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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노각나무와 모과나무 중 누가 더 예쁠까? 나무 선발대회에서 수피(나무껍질) 아름다움 부문이 있다면 어떤 나무들이 후보에 오를까. 그동안 세평으로 보아 노각나무, 모과나무, 배롱나무, 백송, 육박나무는 후보에서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우선 노각나무는 비단결같이 아름다운 수피를 가져 유력한 진 후보다. 쭉 뻗은 줄기에 금빛이 살짝 들어간 황갈색 무늬가 독특하면서도 아름답다. 얼마 전 나무박사인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강연을 들었는데, 박 교수는 “우리나라 나무 중 수피가 가장 아름다운 나무는 노각나무”라고 했다. 수피가 비단을 수놓은 것 같다는 의미로, ‘금수목(錦繡木)’, ‘비단나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노각나무는 꽃도 ‘놀랄 만큼 크고 우아’(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하다. 6~7월 여름에 들어서면 잎 사이에서 하나씩 매달려 하얀 꽃이 피는데, 다섯 장의 꽃잎이 겹쳐 피고 가운데에 노란 꽃술이 있다. 꽃의 모양과 크기는 동백꽃과 비슷하지만, 꽃잎이 두툼하고 질감도 독특하다.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라는 점에서 가점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 특산 나무라 학명(Stewartia koreana)에 ‘Korea’가 들어 있다. 나무가 단단하고 습기에도 강해 목기, 특히 제기(祭器)를 만드는 최고급 나무로 꼽혀왔다. 독특한 나무 이름은 가지가 사슴뿔처럼 생겼다고 ‘녹각(鹿角)나무’였다가 변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보기 드문 나무여서 직접 보고 싶은 분들은 수목원을 찾는 것이 좋은데, 여의도공원에도 몇 그루 심어 놓았다. 과일 ‘모과’는 울퉁불퉁 못생긴 것이 특징이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까지 있다. 그러나 수피와 꽃으로 따지면 상황이 180도 다르다. 매끄러운 줄기에 녹색과 회녹색이 조화를 이룬 무늬는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나무 선발대회 수피 부문 심사위원이라면 노각나무와 모과나무를 놓고 막판까지 고민할 것 같다. 봄에 진한 분홍색으로 피는 모과꽃도 뜻밖에도 아주 매혹적이다. 적어도 과일꽃 중에서 여왕을 뽑는다면 아마 모과꽃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배롱나무도 수피 부문에서 후보에 오르지 않으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얇은 조각이 떨어지면서 반질반질한 피부가 드러나는데 매끈한 피부 미인을 보는 것 같다. 이 나무 표피를 긁으면 간지럼 타듯 나무가 흔들린다고 ‘간지럼나무’라고도 부른다. 일본에서는 원숭이도 이 나무를 타다 미끄러진다고 ‘원숭이 미끄럼나무’라고 부른다. 원래 배롱나무는 주로 충청 이남에서 심는 나무였으나 온난화 영향으로 서울에서도 월동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특히 최근 조성한 화단 등에서 배롱나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중부지방에서는 월동을 위해 볏짚 등으로 나무줄기를 감싸 주고 있다. 백송은 나이가 들어 수피에 흰빛을 띨 때보다 젊어서 수피가 푸르딩딩할 때가 더 멋있는 것 같다. 수피가 얼룩무늬로 벗겨지면서 국방색 무늬를 띠는 것이 독특한 미감(美感)을 주는 나무다. 자랄수록 나무껍질이 큰 비늘처럼 벗겨지면서 흰빛이 돌아 백송이라 부른다. 언젠가 수피가 아름다운 나무에 대한 글을 썼더니 어느 분이 왜 육박나무가 빠져 있느냐고 항의(?)했다. 그때서야 아차 싶었다. 육박나무는 녹나무과 상록 활엽수로, 우리나라 남쪽 섬지방에서 자생하는 나무다. 수피는 연한 흑자색인데 일부가 둥글고 큰 비늘처럼 떨어져서 얼룩덜룩, 꼭 예비군복 무늬를 닮았다. 섬사람들은 이 나무를 ‘해병대나무’라고 부른다고 한다. 위 수피가 아름다운 나무 5개 중에서 당신의 선택은 어떤 나무인가? 채점에 앞서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나무이고 육박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무라는 점, 모과나무·배롱나무·백송은 중국이 원산지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광택이 나는 흰색 껍질이 얇게 벗겨지는 자작나무도 “수피를 논하면서 날 빠뜨리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항의할지 모르겠다. 은사시나무는 수피에 다이아몬드 무늬가 셀 수 없이 많이 박혀 있다. 그래서 다이아몬드가 저렇게 많으니 세상에서 가장 부자나무 아니냐는 얘기를 듣는다. 다이아몬드 모양 무늬는 껍질눈이라고 하는 기관이다. 한자어 피목(皮目)을 우리말로 풀어 쓴 말인데, 나무의 껍질에 생기는 공기의 통로 같은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이름 그대로 껍질에 생기는 눈인데 숨구멍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은사시나무는 전국의 산에서 숲을 이루면서 자라는 나무다. 아주 빠르게 자라 산을 푸르게 하므로 우리나라에 벌거숭이산이 많았을 때 리기다소나무, 아까시나무와 함께 많이 심은 나무다. 하지만 빨리 자라는 만큼 줄기가 단단하지 못해 젓가락이나 성냥개비, 상자 등의 목재로 쓰이는 정도다. 수원사시나무와 유럽에서 들어온 은백양나무 사이에서 저절로 만들어진 잡종으로 1950년대 수원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한다. 반면 수피가 지저분하다는 말을 듣는 나무들도 적지 않다. 물박달나무가 대표적이다. 회색 또는 회갈색 수피는 말 그대로 너덜너덜하다. 제법 큰 조각이 겹겹이 붙어 있다. 그래서 ‘할 일이 많아 포스트잇을 겹겹이 붙여 놓은 것 같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박달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큰키나무다. 크게 자라면 20m까지 자라는 나무인데, 숲속에서도 수피만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나무다. 수피가 지저분한 나무를 논할 때 산수유를 빠뜨릴 수 없다. 초봄에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비슷한 노란색 꽃이 피기 때문에 가까이 가서 보지 않으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생강나무는 짧은 꽃들이 줄기에 딱 붙어 뭉쳐 피지만, 산수유는 긴 꽃자루 끝에 노란 꽃이 하나씩 핀 것이 모여 있는 형태다. 하지만 수피를 보면 금방 구분할 수 있다. 생강나무는 줄기가 비교적 매끈하지만 산수유 줄기는 껍질이 벗겨져 지저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단풍나무 종류 중에서는 복자기와 중국단풍 수피가 지저분하다는 말을 듣는다. 복자기는 단풍이 곱지만 수피는 벗겨져서 지저분하고 너덜너덜하다. 중국단풍도 수피가 지저분하게 벗겨진다는 말을 듣는다. 다릅나무는 흑갈색 수피가 얇게 벗겨지면서 말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때가 밀린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 다릅나무는 나무를 베면 목질부 겉과 속의 색깔이 선명하게 달라서 다릅나무라는 이름을 가졌다.
수도권 수은주가 영하 11도를 기록한 지난 12일. 한겨울 찬바람이 더해져 체감온도를 뚝 떨어뜨린 날씨였다. 인천 P 풋살 스타디움에 트레이닝복 차림 여교사 10여명이 들어섰다. 그러곤 스쾃과 런지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결성된 인천지역 초·중·고 여교사들로 구성된 축구팀 토라(TOLA) 멤버들. 토라는 ‘teachers outside life afterschool’의 머리글자를 모은 약자. 매주 수요일 저녁 이곳에서 훈련도 하고 시합도 한다. 중·고교 체육교사들이 주축이지만 초등학교 교사들도 제법 있다. 연령대도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정식 축구팀을 만들고 싶었지만 처음이다 보니 인원이 적어 풋살로 시작했다. 이날은 드리블, 패스, 슈팅 등 실전 감각을 익힌 뒤 편을 나눠 시합을 벌이는 날. 한솥밥 먹는 팀이지만 실력은 천차만별. 축구경력 8년이 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기본 룰조차 헷갈려 하는 초보도 많다. 그래서인지 경기 시작 전 패스 연습에 많은 공을 들인다. 이윽고 시작된 연습경기. 휘슬이 울리자 양보가 없다. 쉬지 않고 뛰면서 공을 주고받는다. 패스할 때면 목이 터져라 이름을 부르고 운동장에 넘어지길 수차례. 종종 보이는 헛발질엔 너나 할 것 없이 웃음보가 터진다. 골을 먹어도 기죽지 않고, 넣었다고 기고만장하지 않는 스포츠맨십까지. 축구 열기에 한겨울 추위가 무색하다. 토라의 주장을 맡은 조연지 교사(인천 불곡중)의 주특기는 육상. 그는 어려서부터 축구를 제일 좋아했다. 대학에 여자축구팀이 있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진학했겠지만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체육교사. 임용되자마자 축구 동호회에 가입했다. 남자들 틈에 끼어 축구를 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던 중 골때리는 그녀들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여교사 축구팀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교사 커뮤니티 등에 창단 글을 올려 회원을 모집한 뒤 팀을 꾸렸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모여 활동하는 것이 제한돼 처음엔 애를 먹었다. 동료교사들에게 권유하길 수차례.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입자가 늘었다. 지금은 활동하고 있는 회원이 16명. 학교도, 연령도, 가르치는 교과도 모두 다르지만 열정 하나만큼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자주 얼굴을 보지는 못해도 그라운드에만 나서면 금세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고 뜨거운 열정을 발휘한다. 창단 멤버인 김행운 교사(부원여중)는 체육 시간에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다 축구 매력에 흠뻑 빠진 케이스. 처음엔 수업의 일환이었지만 이제 축구는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축구가 좋아 인천지역 여성 축구 동아리에서 활동하다가 여교사 축구팀 창단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 “승부를 가르는 시합이라기보다 공놀이 하듯 즐거운 시간이에요. 초보자인 선생님들도 부담 없이 즐기고 가죠.” 김 교사는 “시합을 끝내고 돌아갈 때면 한판 신나게 놀다 온 기분이 든다”고 했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 스포츠 클럽을 통해 남학생들과 축구를 해왔던 박민정 교사(인성여고)는 “그동안 축구 할 기회가 없어서 못내 아쉬웠는데 ‘토라’를 알게 돼 무엇보다 기뻤다”며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동료교사들과 함께 땀 흘리고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축구를 하는 것이 너무나 값진 경험”이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여자 선생님들과 축구를 해보니 훨씬 더 잘 맞고 불편함 없이 즐겁게 할 수 있다”면서 “‘토라’ 덕분에 꿈에 그리던 축구 유니폼도 입고 축구장에서 마음껏 뛰어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축구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소통이다. 경기를 하다 보면 정말 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어색한 사이라도 서로 이름을 부르고, 패스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땀 흘리다 보면 금세 친해진다. 또 축구는 팀플레이 운동이다 보니 ‘공유하는 기쁨’이 크다. ‘토라’ 선수들은 “같이 공을 차고 달리고, 골을 넣고 같이 기뻐하는 것에 재미가 있다”며 “서로 손발을 맞춰 승리했을 때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기량을 쌓아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또 교육청으로부터 전문적학습공동체 인정을 받아 풋살연수도 하고 교사들과의 교류 폭을 넓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조 교사는 “처음엔 이게 과연 잘될지 의구심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선생님들의 호응이 너무 좋아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며 “지금은 풋살팀이지만 언젠가는 11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누비는 정식 여교사 축구팀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초등학교는 교무부장을 할 선생님이 없어 2월 초까지 보직교사 인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신입생 배정 업무와 새 학기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에 가장 오래 있었던 선생님을 겨우 설득하였지만 학사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B중학교에는 작년에 20건이 넘는 학교폭력 사안이 있었다. 학생부장 보직을 아무도 원치 않고 있어 순번제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교직원회의에서 합의되지 않았고 새로 오는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였지만 잦은 민원 등으로 인한 부담감에 거절했다. 결국 전년도 학교폭력업무를 담당했던 기간제 선생님이 학생부장 업무를 맡으면서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게 되었다. C고등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인데 최근 입시 결과가 좋지 않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시를 총괄하는 3학년 부장은 누구나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 전입을 오는 선생님 중 한 분이 다행히 3학년 부장을 수락했다. 하지만 3학년 학생들을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학생들의 진로진학 방향을 자세히 몰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위의 사례들은 특정한 학교의 모습이 아니다.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 일들로 연말과 연초에 겪는 흔한 갈등의 모습이다. 보직교사를 기피하는 풍토는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어쩔 수 없이 순번을 정해 맡거나 근무 연수가 많은 순서대로 하기도 한다. 심지어 추첨으로 정하기도 하고, 기간제 교사들에게 계약 조건으로 보직 수행을 제의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을 교직이 아닌 외부의 시선에서 볼 때는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이유는 ‘보직교사’가 다른 행정 조직이나 회사로 치면 하나의 부서를 책임지고 업무를 추진하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에 경쟁적으로 보직을 맡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일반적인 시각과는 다르게 보직을 기피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필자 역시 20여 년의 교직 경력 중 절반 이상 보직교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때로는 자원을 하여 보직을 맡기도 했지만, 그 이유는 승진이나 더 나은 처우를 바라서가 아니라 대부분 동료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선택한 결정들이었고, 보직을 맡게 되면 주변에서 동료들은 위로와 응원을 함께 해주었다. 보직을 기피하는 이유와 학교급별 현실 보직을 꺼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제시할 수 있지만 보직을 맡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19년째 동결되어 있는 보직교사 수당은 담임교사 수당보다 적으나 보직교사가 맡고 있는 행정업무에 따른 책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교총에서 진행한 ‘보직교사의 직무만족도 및 개선방안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직교사 기피의 원인은 업무에 비해 보상이 적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42.3%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서 업무가 교육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비슷한 맥락에서 수업 결손의 우려를 기피 원인으로 꼽았다. 교사에게 부여된 본연의 역할은 바로 아이들을 위한 수업과 교육활동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업무 경감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지만 학교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우며, 행정업무의 중심에 보직교사가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보직에 대한 인식은 학교급별, 학교와 지역의 성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인들을 고려해 초등과 중등을 나누어 보직교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에서 교무·연구 보직은 학교 운영 전반에 관여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며, 따라서 업무량도 절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중등에 비해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적지만 6개 학년을 대상으로 각기 달리 적용해야 하는 윤리부장은 주요 기피 업무 중 하나다. 학년별 부장은 각 학년의 특징에 따라 요구되는 업무 수행 방식에 차이가 있으며, 대부분 담임을 겸임하고 있어 학년별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중등 역시 교무와 연구의 보직은 학사운영 전반의 핵심적인 역할로 어려움이 크다.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장 기피하는 보직은 학교폭력과 선도를 총괄하는 학생부장이다. 업무를 분담하여 안전과 자치를 분리하기도 하지만 업무의 성격상 학생부장이 안전 업무를 관할하는 경우가 많으며, 학년으로 생활지도를 분리 운영하기도 하지만 핵심적인 역할을 학생부에서 처리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해도 가장 꺼리는 업무다. 이외에도 코로나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면서 기기 관리·운용과 관련된 정보부장 보직도 폭발적으로 업무와 책임이 동시에 늘고 있다. 또한 3월부터 적용되는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라 기초학력 업무와 관련한 보직교사도 기피 업무로 예상된다. 이러한 보직교사 기피 현상을 단순히 ‘일을 하기 싫다’로 폄훼해서는 안 된다. 사명감만 가지고 의무로 보직을 부여하기에는 현실적인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선의로 헌신적인 업무 수행을 했음에도 각종 소송에 휘말리거나 민원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경우들이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보직교사 기피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 어찌 됐든 학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움직이고 있기에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보직교사는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단위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 방법이 필요할까? 업무를 경감하고 책임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요구는 추상적인 접근에 그칠 우려가 크다. 실질적으로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는 데 따른 보상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보상안은 크게 인사상의 이익과 금전적 보상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승진을 전제로 한 인사상의 보상안은 현재 지역별로 승진 가산점제가 상이하다는 점, 승진에 대한 인식이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국가 수준에서 통일된 해결 방안을 만들기 쉽지 않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해결 방안으로 ‘보상의 확대’에 대한 의견이 55.9%로 반이 넘게 나왔다. 만족할 만한 수준의 금전적 보상 액수로는 월 20만원 이상(35.2%), 15~20만원(30.6%)으로 응답이 나왔다. 이러한 요구는 담임교사 수당(현 13만원)의 수준을 감안한 상대적인 적정치임을 알 수 있다. 수당이 아닌 성과급에 반영할 수 있다는 교육 당국의 주장이 있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학교의 업무 성격상 절대적인 척도로 구분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보직을 수행했다고 해서 높은 성과급을 받으면 다른 동료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급을 받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잘못된 해결 방법의 접근은 보직 기피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학교 안에서 또 다른 갈등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적절한 업무량의 조정과 책임만을 부과하지 않고 정책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주고 지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노력에 대한 합당한 처우를 마련해야 한다. 중등에서 학생부장 보직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업 시수 지원 등의 유인가를 제시했지만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선례를 생각해봐야 한다. 한국교총은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2004년부터 줄기차게 요구하고 노력에 대한 합의까지 매년 달성했지만 실제적인 보직수당 인상은 요원한 상황이다. 「교육기본법」 제14조에는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는 우대되고 그 신분은 보장된다’고 명기돼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34조,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에서도 ‘특별한 보장’은 법률적으로 명시돼 있다. 교육 당국은 현장에서 보직교사를 기피하는 이유와 해결책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주일에 하루는 학교 밖에서 수업하는 ‘지요일’을 도입하고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을 담은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교육 자원으로 활용하고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대입체제 개편 포석이 깔려있다. 상대 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학제개편을 핵심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또 학종을 통해 특혜 입학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 부정을 철저히 근절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학제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했다. 아울러 제2의 조국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반면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정시 비중 확대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AI, SW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같이했다. 이 후보 측은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정시 40% 선을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정시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대학들에 대해서는 이를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도 정시 확대에 적극적이다. 현재 수시와 정시 비율이 78대 22 정도여서 이를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교육은 오는 3월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양당 후보의 교육공약을 총괄하고 있는 반상진 더불어민주당 교육대전환위원회 위원장과 나승일 국민의힘 교육정책분과 위원장을 만나 양측 입장을 들어봤다. 초등 오후 3시 하교 ... 일주일 중 하루는 학교 밖 수업 반상진 교육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입제도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교육공약 설계자로 불리는 반 위원장은 대표적 진보성향 학자.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역임했다. 반 위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 공약의 핵심 어젠다로 공정과 미래형 인재 육성을 꼽았다. 대학입시에서의 공정을 확립하고 학생들이 새로운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는 교육여건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행복한 지요일’ 공약이 눈길을 끈다. 일주일에 하루는 학교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공부한다는 의미인가? 국가교육과정 중 20% 정도는 지역교육과정을 활용해 가르치자는 취지다. 생태환경, 문화예술, 체육, 경제, 역사, 지리 등을 소재로 탐구활동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 학교 밖에서 교육을 전개하는 ‘아웃도어 스쿨’ 방식이다. 성적 중심의 억압된 교육환경을 벗어나 삶의 공간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체험·탐구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할 것이다. 대전환위 발표문에는 ‘어디나 학교, 누구나 교사’ 라는 워딩이 들어 있다. ‘지요일 교육’에서는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예컨대 박물관에 가면 거기서 설명해 주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뚜렷한 교사의 개념은 아니다. 다만 일부 자원봉사 형태로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지요일’ 수업은 모든 초·중·고교에 적용되나? 주로 초·중학교를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좀 힘들지 않을까? 강제로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시도교육감이 판단해서 운영하게 된다. 현재 충북에서 이 같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초등학교 3시 하교제도 관심사다. 어떻게 운영하나. 아이들이 좀 더 오래 학교에 머물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한 공약이다. 정규 수업 이후 오후 3시까지 학교 자체적으로 놀이 중심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 돌봄기능 강화와 같은 맥락이다.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더 커질 것 같은데. 반발은 예상하고 있다. 선생님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 여론조사를 보면 제일 힘들어하는 게 일찍 하교하는 것이더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선생님들의 헌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위해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아 줬으면 좋겠다. 교사들의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인센티브 같은 것도 검토하고 있나. 현재로선 없다. 수업시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인센티브를 제공할 근거가 없다. 돌봄보조 인력 증원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돌봄교실을 오후 7시까지 운영하게 되면 학교가 힘들어진다. 가장 큰 게 돌봄행정 부담인데 앞으로 교육지원청에서 관내 학교의 돌봄업무를 전담하도록 해 교사들에게 행정업무가 돌아가지 않게 하겠다. 저녁 7시 이후 운영되는 긴급돌봄센터도 교육지원청 인력이 케어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대입공정성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했는데 교육부에서 관리하나? 교육부에 둘지, 국가교육위원회에 둘지 정해지지 않았다. 교사·학부모·교수 등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앞으로 수시 불공정 전형 등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 다양한 입시부정 사례를 신고받아 조사하는 역할도 한다.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공공입학사정관을 둔다고 했는데 기존 입학사정관과 어떤 차이가 있나?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일정 기간 연수를 통해 입학사정관 경력이 있는 전문 입학사정관을 국가에서 채용, 관리하는 방안이다. 대학들이 원하는 경우 공공입학사정관을 파견해 입시 전형에 도움을 줄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일정 규모 입학사정관 풀을 운영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사는 정시 비율이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변화가 있나? 문재인 정부에서 줄곧 정시 40%를 이야기했기 때문에 여기에 변화를 주면 혼란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전형으로 학생을 과다하게 선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정시전형 학생이 지나치게 적은 대학에서는 선발 인원 확대를 요구하고 같은 논리로 학생부 교과 전형 선발이 적은 대학에도 선발인원 확대를 요구한다는 의미다. 이런 기조 아래 2028학년도 대입제도를 설계할 생각이다. 한때 진보진영에서 서울대 폐지론을 제기한 바 있다.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 소위 SKY 대학들은 그들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나 연·고대처럼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서울대 통폐합 주장은 진부한 논쟁이다. 우리 공약에는 없다. 대선 공약을 보면 공유대학과 연합대학 구상이 나와 있다. 이것이 서울대 폐지론과 연결되는 것 아닌가. 공유대학은 개별 대학이 보유한 교수인력, 교육프로그램, 시설 인프라 등을 서로 활용하는 공동 학사 프로그램이라면, 연합대학은 이보다 더 나아가 공동입학과 공동학위를 추진하는 형태다. 서울대 구성원들이 연합대학 체제에 동의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못하는 것이다. K-에듀버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넷플릭스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디지털 전환 교육으로 미래 경쟁력을 일궈 나가겠다는 비전에서 나온 공약이다. EBS나 KERIS에서 만든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학습이 가능한 전생애 교육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결손을 신속하게 회복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빅데이터・ AI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기본 학력은 국가가 반드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학제개편은 시대적 과제 ... 수시축소·정시확대 추진 윤 후보의 교육공약을 총괄하고 있는 나승일 교육정책분과위원장은 새교육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한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고등학교와 대학교 간 학제 연계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시 비중을 줄이고 정시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입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학종을 둘러싼 특혜 입학은 철저히 근절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학제 개편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배경이 궁금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는 데 6-3-3-4 학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고 거기에 맞는 학제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윤 후보도 ‘산업 구조가 엄청나게 변했는데 과거 2차 산업혁명 시절의 학제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된 위원회를 구성해 학제 개편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 연한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되나. 그것보다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방점은 학제 유연화다. 집단의 수업연한을 획일적으로 줄이는 방안보다 학제 내에서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학교급 간 연계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학제 유연화에서 주목하는 부분이 있다면. 예컨대 고등학교 교육과 대학교육의 연계다. 지금은 이 부분이 잘 연결되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있지만 대학교수들은 학생들의 전공 기초학력이 떨어진다고 우려 한다.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9월 학기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나. 그렇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살펴보고 있지는 않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9월 학기제 도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윤 후보 공약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정시 확대다.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정시 비율 확대와 함께 공정성 강화를 위해 복잡한 입시제도를 단순화하는 것이 대입 공약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공정 시비와 특혜입학 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청년들은 수시의 불공정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고 윤 후보도 정시 확대를 검토해 보자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정시와 수시가 균형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현재 수시와 정시 전형 비율은 78% 대 22% 정도 된다. 누가 봐도 균형을 잃었다. 이 부분은 대학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비율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는 정시 40% 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수시나 정시 비율을 정하는 것은 대학 자율이다. 우리는 대학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존중할 것이다. 따라서 몇 % 이상 한다는 것과 같은 구체적 수치를 밝히기 어렵다. 윤 후보는 공정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공정은 어떻게 구현할 생각인가? 획일 교육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지나치게 획일화됐다. 우선 이거부터 바로잡는 게 공정한 교육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코로나19 이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크게 늘었다.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상급학교에 진학했을 때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또 자녀가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잘 계발하고 발휘할 수 있을지 등등 걱정이 많다. 이런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윤 후보의 공정한 교육은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학생들이 원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얼마 전 윤 후보는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입시에서 코딩에 국·영·수 이상의 배점을 둬야만 디지털 인재를 기업과 시장에 많이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코딩 사교육이 늘지 않을까? 단순히 코딩 교육만을 이야기한 게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유연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려면 결국 알고리즘이나 코딩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국·영·수만큼 배점을 두자는 말은 교과시간을 많이 할애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교과에 고루 반영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교원 관련 공약도 준비돼 있나. 학제 개편이나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비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대표 교육정책인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현 정부는 고교학점제를 2025년 전면실시하겠다는 것인데 염려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다만 학생의 선택권을 넓히고 진로 탐색 기회를 많이 주려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공약)발표까지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어쨌든 세상이 급변하는 만큼 고교학점제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이 사망한 사건으로 직업교육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높다. 윤 후보의 입장이 궁금하다.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약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직업교육은 한마디로 실패작이다. 학생수는 줄고 취업률은 떨어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현장 적응력도 떨어진다. 안타까울 뿐이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직업교육 정책을 추진했는지 의문이다. 윤 후보 교육공약을 관통하는 어젠다는 무엇인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5년 동안은 향후 50~100년을 대비한 대대적 교육 개혁의 청사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교육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2022년 새해는 우리나라와 교육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한다. 새해 초 누구나 새 희망 속에 새 변화를 확인하기 마련이다. 특히 수시로 변화하는 교육제도와 환경 속에 지내는 선생님들은 교육 정보에 민감하다. 정보는 공유할 때와 신속할 때 의미가 있다. 자기만 아는 정보는 속한 학교나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뒤늦게 소식을 알아서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교원은 법령에 명시된 11개 의무조항을 지켜야 하고, 여타 직종에 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 교권 업무에 오래 근무하다 보니 부주의나 실수로 회복하기 어려운 징계나 형사처벌을 받는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학기 중에는 방역과 수업 등 쏟아지는 업무로 수많은 공문의 내용이나 법령 등 제도 변경에 대해 둔감하거나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교총에 접수된 각종 교권 사건이나 징계 사안의 상당수가 몰라서 또는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새해에는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선생님들이 이런 황망한 사건의 당사자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2022년도 바뀌는 교권·정책 제도’ 꼼꼼하게 체크해 주세요. 첫째, 올해부터 음주운전이라는 말은 교직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올해 1월 1일부터 음주운전 징계를 한 번만 받아도 교장 승진에서 영구히 배제된다. 2015년부터 5년간 교원 징계사유 1위가 음주운전(총 2349명 징계)이다. 그만큼 교직 사회의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단 한 번의 음주운전으로 그간 힘들게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음을 새겨야 한다. 음주운전은 교권 사건이 아니어서 교총도 도움을 주기 어렵다. 딱 한 번 실수라며 억울해서 행정심판, 행정소송, 헌법소원을 제기해도 ‘포괄적 인사재량권’이라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구제되기도 쉽지 않다. 둘째, 청소년 대상 성범죄 행위,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 행위로 오인할 언행을 새해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지난해 12월 25일부터 해당 비위로 수사가 개시된 교원은 직위해제 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된다. 가뜩이나 크고 작은 성적·신체적·정서적 학대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사건이 증가하는 현실을 생각할 때 더욱 언행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선거철이 다가오면 언론 이슈에 부담을 느낀 교육 당국은 즉시 직위해제 조치하고 징계 수위를 높이곤 한다. 교총에 「아동복지법」 위반 사례에 대한 상담 문의나 접수가 점차 늘고 있다. 과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언행이나 무의식적으로 행한 일들이 모두 성희롱이나 체벌, 정서학대라는 무시무시한 말로 바뀌어 고소나 민원이 제기되어 억울하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의도성 없는 신체접촉조차 성희롱 혐의를 받아 곤욕을 치르는 사례도 많다. 이처럼 억울한 사례는 적극적 대응으로 풀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극심한 트라우마로 학생 교육에 소극적이거나 문제행동 학생과의 충돌을 회피하거나 방임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언행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하며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금해야 한다. 요즘 시대 선생님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잊지 말아야 할 용어는 바로 ‘감수성’이다. 성인지 감수성은 물론 ‘다른 세대와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느끼려는 태도’인 세대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 징계의 원인이나 갑질이라고 지적되는 이유의 대부분이 부적절한 말에서부터 비롯됨을 늘 기억해야 한다.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이 ‘교직 사회의 저승사자법’이라고 불릴 정도로 관련 사건이 증가해 필자는 교권 직무연수 또는 교권 예방 연수를 할 때마다 늘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대학(大學)’에 나오는 신독(愼獨)의 자세로 교직 생활을 해달라는 요청이다. 즉,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가는 자세로 학교생활을 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흔히 말하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탄식은 사안이 발생하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생님은 하루 일상을 녹화해 방송에 내보내도 문제가 없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셋째, 1월 3일부터는 초과근무수당이나 여비를 부당하게 받은 것이 적발되면 엄중한 징계를 받게 된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에서는 초과근무수당 또는 여비를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받는 것을 징계 대상이 되는 비위 유형으로 신설하고 해당 비위에 대한 징계기준을 마련했다. 부당수령 금액 100만원 미만이면 최소 견책부터 파면의 징계에 처하고, 100만원 이상일 경우 최소 감봉부터 파면까지 처하게 된다. 물론 부당 수령금액의 5배 범위에서 가산해 징수도 된다. 이런 사례가 있을까 하지만 실제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실수든 고의든 적발되어 징계받는 사례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교직 윤리 실천(근무기록 허위작성 및 가짜 영수증 제출 금지)을 잘 이행하고 실수 또는 착오로 돈을 수령하면 즉시 신고하고 반납해주길 바란다. 넷째, 대학교원도 올해 3월 25일부터 형법상 사기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당연퇴직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국립대학이 대학의 장(총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데 교원, 직원 및 학생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르도록 하는 규정도 생겼다. 다섯째, 운전하는 교원은 보행자 안전에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거나 신호등이 없는 작은 횡단보도 등을 지날 때 횡단보도 인근에 보행자가 있으면 일단 정지를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파트 단지 내 등 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운전자에게 보행자 보호 의무 부여 등 ‘보행자 보호’ 강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횡단하거나 횡단을 위해 대기중인 상태에서는 일시정지 의무 부과 등 회전교차로 통행 방법을 담은 ‘도로교통법’이 1월 11일 공포, 올해 7월 12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청은 법 시행 이전이지만 기존 법률에 의해서도 보행자가 있음에도 무리하게 통과를 시도하는 우회전 차량은 지금도 적발 대상이 된다고 밝혀 늘 조심해야 한다.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범칙금(6~7만 원)과 벌점(10점) 부과, 자동차 보험료가 할증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출·퇴근 때 등·하교 학생 안전에 더욱 조심해주길 바란다. 학생 교통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올해는 특히 사립학교와 관련해 많은 변화가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관련 제도 변화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사립교원 신규 채용, 필기시험 시도교육감에게 위탁 실시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5~11명으로 확대(외부위원 최소 2명 이상 포함하되 학부모 위원 1명 이상 포함) △교원징계위원회가 징계 의결 시 징계의결서를 관할청에도 송부 의무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화 △사립학교 경영자·교직원 등의 청렴의무 규정, 사학기관 행동강령을 정하도록 하고, 그에 관한 관할청의 시정명령, 과태료 처분 규정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자문 사항인 학교의 예산안 및 결산을 심의사항으로 개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내용이다. 일곱째, 「교육공무원승진규정」 공통가산점 만점이 총 5점에서 3.5점으로 축소되고, 연구학교와 해외 교육기관 파견 점수의 만점도 줄어든다. 지난 2016년 12월 개정된 승진 규정이 경과조치를 거쳐 올해 4월 1일부터 시행되는 것이다. 여덟째, 교직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률이 새롭게 제정·시행된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시행이 대표적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을 내리도록 하는 중대재해 처벌법이 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교총 등 교육계의 노력으로 다행히 처벌 대상에서 학교장이 제외되었지만 학교 등 교육 현장의 각종 공사나 시설물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 교육 및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5월 19일부터 시행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도 잘 살펴 위법행위를 조심해야 한다. 여기에는 ▷직무관련자에 대한 사적 이해관계 신고 ▷부정취득 이익 몰수·추징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재산상 이익 취득 금지 등의 내용이 명시됐다. 특히 공직자가 직무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직무와 관련된 거래를 할 경우 사전에 이해관계를 신고하거나 회피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이를 어기면 처벌받게 된다. 교총의 활동으로 학연, 지연, 혈연, 종교 등 지나친 사적 이해관계자의 범위 확대를 막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아홉째, 「학교안전공제회법」 개정으로 3월 25일부터 대학도 학교안전공제 가입 대상에 추가되고, 안전사고로 크게 다친 학생의 간병료와 부대 경비의 지급도 확대된다. 열 번째,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시행(3.25),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 제정 시행(3.25), 「교육기본법」 개정에 따른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학급당 적정 학생 수 설정(3.25), 고교학점제 시행 근거 관련 「초·중등교육법」 개정 시행 (3.25),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제정 시행(7.21) 등 교육과정과 교육 거버넌스에 영향을 주는 굵직한 법률도 시행된다. 더하기만 있고 빼기는 없다는 탄식 속에 바뀌는 법령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이는 교원들이라 올해는 유독 힘들 것 같다. 교육대통령, 교권교육감 뽑읍시다. 이상 새해 교원과 관련된 주요 사항에 대해 살펴보았다. 제도 변화에 대해 잘 몰라서 또는 실수로 징계를 받거나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회 국정감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1만 8962건의 교권 사건이 발생했고,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한국교총에서 접수·처리한 교권 침해 건수는 4439건, 교총 교권 침해 소송비 지원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급된 액수는 총 16억원에 달한다. 새해는 교권 침해 사건은 물론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수많은 요인이 많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교총도 교권 보호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임을 약속한다. 교육 발전과 교권 보호를 위한 더 큰 과제가 있다. 바로 올해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3.9)와 교육감 선거(6.1)에서 교육에 힘을 주고 교권을 지키는 이를 뽑는 일이다. 선생님 모두 ‘교육 대통령, 교권 교육감’ 선출에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제안한다.
나는 중·고등학교 6년을 추풍령 바람과 함께 시오리(6㎞) 들판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아침 등교는 추풍령 바람을 등에 지고, 저녁 하교는 추풍령 바람을 가슴으로 안고 다녔다. 겨울이면 추풍령 내리닫는 북서풍 바람에 등을 떠밀리며 허둥허둥 학교에 갔다. 행보 전체가 불안정하고 공연히 마음만 다급했다. 꼭꼭 눌러 쓴 교모도 사정없이 날아갔다. 하교하는 길은 바람이 숨을 막았다. 체급 낮은 내가 거구의 추풍령 바람과 밀어내기 한판을 겨루며 간다. 아주 육중하고 뻑뻑한 철문을 온몸으로 밀어제치며, 한 걸음 한 걸음 찍듯이 나아가야 한다. 자전거도 무용지물, 내려서 붙잡고 걸어갔었다. 심한 눈보라 속을 가는 자세로, 상반신을 30도 정도 웅크리고, 다시 고개를 숙여 걸었다. 더구나 이 길은 약간의 경사까지 있어서 집으로의 귀환은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었다. 이렇게 추풍령 바람이 있어 내 다리에는 근육이 다져졌으리라. 뒷날 인생 풍파를 헤쳐나가는 정신의 근육 또한 다져주었으리라. 바람의 은혜라 해야 할 것이다. 바람의 기억은 인생 굽이굽이마다 있었다. 젊은 시절, 설악산에서 길을 놓쳤다. 대청에 오른 다음에 하산 길로 인적 드문 화채봉 코스를 모험적으로 택했는데 한참 내려오다 길을 잃은 것을 알았다. 다시 대청으로 올랐으니 하루 두 번 등정이다. 늦게야 다시 화채봉 능선으로 내려오는데, 날은 저물고 길은 멀고 또 어둡다. 나는 심한 탈수 현상으로 어느 벼랑바위에 드러눕고, 일행은 허기와 탈진과 한기 속에 불안한 밤을 새운다. 이를테면 조난이다. 동이 틀 무렵에 가까스로 기운을 차리고 밝은 태양 아래 길을 찾아 간신히 권금성 내려다보이는 화채봉 끝자락 능선 위에 오르니, 놀랍고 무서운 기운이 덤벼든다. 바람이다.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바람이 득달같이 달려든다. 나를 휘몰아 감아서 뽑아 올릴 것 같은 바람이다. 서 있기도 힘들거니와 걸을 엄두를 내기는 더욱 어렵다. 몸을 낮추고 스크럼을 짰다. 그러나 반가웠다. 나는 이 바람에서 느낀다. 마침내 살아났다는 환희의 역동을 느낀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느끼던 여름 모래 열풍, 아프리카 북단 사하라 사막에서 지중해를 건너와 불바람처럼 뜨겁고 따갑게 달라붙던 이 바람은 바람이라기보다는 형벌처럼 느껴진다. 2002년 태풍 루사는 ‘재앙의 발톱’으로 둔갑한 바람이었다. 지상의 모든 것을 할퀴고, 사람들의 소망까지도 할퀴었다. 불현듯 내 죄를 돌아보게 한다. 아, 기억에 남기로는 이런 바람도 있었다. 연모의 정을 차마 어쩌지 못하고 가슴 졸이며 전했건만, 너무도 정중하고 고상하게 거절하며 바람맞히던 사람도 있었다. 그때 맞은 그 바람은 내게 어떤 힘이 되어 나를 키워냈을까. 좋기로는 우리 동네 몽촌토성 언덕마루를 무상무념으로 걷는 내 걸음 위로 부는 봄바람이 좋다. 화평 가득함(peaceful)이 있으므로 그러하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그 바람에 산통 다 깨졌다.’, ‘눈이 오는 바람에 지각했다.’ 이들 문장에 나오는 ‘바람’은 ‘부는 바람(wind)’과 같은 바람인가. 전문가들의 언어학적 고증이 필요하겠지만, 나는 같은 말이라고 상상해 본다. ‘그 바람에 산통 다 깨졌다.’ 이렇게 말할 때 ‘바람’은 ‘부는 바람(wind)’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그 바람에’서 ‘그’에 해당하는 것을 아무것이나 넣어 보자. ‘아기가 우는’으로 넣어 보면, ‘아기가 우는 것’이 곧 ‘바람(wind)’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아기가 우는 것’이 바람(wind)이 되어 불어와서 산통 다 깨졌다는 것이다. ‘그’에 해당하는 것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넣어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바람(wind)이 되어 불어와서 산통 다 깨졌다는 것이다. 바람은 무언가를 일어나게 한다. 바람은 불과 만나서 대화재를 만들고, 바람은 물과 만나서 거친 파도를 만든다. 바람은 원인과 영향을 제공하는 관여자이다. 지각하게 하는 원인(또는 영향)으로 ‘눈이 오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긴 거나 같다. 그래서 ‘눈이 온 것’이 바람의 역할을 한 셈이다. 그래서 ‘눈이 오는 바람에’ 하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바람은 사람에게 안으로 들어와서 마음의 풍파를 일으키고 어떤 일탈을 조장한다. 이런 경우는 ‘평지풍파(平地風波)’를 일으키는 바람이 대부분이다. 바람났네! 바람이 들었다! 바람이 나면 하던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바람이 들어서 마음은 이미 딴 데에 가 있다 등등이 모두 바람의 심리적 작용을 보여 주는 말이다. 좋은 일에 바람이 났다는 말의 쓰임은 거의 없다. 선거가 다가오니 ‘선거는 바람이다’라는 말이 다시 나온다. 이 또한 바람이 어떤 한 방향으로 쏠리게 하는 심리를 유권자 대중에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진영의 선거 전략가들은 바람을 만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물론 저절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바람도 있다. 그걸 민의라고 한다. 그러나 선거 공학적 바람은 민주주의 철학에 바탕을 둔 시민 개개 주체의 바른 각성과 판단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온당치 않다. 바람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내 어머니가 생전에 들려주셨던, 민간에 전승되어 온 이야기 하나가 생각난다. 어머니는 이렇게 적어놓으셨다. 음력 2월은 바람을 관장하는 ‘영동할미’가 하늘에서 내려온다. 대지에 씨를 뿌리려고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 봄에는 어디나 바람이 세게 불고 또 많이 분다. 영동할미는 비가 오면 며느리를 데리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내려온다. 비가 올 때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는 것은, 며느리 고운 옷이 비에 젖어서 볼품없게 되는 걸 바라기에 그렇고, 바람이 불 때 딸을 데리고 내려오는 것은, 딸의 고운 옷이 바람에 휘날려 딸의 자태가 한층 더 고와 보이기를 바라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옛말에 시어머니 심술은 하루 세 번 하늘에서 내린다고 했다. 영동할미도 그런 심술이 대단했나 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해석하고 싶지 않다. 며느리는 사랑하는 아들의 부인이요, 집안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다. 혹시라도 그 고운 자태가 남의 눈에 더 예쁘게 보여서 손이라도 타면 큰일이다. 비에 좀 젖어서 볼품없게 보여야 한다. 딸은 더 예쁘게 보여서 좋은 혼처 고르고 골라서 보여야 하므로 바람이 부는 날 데리고 내려오는 것이다. - 이숙영,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 117쪽 어머니는 전해 오는 영동할미 이야기에 새로운 해석을 내놓으시면서 당신이 바라는 뜻을 새로이 불러일으키셨다. 이 또한 마음속 바람의 작용이라 보고 싶다. 어머니는 안에 있는 어떤 새 ‘바람’을 끄집어 내놓으신 것이다. 이때의 ‘바람’은 부는 바람(wind)이면서 동시에 바라고 기대하는 바람(expect 또는 want) 양쪽 모두가 된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바람’은 ‘바라다’와 어떤 상관이 있을 것이라는 자유로운 상상의 추론을 해 본다. 물론 말의 형태(morphology)나 의미(semantics)를 논구하여 언어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은 아니다. 그저 나 개인의 상상이다. 바람이 불어서 변화가 이루어지는 현상을 보아 온 사람들은 ‘바람이 불어서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심리 세계의 현상으로도 가져가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도 이미 ‘바람’이 들어와 있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그래서 ‘부는 바람’의 바람과 ‘이루어지기를 바람’의 바람은 같은 족보에 속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이렇게 ‘바람(wind)’은 ‘바라다(expect)’를 만들어 내었을 것이다. 샤머니즘의 주술(기원)에 바람이 관여해 있는 현상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학교는 곧 새 학년도를 맞는다. 새 교실에 새 아이들이 찾아올 것이다. 선생님들은 생각할 것이다. 나는 새 아이들에게 어떤 바람(wind/expect)으로 불어서 다가갈 것인가.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내게 어떤 바람(wind/expect)으로 불어서 다가올까. 동남풍을 부려 적벽대전에서 큰 승리를 했다는 제갈공명의 바람 다루는 기술은 그에게만 있는 것인가. 학자들은 그것이 단순한 주술로 불러들인 신비주의의 소산이 아니라 지형과 기상을 잘 관찰한 지혜의 소산이라는데 나도 바람을 만들어 볼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의 새 아이들에게 내 바람을 어떻게 불어서 보낼 것인가. 헬라어에서는 ‘바람’과 ‘영혼’이 동의어라는데… .
교육방송을 시작으로 문해력은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주제가 되었다. 쉬운 한글 덕분에 문맹률은 아주 낮고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문해력’이 방송가와 교육계에서 화제가 된 것이다. 글자를 읽고 쓸 수 있지만 글 속에 담긴 복잡한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률은 높기 때문이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해력이 화제가 되었을 때 필자는 아주 오래전 기저귀를 한 아이가 신문을 읽던 학습지 광고가 번뜩 떠 올랐다. 한글을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는 아이를 내세운 학습지 광고였다. 우리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는 글자를 아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었던 걸까? 글자를 알면 뜻은 저절로 알게 될 거라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학생들의 지식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매해 학생들이 조금씩 더 똑똑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단편 지식의 조각들만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것과 연계해서 활용하거나 생각하는 것은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지고 있다. 독서량이 많은 학생들조차 아주 쉬운 낱말이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서교사인 필자가 이런 문제점을 느낀 것은 아주 오래전 일이며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통해 문해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오랜 고민이 시작되었다. 수업을 통해 글과 그림에서 맥락을 이해하고 의미를 읽어 내는 능력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융합적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수업을 설계하고 구성했다. [PART VIEW] 그림책 읽기를 통해 문해력, 융합적 사고력을 기르고자 했다. 그림책을 선택한 이유는 1차시 내에 수업을 끝낼 수 있는 짧은 분량이지만, 텍스트와 함께 그림으로 함축적인 메시지를 담은 책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메시지를 해석하는 문해력이 필요한 문학 장르이기 때문이다. 수업 시작 전 학생들과 그림책 읽기를 통해 책 읽는 방법을 배워보기로 약속했다. 책 읽기와 생각하기를 함께 해야 하는데, 다른 친구들도 내가 생각한 것을 알 수 있도록 소리 내어 생각하기로 했다. 소리 내어 읽기가 아니라 책을 읽으며 생기는 생각과 질문들을 소리 내어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책 읽기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학생들과 소리 내어 생각하기 규칙을 미리 정했다. 첫째, 본문을 읽기 전 표지와 면지1의 그림을 읽고 본문 또는 제목과 연결지어 생각해 본다. 둘째, 글과 그림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 셋째. 본문을 읽을 때 생기는 질문은 2쪽을 읽고 난 뒤에 이야기한다. 넷째, 생각이나 질문은 반드시 책 속 글과 그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소리 내어 생각하는 과정에서는 질문이 많아지는데 이는 깊이 읽기 전략이다. 책을 읽으며 질문 만들기를 처음에는 많이 어려워하므로 교사가 먼저 시범을 보여준다. 한 학기 동안 주제별로 2권씩의 책을 읽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와 맞추어 우주에 다녀온 동물에 대한 책 2권을 읽었는데 이민희 작가의 ‘라이카는 말했다’와 엘리사베타 쿠르첼의 ‘우주로 간 최초의 고양이 펠리세트’를 읽었다. 오늘 소개되는 수업은 두 번째 책 ‘우주로 간 최초의 고양이 펠리세트’ 수업이다. 표지 읽기 책을 읽기 전에 항상 표지를 읽는다. 표지를 읽자고 하면 글자만 읽거나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려워한다. 그래서 교사가 먼저 시범을 보인다. 앞표지에 있는 검은 그림자 고양이는 무엇일까? 색이 다른 한쪽 귀는 무엇을 표현하려는 걸까? 노랗게 보이는 한쪽 귀와 겹쳐 있는 동그라미 그리고 배경으로 보이는 건물, 하늘의 별 등 각각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검은 고양이는 펠리세트일 것이고 귀와 겹친 동그라미는 달인 듯하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우주로 간 고양이니까 달과 별이 그 우주를 나타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하거나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생각이 나지 않는 부분은 질문으로 만들어 남겨둔다. 책을 읽기 전에 읽는 표지그림은 한 번씩 생각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뒤표지는 앞표지와 이어진 그림으로 하늘의 별과 건물 그리고 짧은 글이 있다. 뒤표지에 있는 글로 내용을 유추해 본다. 전 시간에 읽었던 책 ‘라이카는 말했다’와 비교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는데 ‘라이카’가 러시아의 떠돌이 개였던 것처럼 ‘펠리세트’도 프랑스의 길고양이였다. 우주 비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라이카와 달리 펠리세트는 다시 돌아와 이름을 얻었다는 글에서 질문을 만들어본다. “우주로 가기 전에는 이름이 없었던 걸까?” 표지 읽기에서는 내용 예측만 할 뿐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표지 읽기 후 책을 읽는 것과 그냥 읽는 것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크게 차이가 난다. 그리고 본문을 모두 읽고 난 뒤 다시 표지 읽기를 해 보아야 한다. 내용을 읽기 전에 해석한 표지와 읽고 난 뒤 표지 해석이 많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책을 모두 읽고 난 뒤 다시 표지 읽기를 하면 학생들이 자신들의 해석 능력에 놀라워한다. 그리고 이 방법은 다른 책을 읽을 때도 적용해 보도록 지도한다. 면지 읽기 면지란 표지를 넘기면 표지 안쪽에 있는 면을 말한다. 앞면지는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여기서도 끊임없이 소리내어 생각하기를 한다. “한 마리가 자세를 계속 바꾼 것일까, 여러 마리가 있는 것일까?” “고양이 색은 진짜 고양이 색일까?” 등의 질문을 하며 책 내용과 관련지어서 생각해본다. 뒷면지는 1941년 노랑 초파리부터 펠리세트가 우주로 가기 전까지 우주로 간 여러 동물들이 우주선과 함께 그려져 있다. “면지를 통해 하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등을 소리내어 생각해 본 뒤 본문 읽기로 들어간다. 면지는 본문과 관련된 내용이나 색으로 기대감을 높여 흥미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림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주기도 한다. 본문 읽기 본문 읽기에서는 두 가지의 해석에 집중했다.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의 색 변화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이는데 갑자기 등장한 프랑스 가수 ‘에디트 피아프’에 대한 것이다. 글에 드러나지 않는 그림 속 이야기를 읽어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활동과 책 속 문장을 통해 등장 인물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읽기이다. 책을 읽기 전에 펠리세트의 색 변화에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도록 교사가 먼저 문제 상황을 제시한다. 펠리세트의 색과 자세가 언제, 어떻게 변하는지 왜 변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는 수차례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수업을 준비한다. 여러 번 읽고 어떤 것에 집중해서 읽기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선행되었을 때 효과적인 방법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에서 다양한 읽기를 경험함으로써 책(정보)에 따른 읽기 방법을 스스로 찾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처음 펠리세트의 색 변화에 주목하게 된 것은 앞면지 그림을 읽어 내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었다. 앞면지에 있는 고양이들의 색은 여러 가지인데 투명해 보였다. 고양이의 자세는 자유로워 보이기도 하고, 화가 난 듯 보이는 것에서 색과 감정의 변화가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길고양이 시절 펠리세트의 색은 노란색이 되었다가 빨간색도 되었다가 하면서 뒤의 사물이 비쳐 보이는 투명한 색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주 고양이가 되기 위해 연구소에 온 뒤부터는 모두 모두 검은 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길고양이와 우주 고양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리 학생들도 펠리세트가 처한 상황, 색깔, 자세의 변화로 많은 해석을 내놓는다. 길고양이 시절에는 자유롭고 행복해서 어디에 있든지 주변과 잘 어울리고 마음이 편안해서 투명한 색깔로 표현되었고, 연구소에서 우주 고양이가 되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는 자유가 없어져서 답답한 마음이라 검은색 고양이로 보이는 거라는 해석을 하는 학생이 가장 많았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가수 ‘에디트 피아프’ 이야기도 나온다. 작가는 이유 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왜 갑자기 가수 이야기가 나왔을까? 생각해보기로 한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에게는 아주 낯선 옛날 가수가 우주 고양이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전혀 생각해 내지 못했다. 필자 역시 프랑스 가수라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글 속에서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길거리 가수로 시작했지만, 이라는 글을 읽자마자 바로 연관성을 찾았다며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프랑스, 길거리 가수와 길고양이라는 공통점 이외에 또 무슨 이유가 있을까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이때 ‘에디트 피아프’와 ‘펠리세트’에 대해 책에는 나와 있지 않은 정보를 더 조사해보기로 약속을 한다. 일주일 동안 각자 정보를 찾아보고 다음 주에 더 이야기 나누기로 한다. 모든 학생이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을 읽고 관련 정보를 더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실제로 정보를 찾아보는 학생들도 있다. 필자는 수업 전 미리 찾아 보고 방법을 제시했다. 이 책의 출판사 블로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말이다. 출판사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정보에 의하면 편집자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다 원작자와의 협의하에 원본에는 없는 ‘길거리 가수로 시작했지만’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고 밝히고 있다.2 또한 에디트 피아프가 부른 아주 익숙한 노래 ‘후회하지 않아요’의 가사도 한번 찾아보기를 권했다. 정보를 찾아보면 서로 많이 닮아 있는 삶을 살다 간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다시 표지 읽기 책을 모두 읽고 난 뒤 다시 표지를 읽자고 하면 학생들에게는 각자 이야기할 수 있는 생각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색이 다른 한쪽 귀는 달빛이 비쳐 보이는 투명색으로 길고양이 펠리세트를 표현했으며, 달과 별은 펠리세트가 탐험할 우주, 배경으로 있는 건물은 우주 연구소, 검은 그림자는 자유를 잃은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라고 해석하는 학생들이 아주 많아졌다. 다시 표지 읽기를 하면서 표지가 책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또 한 번 놀랐다. 우리의 해석이 정답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표지를 읽어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다음 책을 읽을 때 적용해보려고 할 것이다. 읽고 싶은 책을 고를 때도 표지와 면지를 읽는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뒤표지에 있었던 글 ‘우주 비행에서 돌아온 고양이는 펠리세트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얻습니다.’에 대한 정보는 책 속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책 속에서 찾을 수 없는 부분은 정보를 찾아본다. 과학자들이 우주 고양이와 정이 들지 않도록 이름을 지어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 마무리 책을 읽고 난 뒤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며, 서로의 생각을 듣고 각자 한 줄 쓰기를 한다. 발표를 하고 나면 교사는 교실을 돌며 학생들의 글을 모두 눈으로 읽고, 작은 소리로 한마디씩 칭찬을 한다. 이 짧은 시간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한 차시 한 차시가 거듭될수록 수업시간에 더 신이 나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게 되는 마법을 부리는 시간이다. 그리고 정말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친구들을 위해서 예시 문장을 제시하고, 2~3개를 합치거나 수정해서 자신의 한 줄 쓰기를 해 보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한다.
우리 학교는 2021년 온라인콘텐츠활용교과서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교과교육과정을 구상하고 운영해보는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수학, 영어, 음악 교과에서 세 교과의 공통 핵심역량인 창의·융합적 사고 역량, 지식정보 처리역량,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프로젝트 융합 수업을 진행해보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고, 인문 및 자연, 예술 교과의 융합을 통해 학습자의 창의·융합적 사고 능력이 향상되도록 초점을 맞춰 교과 재구성을 해보기로 하였다. 1.주제 정하기 프로젝트 수업에서 주제를 정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수학, 영어, 음악 세 교과의 성취기준에 잘 도달하면서도 각 교과의 특성을 살린, 그러면서도 온라인 콘텐츠 활용이 가능한 주제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당시 우리 학교는 2/3 등교가 지속되고 있었기에 온·오프라인을 잘 연결할 수 있는 수업을 구상해야만 했고 일회성으로 끝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담긴 주제를 선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PART VIEW] 때마침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기사가 이슈가 되었고, 이 내용을 학생들과 우연히 이야기하다 생각보다 학생들이 독립에 대해 관심이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독립을 주제로 수업을 한번 구상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최근 또 다른 화제가 된 메타버스를 수업에 적용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해서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독립 페스티벌’이라는 주제가 탄생하게 되었고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 7차시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2.수학으로 만나는 독립 이야기 수학 교과에서는 ‘통계’ 단원을 주제로 오프라인 대면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이번 융합 프로젝트 수업의 전체 도입 부분을 담당하며 홍범도 장군의 기사 및 만세지도 관련 뉴스를 보며 독립운동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는 마음 열기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통계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은 1인 1기기로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만세지도 사이트에 접속한 후 지역별 만세운동 횟수를 조사하였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교사가 미리 준비한 표에 직접 정리하였다. 이렇게 정리된 표가 도수분포표라는 것을 알려주고 사용되는 용어(계급, 계급값, 도수 등)에 대한 설명을 하며 참여형 개념 학습을 실시하였다. 이렇게 학습활동을 한 후 메타버스인 게더타운의 가상세계로 학생들은 모였고, 이곳에서 사전에 교사가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1번부터 8번까지의 문제 해결 룸을 만들어 놓았는데 학생들은 이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지정된 장소에서 교사와 함께 정답을 확인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정답률에 따라 상, 중, 하의 난이도로 교사가 사전 출제한 수준별 문항에 QR코드로 접속하여 문제를 풀어보며 수준별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였다. 3.영어로 만나는 독립 이야기 영어 교과에서는 온·오프라인 각 한 시간씩 총 2차시의 수업을 구성하였고 1차시를 온라인 줌 수업으로 진행했다. 수준별 독해 활동이 가능한 니어팟이라는 사이트를 활용하여 지난 8월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에 대한 영어 기사를 독해하는 활동으로 수업을 열었다. 이후 줌의 소모임을 구성하여 모둠별로 토론하며 주어진 과제를 협력하여 수행하였고 Teachermade 사이트에 온라인 학습지로 제출하여 교사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고 학습하도록 진행하였다. 독립 주제에 맞춰 국가보훈처 사이트를 교육 활동에 적극 활용하였는데, 이곳에 마련된 홍범도 장군 온라인 헌화에 참여한 후 이와 연계하여 패들렛에 우리만의 추모관을 만들어 나라를 지켜준 분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교육을 실시하였다. 2차시는 오프라인 대면 수업으로 진행하였고,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배움터에 제공된 독립운동가 포스터를 활용하여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한 후 외국인에게 소개해보자는 의도로 수업을 설계해 보았다. 학생들은 각자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자신들이 소개할 독립운동가를 탐색하였고, 왜 그 인물을 뽑았는지 서로 나누며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알아보기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후 포스터의 내용에 맞게 영작을 한 후 Grammarly라는 앱을 통해 스스로 셀프 첨삭을 하며 자기주도학습을 하도록 하였다. 이후 ibis Paint라는 쉽게 도안이 가능한 앱을 사용하여 독립운동가의 포스터를 그린 후 자신이 영작한 내용을 삽입하여 포스터를 완성하였고, 완성 작품은 패들렛에 공유하여 함께 독립운동가들을 감상하였다. 4.음악으로 만나는 독립 이야기 음악 교과에서는 오프라인 2시간, 온라인 1시간의 총 3차시에 걸쳐 랩으로 표현하기 수업을 진행하였다. 첫 시간에는 랩의 구성요소를 교사와 함께 배운 후 랩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라임을 맞춘 단어 연상퀴즈 활동을 하며 개념을 익혔고, 마인드맵 비주얼싱킹 활동으로 ‘독립’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생각하여 적어보기를 하였다. 이후 각자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독립운동가의 삶이나 남긴 말 등을 검색하며 자료를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랫말을 직접 작성하여 띵커벨에 올려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2차시에는 Beat maker splice라는 사이트를 활용하여 나만의 비트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였는데 이 사이트는 다양한 악기 음색을 들을 수 있고 샘플 음원이 저장되어 있어 자신이 원하는 음색과 리듬을 조합하여 나만의 비트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사이트이다. 학생들은 드럼 킥, 하이햇, 톰톰, 키보드, 전자 악기 소리 등의 다양한 악기 음색을 파악한 후 나만의 랩 비트를 창작하여 음원을 만들었고, 이에 맞춰 직접 쓴 노랫말의 랩을 불러보는 활동을 하였다. 이후 비트 음원을 띵커벨에 공유하거나 핸드폰에 저장하고 연습을 한 후 랩 하는 동영상을 촬영하여 SNS로 교사에게 제출하도록 과제를 제시하였다. 마지막 3차시 수업은 ‘음악으로 만나는 과학이야기’라는 주제를 담아 온라인 줌 수업으로 진행하였다. 독립을 주제로 완성한 자신의 노랫말과 비트로 랩을 한 영상을 Holapex hologram이라는 앱을 활용하여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발표하기 활동을 구상해보았다. 먼저 도입 활동으로 플로팅 홀로그램 원리를 이해하는 영상을 본 후, 패트병을 재활용하여 홀로그램 프리즘을 만들고 홀라펙스 홀로그램 앱에서 자신이 랩을 하는 동영상 불러오기를 했다. 이후 만들어 둔 홀로그램 프리즘을 올려 홀로그램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공유하였다. 5.메타버스(Gather town)에서 만나는 교과 융합 페스티벌 세 교과별 6차시에 걸친 수업을 마친 후 ‘교과의 날’을 운영하여 수학, 영어, 음악 융합교과 페스티벌을 진행하였다. 영어 포스터와 음악 랩 노랫말, 홀로그램 동영상을 게더타운에 교과 방을 개설하여 갤러리 형태로 전시한 후 세 교사가 코티칭으로 교실에 함께 들어가 학생들의 게더타운 접속을 돕고, 함께 감상하며 수업 활동을 평가하는 시간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게더타운 링크를 학생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공유하여 학생, 학부모, 교원 누구나가 자유롭게 참여하고 수업 성과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진행하며 온·오프라인 연계하는 미래형 수업 나눔 페스티벌을 운영하였다. 이후 학생들에게 설문을 통해 전체 수업에 대한 피드백과 소감을 받으며 교사의 수업 내용을 성찰하고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6. 수업을 마무리하며 온라인 선도학교를 운영하며 수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 이는 학생·교사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며 학생뿐 아니라 교사도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구글 설문을 이용하여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받아보니 ‘게더타운에서의 활동이 게임하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독립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해보니 더 의미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온라인 상에서 많은 작품을 감상하고 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등의 다양한 긍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교사가 학생 주도성을 키우기 위한 학생 참여형 수업을 구상하고 연구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됐다. 또한 교사는 끊임없이 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녹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성찰하며 성장해가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교과서에 한정된 교육이 아닌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주제 중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보며 앞으로 적용될 2022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정보교육 강화 및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 학생 맞춤형 교육 등의 미래 교육을 미리 경험해보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경험을 통해 더욱 수업에서 의미를 찾아가며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로 우뚝 서고 싶다.
교육활동을 실천하는 교사 입장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이 제시될 때마다 각종 공문과 실적 보고 등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생태전환교육은 전 지구적 당면 과제로 미래세대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므로 우리 교사들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 하겠다. 우선, 생태전환교육의 기본적인 방향을 점검해 보자. 환경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과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환경과 자신과의 관련성을 내면화하는 자기환경화의 과정이 필요하다.1 헝거포드(2002)는 어린 시절의 야외활동이 환경감수성 함양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2 또한 애플(2014)은 환경 문제를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이나 지역의 구체적인 상황과 연결하여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으며, 이를 위해 최석진 교수(2015)3는 학생과 학교가 놓여 있는 지역의 여건과 상황에 따라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현행 교육과정 속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교사의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교실에서 내실 있는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생태전환교육의 범위가 워낙 넓고 다양하여 각 학년 대부분의 교과에서 연계 영역을 찾을 수 있는데, 본고에서는 저학년 통합교과 교육과정에서 생태전환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제시하고자 한다. 통합교과는 저학년 발달과정에 맞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권의 교과서로 구성된 주제 중심 통합교과이다. 교과명에서 드러나듯 계절과 자연,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체험과 야외활동, 조작 활동이 주를 이룬다. 별도의 프로젝트 학습 계획을 수립하지 않아도 교과서 자체가 하나의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전준비과정을 많은 부분 생략할 수 있다. 따라서 환경감수성 함양이나 학생과 학교, 지역사회와 연계한 생태전환교육 활동을 실천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또한 저학년 시기에 경험한 자연친화적인 활동은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자연을 사랑하는 씨앗이 되어 친환경생활을 실천하는 의지로 자라게 될 것이다. 교실과 학교, 학교 주변 마을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태전환교육 활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는 통합교과서의 활동과 상당 부분 겹쳐져 있어 쉽게 실천할 수 있다. [PART VIEW] 1. 마을의 하천, 뒷동산, 공원을 활용하자. 요즘은 지자체마다 마을의 작은 하천이나 뒷동산, 공원 등을 활용하여 지역사회 주민들의 여가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할 뿐 아니라 매우 잘 관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마다 가까운 거리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자원이 있다. 또한 학급 단위 체험학습을 장려하는 정책으로 인하여 ‘학교 외 장소 변경 수업’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모둠활동이나 신체활동에 제약이 많은 교실보다는 탁 트인 야외에서의 수업은 코로나 감염 확률도 낮추고 어린이들의 갑갑함을 해소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달리 준비할 것이 많지도 않다. 그저 돋보기나 루페 하나, 공책과 필기도구면 족하다. 교실에서 벗어나 하늘 아래 열린 공간에 서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복해 하며, 어른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풀 한 포기, 개미 한 마리조차 아이들에게는 시선을 끄는 재미난 대상이다. 다만 수업의 목적과 방법을 안내하면 저마다 무언가를 찾아내고, 자신이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필자는 ‘우이천의 봄’이라는 주제로 학교 옆 우이천에 나가 동물과 식물을 찾아보고, 사람들의 옷차림, 우이천을 이용하는 모습 등을 관찰하여 그림으로 그리게 하였다. 교실로 돌아와 어린이 개개인의 그림을 모아 미리 준비한 우이천의 모습을 플루토로 출력한 배경그림에 붙이고 활동 소감과 우이천에 대한 고마움을 적어 보았다. 이렇게 완성된 활동 결과물을 복도에 게시하면 아이들의 자부심은 더더욱 높아지고, 마치 우이천이 진짜 우리의 것인 양 자랑스럽게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 아이들이 직접 움직이게 하자. 요즘들어 교사주도학습은 고리타분한 구시대의 학습방법이며, 마치 교사가 노력 없이 쉽게 하는 수업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 있다. 학생중심교육과정이 교육의 바이블처럼 추앙받지만, 사실 교육효과 면에서 물음표를 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 활동을 중심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는 것은 교육의 주체로서 어린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게 한다는 거부할 수 없는 명분 때문일 것이다. 학생 중심이면서도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인데, 생태전환교육이 바로 그 예이다. 생태전환교육은 기본 취지나 목표 자체가 ‘생태전환적 삶의 방식의 실천’이기에 학생이 직접 움직이고 찾아보는 활동이 주가 되고, 그 활동을 통해 학생이 스스로 느끼고 실천의지를 갖게 된다. 이는 저학년도 마찬가지이다. 말로 또는 동영상으로 ‘자연은 아름답다’, ‘자연은 소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느낄 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통합교과 가을의 대주제 중 하나는 ‘우리 동네’이다. ‘동네 한 바퀴’라는 단원명으로 마을지도를 만들고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생활모습을 살펴보는 단원으로, 교과서에서는 진로교육과 연계되어 있다. 이를 생태전환교육과 연계하여 ‘아름다운 우리 동네, 생명이 살아 숨쉬는 우리 동네’라는 주제로 사진을 찍게 하였다. ‘동네의 모습을 알아보기’ 시간에는 동네를 직접 다니며 탐험하는 활동 중에 생명이 자라는 곳, 아름다운 풍경 등을 직접 사진으로 찍어 학급SNS에 올려 보게 하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저학년이라 구도나 촬영 기법은 서툴지만, 자신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학급SNS에 올려서 다 같이 본다는 취지는 아이들로 하여금 신이 나서 움직이게 했다. 앞집 할머니께서 낡은 화분에 심어놓은 부추, 보도블록 틈에서 자라는 풀, 해바라기를 감고 올라가는 나팔꽃, 하늘의 구름, 추석 무렵의 보름달 등 마을의 구석구석에 아이들의 시선이 닿았음을 알 수 있었다. 학급SNS에는 친구가 찍은 사진을 보고 서로 댓글을 올리기도 하고, 사진에 담긴 장소가 어디인지 묻는 등 마을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이 올린 사진을 컬러 인쇄하여 자신의 의도와 느낌 등을 적어 복도에 전시하자, 옆 반 선생님과 친구들조차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이 활동을 통해 마을과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세심하게 살피는 기회가 되었으며, 작은 생명조차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이 길러졌다고 믿는다. 3. 교실도 훌륭한 텃밭이 된다. - 탄소중립 실천 첫 단계, 채식 생태전환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식물을 가꾸는 활동이다. 식물 가꾸기는 대기오염, 기후변화, 생명존중 등과도 관련이 있지만, 무엇보다 온실가스 감축의 가장 큰 실천방안 중 하나인 ‘채식’과도 직결된다. 실제 서울시교육청과 지자체의 탄소중립 실천방안 중 하나가 ‘채식’의 실천이다. 흔히 온실가스의 주범은 자동차, 발전소 등 석탄・석유 에너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가축의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인간이 즐기는 각종 육식 재료를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수의 소, 돼지, 닭, 양 등의 가축을 기르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인천시교육청에서는 학교 급식에서 주 1회 채식 식단을 권장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도 채식 식단을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영양학적 측면에서 건강을 위해 채식을 지도하였다면, 이제는 생태전환교육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서 채식’을 지도하여야 한다. 하지만 가정에서도 쉽지 않은 채식을 학교에서 지도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이때 교실 텃밭은 채식 지도를 위한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 교실의 긴 화분, 새싹채소용 수경재배 화분은 소액의 학습준비물비, 학급비로도 준비가 가능하다. 교실 창가를 뒤덮은 나팔꽃, 까치콩 넝쿨 등 초록 식물은 교실의 환경 구성으로서도 최고일 뿐만 아니라, 환경교육 측면에서 그리고 어린이들의 정서적, 인성적 측면에서 큰 효과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새싹채소는 기르는 기간이 2주 정도로 매우 짧고, 채소를 길러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체험활동을 통해 쉽게 채식과 편식 지도를 병행할 수 있어 매우 좋은 아이템이다. 자신들이 기른 새싹채소를 수확하여 과일과 요구르트를 넣어 만든 샐러드는 아무리 채소를 싫어하는 친구들이라도 입을 크게 벌려 서로 많이 먹으려 아우성을 벌인다. 이렇게 신나는 활동 후에 채식이 기후 위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왜 육식 섭취를 줄여야 하는지 설명하면 자연스럽게 채식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음 단계로 주 1회 채식 실천 다짐서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가정에 보냄으로써, 가정과 연계한 생태전환적 삶을 실천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4. 놀이처럼 접근하자. - 쓰레기 수거도 스마트하게! 최근 넘쳐나는 쓰레기와 재활용 문제를 앱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협력하여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려주는 앱을 개발⋅보급하였다. 일반적인 분리배출의 방법뿐만 아니라 쓰레기 이름을 검색하면 자세한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한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학생들이 개발한 ‘스마트사이클’ 앱은 AI 기술을 이용하여 쓰레기 사진을 찍으면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분리수거game’은 실제 쓰레기를 게임처럼 분리수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Clean Swell’이라는 앱은 전 세계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쓰레기 줍기를 기록하는 앱으로, 바다를 깨끗하게 지켜나가는 ‘착한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자원봉사자들이 주운 쓰레기가 데이터로 정리되어 어디에 어떤 종류의 쓰레기가 많은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으로 하여금 제품의 재질과 디자인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이념과 철학이라도 방법이 복잡하고 어렵다면 일상에서의 실천은 더더욱 기대할 수 없다. 생태전환교육 역시 스마트폰과 게임, SNS를 통한 소통에 익숙한 아이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이처럼 새롭고 다채로운 스마트앱을 활용하는 것도 생태전환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지금까지 저학년 통합교과와 연계한 생태전환교육 활동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 관련 스마트앱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소개하였다. 사실 생태전환교육은 새삼 새로운 교육이 아니라 기존의 환경교육에 실제 생활에서의 실천적 방안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환경 문제를 먼 북극이나 태평양의 어느 섬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는 것, 환경 문제의 해결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고기 대신 채식 한 끼, 생수병 하나를 줄이는 실천에서 시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생태전환교육이라 하겠다.
2015년 교육부는 복잡하게 운영되던 교원평가를 단순화하여 교사가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원평가 통합안을 마련하였다. 핵심 내용은 교사 승진을 결정짓는 근무성적평가(이른바 ‘근평’, 1964~)와 성과상여금평가(2001~)를 ‘교원업적평가’로 통합하고, 교원능력개발평가(2010~)는 일부 손질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3개 항목이던 교원의 평가를 2개 항목으로 간소화하여 교원의 부담감을 줄이고, 학교를 등급으로 나누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여 학교 현장에서 개선 요구가 가장 컸던 학교성과급 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번 호에서는 교원의 성과상여금과 다면평가 제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교원의 성과상여금 교원의 성과상여금은 열심히 근무한 교원에게 더 많은 보상으로 교원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2001년 도입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육 활동을 일률적인 잣대로 객관화, 수량화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적 특성을 간과하고 있고, 교사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비판하며 해마다 차등 지급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PART VIEW] 교육부는 현행 단일호봉 체제만으로 교사들의 능동적 업무수행을 요구하기 어렵고, 공무원의 성과급은 인사혁신처에서 다루고 있어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교원만 균등하게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해마다 성과상여금을 차등하여 지급하고 있다. 교원의 성과상여금 평가는 다면평가 결과(정량평가, 정성평가)를 활용하되, 정성평가 반영 비율(0~20%)을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지급하고 있다. 다만 2021년도부터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모든 교사가 방역과 수업을 병행하느라 고생한 점을 고려하여 B등급 비율을 20%로 낮추어 지급하였다. 하지만 B등급 비율이 줄어들면서 해당 교사의 상대적 박탈감은 오히려 더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 도입 배경 2001년 도입 당시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계급과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관리 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직 내·외에서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국장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연봉제와 과장급 이하 공무원에 대한 성과상여금제도를 도입하였고 국가공무원 신분인 교원에게도 2001년부터 교원 성과상여금이 지급되기 시작하였다. 나. 주요 연혁 교원의 성과급은 2001년 최초로 도입되어 20년이 되었다. 처음 도입할 때는 등급 간 격차가 매우 커 교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저하한다는 비판에 직면하였고, 이에 따라 차등 지급률을 10%로 낮추어 운영하다가 점차 상향되어 현재는 50~100%에서 자율 결정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의 차별 시정 권고에 따라 산전후 휴가 사용자, 기간제교사, 비교과 교사, 퇴직 교원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개선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 지급 목적 이전에는 수업과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원을 우대하고, 교직 사회의 협력과 경쟁을 유도하여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교원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면서도, 힘들고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을 성과급에서 우대하여 교직 사회의 사기진작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라. 지급 근거 1)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대통령령 제31380호, 2021.1.5.) 2)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 (인사혁신처 예규 제110호, 2021.1.22.) 마. 기본 지침 1) 공·사립학교 및 공립유치원 교원, 교육전문직원은 개인성과급으로 일원화하여 지급 2) 교원 성과급 평가는 교원업적평가 중 다면평가 결과(정성평가, 정량평가)를 활용하되, 정성평가 반영 비율(0~20%) 자율 결정 바. 지급 대상자 1) 지급기준일(매 학년도 2월 말일) 현재 해당기관에 소속되어 있거나 평가대상 기간 중 퇴직한 교원·교육전문직원을 대상으로 함 ●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유치원)의 교(원)장, 교(원)감, 교사(수석교사), 시간선택제 교사 ● 교육부(소속기관 포함) 및 시도교육청(소속기관 포함) 등에 근무하는 장학관, 교육연구관, 장학사, 교육연구사, 교사 2) 지급기준일 현재 파견 중인 자와 휴직(군입대 휴직자도 포함), 기타 사유로 직무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 자도 지급대상에 포함하되, 지급기준일 현재 승진임용 후 2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승진 전 계급을 지급대상으로 봄 사. 지급 제외 대상자 1) 실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미만인 자 - 신규채용자로서 채용 시 공무원(교원) 경력이 있는 경우 평가대상기간 중 실근무기간을 합산하여 산정한다. (예시) A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가 ’20.5.15.일에 채용되어 ’20.6.30일자로 퇴직하고, ’21.2.1에 B학교에 신규채용된 경우 A 및 B학교 실근무일수가 총 2개월 이상이므로 성과상여금 지급 대상 ※ ‘실제로 근무한 기간’이란 휴가(연가, 병가, 공가 및 특별휴가), 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에 따른 휴직), 직위해제, 교육훈련파견(「교육공무원임용령」 제7조의 3 제1항 제4호 및 제7호) 등으로 실제로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기간을 제외한 근무기간을 의미 ※ “2개월”은 민법 제160조의 역(曆)에 의한 방법으로 계산하되, 휴직, 직위해제, 교육훈련 파견, 30일 이상의 휴가 등으로 인해 근무기간이 분리되어 기간을 합산하는 경우 60일을 2개월로 계산함 ※ 2개월의 실근무 기간 중 8시간 미만의 휴가(질병 또는 부상의 치료 목적을 포함한 지참․ 조퇴․외출, 육아시간 등 특별휴가, 공가)는 실제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1일로 계산하지 않으며, 합산해서 8시간이 초과할 경우 매8시간을 1일로 계산 ※ 단 시간선택제 교사의 2개월 실근무 기간 산정은 교사의 주당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시간선택제 교사가 15~25시간 범위에서 선택한 시간을 1주로 계산함 2)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자 -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규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조치하고, 지급받은 성과상여금 해당금액을 징수하며, 적발 시점부터 1년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함 ※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7조의 2 제10항 시행(2015.1.1.)전에 성과상여금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행위에 대하여, 감사부서 등으로부터 적발된 해당연도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미 지급된 경우에는 다음 연도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함 3)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정에 성과상여금 관련 비위 내용 포함 ※ 비위의 정도 및 과실의 경중에 따라 최소 견책부터 최고 파면까지 징계의결이 가능하도록 규정 신설(‘17. 4. 26) 4) 징계를 받은 경우(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 평가대상기간 중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교육공무원 징계령」 및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등에 따른 징계처분이 확정된 자 - 다만, 업무관련성 및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없는 사유로 인해 견책처분을 받은 자로서, 견책처분에도 불구하고 성과상여금을 반드시 지급하여야 할 특별한 공적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소속기관장은 성과급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예외적으로 지급여부를 결정할 수 있음 ※ 단, 이 경우에도 징계사유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음 - 성과상여금 평가 대상기간 중 금품․향응수수, 성적조작, 성 관련 비위, 학생에 대한 상습적이고 심각한 신체적 폭력 관련 사유로 직위해제를 당한자 아. 차등지급률 및 평가 등급 1) 차등지급률 ● 교원 및 교육전문직의 개인성과급 차등지급률은 50∼100% 중에서 단위기관(본청, 교육지원청, 학교 등)의 장이 자율 선택 2) 평가 등급 ● 평가등급은 3등급(S, A, B)으로 구분하며, 등급별 인원 배정 비율은 아래와 같음 ※ 지급제외자는 등급별 인원 배정 비율에서 제외 ※ 지급등급별 인원합계가 현원을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경우에는 소수점 이하 값이 큰 순서대로 올림하고 값이 동일한 경우에는 상위등급부터 올림 자. 평가방법 및 성과(다면) 평가 기준 1) 교사 성과급 성과(다면) 평가방법 및 기준 ● 교원업적평가 중 다면평가 결과(정량평가, 정성평가)를 교사 성과상여금 평가에 활용하되, 단위학교별 정성평가 반영 비율은 0~20% 중에서 자율 결정 ● 다면평가 평가지표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라 전체교원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서 심의 - 정량평가 평가내용은 학교 자율로 수정, 추가 및 삭제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세부 기준은 해당 학교에서 정함 ※ 비교과 교사와 교과 교사 간 형평성 유지를 위해 정성평가 평가지표 중 학습지도 평가지표는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수정, 추가 및 삭제할 수 있음 ● 평가대상기간 중 퇴직한 공무원의 경우 퇴직 시점에 작성된 성과정보에 관한 자료를 활용하여 지급등급을 결정 2) 교(원)장, 교(원)감, 교육전문직원의 경우 목표관리제 또는 학교(유치원) 평가, 교(원)장 평가 결과, 근무성적 등의 평가기준을 시도교육청 및 지역 실정에 맞게 수립하여 적용할 수 있음 3) 수석교사 성과급 평가는 수석교사만 별도로 교육지원청 및 시도교육청 단위로 실시 ※ 근거 : 「수석교사의 재심사에 관한 규칙」 제12조(업적평가 결과의 활용) 업적평가의 결과는 전보, 포상 등 인사관리에 반영하여야 하며, 성과상여금 지급에 활용할 수 있다. ● 수석교사 업적평가의 평가영역*을 본청 및 교육지원청 실정에 맞게 적용하여 수석교사의 성과급 등급을 결정 ※ 평가영역 : 업무수행 태도, 업무실적 및 업무수행 능력, 동료교원 만족도 4) 비교과 교사(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의 성과급 평가는 ①학교단위에서 교과 교사와 함께 평가하거나, 또는 ②비교과 교사 전체를 지급단위에서 분리 후 시도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통합하여 평가 ※ ①과 ②의 평가방법 선택은 시도교육청의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선택 ● 학교단위에서 비교과 교사와 교과 교사를 함께 평가할 경우 비교과 교사가 교과 교사에 비해 성과급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단위학교에서 평가내용 구성 시에 비교과 교사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평가 기준이 포함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에서 안내 5) 성과평가 기준 마련 시 육아휴직자에 대해 감점하거나 육아휴직기간을 비근무기간 감점대상에 포함하지 않도록 함 차. 성과상여금 지급 절차 ● 인사혁신처가 「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을 정하면 교육부가 이에 근거하여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업무지침」을 마련 ● 이후 시도교육청이 지급지침의 내용을 구체화하면 단위학교에서 지급지침에 근거하여 성과급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성과평가 시행 ●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상여금이 교원에게 지급 카. 단위학교 성과평가 절차 단위학교별로 구성된 성과상여금심사위원회는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업무지침」을 참고하여 자율적으로 성과평가 기준을 정한다. 이 과정에서 동료 교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야 한다. 2. 다면평가 다면평가는 상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평가자(상급자, 하급자, 동료 등)로부터 피평가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피드백해 주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교육공무원의 다면평가제도는 학년별·교과별로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이 이루어지고, 교실 내의 활동이 주가 되는 교원 업무의 특성상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을 보완하고, 근무성적평정의 객관성 및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2007년 도입되었고, 수평적인 학교 조직의 특성을 반영하여 다면평가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 개념 상급자, 하급자, 동료, 고객, 그리고 나 자신을 포함하는 복수의 평가자로부터 받은 평가 결과를 통해 상사에 의한 일방적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하였으며, 우리나라 중앙행정기관은 다면평가를 주로 하급자에 의한 평가(필요 시 동료 및 상사 평가)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나. 주요 연혁 다면평가는 평가의 객관성을 증대하며 다양한 평가 주체의 참여를 통해 성과정보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다양한 순기능을 통해 대부분의 기업 및 정부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다면평가의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예를 들어 ‘인기투표’ 등의 이유로 무작정 다면평가 비율을 높이는 것도 문제가 있다. 2020년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근무성적평정 방식에서 관리자 평정점과 다면평가 반영 비율을 50대 50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하였고, 다면평가 비중을 그 이상으로 상향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원들도 있으나, 교육부에서는 다면평가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하여 교육공무원의 다면평가 비율은 현재 40%를 유지하고 있다. 다. 다면평가 의의 1) 학년별·교과별로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이루어지고, 교실 내 활동이 중심이 되는 교원 업무의 특성상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은 객관성 및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움 2) 교사에 대하여 동료교사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근무성적평정 결과와 합산하여 승진에 반영함으로써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을 보완하고자 함 라. 실시 근거 :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28조의 2∼제28조의 9 마. 다면평가 적용 대상 1) 교육공무원으로서 각급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수석교사는 제외함) ※ 각급학교 :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이와 동등급학교, 특수학교, 각종 학교 (유아교육법 제2조, 초중등교육법 제2조) 2) 사립학교는 공립학교 다면평가 방법을 준용 바. 평가 시기(「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28조의 2 제1항) 매 학년도(3월 1일부터 다음 연도 2월 말일까지) 종료일을 기준으로 근무성적평정과 함께 실시 사. 다면평가관리위원회 구성·운영 (「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28조의 4 제3항, 제4항) ● 근무성적의 확인자(교(원)장)는 다면평가자 선정기준 마련, 다면평가 평가지표 마련 등을 하기 위하여 다면평가관리위원회를 구성・운영 ● 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기본적 사항은 승진후보자 명부 작성권자가 정함 ● 다면평가관리위원회는 다면평가자 선정 기준 마련, 정성평가의 학습지도와 관련한 (수업이 주된 업무가 아닌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등 평가대상자의) 평가지표 및 정량평가 평가지표의 추가․삭제 및 수정의 업무 수행 아. 다면평가자의 선정(「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28조의 4 제1항, 제2항, 제4항) ● 다면평가자 선정의 주체를 근무성적 확인자 교(원)장으로 함 ● 다면평가자는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서 선정기준을 충족하는 동료교사 중에서 3명 이상으로 구성 ● 다면평가자 선정기준 및 정성․정량평가 평가지표도 명부작성권자가 정하면 따라야 함 자. 평가 사항 및 방법 1) 정성평가 - 평가사항, 평가요소 및 평가점 등 (「교육공무원승진규정」 별지 제4호의 2 서식 ※ 학습지도 관련 평가지표는 수업을 주로 하지 않는 교사(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교사 등)에 한하여 다면평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 자율로 추가 또는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음. - 평가 방법 : 상대평가(강제배분법) 평가점수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다면평가자 개개인은 평가대상자의 평가점 (요소별 평가점 및 총점)을 등급별 분포비율에 맞춰 상대평가 실시 ※ ‘양’에 해당하는 자가 없거나 그 비율 이하일 때는 이를 ‘미’에 가산할 수 있음 ※ 평가대상자의 평가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동점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함 2) 정량평가 - 평가사항, 평가요소 및 평가점 등 (「교육공무원승진규정」 별지 제4호의 2 서식) ※ 평가지표는 다면평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자율로 삭제 또는 추가하거나 수정할 수 있으나, 평가요소별 배점은 변경 불가 ※ 다면평가관리위원회에서 정한 평가지표 및 세부 평가기준에 맞추어 평가대상자의 평가점을 절대평가 실시
1. 들어가며 수업은 특정 지식을 전수하는 공간이 아닌 수업에서 만나는 주체들의 성장 공간이다(조용환, 2001).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 간에는 서로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경험이 만들어진다. 학생의 성장은 분절적 지식 측면만이 아닌 학습의 경험이 학생들의 삶과 긴밀한 관련을 갖고 있는 총체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교사의 성장은 학생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며 교사 자신의 삶, 학생들의 삶, 그리고 교육과정과의 만남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러한 관계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의 인격적 상호작용에 기반한 수업은 학교 교육의 핵심이며 교실을 바꾸는 힘은 바로 깨어 있는 교사로부터 시작된다. 가르침과 배움의 가치를 발현하여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수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2. 수업에서 학생과 교사의 성장 가. 학생 성장 학생의 성장은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끊임없는 연속적인 경험의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학생 개인 성장의 핵심적 동력은 의사소통을 매개로 형성, 공유되는 것이므로 성장의 경험에는 상호작용이 필연적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성장은 지적, 정서적, 심동적으로 서로 긴밀한 연관을 가지면서 유기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수업에서 학생이 보이는 특정한 영역의 성취만을 놓고 그 학생을 바라보기보다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학생의 성장을 바라봐야 한다. 즉, 학습의 경험이 학생들의 삶과 얼마나 긴밀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다루고 있는지와 관련되어야 한다. 학생들 삶의 외연에 있는 지식이 학생들의 삶으로 들어오는 수업 경험을 통해 학생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PART VIEW] 나. 교사 성장 교사의 성장은 수업과 관련하여 이루어진다. 교사의 성장은 학생들의 성취력 향상이나 수업방법이나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수업에서 만남의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자신들의 삶을 수업과 연결시키고 자신의 수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성찰하면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교육적인 경험을 만들어야 성장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처럼 교사의 성장은 수업을 기반으로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반성적 수업을 통해 발현될 수 있다. 반성적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반성적 사고를 함께 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협력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전개하는 수업이며 교사는 ‘교재와 대화’ ‘상황과 대화’ ‘동료와 대화’하면서 학생들의 의사소통을 조직하고 교육내용의 의미를 구성하는 활동을 한다. 3. 학생과 교사 성장에 기반한 수업의 지향점 수업은 가르침과 배움의 만남이다. 또한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은 이러한 맥락 안에서 외부와의 소통을 연결해 나가며, 지금 이곳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세상을 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업을 통해 배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수업을 바라보는 교사 시각의 변화를 요구한다. 수업을 형식이나 절차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거나, 수업을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는 접근 방식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첫째, 교사는 학생의 관점에서 수업을 바라보아야 한다. ‘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왜 경험하는지’를 먼저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근거하여 학생의 학습을 위하여 수업이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모색해야 한다. 또한 수업을 학생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수업에서 학생이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바라본다는 것은 결국 수업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학생 내면의 사고과정을 바라보는 것이다. 가르치는 일은 학생을 보는 것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상호작용하는 실천이다. 계속 이어지며 결코 끝나지 않는다. 학생은 성장하고 변화하고, 교사는 배우고 상황이 바뀌므로 보는 것은 진화하는 도전이 된다. 신비하고 불분명했던 것이 한 꺼풀 벗겨지고 학생이 교사에게 더 직접적인 존재로 느껴지게 되면, 처음에는 불명료했던 경험, 사고방식, 지식이 생기 넘치는 진짜 가르침을 쌓아나갈 토대로 바뀐다. 둘째, 학생들의 삶과 관련지을 때 의미있는 배움이 일어난다. 학생이 어떤 교과 내용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게 될 때 배움에 대한 욕구가 생기며 교사가 설계한 수업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협력하며 새로운 배움을 만들어 낸다. 그러한 경험은 다시 학생의 삶으로 이어져 특정 상황에서 문제를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함으로써 배움이 의미 있는 성장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학생은 경험을 통해 배운다. 학생은 수업의 과정에서 개인 혹은 공동체구성원으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체험하면서 새로운 시야와 사고를 확장시키게 된다. 셋째,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소통과 협력의 관계가 필요하다. 교육적 소통 관계는 배움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의 성장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관계는 배움과 성장을 촉발한다. 수업은 학습자의 자기주도성과 자발성에 기초하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교류와 소통을 통해 함께 지식을 창조하는 과정이다. 수업 과정에서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는 성장 과정에 함께 관계하며 자신의 배움과 성장을 동시에 경험한다. 4. 학생과 교사의 성장을 위한 수업 실천 방향 가.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선순환을 통한 실천 수업 실천은 수업활동뿐만 아니라 수업설계와 수업나눔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하며 수업성찰을 통해 다시 수업설계와 전개로 환류된다. 수업설계 단계에서 학생의 삶과 희망,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인식하고 재구성을 기반으로 수업을 설계하며, 수업의 과정 속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는 다시 수업설계의 단계 또는 수업상황 속으로 피드백되어 선순환된다. 즉, 학생의 요구와 학교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 전개와 학생의 성장과 과정 중심의 평가를 통해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역량의 신장을 도모하는 과정으로 교육과정, 수업과 평가가 연계되는 총체적 교육활동인 것이다. 나. 관계 중심의 수업 실천 관계중심의 수업은 신뢰와 소통 관계를 형성하고 관계지향의 대화와 긍정적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활동이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배움에서 소외된 학생에 대한 배려와 소외 원인을 인식하고 경청, 공감, 격려, 인정 등을 통한 허용적 분위기 조성으로 친밀감과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학생의 성장은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배움의 과정이 이루어지므로 서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배움과 성장의 필수요소이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의 관계형성과 상호작용은 학생과 교사 모두 긍정적 자기 인식과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할 때 가능하며 공감과 소통, 협력의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난다. 다.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자발성에 기초한 수업 실천 학습선택에서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기획하여 학교 안과 밖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 배우는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자발성은 배움의 핵심 가치이다.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자발성을 기초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끊임없는 공유와 소통을 통해 자기 생각을 키워 나가는 협력과 소통의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배움을 삶의 맥락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학생의 삶과 요구와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삶과 연계한 수업 실천이 필요하다. 라. 교사의 동료성에 기반한 수업 실천 교사 상호 간에 전문가로서 서로 성장하는 ‘동료성’을 형성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동료성이 구축되지 않는 학교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동료성의 구축은 모든 교사가 교실을 열고 서로 수업을 관찰하며 수업을 나눌 때 가능해진다. 또한, 교사는 반성적 실천가로서 근본적인 질문을 갖고 자신의 수업을 성찰해야 한다. 과학적인 이론이나 기술에 숙달된 ‘기술적 숙달자’로서의 전문가가 아니라 복잡한 문제 상황에 대한 성찰이나 반성에 기초한 ‘반성적 실천가’로서의 전문가를 의미한다. 이는 수업의 방법론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는 어떤 교육을 지향해야 하는가, 어떤 아이들을 길러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동료교사와 묻고 답해야 함을 의미한다. 수업에 대한 성찰을 공동으로 연구, 공동으로 실천하는 학교 문화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5. 나가며 교실이라는 공간은 교사의 의도와 계획이 반영된 필연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교사가 생각한 기획의 틀 안에 갇히지 않는 학생들의 다양한 행동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배움이 일어나는 우연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의 특성에 따라, 그날의 학습 분위기에 따라 학생들의 행동은 다양하게 변화한다. 수업의 비예측성을 인정해야 학생들의 배움이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배움을 볼 수 있다. 결국 교사는 자신이 설계한 수업 내용과 과정을 학생들의 수준과 반응에 따라 수정하고 재설계하는 일을 수업 안에서 반복하게 된다. 이제 삶의 맥락 안에서 학생의 선험적인 지식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지식의 축적을 통한 배움의 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의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교사 역시 개인의 성찰에서 시작하여 동료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의미있는 성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개념을 이해하는 진지한 수업, 학생이 참여하는 재미있는 수업, 탐구를 통해 깨치는 활기찬 수업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1. 정책논술은 어떤 체제를 갖추고 진술하는 것이 적합할까?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높게 평가한 교육전문직원 논술 시험 답안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체제성인가? 아니면 내용의 설득력인가? 하나의 건축물에 대해 일반적으로 평가할 때 하드웨어적인 외관도 좋아야 하고 더불어 내적인 아름다움과 실용성도 좋아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사람의 경우에 적용해 보아도 외모가 좋으면서 인성도 바르면 많은 사람이 쉽게 호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 반면 외모는 좋았는데 얘기를 해 보거나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외관상으로 보이는 인상과 실제가 불일치해서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정책논술도 체제나 내용이 각각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 모두가 조화를 이루면서 구성되어 있을 때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체제 면에서 잘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직장에 출근을 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려면 나름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쓴다. 머리 스타일도 보고, 얼굴 화장도 신경 쓰며, 안경이나 의상의 색상과 디자인도 신경을 쓴다. 동시에 각각에 대해서도 선택을 하지만 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지도 신경을 쓴다. 예를 들어 어느 날 드레스코드로 블랙과 화이트라고 선택하였다면 헤어 스타일부터 안경, 의상, 액세서리 등의 색상과 디자인도 나름 통일하여 선정하고 서로가 조화를 이루게 하여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존재감을 부각하게 된다. 이처럼 정책논술에서 체제라는 것은 외현적인 부분으로 자신의 생각을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어떤 틀을 구성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헤어스타일이나 화장, 의상, 액세서리 등을 너무 강하게 구성을 하면 첫인상에서부터 경계심을 갖게 하거나 거부감을 줄 수 있으니 가장 많은 시선이 가는 얼굴 부분은 부드럽고 편안하게 접근하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은근히 파악할 수 있도록 표현할 수 있다. 동시에 의상이나 귀·목 등의 액세서리 등에는 자신을 분명하게 알릴 수 있도록 강조할 수 있다. 즉 정책논술에서 서론과 본론을 구성할 때 그런 관점에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내용 면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체제에 해당되는 외현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상대가 잘 이해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담아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하거나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다. 즉, 상대가 자신의 생각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입장이나 처지를 파악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며, 또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상대에게 맞게 양과 질을 단계적으로 쪼개어 체계적으로 전달하여야 한다. 물론 전달할 주요 메시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근거나 이론 등을 함께 제시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도록 하여야 한다. 이렇게 보면 정책논술을 작성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을 실제로 실천한다는 것은 너무나 달라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다가 낭패를 당해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에 정책논술을 실제로 어떻게 작성해 나가야 하는지를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PART VIEW] 2. 일반적으로 정책논술은 어떻게 진술해야 하는가? 정책논술을 작성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알아야 내용을 먼저 정리해 보겠다. 첫째, 진술을 할 때 상식적인 수준에서 일반적인 내용에 근거하여 진술하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공문 작성의 원리 중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봐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술하라고 하는 말이 있다. 이는 삼척동자도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하라는 말이다. 즉,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여 진술하고, 일반적인 내용을 근거하여 단어와 진술 방식을 선택하여야 한다. 이것만큼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교육청 등에서 내려온 공문을 보면 해석하기가 너무 어렵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진술 방식으로 작성된 것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그 공문을 작성한 사람이나 결재선상에 있는 검토자 및 결재자들이 자기만의 제한된 경험을 바탕으로 독단적이고 한쪽에 치우친 생각이나 판단으로 진술하였기에 발생되는 것이다. 즉, 공문이라는 것은 상대성이 있어 받아서 보는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작성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것을 망각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책논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만을 위해 작성한 수필이 아니고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보편성과 타당성을 잃지 않고 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 상대인 학생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훈련에 가까울 수 있지 않을까? 미국 윌리엄메리대학의 영재교육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김경희 교수가 쓴 미래의 교육과 틀 밖에서 놀게 하라를 읽어 보면 전문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어 두꺼운 책임에도 쉽게 읽혀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처럼 논술에서도 읽는 사람이나 채점자에게도 쉽게 잘 읽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뭔가 적절하지 않는 단어나 흐름을 갖거나 문장이나 단락마다 단절된 느낌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각종 사설이나 논설문 등을 평소에 많이 읽어 보는 경험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체계적인 체제나 틀을 갖추어야 한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체제나 틀은 사람으로 따지면 외모 또는 겉모습이고, 건축물로 따지면 외관상이다. 분위기 있는 카페나 음식점, 공원 등을 찾는 이유 중에 하나가 외부 환경 조성이 사람의 감성을 자연스럽게 자극하고 대화도 즐겁게 만들며 음식도 더 맛있게 먹게 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정책논술에서 체계성은 전달력이나 공감력 등에서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부분이다. 흔히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나 가족, 친지, 친구들도 의상을 갖추고 참석하는 것처럼 행사에 따른 격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논술에서 대개 서론 → 본론 → 결론 등의 순서로 진술해 나가기도 하고, 서론과 본론, 결론이라는 제목 대신에 구체적인 내용을 진술하기도 한다. 즉, Ⅰ. 서론 ~ Ⅱ. 본론 ~ Ⅲ. 결론 식으로 진술하거나 Ⅰ. 생태전환교육의 개념과 필요성 Ⅱ. 생태전환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Ⅲ. 생태전환교육의 추진 전략 또는 Ⅰ. 미래사회를 위한 생태전환교육 Ⅱ. 학교 교육과정에서 생태전환교육 실천 방안 및 전략 Ⅲ. 존중과 공감의 생태전환교육 등으로 체제나 틀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제목들을 통해 논리적 순서가 느껴지도록 대표성이 있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논술을 읽는 사람이나 논술 채점자 입장에서 제일 먼저 눈길이 가면서 대강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이러한 제목이다. 보통 정책논술문 채점 시 한 사람이 3번 정도 살펴본다. 첫 번째, 제목 순서 등의 체제와 주요 단어들을 살펴보면서 전체 답안지에 대한 채점 기준을 설정한다. 두 번째, 체제를 다시 보면서 내용적으로 살펴보면서 채점을 하여 상, 중, 하로 나누고, 세 번째, 상, 중, 하로 구분된 것들끼리 비교하면서 상위 그룹으로 올리거나 반대로 하위 그룹으로 내리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사실 어떤 생각이나 주장의 체제나 틀을 잘 잡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이 잘 정돈된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국어 시간에도 배웠지만 개요를 잘 파악한다면 전체적인 내용을 잘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수업을 하거나 업무를 기획할 때 해당 업무에 대한 개요를 잘 파악하여 체제나 틀을 완성하면 사실 절반의 성공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머지는 세세한 내용을 채우는 일이지만 체제나 틀을 완성했다면 그 안에 내용을 채우는 방향은 정해진 것이니 더 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도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수업 지도나 업무 추진 시 의도적으로 노력해 보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가급적이면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용어나 고급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해당 정책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관련 지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관련해서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전문적이거나 고급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해당 정책 분야의 내용과 관련이 없거나 아주 특수해서 보통의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면 조심하는 것이 좋다. 제한된 지면에서 길게 늘어놓은 경우 알맹이가 없어 보이고, 채점 기준에서 제시하는 개수나 횟수에 미흡하게 되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는 식상한 단어는 사용은 하되 남발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사실 논술 출제자나 채점자 입장에서는 관련 키워드들이 어떤 것들이 기술되고 다양하게 구사되는지가 주요 관심사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정책분야에 대한 기관의 주요업무계획이나 분야별 교육계획(예 : 초등이면 초등교육계획), 관련 보고서나 연구 결과, 해당 기관의 잡지 등의 발행물을 평소에 지속적으로 구독하며 관련 개념이나 용어 등에 대해 익혀 놓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대안을 제시하거나 주장을 할 경우에 자기 자신이 할 일을 교육전문직원의 관점에서 진술하여야 한다. 즉, 현재 신분인 교사의 관점이나 입장에서 생각이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도전해서 성공하면 근무할 곳인 교육부나 교육청 등의 행정기관에서 근무할 사람의 관점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조직에 취직하기 위해 논술 시험을 보거나 면접을 볼 때 현재 자신의 입장에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관의 비전이나 운영 목적의 관점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말하는 것이 적당한 것과 같다. 교육부나 교육청 등의 행정기관은 학급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단위학교에서 해당 학부모 및 교원을 상대로 하는 것보다 규모 면이나 파급력 면에 있어서 훨씬 크고 강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논술의 주제를 보는 관점도 해당 기관에 맞추어 생각하여 답변하여야 한다. 또한 흔히 많이 일어나는 오류가 자신이 할 일은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이나 조직들이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진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책임회피형으로 비추어질 수 있으니 유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자신이 도전할 교육행정기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떤 일을 하며 누구를 상대하는지, 그리고 어떤 어려운 점과 보람이 있는지 등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역지사지, 감정이입 등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알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일반 교사나 직원이 학교장의 업무 특성이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처럼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과거에는 교육청에서 업무 지원을 요청하면 적극 다가가서 도와주는 일을 하거나 기회가 되면 교육청 등에 파견 근무를 지원해서 직접적으로 근무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파견을 하면서 근무하면 특성을 파악하기에는 더욱 유리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시험 준비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 단점도 있다. 그러니 학교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통해 교육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교육청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3. 정책논술의 일반적인 작성 순서와 요령은 어떠한가? 정책논술은 일반적으로 논제 및 논점 파악 – 논지 설정 및 개요 짜기 – 논술하기 – 퇴고의 순으로 작성한다. 첫째, 논제(論題) 및 논점(論點)을 파악해야 한다. 논제란 논설이나 논문, 토론 등의 주제나 제목을, 논점은 논의나 논쟁 등의 중심이 되는 문제점 또는 문제의 중심을 의미한다. 이는 선장이 항해 준비를 할 때 가장 먼저 최종 목적지를 결정하고 그 다음에 배가 가야 할 항로를 선택하는 것과 유사하다. 즉, 어떤 자료를 읽거나 상황을 보고 이에 대해 논술을 하고자 한다면 제일 먼저 다루어야 할 것은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을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 다음에 그 자료나 상황에서 찾을 수 있는 주제나 문제에 대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주어진 자료의 공통적인 메시지가 학교폭력에 관한 것인지, 코로나19에 관한 것인지, 수업방법에 관한 것인지 등을 먼저 파악을 하고, 그 다음 공통적인 메시지의 어떤 부분을 주로 얘기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또 주 메시지가 학교폭력인 경우에 자료의 내용이나 주장이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문제를 비판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학교폭력 처벌이 너무 약해서 실효성 확보를 위해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논술의 다음 단계인 논지를 설정하고 개요를 짜는 데 중요한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동시에 사실상 그 논술에 대한 평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실제로 정책논술문 채점을 해 보면 이 부분이 안 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려면 평소 신문 사설이나 논평, 기고문 등을 자주 접하면서 논제와 논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훈련을 많이 할 필요가 있고, 유사한 논제와 논점을 설정하여 본인이 직접 논술을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때로는 자신이 교직원 회의나 모임에서 어떤 안건에 대해 발표나 설명을 할 때 이러한 부분(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전달할 내용)을 정립한 후 실천하는 노력을 하고, 이에 대한 반응도 살펴서 자신의 발표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향후 어떻게 발표나 설명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가지는 경험이 필요하다. 둘째, 논하는 말이나 글의 취지를 밝히는 논지(論旨)를 설정하고 대강의 틀을 잡는 개요를 짜야 한다. 먼저 논제와 논점을 설정하였다면 그 다음 단계로 이에 대해 논할 것들, 즉, 주장할 것들을 논지로 정하여야 한다. 여기서 논지라는 것은 세세하게 각각 논할 것이나 주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 논제와 논점을 분명히 밝히는 큰 카테고리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이 논제이고 학교폭력 예방 강화가 논점이라면 논지는 논제와 논점과 일관성 있게, 예를 들어 예방을 위한 제도적 정비, 예방을 위한 관련 기관의 협력체계, 관련 구성원들의 역할 등이 하나 하나 논지가 될 수 있다. 또한 교육청에서의 예방을 위한 제도 정비 및 협력 체제 구축, 학교에서의 예방을 위한 실천적 노력과 역할, 구성원의 노력과 역할 등으로 논지를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논지는 주어진 자료나 상황을 분석하여 교육청, 학교, 구성원(교직원, 학부모, 학생 등) 등 대상별로 설정할 수도 있고 제도 정비, 협력체계 구축, 실천적 노력 등 내용별 논지를 구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논지는 논거2로 뒷받침될 수 있는 것들로 정하고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사실상 해당 논제나 논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은 논지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으로 논지의 객관성, 신뢰성, 타당성 등에 따라 설득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논지로 내세운 것들이 자신이 경험한 것들, 즉 일반화하기 어려운 특수한 것으로 채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교사로서 교직 생애 전체를 통해 경험하는 것은 사실 교육의 전체 중 매우 작은 일부이다. 수많은 학교급과 학교, 학급, 학생, 학부모, 각기 다른 교육환경과 사회체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교육의 현주소이다. 이렇게 따지면 40년을 가르쳤어도 일부 지역에서 5년 정도로 순환한다고 했을 때 8개 학교 정도를 근무하게 된다. 이것으로 보편적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교육을 논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 대해 한 번쯤 의문을 품어 볼 필요가 있다. 여하튼 이후 조각 형태인 논지를 논리의 순서나 중요도에 따라 조합하여 논리적이고 설득력있게 대강의 개요를 짠다. 이 경우 글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고 단락과 단락의 연결이 조화롭게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논지 설정과 개요 짜기를 잘하기 위해 평소 각종 보고서를 읽거나 연수나 정책 관련 홍보 자료 등을 보면서 분석적으로 접근하여 주장하는 바에 따른 논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의 객관성이나 신뢰성, 타당성을 따져보는 일을 자주 실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 자료를 요약하여 개요를 짜 보는 경험을 하면 추후 요약하는 능력과 요약하여 발표하는 능력도 더불어 생길 수도 있어 향후 교육전문직원이 되었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단위학교에서 직원회의나 연수 등에서 다른 교직원들의 발표나 설명을 듣거나 안내 자료를 분석하여 논거를 찾아보고 분석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개요짜기도 평소 자신이 발표할 내용이나 보고할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하여 실행하는 것을 반복할 경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개요짜기를 바탕으로 실제로 논술해 본다. 논술은 앞서도 얘기했지만 일반적으로 서론, 본론, 결론의 형태로 소제목을 넣어 진술해 나간다. 서론은 보통 3~4 문장으로 진술하되, 어떤 내용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안내하는 것으로 초반부에는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는 가급적 최신의 논제나 논점 관련 사회적 이슈 등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중반부는 자신이 주장할 핵심 내용인 논지와 논거의 내용과 성격, 방향 등을 암시하며, 후반부는 본론에 제시할 논점의 내용, 즉, 논제에 대한 문제 인식을 서술한다. 본론은 논점의 내용에 따라 중요도, 범위의 크기, 우선순위, 논리 등의 순서에 따라 두괄식으로 짧고 간결하게 논지와 논거를 하나씩 제시한다. 결론은 보통 3~4문장으로 본론에서 논의한 내용을 마무리 한다. 초반부는 논점 전체를 아우르는 문장으로 요약·정리하고, 중반부는 논점을 좀 더 구체화하는 설명을 하거나 또는 주제 강조점을 부각시키며, 후반부는 자신의 결의 표현, 실천 의지 등으로 마무리한다. 이에 대해서는 후반부에 더 자세하게 안내할 계획이다. 넷째, 마지막으로 작성한 정책논술문을 다시 읽어 보면서 윤문이나 맥락을 살펴 수정·보완하는 퇴고 작업을 한다. 진술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전후 맥락이나 오탈자 등을 살피면서 점검하며, 다 쓴 다음에도 서론, 본론, 결론의 일관된 연결성이 있는지와 맞춤법, 대표 단어 등의 수정 등을 점검하여 보완한다. 4. 정책논술 연습 지금까지 일반적인 정책논술의 작성 순서와 요령을 바탕으로 다음 글에 대해 평가를 해 보자. 단 문제점이나 실행방안은 지면 관계상 개조식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평가 대상에서 예외로 한다. 우선 주어진 자료를 보지 못하고 그 결과만 보고 정책논술문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나 여건상 결과만을 가지고 평가를 해 보자. 첫째, 주제를 보면 논제는 교내장학 계획으로 보이고, 논점은 교사의 자발성과 적극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서론 부분을 통해 보면 학생들의 행복교육을 위한 학교교육 혁신 차원에서 교내장학이 교사의 자발성과 적극성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서론의 첫 문장은 관련 최근의 사회적 이슈를 도입하였고, 둘째 문장은 논제와 관련 문제 의식, 즉, 논점을 의미하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세 번째 문장은 논의할 내용과 해결방안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정책논술 본론의 일반적인 형식이 아닌 문제점과 실행방안이 제시되었는데 이는 논술 문제가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 예를 들어 해결 방안을 논하시오 등으로 제시되었다면 이런 형식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그리고 지면상 개조식으로 제시한 점은 무시하고 봤을 때 세 가지 문제점은 논제와 논점과 관련하여 교육 풍토, 교사 역량, 장학 형식이라는 영역별로 구분하여 문제점과 함께 제시되었다. 논제나 논점과 관련하여 분석했을 때 적절한 것인지는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실행방안에서도 지면관계상 개조식으로 표현한 것은 무시하고 세 가지 논지, 즉 학습공동체 활성화, 교사의 성찰과 발전 지원, 부담없는 교내 장학 실시로 제시하였다. 여기서 고민해 보아야 할 부분은 우선 논제와 논점, 그리고 앞서 제시한 문제점(현황분석)과 관련하여 연관성이 있는지와 ①, ②, ③의 순서가 다루는 내용의 크기나 대상 등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적절하게 제시되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문제점 ①의 폐쇄적 교실주의 문화에 대해 실행방안 ①의 학년중심 학습공동체 활성화는 적절하게 연계된 것으로 보이고, 문제점 ②, ③도 실행방안 ②, ③과도 적절하게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각 실행방안의 논지에 따른 세 가지씩의 논거들은 어떠한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논거가 신뢰롭고 객관성이 있을 때 논지는 그만큼 타당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실행방안 ①의 논거에 따른 세 가지 논거, 즉 교육과정 재구조화, 실천 과정 공유로 함께 성장, 수업에 대한 협의 일상화가 학년 중심의 학습공동체 활성화를 지지하는 정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이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하겠다. 마찬가지로 실행방안 ②, ③도 논지에 대한 논거로 적절한지 검토해 보면 좋겠다. 셋째, 결론 부분을 살펴보면 첫 문장이 장학의 의미를 다시 정리해서 서론과 본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과 함께 의미있는 문구를 활용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 문장은 논점 및 해결방안을 분명하게 제시하여 본인의 주장을 나타내었다. 다만, 결론 부분에서 교사의 입장이 아닌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추후 더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이상의 제시된 정책논술문에 대한 일반적인 작성 기준에 따른 분석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대부분 갖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논제와 논점, 그리고 논거와 논지 등이 일관성을 갖고 상호 연계되어 있으며, 객관성과 신뢰성 면에서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향후 더 살펴보겠다. ☞ 추가질문 : 정책논술에서 서론, 본론, 결론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알 수 있는 교육전문직원 논술시험 답안지를 찾아보고, 어떤 부분들이 좋았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근본으로 돌아가 질문하는 것은 늘 유효한 전략이다. 우직한 지성이 내딛는 첫걸음이자, 전투적인 혁명가의 선정적인 공격 수단이고 노회한 보수의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기도 하다. 차원이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담아낼 새 질서가 필요한 시대, 인류를 위협하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난망한 시대에는 더욱 필수적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화폐란 무엇인가? 학교란 무엇인가? 비로소 열린 생경한 문명의 개화기처럼 모두가 근본을 묻는다. 물어야만 한다. 겨우 ‘교육정책 기획’ 따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면서 너무 거창한가?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다. 겨우 ‘교육정책 기획’ 따위가 아닌 것이다. 난타당하는 공교육, 교육행정기관의 전통적 역할 정체성이 부정되는 상황, 학교가 인생을 책임져줄 것이라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각자도생의 현실에 대한 자책감 때문에 그렇다. 소풍처럼 기다려지는 미래가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고 경쟁을 종용하는 두려움의 미래가 유통되는 현실의 부당함 때문에 그렇다. 화석화된 채 현장을 표류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기획의 방법을 묻고 싶은가? 백방을 제시해도 결국은 온전히 질문한 사람 몫으로 남을 테지만, 일단 묻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기획, 정책기획이란 무엇인가? 기획의 온도 - 머리를 뛰게 하는 논술, 가슴을 뛰게 하는 기획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 대척점에 섰던 후보 두 명과 직선제의 단초를 제공한 대통령까지 세 명이, 작년 한 해 세상을 떠났다. 천지개벽할 것 같았던 그 대선판 분위기에 고무되어 유세장을 기웃거렸다. 직선제를 쟁취한 시민의 힘을 이야기하면서, 흰머리 휘날리며 일갈했던 후보의 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판을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사람이다!’ 그렇다. 그 판, 판을 까는 행위가 기획이다. 판이 깔려야 뭐가 되어도 될 것이 아닌가? 그러나 기획은 양가적이다. 선한 의도만으로 판은 깔리지 않는다. 사기판, 도박판도 있고, 흔히 이야기하는 기획부동산, 기획수사처럼 사심을 채우려는 부당한 의도의 판이 열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책기획’의 의도는 철저하게 공익적이어야 한다. 세상을 개선할 목적으로 판을 설계하는 행위가 정책기획이다. [PART VIEW] 그러나 공익이건 사익이건 의도의 소재에 상관없이 기획의 본질은 같다.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고 나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 아무도 기웃거리지조차 않는 판은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관료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활자만으로 자족적인, 기시감으로 충만한 건조한 것이 정책기획이 되어서는 안 된다. 논술과 기획은 교육정책을 담당할 전문직 선발 전형의 고정 아이템이다. 보편적이면서도 신선한 관점과 주장, 풍부한 근거와 튼실한 논리로 독자의 ‘머리를 뛰게 만드는 것’이 논술이라면, 기획은 변화될 세상에 대한 기대감과 동참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기획자의 가슴이 먼저 뛰고 볼 일이다. 가슴 뛰는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볼 일이다. 기획의 8가지 미덕 - 미제 고무신(C-R-O-C-S) 신은 코끼리(E-L-P) 가슴 뛰는 문제를 발견했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진정하고, 설계를 시작할 때다. 기획은 열정을 풀어내는 과학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고 참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다음은 기획안을 작성하는 지침으로 삼을 만한 기획의 8가지 미덕이다. ① 창의성 Creativity 좋은 과학실험은 실험목적에 부합하는 가장 간결한 실험이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좋은 기획은 기획자의 의도를 구현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 막대한 예산과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는 기획이, 기관의 대표정책으로 홍보하기 좋고 기획자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줄지는 몰라도, 더 좋은 세상을 기약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간 죽어가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불과 14마리의 늑대가 복원시켰다는 일화처럼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 그것이 기획에서 요구되는 창의성의 핵심이다. 이런 창의성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일단, 실무에서 멀어질수록, 관료조직의 정점에 가까울수록 발휘되기 어렵다. 세상(현장)을 변화시키는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현장에 대한 민감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 대한 민감성이 절절하게 살아 있는 실무자라고 해서 무조건 창의성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늘 변화가 필요한 지점을 자각하고 몰입하는 실무자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창의성이다. 누군가 몰입을 이렇게 정의했다. ‘고도의 정신적 집중 상태에서 높아지는 장기기억 인출능력을 활용하여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얻기 위한 활동’1이라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미리 포기할 일은 아니다. 논어에 ‘사무익불여학(思無益不如學)’이라는 말이 있다. 의역하자면 ‘생각만 하느니 배우기만 하는 게 더 낫다.’라는 뜻이다. 혹 알겠는가? 많은 이야기를 듣고, 읽고, 기록하고, 그렇게 놀다보면 기적 같은 해결책이 떠오를지도. ② 절제 Restrain 미스터 브룩스의 주인공, 이중인격자 케빈 코스트너가 이런 기도문을 읊조린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으로 유명한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지은 기도문이다. 기획의 미덕을 이야기하면서 이 기도문을 소개하는 이유는, 기획은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한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룰 문제도 한정하고, 목적도 한정하고, 방법도 한정하는 것이 기획이다. 한정은 전략적 포기를 동반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풍부한 문제의식, 가치있는 비전과 매력적인 방안으로 충만한 기획자에게 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 담아내고 싶은 욕망을 버리기 어렵다. 그러나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한 난삽한 기획안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절제의 미덕이 불필요한, 콘텐츠가 부족한 기획자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이기 십상이다.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기 전에, 일단은 자기 콘텐츠부터 확보하는 것이 먼저다. ③ 객관성 Objectivity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는 사실상 도달 불가능하다. 육신과 욕망이라는 인간의 태생적 존재 조건뿐만 아니라 온갖 중첩된 사회적 입장을 갖고 있는 인간이,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객관적인 세상을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객관성이다. 객관성을 포기하는 순간, 세상은 주관적 편견과 편협한 주장으로 난무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야 할 기획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실이 없는 당위적인 주장은 오직 종교적 신념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만 호소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예언자이며 시인이다.’2라는 영국 시인 블레이크의 생각은 매우 인상적이다. 사실에 대한 강력한 강조는 그에 부합하는 미래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주변에 널린 기획안이 있다면 잠시 훑어보라. 추진 배경이 ‘노골적인 당위적 진술’로 가득 차 있는지 ‘인상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현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현실에 대한 분석과 통계자료에 친숙해지는 것이다. 아무리 빅데이터의 시대라고 하지만, 빅데이터는 멀고 스몰데이터는 가깝다. 손만 뻗으면 취할 수 있는 교육현실에 대한 데이터가 교육부, 교육청, 청소년정책연구원, KEDI, KERIS, 통계청, 보건복지부 등에 널려 있다. 미래사회 변화, 기후변화, 공교육 만족도, 사교육 실태,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 청소년 실태, 특수교육, 돌봄, 기초학력, 학령인구 감소 등등 자료를 가지고 놀아보자. 혹시 알겠는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문제가 불현듯 나타날지도. ④ 명확성 Clarity 아무리 의도가 좋고 기막힌 방안이 담긴 기획안도 명확하지 않다면 세상을 변화시키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종교의 잘 다듬어진 교리도 대중 속에 유통되는 순간, 기억하기 좋고 말 삼기 좋은 뼈대만 남아 때로는 왜곡되고 기복신앙으로 소비되기 일쑤이다. 간혹 들리는 종교계의 일탈은 결코 예수와 부처가 의도한 게 아닐 터이다. 하물며 불분명한 기획안을 써놓고 일일이 찾아다니며 기획안의 진의를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꼭 술술 읽히는 것이 좋은 책은 아니다. 좋은 책은 이렇게도 읽히고 저렇게도 읽혀서 토론을 촉발하기도 한다. 경전의 주석사라고 할 수 있는 동양학문의 역사가 그렇다. 그러나 좋은 기획안은 술술 읽히며 단박에 전체가 한 문장으로 요약되어야 한다. 왜,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그런 기획안이 되려면 우선 일이 되어가는 경로가 구조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리고 모든 문장, 모든 용어가 백 사람이 보아도 오직 한 가지로 해석될 수 있도록 명확해야 한다. ⑤ 의미 Significance 의미 없는 기획은 무의미하다. 다시 말하지만 기획은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게 하고 동참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의미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목표가 명확하고, 절제되고 창의적인 방안이 있더라도, 그 의미가 시의성이 떨어지거나 여차하면 버리고 대체해도 좋을 정도의 상대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라면 공감은 물론, 지속적인 추진력이 담보되기 어렵다. 그래서 기획이 지향하는 의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보편적이면서도 실제적인 것으로 느껴져야만 한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면서 당면 문제의 해결방안을 선정하고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지침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보편성과 실제성은 당대의 시대정신에 대한 통찰에서 온다. 어떻게 그런 통찰력을 발휘하고 적절한 의미를 추출할 것인가? 지름길은 없다. 그렇다고 짐짓 물러설 필요도 없다. 말이든 책이든 시대를 읽는 텍스트를 예의주시하며 메시지들에서 공통적으로 읽혀지는 것들을 자기 언어로 정리해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 시대의 핵심 가치는 개별성과 공동체성이다. 미래의 교육(또는 행정)은 학생(또는 현장)의 개성·적성·처지(또는 특수성)에 맞는 배려가 가능한 유연한 형태이여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추상적인 모든 사람(현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한 사람(하나의 현장)에 대한 실질적이고 세심한 배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치가 바로 개별성이다. 공동체성이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또는 단위조직)으로서의 소속감과, 다름을 존중하고 공감, 배려, 희생할 줄 아는 품성이다. 아울러 자율성을 지닌 당당한 주체로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연대의 정신을 강조하는 가치가 공동체성이다. 시대정신에 대한 누군가의 해석과 언어에 종속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학생에게 ‘자신의 지식을 창조하라!’고 강조하듯, 그 모든 것을 융합해서 기획자의 육화된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것이 정답이다. ⑥ 쉬움 Easyness 기획안은 쉬워야 한다. 쉬운 기획안을 쓰기 위해 수십 번 다시 생각하고 고쳐 쓰지 않는 것은, 제발 먹기를 바라지 않으면서 요리하는 것과 같다. 쉽게 이해되어야 참여도를 높일 수가 있다. 기획안에 포함된 내용이 아무리 명확하더라도 사전을 찾아보고 원작자에게 묻고 나서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다. 쉬운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작적 정의와 설명이 필요한 주관적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 낱말 하나로 쓰면 될 것을 굳이 참고 표시를 동반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순간 이해의 흐름은 막히고 만다. 두 번째, 쉬운 기획안은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어야 한다. 전체 내용의 틀이 잡혀 있고 각종 정보들이 표나 그래프로 요령있게 정리되어 있어야 눈에 들어온다. 기획안 각 영역의 모든 항목은 한눈에 읽히고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3~4개로 제한하는 게 좋다. 세 번째, 기획안은 간결해야 쉽게 읽힌다. 간결하게 표현하려면 최대한 단문으로 쓰는 게 기본이다. 한 항목에는 오직 하나의 일이나 생각만을 담고 가능하면 한두 줄로 소화해내야 한다. 군더더기 표현이나 의미가 중복되는 문장 또는 용어가 없어야 하고, 구구절절한 설명과 강조표시를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문장의 끝맺음을 명사형으로 하는 것도 군더더기를 없애는 한 방법이다. 주의사항 한 가지! 군더더기를 없애는 데 집착하다가 명확성을 놓치는 수가 있다. 가령, 조사를 과도하게 없앤 나머지 뜻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기획안이 종종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정보의 배치는 가능하면 큰 것과 중요한 것을 먼저 제시하는 게 좋다. 그래야 큰 덩어리를 먼저 이해하고, 나머지 작은 것들을 머릿 속에 쉽게 넣을 자리가 생긴다. 보충적인 내용은 문미에 괄호를 넣어 처리하거나 양이 많다면 붙임자료로 처리하는 게 좋다. ⑦ 논리성 Logicality 기획안이 갖추어야 할 논리성은 종잡아 두 가지다. 종적 논리와 횡적 논리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라고 하는 식으로, 논리가 아예 없거나 비약하는 것이 금물이다. 이건 기본이니까 제쳐두자. 종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처음부터 끝까지 각 내용들이 논리적으로 위배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앞의 내용에 따라 다음 내용이 뒤따라 나오듯 해야 한다. 추진배경에서 제시된 문제의식이 목적에 반영되어야 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방침에 등장해야 한다.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세부사업이 선정되고 실천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위에서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핵심 가치로 개별성과 공동체성을 제시했다. 그 가치를 반영하여 학교의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획안을 작성한다고 하자. 추진배경부터 목적, 방침, 사업의 선정에 이르기까지 개별성과 공동체성을 잘 담아냈다면, 세부계획에도 역시 그 가치들이 반영되어야 한다. 개별성을 존중한다고 하고, 학생 개개인, 교원 개개인, 학부모 개개인, 지역사회마다의 특성과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다음, 횡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각 영역에서 다루어야 할 것들을 모두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언급했으면 저것도 언급해야 한다. 학교구성원의 공동체성을 함양한다고 하면서 학생 자치활동과 관련된 계획만 있거나, 대부분의 계획이 어느 하나를 중심으로 수립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 구성원의 모든 그룹, 더 나아가 모든 그룹을 아울러서 학교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 등장해야 한다. ⑧ 가능성 Possibility 이제 기획의 마지막 미덕, 가능성을 이야기할 차례다. 가능성은 지금까지 설명한 모든 미덕이 수렴된 결정판이다. 아무리 쉽고 명확하고 논리적이며 창의적이고 절제되어 있고 의미 있는 기획안이라고 해도 실행 가능성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 기획의 핵심은 ‘동참 욕망’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기획안을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치면서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고품질 기획안은 과제로 남겨두더라도, 최소한 실행 불가능한 기획안은 작성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법과 예산, 인력, 조직, 시기 등 제반 여건이 가능한지 반드시 따져 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예상되는 갈등이나 장애요인이 있다면 대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이다. 이 정책은 최근 7년 동안 교육계에 가장 심한 갈등을 유발했는데, 그 갈등 해결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자발적 전환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이었다. 또한 보다 근본적 대처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법령 개정 노력이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에 따라 시행령이 번복될 수 있기는 하지만, 현재 자사고를 폐지하는 법령은 2025년 시행될 예정이다. 최근 ‘그린스마트스쿨’과 ‘통합학교’ 정책도 해당 학교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책이다. 두 정책 모두 반대 여론이 정책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교육의 질’에 대한 우려에 있다. 장기적으로는 가야 하는 방향이 맞더라도, 학생 한 명 한 명이 받는 교육의 질이 안정적으로 담보된다는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세심한 설득의 과정이 사업계획에 반영되어야 한다.
1. 전문직으로서의 교사와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 교직관이란 교직을 지각하고 인식하는 틀로서 교직의 본질과 성격을 어떻게 파악하고 이해하느냐에 대한 관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직관은 성직관, 노동직관, 전문직관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직 사회에는 그중에서도 교직을 전문직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교사들끼리만 인정하는 자화자찬일 뿐 교직 사회 외부에서는 여전히 가르치는 일이 일정한 수준의 학식을 갖추기만 하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교직 사회 내부에서조차 전문직이라는 말을 교육행정 업무나 교육정책을 계획, 수립, 조정하는 장학사나 장학관, 연구사나 연구관을 지칭하는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교사는 전문직이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전문직’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고려하면 교직은 엄연히 전문직이고 또 전문직으로 인정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교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교직 사회 스스로가 입증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교사들은 좀 더 교사로서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하며 교육 분야에 대한 보다 전문가다운 역량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이를 발휘해야 한다. 교직이 전문직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교육과정 문해력을 갖추는 일이다. 교육과정 문해력이란 교사가 교육과정 문서를 읽고 해석해 학생의 성장·발달에 적합한 수업을 구안·실천하고, 성취 정도를 평가하고 환류하는 교육과정 활용 능력을 의미한다. 교육과정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교사 수준 교육과정으로 내려오면서 점차 구체화되고 현실 상황에 적합한 실천력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때 전문가로서의 교사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교사 수준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조화롭게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사는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가에서 마련한 성취기준 아래 자신이 맡은 수업에서의 교육과정을 수립해 실현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기존 교과서대로 수업하고 평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교과서를 활용하고 다시 교과서를 넘어 교육과정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이러한 교육과정 문해력은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교육과정 재구성 과정이 교육과정 문해력의 실천적 결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므로 전문직으로서의 교사는 필연적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잘할 수 있는 교사가 될 수밖에 없다. 2. 교육과정 재구성의 방법과 고등학교에서의 적용 교육과정 재구성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교수학습 및 평가의 차원에서 적절히 조정하는 것으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과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시기, 지역, 학교, 학습자 수준 등의 교육여건을 고려해 재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과서 활용 성취기준 중심 단원 재구성 방법,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 이해 중심 단원 설계 재구성 방법을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먼저 교과서 활용 성취 기준 중심 단원 재구성 방법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성취기준을 활용해 단원 내 차시 및 내용을 증감하고 토의 토론 학습이나 문제 해결 학습, 프로젝트 학습 같은 다양한 학습자 참여 및 협력 중심 수업을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방법은 가장 간단한 수준의 교육과정 재구성 방법으로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소극적인 교육과정 재구성 방법이다. 교사 수준에서 지역의 특색, 학생의 특성 등을 고려해 교과서의 단원이 성취기준을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수 배정이나 학습할 내용이 적합한지를 검토하고, 이것이 좀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차시나 내용을 증감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다른 교과의 유사한 성취기준이나 학교 행사 등과 연계하여 단원별 지도 시기를 조정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방법은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수업 방식을 운영해야 하는 현 코로나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에 활용할 내용과 방법을 결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입시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고등학교의 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가장 현실적인 재구성 방법처럼 언급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행 교육과정은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표방하고 있어 이러한 재구성 방법만으로는 교육과정에서 구현하고 있는 인재상을 구현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으므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교과서 활용 성취 기준 중심 단원 재구성 방법보다는 다음에 설명할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이 현행 교육과정에서 좀 더 적절한 재구성 방법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은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교과 간 또는 창체를 연계한 교과 통합 설계를 통해 성취기준 중심의 학습이 될 수 있도록 하고 토의 토론 학습이나 문제 해결 학습, 프로젝트 학습 같은 학습자 참여, 협력 중심의 수업을 적용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은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삶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도록 설계된 방법으로, 단순히 주제 중심으로 병렬적으로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교과를 통합하는 것보다는 실제적인 효과를 고려해 교과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제 중심 교과 통합은 학생이 속한 지역사회나 공동체에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문제나 테마를 주제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게 되면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통합하느냐에 따라 다학문적 설계, 간학문적 설계, 탈학문적 설계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학문의 독립성이 유지되는 다학문적 설계 방법보다는 주제나 쟁점에 중점을 두는 간학문적 설계나 탈학문적 설계 방법이 보다 효과적인 방식이라 여겨진다. 다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이전 학교급에 비해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과목 간 경계가 뚜렷하다는 한계가 있어 간학문적 설계나 탈학문적 설계를 운영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현행 교육과정의 인재상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이 좀 더 효과적인 교육과정 재구성 방식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는 하다. 마지막으로 이해 중심 단원 설계 재구성 방법은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평가 방법에 중점을 두고 백워드 방식으로 단원을 설계하여 참여형 수업 방법을 적용해 학생들이 직접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이는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이 교과별로 성취기준을 일부씩 가지고 와서 통합하는 과정에서 연계가 매끄럽지 못하고 분절적으로 이루어져 수업과 평가가 소위 따로 노는 단점을 극복하고,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일체화를 꾀할 수 있는 교육과정 재구성 방식이다. 이해 중심 단원 설계 재구성 방식에서는 수업 전에 가르쳐야 할 핵심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것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를 미리 구상해 수업 활동에 구심점을 주고, 그에 따른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를 드러내는 식으로 공부하게 되는 것으로, 이때 평가는 이해의 청사진으로서 핵심 내용과 수업 활동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백워드 설계는 기존에 교사들이 갖고 있던 내용 및 방법 중심의 수업관에서 목표와 평가 중심의 수업관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는 수업을 통해 달성해야 할 목표(학습 내용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무엇이 되어야 하며, 목표 달성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평가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방식에 따르면 흥미 위주의 활동 수업에 집착하기보다는, 활동 그 자체보다 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탐구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수업을 진행해야 하며, 내용을 나열하는 방식의 수업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이해시키는 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재구성 방식은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핵심 개념을 나선형으로 심화해 가르치도록 구성되어 있는 현행 교육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브루너가 주창한 완전 학습이나 개념과 일반화의 영속적 이해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3. 고교학점제와 교육과정 전문가 2025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전문직으로서의 교사의 역량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다양한 선택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수급하기 위해 교원자격증이 없는 교사가 수업과 평가를 담당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교사는 교사가 전문직임을 스스로 자타공인, 이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사의 전문성을 논함에 있어 다양한 측면의 능력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 문해력과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일 수밖에 없다. 아무나 교육과정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성취기준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이를 통한 효과적인 수업 운영, 평가 설계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많은 교사가 교과서에 의존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교육과정이 아닌 교과서를 가르치는 데만 급급한 경우가 많았다. 교과서에 의존한 수업 방식은 교사가 아닌 그 누구라도 수업할 수 있다는 적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켜 왔다. 교사는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계획해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와 연계한 실질적인 피드백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교육과정-교과서-수업’의 관계를 ‘교육과정-교사-수업’의 관계로 재편하고 이를 위해 교과서 중심 수업의 틀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중심 수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이것은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높은 문해력과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이 선행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교육과정을 운영하다 보면 학교마다, 학생마다 수준이 다르다. 성취 기준의 중심이 되는 교과서는 평균 수준의 학생을 기준으로 개발된 것이다. 배움이 일어나기 위해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과서가 교과주의, 학문중심 교육과정 중심으로 집필되어 있어 교과마다 주제나 내용이 중복되는 면이 있으므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 우리학교는 2018년부터 교육과정 성찰 시간을 통해 중학교 학생들에게 부족한 역량을 주제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시도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이어 2019년 2월 셋째 주 3일 동안 새 학년 교육과정 세움 주간을 운영하였고 교과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논의를 하였다. 월별 주제에 따라 학년별, 교과별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고, 3월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계획한 대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3월초 담당 선생님이 월초 주제 수업에 참여하는 교과 선생님들과 모여 구체적인 수업에 대한 협의회를 하였다. 그러나 월별 주제를 정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과 간 겹치는 내용도 많았고, 참여를 위한 참여가 이루어지거나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생겼다. 학년이 끝나가는 12월, 교육과정 성찰의 시간을 앞두고 교육과정 관련 학생들 평가를 받아보았다. ‘여러 선생님이 주제별 수업을 하였고 학생자치에서도 관련된 내용으로 행사를 진행하니 주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었다’는 의견과 ‘너무 자주 주제가 바뀌어 혼란스러웠고 마무리가 안 되었는데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일도 있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선생님들 또한 ‘주제가 너무 많아 실천하기 벅찼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협의를 통해 한 학기 주제를 2개로 줄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2020년 교육과정 세움 주간에는 월별 주제에서 학기별 2개 주제로 줄이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으나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2021년 교육과정 세움 주간에는 교육과정의 내실화를 이루기 위한 논의가 있었고, 1학기 민주시민, 지구살리기, 2학기 마을교육과 진로라는 주제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교사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주제 수업을 계획하였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하지 못한 교과가 많았다. 1년의 주제별 수업자료를 받아 자료집으로 엮다 보면 참여하는 교사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하면 교육과정 재구성이 계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업-평가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라는 문제로 고민이 많다. 학교는 3월이 되면 매우 분주하다. 제출할 것도 많다. 그중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이 1년의 평가계획이다. 지필평가를 몇 %로 할 것인지? 수행평가 내용을 어떤 것으로 할 것인지? 라는 문제로 많이 고민한다. 교육과정 세움 주간을 통해 주제별 수업계획부터 평가계획 및 방법까지 세워진다면 3월이 조금은 수월하지 않을까? 또한 실천하기도 더 수월하지 않을까? 물론 모든 교과가 주제별 수업을 진행하고 활동 중심 수업을 계획하라는 것은 아니다. 교과의 벽을 허물고 함께 할 수 있는 내용은 묶고 버릴 수 있는 내용은 버리자는 것이다. 교사가 교과의 틀을 깨고 협력할 수 있다면 교육과정 재구성, 주제 수업 등의 활동이 더 즐겁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2021년 교육과정에 대해 같은 고민하는 교사가 모여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9, 10월 주제인 마을교육과 관련하여 ‘전주천’을 주제로 융합 수업을 시도하였다. 융합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어려웠던 점은 중학교가 교과 담당이고 교과가 담당 교사의 고유 영역이다 보니 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합의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철저한계획이 필요하고 함께하는 교사들이 자주 모여 교과를 들여다보고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한 협의를 수시로 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각자의 업무와 수업을 하며 모여서 의견을 나눌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데도 이번 수업을 통해 작게나마 융합 수업을 시도해 봤고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많은 힘이 되었다. 수업의 질 또한 높아졌다.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준 동료 교사가 참 고맙다. 어쩌면 교과서 진도대로 강의식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교육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고 재구성해야 하는 일이 번거롭고, 생각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아도 학생들의 요구가 교육과정에 반영됐는지를 살펴보게 한다. 얼마 전 졸업생이 학교를 방문했다. 우연히 만난 제자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선생님, 고등학교는 왜 주제에 맞는 활동 수업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중학교 다닐 때는 몰랐는데 고등학교 와서 보니 활동했던 수업이 생각나요. 고등학교도 중학교 때처럼 수업해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한다. 힘들고 지쳐 그만두고 싶을 때 아이들의 한마디가 힘이 된다.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교육과정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다.
1. 프로젝트 수업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기 초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담임 교사제라는 것. 대부분의 교과를 담임 교사가 가르치기에 가장 폭넓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교과를 함께 넣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려니 혹시 무엇인가 빠진 것은 없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처음 시작할 때는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생각하면 교과서를 살펴보며 환경에 관한 단원을 모아본다. 과학, 실과, 사회, 도덕 등에서 관련된 단원을 찾을 수 있다. 미술에서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찾은 단원을 적절하게 배치해 보면 된다. 세계의 환경 문제를 아는 것(사회)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환경 생태계 구성(과학)부터 시작할 수도 있겠다. 프로젝트 수업은 같은 기간에 이루어져야 하니 비슷한 시기에 그 단원의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단원의 순서를 바꾼다. 이렇게 하나의 주제를 가진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교육과정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 2. 이리저리 선 긋기(feat. 국어)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교과서의 단원을 모으고 나면 조금 더 긴밀한 관계의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더불어 이런 수업을 할 시간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될 것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선 긋기다. 선 긋기는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는 방법 중심의 단원과 연결하는 의미의 선 긋기이고 두 번째는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활동을 삭제하는 의미의 선 긋기다. 방법 중심 단원의 선 긋기에는 주로 국어 교과가 활용된다.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찾은 부분과 함께 하면 좋은 단원을 찾아 연결해 본다. 예를 들어 세계의 환경 문제 알아보기와 국어의 뉴스 단원을 연결하면 뉴스를 보며 세계의 환경 문제를 알아보고, 알아낸 것을 뉴스로 제작하는 교과 통합 수업이 탄생하며, 동시에 사회과 한 단원과 국어과 한 단원만큼의 넉넉한 시간(차시)이 생긴다. 이렇게 하고도 프로젝트 수업을 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을 때 혹은 진도 나가느라 교육과정 재구성은 생각도 하지 못할 때는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활동을 삭제하는 선 긋기를 진행한다. 지도서의 단원 개관을 편 후 해당 단원의 성취기준과 차시별 목표를 비교한다. 차시를 채우기 위해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활동이 있다면? 과감하게 삭제한다. 예를 들어 6학년 1학기 국어 ‘6. 내용을 추론해요’ 단원의 경우 성취기준과 상관없는 ‘알리고 싶은 내용을 영상 광고로 만들 수 있다’가 계획되어 있다. 이에 관한 내용은 ‘[6국 01-05] 매체 자료를 활용해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표한다.’라는 성취기준으로 다른 단원에서도 구현되니 삭제해도 괜찮다. 중복된 성취기준으로 이루어진 단원이 있다면 과감하게 합쳐도 좋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교육과정 재구성이 되며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3. 주제와 방향을 결정하는 학급운영관 한 스푼 일단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했으나 프로젝트의 주제나 목표, 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학급운영관이다. 1년을 아우르는 멋진 철학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만약 아직 어떤 학급운영관을 가졌는지 알 수 없다면? 다음 질문에 답을 생각해보자. “나와 함께 1년을 지낸 아이들의 마음에 딱 하나를 남겨야 한다면 어떤 것을 남기고 싶은가?” 즉, 1년 동안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나에게서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떠올려 본다. 그것은 다름, 존중, 예의 같은 가치일 수도 있고 다양한 글쓰기 같은 경험일 수도 있다. 이것이 교육과정 재구성과 만나면 우리 반만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 탄생한다. 프로젝트 수업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 똑같은 ‘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다름’에 가치를 둔 교사는 다양한 생명체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데 초점을 맞출 테고, ‘만들기’가 중요한 경험인 교사는 새 활용품을 만드는 것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할 것이다. 체험이 중요한 경우에는 실제 현장에 나가서 플로깅을 하는 활동을 프로젝트 내에 배치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리해 보면 교육과정 재구성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4. 3월 교육과정 재구성만! 나머지는 아이들과 함께! 어느 정도 교육과정 재구성을 시작했을 때 문득 걱정이 든다. ‘우리 반 아이들이 과연 내 마음처럼 해줄까?’ 사실 2월의 교육과정 재구성은 아이들을 만나기 전 상황이기에 교육과정의 가장 큰 핵심인 아이들에 따라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그럴 때는 일단 하나의 3월 프로젝트만 준비해 두고 아이들과 만나 다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3월 학급세우기 주간과 연계해 ‘나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드라마, 웹툰 유미의 세포들, 그림책 짖어봐 조지야 등을 활용해 많은 예시를 보여준 후 나의 머릿속, 마음속에는 어떤 것이 사는지를 표현하고 서로 얼마나 다른지 인식하는 프로젝트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3월 첫 주 자기소개는 물론이고 우리 학급 운영관인 ‘다름’에 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통해 우리 반의 학생 중심 교육과정 재구성의 실마리를 찾는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의 머릿속을 통해 민정이가 방탄소년단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소현이가 명심보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과서 제재 대신 방탄소년단의 노래나 명심보감의 구절로 수업을 꾸려 보는 등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학생 주도성 성장’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교육과정 재구성을 진행하고 싶다면? 하나의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에게 이 수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차시, 다른 단원, 다른 과목을 찾아오라고 한다. 만약 그 부분을 찾아온다면 선생님이 그 수업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주면 아주 열심히 찾는다. 아이들이 찾아온 내용이 성취기준 차원에서 문제가 없다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그 단원 목차에서 그 부분을 지워 버리거나 교과서 페이지를 접어 표시한다. 선 긋기의 경험을 아이들도 함께 해보는 것이다. 이후 하나의 통합 주제를 주고 교과서에서 관련 단원이나 차시를 찾아보게 하고, 찾아온 교과와 단원, 차시를 적절히 배치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위해 어떤 자료를 활용하면 좋을지 찾아오게 한다면? 아이들의 눈높이, 흥미에 맞는 자료로 좋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혼자 하기보다 훨씬 쉬울 뿐 아니라 함께 주인인 교실을 만들 수 있다. Tip. 블렌디드 수업, 교육과정에 미리 적용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3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 이제 우리는 언제든 원격 수업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에 어떻게 미리 적용할 수 있을까? 먼저 2월에 원격 수업에 대한 학년의 기준을 마련한다. 쌍방향 원격 수업 등 반별 수업을 할 수도 있을 테고, e학습터 등을 활용해 학년이 함께 수업을 준비하는 방법도 있다. 이에 대해 먼저 논의한다. 그 후 학년이 원격 수업이 가능한 단원과 차시를 뽑는다. 원격 수업의 장점은 가정에서 진행된다는 것, 아이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충분히 활동할 시간이 있다는 것, 자신의 개인 컴퓨터 등의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있다. 이 장점에 맞는 내용을 골라낸다. 예를 들면 컴퓨터로 검색하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는 활동, 글쓰기, 만들기, 그리기 등 자신의 속도에 맞춰 진행하면 좋은 활동, 인터넷, 휴대전화, 컴퓨터 사용 자체가 주된 학습 내용이 되는 단원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교실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원격 수업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런 단원을 뽑아 미리 원격 수업 때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필요한 학습 자료도 미리 만들고 준비물도 챙겨 둔다. 그 후 3월에 이에 관해 안내하고 가정에 꾸러미를 보내 두면 갑작스러운 원격 수업에서 교과서 없이도 바로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다행히 원격 수업 전환이 없다면? 학기 말에 가장 마지막 단원으로 진행하면 되겠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내용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나면 교실 수업이 훨씬 즐거울 테고, 즐거운 경험은 자연스럽게 다음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나만의 교육과정, 콘텐츠도 생기게 된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2학년도를 늘 랜선 옆 반에서 응원한다.
교육과정 재구성 어떻게 할까? 2월이면 학교마다 신학기 준비에 바쁘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2월 중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교수학습 및 평가의 차원에서 적절히 조정하는 것으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과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시기, 지역, 학교, 학습자 수준 등의 교육여건을 고려해 재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과서 활용 성취기준 중심 단원 재구성 방법, 주제 중심 교과 통합 재구성 방법, 이해 중심 단원 설계 재구성 방법을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교육과정 재구성은 쉽지 않은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우선 교사가 교육과정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기초로 하는 것이어서 선결 조건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교육내용을 재조직하고 교과 간 협력과 융합을 이루면서 성취수준을 적절히 조정하는 것은 높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학생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학생들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고, 장단점은 무엇이며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사의 역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시행을 앞두고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이번 호는 교실 수업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교육과정 재구성을 다뤄 본다. 초·중·고 학교급별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재구성 모형을 살펴보고 어떤 재구성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모색해 본다. 초등학교는 코로나 3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블렌디드 수업에 필요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현장 적용 방안을 탐색했다. 중학교는 주제 중심 교육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교육과정 재구성 현장 사례를 살펴본다.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비,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평가와 연계한 실질적인 피드백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도록 하는 과정을 다룬다. 다양한 교육과정 재구성 방안을 통해 보다 나은 교실 수업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 교육과정 개발로! 지난 2021년 11월 24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방향이 발표되었다. 그중 하나가 ‘현장의 자율적인 혁신을 지원‧촉진하는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강화’이다. 즉, 현행 교육과정보다 단위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자율시간 도입, 시도별 지역 교육과정 근거 마련 등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미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자율과정, 충북교육청의 자율탐구과정, 전북교육청의 학교 교과목 개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2021년 1월 초·중·고 교육과정을 개정 고시하면서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초·중·고 교육과정에 학교자율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지성·감성·시민성을 조화롭게 갖추어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교과(군)별 기준 수업 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감축한 시수를 활용하여 창의적으로 학생 주도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과 재량권을 확대하기 위해 교과목 1단위 수업량 17회 중 1회를 단위학교에서 학생의 진로‧적성, 학습 수준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자율과정과 충북교육청의 자율탐구과정이 교육과정 재구성에 초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면 전북교육청의 학교 교과목 개발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 학교장이 선택과목을 개설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서울 창덕여중에선 ‘짝토론’ 과목이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고, 충북 청원고에서도 체인지 메이커 교과서를 개발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이란 기존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습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시기·지역·학교·학습자 수준 등의 교육여건을 고려하여 재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교수·학습 및 평가에서 적절히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국가 교육과정을 교사가 학교와 교실에서 수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의 배움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구성해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교육과정 개발(curriculum development)이란 교육목적과 교육내용의 체계,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교육방법, 교육평가, 교육운영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담긴 문서를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김대현, 김석우, 1996).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의 계획과 설계, 그리고 그러한 계획과 설계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말한다(소경희, 2000). 교육과정 개발은 특정한 교육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중앙집권형 교육 제도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 개발은 주로 국가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자치 정책이 추진되면서 지역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성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역 교육과정 개발, 학교 교육과정 개발, 교사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과정 디자인이란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육과정 개발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원래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이다. 디자인은 우리말로 계획·구상·설계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교육과정 디자인이란 교육과정 재구성을 넘어서 교육과정 개발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이다. 교육과정 디자인은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즉, 국가 교육과정을 교사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나 교사가 직접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김현섭 외, 2019). 이번 글에서는 교육과정 재구성과 개발을 포함한 교육과정 디자인을 통해 학교 교육과정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한다.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의 단계 먼저 학교 교육과정 디자인 과정의 단계를 숙의적 교육과정 개발 모델에 근거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박승열 외, 2018; 김현섭 외, 2019). 질문 기반 교육과정 디자인의 단계 교과 내 재구성이나 범교과적 재구성(융합 수업 등) 시 핵심 질문 기반 디자인의 단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김현섭 외, 2019). ※교육과정 개발의 경우 ‘기존 교육과정 분석’과 ‘교육과정 재구성 유형 결정’ 대신 ‘주제 및 교육목표 선정’으로 진행하면 된다. 이는 ‘주제(과목명)를 정하고, 교육 목표를 집단 지성을 기반으로 선정하기’를 말한다. 질문 기반 교육과정 디자인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교육과정 디자인 시 유의사항 첫째, 교육과정 디자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 자체로만 스스로 만족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실제 어떤 학교에서 생태 프로젝트 수업을 2년 연속 진행했는데, 2년 동안 생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왜냐하면 수업 내용상 작년 수업과 큰 차이가 없었고, 교과 수업마다 수준이 제각각이어서 학생들이 생태 수업에 잘 집중하기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디자인의 목적은 학생의 배움을 증진하고 교육 주체의 교육 만족으로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교사의 교육과정 디자인 역량은 실천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간다. 대개 교육과정 디자인 단계는 교과 내 교육과정 재구성 ⇒ 범교과적인 재구성(융합수업) ⇒ 교육과정 개발 순서로 진행된다. 첫 시도에서는 거칠고 짜깁기 수준에서 진행되겠지만 실천과 반성, 피드백 과정을 통해 교육과정 디자인 역량이 증진될 수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 시 자신이 없을 때는 외부 교육과정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셋째,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개발의 주제를 선정할 때 학교 철학, 학교 특성, 교육 삼주체의 요구와 필요 등을 고려해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학교에서 학교 철학과 교육과정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관통하고 연결하는 것이 바로 학교 철학이다. 어떤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수요를 조사했는데, 교사는 마을, 학부모는 공부(학습코칭), 학생은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학교 차원에서 실천한 교육과정 재구성 주제는 생태였고, 모든 학년이 발달 단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주제로 생태를 다루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졌다. 넷째, 범교과적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융합 수업 시 중심 교과를 선정하여 진행하면 좋다. 예컨대, 뮤지컬 프로젝트 수업이라면 음악과가 중점 과목이 될 수 있고, 코로나 수업이라면 보건과나 과학과에서 중점 과목을 담당하면 좋다. 해당 주제에 따라 중점 교과를 정하여 운영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다섯째, 교육과정 디자인이 잘 이루어지려면 전문적학습공동체가 뒷받침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 개발의 경우 특정 교과나 특정 교사가 개인 지성에 기반하여 진행하면 교사의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정기적인 인사 등으로 인해 담당 교사가 바뀌면 수업의 일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학년 차원에서 뜻있는 교사들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거나 개발하고 공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창덕여중의 경우 동학년 차원에서 관심 있는 교사 4명이 한 팀을 이루어 ‘짝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섯째, 교육과정 디자인을 할 때 관련 성취기준들을 잘 도출해 이를 재구조화하여 서술하고, 그에 맞는 평가가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 수업과 평가가 분리되면 온전한 학습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성장(과정) 중심 평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교육과정 특성과 수업 전략에 맞는 평가 유형과 방법이 결정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행평가 채점기준표(루브릭)를 잘 작성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혁명은 총성 없는 전쟁이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은 교육계에 디지털 마인드를 갖춘 글로벌 인재양성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의 변화 속도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지적했듯 굼뜨다. "기업이 시속 100마일로 달릴 때 정부 관료조직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로 달린다"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도 토플러의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교육혁명은 총성 없는 글로벌 전쟁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교육도 혁신의 페달을 밟아야 한다. 나노기술은 2년, 의료 임상 지식은 18개월, 일상 지식은 13개월, 인터넷 데이터는 12시간마다 배가될 정도로 지식정보는 폭증한다. 그런데 여전히 19세기 학교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친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 국가는 미래가 어둡다. 학교운영, 교원양성, 교육과정, 교수법, 그리고 입시 문제까지 전향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까닭이다. 교육혁명을 이끌 지도자를 뽑아야 할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교육 대통령이 절실하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평가를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2021년 한국의 국제경쟁력은 64개국 중 23위로 제자리걸음이다. 교육인프라는 2020년 27위에서 30위로 하락했고, 대학 교육에 대한 기업 만족도는 조사대상 64개국 중 48위에 그쳤다. 그런데 교육투자와 교육혁명을 주요 어젠다로 내건 대선 후보는 없다. 모두 ‘이상한 늪’에서 ‘이상한 경쟁’을 한다. 수십조, 수백조짜리 선심성 공약과 상대방 추문 들추기 경쟁이다. 그럴 여력의 10분의 1이라도 교육 고민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시대에는 학생들의 창발성을 키워주는 교육이 중요하다. 창발성은 기본 소양을 갖춘 학생의 끼에서 나온다. 끼의 기초는 기초학력이다. 기초학력은 생각의 출발점, 잠재력 발산의 엔진이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갈수록 약해진다. 기초학력은 추락하고 교육격차는 심화하는 난국이다. 코로나19와 정부 정책 등 여러 요소가 복합된 탓인데도 진단과 처방은 신속하지 못하다. 교육력을 회복할 담대한 비전, 교육 대통령을 자처할 뚝심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교육력 회복시킬 뚝심 있는 리더 절실 국가 지도자는 교육의 미래를 멀리, 넓게, 깊게 봐야 한다. 교육 국가책임제의 정공법을 기조로 교육과정 개편, 학교교육 자율성과 다양성, 대입 공정성, 미래형 교실, 교육재정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 ‘교육 대통령’을 자처하고 인재양성에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그런 염원이 몽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랑에 대한 찬가로 가장 잘 알려진 성경(Bible)의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에는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 (…) 그러므로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 으뜸은 사랑입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세상에 대해 이처럼 자상한 정의는 없다. 바오로 사도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은사를 열심히 구하라" 하면서 그 방법으로 더욱 뛰어난 길을 보여주겠다며 위와 같이 사랑의 찬가를 불렀다. 그는 인간이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요란한 징이나 꽹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며 모든 재산을 나눠 주고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자신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어떤 계획을 세우거나 무엇을 기다릴 때, 자주 함께 등장시키는 말이 있다. 바로 ‘내일’이다. 예수의 시대에도 많은 사람이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이가 예수를 메시아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의심하고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는 구약 성경의 예를 들었다. 사렙타의 과부도 시리아 사람 나아만도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들에게 창조주께서 은총을 베푸셨음을 상기시켰다. 이천 년 전 선포된 은총의 시간, 기쁨의 시간이 오늘도 우리에겐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며 내일을 향하는 오늘을 더없이 귀중한 선물(Present)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을 사는 우리는 내일은 없는 듯 사랑을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모든 것이 물질주의에 종속되고 자기중심의 사고로 이익을 구하며 힘들고 어려운 이웃에 관한 관심과 배려, 나눔은 점차 빛을 상실하고 있다. 상호 간에 사랑이 사라지니 혐오 감정만이 살아서 이분법적 사고로 내 편 네 편을 가른 채 극단적인 행동을 마다 않는다. 하루도 남에 대한 칭찬과 격려, 응원의 메시지는 찾아보기 힘들고 오직 파괴적인 언어로 상대를 비난하고 헐뜯고 고발하여 법의 판단에만 의지한 채 살아가는 대한민국에과연 이천 년 전에 인간을 구원한 예수의 사랑이 티끌만큼이라도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특히 대선을 앞둔 요즘 우리의 상황을 보라. 과연 이런 세상에서 살고 싶은가. 이런 사회에서 우리가 끝까지 믿고 의지할 것은 그래도 인간에 대한 사랑뿐이다.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의 법칙은 그 어떤 이론과 원리를 능가하는 최고의 진리라 믿는다. 우리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것임을 다시금 상기해야 한다. 이천오백 년 전의 공자도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를 주장하며 ‘인(仁)한 사람’만이 그가 보여주는 덕(德)으로 세상을 통치할 군주요, 충성스런 신하요, 가족을 이끄는 부모요, 자녀다운 사람이라 강조한 것이라 믿는다. 그래야 각자의 본분에 따른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왜냐면 ‘인은 곧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가르친 제자들은 사랑을 알고 배워 그 사랑을 타인에게 베풀며 살아갈 수 있다. 이는 흔한 세속의 언어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는 말과 상통한다. 오늘날 학교에서 교권과 학생 인권이 충돌하는 것도 바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내는 힘은 바로 사랑이라 하지 않았던가. 모두가 아프고 상처받기 쉬운 시대다.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가르치며 실천하는 것이 최고라 믿는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및 시대적 흐름으로 인해 혼돈의 인공지능(AI) 교육이 학교 현장으로 나오고 있다. 사교육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광고에도 AI를 빼놓으면 뒤처지게 된다고 홍보한다. 사회적 관심은 폭발적이지만 AI 교육은 아직 설익었고 혼돈 속에 있다. ‘AI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짚어보자. AI 교육 관련 자료를 찾다보면 AI의 기초나 원리보다는 AI으로 보여지는 현상(프로그램 혹은 앱)에 대한 내용이거나 컴퓨팅 사고력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컴퓨팅 사고력의 실체는 모호하며 AI의 기초 개념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보여주기식 행사 반복 악순환 학교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AI의 개념과 원리를 다룬 교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지컬 교구들을 구입한 뒤 사장되는 경우, 보여주기식일회성 행사 혹은 사설 업체에 행사 및 수업을 맡기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된 연유는 먼저 AI 자체가 무척 어렵다. 어렵다는 것은 AI가 한 가지 개념이 아닌 선행 개념 혹은 바탕이 되는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하고, 구조적이며 AI의 개발 역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해가 된다. 또 AI는 분야가 매우 다양하고 많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AI의 구조를 알 수 있는 시스템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허탈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AI원리에 정답이 있지만 보통 일반인이 정답을 알아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더 혼란스러운 부분은 소프트웨어(SW) 교육과의 관계 문제이다. 분명 SW교육과 AI교육은 달라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AI교육은 SW교육의 연장쯤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젊은 교사 혹은 식견이 있는 교사가 알아서 하는 교육으로 여겨지고 있다. SW교육의 방향이 소양교육, 코딩교육이라면 AI교육의 방향은 AI의 원리 및 개념을 알아가는 교육이 돼야 한다. AI의 원리 및 개념은 소프트웨어와 딥러닝의 관계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원리와 개념 등 본질 꿰뚫어야 SW, AI, 기계학습, 딥러닝의 관계는 어떠한가? 답은 SW가 생각을 코딩한 것이지만 모든 SW 기술을 AI 기술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경계는 모호하지만 지능적 행동을 흉내내고 구축하는 기술만을 AI 기술이라고 한다. (‘청소년을 위한 AI 최강의 수업’ 중 발췌) 교육 현장의 교사는 AI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아 재구성하여 수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AI교육이 현장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AI교육의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AI가 어떤 원리로 구동되는지 정확한 개념을 꿰뚫을 수 있는 잘 정제된 교재 및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 AI 교육의 현장 안착을 위해 교사, 학생 모두 정확하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교재 및 프로그램의 제공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