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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들어가며 필자는 지난 열두 달 동안 ‘토론’이라는 주제로 선생님들과 만났다. 토론의 중요성을 알고 계속 공부하고, 선생님들에게 소개하면서도 정작 내 수업에서는 수능 대비를 위해 문제풀이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미안함과 아쉬움이 너무도 크다. 하지만 필자 역시 아이들이 토론의 재미에 빠지고 삶에 있어 정말 필요한 토론 능력을 갖게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이런 고민의 결과를 글을 통해 선생님들에게 소개한 지난 1년의 시간이었다. 선생님들과 똑같이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입시라고 하는 커다란 벽을 아이들과 넘는 입장에서 감히 글을 써서 토론에 대한 안내를 해드린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무리였다. 그러나 늦은 시간 토론과 관련된 이론을 다시 찾아보고, 실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수업에 활용하는 활기를 가질 수 있었다. 참 고되지만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외람된 말일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한다. 새교육의 독자 입장에서 간간히 투고 형식으로 글을 올리다 3년 전 처음 고정 필자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어제의 일 같다. 처음 1년 간 ‘독서’와 관련된 글로, 다음 해에는 ‘논술’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뵈었다. 테마를 나누어 쓰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 세 영역은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된다고 믿는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바로 ‘토론’인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과연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까? 지난 3년간 부족한 깜냥으로 고민했던 부분들을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다. 언어가 갖고 있는 한계와 알량한 지식이 선생님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드린 것은 아닌지 후회가 되기도 한다. 시리즈를 마감하며 지난 1년간의 자취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 토론에 관한 이야기들 토론은 결국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주제별로 나누어 접근해보았다. 각 주제에 대해 전공이 아닌 경우가 많아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하고 원고의 내용을 하나하나 만들어갔다. 주제와 관련된 이슈를 정리하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거쳐 쟁점을 추출해 보았다. 토론거리를 찾는 과정으로 찬반에 국한되지 않고 심층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에 대해 다루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학교급에 따라 적용 가능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육과정을 참고하기는 하였지만 아이들의 정확한 발달단계를 파악하고 내용을 정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주제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 선생님들이 전문성을 더한다면 각각의 주제에 대한 쟁점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옆의 주제 설정 근거는 각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난 10년간의 논술문항과 토론대회 항목을 정리하여 추출한 것이다. [PART VIEW] 역사 인식의 문제에서는 객관과 주관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현재도 중국, 일본과 역사의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은 더욱 중요하다. 다음으로 민주주의의 원리에 대해 기술했다. 우리 사회 유지의 근간인 민주주의의 주요 원리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기 위해 관련된 쟁점들을 찾아보았다. 원리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데 초점을 두었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영역이지만 꼭 필요한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았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 쟁점을 도출하여 아이들이 경제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문화와 관련된 문제에서는 다양한 문화의 양상이 있으며, 인류의 문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적 시각을 갖추고 이해와 포용의 자세로 접근해야 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사회 현상을 중심으로 토론거리를 마련해 보았다. 또 우리 사회의 문제 현안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접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양극화, 다문화 등에 대한 문제를 토론의 쟁점으로 학교급에 맞춰 도출해보았다. 아이들에게 현실 문제에 대한 인식을 키워주는 것은 토론이 현실 문제의 해결과정임을 알 수 있게 해줄 것이라 기대했다. 교육 현안은 아이들과 가장 밀접한 문제로 교육 문제와 관련하여 아이들 개인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환경 문제를 주제로 쟁점을 찾아보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의 문제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을 빼놓고는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아이들에게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는 활동으로 생각한다. 이어 요즘 청소년들의 잘못된 언어생활에 대한 문제를 토론 영역으로 끌어왔다. 언어의 기본적인 원리와 바른 표현을 위한 문제 인식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를 함께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과 관련된 토론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행복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주제별 쟁점 제시와 함께 토론과 관련된 내용을 선생님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정리해서 제시했다. 우선, 토론이 오늘날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교육 패러다임에 적합하다는 점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와 함께 나누고 교섭함으로써 공감의 영역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오늘날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토론이 원활하게 적용되지 못하는 이유를 여러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이 과정을 통해 토론을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리즈에서 토론의 다양한 유형들에 대해 자세히 제시해보았다. 실제 토론의 내용을 예시로 토론의 담화 양상을 살펴보려 했으나 지나치게 편중된 입장이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아 구조를 설명하는 것으로 한계를 두었다. 표로 정리하여 선생님들이 수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간략하게 제시하였다. 토론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에 대해서도 안내했다. 오류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는 연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예시도 함께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독서 활동을 토론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였다. 선생님들이 평상시 경험하는 모든 영역에서 토론거리를 찾아올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토론은 따분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실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픈 마음이었다. 원고의 마지막 부분에는 각 주제를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어떻게 토론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제시했다. 이 부분을 작성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이 들었지만, 가장 자신 없는 부분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공이 아닌 영역에 대한 접근과 교육과정에 대한 피상적 접근이 갖고 있는 한계 탓에 부족함이 많았다. 어디까지나 예시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각각의 교실 현장 특성을 고려하여 살아 숨 쉬는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재구성이 이루어진다면 지금까지의 내용들이 조금이나마 빛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시리즈를 끝내며 어쭙잖은 지식과 경험으로 일 년이 넘게 글을 이어왔다. 토론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구조화되어 있고, 일정한 규칙이 있으며 쟁점에 대해 주고받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좀 더 구체화 되어 있을 뿐이다. 사실은 삼라만상이 모두 토론거리다. 선생님들의 노력과 관심을 통해 수업의 장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엄격한 토론의 형식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생각을 열정적으로 표현했다. 물론 티격태격 싸우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사고의 흐름과 교류가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하면 할수록 말수가 적어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다른 이의 말을 그저 수용하는 데 급급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진정한 교육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처럼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지금 우리에게는 불가능한 것일까? 스마트한 기계가 넘쳐나고 있지만 우리의 사상과 철학은 어떤가? 낯설고 준비에 많은 노고가 들지만 아이들의 오롯한 성장을 위해 진정한 토론 수업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ㅣ끝
언어능력 검사지는 왜 있어야 하나?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언어능력과 창의적 사고력이 중시되고 있다. 언어능력은 사람이 언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으로써 생각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조직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사고를 전제로 한 인지 과정으로 다양한 사고 활동과 창의적 활동을 필요로 하는 무한성, 창조성, 개방성을 가진다. 언어활동은 본질적으로 창의 사고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으며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활동을 통해 높은 수준의 언어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핵심 역량을 가진 글로벌 인재양성 계발 전략도 언어·이해 표현 능력 향상이 선결요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언어능력을 검사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되어 있지 않고 설령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부분적인 언어 영역이나 학년별로 극소화해서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한 학생의 총체적 언어 능력이나 영역별 능력을 검사할 수 있는 도구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초·중학교별, 학년별, 발달단계에 따른 언어능력을 판별하고 언어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검사 도구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언어능력 검사 도구 개발과정 언어능력 검사는 ▲수용언어로서 이해능력을 볼 수 있는 듣기, 말하기 능력 검사 ▲표현 언어로서 표현 능력을 볼 수 있는 말하기, 쓰기 능력 검사 ▲고등정신 능력으로서의 창의적 사고를 볼 수 있는 창의성, 사고력 검사 ▲여섯 가지 능력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언어종합능력 검사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 개발과정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첫째, 언어능력 검사 개발 도구를 초등학교 저학년용 2도구(‘듣기·말하기·읽기·쓰기 검사’, ‘창의력·사고력 검사’), 초등학교 고학년용, 초등학교 전 학년용, 중학생용의 4단계 8종의 언어능력검사를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둘째, 가장 난제로 고심하였던 문제의 하나는 한국 언어능력 검사 도구로서 초·중학교 전 학년의 언어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었다. 우선 언어, 국어교육, 창의적사고력교육 전문가와 협의를 가졌다. 그 방법은 2009개정, 2007개정, 국어교육과정과 제7차 교육과정에 의거하여 학년수준에 따른 위계를 선정하고 언어능력 영역별로 가장 대표성 있는 구인선정(구성개념)을 하여 문항을 개발하되 3배수 문항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1배수 좋은 문항을 찾아내기 위해 개발자와 전문가가 우선순위부에 의거 변별도와 적절성이 있는 문항을 선별하고 이의 양호도를 분석해 내는 것이었다. 셋째, 언어능력 검사 개발의 시초로 언어능력, 언어능력 영역별, 언어능력 검사의 구인 선정 탐색을 위한 문헌 분석과 선행연구를 분석하였다. 언어능력에서는 언어의 정의 및 형태, 언어 창의성과 사고를 고찰하였고, 언어능력 검사의 영역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창의력, 사고력에 대한 중요성과 지도의 필요성, 의미, 교육의 원리, 방법, 과정, 2009개정·2007개정·제7차 교육과정의 지도내용체계, 평가목표, 평가내용, 평가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선행 연구를 분석하여 언어능력 검사의 경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였으며 문항 개발의 기초로 삼았다. 넷째, 언어능력 영역별 검사문항들은 영역별로 구인선정 중심으로 개발하였다. 3명의 문항개발자가 듣기(담화특성, 매체특성, 내용확인, 추론, 평가와 감상)·말하기(지식, 기능, 맥락, 실제)·읽기(읽기지식, 글의 특성, 매체 특성, 읽기 내용 확인, 추론, 평가와 감상, 문학의 본질과 속성, 문학의 양식과 갈래, 문학 내용 이해, 문학 감상과 비평, 창조적 재구성)·쓰기(소통의 본질, 글의 특성, 매체 특성, 내용 조직, 표현과 고쳐 쓰기, 국어의 본질, 국어의 특질, 관찰과 분석)·언어적 창의성(독창성, 융통성, 유창성, 정교성, 상상력)·언어적 사고력(분석적사고, 비판적사고, 평가적 사고, 감상적 사고, 논리적 사고, 창의적 사고) 6영역, 총 24명의 개발자를 선정하여 초등학교 저학년용 33문항, 초등학교 고학년용 36문항, 초등학교 전체학년용 36문항, 중학교용 38문항 총143문항의 3배수인 425문항을 개발하였다. 개발팀 협의 우선순위, 개발자의 우선순위, 언어, 국어, 창의적 사고력 전문가의 우선순위에 의해 1순위 문항을 선정하여 1차 예비검사 문항으로 활용하였다. 다섯째, 제1차 예비검사 문항의 검사는 전라북도 지역의 전주, 군산, 이리, 익산, 정읍, 남원, 김제 등 6개 도시에서 무선적으로 선별된 18개 초등학교와 6개 중학교에 실시하여 전체 2242명이 조사에 참여하였다. 제1차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각 적용학년별 언어능력 검사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분석하였다. 언어능력 검사의 각 적용학년별 수정 및 보완 문항을 주축 요인법을 사용한 탐색적 요인 분석과 문항 간 상관을 토대로 하는 신뢰도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문항에 대한 수정 및 보완을 하였다. 여섯째, 제1차 검사를 통해 수정이 권고된 문항에 대해 전체 문항을 고려하여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한 문항들과 이들을 대체할 문항들을 포함하여 4000여 명을 전국 단위로 표집하여 2차 언어능력 검사를 실시하였다. 각 검사에 적용 단위별로 초등학교 저학년 검사는 모두 573명의 자료가, 초등학교 고학년용은 820명, 초등학교 전체학년용은 1402명 그리고 중학생용은 858명의 자료가 수집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415명, 제주 393명, 경기지역 422명, 강원지역 407명, 대전을 포함한 충청남북도지역에서는 399명, 전남지역에서 343명, 경북지역에서 312명, 경남지역에서는 498명, 부산지역에서는 465명 모두 9개 권역 12개 도시에서 자료를 수집하였다. 검사 도구의 양호도를 살펴보기 위해서 신뢰도, 기술 통계치 및 학년별 성별 평균 비교와 타당도를 분석하였다. 학교급별 언어능력 검사 도구의 문항 내적 합치도는 신뢰도가 0.51~0.8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개별 문항들의 양호도를 검증하고자 문항-총점 간의 상관과 문항 제거 시 내적 합치도 계수를 산출하여 낮은 문항은 수정 보완할 문항으로 선정, 보완 후 검사 도구의 문항에 포함하였다. 언어능력 검사의 타당도는 하위 영역의 점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용은 0.65~0.84, 초등학교 고학년용은 0.65~0.73, 초등학교 전체학년용은 0.49~0.65, 중학생용은 0.58~0.72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언어능력 검사 도구의 예측 타당도를 알아보기 위해 검사 문항과 국어 성적과 상관 분석을 표집된 학교별로 분석해보니 언어능력영역 검사와 국어성적과의 상관이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모든 영역에서 타당도가 양호하게 나타났다. 일곱째, 검사 결과 해석에서는 제2차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검사 유형별로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규준을 만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용, 초등학교 전체용, 중학생용으로 규준을 학년별로 산출하였다. 종류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언어적 창의성·언어적 사고력 영역이고 앞의 6가지 영역을 합한 총점이다. 이 규준은 한 학생의 언어능력을 다른 학생과 비교해 보고 전국 어느 수준에 있는지 알 수 있으며 한 학생의 언어 능력(언어능력 지수)을 가름할 수 있다. 언어능력 검사의 구성과 소요 시간은? 언어능력 검사의 종류는 학교급별 발달단계별 4단계 8종으로 6영역으로 개발되었다. 1~3단계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전학년용 각각 2종, 4단계 중학교 전학년용 2종이며 각각 듣기·말하기·읽기·쓰기와 언어적 창의력·사고력영역으로 구성되었다. 검사 시간은 학교급별 발달단계별 같게 하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전학년, 중학교 공히 듣기·말하기·읽기·쓰기가 50분이며, 언어 창의력·언어 사고력이 40분이다. 총 90분으로 정규 수업 2교시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게 개발되었다. 첫 시간에 50분 소요되는 검사영역은 듣기·말하기·읽기·쓰기이며 10분 쉬는 시간을 갖고 둘째 시간에는 언어 창의력·언어 사고력 검사가 40분간 소요된다. 언어능력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피검사의 언어지수 알아보기 언어능력 점수로 피검사자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데 백분위 점수(규준)와 언어지수 수준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예) 초등학교 3학년 백분위 : 초등학교 저학년용 (길동이가 얻은 점수) 위에서 길동이의 듣기 점수 20점은 해당 학년 규준에서의 백분위는 83.0인데 이는 전국 3학년 규준에서 볼 때 길동이의 듣기 능력은 상위 17%에 속하고, 그 아래에 83%의 학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읽기 점수 35점은 상위 22%에 속하고 그 아래에 78%의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쓰기 22점은 상위 18%에 속하고 그 아래에 82%의 학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모든 하위 영역의 점수를 합한 총점 145점은 상위 3%에 속하며, 그 아래에 97%의 학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위 표에서 언어능력은 말하기, 언어창의성, 총점 능력이 120 이상이어서 언어능력이 극히 우수하며, 듣기·읽기·쓰기·언어사고력이 110~119사이에 있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학교·학년·학급 전체의 언어능력 수준 점수 알기 학교전체의 언어능력, 해당 학년 전체의 언어능력, 학급전체의 언어능력을 판별함으로써 전국수준에서 비교할 수 있고 개개 학생의 언어능력 수준과 하위 개념의 수준도 알 수 있다. 언어능력 검사 도구 활용과 그 효과는? 언어능력 검사 도구는 일반 학생의 언어능력, 언어영재 판별, 언어영역의 조기 졸업 및 조기진학대상자 판별, 학위논문(학사, 석사, 박사), 연구학교(연구, 시범, 실험학교), 국어연구회, 교과연구회, 창의사고력연구회 언어능력 측정, 학교의 언어능력, 언어창의성, 언어사고력 특화사업을 위한 언어능력 측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언어는 모든 교과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기초(뿌리)이자 기본(기둥)이 되므로 국어교과와 공통교과(수학, 사회, 과학)의 이해 능력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언어능력을 측정해 학습부진학생의 언어능력 판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언어능력 수준 판별에 따라 개별 처방 지도 방법을 강구하여 대처하고, 언어능력을 학교, 학년, 학급 수준에서 집단적으로 판별하여 비교할 수도 있다. 또 개개 학생의 능력을 백분위 점수, 언어지능지수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영역별 수준과 하위 개념의 수준 역시 알 수 있다. 언어능력을 총체적인 관점과 아울러 하위 개념까지도 이해할 수 있어 언어능력 가운데 미흡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 지향점을 찾아 처방 지도가 가능하다 하겠다. 전국국어과창의적사고력연구소 홈페이지(www.rctpl.co.kr)에서는 온라인 언어능력검사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어 자녀의 언어능력을 파악하고자 하는 학부모도 전문적인 검사 도구를 활용해 볼 수 있다.
한국교총이 광주시교육청의 학습연구년제 대상자 선발 잡음과 관련, 교과부와 광주시교육청에 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 교육감이 수장인 광주시교육청의 학습연구년제 교원 대상자 중 60%가 전교조 소속 교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선발과정의 공정성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30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의 2013학년도 학습연구년 특별연수 대상자 20명 중 60%에 해당하는 12명(교총 복수가입 1명 포함)이 전교조 가입교사인 반면 교총 가입교사는 1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이 31일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전교조 교사들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지원자 중 전교조 가입 교사 비율이 높았던 것”이라며 “3차에 걸친 전형 기준에 따라 선발했다”는 해명자료를 내면서 오히려 불길은 확산됐다. 지원자 중 전교조 가입 교사 비율은 57.6%로 2012년도 기준 전교조 가입교사 비율인 27.4%의 두 배를 훌쩍 넘어 단순히 ‘지원자 중 전교조 교사의 비율이 높았다’는 것은 옹색한 변명으로만 여겨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시교육청이 예시로 제시한 연구주제 다수의 내용이 ‘혁신학교 일반화 방안’ 등 전교조의 역점 정책과 맞물려 있는 점, 2차 서류 심사에서 1.2배수를 선정하고 3차 심층면접에서 고득점자 순으로 당락을 결정한 점 등까지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교총은 “광주시교육청은 대부분의 시·도가 서류심사와 면접을 합산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과 다른 전형을 진행해 스스로 오해를 불러왔다”며 “특정 교원단체 소속 교사들이 학교장 등에게 단수 추천을 강권했는지 여부 선발과정의 공정·투명성에 대한 감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총은 “학습연구년제에 대한 교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시도별 선발편차를 최소화해 심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선발 규모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초 교과부는 올해 1500명의 학습연구년 대상자를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각 시·도에서 선발한 인원은 800여명에 불과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학습연구년제 운영 예산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학기에만 30명을 뽑았던 서울이 대표적이다. 문용린 교육감이 연구년제 확대를 공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올해 목표 1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30명(초등 15, 중등 15)을 선발하는 데 그쳤다.
3월 개학을 앞두고 9만7000여명에 달하는 중학교 교원의 교원연구비와 제수당이 폐지돼 보수삭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 그간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에게 징수하는 것이 의무교육을 명시한 헌법을 위배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결과다. 올해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지급하던 수당예산을 편성하지 않거나 예산을 편성했을지라도 ‘규정에 없는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로 해석해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는 중학교 교원에게만 해당하지만 곧 무상교육이 예고돼 있는 고등학교 교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교과부가 수당 폐지의 근거로 삼고 있는 헌재의 결정은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로부터 징수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것일 뿐 중학교 교원에게 수당 형태로 지급해 오던 것까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중등교원에게 지급되던 학교운영지원비는 육성회비가 폐지되면서 교원연구비, 학생지도비, 직책연구비 등의 명목으로 존속시킨 명백한 보수다. 유·초등 교원의 경우 육성회비 폐지와 함께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보전수당을 명시해 지급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최근 학교현장은 학교폭력 등으로 담임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명예퇴직 교원이 늘어만 가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교원들이 받는 대다수의 수당이 10년 넘게 동결되고 있는 등 교원들의 자긍심과 사기를 앙양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 초 우리사회에 심각하게 대두된 학교폭력만 보더라도 국무총리실까지 나서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담임교사 처우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제시한 바 있으나 정부 스스로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전히 받고 있는 수당마저 폐지하는 것은 또 한 번 학교현장을 실망에 빠뜨리는 처사다. 지금은 중등교원의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지급하던 수당을 급히 폐지할 때가 아니라 유·초등과 같은 수당지급의 법적근거를 먼저 마련할 때다.
폭력유형별 행동요령 정리·교육해야 ‘1교 1고문 변호사제’ 정착 힘쓸 것 그는 선생님이었다. 1981년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교단에 섰을 때도 선생님이었고, 학교폭력, 교권보호 등에 대한 질문에 하나하나 설명하듯 답변하며 교직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지금도 여전히 선생님이었다. 21일 전국 변호사 수장에 선출된 위철환(55․사법시험 28회) 신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새벽 신문배달을 하며 야간 고교를 다니면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꿈꿨다고 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려면 초등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그가 꿈을 이룬 후 갑자기 변호사로 진로를 바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가르치던 학생 하나가 갑자기 장기 결석을 했어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소송을 당했는데, 돈이 없어 법적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패소하고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안타까웠죠.” 위 회장은 “그 학생을 보면서 당연히 승소할 사건인데 법률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패소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낮에는 교사로, 저녁에는 야간대학생으로 공부해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고 털어놓았다. “많은 교사들이 학생, 혹은 학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하며 자괴감에 빠지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인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권침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행동요령에 대한 팁을 제공해준 위 회장은 “빈번히 일어나는 폭력유형, 교권침해 사례 및 행동 요령을 정리해 학교별로 교육 시키고 교사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사건이 발생하면 반드시 학교에 배당된 변호사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대처방안을 물어본 후 처리하라”고 당부했다. 교총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1학교 1고문 변호사제 정착을 위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아직 학교가 이 제도를 소극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학교가 보다 적극적으로 1교 1고문 변호사제를 활용․정착될 수 있도록 변협차원에서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대학생 보모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식모라고 불렀고, 요즘에는 가정부라고 부르는 보모 자리에 중국의 대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석사과정 학생들도 보모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 다음은 대학생 보모를 구하는 광고다. “여성, 대학 4학년, 초등교육전공, 농촌출신이며 가사 일을 모두 할 수 있음. 방학기간동안 보모를 찾음. 숙식제공, 월급은 별도논의.” 중국에서 고학력 보모가 나타난 이유는 좋은 보모를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특히 방학 때일수록 좋은 보모 구하기가 어렵다. 이러다보니 보모를 소개하는 업체에서는 대학을 찾아 보모 모시기 경쟁을 한다. 중국의 경우 나라가 크다보니 적지 않은 학생들이 방학 때 집에 가지 못하고 학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이 방학 중에 보모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학생들은 졸업 후 아예 전업보모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생 보모를 양성하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양성프로그램에서는 가정서비스 이론, 요리강습, 청소, 육아, 예의 등의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고 있다. 20여일의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거치고 나면 대부분 가사 일을 숙련되게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인기가 좋아 훈련이 끝나자마자 취업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베이징에서도 한 업체가 대학생 보모과정을 개설하고 후보생들을 모집했는데 총 200여명이 응모했다. 이 회사는 엄격한 시험을 거쳐 108명을 선발했는데, 그 중에는 석사과정 학생도 28명이나 있었다. 이들 중에는 영어에 능통한 학생들도 많았고, 교사자격증을 소지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 왜 많은 가정에서 대학생 보모를 선호하는가? 이들은 일반적인 보모들보다 교양수준이 높고, 업무에 대한 이해력이 빠르다고 한다. 책임감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대학생 보모들은 학력수준이 높아 아이들의 가정교사로도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어린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이 대학생 보모를 선호한다. 대학원생 보모를 두는 가정은 일반적으로 연수입이 10만 위안 이상이다. 이들 가정에서는 보모를 가정교사로도 활용하고, 또 상업적 활동이나 사교모임 조직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고학력 보모의 월급은 일반보모보다 30%이상 높다. 일반적으로 2000위안정도의 월급이 지급된다. 대학원생의 경우는 이보다 조금 높다. 그렇다면 고학력자들이 왜 많은 사람들이 꺼리는 보모로 나설까. 고학력자의 취업난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 직업에 대한 의식변화와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실용주의 사고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밑바닥 체험을 통해 자기를 단련하고, 새로운 일을 창출하고자 하는 의식도 있다. 이런 대학생 보모 현상에 대해 중국사회의 여론은 분분하다. 인재낭비라는 입장과 아니라는 입장이 팽팽하다. 인재낭비라는 입장은 대학생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런 자원들을 단순 노동에 투입하는 일은 낭비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어느 곳이든 높은 소양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재낭비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중국에서 이런 대학생 보모 현상이 한동안 유행하다 끝날지, 아니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중국의 특성상 이런 고학력 보모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중국은 국토가 넓어, 자녀나 부모를 부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경제능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돈을 들여서라도 소양이 높은 보모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왕이면 학력수준이 높고,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거친 보모를 구하는 것이 고용인의 입장에서는 안심이 된다. 대학생 보모현상은 중국이 경제성장을 거치며 나타난 중국만의 특수한 현상 중 하나다.
예전에는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고 생활수준이 낮아서인지 겨울엔 여행을 하지 않는 계절로 생각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사계절 모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행하면 봄철에 꽃구경을 하거나 가을철에 울긋불긋 단풍구경을 다니는 여행 철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요즘도 봄과 가을은 관광 철이라 하여 아름다운 자연을 찾는 인파가 파도처럼 밀려오고 빠져나간다. 학생들도 봄과 가을에 소풍을 실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눈꽃이 온산을 뒤 덮고 나뭇가지에 상고대(霧氷, 樹氷)를 보며 감탄을 한다. 등산 인구가 늘면서 겨울산행을 하는 등산객도 많이 늘어났다. 설경을 감상하면서 눈길을 걷는 재미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기에 충분해서 인 것 같다. 올해 초 친구들과 충주산성으로 올라가는 임도(林道)를 따라 눈길 산행을 한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명의 등산객이 밟고 올라간 눈길을 따라 이야기를 나누며 올라갔다.등산화로 눈을 밟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소리가 정겹게 들렸다. 나뭇가지에 하얗게 덮인 설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얼마나 살짝 내려왔으면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눈이 고스란히 쌓였을까? 자연이 빚어낸 또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아 어느새 내 마음도 깨끗한 눈처럼 맑아지고 소박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겨울여행을 선 듯 나서지 못하는 것은 눈길 안전사고가 걱정이 되어 기차여행을 선택하기도 한다. 기차를 타고 차창 밖을 내다보며 스쳐지나가는 강산의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는 또 다른 추억여행이 되기에 충분하다. 수년 전 둘째 딸이 결혼하기 전에 아내와 함께 세 명이 태백산으로 밤기차를 타고 겨울여행을 다녀왔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어린 시절 경주 선산으로 성묘를 다닐 적에 중앙선 기차를 타고 가면서 삶은 계란을 먹던 추억이 새로워져 사먹었으나 그 시절의 맛을 느끼지 못하였다. 밤 이라 산천의 풍경은 감상할 수 없었지만 야간열차를 타고 어둠속에 태백역에 내렸다. 태백산 등산로 입구 찜질방에 들어가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등산객이 너무 많아서 찜질도 제대로 못하고 잠을 설치며 새벽을 맞이하였다. 눈길을 따라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르다보니 주목군락지가 있는 곳에 다다르자 설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사진을 찍으며 좋아하는 딸과 아내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다. 하늘에 제를 올리는 천제단(天祭壇) 부근에서 겨울 산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눈꽃축제가 열리는 축제장으로 내려오니 인산인해를 이뤘다. 눈 조각과 얼음으로 지은 축제장을 둘러보는 여행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올겨울도 겨울축제장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추운 겨울을 이기는 모습에서 삶에 활기를 찾는 것 같다. 산천어, 송어 등 얼음구멍에서 낚시를 하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았다. 겨울스포츠 인 스키장도 젊은 인파가 넘쳐나는 계절이다. 스키어들은 눈 덮인 슬로프(Slope)를 질주하는 모습은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패턴이 눈(目)으로 경치를 보며 즐기는 여행에서 요즘은 직접 체험하면서 즐기는 여행으로 바뀌었다. 단순한 관광 형 여행에서 레저, 스포츠를 직접 즐기는 체험 형 관광이 많은 사람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농한기에 자치단체의 경기를 활성화 시키는데 한몫을 단단히 하는 곳이 많아 졌다. 겨울철 맛 집도 관광객을 유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느 음식점이 잘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 불원천리(不遠千里) 불구하고 찾아간다. 여행은 같은 장소라도 언제,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많은 인원이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가는 여행도 즐겁지만 가족단위, 또는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하는 즐거움도 있다. 일상을 벗어나 부부가 여행을 떠나면 또 색다른 정을 느끼고 삶의 활력을 불어 넣는 것 같다. 나이 든 사람들의 겨울 여행지로는 온천이나, 찜질방, 숯가마 찜질, 맛 기행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즐거운 여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역시 내 집이 제일 좋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일상 속에 묻혀 사는 내 집은 삶의 안식처이고, 새롭고 짜릿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는 옹달샘처럼 새로움을 채워준다.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충전소를 찾아 추운날씨에도 여행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 겨울여행의 방랑자(放浪者)가 늘어나고 있는 계절이다.
漢字속에 숨은 이야기 (26)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회의(會意)문자이다. 나무 木과 삼수변(氵)部와 아홉 구(九)의 합자(合字)로 되어있다. 옷감을 물들이기 위해 나무에서 취한 물(즙)에 홑 단위로 가장 큰 수인 九를 썼다. 여기서 구(九)는 아홉 번이 아니라 몇 번씩이나 여러 번 되풀이 하여 넣음을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염색(染色)하다. ‘적시다, 담그다.’ 로 쓰며 ‘병균 같은 것이 옮다, 또는 더러워지다. 전염(傳染)되다.’ 로도 쓰고 있다. 염(染)자가 들어가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는『染指之物』이 있다. ‘染指’의 뜻은 손가락을 솥 속에 넣어 국물의 맛을 본다.’ 는 뜻으로 ‘분에 넘치게 가지는 남의 물건(物件)’을 비유(比喩)하여 과욕을 버리라는 교훈이 숨어있다. 염(染)자를 쓸 때 구(九)를 써야 맞는데 괜히 허전하다고 점을 찍어 환(丸)으로 잘 못 쓰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나는 1951년9월 1일에 전남 보성군 율어국민학교에 1학년에 입학을 하였다. 왜 9월 입학이었느냐고 묻겠지만, 1951년에 우리나라에는 9월 학기제가 시행되었던 같다. 그것도 1951년만이고 1962년에는 4월 학기제로 바뀌었다는 것을 내가 다니던 모교의 연혁을 보면 알 수 있다. 1951년 7월 18일에 모교의 제4회 졸업식이 있었고, 1952년3월 22일에는 제6회 졸업식이 있었으니 이 사이에 학기가 4월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되어서 9월에 입학을 한 나는 교실도 없는 학교에 가서 운동장에서 모래밭에다가 막대기로 ㄱ, ㄴ, ㄷ...을 쓰고, 1,2,3...을 쓰고 다니다가 공비토벌이 시작되어서 온통 전쟁터가 되어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놀고 있었다. 지리산의 공비를 토벌하기 위해 국군과 경찰력이 동원되어서 지리산의 자락인 벌교의 존재산태백산맥의 초기 무대가 되었던 산으로 부터 조계산으로 몰아서 지리산으로 작전 구역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내가 살던 율어면은 존재산의 전투 현장이 되었었기 때문에 학교에 다닐 수가 없었다. 집에서 쉬고 있던 동안에 우리 집은 동네의 가장 뒤편에 위치하여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가 가장 큰 5칸 접집10칸짜리 집이라는 이유로 낮에는 경찰들이 주둔하는 경찰 본부가 되었다가, 저녁이 되면 경찰은 철수하고 공산당의 공비들이 들이 닥쳐서 공비들의 주둔지가 되고는 하는 낮과 밤에 국기가 바뀌어 달리는 집이 되었다. 그래서 날마다 보는 군인이나 경찰들과 공비들의 전쟁놀이나 무기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시달리는 지긋지긋한 전쟁을 피하여 12월 하순쯤에 우리는 이웃면인 득량면 마천리 섬동마을로 이사를 하였다. 그리하여 아마도 12월 말인지 아니면 1월초인지에 전학을 하였다. 어찌 되었든 몹시도 추운 날에 학교에 전학 신고를 하고 나서 교실로 가니, 교실로 들어가는 현관을 막아서 교실로 쓰고 있는데, 처음 들어서니 어찌나 깜깜한지 아이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차차 눈에 익숙해져서 보니 책상으로 가득 찬 교실에는 60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빼곡하게 들어 앉아 있었다. “떴다, 떴다, 비행기......” 하고 아이들은 열심히 따라 읽고 있었는데, 나는 겨우 ㄱ, ㄴ, ㄷ을 읽고 쓰는 것 밖에 모르는데 따라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3월까지 석 달 동안 날마다 공부가 끝난 교실에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하여야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1월 달에 17일 2월 달에 25일 중에 23일2일 결석, 그리고 3월 달에 25일 이렇게 출석일수 67일 중에 65일 동안 출석을 하였다고 2학년이 되었다. 그래도 2학년에 되어서는 꽤나 열심히 공부를 하였든지, 2학년 말에는 우등상을 받았으니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고 학교를 다니지 못해서 못 배운 탓이었던가 보다. 이렇게 9월에 입학을 한 우리는 이듬해 3월 31일에 1학년을 수료하고 2학년으로 진급을 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짧은 1학년을 보낸 셈이다. 이렇게 1952년에 4월 학기제가 되었다가 10년이 지난 1962년에 다시 지금까지 시행해온 3월로 학기가 바뀌었으니, 나는 초중고 12년 동안에 학기 변동으로 인하여 총 7개월을 공부하지 않고 그냥 공짜로 진급을 하게 된 셈이다. 이렇게 혼란한 시기에 어렵게 살아온 나의 일생을 우리 부모님께서 얼마나 열심히 챙겨 주셨던지, 만 70이 되는 지금도 나의 성장 기록철에는 국민학교 1,3,4학년 [통신표]와 5,6학년 [아동발달상황표]가 잘 보존 되어 있고, 2학년에 받았던 우등상장도 보존이 되어 있을 정도이니 어쩜 무화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마다 목욕하는 습관이 생겼다. ‘목욕이 보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 목욕을 하고 나면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더군다나 동네 가까이에 목욕탕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가 있다. 금요일 오후, 며칠째 계속되는 감기로 몸이 좋지 않아 목욕하면 조금 나아질까 하는 생각으로 목욕탕으로 갔다. 평일이기에 부담 없이 목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목욕탕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보호자와 함께 온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친구들과 함께 온 초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맹추위로 밖에 나가 놀지 못한 아이들이 추위를 피하려는 곳 중의 하나로 목욕탕을 선택한 것 같았다. 그리고 방학 중 받은 모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목욕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조용히 앉아 목욕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함께 온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목욕탕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말 그대로 목욕탕은 아이들의 무법천지였다. 수영금지라는 경고문에도 일부 아이들은 물 만난 물고기 마냥 냉탕에서 물장구를 치며 수영까지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샤워기로 물싸움을 하여 주위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온탕은 많은 아이의 왕래가 잦은 탓인지 물이 식어 있었으며 온갖 부유물이 떠다녀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순간,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 자신이 목욕탕이 아니라 동네 놀이터에 왔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 누구 하나 아이들의 이런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물론 목욕탕에는 아이들을 나무랄 연령의 어른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참다못해 장난이 심한 몇 명의 아이들에게 잠깐 주의를 주었으나 그때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람이 없는 데도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샤워기에서 물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으며, 목욕 중에도 물을 잠그지 않아 뜨거운 물이 대야 위로 넘쳐 하수구로 흘러갔다. 아까운 물이 하수구로 흘러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물 씀씀이가 전국에 있는 모든 목욕탕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고 물을 물 쓰듯이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교사로서 왠지 모르게 조금은 책임감이 느껴졌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그나마 잘 실천하고 있는 물 절약 운동이 물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목욕탕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물이 계속해서 나오는 샤워기를 찾아다니며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한 아이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는 주위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사용하지 않는 샤워기의 수도꼭지 모두를 잠그는 것이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세신을 하고 있던 또래 아이들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었다. 내심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행동이라 생각하여 그 아이의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해 졌다. 그래서 목욕탕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아이의 선행이 궁금하여 다가가 물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그 아이는 수업시간 물의 소중함을 배웠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천했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대답을 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아간 목욕탕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일로 하마터면 기분을 망칠 뻔했으나 한 아이의 행동으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하루였다. 비록 목욕은 못했지만 말이다.
억대의 국고보조금과 교비를 횡령한 전문대학 총장 등이 구속되고 학생들을 입학시킨 대가로 이 대학으로부터 돈을 받은 고교 교사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는 소식이다. 검찰이 밝힌 내용을 보면, 정말 놀랄 정도다. 이 대학에서 학생 모집 대가로 1000만원 이상을 받은 고등학교 교사 7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 1000만원 미만을 받은 교사 41명에 대해서는 도교육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가히 생각하지도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거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제자들의 대학 입학을 위해 대학에 찾아가서 좋은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던 것과는 달리, 대학에 사례금을 받고 제자를 특정 대학에 지원하도록 했다는 얘기다.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 모집 대가로 대학으로부터 사례금을 받아 사법처리되는 초유의사건이다. 물론 이런 일들은 이 지역만의 사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워낙 대학 숫자가 많고 대학진학률도 과거보다는 차츰 줄어들고 있는 이유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이유 중 하나일거다. 특히 MB 정부 들어 공기업을 중심으로 고졸 취업자가 늘고 있는 상황으로 볼 때 이번 일을 시작에 불과하다는 두려운 생각도 없지 않다. 그 이유야 어떻든 교사들이 저지른 교육자적 품위와 양심에 대해서는 관용이 어렵다는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대학의 선택은 우리 사회에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마디로 학생들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그래서 모든 학생이나 부모들이 대학입시에 목을 메고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행복한 삶을 생각치 못하고 단순히 몇 푼의 돈을 받고 거래를 했다는 변명은 어떤 이유에서든 요서가 안 된다. 교사의 사명은 학생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을 통해 희망과 꿈을 주고 미래에행복한 삶을도와주는 일이다. 자신보다는 제자의 행복에 더 기뻐하며 보람을 느끼는 것이 교사의 바른 자세와 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되는 금전에 잠사 눈이 멀어 제자의 삶을 파는 이번 일은 우리 모두가 깊이 사죄하고 반성해야 하는 일이다. 정말 부끄러운 사건이다. 또한 이런 일을 일으킨 대학이나 교수들도 문제다. 교수는 우리사회의 최고의 지성인이며 존경받는 사람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이들이 최고의 지성인이라는말이 차마 나오지 않는다. 물론 대학의 최고 책임자인 총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지만 같은 교육자로서부끄럽기 그지 없다. 아무리 학교가 위기에 처하고 당장 존립의 문제라하더라도 학생들을속이는 거짓행위는 더 이상 대학의 진리탐구가 될 수 없다.새로운 대안이나 혁신으로 당당히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돈을 주고 학생을 사오는 대학은 분명히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 더 이상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한다. 교육자로서 부끄러운 일이 재발 마지막이 되길 바랄뿐이다.
지란지교(芝蘭之交)란 한자 성어가 있다. 이 말은 명심보감의 교우 편에 나오는 것으로 공자는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향기를 맡지 못하니, 그 향기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선하지 못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니, 또한 그 냄새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붉은 주사를 가지고 있으면 붉어지고, 검은 옻을 가지고 있으면 검어지게 되니, 군자는 반드시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지란지교는 벗을 사귈 때는 지초와 난초처럼 향기롭고 맑은 사귐을 가지라는 뜻이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벗 사이의 변치 않는 사귐을 일컫는 한자 성어로는 관포지교(管鮑之交), 막역지우(莫逆之友), 수어지교(水魚之交), 죽마지우(竹馬之友) 등이 있는데 모두 벗 사이의 두터운 우정을 가리키는 성어들이다. 벗, 친구! 참 좋은 말이다. 세상을 산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사귐이다. 드라마 상도에서 ‘장사는 부를 남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남기는 것이 진정한 장사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말은 신뢰를 동반한 사귐이 사람에게서 제일 중요 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새해가 시작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일월이었다. 둘째 녀석이 갑자기 5학년 말에 전학 간 친구 집에 가서 놀다가 우리 집에 와서 며칠 지내고 가게 해달라고 한다. 내심 방학 동안 외출도 한 번 제대로 못했으니 오죽 갑갑했을까 싶어 허락을 하였지만 남의 집에 보내는 마음이 영 개운치 않았다. 둘째 녀석이 보고 싶어 하는 친구사이에는 거리라는 장애물이 있다. 그 거리가 둘 사이를 더 아쉬움으로 만들게 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평상시에는 서로 만나지 못한 채 문명의 이기인 전화로만 긴 사연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방학이라는 기회로 서로의 얼굴을 대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이틀을 친구네 집에 지내고서 그 친구와 같이 왔다. 대개 아이들은 자기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자는 것을 참 좋아한다. 아이들만의 세계에 있는 행복지수이다. 가만히 지켜본다. 두 아이는 새벽녘까지 도란거리며 이야기하다 늦게 잠을 이룬다. 얼마나 좋으면 저럴까? 다음날이 밝았다. 모처럼 단짝 친구가 사는 남해를 구경시켜 준다며 길을 나선다. 차가운 공기, 눈 덮인 논과 밭에 자라는 마늘,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길은 남해만이 주는 또 다른 겨울 풍경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얼마나 지났을까? 재잘거리던 녀석들이 말이 없다. 사소한 일을 가지고 토라진 것일까? 왜 표정이 어둡지? 상황을 주시하며 늦은 점심을 해결하러 앵강만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들린다. 차가 멈추기를 기다렸는지 문을 열고 뛰어나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바닷가에 서서 숨을 들이마신다. “음, 바다 냄새 너무 신선해.” 길이 좋지 않아 멀미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누가 약속이나 한 듯 바다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돌팔매질을 한다.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남해 구경시켜 준답시고 나선 길이 아이들에게 오히려 큰 짐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어른의 시각하고 아이의 시각은 큰 차이가 있는데 대부분 무시하고 지내지 않았나 하는 어른의 자화상도 보게 되었다. 티 묻지 않는 고소한 웃음소리가 겨울 바다 공기를 가르며 퍼져 나간다. 친구! 참 좋은 말이다. 형제는 서로 피를 나누었지만, 친구는 타인과 타인이 서로의 교감을 통하여 그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어느 한 쪽이 자기입장만 내세워도 안 되고 그냥 있어도 안 된다. 아무리 단짝이라도 때로는 토라지고 서운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릴 때의 다툼은 그 순수로 다시 원상태를 회복하기 쉽지만, 성인이 된 이후 서로의 오해로 인한 서먹함을 회복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순수성 보다는 생활의 만남으로 목적이 앞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녀석의 친구와의 만남이 끝난 늦은 저녁이었다. 나흘 동안의 친구와의 만남이 어땠냐고 물어보니 행복한 미소 반 석연치 않은 표정 반이었다. 행복한 것은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심심하지 않아서이고 석연치 않은 것은 친구를 잘 안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 좋은 기억은 영원히 남도록 하고 석연치 않은 것은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며 그것 또한 친구의 장점임을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마음이 좋은 친구로서 오래 남는 것이라고 다독였다. 친구가 떠난 늦은 밤 둘째 녀석이 일기장을 앞에 놓고 멍하게 앉아 있다. 다시 친구가 보고 싶다고 한다. 그럼 이번 만남을 글로서 남겨보렴. 네 마음이 그대로 살아 움직일 것이야. 그러면 그 속에서 친구의 모습을 다시 그릴 수 있다며 조용히 문을 닫고 나온다. 친구 참 좋은 말이다. 살아가면서 정말 나를 대신하고 서로의 분신처럼 여길 수 있는 친구를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 소중한 사귐의 연속은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 친구와의 사귐을 통하여 배려와 존중을 알게 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배우게 된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해풍이 머리카락을 휘날리게 하는 가운데 앵강만을 향해 힘차게 돌팔매질을 하는 두 아이의 모습이! “얘들아! 언제나 지란지교를 꿈꾸며 살아라.”
노도에서 외쳐 부른 그리움의 노래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를 읽고- 그리움이 사무치면 바람이 되고 별이 되리라. 금산 아래 한 점 섬 노도는 자개처럼 반짝이는 앵강만을 뒤로 붙박이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열세가구 노도의 집들은 한양을 향한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호구산과 망운산을 바라보는 섬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섬의 동쪽 응달진 곳엔 파도소리에 애환을 싣고 보리암을 바라보는 세월을 간직한 김만중의 초옥이 있다. 그 초옥 주변엔 해마다 봄소식이 북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하면 그리움을 물들인 동백꽃은 나무에서 땅에서 붉은 빛을 바래며 두 번씩 눈물을 흘린다. 남해에 살면서도 김만중의 일대기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단순히 한글소설인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쓴 조선 시대 유배객 정도로 알고 있었을 뿐 그의 사람됨과 남해에 유배 온 삼 년 동안의 행적에 대하여서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는 임종욱 작가의 소설은 이런 무관심에 불을 댕겨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책의 표지에 실린 바닷바람에 몸을 갉혀 먹히며 서안 앞에 대추처럼 마른 모습으로 붓을 든 사람이 바로 김만중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꾼다. 하지만 표현력에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람은 제 삶의 행간에 소설가이며 주인공이다. 이 소설을 쓴 임종욱 작가는 한문학자이다. 남해와 전혀 인연이 없는 경북 예천 태생의 사람이 어떻게 김만중의 일생을 연구하고 그 중 3년간 남해의 유배생활을 실감 나는 이야기로 엮었는지 등장인물과 사건을 보며 고개를 숙인다. 이 책의 뒷부분을 보면 작가는 남해와 인연이 있었다. 촌은집, 자암집, 서포집 등 한문으로 된 서적을 번역하는 일을 하면서 남해에 온 유배객들의 생을 알게 되었고 그 중 유독 김만중이 말년에 이곳 남해에서 한 일과 왜 한글로 소설을 썼는지에 의문을 갖고 이 소설을 엮어낸 것이었다. 이 소설의 주된 공간적 배경은 남해이지만 작가의 고향이 경북이라서 그런지 장 선달댁 며느리의 친정인 경북과 인근의 하동, 진주도 언급되고 있다. 소설가들은 앉아서 시공간을 자주 넘나든다. 고(故) 박경리 선생도 하동 평사리를 지나치며 들은 이야기를 주축으로 구한말부터 해방 이후를 배경으로 대하소설 ‘토지’를 강원도 원주에서 완간하였으며 조정래는 벌교를 무대로 삼 년 가까이 해방 후 혼란스런 한국의 근 현대사를 들은 이야기와 현지답사를 근거로 ‘태백산맥’을 완성했다고 한다.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는 어떤 내용인가? 이 소설은 모두 열다섯 신으로 한양에 있는 김만중의 아내와 유배객 김만중 간의 주고받는 편지를 중심으로 각 신의 서두에 편지를 통하여 펼쳐질 이야기의 내용을 간략하게 말하여 읽는 이의 흥미를 불러일으켜 본문으로 흡입을 시키고, 신의 끝에 다시 아내의 편지를 통하여 갈무리한 후, 다음 신에 대한 예고와 궁금증을 파도처럼 일으키게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관심을 두고 살펴본 것은 남해 토박이가 아닌 작가가 엮어내는 남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한문학자인 김만중이 왜 한글소설을 썼을까? 에 대한 해석이었다. 남해는 보물섬이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시점에 남해는 바다와 산, 들이 어우러진 유자향과 마늘냄새, 시금치의 푸름이 넘실대는 곳이다. 작가는 ‘제2신 남해에서 만난 사람들’에서 ‘바람을 맞으며 흙을 밟고 풀밭에 누워 자는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풋풋함을 지니고 살고 있는 섬이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흔히 남해 하면 억세고 거칠다는 말을 하지만 김만중의 입을 빌려 남해는 ‘인정 있고, 사람이 살만하며, 신선의 고장으로, 의자 모양으로 편안히 앉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죽방렴과 금산, 대국산성, 각종 특산물도 글의 소재로 이입시키고 있다. 어쩌면 남해에 묻혀 무감각해진 남해사람보다 한층 더 남해의 독특한 풍광과 인심을 소설 속 인물들의 생활상을 통하여 그려내고 있다. 김만중은 왜 말년에 유배지에서 한글소설을 썼을까? 김만중의 어머니에 대한 효성은 지극했다. 김만중은 어머니의 삶을 ‘시간이 지나도 먹물을 빨아들이지도 증발시키지도 않는 계혈석으로 만든 벼루와 같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김만중이 쓴 몽환을 읽고서 ‘하룻밤을 새기기에는 글이 너무 짧으며 이웃집 아녀자들은 진서를 읽지 못하니 어찌하리오.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진중하게 엮어보아라.’ 하신다. 또한 ‘주제는 생생하게 살리면서 내용은 알차게 다듬어야 하며 글은 만인의 것이니 누가 독차지해서는 안 된다.’며 언문 글씨의 숨은 진가를 깨우쳐 주고 있다. 그리고 ‘글은 화려한 꾸밈보다는 마음을 바로 담아내도록 깎아내야 하며, 내 마음을 글로 남기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내 마음을 반추하겠는가?’로 글쓰기의 진솔성을 당부하고 있다. 지극히 효성이 강한 김만중이 이런 어머니의 소원을 간과할 리 없었으며, 어머니의 임종도 못한 그의 한이 한글소설로 불타올랐던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와 더불어 김만중의 집필 관을 바꾸어 준 사람은 유배 가서 죽은 그의 형 김만기이다. 김만기는 김만중에게 글을 너무 남발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었으며, ‘재주를 앞세운 글은 물과 같아 속히 훤히 들여다보여 저작할 맛이 사라진다.’고 글쓰기의 신중함을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 말은 작가의 집필 관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작가가 내세우는 김만중의 사람됨은 어떤 것일까? 그의 사람됨은 소설에 나오는 인물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특히 박태수와 옥진의 도피를 돕는 장면, 정처 없이 떠도는 장 선달 댁 며느리의 누명을 벗기는 지혜, 유배 와서도 호사를 누리는 벼슬아치들의 비판을 통하여 옳다고 생각하면 꼭 행동하는 모습이다. 이는 유배의 섬 남해사람의 성향과 같다고 하겠다. 이 소설의 근간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유배지 남해에 첫 발을 내디딜 때의 옥가락지를 둘러싼 장 선달댁 이야기는 사씨남정기에서, 여성편력증과 낭만에 물든 양설규의 삶은 구운몽을 통해 창조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내용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되고 있다. 문득 김만중이 쓴 어머니의 행장을 생각하며 십여 년 전에 여읜 나의 어머니를 떠올려 본다. 나의 어머니는 열여덟에 시집와서 평생을 길쌈과 농사일로 고된 몸을 건사하다 한 세상 못 보고 풍년초 연기에 한을 싣고 푸른 하늘 저편에 계신다. 어릴 적 길쌈을 하면서 내가 글을 알아 삶을 쓴다면 수십 권이 넘을 것이란 하소연이 귀에 아른거린다. 하지만 김만중은 어머니의 행장을 쓰고 구운몽도 지었지만, 정작 나는 어머니를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음에 고개를 숙일 뿐이다. 모든 이야기는 클라이맥스가 있다. 박태수와 옥진의 탈출, 여성편력과 낭만에 물든 양설규의 죽음, 장 선달댁 며느리 바로 세우기의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더하여 읽은 이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김만중의 초옥이 있는 노도! 해풍이 살을 갉아 먹고 그리움의 사무침은 동백으로 피어 늦겨울과 봄을 붉게 물들이는 섬. 파도소리 바람 소리가 휘파람을 불고 동박새 지저귐에 그리움이 가슴을 난도질하는 곳. 바다 건너 삼남 제일인 금산과 보리암 전의 해수 관음상은 김만중의 마음을 알고 있을까? 2012년 가을! 노도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읽어본 이 책은 김만중의 삶과 아픔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가을 노도는 그리움의 흔적이 남아있다. 겨울을 지나 봄을 예견하는 흔적은 한 점 섬 눈물에 아롱져 선홍빛 같은 그리움이 몽우리를 맺어 꽃을 피워낼 준비를 하고 있다. 유배객 김만중! ‘오늘도 초옥 아래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파도는 대궐도 초막도 그리운 사람일 얼굴일 때가 많았다.’ 그가 불러보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사랑하는 가족이었다. 짧은 가을 낮 초옥 옆 샘가엔 세월의 흐느낌이 낙엽으로 앉아 물길만 가로막고, 잠시 몸을 뉘었던 유허엔 해풍만 빛바랜 풀잎을 흔들며 정지된 시간을 응시하게 한다. 남해는 항상 깨어 있다.
- 존댓말쓰기로 학교폭력예방, 고품격 우리말 모두 해결하자 -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표현한다. 요즘 학생,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도무지 이들이 지금 어느 나라 말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언어오염을 느끼게 된다. 거친 말, 욕설은 기본이고 아주 듣기 민망한 말들은 언제, 어디서 생긴 말들인지 도무지 그 말의 뜻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말의 본래의 뜻을 알고 저런 말들을 입에 담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저렇게 거친 말을 듣고서도 성을 내지 않고 참는 그들이 용타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저렇게 거칠고, 험한 말들을 쓰는 저 젊은이의 마음이나 행동은 어떨까 걱정이 되고 그런 식의 말을 쓰는 그 사람의 인격이 의심스러워지는 경우도 많았었다. 한창 예쁘고 곱게 차린 여학생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거친 말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이 여학생이 지금 학생인가 아니면 조폭인가 싶을 만큼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심정이 들곤 한다. “아이 ‘씨바ㄹ’ ‘조ㄴ나’기분 나빠” “담태ㅇ이 우리꼰대에게 핸 때렸잖아, 조ㄴ나 혼났다.” 차마 그대로 적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흐트러놓았다. 이게 여학생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말이었다. 아예 그 말을 들은 학생의 입에서는 더 이상하고 험한 말이 쏟아져 나오고 말았으니 어이없을 뿐이었다. 이런 험한 말을 쓰는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우선 존댓말을 쓰게 하자.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온 나라에서 온 국민이 언제 어디에서나 존댓말을 쓰면 우리말은 품격이 높아지고 더 아름다워지게 될 것이다. 우리말의 가장 장점은 존댓말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긴 그것 때문에 외국 사람들이 우리말을 배우기가 제일 힘들다는 말을 한다고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어렵게 여긴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그런 말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말은 이렇게 존댓말이라는 상대를 높여주고 존경 해주는 말이 따로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단계적으로 나누어서 따로 쓰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우리말은 상대에 따라 쓰는 다섯 단계의 말이 있다. 아주 낮춤말, 조금 낮춤말, 보통 말, 약간 높임말, 아주 높임말 식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말은 대부분이 아주 낮춤말에서 조금 낮춤말 정도를 평상시 하는 말로 쓰므로 해서 우리 국민의 격을 낮은 국민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국민의 격을 높이려면 높임말을 써서 스스로 격을 높이고, 아름다운 우리말의 격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우리 모두가 상대방에게 존경하고 높여주는 말을 쓰는데, 덤벼들고 서로 싸우고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는가? 아마도 존댓말을 쓴다면 상대의 말 때문에도 폭력을 행사할 수 없어져서 서로 싸우고 다투는 일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의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은 바로 존댓말 쓰기 교육이다. “야! 이 자식아!” 하면 싸움이 되겠지만, “00님, 그러면 안 되지요?” 하는데 싸움을 걸고 폭력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확실하고 뚜렷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모범 사례가 바로 서울미동초등학교 4학년들이었다. 프랑스 말이 아름다운 말이고, 점잖은 사교계의 말이 된 것은 이렇게 상대를 깎듯이 존대하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면, 이제 우리 모두가 존댓말을 살려 써서 우리말이 프랑스말보다 더 품위와 격이 있고, 아름다운 말이라는 것은 온 세계에 알려야 한다. 더구나 세계 어느 나라의 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상대의 격에 따라 존댓말이 달라지기까지 하는 우리말의 우수성을 좀 더 널리 알리려면, 우선 우리 국민들이 쓰는 말부터 존댓말을 써야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부터 상대를 진정으로 존중해주고 상대에게 경의를 표하는 말로 대화를 할 때 우리말의 품위는 높아지고, 말하는 사람들의 인격도 돋보이게 되며, 상대와의 다툼의 원인이 되는 막말 같은 말들의 사용이 줄어 다툼도 줄고, 폭력도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한글단체에서 앞장을 서고, 교육부에서부터 모든 학교생활에서 존댓말을 쓰는 것을 교육과정화하여서, 학교생활을 명랑하고 상호존중하며 폭력 없는 학교, 아름다운 학교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교총, 인수위·행안부 수당지급 근거마련 촉구 초·중·고 교장단도 건의서 제출 등 적극 동참 수당개편안 2월 국무회의 상정돼야 지급 가능 부산 ○○중 교장은 ‘2013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을 받아보고 화들짝 놀랐다. 학교회계에서 지급되던 ‘교원연구비와 행정‧기능‧학교회계직 관리수당 등을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청과 타 시도 교장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서울‧인천 등은 사정이 같았지만 경기‧경남 등은 예산편성을 했다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초등과 고교는 그대로인데 중학교만 그것도 시도별로 보수가 다를 수가 있는 것인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당규정이 변경된 것도 아닌데…. 예고된 바 있는(본지 11월22일, 29일자 보도) 중학교 교원연구비를 비롯한 제 수당 대란이 이처럼 현실로 다가오자, 한국교총과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회장 심은석‧이하 교장단)가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교총과 교장단은 28일 대통령직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와 법질서·사회안전분과 및 교과부를 방문, ‘교육발전과 교단안정 및 교원사기진작을 위한 건의서’를 전달하는 등 현 정부 임기 내에 교원 연구비를 포함한 수당 문제를 매듭지어 줄 것을 촉구했다. 지난 24일 한국교총에서 열린 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회장 이기봉) 연수에 참석한 중학교 교장들은 지난해 8월 학교운영지원비 학부모 징수 위헌판결에 따라 올해부터 일부 시도에서 중학교만(초등 보전수당‧고교 학교운영지원비 존치) 연구비 등 수당지급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을 놓고 설전이 이어졌다. 이날 특강을 맡았던 김종관 교과부 학교지원본부장과 행사에 참석한 김영윤 학교지원국장에게 교장들은 교과부 대책에 대한 질문을 잇달아 쏟아냈다. 김 본부장은 “당장은 중학교 9만6800명 교원이 해당되지만 무상교육이 예고돼 있는 고교에도 곧 닥칠 문제”라며 “행안부와 지난해 10월부터 수당규정 개정안 논의에 들어갔지만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 국장도 “학교폭력 등으로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수당체계 개선을 통해 담임 및 보직교사 수당 등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행안부는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 국장 등의 이야기는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 중학교장회를 하루 앞둔 23일 교총 정책지원국 등의 방문을 받은 행안부 서필언 차관은 이 문제를 전체 공무원 처우개선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임금보전이 아닌 합리적 수당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일률적 수당지급은 어렵다”고 말하는 서 차관에게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내기까지는 ‘인건비 총액이 늘지 않는 범위에서 초‧중등 형평성을 고려한 안’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야만했던 것. 국공립중학교장회의 결의문 채택에 이어 하루 만에 초중고교장단이 건의서 제출에 적극 동참하게 된 데는 이처럼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기봉 중학교장회장은 “현재 서울·인천·부산 등 6개 시도가 미지급 결정을 했고 제주·강원 등 3개 시도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2월 안에 정리가 되지 않으면 가뜩이나 힘든 중학교 교원들의 사기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심은석 초중고교장회장도 “학교 경영자 입장에서 교원과 행정직 등의 사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가 조속히 합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교장단은 수당 미지급 보전방안 마련 외에 △담임교사 및 보직교사 수당 인상 △교장(감) 자격 취득 시 기산호봉 상향조정 등도 함께 요구했다. 수당체제 개선 근거규정을 2월 중 마련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수당규정은 행안부와 교과부 간 합의를 넘어 기재부·법제처를 거쳐 국무회의에 개정안을 상정, 통과돼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5일 국무회의 상정은 쉽지 않다고 볼 때, 19일(12일 개최 불투명) 하루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점점 열악해지는 현장과 담임 및 보직교사 처우개선을 위해 수당은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면서 “당선인 면담 신청 등 교총과 교장단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당 개선책이 관철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 시간강사의 신분보장과 고용안정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시간강사의 비정규직 신분을 고착화시키는 악법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대학이 시간강사 채용을 활발히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매학기 주당 9시간 이상 강의하는 강사를 교원확보율에 포함한다는 조항을 신설하였다. 문제는 대부분의 강사들이 매주 9시간 이하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강사들은 그나마 맡았던 강의가 없어져 해고와 실업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 또한 교과부는 시간강사의 고용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계약기간을 1년으로 늘리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1년 단위의 계약으로 만성적인 고용불안을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상식에 어긋난다. 개정안 속의 강사는 여전히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교과부의 이러한 대처가 실효성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교과부가 대학 시간강사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내놓은 개정안인지 묻고 싶다. 현행 대학 강의에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시간강사들에 대한 처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초·중등학교 기간제 교사 처우의 절반수준도 못 미치고 있는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강사의 임금으로는 기초생활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중등학교 기간제 교사는 방학 중에서 보수지급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족수당, 명절휴가비, 또 최근에는 성과급까지 지급 예정이다. 그러나 대학 시간강사는 그야말로 수업시간당 보수 이외는 전무한 것이다. 시간당강의료도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보니기초생활 수급자로 전략하는 것이다.최고학부를 강의하면서 생계곤란을 겪는 사람이 무슨 열정이 있으며, 어떤 자긍심이나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겠는가. 다음으로 9시간 이상 1년 단위계약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대학의 학기별 교과운영에 따라 매학기의 전공교과가 개설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 전공 교과나 대학의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 단위로 한 학기만 강의하는 강좌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9시간 이상 강의를 맡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특히 1년 계약은 소규모 대학에선 강좌수가 적어 더더욱 어려우며, 강제할 경우 유사강좌를 통폐합 하여 교육의 다양성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라는 것은 또 다른 폐강과 통합으로 강사의 해고를 낳은 수있는 문제이다. 문제는 교과부가 초·중등학교 기간제 교사의 수준으로 처우를 개선해야 전업 강사들의 생활이 안정될 수 있다.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어려운 학위를 받았는데도 이들의 처우는 ‘나몰라’라 하는 대학과 정부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학 시간강사들의 부실한 처우는 대학 교육의 질 저하를 자초하는 일이다. 대학생의 등록금은 반값으로 낮추면서 정작 이들을 교육하는 강사의 처우나 신분에 대해서는 대통령 인수위원회 조차 한마디 말이 없다. 같은 교단에서 똑같이 학생들을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시간강사의 처우에 대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개정안을 만들어야 한다. 생활고에 시달려 대학 시간강사가 자살할 때만 잠시 관심을 가져는 얄팍한 교육정책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번 기회에 대학 시간강사의 호칭에서부터 안정된 처우나 신분에 이르기까지 보다 폭넓게 논의되어 보다 만족할 수 있는 개정안이 나왔으면 한다.
-서울 인왕초 신입생 면접장에서 아이들 행복해져- 오늘은 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 신입생 면접을 하는 날이다. 서울인왕초등학교(교장 채영훈)의 신입생 면접장에서는 신입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 주어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학교에 올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 집의 손녀는 유치원에서 하교할 시간이 안 되고, 며늘아기는 그 시간에 유치원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시간이라서 갈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손녀의 첫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지만 갈 사람이 없는 것을 어떡하나? 하는 수 없이 내가 대신 학교에 가서 입학통지서를 제출하기로 하고, 모두들 자기 일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오후 2시부터 면접이라기에 나는 시간을 내어서 아내가 매월 타오는 병원의 약을 대신 타러 가야 하였다. 점심을 대충 먹고서 얼른 나서서 병원엘 다녀오다가 학교에 들러서 접수를 하고 오려고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약수 역까지 가서 점심시간에 접수를 하였다가 오후 업무가 시작이 되면 바로 처방전을 받아서 약을 타오면 될 것이기에 서둘러 갔다. 그런데 오늘은 원장님이 안 나오시는 날이라서 그냥 다른 의사 선생님이 처방전을 뽑아서 주어서 접수 하자마자 바로 처방전이 나왔다. 덕분에 시간은 절약이 되었지만, 처방전에서 몇 가지 약을 제외시키는 일이 있는데 어쩌나 하고 약방에 가서 이야기를 했더니 곧장 의사선생님에게 전화를 하여서 남은 약이 많은 약들을 제외하고 처방전을 다시 받아서 조제를 해주었다. 그 덕분에 약을 제대로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곧장 약을 들고 나와서 지하철로 홍제동에 도착하자 신한은행에서 지난 8월의 거래명세서를 좀 뽑아가지고서는 학교로 들어갔다. 접수를 하려니 손녀 수현이의 주민번호를 묻는데 알 수가 없다. 하는 수없이 며늘아기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수업 중이라서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근무 시간이라서 어쩔 수가 없고, 부득이 애비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요즘은 정보 보호를 하기 위해서 의료보험증 같은 곳에도 주민번호가 찍히지 않아서 갑자기 찾을 수가 없단다. 하는 수 없이 애미의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학교에서 전화하여 물어서 적어주기로 하고 접수를 하였다. 신입생에게 알리는 간단한 정보가 담긴 안내서가 든 봉투를 주었다. 잠시 후 교장 선생님께서 환영한다는 멘트와 함께 잠시 학교 안내를 해드릴 테니 같이 이동을 하자고 앞장을 섰다. 오늘 신입생 면접이 있는 학교에서는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겠지 싶었다. 신입생들이 왔으니 학교 구경을 시키려고 그러시나 보다 싶어서 뒤에 서서 따라가 보았다. 2층에서 면접을 보고 나서 안내를 따라서 3층을 거쳐서 4층으로 올라가 체육관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체육관의 입구에는 작은 책상을 놓고서 예쁘게 포장한 꽃이 망울져 있는 작은 다육식물 화분을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입학을 축하합니다.” 하는 인사로 맞아 주었다. 나는 신입생이 없이 혼자 왔으니까 좀 머쓱하였지만, 이웃 친구는 손녀들을 데리고 와서 직접 화분을 받게 하니까 그 어린 마음에 얼마나 기분이 좋고 행복해질까 싶어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학교에 입학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유치원과 다른 학교생활에 대한 염려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이렇게 작은 화분을 선물로 받은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행복해 질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학교생활에 훨씬 더 잘 적응을 할 것 같다. 이렇게 처음 학교에 들어서는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어서 학교생활에 빠른 적응을 돕고 학교에 대한 인상을 좋게 만들어 주신 교장 선생님의 배려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그리고 서울인왕초등학교의 신입생 어린이들이 정말 행복하게 학교에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경부고속도로와 4번 국도, 경부선이 지나 교통이 편리한 옥천 읍내를 경부고속도로가 둘로 나눈다. 상권이 형성된 남쪽과 달리 고속도로 굴다리 건너편의 북쪽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영화촬영지를 옮겨놓은 듯 시골의 정경을 오롯이 담아낸 이곳이 옥천 구읍이다. 옥천역을 따라 상권이 옮겨가고 경부고속도로가 앞을 가로막기 전에는 구읍이 옥천의 생활중심지였다. 고샅을 기웃거리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던 흔적들을 많이 만나는 이곳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육영수 여사 생가, 정지용과 육영수 여사의 모교 죽향초등학교 구교사(등록문화재), 옥천향교와 옥주사마소가 있다. 구읍 자체가 작고 볼거리들이 정지용 생가를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이웃하고 있어 찾아다니기도 쉽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안채와 바깥채를 초가집으로 복원한 정지용 생가의 담장 옆에 시비가 서있다. 향수의 전문을 중얼중얼 읊은 후 삽짝을 밀고 안으로 들어선다. 방안의 유품과 집안을 둘러보면 시대상을 알 수 있고 시인의 삶과 문학이 이해된다. 이곳에 들른 사람들은 향수에 등장하는 실개천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조혜경 문화관광해설사가 아쉬워하듯 주변에 실개천이 없다. 생가 앞으로 흐르는 냇물에 발이라도 담글 수 있게 만들었으면 좋으련만 냇가를 성곽처럼 쌓아 볼썽사납다. 생가에서 나와 돌다리와 물레방아를 구경하노라면 바로 옆에 동상이 서있고, 그 뒤편에 정지용의 삶과 문학을 이해하고 대표작을 다양한 방법으로 감상하며 체험할 수 있는 문학관이 있다. 건물에 들어서면 시인의 밀랍인형이 의자에 앉아 관람객을 맞이한다. 문학관에는 지용 연보ㆍ지용의 삶과 문학ㆍ지용 문학지도ㆍ정지용 시인의 시와 산문집 초간본이 전시된 문학전시실, 손으로 느끼는 시ㆍ영상시화ㆍ향수영상ㆍ시어검색ㆍ시낭송실이 있는 문학체험실, 영상실, 문학교실이 있다. 문학관을 천천히 둘러보면 1902년 이곳에서 태어난 시인이 12살에 결혼을 하고, 동경유학시절인 22살에 향수를 썼다는 것을 안다. 삶의 역정과 밀접하게 관련된 바다ㆍ산ㆍ신앙ㆍ고향이 시의 소재였고, 시인이 남긴 140여 편의 시가 우리 문학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이해한다. 문학관에 시인의 유품이 딱 한 점 있다. 비파도(枇杷圖)는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는 비파나무 그림이다. 그림에 필낙경풍운(筆落驚風雲)이 써있는데 설명서에 따르면 청계 정종여 선생의 그림에 정지용시인이 글을 썼다. 기법은 수묵담채화이며 제작년도는 미상이다. 정지용 문학관에서 700여m 거리에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의 외가가 있다. 터 전체가 충북도기념물 제123호인 육영수 여사의 생가는 안채, 사랑채, 중문채, 방앗간, 사당, 정자 등 13동 99칸의 건물로 조선시대 후기인 1800년대에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문화 보존과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하기위해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했지만 허물어져 방치되던 모습을 봐온 사람들은 아직은 새집이 낯설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나 찾던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요즘 관광명소가 되었다. 휴일이면 관광버스가 80여대씩 몰려 길이 막힐 만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대문은 방명록에 글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육영수 여사가 결혼할 때까지 생활했던 집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주로 청와대에서 생활해 고향이 없는 것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데 한몫 했으리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 때문에 관람객은 나이 많은 어른들이 대부분이다. 연당사랑 벽에 아는지 모르는지, 잊어버리려고 다짐했건만, 당신이 그리우면 등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애절한 마음으로 육영수 여사를 그리워하는 시가 걸려있다. 곳곳에서 육영수 여사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만나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곳은 육영수 여사가 사용했던 뒤편의 방이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에 알맞은 레저가 빙어낚시다. 꽁꽁 언 얼음에 구멍 뚫을 장비, 낚싯대와 미끼만 있으면 된다.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 없어 남녀노소 같이 즐기기에도 좋다. 옥천IC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의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 앞 대청호는 주말 4천여 명이 몰리는 전국 최대의 빙어 낚시터다. 올해 얼음 위에서 트랙터로 겨울 문화축제를 준비하던 주민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불미스러운 일로 축제를 열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안전을 위해 축제장 출입을 통제한다. ‘금강인어절씨구’와 ‘대청호보전하세’가 쓰인 목각장승, 석탄리(안터) 마을 자랑비, 지석묘와 입석이 있는 선사공원을 마을 입구에서 만난다. 안터마을은 2010년에는 대청호보전 최우수마을로 선정되었고, 2012년에는 대한민국 농어촌 마을대상에서 색깔있는 마을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마을을 돌아보고 호반을 따라 오지마을 옥천읍 오대리로 향한다. 오대리는 대청호와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자동차 길이 없는 섬마을이다. 겨울철 호수 결빙으로 선박 운행이 막히면 생필품 구매나 병원치료 등 위험을 무릅쓰고 얼음 위를 걸어야 한다. 얼음이 깨져 위험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길게 밧줄을 설치하고 긴 장대를 들고 건넌다. 오대리로 가며 만나는 겨울 풍경들이 멋지다. 청주삼백리 회원들 여럿이 얼어붙은 대청호를 조심조심 걷는다.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려올 때는 간담이 서늘하다. 해빙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을 건너야하는 오대리 주민들의 고통이 느껴진다. 겨울철만 되면 호수가 꽁꽁 얼어붙어 고립되던 옥천읍 오대리, 동이면 청마리, 군북면 막지리 등 6개 마을 55가구 주민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수면, 얼음, 눈 위에서 사계절 운행할 수 있는 수륙양용선(호버크라프트) 4대를 투입해 겨울철의 불편을 덜어주기로 충청북도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합의했다. 안터마을에서 만난 박효서 번영회장은 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나는 갈수기가 문제라며 주민들에게는 수륙양용선보다 출렁다리가 실용적임을 강조했다. 낮은 담장, 장독대, 토종닭 등 행정구역상으로 옥천읍에 속하지만 대청호의 물길이 가로막아 오지가 된 마을 풍경이 소박하다. 달나라를 오가는 세상이다.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얼음 위로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마을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오대리 마을은 개짓는 소리도 들려오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 호수는 꽁꽁 얼어붙었지만 마을 사람들의 인심은 훈훈하다. 우리 일행들을 만나 잠깐 일손을 멈춘 김용재씨는 현재 11가구 28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대청호가 완공되기 전에는 물길 건너편으로 국도가 지나고 주민수가 많아 배도 자주 다녀 교통이 불편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려움을 서로 돕자. 잘못은 서로 바로잡자.’는 오대마을 향약이 길가의 담장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학교 폭력 대책과 관련, 전국 1만1360여개 초·중·고등학교 중 102곳이 '학교폭력조직이 있는 일진경보학교'로 지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에는 초등학교도 5곳 포함됐다. 일진경보학교는 학교 폭력 조직의 존재 및 존재 가능성과 학교 폭력 발생 위험도가 현저히 높아 외부 개입을 통한 특별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교육 당국이 판단해 이번에 지정한 학교로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학교 폭력 실태 조사 결과와 각 학교 실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으며, 외부 전문 조사단의 꾸준한 모니터링과 지원을 통해 개선이 이루어질 경우 심의를 거쳐 지정 해제할 수 있는 학교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이 102개 학교에 의사·경찰·사회복지사·시민단체 관계자 등 외부 전문가 1,000여명을 곧 투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이 학교를 밀착 관찰한 뒤 학교별 맞춤형 해법을 내놓으면 오는 3월부터 학교와 학부모, 교육청과 지역사회가 이를 실행하게 된다. 일진경보학교는 각 교육청이 지역 상황과 일선 학교의 요구 등을 종합해서 선정했다. 광역단체별로 전체 학교 중 10%를 '생활지도 특별 지원 학교'로 선정한 뒤 그중에서도 특히 지원이 필요한 학교 1%를 따로 추려 일진경보학교로 지정했다. 지역별 일진경보학교는 서울 11곳, 경기 22, 부산 6, 대구 3, 인천 5, 광주 3, 대전 3, 울산 2, 세종 1, 강원 6, 충북 4, 제주 3곳 등이다. 물론, 이번에 선정된 일진경보학교 중에는 실제로 학교 폭력이 극심한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정부가 두 차례 실태조사를 실시했을 때 유독 응답률이 낮았던 학교는 실제 상황이 어떤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일진경보학교 명단에 포함했다. 실제 일선 학교 교사의 진술과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학교 폭력이 사회 일반의 핫 이슈로서 교육 당국에서 특단의 대처를 하고 있음에도 현재에도 아주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교사가 수업 중인데도 마음대로 휴대 전화 통화를 하는 학생, 교실을 떠들며 돌아다니는 학생, 친구를 때리거나 못살게 구는 학생, 교사의 훈계에 대들거나 욕설을 하는 학생 등 학교 전체의 물을 흐리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을 교사들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폭력 조직 학생들을 학교에서 방임하다시피하니, 더욱 더 기승을 부리고 학교와 학생들은 학교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사안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기는 하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교과부가 '일진경보학교'로 지정한 102곳은 이런 풍경이 수시로 반복되는 학교들이다. 초등학교(5곳)와 고등학교(24곳)도 일부 있지만, 숫자로 보나 폭력의 정도로 보나 중학교가 가장 심하다. 전체 일진경보학교 102개교 중 73개교가 중학교로 72%에 달한다. 학교급별로 중학교의 학교 폭력이 심각하다는 반증인 것이다. 교과부는 일진경보학교로 지정됐다고 해서 '위험한 학교' '나쁜 학교'라고 낙인을 찍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오히려 그 치유와 대책에 대한 "도움이 절실한 학교부터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어떤 해법이 효과가 있는지 데이터를 축적해 장차 한국의 학교 풍경을 바꿔놓을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일진학교라고 학교 폭력의 양상이 전국의 모든 학교가 다 똑같지는 않다. 일진학교가 있는 지역 중에는 교육보다 복지가 급한 가난한 동네도 있지만 교육열이 높은 동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의 원인이 다르면 그에 따라 나타나는 폭력의 양상도 달라지는 것이다. 교과부, 교육청 등 교육 당국이 일괄적으로 해결책을 내려보내는 대신 외부 전문가들과 일선 학교, 지역사회와 교육청이 힘을 합쳐서 맞춤형 해법을 스스로 찾아내게 하려는 것이 이번 일진경보학교 선정 및 지원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앞으로 일진경보학교 102곳에 의사·사회복지사·경찰·시민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외부 전문가 1,000여명을 투입해 학교 상황을 진단할 예정이다. 한 학교당 평균 전문가 10명을 투입하는 셈이다. 전국의 지역마다, 학교마다 폭력의 원인과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학교를 관찰하고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띠라서 앞으로 일진경보학교에는 다양한 처방이 내려진다. 우선 눈에 보이는 폭력이 극심한 학교는 경찰이 수시로 학교 주변을 순찰하게 하고, 학교가 유해업소에 둘러싸인 곳은 지자체와 협의해 학교 주변 업소부터 단속할 예정이다. 또 학교 주변 CCTV 설치도 늘린다. 유관 기관 담당자들의 학교 순회 지도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진경보학교 선정 및 처방과 치유에 대해서 제도적 접근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대책 마련에 물리적 처방만을 내리려고 해서도 안 된다. 오늘날같이 우리나라 각급 학교에 학교 폭력이 심각하게 발생할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제도적ㆍ행정적 문제보다도 사람의 인식과 대처 관점의 안이함에 기인한 것이다. 제도가 아무리 훌륭하고, 행정이 바로 섰다 하여도 이 제도와 행정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사고와 인식이 올바르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일진경보학교 선정과 지원에 대하여 교육 당국은 물론 학생, 학부모, 지역인사 등 교육공동체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학교가 ‘편안한 배움터’라는 본래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마음과 뜻을 함께 모아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 학교마다 진단에 알맞은 맞춤형 지원과 관리 대책을 강구할 때 소기의 효과를 거양할 것이다. 특히 우리가 이번 일진경보학교 선정과 지원에 유념해야 할 점은 각 학교가 ‘낙인론’의 구태를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자생적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