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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교원정책과 관련해서는 수석교사제 개선 및 임용 확대가 84번 국정과제로 포함되었다. 2011년 법제화가 이루어졌지만, 교육현장에 온전하게 안착하지 못한 수석교사제가 이번 국정과제로 인해 성공적으로 기반구축을 하고 학교현장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 수석교사제도의 전반적인 내용과 법제화 이후에도 교육현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를 살펴보자.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이 개최한 ‘교원인사행정제도의 개선방향 탐색’ 세미나에서 수석교사제는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후 약 30년 동안 수석교사제 도입을 위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이 수석교사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많은 의견 수렴과정이 필요했다. 특히 수석교사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뒤, 2008년에 이르러서야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이 시작되었다. 그 후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1년에 마침내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되었다. 수석교사제는 ‘수업 잘하는 교사’가 우대받는 풍토조성 및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일반교사의 진로를 교장·교감이라는 관리직과 수석교사라는 교수직으로 이원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즉 행정관리로 일원화된 교원의 자격체제가 수석교사제 시행으로 인해 분화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교사로서의 전문성에 초점을 둔 새로운 직무 창출이 가능해졌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수석교사 임기는 4년이며, 임기를 마치면 재심사 후 재임용이 가능하다. 수석교사가 되기 위한 지원자격은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이며, 여기에는 사립학교 교사도 포함된다. 단위학교 수석교사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추천하면 선발절차는 2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서류심사 및 동료교원 면담(현장실사 포함)이고, 2단계는 역량평가로 진행된다. 역량평가에는 후보자의 수업역량, 동료교사 지원역량, 학생지도역량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선발된 수석교사는 자격연수를 거쳐 초등학교급에서는 단위학교 균형 배치가 이루어지고, 중등학교에서는 지역교육지원청별 교과 수요 등을 고려한 단위학교 배치가 이루어진다. 수석교사가 되면 수업시수의 50%가 경감되고, 소정의 연구활동비가 지원된다. 수석교사 업적평가는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실시되며, 교장이 평가자이고 시·도교육감이 업적평가를 확인한다. 평가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재임용이 제한된다. 수석교사의 필수 직무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 제3항에 나와 있듯이,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이다. 학생교육은 교사로서의 본질이므로, 동료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수석교사의 필수 직무인 것이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에서 밝혔듯이 교사 지원활동에는 수업 및 생활지도 컨설팅, 공개수업, 신임교사 및 교육실습생 지도, 교내·외 연수, 교과연구회 활동 주도, 교원능력개발평가 참여, 자료개발과 보급 및 연구활동 등이 포함된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꼭 필요한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수석교사이지만,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수석교사 수는 2016년 1,642명에서 2022년 3월 1일 기준 1,079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러한 현상을 보아도 수석교사제가 교육현장에 온전하게 안착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기인 2012년에 수석교사 1,122명을 선발하고 매년 추가 선발할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오히려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형편이다. 법제화 이후 1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선발 감소현상은 물론 일반교사들이 수석교사에 지원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현장에서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안되었지만, 필자는 다음의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첫째, 수석교사의 직무지침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된 역할은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이다. 이러한 직무지침은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수석교사의 역할을 수업컨설팅(Consulting)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장학(Supervision) 차원으로 보아야 하는지 모호하다. 학습자의 학습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는 수업컨설팅은 수업장학과 구분되지만, 이 같은 불분명한 직무지침 때문에 장학사의 역할과 충돌한다. 장학활동은 교사의 수업행위를 전문적으로 조력하는 활동이다. 즉 ‘교사의 수업개선을 돕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한편 수업컨설팅은 수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수업전문가와 컨설팅이 필요한 교사 간의 협력적 문제해결과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전문적인 수업지원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수업컨설팅이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라면, 수석교사는 수업전문가로서 학생이 아닌 동료교사의 수업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장학이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라면, 교육청의 장학사 업무와 수석교사의 직무를 구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직무지침에 대한 합의가 교육부와 교육청, 단위학교와 수석교사 내부에서도 분명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수석교사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재량껏 정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해당 교육청 및 단위학교의 학교장 의지에 따라 역할의 변화를 감당해야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수석교사의 역할 및 위상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졌다. 수석교사의 법제화로 수석교사 역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공유되었지만, 정작 수석교사의 고유 업무에 대한 혼란은 수석교사제 정착에 가장 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둘째, 수석교사 선발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수석교사 선발과정에서 ‘수석교사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활동과 전문적 성장을 도와주는 학습촉진자(facilitator)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제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비판으로부터 현행 수석교사 선발제도는 자유롭지 못하다.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인 수업컨설팅 혹은 코칭의 대상은 학생이 아닌 동료교사이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거나 각 교과의 전문가라고 해도, 동료교사의 수업문제를 상담해주는 능력은 또 다른 능력이다. 이 역량은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은 물론 교사연수에서도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수석교사 자격연수나 수석교사 역량강화를 위한 직무연수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할 내용이다. 그러나 수석교사가 된 이후의 연수를 논하기 전에, 수석교사를 선발할 때 이 역량을 집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물론 수석교사 선발 2단계의 역량평가 중에서 30점을 차지하는 ‘동료교사 지원역량’ 평가는 면담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수업컨설팅계획서 작성’, ‘관리자와 동료교원과의 갈등 해결방안’,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요청에 대한 해결방안’ 등이 평가항목에 제시되어 있으나 수석교사가 되기 전에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활동과 전문적 성장을 도와주는 학습촉진자로서의 자질을 확인할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일반교사들이 수석교사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 조성에도 일부 원인을 제공한다. 따라서 일반교사들도 서로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의 기회를 통해 협력할 수 있는 학교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러한 과정에서 수석교사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을 성장시킨 후에 수석교사를 선발한다면 더욱 많은 예비수석교사들이 수석교사로서의 꿈을 기르고 성장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 현재 점차 줄어드는 수석교사 수의 원인 중 하나인 지원자 부족 문제는 이러한 원인으로부터 찾아야 하며, 선발 인력풀이 충분해야 보다 역량 있는 수석교사가 배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번째 문제는 충분히 담론화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제안한 직무지침과 선발제도의 문제는 수석교사제의 다른 문제들에 비해 사소한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중요하게 거론되어 온 수석교사의 학교급별 정원 외 별도 인원 확보라든지, 교육청의 수석교사연수나 역량강화방안의 문제와도 결부하여 앞으로 충분히 논의해 나아가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교육부에서는 ‘수석교사 역할 강화를 통한 수업·교육전념 여건 조성’ 연구사업을 발주하였다. 한국교원대학교 융합교육연구소에서 현재 이 사업을 수탁해 추진하고 있다. 6월부터 시작하여 5회 동안 진행될 포럼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장학사, 교장·교감 등 관리직, 수석교사, 고경력 교사, 저경력 교사 등 다양한 분야의 자문단이 함께 기획한다. 전국 규모로 이루어질 포럼에는 수석교사 직무·선발기준·역량강화방안·발전방안 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와 개선방안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고, 앞으로 교육현장에 수석교사제가 뿌리를 내리고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수석교사 역할강화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수석교사제가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그 혜택은 동료교사들의 성장을 이끎으로써 고스란히 미래의 학생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교육개혁을 통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시대를 이끌 새로운 인재 육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현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로서 수석교사제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새 정부의 110대 과제 중 84번째 과제로 선정된 수석교사제 개선 및 임용 확대의 의미를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항상 4월과 같은 요일로 시작하는 7월은 하반기를 시작하는 달이다. 하지만 7월 중순까지 1학기로 학교를 다니기 때문인지 학교에서의 7월은 상반기를 끝내는 느낌에 더 가깝다. 국경일인 7월 17일 제헌절을 전후로 초·중·고등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7월 말부터는 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한다. 후덥지근한 날씨와 휴가 때문인지 법정기념일은 단 하나, ‘정보보호의 날’ 뿐이다. 대신 초복과 중복, 소서와 대서 등 더위와 관련된 절기가 많다. ● 소서(7월 7일)와 대서(7월 23일) / 초복(7월 16일)과 중복(7월 26일) 소서(小暑)는 ‘작은 더위’라는 뜻이다. 최근엔 이상기후로 4월 말부터 덥게 느껴지지만, 여름철 특유의 후덥지근한 날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야채와 과일이 가장 풍성한 때이기도 하다. 대서(大暑)는 더위 때문에 ‘염소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더위가 가장 심할 때이다. 장마가 끝나고, 불볕더위·찜통더위를 겪게 된다. 초복(初伏)·중복(中伏)·말복(末伏, 8월 15일)은 우리나라의 삼복(三伏)더위로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이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 총 20일이 걸리는 셈이다. 냉방시설이 부족했던 시절, 여름방학은 대부분 초복을 전후로 시작해서, 말복을 전후로 끝났다. 물론 냉방시설이 흔한 요즘이라도 밖에만 나오면 숨이 턱턱 막히는 이 기간에 학교를 다니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닐 것이다. 복날의 복(伏 엎드릴 복) 자를 보면 사람(人) 옆에 개(犬)가 있는 모양새이다. 사람이 더위에 지쳐 늘어질 정도로 더운 날이라고 풀이되곤 한다. 복날이 되면 흔히 삼계탕 등 복날음식을 챙겨 먹는다. 요즘은 굳이 복날이 아니더라도 단백질과 영양분을 섭취하기 쉬워 반드시 찾아 먹을 필요는 없지만, 핑계 삼아 특별한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정보보호의의 날(7월 13일) 매년 7월 둘째 수요일은 ‘정보보호의 날’이다. 2009년 7월, 해커에 의해 감염된 좀비 PC 11만 대가 정부기관을 비롯한 22개 인터넷사이트를 공격해 전산망이 마비되었던 ‘7.7 DDoS 공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의미에서 2012년부터 매월 7월을 ‘정보보호의 달’로 선정하고, 매주 둘째 수요일을 정보보호의 날로 정했다. 컴퓨터에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요즘, 공공기관에 집중되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 등 인터넷 침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7월뿐만 아니라 매월 세번째 수요일 ‘내PC 지킴이’를 통해 정보보호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 제헌절(7월 17일) 우리나라 5대 국경일 중 두 번째 국경일이다. 조선왕조 건국일인 7월 17일에 맞춰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을 공포했고, 이를 기념하는 국경일이 바로 제헌절이다(「헌법」 제정은 7월 12일). 특히 제헌절은 다른 국경일과 달리 대한민국의 「헌법」을 만든, 즉 대한민국에 기원을 둔 유일한 국경일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법’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규제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면, ‘법 위의 법’인 「헌법」은 국가통치체제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기초와 근원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근본법이라고 할 수 있다. 법은 삼국시대에는 ‘율령’이라는 이름으로, 고려는 고려율, 조선은 경국대전, 대한민국은 헌법 등 시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이름과 내용으로 변모하여 왔다. 하지만 법은 국가의 기틀을 잡고, 국가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법은 곧 우리가 어떤 사회에 살고 있고,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인지를 알려주는 길잡이인 셈이다. 읽을거리역사 속 법(헌법)의 변천과정 삼국시대는 각각 소수림왕(4세기, 고구려), 고이왕(3세기, 백제), 법흥왕(6세기, 신라)이 율령(律令)을 반포하여 왕권을 강화하고, 통치기반을 확립하면서 국가체제를 갖춰 나갔다. 율령의 ‘율’은 형벌 법규, ‘령’은 행정 법규를 의미한다. 고려는 초기에 통일신라의 율령을 따랐으나, 왕권이 안정화되면서 당나라제도를 참작하되 고려 실정에 맞게 축소·변경·첨가하여 71조의 율로 구성된 ‘고려율(高麗律)’을 제정했다. 고려율에는 얼굴에 자자(刺字)하는 형벌인 삽면형(鈒面刑) 등 독자적인 형명(刑名)이 존재하며, 일상생활과 관계되는 관습법을 중심으로 자치 질서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의 ‘경국대전(經國大典)’은 조선 왕조 5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는 기준이 된 최고의 법전이다. 개국과 동시에 법치주의를 내세웠던 조선은 경국대전에 국가 전체의 통치 원칙에서부터 백성들의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기본 규범을 육전(이전·호전·예전·병전·형전·공전)에 담아냈다. 고려의 고려율이 죄인을 다스리는 내용이 중심이었다면 경국대전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기본 규범을 담은 종합적인 법이었다. 대한제국에는 ‘대한국국제(大韓國國制)’라는 법이 존재했다.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 수립 후, 고종은 삼한을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나라 이름을 ‘대한’으로 바꾸고, 1899년 8월 17일 자로 ‘대한국국제’를 제정·반포했다. 여기서 국제란 ‘국가의 제도’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한국국제’는 국회 의결로 만든 법이 아닌 황제의 명으로 제정된 법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적 헌법이었지만, 민주 헌법은 아니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3.1운동을 계기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첫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공포한다. 10개조로 구성된 대한민국 임시헌장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제1조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1948년 제헌헌법 이래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헌법」 제1조가 되었다. 대한민국 임시헌장은 비록 나라가 확립되지 않았을 때 만들어졌으나, 민주주의의 원리에 입각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본 성문법이었으며, 국민의 이름으로 만든 최초의 「헌법」이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은 광복 후 3년이 지난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로 구성된 국회(제헌국회)가 헌법 기초에 착수하여, 같은 해 7월 12일 제정되고 7월 17일 공포되었다. 이후 제헌헌법은 1952년 1차 개헌, 1954년 사사오입 파동을 통한 2차 개헌 등 현재까지 총 9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다. 현재의 「헌법」은 지난 1987년 10월 27일 국민투표에 의해 제9차로 개정된 것이다. 「헌법」은 전문과 총강(總綱), 국민의 권리와 의무, 국회,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 관리, 지방자치, 경제, 헌법개정의 10장으로 나누어진 전문 130조와 부칙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 국회와 정부 등 국가 기관을 운영하는 기본 원칙과 선거 관리, 지방 자치, 국토와 국민에 관한 규정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도전! 수학 플레이어① (김리나 지음, 창비 펴냄, 180쪽, 1만3,000원)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시리즈 등 수학을 쉽게 풀기 위해 노력해온 현직 초등교사가 새로운 수학동화를 선보인다. ‘게임 속 가상현실’를 활용해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수학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도록 고안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1권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개념은 ‘비와 비율’과 ‘피타고라스의 정리’다.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계사 (케이트 메스너 지음, 책과함께어린이 펴냄, 208쪽, 1만3,000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세상을 어떻게 바꿔왔을까. 이 책은 전염병으로 바뀐 세계사를 펼쳐 내는 한편, 세균과 바이러스의 정체를 낱낱이 밝힌다.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복자’에 대해 인류는 어떻게 맞서왔는지, 세균과 바이러스의 공격에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등을 일깨운다.
교실 영화관으로 초대합니다 (저자 인문학 동아리 ‘귀를 기울이면’, 호밀밭 펴냄, 272쪽, 1만3,800원) 코로나 시대를 사는 27명의 청소년이 네 편의 영화에서 길어 올린 삶에 대한 성찰을 한 권으로 엮었다. 부산 동래여중 인문학 동아리 ‘귀를 기울이면’ 학생들은 한 해 동안 함께 나눠보고 싶은 대상으로 ‘영화’를 선택해 ‘정체성/나’, ‘관계/소통’, ‘환경/공존’, ‘성장/희망’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사라진 스푼 (샘 킨 지음, 해나무 펴냄, 264쪽, 1만5,800원)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생생한 이야기로 탈바꿈시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사라진 스푼을 청소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다듬고 핵심내용만 엄선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주기율표 속의 모든 원소의 발견과정과 쓰임새를 살피면서 인류의 역사·전쟁·예술 등에 미친 영향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메타버스가 교육한다 (김창환 지음, 학이시습 펴냄, 158쪽, 1만1,800원) 이 책은 교육에서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구성요소는 무엇인지, 그것이 교육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에 대해 논하고 있다. 교육의 시·공간,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교사와 학생의 역할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장별로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메타버스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리는 대신 장별 토론과 질문으로 돕고 있다.
글로벌 교육코드 홍익 하브루타 (김진자 지음, 수류화개 펴냄, 268쪽, 1만9,000원) 한국의 전통정신인 홍익인간과 유대인의 교육방법인 하브루타의 접목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저자는 글로벌적으로 통하는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지역·인종·문화 등을 초월한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교육철학·방법·비전 등의 체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학교 도서관에서 온 작품 읽기 (송은영 외 3명 지음, 정한책방 펴냄, 228쪽, 1만7,000원) 현직 사서교사 4명이 ‘온 작품 읽기’에 대해 친절하게 안내한 책이 나왔다. 저자들은 하나의 작품을 온전히 읽어내는 독서교육 방법인 ‘온 작품 읽기’에 대해 관심 있는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사례를 들고 있다. 학교 도서관의 공간뿐만 아니라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토의·토론수업 (김숙혜·한영철 지음, 퍼플 펴냄, 274쪽, 1만7,000원) 최근 들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나 학교현장에서 여전히 실천하기 어려운 토의·토론수업을 위한 지침서가 나왔다. 김숙혜 초등 수석교사와 새로운 교육법을 제시하는 유튜버로 잘 알려진 한영철 교사가 그동안의 수업 노하우를 담았다. 토의·토론수업에 대한 기본이론, 수업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비행기는 늦은 밤에서야 양곤 국제공항에 바퀴를 내려놓았다. 버스를 타고 호텔에 들어온 시각은 새벽 한 시. 입국장부터 따라온 모기가 침대에 누웠는데도 귓가에 윙윙거렸다. 잡아야지, 잡아야지 하며 서너 시간 눈을 붙였을까. 알람이 울렸고 다시 바간으로 가는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바간, 낮잠의 도시 1시간 20분 동안의 비행. 냥우 국제공항에 도착해 거리로 나오니 동남아시아 특유의 시끌벅적한 풍경이 펼쳐졌다. 첫 목적지는 냥우 시장이었다. 냥우는 바간으로 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도시다. 바간은 바간왕조와 불교의 주요 유적지가 위치한 ‘올드 바간’, 휴양시설이 몰려있는 ‘뉴 바간’, 행정청과 시장 등 도시의 주요 기능이 몰려 있는 냥우 지역으로 구분된다. 냥우에는 그다지 볼만한 것은 없지만, 재래시장인 ‘냥우 시장’은 많이 찾는다. 시장 입구부터 상인들이 팔꿈치를 잡아끈다. 얼굴에 바르는 타나카를 뺨에 슬쩍 발라주며, 선물이라고 내밀고는 1달러를 달라고 계속 쫓아다닌다. 미얀마 사람들이 외모에서 다른 동남아시아 사람들과 구분되는 점은 얼굴에 바른 타나카다. 일종의 자외선 차단제로 타나카라는 나무의 가지를 돌에 갈아 가루를 낸 뒤 물과 섞어 바른다. 직사광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고 보습 효과도 있다.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 중 반은 이 타나카를 바르고 있다. 시장에는 롱지를 입고 타나카를 바른 사람들로 가득했다. 롱지는 미얀마 전통의상이다. 치마처럼 생겼는데 발목까지 내려온다. 남자들이 입는 것은 파소, 여자들이 입는 것은 타메인이라고 부른다. 보기에는 ‘스윽’하고 입으면 될 것 같지만 막상 입으려고 하면 좀 어렵다. 타나카를 얼굴에 발라준 소녀는 아직도 팔꿈치를 잡아끌며 1달러를 달라고 조르고 있다. 주고 싶지만, 지갑을 버스에 두고 왔다. “미안해, 난 돈이 없어.” 소녀는 약간 실망한 눈빛으로 바지 주머니에 타나카 하나를 넣어준다. “돈 없어도 돼. 이건 그냥 선물이야. 미얀마를 여행하려면 필요할 거야. 햇볕이 따갑거든.” 문득 일본의 여행작가 후지와라 신야의 책 동양기행에서 본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후지와라 신야가 양곤을 여행하던 중 뜨거운 뙤약볕 아래 노천식당에서 쌀국수를 먹고 있는데, 어떤 아이 두 명이 그의 등 뒤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후지와라는 그 아이들이 소매치기일까 의심하며 배낭을 꼭 안고 국수를 다 먹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기 갈 길을 갔다. 후지와라는 옆에 있던 남자에게 저 아이들은 소매치기냐고 물었는데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아이들은 ‘응달’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땡볕 아래에서 쌀국수를 먹는 이방인이 너무 더울까 봐 그들의 몸으로 그늘을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나는 바간으로 가는 버스 속에서 타나카를 계속 만지작거렸다. 바간은 미얀마 이라와디강 동쪽에 자리한 도시다. 11~13세기 버마족은 이 도시를 수도로 삼아 바간왕조를 세웠다. 2,000여 기가 넘는 불탑과 사원이 아득한 들판을 메우고 서 있다. 바간에는 고고학 구역이 있다. 서울 강남구 면적과 비슷하다. 불탑은 이곳에 몰려 있다. 사람들은 불탑 앞에서 도시락을 먹고 사원 안에 자리를 펴고 낮잠을 잔다. 여행자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빌려 탑과 탑 사이를 건너다닌다. 가이드북에는 ‘바간에서는 사방 어디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켜도 반드시 불탑을 볼 수 있다’고 쓰여 있는데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여행자들은 며칠 머물며 주요한 불탑과 사원을 돌아본다. 금장식이 화려한 쉐지곤(Shwezigon), 파고다와 건축미가 빼어나고 내부에 불상과 벽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아난다(Ananda) 사원 등이 반드시 봐야 할 곳이다. 옛 영화는 없고, 만달레이 이튿날 바간을 떠나 만달레이로 갔다. 냥우 국제공항에서 8시 30분 날아오른 야다나폰 항공 7y131 편은 이륙 후 16분 만에 착륙 안내방송을 했다. 스튜어디스가 나눠 준 사탕 하나를 다 먹기도 전이었다. 비행시간은 24분. 하지만 차로 가면 여덟 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로 들어서니 바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거리는 삼륜 오토바이와 자동차·마차로 북적였다. 미얀마 정중앙에 자리한 만달레이는 약 200만 명이 넘게 사는 미얀마 제2의 도시다. 미얀마가 19세기 중엽부터 1948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 수도였다. ‘황금의 도시’로도 알려졌던 이 도시는 19세기에 버마왕국 최후의 왕족들이 건설했다. 만달레이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은 왕궁이다. 1857년 민돈왕이 아마라뿌라에서 이곳으로 천도하고 지었다. 성벽의 높이가 8m나 된다. 1885년 영국군이 미얀마를 점령했을 때, 영국군은 왕궁을 클럽으로 이용해 수치심을 안겨주었다. 1942년 일본군에 함락했을 때는 왕궁에 불을 질러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지금의 왕궁은 1990년 복구된 것이다. 높이 33m의 전망대에 오르면 왕궁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우베인 다리도 유명하다. 타웅타만 호수를 가로지르는 1.2km의 다리다. 1850년에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목조다리다. 당시 시장이었던 우베인이 잉아궁전을 짓다 남은 티크목으로 다리를 만들었다. 오랜 세월 굳건하게 버티던 다리기둥은 양식사업을 위해 호숫물을 가두는 바람에 썩기 시작해 지금은 콘크리트 기둥으로 교체하고 있다. 다리 기둥 수는 무려 1,086개에 달한다. 쿠도더 사원도 특별한 곳이다. 사원 경내에는 하얀색 탑이 무려 729개나 있다. 탑마다 대리석에 새겨진 불경이 안치되어 있다. 그래서 이 사원의 별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책’(The World’s Biggest Book)이다. 미얀마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핫스팟으로 불리는 곳이다. 인타족의 영역, 인레 호수 다음날 다시 인레 호수로 향했다. 공항에서 한 시간 거리의 리조트에 체크인을 하고 다시 배를 30분이나 타고 나가 점심을 먹었다. 샨족 전통요리라고 했는데 중국 광둥요리와 비슷했다. 호수는 해발 880m 고원지대에 자리한다. 호수 주변에는 1,2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다. 호수의 넓이는 충주호의 두 배쯤(116㎢) 된다. 길이는 22km, 폭 11km로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호수 위의 수상마을만 스무 곳에 달한다. 미얀마에는 160여 개의 소수민족이 살아가는데, 이곳 인레 호수에는 샨족·인타족·파오족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사는 부족은 인타족이다. 미얀마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인타족의 75%인 8만여 명이 호수 주변에 마을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들은 장대로 물을 내리쳐서 고기를 잡고, 배를 타고 한 발로 노를 저으며 호수를 가로지른다. 한발은 배 위에 딛고, 노는 다른 발 장딴지에 끼워 젓는데, 드넓은 호수에서 방향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전통옷을 입고 삿갓처럼 생긴 모자를 쓰고 노를 젓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관광객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주기 위해 공연하는 사람들이다. 진짜 어부들은 그럴 시간이 없다. 평상복을 입고 그물질에 열중이다. 고기잡이 외에도 이들은 갈대와 대나무를 이용해 물 위에 밭을 만들어 수경재배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대부분의 인타족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호수 위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티크목을 호수 바닥에 꽂아 기둥을 세운 뒤 수상가옥을 짓는다. 관광객들은 배를 타고 호수 위 상점을 차례차례 방문한다. 연줄기에서 실을 뽑아내 천을 만드는 마을, 은세공 상점, 목이 긴 카렌족 가옥 등을 방문한다. 대부분의 여자는 관광객들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팔려고 하고 남자들은 의자에 누워 꽁야를 씹고 있다. 마치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테마파크 같다. 여행은 언제나 옳다 인레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공항이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공항 대합실에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여행은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 떠나는 일, 잊는 일, 보내는 일 그것은 어쩌면 모래를 한 움큼 쥐었다가 놓는 일일 지도 모른다. 스르르 빠져나가는 모래는 덧없지만, 모래를 쥐었던 손의 감촉은 남아있겠지. 그 옛날 소중했던 일이 지금은 아무 일도 아니듯, 지금의 간절한 하루 역시 먼 훗날에는 한낱 사사로운 일이 되어 희미해질 것이다. 새로운 기억을 시작하기에 공항만한 곳이 또 있을까. 그나마 우리에게 다행인 건 우리가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나긴 하락장 어떻게 대응할까? 미국증시 기준으로 7주 연속하락은 닷컴버블 시절과 맞먹는 수준의 하락기간입니다. 증시가 반등 없이 계속 하락한다는 것은 시장을 두려워하고, 주식을 살 사람이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있는데 주식을 살 사람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장을 우리는 하락장이라고 합니다. 기업가치는 그대로이지만, 주식을 살 사람이 없으면 가격이 떨어집니다. 내가 사는 집의 가치도 그대로이지만, 그 집을 살 사람이 없으면 가격이 내려갑니다. 즉 가치와 가격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락장에서 많은 사람이 버티려고 합니다. 금방 상승하리라 생각해서 가진 주식의 가치와 상관없이 보유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주식은 들고 있어도 되는 주식일까요? 그리고 하락장은 언제 끝날까요? 그리고 하락장이 끝난 이후에는 어떻게 변할까요? 내가 가진 주식을 들고 있어도 될까? 우리는 시장과 기업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증시는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는데 경제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점점 경기가 침체합니다. 당장 기업의 실적은 괜찮지만, 앞으로 실적이 괜찮은 기업의 수가 줄어들 겁니다. 그러니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줄게 됩니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해도 기업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라고 모든 기업의 물건이 안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문제가 어려워도 성적이 오르는 학생이 있듯이 우리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의 호황과 불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경기불황이어도 지갑을 기꺼이 여는 업종, 즉 먹거리·통신·기호품·저가품 등 입니다. 경기방어주라고도 불리는 이 주식들은 최근 3달간 주가가 오히려 오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립스틱효과라는 것도 있습니다. 불황이 오면 작은 사치품이 잘 팔립니다. 경기가 침체하던 2018~2019년에 저가항공사는 호황을 누렸고, 스몰럭셔리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것이 작은 사치품이 될 수 있을까요? 더불어 거리두기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활동하고, 마스크를 벗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2년간 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제 해야 하는 순간이 오겠죠? 밀렸던 소비가 몰릴 수도 있습니다. 하락장은 언제 끝날까? 하락장이 언제 멈출지는 알 수 없습니다. 대중의 공포가 언제 가라앉고, 다시 투자에 욕심 낼지를 맞히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술적 타이밍을 재거나 경기지표를 보면서 여기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덜컥 매수합니다. 하지만 반등의 타이밍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증시가 하락장이 오면 바로 반등하리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반등의 하나인 V자 반등일 뿐입니다. 두 번 하락 후 반등하는 W자 반등도 있고, 한동안 반등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L자형 하락도 있습니다. 그러니 조바심을 내며 바로 달려들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반등이 몇 년 뒤에나 올 수도 있는 겁니다. 제일 좋은 것은 하락의 끝을 기다리려고 하지 말고 월급날마다 분할 매수하는 방식으로 천천히 사 모으는 겁니다. 하락장 후반부에 나타나는 특징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상황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악재가 나와도 더 이상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 구간이 있습니다. 이제 더 팔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증시가 하락하니 그동안 비쌌던 주식들이 저렴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가격은 최고점 대비 가격입니다. 증시에서 최고점으로 다시 오는 주식이 있고 영영 다시 오지 않는 주식들도 있습니다. 결국 주가가 싸다는 판단을 과거 값으로 기준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내가 산 가격은 잊고, 앞으로 오를 주식인지 아닌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수익대비 주가, 매출이익성장률 등 절대적 지표 대비 주가가 저렴한지, 배당수익률이 좋아 장기간 오르지 않아도 버틸만한 주식인지를 봐야 합니다. 하락장 이후는 어떻게 될까? 하락장 이후에 시장은 바로 혹은 시간을 두고 상승하게 됩니다. 주식도 새옹지마입니다. 좋으면 나쁜 일이 생기고, 나쁘면 좋은 일이 옵니다. 그러려니 하면서 시장을 너무 믿지 말고, 비관하지도 말았으면 합니다. 또한 재테크는 종류가 다양하고 트렌드는 돌고 돕니다. 2020년에는 주식이 뜨거운 투자였고, 2021년은 코인이 뜨거운 투자였습니다. 2022년은 다른 것이 트렌드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 혹은 내년에는 어떤 것이 유망할지를 미리 찾아보고 먼저 가서 기다리는 투자를 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7월이면 경기도 시흥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서 연꽃축제가 열린다. 이곳의 장점은 연꽃을 비롯한 다양한 수생식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 가면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이 가시연꽃이다. 가시연꽃은 잎과 줄기는 물론 꽃받침에도 온통 가시가 나 있다. 특히 꽃받침엔 가시가 촘촘하게도 달려 있다. 무심코 가시연꽃에 접근하는 동물들은 상처 입을 것이 분명하다. 멸종위기종 Ⅱ급인 희귀식물이지만, 연꽃축제 등에 가면 단골로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개화시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꽃이므로 미리 가시연꽃 개화 여부를 검색해 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밤이면 잠을 자는 연꽃, 수련(睡蓮) 연꽃과 수련은 함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연꽃과 수련을 구분하는 방법은 잎과 꽃이 수면에 붙어 있는지, 떨어져 있는지 보는 것이다. 연꽃은 잎과 꽃이 수면에서 높이 솟아(30cm 이상) 있지만, 수련 잎과 꽃은 수면에 바로 붙어 있다. 다시 말해 수련은 잎자루와 꽃대가 물속에 잠긴 상태다. 둥근 방패 모양인 연잎엔 과학원리가 숨어 있다. 물방울은 연잎에 스며들지 못하고 굴러 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연잎 표면의 먼지까지 함께 떨어져 연잎은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연잎 효과’라고 하는데, 잎 표면에 세밀한 돌기 등 특수한 구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연잎을 생체 모방해 방수페인트 제작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수련은 한낮에 꽃을 활짝 피웠다가 저녁이면 다시 오므리는 수면운동을 하는 꽃이다. ‘수련(睡蓮)’이라는 이름도 밤이면 잠을 자는 연꽃이라는 뜻이다. ‘수’ 자가 ‘물 수(水)’ 자가 아니다. 수련의 잎은 딱, ‘팩맨게임’의 입처럼 생겼다. 우리가 흔히 보는 수련은 대부분 미국수련(Nymphaea ordorata)이다(국립생물자원관 2016년 보도자료). 꽃 색은 백색·붉은색·분홍색으로 다양하다. 덕수궁 연못에서 만나는 어리연꽃과 노랑어리연꽃 어리연꽃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노랑어리연꽃이 어리연꽃보다 더 크고 화려하다. 언니인 셈이다. 어리연꽃 지름이 2㎝ 정도인데, 노랑어리연꽃은 5~10cm로 3~5배쯤 크다. 잎은 둘 다 수련 잎처럼 물에 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노랑어리연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덕수궁이다. 덕수궁 대한문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가면 작은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엔 해마다 여름철이면 노랑어리연꽃이 가득하다. 어리연꽃은 꽃 크기는 작지만, 하얀 꽃송이에 꽃 중심부는 노란색으로 빛나는 것이 참 귀여운 꽃이다. 노랑어리연꽃처럼, 다섯 갈래의 꽃부리 가장자리에는 가는 털이 빡빡하게 달려 있다. 털이 긴 편이라 마치 레이스 같다. 어리연꽃 잎도 물에 뜨며, 한쪽이 깊게 갈라진 둥근 심장형이다. 어리연꽃과 노랑어리연꽃은 둘 다 우리 자생식물이라 더욱 어여쁘게 보인다. ‘어리’가 동물·식물 앞에 붙으면 ‘모자라는’ 혹은 ‘덜 갖추어진’ 뜻으로 쓰이는데, 어리연꽃은 연꽃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 연꽃을 뜻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보랏빛 세 자매, 부레옥잠·물옥잠·물달개비 관곡지에는 보라색 계통의 예쁜 꽃을 피우는 부레옥잠·물옥잠·물달개비 세 자매도 살고 있다. 부레옥잠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부레옥잠꽃은 꽃잎이 여섯 장인데 그중 가운데 꽃잎에 진한 보라색 줄무늬와 둥근 모양의 노란색 큰 점이 있다. 바로 그 점이 봉황의 눈을 닮았다고 ‘봉안련(鳳眼蓮)’이라고도 부른다. 부레옥잠의 영어 이름은 ‘water hyacinth’, 그러니까 ‘물 히아신스’이다. 잎줄기의 중간 부분이 부풀어 올라있는데 식물체를 물에 잘 뜨게 하는 장치다. 생김새나 기능이 물고기 부레와 똑같다. 부레옥잠은 열대 아메리카 원산으로, 수질정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많은 관심을 모은 식물이다. 하지만 부레옥잠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날 수 없다. 아무리 오염물질을 많이 흡수해도 그대로 물에서 썩으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에 수질정화 효과를 보려면 겨울이 오기 전에 이 식물을 거두어 내는 조치가 필요하다. 부레옥잠은 슬픈 사연을 하나 갖고 있다. 예쁜 꽃을 피워도 우리나라에서는 씨앗을 맺지 못한다는 것이다. 외국 땅에서 온 낯선 귀화식물이라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레옥잠은 포기하지 않고 식물체 일부로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영양번식을 왕성하게 해서 빠른 속도로 개체를 늘린다. 한 실험 결과, 봄에 큰 부레옥잠 하나가 1년 사이에 752개로 늘어났다고 한다. 물옥잠과 물달개비는 우리 자생식물이다. 둘 다 꽃이 짙은 보라색이라 구분하기 쉽지 않은데, 물옥잠은 꽃대가 잎 위로 쑥 올라오지만, 물달개비는 꽃이 잎 아래쪽에서 핀다는 점이 다르다. 물옥잠은 논이나 연못에서 자라는 한해살이 식물로, 키가 30㎝ 정도다. 잎은 끝이 뾰족한 심장형 모양이고 꽃은 7~9월 짙은 보라색으로 줄기 끝에 달린다. 물에 떠 있는 부레옥잠과는 달리 물옥잠은 물속에서 살지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 물달개비도 주로 논이나 연못에서 사는 한해살이 식물이다. 어릴 적 논에서 김매기 할 때 이 물달개비가 미끌미끌해 고생한 기억이 있다. 그때는 그저 뽑아야 할 잡초라고 생각해 꽃은 물론 식물 형태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키는 20㎝ 정도이고, 꽃은 잎 중간에 3~7개 달린다. 다음은 가래. 잎이 물 위에 나와 있는데, 잎자루는 물의 깊이에 따라 6~10cm 정도로 길거나 짧다.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와 황록색 꽃이 이삭꽃차례로 달린다. 네가래는 작은 잎이 4개씩 달린 것이 딱 네잎 클로버처럼 생겼다. 연꽃테마파크에서도 한 꼬마가 네가래를 보고 엄마에게 ‘토끼풀’이라고 우기는 것을 보았다. 네가래는 수생 양치식물이다. 생이가래도 한해살이 수생 양치식물인데, 물 위에 뜬 잎이 가운데 잎 줄의 양쪽에 깃처럼 배열하는 형태다. 잎이 마주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3장씩 돌려나는데, 1장은 물속에서 뿌리 역할을 한다. 연꽃테마파크에 가면 파피루스도 심어 놓았다. 파피루스는 지중해 연안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 풀 줄기의 껍질을 얇게 벗겨 겹쳐 놓은 뒤 압력을 가해 매끄럽게 한 다음 그 위에 글과 그림을 그려 넣었다고 한다. 종이의 영어 표현인 ‘페이퍼(paper)’의 어원이 바로 라틴어 ‘파피루스(papyrus)’다. 주말 나들이 장소를 찾고 있다면 관곡지, 연꽃테마파크를 고려해보기 바란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로 불리는 태재디지털대학교(태재대학)가 오는 12월 신입생을 모집한다. 캠퍼스 없이 온라인만으로 수업을 듣고 세계 각지를 옮겨 다니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학이다. ‘태재(泰齋)’는 주역에 나오는 용어로 ‘Great Harmony’를 추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대학은 세계를 이끌 리더 상위 1%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신입생은 딱 200명만 뽑는다. 그중 한국 학생은 절반인 100명이다. 나머지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외국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는 100명이 넘는다. 세계 각국 최고의 교수진으로 구성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 등 유명인사들도 특강 형식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태재대학은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 3천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학교다. 초대 총장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맡았다. 지난 6월 10일 서울 종로구 태재학원 집무실에서 염 총장을 만났다. - 태재대학이 추구하는 가치는? “우리는 동양과 서양이 조화를 이루고 서로를 이해하며 지혜를 모으는 ‘Great Harmony’를 추구한다. 지구가 직면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성과 조화를 갖춘 인재양성이다. 세계 문명사는 유럽에서 미국을 거쳐 아시아로 오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2050년까지는 지금 유럽연합과 같이 동아시아 공동체 같은 게 나와야 한다. 그때를 대비한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또 하나 미중 갈등이 심각해지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 두 강대국이 충돌하면 한반도가 굉장히 위험해진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부딪히게 되면 ‘투기디데스 함정’과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은 중국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면서 상하이를 봉쇄해버린 조치를 이해하지 못한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교적 전통이 강한 중국은 개인보다 집단이 우선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총기 사용을 허가하고 사고가 빈발하는 것을 지적한다. 영국으로부터 자유를 찾기 위해 독립했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질 것이 못 된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조화로운 공존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기에 고등교육이 새로운 혁신에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사명이다. 한국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및 유럽 등의 학생을 골고루 선발해 세계를 이끌 수 있는 상위 1%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 학생 선발은 어떻게 하나. “선발 인원은 국내 학생 100명과 미·중·일·러 학생 10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학생부 등 서류를 바탕으로 5배수를 뽑은 뒤 3단계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면접 1단계는 학업잠재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를 평가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인·적성 면접이다. 공부 잘하고 머리 좋아도 인성이 나쁘면 오히려 사회에 해악이 된다. 이점을 경계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도전정신·비전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태재대학에 들어오면 특수부대 온 것처럼 혹독한 학습 트레이닝 과정을 소화해야 한다. 아마 고3 때보다 더 많이 공부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다. 대학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고 공부하는 곳이라는 걸 실감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리더가 되겠다는 확실한 도전의지가 있는지를 평가한다. 외국 학생은 온라인과 현지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한국학생 전형일정은 사이버대 신입생 모집일정과 같이 12월 중 실시될 전망이다. 이미 수시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이중지원이 가능하다.” - 최근 들어 태재대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입학문의도 늘고 있다던데. “전화문의도 있고 학부모들이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태재대학에 들어갈 수 있느냐를 많이 묻는다. 그럴 때면 책을 많이 읽고 자기 질문이 많은 학생이면 된다고 말해준다. 다시 말해 우리는 성적순으로 안 뽑는다. 공부도 잘 하지만 문제의식이 있는 학생, 도전할 줄 아는 학생을 뽑는다. 로또에 당첨되는 방법은 로또를 사는 것이다. 우리 학교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면 들어올 수 없다.” - 혁신적 대학 모델이어서 어떤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모든 수업은 영어를 사용, 온라인 토론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20명 이하로 구성해 플립러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매 수업시간마다 사전에 책·논문·MOOC·유튜브 자료들을 통해 학습하고 관련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에세이에 반 페이지 이상 피드백을 해줘야 한다. 수업 중 학생들의 발언량과 수업 참가 정도를 그래프로 표시,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한다. 과제 제출 등 사전에 학습이 된 학생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수업에서의 발언량 등 참가 정도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 학년별 운영을 보면 1학년 과정은 교양과목 위주의 수업으로 설계하고 있다. 교양과목이라고 해서 국어·영어·역사·철학 등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상호관계 ▲글로벌 이해와 공감능력 등 글로벌 리더십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2학년 1학기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떠나기 전, 언어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훈련하는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영어는 기본이기 때문에 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외국 학생은 한국어 포함)등 제2외국어 가운데 중 최소 2개의 외국어를 습득해야 한다. 하루 15시간정도 외국어만 공부한다. 파이선(Python)과 같은 컴퓨터 언어도 제2외국어처럼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습한다. 이후 2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총 4개 학기를 미국과 중국·일본·러시아에서 지내며 현장학습 및 도시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4학년 2학기엔 서울로 다시 돌아와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등을 마무리한다.” - 4개국 현장학습은 어떻게 진행되나. “주로 기숙사 생활을 하며 각국 주요 도시를 순회한다. 예컨대 미국은 실리콘밸리·뉴욕·워싱턴·필라델피아가 꼽히고 있으며, 중국은 홍콩·베이징·상하이 그리고 공산당 대장정의 종착지인 연안을 찾아가 볼 수 있다. 일본은 도쿄와 교토 그리고 삿포로나 오사카 등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톡·상페테르부르그·벨라루스 등이 검토 대상이다. 이들 강대국의 힘은 어디서 나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디자인해야 하는지 현지에서 생활하며 ‘캡스톤 디자인(창의적 종합 설계)’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게 된다.” - 해외 문명 중심지를 찾아가는 그랜드투어라는 게 있다고 들었다. “우리는 3월학기 이지만 외국은 9월학기다. 따라서 우리 학생들을 8~10주 정도 스탠포드 대학에서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숙사생활하면서 강의 듣고 실리콘 밸리 체험하게 하고 스탠포드 수료증을 받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할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경비 부담 없이 전액 대학이 지원한다. 또 글로벌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려면 인류 문명사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이집트 등의 주요 지역을 순회하는 그랜드투어도 준비 중이다. 모든 경비 역시 대학이 부담한다.” - 대학에서 전공은 안 배우나. “태재대학은 기본적으로 ‘무(無) 전공’ 체제로 운영된다. 학부에서 전공이 중요했던 시기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고 본다. 대학 진학률이 낮았던 시절엔 전공만 배워 사회에 진출하여 얼마든지 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학 진학률이 80% 수준이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으로 20~30년 먹고살던 시대는 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박사 후 과정은 마쳐야 전공으로 인정해 줄 정도다. 이제 세분화·심화된 전공은 대학원에 맡기고, 대학 학부에서는 학문에 필요한 튼튼한 기초 체력, 생각하는 능력, 비판하는 능력, 상상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길러서 내보내는 게 차라리 낫다. 그리고 이 같은 시스템은 온라인 교육이 더 효과적이다. 미국 대학의 학부는 교양 중심의 리버럴 아트 칼리지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 교수진에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참여한다고 하던데. “국내외 유명 대학에서 우수한 교수들과 접촉하고 있다. 해외 사이트에 교수 채용 광고도 냈다. 먼저 풀타임 교수는 40명 정도를 예상한다. 그리고 해외 대학 유명교수들에게 한 과목씩 강의를 맡기는 겸임교수로 60~70명을 선발한다. 교수진만 110명인 셈이다.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등 유명인사를 석좌교수로 임명, 1년에 3번 정도 학생들과 토론하는 기회를 줄 예정이다. 또 ‘글로벌 리더 카운실(Global Leaders’ Counsil)’이라고 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같은 세계적 지도자를 초청, 학생들과 토론하는 계획도 접촉 중이다. 모든 수업은 원격으로 진행되므로 교수와 학생 모두 각각 다른 장소에 있다 해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아울러 우리 대학은 교수들을 계약제로 선발할 예정이다. 한 번 임용되면 정년까지 보장되는 게 아니라 2~3년마다 평가를 통해 학생 교육에 우수한 교수라면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식으로 학생들을 위해 교원의 질을 담보할 것이다.” - 교수혁신센터라는 게 눈길을 끈다.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직이던데. “우리 대학은 또 교수를 가르치는 대학이다. 그래서 대학 행정인력보다 아카데미 스탭이라고 해서 교수들의 수업을 분석하고 지원하는 분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모든 교수들은 초임 후 한 달 정도 교수혁신센터에서 트레이닝을 받는다. 매년 2주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워크숍도 갖는다. 또 10명 이상의 교수혁신센터 전문스탭들이 교수가 어떤 과목으로 학생을 훈련시키고 역량개발을 하는지를 평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고의 교육을 위해서다. 실제 교수들은 정교한 영화 시나리오처럼 수업 전에 수업계획서 준비를 통해 전체 강의진행의 70%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영화 시나리오처럼 내가 이 과목을 가르치기 위해 무엇을 화두로 던질 것인지, 그럼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등을 디테일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수업 역시 지식을 외우게 하는 노동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수는 강의자가 아니라 촉진자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학생도 힘들지만 교수도 힘든 학교다.” - 학비가 연 900만 원 수준이다. 이 정도 등록금으로 기대하는 교육이 가능한가. “오프라인 대학들은조직운영과 시설유지 등 부가경비 지출이 많다. 반면 온라인 대학은 효율적으로만 운영하면 최소의 경비로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 유명대학의 등록금이 한해 5만~6만 달러 정도 되지만 미네르바 스쿨은 등록금이 2만 달러이다. 학교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불필요한 경비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전체 직원의 2~30%만 풀타임이고 나머지는 경력단절 여성이나 전문직 프리랜서, 퇴직 대학 교직원들을 파트타임 또는 단기 근무 형태로 고용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단히 훌륭한 업무 노하우를 가진 분들이다. 우수한 인력들을 정년을 넘겼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큰 손실이다.” -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나. “태재대학 졸업생들의 향후 진로는 대략 다섯 가지 정도로 생각한다. 애플이나 구글, 삼성과 같은 주요 글로벌기업에 취업하거나 스타트업 등 창업을 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또 하버드·스탠포드 등 유수 대학의 대학원 진학과 유엔·월드뱅크 등 국제기구 활동 및 씽크탱크·NGO 활동 등으로 진로를 잡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각 진로 트랙마다 10여 명의 진로담당 전문 스탭을 배치해 학생 한 명 한 명 맞춤형 지원을 하게 된다. 우리는 특히 학생 진로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학생 개개인을 교과과정뿐 아니라 비교과과정과 리더십, 경력개발까지 관리할 수 있는 ‘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학생들의 고교 시절 학습경력과 경험은 물론 희망 진로와 이를 위한 활동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진(customized)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나라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그런데 국내 대학들 중 세계 최상위권 대학은 없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우리나라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게 30년이 채 안 된다. 요즘은 SCI 논문이 흔하지만 1990년대 초만 해도 거의 없었다. 우리가 늦게 시작했지만, 발전 속도는 엄청 빠르다. 이제 20년 정도만 지나면 노벨상 수상자는 일본보다 많을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상위권에 랭크되는 최고의 대학들도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이웃 일본은 우리의 발전 속도에 긴장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10조 엔을 대학 교수 연구비로 지원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도 정신 차려야 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까지는 국가주도 정책이 효과적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대학에 자율권을 주고 내버려 둬야 한다. 교수가 칠판에 판서하면서 애들 가르치던 시대는 지났다. BTS가 대학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세계적 스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21세기 교육모델을 태재대학이 보여주겠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비대면수업·블렌디드러닝 등이 시행되며 기초학습부진과 학력격차 문제가 교육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도 많은 후보가 경쟁적으로 학력 성장을 기본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교육부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력저하와 기초학습부진 해소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수업의 전문가인 유·초·중등수석교사회에서도 ‘코로나19시대 학력격차 해소’ 포럼을 전국단위로 개최하고,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수석교사 전국 포럼, 2021). 기초학력은 왜 중요하며,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기초학력은 왜 중요한가? 한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면서 학력은 어떻게 쓰이고 향후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기초학력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 추구, 개인의 자아실현 및 인간으로서의 성장 및 발전을 목적으로 학습과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기본적인 학습역량이다. 또한 기초학력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선거권, 납세의 의무 등 다른 기본권과 의무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으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초학습부진은 기초 문해력으로 직결되어 심각한 학습결손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는다. 기초 문해력은 의사소통능력뿐만 아니라 교과학습, 평생학습자로서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기초학습부진 학생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교육정책들은 아직 자리를 잡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정순원, 2020). 각 나라별로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살펴보는 연구(김유리·배현순·신혜진, 2021)에서 아일랜드와 캐나다는 국가 차원에서 문해력과 수리력을 표준화 평가를 통해 정책적 보장과 그 결과를 학교와 교사가 교수·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초학력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이다. 기초학력과 문해력이 초등교육에서 부진으로 누적되면 심각한 삶의 저하로 연결될 수 있으며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뒤질 수 있다. 기초학력과 학력 향상을 위해 우선되어야 할 것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요즘 학생들이 기초학력과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어느 교육감이 말한 것처럼 등교시간을 앞당기고, 학력고사를 부활하여 시험을 치게 하면 학력이 향상되는가? 스마트폰을 일상적인 생활기기로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과 초등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기초 문해력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초·중·고학생들의 스마트폰 활용교육은 교육과정과 수업설계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스마트 기기 활용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하며 학습동기 유발 및 유지에 유용한 학습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다. 스마트교육 선도 교사들의 스마트교육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임정훈·성은모, 2015)에서도 스마트교육은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변화, 수업준비의 효율성, 수업운영 전략의 다양성, 상호작용성 증진, 학습내용 전달 및 이해의 효과성, 교수·학습관리의 효율성, 학습성과 향상 등 모든 영역에서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유경(2014)은 ‘스마트교육 시대의 국어교육연구 방향’ 연구에서 ‘스마트교육이 지닌 교육체제 변혁의 성격은 기존의 매체언어교육뿐만 아니라 전체 국어교육의 판도를 바꾸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앞으로 이루어질 새로운 국어교육연구를 바탕으로 스마트교육 시대를 제대로 맞이하고 이끌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미래교육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학교환경이 디지털 기기 교육환경을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가정환경과 그렇지 못한 저소득층 아동의 학력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는 새 정부의 교육 국정과제(84번) 목표인 전 국민 평생학습지원 등으로 교육격차 해소라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은 향후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요즘 학생들은 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에 익숙하고, 미디어를 활용하거나 학교 밖에서 교과공부를 하기 위해 미디어를 도구적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이들은 교과학습 이외에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거나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미디어를 활용한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학교 수업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미디어 공간과 연결되어 있다. 그들은 미디어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거나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나가기도 했으며, 스스로 이미지나 영상 등을 제작하여 공유하기도 했다. 옛날과 달리 학습장소가 변했다. 학교가 거의 유일하게 공부할 수 있는 장소였다면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학습장소가 될 수 있다. 디지털 이민자들로 일컬어지는 전 세대는 폐쇄적이고 정숙한 독서실에서 외부 요인의 간섭 없이 집중하기를 원했다. 반면 요즘 학생들이 즐겨 찾는 ‘스터디카페’는 기존 폐쇄적이고 정숙한 이미지의 독서실과는 다르게 카페처럼 개방된 공간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즉 타인의 시선이나 음악과 같은 외부 요인의 간섭을 오히려 선호한다. 디지털 기기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는 학습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여겨졌으며 디지털 기기와 멀리 떨어지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시각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분할주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공수경, 2017). 따라서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 예시로 ‘공부 타임랩스’를 들 수 있다. 타임랩스란 1시간짜리 영상을 찍으면 빠르게 배속해 4~5분 정도의 영상으로 압축해주는 기술인데,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 학습시간을 정해놓고 타임랩스를 찍은 뒤 이를 편집해 브이로그(Vlog, Video+Blog의 합성어로 영상으로 하는 기록을 통칭한다) 형식으로 소셜미디어에 게시한다. 영상을 찍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되고, 열심히 하는 자기 모습을 기록해두면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한다. 교육감들이 말하는 학력 신장은 어떤 의미인가? 일부 교육감 당선인이 말하는 등교시간을 앞당기고, 다시 전국 학력고사를 부활하여 학력을 높이겠다는 말은 보수적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성을 알고 이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제공해 주는 일이 우선이다. 물론 필자도 시험 부활은 찬성한다. 다만 시험을 보는 방법과 내용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과 같은 암기 위주의 필기고사는 지양되어야 한다.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학생의 역량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들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학교와 교육청·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교사들은 책임지고 기초학습 부진아를 구제하고(방과후 강사를 채용한 기초부진아 구제 등), 학교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교육청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지역사회는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등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교육감들이 말하는 학력성장은 어떤 의미인가? 당선된 교육감들은 학교현장의 실태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가 교육에 좀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감은 표를 의식한 정치인이 아니고 참된 교육자여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미래에 맞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키울 수 있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당선된 어느 교육감이 내건 현수막에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교육감에게 희망을 걸어 본다.
이제 K-컬쳐는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한국인 수상자가 배출되었다는 소식이나 전 세계 OTT 업체의 인기 순위에서 우리 드라마가 세계 팬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K-POP 역시 빌보드 상위권에 있고, 각종 클래식 콩쿠르에서 우리의 신예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서 국악·전통무용과 대중예술이 결합한 새로운 예술 융합 장르들도 유튜브 등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문화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되고 수많은 아티스트가 스타가 되면서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예술을 지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예술가가 많아지자 학교교육에서 예술을 체계적으로 지도해야 할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발맞추어 학교예술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이 입안·실행되고 있다. 학교에 예술교육에 적합한 시설이나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들이 있고, 학교가 예술교육에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정책들도 있다. 또 학교에 전문 예술인을 강사로 보내 예술교육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들도 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이 공연을 관람하게 하거나, 직접 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 교원들의 예술교육역량을 강화하는 정책들도 있다. 이러한 여러 정책 중에서 교원 예술교육 역량강화 정책은 효과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정책이다.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교원들에게 예술교육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예산 투입, 정교한 프로그램 개발, 참여 교원들의 학습 열의 등이 모두 필요하다. 더불어 관리자의 적극적인 지원과 예술교육역량을 높이고자 하는 교육당국의 정책적 결단도 필요하다. 그에 비해 결과물은 가시적이지 않고 간접적이다. 교원의 예술교육역량에 대한 예산 투입이 큰 반면 결과물은 학생들의 예술활동을 통해 나타나므로 미미해 보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예술활동은 부모의 관심이나, 학교의 예술교육 예산 지원 등 다른 변수들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교원들의 예술교육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이 좋을까? 교원들의 예술교육 역량강화 정책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월등한 효과를 가진 다른 정책이 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예술강사 파견 정책이다. 예술강사 파견 정책은 예술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예술강사가 학교에 파견되어 교사와 함께 예술교육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교사는 예술수업에서 협력적인 역할을 하므로 수업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관리자와 학부모는 예술교육의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으므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예술강사 파견 정책의 한계는 명확하다. 사업이 확대될수록 교사는 주변인에 머물고, 예술교육의 목표가 예술활동에 대한 흥미 고양이나 기능 숙달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예술활동을 통한 인간적 성장을 도모하고 예술과 여타 분야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예술 이외 분야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 능력이 필요하므로 교사가 예술교육에 좀 더 깊게 포함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예술강사 파견 정책 외에 교원의 예술교육 역량강화 정책의 확대가 시급하다. 교원의 예술교육 역량강화는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접근이 되어야 한다. 우선 재직 중인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원연수 및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장교사들이 예술교육역량을 추가로 갖출 수 있도록 스스로 학습하는 것을 지원해야 하며, 예술교육 전문가들을 통한 집중적인 연수가 활성화 돼야 한다. 재직 중인 교사들이 예술교육 분야 연수나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에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를 장려하는 학교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예술교육과 관련된 교사의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예술교육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우선되어야 하며, 이는 학교예술교육에 대한 관리자 연수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사 교육과정에서 예술교육을 접할 기회를 확대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신규교사 선발과정에서 예술교육역량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 임용시험에 영어수업능력이 반영되면서 신규교사들의 영어교육역량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을 볼 때, 예술교육에 대한 교원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대나 사대 교육과정에 예술교육과 관련된 커리큘럼을 이수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임용시험의 한 과목으로 예술교육역량을 평가할 필요도 있다. 다만 모든 임용 대상자에게 예술교육역량을 요구할 것인지, 여러 분야 중 하나의 선택 영역으로서 예술교육 분야를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교원이 예술교육에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예술을 즐기고 가까이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원의 예술활동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영어를 잘하는 교사가 영어교육에 능할 가능성이 크듯이, 예술을 즐기는 교사가 예술교육을 잘할 가능성이 높다. 교사가 예술을 쉽게 접하고, 예술을 즐기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미술을 좋아하는 교사들에게는 전시회를 지원해주고, 연극·연주·뮤지컬에 참여하는 교사들에게는 공연을 지원해준다면 그 혜택은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연수에서 교사들이 각종 공연을 관람하고 미술품을 감상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예술을 즐기고 예술활동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성장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예술경험 접근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교원의 예술경험 증진이 예술교육역량과 연계됨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는 J.Dewey의 심미적 경험과 탐구이론을 기초로 하는 예술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사·교육행정가·예술강사 재교육에 적용하고 있다. 동 프로그램 내에는 창작자로서 작품을 제작하게 하는 과정과 예술작품에 대한 감상과 분석과정이 포함되어 있다(백미현과 이희수, 2010). 예술교육자의 재교육에 예술체험활동이 포함된다는 것은 교사의 예술교육역량의 개발에 예술에 대한 체험과 감상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교원의 예술교육역량을 인지적 영역과 심동적 영역, 정의적 영역으로 나눌 때, 인지적 영역과 심동적 영역은 연수나 교원학습공동체 등의 활동을 통해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정의적 영역에서 예술에 대한 흥미, 예술활동에 대한 열의 등은 예술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얻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의미에서 교원의 예술활동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교원의 예술교육역량을 입체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필수 정책이라 할 것이다. 학생에 대한 예술교육은 기능적 측면을 넘어 전인적 측면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교원의 예술교육역량 증진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며, 특히 교원들이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예술활동에 교원이 참여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은 연금개혁에 대한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였다. 어떤 후보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을 국민연금으로 통합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하였고, 또 어떤 후보는 연금개혁을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는 기금고갈로 인해 미래에 약속된 급여를 못 받을 수 있다는 국민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국민들은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공적연금개혁에서 어떠한 청사진을 그려낼지 무척 궁금해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공적연금은 국민연금의 낮은 보장률, 기초연금의 역할,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관계, 퇴직연금의 제도화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한 매듭을 짓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 모든 이슈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통합 논의는 수년 동안 매듭짓지 못한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일부로 남아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금급여를 제공하는 공무원연금의 재정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방안으로 오랫동안 두 연금의 통합이 논의되어왔다. 이러한 통합에 대하여 사회구성원의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공적연금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를 간과하고, 공적연금의 하향평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4차례의 공무원연금개혁은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한국의 공무원연금은 1960년부터 퇴직공무원에게 연금소득을 제공하여 유능한 인력이 공직에서 몰입하도록 하는 인사정책수단으로 활용되어왔다. 민간부문에 비해 급여가 낮은 대신, 퇴직 이후의 노후소득을 보장해줌으로써 재직기간 동안에 직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1960~70년대 국가주도 발전을 위한 공무원·교사·군인 등 특수직역의 유능한 인재풀을 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공무원연금의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더 많이 내고, 덜 받는’ 개혁을 단행하였다. 이러한 개혁은 1995년 1차 개혁, 2000년 2차 개혁, 2009년 3차 개혁, 2015년 4차 개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도적 기제들을 마련함으로써 공무원연금의 급여적정성과 재정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보완하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낮은 공무원 임금을 보완하는 차원의 관대한 연금을 지급하는 특혜는 지난 4차례의 개혁으로 대부분 사라졌다(김연명, 2022). 4차례 진행된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공무원연금 가입자의 기여율과 정부 부담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연금지급개시연령의 단계적 연장, 연금액 조정방법의 변경(물가연동제), 연금산정 기준보수 개정, 유족연금 지급률 인하, 기준소득월액 상한, 연금지급정지 등의 장치들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개혁으로 단기적으로 공무원연금의 재정건전성이 개선되었지만, 동시에 노후소득보장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4차 개혁으로 공무원연금의 지급률은 2016년부터 1.9%에서 매해 0.022%씩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2035년까지 1.7%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혁으로 인해 연금수급자들이 급여 수준의 감소뿐만 아니라, 소득 공백과 수급자격의 엄격화 등 더 많은 제약에 직면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면, 공무원연금개혁으로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이후 유능한 신규인력의 공직 진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통합 논의 4차에 걸친 개혁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급역가 높다는 이유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두 연금은 공적연금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목적과 기능을 가진 상이한 제도이지만, 같은 공적연금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일 기준에 근거하여 평가받고 있다. 지급률과 기금고갈 등의 측면에서 오랫동안 비교 대상이 되어오면서 일부 연구들은 공무원연금이 모수개혁이 아닌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거나(김태일, 2004), 국민연금과 통합하여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한다(이용하·김원섭, 2015; 김대철·박승준, 2016; 전창환, 2016). 반면 두 연금제도는 도입배경·목표·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권혁주·박영원·곽효경, 2005; 김린, 2014; 정철, 2015, 전광석, 2018). 특히 후발 산업국가인 한국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한 공무원의 조직몰입 수단으로 도입된 맥락을 고려하면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정우·김희년, 2018; 전광석, 2018). 공무원연금의 인사 정책적 특성을 고려하여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많은 사회보장 선진국에서도 일반 국민을 위한 연금과 별도로 직업공무원을 위한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개인이 부담하는 보험료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혜택을 받는 것은 불공평한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9%(개인 4.5%, 사용주 4.5%)이지만, 공무원연금은 18%(개인 9%, 사용주인 정부 9%)이며, 2020년 말 기준 공무원연금의 월평균 본인 보험료는 48.5만 원, 국민연금은 12.7만 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현재의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금급여 차이가 2007년에 이루어진 국민연금개혁으로 국민연금 소득보장 수준이 급격히 낮아진 것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불공평하게 공무원연금의 급여가 높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제도 간 기계적 형평성을 위해 두 연금제도를 통합하여 공무원연금의 소득 보장성을 낮추는 것은 공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정부의 공적연금개혁은 ‘사회적 합의’를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전 공적연금의 개혁에 대하여 보험료율은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낮추는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구조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통합에 대해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구성하여 임기 내 해당 이슈를 포함한 연금개혁에 관한 그랜드플랜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었다. 취임 후 가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오랜 난제였던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것을 공식화하였다. 해당 기구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는 차치하더라도, 해당 기구를 통해 진행될 공적연금개혁 방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아직까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연금개혁에서 사회적 합의를 강조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역대 정부들이 연금개혁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음을 고려하여, 윤석열 정부의 공적연금개혁에서 사회적 합의를 효과적으로 도출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공적연금개혁에서 사회적 합의는 그 내용뿐만 아니라 절차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5년에 이루어진 공무원연금 4차 개혁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것으로, 국회에 국민대타협기구를 설치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기구를 통해 도출된 합의안은 정부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하였고, 이후 국회의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와 특별위원회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고려했을 때, 새 정부에서 도출하는 사회적 합의는 내용뿐만 아니라 그 절차에서도 철저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합의는 정부안을 관철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되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는 어떠한 방향으로, 어떠한 내용을 담아야 할까. 우선은 연금의 수지균형을 맞추기 위해 적자를 정부가 보전하는 ‘정부보전금’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이 서로 다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비교 대상이 되는 이유는 연금급여 수준보다 정부보전금의 존재 및 규모 때문이다. 연이은 개혁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의 수지적자율은 2020년 기준 약 0.11%, 2040년 약 0.44%, 2075년 약 0.70%, 2090년 약 0.77%로 지속적 증가가 예상된다. 만약 이를 지금처럼 정부 예산으로 충당한다면 국민들은 퇴직공무원의 노후보장을 온전히 정부가 책임진다고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부보전금 축소는 공무원연금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정부보전금은 과거 공무원의 낮은 처우를 고려했을 때 사회적으로 충분히 용인될 수 있었지만, 오늘날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연금재정을 위해 증가하는 보전금을 정부가 기존처럼 부담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한편 이러한 보전금 축소는 필연적으로 기여율 증가를 가져오는데, 이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즉 현재 공무원연금에 대한 기여율 9%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공무원과 정부가 동등하게 부담할 것인가, 아니면 차등적으로 부담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동등비율로 적용할 경우 연금기여자인 공무원의 반발이 예상되고, 수혜자(퇴직자)와 기여자 간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부사항은 제도개혁의 수용성을 감안하여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권혁주·유자영·최낙혁, 2022). 이러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 기저에는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공무원연금은 인사정책수단으로서 특수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공적연금의 일환으로 재정안정성뿐만 아니라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공무원연금개혁은 재정안정성 측면에서만 논의되어 온 경향이 크다. 공무원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개혁으로 인해 훼손되지는 않는지, 이는 국민연금과의 단순비교를 통해서가 아닌, 해당 제도의 목표와 기능의 맥락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실제 연금급여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후생의 수준, 즉 소비지출 규모를 고려한 평가를 통해 해당 연금급여 수준이 실질적인 노후를 보장하고 있는지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공무원연금뿐만 아니라 낮은 노후보장기능으로 비판받고 있는 국민연금에도 동시에 적용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01 주변 사람들에게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이란 말을 어떤 뜻으로 이해하는지 물어보라. 어휘력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열에 일곱 여덟은 “그거,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얻어먹고 얻어 자며, 남의 신세 지는 거 아닙니까?”라고 할 것이다. 맞다. 국어사전에도 ‘동쪽 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서쪽 집에서 잠을 잔다는 뜻으로,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면서 얻어먹고 지냄 또는 그런 사람을 이르는 말’로 풀이되어 있다. 요컨대 일정한 삶의 근거지도 없이 돌아다니며 남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의 행태를 일컬을 때 이 말을 관용구처럼 쓴다. 구차하고 궁색 맞고 좀 쓸쓸하고 처량해진 사람의 신세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그런데 이 말이 생겨날 때의 원뜻은 이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동가식서가숙’이란 말은 중국 북송 초기의 학자 이방(李昉) 등이 977~983년 사이에 편찬한 태평어람(太平御覽)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이런 부류의 책을 중국에서는 일찍이 유서(類書)라고 불렀는데, 오늘날로 치면 일종의 백과사전과도 같은 책이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옛날 제(齊)나라에 혼기가 찬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마침 두 집에서 청혼이 들어왔는데 동쪽 집의 아들은 못생겼으나 부자였고, 서쪽 집 아들은 인물은 좋았지만 집이 가난했다. 부모는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 딸에게 한쪽 소매를 걷어 의사를 표시하도록 했다(동쪽 집 아들이 좋으면 오른쪽 소매를 걷고, 서쪽 집 아들이 좋으면 왼쪽 소매를 걷으라 했다). 딸은 즉시 두 소매를 다 걷었다. 어머니가 그 까닭을 묻자 딸이 대답했다. “음식은 동쪽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집에서 자려고요.”(齊人有女, 二家同往求之. 東家子醜而富, 西家子好而貧. 父母不能決, 使其女偏袒示意. 女便兩袒. 母問其故, 答曰, 欲東家食而西家宿.) 고금담개(古今譚槪) 이야기가 주는 의미가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동가식서가숙’의 뜻과는 사뭇 다르다. 이 이야기로 본다면 ‘동가식서가숙’의 원뜻은 이익에 민감하고 매우 이기적인 행위(사람)를 가리키는 데에 가깝다. 딱하고 처량한 처지를 나타내기보다는 오히려 괘씸한 느낌을 준다. 결혼하려고 하는 사람으로서 배우자에 대한 신의 같은 것은 간 데도 없다. 맛있는 걸 먹을 때는 부잣집 신랑과 지내고, 잠을 잘 때는 잘생긴 신랑에게 간다니, 그래서 ‘동가식서가숙’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그러면 말의 뜻이 왜 이렇게 변해 왔는가. 아마도 이 말을 사용하는 맥락이 다양해짐에 따라, 원래 그 말이 생겨난 맥락에서 쓰여 오던 말뜻은 점점 쇠퇴하고, 새로 생겨난 또 다른 어떤 맥락에서 쓰는 뜻이 점점 세력을 얻는 양상이 되었으리라. 이를테면 이익에 따라 그때그때 기민하게 움직이는 행위를 뜻하던 ‘동가식서가숙’의 의미기능은 새로 생겨난 다른 말이 감당하게 되고, 그러는 동안 이 말도 새로운 역할을 찾아 다른 의미기능을 감당하게 되었을 것이다. 즉 ‘오갈 데 없어서 남의 신세에 기대어 사는 궁색한 형편이나 사람’을 뜻하는 쪽으로 의미가 옮겨 오게 되었을 것이다. 02 무엇이 그렇게 되도록 작용했을까.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태의 변화, 그 생태가 빚어내는 문화, 그 문화가 지배하는 사람들의 의식 등이 긴 시간을 두고 언어에 작용한 것이리라. ‘오빠’라는 말도 그렇게 변했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남매 사이에서 여동생이 손위의 남자를 부르던 호칭으로 쓰던 것이 ‘오빠’의 원뜻이었는데, 그것이 어떻게 변했는가. 이성애로서 사랑하는 남자를 부르는 호칭으로 이제는 거의 일반화되었다. ‘오빠’라는 말의 사용 맥락이 달라짐에 따라 의미에도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실제로 핵가족제도와 소수 자녀의 가정이 되면서 집안에서 남매를 이루는 ‘오빠’는 많이 사라져버렸다. 집 밖의 ‘오빠’를 찾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변한 ‘오빠’의 의미도 영구히 고정불변으로 있으란 법은 없다. 언제 어떤 맥락을 만나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언어가 변화하는 모습은 음성 언어뿐 아니라 문자 언어에서도 나타난다. ‘중요(重要)’, ‘필요(必要)’ 등의 단어에서 쓰이는 ‘요(要)’자는 원래 ‘허리’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글자의 형태가 ‘서 있는 여자(女)의 허리춤에 두 손이 얹혀 있는 형태의 글자인 덮을 아(襾)’에서 변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要)’자의 원뜻은 ‘허리’이다. 그러나 뒤에 이 글자가 ‘중요하다(essential)’, ‘요구하다(require)’ 등으로도 많이 쓰이자, ‘허리’를 나타내는 글자가 다시 만들어졌다. 그것이 바로 ‘허리 요(腰)자’이다(전광진 교수님의 페북에서). 새 글자 ‘腰’는 허리가 몸에 속함을 ‘要’의 앞에 ‘月(肉을 뜻함)’을 둠으로써, 허리의 뜻이 확실한 새로운 글자를 탄생시킨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였던 히포크라테스(B.C 460~B.C 370)의 오래된 명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Life is short, art is long)’라는 말도 그 원뜻을 다시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된다. 그가 말했다는 ‘예술’이라는 말도, 그 원뜻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과는 거리가 있었다. 영어의 ‘Art’는 라틴어 ‘Ars’에서 왔고, 이 말은 다시 고대 그리스어의 ‘Techne’에서 왔다. ‘Techne’는 오늘날 우리가 인식하는 ‘예술’이라는 뜻보다는 ‘기술’이란 뜻에 가까운 말이었다. 그중에서도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예술(art)이라는 말은 그 뜻이 점점 축소되어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예술이란 처음부터 예술로서 존재했다기보다는 일상의 생활에 필요한 기술에서 시작하여 특별히 미적인 자질이 두드러지는 오늘날의 예술 영역으로 진화해 왔음이 유추된다. 더 일반화해서 본다면, 인류의 기술과 지식이 그런 과정을 거쳐서 보다 전문적인 범주로 분화되고, 더욱 독자적인 영역으로 심화해 왔음을 엿볼 수 있다. 말의 원뜻을 거슬러 찾아봄으로써 인간의 정신과 문명의 진보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03 말로 이름을 지을 때는 온갖 소중한 뜻이 다 들어간다. 서울의 거리 이름만 해도 그렇다. 세종로를 이름 지을 때는 이 거리에서 세종대왕을 생각하자는 뜻이 담겼으리라. 충무로를 작명했을 때는 이 거리에 오면 충무공 이순신을 상기하자는 뜻이 있었으리라. 을지로에서는 을지문덕을, 퇴계로에서는 퇴계 이황 선생을, 남산 소월로에서는 김소월 시인을 생각해 보자는 뜻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거리를 부를 때마다 그 위대한 조상들을 가슴에 새겨서 품는가.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 길들의 위치나 기능을 떠올리는 것으로 그친다. 그 이름들을 그냥 단순 정보로만 처리해 버린다. 지명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각자 이름을 지어 준 분이 기대하였던 그 이름의 원뜻과 관련하여 얼마나 깊이 생각하는가. 이름 안에 소중히 심어 준 원뜻은 꺼내어 펼쳐 볼 틈도 없이, 내 이름은 그저 기능적으로만 쓰인다. 어딘가 새로운 사이트에 등록할 때 내 이름이 쓰이고, 훈련이나 회의에 나갔을 때 참석 여부를 확인하며 부르는 내 이름이 있다. 택배 아저씨가 물건을 가져와서 수취인이 맞는지 확인할 때도 내 이름이 쓰인다. 그렇게 기능적으로만 쓰인다. 의미론적으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아내가 내 이름을 부를 때는 무언가 경고를 내릴 때이다. 이 역시 기능적 쓰임이다. 이름이나 말이나 그 원뜻은 천덕꾸러기를 면하지 못한다. 말은 생겨날 때 그 뜻도 함께 생겨난다. 그런데 그 뜻이 그 말에 항상 반듯하게 붙어있지는 않는다. 조금씩 바뀐다. 때로는 말이 원뜻에서 멀어질 때도 있고, 원뜻이 말에서 희미해질 때도 있다. 이를 두고 말(記標)과 뜻(記意)이 서로 미끄럼을 탄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이렇게 되는 것은 그 말을 사용하는 인간이 살아가는 생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세상 만상(萬象)과 세상만사(萬事)가 다 변하는데, 그 만상을 지칭하고 그 만사를 지시하는 말이 어찌 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처럼 언어의 세계는 역동적이다. 말을 배운다고 했을 때는 이런 모습을 모두 배워야 온전히 배운다고 할 수 있다. 말의 원뜻을 거슬러 생각해 보고, 지금 이 말의 쓰임을 조용히 관찰하듯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지금 쓰고 있는 말의 뜻도 새롭게 의미를 띠고 살아난다. 그게 어찌 말의 의미로만 그칠 것인가. 사람의 의미, 세상의 의미, 존재의 의미로 번져 갈 것이다. 말의 원뜻을 거슬러 생각해 보고, 지금 이 말의 쓰임을 조용히 관찰하듯 들여다보는 자세, 나는 이것이 곧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실천이라 하고 싶다.
들어가며 사서교사로 근무한 이후 해마다 빠지지 않고 실천하는 교육활동이 있다. 바로 ‘도서관 이용교육’이다. 도서관 이용교육은 도서관 이용방법을 안내하는 도서관 이용 지도에서부터 독서방법, 독후활동 등을 지도하는 독서교육과 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과제를 해결하는 정보활용교육에 이르기까지 학교도서관 자료와 시설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도서관 교육활동이다. 필자는 2018년도부터 현재 근무학교에서 매년 전 학년을 대상으로 연 4차시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 1~2학년은 도서관 이용법 익히기와 그림책 읽고 관련 독후활동하기, 3~4학년은 도서관 자료 이용방법을 익히고 과제해결하기, 5~6학년은 한국십진분류법과 청구기호 개념을 이해한 후 도서관 자료검색과 과제해결하기 활동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지금 소개할 수업은 3~4학년을 대상으로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활용하여 정보과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며,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2019년에 실천한 수업사례임을 미리 밝혀둔다. 도감과 지식정보책은 교과수업 및 학습과제 해결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료이다. 도감은 그림과 사진을 주된 내용으로 수록하여 학생들이 직접 보지 못한 실물들을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식정보책은 어떤 분야나 주제에 관한 실제적인 사실이나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도감과 지식정보책은 다양한 교과에서 학습보조자료나 탐구주제 관련 자료조사 등의 활동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3~4학년군 과학교과의 ‘3-2-2. 동물의 생활’, ‘4-2-1. 식물의 생활’ 단원은 도감을 이용하여 자료조사를 하는 활동이 있으므로 실제 과학수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3~4학년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을 계획할 때 ‘교과내용과 연결 지어 도서관 자료 이용방법 익히기’를 수업목표로 두었기 때문에 3~4학년 과학 및 국어교과와 연계하여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활용한 도서관 자료 활용수업을 구상하고 실천해보았다. 아래의 표 1은 3~4학년 수업하기에 앞서 작성한 관련 교과교육과정 연결 맵과 수업설계도이다. 도서관 이용교육과 정보활용교육이 합쳐진 형태로 도도서관 정보생활(4·5·6학년) 교과교육과정에서 학습내용과 활동을 참고하였다.[PART VIEW] 3~4학년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 설계안 ● 1~2차시: 동·식물 퀴즈를 만들어요!(도감을 이용하여 정보과제 해결하기) 1~2차시는 도감을 이용하여 정보과제를 해결하는 수업으로 도감에서 정보를 찾아 퀴즈를 만들어보는 활동을 했다. 1차시 수업의 첫머리는 도감의 주요 특징을 힌트로 제시하여 도감이 어떤 자료인지 퀴즈를 풀며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정답을 공개한 후에는 실물 도감을 보여주면서 도감이 모여 있는 참고도서 서가의 위치도 안내하고, 참고도서란 ‘특정한 주제에 관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두 번째로 도감을 이용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검색도구인 목차(차례)와 색인(찾아보기)의 개념과 활용방법을 안내하였다. 세 번째로는 모둠별로 ‘꽃·나무·새·물고기·곤충’ 등 동·식물을 한 가지 정한 후 관련 도감을 찾아보고 목차와 색인을 이용하여 도감에서 원하는 정보를 탐색 및 정리하여 ‘이것은 무엇일까요?’ 퀴즈 문제를 만들어보았다. 퀴즈 문제를 완성한 모둠은 사서교사에게 퀴즈 문제를 제출하고, 정답 동·식물 그림 또는 사진이 실린 도감을 가져와 보여주도록 했다. 학생들이 보여준 정답 동·식물 이미지는 사진 촬영하여 2차시 ‘이것은 무엇일까요?’ 퀴즈 발표활동에 활용하였다. 2차시에는 1차시에 모둠별로 완성한 ‘이것은 무엇일까요?’ 퀴즈 문제를 내고 알아맞히는 퀴즈 대회를 운영하였다. 1차시에 촬영해두었던 정답 동·식물 이미지는 PPT에 옮겨 담아 퀴즈 문제를 제시할 때 함께 보여주었다. 퀴즈 대회가 끝난 후에는 도감의 특징, 목차와 색인에 관해 정리 문제를 함께 풀며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 3~4차시: 동·식물 신분증을 만들어요!(도감 및 지식정보책을 이용하여 정보과제 해결하기) 3~4차시에는 도감과 지식정보책에서 찾은 정보를 활용하여 동·식물 신분증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하였다. 3차시 수업의 도입부에서 자신이 자연나라에 사는 동물 또는 식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소개하는 신분증을 만들어보라는 정보과제를 제시하였다. 여러분은 자연나라 ◇◇숲에 사는 동·식물 시민입니다. ◇◇숲의 시민이 되면 자신을 소개하는 신분증을 만들어야 합니다. 신분증에는 자신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함께 자신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소개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자연나라 ◇◇숲의 시민으로서 여러분의 멋진 신분증을 만들어보세요. 동·식물 신분증은 A4 종이를 반으로 접어 사용하도록 하였으며 신분증 표지에는 퀴즈를, 1쪽엔 조사한 정보 정리, 2쪽엔 조사한 동·식물 소개 글, 3쪽엔 모둠원의 확인과 참고한 자료를 적을 수 있도록 하였다. 동·식물 신분증 만들기 활동을 위한 첫 번째 활동으로 제비뽑기하여 ‘꽃·나무·새·물고기·곤충’ 중에서 한 가지를 정한 후 같은 종류를 선택한 학생끼리 모여 모둠을 구성하였다. 모둠 구성 후에는 조사하고자 하는 동·식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모둠원이 협력하여 찾아보도록 하였다. 이때 한국십진분류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 후, 동·식물 관련 지식정보책이 ‘480 식물학’과 ‘490 동물학’에 모여 있으며 ‘408 과학 전집’에서도 찾아볼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정보과제 해결에 필요한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찾은 후에는 목차(차례)를 훑어보게 하여 책의 전체 구성과 책에 수록된 동·식물에 관한 대강의 정보를 얻도록 하였다. 조사할 동·식물이 정해지면 도감이나 지식정보책에서 얻은 동·식물 이름, 생김새, 사는 곳, 먹이, 특성 등의 정보를 신분증 2쪽에 정리하도록 지도하였다. 4차시에는 동·식물에 관한 추가 조사 및 정리 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동·식물을 소개하는 글쓰기와 ‘나는 누구일까요?’ 퀴즈 만들기 활동을 하였다. 동·식물 신분증을 완성한 후에는 모둠원끼리 조사한 내용을 공유하고, 모둠별 1명씩 대표가 나와 동·식물 퀴즈와 동·식물 소개 글을 발표하며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나오며 수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을 물어보며,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새롭게 알게 된 점 또는 느낀 점으로 학생들은 궁금한 동물이나 식물이 있으면 도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차례와 찾아보기 기능을 알게 된 것, 조사한 동·식물에 관해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 것 등 도서관 자료를 이용한 경험과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새로운 정보들을 주로 이야기하였다. 또한 도서관에서 찾은 자료로 퀴즈를 만들고 퀴즈 대회도 열어 재미있었다는 반응과 내가 조사한 동·식물로 신분증을 만들어 색다른 경험이었고 동·식물에 대해 좀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1·2학기에 걸쳐 2차시씩 각각 2주에 걸쳐 수업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1학기 : 동·식물 퀴즈를 만들어요!/ 2학기: 동·식물 신분증을 만들어요!) 수업의 흐름이 끊어져 학생들의 관심과 집중도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블록타임수업을 한다면 수업활동이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므로 수업효과가 좀 더 커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 이용교육을 준비하거나 실행할 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이자 바라는 점은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을 도서 대출·반납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수업과 학습, 과제해결,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도서관 이용방법과 도서관 자료 활용법을 배워 자기주도적 자료탐구 학습태도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이다. 총 4차시에 걸쳐 진행한 위의 수업만으로 필자가 생각한 도서관 이용교육 목표가 완벽히 이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그마한 노력도 꾸준히 한다면 분명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을 즐거운 독서활동과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학교도서관에서 스스로 자료를 탐색하고 탐구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나아가 담임교사나 전담교사와 협력하여 교과수업시간에 도서관 자료활용 교육을 하는 이상적인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도 꿈꿔본다.
올해 처음으로 맡게 된 교육복지업무는 모든 업무가 생소했다. 그중에서도 기본학력 프로그램이 가장 큰 숙제로 다가왔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협력강사 지원’ 첫해라서 이를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또한 본교는 위치적 특성으로 기본학력 미도달 학생들이 많지 않았고, 오히려 소수이기 때문에 더 잘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이 글에서는 기본학력 프로그램 운영사례와 수업에서의 협력강사 활용사례를 엮어서 소개하려 한다. 다중지원팀 결성과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 기본학력 학생지원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고,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협조체제인 다중지원팀을 결성하는 일이었다. 학교 내 전문상담사, 보건교사, 각 반 담임교사에게 ‘다중지원팀’을 제안했고,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중지원팀이 만들어졌다. 학습지원대상학생들을 선정하기 위해 3월에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s-basic) 진단도구 G형으로 진단평가를 시행했다. 코로나로 1주일씩 학년별로 번갈아 가며 등교하는 상황이어서 하루에 시험을 다 치르지 못하고 3주에 걸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지필고사와 마찬가지로 치러졌고, 결석한 학생들의 경우 따로 문제지를 나누어 주고 풀게 했다. 모든 학년이 시험을 다 치르고 난 후, s-basic 사이트에서 제시한 기준점수 미달 학생명단을 만들었고, 개별적으로 학부모와 연락하여 학습지원 여부를 확인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많은 학부모가 학습지원 받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추가로 학습지원을 받을 때 주변 학생들로부터 낙인찍힐까 봐 두려워했다. 학교가 방과 후에 따로 아이들을 남길 때는 좀 더 세심한 배려를 담은 계획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PART VIEW] 진단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된 학습지원대상학생 명단을 각 학년 국어·영어·수학교사에게 전달하였고, 학년별로 협의한 후 1학기와 2학기로 나누어 담당자를 정하고, 각 9차시씩 방과 후 교과를 지도하기로 하였다. 방과 후 기본학력 교과지도 _ ‘꿈나래반’ 운영 본교는 학습지원대상학생 방과 후 지도수업을 ‘꿈나래반’ 수업이라고 명명하였다. ‘꿈의 날개’라는 단어의 뜻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활짝 펴고, 희망찬 미래로 날아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취지에 맞는 아름다운 명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나래반 운영계획은 표 1과 같다. 꿈나래반 수업은 각 학년 국어·영어·수학교사가 학년별 협의를 통해 1학기와 2학기로 나누어 각 9차시씩 방과 후 교과를 지도하기로 하였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수업주간에는 원격수업으로 진행하였으며, 학생과 협의하여 방과 후뿐만 아니라 조회시간·점심시간·쉬는 시간 등을 활용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하였다. 그리고 학습자료는 담당교사가 따로 선정하여 제작하거나 s-basic 사이트의 ‘늘품이 자료’를 활용하기도 했다. 꿈나래반 담당 교과교사들은 꿈나래반 수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현재 자신이 맡은 정규수업 학급의 학생과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라포 형성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외부강사나 다른 학년 교사가 가르쳤더라면 학생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지 못했을 텐데, 정규수업 교사가 가르쳤기 때문에 학생들의 상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실제 수업에서도 신경을 더 써줄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꿈나래반 수업의 또 다른 좋은 점은 기본학력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행평가나 정규고사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을 지도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들로 인해 여름방학에도 꿈나래반 수업이 운영되었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현재 3학년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1학기 때 꿈나래반 영어수업을 맡아, 기본을 잡아주는 중등 영문법이라는 교재로 지도하였다. 학생들과 협의하여 방과후시간을 따로 잡고 9차시에 걸쳐 지도했으며, 대상학생들은 3학년 꿈나래반 여학생 4명이었다. 그중 정규교과시간에도 가르치고 있었던 학생은 한 명뿐이었지만, 학생들끼리 서로 친한 상태였기 때문에 서로 같이 수업을 듣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거나 교사와 라포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시험기간이 가까워지면 핵심단어를 외우도록 단어시험과 게임을 병행하고, 교과서 문법 학습지를 다시 한 번 같이 풀어보는 등 스스로 하는 학교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력하였다. 대부분의 기본학력 수업이 그렇듯이 9차시라는 짧은 시간 동안 눈에 보이는 효과를 관찰하기는 어려웠지만, 정규수업에서는 진도를 따라올 수 없어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며 가만히 있던 아이들이 꿈나래반 수업할 때는 모르는 것을 질문하며 활발히 참여하는 모습에 생각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가르치고 있던 학생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수업시간에도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학생도 그저 교과교사일 때보다 꿈나래반 수업까지 듣게 되니 수업시간에도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보다 친밀해진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아이들은 개인적으로 정성을 쏟으면 좋은 방향으로 차츰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 기회가 되어 15분 파닉스라는 기본학력 교재를 만들게 되었는데, 파닉스에 완전 기초실력인 3학년 학생들에게 가르쳐볼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고, 내년에는 이 교재를 활용하여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협력강사제 운영 _ 1학년 수학·국어 협력강사제는 서울의 중학교 교사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교과시간에 협력강사가 수업에 협력 또는 보조하여 교실 내 배움이 느린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는 기본학력 프로그램이다. 본교의 협력강사제 운영계획은 다음과 같다. 진단평가에서 기본학력 수준에 도달한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수업시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더러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꿈나래반 운영을 통해 학습부진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실제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 협력강사제를 처음 도입하면서 수업시간에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도와주고 더 이상의 학습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여러 과목 중에서 가장 수준 차이가 심하게 날 수 있는 수학과목과 수행평가를 할 때 개별지도가 많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국어과목에 협력강사제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수학과목의 경우 주당 2시간씩 협력강사가 정규수업에 들어가서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천천히 1:1 지도를 했다. 올해 수업지원을 했던 수학과 협력강사는 다음과 같은 수업소감을 밝혔다. “첫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두 명 들어가니 학생들은 적응이 안 되는 듯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았어요. 중간중간 문제풀이시간이 있을 때마다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였으나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공부 못한다고 소문날까’란 걱정 때문에 옆으로 가는 것조차 싫어하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한 학생 중에 나를 반기는 학생도 있긴 했지만, 반기지 않는 학생이 더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중에는 책에 손대는 것도 싫어하는 학생이 있었고, 한 학생은 외국에서만 살다 와서 한국말이 서툴러 이해하지 못해 울어버리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방법을 바꾸어 교과 선생님과 학생 대부분을 한 명 한 명 살피기 시작했고,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친구들도 한 번씩 다시 되짚어주며 친근감을 쌓아갔습니다. 교과 선생님과 함께 문제풀이시간 내내 돌아다니며 모든 학생을 보살피자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 울어버렸던 학생도 쉬는 시간까지 찾아와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책에 손대는 것도 싫어했던 학생은 내가 가면 책을 내밀어서 보여주며 알려달라고 합니다. 수업시간에 모든 학생을 살펴주니 낙인효과를 무서워하던 학생들도 걱정을 덜고 나를 살갑게 반겨주었습니다. 수업시간 내에 배움이 느린 학생에게 모든 내용을 받아들이게 할 순 없었지만, 그 수업시간 중 가장 중요한 학습내용만큼은 익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이번 수학수업 내용 중 주어진 선분과 각을 이용하여 하나로 결정되는 삼각형을 그리는 내용이 있었는데, 스스로 할 수 있는 학생도 있었지만, 손도 못 대는 학생도 몇 명 있었습니다. 배움이 느린 학생 옆에서 꾸준히 도와주고 반복하니 세 가지의 작도 중 한 가지 이상은 혼자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보태어 협력강사는 수학은 배움이 누적되는 과목이라 전 학년에 배우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더욱 배움이 어려워지므로 배움이 느린 학생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하였다. 기본학력 수업의 실제 국어과목의 경우 수행평가를 시행할 때 과정중심으로 지도할 수 있으려면 협력강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1학년 국어과목은 세 명의 교과교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그중 수행평가와 관련 있는 ‘시와 문법’ 단원을 배울 때, 협력강사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수행평가를 지원해 주었다. 예를 들어 ‘시와 문법’ 단원의 수업을 학교에서 오프라인으로 하는 경우 이해도가 낮은 학생이나 귀국자 학생의 옆에서 보충설명을 진행했다. 또한 모둠활동수업에서 담당 교과교사와 조별활동을 돌아가며 지도함으로써 모든 조의 활동에 최대한 양질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교사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모둠이 없도록 지도하였다. 결과적으로 좀 더 정확하고 세심한 과정평가가 가능하도록 담당교사와 잘 협업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사례 제공을 위해 수행평가를 시행하는 한 차시 수업에 직접 들어가 보았다. 이날 수행평가는 ‘타이포그래피 그리기’였는데 학생들이 소설의 주제를 글자 디자인에 녹여내는 작업이었다. 학생들은 소설 단원에서 주제나 핵심어를 찾아 ‘글자’로 디자인해야 하는데, 이때 소설의 소재와 주제가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칠판에 예시를 제시했지만, 타이포그래피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협력강사가 따로 설명해주었다. 또한 협력사의 도움으로 한 차시 안에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어 수정 작업을 하고,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지원할 수 있었다. 수학수업의 경우 ‘삼각형을 작도해보고, 이렇게 작도한 삼각형은 모두 크기와 모양이 같은 한 가지임을 관찰’하는 수업 중 교과교사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배움이 느린 학생들은 어떻게 작도를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헤매고 있었다. 교과교사 혼자서 그 아이들을 모두 지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협력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강사의 순회지도로 학생들은 작도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 이외에도 온라인 수업주간에 과제 검토 및 문제풀이 영상제작 등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제공함으로써 교과교사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글을 마치며 초반엔 우왕좌왕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학교 실정에 맞는 기본학력 수업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 진단평가 후 학습지원대상학생들을 선정할 때 좀 더 학부모와 학생들을 설득했더라면 꿈나래반에 대한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고, 학생들을 선정할 때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해주신 교과교사도 있어서 이 부분은 다음 학년도 때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꿈나래반 수업은 학생들이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만족도가 높았던 점에서 기본학력 미도달 학생들을 위해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협력강사제 수업도 마찬가지로 교과교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과밀학급이라 놓치기 쉬운 학생들의 학업부진이나 행동특성을 협력강사가 발견하여 개별 맞춤수업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학습결손을 해결하는 데 한 발 나아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