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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지난 12일 일요일 오전, 수원의 명산 광교산을 찾았다. 오랜만에 광교산 제9코스 파장동 항아리화장실 코스를 택했다. 이 일대 버스 종점 부근이 확 바뀌었다. 과거의 어수선한 모습은 볼 수 없다. 경기도 주민참여 예산을 받아 도로와 인도가 포장되고 넓어져 등산객을 맞이한다. 이에 걸맞게 주변의 식당도 산뜻하게 단장했다. 항아리화장실에서 약수암(藥水庵) 입구로 향했다. 길 따라 약 200m 가다가 좌측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이 길은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처음 가는 길이다. 등산로는 누런 솔잎이 잔잔하게 깔려 있고 조용하다. 길 안내 표지를 보고 한참 올라가니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헬기장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늘 지나다니던 눈에 익은 연수원 갈림길이다. 등산객들이 보인다. 부부 등산객, 친구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이 50대 이상 신중년이다. 조금 가다가 등산로에서 우측으로 5m 정도 떨어진 곳에 작은 텐트를 보았다.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 추운 날씨에 누가 비박을 하나? 동계 체력 강화훈련?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8도라는데….’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내가 발견한 것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는 작은 삼각형 황토색 텐트, 바람막이 비닐과 지붕(플라이). 주위에는 고양이 밥그릇과 물그릇. 소나무에 매달린 고양이 사료가 담긴 3개의 병 등이다. 밥그릇은 텅 비어 있고 물은 꽁꽁 얼어 있었다. 또 수원시에서 만든 ‘길고양이와 시민을 위한 안내문’ 홍보물과 이 천막을 설치한 사람이 붙였을 것으로 보이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거기에는 “여기 있는 아이는 착하고 순한 아이예요. 밥 주는 사람이 있으니 잡아가지 마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제 상황 파악이 끝났다. 이곳은 광교산 길고양이 숙소다. 식사 장소도 된다. 겨울철 추위 이겨내라고 텐트를 쳐 놓은 것이다. 찬바람 막으려고 바람막이를 해 놓았다. 우천 시를 대비해 플라이도 매달았다.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니 네 겹이다. 땅에서 찬 기운 올라오는 것을 막으려고 한 것이 분명하다. 밥그릇이 비어 있으면 사료를 주라고 주위 나무에 사료 세 병을 꽉 채워 매달아 놓았다. 이것을 설치한 분의 동물 사랑의 마음, 생명 존중의 마음, 그 아름다운 마음이 내게 전해져 온다. 감동의 물결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밥그릇은 텅 비어 있고 물그릇에 담긴 물이 영하 날씨에 꽁꽁 얼어붙었다. 학교 스카우트 지도자 출신인 필자다. 밥그릇에 담긴 낙엽을 치우고 사료를 갖다 부었다. 펄럭이는 바람막이는 고사목으로 눌러 고정시켰다. 텐트를 누르고 있는 얼음은 치웠다. 텐트 속 바닥 지저분한 흙을 털어내고 솔잎을 제거했다. 길고양이란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영역동물이다. 길고양이는 도시생태계의 일원이다. 즉, 우리 인간과공존관계다. 야생성을 잃어버린 고양이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인간이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길고양이가 일으키는 많은 문제의 해결방법은 중성화(TNR : Trap, Neuter, Return의 약자, 포획하고 중성화 수술을 하고 살던 제자리에 방사하는 것을 말함)를 통하여 개체수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수원시에서 만든 ‘길고양이와 시민을 위한 안내문’을 보니 ▲길고양이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TNR)의 의의와 신청 방법 ▲동물보호법: 동물학대 시 처벌 관련 내용 ▲길고양이와 시민의 공존을 위해 함께 지켜야 할 사항 등이다. 길고양이에 대해 바르게 알리고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홍보하는 안내문을 읽어보니 수원시민의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길고양이와 수원시민의 아름다운 공존이 필요하다. 길고양이와 시민이 함께 하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길고양이에 대한 이해와 이웃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오늘 광교산 등산에서 수원시 홍보물과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부터 배운 것이다. 마음이 훈훈하다. 고맙다.
교육 3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학교 교육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최근엔 교사와 학부모가 적대시하는 관계가 형성됐다. 특히 교육이 서비스산업으로 변질되면서 문제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초등 1~2학년을 두고 있는 학부모는 담임교사를 보육교사 수준으로 자녀 돌봄을 기대하기도 하고, 가정에서 교육은 전혀 하지 않고 모든 교육을 학교에서 다 지도해주기를 바란다. 학생이 학교에서 칭찬받은 행동은 부모가 잘 지도해서 나타난 결과고, 잘못된 행동은 모두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저경력 교사를 대상으로는 “선생님은 아직 어리고, 자녀를 키워보지 않았으니까 잘 모르실 거예요” 등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교사를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격체가 아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동반자가 아니라 교사를 점점 적대시하고 있다. 이제는 학부모도 교사를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올바른 믿음을 갖고 학생 교육의 동반자로 교사를 신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가 교사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개선돼야 학생들도 교사들을 믿고 따르며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교권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도 물론 바뀌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먼저 학교 교육과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교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문화 인식 개선과 더불어 교육 정상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원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여 학교 교육을 바로 살려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위해 근본적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간에 인격적 관계가 바르게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교원, 학생, 학부모가 서로 화해와 신뢰 회복을 위해 서로 노력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도 바람직한 자녀 양육을 위한 지속적인 학부모 교육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새 학년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들은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교사는 끝없는 배움과 성장 속에서 자신을 더욱 다져간다. AI 활용한 혁신가 돼야 무엇보다도 겨울방학은 교사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장 중’이라는 문구처럼, 우리는 모두 배우고 변화하며 나아가는 존재다. 새 학교에 적응하고, 새로운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며, 새로운 교과서를 분석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일은 전혀 가볍지 않은 과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교사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설계해야 한다.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적절한 피드백과 상담을 통해 학생들을 돕는다. 동시에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학습 환경을 개발해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교사는 기술을 통해 교육의 질을 혁신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학생들과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며 변화의 중심에서 희망을 전달하는 존재다. AI가 제공할 수 없는 감성적 공감은 인간의 중요한 자산이다. 디지털 소통의 빈도는 증가하나 심도 있는 대화와 정서적 공감이 부족한 이때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서적, 사회적 성장을 돕는 멘토로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 안에서 공감과 협력, 감정조절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따뜻한 환경을 조성해 건강한 사회성을 기르도록 도와야 한다. 지금은 평생 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학생들이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사는 자신의 학습과 새로운 교육 방법과 기술을 탐구하며 시대에 맞는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워크숍, 동료 교사와의 협력 연구, 최신 트렌드 학습 등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학습의 지속성을 몸소 본보기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교육환경 준비 필요해 이미 국제화 시대로 접어든 현 시대를 경험하는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의 가치를 배우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 공동 프로젝트, 다문화 토의 활동, 생태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등을 통해 학생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 목표를 향해 글로벌 관점을 키울 수 있는 보람된 교육자원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다. 새 학년은 기술과 인간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학생들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교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감과 도전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준비가 필요하다.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 출범했다. 강주호 회장은 교총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주목받았다.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학교 현장의 변화와 교총의 적극적인 역할을 바라는 회원들의 열망이 30대 현직 교사 회장 당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30대인 청년 교사로서 ‘현장’을 강조해왔던 새 회장단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하며 회장단에게 바라는 점을 전한다. 교육활동에 집중할 환경이 중요 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곳으로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주체인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교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불필요한 행정 업무의 늪에 빠져 교육활동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 지난해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2024년 상반기 동안 매일 평균 15건 이상의 교권 침해 사건이 심의됐다. 또한 불필요한 행정 업무로 인해 수업 준비나 학생 지도에 부담을 호소하는 선생님들도 부지기수다. 교총은 선생님을 보호하고 교육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법의 제‧개정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비본질적 행정 업무를 줄이고,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교육당국에 제안해주길 바란다. 또 교직은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인간다운 삶 실현, 나아가서는 사회 변화와 국가 발전을 이끄는 미래 인재를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교육 수요와는 반대로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정은 점점 낮아지고 교원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특히 지난해 신규교사의 임금 실수령액은 약 231만 원으로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 24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현장을 든든히 받쳐줄 저연차 교사나 교대생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임 회장단은 근무 환경이 개선되고 정당한 처우와 복지가 보장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공론화 작업과 교사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교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선생님 지키는 결과 보여줘야 그동안 교총은 교원을 위한 각종 법의 제·개정이나 수당 인상 등을 실현했다. 하지만 그런 성과들이 무색할 만큼 최근 교총을 바라보는 현장 선생님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단체의 의도나 진정성과는 달리 현장에서 만족스럽지 않게 인식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학교의 주체는 선생님,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삽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다. 회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작더라도 실질적인 개선을 이뤄 신뢰를 쌓길 바란다. 교육과 교사들을 위한 헌신과 열정으로 임기를 마칠 때 “진심으로 선생님들을 위해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길 기대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일들이 펼쳐진다.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뤄진다면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장의 승인하에 진행하는 교육 활동 중 교사의 정당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지시 불이행으로 처리할지,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등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1. 학칙 확인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학생이나 보호자가 대응하는 방식이 어떠한지 파악해야 한다. 학생선도위원회(학교별 명칭 상이)는 재학 중인 학생에 대해서만 처분할 수 있다. 교사의 지도에 관한 학생의 반응을 지시 불이행으로 보아 학생선도위원회의 학교장 처분으로 지도할 것인지, 교육 활동 침해로 보아 교육장 처분인 지역 교권위원회로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안의 경중을 고려하고, 교사에 대한 학생과 보호자의 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생선도위원회로 처리하려면 학칙을 확인해야 한다. 학칙은 학교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규정한다. 학칙에는 학생생활지도 고시의 내용이 반영돼 있다. 학생들의 징계에 관한 내용은 학교에 따라 시·도교육청 지침과 학교생활 규정에 위임한 경우도 있다. 학생생활지도 고시는 2023학년도에 발표됐다. 학교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교사의 지도 방법을 명문화한 규정으로, 법과 시행령을 보충한다.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 등으로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의 요건과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2. 교사의 판단 사안을 처리할 때는 학생을 직접 지도한 교사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학생이 불이행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처리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학생이 교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할 수 있다. 교육 활동을 침해한 경우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라면 명확하게 구분해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교사의 지도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살펴보자. 욕을 하거나 선생님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폭력성이 두드러진 경우라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이 상황을 다른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관찰한 경우, 목격자의 의견도 객관적으로 반영해 처리할 수 있다. 결국 사안의 구분과 처리는 교사의 수업권과 교육권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3. 다른 학생의 학습권 학생을 지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였는지다. 수업뿐만이 아니라 학교장의 승인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이 대상이다.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과정에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있다. 교육 활동 침해 사안으로 분류하는 경우는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했는지, 다른 학생의 학습권에 영향을 줬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 간에 많은 사안이 일어나는데, 학생을 지도하던 중에 적지 않게 발생한다. 사안에 따라 처리하기 곤란한 민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교사와 학생이 라포를 형성하고 있으면 어지간한 일은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의 처지를 생각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배워야 한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서로를 이해하며 마음을 챙길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연초 많은 사람이 새해 계획을 세웁니다. 특히 매달 스쳐 지나가는 월급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으로 지출을 줄이는 돈 관리 계획을 많이 세울 겁니다.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재무관리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주체는 다양한 시스템이 쌓여 구성합니다. 그중 하나가 재무관리입니다. 매달 수입과 지출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잉여 자금으로 저축과 투자를 하면서 나의 재무관리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게 관리하게 됩니다. 이 시스템의 한 축인 지출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돈 관리 계획, 지출 줄이기만을 새해 목표로 세우면 작심삼일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만약 돈 관리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내 삶의 방식도 바꿔야 하고, 거기에 맞춰 재무관리 전체 시스템도 수정해야 합니다. 연초, 겨울방학 기간인 1·2월은 현재 내 재무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할 최적의 시간입니다. 재무 목표는 구체적으로 삶의 방식도 바꾸고, 재무관리 전체 시스템도 수정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도 괜찮습니다. 작심삼일이 반복되고 쌓이면 조금씩 나의 재무관리 시스템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재무관리를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는 현재 나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많은 선생님과 재무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본인이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 줄 몰랐다는 겁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오가며 편의점, 커피숍에서 쓰는 5000원, 1만 원도 모으면 꽤 큰 금액이 됩니다. 이런 지출을 꼼꼼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돈 관리에 대한 주도권을 잃게 됩니다. 방학을 이용하여 지난 두세 달 동안 내가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매달 지출 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한 번 파악해 보길 바랍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다면 지출 항목을 분류(생활비, 식비, 차량유지비, 보험료, 용돈 등/고정지출 vs 변동지출) 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출 항목을 분류, 분석하면 어느 영역을 얼마만큼 줄일지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기 쉽습니다. 재무 목표를 세울 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치로 구체적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현재 애인과 결혼을 꿈꾸고 있다면 ‘2년 후 결혼을 위해 결혼 자금 4000만 원 모으기’라는 재무 목표를 세울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고민해 ‘2년 후 결혼할 때 대구 북구 침산동 전셋집 마련에 보태기 위한 결혼 자금 4000만 원 모으기’라는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보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어느 지역에 우리 부부를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할지 생각하게 되고, 더불어 그 지역에 현재 전세 시세는 어느 정도 되는지,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금에서 얼마나 더 필요한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실 가능성이 높은 재무 목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2~3년 후와 같이 단기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5년 후 정도의 중기적인 목표,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목표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5년 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00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 0억 모으기’, ‘현대차 SUV 00을 구입하기 위해 0000만 원을 모으기’, 20년 후 ‘부동산 자산(서울시 자가) 00억 원, 금융 자산 00억 원 모으기’와 같이 미래 시점에서 재무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다음 단계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즉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재무관리에서는 이것을 예산안 작성이라고 합니다. 2년 후 4000만 원을 모으려면, 단순 계산으로 1년에 2000만 원씩 돈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 달에 약 160만 원 이상을 모아야 합니다. 현재 호봉에 따라 다르지만 내 경력이 많지 않다면 매달 160만 원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월 단위가 아닌 연 단위로 나의 수입을 생각하면 각종 상여금을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매년 들어오는 각종 상여금이 700만 원 정도 되는데 그중 400만 원을 모으겠다고 계획을 세우면 약 월 33만 원을 모으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월 단위, 연 단위로 얼마만큼의 돈을 모아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지출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무 목표가 2년 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5년 후, 10년 후, 노후를 위한 재무 목표도 존재합니다. 이것을 흔히 말하는 ‘통장 쪼개기’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매달 160만 원의 잉여 자금, 연 단위로는 각종 상여금 중 400만 원의 잉여 자금을 모을 수 있다고 하면 2년 후 재무 목표를 위해 매달 150만 원을 모으고, 5년 후 재무 목표를 위해 연 단위 각종 상여금 중 400만 원을 모으고, 노후 재무 목표를 위해 10만 원을 모은다고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점별로 계획을 세우면 거기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은 크게 원금손실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을 나눌 수 있는데, 오랫동안 쓸 필요가 없는 돈일수록 원금손실에 노출해 더 큰 수익을 노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재무 목표가 2년 후라면 최대한 원금손실 가능성을 줄여 예·적금이 가장 적절한 금융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5년 정도 후라면 원금손실의 가능성에 어느 정도 노출해 수익률을 조금 더 높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3년간 유지하면 투자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면제하거나 저율 과세하는 ISA 계좌를 통해 주식형 ETF 등에 투자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때 나의 멘탈이 원금손실을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되면 예·적금 상품에 일부분, 주식형 상품이 일부분을 넣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노후와 같이 아주 먼 미래라면 연금저축 계좌를 이용해 세액공제도 받으면서 주식형 ETF에 투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몇 년 내에는 주식 시장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경우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주식 시장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을 얼마나 모을지 정했다면, 거기에 맞춰 지출 계획도 세울 수 있습니다. 지출에 따라 잉여 자금이 정해집니다. 바꿔 말하면 매달 내가 모아야 하는 돈을 정했다면 거기에 맞춰 지출도 통제해야 합니다. 전체 지출액을 정한 다음 영역별로 어디에 얼마나 쓸지를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수많은 가계부 양식이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가계부를 찾아 돈 관리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몇 달만 써보면 금세 익숙해지고, 내 스타일에 맞게 변형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계부는 디테일하게 발전하고 내 스타일에 딱 맞는 가계부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계획한 대로 지출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지출이 계획한 대로 잘 통제된다면 그 이후에는 가계부를 꼼꼼히 쓰기보다 전체적인 지출 금액이 맞는지 정도만 확인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 관리를 하다 내가 조금 더 욕심이 생겨 지출을 더 줄이고 싶을 때, 혹은 내 계획과 달리 지출 통제가 안 될 때는 다시 한번 가계부를 꼼꼼하게 정리해, 어디에서 돈이 새고 있는지, 더 줄일 영역은 없는지 살펴보고 재무설계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다! 작심삼일이라도 괜찮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한 번 실천해 보는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해, 방학 때 뭔가 의미 있는 것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꼭 한 번 재무설계에 도전해 보세요.
3월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의 법적지위가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인정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가운데 여·야가 이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AIDT 검증 청문회 실시 계획서 채택의 건, 자료제출 요구의 건,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는 1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리며, 정부의 AIDT 도입 추진 과정과 정책 추진방식 및 절차, 재원 조달과 예산 집행, 교육 현장의 준비 상황 및 문제점 등을 살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증인 18명, 참고인 13명을 참석시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AIDT를 교육자료로 격하시키는 안을 재석 의원 276명 중 178명의 찬성으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학교 현장과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 요구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야당은 개인정보 침해 우려, 막대한 예산 투입, 학생 문해력 하락 우려 등을 집중 부각시키고, 채택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짚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여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차단하기 위한 야당의 의도가 보이지만 그동안 AIDT에 대한 오해와 야당의 반대에 대한 오류를 알리고 바로잡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교육감 또는 교육장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대해서는 피해 학생 등의 요청 없이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촬영물 삭제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교원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교육감이 상담비용 지원, 심리치료 프로그램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9개 법안을 통과시켜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겼다.
올 한 해 17개 시·교육감은 잘 가르치는 교육환경 만들기, 학생 학력신장, 미래와 글로벌을 지향하는 인재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본격화되는 고교학점제 수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통합학교 운영, 소규모학교 지원이나 온라인 수업 개설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등 국가단위 교육정책 추진이 정착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연초에 발표된 각 시·교육감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교육감들은 교권보호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선생님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교육활동 보호 문화를 조성해 선생님들이 교육전문가로서 존중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거석 전북교육감도 “교사가 학생 지도와 수업에 열정과 성의를 담을 수 있도록 교권을 확실히 지켜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지난해 논란이 됐던 특수교사 교권문제 해결에 의지를 밝히며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약속했다. 학교 업무경감을 통해 교원의 교육활동을 돕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학교 공통가정통신문 일괄 발송 시스템 구축과 운영, 학교지원센터 기능 강화 등으로 통해 학교 업무경감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최윤홍 부산교육감 권한대행도 교육 본질에 충실한 학교 만들기를 강조하며 수업혁신과 수업중심 학교 문화만들기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각 시·교육감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학력 신장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천창수 울산교육감은 “배움성장 집중학년제를 비롯해 기초학력부터 진로·진학까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해 학생들이 학습과 성장에 결정적 시기를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신경호 강원교육감도 맞춤형 학력신장 방안을 제시하며 “지역 맞춤형 교육지원과 함께 ‘초3~6학년 공부하는 힘 만들기’ 등을 통해 학생 스스로 배움을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성취도평가 시스템으로 학업역량을 강화하고 맞춤형 교육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에도 주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비중이 전체 인구대비 5%를 넘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다문화국가가 된 상황에 맞게 이중언어교육이나 다문화 정책을 특화한 교육청도 주목을 받았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이중언어 교육 중심의 지역 글로컬센터 운영과 학생 국제교류 활성화를 비롯해 (가칭)전남국제직업고등학교 설립을 본격화하겠다”며 “전국 최초 다문화인재전형으로 초등학교 교사를 임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국제 인정 교육과정인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의 선도적 운영을 강조했다. 강 교육감은 “대구교육은 IB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학생의 진정한 역량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서·논·구술형평가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공정하고 신뢰받는 평가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설 대전교육감과 서 전북교육감도 IB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관심을 신년사에 담았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교육 여건 제공을 약속한 교육감도 있었다.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AI교사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경기온라인학교를 통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정선 광주교육감도 “AI팩토리 미래교실과 광주아이온(AI-ON) 등 미래 교육환경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기초학력 책임교육 강화, 생활·정서·학습 통합지원, 교육활동 중심 학교 구현 등 3대 핵심정책을,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디지털·학습·사회·정서 격차 해소를 강조했으며,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교사의 주도성 강화를 통한 미래학교 실현, 박종훈 경남교육감과 김광수 제주교육감은 인성교육과 미래형 교육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강은희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명의의 별도 신년사를 통해 “미래교육 수요 반영과 맞춤형 교육 지원을 위해서는 국가교육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며 “안정적 교원 확보는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 교육계 가족 한자리에… ‘협력’ 다짐 2025년 교육계 신년교례회 겸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 취임식에는 교육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육 정상화, 교육 공동체 회복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학생의 꿈, 교사의 긍지, 부모의 신뢰가 있는 교육 공동체를 약속하면서 지난해 10월 교육감 임기를 시작했다”며 “이 가운데 선생님들의 긍지가 우리 교육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미래의 낯선 변화에 불안이 아닌 희망으로 준비하는 교육은 선생님들이 당당한 교실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며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과 학생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올해를 새로운 교육의 변곡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국민의 시대’의 교육에서 ‘시민의 시대’의 교육으로 바뀌었지만, 지금 개인의 시대에 대비한 교육은 아직 충분히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꿈을 맞춤형으로 해줄 수 있는 교육으로 가자고 한다면 AI 교과서도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절대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산다’는 신임 회장단의 슬로건에 깊이 공감했다. 임 교육감은 “선생님 개인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도는 한 사람의 선생님도 혼자서 어려움을 감당하지 않게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임 교총 회장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정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 교육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분의 자리”라며 “교육은 좌우 진영 논리가 작용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교육 정책의 성공 여부는 지금 예단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며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이 우선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을 맡은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도 축사에 나섰다. 오 회장은 “교권 5법이 개정되고 교권 보호 제도가 생겼지만, 현장 교원들은 아직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일어난 교권 침해 사건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교원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인식 개선 사업”이라고 짚어냈다.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를 지키고 교육을 지킬 수 있습니다. 수업 스킬이 좋은 선생님, 교육학 석·박사를 가진 선생님, 물론 수업을 잘하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컨디션 좋은 선생님의 수업 질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 “선생님, 열심히 하는 학생 될게요” 교육계 가족들의 신년 소망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특히 전국 교원들과 학생들이 보내온 소망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을 이예나 대전 도시과학고 교사와 폭설에 고립된 자동차를 맨손으로 구출한 경기 화원초 5학년 이원‧강윤우‧이수혁‧이진성 군은 직접 교례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회자가 수상 소감을 묻자 이 교사는 “교육 현장 일선에는 저뿐만이 아니라 열정과 열의를 가진 선생님이 무척 많다”면서 “이런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에 늘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새해 소망을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사는 “현재 교육 현장은 녹록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교권 5법이 시행됐지만, 교육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은 체감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 선생님들은 더욱더 힘을 낼 것입니다. 학생들의 가슴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미래 꿈을 위한 나무를 심어서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열정을 다할 겁니다.” 경기 화원초 5학년 이원‧강윤우‧이수혁‧이진성 군은 지난해 11월, 역대급 폭설로 고립된 자동차를 보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 미담의 주인공들이다. 운전자를 돕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맨손으로 눈더미를 치우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원 군은 “친구들과 눈 구경을 하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차를 운전하시던 아주머니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무조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갑이 없어서 손이 시렸지만, 눈사람을 만드는 것보다 재미있고 누구를 돕는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강윤우 군은 선생님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5학년 담임 선생님을 매우 존경한다”며 “6학년이 돼서도 선생님의 말씀대로 어려운 친구들을 돕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수혁 군은 ‘포기는 없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소개했다. “요즘 분수의 나눗셈을 배우는데, 많이 어렵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려고 한다”면서 “여기 계신 모든 분도 올 한 해 힘든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는 이진성 군은 “꿈을 지원해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아빠, 엄마가 항상 건강하고, 우리 집이 지금처럼 늘 행복하고 따뜻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전 회장,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상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이정우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 김승제 한국사립학교법인협의회 회장,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 회장,김문환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회 위원장 등도 신념 덕담에 나서 교육 가족의 화합과 교육 발전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는 새해 다짐 구호 제창으로 마무리됐다.
학부모 등에 의한 악성 민원은 단 한 번이라도 교육활동 침해로 명시하고 교권침해 학생 조치에 이의가 있는 경우 행정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한국교총은 9일 강주호 교총회장 취임 1호 법안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원지위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교원들은 단 한 번의 악성 민원에도 교직 수행과 일상 생활이 무너지는 데 현행 법률은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만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하고 있다”며 “일회적·일시적 악성 민원도 교육활동 침해 행위임을 명시해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이미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을 만나 법안 발의와 입법 협력을 요청한 상태다. 조만간 국회 교육위 전체 의원에게 개정 요구서를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교총은 현행 교원지위법 제19조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한 유형으로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로 명시하고 있어 교육활동에 현저하게 지장을 초래하는 악성 민원도 반복성이 없으면 면죄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원지위법 25조 제10항에는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교육장의 조치에 대해 이의가 있는 학생과 보호자에게 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교원은 가해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내린 조치에 대해 이의가 있어도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다고 덧붙혔다. 강 회장은 “교사를 폭행하고 성희롱한 학생에 대한 조치가 단기 출석정지나 심리치료에 그쳐도 교사는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며 “이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로 인해 피해 교사가 오히려 가해 학생을 피해 학교를 떠나는 일이 벌어지고, 교사가 갑자기 바뀌면 다수의 학생의 학습권마저 침해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불평등한 이의 절차는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복지법 개정안과 함께 최우선 과제로 총력 관철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이 교원의 성과상여금 지급을 위한 실근무기간 산정 시 ‘공무상 병가·질병 휴직’과 ‘출산휴가’ 기간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교총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상 병가·질병휴직, 출산휴가의 교원성과급 근무 기간 포함을 위한 요구서’를 인사혁신처로 제출했다. 교총은 공무상 병가 및 질병휴직 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무상 요양 승인에 따른 휴가 및 휴직의 경우 보수·승진 등 각종 경력산정 시 전 기간을 포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공무상 재해 인정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개인 병가와 질병휴직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도한 민원과 수업 방해와 같은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공무상 병가나 질병휴직에 들어가는 교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고려했다.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748건이었던 교원 공무상요양급여 신청 건수는 2022년 1264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교총은 또 출산휴가에 대해서도 더 많은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국가적 사회적으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제출한 ‘저출산 미래 비전’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청년세대가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로 ‘적정수준 이상의 급여가 보장되지 못해서’로 나타난 바 있다. 따라서 출산휴가 사용이 경제적인 손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법원 공무원 등 일부 공무원의 경우 이미 공무상 병가·질병휴직 기간을 실제 근무한 것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법원 공무원의 경우 지난 2014년 성과상여금 지급업무 처리 지침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장승혁 교총 교원정책국장은 “같은 국가공무원임에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차별적 요소로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공무원을 배려하고, 심각한 저출산 위기 극복은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최대 현안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1월 6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9년이 되는 날이다. 불멸(不滅)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그는 바로 가객(歌客)' 김광석(1964~1996)이다. 대학로는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에서 혜화동 로터리, 동성고등학교 인근까지의 큰 대로를 말한다. 대학로라는 이름이 생긴 이유는 서울대학교 문리대학이 있던 곳이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산 아래로 이전하면서, 그 자리에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되었고 그 때부터 연극 극장 , 뮤지컬 공연장 등의 크고 작은 문화시설들이 들어서게 되면서 지금의 대학로가 완성되었다. 대학로 주변에는 낙산공원, 서울한양도성, 창경궁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충무로가 영화의 성지라면 대학로는 연극의 ‘메카’이다. 필자의 학창 시절이었던 1980~ 90년대 무렵, 토요일 오후가 되면 대학로에는 형형색색의 옷차림을 한 수많은 청년들이 모여들었다. 저마다 서툴지만 예쁘게 꾸민 젊은이들의표정이 밝았고 약간씩은 들떠 있었다. 헐렁한 청바지에 어깨가 꽉 끼는 청자켓, 서툰 화장에 한껏 치장한 옷차림과 다소 촌스러운 헤어스타일, 그래도 마냥 좋기만 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1980년대 후반 무렵의 주말이면 대학로는 ‘차 없는 거리’ 로 지정되어 아예 차량의 통행이 금지되고 도보로만 다닐 수 있었다. 당시 마로니에 공원에는 지금은 ‘버스킹’이라 일컫는 길거리 공연이 한창이었다. 통기타 하나만 들고 거의 하루종일 노래를 부르는 이름모를 가수의 공연이었지만 그냥 멍하니 선 채 그 공연에 심취했었다. 마로니에 나무는 그때에도 공원 한 끝자락에조용히 선채로 우리를 바라보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학로에는 수많은 극장에서 하루종일 연극이 공연되고 있었다. 지금은 어느덧 명소가 되어버린 샘터 파랑새극장(현 파랑새극장), 학전, 마당 세실극장,바탕골소극장 등 유명한 공연장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자리했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가 생각난2025년의 1월, 잔뜩 흐린 토요일 오후 대학로 인근 방송통신대학교 주차장은 만차(滿車)였다. 멋모르고 주차하려 기다렸는데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알고 보니 주차된 차가 나와야 비로서 입장이 가능했다. 30분 이상을 기다린 후에야 간신히 주차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연장에서 차량 번호를 이야기하면 주차비의 30퍼센트가 그 자리에서 바로 할인되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나 할까? 사실 대학로 주변에는 좁디좁은 길 사이로 작은 유료주차장이 꽤 있다. 하지만 주차비가 비싸고 진입이 어렵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지하철 4호선 혜화역)을 이용할 것을 당부한다. 1996년 겨울 어느 날, 텔레비전을 통해 갑작스레 들려온 가수 故 김광석의 사망 소식, 30살이 갓 넘은 젊은 나이, 그의 죽음은 필자를 포함해 그의 노래를 신봉하던 대다수의 젊은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대학 4학년 때였던 1992년 학교 축제에서 실제로 보았던 가수 김광석! 낡은 청바지에 기타 하나만 든 채 작은 무대를 조용히 압도하던 그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그리움을 담아 하늘에 있는 이 시대 진정한 가객(歌客)에게 보낸 뜨거운 박수~ ‘바람으로의 여행’ 이 뮤지컬은 그의 노래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의 노래를 다시는 듣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지우려 만들어진 것일까?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이 공연은 2012년 김광석의 고향인 대구에서 시작하여 올해로서 벌써 12년째 계속 진행되고 있다. 1994년, 한 대학교의 노래 동아리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 ‘이풍세’는 신입생임에도 뛰어난 보컬 실력으로 이 동아리의 메인보컬이 된다. 이후 멤버들은 각자 인생의 고단함에 빠지지만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10년이 지나서 재회하게 된다. 이 뮤지컬에는 격동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의 사회상이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이 공연의 절대가치는 결국 김광석의 노래다. 그의 노래 20여 곡이 스토리와 맞물려 적절히 연주된다. 사실 필자는 이 뮤지컬을 다섯번째 보았다. 공연 때마다 조금씩 각색되고 또 배우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게도 이끌어진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뮤지컬을 보러온 관객의 최종 목적은김광석의 노래를 듣기 위함이다. 모든 것이 그의 삶과 노래로 귀결된다. 그의 노래는 우리 시대 기성세대들에게는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은 김광석의 노래를 듣는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계절이 바뀔 때, 삶의 장면들이 전환될 때면항상 그의 노래가 곁에 있었다. 스무살 시절 우리들은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며 입대를 했다. 서른 살이 되어 미래가 불안할 때면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그 힘든 마음을 따듯하게 녹여냈고, 가을이 오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으며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불안했던 청춘 시절, 사랑에 지쳐 힘들 때면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들으며 아픔을 달래곤 했다. 최근까지도 텔레비젼 음악 프로그램에서 수 많은 가수들의 그의 노래를 리메이크한다.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에서는 생전의 그가 콘서트 하는 모습까지 재연되고 그의 노래들이 삽입곡으로 수시로 흘러나왔다. 비단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와 음악의 아이콘이라 칭해본다. 그는 진정한 이 시대의 가객(歌客)이다. 삶의 모든 장면과 함께 했던 그의 노래, 우리의 삶 속에 그의 노래가 있었고, 그의 노래 속에 우리의 삶이스며 있었다 다닥다닥 어깨가 붙을 정도로 좁은 소극장은 매력이 있다. 앞쪽 2열에 앉은 필자는 행운이었다. 배우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보이고 들린다. 눈 깜박거림과 작은 손동작에서도 배우의 감정이 전해진다. 손을 뻗으면 그냥 닿을 거리다. 이것이 소극장만의 특별한 장점이다. 어깨가 짜릿해지면서 머리가 하얘지는 감동의 카타르시스에 순간순간 젖어든다. 이 뮤지컬의 최고 정점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라는 노래를 함께 부를 때이다. 관객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소리 높여, 그리고 흐느끼다시피 하며 무대의 배우를 따라 노래를 불렀다. 모두가 이미 90년대의 자신으로 돌아가 있었을 것이다. 사람과 일에, 그리고 힘든 삶에 지칠 대로 지친 현재의 자신이 아닌, 순수한 열정과 감성을 지녔던 20대의 자신으로 돌아가 있었을것이다. 그것도 젊음의 상징인이 대학로의 한가운데에서.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부치지 않은 편지’를 따라 부르다 목이 메어버렸다. 눈물이 흘러 적삼이 아닌 마스크를 적셨다. 창피하지도 않았다. 뜨거운 눈물이 나도 모르게 볼을 타고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21세기, 수많은 가수들과 작곡자, 제작자들이 최신 장비로 노래를 수없이 만들어낸다. 물론 좋은 음악들이 많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내 가슴 저 아래쪽 무언가를 이처럼 간지럽게 했던 적이 있을까. 단 한 방울이라도 뜨거운 눈물이 흐르게 한 노래가 얼마나 있었을까? 필자는 그저 그와 그의 노래가 존경스럽기만 하다. 특히 함박눈 내리는 토요일 겨울밤에 듣는 그의 노래는 주옥같다. "아~"하는 감탄사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 다른 때보다도 훨씬 더 감동적이다.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은 초창기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이라는이름으로 시작되었으나 저작권 등의 문제로 현재는 해당 이름으로 공연이 열리고 있다. 2025년 12월에도 대학로에서 이 공연이 다시 열리기를 기대한다. 이 공연은 연중, 전국 순회로 계속해서 이어진다. 80년~90년대를 보냈건, 보내지 않았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의 노래를 한번이라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작가 한강의 글은 난해하고 심오하다. 가슴을 후비고 아프게 한다. 다 읽고나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내면 깊숙한 곳, 영혼의 눈물이었다." 이것이 채식주의자를 두 번 읽고 난 나의 한 줄 평이다. 그리고 이책을 쓰며 많이 아팠을 작가에게 안쓰러움도 느꼈다. 아프고 쓰린 대목을 그처럼 적나라하게 표현할 때마다 작가 스스로도 몰입해야 하니 그녀는 피를 흘렸을 것이다. 실제로도 책을 탈고할 때마다 많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책의 어느 한 대목도 편하게 읽히지 않았다. 분명히 한글로 씌어진 책인데 외계 언어를 읽는 것처럼 낯설었다.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작가만의 언어의 세계를 가늠조차 할 수 없으니 그랬으리라.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에서 먹은 음식인데, 도대체 무슨 맛인지 모르고 겨우 먹은 비싼 음식 같다고나 할까. 먹어본 적이 없거나 독특한 향신료를 써서 내 취향과 맞지 않는 비싼 음식과 같은,내 취향은 뚝배기 된장찌개인데 고급 호텔식당에서 핏물이 감도는 비싼 스테이크를 먹으며 역겨워하는 느낌이랄까. 남들은노벨문학상 작가 작품이라고 다들 서점으로 온라인으로 달려가서 사들인 책이다. 사서 읽지 않으면 유행에 뒤지는 듯한, 마치 한정판 명품백을 사기 위해 줄서는 사람들처럼 몰려갔다. 나도 그 바람에 한강 작가의 시집도 사고 소설도 사들였다. 부끄럽게도 우주물리학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내 언어의 한계를 탓하면서 한숨을 내쉬며 읽은 책이다. 책도 200페이지도 안 되는데 며칠 동안 읽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대목에서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켰는지, 영감을 주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문학적 상상력이 낮은 내 탓을 하는 수밖에! '시대의 폭력에 맞서 그 폭력을 표현하는 길은 더 폭력적인 언어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작가는 말했다. 그래서인지 작가 한강의 문장에선 행간을 읽어내기는 더 어렵다. 친절하게 설명해주거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언질조차 없다. 내게는 매우 불친절한 책이었다. 마치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시어를 가득 쓴 듯한 형상화로 가득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적 산문'이라고 평하는 것일까. 시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해석하는 독자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가장 정확한 이해는 작가만이 알 것이다. 불행하게도 독자의 수준이 작가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면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나 보다. 다른 세상의 책, 대중적이지 않은 서술 방식 한강 작가의 문학적 언어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내가 읽었던 여타의 작가들과 확연히 달랐으니,글자 그대로 읽어서는 안 되는, 글자 이면에 감춰진 언어를 해석하며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마치 다빈치가 왼손으로 쓴 글자를 거울에 비춰가며 읽어야 알아낼 수 있듯 작가가 자기만의 비밀언어 체계를 갖추어 쓴 책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의 글에서 꿈으로 묘사된 문장 속에 키포인트가 담겨 있음을 겨우 찾아내고 스스로에게 박수를 쳤다. 그의 글에서 꿈으로 암시된 곳에서 마치 '다빈치 코드' 처럼 문장이 가리키는 방향이 있었다. 그러니 보통의 대중소설을 생각하며 읽으려고 한다면 접근조차 불가능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서평이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양한 느낌을 서술하고 있다. 공통적으론 나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쩌면 일반적인 소설의 틀을 벗어난 구성과 전개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소설의 중요한 시사점은 늘 꿈을 매개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다. "꿈을 꿨어", 라고 아내는 두 번 말했다. 달리는 차창 너머, 터널의 어둠 위로 그녀의 얼굴이 스쳐갔다.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 얼굴은 낯설었다. 그러나 거래처 사람에게 둘러댈 변명과 오늘 소개할 시안을 삼십분 안에 정리해내야 했으므로, 더 이상 아내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어떻게든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겠어, 부서 바뀌고 몇 달 동안 하루도 열두 시 전에 퇴근한 적이 없었잖아, 라고 잠깐 속으로 뇌까렸을 뿐이었다. -18쪽 이 대목에서는 일상이 된,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보았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절절한 사랑은 간 곳 없는 영원회귀의 모습처럼 일과 노동, 의무와 책임으로 나날을 보내는 보통의 가정과 부부의 모습이다. 매우 구체적인 묘사라서 그래도 읽기 편한 문장이다. 긴장감 없이 그저 일상이 된 이 모습이 문제를 일으키고 일탈로 이어짐을 짐작케 한다. "그렇게 생생할 수 없어, 이빨에 씹히던 날고기의 감촉이. 내 얼굴이, 눈빛이.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 분명 내 얼굴이었어. 아니야, 거꾸로, 수없이 봤던 얼굴 같은데, 내 얼굴이 아니었어. 설명 할 수 없어.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생생하고 이상한, 끔찍하게 이상한 느낌을." -19쪽 이 대목은 어쩌면 채식주의자에서 핵심문장이 아닌가 한다. 주인공이 꿈 속에서 본 장면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어린 날 고통스럽게 학대 당하며 죽어간 강아지가 오버랩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불러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다. 산문으로 폭력에 맞선 책,이상하게 치유가 됐다. "너 정말 어쩌려구 그러니? 사람한테 필요한 영양소가 있는 건데. 채식을 하려면 제대로 식단을 잘 짜서 하든가. 얼굴이 그게 뭐야." 처남댁도 거들었다. "저는 딴사람인 줄 알았어요. 얘기는 들었지만, 그렇게 몸 상해가면서 채식하는 줄은 몰랐지 뭐예요." "지금부터 그 채식인지 뭔지는 끝이다. 이거, 이거, 이거, 다 먹어라 얼른. 없어 못 먹는 세상도 아니고 무슨 꼴이냐." -46쪽 위 부분은 채식주의자인 주인공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적인 장면을 매우 사실적으로, 훌륭하게 묘사한 대목이다. 주인공을 나락으로 몰아가는 충격적인 장면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부모라는 권력으로 행해지는 가정폭력의 장면을 눈에 보일 듯 상상하게 만드는 매우 사실적인 문장이라서 놀랍다. 그럼에도 책 어디에도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시키는 대목은 나오지 않는다. 나는 이 대목에서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 또한 내가 담당하는 반 아이들에게 식사지도를 한다는 명목으로 싫어하는 음식도 반드시 먹게 하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줄여서라도 반드시 맛보게 하고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며 먹게 했으니.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회의감이 들게 한 문장이다. 물론 아이들에게 왜 먹어야 하는지, 얼마나 소중한 음식인지 꼭 설명을 해주고 먹게 했지만,억지로 입에 넣어준 적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걸렸다. 그제야 그는 처음 그녀가 시트 위에 엎드렸을 때 그를 충격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모든 욕망이 배제된 육체, 그것이 젊은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라는 모순, 그 모순에서 배어나오는 기이한 덧없음, 단지 덧없음이 아닌, 힘이 있는 덧없음. 넓은 창으로 모래알처럼 부서져내리는 햇빛과, 눈에 보이진 않으나 역시 모래알처럼 끊임없이 부서져내리고 있는 육체의 아름다움. 몇마디로 형용할 수 없는 그 감정들이 동시에 밀려와, 지난 일년간 집요하게 그를 괴롭혔던 성욕조차 누그러뜨렸던 것이었다. -104쪽 인내의 힘으로 쓰라림을 억누른 체 일상의 등짐을 묵묵히 지고 걸어가는 그녀에게는 무관심의 채찍질만이 가해질 뿐이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존재감과 고독은 아픔 속에서 가장 온전하며 다채롭게 구현된다. 파괴적인 열정에 부딪쳐 깨져버린 이들이 숭고한 예술작품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인내의 근육을 가다듬으며 일상의 곡예를 아슬아슬하게 연마한 그녀의 삶을 감히, 예술작품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는 또 어디 있겠는가. 욕망을 감추는 데 들이는 에너지는 욕망의 나신을 드러내는 데 들이는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막대할 것이다. -한강 작가의 글에 덧붙인 허윤진의 해설 중에서 -238쪽 작가 한강의 글에 해설로 덧붙인 허윤진의 글마저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작가들의 뇌구조는 일반인들과 다른 걸까. 그들만의 언어세계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작가의 글쓰기는 어떤 식으로든지 경험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그러니 순전히 상상만으로 글을 쓰는 작가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신문 한 귀퉁이에 난 사건 사고가 책을 쓰게 만들고 누군가의 고백이 책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어쨌든 이 책을 선택한 분이라면 단단히 마음 먹고 도전해서 끝까지 읽어 정상에 올라서길 비는 마음이다. 서평도 아니고 독후감도 아닌 어정쩡하지만 다 읽었다는 숙제를 마쳐 마음이 편하다. 사족을 붙이자면 인간성 회복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 앞에 무력한 자신을 위해 육식을 거부하며 죽음에 이르도록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사람들 또한 지금, 세상으로부터 날아오는 유형 무형의 폭력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누군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가 주는 안락함 대신 버림 받고 사랑 받지 못하는 가정폭력, 가난으로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슬픔을 안고 버티며 살아온 불안정한 세상에 던져지는 폭력, 사랑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가하는 데이트 폭력, 직장과 조직에서 수모와 멸시를 당하는 폭력, 가족이 된 배우자로부터 당하는 폭력에 국가가 주는 폭력까지. 안전한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 책은 바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폭력에 관한 작가의 고발서임이 분명하다. 세상의 폭력에 맞선 책이 분명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치유를 경험했다. 말없이 어루만져주는 보이지 않는 손길을 느꼈다. 그러나 그 이유를 잘 모른다. 나도 모르는 내 영혼 깊숙한 곳에서 치유의 눈물이 흘렀다.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으며 살아온 내 마음의 상처를 건드려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잊고 싶었던 그 모든 상처가 작가의 말없는 문장으로 위로를 받았음이 분명하다. 폐부를 흔들어 더 깊은 내면의 상처를 더 들여다 볼 세 번째 읽기를 시작해야겠다.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는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신이 되려는 인간 세상에는 “변화만이 유일한 미래의 상수(常數)”라고 주장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요즘 세상은 첨단 과학⋅기술 문명의 요람인 4차 산업혁명 명찰을 달고 입학한 아이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비비고서야 알아볼 정도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성장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제 현실과 가상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3차원의 디지털 세상과 챗GPT, AI와 로봇기술 등 첨단과학기술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인류를 변화시킬지 상상의 끝을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인간은 역사적으로 볼 때 약간의 성공을 거두면 이내 오만해지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결국 영원히 성공한 사람도, 영원히 실패한 사람도 없다. 우주의 섭리가 조화로운 것처럼, 인간의 흥망성쇠 역시 공평하다. 한때 예루살렘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자멸했던 것이다. Covid-19가 가져온 지난 3년 여의 기나긴 역경의 시간은 인류에게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해 보라는 경고와 같았다. 마치 르네상스가 죽어가는 유럽을 살려냈듯이, 이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체계를 대체하여 다시 태어나려는 용기와 지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초고속,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변화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관성의 법칙을 굳건하게 지키며 변화가 더딘 곳 중의 하나가 바로 학교다. 지금 학교 현장은 교육 불평등, 교육 격차, 학교 밖 청소년 양산, 학교 폭력, 학생-학부모와의 학교 사법화 등 각종 문제에 휩싸여 있다. 이를 회복하거나 정상화할 수 있는 지혜는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에게 달렸다. 그런데 교사들 역시 이젠 약자가 되어 학부모의 갑질,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 교권 침해 등으로 잔뜩 움츠려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나서 해결사 역할을 하려 하나 실효성이 미진한 정책들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교권 확보와 보호를 위한 ‘교권 5법’도 오히려 ‘교권 학대법’ 내지 ‘교사 때리기 법’으로 둔갑한 채 소리만 요란하지 실질적인 변화는 체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 교육은 다양성 추구와 더불어 창의성, 상상력 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 즉, 체인지 메이커가 필요하다. 개개인에게 체인지 메이커는 궁극적으로 자기 삶의 주인이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지방자치의 시대에 학교 자치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엔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간의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현재의 유명무실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멈춤이나 중단 없는 변화의 파도를 타고 험난한 대양을 건너야 한다. 그러려면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을 보장한 공존, 공생의 힘으로 인류의 역사를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이는 우리 교육을 더 이상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건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엔 외로운 나그네이자 고독한 순례자이며 세상을 이롭게 하는 존재이자, 생명을 자라게 하는 영양분과 거름이며, 세상을 향한 용기로 변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 한 사회의 성공은 그 안에 체인지 메이커들이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한 최초의 사회적 기업가이자 글로벌 비영리 조직인 아쇼카 재단의 창업자인 빌 드레이튼의 말은 우리 교육의 현실을 극복할 주체로서의 교사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교사의 시대적 아픔과 상처의 치유에 정부와 교육당국의 획기적인 지원, 정책에 대한 제언과 함께 목청껏 함성을 질러본다. “선생님, 당신은 이 시대의 위대한 체인지 메이커가 되어야 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질문 수업의 필요성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디지털 전환과 기후·생태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인재 양성’에 목적이 있다. 포용성으로 전통적인 가치인 공동체적 소양을, 창의성으로 미래 사회 대응역량을 아우르고 있다. 이를 위해 수업은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서서 각 교과의 고유한 핵심개념과 핵심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학습경험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하는 기회를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도록 수업설계를 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습주제에서 다루는 탐구 질문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 참여형 수업 활성화를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탐구 질문’이다. 탐구 질문은 ‘정답 찾기’가 아닌 여러 관점과 해석을 유도하는 질문으로서, 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의미 있는 탐구와 비판적사고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즉 탐구 질문은 암기가 아니라 능동적인 탐구, 비판적사고 등 여러 관점에서 해석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학습 도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제 교사는 질문이 있느냐고 묻는 것보다 수업설계 단계에서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질문을 만드는 활동을 포함해야 한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으로 학생이 직접 질문을 만들고, 자신이 직접 만든 질문으로 짝과 생각을 나누고, 질문에 대한 해답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배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질문이 과거에는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질문하는 힘과 태도를 기르는 질문역량이 교육의 목표이다.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수업이 가능하다. 다음에서 다양한 질문 수업 사례를 소개한다. 단원은 고등학교 1학년 통합사회 ‘행복의 의미와 기준’이다. 질문으로 짝과 공통점 찾기 질문 수업의 핵심은 질문을 만들고, 짝과 모둠에서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친근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질문으로 짝과 공통점 찾기’ 활동은 학기 초에 질문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짝과 친해지기 위한 활동이다. 상대에게 계속 질문을 하여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으로 절차는 다음과 같다. [PART VIEW] 주의할 점은 기존에 알고 있는 내용이나, 관찰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제외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반드시 질문으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찾아야 한다. 이 활동의 목적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태도를 키운다. 우리나라에서 질문하기는 불편한 일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럽고, 내가 모르는 것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통점을 찾기 위해서 ‘좋아하는 계절은?’, ‘좋아하는 운동은?’, ‘강아지를 키우는가?’, ‘혈액형은?’, ‘MBTI는?’ 등 계속 질문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질문에 친근해지고, 질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무엇보다 짝과 둘이서만 질문을 주고받으므로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서 편안하게 질문할 수 있다. 둘째, 짝과 말문을 틔우고 빨리 친해지기 위해서이다. 다른 사람과 대화 중에 우연히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마음의 문을 열고 쉽게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활동에서 질문으로 공통점을 발견하는 순간 아이들은 웃으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짝과 자유롭게 질문하고 생각을 말하기 위해서 말문을 틔우고 친밀감을 높이는 것은 필수이다. DVDM 질문 수업 DVDM은 정의(Definition)·가치(Value)·난관(Difficulty)·해법(Method)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온 것이다. 수업주제에 대하여 다음의 네 가지 질문을 하면서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을 끄집어내고, 앞으로 배워야 할 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학습동기를 고취할 수 있다. 네 가지 질문을 차례대로 따르다 보면 수업에서 다룰 개념을 명료화하고 중요성을 이해한 후, 문제의 원인을 탐색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 이 활동은 단원 도입이나 정리 활동으로 모두 실행할 수 있다. 단원 도입 활동에서는 주제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고, 자신이 알고 있는 기존 지식을 모두 끄집어내어 새롭게 배울 내용에 접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업에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여서 학습목표 달성을 쉽게 한다. 또한 단원 정리 활동에 적용하면 네 가지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학습한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다음은 행복을 주제로 한 DVDM 질문에 답한 학생들의 생각이다. ● 정의(Definition) _ 행복이란 무엇인가? - 누워서 하늘을 보는 것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것 - 자신과 사회에 불만이 없는 마음의 상태 -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방해받지 않는 것 - 바람처럼 홀연하고 소나기처럼 분명한 것 - 일상에서의 만족감과 기쁨을 느끼는 마음 - 몸과 마음이 평온하고 물질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상태 - 욕구가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과 여유를 느끼는 마음 상태 -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물리적 또는 정신적 쾌락의 감정 ● 가치(Value) _ 행복이 왜 중요(필요)한가? - 행복은 삶의 목표이기 때문 - 살아가는 이유이고, 원동력 - 행복의 주체는 나이기 때문 - 나의 행복이 다른 사람과 사회에도 기여 - 행복감의 저하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 활력을 감소 - 행복하지 않으면 삶이 힘들고 의미를 발견하기 곤란 - 잠재력을 발휘하게 도와주면서 삶을 풍요롭게 함 ● 난관(Difficulty) _ 우리나라가 소득에 비해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 학벌주의와 심한 소득의 격차 - 평균이 점차 상승하는 사회 구조 - 빨리빨리 문화로 인한 여유 부족 - 정해진 틀과 강요되는 삶의 목표와 방향 - 직업별 소득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 SNS로 인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문화 - 급속한 경제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정신적 만족도 - 성적과 경제적 성취를 위해 나머지를 희생하는 사회 풍토 - 우리나라의 치열한 경쟁적 사회 구조로 인한 많은 스트레스 - 소득은 일정 수준 이상이면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 ● 해법(Method) _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삶 - 실질적인 복지정책과 지역균형 발전 - 공정한 사회를 위한 개인과 제도적 노력 - 비교하지 않고 자기 삶에 집중하는 태도 - 행복은 이벤트가 아닌 삶의 일상임을 깨달음 - 경쟁적인 구조에서 더불어 사는 구조로의 변화 - 소득 분배의 격차 해소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이를 위해 실천하는 것 - 소비지향적인 자본주의에서 가진 것에 만족하는 태도 교사는 포스트잇 내용을 전체 학생에게 읽어주면서 의미 있는 내용을 쓴 학생에게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질문하고 발표하게 한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유도하는 질문을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좋은 내용을 적은 학생에게는 전체 박수를 유도하여, 질문에 대한 동기를 높인다. DVDM 질문 수업은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인 행복·정의(正義)·민주주의·자유·평등·인권·통일 등을 다루는 수업에 적합하다. 또한 과목 이름으로 활동하면 과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학을 왜 알아야 하는가? 수학이 왜 어려운가?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할 수 있을까? 등을 쓰게 하면 과목에 대한 공부 동기를 높이고, 자신의 공부 방법에 대한 문제점을 성찰할 수 있다. 주제에 따라 네 가지 질문 중 필요한 내용만 적용할 수도 있다. 질문 월드 카페 ‘행복의 의미와 기준’ 단원에서 교과서를 읽고, 질문을 만들고, 이를 짝토론·모둠토론을 거쳐 모든 학생이 다양한 질문에 대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업을 실시했다. 질문 월드 카페는 자리를 이동하면서 질문으로 생각을 나누는 활동이다. 각자 만든 질문으로 생각을 나눈 후, 모둠 질문을 선정한다. 모둠 질문을 만든 학생이 카페주인이 되고, 나머지 학생은 손님으로 역할을 나눈다. 이후 카페주인만 남고 손님은 다른 모둠을 돌면서 다른 모둠 질문에 대한 자기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는다. 이때 카페주인은 다른 모둠의 손님을 맞아 자신이 만든 질문에 관해 설명하기도 한다. 질문 월드 카페의 장점은 모든 모둠의 질문에 대해 학생 개개인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개인의 생각이 모둠뿐만 아니라 학급 전체에게 전달될 수 있다. 질문에 대한 생각을 백지에 적을 수도 있지만, 포스트잇에 적으면 효과적이다. 카페주인은 손님이 적은 포스트잇을 보고 비슷한 내용끼리 묶어서 분류하여 발표한다. 교사는 잔잔한 음악으로 카페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다음은 질문 월드 카페 절차와 구체적 활동 내용이다. 이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모둠 질문에 대해 모든 학생이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고, 또 친구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날 배운 내용에 대해 각 모둠에서 나온 대표 질문마다 자기 생각을 적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사고 활동이 이루어지고, 또 친구가 쓴 내용을 읽으면서 같은 질문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알게 된다. 따라서 한 주 정도는 교실 앞뒤 게시판에 학생들이 만든 질문 활동지를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다른 학생의 질문을 읽으면서 자기 생각과 다른 친구의 생각에서 배움이 저절로 생겨나기 때문이다. 모둠별 대표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모둠별 대표 질문 -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 청소년기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 행복의 기준이 시대와 지역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 시대와 지역에 상관없는 보편적인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질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왜 행복도가 낮을까? -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행복의 외면적 조건을 강조하지만, 쇼펜하우어나 달라이라마는 내면적 행복을 강조한다. 어떻게 하면 내면적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림책 질문 수업 행복 단원에 대한 마지막 수업으로 그림책 질문 수업을 실시했다. 그림책은 주제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짧은 시간에 수업주제와 관련한 그림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수업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무엇보다 배운 내용을 자신의 삶에 연결하는 수업을 할 수 있다. 필자는 고래가 보고 싶거든이란 그림책으로 질문 수업을 했다. 여기서 고래는 자신의 행복을 위한 삶의 목표 또는 진로라고 이해할 수 있다. 모둠별로 한 권씩의 그림책을 배부했다. 다음은 학생들이 만든 질문이다. ● 내용(사실) 질문 - 소년은 고래를 보기 위해 누구랑 바다에 갔나? - 고래를 보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고래를 보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엇인가? -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은 몇 종류인가? ● 사고(심화) 질문 - 왜 고래가 보고 싶었을까? - 왜 강아지를 데리고 갔을까? - 진짜 행복은 장미나 구름처럼 우리 가까이에 있지 않을까? - 왜 고래를 보기 위해 해야 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많을까? - 간절히 기다리면 누구나 고래를 볼 수 있을까? ● 적용(실천) 질문 - 나에게 고래는 무엇인가? - 내 삶의 고래를 위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 내가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 - 나는 기다리다 지치면 어떻게 하나? - 나는 삶의 여정에서 누구와 함께 하는가? 정리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나에게 고래란 무엇인가?’, ‘나의 고래를 보기 위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쓰게 한다. 이후 새롭게 알게 된 점(배운 점), 깨닫거나 느낀 점, 실천하고 싶은 점을 통해, 수업내용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고 성찰하는 활동으로 마무리한다.
서울양원숲초등학교(교장 이일권)는 2022년 신설된 학교로서 ‘꿈·열정·감동으로 미래의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이라는 학교장 경영 구상 아래, 온고지신(溫高智身)의 교육정신으로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교사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학부모에게는 신뢰와 감동을 주는 행복한 학교다. 지난해 9월 1일 양원숲초에 새롭게 부임한 이일권 교장은 학생과 교직원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친절한 단호함이 있는 인성교육,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초·기본교육, 개인의 욕구가 전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취약한 개인을 함께 보살필 수 있는 공동체교육이라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하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평화를 가꾸는 교육, 자유를 잘 누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 등 기본적인 인성교육을 통해 모든 교육의 큰 밑거름을 가꿔 나가고 있다. 양원숲초는 내적인 학습동기로 학습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성급하게 학생의 능력을 단정하지 않고, 과도한 경쟁으로 상처받지 않도록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에게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는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적 소통역량, 과학적 탐구역량 등 다양한 기초학습능력을 초등학교 시기에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회화 기관으로 공공의 질서를 배우고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곳으로, 우리 학생들이 의미 있는 관계와 만남의 경험을 하고 지혜를 배우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이 교장 부임 이후 주차장 차단기 설치 및 신규 보안관실 조성 등 교육공동체의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4학년도 양원숲 주요 교육활동 ● 디지털 선도학교 운영 양원숲초는 2024학년도 서울시교육청 지정 디지털 선도학교를 운영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듀테크와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디지털 기반의 맞춤형학습을 실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1인 1기기 정책인 디벗과 전자칠판 설치 등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디지털 기초소양을 강화하고,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 양원숲초는 2024학년도 신규 지정된 교육실습 협력학교로서 최신의 교육인프라와 교원들의 뛰어난 전문성을 바탕으로 예비교원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실습학교 지정 첫해 3학년 수업실습(1학기)과 2학년 참관실습(2학기)을 운영했으며, 교육실습 운영 프로그램에 대하여 실습생들로부터 5점 만점에 각각 4.89점과 4.96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맞춤형 진로교육 역시 양원숲초의 자랑이다.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으로 2023학년도에는 서울시교육감 진로교육 우수학교 표창을 받았다. ● 깊이 있는 학습, 개념기반 탐구학습 마지막으로 양원숲초에서는 수석교사를 중심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중점사항인 깊이 있는 학습과 개념기반 탐구학습을 연구·적용하고 있다. 1학년에서는 아름다운 우리글(한글익히기) 프로젝트, 5학년에서는 낭독극 프로젝트 등을 통하여 학생의 발달단계에 따라 학습 경험을 확장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해 운영해 나가고 있다. 지식을 삶으로 전이할 수 있도록 영역을 아우르면서 해당 영역의 학습을 일반화할 수 있는 핵심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2022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1~2학년에서는 기초소양과 함께 안정과 성장을 위한 발달을 돕고, 3~6학년에서는 학생의 삶에 의미 있는 학습경험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등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안착을 선도하고 있다.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양원숲초의 2025학년도 교육 방향 ● 독서교육 활성화를 통한 협력적 의사소통 및 사고력 증진 AI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양원숲초의 인간 중심의 협력적 의사소통능력과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독서교육 활동은 계속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서울형 독서·토론 프로젝트에 따라 양원숲초에서는 나만의 독서기록장 만들기, 작가와의 만남, 책소개 이어달리기 등 다양한 독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여러 교과에서 책과 연계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실시함으로써 2025학년도에는 모든 학년으로 독서교육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맞춰 학생별 학습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의 성장 속도와 특성에 맞는 학습경로를 제공하며,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으로 학습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학생 맞춤형학습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수학과와 영어과의 AI 디지털교과서와 교과별 다양한 AI 코스웨어를 통해 기초학력부터 심화학습까지 수준별 맞춤교육을 실현하고 수업운영 및 학급운영에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함으로써 수업의 효율화와 디지털 기초소양도 함께 향상해 나가고자 한다. ● 학생 체육활동 프로그램 다각화 고대 로마 시인 유베날리스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고 했다. 이는 시대를 관통하여 현재 우리 학생들에게도 해당 하는 말이다. 신체가 건강해야 올바른 정서와 자신감으로 교우관계, 학업 참여도 및 성취도 등 학교생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의 아이들은 평상시에 뛰어놀기보다 학원에 가기 바쁘다. 그렇기때문에 건강한 신체를 지니기가 어렵고, 이에 따라 건강하지 못한 정서를 가진 학생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양원숲초에서는 학교 체육활동을 다각화하고자 한다. 학급 스포츠클럽 활동을 시작으로 아침 및 방과후 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한 서울특별시 스포츠클럽 대회 참여, 건강체력교실 운영, 중랑구청 연계 전문 스포츠 교실 운영 등을 통해 신체활동을 즐기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양원숲초는 2025학년도 개교 4년 차의 학교로서 우수한 교육환경과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통해 함께 여는 미래, 모두가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사회과학이 어려운 이유는 분석하려는 사회 현상의 범위를 정의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해서, 아무리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는 도구를 활용해서 분석한다고 하더라도 모두를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명징하게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발생했던 동덕여자대학교 학생과 대학 사이의 첨예한 갈등도 마찬가지다. 언론을 통해서 접하기로는 대학 본부 측에서 학생과의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남녀공학 전환을 기정사실로 하여 추진하는 바람에 시작됐다. 이후 학생들이 이를 물리적 방법을 사용해서 저지하려고 하는 등 상황이 격화하면서 교내 시설물 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성교육과 권익 증진을 위해서 설립된 대학교에 남성이 출입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반대 논리가 거세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얽힌 이 사건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학·여성학·정치학·커뮤니케이션학 등 다양한 분야로부터의 관점이 필요하겠지만, 필자는 고등교육행정과 국제교육적 견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덕여대 측에서 내세웠던 부분적인 남녀공학 전환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논리 중의 하나가 ‘학과(대학) 경쟁력’ 강화이다. 국제적 관점에서 고등교육의 흐름과 국내 대학이 처한 위기라는 큰 맥락 속에서 고려하면, (대학이 주장하듯 완결성 있는 정책 추진 시도는 비록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대학 측이 왜 그러한 변화를 꾀하려고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을 향한 러브콜, 외국인 유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바야흐로 학생 유치를 위한 투쟁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에 몸 담고 있는 교수나 직원 중 기성세대로 분류할 수 있는 분들, 또는 이미 은퇴하여 더 이상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지 않는 분들은, 이른바 ‘문만 열어 놓아도’ 학생들이 대학으로 몰려들었던 급격한 고등교육 팽창 시기를 추억한다. 대학 이상의 교육과정에 진학하는 인구가 불과 20만 명 수준이었던 1970년대를 지나 1990년 170만 명, 2000년을 전후하여 300만 명을 돌파하고, 2011년 약 370만 명까지 고공행진 하는 동안 대학은 더 없는 호황기를 누렸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때문에 ‘지원서 장사’, ‘수시 장사’와 같은 오명이 이따금 따라붙기도 했었다. 그러나 2000년을 전후하여 들이닥친 고등교육 세계화의 파고가 2010년 이후 본격적인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등장한 각종 대학 평가와 랭킹 시스템은 국내 고등교육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뒤집어 놓았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쯤이라고 할 수 있다. 스터디 인 코리아(Study in Korea) 프로젝트가 2005년 본격 가동되면서 법무부 통계 기준, 당시 1만 7,000명 수준이었던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여 2009년 8만 명, 2018년 16만 명, 그리고 2023년 22만 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는 외국인 유학생만이 아니라 국내 외국인 인구의 증가 추세와 맞물려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고 국제적 수준에서의 위상이 솟구치면서, 주변 국가에 비해서 더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덕분에, 2004년 약 75만 명이었던 국내 외국인 인구는 2023년 250만 명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 외국인 인구 중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2.3%에서 2024년에는 9%를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유학생이 대한민국 사회의 다양성을 얼마나 높이고 있는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증가 이면에는 유쾌하지만은 않은 모습도 있다. 불법체류, 통계 불일치, 특정 국가 편중은 숙제 필자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을 분석할 때 ▲불법체류 문제, ▲정부 기관 간 통계 불일치, ▲특정 국가 편중이라는 세 가지 문제가 한국 고등교육의 국제화 전략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먼저 불법체류는 한국 유학생 유치 정책의 대표적 부작용이다. 2009년 이후 조금씩 감소하던 외국인 유학생들의 불법체류는 2016~2017년 이후 급증하는 추세로 전환하여 2023년에는 약 3만 5,000명에 달했다. 또한 D-4 비자를 소지한 유학생, 즉 한국어교육 등 비학위과정에 등록한 학생들이 불법체류 문제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학과정에서 이탈하거나, 학업을 마친 후라도 불법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은 그동안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특히 작년 발표된 Study Korea 300K 정책이 정한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 유치라는 단기적인 양적 목표 설정 때문에 상황이 악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두 번째, 법무부와 교육부가 발표하는 유학생 통계의 불일치 문제다. 2023년 기준 두 기관의 통계 격차는 약 4만 4,000명으로, 이는 당해연도 법무부 통계인 22만여 명의 약 20%이다. 두 정부 기관의 통계 차이가 데이터 수집 방법이나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고등교육 정책과 이민 정책이 서로 다른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은 정책의 상호 연계성과 실행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나아가 이는 앞으로 장기적 유학생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현황 진단을 어렵게 하고, 불법체류와 같은 문제를 더 심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마지막으로 특정 국가에 유학생이 편중되는 현상은 한국 고등교육이 직면한 또 다른 도전과제다. 특정 국가 출신 학생의 구성 비율이 지나치게 집중된다는 것은 다양성의 부족을 넘어, 유학생 유치 정책이 지정학적 변수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 2023년 기준, 베트남과 중국 출신 유학생이 전체 유학생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불법체류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베트남 유학생의 경우 법무부 집계에서는 7만 3,784명으로 나타난 반면, 교육부 통계에서는 4만 3,361명으로 약 3만 423명의 차이를 보였다. 이들 유학생 중 상당수가 학업을 중단하거나 불법체류로 전환되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또한 지난 몇 년간 급증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그룹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측된다. 더 큰 문제: 상업화·상품화·도구화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현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상업화(commercialization)’, ‘상품화(commodification)’, ‘도구화(instrumentalization)’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각종 평가지표 충족, ‘글로벌’이라는 외형적 이미지 형성, 특히 재정적 위기 타계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왜곡 현상을 의미한다. 고등교육 국제화가 유학생들에게 질 높은 학업환경과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이상적인 목표를 뒷받침하기보다는, 유학생들을 학비 내는 고객 혹은 ‘수익 창출 도구’로 바라보는 상업적 태도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등장한 지 오래되었다. 나아가 ‘글로벌 고등교육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이라는 맥락에서 한국의 고등교육은 때로는 단순히 국제 학생들이 구매하는 ‘교육상품’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특히 지방 중소 대학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는 비수도권 고등교육계를 지배하는 재정적 압박 속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생존전략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수업내용 통역해 줘, 논문도 중국어로 써 … 물석사·물박사 봇물1’이라는 보도 내용은, 고등교육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던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일본의 외국인 유학생 정책: 양적 성장에서 질적 관리로 전환 일본의 외국인 유학생 정책은 1980년대부터 국가 전략의 중심에 자리 잡아왔다. 이는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생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넘어, 일본 경제와 사회의 국제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려는 장기적 국가 비전에 따른 것이었다. 1983년 발표된 ‘10만 유학생 계획’은 우리나라의 스터디 인 코리아(Study in Korea)보다 20여 년 앞선 것으로, 일본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위한 첫걸음이었다. 당시 약 1만 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3년에 10만 명을 달성하며 큰 진전을 이뤘다. 이후 2008년에는 ‘30만 유학생 계획’이 발표되었고, 2019년 31만 명 이상의 유학생을 유치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 대지진 같은 외부적 요인이 발생하면서 주춤했고, COVID-19 팬데믹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었다. 일본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양적 성장을 이루어 냈음에도, 최근 몇 년간 정책 초점은 질적 관리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4월, 일본 법무성은 유학생 관리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대학과 교육기관은 외국인 유학생의 출석률과 아르바이트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고,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유학생 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이는 일부 대학에서 발생한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한 대학에서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약 1,600명의 유학생이 사라져 버리기도 하였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이러한 규제 강화는 유학생 비자가 불법 노동이나 체류 연장의 뒷문(backdoor)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고, 유학생들의 교육 경험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시행된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은 외국인 유학생 정책이 단순한 숫자 증가에 머물지 않고, 유학생들의 학문적 성취와 사회적 통합을 보장하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일본 정부는 ‘2033년까지 40만 유학생 달성’이라는 더 큰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들이 일본 사회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정책 비전 아래, 유학생을 일본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제화된 경제 구조의 중요한 축과 긴밀하게 연계했다는 특징이 있다. 양적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엄격한 질 보장 체계를 통해서 장기적으로 일본 고등교육의 지속가능성과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 이웃 나라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고등교육계가 직면한 도전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균형점을 찾아 다시 동덕여대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이는 단순히 한 대학과 학생 간의 갈등 수준을 넘어, 국내 고등교육계가 직면한 생존의 몸부림이 어떠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대학의 남녀공학 전환 시도는 당장의 위기 극복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었지만, 이는 곧 기존의 정체성과 새로운 변화 사이에서 발생하는 충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요컨대 이 사건의 배경에는 급격히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고등교육 시장의 축소라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는 식상해진 표현이 무색할 만큼, 이제는 ‘인서울’ 대학도 안전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도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랭킹이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대학 시장’에서, 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에 특화된 전문대학 그 중간 어디에 있는 많은 교육 중심 대학은 ‘앞으로 우리가 교육할 대상이 남아 있기는 하단 말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직면했다. 전통적인 고등교육의 대상이었던 젊은 인구만으로는 더 이상 대학을 유지할 수 없기에, 대학들은 점점 더 비전통적 학생(non-traditional students) 유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동덕여대 사건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해석할 수 있다. 비전통적 학생 유치는 단지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반응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전환과도 연결된다. 이는 여성대학의 남성 입학 허용만이 아니라, 다양한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 성인 학습자, 직업 전환을 희망하는 중장년층 등 다양한 계층과 배경의 학생들에게 문을 여는 과정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전통적 학생 유치 확대는 도전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동덕여대 사건에서 보듯, 기존의 정체성과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변화와 충돌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비단 동덕여대만의 것이 아니라, 비전통적 학생을 더 적극적으로 맞아들여야만 할 대다수의 대학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보편적 딜레마일지 모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도구인가, 아니면 새로운 고등교육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회인가? 결국 고등교육은 단순히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발전과 정체성 간의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고등교육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대학들이 이러한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지에 따라 그들의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한 비전통적 학생 유치 확대는 필연적 흐름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고등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목적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논의의 끝에서 다시 한번 강조할 수밖에 없다. 고등교육의 미래는 숫자에 있지 않다. 변화 속에서도 유지해야 할 정체성과 새로움 속에서도 실현해야 할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 대학을 중심으로 외국인 유학생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엘리트 교육에서 취업유학 또는 정주를 통한 이민유학 등 유학에 대한 개념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구감소를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고급 노동력 유입정책과 유학생을 이민자의 자격으로 유입하려는 유학정책과 맞물려 유학생 시장의 판도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급격한 학령기 인구감소를 겪고 있다. 이는 곧바로 대학의 입학생 수 감소로 직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신입생 충원율의 감소는 대학을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방 대학의 경우 수도권 대학들에 비해 학생수 감소 문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10년간 대학 입학생 현황을 보면 수도권지역 일반대학은 1.1% 감소했지만, 전문대학은 26.1%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일반대학은 17.5%, 전문대학은 35.5% 감소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 접한 지방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몇몇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대학들은 학령인구 부족 현상의 돌파구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외국인 유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국내 유입 유학생 수는 8만 5,923명이었으나, 2023년 외국인 유학생 수는 18만 1,842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정부는 2004년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종합방안(Study Korea Project)’을 필두로 지난해 8월 글로벌 교육선도국가 실현을 위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며, 주요 내용으로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의 개편, 유학생 유치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 유학생 취업연계 강화 및 우수 인재 정주 지원 강화 등이 담겨있다. 각 대학의 유학생 유치 노력과 정부의 유학정책 그리고 산업체들의 인력 부족 현상 타개의 하나로 유학생 수는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 생산인력 양성을 위한 유학생 유치와 정주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대학의 신입생 충원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일 뿐 아니라,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특히 각 지자체는 인력부족산업군별 인력을 유학생을 유치하여 그 지역에 정주시킴으로서 인력부족 현상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022년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3,674만 명이었다. 향후 10년간 332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는 매년 32만 명, 2040년까지는 매년 50만 명이 감소할 것이다. 각 지자체는 생산인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하여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자체별 각종 유학박람회 개최와 장학금 지급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여 ‘유학이 바로 정주’라는 슬로건을 걸고 각종 유치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대학 그리고 산업체가 함께 움직이고 있으며, 유학생 유치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 유학생 취업 연계 강화 및 우수 인재 정주 지원 강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각 대학은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각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인력 양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고등교육의 교육체제의 패러다임 전환과 범국가적 협력체계 구축 외국인 유학생들의 유치 및 정주를 위해서는 유학생들의 학업목표에 따라 로드맵을 설계하고, 교육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존 한국 학생의 교육체제에서 차별화된 유학생의 특성과 교육목표를 반영한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부족한 학생 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며, 대학은 유학생 유치 및 인력양성으로 지역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본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국내 학생과는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유학생 친화형 교육과정’을 부족 산업군별로 실무중심의 직업교육과정으로 마련해 운영해야 한다. 단순한 직무수행 단계가 아닌 고품질의 질 관리를 담보하기 위한 자격취득 및 서비스 품질관리까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표준교육의 체계와 기틀 마련이 요구된다. 대학의 노력과 더불어 고품질의 기술·서비스 전문인력 양성 후의 국내 인력과 동일한 질 보장을 위한 지속적이고 구속력 있는 직무관리체계 도입, 취업 후 단순업무에서 숙련업무까지의 단계적 업무수행체계 및 멘토링과 상담지원서비스 제공, 숙련전문인력이 장기체류할 수 있도록 주관부처·지자체, 산업체와 대학이 함께 협력하는 범국민적 협력체계 구축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완성도 높은 유학모델이 될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향후 과제와 제언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으로 인하여 Study Korea 300K Project가 시작된 첫 해 유학생 2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유학생 수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불법체류 유학생 및 중도탈락률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각 대학은 유학생 유치를 부족한 학생들의 숫자를 채우는 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되며, 학업에 충실하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의 경제규모와 한류열풍에 따른 국가적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국가 존속을 위한 K-고등교육의 유학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학생 유치의 양적 과잉 성장에 대한 냉정한 평가과 현실적인 대안에 대한 밀도 있는 고민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K-Study-Job-Residence형 유학은 한국 유학을 선택한 유학생들의 인식을 변화시켰다. 인문사회 분야에 집중되었던 유학생들은 자연과학과 공학계열 유학으로, 일반대학 중심의 유학에서 직업 중심의 전문대학 유학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은 학제 및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유학생 유치 전략 마련과 대학의 체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먼저 반도체·바이오·AI 등 첨단산업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인재확보로 국가산업 경쟁력 유지와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할 high-skilled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또한 뿌리산업과 농어업 및 요양, 돌봄인력 등 특정 서비스업 분야에 젊고 교육받은 고품질의 기술과 서비스 능력을 갖춘 인력확보와 국가경제성장률 위기 극복에 기여할 low-skilled 인재를 양성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학생 유치 및 정주를 위해 각종 규제의 개선 및 신설이 필요하다. 취업비자의 조건 완화, 비자발급 간소화 및 재정능력 기준 완화 정책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양적 증대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고등교육의 국제화, 유학수지 개선, 국제교류 강화, 해외 우수 인재 양성 및 활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유학생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고등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학의 입학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별대학 차원에서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였다. 하지만 최근 학령인구 급감과 생산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로 인해 대학을 넘어 지역과 국가적 차원에서 유학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유학생 유치 및 양성 단계뿐만 아니라 졸업 후 유학생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단계로까지 논의가 확장되는 추세이다. 국내 체류 희망 유학생 비율 꾸준히 증가 우리나라 외국인 유학생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여 2010년대에 학위과정 유학생과 비학위과정 유학생 수가 모두 급증하였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비학위과정 유학생이 일시적으로 감소하였으나,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2024년 4월 1일 기준 20만 8,962명으로 집계되었다(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2024). 나아가 최근 각종 통계에 따르면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유학생 비율 역시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파악된다. 예컨대 법무부의 2023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에 의하면 졸업 후 국내에 계속 체류를 원하는 유학생이 63.0%로 나타났으며, 이는 2020년 조사보다 8.3% 높아진 수치이다. 특히 취업을 통한 국내 체류를 원하는 유학생이 35.4%로 진학을 통한 국내 체류 희망자 비율(27.4%)보다 높게 나타났다(통계청 보도자료, 2023.12.18.). 그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서도 유학생을 포함한 외국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알려진다(한국무역협회, 2023; UST·KOITA, 2022). 특히 비수도권 소재 기업의 경우, 수도권 집중화 현상과 청년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유학생 인적자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업 및 정주 지원은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업 및 정주와 관련한 정책 방향성은 2023년 발표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Study Korea 300k Project에서는 유치-학업-취업·정주 시스템을 강조하였으며, 전략적 유학생 유치, 지역 수요에 맞는 유학생 양성 및 취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제안함과 동시에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 유치, 세계 10대 유학 강국 도약의 목표를 제시하였다. 올해 9월에 발표된 Study Korea 300k Project 1주기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정부는 해외 주요 지역의 한국교육원에 유학생 유치센터 설치 추진, 유학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대학의 자율성 확대 등을 통해 유학생 유치를 활성화하고, 지역 중심 유학생 유치 거버넌스 구축, 유학생 한국어교육센터 및 취업박람회 지원 등을 실시해 온 것으로 나타난다. 더불어 유학생의 국내 취업 및 정주 지원을 위해 정부는 비자 관련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학생의 지역 및 국내 정주를 위해 법무부는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기술 분야 인재의 국내 취업 및 정주 지원을 위해 ‘과학·기술 우수 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업 및 정주 지원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의 일 경험과 국내 산업과 연계된 교육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최근 여러 부처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산학연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에서는 2024년 하반기부터 ‘외국인 유학생 일학습병행제’를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 사업’을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중소기업의 유학생에 대한 수요와 유학생을 매칭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전용 채용 연결(매칭)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 기업 취업 및 정주를 장려하기 위하여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시범지역을 중심으로 유학생 대상 기업 정보 제공, 취업준비 컨설팅, 취업 면접 등을 실시하는 지역 유학생 취업박람회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외의 지자체에서도 지역 유학생 대상 진로 및 취업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외국인 유학생 국내 취업·정주 정책에 대한 우려 목소리 반면 최근 추진되는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업 및 정주 관련 정책 기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의 배경에는 정책의 추진 속도, 내국인 일자리에 대한 위협 가능성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유학생의 취업역량에 대한 우려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간 유학생 정책의 경우, ‘유치’와 ‘관리’에 중점을 두어 추진되어 오다 보니 유학생 대상 교육인프라를 정비하고,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인적자원으로 양성하는 과정에 대한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간과된 측면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지역)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스킬과 진로역량을 갖추도록 유학생을 양성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외국인 유학생을 교육기관의 학습자로서 유치하는 것을 넘어 국내 노동시장의 인적자원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유학생 대상 학업적응 지원을 확대하고, 진로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재학 중에 그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장려하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언어교육·문화교육·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 등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양성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최근 유학생을 활발하게 유치하고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유학생 대상 진로교육 및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이며, 대학 또는 지역 차원에서의 유학생 대상 진로 서비스가 확대되는 점은 고무적이다. 단, 이러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발성 프로그램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의 유학생 진로지원 로드맵에 근거한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이 요구된다. 나아가 유학생의 진로계획 및 교육적 요구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이러한 정보를 교육에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업 및 정주에 있어서는 대학과 기업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이 요구된다. 양성단계에서 유학생의 의미 있는 일 경험을 키우고 국내 기업의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은 다양한 산학연계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통해서 기업-유학생 간 접점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학생 인적자원 활용에 대한 역사가 깊고 유학생의 자국 노동시장 진출이 활발한 미국·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는 유학생의 국내 취업 및 정주에 대한 사회적 경험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수요를 교육에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기업과 유학생을 효과적으로 매칭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교육기관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학생의 양성과 활용의 주요 주체인 대학과 기업 간 적극적인 연계·협력을 통해 교육과 노동시장 수요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 사회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는 여러 사회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급격하게 다가오는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 외국 인재 유치 및 활용에 중점을 둔 외국인 정책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논의의 중심에 외국인 유학생 정책이 있다. 최근 외국인 유학생 정책에서는 비자제도 개편을 비롯한 다양한 행정적 요소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유학생 인적자원의 국내 노동시장 이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양성과정이 내실화되어야 하며, 이는 우리나라 외국인 유학생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유학생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기업의 관심, 정책적인 지원이 종합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획과 글쓰기 글은 생각의 산물이다.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생각 쓰기’다. 글쓰기를 어렵게 여기거나 두려워하는 것은 우선, 생각을 잘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이 생각들을 깊이 밀고 나가서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논리적 모순 없이 일관되게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여기는데 그 원인이 있다.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든, ‘생각을 잘한다’는 것은 날것 그대로의 자기 생각에서 출발해서 차츰 가다듬어 나가는 것이다. 글쓰기는 생각을 가다듬어 가는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생각이 없어서 글쓰기는 것이 어렵다면, 거꾸로 글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막연하고 어렴풋하게 떠오른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자기 생각이 어떤 것인지 점차 분명해진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도 글쓰기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판단과 관점을 뚜렷하게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 과정은 자기 자신과 소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글쓰기는 배움의 도구다. 글쓰기는 사실과 개념을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수단이 된다. 읽기와 달리 글쓰기는 육체적인 활동이다. 글쓰기는 반복되는 언어적 노력을 통해서 사유를 뒤쫓고, 조직화하며, 마침내 명료하게 표현해 내는 과정을 거친다. 글을 쓰면서 끊임없이 ‘나는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말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은 자신의 글쓰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아는 데 유용하다. 글쓰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설명적 글쓰기이고, 다른 하나는 탐구적 글쓰기다. 설명적 글쓰기는 기존의 정보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기 위한 글쓰기이고, 탐구적 글쓰기는 글을 쓰는 가운데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깨닫게 되는 글쓰기다. 기획안은 설명적 글쓰기에 해당한다. 직원에게 회사정책을 설명하는 글을 쓰거나, 상관에게 자신의 생각을 제안서 형태로 제시하는 경우가 설명적 글쓰기에 해당한다. 설명적 글쓰기는 글을 쓰는 입장이든, 읽는 입장이든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글쓰기다. 설명적 글쓰기의 유일한 목적은 정보전달에 있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설명적 글쓰기를 할 때는 다음의 과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명료하게 사고하도록 스스로를 강제할 때만 명료한 글을 쓸 수 있다. 진정한 어려움은 글쓰기가 아니라 생각하기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PART VIEW] 첫째, ‘생각하라!’ 그리고 스스로에게‘나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라고 질문하라. 둘째, 떠오른 것을 글로 표현하라.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고자 한 것을 제대로 표현했는가?’ 스스로 질문하라. 셋째, 글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그리고 표현한 문장이 그 주제에 대하여 전혀 아는 바 없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료하게 쓰였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문장을 좀 더 명료하게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라. 넷째, 그런 다음 다시 써라. 이어서 생각하라. ‘다음 문장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이 문장은 이전 내용과 논리적으로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는가? 도달하고자 하는 결론과도 무리 없이 이어지는가?’ 다섯째,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그 문장을 사용하라. 그다음 또 물어라. ‘이 문장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애매모호하지 않게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판단되면 또 생각하라. ‘이제 독자들이 그다음 알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쓰고 다시 쓰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글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팁으로, 글의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가급적 개념 명사를 능동형 동사로 바꾸는 것을 권하고 싶다. 동사는 글을 쓸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동사는 움직임을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능동형 동사는 나·우리와 같은 대명사나 명사를 필요로 하므로 누가 무엇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그려 볼 수 있다. 대명사나 명사가 능동형 동사와 함께 있는 문장을 읽을 때 우리는 구체적인 순간에 일어난 구체적인 사건을 영상화하여 받아들인다. 아래 두 가지 표현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비교해 보자. •표현① _ 나는 연못 위에서 스케이트 타는 소년들을 보았다. _ 능동형 문장 •표현② _ 소년들이 연못 위에서 스케이트 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_ 수동형 문장 위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표현②의 수동형 문장에서는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자주? 등의 구체성이 없고 문장 자체에 활력이 떨어진다. 그에 반해 표현①에서는 능동형 동사를 활용하여 문장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수동형 동사보다 강력하게 진술되어 있다. 알찬 기획안에서 지켜야 할 원칙 알찬 기획안을 작성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애매한 표현을 피하고, 내용이 중복되지 않게 쓴다. 그리고 적확한 표현으로 간결하게 쓰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쓴다. 단어를 선택해서 표현하는 것을 워딩(wording), 즉 표현법이라고 한다. 어떤 단어로 표현하는가에 따라 읽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진다. 복수의 의미를 갖는 단어나 한 문장에 같은 뜻의 단어를 반복하여 사용하면 핵심을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된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해야 한다’라고 쓰고, 하면 좋고 안 해도 결과에 영향이 없는 일은 ‘해도 좋다’라고 쓴다. 기획안은 가급적 ‘필요하다면, 재량에 따라, 순조롭게, 바른, 상당히’와 같은 애매한 표현은 의미가 분명하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고,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에 지양해야 한다. 의미가 중복된 표현, 예를 들어 ‘역전앞’, ‘처갓집’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머리에 두통이 있다, 얼굴을 세수한다’ 등도 ‘머리가 아프다, 두통이 있다. 손과 얼굴을 씻는다, 세수한다’로 표현한다. 맞춤법은 맞지만 문맥상 표현이 틀린 경우가 있는데, 말과 글에서 ‘빠른 시일’이란 표현을 종종 쓰지만, 기획안에는 ‘3일 이내’와 같이 기한을 정확히 표시하는 게 좋다. 알찬 기획안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으로 기획목표를 간과할 수 없다. 기획목표를 통해 기획안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데?’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기획목표는 기획안을 쓰는 이유로, 기획자는 정책비전과 목표 등의 상위목표에 부합하는 목표를 정한다. 궁극적인 목표와 관계, 현재 추진 중인 일과 상호작용, 당위성 등을 강조한다. 기획안의 실행계획이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기획의 위상이 높아진다. 문제점·과제·해결책·대안에서 기획자의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여건이 미흡하더라도 기획안에서는 최선의 해결책과 실행가능한 해결책을 함께 제시한다. 실행계획은 기획안의 결론에 해당한다. 문제 또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앞으로 할 일을 정리한다. 계획은 시간순으로 언제, 무엇을, 누가, 어떻게 할지 정리한 것이다. 기간별로 실행할 일을 일정표로 만들 수 있다. 일을 시작하고 종료하는 시점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일을 실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객관적으로 산정한다. 그 일을 실행하는 담당자의 의견과 과거에 비슷한 일을 하는 데 소요된 기간을 참고해서 너무 짧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은 일정으로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기대효과를 제시한다. 기대효과는 문제를 해결한 이후, 실행계획을 진행한 이후에 얻는 이익이다. 기대효과는 정성적·정량적으로 구분한다. 모든 기획안은 배경과 현황 분석으로 시작해서 실행계획과 기대효과로 끝난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초안을 쓰고 내용을 정리한 후에는 기획안의 서론·본론·결론에 수집한 자료를 논리와 맥락에 맞게 배치한다. 기획안의 내용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서 명확하게 표현한다. 알찬 기획안이 갖추어야 할 조건 중 레이아웃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기획안의 첫인상은 레이아웃에서 결정된다. 문서의 서식, 즉 머리글·바닥글·서체와 페이지 번호, 글자 강조 방법을 보기 좋게 정해놓은 것이 레이아웃이다. 좋은 레이아웃은 전체 내용을 한 번에 보여주는 페이지 구성을 말한다. 서술형보다 개조식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한눈에 보이는 레이아웃으로 문서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주제문을 큰 항목으로 구성하고 사실과 논리적인 근거, 주장을 세부내용으로 배치하면 큰 항목만 보고도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문서의 레이아웃은 글과 이미지·표·도해 등을 배치하는 틀(frame)이다. 레이아웃은 그리드·포맷·여백으로 구성된다. 첫째, 그리드(grid)는 문서의 틀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제목·부제목·본문·행간·로고 위치를 정한다. 이렇게 틀을 만들면 전체 페이지에서 통일감을 줄 수 있다. 둘째, 포맷은 최종 산출물의 형태다. 종이로 출력하는 기획안은 대부분 A4 용지 세로형이다. 셋째, 여백은 문서의 빈 공간이다. 내용이 가득한 문서도 약 30% 정도는 여백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글과 이미지·도표가 빼곡하게 채워진 문서를 읽고 싶은 사람은 없으므로 적당한 여백을 통해 문서의 안정감을 주는 것이 좋다. TIP _ 계획안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체크리스트 1. 기획안 외형 - 적당한 분량인가? - 목차만 보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가? - 제목에서 기획의 목적이 나타나는가? - 도표와 인포그래픽의 배치가 적당한가? -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는 레이아웃인가? 2. 기획안 내용과 구성 - 기획의 배경과 목적, 문제를 정확하게 설명하였는가? - 과장된 표현이나 불필요한 수식어는 없는가? -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가 편향되지 않았는가? - 논리 전개방식이 납득할 수 있는가? - 내용이 지나치게 자세한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은 없는가? - 올바른 용어를 사용하였는가? - 개조식으로 표현할 부분과 서술형으로 표현할 부분을 구분하였는가? - 내용의 중복은 없는가? - 자료의 출처는 정확히 밝혔는가? - 도표에 설명을 넣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가? - 자료와 설명 사이에 상이한 부분은 없는가? 출처: 정경수,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원칙, 큰그림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서는 서울특별시교육청 2024 서울중등교육 자료에서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방안 중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평가’ 부분을 분석해 본다. 교육과정은 수업·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소개하고 있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평가’ 방안은 자발적·협력적으로 수업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학교문화 정착 및 확산을 도모하고, 학생의 미래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원의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연계 역량을 제고하는데 기획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교육과정과 수업·평가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고려할 수 있는,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단위학교 학교교육과정에 기초하여 수업 및 과정중심평가 내실화와 교원의 수업·평가 전문성 신장 지원 측면에 초점을 맞춰 핵심개념·단어·내용을 중점적으로 정리해 보기로 한다. 소개하는 기획안에서 고딕으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기획안 작성 시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 보자. ●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평가 1. 추진 방향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중등 서울형 수업·평가 혁신 모델 개발·보급 및 확산 •수업혁신 교원역량 성장 지원 및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수업나눔 확산 지원 •성취기준에 기반한 단위학교 과정중심평가 내실화 및 교원의 평가 전문성 신장 2. 추진 내용 1) 서울형 수업·평가 혁신 모델 개발·보급 및 확산 •‘생각을 쓰는 교실’ 탐구 기반 쓰기 수업·평가 모델 개발·보급 및 확산 운영 지원 - ‘생각을 쓰는 교실’ 연구단, 선도학교 운영 •선도학교 공모 → 운영 → 우수사례 발굴 및 확산 - 학년별 교과 단위의 탐구 기반 쓰기 수업·평가모델 실천운영팀 운영 •실천운영팀 공모 → 운영 → 자료집 개발 및 확산 연수 2) 수업혁신 교원 역량 성장 지원 및 자발적·협력적 수업나눔 확산 •‘신학년 집중 준비기간 운영: 전체 교원(3월 전입 교원 포함) - 운영: 교원학습공동체 직무연수, 교과(학년)협의회 등을 통해 연간 교육과정·수업·평가 계획 수립 •‘수업·평가혁신 네트워크 운영 - (본청 및 교육지원청) 다양한 학교 안팎 수업전문가와 함께하는 네트워크 구축 - (4개 수업혁신 권역) 연수 등의 협력적 운영 및 수업 지원 사례 공유와 확산 •‘수업·평가나눔 교사단’ 운영: 공동수업설계 기반 수업나눔 실천 - 수업·평가나눔 교사단 지원: 교육지원청 단위 교과별·주제별 연구분임 구성 및 운영 지원 - 교사단 도전과제: (1학기) 공동수업설계안 작성 및 실천 / (2학기) 교내·교육지원청 관내 수업나눔 •교원 성장 수업코칭·멘토링 프로그램 - 수업성찰을 통한 수업개선 희망교사(팀)에게 지속적 수업코칭 지원 - 신규교사·저경력 교사 멘토링 체제 구축으로 신규교사·저경력교사(팀)의 수업·평가 및 생활지도 역량 제고 •학교로 찾아가는 맞춤형 수업혁신 연수: 학교 맞춤형 수업혁신 역량 강화 연수 •배움·성장 수업·평가나눔 한마당 운영 - (단위학교) 수업나눔의 장 운영: 교과협의회·교원학습공동체 중심 수업나눔, 수업나눔 콘서트 - (교육지원청) 수업·평가나눔 교사단 공유마당, 관내 수업공개, 권역별 실천사례 공유 3) 학업성적관리의 객관성·공정성·투명성·신뢰도 제고를 위한 학교 지원 •교육부 훈령 개정사항을 반영한 학업성적관리지침 개정·보급 및 담당자 연수 •단위학교 학업성적관리규정 컨설팅 및 교과평가계획 점검 •학생평가 관리의 객관성·공정성·신뢰도 제고 방안 수립 •학생평가지원단 및 학교생활기록부 현장지원단 구성·운영: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내실 있고 일관성 있는 학교·교원 대상 맞춤형 연수 및 컨설팅 등 운영 지원 - 성취평가 점검 및 방향, 서·논술형 평가 도구 개발 관련 교원연수 및 컨설팅 연중 실시 - ‘성취기준 기반 평가 실천 연구팀’ 운영 및 학생평가 도구 등 개발·보급 •교과협의회 및 교원학습공동체와 연계한 3단계 교사 성찰 시스템 정착 - (1단계) 자기관찰(수업 동영상 촬영 및 코칭 등) → (2단계) 동(유사)교과 교사 멘토링(수업 상호 관찰 및 피드백 등) → (3단계) 인근학교 교사와의 협의·소통(교육지원청 단위의 학교 간 교과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