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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달 26일 이른 아침 몇 명의 보건교사들이 국채보상 공원에 종종 걸음으로 나타났다. 금세 아담한 천막들이 세워지고 뒤이어 각자의 봇짐을 이고 지고 속속 나타난 보건교사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오래지 않아 공원은 제법 근사한 야외무대로 변했고, 따끈한 약차가 보글보글 끓어오를 무렵 우리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오후 3시 이후부터 내린다던 빗방울이 모든 준비가 끝나자마자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는 짐을 꾸려 머리에 이고 지고 중앙도서관으로 급히 이동해야만 했다. 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늘 우리는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학생과 가족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각자의 작은사랑을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보건교사들의 난치병 학생에 대한 사랑은 이미 몇 해 전에 그 싹을 틔웠다. 99년 대구 보건교사들의 모임인 대구학교보건연구회에서는 난치병 학생 돕기 기금을 마련하고자 보건교육 자료 전시회를 열어 성금을 모금하고,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 1000만 원의 기금을 모아 50명의 난치병 학생들에게 전달했었다. 또 2002년에도 900만원의 성금을 18명 학생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구 시내에는 200여명의 난치병 학생들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그런 와중에 대구시교육청은 4월 26일 난치병 학생 돕기 운동 발대식을 갖고 앞으로 5년간 대대적인 모금활동과 지원사업에 나서기로 해 마음 든든하다. 그리고 그 현장에 보건교사들이 발 벗고 나섰다. 발대식 후 열린 걷기 대회에서, 바자회에서, 건강 놀이마당에서, 일일 찻집에서, 검진 코너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보건교사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비가 온 탓에 이날 바자회에 진열됐던 물품이 꽤 많이 남았다. 이 때문에 보건교사들은 5월 1일 오후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다시 한번 나눔의 장을 열었다. 맨 바닥에 자리를 깔고 주말을 반납한 채 속속 모여든 보건교사들은 다시 한번 분주해졌다. 차를 끓이고, 옷을 정리하고, 보건교육 자료를 전시하고, 풍선을 매어 달고,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방송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두 딸의 옷을 챙기시던 자상한 아빠는 커다란 옷 보따리를 4개나 들고 몹시 흡족해하셨고, 만삭의 몸으로 아가 옷을 고르던 엄마, 아무 곳에나 주저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동전 몇 개로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좋아하는 여자아이들, 책을 사서 머리에 이고 가시는 어머니, 보건선생님 위문 차 먼 길 오시어 따끈한 차 한 잔 드시고 성금함을 채워 준 동료 선생님들…. 어느새 가로등 불빛이 환한 저녁, 돌아가는 보건선생님들의 손에도 시설에 가져다주려고 챙겨놓은 옷가지와 학교에서 급하게 대소변을 못 가린 학생들에게 입힐 옷가지들이 한 봉지씩 쥐여져 있었다. 피곤에 지쳐 어깨가 축 처질 만도 한 대 다들 병고에 힘든 난치병 학생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있었다.
대구시교육청이 올해부터 2008년까지 펼치는 난치병 학생돕기 운동에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태왕 권성기 회장은 4일 시교육청을 방문, 신상철 교육감에게 난치병학생 돕기 성금 5000만원을 기탁했다. 이어 6일에는 대구농협이 심장병과 백혈병 등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3억 원을 맡겼다. 아울러 농협은 대구 관내 150여개 점포에 500여개의 성금 모금함을 비치해 이 달 말까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앞으로 5년 동안 지속적인 모금운동을 펴나가기로 했다. 사진작가 장국현(62), 성용제(67) 씨도 14일까지 대구학생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산 사진 전시회를 열어 사진 및 시화집 판매 수익금 전액을 난치병 학생 돕기 성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발대식과 함께 시작된 난치병 학생 돕기 운동을 위해 현재 ARS 전화(060-700-0050)와 계좌(농협 550-01-005201·예금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개설돼 있다.
선생님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글이나 강의 내용 등을 200페이지 분량의 책자 형태로 2권씩 무상 출판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교총은 (주)아이올리브와 협약을 맺고, 교총회원이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글을 입력하고, 표지 디자인, 책 크기 등을 선택해 출간을 원할 경우 1인당 2권(1건에 한함)에 한해서 무상 출판토록 했다. 또 추가 서비스나 부수를 제작할 경우에도 20%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총회원 선생님들은 평소 노트 한구석에 잠자고 있는 시나 수필, 학습 지도를 하며 적어두었던 핵심 정리 노트, 교사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회고록, 아이들과 함께 쓴 문집 등을 책자 형태로 출판 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초, 중학교 대상 학급 문집, 학생들의 백일장 등 다양한 형태나 내용의 출판도 가능하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교총 복지홈페이지(www.kftaplus.com) '이젠 나도 작가' 코너에 들어 와서 교총 회원 로그인을 한 후 '책만들기 도우미'를 숙지한 후 글을 쓰고, 디자인 등을 선택하면 된다. 이 같은 서비스는 POD라 불리우는 디지털 출판 시스템으로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내용의 글을 써서, 원하는 크기로, 원하는 디자인으로 책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이다. 현재 아이올리브 사이트를 통해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전체가 참여하는 학교문집을 제작하고 있고, 몇몇 선생님들은 자비로 본인의 시나 수필 등을 책으로 출간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전문적인 수련활동을 위한 청소년 수련시설 특성화 프로그램을 선정 발표했다. 현장지도자, 전문가, 청소년들로 구성된 '2004년도 특성화프로그램 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달까지 공모된 86개의 청소년 수련시설 프로그램 중 16개를 올해 지원대상사업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프로그램은 '청소년이 만들어가는 감귤축제'(제주하효청소년문화의집), '장영실과 디지털의 만남'(서울은평청소년수련관), '애들아! 생리를 즐겁게 하자'(창원봉림청소년문화의집), '가족과 함께 하는 가족 나들이'(광주북구청소년수련관), '청소년이 찾아가는 숲'(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 '천문관측학교 별난교실'(창동청소년문화의집), 여가를 즐기며 의미있는 봉사활동하기(인천동구청소년수련관) 등 청소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벌일 수 있는 활동이 많아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청소년특성화프로그램지원사업에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달인 5월부터 연중 내내 이 사업을 실시하고 결과를 평가해 모범적인 프로그램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앞으로 주5일 수업 실시로 청소년들의 여가활동시간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역사회활동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참여기회를 늘리고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은 23일까지 청소년과학탐구반(YSC) 홈페이지(http://ysc. scienceall.com)를 통해 전국 초·중·고 과학동아리 지원신청을 접수한다. 과학문화재단은 지원신청팀 중에서 초·중·고 각 100개, 총 300팀을 선정해 과제당 50만∼300만원씩 총 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분야는 학생활동탐구, 체험활동, 교사활동연구 등 3개 분야다. 홈페이지에 지도교사와 함께 가입한 뒤 과학반을 개설하고 간단한 활동계획서를 포함한 소정의 신청서를 과제신청란에 접수하면 된다. 과학문화재단은 선정된 과제들의 활동 결과보고서를 제출받아 우수과제와 우수활동 과학반을 선정, 결과물을 논문집 '과학 탐구 사랑'에 게재하고 평가발표대회도 연다. 중국 청소년과학기술창신대회, 아·태 청소년과학축전 등 각종 해외 행사와 체험 연수 참가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과학문화재단 최영환 이사장은 "산·학·연 기관을 적극 동참시켜 1만 과학탐구반과 1만 연구소를 일대일로 연계함으로써 YSC를 실험 위주의 학교 밖 과학교육의 핵심 축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인문계 고3은 EBS 수능강의를 시청하고 있으며 특히 농어촌 지역 학생들이 강의에 대한 호응이나 만족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 교육정책연구소가 최근 전국 인문계고 교사 985명과 고3 학생 38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EBS 수능강의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92.5%였으며 지역별로는 농어촌(99.3%)이, 성적별로는 중위권(94%)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부가 EBS를 통해 수능강의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45%의 학생이 찬성, 1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 찬성의견(58.9%)이 중소도시(44.3%)나 대도시(42.8%)보다 높아 농어촌의 호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도 찬성(59.3%)이 반대(14.2%)보다 많아 교사와 학생 모두 수능강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방송 시청시간에 대해 학생들의 51.6%는 일주일에 5시간 이내라고 답했고, 35.6%는 6∼10시간 사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11∼15시간을 시청할 것이라는 의견도 21.2%로 나타나 대도시(6.6%)와 중소도시(7.2%)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수능강의를 통해 과외비가 줄어들 것'(21%)이라는 응답은 '변화 없을 것'(65.4%)이라는 응답에 비해 크게 적었다.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13.6%나 됐다. 반면 교사들은 58.1%가 '과외비가 경감될 것'이라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EBS 강의내용에 대해서는 41.6%의 학생은 보통, 35.6%가 만족, 22.8%는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지역별로는 농어촌 학생들(53.6%)이 대도시(34.1%)나 중소도시(32.1%)보다 강의내용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학교 및 과외 수업과 비교해서는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40.4%, '보통'이 39.9%였으며 '만족스럽다'는 답변은 19.7%에 그쳤다. 'EBS 강의가 수능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34.9%의 학생들이 도움될 것, 34.4%가 보통, 26.4%가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성적향상에 대한 기대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은 '도움될 것'이라는 의견이 51.2%로 타지역보다 훨씬 기대가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교사들은 73.5%가 '수능강의 내용이 우수하다'고 답해 학생들에 비해 훨씬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수능성적 향상에 대해서도 52.7%의 교사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 모두 수능방송만으로는 수능시험을 준비하기에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경우, '부족하다'는 의견이 38.5%를 차지했고 '충분하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매우 부족하다'는 의견이 31.5%로 중위권(20.2%), 하위권(19.9%)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대도시(24.7%)와 중소도시(23.7%)가 농어촌(9.1%)보다 크게 높았다. 교사들 역시 36.3%만이 '충분하다'고 응답했다. EBS 강의내용의 수능시험 반영에 대해서는 41.5%의 학생은 찬성, 29.1%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교사들의 경우, 수능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53.2%)이 반대의견(5.7%)보다 크게 우세했다. 수능시험에 반영한다면 어느 수준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학생들의 경우 '50% 이상 반영'이 36.1%로 가장 높았으며 '30∼50% 수준'이 23.8%, '10∼30% 수준'이 21.8%였다. 반면 교사들은 '10∼30% 수준'이 40.4%, '30∼50% 수준'이 33.6%, '50% 이상 반영'이 15%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교사들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이다. 한편 학생들은 EBS 수능강의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시청시간 부족(39.2%)과 학습부담 증가(27%)를 지적했다. 전체 학생의 58.9%가 '학업부담이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교사의 73.6%도 '학생의 학업부담이 증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학업부담이 매우 증가했다'는 의견이 중위권(17.4%)이나 하위권(15.7%)에 비해 상위권(27.8%)에서 높아 상위권 학생들의 상대적 부담감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교사의 75.6%는 수능강의로 인해 업무가 증가됐다고 답해 EBS 강의가 교사의 근무부담 원인임을 알 수 있었다. EBS 강의와 교사 본인의 수업이 비교되는 것에 대해 교사의 55.7%는 '심리적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나 44.3%는 '부담을 느낀다'고 답해 수능강의가 교사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수능강의를 본인의 수업활동에 어느 정도 반영시킬지에 대해서는 교사의 64%가 '일부 반영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6.7%는 '매우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답해 EBS 강의내용이 교사들의 수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의 46.9%는 '수능강의가 학교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옛날 얘기야?" 할지도 모르겠다. 몇 년새 소위 '복고풍'이라는 6,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안봐도 뻔한' 그 시절 이야기로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힐 것도 뻔한 사실이니까. 1954년, '4사5입'이라는 이상한 숫자놀음은 얼룩진 부정선거를 절정으로 내몰더니 결국 나라 전체를 끊임없는 숫자의 소용돌이로 빠뜨렸다. 3.15, 4.19, 5.16으로 숨가쁘게 이어지던 역사는 혼란스럽고 어두운 6,70년대로 흘러간다. 동네에서 '두부 한모'로 통하는 효자동 '효자리발관' 주인 성한모(송강호). 우연처럼 필연처럼, 그는 역사의 한복판에서 결혼을 하고 아들 낙안이를 얻는다. 얼떨결에 간첩신고를 하다 정치권력에 휘말린 성한모는 또다시 얼떨결에 대통령 각하의 면도와 이발까지 책임지는 '귀하신 몸'이 된다. 청와대 행사에 초대받고 각하를 모시고 미국 순방에도 따라나서게 된 그는 동네 사람들은 물론 낙안이에게 최고의 영웅이 된다. 그러나 북에서 내려온 간첩들이 설사병에 걸렸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 높으신 분들은 정국돌파를 위해 설사병이 '간첩과 접촉해서 생긴 전염병'이라고 발표한다. 어느 날 이발사의 아들 낙안이마저 그 '몹쓸 병'에 걸리고 시민의식이 투철한 대통령의 이발실장은 아들을 직접 경찰서로 데려간다. 효자동 주민들은 모두 우리 옆집에 살 법한 사람들이다. "나라에서 하는 일은 다 옳아. 두고보면 알게 돼"라고 큰소리치던 통장 아저씨는 어떻게 됐을까, 청와대 출입 이발사의 '빽'을 빌려 보려던 만두가게 왕씨 아저씨는 또 어디로 갔을까. 절대권력 앞에 숨죽일 수밖에 없었던 나약하고 소심한 사람들, 그러나 자기 방식대로 꿈과 희망을 지키려 발버둥친 이들의 사연은 너무나 절절하다. 영화는 가슴 아픈 현대사의 일부를 최대한 밝게, 코믹하게, 따뜻하게 그리려고 애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묘한 표정을 짓게 되곤 한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해야 한다는 거대한 애국 논리와 아들에 대한 소박한 사랑 사이에서 눈물 흘려야 했던 성한모는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버이날이 지나갔다.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 된 이 때, 묵묵히 자기 일에 충실했던, 말없이 나를 사랑해주셨던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내 아버지가 새삼 존경스러워진다.
실습을 나가는 첫날, 며칠 전에 구입한 정장을 최대한 깔끔하게 입고 정문에 들어섰다. 11년 전에 입었던 교복을 후배들이 입고 등교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설레고 마냥 기쁜 마음이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대학에 들어와 4주라는 기간동안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까지 했다. 교무실은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학생들이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었던 공간이 언제나 학생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담임선생님, 학과 선생님 등과 대화하는 곳으로 변모해 있었다. 단적인 예로, 교무실과 복도 사이의 벽을 헐었다는 사실은 교무실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과 의사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한 교육적인 측면이 가미되었다고 의미 부여를 하고 싶다. 교무실 한쪽에 자리배치를 받고, 선생님들의 하루 일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수업이 50%, 기타 업무가 50%였다. 수업이 있을 때는 교실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끝나면 교무실에 돌아와서 각자 맡은 행정업무를 하다가 다시 수업 있으면 교실에 들어가고 끝나면 업무, 이런 식으로 하루 일과가 진행됐다. 학습에 관련된 책자나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관련된 독서를 하는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재정 확보가 선행돼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여기서는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해결될 수 있는 방안과 이것 없이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나눠 생각해보고자 한다. 전자의 첫 번째 해결책으로 법정 교원수 확보 및 수급이다. 지금 시 단위에서는 법정 교원수의 85%가 수급되면 문제가 없는데 재정적인 투자를 통해 법정 교원수를 확보, 수업시수를 줄여야 한다. 선생님들도 시간이 확보돼야 교재 연구도 하고 독서도 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교원 봉급을 단계적 인상을 통해 대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물론 현장 선생님 중에서 자신이 받는 봉급에 비례해 아이들을 사랑하고 지도하시는 분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교사의 사기진작에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셋째, 학교에 부서별로 행정보조원을 두는 것이다. 원래는 행정실에서 행정적인 업무를 전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부서별로 행정전담 보조원을 채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재정적 뒷받침 없이 생각해볼 수 있는 해결책으로는 우선 1, 2교무실을 없애고 학과 연구실로 세분해 선생님들의 공간을 확보해줘야 한다. 이미 사립에서는 시행되고 있는 학교도 있지만 국·공립에서는 실시하는 학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 교사들이 회의할 수 있는 회의실을 만들고 그 외에는 학과 연구실로 만들어 과별로 교과 연구와 상호 토론을 할 수 있도록 공간 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로 교사의 활동을 계획적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 교사들간의 단합(운동, 학과별 모임, 인성교육 모임 등)과 자기 계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반에 들어가서는 학급 구성원들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속해있는 교직원 공동체에서는 개별적인 행동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게 교직원 공동체의 현실이다. 교생실습 중 연구부장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평생 머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다. "수업은 10대를 위한 1시간의 공연이다"라는 말씀. 학생과의 1시간 수업을 위해 선생님은 때로는 광대가 돼야 한다는 사실, 이 마음을 간직하고 교직에 나아갈 준비를 한다면 분명히 꿈은 이뤄질 것이다.
오는 8월부터 폭력학생에 대해서는 출석정지처분을 내리겠다고 하니 뒤늦게나마 문제학생들에 대한 처벌이 시행되게 되어 때늦은 감은 있지만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근 들어 사회의 전반적인 민주화에 발맞추어 학교도 민주화 바람이 불어 대폭 학생들의 행동에 최대한 자율성과 인권을 보장하니 의외로 좋지 않은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 너무 규제가 미약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이를 악용하는 못된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학생이 미워서가 아니라 그들의 장래를 감안하여 바로 잡고 이끌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문제는 결국 사회문제와 질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준법성과 자제심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부모들이 과거에는 엄했는데 어느 때부터 너무나 자녀 과보호에 나서 요즘처럼 무례하고 버릇없는 아이들을 양산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보다 엄한 학교교육이 필요하며 특히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학생과 폭력학생, '왕따'시키는 학생에 대해서는 반드시 뿌리를 뽑도록 해야할 것이다. 벌써 몇 차례나 교사가 학생한테 모욕이나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교사가 자살하는 경우도 있지 않았는가. 교육은 학교가 중심이 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인격과 인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대신에 교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학생지도에 임하도록 어느 정도의 교육적 권위를 부여해 줘야 한다. 그리고 잘못한 학생들이 반드시 회개하고 뉘우칠 수 있도록 일정한 제재와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전화가 왔다. "선생님! 헤어졌어요. 각오는 돼 있었지만…." 여자 친구와 장래까지 약속했다며 흥분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꽉 잠긴 그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짓누른다. 중학교 시절 수영 특기생으로 체고에 진학한 그는 다이빙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나는 그의 후원자가 됐다. 걷고 싶다는 소망 하나만으로 전신마비 1급 장애를 견뎌온 그였다. '슈퍼맨 걷는 날'이란 특이한 그의 아이디에는 이런 절실한 바람이 담겨 있다. 그런데도 표정은 너무 밝고 오히려 봉사하러 나온 사람들을 웃게 만들곤 했다. 겨우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손가락 하나뿐인데도 컴퓨터를 잘도 더듬는다. 정보 사냥에 능해 세상사 돌아가는 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다. 나는 그를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눈물겨운 인생 역정을 세상에 알렸다. 방송국 후원으로 제자들과 함께 공사 현장에서 땀 흘리며 그를 위해 사랑의 집을 지었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뿌듯한 감동의 물결이 일었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는 유명인사가 됐다. TV에 출연을 하고, 후원하는 까페가 생기고, 그를 염려하는 사람들과의 정기적으로 만나기도 했다. 중졸 학력이 전부인 그가 배움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며 고입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입 검정고시마저 합격했을 때, 나는 진정 그의 열렬한 팬이 됐다. 그런 그가 마음을 준 여자 친구를 떠나 보내서인지 오늘은 무척 슬퍼한다. 사람들을 만나 즐거웠던 것만큼 홀로서기의 아픔과 시련을 겪고 있다. 나는 새삼 교사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느낀다. 더 이상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깝게 그를 바라보게 된다. "창순아! 선생님은 힘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구나. 너를 사랑하면서도, 아픈 네 마음을 위로해 줄 오직 한마디를 찾기 위해 전전긍긍하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또 슬퍼지는구나. 굳세게 살자! 넌 지금껏 그렇게 살아온 오뚝이였잖아. 널 사랑한다."
정부의 EBS 수능강의에 대해 고교 3학년생의 92.5%가 시청하고 있음에도 사교육비 경감효과나 강의 내용 만족도, 수능준비 효과 등에 대해서는 보통이나 부정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14일부터 열흘간 전국 인문계 고교생 3천840명과 교사 98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EBS 수능강의가 학원비나 과외비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괴외비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응답은 21%에 그쳤고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학생은 65.4%, 오히려 과외비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대답은 13.6%였다. 지역별 사교육비 경감효과는 중소도시나 농어촌보다 대도시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BS 수능 강의 내용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해 35.6%의 학생이 만족했고 22.8%는 불만을 피력했으며 41.6%는 보통이라고 대답했다. 교사들은 응답자의 73.5%가 강의 내용이 우수하다고 대답해 학생들과 대조를 이뤘다. EBS 수능강의가 학교수업이나 과외보다 더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학생은 40.4%, '보통이다'는 39.9%, '만족스럽다'는 19.7%로 조사됐다. EBS 수능강의만으로 수능시험 대비가 충분하느냐는 물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학생은 13%인데 반해 부족할 것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58.5%로 훨씬 많았다. EBS 수능강의가 수능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34.9%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대답 28.4%보다 많았다. 수능출제에 EBS강의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학생 41.5%가 찬성을, 29.1%는 반대했고 성적별 반응에서는 중위권 이하 학생들의 찬성비율이 높았고 상위권에서는 반대비율이 더 우세했다. 교사들은 학생들보다 수능반영 찬성의견이 훨씬 높았으나 반영비율은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EBS 수능강의로 학생 58.9%, 교사 52.9%가 학업부담과 업무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느끼고 있으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 관계자는 "EBS 수능강의로는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보기 힘들다. 사교육비 경감은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가르치는 것 보다 학교교육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학생대상 조사에서 95% 신뢰수준에 ±1.58이며 교사대상조사는 95% 신뢰수준에 ±3.12이다.
'나무와 풀꽃이 어우러진 길'이라는 문을 통과하면 학교 운동장이 바로 서촌공원과 맞닿아 있는 학교.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서촌초등교(교장 남택윤)는 삭막한 콘크리트 속 다른 도심 학교들과는 달리 탁트인 시야와 함께 운동장을 둘러싼 소나무들이 먼저 눈에 띈다. 지난 2003년 경기도의 '학교 숲 가꾸기'의 대상학교로 선정된 서촌초는 1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학교를 둘러싸고 있던 담을 허물고 서촌공원을 조성, 학생 학부모는 물론 인근 주민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원내 원형광장으로 조성된 '놀이마당'은 학생들이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등을 타기에 좋고 다양한 이벤트 무대로 이용되며, 5∼6명이 들어가 계절마다 별을 관찰 할 수 있는 소규모 '별관측대', 통나무를 이용한 놀이학습장인 '다목적 광장', 생태연못 등이 갖춰져 학생들의 놀이터이자, 쉼터, 학습공간이 됐다. 공원 또한 자연스레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잦아져 도심 속 편안한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일 운동회가 열린 서촌초에는 철쭉까지 활짝 펴 학부모들의 점심식사 겸 봄나들이 장소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6학년 전예원(12)양은 "전에는 운동장 건너에 언덕하고 흙밖에 없는데 공원이 생기니 매일 나무도 보고 친구들과 놀기에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남택윤 교장은 "학교에서 매일 숲을 보고 뛰어 놀다 보니 시멘트 건물 속에서 자란 아이들과 정서 자체가 다르다"라며 "앞으로 신도시를 건설하면 제도적으로 이런 공원조성을 장려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공원을 접목한 '서촌초 늘푸른 학교 가꾸기 사업'은 학생, 학부모단체, 교사, 환경운동가, 주민과 시흥시가 힘을 모아 조성한 성공적인 참여형 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연차적으로 확대, 2006년까지 250개교에 학교 숲을 조성할 예정이며, 시흥시 또한 학교 숲 조성 사업을 관내 24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시대별로 교과서에서 어떻게 불렸을까. 우윤 전주역사박물관장은 갑오농민혁명 110주년을 맞아 1895년부터 최근까지 발행된 국사교과서에서 '동학농민전쟁' 관련 부분을 분석, 발표했다. 우관장은 교과서의 기술 형식을 시기별로 ▲1895년 이후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이후 등의 세 부분으로 나눴다. 그는 1895년 최초로 발간된 초등 국사교과서인 '조선역사'에서부터 1960년대 문광부 검정 교과서는 "'동학란'으로 표기하던 시대"라며 갑오농민전쟁을 "왕조질서에 반기를 들거나 기존의 체제 질서를 어지럽힌 비적의 소요쯤으로 인식, 근대 사회로의 원동력이라는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1970년 판 인문계 고교 교과서 '국사'를 시작으로 한 1970년대 교과서에서는 '동학란'에서 '동학혁명'으로 표기가 격상됐다. 그러나 우 관장은 "'동학란'이란 표기가 보수적 학계의 입김이 작용, 학문 내적 요인으로 역사용어가 정해진 시기"라면 70년대는 "학문적 성과가 '혁명'으로 인정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음에도 학문 외적 요인으로 역사 용어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1979년 판 고등학교 국사교과서를 제외하고는 '농민'이라는 용어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 우 관장은 "갑오농민전쟁의 주체 세력으로서 '농민'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학교단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했다는 것은 동학의 사상과 활동을 과도하게 평가하려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결합한 '국적 있는 교육'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이후는 "''반란'도 아니고 '혁명'도 아닌 중간적 용어인 '동학운동'이라는 용어를 취한 시기"라고 평했다. 그는 5공화국의 출범과 더불어 사용되기 시작한 "'운동'이라는 용어는 모든 인간 활동에 쓰일 수 있는 것으로 역사의 엄밀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담아낼 수 없다"며 "이는 갑오농민전쟁을 무력화시키고 그에 대한 열정을 박제화 시키는 표백제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우 관장은 또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농민'이라는 용어가 강조됐다"며 "학문적 성과가 축적됨에 따라 '동학란'이 '동학농민혁명운동'으로 불리는 등 지배층 중심의 역사에서 민중의 역사로 전환돼 갔다"고 평했다.
한국 여학생의 수학·과학 성취도가 남학생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남녀 학생의 학력 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학 성취도의 성별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이화여대가 지난달 29일 '남·여학생의 학력 차이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밝힌 학력 차 실태는 지난 1995년과 1999년 38~41개국의 초등4년 및 중2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TIMSS)와 2000년 32개국의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PISA) 결과를 토대로 나온 것. 수학의 경우, 남녀 학생의 점수는 95년 588-571점(17점 차), 99년 590-585점(5점 차), 2000년 559-532점(27점 차)이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한국 학생의 수학 전체순위 및 남녀 차이 순위는 95년 3위와 2위, 99년 2위와 17위, 2000년엔 둘 다 2위였다. 과학의 경우, 남녀 학생의 점수는 95년 576-551점(25점 차), 99년 495-480점(15점 차), 2000년 561-541점(20점 차)이었다. 한국 학생의 과학 전체 순위 및 남녀 차이 순위는 95년 4위와 6위, 99년 5위와 9위, 2000년 1위와 2위였다. 한국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수학과 과학을 잘하지만, 남녀 점수 차이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최석진 교육과정평가원 교육평가연구본부장은 "수학·과학 같은 학문은 남학생이 잘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문화 등도 약간의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수학 과학에서의 남녀 실력 차를 좁힐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아본다. # 교사와 부모의 편견이 성취도 떨어뜨려 인천교대 이대식 교수의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의 수학성취도 제고를 위한 학습프로그램 개발 연구'(인천시와 경기도 초등 6학년 학생 2000명과 교사 대상 조사)는 흥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부모와 교사들의 관심이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 이 교수는 "남자 교사들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학에 덜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것이 여학생들의 성취도를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원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부모도 아들만큼 딸의 수학 성적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 연구에서 드러났다. 이공계열에 재능이 있는 우수한 여학생들과 이들의 역할 모델이 되는 여성 과학자들을 1 대 1로 연결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WISE(Women Into Science & Engineering)거점 센터장을 맡고있는 이혜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도“여학생의 경우 과학학습을 실제 생활과 연결시킬 때 성취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여학생에게 맞는 과학교육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가르친다면 수학, 과학의 학력 차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학생 친화적인 수학-과학프로그램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2001년 펴낸 ‘여학생에 친화적인 과학 프로그램 방향 설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과학적 성취도에 있어 남녀간의 선천적 차이는 크지 않다. 문제는 사회문화적 요인. 보고서는 "여학생에게 친숙하지 않은 소재나 경쟁적인 수업 방식 때문에 여학생이 과학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학생들이 쉽게 경험하고 관심이 있는 분야를 과학 학습에 도입할 것을 건의했다. 즉 머리카락 물들이기, 화장비누 만들기 등을 통해 화학을 가르치고 음식의 열량 계산, 주방에서 사용하는 열효율 등을 통해 물리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라는 것.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여 작년부터 '여학생을 겨냥한 수학-과학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시범학교 연구를 거쳐 발표된 여학생 친화적 과학 프로그램은 우주, 에너지, 물, 통신, 미(美) 등 5개 분야 27개 실험 활동으로 꾸며져 있다. 실험방법에 대한 자료는 중고교 과학교사 단체이자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신과람)의 홈페이지(www.tes.or.kr)와 여성부 정책개발평가담당관실에서 구할 수 있다.
지난 4월 23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교원인사제도 개선 공청회가 전교조의 방해로 무산되면서 교장임용제도, 교원평가, 수석교사제 도입 등 교원정책을 둘러싸고 교육계의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이 날 공청회는 작년 7월부터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주도하고 교총, 전교조, 한교조, 교장회, 학부모단체 및 교육전문가가 참여하여 논의한 '교원인사혁신을 위한 국민여론수렴사업'의 일환이었다. 때문에 공청회를 주최한 한국교육개발원의 기조강연과 발표내용은 그 동안 8차례씩이나 밤샘까지 하면서 논의한 결과를 그대로 공개하고, 이에 기초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이 날 기조강연에 포함되어 있는 '교장선출보직제'는 교원인사제도개선협의회에서 그 동안 수 차례의 토론과 논의를 거쳐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예견되어 도입하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의견이 모아진 사항이다. 따라서, 한국교육개발원측이 공청회 자료를 통해 '교장선출보직제의 실험적 도입'을 제시한 것은 그간의 논의결과를 심각히 왜곡, 변질시킨 것이다. 또한, 전교조도 논의의 한 주체로서 워크숍에 계속 참여해 놓고 교장선출보직제가 참여자들로부터 동의를 구하지 못하자 협의의 틀을 깨고 밖으로 뛰쳐나가 그들 주장과 다르다고 반 개혁적이니 수구세력 운운하는 것은 당당한 자세가 아니다. 더욱이 공청회 자체를 물리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저지한 것은 교원단체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따라서, 한국교육개발원은 공청회가 무산된 데 대해 단순한 입장을 표명을 넘어 그간의 논의결과를 왜곡, 변질시킨 것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 전교조도 자신들의 주장을 물리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관철시키겠다는 독선적 행태를 버리고 협의의 틀에 당당히 임해야 할 것이다. 교원인사제도는 교원들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사항이며 교육의 질적 향상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정책의 본질에 충실해야지 여론몰이나 물리적 힘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상식도 통용되지 않고 힘의 논리로만 교육문제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교원인사제도 개선은커녕 이로 인한 교육공동체의 갈등과 혼란만 야기시킬 것이다. 국민들이 가뜩이나 교원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마당에 다른 것도 아닌 교원인사제도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여 교원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서야 되겠는가. 지금은 각 단체의 주장만을 지나치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교원인사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학교폭력은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의 내용을 보면 우려보다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사후 처벌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석정지제와 같이 강도 높은 격리가 학생폭력을 줄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실효성도 문제다.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단위 분쟁조정 기구의 위원장은 학교장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내에서 폭력이 발생하면 교사와 학교장의 책임을 먼저 따지는 사회분위기에서 과연 학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분쟁조정에 얼마나 많은 학부모들이 조정을 신청을 할지 의문스럽다. 분쟁조정이 민사적인 손해배상을 위주로 하고 있음에도 어느 일방이 수사를 의뢰하면 무조건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져 경찰이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이른바 인지사건의 경우 분쟁조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 모든 학교단위에 법률전문가, 경찰공무원, 교원 등으로 구성된 폭력 자치위를 의무적으로 구성토록 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6학급 미만의 소규모 학교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이러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더구나 지금 학교에는 학교분쟁조정위원회가 있고 학교운영위원회까지 있어 행정업무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이번 법률의 가장 큰 부작용은 교사의 자율성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교사는 학교폭력을 보거나 알게 되면 무조건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는 때로는 학교폭력의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교사의 학교폭력 신고를 무조건 강요함으로써, 이제 학생이 교사를 믿고 상담조차 할 수 없는 비교육적 관계로 변질시키고 있다. 학교폭력의 주안점은 예방교육이다. 이는 학교단위에 상담 교사의 확보와 폭력예방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번 법안이 소 잃고 외양간 조차 제대로 고칠 수 없는 법안이 되지 않기 바란다.
교사다면평가제가 논의되면서 '선진국에선 학생과 학부모의 교사평가가 일반화돼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곳은 미국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연구발표가 있었다. 지난달 23일 대전시교육청 주체로 열린 교원평가제 공청회에서 경주대학교 전제상 교수는 '공교육 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교원평가제의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 프랑스, 영국, 미국 중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평가에 참여하는 곳은 미국의 일부에 불과하며 미국에서도 이 평가방식이 거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의 교사평가로 평정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도입한다면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전 교총 추천위원으로 토론자로 참여한 김명순 대전 갈마중 교감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사평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전 교수는 미국교육연구소(Educational Research Service, 997)가 909개 교육구의 교원평가를 조사한 결과 행정가에 의한 관찰 99.8%, 체크리스트 활용 87.4%, 학습자의 학업성취 활용 7.0%, 동료평가 6.0%, 학생평가 3.0%, 학부모 평가 1.0% 순으로 나타났다. 브란드와 간스니더(Brandt & Gansneder)가 미국 버지니아 교육구 11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행정가와 교원기록에 의한 평가가 주종을 이루었으며, 학생과 학부모의 교사평가는 1개 지역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의 황호진 교원정책과장도 최근 "미국 외에는 학생,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며 그러나 "제도화된 것은 아니지만 핀란드에서는 고교의 결원 교원 채용 시 학생 대표가 인터뷰에 참여해 의견을 반영하는 경우는 확인했다"고 말했다.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성과상여금이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올 스승의 날을 전후해 지급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최근 교원성과상여금을 지난해와 같은 방식인 90% 균등지급, 10%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두고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원평가제 도입 방침에 따라 합리적인 교원평가시스템이 개발되면 이와 연계해 성과상여금 반영비율(10%)을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되 올해는 지난해 2월 11일 교육공무원성과상여금 제도개선위원회에서 합의한 대로 지급코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90% 균등지급 10% 차등지급 하되 차등지급방법은 교육부장관이나 교육감, 교장이 정하는 방식을 중앙인사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지급하는 이유로, 교육부는 교직사회의 안정이 필요하고 중앙인사위원회의 성과상여금 지침이 지난해와 동일한 점을 들었다. 교총은 교육부의 의견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10% 차등지급 비율을 줄여 조기집행 하되 육아휴직자와 휴직 후 군복무를 마치고 복직한 교사, 6개월 이상 교육훈련 파견 자, 사립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공립 특채된 교사들도 지급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또 교총은 전문직 지급대상 기준을 합리적으로 변경하고, 기간제 교사도 성과급 지급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이종재)이 지난해 5월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의 교육주체들(학생, 학부모, 교사)간에는 이념 성향에서 별 차이가 없으며, 교육주체들이 선호하는 이념적 좌표는 '강한 공공성과 능력주의의 동시추구형'으로 드러났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이념=정책 결정의 주도적 측면과 교육의 가치·내용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나라 교육주체들은 복지국가모델이나 신자유주의 모델과는 달리 강한 공공성과 능력주의를 함께 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국가론은 국가주도와 공공성을 강하게 지향하는 반면 개인이익과 수월성에 대한 지향은 매우 약한 모델. 반면 신자유주의모델은 민간주도적 관리, 개인주의, 능력주의를 지향하면서 국가주도와 공동성 요인에 대한 지향은 약한 편. 교사, 학생, 학부모 집단간의 이념 성향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x²=.233, p>.05) 세 주체 모두 공공주의적 특성과 자유주의적 특성을 함께 갖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공공주의적 특성으로 더 치우쳐 있다. 교사는 공공주의적 성향을 기본으로 능력주의, 수월성을 선호하며 학부모는 공공주의적 성향이 보다 뚜렷한 가운데 능력주의와 수월성 또한 선호하고, 학생은 이념적 성향은 약하나 공공주의를 지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전교조 회원의 이념 차=양 측 회원 모두 공공주의와 자유주의적 성향을 함께 보였고, 소속단체의 차이에 따른 이념적 편차는 거의 없었다.(그림) 다양성에 대해서는 교총교사와 전교조 교사가 각각 81.3%, 86.1%의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조사 항목 중 전교조 교사는 개인주의(20.9%), 교총 교사는 대중주의(8.8%)에 대해서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교총 가입교사들의 경우 특성화, 수월성에 대한 지지도는 매우 높으면서도 개인주의에 대한 지지도가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처럼 이질적 가치를 동시에 긍정하는 것에 대해서 강영혜 부연구위원은 "이전의 교육의식 조사에서도 능력주의, 대중주의, 반개인주의적 성향주의가 사람들의 교육의식에 동시에 존재해 왔다"고 설명했다. ▲젊을수록 자유주의적 성향=이번 조사에서 젊은 교원일수록 공공주의보다는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20대 교사의 경우 약한 수준의 공공주의의 형태를 취하면서 특성화 수월성에서는 자유주의적 지향성을 보였다. 50대 교장·교감집단은 공공주의를 기조로 하면서 수월성과 단위학교 자율을 높게 평가하는 향상을 나타냈다. ▲지도부가 구성원 압도해선 안돼=연구자는 우리 공동체의 참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학습해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공동체는 모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적으로 형성된 조직체라는 점에서 공동체 구성원 각자는 상호주체성에 기초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건 무차별적으로 적용 가능한 교육공동체 모델은 없는 만큼, 일부 단체의 지도부가 나머지 구성원들의 생각과 발언을 압도하는 상황은 교육주체들의 자발적 주체화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연구자는 지적했다. ▲조사방법=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5월 22일 우편으로 전국 93개 초중고교 교원 1490명, 학부모 2751명, 학생 723명으로부터 설문을 회수해, 집단별 배경변인에 따른 차이를 볼 수 있도록 분석했다.(교차·카이스퀘어·요인분석)
심각하게 보이는 교단의 갈등양상에도 불구하고 교총과 전교조 회원간의 이념 편차는 거의 없으며, 교원단체 지도부의 강성 발언은 회원들의 자발적 주체화를 저해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다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보고서가 최근 공개됐다. 한국교육개발원 강영혜 부연구위원은 '교육관련 주체들의 이념적 좌표분석 연구'라는 2003년도 기본연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자는 "교육계 갈등의 한 원인이 교육주체들간의 이념적 성향의 차이일 수도 있다는 가정에서 연구를 시작했지만 교사, 학생,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분석결과 교육주체들 간의 이념적 편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심지어 전교조 소속 교사와 교총 소속 교사들간에도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육에 대한 생각이 별로 다르지 않음에도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커지는 원인은 학교의 지배구조, 리더십의 재정립, 교육주체 상호간의 관계 설정 등에서 과도기적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자의 분석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국 교육주체(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이념적 좌표는 공공성과 평등성을 추구하는 복지국가 모델이나 약한 공공성과 개인적 가치를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모델과도 다른 '강한 공공성과 능력주의의 동시적 추구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과 전교조 가입교사간의 이념적 좌표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두 단체에 가입한 교사들은 공공주의적 성향과 자유주의적 성향을 함께 가진 것으로 드러냈다. 다만 학부모들의 교육정책 결정 참여는 전교조 교사들이, 수월성 추구에 대해서는 교총가입 교사들의 지지율이 약간 높게 나왔다. 이러한 결과에 터해 연구자는 "상황과 맥락을 초월해 무차별적으로 적용 가능한 교육공동체 모델은 없으며, 형평에 맞게 협력해 만들고 고쳐나가는 게 가장 좋은 교육공동체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단체의 지도부가 나머지 구성원들의 생각과 발언을 압도하는 상황은 교육주체들의 자발적인 주체화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5월 전국 교원(1490명), 학부모(2751명), 학생(723명) 들을 대상으로 우편 설문 조사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