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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1990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교사로 임용되지 못한 국립사대 졸업생 7천여명 가운데 1천200명이 이르면 내년부터 중·고교 강단에 서게 될 전망이다. 국회교육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들 미임용자를 대상으로 임용고사를 실시, 2006학년도부터 한해 500명씩 2년간 1천명을 중등교원 별도 정원으로 선발하는 내용의 '국립사대졸업자 교원미임용자 임용특별법' 개정안을 표결없이 여야 합의로 가결했다. 교육위는 이어 군 복무 기간 교사임용 규정이 바뀌어 피해를 본 국립사대 졸업자 200명 가량을 우선 임용하는 내용의 '병역의무 관련 교원미임용자 채용특별입법안'도 여야 합의로 처리, 법사위로 넘겼다. 특히 군복무 관련 미임용자는 별도로 설치될 심사위원회에서 실시하는 교직 전문성 및 자질 검사만 통과하면 정원 내에서 특별채용되며, 채용 결정 이후 1년 이내에 우선적으로 교사 발령을 받는다.
곽병선 | 경인교대 초빙교수 창의성 교육, 왜 중요한가 오늘날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여전히 정답형 암기위주 교육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창의성 교육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그리고 우리 인간의 삶의 방식에 있어서 기발한 착상, 독창적인 안목,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으로 기존의 사고방식을 부단히 탈피-수정해 갈 수 있는 창의적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다. 오늘날 우리가 창의성 교육을 염원하는 근본 이유는 그 어느 때보다도 창의적인 인간이 인간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의 집단적 삶의 생존을 위해서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창의성 교육은 지식기반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이 생존과 공동체의 진로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는 대안이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이 지식의 생성과 소멸이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사회로 세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별히 기술 응용 분야에서 지식의 수명은 불과 몇 주 또는 몇 일 정도에 불과한 것도 충분히 예견된다. 기술 개발에서 첨단을 다투는 일이 간발의 차이로 뒤바뀌는 세상이다. 그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기술 혁신이 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 불꽃 튀는 아이디어·기술 경쟁에서 낙오하는 공동체는 자기 주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남의 아이디어, 기술을 따라 가기에 바쁘고 그것도 잘못하면 뒤 처지기 십상이다. 이렇게 되면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서 살아가기 어렵다. 원하지 않는 선택을 강요받거나, 남의 영향력 아래에서 눈치 보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우리가 창의력을 기르고자 하는 궁극적 지향점은 넓게는 상황주도력의 확보이고,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자기 주도력의 확보이다. 자기 주도력의 배양 한 공동체의 자기 주도 능력은 그 구성원 개개인이 발휘하는 자기 주도 능력의 총화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 개개인은 각자 떳떳한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기 위해서 자기 주도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고, 삶의 과정에서 자기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주도적인 인간은 크게 보아 자주적 인간이며, 그러한 주체적 인간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전개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 주도 능력을 가진 인간은 자신의 학습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왜 학습이 중요한 것인지를 알고 있고, 무엇을 학습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남의 지시나 감독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동기에 의해서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의 학습한 정도를 스스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학습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점에서 창의력 신장은 자기주도력을 기르는 작업과 밀접히 연결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인간은 자신이 남다르게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에 적합하도록 자신의 학습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이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타고난 능력이 무엇이며, 한계가 무엇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질과 능력을 살려 특기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애에 있어서 자신이 세워야 할 뜻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그러한 데에 도움이 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선택하여 공부한다. 둘째,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인간은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사람이다. 칭찬, 벌, 강압 등 외적인 자극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내적인 동기에 의해서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대가나 보상을 바라고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존한 삶을 영위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학습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셋째,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인간은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 방법을 선택하고, 학습의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선택할 줄 알고, 얼마나 선택한 학습과정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학습하는 사람이다. 넷째,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사람은 생애를 두고 학습하는 사람이다. 자기 주도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 사람은 일생을 두고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식과 기술은 날로 새롭게 발전한다.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과 기술의 수명은 점점 단축되고 있다. 단순히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의 사회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은 성장단계의 학생에게서보다 성인들에게 보다 필요한 생활방식이 될 것이다. 학습의 내용으로 창의성 가르치기 사람은 누구나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되지만, 대체로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더욱 잘 육성될 수 있을 것으로 가정된다. 이의 한 가지 방법은 창의력 신장을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이에 합당한 교육내용을 직접 가르침으로써 창의력을 촉진하자는 것이다. 창의력,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정신과정(精神過程)은 그 자체가 사고하는 방법으로서 국어나 수학과 같이 내용 체계를 가지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창의력을 비롯한 정신 과정들은 각각 나름대로의 내용을 가지고 있다. 즉 창의성과 창의적 인간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이를 학생들이 알도록 직접 가르치는 일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요소는 창의성의 내용이 될 수 있다. ①창의적 사고는 일정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가능한 많이(유창성), 어느 한 가지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융통성) 제시하되 그 아이디어가 참신한(독창성) 것이어야 한다. ②창의적 사고는 창의적 행동의 요구 조건이다. 창의성이 외적 결과라면 이 겉으로 드러난 창의성의 이면에는 창의적 사고가 있다. 창의적 사고 없이 창의적 행동이 있기는 힘들다. ③보통의 학생들은 누구나 잠재적인 창의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키워나갈 수 있다. 창의적 사고는 어느 특정 소수에게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④창의적 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에 새로운 지식을 동화함으로써 생기는 것보다는 새로운 문제 사태에 대해 해결 노력에 의해 쉽게 나타난다. ⑤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의 관계는 우리 인간의 사고에 있어서 손의 바닥과 등과 같은 관계가 있다. 창의적 사고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확산적으로 대량 만들어내는 사고라면, 비판적 사고는 이 생산된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가리는 사고이다. 닫힌 교육에서 열린 교육으로 창의성의 한 가지 근본적인 특징은 기존의 사고방식에 얽매어 있지 않는 융통성 있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된다. 어느 특정한 해결 방식의 틀에 구애 받거나 속박되어 있지 않는 마음이 발휘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다. 따라서 사고에 있어서 자유가 허용되어야 촉진될 수 있는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기존의 문제 해결방식을 뛰어 넘어 앞으로 죽죽 뻗어 나가는 것을 기꺼이 허락하는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창의성의 특징을 생각할 때, 우리의 학생들이 어느 일정한 인간형으로만 방향지어지도록 획일적인 교육 내용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닫힌 교육’은 창의성 발달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임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이 점에 있어서 우리는 ‘열린 교육’과 창의성 교육과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열린 교육은 학습자 스스로가 학습의 주체가 되도록 북돋아 주는 교육이다. 한 가지 중요한 교육 목표는 학습자 개개인이 자기 자신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삶과 관계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서 제삼자의 권위나 의견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여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그 결과에 떳떳하게 책임지는 인간, 즉 자신에게 주인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바로 이점에 있어서 학습자 개개인에게 어떠한 인간이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학습자에게 열려진 문제가 된다. ‘너 자신이 되라’가 열린 교육의 한 가지 중요한 목표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튼튼한 사람이 자신의 계속적인 발달을 가져올 수 있다. ‘열린 교육’은 학습자의 자유를 받아들이는 교육이다. 이 자유는 교사에게도 마찬가지로 허용된다. 전통이나 관례, 또는 권위에 종속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표출할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되어 있는, 즉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자유가 허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획일적인 기준에 의해서 ‘맞았다’든가 ‘틀렸다’ 하는 식으로 수용, 또는 거절되기보다 서로 다를 수 있는 차이점을 인정함으로써 학습자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형성해 보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남에 의해서 이미 내려진 답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그리 현명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관계는 교사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비록 같은 과목의 동일한 교육 내용을 다루는 수업일지라도 교사가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하고 추진하는 교사 자신의 수업이 될 것을 기대한다. 즉, 가르치는 문제는 교사가 해답을 내려야 할 교사에게 전적으로 열려진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시, 눈치, 규정들에 맞추기 위해서 주관을 펼치지 못하는 소심한 교사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위로부터의 지침이 없으면 어쩔 줄 모르는 수동적이고 아이디어 없는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기를 원치 않는다. ‘열린 교육’은 성취해야 할 목표가 한정되어 있지 않은 교육이다.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교육은 달성되어야 할 목표가 사전에 정해져 있다. 목표 달성으로 그 교육은 끝난다. 그 목표들이라고 하는 것은 대체로 어느 정도의 한정된 수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러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그 목표를 향해서 교육한다. 그러나 열린 교육에서는 목표가 어느 특정한 방향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그 수준도 일률적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학습자의 개별적인 의지에 따라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기량껏 발전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그것은 어느 일정한 목표를 향해서라기보다 기존의 성취를 항상 넘어서도록 가르치는 데 강조를 둔다. 학습자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까지 학습자가 성취한 학습 수준을 항상 넘어서도록 하는 교육이다. 교육 내용의 입장에서 볼 때, 기존에 성취된 개념-법칙-문제 해결 방식을 그대로 따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도록 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열린 교육’의 일반적인 특징은 바로 인간은 외적인 통제에 의해서 보다 내면적인 자율성의 보장에 의해서 그 인간다움을 성숙시킬 수 있으며, 그러한 자율성의 보상은 인간의 잠재적 창의성을 발휘토록 해 결국 인간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를 두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열린 교육’은 창의성 교육을 위한 한 좋은 전제 조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창의성 교육을 부르짖으면서 어떤 획일적인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일률적으로 모든 학교에 적용한다면 그 의도는 좋을지 모르나 단일 교과서를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어느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대답이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름없다. 창의성 교육은 무엇보다도 교사의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수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통제와 지시에 종속적으로 움직이는 수동적인 교사는 창의적인 학생을 길러내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교사 자신이 그가 가르치는 일에 있어서 주인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학생들에게 그들 자신의 주인이 되라고 가르치기 어렵다. 교과서 내용 가르치기에 급급한 교사에게서 창의성 교육은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사가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어도 그것이 허락되어 있지 않은 교육구조 속에서는 창의성 교육은 어려울지 모른다. 수업의 계획-실천-평가에 있어서 교육의 전문성을 투입시킬 수 있는 재량권이 위축되면 위축되어 있을수록 창의성 교육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재량권의 폭이 좁다는 것은 교육 목표-교육 내용이 위에서부터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주어진 목표를 향한 교육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교육이 위로부터 통제되고 있는 ‘닫힌 교육’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창의성 교육은 우리가 지탱하고 있는 교육구조의 전반적 상황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오늘날 국민의 창의성이 진취되고 있는 나라들일수록 열린 교육의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학생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수업, 교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학교 교육이 역사적으로도 국민의 의식과 사상을 통제하려 했던 교육보다 문명의 발전에 크게 공헌해 왔다.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학생 개개인의 독특한 차이를 존중하고 각자의 적성과 흥미에 적합한 보살핌을 제공할 때 창의력은 촉진될 것이라는 점이다. 창의성은 개개인의 독창성을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개별 학생의 개성이 최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력은 사고과정이 자유로울 때 촉진된다. 자유로운 사고를 펼칠 수 있는 기본적 조건은 학교마다, 교실마다 자율적인 자기 주도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교사의 자기 전문성 확보와 아울러 학습자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과 관련하여 학습자 중심 교육을 펼치는 학교에서 창의력은 더욱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올바른 학습자의 역할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인간 학습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탕으로 그러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촉진되는 것이다. 여기에 교사의 지도와 교육내용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끊임없는 개선이 요구된다. 학습자 중심 교육은 바로 교육에서 핵심인 인간 학습이 제대로 일어나도록 하는 데에 중심을 두는 시각인 것이다. 학습자 중심 교육은 이러한 점에서 지금까지 인간 발달과 인간학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명제들을 하나의 기본 가정으로 삼고 있다. ①학습자 개개인은 독특하고 유일한 존재다. 학습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학습자 각자가 자신의 학습에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서 이 독특함과 유일함에 대해서 주목해야 한다. ②학습자의 유일함은 정서적 상태, 학습 속도, 학습 양식, 발달 단계, 능력, 재능, 효능성, 기타 학문적 또는 비학문적 특성과 필요에 있어서 차이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학습자들에게 도전이 될 만한 문제 또는 자아 발전을 위한 학습 기회를 제공함에 있어서 이러한 개인차는 최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③학습은 학습의 대상이 학습자에게 적합하고 의미 있을 때, 그리고 학습자가 과거에 학습한 지식과 경험을 살려 스스로 새로운 자신의 지식을 창조하거나 새로운 이해에 도달하고 있을 때, 가장 잘 일어나는 인간 형성의 과정이다. ④학습은 환경이 긍정적일 때 가장 잘 일어난다. 긍정적 환경이란 인간들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이 긍정적인 것으로서, 학습자를 편안하게 하면서 질서가 있는 환경이다. 그러한 환경에서 학습자들은 인정받고, 존경받고, 허락받고, 당당함을 느낀다. ⑤학습은 기본적으로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그래야 한다. 학습자는 천성적으로 그들의 세계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을 숙지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학습에 몰두하게 되어 있다.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이 때로는 이 자연스러운 성향을 방해할지라도 학습자를 고착시키지는 못한다. 이러한 기본 가정이 교사의 신념, 성향, 실천에 반영되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학습자 중심 교육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한 마디로 교사가 학습자를 대하고, 수업 내용(교육과정)과 수업의 실제를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서 학생 각자에게 적합한 학습이 최대로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이러한 입장이 반영된 교육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학습자들은 교육적 의사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특징을 갖는다. 그 결정은 학습자들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비롯해서 학급에서 적용되어야 할 법칙에 관한 것이 될 수 있다. 둘째, 학습 경험의 진행 과정에서 학습자의 다양한 시각이 존중된다. 셋째, 학습자의 문화, 능력, 학습 양식, 발달 정도, 요구 등 다양한 개별적 특성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넷째, 학습자는 교수-학습 과정을 교사와 함께 창조해내는 동반자로서 인정된다. 학습자 개개인의 아이디어, 문제 제기는 수업에서 중요한 관심과 고려의 대상이 된다.
임선하 | 현대창의성연구소장 I. 들어가는 말 우리 교육을 논하면서 지겹게 듣는 말은 ‘지식 위주의 암기 교육’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실상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우리의 교육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과거의 틀을 벗어났다. 교육과정이 그렇고, 교과서가 그렇고, 교사들의 의식이 그렇다. 창의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7차 교육과정에서는 많은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 교육 과정을 토대로 개발된 교과서 또한 사고력을 반영하고 있다. 교사들도 교육연수 과정에서 창의성 교육 연수를 받고 기본적인 역량을 키웠다. 이런 가시적인 시도는 우리 교육에서 창의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언명으로 작용하여 적지 않은 성과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이상과 실천 사이에 괴리 현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벗어나기 힘들다.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창의성 교육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각기 별개로 존재하거나 별개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개념 정의가 불투명하면 개발하는 자료의 성격이 희미해지고, 개발된 자료가 희미하면 교수 과정도 초점을 잃게 된다. 이제는 창의성 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룩하기 위한 진지하고 체계적인 노력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본고에서는 우리의 창의성 교육을 실천적 측면에서 반성해보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 II. 창의성 교육 실천 행위 검토; 논의를 위한 단서 1. 머리 둘 달린 뱀의 운명 우리의 교육과정에서는 인성과 창의성을 교육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인성과 창의성을 중점적으로 지도한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동시에 두 가지를 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어느 것을 선택할까? 아무래도 인성교육이다. 그 이유는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더 잘 알고 있는 영역인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학교는 교실 공간이 여유로워 예절실을 만들기 쉽기 때문에 선택하기도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창의성 교육은 인성교육보다는 더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기피한다. 이는 이론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을 현실적인 판단으로 대치한 결과 나타나는 왜곡된 현상이다. 필자는 두 개의 교육목표를 제시하면 구체적인 교육 실천 행위가 약화된다고 주장한다. 목표가 두 개이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비추어 판단할 기준 또한 두 개가 된다. 이는 실천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반성의 기준이 두 개가 된다는 의미이다. 결국에는 반성을 통해 자각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세상의 모든 일에 통용되는 이치이다. 교육과정을 개발한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점을 몰랐을까? 이미 존재하는 것에 새로운 것이 추가될 때 별다른 고민 없이 ‘더하기’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기 힘들다. 갈수록 많은 것들이 생성되는 세상에서 더하기 사고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가감승제’를 할 수 있는 사고가 요구된다. 머리가 둘 달린 뱀의 운명을 벗어나야 한다. 2. 교과의 안과 밖 기존의 교과 수업에 창의적인 내용과 방법을 가미하여 가르치며 교과목표의 성취가 주가 되고 창의성은 부수적으로 다루는 창의성 교육 접근을 교과 안의 방법(교과 종속적 접근)이라고 한다. 따라서 교과목표의 성취가 주가 된다. 이상적으로는 교과 속에서 교과 지식 목표와 사고교육 목표를 모두 성취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여 각 교과의 학업성취뿐만 아니라 분석적 능력, 창의적 능력, 실제적 능력을 모두 성취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은 실천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반해 교과 밖에서의 창의성 수업은 모든 교과를 관통하는 창의적 사고 기술이 있다는 전제 하에 특정 활동 시간에 특정 교과 내용의 구조를 따르는 것을 벗어나 창의성을 별도의 목표로 설정하여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구분에 의하면 우리의 창의성 교육은 절대적으로 교과 안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학생들이 세상을 더 넓은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육의 한 이상이라면, 이제는 교과 밖의 창의성 교육에 대해서도 좀 더 호의적인 자세를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요즘 세상은 구획 지어진 틀 안에서 벗어나 틀 밖에서 자유로운 사고를 할 것을 요구한다. 3. 동상이몽(同床異夢)? 교육목표로 존재하는 창의성은 교육 실천과 별 관련을 맺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구체화한 창의성의 목표는 구체적인 교과서 단원을 집필하는데 활용되었을 것이고, 그 목표에 따라 개발된 교과서는 창의성을 자극하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제시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은 의외로 쉽게 발견된다. 창의성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개발하면서 창의성의 내용 구조를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창의성 교육은 실천이 따르지 않은 이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구체화된 교육목표는 구체화된 교육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고, 교육 활동이 이루어진 다음에 평가를 하고 피드백을 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우리의 교육과정도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설정된 목표가 제대로 실천되는 시스템을 고려하는 수준에서 논의되고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4. 실천 역량을 키우지 못하는 교사교육기관 교사양성대학의 교육과정은 대체로 낡았다. 새로운 시대의 교사에게 요구되는 학문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창의성이 우리 교육의 핵심 목표라면 의당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에서 창의성을 가르치는 과목이 개설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국 교육대학에서 극히 일부의 대학만이 창의성 교육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현직 연수를 통해 접하는 창의성 교육 과목이 거의 유일한 역량 계발 기회이지만 이 또한 문제가 있다. 교육연수원에서 지도하는 창의성 과목은 누더기이다. 강사수가 너무 많다. 따라서 내용이 중복되고 상치되어 교사들은 혼란을 겪게 된다. 한두 명의 강사가 전체적인 내용의 구조를 고려하여 지도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을 지원하는 교과연구회는 예산 지원에 따라 활동의 기복이 심하다. 5. 현장연구 주제 영역에도 포함되지 못한 창의성 교육 현장연구대회 논문으로 한국교총에 제출되어 인터넷에 탑재된 논문의 제목을 2004년에 검색한 결과 창의성 교육 관련 논문 수는 297건(중복 가능)이었다. 그러나 창의성 교육 분과는 없다. 한국교육개발원(2001)이 2001년 7월 전국 초등학교 5개교를 방문하여 교사 및 학교장과 면담하여 정리한 자료에 의하면, 초등학교 교사들은 창의성 교육의 저해 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를 들고 있다. ①교과 수업 내용의 학습 분량 과다 - 7차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서 내용을 다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교사들이 교과서 내용을 다 가르치지 않으면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의 불만을 사기 쉽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은 교과 진도에 급급하여 창의성을 계발시킬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기 어렵다. ②학급당 학생수 과다 - 교사들은 학급당 인원수를 20명 수준으로 줄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학생수가 많기 때문에 창의적 사고 과정이나 산출물에 대한 학생과의 상호 작용, 사후 지도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특히 평가는 더욱 더 어렵다. 특히 한 교사가 많은 아이들을 인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안전 문제 때문에 체험 학습이나 현장 학습을 실천하기 어렵다. ③창의성 계발 교수-학습 자료 및 프로그램 부족 -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이 한정되어 있고 질적 수준도 낮다는 것이 교사들의 반응이다. 따라서 전문가 연구 집단과 현직 교사들이 공동으로 질적 수준이 우수하고 현장 적용성이 높은 자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④교사의 전문성 결핍 - 교사들은 교육받은 방식대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마련인데, 창의성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고, 교사 연수를 통해 얻은 지식은 이론 위주이다보니 현장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배우는 연수로 이루어져야 한다. ⑤학교장의 경영관 미확립 - 학교장이 창의성 교육을 학교 경영의 중점으로 삼아 경영하면 교사 또한 그에 맞게 가르칠 것이다. ⑥학부모의 이해 수준 부족 - 학부모들은 교육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더 치중한다. 따라서 지식 획득 교육을 선호한다.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에서의 창의성 교육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의 창의성 교육의 문제점은 이런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위에 제시된 여섯 가지 제한 요소들은 30년 전과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좀더 구조적이고 개인적인 문제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이런 것이다. 국가가 고시한 교육과정에는 재량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일주일에 2시간이다. 이 시간에는 어떤 교육 활동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지만, 기존의 교과 내용을 재탕하는 교육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묵시적 합의는 이루어진 상태이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이 시간 중에서 반을 정보활용교육(ICT)으로 배당해 버렸다. 그러자 시·도 교육청에서는 나머지 반을 놓고 적지 않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성교육을 하자는 지역도 있고, 안전 교육을 하자는 지역도 있다. 이 모든 이기적인 행위들이 7차 교육과정에서 설정한 재량 시간의 본뜻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학교 공부는 ‘학(學)’을 하는 데 중점이 있다. ‘학’은 능동적이기보다는 피동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으로 교사의 존재가 필요한 활동이다. 이에 반해 ‘습(習)’은 학습자 개인의 능동성을 바탕으로 지혜와 아이디어를 얻는 자기 자신이 주도하는 활동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학교에서는 거의 대부분을 ‘학’에 치중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습’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시간은 재량 활동 시간밖에 없다. 그런데, 21세기 창조 사회에서는 ‘습’을 통한 지혜와 아이디어가 생존 능력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몰입(flow)을 통해 진정한 교육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칙센트미하이(1997)는 생산과 유지 활동에 들어가고 남은 시간이 곧 자유 시간, 즉 여가 시간인데, 이 때 비로소 자신의 잠재력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자기 계발 활동에 시간을 투여할 수 있을 때에만 우리는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창의성 교육이 안 되는 이유를 외부에서만 찾으려 하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발전이 없을 것이다. 이제는 개인이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이들 문제들을 개인 수준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이런 해묵은 논쟁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자. 학교교육 현장에서는 창의성 교육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창의적 사고력 프로그램 개발, 교구 자료 개발, 그리고 교사 연수를 들고 있다(서울 연은초등학교,2004). III. 우리의 창의성 교육 반성 우리나라의 창의성 교육은 양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제7차 교육과정의 중심 목표가 창의성 교육이고, 이에 맞추어 편찬된 교과서에는 창의성과 직접 관련된 내용이 적지 않다. 일례로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쓰기 교과서의 경우 첫째 마당의 제목이 ‘상상의 날개를 펴요’이다. 이 마당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은 그동안 창의성 교육자들이 주로 구성하여 소개한 창의성 교육 워크 시트와 매우 닮은 꼴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7차 교육과정과 교과서는 이전과 차별화된다. 이런 경향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더 전문화된 창의성의 용어가 포함된 교과서의 내용으로 발전된다. 참고로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1단원은 단원명이 ‘창의적 사고’이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년도 보급을 목표로 초등학교 수준의 범교과적인(교과 독립적인)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교육 시행청에서도 창의성 교육을 중요한 정책 과제로 삼아 활발한 활동을 촉구하고 있다. 현직 연수 내용에 창의성 교육이 일정 시간을 차지하고, 창의성 교육 시범학교나 연구학교를 지정하여 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연구 및 실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창의성 또는 창의성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는 책이나 자료의 양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이나 교사들이 창의성을 주제로 쓰는 논문의 양도 늘었다. 이런 외형적인 현상을 보면 우리의 창의성 교육은 정책과 연구 그리고 실천 측면에서 큰 발전을 했고, 지금도 발전의 과정에 있다는 결론을 내려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양적인 증가가 꼭 질적인 진보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문제점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자. 1. 창의성의 개념 정의 문제 창의성 교육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의 개념 정의 문제이다. 대상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그 개념이 포괄하는 범위가 결정되고, 그 범위가 결정되어야 교육적으로 그 대상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가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창의성 개념 정의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살펴보자. ①창의성의 교육목표가 구체화되어야 한다. 교육 행위는 구체적으로 설정된 목표와 그에 따르는 실천이 있어야 가능하다. ②창의성의 정의 속에 창의성의 지향점과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창의성의 지향점은 새로움(즉, 독창성)에 있고, 유창성이나 융통성과 같은 요인들은 지향점인 새로움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발판이나 방편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창의성 이론가들의 정의에서는 이들이 평면적으로 대등하게 취급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창의성을 유창성이나 융통성으로 받아들이는 우를 범하게 된다. 창의성의 정의에서 그것이 지향하는 이상으로서의 새로움(독창성)을 강조하는 개념을 설정한 창의성 교육은 유창성이나 융통성을 자극하는 교육으로 끝을 맺고 마는 반쪽 창의성 교육의 한계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 ③낭만주의적 정의가 적지 않다. 마음껏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창의성이고 아무런 규제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창의성 교육인 것처럼 낭만적으로 정의하는 경향이 있다. 창의성을 이렇게 정의하면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창의성을 동일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다름 아니다. 창의성은 인간이 가진 사고 중에서 가장 최상의 위치에 존재하는 만큼 치밀하게 접근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④환상주의적 정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창의성은 환상으로만 이해되는 것이 아니다. 환상으로 받아들여 일부의 사람들만이 연구와 교육의 관심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창의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창의성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 일부 천재들만이 가지고 있는 추적 불가능한 특별한 재능(auctor creativity)은 아니다. ⑤교육과 관련된 창의성의 정의가 드물다. 교육과 관련된 창의성의 정의는 교육의 실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창의성 교육의 실천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창의성의 정의가 많다. 대부분의 창의성 이해가 심리학적인 관점에 머물러 있다. 창의성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창의성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심리학적인 접근이건 철학적 접근이건 창의성이 교육 상황에서 다루어질 때에는 교육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금까지의 창의성 교육 관련 도서는 엄밀히 말해 창의성 도서일 뿐이지 창의성 교육 도서가 아니다.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갑자기 창의성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를 몇 줄 늘어놓는 것으로 끝낸다. 이에 대한 예는 너무 많아 구체적인 예를 들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창의성을 교육적 관점에서 이해하려면 창의성을 교육목표로 설정하는 방법, 그에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법,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방법, 창의성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 등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교재가 개발되어야 한다. ⑥우리나라 학자들이 제안하는 창의성의 개념은 창의성의 내용과 연결시키기 어렵다. 개념화 작업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개념이 포함하는 내용 확보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창의성 교육 연구 역사가 짧다는 데도 기인하지만, 창의성이라는 주제를 필생의 업으로 설정하고 몰입하는 학자들이 적다는 데 그 근본 원인이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 문화의 구조에 기반을 둔 창의성의 정의와 교육 모형이 없다는 데도 원인이 있다. 2. 창의성의 인지 구조적 이해 문제 창의성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많은 사람들은 창의성을 두뇌 속에서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사고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 갑자기 뭔가 기발한 것이 튀어나오는 것이 창의성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주로 대가(大家)들로 한정시키는 사람들, 즉 모차르트나 에디슨과 같이 상당 부분 신비스러운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이런 주장에 동조한다. 그리고 이런 주장이 교육 상황으로 연결되면 창의성 교육은 신비스러운 성격을 갖게 된다. 일찍이 맨스필드와 버쓰(1993)는 창의성을 ‘옥토 창의성’과 ‘아마추어 창의성’으로 구분한 바 있다. 옥토 창의성은 설명하기 힘든 사고 과정을 거쳐 창의적인 성취에 이른 사람이 가진 창의성이고, 아마추어 창의성은 합리적이고 구조적으로 그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창의성이다. 이렇게 보면 교육 상황에서 관심 가져야 할 창의성은 아마추어 창의성이고, 이 아마추어 창의성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창의적 사고 과정이 전개되는 구조를 설정해야 한다. 창의성을 교육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인지 구조를 상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이디어가 작용하는 과정을 정신적으로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인지구조론 중에 판이론(Plate Theory)이 있다. 인간의 인지 구조를 일종의 독서 카드 개념으로 파악하는 이론이다. 우리는 하나하나의 정보나 지식을 접할 때 하나하나의 독서 카드를 기록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독서 카드가 많은 사람은 지식과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인지 구조의 판이 많은 사람은 공부를 많이 하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문제는 판이 이렇게 많다 보니 특정한 문제 상황에서 요구하는 판을 다 꺼내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고마는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 문제 해결이 끝난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탄식을 하는 사람들은 이의 사례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의 판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러 조그만 판에 자리하고 있는 지식이나 개념을 하나의 커다란 판에 위치지우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해야 문제 상황에서 빠뜨리고 활용하지 못하는 지식이나 개념이 없어진다. 이런 생각은 곧 단일공간적 사고(Homospatial thinking)로 연결된다. 로센버그(Rothenberg)는 하나의 공간에 모든 지식이나 개념을 배치시키는 사고가 곧 창의적 사고라고 말한다. 단일 공간적 사고의 개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아이들에게 창의성 교육을 할 때에는 다양한 경험의 소재(place)를 하나의 공간에 모으라는 멋진 실천 아이디어로 나타난다. 필자가 이런 생각을 정리하는 이유는 창의적 사고의 과정을 월러스의 절차적 모형이나 문제 해결 모형에서 설정하고 있는 것처럼 거의 자동화된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하는 것보다는 인지 구조 속에서 어떤 작용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정리하기 위함이다. 이런 작업이 창의성을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IV. 지혜를 바탕으로 실천 아이디어 구상하기 이제는 학교에서 창의성 교육을 해야 한다는 추세가 일반화되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 창의성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교육 활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엄격히 말하면 우리는 아직도 창의성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 아이디어를 산출하게 해야 할 창의성 교육 활동이 아동들의 경험을 표면화시키는 활동으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극하기 위해 교사는 아동들에게 특정한 사물을 제시하고(예; 종이컵), 이 사물의 쓰임새를 마음껏 말하게 한 다음 아동들이 한 말이 사실은 ‘경험의 표출’일 뿐인데도 ‘아이디어’라고 잘못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코 창의성 교육이라고 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이들 프로그램이 아동들의 인지를 자극하고 형성시키는 데 적절치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낱장짜리 학습지이다. 교육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는 창의성 교육 자료는 대부분 교사 자작의 학습지인 경우가 많다. 물론 상업 출판된 자료도 있지만 이들은 대체적으로 활동들 간에 서로 유기적인 관계가 없는 낱장들의 묶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교사들은 이들 낱장의 자료들을 무작위적으로 지도한다. 이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1. 창의에 이르게 하는 경로를 결정해야 한다 창의에 이르게 하는 경로는 다양하다. 즉, 이 중에서 어느 하나만 충족시켜도 창의의 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 2. 프로그램과 워크 시트의 구별을 해야 한다 창의성 교육의 상황에서 활용되고 있는 자료들은 크게 기존의 기본 교재를 보충해주는 성격을 갖고 있는 것과 자체의 목표와 내용에 의해 구성된 자기 완성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워크 시트로서, 그 활동 자체의 의미를 다른 기본 교재와 관련지어 찾아야 하는 것이다. 후자는 프로그램(program)으로서, 자체의 목표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된 교육 자료이다. 이런 구분은 창의성 교육의 실천 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여진다.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이라면 그에 맞는 실천이 따라야 한다. 3. 경험의 소진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언제 나오는가? 경험과 지식이 소진된 후에 진정으로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사고 작용이 일어난다. 따라서 경험이 가능하면 빨리 소진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구조화된 체제를 활용한다. 여기서 목표와 소재를 고정시키는 이유는 경험의 소진 현상이 생기므로 이것을 촉진시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유아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은 융통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유아 교육에서는 목표와 소재를 고정시키기는 하되 어느 정도는 유동적인 상황을 허용해도 된다. 이 표를 토대로 해석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시사점은 교육은 목표와 소재를 고정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생활 자체가 교육은 아니라는 점이다. 생활은 목표와 소재가 하나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생활을 어느 정도 일정하게 조직하고 규제하는 것이 교육이다. 즉 의도적인 상황이 전제되는 것이 교육이다. 4. 활동들 사이에 스토리가 연결되어야 한다 창의성 교육을 낱장짜리 활동지로 하는 경우 활동들 사이에 스토리(즉 의미있는 줄거리)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아동들의 실제 삶의 장면에 연결되기 어렵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다음의 다섯 가지 활동지로 공부한 아동의 경우 활동지 1이 신체 활동과 관련된 학습 활동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그 프로그램으로 공부한 아동은 실제 생활에서 그 활동 즉, 신체와 직접 연결된 자극 상황에 처하게 될 때에만 실제 삶과 연결된 사고를 하게 된다. 활동지 2 시장 관련 활동은 시장 상황이 주어져야만 아동들은 이미 학습하여 형성한 개념이나 체험을 자극하게 된다. 활동 3 문구, 활동 4 집안, 그리고 활동 5 악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정리해서 말하면 아동들은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과 동일한 자극 상황에 처하게 될 때에만 이미 공부했던 것을 회상하여 사고하게 될 것이다. 활동지 1이 신체 활동과 관련된 학습 활동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 그 프로그램으로 공부한 아동은 실제 생활에서 그 활동과 직접 연결된 자극 상황에 처하게 되지 않고 시장이나 문구 관련 자극을 받더라도 교육받은 삶과 연결된다. 그러니까 서로 연결되어 있는 활동지의 묶음, 즉 전체 교육 활동을 하나의 중심되는 주제로 계열을 정해 가르치는 프로그램은 학습 상황에서 서로 달리 접한 자극의 경우에도 언제나 전체가 자극되어 회상된다. 창의적 사고력은 직접 사고 활동에 개입하는 경우와 이미 경험한 것을 회상하여 반성하는 경우 외에는 거의 자극되지 않는다고 할 때, 프로그램으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창의성 증진에 효과적일 것임은 이런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가르치면 가르치는 교사의 노력은 훨씬 적게 들지만, 교육 효과는 클 것이다. 5. 사고의 구조를 고려한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마음껏 상상해 보자”라는 형식의 창의성 활동지들은 과연 말처럼 아동들의 상상력을 길러주는가? 이런 류의 프로그램이나 활동지들이 너무 많다. 창의성 교육을 상상 활동으로 동일시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상상 활동의 비중이 크다. 시대의 키워드인 창의성이 상상력으로 제한되어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창의성 교육이 상상력 교육으로 한정되는 상황이 발견된다. “이 세상에 나무가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마음껏 상상해서 말해 보세요.”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활용하는 창의성 활동지 중에 이런 유형의 문제가 아주 많다. 별다른 문제 의식 없이 상상력을 길러주려는 자료니까 마음껏 상상해보도록 하면 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창의 활동지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그 활동지로 공부하는 학습자들이 어떤 사고의 과정을 거치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창의 활동지를 받아든 학습자들이 어떤 사고 과정을 거칠 것인지 생각해보자.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이런 활동을 통해서는 사고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 학습자들은 제한된 자기만의 정해진 방식으로 상상 행위를 할 것이다. 위와 유사한 활동지를 여러 번 접해도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소재를 나무가 아닌 자동차로 해서 ‘자동차가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로 해도 상상 방식은 구조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교육은 기술적으로 할 수 있다면 기술적으로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활용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이제는 상상처럼 매우 추상적인 교육목표를 가르친다고 해도 구조화되고 구체적으로 접근하게 하는 교육 활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분화된 다양한 상상의 방법, 즉 상상의 길을 체득하면 그 어떤 방식의 상상도 가능하게 이끌어 주어야 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상의 다양한 구조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임선하는 ‘창의성의 DESK 모형’에서 창의성을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추상적인 교육목표를 손에 잡힐 수 있을 정도의 매우 구체적인 교육목표로 세분화하였다. 상상력도 마찬가지이다. 상상의 다양한 길이 안내되어 있다. 위의 문제는 현재 존재하는 것을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상상의 한 활동이므로, 이 활동을 끝내면 또 다른 상상의 길을 안내해 주어 자유자재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활동 예; 상상의 동물인 용을 꿈속에서 진짜로 본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기)”나 “현재 존재하는 것을 축소하여 생각하기(활동 예; 큰 비행기가 축소되어 파리만큼의 크기를 가졌다면?)” 또는 “현재 존재하는 것의 위치를 바꿔 생각하기(활동 예; 얼굴 중앙에 있는 코가 머리 꼭대기에 있다면?)”과 같은 상상의 다양한 길을 체득시켜야 하는 것이다. 6. 표상 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다양한 사태를 전제하고 있다.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사고 과정이 다양한 구조를 자극해야 하지만, 사고 결과를 나타내는, 즉 표상하는 방법도 다양해야 한다. 말이라는 표상은 가장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참신성과 자극성은 떨어진다. 따라서 머리로 생각한 것을 몸으로 나타내보게 한다든지, 상징이나 기호로 나타내보게 하는 활동을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표상 방법을 실천할 수 있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하나의 소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창의성 교육 활동으로 이끌 수 있다. 하나의 특정한 소재를 가지고 말, 그림, 몸, 상징, 기호, 음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상하게 하면 사고 작용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7. 좋은 프로그램의 판단 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진정으로 좋은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교사들은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특별한 기준이 없이 선택한다. 좋은 프로그램의 판단 기준으로 설정될 수 있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검토 가능한 요소들을 몇 가지만 제시한다. ①무엇인가 새롭고 기이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도록 유도하는가? ②확산적 사고를 강조하는 문제로 이루어져 있는가? ③창의적 사고를 하려는 감정적 긴장을 강하게 조성하는 방안이 있는가? ④학습자의 사전 경험이나 사고를 활용하는가? ⑤학생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산출하고 발전시키려 하는가? ⑥사고 과정이나 결과가 창의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가? ⑦교사가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는 체제인가? ⑧건설적인 비판과 평가가 허용되는가? ⑨창의성 발달에 유용한 기법이 활용되었는가? V. 이제는 잘 할 수 있다 우리의 창의성 교육이 앞으로도 개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있다. 지난 2003년 11월에 시행된 수능 시험 언어 영역 17번의 정답은 온갖 논란 끝에 2개인 것으로 결정되었다. 3번과 5번을 정답으로 인정한 것이다. 언론에서는 이것이 무슨 나라 뒤집어질 일이나 되는 것처럼 난리를 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는 해결되었다. 정말로 우리의 그 엄청난 문제는 해결되었는가? 말하기 곤란하다. 그렇다. 우리는 늘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문제가 터지면 관련자를 해임하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 앉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러니 당사자는 운이 없어 다치는 것이라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문제 해결이라면 거대한 한 나라가 덤벼들기보다는 어린 아이들에게 맡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로부터 교훈을 얻었는가? 아니다. 결단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 문제에서는 교훈을 기대할 수 없었는가? 아니다. 얻고자 했으면 엄청나게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일대 사건이었다. 이제 이 사건을 반성적으로 검토해보자. 이 문제의 답을 3번과 5번이라고 2개를 쓴 학생이 있었는가? 한 명도 없었다! 왜? 정답은 하나인 것으로 배웠으니까. 학교에서 치르는 모든 시험은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었고, 그 시험에 익숙해진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은 엄숙하게 하나를 찍었다. 정답을 골라 하나를 찍고 나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우리의 미래가 걱정된다. 우리가 접하는 문제는 그것이 아무리 단순한 것이라고 해도 답이 하나인 경우는 거의 없다. 오직 학교에서 가르치고 치르는 시험에서만 유일한 답이 있는 것이다. 유일한 답에 익숙해진 우리의 아이들이 답이 두 개인 문제에서도 별다른 고민 없이 하나의 답을 쓰고, 그것에 대해 나중에라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정답이 두개라고 답안지에 쓰고 나서 당당하게 정답이 두개라고 주장하는 아이들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산업 사회의 핵심 화두인 지능이 산업 사회의 진전과 함께 지난 100여 년 동안 인간의 능력을 판단하는 잣대였다면 창의성이 중심 되는 창의 사회에서는 창의성이 인간의 능력을 판단하고 운명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다. 많은 학자들은 이미 창의성이 시대의 중심 화두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작게는 한 개인의 문제이고 크게는 한 국가와 민족의 미래인 경쟁력은 창의성에 있다는 것이다. 작년 7월 우리나라 미래 국가 성장 엔진을 검토하기 위해 열린 전문가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창의성이 우리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엔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아이들이 창의성을 갖게 하는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김주훈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I. 서론 지난해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국제비교평가(PISA)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이 1위, 읽기능력이 2위, 수학이 3위, 과학이 4위로 나타났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04). 문제 해결력과 읽기 능력은 특히 창의성과 관련이 있는 문항들이 많다. 이러한 결과로 보면 우리나라 초중학생들의 창의력도 세계 수준을 유지한다고 예측되고 있다. 교과 교육에서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하여 교과 교육을 개선해야 하는지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 교육제도,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등 다양한 수준에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여기에서는 정책이나 제도적 측면보다 현장에서 교육과정 운영이나 교수-학습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교과 교육에서 창의성 신장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II. 교과 교육에서의 창의성 신장 방안 1. 지식 암기 위주 교육 개선 통한 창의성 신장 지식이 창의성의 계발에 필요하고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지식을 이해한다는 것은 교과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을 심도있고 질높게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개념을 심도있게 이해함으로써 이러한 개념이 활용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학습한 개념이 의미있고 효과적으로 활용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출할 수 있는 창의성과 연계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과 교육에서는 의미가 적은 지식의 암기나 지식 전달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창의성 신장을 저해하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암기하여 기억한다는 것은 지식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다. 교과서나 참고서의 지식을 암기하여 시험에 대비한다는 것은 지식을 심도있고 의미있게 이해한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아무리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하여도 문제 해결 상황이나 창의성이 발현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의미있게 활용될 수 없다. 지식이 문제 해결 상황에 활용되어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활동이나 직접적 경험을 통하여 학습되어 학습자의 지식 구조와 통합되고 지식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학습되어야 한다. 아울러 토론을 통하여 개념이나 지식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입시 중심의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의미없고 비활성화된 백화점식 지식을 암기하는 방식을 지나치게 강요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와서는 이러한 상황이 상당히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중·고등학교에서는 지식 전달식, 지식 암기식 교육이 주류를 이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과 교육은 보다 과감하고 광범위한 개혁을 필요로 하고, 많은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는 한 개의 지식이나 개념이라도 활동이나 참여를 통하여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2. 개인차를 고려한 교수-학습 방법과 창의성 사람에 따라 타고난 적성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다.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학습 상황에서 의미있는 학습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습자의 능력에 적절한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개인차를 고려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고 스타일도 창의성 발현에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친다. 감각적 사고 스타일과 직관적 스타일 등 사람의 사고 스타일에 따라서도 창의성이 달라진다. 감각적 스타일은 모든 문제를 외형적으로 받아들여 감각기관에 의존하여 해결하려는 사람이다. 직관적 스타일은 직관, 느낌, 여러 가지 지식에 의존한다. 창의적 업적을 남긴 사람 중에 상당 부분이 직관적 스타일로 나타났다. 또한 순응하는 스타일과 개혁하는 스타일이 있다. 순응하는 스타일은 조금씩 변화시키고 기존에 존재하는 패러다임이나 과정을 존중하는 특성이 있고, 개혁적 스타일은 기존의 구조를 재편성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보려는 특성이 있다. 어떤 사고 스타일이 창의성 신장에 더 효과적인지를 획일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이 세상에는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분야에서는 감각적 스타일이 좋고, 어떤 분야에서는 논리적이며 이성적인 스타일이 좋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의 업무에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사고 스타일을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의 사고 스타일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나름대로의 개성을 신장시켜 다른 사람과는 다른 고유한 개성을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고, 교육에서도 이러한 개성의 창조를 중요시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다양한 개인적 및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과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3. 정의적 특성 교육을 통한 창의성 신장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창의성 신장에서 중요한 부분이 지적 능력 못지않게 정의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창의성 신장에서 정의적 영역이 특별히 강조되어야 하고, 특히 우리나라 교육에서 이러한 부분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적 특성과 창의성과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상호 관련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창의적인 사람은 모호함에 대한 참을성이 있다. 모호할 때에는 대단히 불안하여 완전한 답이 아니더라도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려고 애를 쓴다. 이러한 경우 보다 창의적인 답을 얻을 때까지 참을 수 있는 성격이 필요하다. 둘째, 인내가 필요하다. 창의성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겨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잘 참아낸 사람들은 창의적 산출물을 많이 낸다. 셋째,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다. 즉 새로운 아이디어, 시도, 탐구, 신비로움에 대한 개방성은 창의성 발휘의 기초가 된다. 넷째,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이다. 위험한 길을 가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며 결과도 불확실하다.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결정이나 자신에 대한 확신 또는 소신이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여야 자신의 소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자신의 결정이나 이론에 대한 확실한 소신없이는 새로운 것을 추진하기가 불가능하다. 모호함에 대한 참을성, 인내력, 개방성, 위험 감수 의지,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이나 소신 등 정의적 특성은 목표에서는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교수 학습 상황에서는 잘 이루어지지 못하는 목표들이다. 따라서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정의적 영역이 특히 강조되어야 한다. 4. 학습 동기 유발을 통한 창의성 신장 창의성 계발에서 동기 유발도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내적 동기는 창의성 신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적 동기는 업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는 원동력으로 호기심, 흥미, 그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것이다. 내적 동기가 큰 사람은 일을 즐기고, 흥미와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일을 한다.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창의성의 계발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효과적인 학습의 기본을 이룬다. 따라서 교육과정 설계에서 흥미와 관심을 유발시키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시키는 것은 중요한 목표가 되면서 동시에 내용 구성의 핵심적인 요소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시키면 학습자의 지식 구조와 긴밀한 상호 작용이 이루어져 학습자 내부에서 지식의 적극적 재구성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할 수 있다. 학습자의 학습 동기를 유발시키는 방법으로는 먼저 학습 내용이나 소재가 재미있어 학습자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이나 소재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내용이나 소재라고 하더라도 학습자가 선택하여 학습하도록 하는 것도 동기 유발의 효과적인 전략이다. 따라서 내용 선정시 일방적으로 학습 과제를 제시한다거나 교과서에 제시된 것을 그대로 따라서 하기보다는 가능하면 학생들이 내용을 선택하거나 같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문제 중심 학습(Problem Based Learning)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문제 중심 학습에서는 학습자에게 문제도 제시하지 않고 문제 상황을 제시하여 학습자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여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스스로 방법을 고안하여 해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활용하려면 학생 하나하나가 다른 문제를 가지고 학습을 하는 개별 학습을 진행하여야 하고, 이러한 수업 방법이 계속되면 학습자마다 서로 다른 개별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 즉, 창의성을 신장시키는 교육을 강조하려면 학생 하나하나마다 독특한 교육과정을 가지고 학습하는 개별화 교육과정을 과감하게 도입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교과 학습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학습하는 내용이 실제 상황이 아니라 교과서 내의 연습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교과서 내의 연습 상황에서 과감히 벗어나 실제 상황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중심으로 학습 상황을 구성하여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학습 활동에 참여할 것이며, 이렇게 되어야 의미있는 창의성 계발을 기대할 수 있다. 5. 정보의 수집, 처리, 활용과 창의성 신장 미래 사회는 지식 기반 사회로 무수히 많은 지식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소멸하고 있으며,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이 원하는 자료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화 시대이다. 이와 같은 정보화 시대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찾아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교과 학습에서는 정보를 수집, 정리하고,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창의성 발현에 필수불가결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6. 교육 환경과 창의성 신장 창의성은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보다 발산적 사고를 하는 환경에서 자라거나, 도서관이 갖추어지고, 잡지를 구독하며, 다양한 취미를 살릴 수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의 경우 창의성이 크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건, 충분히 사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서로 다른 영역끼리 협동할 수 있는 분위기, 아이디어를 산출할 수 있는 충분한 인적 자원 등이 창의적 산출물 생산에 도움이 되는 환경이다. 또한 다양한 문화를 가지는 경우가 창의성 신장에 도움이 된다. 전통적 학교는 지식을 독립된 장으로 가르치므로 지식 체계간 및 지식과 삶과의 상호 연계를 불가능하게 하고(창의성은 다른 것들이 상호 연계될 때 생기는 경향이 많음), 시험은 지식의 암기를 강요하며, 답이 하나밖에 없어 학생들의 발산적 사고를 방해하고, 숙제는 짧고 대단히 구조화되어 있어 모호함에 대한 인내와 참을성을 길러주지 못하며, 보상 체계는 외적 동기 유발을 강요한다. 또한 많은 선생님들은 자신의 지시에 잘 따르고, 질문을 하지 않고 선생님의 학습 계획에 잘 따르는 학생을 모범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창의적 사고 함양에 장애가 된다. 창의성이 발현되는 사회 여건에서는 부동의(不同意)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학자가 발견한 원리나 법칙이라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타당성과 의의를 찾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경우 상급자나 교사가 한 말이나 가르쳐 준 내용을 그대로 암기하는 것이 중요시되는 문화이다. 이러한 사회적 여건 하에서는 창의성의 신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권위에 종속되기보다는 스스로의 판단과 신념을 중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들 창의성은 여유에서부터 생긴다는 말을 한다. 학습을 하는 경우에도 많은 양을 시간적 여유 없이 빠르게 진행하는 것보다는 적은 양을 여유를 가지고 깊이 있게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과정에 많은 내용의 양을 강조하는 것보다 양을 줄이고 깊이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신교육과정에서 주 5일제 수업을 전제로 하고 학습 분량을 30% 정도 줄여 여유 있는 학습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가 중요하다. 누가 시켜서 하는 학습보다는 자기 스스로 결정하여 하는 학습, 자기 주도적 학습이 창의성을 신장시키는 데 바람직한 방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강조되어야 하며, 자기 주도적 학습 방법으로 대표적인 방법이 프로젝트 학습 방법이다. 프로젝트 학습 방법은 적은 양을 깊이 있게 학습하는 데에도 효과적인 방법일 뿐 아니라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는 데에도 훌륭한 방법이다. 따라서 목표 및 내용 체계화에서 프로젝트 학습과 같은 요소를 적극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7. 종합적 접근을 통한 창의성 신장 방안 강구 창의성은 이러한 개개의 요소들이 원인이 되어 계발된다기보다는 이러한 모든 요소들의 총화로 나타난다. 모든 요소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창의성이 신장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반면 여러 가지 요소가 잘 갖추어진 곳에서는 보다 창의성의 신장이 용이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창의성 신장에 도움이 되는 각각의 요소를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요소가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종합적이며 통합적인 교육과정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III.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예시 자료 여기에서는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예시 자료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1. 교과서에서 연습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체험하는 학습 : 전자기 폭탄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라. 우리는 흔히 ‘교과서적 지식’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교과서에서 배울 때에는 잘 이해하고 아는데 막상 현실 세계에 부딪히면 아무 쓸모없이 되어버리는 지식과 배움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러한 교과서적인 배움에서 벗어나 실제 현실의 상황에서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상황을 창조해 가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같은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학생들이 국방 관련 연구소에서 최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상황을 만들어 학습함으로써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시켜 참여도를 높이고 심도 깊은 학습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2. 입장의 전환을 통한 가치 갈등의 체험 및 지식과 경험의 내면화 : 내가 대원군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학습한 내용이 단순히 머리 속의 지식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보다 적용 가능하면서도 유의미한 지식으로 전환되려면 가치 갈등의 경험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문제를 볼 수 있는 안목과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이 길러진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당시의 시대 상황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학습한 지식이나 경험을 깊이 있게 내면화시킬 수 있다. 3. 정보 탐색 대회를 통해 정보 찾기 자신의 문제 해결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적시 적소에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래에 제시한 정보 탐색 대회는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에 매우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교사는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학급이나 조별로 자신의 활동 결과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한 다음 과제를 제시하여 학생들이 정보를 탐색하여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한다. 이렇게 할 경우 모든 동료들이 이 홈페이지를 보고 상호 비교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여 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결과를 보고 얼마나 좋은 정보를 모았는지 파악하여 스스로의 학습 결과를 평가할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학습 결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4. 이 세상에 없는 동물 만들기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한 가지씩 선정하여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 완성된 다음 자신이 그림 동물을 5조각으로 자른다. 이렇게 자른 조각을 분단별로 모은 다음, 무작위로 5조각을 가지고 간다. 이렇게 자기가 가져온 동물 조각으로 새로운 동물을 만든다. 어떤 학생들은 닭의 머리에 토끼 꼬리, 원숭이 다리 등을 가지고 새로운 동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이 세상에 없는 동물을 만들고 왜 그런 동물을 생각하게 되었으며, 그 동물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설명을 한다. 5. 돌맹이에 관한 이야기 돌맹이 하나를 가지고 학생들이 돌맹이에 대하여 이야기 하게 한다. 단 한 가지 조건은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지 않은 것을 이야기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성을 발견하고 동일한 사고보다는 다양한 사고방식을 기르고 다양함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돌의 과학성을, 어떤 학생들은 돌의 실용성을, 어떤 학생들은 돌의 문학성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말한 이유를 설명한다. 6. 3분 연극하기 학생들의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짧은 시간에 특정한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시간을 많이 주는 경우 오히려 창의적 사고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글을 쓰는 데에도 200자 원고지 한두 장을 쓰게 하는 경우와 같은 내용을 200자 원고지 100장으로 쓰게 하는 경우 한 장으로 쓰게 하는 경우 오히려 더 내용을 요약하고 그러기 위하여 보다 심도있는 사고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수업하기 일주일 전 정도에 학생들에게 나름대로 주제를 정하여(필요한 경우에는 주제를 제시할 수 있음) 조별로 3분 정도 연극을 하게 하면 창의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연극에 필요한 각종 의상이나 소품들도 준비하게 한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 대본을 쓰고, 대본으로 연극 연습을 하고, 음악을 준비하고, 무대를 꾸미고, 적당한 소품과 의상을 마련하고, 조명 장치를 하는 등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히 사고력만 신장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인 감성과 종합적인 능력이 길러진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친구들과 깊이 있게 사귈 기회를 갖게 되어 돈독한 우정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부수적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서로 협동하고 전체 목적을 위하여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하고 이러한 역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하는지에 대한 경험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하다 보면 조별로 리더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7. 장애 체험 : 눈이 안 보여요, 소리가 안 들려요! 그 동안 감각기관의 구조와 기능을 지도하는 경우 대체로 감각기관의 구조를 그리고 그 기능을 설명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감각기관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지식 전달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장애체험을 통하여 감각기관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감각기관의 소중함, 감각 기관이 손상받았을 때 생활의 어려움,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가진다. 아울러 이러한 학습 경험을 토대로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아울러 현재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봉사활동을 별개의 활동으로 시행하는 것보다는 교과 학습과 연계시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교과 학습을 위하여도 바람직하고, 또 봉사활동이 보다 의미있게 이루어지기 위한 방안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감각기관에 대한 학습 후 장애자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한다면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감각기관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할 수 있고, 봉사활동을 통하여 교과 학습에서 배운 감각 기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8. ‘싸이’의 ‘새’도 과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중학교 1학년 과학에서는 지각의 구성 물질로 화성암, 변성암, 퇴적암을 학습한다. 이와 같이 암석에 대한 기본 학습을 한 후, 심화 보충 학습 시간에 학생들에게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여 ‘싸이’의 노래 ‘새’에 맞추어 작사를 하도록 한다. 이 때 가사에는 화성암, 변성암, 퇴적암의 특징이 잘 나타나야 하며, 운율도 잘 맞도록 작사를 하도록 한다. 작사를 한 후에는 싸이의 ‘새’에 맞추어 노래 연습을 한다. 마지막에는 조별로 ‘새’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여야 한다. 작사를 하고, 가사를 암기하고, ‘새’에 맞추어 노래하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율동을 하는 동안 기본 학습에서 배웠던 각종 암석의 특징을 내면화하고, 보다 심도 깊게 이해하면서 학생들의 지식의 구조로 완전히 재구조화한다.
최운선 | 경기대 교수·사회교육원 독서·논술 전담 Ⅰ. 들어가는 말 시대가 변하면 행동이 달라져야 하고, 교육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 특히 독서교육의 내용과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의 독서 교육목표는 평균적 인간에서 독창적, 창의적 인간 양성으로, 독서 교육방법은 교사중심 지식 전수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주도형 탐구교육으로, 독서 교육내용·평가는 단편적 지식 평가에서 다면적 사회적응능력에 대한 창의적인 수행평가 방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독서는 우리 삶에서 쌀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독서는 삶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워 두려움마저 느끼게 하는 카오스(Chaos)적 상황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유일한 상징체여야 한다. 예를 들면, 독서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는 일이며, 이 지혜를 얻는 것이 사람들 서로가 사랑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 갈 수 있는 생산물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한 독서의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쁠래시(Plaisir)적인 독서방법이고 또 하나는 쥐쌍스(Jouissance)적인 독서방법이다. 여기서 쁠래시적인 독서방법은 습관적으로 경험하는 배움의 즐거움이나 일상적인 독서 학습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 같은 즐거움을 위한 독서방법이다. 말하자면 문자를 해독함으로써 얻어내는 지식 획득, 예측치 못했던 새로운 상황에로의 반전, 모르던 것을 새롭게 제대로 이해하기, 전체 상황을 완전히 파악함으로써 받게 되는 안정감 같은 것이다. 이에 반해 쥐쌍스적인 독서는 보다 자연스러운 배움의 본질에 접근한 학습 쾌락을 의미한다. 쥐쌍스는 읽은 사람 스스로가 기대 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충격적인 감흥이나 지적인 쾌락이다. 쥐쌍스적인 독서는 읽은 사람이 미리 단순하게 기대하고 영위하려던 안락함이나 편안함을 여지없이 부수어 버린다. 동시에 학습을 촉진시키는 수많은 텍스트와 그런 텍스트들 속의 문자들이 의도했던 식의 고정된 의미도 가차 없이 바꾸어 놓기에 독자에게 주는 지적인 배움의 쾌락은 더욱더 확대된다. 읽은 사람 스스로 그런 텍스트들에게서 배움의 의미를 찾아 낼 때에 배움의 줄거움은 기존의 학습이나 가르침의 형식을 넘어서는 예술적인 새로운 경험으로까지 확산된다. 우리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거나 숙제를 하기 위해서는 쁠래시적인 독서에 의존한다. 그러나 쥐쌍스적인 독서는 ‘아하!’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독서방법이다. 나아가 쥐쌍스적인 독서는 ‘저자의 죽음(Death of the author)’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어느 저서든 그 책을 쓴 저자는 일반적으로 저술의 내용을 전부 알고 있는 권위자로 인식되곤 한다. 독자들은 그렇게 믿어 왔으며 그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저자는 저술의 내용이 담고 있는 의미를 확정하는 최종의 의미 판결자로 행세한다. 그러나 저자를 그런 권위자로 남아 있게 하는 한 그 책을 읽는 독자나 학습자는 저자의 위치에 비해 영원히 열등한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지적으로 열등한 위치를 깨부수는 독서방법이 쥐쌍스적인 독서방법이다. 이러한 독서방법을 지도하는 것이 우리 교사로서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독서방법이다. 다시 말하면 독서지도를 통한 창의성 향상법 지도에 접근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학습에서 수렴적 학습(convergent learning)이란 인간의 오감이나 경험으로 확실하게 잡히는 학습활동을 말한다. 아이디어, 지식, 수량화도 가능하며, 학습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기술할 수 있는 학습이다. 학습의 논리구조도 확실해서 제시되는 학습문제에 역시 제대로 풀릴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된다. 말하자면 “2+2=4”와 같이 분명한 해결책이 있는 학습을 수렴적 학습이라고 한다. 이와는 달리, 확산적 학습(divergent learning)은 학습자에게 쉽게 포착되지도 않고, 증명되지도 않고, 그래서 학습문제에 대한 단 하나의 답을 기대하기 어려운 학습을 말한다. 배우면 배울수록,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학습의 질이나 난이도가 더욱더 확산되며,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만드는 학습이다. 이런 확산적 학습과정에서 모순이 등장하고 긴장이 배태되며 더욱더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수렴적인 학습은 학습할 내용을 잘게 단순화시킬수록 바람직한 효과를 얻게 된다. 이에 비해 확산적인 학습이나 문제는 그런 단순성이나 잘게 분해하는 방식으로는 풀려지지 않는다. 확산적인 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고차원적이고 보다 격이 높은 차원의 사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학습은 인간에게 창조적인 사고와 삶의 자세를 가져다준다. 왜냐하면 삶은 패러독스의 연속이며, 그것의 해결과정들이 바로 삶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독서지도는 확산적 학습이 되어야 한다. Ⅱ. 독서지도와 창의성 1. 현실 생활에 물질적 풍요를 선사하는 독서와 창의성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도의 지식 정보화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 가는 흐름에 따라 언제부터인가 삶들은 전통적인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새로운 것, 눈에 띄게 달라진 것, 좀 더 편리한 것, 더 뛰어난 것, 튀는 것 등을 욕망하며 이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것들을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힘을 흔히 사용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학교에서 창의력 개발, 창의성 신장, 고등정신 능력 또는 문제 해결 능력을 제창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현실은 남자 파출부, 자장면 배달원들까지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반열에 들고 있다. 대학물을 먹고 자격증이 있다고 지식인양 뻐기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제는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 부가가치를 능동적으로 창출하는 사람이나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혁신한 사람만이 이 사회에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말은 학력이 높은 고급지식의 소유자가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며 농부, 중국음식점 배달원, 파출부, 건물청소원 등도 창의적인 인간 대열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식인 하면 대학 나오고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21세기에는 자기가 스스로 부가가치 높은 일을 할 때 신지식인이 되는 것’이고 그가 바로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창조적 지식인은 고급지식 소유자만을 지식인으로 간주하는 편견 때문에 우리 사회는 많은 부작용을 가져 왔다. 이제는 ‘새로운 창의적인 지식인을 찾기 위해, 그리고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누구나 창조적인 지식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독서 운동으로 전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사이버 직거래농장을 만든 구천모씨와 집배용 컴퓨터 정밀지도를 작성한 여의도 우체국 집배원 장형현씨, 번개배달로 유명한 조태운씨 등과 같은 사람을 독서교육가가 육성해야 한다. 경북 안동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구씨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농산물직거래망을 열어 소비자 가격은 3분의 1로 낮추고 판매량은 월 15kg에서 30kg으로 늘렸다. 그리고 서울 여의도 우체국 집배원인 장형현씨는 초등학교 출신이지만 집배용 컴퓨터 정밀지도를 작성, 신참 집배원이라도 관할 구역에 쉽게 적응토록 했다. 전 중국집 배달원 조태운씨는 자장면을 배달하면서 자장면의 느끼한 맛을 없앨 수 있는 서비스로 국물을 제공하거나, 자장면을 시켜 먹는 고려대 교수들이 시간에 쫓기는 점을 감안, 우선적으로 ‘번개배달’하는 등 고객에 대한 세밀한 경험적 관찰과 연구로 고객을 감동시켜 대학강단에서 마케팅 기법 강연까지 하고, 최근 일산에 자신의 별명인 번개를 따 ‘번개반점’까지 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독서광이었으며 독서가 곧 그들의 창의성을 가져다준 원천적 힘이 되었다. 이처럼 독서와 창의성을 현실생활에 질적 중요까지 선사하고 있다. 2. 독서지도와 창의성 창의성의 본뜻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기질과 능력’임에 비추어 볼 때 창의성은 생활의 전 영역에서 길러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독서지도에서는 우선적으로 창의성 읽기자료의 소개 접근을 도모하면서 점진적으로 다양한 독서 후 활동 자료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 때 ‘21세기 신한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를 통해 외국 교육의 장점과 문제점을 풀어헤쳐 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교사들에게 충격을 준 프로그램이 바로 미국의 어느 중학교에서 벌어진 학생 법정 장면이었다. 동료들이 학교에서 저지른 여러 가지 잘못으로 법정 출두를 요구받은 학생들을 학교 내 위반 사항에 대해 검사와 변호사가 기소와 변론을 들어가며 판사가 최종 선고를 하는 장면 장면마다 보여주는 중학생들의 논리 싸움에 어른들도 혀를 두를 정도로 완벽했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우리 교육에서 독서 교육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바로 그러한 점이다. 신세대들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바로 독서지도에 따른 창의성 교육 그 이상으로 논리적 사고력의 개발도 필요하다. 세계화된 사회일수록 이해관계의 상충도 많아지고, 그것의 해결은 창의적인 논리적 사고력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창의력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에드와드디 보노(De Bono)는 인간의 창조적인 정신 능력을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보는 데 동의하고 있다. ①주의력 : 사물에 대한 관찰이나 일어난 사태에 대한 주의 집중력 ②파지력 : 사물이나 사태의 정황을 기억하고 필요에 따라 그것을 재생하는 능력 ③논리력 : 사물이나 사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추리하며, 그것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능력 ④창의력 : 사물이나 사태를 새로운 입장으로 탐구하고, 예견하고, 필요에 따라 새로운 생각들을 산출해 내는 능력 이런 네 가지 능력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거나 발견하는 데 모두 필요한 사고 능력들이다. 이 중에서도 논리력과 창의력은 인간의 고급 정신능력에 속한다. 최근에는 우리 교육이 주로 주의력과 파지력과 같은 주지주의식 학습능력 개발에만 신경을 써 왔다는 비판 아래 7차 교과과정에서는 창의력 개발을 위한 교육과정을 설정하였다. 그러나 창의력 교육만이 학교교육 현장에서 강하게 강조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고등 정신능력 중에서 논리력과 창의력은 서로가 충동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Ⅲ. 독서지도에서의 창의성 계발 전략 1. 창의성 독서교육 인간 행동에 있어서 창의력이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면 그것은 십중팔구 비현실적이거나 비현실적인 망상적인 활동으로 귀결된다. 교육은 현실 점검이 결여된 망상가나 공상가를 만들어 내는 데 만족할 수는 없다. 아무리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내놓은 창의적인 생각에는 논리력과 추리력이 보장되어야 비로소 현실이나 미래의 현실과 이어져 쓸모 있는 아이디어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창의력 개발교육 못지않게, 그런 새로운 아이디어가 쓸모 있는 아이디어로 현실화되어 구체적인 것들로 환원되게 창의력의 현실 점검을 도와주는 독서지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독서지도에서의 창의성 계발은 다음과 같은 예를 들 수가 있는데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 나오는 한 소경의 우화에서도 다음과 같이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나가던 사람이 물었다. “얘야, 왜 우니?” “집 찾는 길을 잃어 버렸답니다.” “너희 집이 어딘데?” “이 근방이랍니다.” “다 큰 아이가 이 근방에 집을 두고 못 찾는단 말이냐?” “그렇답니다. 제가 원래 소경이었는데 조금 전에 눈을 떴습니다. 전에는 더듬어서 길을 찾았거든요.” 나그네가 잠시 난감한 표정이더니 이내 좋은 생각을 해냈다. “얘야, 다시 눈을 감고 더듬어 보렴.” 이 우화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일단 눈을 뜬 소경이 옛날 구습으로 되돌아가 버리게 된다면 그것은 눈을 뜨나마나하는 결과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독서지도도 마찬가지이다. 창의성 계발을 위한 독서지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문제 해결의 새로운 길을 찾아가게 하고 생각을 자기 관점에서 의미 있게 실현하는 능력으로 키워 주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독일의 문학교육에서 창의력은 독특한 위치에 있다.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반까지 독일의 문학교육에는 비판적인 독서가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러한 방식에 반대하며 ‘생산’ 관점 혹은 ‘행위’ 관점을 확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을 중요한 논거로 언급하였다. 문학교육의 중심이 최고 목표이면서 동시에 이 방향의 약점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런 가운데 창의력은 분석과 생산의 대립에서 양자를 아우르는 종합적 능력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잡는다. 요약컨대, 독일의 독서지도는 생산적 이해와 분석적 이해의 순환 속에서 ‘창의력’으로 대변되는 포괄적 학습 목표의 달성을 추구하는 제도화된 장치라 할 수 있다. 2) 창의성 계발 전략 독서교육에서의 창의성 계발 전략을 위해 할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는 기법들을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치는 것이다(Crutchfield & Corington,1965 ; Osborm,1963; Davis,1973, 1986 ; Tammadge, 1979 ; Guilford, 1962 ; Westcott & Smith, 1967 ; Amabile,1983). 여기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는 기법들의 작동적 원리(作動的 原理, operational principle)는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그 원리인 독서지도를 통한 창의성 계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 기법으로는 우선 열거법(Whiting, 1974) 속성열거법(Crawford, 1978), 브레인스토밍(Osborm, 1963), 씨넥틱스(Gordon,1961) 등을 들 수 있다. 열거법(listing)은 여러 개의 물체나 아이디어들을 열거한 다음, 각 물체나 아이디어들끼리 서로 관계를 지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기법이다. 속성열거법(attribute listing)은 문제를 여러 부분이나 특징 또는 영역으로 나눈 다음 각 부분을 좀더 낫게 수정하거나 다른 장면의 것을 전이시키는 방법이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은 판단 및 비판의 보류, 엉뚱한 아이디어의 환영, 많은 양의 아이디어 산출, 아이디어의 조합과 향상의 4가지 원칙 아래 어떤 틀이나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기법이다. 브레인스토밍은 종종 창의적 문제해결 모델, 일명 CPS모델(creativeproblem solving model)과 함께 쓰인다.(Noller, Patnes & Biondi, 1976) 씨넥틱스(synectics)는 직접 유추(direct analogy), 개인유추(personal analogy), 상징유추(simbolic analogy), 환상유추(fantasy analogy)의 4가지 기법이 있다. 이러한 기법과 함께 7차 교과과정에서 제시된 스캠퍼(SCAMMPER) 기법도 있다. SCAMMPER 기법이란 브레인스토밍의 4가지 규칙을 더 잘 훈련시키기 위해 강구된 창의성 체크리스트법이다. 스캠퍼의 각 내용이 외우기 쉽고 항목을 제시하여 기존의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변형시키는 방법인데, 그 기법의 내용은 아래와 같은 내용들인 것이다. *S : 대치하기(substitute) - 무엇을 대신 사용할 수 있을까? *C : 결합하기(combine) - 무엇을 결합할 수 있을까? *A : 적용하기(adapt) - 조건이나 목적에 맞게 조절할 수 있을까? *M : 수정하기(modify) - 새, 모양, 형태 등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M : 확대하기(magnify) - 어떤 아이디어를 확대하거나 첨가할 수 있을까? *P : 다르게 활용하기(put to other uses) - 어떤 아이디어를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E : 삭제하기(eliminate) - 어떤 부분을 삭제, 생략 시킬 수 없을까? *R : 재배열하기(rearrange) - 순서나 형식을 바꿀 수 없을까? 이와 같은 기법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SCAMMPER의 항목별로 내용을 변화시켜 가면 문장을 다양하게 만들어 이를 아이디어 평가 단체에서 쓰기 활동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의 전통적 교육체제는 ‘예-아니요’ 체제(yes-no system)를 취하고 있다.(de Bono, 1973, p. 39). 이 체제는 ‘맞았나, 틀렸나?’를 강조하는 체제로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과거로부터 쌓아온 내용에 대한 일관된 반응은 ‘맞고’ 그 내용과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정답은 한 가지만 있으며, 많은 다른 종류의 답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 체제는 이미 확립된 아이디어를 ‘때 묻지 않게’ 후세에게 전달하자는 것이 임무이기 때문에, 변화시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의성 독서 교육은 소홀하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예-아니오’체제가 변화되지 않는 한 창의성 독서 교육은 불가능하다. 그러한 전통 교육방법에서 탈피할 수 있는 독서지도에서의 새로운 창의성 계발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Ⅳ. 독서지도에서의 창의성 향상 계발 모형 1. 독서토론을 위한 창의적인 독서활동 1) 우리끼리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어 보기 2) 지혜의 샘물 퍼 올리기 가. 등장인물에 대하여 알아보기 - P.M.I. 기법활용(좋은점, 나쁜점, 재미있는 점) 나. 생각다발 짓기로 - Mini Map 기법활용 다. 다양하게 생각해보기 - SCAMMPER 기법활용 라. 등장인물에 대해 다양하게 표현해보기 - Synetics 기법 마. 친구와 함께 생각모자도 써보고 - Six thinking hat 기법 바. 엉뚱하거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꾸며보기 -Po 진술기법 사. 인터뷰 기사로 - Intertiew 기법 아. 이야기를 내용을 도표에 담아 짧게 표현해 보기 -Morphological analysis 기법으로 자. 유머로 꾸며보기 - 유머 기법 차. 이야기에 또 다른 이야기를 연결해보기 - 강제결합법 카. 2행시, 3행시, 4행시로 만들어보기 - 순발력 신장 타. 사고기능 신장을 위해 - 사고력 신장 파. 독서퀴즈 - 퀴즈 기법 위와 같은 자료는 길포드(Guilford)의 창의력 문제해결과 확산적 사고의 밀접성, 월러스(Wallas)의 문제 해결 과정에 적용되는 사고의 창의적인 면, 그리고 토랜스(Torrance)의 학습자가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문제의 특성과 해결책을 중심으로 필자가 계발전략 모형을 만들어 본 것이다. Ⅴ. 맺는 말 학습자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지도 창의성 계발 프로그램은 매우 중요하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본 프로그램을 공유함으로써 사고의 수준이나 요구의 수준이 높아지고 점점 더 정신적 행복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독서지도교육에 있어 여가를 창조적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정신적인 욕구를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 점점 더 소회현상이 심화되는 사회에서 공동체적 관심을 갖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는 다양해질 것이다. 학생들은 창의성 독서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자기실현, 잠재력 개발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역할 참여 등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수단으로 학습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러한 창의적인 독서교육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바로 ‘스터디 서클(study circle)’이다. 스터디 서클은 단순한 학습동아리가 아니다. 스터디 서클은 자율적이고 참여적인 형태를 취한다. 스터디 서클은 참여자들에게 협력학습, 민주적 참여, 타인의 의견 및 개인의 관점 존중, 집단에서 도출된 지혜습득의 기회를 제공하는 실천적 모범과 같다.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능력을 합해 일상학습을 실현하는 운동이며, 동시에 학생들의 학습품앗이를 통해 자기개발을 촉진하는 창의적 독서 학습의 실천운동이다. 그래서 스터디 서클은 첫째, 조직에 있어서 상당히 비형식적이다. 스터디 서클은 참여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관심에 따라 토론주제가 선정되는 비형식적 독서 학습을 존중한다. 비형식적 독서 학습은 참여자들이 상호 협력하여 독서 학습과정을 진행한다. 둘째, 스터디 서클은 대면적 관계와 그런 독서 학습을 강조한다. 스터디 서클은 바람직하게는 5~6인으로 구성되나, 최대 12인까지 모여 독서 학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토론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기회와 개개인의 관점을 존중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스터디 서클은 토론의 진행을 허용함으로써 민주적 참여를 실천하는 계기를 만든다. 넷째, 스터디 서클은 정기적인 이슈를 논의하고 상호의견을 경청하는 과정을 통해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구한다. 그리고 새로운 문제로 그 관심을 옮기기는 하지만, 스터디 서클 그 스스로 공동 견해나 합의점을 강요하지 않는 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새로운 창의성을 준비하게 된다. 끝으로 스터디 서클은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독서지도로서 독서지도를 통한 창의성 향상법 계발모형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최연중 | 충북 충주 용산초 교사 1.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의 개발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란 창의성 관련 요소를 배합 구성하여 새로움에 도달하기 위해 일정 시간에 지도하도록 하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을 하여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기존의 생각에 새로운 생각을 추가하도록 개발한 지도 자료이다.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 개발 절차는 먼저 창의성 관련 이론을 분석한 후 지도할 창의성 기능을 추출하여 학년별 창의기능 요소별 내용을 선정하여 개발하였다. 선정된 창의기능으로는 민감성, 유추성,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 상상력 등으로 이 기능 요소에 맞는 많은 지도내용들을 추출하여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를 개발하였다.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는 재량활동 시간에 학습할 생각 키우기 지도자료 주제에 대하여 가정이나 학교에서 가족, 친구들 또는 혼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여 해결하는 주간 과제로 다음 주에 있을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에 밑바탕이 될 과제인 창의 신바람 활동과 기존의 학습지 위주의 창의성 교육을 지양하며, 범교과적 활동 중심으로 개발한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로 구분하였다.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를 효과적으로 지도하기 위하여 창의적 사고를 길러주기 위한 구체적 수업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창의적인 문제 해결 수업 모형’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 수업 모형은 ①곤란의 상태와 사실 발견을 창의적 세상보기 단계로 ②문제 발견, 아이디어 발견을 창의적 생각 열기로 ③해결안 발견을 창의적 생각 만들기로 ④수용안 발견을 창의적 생각 펼치기 단계로 적용한 학습모형이다. 2. 창의성 신장을 위한 자기표현의 기회 제공 창의성 신장을 위해서는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의성 개발을 유도하는 학교환경 조성과 활동도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본교에서는 창의적 환경 조성과 활동에 노력했다. 1) 창의적 사고 활동장 조성 생활 속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다양하고 기발한 생각들을 촉진하기 위한 창의적 환경과, 어린이 스스로 체험 위주의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계단의 모서리 공간을 이용한 창의성 공간인 ‘창의 쉼터’를 조성하였다. 창의 독서 코너, 조각 그림 코너, 퍼블 코너, 카프라 코너, 고누놀이, 칠교놀이, 같은 그림, 공간도형놀이, 바둑 등을 이용하여 어린이들의 여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길러나갔다. 2) 다양한 창의적 교육활동 전개 먼저 학년 창의 마당을 운영하였다. 생활 속에서 어린이들의 창의적 사고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학년별로 복도에 창의 마당을 제작·설치하여 창의적인 탐구 주제를 제시하고 어린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였다. 격주마다 새로운 주제를 주고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둘째로 학급 담임 창의성 시상제를 운영하였다. 셋째로 창의적 산물 찾기 운동 전개로 창의성 기능을 습득시키기 위하여 방송매체, 신문·잡지, 인물·자연 사진, 광고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들 중에서 기발한 생각이 담긴 내용을 골라 자신의 의견과 배울 점 등을 기술하고 스크랩 하거나, 일상생활 속의 불편함이나 새롭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설명한 내용 등을 스크랩 해보는 활동을 실시하였다. 넷째로 발명하고 싶은 물건 생각하여 광고문 만들기로 어린이 생활본에 창의성 기법의 하나인 연화기법을 이용한 ‘자기가 발명하고 싶은 물건 생각하여 광고문 만들기’를 부록으로 삽입하여 어린이들의 생각을 열어주도록 하였다. 이렇게 생각 키우기 지도자료 적용을 통한 창의성 신장이라는 주제로 뒤를 돌아볼 때, 먼저 다양한 창의성에 대한 연수는 교사, 학부모에게 창의성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가져왔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 키우기 지도 자료를 개발하여 어린이들의 창의성 신장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둘째로, 학부모 연수, 가정통신문 발송, 학부모와 함께 하는 날 운영, 홈페이지를 통한 연수, 학부모·어린이·학교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교와 연계된 창의성 교육을 할 수 있었으며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하여 새롭고 창의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하여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한 결과 어린이들의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심화시켜 창의적 사고에 대한 욕구와 자신감이 향상되었다. 그러나 반성해야 될 점 또한 많다. 그 실례로 학습 장면 이외에도 우리의 생활환경과 풍토가 창의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하겠으며, 무분별하게 개발된 검증되지 않은 창의성 지도 자료의 적용이 오히려 창의성을 저해하므로 어린이의 발달단계와 창의기능을 고려한 체계적이고 인증된 지도 자료의 보급과 효율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끝으로, 지금 우리들이 하고 있는 창의성 교육은 일련의 교육활동으로 당장 눈에 보이게 창의성이 급격히 신장되리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밭을 갈고 씨앗을 정성껏 심고 가꾸는 농부의 마음처럼 부단한 자기연수와 전문성 신장에 노력한다면 멀지 않아 탐스런 열매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류미경 | 경북 포항제철동초 교사 ‘아동 각자에게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교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나 역시 이런 고민을 가지고 창의성 연수를 시작했었고, 6학년 40명의 아동들과 함께 창의성 교육을 실천해 왔다. 변해 가는 아동들의 모습을 보며, 교사들의 고민의 무게에 따라 교육효과가 비례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1. 창의성 교육의 선결과제 창의성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창의 교육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허용적인 학급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을 선결과제로 선정하고 해결해 나갔다. 가. 허용적인 학급 분위기 조성 “내 마음대로 생각해도 100점이예요. 그래서 재미있고 신나요.” 창의성 수업이 어떠냐는 인터뷰 장면에서 나온 아동의 대답이다. 이런 대답은 ‘틀릴 수 있는 지적 자유’를 부여함에서 오는 결과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정답을 말해야 하는 강박관념에 길들여 있는 듯하다.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의 생각을 맘껏 말할 수 있도록 하는 허용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 조성은 창의 교육의 기본이라 본다. 호기심, 자기 확신, 상상, 인내, 집착, 유머감, 독립성, 모험심, 개방성 등의 창의성 요인들은 허용적일 때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자기 주도적인 학습습관 형성 창의성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습관 형성으로 자발적인 동기와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하다. 설문을 통한 분석에 의하면 학원이나 과외, 학습지 등을 4개 이상 다니며 너무나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영어, 수학은 선수 학습을 주로 하고 있었으며 다른 과목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시 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 공부함으로써 많은 시간을 공부함에도 성취도는 낮고 수동적인 학습태도가 형성되어 있었다. 수동적·타율적인 학습에 지쳐 있는 아동들을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함이 창의성 교육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생각하여 ‘One Page 학습방법’을 구안·적용함으로써 ①교과 특성에 따른 학습 방법 및 수업시간에 집중하여 참여 하는 방법, 예습·복습방법을 중점 지도하여 학습에 자신감을 갖도록 하였고 ②일주일 단위로 주간학습 계획을 세워 실천함으로써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 6-3 이재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가 점점 힘들었었는데 이 공부 방법을 실천하면서 공부는 해볼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원칙대로 공부하니까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 좋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계획적으로 공부하니까 시간이 남아서 내가 하고 싶은 과학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2. 창의성 교육의 실제 창의성 교육의 실제에서 교과수업을 통한 창의성 교육, DESK 창의 모형에 따른 창의성 교육, 진로 교육을 통한 창의성 교육 등을 실천하였다. 가. 교과 수업을 통한 창의성 교육 1) 기법 중심의 창의성 교육 수업시간에는 단위 시간의 ‘교과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 간접적으로 창의성 교육을 하고자 하였다.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법을 적용하였으며 필요시에는 창의 요인에 의해 교재를 재구성하여 지도하였다. 이 기법 중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브레인스토밍 기법으로 비판이나 평가받지 않는 분위기에서 자유분방하게 말하고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좋은 의견을 도출할 때 많이 활용한다. 많은 창의 기법들은 이 기법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 기법의 활용을 정확하게 지도하면 다른 영역이나 기법으로 전이가 쉽다고 생각한다. 2) 창의적 평가를 통한 창의성 교육 교사와 또래 집단 간의 상호 작용에 의하여 창의성을 스스로 계발하기도 하고 영향을 받도록 하였다. 교과시간에 수업 진행 과정이나 창의적인 산출물(시, 짧은 이야기, 작품이나 그림, 문제 해결 전략, 발명품, 작곡, 안무, 역할극 등)을 평가할 때 아동들의 창의적 활동을 부각시킴으로써 창의적인 관점에서 사고하도록 하였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다른 사람과 다른 독특한 생각을 표현해서 좋습니다” 라는 등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 DESK 창의 모형에 따른 창의성 수업 임선하의 DESK 창의성 모형을 각 교과의 창의적인 교과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 모형은 창의성 교육의 내용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기초적인 창의성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창의성 내용의 4개 영역을 24개 요인으로 다시 114개의 요소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순서(창의성의 내용구조와 위계성 고려)지워 가르치는 것이다. 다. 진로 교육을 통한 창의성 교육 창의성은 신나고, 재미있고, 스스로 하고 싶을 때 극대화된다고 한다. 이는 어릴 때부터 자기 이해에 따른 올바른 비전 확립과 진로 교육을 요구하며 자기가 흥미를 가지고 전력질주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다중지능이론을 토대로 창의 재량 3시간을 활용하여 진로 교육을 함으로써 자신이 하고자 하는 비전을 확립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스필버그 같은 영화감독이 되겠다며 만화를 잘 그리는 동현이, 탤런트가 되겠다는 연극을 잘하는 영우 등등 아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흥미를 가지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전 확립과 진로지도를 통해 특별활동과도 연계하여 지도하고 있다. 지금의 특별활동 운영은 교사의 특별활동 지도 영역이 정해진 후에 아동들이 그 중에서 부서를 선택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 가능한 범위에서 자원봉사나 지역사회와 통합하여 아동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함도 앞으로의 과제이다. 안철수 씨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에서 우리 모두가 우리 자신의 CEO가 되어야 한다고 젊은이들에게 고하고 있다. 창의성 교육은 지식기반 사회에서 자신의 CEO가 되어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을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 일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중요한 창의성 교육으로 아동들이 생활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뿐 아니라 자신의 고유 빛깔을 찾아 특정 전문영역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를 기대하며 ‘창의성 안테나’ 세우기를 계속하고 있다.
김종숙 | 서울 세검정초 교사 이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일을 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나는 감히 그 대답을 교사라고 한다. 제일 창의적인 움직임,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학교가 아닌가? 창의적이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두 말 할 것도 없이 학생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창의성이 학교 현장에 필요하다고 야단일까? 오히려 학교현장이 창의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져 있는 탓이 아닐까? 그러나 내 교실에서만큼은 창의적인 발걸음을 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 공책의 제목은 스스로 붙이게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서 학교라는 곳에 처음 적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교사들은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는가? 공책을 나누어 주고 모두 제목을 일제히 달아 준다. ‘창의성 교실’ ‘창의력 주머니’ ‘나의 하루 일기’ ‘알고 싶어요’ ‘그림일기’ 등등. 나름대로 좋은 제목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컴퓨터에서 똑같이 뽑아서 공책에 깔끔하게 붙여서 나누어 준다. 사물함에는 똑같은 스티커를 붙여 주고 나름대로 사물함 뚜껑을 잘 이용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먼저 아이들과 만나 새로운 시작을 할 때 여러 가지 공책이나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해 제목도 스스로 붙이고 관심을 가지게 하면 좋다. 3학년인 우리 반 어린이가 작년에 일기장에 붙인 제목에 으뜸을 뽑자면 ‘나의 하루 경사났네’이다. 제목 옆에는 예쁘게 오선 악보를 그려 놓았다. 버금가는 제목은 ‘새로운 하루’였다. 아이들은 자신이 지은 제목을 통해서 자신의 창의성을 발견해 낼 수 있다. 자기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발성도 생기고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개방성도 생길 수 있다. 사물함 명패도 나름대로 정하도록 했다. 올해는 특히 눈에 띄는 제목을 찾지는 못했지만 ‘나의 문방구 창고’라든지 ‘나 말고 건드리지 마’ 등의 제목으로 아이들은 자신만의 새로움을 추구하며 노력할 수 있었다. 파일도 교실마다 예쁘게 정리해서 제목까지 똑같이 출력하여 잘 붙여놓곤 한다. 그러한 일들은 컴퓨터만 있으면 교사가 아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파일 제목을 스스로 붙이고 표지 그림도 자신이 그리게 하면 좋다. 교실환경에서 아이들의 작품도 선생님들이 예쁘게 붙여 주어야 직성이 풀리고 관심이 있는 교사로 보인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자기의 결과물을 스스로 떼고 붙일 수 있는 공간과 자유로움 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기에 좀 정돈되어 보이지 않고 느낌이 거북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자신의 손으로 소중하게 자신의 작품을 만지고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교사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 적어도 아이들이 하는 행동은 하루하루 새로운 것이다. 그것이 특별히 독창적이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 해도 늘 새로움을 향한 발자국을 떼고 있고 새로운 몸짓, 새로운 생각으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고 있다. 혹시나 그런 아이들 앞에서 우리가 잘 인도해 준다고 하면서 그들의 사고와 창의성을 막고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창의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을 창의적으로 가르쳐 보려고 시도하게 되고 아이들의 창의성이 보인다. 수업중에 아이들은 때로 종이를 돌돌 말아서 교사를 쳐다본다. 그러면 나는 예전에는 당장 내리라고 했다. 그러나 이젠 아이의 그 순간의 시각을 먼저 생각한다. 그 아이의 호기심, 민감성,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상상력을 생각하며 미래에 그 아이가 창조해 낼 세상도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 본다. “그렇게 보니까 뭐가 다르게 보이니”라고. “스티븐 스필버그도 남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아서 그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었지. 그렇지만 지금은 그걸 내리고 나를 바로 보아라” 하고 말한다. 아이들의 서투른 작품 하나도 우습게 보이지 않는다. 그 아이의 머리와 손이 애써 만들어 놓은 어떤 작품에서도 최대한 그 아이가 본 세계를 발견해 보려고 애쓰고 독려해 줄 수 있다. 컴퓨터가 교실에 들어오고 프로젝션 TV가 모든 학교에 보급되어 ICT 교육이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교사들이 그것을 오용하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들의 교실에서 컴퓨터가 아이들의 사고과정과 작용을 막거나 대신하고 있는 점은 없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어느 날 아이가 집에 와서 툴툴거렸다. “우리 국어 선생님은 프로젝션 TV에 정답을 써 주고 베끼라고 해. 그런 건 아주 재미없어. 생각을 할 수가 없잖아.” 학교에 와서 정답을 베끼고 지식을 충족시키던 시대는 지났다. 그런 것은 이제 특별한 자격이 없어도 누구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가 있고 온갖 미디어들이 존재하고 정보의 홍수라고 할 만큼 지식검색은 어디서라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이제 교사가 전문성을 내세우려면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창의성이란 어떤 특별한 사람에게 있는 것도 특별한 상황에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우리들의 학교 현장이 창의성의 보고이다.
추병완 | 춘천교대 교수 오늘날 우리는 정보 혁명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정보 사회의 화두인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인터넷은 우리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가운데 새로운 지식을 능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통하여 사이버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가운데 진지한 자아 발견의 실험을 하고 있다. 나아가 학생들은 전자 상거래를 통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정치적 의견 개진을 통하여 자신의 정치 참여 욕구를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학생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우리의 학생들은 지금까지 성인들만의 소유였던 비밀스러운 삶의 부분에 그대로 접속하고 있다. 섹스, 폭력, 도박 등 학생들에게는 금기시되었던 삶의 부분들에 대한 접근이 이제는 아무런 여과 장치 없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졌다. 인터넷은 성인과 아동의 경험을 많은 부분에서 동질화함으로써 성인과 아동의 간극을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또한, 인터넷은 학생들에게서 현실 공간에서의 놀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형태의 건전한 상호작용을 빼앗아감으로써 인터넷에 중독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순기능을 제고하고 역기능을 예방함에 있어서 정보윤리교육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00년부터 학교에서의 정보윤리교육을 강화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고교생의 집단적인 수능시험 부정행위에서 볼 수 있듯이, 정보통신 기기를 사용하는 기본적인 윤리적 자세의 결여는 지금까지의 정보윤리교육이 구체적 실천이 아닌 단순한 구호에 그쳐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든 교육이 그렇듯이 정보윤리교육은 구호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되며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 실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학교에서의 정보윤리교육을 강화하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 학교에서의 정보윤리교육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교육에 임하는 사람들이 정보윤리교육의 성격을 분명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보윤리교육은 그 속성상 기본교육(basic education)이다. 우리는 흔히 정보윤리교육은 도덕과나 컴퓨터 관련 교과에서 다루어야 할 교육과정의 부수적인 한 분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절반의 진리에 불과하다. 정보윤리교육은 기존의 교육과정에 새롭게 덧붙여져서 부담스럽게 행해져야 할 교육이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의 모든 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할 기본교육이다. 둘째, 정보윤리교육은 그 내용에 있어서 균형교육(balanced education)이 되어야 한다. 정보윤리교육은 네티켓 및 정보윤리의 기본 원리(존중, 책임, 정의, 해악 금지)에 대하여 아는 것, 믿는 것, 행동하는 것의 조화를 추구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즉, 정보윤리교육은 정보 기술이 수반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정보윤리의 기본 원리에 입각하여 행동하려는 열망을 지니며, 정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는 자세를 심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는 균형교육이 되어야 한다. 셋째, 정보윤리교육에서는 새로운 삶의 공간인 사이버 공간의 특징과 의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아동 및 청소년들은 사이버 공간의 특징에 대하여 잘 알고 있지 못하다. 그러므로 교사는 정보윤리교육을 통하여 사이버 공간의 특징과 의미를 학생들에게 분명하게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사이버 공간은 모든 인류의 행복과 자유, 평등이 실현되는 새로운 전자 공간이다. 사이버 공간은 한 개인이 마구 남용하거나 오용할 수 있는 사적 자산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사용하고 보호해야 할 ‘공적 자산’이다. 이 공간의 주체는 바로 우리 인간이기에, 인간관계의 이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결코 ‘도덕적 진공’ 상태가 아님을 교사는 학생들에게 분명하게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넷째, 정보윤리교육에서는 사이버 공간에의 지나친 몰입이나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인격 특성들(자아 통제, 책임, 자기 존중, 확고한 도덕적 자아 정체성과 자기 효능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자아 통제력이 약할수록, 자기 존중감이 약할수록, 현실에서의 자기 효능감이 약할수록 인터넷에 중독되는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정보윤리교육에서는 인터넷 중독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이러한 긍정적인 인격 특성들의 함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강신 | 경기 과천문원초 교장 필자에게는 세 자녀가 있다. 그런데 이 셋은 한 가지씩 나름대로의 특기가 있었다. 큰 놈은 손재주가 좋아 무엇이든 손에 닿았다 하면 그럴듯한 작품을 잘 만들어 내 놓았고, 둘째는 노래를 잘해서 초등학교 시절에 모방송국 ‘전국 동요대회’에서 입상해, ‘독수리 오형제’란 만화 주제가를 불렀으며, 여자인 막내는 피아노를 잘 쳐서 초등학교 시절 유수 음악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에 나가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였다. 그러나 모두에게 공부를 강요(?)했다. 필자가 보낸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거나, 또 변화하는 교육정책 속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쳐 보았을 때, 기초학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러한 필자의 생각은 30년이 넘는 교단생활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단위학교 교육을 책임진 학교장으로 처음 부임하자마자 ‘기초·기본교육의 실천’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교육과정 운영계획서에 ‘학년 학력완성 인증제’란 특색사업을 교육목표로 삼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실시했다. 그 중 한 교육 프로그램이 전교생이 일제히 실시한 월말, 또는 단원평가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사들의 반대도 많았다. 그러나 필자는 교사들을 설득시켰고, ‘교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결정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렇게 해서 학년 대표 교사, 연구부장, 교감 등 10인으로 평가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첫 회의가 열렸다. 그 날 참석한 교사 중 상당수는 각자 자기 논리를 펼치며 반대했다. “교육부 지침도 연 2회인데 월말평가는 너무 많다” “애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 “학부모들이 싫어한다” 등등 이유도 다양했다. 이에 다시한번 필자의 주장을 펼쳤다. “여러분들이 생각할 때 학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왜 학부모들이 학원을 믿고 학원 강사가 때리면 교육벌이고, 교사가 때리면 체벌이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모두가 학교를 불신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가 밉기 때문입니다. 귀한 자녀를 학력 올려달라고 학교에 보냈더니 열린교육 한다고 난장판을 만들어 놓으니 어찌 불안하지 않겠습니까? 바꿔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들 자녀라면 걱정이 안 되겠는지요? 그래서 공교육이 이렇게 된 것입니다. 학교의 존재 가치는 학력이 우선 될 때 그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으로 학력을 올릴 수 있을까요? 그건 우리 혼자만으로 안 됩니다. 학부모와 공조를 해야 합니다. 매월 성취도 평가를 해서 그 결과를 학부모에게 보내고, 학부모도 자녀의 성취결과를 알아야 자녀 학력에 대한 처방을 할 게 아닙니까? 지금처럼 자녀가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찌 학력이 향상되고, 또 학부모로 하여금 학교를 믿으라고 할 수 있습니까? 따라서 시시때때 최소한 1개월에 1회 정도, 일제고사를 본 후 그 결과를 가정에 보내기로 합시다.” 우여곡절 끝에 1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이 학년초 진단평가에 이어, 일제히 월말고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각 가정에 내보내 학부모들과 공유, 학력향상 대책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먼저 학부모들이 만족해했다. 진단을 정확히 해야 처방을 할 게 아니었었느냐는 게 그들의 항의였기 때문이다. 그것을 해소시켜 준 것이다. 둘째는 교사들도 스스로 만족할 만큼 수업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만족하는 이유는 평가지를 나누어서 출제, 제작하기 때문에 내가 만약 그때 가르쳐야 할 학습목표를 가르치지 않았으면 자기 학급 학생들이 그 문제를 풀지 못하기 때문에, 빼놓지 않고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업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고, 또 다른 학급과 은연중에 비교가 되어 열심히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셋째, 학력이 학년마다 크게 향상되었고, 99% 이상 학년완성교육이 이루어졌다. 전국 및 교육청단위 성취도 평가 결과 역시 우리 학교의 학생 성적이 크게 앞서 있었고, 학력 지진아가 1% 미만으로 거의 없어졌으며, 교사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몰라보리만치 학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넷째, 학교 분위기 자체가 변화되었다. 학부모가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며 선생님들 역시 보람을 느낀다는 점이었다. 특히 학교 분위기가 ‘배움의 도장’같이 변한 것이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1년이 멀다않고 교육수장(首長)이 바뀌고, 또 바뀔 때마다 새로운 교육시책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하나가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 간다’였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찌 되었는가? 실망과 허탈, 그 자체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어찌 국가를 믿고, 학교를 믿고, 선생님을 존경하겠는가? 따라서 사교육을 줄이고, 바람같이 완전 근절시키려면 학교가 학부모의 바람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그 바람이 무엇이겠는가? 뭐니뭐니해도 일단은 학력향상이다. 학력은 마치 권투선수가 되기 전에 복싱도장에 가서 기초 운동을 연습하는 것과 같다.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 역시도 결국 기본 학력에서부터이다. 따라서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또 무엇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학교는 교육과정 정상운영과 함께 새로운 학력 향상책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그 학년, 그 시기에 배워야 할 학력을 책임져 주어야 그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것이다. ‘교육시책은 한낱 큰 바다 위의 파도요, 학력은 깊은 바다 속을 흐르는 바닷물’이다.
김세령 | 서울 장충초 교사 학교평가는 1995년 교육개혁위원회에서 제안한 교육개혁 과제의 하나로서 학교교육의 책무성을 점검하고, 학교교육의 질과 효과성을 증진하며, 학교교육 개선을 위한 지원체제 구축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평가의 본질적인 속성상, 모든 평가는 피평가자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학교평가 또한 피평가자인 교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평가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학교 내·외의 요구나 시대적 인식을 공감하며 학교평가를 수용한 교원들로서는 학교평가가 학교의 질적 향상이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자칫 표류하거나, 형식적인 행정으로 추락하는 듯한 현상이 엿보일 때 일말의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평가 목적 불분명으로 불신과 혼란 초래 먼저 초·중등교육법 제9조 제2항을 살펴보면, 학교평가에 대해 ‘교육행정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어 평가의 목적 및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평가항목의 과다, 평가자와 학교의 이해 불일치, 평가항목 및 배점의 일관성 미흡 등의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평가항목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책사업에 대한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소홀히 취급되어 교수-학습이 경시되는 경향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학교의 자율적 운영에 관한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시·도 교육청 평가에 대해 살펴보면, 매번 평가편람에 의해 주어진 짧은 기간 내에 자체 평가보고서를 작성·제출하고 현장방문 평가가 이어진다. 여기에는 모든 학교가 평가 대상이 되며 격년제로 실시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 또한 평가대상·평가자료·평가기간에 비해 평가준비 및 현장방문 평가시간이 짧은 편이다. 따라서 서면평가로 인해 교육현장에 불필요한 업무가 부가되는 점이 있고 외향적·계량적 평가로 치우치게 되어 교육의 본질에 대한 질적 평가가 어렵게 되는 면이 있다. 아울러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우수 사례를 확산하고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지원하는 환류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예산 차등 지원, 우수사례 발표회 정도로만 이루어지고 있어 학교의 질적 향상이라는 근본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평가추진 체계에 있어 평가위원회의 구성 및 전문성의 확보, 업무 수행의 충실성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학교평가에 대한 신뢰성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평가 결과에 대한 학교현장의 불신과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학교평가자 전문성 함양과 지원 자료로 개선 교육개혁 과제의 일환으로 실시된 학교평가는 10여 년간의 시행을 거치며 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불가피한 제도로서 정착되어 가고 있는 반면, 위와 같이 아직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본래의 목적에 더욱더 충실한 학교평가로 발전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첫째, 학교평가는 학교구성원 모두의 의사결정과 반응이 요구되는 항목으로 구성된 자체평가가 중심이 되고 외부평가는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학교풍토나 의식의 변화를 통해 학교평가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학교교육과정 계획부터 실천,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의 참여를 통해 교원의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학교와 교원들의 자율성을 신장시키고, 학교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과 학교교육 운영 책임자의 지도성 함양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체평가가 제대로 구축된다면 일률적으로 시기를 정해 모든 대상 학교를 방문하는 평가는 지양되고 1~4년 가량의 장기적 안목으로 학교평가를 실시하는 방안도 구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학교평가의 환류와 학교 개선에 중점을 두는 체제가 구축되어야 하며 평가위원의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학교평가는 지원을 위한 자료로 쓰여야 하며 개선이 필요한 학교는 행·재정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평가위원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여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연중계획에 의해 학교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 평가위원의 구성에 있어 우수사례의 확산과 환류를 위해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가능한 한 일치하는 방안도 구상해 볼 수 있겠다. 나아가서는 개별학교의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을 위한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평가전담기구의 설립도 제고해 볼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윤종혁 | 한국교육개발원 학교제도연구실장 1. 서 론 일본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아동이 익혀야 할 ‘생활 개척력’의 한 측면으로서 ‘확실한 학력’ 육성을 기본적인 교육목표로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고도의 정보통신사회가 발전하면서 부가 가치가 높은 지식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하여 지식기반사회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식기반사회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사회경제의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항상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 기초하여 초·중등교육은 아동이 사회 변화 속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기본을 확실하게 몸에 익히고, 학습 의욕, 사고력, 판단력, 표현력까지 포함하는 진정한 의미의 학력을 평생 동안 주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2. 일본 학생의 학력 실태 (1) 국제 수학·과학 교육조사 결과 IEA(국제교육성취도평가학회)가 2003년에 실시한 국제 수학·과학 교육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일본 아동은 지식·기능의 습득 정도는 국제적으로 볼 때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수학 성적은 싱가포르, 한국, 홍콩, 대만에 이어서 5위를 차지하였으며, 소학교 4학년 수학 성적은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3위를 차지하였다. 한편 중학교 2학년 과학 성적은 싱가포르, 대만, 한국 등에 이어서 6위를 차지하였고, 소학교 4학년 과학 성적은 3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과거에 실시하였던 수학·과학의 동일 문항에 대한 정답 비율은 약간 떨어지는 경향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수학·과학에 대한 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수학이나 과학을 좋아 한다’ 혹은 ‘장래 이 과목들과 관련된 직업을 얻고 싶다’는 문항의 반응 비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을 보이고 있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2) OECD의 학생 학업성취도 조사(PISA) OECD가 2003년에 실시한 ‘학생 학업성취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학생들은 지식이나 기술을 실생활 장면에 활용하는 능력에 있어서 국제적으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수학은 홍콩, 핀란드, 한국 등에 이어서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상위권 학생 집단의 수학 성적은 핀란드에 이어서 한국과 공동 2위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수학의 세부 영역 중 ‘양’ 영역과 ‘불확실성’ 영역은 전체적으로 10위권을 유지하는 등 지난 2000년 결과와 비교해서 다소 부진한 면도 있었다. 읽기 능력은 핀란드, 한국 등에 이어서 9위를 차지하였고, 과학은 핀란드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하였다. 2003년에 처음 채택한 문제해결능력은 전체적으로 한국, 홍콩, 핀란드 등에 이어서 4위를 차지하였지만, 최상위권 5% 학생만을 볼 때는 1위를 차지하였다. 그런데 일본 학생은 ‘수학 수업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고 응답한 반면에, ‘숙제를 하거나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 혹은 ‘컴퓨터 프로그램 및 인터넷 활용 정도’ 등은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등 학습 의욕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를 남겨 두었다. (3) 교육과정 실시상황조사 결과 분석 2001년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 교육과정연구센터는 초·중학교 교육과정 실시상황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는 1981~1983년, 1993~1995년에 이어서 3번째로 실시하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조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조사의 목적은 ‘소학교 및 중학교의 학습지도요령(1989년 고시)’에 기초한 교육과정의 실시 상황에 대해 조사·연구하고, 학습 지도상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밝혀서 이후 학교교육의 개선 자료로 활용하는 데 있다. 2001년도 조사는 초·중학교의 교육과정 이수 여부에 대한 성취도 달성 검사, 그리고 질문지 조사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기본 교육내용을 충분하게 이수했는가와 관련된 문항별 정답 통과 비율을 보면 소학교·중학교 모두 양호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 및 2학년의 과학 교육은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한 2001년도 조사와 1993~1995년 조사의 양쪽에 모두 포함된 동일 문항에 대한 정답 비율을 비교·조사하였다. 이에 따르면 전체 23개 학년·교과 중에서 3개 학년·교과는 성적이 유의미하게 올라간 반면에, 10개 학년·교과는 성적이 유의미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예를 들면, 사회와 수학 교과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을 제외하고는 모든 학년에서 대체로 3~4% 정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학교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는 비율이 소학교 학생의 약 60%, 중학교 학생의 약 40~50%로 조사된 설문조사 결과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PISA 등의 국제학력비교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아동·학생은 학습 의욕이나 학습 습관 등을 충분하게 몸에 익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2001년 교육과정 실시상황조사에서도 학습 의식 측면에서 볼 때 ‘공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공부가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중학교 2학년 학생 이하는 하루의 평균 공부시간이 1시간 미만인 응답자가 절반을 차지하였다. 조사 결과를 보면, ‘공부가 좋다’고 응답한 학생일수록, 그리고 수업시간 이외의 공부 시간이 긴 학생일수록 학업 성취도 검사 점수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수업 시간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수업이 끝나고 나서 선생님께 질문하러 간다’ 혹은 ‘스스로 조사해 본다’고 응답한 주체적인 학습 태도를 가진 학생일수록 성취도 검사 점수가 높은 것과도 관련이 있다. 즉, 학습 의욕과 학습 습관을 학생이 몸에 익히도록 하는 것이 학력 향상 관점에서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학교 3학년 학생의 학습 상황은 중학교 1, 2학년에 비해서 양호한 편인데, 이는 고등학교 수험준비가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고등학교 입시 준비에 관계없이 공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응답한 아동·학생의 비율도 상당히 높았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중학교 1, 2학년 학생에 비해 응답 비율이 높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습을 하는 동기로서 ‘입시 준비에 유용한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 또는 ‘일상생활이나 사회에 나가서 도움이 되는 것’에 관심을 가질수록 성취도 검사 점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아동·학생이 장래 직업에 대한 의식을 확실하게 가지고, 장래 직업 및 사회생활과 학습 간의 관계를 이해시키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3. 학력 향상을 위한 향후 과제 문부과학성은 2001년 교육과정 실시현황 조사, 그리고 2000년 및 2003년 국제학력비교조사 등의 결과를 분석하여 새로운 학습지도요령을 설계하고, 확실한 학력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확실한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2002년 1월 17일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5대 방책(방안)은 ‘학습의 권장’이라는 정책 보고서로 발표되었다. 이에 따른 방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심하게 배려하는 학습 지도 활동을 통해 기초·기본을 키우고 스스로 배우면서 사고하는 능력을 몸에 익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각 학교는 아동의 실태에 따라 개별 지도 혹은 그룹별 지도 등 소수 인원에 기초한 수업, 학습 수준별 수업 등 개인에 따른 세심한 지도를 하며, 기초·기본을 확실하게 정착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발전적인 학습을 통해 개개인의 개성에 따라서 아동의 능력을 더욱 함양하도록 한다. 그래서 학습지도요령은 최저 기준이기 때문에 이해가 빠르고 학습 능력이 높은 아동은 발전적인 학습을 통해 학습 능력을 넓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학생의 학습 달성도별로 능력을 고려하는 수준별 수업 등을 ‘학력 향상 프로그램’으로 채택·적용하도록 한다. 셋째, 배우는 것의 즐거움을 체험으로 알도록 하며, 학생의 학습의욕을 고취시키는 방안을 마련한다. 종합적인 학습 시간 등을 통해서 아동이 배우는 것의 즐거움을 실감할 수 있는 좋은 학교 만들기를 추진하며, 장래 아동이 새로운 학습 과제에 창조적으로 임하는 능력과 의욕을 갖추도록 한다. 넷째, 학습 기회를 충실하게 제공하고, 학습 습관을 익히도록 한다. 방과 후 시간 등을 활용하여 보충 학습을 실시하고, 아침 시간에 독서 등을 추진·장려·지원하도록 한다. 또한 적절한 분량의 숙제 혹은 과제를 부여하여 가정에서도 학습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해서 아동이 학습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한다. 다섯째, 확실한 학력 향상을 위하여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를 추진한다. 학력 향상 프론티어 사업은 주로 학력 향상을 위한 거점 학교를 중심으로 보충학습이나 발전학습 지도를 위한 교재 개발, 개별 지도 방법 및 평가 시스템 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시행하고 있다. 또한 확실한 학력 향상을 위한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사업으로서 ‘슈퍼 사이언스 하이스쿨’, ‘슈퍼 잉글리시 랭귀지 하이스쿨’ 등의 학교를 구상·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문부과학성은 현재 확실한 학력향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교육과정 개선 및 연구개발학교제도를 적용·실천하고 있다.
장옥순 | 전남 구례 토지초 연곡분교장 교사 대숲을 흔드는 초겨울 바람이 빈 교정을 지키는 저녁 나그네를 몽상으로 몰고 가는 늦은 저녁. 날마다 찾아오던 달님이 오늘은 결석이다. 보름달 대신 겨울비에 실려 보낸 겨울바람이 마지막 남은 교정의 단풍잎들을 몰고 가버릴 모양이다. 교과, 특기·적성, 무용 지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잠시 눈을 들어 나만의 세계로 돌아오는 시간은 늘 해넘이로 어두워진 시각이 되곤 한다. 장소는 달라도 늘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보며 살아온 세월이 어느새 25년째. 그래서인지 가끔은 나이를 잊을 때가 있다. 나는 거기 그대로 있는 것 같은데 어느새 훌쩍 성장하여 처녀 총각으로, 직장인으로, 군인 아저씨로, 어엿한 어른의 모습으로 찾아오는 제자들을 보는 일은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잊고 살아온 내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곤 한다. 제자들의 간청으로 몇 번 결혼식 주례를 섰는데, 그 중 다섯 번째였던 점현이가 딸아이의 돌잔치에 초대하고 싶다며 전화를 했다. 1980년 10월 25일, 고흥 가화에서 4학년 48명의 담임으로 교직에 몸을 담았을 때 가르친 제자가 이젠 어엿한 가장으로, 남편이자 아버지가 된 것이다. 이젠 원하진 않지만 기쁘게 ‘할머니’ 소리를 듣게 생겼다. 산길을 돌아 2시간 걸리는 가정 방문 길에 녀석이 다리가 아프다기에 내 등에 업어주기도 했는데, 어느새 열한 살짜리 소년이 서른 살이 넘은 아빠가 되었으니, 내가 할머니 소리를 듣는 것은 좀 억울할지라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지난 스승의 날에는 부부가 함께 저녁 식사자리를 주선하여 비싼 화장품까지 안기면서 늙지 말라더니, 이번에는 예쁜 딸아이를 안겨주며 할머니 연습을 하란다. 1980년에도 교사의 수가 모자라서 우리 반 아이들은 석 달 가까이 옆 반과 합반을 하여 96명이 한 교실에서 부대끼며 살고 있었다. 고향에서 3시간 반이나 걸리는 그곳을 찾아가며 스물다섯 살의 처녀 선생은 굽이굽이 비포장 바닷가를 돌아가는 시골 버스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자취방의 문을 열면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나고 파도 소리가 담벼락을 치던 곳. 바다에서 일하고 온 학부모님이 커다란 게를 보내면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하고 민물에 담가놓아 죽은 다음에 삶아 먹던 일, 살아있는 낙지를 보내주면 그것은 더 징그러워 손도 못 대고 그대로 학교로 가져가 남선생님들이 그 자리서 홀랑 잡수시던 모습에 기겁을 했던 일…. 내가 살던 가화면 대통 부락에 살던 우리 반 점현이와 옆 반 아이 두 명은 내 방에 놀러오는 단골손님이었다. 아침 등굣길에도 같이 가고 귀가할 때도 같이 다니던 삼총사 소년들은 밤에도 내 방에 와서 공부를 했다. 추운 겨울 밤길이 위험할 때는 아예 비좁은 내 방에서 이야기하다 잠들곤 했던 철없던 그날의 모습들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삼총사 중에 두 아이의 결혼 주례까지 서 주었으니 ‘가르치는 자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만남을 선물했는지 모른다. 1년 반만에 결혼과 함께 읍내 학교로 떠나던 날, 아이들의 눈물 속에 이임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함께 울어버린 나를 찾아, 아이들은 일요일이면 양동이에 한 아름씩 바지락을 잡아 1시간도 더 걸리는 먼 길을 단체로 몰려오곤 했었다. 그림을 잘 그리던 형진이는 방학 때 보낸 편지에 연필로 내 모습을 그려서 보냈는데 얼마나 잘 그렸는지 놀라웠고, 여자 아이들은 결혼사진이 담겨 있는 앨범을 보내줘 지금도 그리울 때마다 들춰보곤 한다. 어쩌면 아이들과 항상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이젠 인생의 선배, 결혼의 선배, 먼저 부모 된 선배로서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기를 바라는 진솔한 덕담을 준비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우리 점현이 부부가 결혼의 언덕을, 어버이의 고개를 숨차지 않게 넘을 수 있기를 비는 간절한 기도를 해 주고 싶다. 인생을 보석보다는 생수처럼 살 수 있기를, 조급하기보다는 천천히 살기를, 높게 살기보다는 넓게 살 수 있기를 염원한다. 그리하여 따스한 사람으로, 오래가는 기쁨을 음미하며 향기롭게 살 수 있기를 빌어주고 싶다. ‘점현아! 참 고맙고 감사하구나. 내게 이렇게 오래가는 기쁨을 선사해 주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