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1,82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11월 12일, 수능일이다. 수능일은 대입을 앞둔 수험생은 물론 그의 가족과 일가친척, 학교와 교직원 그리고 지역사회까지… 온 나라가 연중 가장 신경이 날카로운, 범사롭지 아니한 하루임이 분명하다. 이때만 되면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다. 수년, 아니 수십 년을 오직 그 날을 위해 갈고닦았는데 하필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로 시험에 임하는 수험생의 심정은 어떨까하는 것이다. 많지 않은 경우다, 개인의 문제니 어쩔 수가 없다는 식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쁜 일진이 평생의 운명에 검은 그림자를 덧씌운다는 건 참혹하다. 수능 시험을 연 1회로 끝내버릴 것이 아니라 2회 정도, 즉 11월 초에 한 번 보고 다시 2~3주 뒤에 두 번째 시험을 봐서 둘 중 높은 점수를 쓰게 하는 건 어떨까. 출제·비용 문제 등은 거론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수능 100여 일을 앞둔 지난 8월, 한 입시업체가 주관하는 2016학년도 대학 수시전형 입시 설명회가 있었는데 이 자리에 초등생 학부모들이 3분의 1을 넘었단다. 요즘은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참석은 기본이고 미취학 자녀의 학부모들이 먼저 설명회장에 도착해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진지하게 경청하는 경우가 일반화 되었다고 한다. 입시업체 관계자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는 현상”이라고 답변할 정도다. 7~8년에서 길게는 10년 후의 입시 경향을 미리 알아서 그에 맞춰 자녀 학습 계획을 세우고 차근히 실천해야 그나마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야말로 ‘원하는 일류 대학으로 향하는 개인 맞춤형 공부’다. 가수 김용복의 노래처럼,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이어야 할 어린 아이들이 벌써부터 내신과 수능이라는 커다란 족쇄 하나씩을 발목에 채우고 살아야 한다니 너무도 안타깝다. 중국 송(宋) 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다. 모내기를 한 이후 벼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해서 논에 가보니 다른 사람의 벼보다 덜 자란 것 같았다. 농부는 궁리 끝에 벼의 순을 잡아 빼보니 약간 더 자란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식구들에게 하루 종일 벼의 순을 빼느라 힘이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하자 식구들이 기겁했다. 이튿날 아들이 논에 가보니 벼가 하얗게 말라 죽어버린 것이다. 농부는 벼의 순을 뽑으면 더 빨리 자랄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했다. 과욕이요 어리석음이다. 맹자 ‘공손추 편’에 나오는 알묘조장에 관한 얘기다. ‘揠苗助長’. ‘빨리 크게 하려고 곡식의 고갱이를 뽑아 올린다'는 말로 “성공을 서두르다가 도리어 일을 망친다”는 뜻이다. 공자도 “서둘러 가려다 오히려 이르지 못한다[欲速則不達]”고 했고 우리 속담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세상사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자네가 맡아줘야겠네….” 학기말이 되면 언제나 교장선생님은 나를 부르신다. 나는 소위 말하는 폭탄제거반이다. 키 187에 초등학교 교실엔 어울리지 않는 건장한 덩치, 누가 봐도 강인한 인상의 외모 탓에 학교에서 말썽 부리는 아이들은 항상 우리 반이었다. 하지만 올해만은 정말 피하고 싶었다. 새로 올라오는 5학년…. 그 녀석들은 끝을 알 수 없는 아이들이었다. 지금까지 봐온 4학년은 지난 1년 내내 단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적이 없었다. 집중이라는 것은 모를뿐더러 수업시간 10분이 지나면 온 몸을 흔들어 대고 20분이 지나면 교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이 다반사였다. 선생님은 하루 종일 소리 지르고 아이들 잡으러 다니느라 진땀을 빼는 그런 반이었다. 속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학급을 운영하기에 저렇게 난장판이 될까라고 생각하겠지만 4학년의 사정을 아는 우리들은 담임선생님이 딱해 보였다. 학교 폭력 가해 학생으로 강제 전학 온 아이와 극도의 산만함과 자폐증상을 보이는 아이, 모둠활동 자체를 버섯 먹기보다 더 싫어하는 아이, 그리고 다문화 가정의 아이까지…. 누구하나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려볼까 100번을 고민했지만 교장선생님도 그 말을 하시기까지 얼마나 미안한 마음이었을까를 생각하니 도저히 발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 한번 부딪쳐 보자 나에겐 거꾸로 교실이 있으니까’ 다짐했다. 거꾸로 교실을 시작한 것도 올해로 3년이다.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꿔 버린 거꾸로 교실과의 만남은 처음 도착한 아프리카의 낯선 여행지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예전의 나는 학교에서 맡은 일 잘하고 관리자, 선후배 선생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학생들에게는 그냥 무서운 그런 교사였다. 그렇게 반복되는 생활에 적응하고 교사로서의 보람에 대한 의문이 생길 때 쯤 무엇인가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수업을 해보고 싶었다. 배움의 공동체, 아이 눈으로 수업보기, 주제중심 통합수업 등 다양한 수업방법을 책과 연수를 통해 만났지만 가슴속에 울림을 주지는 않았다. 기존의 방법이 아닌 나만의 새로운 방법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저기 워크숍도 다니고 연구회도 찾아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책이 바로 살만 칸의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이다. 살만 칸은 칸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초등 1학년부터 대학생까지 활용할 수 있는 지식지도를 만들고 전 세계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동영상을 무료로 배포하는 교육자이다. ‘아, 바로 이거다!’ 강의 동영상을 제공한다는 것은 방과 후에 돌봐줄 사람이 없는 우리 아이들에겐 정말 큰 의미가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들, 엄마 또는 아빠가 안 계신 아이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시집 온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경제적 이유, 시골의 교통 여건상 사교육의 혜택을 받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이들은 과제를 다 못해 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수학이나 사회 과제를 내주면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는 물론이고 수업 시간에 열심히 참여하는 성실한 아이조차도 과제를 못해오곤 했다. 안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인데 숙제 안 해 왔다고 선생님께 혼날 때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동영상을 만들어 재밌게 볼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수업에 대한 고민만 거듭하던 중 서재에 얌전하게 꽂혀있는 ‘관점을 디자인하라’ 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말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린 왜 수업 시간 학생들의 이런 욕구를 차단하고 조용히 선생님의 강의만 듣게 만드는 것인가? 과연 학생들의 본성을 억누르는 강의가 얼마나 좋은 영향을 줄까? 교실 수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교실 수업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싶었다. 그리고 결심 했다. 학생이 행복한, 사람이 중심인 수업을 해보자. 그것이 바로 거꾸로 교실이다. 기존의 강의식 수업에서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지식이나 개념을 간단히 동영상으로 만들어 미리 보고 온 후 실제 수업에서는 협업을 중심으로 학생 스스로 의사소통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가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3월, 우리 아이들을 만났다. 우선 딱딱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진진가 게임을 했다. 그동안 무섭게 보이고 싶었던 나의 이미지, 그래서 어렵게만 느껴졌던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를 깨기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5가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칠판에 적어 놓고 그 중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질문을 통해 찾아보게 하는 것이었다. 의도적으로 ‘선생님은 무서운 사람이다’라는 말을 적어놓고 아이들이 진진가 게임을 못 맞추게 했다. “얘들아, 선생님은 무서운 사람이 아니란다. 선생님은 겉모습과는 다르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야. 그리고 너희들도 그렇다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선생님은 너희들과 함께 따뜻한 교실을 만들고 싶어. 너희가 중심이 되고 너희가 즐거운 수업을 해보려고 해. 그 수업의 이름을 거꾸로 교실이라고 한단다.” 아이들과 거꾸로 교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싫어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조사 해 봤다. 역시 예상대로 수학과 사회가 선택됐다. 그렇게 수학과 사회를 거꾸로 교실로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며칠 동안 수업을 구상했다. 드디어 첫 수업시간.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한 수업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동영상을 전부 보고 와 줬다. 간단히 동영상에서 본 내용을 확인하는 익히기 문제를 해결하고 모둠별로 익힘책을 풀어 보게 했다. “모둠별로 모르는 부분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스스로 해결해 보세요”라고 말했지만 아직은 서로 공부하는 것이 어색한지 혼자서만 문제를 풀고 있었다. 그러다 슬슬 모르는 것이 나오니 친구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서로 모르는 것을 친구들과 함께 해결하면서 익힘책을 풀어나갔다. 여기저기서 선생님을 부르는 소리에 열심히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도와줬다. 예전 수업에서는 강의를 하느라고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지 못했는데 이제는 학생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줄 수 있다. 특히 이전 학년에 배우지 못했던 개념이나 잘 모르고 있던 오개념을 정확히 파악 할 수 있었다. 그 부분을 해결해 주니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됐다. 그렇게 첫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봤다. “얘들아 오늘 거꾸로 교실을 처음 해 봤는데 어떤 거 같아?” “재미있어요!” “좋았어요!” “왜 그렇게 생각했니?” “동영상을 미리 보고 오니까 수업이 쉬웠어요.” “친구들과 함께 문제를 푸니까 편했어요.” “모르는 것을 친구가 알려주니까 더 쉽게 이해돼요.” 그렇게 몇 주가 지나니 아이들이 거꾸로 교실에 완전히 적응을 했다.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속도에 맞게 익혀 온 배경지식을 가지고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서로 도와가며 행복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의 수업이 떠올랐다. 이렇게 수업시간에 행복해하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좌절감만 준 것은 아닌지…. 내 수업에서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특히 수업시간만 되면 1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던 아이들이 2시간 블록타임으로 운영되는 수업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공부하는 것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같이’의 ‘가치’를 알아가는 모습이 대견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기말고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솔직히 걱정되는 것이 있긴 했다. 동영상을 통해 자기의 속도에 맞게 공부하고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공부를 하긴 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어쩌지?’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학생들의 성취도도 만족할 만큼 아주 좋았다. 특히 수업시간에 적응하지 못했던 아이의 성적이 놀랄 만큼 좋아졌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수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던 아이가 블록타임제로 운영하는 시간에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푹 빠져 배우는데 성적이 안 나올리 없었다. 한편으론 아이들을 아직도 믿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가 조금은 부끄러웠다. 기말시험을 마치고 1학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1학기 동안 가장 좋았던 것이 무엇이니?” “거꾸로 교실이요!” “거꾸로 교실 중에서도 뭐가 제일 좋았어?”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게 좋았어요.” “그럼 2학기 때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2학기 때는 다른 과목도 전부 거꾸로 교실로 하고 싶어요.” “그래 그럼 한번 해보자.” 그렇게 열심히 학기말 성적처리를 하며 1학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나에게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군에서 가장 큰 학교에 근무하는 선‧후배들의 전화였다. “선배 잘 지내시죠? 어쩐 일이세요?” “응, 잘 지내지. 저기….” “무슨 일이세요? 말씀해보세요.” “이번에 우리학교에서 한 녀석이 전학을 가는데 너희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어.” “아! 네….” “그런데 그 녀석이 우리학교에서, 아니 우리 지역에서 가장 힘들다는 아이야.” “네? 힘들어요?” “응.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거야.” 여기저기서 새로 전학 오는 아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문자들, 그리고 위로의 전화들이 걸려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곧 방학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학생이 우리 반에 전학을 왔다. “안녕. 이렇게 만나게 되서 정말 반가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교실에 온 걸 환영해.” “아. 네….” “새로 전학 와서 아마 학교 적응하기 힘들 테지만 선생님이 열심히 도와줄게. 아 그리고 우리 반은 거꾸로 교실을 하고 있거든. 거꾸로 교실이 뭐냐면….” 전학생에게 거꾸로 교실에 대한 설명만을 전하고 그렇게 방학을 맞이했다. 그리고 거꾸로 교실 캠프와 연수 등 1달의 방학이 어느새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됐다. 사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아이를 어떻게 하지…. 에라 모르겠다, 거꾸로 교실이 있으니까’라고 마음먹고 1학기 진행하듯 그렇게 수업을 시작했다. “여러분 동영상 잘 보고 왔죠? 자 이제부터 모둠별로 활동을 시작해주세요.” “선생님 저는 동영상 못 봤는데요.” “아 그래? 어쩌다 못 봤니?” “저는 스마트 폰이 없어요. 집에 컴퓨터도 엄마가 게임한다고 버리셨어요.” “아 그렇구나. 그럼 학교에 와서 편할 때 컴퓨터실에 가서 볼래? 아님 선생님 스마트 폰 빌려줄게 선생님 걸로 볼래?” “선생님꺼 빌려주신다고요? 진짜요?” “아 그럼 공부하는데 당연히 빌려줘야지.” “네 좋아요. 선생님걸로 볼게요.” 그렇게 스마트 폰을 빌려주고 자기 속도에 맞게 동영상을 보면서 노트정리를 해보라고 권해주고 모둠활동을 도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선생님 저 동영상 다 봤는데, 저도 모둠 활동 같이 해도 되요?” “그럼 당연하지. 어서 이리와.” 그렇게 새로운 전학생과의 2학기 첫 거꾸로 교실이 진행됐다. 처음엔 쭈뼛쭈뼛 어색해 하던 아이가 친구들의 자세한 설명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었다. 참 다행이었다. 그렇게 몇 주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 학교 어떤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다행이다. 뭐가 좋은 것 같아?” “음…. 수업이 재미있어요.” “진짜? 와 고맙다.” 매일 아침 반갑게 웃는 얼굴로 나를 맞아주는 우리 반 친구들, 수업시간이 끝난 줄도 모르고 쉬는 시간까지 친구들과 즐겁게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 행복하다. 자기 인생 처음으로 수업과 모둠활동에 열심히 참여했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고 노트정리도 한다고 자랑하듯 말하는 전학 온 친구의 말에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큰 감격을 느꼈다. 오늘도 수업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수업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이 중심인 교실,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거꾸로 교실을 꿈꿔 본다.
얼마 전 낯선 신문 하나를 우편으로 받았다. 군산문인협회보 제3호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 받은 신문이다.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5년 동안 근무하면서 백일장 참가 등 이런저런 일들로 그 지역 문인들과 소통하고 교류했던 터라 되게 반가웠다. 그런데도 군산문인협회보를 ‘낯선 신문’이라 말한 것은 군산문인협회(회장 김철규)가 3개월 단위(2015년 3월 창간)로 발간하는 신문이기 때문이다.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문인단체가 내는 신문이라 낯설다고 말한 것이라 해야 옳다. 그만큼 문인단체가 신문을 내는 것은 희귀한 일이다. 필자의 과문(寡聞)인지 몰라도 한국문인협회나 한국작가회의 등 이 땅의 양대 산맥이라 할 문학단체에서도 신문을 정기적으로 발간한다는 소식은 접해보지 못했다. 그 산하 어느 지부에서도 신문을 내는 건 본 적이 없다. 아, 전북문인협회가 전북문인협회보를 제18호까지 발행한 바 있다. 군산문인협회보 발간은 군산문인협회 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일어난 변화로 알고 있다. 그곳 회원이 아니라 저간의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그런 모습은 모름지기 회장을 맡으려면 그래야 한다는 롤모델로 상기하고 싶을 정도이다. 회장이란 직함을 달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늬만 회장인 사람을 심심찮게 봐와서다. 하긴 월급은커녕 자기 돈 써가며 봉사해야 하는 문인협회장을 맡으려고 곧잘 선거까지 치르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 현상을 의아해하면서도 임기 동안 뭔가 업적을 일궈내면 그래서였구나 수긍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를 제법 봐와서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필자는 ‘한별고신문’⋅‘전주공고신문’⋅‘녹원신문’(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등 학교신문을 제작해온 지도교사로서 그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너무 잘 안다. 그 일을 서울도 아니고 전북도 아니고 회원 수 60여 명(군산문학 제26호 기준)에 불과한 중소도시 군산의 문인들이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응당 축하하고 박수치며 환영할 일이다. 말할 나위 없이 신문 발간이 쉽지 않아서다. 우선 인쇄비 부담이다. 8면짜리 타블로이드 올컬러 신문이면 부수에 따라 차이야 나지만, 1년 4차례면 7~8백만 원에 이른다. 문인단체로선 동인지 인쇄비도 안 되는 지자체 문예진흥기금말고는 재원이 없다. 인쇄비외 이런저런 취재활동 및 신문제작에 따른 경비도 만만치 않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부담하는 회비라고 해봐야 동인지 인쇄비도 충당되지 않는 것이 거의 모든 문학단체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더구나 군산문인협회는 매년 시상금 300만 원의 군산문학상도 시행하고 있다. 동인지 발간이라든가 송년의 밤 행사 등 돈 들어갈 일은 많아도 어찌어찌 문학회가 꾸려지고 있는 형국이라 할까. 군산문인협회 나아가 대한민국 문단의 역사를 새롭게 쓴다는 뿌듯한 자부심이 없으면 못할 일이다. 전북문인협회 산하 14개 지부 어디서도 못한 신문 발행을 군산문인협회가 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한문으로 표기된 제호와 작품 발표가 너무 많은 점이다. 작품 발표의 장(場)인 동인지가 아니라 신문인 만큼 보도성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끝으로 회장이 바뀌어도 군산문인협회보 발행은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지자체와 지역 기업들의 지원도 활발해졌으면 한다. 아자, 군산문인협회보!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다. 하지만 틈만 있으면 정치인들은 이념논쟁에 사생결단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를 좌빨, 친일 이념으로 갈라놓고 지역과 계층으로 갈라놓은 것은 정치인들의 표심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 국민들은 좌빨이 무엇인지, 친일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후손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는 나라, 빚 줄이고 살림살이 늘리는 일, 아들 딸 취직하고 결혼하여 잘 사는 것을 행복의 척도로 알고 이를 위해 실천하는 정치를 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틈만 있으면 좌빨, 친일 이념논쟁 망령이 되살아난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좌빨, 친일, 지역갈등 논란이 거세진다. 정치인들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를 쪼개고 나누는 것이다. 연일 확대되는 한국사 교과서 문제도 이념논쟁의 예외는 아니다. 한국사 교과서를 만드는 문제는 역사교육을 잘 하자는 문제지 정당 지지율과 무슨 관계가 있나? 한국사 교과서에 교원은 없고 정치인끼리 이념 지지율 게임만 한다. 우리 사회 좌빨 연좌제는 전두환 대통령 때 폐지했다. 되돌아보면 연좌제는 고려시대 반역자들에게 3족을 멸하는 데서 유래하여 조선시대까지 유지되다가 갑오경장 때 “범인 이외에 연좌시키는 법은 일절 시행하지 말 것”(罪人自己外緣坐之律一切勿施事)”으로 개혁이 되어 역적도 삼족을 멸할 수 없고, 역적과 교분이 있다고 하여 연대책임까지 지는 일은 벌하지 말자고 한 일이었다. 하지만 6.25가 발생하여 남과 북이 번갈아 점령하면서 적에게 내통하는 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다시 만든 법이 연좌제였다. 이 법이 1980년 국보위에서 폐지했다. 그러나 정치적 이념논쟁으로 되살아났다. 친일 문제도 정치적인 연좌제다. 그토록 존경하는 독립투사 안중근의 아들 안중생도 일제의 압박과 회유에 굴했으니 친일 연좌제 올가미를 씌워야 하지 않나? 친일 독재의 상징으로 몰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 그러나 헌법에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를 완성한 대통령이다. 민족 동란인 6.25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대통령이다. 일제 36년 모든 것이 바꿔진 나라, 해방이 되었지만 나라를 세운다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인가? 당시에도 좌우 이념 논쟁으로 사회불안이 극심하고 글을 아는 사람이 부족하여 과거의 행적을 불문에 부치고 사람을 등용했던 것이 오늘날 친일논란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필자도 당시 건국대통령이라면 과거를 불문하여 인재를 등용하는 화평정책을 썼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남북통일의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국민을 좌빨과 친일로 가르는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안중근은 독립투사, 이승만 대통령은 친일독재의 상징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을까? 세계는 우리처럼 반세기가 넘은 과거를 정치쟁점화는 나라가 많지 않다. 인권의 고향이라고 하는 미국의 경우, 인디언에 대한 피의 살육과 약탈로 미국 독립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에게 5명의 흑인 사생아 논란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건국에 힘쓴 대통령으로 존경한다. 8천만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모택동도 중국의 국부로 존경받는다. 과거를 지우개로 지울 수는 없지만 세계 여러 나라는 역사의 아픈 기억들을 치유하며 하나 되는 노력을 게을리 않았다.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경우 나치에 부역한 사람들의 평가도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동의해준 많은 정치인들의 수고에 대한 결과였다. 이러한 노력이 통일 독일을 이루고 세계 부강의 나라로 발돋움하고 있지 않는가? (독일의 경우 뉘른베르크 재판 등 2차 세계 대전 나치 범죄에 대한 재평가가 몇 차례 있었다. 1970년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수용소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나치의 잘못을 사죄했다. 1997-98 연방토론에서는 모든 국방군 장병을 싸잡아서 범죄인으로 처단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모든 국방군 장병들을 범죄인으로 판단하는 것이나 조국 방위라는 미명 하에 국방군의 모든 범죄적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은 잘못이다. 등 논의가 거세었다. 하지만 독일의 범죄적 과거의 해석 도는 극복 문제는 각 당의 당리당략의 도구가 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가해와 피해의 관계가 극명한 독립국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과거청산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백인 지배층의 피비린내 나는 인종분리정책으로 얼룩진 남아공은 1994년 흑인 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집권한 뒤 과거청산에 착수했다. 만델라는 1996년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설치, 과거 정부에서 자행한 인권침해 범죄를 조사했다. 이 위원회는 진상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추구했지만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 무게를 두지는 않았다. 대신 화해를 추진했다. 가해자는 죄를 고백하고 사죄하면 사면을 받았다. 피해자는 보복 대신 진실규명과 피해보상에 만족해야 했다. 좋은 정치란 무엇일까? 그것은 이념이 사라질 때다. 나라를 나누고 쪼개는 정치인들의 이념 논쟁,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정치인들의 이념논쟁,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쟁과 닮은꼴 아닌지 묻고 싶다.
추위를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저녁이 되니 날씨가 제법 싸늘하다. 가을이 도망간 느낌이다. 이럴 때 감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선생님들이 건강해야 잘 가르칠 수가 있다. 옷을 두텁게 입고 몸관리를 잘 했으면 한다. 독도를 아직도 탐내는 나라가 있다. 갈수록 노골적이다. 어린 학생들에 자기들의 땅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정말 탐욕이 끝이 없다. 양심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일본에서 약 7년간 살다가 온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아직도 일본은 한국 사람들을 보면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면서 무시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양인을 만나면 간을 빼줄 것처럼 친절하게 하고 상냥하게 군다고 한다. 얼마 전 기사를 읽었다. “일본의 영토 주권 침해가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독도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온 국민이 한 뜻으로 독도 사랑·바로알기를 실천해야 합니다.” 지당한 말씀이다. 독도를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의 땅을 빼앗고자 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있을 수는 없다. 온 국민이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독도사랑이 곧 나라사랑이다. 힘이 없으면 또 빼앗긴다. 우리의 땅은 우리의 힘으로 끝까지 지켜야 한다. “교총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독도학회 등 93개 단체는 22일 오전 11시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에서 ‘2015 독도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교총이 각계 시회단체를 주도해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지정해 2010년 첫 전국단위 기념식을 치른 이래 올해가 6번째 행사다.” 이 소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은 물론 온 국민들에게 독도는 우리 땅임을 철저하게 가르쳐야 하고 독도를 끝까지 지켜야 함을 가르쳐야 한다. 관계되는 전문가들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잘 홍보해야 한다. 독도의 날에 기념식으로만 그치면 안 된다. 언론이 앞서 독도의 날 기념식을 생중계해 야 하고 온 국민이 함께 하는 독도에 관한 행사가 이어져야 하겠다. 학교에서도 독도 주간을 정해 독도에 관한 행사도 많이 해야 한다. 과학주간이 있듯이 독도주간도 교육부에서 추진해보는 것은 어떨까? TV도, 신문도, 인터넷도 독도의 날을 전후해 대대적인 홍보와 행사를 통해 독도에 대한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도 많이 만들어 보급해야 하고, 가수들도, 작곡가, 작사들도 대한 노래를 많이 만들어 내어 보급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관심을 골고루 가져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땅을 엿보는 이들이 스스로 포기할 때까지 우리 땅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독도 지키기를 위한 정책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교총에서 정한 독도의 날이 이제 국가적인 차원에서 독도의 날을 정해서 국토 지키기에 앞장 서 주기를 당부한다.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할 문제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나라를 잃고 나면 정치고, 경제고, 사회고...아무것도 소용없다.
충남교육청(교육감 김지철)은 10월 24일(토) 천안두정고등학교에서 도내 중ㆍ고등학생 2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4회 중ㆍ고등학생 역사골든벨대회를 개최했다. 올바른 역사관 확립과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대회는 학교대회와 시·군대회를 거쳐 선발된 도내 중ㆍ고등학생 200명이 학교와 시·군을 대표해 평소 자신의 역사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대회 결과 서령고등학교 2학년 한승우군이 금상 정재훈 군이 은상을 받았다. 역사골든벨대회는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계기 교육자료와 지정도서를 선정해 출제했다. 특히 ‘독도의 역사이야기’와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 ‘역사저널 그날’ 등을필독도서로 지정하여 교과서 이외에서도 문제를 출제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우리역사의 기본 지식 외에 별도의 준비 없이도 지정도서를 읽고 문제를 풀 수 있었으며, 우리 역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의 우리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과 영토침탈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교육청은교육과정과 연계한 역사교육, 계기교육 강화를 통해 우리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제고와 주변국의 역사 왜곡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2년부터 역사골든벨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당정협의회를 갖고 학제개편을 제안했다. 학제개편을 통해 현재 만6세인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5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6-3-3-4제를 5-3-3-4제로 개편하는 것이 골격이다. 당정은 이같은 학제 개편을 통하여 저출산 고령화 대책과 함께 입직 연령를 낮춰 청년실업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이는 수년 내에 도래될 대입 정원과 고졸 학생수의 역전 현상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일반 여론과 교육계의 반응은 신중론이 우세하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적 관점보다 경제적 관점이나 정치적 관점에 치우친 학제 개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학제 개편은 순수하게 교육적 논리로 접근해야 한는 원칙론이다. 실제로 교육부는 ‘전혀 논의한바 없다’며 한 발짝 물러섰고 교육학계에서도 ‘성급하게 추진할 일을 아니다'는 반응이다. 아직은 일반 여론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5세 아동의 초등학교 입학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학제개편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막대한 행·재정적 부담과 혼란을 감수해야 한다. 언젠가는 개편해야 할 사안이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5세 아동의 초등학교 입학에 대해서 발육 상태가 좋아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과거보다 빨리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변화가 취학을 가능하게 할 만큼 타당하게 변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반론도 많다. 현재 우리나라 아동들이 지적(정신적), 신체적(육체적) 발육과 성숙이 불균형적 형태를 보인다고 걱정하는 학자들도 다수다. 세계화 시대인 현재 OECD 국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만6세로 취학 연령을 설정하고 있다. 단, 예외적인 경우에만 5세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21세기 세계화 시댈르 맞아 국가 간 인적교류가 빈번해진 오늘날, 초・중등학교의 학제, 교육과정, 수업연한, 취학연령, 학기제 등의 기본적인 학제는 국제적 표준(global standard)에 부합하도록 구안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사회진출 연령을 낮춘다는 이유로 초・중등학교의 수업연한을 단축하려는 학제 개편방안은 재고돼야 한다. 학제개편을 너무 가볍게 보고 근시안적으로 접근하려는 당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만약 이번에 정부가 제안한 안대로 학제 개편이 단행되면 여러 가지가 변하게 된다. 학교 교육과정과 시스템, 패러다임 등이 획기적으로 변하게 된다. 우선 시행 첫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5년제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되고 이들이 5년의 초등교육과정을 마친 시점에서는 기존 6년제 초등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과 함께 졸업하게 된다. 한 해에 두 학년이 일시에 졸업하는 것이다. 초등학교를 5년 이수, 6년 이수 학생이 동시에 졸업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3년간 중학교 생활을 같이 하게 되지만 각기 다른 교육과정을 이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한꺼번에 낮출 경우, 시행 첫 해에는 만6세와 만5세가 하나의 학년이 되므로 이들은 대학입학과 취업에서 지속적으로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보다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첫 졸업생들은 학제 개편을 통하여 저출산 고령화 대책과 함께 입직 연령을 낮춰 청년실업을 줄인다는 정부 방침에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공산이 크다. 오히려 청년 실업이 가중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경쟁률이 우선 자연적으로 2:1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입학 예정자의 폭발적 증가로 재수생이 양산되고 취업하지 못한 대졸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물론 만5세 입학 등 학제 개편에 대해서 많은 학자, 교육전문가들이 백가쟁명식으로 다양한 해결책을 제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다. 학자들과 교육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입학자를 매년 4분의 1씩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경우 오랜 시간이 소요돼 입학연령 단축의 당초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또 경제적으로 중상류층 5세 아동은 그렇지 못한 5세 아동에 비해 발달정도가 빠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에 입학 했을 경우 하류층 아동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역기능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취학연령을 낮추고 초등학교 학제를 5년제로 개편하면 교원수급에도 비상이 걸린다. 현행 교원배치기준을 감안할 때 첫 번째 졸업생이 배출된 이후에는 기존 교원에 비해 6분의 1정도가 과원교사가 된다. 도입 첫해에 많은 교사가 필요하지만, 5년 뒤에는 이들이 과원 교사가 돼 큰 난관에 봉착한다는 논리다. 남아도는 교원들을 해고할 수도 없고 또 신규 교사 임용 인원 수도 적체돼 교원정책은 큰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예비 교사 양성 대학교인 교육대학교에도 영향이 미쳐서 운영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학제 개편과 만5세 입학이 우리 교육 정책과 교육행정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이다. 물론 교육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시적 혼란을 장밋빛으로 보고 있다. 학제 개편 등 큰 교육 개혁에는 약간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학제 개편에 앞서 학급당 학생 수를 단계적으로 줄여, 교원 과원 사태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막대한 재정투입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초등학교 수업연한이 5년으로 단축되고 만5세 입학이 되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초등 유휴교실 발생이다. 반면 중학교는 대규모 학급증설과 학교 신설이 불가피하다. 교육 재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제 개편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치밀한 기획과 사전 준비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학제 개편과 만5세 입학은 불가피한 시대적 트렌드(trend)이다. 다만 이와 같은 학제 개편과 만세 입학이 연착륙하려면 교육과정과 교원 및 시설적인 측면에 앞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제 개편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 계획,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 학생 수용 및 시설 배치 계획, 교육 재정 지원 계획 등의 세부 실천계획이 차질 없이 수립, 실행돼야 한다. 현재 정부의 학제 개편에 관한 정책결정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학제 개편과 만5세 입학이 정상적으로 도입되려면 앞으로 10년 뒤쯤인 2020년 중반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학제 개편과 만 5세 입학 지원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과 부대 지원 계획 수립과 실행 등이 치밀하게 수립돼 실행되는 것이 우선돼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중요한 교육 정책이 임기응변식, 조변석개식으로 수립,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반증인 것이다.
교총이 수당 인상·무급휴직제 도입 등을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필수 과제로 제시하며 정부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더불어 특별승급제 도입, 본인 및 대학생 자녀 학비 지원 등 실질적 처우 개선 방안 마련도 재차 강조했다. 22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 협의기구’(이하 협의기구) 제4차 회의에서 교총은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와 교육부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인사·보수 개선 핵심과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교총은 담임·보직 수당 현실화를 이번 협의기구에서 실현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교권 추락과 학교폭력 등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담임·보직 기피 현상을 개선할 적절한 보상체계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직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격하돼 온 교장·교감의 처우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급휴직제 도입 역시 이번 협의기구에서 반드시 관철할 핵심과제다. 교총은 무급휴직이 교원의 수업역량과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재충전의 기회도 부여하는 훌륭한 기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교육당국 주도로 이뤄지는 기존 연수제도나 일부 교원에게만 제한적으로 부여되는 유급휴직, 연구년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현장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교육성과 창출을 위한 특별승급제도 제안했다. 현행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교육공무원도 특별승급의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교육부 내에 특별승급심사위원회조차 구성돼 있지 않는 등 유명무실한 상태다. 교총은 국가시책 실현과 우수한 교육성과 창출에 기여한 교원의 공로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공교육 강화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밖에 2013년 7월 교원 퇴직준비휴가 폐지 이후 충분한 적응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 개선을 위한 연가 허용 방안과 교원 본인 및 대학생 자녀에 대한 학비 지원 방안 등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재곤 교총 정책교섭국장은 "인사혁신처와 교육부도 교총 제안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며 "다음 달 중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막바지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기구는 공무원연금 협상과정에서 "양보와 희생을 감내한 교원 사기 진작과 자존감 회복을 위한 보상 방안이 필요하다"는 안양옥 교총 회장의 제안으로 인사혁신처 내에 설치, 7월부터 본격 가동됐다. 교총은 실질적 인사개선 방안을 위해 지난 6월 ‘교원 보수인사정책 개선 추진위원회’(위원장 진재구 청주대 교수)를 구성해 현장 의견 수렴과 협상 논리 개발에 주력했으며, 지난달 14일에는 15개 인사‧보수 핵심과제를 인사혁신처에 공식 제안했다.
내년부터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모든 대학들은 졸업생 1인당 4000유로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신입생이나 재학생을 위한 지원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지원금을 부여하는 제도는 독일에서도 생소하다. 졸업생 지원금 제도가 생겨나게 된 이유는 학업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입학은 쉽지만 졸업이 어렵기로 유명한 독일대학들은 학생들의 학업 중도 포기를 오래된 숙제로 떠안고 있다. 특히 정보공학, 화학, 엔지니어링 등 자연과학계열은 학업 중도 포기율이 전체 학생의 42%나 차지할 정도다. 당장 고급 인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쓸 만한 인재가 부족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졸업생을 증가시키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못하다. 실력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단 한명만 남더라도 모두 퇴출시키겠다는 상아탑의 자존심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등록금도 받지 않는 대학에서 실력이 없는 학생에게까지 세금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도 있고, 학생이 학교를 떠나는 것에 대해 학교 입장에서 재정적인 부담이 없기도 하다. 대학은 학생들의 학업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최근에 쾰른 대학의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쾰른 사범대 학생의 94%인 347명이 수학 시험에서 탈락했다. 전체 369명 중 21명만이 시험에 통과한 것이다. 학생들은 시험 문제가 지나치게 어렵고 교수의 지도 방법이 잘못됐다고 항의했지만 담당 교수는 ‘문제는 절대 어렵지 않았다’며 점수가 부족하면 탈락시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사태를 일축했다. 이 시험에서 유독 많은 학생이 탈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쾰른 대학 사범대 수학시험 탈락자는 평소에도 30~40%에 달했다고 한다. 수준 높은 대졸자를 배출한다는 측면에서는 이상적이지만 어려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주에서는 중도 포기자를 줄이기 위해 졸업생 1명당 해당 대학에 4000유로(512만원 정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학이 학생들의 학업과정에 유연성을 넓히 두고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더불어 졸업생 지원책을 통해 학력 세습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모가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가정의 자녀들이 중도 포기율이 높다는 조사에 따라 이들의 졸업을 장려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주 정부는 이 정책을 통해 학업 중단 비율을 20%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신입생 한 명당 보통 2만 유로가 지원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는 신입생 한 명당 1만8000유로(2300만원 정도), 졸업생 한 명당 4000유로를 지급키로 한 것이다. 이로써 이곳의 대학들은 한 학생을 무사히 졸업시키면 1명당 주에서 2만2000유로를 지원받게 된다.
비영어권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에서는 초등 5학년이 돼서야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에서는 중·고교만 나오면 누구나 외국인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영어 구사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영어교육이 시작하는 시기는 초등 5학년. 그것도 담임교사가 일주일에 2~3번 정도 가르치는 데에 그친다. 영어인사나 기초적인 단어만 배우는 맛보기 수준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학부모들은 영어 교육을 조기에 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초등학교 때 영어 사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며 불안해하는 필자에게 네덜란드 학부모들은 중·고교에 가면 영어를 제대로 배우는데 왜 다른 교육 기관을 찾느냐며 기다리라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보니 필자의 불만이나 걱정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본격적인 영어 공부는 중학교에 입학해서부터 시작된다. 보통 일주일에 2시간짜리 수업이 3번 정도 진행된다.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며 네덜란드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시험보다는 실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학교에서는 단어시험은 물론 필기시험, 구두시험 등을 자주 치fms다. 아이들이 영어 공부를 하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 정도다. 일주일에 영어 단어를 500개 이상 외워야 하고, 영어 교과서 문장을 외우고 응용해서 교사 앞에서 구두시험을 봐야 한다. 영어로 쓰인 소설이나 수필집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는 숙제 또한 적지 않다. 일 년에 4차례씩 정기적으로 치르는 시험 외에도 평소에 수시로 치르는 시험이 모두 점수로 반영되고 대입에서도 고교 3년간의 학교 성적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평상시 시험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영어 실무 능력을 높이기 위해 각 학교들은 영어 마켓을 열기도 한다. 온전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지만 물품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고1이 되면 영어 현지 교육을 위해 영국으로 2박 3일 정도 수업 여행을 가기도 한다. 학생들은 그룹별로 주제를 정해 직접 영국 사람들과 접하면서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어 실력을 확인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영어 교육은 인문계 학교뿐만 아니라 직업학교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직업학교에서는 사업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단어를 배우는 것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고교에서 철저하게 영어로 소통하고 글을 쓰고 읽는 능력을 키우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서는 어느 학교를 나와도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예산 심의가 역사교과서에 발목 잡혀 파행을 겪고 있다. 교문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여야 의원들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두고 고성과 설전만 벌이다 끝났다. 사실 교문위 예산 심의 파행은 예상했던 바다. 교문위 야당의원들은 행정예고 되기 이전부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교문위 예산과 적극 연계하겠다는 엄포를 공공연하게 놨던 터다. 이날 오전 의총에서도 교문위 예산심사와 국정교과서를 연계키로 결의하고 나섰다. 회의 시작과 동시에 이들은 교육부에 대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새누리당과 공유한 국정화 관련 당정협의 자료를 야당 위원들에게도 제출할 것을 촉구하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예산안 토론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예산안을 상정조차 못하면서 내년도 교육예산의 정상적 확보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만 남겼다. 55조원에 달하는 교육예산을 제대로 심의하지 못하고 졸속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역사교과서와 예산은 별개다. 과연 역사교과서 문제가 예산안 상정 자체를 거부할 명분이었는지 의문이다. 교육예산은 뒤로 한 채 역사교과서 문제만 정쟁 삼은 것은 교문위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처사다. 이를 의식한듯 이날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 의원은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을 따로 상정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유례없는 제안임을 확인했을 뿐이다. 역사교과서 문제로 예산까지 발목 잡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쫓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으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본질을 벗어난 사안과 역사교과서를 연계시킬 경우 추후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 어떤 논리도 교육논리에 우선할 수 없다. 불필요한 힘겨루기로 더 이상 교육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국어 정보화·다문화 시대를 고려한 작품이 다수 개발돼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선생님들과 학습자가 쉽게 익혀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이 큰 작품을 높게 평가했다. ◆도덕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구체적인 접근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도덕과 교육과정에 대한 분석이 전반적으로 다소 미비했다. ◆사회 참신한 주제가 많았고 자료 내용이 제작 활용 도구와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 웹 기반을 활용해 현장 보급성이 높고 제작비가 과다하지 않아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학 컴퓨터와 웹을 주로 사용, 실생활을 소재로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작품이 많았다. 그러나 교사가 지도하면서 실제로 답답했던 경험이나 학생들의 지적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출품한 작품들을 우수한 작품으로 선정했다. ◆과학 교사의 활용 가능성, 학생의 학습 용이성, 전국적인 보급 가능성 등에서 고르게 수준이 높은 작품들이 있어 그 효과가 기대된다. ◆실과 가정 분야가 출품되지 못했다. 교육적 활용가치가 높은 작품이 많았으나 교육적 적용, 효과 검증, 자료 정련 등의 보안점도 발견됐다. ◆체육 학생 건강과 기초 체력 부분의 측정기 개발, 구기 종목 위주의 운동기구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종목과 영역에서의 연구를 기대한다. ◆음악 현대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표현 매체를 사용한 음악적 소리의 표현과 완성도를 이끄는 프로그램 개발을 바란다. ◆미술 감각적 경험과 표현을 중시하고 의사소통을 이미지로 한다는 관점에서 지나친 미디어 중심 교육 자료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외국어 듣기·말하기·쓰기·읽기 4기능이 골고루 지도되는 통합적인 자료 개발, 학생의 성취나 효과를 검증하는 피드백 개선이 요구된다. ◆특수교육 장애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자료,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자료, 일반화가 가능한 보편적인 자료 등이 출품됐다. 맞춤형 개별화 교육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유아교육·통합교과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아 다소 식상했다. 자료를 다양화하는 것보다는 한 가지 활동이라도 흥미와 집중을 이끌어 내는 작품이 기대된다. ◆창체활동 전통문화의 이해와 연결된 체험활동, ICT활용 체험활동, 독창성이 돋보이는 교구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초등 선생님이 대부분이라 학교급별 불균형이 문제가 됐다. 중등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일반교과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은 타당하나 자료의 참신성과 독창성이 탁월한 작품이 미흡한 편이었다.
지난 5일은 ‘세계 교사의 날 (World Teachers' Day)’로 교육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교원들의 노고를 기념하는 날이다. 세계 각국의 EI 회원 단체들은 교권 확립과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캐나다 캐나다 교원협회(CTF)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Hear My Voice)’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10월 19일 캐나다 총선을 앞두고 개최된 이 캠페인은 공교육 문제에 대한 차기 연방정부의 인식 제고를 목표로 열렸다. ‘10월 19일, 우리 교사들은 캐나다를 위해,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투표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헤더 스미스 회장은 “비록 지역별 교육은 해당 지역 교육청이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으나 교사와 학생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연방 정부가 결정한다”며 캠페인 개최 이유를 밝혔다. 2014년 국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5000여 명의 교사들이 차기 연방 정부가 청소년 정신 건강과 아동 빈곤 퇴치에 기여하길 희망했다. CTF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보다는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교원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홍보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5일 소말리아 교원노조(SNUT)는 수도 모가디슈에서 ‘교권 확립’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교원노조 대표단과 회원,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해 교원들의 낮은 임금, 부족한 교육 인프라, 여아에 대한 교육 기회 불균형 등 소말리아 교육계가 직면한 문제점들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앞서 에티오피아 교원협회(ETA)는 2~3일 ‘교권 강화 및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 방안’을 주제로 교육자 회의를 개최했다. 마다왈라부 대학교와 공동 주최한 이번 회의에는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의 교원’ 시상식도 열어 세계 교사의 날을 기념했다. 감비아 교원노조(GTU)는 교사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유아교육 패널 토론을 통해 미래 세대 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카메룬 사립교원노조(SYNTESPRIC)도 교원들의 불안정한 고용 현황을 알리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중앙교원협회(COT)는 교육부 대표단과 간담회를 개최해 교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 했다. COT관계자는 “신드, 펀자브 지역의 교원 부족 현상이 파키스탄의 교육을 갉아먹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통가의 프렌들리아일랜드 교사협회(FITA)는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교권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표단은 ‘교권 강화 전략’을 채택해 통가 교육부 장관 겸 국무총리에게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유럽 지난달 30일 카자흐스탄 교육자 노조(KTUESW)는 수도 아스타나에서 세계 교사의 날과 노동절을 기념하는 행사를 교육부와 공동 주최했다. 이날 카자흐스탄 교육 발전에 기여한 젊은 교직원들을 기리는 기념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라트비아 교육·과학계 노조(LIZDA)는 지난달 21~25일 4일간 국회의원들이 일일 교사로 활동하며 라트비아 교사들의 업무 환경을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쉐도우 데이 (Shadow Days)’를 진행했다. 학교 현장의 교육 여건과 교사들의 업무 강도 등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교육 재정 확대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 C고가 쓰다 남은 기름으로 급식을 해 파문이 커지자 경찰이 전국적으로 급식 비리 특별단속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어 검찰도 유관기관 공동대처로 근절 추진에 나섰다. 학교는 물론 무상급식 특혜로 말 많았던 급식기관들도 단속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19일 전국 식품전담 검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들과 합동 워크숍을 열고 학교급식 비리 등 부정식품 사범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검찰은 전국 53개 지검·지청에 부정식품 합동단속반을 확대, 편성하고 유관기관과 9월부터 4개월 간 특별단속을 진행 중으로 특히 최근 발생한 학교급식 비리사건에 대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을 드러냈다. 이날 검찰은 “12월까지 수사역량을 모아 부정 식품사범 단속을 계속하고, 관계기관과 협업체제를 강화한다”면서 “최근 보도된 학교급식 관련 비리 등 부정식품사범 대응 방안을 비롯한 관계 부처 간 정보 공유, 협업방안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12일에는 경찰청이 학교급식과 관련된 만성 부패를 척결한다며 연말까지 81일 간 전국적으로 학교급식 비리를 특별 단속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찰은 급식비를 빼돌려 가로채거나 횡령한 학교법인 및 교직원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급식 관련 비리에 직접 가담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은 범행 주동자, 업체 대표 등 급식체계 전반에 대한 단속을 전개하고 있다. 학교 급식업체 선정을 위해 뇌물이나 리베이트를 공여하거나 수수한 경우는 물론 공정한 입찰 방해, 원산지 허위표시 등 식품비리 등 급식 유통기관도 철저히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급식비 횡령 문제가 이슈화되는 등 학교 급식 관련 계약체결, 식자재 구매, 조리·제공 등 전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해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초·중·고 무상급식은 국가 및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되는 만큼 비리로 인해 예산 낭비도 심각한 것으로 판단돼 특별단속을 펼치게 됐다”고 전했다. 현행 최고 500만원인 부정·불량식품 신고보상금을 최고 50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해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시민, 학부모단체들은 시행 이후 말 많았던 급식 비리를 뿌리 뽑는 차원에서 검경의 이번 움직임을 전반적으로 반기고 있으나 변죽만 울리다 그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모든 급식 비리를 발본색원하려면 무상급식 이후 비리 의혹이 제기됐던 친환경유통센터 등도 강력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은 “문제의 C고교는 물론 비리몸통으로 여겨지는 친환경유통센터를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열리는 계절이다. 고향의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를 생각하기도 하고 벼 베는 아버지의 모습도 오버랩 되며, 친구들과 따서 먹을 열매를 찾아 산을 오르던 기억도 아른거린다. 이처럼 고향은 우리의 생각을 추스려 보게 한다. 그래서인지 고향이 더욱 그리워진다. 고향과 더불어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호머의 ‘일리아드’가 생각난다. 세계문학의 고향으로 불리는 ‘일리아드’ 이야기는 다 아는 것처럼 트로이 전쟁 이야기다. 이 전쟁은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후원하는 그리스군과 풍요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성원하는 트로이 사이의 전쟁이다. 아킬레우스의 분노에서 시작하여 트로이 왕자 파리스의 죽음으로 끝난다. 이 서사시에서 그리스 쪽은 주로 남성의 전쟁과 영웅의 이야기가 두드러지는 반면, 트로이 쪽은 여성의 길쌈과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테나와 아프로디테의 차이는 양쪽의 분위기를 그토록 다르게 만든다. ‘일리아드’뿐 아니라 모든 전쟁 이 야기에서 전쟁터는 남성의 몫이다. 그리고, 그 후방에서 생활하고 사랑하는 것은 주로 여성의 몫으로 다루어진다. 그러나 어디 전쟁터가 남성만의 무대이겠는가?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그런 질문을 통해 전쟁과 인간의 본성에 다가서려 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직접 전쟁을 겪은 200여 여성들의 목소리를 다성적(多聲的)으로 엮은 이야기다. 그만큼 생생하고 가슴 시린 목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생생한 목소리들은 역설적으로 허구보다 더 허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알밤을 줍듯이 광주리에 담았다. 그녀의 체르노빌 이야기 ‘체르노빌의 목소리’도 그렇거니와, 알렉시예비치의 이야기는 주로 제국의 멸망이나 전쟁, 참사를 직접 겪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통의 이야기, 공통의 역사를 만들려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런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오래 남는다. 그녀는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들, 그리고 그들이 그 속에서 경험하는 믿음, 불신, 환영, 희망, 불안에 대해 써왔다. 이 작품의 장르를 ‘목소리 소설’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들은 후 이야기를 잘 조합하여 완성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자신을 ‘글쓰는 사람’으로 표현했다면, 그녀는 자신을 ‘듣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 대상이 그러한 여유로운 시간을 허락하지 않아 보석같은 이야기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 선조들의 삶이 바로 그러하지 않았는가! 특히 나라 없는 설움 속에 독립운동을 하거나 해외에서 살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배움이 없어 기록하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후손들이 귀감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행적이나 이상을 글로 남겨 놓으면 더 좋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좋은 귀를 지녔다는 것은 작가로서 큰 미덕인 것 같다. 제대로 듣기 전에 서둘러 판단하고, 진실을 이해하기 전에 순간의 이미지, 진실이 아닌 허황된 것들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은 세상이고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다른 이들의 경험과 고통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며 그 목소리들 사이의 현묘한 소통을 지향하기에 알렉시예비치의 이야기는 남다르다. 이 이야기는 타고난 이야기꾼의 패턴화 된 능숙함과도 거리가 멀다. 또, 과잉 이미지와 현란한 몽상적인 수사와도 분명히 구별된다. 이미지 시대를 거스르는 ‘목소리 소설’을 새삼 주목하면서 작금의 우리 문학 풍경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많은 진실들, 그리고 소설보다 더 귀한 것들이 많음에도 귀 기울이지 않아서 여전히 듣지 못한 여러 목소리들이 많이 있음에도 이미 있었던 사실과 표현의 영향으로부터 불안해 하는 어설픈 게으름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된다. “나는 세상을 목소리와 색깔로 간주합니다. 책마다 대상이 바뀌지만 이야기는 바뀌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같기 때문이죠. 수천 개의 목소리로 일종의 작은 백과사전, 즉 우리 세대에 대한 백과사전을 만들었죠. 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이들이 믿은 것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어떻게 죽고 또 어떻게 살인을 했을까요? 또한 얼마나 힘들게 행복을 구했을까요? 결국 행복을 잡았을까요?” 이같은 그녀의 목소리를 거듭 들으면서 인간의 삶과 문학의 진실 문제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이제 종착역에 다다른 열차에 탄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오늘날 선진국은 학교 시험과 입시에서 아이들을 평가하는 방식은 점차논리를 중심으로 글을 쓰고 말하기 중심이 되고 있다.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서술형 시험, 논술, 구술, 사고력 독해, 스토리텔링 및 창의사고력 수학, 사고력 영어, 융합과학, 통합교과형 시험, 수행평가 등을 잘 못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려워졌다. 이제 사회는 지식을 암기하는 단계를 넘어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렇게 해결한 문제를 논·구술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잘 설명하고 또, 잘 소통할 줄 아는 인재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이런 인재로 키우려면 이같은 선진 융합교육을 실천하는 길이다. 이같은 선진교육법을 잘 아는 부모만이 내 자녀를 우등생으로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학교 수업의 변화이다. 수업을 통하여 교사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허락해야 한다. 그런데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한 시간 수업을 하면서 과연 몇 번이나 질문을 하고 있을까? 창의성의 발현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질문은 호기심의 발현이다. 일상적인 질문은 답을 찾는 것이며 준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적응 정도를 알아보는 것이다. 어디에 관심, 어디에 호기심이 있는가. 성숙도,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입시과정에서 입학사정관이 질문한다. 그 속에는 형식적인 질문이 있고 진짜 질문이 있다. 입학사정관이 학생에게 묻는 “질문 있습니까?”가 질문이다. 이 질문을 준비하여야 한다. “내 아이를 잘 관찰하여 보면 독서를 많이 하는데 글을 잘 못 써요.”, “연산은 잘하는데 스토리텔링 수학을 어려워해요.”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한 가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도 이젠 자녀교육법을 '선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중산층 엄마들은 일상 대화를 통해서도 그때그때 아이의 관심사나 체험을 교과와 연결해 아이가 언어·수학·사회·과학·논술 등을 고루 잘 하게 돕는다고 한다. 아이 옆에 앉아 일일이 가르치는 게 아니라 융합사고력을 키우는 질문을 던지고, 아이 스스로 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형 탐구 학습을 하게 유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의 적성이나 학습 스타일, 현재 실력 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으로 실력을 키워준다. 이런 선진국 교육 이야기를 하면 많은 엄마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미국식으로 가르치는 게 좋기는 하죠. 그런데 우리에겐 이상향일 뿐이지 않나요?"라고 반문한다. 그러고는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계속 '학원 쇼핑'을 하며 자녀 교육을 학원에 맡겨 버린다. 자녀 교육에 성공하려면 시대 변화에 따라 학교 시험이나 입시 제도가 흘러가는 새로운 방향을 잘 인식하고, 부모가 선진교육법을 배워 아이를 잘 이끌며 좋은 토양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지능 계발도 그 토양의 질에 달렸기에 엄마가 선진 자녀교육법을 잘 알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0월 22일 오후 7시부터 252회 순천사랑아카데미 강좌가 있었다. 순천시평생교육관은 소설가인 김진명 작가를 초청하여 “지구인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강의가 열었다. 강사는 자기소개에서 여수나 구례를 다니면서도 순천에는 자주 오는 편이며 점잖은 도시로 사람 냄새가 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지난 번에도 순천대에서 광개토왕비 탁본 전시회와 관련하여 역사관련 이야기를 하러 온 적이 있다고 소개하였다. 지방에서 200회가 넘는 순천사랑아카데미는 문화적 전통이 없는 곳에서는 불가능하기에 큰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에 전라도와, 평안도를 경계하는 모습이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나타나 있다. 조선시대는 중국을 존중하여 모든 것을 중국에 묻고, 의뢰하며 제일로 여겼다. 그래서 우리 나라 자신은 없고 스스로를 열등하다고 여기고 나 자신은 존재가치가 없는 비참한 생활을 하였다. 또 중국을 거역하면 조정에서는 반역으로 생각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전라도와 평안도의 저항이 없다면 죽은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어느 시대에 옳지 않은 견해에 순응하는 것은 역사를 퇴행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한국은 지금 방황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조망하고 뭔가 도약을 위한 꿈트림이 있어야 하는 시기이다. 역사가 오천년인데 2천년 밖에 못 가르친다. 고대사가 중구난방이다. 단군 신화로 정리되어 있다. 3천년의 시간이 없다. 우리민족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갈 것인가? 뿌리가 없으면 현재에 집착한다. 과거를 모르니까 그렇다. 이는 뿌리가 없기 때문이며 그러다 보니 현재에만 집착하면서 살아간다. 돈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유교의 정신문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과 효, 예로 집약할 수 있는데 충은 임금에 대하여 너를 바쳐라, 효는 부모와 가정에 대하여, 그리고 예는 너에 대하여 고민하지 말고 남을 편하게 하는 것으로 이러한 관념 속에서는 자신의 발견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5백년 동안 관통했다. 이것이 옳지 않다고 저항한 정신의 맥이 있었기에 소중한 것이다. 호남인들은 이것을 아주 중요시 한다. 한국은 사실 모든 것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역사적으로 통계적으로 보면 밑에서 가난하고 비참한 7번째 나라가 이제 위에서 10번째의 나라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리더들은 고지가 저기라면서 노력하면서 부를 쌓았지만 그 과실을 일부만이 가졌다. 그러니 이제는 뭉치자 하여도 그게 안된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것은 가치관을 제대로 가진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 결과로 세월호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가치관을 제대로 가진 선장, 선원이 있었다면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배에 탄 사람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것이 가치관이다. 가치관은 내가 책임자라는 책임의식을 가진 것으로 교사는 교사의 가치관을, 검사는 검사의 가치관을, 그리고 때밀이도 때밀이의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도나 사회, 국가가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개인의 문제도 개인이 해결할 역량을 갖춰야 하고 집단을 이루어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삶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산다는 게 무엇인가? 건강, 장수, 풍족하게 사는 것만이 전부인가. 그게 잘 사는 것인가.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할 것인가? 돈으로 본다면 잘 사는 재벌들은 A학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돈 없고 가난하지만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 돈 써 가면서 생명의 마지막 순간을 돌보는 사람들도 있다. 위로하고 마지막까지 함께 해 주는 사람에게 A학점을 주고 싶을 것이다. 판단이 안될 때 인류의 스승들이 소중히 여긴 것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을 소중한 가치로 생각했는가? 인류의 스승들은 공통적으로 다 가난하게 살았다. 우리가 지금 가난하다고 주눅 들어서는 안 된다. 먹고 살만한 정도가 되면 생각에 좀 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정말 똑독한 사람들은 돈 버는 일에 투기하지 않고 사색하고 베풀었다. 인류의 숙제는 가치 있는 것을 후대에 전수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사는 한국 사회는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적인 삶으로 경쟁의식을 부추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경쟁에 승리하는 무기로 공부를 부추긴다. 그러나 세상이 공부만 가지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인간이 살아가려면 외면의 힘이 아닌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 내공은 어려운 일을 통하여 배우는 것이다. 이 힘은 한번 가지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을 전진시킨다. 교육이 이런 내공을 기르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영 신임 교육부 차관이 21일 “교육계의 여러 갈등 상황을 소통을 통해 차근차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 차관은 “여러 개혁과제들이 새롭게 추진되고 있으나, 최근 교육계를 둘러싼 여러 갈등 상황들이 교육부가 노력해 쌓은 개혁성과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하는 데 어려움을 낳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중점 추진과제로는 가장 먼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문제를 들었다. 이 차관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국민들의 통합적 관점을 담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 취업 후 진학 풍토 조성, 대학 구조 개선, 지방교육재정 개혁, 자유학기제, 2015 개정 교육과정 안착 등을 꼽았다. 특히 지방교육재정과 관련해서는 "시·도교육감님들과 적극 협력하고 소통해 지방교육과 지방교육재정이 변화하는 교육현장의 수요를 적극 반영해 효율성과 책무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대학구조개혁, 국가장학금 등 교육재정 문제에 적극 참여해왔다. 특히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비용을 댈 수 있는 국민에게도 부담시키지 않아 정의롭지 못하고 국가부채가 늘어 지속가능성도 낮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국제부흥개발은행 컨설턴트, 미국 메릴랜드대 부설 IRIS 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을 거쳐 2002년부터는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로 재직, 경제금융학부장, 기획처장을 역임했다.
유래부터 반대어까지 소개 효과적 학습 가능하게 구성 “어휘력 향상에 도움됐으면” 수업을 하다보면 교과서만으로 학습 내용을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교재를 만드는 교사가 적지 않은 이유다. 정광호 강원 육민관고 교사도 그랬다. 국어 수업시간이나 모의고사 문제 풀이 시간에 등장하는 속담, 한자성어를 설명하다 부교재를 떠올렸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속담, 한자성어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다보니 모르겠다고 말하곤 했죠. 그때그때 필요한 내용을 찾아 정리하고 수업에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일회성에 그치고 말았지요.” 어떻게 하면 부교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20쪽 분량의 자료를 만들었다. 학기 초에 나눠주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게 했다. 하지만 이 방법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잃어버리거나 훼손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속담이나 한자성어가 나오면 적어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정 교사는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경험한 끝에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을 품으면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속담집, 한자성어 책부터 살폈다. 그리고 대부분 뜻풀이 등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는 걸 알게 됐다. “속담이나 한자성어를 접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건 뜻풀이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무작정 외우는 거죠. 문득, 표현이 생겨난 유래와 유사어, 반대어까지 한 번에 알 수 있다면 한결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속담플러스 한자성어 사전’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엮었다. △속담(俗談)하고 나하고 △한자성어(漢字成語) 다 모여! △주제로 묶은 속담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등 네 마당으로 구성했다. 국어사전을 찾을 때처럼 자음 순서대로 속담, 한자성어를 찾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뜻풀이는 물론 유래, 유사어, 반대어, 활용 사례까지 담아 각종 시험과 논술 등에 활용 가능하다. 정 교사는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이 국어 교과뿐 아니라 모든 교과를 아우를 수 있는 어휘력을 길렀으면 한다”고 전했다. “수능에서 속담, 한자성어를 묻는 문항이 한두 개에 불과한데 굳이 시간을 할애해 공부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담과 한자성어에는 우리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가 녹아 있어요. 교훈을 주는 이야기, 비유적인 표현 등은 바른 정서를 함양하는 데 도움을 주죠. 특히 무한경쟁에 놓인 학생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내용과 형식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국어교사로서 학생들의 올바른 우리말 사용 습관 형성과 인성교육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독서에 관한 여러 고사성어 중 ‘책을 펼치면 유익함이 있다’는 뜻의 개권유득(開卷有得)이 있다. 중국 진나라 시절 유명한 시인 도연명의 도잠전(陶潛傳)에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친구와 더불어 여유로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 얻은 게 많았다’는 ‘소년래호서 우애한정 개권유득 (少年來好書 偶愛閑靜 開卷有得)’에서 유래한다. ‘개권유익’이라는 말을 남긴 송나라 태종의 3남, 진종(眞宗)황제는 ‘권학문(勸學文)’에서 ‘글 속에 저절로 많은 녹봉이 있으니, 평안하게 살려고 좋은 집 세울 것 없다. 글 속에 황금으로 꾸민 집이 있다. 나들이할 때 종이 없음을 한탄하지 말라. 글 속에 수레와 말이 총총히 있다. 글 속에 옥같이 고운 여인도 있다. 사나이가 품은 평생의 뜻을 이루려거든 책속에 온갖 부귀영화가 있으니 독서를 하라’고 권유한다. 개권유득(開卷有得)의 가치는 책속의 지식이 아니라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게 되는 사고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그것을 생각할 수 있는 판단력과 문제 해결력은 독서를 통해 기를 수 있다. 또한 책 읽기는 내 안에 갇히지 않는, 관용과 타협, 배려, 속 깊음, 이해심이라는 선물을 스스로에게 주는 지름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 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만18세 이상 남녀 성인 2000명과 초‧중‧고등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성인 7명 중 3명은 1년 동안 책을 한권도 읽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다. 어른들은 경제난에 한 푼이라도 더 버느라 여유가 없고, 학생들은 절박한 대학 입시를 앞에 두고 한 점이라도 더 점수를 따야 하고, 대학생들은 취직이 절실하단다. 게다가 스마트 폰을 비롯한 IT산업의 발달로 독서할 필요성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흔히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독서하기 좋은 때라는 말도 오래 전부터 들어 왔다. 독서에 관심 있는 분들이나 교육계에서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체계적인 독서교육은 물론이고 중·고교에선 교실에서 책 꺼내기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학생들의 푸념처럼 공부해야 할 과목이나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가을, 낙엽 지는 벤치에서 혹은 잔디밭 곳곳에서 책 읽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인성함양에 독서만큼 중요한 덕목이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