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6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언제부터인가 우리 교육은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마다 ‘21세기를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 육성’,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글로벌 리더 양성’라는 교육 목표를 크게 써 붙이고 있다. 이 목표를 위해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 중이다. 그러나 지나친 면도 많다. 초등학교 영어 캠프 교육도 어린이 축구 교실도 글로벌 리더 교육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한자 교육, 수영 교실, 독서와 글쓰기를 해도 글로벌 리더를 키우는 것이다. 대학은 신입생을 글로벌 리더 전형으로 뽑고 있고, 아예 글로벌 인재 학부라는 것까지 신설하고 있다. 영유아 교육프로그램부터 대학원 최고위과정까지 글로벌 리더 교육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우선 글로벌 인재란 어떤 사람일까. 이처럼 모두가 리더가 되기를 추구하면 그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그리고 어린아이도 글로벌 리더 교육이 가능한가. 수영 교실과 축구 교실은 어떻게 글로벌 리더를 키우는가. 교육에 글로벌 리더 양성이 들어온 것은 최근 국제적 추세와 관련이 있다. 글로벌이라는 말은 ‘지구촌(Global Village)’이 어원이다. 이 말은 40여 년 전 미국의 교수가 세계 시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김영삼 문민정부가 정치적으로는 세계화, 국제화의 기치를 내걸었다. 엄격히 말하면 세계화는 세계가 단일 공동체로 확산되는 것이다. 국제화는 국가 간의 상호교류에 비중을 둔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세계화, 국제화라고 하다가 최근에 글로벌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어쨌든 글로벌은 개별 국가의 개념이 약해지고 세계가 단일 공동체로 확산되는 것으로 일종의 지역 범위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러한 시대에 맞는 리더는 분명 외국어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제 사회에 리더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첨단 지식 분야에 뛰어난 전문성도 갖추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민족사관고나 기타 특목고 등에서 글로벌 리더 교육에 앞장섰다. 특히 이 학교들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합격자 수를 많이 배출하는 결과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21세기 리더는 단순히 학력이 뛰어난 인재는 아니다. 새 시대에 맞는 시대정신이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수직적 조직에서 혼자 잘 나가는 리더가 필요했다. 모든 권력을 독차지 하고, 혼자 결단하는 리더였다. 리더의 지휘로 조직의 성과를 냈다. 이제는 한 개인이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집단을 이끌지 못한다. 리더는 조직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구성원 모두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미래 사회의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 내고 동시에 조직원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 무턱대고 조기 교육, 특히 영어 교육을 하고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목고 진학에 몰입하는 것은 진정한 글로벌 교육이 아니다. 리더십 캠프보다는 학교에서 따뜻한 인간관계를 배우는 것이 소중하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주도적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특기와 능력을 키우는데 몰두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지나치고 있는 것이 있다. 세상에는 리더보다 리더를 따라야 할 사람이 더 많다. 그야말로 리더는 소수다. 그렇다면 리더를 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리더가 부족한 것을 보고 도와주는 조언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조직 내에서 탁월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도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 내에서 남을 포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나와 다른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리더와 조직을 위해 봉사하는 역할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리더와 조력자 교육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크고 넓은 의미를 추구하고, 함께 공존하는 삶을 꾸려나가면 된다. 학생들의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다양한 교육이 미래 사회에 맞는 리더와 조력자를 키운다. 모두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건강한 교육 활동을 펴야 한다. 생각이 반듯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올바른 인재가 필요하다. 바르고 윤리적인 인성 교육이 리더를 만들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인재를 만든다.
학교를 비롯하여 모든 조직은 서로 잘 소통해야 즐거운 직장이 된다. 즐겁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 조직은 생명력을 잃은 조직이다. 개인과 개인, 부서와 부서, 직장과 직원 상하좌우 막힘없이 시원하게 소통하는 조직에서 화합도, 발전도, 성장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서로 하는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지 못하고 동문서답할 때 답답해한다.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엉뚱한 대답을 할 땐 정말 화나고 짜증나는 일이다. 이러한 소통의 오류는 ‘상대를 무시해서일까?’하는 의구심마저 없지 않다. 한마디로 답답하고 실망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실망은 신뢰뿐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금이 가는 것이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자세히 생각해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은 수 있다. 학교조직은 매우 단순하지만 일반 회사의 구조는 규모만큼이나매우 복잡하다. 이러한조직구조에서 원활한 소통은 조직의 성장뿐 아니라 제품생산비 절감에서도 중요한 요인이된다. 다음으로는 개인적인 문제이다.사람들은 자기와 직접적인 관련이나 관심사는 자세히 경청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귀담아듣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과 마주보고 이야기하지만 관심이 없는 얘기에 대해서는 건성으로 응답할 뿐 진정한 생각은 다른 곳으로 향한 것이다. 이러한 대화는 쌍방소통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만이 하는 일방소통만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과의 성장배경과 생활환경으로 인한 경험과 의식수준의 차이로 인하여 소통이 제재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앞에선 고개를 끄떡여도말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나름의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소통의 오류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경우가 흔한 것이다. 대게 교원들의 회의를 보면, 겉으로는 협의나 토론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는 일방적인 전달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소통이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에서 일어나는 소통은 관료적인 조직에 익숙하여 실제적으로 쌍방소통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교원집단의 특성은모두가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어 자기 주장이 강하여 합의를 얻기가 어렵다. 교사의 학생지도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바르고 효율적인 소통이다. 교사의 입장이 아닌 학생의 눈높이를 맞추어 지도할 수 있는 것이 교사의 지도역량인 것이다. 그래서 신규교사들이 열심히 학생을 지도하지만 정작 성적은 오르지 않은 것이 바로 학생들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소통 때문이다. 교사의 높은 열정과는 달리 학생 입장에서 보면, 너무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소통이다. 또한 다문화 학생들이 겪은 문화적 차이에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소통의 구조에는 전달자(sender)와 수용자(receiver)가 있다. 전달자의 입장에서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말이나 글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수준을 고려하여 차근차근 얘기해주는 게 필요하다. 반면에 수용자의 입장에서는 상대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맥락을 잘 헤아리는 '맥락적 경청'이 필요하다. 맥락적 경청이란 말만 듣지 않고 말의 이면에 깔려 있는 상대방의 의도나 감정, 욕구까지 헤아려 듣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소통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대화를 할 땐 딴 청을 하지 말고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눈을 주시하고 들으며 긍정적인 모션을 보내야 한다. 듣는 상황에서 멀티태스킹은 금물이다. 회의 자료를 넘겨보면서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듣는 것은 안 듣겠다는 표시나 마찬가지다. 둘째는 상대방 말의 맥락을 파악하며 들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 이외의 표정과 어조 등을 주의 깊게 살피며 말만이 아닌, 그 말에 깔려있는 욕구와 감정, 의도를 헤아릴 필요가 있다. 맥락을 들으면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이해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효과적인 소통이다. 셋째는 상대방의 수준에 맞추어 말한다. 뛰어난 소통은 쉽고 평이한 언어를 쓴다. 현학적이고 함축적인 말을 자제하고,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활용하고 생동감 있게 강조점을 부각시키며 유머까지 활용하면 최상이다. 넷째는 지시사항은 그 자리에서 되물어 보고 확인한다. 특히 관리자의 지시 사항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한 처방은 직원이 지시를 받고 사무실에서 나가기 전에 어떻게 지시사항을 이행하려고 하는지를 되물어보는 것이다. 다섯째는 서로 좋은 질문은 주고받으며 활용한다. 들을 때도 말할 때도 상대방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공유 수준을 높이려면 일방적으로 듣거나 말하기보다는 질문하고 대답하는 쌍방향 소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소통의 1,2,3법칙은 “1분 말할 때 2분 들어주고, 2분 동안 말할 3번 이상 고개를 끄덕여라“고 한다. 이처럼 소통은 말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재미없는 얘기도 끝까지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 하더라도 구성원들이 서로 도와주며 관심을 가져주게 되면 절로 힘이 나며 지칠줄 모르고 업무에 몰두하게 되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가질 수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누군가가 매일 나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다면 직장 분위기는 한층 밝아질 것이다. 조그마한 일이라도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서로 칭찬하며 상대방으로부터호감을 얻을 수 있으며 더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오고싶고 머물고 싶은 교직문화가 만들어진다.
필자가 잘 아는 이웃집 아이는 꽤나 공부를 잘하는 편이어서 부모님도 별로 걱정하지 않고 안심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학교에 들어와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뚝 떨어졌다고 고민을 이야기하며 상담을 요청해 왔다. 사정을 들어보니 초등학교 어린 시절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해 지금도 영어, 수학 과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상위권에 들어 부모는 안심을 하였는데 중 3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도무지 오르지 않아 고등학교 입시라는 선택을 앞두고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고 싶었다는 것이다. 얼마 후 그 이유가 무엇인가를 아이와의 상담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요즘 문제가 생기면 엄마를 찾는 아이가 나오는 광고처럼 학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아이였다.시험 기간이 되면 학원에서 해당학교의 시험문제 풀이와 예상 문제를 뽑아 지도해 주고 과외 선생님들도 시험 범위 복습까지 챙겨준다는 것이다. 시험 칠때마다 무엇을 외워야 하고, 어떤 문제에는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모두 가르쳐 주기 때문에 한 번도 머리 아픈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학생 자신이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시키는대로 하면 어느 정도 통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년이 바뀌면서 새로 부임하신 수학 선생님은 학교 수업에서 사고하는 과정을 주요시 하는 시험 출제를 하고 보니 학생이 학원에서 가르친 것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문제를 접하다 보니 낯설어서 시험 점수가 형편없이 낮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타인에 의존하여 학습한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는 것이 오늘 우리 교육현장의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교 성적을 올리는 점수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목표를 갖고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일이다. 삶의 목표를 알고 공부하는 법을 알아야 자기 주도학습이 가능하고 이 세상 풍파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목표가 있는지 없는지’를 묻고, 목표가 있다면 ‘어떤 목표인지’ 등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15년 동안 해마다 그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고, 얼마나 행복한지도 물었다. 그 결과, 15년 전에 목표가 있다고 말했던 학생들이 목표가 없다고 말했던 학생들보다 훨씬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목표를 갖는가보다 목표를 갖는 것 자체가 우선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목표나 가져도 상관없다는 것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먼저 그 자체로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을 목표로 세워야 한다. 앞선 연구에서 직업에서 성공하고 돈 많이 버는 것을 목표라고 말한 학생들보다 친구, 가족, 그리고 사회를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학생들이 더 행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돈, 권력, 명성만을 쫓는 것을 ‘물질주의’라고 하는데 물질주의적 목표를 갖는 것은 오히려 행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행복은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목표로 세우는 것에서 오는 것도, 물질주의적 목표에서 오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스스로가 즐기고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울 때 행복해진다. 또한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한 연구에서 한 집단의 학생들에게 목표와 함께 ‘언제’ 그리고 ‘어느 곳’에서 할지를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했고, 다른 집단의 학생들에게는 목표만 정하게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묻지 않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더 성공률이 높았다. 그저 ‘열심히 공부하기’등의 애매한 목표보다는 ‘이 단원을 오늘 저녁 8시까지 마치기’와 같이 구체적이고, 언제까지 달성하겠다고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래서 목표를 달성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목표가 효과적이다. 목표 세우기의 또 다른 전략은 ‘하지 말자’ 대신에 ‘하자’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연구 결과, ‘게임 많이 하지 말자’, ‘늦잠 자지 말자’, ‘선생님께 혼나지 말자’등의 ‘하지 말자’ 목표 대신에 ‘게임 시간을 지키자’, ‘아침에 빨리 일어나자’, ‘선생님 말씀을 잘 듣자’ 등 ‘하자’의 목표가 행복에 유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하자’의 목표를 심리학에서는 ‘접근의 목표’라고 한다. 어떤 일을 회피하고 안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접근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행복한 사람의 특징이다. ‘하지 말자’라는 목표는 축구로 치자면 수비를 잘하는 것에 해당한다. 실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도 승리를 위해서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기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한다. ‘하자’의 목표는 바로 공격에 해당한다. 소극적으로 관망만 하지 말고,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하자’의 정신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는 비결이다.
나라는 깨어지고 산하는 옛날과 다르니 홀로 강에 머문 달은 그 몇 번을 차고 이지러졌음이오. 낙화암 언덕에 꽃은 아직 피었으니 비바람 치던 당년에 모두 날리지는 않았음이라. 나그네는 홍춘경 님의 '낙화암'이란 시를 나직이 읊조리며 백화정에 올랐다. 일천 사백년의 세월을 밟고 선 자리마다 푸른 이끼가 선연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붉은 꽃잎은 흐느끼며 떨어진다. 떨어지던 붉은 꽃잎은 일순간 아름다운 궁녀로 화하여 나그네를 덮친다. 깜짝 놀라 머리를 흔들자 궁녀는 사라지고 스산한 바람만이 빈 정자를 스친다. 아, 환영이다. 어찌하여 슬픈 역사는 해가 갈수록 짙어져만 가는 것일까. 나그네가 느끼는 수수로움은 이제 심화되어 비탄에 젖는다. "저언하, 나당 연합군이 왕성을 위협하고 있사옵니다. 어서 빨리 옥체를 보존하소서!" 다급하게 전하는 신료들의 외침을 들으며 웅진성으로 피신하던 의자왕의 심정을 어떠했을까. 백제의 용장 계백의 5천 결사대가 황산벌에서 초개와 같이 사라져갈 때 수많은 궁녀들도 슬피 울면서 대왕포 높은 바위 위에서 붉은 치마를 뒤집어쓰고 사비수 깊은 물에 몸을 던졌으니 그때의 비참함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하다. 지금에 와서 의자왕의 어리석음을 꾸짖은들 무엇하랴 만은 나그네의 마음은 저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의 황토빛 물줄기처럼 한없이 비통하기만 하다. 역사가 멈춘 듯, 비극이 멈춘 듯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나그네는 다음 여행지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백화정에서 궁녀들의 슬픈 넋을 위로하고 돌아오던 길, 나루터 왼편으로 조룡대(釣龍臺)라 쓰여진 자그마한 이정표가 보였다. 조룡대. 역시 백제의 슬픈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다. 소정방이 부여성을 함락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라고 한다. 대왕포 하류에 갑자기 태풍이 불어 나루터에 정박해 놓았던 당나라 전선 수백 척이 침몰하는 일이 생겼다. 소정방이 그 이유를 알아보니 수백 년 동안 백제를 지켜온 백제 무왕의 화신인 강룡이 나라를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해 몸부림친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이에 소정방은 강룡이 좋아하는 백마의 머리를 미끼로 사용해 그 용을 낚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강 이름을 백마강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백마강이란 이름에는 이처럼 우리의 슬픈 역사가 배어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누군가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 했던가. 패자는 말없이 죽어가고 승자는 북소리를 높이며 일갈(一喝)하는 법이니, 승자의 입맛에 알맞게 쓰여지는 것이 역사라고 할 때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부여를 찾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패자의 역사는 언제나 슬프다. 이처럼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다시는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 나그네의 발걸음은 어느새 '국립부여박물관'으로 향했다. 화강암을 깎아 만들어진 고풍스런 건물 외양을 보는 순간 천년의 고도 부여의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부챗살모양의 돌계단을 지나 현관문에 들어서는 순간 1,000여 점의 유물이 잠자는 나그네의 원시적 본능을 일깨운다. 4개의 상설전시실과 야외전시장을 갖춘 국립부여박물관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제1전시실로 들어서는 순간, 백제의 청동기시대 마을을 재현해 놓은 생경한 풍경이 나그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야트막한 구릉을 사이에 두고 짚으로 이엉을 엮어 만든 초막들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다. 사람을 사랑하고 음악과 예술을 즐겨했던 백제인. 그들의 풍미와 여유가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는 전시된 유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한다. 고대 백제인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토기와 칼날들이다. 그것들은 천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다시 환생한 듯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물 긷는 며느리와 절구질하는 시어머니가 서로 다정한 눈웃음을 교환한다. 그 옆에는 더벅머리 아이들이 물 긷는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먹을 것을 달라고 채근하는 모습도 보인다. 청동기인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똑같이 밥 먹고 일하고 사랑하고 싸우며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이밖에도 박물관에는 반달돌칼, 간돌검 등의 석기와 토기들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제2전시실을 둘러보던 중 유독 나그네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호자'라는 토기였다.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듯한 이 토기는 중국 남조시대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남성용 요강이라고 한다. 생리적 욕구를 처리하는 도구도 이처럼 예술적으로 만들 줄 아는 백제인들의 문화적 감성에 새삼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전시실을 둘러보다 특이한 점 하나를 또 발견했다. 관람객들 중 유난히 일본인들이 많다는 점이다. 백제와 고대 일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지금 일본인들은 자기들에게 찬란한 문명을 전해준 위대한 백제인의 유물들을 대하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그네는 궁금한 마음을 애써 참으며 다음 전시실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부여 시내에서 동행한 아내와 함께 맛있는 막국수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다시 자가용을 달려 도착한 곳은 궁남지(宮南池). 궁남지는 부여읍 남쪽에 위치한 백제시대 별궁의 연못이다. 무왕 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삼국사기의 "3월에 궁성 남쪽에 연못을 파고 물을 20여리나 되는 긴 수로로 끌어들였으며, 물가 주변의 사방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을 본떴다."는 기록을 근거로 궁남지라 부르고 있다. 궁남지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붙여진 이름은 아니고, 백제시대에는 단지 '대지'라고 불리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뱃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그 규모가 컸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 규모가 얼마나 컸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고 현재는 1만평 정도만 남아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약 3만평 정도가 연못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바다와 같이 큰 연못을 왕궁 근처에 만든 것은 백제라는 나라가 처음이라고 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연꽃더미를 감상하며 나그네는 백제시대 귀족이라도 된 듯 궁남지를 한가롭게 거닌다. 인공연못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못은 넓고 아름다웠다. 궁남지에는 아름다운 경치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전해진다. 바로 서동과 선화공주의 설화가 그것이다. 사비시대에 왕궁 남쪽 연못가에는 궁궐에서 나와 혼자 사는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이 궁남지의 용과 교통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바로 백제 제30대 왕인 무왕이다. 어머니가 용과 교통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그의 아버지는 왕이거나 태자였을 것이다. 그러나 궁궐 밖의 생활이 궁핍하였으므로 생계유지를 위해 마를 캐다 팔아 아명(兒名)이 서동이 되었다. 가난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서동을 정성으로 키웠고, 서동은 기골이 장대하고 효성이 지극한 장부로 성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궁중에서 한 신하가 찾아와 신라의 서라벌에 잠입하여 국정을 탐지하라는 왕의 밀명을 전하였다. 서동은 마를 파는 상인으로 위장하고 신라에 잠입하여 탐지활동을 수행하다가 신라 제26대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와 마주치게 되었다.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사랑이 싹텄으나 국적과 신분이 달라 맺어질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지혜를 짜내 서동요를 만들어 퍼트리기로 했다. 서동은 서라벌의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서 마를 나누어주며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시집가서 서동 도련님을 밤이면 몰래 안고 간다."는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이 노래는 아이들의 입을 통해 금세 온 나라에 퍼져 나갔다. 결국 대궐에까지 알려지게 되어 오해를 받게 된 선화공주는 귀양을 가게 되었고, 이를 미리 알고 있던 서동이 선화공주를 백제로 데려와 행복하게 살았다는 사랑이야기이다. 부여 여행을 마치며 나그네는 한 가지 강한 의문이 들었다. 우리의 5000년 역사에서 과연 백제의 의미는 무엇일까? 온 세계의 바다를 정복한 나라라 해서 '백제(百濟)'로 불렸던 나라. 한때 해동성국으로까지 칭송되었던 백제가 저토록 수많은 비극을 간직한 채 허망하게 멸망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초등학교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삼천궁녀와 의자왕의 방탕함 때문인가. 아니면 성충과 계백 같은 충신들의 충심을 알아보지 못한 지도자의 우둔함 때문인가. 나그네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부여에 서서 한동안 귀로에 오르지 못했다. 사가들은 엄중하게 말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는 한순간에 멸망한 백제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옷깃을 여며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는 백제와 같은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여를 떠나오는 내내 나그네의 귓전에는 중국 북망산에서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의자왕의 아래와 같은 피맺힌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내 마음도 구슬프단다. 북망산의 바람아, 어디로 가느냐. 부디 이내 몸도 실어다가 내가 살던 부여 땅에 데려다주렴."
‘사교육없는 공교육 정상화’ 위해 점진적이고 유연한 교육개혁 추구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교육공약의 기조는 ‘꿈을 키우는 행복교육’이다. 목표는 사교육 없는 공교육의 정상화. 공약 면면을 분석해보면 수월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상대적으로 많이 수용하면서 ‘점진적인’ 교육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공약이 학업성취도평가와 반값등록금, 고교다양화 정책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존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생의 학력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라는 것. 다만 논란이 되는 만큼 인성교육이 중요한 초등학교의 경우 폐지하는 등 일부 보완 쪽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경우도 제도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면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육 공약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대학 반값등록금의 경우도 소득수준에 따른 선별적인 지원을 하고, 대출이자도 실질이자가 0%가 되도록 하고 있다. 시기도 2014년까지로 상대적으로 늦춰 잡았다. 고교 무상교육의 경우도 ‘한꺼번에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42만 명의 대상 학생을 25%씩 늘려 2017년 완전 무상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박 후보의 복안이다. 교원과 관련한 정책으로는 OECD 수준의 급당 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해 교원을 증원하겠다는 것과 전문상담교사 증원 배치, 행정지원인력 지원 등을 약속했으나 교원정책에 초점이 맞춰진 공약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대입시 공약의 경우 수시의 경우 내신으로 하고 정시는 수능으로 입시제도를 간소화하고 대입전형을 변경할 때는 3년 전에 미리 예고하도록 해 정책의 안정감을 심었다. 문제점이 노출될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눈에 띄는 공약으로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엄하게 처벌하는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과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밤 10시까지 ‘무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점이다. 또한 참고서나 학원 도움 없이 교과서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혁명’수준의 교과서를 개발해 공교육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것과 학교체육활성화를 통해 인성교육이 가능하도록 중고생에는 1인 1스포츠와 초등 체육전담교사를 확보하도록 한 점은 박 후보만의 차별화된 공약이다. 김순철 대진대 겸임교수는 “박 후보의 교육공약의 경우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욕구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다만 정책 실현가능성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강력하고 신속한 교육혁신으로 공정한 사회 만드는 교육 완성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 '평등하고 질 좋은 교육기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평등하고 질 좋은 교육 기회’를 교육공약의 철학적 기조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공약 곳곳에는 보편성과 평등을 골자로 정책들이 들어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무상교육과 학제개편. ‘공정한 교육으로 공정한 사회 지향’을 지향점으로 0~5세 무상교육을 통해 취학 전 1년의 유치원 과정을 의무교육으로 편입시키고 취학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현행 6-3-3-4의 학제를 선진국형으로 바꾸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문 후보는 “교육의 출발선을 공정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경기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는 혁신학교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고교 학점제를 도입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권 보장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복안이다. 교원정책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교원 증원을 위해 초중등교원 추가증원을 약속하고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비교과 교사와 전문 인력을 확대하는 것과, 전문상담교사를 중학교부터 배치하는 것 등 공약의 개수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인력을 확충해주겠다는 약속 외에는 다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문 후보의 교육공약의 특징은 속도다. 강력한 교육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 교육공약에 녹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반값등록금. 소득에 따른 차별적 지원을 밝힌 박 후보와 달리 실제 납부 등록금이 절반이 되도록 하는 정책을 당장 내년에는 국․공립대, 내후년에는 사립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경우 전면 폐지하고, 표집방식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고교정책도 고교서열화를 일체 불허하고, 입시명문고로 변질된 국제고와 외고, 자사고 등은 단계적으로 일반계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단 과학고의 경우 과학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목적에 맞게 존속시킬 예정이다. 이밖에도 시험에서 벗어나 진로탐색 등을 할 수 있는 쉼표가 있는 행복한 중학교 2학년 정책이나 학교폭력 가해자나 피해자의 치유교육과 학교부적응아 교육을 위한 두 번째 기회를 주는 학교 확대는 문 후보만의 배려가 담긴 독특한 정책으로 돋보인다는 평가다. 김서윤 대구대 교수는 “문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원 확보 면에서 구체성을 가진다”며 “다만 급진적 정책에서 오는 사회적 불만을 관리하는 방안과 현재 새누리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회에서 예산 지원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노동부 ‘교원노조법 질의회신집’ “적법한 절차 거치지 않은 교섭 사항 학교장이 지킬 의무 없다” 강원·전북·경기 등 진보교육감 지역에서 잇달아 전교조와 단체협약을 근거로 학교 교육활동에 큰 영향이 미치는 정책들을 졸속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단체협약의 근거가 되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청, 전교조 간의 단체협약이 교원노조법 개정 문제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은 단체협약이 노사 간의 협약을 넘어서 교육정책에까지 깊이 관여함으로써 학교에 불필요한 혼란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원노조법(제6조4항)에는 ‘단체교섭이나 협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국민여론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성실하게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그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시행령(제4조)에 여론조사나 공청회를 열도록 하고 있으나 이런 절차는 대부분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간·기말고사 폐지소동을 겪은 김동수 강원교총 회장은 “초등학교에서 상시고사를 추진하는 문제는 정책으로 신중하게 추진해도 무리가 큰데 도교육청이 현장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채 특정노조인 전교조와의 단체협약에 근거해 일방적으로 바꾼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단체협약을 근거로 다수의 교원·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불합리한 교원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의 단체교섭 내용을 보면 더 점입가경이다. 교섭 제1조에서 ‘단체협약은 교육청과 전교조 및 공립학교 교원인 전교조 조합원에게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4조에서 ‘각 급 학교는 단체협약 이행점검 결과 보고 시 점검표를 사전에 전체 교사에게 공지하고 제출’하도록 해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행한 ‘교원노조법 질의회신집’에 따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규정에 따라 ‘개별학교가 아닌 시도 단위 근로자의 반 수 이상이 노조원’일 경우 조합원이 아닌 교사에게도 적용되며, ‘적법한 절차를 거친 교섭사항만 학교장이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도 “많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학교의 자율성 및 평가권 보장 등 교육이 걸린 문제를 단지 도교육청과 전교조만의 단협 사항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2010년 노동부도 6개 교육청과 교원노조 간 단체협약을 분석한 결과 단체협약에 교육정책 개입정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시정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법적인 내용은 ‘~할 수 있다’ 등으로 비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교육청이 전교조 전북지부와 정책업무협의를 근거로 교무회의 의결기구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다. 실제로 2010년 전북도교육청과 전교조 간 단체교섭에 대해 노동부가 내린 ‘불합리’ 해석은 197건에 이른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처럼 교원노조법에도 교육정책, 인사 등 교섭금지 대상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무원노조법 제8조(교섭 및 체결 권한)는 ‘법령 등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으로 행하는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 ‘임용권의 행사 등 그 기관의 관리·운영에 관한 사항으로서 근무조건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 사항’ 등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확히 하고 있으며, 시행령(제4조)으로 비교섭 과제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교원노조법에는 교섭 금지 대상에 대한 규정이 없어 포괄적 교섭 범위로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현재 교원노조법으로는 교원노조가 단체협약으로 심각하게 중요한 교육정책을 뒤바꿔 놓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잇달아 교원노조의 단체협약으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과학기술부도 노동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지만 고용노동부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며 ‘교원’ 문제니 교과부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비교섭 사항이라도 단체협약을 체결한 후에는 특별히 방법이 없다”며 “교섭 이전에 비교섭 과제를 분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반적으로 단체협약 내용을 살펴보면 불합리하지만 위법 사항을 분류하기가 곤란한 측면이 많아 노동부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미니 대선’, ‘대선 러닝메이트’ 선거 시작 전 수식어는 화려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유권자 상당수는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는 무관심한 반응이다. 심지어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서울교원들조차도 교육감 재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또 전교조에 서울교육을 내어 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2월19일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져 교육감 선거 사상 최고의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에 묻혀 관심도는 역대 최저인 상황이다. 실제로 교원들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학교현장이 많은 혼란을 겪어왔음에도 정작 대선에만 관심이 쏠려 교육감 선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서울 C중 J교사는 “교사들 사이에서 박근혜, 문재인 등 주요 대선 후보 이야기만 오갈 뿐 교육감 선거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며 “대선 따라 줄 투표하는 선거가 될 같다”고 전했다. 한 중학교 수석교사도 “서울 교원들이 많이 모인 행사에 인사를 온 A 후보를 보고 ‘저 사람은 대체 누구냐’고 묻는 교원들이 많았다”며 “후보조차 모른다니 충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K고 교장은 “곽노현 전 교육감이 무상급식·학생인권조례 추진으로 학교 현장을 얼마나 흔들어 놓았느냐”며 “1년 반의 짧은 임기 동안 최대한 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다독여줄 교육감을 뽑아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교원들의 무관심을 부추기는 요소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비리로 연달아 교육감들이 중도 낙마하면서 4년 새 3번의 교육감 선거를 치르게 된 피로감이 첫 번째로 꼽힌다. 한 초등교장은 “직선제로 선출된 교육감들이 모두 뇌물수수, 선거법 위반 등 불미스러운 일로 모두 자리에서 내려와 계속 교육감을 다시 뽑아야 했고 그 사이 서울 교육은 엉망이 됐다”며 “새로운 후보들에게 더 이상 기대할 일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정책선거를 하자는 초반 다짐이 무색하게 교육정책은 사라지고 서로 깎아내리기에만 급급한 후보들의 모습에 실망했다는 교원들도 있었다. 서울 S중 교사는 “TV 토론에서도 서로 상대방 흠집 내기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교육에 정치를 끌어들이지 말자고 해놓고 정작 내세울 교육정책조차 없는 선거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허탈해했다. 정작 후보들을 제대로 살펴볼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하지만 대통령보다 교육에 있어서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서울시교육감을 이번에는 제대로 뽑아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 전문가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서울시교육감은 한 해 7조3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2200여개 학교와 학생 131만 명의 교육을 책임지며 교원 7만3000명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는 중요한 사람”이라며 “이전 교육감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일후보 추대 등 교육정상화운동을 벌여 온 한 시민운동가는 “자칭 보수라는 후보 난립과 좌파단체들의 공작으로 또 다시 서울교육이 전교조 수중에 들어가게 생겼다”며 “이런 식의 선거가 계속된다면 이념적으로 좌경화된 시대착오적 교육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박인숙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1일 초등학교보육교사연합회가 개최한 ‘배우고 가르치며 따뜻한 세상을 여는 초등보육 실천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박 의원은 “초등보육교실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8일 대표발의 했는데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는 매년 시·도교육청별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해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는 전기가 될 뿐만 아니라 교육의 수월성 신장의 노력과 기초 학력 미달 학생 해소를 위한 자구 노력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의 결과는 반드시 평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학업성취평가는 교육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투입된 교육내용에 학생들에 어느 정도 이해되었느냐는 교육의 평가활동 없이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평가활동에서 교육의 과정은 계획, 실행, 그리고 평가과정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근 교육계를 비롯하여 심지어 대통령 후보들까지도 학교의 평가를 없애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은 교육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하는 말인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교육활동에서 평가의 영역은 교육의 주요한 한 영역이며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학교교육에서 평가의 기능은 먼저 교육한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교육목표의 달성도 확인기능이다. 학생들의 교육활동이 교육 본연의 교육목표에 얼마나 달성했느냐를 알아보기 위한 방법이 평가의 방법이다. 다음으로는 교사의 측면에서 교수방법이나 기술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확인기능이다. 평가는 그 대상이 학생이지만 그 결과를 통해 교사의 교수방법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즉, 교사의 교수방법의 반성적인 자료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학습자의 학습결과의 확인 기능이다. 교육평가는 학습자인 학생이 얼마나 학습을 성취했는지를 알아보는 평가의 가장 1차적인 기능이다. 그 결과를 통해 새로운 학습을 계획하고 촉진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종 대회나 취업의 선발기능이다. 대게 학생들의 공정한 선발 방법은 능력의 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투명한 방법인 것이다. 이러한 평가기능은 위에서 열거한 것만 아니라 다양하다. 한마디로 ‘평가 없는 교육은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평가의 방법을 어떻게 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인 것이다. 최근 교육평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있는 것이 일제고사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수시평가를 제시하고 있지만 일제고사는 일제고사 나름의 장점도 많은 것이다. 이를테면 짧은 시간에 많은 평가대상 학생들을 매우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시험기간의 예고되어 사전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일제평가로 인하여 경쟁심을 자극하고 시험 준비에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높이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점이다. 수시평가는 상시로 이루어지는 평가이므로 학생들에게 평가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교사가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형식적이기 쉽고, 평가를 통해 학습동기를 기대할 수 없는 점이다. 또한 학부모나 학생들이 평가로 인한 교사에 대한 불신의 시시비비가 일어나가 쉽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다. 평가의 중요한 기능은 학생을 성장시키는 동력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육활동이다. 그래서 평가가 바르게 이루어지려면객관성, 신뢰성, 타당성을 가진 평가도구를 만드는 일이다. 요즘 서술형 평가정책 방향에서 서술형 문제는 담당교사가 직접 가르친 문항을 출제하고 채점하라는 점은 분명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과연 교사의 주관적인 문항이 평가도구로서적당한가?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깊이 고민해 볼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관적인 잣대가 아닌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평가 본연의 기능과 신뢰를 받을 수있다. 특히 서술식 평가는 문제의 출제부터 채점에 이르기까지 신중하지 않으며 평가의 의미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을측정하여 학생 스스로 자기주도력을 높일 수 있는 평가다운 평가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시도·학교 급’ 따라 교원 보수 제각각… 교총 “법적 대응 등강력히 대응할 것” 서울·인천 등 일부 시도교육청이 중학교 교원의 교재연구비 등 수당 항목을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제외한 사실이 본지 보도(11월26일)로 알려지자 교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다른 시도보다 먼저 내년도 학교회계편성지침을 마련, 행정직원 연수를 실시한 충북의 경우 ‘설마했는데 현실이 됐다’면서도 여전히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충북 A중 보직교사는 “기사를 봤지만 솔직히 그럴 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보수를 깎을 수 있냐”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8월 위헌 판결은 학부모에게 운영지원비를 받는 것이 위헌이라는 결정이지 교육청에도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항변했다. 충북도교육청은 국가공무원법 제46조제5항(보수결정의 원칙)에 ‘규정에도 없는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서울 B중 교사는 “위법이라면서 여태까지는 왜 수당을 지급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어떻게 초등과 고교는 받는 수당을 중학교 교원만 빼는 것이냐”면서 “형평성 차원에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초등교원은 육성회비가 폐지되면서 ‘교원보전수당’을 통해 중등과 유사한 지원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2학기부터 위헌 영향을 받았지만 교육청이 추가예산을 편성해 지급했지만 내년엔 근거가 없다”면서 “수당규정개정 없이는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헌재는 사립은 예외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사립중에서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에게 징수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서울 C사립중 교장은 “이미 2학기에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해 학부모에게 징수하지 않았는데 내년에 어떻게 다시 청구할 수 있겠냐”고 일축했다. 시․도별 형평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인천 D중 교장은 “시도마다 교원 보수가 차이가 난다면 국가직 공무원이라고 할 수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같은 국가직 교원인데 시도에 따라 보수가 다르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인천, 충북 외에도 광주, 세종 등이 예산편성을 하지 않았고 대구, 경북, 경남 등의 집행 여부도 불투명하다. 인천 D중 교장은 “만약 정말 이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그동안 교과부나 시도교육청 모두 감사원 등으로부터 수차례 지적을 받아 왔지만 초등교원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지급해 온 것”이라며 “시·도간 또는 학교 급에 따라 보수 격차가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당 개정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은 “학교폭력 등 그렇지 않아도 가장 힘든 것이 중학교인데 보수를 올려주지는 못할망정 삭감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면서 “교원들이 보수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수당규정 신설․개정을 포함한 대안을 마련할 것을 교과부 등에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교총은 "벅적 대응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 교대 학생과 교대 교수들이 졸속적이고 비교육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 폐지와 정규 교원 확보를 요구했다. 10개 교대 및 교원대, 이화여대, 제주대 초등교육과 학생회로 구성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건설준비위원회(전교연건준)와 전국교육대학교교수협의회연합회(교협연), 한국초등영어교육학회는 5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고, 교과부에 의견을 전달했다. 전교연건준과 교협연은 성명을 통해 “영전강이 교사들의 수업을 경감시켜주기 위해 도입한 임시방편적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관련 법 개정의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이들 단체는 “영전강 확대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임용된 정규 교원들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정규 교원의 업무를 가중시키는 제도”라고 규정하고, 영전강 제도의 즉각 폐기와 함께 무책임한 비정규직 양산 중단을 촉구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정규교원 양성과 연계한 영어교육정책을 마련할 것을 교과부에 요청했다. 우길주 교협연 회장(부산교대교수協 회장)은 “교과부에 의견을 전달한 만큼 법개정 추진방향을 지켜볼 것이며, 각 학교의 총장공모제와 기말고사가 끝나면 상경투쟁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교총은 지난달 28일 영전강 확대 중지와 정규 교원 확대를 요구한 의견서를 교과부에 전달한 바 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교협연 대표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영전강 제도 개선방안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본지는 ‘선택, 교육대통령’ 기획을 통해 교육현장이 요구하는 정책과 유력 대선후보 진영의 교육공약을 비교해봄으로써 차기정부 교육정책의 바른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구도로 재편됐다. 두 후보는 유․초․중등 교육공약으로 공히 ‘공교육정상화’와 ‘사교육 축소’ 그리고 ‘고교 무상교육’을 제시했지만 실행 방안에서 차이가 난다. ◆朴, “행복교육으로 새로운 미래”=박근혜 후보의 교육정책의 기본 골격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반값등록금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지난달 21일 발표한 ‘행복한 교육으로 새로운 미래를 연다’는 주제의 교육 분야 정책공약은 관련법 제정을 통해 선행학습을 사실상 금지하고, 초등 방과후학교를 강화해 공교육을 살리겠다는데 주안점이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교과서 혁명’과 ‘공교육정상화특별법’추진을 제시했다. 또 박 후보는 방과 후에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을 위해 밤 10시까지 무료 돌봄 서비스를 저소득층은 물론 맞벌이 가정 등 원하는 가정에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학생 학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반값등록금을 2014년까지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소득구간별로 차등을 둬 하위 2분위까지 전액, 소득 3~4분위는 75%, 5~7분위는 50%, 8분위는 25%를 지원한다. 중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해 ‘자유학기제’ 도입도 공약했다. 자유학기 중에는 필기시험 없이 독서, 예체능, 진로체험 등 자치활동과 체험위주의 교육을 하겠다고 박 후보는 약속했다. 이밖에도 박 후보는 중․고생 1인1스포츠를 지원하고 초등학교에 체육전담교사를 우선확보토록 하는 등 학교체육을 강화해 학교체육을 활성화해 청소년들의 정서함양과 가치관 정립에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文, “교육으로 불공정 사회 개선”=지난달 5일 발표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교육공약을 살펴보면 ‘공정한 교육으로 공정한 사회를 지향’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먼저 0~5세 무상교육을 통해 취학 전 1년의 유치원과정을 의무교육으로 편입시키고 취학연령 또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현행 6-3-3-4의 학제를 선진교육형으로 바꾸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문 후보는 “교육의 출발선을 공정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의 경우 고교서열화 체제 해소를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근 사교육경쟁이 초중등교육에서 유아교육까지 확대되고 있는 점은 결국 고교가 일반고,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으로 서열화 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설립취지에 벗어난 외고, 국제고, 자사고 등은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입 전형에서 일반고를 차별하는 이른바 고교등급제를 불허하기로 했으며, 혁신학교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고교교육과정 무상,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학습선택권을 보장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밖에도 문 후보는 논란이 되고 있는 학업성취도평가를 표집으로 전환하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는 한편 학급회의,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교 공동체문화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평가 및 교총 대안=공약이행을 위해 새누리당의 경우 5년간 총 6조 원 정도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은 교육정책 전체에 대한 분석은 없지만 무상교육과 반값등록금을 공약한 만큼 재원소요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양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6%와 7% 교육예산 확보를 공약했다. 현 정부도 GDP 대비 6%를 공언했지만 아직까지도 4.3%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약속이다. 또 문 후보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폐지와 혁신학교 전국 확대는 현장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박 후보의 학생안전지대 설치․운영 방안은 현실성과 구체성 결여가 지적되고 있다. 교총은 수업료와 학교운영비 등 공교육으로 통해 실질적 무상화를 추진하며,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임기 내인 2017년까지 5만 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범정부차원 인성교육 지원체계를 마련해 가정-학교-사회가 연계된 범국민실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일반고 대상 총액지원방안 등 획기적 경쟁력 강화 방안이 정책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선택, 교육대통령’ 기획을 통해 교육현장이 요구하는 정책과 유력 대선후보 진영의 교육공약을 비교해봄으로써 차기정부 교육정책의 바른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21일까지 주요 교육공약을 발표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 중 교원정책은 구체적이지 않고 비중도 낮다는 것이 교육전문가와 학교 현장의 공통된 총평이다. ◆朴․文, 인력확충에 중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임기 중에 교원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증원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전문상담교사 배치, 특수교사 7000명 증원, 초등체육 전담교사 우선확보, 학교별 교무행정인력지원도 공약에 포함했다. 박 후보의 경우 교원전문성 및 사기 고양책을 담은 교원정책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 역시 OECD 수준 교원증원과 전문상담교사 배치, 학교별 교무행정인력지원을 약속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경우 교원정책이 비교적 구체적이다. 양성단계부터 교‧사대를 개방․혼합형 6년제 교원양성대학으로 개편하고, 복수전공을 필수화하는 한편 석사학위 취득 시 임용가산점을 부여해 전문적 교원양성체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교조직을 교과․학년별로 개편하고, 교육행정 업무전담조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장 평가=세 후보 교원정책에 대해 현장의 종합의견은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사기진작에 대한 고민과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 대안 제시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많은 공약을 밝힌 안 후보의 경우 교장공모제 등 현장에 착근하지 못한 정책들을 포함하고 있어 정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이다. 또 6년제 교원양성대학 개편은 그동안 수차례 논의가 된 것으로 교원수급 현황을 감안할 때 고비용 투자대비 실업자 양산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학교조직 개편을 통해 교육행정전담조직을 만들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도 이미 서울교육청 등에서 실패한 정책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초․중등교원 증원은 규모와 내용이 불분명하고 재원마련 방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총 대안= 한국교총은 국회와 정부당국, 학교현장에 배포한 ‘12대 교육공약 요구과제’와 ‘7대 대학과제’를 통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교원정책을 전달했다. 교총의 요구과제에 따르면 교원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환원하고 정치에 관한 시민권적인 기본권을 보장해줄 것을 당부했다. 교원의 선발→양성→임용→연수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개선해 줄 것도 요청했다. 또 ▲국공립대교수의 성과상여급적 연봉제 폐지 또는 개선 ▲무자격 교장공모제 폐지 ▲공모교장 비율 20% 이내 축소도 강조했다. 이밖에도 ▲교원평가제 성과급 연동 폐지 ▲교육경력 10년 교사대상 연구년 확대 및 법적 근거 마련 ▲교무행정인력 3만 명 이상 확보 ▲수석교사 자격 및 검증강화 등 법령 재검토도 요구사항에 포함했다.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 용산리 봉명산(鳳鳴山)에 있는 다솔사에 다녀왔습니다. 다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雙磎寺)의 말사입니다. 출발할 때부터 다솔과는 별 연관이 없을 듯한 수미산 꼭대기 선인들이 기거한다는 도솔천을 떠올렸습니다. 도솔천의 천녀들은 감로수를 먹고 살기 때문에 4천살까지 사는데, 도솔천의 하루는 인간사의 400년에 해당한다지요? 그렇게 백년을 살러 우리는 다솔사로 떠났습니다. 순천에서 사천으로 길은 여유롭고 한적했습니다. 절의 입구에도 한 두명의 등산객이 보일뿐 적막하고 쓸쓸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날씨는 이성을 깨우는 싸늘하고 투명한 겨울날씨, 그 파란 하늘이 가을하늘의 공명보다 더 높고 푸르렀습니다. 차를 세우니 절로 들어가는 입구의 수려한 소나무들이 사열하듯 늘어서 솔바람 소리로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번 다솔(많을다 거느릴솔)의 뜻을 되짚으며 들어선 경내는 놀랍게도 한겨울 속에 깊이 숨어 있는 경이로운 가을숲 이었습니다. 아직도 붉고 노란 단풍나무들이 환하게 가득 서 있었으며 그 곳으로 햇살이 스며들어와 따뜻하고 평화롭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잠시 시간을 멈춘 듯 고요하고 적막함이 세상과의 인연을 끊은 듯한 별천지였습니다. 몇 해전 미국에서 보았던 ‘한겨울 속의 여름’이라는‘인디언 섬머’처럼 계절의 한가운데서 다른 계절을 맞이 한다는 것은 놀라움과 찬탄이었습니다. 법당에서는 갓 이틀 전부터 100일 기도에 들어갔다는 노스님의 불경소리가 낭랑하고, 이것도 인연이라는 듯 풍경소리에 때맞춰 아기단풍잎 하나가 제 어깨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습니다. 그리고 숲길로 들어서자 발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빨갛고 노란 아기 단풍들! 하늘에서 밤새 쏟아져 내린 별처럼 소복하고 예뻤습니다. 이 절은 일제 때 한용운 선생이 머물러 수도하던 곳이며, 소설가 김동리 선생이 『등신불 等身佛』을 쓴 곳이기도 하답니다. 이 밖에도 절 주위에서 재배되는 죽로차(竹露茶)는 반야로(般若露)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한 절이기도 합니다. 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적멸보궁의 사찰이기도 합니다. 절 한쪽 마당에 작은 포장을 치고 그만그만한 할머니 세분이, 커피도 팔고 쑥떡도 팔고 이것저것 산나물도 팔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행 중에 기념품이나 허튼 물건을 잘 사지 않는 성격인데 손님을 끄는 할머니들이 말이 하도 예뻐서 쑥떡과 커피를 사 마시고 더덕과 도라지도 샀습니다. 세할머니에게 골고루 사드리려고 깎아 말린 밤도 샀습니다. 절을 내려올 때는 올라간 길과 다른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우리가 다솔사에서 백년을 살았는지 한세월이 흐른 듯 내려오는 길에는 잠시 전의 일도 까마득하였습니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 도솔가의 도솔천은 아름다웠고, 다솔사를 뒤에 두고 도솔가를 외우며 우리는 다시 속세로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용루에서 오늘 산화가를 불러 청운에 한 떨기 꽃 뿌려 보냈네 은근히 굳은 마음에서 우러나 멀리 도솔천의 큰 선가(仙家)를 맞았네 다솔사를 다녀와서. 2012. 12. 2.
인간은 누구나 어렵고 힘든 일보다는 쉽고 편한 일을 원하지만 어려움이나 고난 없이 얻을 수 있는 값진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생 끝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사람들의 잘못된 습생을 엄중히 충고하는 말이다. 그러나 고진감래라는 엄연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떠한 목적이나 동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 주는 열정 없이 무작정 시도하지는 않는다. 대게 사람들은 자기가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는 열정을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 일쑤다. 의무감으로 하는 직장의 업무도 때론 정말 하기 싫을 때가 많은 것이 사람의 생리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 남보다 성공한 자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까지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었을까’하는 감동과 존경심마저 자아내게 한다. 이들이 겪고 참아낸 힘의 원동력은 바로 열정인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은 한 치도 할 수 없는 것이 모든 인간의 마음이지만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 곧 열정인 것이다. 이러한 열정은 어떠한 어려움이나 고난이 올지라도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힘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 오직 목표한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몰입과 헌신하는 마음가짐인 것이다. 몇 일전 일간지 ‘열정 보고 뽑은 대안교사들이 미국 빈민가 교육 바꿨다’란 가사가 우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중앙일보,2012.11.26).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브라운스빌은 흑인 빈민가다. 가구당 연평균 소득이 1만5000 달러(약 1600만원)에 불과하다. 주민 중 고교 졸업자는 30%, 대졸자는 8.4%로 학력이 낮다. 반면 살인율은 지난해 뉴욕시에서 가장 높았다. 빈곤과 저학력·범죄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2010년 개교한 오션힐 컬리지어트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이 뉴욕시의 교육혁명을 이끌고 있다. 올해 주정부가 실시한 수학·영어 시험에서 뉴욕시 전체 546개 공립 중학교 중 4위를 했다. 학부모 만족도·성적 등을 고려한 학교평가에선 A등급(상위 25%)을 받았다. 이 학교 학생들의 실력이 뛴 비결이 뭘까. 살펴보니 교사 중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TFA) 출신이 많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교사 22명 중 14명이 TFA 출신이었다. TFA는 대졸자들을 선발해 교육여건이 열악한 공립학교에 2년간 교사로 파견하는 비영리단체다. 이 학교 교장은 ‘교사 채용 때 TFA 출신을 우선 뽑았다’면서 ‘TFA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선 주말도 포기할 만큼 열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FA는 1990년부터 시작되었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교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원을 나오지 않아도 학사 학위만 있으면 ‘비정규직 교사’가 될 수 있다. TFA는 정부가 인정한 대안교사 양성프로그램 중 하나다. 첫해 500명을 시작으로 올해는 46개 지역에 5800명의 교사를 파견했다. TFA는 지원자들을 선발해 5주간 교육시킨 뒤 학교에 투입한다. 4년제 사범대에 비하면 교육기간이 짧음에도 테네시주 등에선 사범대 출신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조사가 나온 것이다. 이와 대비하여 우리나라의 중고 학생들의 국가수준의 평가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도 위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수도권보다 농산어촌이 많은 지방의 성적이 높고, 비록 교육여건이 열악하고 소규모 학교일지라도 교사의 열정이 오히려 우수한 학생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의 질은 교사의 열정에 좌우된다. 즉,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에게 쏟은 교육에 대한 노력과 헌신이 교사의 실력이나 출신배경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교육 행정가나 관리자들은 아직까지도 교사의 출신배경이나 과거의 이력을 버리지 못하고 교사 평가나 성과에 미련을 두고 있다. 교사의 교수능력은 과거나 아니라 현재인 것이다. 요즘 모든 교사들이 ‘학생들을 교육하기 정말 힘든다’고 말한다. 학교폭력, 생활지도 등이 교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권이 추락하여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교육환경을 극복하고 교사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교사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아마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을 견뎌낸 과거의 일들을 생각한다면 교사의 열정을 다시 한 번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교사들이편안한 생활을 위해교직을 선택한 것은분명히 아닐 것이다. 교사이기에 학생들을 성실히 가르칠 의무가 있고, 스승이기에 제자에 대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함에도 일부에서 학생이나 학부모의불미스런 처신들은교사의 자존심마저상처를 주고 있다. 진정한 교육은 교사에게 있다.한 인간을 바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교사의 열정이 다시 불곷처럼 피어나길 기대하는것이다.
한자는 어느 한 시대에 특정인이 만든 글자가 아니고 문자의 필요에 따라 자연현상을 보고 만들기 시작한 글자(형성문자)로 오랜 세월 만들고 사용해온 뜻글자이다. 중국 서안(西安)에 있는 반파(半破)유적지에서 발굴한 자료에 의하면 약 6,000여 년 전에 글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엔 무성자(無聲字)로 글자를 눈으로 보고 뜻이 통하였다고 한다. 산 모양을 본 따서 뫼 산(山), 내 천(川)자, 나무 목(木)자, 불 화(火), 문 문(門) 등의 사물의 모양을 그림으로 그려서 뜻을 전하면서 그 모양이 변해 온 글자이다. 한자 자전(字典)을 사용하려면 214부수(部首)를 알아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잘못 사용하는 부수가 있다. 집 면(宀)부수인데 생김새가 옛날에 선비들이 쓰던 갓처럼 생겼다고 하여 (宀)를 갓머리라고 지금도 잘못 쓰고 있다. 편안 안(安)자를 파자(破字)하여 “여자가 갓을 썼으니 얼마나 편하겠는가?” 라고 하지만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편안 안(安)자는 집안에 여자(어머니)가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宀)는 원래 집 모양이었는데 부수글자로 자주사용하다 보니 집의 모양이 지붕만 보이게 쓰고 있다. 집 면 부수가 들어간 한자는 모두 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집 가(家)를 비롯하여 집 우(宇), 집 주(宙) 집 실(室), 집 댁(宅)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宀)부수가 갓머리가 아니라는 실증(實證)을 밝혀보고자 한다. 바로 보배 보(寶)자를 보면 알 수 있다. 보배가 되는 물건『옥(玉 : 귀금속), 부(缶 ; 도자기), 패(貝: 돈)』은 반드시 집안에 보관하였기 때문에 보배 보(寶)가 만들어 졌다. 그런데 (宀)이 갓이라면 보배가 될 만한 물건을 어떻게 갓 속에 넣어 보관 할 수 있겠는가? 갓 속에 넣을 수도 없을뿐더러 도난을 어떻게 방지 할 수 있단 말인가? “ 宀 ”부수는 갓머리가 아니라 집 면(宀)이라고 해야 옳다. 한자는 처음엔 일자일의(一字一意)의 글자였는데 두 글자, 또는 세 글자 이상의 글자가 합쳐져서 새로운 글자가 생겨났기 때문에 글자 수가 많아 졌고 복잡한 글자로 인식되어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조상 대대로 한자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다. 40여 년 전 부터 한글전용정책을 펴오면서 한자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한자를 잘 모르고 사용하는데서 빚어진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년전 어느 고위관료가 고향 근처의 행사에 참석한 후 일정을 묻는 직원에게 고향에 계시는 춘부장(春府丈: 남의 아버지에 대(對)한 존칭(尊稱))을 찾아뵙고 가겠다고 했단다. 유식한척 했지만 부친(父親)이라고 해야 맞는데 잘못 사용한 어휘이다. 즉 남의 아버지를 찾아뵙겠다고 한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자기 아내를 부인(夫人: 남의 아내의 높임 말)이라고 잘 못 말하기도 한다. 풍비박산(風飛雹散)이라고 해야 맞는데 “풍지박산” 이라고 하고, 혈혈단신(孑孑單身)이 맞는데 “홀홀단신”으로, 야반도주(夜半逃走)를 “야밤도주”로, 성대모사(聲帶模寫)를 “성대묘사”로, 삼수갑산(三水甲山)을 “산수갑산(山水甲山)으로, 연계백숙(軟鷄白熟)을 영계백숙으로 발음이 비슷하여 잘못사용하고 있다. 흔히 장수하시는 노인을 보고 “백수(白壽)하세요.”라고 하는데 백수(白壽)는 99세를 뜻하는데 100세로 잘못 말하고 있다. 여기서 '백(白)'은 '일백 백(百)'에서 '한 일(一)'을 뺀 것으로, 100-1=99가 되기 때문에 백수(白壽)는 100세에서 한 살이 모자라는 99세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 건망증이 심해지는데 찾는 물건을 손에 쥐고 엉뚱한 곳에서 찾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위로 하는 말로 “업은 아기 3년 찾는다.”고 한다. 아무리 건망증이 심해도 등에 업은 아기를 3년 동안을 찾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밤에는 잠을 자야 하는데 3년을 찾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알고 보니 이는 잘못 듣고 구전(口傳)으로 전해진 속담이다. “업은 아기 삼면(三面)찾는다.”가 맞다. 아기를 등에 업고 앞면과 양쪽 옆면 즉 삼면(三面)만 찾고 정작 아기가 있는 뒷면은 찾지 않는다는 데서 지어진 속담이라는 것을 모르고 발음이 비슷하니까 삼면(三面)을 삼년(三年)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한자 속에는 글자를 만들 당시의 역사나 생활풍습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집 가(家)자에 왜? 돼지 시(豕)자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뱀이 집에 들어와서 사람을 해치기 때문에 당시의 집은 원두막처럼 2층에 사람이 살고 바닥에는 뱀의 천적(天敵)인 돼지를 키웠다고 한다. 당시의 집은 사람이 안전하게 살게 해주는 돼지 시(豕)자를 집 면(宀)안에 써서 집 가(家)자를 만들어 쓴 것이 오늘날 까지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의 언어생활은 국민의 문화수준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잘못된 언어 정책으로 국민의 사고가 깊이가 없다. 언어생활이 엉망으로 되어가도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리글자인 한글이 우수하다고 생활속의 깊은 뜻이 담겨져 있는 조상대대로 사용해온 뜻글자인 한자를 어려서 부터 가르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문화선진국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사용하면 독해력도 향상될 것이고 깊이 생각하는 언어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음정권에서 어문정책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漢字속에 숨은 이야기 (22) 어느 교통경찰관이 교통법규를 어긴 차량의 운전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했다. 한문(漢文)세대가 아닌 경찰관이 성명에 있는 ‘卨’자를 읽을 수 없어서 동료경찰관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었다고 한다. 전화상으로 글자를 말하려니 “한자를 잘 모르겠는데 탱크처럼 생긴 한자가 무슨 글자냐?.” 고 물어 한바탕 웃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고 보니 한자는 상형자가 많은데 마치 탱크처럼 생겼다. 중국(中國)의 고대(古代) 왕조(王朝) 은(殷)나라 시조(始祖)의 이름이 설(卨)이었는데 우(禹)의 치수(治水)를 도와 공을 세웠으며 후(後)에 상(商)에 봉(封)해져 자(子)라고 하는 성(姓)을 받았다고 한다. 사람이름 설(卨)자는 상형문자로 어떤 짐승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예전에는 스승과 부모의 은혜를 똑같이 여겼다. 그런데 물질문명과 빠른 변화가 학생이 스승을 폭행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세상을 만들었다. ‘그림자도 밟지 마라'고 가르치며 스승을 섬겼던 선조들의 교육방법에 인성교육이 들어있다. 조선 최고의 풍속화가 김홍도의 그림 ‘서당’에 회초리와 울고 있는 아이가 등장한다. 그 당시의 회초리는 지식을 깨우치고 인간의 법도를 가르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엄한 교육이 인성(人性)을 바르게 했다. 옛날 과거에 급제한 선비들이 고향에 돌아오면 회초리를 만들던 물푸레나무에 큰 절을 했다. 회초리로 나태와 나약함을 일깨워준 사람들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챙기는 것을 배웠다. 요즘 느림을 추구하는 슬로시티가 대세다. 내륙의 바다 대청호의 풍경과 마주하면 한가롭고 여유롭게 여가를 즐길 수 있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면 마음이 넉넉해져 인성교육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오성과 한음에서 보듯 서당과 서원의 교육은 엄했지만 인간미가 물씬 풍겼다. 대청호 주변에 지역의 인재들을 키운 예전의 교육기관들이 많다. 그중 금강의 물가에서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이지당, 독락정, 한천정사를 찾아간다. 4번 국도 옥천로에서 이백6길로 접어들어 환경시설관리공사를 지나면 옥천군 군북면 이백리의 소옥천 물가에 이지당(충북유형문화재 제42호)이 있다. 나무계단 숲길의 이지당(二止堂) 글씨가 선명한 바위에서 바라보면 누각의 일부가 보인다. 이지당은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로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청주읍성을 수복하고 금산전투에서 700의병과 장렬히 순국한 중봉 조헌이 제자들을 가르쳤고, 후에 우암 송시열이 이 고장의 영재들을 교육하여 인재를 많이 배출한 서당이다. 처음에는 각신서당이었는데 우암 송시열이 ‘산이 높으면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고, 큰 행실은 그칠 수 없다’는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의 끝 글자 ‘지(止)’자를 따서 이지당이라 이름을 고치고 현판을 써서 걸었다. 지금의 건물은 1901년에 다시 건축한 팔작지붕 목조 집으로 6칸의 강당과 누각이 있고 높은 단 위에 누마루를 두고 주변에 난간을 둘렀다. 누각에 오르면 뒤편의 산과 하나 되는 기와지붕, 마당 끝에서 물길로 몸통을 눕힌 고목이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소옥천의 물길이 만든 추소리의 부소담악은 이곳에 머물던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이지당에서 37번 국도와 575번 지방도를 승용차로 30여분 달리면 안남면 연주리의 독락정(충북문화재자료 제23호)에 도착한다. 독락정은 절충장군중추부사를 지낸 주몽득이 1607년에 세운 팔작지붕 목조기와집으로 처음에는 정자로 지었지만 후에 유생들이 학문을 닦고 연구하는 서원 구실을 하였다. 정자에 1668년 당시 군수였던 심후의 ‘독락정(獨樂亭)’ 현판이 걸려 있고, 뒤쪽의 둔주봉은 바위산이 병풍처럼 솟아 있으며, 앞쪽의 물줄기와 산줄기가 용이 춤을 추며 승천하는 형상이라 선비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독락정 앞 냇가에서 물길 건너편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뒤편의 둔주봉에 오르면 강원도 영월의 선암마을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과 동서가 바뀐 지형이 조망된다. 경상도와 강원도가 왼쪽, 전라도와 충청도가 오른쪽에 위치한 반전에서 스릴이 느껴진다. 경부고속도로 황간IC에서 4㎞거리인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의 초강천 물가로 가면 한천정사(寒泉精舍)가 우뚝 솟아 있는 월류봉을 바라보고 있다. 한천정사(충북문화재자료 제28호)는 우암 송시열이 은거생활을 하며 학문연구에 힘썼고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했던 곳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양쪽 끝에 온돌방을 두고, 전면에는 툇마루를 놓았으며, 자연석 주춧돌 위에 네모기둥을 세웠다. 서원철폐령으로 우암을 배향하는 한천서원이 철거된 후 후학들이 새로 건립하였다. 한천정사 앞에 1875년 후손과 유림들이 건립한 송우암 유허비(충청북도기념물 제46호)가 목조 비각 안에 서있다. 유허비는 우암이 서재를 짓고 강학하던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받침돌 위에 비를 세우고 머릿돌을 올린 모습으로 비의 앞면에 ‘우암송선생유허비’라 새겨 놓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다. 달님도 쉬어간다는 월류봉 일대의 절묘한 산수가 양산팔경과 함께 영동을 대표하는 한천팔경이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공부했던 학동들과 자연 친화적 삶을 누리며 오순도순 정을 나눴던 옛 사람들이 그립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에 교사가 상위권에 속한다. 전통적으로 교사가 수행하는 역할은 국가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등 매력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일반 기업이 고용 불안으로 흔들리면서, 안정적인 교직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교사가 되는 길은 쉽지가 않다. 교원자격증을 가진 수험생은 엄청나게 쏟아지고, 신규채용은 대폭 감소해 교사되기 어렵다. 말 그대로 고시가 되었다. 여기다가 내년부터는 한국사 능력 검정 인증(3급) 시험을 임용시험 응시 자격에 적용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초등 임용시험에서는 교육학 과목이 아예 빠지고 중등 교육학 시험은 논술로 변경된다. 또 단계적으로 인·적성 요소 평가는 확대될 전망이어서 임용준비생들의 혼란과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소식도 가슴이 아프다. 보도에 의하면 이 지역에서 지난달 10일 1차 중등 임용고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2교시 120분 동안 응시자들이 생리현상을 이유로 퇴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변용 기저귀와 휴대용 소변기, 구토용기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육청은 시험 전에 방송으로 응시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생리현상이 예상되는 사람은 기저귀를 받아가도록 했다. 또 휴대용 소변기를 준비해 생리현상을 느낀 응시자가 복도에서 가림막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소변을 보도록 조치했다. 응시자들이 구토를 호소할 경우에는 화장실에 못가고 그 자리에서 구토를 하도록 봉투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야말로 황당한 일이다. 아이들을 지도해야할 미래의 교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배려하지 않았다. 일부 응시자들은 해당 방송을 듣고 수치심까지 느꼈던 것처럼, 이는 명백히 인권을 무시한 처사다. 중등 임용고사 평균 경쟁률은 20대 1이 넘는다. 기본적으로 3년 이상 시험 준비하고 7년에서 10년까지 응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특정 과목의 교사는 일부 지역에서만 선발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은 해당 지역으로 원정 시험을 본다. 당연히 긴장도 많이 한다. 그렇다면 생리 현상은 보통 때와 다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화장실 이용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국가 자격증 시험 등은 화장실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임용고사만 막고 있다. 오는 15일 중등임용고사 2차 시험이 예정돼 있는데, 이때도 1, 2교시가 각각 120분이다. 문항을 나누어 시간을 쪼개든지, 아니면 화장실을 빠르게 다녀올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해야 한다. 중등 임용시험은 국가고사이면서, 우리 후학들을 기르는 선생님을 뽑는 시험이다. 공정성은 물론 합리적인 절차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작년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중등임용고시 시험에서 감독관의 감독 부실문제가 일어나 SNS를 통해서 확산되었다. 작년 전남교육청에서는 발표한 중등학교 특수 임용고시 최종 합격자 명단에는 2차 합격자 명단에 없던 수험번호가 기재돼 의문을 자아냈다. 초등 임용고사에서는 문제가 유출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해당 문제를 모두 정답으로 인정한 사건도 있다. 모두 있을 수 없는 실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부터 국공립 교사를 선발하는 시험 출제와 채점을 못하겠다고 나섰다. 평가원은 교사 임용시험은 고유 업무가 아니라 시도 교육청과 계약해 위탁 처리해온 업무라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또 수능 출제 시기와도 겹쳐 업무를 맡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가원은 4가지 주요 기능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을 비롯해 고입·고졸검정고시, 고등학교 신입생 선발고사, 초·중등교사 신규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등 각종 국가고사의 출제 및 관리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가원은 출제 및 관리를 시·도교육청에 넘기려고 하는데, 결국은 교원임용시험은 그 신뢰도와 타당성 그리고 객관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공신력이 있는 평가원에 의뢰할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나서야 한다. 평가원의 출제 및 관리 시스템 업무 강도를 점검해서 필요하다면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시·도교육청 별로 치러지는 시험 운영에 통일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시간 안배로 기저귀 운운하는 시험 방식은 과감히 손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험 방식을 바꾸는 것도 신중했으면 한다. 시대 변화에 맞는 시험 제도도 필요하지만, 확실한 시험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1만1000여 초․중등 교감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정책적 활로를 모색할 전국단위 교감회가 조직된다. 현재 16개 시․도별로 교감회가 구성은 돼 있으나 전국 조직은 없는 상태다. 한국교총과 시․도초․중등교감회 회장단은 1일 대전 봉명동 레전드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전국단위 교감회 설립과 교총-교감회 상시 연대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교감처우개선 ▲교장공모제 개선 ▲교원정원 환원 등 당면 현안 해결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전국교감회 설립을 위해 초등에서는 동영훈 대구 태현초 교감이, 중등에서는 박종대 경남 김해분성여고 교감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또 한중금 충남 면천초 교감과 장응찬 대구 구암고 교감은 부위원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교감들은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기탄 없는 비판과 개선방안을 내놓는 등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영우 대전 성천초 교감은 “자격취득 후 발령을 받고 보니 교사 시절보다 급여가 줄었다”며 “관련 수당신설 및 급여인상률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박외호 경남 대방초 교감은 “하루 100여건의 공문 처리와 학교폭력 등 교감 업무는 급증하고 있음에도 처우나 위상은 이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며 “교감실 설치와 행정실과의 결재관계 정리를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감은 학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어려움 속에서 인내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해결방안을 찾아 정책에 반영되도록 교감회와 교총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교총은 학교 행정업무 급증과 학교내에서의 위상 저하 등 교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급보조비 현실화 △상위자격 취득 시 승급 등을 올해 교과부 교섭에 포함하고 관련법 제․개정을 위해 국회 방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