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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살뜰하다’는 일이나 살림을 매우 정성스럽고 규모 있게 하여 빈틈이 없다는 뜻이다. “아내는 규모 있고 살뜰하게 살림을 꾸려 나간다.” 이처럼 ‘살뜰하다’는 주로 ‘알뜰하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그런데 ‘살뜰하다’는 단어에는 다른 뜻이 하나 더 있다.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자상하고 지극하다’는 뜻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아내를 살뜰하게도 아껴준다.” 한무숙의 ‘만남’에도 “혜장은 그 외로움을 달래주는 살뜰하고 따뜻한 벗이며 총명하고 우수한 제자이기도 하였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살뜰하다’의 두 번째 뜻으로 쓰인 것이다. 한편 우리말 중에는 ‘느껍다’는 표현이 있다. ‘느껍다’는 ‘어떤 느낌이 가슴에 사무치게 일어나다’는 뜻이다. “나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느꺼워 가슴이 뭉클해졌다”와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얌생이’란 ‘남의 물건을 조금씩 슬쩍슬쩍 훔쳐내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얌생이 몰다’, 혹은 ‘얌생이 치다’로 쓰인다. “피난 시절에는 얌생이를 몰아서 살기도 했다.” 얌생이는 원래 염소를 일컫는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의 방언이다. 이 말에 이런 뜻이 붙게 된 것은 한국전쟁 때부터다. 전쟁 때 물자가 부족하다보니 가끔 미군들의 하역장에 얌체처럼 들어가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역장에는 민간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조망을 쳤는데 얌생이, 즉 염소는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얌생이꾼은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김용성의 ‘도둑 일기’를 보면 “가난한 얌생이꾼들은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석탄 도둑질을 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청준의 ‘불을 머금은 항아리’에도 “무턱대고 남의 물건을 탐하는 떠돌이 얌생이꾼만도 아닌 것 같았다”는 문장이 있다. 한편, 우리 토박이말 중에는 섬을 가리키는 말들도 상당히 많다. 떼섬은 무리를 이루고 있는 크고 작은 섬들, 즉 군도(群島)를 가리키는 말이고 줄섬은 길게 줄을 지은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여러 개의 섬, 즉 열도(列島)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알섬은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 흔히 말하는 무인도를 이르는 말이다. 섬을 부를 때도 이렇게 우리말을 살려 써보는 건 어떨까.
함께 동고동락해온 아내를 가리킬 때 ‘조강지처’라는 단어를 쓴다. “조강지처 버리고 잘된 사람 없다”는 말도 드라마 등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조강지처(糟糠之妻)’의 ‘조강’은 지게미 ‘조(糟)’ 자, 겨 ‘강(糠)’ 자를 쓴다. 즉, 지게미와 겨로 끼니를 이으며 함께 고생을 했던 아내라는 뜻이다. 겨는 잘 알다시피 ‘곡식을 찧어서 벗겨 낸 껍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게미는 무엇일까. 지게미도 겨와 마찬가지로 곡식에서 비롯된 말이다. 지게미는 ‘술을 거르고 난 찌꺼기’로, 술지게미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먹을 것이 귀했던 예전에는 술을 거르고 난 후, 남은 지게미를 먹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 속담에 “막걸리 거르려다 지게미도 못 건진다”는 말이 있다. 이는 큰 이익을 보려다가 도리어 손해만 보았을 때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실 술을 거르고 남은 지게미와 쌀겨는 껄끄러워서 그것을 먹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조강지처라는 말 속에는 끼니를 잇는 것조차 힘들만큼 어려운 시절, 고생을 함께 했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한편, 지게미는 ‘술을 많이 마시거나 열기가 있을 때 눈가에 끼는 눈곱’이란 뜻도 있다. 한용운의 소설 ‘흑풍’을 보면 “입에서 술내가 나고 눈에서 지게미가 나오면서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을 하였다”는 문장이 나온다.
전남 장흥의 한 바다 연안 이름은 ‘여닫이 연안’이다. ‘여닫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근처에 수문이 있기 때문이다. 수문은 바닷물이 육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육지에 있는 물은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즉 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열렸다 닫혔다 하는 문을 가리킨다. ‘여닫이’는 ‘문틀에 고정되어 있는 경첩이나 돌쩌귀 따위를 축으로 하여 열고 닫고 하는 방식, 또는 그런 방식의 문이나 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한옥 집은 대문이 대부분 여닫이로 되어 있다.” 한옥의 경우 대문은 물론 방과 방 사이 문이나 벽장을 빼고는 대부분이 여닫이 문이고,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양문형 냉장고 역시 여닫이 문이다. 여닫이는 양주 별산대놀음 춤사위의 하나를 가리키기도 한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양옆으로 펴는 동작을 여닫이문을 여는 동작에 비유한 것이다. 이때 여닫이는 ‘여닫이춤’과 같은 뜻이다. 문이나 창을 여닫는 방식은 크게 이처럼 손잡이를 밀거나 당겨서 열고 닫는 ‘여닫이’와 ‘미닫이’로 나눌 수 있다. ‘미닫이’는 ‘문이나 창 따위를 옆으로 밀어 열고 닫는 방식, 또는 그런 문이나 창’을 가리킨다. 염상섭의 ‘삼대’를 보면 “모친이 또 한번 소리를 치니까 그제야 머리맡 미닫이를 밀치고 경애가 잠이 어린 눈으로 내다본다”는 문장이 나온다. 여기서 미닫이는 ‘미닫이문’과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이다.
“너는 넉살이 좋아 어디 가서든 굶지는 않겠다.” “그 녀석 넉살 떠는 모습이 꼭 제 형을 닮았다.” 위 예문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넉살’을 활용한 것이다. ‘넉살’이란 ‘부끄러운 기색 없이 비위 좋게 구는 짓이나 성미’를 뜻한다. ‘넉살을 떨다, 넉살을 부리다, 넉살이 좋다’ 모두 가능한 표현이다. 또한 넉살 좋게 행동하는 사람을 ‘넉살꾼’, 몹시 넉살이 좋은 것은 ‘넉살맞다’, 넉살 좋게 보이는 것은 ‘넉살스럽다’, 부사 형태로는 ‘넉살스레’ 등으로 쓸 수 있다. ‘넉살스레’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언죽번죽’이라는 단어가 있다. 언죽번죽은 ‘조금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고 비위가 좋아 뻔뻔한 모양’을 가리킨다. 윤홍길의 소설 ‘완장’을 보면 “언죽번죽 둘러다 붙이는 그 뻔뻔스러운 말버릇도 옛날이나 똑같고…”라는 표현이 나온다. ‘언죽번죽’ 자리에 ‘넉살스레’를 넣어본다면 뜻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 녀석은 주위로부터 만날 핀잔만 들으면서도 무슨 일에나 언죽번죽 참견했다.” “그는 너무도 언죽번죽해서 무슨 말을 하든지 개의치 않는다.”
소설가 이태준의 ‘문장강화’는 ‘붉다’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빨갛다, 벌겋다, 새빨갛다, 시뻘겋다, 불그스름하다, 빨그스름하다 등 수많은 종류의 붉은 색깔을 표현하는 말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빨갛다, 시뻘겋다, 빨그스름하다’ 등 ‘붉다’는 뜻을 주로 된소리로 강하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붉다’는 말 한 가지 속에 감춰진 다양성을 생각하며 각각의 소리가 주는 감각을 살려 사용해보면 어떨까. ‘불그스름하다’는 ‘조금 붉다, 불그스레하다’는 뜻이다. 준말로는 ‘불그름하다’는 표현이 있으며 센말은 ‘뿔그스름하다’가 된다. 작은말로는 ‘볼그스름하다’가 있다. ‘볼그스름하다’는 ‘산뜻하게 조금 붉다’는 뜻으로, 박경리의 토지를 살펴보면 “아무렇게나 제 마음대로 자라난 울타리 밖의 물앵두나무도 볼그스름한 꽃이 피려 하고 있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볼긋하다’ 역시 ‘볼그스름하다’와 같은 뜻으로 “능금의 빛깔이 볼긋하다” 등으로 쓸 수 있다. 한편 ‘볼긋볼긋’이라고 하면 군데군데 볼그스름한 모양, 혹은 매우 볼그스름한 모양을 가리킨다. “밤사이에 볼긋볼긋 솟아난 꽃망울이 싱그럽다.” 큰말로 ‘불긋불긋’도 쓸 수 있다. “불긋불긋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열꽃이 피어 얼굴이 불긋불긋하다” 등이며 이들의 센말로 ‘뽈긋뽈긋’, ‘뿔긋뿔긋’이란 표현도 가능하다.
‘에누리’하면 우리는 흔히 가격을 깎는 일을 말한다. 예를 들어 “물건 값을 에누리하다”라고 쓸 수가 있는데, ‘이처럼 값을 깎는 것’ 말고도 ‘물건 값을 더 많이 부르는 일’도 에누리라고 쓸 수 있다. “에누리 없는 가격”이라고 하면 ‘물건 값을 더 많이 부르지 않고 원래 가격으로만 판다’라는 의미이다. ‘에누리’는 가격과 관련된 뜻 말고도 ‘사실보다 보태거나 깎아서 들음’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 사람 말은 에누리해서 들어야 한다.” 이 말은 “그 사람은 과장을 잘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잘 판단해서 들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대형할인점 현수막에 ‘에누리 행사’라고 써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말은 ‘할인 행사’, 즉 ‘세일’이라는 말 대신에 순 우리말 ‘에누리’를 활용한 것이다. ‘할인’이나 ‘세일’ 대신에 순 우리말 ‘에누리’를 잘 살려서 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애먼’이라는 토박이말에 대해서 알아본다. 좀 생소한 말인데 흔히들 ‘엄한’이라고 아는데 ‘엄한 짓’, ‘엄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엄한’은 사투리이고 표준어는 ‘애먼’이다. ‘애먼’은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서 억울하게 느껴지는, 또는 엉뚱한’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정작 죄진 사람들은 도망치고 애먼(억울한) 사람들이 얻어맞았다’라고 할 때 ‘죄가 없는 사람’ 즉 ‘억울한 사람’을 ‘애먼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또한 ‘애먼’은 ‘엉뚱한’ 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일은 안 하고 애먼(엉뚱한) 컴퓨터만 탓한다’, ‘저 사람 참 애먼(엉뚱한) 소리 잘 한다’라고 쓰일 수 있다.
우리 토박이말 중에는 ‘한소끔’라는 말이 있다. 이 ‘한소끔’은 ‘한번 거품을 내면서 끓어 오르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다. 간혹 이것을 ‘한소금’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올바른 표현은 ‘한소끔’이란 것을 알아두자. ‘한소끔’이란 표현은 주로 요리책에서 많이 볼 수가 있는데 국수 삶는 방법을 설명할 때 “국수를 한소끔 끓인 후에 찬물을 붓는다”라고 쓰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거품이 날 때 까지 끓인 후에 찬물을 붓는다”는 뜻이다. 국수뿐만 아니라 “밥이 한소끔 끓다”, “육수를 끓인 뒤 재료를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다”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소끔’은 또한 ‘어떤 일이 한판 그럴싸하게 벌어지는 모양’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염상섭의 소설 ‘취우’를 보면 “열이 나기 시작하면 초저녁은 한소끔 되게 앓고는…”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는 이불이 젖을 만큼 심하게 열이 난 것을 뜻한다.
토박이말 중에는 ‘새때’라는 말이 있다. ‘끼니와 끼니의 중간이 되는 때’를 ‘새때’라고 한다. 한승원의 소설 ‘날새들은 돌아갈 줄 안다’에 보면 “처남은 아침 새때쯤부터 벌겋게 취해 있곤 하는 호주가였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여기서는 ‘아침과 점심사이’라는 뜻으로 새때를 썼다. 우리가 흔히 일하다가 잠깐 쉬어 먹는 음식을 새참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이참’의 준말이다. 아침, 점심이나 저녁 제 때 먹는 음식이 아니라 ‘끼니와 끼니 사이에 먹는 음식’을 ‘새참’이라고 하는 것이다. “점심을 기다리지 못하고 새때부터 먹기 시작했다”, “새때부터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짬’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짬’은 ‘어떤 일을 할 겨를’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문순태의 소설 ‘타오르는 강’을 보면 “등짐꾼들이 잠시도 허리를 펼 짬도 주지 않고”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허리를 펼 겨를도 없이’라는 표현으로 ‘짬’을 쓴 것이다. ‘짬을 내다’, ‘짬이 나다’, ‘너무 바빠서 잠시 짬도 없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흔히들 ‘짬짬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이는 ‘짬이 나는 대로 그때그때’, ‘틈틈이’란 뜻으로 “일하면서 짬짬이 책을 읽는다”라고 활용을 할 수 있다. ‘짬짬이’와 같은 말로 ‘간간이’라는 말이 있는데 ‘간간이’는 한자 ‘사이 간(間)’ 자를 쓴 표현이므로 ‘짬짬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좋다.
‘가탈’라는 토박이말에 대해서 알아보자. ‘가탈’은 ‘일이 수탄하게 나아가지 못하게 방해가 되는 일’, ‘억지 트집을 잡아 까다롭게 구는 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박경리의 ‘토지’를 보면 “어릴 적부터 음식에 가탈이 심하던 영환도 후실댁이 만든 음식에는 불만이 없었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입맛이 까다롭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데 ‘첫 사업이라 가탈도 많다’, ‘가탈을 부리다’, ‘시누이의 가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가탈’의 센 말이 흔히 ‘까탈스럽다’라고 할 때의 ‘까탈’이다. ‘가탈’과 ‘까탈’은 명사로는 쓸 수 있지만 형용사로는 쓸 수 없다. 따라서 ‘까탈스럽다’는 잘못된 표현이고 ‘까다롭다’ 정도로 바꿔 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일본말인줄 알고 쓰는 순 우리말이 있다. 바로 ‘사리’이다. ‘사리’는 ‘어렵거나 힘든 일을 살살 피하며 몸을 아낀다’는 의미의 ‘사리다’에서 나온 말이다. 사리는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는 뜻으로, 실이나 국수 같은 것을 동그랗게 감은 뭉치를 얘기할 때 쓴다. 국수 사리, 냉면 사리, 우동 사리, 라면 사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가 있는데 국수 뭉치를 세는 단위로도 ‘사리’가 활용된다. “점심에 냉면 두 사리를 먹었다”, “국수 두 사리만 주세요” 등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들머리’라는 말은 ‘들어가는 첫 머리’, 한자로 ‘입구’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오늘날에도 비교적 잘 살려 쓰고 있는 토박이말이다. ‘동네 들머리에서 친구를 만났다’, ‘전시장 들머리에 있는 조각품’, ‘덕유산 들머리’, ‘해인사 들머리’처럼 지역이나 건물의 입구를 뜻하는 어디에나 쓸 수 있다. 또한 글의 차례에서 ‘도입’이라는 말 대신에 ‘처음 시작하는 부분’이라는 뜻으로 쓸 수도 있다. 이번에는 ‘바투’라는 말을 살펴보자. 흔히 우리는 ‘혼인 날짜를 바투 잡았다’고 하는데 이 때 ‘바투’는 ‘가깝다’는 뜻의 토막이말이다. ‘바투 다가서다’, ‘자동차가 너무 바투 붙었다’ 등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머리를 짧게 깎았다’는 뜻으로 ‘머리를 바투 깎다’라고 할 수도 있다. 가까운 곳은 잘 보이지만 멀리 있는 것은 잘 안 보이는 눈을 ‘근시안’이라고 하는데 ‘근시안’ 대신에 ‘바투보기눈’, 근시를 ‘바투보기’라고 쓸 수도 있다. “요즘 안경 쓴 학생이 많은 것은 바투보기가 안되기 때문이다.”
‘오롯하다’는 ‘남고 처짐이 없이 온전하다’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다. “부모님의 오롯한 사랑”이라는 표현을 아마 한두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오롯한 살림살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원우의 ‘짐승의 시간’에 보면 “시야가 점차 분명해지면서 흐릿한 새벽길이 오롯하게 떠오르고 있었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새벽길이 온전하게 다 보인다’라는 뜻이다. ‘오롯이’라는 부사로도 쓸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성인들의 가르침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이다.” “삶의 모습이 오롯이 그림 되어”, “그때의 감동을 오롯이 가슴에 담고”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잠’을 표현하는 우리말에는 선잠, 단잠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꽃잠은 ‘아주 깊이 든 잠, 또는 신랑 신부의 첫날밤의 잠’이라는 뜻이다. 송기숙의 ‘녹두장군’을 보면 “젊은이들은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꽃잠이 들어 있었다”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피곤해서 아주 깊게 든 잠’을 꽃잠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김용택의 ‘꽃잠’이라는 시를 보면 “우리 오늘 난생처음 꽃 속에 꽃 산 되어 식구끼리 행복한 꽃잠 잘 때”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꽃잠의 의미는 말 그대로 ‘행복하게 깊이 든 잠’을 의미한다. “신랑이 너무 취해서 꽃잠도 제대로 못 잤다”, “고단한 채로 꽃잠을 자는 모습”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뜻만큼이나 고운 우리말 ‘꽃잠’,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해보자.
이번에는 ‘고빗사위’라는 토박이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고비’라는 말이 있다. 고비는 ‘일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나 대목, 또는 막다른 절정’을 가리킨다. “그는 죽을 고비를 여러 번 겪었다”, “추위도 한 고비가 지났다” 등으로 활용되곤 한다. 고빗사위의 뜻은 고비와 유사해보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고빗사위’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매우 중요한 단계나 대목 가운데서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이라고 설명돼 있다. 어떤 일의 절정 중에서도 최고조를 가리키는 것이다. 안태경의 시 ‘프리지어 꽃’을 보면 “프리지어 꽃 꽂아놓고 마주 앉으면 힘겨웠던 고빗사위 추억 속으로 밀어내며” 라는 부분이 있다. 이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영화가 한창 재미나는 고빗사위에 전기가 나갔다.” “내 인생의 고빗사위는 30대 중반이었다.” 이 밖에 ‘소설의 고빗사위’, ‘연극의 고빗사위’ 등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우리 토박이말 중에는 ‘마닐마닐하다’라는 말이 있다. 생소하긴 하지만 단어의 느낌으로 뜻을 대충 짐작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말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마닐마닐하다’라는 단어는 ‘음식이 씹어 먹기에 알맞도록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라고 되어 있다.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 한 부분을 살펴보자. “음식상을 들여다보았다. 입에 마닐마닐한 것은 밤에 다 먹고 남은 것으로 요기될 만한 것이 겉밤 여남은 개와 한 무리 부스러기뿐이었다.” ‘입에 맞고 말랑말랑한 것은 이미 다 먹어버렸다’는 뜻이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다. “며칠 전 따놓은 감이 마닐마닐해졌다.” “이가 안 좋은 어머니는 입에 마닐마닐한 것만 찾으셨다.” “과일이 마닐마닐하다.” 말랑말랑하거나 물렁물렁한 음식을 가리킬 때, 앞으로는 순우리말 ‘마닐마닐하다’를 기억해서 적용해본다면 어떨까.
포항시 창포중학교는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중간고사 감독을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하였다. 학년 초에 가정 통신문을 발송하여 시험 감독을 자원할 학부모 봉사자를 모집하고, 정기고사 기간 중에 1일씩 학교에 출근하도록 부탁하여 교사와 함께 부 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복수 감독제는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감독 소감을 들어보았더니 "처음에는 감독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적정도 되고 두렵기도 했지만 막상 감독을 하고 나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ꡑ고 했으며, 아이들의 시험치는 과정을 직접 보면서 선생님의 노고와 아이들이 시험 공부에 힘들어 한다는 점도 잘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학교생활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며, 고사에 대한 신뢰감도 훨씬 높아졌다고 했다. 또 선생님들은 학부모에게 시험지, 교실 내부 환경, 아이들의 일상생활 전반을 공개함으로써 보다 시험에 대한 신뢰감과 생활 전반에 대한 학부모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으며, 나아가 바쁜 시험 감독 업무가 반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한결 어깨가 가벼워졌다고 교사들은 말했다. 문제점이 있다면 생업에 바쁜 학부모들을 매 고사마다 36명(36학급)이나 소집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학모는 2회 이상 수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또 충분한 감독 연수 시간을 가지지 못하다 보니 부 감독(학모)의 역할 수행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경우도 간혹 있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고 연구 부장은 전했다. 교사와 학부모의 복수 감독제는 학교 측에서 보면 정기 고사를 한층 더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며, 학부모 측에서는 학교를 위해 자원 봉사를 함으로써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가 한층 더 돈독해 지고, 담임과 학생 상담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학부모 참여를 통한 복수 감독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 되어 신뢰받는 교육 풍토 조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 학교 경영자인 교장 교감은 무보수로 학교 업무를 도와주는 학모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교육과 보육 관련 물가는 큰 폭으로 올라 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타 교육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0% 올라 2004년 7월 4.1% 이후 21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기타 교육물가 상승률은 같은 달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2.0%의 2배에 달했다. 기타 교육물가에는 입시학원, 보습학원,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전산학원, 독서 실, 참고서, 가정 학습지, 학습용 오디오.비디오 교재 등 사교육과 관련이 있는 품목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기타 교육물가 중 종합반 입시학원비 상승률은 7.8%로 2003년 3월의 7.8% 이후 37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독서실비는 3.8% 올라 2003년 12월 4.9% 이후 가장 많이 인상됐고 피아노 학원비 상승률은 3.5%로 지난해 2월 4.2% 이후 최고였다. 고등학교 참고서 가격은 7.2% 인상돼 2004년 1월 17.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단과반 입시학원비(4.8%), 미술학원(3.1%), 중학교 참고서(4.5%) 등도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기타 교육과 학교 납입금 등을 포함한 전체 교육물가는 4.8% 올라 지난해 2월 4.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보육시설 이용료 상승률은 5.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8배에 달했고 앞선 3월의 4.9%보다 상승폭이 확대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교장연수 마지막 과정인 3일은 문화답사를 다녀왔다. 마치 어린이날을 전후하여 실시하는 초등학교 때의 소풍을 연상하며 들뜬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형형색색의 옷차림으로 멋을 내고 밝은 표정으로 차창 밖을 내다보며 연두색 새싹들의 귀여움에 감탄사를 연발 하는 모습이 어린이와 다를바 없었다. 연수원을 출발한 8대의 버스는 국립공원 속리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청주시내 외곽을 벗어나 한 시간 30분정도 달려 속리산 법주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반별로 또는 분임별로 오리숲길을 걸어 법주사 경내에 들어섰다. 천년고찰은 언제나 방문객의 마음을 숙연하게 해주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80kg의 황금을 입혔다는 청동미륵대불이다. 보수공사를 마친 대웅보전과 팔상전 등 국보급문화재와 보물들이 모여 있는 법주사 경내를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문화재 관람을 마치고 반별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음 정2품 송을 차창으로 바라보면서 먼 산의 배꽃과 벚꽃을 감상하면서 청주시내에 위치한 옛 흥덕사지에 있는 고 인쇄 박물관에 도착하여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안내영상을 보았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직지 상권은 발견을 못하고 하권은 불란서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니 우리의 문화재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원본은 돌려받지 못하고 영인본을 만들어 인쇄과정을 재현한 박물관을 관람하고 흥덕사 절터에 금당이 보원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나왔다.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이 책의 이름을 줄여서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직지는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로 알고 있던 독일의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보다 78년이나 앞서 만든 세계최초의 금속활자이며 세계문화유산에 등록 되어 있다고 한다. 알찬 문화답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교원대학교 종합교육연수원에서 교장연수를 해온지 20여년이 되었고 한다. 연수과정의 교육과정이 시기나 질이 아주우수하게 편성되어 있고 강사진도 국내 최고수준의 강사를 모시기 때문에 자격연수과정을 마치고 보니 너무 유익하고 보람 있는 연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연수과정을 준비하고 운영해준 연수원 측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4일 수료식을 마치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임지로 돌아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교장으로 임명되면 초등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마음자세로 일 할 것을 다짐하며 연수과정을 마쳤다.
교육부와 각종 교육기관 . 단체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교육분야 투명사회 협약 체결식 및 실천협의회 발족식"을 가졌다. 이날 실천과제로 제도개선을 통한 공정한 성적관리, 학부모의 건전한 교육참여, 교직원 솔선수범 등을 삼았다.