벽같이 학교에 와서 칠판 가득 감사메시지를 적고, 풍선을 붙여놓고, 케이크를 사놓고 선생님을 기다린다. 교사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이다. 교사만이 누릴 수 있는 감격의 순간은 또 있다. 겨우겨우 학교를 졸업시킨 녀석들이 이제 좀 컸다고 선물과 커피를 사 들고 와서는 자신의 근황을 전해주는 순간이다. 아이들은 “쌤, 갑자기 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왔어요”라며 나를 무장해제시킨다. 그리곤 한마디 덧붙이며, 감격의 마침표를 찍는다. “쌤, 이제 알았어요. 쌤이 저에게 하던 말들,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된 순간, 쌤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래서 냅다 왔어요.” ● #01 _ 한 사람의 희로애락 순간에 교사가 있다. 교사는 그런 존재이다. 졸업한 지 2년 만에 연락이 온 ○○이는 늦바람이 불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별 탈 없이 학교생활을 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면서 방황하더니 급기야 학교를 그만두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자해를 하고, 자살시도를 하자 부모님이 결국 항복했다. 의기양양하게 자퇴서를 쓰러 온 날, “아빠 이겨서 좋냐?”라는 말과 시작된 마지막 상담에서 아이는 피식 웃었다.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어찌어찌 겨우 졸업을 시켰다. 올 3월 중순쯤 갑자기 연락이 왔다. 간호조무사 시험에 합격했다며, 그때 자기를 포기하지 않아 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건넨다. 대학에 진학해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계획도 전한다. “○○이가 마음을 바꾼 덕이지. 그때 고집을 꺾은 용기가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있었던 거지. 우리 ○○이, 잘했네. 그리고 그 순간에 쌤을 생각해줘서 또 너무 기쁘네.” 한 사람의 희로애락 순간에 교사가 있다. 교사는 그런 존재이다. ● #02 _ 내 눈앞에서 펼쳐진 드라마틱한 성장드라마, 교사로서의 자부심이 생긴다 □□이는 1학년 때부터 전교에 소문이 자자했던 학생이었다. 무사히 졸업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정기상담일에 와서도 ‘상담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거침없이 험한 말을 쏟아내곤 했다. □□가 3학년이 되던 해, 우리학교에 대안교실이 생겼다. □□이에게 “쌤이 대안교실을 운영할 거야, 너도 같이 해볼래?”라고 권유했고, 마지못해 합류했다. 대안교실의 제과제빵 프로그램이 재미있었는지, 차츰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왜 한집에 살아야 하냐’며 극도의 반항심을 표출하던 녀석이 어느 날, 자신이 만든 빵을 아버지에게 드리겠다며 회사로 찾아갔다. 아버지는 회사동료들에게 우리 딸이 만든 빵이라고 자랑하며 함께 먹은 사진을 딸에게 전송했다. 그날 이후 이 녀석은 드라마틱한 성장드라마를 내 눈앞에 펼쳐 보이며, 제과제빵과로 진학했다. 내 눈앞에서 성과를 지켜본 케이스이다. 아이의 성장은 교사를 업그레이드시킨다. 자부심이 생기고,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스킬이 +1 된다. ‘교사의 옷장에 새로운 옷’이 생기는 순간이다. ● #03 _ 알아주면 고맙고, 몰라줘도 괜찮다 △△이는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중학교 때도 마찬가지였다. 쉬는 시간마다 위클래스를 들락거리며 넋두리했다.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면 너에게도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지 않겠니?”라는 말에 “상담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라며 한동안 발걸음을 끊었던 녀석이었다. 멋쩍은 듯 다시 찾아온 날, 아무렇지도 않게 “어, 왔어? 오랜만이네, 잘 지냈니?”라는 말에 “쌤, 제가 어떤 점을 수정하면 좋을까요?”라며 변화를 꾀했던 기특했던 녀석이다. 처음으로 친구가 생겼던 3학년, 녀석은 졸업할 때까지 위클래스에 오지 않았다.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흐뭇했다. 녀석의 노력이 대견하고 기특했다. 졸업한 후 몇 년이 지났을까. 뜬금없이 찾아왔다. “쌤, 갑자기 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왔어요. 진짜 너무 보고 싶어서.” “왜? 무슨 일 있어?” “아뇨. 그냥 진짜 보고 싶었다니까요.” “뭐야, 뜬금없이. 잘 지내고 있지?” “사실은, 쌤, 이제 알았어요. 쌤이 저에게 하던 말들, 그 말이 이제야 뭔지 알았어요. 제가 틀렸더라고요. 저는 애들이 다가오기만 기다렸지, 제가 다가갈 줄은 몰랐던 거예요.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저도 다가갔어야 하는 건데, 제가 챙겨야 하는 건데, 저는 그냥 다른 사람들이 저를 챙겨주고, 다가와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더라고요. 그걸 깨닫는 순간, 쌤이 너무 보고 싶어서, 막 달려왔어요.”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학창시절 선생님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학교에 다니는 12년 동안 만난 선생님 중 감사한 분도 있고,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걸리면 죽는다고 해서 별명이 ‘AIDS’이었던 ○○선생님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면 안줏거리로 빠지지 않는다.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파도 파도 끊이질 않고 험담을 할 수 있다. 그러다 생각한다. ‘하긴, 덕분에 나는 그런 교사가 되지 않으려고 늘 경계하며 살고 있지. 그 분이 남긴 교훈이라면 교훈인 거네’라고 말이다. 교사는 그런 존재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 말이다. 스타강사와는 차원이 다른 그런 존재감 말이다.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면, 분명 ‘직장’ 외에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 초심으로 아이들과 오랫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
세계는 지금 Digitalization(디지털화)에서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Digitalization이란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활성화하거나 개선 및 변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통해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원활한 의사소통 지원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해 가는 것이다. Digital Transformation은 Digitalization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고객 및 시장의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변환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로운 구조로 전환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어떤 의미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BETT SHOW로 향했다. 코로나19가 앞당겨버린 디지털 세상 BETT(British Educational Training and Technology) SHOW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에듀테크 박람회로 198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글로벌 행사이다. 올해는 ‘재연결(Reconnect), 재구성(Reimagine), 재탄생(Renew)’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내걸고 세계 150여 개국 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3월 29~31일까지 열렸다. 필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2019년 1월에 BETT SHOW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 코로나19가 앞당겨버린 디지털 세상이 올해 BETT SHOW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사뭇 궁금했다. Keynote 현장에는 세계 유명 인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필자가 도착했을 때는 영국의 유명 방송인인 아요 소칼레(Ayo Sokale)의 ‘Neurodiverse Minds: The key to the future and the UN SDGs(신경다양성 마인드: 미래와 UN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의 열쇠)’라는 주제로 열정적인 강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지구와 미래사회를 위한 핵심 키워드로 신경다양성 마인드를 제안하는 그녀의 강연은 뒤에 이어진 크리에이터이자 영화감독인 앨리슨 벨우드(Alison Bellwood)의 Making ‘sustainability’ real in schools(학교에서 ‘지속가능성’ 실천하기)의 주제와도 맞닿아있었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기술 발전을 쫓아가면서도 지구의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교육이 학교에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경제·사회·문화·예술·교육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필요한 통찰을 보여주는 강연은 BETT SHOW에서 놓칠 수 없는 귀한 경험이 아닌가 싶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좌석을 빽빽하게 채운 관중들, 그리고 발표자와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고 호응하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경건하고 다소 딱딱한 행사 문화와는 상반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AI 튜터링 서비스 Practice Sets BETT SHOW 현장을 둘러보면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AI 기반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였다. 국내 교과서 출판사의 AI 기반 디지털교과서 및 AR 활용 교육도서와 학생들의 독서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영국의 대시보드 플랫폼, 구글의 AI 튜터링 시스템인 Practice Sets 등 수업·평가, LMS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교육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2월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에서 2025년부터 수학·영어·정보교과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 AI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배움 속도에 맞게 맞춤교육을 제공하여 미래사회의 디지털 인재로 키우겠다는 의지라 볼 수 있겠다. 또 구글의 AI 튜터링 시스템인 Practice Sets은 기존의 온라인 학급인 구글 Classroom에서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을 AI가 이를 자동 채점해 주고, 잘했을 때 칭찬해 주는 정적강화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학교교육에서 수업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평가’이다. 순위를 내고, 성공자와 실패자를 가르기 위한 결과로서의 평가가 아니라 학생의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한 과정으로서 평가는 수업을 보다 완성시켜 줄 뿐 아니라 학생의 성장에 기여한다. 이러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AI 보조교사, 즉 AI 튜터링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분석하여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 진단한 결과를 정리하여 교사에게 알려줌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학습자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학습자 분석결과는 교사의 손에 의해 맞춤형 수업설계로 이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학생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습의 제일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결과로서의 평가가 아닌 학습활동 진행 중에 이루어지는 과정으로서의 평가, 성장을 돕는 평가를 위해 Practice Sets와 같은 AI 튜터링 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영국에 이어 한국에도 서비스가 론칭된다고 한다. AI를 접목한 SW·AI 교육도구의 등장 다음으로 다양한 SW·AI 교육도구들을 살펴보았다. 예전의 BETT SHOW에서는 코딩교육과 피지컬 컴퓨팅의 연계가 눈에 띄었다면 올해의 BETT SHOW에서는 한 단계 진화해 AI를 접목한 코딩교육과 피지컬 컴퓨팅의 연계, 나아가 데이터 기반의 시각화 교육에 대한 연구와 도구들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었다. 얼굴인식 기술을 접목해 카메라에 비친 사람의 나이와 감정을 예측해 알려주는 교육체험에서부터 최근 핫한 챗GPT를 접목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 내에서 챗GPT에 연결하여 질문하고, 대답을 얻어내 그 결과를 프로그램에서 활용하게 하는 등 새로운 시도와 활동은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끌어냄과 동시에 최신 정보기술을 활용한 문제해결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기계학습의 방법으로 쓰레기 종류를 학습하고, 쓰레기 종류를 분류하여 자동으로 분리수거하는 체험활동이나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물리적인 환경상태를 시각적으로 파악한 패턴에 따라 코드를 작성함으로써 최적화된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체험활동은 학습자들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학습활동으로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이 키우고자 하는 문제해결력은 글로서 배우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와 결부되었을 때 그 효과성이 배가 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이를 해결해보는 경험이 교육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때 세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AI·SW 등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들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Digital Competence를 지닌 인재로서 부족함 없이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교육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넘기자 결국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존 교육에서 탈피해 새로운 교육과정 방법을 가능하게 하는데 최신 정보기술이 사용되는 변화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교사 중심의 페다고지에서 학생 자기주도의 안드라고지로, 이제는 자기결정적 학습에 이르는 휴타고지로 나아가는데 디지털 대전환 사회가 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BETT SHOW 관람에 앞서 방문한 핀란드와 스페인의 초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들의 수업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우리처럼 다양한 피지컬 컴퓨팅 도구와 스크래치, 파이썬 등을 활용한 코딩교육을 하고 있었고, 각 교과시간에 크롬북 등의 디바이스를 활용해 디지털역량을 키우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또한 달랐다. 수업시간 중에도 자유롭게 여러 개의 그룹으로 나눠지고, 한 교실 내에서도 여러 개로 나눠진 방에 필요에 따라 이동하며 유연하게 수업이 이루어졌다. 쉬는 시간에도 복도 곳곳에서는 프로젝트 활동으로 아이들 손에는 크롬북이 쥐어져 있었고, 하교 시 집으로 가져가 학교에서 못다 한 과제를 마무리하였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통제 하에 필요할 때만 잠시 꺼냈다 다시 충전함으로 들어가 버리고 마는, 이마저도 ‘관리’라는 명목 아래 필요한 때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네 수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결국 기존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는 것, 정형화된 수업문화에서 탈피해 보다 자율적이고, 유연한 모습으로 자기결정적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의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넘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BETT SHOW에서 보았던 전 세계의 에듀테크 기업과 교육기관들이 추구하고 있고, 또 추구해야 할 교육의 모습이란 결국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그들에게 주도권을 넘기기 위한 교육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인 것이다.
스포츠계·연예계를 넘어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낙마사태까지. 학교폭력 관련 뉴스가 연일 화제이다. 최근에는 학교폭력과 그에 대한 복수를 담은 드라마까지 인기를 끌면서 학교폭력이 문화적 콘텐츠로 소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과 보호자 역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아져 있음은 당연하다. 학교에서는 예전 같으면 담임교사의 생활지도 정도로 마무리할 정도의 사안들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는 일이 늘고 있다. 신고를 당한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들 사이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일을 왜 학교폭력으로 처리하냐는 식의 민원을 넣는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학교는 갈수록 더 힘들어져 간다. 어떤 사안을 학교폭력으로 접수해야 하고, 어떤 사안을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 차원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 애초에 학교에서 이를 임의로 판단해도 괜찮은 걸까? 업무담당자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폭력 사안접수와 관련하여 현장에서 고민해온 사례들을 살피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지, 왜 그렇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수록된 사례와 파생되는 예시 상황들이 독자들의 눈에는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 필자가 자문한 학교현장에서 발생하였던 실제 사례들을 기반으로 한 것임을 밝혀둔다. 즉 학교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사례1운동경기 중 발생한 부상과 학교폭력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축구경기를 하다가 P가 상대 학생 V에게 깊은 태클을 걸어 부상이 발생하는 일이 생겼다. 즉시 V를 보건실로 옮겨 치료하고, 보호자에게 연락하였다. 그런데 V의 보호자는 태클을 걸어 온 P를 탓하며,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겠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운동경기 중에 발생한 일일 뿐,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보이는데, 이런 사안도 학교폭력 절차로 처리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은 제13조 제2항 제3호를 통해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소집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막상 발생된 분쟁사안이 학교폭력인지, 혹은 일상적으로 발생한 갈등인지에 관해서는 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하게 되므로 학생 또는 보호자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면 비록 그 내용이 이치에 맞지 않거나 근거가 없어 보이더라도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례❶’은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해서 처리해야 한다. 또한 ‘사례❶’과 같은 사안을 우발적 상황으로 여기고 학교폭력사건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이 사안을 조사하다가 다음과 같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고 가정해 보자. ① P와 V는 좋아하는 여학생이 같아 서로 경쟁하는 사이로 학교생활 도중에도 종종 갈등이 있었다. ② P의 태클 이전에도 경기 중 계속하여 P와 V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여 다른 학생들이 말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③ V는 종아리 위쪽에 부상을 입었는데, 통상 공을 빼앗기 위한 태클이 발목을 향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부상 부위가 일반적이지 않다. 위와 같은 사실을 고려하면, P는 축구경기라는 점을 이용하여 V를 공격할 목적으로 태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심의위원회에서 이를 고려하여 학교폭력으로 인정할 가능성도 생긴다. 사례2학생에 대한 생활지도로 마무리 지어도 괜찮을까? 초등학교 1학년인 V의 보호자가 상담을 요청해왔다. 들어보니 같은 반의 P가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밀치는 행동을 반복하며 V를 괴롭힌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P의 행동은 엄밀히 바라보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이는데, 한편으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V의 보호자와 상담할 때 특별히 학교폭력으로 신고한다는 말은 없는데, P를 불러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훈육하는 정도로 마무리 지어도 괜찮은 걸까? 심각한 신체폭력이 발생하였다거나, 증거가 분명한 사안이라면 곧장 학교폭력사안으로 접수하겠지만, 항상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것인지가 애매한 사안들이 발생해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이렇게 애매한 사안은 학교폭력으로 접수하여 처리하든 혹은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 차원에서 마무리하든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 두 상황을 가정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살펴보자. ● 가정 1)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하여 처리한 경우 우선 가해학생으로 신고된 P의 보호자는 “뭘 이런 아이들의 장난까지 학교폭력으로 보고 처리하느냐”며 화를 낼 것이다. 물론 가해학생 측의 입장에서 이런 반응을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고 예상가는 범주의 일이다. 그런데 유사한 사례들을 접해보면 오히려 피해학생 측인 V의 보호자가 “나는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느냐”라고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런 일들의 내막을 살펴보면 보통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처리를 시작하자 “○○ 엄마/아빠가 별것도 아닌 일로 학교폭력 신고했대”라는 소문이 돌았다거나, 혹은 본래 친하던 학생들이나 보호자들 사이의 관계가 학교의 사안처리 때문에 서먹해졌다는 등의 사연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발생한 책임을 모두 학교에게 떠넘긴다. ● 가정 2) 학생생활지도 차원에서 마무리한 경우 이미 갈등이 발생한 학생들은 이후 다른 문제가 또다시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사례❷’에서 P에 대한 생활지도에도 P가 V를 추가로 가해했을 때, 화가 난 V의 보호자가 “과거에도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말했는데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은폐했다”라고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번에는 V가 P를 폭행하고 P가 신고하자 V의 보호자가 “우리 아이가 당했던 학교폭력은 모르는 척 넘어가고, 왜 우리 아이가 가해한 부분만을 문제로 삼느냐”라고 할 수도 있다. 어떠한 경우이든 학교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공식적인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해서 처리하든, 학생생활지도 차원에서 마무리하든 갈등과 분쟁의 위험이 있다. 그러면 학교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례❷’와 같은 상황에서 학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당사자에게 선택지를 제시하고 분명하게 결정하도록 한다’라고 생각된다. 또 굳이 에둘러 말할 이유도 없다. “말씀을 들어보니 V가 힘들었겠다. 공식적인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하여 처리할 수 있지만, 교육청에서 진행되는 심의위원회에서 학교폭력으로 인정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학교 내에서 P와 V에 대한 생활지도를 진행해볼 수도 있다.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알려달라”고 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때 보호자가 학생생활지도로 진행하기를 원한다면 학교관리자와 상의하여 생활지도방안을 마련하고 이러한 계획에 대한 내부결재를 남겨두는 것이 권장되며, 적어도 보호자가 그러한 결정을 하였음을 기록해 보존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학교폭력을 은폐했다는 주장을 차단하고 학교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한 준비를 위해서다. 사례3학교폭력 신고접수 후 오인신고임을 알게 된 경우 B는 ‘A가 성인에게 성범죄를 당하고 괴로워한다’며 담임교사에게 알렸다. 깜짝 놀란 학교는 학교전담경찰관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달하였고, 중한 사안임을 감안하여 사실 확인에 앞서 곧장 교육청에 학교폭력 발생 사실을 접수하였다. 학교는 A의 보호자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알렸는데, 보호자 역시 처음 듣는다며 놀랐고, 성관련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보호자에게 협조를 요청하였다. 다음날 A와 보호자가 함께 학교로 방문하였는데, A의 보호자는 A가 다른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러한 말을 한 것이라며 그러한 피해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한다. 학교로서는 한시름 놓긴 했지만, 이미 접수한 학교폭력신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냥 신고를 철회하면 되는지 궁금하다. 우선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였을 때, 사실 확인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곧장 학교폭력 접수를 진행하는 것이 상책이다. 법령으로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학교는 학교폭력을 인지한 후 48시간 이내에 교육청으로 사안을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긴급하거나 중대한 사안(특히 성폭력)은 유선으로 별도 보고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사례❸’과 같이 제3자(학교폭력 당사자가 아닌 자로 목격학생 또는 교사 등)의 신고로 학교폭력 접수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사안을 조사한 결과 학교폭력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이를 종결하기 위해 마련된 별도의 과정이 있다.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2023.3.1.)은 학교 내의 전담기구 회의를 통해 학교폭력이 아님을 확인한 후, 그 회의내용을 기재하여 교육청으로 보고하는 절차를 설명한다. 접수된 신고만 철회하면 될 것 같은데, 이와 같은 별도의 절차를 두고 있는 것이 담당자로서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절차는 학교 업무담당자에 대한 안전장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학교 내에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전담기구는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한 법정기구이다. ‘사례❸’의 신고가 실제로는 오인신고가 아니라 성폭력 피해사실이 알려질까 봐 학생이 부모에게도 이를 숨긴 일이고, 나중에 제3자인 B의 신고가 진실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 이때 사안을 허술하게 조사하여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을 임의로 철회했다며 담당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전담기구의 회의와 이를 통한 결정이라는 공식적인 절차를 마련하여 문제발생의 책임을 업무담당자 개인에게 돌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상 살펴보았듯, 학교폭력 사안은 사안의 초기단계 처리가 매우 중요하고 여기부터 다수의 민원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일단 접수가 이루어지면 담당자는 처리를 위해 관련한 많은 문서를 만들어야 하고, 학생과 보호자에 대한 상담까지 진행해야 하며, 다양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결코 학교폭력 담당자 개인이 해결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 사안의 접수과정부터 학교관리자를 비롯한 학교 전체의 관심과 도움 그리고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정책적 관점에서 학폭은 매우 다루기 힘든 이슈다. 다른 어떤 교육적 이슈보다 단기간에 특정한 사건에 의해 사회적 관심을 받지만 대책 발표 이후 급격하게 관심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제든 예측하지 못한 측면에서 문제가 터질 수 있어 교육정책당국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슈라는 특성을 가진다. 학폭에 대해 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부터다. 이 시기 이후 대략 2013년 초까지는 학폭을 범죄로 인식하고 가해행위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도입 등 강력한 정책을 편 시기라 평가된다. 이후에는 예방 프로그램 적용, 가해학생 조치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완화, 학교장 자체해결제 도입 등을 통해 학폭의 교육적 해결을 위한 시기로 전환됐다. 정도 넘는 학폭은 지원 강화해야 최근 몇 년간 학폭 대책을 논의할 때 ‘교육적 해결’ 방안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적 해결은 학교 외부 힘보다는 학교 노력을 강조하는 것이며, 사건이 발생한 후의 대책보다는 예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다. 어울림 프로그램과 같이 학폭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학급운영이나 수업과정 갈등관리, 학생간 교우관계를 든든하게 할 수 있는 교육방안들을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사안이 발생하면 무조건 학교 밖의 학폭대책심의위원회에 피·가해학생 조치를 요청하기보다는 학교 내에서 전담 기구 등을 활용해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의 역량과 협력으로 화해와 중재를 얻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학폭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좀 더 보완하고 필요한 전제조건 등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 주장은 모든 학폭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초 1학년 학생 간의 티격태격이나 단어의 뜻을 모른 상태에서 상처 주는 언어표현부터 중등학교 일진그룹에 의한 특수폭행까지를 다 포함한다. 교육적 해결은 예방적 차원에서 모든 학생이 서로를 존중하고 학생 개인의 인권을 인정하는 학교풍토 및 교우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나 정도를 넘어서는 폭력적 행위에 대해서는 학교 밖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학교전담경찰관의 개입(사안조사 및 대응과정)을 허용해야 한다. 특히 사이버 폭력 등 최근 확산되는 유형은 학교나 교사의 예방 및 대응역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경우에는 학교 밖 네트워킹을 통해 그 분야에 강점을 갖는 조직이나 인력의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 대응역량 키울 여건 필요해 다음으로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학폭에 대한 초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초등 저학년에서 발생하는 학생간 갈등을 학폭 제도를 통해 해결하려는 관행도 바꿀 필요가 있다. 적어도 초 1, 2학년 사안의 경우 학폭 대상이 아닌 교우관계 회복적 측면에서 담임교사가 다루는 것이 타당하다. 매우 사소한 혹은 교사의 개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학부모가 개입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무력감은 차후에 학폭을 생활지도의 관점이 아닌 법적, 제도적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 혹은 교원에게 학폭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권한과 여력이 주어져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학교에서 가장 기피업무는 학폭 담당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학폭 전담교사는 매년 바뀌고 교육경력이 적거나 기간제인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현실도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됐다. 전문성이 누적되지 않고 일하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상황은 여전하다. 학교의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담당교사에게 생활지도 수석교사라는 지위를 부여해서라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8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은 교육부에서 받은 '2022년 초등돌봄교실 만족도 조사결과'에서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 1~16일 자녀가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부모 22만2406명(전체 돌봄 학생의 76%)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초등돌봄교실 만족도 조사에서 전반적인 만족도(5점 척도)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 응답(그렇다·매우 그렇다)이 96.1%로 전년 대비 1.3%포인트(p) 높아졌다. 특히 돌봄교실이 '학부모의 사회 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문항에는 긍정 응답이 96.8%를 기록해 1.9%p 올랐다. 돌봄교실이 학생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문항에는 긍정 응답이 93.9%로 2021년 조사 당시보다 3.9%p 높아졌다. '만족하는 서비스 영역'에 대한 질문(2개 복수응답)에 '학생 관리'라는 응답이 34.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프로그램 운영'(31.2%)이 뒤를 이었다. '돌봄교실 환경'과 '급·간식 서비스'라는 응답은 각각 19.1%, 15.6%였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학생 관리에 가장 만족한다는 답변은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걱정과 불안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추첨에서 떨어진 돌봄교실 대기인원이 지난해 1만5000명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돌봄의 양적·질적 확대가 모두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초등교원 신규 채용을 줄이기로 했다. 교원양성기관 정원이 교원 신규 채용 규모보다 늘어남에 따라 이 역시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4일 교육부는 중장기교원수급계획(2024∼2027년)을 발표하고 2024~2025년 초등교원 신규 채용은 연 3200∼2900명 내외로, 올해 3561명보다 10.1∼18.6% 감축한다고 밝혔다. 2026∼2027년에는 연 2900∼2600명 내외를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대와 일반대 초등교육과 정원도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양성기관의 정원은 지난 10여 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848명이었고, 2016년부터는 1명 줄어든 3847명이 올해까지 유지됐다. 그동안 교대는 모범적으로 운영해온 덕분에 정원조정을 피할 수 있었다. 교육부의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에서 B등급 이상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진단을 통해 A·B 등급은 정원 유지, C등급 이하는 정원 감축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특수목적’의 한계상 인원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 정원대로라면 2027년까지 교대·초등교육과 정원은 교원 신규 채용 규모보다 최대 1200명 이상 많아진다. 2024∼2025년에는 교대 졸업생이 신규 채용 규모의 최대 1.3배, 2026∼2027년에는 최대 1.5배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임용 합격률이 48.6%로 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현 정원이 유지된다면 합격률은 더 하락하고 경쟁률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또 현재 서울 등 지역에서는 임용 합격생 전원이 학교에 배치받지 못하는 등 심각한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양성기관의 정원을 그대로 둔다면 이런 상황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 정원조정이 눈앞에 온 상황을 예상한 듯 전국의 대부분 교대는 올해 등록금을 일제히 인상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4년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4월 정기 공시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4년제 일반·교육대학 193곳 중 2023학년도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학교는 17곳(8.8%)이다. 이 중 교대가 8곳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했다. 서울과 공주를 제외한 모든 교대가 등록금을 올렸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받을 수 없다. 그러나 타 대학보다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교대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관측이다. 교대 측은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에 대한 규제를 풀거나, 정부가 추가 재정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조만간 교대총장협의회와 논의한 뒤 교대 정원 감축 규모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은 학교·유치원 등의 내부 시설과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스쿨존과 동일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4일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유치원 및 초등학교 정문에서 반경 300m이내)에서 어린이를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합의 여부를 불문하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 운동장이나 교내 통학로 등 학교 안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린이가 중상해를 입더라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 시내의 한 초교에서 정문 밖에 있던 승용차가 후진해 교내로 들어오다가 12세 학생을 친 후 현장을 떠났으나 사고 장소가 어린이보호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중처벌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2019년 충북 충주에서도 교내 운동장에서 신발 끈을 묶던 한 초등생이 뒤따라 들어오던 차량에 치여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이 발생했음에도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된 바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교통사고 가중처벌이 적용되는 범위를 어린이보호구역뿐만 아니라, 학교 내부 시설과 운동장까지 확대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학교 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도 어린이보호구역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합의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으며, 규정 속도나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한 경우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김병욱 의원은 “현재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경우,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통계자료조차 없다. 사고 유형 분석을 통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교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 안은 그 어디보다 안전하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불안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아동·청소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아동·청소년 우울증 및 불안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년~2022년 상반기)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진료 받은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이 20만9565명이었다. 우울증‧불안장애를 겪은 아동과 청소년은 2019년 5만433명이었으나 2021년 6만3463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4만6504명이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형별로는 우울증이 13만5068명, 불안장애가 7만4497명이었다. 학교급별로는 고교생이 8만6000명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는 아동‧청소년의 63.8%를 차지했다. 김병욱 의원은 “아동·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정신건강 문제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가정이나 직장, 사회생활 등 생애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며 “교육당국이 유‧초등 단계에서부터 미리미리 정신건강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관리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안전 현장선포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안전 현장선포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안전 현장선포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한철수 초등교장협의회장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안전 현장선포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인천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급식실에 일부 설치된 교직원 자율배식대가 때 아닌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일부 학교에서 지난해 2월 체결된 인천시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와의 단체협약을 근거로 교직원 자율배식대를 없애겠다고 하면서다. 실제로 최근 급식실을 증축한 학교에서 교직원용 자율배식대를 설치하지 않았다. 2월 27일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로 내려보낸 ‘급식종사자의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안내’ 공문에도 신학기 안정적 학교급식 운영과 급식종사자 노동강도를 배려해 ▲급식실 식당 칸막이 설치 의무 폐지 ▲필요시 조리법 간소화 ▲교직원 배식대 설치 지양을 안내했다. 그동안 급식실 종사자들은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교직원용 자율배식대를 철거를 주장해왔다. 학생들 배식에 바쁜 점심시간에 교사들을 위한 배식대를 별도로 만드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학비연대 소속 조리종사자들의 주장이나 시교육청의 안내는 학교 현장의 교육 현실을 간과한 처사라는 것이 교사들의 설명이다. 교사들의 점심시간은 단순히 밥을 먹는 시간이 아니라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특히 체질적으로 음식을 가려야 하는 학생도 있고, 장애가 있는 학생의 경우 각별히 돌봐야 하며, 최근에는 다문화 학생도 많아져 문화적으로 기피해야 하는 음식에 대해서도 선별해줘야 하는데 학생들과 같이 줄을 서서 배식을 받고 식사를 하게 되면 이런 일련의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 입장에서 학생들이 단체로 이동하고, 뜨거운 음식을 받고 먹는 과정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교육의 연속”이라며 “교직원 자율배식대를 운영하는 것이 결코 특혜나 교사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닌데 번거롭다는 것을 이유로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조정 역할을 등한시하는 시교육청이나 자기주장만 하는 조리 종사자들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등 교사는 “조리 종사자들의 애로는 이해하지만 거꾸로 교사들의 어려움도 함께 고려했으면 서로 좋았을텐데 일방의 주장만 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시교육청도 학비연대와 단협을 맺고 일방적으로 공문만 내려보내니 일선 학교에서 이 같은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장승혁 한국교총 교원정책국장은 “학교에서 급식지도는 교사의 업무로 돼 있으며, 이에 따라 점심시간도 교원의 근무시간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빨리 식사를 하고 학생들의 급식지도를 해야 하는 교사들의 직무활동을 저해하는 교육청의 일방적 안내는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학교 인프라 갖춰져 관련 교육 공부하는 교사도 증가 “AI 시대일수록 ‘기본’이 중요해 메타인지, 인문학적 소양 길러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인공지능(AI)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인간을 이긴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챗GPT가 등장한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시대 변화에 발맞춰 소프트웨어 교육, AI 교육 등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관련 분야를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교사가 많아졌다. 정보교육 전문가이자 구글 공인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김설훈 경기 고양동산초 교사는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모든 교사가 같은 속도로 달려갈 수는 없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은 모두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교사 대상 연수에서 다양한 세대의 교사를 만나는데, 이들의 차이는 ‘속도’밖에 없다”며 “누가 조금 더 빨리 이해하고 실행하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 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 e학습터 선도학교, 인공지능 교육 선도학교의 정보기획부장을 맡았고, 교육청의 정보교육지원단으로도 활동했다. 김 교사는 “소프트웨어 교육, AI 교육 등이 성공하려면 1인 1디바이스 보급, 무선 인프라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컴퓨터 활용 교육은 이전에도 다른 이름으로 존재했어요. 다만, 코로나 전후의 차이는 학교의 인프라 확충입니다. 교육 환경이 갖춰지자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선생님도 많아졌습니다. 연구하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거죠.” 그는 세상의 변화를 부정하기보다는 관심을 두고 올바르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챗GPT를 교육에 접목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신중함을 보였다. 학교에서 추구하는 교육의 가치는 원하는 결과를 빨리 얻어내는 ‘효율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학교, 특히 초등학교는 기본 소양을 기르는 곳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AI 시대, 우리 아이들이 갖춰야 할 역량도 이전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보탐색 능력’과 ‘창의성’을 꼽았다. 전통적으로 ‘훌륭한’ 학생의 기준은 교과서를 이해하고 외워서 시험 점수는 잘 받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찾아낸 정보를 창의적으로 구성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챗GPT 시대니까, 당연히 소프트웨어 교육과 AI 활용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그럴수록 ‘기본’이 중요합니다. ‘질문하는 능력’이요. 챗GPT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프롬프트 작성 능력에 달렸습니다. 똑똑하게 질문해야 똑똑하게 답을 하는 거죠.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메타인지 교육을 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하브루타처럼 문답을 통해 표현하고 이해하는 활동도 필요해요.” 교사의 역할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김 교사는 자문할 것을 권했다. ‘우리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답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교사부터 미래 교육을 위해 바뀌는 상황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우리가 알아야 학생들에게 미래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고민하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즐겁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교사의 역할 아닐까요?” [김설훈 교사가 추천하는 참고하면 좋은 책] ▨ GPT 제너레이션|이시한 지음|북모먼트 펴냄 : 챗GPT 시대에 갖추어야 할 소양이 무엇인지 제시한 책 ▨ 픽사 스토리텔링|매튜 룬 지음|현대지성 펴냄 : 나만의 스토리를 고민한다면 필요한 책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김정선 지음|유유 펴냄 : 콘텐츠를 만들 때 기본이 되는 글쓰기를 돕는 책 ▨ 현직 교사가 내 아이에게 몰래 읽히고 싶은 인문 교양서 50|윤지선 지음|더디퍼런스 펴냄 :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방법 소개 ▨ 교과서는 사교육보다 강하다|배혜림 지음|카시오페아 펴냄 : 왜 교과서에 공부의 답이 있는지를 증명한 책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초·중등 위주로 시행됐던 진로교육정책이 대학생과 성인 등 전 생애에 걸쳐 받을 수 있도록 확대된다. 교육부는 ‘전 국민의 맞춤형 진로설계 지원’을 비전으로 성인까지의 진로교육을 지원을 넓히는 내용을 담은 ‘진로교육 활성화 방안(2023 ~2027)’을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의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 늘봄학교와 진로체험지원센터를 연계해 방과 후에 양질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초등학생용 진로 정보망인 ‘주니어 커리어넷’을 통해 진로 동영상 등도 보급할 계획이다. 중·고교의 경우 진로교육을 내실화한다. 새 교육과정(2022 개정 교육과정)에 진로연계교육이 포함된 만큼 진로교육 연구학교(중학교 4개·고교 2개)를 운영해 우수 모델을 찾고,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아닌 일반교원을 대상으로도 연수를 강화해 진로교육 역량을 키운다.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을 발굴하고, 진로체험지원센터나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신산업 분야 교육 모델도 개발한다.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창업 체험 중점학교'를 중심으로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새로운 직업 정보와 개인 맞춤 진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2025년까지 진로정보망 ‘커리어넷’을 고도화한다. 대학생에게는 학생이 수업 대신 자신의 진로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수행해 학점을 이수하는 ‘대학진로탐색학점제’를 확대한다. 교수와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권역별 진로상담단을 통해 많은 학생이 대학 재학 중에 진로를 탐색·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학이 지역사회 산업체, 공공기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꾸려 진로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현장실습과 프로젝트 수업 등 공동사업도 발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성인의 진로 확립·전환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진로교육센터를 통해 경력 관리, 심화 학습 등 성인에게 필요한 진로교육 목표를 제시하고, 진로개발역량 검사도구를 개발해 지역 평생학습 기관 등을 통해 보급하기로 했다. 지역 내 대학·기업과 연계해 성인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도평생교육진흥원 등에 성인진로상담센터도 둘 예정이다.
교육부가 24일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했다. 2033년까지 초등학생 수가 무려 100만 명이 준다는 충격적인 인구추계를 기반으로 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중등학교에도 똑같이 발생할 것이다. 현재 출생하지 않은 인구수요를 예상해 추후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지표가 오히려 낙관론이 아닌지 우려될 정도다. 현재 절망적인 출생률과 미래 학령인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존속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신규채용 교원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이 아닌 2년 주기로 줄여 2027년 초등의 경우 교사 1인당 학생 수 12.4명, 학급당 학생 수 16명을 만들고, 중등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12.3명, 학급당 학생 수 24.4명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교원정원을 산출해야 하는 교육부의 어려움도 공감은 간다. 학생 수가 반토막 나는 지표 앞에서 현재보다 교원을 더 뽑아야 하는 당위성과 여러 장치도 한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 한계 속에서 소규모학교의 교원 추가배치를 위한 기초정원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신도시 학급 신·증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학습지원 담당 교원 추가배치, 현 정부의 역점과제인 디지털 인재양성을 지원하는 정보교과 교원 추가배치 등 다양한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에는 일부 공감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드는 아쉬움은, 현실적 지표를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가 교육의 국가책임제를 더욱 강화하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교육시스템의 확충을 제안한다면 출생률을 반전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인구 변화에 따른 수급계획 공감되지만 정상적 교육시스템 위해 규모는 늘려야 단순히 학교에 오래 붙잡고 있는 것으로 사교육이 줄어들까?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입시를 정점으로 찍는, 매우 비생산적인 구조다. 여가나 취미를 위한 사적 영역의 교육이 아닌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대입을 목적으로 한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 장관이 말했듯이 초등 돌봄을 오후 8시까지로 늘린다고 사교육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다. 돌봄정책이 학교에 들어온 뒤에도 여전히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를 갱신하는 것을 보고 현재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걱정과 진정으로 바라는 바를 알아야 할 것이다. 결국 학교교육이 개별화되어 학교가, 그리고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적 시스템이 완성될 때, 학부모의 사교육 의존도는 낮아지고, 적어도 교육에 대한 걱정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부정적 요인은 제거될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충분한 개별화 교육을 할 수 있는 전체 교원의 규모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라는 지표는 실제 학생이 학교에서 학습경험을 하면서 보는 선생님의 수와는 큰 차이가 있다. 학생들은 학급 단위로 교사와 대면하고 교육적 경험을 이어간다. 그런데 여전히 학급당 학생 수 21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전국적으로 75%에 달한다. 2027년이 되어도 중등학교에 경우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조차 24.4명이다. 정부는 충분한 교원 충원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꿈을 학교에서 펼치며, 이뤄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