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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망월 초등학교(교장 정연란)는 10월 31일(수), 5학년 230명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 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할로윈’을 주제로 페이스 페인팅 물감 및 다양한 소품을 활용한 특수 분장△ 할로윈 포토존 △ 할로윈 바구니 만들기 △ 학교 구석구석에 숨겨진 할로윈 미션 팀웍을 발휘하여 수행하기 등 풍성한 체험부스가 마련되어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었다. 특히 5학년 학생들이 힘을 모아 공동체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보이는 협력의 마음과 열정은 페스티벌의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행사를 체험한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다문화 페스벌에 참여하면서 서로 협동하여 미션을 해결하는 것이 재밌고 뿌듯했다"며 즐거운 소감을 전했다. 5학년 부장교사와 동학년 선생님들은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된 체험, 활동 위주의 교육으로 배움이 일어나는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이 지금 이 시대의 교육활동에서는 꼭 필요하며, 앞으로도 망월초 5학년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체험거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테마가 있는 어울림의 장을 마련하겠다”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유총 입장 꿋꿋이 옹호한 이덕선 위원장에 질의 집중 초·중·고교 실명 공개하기로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교육부 종합감사가 열렸다. 주질의, 보충 질의, 추가 질의, 재추가 질의까지 밤 12시를 넘기면서 이어진 감사에서 ‘유치원’이라는 단어만 340여 회 반복됐다. 보충 질의부터 다른 사안은 사실상 사립 유치원 회계 부정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주목받지 못했다. 주질의 초반에만 해도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슈는 교육감 선거, 학종 비리, 우석대 허위 경력 증명서 발급 논란, 병원학교 폐교 위기, 학교 인근 공사 안전성, 대 입시학원 문제, 역사교과서 여성 독립운동가 기술, 학교 건축비 등이 거론됐다. 특히 교육부의 폐쇄적 정보 공개 행태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군현 자유한국당 의원은본인이 요구한 기초학력보장 관련 내용이 업무보고에 없자“국정감사 후속조치 현황보고에 항목조차 없다”며 질타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립대학교 종합감사 결과보고서 제출을 하지 않고 열람만 시켜준다고 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국정감사를 제대로 하는 것에 대해서 일종의 방해를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사원이 공개한 전남대 감사 보고서와 교육부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감사결과를 비교하며 “무엇이 두려워서 대학 감사결과를 교육위원에게조차 이렇게 숨기고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추가 질의에서도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제대로된 통계도 없고 남의 부서로 넘긴다”며 교육부의 폐쇄성을 언급했다. 주 질의에서는 사립유치원 감사 자료를 처음 공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의 서영교 의원만 사립유치원 문제를 거론했다. 박 의원은 “사립유치원연합회 쪽에서 전혀 반성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며 액수와 건수를 명시한 감사자료를 추가공개했다. 동명의 유치원이 있어 선의의 피해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명시했다. 그는 이어 시·도교육청 지도점검에서 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하기 위해 원아 수나 교사 수 등을 속인 사례를 공개하고 가벼운 조치를 한 것을 질타하며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자격시험 등의 절차 없이 연수를 통해 사립유치원 원장 자격을 취득하는 제도가 “부도덕한 원장이 탄생하는 근본 이유”라고 주장했다. 오후에 이어진 보충질의 시간에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임 대외협력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신문을 겸하면서 유치원 이슈에 질의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 위원장의 편법증여, 회계 부적정, 명의 도용 등 논란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도 의원이 언급한 불법 사례를 부정하고 재무회계 규칙 문제와 공적 사용료를 달라는 한유총 입장을 대변하면서 양측의 발언이 격해졌다. 박 의원은 추가 질의 시간까지 써가면서 이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어 홍문종 의원이 신청한 증인 김용임 원장이 나왔다. 김 원장은 사립유치원 원장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하고눈물까지 흘려가며 감정에 호소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여기가 울면서 호소는 자리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질의를 이어갔다. 김 원장의 읍소가 이어지자 홍 의원은 이 위원장을 불러냈다. 이어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박찬대, 김해영, 박경미, 조승래, 서영교 의원도 이 위원장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어진 추가 질의와 재추가 질의에서도 곽상도, 김현아, 박찬대, 박용진 의원은 유치원에 대한 질의를 했다. 특히, 박찬대 의원은 초·중·고교와 사립대학 감사 결과도 실명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이후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좀 더 분명하게 “이번에도 법적 근거를 갖고 공개한 것이니 앞으로도 같은 기준과 원칙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W교육 대비 정보교사도 부족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국정감사 기간 동안 비교과 교사 부족만 지적된 것은 아니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농어촌 지역에서 주요 과목까지 순회교사를 운영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교육청은 국어 2명, 영어 6명, 수학 8명, 사회 6명, 과학 8명 등을 순회·겸임교사로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의 경우도 국어 4명, 영어 10명, 수학 9명, 사회 28명, 과학 22명을 순회 또는 겸임으로 운영하고 있다. 임 의원은 주요교과에 대한 순회교사 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SW교육의 확대로 인한 정보교과 교사 부족도 거론됐다. 김해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내년 SW교육 시행학교는 2677곳이다. 현재 정보 교과 전담 교원은 1077명이다. 내년에 신규임용하기로 확정 공고된 225명과 복수전공 연수 이수자 35명을 더하면 1337명이다. 충원율은 49.9%다. 2020년에는 SW교육 시행학교 3212곳으로 늘어난다.
국감에서 비교과 집중 거론 전문상담교사 전국2906명 2325개교 보건교사도 없어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대책으로 비교과 교사 증원을 약속했지만, 배치율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공립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배치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전국 1만66개 국·공립학교에 배치된 사서교사는 885명(8.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이 중에 61명은 기간제 교사여서 정규 사서교사는 824명(8.2%)에 되지 않는다. 지역별로 가장 저조한 곳은 경기도로 배치율이 5.2%에 그친다. 그 뒤를 강원(6.2%), 경남(6.7%) 충북(6.8%)이 뒤를 이었다. 법정 정원 기준에 포함되는 사서 자격증을 가진 사서 3539명(35.1%)을 포함하면 배치율은 43.9% 정도다. 8월 14일 사서교사 또는 사서의 정원을 학교당 1명 이상으로 하는 ‘학교도서관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아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서교사만 배치율이 저조한 것은 아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문상담사 학교급별 배치 현황’에 따르면 공·사립을 포함한 1만1736개교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는 2906명으로 배치율은 24.8%다. 그나마도 363명은 순회교사다. 순회교사를 제외하면 배치율은 21.7%에 불과하다. 순회교사와 전문상담사 2687명(22.9%)을 모두 포함한 전문상담인력은 5593명으로 배치율은 47.7%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대상자 4명당 1명으로 정해진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율은 공립학교 기준으로 71.9%(1만3435명)다. 특수교육 교사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임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대상자로 인해 지난 5년간 연평균 2.2% 정도 법정 정원 확보율이 개선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도 전국에 2325개교나 된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1835개 학교 중 보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9510개교(80.4%)에 그친다. 특히 대도시지역의 경우는 배치율이 90% 이상인 반면 강원, 전남, 제주 등은 배치율이 60%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양교사 배치율도 지적됐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급식시설을 갖춘 학교 1만455개교에 영양교사 또는 영양사 1만169명이 배치돼 있었다. 그러나 이 중 영양교사는 4929명(47.1%)으로 절반이 안 됐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8일 일자리위원회와 교육부, 고용부, 기재부, 과기부, 중기부, 행안부 등 관련부처 합동으로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법정 정원에 못 미치는 특수·비교과 교사 충원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면서 유치원·특수·비교과 교사를 중심으로 2만 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올해 충원 목표는 3500명이었으나 확정 공고된 인원은 3214명으로 목표치보다 300명 정도 적었다.
아이들은 아침이면 어학실로 찾아와 오늘은 언제 공연 연습할거냐고 물었다. 교과 수업을 나가야 해서 연습하기 곤란하다고 말할 때면 아이들은 대회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자꾸 요령 피우면 곤란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시청각실에 모여 연습을 하다가 잠시 쉬고 있을 때면 피아니스트 여자 아이는 조금만 연습하고 농땡이 피워도 될 거라 생각하느냐고 질책했다. 무대 의상을 고르는 것도 아주 고역이었는데, 작년 학예회에서 옷을 빌렸던 업체의 카탈로그에서 의상을 고르는 와중에 이것도 저것도 아이들이 마음에 안 든다고 아우성이었다. 아이들은 무대에 올라 동영상도 촬영될 텐데 우스꽝스런 복장을 입고 올라간다면 평생 흑역사로 남을 거라고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선생님들께 여쭤보니 선생님들은 무조건 무대에선 눈에 띄는 게 제일이라고 빨갛고 파랗고 어쨌든 강한 색상의 개성 강한 연주복을 추천했다. 결국 마지막은 얌전해 보이는 하얀 교복풍의 합창복으로 골랐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공연 날이 다가왔다. 공연 전에 사전답사로 화성시청 옆 모두누림 아트센터에도 방문하고 무대를 둘러보기도 했지만 어떤 부분을 눈여겨봐야 될지도 몰라 별로 도움이 되진 않았다. 결국 리허설이 되어서야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입·퇴장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공연을 해야 할지 감이 왔다. 우리들은 네 번째 공연이었다. 우리들 앞에는 큰 오케스트라 두 팀과 타악기 밴드였는데 다들 실력이 대단하고 사운드가 굉장히 웅장해서 다들 기가 질렸다. 그 때 밴드마스터 역할을 하던 여자 아이가 “선생님, 우리 망한 것 같은데 어떡하죠?”라고 해서, “괜찮아요, 아직 안 망했잖아요”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나는 저 팀들도 훌륭하지만 전교생 수가 수백 명 되는 학교 중에서도 잘하는 학생들을 가려 뽑은 팀이랑 우리처럼 전교생이 40명밖에 되지 않아 잘하고 못하고 가리지 않고 예비군 소집된 것 마냥 모조리 나온 팀이랑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건 그냥 핑계에요.” “역시 그렇지?” 사실 다른 팀에 기죽은 아이들만큼 나도 오케스트라와 타악기 밴드를 멋지게 지휘하는 다른 학교 선생님들께 기가 죽어 있었다. 나중에 성함으로 찾아보니 교사 오케스트라 소속 연주자 분이셨는데 역시 평소에 음악적인 소양이 많으신 분들이 학생들의 공연 활동을 지도해야 마땅한 거구나 생각하며 자괴감에 몸부림쳤다. 리허설에 잔뜩 기가 눌려 제대로 소리도 내지 못하던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뭔가 점검하고 어떻게 하면 더 소리를 잘 낼지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밥을 먹고 무대의상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은 마치 천사 같았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슬리퍼를 신고 출발한 나는 전화를 해서 다른 선생님들께 구두를 가져다달라고 부탁드릴 정도였다. 오히려 아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중심을 찾고 있었다. 무대 위에 올라간 아이들의 소리는 리허설과는 달랐다. 마치 천사가 날개를 펴는 것처럼 리코더와 바이올린 소리는 여태 그 어떤 연습보다도 근사하게 화음을 이루었다. 나 역시 학교 선생님들 앞에서 했던 중간점검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자유롭게 지휘하고 있었다. 뭔가 제대로 해낸 느낌, 여기에는 누가 더 음악적인 재주를 가지고 있느냐 같은 것은 무의미했다. 그것은 하나의 큰 어울림이었다. 멋진 공연을 해낸 팀이었다. 교장 선생님은 잔뜩 만족스런 표정을 하셨고 그동안 많이 도와주셨던 남자 선생님 형들은 다들 멋있었다고 객석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무엇보다 멋진 것을 스스로 해낸 아이들에게 너무 고마워 공연이 끝났을 때의 나는 한동안 무언가에 크게 압도된 듯한 황홀감에 잠겨 있었다.
“출품작들을 보면서 우리 교육계의 변화와 열망이 이 정도구나,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작품을 볼 때에는 전율마저 느껴졌습니다.” 제49회 전국교육자료전 심사위워장을 맡은 류희찬 한국교원대 총장은 종합심사평을 통해 “출품 자료의 수준이 지난 대회보다 훨씬 우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교과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스마트 기기나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작품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교육계에서 강조하는 융합교육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창의력·사고력 교육 관련 자료가 많아진 점도 주목했다. 교과 하나로 한정하지 않고 다른 교과나 실생활을 연계한 작품, 자연 보호, 안전, 인성, 진로 등 피상적으로 강조되던 분야에 대한 교육 자료도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는 전언이다. 다만 출품작의 90% 이상이 초등 부문인 점은 아쉽다고 했다. 류 총장은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되는 시점인 만큼 양질의 교육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중등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했다. 내용 측면에서는 외적인 화려함을 강조한 작품, 자료가 지나치게 복잡한 작품 등이 눈에 띄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자료전의 진정한 의미는 교과서와 같은 지필 환경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을 적절하게 지도할 수 있는 독창적인 자료를 동료 교사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데 있다”며 “소박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사들의 노력과 열정의 집합체인 교육 자료가 금세 잊히지 않도록 교육 당국의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류 총장은 “유튜브나 EBS 등과 연계해 작품의 제작 과정을 기록하거나 교육 자료를 장기간 상설 전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교육 자료는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교육계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분야 가운데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 교과는 과학·특수교육이었다. 심사위원들은 “과학 분야 출품작들은 전체적으로 현장 적용성에 목표를 둔 우수한 작품이 많았다”면서 “현장 교사들이 좋은 과학 수업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올해 심사위원들이 과학 자료를 심사하면서 주안점을 뒀던 부분도 현장 적용성이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학교 현장, 교실 수업,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에 초점을 맞춘 결과물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특수교육 분야에서는 총 7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장애 학생의 신체 활동 및 이동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자료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겼다. 또 장애 학생들의 입학생활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자료는 바로 현장에 적용 가능한 자료였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전언이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교육자료전에 출품된 작품 가운데 자료가 방대하고 일반화하기 어려운 것들이 다수 있었던 것에 비해 올해 특수교육 영역에서는 교육자료전의 취지와 목적이 잘 반영된 단순하면서도 훌륭한 작품이 출품됐다”고 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장장 10년에 걸쳐 완성했다. 자료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고 수업에 적용하면서 보완해나갔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교사들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의 집약체가 바로 ‘여(與)·우(友)·락(樂)’이다. ‘플러그드, 언플러그드와 함께 하여 전통 음악과 친구 되는 즐거운 음악 만들기’라는 뜻을 담았다. 유지영 경기 성신초 교사는 “세종대왕이 백성들과 더불어 즐기자는 뜻으로 창제한 음악 ‘여민락’에서 따와 ‘여우락’이라고 이름 붙였다”며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자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우락은 전통음악 만들기(국악 창작) 활동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 자료다. PC, 태블릿, 스마트폰에서 활용 가능한 사용자 중심 애플리케이션인 플러그드 자료와 교실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이트보드와 장단 카드로 이뤄진 언플러그드 자료, 수업과정안과 학습지로 이뤄진 보조 자료로 구성됐다. 여우락을 활용하면 2015 개정교육과정 음악과 표현 영역의 음악 만들기 활동(장단꼴·말붙임새·노랫말·가락 만들기)이 가능하다. 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자진모리장단과 중중모리장단, 굿거리장단, 세마치장단을 쉽게 가르칠 수 있다. 이들이 전통음악(국악) 교육 자료를 개발하기 시작한 건 2007년. 다른 교과와 달리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필요한 것은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유 교사는 “현재 우리 전통음악은 교육 현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교육 자료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를 거듭하면서 불편한 점은 개선하고 조금씩 발전시켰다”면서 “수업 연구나 공개수업을 통해 동료 교사들과 자료를 공유하고 보완해나갔다”고 덧붙였다. 사실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자료전 출품을 준비하는 일은 녹록치 않다. 참가자들이 동료 교원들과 공동 연구에 나서는 이유다. 유 교사도 다르지 않았다. 배우자인 김도형 경기 적서초 교사와 힘을 합쳤다. 유 교사는 “모임 시간이나 장소를 따로 정하지 않아도 언제든 함께 작업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며 “공동 연구를 통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여우락은 오랜 기간 동안 현장 적용을 거친 후 완성된 자료답게 학생, 교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장단과 가락을 바로 들어볼 수 있어 수업에 흥미를 보였다.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가락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교사들은 어렵고 부담스럽기만 했던 전통음악을 쉽게 가르칠 수 있어 수업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유 교사와 김 교사가 출품한 여우락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 다소 소외되고 있는 국악 교육 자료를 수준 높게 제작했다’ ‘전통적인 교수 학습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입체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초·중등학교 현장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유 교사는 “몇 가지 개선 사항을 업그레이드 해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할 계획”이라며 “어렵고 부담스러운 국악 창작 수업에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우락 개발에 도움을 준 동료들과 학생들,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했다. “많은 선생님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랑과 열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더 좋은 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선생님들의 노력이 널리 알려서 학생과 학부모, 사회에서 신뢰하고 존중 받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우리 음악에도 관심을 갖고 국악 교육에 대한 지원이 더해지길 바라 봅니다.” 인터넷 주소창(크롬 권장)에 ‘www.krmusic.net’을 입력하면 여우락 교육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교육장 심광섭)은 1일부터 3일까지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에서 2018 석창우화백과 함께하는 고양학생 어울림 한마당 미술전시회를 개최했다. 1일 개막 행사에서중산고(미술교사 박영일) 큐레이터동아리 학생들이 의수화가 석창우화백의 수묵 크로키 작품을 향해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개막식이 끝난 후, 의수화가 석창우 화백의 수묵 크로키 작품을 배경으로 중산고 박영일 미술교사를 비롯한 큐레이터동아리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매원초등학교(교장 최두섭). 6학년 매화반 교실에서 한 군인이 수업을 듣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다.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학생들이 교실로 몰려들었다. 평소 계단 오르기를 힘겨워하던 1·2학년생들도 단숨에 한 층을 뛰어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그 곳에는 군복 차림의 학생뿐 아니라 수술 가운을 입은 학생,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이 나타난 듯한 코스튬을 한 학생들이 가득했다. 서울 매원초 6학년 학생 72명은 이날 특별한 졸업 사진을 찍었다. 자신의 진로와 장래희망, 관심사를 반영해 저마다 특징을 살린 모습으로 변신했다. 수줍은 듯 했지만, 이내 자신감 넘치는 포즈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세상에 하나뿐인 졸업 앨범을 기획한 건 교원들의 아이디어였다. 개성 강한 요즘 아이들의 특징을 살려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코스튬을 떠올렸다. 진로와 적성을 고민할 시기인 점을 고려해 주제는 장래희망으로 잡았다. 유흥열 교사는 “올해 초 회의를 열어 졸업 앨범에 전통적으로 들어가던 가족사진 대신 직업 코스튬 사진을 넣어보자고 제안했다”면서 “학생들이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소소한 추억을 남겨주고픈 마음이었다”고 귀띔했다. “가족사진을 찍는 건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부담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가정마다 사정이 다를 테니까요. 매달, 매주, 매일 장래희망이 바뀌는 시기인 것을 감안해 결정하지 못한 학생은 할로윈 코스튬을 준비하게 했지요.”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미션에 걱정했지만, 이내 어떤 차림으로 사진을 찍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시험을 마친 후 2주 동안 사진 촬영에 필요한 소품을 준비했다. 의사를 꿈꾸는 조해인 양은 초록색 수술용 가운을 입었다. 여기에 할로윈 분위기를 더해 붉은 물감으로 피를 표현했다. 조 양은 “졸업 후에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분장했어요. 미리 진로 체험도 하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죠. 수술복을 직접 입어 보니 수술실 들어가기 전 의사들이 느낄 법한 긴장감과 부담감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민구 군은 군복을 선택했다. 평소 총을 들고 근무하는 군인이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이 군은 “장래희망은 의사지만, 이번 기회에 군인처럼 꾸미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 찍는 사진이라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재미있었어요. 위장크림은 선생님이 직접 발라주셨고요. 동생들이 교실까지 찾아와 구경하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서울 매원초는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진로 졸업 사진을 앨범에 담을 계획이다. 유 교사는 “전날 교복을 입고 촬영할 때보다 복장에서부터 표정, 행동까지 개성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특별한 졸업 사진을 촬영했던 과정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남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입법예고 한 이후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제자 성희롱 의혹으로 전북 학생인권교육센터로부터 무리한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송경진 교사의 유족도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교총 등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경남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집회가 거의 매일 열리다시피하고 있다. 이들은 학생인권만 과도하게 강조하는 조례로 인해 교권이 추락하고, 학생지도와 인성교육도 손쓸 수 없게 되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참석하는 행사, 특히 학부모와 만나는 자리가 있으면 100명가량의 인원이 집회를 통해 반대 목소리를 적극 전달하는 형국이다. 경남 학생인권조례반대연합이 지난달 29일 KBS창원총국 앞에서 개최한 ‘경남학생인권조례제정 결사반대 집회’에는 10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이기도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국회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과연 학생을 위한 것인가‘를 주제로 반대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조례로 인한 피해자로 故 송경진 교사의 유족 강하정 씨가 참석해 반대 이유를 밝혔다. 강 씨는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이후 학생인권만 강조하는 정책으로 인해 소중한 목숨을 잃은 송 교사의 사건내용을 성토하듯 발표했다. 강 씨는 “학생의 거짓말에서 비롯된 문제인 만큼 경찰에서 내사 종결했지만 남편은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직위해제를 당했고 성 범죄자로 낙인 찍혔다”며 “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로부터 시달리다 억울하게 성범죄자가 되자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 소중한 목숨을 던져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억울함을 풀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의하고,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 두 차례나 편지를 보냈지만 묵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총도 조례 반대를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교육청의 조례 입법예고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가 하면 토론회 개최, 지역 방송 등에 출연해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심광보 경남교총 회장은 지난 9월 말에 열린 KBS 방송 토론에서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고, 지난달 18일 창원남고에서 건강한사회 국민포럼과 공동 주관·주최해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논제로 국민포럼을 개최했다.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 때에도 도교육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가진 뒤 방송 인터뷰를 가지기도 했다. 경남교총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는 선생님들의 목소리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사안이므로, 사회 각개 대표들과 NGO단체, 학부모단체 등과 협력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학생인권조례 입법예고는 이달 20일까지다. 입법예고를 마감하는 날에 맞춰 관련 공청회도 개최된다.
서울남정초등학교(학교장 유승애) 동아리 취타대는 10. 31일 서울 용산구청(구청장 성장현)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열린 ‘제 3회 용산구 초등학교 동아리 발표회’에 참가했다. 용산구 초등학교 동아리 발표회는 관내 각 초등학교의 특색 있는 동아리 활동으로 관현악연주, 발레, 치어리딩, 댄스동아리, 난타, 리코더 합주 등 많은 동아리들이 참여해 그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며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학생들이 서로의 꿈과 끼를 응원하면서 즐거운 축제의 시간을 보냈다. 서울남정초등학교 취타대는 아리랑과 무령지곡의 연주로 그동안 연습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멋진 연주로 호연지기상을 수상했다. 서울남정초 취타대 정일영( 남정초 연구부장, 지도교사)선생님은 “ 지도하는라 힘은 들었지만 학생들이 아침 일찍 인데도 불구하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꼈고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키워 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취타대 동아리장 나현민(남정초 6학년)학생은 “취타대 동아리원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주 2회 다른 친구들보다 일찍 등교하여 연습한 보람이 있어 좋았고 연습하면서 배려와 협력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동아리 발표회에 참가한 다른 학생들도 더 열심히 연습하여 내년에 예정된 용산구 동아리 발표회와 이탈리아 공연에서 더욱 더 멋진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 : https://pixabay.com 올해 11월 15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며, 일선 학교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이 되는데 구인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차출된 교사들은 하루전인 14일에도 해당 시험장교에 출장으로 방문하여 장시간 전달연수를 들어야 하며, 정작 본인들의 수업도 다른 교사에게 교환수업이나 보강처리하고 출장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1박 2일 동안 차출이 되는 것으로 해당학교는 수많은 차출교사로 인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되지 않아 휴업을 하거나 단축수업 등 비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빈발하는 수험생 민원과 선택 과목수 증대 등으로 해마다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수능 관리 시스템은 과거에 고착되어 감독관 기피 풍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0월 31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전국의 중등교사 5032명을 대상(중학교 38.7%, 고등학교 60.1%, 교육청 등 기타 나머지)으로 지난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 사이에서 수능 감독관 차출을 기피하는 풍토가 생겨나게 된 이유는 ‘과도한 심리적 부담 및 체력적 부담’(복수 응답 항목에서 각각 71.8%와 71.5%)인 것으로 나타났고, 3순위인 낮은 감독 수당(28.2%)과의 격차도 상당했다. 통상, 시험 감독 업무는 물론 수험생 소지품 관리 업무까지 포괄하는 1교시 당 2~3시간에 이르는 감독관 업무 수행시간 동안 교사들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 군대 위병에 빗댈 정도로 고정 경직된 기립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 한 감독관이 통상 수능의 4개 교시 중 3개 교시에 투입되고 있는 까닭에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감내해야 하며, 그런 까닭에 기립성 저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1교시 국어는 80분, 2교시 수학은 100분, 3교시 영어는 45분, 4교시 선택과목은 102분, 5교시 제2외국어/한문은 40분으로 시험 시간이 편성되어 있어, 1, 2교시 연달아 감독하는 교사의 경우는 180분을 서서 감독해야 되며, 3, 4교시 연이어 감독하는 교사는 172분을 감독하는 것으로 감독관의 인권이 철저히 무시되는 처사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실천교육교사모임은 "1순위였던 감독용 키높이 의자 배치(67.3%) 같은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수능 시험의 수혜를 보는 대학의 적극적인 동참(2순위, 63.1%) 등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수능이 자격고사라면 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나 최근의 정시 확대 흐름에서처럼 선발에 방점이 찍혀지게 된다면, 그 수혜를 받는 대학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수능 감독관 관리(차출 및 배정)의 합리화 및 투명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세부 서술형 설문 결과를 보면 수능 주관교의 텃세(중학교 등 타교에서 차출된 교원에게 어려운 업무 일방전가), 연줄 및 연공 서열식으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예비감독관, 서무요원 배정, 버티기 능력에 따른 학교별 감독관 차출 인원(비율) 격차 극심, 허위 진단서 발급에 의한 감독 열외를 거르지 못하는 시스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서무요원에게 과다 지급되는 수당 등에 대한 지적이 집중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감독관 경험이 많은 교사는 "그 밖에 수능 감독관 연수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담당 장학관들이 본인의 면피를 위해 관리 매뉴얼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그냥 읽어 연수 효과가 낮은점, 역시 본인들의 면피를 위해 극단적인 상황을 열거해가며 모든 책임을 감독관에게 돌리며 감독관으로 차출된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포감을 유발하는 행태 등에 대한 지적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향후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과도한 신체적 부담을 경감할 키높이 의자 배치, 연공 서열이나 인맥 중심의 감독관 관리 체계 정비, 수능 감독관 연수 내실화, 중장기적으로 수능 관리를 대학과 분담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며칠 전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엄마 인문학이란 책을 탐독했다. 필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란 책도 함께 읽었다. 두 책을 번갈아 읽으면서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란 질문을 엄마 인문학에서 찾아보았다. 최근 들어 필자의 눈에 평소 관심이 없던 심리학과 인문학 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책들을 살펴보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가장 깊게 생각한 것은 과연 ‘학교에 배움은 있느냐’였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사실 학교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인터넷과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단순 지식 정도는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학교에는 배움이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엄마 인문학이란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책 제목이 엄마 인문학이기 때문에 주로 엄마들이 읽는 책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필자 역시 남자이지만 제1강에서부터 흠뻑 빠져들었다. 후반부는 필자의 관심분야가 아니라서 생각나는 게 없지만 제1강만은 흥미진진했다. 필자가 그동안 고민해왔던 학교 교육의 단점과 학생들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제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소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는 편이다. 혹시 필자가 모르는 사이에 크게 실수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말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보다 무섭다고 하지 않던가. 인간이 이성을 통제하지 못하고 본능대로만 행동하고 생각한다면 짐승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요즘 들어 필자의 이런 생활이 흐트러지고 있다. 빡빡한 학교생활과 매사 여유를 찾을 수 없는 스케줄 때문이다. 따라서 실수도 잦다. 그래서 요즘에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한다. 이런 필자의 생각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는다면 아마도 엄마 인문학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일치할 것이다. 즉 작가의 말처럼 학교는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물건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요즘은 흔히 말하는 명문대를 나와도 취직이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변에선 무조건 명문대학만 강요한다.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에서는 학교 교육을 다음과 같이 혹평한다. 19세기 내용을 가지고 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 시대의 흐름을 학교가 신속하게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작가의 말처럼 지금의 교육은 융통성도 없고 혁신적이지도 않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은 점점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을 받는 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의 사고는 고정된 틀에 갇혀버렸고 창의성은 점점 메말라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우리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찬찬히 살펴보면 모두 다 영재들이고 머리가 비상한 녀석들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이 수업이 시작되면 전부 바보가 되어버린다.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동태눈깔로 만들고 아이들의 총명한 뇌를 둔하게 만드는 것이다.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 필자는 아직도 작가의 이런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험 점수를 잘 맞고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잡아 출세를 시키기 위해 교육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부수적인 것이다. 그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작가의 이 같은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있으리라.
경북 영천시 거여초등학교(교장 양화숙)는 10월 26일(금) 본교 학생 25명을 비롯한 거여교육가족 90여명과 팔도 임직원 10여명 등 총 100여명이 참여한 ‘(주)팔도와 함께하는 2018 거여초 동심운동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작은 학교들을 후원하여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고 지역주민에게 응원의 손길을 주고자 팔도 직원들의 월급을 1%를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설립한 ‘팔도 나눔봉사단’에서 도내 2개교를 선정하여 실시한 행사이다. 이날 동심 운동회는 학생과 학부모 및 팔도 나눔봉사단 직원들도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어 50m 달리기, 공굴리기, 박 터트리기 등의 다양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학생 개인모자를 지급하고 손 소독기를 학교에 기증하였으며 라면선물세트와 함께 다양한 간식과 음료수 등을 제공하는 등 학생들이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의 시간을 선물하였다. 거여초등학교 교사 조성철은 “열악한 지역 환경속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동심운동회에 신청했다. 학생들을 비롯한 거여교육가족 및 지역민들 모두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을 선사한 것 같아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살충제 계란 파동·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등 사회적으로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불거지는 동안 학교에서는 우레탄 트랙·인조잔디·석면·라돈·미세먼지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제기됐다. 그리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때나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어린이에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어김없이 학용품과 완구·장신구 등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어 리콜조치를 내렸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납·카드뮴까지 다량 함유된 ‘PVC(Poly Vinyl Chloride)’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실제로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환경산업기술원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년에 걸쳐 어린이용품 2,002개의 안전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우개·필통·실내화 등 63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phthalate)1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우개 등 8개 제품에서는 아이들이 실수로 삼키거나 씹었을 경우 상당히 위해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시민단체들 역시 지난 2012년부터 어린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PVC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PVC는 ‘폴리염화비닐’, ‘염화비닐수지’라고도 하며 플라스틱 제품의 재질 중 하나다. 딱딱한 성질을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게 가공해 학용품과 스포츠용품, 생활용품, 건축내장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실크벽지·바닥재·매트·시트지·변기커버·욕실화·실내화·지우개·필통·지갑·가방·악기케이스·줄넘기·농구공·배구공·뜀틀·체육매트·충격방지 보호대·게시판·소파·책장 등의 제품들이 모두 PVC 재질이다. PVC 재질 플라스틱 제품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기 위해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가소제(plasticizer)와 함께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고 화려한 색깔을 입히기 위해 납·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다량 사용되기 때문이다. 납은 발암물질이면서 신경독성물질로 뇌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쳐 IQ 및 기억력 저하·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아토피·피부발진 등을 불러 일으킨다.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내분비계교란물질)으로 생식기 기형·불임·유산 등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들은 성장과정에 있는 어린이와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학습준비물실과 과학자료실 … 유해물질 가장 높게 검출 지난 2017년 발표된 ‘유해물질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사업 결과보고서 내용도 충격적이다. 매년 5개 초등학교에서 건축자재와 시설내장재·학습교구 등을 점검한 결과 2016년의 경우 704개 제품 중 50%의 제품이 PVC 재질이었고, 대략 40%의 제품은 중금속 안전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표 1 참조). 공간별 유해성을 살펴보면 학습준비물실과 과학자료실의 위험도가 매우 높았다. 학습교구 중 KC 인증 제품이 아니거나, PVC 재질 제품이 많다 보니 환경호르몬과 중금속 함량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교실의 경우 학습준비물실이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에서는 교실에 비치된 학습교구나 학용품이 상대적으로 적어 유해성이 낮게 나왔다(표 2 참조). 교실에서 가장 큰 문제는 환경미화용 게시판이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 PVC 재질의 게시판이 비치되었는데 납 함량이 매우 높게 검출되었다(표 3 참조). 예전에 사용하던 부직포 게시판이 PVC 재질의 게시판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공간별 제품의 납 함량] ● 「환경보건법」 어린이활동공간 환경안전관리 기준 600ppm ●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유해물질 공통안전 기준 300ppm 교실 ● 환경미화 게시판 2687ppm (4.5배 초과) 복도 ● 페인트 1817ppm (3배 초과) 도서관 ● 바닥재 29000ppm (48배 초과) ● 책자리표 24200ppm (80배 초과) ● 책장 4708ppm (7.8배 초과) 체육관 ● 충격방지대 9938ppm (16.5배 초과) ▲표 3 공간별 제품의 납 함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체육교구 …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 시급 아울러 어린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제품의 유해물질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2015년 6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이 제정됐다. 폐지된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KC 인증과 비교하면 유해물질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제품군도 확대됐다. 학용품 중 규제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던 대부분의 제품도 관리대상으로 포함됐다. 앞으로 학습교구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KC 인증 제품’을 구매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체육교구이다. 줄넘기는 특별법 적용대상에 포함돼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이 제조·판매되고 있지만, 구기용품과 뜀틀·구르기 매트 등에 대해서는 유해물질 규제기준이 없다. 2016년에 체육교구로 사용되고 있는 스포츠용품을 시중에서 구매하여 유해화학물질을 조사해 보니 납과 프탈레이트가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의 안전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여 검출됐다. 정부 관련 부처에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스포츠용품은 어린이들이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성인들이 사용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지역 한 초등교사가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이 납과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체육용품을 사용할 경우 노출시간에 비례하여 노출량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피해는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건강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장기나 사춘기의 학생들에게는 노출을 최소화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실제 학습교구로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제품들에 대한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유해화학물질을 교육안전 영역에 포함해야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습교구와 시설내장재 중 PVC 재질의 제품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책상·책장은 시트지가 부착되지 않은 원목제품을 구매하고, 학습교구와 청소용품 등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때는 친환경마크와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KC 인증을 최우선으로 선택하고, 인증마크가 없는 제품의 경우 납품업체에게 ‘유해물질 시험성적서’를 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에게는 체육 등 학습활동 후나 식사 전에 손 씻기, 청소할 때 마스크 착용, 제품 구매 시에는 안전마크 확인, 플라스틱 제품보다 천이나 EVA(Ethylene Vinyl Acetate) 재질 사용을 권장하는 교육을 통해 유해물질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이제 유해화학물질은 교육안전 영역에 포함돼야 한다. 건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학교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을 위한 장단기 계획과 예산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안전한 제품에 대한 정보와 구매를 지원하는 학습준비물 종합지원센터와 학습교구에 대한 유해화학물질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교직원 대상 관련 연수 등 다양한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스무 살, 패기만 넘치던 그 시절 ‘서른 살 전에 모든 대륙을 가보겠다’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북아메리카·아프리카를 다녀왔고, 서른이 되기 바로 이틀 전 마지막 대륙 남아메리카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동거리는 물론 현지의 치안, 불편한 인프라 탓에 많은 사람이 가고 싶지만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꿈의 여행지’ 남아메리카. 그렇게 멀고도 위험한 곳에 ‘고3 담임’과 ‘졸업을 앞둔 제자’가 함께 여행을 했으니 어쩌면 내 이십 대에게, 그 친구의 십 대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 아니었을까. 숙소에서조차도 여행을 만끽하고 싶다면 ‘에어비앤비’ 추천 남미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개월 이상 유랑하는 여행자들로 넘쳐난다. 요즘은 남미로 들어가는 하늘길이 비교적 저렴하다. 한두 번 정도 경유할 경우, 100만 원 미만으로 편도 항공권을 구할 수도 있다. 남미를 여행하는 가장 흔한 코스는 페루 리마로 들어가서 아르헨티나 또는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루트이다. 물론 정반대의 루트로 여행할 수도 있지만, 리마→ 쿠스코(3,300m) → 우유니(3,600m)로 이어지는 경로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점차 고도를 높여가며 이동하면 고산병에 적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의 루트를 이용할 경우 갑자기 높은 고도인 우유니로 이동하게 돼 자칫 남은 여행 일정을 모두 망칠 수 있다. 현지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10명 중 8명이 고산병 증세를 겪고, 그중 2명은 고산병 정도가 심해 급하게 고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산병은 예방이 쉽지 않고, 증세가 나타났을 땐 약효도 없으니 여행 전에 미리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숙소는 호텔, 호스텔(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남미 전통 가옥과 현지인들의 삶 자체를 체험해보고 싶어에어비엔비(Airbnb : 숙박 공유 서비스)를 이용했다. 쿠스코에서는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에서,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는 드넓은 초원 위에서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는 거실에 탱고 연습장이 갖추어진 집에 머물렀는데, 나라마다 그리고 도시마다 그 색깔이 다양해 숙소에 머무는 동안에도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미의 첫 관문인 ‘리마’와 잉카제국의 심장 ‘쿠스코’ 남미의 첫 관문인 리마는 여행자들이 쿠스코로 들어가기 위한 경유지이다. 볼거리가 많지 않지만, 하루 이틀 머무르면서 긴 비행으로 인해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며, 고산지역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준비를 하기 좋은 곳이다. 리마에서 비행기로는 1시간 남짓, 버스로는 1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곳은 잉카제국의 심장 쿠스코이다. 해발고도 약 3,300m에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현기증 증세가 나타나더니 이내 숨 가쁨이 느껴졌다. 잉카제국의 수도답게 과거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어 도시 내부를 걸어만 다녀도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다. 어디든 올라서서 바라본 쿠스코의 전경과 야경은 넋을 빼놓았고, 그 황홀함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쿠스코를 기점으로 택시와 기차로 약 3시간을 이동하면 마추픽추의 관문 아구아스 깔리안테스에 도착한다. 마추픽추에 오르기 위해선 이 마을에서 버스를 타거나 등산을 해야 한다. 만약 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도착한 날 버스표를 미리 구매해야 편리하다. 당일 아침에는 줄이 워낙 길 어 표를 구매하고, 버스에 탑승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페루는 12월부터 3월까지가 우기이다. 그래서 이 기간에 마추픽추를 여행하게 되면 구름 가득한 마추픽추를 만나기 일쑤이다. 하지만 절대 실망하지 말자.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 구름이 걷히고, 그 사이로 펼쳐지는 마추픽추와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대의 장막이 걷히는 것처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고대도시 마추픽추의 모습은 훨씬 극적이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마추픽추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최초로 잉카제국의 심장을 발견한 탐험가가 된 기분이었다. 땅과 하늘의 데칼코마니 ‘우유니 소금사막’ 다음은 많은 사람의 버킷 리스트에 담겨 있는 우유니 소금사막이다. 쿠스코에서 비행기로는 직항이 없어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를 거쳐 이동해야 한다. 버스로도 이동할 수 있지만 꼬박 하루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남미도 저가항공이 보편화되어 있어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이 수월하다. 어렵게 도착한 우유니의 첫인상은 사진 속의 멋진 장소가 이곳에 있을지 상상이 안될 만큼 낙후된 시골 마을이었다. 인프라가 잘 갖춰 있지 않아 대부분 도로가 비포장이며, 숙소는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대부분 숙소는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해 저녁이면 정전도 문제지만,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겨울엔 찬물로 샤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니 감 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념은 우유니 소금사막에 발을 딛는 순간 모두 사라진다. 눈앞에 펼쳐진 땅과 하늘의 데칼코마니를 보고 있으면 내가 하늘을 밟고 있는 건지, 땅을 밟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그곳에 머무는 내내 꿈 속에서라도 이런 장면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우유니를 여행하는 방법은 현지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투어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부분 ‘선셋+스타라이트’ 또는 ‘스타라이트+선라이즈’ 투어를 선택한다. 스타라이트는 쏟아지는 사막의 은하수를 볼 수 있고, 해가 뜰 때나 해가 질땐 가장 아름다운 우유니 사막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니에 도착하면 한국인 여행자가 상당히 많아 여기가 한국인지, 볼리비아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대신 투어 참여나 우유니 생활, 남미 여행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마지막 정상의 문턱을 넘어 마주한 ‘토레스 삼봉’ 이제는 칠레로 이동한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들어서자마자 그동안 과거로 떠났던 시간 여행이 끝이 났음을 직감했다. 흔히 봐왔던 익숙한 도시의 모습이 약 보름만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문명의 세계에 처음 발 디딘 것처럼 오랜만에 보는 최신식 가전제품으로 그동안의 부족함을 채웠다. 산티아고에서 정비를 마친 다음 칠레의 최남단 푼타아레나스로 이동했다. 푼타아레나스는 남극으로 가는 관문에 위치한 곳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몇 차례 방송을 통해 ‘신라면’을 팔고 있는 아저씨로도 유명한 곳이다. 한국 슈퍼에서 살 수 있는 라면 가격의 10배가 넘지만 매운 국물에 주인아저씨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푼타아레나스에서 버스로 4시간가량 이동하면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으로 유명한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하게 된다. 국립공원 트레킹을 위해 모인 전 세계 여행객들로 붐비는 이곳에 가는 방법은 버스와 렌터카이다. 버스는 하루에 이동편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출발과 도착 일정에 맞춰 산행하려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남미에서는 자동 변속기어 자동차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 적어도 몇 달 전에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의 하이라이트인 토레스 삼봉은 마지막 정상의 문턱을 넘어서야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추픽추와 우유니도 그랬다시피 이곳도 쉽사리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화려한 ‘이구아수’, 장엄한 ‘이구아수’ 추억을 뒤로하고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엘칼라파테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이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빙하 트레킹이 가능한 곳이다. 빙하 위를 한참 거닐다 마지막엔 12년산 양주에 무려 3만 년산 빙하 얼음을 온더록스(on the rocks)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색다른 경험이 있을까? 가끔 거대한 빙하 벽이 굉음을 내며 무너지는 모습도 볼 수 있으니 여기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파리와 닮아있다. 라 보카 지역을 중심으로 탱고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3일, 7일, 1개월 탱고 수업을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탱고의 본고장에서 탱고를 배워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매일 밤 자정 가까이가 되 면 탱고 클래스에서 춤을 배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이 들 것이다. 마라도나와 메시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축구를 경험해보기 위해선 리버플레이트나 보카 주니어스 경기장을 찾아갈 수 있다. 두 팀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부유한 지역의 팀인 리버플레이트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연고로 하는 보카주니어스의 불꽃 튀는 신경전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경기장 내에서 흡연이 가능해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의 유혹이 많으니 잘 이겨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계에 있는 이구아수 폭포로 떠났다. 약 한달간 이어져 온 여행 동안 봄·여름·가을·겨울을 다 겪다 보니 찜통 같은 더위와 높은 습도로 무장한 이구아수는 남은 체력을방전시키기에 ‘딱’이었다. 이구아수 폭포는 크게 아르헨티나 사이트, 브라질 사이트가 있는데 두 곳을 하루 만에 둘러보기는 힘들지만, 하루에 한 곳씩 살펴보는 것은 무리가 없다. 아르헨티나 쪽에서 바라보는 이구아수는 폭포를 눈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화려함이, 브라질에서 바라보는 이구아수는 폭포 전체를 아우르는 장엄함이 있으니 꼭 두 곳 모두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걸어서 국경을 넘어가는 독특한 경험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에필로그 몸은 지쳤지만 마음만은 계속 머무르고 싶었다. 남미는 사계절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연과 인문을 모두 담고 있는 보석 같은 대륙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따로 예약하는 바람에 제자는 미국을, 나는 뉴질랜드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먼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러 가는 제자가 ‘선생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 여행이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렸다.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스무 살의 내가 첫 유럽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했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제자와 함께한 한 달의 시간은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하였고, 현재를 즐기게 해줬으며, 미 래를 꿈꾸게 한 인생의 황금기 한 장으로 추억될 것이다.
1896년 셀레스탱 프레네(Célestin Freinet: 1896~1966)는 프랑스 남부 니스(Nice)와 이탈리아 국경에 인접한 시골 마을 갸르(Gars)에서 태어났다. 알프스 고지에서 농부들과 함께 생활한 성장 배경은 프레네의 실천교육학(pédagogie)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창조적이고 유용한 노동, 인간과 자연에 대한 세심한 관찰, 협동, 차이 존중, 양식(良識), 공동체정신, 사회정의의 가치를 자주 회상하곤 했다. 이를 회상하면서 그는 학교가 행복하고 낙천적인 아동을 길러내는 터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육’은 아이들을 전쟁터로 몰아넣지 않는 하나의 방법 1912년 프레네는 니스교육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그는 교사 양성과정을 제대로 끝마칠 수 없었다. 1915년 장교 후보생으로 징집되기에 앞서 프레네는 생세제르(St-Cézaire)의 초등학교에서 몇 달간 근무했다. 1917년 슈멩 데 담(Chemin des Dames) 전투에서 그는 폐에 심한 부상을 당했다. 호흡기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는 그 당시 교사들처럼 권위적이고 호통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가르칠 수가 없었다. 호흡기를 크게 다치지 않았더라면 자신 역시 전통방식의 교사들과 똑같았을 거라고 고백했을 정도로 그가 입은 부상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호흡이 불편했던 자신의 신체적 제약에 굴복하는 대신 그는 자신에게 잘 맞는 가르치는 기술과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전쟁터에서 겪은 잔혹과 고통, 참호에서의 비참한 경험도 그의 교육사상을 다듬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권리의식을 갖춘 시민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그러한 교육이 아이들을 비인간적인 전쟁터로 또다시 몰아넣지 않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20세기 초 학교의 전통방식과 다르게 교육할 수밖에 없었던 프레네는 당시 진행 중이던 신교육(éducation nouvelle)을 중요하게 참고했다. ‘구(old)’교육의 특징이 수동적인 학교학습에 있다면, ‘신(new)’교육의 특징은 인간을 행위자이자 창조자로 다루는 데 있었다. 프레네는 스콜라적 방식(la scolastique)이나 스콜라주의(le scolastisme)라는 용어로 기존 전통학교를 자주 비판했다. 그것은 삶과 유리되고, 아동의 욕구를 반영하지 않고, 추상 이론과 언어적 설명에 몰두했던 전통학교의 행태를 포괄적으로 나타내는 용어였다. 그는 스콜라적 형식주의를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탐색에 나섰다. 프레네는 몬테소리와 루소, 페스탈로치의 문헌뿐 아니라 당시 능동학교(Activity school)의 대표자였던 페리에르와 드크롤리의 문헌들도 탐독했다. 책 읽기에만 머물지 않고 프레네는 대안 실험을 전개한 여러 학교를 탐방하면서 그들의 실천을 직접 살폈다. 예컨대 1922년 그는 함부르크의 생활협동체학교를, 1925년에는 소련의 학교를 탐방했다. 교사들과 함께 한 소련 탐방을 계기로 그는 아동교육에서 생산적인 노동(일)의 문제, 학교에서 실천되는 실제 노동(일)의 의미 문제 그리고 벽신문과 달톤 계획 같은 몇가지 원칙과 기술을 찾아내 그것을 본격적으로 성찰했다. 1923년 그는 페리에르와 보베, 클라파레드와 꾸지네, 쿠에 등 신교육의 거장들이 서로 교류했던 몽트뢰 국제신교육연맹회의에도 참가했다. ‘실천적 교육운동’으로 신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다 그렇지만 그는 신교육 실천이 일부 특별한 조건을 갖춘 학교에서만 가능하고,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운 이론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불만이 있었다. “몬테소리와 드크롤리는 의사였고, 스위스의 심리학자들은 사상가였으며, 듀이는 철학자였다”는 말로 프레네는 신교육에 내재한 실천상의 결함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교육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프레네는 독창성 있는 실천 기술을 창조하는 길에 나섰다. 그는 자유 글쓰기, 인쇄출판작업, 학교 신문, 학교 간 통신교류 같은 여러 도구와 기술을 자신의 교육실천을 대표하는 것으로 만들었다. 이 풍부한 도구와 기술은 오늘날까지 그의 실천 교육학을 주목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그는 당시의 사회·정치적 환경에서 신교육이 보여주었던 정치적 순진함에도 불만이 있었다. 그는 학교를 둘러싼 사회·정치적 조건에 무감각했던 신교육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자신의 교육을 신교육과 구분하기 위해 ‘현대 학교’라고 달리 명명하며 독자적인 교육운동의 길을 걸었다. 1920년 프레네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그라스(Grasse) 인근의 바쉬르루(Bar-Sur-Loup)에서 교직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바쉬르루에서 프레네는 교육에 힘쓰는 일과 별개로 지역 생산물을 판매하는 마을 협동조합 설립을 돕기도 했다. 협동조합을 조직해본 경험은 그가 협동원리에 기초한 일종의 협동체로 학교를 운영하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 1924년 6월 프레네는 작은 인쇄기 하나를 구입했다. 인쇄기 구입은 그의 교육실천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인쇄기를 가지고 그는 학생들과 함께 각색한 달팽이 경주에 관한 ‘자유 글쓰기’ 작품을 인쇄했다. 이때부터 그는 학교인쇄출판작업, 학교 신문 같은 새로운 교육원리와 방법을 차례로 도입했다. 1926년 브리따뉴 지방에 위치한 트래겅 생 필리베르(Trégunc-St-Philibert)의 교사 다니엘(René Daniel)이 인쇄기를 구입한 것을 계기로 그는 그와 정기적인 학교 간 통신교류를 시작했다. 학교 간 통신교류는 협동과 협력을 학교 밖으로 확장하고 다른 삶과 교류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1928년 6월 프레네는 학교 간 통신교류의 핵심 구성원들과 함께 공립학교교사협동조합(La Coopérative de L’Enseignement Laïc)을 창립했다. 이 협동조합은 소식지를 간행하고, 워크숍을 지원하고, 학습자료와 도구를 원가로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프레네는 자신이 고안한 새로운 도구나 기술에 일종의 ‘특허권’을 부여해 독점하지 않았다. 그는 교육운동 시초부터 교사들 간의 협력에 기초한 교육운동의 길을 택했다. 교사들 간의 협력조직인 공립학교교사협동조합은 1947년 현대학교협회(L’Institut coopératif de l’École Moderne)로 재명명되었다. 이 조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1957년에는 국제조직인 국제현대학교운동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Mouvements d’Ecole Moderne)이 결성됐다. 교사는 모두 사회·정치적 활동가여야 한다 프레네는 몇 차례 정치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생폴(Saint-Paul) 사건’이 그 중 대표적이다. 1932년에서 1934년까지 프레네는 혁신적인 교수방법을 둘러싼 비판과 공산주의 성향에 반대하는 선동가·정치가·공무원이 제기하는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공립학교교사협동조합이 반(反)자본주의적 성격의 단편영화 가격과 이익(Prix et Profit) 상영을 지원한 직후, 생폴의 악명 높은 보수주의자들이 프레네를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몄고, 그는 희생양이 되었다. 당파적 입장에 치우쳤던 장학사들은 프레네를 희생양 삼아 전근을 강요했다. 생폴 사건이 불러온 갈등으로 인해 1934년 프레네는 결국 생폴의 공교육체제에서 쫓겨났다. 1935년 그는 인근 지역 방스(Vence)로 옮겨가 ‘프레네 학교(L’École Freinet)’라고 명명한 새 학교를 열었다. 프레네 학교는 프레네의 딸과 이웃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파리 지역에서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그리고 일 년 뒤엔 스페인 전쟁을 피해 온 고아들을 받아들였다. 주간학습활동계획, 공동생활을 조정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전체회의·벽신문·자가수정카드 그리고 자연스러운 읽기 방법 같은 새로운 기술을 프레네는 이곳에서 창안하고 실천했다. 파시즘 체제가 등장하면서 유럽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페탱(Maréchal Pétain)의 비시 정권 아래서 프레네는 정치 선동가로 낙인찍혀 쉬브롱 노동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1941년 10월 건강이 악화된 채로 풀려났다. 그러나 그는 가택에 연금되었다. 이 와중에도 1944년 그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합류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방스의 프레네 학교는 침략당하고 약탈당했으나 1946년 말 다시 문을 열었다. 이 학교는 1964년에 실험학교로, 1991년에 공립학교로 지정되었다. 1952년에서 1954년 사이 프랑스 공산당의 일원이던 꼬뉘오(Georges Cogniot)와 스니데르스(Georges Snyders)가 제기한 신랄한 비판도 프레네를 힘겹게 만들었다. 프레네의 실천교육학이 시대에 뒤떨어진 농촌의 이상에 기초한 학교 개념을 조장하고, 교사 역할을 중시하지 않았으며 내용보다 과정을 더 중시하면서 아동의 자발적 행동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비판이었다. 그것이 부르주아적 개인주의 원리를 강화한다는 게 두 사람이 제기한 비판의 요지였다. 이 일로 인해 프레네와 프랑스 공산당 사이는 크게 벌어졌다. 참고로 오늘날 프레네 운동의 정치성향은 더욱 민주적인 사회로 변형하는 데 최우선을 두는 정치성향 집단과 교실을 더욱 아동중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교육성향 집단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가난과 편견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도 교사들 모두가 사회·정치적 활동가여야 한다는 프레네의 주장에 두 집단 모두 공감을 표한다. 프레네의 삶은 결국 1966년 10월 방스에서 숨을 거두고 고향인 갸르에 묻히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최근 교사들이 주목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는 프레네의 교육실천 교육을 향한 프레네의 생각과 실천은 그가 살아온 삶의 산물이었다. 그 시대를 겪으며 그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자신의 실천교육학을 정립하고 실천하고자 했다. ① 개인의 창조적 힘에 최대한 호소하는 협동에 기초한 일 공동체 학교 ② 개인의 욕구에 더욱 잘 부합하고, 개인이 지닌 생명의 힘의 가능성을 강화하는 교육실천 ③ 삶 속에서 이뤄지고, 삶을 통해 이뤄지는 교육 ④ 개인이 어떤 교의나 지침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는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소유한 자유 존재로 성장하게 하는 교육 첫 번째와 두 번째 사항을 위해 그는 개인에 내재한 창조적·능동적 힘을 지속시키고 그 힘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언제나 전진하려는 아동의 본성을 교육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리고 아동에 내재한 생명의 힘을 발현하게 하는 학교 환경 구축과 그 환경에서 생동감 있고 완성된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인 일(학습활동)의 도구와 기술을 창조했다. 동기와 목적이 있는 능동적 (학습)활동인 일과 예술은 힘이라 부르는 생명의 잠재력을 외부로 최대한 발현하게 하는 활동으로 무엇보다 중요했다. 오늘날 현대학교협회의 지향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협회는 자신들의 홍보 팸플릿에서 프레네의 실천교육학이 다음과 같이 우리 교실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가르치는 역할을 달리하게 도울 수 있다고 공표하고 있다. 첫째, 각 아동은 자신의 리듬에 따라 배운다. 둘째, 학생들은 모둠에서 자신의 힘으로 지식을 발견한다. 셋째, 이상의 과정은 생동감이 있고, 세상(삶)과 연결되어 있다. 넷째, 우리 학생들은 배움의 틀 속에서 다른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과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가 그것이다. 프레네 교육실천에 담긴 협동·삶·자발성·개별성과 관계성의 조화 등은 최근 우리 학교 교육을 혁신하려는 교사들이 주목하는 가치들이기도 하다. 이는 우리가 프레네 실천교육학에 여전히 주목하게 하는 이유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부터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벽면 스크린에 장엄한 우주가 펼쳐지더니 이윽고 태양계 행성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에서 네 번째 행성은 무엇일까요?” 선생님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지(가명)가 화성을 향해 공을 던진다. 공이 화성에 닿는 순간 화면에는 오색 꽃가루가 팡파르처럼 퍼진다. 부산 운송초등학교 ‘VR(가상현실) 스포츠교실’에서 이뤄지는 과학수업 모습이다. 이처럼 교육현장에도 에듀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교육활동이 조금씩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는 지난 8월 VR 스포츠교실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VR 스포츠교실은 학생들이 실내에서 공을 차거나 던져 벽에 설치된 스크린의 목표물을 맞히면 특수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점수를 알려주는 등 가상현실과 특수센서 기술을 체육활동에 적용한 시스템이다. 교실 1칸(66㎡)을 활용해 객체인식 및 시뮬레이터 시스템, 빔프로젝터, 키오스크, 축구공 이동 자동 시스템, 미세먼지 필터 시스템 및 공기청정기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시설은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스포츠 융합교육실을 보급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관한 프로젝트 사업의 결과물로서 2017년 전국에서 선정된 10개교 중 부산에서 유일하다. 교실 속 운동장... 과학수업도 척척 VR 스포츠교실은 학생들이 미세먼지·황사 등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실내에서 안전하게 축구·양궁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됐다. 또 야외 체육활동에 소극적인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다. 사실 이 학교엔 강당이 없다. 초등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수업은 체육시간이지만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날이면 학생들에겐 가장 우울한 시간이 되곤 했다. 그러나 VR 스포츠교실이 만들어지면서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다.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폭우가 내려도 학생들은 이곳에서 축구 경기를 즐긴다. 오늘은 페널티킥 시합을 하는 날. 한 명씩 번갈아 가며 가상현실 골키퍼가 버티고 있는 골문을 향해 힘껏 공을 찬다. ‘GOAL~’ 이란 글자가 뜨고 함성소리가 울리면 분위기는 금세 후끈 달아오른다. 한 시간 체육수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다. 개구진 남학생들은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여학생들도 흥미를 갖기는 마찬가지. 체육수업 시간이면 소극적이던 모습을 이곳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또 야외 활동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1~2학년 학생들도 체육활동에 무리가 없다. 교사들은 야외수업보다 안전사고 위험이 적어 마음이 놓인다고 입을 모은다. 양궁이나 볼링, 스키와 같이 학교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도 가상현실 교실을 이용하면 누구나 경험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신체활동과 교과활동을 병행하는 융합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은 VR 스포츠교실의 장점으로 꼽힌다. 수학과 체육, 과학과 체육, 사회와 체육 등 어떤 교과이든 체육활동과 연계한 수업이 가능하다. 예컨대 5학년 사회 1학기 ‘새로운 매체와 문화 발전 융합’ 단원이나 5학년 과학 2학기 ‘운동할 때 나타나는 우리 몸의 변화’ 단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저학년은 한글 받침이나 숫자를 화면에 띄우고 공을 던져 맞춰가는 수업을 진행하는데 학생들이 ‘칠판수업’보다 훨씬 재밌어한다. 게임과 놀이가 연계된 방식으로 운용되는 데다 특수센서를 통해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다 보니 학습 효과가 배가된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힘들었지만 보람 커... 방학 땐 스포츠캠프도 운송초가 VR 스포츠교실을 만든 데에는 남모를 속사정이 있었다. 이 학교는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교육복지우선학교로 지정될 만큼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학교다. 다문화가정이나 한부모가정 자녀들도 인근 학교에 비해 많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 상당수는 방과후에 집에 혼자 있거나 PC방·노래방 등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등 돌봄 없이 방치돼 있었다. 또 주변에 마땅한 문화시설이나 놀이시설이 없어 학생들은 체력단련과 문화·여가활동을 학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VR스포츠교실 설치를 주도했던 최진국 교사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건강한 미래사회 주역으로의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소규모학교다 보니 교사들의 업무량은 인근학교에 비해 4~5배가량 많았다. 교재 준비와 행정업무 처리로 화장실 갈 시간도 부족했지만, 최 교사는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지난 2017년 4월 처음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신청서를 낸 이후 방학과 휴일도 반납한 채 매달린 지 1년 4개월. 드디어 지난 8월 드디어 문을 열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떠나는 학교였어요. 인근에 부산 센텀 시티가 있다 보니 학생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컸죠. 그런데 VR 스포츠교실을 개관한 이후 거짓말처럼 학생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학교 가는 게 즐겁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전학 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최 교사는 170명이던 전교생이 이제는 18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했다. 불과 한 달 여 만에 일어난 변화다. 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제는 전국에서 교육관계자들이 견학을 오는 학교가 됐다. “앞으로는 정규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방과후나 돌봄교실에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활용, 더욱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어요. 이곳에서 학생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혜정 교장은 “올 겨울방학에는 가상현실 스포츠교실 캠프를 실시해 체육활동 참여를 늘려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워크숍이나 연수에서 만난 교장선생님들의 단골 주제는 골치 아픈 학교폭력 사안이나 민원에 관한 하소연과 푸념이다. “우리 학교는 몇 달째 계속되는 민원이 있어서 학교의 교육력 낭비가 심각하다”, “우리는 다행히 올해 학교폭력사안이 하나도 없다”, “학부모가 교육청·교육부·국가인권위원회·청와대 등에 계속 민원을 내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조사하러 오고 자료를 제출하느라 학교가 마비됐다”, “민원으로 교감·생활지도부장·담임교사가 모두 병가를 내버렸다” 등의 이야기가 오간다. 서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수수방관하며 학교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교육청이나 교육부를 원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학부모)의 시선은 다르다. 냉담하다. 학교는 학교폭력을 은폐하고 축소하고, 소극적으로 처리하려 하고, 피해학생의 보호보다는 가해학생을 감싸고, 사안처리 절차도 제대로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언론 역시 학교의 비전문성·온정주의·불공정성을 문제삼으며 학교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사람이 문제인지 법과 제도가 문제인지,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이나 제도 개선 방향은 학교·교육청·교육부와 같은 행정기관, 국민, 국회가 협의하여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에 필자는 앞으로 지면을 통해 학교가 어려움을 겪는 학교폭력 민원의 발생 유형·원인·해결책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필자의 경험이 학교가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PART VIEW] 학교는 왜 학교폭력 ‘은폐·축소’의 온상이 되었을까? 학교폭력 관련 민원의 대부분은 학교폭력 은폐·축소와 관련된 것들이다. 학교폭력을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성폭력·성적조작·인사비리와 같은 수위의 징계 감경 제외 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다(「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 7호). 교육부와 교육청이 발표하는 학교폭력예방대책에는 학교폭력 은폐·축소를 근절하기 위하여 ‘학교를 강하게 옥죄는 방안’이 항상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국민들은 학교를 학교폭력 은폐·축소의 온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는 첫째, ‘법과 절차에 따른 사안처리는 비교육적이다’라는 교육현장에 깊게 뿌리박힌 인식에 기인한다. 둘째,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조치될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또는 거부감’이다. 셋째, 학교폭력 사안처리에 대한 담당 교원들의 업무부담 등으로 ‘학교는 사안처리 절차대로 처리하는 것보다 서로 원만하게 화해하여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은폐·축소’와 ‘화해를 통한 교육적 해결의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학교폭력 은폐·축소와 화해나 분쟁조정을 통한 교육적 해결은 외형적으로 차이가 없다. 다만 관련 학생(대부분은 신고 관련 학생) 측에서 학교의 진심을 알아주고 상대방과 서로 소통이 된다면 화해·분쟁조정으로 원만히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학부모 또는 학생이 ‘그냥 이대로 끝내기에는 뭔가 억울하고 그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학교가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교는 억울하다. 학교폭력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한 것이 아니라, 화해하려고 노력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의 노력을 학부모가 인정하면 ‘교육적으로 잘 종결’한 것이고, 학부모가 ‘은폐·축소’로 인식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힘은 힘대로 빠진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해답은 오히려 간단하다. 원칙대로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폭력 관련 민원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개최해서 문제가 된 경우보다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경우가 훨씬 많다. 현재 법률과 매뉴얼에 따르면 극히 일부의 경미한 사안1을 제외하고는 학폭위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다. 법과 원칙대로 하는 것은 비교육적인 것이 아니며 오히려 교육적인 처리방법이다. 학교폭력사안은 학폭위를 개최하여 처리한다면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을 것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는 방법, 법과 원칙대로 하는 것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했다고 징계 또는 처분을 받는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사안인데 학폭위가 아닌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처리한 경우다. 학폭위를 열지 않고 바로 선도위원회를 개최하는 경우는 물론 학폭위를 개최해 선도위원회로 회부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 모두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위반’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학폭위에서 조치를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선도위원회를 개최한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학폭위를 개최하여 학교폭력으로 인정하지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약칭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된 가해학생 조치가 아닌 ‘구두사과’와 같은 법률에 없는 임의적인 조치를 하는 경우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학교폭력에 대해 반드시 가해학생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가해학생 조치를 하지 않는 것도 학교폭력 은폐 또는 축소로 간주될 수 있다. 셋째, 관련 학생들에게 ‘서로 합의했고, 학폭위 개최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각서(합의서)를 받고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은 경우다. 담임교사 또는 학교장 해결 사안에 해당하는 신체·정신·재산상의 피해가 없는 경미한 사안은 서로 화해를 했다면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로 싸워서 상처가 발생했다거나, 우발적·일회적 사안이 아닌 지속적인 괴롭힘이라거나, 심각한 성폭력과 같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유로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았다면 이는 학교폭력 은폐·축소로 간주될 수 있다. 학폭위 개최를 전제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학폭위가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교육적으로 항상 바람직하다고도 볼 수 없다. 또한 학폭위를 개최하고도 재심이나 행정심판, 소송이 제기되어 어려움을 겪는 학교도 많다.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항상 학폭위를 개최하는 것은 현실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현실에서는 학교가 사안의 경중, 관련학생 간의 관계, 화해의 정도, 학교를 신뢰하는 정도 등을 고려해 학폭위 개최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학폭위 개최를 전제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진행 과정에서 서로 진정으로 화해하고, 향후 분쟁 가능성이 없으며, 학교에 대한 신뢰가 높다면 예외적으로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고 담임교사 또는 학교장 종결사안으로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학으로 수학을 깨달은 잊지 못할 경험 ‘마주 보는 각의 크기가 같다’는 것을 양주동 박사의 수필 몇 어찌를 보고 이해한 적이 있었다. 수학책에 나오는 ‘기하’라는 말이 음차 된 것을 모르고, 한자의 의미 그대로 몇 기(畿), 얼마 하(何)로 해석하고는 도대체 ‘몇 어찌’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 했던 일화를 담은 수필이다. 양 박사는 그날 기하수업에서 배웠던 ‘맞꼭지각의 크기는 같다’는 원리를 선생님과의 대화체로 풀어내고 있었다. 문학으로 수학을 깨달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복식학급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담임교사로 지내면서 주베르(J. Joubert)가 남겼던 ‘가르치는 것은 두 번 배우는 것’이라는 말은 큰 도움이 됐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을 나누며, 함께 자랄 수 있다는 신뢰는 인문학에서 출발하여 TAI 협력학습 기반 ‘THINK 모형’으로까지 이어졌다. 미래의 교실이 무학년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 우리의 교육환경에서 학년의 구분은 매우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는 기제였기에 두 개의 학년으로 하나의 수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학년 여덟 명 학생들은 인문학으로 소통하는 수학수업을 즐거워하고, 수학 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성장했다. 문학·역사·철학은 수학수업에적용되었을 때 매우 유의미한 교육적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비록 부족함이 많은 연구였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더 나은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지난 호 문학(文) 활용 수업사례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역사(史)를 활용한 수업사례, 다음 호에서는 철학(哲)을 활용한 수업사례를 소개한다. 역사(史)로 수학적 추론과 의사소통을 나누다 ▶ 왜 역사인가? 역사는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기록이다. 역사 속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수학적 문제상황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추체험(追體驗)을 통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다양한 의사소통을 하며, 문제해결방향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인간의 다양한 생활 경험에 근거한 역사를 통해 학생들은 활동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회를 얻게 되며, 교실 속에서 활발한 추론과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게 된다. ▶ 역사는 어떻게 수학과 소통할 수 있을까? ▶ 역사와의 소통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 어떻게 활동했나요? 수업사례❶ _ 무굴제국과 타지마할로 배우는 평면도형(3학년)과 각도(4학년)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며 인도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은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학생들은 아름다운 건축물을 통해 수학이 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며, 타지마할의 벽면을 규칙적으로 완성해 나가거나 건축물에서 각과 도형을 찾는 활동을 통해, 수학적 개념과 용어를 사용하여 서로 소통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PART VIEW] ● 단원명 : 3학년 _ 2. 평면도형 / 4학년 _ 3. 각도와 삼각형 ● 교육과정 재구성 ● 수업목표(소통 주제) : 각과 도형의 아름다움 ● 수업설계 ● 학년별 활동 엿보기 1) 3학년 Text _ 무굴제국의 역사 속 타지마할 건축에 관한 글을 읽고, 애니메이션 보기(유튜브 영상 _ ‘타지마할’) ● 샤자한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타지마할의 벽면을 내가 직접 규칙적인 무늬로 꾸며보자! Help _ 4학년의 설명을 들으며, 모눈종이 위에 도형을 밀고, 뒤집고, 돌려보기 Idea _ 도형을 밀고, 뒤집고, 돌리는 방법 알고, 타지마할 벽면 꾸미기 ① 모눈종이 위에 도형의 밀기, 뒤집기, 돌리기 문제 만들고 서로 바꾸어 풀어보기 ②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테트리스(게임) 즐기기 ③ 규칙적인 무늬로 타지마할의 벽면 꾸미기 ④ 타지마할과 가장 잘 어울리는 규칙적이고 아름다운 벽면 뽑기(3·4학년을 제외한 다른 반 친구들의 투표로 선정) Note _ 평면도형의 이동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스스로 정리하기 Know _ 샤자한에게 수학편지 쓰고, 세계건축물에서 밀기, 뒤집기, 돌리기 찾기 저는 타지마할의 벽면을 돌리기, 뒤집기, 밀기를 써서 만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도형으로 이런 멋진 무덤을 만들다니 역시 샤자한 왕은 참 대단해요. 그리고 백성들의 마음도 알아주길 바라요…(중략) 2) 4학년 Text _ 무굴제국의 타지마할 건축에 얽힌 역사를 알아보고, 문제 확인하기 ● 샤자한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타지마할에 숨겨진 여러 가지 각과 도형을 찾아보자! Help _ 도형을 밀고, 뒤집고, 돌리는 방법을 3학년에게 가르쳐 주기 ● ‘돌리기’는 동그라미를 생각하고,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Idea _ 예각, 둔각, 직각 탐구하기 ① 모눈종이와 각도기를 이용해서, 예각·둔각·직각을 그리고 크기 비교하기 ② 예각·둔각·직각을 활용해서 타지마할의 입구를 꾸미기 ③ 자신이 만든 입구를 소개하고, 잘된 점과 아쉬운 점 서로 평가하기 Note _ 각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정리하기 Know _ 샤자한에게 수학편지 쓰고, 세계의 건축물에서 여러 가지 각 찾기 활동 Tip! 여러 가지 건축물을 직접 만들어 보기 위해 ‘EBS 만들며 공부하는 세계(24개 건축물)’ 시리즈를 활용했어요! 수업사례❷ _ 마라톤 전쟁으로 배우는 ‘시간과 길이(3학년)’와 ‘소수의 덧셈과 뺄셈(4학년)’ 페르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유명한 전쟁 중의 하나는 아테네와 벌인 마라톤 전쟁이다. 이 전쟁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 광장까지 달린 거리를 기념하여 오늘날까지도 마라톤 경기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학생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수학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수학을 소재로 삼아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의사소통하게 할 수 있다. ● 단원명 : 3학년 _ 2. 평면도형 / 4학년 _ 3. 각도와 삼각형 ● 교육과정 재구성 ● 수업목표(소통 주제) : 42.195 그리고 Km ● 수업설계 ● 학년별 활동 엿보기 1) 3학년 Text _ 페르시아 전쟁 중에 생겨난 마라톤의 역사에 대한 글을 읽고, 궁금한 내용 직접 찾아보기 ●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거리와 시간은 얼마나 될까? ● 구간별로 달린 거리와 시간을 각각 더해보자! Help _ 4학년의 설명을 들으면서, 시간과 길이의 단위 알아보기 이렇게 설명하다니! 1mm와 1cm, 1m를 직접 그려서 10mm=1cm, 100cm=1m를 설명한 친구도 있었어요. Idea_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시간 탐구하기 ①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 광장까지 달린 구간별 시간 확인하기 ● 마라톤 평야에서 언덕까지 1시간 15분, 언덕에서 올리브나무 숲까지 58분 40초가 걸렸어요. ● 아테네 광장까지 4시간 24분 22초! ② 시간의 합을 구해 총 걸린 시간 알아보기 이런 활동도 해 보았어요! - 가족의 발 길이로 덧셈과 뺄셈을 익힌 다음, 발을 이용한 수학 협동화 만들기 - 오답의 왕 활동 : 시간과 길이의 합과 차에 관한 문제를 내고, 일부러 틀린 답을 써서 친구 해결사에게 부탁하기 Note _ 시간과 길이의 단위와 합과 차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스스로 정리하기 Know _ 생활 속에서 시간과 길이의 계산하기 운동장에서 일정한 거리를 정해놓고 천천히 산책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전속력으로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2번 재고, 기록의 합과 차를 구해봅시다! 2) 4학년 Text _ 페르시아 전쟁 중에 생겨난 마라톤의 역사에 대한 글을 읽고, 국어사전에서 뜻 찾아보기 ● 마라톤 거리는 왜 하필 42.195km가 되었을까? ●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거리를 구간별로 모두 더해보자! Help _ 3학년에게 시간과 길이의 단위를 설명하고, 이야기 속 소수를 자연수로 어림하기 ● 언덕에서 올리브나무 숲까지 11.27km를 어림하여 11km로 나타내 주었어요! Idea _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거리 탐구하기 ①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 광장까지 달린 거리 더하기 ② 소수의 계산 결과를 계산기로 검산하기 공학기기(계산기)의 활용 선생님이 일일이 계산 결과를 확인하기보다는 계산기를 활용해서 스스로 점검해 보았어요. 학생들은 정확하게 계산하는 습관을, 선생님은 계산이 느린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Note _ 소수 두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정리하기 Know _ 소수와 분수, 비교해서 생각해보기 ● 소수는 분수보다 크기를 비교하기가 쉬운 것 같아. ● 자 로 길이를 잴 때, 더 정확하게 말하려면 소수를 사용해야 해. ● 아 , 그리고 덧셈과 뺄셈을 하는 것도 소수가 더 쉬울 것 같아! ● 수업에 활용한 역사 텍스트 참고 자료 ❶ 마라톤 전쟁 텍스트 자료 페르시아가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품고 군사를 이끌고 그리스로 쳐들어갔어. 그리스라고 가만있을 수있나. 그리스의 지도자들이 군사들을 이끌고 전쟁터로 달려 나왔어. 두 나라는 마라톤이란 이름의 평야에서 서로 맞붙게 되었지. “장군님, 페르시아군이 산과 들을 개미 떼처럼 새카맣게 뒤덮었습니다!” (…중략…) 놀랍게도 그리스가 전쟁에서 승리했어. 그리스의 군사는 192명이 죽었지만, 페르시아는 6,400명이나 죽음을 맞이했지. 그리스군의 연락을 담당했던 병사 페이디피데스는 이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하려고 아테네까지 달리기 시작했어. “이 기쁜 소식을 한시라도 빨리 아테네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까지는 매우 먼 길이었어. 페이디피데스는 언덕을 넘어 1시간 15분 동안 12.55km를 달렸고, 다시 언덕을 내려와 올리브 나무숲을 따라 58분 40초 동안 11.27km를 달렸어. “헉, 헉!” 페이디피데스는 숨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멈추지 않았어. 47분 15초간 6.37km를 더 달리자 개울이 나타났지. 그 개울을 건너 32분 27초간 다시 5.86km를 쉬지 않고 달렸단다. 몸은 납덩어리처럼 무거웠고, 다리는 통나무처럼 굳어졌어. 페이디피데스는 눈앞에 있는 높은 언덕을 바라봤어. “이제 아테네까지는 불과 6.14km밖에 남지 않았어. 조금만 더 기운을 내자!” 페이디피데스는 죽을힘을 다해 뛰었고, 51분 뒤, 마침내 아테네 광장이 눈앞에 보였어. “우리가 이겼다!” 페이디피데스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어. 그리스 사람들은 페이디피데스의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 마라톤을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