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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를 보면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어린이를 존중해 주세요’,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이였습니다’라는 말을 꼽았다고 한다. 어린 아동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사용하기 시작한 ‘어린이’란 단어.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뜻을 정확히 모른 채 부모의 소유물이나 어른들의 가르침과 보호가 필요한 약하고 부족한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현재 유치원을 포함해 전교생 31명의 작은 어촌학교인 월포초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주 아화초에서도 4년간 공모교장으로 근무했었는데, 두 학교에서 실현하고 싶었던 교육적인 이상과 꿈이 바로 어린이들이 한 인간으로 존중받는 행복한 학교와 가정에서 자라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 경제적 빈곤을 넘어 관계 빈곤과 시간 빈곤이 어린이의 행복감을 더욱 저해한다는 현실을 접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한 인간으로 존중받고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이 더 절실하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찾고 또 학교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우선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 조성과 놀이시간 확보가 중요하다. 또 인간과 지구가 함께 공존해야 하는 필요성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기후환경 생태교육, 바다식목일을 맞아 주변 해수욕장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 해양환경 동아리의 자율적인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기쁨과 행복감을 찾고, 나아가 자신의 존재에 대한 필요성과 소중함을 깨달아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어린이는 타인이나 인간이 아닌 생명과 자연환경 또한 존중하고 소중히 생각할 것이라 믿는다. 교장으로서, 교육자로서 배우고 싶고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세계적인 교육 석학자, 우크라이나의 수호믈린스키 교장을 소개하고 싶다. 그는 교육의 의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학생들에게 감수성을 가르치는 일이라 했다. 그가 실천한 교육내용을 적은 저서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을 보면 감수성을 가르친다는 것은 아이들의 마음에 진정한 인간의 사랑, 즉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고통, 걱정, 처한 처지에 대해 관심을 심어주는 것, 마음속에 친절함이 자라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 내가 지금 누리는 다른 사람들의 노력으로 얻어진 모든 좋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우리의 교육은 잠시 방향을 잃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친절과 감사의 감수성 교육 실천이 교육의 방향을 바로잡고 어린이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실현하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전교생이 함께 감사편지를 적어 공모전에 낸 것도, 해수욕장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통해 바다의 소중함과 자연환경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가는 것도 모두 감수성을 키우고자 한 노력이었다. 나 아닌 다른 존재의 슬픔과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자신의 기쁨을 포기하거나 양보할 수 있고, 그런 행동과 실천이 더 큰 기쁨이 될 수 있다는 배움을 알아가는 어린이로 자랄 수 있도록 먼저 인생을 산 어른으로서, 교육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다. 정지열 경북 월포초 교장
EBS 인기 교양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교재와 3분 요약 동영상을 오는 8월부터 중·고교 교실에서 무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시즌 1을 마무리한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는 각 분야 최고 석학의 명강의로 세간의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강연을 학습 도구로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 석학별로 제작되는 ‘위대한 수업 석학 교재’에는 이론소개와 QA식 강의 요약을 담는다. 강의 별로 제시된 3개의 핵심 질문과 답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업이 이뤄지도록 기획했다. 수업에 활용이 가능한 3분 이내의 다이제스트 영상도 함께 제공한다. 교재는 유발 하라리의 ‘AI시대 인류의 생존법’ 등 ‘위대한 수업’ 시즌 1의 명강의부터 순차 배포된다. ‘위대한 수업 석학 교재’와 동영상은 K-MOOC 웹사이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소년 명창은 있을 수 있지만, 소년 명고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판소리에서 ‘고수’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이다. 수많은 장단과 법도를 모두 외워야 함은 물론, ‘명고수’라는 말을 듣기까지 오랜 수련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첫째가 고수요, 둘째가 명창이라는 뜻의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도 고수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소리판에서 고수는 단순 반주자를 넘어 소리의 빠르기를 조절하고 추임새를 통해 분위기를 이끌거나 소리꾼의 상대 역할을 하며 소리에 혼을 더해준다. 이처럼 다양하고도 어려운 판소리 고수 역할을 남들과는 다르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러나 누구보다 성실하고 즐겁게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학생이 있다. 이도현(울산혜인학교 2학년) 군이 그 주인공. 난산으로 태어나 시각장애를 갖게 됐지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판소리 고수를 향한 도현 군의 도전에 장애가 될 순 없었다. “한쪽 눈은 아예 보이지 않고 한쪽 눈은 저시력 약시여서 악보를 보기 어려워요. 그래서 한 번 확대기에 넣어서 볼 때 통으로 책을 다 외워버려요. 머릿속에 가락과 장단이 다 있다 보니 변형된 장단이어도 바로바로 칠 수 있도록 저만의 기술을 터득한 점이 제 장점입니다.” 이 군은 지금까지 수많은 전국대회에서 수상하며 그 실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제15회 추담전국국악경영대회 대상, 제30회 땅끝 해남 전국국악경연대회 최우수상, 2021 무안 전국 장애인 승달국악대제전 최우수상 등 6개 대회에서 수상한 것은 물론 지난달에는 같은 대회에서 청소년 종합대상으로 장관상을 받았다. 이달 말에는 서울청소년예술제 본선 진출도 앞두고 있다. “판소리 고수의 매력은 관중과의 소통에 있는 것 같아요. 소리에 흥을 더해주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띄워줄 때 기분이 좋아요. 다른 고수들은 관객을 눈으로 보며 분위기를 판단할 수 있지만 저는 소리로 느낍니다. 제가 흥을 돋우기 위해 추임새를 내고 북장단을 신나게 치면 관중석에서 ‘얼씨구’하며 받아 쳐줄 때 ‘아 통했구나!’ 하고 느껴요.” 그는 가장 좋아하는 판소리로는 심청가를 꼽았다. 시각장애를 가진 심봉사와 심청이의 마음에 공감하게 되면서 각각의 슬픈 대목마다 마음의 강약이 느껴져 더 몰입하고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고. 이 군의 고법 스승인 이치종 일통고법보전회경남지회장은 “도현이는 장애에서 오는 어려움 때문인지 판소리에서 말하는 ‘한’이라는 감정을 타고나게 표현하는 면이 있다”며 “북을 치는 느낌이나 추임새 등에서 또래와는 달리 자신만의 감정을 음악에 풍부하게 녹아내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재능에도 불구하고 이 군이 판소리 고수로서 꿈을 펼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2012년 사업 실패로 쓰러지신 아버지는 뇌변병장애와 언어장애 판정을 받아 근로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머니 또한 아버지의 병간호와 야간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주 이 군의 레슨을 위해 경남 김해까지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시외버스와 기차 등 대중교통을 타고 장거리 이동을 돕고 있다. 또 판소리 특성상 대부분의 대회가 전라도에서 개최되는 경우가 많아 이동에 제약이 많은 모자에게는 이 또한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이 군은 다행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에 선발돼 경제적 부담을 덜고 레슨비와 교통비, 숙박비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장학금으로 충당하게 됐다. 그는 “재단의 도움을 통해 다른 걱정 없이 학교 공부와 판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며 “대회에서 더 많은 상을 받아 받았던 큰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군의 현재 목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국악과에 진학하는 것이다. 고법뿐만 아니라 국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해 피리와 판소리 레슨도 추가로 받고 있다. 그는 또 “키가 작아 북을 칠 때 힘이 조금 부족해 고법에 있어 제 단점이 강약 조절이라고 생각해서 북을 더 세게 치는 등 보완할 부분에 더 집중하며 연습하고 있다”며 “당장은 이달 말에 있을 서울청소년예술제 본선 대회를 위해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 나중에는 이름난 국악 선생님이 돼서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고 싶고 또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게 재능기부도 하면서 선배로서 소통하고 싶어요. 올해와 내년까지는 할 수 있는 한 많은 대회에 참가해서 대상이나 장관상을 더 수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제 북장단, 잘 지켜봐 주세요!”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한국교육신문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사업 ‘아이리더’의 지원을 받는 아동들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학업·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에 잠재력 있는 저소득층 아동 556명에게 약 123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후원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전용 후원 계좌 국민은행 102790-71-212627 / 예금주: 어린이재단 기부금영수증 신청 1588-1940
딥브레인AI는 지난 대선 기간 화제를 모은 AI 윤석열을 탄생시킨 회사다. 세계적 기술 경쟁력을 갖춘 AI 전문 기업으로 방송, 금융, 서비스업 등 다방면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연로한 부모님을 AI 휴먼으로 구현해 돌아가신 후에도 만나볼 수 있는 '리메모리' 서비스도 출시했다. 다양한 서비스 중 AI스튜디오스는 교육 분야에 접목 가능한 콘텐츠다. 미리 제작된 20여 종의 AI 휴먼을 선택해 원하는 대사만 넣으면 실제 인간이 말하는 것 같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김현욱 아나운서 등 유명인을 본뜬 모델을 제공하므로 동영상 강의나 학교·기관 소개 영상 등에 활용하면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PPT 자료를 배경으로 선택할 수 있어 발표 자료 만들기도 적합하다. 초상권이 해결된 가상 인간이므로 얼굴 노출을 원치 않는 구성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최신 AI 기술을 체험해볼 기회가 된다. 직접 작성한 대사를 AI 휴먼이 말하는 영상을 제작해볼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8000자 정도 말하는 분량의 영상 제작 체험이 가능한 스타터 라이선스는 3만 원 안팎이어서 부담이 크지 않다. 더 많은 이용을 원하는 교육기관은 비용 협의가 가능하다. AI 휴먼을 별도로 제작할 경우엔 5000만 원~1억 원 정도의 제작비가 들지만, 한 번 만들면 영상 제작 시 스텝 인건비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영상 제작 빈도가 높은 기관이나 유명인은 고려해봄직하다. 딥브레인AI는 AI 휴먼을 적용한 영어 회화 프로그램 '스픽나우'도 보급하고 있다. 음성과 영상 싱크를 맞추는 기술이 적용된 AI 휴먼을 통해 입 모양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화나 화상 회화 프로그램과 달리 시간·공간 제약도 없다. 학습자의 레벨에 따라 맞춤형 커리큘럼을 설정하고, 일별 학습량을 정량화해 제시하므로 꾸준한 학습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 주변의 궁금한 사물이나 단어를 촬영하면 뜻과 발음을 알려주는 AR단어장, 주제 없이 다양한 대화가 가능한 프리토킹, 1000권 이상의 책을 AI가 읽어주는 리딩 기능도 탑재했다. 또한 1주 단위로 학습량과 흐름, 표현력, 정확성, 발음, 독서량, 단어수 등을 분석한 AI 리포트로 학습 관리를 돕는다. 스픽나우의 월 이용료는 개인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해 이용 시 9900원, 전용 태블릿을 구매할 경우 9만9000원(3년 약정)이다.
북한과 남한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두 개 중에 하나를 골라봅시다. 남한과 북한의 현재 경계는 휴전선일까요, 38선일까요? 정답은 휴전선, 정식 명칭은 군사분계선이에요. 38선이나 휴전선이나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는 아픈 역사가 깃든 경계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38선은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 직후 소련과 미국에 의해 설정된 분계선입니다.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남과 북을 나누어서 38선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1945년 8월 15년 일본의 항복으로 우리나라는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한반도에는 해방과 동시에 미군과 소련군이 주둔하게 됩니다. 소련군은 평양에서 북쪽을 장악하고 미군은 서울에서 남쪽을 장악했어요. 이후 소련과 미국은 양측의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서 38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을 나눌 것을 합의했습니다. 38선 설정에 우리 민족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휴전선이 정해지기 전까지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경계선 역할을 했습니다. 6.25 전쟁 휴전 전까지 38선이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경계였다면, 1953년 7월 27일 휴전 이후부터는 휴전선이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휴전선의 정식명칭은 군사분계선으로 38선처럼 한반도를 가로지르게 설정되었어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이 남한을 침략한 이후로 북한과 남한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남북을 번갈아 점렴하기를 반복하며 전쟁이 1년간 지속하였습니다. 이에 지칠 대로 지친 남한과 북한은 38선 부근에서 작은 전투들만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1951년 7월 남쪽의 유엔군과 북쪽의 공산군 사이에 휴전 협상이 오가기 시작했고, 1953년 7월 27에 휴전 협정을 맺으며 전쟁이 잠정 중단되었어요. 휴전선은 휴전 당시에 양쪽 세력이 군사적으로 맞서던 경계로 결정되었습니다. 휴전선이 지리적으로 38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38선에 비해 서쪽 경계는 남쪽으로 약간 내려오고 동쪽 경계는 북쪽으로 약간 올라가 있어요. 38선과 휴전선은 비슷한 위치에 설정되었기 때문에 지도에서 보았을 때는 한눈에 구별하기 힘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두 경계선에 얽힌 이야기는 한민족의 역사의 큰 아픔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답니다. 문제 1) 38선이 설정된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① 38선은 일제가 한반도 지배를 편하게 편하게 하기 위해 임시로 설정한 경계이다. ②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에도 외국 세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③ 38선 북쪽은 소련에 의해, 38선 남쪽은 미국에 의해 점령되었다. 문제 2) 휴전선이 설정된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무엇인가요? ① 휴전선은 6.25 전쟁의 결과로 형성되었다. ② 휴전 당시 전국에서 수 차례의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③ 6.25 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남한이 북한을 공격하며 시작되었다. 문제 3) 38선과 휴전선을 비교한 것으로 옳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① 3 8선에 비해 휴전선이 훨씬 북쪽으로 올라가 있다. ② 휴전선이 설정된 시기가 38선이 설정된 시기보다 늦다. ③ 휴전선과 38선 모두 남한과 북한을 구분하기 위해 정해진 경계였다. 정답 : 1)① 2)① 3)①
“초등 전일제 학교의 도입‧운영에 따른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과정 운영 및 교육활동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초등 전일제 학교과 교육 전문성 측면에서 학교와 교원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를 세심하게 검토하는 것에 더해 기존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과 관련한 불필요한 업무부담을 해소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국정과제로 삼고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초등 전일제 교육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구체적인 지원법안을 제정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제한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초등 전일제 학교의 기본 원칙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의 자율적 참여와 선택권 보장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자율적 운영 및 공공성 확보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일제 학교 시나리오로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기존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 운영시간을 확대하는 A유형 △학교 공간에서 이뤄지던 방과후활동을 정규교육과정 및 교육시간과 이원화해 교육청 또는 지자체, 중간지원조직 등에서 운영하는 방식의 B유형 △기존 정규 교육시간을 휴식, 놀이 및 여가활동, 체험활동 시간 등을 확대·포함해 연장하는 C유형으로 구분된다. 이 연구위원은 “전일제 학교에 대한 사회의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운영 주체는 누가 돼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 요원한 상황”이라며 “운영 주체가 교육청이 되든 지자체가 되든 이 둘의 연계·협력은 필수적인 것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인 연계·협력을 위해서는 이른바 중간지원 조직이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과 관, 민과 관의 협력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교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그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법안에 △초등 전일제 학교의 운영 주체 및 역할 △운영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운영지원센터 지정 및 설치 △전담 운영인력에 대한 배치 및 지정 등에 대한 내용이 필수적으로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주영 한국교총 선임연구원은 “법이 시행되고 학교현장에 나타나게 될 현실적인 모습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시도교육감과 지자체장 역할이 구분돼 있지 않고 학교 역할도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방과후학교에 대한 수요조사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민원 응대는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직접 하는지, 돌봄을 8시까지 하면 그때까지의 관리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강사나 전담사가 파업에 참여하는 경우 어떻게 되는지 등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아이들은 학교가 키워야 한다’는 여론몰이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일단 법안부터 만들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자고 하기에는 학교는 모든 학교 수만큼이나 많은 다양한 어려움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실을 눈감고 현 정책들을 아우르는 큰 제도를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방과후강사노조는 기존 돌봄을 확대하는 A유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돌봄과 정규수업을 분리하는 B유형을 지지했다. 또 중간지원기관의 예로 의성미래교육지구사업과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도봉형 방과후학교 등이 사례로 소개됐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미얀마 교육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 학습도서 시리즈인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 약 4000부를 미얀마에 보급한다. 군부 집권 이후 공교육이 위축된 미얀마 초등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사업은 군부 쿠데타 상황으로 정상 등교가 어려운 미얀마 초등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및 자기주도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 경제 수준에 비해 어린이 도서 가격이 비싸 가정 내 학습도 쉽지 않은 미얀마의 국가적 상황도 반영됐다.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을 보급 도서로 선정한 것은 세계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보편적 지식을 짜임새 있게 담고 있어서다. 자기 주도 학습에 적합한 구성과 EBS의 공신력도 한몫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탐구생활 시리즈는 우리나라와 문화적 차이가 있는 미얀마 학생들이 보기에도 적합한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어 선정했다”며 “굿네이버스는 앞으로도 미얀마 지역 아동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굿네이버스는 올해 하반기 중 번역 작업과 검수·검토를 거쳐 내년 9월까지 미얀마에 어린이 학습도서를 보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아동 친화적 교재가 부족한 개발 도상국에 아동 교보재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병욱(오른쪽) 국민의힘국회의원이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적 방향과 과제"란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김주영(오른쪽 첫번째) 한국교총 선임연구원이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 정책토론회'에서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원내대표가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앞서 주요내빈들이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상처 입은 아이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넘어지고, 떨어지고, 까지고, 멍이 들고 딱지가 진’ 아이들이 제힘으로 문을 열고 도움을 청한다. 대개 보이는 상처가 덧나지 않게 간단한 처치만으로 상황은 마무리된다. ‘배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 아픔을 호소하지만, 원인을 쉬이 찾기 어려운 아이들도 이곳으로 모인다. 보이지 않는 곳, 마음의 상처로 아파하는 아이들이다. 이곳에 가면 나을 수 있다는 기대, 자신의 아픔을 알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을 품은 아이들이 문을 두드리는 곳, 학교 보건실이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학교 현장에서 20년간 보건교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기록한 보건실 이야기다. 학교에서 기록하는 보건일지 프로그램의 양식은 간단하다. 이름, 아픈 곳, 처치가 전부다. 저자는 매일 하루 30분 이상 시간을 내 보건일지를 입력하지만, 보건교사로서 한 일이 충실하게 기록되지 못해 못마땅했다고 고백한다. “언젠가부터 틈이 나는 대로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내 방식대로 기록했다. 정확히 말하면 해를 더할수록 보건 업무라는 일로부터 소외되어가는 나를 위해 기록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틈틈이 남긴 메모를 보며 쓴 글에는 보건교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넘어 아이들에 대한 존중과 관심, 경청, 응원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아이들은 물 한 잔, 따뜻한 찜질 몇 분, 그저 앉아 있는 몇 분만으로도 다시 생기를 찾는다. 작은 관심에도 금세 좋아진다. 이런 아이들에게 약은 필요 없다. ‘그래, 내가 네 맘 알 것 같다’라는 신호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보건실을 찾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도 주문한다. ‘5분 간격으로 홍수처럼 들이닥치는 아이들과 많은 업무’와 ‘갈수록 많은 법들과 규정 속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일을 하게 만드는 제도 속에서’는 아이들의 아픔에 온전히 마음을 기울이기가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보건실은 간단한 외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아이 하나를 발견해내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어떤 위험한 징조를 감지하기 위한 센서가 되기도 하고, 가정과 교실에서 소외된 아이를 마지막으로 걸러낼 수 있는 체의 역할이 되기도 한다.”김하준 지음, 수오서재 펴냄.
한국교총(회장 정성국)과 경기교총(회장 주훈지)은 경기도의 한 초등학생이 싸움을 말리던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흉기로 위협을 가한 교권침해 사건을 “교사의 실질적 교육‧지도권이 무력화된 교실의 민낯”이라며 “교육부와 국회는 교권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즉각 생활지도법 입법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5일 발표했다. 교총은 “먼저 참담한 일을 당한 피해 교사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면서 “학교와 교육청은 피해 교사 보호에 온 힘을 다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합당한 조치,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국회는 일련의 사건을 단지 일부 학생의 일탈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교권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학교는 6일,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 학생에 대한 처분과 교사 보호조치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6월 3일 울산지역 고 1학생에 의한 담임교사 폭행 사건, 6월 22일 전북 모 초교 학생의 학교폭력 및 교권 침해사건으로 교단은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교권 침해사건이 또 발생하자 교총은 저연령화, 흉포화 되는 심각한 교권침해 사건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의 현실은 각종 실태와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교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육활동 침해사건만 1만 1148건, 교사 상해·폭행 사건도 888건에 이르며, 17개 시·도교육청 교원치유지원센터에 교원 심리상담 건수는 최근 5년간 4만 309건, 교원 법률지원은 1만 3409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사들이 참고 지나가는 일이 몇 배나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올해 1월 19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44.5%)’고 인식했고, 그 이유로는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36.2%)’, ‘학교 교육이나 교원에 대한 학생 및 보호자(부모 등)의 불신(26.2%)’을 꼽았다. 그리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적극 보호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서는 ‘침해 행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 강화(36.9%)’, ‘예방 교육, 캠페인 등 교육활동 보호에대한전 사회적 인식 제고(23.8%)’ 등을 들었다. 교총은 이러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근본 원인으로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지도를 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행동을 제지하기 위한 행위나, 다른 학생의 수업권 보호를 위해 교실 뒤쪽이나 복도로 내보내기만 해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수업 중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 것조차 아동학대로 신고 돼 교원이 고충을 겪고 있는 현실을 언급했다. 교총은 “교원들이 ‘교직 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로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라며 “다수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 교원의 교권이 침해되는 것을 예방하고 해당 학생의 치유와 교육을 위해 교육부와 국회는 생활지도법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개정을 통해△교원에게 실질적인 생활지도권 부여 △피해 교원 보호 및 정상적 지도과정에 대한 민원·분쟁 시 법적 대응 △문제행동 학생 교육‧치유근거마련 △학생의 문제행동 시 즉각 분리조치를 포함하는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등이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지난달 27일부터 ‘문제행동 학생 치유와 교육을 위한 생활지도법 마련’이 포함된 ‘7대 교육 현안 해결 촉구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모든 조직역량을 모아 관련 법 개정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은 5일 오전 교총회관에서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관장 명노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단체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교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올바른 국가관‧역사관 확립 및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양 기관의 주요 사업에 대한 홍보 추진 △학생 행사 또는 교사 연수 프로그램 등 개발 협조 △기념관 주최 행사 후원 및 교총 회장상 수여 △교총 사업에 대핸 협력‧지원 등이다. 정성국 회장은 “올해는 윤봉길 의사 의거 90주년이 되는 해”라며 “희생으로 되찾은 나라를 더욱 사랑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그 뜻을 기리고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협약이 학생과 교원 모두 그런 마음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계기로 만들자”고 말했다. 명노승 관장은 “윤봉길 의사의 상해 의거는 카이로 회담에서 한국 독립 약속의 근원이었으며 중국 독립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윤 의사는 안중근 의사를 제일 존경해 농촌계몽운동을 통한 조국 독립의 필요성을 전파했다”라면서 “이러한 뜻이 계속 전파될 수 있도록 양 기관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교총에서 정 회장을 비롯해 양영복 사무총장, 박충서 한국교육신문사 사장, 신현욱 조직본부장이,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는 명노승 관장, 이성섭 이사, 민병덕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정성국(오른쪽 두번째) 한국교총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 2층에 전시되어 있는 매헌윤봉길의사 상하이의거 90주년 기념 특별이동전을 명노승(오른쪽 첫번째)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장과 함께 둘러 보고 있다. 정성국(오른쪽) 한국교총 회장이 5일 오전 명노승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장과 업무 협약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원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7조에 근거해 매년 1월과 7월 보수지급일에 정근수당을 받게 됩니다. 정근수당은 휴직·징계처분 및 실제 근무기간 등에 따라 지급 요건이나 지급액이 달라지므로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지급 요건 가. 1월 지급 정근수당: 1월 1일 현재 교원 신분을 보유하고 봉급이 지급되는 자 중 지급대상기간인 전년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기간 중 1개월 이상 봉급이 지급된 자 나. 7월 지급 정근수당: 7월 1일 현재 공무원(교원) 신분을 보유하고 봉급이 지급되는 자 중 해당 연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기간 중 1개월 이상 봉급이 지급된 자 ※ 정근수당 지급대상기간 중에 징계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정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2. 지급액: 근무연수에 따라 봉급표상의 월봉급액의 5~50%까지 차등 지급 3. 근무연수: 교육공무원 등의 경력환산율표에 따라 계산 가. 근무연수에 산입하지 않는 기간 1) 징계처분·직위해제기간, 휴직기간(공무상 질병휴직 제외) 2) 징계처분의 집행이 끝난 날부터 징계처분에 따른 승급제한기간(강등·정직: 18개월, 감봉: 12개월, 견책: 6개월) ※ 음주운전·성폭력·성희롱 및 성매매는 6개월 가산 나. 근무연수에 산입하는 기간 1) 징계기록 말소 이후 산입된 승급제한기간(징계처분기간은 산입하지 않음) 2) 고용휴직·유학휴직·육아휴직(최초 1년, 셋째 이후 자녀는 전 기간) 3) 임용 전·후 군복무기간 4. 지급액 5. 정근수당 가산금: 지급기준은 정근수당 근무연수계산을 준용함. 정근수당 QA Q. 2022년 5월 1일 견책 처분을 받은 경우에 7월 정근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A. 지급대상기간인 1월 1일부터 6월 30일 중에 징계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7월 정근수당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다음 해 1월 1일에 지급되는 정근수당에는 별도의 감액 없이 지급됩니다. Q. 2022년 5월 1일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경우에 7월 정근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A. 직위해제 처분기간에 대해서는 실제 근무하지 않은 기간으로 보고 실제 근무한 기간에 대해서만 지급합니다. 따라서 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4개월에 대한 정근수당을 7월에 지급하게 됩니다. Q. 2021년 9월 1일까지 사립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동일자로 국·공립학교 교사로 특별채용된 경우에 2022년 1월 정근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A. 교육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교원의 사립학교 근무기간은 실제 근무한 기간으로 간주하므로, 별도의 징계나 직위해제, 휴직처분을 받지 않았다면 2021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근무한 기간에 대해 전액 정근수당을 받게 됩니다. Q. 2020년 8월 1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첫째 자녀에 대해 육아휴직을 한 경우에 2022년 7월 정근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A. 첫째 자녀의 육아휴직기간이 1년을 초과하였으므로 복직 이후 기간인 3~6월까지만 정근수당 지급대상입니다. 7월 정근수당은 정근수당액의 4/6으로 월할계산해 지급됩니다. Q. 1급 정교사 자격 획득 시 정근수당 지급을 위한 근무연수도 변경 가능한가요? A. 1급 정교사 자격 취득은 호봉재획정 사유는 되나, 교육공무원 경력환산율표에 따른 근무경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정근수당 지급을 위한 근무연수는 동일합니다. Q. 동일학교에서 기간제교사로 근무(2020.3.1~ 2022.2.28)하다가 퇴직 후 다시 기간제교사로 신규채용(2022.3.1)된 경우 정근수당 지급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A. 동일학교에서 퇴직처리 후 신규 임용된 경우 실제 근무기간은 새로 임용된 2022년 3월 1일부터 산정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7월 정근수당은 3~6월까지 4개월에 대해 월할계산해 지급됩니다.
어느 날 선생님 한 분이 법률상담을 청해왔다. 야외 체험활동 날 학생이 김밥을 가져왔는데, 그냥 돌려보내자니 버리게 될 것 같아 할 수 없이 받았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마음이 참 따뜻한 어머님이시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어머님으로부터 “선생님, 그때 김밥 맛있게 드셨어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신고합니다”라는 연락을 받게 된다. 다른 일로 선생님에게 불만이 생긴 터였다. 돌변한 상황에 선생님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6년 가까이 지났다. 이로써 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변화과정에서 제재를 받은 교사들도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청탁금지법」 규정을 살펴보고, 학교에서 종종 발생하는 사안들에 적용해 보고자 한다. 「청탁금지법」의 의미 「청탁금지법」 이전에도 대가성 있는 공직자의 금품수수 행위를 뇌물로 처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의 금품수수 행위가 정례화(定例化)되면서 평소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가 이뤄지다가 필요한 순간에 그 유착관계를 부정하게 이용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공직자의 금품수수 행위를 제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결국 「청탁금지법」 제정에 이르게 된다. 「청탁금지법」은 뇌물과 달리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 행위도 제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아가 「청탁금지법」은 법정 기준액을 초과하는 고액의 금품수수 행위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 요건을 완화하여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금지한다. 이에 따라 공직자 등은 1회 100만 원,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다. 「금품수수 관련 청탁금지법」의 2가지 원칙 ①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수수할 수 없다. ②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금품 등을 수수할 수 없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경우 매년 졸업식 날이 되면, 그간 고생한 선생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과 함께 학생(학부모)이 선생님께 꽃다발이나 선물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청탁금지법」이 마음에 걸려, 주는 쪽도 받는 쪽도 ‘줘도 되나, 받아도 되나’ 멋쩍은 분위기가 된다. 교사가 이를 받아도 될까? 학생이 졸업을 하면 교사는 해당 학생의 성적평가·처리업무를 하지 않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호간 직무관련성이 사라진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관계에서는 고액의 금품수수(1회 100만 원, 매 회계연도 300만 원) 행위만 금지되므로 이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금품 등을 받아도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경조사비는 어떠한가? 공직자 등은 어떤 명목으로든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여 받을 수 없으므로 경조사비 또한 이 범위 안에서 받아야 한다. 친구 등 아주 절친한 관계에 있는 자라고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친족들로부터 받는 금품은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에 해당하므로 민법상 친족(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으로부터는 위 기준을 넘는 금품을 받아도 문제 되지 않는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상대로부터 일체의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공직자도 사회·경제생활을 하며 금품 등을 주고받는 일들이 생긴다. 이에 「청탁금지법」은 여러 예외를 두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3만 원 이내의 음식물, 5만 원 이내의 선물(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은 10만 원), 5만 원 이내의 경조사비(이를 대신하는 화환·조화는 10만 원)가 있다. 그런데 학생의 성적평가·처리업무를 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는 이 규정을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여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학교 교사에 대해서 왜 이렇게 엄격할까? 이에 대해 법 시행 초기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다. 2016년도 말, 「청탁금지법」 소관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다. 한 위원이 당시 권익위 위원장에게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이 왜 법 위반인지, 운동회 때 학부모가 김밥을 주는 것이 왜 법 위반인지 따지듯 물었다. 당시 위원장은 교육은 공공성과 특수성이 있고,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직접적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직접적 직무관련성이란 말은 법률에 없는 말이지만,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말로 이해됐고, 지금까지 교육현장에 「청탁금지법」이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 음식물(3만 원), 선물(5만 원/10만 원), 경조사비(5만 원/10만 원) 규정 적용 스승의 날이나 교사의 생일날, 반 학생 전체가 뜻을 모아 5만 원 이하의 선물이나 생일케이크를 준다면 위 3·5(10)·5(10)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까? 위 예외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목적이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또는 부조이어야 한다. 그러한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위 가액 내라도 예외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권익위의 법 적용례를 보면, 학생의 성적평가 및 처리를 상시 수행하는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에 이뤄지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는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목적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위 금액 범위 내의 음식물·선물·경조사비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위 3·5(10)·5(10) 예외 규정은 학생의 성적평가 및 처리업무를 하는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할 것이다. 재산적 이익·경제적 이익이 없는 경우 종종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공예품이나 그림 등을 교사에게 선물로 주는 경우가 있다. 교사는 이를 받아도 될까? 「청탁금지법」 상 수수가 금지되는 ‘금품 등’은 재산적 이익이나 경제적 이익이 있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것들이다.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받을 때에는 「청탁금지법」 적용이 없다. 그렇다면 학생이 만든 공예품이나 그림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은 그 물품의 재산적·경제적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학생이 만든 공예품·그림이 그 수준이나 용도 면에서 교사에게 재산적·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청탁금지법」 상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받아도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반면 교사에게 재산적·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이라면 ‘금품 등’에 해당하므로 받으면 「청탁금지법」 위반이 된다. 권익위는 학생이 쓴 편지는 특별히 과도한 경우가 아니라면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이는 편지지에 문자가 기재됨으로써 그 편지지의 경제적 효용은 다했다고 할 것이어서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 「청탁금지법」 적용의 가장 폭넓은 예외로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이 있다. 사회상규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할 수 있는 행위’라고 해석한 바 있다. 그리고 사회상규에 부합하는지는 개별적인 사안마다 그 구체적 사정을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에 있다. 학교에서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으로 고려되는 대표적인 것으로 학생 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꽃)이 있다. 권익위는 이에 대해 수수 시기와 장소, 수수 경위, 금품의 내용이나 가액에 비춰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마치며 「청탁금지법」을 살피며, 청탁금지법의 의미,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 등 사례를 통해 차례로 알아보았다. 살펴보았듯이 학교현장에서 「청탁금지법」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법 적용으로 일반 상식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될 수 있는 행위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속-과-목-강-문-계’, 학창시절 생물 분류 순서를 기계적으로 외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외우기도 어려운 체계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하기도 하며, 과학실 벽면에 유리단지 안에 들어있는 생물 표본들을 신기하게 바라보곤 했다. 그런데 그 이론과 표본들 안에 우리의 인식 체계를 뒤흔들 엄청난 비밀들이 숨어 있다면?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 인물의 생을 따라가며, 동시에 작가 개인의 삶과 가치관의 변화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유려하면서도 세련된 문체는 언어를 넘어서도 그대로 전해지며, 롤러코스터를 타듯, 이어지는 다양한 이야기의 변주는 책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 여러 방면에서 혼돈과 싸우는 것은 그의 본업이기도 했다. 그는 ‘거대한 생명의 나무’의 형태를 밝혀냄으로써 지구의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을 하는 과학자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분류학자였다. 그리고 생명의 나무가 완성되면 모든 동식물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밝혀질 거라고 했다. 그의 전문분야는 어류로, 그는 새로운 종을 찾아 전 지구를 항해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그 새로운 종들이 자연에 숨겨진 청사진에 관해 더 많은 걸 알려주는 실마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조던은 수년, 수십 년에 걸쳐 지치지 않고 일했고, 그 결과 당대 인류에게 알려진 어류 중 5분의 1이 모두 그와 동료들이 발견한 것이었다. 그는 새로운 종들을 수천 종 낚아 올렸고, 각각의 종마다 이름을 지어주었으며, 그 이름을 반짝이는 주석 꼬리표에 펀치로 새기고, 에탄올이 담긴 유리단지에 표본과 함께 이름표를 넣었다. 그렇게 자신이 발견한 어류 표본들을 높이 더 높이 쌓아갔다. 1906년 어느 봄날 아침, 난데없이 닥친 지진으로 그가 수집한 반짝이는 표본들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 전까지는. _ 16~17p 데이비드는 생물학을 연구하는 분류학자로 엄청나게 많은 종들을 발견하고 우리에게 그 존재를 알려줬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깊이 인식하지도 못했을 생물들을 찾아가는 여정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띠에 과학적 발견의 표시를 수백 개나 새겨 넣은 이 쾌활하고 혈기왕성한 거구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관한 이야기가 캘리포니아의 한 부유한 부부의 귀에 들어갔다. 이 부부의 이름은 릴런드 스탠퍼드와 제인 스탠퍼드로, 1890년 어느 날 이 부부는 블루밍턴까지 몸소 찾아와 자신들이 팰러앨토의 농지에 실험적으로 세운 작은 학교의 초대 학장이 되어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데이비드는 그 제안에 따르는 넉넉한 봉급, 눈부신 기후, 태평양의 기름진 보물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망에 구미가 당겼다. 그를 주저하게 만든 유일한 요소는 스탠퍼드 부부였다. 릴런드 스탠퍼드는 악덕 자본가로 널리 알려진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다. 그의 아내 제인은 정규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으며, 죽은 아들과 만나려고 영매들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다.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도덕적으로도 지적으로도 자신보다 열등해 보이는 일개 시민의 변덕에 놀아나는 놈팡이나 노리개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 봉급에 그 날씨라면…. 결국 그는 1891년 스탠퍼드대학의 초대 학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나이 갓 마흔 살이 되었을 때다. _ 81p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데이비드가 스탠퍼드대학의 학장이 되는 과정을 함께 만나게 된다. 물론 이러한 만남이 데이비드가 분류학자로서 폭넓은 활동을 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을 주지만, 책의 중반부에 상당 부분 제기되는 사건의 시작도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강력한 후원자였던 릴런드 스탠퍼드가 죽은 후, 그의 부인과 심한 갈등을 겪는다. 제인 스탠퍼드는 데이비드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학교에서 쫓아내려 하지만 데이비드 역시 치밀한 준비를 한다. 제인은 해외여행 중 호텔에서 사망하게 되는데 그에 대한 미스터리를 작가는 탐사보도처럼 세밀하게 보여준다. 과학자로서는 성공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삶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함께 보여주는 부분이다. “낮이나 밤이나 호스로 물을 뿌려. 낮이나 밤이나.” 해는 뜨고 지고, 뜨고 지고, 데이비드의 동료 두 사람은 고무 덧신을 신고서 물고기들의 살덩이를 향해 호스로 물을 뿌렸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불굴의 기개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_ 115p 그가 재직하고 있던 스탠퍼드대학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은 도시를 무참히 무너뜨렸고,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데이비드가 평생 동안 공을 들여 만들어 놓은 표본들도 강력한 진동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고 깨졌다.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처절한 노력을 기울여 표본을 지키려 한 데이비드의 모습은 역시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토록 강한 집념으로 이룩한 그의 왕국은 오히려 잔인한 칼이 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생명들의 층위를 나누고 가치를 나누는 방법으로 변질된다. 우리 인간만이 우월한 종일까? 남조세균(cyanobacteria)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바다에 사는 이 작은 초록 점 같은 생물은 인간의 눈에 너무나 하찮게 보여 수세기 동안 우리에게는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조차 없었다. 1980년대 어느 날,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상당량을 이 남조세균들이 생산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우연히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이 작은 초록 점들인 프로클로로코쿠스 마리누스(Prochlorococcus marinus)에게 경외심을 느끼고, 그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것이 바로 다윈이 예언했던 그런 상황이다. 그가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의 순위를 정하지 말라고 그토록 뚜렷이 경고한 이유는 어느 무리가 승리하게 될지 인간은 결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_ 189p 데이비드가 갖고 있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구분한 종들의 우열을 나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내용에서 확인되듯이 어떤 종이 더 우세하고 가치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속단할 수 없다. 남조세균의 예시는 인간에게 유용성을 주는지에 대한 것일 뿐, 모든 종들은 저마다의 가치를 갖고 존재하는 것이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남겼지만, 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어서 설명한다. ‘어류’라는 범주가 이 모든 차이를 가리고 있다. 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덮어버리고, 지능을 깎아내린다. 그 범주는 가까운 사촌들을 우리에게서 멀리 떼어놓음으로써 잘못된 거리감각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상상 속 사다리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제일 윗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_242p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그 생물들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인지적으로 훨씬 복잡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동의한다. 그 ‘어류’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멸적인 단어다. 우리가 그 복잡성을 감추기 위해, 계속 속 편히 살기 위해, 우리가 실제보다 그들과 훨씬 더 멀다고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다. _251p 우리의 편의에 의해 다양한 종들을 어떤 기준도 없이 물에 사는 존재들로 치부해버렸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다소 도발적이고, 의아한 제목에 대한 답을 이제야 할 수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어류’라는 말이 얼마나 비과학적이고, 특정한 종을 중심으로만 기술된 것인지에 대해 확인하게 된다. 분류학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열정으로 볼 수 있었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에 이르면 데이비드가 빠져들었던 우생학에 관한 문제 지적이 중심을 차지한다. 특정 민족이 우월하다는 사고는 세계대전 당시 전체주의 국가들의 문제만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작가는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우생학이 받아들여졌고, 지금까지도 그 망령이 이어지고 있음을 준엄하게 꼬집고 있다. 그렇기에 다음 부분이 주는 울림은 더욱 크다. 바로 이것이다. 과거와 다르지 않은 사고방식, 골턴의 어리석음, 가난과 고통과 범죄가 혈통의 문제이며 칼로 잘라 사회에서 제거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 이 나라에서 우생학 이데올로기는 결코 죽지 않았다. 우리는 우생학에 끈덕지게 달라붙어 있는 나라다. 워싱턴 내셔널몰을 따라 걷다가 21번가에 도착해서 북쪽을 바라보면 그가 보인다. 미국 과학의 사원인 국립과학아카데미로 들어가는 길목에 청동으로 새겨진 프랜시스 골턴이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주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조각상 중 하나가 루이 아가시다. 흑인은 인간보다 낮은 종이라고 믿었던 루이 아가시가 여전히 코린트식 기둥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그의 등 뒤에는 전면 전체에 아치가 나란히 늘어서 있고, 점토기와를 올린 거대한 사암 건물이 있다. 그 건물에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집단을 ‘몰살’시킬 것을 촉구하며 전국을 누볐던 남자를 기리는 이름이 붙어 있다. 바로 ‘조던 홀(Jordan Hall)’이다. _196p
‘자퇴 선언’이 넘쳐난다. 매년 6월이 되면 ‘학업중단’ 상담이 많았는데, 올해는 더 유난하다. 학업중단숙려제로 마음을 돌리고, 위탁학교로 보내거나 교내 대안교실에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학업중단을 최대한 막고 있지만 쉽지 않다. 우리 학교만의 상황은 아니다. 2020년 코로나로 주춤했던 학업중단율은 ‘요요현상’처럼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학교가 정상화되면서 학교 다니는 것이 다시 힘들어졌을 터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냥 두고 보기에는 좀 심각하다. ‘등교’ 자체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3월과 4월에는 코로나 검사를 핑계로 학교를 안 나오더니, 일상회복이 된 5월부터는 아프다며 질병결석을 밥 먹듯이 했다. 급기야 6월엔 연락도 없다. 담임교사는 ‘모닝콜’하듯 아침마다 잠을 깨워 등교를 독려해보지만, 끝내 학교에 나타나지 않는다. 아직 1학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결석일수가 40일이 넘어서고 있는 아이들. 이 아이들은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학업중단’을 바라보는 관점은 교사마다 다르고, ‘학업중단’이 좋은 결정이었을지, 나쁜 결정이었을지 지금 당장은 모른다. 다만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학생이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언해주는 일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아이들을 어떻게 상담하면 좋을지 알아본다. 1. 코로나 이후 강적이 나타났다 아이들이 학업을 중단하려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못 찾아서, 둘째, 학교라는 제도가 싫어서, 셋째, 친구관계 등 학교에서 좋지 못한 일들을 겪어서 학교를 그만둔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강적이 나타났다. 바로 ‘학교보다 밖에서 노는 게 너무 재밌는 아이들’이다. 더불어 2년 이상 불규칙한 등교를 하던 학생들이 ‘매일 학교를 나와야 하는’ 부담감으로 등교 자체를 거부하는 ‘백 투 스쿨 블루(back to school blu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학교 밖에서는 노는 게 제일 좋은 아이들 코로나로 불규칙한 등교가 이뤄지던 2020년과 2021년, 아이들은 다음 날 학교 갈 걱정 없이 새벽까지 친구들과 놀았다. 점점 귀가시간이 늦어지고, 부모님과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으며, 술·담배를 접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외박하는 횟수도 늘어났고, 친구들과 계속 함께 있으니 당연히 학교에 오지 않고 또 놀았다. 이러면 안 된다는 사실은 알지만, 학교보다 학교 밖에서, 공부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재밌으니까 쉽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했다. 며칠씩 몰려다니다가 돈이 떨어지거나 부모님이 화가 나서 핸드폰을 정지하면 그제야 집에 들어가고, 학교에 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렇게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간다. 어느덧 결석일수가 47일이 넘은 녀석이 제적예정통지서를 받고서야 한 달여 만에 나타났다. 담임교사는 “언제 또 학교에 나올지 모르니, 학교에 나온 날 상담을 해야 한다”며 ‘아무리 바빠도, 오늘, 꼭, 우리 아이를 부탁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준다. 나 역시 ‘오늘밖에는 없다’는 간절한 심정으로 상담을 시작한다. 부디, 학교를 계속 다니기를 희망하면서. “얼마 만에 학교에 온 거야? 학교 안 다닐 거야?” “음, 중간고사 보러 왔었던 것 같은데, 그게 언제죠? 학교는 다녀야죠. 오긴 해야 하는데,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학교 안 오면, 뭐 하는데?” “친구랑 놀죠. 진짜, 나쁜 짓 안 하거든요. 그냥 친구네 집에서 놀아요. 친구랑 잠깐만 놀고 학교 가야지 하는데, 어쩌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 있더라고요.”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아이들은 ‘학교를 잘 다닐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둘 생각’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그저 ‘친구들이랑 노는 게 너무 재밌을 뿐’이다. 또한 성향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쉽게 흔들리고, 자기 의사결정력이 낮다. 그래서 ‘내일은 학교를 꼭 가야지’라는 결심은 친구의 ‘오늘 하루만 더 놀자’는 꼬드김에 쉽게 넘어간다. 오늘 마지막으로 신나게 놀고 학교는 내일부터 가면 되니까. 따라서 이 녀석들은 ‘선택’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학교 가는 것과 친구랑 노는 것 중에 친구와 노는 걸 선택했구나. 친구가 아무리 꼬드겨도 네가 학교 가는 걸 선택할 수도 있었잖아. 그런데 너 스스로 친구랑 노는 걸 선택한 거지.” “맞죠. 제가 선택한 거죠.” “그럼, 너 스스로 선택한 거니까, 넌 또 다른 선택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선택인데요?” “학교 그만 둘 생각은 없다며? 그럼 학교를 다니는 걸 선택하면 되지.” “아, 맞죠. 아는데, 잘 안 돼서….” “○○아, 학교 대신 놀러 가는 걸 선택할 때, 처음엔 고민 많이 했지만 서너 번 지나니까, 고민 없이 선택하게 되고, 이제는 별생각 없이 놀고 있지? 노는 것 대신 학교 오는 걸 선택하는 것도 마찬가지야. 처음엔 고민 많이 될 거야. 엄청난 유혹을 이겨내야겠지? 그런데 서너 번 지나면 고민 없이 오게 될 거야. 물론 훨씬 힘들 거야. 왜냐하면 노는 건 재미있고, 학교 오는 건 재미없는 선택이니까.” 물론 매일같이 정상 등교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몸에 달라붙은 습관을 바꾸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처음엔 늦게라도 학교에 무조건 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온갖 유혹을 이겨내고, 학교에 오면 그 자체를 칭찬해주고, 계속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멋진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다 보면, 분명 교실에서 마주치는 일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 대인관계 부담감으로 공황장애까지 오는 아이들 ‘백 투 스쿨 블루(back to school blue).’ 2년 이상 불규칙한 등교를 하던 학생들이 ‘매일 학교를 나와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나는 올 6월, 이 말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6월 한 달 동안 무려 5명의 학생을 만났다. 그중 3명이 자퇴를 했고, 1명은 위탁교육기관으로 갔으며, 1명은 아직도 무단결석 중이다. 나도 옛날 사람인지라 학생들의 학업중단을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래서 되도록 졸업을 하도록 설득했다. 그런데 ‘백 투 스쿨 블루’상태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학교만 생각하면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지옥처럼 느껴지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상황이라도 끝까지 참고 견디는 것 과연 학생에게 좋은 것일까? 라는 질문에 확신을 내릴 수 없었다. “학교에 오면 집중할 수가 없어요.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벽이 느껴지고, 혼자 외톨이가 된 느낌이 들어요.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은 실망하실 테고, 저 역시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겠죠. 그것도 너무 불안해요. 마치 수십 개의 눈이 저를 감시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조여오고, 그럴 때마다 죽고 싶어요.” 전교 등수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던 이 학생은 결국 자퇴를 했다. 자퇴원을 쓰던 날, ‘그동안 감사했어요. 그리고 죄송해요’라며 축 쳐진 어깨로 인사를 하는 아이에게 ‘너의 선택은 좋은 선택이었어’라며 응원해 줬다. 나의 좌우명 중 하나는 ‘후회하면 지는 거다’이다. 그래서 나의 선택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나를 세뇌시키곤 한다. 학업중단숙려제를 마치고 최종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너 진짜 후회한다. 고등학교도 안 나와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려고’라는 악담은 절대 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 편하게 학교를 떠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2. 학교를 대신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학교밖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인 꿈드림센터’는 전국에 220개가 있다. 프로그램도 좋고, 학교밖청소년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학교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학교라는 테두리가 얼마나 안전한 곳인지 느끼지 못한다. 엄선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며, 생활을 점검해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 학교이다. 자퇴를 하고 나면 소속된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자칫 계획한 것들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이럴 때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훌륭한 지원군이 되어 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학업중단숙려제 상담을 하면서 학생이 자퇴를 최종 결정하면, 반드시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방문해서 ‘인증샷’을 보내야 학업중단숙려제 상담 출석으로 인정하는 방법으로 아이들을 관리한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의 58.3%는 학교를 그만 둘 당시 검정고시 준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연계하면 센터에서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혼자서 또 다른 미래를 설계하는 것보다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학교라는 제도가 싫어서’ 자퇴를 하는 학생들은 자칫 하다가는 유야무야 시간만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에 꼭 연계해야 한다. 3. 학교에 다니는 의미? 최근 여가부가 발표한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의 58.1%는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후회한 적이 없다는 응답 비율은 2015년(42.8%)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로는 ‘학교에 다니는 것이 의미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37.2%로 가장 많았고,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29.6%로 뒤를 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특히 MZ세대에게 엄격하고 틀에 박힌 학교생활은 의미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면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학교 다니는 거 별것 없어. 1층에서 4층으로 가려면 2층과 3층을 반드시 거쳐야 하잖아. 학교는 그런 거야. 내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통로에 거쳐 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어. 학교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다니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하는 부정적, 긍정적 모든 경험들이 다 의미가 되는 거야.” 사실 지식은 학원이나 인터넷 등에서 배우면 되고, 친구 관계는 동호회 활동이나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충분하다. 학교라고 하는 공간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와야 한다. 졸업이 목적이 아니라, 학교라고 하는 안전한 공간에서 충분히 연습하고, 실패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할 때 아이들은 학교의 진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강선생님께. 안녕하세요, 강선생님? 어느새 입하가 지나고 여름입니다. 옮기신 학교는 어떤가요? 이번에도 작은 학교로 옮기셨다고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강선생님께서 근무하셨던 학교 6개 가운데 5개가 작은 학교였구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발령받던 20여 년 전, 강선생님께서 발령받으신 학교는 3학급이었지요. 태어나서 처음 가봤던 그곳 아이들의 얼굴이 지금도 생각난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미안한 게 많았던 학교라던 그곳 말입니다. 그런데 그 학교는 이제 더 이상 가볼 수 있는 학교가 아니라고 하시며 쓸쓸해하던 당신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왜 학교를 자꾸 없애는 거냐며, 아이가 단 한 명만 있어도 국가는 그 아이를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니냐며 소주잔을 연거푸 들이켜던 젊은 시절의 강선생님. 아직도 당신 마음속엔 경제논리에 가득 차 아이들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어른들을 향한 안타까움이 있습니까? 경기도에 발령받아 당신과 다른 규모의 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직생활을 했던 나는, 그 분노가 이제야 생겼습니다. 왜 자꾸 국가는 학교를 없애는지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에서는 6학급 이하의 학교를 소규모학교라고 부르지요. 사실은 소규모학교의 법적 기준조차 없어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교육부가 적정학교 규모 권고 기준 학생수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 거기에 따라 분류를 해보니 대체적으로 초등학교는 6학급 이하, 중·고등학교는 3학급 이하를 소규모학교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게다가 사람들은 소규모학교가 모두 지방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어디 그런가요? 요즘은 서울에도 6학급 초등학교가 있는데 말입니다. 예전에야 이촌향도 때문에 지방에 소규모학교가 많아졌다고 해도, 요새는 어디 그런가요. 집값이다, 사교육이다 등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결국엔 학령기 학생감소가 가장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사들은 소규모학교를 잘 이끌고, 지키고,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자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소규모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학생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대규모학교에선 제공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소규모학교의 증가는 교육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도 있지요. 그렇지만 저도 소규모학교에서 근무해보니 정말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우선 제대로 된 체육수업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냈지요. 전교생이 모두 나와 합동체육을 하며 나름 경쟁 활동을 해보고자 노력하지만, 발달단계가 다른 아이들을 모아놓고 하다 보니 다들 금세 흥미를 잃거나 종목을 바꾸자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근무하던 지역에서는 주변 소규모학교끼리 공동체육대회를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세 학교가 합심해서 1~2학년은 A초, 3~4학년은 B초, 5~6학년은 C초에 모여 같은 학년군끼리 체육대회를 한 거죠. 아이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보는 우리들도 다 뿌듯했던 걸요. 그런데 한 4년 정도 공동체육대회를 했을까요? 그 이후엔 쉽게 시도를 못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떠나가고 학교구성원들이 바뀌다보니 못하게 된 거죠. 사실 강선생님께서 제일 잘 아시겠지만, 이런 일은 소규모학교에선 흔한 일 아닌가요? 비전과 교육철학에 대해 선생님들끼리 난상토론하여 나온 소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교육자로서 느끼던 희열. 그리고 몇 해 안 가 사라져 버린 과거를 회상하며 ‘아, 그땐 그랬는데 말이야’하는 회식자리 말입니다. 그렇다면 소규모학교에서는 왜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걸까요? 소규모학교 발생 원인은 지극히 사회적인 문제이고 이를 극복하는 것은 학교 차원의 문제이다 보니 다양한 해결책이 백가쟁명 하여도 이를 잘 해결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 같습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소규모학교 살리기를 생각해볼 때 이는 인구절벽, 나아가 인구소멸 문제와 맞물려 정부의 각 부처가 교육적인 관점에서 함께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굉장히 중요한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에 얽혀 제대로 된 해결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강선생님과 달리 제가 근무하는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경기도교육청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16년부터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폐교 등을 추진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조례입니다. 저는 이 조례를 살펴보며 참으로 서글퍼졌습니다. 무엇이 ‘적정규모 학교’일까요? 강선생님께서 근무하시는 학교는 조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적정규모 학교가 아니라 통폐합 대상학교이겠지요. 그렇다면 신도시 등에 위치해있는 대규모학교는 적정규모 학교인가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나아가 교사 교육과정 운영도 어려운 대규모학교는 적정규모 학교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정규모’ 이하의 소규모학교가 문제라면 ‘적정규모’ 이상의 대규모학교 역시 문제로 보아야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대규모학교가 갖고 있는 교육적 문제에 대한 제기는 누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정규모 학교’에 대한 ‘규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경제논리에 너무나 잘 맞는 곳이 대규모학교이니 문제 제기할 필요도 없겠지요. 교육정책 관점에서 소규모학교를 바라보기엔 어떤가요?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육정책을 운영하여야 한다면 그들의 사정에 맞는 지침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교육행정은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 규모와는 상관없이 같은 총량의 업무를 모든 단위학교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규모학교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이를 변화시켜 해당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시키고자 한다면 소규모학교에 대한 맞춤형 교육행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의 60학급 초등학교가 수행하는 업무와 강원도 5학급 초등학교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같다면, 우리나라 학교는 학생교육과 교육행정 둘 중에 하나는 연기(演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게다가 강선생님께서 제일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소규모학교에는 매년 수천만 원가량 다양한 명목의 목적사업비가 하달되고 있습니다.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여러 교육과정을 지속하기 위해 소규모학교들은 학교 차원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공모하거나 광역시·도교육청 차원의 학교 살리기 정책에 의해 교부되는 예산을 신청합니다. 그러나 교육적·인문적·생태적 환경이 다름에도 전국의 소규모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은 대동소이한 것이 사실 아닌가요? 문화체험·생태체험·진로체험, 방과후 무료과정 운영 등등 이름은 다르나 본질은 같은 비슷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소규모학교까지 같은 잣대로, 같은 지침으로 교육행정을 진행해야 하니 소규모학교의 특성을 살리고 싶어도 그 과정이 너무나 지난하고 어려워 학교가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부와 교육청이 작금에 벌이고 있는 현실입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소규모학교 지원조직 등이 설치되어 소규모학교를 네트워크화하고 이들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거나 규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수립되어 진행된다면 소규모학교는 좀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강선생님. 어제 저의 SNS에서는 몇 년 전 오늘이라고 하며 사진 몇 개를 보여주더군요. 그 사진 속에는 아이들과 함께 만장을 들고 풍물을 치며 학교 주변 논에 모내기를 하러 가던 제 모습이 있었습니다. 뭔가 특별한 교육을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촌락과 도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각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탐색한다’라는 사회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보았을 때, ‘우리 지역은 농촌이니 모내기를 해보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그 출발이었지요. 모내기를 하고, 학교 뒤편 계곡에서 리코더 수업을 하고, 숲 속에서 미술수업을 하고, 시를 읽고 자기보다 키가 커진 호밀을 보며 웃던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는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면, 분명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나 강선생님은 윤석열 정부와 새로 뽑힐 교육감께서 소규모학교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겠지요. 그렇다고 사라져 가는 수많은 추억들과 역사를 손 놓고 바라볼 수는 없는 것 또한 사실 아닙니까? 강선생님. 다시 또 우린 작은 학교로 가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청정했던 젊음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소규모학교에도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강선생님의 건강과 성장을 기원하며 두서없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