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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총(회장 하윤수·부산교대 총장)은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강력히 규탄했다. 교총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5년 군함도에 이어 사도광산까지 강제노역의 역사를 은폐‧왜곡하는 행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일본 정부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미 일 정부는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사도광산 강제노역 사실을 부정하고, 우리 정부의 중단 요구를 되레 비방‧중상이라고 반발하는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총은 또 일본 언론조차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추진에 대해 비판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하며, “역사를 사실 그대로 직시하지 않고 왜곡하는 것은 화해, 평화, 공존을 통해 아시아 번영을 이끌어야 할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윤수 회장은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며 그것을 교육하는 행위는 국가 간 갈등‧대결의 불씨를 학생들에게까지 떠넘기는 것이며 결국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지금이라도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줘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백송(오른쪽) 강원교총 회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일 강원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조 회장은 춘천고와 강원대 사범대 지리교육과, 강원대 교육대학원을 나와 철원여고·사내고·기린고 등을 거쳐 양구여고 교사 재직 시절 강원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또한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위원, 강원교총 교섭·협의 위원,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국가훈장(보국훈장)과 교육부장관표창(진로교육분야)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홍천중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이며, 2월 말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다. 조 회장은 “모두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는 공정한 교육으로 강원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학생들이 행복하고 교직원이 보람차며 학부모가 신뢰하는 모두가 행복한 강원교육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OECD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하루에 36.1명이 자살한다. 그나마 최근 조금 감소한 것이다. 1990년대 초 만해도 최대 자살국은 일본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낮고 영국과 같은 수준이었다. 영국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낮고 또 하락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995년을 지나 1997년에 이르면서 미국보다 높고 OECD 평균을 넘어 거의 일본 수준에 이르렀다. 2003년~2005년에는 10만명 당 23.7명으로 증가해 일본을 훨씬 추월해 버렸고, 2008년 이후에는 10만명 당 43.7명까지 증가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1997년 일본은 최고점을 찍은 후 점차 하락해 이제는 OECD 평균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크게 증가했다. 1990년대 자살국이라는 일본의 오명을 이제는 우리가 뒤집어 쓰고 있는 형편이다. 왜 우리는 이토록 생을 포기하는 자, 즉 ‘생포자’가 많은가?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배경은 금융위기다. 흔히 외환위기라고 불리는 1997년 금융위기, 2002년 카드사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가히 금융자살이라고 일컬어도 될 정도로 금융위기는 자살을 증가시켰다. 금융위기는 기업과 가계의 파산을 가져오고, 이로 인한 부채, 실직, 이혼, 삶의 만족도 저하, 우울증 등은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특히 그동안 고령층의 자살률이 높았는데 2019년을 기준으로 70대는 10만명 당 49명, 80대는 10만명 당 84.5명이 자살했다. 왜 이렇게 높을까?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OECD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전체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 이하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인구의 비율)은 2018년 기준 16.7%로 회원국 중 네 번째인데,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3.4%로 회원국 중 압도적인 1등이다. 거의 절반의 고령층이 빈곤 위험에 처해 있다. 고령층 가운데 공적연금을 받는 비율은 46%에 불과해 OECD 평균 약 63%에 한참 미달한다.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몰려 있다 보니 질병에 걸리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추가로 발생하면 쉽게 무너져 자살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높은 자살률은 좀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영국과 미국의 자살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사실은 변동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안정적이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금융이다. 성장하는 경제에서 금융은 미래의 소득을 보장하는 수단이 된다. 예금은 예금이자를 낳고 주식은 배당금과 자본이득을 낳는다. 내가 일을 하지 않더라도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으면 기업이 수익을 낳고, 그 수익의 일부가 내 수익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2019년 기준 미국의 가계는 전체 자산의 71.9%를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은 28.1%만을 보유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는 전체 자산의 35.6%만을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64.4%를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보유했다. 미국뿐 아니라 선진국일수록 대체로 금융자산 비중이 비금융자산 비중보다 더 높다. 국내에서도 최근에는 금융자산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낮고 과거에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비중이 80%를 넘어 거의 90%에 이르렀다. 특히 현재에도 고령층일수록 금융자산 비중은 극히 낮다. 또 소득, 지역, 나이에 따른 금융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처지가 금융을 포기하는, 즉 ‘금포자’가 됐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정도다.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다는 것은 실직을 당하거나 은퇴를 하더라도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융자산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노후 대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후대비가 돼 있지 않으니 금융위기가 오면 ‘생포자’의 벼랑 끝으로 쉽게 내몰린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보유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부동산은 국민의 절반만이 자가로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고 가격 또한 지나치게 높아 상대적 빈곤율에 직면하고 있는 가계가 노후 소득을 위해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금융자산 비중을 높일 수 있을까? 금융을 알고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금융을 알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금융 공부를 해야 한다. 복리이자율, 주식수익률, 인플레이션, 위험분산, 장기투자 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른이든 학생이든 수학을 포기하는 ‘수포자’가 되지 않아야 한다. 수학이 탄생하게 된 절반의 이유는 경제와 금융거래다. 수열, 지수, 확률, 통계, 미분 등이 모두 금융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는다. 그런데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수포자가 60%에 이른다고 한다. 금포자가 생포자가 되는 현실이다. 수학이 금융생활에서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포자가 되는 것은 스스로 금포자가 되는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생포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금포자가 되지 않아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수포자가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라이프경제면이 올해부터 김자봉 한국금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경제와 수학을 접목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돕는 칼럼을 선보입니다. 또 구민수 경남 충무초 교사와 ‘알뜰살뜰 교사의 돈 공부’ 코너를 통해 선생님들에게 딱 맞는 금융정보를 제공해드릴 예정입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3조에 명시된 내용이다. 국가는 교원이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게 입법 취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교원의 보수 체계는 타 국가직 공무원에 비해 점점 열악해져 가고 있다. 교육감들의 무책임하고 무차별적인 공약 폭탄으로 학교와 교원은 교육 본질보다 비본질적인 업무로 피폐해져 가는 현실이다. 이처럼 교원의 긍지와 사명감을 북돋는 정책은 실종된 상황에서 교원의 보수와 처우개선에 대한 요청은 번번이 묵살당해왔다. 교원 우대 없고 차별만 있어 교총은 현재 인사혁신처가 설치·운영하고 있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 교원이 단 한 명도 참여하고 있지 않아 교직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이로 인해 교직·보직 수당 등이 십 년 이상 동결되고 상대적으로 교원의 처우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직 공무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교원의 참여를 배제한 보수정책 논의 구조를 시정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공무원보수위원회가 공무원노조-정부 협약으로 결정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일반 공무원노조 위원만 참여시키고 교원 대표의 참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결정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 업무의 급격한 증가에도 적절한 보상기제가 마련되지 못하고 교육공무원은 승진해도 보수체계의 변동이 전혀 없는 구조로, 타 직렬 공무원에 비해 처우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1980년대 교원 초봉(교원 10호봉 기준)은 일반직 공무원 6급 상당 대우였으나, 현재는 일반직 공무원 7급 3호봉 수준에 불과하다. 보직교사 수당은 19년간 월 7만 원으로 동결됐고, 담임교사 수당 역시 지난 19년간 2만 원 인상이 전부다. 충분한 보상기제가 없는 상황에서 보직교사, 담임교사를 맡은 교원들은 과도한 업무와 책임, 각종 민원 업무처리 증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신학기에 담임과 보직을 기피하는 현상은 극에 달해 있다. 여기에 더해 학교에 부과되는 행정업무 부담은 날로 늘어만 간다. 교감·교장 등 관리자가 참여·운영해야 하는 학교 내 공식 위원회만 27개에 달하는 등 관리직의 업무도 폭증하고 있다. 특히 근래 학교에 적용된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법’, ‘교육시설법’으로 관리직 교원에게 부과하는 안전관리 책임과 형사 처벌 강화 등 막중한 책무에 비해 보상기제는 극히 미미하다. 신속한 법 개정으로 화답해야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교총은 복지부동의 인사혁신처가 손에 쥐고 있는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아닌 ‘교원보수위원회’의 독립적인 설치를 주장하면서 국회에 입법을 요구했고, 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14일 ‘교원보수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교원의 간절한 염원에 드디어 입법부가 화답하며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이제 교육위와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심의하고 조속한 입법화를 통해 교원의 긍지를 되살리고 교원이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써야 한다.
[구민수 경남 충무초 교사] 1월은 연말정산 시즌이다. 이때는 소득공제, 세액공제, 공제 한도 등 헷갈리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연말정산에 대해 알쏭달쏭했던 내용을 정리해 보겠다. 먼저 소득공제는 연봉을 줄여 주는 것이다. 적게 번 것으로 쳐준다는 의미다. 연봉이 줄면 내야 할 세금도 줄어든다. 보통 연봉이 높은 사람이 세금도 많이 내기 때문에 소득공제는 고소득자에게 더 유리하다. 교사는 보통 소득의 16.5%를 세금으로 낸다. 따라서 100만 원을 소득공제 받았다면, 16만 5천 원 정도를 아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소득공제 항목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신용(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보통 교사는 1년에 1억을 소비해도 약 50만 원 정도만 돌려받는다. 공제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연봉의 1/4은 소비해야 한다. 그래야 출발선에 설 수 있다. 이후 체크카드로 100만 원을 더 썼다면 약 5만 원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세액공제다. 세액공제는 결정된 세금 액수 자체를 깎아 준다는 의미다. 마트에서 10% 할인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소득공제에 비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 종류는 개인연금저축, 보장성 보험료, 교육비, 기부금, 월세 납부 금액 등이 있다. 알뜰한 연말정산을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기혼자라면 부부 중 소득이 낮은 사람의 명의로 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면 좋다. 10월 말이 되면 국세청에서 연말정산 미리보기를 할 수 있는데, 한도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다른 배우자의 명의로 카드 사용 결정을 하면 된다. 둘째, 의료비도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몰아주면 좋다. 의료비는 연봉의 3% 이상 사용해야 출발선에 세워 준다. 따라서 연봉이 높은 사람보다는 낮은 사람이 문턱 금액을 더 쉽게 넘길 수 있다. 참고로 안경 구입비도 의료비로 적용되니, 안경점에서 서류를 꼭 받길 바란다. 셋째,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월세 납부 금액도 연말정산을 받을 수 있다. 1년 동안 낸 월세 중 한 달 치를 돌려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집주인의 눈치가 보인다면, 추후 이사를 한 뒤에 경정청구를 해 환급받을 수도 있다. 연말정산은 1년 동안 미리 냈던 세금에서 더 가져갈지 아니면 돌려줄지 결정하는 작업이다. 만약 1년 동안 300만 원을 세금으로 냈다면, 수많은 공제를 받아도 최대 300만 원만 돌려준다. 개인연금저축과 IRP같은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경우 이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13월의 보너스라는 연말정산, 미리 대비하고 알뜰살뜰 세테크에 성공하길 기원한다.
요즘 울산시교육청 비서실장 특별채용 문제로 소란스럽다. 논란이 된 비서실장은 평교사로 근무하다 파견교사 신분으로 비서실장이 됐다. 이후 교원을 퇴직하고 별정 5급으로 채용된 후 특별채용으로 장학관이 됐다. 교육경력은 25년 5개월이지만 교육행정경력은 2년 1개월에 불과하고 교장 경력은 전혀 없다. 장학관, 교육·행정경력 두루 갖춰야 교육공무원법상 장학관 자격 기준은 ‘7년 이상의 교육경력(이하 기준①)’ 또는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포함한 7년 이상의 교육행정경력 또는 교육연구경력(이하 기준②)’이다.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9조의2는 장학관을 기준①에 따라 특별채용할 경우 1년 이상의 학교 관리자(교장·원장·교감·원감 등) 경력을 추가로 요구한다. 이는 교육감 직선제 이후 특별채용이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2014년에 추가된 것이다. 이번에 특별채용된 장학관은 교장 등의 경력이 없어 기준①을 충족하지 못한다. 울산시교육청은 비서실장이 기준②에는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기준②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2년 이상의 교육경력과 7년 이상의 교육행정경력을 모두 갖춘 사람으로 보는 것이고, 둘째는 교육경력과 교육행정경력을 합해 7년 이상의 경력을 갖추되 최소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울산시교육청 비서실장의 교육행정경력은 7년이 되지 않지만, 교육경력을 합하면 7년 이상이므로 두 번째 해석으로는 기준②에 부합한다. 교육부는 2015년, 2021년 두 차례 이렇게 유권해석했고, 울산시교육청은 이를 근거로 이번 특채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부의 유권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장학관은 교육행정기관의 실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에 교육과 행정 모두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행정경력 7년에 더해 2년의 교육경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관련 조항을 해석하는 게 법 취지와 교육전문직 제도에 부합한다. 교육부 유권해석대로면 교육경력 7년 이상의 교원은 1개월이라도 교육행정경력이 있으면 관리자 경력 없이도 장학관 특별채용이 가능하다. 이는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형해화하는 것이다. 법리적·문리적 타당성 결여 문리적으로도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포함한 7년 이상의 교육행정경력이 있는 사람’은 ‘2년 이상의 교육경력’과 ‘7년 이상의 교육행정경력’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다. 교육부의 유권해석은 특별채용 제도가 선출직 교육감 당선 후 논공행상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바뀌는 게 바람직하다. 다행히 교총이 교육부 유권해석이 적법한지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법제처 법령해석을 통해 교육부 유권해석의 위법성이 해소되길 기대한다.
교육공무원은 근무지 외의 지역으로 부임의 명을 받는다면 이전비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금액 및 지원 여부는 예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 행정실에 문의해 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전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선생님들의 QA Q. 행정실에서 이전비의 전액이 아닌 일부만 지원한다고 합니다. 일부만 지원해도 되는 건가요? A. 「공무원여비규정」 28조(여비의 조정) ①항에 따르면 소속기관의 장은 예산의 부족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여비를 지급하지 아니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지급하는 여비를 감액하거나 여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소속기관의 예산 부족 등에 따라 여비를 감액하거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이전비를 달리 지급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차원에서 별도의 규정을 정해 적용할 경우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우실 것으로 사료됩니다. Q. 신입 교사도 이전비 지급이 가능한가요? A. 이전비 지급 대상은 부임의 명을 받은 자에 해당되므로 지급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전비 지급이 가능합니다. 다만, 시도교육청에 따라 신규 교사에겐 지급하지 않는 곳도 있으므로 해당 교육청에 확인해 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휴직 시에는 이전비 신청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휴직 교원은 이전비를 받을 수 없는 건가요? A. 이전비를 지급받으려는 공무원은 이전한 날의 다음날부터 기산하여 6개월 이내에 서식에 따라 새 근무기관에 이전비의 지급을 신청하여야 합니다. 단 휴직기간은 이전비 지급 신청 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복직 후 기간 내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교장(校長)은 교무를 총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초·중등교육법」 제20조 제1항).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는 것은 학교라는 조직의 기관장으로서 학교를 관리·경영하는 교육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의미하고, 학생을 교육한다는 것은 학교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로 승진하지 않고 평교사로 퇴직하는 것을 희망하는 교원이 많다고 하지만 전체 교원 중에서 약 2.5%의 교원만 교장이 된다는 점에서교장은 원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고 업무적 능력과 도덕성을 모두 갖춰야만 될 수 있는 자리이다.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교장의 자격은 다음과 같다(「초·중등교육법」 [별표1]). 하지만, 위 자격은 교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자격이고, 교장이 되려면 자격보다 결격사유가 없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부는 2014년 ‘교장임용 제청 기준 강화방안’(이하 ‘제청방안’이라고만 함)을 만들어 4대 비위(성폭행, 상습폭행, 금품·향응수수, 성적조작) 징계 전력자 및 징계기록 말소기간 미경과자는 교장 임용 제청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 이에 4대 비위로 견책이라도 징계를 받은 사람은 영원히 교장 임용이 불가능하고, 그 외 징계를 받은 사람은 징계기록 말소기간(견책 3년, 감봉 5년, 정직 7년, 강등 9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교장 임용 제청이 제한된다. 제청방안은 현재 초임, 중임, 공모교장, 교감임용 제청에도 모두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4대 비위로 징계를 받았으면 교장은 물론 교감도 될 수 없고, 교장 초임 기간 중에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말소 기간이 5년 이상이므로 초임 기간 만료 후 중임이 될 수 없다. 제청방안에 관하여 법원은 “경기도교육청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의 앞서 본 4대 비위 관련 승진임용 기준안은 법령상 근거가 없음에도 그 경과기간의 장단이나 사안의 경중 등을 고려함이 없이 승진임용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내용이어서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라고 하여 원칙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체적 판단에서는 “원고의 비위행위는, 미성년의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13년 경력의 초등학교 중견 교사가 상급자인 교장에게 사회적으로 정당시되지 않는 사유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고, 이로 인해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은 것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교감승진임용에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관한 심사와 평가에 있어서는, 그러한 행위가 사회통념상 결코 가벼운 비위라고는 할 수 없다. 비록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기록이 기간의 경과로 말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승진임용심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있었던 금품 수수의 비위사실에 관한 것인 이상, 이를 고려사유로 삼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사정들과 피고의 교감승진임용에 관한 광범위한 재량권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승진임용 제외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쉽지 않다.”라고 하여 제청방안에 따라 교감 승진에서 제외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두34162, 판결). 최근 하급심 판결에서도 장학사 근무 시절 학부모로부터 50만원을 받고 이를 알고 나서 12일이 지나서 돌려줘서 견책 처분을 받아 교장승진임용 제청에서 제외된 사안에서 “징계전력이 있는 원고를 ‘교장에게 요구되는 수준의 윤리성·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자’로 판단하여 승진임용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결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 사회가 교장에게 요구하는 자질과 도덕성의 수준이 높아지면 교장승진임용 후보자의 요건 역시 강화될 수밖에 없는 바, 이 사건 견책처분의 징계 처분기록이 말소된 이후로 5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거나, 과거에는 이 사건 견책처분과 같은 징계전력이 크게 문제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쉽지 않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9. 6. 13. 판결, 2018구합74495 판결). 또, 제청방안이 공무담임권 침해, 교원지위법정주의 위반, 소급입법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청구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청구인 김○수는 2015. 9. 1.자 중등 교장 승진임용 발령에 관하여 교육공무원법령에 따라 승진후보자 명부에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위 청구인으로서는 우선 법원에 이 사건 제청 배제나 이 사건 제청 배제에 따라 대통령이 한 승진임용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권리구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제기된 위 청구인의 이 사건 제청 배제에 대한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또 “청구인 임○일, 정○석이 이 사건 제청 배제로 인하여 기본권을 제한받는다고 하기 위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승진임용을 위한 전제조건, 즉, 교장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승진후보자 명부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위 청구인들은 「교육공무원법」 제7조, 「초·중등교육법」 제21조 등이 정한 바에 따른 교장 자격도 취득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제청 배제에 관하여 위 승진후보자 명부의 상위 3배수 범위에 포함된 바도 없으므로, 법정된 요건도 아직 갖추지 않은 위 청구인들이 이 사건 제청 배제로 인하여 어떠한 법적 불이익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대상으로 한 위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부분은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모두 부적법하다.”라고 하여 헌법소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결정하였다(헌법재판소 2018. 6. 28. 선고 2015헌마1072 전원재판부 결정).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 12. 19. 교육부가 2014년 제정한 제청방안에 대하여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내부지침인 ‘교장 임용제청 기준 강화방안’으로 4대 비위자를 영구히 교장 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차별행위에 해당하므로 교육부장관에게 4대 비위자에 대해 말소된 징계기록을 이유로 교장 자격연수 및 교장 임용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내부지침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도 비슷한 내용으로 제청방안에 관한 제도개선을 권고하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관련된 소송에서 교육부가 모두 승소하고 있으므로 기준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초·중등교육법」 [별표1]의 자격을 갖추고 교감, 교장 승진을 위한 점수를 채웠다고 하더라도 4대 비위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으면 징계기록 말소 여부와 관계없이 교장(교감)임용 제청에서 제외되고, 4대 비위 외의 일반 징계는 기록이 말소되어야 임용 제청이 가능하다.
I. 들어가며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도 그에 따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디딜 수 있다. 내가 살아온 60여 년의 세월 동안 역동적이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 그러나 인구와 기후를 비롯한 생태계, AI를 비롯한 에듀테크,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교육 및 교육자에 대한 기대와 자세 등에 있어 최근 몇 년의 변화 속도는 붉은 여왕의 나라보다 더 빠른 것 같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교육자가 변화를 선도하기보다는 힘들게 좇아가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비록 모두가 변화에 적응하느라 허덕이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미래를 살아갈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책임을 지고 있는 교육자들은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교육을 선도해야 한다. 교육자가 이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지속적인 자기 학습, 즉, 연수다. II. 연수 되찾기 1. 연수의 의미 연수(硏修)의 사전적 정의는 “학문 따위를 연구하고 닦음”이다(표준국어대사전).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연수의 주체는 연수를 하는 사람, 즉, 연수생이다. 이는 연구(硏究)의 주체가 연구자인 것과 같다. 그런데 연구의 경우와 달리 연수는 연수를 시키는 사람이 주체이고, ‘연수자’는 그것을 수동적으로 받는 것처럼 사용되고 있다. 보통 사용되고 있는 “연수 받으러 간다.”는 표현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연수라는 용어는 우리가 과거부터 사용하던 훈련이라는 용어와 달리 서양의 용어 ‘training’을 번역한 것이다. 가령 교사 연수는 영어의 ‘teacher training’을 번역한 것이다. 영영사전에 보면 ‘training’은 “특정 직업이나 활동에 필요한 기술(skill.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지식, 기술, 태도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을 학습하는 과정”이다. 즉, 연수는 ‘학습 과정’인데 ‘특정 직업이나 활동에 필요한 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에 초점을 둔 용어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도 당연히 주체는 학습자다. 누구나 다 아는 연수라는 용어를 이렇게 분석하고 있는 이유는 용어의 본뜻을 되찾음으로써 연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탐색하기 위해서다. 연수(硏修)와 유사 한자어인 연수(練修. 익힐 련, 닦을 수)의 뜻은 “인격, 기술, 학문 따위를 닦아서 단련함”(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되어 있어 연수(硏修)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기업 종사자 연수의 경우와 달리 의사나 교사와 같은 전문직종 연수의 경우에는 연수(硏修)라고만 쓴다. 그 안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학문 용어는 서구의 용어를 우리가 직접 번역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에서 번역한 것을 들여와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거치면서 서구 학문 용어의 번역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teacher training’을 연수(硏修)로 번역한 것은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기 전에 배우는 사람(*연구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학생들에게 본을 보이는 사람으로서 자신을 수양(修養)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가 이루어졌다. 교원대 김용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연유로 일본인들은 연구와 수양의 앞글자를 모아 ‘연수(硏修)’로 번역했다. 2. 연수의 주체 연수의 의미를 재조명함으로써 밝히고자 한 것은 첫째, 주체가 연수원이나 기관이 아니라 연수생이라는 점이다. 초·중등학생이 주체인 학습에서도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표현은 어린 학생이 아니라 성인학습자에게 적합한 것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자기가 주체가 되지 않을 경우 학습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특히나 의사나 교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의 연수는 성인학습자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자기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이론이 그대로 적용되는 활동이다. 여기에 강제성이 개입되는 순간 연수는 왜곡된다. 3. 연수기관의 역할 연수의 의미에 비춰볼 때 연수기관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교원연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나아가 필요한 제반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교원이 갖춰야 할 새로운 지식·기술·태도가 무엇인지, 이들이 이해하고 적응해야 할 여건과 환경 변화는 무엇인지, 이들이 전문직종에 종사하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연수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밝혀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제공하고, 나아가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추가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타직종 종사자들과 함께 하는 연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변호사·성직자 등의 전통적인 전문직종 종사자, 일반 공무원, 대기업을 포함한 에듀테크 기업 종사자, 기타 서비스업 종사자들과 함께 하는 연수가 필요하다. 타직종 종사자들과 함께 하는 연수는 교원들이 교직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해당 직종 종사자들의 근무처에서 인턴처럼 근무해 보는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보탬이 될 것이다. 하나 더 필요한 역할이 있다. 의무연수의 내실화를 기하는 것이다. 교원은 자기주도적 연수와 함께 법이 정한 의무연수도 해야 한다. 의무연수는 주도적 연수와 달리 교원의 동기를 저하시키고, 시간만 허비할 우려가 크다. 연수기관은 의무연수 프로그램 개발, 참여 동기 부여, 만족도 제고 등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와 함께 자기연찬에 무관심한 교원들이 연수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도 연수기관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4. 연수 목적과 내용 연수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것을 통해 하나 더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연수가 기술이나 지식 제공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연수는 특히 수양(修養)을 강조한 용어라는 점에 나도 공감한다. 교직 종사자는 끝없는 자기 수양을 필요로 한다. 수양은 “몸과 마음을 갈고닦아 품성이나 지식, 도덕 따위를 높은 경지로 끌어올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표준국어대사전). 특히 ‘품성과 도덕’을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이 두어져 있다. 이는 동양의 ‘스승’의 의미에 부합한다. 연수의 한 축이 수양이므로, 특정 기술이나 지식을 연마하는 연수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수양의 목적이 반영되고 내용이 포함되도록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기 수양의 기회를 제공하는 연수 프로그램 구성 및 운영에 더 내실을 기해야 한다. 스승에 대해 정의해 놓은 가장 오래된 글 중의 하나인 한유의 ‘사설(師說)’에 보면 “스승은 도를 전하고, 도를 익히는 데 필요한 공부를 시키며, 의혹을 풀어주는(傳道授業解惑) 사람”이다. 이처럼 스승에 대한 최초의 기록에도 스승이란 어느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기능만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와 함께 필요한 제반 능력을 길러 주고 이를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는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는 스승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정의는 요새 유행하는 ‘멘토’라는 말을 포함하고 있으며, 멘토보다 더 넓고 깊은 뜻을 가진 우리말이 바로 ‘스승’임을 알려 준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이 가르침과 관련해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은 가르침의 본질이 특정 지식(교과 내용)의 전수가 아니라 도의 전파, 즉, 자신이 믿고 있는 바른 밈의 전파활동이라는 점이다. 이를 깨닫고 가르침의 본질에 맞게 가르치는 활동을 할 때 가르침은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라 커다란 즐거움이 될 것이다. III. 나오며 가르치는 교사가 공부의 기쁨(學習悅)을 유지할 때 학생들도 교사를 통해 행복한 배움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자신은 공부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강요하고 그를 자신의 생계수단으로 삼는다면 이는 죄를 짓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선생님의 모습은 ‘영원한 학생’인데, 이는 지속적인 자기 연수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 미래사회에서 교사는 이론 소비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론 생산자로서의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론 생산 자격증에 해당하는 박사학위를 취득할 필요도 있다. 아니면 최소한 석사학위 취득을 통해 현장연구 수행 역량이라도 갖추어야 한다. 제대로 된 학위 취득 과정은 체계적이며 집중적인 연수임을 교육계가 깨닫기 바란다.
필자는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에서 강의를 7~8년 했다. 그중에서도 교대 1학년 대상 강의를 많이 했는데 언제나 강의의 시작은 이 질문으로 시작한다. “왜 교대에 왔어요? 왜 교사가 되고 싶어요?” 처음에는 학생들이 대부분 이렇게 답한다. “아이들이 좋아서”, “가르 치는 게 좋아서”, “어렸을 때 초등학교 선생님이 너무 좋으셔서” 등 면접용 정답을 주로 말한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 인간적으로 더 가까워졌을 때 다시 같은 질문을 하면 교대를 선택한 이유가 조금 바뀌어 있다. “수능을 망쳐서”, “취직이 잘돼서”, “방학이 있어서” 등의 대답이 정말 많이 나온다. 어떨 것 같은가? 아이들이 좋아서 교사가 되는 것을 선택한 사람과 수능을 망쳐서 교사가 되는 것을 선택한 사람은 나중에 교사가 되었을 때 얼마나 차이가 날까? 나도 솔직하게 얘기해볼까? 나는 취직이 잘된다는 말을 듣고 교대를 선택했다. 지금이야 임용시험 경쟁률이 있다고 하지만 내가 교대에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교대를 졸업하기만 하면 거의 100% 바로 교사가 될 수 있었다. 또 내가 정말 되고 싶었던 것은 중등 역사교사였다. 그런데 임용고사 경쟁률도 높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포기하고 초등교사를 선택했다. 실망스러운가? 물론 나도 교대 입시 면접을 볼 때는 “아이들이 좋아서요.”, “가르치는 게 좋아서요.”라고 대답했다. 솔직하지 않다고 할지 모르겠다. 무조건 붙어야 하니까. 굳이 변명하자면 집 사정이 참 안 좋았다. 대학교 학비도 대출이든 뭐든 내가 내야 했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다. 그래서 빨리 졸업하고 빨리 취직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 나는 이 점이 창피했다. 다른 동기들은 정말 오래전부터 교사를 하고 싶었고 구체적인 계획도 있었으며 결국은 꿈을 이룬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생각이 바뀐 계기가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당시 나를 가르쳐 주셨던 교수님 한 분이 강의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어떤 이유에서 여기를 왔든 들어온 이상 절반은 선생님이다.” 이 말이 나에게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모른다. 비록 멋진 이유로 교대에 온 건 아니었지만, 앞으로의 절반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한 것처럼 교직을 시작한 지 10년이 좀 넘었지만, 나머지 절반을 나름 멋지게, 그리고 알차게 채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 자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진행하는 교수학습 국제조사인 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지표다. 교사의 교직 선택 동기에서 우리나라와 OECD 평균과 비교해 봤을 때 ‘안정된 직업’, ‘근무여건’ 등의 개인적 유용성 동기는 높지만, ‘교수·학습을 통한 사회 기여’ 등의 사회적 유용성 동기는 비교적 낮다. 이를 두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우수한 자원들이 교직에 몰리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정작 문제는 이 우수한 자원들이 현장에 왔을 때 본인들이 만족하며 맘껏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와 여건을 주고 있느냐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TALIS 지표에서 ‘다시 교사 직업을 선택할 것이다’는 OECD 평균보다 낮고,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을 후회한다’는 OECD 평균보다 무려 2배가 높다. 다음 자료는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20년 11월 12~20일 경기도 내 초임교사(경력 3년차 이하) 3409명과 4년 이상 경력교사 42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남자 초임교사의 25.2%가, 여자 초임교사의 38.3%가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응답했다. 참 의아한 내용이다. 많은 노력을 통해 누구나 되고 싶고 선망하는 교사가 되었는데 정작 교사가 된 사람들은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갓 임용된 초임교사들의 30%가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의아하다. 왜 그럴까? 초임교사들은 첫째로 ‘교사 인권’(31.0%), 둘째로 ‘처우 및 보수’(20.8%), 셋째로 ‘업무 과다’(20.4%)를 꼽았다. 의외로 적성 문제는 생각보다 낮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지 개인적으로 생각해 봤을 땐 내가 꿈꾸던 교사의 모습과 막상 교사가 된 후 내 모습의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일 것이며,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내 의지보다는 그때마다 바뀌는 주변 인간관계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을 생각했지만 교직 생활에서 교사에게 상처를 주는 학생, 학부모의 거친 민원, 권위적이고 비합리적인 상급자의 행동, 촘촘하게 짜인 매뉴얼과 지침에 따른 활동 제약 등 다양한 일을 겪다 보면 매너리즘도 가속화된다. 나는 아이들이 좋아서,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 힘들게 교사가 됐지만 정작 교사가 신경 쓰고 챙겨야 할 문제들은 전혀 다른 것이 많다. “요즘 MZ 교사들은 모범생들만 모여서 문제 있는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질문할 때마다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럼 판사나 검사는 범죄 저질러 본 사람이 하고, 의사는 불치병 정도 걸려본 사람이 하나요?” 조금 과장된 표현이지만 이제는 어떤 사람이 교사가 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들이 교직에 왔을 때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성장하고 활동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
2022봄 우리나라 좋은 동화 (정재은 외 9명 지음, 파랑새어린이 펴냄, 204쪽, 1만3000원) 참신한 주제로 어린이들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선사하는 젊은 작가들의 단편 동화 9편을 엄선해 엮었다.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가족상을 제시한 동화, 아동 성폭력 문제를 과감히 담아낸 동화, 코로나로 인해 벌어진 이야기, 상상 속 친구와의 만남과 이별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축제야 (펩 브루노 지음, 도서출판 단추 펴냄, 48쪽, 1만4000원) 스페인을 중심으로 28년간 이야기꾼으로 활동한 저자가 나만의 이야기를 하는 방법에 대해 담았다.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이야기를 잘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하다 불안해지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 이야기 준비부터 실제 이야기하는 순간까지를 단계적으로 정리했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관 에세이 (강영계 지음, 해냄 펴냄, 248쪽, 1만5800원) 세계관에 따라 사회·세상이 달리 보이게 된다. 문제의 해결책도, 선택의 방향도 달라진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더 합리적이며 통일된 세계관을 가진다면 삶에 있어서도 큰 난관 없이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아, 직업, 진정한 행복, 사회와의 관계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설명을 풀어낸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 (사사다 유미코 지음, 이야기공간 펴냄, 112쪽, 1만5500원) 심리상담사인 저자가 그동안 만나 온 10대들의 다양한 고민을 듣고 꼭 들려주고 싶은 인생 힌트 50가지를 담았다. 저자가 전하는 인생 힌트는 짧고 담백하다. ‘도망가는 것도 현명한 선택’, ‘친구와 꼭 함께할 필요는 없어’와 같이 교훈적이고 도덕적인 가르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행복을 찾도록 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을 위한 요즘 수업 (허용진 외 8명 지음, 창비교육 펴냄, 200쪽, 1만8000원) 전국보드게임교사네트워크 소속 초등 교사들이 보드게임을 활용해 만든 교과별 수업 이야기를 한 권에 모았다. 학습 목표부터 수업 주제 설정, 수업의 세부 구성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교사와 학생의 실제 수업 대화, 수업 유의사항, 활동사진 등을 제시해 과목별 특성에 맞게 손쉽게 수업을 꾸릴 수 있도록 했다. 과목별 특성에 맞게 보드게임 활용 수업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교사여서 다행이다 (이창수 지음, 에듀니티 펴냄, 240쪽, 1만6000원) 20년 교사 경력에 1년차 교감이 된 저자가 학교장과 교사 사이의 중간자, 존재감이 크지 않은 교감으로서의 생활을 풀어낸다. 코로나19로 전전긍긍하고 학교폭력에 속 썩이고, MZ세대 젊은 교사들의 ‘거리두기’에 당황하면서도 아침마다 손수 내린 커피를 학교 이곳저곳에 배달하는 산골 신임 교감의 고군분투기다. 10여 년간 책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해 온 ‘책에 미친 교감’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이야기와 관련된 책 소개도 덧붙였다.
임포스터 (리사 손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12쪽, 1만8000원) 임포스터 증후군은 자신은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뛰어나지 않은데 주변을 속이며 산다고 믿는 불안심리를 말한다. 메타인지 학습법으로 각광을 받은 심리학자 리사 손은 공부를 지상과제로 여기는 한국 학생들이야말로 임포스터 증후군의 고위험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메타인지 연구와 개인의 경험 등을 통해 가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메타인지 실천법을 책에 담았다.
학교폭력 해부노트 (이수정·박정현 지음, 테크빌교육 펴냄, 216쪽, 1만5000원)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중학교에서 수년간 학교폭력 담당 교사를 맡고 있는 박정현 교사의 대담과 강연을 모았다. 아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폭력 상황 중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폭력, 온라인 폭력 등 대표적인 사례를 뽑아 그 원인과 진행 과정, 해결방법에 대해 범죄심리학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교사의 따뜻한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다. 폭력 유형별로 교사를 위한 솔루션과 예방책을 담고 있어 학교 현장에서의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문득 가여워진 내 삶 라싸에서 갼체로 가는 길, 구절양장같이 아찔한 고갯길을 달려 이른 언덕 정상 캄바 라(4750m). 거기에 이르러 굽이굽이 산허리를 휘어감고 있는 얌드록 초(해발 4488m, 둘레 250㎞, ‘초’는 우리말로 ‘호수’란 뜻)와 호수 저 너머로 노진캉창산(7191m)의 설산 이마와 마주합니다. 큰 기대를 한다면 찾지 말라던…. 현상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느끼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아름다움일 뿐입니다. 그 아름다움은 또한 모든 이를 즐겁고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간혹 아름다움 이면에 있는 또 다른 아름다움. 혹여 겉으로 아름다워 보이진 않지만 속에 깃든 진정한 아름다움. 간과되고 있는 아름다움. 그것에 생의 또 다른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티베트의 신비는 현상적 아름다움으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님을 알겠습니다. 야크의 배설물에도, 씻지 않은 머리와 검게 그을린 유목민의 낯빛에서도, 남루한 그들의 차림에서도 향기처럼 배어나는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두드러진 것이, 남들보다 앞선 것이, 세상의 기준보다 높이에 위치하는 것이 항상 부러운 눈이었지만 그럴수록 목마른 자신을 돌아볼 줄 몰랐던 세상에서의 내 삶이 문득 가여워지곤 했습니다. 고원지대임에도 유난히 경작지가 많아 부농이 많다는 갼체에 이르니 높은 언덕 능선을 따라 마치 서구의 어느 중세 성처럼 보이는 갼체종이 우뚝 나타납니다. 1903~1904년 신식무기로 무장한 영국 원정대가 통상을 강요하며 시킴으로부터 쳐들어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티베트인들은 구식 무기로 3개월간이나 용감하게 항전했으나 결국 함락되었습니다. 당시 수많은 티베트 전사들이 포로가 되어 수모를 당하느니 차라리 절벽에서 투신해 죽는 길을 택했다는 비운의 성입니다. 이곳은 또한 티베트 최고의 스투파(불탑), 갼체 쿰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8층(기단 포함해 9층)에 그 높이가 35m에 이르며, 층층마다 법당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답니다. ‘쿰붐’이라는 이름은 숫자 10만을 의미하는데, 이 이름에 걸맞게 어머어마하게 많은, 깨달음을 얻은 티베트 불교의 성인들, 보살들, 탄트라 불교의 수많은 신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티베트에 이른 지 여러 날. 이미 여러 사원을 둘러보았습니다.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은 물론 조캉사원, 세라 사원, 내일은 시가체의 타쉬룬포 사원과 거기에 모셔져 있다는 높이 26m의 세계 최대 금동미륵좌상을 보게 됩니다. 이젠 너무 많이 유포되어 가히 식상한 비유일 수도 있는 ‘신들의 땅’이라는 표현이 실감 날 법도 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웅대하고도 섬려한 사원들과 상상을 초월하는 승려의 숫자들. 급기야는 그 웅대함에 저절로 다소곳 옷깃을 여밀 법도 합니다. 포탈라궁에 있는 5대 달라이라마 초르텐은 가로 14m 규모에 무려 3700㎏의 금을 들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금빛 찬란한 지붕이며 육중한 궁궐과 사원의 위압적 권위. 그러나 티베트의 정신은 고형(固形)화된 그런 물리적인 것에 있는 것이 아님을 나는 거듭 깨닫습니다. 1000㎞를 마다하지 않고 성(聖)의 세계에 대해서는 숭배를, 자신에 대해서는 한없는 낮춤을 오체투지의 자세로 삶 속에서 실천하는 티베트인(Tibetans)들의 불심. 그 속에 신들이 깃들어 있고, 급기야 티베트는 거대한 신들의 영지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처로 모셔지고, 신격화되어 금으로 치장된 초르텐을 권력과 권위의 화신으로 폄하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러한 웅대함 또한 진심 어린 티베트인의 신심(信心)의 발로라는 데에 이르면 권력의 수탈로 보일 수도 있는 그런 위압적인 불상과 사원들에도 숙연할 정도의 외경이 어느새 깃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식상한 표현이 되고 말겠지만, 진리는 단순한 문장 속에서도 발견됩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코로나로 바뀐 집의 중요성 예전에는 밤 9시가 되어도 가족이 다 모이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학교, 학원에서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직장에서 회식하느라 오지 않았다. 빈집을 어머니 홀로 지키곤 했다. 필자가 어릴 적 살던 집의 모습이었고, 코로나 이전까지 우리네 집의 흔한 풍경이었다. 집이라는 곳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잠을 자고 씻고, 옷을 보관하는 정도였다. 하루의 절반을 밖에서 보내고 그나마 남는 시간은 잠을 자니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고작 몇 시간이다. 그래서 집의 소중함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고 4명이 넘으면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밤 9시가 되면 유럽의 밤거리처럼 거리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이게 한국이라니 너무 어색했다. 한국하면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상점들로 외국인들에게 이색적인 풍경을 제공했는데 이제 밤이 되면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들어간다. 어떤 이들은 출근을 안방에서 일어나 서재로 간다. 캠을 켜고 회의를 하고 아이들은 캠을 켜고 수업을 한다. 너무 갑자기 미래 시대에 온 느낌이랄까. 그렇게 2년이 다 되어간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끼고 입대한 군인들이 이제 마스크를 끼고 제대를 한다. 그 사이 문화가 바뀌고, 집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이제 집은 사무실이고, 교실이고, 카페가 되었다. 집에서 일하고, 집에서 공부하고, 집에서 담소를 나눈다. 하루 24시간 중 24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일도 흔해졌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 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소비도 바뀐다. 그럼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엄마! 창문형 에어컨 사주세요.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아파트가 확장형이 기본으로 되면서 발코니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옛날 아파트는 방마다 발코니가 있어 작은 방에도 벽걸이 에어컨을 달기 좋았다. 실외기를 작은 방 발코니에 두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집도 흔치 않았던 이유가 아이들도 부모도 집에 늦게 오니 낮의 무더위를 느낄 겨를이 별로 없다. 열대야 며칠만 잘 견디면 된다는 생각에 작은 방에 에어컨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작은 방에는 발코니가 없어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다. 아파트 분양을 할 때 천장형 시스템에어컨을 권유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있다. 작은 방까지 설치하면 에어컨 비용만 800만원이 넘고 주방·거실 모두 하면 1000만원이 넘기도 한다. 그런데 여름에 에어컨 6대를 동시에 돌리면 전기료도 감당을 할 수 없다. 거기에 분양 당시에는 신모델이었지만 2년 후 입주할 때는 구모델이 되기 때문에 가격 손실도 발생한다. 그래서 집주인들이 실거주를 하려고 집을 분양받아도 시스템 에어컨을 잘 하지 않는다. 투자 목적으로 산 사람들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그런데 작은 방에는 부모가 끔찍이도 사랑하는 자녀들이 산다. 자녀들은 문을 닫고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덥다고 짜증을 낸다. 부모 입장에서는 거실에 에어컨을 틀어주지만 작은 방으로 잘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신형 아파트일수록 창문형 에어컨 수요가 늘어난다. 창문형 에어컨은 이사갈 때 들고 가기도 편해서 전세를 사는 사람도 마음 놓고 주문할 수 있다. 그동안 30만 가구 정도에 머물렀던 주택공급이 2022년에 46만 가구나 분양을 한다고 한다. 이후에 10년간 연평균 56만 가구를 분양한다고 한다. 앞으로 주택공급이 크게 늘어나면 창문형 에어컨 시장도 같이 성장하게 된다. 보통 겨울에는 투자자들이 에어컨을 잘 떠올리지 않는다. 그만큼 겨울에는 여름 주식을 생각하고 여름에는 겨울 주식을 생각하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역발상 투자가 가능하다. 내년 봄 미세먼지로 창문 닫고 살아야 할 겁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미세먼지가 심해서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2년간 공기청정기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봄에 미세먼지가 확연히 줄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끝나도 미세먼지가 확연하게 줄어 있을까? 미세먼지는 석탄발전, 공장가동률과 연관이 있다. 코로나가 끝나고 공장이 열심히 돌아가고 차량운송량이 늘어나면 미세먼지로 공기가 가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창문을 닫고 살아야 한다. 과거에는 낮에 모두 출근하고 밤에만 있으니 공기청정기가 없어도 그리 필요성을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가 끝나도 한동안 회식을 하지 않고, 모임도 줄어들고, 공부도 집에서 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불편하면 바로 물건을 주문하게 된다. 특히 공기청정기는 돈보다 중요한 가족의 건강과 연관이 있다. 여기에 미국의 산불도 평소에 비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 미국의 산발적인 산불로 인해 문을 열지 못하고 살았다는 뉴스가 있었다. 그래서 공기청정기가 미국에서 많이 팔렸다. 이런 점을 보면 지금 쌀 때 공기청정기를 사두든가 공기청정기 주식을 사두는 전략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비싼 가전제품이 더 잘 팔린다고? 코로나는 밖에서 하던 문화를 집으로 가져왔다. 필자도 1년에 6번 영화관 공짜 티켓이 있지만 2년간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그러면서 매달 돈을 내야 하는 넷플릭스는 결제하고 있다. 영화관에 있는 영화를 봐도 지인들은 보지 않으니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넷플릭스 인기작은 바로 다음 날 지인들과 대화 주제가 된다. 집이 영화관이 된 것이다. 그래서 TV를 사러 가전제품 전시장을 갔다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TV들을 보며 돌아섰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이 TV를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 가전제품 TV 판매 실적을 보면 날개 돋친 듯이 팔려 세계 1위 가전제품 회사가 되었다는 뉴스가 있다. 최근 가전제품 회사들을 보면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더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그 이유는 그만큼 고가 가전제품들이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야외 활동에 투자하는 것보다 가전/가구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고가의 가전제품을 한번 맛보면 다음부터는 저가제품을 쓰기 힘들어진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TV는 좋은 것 사야지 하는 문화가 정착될지도 모른다. 그럼 여기서 가장 이익을 보는 사람은? 거기에 투자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