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88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내 모(某) 식당에서 외식하였다. 점심때가 지난 식당은 가족으로 보이는 몇 명의 사람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을 뿐, 손님은 거의 없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와 식사를 막 하려는 순간, 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우리 식탁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는 식당 직원일 것으로 생각하고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얼굴이 왠지 모르게 아주 낯익어 보였다. 그 얼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2학년 ○반의 ○○였다. 녀석을 시내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모름지기 녀석도 부모와 함께 식사하러 온 모양이었다. 내심,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학교 선생님인 내게 인사하러 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녀석의 손에 영어 교과서가 쥐어져 있는 것이 이상했다. 녀석은 교과서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다짜고짜 모르는 내용이 있다며 가르쳐 달라고 요구했다. 순간, 학교생활을 하면서 평소 말 한마디 하지 않을 정도로 얌전한 녀석의 돌발 행동에 당혹스러웠다. 가끔 학교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녀석은 늘 혼자였다. 그때마다 녀석의 손에는 영어 단어장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녀석은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을 때가 많았다. 그것 때문일까? 아이들이 녀석에게 붙여준 별명이 있었다. '생각하는 로댕'. 본인도 그 별명이 마음에 드는지 아이들이 별명을 부를 때마다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녀석은 주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르는 내용이 있는 교과서 페이지를 펼쳐 놓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가진 가족의 외식이 녀석의 등장으로 망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최대한 빨리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었다. 다소 분위기는 어색했지만 말이다. 내 설명에 그제야 녀석은 '유레카'를 외치며 좋아했다. 그리고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죄송했는지 옆에서 식사를 못 하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우리 가족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그러나 녀석의 향학열만큼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내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뒤돌아서 가는 녀석에게 월요일 시험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녀석이 돌아가고 난 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 가족은 하지 못한 식사를 계속했다. 식사 내내 우리 가족은 그 아이의 돌발 행동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녀석의 월요일 영어 시험 성적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나저나 월요일 녀석이 맞게 될 영어 성적이 궁금해진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예전에 생소하거나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용어들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핵심용어와 함께 거부할 수 없는 화두가 돼 우리 삶 속에 스며들고 있다. 선택형 문제 위주로 구성된 지필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답습된 ‘무조건적인 암기 위주의 학습방법’으로는 촌각을 다투며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가기에 부족하다. 인간만이 갖출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내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무한경쟁 시대를 살 차세대에게 무조건적인 암기와 단순 지식만을 되풀이하는 수동적인 배움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배움을 터득할 수 있는 ‘학생참여형 교과 활동’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기계적으로 귀를 열어 듣고, 쓰고, 외우는 수동적인 학습활동에 길든 학생들에게 학생참여형 활동수업을 참여케 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많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평준화제도 시행 이래로 대부분의 인문계고등학교에는 다양한 수준의 학습능력을 갖춘 학생이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 교과의 경우, 학급당 학업성적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을 제외하고는 영어 독해능력이 부족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와 참여하는 다수의 학생에게 적잖은 부담을 안겨준다. 소수의 상위 학생만을 고려하며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문제풀이만을 하면 다수의 학생을 공포자(공부를 포기하는 자)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둠별 학습(Team Based Learning, TBL)과 과업중심 교수법(Task-based Instruction, TBI)을 병행하는 학생참여형 교과 활동을 추천한다. 학생참여형 교과 활동의 운영 과정 교과서의 내용이 단위학교 학생의 학업수준에 적절하지 않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의 내용을 사전에 고려하며 학기 단위의 체계적인 교과 활동의 운영 과정을 설계했다. ▶ 계획 단계① 단위학교 실정에 적합한 교육과정 재구성② 성취기준·성취수준 마련과 지필평가·수행평가 설계③ 학생중심 교과 활동을 위한 수행평가 세부 기준안 마련[PART VIEW] ▶ 실행 단계 ① 수업계획- 학기별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계획 세우기- 차시별 교수·학습 자료 제작하기(교안, PPT, 플래시카드, 학생용 활동 자료)② 수업진행- 교사중심의 강의식 수업형태 간소화·최소화- 학습자 모둠 중심의 프로젝트수업을 통한 토론과 발표 기회의 확대- 사전을 활용해 자신의 의견을 글쓰기와 말하기로 표현하는 훈련 강화 ▶ 평가와 평가결과 활용 단계① 학생생활기록부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결과 기록② 교수·학습 및 평가결과 분석 및 교수법과 평가도구 제작 개선안 마련 학생참여형 교과 활동 수업의 실제 ▶ 어휘 학습활동 교사(자료 제작) 영어 학습의 기본인 어휘 학습은 별도의 어휘 학습카드를 제작하고, 각각의 카드에는 음절이 구분된 단어, 발음기호, 영영식 의미, 우리말 해석, 예문을 수록한다. 이외에도 새로운 어휘나 까다로운 글의 내용을 시각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PPT와 플래시카드를 만든다. 프로젝트 기반의 수업 진행을 위한 차시별 학생용 학습 활동지를 제작한다. 학생용 학습 활동지 제작 시에는 학생 개인의 수준 차이를 고려해 단계별 활동 과제를 제작한다. 활동 과제는 개인, 짝, 모둠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과제를 마련한다. 본문 읽기자료는 영문과 우리말을 분리해 제작하고, 학생들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글의 구조·내용 분석표와 글의 내용을 간단한 도안을 활용한 그림책 예시로 제작한다. 학생용 활동은 빈칸 채우기, 제시되는 어휘나 읽기지문을 활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스토리텔링, 질문과 답을 할 수 있는 질의응답(QA) 등을 활용한다. 학생활동 6인 1조의 모둠을 구성해 어휘카드와 그림카드를 활용해 짝 맞추기를 한다. 그림과 단어를 적절하게 나열한 후 학생 각자에게 준 학습 활동지에 문장을 만든다. 이때 학생들은 조별 탁자 위에 놓여있는 다양한 사전을 활용할 수 있다. 문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적절한 어휘선택이나 문법적 어려움은 조원이나 교사에게 개별적으로 질문해 해결한다. 문장 만들기를 완성한 뒤 각자의 문장을 모둠원들에게 소개한다. 모둠원들이 만든 문장을 활용해 조장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활동을 한다. ▶ 교과서 본문 내용분석 활동 • 1단계 : 빈칸 채우기(Gap Filling) ① 교사 : 간단한 질문을 통해 학생들의 전시 학습 내용에 대한 인지 정도를 확인한다. 사진과 제시된 단어를 사용해 빈칸 채우기 질문지를 모둠별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② 학생 : 6인 1조로 구성된 모둠 내에서 짝 활동(Pair Work)을 통해 빈칸 채우기 과제를 해결한 후 조원 전체가 서로 비교하며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 2단계 : 큰소리로 읽기(Reading aloud) 읽기 학습 측면에서 소리 내어 읽는 방법인 ‘낭독’은 눈에 보이는 문자를 인식하고 큰소리로 읽으면서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어와 단어의 연결과 문장과 문장의 연결을 따라가면서 글의 내용을 머릿속에 단계적으로 이미지화하는 활동까지 겸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소리 내어 읽어보는 낭독활동을 통해 정확한 발음, 단어의 강세, 억양, 끊어 읽기를 연습할 수 있다. 감정이입을 첨가해 읽는다면 내용 파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3단계 : 우리말 번역본과 영문 비교해 내용 분석하기 교과서 본문의 내용을 우리말과 영문으로 나눈 학습 활동지를 만든다. 영문 읽기자료를 먼저 큰소리로 두세 차례 낭독하게 한 뒤 한글 자료와 비교해 내용을 분석하게 한다. 파워포인트에 학습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영문과 한글 예시문을 제시하고 문장의 의미를 비교·분석하는 연습활동을 한다. 이 활동을 할 경우에는 항상 모둠활동을 해 모둠원 모두 협력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각 모둠에서 비교적 상위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이 그렇지 못하는 학생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 4단계 : 그림 이야기책(Illustrated Story Book) 제작하기 영어 교과서의 본문내용은 일반적으로 다섯 페이지 정도를 이루고 있다. 그림 이야기책은 한 명의 학생이 제작하기에 비교적 방대한 분량이기에 4∼6명으로 이뤄진 모둠에서 역할을 나눠 하는 것이 좋다. 역할 분담은 교사의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모둠 구성원 간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림 이야기책을 제작하기 위한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문 읽기를 실시한다. 둘째, 단락별 내용을 분석한다. 셋째, 본문의 내용을 재구성한다. 마지막으로 모둠이 재구성한 글의 내용을 이미지화해 그림 이야기책을 제작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 상호 간의 소통이 배움과 나눔으로 연결되는 학생활동 중심의 교실수업을 꾀할 수 있다. • 5단계 : 싱킹맵(Thinking Map)으로 내용을 분석해 정리하기 ① 교사 : 싱킹맵 활동단계를 설명한다. ② 학생 : 본문에 제시된 글은 일반적으로 분량이 많기에 한 명의 학생이 정해진 시간에 모두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글의 난이도를 고려해 각 조원이 해결할 수 있는 분량의 글을 나눠 내용을 파악하게 한다면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내용을 분석할 수 있다. 각자 자신이 담당한 단락을 중심으로 글을 읽은 후 싱킹맵을 작성하며 내용을 재정리한다. 이 활동은 학생 개별 활동이며, 학생들은 사전을 활용하거나 교사 또는 조원의 도움을 받아 수행과제를 해결한다. 과제완성 후 모둠 내 토의활동을 통해 싱킹맵을 수정·보완한다. 교사와 학생이 더불어 즐거운 학생참여 중심 수업의 확산을 꿈꾸며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학생참여형 교과 활동수업을 운영하려면 교사의 강인한 의지와 인내가 필요하다. 매시간 적용하기 힘들다면 적어도 주 1회 정도는 어떨까? 평소 소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임하거나 수업을 외면하는 학생들에게도 배움의 문을 열어주고, 다양한 역량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주어진 과제를 끝까지 해결하면서 끈기, 소통, 배려, 협력적 학습의 장을 만들도록 할 수 있다. 이런 학생참여형 수업의 장점은 기계적인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저마다 자유로운 사고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업 시간에 무조건 엎드려 막무가내로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들의 숫자를 줄이며, 학습자 개인의 눈높이에 적합한 학습 도달 수준까지 열심히 노력하며 배움을 채워가는 교실수업의 변화를 꾀하기를 바란다.
[문제] ○ 2017년 3월 14일 교육부와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학부모 4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6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 학생 수는 2015년 대비 3.4%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더 늘었으며, - 그중 국·영·수 등 교과 사교육비는 0.6%로 소폭 상승했고, 예·체능이 19.5% 늘었다. -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증가하였고, 중학교는 감소했다. ○ 사회 계층별 사교육비 현황을 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격차가 9배 정도까지 나서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2014년부터 사교육비로 인한 사회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일명 선행학습방지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에 한계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 이와 관련해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 사교육의 결과로 인한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정, 학교,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과 방안에 관해 논술하시오. [모범답안] 1. 서론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교육풍토의 정착이 매우 필요한 때다. 사교육이 고학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 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리하고 있는 한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학벌주의 사회 풍토, 시험 석차 위주의 학교교육, 그 결과에 의한 상급학교 진학과 사회경쟁구조로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가적으로 올바른 교육정책과 국민적 인식이 자리하지 않는 한 국가적인 교육문제와 사교육 등의 폐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 사교육의 결과로 인한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정, 학교,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과 방안 등에 관해 논술하고자 한다. 2.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 첫째, 사회적으로 만연해 있는 학벌주의 사회 풍토를 바탕으로 대학 서열화와 대학에서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도 수시 선발이 늘면서 내신을 위해 전 과목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왜곡된 교육관 때문에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PART VIEW] 둘째, 상급학교 진학할 때의 일부 중·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보면 사교육을 받으면 유리하게 돼 있거나, 입시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으며, 상급학교 진학 시험이 교육과정 외에서 출제되는 경우 등 입시제도 때문에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 개인에 대한 개별화 교육을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셋째, 시험 석차 위주의 교육경쟁 구조, 경쟁력이 약한 수업의 질, 사회 변화에 따른 교육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전문성과 책무성이 부족한 교사와 초등학교의 경우 보육과 탁아를 위한 과외 수요가 확대된 것도 그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넷째, 학교교육을 비롯한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여전히 낮으며, 공교육 개선을 위한 교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고, EBS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수요를 충족시키는 효과도 미흡하다. 다섯째, 소득 증대, 교육 수준의 향상, 가치관의 변화 등에 따라 교과보다는 예술·체육 분야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소질, 적성 계발을 위한 예·체능 수요가 급증한 것도 사교육비를 증대시킨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3. 사교육으로 인한 문제점 첫째,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 대부분은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안다는 착각 속에서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고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게 되며, 학원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무조건 수용하는 데 익숙해져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창의력을 상실해 공부의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됐다. 둘째, 사람의 뇌는 특정 시기마다 발달하는 영역이 다른데, 뇌 발달 시기에 적절한 자극은 뇌 기능의 발달을 돕지만, 과도하고 장기적인 자극은 오히려 뇌 기능을 손상한다. 특히 어린 나이에 과도한 학습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한 사회성 및 정서발달 기회를 놓쳐 의사소통은 물론, 정서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정신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셋째, 반복적 문제풀이식 과외는 학생들의 사고와 지적 능력을 왜곡시키며, 과외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열등감과 불안감을 조성하게 한다. 결국, 과외를 받는 학생이나 받지 못하는 학생에게 모두 학습 부담을 가중시켜 전인적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넷째,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보다는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심화학습이 훨씬 더 중요하다. 무작정 진도만 앞서 나간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 학생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은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앞서 나가게만 하므로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자기 실력이 되기 어렵게 한다. 다섯째, 학부모의 가계에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으며, 행복하고 화목한 가족 관계를 벌어지게 해 각종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 결과 계층과 학벌 대물림, 사회적 갈등 등을 초래하고 교육의 국제 경쟁력도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여섯째, 학교교육의 측면에서도 학교 학습 비중이 줄어들게 되고, 그에 따라 학생에 대한 학교의 영향력도 줄어들며, 그 결과 교사의 상대적 박탈감은 증대되고, 비능률적 교수 결과를 가져오게 함으로써 공교육이 붕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곱째, 반복 학습과 문제풀이 중심의 과외는 학습의 흥미를 상실하게 하며,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력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잃게 하고, 과도한 경쟁의식을 조장하는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다. 4. 가정, 학교, 교육당국 차원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첫째, 학교교육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 처우를 개선하고 교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학교현장 교원들이 우수교원으로서 더욱 열정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그동안 지속적해서 추진해 온 단위학교 자율역량(자율화, 다양화, 특성화)을 더욱 강화하고, 정부와 교육청의 정책과 제도 정비를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학교 수업의 근본적 변화와 학교 중심의 영어·수학 교육 내실화, 학생들의 실력과 진로·진학에 적합하고 흥미와 만족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활동의 제공을 통한 방과후학교의 질 제고 등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여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를 보완하고 사회적 공감대도 확산돼야 한다. 넷째, 학생의 학력에 맞는 수준별 맞춤수업이 내실 있게 전개돼야 한다. 특히 수학, 영어 교과에 대한 수준별 맞춤수업이 실효성 있게 시행돼야 하고, 상위 학생들을 위한 수업과 부진학생들을 위한 책임지도가 지속해서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대학 입시에 예속된 초·중·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학교생활기록부의 신뢰성을 높이고 내신 중심으로 상급학교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을 더 확대하고, 중·고·대학교의 입학사정관을 통한 학생 선발 방안을 다양화함으로써 정상적인 학교교육을 통해서만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체제가 정착돼야 한다. 여섯째, 현재의 사교육 수요가 공교육 안으로 최대한 흡수될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사이버 학습 지원을 확대해 수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수준별 심화·보충 학습을 내실 있게 실시해 교과 과외가 자리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을 활성화해 예체능 분야의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면서 동시에 즐거운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등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일곱째, 초·중등 수학 교과를 정확한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한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으로 전환해야 하고, 영어교육도 학교의 수업만으로도 영어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을 바꾸어야 한다. 영어가 의사소통의 도구라는 점이 학교교육의 중심에 있도록 해야 한다. 여덟째, 방과후학교의 질을 획기적으로 제고함으로써 수익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방과후학교 우수 강사를 발굴·육성하고, 우수 강사를 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체제도 구축하고 제공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학교생활기록이 되는 학교 내 교과 학업능력 향상과 상급학교 진학에 학원이나 과외를 하는 강사보다는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홉째, 선행학습 유발행위를 금지해야 한다, 학교는 정상적인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하고, 편성된 교육과정을 앞서서 운영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지필평가, 수행평가 등 학교 시험에서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지 않아야 하며, 각종 교내 대회에서도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해 평가하는 행위 등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열째, 최근에는 진로상담에서도 사교육 기관을 활용함으로써 더 많은 사교육비가 지출되고 있다. 이는 학교에 대한 불신과 진로진학지도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편견 때문이다. 앞으로는 모든 중·고교에서 진로진학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부 당국은 진로진학 전문가들이 학생, 학부모, 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상담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5. 결론 최근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서 사교육 근절 대책은 중요한 핵심사항 중의 하나다. 지나친 사교육에 의한 교육적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의 교육적 분위기를 잘 대변해 주고 있는 단면이다. 정상적인 공교육과 상급학교 인재 선발방식의 표준화가 학교교육에서 이뤄져야 사교육에 의한 기형적이고 주객이 변질된 교육이 줄어들 것이다. ‘지나친 사교육은 자녀를 우울증’에 걸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학생들의 정상적인 성장과 정서 발달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로써 건강하고 튼튼한 미래사회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와 학교의 노력, 교육청과 정부의 지원, 제도의 개선, 교육의 질 개선과 함께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 간다면 학생과 학부모의 생각도 바뀌어 사교육의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는 우리 교육의 방향과 문제 해결을 공교육 밖에서 찾지 않는 그 날을 고대한다.
27일. 중간고사를 하루 앞둔 학교는 마치 산사(山寺)처럼 적막감이 돈다. 그러나 쉬는 시간, 교무실은 모르는 문제를 물으려는 아이들로 어수선하기까지 하다. 특히 아침 일찍 학교 도서관은 자리를 잡기 위한 아이들의 쟁탈전이 벌어진다. 5교시 수업 시작 10분 전, ○반 실장이 교무실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마지못해 따라나서기는 했으나 실장이 부리나케 나를 찾아온 이유를 짐작했다. “선생님, 저희 반 5교시 자습시간 주면 안 돼요?” 평소 시험 전, 웬만해선 자습시간을 잘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실장은 점심시간 학급 아이들과 회의를 했다며 그 결과를 내게 말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것을 대비해 히든카드까지 준비해 왔다며 자습시간을 요구했다. 문득, 실장의 그 히든카드가 궁금해졌다. 실장이 제시한 히든카드는 다름 아닌 학급의 영어 성적이었다. 자습시간을 주면 학급 평균을 최대한 올리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정도로 자습에 대한 아이들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우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이야기한 뒤 실장을 돌려보냈다. 5교시 2학년 ○반 영어 시간, 교실 문을 열자 아이들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시선은 모두 내게 집중됐다. 실장을 통해 미리 이야기를 들은 듯, 아이들은 내 입에서 자습이라는 말만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자습을 간절히 바라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면서 도저히 수업하자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시험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자습시간을 주기로 했다. 먼저 시험 일자가 발표된 이후, 아이들이 주로 공부하는 곳이 어디인지가 궁금했다. 아이들의 공부 장소는 제각각이었다. 공부하는 장소로 제일 많이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집이었다. 그리고 학교(도서관), 사설 독서실, 공공도서관 순이었다. 아이 중 일부가 친구와 친척 집에서 시험공부를 한다고 말해 그 이유가 궁금했다. 몇 시까지 공부하느냐의 질문에 12시 이전에 잠잔다는 아이 2명을 제외하고 아이들 대부분은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시험 기간 내 밤샘하는 아이도 몇 명 있었다. 아이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4시간 또는 5시간이었다. 학교 내신이 대학과 직결되는 만큼 자녀 시험에 학부모의 관심 또한 높았다. 학부모 중 일부는 간식을 챙겨주며 아이들과 함께 밤을 지새운다고 했다. 내신을 올리기 위한 사교육 의존도가 궁금해 질문했다. 전 과목은 아니지만, 일부 주요 과목을 비싼 사교육에 의존하는 아이가 더러 있었다. 한편,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반영하는 교과목만 공부하고 나머지 과목은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전 과목을 포기한 아이들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시험공부 기간 중,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아이마다 도움을 준 사람이 각기 달랐지만, 도움을 가장 많이 준 사람으로 아이들은 친구를 꼽았다. 그 이유로 친구는 선의의 경쟁자이자 때론 멘토 역할까지 해준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무엇보다 선생님의 도움이 시험공부에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귀가해서는 부모님의 정신적 지주가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워 줄 때가 많다고 했다. 지금까지 아이들이 자습시간을 원하면 늘 이런 식으로 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한 시간이 끝난 뒤, 자습시간을 갖지 못해 불만을 토로한 아이도 있었지만 잠시나마 시험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좋았다는 아이도 있었다. 결국, 난 오늘도 아이들에게 자습시간을 주지 않은 나쁜 선생이 된 것 같다. 모든 아이가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시험이 끝난 뒤 시험 후유증으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한편, 시험이라는 굴레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속상하다. 사실 내가 시험 전에 자습 시간을 주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시험이라는 이 올가미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서인지 모른다. 그런데 아이들이 싫어하는 이것(시험 전 자습시간 안주기)을 내가 언제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에 의구심이 생긴다.
교육부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을 7월경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안은 사교육비 경감, 수능 체제의 안정적 유지 등 미시적·형식적 차원을 넘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획기적인 방안이길 기대한다. 고교 교사 66%가 절대평가 지지 우선 수능시험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제로 하면 좋겠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는 지난 4월 전국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능 절대평가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총 774명의 교사가 응답했는데, 찬성 비율이 66%였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수능 절대평가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영어와 한국사는 수능에서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어, 수학, 탐구, 제2외국어 과목은 상대평가다. 동일한 시험에서 과목별 평가 방식이 서로 다른 것은 모순이고, 이에 따라 전형방법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 수능 전 영역의 학력 성취 수준을 진단하는 절대평가제로 전환한다면 문제 풀이 중심의 수업에서 벗어나 독서와 토론이 일상화된 살아있는 수업이 구현될 것이다.이제는 수능 점수만이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요소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시점이다. 현행 대입 전형에서도 수능성적과 상관없는 전형유형이 있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이 없는 학생부 중심 전형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서울 10개 사립대학 입학처장단은 '학생부종합전형 3년의 성과' 심포지엄에서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수능이나 논술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보다 학점이 더 좋다는 종단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수능 범위와 시행 시기도 확 바꿔야 수능시험의 범위와 시행 시기도 획기적으로 개편했으면 한다. 내년 고교 1학년부터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능력 함양'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정의 목표를 수능 출제 범위와 연계하면 고교 1학년 때 이수하는 ‘공통과목’ 즉, 국어·수학(공통)·영어·탐구(통합과학, 통합사회)·한국사 과목으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다만, 이렇게 할 경우 고교 2·3학년에서도 ‘공통과목’을 반복 학습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고3, 11월에 치르는 수능 시험을 고2, 4월 또는 여름 방학 후인 9월에 실시했으면 한다. 이렇게 하면 재학 중인 고2·3학년 때 수능을 각각 볼 수 있어 재수생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고교 2·3학년 때 배우는 ‘일반선택’과 ‘진로선택’ 교과목은 수능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 이 교과목들은 계열별로 선택이 달라 융합이라는 교육목표와 상치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교과목 수는 모두 93과목이나 되기 때문에 수능 범위에 포함시키면 하루에 일제히 수능시험을 치를 수 없다. 현행 수능 출제 영역 과목 수와 비교해도 26과목이나 많다. 수능 시험 선택 과목수가 많으면 응시 과목의 난이도 및 응시 학생의 차이로 인한 표준점수 왜곡 현상 즉, 공정성 문제가 대두된다.‘일반선택’과 ‘진로선택’ 교과목은 3학년 2학기까지 교과 성적을 대입 전형에서 평가한다면, 학생들의 수업 집중을 유도해 고교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다. 어떤 교과목을 대입 전형에 반영할 것인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전공 분야별로 미리 제시해야 학생들이 ‘진로선택’ 과목 선택 시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상황은 모두가 다르다. 취업을 앞 둔 청년에게는 취업에 필요한 것들을 가방에 꾸려야 한다. 이 가방 꾸리기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이미 많은 시간 축적한 것이 없다면 더 담고 싶지만 담지 못해 가방은 비어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받은 학점에서 다양한 스펙에 이르기 까지... 그러나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초, 중학생들은 너무 조급하게 대학입시에 맟춘 선행학습을 할 필요가 없다. 대치동 학원가를 누비는 고등학생이 하버드대 학생보다 미적분을 잘 푼다고 미국의 대학생들이 결코 부러워 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가치관이다. 아인슈타인은 "세상을 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기적은 없다고 믿고 사는 것, 또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으면서 사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은 후자, 즉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으면서 사는 삶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기적을 만들어낼 만큼의 '무한잠재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그것을 끄집어 내도록 노력을 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도 손색은 없을 것 같다. 누구나 배우고 인식하는 데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알아차리면 배움의 골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시험기간은 많은 학생들은 시험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시기이다. 이 때 누구를 만나서, 어던 조언을 받는가에 따라 아이들의 공부 자세가 달라지고 시험이 끝난 후 성취감도 매우 달라지게 된다. 난오랜 세월 만점을 받도록 노력해보라는 조언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만점을 받은 경험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쉽게 나의 학교생활은 이렇게 끝났다. 그래서 퇴직 후 학생들의 학습코칭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의 기본적 학습태도를 안내하고, 지금까지 나는 받아보지 못했지만 학생들에게 만점에 도전하는 목표를 설정해 보도록 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은 한 과목만 제외하고 스스로 만점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공부라는 것이 의지를 세운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학습성취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제 중간고사를 마치고 학생들의 시험 결과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에는 자신이 받은 점수와 어떻게 공부에 임했는지를 기록하도록 했다. 다음은 한 학생의 기록이다. 국어 : 100점, 교과서 지문을 시간 날때마다 읽고, 시와 소설 부분에 약해서 문제를 많이 풀어보았다.수학 : 95점, 매일 조금씩 여러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았다.사회 : 97점, 교과서와 학습지를 여러번 읽고 중요한 내용은 노트정리를 해서 수시로 외워두었다. 과학 : 100점, 다른 과목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만 공부했지만 물리에 대한 내용의 문제는 외우기 보다 이해해서 풀었다.영어: 99점: 본문을 다 외우고 나서 문제집을 3권 이상 풀었고, 단원의 주요 숙어를 수시로 외웠다.역사:100점: 원인 결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건들의 년도를 외웠고, 학습지와 교과서를 여러번 읽은 후에 노트정리를 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외워두었다.기술,가정: 97점: 교과서와 학습지, 평소 수업시간에 작성한 노트를 외웠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생님의 코칭을 받으면 과외에 비해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게 돼 스스로 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고, 더 열심히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되어 좋은 효과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보면서 교육도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원리와 큰 차이가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잘못된 공부습관에 주조돼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학습을 진행하니 큰 변화가 나올 리 만무하다. 문제는 여러 가지 방법의 선택지 속에서 누군가가 코칭한 방법을 몸에 익을 때까지 수행하는 것이다. 이미 방법은 다 나와 있다. 그러나 이를 제시하여도 선택을 하지 않고 붙들지 않으니 해결이 안 된다. 이러한 태도는 스포츠와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김연아를 가르친 코치는 외국인이었다. 왜 많은 돈을 들여 외국인을 코치로 불러 왔는가를 생각하면서 지금 나에게 코칭을 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를 각자가 깊이 생각하면 좋은 방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1교시 2학년 ○반 영어 시간. 수업을 시작한 지 10분쯤 지났을까?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꾸벅꾸벅 조는 한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조는 모습이 워낙 적나라해 아슬아슬해 보이기까지 했다. 순간, 아침부터 졸고 있는 그 여학생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결과, 그 여학생은 다름 아닌 ○○○였다. 평소 수업 시간에 워낙 수업 태도가 바르고 집중을 잘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아이였다. 가까이 다가가 인기척을 냈으나, 그 여학생은 나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로 몇 번의 헛기침을 했으나 그 아이의 졸음을 깨우는 데 역부족이었다.문득 내 시간에 단 한 번도 존 적이 없는 이 아이가 이렇게까지 비몽사몽(非夢似夢)인 이유가 궁금했다. 특히 어젯밤에 무엇을 했는지에 의구심이 생겼다. 옆 짝이 깨우지만 않았으면, 어쩌면 이 아이는 이런 식으로 한 시간 내내 졸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야,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니? 왜 그렇게 졸아?”잠에 취해 녀석은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 듯했다. 그리고 대답 대신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선생님, 죄송해요. 어젯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녀석은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중간고사 공부 때문에 잠을 못 잤다며 잠시 책상 위에 엎드려 있기를 주문했다. 공부를 많이 했느냐에 질문에 녀석은 울먹였다. 공부해야만 하는데 시험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뜬눈으로 잠을 설쳤다고 하였다.매번 시험 때가 되면 긴장한 탓에 공부가 잘 안 된다며 자신의 공부 방법을 탓했다. 더군다나 그 긴장감이 시험 당일까지 이어져 시험을 망친 적이 많다고 했다. 녀석의 문제점은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이었다. 무엇보다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시험을 며칠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녀석의 고민이 더 깊어지기 전에 조금이나마 녀석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녀석을 상담실로 불렀다. 저녁을 먹고 약속 시간에 맞춰 녀석이 상담실로 왔다. 그런데 녀석의 손에는 책이 쥐어져 있었다. 책을 들고 온 이유를 묻자, 한시라도 책을 들고 있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다는 것이 녀석의 변(辯)이었다.우선 공부가 되지 않을 때는 잠시 책을 내려놓고 다른 것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보도록 했다. 귀가해서는 먼저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공부해 볼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결과를 예측해 불안해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음 날 시험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며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내 말에 녀석은 자신감을 얻은 듯, 처음보다 표정이 다소 밝아 보였다. 그리고 힘들겠지만 내가 한 말을 실천해 보겠다고 했다. 불가능은 없다는 말처럼, 아무쪼록 녀석이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빨리 벗어나 자신감을 갖게 되길 기대해 본다. 상담실을 빠져나가는 녀석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최근 사회 변화에 따라 교사들에게 요구하는 전문성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 수업 전문성은 실천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입시 중심에 서 있던 교사들로서는 이런 수업 변화와 요구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인문계 고교의 현실은 1~2학년 때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다가도 3학년에는 대부분 EBS 수능교재를 중심으로 문제풀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교사의 역할은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지식과 의미를 학생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수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는 객관주의 관점에 근거한 것이다. 물론 최근 교육과정의 방향은 구성주의의 영향을 받아 배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수능 자체가 학문중심 교육과정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올해 3월 학기가 시작되면서 수업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영어 선생님이 수석실을 찾아 왔다. 작년부터 함께 전문적 학습공동체 모임 활동을 하며 수업의 변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눠 온 터였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영어교과는 도구적 성격이 강해 어휘를 암기하고 문법적 지식을 강조할 수밖에 없어 학생중심의 참여형 수업이 어렵다고 말했었다. 선생님의 지론은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교과내용을 얼마나 잘 구조화해 주고 그에 따라 수능을 잘 볼 수 있게 하느냐’라고 말해 왔다. 그랬던 선생님이 수석실에 찾아와 정말 많은 질문들을 쏟아 놓았다.“제가 수업을 바꾸긴 해야겠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수석님, 제 과목은 수능에서 만점 받는 아이들도 많은데 제가 수업을 바꾸면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과연 학생중심의 참여형 수업을 하게 되면 매우 까다로운 내용이나 어법, 어휘에 대한 것을 아이들이 제대로 알 수 있을까요?” “정답을 잘 고를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야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을 텐데 학교 수업만으로도 수능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그동안 단어와 문장을 암기시키고, 문법 설명과 해석을 통해 알려줘야 직성이 풀렸던 수업을 바꾸려니 아마도 불안한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나로서도 쉽게 어떤 대답을 하기 어려웠다. 다만 나는 왜 수업을 바꾸고 싶은지를 여쭸다.그러자 선생님은 “입시 방향이 점점 바뀌고 있잖아요. 2018학년도 대입에 대한 분석을 보니 수시가 73.7%, 정시가 26.3%더라고요. 수석님이 얘기할 때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데이터를 눈으로 확인하니까 고민이 커졌어요. 일반 인문계 고교인 우리 아이들은 정시로 진학하기가 더욱 어렵더라고요.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은 수업에서 학생의 성장을 중심으로 본다는데 수업을 바꾸지 않으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수업을 단번에 바꾼다는 것은 아직 준비가 완전하지 않은 선생님으로서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수업은 조금 서툴러도 정작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수업방법을 조금 바꾼다고 수업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꾸고자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어쩌면 마음은 철학일 수도 있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더디더라도 날아가는 것처럼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처음 시도해 보는 ‘학생 중심의 참여형 수업’이기 때문에 서투를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제 마음의 변화가 시작됐으니 아마 영어 선생님은 1년 후, 자신도 학생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넓히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둠 속에서 길을 만들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무조건 외워서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암기했던 지식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무모한 교육이 아니었으면 한다.
교총은 제19대 대선공약 과제로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제안했다. ◇유아교육 국가책임보장제 실현 교육부가 기초생활수급 대상 학생 2%미만 학교와 10%이상 학교의 학업성취도평가 점수를 비교한 결과, 초교에서는 영어와 수학의 평균점수 차이가 4.4점, 1.71점이었으나 고교에서는 각각 29.39점, 28.51점으로 벌어졌다. 학습 결손이 상위 학교 단계로 올라갈수록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아 단계부터 학습 결손을 막아야 하지만 이때부터 소득에 따른 양극화가 시작된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평균 학부모 부담금은 연 260만6280원으로 민간 어린이집 평균인 63만4476원의 4배다. 국공립유치원은 13만7376원으로 낮지만 치열한 경쟁률 때문에 들어가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가정의 52.9%는 민간 어린이집, 16%는 사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반면 500만 원 이상 가구는 42.3%가 사립유치원, 27.1%만 민간 어린이집을 이용한다. 엄미선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공립유치원 수용률은 24.2%로 OECD평균(68.6%)의 1/3에도 못 미치고 단설유치원은 공립유치원 중에서도 6.5%에 불과하다"며 "유아교육의 국가책임제를 강화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부모 부담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도 "유아발달에 최적화된 단설 유치원을 중심으로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 설치해야 한다"며 "만0~2세는 보건복지부, 만 3~5세는 교육부로 유보 통합을 실현해 누리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문화·탈북 학생 교육 지원 2016년 현재 초중고교에 재학하는 다문화 학생은 9만9186명이다. 학령인구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다문화학생은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중도입국 학생이 늘고 있어 6000여 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출생 다문화 학생들보다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어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한다. 서울연구원이 다문화학생 688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구사능력을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출생한 다문화학생은 85%가 ‘한국인만큼 구사한다’고 응답한 반면 중도입국학생은 33.5%에 불과했다. 학업중단을 고려한 경우도 중도입국학생이 한국 출생 학생보다 1.7배 높게 나타났다. 탈북 학생도 2008년 687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517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언어 구사뿐만 아니라 다른 체제, 문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생의 경우 2.9% (전체 0.6%), 고교생은 7.3%(전체 1.3%)로 일반 학생보다 다섯 배 정도 높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의 주문이다. 교총은 "탈북학생, 다문화학생에 대한 언어 교육과 학습지원을 강화하고 실용적인 직업 훈련과 교육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교총은 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특수교사 충원도 요구했다. 현재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율은 65.9%에 그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의 상담, 진로 지원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법률을 제정할 것도 제안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39만여 명 중 70% 정도가 소재지 파악조차 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데다 소년범 중 학교 밖 청소년 비율이 43.7%(2014년)에 이르고 있어서다.
경북 영천 거여초등학교(교장 양화숙)는 영천시 보건소 건강관리과에서 주관하는 '2017년 건강한 학교 만들기를 위한 음악줄넘기' 대상학교에 선정됐다.‘건강한 학교 만들기를 위한 음악줄넘기’사업은 성장기에 있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줄넘기를 통해 규칙적인 운동습관 형성 및 비만을 예방하고, 그룹 활동을 통해 협동심, 책임감 등 사회성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프로그램이다.음악줄넘기 프로그램은 전문강사를 초빙해 4월 10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6월 29일까지 1일 40분 총 20회에 걸쳐 본교 운동장 및 영어체험실에서 실시한다. 프로그램 내용은 기초 줄넘기 자세 익히기, 음악을 통한 짝 및 단체 줄넘기 등 학생들의 흥미를 고려한 활동으로 구성됐다.음악줄넘기 교실에 참여한 6학년 김기린 학생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재밌게 음악줄넘기를 할 수 있어 너무 좋고, 줄넘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됐어요. 음악줄넘기를 통해 하체가 튼튼해지는 것 같아 제가 취미로 배우고 있는 킥복싱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으로 바빠진 곳이 학교다. 5월 연휴가 연결되면서 중간고사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로 인해 시험대비를 위한시간 부족이라는 변수가 발생해 학생들도 분주하기 그지 없다. 수업이 끝나기가 바쁘게 학교를 나와 바로 학원으로 향한다. 이것이 중소도시, 대도시를 막론하고 일어나는 풍속도이다. 과연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자녀교육을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시는 학보모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내 자식은 좋은 대학을 보내야 한다는 목표일 것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이미 끝이 났다. 지금은 좋은 대학 나와도 취업이 안되는 현실을 잘 보고 있는데도 과거의 생각에 사로잡혀 과외 중심으로 교육을 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실패한 투자다. 아이들은 과잉 학습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혹사당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초등학교부터 누가 학원에 가기를 좋아하겠는가? 다 너를 위해서라는 부모님의 강한 권유가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자유로운 삶을 가로막고 있다. 자기 앞날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건만...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우리나라 아이들의 삶을 돌아보니 행복은 먼 그림의 떡이 아니겠는가? 교육은 기본적으로 행복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행복으로 접근하는 다른 길은 자유이다. 자유의 다른 이름은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이다. 이같은 자유를 상실하고 강요된 학습을 하니 행복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실제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코칭을 하면서 발견한 사실은 내 가슴을 멍하게 만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원을 5개나 다녔다는 것이다. 아직도 이 학생이 학원 2개를 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런 강압 속에서학생이 정신병에 걸리지 않은 것만해도 다행이다. 그런데 이 학생이 내 수업을 통해 생각이 바뀐 것이 하나 있다. '학원은 필요없다. 시험 출제자는 선생님이시다. 그 누구도 아니고 말이다' 이다. 그래서 정말 마음의 변화가 이뤄졌다면 이 학생은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모습을 가질 것 같다. 이같은 수업태도는 공부의 기본기다. 야구선수는 바른 자세를 갖기 위해 끊임없이 반복 연습을 한다. 그래야 타석에서 공을 잘 칠수 있다는 논리 때문이다. 공부도 운동과 마찬가지이다. 바른 자세가 될 때까지 지켜보면서 코칭을 해야 한다. 또 학생은 스스로 이러한 자신이 만들어질 때까지 공부태도 연습을 해야 한다. 즉, 공부하는 자신을 바르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같은 학생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기왕이면 시험 계획을 세워 알찬 중간고사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학습 플래너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플래너는 구체적으로 공부 범위와 시간 등을 측정 가능하게 써야 한다. 무작정 ‘국어 공부’, ‘영어 단어 외우기’라고 쓰는 게 아니라 ‘영어 교과서 15~25쪽 3회 읽고 주요 문법 정리하기’, ‘수학 기출문제 30개 푼 뒤 오답노트 만들기’, ‘사회 교과서 20~30쪽 2회 읽고 노트 필기 확인하기’ 등 상세하게 적어야 학습 진도와 시험 대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울식 배치법’을 활용해 역순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도 추천한다. 4월 26~28일이 시험 기간이라면 23일에 28일치 과목부터 정리하는 방식이다. 차례로 과목 수를 줄여나가며 25일에는 26일 시험 과목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일요일은 ‘공부 보완의 날’로 비워두고 부족한 부분을 마지막으로 보충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다면 자신이 하는 공부는 선생님이 강조한 사항을 확실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하면서 공부하는 길이다.
자기주도학습 코칭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권고하는 사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영어교과서를 외우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이같은 약속을 하고 때때로 외우고 있는가 점검을 해보니 잘 이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변화가 일어났느냐고 물으니 영어시간이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부의 즐거움'이다. 즐거움을 느끼지 시작하면 학교생활이 재미있고 성적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잘 하고 싶지만 잘 할 수 있는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 기본이 안 되는데 학교 수업이 재미 있을 리 만무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시간의 태도이다. 꾸준히 이 태도를 바르게 고쳐 나가면 능력이 따라 붙는다. 이것이 공부하는 힘이다. 다른 학생들은 묻지 않아도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영어 교과서 본문 암기 꼭 해야 할까요?”이다. 정답은 그렇다이다. 이건 정해진 답이다. 그런데도 정답을 놓친다. 게으름 때문에.... 하지만 영어 본문을 다 외운 학생은 선생님이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 이해가 잘 된다. 영어가 들려온다. 재미가 솟아난다. 영어 수업은 문법을 설명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해당 시간에 영어를 통해 선생님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이 묻는 영어내용이 머리에 들어 있어야 질문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 원리를 학생들은 너무나 모르고 있다. 그리고 우수하다는 학원 찾기에 바쁘다. 한 학생은 학습 점검표를 통해 자신의 좋은 점과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스스로 예습, 복습이 부족하다는 것과, 준비성이 철저하지 못하며, 암기를 못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회 목표 점수가 95점으로 설정돼 있다. 이번 시험을 통해 사회를 집중적으로 예습·복습해 95점에 도달한다면 공부의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끔 우리는 우리의 모습이 바른가를 알기 위하여 거울을 보듯이 자신의 공부습관이 좋은 방향으로 성숙해 가는가를 보는 습관 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약점을 고칠 것인가를 자기 스스로 파악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앞으로 대학진학은 수시가 대세이다. 수시는 학교에서 실시한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점수관리가 중요하다. 그런데도 상당수 학생들은 선행학습이 중요하다고 학원가를 기웃거린다. 방향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수업에도 한 학생이 학원이 잡혀 있어서 내 수업에 결석을 알려왔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 생각한다. 중간고사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을 망각하고 있다. 중간고사 출제자는 학원 선생님이 아닌 각 교과 담당선생님이다. 어떻게 하면 각 교과 시간에 집중해 선생님이 강조하는 사항을 빠뜨리지 않고 집중할지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다. 시험 대비 기간 동안 힘든 건 학생만이 아니라 부모님이란다. 첫 중간고사를 잘 봐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내신을 잘 맞기 위해 중요한 것은 학교 수업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주말 학원 보충수업이나인터넷 강의 등 다른 곳에 가서 장을 보고 있다. 장보기는 학교에서 선생님의 강조하는 언어, 선생님의 억양을 잘 붙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건강관리를 잘 해 본 수업에서 승부를 걸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혹시 선생님들이 변별력 있는 평가를 하기 위해 조금 어렵고 애매한 문제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친구들끼리 모여 선생님의 입장에서 문제를 출제하고 공동사고를 통하여 도전하여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선택과 집중’은 중요하다. “중간고사는 새롭게 편성된 집단에서 학생 본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므로 국·영·수·사·과 등 과목 우선순위를 정해 시험 대비를 해야 한다. 무조건 학원행이 아니라 ‘D-7, 학습 플랜’을 스스로 만들어 체계적으로 시험 준비를 해보는 것이 좋다. 1주치 계획을 한번에 세워두면 ‘내일은 무슨 과목을 공부하지?’ 같은 고민이 줄어 전반적인 학습량도 늘릴 수 있다. 배운 것을 확실하게 다져주지 않으면 혼돈을 일으킨다. 물은 100도가 되어야 끓는 것처럼 확실하게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파생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전남 보성에 위치한 용정중학교(교장 정안)는 2학년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학교 생활' 진로코칭 실시했다. 필자는 8시 30분부터 2학년 1반, 2반을 각각 수업했다. '꿈은 이뤄진다'는 학교 목표를 지향하기에 최소한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꿈을 설정하고, 왜 이꿈을 이뤄야 하는가를 확실히 배우고 나가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생들에게는 밖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이 무엇을, 왜 하여야 하는가를 알고 나가도록 돕는 것이 학교가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이 강의를 하면서 마지막에 학생들의 소감을 글로 받아 보았다. - 4차산업혁명에 맞추어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하겠다. - 정말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여 평균 96점 이상을 달성할 것이다. - 세상과 나를 바르게 보아야 한다. - 꿈을 더 구체적으로 가져 조금더 강한 목표의식을 가져야 하겠다. - 출제자는 선생님이다. 학원은 필요없는 것 같다. - 희망 직업이 아닌 꿈을 이루는 것과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유학에 관한 꿈을 갖게 되었다, - 꿈이 필요한 시기이며, 꿈이 있으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다. - 오늘 졸음이 와 힘들었지만 좋은 정보를 많이 얻었다. 공부하는 방법에 경험이 녹아 있었다. - 하버드나 예일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와 국제개발학을 융합하여 배우고 싶다. SAT를 통해 유학을 가려고 하였으나 '한국장학재단 드림 장학생'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 적절한 자료와 쉬운 설명으로 진로에 대하여 잘 알겠으나 아직 공부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겠다. - 내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꿈이 나를 끌고 간다는 사실을 알았고, 선생님 수업을 듣고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유학에 대하여 한번 고민해 볼 수 있었고 학원도 정말 필요없을지 생각해 보았다. - 앞으로 슬럼프나 암흑기가 올 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 나는 현재 꿈이 없어서 걱정이다.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해야겠다. - 우리학교에서 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해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펜으로 기록하는 것이 몰입법의 하나더라. - 용정중학교에 오게 된 것을 진심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다행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 나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 꿈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 나는 목표라는 것에 대하여 큰 깨달음을 얻었다. - 나의 유학 목표는 MIT공대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것이다. - 나는 원래 유학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으나 내 꿈인 '정신과 의사'를 이루기 위해 유학을 다녀와야 하겠다. - 과제도 많고 시험준비를 하느라 피곤하다는 이유로 수업시간에 많이 졸았는데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경청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겠다. -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였다. 나의 중간고사 목표 점수를 정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외교관이 되고 운크라(UNKRA )에 종사하기 위하여 공부를 한다. - 지금은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인데도 난 전혀 불안해 하거나 열심히 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수업을 듣고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먼 훗날 후회하지 않을 삶을 위하여' 이다. - 나는 꿈을 이 학교에서 빨리 찾을 것이다. 그리고 공부를 습관화 시켜 성적도 올릴 것이다. - 아무 이유도 없이 공부하기 보다는 공부의 원동력을 꿈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다. - 내 꿈은 수의사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내가 그 길을 가야하는 게 맞는지? 그것을 모르겠다. - 수업시간에 졸고 다음에 열심히 하기 보다는 수업 시간에 열심히 참여하여야 하겠다. - 이번 수업을 통하여 내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 이번 수업에서 목표점수도 정하고 꿈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진로방향 설정 추천도 받은 좋은 시간이었다. 내 꿈은 국제경찰이다. -유학에 대하여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나의 공부습관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다. - 오늘 이 수업을 듣고 왜 하는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 앞으로는 목표도 더 짱짱하게 세워서 공부를 해야겠다. - 이번 강의는 정말 졸지 않고 잘 들을 수 있었다. 지금부터 내 인생을 열심히 경영해야 하겠다. - 현재까지 나의 공부법에 있는 문제점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 유학은 경제적 부담이 크고 영어를 잘 하는 편이 아니라서 포기했었는데 국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어과목에 대하여 더욱 비중을 두어서 공부할 것이다. - 공부방법으로 그간 배운 내용을 항상 복습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선생님의 강의는 굉장히 의미가 있었고 꿈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의 공부습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월요일 1학기 중간고사 시간표가 발표됐다. 올 5월은 공휴일이 워낙 많아 중간고사 일정이 조금 앞당겨졌다.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중간고사 때문일까? 수업시간 아이들의 질문 공세가 예전보다 많아졌다. 문득 시험을 앞두고 아이들의 공부 방법이 궁금했다. 먼저 아이들이 예습과 복습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학급 30명 기준, 아이들 대부분은 예습보다 복습을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 일부만이 예습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1등급을 놓쳐 본 적이 없고 수업시간 질문을 많이 하는 한 아이는 예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공부 비법을 말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예습은 질문 거리를 만들어 주고 수업시간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했다. 이제야 그 아이가 수업 시간 질문을 많이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워낙 대답을 잘해 처음에는 과외를 받는 것으로 오해했다. 그리고 그 학생은 수업 시간 배운 내용에 대해 궁금증이 있으면 수업이 끝나고 질문을 했다. 매일 예습과 복습을 꾸준히 한다는 한두 명의 아이는 다른 과목보다 영어 과목에 많은 비중을 뒀다. 무엇보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컸다. 공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 수업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한 아이는 공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이 아이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기초를 닦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영어를 포기라도 할까 영어를 잘하는 학급의 한 아이를 멘토로 붙여주기로 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아이는 아예 영어를 포기한 아이들의 경우였다. 이 아이들은 예습과 복습은커녕, 매시간 엎드려 있거나 딴짓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기유발이었다. 그래서 별도의 시간을 내어 상담을 해보기로 했다. 영어 공부를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이 몇 명이 되는지 궁금했다. 소수가 학원에 다니고 있었고, 학교 내신을 위해 시험 때가 되면 과외를 받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다. 그리고 수능에서 영어 시험이 절대평가로 바뀐 이래로 모의고사보다 학교 내신에 더 신경 쓰는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번 시험이 끝나고 시험 후유증으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본다. 최선을 다한 뒤, 시험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중간고사의 후유증이 5월 황금연휴까지 이어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학기 초. 앞으로 영어 수업에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아이들에게 말해주며 꼭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고 딴짓으로 시간을 때우는 일부 아이들에게 일침을 주기 위해 수업 시간 반드시 교과서를 지참해 달라고 요구했다. 만에 하나,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벌로 그날 배운 내용을 열 번씩 써오게 했다. 그 이후, 영어 시간에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잊고 자신의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은 아이는 옆반 친구의 책을 빌려서 오기까지 했다. 금요일 3교시. 2학년 O반 영어 시간이었다. 늘 그랬듯이 수업 내내, 아이들은 열심히 나의 설명을 교과서에 받아 적었다. 매시간, 최선을 다하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였다. 수업 시간 30분쯤 지났을까? 수업 시작부터 줄곧 내 신경에 거슬리는 한 남학생이 눈에 띄었다. 그 녀석은 수업 내내, 내 눈치를 살피며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문득 녀석의 행동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녀석이 무엇을 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가까이 다가가자, 녀석은 마치 딴짓을 하다 들킨 것처럼 쓰다가 만 종이를 팔꿈치로 가렸다. 심지어 녀석의 책상 위에는 영어 교과서 대신 다른 교과서가 놓여 있었다. 녀석이 수업 내내 딴짓을 했다고 생각하니 내심 화가 났다. 그래서일까? 녀석의 행동이 더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감춘 종이를 꺼내 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녀석은 마지못해 종이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선생님, 죄송해요. 오늘 제가 깜박 잊고 교과서를 안 가져 왔어요. 그래서 …" 녀석이 종이 위에 쓴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녀석이 쓴 내용을 확인한 순간, 딴짓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내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녀석은 수업 시간 내가 이야기했던 내용 모두를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종이 위에 필기해 두었다. 그러고 보니, 녀석은 학기 초 교과서를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 내가 했던 이야기를 잊지 않고 있었다. "얘들아, 교과서 없이 수업에 참여하는 것은 군인이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단다." 수업시간 반드시 교과서를 지참할 것을 주문했던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오늘 녀석이 보여준 행동은 학급 아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녀석이 필기한 종이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녀석의 행동을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동의를 얻어 녀석의 빽빽이 숙제를 면제해 주었다.
매년 신학기가 되면, 교직 경력 25년 이상인 내가 교사로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한해 맡게 될 학급을 대상 3월 한 달 동안 수업을 한 뒤 월 말에 수업 관련 느낀 점을 아이들로부터 들어보는 것이다. 아이들과의 피드백 수업을 통해 교사는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을 분명히 알게 됨으로써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을 전개할 수 있다. 수업과 관련해 교사와 학생 간의 벽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교사의 수업 개선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지난 3월 초, 첫 영어 시간이었다. 수업에 앞서, 한 달 동안 영어 수업을 듣고 수업에 대한 느낀 점과 건의 사항을 3월 마지막 주 영어 시간에 허심탄회 말해 줄 것을 주문했다. 마침내 3월 마지막 영어시간. 3월 초 아이들과 한 약속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종이를 나눠주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게 하려고 했으나 시간 관계상 아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잠깐 생각할 시간을 주고 난 뒤, 내 수업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하게 했다. 더군다나 이번 학년은 내가 단 한 번도 가르쳐 본 적이 없기에, 아이들의 말 한마디 한 마디는 내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졌다. 무엇보다 나로부터 수업을 받은 적이 없는 아이들이라 내심 나의 수업 방식에 불평이 많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불평보다 요구 사항을 더 많이 늘어놓았다. 의외였다. 학급마다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아이들 대부분은 수업 자체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입시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해 달라고 요구했다. 어떤 학급의 일부 아이들은 시험을 공정하게 평가해 주기를 바랐고, 가끔 다른 학급과 성적을 비교하는 나의 편애를 꼬집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공통된 바람은 교사 위주의 수업이 아닌 학생 중심의 수업이었다. 교사의 지나친 주입식 교육이 현 입시체제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아이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나 또한 한 달간 수업하면서 아이들에게 서운한 점 몇 가지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수업 분위기를 위해 좋은 점은 지향하고 나쁜 점은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의 요구 사항이 다소 무리한 것도 있었으나, 가능하다면 아이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들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첫해가 지났다. 긍정적인 취지와 우수사례만 주목하면 한없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 첫걸음을 뗀 지금의 상태에서는 보완할 점도, 개선할 점도 많이 남아있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우선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자유학기제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목표로 도입됐다.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행복교육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다. 자유학기제는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려 하기보다는 먼저 먼바다를 꿈꾸게 하라’는 말을 실천하며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하고 싶으며, 무엇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는 꿈과 소질을 이끌어내고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꿈꾼다. 무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을 참되고 유능한 인간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 자유학기제는 교육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를 위해 교육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변화된 것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 교육의 변화는 곧 학교의 교육력과 역량 강화다. 핵심성취기준을 토대로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울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하고, 프로젝트 수업 등 창의적 문제해결력 신장을 목표로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 혁신을 이루고, 지필 고사에 매몰되지 않은 과정 평가로 진정한 배움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교사는 수업모형 개발과 수업개선 연구에 매진하고, 연수와 수업사례 공유도 늘어났다. 지역과 연계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하는 지역교육 생태계 조성이 이뤄진 것도 학교의 역량이 강화된 부분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교육 주체들 간의 소통과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됐고,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자 학생들도 자기주도적 탐색이 가능하게 됐다. 필연적으로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유연화, 교수·학습 방법의 다양화, 평가방법의 변화를 통한 학교교육과정 개선이 있어야 했고, 다양한 학생 수요 기반의 참여·활동형 프로그램의 확대는 단위학교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가능케 했다. 교사와 학교 역량 지속 강화 필요 자유학기제가 비교적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아직 과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학교교육과정이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학교여건과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데, 아직은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에 한계가 있는 학교도 많이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해 다 함께 참여하는 학교 운영 체제가 기능해야 한다는 선결 과제도 있다. 단위학교의 여건과 학생들의 관심사를 고려한 선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질적이고 유용한 프로그램 운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은 물론 역량도 더 강화돼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릴 운영 방안이 필요한 학교도 아직은 많다. 특히 수업 개선에서 학생 참여 중심의 다양한 교수·학습 모형과 방법의 구안이 필요하다. 일부 우수한 교사들만 성공하는 자유학기제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교과 역량을 반영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진로·인성 관련 요소를 추출한 후 진로 탐색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교사 연수와 연구도 더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강의 중심, 전달 중심의 일방적인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교실 수업 개선에 대한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는 핵심성취기준 기반의 수업 효율화를 위해 토론, 문제 해결, 의사소통을 통한 수업 방식을 활성화해야 한다. 도덕, 기술·가정, 예술·체육은 실험·실습·체험학습을 강화하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개인 또는 조별 프로젝트 학습을 확대해야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생 참여형 수업도 확대하고, 수업과 연계된 과정 중심 평가 방법을 모든 교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해야 한다. 평가 결과가 학생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에 기록된 사항을 활용하는 노력도 더 필요하다. 아직 전면 시행 1년밖에 안 돼 부족한 자유학기제에 대한 인식도 환기해야 교사는 물론 학부모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유채꽃과 왕벚나무꽃이 만개하는 4월! 영국의 시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 주리라’ 한 그 상징은 무엇일까. 재생과 함께 불안한 예언이 깔린 엘리엇의 시구처럼 4월은 만우절로 시작해 역설적인 사건이 많은 달이다. 제주 4·3사건, 세월호, 4·19 혁명 만우절이 지나면 곧 3일이다. 제주 4·3사건이 있던 날이다. 소설 ‘순이 삼촌’과 함께 내용을 소개하는 훈화를 해도 좋을 것이다. 이념과 사상이 이토록 오랫동안 뿌리 깊은 상처를 남기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 무서운 것은 인간의 이념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용서와 화해만이 해결의 방법임을 알려준다면 아이들도 새삼 새로운 안목을 얻을 것이다. 이어서 4월이면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 있다. 세월호 침몰이다. 246명의 경기 단원고등학교 학생을 포함해 304명이 생을 마감한 4월 16일, 슬픈 그 날은 올해 기독교의 부활절과 같은 날이다. 죽음과 부활, 과연 그 청춘들은 하늘에서 새롭게 부활할 것인가. 우연한 일치인지 타이타닉호도 4월 15일 침몰했다. 당시 사망자 대부분도 세월호 탑승자들처럼 ‘갑판 아래 그대로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연치고는 역사가 반복되는 느낌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세월호 사건이 있던 날을 ‘국민안전의 날’로 만들고 화재 및 지진 시 대피요령 매뉴얼을 만들었다. 사후약방문이라 할까. 아직 그 여파가 남아 있는 올해 4월이면 학교에서는 ‘세월호’ 관련 추념식을 할 수도 있겠다. 학생회 주관으로 리본 달기와 편지쓰기 등을 진행할 수도 있다. 등굣길에 이런저런 행사를 하면 철없는 아이들도 이때만큼은 숙연한 자세로 세상을 인식한다. 철부지에서 성숙한 시민의 표정을 갖춘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4·19 혁명이 일어난 19일이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특별한 훈화 없이 이날을 지나쳐 버리는데, 담임이나 사회과 교사들은 이날에 남다른 의미를 둬야 한다. 최근 우리의 정치광장만 봐도 불의가 정의를 농락하는 시대에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바른 역사가 필요한지, 가치관의 중심을 어떻게 잡아가야 하는지 깨우쳐 줘야 할 것이다. 그날, 그 어린 마산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왜 교사들의 만류에도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선생님께서는 평소 우리에게 정의를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왜 침묵하십니까” 하며 분연히 떨쳐 일어나던 아이들을 회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리다. 바다에서 김주열의 시신이 떠오르고, 민주주의가 유린당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줘야 한다. 학교에서 정의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해주지 못하면 아이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작금 보는 것처럼 불의에 야합하는 모리배가 될 것이다. 희망을 심어주는 상담 중요한 사건만 있는 달은 아니다. 4월의 학사일정을 달력에 표시해두고 준비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 상담주간으로 상담을 시작한다. 학생을 담당한 지 얼마 안 돼 자료가 부족하고 아직 시험도 치르지 않아 성적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할지라도 상담은 만남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대부분 교사는 성적상담을 주된 내용으로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성적 여하를 떠나 편안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부모의 교육관이나 아이의 환경 등을 들어볼 수 있다. 상담이 꼭 공부에만 매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바른 인성을 갖고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남다른 특기나 재능이 있다면 아낌없이 그 능력을 칭찬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학부모를 기분 좋게 해주는 상담은 아이에게도 희망을 심어준다. 혹 가정결손이 있거나 말 못한 고민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애긍의 마음으로 학부모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이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외부활동은 교육적 효과에 초점을 화단에서 개나리꽃이 노랗게 물드는 4월. 초등학교에서는 체험활동이나 답사, 수련활동을 간다. 체험활동을 기획할 때는 가급적 교육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놀이공원이나 야외로 나가 바깥바람이나 쐬고 오는 정도라면 체험활동이라고 하기엔 남는 게 없다. 요즘은 실질적인 과학실험을 하거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박물관에 가서 미리 내준 과제를 조사해 제출하도록 하거나 생태체험을 해도 좋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동안에 학생들이 스마트폰 게임에 몰두하거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것에 치중하지 않도록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자연 생태와의 교감을 하도록 강조해주면 좋다. 특히 교사는 학생 안전에 신경을 쓰면서 현장에 학생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교사끼리 따로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외부활동에는 진로 탐색이나 동아리 활동도 있다. 특히 동아리 활동은 미리 학교에서 다양한 부서를 개설하고 학생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신청하게 도와야 하는데 그냥 형식적인 동아리로 구성돼 매우 식상한 경우도 있다. 요즘에는 로봇이나 드론 동아리, 과학실험 동아리들을 갖추고 과학의 달에 즈음해 외부 강사를 초빙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은 동아리를 개설해야 한다. 연이은 각종 평가 챙겨야 4월에는 신학기에 처음 치르는 시험도 있다. 초등학교라면 수시평가가 있겠고, 고등학교는 영어 듣기평가, 전국연합학력평가, 1차 지필 평가가 4월 중순부터 말까지 몰려 있다. 아마 담임교사는 성적에 관한 욕심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훈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냥 ‘공부 열심히 해라’가 아니라 ‘공부는 인생에 대한 예의’라는 점을 일깨우며, 그동안 역경을 극복하고 큰 뜻을 이룬 사례를 들려주면 동기유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어느 판사의 어린 시절. 가난한 시골에서 십리 길을 걸어 통학했다는데, 아침마다 어머니가 등굣길을 배웅하면서 몰래 날달걀을 주더란다. 하나밖에 없으니 가면서 동생들 몰래 먹으라고. 그런데 그 달걀은 겨울철임에도 늘 따뜻한 것이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나중에 보니 차가운 달걀을 어머니가 가슴에 품고 있다가 꺼내주는 것이었다. 아이가 그 사실을 알고 눈물 흘리며 꼭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고, 그래서 판사가 됐다는 얘기. 지금 들어도 가슴 찡한 얘기다. 아이들을 위한 훈화도 이처럼 진정성과 감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중·고등학교에서는 지필 평가에 따른 성적관리협의회를 할 것이다. 이때는 지필 평가와 수행평가의 비율과 기준안을 잘 고려해 만들어야 한다. 시험에 대한 문항제작 기준도 신뢰성 있게 잘 만들어야 한다. 상위권과 중·하위권을 위한 변별력도 조정해야 하는데, 작년에 출제했던 것을 짜깁기하거나 시중 출판사의 문제를 낸다든지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공들여서 직접 문항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은 부모도 학력이 높아서 문제를 보면 교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판가름한다. 따라서 좀 노련한 문항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상호 존중의 회식문화 그리고 더운 날이 많은 4월이면 중·고등학교에서는 동복을 벗고 춘추복을 혼용한다. 이때 학생들의 복장이 많이 어수선해지는데 학교에서 ‘교복 물려주기’ 사업을 한다면 성장기에 교복이 작아진 학생에게는 선배들이 남겨둔 교복을 물려 입히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남학생들의 경우 옷을 지저분하게 입지 않도록 하고, ‘아이돌’ 의상처럼 변형시켜 입지 않도록 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고’가 있어서는 안 된다. 항상 공평하게 같은 목소리로 지도해야 학교가 바로 선다. 아직 학급 환경정리가 덜 된 학급이 있다면, 환경미화를 청결과 단순함에 초점을 맞춰 해야 한다. 무당집처럼 알록달록 산만하게 할 필요는 없다. 저학년의 경우라면 생명과 생태의 소중함을 알게끔 화분과 어항을 비치해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게시판을 중심으로 한 정보전달에 치중해야 한다. 다양한 진로 분야, 입시 정보, 학습 게시물을 비치해 꾸며줘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교실 청결이다. 차분하고 깨끗한 교실에 들어가면 수업에 열의가 생기면서 아이들 모두가 예뻐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제 학년회식이 남았는데, 회식문화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가족개념으로 선후배를 넘어 형제처럼 뭉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건강식으로 식사하고 귀가하는 다소 실리적인 경향이 많다. 장단점이 있지만 세태의 변화를 어쩔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상호 존중하며, 서로 조언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면 그 행복의 몫은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르침의 보람이다.
지금 남녘에서 봄바람이 불어왔는데도 외출을 못한다. 이유는 미세 먼지 때문이다. 미세 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있어서 마스크를 해도 목이 아프다. 마스크를 하고 외출을 해도 안전하지 않다. 몸에 묻은 먼지가 집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미세 먼지는 이제 가히 공포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국가적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그저 미세 먼지 상태를 알리며 마스크 착용과 외출 자제를 안내하고 있다. 평면 비교하기 어렵지만 우리말 오염 상태는 어떨까. 미세 먼지 공포와 비슷하다. 신문, 방송을 보더라도 온통 외국어다. 제법 많이 배웠다는 사람조차도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다. ‘빅 텐트, 포퓰리즘, 워킹 맘, 남남 케미, 오디션 프로그램, 아트 올레, 클린 파워 플랜, 베이비부머, 프랜차이즈, 금융 허브, 네거티브, 팩트, 프로젝트, 인프라, 컨설팅, 네트워크, E/S(에스컬레이터를 줄여 쓴 말), One-Stop 서비스, 융합 얼라이언스’ 등 외국어와 외래어를 쓰고 있다. 이 중에 자주 써서 이해가 되는 단어도 있지만, 아직도 그 뜻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단어들도 있다.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우리 언어 사용 환경은 미세 먼지를 뒤집어쓰는 것과 같다. 즉 우리 국어 오염 상태가 심각해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간다. 그때는 우리말을 사용하자고 아무리 소리 질러 봐야 소용이 없다. 이런 현실을 걱정해 필자 윤재열 경기 천천고 수석교사는 국어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역설을 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잘못 쓰고 있는 국어사용에 대해 성찰의 글쓰기를 해왔다. 그 결과 2007년에 ‘바른 말을 찾아서’와 2011년 ‘고교생이 알아야 할 우리말’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우리말 오용 사례를 사진으로 제시하고, 올바른 안내를 제시하고 있다. 주변에서 자주 쓰던 ‘조개껍질’과 ‘조개껍데기’, ‘차선과 차로’는 어떻게 다른가. ‘-데’와 ‘-대’의 차이는, ‘화이팅’과 ‘파이팅’은 어느 것이 맞는 말인가. 이 책을 통해서 답을 얻을 수 있다. 필자는 종교가 있냐고 물을 때 없다고 한다. 실제로 특별한 종교가 없다. 그런데 종교보다 더 종교 같은 신념이 있다.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자는 전도(?)를 하고 다닌다. 이 책의 내용도 모두 이런 신념을 기반으로 인터넷 등에 발표한 글이다. 이 책은 2007년 발간되면서 기대 이상의 호응이 있었다. 이 책의 글 중 2편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고, 고등학교 교육방송 국어영역(EBS) 교재에도 2편이 실렸다. 그리고 지금도 공무원 수험생 교재 등 여러 책에 실리고 있다. 이런 기대에 호응하기 위해 이번에 다시 개정판(2017년 3월)을 출간한 것이다. 아울러 언어는 역사성이 있다. 국어도 사회와 문화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한다. 2007년 이후 비표준어이던 것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것이 있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수정했다. 한글 파괴현상은 언론만이 아니다.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 단체 홈페이지에도 한글과 영어를 혼용하고 심지어 한자까지 결합해 보기 민망한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국어의 고유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배우는 청소년들도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초성만 쓰면서 세대 간 언어 소통을 어렵게 한다. 게다가 무조건 줄임말을 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결국 한글 어법을 파괴하고 마침내는 맞춤법을 잊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주시경 선생이 “오늘날 나라의 바탕을 보존하기에 가장 중요한 자기 나라의 말과 글을 이 지경을 만들고 도외시한다면, 나라의 바탕은 날로 쇠퇴할 것이요 나라의 바탕이 날로 쇠퇴하면, 그 미치는바 영향은 측량할 수 없이 되어 나라 형세를 회복할 가망이 없을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말과 글을 강구하여 이것을 고치고 바로잡아, 장려하는 것이 오늘의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오래 전에 있었는데도 여전히 오늘날에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유는 그 만큼 우리 언어 환경이 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의 말과 글을 강구해 바로잡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래사회의 특징은 컴퓨터 시대를 넘어 디지털시대이다.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등 세계인들은 이같은 영향을 받지 않고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상을 통해 우리는 최신의 지식과 정보를 앉은 자리에서 교환하고 취사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시대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회, 문화적인 변화는 기존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야 함을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변화돼 지식을 창조적으로 생산하는 '지식 생산자'로서의 인재가 중요시되고 있다. 창의적인 인재는 '새롭게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능력'(김세직, 정운찬, 2007)을 갖춘 사람 즉, '독창성, 융통성, 유창성, 호기심, 생산성, 대응성, 합리성'(홍순정, 1999)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을 교실이라는 좁은 테두리 안에 가두는 기존의 학습방법은 시대착오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주입식 학습이나 사교육에 의존하는 타율적 학습은 디지털 혁명의 시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교육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제대로 습득할 수도 없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만으로도 하나의 직종을 선택해 평생동안 직업을 유지하면서 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식주기가 짧아진 디지털 광속시대에는 평생학습을 요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 기술을 배우지 않고는 낙오될 수밖에 없다. 평생학습은 자기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는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 오늘부터 순천동산여중(교장 조창영)에서 자기주도학습반을 방과후 수업으로 시작해 11명이 신청을 했다. 필자도 이 수업을 충실히 하기 위해 원격연수를 통해 학습코칭지도사 자격을 받았다. 수업 안내를 하고 학생들의 소감을 들었다.한 학생이 "지금까지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다녔지만 큰 성과를 별로 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을 한 것을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 목표도 크게 잡고, 설정한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을 했다.또한, "공부습관도 점검하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고,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스스로 학습을 이끌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면서 "평상시에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시간을 중요시 하지 않은 자신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한편, "좋은 학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지만 정작 학생들은 학원에 의지하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앞으로는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하는 공부를 해야겠다, 자기 스스로 깨달은 학습은 그 어떤 학습과도 비교 할 수 없다. 선생님의 좋은 지도 아래 우리가 실천해 나가는 방과후 학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오늘 참여한 3학년 학생들은 영어 교과서를 암기하기로 다짐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으로 우상향 직선이 아닌 미래의 구불구불한 곡선의 삶을 잘 대처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이러한 학습을 진행하면서 다수의 학생들은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공부보다는 가르쳐 주는 것을 주로 하는 타율적인 공부에 길들여진 학생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학생들은 현재 학업 성적은 더 높을지 몰라도 미래사회에서 성취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스스로 계획을 세워 꾸준히 학습해 나가는 자기주도 학습이 미래 성취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이같은 틀을 깨기 위해서는 학부모 스스로가 자기주도학습의 의미를 알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준비를 하도록 안내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