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18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나는 무명교사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노라. 전투를 이기는 것은 위대한 장군이로되 전쟁에 승리를 가져오는 것은 무명의 병사로다. 새로운 교육 제도를 만드는 것은 이름 높은 교육자로되 젊은이를 올바르게 이끄는 것은 무명의 교사로다.” 한때 교직을 천직(天職)이요 성직(聖職)이라고 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배우던 시절 이야기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교직은 노직(勞職)이 됐다.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운 자리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으로 교사들의 근무시간은 24시간이란 자조 섞인 푸념마저 나온다. 그래도 코로나라는 국난의 위기 속에 교육현장을 굳건히 지킨 것은 수많은 무명교사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교육은 희망이다. 학생과 함께 가르치는 보람과 배우는 즐거움을 몸소 체험하는 교사는 그래서 귀중하다. 학생의 인성과 실력은 교사만이 바꿀 수 있다. 그만큼 교사의 역할과 사명은 중요하다. 얼마 있으면 스승의 날이다. 1963년 충남 강경고등학교 학생이 병석에 누운 선생님을 방문해 선행을 베푼 것이 계기가 돼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도헌장의 전문을 다시금 새겨본다. 오늘의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과 내일의 국운을 좌우한다. 우리는 국민교육의 수임자로서 존경받는 스승이요, 신뢰받는 선도자임을 자각해야 한다. 이에 긍지와 사명을 새로이 명심하고 스승의 길을 밝힌다. 이번 호는 그 힘든 길을 묵묵히 걷는 선생님들께 바치는 헌사(獻辭)이다. 아이들과 부대끼고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밤늦게 녹초가 돼서야 돌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선생님들. 멀고도 험한 스승의 길을 동행하는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가치(價値)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사랑, 평화, 나눔, 자비, 봉사, 양심, 용서, 존중, 희망, 자유 등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코 사랑이다. 이는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일 뿐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군가 ‘지금 당장 행복해지고 싶거든 타인을 도와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나 아닌 타인을 위한 봉사는 인간이 행복해지는 최고의 수단으로 등극했다. 왜냐면 그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나오는 자발적인 행위이고 만족과 보람이 크기 때문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이 행복의 샘에는 바로 사랑이란 마중물이 존재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행복은 홀로는 의미가 없으며 타인과 함께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어떤 분야에서 삶을 영위하더라도 그가 행하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 세상을 비추는 빛과 소금이자 행복 전도사로 빛나게 된다. 교사로서의 삶도 예외가 아니다. 학생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 가져다주는 보람과 긍지가 계량적인 수치로는 표현이 어렵지만, 이 맛에 스승의 길(師道)을 걷는지도 모른다. 인생의 은인이라던 제자와의 만남 35년의 세월을 교사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학생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인연의 깊이는 오묘하기도 하다. 얼마 전에 옛 제자 은하(가명)가 근무지로 필자를 찾아왔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뜻밖의 만남이라 너무도 놀랐다. 그 인연의 시작은 거의 30년 전으로 돌아간다. 앳된 얼굴의 학생 모습이 남아 있어 기억을 더듬으니 새록새록 많은 사실이 떠올랐다. 그녀는 현재 세계적인 거대 다국적기업에서 IT분야 전문가로 이사의 직책에 올라 있었다. 어떻게 기억의 저편에서 아직도 필자를 기억하고 몸소 찾아올 생각을 했을까? 그녀는 대뜸 “선생님은 제 인생의 은인이십니다. 고등학교 시절과 대학까지 큰 장학금을 받게 해주신 덕에 학교를 자랑스럽게 다녔고 대학원까지 공부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반을 가지고 오늘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어떻게 해서 은하의 마음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은인으로 간직되었을까? 당시 필자는 장학생 업무를 담당하면서 미래의 과학인재로 손색이 없는 적격자를 선발하고 장시간 대화를 통해 추천서를 작성하여 결국 최종 심사에서 은하가 선발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은하는 당시에 파격적인 장학금으로 대학까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 결과가 은하의 삶에 자부심과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쳤고 그녀는 이를 계기로 열심히 공부하여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오늘에 이른 것이었다. 이런 과거를 알고서 필자는 교사로서의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 당시에 조건 없는 학생 사랑의 실천이 이러한 삶의 보람과 긍지를 가져다준 것이기에 그저 자랑스럽고 기쁠 따름이었다. 진학지도의 노고를 녹인 문자 한 통 몇 년 전 담임교사로 인연을 맺어 고3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한 제자 현정(가칭)이가 스승의 날을 전후하여 메시지를 보내왔다. 장래에 외교관이 되고 싶다던 현정이는 어려서부터 독서를 많이 한 인재였다. 시기적으로 수시지원을 위한 맞춤형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래서 이에 대한 준비로 평상시 신문읽기와 사설에서 제시하는 글감을 찾아서 자기 생각과 비교해 보는 에세이 쓰기를 제안하였다. 현정이는 이러한 제안에 “예, 한번 해보겠습니다”하고 기꺼이 동의하였다. 그리고 한 학기 동안 성실하게 에세이 쓰기를 실천하였다. 이 과정에서 얻은 지적 성숙과 전문적 소양은 유용한 포트폴리오 자료가 되었다. 이런 노력이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반영되고 의미 있는 학교생활의 경험으로 부각되었다. 결과적으로 명문대학 진학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선생님~~, 저 현정이예요^^ 스승의 날이라 찾아뵙고 싶었는데 학교 언론사에서 일하게 되어서 시간을 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으로 메시지라도 남겨요.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힘든 시기에 선생님처럼 좋은 분이 계셔주셔서 잘 견뎌낼 수 있었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대학에 와서도, 선생님의 제안으로 처음 썼던 에세이를 맨날 쓴답니다. 고등학교 때 써봐서 그런지, 지금의 저는 에세이 쓰는 걸 참 좋아해요. 저번 학기에는 과에서 1등을 해서 장학금을 받았어요! 자랑 같지만 자랑이에요!! 칭찬해 주세요. 선생님 제자가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 이 한 편의 문자가 진학지도의 노고를 눈 녹듯 사라지게 하고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받아보는 더없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여기엔 현정이와 함께 늦은 시간까지 글쓰기를 지도했던 사랑의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랑으로 이끌면 달라진다 어느 해, 심한 자폐증이 있는 우석(가칭)이의 담임을 맡게 되었다. 우석이는 특수학급 소속 학생이었지만 통합교육의 대상자로 일반 교실에 배정되어 수업과 생활을 병행하였다. 수업 시간에 매번 분절음으로 ‘다가다가... 치키치키....’라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말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학급에서는 대다수가 상대해 주지 않으니 시간만 나면 담임교사인 필자를 찾아왔다. 교무실에서도 업무에 바쁜지라 교사 대부분이 상대하지 않았다. 필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하고 인내의 극치를 겪으면서 한 학기를 지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우석이가 분절음이 아닌 단문으로 묻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요?”, “안 하고 싶어요.”, “종례 언제 해요?” 어눌한 발음이지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이 기적처럼 다가왔다. 순간 헬렌 켈러가 떠올랐다. 출생 후 18개월 무렵에 뜻밖의 열병으로 눈이 멀고 귀가 먹었던 그녀에게 일곱 살 때 만난 설리번 선생님은 그녀에게 수천 번, 수만 번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콩나물에 물을 주었다. 그 결과는? 이미 우리가 아는 바와 같다. 기적이 일어났지 않은가. 하지만 그 과정을 세세히 알아보면 그야말로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의 살아있는 증표가 아니던가. 이렇게 1년이 지나면서 우석이는 제법 고등학생의 티를 보이면서 신이 부여한 잠재능력인 언어의 발달, 악기 연주를 보여주며, 인간은 지극히 소중하며 사랑으로만 이끌어준다면 교육적 효과는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화로 이끌어낸 한 학생의 고민 신학기가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난 작년 4월 초의 일이다. 점심 식사 후면 연일 학교 교사동의 구석진 곳에 말없이 앉아 있던 호빈(가칭)이가 눈에 띄었다. 처음엔 별다른 감정 없이 바라보았으나 그 후로도 그 자리에 비슷한 시간에 반복하는 행동이기에 필자가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점심은 먹었니?” “예” “이 자리를 좋아하나 봐? 자주 여기에 앉아 있네” “예” “여기서 뭣해?” “……”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곤 다시 물었다. “요즘 마음이 어때?” 그 말에 호빈이는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대화에서 학교생활의 적응 문제가 드러났다. 그는 입학한 지 1달여 된 신입생으로 아침에 1시간이 넘게 걸려서 등교하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지원 시에 공동학군에 속하는 본교에 전혀 뜻밖의 20지망으로 배정을 받았다. 호빈이와 래포(Rapport)를 형성하기 위하여 가벼운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시간이 제한되어 아쉬웠지만, 대화의 말미에 그는 “교감 선생님과 대화하니 마음이 좀 풀리네요. 선생님들이 인격적으로 대해주시고 친구들도 좋아서 통학이 어렵지만 전학 가지 않고 이 학교에 다니려고요”라고 말하였다. 한동안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이에 필자는 “그래. 호빈이는 나중에 성공할 것 같구나. 직접 깨달음을 얻었으니 이 학교에서 소중한 너의 꿈을 이루거라”하고 격려해 주었다. 그 후 담임교사, 상담교사와의 연계를 통해서 호빈이의 마음을 더욱 끌어안았다. 나중엔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풋살을 즐기며 학교생활에 적극적인 모습을 발견하였다. 교내에서 마주칠 때마다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힘든 학생에게 다가가 먼저 손을 내밀어 대화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곧 학생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며, 그 대화가 심리적 심폐소생술이 되어 사람을 살리는 효과가 있었기에 또 다른 교사의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 나무를 닮은 교사의 사랑 잠시 실버스타인의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에는 사랑스러운 소년 친구가 있었다. 소년은 나무를 좋아했고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다. 세월이 흘러 소년은 자랐다. 어느 날 소년이 나무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나무는 자기의 과일을 팔아 쓰라고 했다. 소년은 그렇게 했다, 몇 해 후 소년은 다시 나무에게 집이 있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나무는 제 몸의 가지를 잘라서 재목으로 쓰라고 했다, 소년은 집을 짓기 위해 가지를 베어갔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청년이 되어 다시 찾아온 소년은 먼 곳으로 떠날 배 한 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나무는 이번에는 제 몸통을 베어 만들라고 했다. 소년이 배를 타고 멀리 떠났다가 노인이 되어 돌아왔다. 돌아온 그를 위해 나무는 베어진 나무 밑동에 앉아서 피곤한 몸을 쉬게 해주었다. 그리고 잊지 않고 찾아온 그 소년을 맞이한 나무는 더없이 행복했다.” 오늘날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요즘 교육을 말하면서 ‘학생은 많으나 진정한 제자는 없고, 교사는 많으나 진정한 스승은 없다’고 한다. 이는 분명 대한민국의 불행이자 우리 교육의 비극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다시 순환하는 선순환의 원리다. 학생에게 아낌없이 주는 교사의 사랑은 효과가 크다. 그것은 학생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고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의미 있는 삶은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이루어졌다. 교사는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사랑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지쳐있는 학생들에겐 ‘사랑의 배터리’가 되어 충전을 시켜주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교육의 위기, 사제 간의 소원(疏遠)함을 말하는 지금이 더욱 그렇다. 필자가 교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살아가는 삶의 안쪽에는 학생에게 조건 없이 주는 사랑과 그로 인한 보람과 긍지만이 존재할 뿐이다.
“나는 무명교사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노라. 전투를 이기는 것은 위대한 장군이로되 전쟁에 승리를 가져오는 것은 무명의 병사로다. 새로운 교육 제도를 만드는 것은 이름 높은 교육자로되 젊은이를 올바르게 이끄는 것은 무명의 교사로다.” 한때 교직을 천직(天職)이요 성직(聖職)이라고 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배우던 시절 이야기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교직은 노직(勞職)이 됐다.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운 자리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으로 교사들의 근무시간은 24시간이란 자조 섞인 푸념마저 나온다. 그래도 코로나라는 국난의 위기 속에 교육현장을 굳건히 지킨 것은 수많은 무명교사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교육은 희망이다. 학생과 함께 가르치는 보람과 배우는 즐거움을 몸소 체험하는 교사는 그래서 귀중하다. 학생의 인성과 실력은 교사만이 바꿀 수 있다. 그만큼 교사의 역할과 사명은 중요하다. 얼마 있으면 스승의 날이다. 1963년 충남 강경고등학교 학생이 병석에 누운 선생님을 방문해 선행을 베푼 것이 계기가 돼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도헌장의 전문을 다시금 새겨본다. 오늘의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과 내일의 국운을 좌우한다. 우리는 국민교육의 수임자로서 존경받는 스승이요, 신뢰받는 선도자임을 자각해야 한다. 이에 긍지와 사명을 새로이 명심하고 스승의 길을 밝힌다. 이번 호는 그 힘든 길을 묵묵히 걷는 선생님들께 바치는 헌사(獻辭)이다. 아이들과 부대끼고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밤늦게 녹초가 돼서야 돌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선생님들. 멀고도 험한 스승의 길을 동행하는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백부터 하자면 저는 사범대를 졸업한 사람이 아닙니다. 아, 물론 대학 원서를 쓰던 당시, 그러니까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사범대를 쓰라고 강요(?)는 하셨지요. 여자 직업으로는 교사나 공무원이 그나마 제일 낫다며, 월급 ‘따박따박’ 나오고, 일도 별로 힘들지 않아서 육아나 가사를 충분히(?) 병행할 수 있고 심지어 은퇴하면 연금도 빵빵하게 나오는 직업이라면서요. 더하여 집안 형편도 어려운데 너라도 등록금이 싼 사범대를 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입니다. 저요?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앉아 대성통곡을 했어요. 좀 더 폼나고 멋있는 그런 직업을 가지고 싶었거든요. 어쩐지 교사라는 직업은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 발전은 없고 늘 그 자리에 머물 거 같다는 선입견이 강했나 봐요. 맏딸의 소고집을 꺾지 못한 아버지는 결국 포기합니다. 그리고 저는 일반대학 국어국문학과로 진학을 합니다. 그 이후의 파란만장한 개인사는 재미없으니 생략하고요. 간략하게 추려서 말하면 결국 돌고 돌아 교사가 됩니다. 치열한 하루를 보내는 교사의 삶 졸업하고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이른 결혼을 했고, 연년생 아이 둘을 낳아 육아하면서 재택근무로 일을 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일의 특성상 허리가 아파 잠시 거실 바닥에 누워 뒹굴 때였습니다. 문득 돈오(?)의 깨달음이 왔습니다. 대학원서 쓰던 당시의 아버지 말씀이 떠오른 거지요. 여자 직업으로 교사만 한 게 없다던 말씀, 일이 어렵지 않고, 안정적이고, 칼퇴근이 가능하고 등등의 조건들이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이미 열아홉의 계집아이는 세월의 흐름 속에 아이 둘을 기르는 아줌마가 되어있었거든요. 그래, 지금이라도 교사 자격증을 따서 ‘선생’이나 하자. 번개처럼 뒤통수를 친 그 생각은 대뇌와 소뇌를 거쳐 목덜미를 타고 흐르다가 등줄기를 한번 훑고는 대퇴부를 거쳐 빠져나갔습니다. 그길로 교육대학원 입학원서를 냅니다. 저는 그렇게 교사가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훨씬 늦은, 서른을 넘긴 나이에 교직에 첫발을 디디게 됩니다. 거창한 이유 따위 없었습니다. 이 땅의 교육을 위해 이 한 몸 활활 불살라 보겠다, 뭐 그런 의지나 신념은 옆집에다 맡겨놓고 온 인간입니다. 애 봐줄 사람도 없고, 돈은 벌어야 하고, 그저 ‘여자 직업’으로는 만만하고 편한 게 교사라고 하니 교직에 들어온 좀 무식한 인간입니다. 아,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막상 들어와 보니 듣던 거와 딴판입니다. 분명히 교사는 칼퇴근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어찌하여 저는 주중에 두세 번은 야근으로 몸을 불살라야 하는 겁니까. 분명히 교사는 하루 수업 몇 시간만 하면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 편한 직업이라고 들었는데 왜 퇴근 시간 가까워지면 온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천근만근 나락으로 떨어질 듯 무거운 것입니까. 다들 이 직업이 육아나 가사와 충분히 병행 가능하다고 떠드는데 집에만 오면 그대로 쓰러져서 한두 시간 기절해 있는 저는 뭡니까. 그때서야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하지도 않고, 쉽지도 않습니다. 하루 온종일 뛰어다녀야 하는데 온갖 공문은 끊임없이 쏟아져 내려옵니다. 그것도 ‘긴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서요. 수업이 잠시라도 비는 틈이면 아이들은 쉬지 않고 찾아와서 지지배배 천만 가지를 요구합니다. 더하여 가끔 이루어지는 학부모와의 통화는 교직 생활을 전혀 심심치 않게 해주기도 합니다. 기함하는 경우가 꽤 있었거든요. 쉬는 시간에 공문 처리하다가, 수업 들어갔다, 나와서 행정업무 보다가, 아이들 상담하다가 보면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나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회사 다니느라 허덕거리던 시절에는 교직에만 들어오면 야근 따위 안 해도 될 줄 알았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저의 하루는 언제나 미카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 나오는 ‘시간 도둑’이 훔쳐 간 것처럼 깔끔하게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심지어 회사 다니던 때와 비교해보면 단위 시간당 업무강도는 훨씬 센 거 같습니다. 늘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바로 널브러졌거든요. 그리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교직의 하루는 훨씬 더 역동적이고 분주하며 정신없다는 것을요. 저는 몰랐던 거지요. 교사인 사람이 없는 집안에서 자랐고, 사범대를 나오지 않았으니 친구 중에도 교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 교직에 발을 딛기 전까지 흔히 말하는 ‘남’의 시각으로 교직을 보고 있었을 겁니다. 아마도 교사가 되기 이전의 제 생각은 우리 사회가 교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 그대로였을 겁니다. 그때부터 보이기 시작합니다. ‘광인(狂人) 머리 풀고 널뛰듯’ 하는 저의 하루만이 아니라 바로 옆자리의, 같은 학년 또는 다른 학년의, 혹은 같은 교과의 동료 선생님들이요. 눈에 띄지 않고 주의를 끌지도 못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눈물겹고 치열한 ‘하루’가 보입니다. 그 속에서 무엇이 교육인가 고민하며 갈등하고, 다양한 상황에 부대끼면서 하루를 살아내는 교사로서의 ‘삶’이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교사들 아마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롯이 집에서 살림과 육아만으로 하루를 보낸 분들이 이렇게 말하는 경우를요. “당최 하루가 언제 어떻게 사라진 건지 모르겠어. 눈 감았다 뜨면 어느새 밤이란 말이야. 잠시 앉아보지도 못하고 동동거렸는데 막상 뭘 한 건지도 모르겠고.” 그러면 살림과 육아를 잘 모르는 사람, 주 양육자나 주 살림꾼이 아닌 밖에서 일하다 들어온 사람은 집안을 한 번 휘이 둘러보게 됩니다. 아침에 나갈 때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소파도 그대로이고, 화분도 그 자리에 있으며, 심지어 아침에 닦고 던져둔 수건까지 치우지 않은 상태입니다. 주 양육자가 아닌 사람은 속으로 생각합니다. “하는 게 뭐가 있다고 힘들다고 그러는 거지? 하루종일 집에서 애하고 놀기만 했잖아.” 게다가 불만인 부분만 눈에 들어옵니다. 투덜거립니다. “장식장의 먼지는 그대로 있군. 요즘 반찬도 별로 좋지도 않은데 말이야. 세상에, 내일 입고 나가야 할 셔츠는 아직 다림질도 안 되어 있잖아. 하루종일 집에서 뭐한 거야?” 맞습니다. 교직이 그러합니다. 하루종일 동동거리며 몸은 녹초가 되는데, 막상 무엇을 했냐고 물으면 갑자기 말문이 막힙니다.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돌아보면 눈에 보이게 이루어진 것은 없습니다. 아이들은 자라서 학년을 올라가고, 졸업하고, 분명히 성장했는데, 교사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머물러 있습니다. 일반 회사처럼 지위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했다고 성과급이 보태지는 것도 아니며, 대부분의 교사가 외부 단체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어디다 내밀 수 있는 명함 한 장 없습니다. 몇십 년을 교직에서 성실하고 치열하게 살았지만 내놓을 그럴듯한 건 아무것도 없는 거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투덜댑니다. 교사들은, 교사들은, 교사들은, 하면서요. 저는 비로소 교사들을 존경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아이가 성장하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막상 그 아이들을 키워내는 교사는 보이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승진도 지위도, 부와 명예도 없이 묵묵히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료 선생님들이 제 심장을 두드립니다. 열심히 한 시간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고, 성장한 아이들은 냅다 뛰어나가서 그 뒷모습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교직의 이름 없는 동료 교사들이 가슴에 시리게 다가옵니다. 그리하여 이 글은 교사 이전에 교사를 알지 못했던 저를 꾸짖는 통렬한 반성이면서, 같은 길을 묵묵히 걸어가면서 이 땅의 ‘교육’이라는 밭을 일구어나가는 동료 선생님들에 대한 헌사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교직에 들어와서야 교사를 존경합니다.
교육부·국회 대상 전방위 입법 활동 전개 성과 개발사업 시 초․중․고교처럼 용지 확보 의무 의미 유치원의 공교육 위상 확립, 단설유치원 확대 계기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총과 유아교육계가 숙원과제로 입법을 추진했던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학교용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시, 주거 개발사업에 따른 학교용지 조성 및 경비 부담의 대상으로 공립유치원이 추가된다. 학교용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교육감이 공사 중지를 요청하는 범위도 확대했다. 이에 한국교총은 4일 입장을 내고 “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등 유아교육계가 국회, 교육부를 대상으로 전개한 전방위 입법 활동이 결실을 맺었다”고 환영했다. 하윤수 회장은 “이번 법 개정으로 학교이자 공교육기관인 유치원의 실체적 위상을 확립하게 됐다”며 “유치원 설립의 확대와 유아교육 공교육화의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간 학교용지법에서는 도시, 택지개발 사업 시 학교용지 확보 등의 대상으로 초·중·고교만 명시해왔다. 이 때문에 단설유치원 설립 등에 걸림돌이 돼 왔다. 교총은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 상 명백히 학교인 유치원이 제외되고 있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2017년부터 국회 건의서 전달, 교육부와 교섭 추진 등 총력 개정 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교총은 현 정부의 ‘공립유치원 취원율 40%로 확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교용지특례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해왔다. 교총은 “병설유치원 신·증설만으로는 유아 발달단계와 학부모 수요에 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학교용지법 개정으로 단설유치원 설립이 확대된다면 학교로서의 유아공교육 체제 구축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번 학교용지법 개정을 계기로 유치원의 유아학교 명칭 변경과 유치원 교원의 처우개선 등 현장중심 유아교육 정책 실현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과 연계해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 및 각종학교의 단계적·순차적 등교수업 방안 및 학교 방역 조치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교총 “세부 가이드라인 제시하고 방역물품, 인력 안정지원 나서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로 두 달 넘게 미뤄진 등교 개학이 1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5월 20일, 고1·중2·초3~4는 5월 27일, 중1·초5~6은 6월 1일부터다. 교총은 입장을 내고 세부 가이드라인과 외부 전문기관의 학교 방역 등 교육당국의 책임 있는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4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대국민 브리핑을 열고 “본격 등교 수업은 5월 연휴 기간 후 최소 14일이 지난 시점이 적절하고 고3은 진로·진학 준비 등을 고려해 7일 경과 시점부터 가능하도록 방역당국과 협의했다”며 “특히 유치원과 초등 1, 2학년의 경우 원격수업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 학부모 조력 여하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 가정의 돌봄 부담과 함께 상대적으로 활동 반경이 좁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지역별 감염증 추이 및 학교별 밀집도 등 여건이 다양한 점을 고려해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 운영 △학급 단위로 오전·오후반 운영 △수업 시간의 탄력적 운영 등 시도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한 지역 소재 재학생 60명 이하의 소규모 초·중학교(1463개교) 등은 5월 13일부터 등교수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특수학교는 유초중고 단계별 등교수업 일정을 준용하되 시도 및 학교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각급 학교의 방역 준비상황을 매주 점검한 결과 대부분의 학교가 특별소독, 교실 책상 재배치, 마스크 비축 등 기본적인 방역 준비를 완료했으며 모든 학교가 등교수업 전까지 방역 준비를 완료할 수 있도록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결, 수업, 평가, 기록에 관한 사안은 가이드라인으로 별도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사례별 출결 관리 방안과 학교 내 밀집도와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교과·비교과 활동 시 유의사항, 확진자 발생 등 비상 상황 시 원격수업으로의 전환 원칙 등이 담겨 있다. 교내대회, 지필평가 운영 등 학생평가 및 학생부 기재에 관한 사안별 유의사항도 포함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 주까지 현장에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보건교사 미배치교에 대해 간호사 면허소지자의 한시적 채용을 지원하고 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은 농산어촌 지역은 교육지원청에 간호대학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 퇴직 보건 교사 등을 일시적으로 배치하는 등 인력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교총은 “질병, 방역당국의 의견과 교육당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학교가 혼란 없이 수업, 학사 운영에 전념하도록 사안별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제시하고 정부와 교육당국이 방역 관리와 물품, 인력을 책임지고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교 현장이 당장 수업과 방역에 혼선이 없도록 빈틈없는 매뉴얼 마련을 촉구했다. 수업과 급식 방식, 증상 학생 기준과 관리, 감염자 발생 시 대응 등을 통일된 지침 없이 학교 자의적 판단에 맡길 경우 자칫 방역에 허점이 생기고 민원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또 “발열 체크나 유증상자 관리를 위한 보조인력, 보건당국의 지속적 방역도 절실하다”며 “교육에 전념해야 할 학교와 교원들에게 감염 예방의 무한책임까지 지게 하기 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반영하는 후속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인천교총(회장 이대형)는 지난달27일 인천교총회관 대회의실에서 인천매소홀봉사단과 부평서무지개봉사회를 위한 ‘사랑의 쌀 나눔 기증식’을 진행했다. 기증식에는인천교총 회장과 박승란 인천숭의초 교장(전 인천교총 회장), 인천매소홀봉사단 민명숙 단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가 ‘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을결정하면서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개학 중인 초·중·고교의 등교 수업시기와 방법 등을4일 발표하기로 했다. 고3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다”면서“등교 수업도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등교 수업 시기와 방법은 4일 오후 4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발표할 예정이다. 등교 시기는 19일 이후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어지는연휴 이후의 감염병확산 상황을잠복기인 14일 동안 지켜본다면 19일 이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당초 교육부는 11일을 유력한 등교 수업 시점으로 검토했으나, 중대본이연휴기간으로부터 2주 동안은 더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밝혀 이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유 부총리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전문가들은 4·15 총선 때 선거 2주가 지나야 선거로 인한 감염 확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며 “이번 연휴로 인한 감염 발생 상황도 (잠복기를 고려해) 14일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고3에 대해서는 이보다 일찍 등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3이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고 거리두기를 다른 학년보다 잘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 저학년의긴급돌봄 수요 폭증에 따라 저학년이 타 학년보다 일찍 등교할 가능성도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따르면 다수의 교육감은 돌봄 문제가등교 시점 결정에중요한 고려 사항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가 유‧초‧중‧고교의 등교 개학 시기와 방식을 검토 중인 가운데 유치원 교원의 절반은 유치원 개학 시기를 ‘초등 전학년 개학 일주일 후’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업일수도 개학 연기 일수만큼 감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1일 ‘유치원 무기한 개학 연기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국‧공립 유치원 교원 96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치원 교원들은 온라인 개학을 통해 수업일수를 확보한 초‧중‧고교와 달리 유치원은 개학이 무기한 연기된 점을 감안해 수업일수 조정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전체 응답자의 90%가 ‘연기된 일수만큼 수업일수를 감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총과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원아들의 혹서‧혹한기 건강 관리, 교육시설 개선공사 기간 확보를 위해 방학을 줄이기보다는 수업일수를 감축해 원아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게 현장 교원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유치원 개학 시기는 ‘초등 전학년 개학 일주일 후’를 선호했다. 설문에 응한 교원의 49.8%가 초등학교 개학 일주일 후를 꼽았고, ‘초등 전학년 개학과 동시에’ 개학해야 한다는 의견은 42.2%로 나타났다. 긴급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개학 연기가 더는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교총과 국공립유치원연합회는 “현재 일선 유치원은 긴급돌봄 업무와 가정과의 연계학습 부담 등을 지면서도 무기한 개학 연기 상황에 놓여 수업일수 부담까지 안고 있다”며 “법령 개정을 통한 수업일수 감축 등 특단의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 제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모바일로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00%포인트다.
온라인 수업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수·학습 활동이 서로 다른 시간 또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형태를 의미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휴업으로 온라인 수업이 좀 더 부각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등교 수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강한 전염성으로 인해 교사와 학생이 같은 공간에 대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등교 수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수업이라는 방법 하나만으로 우리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교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교사는 학급 경영과 교육과정 운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온라인 학습에 끌려가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또 온라인 수업의 특징과 다양한 범주를 이해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학생의 개인차와 수준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수업 설계를 하여 학생들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온라인 수업, 학생과의 교감이 먼저 교사가 법적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이다. 현시점에서 감축된 수업 시수 파악, 온라인 수업의 운영 계획, 현재의 학교, 학급, 가정의 실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용할 자원,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물론 평가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달해도 그 속에 사람이 없으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따라서 먼저 우리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 그 방법은 전화, 문자메시지가 될 수도 있고. 학급 SNS가 될 수도 있으며, 그리고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선생님의 교실 컴퓨터에 화상 카메라를 설치하지 못했거나, 학생의 집에 인터넷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때는 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기까지, 인터넷이 연결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 한 통이 그 어떤 첨단 화상 시스템보다 학생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매체에서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학습까지 실시되고 있으니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멋져 보일까? 교실 컴퓨터에 화상 카메라를 달고 본격적으로 화상 수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정답은 “땡, 틀렸다. 이건 아니다.” 아직 아이들과 가까워지지도 못한 상태, 서로에 대해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화상으로 수업을 들어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 화상 수업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첫 시간은 상호 간에 인사, 소개부터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선생님과 인사도 못 나눈 학생들이다. 가장 먼저 선생님이 화상 카메라 앞에서 인사하고, 소개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인사함과 동시에 함께하게 될 친구들의 모습도 보게 된다. 사실 아이들은 신기하고 어리둥절하지만, 금방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적응한다. 전국에 계신 선생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화상 수업의 시작은 바로 아이들과 첫인사, 교감이라는 사실이다. 아이들과의 래포 형성이 가장 먼저이다. 교사, 학생이 의견을 주고받는 쌍방향 수업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의 노하우를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언급한 것처럼 상호 간의 인사가 끝난 후에 할 수 있는 활동 사례를 소개한다. 자신이 아끼는 물건 친구들에게 소개하기,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 소개하기, 내가 그린/만든 작품 소개하기 등 이 정도의 주제로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교사가 먼저 시범을 보여도 좋다. 학생 1인당 쓸 수 있는 발표 시간을 정해 둔다. 한 사람당 최대 1분까지다. 초등학교 기준으로 1학급에 24명, 시간은 40분이 1차시의 기준이다. 모든 인원이 참가한다고 해도 24명이 1분씩 발표하면 24분이 소요된다. 친구들 발표를 보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직접 말하거나, 채팅창 등으로 질의를 하라고 시킨다. 교사가 이에 따라 여러 학생에게 발언권을 골고루 주면 40분이라는 시간은 정말 금세 지나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는 것과 동시에 ‘쌍방향’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화상 시스템을 이용하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화상 카메라 켜 놓고 교사가 일방적인 강의 전달 수업을 하면 그것은 실시간 수업은 맞지만, 쌍방향 수업은 아니다. 교사도, 학생도 모두 참여하고, 서로 상호 간에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이 있어야 그게 진정한 쌍방향 수업이다. 이렇게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1주일에 1번 해도 문제없다.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에 이어, 비대면형, 비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을 담을 수 있는 온라인 학습방을 준비해야 한다.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e학습터, EBS 온라인 클래스가 첫 출발이다. 그 외에도 학교 홈페이지, 가정통신문 서비스를 이용해도 되며, 글로벌 민간 기업으로 유명한 MS 팀즈, 구글 클래스룸을 비롯해서 국내 스타트업 에듀테크 기업인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클래스팅, 클래스123, 하이클래스 등의 서비스를 사용해도 된다. 어떤 온라인 학습방을 선택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단지 온라인 학습을 도와주는 도구이지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가 판단했을 때, 아이들과 가장 편하게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콘텐츠나 과제 제시를 유용하게 잘할 수 있는지 판단하여 그 결정에 따라 운영하면 된다. 국가가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안내와 연수는 해줄 수 있지만, 특정 서비스를 강요하거나 제한하지 않고 교사의 판단에 맡겨 주었으면 좋겠다. 전문성 갖고 학부모와 소통해야 온라인 학습방이 정해졌으면 그다음은 양질의 콘텐츠를 선정하고, 과제 제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는 일반적으로 국가가 만든 사이트인 EBS, e학습터, 그리고 학교온 사이트에 우수하고 검증된 자료가 많이 있다. 그 외에도 교사가 직접 만든 영상, 유튜브 등에서 검증된 우수한 영상 등을 선택 및 활용해도 지장이 없다. 1차시당 제공되는 콘텐츠의 시간은 초등 기준으로 3~5분 사이가 가장 효과적이며, 최대 10분을 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한 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5분 정도로, 그 이후가 되면 효과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콘텐츠를 제시할 때, 영상 제시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영상을 보고 이어지는 부가 활동, 퀴즈, 학습지 등의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콘텐츠 중심의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해당 차시에 주어진 성취기준을 얼마나 잘 소화했느냐는 점이다. 과제 수행 중심 수업에서도 역시 미리 계획된 주간학습안내 또는 일일학습안내에 따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아주 쉬운 활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쉬운 활동들이 익숙해지면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과 여러 가지 다양한 응답이 나올 수 있는 확산적 과제를 제시한다. 출석 수업 못지않게 온라인 수업에서도 얼마든지 양질의 프로젝트 학습이 가능하다. 아이들 다음으로 챙겨야 할 대상은 학부모이다. 부모가 하루종일 집안에서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도 너무나 답답해한다. 온라인 수업이 등교 수업보다 어려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등교 수업은 자녀를 일단 학교에 보내면 선생님이 자녀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볼 수 없기 때문에 상호 간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다르다.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에도 화면에는 잡히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학부모가 함께 보고 있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함께 있다. 즉, 온라인 수업은 늘 간접 공개수업이라는 점이고, 타 학급, 타 학교와 직간접적인 비교가 되기 때문에 교사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사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이다. 전문가답게 적극적으로 온라인 학습에 대해 안내하고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당부하고 싶다. 체계적인 주간학습안내 계획과 함께 학생과 학부모와의 적절한 소통까지 가미된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오히려 온라인 학습이 더 좋은 교육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바로 온라인 교육 운영의 시작이자, 끝인 바로 우리 교사들이다. 지금은 불안하고 두렵지만, 머지않아 곧 꽃이 필 것이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잘 모를 때에는 동료 교사에게서 그 답을 찾길 바란다. 동료 교사와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고, 서로 간에 더욱 돈독해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서로를 견제하거나 시기 질투하는 것이 아닌, 같이 협력하고 상생하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앞으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성범죄 처벌 전력이 있는 사람은 교단에 설 수 없게 된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한 교육분야 후속 대책으로 성범죄로 인한 처벌 전력이 있는 경우 교원자격 취득을 제한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해당 법률안은 미성년자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조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성범죄행위를 저질러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되거나 성인 대상 성폭법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될 경우 자격검정의 응시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부 장관이 검정하는 자격증을 받아야 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자격이 박탈되는 조건은 ‘허위 부정한 방법으로 자격증을 받은 자’로만 규정돼 있다. 서영교 의원은 “현행법 상으로는 성범죄 이력이 교원으로 임용될 때 결격사유로만 정해져 있을 뿐, 교원 자격을 취득하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성범죄 전력이 있는 교대나 사범대생의 경우 교원자격검정에 응시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제한해 성범죄자가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법안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성범죄근절대책단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의 당정협의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한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논의해왔다. 이번 법률안은 그 대책의 일환으로 발의됐으며 서 의원은 해당법률안을 20대 국회에서 상임위 심사 및 본회의 통과를 추진할 예정이다. 서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n번방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 성범죄는 교묘하고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성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올바른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 인식을 심어주고 교원들의 도덕심을 제고하기 위해선 성범죄자의 교원자격 취득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률안은 조승래, 한정애, 백혜련, 우원식, 김두관, 남인순, 김병기, 신창현, 김영주, 임종성 의원이 공동발의에 함께했다.
온라인 수업이라는 거대한 실험 대면수업의 중요성 커지는 계기 교사 헌신에의존하는교육 탈피 가이던스·카운슬러 역할로 재편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대량실업의 위험, 가족 형태의 변화가 야기하는 성장환경의 위험, 지능정보 사회에서 소외될 위험, 인구절벽의 위험 등…. 미래의 학교교육은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이 점점 더 요구될 것이다. 지금의 현실과 다가올 미래의 현실은 학교와 교원이 학습자의 자기 형성 역량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역할을 확대해 줄 것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교원들은 자기 역할을 시대에 맞게 확대하며 개혁의 중심 주체로 서야 한다. 그 개혁이란 어쩌면 교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는 것일 수 있다.” 국가교육회의와 한국교총, 전교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교육 4개 단체 공동포럼이 28일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개최됐다. ‘코로나로 미리 온 미래교육과 학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온라인 개학 이후 미래 학교와 교육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미래 삶에 대한 안전판으로서의 학교교육’에 대해 발제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교사들이 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적 성취와 자기형성 역량의 측면, 즉 학습자 측면을 교육과정의 핵심 구성 요소로 국가 수준에서 명시하고 교육청과 학교는 학습자 측면에서 교육과정을 구체화해 가는 단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교원은 그 교육과정을 학습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게 구체화해 실현하는 교육과정의 궁극적 실현자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런 교육과정 체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에 초점을 맞춘 교육 행정 시스템 개혁, 연구 및 교원 교육 시스템 개혁, 수평적 소통 구조 형성이 필수적”이라며 “교원들이 학습자 측면의 강화와 그를 위한 학습자 삶의 현장 밀착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는가가 결국 국가교육위원회와 우리 미래교육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교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은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온라인 수업이라는 거대한 실험을 안겨줬다”며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던 온라인 수업의 가능성과 효과성에 대해 전국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장단점을 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 수업이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이 개발되면 고교학점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면 수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앞으로는 대면 수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수업을 기획·운영하는 교사들의 역량이 보다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임운영(경일관광경영고 교사) 한국교총 부회장은 “사회는 교사에게 높은 직업윤리와 전문성, 헌신을 강조하지만 교사가 교직에 헌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관심이 부족했다며”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교사 개개인의 역량과 헌신에 좌우되는 교육에서 벗어나 교사가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체계와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 부회장은 “온라인 수업이 거대한 실험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오락가락하는 지침과 학생들의 접속불량 등 학부모들은 온라인 수업 효과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며 “이런 혼란들이 향후 공교육 내에서 온라인 교육의 틀을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원(하나고 교사)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미래교육에서 교사는 교과 지식만 전달하는 영역에서의 전문가가 아닌 학생의 발달을 돕고 안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학생 개인이 자기실현을 하거나 사회적으로 유용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지도하는 ‘가이던스(Guidance)’ 역할과 심리적인 문제나 고민이 있는 학생에게 전문적인 조언을 하거나 생활지도를 하는 ‘카운슬러(Counselor)’ 역할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포럼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SNS, 유튜브로 온라인 생중계됐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21대 총선에서 교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주목받은 강민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29일 한국교총을 방문해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 교육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하 회장은 “강 당선인의 당선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며 “교육에 있어서는 여야, 좌우가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고 강 당선인이 교사 경력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활동하게 된 만큼 앞으로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큰 역할을 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에 강 당선인은 “교육 분야의 여러 단체들을 다니며 정책적으로 공유하고 향후 의정활동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고 있다”며 “최근 헌재가 판결한 교원의 정치기본권 문제나 교원평가를 비롯해 교총과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의제들이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교육계에서는 절실한 문제들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다소 미흡하게 임하는 태도를 보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며 “21대 국회의원으로서 교육계 안팎에서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과 힘을 모아 교육발전에 매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발전하기까지 교육의 역할이 매우 컸고 또 우리가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부분도 교육”이라며 “어느 분야보다 복잡다단한 것이 교육문제인 만큼 여러 교육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협력하고, 때로는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공간혁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말 그대로 학교의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단순히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개선하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학교에 관한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미래 시대를 대비한 학교 공간 조성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학교시설 공급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왔다. 그 결과 현재 학교는 시설이 노후화돼 가는 곳이 많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력 인구 감소로 교육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사회적 변화에 따라 학교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도 아니다. 학생들이 참여하고 협업을 통해 지식을 생산하는 공간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학생들의 사회성을 증진하고, 인격발달을 함양하는 기능을 수반하는 학교가 필요한 시대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학교 공간혁신 사업은 당장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아예 시설이 낙후된 학교는 사업을 한다지만, 아직 쓸만한 학교는 그럭저럭 버텨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는 학교에 녹지 공간을 늘리고, 책상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복도에 조형미를 입히는 정부 투자 사업만 기다릴 게 아니다. 먼저 학교 구성원이 조금씩 바꿔 보는 것도 괜찮다. 지금 교실은 삭막한 분위기가 자리했다. 고등학교는 학기 시작 때 하는 환경미화도 하지 않는다. 현란한 장식이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논리에 사라졌다. 책상과 의자만 칠판을 향해 정렬하고 있다. 뒤에 사물함 옆에 있는 청소 도구함은 빗자루와 대걸레를 제대로 담지 못해 늘 배를 열고 있는 것이 전부다. 급훈도 없다. 과거 교실과 다른 것이 있다면 천장에 매달린 모니터다. 컴퓨터로 수업할 때 필요한 기자재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특정한 공간에 머문다는 의미다. 시간과 더불어 장소라는 맥락 속에서 경험하고 사고를 형성하면서 일정 부분의 자아가 만들어진다. 교실은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자아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단순 기능 위주로 설계된 교실은 감성이 피어나기 어렵다. 학생들은 자존감이 상실되고, 서로 경계하면서 따돌림과 폭력을 일삼는다. 교실 시멘트 창틀에 작은 화분부터 키워보자. 화분에 꽃이 피면 아이들 가슴에도 꽃이 핀다. 아이들은 화분을 돌보면서 책임과 배려라는 정서도 배우게 된다. 꽃을 돌보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될 때, 학습도 안전하게 도전하고 탐구하며 잘 배운다. 교실은 사랑을 주고받는 실천의 공간이어야 한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도 몸으로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교실에 아름다운 글이라도 걸어보자. 불순물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건져 올린 언어 표현은 거친 현실에 공짜로 갖는 위안이 된다. 아이들은 귀하고 밝게 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위태롭게 흔들리며 사는 아이도 있다. 그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하다. 광화문 글판이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듯, 선생님이 주는 한 마디의 글이 아이들의 마음을 적실 수 있다. 교탁을 향해 줄줄이 늘어선 책상이 활기찬 수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교실에서 학습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이 ‘우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해 학급 구성원의 정체성을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다. ‘내 책상이 있고, 우리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에서 누구나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다. 공간에 대한 이런 정서가 편안함을 느끼고, 마침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 태도를 만들어 간다. 교실이 오직 학습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관점도 덜어내야 한다. ‘다른 반 학생 출입 금지’라는 스티커를 부착하며 면학 분위기를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 교실에서 아이들은 타인과 만나고 상호작용하는 기회를 얻는다. 특히 또래 친구들과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 친구들과 만나면서 협력하고 이해하는 자신들만의 범주를 만들어간다. 따라서 교실은 흥미롭고 친숙한 공간이어야 한다. 교실은 삶과 배움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간이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공 지능 수업도 중요하지만,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정서적 환경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도 공간혁신 사업이다. 긍정적이고 신나는 교실이 아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삶이 풍요로우면 학습 의욕이 생기고, 몰입이라는 경이로움을 느끼며 성장을 한다.
임운영 한국교총 부회장(오른쪽)이 28일 오후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코로나로 미리 온 미래교육과 학교의 역할'을 주제로한공동포럼에서 학교와 교원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국교총 신현욱 정책본부장(가운데)과 장승혁 정책교섭국장(왼쪽)이 28일 오전 교육부를 방문해지방교육재정과 윤재일 주무관에게 '교감 직책수행경비' 신설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헌법재판소가 교원, 공무원의 정당 및 그밖의 정치단체 결성·가입을 금지하는 현행 국가공무원법 조항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교원의 정당 가입·활동을 금지하고 집단행위를 금지한 현행 정당법과 국가공무원법 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23일 2018년 현직교사들이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제1항(정치운동 금지)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국가공무원법제65조 제1항은 공무원은 정당이나 그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공무원의 정치운동 금지를 위해 가입이 금지되는 대상으로 정당과 그밖의 정치단체를 규정하고있는데 해당 규정이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공무원은 노동 운동이나 그밖에 공무 외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은 각하됐다. 공무원의 집단행위는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정당가입 금지 내용을 담고 있는 정당법 제22조와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1항은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정당가입 금지조항은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 할 수있도록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교원의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교총은 “교육의 정치 중립을 견지하면서 교원 등의 정치적 표현 활동을 일부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정치단체를 명료화하는 후속 입법을 통해 교육의 정치편향, 과잉을 근절하고 혼란을 막는 게 과제”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헌재가 그밖의 정치단체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모든 정치단체의 가입·활동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 정치단체에 대한 성격을 분명히 하고 일정 기준과 범위 등을 설정해 정치 기본권을 보장하거나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교총은 “정치단체의 성격, 목적, 역할 등을 규정하고 가입할 수 있는 요건과 활동범위 수준에 대한 세부 입법이 필요하다”며 “올바른 후속 입법을 통해 교원의 정치 기본권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은 28일 교감 처우 개선을 위한 ‘교감 직책수행 경비 신설 요구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교감은 교무행정 업무의 중책을 맡고 있다. 학생 생활지도부터 교사 복무 관리, 학교폭력, 교권 사고 등 각종 민원 해결, 방과후학교 강사·공무직·기간제 교사 선발, 각종 위원회·회의 참석, 지방자치단체 연관 각종 교육사업 활동 등 손에 꼽기에도 벅찰 정도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 부담에도 보상책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교총이 실시한 ‘교감 업무 및 처우’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 지역 초등 교감 586명 가운데 88%가 ‘현재 교감의 업무가 과중하다’고 답했다. 교감으로서 자존감 하락과 피로도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교감 승진 후 호봉을 포함, 처우 개선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 2항에 따르면 ‘교감은 교장을 보좌해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한다. 교총은 “관련 법에는 간단하게 명시돼 있지만, 교감의 역할과 업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보직을 맡은 담임교사가 교감에 승진했을 때, 승진에 따른 보수인상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이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교사에서 교감 승진 시 수당 상승액을 추정한 결과, 월 약 1만 9505원에 불과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여러 차례 교감 처우 개선을 요청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교감 직책수행 경비를 신설해 교감의 처우 개선과 사기 진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꽃바구니·템플스테이 체험권·숙박권·믹서기 등 ‘풍성’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어떤 유고가 있을 때라도 늘 학교현장 모든 구성원들의 행복과 건강을 생각해주는 우리 한국교총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교직생활을 하다 보니 나름 터득한 철학이 있습니다. 첫째가 ‘견디는 힘이 필요하다’, 둘째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입니다. 요즘같은 시국에 특히 와닿는 문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앞으로도 우리 한국교총은 늘 선생님들 편에서 선생님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단체로 쭈욱 지속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총 파이팅! 현장 모든 선생님들도 파이팅!”(대구 박00 교사) “교사의 힘은 대단합니다. 교육부의 일방적 지침, 학부모의 돌봄 민원, 공무직의 어이없는 요구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으나 그 어려운 것들을 다 이겨내고 완벽히 해내는 우리 능력 있는 교사들. 너무 고생 많았다고 토닥여주고 싶습니다.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우리 교사들에게 곧 좋은 소식이 올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열심히 서로 다독이며 헤쳐나가요. 함께 협력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성과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를 지켜주는 교총을 믿고 앞으로 조금만 더 노력합시다. 고생 많으셨습니다.”(전북 이00 교사) 한국교총 복지플러스 홈페이지에 희망차고 따뜻한 선생님들의 응원 메시지가 날아들고 있다. 한국교총이 5월 스승의 달을 맞아 선생님들의 노고에 보답하고자 진행하는 ‘모두에게 희망 전달하는 메시지 댓글 달기’ 특별이벤트 모집 현장이다. ‘코로나’로 3행시를 보내온 교원도 눈에 띈다. 부산의 박00 교사는 “코: 코로나로 원격수업 준비, 화상수업, 교육과정 3번 짜기 등 잊지 못할 일들의 연속이지만 간절한 / 로: 로망은 꼭 이뤄진다는 확신으로 / 나: 나와 함께가는 아이들과의 만남은 꼭 이뤄지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와야 학교가 봄인 것처럼 올해의 봄을 교총 회원 모두 꼭 함께 희망으로 꽃피울 수 있으리라 응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댓글 이벤트는 5월 1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하며 교총 복지플러스(www.kftaplus.com)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한 후 모두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메시지로 댓글을 달면 된다. 당첨자 발표는 6월 2일에 한다. 준비된 경품내용은 오스케어 바이오 셀룰로스 캡슐 마스크팩(50명), 웰메이드 고급 반팔 티셔츠(30명), 아이스튜디오 가족사진 촬영권(100명), 코모도호텔 숙박권(3명), 골든튤립 해운대 호텔 숙박권(10명), 넥센타이어 상품권(100명), 부산 아쿠아리움 무료 1인 입장권(20명), LG전자 믹서기(50명), 템플스테이 무료 1인 체험권(30명), 오잉글리시 30일 무료 이용권(100명),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200명), 플라워마스터 꽃바구니(30명), 서울랜드 파크 이용권(50명) 등 15가지 상품 및 이용권 등이다. 교총은 이밖에도 5월 15일부터 31일까지 키자니아 서울·부산점 한국교총 회원 무료입장 이벤트는 물론 여행레저, 교육, 결혼, 건강, 놀이시설, 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업체와 특별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엘도라도리조트는 최대 70% 특별할인을 진행하며 결혼정보업체 가연에서는 교총 회원에게 가입비 30% 할인과 미팅회수 5회 및 추가약정 10회를 제공한다. 서울랜드는 종일권을 본인 포함 6일까지 1만3000원에 적용하며 롯데월드는 본인 포함 5인까지 교총회원 특별가를 적용한다. 이밖에도 목포해상케이블카 본인포함 3인까지 20% 할인, 큐앤고 화장품 20% 할인, 웰메이드 55% 할인, 유아·생활용품 엘레갈로 초특가 세일, 옥꽃의 힘 50% 특가, 플라워마스터 특별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준비돼 있다.
명통시(明通寺)를 아시나요? 푸르름이 짙어가던 4월, 날씨는 맑고 화창한데 습관처럼 일찍 출근하여 들어선 학교도서관이 가끔은 무료해지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이 그날 같은, 설렘이 없는 관성적인 날에는 읽던 책을 접어두고 서가를 빙 돌았습니다. 어디선가 보물 같은 책을 골라 잡을 기대를 하면서 하릴없이 서가를 돌다 이 책을 만났습니다. 그만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소라는 책 이름이 나를 불렀습니다. "이만한 책은 어디에도 없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빨려들 듯 읽어 내렸습니다. 가슴 시린 이야기들이 동화처럼 펼쳐졌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임금이 있었다니, 이렇게 자신을 사랑한 선조가 있었다니! 5만 원 권 지폐 뒷면에 새겨진 풍죽화의 사연을 남긴 이정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아프고 시린 조선의 위대한 인물들이, 장애를 딛고 일어선 눈물겨운 사연들이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 속에 숨어있었습니다. 결코 초등학생만을 위한 책이 아니었습니다. 어른들이 동화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한 책입니다. 감동을 주는 책이라면, 가슴 뜨거운 에너지를 전해줄 수 있는 책이라면 어찌나이를 가릴 수 있을 것인지. 이 책에는 장애를 가지고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인물 여섯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사대부의 나라 조선은 신분사회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을 우대하고 돌본 복지 정책을 펼쳤던 모습은 감동을 줍니다. 장애를 가진 선비를 우대한 임금, 맹인이면서도 가야금을 연주할 수 있었던 김복산, 전란으로 팔을 다치고 훌륭한 그림을 남긴 이정, 다리가 하나 뿐인 정승 윤지완의 일화, 벙어리 대장장이 신탄재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장애를 질병의 하나로 생각했습니다. 장애인은 단지 몸이 불편한 사람으로 여겼을 뿐, 일반 사람들과 차별을 두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 주었지요. 왕들은 적극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복지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장애인을 정성껏 보살핀 가족에게는 상을 주고, 반대로 학대하는 사람에게는 큰 벌을 내렸습니다. 나라에서는 열러 가지 일자리를 만들어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 '명통시(明通寺)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여기에 소속된 장애인들에게 국가의 큰 제자를 담당하게 했습니다. 나쁜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빌어 주는 독경사, 남자들이 들어갈 수 없는 왕비나 공주의 잔치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은 모두 시각 장애인이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능력이 있으면 장애와 상관없이 높은 관직에도 오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이처럼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일을 한 인물들이 많은데, 그들이 큰일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 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여는 글 5~6쪽에서 등이 굽은 재상, 앞이 보이지 않는 연주가, 팔을 다친 화가, 다리가 하나뿐인 정승, 귀가 들리지 않는 신하, 벙어리 대장장이. 우리 고전 속에서 신체장애를 가잔 사람들의 이야기가 슬프게 그려진 책입니다. 장애를 딛고 일어서려는 사람을 가슴 뜨겁게 격려하고 받아준 위대한 임금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뭉클해집니다. 조선의 역사가 500년을 지탱해 온 힘의 원천에는 바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안쓰러워하는 인권사상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허조의 곁에는 그의 능력을 인정해 준 태종과 세종이 있었습니다. 태종은 허조가 나라에서 하는 공사의 폐단을 아뢰자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은 허조밖에 없다며 그를 칭찬하였고, 아들 세종에게 나라의 기둥과 같은 신하(柱石之臣)라고 소개하며 잘 대우할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세종 임금 역시 그의 능력을 인정하여 중요한 일들을 맡겼고,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한번은 나라에서 중요한 제사를 지내던 중 허조가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자 세종은 허조에게 벌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위해 계단을 넓히라고 명했습니다. 허조가 등이 굽은 것도, 고집이 센 것도 고집이 센 것도 세종 임금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허조는 세종 임금을 도와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곧 인간의 품격, 사회의 품격 지금 이 나라의 고위직 공무원 중에는 장애인들이 얼마나 자리하고 있을까요? 장애를 가진 분이 당당하게 일자리를 얻어 활동하는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 공무원 중에서도, 학교 선생님들 중에서도 장애를 가진 사람이 근무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고 보면 조선 시대 장애인을 위한 복지 정책이 지금보다 더 우수했음에 놀랍니다. 문명사회라 불리는 오늘날, 오히려 장애인을 위하는 모습은 후퇴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지 못하게 반대하는 모습,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취업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현실, 장애인 가족을 둔 사람들은 죄인처럼 숨어서 키우다 못해 유기하는 일도 다반사인 현실입니다. 필자가 근무했던 학교에도 장애를 가진 학생을 위한 교실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들 대부분은 부모가 키울 수 없어서 포기하거나 방치하여 시설에 보내진 가슴 아픈 학생들이었습니다. 그 어떤 비장애인 학생들보다 더 착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학생들이라서 저는 천사반 아이들이라고 불렀습니다. 다른 사람을 해코지 하거나 나쁜 말을 할 줄 모르는 맑은 영혼을 지닌 그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웃음은 순수함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놀림의 대상이 되어 차별을 받으면서도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임을 생각하면 이 책이 주는 울림은 참으로 컸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사회 이곳저곳에서 갑질 논란으로 연일 시끄럽습니다. 비장애인끼리도 서로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현실인데,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과 서글픔은 필설로 다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람의 품격을 그가 가진 외모나 신체 조건으로 홀대하는 못된 풍조는 하루빨리 없애야 할 적폐가 분명합니다. 국회는 공공기관이 아닌가? 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장애인복지법을 제장한 입법기관인 국회가 오히려 장애인을 홀대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고 있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매년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만들면서까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아픔을 감내하면서 살아가는 장애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노력은 학교에서 교육으로만, 일회성 행사로만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장애인을 위한 일은 생활 속에서, 직장에서 일상적인 행동으로 이루어져야 할 덕목이 분명합니다. 21대 총선에서 안내견과 함께 해온 시각장애인 당선자가 나오면서 국회의 안내견 출입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회는 국회법을 근거로 안내견의 본회의장 등 회의장 출입을 관행적으로 막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공공장소 출입을 허용한 장애인복지법을 지키지 않고 있음이 드러나서 놀랐습니다. 국회는 엄연히 공공장소가 아닙니까? 그들만의 성역입니까? 장애인복지법 제40조 3항은 누구든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보조견의 공공장소 출입 거부 금지는 지난 1999년부터 법에 명시됐는데, 국회는 국회법상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안내견 출입을 불허했답니다. 안내견이 물건도 아니고 음식물도 아니며, 장애인에게는 몸의 일부입니다. 세종 임금이 장애를 가진 신하를 중용한 것도, 허조의 겉모습보다 그의 훌륭한 내면을 소중히 한 점도, 그를 위해 계단을 넓히게 한 것은 동정심을 넘어선 인권사상을 실천한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군주였음에 감동했습니다. 사람을 소중히 하는 것, 누구나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민주주의 사상은 시대를 넘어 어느 나라에서나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임을 보여준 이 책을 이 나라 국회의원들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꼭 읽었으면 합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누구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오히려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인 경우보다 살면서 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더 많음을 생각하면 가정에서부터, 어렸을 때부터 장애를 보는 시선을 바르게 갖고 생활 속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일 것입니다. 그들 스스로 만든 장애인복지법조차 지키지 않는 국회라면,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말은 공허한 거짓말이 분명합니다. 국회는 신성한 성역이 아닌, 공공장소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알고, 정의는커녕 법조차 무시하는 국회의 모습은 다른 공공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합니다. '장애인의 날'인 오늘을 기점으로 국민을 위한 입법기관인 국회는 장애인보조견 문제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기를 부탁합니다. 특히 국회의원은 국민의 아픔을 해소하는 사람임을 잊지 말기를! 오히려 장애인복지법을 강화하여 장애 때문에 평생 힘들게 살며 차별 속에 우는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서둘러 주기를 부탁합니다. 특히, 국회부터, 국회의원부터 법보다 정의를 몸으로 보여주기를 당부드립니다.
전국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발생으로 유치원 개학이 무기한 연기돼자녀들이 가정에서만 지내야 하는 요즘, 병설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꾸러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매주진행되고 있다. 4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이두유치원 친구들아, 집에서 행복하게 놀자‘라는 주제로 학부모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계속된 개학 연기와 외출금지로 지친 아이들을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놀이꾸러미를 통한 자료 지원과 교사의 놀이 지원이 동반된다. 유치원에서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사전에 주간별로 계획하고 물품을 구입한 후 학교 홈페이지에 유아 가정놀이 활동을 상세하게 안내한다. 안전생활 영역과 창의쑥쑥 생각쑥쑥, 동화놀이를 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링크해서 소개하거나 특색있는 물품을 학부모와 유아들에게 놀이 활동으로 제공하고 있다. 놀이꾸러미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색종이, 스케치북, 드로잉북, 가위, 풀, 12색 색연필, 36색 사인펜, 연필, 지우개 등 기본 학습준비물을 미리 제공했으며, 매주 활동을 위해특별히 계획된 프로그램이 제시된다. 안전 영역에서는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약속이 요일마다 실천 과제로 제시되며, 온라인학습으로는 교통안전, 영유아의 가정 내의 생활안전, 코로나19로부터의 안전생활, 전기와 화재로부터의 안전생활 등의 내용을 담은 링크도 제시된다. 놀이꾸러미 속 놀이 활동 자료로는 ‘표고버섯 기르기 세트와 분무기’, ‘스티커북, 미로 찾기, 숨은그림찾기, 지문찍기 등 다양한 창의력 놀이세트’, ‘그림을 그리는 책상형 자석칠판’, ‘동화책 1주 1권과 후속활동book’, ‘간단한 요리 및 실험을 포함한 과학, 클레이, 미술놀이’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보호자와 유아는 교사의 전화나 SMS로 서로 소통하며 유아의 놀이상황을 동영상과 사진 등으로 공유한다. 한 예로 보호자는 ‘표고버섯 기르기’ 활동 장면을 매일 사진에 담아 보냈는데 두 버섯배지에 이름을 지어 이름표 달아주기, 버섯을 수확한 사진, 버섯으로 요리한 사진 등을 담아 교사와 공유했다. 수확한 버섯으로 표고버섯소불고기, 표고버섯야채튀김 등을 자녀와 보호자가 함께 요리했으며, 온 가족이 행복하게 맛있게 먹었다고 교사에게 소식을 전하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치원 관계자는 “유치원 개학이 무기한으로 연기돼가정마다 장기간 자녀 돌봄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제공되는 이 놀이꾸러미를 통해유아들은 흥미롭고 자발적인 놀이를 다양하게 접하게 되고, 부모의 양육스트레스도 감소하길바란다”고밝혔다.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이해‘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효도케이크’를 각 가정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자녀들은 부모님을 모신 가운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케이크 상을 직접 마련하고, 부모님 앞에서 큰절하기, 노래 부르기, 율동하기, 안마하기, 안아드리기, 동화책 읽어 드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부모님께 보여드릴 계획이다. 또한 빵칼로 케이크를 조심스럽게 잘라 접시에 담아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대접해드리는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어린 자녀들은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며, 온 가족과 함께 친밀함을 나누는 가운데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 효 사상의 의미를 배우도록 계획하고 있다. 처음에 놀이꾸러미 배부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학부모가 유치원을 개별 방문으로 진행했으나, 농번기가 본격화되는 5월부터는 각 가정에 교사가 직접 방문해전달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진행될 계획이다. 이서현 교장은 “앞으로도 이두초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휴업기간을 긍정적인 기회로 삼아 가정과 연계해 놀이꾸러미를 통한 유아들의 가정놀이 활동을 더 활성화 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학부모님들의 교육만족도를 높혀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