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88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월요일 아침, 1교시. 2학년 ○반 영어 시간. 교실 문을 열자, 지난주와 확연히 다른 교실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간 익숙해진 아이들의 얼굴이 자리 교체로 낯설게 느껴졌다. 수업하기 전, 교실은 아이들이 새로운 짝을 알아가는 과정에서인지 다소 어수선했다. 문득 아이들의 자리 배치 기준이 궁금해졌다. 먼저 자리 교체 주기를 물었다. 한 달에 한 번, 자리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제일 많았으며 분기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 학기에 한 번 순으로 자리 교체를 원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자리 교체 없이 일 년을 보내기를 원했다. 자리 교체 방법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아이들이 제일 선호하는 방식은 제비뽑기였다. 이 방법으로 했을 때, 아이들의 불평이 제일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아이들은 앉고 싶은 자리에 앉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리고 혼선을 덜기 위해 담임 선생님이 직접 정해주기를 원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자리 배치의 기준에 대해서 아이들은 각자의 입장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한 여학생은 앞자리에 앉기를 고수했다. 그리고 학급에서 신장이 제일 큰 한 남학생은 앞자리에 앉는 것이 부담된다며 뒷자리를 고집했다. 수업시간, 집중을 잘 못하는 한 아이는 중간 자리에 앉아 공부하기를 원했다. 담임에 따라 자리 배치 기준이 다소 다를 수가 있으나, 아이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리 배치가 수업과 학습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담임은 아이들의 자리 배치에 신중해야 한다. 가끔 잘못된 자리 배치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볼 때가 있다. 그리고 마음이 맞지 않아 다툼이 잦은 아이들도 더러 있다. 따라서 담임은 자리 배치에 대한 여러 안(案)을 제시하여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안(案)을 수용, 적용해 보는 것이 좋다. 특별히 좋은 자리, 나쁜 자리의 기준은 없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여러 자리를 앉아볼 기회를 줘 좋고 나쁜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인지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함께 할 여러 친구와 앉아봄으로써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3월 새 학기, 담임으로서 해야 할 일은 산재하다. 개학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자리 교체를 여러 번 한 학급도 있지만, 개학 이후 단 한 번의 자리 교체 없이 지내온 학급도 있다. 아이들의 자리 교체는 타이밍이라고 본다. 아무런 이유 없이 무작정 자리를 교체하기보다 그 어떤 전환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전환점이 아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줘야 한다. 어쩌면 아이들은 그 충격을 자주 받기를 기대하는지 모른다.
정보 홍수시대이다. 난무하는 정보의 바다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진짜를 알고 따라가야 하는데 분별이 어려운 때이다. 날이 갈수록 고도의 기술이 융합되고 복잡도 수준이 높아져서 혼자 잘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때문에 다양한 능력과 지식과 정보를 지닌 사람들이 함께 모여 팀워크로 일을 해야만 하는 세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끊임없이 배우고 성찰할 때이다. 요즘 시대를 두고 "윈-윈"시대라고도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너 죽고 나 살자"로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너도 살고 나도 함께 더불어 살자"로 바꿔야 할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팀워크를 하기 위해서는 나도 같이 일하는 동료를 알아야 하지만 남도 나를 알아야 한다. 함께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조직의 일원으로써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내가 뛰어난 전문성과 창의성이 있다 해도 내가 기업에 고용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세상이다. 나의 지식과 다른 사람을 연결해 주는 실력이 바로 인성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지적인 기술과 능력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팀원이 나와 함께 일하기를 꺼린다면 나의 지식도 물 건너 가는 세상이다. 스트레스 받고 회사도 떠나야 한다. 우리나라 최고 이공계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최근 ‘거꾸로 교실’로 강의 방식을 바꿔봤다고 한다. 필요한 강의는 동영상으로 집에서 보게 하고 수업시간에는 조별 과제를 해결하게 했다. 그 결과, 소위 ‘엘리트 학생’들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다른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거나 협력할 줄 모르고, 그저 자신의 능력과 지식만 믿는 것이다. 그 교수는 이런 학생이 협업의 시대에 일을 잘 해 나갈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인성이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우리 문화에서는 어른을 공경하고, 예의가 바르고, 베풀 줄 알고, 자신의 행동을 자제할 줄 아는 등 덕목 리스트가 나열될 수 있다. 이러한 훌륭한 덕목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왜 이러한 인성을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함께 발전해야 한다. 어른들 시대의 인성은 농경시대와 대가족 제도에 입각한 인성이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이 사는 핵가족 글로벌 시대에는 인성이 새롭게 해석되고 조명돼야 설득력이 있다. 학생들은 서비스산업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서비스산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산업화시대에서는 사람이 기계와 일을 했다. 서비스산업이란 인간을 대상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성이란 일을 하기 위해서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남을 배려하는 습관은 인성교육인 동시에 서비스산업의필수적인직업교육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역량은 인간의 감정을 인지하는 업무라고 한 맥킨지의 말을 귀담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인성이란 머릿속으로 안다고 이행되는 것이 아니다. 오랜 학습을 거쳐 몸에 배어야 표출이 된다. 일반적으로 ‘오랜 학습의 결과’를 두고 실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성도 중요한 실력이다. 학생들의 수학 실력, 영어실력, 논술 실력을 갖추어주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듯이 인성이란 실력을 갖추어주기 위해서 똑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은 날씨가 더 좋다. 하늘은 맑고 깨끗하다. 새들은 사람들 깊숙한 곳에까지 와서 함께 행복하게 지낸다. 겨울을 이겨낸 온갖 생물들이 봄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날 아침에는 우리 선생님들은 모두가 시인이 돼 시를 읊으며 출근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행복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한 선생님이 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은 자기가 만든다.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선생님이 행복한 선생님일까? 욕심을 부리지 않는 선생님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실망할 것도 없다. 욕심이 자라서 탐심이 되고 탐심이 불행을 만든다. 내가 가진 것 만족하며 사는 선생님은 행복한 선생님이다. 자족하며 자연과 더불어, 가족과 더불어, 학생들과 더불어 생활하는 것에 만족하면 행복해진다. 불평을 하지 않는 선생님이다. 불평은 생산적이다. 작은 불평이 큰 불평을 만들어낸다. 불평이 나오면 자기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위 선생님에게도 불평의 선생님으로 만든다. 어떤 환경과 조건이 우리에게 주어져도 불평하지 않으면 만족하게 되고 감사하게 된다. 행복으로 이어진다. 선생님이 된 것으로 족하다. 선생님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외국에서 유학을 해도 선생님이 될 수가 없다. 비교하지 않는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자꾸 눈을 옆으로 돌리면 안 된다. 뒤로 돌려도 안 된다. 위로 올려도 안 된다. 아래로 봐도 안 된다. 오직 앞만 보고 걸어가야 한다. 좌우로 눈을 돌리면 비교하게 된다. 비교는 행복을 빼앗아간다.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가난한 나라가 행복지수가 왜 높을까? 비교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교는 행복을 빼앗아가는 도둑이다. 소통하는 선생님이다. 요즘은 속도의 시대다. 나아가 방향의 시대다. 더 나아가 접속의 시대가 되었다. 접속은 자신을 외롭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만다. 자꾸 외로움 속에 빠져들게 한다. 인터넷 좋아하면 안 된다. 그러면 사람과의 대화는 단절되고 만다. 외로운 사람은 불행해진다.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하려면 많은 대화 속에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말을 지키는 선생님이다. 말은 속도가 빨라서 자신이 한 말 때문에 자꾸 궁지에 몰리게 되고 자신의 행복을 잃어버리게 된다. 특히 나쁜 말은 절대 하면 안 된다.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은 속도가 보통 네 배나 빠르다고 한다. 남을 비난하는 말도 금물이다. 남을 비난하면 그 말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고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게 되고 행복의 삶이 불행의 삶으로 바뀐다. 따뜻한 봄의 계절에 나날이 행복한 삶을 살게 되길 바라는 아침이다. 행복한 선생님! 듣기만 해도 좋고 생각만 해도 좋다.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이다. 봄 소식을 전하는 바람을 타고 꽃 향기가 벌판을 가로질러 도심으로 흘러간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도심 한 가운데 있어서 쉽게 발길을 옮길 수 있는 곳이다. 할머니와 손자 등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꽃을 보는 사람들의 얼굴이 훤하다. 지금 도심은 선거 열기로 직설적 언어를 내뱉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계절이다. 그러나 이곳 순천만국가정원에는 꽃과 사물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어울린다. 모든 것을 치료하는 부드러움으로 오는 사람들에게 다가 간다. 사람이든 나무든 곡선이 더 아름답다. 한 그루의 거목이 머리를 올리고서 태풍처럼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지나가지만 태풍은 결코 강한 존재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힘을 잃게 되는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사람도 자신을 낮추지 못하고 고개가 뻣뻣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 선의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꽃 속에서 생명의 약동함을 느낀다.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 어떻게 찍어야 꽃이 나에게 화를 내지 않을까 생각이 났다. 사진을 찍으려면 천 번을 찍으라는 성철 스님의 이야기도 귀에 들려 온다. 이 아름다운 꽃들을 보고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천 번을 써야 되는 것 아닌가? 만일 학교에서 영어 공부를 잘 하고 싶다면 천 번은 외워야 하는 것은 아닌가를 되뇌이면서정원 안의 꽃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해가 서산으로 저물어 간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5월과 9월 전국 1483개 초·중·고 학부모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5만6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학부모들이 응답한 자료이므로 상당한 신빙성을 갖는 통계인 것이다. 아울러, 이와 같은 사교육비 증가는 현재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등 교육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얻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혹평하면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가 도입 본래의 취지인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정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현실인 것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의이번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25만6000원으로 2015년 대비 1만2000원(4.8%) 늘어났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최고로 나타났다는 것은 정부의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경감’ 정책이말에 그친게 아닌지 깊이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약 18조1000억원으로 2015년(17조8000억원)보다 2300억원(1.3%) 증가했다. 총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전체 학생 수가 전년보다 3.4% 줄었지만, 학원비가 오른 것이 사교육비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통계의 평균치에는 조사 대상 중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 지출액을 ‘0’원으로 계산한 결과가 포함돼 있어, 실제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개인당 평균 지출액은 37만8000원으로 높아진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5년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을 30조원 이상으로 추정한 바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지난 해 사교육비를 비교하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액이 22만 4000원에서 24만 1000원으로 증가했고, 중학생은 27만 6000원에서 27만 5000원으로 감소했다. 고등학생은 21만 9000원에서 26만 2000원으로 증가했다. 초·중생의 증감 폭이 미미한 데 비해, 고등학생의 증가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념할 점은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과 달리 중학생은 지난해 월평균 사교육비와 참여율(63.2%→55.8%)이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조금 줄었다. 이런 현상은 지난 해 전국 중학교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으로 교과목 사교육이 줄어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유학기제의 전면 도입으로 사교육을 더 많이 시키는 학부모가 더 많아져 음성적인 사교육비가 더욱 증가한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방과후학교 비용, EBS 교재비, 어학연수비 등은 포함되지 않아서 전체적인 사교육비 총액은 천문학적 비용에 달한다. 학교급별로는 중학생 사교육비가 1인당 27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생 26만2000원, 초등학생은 24만1000원 순이었다. 과목별로는 영어 사교육비가 5조5000억원(전체 중 41.1%), 수학이 5조4000억원(39.7%)이었다. 이번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발표에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소득 수준에 따라 사교육비의 차이가 더욱 더 벌어지는 계층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씀씀이 격차가 더욱 더 커지는 상황이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1.9%,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3000원이었지만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30%에 월평균 사교육비는 5만원에 그쳤다. 소득수준 최상위 가구와 최하위 가구의 월 사교육비 격차도 2015년 6.4배에서 2016년 8.8배로 벌어졌다. 소득 평준화, 교육의 공평성, 보통 교육의 일반화가 한국 사회에서 어려운 난제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이다. 사교육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은 교육비 투자를 줄이는데, 고소득자들은 자녀의 대입과 미래를 위해 갈수록 자녀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는 교육전문가들의 분석이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교육비 증가는 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 제도, 입시제도가 주 원인이지만, 최근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운영하는 돌봄교실과 방과 후 학교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기때문이라는지적도 나온다. 실제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지만 2013년 60.2%에서 정점을 찍고 지난해 55.8%까지 줄었다. 그러므로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활동의 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돌봄교실과 학교 방과 후 학교 활동에서 교과뿐 아니라 특기·적성 교육을 강화하는 등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질 높은 활동의 참여 기회를 늘려줘야 한다. 결국 우리나라 교육의 최대 병폐인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많은 예산을 투입해 핵심 교육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운영의 질 개선과 폭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 나아가 주입식, 암기 지식 위주의 입시제도도 개선돼야 한다. 이와 같은 개선책이 학교 현장, 교육 현장에 착근돼야 망국적인 사교육이 근절되고 나아가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다. 특히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의 부익부빈익빈 현상도 조속히 개혁돼야 할 우리 교육의 난제라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계속 영상의 날씨가 이어진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꽃망울이 터질 것 같다. 하늘이 환하게 웃으며 화답할 것 같다. 우리에겐 희망뿐이다. 우리에겐 기쁨뿐이다. 이런 날씨 속에 학생들과 생활하는 선생님은 분주한 가운데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왜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를 원할까? 학부모님도, 학생들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를 원한다. 아니 간절히 원한다. 심지어 기도를 한다. 1년을 같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학부모님도 안심하게 된다. 학부모님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친 것처럼 좋은 얼굴을 볼 수가 없다. 그러기에 우리 선생님들은 좋은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학부모님에게, 학생들에게 실망을 주는 선생님이 되면 안 된다. 선생님은 잘 모른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바로 나타난다. 선생님은 학생을 지도할 때 상처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학생은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 경우가 생기므로 선생님은 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말과 행실에 본을 보여야 할 것 같다. 만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섰을 때 학생들이 어쩐지 부담되고, 거부감이 생긴다면 이런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다. 선생님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안정이 된다. 공부를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생겨야 좋은 선생님이다. 누구나 마음이 편안하면 그 선생님의 값은 올라간다. 인기가 있게 된다. 선생님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선생님은 분명 좋은 선생님이다. 선생님만 보면 괜히 짜증난다, 이러면 안 된다. 그건 선생님이 먼저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선생님을 보면서 학생들이 기뻐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선생님을 보면 믿음이 간다. 이런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믿음직스러우니까 학생도 선생님 닮아 믿음직스러운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신뢰를 보내는 선생님을 학생들은 좋아한다. 학생들을 믿어주면 학생들은 신바람이 난다. 선생님을 보면 공부가 하고 싶다. 수학선생님 보면 수학공부가 하고 싶고 영어선생님 보면 영어공부가 하고 싶다, 이런 선생님은 참 좋은 선생님 아닐 수가 없다. 선생님 때문에 학생이 공부가 하고 싶다면, 이건 기적이다.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은 잘 없다. 그런데 선생님 때문에 공부하고 싶다면 그 선생님은 최고의 선생님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선생님을 보면서 인사가 하고 싶다 이런 선생님도 좋은 선생님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보면 인사를 잘 안한다. 인사 안하는 게 습관화돼 있다. 선생님이 먼저 학생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면 학생들의 세상이 변한다. 안 변하면 이상한 것이다. 인사를 하면 인상이 바뀌고 인상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이게 인사의 원리다.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싶을 정도의 선생님이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좋은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의 장래를 밝게 해주고 축복해주는 선생님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없던 꿈과 목표가 생기고, 자신의 가치를 느끼게 돼 사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요즘 언론보도에 의하며 우리 부모들 사이에 조기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모든 부모들이 자녀의 조기교육에 목을 매는 마당에 공부보다는 또래들과 함께 노는 함께 놀며 상상력 키우는 일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초·중등학생이 아닌 영유아교육에서 번지고 있는 열풍이라니 우리 교육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여느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사교육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고 특히 영유아들까지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바람은 긍적적 교육변화임에는 틀림없다. 한 부모는 그의 딸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매일 놀이터에서 세 시간가량 친구들과 함께 모래놀이와 미끄럼틀 타기 등을 하면서 놀게 할 뿐만 아니라 엄마는 맘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지켜볼 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딸이 여섯 살이 되도록 한글·영어 학습지 공부를 시킨 적이 없다. 또한 유치원도 한글·숫자 교육보다는 놀이와 체험학습 중심인 곳을 찾아 보냈다. 주말에는 체험활동이나 가족여행을 다니곤 한다.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영유아 부모나 유치원의 변화는 아니지만 우리 교육의 특구에서 변화는 곧 국가 전체로 확산되리라 기대된다. 유아 시절부터 한글은 물론 영어·수학까지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조기교육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적기 교육’을 실천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는 현상은 조기교육의 ‘반짝 효과’보다는 아이의 성장 단계와 관심에 맞춰 제때, 제대로 가르치는 게 더 낫다는 신념에서다. 적기 교육을 지향하는 엄마들은 핀란드·독일·이스라엘처럼 7세 이전에는 문자 교육을 일절 금지하는 나라들의 사례를 많이 참고한다. 이들 나라에선 유아기에 문자를 가르치는 게 정서, 상상력 발달에 오히려 해가 된다고 판단한다. 조기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들에 비해 이해력·문장력 등 언어 능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도 힘을 보탠다. 게다가 적기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지식보다 창의력, 홀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쟁형 인간보다 타인과의 협력에 능숙한 소통형 인재가 각광 받게 될 것이므로 남보다 빠른 주입식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적기 교육은 스쳐가는 바람보다는 우리의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을 줄이는 획기적인 태풍이 되기 바라는 것이다.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동물 왕국에 새 명문 학교가 생겼죠. 달리기와 나무타기, 수영, 하늘 날기 등을 골고루 가르치는 게 자랑이었습니다. 오리는 수영을 잘했지만 학교에서는 달리기 수업을 받으면 지적‧ 정서적으로 좋다고 했습니다. 오리 부모는 수영에 재능을 지녔으니 다른 과목까지 배우면 더 뛰어난 학생이 될 것이라 기대했죠. 그러나 며칠 안 돼 선생님은 그가 달리기를 전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선생님은 오리 엄마와 상담을 했고 엄마는 그날로 과외선생님을 구해 날마다 운동장에서 달리기 수업을 시켰어요. 결국 오리는 너무 많이 달린 나머지 발이 흙에 마모돼 수영에도 적당치 않은 발을 갖게 됐죠. 학기말 시험에서는 가까스로 수영과목에서 평균점을 받았어요. 다행히 학교에서는 어느 과목이든 보통만 넘으면 됐죠.한편 토끼는 달리기를 제일 잘했어요.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수영을 잘하려고 과외에 시달리다가 신경쇠약에 걸리고 말았죠. 나무 기어오르기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다람쥐는 참새처럼 하늘 날기 연습에 매달리다가 지친 나머지 기어오르기조차 간신히 통과했고요. 학기가 끝나고 우등상은 어느 과목이든 그럭저럭 잘했던 뱀장어가 받았답니다.우리들과 많이 닮아있지 않나요? 올림픽경기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2등을 한 우리나라 선수들은 대부분 운다는 거죠. 1등이 아니면 꼴찌 취급을 받는 나라의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반에서든 학교에서든 1등 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가 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우리는 결국 아이들을 모든 과목을 다 잘해 우등상을 탄 만능 뱀장어처럼 만들기 위해 무작정 달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작년 3학년 담임을 맡았었죠. 우리 반 26명 아이들의 재능과 흥미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달리기를 잘하는 준범이, 줄넘기를 잘하는 준석이, 그림을 잘 그리는 소율이, 늘 밝은 얼굴로 선생님의 맘을 살피는 소연이, 힘이 세서 교실 내 어려운 일을 잘 해결해 주는 하율이, 든든한 반장 찬민이, 춤추는 모습이 예쁜 은서, 공기를 잘하는 주성이, 엉뚱해서 늘 우리 반을 웃게 하는 승우 등 모두 각자의 향기를 내뿜었죠.그런데 이 아이들이 성적이라는 틀 안에서 힘들어 해요. 달리기 잘하는 준범이가 그림 잘 그리는 소율이를 따라 가느라 힘들고, 묵묵히 우리 반 기둥역할을 하는 찬민이는 수학을 못한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아이들의 자존감은 점점 떨어지고 자신감조차 없어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죠.누구도 모든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두루 통달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다 잘하라고 엄청난 압력을 가하죠. 국‧영‧수에 운동과 그림까지…. 어떤 아이도 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을 거예요.아이들은 이제 3학년, 초등생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10살이 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수학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성격도 좋다면 그건 이미 아이가 아니고 괴물일 거예요. 10살! 서툴러도 좋은 나이라는 진실을 인정하세요. 그래서 수영 잘하는 오리를 달리기 시키느라, 달리기 잘하는 토끼를 수영 과외 시키느라 그들의 재능과 시간과 열정을 빼앗는 오류를 범하지는 맙시다.교육심리학자 알피콘은 ‘자녀교육에 사랑을 이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부모가 준 사랑이 아닌 아이가 받은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조건 없는 사랑은 아이가 실수하거나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받아 줄 것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아이를 믿고 진정한 관계 맺기를 통해 각자의 재능을 살려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빛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고 아이들 스스로 성장하도록 기다릴 줄 아는 교사가 됩시다. 그래서 수영을 잘하는 오리와 달리기를 좋아하는 토끼가 자존감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이 녀석 정말 힘들다. 학교에 제일 먼저 와서 책상 위를 붕붕 날아다닌다. 녀석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니 늘 난장판이 된다.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나 수학책 안 가져왔다” 자랑하고 빙글빙글 웃기까지 하기에 결국 폭발했다. 그랬더니 이 녀석이 날 빤히 쳐다보더니 주르륵 우는 게 아닌가. 아이의 소리 없는 눈물은 너무 아프다.또 한 녀석, 눈매도 날카로운 것이 3월 한기가 남아있는 날씨에도 맨발로 등교한다. 키도 몸집도 작은데 힘은 얼마나 센지 하루에 한 명은 꼭 피를 본다. 거기에다 입만 열면 나오는 게 육두문자. 3학년이나 됐지만 아직 책도 제대로 못 읽는다. 협박도 회유도 안통하고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식의 반응이 나를 무기력하게 한다. 교육복지투자지역에 위치한 우리 학교는 이외에도 수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8년차 나름 베테랑 교사라고 자부하던 저도 결국 6월 말 경 귀가 안 들렸어요. 병원에 가니 돌발성 난청이 왔다고 합니다. 극도의 소음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을 자세히, 오래 보다 보니 다 사연이 있었어요. 키가 멀대 같이 크고 비쩍 마른 정훈(가명)이는 7살, 6살 남동생과 그리고 4살 여동생이 있는 집의 맏형입니다. 지난해 아버지의 암 발병으로 간병인조차 쓸 수 없는 가정형편 탓에 엄마가 병원에서 지내고 있었죠. 아이는 동생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밥을 챙겨주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키만 컸지 마음은 여린 정훈이는 장난 같은 말로 친구들을 웃기면서, 선생님 꾸중에도 실실 웃는 것으로 자신의 힘겨운 마음을 표현했던 거예요.우진(가명)이는 엄마가 4살 때 가출했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아빠, 5살 동생과 살고 있어요. 이 녀석도 아침에 5살 동생을 챙겨 유치원에 보내죠. 방과 후에 동생과 저녁을 먹고 자다보면 아빠가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작은 설문지 하나조차 못 갖고 오는 게 이해가 됩니다.이렇게 보니 예쁘지 않은 아이가 없어요.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가 없고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문제 행동을 할 때는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몸짓인거죠. 아이들이 왜 저러는지 자세히 보면 보인답니다.문제는 늘 어른이었어요. 스스로 문제아가 되는 아이는 없어요. 문제를 가진 아이로 만드는 문제 부모, 문제교사, 문제학교, 문제사회가 있을 뿐이죠. 잘못했다고 꾸짖기보다 옆에서 “할 수 있다, 도와주겠다, 잘하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단 한 사람, 그 한 사람만 있다면 아이들이 막무가내 문제아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공동기획
"이역만리 대한민국에서 온 수학선생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학습에 흥미를 가져주니 열정이 샘솟네요.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기쁨에 더욱 보람됩니다." 지난해 한국교총 주도로 대폭 확대된 개발도상국 파견교사에 선발, 올해 1월 신학기부터 피지 현지에 투입된 송윤정(34) 수학교사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국제교육연수원에서 4주간 봉사하는 자세, 현지 문화, 간단한 현지 언어 등 교육을 받은 뒤 올해 1월 신학기부터 피지 수도 수바에 위치한 공립학교 ‘가스펠 하이스쿨(Gospel highschool)에 파견돼 9·10·12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중3·고1·고3에 해당된다. 피지는 학기체제가 우리나라와 달라 연 3학기 운영에 신학기는 1월 중순에 시작된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을 앞두고 짐을 싸야 했다. 조금의 쉴 틈도 없이 곧바로 교육에 들어가야 했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수업도 새롭게 준비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교사가 부족하다보니 한 학급에서 50명 내외의 많은 학생들을 상대해야 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진 채 설 명절을 맞고, 우리나라 음식이 그리워 힘들지만 날마다 새롭게 만나는 값진 경험으로 여겨 하루하루가 알차고 뿌듯하다. 송 교사는 "겨울방학 연수 대신 곧바로 실전과 적응을 동시에 해야 하니 더욱 바쁜 느낌이었다"며 "한편으로는 새로움에 대한 설렘이 더 컸고 하루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쉬워할 틈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와 판이하게 다른 학교운영 체제에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학기가 시작된 뒤에도 선생님이 교체되는 일이 생기고 시간표와 담당 학급도 계속 바뀌었다. 교과서조차 제공되지 않고 빌려주면 반납하는 식이다 보니 다양한 수업교구와 시설 구비를 바라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송 교사는 재촉하지 않고 여유를 중시하는 그들의 문화에 점차 적응하고 존중하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이없을 만한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 피지에서는 ‘그럴 수도 있는 일, 문제없는 일’ 이라고 웃어넘기는 문화"라면서 "‘만루무 만다’(천천히 서두르지 말라)라는 의미의 현지어가 이해될 즈음이면 피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현지 교포의 조언에 금방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송 교사가 가장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자신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 멀리서 온 선생님에게 존경과 함께 관심을 보여준 학생들 덕분이다. 한국어 인사말 등 간단한 표현을 알려주면 무척 좋아하고, 본인의 이름을 한국어로 써달라는 요청도 매일같이 밀려든다. 그러나 수학을 너무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큰 고민이다. 기초 연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기본 원리를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럴수록 송 교사는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와 어느 분야에 응용되는지 등 흥미를 유발하면서 기초 다지기를 위한 수업에 노력하고 있다. 송 교사는 "아이들에게는 내 존재 자체가 신기한 일"이라면서 "틈틈이 한국말, 한국문화를 알려주면 매우 신기해하고 좋아해줘 수업 참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한류’ 전파에 힘쓰는 지금은 물론, 이 경험을 토대로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알려줄 수 있다는 자부심은 큰 자산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열정은 가득하지만 서툴렀던 경력을 지나, 노하우를 갖췄지만 조금 나태해질 수 있을 때 쯤 찾아온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교사로서 한 뼘 더 성장하고 돌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3월 9일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연합학력고사가 실시됐다. 아침 8시 40분부터 국어를 시작으로 수학, 영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순으로 실시됐다. 새학년 들어 처음으로 실시되는 이번 학력고사는 학생들의 실력을 점검하는 동시에 새로운 학습전략을 짜기 위한 지표로 사용된다. 사진은 서산 서령고 2학년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고사를 치르는 모습.
9일 올 첫 전국 연합 학력평가(서울특별시교육청주관)가 실시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학력평가도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탐구영역(한국사 포함) 총 4개 영역이 치러졌다. 지난해 불수능 탓일까. 시험에 임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예전과 남달랐다. 특히 2교시 수학시간, 시험지 여백에 문제를 푸는 아이들의 표정이 워낙 진지해 교실은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그리고 긴장한 탓에 시험도중 화장실을 가겠다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물론 학력평가가 대학입시에 중요한 반영 요소는 아니지만, 정기적(1,2학년 4회, 3학년 6회)으로 치러지는 학력평가를 통해 자신의 평소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7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9일 오전 전국 1,893개교(123만 명)에서 치러졌다. 이번 평가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에 맞춰 국어와 영어는 공통, 수학은 가․나형, 한국사는 필수로 응시토록 했다. 올해 처음 절대평가로 실시되는 고 3 영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등급 구분과 난이도 조정을 반영했다.
월요일 1교시. 수업 시작 전, 아이들 각자에게 종이 한 장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인 내게 바라는 이야기와 어떻게 가르쳐 주기를 원하는지 자유롭게 써보게 했다. 아이들 대부분은 교사 위주의 수업에서 탈피해 학생 스스로 참여할 기회를 많이 주기를 바랐다. 교사의 주입식 수업이 발표력 신장에 저해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아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틀에 박힌 수업이 가끔 수업 자체를 지루하게 만들 때가 있다며 재미있는 수업을 요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식 전달의 수업도 중요하지만, 교사의 위트와 재치 있는 수업을 아이들은 바라는 것 같았다. 1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언어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어 보이는 한 여학생은 수업 중 잘못을 했을 때 언어 폭행을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사실 아이로부터 그때의 상황을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그 충격이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심지어 어떤 남학생은 수업시간 선생님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수업할 때 시선 처리를 잘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질문을 할 때도 여러 학생에게 골고루 기회를 줄 것을 부탁했고 편애하지 않는 선생님이 좋다고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한 아이는 판서를 할 때 글씨를 크게 써 달라고 부탁했으며 그리고 어휘력 향상을 위해 단어 시험을 자주 보기 원하는 학생도 더러 있었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수업보다 입시와 관련된 많은 진학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진학 상담을 요청한 아이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아이는 우스갯소리로 수업이 지루할 때 가끔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 야자타임 시간을 갖게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소통을 원하는 아이들의 애교 섞인 요구로 받아들여졌다. 이렇듯 아이들은 흰 종이 위에 자기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아이들의 요구 사항 중,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앞으로 수업하면서 한 번쯤 곱씹어 봐야 할 것도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요구사항을 무작정 무시하기보다 최대한 수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복도에서 만난 아이들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반과 담임선생님을 말하며 좋아했다. "선생님, 저 O학년 O반 되었어요. OOO 선생님이 담임이에요. " 개학 첫날. 3교시, 3학년 O반 영어 시간. 수업대신 아이들의 새 학년 다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2학년 때까지 공부를 하지 않고 말썽만 피운 한 여학생은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을 실감한 듯 나를 보자 힘주어 말했다. "선생님, 올해는 반드시 제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그래, 열심히 해서 네가 원하는 대학에 꼭 가기를 바라마. " 2학년 때, 가끔 입시 상담을 받곤 했던 한 남학생은 입시와 관련하여 상담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입시 관련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 상담해 주실 수 있죠?" 수도권 소재 한 유명한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한 아이는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3학년 1학기 때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물었다. "선생님, 저는 OO대학교에 꼭 가야 하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하죠?" 지난 한 해 영어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한 한 아이는 영어 성적 올리는 방법을 다짜고짜 묻기도 하였다. "선생님,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영어 성적이에요. 제발 영어 성적 올릴 수 있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체육교사가 꿈인 한 녀석은 방학 내내 운동을 열심히 했다며 현 내신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 몇 군데를 소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아이들 대부분의 질문은 입시 관련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해 보였다. 아이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하기에는 주어진 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답해 주었다. 2학년 때는 시간까지 할애하며 입시 관련 질문을 요구했으나 몇 가지 질문만 한 뒤 딴청을 피우곤 했던 아이들이 고3이 된 것을 실감한 듯 입시와 관련하여 많은 질문을 던졌다. 순간, 이런 마음 가짐이라면 그 어떤 것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이 대학에 합격하는 그날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재작년 합격하고 미발령으로 대기하다 선생님들과 함께 올해부터 출근하게 된 늦깎이 신규교사 인사드려요. 저는 임용고시를 치르면서 4년간 중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일했어요. ‘수업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임용 2차 때 수업지도안 짜기, 수업시연 스터디, 수업 촬영, 피드백 등 참 열심히 노력했던 기억,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업무분장, 나이스 업무처리부터 낯선 학교와 아이들에게 적응하다보면 우리의 최대 무기인 ‘수업’을 갈고 닦을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사라질 수 있어요.부족하지만 저만의 수업일지 쓰는 비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수업을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발전되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방법이에요.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실천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공유할게요.3월 한 달 정도는 자신의 수업을 녹화하거나 녹음해서 분석해보세요. 학원 강사로 있을 때 한 달 동안 수업 대본을 꼼꼼히 만드는 작업을 해봤어요. 풀이방법이나 말투, 진행방식까지 말 그대로 시나리오예요. 수업 중에 방향을 잃거나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당황하기 쉬워요. 든든한 ‘내 수업의 시나리오’가 있으면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이끌어 갈 수 있어요.여기서 만족하면 50%입니다. 녹음한 내용을 분석해서 실제 내가 어떻게 말하고, 당황할 때는 어떤지 낯 뜨겁더라도 들으면서 녹음한 내용을 받아 적어보세요. 처음에는 TV에 내가 나오면 민망한 느낌처럼 자신의 수업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수업에서 나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줄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 배우도 되고, 감독도 되고, 시나리오 작가도 돼야 해요. 나중에 더 멋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바쁜 3월이지만 짬 내서 해보세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거예요. 아래에 간단하게 방법을 정리해 봤어요. ‘객관적’으로 나의 수업 평가하기Step1. 3월 한 달의 수업 시나리오 짜기: 수업진행, 설명방식, 말투, 유머도 대본을 짜라Step2. 자신의 수업을 한 달간 녹음(녹화)해 보자: 내 수업을 지적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Step3. 녹음된 내용을 듣고 받아 적고 분석하기: 자신의 말투, 서툰 설명은 보완하자 수업이 활기차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배운 것이 확실히 있으면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도 재미가 붙고 성적도 오르겠죠. 그러기 위해 같은 내용이어도 반별로 특성을 고려한 수업일지를 쓰면 이전 수업과 다음 수업의 흐름이 연결되는 수업을 만들 수 있어요.뿐만 아니라 반별, 학생별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수업이 좌지우지되지 않을 수 있어요. 가르치는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소소한 대화, 칭찬한 것, 수업 때 실수한 것, 잘한 것을 메모지에 휘갈겨 쓰듯이 파워포인트에 큼직한 글씨로 적은 후 그 수업은 머릿속에서 잊고 다음 수업에 집중하세요. 매 수업마다 내가 계획한 대로 100% 이뤄지지는 않거든요.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너무 좌절하거나 너무 기뻐해도 다음 수업에 영향이 있어요. 기록을 하고 해당 수업은 잠시 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파워포인트로 ‘초간단’ 수업일지 쓰기 Step1. [수업 전] 파워포인트로 수업 도입/본론/마무리를 큼직큼직하게 작성하기Step2. [수업 후] 끝나자마자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계획이 잘 이뤄졌는지 체크하기Step3. [수업 후] 칭찬 할 것, 반성할 것 간단히 쓰기. 학생들의 행동변화 기록하기. 수업시간에 인상적인 학생은 메모로 간단히 남기기. 제가 실제로 쓴 수업일지 예시를 훑어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정답은 아니니 여러분만의 수업일지를 만들어 보세요. 공동기획
국제투자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가정형편상 해외유학은 꿈도 못 꾸던 김하연(가명) 씨는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지원하는 드림장학생에 선발돼 지금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 김 씨는 “각국에서 온 학생, 교수진과의 교류는 꿈을 향한 노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드림장학금은 국제무대에 서고 싶은 꿈과 열정을 실현하도록 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김 씨와 같은 저소득층 우수 고등학생을 유학준비단계부터 선발해 해외유학이 끝날 때까지 돕는 드림(Dream)장학생으로 선발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선발기준은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인자이며 선발인원은 고등학교 2, 3학년 20명이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은 3월 중에 시‧도교육청을 통해 신청하면 되며, 17개 시‧도교육청은 최대 5명까지 한국장학재단에 추천할 수 있다. 지원을 위해서는 직전학기까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전공실기 과목 중 석차 2등급 또는 성취도 A학점 이상 과목의 이수합계가 3학년의 경우 24단위, 2학년은 12단위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장학재단은 추천받은 학생에 대해 서류심사(교과성적, 자기소개서, 교사의견서)와 인적성검사,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20명(특성화고 4명 포함)을 4월 선발할 계획이다. 선발된 유학준비생은 월 50~70만원의 학업장려비가 지급되며 고등학교 졸업 후 2년까지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 또 특성화고 졸업생이 국내 전문대학에 진학 후 해외로 유학하는 것도 허용된다. 유학준비생이 해외대학에 최종합격 해 진학이 결정되면 ‘우수 고등학생 해외유학 장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유학생으로 신분이 전환되며 학비와 체재비를 연간 최대 5만 달러, 항공료 연 2500달러가 지원된다. 저소득층 학생이라는 점에서 최대 1만 달러 내에서 추가 지원도 가능하다. 또 소속 해외대학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될 경우 장학금액의 50%를 학업장려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2012년부터 해외대학 학부과정 유학을 지원하고 있는 드림장학생 사업은 2014년부터 해외대학에 학생들이 진학하기 시작해 현재 8개국 28개교에서 32명의 유학생과 28명의 유학준비생이 혜택을 받고 있다.
“네가 명재고 너는 지현이, 넌 은경이 그리고 넌 승예 맞지? 환영한다 얘들아.” 1학년 교실에 3학년 선배들이 찾아와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나눈다. 지난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했던 시골의 작은 학교. 폐교가 거론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생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반갑기만 하다. 2017학년 새 학기 첫 날인 2일 오전. 충북 회인중이 신입생 입학식을 열었다. 1학년 전체가 4명밖에 안 되는 조촐한 입학식이지만 가족과 마을주민들, 교직원들의 축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따뜻하게 전해졌다. 이 학교는 신입생이 없던 지난해 9월 폐교 수순을 밟으라는 도교육청 공문을 받았다. 하지만 이의현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인근 초등학교들을 직접 찾아 발품을 팔고 학생 초청 무료 영어캠프를 열었다. 또, 장학금 지급과 방학 이용 공부방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를 알렸다. 그 결과 올해 4명의 학생이 입학했고 폐교는 취소 돼 벌써부터 내년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의현 교장은 “지난해 2월말에 부임해 입학식을 치르지 못했을 때는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며 “비록 열악한 환경이지만 최선을 다해 살려보고자 다함께 노력한 만큼 입학생이 들어와 준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대도시 선호현상, 등하교시 불편한 교통, 사교육 시설 미비 등 날로 열악해지는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는 충북 회인중. 이 교장은 “지난해의 어려움을 딛고 이제는 학교 발전을 위해 학교 구성원과 지역 주민들 모두가 하나 돼 나아갈 것”이라며 “함께하기 때문에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2월 26일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 ‘월계수’)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8월 27일 시작했으니 정확히 6개월간의 대장정이다. 당초 50부작을 “시청자의 성원에 힘입어 4회 연장을 확정하여 제 54회로 막을 내린 것. ‘월계수’는, 이를테면 시청률이 높아 방송기간을 늘린 인기드라마인 셈이다. 미상불 ‘월계수’는 첫 회부터 22.4%(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같음)의 높은 시청률로 대박 조짐을 보였다. 6회에서 31.0%를 돌파했고, 42회때 최고 시청률 36.2%를 기록했다. 연말 시상식 특집으로 줄줄이 결방된 타방송사의 ‘우리 갑순이’·‘불어라 미풍아’·‘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와 다르게 정상적으로 전파를 탄 것도 그 때문이지 싶다. 물론 30% 돌파 후에도 20%대로 내려가는 등 기복 있는 시청률 추이를 보였지만, ‘월계수’가 흥행드라마인 건 분명해 보인다. 타 방송사의 밤 8시 뉴스 시간대와 겹쳐 거의 즐기지 않던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를 본 것은 그 때문이다. 첫회부터 22.4%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가 흔하게 있는 일이 아니어서 개인적 호불호와 상관없이 봐야 했던 것이다. 한 차례도 빼지 않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가며 본 ‘월계수’지만, 그러나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였는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가 생긴다. ‘월계수’는 양복점 사장인 이만술(신구) 일가와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다. 옛것에 대한 소중함,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취업준비생의 알바 현실, 참된 장인정신 등 뭔가 제법 가치 추구의 메시지가 그려졌지만, 갈수록 사랑에만 함몰하는 변태드라마로 변질해가서 그런지도 모른다. 아무리 주말드라마 주 시청층이 중년여성들이라하더라도 ‘월계수’는 이건아니지 싶은 사랑들로 넘쳐난다. ‘푸른 바다의 전설’처럼 인어와 인간의 사랑 이야기만 판타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라 할까. 동진(이동건)과 연실(조윤희) 커플이 그 1순위다. 전직 대기업 사장에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등 소위 엘리트인 동진이 고졸 출신의 양복점 종업원, 그러니까 여공과 결혼한다는 게 그렇다. 그냥 결혼만이라면 봐줄만하다. 무릇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지만, 툭하면 내지르는 닭살 돋는 멘트에 음식 장만과 학원 가서 책까지 펼쳐주는 등 동진의 180도 변신이 봐주기 어려울 정도다. 태양(현우)도 만만치 않다. 태양은 결혼 전인데도 장인 제수 음식을 장만한다. 교사가 되고 효원(이세영)과 결혼한 후에도 앞치마 두른 채 아내에게 설거지조차 못하게 하니 비위가 상할 정도다. ‘월계수’는 마치 남자가 여자에게 잘해주기 프로젝트인 것같다. 더 놀라운 건 세대 구분도 없다는 점이다. 가령 자식들과 며느리, 사위 앞에서 “이 노래는 내 곡지씨(김영애)에게 바치겠습니다”라는 이만술이 징그럽기까지 하다. 과연 그런 모습이 제대로 된 이 시대 대한민국의 보편적⋅일반적 노인상인가? 아버지가 이러니 아들, 딸들이 다 그러는지도 모를 일이다. 거의 무뇌아 수준인 효원에 이어 ‘푼수’ 캐릭터인 동숙(오현경)을 보자. 동숙은 세 번째 결혼을 총각 성태평(최원영)과 하고 있다. 하염 없는 여고생 적 일편단심이 펼쳐지긴 했어도 보기 민망하고 불편하다. 그런 동숙을 위해 가수로서 얻은 인기와 돈조차 단칼에 거부해버리는 성태평 역시 정상적 인물형은 아니다. 물론 배삼도(차인표)와 복선녀(라미란) 커플을 빼놓을 수 없다. 혹자는 시청률 상승요인으로 이 커플 이야기를 들기도 하는데, 그나마 그들이 현실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주요인물들이긴 하다. 그들이 겪는 보증선 것 잘못되기, 곗돈 떼임, 남편의 첫 사랑으로 인한 오해와 갈등, ‘숙제하기’ 등은 판타지와 거리가 멀다. 그렇더라도 복선녀의 시한부 인생 따위 에피소드는 급격히 수준을 떨어뜨린다. 억지 코미디의 작위성이 역력히 드러나서다. 좋은게 좋다는 식의 해피엔딩이 주말드라마에 부합하는 결말일망정 태양을 둘러싼 4각관계 역시 그렇게 뭉갤 일은 아니다. 효상(박은석)과 결혼한 최지연(차주영)이 태양의 전 여친인데, 단적인 예로 그들은 그 흔한 섹스 따위는 하지 않은 커플이었나? 그 외 깡패인 홍기표(지승현)를 너무 착하게 묘사한 것이나 효상의 재력을보고 백수 태양과 헤어진 최지연에 대한 사면 등도 좀 아니지 싶다. 홍기표가 ‘일거수일투족’이니 ‘행동거지’ 등을 예사로 쓰는 너무 유식한 깡패로 그려진 것도 좀 의아스럽다. 설마 오현경(2016.10.23. 18회)⋅정경순(2.11. 49회)⋅이동건(2.18. 51회)의 ‘깨끗이’를 ‘깨끄시’가 아닌 ‘깨끄치’ 발음 오류도 판타지의 연속선상인지 묻고 싶다. 또 보험사에서 받는 보험금을 보험료라 하거나 수능시험 중 뒷사람더러 답안지 걷어 오라는 감독관 등도 실제와 다른 오류임을 지적해둔다. ‘월계수’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36.8%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변태드라마의 승리인 셈이다. 나로선 좀 의아스러운 인기몰이다. 하긴 촛불이며 태극기집회에 대통령 탄핵 정국이 숨가쁘게 진행된 즈음이기도 했으니 그딴 것 잊으려고, 그런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려고 변태드라마 ‘월계수’에 빠져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4차 산업혁명’. 요즘 교육현장에서 이 말을 빼고는 교육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말이다. 지능정보화 사회로 전환된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교육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기술과 디지털 환경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빅데이터, 드론, 3D 프린터,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신기술은 앞으로 우리의 생활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지능정보화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미래를 위해 어떤 교육을 받고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소프트웨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부족 많은 사람들은 지능정보화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 것일까?’하는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아이들 스스로 유연하고 효과적인 사고를 하면서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역량과 실천력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의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는 것에는 대개 동의할 것이다. 이런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개념이 바로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이하 CT)다. CT는 단순히 컴퓨터처럼 사고하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상황과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일련의 알고리즘을 뜻한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듯 CT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해 우리나라도 오는 2018~2019년부터 초·중등 소프트웨어교육을 의무화한다. 결국, 지능정보화 시대의 교육에 주어진 과제의 핵심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역량과 소양을 생애주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량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다양한 문제해결 경험을 통해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교육의 성공적 도입과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한 준비가 교육의 최전선인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면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나 코딩교육이 교육과정에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 이것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ICT교육에서부터 현재의 소프트웨어교육까지 우리나라 교육현장에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정보화 교육이 폭넓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의 학생을 20세기의 교사들이 19세기의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말이 아직도 만연해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이런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기에 아직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세상을 이해하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 학교 현장에서 소프트웨어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을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앱 개발자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소프트웨어교육을 이해하기 위해 영어 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영어 교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 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까지 대한민국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며 영어를 배우고 있다. 이렇게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어권 국가에서 살기 위해서나 원어민처럼 되기 위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어를 통해 의사전달이 가능해지면 글로벌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데 보다 더 편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말과 다른 언어를 배우고 이해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세계시민으로 살아가는 기초가 된다. 물론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살아가는 데 크게 문제는 없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소프트웨어교육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면 어떨까.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을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직업을 가진 아이들로 만드는 것은 당연히 목표가 아니다.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새로운 방식의 언어를 익히고 디지털 세상을 이해하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식의 언어는 배우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전혀 지장은 없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결국, 소프트웨어교육, 코딩교육, 스마트교육 등은 디지털 미디어나 새로운 기술, 컴퓨터의 언어와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기술과 의사소통해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 아닐까? 이제는 인간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모든 것이 가능했던 시대에서 인간은 인간을 넘어 디지털 기술과 의사소통해야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초·중등 교육과정 안에 포함된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기술을 익히고 알고리즘적 사고를 체험하고 CT를 함양한다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데 훨씬 유리할 것이다. 디지털 문명과 소통 준비시켜야 이런 지능정보화 시대의 교육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폭넓은 협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접근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속도보다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누가 더 잘 사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디지털 생태계에서 아이들 스스로 디지털 문명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바람직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기계 문명 속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준비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교육의 목적은 교과를 총체적으로 배우고 그를 통해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교육기본법에 명시돼 있다. 지능정보화 시대의 인간다운 삶은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될 것이며 삶의 모든 순간에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 기기나 인터넷 서비스가 인공지능 기술을 만나 우리는 경험해 본 적 없는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앞으로도 기술의 유혹은 더할 나위 없이 달콤할 것이다. 이런 세상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디지털 문명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며 기술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8월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발표했다. 올해 개발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별로 학교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초등 3~6학년 사회·과학·영어, 중학 사회·과학·영어, 고교 영어 교과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비판도 거셌다. ‘좋은교사운동’은 효과는 애매한데 예산은 많이 차지한다며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반대했다. 8월 28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현장 교사 중 일부도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반대했다고 한다. 세계는 이미 디지털교과서 사용 중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디지털 교과서를 속속 도입하는 국가들도 있다. 지난해 12월 13일자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발표한 이래 많은 주가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2017년까지 공립학교의 모든 교과서를 디지털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뉴욕 주는 IT기업 아마존과 340억 원 규모의 디지털 교과서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도 전체의 42.8%가, 프랑스는 전체의 40% 정도가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 중이다.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에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수준별 학습을 돕는다.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한다. 마지막으로 학습 효과를 높인다. 모두 좋은 말이지만 왜 디지털 교과서여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디지털 교과서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든,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이든 책이 디지털화되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해 보인다. 그저 책에 동영상이나 이미지를 추가한 책 느낌으로 이해하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책이 전자화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형식에 맞춰 모든 게 달라진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처음에는 기존 기술을 닮게 된다.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TV의 예를 들어 보자. 처음에 TV는 영화를 틀었다. 영상 매체라면 영화밖에 몰랐던 시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TV 프로그램은 영화와 달라졌다. TV라는 형식에 최적화됐다. 지금은 TV 드라마와 영화가 다르다는 사실을 모두 이해한다. 전자책도 마찬가지다. 지금 전자책은 그저 화면으로 보는 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단 어떤 문서가 전자화되면 그 형식에 맞춰 모든 게 달라진다.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그중 4개만 소개해 보겠다. 첫째, 연결된다. 인터넷을 상징하는 형식은 ‘하이퍼링크’다. 어떤 링크를 클릭하면 다른 문서로 넘어간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문서가 이어진다. 교과서가 이렇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수많은 연결 가능성이 생긴다. 요즘 유행하는 융합 교육이 자연스럽게 가능하다. 키워드에 따라 서로 다른 과목과 학년이 촘촘히 이어지게 된다. 전자화 되면 최종적으로 모든 문서가 하나의 문서가 된다. 마치 인터넷이 하나의 문서인 것처럼. 하이퍼링크를 활용해 책이 전혀 다르게 바뀐 경우가 있다. 바로 위키피디아다.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이 전자화, 하이퍼링크를 만나 전혀 다른 문서가 된 좋은 예시다. 마찬가지로 일단 전자화되면 책은 모든 문서가 연결된 전혀 다른 텍스트가 된다. 둘째, 지속적으로 수정된다. 책은 한번 찍으면 수정할 수 없다. 종이책은 오랜 기간 보존 가능하다. 그 영속성이 바로 책의 매력이다. 전자책은 전혀 다르다. 언제든 수정 가능하다. 종이책은 몇 년에 한 번씩 바꿀 수 있지만, 전자책은 끊임없이 수정할 수 있다. 끊임없이 수정돼야만 한다. 교과서의 내용을 끊임없이 바꿀 수 있다면 교육과정 설계의 모든 부분이 바뀌게 된다. 교과서는 마치 인터넷처럼 새로운 사실과 지식이 생길 때마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것이다. 셋째, 분석된다. 전자화되면 모든 행동이 저장된다. 데이터화된다. 행동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진다. 전자책은 종이책과는 달리 재미있는 데이터가 많다. 예를 들어보자. 아마존 전자책 부분에서 ‘가장 많이 사놓고 안 읽은 책’으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선정됐다. 유저가 어느 부분까지 책을 읽었는지 알 수 있는 덕분에 나온 데이터다. 학생이 교과서를 읽는 모든 행위가 데이터화된다면 어떨까? 교수·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학생들이 어떤 부분을 읽고 넘기는지를 알고 이를 시험 성적과 비교해 진도에 반영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넷째, 화면으로 보게 된다. 전자책은 스크린으로 본다. 사소해 보이지만 종이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우선 의학적인 문제가 생긴다. 시력이 안 좋아진다거나, 수면을 방해한다거나 하는 종류의 문제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의학적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면으로 보는 경험(screening)은 읽는 경험(reading)과는 전혀 다르다. 화면으로 보면 더 역동적이다. 더 집중해야 한다. 더 빠르게 읽어야 한다. 고무적인 점은 대부분 학생이 읽기보다 화면 보기에 더 익숙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독서율은 매우 낮지만, 모바일 인터넷 사용률은 매우 높다. 학생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면 더 교육 효과가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맞는 수업을 형식은 내용보다 중요하다. 디지털 교과서와 종이 교과서는 같은 내용을 담아도, 전혀 다른 존재가 될 것이다. 발전할수록 디지털 교과서는 ‘전자’교과서라기보다 기존 교과서의 내용과 개념을 완전히 파괴하는 새로운 교수·학습 도구가 될 것이다. 나중에는 수업 방식과 학습 방식마저 바꾸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한국인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어쩌면 그만큼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크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교육현장은 여전히 제자리다. 학교를 처음 만들었던 산업화 시대에 학교는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곳이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요즘 세대에게 학교는 더 이상 가장 재미있는 곳도 아니고, 가장 많은 정보가 있는 곳도 아니다. 그들을 교육하려면 그들에게 맞는 미디어가 필요하다. 디지털 콘텐츠다. 다만 현재의 발달이 덜 된 전자책, 영상 콘텐츠가 교육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대세는 이미 확실하다. 언젠가는 다른 모든 것이 그랬듯, IT가 교육, 특히 교과서마저 디지털화시킬 것이다. 음악이 그랬고, 카메라가 그랬고, 회사 업무가 그랬듯이. 그때가 되면 교과서는 우리가 알던 교과서와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수업도 전혀 다르게 바뀔 것이다. 바뀌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언젠가는 대세가 될 디지털 교과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