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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가끔 글쓰기 비법을 묻는 경우가 있다.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아예 글쓰기 팁 10가지, 혹은 20개 정도 정리해서 설명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글쓰기 관련 책에도 이런 형식의 안내가 많다. 유튜브에서 유명 인사들이 하는 강의 영상도 ‘글쓰기를 잘하는 3가지 비법’, ‘글쓰기 초보가 봐야 할 9가지 비법’ 등의 제목으로 시청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런 부탁을 받을 때마다 참 난감하다. 우선 비법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비법이 있다고 해도 이것이 바로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능이 아니다. 글을 쓰는 도중에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는 전략이다. 이것을 외우고 학습한다고 글쓰기 기능이 신장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전략을 글쓰기 상황에서 맥락에 맞게 적절하게 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간에서 말하는 글쓰기 비법이란 좋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유연하게 연결될 때 의미가 있다. 글쓰기를 비법으로 익히려는 것은 얼음판에도 안 가본 사람들이 김연아 선수에게 스케이트 잘 타는 방법을 묻는 거와 같다. 빙판에서 미끄러지듯 스케이팅을 하고, 점프하고 공중에서 서너 바퀴 돌고 나서 착지를 하는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것이다. 이렇게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면 오랜 시간 훈련이 필요하다. 얼음판에 오르기 전에 체력을 키우고, 스케이트장에서도 수백 번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고 아물기를 수도 없이 해야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비법을 몸으로 실천해야 나비처럼 탈 수 있다. 이 과정이 없이 기술을 고립적으로 배워봐야 쓸모가 없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비법을 활용해 글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면 된다. 글쓰기 비법은 따로 없다. 글을 직접 쓰면서 끊임없이 다듬는 것이 답이다. 그래야만 효율적인 성장을 경험한다. 실제로 글쓰기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특별히 언급할 줄 모르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글쓰기 기능으로 하루아침에 금자탑을 쌓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연습과 노력으로 글을 썼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몇 가지 비법으로 글을 썼다면 그 명성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무슨 교육이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글쓰기도 방법이나 절차에 대한 안내 없이 무조건 쓰라고 하는 것도 한계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이제 막 글을 쓰는 학생들에게는 더 그렇다. 교실에서 글쓰기를 할 때는 기능적 차원보다 글 쓰는 과정과 방향을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은 작문 이론을 끌어오는 방법이 있다. 그중에 계획하기와 내용 생성 및 조직하기를 제시해 볼 만하다. 계획하기는 말 그대로 글을 쓰기 위한 계획 단계다. 이 단계는 직접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동기 역할을 한다. 동기가 뚜렷하면 글을 쓰는 재미와 힘을 얻는다. 글을 쓰는 목적이 뭘까. 왜 쓰는가. 누구에게 쓰는가. 어떻게 쓸까. 이러한 의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답을 찾아야 글의 방향과 성격 등이 결정된다. 내용 생성 및 조직하기 단계에서는 글에 담는 내용을 고민한다. 내용은 글에서 가장 핵심이 된다. 내용을 생성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교과 학습 과정에서 얻을 수 있고, 책, 신문, 미디어 등에서 습득할 수도 있다. 이 중에서 책을 통해 얻는 것이 가장 능동적인 방법이다. 독서를 해야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지혜로움이 싹튼다. 그러면 쓸거리가 생각나고, 쓸 내용이 만들어진다. 송나라 문장가 구양수가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조건으로 첫 번째 다독이라고 했다. 추사 김정희도 만 권의 책을 읽어야 그것이 넘쳐서 글과 그림이 된다고 했다. 책을 읽어서 정신을 살찌우고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면 글 쓰는 준비가 된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 어휘력이 풍부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어휘력도 결국은 독서의 힘에서 나온다. 생각이 아무리 좋아도 적절한 어휘로 표현을 해야만 글이 된다. 그리고 문장으로 표현하고 단락을 완성하는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책을 읽을 때 자연스럽게 키워지는 것이다. 이 방법이 비법은 아니지만, 바른길임은 분명하다. 바른길을 알았으니, 초고 쓰기부터는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충분히 생각하고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게 지도한다. 이때 문장 구성과 관련된 문법 지식을 강조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이 문제는 고쳐쓰기 등을 통해 다듬다 보면 해결할 수 있다. 글을 쓸 때 이런 것에 얽매이다 보면 오히려 자신의 생각이 가로 막힐 우려가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 내가 들려주고 싶은 것이 곧 글이 된다. 그렇다면 글쓰기의 비법은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평소에 깊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문제를 발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남다른 생각을 다듬는다. 남다른 생각이 글을 멋지게 한다.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글은 그 사람의 내면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명상과 독서를 통해서 내면을 성장시키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늘 내면을 성찰하면 영혼이 맑아진다. 맑은 영혼을 지니는 것도 글쓰기의 비법이 될 수 있다.
원격수업에 활용할 온라인 학습자료를 제작할 때 ‘저작권법’을 유의해야 한다. 자칫 저작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제25조(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에 따르면 공표된 저작물을 학교 교육에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수업을 위한 저작물 이용은 온라인수업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마음껏 사용해도 된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저작권법에서 허용하는 ‘공정한 이용’의 기준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학교현장에선 온라인수업을 할 때 수업 내용이 유출될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관련 법을 모르는 학생이 무단으로 캡처해 배포·전송할 경우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 이용 대상을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으로 한정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와 흥미를 높이기 위해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은 수업 목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법무법인 조율의 노영호 변호사는 “인터넷 등에서 임의로 복제한 저작물을 수업 내용과 직접 관련하지 않은 흥미 유발이나 디자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질병 관련 수업을 진행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교사를 닮은 유명 캐릭터나 그림 등으로 화면을 꾸미는 것은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다. 음원도 다르지 않다. 학습 내용이 아닌 배경음악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저작물을 이용해 학습자료를 만들 때는 이용 분량도 살펴야 한다. 학교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해도 무한정 사용할 수 없다.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가 제시한 ‘수업목적 저작물 이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학교나 수업지원기관은 텍스트 기반 저작물의 경우 10%, 음원 형태의 저작물 등의 경우 20%(최대 5분 이내), 영상저작물의 경우 20%(최대 15분 이내)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에 올릴 때는 접근제한조치와 복제방지조치, 저작권 보호 관련 경고 문구와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폰트를 사용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근 5년간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교를 대상으로 한 글꼴 저작권 분쟁 건수가 700건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무료로 제공하는 폰트는 대부분 비영리 목적이면 비용을 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지만, 사용 대상을 ‘개인’으로 한정하기도 한다. 학교의 교육활동 등에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무료폰트도 이용 조건을 확인하고 허용 범위 안에서 사용해야 한다. 노영호 변호사는 “온라인 강의와 관련한 저작권 문제는 아직 판례가 확립되지 않은 영역이 많아 법 저촉 여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어서 저작물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저작권지원센터는 최근 저작물의 올바른 이용을 활성화하고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교육기관 원격수업 및 학습을 위한 저작권 FAQ’(아래)를 제작, 배포했다. 교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Q. 학교 수업을 위해 필요하다면 저작물 또는 저작물이 이용된 자료를 인터넷에 탑재해 학생에게 배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거나 원격수업을 위한 콘텐츠 또는 동영상 제작 등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저작물 이용(전송)의 경우는 접근제한조치, 복제방지조치, 저작권보호 관련 경고 문구와 출처 표기를 해야 합니다. Q. 코로나 19로 인해 실시하는 원격학습 활동의 화면캡처도 가능한가요? A. 불가능합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원격수업은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에게만 저작물 이용이 허용됩니다. 원격수업이나 일반 수업 중의 저작물 또는 인물이 포함된 화면을 무단 캡처해 배포, 전송할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 또는 초상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학교의 원격수업이나 이를 보충하기 위한 원격학습을 위해 온라인 카페나 개인 블로그, SNS, 유튜브 등에서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학교(교사)는 공표된 저작물 등의 일부분을 학교나 교육청 등의 홈페이지는 물론 온라인 카페나 개인 블로그, SNS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수업을 실시한다면 저작물이 포함된 수업자료가 해당 학생 이외에게 제공되지 않아야 합니다. Q. 한컴오피스, MS-Office에 포함된 번들폰드를 동영상 제작, 이미지 편집 등을 위해 다른 프로그램에서 이용한다면 저작권 침해인가요? 무료폰트는 안전한가요? A. 프로그램 설치 시 윈도우 폰트 폴더에 저장돼 다른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인식된 폰트를 이용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윈도우 번들폰트를 한글오피스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다만 한글과컴퓨터 측에서는 번들로 제공된 폰트는 해당 프로그램에서만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료폰트는 비영리 목적이면 비용 지급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폰트는 사용 대상을 ‘개인’으로 한정해 학교의 교육활동 등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무료폰트라도 반드시 이용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들여다보기/ 지난 4일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해 오는 19일까지 계속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코로나 19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수도권의 감염 추세가 진정되지 않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도 현실이 되면서 기존에 대면 방식으로 이뤄지던 학교 행정 절차에도 대안이 필요해졌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유치원운영위원회 포함) 운영이 대표적입니다. 교육부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지난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대면 회의를 하지 않고도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회의를 소집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교운영위원회를 원활하게 구성하도록 관련 법안을 보완한 것입니다. 어떻게 바뀌었나/ 기존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위원을 선출할 때 각각 학부모 전체회의와 교직원 전체회의를 열어야 했습니다. 다만, 학부모 전체회의에 직접 참석할 수 없는 학부모에 한해 회의 개최 전까지 가정통신문에 대한 회신, 우편투표, 전자투표 등으로 투표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재난이나 불가피한 사유로 회의를 소집할 여유가 없을 때는 전자투표나 우편투표 등의 방법으로 선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교육부는 “감염병 확산 등의 상황 발생 시 전자투표 등을 통해 학부모위원 또는 교원위원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유치원운영위원회도 학교운영위원회와 동일하게 운영위원회를 소집할 여유가 없을 때는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행 제도의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고 한다”며 개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알아두세요/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교육을 창의적으로 실시하도록 국·공립 및 사립 초·중·고교에 설치하는 심의·자문 기구입니다. 국·공립학교에서는 심의기구로, 사립학교에서는 자문기구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예·결산과 교육과정 운영방법, 교과용 도서와 교육 자료 선정, 학교발전기금 조성·운용 및 사용 등 학교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심의합니다.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은 교원과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 등으로 구성합니다. 학교 규모에 따라 위원 수는 5~15인 이내, 학부모 40~50%, 교원 30~40%, 지역사회 인사 10~30% 비율로 이뤄집니다. 학부모위원은 학부모 중에서 투표로 선출합니다. 당연직 교원위원은 국·공립학교장이 맡고, 교원위원은 교원 중에서 선출하되,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무기명투표로 선출해야 합니다. 지역위원의 경우 학부모위원이나 교원위원의 추천을 받아 학부모위원과 교원위원이 무기명투표로 선출하게 됩니다. 교사가 다른 학교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려면 소속 기관장인 학교장으로부터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의 겸임 제한은 ‘국가공무원법’과 해당 시·도 조례해 근거하며 ‘공무원은 공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정조직인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은 공무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겸직 허가가 필요합니다.
이미지 포털사이트 아이클릭아트(iclickart.co.kr)가 해외 이미지 100만 컷을 새로 업데이트했다. 무제한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클릭아트는 이미지 300만여 컷과 폰트 360여 종 등을 보유하고 있고, 매주 새로운 콘텐츠를 업데이트한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쓰이는 PPT, 문서 양식, 환경 미화 자료 등 스쿨팩 콘텐츠를 대거 확충했다. 한편 아이클릭아트는 한국교총과 함께 학교 전용 라이선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을 보급하고 있다. 학교 대상 저작권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스쿨팩에 가입한 학교의 교직원은 아이클릭아트의 콘텐츠를 가입 기간 동안 무제한 다운로드해 학교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수업 제작은 물론, 공문 작성, 교원 연구 대회 출품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저작권 걱정 없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개인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무단 배포는 제한된다. 이용료는 1년 기준 55만 원이다. 일반 기업 등에서 이용하는 금액에 비해 70% 정도 할인된 금액이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hangy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당 5·시민당 4·민생당 1명 등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제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 중 다른 분야에 비해 교육계 인사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한국당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더불어시민당은 4명, 국민의당은 3명의교육계 인사가 포함됐다. 민생당, 정의당, 우리공화당, 민중당, 열린민주당 후보에도 교육계 인사가 1명씩 들어갔다.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된 교육계 인사 대부분은 대학교수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체 비례대표 후보 숫자에 비해서는 작은 비율일뿐더러 유·초·중등 교육을 깊이 있는 시각으로 다룰 수 있는 교육전문가는 거의 없다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39명의 비례대표 후보자 중 5명을 교육 관련 인물로 배치한 미래한국당에서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2번, 정경희(전 국사편찬위원) 영산대 교수가 7번, 조명희(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경북대 교수가 9번에 등록됐다. 19번 허은아 경일대 교수와 37번 김경애 국제대 간호과 교수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0명 중 4명을 배치한 더불어시민당은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3번, 최혜영 강동대 교수가 11번, 이상이 제주대 교수가 24번, 강경숙(전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위원) 원광대 교수가 25번에 등록됐다. 민생당은 1번으로 정혜선 카톨릭대 교수를 배치했고 국민의당은 5번에 최단비 원광대 조교수를, 10번에 사공정규 동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15번에 신경희 배움사이버평생교육원 지도교수를 각각 배치했다. 민중당은 학교급식 노동자인 김해정 광주 송정서초 조리사를 비례대표 1번에 공천해 눈길을 끌었고 열린민주당은 중학교 교사 경력이 있는 강민정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을 3번에 등록했다. 강 후보는 비례대표 중 유일한 교사출신 후보자다. 20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한 교육위원들의 출마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영교(서울 중랑갑), 박용진(서울 강북을), 박경미(서울 서초을), 김해영(부산 연제구), 박찬대(인천 연수갑), 조승래(대전 유성갑) 의원 6명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신경민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김현아(경기 고양정), 전희경(인천 동구미추홀갑), 이학재(인천 서구갑),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 5명이 공천을 받았고 김한표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홍문종 의원은 친박신당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됐고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경남 창원성산에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교육위원장을 지낸 이찬열 바른미래당(민생당 전신) 의원은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 공천을 받지 못했다. 같은 당 임재훈 의원도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미래통합당에 입당했지만 컷오프된 후 셀프 제명 취소로 민생당에 복귀했다.
민주당 반값등록금 시대 공약 민생당·정의당 국공립대 무상 재원확보 방안 구체성 떨어져 복합시설 확대·공무직 법제화 학교 현장 갈등 유발도 우려 만18세 유권자 겨냥한 공약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21대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가 경쟁하듯 포퓰리즘 교육 공약을 내놓고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정당이 공약 실현을 위한 소요재원 규모와 재원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립대 반값등록금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놨고 이에 더해 민생당은 국공립대 무상등록금을, 정의당은 전문대와 국공립대 무상교육을 내세우는 등 앞 다퉈 ‘무상교육’을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립대 반값등록금 시대’를 열겠다며 연간 평균 419만 원인 39개 국립대의 등록금을 210만 원으로 인하하고 연간 1500억 원대였던 국립대 육성사업 재정투자를 64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9개 거점 국립대에 연간 500억 원, 19개 국립대에 연간 100억 원을 투자해 GDP 대비 고등교육 재정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달성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등록금 인하에 따른 국립대 자체수입 부족분을 국가 지원금을 확대해 충당하고 반값등록금 실현 후에도 학자금 대출 및 국가장학금, 교내장학금 등은 유지해 학생들의 학비·생활비 부담을 경감시키겠다고 했다. 공약 이행을 위해 국립대학법을 제정하고 취업후학자금상환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했지만 재원확보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미흡했다. 민생당은 54개 국공립대 49만 명 대학생에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요되는 연간 1.4조 원의 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상향 조정해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재원 부담이 상당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또 학자금 대출이자 금리 2%를 전면 무이자로 지원하고 사립대 적립금의 과도한 축적을 제한해 등록금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국공립 및 공영형 사립 전문대부터 국공립대 및 공영형 사립대 무상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또 공영형 외 사립은 가처분소득을 감안한 표준등록금으로 등록금을 절반으로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예산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재원확보 방안이 미흡하다. 미래통합당은 소득 구간에 관계없이 세 자녀 이상 다자녀가구의 모든 대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실제 올해 교육부 예산 77조 원 중 고등교육이 차지하는 예산은 10조 원 정도다. 대학 무상교육에 소요되는 1.4조 원의 재원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상향 조정하거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확보한다 하더라도 재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고 대다수의 국민이 환영할 정책이라는 점에서도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만18세 유권자를 겨냥한 공약도 눈에 띄었다. 민주당은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면서 차기 교육과정 전면개정 시 교과별로 민주시민 교육요소를 반영하고 기존 교과를 개편해 ‘시민’ 교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학생회 대표의 학운위 참여, 공청회 및 설문조사, 학교장에 대한 의견제출 등 다양한 형식의 학교운영 참여를 보장해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의당은 학생인권법을 제정하고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는 등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한편 선거권 연령을 만16세로 하향 조정하고 공직선거법상 미성년자 선거운동 제한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이밖에도 청소년 무상생리대 지급, 야간 프로그램 제한,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혁신, 학력차별 금지법 등 10대 유권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공약을 다수 제시했다. 학교복합시설 확대, 교육공무직 법제화 등 학교 현장에서 이미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공약을 제안한 정당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신설학교를 비롯해 주거밀집지역 소재 학교에 5년 내 100개의 학교복합시설을 설립하고 학교부지 내에 주민들의 이용이 가능한 각종 시설을 건립, 방과 후와 주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교육부·교육청 내에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전문기관을 지정·운영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교직원들이 관리·운영에 책임을 지고 있는 학교 현장은 업무량 증가와 업무기피를 호소하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의당은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교육공무직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학교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 처우 개선, 차별 해소를 위해 교육공무직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8일 주요 정당의 교육공약 평가결과를 발표한 한국교육정치학회는 “무상교육 등 교육공약 실현을 위한 소요재원 규모 산출과 재원 마련을 위한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교육적으로 타당하고 효과적인 공약 수립과 정책 추진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교육전문가의 양성·영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뉴스 속보가 끝나자 메신저 알림이 와요. 긴급이래요. 요즘은 무슨 회의만 하면 ‘긴급’이 붙어요. 긴급 부장회의, 긴급 동학년 회의. 긴급이 유행인가 봐요. 긴급을 붙여야 할 만큼 빠르게 많이 바뀌어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것이 바뀌고 혼란스러우니까요. 학교는 아이들이 없으니까 주인이 바뀌었어요.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야 할 학교는 공문이 주인이에요. 업무를 위한 계획도 일정이 틀어지면서 처음부터 다시. 학사일정도 기껏 정리하면 처음부터 다시. 뭐든지 다시 하는 분위기에요. 선생님들도 어수선하지만, 학부모님들도 어수선한 건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학교로 문의 전화가 오기도 해요. "왜 온라인 클래스도 승인을 안 해줘요?" "아니, 뉴스에서 나왔는데, 왜 학교에서는 아무 얘기도 없어요?" 뉴스로만 접하는 정보로는 부족해요. 궁금한 마음에 학교에 문의하시는 학부모님들. 하지만 선생님들도 자세한 지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를 알려드리기는 역부족이에요. 이 부분에서 서로 오해가 생겨요. 학부모님들은 ‘선생님은 다 알고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생님들은 ‘나도 모르는데…’라는 마음을 가지시니까요. 서로 알고 있는 정보에 따라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마스크 하나를 놓고 보더라도 학부모님들은 ‘학교에서 마스크도 안 나눠 주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교사들은 ‘마스크는 비축용인데, 나눠 주는 거 아닌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요.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선생님과 학부모님들 사이에는 소통과 이해가 어려운 것처럼 보여요. 이 그림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오리? 아니면, 토끼? 잘 살펴보시면 보는 관점에 따라서 오리로 보이기도 하고, 토끼로 보이기도 해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그림 하나를 보고도 달리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언어 놀이를 한다고 했어요. 개인을 둘러싼 환경, 삶의 배경, 가지고 있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마치 외국어를 하는 것처럼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받아들인다고요. 비트겐슈타인의 말에 공감해요. 우리가 타인을 100%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언어 놀이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학부모님들은 학부모님들의 언어로 말해요. 내 아이가 우선. 내 요구가 우선, 내가 아는 것이 전부이지요. 교사는 교사의 언어로 말해요. 모두 똑같은 학생. 전체를 위한 조화. 요즘 같이 뭔가가 급격히 바뀌는 때에는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의 언어놀이가 더 심해져요. 선생님들은 시시때때로 바뀌는 상황에 정신이 없어요. 상황은 정신없고, 공문은 쏟아지고, 만들었던 교육과정은 다시 쓰레기통으로 보내고 다시 처음부터 뭔가를 시작해야 해요. 교육과정도 업무도 학사일정도 뭐 하나 안정되게 정리되는 게 없어요. 학부모님들은 매일 뉴스에서는 뭐가 빵빵 터지는데, 학교에서는 말이 없어서 답답해요. 온라인 클래스를 하라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승인도 안 해주고, 사이트는 열리지도 않아요. ‘도대체 일을 하는 거야?’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교육부에서는 뉴스로 발표하는데 학교에서는 왜 아무 말도 없어?’하는 마음에 짜증이 날 수도 있어요. 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안내 문자 하나 전화 한 통에 서로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지니까요. 학부모님들에게 변화하는 상황을 전화로 안내하니 많은 학부모님이 응원을 해주시더군요. "선생님도 힘드시겠어요. 힘내세요." "학교에서도 정신이 없으시겠어요." 응원의 한 마디에 기운이 나더군요. 교사와 학부모. 서로 입장의 차이는 있겠지만, 교육을 위해 한 배를 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거예요. 우리가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조금 더 편안하게 서로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21대 총선을 앞둔 7일 오후 서울종로구 대학로 가톨릭청소년회관 외벽에 붙은 선거벽보를 보며 누굴 뽑을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개학이 네 차례 늦춰지면서 급기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개학은 순차적으로 늦춰졌고, 멈춰진 교육활동을 가동하기 위해 공교육 기관에서 꺼내든 비장의 카드가 ‘온라인 개학’이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기? 사실 학교 교육은 울타리 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아이들과 함께 씨름하고 손을 맞잡는 오프라인 교육에 최적화돼 있다. 물리적 환경도 오프라인 수업에 고착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도전을 받게 됐다. 온라인 수업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9일. 이제 학교에선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기’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익숙하진 않지만 해야 한다면 우리 교사들은 아마도 집어넣게 될 것이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학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라는 공문이 쏟아지고 학교 단위로 개별교사에게 밀려오는 실시간 강의의 압박은 쓰나미에 비길 정도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지만 교사들은 지금도 ‘화면 공유’를 통해 보여줄 좀 더 나은 수업 콘텐츠를 고민하느라 여기저기 뒤지고 자료를 편집하고, 카메라를 켜고 화상회의로 조·종례를 하면서 본격 가동될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과 시뮬레이션을 하고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을 대비하며 의논하느라 교무실은 야전사령부를 방불케 한다. 물론 양질의 영상을 위해서는 카메라도 해상도가 높은 것이면 좋고, 마이크도 음질이 좋으면 소리가 잘 나갈 수 있지만 형식이 본질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몇 차례 랜선 위에 교실을 열어 학생들의 얼굴을 보며 다독이고 독려해본 결과, 온라인 교실이라도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동일했다. 영상으로 얼굴을 보며 간곡하게 부탁하고 독려하는 교사의 마음이 분명 랜선을 타고도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온라인에 최적화돼 있지 않은 교사들이 첨단 수업방식이나 기자재 활용에서 다소 매끄럽지 않더라도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수업이 자리를 잡아가리라는 낙관적 생각이 가득 차오른 것은 경력 30년차 교사의 직관이라고 해도 좋겠다. 온라인 수업이 ‘별것’일 수 없다. 그러니 카메라 앞에서 영상을 제작하는 것만을 온라인 수업의 전부로 생각하지 말자. 아무리 훌륭한 영상자료가 있어도 학생들이 랜선에 올라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방법이 무엇이건 너희들과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는 마음이 전달되는 순간 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바짝 다가서서 얼굴을 보여주고 귀를 쫑긋 기울일 것이다. 형식이 변해도 본질은 같아 온라인에 접근이 더 어려운 초등학생들은 그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이미 제작된 자료들을 잘 활용해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학년 초등학생을 담당하는 교사는 ‘배달부’의 역할만 잘해도 충분하다. 노트북을 들고 각자의 교실과 특별실에서 카메라를 켜고 학생들과 화상수업을 준비하려 나서는 선생님들을 힘차게 응원한다. 시작도 하기 전에 질부터 따지고 기를 꺾어버리는 것은 지기로 예정된 전투를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전투에 나서는 병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전의가 꺾이지 않게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 뿐이다.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가 세계를 덮친 후, 학교는 사회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공포에 위축돼 있다. 계속되는 개학 연기로 학교는 아이들과 3월의 시끌벅적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의 죽은 듯한 적막이 교육자로서의 생명감을 앗아가는 기분이 든다. 보호자 격차가 디지털 격차로 세계적인 전염병이 백신도 없는 채로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 지금, 교육 행정당국은 신학기의 시작을 4월까지 미루고 학교급별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학생 안전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등교를 허용할 수 없으면서도, 학습이 기약 없이 미루어짐에 따른 결손을 어떻게든 보충해야 한다는 현실과 이상의 타협으로 보인다. 온라인 개학이 발표되기 전 개학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을 때부터 학교는 원격교육 준비로 분주했다. 방학을 줄여가며 교과 시수를 유지하면서도 선생님들은 디지털 교과서나 각종 사이트,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등교를 못 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했다. 교사마다 전부 온라인 강의를 해야 하냐며 인터넷 방송에 필요한 설비는커녕 촬영 장비도 제대로 없는 학교의 현실을 돌아보며 곤란한 표정을 짓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인터넷 방송을 찍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큰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많았다. 부랴부랴 경기도 농어촌에 있는 전교생 40명 규모의 마산초 선생님들은 마을에 넓게 흩어진 농가들을 한두 시간씩 운전해가며 일일이 방문해 교과서를 나눠주고 학생마다 원격교육이 가능한지 알아봤다. 디지털 기기에 어두운 노쇠한 보호자들은 문자 알림으로 오는 교원평가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과제를 인쇄해 활동할 수 있는 프린터가 없기도 했다. 마산초는 디지털 격차와 정보 접근성이 비껴가는 경계선 위에 있었다. 학생들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선생님들을 보고 반가워 깡충깡충 뛰며 반가이 맞이했다. 학교 교육이 빛이 바래지 않는 의미를 갖는 것은 공적인 의미 때문이다. 학교 교육은 다양한 통로로 양질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더 나은 인격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함은 물론 학교 교육이 아니면 제대로 된 배움과 사회적 경험의 기회를 얻기 힘든 학생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힘찬 걸음을 걸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외진 마산리에 아직도 학교가 있는 것은 도시 문명의 바깥에 놓인 학생들도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공공의 정신에 입각한 것이다. 환경 좋은 학생만 누리는 교육 아직도 우리나라엔 자기 공부방을 갖지 못하고 끼니를 걱정하며 디지털 도구에 무지하고 자녀의 학습에 큰 관심이 없는 보호자들 밑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덜 자란 이들은 교실에 앉아서도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지 않고 끊임없이 장난을 친다. 이들을 원격교육으로 충만하게 학습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학교 교육의 제도적 본질을 간과한 믿음이다. 인터넷 강의와 과제 수행만으로 훌륭한 학습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을 갖춘 학생만을 위한 교육이 과연 외딴 섬, 깊은 산골에까지 학교 건물을 짓고 온갖 결함과 씨름하는 학생들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선생님들을 대신할 수 있는지는 조심스럽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전 세계로 확산하는 코로나19가 마스크 대란, 돌봄 대란에 이어 온라인 교육 대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세 차례 미뤘던 초·중·고교의 개학을 결국 적응 기간을 포함한 4차 연기와 함께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했다. 교육부가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하다가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한 것은 아직 국내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해외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 학교급별 연간 수업일수와 시수,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무작정 개학을 연기할 수 없어서다. 순차적이라지만 이달 20일까지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대학조차 어려움 겪고 있는데 교육부에서는 4월 말에는 등교 개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등교 개학 후의 운영 방식도 오전반·오후반 분리, 학년별 격일 등교, 1주일에 1∼2일 등교, 3∼4일 온라인 수업 등 등교 수업과 온라인수업 병행 등을 두루 고려 중이라고 한다. 집단 규모와 접근 시간 등을 줄여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교육과정 파행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학생 안전을 위한 방역과 교육을 병행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초·중·고교의 일제(一齊) 개학 연기, 순차적 온라인 개학, 12월 대입 수능시험 등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교육 대란을 6·25 전쟁 때의 천막 학교와 견줄 정도로 우리 교육은 그동안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가고 있다. 어렵사리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지만, 실행은 산 넘어 산이다. 준비 기간 부족, 시스템·인프라 미흡, 기기 부족, 초등 저학년과 장애 학생 학습 지원, 직업계·예체능계 실기·실습 교육 등 난제가 많다.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크다. 현재 온라인·원격수업 기반인 시설·장비의 지역별·학교별로 천차만별이다. 일선 학교에는 제대로 된 온라인수업을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다. 접속자가 일시에 몰릴 때 감당할 수 있는 서버를 구축한 학교가 많지 않다. 컴퓨터와 인터넷 장비, 방송 기기, 온라인 강의를 위한 소프트웨어 등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현실이다. 또 가정과 학교에 컴퓨터 등 정보 기기의 보유 대수는 많지만, 노후한 구형 기기가 많아 실제 온라인 수업은 어렵다. 이미 온라인 개강으로 원격강의를 진행 중인 대학에서도 먹통·불통 등으로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기기 노후화가 주요인이다. 게다가 단위 학교별로 단기간에 질 높은 수업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도 부족하다. 온라인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운영 경험과 학생들의 수강 능력도 미흡한 형편이다. 교사들과 학생들의 정보 활용 능력도 편차가 심하다. 이와 같은 온라인수업의 현실적 장애 여건을 극복하고 교육 효과를 거양하려면 국가 차원의 세밀한 계획과 지원 그리고 이에 따른 단위 학교별 치밀한 계획 수립, 양질의 콘텐츠·소프트웨어 개발, 창의적인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핵심이다. 학교장의 자율적 학교경영 리더십과 교사들의 집단지성에 기초한 창의적 개발·운영, 그리고 학생들의 참여가 온라인수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요소들이다. 교육 당국이 시스템 구축해야 아울러 원활한 온라인수업을 위해서는 농산어촌, 취약계층, 조손가정, 장애 학생, 초등 저학년 학생 지원 등 교육환경 불평등으로 인한 디지털 교육의 사각지대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빈부격차, 디지털 격차, 학력 격차 등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무엇보다 교육 당국은 코로나19 교육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원격교육 시스템·인프라 구축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감염병 대란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온라인·원격교육시스템 혁신은 당국이 주도해야 한다. 이번 온라인 개학이 한순간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행해진 ‘교육실험’이 아니라, 안정적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1만 커뮤니티 온라인 임명식'에서 교원 대표들에게 온라인 화상으로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교사와 교육 공무원으로 구성한 '1만 커뮤니티'를 출범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충북교총(회장 서강석)은 충북도교육청이 교육전문직원 중 일부 인원을 전국 단위로 모집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지역 인재들에 대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충북교총은 3일 성명을 내고 “교육전문직원의 선발은 교육의 중요 정책에 관여하는 책임자를 채용하는 중요한 일”이라며 “일부 인원의 전국 단위 확대 모집은 충북에서 근무해 온 교원들의 자존감 손상과 사기 저하를 초래하는 일이라 판단한다”고 철회 및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전문직 선발에서 교육통계 분야 1명, 교육평가 분야 1명, 진학지도 분야 2명 등 4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모집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충북교총은 “도내 학생 수 감소, 신규 교사채용 감소, 타 시·도 전출 희망자 증가 등 교원들의 사기 저하 문제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볼 때 충북교육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면서 “도내에 근무하는 많은 교원 중 교육통계, 교육평가, 진학지도를 맡을 선생님 1~2명이 없어 해당 장학사·연구사를 전국단위로 전형해야 할 정도로 충북의 인재가 없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 실정을 잘 아는 교육 전문 인재가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시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지역교육 실정을 전혀 모르는 외부 인사, 또는 기회주의적 성격의 외부 교원이 충북교육 현장에 투입된다고 할 때 현장의 적응은 물론 호응도 어려울 것이고 기대하는 성과 보장도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이 수년 전부터 이 같은 예외적으로 선발된 인원들이 당초 선발 목적과 방침에 부합하지 않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에 ‘특혜인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충북교총은 “교육청은 선발된 인원과 선발되는 인원이 선발 목적에 맞게 적재적소에서 임무를 수행하도록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 8월 퇴직자 성과상여금 지급 결정 1) 인사혁신처「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혁신처 예규 제84호, 2020.1.22)」의 ‘성과상여금업무 처리 기준’ 개정으로 8월 퇴직 교원에 대한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 마련 □ 기존 - 8월말 퇴직 교원의 경우 성과급 미지급(6개월 근무에 대한 성과급 수령 불가) - 2월말 퇴직 교원의 경우에만 1년치 성과급 지급 □ 개정 이후 - 8월말 퇴직 교원의 경우 6개월 근무에 대한 성과급 지급 - 2월말 퇴직 교원은 기존과 동일하게 1년치 성과급 지급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493쪽 참고) 안내사항 ○ 지급기준일 이전 평가대상 기간 중 퇴직한 공무원에 대한 성과 정보 관리 - (행정사항) 지급기준일 이전 퇴직한 공무원 중 실제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이상인 자에 대해서는, 퇴직 시점에 해당 기관의 성과상여금 지급 등급 평가를 위해 필요한 자료 일체를 작성·관리 필요 ※ 2020년 1월 1일 이후 퇴직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2021년 성과상여금 지급 시부터 지급대상에 포함 예정 2) 교육부 ‘2020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 □ 지급기준일: 2020. 2. 29 (평가 대상기간: 2019. 3. 1 ~ 2020. 2. 29) □ 지급 시기: 2020. 3월 중(시·도별 상이) □ 전년 대비 주요 변경사항 - 2020. 1. 1 이후 퇴직하는 공무원 대상, 2021년 성과상여금 지급 시부터 지급 대상에 포함 2. 기간제교원 계약기간 내 봉급 재산정 가능 1) 「기간제교원의 봉급 지급에 관한 예규」제정 (2020. 2. 24) -「공무원보수규정」[별표11] 개정(2020. 1. 7)으로 기간제교원의 봉급 지급 기준의 대강을 정하고 구체적인 기준은 교육부장관에게 위임함에 따라 해당 예규를 제정해 구체적 기준을 정하게 됨. 2) 주요 제정 내용 □ 기존 - 기간제교원은 계약기간 중에는 호봉 재획정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재획정하지 않고 계약 당시 호봉으로 고정 지급 - 퇴직 교원이 기간제교원으로 채용될 경우 봉급은 최대 14호봉으로 제한 □ 제정 이후(2020. 1. 1부터 시행) - 기간제교원이 1급 정교사 자격취득에 따라 자격 변동이 있는 경우, 계약 기간 내 봉급을 재산정할 수 있도록 제정 - 새로운 경력의 합산을 신청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달 1일에 합산해 재산정한 봉급을 고정급으로 지급(※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했으나 2020년 1월 1일부터 2020년 1월 31일까지 새로운 경력의 합산을 신청하지 못한 사람이 이 예규 시행 후 1년 이내 ‘자격취득에 따른 경력 합산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한 경우에는 2020년 1월 31일에 자격취득에 따른 새로운 경력의 합산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 - 연금수령과 보수의 이중 수급 가능성이 없는 기간제교원에 대해 14호봉 제한 해제 제4조(봉급의 제한) 기간제교원의 봉급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무원보수규정」[별표11]의 14호봉을 넘지 못한다. 1. 10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하여「공무원연금법」,「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및「군인 연금법」에 따라 퇴직연금 일시금을 지급받거나, 연금수급이 가능한 개시 연령에 도달하여 퇴직연금을 지급받게 되었을 때 2. 「국가공무원법」제74조의2,「지방공무원법」제66조의2,「사립학교법」제60조의3에 따른 명예퇴직을 하였을 때 3. 「국가공무원법」제74조,「지방공무원법」제66조,「교육공무원법」제47조에 따른 정년 으로 퇴직하였을 때
나는 ‘응팔(응답하라 1988) 세대’이다. 사회는 우리를 ‘X세대’라고 불렀다. 더 이상 대학에서 ‘사상논쟁’을 하지 않았고, ‘데모’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워크맨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가 살아온 시대적 모순에 공감했다. 막내딸은 2000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이다. 놀이문화도, 사고방식도 완전 딴판이다. 때론 당황스럽고, 때론 부러우며, 때론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시대가 변했고, 그 변한 시대에서 우리 아이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아이이며, 그 변한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것을. 지금 학교 현장에는 2000년 이후 태어난 ‘Z세대’ 아이들로 빼곡하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은 2002년생, 초등학교 입학생은 2013년생이다. 게다가 ‘Z세대’의 출발 주자인 1995년 이후 출생한 교사도 교단에 발을 디디고 있으며, ‘자유분방함’의 끝판왕인 ‘이해찬 1세대’가 30대로 진입하면서 왕성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학부모 역시 역사상 가장 진보적 세대라고 불리는 ‘X세대’가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가끔 보이던 60년대 후반 학부모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매일 ‘Z세대’와 섞여 생활하고 있는 교사가 ‘Z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학교생활의 만족도가 낮아질 것이다. 나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학생들 만나는 것에 극도의 피로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아이들이 이상해진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갱년기 증상이 온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학교생활이 힘들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함께 살고 있지만, 나와 아이들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언제까지 “쟤네 왜 저래? 맘에 안 들어”라고 ‘마땅치 않은 눈빛’으로 볼 수만은 없는 노릇임을. 이해하고, 품으며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Z세대는 어떤 특성이 있을까? 어디까지 이해하고, 교육자로서 지도해야 할까? Z세대, “도대체 누구냐, 넌?” Z세대를 잘 묘사하고 있는 책 90년대생이 온다에는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B스타트업의 부장은 매일 정시에 딱 맞춰 출근하는 신입사원을 불러 10분 일찍 다니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그러자 신입사원은 반문했다. “10분 일찍 오면 10분 일찍 가도 되나요.” ‘버릇없고 개념 없어’ 보이는 이 말속엔 ‘Z세대’의 여러 가지 특성들이 잘 나타난다. 우선 개인주의적이다. ‘자신의 삶’이, ‘자신의 취향’이, ‘자신의 가치’가 ‘집단의식’이나 ‘협력’보다 더 소중하다고 여긴다.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기성세대는 물론 ‘열정페이’로 희생을 강요당했던 ‘N포세대’와도 사고방식이 다르다. 열정페이는 부당하다고 당당히 거부하는 그들이다. 또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기 때문에(일명 ‘개취존중’) 타인의 취향도 존중할 줄 안다. 이들에게 취향은 단순히 호불호가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이다. 그래서 자신의 취향을 저격한 것에는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온·오프라인에서 끊임없이 탐색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음료)’, ‘얼죽숏(얼어 죽어도 숏패딩)’ 등 남들과 똑같은 것을 거부하고, 나만의 것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대인 7080에 열광하는 것도, BTS(방탄소년단) 멤버나 노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모두 자신의 ‘취향 저격’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신 ‘나와 다른 그들’과는 더 이상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는다(일명 ‘손절’한다). 굳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불편함을 참아가며 자신의 시간과 감정을 투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취향을 가졌다면 SNS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취향을 공유하거나 소통한다. 하지만 ‘끈끈한 모임’은 거부한다. 살짝 발만 담갔다가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발을 뺄 수 있는 느슨한 관계를 선호한다. ‘가취관(가벼운+취향 위주의+관계)’이라는 신조어가 Z세대의 대인관계 방식 기준을 제시해준다. 학생들에게 친구 관계의 소중함, 우정과 화합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 준비한 학급운영방법이 먹혀들어 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펭수도 ‘Z세대’, 거침없이 솔직하다 두 번째는 솔직한 감정표현과 소신 발언이다. 더 이상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내가 참는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기성세대가 ‘모난 돌이 정 맞을까 봐’ 앞에서는 웃으며 ‘Yes’라 말하고, 뒤에서는 ‘뒷담화’를 했다면 ‘Z세대’는 눈치 보지 않고 ‘No’라고 말한다. 감정표현도 솔직하다. 타인을 배려한다는 이름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슬프면 울고, 기쁘면 환호하고, 기분 나쁘면 분노를 표출하는 등 이성보다 감성에 충실하다. EBS 연습생 ‘펭수’에게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거침없는 솔직함’에 있다. ‘펭수’는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거리낌 없다. 왕따 가해자를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한 대 때려주겠다고 상담해주는가 하면, “화해했습니다. 하지만 보기 싫은 건 똑같습니다”라고 말한다. “눈치 챙겨!”를 외치며,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살아라’라고 조언한다. 거침없는 솔직함에 유쾌함과 통쾌함을 넘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의식은 Z세대의 도덕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미투, 최순실 게이트,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금지, 조국 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에서 보았듯이 ‘공정’하지 못한, ‘부당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식이 꽤 높으며, 국민청원에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낸다. 이른바 ‘소피커(所(바 소)/ 小(작을 소)+Speaker(말하는 사람)이라는 뜻)’가 되어, ‘다수의 의견과 다른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서툴다. 그들을 이해하기보다는 ‘손절’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아이들의 솔직한 감정표현이 우리에겐 당황스럽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들의 감정표현에 익숙해져야 한다. ‘개념 없고, 버르장머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복잡함을 벗어던지고 나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문을 외우면서. 비싼 배달료? 직접 가는 시간이 더 아깝다 세 번째는 합리성이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은 당연한 권리이다. 오히려 정해진 근무시간이 8시간이라면, ‘10분 일찍 오면 10분 일찍 가는 것’이 합리적 계산법이다. 10분을 먼저 와야만 하는 ‘합리적 이유’ 없이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상사보다 먼저 출근해야 한다’는 ‘비합리적 이유’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을 싫어하는 ‘Z세대’ 사고방식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 바로 ‘가성비’이다. 이제 무조건 싸다고, 유행한다고 소비하지 않는다. 가격·시간·트렌드·순간의 즐거움 등 다양한 조건에서 만족을 느끼는 합리적 선택을 한다. 한마디로 다양한 정보력으로 짧은 시간에 ‘최고의 결과’를 얻어내려고 하는 ‘가장 똑똑한 세대’인 셈이다. 하지만 가짜뉴스와 광고성 정보가 넘쳐나면서 무조건 정보를 받아들이기보다는 ‘팔로인(Follow(따른다)+人(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낭비하며 정보를 검색하기보다는 전문성 있고 진정성 있는 정보를 주는 사람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배달앱이 인기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시간을 투자해서 맛집을 직접 가는 것보다 검증된 맛집의 메뉴를 편하게 먹는 편이 가성비가 높다는 것이다. 비록 비싼 배달비를 주더라도 말이다. Z세대는 결코 집단생활을 싫어하지도 적응 못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집단 내에서 ‘핵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집단의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는 이기적인 행동을 싫어한다. 그래서 학급에서 민폐를 일으키는 행동이나, 한 사람의 잘못으로 학급 전체가 페널티를 받는 상황을 못 견뎌 한다. 즉, 집단생활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지 못한 상황을 싫어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교사와 학생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대안적 학교문화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꼰대’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어느 시대에나 ‘신세대’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늘 ‘골치 아픈’ 존재들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등장한 ‘Z세대’는 좋게 말하면 ‘똑 부러지는 합리성’을 지녔고, 나쁘게 표현하자면 ‘공감 능력이 부족한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우리’보다는 ‘자신’의 삶을, ‘미래’보다는 ‘현재’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Z세대’가 원하는 삶 역시 기존 세대가 바라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Z세대’ 역시 모든 세대가 그러했듯이 ‘공동체적 삶’을 꾸리고 싶어 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싶어 하지 않으며,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오히려 급변하는 사회·경제 상황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그 어떤 세대보다도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존 제도와 사회가 강조하던 ‘가치’로는 도저히 살아가기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포털사이트에 ‘Z세대 특징’을 검색하면 수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지만, 대부분 광고성 정보이거나 너무나 단편적이어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사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인 것 같다. 기업들이 최대 소비자인 Z세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매일 만나는 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심호흡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꼰대’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는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를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그랬어요”라고 했다. 학교폭력 관련 민원이 그렇다. 문제를 안 삼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를 삼으면(민원이 제기되면) 문제가 된다. 교육청 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학교폭력 사안처리 부적정 사례를 살펴보자. 학교폭력 선도위원회 처리 및 학교생활기록부 삭제 부적정 ● 인성교육부장 교사 ○○○은 2014년 3월 17일에 접수된 학교폭력사안(건명: ‘장난으로 시작된 괴롭힘’, 대상자: 2학년 ○○○, 2학년 ○○○)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하지 아니하고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는 교내봉사 5일, ○○○은 교내봉사 3일로 징계처분한 사실이 있고,(선도위원회 회의록 없음, 징계대장에서 징계처분내용 확인) ● 2015년 2월 9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2014학년도 졸업생에 대한 학생부 학교폭력조치사항[대상: 3학년 ○○○(제3호, 제5호, 제6호 처분), 3학년 ○○○(제8호 처분)] 기록 삭제여부를 심의받으면서, 학생부 학교폭력 조치사항 삭제를 위한 심의 필수자료(학급담임교사 의견서, 가해학생 특별교육 이수증,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증, 자기의견서)를 구비하지 않았고, 심의보고서도 작성하지 아니하고 담임교사 및 해당학생, 해당학생 학부모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참석하여 진술한 내용만으로 심의를 받은 후 학교폭력조치사항을 삭제 처리한 사실이 있다. ● 교장 ○○○, 교감 ○○○은 위와 같이 인성교육부장 교사 ○○○이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하였음에도 이를 지도·감독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학교폭력 사안은 반드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절차대로 처리하여야 한다. 학교폭력 사안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하는 것은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에서도 금지하는 사안처리 절차 위반 사항이다. 특히 특목고나 자사고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회피하기 위하여 학교폭력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법률 개정으로 학교장 종결 절차가 생겼으며, 2020학년도부터는 1, 2, 3호 조치는 1회에 한하여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이 개정될 예정이므로 학교폭력 사안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위 사례에서는 학교폭력으로 접수된 사안을 선도위원회에서 심의하여 관련 학생들에게 각각 교내봉사 5일, 교내봉사 3일의 징계를 하였다. 아마도 쌍방폭력이라 서로 상대방에 대한 조치를 원하지 않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2019학년도까지의 관련 지침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은 모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다만 1, 2, 3, 7호는 무조건(횟수·시기와 관계없이)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며 4, 5, 6, 8호는 졸업 2년 후 삭제가 원칙이나, 요건을 충족하면 자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졸업과 동시에 삭제 가능하다. 심의 요건은 ①졸업 전까지 6개월이 경과되었을 것 ②학교폭력 재발이 없을 것 ③필수제출자료(담임교사 의견서, 가해학생 특별교육 이수증, 보호자 특별교육 이수증, 자기의견서)의 누락이 없을 것이다. 위 사례에서는 필수제출자료를 구비하지 않고 심의보고서도 작성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을 삭제하였다. 위 학교는 두 가지 사항으로 교장, 교감, 인성교육부장이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학교폭력 축소·은폐 및 무고 ● 평소 장애를 가진 자녀가 같은 학급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하여 해당학교 교사이자 학부모인 피해여교사(이하 ‘피해여교사’라 한다)는 교장에게 학교폭력 신고의사를 표명하였으나, 교장의 만류로 신고를 하지 못했다. ● 하지만 자녀의 고통이 지속되자 피해여교사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해 공식적으로 학교폭력을 신고하자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교장·교감이 부적절한 영향력을 미친 사실은 물론 일부 동료교사들도 교장·교감의 눈치를 보고 학교폭력 조사를 소홀히 하였으며, 심지어 피해여교사를 성희롱·성추행 가해자로 무고하여 학교폭력 신고를 무마하려고 한 정황까지 모두 확인하였다. ● 특히 피해여교사를 성희롱·성추행 가해자로 무고한 것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담임교사와 연인관계로 지내는 남자 A 교사는 자신의 연인인 담임교사가 피해여교사의 학교폭력 신고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하여 교장에게 피해여교사를 대상으로 성고충을 거론했다. ● 이에 교장이 ‘교장은 성희롱 신고의무자다. 교장이 인지하면 접수된 것이다. A 선생님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남자 A 교사에게 피해여교사를 대상으로 성고충 신고를 하게끔 부추기는 것을 시작으로 교장·교감 등 관련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하여 남자 A 교사는 3차례에 걸쳐 자신에게 유리하게 목격자를 변경하며 고충신고서를 만들었다. ● 또한 담임교사는 교장·교감의 지시에 따라 고충신고 접수기안을 무려 4차례에 걸쳐 회수하거나 재작성하였으며, 사실과 다른 허위 상담일지를 작성하여 근거자료로 이용했다. ●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교감이 피해여교사에게 전화하여 피해여교사가 성희롱·성추행 가해자로 접수되었음을 통보하여 피해여교사가 학교폭력 신고를 취하하게 하거나 합의를 하게 할 목적으로 사건이 전개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 해당 학교는 교원이 모두 12명으로서, 이중 피해여교사와 이 사건이 처음부터 비정상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의심하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한 3명의 교사 등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교원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러한 무고의 성고충 신고에 관여하거나 최소한 이를 알면서 방조 또는 외면하였던 것으로 파악되어 강원도교육청은 핵심혐의자인 교장·교감·A 교사 등 3명을 중징계 요구하기로 했고, 나머지 가담자 또는 방조자 3명은 경징계 요구하기로 했다. ● 이와 관련하여 민병희 교육감은 “피해자의 억울함이 추가감사로 인해 진실이 규명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피해자에게 치유가 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교원이라는 신분이 사회적으로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신분인 만큼 혐의자들을 엄중문책 할 것”이며, “진실규명을 위해 함께 버텨온 3명의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 한편 해당학교는 피해여교사의 학교폭력 신고를 학생들의 놀이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정하였고, 이에 피해여교사가 재심을 청구하자 강원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는 2017. 9. 11. 피해여교사의 자녀를 ‘학교폭력 피해자’로 인정한 사실이 있다. 일반적이지는 않은 사안이다. 해당 학교의 교사이자 학부모(학생은 장애를 가지고 있음)가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학교가 조직적으로 이를 은폐·축소하기 위하여 담임교사와 연인관계에 있는 남교사가 학부모인 교사를 성희롱·성추행으로 신고하였다. 해당 학교는 이를 무기로 학교폭력 신고를 철회할 것을 종용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안은 언론에 보도되어 감사로 이어졌으며 감사 결과 교장 등 3명은 중징계, 가담자 또는 방조자 3명은 경징계가 요구되었다. 교육적 해결과 학교폭력 은폐·축소·화해종용은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의 차이이지 행위는 동일하다. 학교 입장에서 교육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 피해학생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교폭력 은폐·축소·화해종용인 것이다. 따라서 학교폭력 사안은 반드시 사안처리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사항 미이행 ● ○○중학교에서는 2015학년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에 따라 학교장에게 사회봉사 5일 처분을 받은 가해학생이 실제로 ○○복지관에서 4일만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처분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사회봉사 처분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있음 ●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은 국립서울농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윈회 심의결과에 따른 가해학생에 대한 전학조치 요청을 2회 받고도 학교 배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해당학생이 전학 조치되지 않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을 위해 가해학생에 대하여 서면사과·교내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 이수·학급교체·전학 등의 조치를 할 것을 학교의 장에게 요청해야 하고, 학교의 장은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해야 하며, 가해학생이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우 자치위원회는 추가로 다른 조치를 할 것을 학교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학교의 장이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자치위원회 요청에 따라 통지(처분)하는 것을 의미하며, 해당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법률이나 지침에 학교의 장은 며칠 이내에 해당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교의 장은 통지 후 해당 조치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이행을 독촉하고, 최종적으로는 추가 조치를 위한 자치위원회를 개최해야 한다. 위 사례에서는 사회봉사 5일을 받은 학생이 사회봉사 기관에 4일만 출석하여 사회봉사를 하였음에도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전학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한 전학 조치를 시행하지 않아 업무담당자 및 관리자들이 주의 등의 조치를 받았다. 위 사례들을 통해 알아본 바에 따르면 학교는 ①신고에 따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②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를 반드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삭제 절차를 준수하여 삭제, ③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에 따른 가해학생 조치 이행을 잘한다면 감사에서 절차 위반으로 조치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트로(Retro)'에 주목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지친 현대인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찾고 있다. 다시, 인문학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작은 동네 서점들에서 인문학 도서가 인기를 끈다. 아마도 인간만이 지닌 ‘온기’를 다시금 느끼고 싶은 까닭일 듯하다. 교육현장에서 오랫동안 인문학 발전에 힘을 쏟아온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가 교육현장의 감각을 살려 인문학을 소설로 조명한다. 첫 회는 ‘우주적 존재인 인간’의 의미를 추구했고, 제2화 접촉하는 인간, 제3화 희망하는 인간을 주제로 엮어냈다. 이번 호는 이야기하는 인간을 주제로 흥미있게 풀어냈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내 존재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는 소설을 만나보자. 편집자 태안고등학교 박민경 선생이 조부상을 당했다. 박민경 선생은 태안군 혁신학교 추진을 맡고 있어서 이웃 학교 선생들과 다양한 교분을 가지고 지냈다. 특히 이인문 교감선생과는 사제간이기도 했다. 박민경 선생은 신천강 선생의 고등학교 선배였다. 교사들 사이에 문상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가벼운 논란이 있었다. “아버지라면 몰라도, 할아버지면 아버지의 아버지인데 우리와는 거리가 있잖나?” “문상을 어디 죽은 사람 위해 간답디여, 산사람 위로하러 가는 거지....” “문상을 한다고 위로가 될까, 죽음은 근원적으로 위로하고 위로받고 할 성질이 아닌 거여....” 우리가 애도의 형식에 익숙하지 못해서 그렇지, 아무리 근원적이라도, 아니 근원적이면 근원적일수록 위로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닌가, 신천강 선생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간 애경사에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 이들만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그런데 교감선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는 의견이 달랐다. 함께 가자는 이들과 따로 알아서 가게 하자는 편으로 의견이 갈렸다. 그런데 차편이 마당칠 않았다. 교감선생은 잠시 무얼 생각하는 듯 서 있다가, 박창덕 선생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박 선생은 본래 술을 않던가? 운전은 하지?” 박창덕 선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교감선생이 새로 구입한 SUV ‘알바트로스’에 같이 타고 초상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차는 이름처럼 날아갈 듯 매끄럽게 달렸다. 문상 온 선생들은 향을 피우고 제단에 꽃을 바쳤다. 몇은 서서 묵례를 하고, 교감선생을 비롯한 몇은 재배에 반절을 올렸다. “가슴 아프시겠소. 그래 조부께서 가시는 길에 고생은 안 하셨는지?” 교감선생은 손을 모아 공수한 자세로 조용히 목청을 낮추어 말했다. “식구들 다 둘러보시고 나서는, 주무시려는 것처럼 조용히 눈을 감으셨어요.” 박민경 선생이 말했다. “오복 가운데 고종명을 하셨으니 복인이오.” 교감선생이 낯선 어투로 말을 받았다. 신천강 선생은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을 음미하고 있었다. 음미라기보다는 교감선생이 말한 ‘고종명(考終命)’이 너무 고투이기는 하지만, 말하자면 천명을 다 산 생애의 끝이 좋다는 뜻으로 새겨들었다. “몇 수를 하셨나?” 교감선생이 물었다. “팔십오세를 사셨어요.” 박민경 선생은 아쉽다는 듯 멈칫거리고 서 있었다. “팔십오세라, 개띠시구먼....” 교감선생이 실눈을 뜨고 손가락을 짚어나갔다. “교감선생님, 말하자면 그게 육갑하시는 거지요?” 신청강 선생이 깔깔 웃으면서 교감선생을 올려다보았다. “육갑? 그렇지요. 음양오행이 거기 들어있는 것이니까, 동양철학의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천간지지, 거기에 하늘과 땅의 이치가 다 들어 있어요. 사람은 땅에 사는 존재니까 지상의 동물과 대응되는 간지를 타고난다고 보는 거고. 말하자면, 박민경 선생의 조부는 개띠인데, 개는 충성스런 동물이지. 충견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헌데 그 연세면 군대에 갈 여건은 아닌데... 어떻게 충성스런 일을 하셨나?” 교감선생이 박민경 선생에게 이야기를 해보라는 표정으로 앉아 있을 때, 신천강 선생은 ‘주구, 충견’ 그런 말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라서 절대선과 절대악을 고정된 개념으로 설정하기 어렵다던 윤리학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토사구팽’ 그 고사성어가 그러한 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냥을 나갔다가 토끼를 잡을 때까지는 사냥개를 부려먹었는데, 토끼를 잡고나니 사냥개가 필요없어 삶아먹는다는 이야기는 한고조 유방과 그의 충신 한신 사이에 충성과 배반을 상징하는 고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상황윤리를 인정하면서도 윤리의 절대성에 대한 신념 혹은 이념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교수는 ‘자네들이 가르치는 자리에 섰을 때 공부하던 기억을 가끔 상기하란 말씀이야.’ 진중하게 이야기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격언을 들추면서였다. “우리는 개구리가 아니거든요!” 신천강이 그렇게 응대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낄낄대고 웃었다. 신천강은 생각이 너무 멀리 튄다 싶어, 자세를 가다듬고 교감선생에게 물었다. “박 선생 조부께서 어떻게 충성스런 삶을 사셨는지, 교감선생님은 혹시 아세요?” “하긴 그렇군. 6.25 때 열다섯 소년이었는데.... 그러면 4.19세대에 해당하는 연령댄데...” 문상객 없으면 박민경 선생더러 잠시 만나잔다고 얘기하라면서, 교감선생은 소주잔을 채워주고는 이야길 시작했다. “자연시간 팔십오 년이면, 거의 백년인 데, 그거 대단한 거요. 문제는 자연시간 속에는 이야기가 없다는 거겠지요. 시간에 이야기가 입혀져야 역사가 되는 겁니다. 역사화된 시간이라야 해석의 가능성, 가치평가의 가능성이 생겨요. 우리 이야길 하자면, 교사로 삼십년 산 사람과 조폭으로 그만큼 산 사람은 이야기가 애초에 달라요.” 교감선생은 소주잔을 비우고는 신천강 선생에게 잔을 내밀었다. 신천강 선생이 아무 말 없이 잔을 채웠다. “박 선생 조부 같은 분은 이야기가 길기도 하겠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열 살에 해방을 맞고, 열다섯에 6.25 나고, 그리고 스무살에 4.19 혁명, 이듬해 5.16 군사정변, 군사정권 지나서, 88 올림픽 때 그 양반이 오십대 중반,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점만 하더라도 그양반 삶의 가치가 있는 거겠지.” 노인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기만 해도 집안의 믿음이라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떴을 때 할머니는 그런 이야길 했다. 병수발을 하느라고 허리가 휘어졌지만, 먼저 떠나간 남편을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신천강 선생은 꼭 그럴까, 속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젊은 사람 피곤하게 하는 노인들이 쌔이고 쌔인 거 아닌가.... “좌우간 오래 살고봐야, 이야기가 만들어져요.” 교감선생은 자신의 이야기론을 마무리하듯 그렇게 말했다. 신천강 선생이 나섰다. “꼭 그럴까요? 백 년 산 사람의 이야기 값이 오십 년 산 사람의 이야기 값의 배가 된다는 논리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일제강점기를 살았어도 항일을 한 것과 친일을 한 것이 같은 값으로 평가될 수 없을 건 당연하고요. 그리고 이야기의 밀도랄까 이야기의 강도 같은 것도 고려해야 될 테고요. 항일을 했다면 목숨걸고 했는지 그저 시늉으로만 했는지했는지... 그런데 그 이야기는 누가 값을 결정해 주지요?” 교감선생이 난감한 표정으로 종이잔을 뱅뱅 돌리고 있을 때 박민경 선생이 상복으로 갈아입고 왔다. 까만 치마저고리에 머리에는 하얀 나비 매듭을 달고 있었다. 평소 나락나락한 몸매와는 달리 설명하기 어려운 위엄이 서려 보였다. 그러나 얼굴에는 피곤한 기운이 역력했다. “거 뮈시냐,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 군대 이야기는 안 하시던가?” 교감선생이 물었다. “할아버지께서는 군대는 안 가셨어요. 대신 학도의용군에 나가셨다고 해요. 다부동 전투 이야기를 자주 하셨는데요. 조지훈 시인의 ‘다부원에서’라는 시를 손수 써서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놓고 읊곤 하셨는데, 옆에서 보면 그 시를 읽을 때 눈자위가 젖어들곤 했어요.” 박민경 선생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그럼 국가유공자셨겠군.” 교감선생이 그렇게 받았다. “맞아요. 언제던가 훈장을 받으셨는데, 그 훈장을 방바닥에 던져놓고는, 통일이 아득한데 이딴 훈장이 뭔 소용이야, 화를 돋구시던 기억이 나요. 할아버진 왼팔을 거의 못 쓰셨어요.” 박민경 선생이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주물렀다. “저런, 어쩌다가?” 교감선생이 쯧쯧 혀를 찼다. “왼쪽 견갑골 아래, 흉곽 뼈 어딘가 총탄이 박혔는데 하도 깊어서 그걸 빼낼 수 없어서, 평생 통증에 시달리며 지내셨어요. 그래서 결혼도 늦어지셨대요. 할아버지 윤기나는 생애는 학도의용군에 나가셨던 걸로 끝났는지도 몰라요.” 평생 무얼 하며 지냈는지 묻기는 사뭇 망설여졌다. 생애 이야기가 일그러졌다는 건데, 그 디테일을 듣고 싶다는 것은 일종의 가학취미로 비칠지도 몰랐다. 그러나 디테일 없는 이야기는 추상적이라서 실감이 적었다. “어떤 사람의 한 생애를 몇 가닥 이야기로 정리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지요.” 교감선생이 이야기하는 맥락이 선명하게 부각되어 오지 않았다. “이야기는 생애에 완결성을 부여하지요. 레퀴엠이라는 음악, 레퀴엠이란 말은 안식이라는 뜻인데, 죽은 사람이 저승세계에서 안식을 취하라는 뜻이지 않겠어요? 저승세계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세계,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세계라고 할까. 그런 세계가 필요한 까닭은 곤고한 이승의 간난을 그대로 떠안고 죽음의 세계로 간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하겠어. 그 원한을 풀고 안식하자면 저승세계를 만들어야 하겠지. 그래서 종교마다 내세를 이야기하는 거고. 불교처럼 전생과 이생과 다음 세상을 이야기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이승에서 짓는 업에 따라 어떤 존재로 환생되는가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존재의 상승을 도모하는 일종의 서사전략일지도 모르는 일이라오.” 교감선생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조짐이었다. 신천강 선생이 말머리를 거머잡았다. “박 선생 할아버님이 개띠라면, 저승에도 개가 되어 간다는 뜻인가요?” “저런, 불교와 유교는 상징체계가 달라요. 이야기는 문화적 상징체계에 따라 내용이 달라집니다.” 하기는 상징이 의미의 극단적 대립성을 지닌다는 점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교감선생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교감선생은 박민경 선생에게 다부동 전투에 대해 할아버지한테 직접 들은 적이 있는가 물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참 간도 크세요. 열다섯 살 중학생이, 학도의용군으로 나간다는 게 말이 돼요? 아무튼 다부동 전투에 참여하신 게 할아버지 생애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어요. 권투선수가 꿈이었는데, 전투 중에 당한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고, 그 때 소대장의 여동생이 할머니가 되었대요. 그런데 그 소대장이 적군에게 생포되는 바람에....?” 그래서 빨갱이 누명을 쓰고 요시찰인물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박민경 선생은 슬그머니 소주잔을 교감선생 앞에 내밀었다. 갈증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교감선생은 박민경 선생에게 소주를 따라주고, 결론을 내리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야기는 시공간적으로 중첩교차하면서 짜여나갑니다. 말하자면, 인간의 행위는 모두가 남과 관계를 맺으며 하게 마련입니다.” 꼭 그럴까, 신천강 선생은 머릿속에 의문부를 그리고 있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성서에 그렇게 나오는데, 영어로 단어를 뜻하는 워-드는 그 자체가 단독자인 것처럼 되어 있거든요.... 맥락도 주체도 없어요.” 조문 와서 하는 이야기 치고는 자리와는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선생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교감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교감선생과 신천강 선생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하는 셈이 되었다. “단어 자체로는 언어수행을 할 수 없어요. 맥락이 부여되고 언어행위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상호작용이 있어야 언어수행이 가능해집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러니까 그 워-드라는 단어에 아예 이야기라는 뜻이 들어 있어요. 그리고 동사로도 쓰이니까, 그 단어는 이야기한다는 뜻도 자연스럽게 포함하지요. 그러니까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그렇게 바꿔 읽어도 되는 거 아닐까, 그렇습니다.” 알았다는 듯이 신천강 선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시계가 걸린 옆쪽 벽을 쳐다봤다. 일행이 일어나자 박민경 선생이 어른들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교감선생이 다시 손을 저어 아니라고 만류했다. “상주 함부로 부르는 거 아니요. 아버지 어머니 잘 위로해 드리시구... 우린 이쯤서 일어납니다. 초상집에서는 배웅 안 나오는 법이니 그대로 계셔.” 일행에게 인사를 하는 박민경 선생의 얼굴이 어느 사이 붉어져 있었다. “교감 선생님, 다부동 전투에서 희생된 분들 이야기는 누가 기록하지요?” 신천강 선생이 물었다. 교감선생이 크음, 하품을 걷어들이면서 말했다. “시인과 작가들의 몫이 그런 거지 않겠어요? 다른 사람들이 다부동 전투를 기억하고 다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틀거리를 만들어주는 게 글쓰는 사람들의 몫이지요.” 신천강 선생은, 돌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제사는 필요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애도의 한 형식이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박민경 선생 댁에서 추도식이라도 한다면, 조지훈의 시 ‘다부원에서’를 한번 낭송해 주겠다는 생각을 다지고 있었다.
AI를 앞세워 모든 것을 거침없이 해낼 것 같던 인간이 바이러스에 무력한 존재임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해 환자 개인의 면역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과거 사회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현대인들이 과학기술을 활용한 문제해결을 모색한다면 고대인들은 비과학적 방법에 의존해 호전을 바랐던 차이 정도일 것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허약한 존재임을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 현대사회라고 해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기(Eu Prattein)를 바란다.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로 대표되는 초기 고대 그리스 문학작품은 오늘날 서양문명의 원형인 고대 그리스-로마(Greco-Roman)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가늠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의 고전이자 초등교육 교재였다는 점에서 오늘날 교사들과 교육자들도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이들 저작은 고대 사회의 보편적 가치관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도 지중해 사회의 독특한 관점과 지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교육의 본질을 탐색하는 데, 다른 하나는 교육의 역할을 고민하는 데 공헌한다. 이번 달부터는 고대 희랍의 대표적인 서사시인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그리고 서구 최초의 교술(敎述)시인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을 다루도록 하겠다. 헤시오도스는 기원전 7~8세기 보이오티아 지방의 시인이다. 어린 시절 산에서 양을 치던 중 무사 여신들로부터 시인의 지팡이와 목소리를 받아 시인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가 어떤 연유에서 시인이 되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입으로 전해진 일리아스, 오딧세이아와는 달리 헤시오도스는 자신의 작품을 글로 남겼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신들의 계보를 다룬 신통기와 일과 날 등 그의 대표작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우라노스, 크로노스 등 그리스 신화와 프로메테우스, 판도라 이야기가 등장한다. 서구 최초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호메로스와 함께 헤시오도스를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시인으로 평가한다. 인간은 정의(Dikē)를 따라야 한다 일과 날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형제인 헤시오도스와 페르세스는 부친의 유산을 놓고 대립한다. ‘정의(Dikē)’의 어원은 원래 ‘재판’, ‘소송하다’라는 말에서 출발했고, ‘평등’을 뜻하는 희랍어 ‘이소노미아(Isonomia)’는 땅의 배분을 놓고 등장한 개념이었다. 수백만 원이건 수천억이건 재산 분쟁이 수천 년 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에 인간사의 비정함을 느낀다. 늘 그렇듯 재산 분쟁은 형제간 합의를 보지 못한 채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었지만, 페르세스가 판사들을 매수해 헤시오도스는 패소하였다. 페르세스는 자기가 가져야 할 몫 이상을 받게 되었고 헤시오도스는 억울한 손해를 보게 되었다. 헤시오도스는 분한 마음에 복수를 생각했지만 차마 직접 보복하지는 못한다. 자신의 억울함을 신들에게 호소하며 정의가 승리하기를 희망한다. 헤시오도스는 페르세스의 행위를 ‘히브리스(Hybris)’로 규정한다. ‘폭력’ 또는 ‘오만’으로 번역되는 ‘히브리스(Hybris)’는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하려는 인간의 속내를 달리 표현하는 말이다. 가장 큰 오만은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전지전능한 신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남의 재산을 함부로 뺏고,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야말로 폭력적인 행동으로 가득한 오만한 사람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관습과 도덕, 규칙과 제도 속에서 살아간다면, 폭력적인 사람들은 남들이야 어찌 되었건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시인은 세상의 질서를 깨트리는 오만한 자들은 신들의 노여움을 얻어 징벌(Nemesis)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자연 세계에서는 배고픈 매가 꾀꼬리를 사냥한다. 포식자가 먹이를 공격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연에도 질서가 있고, 용납되지 않는 행위가 있다. 사자는 필요할 때만 사냥한다. 싸움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등을 돌리는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 반면 강력한 영웅들일수록 오만에 빠져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한다. 일리아스의 주인공 아가멤논(Agamemnon)은 트로이 전쟁의 출정을 위해 친딸을 살해해 제물로 바친다. 그는 트로이 전쟁의 총사령관이라는 무의미한 명예를 위해 자식을 죽이는 짐승만도 못한 존재로 전락한다. 시인은 ‘인간이라면 동물과는 달리 정의의 원칙에 따라 생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페르세스여, 그대는 정의에 귀 기울이고 오만을 늘리지 마시라!”라는 헤시오도스의 호소는 형제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구성원을 향한 경고였다. 정의에 대한 헤시오도스의 제안은 단순히 윤리적인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몸가짐과 마음가짐의 변화를 촉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헤시오도스는 모든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살 것을 역설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일리아스, 오딧세이아와는 달리 신화적 이야기에 바탕을 둔 교훈을 통해 보편적 진리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쟁'은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 일과 날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는 계략을 써 인간들의 삶을 끊임없이 돕는다. 신들이 받는 제사상을 속여 인간이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하고, 추위에 떠는 인간을 위해 제우스 몰래 불을 훔쳐낸다. 인간을 위했던 프로메테우스의 행동에 격분한 신들은 인간이 먹어야 할 곡식을 모두 숨겨버린다. 그 탓에, 인간은 매일 땀 흘려 일해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시인은 마음대로 편하게 살고 싶은 감정과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이 갈등하고 있음을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일과 날 초반부에서 헤시오도스는 ‘갈등(Eris)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편다. 한 가지는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먹을 것을 찾으려는 갈등이다. 흔히 사람들이 벌이는 경쟁은 좋은 의미의 갈등이다. 경쟁은 게으른 사람도 일하도록 부추기고 서로 부자가 되도록 노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같은 직종의 사람들이 벌이는 경쟁은 서로에게 유익함을 가져온다. 경쟁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이다.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비난할 필요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페르세스나 아가멤논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치는 사람들이 벌이는 갈등, 또는 다른 사람들과 대립하고 반목하는 갈등은 좋은 갈등일 리 없다. (Erga Kai Hemerai, 11~26) 사회 전반에서 경쟁은 나쁜 것으로 간주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다면 각자가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놓고 벌이는 선의의 경쟁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과 날 속 정의는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조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불법과 탈법으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약탈하는 일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땀 흘려 일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역으로 정당한 경쟁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해당한다. 좋은 갈등에 동참해 부를 늘릴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재능과 노력을 발휘할 동기를 잃고 자연스럽게 퇴보하게 된다. 좋은 경쟁에는 정의로운 규칙과 환경 필요 경쟁에 대한 헤시오도스의 견해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경쟁하고, 경쟁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라 생각했던 고대 그리스 사회의 인간관을 잘 보여준다. 경쟁이라면 무조건 나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다분해진 오늘날의 교육계 분위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좋은 갈등이 있다는 지적은 흥미롭다. 사실 생각해보면 경쟁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경쟁이 가져오는 역기능이 문제이다. 사회는 경쟁에서 뒤처진 학생들에게 재도전의 기회와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그들의 정신건강에도 신경 쓸 수 있어야 한다. 사건 사고 및 범죄로 인한 사망 대비 자살자 수가 수십 배에 달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경쟁이 지닌 자기 파멸적 속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놓고 벌이는 좋은 경쟁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정의로운 규칙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지속되어 온 학구열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자기 자신과 사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훨씬 큰 혜택이기 때문이다. 정의라는 틀에서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을 구분 지어 생각해보면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성실한 삶을,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공정한 법과 원칙의 집행을 제안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을 뿐 꼼수는 없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힘은 그가 흘려왔던 땀방울의 무게와 같다. 프로메테우스에게 격분한 신들이 보낸 선물 ‘판도라(Pandora)’는 열지 말았어야 할 항아리를 열어버리며 인간세계에는 모든 재앙이 판을 치게 되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희망은 남았다. 손을 뻗어 희망을 잡을지는 결국 우리가 정의로운 삶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과 날은 거의 반반의 비율로 한편에서는 정의로운 생활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때에 맞는 지혜로운 행동을 제안한다. 농민들은 절기에 맞게 농사를 지어야 하고, 무역상들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지중해를 항해해야 한다. 하루하루의 변화에 맞추어 현명하고 유연하게 행동해야 하고 절기에 맞는 노동을 해야 한다. 오늘날의 시대와는 잘 맞지 않아 세세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삶에 필요한 실천적 교훈을 조목조목 제시했던 탓에 일과 날은 로마 시대 이후에도 농사 비법서로 사용되기도 했다. 헤시오도스의 저작은 호메로스의 저작처럼 영웅들의 화려한 이야기에 기초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메시지는 현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게 된다. 영웅들의 무력과 지혜를 갖지 못한 우리 같은 평범한 교육자들도 일상생활 속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통해 자아와 세계에 기여하는 숨은 영웅들임을 생각하게 된다.
이순신과 함께 펼쳐보는 임진왜란 3대 대첩 (이광희 지음, 강은경 그림, 그린북 펴냄, 48쪽, 1만5000원) 이순신 장군이 이끈 3대 대첩인 한산대첩과 명량대첩, 노량대첩을 다룬 어린이 역사책이다. 왜군의 침입에 대한 준비 단계부터, 노량 앞바다에서 7년 전쟁의 마침표를 찍던 순간까지 역사적인 장면들을 이순신 장군의 목소리를 빌려 이야기한다.
너도 방귀 뀌니? (닉 카루소·다니 라바이오티 지음, 이혜선 옮김, 알렉스 G. 그리피스 그림, 나무야 펴냄, 48쪽, 1만4000원)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귀를 뀐다. 그런데 거미는? 앵무새는? 말은? 개미는? 다른 동물들도 과연 방귀를 뀌는 걸까? 이 책은 이런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재밌는 이야기로 독자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