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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의 대장정을 밟아가고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예정돼 있다.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2007년 10.4 남북 정상회담 때에도 통일문제, 경제협력, 비핵화 등이 논의됐지만 선언적 발표에 그치고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하지만 금년의 남북 정상회담은 이전보다 진정성이 보이고, 상호 신뢰 속에서 남북 평화통일의 새장을 열 수도 있겠다는 조심스런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 4.27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의 ‘평화,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의제처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통일의 장밋빛 희망을 갖게 한다. 물론 북한은 아직까지 국제 사회에서 핵보유국 인정을 받으려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으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로드맵과 핵 리스트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기ㆍ핵위협 없는 조선 반도”라는 육성 발표가 그나마 진일보한 태도이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이 때에 평화통일 교육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첫째, 자유민주주의에 터한 평화통일 교육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 등 가치가 존중되는 평화통일이다. 평화통일은 절대 양보하거나 거역할 수 없는 지고지순(至高至純)한 핵심 가치다. 둘째, 남북한이 신뢰와 호혜 속에서 상생의 과정을 거쳐 통일을 추구하는 평화통일 교육이 강조돼야 한다. 과거의 남북 대화와 통일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남한의 북한 흡수 통일을 우려하는 북한의 의구심과 일탈 때문이라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셋째, 북한 바로 알기 교육을 통한 평화통일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북한에 대한 균형 있는 인식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북한은 안보 위협 경계의 대상이자 평화통일 협력의 상대인 것이다. ‘안보’와 ‘평화’를 함께 강조하는 평화통일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끝으로, 기존의 교화식ㆍ설명식 평화통일 교육에서 참여식ㆍ활동식 평화통일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 미래의 통일 교육은 소위 ‘먹여주던 교육’에서 ‘찾아 먹는 교육’으로 혁신돼야 한다. 또 평화통일 교육은 사회과, 도덕과,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포함한 전 교과, 전 영역에 걸친 학생 중심 통합적 체험형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시대 남북 정상이 만나 몇 차례 회담을 했다고 해서 평화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으로 착각하는 낭만적 통일관은 금물이다. 70여 년 동안 분단되었던 남북의 평화통일은 지난(至難)한 과정이다. 따라서 진정한 평화통일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아울러 통일교육지원법에 따라 올해 9월부터 모든 공직자들이 연 1시간 이상 이수하게 된 공공부문 통일교육도 학교 평화통일 교육과 연계하여 내실 있게 운영돼야 한다. 결국 현재의 초ㆍ중ㆍ고교생들은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주역들이다. 그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자 통일 역군이라는 정체성과 감수성을 함양토록 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에게 불가근불가원의 계륵 같은 존재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으로 남북 평화통일을 함께 열어가야 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안산서초등학교 도서관에서는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을 맞이하여 중앙도서관에서 추진하는 ‘찾아가는 작가와의 만남’을 9월 7월 금요일 10시 30분에 운영하였다. 중앙도서관에서는 안산시민들의 독서문화 향상을 위해 “2018 안산의 책”을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도시 한 책 읽기 독서문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연계된 사업으로 관내 학교에 2018 안산의 책으로 선정된 작가와의 만남을 추진하였다. 그 중 “잘 꼴찌와 서 반장” 송언 작가를 본교 도서관에 초청하여 학생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3학년 해당학급은 작가와의 만남 전, ‘북크로싱’ 활동을 하여 책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다. 그리고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송언작가는 자신의 책을 읽어주고 책내용와 더불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대화로 만남을 이어나갔다. 그 밖에 다른 책에 대한 소개도 이어져 아이들이 책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 참여한 3학년 학생은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음에 또 오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이번 행사는 학생들의 높은 호응도로 마쳤으며 이를 통해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포은초등학교는 독도 사랑 정신과 나라 사랑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2018년 9월 28일(금)에 푸른솔 학습실에서 독도 골든벨 대회를 개최했다. 독도 골든벨 대회는 10월 독도의 달을 기념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독도에 관한 퀴즈를 풀며 독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사랑하는 마음을 함양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대회에 참가한 윤하은 학생은 “평소 학교에서 교과시간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에 독도에 대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골든벨에 도전했다. 모르는 문제가 있어 비록 최후의 1인으로 남아 골든벨을 울리진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더욱 더 독도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정기원 교장은 독도 골든벨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소중함을 인식하고 나라 사랑의 자긍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강가의 아침은 안개가 주인입니다. 물 알갱이들이 부서지는 햇살에 재깔거리며 이리저리 웃음을 흘리고 장난질을 합니다. 이슬을 털면서 걷는 길에는 비릿하고 무성한 밤꽃내음이 어깨에 내려앉습니다. 길섶에는 희고 노란 인동꽃이 피어 청량한 향기를 뿜어내고 노랑붓꽃이 싱그럽게 웃어줍니다. 샛강이 몸을 비틀고 있는 기강나루엔 개망초가 피었습니다. 옆으로 버려진 준설선이 붉은 옷을 입고 힘겹게 주인 잃은 나루를 지키고 있습니다. 멀리 남지철교가 물안개로 희미한 강 위로 두둥실 펼쳐져 있고 도도히 흐르는 낙동강이 보입니다. 그 강과 몸을 섞는 남강의 유려한 몸짓이 경이롭습니다. 저는 이 아름다운 강들의 섬세한 합방을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았습니다. 강은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세계로 향한 원초적 본능이 숨 쉬고 있는 현장입니다. 저는 이 곳에 서서 당신을 생각합니다. 망우당*, 당신께 강은 어떤 존재였나요?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경상우도의 백성을 지킬 수 있는 힘이었나요? 청운의 뜻을 품고 출사하여 제이(第二)로 합격하였지만 답안의 내용이 기휘(忌諱)하다 하여 파방(罷榜)을 당한 울분을 토로한 곳이었나요? 저 역시 당신을 따라 이 강가에 섰습니다. 음력 사월 스무 이튿날, 새벽을 달려 이 강가를 찾은 이유를 당신께서는 아시겠지요. 기강, 거름강, 혹은 기음강이라 부르는 이곳에 섰습니다. 임진년 사월 열사흘 날 달빛이 바닷길을 열어 손에 닿을 듯 가까운 부산포를 향해 왜선 수백 척은 대마도를 떠났을 것입니다. 굶주린 승냥이보다 더 포악하게 이 땅을 향해 달려들었고 물어뜯었습니다. 무방비로 부산포가 무너짐을 피난 온 보부상에게 들었던 날 하늘에는 보름달이 기울고 있었겠지요. 야인으로 살고자 하였던 당신의 손에 낚싯대는 미세하게 흔들렸을 것입니다. 이 땅을 침입한 왜의 무력과 분탕질로부터 이 땅의 순박하고 아름다운 백성을 지키고자 다짐하고 일어섰을 때, 밤새 앉았던 그 바위 위로 까치가 울었겠지요. 희멀건 안개로 머리를 푼 강이 다시 당신께 다가설 때 축축한 옷자락을 여미고 천지신명께 절하여 고하였을 것입니다. 태부 고개를 넘어 세간마을 앞 느티나무에 북을 걸었습니다. 이 땅의 서슬 퍼런 기상이 살아있음이 경상우도 의령 땅에서 처음으로 빛이 솟구쳤습니다. 그 빛을 따라 전라도와 경상좌도를 거쳐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나고 울부짖던 백성들의 가슴에도 뜨거운 것이 뭉클 흘렀습니다. 당신께서는 기강 갈대밭에 엎드려 비릿한 물내에 섞인 왜의 움직임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강하고 무섭고 빠르고 잔인하다는 풍문을 들려올 즈음, 순찰사 김수가 감영을 버리고 먼저 도망을 갔다는 억장 무너지는 소식도 함께 접하셨습니다. 칼을 뽑아 그를 처단하려 하였을 당신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땅을 지키는 것이기에 낙동강을 따라 오르는 왜선을 기다리며 겨우 십여 명의 장졸들과 듬실마을 뒷산에 소나무를 베었습니다. 목장(木杖)*을 강심(江心)에 박아 병참선의 진로를 막기 위한 전략이었지요. 낙동강을 따라 대구를 거쳐 안동과 문경으로 가는 수로와 남강을 타고 올라가 진주를 거쳐 전라도로 향하는 보급로를 차단하고자 하셨습니다. 숨죽인 기다림 끝에 드디어 목장에 왜선이 걸렸습니다. 왜선 두 척을 향해 돌과 불덩이를 던지는 아득하고 긴 시간의 싸움이었습니다. 두려움에 떠는 장정들을 격려하며 움직이지 못하는 배를 향해 밤이면 싸우고 낮이면 숨는 처절한 게릴라전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임진란 오월 초순, 기강에서 첫 전승 소식은 빛보다 빠르게 이 마을과 저 마을로 날아갔을 것입니다. 폭죽처럼 핀 찔레꽃이 둔지 언덕에 지천이었고 모심기가 끝난 듬실 들에는 어린모들이 꼿꼿하게 머리를 들고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겠지요. 임진년 경상우도 의령, 산음*, 초계, 삼가, 창녕에 비로소 논으로 가는 흰옷 입는 농군이 보였을 것입니다. 왜선을 향해 붉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핏빛 첫 전투를 시작하던 그 강에 중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머루빛 눈동자가 초롱하고 햇볕에 그을린 얼굴로 웃으며 당신의 흔적을 찾아 헤매는 저에게 장군님의 낚시터인 바위를 알려줍니다. 당신께서 파방 후 강호에 은둔하였던 곳이 둔지 강사로 문헌에는 기록되어 있지만 기강의 어디쯤인지 찾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의 기상을 이어받은 소년의 입에서 흘러나오니 진실의 조각은 어딘가에 반드시 숨겨져 있음을 생각합니다. 아이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기강 언덕에서 왜선을 향해 선 당신 곁에서 핏발 선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았을 것입니다. 이 땅을 지키던 그 분들의 붉은 혼은 강처럼 흘러서 우리 곁을 맴돌고 우리를 깨우치고 다시 일어서게 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당신께서 낚시로 소일하시던 강가에는 평화에 익숙한 소년들의 웃음소리가 꽃처럼 피어나고 그 옆으로 강둑이 길게 하품을 합니다. 잔잔히 부서지는 물결 위로 멀고 가까운 곳의 새들이 번갈아 노래하는 아침입니다. 먼 곳에서 무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망우당: 임진왜란 때 전국 최초로 의병을 봉기한 곽재우 장군의 호이다. 목장: 나무 말뚝 산음: 산청의 옛 이름
유대인의 영향력은 미국 내 각종 분야에서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올해 초 한 공영방송에서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었다. 필자는 그 방송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미국사람들은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로 유대인과 한국인을 꼽는다고 한다. 사교육을 받기 위해 자동차로 학생들을 데려다 주는 장소에 가면 한국의 엄마와 유대인의 엄마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엄마와 유대인 엄마들의 교육열이 뜨거운 것은 같은데, 두 엄마들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유대인 엄마들은 아이들이 정직과 성실에 기초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라지만, 우리 한국의 엄마들은 자신의 자녀가 반드시 1등만 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관이 반드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모들의 교육관이 변하지 않는 한 자신의 자녀를 1등을 만들기 위해 소비적 교육은 무한 반독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학부모들만 변해야하는 것일까? 현대 사회는 모든 분야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급변의 시대에 학교만은 아직도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곧 닥쳐올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시대로 창의력과 고등사고력을 갖춘 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현실은 어떤가?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낡은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통렬한 자기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대인들의 성공 비결이 그들의 교육에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 예로 유대인들의 수업은 열두 명씩 토론을 시키는 방식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처럼 질문과 대답을 통해 학생 스스로 해답을 찾아내는 형식이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형식인데, 원래 ‘education’의 어원도 ‘밖으로 끄집어내다’라고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수업은 어떤가? 한 학급의 학생 수가 아직도 30~40명이나 된다. 한가롭게 토론이나 하고 있을 형편이 아닌 것이다. 빨리 진도를 나가야 하고 각종 모의고사와 수능점수를 올려야 한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교육 여건만을 탓하며 이 같은 교육을 계속할 수는 없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학생들의 사고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발문을 많이 하고, 또 학생 중심 수업을 할 수 있는 단원을 찾아내어 토론식 수업을 곁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 또한 하루속히 유대인의 교육 방식을 우리 환경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재미난융합사회창의체험교육연구회’. 이름은 길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체험활동과 교과목을 접목한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모임. 지난 2002년 조직된 연구회는 ‘재미’와 ‘체험’, ‘교육’을 화두로 활동한다. 특히 직무 연수와 워크숍,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교원의 전문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형국 회장(경기 이천초 교감)은 “교원들에게 유익하면서 재미있는 활동이 없을까, 고민하다 마음 맞는 동료들과 연구회를 조직했다”면서 “다른 연구회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색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자료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특색 있는 활동은 교원 대상 토요 직무연수다.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직무연수 프로그램에 담아냈다. ‘직무 연수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모토 아래 책상에 앉아 듣기만 하는 기존 연수와 차별화를 꾀한다. 연구회 회원뿐 아니라 누구나 연수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지난 6월부터 7월 사이에 실시했다. 이 회장은 “연구회 연구위원들과 함께 연수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서 “독서토론과 역사, 협동학습 등 10개 주제로 자율 직무연수(총 30시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 주제 가운데 가장 호응이 좋은 건 ‘맛있는 교육과정 레시피’예요. 실제 교육과정 운영 사례를 통해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나가는 것이 좋은지 토의하는 연수죠. 수업 잘하는 선생님들을 강사로 섭외해 노하우를 배우기도 하고요. 덕분에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 지 이틀이면 마감될 정도로 인기예요.” 회원을 대상으로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체험 연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구역까지 답사, 연구해 교육 자료로 제작하고 있다. 제빵·제과연수, 꽃꽂이 체험, 박물관 연계 체험 등 일일 워크숍도 실시한다. 이 회장은 “교사들이 재미있어야 학생들도 재미를 느낀다”며 “앞으로도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흥미로운 활동을 발굴,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교과연구, 자기계발, 취미 등 관심사가 같은 교원들끼리 조직한 교과연구회와 교원동호회를 지원하고 있다. 재미난융합사회창의체험교육연구회도 교총 교과연구회로 선정, 활동지원금을 받는다.
박정곤 대구 달성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칼럼집 ‘누가 선생 아니랄까봐’(글과 그림)를 출간했다. 2006년부터 지역 언론사에 쓴 교육칼럼 150여 편을 묶은 책이다. 박 교육장은 서문에서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국민 모두 스스로 교육 전문가인 양 교직을, 우리 선생님들을 흔들어 대고 있다”며 “교육 현장이나 사회에서 교육을 바라보는 모습은 왜 이리도 변하지 않는지 많은 안타까움이 든다”고 밝혔다. 소설가 전상국 선생은 “박 교육장의 글에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질타, 동료 교사들에 대한 고마움과 안타까움, 학부모들에 대한 감사함과 당부, 그리고 교육에 대한 사랑과 긍정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육장은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국어교사로 시작해 대구시교육청 장학사·장학관, 대구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부장, 서재중 교장 등을 역임했다.
병역을 마치고 바로 교사로 임용이 되었을 때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임용은 오래 전에 봤고, 당장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쳐야 하는 교육과정의 내용들도 잘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전역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준비는커녕 군대에서 쓰던 짐도 정리하지 못한 채로 아이들을 맞아야 했다. 교사로서 맞이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교실에서 부딪쳐야 될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착각이었다. 교사는 교육자이기 전에 조직에 속한 공무원이었던 것이다. 군부대와 마찬가지로 학교도 일상적으로 하는 과업과 별개로 각종 구호와 선언을 앞세우는 개혁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된다. 당연히 대학에서는 업무 매뉴얼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반론적인 교육학 이론과 교과 교육과정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 세세한 데까지 신경 써서 만든 경이로운 것인지만 배우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업무에 실수가 잦은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마산초등학교는 혁신학교다. 나는 혁신학교에 대해 신문에서나 얼핏 들어봤지 자세한 것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발령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공개수업을 준비해야 했다. 지도안을 공유하는 수업 협의회에서 선배 교사들에게 열심히 배워 좋은 수업을 하겠다고 말했다가 젊은 선생님이 새로운 수업을 보여줄 생각을 해야지 기존 교육방식을 따라 해서 뭘 하겠느냐는 꾸중을 들었다. 혁신학교는 기존의 교육 방법을 따르는 것을 나쁘게 보고 실험적인 학생 중심 활동을 하는 것을 교육 혁신으로 보기 때문에 기존 선생님들로부터 배우겠다는 말이 나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그 후로 시간을 들여 남한산초등학교나 이우학교와 같은 유명 혁신학교 사례가 소개된 책을 읽으며 어떤 방향으로 교직을 수행해야 하는지 공부해야 했다. 비슷한 것으로는 창의 지성 교육이 있다. 마산초가 속한 화성시는 창의 지성 교육 도시인데 원래 교육은 창의성과 지성을 강조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던 나로서는 한동안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회의하는 내용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특정 활동들을 포괄하는 사업의 이름이고 예산 소모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연수를 통해 알았을 때는 명목과 실질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평소에 수업을 어떻게 하는지,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어떤 발달과 성숙을 이루어냈는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눈에 띌 만한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아이들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교사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란 조직의 기능과 운영에 필요한 일을 상급자의 요구에 걸맞게 처리하는 것이었다. 가끔씩 시에서 주관하는 음악 대회를 준비하고, 관리자로 인한 현장체험학습 계획 변경과 같은 행정 소요, 마감을 촉구하는 공문 처리 등으로 일상적인 수업이 뒷전에 놓일 때가 있다. 때로 교과서 중심의 학습보다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학교 행사나 잡다한 학교 일이 우선시 되는 것도 상관없다고는 하지만 수업과 교육의 본질보다 행정적 편의와 윗사람의 지시를 더 우선시하는 것에 대한 변명처럼 느껴진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 아니라 윗사람과 상부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공교육 개혁에도 공교육은 제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 그 대가마저 가장 아이들과 가까운 데서 묵묵히 시키는 대로 하는 교사들이 뒤집어쓰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지난달 19일 오전 10시 10분 경기 동탄중 1학년 교실. 네댓 명씩 조를 이룬 학생들이 각자 태블릿을 받아들고 페들렛(ko.padlet.com)에 로그인 했다. 페들랫은 가상의 담벼락에 이미지, 동영상, 문서 등을 올려서 자료를 정리하는 웹 기반 서비스. 신수정 교사는 “지각 변동에 의한 자연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 어딘지 복습해보자”며 수업을 시작했다. “지진과 화산이 자주 일어나는 곳을 조산대라고 합니다.”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들고 설명했다. 하루 이틀 해본 발표 실력이 아니었다. 지각 판의 종류와 조산대 위치 등 배운 내용을 하나하나 되새긴 후에는 ‘자연 재해 신문 만들기’ 활동을 이어갔다. 조별로 올해 일어난 자연 재해, 가장 피해가 컸던 자연 재해, 사막화지역 등의 세부 주제를 정하고 태블릿으로 자료를 검색했다. 검색한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쓰고 나선 패들렛에 업로드 했다. 정보를 모으다가 궁금한 내용은 친구들과 의논하면서 해결해나갔고 교사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수업에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 교사는 “인터넷에는 정보가 많지만, 내가 필요한 사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검색한 정보도 정확한 내용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시간이 짧아 아쉽다는 듯 탄성을 냈다. 디지털신문을 만들면서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 재해에 대해 배우는 사회 수업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이 바로 사회다.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과 이론이 많은 데다 한자어로 이뤄진 탓이다.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교사가 적지 않은 이유다. 신 교사는 지난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문으로 열고 통계와 게임으로 탐구하는 사회과 거꾸로 수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자연 재해를 배우는 단원의 특색에 맞게 태블릿으로 사례를 탐구하고 디지털신문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거꾸로 수업 모델을 변형시켜 자신만의 수업 모델을 디자인한 것이다. 기존의 거꾸로 수업은 수업 전 디딤 영상을 통해 기초 이론을 습득하고 교실에서는 학생 활동 중심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신 교사의 거꾸로 수업은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질문을 먼저 던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탐구 학습, 통계 자료 분석, 게임 시뮬레이션, 사례 탐구 등의 활동으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지식과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신 교사는 “도출된 결과가 교과서 내용과 다를지라도 이를 비교하면서 이론과 실제를 모두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영상 자료는 모든 활동이 끝난 후 수업 내용을 정리하는 목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신 교사는 2016년부터 교내 자유학기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학생 활동·배움 중심 수업을 꾸려갔다. 자유학기제는 지필 평가로 성적을 산출하지 않기 때문에 수업 방법을 개선하는 데 유리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중학교 사회 교과에서 다뤄야 하는 지식과 내용은 여전히 방대했고, 활동 중심으로 수업하다 보면 교과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거꾸로 수업. 하지만 거꾸로 수업 방식도 학생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음 수업에서 배울 내용에 대해 디딤 영상을 미리 보고 오라고 이야기해도 내용 자체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보지 않을 게 뻔했어요. 디딤 영상을 안 봤다고 해서 수행평가 점수를 깎거나 다그치는 건 배움 중심 수업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결국 수업 내용 자체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게 관건이었어요. 거꾸로 수업을 다시 한 번 뒤집자, 마음먹었어요.” ‘질문으로 열고 통계와 게임으로 탐구하는 사회과 거꾸로 수업’은 인문지리학을 토대로 한 인구 변화와 인구 문제, 도시 발달과 도시 문제 단원에 적용됐다. 수업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가령 기후가 인간 거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배운다면, ‘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상에서 온대 기후 지역이 사라졌다. 열대 기후, 한대 기후, 건조 기후 지역만 남았다. 당신은 어디에 거주하겠는가?’라고 묻는 식이다. 신 교사는 “이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각 기후의 특징을 비교해 순위를 매기고 각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화와 기술이 발전했는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인간이 거주하기에 유리한 기후는 어떤 것인가?’라는 단편적인 질문보다는 창의적이고 확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변형한 질문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질문으로 수업을 열고나선 통계와 게임을 활용한 탐구 활동에 들어간다. ‘○○시의 인구는 어디에 집중돼 있는가?’를 탐구할 때는 각종 통계 자료를 나눠줬다. 학생들은 지역별 인구밀도 통계와 기후 분포도, 지형도, 도로 교통도 등을 관찰하면서 떠오르는 가설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검증한다. 교사는 그저 질문을 제시하고 활동 팁만 제공했다. “학생들은 자료를 분석하고 자신의 경험과 알고 있는 지식을 이야기하면서 깊이 있는 학습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대화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기도 했고요. 자발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탐구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셈이지요.” 지대(땅값)에 따른 도시 기능의 입지를 배울 땐 직접 만든 시뮬레이션 게임을 활용했다. 가상 도시의 지도에는 도로와의 접근성에 따라 임대료가 다르게 책정된 땅을 표시했다. 학생들은 임대료와 접근성을 고려해 아파트, 회사, 마트, 공장 등을 어디에 둘지 정하고 이유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도시 내부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인 집심 현상과 이심 현상 등을 쉽게 익힐 수 있다. 보통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지대가 비싼 도심 지역에는 상업·업무 기능을 가진 중심업무지구를, 지대가 낮은 도시 외곽에는 주택·공업 지역을 두지만 종종 학생들의 가치관에 따라 교과서 이론에는 등장하지 않는 도시 모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신 교사는 “교과서 이론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을 반영한 도시의 모습을 살피면서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사의 수업은 학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1학년 양호영 군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교과서 내용을 익힐 수 있어서 좋다”면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가르쳐주는 것보다 직접 찾아가는 재미가 크다”고 귀띔했다. 1학년 황예인 양도 “디지털신문 만들기 활동으로 수행평가를 하니까 부담이 없고 배운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교육 효과가 좋은 수업 방법이지만,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탄탄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업 진도와 활동, 수행평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계획하는 게 중요하다. 학습 결손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수행평가로 지필고사를 대신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이해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 교사의 경우 수업을 시작하기 전 질문과 노트에 활동지를 정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동료 교사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자유학기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함께 고민을 나누고 해결해나가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수업 운영이 수월해진다. “사회과 거꾸로 수업을 하면서 똑바로 앉아라, 집중해서 들어라, 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대신 아이들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대단해’ ‘발표할 때 목소리가 전보다 훨씬 커졌구나!’ ‘게임 규칙을 모르는 친구를 도와주다니 훌륭해’ 라는 칭찬을 하게 됐죠. 덕분에 학생들은 선생님이 자신들을 존중한다고 여기고 무척 기뻐했고요. 무엇보다 학생들의 이런 변화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 큰 만족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최대 교육자대회인 제34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 Convention, ASEAN Council of Teachers+1)가 지난달 1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막을 내렸다. ‘교사 통합을 통한 교육의 수월성 강화(Strengthening the Hallmarks of Excellence in Education through ASEAN +1 Integration of Teachers)’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각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대회 마지막 날, 각국 대표단은 교사 통합을 통한 교육의 수월성 강화를 위해 각 정부에 교육 환경 조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국교총은 초·중등·대학 교원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을 파견했다. 올해 대회는 태극기가 포함된 한-아세안교육자대회의 새 공식 로고를 사용해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교총을 명실상부한 공식 참가단체로 공표한 첫 대회이기 때문이다. 교총은 “한-아세안교육자대회의 정식 회원 자격을 얻은 것은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걸 증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교총은 대회 기간 동안 한국을 대표해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레오노르 마그톨리스 브리오네스 필리핀 교육부장관, 한동만 주필리핀 한국대사와의 간담, 현지 초등학교 방문, 국가보고서 발표(이윤영 인천신광초 교사) 등을 통해 국제교육 협력 활동을 펼치는 한편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렸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레오노르 마그톨리스 브리오네스 장관과의 간담 자리에서 “한국도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다문화 사회에 걸 맞는 다양한 교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필리핀의 사례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레오노르 마그톨리스 브리오네스 장관은 “필리핀은 비록 스페인, 미국의 식민 지배를 겪은 아픈 역사가 있지만, 이를 통해 다문화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높였다”면서 “필리핀의 다문화 관련 정책을 참고해도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동만 대사는 한-아세안교육자대회에 교총이 공식 회원단체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국위선양에 큰 역할을 했다”며 “이것이 진정한 민간 외교”라고 하윤수 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한류 영향으로 필리핀 내 대학에 한국어학과 설립에 대한 요청이 늘고 있다”면서 “한국 교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만큼 한국교총과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표단은 대회 둘째 날 마련된 ‘우정과 문화의 밤’에서 한국 전통 음악과 춤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임운영 경일관광영영고 교사는 향피리로 아리랑을 연주했다. 하윤수 회장과 진만성 서울양목초 교장, 류세기 경북 경안고 교장, 백정한 경기 우만초 교장 등은 진도아리랑에 맞춰 소고춤을 선보였다. 박승란 인천신광초 교장과 이윤영 교사는 공 던지기 놀이와 춤이 어우러진 전통 궁중오락 포구락을 소개했다. 교총은 “이번 한-아세안교육자대회는 교총의 활동 반경을 국제무대로 넓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출범 40주년을 맞는 내년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한-아세안교육자대회는 브루나이 다루살람에서 열릴 예정이다.
“학생 발달·교육 여건 무시” “논의에 초등교사 참여해야”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한국교총이 지난달 3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추진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3시 하교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최대교원단체인 교총의 요구로 교사노조, 전교조에 이어 사실상 주요 교원단체는 모두 ‘3시 하교’ 정책을 반대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됐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초등학교 저학년 하교 시간 연장은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학생의 발달 단계와 교육현장의 여건과도 많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총은 “저출산은 소득 수준, 생활·주거 환경, 자녀관과 결혼관 등 다양한 요인이 있어 돌봄을 확대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학교에서 아이들을 오래 돌봐주면 출산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나 단순한 접근”이라고 했다. 위원회가 학생과 교육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교총은 “가장 큰 문제는 학생과 교육에 대한 이해가 결여됐다는 것”이라며 “초등 저학년은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한 시기로, 학교보다 부모의 돌봄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돌봄 여건이나 부모의 선호 등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학교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을 배려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학생을 배려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제반 여건이나 문제점에 대한 대비 부족도 지적했다.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확충 등 충분한 인프라 없이 시간만 늘리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교총은 “책걸상이 가득한 교실 등 학교 공간은 저학년 학생들이 안전하게 놀이와 휴식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이런 현실에서 초등 저학년 하교 시간 연장은 어른의 편의를 위해 학생을 학교에 붙잡아두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학생이 쾌적한 환경에서 좋은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 접근”이라며 교육재정의 효율성 문제도 언급했다. 교사의 부담으로 인한 교육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교총은 “학생의 안전사고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교사가 책임져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또 “하교시간 연장으로 다음날 교육을 위한 연구와 수업 준비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주요한 문제들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교육자와 현장에 책임을 전가하고 학생들에게 정서적·신체적 부담을 지우는 것은 바람직한 접근이 아니며, 저출산 해소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총은 또한 “위원회는 교육환경과 정책이 다른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기에 앞서 우리 교육현장부터 먼저 제대로 들여다보고 목소리를 경청하고 논의와 결정 과정에서도 초등교사 등을 반드시 참여시켜 현장성과 신뢰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정책 추진이 사실상 철회됐다. 처음부터 권한도 법적 근거도 없었던 경기도교육청은 국회 법 개정 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정책 추진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미래교육 교원리더십 아카데미’라는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 2일 시행계획 공고를 내고, 교사 35명 내외, 교감 35명 내외 최종 대상자를 11월 23일까지 선발해 내년 3월부터 1년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인사정책 설명회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는 등 성토장 분위기였다. 우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더십 아카데미 출신자에 대해 특혜를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내부형 자격증미소지자 대상 교장공모제 시행 시 인력풀로 활용될 가능성 등 여러 방식의 특혜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것이다. 선발과정도 문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심사과정에 대해 교육청을 믿어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최근 서울지역 두개 학교 무자격교장공모제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고, 명확한 해명 없이 ‘교장공모제 추천대상자 없음’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외부적 요인이나 정치적 고려 등을 과연 정직하게, 또 공정하게 피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선발인원과 예산 대비 정책적 효과도 의문이다. 10만이 넘는 경기 초·중·고 교원 중 70여명을 뽑아 1년간 출장, 연수파견 형식으로 리더십을 교육한 후 반드시 교장으로 뽑지는 않겠지만 리더십만은 확산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현행 승진제도가 문제라면 개선하면 되는 문제인데,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다수의 보직교사·교감들을 외면하고, 특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이유가 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보직교사 우대 방안, 교감자격 연수 시 리더십 연수 강화 방안 등을 연구해 시행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계획이 철회됐다.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는 지난해 도교육청이 교육경력 20년 이상의 교사에 400시간 연수인 아카데미 과정을 이수하면 공모교장 지원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이 골자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교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여는 등 새로운 인사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일선의 거센 반발은 당연한 결과 이로 인해 당시 학교 현장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일선 학교 현장의 교장, 교감은 물론 다양한 경력을 가진 승진 직전의 부장교사들을 중심으로 현행 승진 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아주 편향된 나쁜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강력한 서명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도교육청은 얼마 전 공모교장 자격을 부여하는 안을 배제한 ‘2019년 미래교육 교원 리더십 아카데미’라는 새로운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공모교장 자격 부여 대신 교육경력 20년 이상의 교사와 교감의 리더십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이 아카데미의 운영 시수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부터 교사와 교감 35명씩 선발해 시범운영에 나서겠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기존 계획의 변질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학교장에게는 학교경영을 위한 특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공립학교 교원은 국가공무원으로서 경력직 공무원에 속한다. 이중에서 교원은 법관, 검사, 경찰, 군인 등과 같이 특정직 공무원에 속한다. 학교장을 일정한 연수과정을 거친 뒤에 임용하겠다는 발상은 위의 특정직 공무원들에게 일정한 연수를 시켜서 법원장, 검사장, 경찰서장, 사단장 자리에 앉히겠다는 발상과 다르지 않다. 학교 현장에 있는 많은 교원들이 이런 납득할 수 없는 발상에 반발하였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는 학교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특수성을 갖고 있는 현장 교원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배려해 주어야 교단이 안정될 수 있다. 앞으로 학교나 교원 관련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학교 현장 밀착형 정서에 근거하여 올바르게 착근될 수 있는 정책들이 시행되어야 한다. 학교장에게는 수십 년의 교사 및 부장교사 경력과 다년간의 교감 경력이 필요하다. 현행 인사제도는 수십 년간 축적되고 보완 개정되어온 객관성과 투명성을 가진 가장 합리적인 제도다. 이런 필요조건의 경력들이 밑받침되기에 학교장에 대한 정서적·전문적인 권위가 확보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학교에서 학교장 역할을 수행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은 학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듯이 학교경영의 수준은 학교장의 질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학교에서 학교장만큼 학교와 교육 발전을 위해 고심하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현장 특수성 감안한 정책 나와야 교육당국은 더 이상 학교장들의 권위와 위상을 흔들고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작금에 학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불미스런 일들은 학교의 자율적 학교경영과 책임경영 체제가 확립되지 못한 데서 온 결과들이다. 다만, 학교장에게 잘못이 있을 경우 엄중하게 그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
학생들이 신체적 및 정신적인 손상 없이 건강한 교육활동을 하도록 돕는 것은 학교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나 학교안전사고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학생 수는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사고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교육방식 및 제도 정비 시급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국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분야 안전종합대책을 세우고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을 개정했다. 학교안전사고 예방체제 구축, 체험중심의 안전교육 강화, 학교 구성원의 예방능력 강화, 안전한 교육활동 여건 조성, 안전한 학교풍토 조성을 주요 과제로 하는 2016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기본계획은 학교 현장에서 안전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과정에도 영향을 미쳐 과학, 기술·가정·체육 등 관련 교과에서 실생활 맥락의 실천 중심 안전교육이 가능한 내용이 구성됐고, 저학년부터의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위한 교과서(안전한 생활)와 교수·학습 자료(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 및 콘텐츠가 개발 보급됐다. 그리고 학교안전 7대 영역이 확정되고 학년별 학생 안전교육의 시간(51시간) 및 교사의 안전교육 연수 이수(3년마다 15시간)가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그러나 학교 현장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 첫 번째, 안전교육 방식의 변화다. 안전교육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효과가 실천 및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체험을 통한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연간 51차시의 안전교육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진행해야 하는 자체가 교사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에 지진대피훈련, 소방훈련 등의 재난안전 영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교재와 동영상을 중심으로 법정이수시간에 얽매여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교사의 부담을 줄이면서 효과적인 안전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두 번째, 법적 제도의 정비이다. 학교안전교육은 아동복지법, 학교보건법, 그리고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을 통해 법적 의무가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각 법령에는 중복되는 내용들과 일관되지 않은 내용들이 산재해있어 학교현장에서 혼란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안전교육 시수 및 횟수를 일원화하기 위한 법률의 정비가 요구되고, 이를 학교현장에 명확히 안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습위주의 교원연수 필요 세 번째, 교원 연수의 강화다. 2016년부터 교직원들은 3년마다 15시간의 안전교육 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원격연수를 통한 강의식 교육을 받고,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체험식 안전교육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교사의 안전교육 연수는 학교안전교육의 주체로서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기에 ‘난이도, 중요도, 빈도’를 반영한 체험과 실습위주의 세분화된 과정이 절실하다. 현재 2차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기본계획(2019~2021)이 수립 중에 있다. 1차 계획에서 뿌리를 내렸다면 2차 기본계획은 내실 있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의 현실적인 목소리들을 담아 더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드는 데 일조해주기를 바란다.
아니나다를까 2018 추석(9월 24일) 명절에도 TV 특집드라마는 귀했다. 지상파 특선영화들만 거의 30편에 달했던 것과 아주 대조적인 현상이 이번 추석에도 또다시 되풀이된 것이다. 먼저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기 위해 한교닷컴에 이미 발표하고 책에도 수록한 ‘보기 힘들었던 설 특집드라마’(장세진, TV 꼼짝마, 신아출판사, 2017)부터 살짝 들춰보자. 지난 추석(2015년-인용자 주)에 이어 2016 설 명절에도 특집 드라마는 귀했다. 그 이유는 새삼 시시콜콜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지난 추석에 무심했던 MBC가 특집드라마를 내보낸 점이라 할까. KBS는 지난 해 방송했던 ‘드라마 스페셜’ 3편을 앙코르(다른 말로 하면 재탕이다.) 방송했을 뿐이다. SBS는 이례적으로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 명절에도 특집드라마를 방송했다. 언뜻 보면 영리적 측면을 더 따져야 할 상업방송 SBS가 KBS와 MBC 두 공영방송 보란 듯이 ‘돈 안 되는’ 단막 드라마를 명절 특집으로 연속 편성하고 있다. 일견 기이한 일이지만, 환영한다. 다만, 좀 고약한 시간대에 편성된 건 아쉬운 점이다. SBS ‘영주’는 설 전날인 2월 7일 오전 9시 30분, 재방송이 9일 0시 35분이었다. 이른 아침과 자정 이후 심야 시간대다. ‘영주’의 경우 공교롭게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속보로 인해 시작 10분 만에 중단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09시 40분 시작한 속보가 종료된 것은 12시 50분이다. 과연 2시간 10분이나 기다렸다가 ‘영주’를 착실히 본 시청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MBC ‘퐁당퐁당 러브’는 맙소사, 설날 낮 12시 5분에 방송을 시작했다. 성묘라든가 세배 다니기를 비롯, 점심식사 시간대여서 도대체 보라는 것인지 말라는 건지 좀 아리송한 편성이라 할만하다. 2월 5일부터 3일 연속 기존 드라마를 재탕한 KBS의 시간대도 만만치 않다. 모두 자정을 넘긴, 이를테면 익일 새벽 프로가 된 셈이다. 애써 제작하거나 방송한 드라마들을 그런 시간대에 편성하여 스스로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려 한 것인지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2018 추석 명절 특집드라마가 KBS 2TV의 ‘옥란면옥’ 달랑 1편뿐임을 감안하면 그런 편성에 대한 불만도 호사였지 싶다. KBS는 연휴 마지막날 밤 10시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을 결방한 채 ‘옥란면옥’을 2시간 넘게 방송했다. ‘옥란면옥’은 한 마디로 추석 명절의 의미를 100% 새기게 한 특집다운 드라마다. 우선 판문점 선언에 이어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 현실에 안성맞춤인 시의성이 돋보인다. 평양냉면집을 하는 달재(신구)의 이산 애인(옥란) 그리워하기, 그런 아버지를 타박하는 아들 봉길(김강우), 그리고 탈북민 영란(이설)이 한가족이 되면서 분명한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어서다. 여기서 ‘재미있게’는 드라마 전반에 깔린 코믹모드를 뜻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코미디는 아프고, 시리고, 눈물나는 민족 분단의 진지한 이야기에 재를 뿌릴 수 있다. 가령 영란이 감금된 모텔로 봉길 일행이 쳐들어가는데 복장이며 배경음악 등으로 웃기는 장면이 그렇다. 전개상 절실해보이지 않는 키스장면에서 벌어지는 의치 소동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의성과 가족의 소중함을 넘어 남북화합이라는 뚜렷한 메시지와 다르게 성긴 구성의 허술한 전개는 좀 아쉽다. 예컨대 봉길은 쓰러진 아버지 병실로 달려와 한숨 돌렸으면 만나기로 한 영란부터 찾아야 맞지 않나? 집에 와 그녀의 가방 속 지갑을 열어보고, 교회로 가서 영란이 탈북민이란 이야기 등 과거를 알게되는 장면은 그 다음 펼쳐져야 했다. 아쉬움은 또 있다. 아버지에게 반말 찍찍 해대는 봉길이긴 하지만, 달재가그냥 뒷방 늙은이 캐릭터 아닌가 해서다. 수진(한소희)의 가게 촬영 제의에 토를 달지 않은 것이 그렇다. 설마 아버지는 수진이 자신의 병 수발을 싫어해 아들을 떠나간 줄도 모른 것인가. 아버지가 건넌방에 엄존하는데, 봉길 방에서 커튼을 친 채 영란이 함께 자는 것도 그렇게 보인다. 뭔가에 쫓기는 듯한 조급함도 보인다. 가령 아무런 해소 절차 없이 무마된 영란의 인터넷에 뜬 추문이 그렇다. 또 배경이 시골인 점을 감안할 때 자전거 타고 다리까지 건너야 하는 등 교회가 너무 멀리 있는 듯하다. 봉길이 모는 자전거 뒤에 탄 채 콧노래 부르는 영란의 행복한 장면을 위한 의도인지 몰라도 좀 낯설게 느껴져서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욕, 말하는 동시에 가장 먼저 듣고 쓰는 동시에 가장 먼저 보며, 스스로 자신의 뇌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보의 발견’의 자료에 따르면, 욕을 하는 이유로 습관적으로(25,7%), 남들도 하니까(18.2%),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17%),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봐(8.2%),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4.6%)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초4~고3) 학생들의 ‘학교폭력 경험 및 인식’에서 피해유형별로 학생 천 명당 피해응답 건수는 언어폭력(8.7건), 집단따돌림(4.3건), 스토킹(3.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별 비율은 언어폭력(34.7%),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등의 순이며, 학교급별 공통으로 언어폭력, 집단따돌림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높은 피해유형으로 파악되었으며, 언어폭력이 학교폭력과 연계되어 발생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욕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총 12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잘 듣고 기억나는 단어를 말하게 했는데, 제시되는 단어에는 긍정단어, 부정단어, 금기어(욕), 중립단어로 주어졌다.(자유, 청춘, 이기다, 퇴화하다, 잔인함, 우울, *같다, *발, 지*하다, 항만, 주변, 걸다) 총 12개의 단어 중 어떤 단어를 기억하는지 질문을 던졌는데,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이 “단어를 잘 기억하려고 하다가 욕이 나오는 순간 앞 단어가 잊혔다”라고 답했다. ‘욕’은 다른 단어들보다 4배나 강하게 기억되며, 분노, 공포 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뇌’를 강하게 자극하며 ‘이성의 뇌’의 활동을 막는다. 화를 내고 욕을 할 때 만들어지는 갈색의 침전물을 모아 쥐에게 주사했더니 쥐가 죽었다고 한다. 이처럼, 욕은 인간의 뇌를 자극하고,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고 일선 학교에서 욕하는 학생들을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잘못하면 학교폭력으로 연결되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 모두의 언어순화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부모와 교사의 언어를 듣고, 쓰고, 보고, 느끼면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교사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학생들의 욕설을 해소할 수 있다. 언어폭력을 예방하는 스마트한 지도방법도 필요하다. 시대가 변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욕설을 사용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문자나 통화내용이 언어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 부모의 가정교육(밥상머리교육)이 학생의 건전한 언어사용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부모가 욕을 사용하면 자녀도 욕을 사용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녀의 올바른 언어습관을 위해 부모는 순화된 말과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 체험위주의 언어순화 운동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학생이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선플달기운동본부에서 실시한 언어순화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이상이 본인의 언어순화와 학교폭력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지랄 총량의 법칙’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사람에게는 타고난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사춘기에 다 떨고 가는 사람, 뒤늦게 떨고 가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죽기 전까지 반드시 남은 양을 다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부모들은 애써 태연해하고 위안을 찾는다고 한다. 허나, 바람직하지 못한 언어사용은 결국 모든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매년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한글날이다. 학교폭력의 시발점은 올바르지 못한 언어사용에서 비롯된다. 언어폭력을 해소하는 언어순화교육은 학교현장에서 정착되고 촉진되어야할 인성교육이며, 지속적인 한글사랑 교육이다.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상호)는 9월 20일(목) 2~3교시에 6학년을 대상으로 학부모 재능기부 활동, ‘부모님과 만드는 행복 레시피, 파인애플 청 이야기’를 운영했다. 이번 재능기부 활동은 2018학년도 학부모 학교참여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이번까지 학년별로 1회, 총 6회에 걸쳐 실시하고 있는 학부모님의 재능기부 활동이다. 학생들은 학부모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깨끗하게 손을 씻고 파인애플 꼭지와 밑동을 적당히 잘라내고 사 등분 한 뒤 가운데 심지를 제거하였다. 그리고, 먹기 좋은 크기로 적당하게 잘랐다. 소독한 유리병에 파인애플 조각을 적당히 담고 1차로 설탕을 덮어주고, 2차로 다시 파인애플을 담고 설탕을 덮어주어 완성했다. 파인애플 청을 완성한 후 학생들은 친구들과 학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친구들아! 우리 서로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자. 그리고, 부모님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06:30 게스트하우스에서 저절로 눈이 떠진다. 동쪽 창문을 여니 녹차밭이 보인다. 아침 샤워를 하고 집 주위를 둘러보니 무화과가 한창이다. 무화과 열매는 보관이 힘들어 바로 먹어야 한다고 한다. 앞마당 무화과 나무는 가꾸지 않았는데도 열매가 무성하다. 익은 열매 하나를 맛보니 당도가 높다. 주위 밭을 보니 고추가 붉게 익어간다. 밭사이에서 일할 수 있게 바퀴달린 이동식 작업대가 있다. 식사 전 가까이 있는 강진다원을 찾아가니 그 규모가 놀랍다. 회사 소유의 ‘설록다원 강진’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33.3ha(10만 평) 규모인데 보성 녹차밭보다 이름이 덜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녹차의 새순 연두색이 싱그럽다. 하얀 꽃잎에 노란수술의 녹차꽃을 처음 보았다. 녹차밭 곳곳에 세워진 전봇대에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다. 저 용도는 무엇일까? 바람이 많아 발전기 인 줄 착각했다. 알고 보니 방상(防霜) 팬. 지상의 찬 공기가 서리가 되어 냉해를 입지 않게 공기를 순환시켜 막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조금 가니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 대나무, 동백나무 숲이 우거져 어둡다. 조금 가니 백운동 별서정원이 나타난다. 바람이 부니 낙엽은 굴러다니고 옛 건물은 있는데 인적이 끊기니 스산하기만 하다. 조선 중기 선비들의 은거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곳은 담양 소쇄원과 함께 호남 3대 정원의 하나인데 다산, 초의선사, 이사현 등이 교유하던 곳이라 한다. 도로를 따라 이동하니 무의사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락보전을 보았다. 단청을 하지 않아 고풍스럽기만 하다. 여기엔 국보 2점과 보물 4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삼존불 뒤에 있는 벽화를 보았다. 보전 주위에 무더기로 피어난 꽃무릇이 인상적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보수 시기가 달라서인지 기와색이 통일 되지 않고 차이를 보이고 있어 문화재 보전에 세심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09:00. 다시 숙소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였다. 주인장의 정성이 담긴 호박된장국, 두부부침, 계란말이, 참외나물을 비롯해 10여 가지 반찬으로 식탁이 풍성하다. 햅쌀밥에는 윤기가 흐른다. 특히 조기구이는 직접 조기를 구입하여 소금에 절여 저온창고에서 말렸다는데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말았다. 게스트 하우스를 배경으로 가족 추억사진을 남겼다. 10:30, 우리가 향한 곳은 본격 월출산 등산을 위한 금릉 경포대(鏡布臺). 이곳에서 만난 전직 지리교사 출신이라는 국립공원 직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요약하면 “월출산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맥반석이라 철분이 많아 기(氣)가 세다. 따라서 벼락을 맞기 쉬운데 그것을 줄이고자 산이름을 음(陰)에 해당하는 월출산이라 하였다” 그는 묻지도 않은 해발과 고도의 차이점과 기준점을 설명해 준다. 우리는 경포대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약수터, 경포대능선 삼거리를 지나 사자봉(668m)으로 향하였다. 계단이 많은 정상 천황봉(809m)은 500m를 앞두고 보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강진의 최남단 마량항 대신 등산 도전을 하였으나 다리에 무리가 와 좀 더 쉬운 코스를 택한 것이다. 구름다리를 거쳐 천황사 탐방안내소로 내려왔다. 산행시간은 무려 6시간 30분. 직원 안내를 받으니 올해가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이라 한다. 기념엽서에서 깃대종으로 남생이와 끈끈이주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제2일 숙박 장소는 월출산온천관광호텔. 등산의 피로도 풀 겸 무릎 통증을 치료하려는 것이다. 온천에 가니 우리나라 유명온천의 성분 비교표가 있고 이곳은 미네랄과 게르마늄 성분이 우수하다고 한다. 뜨거운 욕탕에 몸을 담그니 피로가 저절로 가시는 듯하다. 저녁 메뉴로는 갈낙탕(갈비와 낙지탕 준말). 단백질 섭취와 맛을 기대하고 갔으나 1인당 19,000원 가격에 미치지 못하였다. 아내는 짱뚱어탕으로 먹더니 추어탕과 맛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제3일차, 호텔 미역국 아침식사를 마치고 왕인 박사 유적지를 찾았다. 왕인 박사는 5세기 초 일본 응신천왕의 초대를 받아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기술자 40명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태자의 스승이 되었다. 왕인은 일본문화사상 성인(聖人)으로 야스카 문화의 원조가 되었다 하니 오늘의 일본 문화가 있게 한 스승이다. 왕인의 목표가 ‘일본 문명화와 대국화’라고 하니 일본의 스승이 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다시 처음 왔던 나주로 향한다. 첫날 아쉽게도 맛보지 못했던 점심 나주곰탕이다. 4대 60년 역사의 나주곰탕 원조라는 식당을 찾았다. 금성관 앞의 어느 식당은 손님이 20m 정도 줄을 서 있다. 여기 곰탕골목집이 왜 유명한가? 다른 곳의 곰탕은 소뼈를 우려내는데 여기에선 양지나 사태 등 좋은 고기를 삶아 국물을 만든다고 한다. 곰탕(9,000원)과 수육곰탕(12,000원)을 먹었는데 아들 표정을 보니 맛에 감탄하고 있다. 나주목의 지방궁궐 금성관(錦城館)에서는 망화루, 중삼문을 지나 뒷마당에 있는 650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를 보았다. 나주 향교에선 태조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600년 은행나무를 보았다. 나주목사 내아 금학헌(琴鶴軒)엔 행운과 소원성취를 가져다주는 500년 된 팽나무가 있다. 1980년 벼락 맞은 팽나무를 묶어 살려낸 나주시민들의 의지를 보았다. 이곳은 지금 한옥 숙박체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2박3일간의 여정 마무리다. 영수증을 챙겨보니 모두 24장이다. 택시 승차 영수증이 10장으로 가장 많다. 3인 가족 여행 비용 총액은 84만원. 1인당 28만원을 쓴 셈이다. 수원역에 비치된 철도여행 상품 가격을 보니 남도맛집 여행은 1박2일에 25만원에서 30만원 선이다. 우린 2박3일이니 가격 대비 성공한 여행이다. 나의 사진 촬영 포즈를 흉내 내는 아들, 한자 시(詩)와 사(寺/社)를 수첩에 적어가면 차이를 설명해 주는 나. 영암호텔방에서 세 식구가 누워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던 장면은 잊을 수 없다. 가족 추억 만들기 부지런히 하자. 여행, 다리 떨리기 전에 주저 말고 떠나자. 일상의 일탈과 힐링이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최근 성적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S시 S고 문제로 일선 학교 성적관리지침이 대폭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서산 서령고는 2018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및 학업성적관리시행 지침에 대한 전달 연수를 실시했다. 생활기록부 기재 요령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할 부분은 불필요한 용어 삭제, 애매모호한 용어 수정부터 출결관리, 대회관련 수정사항이다. 첫째, 대회와 관련하여 대회의 명칭을 단순한 행사로 변경하여 입력하는 행위는 올해부터는 불가하다. 즉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포함하여 수상경력 이외의 학교생활기록부의 어떠한 항목에도 입력해서는 안 된다. 둘째, 자율동아리활동으로 실시한 봉사활동은 인정하지 않는다. ‘학교’와 ‘개인’ 구분은 봉사계획 ‘주체’에 따라 입력한다. 셋째, 2015 개정 교육과정 현장 적용에 따라 1학년 선생님들이 보셔야하는 부분은 각종 교내외대회 경시대회, 인증시험 참여 사실이나 성적, 논문 등재, 도서출간, 해외 활동실적,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 암시, 구체적인 대학명 기관명, 상호명, 강사명은 기재할 수 없다. 학교생활기록부 서술형 항목에 기재될 내용을 학생에게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행위는 금지이다. 특히 모 학교에서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보고 불만이 생겼던 학부모가 교사의 누적기록 근거를 건의사항으로 내어 문제가 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생활기록부의 증명 발급은 담임이 나이스에서 [학생부] 메뉴 사용보다 행정실 [민원] 메뉴를 사용하여 출력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중간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마찰이나 민원을 줄일 수 있다. 학업성적관리 연수 내용은 수행평가의 비중이 60% 이상인 교과에 한하여 서답형(서술형 포함) 평가의 비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재시험을 치르는 방식, 수행평가 관련 사항, 인정점 부여 방법, 교외체험학습 인정점 변화, 필기평가 양식 및 보관과 채점에 관한 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앞으로 공정한 평가를 위해 시험지 보관실도 철문으로 대폭 강화했다.
“교사에게 수업권과 평가권을 돌려줘야 한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해 11월 1일 제9대 원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강조한 대목이다. 교실에서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수업을 할지, 또 그에 따른 학생 평가를 어떻게 할지 결정할 권한이 개별 교사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성 원장은 지난 8월 30일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의 비전과 함께 교육과정 개정, 수능제도 개선, 교육격차 해소, 고교학점제 정착 방안 등 주요 교육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소신을 밝혔다. 특히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가치와 기준점이 불분명하다 보니 백가쟁명이 난무하고 우왕좌왕 시간만 허비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새 교육부 장관은 맺고 끊는 것을 분명히 해 정부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를 명쾌하게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성 원장은 또 “우리 사회가 교육에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고 있다”며 “교사들에게 희생만 요구할 게 아니라 그들이 전문성을 발휘하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의 꽃’으로 평가하면서 강한 애착과 확신을 드러냈다. 고교학점제야말로 초·중등교육은 물론 대학입시제도를 변화시키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가 대사인 수능을 총괄하는 성 원장은 “올해 수능은 무사히 치러질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다만 수능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지나쳐 오히려 비교육적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경남 창녕 출신인 성 원장은 서울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책임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정책연구원,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정책연구소장, 경기도중앙교육연수회 위원장, 경기도 율곡교육연수원장, 가톨릭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편집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원장으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지난 1998년 설립됐으니 올해로 꼭 20년이다. 그동안 교육과정과 평가에 과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중추기관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또 수많은 외국 대학 및 연구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맺으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동아시아권에서 교육과정 및 평가와 관련된 체계적인 연구기관은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이 유일하다. 많은 국가로부터 ‘어떻게 하면 한국처럼 국가수준 성취도 체계 를 갖출 수 있느냐’는 문의가 온다. 우리가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을 펼치고 있는 캄보디아, 라오스, 방글라데시, 몽골 등에서 관심을 보인다. 아마 그들도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일된 교육과정과 교과서, 평가체계를 갖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우리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제3세계 등에 전문적 지식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남북 간 교육교류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영역을 넓혀나갔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평가원의 기능과 역할에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교육환경이 많이 변했다. 교육부가 쥐고 있던 권한이 교육청을 거쳐 단위학교 교사에게까지 넘어가고 있다. 이런 교육 거버넌스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평가 원에 주어진 과제다. 교과서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미래 핵심역량 을 길러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 가르치는 내용은 작은 교과서에 픽스돼 있다. 이건 곤란하다. 지금은 검인정체제지만 자유발행제까지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아울러 예전엔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지금은 중학교나 초등학교 단계에서 배운다. 쉽게 말해 어제 가르친 것과 오늘 가르친 것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탄력적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평가부분에서는 성장 중심 평가 방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한날한시에 시험을 치러 순위를 매기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또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시행되는 평가들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단계다.” 교육과정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일부에서는 2020 교육과정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에는 어떤 어젠다를 담아야 한다고 보는가. “학교는 사람을 사람답게 가르치고 인성과 도덕을 가르치고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교육과정은 지식을 가르칠 뿐 지혜는 가르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기존 교육과정에서 카테고리 분류만 조금씩 다르게 한 것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다. 강력한 전공주의 벽을 깨지 못한 탓이다. 앞으로 개정될 교육과정도 ‘교과 간 통합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논의를 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더 나가지 못할 것이다. 엄청난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적어도 핵심적인 주제나 경험이나 역량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분권형 교육과정은 시대적 추세에 따라 점차 흐려질 것이다.” 수능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엔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기도 했다. 지금 심경은? “작년에 워낙 큰 사건이 터져서인지 내성이 생겼다. 수능과 같은 국가 대사는 한 치의 틈도 없어야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도 긴장하겠지만 평가원도 오래전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는 시험출제 및 검토 인원이 750명으로 늘어나고 합숙기간도 42일로 연장돼 보안과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까 지 진행 상황은 매우 좋다.” 수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단순한 문제풀이시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험이라는 평가도 있다. 원장 생각이 궁금하다. “수능이 제일 공정하다는 말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모든 전제조건을 다 풀고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하게 공부하고, 동일하게 시험을 치렀을 때 변별할 수 있는 검사로써 수능이 공정하다는 말은 맞다. 다만 이 주장이 갖는 한계는 분명하다. 우리 사회는 교육적 논리보다 교육 밖의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너무 많다. 그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수능이 제일 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일까? 수능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평가는 그렇게 가야 한다는 사람들의 기대와 수능의 공정성을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이 신뢰를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싶다.” 어쨌든 문제풀이시험이란 비판을 받던 ‘학력고사’와 지금의 수능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수능이 25년 됐다. 어떤 시험이든 시간이 지나면 간파되는 게 있다. 그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워낙 많지 않은가. 몇 해 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서 신입생들을 8학군과 비8학군으로 나눠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입시제도가 바뀌면 그해에는 8학군 출신 신입생 비율이 떨어졌다. 그러다 2년쯤 지나면 8학군 출신들이 늘어났다. 제도가 바뀌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증가하는 일종의 지그재그 형태를 보인 것이다. 문제풀이시험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수능의 장단점이 완전히 해부됐다는 반증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수능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렇다. 다만 수능시험 변화를 위해서는 매우 긴밀하게 오래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지금처럼 ‘어떻게 할래?’하는 식으로 문제 던지고 투표로 결정하듯 해선 안 된다. 매우 많은 연구와 준비를 해야 하고 교육과정과도 연동이 돼야 한다. 교육과정을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개편하고 이어 교수-학습과 평가가 같이 연계돼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수능의 변화는 따라오게 돼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 없이 수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한다는 것은 마치 꼬리가 몸통을 좌우하는 격이나 다름없다.” 평소 교육격차 해소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갈수록 교육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지역간, 남녀 간, 그리고 다문화 시대에 따른 인종 간 교육격차가 크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 요하지만, 그중 하나로 대학입시에서 소수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좀 더 강화하면 어떨까 싶다. 공부에는 개인차가 있어 돈을 지원하고 교사를 지원한다고 해서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차라리 소외 계층이나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경쟁 트랙을 별도로 만들어 특수교육대상 자처럼 정원외 입학을 허용하는 등 입시나 교수-학습에서 특단의 조치들을 취해줘야 한다. 문제는 톨레랑스(tolérance)란 말처럼 우리가 관용의 폭을 얼마큼 허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5%로 할지 10%, 50%로 할지는 우리 사회의 성숙도나 철학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우리 모두가 협업하고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통합된 사회로 가려면 누구든지 그 사회로부터 소외당하지 않는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교육격차 해소가 교육의 힘만으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물론 교육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그래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교육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학교에 너무 많이 요구 해왔다. 예컨대 사회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면서 교육 탓을 했다.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소득배분정 책을 바꾸거나 세금정책을 바꿔야 하는데도 교육에 책임을 씌우고 본다. 교육이 동네 북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게 교육만큼 면피성 좋은 게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 터지면 일단 교육이 잘 못됐다고 한다. 경제 불황이나 실업률이 높아도 교육에 손가락질한다.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어불성설이고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교육은 사람을 사람답게 기르는 것이 목표인데 본말이 전도됐다.”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교육적 성과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하다못해 박근혜 정부는 자유학기제라도 했는데 이 정부에선 공론화 외엔 생각나는 게 없다.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은 입시제도 개혁, 그중에서도 고등학교 교육 개혁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초등의 경우 혁신학교 정책을 필두로 성공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중학교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제는 고등학교 교육이 변할 차례다. 다들 우리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학입시가 강고하게 버티고 있는 현실에서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 대학입시를 바꿔야 하는데 그러려면 고등학교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는 정해진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폭을 넓히는 것이다. 다만 백화점식으로 마구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교과가 60~70% 정도이고 나머지 30~40% 를 가지고 학생들이 선택한다. 고교학점제는 현행 입시에서도 유리하다. 현재 수시가 75% 정도 되는데 수시 입학자의 절반 정도는 교과성적 이외의 것으로 대학에 들어간 다. 이 경우 고등학교에서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에 맞는 교과를 선택해 공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비교하면 전자가 훨씬 유리하다. 어릴 적부터 전공준비를 해온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있다고 가정할 때 대학의 선택은 불보듯 자명한 것 아닌가. 혹자는 정시가 늘어나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물 건너갔다고 하는데 이 말도 잘못된 해석이다. 개인적으로 고교학점제는 이번 정부 교육정책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 교육부 장관이 교체됐다. 새 장관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면. “교육정책을 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정도 지났으니 이제는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어줘야 한다. 또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마스터플랜이라도 짜야 한다. 그게 정부의 역할 이다. 그런데 지금은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모두 교육에 대해 불평한다.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일관된 메시지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로 보 여진다.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기준점이 불분명하다 보니 백가쟁명이 되고 사람들은 교육이 어디로 갈지 몰라 우왕좌왕한다. 정책 우선순위를 정리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국민들의 교육열을 잘 담아내는 그런 그릇을 만들었으면 한다.” 새교육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궁극적으로 많은 권한이 교사들한테 가야 한다. 지금 교사들은 차 떼고 포 떼이는 바람에 아무런 권한이 없다. 학부모는 교사를 불신하고 정부의 교권보호정책은 미흡하다. 그뿐 아니다. 학교 교실에서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수업을 할지, 또 그에 따른 학생 평가를 어떻게 할지 결정할 권한이 개별 교사에게 대폭 넘어가야 하는데 이 부분 역시 지지부진하다.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에서 근무할 때 우리나라 교사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에 많이 놀랐었다. 자발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전문적인 학습공동 체를 만드는 등 정말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교사들의 이런 열정을 어떻게 잘 키우고 살릴 건가는 정책담당자들의 몫이란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게, 교사에게 끊임 없이 희생만 요구할 게 아니라 그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지원하는 게 교육 당국의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